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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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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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는 것이다. 한편 다케토리 모노가타리 에는 당, 천축이라는 분명한 외국 이름 외에, 남해 라는 단어가 빈출한다. 용의 옥구슬을 구하러 나선 오토모 노 미유키가 쓰쿠시까지는 의지대로 갔는데 그 후 갑자기 질풍이 불어 통제를 잃었다는 것은 전술한 대로이다. 귀공자는 공포에 떨며 뱃사공에 게 어떻게 되겠냐고 묻는데, 뱃사공도 주인 잘못 만나 죽게 생겼다고 울 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배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번개가 떨어지겠 지요. 만약 다행히 신의 도움이 있다면 남해에 표착할 것입니다.38) 열심히 용에게 용서를 빌어서인지, 배는 다행히 아카시 해변에 도착 한다. 하지만 귀공자는 남해라고 생각하고 배에서 내리려 하지 않는다. 다이나곤(大納言=오토모노 미유키)께서는 남해 해변에 당도한 것이 라 생각하고 숨을 몰아쉬며 누워계신다. 배에 타고 있던 하인들이 국부 (國)에 고하였는데도, 국사가 뵈러 찾아왔는데도, 일어나실 수 없어 뱃 바닥에 누워계신다. 소나무 들판에 깔개를 깔고 내려드렸다. 그때서야 남해가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시어 겨우 일어나신 것을 보니 (후략)39) 그는 죽으러 나가느니 여기서 죽겠다는 식으로 살기를 포기한 사람 마냥 뱃바닥에서 꼼짝 않는다. 귀공자는 남해라는 장소를 두려워하고 있 다. 남해의 이미지에 단서를 주는 묘사는, 다케토리 모노가타리 에서 책략에 능한 구라모치 황자가 자신의 거짓 무용담을 들려주는 부분에서 보인다. 御船海の底に入らずは雷落ちかかりぬべしもし幸に神の助けあらば南海に吹かれおはしぬべし 39) 大納言南海の浜に吹き寄せられたるにやあらむと思ひて息づき臥したまへり船にある男ども国に告げたれども国の司まうでとぶらふにもえ起きあがりたまはで船底に臥したまへり松原に御筵敷きておろしたてまつるその時にぞ南海にあらざりけりと思ひてからうじて起きあがりたまへるを見れば 38) 고대 일본인의 영역 인식 137

16 재작년 2월 10일 경에 나니와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서 불안했는데, 생각한 일을 이 루지 못하고 세상에 살아서 뭐하나, 라는 생각이 드니 그저 바 람에 맡기어 바다를 누볐습니다. 목숨을 잃는다면 어쩔 수 없지 만, 살아있는 한은 이렇게 다니다 보면 봉래산이든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노를 저어 우리나라를 떠나 돌아다니니, 어느 날은 파도가 거칠어서 바다 속으로 침몰할 뻔하고, 어느 날은 바람 부는 대로 모르는 나라에 당도하여 도깨비 같은 것들이 나와 죽이려 했습니다. 어느 날은 방향을 잃어 그대로 바다에 섞여 들어갈 뻔하고, 어느 날은 식량이 떨어져서 풀뿌리를 먹었 습니다. 어느 날은 형용할 수 없이 징그러운 것이 나와 잡아먹 으려 들었습니다. 어느 날은 조개를 잡아 목숨을 이어갔어요. 여행길, 그것도 도와주실 사람도 없는 곳에서 각종 병에 걸려서 가던 방향조차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배가 가는대로 떠다닌 지 500일이 된 진시 경, 바다 속에 희미하게 산이 보였습니 다.40)(밑줄은 필자에 의함) 거짓 무용담이라는 설정에 맞게 정확한 지명은 물론 대강의 방향조 차 언급되지 않는 점이 흥미롭다. 그는 그저 바람에 맡기어 떠다니지만, 40) 一昨々年の二月の十日ごろに難波より船に乗りて海の中にいでて行かむ方も知らずおぼえしかど思ふこと成らで世の中に生きて何かせむと思ひしかばただむなしき風にまかせて歩く命死なばいかがはせむ生きてあらむかぎりかく歩きて蓬莱といふらむ山にあふやと海に漕ぎただよひ歩きて我が国のうちを離れて歩きまかりしにある時は浪荒れつつ海の底にも入りぬべくある時には風につけて知らぬ国に吹き寄せられて鬼のやうなるものいで来て殺さむとしきある時には来し方行く末も知らず海にまぎれむとしきある時には糧つきて草の根を食物としきある時はいはむ方なくむくつけげなる物来て食ひかからむとしきある時には海の貝を取りて命をつぐ旅の空に助けたまふべき人もなき所にいろいろの病をして行く方そらもおぼえず船の行くにまかせて海に漂ひて五百日といふ辰の時ばかりに海のなかにはつかに山見ゆ 138 용봉인문논총

