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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 쇄 발 행 발 행 인 책임편집 디 자 인 발 행 처 주 소 전 화 팩 스 홈페이지 이 메 일 2012년 11월 11일 2012년 11월 15일 이혜경 변재란 홍소인 황미요조 흑석동작업장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시 창천동 아트레온 B Copyrightc2012(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본 책자는 한국여성재단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5 목차 여는 글 여성영화 읽기 - 복잡하고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 2 워크숍 1 여성의 몸과 재현-문화, 자본, 권력 워크숍 2 섹슈얼리티와 가족 워크숍 3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워크숍 4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워크숍 5 숭배에서 강간까지-성폭력, 섹슈얼리티, 관계 주제강연 김은실 주제강연 김순남 토론진행 홍소인 주제강연 정희진 토론진행 황미요조 아카이브 보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강사 프로필

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여는 글 여성영화 읽기 - 복잡하고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영화제가 열리는 서울이라는 지역적 한계와 8일간이라는 시간적 한계를 넘어 보다 다양 한 장소에서, 더욱 많은 관객과 상시적으로 만나기 위해 아카이브 <보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 <보라 >는 상영된 영화를 선별하고 수집, 보관, 대여하는 일을 넘어, 보관된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주제, 의미에 따라 맥락화 하고 교육자,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내실 있게 활용하는 방법들을 연구하는 등 영화들의 생명력을 지속 시키는 보다 적극적인 활동 방안을 모색해왔습니다. 수 십 차례의 찾아가는 상영회가 기획/진행되었고, 아카이 브 영화 활용을 위한 가이드 북을 두 종류 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발행하는 여성영화읽기 쾌컬여담 워 크숍 강연/토론집 역시 그러한 활동의 일환입니다. 강연/토론집은 2012년 8월 매주 한 차례씩 진행된 여성영화 읽기 워크숍 쾌걸여담 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워크숍에서는 아카이브<보라>의 영화들 중 몸, 섹슈 얼리티, 성폭력 을 주제로 한 영화를 선정하여 상영하고, 관련 주제로 강의,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김은실 선 생님, 김순남 선생님, 정희진 선생님께서 강연자로 참여하셔서 통찰력과 지식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심각하면서 도 유쾌하고 사려 깊으면서도 통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두 차례의 토론은 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두 프로그 래머가 진행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워크숍을 빛나게 한 것은 수강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이번 워크숍의 수강자들의 대부분은 교육 현장의 교강사, 여성주의 활동가, 여성주의 영화인들로 한국사회에서 누구보다 일상 적으로 이번 워크숍의 주제들을 고민해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수강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조별 토론에 서 수강자들의 깊이 있는 고민과 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다소 비격식적으로 진행된 대 화와 토론들이지만 그 이야기들의 매력을 지나칠 수 없어 수강자들의 조별 토론 역시 이 강연/토론집에 거의 첨 삭없이 싣기로 하였습니다. 2

7 아카이브 <보라>의 영화 활용 예시라는 목적 외에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이 워크숍을 통해 시도하고 싶었던 조 금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면 영화를 활용한 교육 의 방법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가 교육 에 활용되는 예는 매우 흔하지만, 많은 경우영화는 어떤 문제들을 더욱 단순하게, 쉽게 이해시키는 역할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만드는 과정에서 반드시 감독 한 사람이나 시나리오 작가, 배우 한 사 람의 의도에 의해 일괄적으로 통제되기 어렵고,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할지라도 영화가 상영되어 관객들이 볼 때에 는 다른 의미들이 생성되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서 교육한다는 건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만 들어지는, 그리고 보여지는 상황과 역사가 중요한 것이죠. 이러한 복잡성, 다양한 층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지를 논의하는 것이 이 워크숍의 또 다른 주제였습니다. 강연/토론집에 담긴 강연, 논의 내용들을 함께 읽으면서 이러한 주제들이 다시 한번 토론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황미요조(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여는글 3

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1. 여성의 몸과 재현 - 문화, 자본, 권력 주제강의 김은실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교수) 사 영 회 황미요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화 <핑크리본주식회사> 레아 풀/ 캐나다/ 2011/ 97분/ 다큐멘터리 여성의 몸이 특정한 사회관계 안에서 어떻게 인식, 통제, 관리되는지, 그 사이에 개입하는 제도, 역사적 조건, 사회/문화적 권력관 계를 살펴본다. 관리되는 몸이지만 그 신체의 주체/행위자로서의 능동적 가능성도 함께 이야기해 본다. 사회자 여성영화제의 영화읽기 워크숍에서는 어떻 게 영화를 독해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할 것인가 가 중요합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이 영화들이 어떤 여성주의 콘텍스트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지금 우리 시대 한국사회에서 여성주의는 어떤 방식으로 논의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영화를 통해 접근해보는 것이 이 워크숍의 목표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볼 영화는 레아 풀 감독의 <핑크리 본 주식회사>입니다. 여성영화제의 상영작이었으니 이미 보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이해 하기 위해서는 시장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고, 자본 이라는 문제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성의 행위 성, 여성적 주체, 혹은 여성의 주체성이라는 문제를 이해해야 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신자유주 의, 개인주의, 소비주의 시대의 여성의 몸, 페미니즘 을 우리가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거리들 을 던져주는 몇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여성의 몸과 페미니즘 김은실 제가 이 워크숍에 오기 전에 강정에 다녀왔 어요. 제주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걷기를 하면서, 강 정의 여성분들을 만났어요. 대부분 나이 드신 여성들 이 많았는데,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강정 주민들 은 지속적으로 굉장히 강하게 저항을 해오고 있었습 니다. 어떻게 이렇게 지속적인 저항을 하실 수 있었냐 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한 여성분이 너무 당연하지 않 냐고 답변을 하시는 거예요. 누가 내 것을 빼앗아 가 면 저항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내가 평생 이 땅에서 뭔가를 생산했는데 앞에 해군기지가 생기고 군인 아 파트들이 생기면서 이 마을이 완전히 포위가 되고, 자 기 땅이 의미가 없어지는데 어떻게 저항하지 않을 수 있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젊었던 시절부 터 자신이 이 땅에서 생산해 온 것들, 땅과 자신에 대 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저는 이것을 보면서 여성의 권 4

9 력의 출처는 생산력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 다. 그런 생산력, 재생산력이 어떤 맥락에 있느냐에 따라 여성들의 저항과 여성들의 권력이 발생하는 것 이 아닌가 합니다. 여성 억압의 기원이 무엇인지에 대 해 페미니즘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어 왔지만, 그 중 중요한 논의 중 하나가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를 여성 억압의 핵심으로 보는 것입니다. 소위 래디컬 페 미니즘의 주장인데요,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억압의 근원이 여성이 아이를 낳는 문제, 여성이 자 신의 몸을 갖고 쾌락을 갖는 문제, 자신의 몸으로 생 산한 노동의 산물을 갖지 못하는 문제 등 여성의 몸이 몸과 페미니즘은 깊은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어떻게 여자들에게 아기를 갖게 할 거냐, 여자 들이 출산으로 얼마나 억압되는가, 아이는 여자의 아 이인가, 남자의 아이인가,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자가 낳는 아기는 여자 이름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남자 이름 을 갖는 것처럼 애는 여자 몸을 통해 나오지만 여성에 게 속하지 않는다, 등의 여성과 가부장제와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오랜 전통을 가진 많은 논의들이 여성의 몸과 관련이 있습니다. 항상 여성의 몸과 가부장제에 대한 토론이 있었고 그것이 역사에 따라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한 토론도 있었습니다.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즉, 래디컬 페미니스 트들에게 여성 억압은 아이를 낳는 재생산, 여성의 성 적 쾌락, 그리고 여성이 자기 몸을 통해서 만들어내 는 생산물을 자기가 통제하지 못하고 전유하지 못했 신자유주의 시대: 여성과 개인, 다양성 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고, 여성의 몸은 여성 억압 기 원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 러한 관점에서 페미니스트들은 끊임없이 여성 몸에 서 산출되고 있는 것들, 재생산 권리를 향한 싸움, 그 리고 임신/낙태의 자유, 피임의 권리를 주장하고 싸 워 왔습니다. 출산 능력을 하나의 능력으로, 권리로 인정하는 것, 성적 쾌락을 여성이 능동적으로 결정 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 이러한 여성의 몸에 대한 자 기결정권이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성들의 난자는 생명공학에서 핵심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은 생명공학 권력 에 대한 통제력이 없이, 난자만 제공하는 위치에 있어 요. 생명공학의 결과로 발생한 이윤에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역시 최근 재생 산과 관련된 여성주의 논의들입니다. 이렇듯 여성의 오늘날 우리는 신자유주의, 소비시대, 개인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호명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 다. 가족, 여성, 학벌, 출신/거주 지역에 의한 정체성 보다 나 개인이 얼마나 유능해야 하는지 증명해야 하 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이러한 신자유주의 시대, 시 장사회에서 여성의 몸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는 오늘 우리가 영화와 관련하여 다룰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 다. 신자유주의 시대, 너무 많이 듣는 말이죠. 시장, 시장주의라는 말이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어 떤 것이든 시장이 원해야 의미가 있고, 시장이 원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시장이 예쁜 여자, 날씬한 여자, 아기, 결혼을 원합니다. 시장을 절대화하는 시 장사회죠. 신자유주의 시대의 다른 말은 시장사회입 니다. 시장사회라는 것은 시장이 절대적인 권력을 행 여성의 몸과 재현 5

1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사하는 것입니다. 안 팔리는 것은 필요가 없죠. 팔리 는 몸을, 팔리는 능력을 가지는 것, 이것이 절대적인 명제입니다. 이런 신자유주의 시대가 등장하면서 페 미니즘은 비틀거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워크숍 을 진행하고 있는 여성영화제의 미디어교육실은 여 성영화 상영작 아카이브 영화를 기반으로 여성영화 니다. 그런데 왜 결혼을 해야 할까요? 지금 같은 시대 에 가족을 만들고 부양하는 일이 더 어려울 것 같은데 남자들은 결혼을 하려고 합니다. 남자들은 어른이 되 기 위해서 결혼을 해야 합니다. 시골에 가면 45세가 돼도 상여를 들지 못하는 남자가 많아요. 상여를 드 는 사람들은 어른이어야 합니다. 결혼을 해야만 상여 가이드북을 발행했습니다. 그 책 안에는 많은 여성영 화들이 있는데요, 이 영화들에서 여성들은 주로 가부 장주의/자본주의/국가발전주의의 피해자로 재현됩 니다. 여성들이 얼마나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를 보 여주고, 여성들이여 단결하라, 로 끝맺습니다. 이렇 게 여성들을 피해자로 통합하고 묶는 것은 여성주의 정치학에서 중요한 기본 틀입니다. 그런데, 요즘 어 디 가서 페미니즘 얘기하면 사람들이 싫어해요. 특 히 여성을 피해자로 위치시키고 집단화 시키는 논의 가 썩 설득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성이라 고 묶이면 시장이 원하지 않는 집단들, 시장에서 루 저가 된 집단들이 되니까 여자들조차도 페미니즘에 서 제외시켜 달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사회는 잘 나가는 여자들을 강조하며 사회적 집단으로서 여성 과 여성 개인을 자꾸 분리시키고 싶어 합니다. 지금 사법고시 합격생 중 여자 비율이 40%나 되고, 의과 대학도 신입생의 40%가 여자입니다. 외무고시는 여 성 합격자가 더 많습니다. 이런데 왜 페미니즘을 해 야 하냐고 하는 것이죠. 그럼 남자들은 어떨까요? 다 소 거칠게 말하자면 지금 시대에는 남자들은 다 루 저다, 우린 여자도 못 가져서 우리는 여자를 수입해 야 된다, 너희 여자들 왜 이렇게 이기적이냐, 한국 남 자/돈 없는 남자들이랑 결혼 안 하려고 하잖아 가 동 시대 한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들에게 가지는 생각입 를 들 수가 있어요. 결혼을 하지 않은 남자, 어른이 되 지 않은 남자, 그들은 주민이 될 수가 없고 시민이 될 수 없죠. 즉, 남자가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여자가 있 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어차피 결혼을 해도 시 민이 아니고 결혼을 안 해도 시민이 아닙니다. 그러니 까 이제 여성들은 안 하고 싶어 합니다. 결혼해서 여 성이 얻게 되는 지위의 하락이 주는 고통을 경험하고 목격해 온 여성들은 굉장히 똑똑해지고 있죠. 결혼 이 현재 나의 자원을 플러스로 만들어준다면 생각해 볼 여지는 있지만, 똑같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왜 내가 결혼을 해야 하는가 에 생각이 미치면서 결혼을 당연 하게 생각하지 않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남성들 은 너희들이 결혼을 안 해? 그러면 여자를 수입하겠 어 라며 그래도 결혼을 하는 것이죠. 남성들의 여성 들에 대한 가부장적 권력을 유지해주던 결혼과 가족 의 가치가 급격하게 달라지면서 남성들은 엄청난 루 저의 감성을 가지게 됩니다. 패자의 감성을 지닌 남자 들과 승자의 위치에 있는 여자들이 등장합니다. 페미 니즘이 작동을 안 하죠. 루저 남성은 또 생각합니다. 저 잘난 여자 때문에 내 직업이 없어지고 있어. 지금 의 시대는 잘난 여자와 못난 남자가 싸움을 하는 거예 요. 보통의 여자와 잘난 남자는 조용합니다. 잘난 여 자는 이제까지 여자와 다른 여자죠. 비정상적인 여자 들, 이기적인 여자들, 이른바 골드 미스로 불리는 이 6

11 런 여자들이 있어요. 남자들은 잘나거나 정상적이어 야 하는데 루저인 남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비 능력을 인정받는 게 성공이라고 말하는 시장사회에 서 페미니즘은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기 시작합니다. 정상적인 남자가 루저고 비정상적인 여자는 잘난 여 자에요. 잘난 남자와 그냥 여자들은 정상인 거죠. 굉 장히 이상한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지금 일반 여성에 대한 잘난 남자의 공격이 아니라 루저 남자의 공격이 신자유주의 시대: 시장과 문화, 문화운동 시작됩니다. 이제 우리는 젠더 갈등의 새로운 국면에 들어와 있습니다. 즉, 더 이상 피해자라는 단일한 정 체성에 묶일 수 없는 여성들 내의 차이에 주목하고 따 라서 피해자로서 여성정치학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때입니다. 차이를 갖고 성공하는 여자들이 등장하는 이 시대의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문제를 어떻게 다루 어야 할까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우린 잘난 여자 페 미니즘 따로 있어야 하고 못난 여자 페미니즘 따로 있 어야 하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실 이 러한 젠더 갈등의 국면은 굉장히 문제적입니다. 이제 까지 페미니스트들은 여자들이여 우리 잘난 여자가 되자, 남성 중심의 시장 사회에서 성공한 여자가 되 자 는 주장을 지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 의 여성의 성공이 굉장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도 전에 페미니즘은 직면하게 됩니다. 이 틀은 굉장히 개 인주의적이고 여성이 남성 중심의 공적 사회에서 살 아남고 이기는 것을 성공으로 지향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여성이 남성과 같아지는 여성이 될 수가 없어요. 남성과 같은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여성은 소수입니 다. 사실상 많은 여성들은 남성과 똑같은 지위를 가 질 수 없는 구조 속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지금 우리가 여성을 하나로 묶고 피해자로 묶는 정치학과, 모든 개인들, 성별, 계급, 국적 상관없이 모든 개인은 법이 아닌 시장 앞에 동등해서 시장이 불러내는 대로 여성영화제는 여성문화운동입니다. 여성문화 운동 의 지향점은 남성 중심의 사회가 만들어내는 여성들 과는 다른 마인드와 주체성을 지닌 여성들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성영화제에서 많은 여성 영화를 보면서 사회 규범과는 다르게 살아가는 여성 들을 보게 되면 처음엔 충격을 받고 좀 더 나중에는 재밌어 하고 힘을 받게 (empowering) 됩니다. 아, 저렇게도 살아도 되는 거였구나. 저렇게 생각하는구 나. 저래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구나., 이러한 생각은 새로운 상상력을 주고 새로운 삶에 대한 지평을 줍니 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눈이 달라지는 건 정상/비정상, 아름다운 것/아름답지 않은 것, 즐거운 것/즐겁지 않은 것의 구분이 변화하고, 미학적이고 감각적인 변화를 통해 세계를 다르게 보는 것입니다. 우리 캐치프레이즈가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입 니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려면 이제까지 옳다/ 옳지 않다의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감각 을 달리하면, 저 여자 왜 그래 하던 우리가 재밌다 이런 식으로 달리 생각하게 되죠. 그렇게 되면서 다양 성을 인정하게 됩니다. 제1회 여성영화제 때 <나는 앤 디 워홀을 쐈다>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발레리 솔라 레스라는 페미니스트 여성이 나오는데 우리 기준으 로는 미친 여자 같은 것입니다. 여성영화제에 온 페미 여성의 몸과 재현 7

