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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1) 송웅섭 * 1. 머리말 2. 성종의학문성향과언론에대한시책 3. 정치적위계와도덕적위계간의긴장 4. 맺음말 초록 : 본고는왕권과도덕적권위사이에갈등이빚어지는양상을성종의右文政治를통해서살펴보려는목적하에기획되었다. 성종은재위기간동안성실히經筵에임하고正學과이단의분별을명확히하며조선의국정이성리학에기초해야함을천명하고있었다. 또한성종은대간의언론을우용하고홍문관이언관화되는과정에서도우호적인태도를보이는등유교적왕도정치를적극적으로추구하고있었다. 성종의이같은태도에힘입어그의치세는세조대나예종대에비해훨씬더안정적인정치운영이이루어질수있었다. 하지만 15세기후반의상황에서군왕이성실한學人의면모를견지하며언관들에게호의적인태도를보이는정치운영방식은새로운부담을갖게되는것이기도했다. 즉누가더公的가치에근거하고있는가를놓고국왕이신료들과경쟁하는위치에놓이게됨으로써, 강압적으로신료들을제압하던군주들에비해국정장악력이약화되는측면이없지않았다. 다시말해서대간과홍문관이公論을통해국정전반에대한영향력을확대시켜가고, 다양한언론관행들을조성해가며군주의자의적인정치운영에제동을걸고있었을뿐더러, 성리학에기초한수사들을통해이같은언론활동을정당화시키고있던상황에서, 왕도정치의추구와정학의수호를천명하고있던성종으로서는, 그리고강압적인방식으로신료들을제압하지않는국정운영을고수하고있었던성종으로서는, 階序的권력질서및是非주도권의약화를용인할수밖에없는난처한입장에놓이게되었던것이다. 따라서성종의치세는비교적안정된정치가이루어지고는있었지만도덕적위계를강조하며자신들의입장을강변하는언관들과정치적위계를앞세우며통치력을발휘하려는국왕사이에지속적인갈등관계가조성되면서점차대립의정도가심화되어가고있던시기였다고할수있겠다. 핵심어 : 성종, 언관, 우문정치, 왕권, 도덕적권위, 정치적위계, 도덕적위계 * 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선임연구원. 1

2 2 奎章閣 머리말 성종은학문을좋아하고언론을優容하는등右文政治를펼쳤던군주로인식되고있다. 경우에따라서는그의아들연산군과비교되며이같은자질들이부각되기도한다. 실제로성종은재위전반에걸쳐매우적극적으로경연에참여하고있었으며, 경연을통해공부한서적들만해도상당한양에달하고있었다. 1) 1) 성종은언론에대해서도매우호의적인태도를보이고있었다. 공신과대신들로부터대간을보호하며언로를확보해주기위해노력하였으며, 대간들의처우개선에도관심을보였고, 홍문관이언관화되는과정에서도이들을지원해주고있었다. 2) 2) 성종의학문및언론과관련한이같은면모는 15세기의군주들가운데상당히이례적인경우라고할수있다. 특히성종의언론에대한시책은역대어느군주와견주어도결코뒤지지않는다고할수있다. 또한好學이라는측면에있어서도성종은세종과는또다른특성을보이고있었다. 3) 3) 본고는성종의이같은학문과언론에대한시책에대해살펴보는것을일차적인목표로삼고있다. 그가학문에어느정도로적극적이었는지, 학문에적극적이었다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것인지에대해살펴보도록하겠으며, 아울러성종이언론을어떤방식으로우용하고있었는지에대해서도살펴보기로하겠다. 다음으로성종의호학과언론우용이그의통치에어떤영향을미치고있었는지를검토해보기로하겠다. 성종의치세는우문정치를통해언론이활성화되고문학에능통한신료들이중용되는등안정적인국정운영이이루어지고있었다. 1) 金重權, 2006 朝鮮朝經筵에서成宗의讀書歷考察, 書誌學硏究 32. 2) 崔承熙, 1970 弘文館의成立經緯 韓國史硏究 5; 2001 弘文館의言官化 朝鮮時代史學報 18; 2001 成宗期의國政運營體制와王權, 朝鮮史硏究 10; 崔異敦, 1994 朝鮮中期士林政治構造硏究, 一潮閣 ; 金範, 2005 朝鮮成宗代의王權과政局運營, 史叢 61. 3) 崔承熙, 2004 朝鮮初期言論史硏究, 知識産業社 ; 鄭杜熙, 1994 朝鮮時代臺諫硏究, 一潮閣.

3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3 하지만성종중반부터는대간의영향력이지나치게증대되고있는것에대한우려 [ 權歸臺閣 ] 가표명되는가운데, 성종역시대간을통제하기위한노력을기울이고있었고, 이과정에서성종과대간이충돌하는일이잦아졌다. 성종이대간과홍문관을우대해주고있었지만, 이들은도덕적원칙에입각해국정전반에걸쳐자신들의영향력을키워가고있었던것이다. 국왕이학문을중시하며언론을우용하는것이실질적인권력장악이라는측면에서는반드시유리하지만은않을수도있음을볼수있는대목이다. 따라서본고에서는이같은양상들을검토하여왕권과유교정치이념사이에놓여있는긴장을살펴보고, 성종의우문정치가맞이하게되는역설적인현상에대해서도검토해보도록하겠다. 4) 4) 2. 성종의학문성향과언론에대한시책 1. 好學的면모 성종은학문을좋아하고경사에널리통하였고사예 ( 射藝 ) 와서화에도상당한수준에이르렀다는평을받던好學의군주였다. 5) 5) 실제로재위기간동안그가보여준학문에대한관심과노력은이러한명칭이괜한것이아님을보여주고있는데, 성종의好學과관련한무수한기사들을實錄과동시대인의저술등을통해확인할수있다. 예를들어 1일 3강이너무과중하므로주강을정지하라는권유에대해 내가촌음을아끼는데어찌주강을정지할수있겠는가 라며거부하고있었고, 6) 6) 독서를 4) 이와관련해서는 Peter K. Bol( 김영민옮김 ), 2010 역사속의성리학, 예문서원 ; 하워드 J. 웨슬러지음 ( 임대희옮김 ), 비단같고주옥같은정치 고즈윈 ; 김영민, 2007 맹자 의 불인인지심장 해석에담긴정치사상, 정치사상연구 13-2 참조. 5) 성종실록 권297, 25년 12월 24일 ( 기묘 ) 好學忘倦淹貫經史射藝書畫亦極其妙. 6) 성종실록 권6, 1년 6월 5일 ( 임자 ) 院相金礩等啓曰時方酷熱一日三御經筵恐勞聖體請停晝講. 且夕講便服爲便. 傳曰予惜寸陰安可停晝講且朝臣不可便服接見.

4 4 奎章閣 42 그만두지않는모습을보고정희왕후가피곤하지않느냐고묻자, 마음이저절로독실하게좋아하므로피곤한줄을알지못한다 고답하였으며, 7) 7) 날이덥고건강을회복한지가얼마되지않으니주강과석강을정지하자는승정원의요청에대해서도 정지함은불가하다 며허락하지않았다. 8) 8) 또한院相들로하여금經筵이끝나는것을기다리지말고먼저나갈수있도록했는데, 이는성종이수업에열중하여講官과논란을하다보면날이저물어서야끝이났기때문에원상들이피로할까하는염려에서나온배려였다. 9) 9) 만년에이르러서도그의好學은지속되고있었던것으로보인다. 새벽녘까지독서를하다가更漏가고장난사실을발견하고그에대한진상을보고하도록명하는기사를통해이러한정황을엿볼수있다. 10) 10) 어린시절世祖로부터 글읽는것은너희들이서두를일이아니다 라는훈계를들으며자랐던성종이고보면, 11) 11) 그래서본격적인공부는국왕에오른뒤부터시작되었을것임에도, 학문에대한적극적인관심과남다른노력을고려해볼때, 그의학문에대한열정은사관의말대로애초부터타고난것인지도모르겠다. 성종의성실한경연참여는다른어떤사실들보다그의호학적인자세를잘대변해주고있다. 성종대의경연을분석한연구에따르면성종은재위 25년동안朝講 3,774회, 晝講 2,324회, 夕講 2,142회, 夜對 508회등총 8,748회에걸쳐경연에참여하고있었다. 12) 12) 이는연산군이재위 12년동안 480 회에걸쳐경연에참여 7) 성종실록 권9, 2년 2월 29일 ( 임신 ) 大王大妃見上讀書不輟謂上曰得無勞乎上對曰心自篤好不知爲勞. 8) 성종실록 권81, 8년 6월 1일 ( 병신 ) 承政院啓曰時方炎熱停晝夕講何如. 前此極寒極熱停晝夕講況今上體平善未久觀日候酌宜行之何如. 傳曰不可停也. 9) 성종실록 권41, 5년 4월 9일 ( 계해 ) 傳于承政院曰今後院相於經筵身若不平不俟講畢先出可也. 上雅好文學日三御經筵與講官論難商確日晏乃罷故慮院相久坐爲勞有是命也. 10) 성종실록 권271, 23년 11월 21일 ( 무자 ) 傳曰去夜予看書漏聲不報至四更轉促更漏如此宮中雖欲知時得乎. 其問以啓. 11) 성종실록 권2, 1년 1월 10일 ( 기축 ) 大王大妃傳曰世祖嘗謂大行王曰勿誦書. 誦書則氣索. 又每見主上及月山必曰毋事讀書. 讀書非汝輩所急. 凡人幼少時多不喜讀書而世祖之敎又如是故主上學問未熟. 12) 金重權, 앞의논문, 면.

5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5 한것은물론이고, 13) 13) 세종이재위 32년동안 1,976 여회에참여한것과비교해볼때도대단히많은수치라고할수있다. 14) 14) 비록성종대의경연이 1일 3강체제였던것에비해, 세종대는 1일 1강체제였다는점에서차이가날수는있지만, 15) 15) 재위기간의차이나그지속성과비교해보았을때성종의경연참여는세종에비해결코뒤지지않는것이었다. 16) 16) 경연에서성종이독서한서적들로는 論語, 孟子, 中庸, 國朝寶鑑, 書經, 詩經, 春秋 ( 左氏傳 ), 易學啓蒙, 資治通鑑綱目, 資治通鑑綱目續編, 資治通鑑, 高麗史, 宋鑑, 名臣言行錄, 大學衍義, 周易, 禮記, 國語, 貞觀政要, 吏文謄錄, 前漢書, 近思錄, 家語, 晉書, 性理大全, 文獻通考, 史記 등 27종에달하며, 그의치세동안경연관직을역임한신료들은총 200 여명에달하고있다. 17) 17) 성종의이같은모습은용재성현의증언을통해서도확인된다. 성현은성종의치세기간동안청요직을두루거쳐대신에올랐던만큼성종을가까이서지켜볼기회가많았는데, 여러차례에걸쳐성종의好學과관련해서언급하고있다. (A) 成廟께서는독실하게학문에뜻을두시어三時로講書하시고밤에는옥당에入直하는선비를불러함께강론하시며, 강론이끝나면술을내려조용히고금의治亂과민간의利弊를물으셨는데, 便服으로서로대하고閣中에는다만촛불하나만을켰을따름이었다. 혹시밤늦게만취되어나오면御前의촛대를내려주시고院으로돌려보내셨으니, 이는金蓮炬가끼친풍속이다. 18) 18) 13) 金重權, 2007 朝鮮朝經筵에서燕山君의讀書歷에관한考察, 書誌學硏究 37, 면. 14) 金重權, 2004 朝鮮太祖 世宗年間經筵에서의讀書討論考察, 書誌學硏究 27, 면. 15) 南智大, 1980 朝鮮初期의經筵制度, 韓國史論 6, 면. 16) 김중권의연구에따르면세종은세자 ( 문종 ) 의국정대행과질병등으로인해 21년이후에는거의경연에참여하지않고있다 [ 김중권, 2004 앞의논문 ]. 하지만성종은그의재위어느시점에서도최소조강만큼은참여하고있었다 [ 김중권, 2006 앞의논문 ]. 17) 김중권, 2006 앞의논문, 면. 18) 大東野乘 권1, 慵齋叢話 권2 成廟篤志於學三時講書乘夜又引玉堂入直之士與之講論講畢賜酒從容問古今治亂民間利病便服相對閣中只張一燭而已或至夜分大醉而出賜