17 우리나라 즉 일본의 떠나기 위해서는 노를 젓는다. 일본을 떠난 후부 터는 이제 죽을 고비를 몇 번씩 넘기는 진정한 무용담이다. 그는 본인이 얼마나 많은 섬들에 당도하기를 반복했는지를 어필하기 위해 바다에서 의 일과 육지에서의 일을 교대로 언급한다. 모르는 나라(육지)에 당도했 더니 도깨비들이 나와 죽이려 했고, 징그러운 것이 (바다에서) 나타나 잡아먹으려 달려드는 것이다. 남해라는 말은 없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것들은 모두 공격을 가하는 적으로 그려진다. 894년에 견당사가 폐지되는데, 그 전에 대략 15회의 견당사 파견이 있었다. 처음에는 규모가 작아 배 한 척이 출발했으나, 8세기 들어서부 터는 4척, 인원도 600명까지 늘어난다. 당시 배는 바다 위에서는 모두 돛으로만 달려야 했기 때문에 의도한대로 가거나 4척이 함께 행동하기 란 거의 불가능했다.41) 고로 4척이 파견된 8세기 이후로는 사절을 한 번 보낼 때마다 4척이 왕복을 하니, 8가지의 항해체험이 존재한 것이 된 다. 8세기 이후는 9번의 견당사 기록이 있으니 단순계산으로 72가지의 항해체험이 나오고, 그 이전에는 2척씩 왕복했다고 계산하면 합계 96가 지의 항해체험이 있다는 것이 된다. 약100가지의 항해체험 중 배마다 다른 체험을 하다 보니 그리하여 일행 중 어느 배가 표류하거나 난파의 비극을 맞는 경우도 더러 있었는 데, 생존자들의 진술은 일본서기 (日本書紀), 속일본기 (続日本紀), 일 본기략 (日本紀略), 일본후기 (日本後紀), 속일본후기 (続日本後紀)등 정사(正史)를 비롯하여, 각종 기록에 실려 있으며, 남해의 섬에 표착한 내용도 몇 개 나온다. 견당사 전항해 (遣唐使全航海)를 참조하여 정리 해보면 다음과 같다. 41) 遣唐使全航海, 앞의 책, 229쪽. 고대 일본인의 영역 인식 139

18 659년 니카이 라는 이름의 남해 섬에 표착한 일행은 섬사람 공격으 로 대부분이 죽고 5명이 섬사람 배를 훔쳐 절강성으로 건너갔다. (58쪽) 734년 바다로 나가자마자 악풍이 갑자기 불어서 방향을 잃은 상태 가 되어 바람과 파도에 떠밀려 남쪽으로 표류, 곤륙국(昆崙國, 베트남 부근)에 표착했지만, 적(賊)들에게 둘러싸여서 붙잡히고, 뱃사람들은 누 구는 죽임을 당하고 누구는 뿔뿔이 사라지고, 나머지 90명 여는 병에 쓰러져 사망한다. 4명만 겨우 살아남아 곤륜국왕과 면회할 수 있었지 만 악소에 감금 상태가 되어 버린다. 다음해가 되어서 당 현종(玄宗)의 명을 받은 당나라 관리가 곤륜국에 온 것을 계기로, 그의 도움을 받아 당나라로 돌아갈 수가 있었다. (107쪽) 753년 출발 후 당도한 오키나와에서 재 출항했으나, 계절풍에 떠밀 려 남쪽으로 표류, 현 베트남 북부인 환주(驩州)에 표착한다. 겨우 상 륙했는데 현지인 습격을 받아 일행 180여명 대부분은 죽임을 당하고, 대사 등 10여명만이 겨우 살아남았다. 보고를 받은 현종의 수배로 755 년 경 장안(長安)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135쪽) 804년 바람에 농락당하며 남쪽으로 한 달 이상 표류하여 겨우 복주 (福州)에 당도한다. 하지만 선례보다 더욱 남쪽 지방에 도착해 버려서 현지 관리와 의사소통이 안 되어, 대사가 복주 장관에게 보낸 편지는 모두 폐기당하고 수상한 배가 표착했다며 배는 봉인당하고 사람들은 해변 모래 위에 내리게 하는 비참한 취급을 받았다. ( 쪽) 839년 표류하여 남해의 적지(賊地)에 도착, 주민들과 싸워서 이기고 귀국 후 조정에 중국 것과 다른 전리품을 헌상. ( 쪽)(밑줄은 필 자에 의함) 중국에 표착한 804년을 제외하고는 남해 섬에 표착하면 항상 공격을 받고 있으며, 싸워서 이긴 839년 외에는 일행 대부분이 죽임을 당했음을 140 용봉인문논총