1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니스트들끼리 저런 말을 하는 페미니스트 본 적이 있 냐. 이런 이야기를 하며 쑥덕거렸어요. 우린 올바른 페미니스트잖아요. (웃음) 우린 올바른 대로로 가는, 억압을 받을지언정 정도를 걷는 금욕적인 사람들인 데. 그런데 이런 질문이 던져진 것이죠. 우린 무엇엔 저항하고 무엇엔 저항하지 않아야 된다는 거야? 그 나 정상적인 여성을 위한 방식으로 테이블, 의자, 계 단, 버스, 식당을 만들어 왔는가, 모든 게 얼마나 좁은 범위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이제 우리는 이걸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문화운동은 어 떤 면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감각을 바꾸는 운동, 눈 을 바꾸는 운동으로, 세계를 보는 시각을 바꿈으로써 러니까 가부장제에는 저항하고 자본주의는 수용해야 돼? 가부장제에는 저항하고 여성 도덕성은 확보해야 돼?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혹은 우리가 어떤 저항에 위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질문을 하는 거예 요. (한국 페미니스트들은) 중산층 도덕주의에 입각 한 운동을 해왔잖아요. 정돈된 삶을 살고, 옷도 깨끗 하게 잘 입고. 그런 관점에서 저게 어떻게 페미니스 트냐, 이런 여성이 등장한 거예요. 이렇게 여성영화 제에서 다양한 여성들을 보다 보면 사실 내가 갖고 있는 게 위선이지, 그래, 나는 특권층이구나, 내가 이 렇게 이른바 정상적으로 깔끔하게 다닐 수 있었던 건 돈이 있어서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애여성 이 나오는 영화를 볼 때 역시 우리는 우리가 가진 정 상성 에 대해 질문을 합니다. 장애여성이 사랑하기 위 해서 손을 뻗고 키스를 하는 행위는 아주 정상적인 몸 을 가진 여성이 키스를 하는 것과 다릅니다. 정상성에 익숙한 여성들은 그 행위들을 사랑의 행위로 인정하 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여성의 맥락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정상적인 성행위, 정상적인 키스행위는 얼마나 올바른 몸 위에서 만들어진 것인가, 그 위에서 습관화 된 것인가, 만일 우리가 모든 형태의 바디를 수용한다 면 사실 사랑하는 행위 자체도 얼마나 다양해질 수밖 에 없는가, 그런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장애여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면서 그동안 사회는 얼마 이 세계가 갖고 있는 좁은 시선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시대에 문화운동은 또 다른 도전 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시장은 문 화와 자본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것이죠. 문화는 경 제와 독립된 것인가?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은 시장 프레임, 경제 프레임입니다. 시장은 문 화와 다른가? 문화는 자본과 다른가? 이런 문제가 제 기됩니다. 영화 <핑크리본 주식회사>는 여성성, 여성 주의, 문화, 자본, 이건 어떤 구분을 갖는 것들이지? 이것들은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 거지? 이런 방식의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페미니즘, 그리고 여 성의 몸이 신자유주의 시대, 소비주의 시대와 어떤 연관이 있느냐, 신자유주의 시대의 결과물이냐, 아니 면 여성의 몸은 신자유주의를 가속화시키고 자본 축 적을 가능케 하는 토대로서 작동하는가, 여성의 몸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 그런 질문을 해봐야 합니 다. 일단 영화를 보고 그 다음에 토론을 하겠습니다. 8

13 영화 상영 핑크 리본 주식회사 Pink Ribbons Inc. 레아 풀 감독, 캐나다, 2011, 97분, 다큐멘터리 친여성적인 사회운동으로 인식되어 온 핑크리본 캠페인의 어두운 측 면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용감한 다큐멘터리. 유방암 캠페인은 여성 질 병으로서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유방암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위한 커뮤니티 운동으로 출발했지만, 거 대 상업자본이 결합되면서 이 캠페인은 점차 상업적 홍보의 각축장이 되었다. 캠페인의 초점 또한 유방암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유할 것인 가 가 아닌 얼마나 많은 기금을 모았는가 에 맞춰지면서 여성 질병에 대한 원인 규명과 치료 및 여성들에 대한 지원이라는 취지와는 멀어져 버렸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들이 질병의 관리와 극복, 자긍심과 생존, 긍정성을 강조하는 획일적 방식으로 담론화되면 서, 실제 죽음을 대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환자들을 소외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점 역시 조명한다. 영화를 연출한 레아 풀은 캐 나다 출신의 세계적 여성감독으로 2003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그 녀의 특별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핑크리본 주식회사>는 레아 풀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사회자 이 영화를 만든 감독 레아 풀은 유명한 캐나 다 여성 감독입니다. 2003년 제5회 여성영화제에서 레아 풀 감독의 특별전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레아 풀 감독의 작품들은 모호하고 서늘한 감정의 극영화 들이 대부분인데, 그 작품들과는 달리 이 작품은 설명 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의, 인터뷰 중심의 다큐멘터리 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장면들에서 레아 풀 감 독의 특유의 스타일을 느낄 수가 있는데요, 특히 핑크 리본 캠페인 행진 장면들에서의 연출이 그렇습니다. 분명히 현장의 행사 자체는 흥겹도록 연출이 됐을 거 예요. 핑크를 기조로 한 공연과, 각종 판촉행사,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그렇지만 다큐멘터리에서 이 캠페인 행진들은 그로테스크하게 연출되었습니다.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타일적인 부분보다 이 영화가 가장 뛰어난 부분은 어떤 이야기 로, 어떤 주장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 입니다. 최근엔 어떤 걸 전달하느냐보다는 다큐멘터 리 자체의 스타일이라든지 미학적인 부분에 골몰하 는 경향들이 커졌지만,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상식과 도덕, 고발을 주제로 하는 경 우들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핑크리본 주식 회사>는 매우 용기 있는 작품입니다. 북미하고 비교했을 때 한국사회는 핑크리본 캠페인 의 떠들썩함에 대한 온도차가 다를 수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핑크리본과 유방암 경각에 대한 캠페인 은 거의 동일어로 간주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인식 신경질적인 음악, 좋지 않은 날씨를 강조하는 화면 등 굉장히 불안하고 어떻게 보면 기괴하다시피 하게 행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죠. 그리고 시네필적인 눈으 자체에 대해서 핑크리본이 아직은 진보적인 것, 여 성 친화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다 큐멘터리를 만들고 정면 돌파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 여성의 몸과 재현 로 보자면 예전 아카이벌 클립들을 활용한 것 등에서 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업적인 측면에 이용되고 있다 9

14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는 것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자본주의 생산체계 내에 서 유방암이 양상되고 있다는 문제, 여성은 여기에 희생되고 있다는 문제로 나아간다는 것에서 주제적 인 면에서 상당히 묵직한 다큐멘터리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시대는 즐거움, 쾌락이 선택되어야 하는 거죠. 그랬 을 때 No 라고 하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 는 것, 죽음을 주는 건 굉장히 나쁜 거예요. 레아 풀 감독은 페미니즘의 지금의 혁명성이 사라지는 것, 운 동성이 사라지는 것, 정말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하는 페미니즘이 소셜 서비스처럼 되는 이 시대에, 핑크라 김은실 레아 풀 감독 영화중에서 <상실의 시대>라 고 하는, 착한 의지로 희석된 이 문제에 굉장히 강하 고, 우리나라 <여고괴담> 같은 영화가 있어요. 여고 괴담처럼 서늘하고 예리하면서도 굉장히 영화적이고 미학적인. 레아 풀은 그런 감독입니다. 저는 <핑크리 본 주식회사>를 보고, 레아 풀이라는 감독이 당연히 다루고 싶었을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겁나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 영화를 학생들에게 보라고 했는데, 그 중 어 떤 대학원 학생이 학부 때 핑크리본 캠페인 자원봉사 자가 있었어요. 그 학생은 자신이 여성들을 위해 좋 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완전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잘 몰랐던 것이죠. 여성주의 이론에 대해 공부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 는, 70년대에 라벤더 페미니즘 이라는 말이 있었어 요. 라벤더 페미니즘은 레즈비언 페미니즘과의 관계 가 있었습니다. 라벤더는 부드러운 보라색이죠. 레즈 비언 페미니스트들이 이성애 중심적이고, 중산층 중 심적인 페미니즘을 비판할 때 페미니즘은 보라색(라 벤더)이 아니고 핏빛이라고 주장하며 나온 말입니다. 핏빛의 페미니즘, 분노와 격렬한 저항은 사람들을 불 편하게 합니다. 여성들이 분노하는 것, 여성들이 노 (No) 라고 말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 이런 식 의 불편함 때문에 거부를 당합니다. 특히 신자유주의 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유방암 캠페인이 갖는 문제 도 있지만, 한편으론 왜 유방암이 생기는지를 따져본 다면 여자라는 것이 유방암의 리스크 요소입니다. 위 험 요인의 첫 번째가 여자라는 거죠. 어떻게 모든 여 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가 있는가. 우리가 옛날에 모 든 여자들이 위험할 때 첫 번째가 성폭행이라고 얘기 했습니다. 혹은 원하지 않는 임신이라고 말하기도 했 죠. 그런데 지금 23초에 한 명씩 유방암이 진단되고 69초에 한명씩 유방암으로 죽어요. 이렇게 치명적이 고 위험한 이것이, 핑크라는 말로 전이가 되면서 비 즈니스로 전락하는 이 문제에 대해 레아 풀이 접근하 는 방식이 상당히 무시무시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 자들에게는 에스트로겐이 분비가 됩니다. 그런데 가 짜 에스트로겐이 몸에 분비가 되면 똑같이 작용해서 호르몬 체계를 변화시키는 환경 속에 여성들이 노출 되어 있다는 거죠. 화장품, 립스틱 등. 저는 그런 걸 못하거든요. 왜 그걸 못하는지 오랫동안 몰랐는데 알 고 보니까 저는 금속 알러지가 있는 거예요. 금속 알 러지가 있는 사람은 목걸이를 못 하잖아요. 마찬가지 로 아이섀도, 립스틱에 전부 금속이 들어 있잖아요. 엄청나게 많은 석유 상품들이 다 그렇잖아요. 여성들 이 화장품, 엄청나게 많이 쓰고 있죠. 여성들이 사용 하고 있는 샴푸, 린스, 모든 것이 석유화학 제품들입 10

15 니다. 이런 것들이 호르몬과 결합하는 방식이라든가, 여자라고 하는 조건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 는가. 그런데 왜 이것이 방치되어 있고 왜 이것이 아 무렇지도 않게 되어 있고 여자들은 분노하지 못하는 가. 분노하면 더 이상 핑크가 아니죠. 그런 식의 무서 운 이야기를 이 영화가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걸 해야 하는 거지, 이 질문이 제기되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해 영화는 다루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 얘기했 으면 좋겠습니다. 폭력적이 되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그들이 기존의 규 범성을 벗어던지는 것에 대해 문화적 실천이 갖는 정 치성을 높이 평가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래서, 그 다음에 뭐? 이런 비판적인 물음들이 나오고 있습니 다. 여성들이 문화 활동을 많이 하고 여성주의 영화 를 많이 봅니다. 여성주의 영화를 보고 같이 이야기 할 친구를 만나고, 문화적으로 굉장히 세련되어 가고 있지만 그 이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죠. 지금 이 영화에서도 여성들이 참여를 하고, 몇 백만 킬로미터 사회자 핑크리본이 무서운 게, 다른 여러 가지 암 를 걷고, 수백만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그렇지만 유 방암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한 발짝도 나아 과 다르게 유방암 캠페인은 굉장히 여성적 이미지로 무장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요플레 하나 사면, 핑크 리본 그려진 뭐 하나 사면 죄책감이라든지 사회참여 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이 있는데, 그게 여 성성을 차용한다는 점에서 젠더하고 결합되어 있는 것이죠.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히치콕이 여자 배우에게 연기 지도를 하죠. 유방암이 끔찍하다는 걸 표현해라, 너 는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표정을 지어라. 즉 재현되 는 것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는 여성에 대한 문화들은 문화적 실천이 되고 있지만 어떤 면에선 현 실을 바꾸지 못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김은실 여성과 문화의 관계입니다. 사실 핑크리본 러니까 유방암이 하나의 실체일 수도 있고 메타포일 수도 있어요. 1980년대 미국 여성운동 진영에서는 미 캠페인이 문화운동으로 간주되는 거죠. 지금 어떤 면 에서 여성과 문화, 그리고 문화를 사회의 다른 영역과 분리시켜서 접근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강하 게 떠오르고 있어요. 한 때 문화운동과 문화연구의 시 대에 문화참여, 문화현상 자체를 축복하는 경향들이 있었어요. 여성 페미니즘 쪽에서도 여성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적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 팬덤이 되는 국의 NIH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든 기금의 1%도 여 성을 위해 쓰이지 않자 모든 여성들이 걸리고 있는 유 방암에 대해서 압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동시 에 대기업에서는 여성을 전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여 성을 전유하면서 자본이 갖고 있는 파워와 다른 자본 이 결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들은 여성의 병에 대 해 자신들이 공공기금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것, 아직도 포지티브하고 전복적이라고 많이 이야기 됩니다. 가령 마돈나, 레이디 가가 등에 대한 페미니 즘의 반응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젊 은 10대들이 기존의 10대적인 규범을 버리고 거칠고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입소문을 통해 자기네 제품을 광 고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에 그 치지 않고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데에 직접적인 방 식으로 여성이 결합되는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죠. 많 여성의 몸과 재현 11

1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은 사람들은 그래도 알리는 게 좋지 않으냐고 얘기합 니다. 하지만 캠페인에는 많은 여성들이 간판으로 나 서고 여성들을 동원하지만 누가 유방암 연구를 할 것 인가, 지식을 누가 컨트롤하는가, 이런 문제들에는 여성이 거의 참여하지 못 하고 있어요. 이런 문제들이 결합되어 유방암 문제가 다루어져야 합니다. <핑크리 본의 논리에 종속된 여자의 몸이라는 것들이, 또 한 편으론 저도 여성이기 때문에 두려움이 오더라고요. 나도 혹시 유방암이 아닐까, 경각심이 들기도 했습니 다. 영화가 무겁고, 그래서 우리가 다시 인식한다는 게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인가, 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것들을 접하게 됐습니다. 본 주식회사>에서는 여성의 몸, 여성성, 여성의 이미 지가 거대한 사회구조와 어떤 방식으로 지금 만나고 김은실 세상을 인식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변화 있느냐, 그런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 말하지만 그건 혼자가 아니라 참가자 1 저도 사실은 핑크리본 하면 굉장히 훌륭 같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형마트에 가지 않으려고 하면 같이 가지 않는 친구들이 생겨야 하는 거예요. 한 것이고, 여성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 이런 쪽으로 인식을 해오다가 색다른 쪽에서 접근하니 재인식이 되면서 약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성의 몸이 이렇 게까지 이용되고 있었는가. 자본과 여성의 몸이 이렇 게까지 밀접하게 결합한다는 것에서 조금 쓸쓸하다 느꼈습니다. 또 한편으로, 우리가 자본을 거부하지만 한편으론 자연스럽게 수용하면서 대형마트를 편안하 게 이용하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왜 재래시장에 익숙하지 않고, 대형마트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도움을 받고 있는가. 이런 부분들에서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는데요. 아까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온 건 많은 사람들이 캠페인을 계속하는데 암 4기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어떤 진술을 하냐면, 대 기업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많 최근에 본 책 중에, 송기호 변호사가 쓴 맛있는 식품 법 혁명 이라는 책을 좋게 읽었습니다. 한국의 근대 화 이후 먹거리가 완전히 파괴되는 과정을 서술한 책 인데요, 소농경제 파괴와 이것이 맞물려 있다고 합니 다. 이렇게 인식이 들었는데,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가. 아마 이 토론이 그런 것을 시작하 는 작은 네트워크가 될 수 있는 것인데, 같이 해야 되 는 거죠. 우리 이렇게 하는 게 좋잖아, 하고 인정해 주는 인정의 커뮤니티가 있어야 해요. 인정의 커뮤니 티가 있어야만 새로운 실천이 가능해집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나의 주관성은 굉장히 불안한 겁니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혼자서 견지시키는 건 굉장히 어렵 습니다. 상대의 눈을 통해서만 나의 생각을 견지시키 는 게 가능한 거죠. 은 물품들을 판매하는데, 과연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 들에 대한 처절함에 대해서는 왜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는가. 죽어야 하는 것들을 모델로 제시했을 때는 아 무도 그걸 사지 않겠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조차 도 당당히 죽음을 맞이할 수 없는 것들이, 철저한 자 사회자 여성영화제 홍소인 프로그래머가 뒤에 계신 데요, 이 영화 선정을 담당하셨는데 여성영화제 사무 실 내에서도 영화내용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가 있어 서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이 영화 제목을 들었을 때, 12