6 6 奎章閣 42 (B) 成宗께서正學을숭상하여이단을배척하였고, 佛事에관해서는臺諫이그폐단을극언하니, 사대부집안은憲章과物議를두려워하여喪忌를만나더라도모두법에의하여제사를행하고僧佛을공양하지아니하는데, 아직도그것을폐지하지않은자는다만무뢰한下民들뿐이며, 이들도또한마음대로하지는못한다. 또度牒法을엄하게하여주 군에서도첩없는자를찾아머리를길러환속하게하니중외에있는사찰이모두텅비게되었다. 19) 19) (C) 成廟께서는학문이깊고文詞에古色이있어서文士에게명하여東文選 輿地要覽 東國通鑑을편찬하게하였고, 또校書館에명하여인행하지않는책이없었으니, 史記 左傳 四傳春秋 前後漢書 晉書 唐書 宋史 元史 綱目 通鑑 東國通鑑 大學衍義 古文選 文翰類選 事文類聚 毆蘇文集 書經講義 天元發微 朱子成書 自警編 杜詩 王荊公集 陳簡齋集과같은것은내가기억하는것이며, 그밖에인행된서적도또한많았고, 또서거정의四佳集 김수온의拭疣集 강희맹의私淑齋集 신숙주의保閑齋集을모았는데, 오직이승소와성임의시문만잃어버려서印刊하지못한것이한스러운일이다. 20) 20) (D) 世祖朝에서轉經法을행하니, 이는고려의옛풍습이다. 그법은日傘을앞세우고누런뚜껑이있는輿에황금으로만든작은佛像을안치한다음, 앞뒤에는樂人이奏樂하면서兩宗의중수백명이좌우로나누어서따르고, 각각名香을받들어經을외우며, 小僧은수레에올라북을치는데경을외우는것이그치면음악을하고음악이그치면경을외운다. 부처를받들고궁궐에서나오면임금께서광화문까지배웅하시고, 해가지도록市街를순행하여혹은慕華館 太平館에서낮供養을받들어각관청의관리들이분주히물건을바쳤는데, 오직견책을받을까두려워하여六法供養을베풀었고, 피리소리 북소리 염불소리가하늘을진동하니, 儒家의부녀자들이물밀듯모여들어구경하였다. 21) 21) 御前燭送歸院卽金蓮炬之遺意也. 19) 大東野乘 권1, 慵齋叢話 권1 成廟崇正學闢異端凡干佛事臺諫極言其弊由是士大夫家畏憲章物議雖遭喪忌俱依法行祭不供僧佛其因仍不廢者惟無賴下民然不得恣意爲之又嚴度僧之禁州郡推刷無牒者長髮還俗中外寺刹皆空物盛而衰理所然也. 20) 大東野乘 권1, 慵齋叢話 권2 成廟學問淵博文詞灝命文士撰東文選輿地要覽東國通鑑又命校書館無書不印如史記左傳四傳春秋前後漢書晉書唐書宋史元史鋼目通鑑東國通鑑大學衍義古文選文翰類選事文類聚歐蘇文集書經講義天元發微朱子成書自警編杜詩王荊公集陳簡齋集此余之所記者其餘所印諸書亦多又聚徐剛中四佳集金文良拭疣集姜景醇私淑齋集申泛翁保閑齋集惟李胤保及我文安公詩文逸失未印可恨也. 21) 大東野乘 권1, 慵齋叢話 권2.

7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7 (A) (B) (C) (D) 모두성현의 용재총화 에수록된기사들로, (A) (B) (C) 는성종의학문을가까이하는모습이고, (D) 는이와는사뭇대조되는세조의好佛的성향에대한언급이다. 사료 (A) 를통해서는부지런히경연에임하여경연관들과함께治道를논하며민생에관심을기울이는모습을볼수있고, (B) 를통해서는그의학문이正學에입각하여불교를이단으로규정하는가운데민간의풍속까지변화되고있음을볼수가있다. 사료 (C) 는好學의군주답게그의치세기간동안간행된다양한서적들로서, 이를통해성종이右文政治를지향하며文風을진작시키고있었음을확인할수가있다. 이와는사뭇대조적인사료 (D) 는세조대불교를숭상하는풍조를묘사한것으로서이를통해성종의호학과유교에대한숭상이이전과는얼마나다른방식으로전개되고있는지를확인할수가있다. 성종은학문뿐만아니라射藝에도능하여 쏘면반드시적중하여함께하는사람들이미치지못하였다 는평가를받고있었으며, 22) 22) 이따금씩승지 주서 홍문관원들에게射侯하도록명하여점수가높은사람들에게상을주기도했다. 23) 23) 또한성종은詩書畵에도능했는데문예를통해신료들과군신간의우의를다지는계기를삼기도했다. 예를들어賢君과賢妃, 그리고전에는현명했다가나중에는暗君이된사람들의사적을병풍에그리고문신들로하여금시를짓게하거나, 24) 24) 등왕각도와황학루도에친히시를지어승지들로하여금제비를뽑아나눠갖도록했으며, 25) 25) 홍문관원에게글을짓도록해서수위를차지한이들에게선물을하사하고, 26) 26) 홍문관 예문관의당하관과주서등을인정전뜰에모아놓고시와송등을짓게하여우수한작품을선발하고상품을하사하였으며, 27) 27) 그림 12폭을내어다가문신중에시에능한자 12인을선발하여시를짓도록했는데, 홍응 노사신 강 22) 성종실록 권103, 10년 4월 26일 ( 임자 ) 史臣曰上精於弧矢發必中的宗親侍射者皆莫能及. 23) 성종실록 권122, 11년 10월 22일 ( 무진 ). 24) 성종실록 7년 10월 21일 ( 신묘 ). 25) 성종실록 10년 1월 7일 ( 갑자 ). 26) 성종실록 권116, 11년 4월 24일 ( 갑술 ); 성종실록 권117, 11년 5월 20일 ( 기해 ). 27) 성종실록 권120, 11년 8월 9일 ( 병진 ).

8 8 奎章閣 42 희맹 서거정 성임 이승소 이예 이파 김계창 어세겸 권건 김흔등노정승에서연소한홍문관원까지문장에능한신료들이대거참석하고있었다. 28) 28) 또홍문관원등을불러이단을금지시키지않으면성인의도가시행되지않는것을주제로하는논문을짓도록하고우수한논문을시상하기도했으며, 29) 29) 훗날간행을염두에두고홍문관의월과나문신의과시로지은글과문사의응제를모아두도록명하기도했다. 30) 30) 성종은수시로이같은詩會나문사들과의교유를통해그의문학적취향을성숙시켜나가고있었다고할수있다. 31) 31) 이처럼 13세의어린나이로즉위한성종은재위 25년동안총 8,000 여회가넘게경연수업을통해착실히학문을연마해나가는한편, 유교경전을비롯하여역대사서들을학습함으로써제왕으로서의기본적인소양을쌓아나갔다. 그리고그과정에서길러진문예적소양을바탕으로신료들과시회와문예회를개최하면서군신간의우의를다져가고있었다. 이렇듯성종의치세는그의好學에힘입어문풍이진작되면서문장과학문에소양을갖춘인사들이중용될수있는분위기가조성되어가고있었다. 2. 吾道의수호의식 성종의성실한학문수양과학구열은그로하여금일정한학문적취향을갖도록하였다. 특히성종이경연을통해수업했던교재들이대부분유교경전들과성리학관련서적들이었던만큼성종의학문역시성리학에토대를둔것이었다고할수있다. 이따금경연을담당하는신료들과 장자, 노자, 열자, 전국책 등을경연교제로활용하는것과관련하여실랑이를벌이기도했지만, 32) 32) 성종의 28) 성종실록 권122, 11년 10월 14일 ( 경신 ). 29) 성종실록 권134, 12년 10월 18일 ( 기미 ). 30) 성종실록 권135, 12년 11월 16일 ( 병술 ). 31) 성종실록 권136, 12년 12월 24일 ( 갑자 ), 25일 ( 을축 ); 권149, 13년 12월 6일 ( 경오 ); 권 161, 14년 12월 23일 ( 임오 ). 32) 성종실록 권150, 14년 1월 18일 ( 신해 ); 19일 ( 임자 ); 20일 ( 계축 ); 권161, 14년 12월 8일

9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9 학문경향은기본적으로성리학에충실했다고할수있다. 성종의이같은취향은즉위초에는성종을보호하고있던원상들에의해유도되는측면이있었다. 신숙주 정창손 정인지등은원상으로서성종초반국정을주도하고있었을뿐만아니라文翰관련정책에있어서도상당한영향력을미치고있었다. 비록이들이세조정권에참여하고는있었지만그렇다고하더라도이들의儒者的소양마저무시해서는곤란하다고생각된다. 성종의즉위와더불어 1일 3강체제의경연을실시하도록하면서예문관에경연을전담할전임관들을증치한것도, 아울러서경법의부활을통해대간의기능을회복시켜주고있었던것도이들원상들이국정을주도하던시기에이루어지고있었다. 원상들의이러한면모는제왕학의방향성을설정하는데있어서도확인할수있다. 일례로 1471 년 ( 성종 2) 성종은성균관에거둥하여謁聖禮를치르고視學을한뒤 大學 論語 孟子 등을토론하는과정에서시강관구종직이 제왕은반드시格物致知의공부를할필요가없다 고말하자, 정창손등은그즉시 제왕의학문에어찌格物致知의공부가없겠냐 면서구종직의발언이잘못되었음을비판하였는데, 33) 33) 며칠뒤대간에서구종직에대한국문을요청하여, 34) 34) 마침내지경연사직에서물러나게되었다. 35) 35) 구종직은세조의총애를받는가운데그의비위를맞추기위해궤설로공자의허물을지적하던인사였는데, 36) 36) 그의학문관이문제가되어경연직에서물러나게 ( 정묘 ). 33) 성종실록 권9, 2년 3월 12일 ( 을유 ) 上幸成均館祀先聖用太牢遂御明倫堂視學侍講官以下行禮如儀 侍講官丘從直進曰帝王不必做格物致知功夫侍講官鄭昌孫等僉啓曰帝王之學何無格致功夫從直之言非也. 34) 성종실록 권9, 2년 3월 17일 ( 경인 ). 35) 성종실록 권9, 2년 3월 22일 ( 을미 ). 36) 세조실록 권47, 14년 7월 28일 ( 을유 ) 從直揣上惡毁釋氏者乃依其說爲之語曰夢中之事都是妄也高宗孔子皆非也. 高宗何必欲用傅說之賢孔子何必欲行周公之道. 斯皆未脫於世累者也. 蓋人有所思則發於夢若無是思寧有是夢. 凡人有所思卽是妄也故夢中之事都是妄也. 史臣曰從直以草茅下士晩登科第遲回數十年一朝以稍知經學遇知於上不數年間位至崇班何其幸也. 所宜講明經義扶翊吾道乃以駁雜不經之說排斥先聖自以爲得計略無

10 10 奎章閣 42 되었다는것은성종초반의달라진분위기를보여주는것이라고할수있다. 더구나세조자신이불교를신봉하는가운데빈번하게불사를벌였던상황과비교해볼때, 성종이성균관에거둥하여알성례와시학의를치르며유교경전을논란하는것자체가성종대의학문과지향이어디에있는지를상징하는일이라고할수있다. 그리고이러한변화는신숙주, 정창손등과같은원상들이경연을통해통치자로서의덕망과함께유자적지향을갖추어가도록한배려에서조성되고있었던것이라고할수있다. 성종은이후로도성실히경연에임하면서유학을수호하고이단을배척하는正學의수호의지를키워가고있었는데, 김수온의성균관알성례참석이저지당한사실은이러한분위기를잘보여준다. 당시문장으로명성이높았던김수온은중신미의동생으로신미는세조의총애를받던승려가운데한사람이었다. 김수온역시불교를숭배하여세조에게모친의유지에따라출가하기를희망하여실제로머리를깍은적이있었는데, 승려가되기를자원할정도로불교를혹신한다하여사람들로부터비난을받고있었다. 37) 37)1478 년 ( 성종 9) 4월성종은성균관에서석전례를거행하고동시에조정원로들에게양로연을베풀었다. 이날의행사에는영의정정창손, 시강관상당부원군한명회, 파천부원군윤사흔, 영중추부사김국광, 영돈령부사노사신, 좌찬성윤필상, 판중추부사이극배, 이조판서강희맹, 달성군서거정, 좌참찬임원준, 우참찬허종, 계림군정효상, 공조판서양성지, 판윤어세공, 지돈령부사신승선, 예조판서이승소, 지중추부사이예, 성균관대사성권윤등과같은조정의원로들은물론, 館閣신료와侍從臣그리고학생들에이르기까지모두 2,800 여인이참여하는성대한행사였다. 38) 38) 하지만김수온만은대간의건 愧悟平生所學果安在耶. 37) 세조실록 권32, 10년 3월 15일 ( 무진 ) 後守溫令家人備酒果若餞客然到城東普濟院脫帽帶着便服盡還騶從使不得尋蹤到檜巖寺未幾還人譏執心不固. 守溫性疎闊不拘險文章浩妙時無比倫名於上國儒林推重. 家世學佛兄卽信眉封慧覺尊者母亦祝髮爲尼遵母遺意有是書. 居家寒素雖爲大臣蕭然有衲子之風. 國有大佛事守溫作疏語鋪張演溢. 嘗謂道可證而佛可効爲人所笑. 38) 성종실록 권91, 9년 4월 3일 ( 갑오 ).