19 알 수 있다. 839년에 전투를 벌여 이긴 것은 그러한 전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해서 싸운 것이 아니었을까. 의사소통도 안 되는 섬사 람들이 일행의 대부분을 살해해버리는 잔인한 행동은, 남해에 죽음의 이 미지를 직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 살아남은 사람에게 각인된 극도의 공포체험이 섬사람들을 사람이 아닌 이계의 도깨비나 요괴처럼 생각하 게 만들었을 것이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 에서도 이러한 시대상을 반 영하여, 외국 너머 영역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이계로의 경계로서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Ⅴ. 맺음말 모노가타리 의 공간적 배경은 당시의 시대상황과 사회인 식을 반영하고 있었다. 당시의 왕권의 힘이 미치고 있던 안전 영역의 경 계인 아카시, 자국과 타국의 경계였던 쓰쿠시가 공간적 배경으로 사용되 고 있었던 것은 다케토리 모노가타리 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국의 영역이었던 중국과 천축 중에서 당 시의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외국의 경계는 천축이었다. 그리고 그 천축 너머에 남해가 있었다. 남해 또한 자국이 아닌 외국이긴 하나, 남해에 대한 묘사는 외국이 아닌 이계와의 경계로 인식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 다. 이러한 인식의 지평의 경계선상에서 그려지고 있는 다케토리 모노 가타리 는 당시 일본인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케토리 고대 일본인의 영역 인식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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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참고문헌 片桐洋一校注訳, 竹取物語, 新編日本古典文学全集12, 小島憲之, 木下正俊, 東野治之校注訳, 萬葉集1, 新編日本古典文学全集6, 小学館, 1994, 175쪽. [景戒撰述], 中田祝夫校注訳, 日本霊異記, 新編日本古典文学全集10, 小学館, 1995, 쪽. [紀貫之ほか奉勅撰], 小沢正夫, 松田成穂校注訳, 古今和歌集, 新編日本古典文学全集11, 小学館, 1994, 쪽. 紫式部著, 阿部秋生[외]校注訳, 源氏物語2 絵合, 新編日本古典文学全集21, 小学館, 1995, 380쪽. 김수미, 異郷と境界と物語空間ー源氏物語須磨の暴風雨の場面の分析からー, 일본연구 6권, 고려대학교 일본연구센터, 2006, 쪽. 上田雄, 遣唐使全航海, 草思社, 2006, 쪽. 大津透, 万葉人の歴史空間, 律令国家支配構造の研究, 岩波書店, 1993, 75 86쪽. 鐘江宏之, 律令国家と万葉びと, 全集日本の歴史３, 小学館, 2008, 쪽. 川尻秋生, 揺れ動く貴族社会, 全集日本の歴史３, 小学館, 2008, 319쪽. 河添房江, 平安文学と異国, 通交通商圏の拡大, 日本の対外関係3, 吉川弘文館, 2010, 쪽. 倉田実久保田孝夫編, 王朝文学と交通, 平安文学と隣接諸学7, 竹林舎, 荒野泰典石井正敏村井章介編, 通交通商権の拡大, 吉川弘文館, 2010, 144쪽. 新城常三, 新稿社寺参詣の社会経済史的研究, 塙書房, 1982, 4 7쪽. 関根賢司, 竹取物語と異郷, 国文学解釈と教材の研究 38(4), 學燈社, , 66 72쪽. 142 용봉인문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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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034.hwp iv v vi vii viii ix x xi 61 62 63 64 에 피 소 드 2 시도 임금은 곧 신하들을 불러모아 나라 일을 맡기고 이집트로 갔습니다. 하 산을 만난 임금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말했어요. 원하시는 대로 일곱 번째 다이아몬드 아가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