17 이 영화가 핑크리본을 긍정하고 캠페인을 하는 기업 들과 사무실이 친밀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스태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런 혼란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거예요. 그런 혼란들이 단순히 고생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담론들이 다른 지위를 획득해 나가는 과정인 것 같기 도 합니다. 죽음을 보고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어떤 의미 를 줄 수 있는가, 아무도 문제 제기하지 않는다는 거 죠. 그랬을 때 내가 나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끊임 없이 관리해 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이 악화된 다면 이건 내가 관리를 못한 내 책임인 건가, 이런 식 으로 계속 개인의 차원으로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이 영화가 굉장히 중요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 아까 말 홍소인 영화제 기간 내내 끊임없이 이 영화와 관련 씀하셨듯이 핑크라는 색이 제공하는 희망, 긍정, 성 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인상적 해서, 핑크리본 캠페인 쪽에서 영화제 운영 면에서 펀 이었던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 딩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들이 있었어요. 그래 서 저는 이 영화는 그런 캠페인을 비판하는 영화인데 김은실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논리는 자기관리, 요, 이렇게 계속 말씀을 드리면서 펀딩까지 포기하면 서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관객들은 굉장히 감동받고 무거운 마음으로 극장을 나섰죠. 근데 그 앞에서 저 희 자원활동가 친구들이 핑크리본을 의자에 붙여놓 고 여성용품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이는 상황이 발 생을 한 거예요. 마지막 이벤트 기획 부분에서 소통이 잘 안된 것이죠. 그만큼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 가 여성주의 내에서 합의되고 있는 부분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영화의 중요한 점은) 요즘 한국 사회도 긍정성, 할 수 있다, 88만원 세대들에게도 끊임없이 얘기하잖아요. 상황이 어렵다 해도 좌절하지 말고 끊임없이 창의력 을 발휘하면 너도 가능하다고. 아무도 실패해도 괜찮 다고 말하지 않는 거죠. 그러면 1대 99의 불공평한 부 자기계발입니다. 이것이 신자유주의 시대를 사는 개 인의 윤리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실패 는 곧 윤리성이 없는 것이죠. 그런 식으로 핑크, 희망, 위안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희망은 좋은 것이죠. 그 런데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상태에서 희망은 너무 강 력한 언어예요. 희망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시대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라든가 유기성이 없는 걸로 간 주가 되어 버립니다. 여기에 대한 비판을 우리가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동시에 여성영화제 역 시 문화운동이면서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이 많아요. 어떤 때는 딜레마 에 빠져요. 기업이 지금 너무나 비윤리적인 일들을 많 이 하잖아요. 하다못해 어떤 기업은 자기네 여직원들 이 백혈병에 걸려도 책임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래 의 분배 안에서 나머지 99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이 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유방암 캠페인도 모든 책임은 개인의 층위로 내려오는데, 여성의 질병도 잘 관리하 면 극복할 수 있다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담론 안에서 서 어떤 여자 감독이 그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 습니다. 그러면 여성영화제가 지원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러면 기업에서 전화가 와요. 너희한테 후 원한 돈을 다 빼겠다. 그러면 영화제를 못 하게 됩니 여성의 몸과 재현 13

1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다. 저는 영화제가 되기 위해선 모든 여성들이 한 달 에 만원이나 오천 원 정도 후원자가 되어야만 여성영 화제가 정의로운 여성영화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사회는 여자들이 분노해야 할 때 분노를 못하게 만드는 사회라는 걸 여성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한 네트워크가 되어 여성영화제를 후원 해주시길 바랍니다. (웃음) 지금 우리들은 여성의 분 노가 추한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성폭행 문제라든 지, 여성을 화나게 하는 일들이 아주 많아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 구조적인 분노를 하면 안 되는 거죠. 왜 냐면 사회가 아니라 아주 잘못된 한 두 명의 사이코패 스 잘못이라고 몰고 가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화를 내면 안 되지? 왜 노 no 라고 하면 안 되지? 그런 생각들은 신자유주의 의 윤리,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내는 주체 문제와도 연 관되고 있습니다. 여자들로 하여금 온순한 주체가 되 게 만들고 우아한 주체가 되게 만드는. 우리가 다 그 렇게 배웠어요. 좀 거칠게 말하는 사람, 세게 말하는 사람은 폭력적이라고 말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 우리 가 좀 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14

19 15 여성의 몸과 재현

2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2. 섹슈얼리티와 가족 주제강의 김순남 (여성학 강사) 사 영 회 홍소인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화 <퀴어 스폰: 퀴어의 아이들> 안나 볼루다/ 미국/ 2006/ 30분/ 다큐멘터리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 가족 과 섹슈얼리티 를 연결시켜본다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가족 해체의 위기감이 증폭되 고 있는 시대, 퀴어적 시선으로 가족이라는 프레임을 재사유해 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가능할까? 가족이데올로기와 섹슈얼리티의 관계에서부터 퀴어 가족 구성권과 대안적인 친밀함의 정치학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고민해본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오늘 강의는 섹슈얼리티와 가 강의 요약 족 이라는 주제로 엮어보았습니다. 최근에 가족이 위 기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죠. 결혼하지 않는 여성 들, 황혼 이혼율의 증가 이런 것들을 가족의 해체와 위기 상황으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위기일까, 그리고 그런 위기를 바라보는 틀을 어 떻게 다르게 사고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 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지금까지 가족의 위기 가 이야기되어 왔던 이성애 중심적 관점이 아니라 완 전히 다른 방식으로, 혹은 퀴어적 방식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우리가 제도로서의 가족이 아니라 다른 방식 으로 가족을 고민했을 때 이야기될 수 있는 친밀성의 관계를 고민하고, 가족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무엇이 이야기되어야 하고 상상되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 해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주제 강연을 김순 남 선생님께서 진행해 주실 겁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결혼율의 감소, 저출산 문제, 이 혼율의 급격한 증가, 비전통적 가구 유형들의 등장은 이성애 규범적 결혼-가족 중심의 생애주기와 가족 관계에 대한 재사유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혼/비혼 이 정상화되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배타적 이 성애 규범적 결혼/가족 제도와 혈연운명공동체 중심 적 사고는 여전히 비규범적/비정형화된 관계적, 삶의 선택을 차별 혹은 규율화 하는 기제로 작동시키고 있다. 이에 가족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가족됨 의 맥 락과 실천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의 필요성 이 제기되고 있다. 즉 가족은 고정화된 형태를 갖지 않으며, 일련의 친밀성 실천들을 통해 끊임없이 재구 성되고 재의미화되는 것임에 주목해야만 하며, 또한 가족 을 넘어서 상상되는, 욕망하는 개인들의 실천적 형태를 가시화 할 시점임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여성 학적 연구들은 가족 내의 친밀성을 둘러싼 성역할의 16

21 분리 및 젠더 불평등의 문제, 특히 여성의 감정노동과 돌봄노동을 통해 가족/부부 친밀성이 유지, 실천되어 온 맥락을 가시화해 왔다.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제 기되는 가족의 위기/변화 는 젠더 불평등에 기초한 이성애-결혼-가족 친밀성의 위기/변화로서 야기된 현실이며, 단순히 가족해체 로서 규정하는 보수적인 흐름에 반기를 제기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에 규범적 가족담론이 섹슈얼리티에 대한 위계를 통 해서 지지되고, 특권화되는 방식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본 강의에서는 이성애 규범적 사회가 동성애 친밀성 을 사유하는 방식을 문제화하면서, 동성애 친밀성이 한국사회에서 제기되는 대안적 가족관계/친밀적 관 계에 대해 새롭게 함의하는 의의가 무엇인지를 탐구 하고자 한다. 최근에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사 회적 혐오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친밀성 을 구성하는 우리 사회의 규범과 가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요구된다. 특히 동성애 친밀성을 둘러싼 사회 적 배제와 차별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새로 정상적인 이성애 규범적 생애주기에 대한 문제제기 정상적인 생애주기(출산-결혼-양육-노후-죽음) 에 기반하여 작동하는 정상화 된 가족시간(family time) - 혹은 가족의 역사-이 동성애자의 삶을 철저 히 타자화(Others)하고 배제한다. 행복으로 가는 인 생지도 외곽에 존재하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간주되 는 동성애자들은 이미 행복을 상실 한 불행의 주체이 며, 비참한 노후를 맞이할 주체로서 재현된다. 이렇 듯 사회적 지지와 승인이 부여되지 않는 동성애 친밀 성은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경험이 강제되지만, 동시 에 규범적 각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관계 성을 개발하고 실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또한 열려 있 기도 하다. 이에 동성애 친밀성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 과 관계들을 복합적으로 조명하면서 정상화 된 생애 주기 와 다르게 상상하고 욕망하며, 실천하는 다양한 관계, 만남, 모임에 대한 의미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운 친밀성의 의미와 민주적 실천의 가능성을 생산적 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동성애 친밀성 의 실제적인 실천과 의미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새 로운 관계적 질서를 형성하는 동성애자의 삶을 의미 화 하는 것뿐만 아니라, 결혼-가족 중심의 친밀성 규 범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친밀성을 민주적으로 재 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가능성을 포착하기 위 함이다. 따라서 이번 강의를 통해서 다음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대안적 관계망의 모색과 실천적 토대에 대한 조망 두 번째 논의는 동성애 친밀성과 사회적 환경의 관계 를 파악하고, 동성애자들이 부딪히는 일상적인 피해 와 난관들을 부각함과 동시에 친밀성의 민주화 가능 성과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동 성애 친밀성을 실천하는 개인들의 행위성을 가시화 하고, 이성애 규범적 정상적 친밀성의 내용을 의문 시하기 위해서 다음의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 섹슈얼리티와 가족 17

2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야기를 전개하고자 한다. a) 퀴어적 시간 b) 사랑하기: 연애/친구/가족의 의미 구성을 중심으로 c) 독립 d) 노후/돌봄 나가며: 친밀성이나 가족을 사적인 영역으로 국한하면서 탈 정치화하는 사회적인 이데올로기에 대한 문제 제기 는 이성애 규범이 일상적으로 작동되는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섹슈얼리티와 친밀성의 재구성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적 질서와 윤 리적 실천을 성찰할 수 있는 역할을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동성애자들의 다양한 삶의 실천 형태들을 가시화하는 작업은 소수자의 입장과 소통하면서 사 회의 변화를 꿈꾸는 페미니즘 이론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출발이 될 것이다. 가족위기나 가족해체라는 담론을 통해서 정상화 된 관계를 벗어난 개인들의 관계적 실천과 책임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이성애 규범성에 대한 논의는 이성애 결혼-가족 내 부뿐만 아니라, 내부/외부의 경계를 재해석 혹은 재 구성할 수 있는 고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영화 상영 퀴어 스폰: 퀴어의 아이들 Queer Spawn 안나 볼루다 감독, 미국, 2006, 30분, 다큐멘터리 1년에 한 번 미국에서는 퀴어 가족을 축하하는 패밀리 위크 가 개최된 다. 미국 전 지역에서 400여 가정이 참여하는 이 축제는 그들에게 해방 적 공간이 된다. 이 작품은 퀴어 가정에서 성장해서 스스로를 퀴어스 폰 이라고 부르는 10대들의 입을 통해서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퀴어 가 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퀴어의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 가족됨 의 문제를 고민하게 할 뿐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라는 틀거리를 퀴어적 시 선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끔 하는 영화. 1) 1)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으로 현재 아카이브 보라 에서 대여 가능하다. 18

23 퀴어 가족, 규범적 프레임의 해체 혹은 확장 사회자 김순남 선생님께서 동성애 친밀성, 가족 되 기, 다르게 상상해보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구 요. <퀴어 스폰: 퀴어의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함께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2006년 미국에서 제작된 다 큐멘터리입니다. 서구 사회에서 동성애 커플들이 아 이를 출산하거나 입양해 기르면서 퀴어 가족을 형성 해왔습니다. 이렇게 자라난 퀴어 가족의 아이들을 퀴 어 스폰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동성애 커플의 가족 구성의 권리를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러 한 가족의 테두리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이야기, 큰 틀에서 퀴어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제 강연에서 김순남 선생님께서 동성 애 친밀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고요. 이성애적 친밀성의 관계가 아닌 다른 방식의 관계 맺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영화에 대해 어떤 이슈들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참가자 1 재미있었습니다. 게이 아버지 중 한 분이 우리가 남들과 똑같은 걸 알게 되면 그 사람들이 두려 워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거기 깊이 공감하 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게 바로 그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나와 그들 사이에 차이를 두고 싶어 하는데 같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성애자들이 갖게 되는 두려움, 당황스러움, 그런 것들에 대해 얘 기를 하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사회자 방금 말씀하시기를, 이성애 사회가 동성애 관계, 동성애 가족 관계가 이성애 관계와 다르지 않다 는 사실을 인식하기를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 씀하셨습니다. 이성애 사회가 동성애 정체성, 동성애 가족을 비정상으로 낙인찍으며 끊임없이 배제의 영 역으로 남겨두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이 영화에서 그런 부분들이 이야기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 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요? 다르게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이런 부분들이 분명 있음과 동시에 다른 한편 으론 동성애 혹은 퀴어적 섹슈얼리티가 섹슈얼리티 의 여러 규범과 제도를 뒤흔들까봐 두려워하는 부분 들이 같이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서 동 성애 재현 전략이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와 다르지 않 다, 우리도 일부일처제의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자녀 를 키우고 있다, 또 우리가 게이나 레즈비언이라고 해도 자녀가 게이나 레즈비언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 하는 방식이 그런 부분들을 의식하고 있다고 여겨지 는데요. 다시 말해 기존의 정상성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즉 동성애를 이성애와 같은 방식으로 구성해가려고 하는 욕망이 그 안에서 같이 작동하는 것 같아요. 사실 동성애라는 게 김순남 선생님이 계속 이야기해 왔던 것처럼 섹슈얼리티, 성애라고 하는 부 분이 가장 핵심적인데도 불구하고, 이성애자와 동등 한 권리를 누려야할 존재로서의 동성애를 이야기하 는 권리담론으로 전략이 넘어가면서 우리도 이성애 자와 똑같은 사람이다 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담론이 진행되어왔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동성애 섹슈얼리 티가 갖고 있는 정치적 가능성이 약화되는 부분이 동 시에 존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정치적 가능 성을, 기존의 것을 균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약화시 섹슈얼리티와 가족 19

24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키는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 니다. 이것이 90년대 미국에서 동성애 운동이 권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생겨난 문제라는 목 소리들이 있고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지점이 있 다고 생각됩니다. 김순남 선생님께서도 영화와 강의 를 연결해서 덧붙이실 이야기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것이 가족이라고 하는 명사가 아니라 가 족됨 이라고 하는 정치, 즉 동사적 접근을 보여준다 는 점입니다. 가족이 명사, 즉 존재being로서 있는 것이 아니라 동사, 즉 되기doing 의 형태로서 진 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천practice, 혹은 되기 로서 가족됨은 지속적인 친밀함을 통해 구성되고, 이 가족됨 의 정치 를 실천하고자 하는 욕망이 내부화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욕망 자체가 개인마다 다를 수 있고 그것을 그 안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 게 가족이 고 곧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랬을 때 다른 가능성 김순남 제가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계속 고민했던 을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 다른 욕망이 내 안의 욕망 부분이 이 강의가 단지 어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만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습니다. 동성 애자니까 이런 삶, 저런 경험이라는 방식으로 전적 으로 타인에 대한 이야기로만 읽혀질까 하는 부분입 니다. 그러니까 이성애 가족이 가족이라는 제도적 역 할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친밀성도 중요하게 작동하 는 부분이거든요. ~ 때문에 라고 하는 부분 자체가 이성애 내부의 불안 형성 요인이기도 하고, 가족이니 까 섹스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섹슈얼 한 감정이 부부 관계에서 계속 배제되는 이유는 돌봄 이라든지, 역할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배제되는 욕망 이 되기도 하죠. 그런데 다른 삶의 선택, 그 가능성도 있다는 거죠. 비혼도 마찬가지고, 동성애도 마찬가지 고 결혼 내에서도 단순히 성적인 부분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공존한다고 생각 하거든요. 제가 강의를 통해 나누고 싶었던 건 그냥 그들이니까, 하는 것들 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어떤 사랑이 어떤 사회의 조건과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는 점입니다. 과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족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삶의 가능성을 꿈꾸었을 때 그 만남이 공동체와도 만 날 수 있고요. 공동체를 이야기했을 때, 퀴어 가족 같은 경우 퀴어 가족과 퀴어 공동체가 분리되어 있지 않지요. 그들은 그게 굉장히 중요한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와 비슷한 맥락인데요. 공동체는 전혀 등장하지 않고 퀴 어 가족이 나오는 영화를 게이/레즈비언 커뮤니티에 서 정말 싫어했습니다. 두 사람이 커플이고, 중산층 의 모델이 나오고, 아이를 양육하고 보호해야 하고, 가족을 외부와 차단하는 방식으로 가족이 세트화 되 어 등장했을 때 유쾌하지 않은 거죠. 게이/레즈비언 공동체의 역사는 오래 됐어요. 물론 그 공동체가 지 속적이지는 않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게이/레즈비언 의 삶과 가족 되기에 있어서 확장된 형태의 가족으로 서 공동체를 떼놓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공동체 구성에 동성애도 가능하고 이성애도 가능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다른 상상력의 영역으로 동성 애 이슈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거 20