11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11 의로이행사에참여하지못하였다. 대간에서는김수온이釋敎를숭신하고머리를 깍은전력이있는 孔門의죄인 인만큼석전례에참여해서는안된다고건의하였 다. 그리고성종은대간의건의를수용하여김수온의입참을불허하였다. 사헌부지평이세광 사간원정언성담년이아뢰기를, 김수온은釋敎를숭신하여세조조에는출가하기를청하였으니, 진실로孔門의죄인입니다. 전하께서學宮에親臨하여치도를강론하시는데요사한사람을참여시키는것은마땅치않습니다. 하자승정원에묻기를, 김수온이佞佛하였는가? 하니, 좌부승지손비장과우부승지김승경이대답하기를, 김수온이세조조에上書하기를, 신이출가하면 3년만에반드시成佛하겠습니다. 그렇지못하면신이기망한죄를받겠습니다. 하고드디어산사로도망쳐갔으니, 김수온이부처를믿는것은朝野에서모두아는바입니다. 하므로전교하기를, 들어와참여하지못하게하라. 하였다. 39) 39) 이름있는조정의원로들이성균관에서유학과성왕의치도에대해논란하며양로연을즐기는자리에김수온만은불교를숭배하고佛門에들었던적이있다는이유로참여가거부되고있었던것이다. 김수온의석전례입참불가에대해조정안에서도다소지나친처사였다는논란이일기도했다. 도승지임사홍은대간의지나친발언에대해비난하며김수온에대한처사역시도를넘어섰다고비난하였다. 일부무신들마저참여하는자리에김수온을참여하지못하게한것은지나친처사였다는것이다. 40) 40) 하지만성종은이에대해단호한입장을보였다. 임금이말하기를, 대간이일을말하는것은진실로아름다운일이다. 그취하고버리는것은내한마음에달려있으며, 또임금의위엄은천둥이나벼락에비할것이 39) 위의주참조. 司憲府持平李世匡司諫院正言成聃年啓曰金守溫崇信釋敎在世祖朝請出家誠孔門之罪人殿下親臨學宮講論治道不宜使邪人與焉問于承政院曰守溫之侫佛然乎左副承旨孫比長右副承旨金升卿對曰守溫在世祖朝上書云臣出家三年必能成佛不然臣伏欺罔之罪遂逃之山寺守溫信佛朝野所共知傳曰勿使入參. 40) 성종실록 권91, 9년 4월 21일 ( 임자 ) 士洪曰近間臺諫言事甚易不可以臺諫之言而盡從. 如其言之不當往往當示以譴責之意可也. 前者幸國學養老之日臺諫論駁金守溫使不得參宴目臣意以謂守溫爲三老則臺諫之言然矣. 其日則專爲養老故有如趙誠山金漑金澣皆以武臣入參守溫之入參何有不可哉.

12 12 奎章閣 42 아닌데, 만약말하게하고따라서꾸짖으면누가감히말하겠는가? 그리고김수온은佛道를崇信해일찍이머리를깎고, 出家하고자하였는데이러한마음을가지고明倫堂에들어와서앉는것이옳겠는가? 다행히그때入參하였다고하더라도말하는바와행하는바가같지아니하여족히취할것이없었을것이니대간의논박이진실로옳다. 하였다. 41) 41) 김수온은佛道를숭신한자로서그런사람이명륜당에들어가서는안된다는입장을다시한번확인하면서, 김수온의허물을지적한대간역시그논박한바가적실하다고인정하며임사홍의발언에문제가있음을지적하고있음을볼수있다. 이단을배척하는성종의모습은홍문관원들에게내려준책제를통해서도확인된다. 성종은이따금씩신료들을불러글을짓게하고그가운데우수한작품을쓴사람에게상을내려주었는데, 1481년 ( 성종 12) 성종은권건 김흔 조위 조지서 이숙감 박형문 허침 정수곤등을불러 이단을막지않으면聖人의道가유행할수없으며이단을금지시키지않으면聖人의道가시행이되지않는다 는것을제목으로論文을지어바치게했다. 42) 42) 이날조지서가으뜸으로뽑혀廐馬 1 필을하사받았는데, 이단을배척하며 성인의도 를강조하고자하는성종의모습을확인할수가있다. 성종의정학에대한수호의지는치세후반기에도계속해서유지되었는데, 1485 년 ( 성종 16) 병조참지崔灝元이 道詵의三千裨補 를통해황해도일대에만연한惡疾을鎭禳할것을건의한일에대한성종의대응을통해이를확인할수있다. 당시병조참지를맡아보고있던崔灝元은厲祭獻官으로서黃海道棘城으로부터돌아와모두 9개항목에걸쳐進言하였다. 43) 43) 진언내용은厲祭의설행방식 41) 위의주참조. 上曰臺諫之言事誠美事也若其取舍在予一心且人君之威非特雷霆也若言之而隨之以譴責則誰敢盡言且守溫崇信佛道嘗欲祝髮出家將此心而入坐明倫堂可乎幸其時入參而所言與所行不同則無足取也臺諫之論駁誠是矣. 42) 성종실록 권134, 12년 10월 18일 ( 기미 ) 召權健金訢曺偉趙之瑞李俶瑊朴衡文許琛丁壽崐以不塞不流不止不行爲題命製論以進之瑞居魁賜廐馬一匹. 43) 성종실록 권174, 16년 1월 5일 ( 무자 ).

13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13 과관련한것과황해도일대의곤핍한상황에대한것이대부분이었다. 그러나문제는황해도일대에만연한疫疾을치유하고수습하기위한방법으로 道詵의三千裨補설치 와불경을외고기도하며액풀이하는 經祝鎭禳法 및죽은자들을위한 水陸齋 등의시행을건하고있었다는점이다. 비록역질을막고시체를거두는당장에시급한일들을위한건의이긴했지만, 문제는그것을시행하는방법이風水나佛敎에근거를두고있었다는점이었다. 이에홍문관에서최호원의발언을문제삼았고성종또한그에호응하여최호원의직을갈고吾道의수호에대해역설하며, 裨補와水陸齋등의일이비록先王이행한일이기는하지만이는한때의權道일뿐이다 고못박은뒤, 이같은일을홍문관에서는말하는데, 宰相과臺諫은하나도말하는사람이없으니매우유감스럽다 며대신과대간을책망하기까지하였다. 44) 44) 임금이말하기를, 異端과吾道는형편이서로용납될수없으므로異端이없어진뒤에야吾道가시행될수있는데, 이단이만약성하면아무리오도를행하려고하더라도될수없는것이다. 이제최호원이아뢴바裨補 水陸齋등의일은비록先王께서행하신일이라고하더라도한때의일일뿐이며만세에떳떳하게행할법은아니니, 진실로허탄하고떳떳하지못한말이며, 吾道에해로운바가크고따라서최호원의마음이바르지못함을여기서알수있다. 45) 45) 위기사는성종이疫疾을퇴치하기위해裨補와水陸齋등과같은이단의방식을주장한최호원의태도를비판하는내용이다. 주목할부분은성종스스로가吾道의수호자라는인식을가지고이단은물론그에입각한祖宗의관행에대해서까지옳지못함을지적하고있었다는점이다. 한편최호원은문책을받아체직되었음에도불구하고순순히물러나질않았다. 44) 성종실록 권174, 16년 1월 6일 ( 기축 ) 上曰 且如此之事弘文館言之而宰相臺諫一無言之者深有憾焉. 45) 성종실록 권174, 16년 1월 6일 ( 기축 ) 上曰 異端吾道勢不相容異端熄然後吾道可行異端若熾則雖欲吾道之行不可得也今灝元所啓裨補水陸等事雖曰先王之所行然一時之事非萬世常行之典實虛誕不經之說於吾道大有所害而灝元心術之不正卜此可知矣.

14 50) 14 奎章閣 42 그는장문의상소를올려자신의입장을보다명확하게밝혔다. 46) 46) 상소의내용은, 첫째자신은文科출신으로서世祖의지우를받아術學에정통하게된뒤로, 성종대에들어와서도계속해서天文隸習 陰陽術數 擇地 擇日등의일에고문을맡고있다는점, 둘째道詵은俗士의무리가아니고神이통한밝고지혜로운중으로서, 그의裨補說을적용하면산천의독기가저절로거두어질것이라는점, 셋째자신은술수의임무를맡은자로서자신이본바의길흉을道詵의글에서결정하려고한것은나라를위하고백성을구제하는지극한정성이지재주를파는잔꾀도불교에대한숭신도아니라는점을역설했다. 그리고마지막으로世祖가문신중에나이젊은무리를뽑아서술수의이름을나누어七學을설치한사실을통해先王의권위를빌어술학의중요성을한번더강조하였다. 최호원의상소가올라간뒤홍문관에서는이를반박하는상소를올려, 三代를법받지않으면모두구차스러운道라고선언하며최호원의주장을비판하였다. 47) 47) 결국성종은이를收議에부쳤는데, 정창손 한명회 윤필상등을비롯해대다수의재상들은홍문관의상소에찬성하였고, 홍응 이극배 노사신등세사람은術學의현실적인필요성을언급하며최호원을옹호하는입장을표명하였다. 48) 48) 성종은御書를통해최호원을옹호한홍응등의의견에문제가있음을지적하며자신의입장을분명하게밝혔다. 먼저雜術을폐할수는없지만三代에는잡술이없었어도잘다스려졌고, 漢 唐이하로는모두裨補를채용했지만나라가잘다스려지지못했음을언급하였다. 그런뒤홍응 이극배 노사신등세사람은자신의뜻을잘이해하지못한것같다며, 대신들이程朱의학문을모르지않을텐데이런의론을낸까닭은程朱는迂闊하고최호원은순실하다고여긴까닭이냐고반문하면서면 박을주었다. 49) 49) 논란의당사자인최호원은告身을추탈당하고付處되었다. 50) 46) 성종실록 권174, 16년 1월 8일 ( 신묘 ). 47) 성종실록 권174, 16년 1월 9일 ( 임진 ). 48) 성종실록 권174, 16년 1월 17일 ( 경자 ). 49) 성종실록 권174, 16년 1월 15일 ( 무술 ) 御書曰國家之於雜術不可廢也之言誠如群議. 然三代無此術而歷年長久黎民多壽. 漢唐以下未見以裨補能治其國安其民者也. 若以雜術爲可治國詩書禮樂焉用乎哉. 議者之言猶有不中. 但灝元業此術故只罷其職. 且灝元之心

15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15 術學담당관인최호원의裨補주장과관련한논란은그의付處로일단락되었지만, 이사건은그보다훨씬더중요한의미가있다. 첫째, 국왕자신이 吾道의수호자 라는강한소명의식을표방하며불교나술학등을이단으로단정함으로써, 국왕스스로가유교이념의권위를적극적으로천명하고있었다는사실이다. 최호원은術學이국정을보조하는고유한업무라는점을강조하였지만, 성종은자신이추구하는바는 三代의정치 와 程朱의학문 이라는점을분명히밝힘으로써, 불교와술학이비교대상이될수없음을명확히밝히고있다. 51) 51) 둘째, 성종이吾道를수호하려는과정에서先王의처사들가운데일부를그릇된것으로규정하고있었다는사실이다. 최호원은계속해서문과출신, 즉儒者인자신이術學을전공하게된것은世祖의권유에의한것이었고, 世祖는七學을설치할정도로術學을중시하고있었다는점을강조하였다. 자신이비보와수륙재등을주장하는것은결국세조의권면에의한것이었다는점을강조함으로써그것을비판하는성종을압박하는것이었다. 이에성종은세조의처사에대해직접적으로비판하지는않았지만, 先王께서행하신일이라고하더라도한때의일일뿐이며만세에떳떳하게행할법은아니다 라는입장을보임으로써, 비록世祖가행한일이라도 吾道 와관계될경우先王의관례에구애되지않아야한다는입장을분명하게밝히고있었다. 유교이념과先王의관례가충돌할경우유교이념의권위가더우월한것이라는입장을성종스스로가주장하고있음을볼수있는데, 이는그이전까지의국왕들과비교해볼때매우획기적인모습이라고할수있겠다. 以所見不諱爲直然所言合於道則爲直臣不合於道則何以所見不諱爲直歟. 以右議政領中樞宣城之議觀之疑未識予意. 若盡廢術者亦有大礙是各有所主矣. 灝元雖非終棄之人在今日難逃於正學之駁而大臣猶有此言謂予誤罪無罪之人耶. 若問於程朱亦發此議乎. 大臣豈不知程朱之學而所以發此議者豈以程朱爲迂闊而以灝元爲純實哉. 只以素所知者爲可憐而論也是豈所望於大臣者哉. 以此議示臺諫及弘文館政院, 亦議啓. 50) 성종실록 권175, 16년 2월 1일 ( 계축 ). 51) 성종이術學의필요성그자체까지인정하지않았던것은아니었다. 최호원이부처된뒤 6개월정도뒤에告身이환급되었고 [ 성종실록 권183, 16년 9월 8일 ], 또한 太一曆 의편찬을주관하는등그이후로도계속해서術學과관련된일을맡아보고있었다 [ 성종실록 권200, 18년 2월 24일 ].