25 죠. 우리의 욕망이 아닌 다른 식으로 파편화 된 그 부 분을 말입니다. 우린 이주여성을 친밀성 관계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랑과 경제의 친밀성은 분리되어 있지 않잖아요. 한국 결혼시장은 돈과의 친밀성이 뿌리 깊 은데 왜 이주여성만 그런 것처럼 얘기하나요. 사랑과 경제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말입니다. 사회 적으로 그런 만남에 대해 조금 더 질문해야 하지 않 을까 합니다. 고 하는 여기서의 이성애 가족, 이성애 남녀라고 하 는 문제가 있어요. 이성애 가족은 많은 경우에 제도 로서의 가족을 이루고 있지만, 친밀성은 되게 위태 로워요. 아까 얘기가 나왔는데 외도하는 남자, 감시 하는 여자 등, 깨질까봐 두려워하고, 미쳐가고, 이혼 하고. 이런 식으로 제도는 견고하지만 가족을 구 성하는 인티머시는 균열되고 있는 것이죠. 근데 동성 애 커플은 제도가 없어요. 인티머시를 유지시키거나 제한하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지만 친밀 성, 사랑, 관계라고 하는 문제가 모든 것에서 가장 중 친밀성의 구성과 섹슈얼리티 심이 되는 그런 관계가 동성애입니다. 그랬을 때 김 순남 선생님은 이 커플 내에서 제도가 존재하지 않지 참가자 2(김은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굉 만 이들을 유지하고 이들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는 인티머시가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무엇이 장히 재밌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포인트는 뭔가 하 면, 이제까지 퀴어 얘기할 때 퀴어인 두 사람에 포커 스가 들어있었는데요. 지금은 아이라는 요소를 가져 오면서 세대의 문제와 함께, 이 아이에 대한 책임과 윤리, 아이가 맺는 다른 관계들에 대한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거든요. 어떤 면에선 가족과 섹슈얼이라는 며, 그것을 유지시키기 위해 어떤 관계들을 동원하는 지 그런 얘기들을 하신 것 같아요. 두 사람의 관계를 견고하다고 믿으면서, 가족을 구성하겠다고 하는 인 티머시는 없는 젊은이들이 많아요. 이 두 문제를 같 이 논해보는 게 중요하고, 또 재밌는 측면이 있지 않 나 싶습니다. 말이 여기서 같이 논해질 수밖에 없어요. 퀴어 커플은 섹슈얼한 정체성으로 설명되는 사람들입니다. 근데 그 사람들의 아이, 그러니까 이 아이들과 저 어른들은 섹슈얼한 관계가 아니에요. 책임과 양육, 교육, 사회 탈각되는 삶의 방식과 관계들, 다르게 상상하기 적 보호, 다른 사회적 사람들에게 아이들을 인정시켜 야 하는 책임 등 부모 역할이 들어와요. 부모 역할, 가 사회자 김은실 선생님 말씀처럼, 가족이라는 주제 족 역할이라는 것과 섹슈얼리티라는 문제를 어떻게 가족 내에서, 혹은 커뮤니티들이 해결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김순남 선 생님 강의는 재밌게 들었는데요. 이성애 핵가족이라 와의 연장선에서 이 주제를 고민해봤을 때 가족이라 는 이슈로 돌아가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보 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중에 서 가족을 상상했을 때 이성애 중심적인 3~4인의 가 섹슈얼리티와 가족 21

2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족을 상상함으로써 탈각되는 가족의 형태 혹은 공동 체의 형태라고 하는 걸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 각이 듭니다. 그 형태는 퀴어 가족일 수도 있고요. 비 혼 여성들의 주거공동체일 수도, 반려 동물과의 삶일 수도 있겠죠. 아까 퀴어 공동체를 말씀하셨듯이 혈연 관계, 혹은 성적 결합이 연결되지 않는 형태의 공동체 정된 엄마 아빠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방식들이 가장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건 < 퀴어 스폰>에서도 마찬가지죠. 사람들이 계속해서 당 신들 관계에서 아빠 역할은 누구고 엄마 역할은 누구 냐고 물어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드라마가 나왔을 때 그 드라 로서의 주거 공동체, 혹은 지역 공동체로 살아가는 다 양한 공동체 실험들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것들이 어떻게 탈각되고 있는가 라는 부분을 이야기 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이 영화의 가족 되기가 보여주는 것처럼, 실 제로 제도가 없기 때문에 그럼 우린 어떤 관계를 맺어 야 하는지, 역할들을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 고 대화하며 만들어 나가는 퀴어 가족 되기를 통해 기 존에 제도화 된 가족을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지 않 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유했 을 때 그것이 갖게 되는 한계는 무엇인가 라는 부분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성애 중심적 가족 제도로 인헤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차별과 배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족상황 차별 2) 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 만 미혼모, 비혼모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 의 아빠를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들을 받는 거라고 합니다. 엄마 혼자서 아빠의 역할을 할 수는 없으니 남자가 있어야 하고 아빠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하 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고 합니다. 젠더에 고 마 안티 광고들이 동성애로 인해 가족이 파탄나고 있 다고 강조하는 방식이었어요. 아빠가 둘인 가족이 도 대체 말이 되냐, 며느리가 남자라니 이를 어쩐단 말인 가 라는 식의 반응들이었습니다. 게이인 아들이 남자 파트너를 데려왔을 때 이 관계를 며느리로 봐야 할지, 사위로 봐야 할지 혼란스러워지는 거죠. 남성과 여성 의 역할을 구분 지어서 가족 내의 역할을 상상해왔던 방식이 어떻게 다른 방식의 삶에 대한 포비아적 반응 과 만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혈연관계가 배타적인 공 동체로 묶이면서, 커플 중심의 사랑만이 우월하고 특 권적인 것으로 구성되고 우정이나 다른 관계 맺기의 방식은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친구들이랑 공동체 이루며 살 거라고 하면 어머니들이 걔네들 다 결혼하면 너 혼 자 독거노인으로 외롭게 늙어 죽을래? 라는 반응들 을 하시는 거죠. 그랬을 때 혈연 혹은 커플 중심으로 묶이지 않은 공동체의 형태, 일상과 삶을 나눠가는 공동체의 형태가 가족을 이야기하는 방식에서 끊임 없이 탈각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가족상황차별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가족의 형태나 가족의 구성 과정, 가족의 구성원, 가족에 대한 책임감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불리하게 대우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차별을 일컫는다. 이성애 중심적 가족 제도로 인해 다양한 가족 형태, 혹은 다양한 관계들에 대한 차별 이 발생하는 상황을 구체화하기 위한 개념으로 동성애자 파트너십, 트랜스젠더 파트너십, 공동체적 삶의 형태, 비혼 여성, 1인 가구 형태, 미 혼모 가구 등에 대한 차별을 예로 들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대안적 가족제도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집 (가족구성권 연구모임, 2008년) 참고. 22

27 이런 부분들을 고민해 보면 가족을 도대체 무엇으로 정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발생합니다. 가족이라 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고민하게 되는 거죠. 그러는데 자기 같은 정상가족도 힘들다고 얘기하셨 대요. 그런데 이 전시의 기획자분이 이런 이야기들을 듣다보니 정상가족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들 었다고 해요.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정상이라고 생 <정상가족 관람 불가전> 포스터 사진 언니네트워크, 가족구성권연구모임 제공 여기에 정상가족 관람 불가전 이라는 포스터가 있습 니다. 이 전시는 기존에 가족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의 문시하면서 다양한 가족을 보여주는 전시였습니다. 전주 비혼 여성들의 생활공동체와 마포의 주거 공동 체라든지 이런 모임들을 부각시키면서 전시를 진행 했는데 거기서 재밌었던 건 이 전시에 왔던 많은 사 람들이 정상 가족들은 이 전시를 볼 수 없는 거냐고, 저희 같은 정상가족도 힘든데 왜 우리를 배제하느냐 고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해요. 예를 들어 이혼해서 혼 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본인은 정상 가족이라고 생 각하시는 분도 계셨고, 또 다른 한 분은 나 같은 정상 가족은 낄 데가 없다고 하면서 남편과의 소통은 단절 된 지 오래고 아들은 게임만 하면서 방에서 안 나오고 각되지 않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살아가는 무수한 개 인들이 스스로를 정상가족 안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 면서 다른 형태로 살아가는 가족 형태라든지, 삶의 형 태들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안전망을 세우려 하고 있 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의 존재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면서 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법적으로는 가족을 배우자와 혈통, 형제자매로 규정 하는데요. 정말 중요하게 이야기 되어야 할 것은 삶 을 같이 산다고 했을 때, 그 삶을 공유하는 친밀성, 상 부상조하는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것 을 어떤 관계로 만들어나가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어떻게 살 섹슈얼리티와 가족 23

2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것인가 라고 하는 부분들을 고민하는 것이 되겠지요. 가족, 계급, 그리고 친밀성을 둘러싼 문제들 하는데 가능하지 않은 거죠. 이런 건 동성애뿐만 아 니라 이성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를 돌본 사람이 자기 남편이 아니라는 거죠. 그 리고 나를 돌본 사람은 나의 절친인데 이 재산을 누 구에게 주고 싶겠는가 하는 부분이에요. 그게 이성애 제도에선 남편에게 가요. 구체적으로 그랬을 때 누 김순남 지금 이게 정말 중요한 얘기 같습니다. 기 가 나를 돌볼 수 있는지에 대한 후견인 의료권, 구체 존의 이성애는 제도화 된 방식인데 지금은 친밀성 개 념이 들어오고 있죠. 이젠 이혼 사유에 친밀함이 들 어왔어요. 제가 이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을 때도 부부가 너무 풍족하게 잘 사는데 벽을 보고 이야기 하는 느낌이라는 거죠. 물질적으로 다 갖춰져 있는 데 이혼 사유가 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이성 애 제도 안에 친밀함의 개념이 들어오고 있다고 보여 지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동성애 관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지점이 뭐냐면 친밀성 자체, 자원 네트워크, 공동체. 그럼 제 도를 어떤 식으로 그 관계와 결합할 것인지의 문제입 니다. 예를 들면 제도화 된 동성결혼 파트너십에 대 한 비판이 무척 많습니다. 이미 이성애 가족 중심의 특권화 된 방식을 동일하게 또 다른 커플로 치환하는 것 아니냐. 그럼 커플 없는 사람은 뭔데? 커플 중심으 로 특권화하면서 제도화 되어가는 지점을 비판하는 적 재산에 대해 그것을 승인할 수 있는 방식들에 대한 부분들은 차별화하면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죠. 이거 자체가 동성결혼이나 파트너십으로 단순하게 해결되 는 부분은 아닐 수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내 보호자 가 될 수 있는 의료의 주체는 친구일 수도, 파트너일 수도 있고, 개인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가족 단 위/커플이라는 파트너가 아니라, 다른 방식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언장 운동이라는 게 있는데, 내 재산을 얼마나 누 구에게 줄 것인가의 부분을 그 개인이 결정할 수 있도 록 하는 겁니다. 그만큼 유언이라고 하는 게 내 삶과 관련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죽음이 삶의 반대가 아니 라 삶 자체를 통제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유언장 쓰기 운 동, 실천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제도 자체는 파트 너와의 결혼으로만 상상되고 있죠. 목소리도 있고요. 그러면서 한국사회에서 의료의 문제도 있습니다. 파 참가자 2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사실 돈은 남자 트너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보호자의 서명이 필요 하다고 하는 거죠. 그런데 이 파트너는 법적으로 인 정되지 않는 관계이기 때문에 삶을 함께 나누고 있 지만 아무런 권한이 없는 거죠. 그리고 자신이 죽었 을 때 부모보다 파트너에게 자기 유산을 주고 싶다고 가 더 많이 갖고 있거든요. 남자들이 노후에 날 돌봐 주는 여자에게 내 돈 주겠다고 하면 난리가 나죠. 돈 은 계급하고 연관된 것이고, 결혼에서 섹슈얼리티는 어떻게 되나요? 남자들이 내가 노후에 아이랑 부인 다 소용없고 지금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여자에게 주 24

29 겠다 고 하면 절대 안 된다고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 겠죠. 예를 들어서 섹슈얼리티와 가족의 문제, 친밀성과 가족의 문제는 가족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가족은 어떤 기반에서 가능한가와 관련되는 것이고요. 사실 사람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죠. 근데 어떤 면에서는 행 복할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 게 남자가 아니에요. 행복 할 권리, 내가 내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재산권 요. 가족에 계급이 더해지면 잘 사는 사람은 아무 문 제 없겠지만 못사는 가족은 깨져요. 여기에 친밀성의 문제를 집어넣으면 옛날엔 미워해도 좋아하는 척 다 살고 그랬지만 요즘엔 그걸 견디지 못하죠. 그러면서 이제 가족과 계급성, 그리고 친밀성, 이 문제들이 따 로따로 놀기 시작하는 거예요. 여기에 비해 동성 커 플은 훨씬 더 구속성이 유연한 거죠. 그런 대비점들 을 살펴보면 여러 이야기들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거든요. 선생님이 얘기하신 부 분은 재미있게 들었는데 지금 한국에서 존재하고 있 김순남 다큐멘터리에서 보셨다시피 외국에선 퀴어 는 지배적 가족 형태를 굉장히 우습게 보는 느낌이 좀 있는 것도 같아요. 인구가 천만이라고 하잖아요. 이게 퀴어 가족이라 하 더라도 중산층의 경우와 노동 계급은 또 달라집니다. 김순남 그게, 동성 결혼의 논쟁이 제기하는 동성애 중산층일 때는 보내는 학교도 값비싼 대안학교 등으 로 보내지요. 대도시 중산층 퀴어 가족의 아이들은 섹슈얼리티에 대한 권리와 결혼에 대한 권리 담론이 있는데, 그 권리 자체가 이야기 되는 방식이 돈과 결 합되는 거죠. 세금이라든지 의료보험이라든지 구체 적인 것들로요. 그런데 제도 자체가 동성결혼으로만 포비아로부터도 보호될 수 있고요. 하지만 시골 지역 공립학교에 다니는 퀴어 가족 아이들의 현실은 완전 히 딴 판입니다. 아이가 등장했을 땐 이슈 자체가 달 라지는 거죠. 제도화 되는 불편함이 있다는 겁니다. 참가자 2: 동성결혼으로가 아니라, 가족과 섹슈얼이 라는 문제가 결합되는 방식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냥 퀴어 가족의 시각화, 미디어와 이미지 기호 중산층, 이성애 초기 단계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어 요. 여기에 시간의 요소가 결합되고 자녀라는 요소가 참가자 3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게, 이 결합되면 얘기가 달라져요. 아까 영화 <퀴어 스폰>에 서도 파트너 두 사람의 문제를 논의한다면 굉장히 단 순해요. 그런데 여기 아이들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 회적 통제 문제가 강하게 들어가잖아요. 어쨌든 가족 이라는 문제가, 가족 제도/친밀성/계급성 이것이 다 일치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 따로따로 놀잖아 성애 가족은 제도에선 인정해주는데 내부에선 문제 가 많은 것처럼, 동성애 가족은 외부에선 인정을 안 해주지만 내부에선 굉장히 좋은 것처럼 완전히 이분 화해서 재현되고 있는 방식이 과연 맞는가라는 의문 이 듭니다. 섹슈얼리티와 가족 25

3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참가자 1 영화에선 그렇게 보이지만, 우리의 가족 형태가 다양하듯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들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가족 제도 자체가 허상일 수도 있다는 생 각이 들었거든요. 가족 제도를 굳이 논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다시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 대체 가족이 뭔데? 이렇게 질문을 바꾸는 게 필요하 공동체잖아요. 실제로도 그것들이 성공적이고요. 띄 엄띄엄 떨어져 사는 여성들을 모아놓고 같이 살게 했 더니 자연스럽게 행복한 노후를 살아간다더라. 그랬 을 때 그 공동체는 동성애, 혹은 동성애적인 것과 무 슨 차이가 있을까. 근데 한편으론 남성-노인 공동체 는 왜 그렇게 대두되진 않는가 의문스럽기도 하네요. 지 않을까요? 여성끼린 정말 잘 살고 있는데 (웃음). 참가자 4 가족에다가 정상 가족이라고 하는 말을 도 대체 언제부터 쓰기 시작한 건가 의문이 들어요. 이성 애적 결합과 자녀들, 이건 정상이라고 하는 말 안 써 도 이미 정상이어야 했는데, 거기에 이제 정상이라는 용어를 붙이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다른 것들에는 비 정상이라는 딱지를 붙이려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 으로 이성애 결혼 생활을 하면서 삶의 경험치가 다른 것, 그래서 평등하지 않은 것,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결국엔 친밀감을 벌려놓는 부분으로 드러나는 걸 경 험하거든요. 그 부분들이 경제적 주체, 삶의 주체로 서 오롯이 나 자신으로 있지 못하게 하는 부분들로 나 타나기 때문에 계속 외로운 것이고요. 그런데 정상 이라는 규범을 넘어설 수가 없어서 그 안에서 드러나 진 않지만 썩든지 곪든지 그냥 삽니다.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친밀감이 훨씬 두터운 사람과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것이 이성일 수도 있고 동성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론 동 성도 정말 맘 편할 것 같아요.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서 경험을 같이 가져가면서, 더구나 역할도 이분법적 으로 나누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성애 결혼에서 경험 하는 많은 갈등도 줄어들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 참가자 5 저는 퀴어 가족에 대한 부분이 미디어에서 많이 드러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적이 든 그렇지 않든 고정화 되면서 섞여있다 할지라도 이 사회에 퀴어 가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저는 영화를 보면서 퀴어 가족이 이성애 정상가족처럼 두 명의 부모가 다 있는 가정만 나오는데, 한 부모만 있 는 퀴어 가족은 안 나오는 게 궁금하더라고요. 왜 그 걸 뺐을까 하면서요. 하지만 감독이 보수적 대중과의 접점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전략적 위치에서 재현 한 것이 아닌가 라고 이해가 되더라고요. 오히려 그게 신기했어요. 며느리로 봐야 돼? 사위 로 봐야 돼? 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말입니다. 가부장 적 언어에서 동성애가 들어왔을 때 언어도 다시 바뀌 어야겠다고 인식시켜주는 거예요. 역으로 우리가 그 들을 차별해왔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도 있죠. 이렇게 말하는 거 자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반성한 게, 제 안 에 뿌리 깊게 박힌 타자화 된 시선 때문이에요. 저도 모르게 타자화 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들에 대한 자 기반성을 고백하고요. 그리고 이런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각이 들어요. 그래서 새롭게 등장하는 게 여성-노인 사회자 이 영화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26

31 이 영화가 취하고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을 때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가 퀴어 가족을 재현한다 하더라도 교육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큐 멘터리라서 이것을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줘서 교육 적 효과를 가질 것인가 했을 때 이런 방식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퀴어 가족을 가시화할 때 무엇을 드러내고 드러내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겠지요. 퀴어 가족 안에서는 커플의 역할이 각 자의 욕망과 취향에 따라 나눠질 수 있단 말이야? 이 런 정도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이성애 가족 구도와 크 게 다르지 않은 가족 구성원과 삶의 형태를 제시한다 는 거죠. 사실상 퀴어, 동성애를 통해 결혼, 혹은 가족 서 퀴어 가족이 동성애 커플과 자녀로 구성되는 가족 형태, 즉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정상과 닮은 방식으 로 그려졌다고 얘기하셨어요. 그런데 예를 들어 혼 자 아이를 키우는 게이 혹은 레즈비언이 시각화되었 다고 생각했을 때, 이걸 누가 퀴어 가족으로 볼까요? 사람들은 그냥 당연스레 이성애자 싱글맘, 싱글 파더 라고 인식할 겁니다. 재현의 기호로 봤을 때 그렇다는 거죠. 그 사람의 퀴어임은 내러티브를 통해서만 퀴어 로서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미지 기호의 차원은 달라 요. 이미지, 혹은 기호의 차원에서는 남자 둘, 여자 둘 이 등장했을 때라야만 내러티브 없이도 퀴어적인 것 으로서 드러날 수 있죠. 관계 프레임 얘기했을 때, 한쪽에선 현실적인 층위에 서 제도적 뒷받침이 수행되지 않았을 때 그 사람들이 참가자 5 저도 전략적 협상이라고 봤어요. 근데 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령 죽음의 문제, 의료의 문제, 사회 보장의 문제 등 현실적 필요 에 의해 이야기되는 부분들이고요. 다른 한쪽 측면에 선 퀴어적 시선을 통해 봄으로써 기존의 가족 이야기 영화가 너무 잘된 퀴어 가족의 케이스만 보여주니까, 이런 부분이 이성애 가족, 4인 가족을 정상화 하는 방 식으로 해석하게끔 하는 효과를 산출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를 해체할 수 있지 않을까, 무언가 새로운 형태의 공 동체를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있습니 참가자2 근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지점은 가족과 섹 다. 그런데 여전히 가족이라고 하는 프레임에서 이것 들이 상상되었을 때 제도화 되지 않아서 여러 가지 협 상이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 존의 가족이라고 하는 것이 만들어왔던 프레임을 해 체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가족을 다시금 정상화 하면 서 그 프레임 안으로 모든 것들을 집어넣는 방식이 되 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 런 부분들도 고민해 볼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가자 2 아까 이야기하신 참가자 분이 이 영화에 슈얼리티가 결합되는 방식입니다. 섹슈얼이 강조되 면서 가족은 점점 불안해지고 있어요. 왜냐면 가족이 라고 하는 것에서 섹슈얼한 어트랙션을 유지하기 위 해선 둘 중 한 명이 상대방을 어트랙트 하기 위해 풀 타임 어트랙티드 되어야 하거든요. 둘 다 평범하게 살 면서 성적으로 어트랙트 하려면 너무나 힘든 거죠. 그 러니까 집 안에서 같이 사는 와이프가 있고, 회사에 다른 와이프 있고, 거래처 와이프가 따로 있고 (웃음). 그런데 이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섹슈얼이라 고 하는 게 강한 방식으로 인정이 되는 사람들이 기존 섹슈얼리티와 가족 27

3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의 가족제도 기반의 시스템에선 배제되고 튕겨져 나 가는 측면이 있는 겁니다. 아이들이라고 하는 누 구나 아이를 갖고 싶은 욕망이 있죠. 그래서 퀴어 커 플들이 입양 등을 통해 아이를 기르는데, 이 아이가 자라면서 모든 곳에서 배제되고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 년 중 일주일 정도 해방 운동을 이 어떤 모델을 따라간다고 했을 때 규범적 모델을 따 라가지만, 사실은 저항한다는 것도 어떤 모델을 따라 가거든요. 저항한다는 것에도 재현의 모델이 필요하 고, 그것도 사실 규범적인 것이고요. 이 영화에서 보 여지는 것들은 관객들에게 바람직한 모델을 보여줘 서 그들을 설득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실제 해보자, 네트워크를 갖고 살아보자 식의 운동으로서 퀴어 가족들의 대규모 모임과 워크숍을 만드는 거죠. 로 그 부분이 많이 나오기도 하죠. 그런데 전체적으 로 영화의 구조를 보면 그렇다기보다는 아이를 입양 참가자 5 이 영화 속에서 퀴어 가족을 봤을 때 제 안 하는 동성애 커플들이 자신을 재현하는 방법들을 제 의 보수성을 깨닫게 되기도 하면서, 이 감독들이 퀴어 가족을 왜 저렇게 보수적으로 재현했을까 하는 의문 이 든다는 거죠. 전략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요. 그러면서도 이런 저의 의문들이 이 다큐멘터리 속의 삶을 제 안의 타자화 된 시선 때문에 나와 같은 삶 이 아니라 그들 로 보게 되는 게 아닌가 고민되기도 하 고요. 그렇게 복잡해지는 제 감정들에 대해서 짧게 말 씀드린 것입니다. 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우리는 뭉쳐 야 하고, 목소리를 내야 하고, 이런 식으로 나는 고전 적 의미에서 투쟁과 연대 모델을 찾아야 하고 등등 말 이죠. 이런 커플들보다 편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뉴욕 게이 커플이 더 급진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요. 저 는 이런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보고요. 그런 커 플들이 사회에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선택하는 다양 한, 혹은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참가자 6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할게요. 제가 보기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모델들이 여기서 제시되어 왔 다고 생각합니다. 캠프의 모습이 규범적으로 설득하 엔 구조적으로 보면 모델을 영화가 진짜로 믿고 있지 기 위한 모델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는 않아요, 아주 강하진 않은데 게이 커플과 레즈비 언 커플을 대비하고 있어요. 저는 이 영화가 오늘 강 참가자 2 한 가지 중요한 건 미국에서 이성애 커플 의와 연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나를 재현하는 방식 이 아닌 사람들이 애를 입양할 수 있게 된 게 얼마 되 28

33 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 영화가 보여주는 저 퀴어 가 족의 아이들이 십대에 도달하는 첫 번째 퀴어 스폰 세 대일 겁니다. 이 영화에는 이 아이들을 축하하고자 하 는 퀴어 사회의 어떤 측면, 이 아이들을 축복하고 인 정해 주고자 하는 퀴어 사회의 측면이 존재한다고 보 입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만들어지는 퀴어 커뮤니 티의 역사라고 하는 내적 상황이 있다고 보는 게 나 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이제 정리해야 할 시간인 것 같은데요. 저 희가 처음 여성영화제를 만들었던 것이 여성의 커뮤 니티를 만들고, 자원을 확대해서 나누면서 해방구 같 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처럼, <퀴어 스 폰>에서 일주일간의 캠프도 그런 공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것들을 보여주고자 했던 영화 같습니다. 오늘 세 시간 반에 걸쳐 길게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굉장히 감사하고요. 다음 주에 다른 영화를 갖고 뵙 겠습니다. 섹슈얼리티와 가족 29

34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3.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토론 진행자 홍소인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섹슈얼리티는 온전히 섹슈얼리티 그 자체로서만 존재할 수 없다. 여성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정체성의 국면들과 섹슈얼리티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중층적인 지형에 대해 영화를 보고 토론해 본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워크숍 세 번째 시간인데요. 둘 째 주까진 주제 강연이 있은 후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지포>라는 영 화를 보고 조별 토론과 전체 토론으로 진행되겠습니 다. 2005년도 영국에서 제작된 저예산 극영화로 다양 한 LGBT 1) 영화제들을 휩쓸면서 최우수작품상을 수 상하고, 최고의 영국 독립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내 용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국 노동계급 가정주부인 헬렌과 남편 폴, 그리고 체코 이민자 여성 타샤의 이 주인공의 시점에서 각각의 에피소드가 30분씩 진행 된다는 겁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그 자체로 완결되 는 게 아니라, 각각 다른 관점으로 세 개의 에피소드 가 서로 개입해 들어오고, 맨 마지막 타샤의 이야기까 지 보고 나서야 관객들이 아, 하나의 사건이 이런 방 식으로 진행되었던 거구나 하면서 종합하게 되는 영 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구성이 독 특한 영화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고요. 그럼 영화 상 영 바로 들어가도록 할게요. 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세 명의 영화 상영 지포 Gypo 잔 던 감독, 영국, 2005년, 98분, 극영화 헬렌은 폴과 결혼한 지 25년이 되었다. 그녀는 단조롭고 짜증나는 일상 에 지쳐있는 노동자 계급 여성이다. 헬렌의 남편인 폴은 삶을 포기하기 직전이며, 가난의 덫에 지쳐서 술에 찌들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제 결혼생활에서 엄마와 함께 도망친 루마니아인 체코 이민자, 타샤가 그 들의 인생에 들어오게 된다. 세 명의 등장인물의 관점에서 구성되어 있 는 <지포>는 영국 노동자 계급 여성과 체코 이민자 여성이 세대를 떠나 서 서로 사랑하게 되는 감정을 도그마 선언식 카메라로 생생하게 담 아내고 있다. 여성의 이주, 인종혐오, 섹슈얼리티, 친밀함의 정치학을 함께 사유해볼 수 있는 영화. 1) 1) LGBT: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를 합쳐서 부르는 단어로, 성소수자를 일컬음 30

35 진행자 오늘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조별 토론을 금 다른, 굉장히 거친 질감들을 보여주고 있죠. 핸드 하고 나서 그걸 가지고 전체적으로 다 같이 발표를 하 면서 토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딱히 정해진 주제가 있다기보다, 조별로 토론하실 때 이런 주제로 얘기해 볼 수 있겠다 하는 부분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꼭 이 내용대로 진행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첫 번째, 이 영화를 보시고 나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나 감상이 있 으실 텐데요. 그 부분들을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여 헬드, 즉 들고 찍기로 촬영된 장면들은 움직임 자체 가 거칠게 드러나는 카메라 워크를 보여주고 있는데 요. 그런 촬영 방식 혹은 형식적 측면들이 영화의 주 제적 측면과 연결되는 지점은 뭐가 있을까 얘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분 정도 조별 토론을 진행하 고 나서, 전체적으로 다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 도록 하겠습니다. 러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풀려나오지 않을까 싶습 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나눠보면 좋을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제가 영화 상영하기 전에 설명 드렸던 것처 럼 이 영화는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세 부분이 세 인물의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행 자체가 세 인물의 각 기 다른 경험과 스토리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 한 시간대, 동일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점 입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을 세 인물이 어떻게 다르 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드러나죠. 이 변주가 갖는 의 미를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부분들 을 이야기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세 번째는 이 영화 에서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정체성의 요소들이 나오 고 있습니다. 한 개인의 정체성이 단 하나의 이름으 토론 주제 1. 이 영화를 본 각자의 감상을 나누어 봅시다. 영화는 어떤 이슈 들을 다루고 있나요? 2. 영화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헬렌/폴/타샤, 각자의 에피소드에서 어떤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나요? 이러한 변주와 영화적 구성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3.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다양한 국면들이 이 영화에서 어떻 게 전개되고 있나요? 섹슈얼리티와 관련하여서는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개해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섹슈 얼리티는 개인을 구성하는 다른 정체성의 국면과 어떻게 중첩 되고 있나요? 4. 영화의 형식과 구성적 측면은 어떤 지점을 보여주고 있는지요? 혹은 영화의 주제적 측면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로 정리될 수 없는 것처럼 섹슈얼리티 역시 온전히 섹 슈얼리티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그것 들은 인종, 계급, 젠더의 문제와 중첩되어 있지요. 이 런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 번째 부분은 논의를 하셔도 좋고 아니어도 좋은데 요. 영화의 형식적 측면을 보시면 기존의 영화와는 조 진행자 한참 논의 중이신데, 시간이 너무 짧네요. 일단 각 조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발표를 해보 겠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발표 이후 자유롭게 첨언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첫 번째 조부 터 간략하게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말씀해주시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2) 제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으로 현재 아카이브 보라 에서 열람/대여 가능하다. 31

3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면 좋겠습니다. 각 조별 토론은 맨 뒤에 따로 모아서 편집했습니다. 젠더적 인식의 차이, 지각과 기억의 재현 헤어지는 장면에서도 여자의 에피소드에서는 헬렌이 그냥 나가버리거든요. 그런데 폴의 서사에서는 그 다 음날 아침 내가 나갈게 라고 이야기하는 식으로 말 이지요. 폴 같은 경우는 그 전 장면을 생각하게 만드 는 측면이 있어요. 타샤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동남아시아에서 오신 이 주 노동자들, 이주 여성들, 그리고 탈북하신 분들이 많잖아요. 우리가 못 느껴서 그렇지 우리 안에도 그 1조 저흰 아직 얘기를 다 못했고요. 생각할 거리가 런 시선이 있지 않나, 그런 것도 고민해 봐야겠다고 많은 한 시간 반짜리 영화를 두고 15분 만에 정리하 라고 하는 건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너무나 의미 깊은 영화였고요. 저희 조에서는 런던 올림픽이 보여준 영국과는 다른 영국이었다는 이야기들이 있 었습니다. 간단한 결론은 그렇고요. 영화에는 정체성 의 문제들, 즉 영국 사회 안에서 어느 민족이냐에 따 른 정체성의 문제, 영국 저소득층 남성이 겪는 어떤 문제들이 보였습니다. 남성들이 가부장제 안에서 돈 이 없을 때 불편해질 수밖에 없고, 돈을 벌기 위해 맹 목적으로 돌진하게 만드는 구조가 있는데, 이 영화 속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그런 악플들이 상당히 많이 존 재하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 시선들이 얼마나 폭력 적일 수 있는지를 타샤의 에피소드를 통해 느낄 수 있 었고요. 타샤가 레즈비언이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있었다면 그걸 여쭤보고 싶었어요. 왜 타샤 를 레즈비언으로 설정했을까 하는 부분 말이지요. 이 성애가 아니라 동성애는 분명히 더 소수자로 주류와 멀어지는 부분이 있잖아요. 왜 이런 설정으로 영화를 찍었을까, 어떤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이야기 들을 나눴습니다. 에서 그 지점을 볼 수 있었어요. 저희가 인상 깊게 얘기했던 게 부부간의 성폭력 장 진행자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는데요. 첫 번 면이 헬렌 입장, 그러니까 헬렌의 에피소드에서는 묘 사되어 있었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그 려진 부분이었습니다. 남편 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강력히 거부당한 경험으로만 묘사되어 있고 성폭력 자체가 빠져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같은 사건 이라도 여성이 기억하는 것과 남성이 기억하는 것이 다른 것 같아요. 감독은 여성이 기억하는 부분과 남성 이 기억하는 부분에 대해서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고, 그것 자체가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째 조에서 포괄적인 여러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아 요. 폴과 헬렌, 그리고 타샤, 세 인물을 중심으로 얘기 해주셨고요. 폴을 통해서는 영국 저소득층 남성의 문 제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폴과 헬렌의 경우는 영국 안에서도 아일랜드 출신으로 겪어왔던 차별이 중첩 되어 있죠. 또 인종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지점을 이 야기해 주셨고요. 거기에 덧붙여 흥미로운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각 각 세 인물의 시선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영화 32