16 16 奎章閣 42 성종이이처럼이단에대한배척과吾道의수호자로서의모습을뚜렷하게견지 함에따라, 그의치세를거치며유학이다시부흥할수있게되었고, 대간과홍문 관에서도유학에기초한언론활동을활발히전개할수가있었던것이다. 3. 대간및홍문관에대한지원과言路의확대 성종의호학적성향과吾道의수호의지는언론의활성화에도영향을미치는것이었다. 성종은조선초기의군주가운데가장적극적으로대간의활동을보장해주며언론을중시했던군주였다고할수있다. 성종대대간의활동이활발해질수있었던요인가운데하나는성종의유교이념에대한지향속에대간의기본적인활동들을우용해주고자했던태도에서기인한측면이있다. 52) 52) 대간이탄핵으로공신및대신들과갈등을빚고있는경우, 성종은대신들의입장을옹호해주면서도다른한편으로대간의활동자체는보장해줌으로써, 결과적으로는대간의활동이위축되지않는배경이되고있었다. 즉탄핵을당한공신들이대간과의대질을요구하거나言根을확인해달라고요청하면서대간의탄핵을무마시키려고할경우, 성종은대간의탄핵을받아들이지않음으로써탄핵을당한사람을보호하는한편, 대질이나언근확인을거부하여대간의탄핵권을인정하는절충적인자세를취하고있었다. 예를들면, 대간에서貪汚로인해재상직에서물러난김국광의院相및經筵官職의체직을요청하자, 53) 53) 김국광은대사헌김지경이개인적인원한을이유로자신을공격한다고문제를제기했다. 54) 54) 아울러상소를통해자신과관련한醜聞의허실을분변해줄것을요청한일이있었는데, 55) 55) 성종은계속되는대간의김국광에 52) 성종의언론에대한우용은성종대언론활성화의기본적인요인으로작용하고있었다. 아울러청요직들을중심으로형성되고있던 언론관행 또한언론이지속적으로활성화될수있는여건을조성하고있었다. 이에대해서는남지대, 앞의논문 ; 송웅섭, 2010 조선성종대전반언론의동향과언론관행의형성 韓國文化 50; 2012 성종대臺諫避嫌의증가와그의미 朝鮮時代史學報 62 53) 성종실록 권13, 2년 11월 8일 ( 병오 ). 54) 성종실록 권13, 2년 11월 22일 ( 경신 ).

17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17 대한체직요청을허락하지도, 그렇다고대간의탄핵에대해언근을캐묻지도않 았다. 비록김국광에대한대간의고집스러운탄핵에대해다소짜증나는어투로 내말은여기에그치니경들은나를그르다고하고마음대로하라. 고말하기는 했지만그것이전부였다. 56) 56) 뇌물을받았다는헌부의탄핵에대해言根확인을요 청하는흥원군오백창에대해서도, 57) 57) 성종은의금부에명하여오백창이경상도관 찰사시절에처결했던사건가운데잘못처리한일을추국하도록명하여더이상 의확대를막기도했다. 58) 58) 한편성종은자신에대한탄핵을모면하기위해언관들 을허위로무고하는경우에대해서는고신을추탈하고유배를보내는등의강경한 조처를취하여대간의활동을보호해주고있었는데, 59) 59) 좌리공신황효원, 60) 60) 좌리공 신임원준 임사홍父子, 61) 61) 좌리공신양성지, 62) 62) 하성부원군정인지 63) 등에 63) 대한탄 핵에서성종이대간을비호해주고있음을볼수있다. 성종은대간의처우개선에대해서도매우적극적인면모를보이고있었다. 먼 저 1471 년 ( 성종 2) 에는 대간이여러번封事를통해時弊를극진히진술하여자 신의미치지못함을보익하였다 면서특명으로 1 자급을더하여旌賞하도록하였 다. 64) 64) 같은해 9 월에는都城門밖에행행할경우대간으로하여금圓領을착용하 고侍衛하게하였으며, 65) 65)1473 년 ( 성종 4) 당시사헌부에서담당하던노비 전택과 관련한송사가운데收養및侍養과관련한일은강상과풍헌의임무가아닌데도 55) 성종실록 권13, 2년 12월 1일 ( 무진 ). 56) 성종실록 권13, 2년 12월 3일 ( 경오 ) 仍傳曰卿等所言若係宗社辭職可也. 今無是也何至此乎. 予言止此卿等以予爲非任自爲之. 57) 성종실록 권18, 3년 5월 2일 ( 무술 ). 58) 성종실록 권18, 3년 5월 4일 ( 경자 ). 59) 성종실록 권14, 3년 1월 27일 ( 갑자 ). 60) 성종실록 권69, 7년 7월 3일 ( 갑진 ); 7일 ( 무신 ); 16일 ( 정사 ); 17일 ( 무오 ). 61) 성종실록 권79, 8년 4월 20일 ( 정사 ); 22일 ( 무오 ). 62) 성종실록 권85, 8년 10월 4일 ( 무술 ); 5일 ( 기해 ); 7일 ( 신축 ). 63) 성종실록 권89, 9년 2월 21일 ( 갑인 ); 23일 ( 병진 ). 64) 성종실록 권10, 2년 6월 18일 ( 기미 ). 65) 성종실록 권11, 2년 9월 23일 ( 임진 ).

18 70) 18 奎章閣 42 헌부에서도맡아처리하고있어그로인한번중한업무에시달리고있다며시정을요청하자, 해당업무를형조로이관시키도록조처하였다. 66) 66)1474 년 ( 성종 5) 에는 文臣가운데좌천된자는비록대간이라도外敎授로임명하라는명이있었지만, 대간은耳目之官으로그책임이중대하니비록좌천되었다하더라도외교수로임명하지말게하자 는吏曹의건의를수용하기도했다. 67) 67) 이제언관들은좌천을당하더라도外方의敎授와같은신료들이꺼리던직책으로쫓겨나지않게됨으로써, 강개한언사를펼치는데따른부담을그만큼덜수있게되었다. 또한사헌부의관리들이朝房에숙직을하지않았다는이유로兵曹로부터탄핵을당했을때, 원상정창손 조석문및도승지신정등이 대간은百官을규찰할뿐이고숙직을않는것이상례이니이들의국문을철회할것 을요청하자, 성종은이를수긍하며용납해주었다. 68) 68)1477 년 ( 성종 8) 에는특별히이조에명을내려 대간을제수할때에는藝文館과六曹의久任을논하지말고慷慨하고言事를잘하는자를널리뽑아서注擬하라 는특명을내려, 강개한인사들이언관으로발탁될수있는길을친히열어주고있었으며, 69) 69)1478 년 ( 성종 9) 에는 대간을수령에제수하면바른말을하는강개한사람들이執政者로부터배척받아모두外任으로쫓겨나 게될것이라 는의견을받아들여대간을수령으로임명하지말도록명하였다. 70) 이처럼성종은언관들이활동하는데장애가되는부분들에대해적극적으로시정해주고있었고, 이러한조처들로말미암아언관들은보다강개하면서도고집스러운언론을행사할수있었던것이다. 성종의대간에대한우대조처는대간의언론을公論으로인정해주는가운데이루어지고있었다. 66) 성종실록 권29, 4년 4월 20일 ( 경진 ). 67) 성종실록 권46, 5년 8월 14일 ( 병신 ). 68) 성종실록 권48, 5년 10월 11일 ( 계사 ). 69) 성종실록 권83, 8년 8월 15일 ( 기유 ). 70) 성종실록 권92, 9년 5월 7일 ( 무진 ).

19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19 임금이말하기를, 대간이말한바는반드시公議일것이지만그러나명백하게탐욕한일이없는데어찌반드시체임시키겠는가? 71) 71) 위기사는경연석상에서당시탄핵을받고있던申瀞과梁誠之에대해논의하는가운데나온성종의언급이다. 비록성종이대간의탄핵을그대로수용하지는않았지만, 대간의주장이公議에서나온公論이라는점에대해서는분명히인정하고있음을확인할수가있다. 성종의언론에대한우용책은兩司에대한지원에만그친것이아니었다. 성종은홍문관에많은지원을해주었고, 그로인해홍문관은언관으로서의지위를확보하며성종대언론활성화의또다른주축을담당하게되었다. 72) 72) 성종이홍문관에베풀어준호의는상당한것이었다. 잦은賜酒와賜宴 次次遷轉을통한久任의보장 丘史의지급 銀帶의하사 菜田의하사등을비롯하여, 73) 73) 賜暇讀書制를통해학문을연마할수있는여유를제공하고, 74) 74) 讀書堂을건 71) 성종실록 권103, 10년 4월 26일 ( 임자 ) 上曰臺諫所言必是公議然無顯顯貪婪之事何必遞之. 72) 성종이홍문관을지원하게되었던이유는첫째, 국정운영의동반자로서우수한인재들로구성된홍문관원들의보좌를필요로하고있었기때문이다. 정국공신들이하나둘死去하는가운데성종의치세를도울새로운인재들이필요했던상황에서, 경연을통해친분을쌓아가며다양한조언을하고있었던홍문관원들은성종으로서는일차적으로관심을기울일수밖에없는대상이었다. 일례로성종은홍문관에서활동하고있던김흔 조위와같은인사들과는매우깊은유대간계를갖고있었다. 따라서성종은경연을통해홍문관원들과우호적인관계를맺어가면서자신의통치를도울인재들을양성해가고있었던것이라할수있다. 둘째, 1477년 ( 성종8)~1478년 ( 성종9) 의현석규 임사홍사건이후寵臣들에대한견제가강화되는상황에서, 성종과홍문관원들과의유대는특정한개인이아닌기관에대한지원이었다는점에서논란의소지가그만큼적었다. 셋째, 홍문관이예문관시절부터꾸준히언론활동을점증시키고는있었지만, 친정을전후로한시점에서아직까지는대간을직접적으로통솔할만큼의영향력을발휘하지못하고있었다는점또한성종이홍문관에대한지원에흔쾌히나설수있게하는요인으로작용하고있었다. 넷째, 성종의好學的성향은학문과문장에능했던홍문관원들을가까이하는또다른계기가되고있었다. 문학에관심이많았던성종으로서는문학적소양을풍부한홍문관원들과가까워지기가쉬었을것으로생각된다. 73) 최이돈, 앞의책, 39면. 74) 성종실록 권115, 11년 3월 20일 ( 경자 ) 命弘文館員每賜暇三人相遞讀書于山寺.