37 적 구조와 관련하여, 부부 간의 성폭력 장면이 재현 되는 방식을 분석해주셨습니다. 그 안에서 남성과 여 성이 어떻게 다르게 인식하는지, 그에 따라 영화적 재 현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의 부분을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재현의 차이는 각 인물들의 인식의 차이, 즉 지각과 기억의 문제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영화의 구 조는 각자의 정체성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무엇이 인 식되고 인식되지 않는지, 또 무엇이 기억되고 탈각되 는지를 흥미롭게 구조화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 을 덧붙여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타샤를 통해서는 이주의 문제를 이야기했죠. 타샤는 난민이자 이주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거기에 더 해서 왜 레즈비언 정체성으로 설정했을까 하는 질문 을 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야기들을 풀어볼 수 도 있겠고요. 2조에선 어떤 이야기가 진행됐는지 여 쭤보도록 할게요. 함을 느끼면서 애정으로 승화된 게 아닌가 이렇게 봤 고요. 꼭 섹슈얼리티를 강조하는 영화라기보다는 가 족 간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1조에 서 얘기했던 것처럼 저소득 계층 남성 노동자가 사회 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중점적으로 표현하 고자 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물 중에 그 자신의 시선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 던 딸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켈리에 대해서는 무척 개 념 있고 책임감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헬렌의 설정에서만 봤을 때는 문제아 딸로 비춰지지 만 폴의 부분이라든가 타샤의 부분이 나오면서 딸이 나름대로 책임감 있고 개념도 있고, 요즘 세대의 좋 은 측면을 가진 친구가 아닐까 그런 얘기도 나왔고요. 결론적으론 이 영화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습니 다. 헬렌과 타샤는 둘이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발견 해서 안정적인 걸로 가는 거고, 폴 역시도 폴의 에피 소드에서 자살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이 나 퀴어 영화?! 소수자 영화!? 오잖아요. 다섯 명의 가족을 이끌면서 느꼈던 사회 적 중압감이라든가 부담감을 털어내고 자유롭게 카 2조 저흰 이 영화를 레즈비언 영화라고 보진 않았 펫이 없는 세계로 떠날 수 있는(웃음), 그런 설정으 로 마무리가 되어서 해피엔딩 영화라고 저희는 그렇 어요. 헬렌의 경우에도 남편과 소통의 부재, 이런 부 게 봤습니다. 분이 헬렌으로 하여금 타샤의 프로포즈에 쉽게 응하 게끔 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고, 그녀와 함께 할 수 진행자 논쟁적 이슈 두 가지를 제시하셨는데요. 섹 있었던 부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타샤 역시도 처 음부터 레즈비언으로 설정된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생 각했어요. 체코에선 남편과 결혼도 했었고, 영국에 와선 성매매도 했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보면 타샤 역시도 남편으로부터의 폭력이라든가, 소통의 부재 에서 오는 그런 부분들이 있었는데, 헬렌을 통해 따스 슈얼리티와 관련해서, 첫 번째 조에서는 감독이 왜 타샤를 레즈비언 정체성으로 설정했을까를 질문하셨 고, 방금 말씀하신 선생님께서는 이 영화를 레즈비 언 영화라고 보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가족의 이슈이고, 레즈비언 섹슈얼리티 역시 헬렌이 나 타샤 모두 남편으로부터 폭력, 이성애 구조의 소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33

3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통 부재에서 기인한 관계라고 본다, 그렇다면 꼭 레 즈비언 정체성으로 보거나 레즈비언 영화라고 보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하셨습니다. 이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 어보고 싶은데요. 바라봐 줄 수 있는 접점을 찾아볼 수 있었고, 인간적 신뢰가 발전해서 상대를 향해 뛰어내려 다가갈 수 있 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라고 한 다면 서로가 서로를 깊이 신뢰함으로써 스킨십이든 정서적 교류든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남편이 아내와 대화도 뭣도 없이 성적으로 접근할 때 아내는 참여자1 그럼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 가정에서 여성 거부하는데, 아무런 메시지 없이 접근하는 남편이나 들이 포근하고 안락하다면 레즈비언이 되지 않는다 는 이야기처럼 들리거든요. 레즈비언이 소통의 부재, 남편의 폭력 때문에 선택되어진 어떤 것이라고 본다 면, 그렇다면 가부장제 정상 가족 내에서는 여성들이 레즈비언이 될 이유가 없다는 얘기처럼 들려서 저는 아무런 메시지 없이 무조건 터부시하는 아내의 입장 이나, 그런 부분들에서 서로 어긋나게 되는 방식과 상 반되게 헬렌과 타샤와의 관계에서는 그런 게 레즈비 언이라기 보단 조금 더 승화된 친밀감과 신뢰의 표현 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좀 불편합니다. 그럼 뭐가 레즈비언 영화인가요? 무 엇을 레즈비언 영화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참여자2 저는 타샤가 레즈비언이 맞다고 보고요. 3조 근데 그게 또 하나의 어떤 친밀감, 영화에서 계 단 이 영화는 레즈비언 영화라기보다는 소외 계급의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저소득 계층 남성과 여 속 인물들의 시선들이 어긋나고 있잖아요. 아내와 남 편, 그리고 자녀의 시선이 말이죠. 소통이라는 측면 에서 볼 때 각각 따로 자신들의 삶에 대한 고통 혹은 고충만 느끼고 있지, 정작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그 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반응하는 게 전혀 없 단 말이에요. 그런데 헬렌이 타샤와 지적인 대화를 나 누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거죠. 헬렌이 모두가 터 부시하고 하찮게 취급하는 집시라 불리는 여성에 대 해서 공감을 느끼고,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든 관심이 든 친절이든, 그게 뭐든 그 사람과 관계하면서 신뢰가 쌓였다는 거죠. 마지막 장면에서 보면 위기 상황에서 건너편에 있는 헬렌을 보고 타샤가 겨울 바다로 뛰어 들 수 있을 만큼의 신뢰가 쌓인 겁니다. 제가 보기엔 성, 이주 여성의 삶을 보여주고, 거기에 미혼모로 살 아가는 딸 켈리도 등장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어른이 기대하는 청소년의 모습은 반듯하게 성장해서 취직 하고 결혼하고 이런 것들을 기대하게 되는데, 켈리를 대하는 헬렌을 보면 헬렌은 파격적인 인물이죠. 그런 데 아까 말했듯이 켈리가 이중적인 부분도 있는 거예 요. 아버지와의 정치적 논쟁에선 신랄하게 비판하면 서 육아에 대해선 엄마한테 떠밀고 미루려고 하는 그 런 이중성 말이죠.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모든 것을 엄마에게 맡기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슈퍼맘, 슈퍼 우먼 이데올로기가 답습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요. 오히려 그러면서도 고마워하지도 않고 서로 짜 증내고, 갈등하고 하는 모녀관계가 많이 불편했어요. 두 사람 사이에서 서로 어긋나지 않고 서로의 눈빛을 진행자 섹슈얼리티 관련 영화를 상영하면 늘 나오 34

39 <이브닝 드레스> 장면 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저희 아카이브에 <이브닝 드 레스> 3) 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초등학교 여학생이 자 기 학교 여선생님을 너무나 좋아하는 이야기예요. 이 여자애는 톰보이 같은 여자애고요. 얘가 불어를 가르 치는 이 선생님한테 잘 보이려고 시도 쓰고, 편지도 쓰고 열심히 하다가, 선생님이 다른 남학생한테 관심 을 보이니까 질투에 휩싸여서 관계가 파탄 나는 그런 영화입니다. 그 영화를 저희가 정기상영회에서 상영 하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어떤 분들은 이 아이 가 레즈비언이 아니고, 이 영화는 레즈비언 영화가 아 니라 성장영화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이 소 녀가 선생님을 좋아하는 건,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는 여성성을 선생님한테서 찾고 모방하는 거라고들 말 씀을 하시죠. 그런데 사실 영화에선 선생님의 여성성 을 이 소녀가 모방하는 게 전혀 나오지 않거든요. 이 아이는 자신이 여성스러워지고 싶다는 욕망 자체가 없어요. 톰보이 소녀가 여선생님을 너무나 사랑해서 열병을 앓는 스토리들이 펼쳐지는데, 굳이 이 영화는 레즈비언 영화가 아니라고 독해하려는 해석의 의지 려고 하지 않을까? 굳이 저건 아니고, 이건 성장담으 로만 읽어야 한다고 하는 독해의 욕망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물론 성장담 맞죠. 그리고 레즈비언적 욕망을 지닌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 것인데, 굳 이 이것은 아니고 저것이다 라고 방점을 찍는 거죠. 오늘 논의 안에서도 그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헬렌과 폴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드러나는 건 가족 안 에서의 갈등, 부부간에 단절된 친밀성의 문제이지요. 그러면서 헬렌과 타샤와의 관계를 보여주죠. 그랬을 때 이 동성애적 만남이 남편으로부터의 폭력과 소통 의 부재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면, 반 대로 질문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성애 관계에 서도 그렇게 만나지 않나요? 기존의 관계에서 무언 가 부족한 부분, 물론 그것을 새로운 관계가 채워주 는 건 아니지만, 그 결핍으로 인해 기존의 관계가 멀 어지고 그것을 채워줄 다른 사람을 기대하며 다른 만 남을 갖게 되는 것 아닌가요? 저는 하나의 이성애에 서 다른 이성애로 이행해가는 것도 마찬가지의 과정 들이 보였습니다. 그 지점이 흥미로웠고요. 왜 스토 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따라서 이성애 관계에서의 리 안에 분명히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보 어떤 결핍이 동성애로 가게끔 했다는 논리는 별로 필 3) <이브닝 드레스 The Evening Dress>, 미리암 아지자 감독, 프랑스, 2009년, 98분, 극영화. 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으로 현재 아 카이브 보라 에서 열람/대여 가능하다.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35

4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요치 않는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서 동성애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재현에 있어서 흥미로운 지점은 헬렌과 타샤의 에피소드에 서 그 관계가 묘사되는 방식의 차이에 있습니다. 처 음에 헬렌의 서사가 보여주는 에피소드에선 동성애 적 욕망이나 관계 맺기의 부분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다. 헬렌이 거의 마흔 살 넘어서 동성애 경험을 하고, 영화의 뒷이야기가 더 진행되어서 두 사람이 같이 살 아간다고 상상해 보죠. 그리고 헬렌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하는 걸 상상한다면, 이때 커밍아웃은 뭔가 요? 자기가 동성애자라고 밝히면서 나오는 거죠. 아 웃 은 나온다는, 즉 벽장 밖으로 나온다는 은유인데 않거든요. 사실 헬렌의 부분에서 가장 주요하게 드러 나는 건 가족/남편과의 갈등인데 마지막에 타샤와의 관계가 암시될 뿐이죠. 그런데 타샤에 이르면 스토리 라인 가운데 가장 주요한 강조점은 헬렌과의 동성애 적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펍 장면에서 보면 헬렌은 너무나 귀여워 보이잖아요. 그건 타샤의 시선에 비친 헬렌의 모습이겠죠. 개인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정체 성을, 혹은 어떤 경험을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가지고 가느냐에 따라 지각과 기억하기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영화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렇게 본다면 감독은 타샤라는 인물을 자신의 레즈비 언 정체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캐릭터로 설정 했다고 보여집니다. 반대로 헬렌의 섹슈얼리티를 생각해본다면 이렇게 질문해볼 수도 있겠지요. 헬렌은 타샤와 관계하기 이 전엔 이성애자 여성이었을까요? 아니면 본인의 동성 애자 정체성을 알지 못했던,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동성애자였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그녀는 이성애자 였다가 동성애자가 된 걸까요? 이 모든 것을 정체성 에 대한 질문으로 던져봤을 때, 이성애/동성애가 칼 로 무 자르듯 나눠질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꼭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사고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커밍아웃에 대해서도 비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 요. 그러니까 스스로의 정체성을 숨기고 있었던 상황 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람을 이성애자라고 생각하죠. 왜냐하면 이성애가 다수고, 동성애는 소수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런데 커밍아웃의 은유를 다시금 생각해 보면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는 동성애자다 라고 얘기했을 때에야 그 사람이 비로소 동성애자라고 사회 안에서 인식된다는 건데요. 그렇 게 돌려 생각해보면 이성애자 혹은 이성애 사회라고 생각되는 영역 속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있 는 동성애자도 있을 테고,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전 혀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요. 혹은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착각하는 동성애자도 있을 수 있을 것 이고, 동성애에 대한 끌림이 있지만 이성애자로 살려 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죠. 그렇게 봤을 때 이성애=다수=정상 이라는 등식은 이데올로기일 뿐 만 아니라 허구의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상 따지고 보면 이성애 세계 안에는 정말 다양한 성정 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섞여있는 거죠. 게다가 이성애라고 해서 다 같은 이성애일까를 질 문해 보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제 주변엔 나이 마흔이 넘었는데 혼자 살고 있고, 남자 와 사귀어본 경험이 전무한 분이 있는데, 자기를 굳 게 이성애자라고 말하는 분이 있어요. 그 분이 굉장 히 터프한 여성분이신데, 미팅 나가면서 나 여자 코 36

41 스프레 하러 간다 이렇게 말하고 가요. 자기는 남자 와 교제를 못 해봤기 때문에 꼭 사귀어봐야겠다고, 죽어도 남자를 한번은 만나봐야겠다고 말하면서 자 기는 절대 이성애자래요. 결핍으로서 남자가 존재하 는 거예요. 그런데 이 여성의 이성애와, 여러 명의 남 성과 꾸준히 사귀어온 여성의 이성애, 또는 결혼했다 가 이혼하고 돌싱으로 혼자 살아가는 50대 여성의 이 성애가 다 같은 이성애일까요? 역설적으로 이성애 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한 개인의 정체성 을 둘러싼 무수히 많은 국면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예를 들어 타샤 같은 경우는 이주여성이기도 하면서 레즈비언이기도 하고, 헬렌의 경우는 노동계 급이면서 주부이고, 또 레즈비언 경험을 하게 되죠. 한 개인의 정체성을 서사화 한다고 했을 때,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서사화 하는 방식들이 많은데 이 영화 는 한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다 같이 서사 안에 끌어다놓고 있어요. 그런 부분들과 관 련해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앞에서 이 영 화가 해피엔딩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해피엔딩인 가요? 다른 분들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딩이라고 봤어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이 영화가 해피 엔딩을 이렇게 극명하게 보여주지 말고, 이 두 사람의 운명을 미궁으로 남겨둔 채 타샤가 바다로 뛰어내리 는 장면에서 정지화면으로 끝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고 잔인하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는데요(웃음). 오늘 다시 보니까 다른 부분이 보이는 거예요. 처음 에 헬렌의 서사에서는 둘이 재회하는 걸로 끝나지 않 아요. 헬렌이 부둣가에 서서 계속 타샤를 기다리다 밤 이 되거든요. 헬렌 에피소드는 밤이 내려앉는 바다를 계속 응시하고 있는 헬렌을 보여주며 끝이 나요. 그 런데 타샤의 서사에서는 그렇게까지 시간이 흐르지 않는 상황, 아직 해가 떠 있는 상황에서 타샤가 바다 에 뛰어내려 헬렌과 다시 재회하는 것으로 끝나거든 요. 영화가 전체적으로 핸드헬드 카메라로 거칠게 촬 영된 화면을 보여주며 기교나 스타일을 거의 부리지 않고 있는데, 유일하게 마지막 장면, 즉 타샤 에피소 드의 끝이자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타샤가 수영을 해 뭍으로 올라오는 장면만이 느린 화면으로 보여져요. 유일하게 스타일적 기교를 부린 장면이지요. 그리고 타샤가 헬렌을 보면서 걸어가는 모습의 프리즈 프레 임(정지 화면)으로 영화가 끝나죠. 두 사람이 만나는 시간을 유예시키며, 만난 것도 만나지 않은 것도 아닌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딩? 상태에서 영화적 시간은 멈추어 버립니다. 이걸 다시 보면서 두 사람의 재회가 현실인지 아니면 타샤의 소 참여자3 해피엔딩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망이거나 판타지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요. 앞의 에피소드와 뒤의 에피소드에서 서사가 달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타샤가 체코로 안 끌려가서 다 행이라고 생각했죠. 진행자 저도 처음엔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해피엔 라지고, 이것들이 충돌하면서 해석은 관객에게 열어 두는 방식으로 영화는 끝이 나는 것 같아요. 그랬을 때 자유롭게 떠났던 폴은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37

4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참여자4 폴의 에피소드에서 폴이 배가 떠나는 장 면을 보고 차에 타고 가거든요. 환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진행자 폴의 해피엔딩 역시도 타샤가 보는 판타지 이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폴은 카펫이 없는 세상 밖에 나가서 희망을 찾을 수가 없으니까 마약, 알코 올 중독 등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사회적 루저로 살 아가죠. 그렇게 영화가 소외된 아일랜드 출신 노동계 급 남성의 사회적 반항을 서사화한다는 측면에서 점 수를 많이 받았는데요. 그 영화 안에서 이들이 자신들 의 분노를 어디에 표출 하느냐면 여성이나 이주민, 성 으로 떠나고 싶다고 했는데, 어딜 가나 먹고 일을 해 야 할 텐데 과연 카펫이 없는 세상은 존재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드네요. 노동계급 남성의 자기 서사화 적 소수자들에게 폭력적으로 표출하고 있어요. <지포 > 역시 아일랜드 출신 젊은 세대의 문제와 함께 노동 계급의 문제를 서사화하는 측면이 있죠. 그런데 하층 계급 남성들의 힘겨움을 이야기하면서 모두가 힘들 다 라고 동급으로 놓는 것은 상대주의로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폴이 저소득 계층 남성으로서 진행자 많은 분들이 폴 역시 저소득 계층 남성으로 겪는 소외의 경험을 사회적으로 논할 필요가 있지만, 서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다섯 명이 나 되는 자식들 부양해야 하고, 그런데 애들이 가부장 의 권위를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고, 부인은 계속 잔 소리하고요. 폴의 시선에서 보면 그렇죠. 그때 이 남 자는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어 요. 폴, 폴과 헬렌의 아들, 그리고 타샤를 괴롭히는 10 대들이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방식을 보면, 이 영화가 그의 소외에 대한 분노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봤 을 땐 여전히 문제 제기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죠. 그 분노가 여성이나 인종적 소수자 등 자신보다 더욱 열 악한 환경에 있는 소수자를 향하는 방식이기 때문입 니다. 그런 부분들이 이야기 됐던 것 같고요. 또 다른 이야기 있으신가요? 4조와 5조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나왔는지 말씀해 주세요. 영국에서 오랜 실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계층의 문제 를 다루고 있다고 보여지죠. 그런데 영국의 하층계급 4조 여태껏 나왔던 얘기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이들의 실업이라고 하는 게 타 인종이나 난민, 불법이주노동이 유입되면서 자신들 의 일자리를 빼앗긴 것처럼 담론화 되는 부분을 영화 가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습니다. 그때 저는 <트레인 스포팅>이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그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각광을 많이 받았죠. 영국에서 소외된 노 동계층의 문제, 그 가운데에서도 아일랜드 출신 영국 인 젊은이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이 젊은이들이 다(웃음).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구성을 폴/헬렌/타 샤 보다는 폴/헬렌/켈리로 가져왔으면 더 좋지 않았 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시선이 다 켈리를 나쁜 딸/나쁜 친구로 설정한 것 같은데, 켈리도 나름 의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린 아이 를 낙태하지 않고 낳았다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기르 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영화에선 켈리의 이야기가 빠져 있어서 오히려 이 여성의 이야 38

43 기를 들을 수 있었다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 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 이야기할 부분은 각각 세 명의 시선에서 영화를 그리려고 했다는 감독의 의도가 이해되면서 신의 정체성을 드러내 보이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그 장면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얘기했던 건 그건 단 순히 성적인 것이 아니라 영혼과의 만남이다, 인간 대 인간의 소통, 끌림이라는 식으로 봤어요. 도, 폴을 이해하려고 하는 감독의 힘이 좀 약하지 않 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해하려고 하는 측면이 보 참여자5 폴에 대해선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게, 감 이긴 해요. 영국 노동계급이고, 아이를 부양해야 하 고,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가장이라고 하는 측면에 서 보이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여성이 보여지는 방식에 비해서 폴에 대한 이 해도가 좀 낮은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폴이 모든 문 제의 원흉처럼 느껴지게 그려져 있기도 하고요. 폴에 독은 가부장의 정체성이 저렇게 쉽게 허물어져 가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폴에 대해 자세히 이 야기하지 않아도 가부장제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것 이고 모래성같이 허물어져 버리는 것인지를 보라고 제시하는 거죠. 그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대해서 이해를 하려는 시도는 좀 약했던 것 같습니다. 진행자 폴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이야기 참여자5 폴에 대해서 우리가 왜, 뭘 더 이해해야 하 들이 나왔는데요. 폴에 대한 감독의 이해가 적극적으 죠? 왜 이해해야 하는 건가요? 로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과 폴에 대해 감독이 뭘 더 진행자 셨나요? 5조에서는 폴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나누 옹호해 줘야 하느냐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이 감독이 폴을 통해 보여 주려고 했던 것은 이 남성이 사회 안 에서 자기가 주류에 있지 못하고 배제되었다고 느낄 때 갖게 되는 감정 구조를 보여 주려고 했던 것 같습 5조 영화에 나오는 남성들은 자기 문제를 놓고 자 니다. 폴도 남성으로서 부양의 피로감을 가지고 있지 기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기보다는 주변에 그 탓을 돌 리는 것 같아요. 반면에 여성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도 미술을 배운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찾아 나 서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부분들이 여성 감독의 차별화된 시선이라고 느꼈어요. 아까 섹 슈얼리티와 관련한 문제는 헬렌이 타샤를 만났을 때 처음엔 거부하잖아요. 약속에 늦었다고 한다든지 야 근해야 한다든지 이유를 대면서 말이죠. 그럼에도 불 구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그녀에게 끌리면서 자 만, 폴이 돈을 벌어온다고 해서 가족 다섯 명을 다 부 양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부인도 밖에서 밤새 일하고 와서 집안일까지 하고, 사실상 온갖 일 다 하는데 자 기가 혼자 그걸 다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게 좀 그래요. 물론 그게 가부장으로서의 책임감일 수도 있 지만, 그 과도한 책임감 자체가 가부장제의 권력화 방 식으로 가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 남성의 자 기 박탈감이 다른 방식으로 튀는 것, 다른 소수자들에 게 향하는 분노로 표출된다든지 하는 부분 속에서 가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39

44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부장 남성으로서 자기 박탈감, 노동 계급 남성의 상실 감이 다른 사회 계급과의 연관 관계 속에서 어떻게 다 르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도그마적 스타일, 형식적 측면들 화를 찍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것을 엄격하게 준수하 고 찍은 영화는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도그 마 정신을 지향하며 서약을 어느 정도 준수한 영화에 도그마 인증을 해줬어요. 이 영화도 핸드헬드, 즉 들 고 찍은 장면을 많이 볼 수 있고요. 그래서 카메라 움 직임이 거칠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때 이 거친 화 면 질감은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의 풍미를 강하게 진행자 오늘 주제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 풍기죠. 즉 현장성이라는 걸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이 나왔던 것 같아요. 이제는 스타일적 측면에서 이 지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해 가볍게 설명을 드려 볼게요. 이 영화가 도그마 인증을 받은 영화라고 얘기 되고, 도그마 스 타일 영화라고 이야기 돼요. 그럼 도그마가 뭐냐? 라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드릴게요. 1995년, 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는데요. 그 해에 덴마 크의 감독 라스 폰 트리에를 중심으로 네 명의 감독들 이 자신들의 영화 정신을 담아서 선언을 합니다. 그 선언을 도그마 95 선언이라고 얘기를 하고요. 선언 의 핵심적 내용은 영화가 점점 스타일화 되고 예술 이라는 이름하에 양식화 되는 것에 대한 거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지나치게 상업화 되어가는 것에 위기를 느끼고, 이 감독들은 최소한의 테크닉만 을 사용해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것을 순수 영화 라고 얘기하면서, 순수의 서약 을 발 표하죠. 이 순수의 서약은 열 가지 계명을 명시해 두 고 있었고요. 그 계명을 보면, 모든 장면을 핸드 헬드 로 촬영할 것, 스튜디오를 배제하고 현장에서만 촬영 할 것, 특수조명도 사용하면 안 되고, 영화의 시간이 나 공간적인 배경을 현재, 여기 로부터 출발해서 찍 어야 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조항들을 정리하고 있습 니다. 그런데 이 10가지 조항을 다 만족시키면서 영 가장 두드러진 장면은 타샤가 선박 안에서 남편을 피 해 달아나는 장면이죠. 엄청난 숨소리가 사운드로 들 리면서 긴박한 장면이 거친 화면으로 보이는 그런 스 타일적 측면이 취약한 존재가 처한 위기감, 긴박감, 토대의 허약함 등을 두드러지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스타일은 타샤와 같은 소수자 정체성으로 살아가 는 이들의 삶과 현실, 즉 리얼리즘을 강하게 반향합니 다. 영화의 형식적 측면, 핸드헬드 카메라, 도그마 스 타일, 그리고 세 명의 관점에서 구성되는 스토리 등 은 우리가 토론해 왔던 주제적 측면과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는 지점이 아닌가 싶어요.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으신 얘기가 없으면 이렇게 자리를 정리할까 합니 다. 다음에도 조별 토론을 진행할 텐데 오늘 한번 이 야기를 나눠 보셨으니까 조금 더 편안해진 느낌으로 40

45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오늘 수고 많 으셨습니다. 조별토론 1조 젠더/계급/이주, 중첩된 프레임 - 폴이 뭐라 그러냐면, 다섯 식구 먹여 살리기 힘들다고(웃 음). 아니 근데 저는 다섯 식구 먹여 살려야 한다는 그게 웃긴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남자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 부부간의 성폭력 장면을 보면, 남편의 시각에선 그 장면이 별거 아닌 것처럼 가볍게 넘어가거든요. 여자 입장에서의 무게와 남자 입장에서의 무게가 다르게 나오죠. - 남자와 여자의 기억이 서로 다르다는 느낌을 보여주려는 연출이 곳곳에 있어요. 헤어질 때도 헬렌의 서사에서는 헬렌이 그냥 나가버리거든요. 그런데 남자의 서사에서는 그 다음날 아침 내가 나갈께 라고 이야기하는 식으로 말 이지요. - 우리나라에도 이주 노동자에 대한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 문제를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그와 다르게 레즈 비언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부분들도 느 껴졌어요. 이 영화에서 타샤의 상황은 이주자가 아니고 망명자인데 이들에 대한 영국 주류의 시선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내국인의 시선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이런 부분들을 느꼈어요. - 근데 저기가 좀 더 나은 게, 영국 여권을 얻어서 영국 시 민이 되면 대우가 달라지잖아요. 우리는 그렇게 해주지 않거든요. - 우린 우리나라 국민도 저런 대우를 못 받잖아요. - 국민이 되는 게 너무 힘들고, 된다고 해도 저렇게 얼굴 색이 다르면. 우리에겐 낯선 세계라는 생각이 들어 요. 그래도 일단 여권 생기면 그 다음부턴 대우가 달라지 니까. 우린 그게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 사람이 되진 못해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요. 안 되는 거죠. 41

4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 영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저렇게 일자리를 뺏기는 거, 자 기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는 거에 대한 인식이 점점 달 라지는 것 같아요. 유럽 자체가 예전하고 달라지는 게, 사 회보장제도가 옛날처럼 좋지가 않아요. 아프리카에서 사 람들이 많이 오는데, 특히나 힘든 일들을 그 사람들이 다 하는데 내몰려고 난리예요. 이 사람들을 까마귀 라고 빗 대어 부르죠. 영화 속에선 지포 라고 하잖아요. 이게 정 말 우리나라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니까. 그런걸 보면 세계 공통인 거죠. 먹는 거, 사는 거 때문에 싸우는구나 싶은. 조별토론 2조 헬렌과 타샤, 켈리, 여성들의 이야기 - 레즈비언에 대한 이야기나 인정은 없어도 게이에 대한 그 런 건 좀 있는 것 같아요. 홍석천씨가 커밍아웃을 해서 그 땐 난리가 났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잖아 - 지포 라는 뜻이 날품팔이 라는 뜻이고, 사기 치는 사람 들, 뭐 이런 뜻을 가지고 있대요. 사전에 나와 있는 언어보 다 저 문화 안에서 비하하는 뭔가가 더 들어가 있는 거죠. 우리로 치면 창녀 와 유사한 어감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 면 영화에서 보면 남성 이주민들한테 지포 라고 하진 않 거든요. 여성들에게만 지포 라고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인종적 비하와 여성에 대한 비하가 섞여있는 거죠. 보아 하니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요. 그때는 나오는 프로그램 다 못 나오게 하고 했어도, 지 금은 그 사람의 사회 활동을 막지는 않는 것 같아요. 사회 의 한 부분으로서 인정은 하는 것 같은데, 근데 레즈비언 에 대해서는 이야기도 별로 없고, 사회적 인정의 부분은 잘 안보이더라구요. - 근데 이 영화는 헬렌은 레즈비언이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남편과의 소통은 전혀 없었고. - 그러니까 남편과의 소통 부재나 이런 것들로 인해 타샤 와는 동질감이라든가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것이 아 니었을까. 동성애 영화라고 볼 순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 이 들어요. - 근데 타샤 입장은 전혀 다를 수도 있죠. - 어쨌든 결론은 전 좋게 봤어요. 점점 보니까 그냥 제 해 석인지도 모르겠지만 잘 끝난 것 같아요. 둘이 도망가고, 어디론가 떠날 것 같고,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긴 그렇지 만요. - 헬렌이 뭐라고 했냐면 내가 25년 동안 얼마나 어렵게 살 아왔는데 라고 하면서 별의 별 짓을 다 하면서 여기까지 살아왔는데 여전히 자기 삶은 변화되지 않았다고 말해요. 그러다가 지적인 타샤를 만나게 되는 거잖아요. 새로운 삶의 활력소라고 해야 할까요? 비로소 자기하고 어긋나 지 않는 시선,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자기가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거죠. 그게 사랑인지, 연민인지, 동정 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존의 관계 맺기 방식과는 조금 다 른 무언가를 만나게 되는 거잖아요. 42

47 - 나도 힘들고 너도 힘들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헬렌이 대화해서 해결해 보려고 하면 남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줬 냐면 아내가 뭔가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데 외면해 버리잖 아요. 잘래, 내일 얘기해 이러면서 현실을 회피하는 모습 을 보여요. 결국 서로가 합의될 수 있는 지점을 만들기 위 조별토론 3조 폴, 노동 계급 남성의 이야기 해서는 어떤 공감이나 소통을 통해 가능한 것인데, 남편 과는 궁극적으로 안 되고 있는 거죠. 딸조차도 자신의 상 황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기보다는 실수로 혹 하나 달고 있 다는 듯이 말하고 행동하고요. 가족들이 긍정적인 에너지 보다 부정적인 에너지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접점을 찾지 못하는데, 그나마 타샤와의 관계에서는 그게 가능한 거죠. 누군가와 친밀감을 나누고 서로가 서로를 지지한다 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 관계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뭉 쳐진 것보다 훨씬 더 강한 게 아닌가 싶어요. - 소통하는 관계적 측면에서 보면 헬렌과 타샤의 관계가 서 로의 힘겨움을 바라봄, 그런 것으로 시작되는데 처음엔 당황스러웠다가 공감이 되는 게, 짠하다 싶더라고요. - 저는 켈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은데요. 헬렌이 미혼모 딸 켈리를 철이 없다고 구박하지만, 아들과 비교 해보면 그래도 정말 똑바로 말하는 건 그 딸인 것 같아요. - 애를 낳았다는 거 자체도, 가장 책임감 있는 게 딸 켈리가 아닌가 싶어요. 엄마랑 둘이 있을 땐 철딱서니였다가 친 구랑 얘기하는 거 보면 완전 개념이 넘쳐요(웃음). - 이 영화에서 아빠 폴은 정말 요즘 한국의 아버지들 같아 요. 너무나 수준 낮은 게, 그건 내 자리잖아. 하는 거(웃 음). 그게 바로 요즘 남자들이에요. 여자들한테 자리 물려 주지 않으려고 남자들이 얼마나. 지금 사회에서 여 자들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남자들이 저 래요. - 나는 폴이라는 사람이 도대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의문이 들어요. 이 사람은 끊임 없이 남을 비난하기만 하거든요. 그런 대목들은 굉장히 안타까워요. 이 사람이 뭔가 더 노력하는 모습이 강조됐 더라면, 좀 더 이 사람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 지만 말이죠. 헬렌은 조각 수업도 들으면서 뭔가 끊임없 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변화에 대한 요구를 하잖아 요. 딸한테도 네가 좀 더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고 요 구하고, 잘 살아가기 위한 요구와 노력들을 하는데요. 남 을 돌보기도 하고 이러면서 삶을 살아가는데, 이 남성은 자신이 왜 힘든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만 계속 얘기 하고 있거든요. - 그리고 헬렌이 계속 절규한단 말이죠. 자기와 지적인 대 화를 나눌 수 있는 타샤가 생겼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여 러 가지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폴이 완전 무시하잖아 요. 그건 자기 아내가 갖고 있는 자신에게 중요한 대상, 자신에게 의미 있는 어떤 것 에 대한 배신인 거죠. 기본 적으로 자기 아내에 대한 인정이나 이런 것들이 전혀 없 는 거죠. - 그리고 자기는 계속 뒤쳐져 있고 퇴보하고 있는데, 자기 부인은 이 생활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어딘가 나가서 뭔 가를 하려고 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두려웠겠죠. 한마디 로 찌질한 거죠(일동 웃음).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43