20 20 奎章閣 42 립하여학업에보다집중할수있는여건을조성해주었다. 75) 75) 홍문관원들에게는臺諫과史官들에는허용되지않았던觀射에의참여도허락해주기도했다. 76) 76) 성종이홍문관원들을우대해주는가운데홍문관은점차언론기구화되어가고있었다. 77) 77) 홍문관은독립기관으로분관하기이전인예문관시절에 32회의언론을행사하는등이미언관화의조짐을보이고있었다. 78) 78) 홍문관으로분립하기이전의예문관원들은경연에입시하는것을자신들의기본임무로삼고있었다는점에서, 그리고성종대의경연은강의외에정무를논하는장으로서도기능하고있었다는점에서, 예문관원들은경연석상에서자연스럽게시정에대한의견을피력하며언관으로서의역할을강화해나가고있었다. 그러는가운데 1478 년 ( 성종 9) 예문관과홍문관이분립함으로써, 홍문관은옛집현전의기능을온전히회복하면서언론기관으로서의기능을한층더강화해나갔던것이다. 이상에서살펴본바와같이성종은대간의탄핵활동자체가위축되지않도록보호해주는가운데이들에대한처우개선에도관심을보이고있었으며, 동시에대간언론을공론으로인정해주고홍문관의언관화를용납해주고있었다. 성종의이러한지원에힘입어성종대의언론은크게신장될수가있었던것이다. 3. 정치적위계와도덕적위계간의긴장 1. 權歸臺閣 의형세와대간에대한견제 성종은성실히경연에참석하는한편글잘하는문사들을가까이하며국정에 75) 성종실록 권277, 24년 5월 11일 ( 갑술 ) 傳于承政院曰龍山江讀書堂已成其扁類額及記宜及明日懸掛令弘文館員盡會于彼予將賜酒樂. 76) 성종실록 권102, 10년 3월 28일 ( 갑신 ) "( 成 ) 俔又啓曰近日宗親觀射近臣史官不得入侍諸臣觀射臺諫亦不得入臣恐勳戚之臣或恃功倨傲或縱酒悖禮因循成風漸失君臣之禮願令臺諫史官入侍隨事糾察 " 77) 최승희, 2001 弘文館의言官化, 朝鮮時代史學報 ) 위의논문, 37쪽.

21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21 임하고있었다. 아울러正學을수호하려는의지도피력하고있었고대간의언론도우용하고있었다. 성종이언론을우용하고있었던이유중의하나는納諫의미덕을강조하는유교정치이념에충실하고자노력했기때문이라고할수있는데, 결국매일같이참여하는경연의영향에의한것이었다고볼수있다. 하지만성종이치세전반에걸쳐언론에대해한결같이관용하는모습을견지하고있었던것은아니었다. 親政이후국정운영과정에서성종이겪고있던어려움가운데하나는대간이공론을내세우며국정전반에걸쳐개입하는상황이었다. 성종의입장에서볼때, 자신의호학과정학에대한수호가결국대간의과도한영향력강화로귀결되는의도하지않은상황을맞이하게되었던것이다. 이같은상황에서성종은기본적으로는언로를보장해주려고노력하면서도대간의과도한국정개입에대해서는제재하는방식으로절충점을찾고자노력했다. 대략성종 10년을전후로해서대간을견제하는성종의시도들이강화되고있었다. 이전에도성종의대간에대한견제가없었던것은아니었다. 그러나이시기에이르러서는 대간이대신을지나치게압박하고있으며, 권력이대각으로집중되고있다 는이른바 權歸臺閣 의형세가나타나게되자이전과는다른입장에서언론을압박하고있었던것이다. 79) 79) < 표 1> 성종 10년이후성종의대간에대한견제사례 연번 시기 견제방식 연번 시기 견제방식 1 10년 5.1( 병진 ) 우려표명 18 20년 1.21( 경진 ) 언근확인 좌천 체직 2 10년 12.17( 무진 ) 우려표명 19 20년 5.16( 계유 ) 불만표명 3 12년 5.7( 신사 ) 우려표명 20 20년 6.15( 임인 ) 推鞫 4 12년 11.7( 정축 ) 言根확인시도 21 20년 11.18( 임신 ) 의견대립 5 13년 1.21( 경인 ) 위상강화불허 22 21년 5.16( 정묘 ) 처우개선반대 6 14년 7.24( 갑인 ) 우려표명 23 21년 8.8( 무자 ) 우려표명 7 14년 10.4( 계해 ) 불만표명 24 21년 9.19( 무진 ) 언근확인 79) 성종실록 권 112, 10 년 12 월 17 일 ( 무진 ).

22 22 奎章閣 년 6.21( 병자 ) 언근확인 국문 체직 25 21년 10.8( 병진 ) 우려표명 9 16년 4.12( 계해 ) 불만표명 26 22년 5~7월 체직 추국 10 17년 1.8( 을묘 ) 우려표명 27 23년 10.21( 무오 ) 외직임명시도 11 17년 4.10( 을유 ) 형신 장살 ( 羅將 ) 28 24년 5.28( 신묘 ) 처벌시도 12 18년 6.4( 임신 ) 언근확인시도 29 24년 7.8( 경자 ) 언근확인 13 19년 1.9( 갑진 ) 언근확인시도 30 24년 7.30( 임술 ) 국문 14 19년윤1.5( 경오 ) 위상강화불허 31 24년 10.21( 임오 ) 응지상소처벌가능성 15 19년 2.21( 을묘 ) 언근확인 32 24년 11.24( 을묘 ) 외직임명 16 19년 7.3( 갑자 ) 우려표명 33 25년 1.17( 정미 ) 형신 17 19년 10.3( 계사 ) 처벌시도 34 25년 3.27( 병진 ) 언근확인 < 표 1> 은성종 10년이후성종의대간에대한견제사례들을대략적으로정리한것이다. 이를통해확인할수있는사실은성종이대간의영향력이확대되어나가는상황에대해우려하고있었다는점이다. 한명회와정창손과같은원훈들이아직조정에남아있는상황이었음에도, 대신들이대간으로부터탄핵을받을것을두려워한나머지국왕의거듭된자문요청에도응하는사람이없는것에대한우려 (2), 80) 80) 왕의말이아닌대간의주장을따르는나라는이미국왕의나라가아니다 며권력이臺閣으로돌아가고있는형세에대한비판 (3), 81) 81) 난신송현수의조카인송영을사헌부장령에임명하는것과관련하여대간에서집요하게이를반대하자 임용의권한은군주에게있는것이지대간에게있는것이아니다 는언급 (6), 82) 82) 郎官임용과정시헌부에서서용대상의사람됨을알지못한다는이유로 80) 성종실록 권112, 10년 12월 17일 ( 무진 ) 上曰予意以爲昌臣之事不非矣. 大抵臺諫不合於己則必欲攻斥故人皆畏憚. 予雖於公事再三顧問而竟無應命者是畏臺諫之議己也. 人臣之道當有懷必達矣. 隱情惜己含默不言是豈人臣之道乎. 頃於視事在位大臣不爲不多予之顧問至再至三而無一應之者於大臣體貌何. 予甚憾焉. 予其時卽欲推鞫然有乖待大臣之意故未果耳. 若人臣則知有國而已豈畏臺諫耶. 慨乎無其人也. 81) 성종실록 권129, 12년 5월 7일 ( 신사 ) ( 朴 ) 叔達曰臺諫方論而明澮靦面出仕此亦不可. 上曰前者請辭開城之行予不從之. 今朝又辭曰臺諫方駁而出仕未安. 予又不從. 叔達曰雖然臺諫論駁則 ( 閤 ) 門待罪可也. 上厲聲曰然則不從吾言而當從臺諫之言乎. 權歸臺閣則國非其國矣.

23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23 반대하자, 어떻게대간이사람을모두안연후에야쓸수있겠느냐며먼저賢否를 시험해볼필요가있다 는비판 (16), 83) 83) 대간의탄핵으로파하거나좌천하는것은 進退의권한이아래에있게되는것으로서후일의폐단이될것 이라는언급 (23) 84) 84) 등은대간이공론의이름으로활동영역을키워나가는것에대한부담감을 드러낸것이라할수있다. 성종은이전까지만하더라도 대간의말은그所從來를묻지아니하기로내가 이미허락하였는데, 지금만약이를묻는다면이것은신의를잃는것이다 라면서 言根不問의의지를표방한적이있었지만, 85) 85) 점차자신의입장과맞지않는대간 의탄핵들에대해서는언근확인을시도하였고 ( ), 이후로는시도차원 에서멈추지않고직접확인하기도했는데 ( ), 朝仕의贓汚문 제인만큼명확하게밝히지않을수없다 거나 (24), 86) 86) 사람의허물을논하는일은 작은일이아니다 (34) 87) 라는 87) 것이주된이유였다. 대간의풍문탄핵을허용한상태 에서탄핵이활발해져국왕이用人하는일이그만큼제약을받게되자, 성종은언 근확인이라는방식을통해명확하지않은사안에대해서는함부로탄핵할수없도 82) 성종실록 권156, 14년 7월 24일 ( 갑인 ) 命召領敦寧以上及議政府堂上問曰政在人主可乎. 政在臺閣可乎. 其各言之. 沈澮等啓曰政柄當在人主若在於下豈爲可乎. 83) 성종실록 권218, 19년 7월 3일 ( 갑자 ) ( 權 ) 景禧又啓曰工曹佐郞李承元無來歷少不更事. 六曹郞官朝廷重選臺中皆不知其爲人請改之. 傳曰用人豈必臺諫盡知而後注擬乎. 試可乃知其賢否也. 84) 성종실록 권243, 21년 8월 8일 ( 무자 ) 傳曰今觀群議與國家所以處置者不甚相遠也. 以臺諫之劾或罷或左遷則進退之權歸於下恐有後弊此事不可改也. 85) 성종실록 권85, 8년 10월 5일 ( 기해 ) 傳曰臺諫之言不問從來予已許之今若問之則是失信也. 86) 성종실록 권244, 21년 9월 19일 ( 무진 ) 司憲府大司憲李季仝等承召來啓曰臺諫論人過失豈有親自見聞而啓乎. 各以所聞宗議議定然後乃啓此臺諫例事也. 今下問言根臣等恐自此外人不與臺諫言而爲臺諫者亦不肯先發言也. 然則言路豈不塞乎. 況李枰造家事自有其時工匠及淸州人吏何難推覈. 乞勿問言根以廣言路. 傳曰朝士贓汚干係事不可不辨. 枰之事在七八年前若欲鞫之必用刑杖今若知言根則辨之無難須詳陳之. 87) 성종실록 권288, 25년 3월 27일 ( 병진 ) 命召領敦寧以上及議政府. 傳曰論人之痕咎非細事也. 劉璟嘗爲臺諫無有瑕咎今不可以憲府之言而廢人前程也. 其不分辨而棄之耶. 抑亦分辨而棄之耶. 其議之.

24 24 奎章閣 42 록견제하고있었던것이라할수있다. 언론기관에대한견제는언근확인뿐만아니라대간에대한처벌을암시하거나鞫問 遞職 左遷 刑訊등과같은보다직접적인위협을가하는방식을통해서도이루어지고있었다 ( ). 비록좌천과형신보다는국문이나체직과같은형태가주를이루고있었지만, 대간의언사에대한책임을묻고문제가있을경우실제로죄를물음으로써대간도처벌을받을수있다는사실을주지시키려했다고할수있다. 또한강개한언사를펼치는사람들을외직에보임시키는방식도이와비슷한경우라고할수있다. 일례로성현 ( 대사헌 ) 과정석견 ( 사간 ) 은貞顯王后의형제인윤은로가한성부좌윤에임명되자, 88) 88) 그의탐오한전력 [ 防納 ] 을거론하며한달여간임명철회를요구하였는데, 공교롭게도윤은로에대한비판을제기하던중각각경상도관찰사와김해부사로임명되었으며 (30), 89) 89) 민효증 ( 집의 ) 역시외척의등용문제를강력하게제기하다가체직되어成川府使에제수되었다 (32). 90) 90) 史臣이논평을통해민효증의성품이耿直하여윤은로등을바로앞에두고서도현명하지못한외척등용의문제점을지적했던일화를소개하고있음을볼때, 이들의외직임명이단순한인사이동이아니었음을알수있다. 91) 91) 성종이비록부인하고는있지만 92) 92) 대간에서는성현 정석견 민효증등이외척과관련하여강개한언사를펼쳤기때문에외직에임명된것이라고생각 88) 성종실록 권279, 24년 6월 27일 ( 기축 ). 89) 성종실록 권280, 24년 7월 29일 ( 신유 ); 30일 ( 임술 ). 90) 성종실록 권284, 24년 11월 24일 ( 을묘 ). 91) 성종실록 권283, 24년 10월 6일 ( 정묘 ) 史臣曰執義閔孝曾性耿直嘗侍經筵力言多用外戚之不賢者上問所謂不賢者誰歟. 時尹殷老以特進官在前孝曾指之曰殷老是也殷老羞伏不敢擧頭. 92) 성종실록 권280, 4년 7월 30일 ( 임술 ) 傳曰前日由臺諫外敍者難以枚擧豈皆以言事哉. 且雖臺諫豈可長爲臺諫固當推移而用之今以予爲惡臺諫言殷老昌臣等事而乃敍於外臆度言之如惡之當盡出臺諫而爲外任矣. 一二臺諫雖遞其後豈無言之者乎. 因銓曹注擬而用之是公論也. 臺諫自以所言爲公論而反以公論爲非若然則政在臺諫而權移於下其漸不小更議以啓. ; 성종실록 권284, 24년 11월 24일 ( 을묘 ) 傳曰 且予非以孝曾敢言而補外虛心以任之爾等何出此言耶.

25 95)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25 하고있었던것이다. 성종은대간의위상이강화될소지가있는사안에대해서도반대의사를분명하게밝힘으로써대간의영향력이확대될소지를미연에방지하고자했다. 吏曹의의망시헌부에서도망단자를볼수있게해달라고요청하자, 이미이조와병조에서일을맡아보고있는데굳이헌부에서까지살펴볼이유가없다며허락하지않았고 (5), 93) 93) 署經의범위를 4품이상으로확대해달라는요청에대해서도 經國大典 에 5품이하로규정되어있다는이유를들어허락하지않았다 (14). 94) 94) 또홍문관원과대간을외방의수령으로차정하지말것을요구하는가운데 대간은평안도수령의체아직 이라는말까지유행하고있음을아뢰어서야가까스로 特旨가아 니면대간과홍문관원을외임에서용하지말라 는허락을얻을수가있었다 (27). 95) 이미 1478 년 ( 성종 9) 대간을수령에제수하면바른말을하는강개한사람들이배척을받아외임으로쫓겨날수있다는입장을받아들여성종이대간의수령임명이옳지않음을피력했던전례가있었음을고려할때, 96) 96) 이들에대한처우가이전과는달라지고있었던것이라고할수있겠다. 하지만흥미로운사실은대간이공론의권위를힘입어국정운영에깊이개입 93) 성종실록 권137, 13년 1월 21일 ( 경인 ) 持平柳文通啓曰本府欲考吏曹除授望單子, 答以無例不送, 臣等意謂擬望中若有不當爲者則不可不知也. 上問左右曰何如. 領事李克培對曰臣亦曾經吏兵曹其望單子送司憲府無例矣. 上曰予意亦謂不可也. 除授間人品不合則憲府當劾之何必見之乎. 旣設吏兵曹而專任矣憲府何與焉. 然則政事時臺諫亦當入參矣. 94) 성종실록 권212, 19년윤1월 5일 ( 경오 ) 司諫院獻納李緝來啓曰大典告身條凡受職者告身五品以下考司憲府司諫院署經給之至於四品以上不署經. 而獨於監察則雖散官四品亦皆署經矣. 臣等請四品以上依監察例竝署經. 命議于領敦寧以上. 御書依大典可也. 95) 성종실록 권270, 23년 10월 21일 ( 무오 ) ( 洪 ) 貴達啓曰弘文館員當允於其職臺諫當待以殊禮而今守令有缺竝令注擬意謂未便. 上曰平安道諸邑中朝使臣所經而近來殘敝守令須得其人侍從臺諫皆朝廷之選故特一差遣耳. ( 趙 ) 文琡曰人主之失大臣之過臺諫無不言之言人過失孰不惡之. 人言臺諫爲平安道守令遞兒如是則臺諫之氣何以得伸乎. 上曰然則自今臺諫及弘文館員非特旨毋得外敍. 96) 성종실록 권92권, 9년 5월 7일 ( 무진 ) ( 孫 ) 舜孝啓曰今者六曹郞官例補外於民則誠有利矣但不計仕滿皆授外任出入紛紜恐妨事體. 以臺諫爲守令則凡直言慷慨者執政惡其議己皆將出外 上曰臺諫勿任守令可也.

26 26 奎章閣 42 하며군주및대신들과갈등을일으키는일이늘어갔음에도불구하고, 성종은대간이公論의소재처라는사실과공론의명분을가지고언론활동을전개하는상황자체에대해서는기본적으로인정해주고있었다. 비록치세후반으로갈수록대간에대한국문과체직의빈도수를늘여가며압박의수위를높여갔지만, 그렇다고그것이대간의활동자체에심각한장애가되는것은아니었다. 성종대언관들에대한처벌가운데가장무거웠다고할수있는경우는鷹坊관련의일로대간의羅將이형신을받다가杖殺된경우인데 (11), 97) 97) 이마저도장살된사람이언관이아닌그수하에있던羅將이었다. 그리고羅將이장살된이후성종은이에대한반성의차원에서鷹坊을폐지하도록지시하였다. 98) 98) 그런관점에서 전하가즉위하신이래로언관으로서죄를얻는자는있지않았습니다. 라는손순효의언급은그다지과장된언사가아님을알수있다. 99) 99) 따라서이러한상황을고려해볼때, 성종의언론에대한태도는기본적으로우용의자세를견지하고있으면서도치세중반부터는대간에대한견제가운데이들의지나친영향력확대를막으려했던것이라고할수있다. 다시말해대간이공론소재처로서의위상을강화해나가는것에대해서는용인해주면서도, 대간언론이대신들에대한압박속에權歸臺閣의형세를이루며조정의階序秩序를훼손시키는상황에대해서는용납하지않으려했던것이다. 하지만성종의언론통제는그리성공적일수없었다. 성종자신이언론의우용을군주의기본적인덕목으로전제하고있는程朱學을존숭하는정치운영을하고있었기때문이다. 게다가성종은대간과홍문관이공론의소재처라는사실을인정 97) 성종실록 권190, 17년 4월 10일 ( 을유 ) 史臣曰上卽位之初勵精國治縱海靑放苑鹿固無累德之行. 頃年以來至設鷹坊絡韝臂蒼者隳突閭閻雖臺諫侍從抗疏極論不之聽納. 鷹師陵辱諫員而置之不問反杖訊諫員導卒以至隕命豈非聖德之累乎. 當時寂無一人疏十漸如魏徵者惜哉. 98) 성종실록 권190, 17년 4월 15일 ( 경인 ) 上曰予非欲護鷹師而拷訊導卒也. 鷹坊內官言道遇喝道無辟除聲故未知正言之來驅馬而過. 導卒之不辟除明矣. 而詐言辟除故令訊問耳. 予以畜海靑之故受人之言如此當罷鷹坊矣. 仍命承政院縱海靑鷹坊內官失其所恃皆涕泣. 99) 성종실록 권79, 8년 4월 22일 ( 기미 ) 右副承旨孫舜孝啓曰 殿下卽位以來未有言官得罪者.

27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27 해주고있었기때문에, 공론의명분을가지고시정의폐단을요구하는언론을통제하는데는한계가있을수밖에없었다. 공론에따른국정운영을추구하고있던성종이대간을통해제기되는공론과갈등을일으킬경우명분상에있어서그만큼취약지기마련이었다. 게다가치세후반으로갈수록성종이모친인仁粹大妃가佛事를일으키는것을용인해주는한편, 정현왕후의일족들 ( 윤호 윤은로 윤상로 ) 을가까이하는등공적인국정운영과는다소거리가있는모습을보이게됨에따라, 성종의언론에대한견제는그만큼한계를가질수밖에없었다. 2. 學 의정치적내포와 道高于君 의역설성종이맞닥뜨린역설적상황, 즉성실히경연에임하며언론을우용해주었지만언관들에대한통제가점차어려워지게되었던상황을어떻게이해해야하는것일까? 언관들의활발한활동을성종의배려에대한배신이라고해야할까? 어떤의미에서공론을중시하며현실의다양한문제들을적극적으로제기하는대간의언론활동은예견된상황이라고도할수있다. 성종처럼성실하게도덕과도학을수양하고유교적수사를적극적으로활용하는군주밑에서의언론활동은더할나위없이좋은조건이었기때문이다. 더구나성종은즉위초부터학문에뛰어난문신들을적극적으로양성하고있었기때문에, 대간과홍문관을거치며淸名을드날리는신료들을국정운영의동반자로끌어안아야하는시점에이르러언론이적극적으로개진되는상황은자연스러운귀결이었다. 한마디로언론의활성화는유교적정치이념에충실하게통치해온성종이감당해야했던일종의 굴레 였다고할수있을것이다. 사실유학자들은군주가천하만백성을다스릴권리를가지고있다고인정하고있었지만거기에는그에걸맞는자격을갖춘경우라는전제가깔린것이었다. 이때군주가갖추어야하는자격이란도덕의함양이었는데, 유학에서말하는도덕이란인류전체가마땅히따라야하는규범이자군주의통치에정당성을부여하는근거라고할수있다. 중국의고대사상에대한연구들에따르면군주의통치권을도덕에기초하는

28 28 奎章閣 42 유가의정치사상은殷나라나周나라와같은상고시기의 德 개념까지소급된다. 은대의사람들은순수한동기를가지고어떤대상에게선대했을때시혜를받은 측에서그것을되돌려주어야하다는부담감을 A 가 B 에게덕하다 와같은형태 로표현하고있었다고한다. 이런 덕 과관련한용례는주로왕에게서많이나타 나고있는데군주가조상신등을대상으로누군가의안녕을위해자신을희생하는 의미의제사를지내게되면제사를받은신이군주의희생에대한보답으로왕이 호소한그에게호의를베풀어주게된다고인식하고있었다는것이다. 이러한 덕 관념은주나라에이르면좀더적극적으로진전하는데, 왕이자신의의무를도외 시한채 덕 을제대로지키지못하면命을주관하는天에의해통치권이 덕 을 가진다른사람에게로옮겨갈수있다는 혁명 사상으로발전하게되었다고한 다. 결국이러한문화속에서는 덕이없는왕은제구실을할수없다 는입장이 통용되면서왕권을정당화시키는기제로군주의도덕을강조하게되었던것이라고 할수있다. 100) 100) 덕 을강조하는정치사상은공자와맹자에의해보다정연한논리를갖추게되 었다. 두사람모두군주가자신의도덕성개발을위해노력하면할수록정치적 안녕을이룰수있고, 이것은다시백성의삶을윤택하게하고천하를통일할수 있는기반을조성하게된다고설파하였다. 군주의도덕함양에기초한왕도정치를 천명하고있었던것이다. 하지만춘추전국시대이래유가는진시황의천하통일기 는물론한나라초중반까지도法家나黃老思想에밀려주도적인지위에있지못했 다. 그러다가전한말엽유교의국교화가진행되는과정에서유교교리자체에지 배자로서의황제라는존재를적극적으로인정하는논리를발전시켜, 황제의덕이 천지와짝하여하늘이그를천자로삼아주었다 는이른바 聖人天子論 과같은현 실적인정치이념이등장하게되었다. 101) 101) 덕을강조하는유가본래의입장을잃지 100) 이와관련해서는데이비든. S. 니비슨 ( 김민철역 ), 2006 뼛조각과청동기에등장하는 virtue", 유학의갈림길, 철학과현실사 ; 필립아이반호 ( 신정근역 ), 2008 유학, 우리삶의철학, 동아시아참조. 101) 니시지마사다오 ( 최덕경역 ), 2004 유교의국교화와왕망정권의출현, 중국의역사 : 진

29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29 않으면서도, 현존하는황제가요순과같은최고의성왕에비견되는덕을갖추고있다고전제해줌으로써그의통치에정당성을제공하며적절한타협점을찾았던것이라고할수있다. 하지만왕권의정당성을군주의덕에서찾으려하는전통이여전히고수되고있는점은흥미로운측면이라고할수있다. 송대의성리학에서는이전에비해정치적위계와도덕적위계사이의긴장을훨씬더팽팽하게가져가면서국왕에게요구하는도덕수준을강화하고있었다. 성리학에서는우주의원리와인간의본성사이에 理 라는공통의기초가놓여있어, 모든인간은자신안에내재하고있는이치를깨달아완전한인간으로서의 성인 에이를수있다고주장하고있었다. 인류는기본적으로끊임없이도덕을함양해야하는존재로서, 인간의진정한목표는도덕적으로완벽한 성인 이되는일이었고, 그것은바로자신들이 도학 이라고부르는 학 을통해서만가능한것이었다. 그런의미에서 학 이란고대의이상 [ 聖人의道 ] 을이해하고구현하는방식이요, 세계의원리를이해하고그것을적용하는일이며, 마음을사용하여자신의힘으로무엇인가를보아내는일이자, 인간이본래적으로가지고있는것을실현하여도덕을존재하게끔하는과정이라고할수있다. 이같은성리학적사고에서는비록황제라할지라도도덕에있어서는일반士들처럼지속적인노력이요구되는존재가된다. 아울러관직에나가황제를도와정치에참여하는것도士들이추구해야할진정한목표가아니게된다. 관직진출은일종의선택사항일뿐, 도학을통해도덕을함양하는것이훨씬더가치있는일이었다. 그런의미에서진정한정치적권위는도덕적권위를수반할때확보되는것으로서, 성리학자들이통치자를평가하는기준은군주의지위나업적에있기보다는, 그의행동이얼마나도덕적양심 [ 天理 ] 에의해인도되었느냐에있게되는것이었다. 통치자도일반사람들과마찬가지로성인이될수있는도덕적 지적잠재력 [ 天理 ] 을가진존재이자동시에타락에도노출된존재라는점을적극적으로지적한것이라할수있다. 따라서성리학의논리에입각하면군주가공적인이해 한사, 혜안 ; 이성규, 1993 中國古代皇帝權의性格, 동아사상의왕권, 한울참조.

30 30 奎章閣 42 에합치하는판단을내릴수있는잠재력을계발시키기위해서는그역시도학을연마해야만하는것이었다. 결국성리학자들은모든사람들에게공통적으로기초하거나보편적일수있는 학 의기준이있다고주장하는한편, 통치자에게도그와같은기준을수용하라고요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통치자의위상을상대화시키는역할을하고있었던것이다. 따라서이러한입장을따른다면, 이제국정에서의참된 公 의실현은군주가 聖人天子論 과같은논리속에서도덕함양을부당하게전제하는가운데이루어질수있는것이아니라, 군주자신이성실하게성인의도를추구하는것을통해서만온전히실현될수있는것이거나, 군주가道學을습득한자들을등용시킬때에만이루어질수있는것이었다. 그런의미에서 公 의세계를구현하는진정한주체는군주나정부가아니라도학을실천하는學人, 즉士들이라고할수있다. 102) 102) 집권중후반으로가면서성종이맞닥뜨린상황은바로이와같은국면이라고할수있다. 즉성실하게도학을추구하며국정에임했던성종이었기때문에, 국왕으로서갖게되는정치적위계와한사람의학인으로갖게되는도덕적위계사이에긴장이조성되며언론을매개로도덕적권위를주장하는신료들과갈등을빚게되었던것이다. 다시말해서성종이아무리대간과홍문관원들에게호의를베풀며시정과관련한그들의언론을용납해주었다고하더라도, 그들은도덕과공론의명분을기준으로삼아규범에서벗어나는성종의私的정치활동과그릇된국정운영에대해비판을제기할수밖에없었던것이다. 국정에대한이들의비판은경연에성실했던성종에대한존경이나애정과는별개의문제였다고할수있다. 오히려대간과홍문관의입장에서적극적인언론활동을통해현안들의개정을촉구하는것이야말로군주에게충성을다하는방편이었던것이다. 다음은홍문관에서국정현안및성종의불합리한처사에대해정면으로맞섰던 1491 년 ( 성종 22) 의 北征에대한반대 와 1493 년 ( 성종 24) 의 유호인항명사례 이다. 이두사례를통해성종의 학 에기초한통치가궁극적으로는 도의권위가 102) 이상의송대성리학과관련해서는 Peter K. Bol, 앞의책, 참조.

31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31 군주보다높다 는道高于君의상황을맞이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먼저北征에대한홍문관의비판을검토해보도록하자. 성종 22 년의북정은여 진족이조선의변방장수를살해하자조선에서정벌을단행하여보복하고자했던 기병이었다. 조정에서는허종을도원수로삼는등북정을위한계획들을준비해 갔다. 하지만대간과홍문관에서는북정을적극적으로반대했다. 홍문관에서북정 을반대한이유는북정을단행할경우평안도와황해도등서변이위험해질수 있으며, 북정시길잡이역할을담당하는향화인은신뢰할수없는자들로서그들 의말만을믿고적진깊은곳에들어갔다가낭패를당할수도있으며, 소요를일 으킨자들이여진가운데정확히어느족속인지도분명치않은상황에서이일과 무관한족속을해치게될경우또다른골칫거리를만들수있으며, 다행히이번 거사에성공하더라도 2 만의군사를동원하여 7 만석의곡식을소모하는커다란부 담을치르는거사여서, 행여남은적들이매년변경을괴롭힐경우이를감당하기가어렵다는점등이었다. 103) 103) 대간에서는이미북정에반대하는상소와차자를수차례에걸쳐진정하다가국왕의노여움을사모두체직된상황이었다. 하지만홍 문관에서북정을반대하는보다정교한의론을제기하면서논의를이어갔던것이 다. 북정문제를홍문관에서다시거론하자성종은불편한심기를드러내었다. 그 럼에도불구하고홍문관에서고집스럽게북정에반대하자, 성종은 북방정벌을비 평하는사람은큰형벌에처할것 이며그것은홍문관이라고해도예외가아님을 천명하고나서야겨우그칠수가있었다. 104) 104) 하지만이러한경고를받은직후엔 잠시수그러지는듯하더니홍문관에서는얼마지나지않아수차례더북정을반대 하는의견을내면서그것이公論임을주장하고있었다. 비록성종의강한의지로 북정은시행되고말았지만, 홍문관은시비를판단하는주체가되어대신들과의협 의를통해이미이루어진결정을公論에저촉된다는명분하에끝까지거부하고있 는모습을확인할수가있다. 다음으로유호인의항명건은성종 24 년대간의탄핵을받고있던영의정윤필 103) 성종실록 권253, 22년 5월 30일 ( 을사 ). 104) 성종실록 권254, 22년 6월 3일 ( 무신 ).

32 32 奎章閣 42 상이사직상소를올리자성종이이를만류하는비답을홍문관원으로하여금전달하게하는과정에서홍문관교리유호인등이이를거부하며성종과대립했던일을말한다. 성종 24년 10월대사간허계와대사헌허침등은재변을계기로시행된求言과그에따른應旨上疏를통해관직에부적합한인물로서영의정윤필상등을탄핵하였는데, 이에윤필상은사직상소를올렸다. 성종은윤필상을위로하며사직을허락하지않는비답을내리고이를전달하도록명하였다. 하지만명을전달할注書와翰林이연고가있어서홍문관관원에게명하여불윤비답을윤필상에게내려주도록했는데, 이때교리유호인이와서이를거부하면서성종과의갈등이불거졌다. 105) 105) 교리유호인등이와서아뢰기를, 신등이이미윤필상을논박하였는데, 또비답을가지고가서내려주는것은마음에미안합니다. 전교하기를, 이제내가이미가지고가게하였는데, 스스로義理에있어갈수없다고하니이는죄가있는것이다. 다시물어서아뢰라. 유호인등이아뢰기를, 館中에서장차論啓하려고하였으나, 마침사헌부에서상소하여성상의명령을기다리기때문에실행하지못하였습니다. 전교하기를, 만일말하고자하는바가있으면마땅히말하도록하라. 지금은가서 ( 비답을 ) 내려주는것이가하다. 유호인등이아뢰기를, 書經 에이르기를, 그대는면대해서순종하다가물러가서뒷말을해서는안된다. 고하였습니다. 신등이오늘억지로上旨를받들어비답을가지고가서내려주고, 또윤필상의일을논박하면, 이는대면해서는순종하고물러가서는뒷말이있는것입니다. 전교하기를, 임금의명령은어길수없다. 지금은가는것이가하다. 뒤에말할것이있으면마땅히말하도록하라. 유호인등이아뢰기를, 차라리封還한죄를받을지언정결단코상교를받들지못하겠습니다. 하였으나들어주지아니하였다. 유호인등이아뢰기를, 신등이論思하는지위에있으면서차마앞에서만순종하는죄에연좌되어야하겠습니까? 감히명령을받들지못하겠습니다. 御書에이르기를, 그대들이예전어떤사람의일에의거하여임금의명령을듣지아니하는가? 유호인등이아뢰기를, 신등은옛사람이 너는면대해서순종하다가물러가서뒷말을해서는안된다 고한말에따라서이를아뢰었습니다. 또館中에서이미의논이정해졌는데, 누가감히가지고가서스스로不敬한죄를범하겠습니까? 전교하기를, 죄를면하는여부는나에게달려있으니, 그대는마땅히가지고가도록하라. 유호인등이아뢰기를, 신등이용렬 105) 성종실록 권 283, 24 년 10 월 26 일 ( 정해 ).

33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33 하여능히天意를돌이키지못하니, 청컨대신등을파직시키고, 어질고능력이있는이를대신임명하여가지고가게하소서. 전교하기를, 이전에비답을가지고간예가있는가? 이를물어보라. 유호인등이아뢰기를, 비답을가지고간예가비록없다고하더라도만약임금의명령이있으면어찌받들지아니할수있겠습니까? 이는그사람이비답에합당하지아니하기때문에감히명령을받들지못할뿐입니다. 전교하기를, 임금의명령이이미정해졌는데어찌하여가지고가지아니하는가? 다른관아의관원으로가지고가서주게하되가지고가지않은자는국문하는것이가하다. 106)106) 위기사에서확인할수있듯이영의정윤필상에게사직을허락하지않는다는 불윤비답을홍문관원으로하여금전달하게했으나교리유호인등이이를거부하 고있음을볼수있다. 유호인등의주장은대간과마찬가지로자신들도윤필상을 탄핵하려던중이었는데, 자신들의입장과상반되는임금의명을받들기가곤란하 다는것이었다. 論思하는지위에있는자들로서앞에서는순종하고뒤에서는딴소 리를할수가없다는것이었다. 또홍문관의의논이이미윤필상을탄핵하기로정 해졌기때문에홍문관원들중에이를무시하고왕명을받들사람이없을것이란 말도전하고있다. 이에대해성종은몇번을거듭해서왕명을받들어윤필상에게 불윤비답을전하도록종용하고있다. 임금이명을내렸는데갈수없다고하는것 은의리에있어죄를범하는것 이라던가, 임금의명령은어길수가없는것이니 뒤에다시윤필상을탄핵하더라도일단은명에순종하라던가, 어떤예에근거하 여임금의명을받들지않는가 라며계속해서비답을전달할것을명하다가, 홍문 관원들이끝까지응하지않자마침내사헌부로하여금이들을국문하도록하고, 불윤비답은다음날注書로하여금전달하도록하였다. 107) 107) 다음날대사간허계등은일전에대간에서윤필상의체직건에대해건의했을 때성종역시그필요성을언급했는데, 결단하지못한채오히려유호인등이명 령을따르지아니한다고국문하는것은옳지않다면서, 윤필상의체직에대한요 청을재개했다. 108) 108) 홍문관전한성세명등도유호인을옹호하면서국문의부당함 106) 위의주참조. 107) 위의주참조. 傳曰今成命已下而不從君命下憲府鞫之明日令注書齎賜可也. 108) 성종실록 권283, 24년 10월 27일 ( 무자 ).

34 34 奎章閣 42 을아뢰었는데, 성종이 신하가되어서임금의명령에따르지아니하는것이의리 에편안하겠는가? 라고반문하자, 성세명등은 신하의道는義를따르고임금을 따르지않는다 면서무조건적인순종이옳은것이아니라는입장을드러내었다. 아 울러宋나라眞宗때에學士劉筠이丁謂를丞相으로삼으라는制書를짓도록한 황제의명에따르지않은고사를인용하여유호인에대한처사가옳지않음을아 뢰었다. 109) 109) 결국성종은 천변을맞이하여갑자기대신을내치는것이곤란하여불 가피한측면이있었는데, 홍문관에서자신의뜻을체득하지못한채명을거역하 므로국문하게한것이라고자신의속내를드러내는한편, 홍문관에서아뢴말들 은임금을사랑하여허물이없도록인도하는마음에서나온것으로특별히그말 을따름으로써경악에서의보필을권장한다 는내용의御書를내리며이번일을 종결시켰으며, 110) 110) 윤필상은영의정직에서사퇴하였다. 111) 111) 성종의말처럼일이종묘사직과관련된것이아닌비교적사소한일이었고, 또 시종신으로홍문관에대한성종의처우가남달랐음에도불구하고, 홍문관에서는 그것과는별개로군신간의의리가어떠해야하는가에대한별도의기준속에서 성종으로하여금그기준에맞추도록압박하고있었던것인데, 그기준은바로 신 하의道는義를따르고임금을따르지않는다 는것이었다. 홍문관의북정반대와유호인의왕명거부를통해확인할수있는사실은홍문 관원들에대한성종의처우가남달랐음에도불구하고, 홍문관에서는그것과는별 개로국정운영이나군신간의의리와관련해성리학적기준을고수하고있었다는 점인데, 그것은 신하의道는義를따르고임금을따르지않는다 는 道高于君 의 109) 위의주참조. 世明等更啓曰人臣之道從義而不從君. 昔宋眞宗欲復相丁謂召學士劉筠草制筠不奉詔更命晏殊草制遂卜相丁謂. 當時不誚筠不從君命而殊自知愧不免爲奸邪. 今好仁等謂之不從君命可乎. 弼商等處非其位謗毁叢集彼亦引嫌殿下當更求賢德以代其位實是公議何損於聖德. 110) 위의주참조. 御書曰今鞫好仁等豈是予之私怒哉. 予以勿疑待大臣今天變亦豈由大臣也. 深思所召實由寡躬而不自修省反黜大臣於予心安乎. 況無罪名而遽以人言貶大臣是爲壓災也予何爲哉. 玆以答批而弘文館不體予意不從我言故鞫之. 今觀所啓皆是愛君納君無過之心特從所言以勸經幄之輔. 111) 성종실록 권283, 24년 10월 29일 ( 경인 ).

35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35 자세, 즉 도덕적권위가군주의권위보다높다 는입장으로요약될수있다. 112) 112) 따라서성종후반기는국가정책이나운영과관련하여대간 홍문관에서이와같은입장을바탕으로국왕및대신들과맞서는상황이빈번해지면서국가시책을놓고조정에서의갈등이그만큼늘어나게되었던것이다. 그리고그러한상황은성종으로하여금언론에대해느끼는피로감을점점더크게만드는것이기도했다. 하지만흥미로운사실은대간등에서제기하는근본주의적이며원칙론에입각한시정비판에대해성종은위압적인방식, 이를테면士禍와같은폭력을통해이들을제압하지는않았다는사실이다. 오히려홍문관에대한지원은재위말까지지속되고있었는데, 왕명을거부했던유호인에대해서도성종은계속해서그에게호의를베풀고있었다. 113) 113) 이같은상황은재위기간내내성실히경연에임하며학인으로서의자세를견지하고있던호학적군주로서의면모에기초하는것임과동시에, 정국공신들을비롯한상당수의훈신들이死去하며공신권력이크게쇠퇴해가는과정에서, 성종이대간과홍문관을거쳐가며양성된인재들과함께국정을운영해야했던상황등에서말미암은것이었다고할수있다. 성종의우문정치는결국그의치세가文治에입각하여인재를양성하고문화적역량들을증대시켜나가는데있어서는큰힘이된것이었지만, 군주의통치력과관련해서는군주역시 학 을통해도덕을연마해나가야하는존재라는사실을확인함과동시에, 국정운영에있어서공적기준을놓고대간및홍문관과시비를다투어야하는어려움을초래하는것이었다는점에서매우중층적인의미를갖는것이라고할수있겠다. 112) 道高于君 과관련해서는정만조, 2008 朝鮮時代의士林政治 - 文人政權의한類型 反亂인가? 革命인가? 새미참조. 113) 성종실록 권286, 25년 1월 16일 ( 병오 ); 1월 16일 ( 병오 ); 권287, 25년 2월 13일 ( 임신 ); 권289, 25년 4월 8일 ( 병인 ).

36 36 奎章閣 맺음말 이상에서살펴본내용들을정리하며글을맺도록하겠다. 성종은즉위이래로 8,748 회에걸쳐경연에참여하며많은유교경전들을섭렵하는등호학군주로서의면모를보여주고있었다. 이같은성종의성실한경연참여는그로하여금吾道에대한수호의식을형성하게하는한편, 이단과관련한사안에서는先王의처사라도수정할수있다는입장을보일만큼유학사상에대한확고한신념을갖게했다. 또한언론에대해서도매우호의적인자세를갖게하는것이었는데, 성종은이전의어느군주보다언론을우용한군주였다. 성종은유교이념에서강조하는納諫의군주로서의면모를갖추기위해노력하는한편, 언관들의처우개선과언로의확대에도우호적인태도를보이고있었으며, 홍문관에대해서도지원을아끼지않아홍문관이언관화되는데에도커다란영향을미치고있었다. 성종대의활발한언론활동은성종의호학과언론우용에힘입은바가크다고할수있겠다. 성종이우문정치를지향하며신료들과원활한관계를유지하고있었지만치세중반에이르러대간과홍문관의영향력이지나치게확대되자언론에대해재재를가하는모습을보이기도했다. 대략성종 10년을전후로조정내에서는권력이대간에기울고있다는 權歸臺閣 의형세가지적되는가운데대간과홍문관에서국정전반에대해시비를분별하려들자, 성종은언근확인을시도하거나, 대간에鞫問 遞職 左遷 刑訊등의처벌을내리고또강직한언관을외직에보임시키는등대간에대한압박을강화해나갔다. 하지만성종의언론에대한압박은士禍와같은폭력적인방식을통해이루어진것은아니었다. 성종은여전히대간과홍문관이공론의소재처라는사실을인정해주는가운데이들의지나친국정개입을막아서는정도에서언론을통제하고자했다. 그결과성종후반기에도언론이지속적으로활성화되고있었으며, 청요직들은오히려 도의권위가군주보다높다 ( 道高于君 ) 는입장을제기하면서성종과시비를다투고있었다.

37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37 성종이언론을통제하고자하면서도지속적으로우용해주고있던것은, 유교적왕도정치를지향하는군주가떠안게되는일종의딜레마와같은것이라고할수있다. 성종이경연을통해습득했던性理의 학 은단순한공부가아니었다. 성리학자들이주장하는 학 이란古代의이상 ( 聖人의道 ) 을이해하고구현하는방식이요, 세계의원리를이해하고그것을적용하는일이며, 마음을사용하여자신의힘으로무엇인가를보아내는일이자, 인간이본래적으로가지고있는것을실현하여도덕을존재하게끔하는과정이라고할수있다. 이러한 학 의입장에서모든인간은성인이될수있는가능성을가진고원한존재인동시에, 모든인간은도덕적으로타락할수도있는불완전한존재였다. 따라서군주라할지라도일반인들과마찬가지로도덕수양을위해노력해야함은물론, 공적인통치를위해서는도덕적권위에입각하여신료들과시비를다투어야하는존재로상대화되고있었다. 그런의미에서성종의호학과언론우용은결과적으로국왕스스로가조정에서 道高于君 의분위기를조성하며도덕과도학의권위에호소하는언론이공론으로제기될수있는여건을마련해준것이라고할수있다. 그것은당시조선사회가당면하고있던다양한문제들을공론화시키고있었다는점에서매우중요한의미가있는것이었다. 하지만군주의국정장악력이라는측면에서볼때국왕에게는새로운부담을안겨주는것이기도했다. 즉성종의호학과언론우용은결과적으로는국정이도덕적권위에입각한시비분정에따라운영되도록하는계기를만들고있던것으로서, 이는국왕이공론을주재하는청요직들과시비문제를놓고끊임없이경쟁해야하는구도를형성하는것이자, 궁극적으로는정치적위계와도덕적위계사이에지속적인긴장을조성시키는것이었다. 성종은대간과홍문관원들을우대해주었지만, 결국국왕의권위보다도덕의권위가우월하다고주장하는대간 홍문관원들과시비문제를놓고끊임없이충돌해야하는상황에놓이게되었던것이다. 본고는성종의우문정치를통해군주와유교정치이념사이에놓인긴장관계를파악하고자했지만, 몇가지점에서한계를노정하고있다. 첫째, 성종대언론의활성화요인을 언론에대한군주의호의적태도 에국한시켜검토함으로써, 성

38 38 奎章閣 42 종대의언론활성화를종합적으로설명하지못했다. 둘째, 성종대의우문정치를성종의호학과언론우용을중심으로다루어성종대왕성하게이루어지고있던학술과문화전반에대해충분히소개하지못했다. 이러한한계들은추후의연구를통해서보완해나가도록하겠다. 논문투고일 ( ), 심사일 ( ), 게재확정일 ( ) 참고문헌 慵齋叢話 세조실록 성종실록 金範, 2005 朝鮮成宗代의王權과政局運營, 史叢 61. 김영민, 2007 맹자 의 불인인지심장 해석에담긴정치사상, 정치사상연구 金重權, 2004 朝鮮太祖 世宗年間經筵에서의讀書討論考察, 書誌學硏究 27., 2006 朝鮮朝經筵에서成宗의讀書歷考察, 書誌學硏究 32., 2007 朝鮮朝經筵에서燕山君의讀書歷에관한考察, 書誌學硏究 37. 南智大, 1980 朝鮮初期의經筵制度, 韓國史論 6. 송웅섭, 2010 조선성종대전반언론의동향과언론관행의형성, 韓國文化 50., 2012 성종대臺諫避嫌의증가와그의미, 朝鮮時代史學報 62. 이성규, 1993 中國古代皇帝權의性格, 동아사상의왕권, 한울. 鄭杜熙, 1994 朝鮮時代臺諫硏究, 一潮閣. 정만조, 2008 朝鮮時代의士林政治 - 文人政權의한類型, 反亂인가? 革命인가?, 새미崔承熙, 1970 弘文館의成立經緯, 韓國史硏究 5., 2001 弘文館의言官化, 朝鮮時代史學報 18., 2001 成宗期의國政運營體制와王權, 朝鮮史硏究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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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奎章閣 42 Abstract The Wumun Politics( 右文政治 ) of the Joseon King Seongjong( 成宗 ), and the results Song, Woong Sup Examined in this article, is the conflict between the political power of the king s throne and the moral authority argued by the officials, through an analysis of the Joseon king Seongjong s Wumun politics( 右文政治 ), which was a policy of Promoting Civil politics. King Seongjong was always diligent in attending the Gyeong yeon/ 經筵 classes and had clear perspective of what was right( 正學 ) and what was wrong( 異端 ). He always believed that the governance of Joseon should be based upon Neo-Confucianism. He also heard well of his remonstrance officers counsel, and was supportive of the fact that the Hongmun-gwan office turning into an office of expostulation. He was clearly pursuing a Confucian ideal way of politics, and due to his devotion to Confucian politics, the governance of his reign was much more stable than those of kings Sejo and Yejong. But in the latter half period of the 15th century, the king s assuming of the role of a diligent student( 學人 ), and maintaining a friendly relationship with the expostulation officials, presented another challenge to the king. It put the king in a new position where the king would be asked or at least expected to compete with the officials over the issue of who is more equipped with a public and fair set of values. Compared to the days of the kings who were able to control the officials with brute political force, this new model of a king would be exposed to a new kind of vulnerability of not being able to do just that. In other words, the Dae gan remonstrance officers and the Hongmun-gwan office were expanding their influences upon the overall government by spreading the public opinion( 公

41 朝鮮成宗의右文政治와그귀결 41 論 ). They created new practices concerning public opinions and consensus, and by doing so were becoming a barrier to the king s supposedly arbitrary ruling of the country. They also justified their actions with Neo-Confucian sentiments and arguments. King Seongjong, who was determined to pursue the ideal way for the king and also to protect the just form of studies, was determined to not control the officials in any oppressive way, and was put in an awkward position of being forced to admit that his status in the hierarchy, as well as the authority of his voice in the matter of what is right and wrong, was compromised to a certain level. Seongjong s reign was a stable one, but there was a tension building up between the kings who needed political control and the officials who argued their moral superiority. That tension was destined to spin out of control. Key words : Seongjong, remonstrance officer, Wumun politics(politics supporting civil governance), king s power, moral authority, political hierarchy, moral hierarc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