4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 저는 이 영화 보면서, 가부장제의 틀이 되게 위태함을 느 꼈어요. (일동 동의) 그리고 저는 그 장면이 탁 튀었어요. 마지막에 둘이 헤어진다고, 폴이 짐을 싸서 나가잖아요. 그때 헬렌 장면에서는 헬렌이 가만히 눈만 뜨고 폴이 나 갔거든요. 근데 폴 시각에서 봤을 때는 헬렌이 Yes, OK 이런 말이 나왔어요. 이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보는 관점 에서 상대방을 이해해요. 각자 자기 방식대로 보는 거죠. 소통하지 않고 각자 살아 라는 듯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 들이 가부장제 틀 안에서의 가족의 단면을 보는 듯한 느 낌이 들어요. - 다섯 식구 부양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면서 이야 기하는데, 사실 다들 일하잖아요. 딸도 일하고, 엄마도 일 하고, 다들 같이 일하는데 자기 혼자만 하는 것처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주부양자라는 거죠. 오늘 아 침에 제가 강의를 하고 왔는데 수강생들이 마을 이장님 들이었어요. 아내분이 지금 여러분들이 받는 연봉의 두 배 정도를 받는다고 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 같나 요? 라고 물었더니, 한 분이 손을 들더니 자긴 자살할 거 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왜 자살하실 거냐고 했더니 그 분의 언어가 딱 그런 거예요. 나의 남자다움, 가장으로서 - 소통이 너무 안 돼서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 만 보고. (일동 동의) 그리고 그 남자는 하층민인데 도 너무 보수적이고, 우리나라로 따지면 조선일보만 보 는. 너무 심한가? (일동 웃음) - 산동네에 살면서 이주민들 비하하는, 어찌 보면 같은 하 층 계급인데 더욱더 비하를 하죠.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똑같은 것 같아요. - 아까 폴이 얘기하잖아요. 너희들 때문에 내 아들이 실직 자라고. - 그건 우리가 평소에도 자주 듣게 되는 얘기잖아요. - 저는 그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그 남자가 아내를 성폭행 하잖아요. 모든 영화에서 성폭행 장면을 보여주는 카메라 샷이 유사한데요. 여자가 무표정하게 응시하고 있거나 딴 데를 쳐다보고 있거나 하는 장면 말이죠. 근데 그 남자 에 피소드에서는 성폭행 장면은 없고, 부인이 남편을 거부한 장면만 나왔어요. - 그런 의미도 있는 것 같아요. 거기서 아내가 성폭행 당 한 건데, 이 남성의 시각에선 그게 아무것도 아닌 거죠. 나는 그냥 무시당해서 기분 나쁜, 그런 느낌 말이죠. (일 동 동의) - 근데 폴은 매 씬마다 한숨을 쉬어요. 섹스하는 그 장면에 서도 깊은 한숨을 몰아쉬고, 어떤 상황 설정마다 자기 인 생이 잘 풀리지 않는 걸 하소연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의 손상을 내가 어떻게 버티느냐. 그래서 나는 자살할 거 다 이런 거죠. - 근데 아내가 두 배 이상 벌 수 있을 확률도 별로 없어요. - 가능성을 열어두지도 않는 거죠. 이 영화 보면서도 그게 떠오르는 거예요. 분명 아내도 일을 하고, 딸도 일을 하고, 물론 남편도 일을 해서 주 수입원이 남편일 수는 있지만, 자기가 100% 수입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모두 를 부양한다고 생각하잖아요. - 남편이 혼자 상상하잖아요. 바닷가에서 빠져 죽는 것을 말이죠. 그 장면이 진짜 빠져 죽은 것처럼 나오잖아요. 거 기서 끝났으면 그 남자가 진짜 죽었을 텐데(일동 웃음). - 거기까지만 봤을 땐 남편이 살기가 참 어려운 사회라는 게 느껴지잖아요. 근데 그 이면을 보면 역시 하고 깨닫게 되 는 부분이 있어요. - 나중에 떠나면서 남자가 웃잖아요. 운전하고 떠나면서 활 짝 웃잖아요. 이곳의 현실을 벗어남과 더불어 네가 원하 는 모든 걸 내가 다 망가뜨렸다고 고소해 하는 것 같아요. 결국 타샤의 남편한테 다 알려줬잖아요. 좀 악마적인 모 습 같아요. - 난 그건 아내에게 엿 먹였다 이런 의미로 봤는데, 이런 느 낌 아닌가요? - 제가 보기에 이 남편은 아내의 배신까진 생각조차 못했을 남자인 것 같아요. 그냥 자기가 이민자들에 대해 느낀 분 44

49 노를 복수 차원으로 한 거죠. 아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모 든 걸 내가 다 망가뜨렸어 그것까지는. 조별토론 4조 - 나는 보면서 정말 저 남자가 끝까지 애정이라는 게 아무에 게도 없는, 인간적으로 참 차가운 남자구나 그런 걸 느꼈 여성으로 살아가기 거든요. 그래도 좀 남자다운 점이 있을 거야 싶은데, 근데 그런 것조차도 없는 남자 말이죠. - 다른 사람들은 난민, 이민자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거 잖아요. 근데 이 남자는 영국 남자로서 이민자들에겐 직 업을 줄 수 없다고 하죠. 이건 자신의 고정관념이었지 윤 리의식이 있는 건 아니예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보 면,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성구매를 하고, 결국 값싸게 이 민자의 노동력을 사죠. - 그 남자의 삶이,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기 보다는, 굉 장히 편협하고 외골수적이고, 그런 부분 때문에 타샤와 같은 이들을 증오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인 거죠. 그리고 아 내가 밤에 야근하고 돌아오면 넌 밤에 잠이나 자고 집에 나 있어 라는 식으로 대하는 전형적인 가부장 남편의 모습 을 보여주죠. 저는 보면서 굉장히 답답했어요. - 가부장적인 남자가 결국 나이 들면 자신의 남성성, 권위를 잃을까봐 두려워서 여성 혐오로 간대요. - 이 영화의 매력이 세 가지 시선을 합쳐서 보니까 완성되 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예요. 처음에 헬렌의 이야기만 봤 을 땐 왜 굳이 저렇게 까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 맞 춰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구나 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 씨실과 날실이 묶여서 하나로 완성되는 것 같죠. - 같은 하나의 환경과 시공간 속에서 일어난 일들인데 다 달라요. - 남자라는 존재만 갖고도 남자들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길 을, 우리 여자들은 끌고 가야 하고, 쟁취하고, 너무나 많 은 노력들을 해야 하잖아요. 나는 정말, 한 인간으로 살아 가는 게 저렇게 힘든가 싶어요. -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게 참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 게 되네요. - 자기 인생이 축소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주변에 폭력적 인 방식으로 그렇게 가는 거 아닐까요? 섹슈얼리티와 정체성, 교차되는 시선들 45

5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4.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주제강연 정희진 (여성학/평화학 강사) 사 회 황미요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성폭력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고 여성주의적 맥락에서 논의한다. 성폭력과 함께 항상 논의의 대상이 되는 보편과 특수, 객관과 맥락의 문제에 접근하는 여성주의적 방법을 모색한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오늘 강연 세 번째 날이고, 우 예를 들어, 최근 <케빈에 대하여>라는 영화가 있는 리가 모이는 건 네 번째 날입니다. 오늘은 굉장히 복 잡하지만, 복잡할수록 더 복잡하게 논의해야 하는 문 제에 대해 논의하려고 합니다. 성폭력에 개입된 다 양한 맥락들을 해체시키고 논의하는 방법에 대해 말 씀해주실 정희진 선생님을 소개하면서 강의 시작하 겠습니다. 데, 이 영화를 모성으로 읽는 사람이 있고, 저처럼 악 에 대한 영화로 보는 사람도 있죠. 그래서 저는 이 영 화에 대한 글을 마태복음 5장과 연결시켜 글을 썼어 요. 사실 이 영화는 모성으로 보면 읽기 어렵다는 것 이 제 생각이에요. 그리고 <공공의 적> 마지막 편 있 잖아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막 울었는데, 이게 지금 한국 자본주의와 10대 고용, 폭력의 산업화에 대한 구조와 개인의 반응 문제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교육용 으로 굉 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정희진 저는 기본적으로 영화 혹은 소설 같은 예 <릴리 슈슈의 모든 것>도 그렇죠. 제가 원래 이와이 슌지 감독 팬이지만,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 제가 술 작품을 교육 텍스트 로 삼는 것에 회의적인 사람 입니다. 아시다시피 수용자마다 읽는 방식이 다 다르 기 때문에, (텍스트를 통한) 논쟁은 가능해도, 의도하 는 주제로 의식화 하려는 차원에서 접근하면 곤란한 거죠. 수용자의 가치관, 위치성, 당시 상황에 따라 다 다르게 읽는 거죠. 강조하고 싶은 건, 이 영화에 수많은 에피소드가 나 오는데, 학교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성폭행한 다음 원조 교제, 매춘을 시켜요. 여학생들은 남학생들한테 윤간을 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개 자포자기 상태에 서 남자들이 시키는 대로 원조교제를 하고 망가져요. 아오이 유우가 나오는데 그녀는 남자에게 순종하면 46

51 서, 원조 교제로 번 돈을 충실하게 갖다 줘요. 그런데 성폭력 당한 다른 여학생은 다음 날 학교에 머리를 삭 발하고 나타나요. 애들이 다 놀라죠. 억압 구조가 있 지만 구조에 반응하는 개인의 리액션은 다 다를 수 있 다는 겁니다. 성폭력을 당해도 그 피해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나 대처는 다 다릅니다. 피해자가 모두 트라우 마에 걸리고 자살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 여학생은 너희들이 나한테 구조적 피해를 가했지만, 나는 거기 에 응답하지 않겠다 고 한 거죠. 머리를 삭발하니까 매춘을 못 시키고, 그 아이는 그때부터 죽어라 공부 하는 거예요. 10대 여성의 여성성을 잠시 포기하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거죠. 규범, 경험, 사실, 이론은 모두 다르다 섹슈얼리티를 논할 때 어려운 점은, 다른 이슈와 다 르게 섹슈얼리티는 몸에는 개별성이 있기 때문에 일 반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분명 구조적 문제인 데 일반화가 어려운 거예요. 근데 여성운동 진영이나 국가에서는 매뉴얼을 만들려고 하지요. 여기에 바로 어려움이 있고 해결 안 되는 문제가 있어요. 예를 들 어, 성폭력 피해자 대처 매뉴얼 만드는 거. 근데 이게 현장에선 먹히지 않을 때가 많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성폭력 운동을 포기하는 건 아니지만, 어떤 일 반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일반적인 대처법, 해결법을 다중적 젠더(multiple gender) 만드는 것에는 근본적 어려움이 있다는 건 인정을 해 야 된다는 거예요. 인종, 민족, 종교 문제를 들여다보는 틀도 단순하지 않아요. 이슬람 사회 여성이 차도르 쓰는 거에 대해 서 여러 가지 논쟁이 있어요. 제가 이슬람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놀란 게, 맨 처음 성경이 아랍어로 쓰였 다는 거였어요. 어쨌든 처음엔 차도르가 성차별이다, 이 이야기가 처음 나왔어요. 왜냐면 강제로 입게 하니 까. 선택이 아니니까. 근데 또 다른 관점으로 나중에 나온 주장은, 바디라인(body shape)이 드러나는 서 양 옷이 오히려 더 여성 억압적이고, 뒤집어쓰는 건 해방적이라는 것이었어요. 헐렁한 옷이 편하잖아요. 이후 논쟁은, 가리니까 더 섹시해 보인다 로 발전(?) (웃음). 가리니까 그게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그러 니까 섹시하다는 개념이 다양한 거죠. 인종이나 로컬 에 따라 섹슈얼의 의미도 다르고요. 섹슈얼리티에 대한 규범과 경험과 사실이 모두 다릅 니다. 섹슈얼리티의 특정 규범은 젠더를 전혀 고려하 지 않은 부분도 있고, 젠더 중립적인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어떤 규범은 여성에게 유리하기도 하고 불리 하기도 하고 사실 규범이란 건, 문화적 폭력이라 고 할 수 있어요. 폭력 혹은 이데올로기, 비슷한 말이 에요. 근데 이게 무조건 불리한 건 아니고요. 거의 불 리한 건 맞지만요. 대개 사람들은 이 규범을 체화하 는 것을 사회화 라고 하죠. 어쨌든, 섹슈얼리티에 관 한 가부장제 규범이든 여성주의 규범이든, 이를 변하 지 않는 사실이나 이론으로 알면 안 된다는 겁니다. 경험 역시 사실이나 이론이 되는 것은 아니죠. 그리 고 이른바 사실 이라는 것, 예를 들어 생물학적, 과 학적 팩트 같은 것들도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 떤 물고기가 자웅이체였는데 환경이 오염되면서 자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47

5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웅동체가 된다거나 하는 예들이 있어요. 생물학이 원 래 생물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고, 환경에 대한 생물 의 적응, 진화를 연구하는 것이잖아요? 이게 다 다르 단 말이에요. 예를 들면 프로이트가 얘기한 구강기, 항문기, 이런 게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성적 여자를 사면 죽이는 권한까지 줘요. 그런데 그런 포 르노 제작 금지가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의 검열반 대 운동으로 무산이 됐어요. 남자들이 반대해서 무산 이 된 게 아니라.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인격과 분리된 몸뚱이 죠. 여기서 인격이란 말은 사회적, 정치적인 존재예 인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을 리포트한 것입니다. 프로 이트는 보고, 묘사를 한 사람에 가깝고, 맑스는 주장 을 한 사람입니다. 여러 가지 사상가가 있지만 묘사를 잘 하는 사람, 설명을 잘 하는 사람, 분석을 잘 하는 사 람, 제시하는 사람, 이런 게 다 다르거든요. 특정 사안에 대한 현실 묘사를 이론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고, 더구나 사상으로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규 범/경험/사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성의 정치학과 윤리학은 존재하는 거죠. 섹슈얼리티, 일반화의 이점과 문제 성판매는 노동, 중노동이죠(웃음). 문제는 성매매가 노동이냐, 폭력이냐가 아니라 어떤 노동이냐가 핵 심적인 문제죠. (이런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는 일반화할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섹슈얼리티를 일반화 할 때의 문제는 어느 나라에나 있죠. 미국에서 포르노 제작 금지법이 왜 통과가 안 됐냐면 캐서린 맥키논, 안드레아 드워킨 같은 이들이 노력을 많이 했는데, 결국 자유주의 페미니즘 진영이 반대했거든요. 하드웨어 포르노 많잖아요. 요샌 스너 프 필름이라고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어떤 데서는 그 요. 즉 주민등록을 가진 사람이죠. 주체(subject)라 는 것은 내가 어떤 대상을 어떤 식으로 규정하고 나한 테 없는 것을 집단으로 범주화시키는 것인데, (우리 가 흔히 주체성,이라고 사용하는 말에서의 주체 와는 달리) 사실 그것이 우리가 대상화라고 부르는 것입니 다. 대상화하고 대상은 다르죠. 남자도 대상이 될 수 있는데 대상화는 아니죠. 성폭력/성매매 메커니즘은 여기에 있어요. 여자를 대상화, 물화( 物 化 )하는 것에 핵심이 있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여자를 물화한다는 것은 여자를 그냥 물건으로 본다는 뜻이에요. 집안끼 리 사이가 나쁜데 여자를 납치해서 강간하는 건, 바 로 상대방이 가진 물건 중에서 가장 소중한 물건을 망 가뜨린다는 거예요. 근데 어떤 여자들은 남자가 자기 구하러 막 달려오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좋아 하죠(웃음). 여자가 남자 구출하는 영화는 없잖아요. Fucking USA 가 그거잖아요. 미군이 우리나라 여 성을 강간했으면 우리나라 남자들이 할 일은 딱 두 가 지죠. 남자들이 우리를 확실히 보호하거나 미국 애들 이랑 싸우거나 두 가지인데, Fucking USA 에서는 한국남자들이 미국여자들을 강간하는 거잖아요. 웃 기지 않아요? 이게 이상의 <날개>, 신동엽의 <금강> 등에서부터 시작해요. 성폭력과 성매매의 기본적 메커니즘은 이것입니다. 가장 기본적 메커니즘은 타자, 타자화입니다. 타자는 48

53 다른 사람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타자를 다른 말로 이 렇게 쓸 수도 있어요. 자 를 몸 자( 者 )가 아니라 물건 자( 子 )로 쓰는 것입니다. 성폭력/성매매는 남성에 의 한 여성의 교환, 판매, 기증, 훼손입니다. 그 (물건 같 이 생각하고 망가뜨린다는) 훼손은 적대감으로 인한 훼손도 있지만 주인이 없으니까 훼손한다는 거예요. 섹슈얼리티의 기본서로, 젠더와 관련한 책이 있어 요. 제가 말씀드리면 다 아실 거예요. 제일 기초적인 것은 첫째,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둘째, 섹스 자원 봉사 셋째, 노동하는 섹슈얼리티 넷째, 역사 속 의 매춘부들. (이 책들 중에서는 페미니즘 안에서도) 추천하기에는 논쟁적인 책들이 있어요. 1번은 anti sex, 4번은 pro sex, 2, 3번은 중간입니다. 정확히 규정하기 보다는 그런 입장에 가깝다는 이야기입니 다. 2번은 네덜란드 얘기예요. 지금도 성매매 논쟁하 면 항상 찬성 근거로 나오는 네덜란드에서의 장애인 섹스봉사 이야기 있잖아요. 그런데, 결국 네덜란드에 서도 이 이슈가 감정과 분리될 수 없는, 자원봉사가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결국 그 런 제도는 없어졌어요. 성폭력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기 어렵게 합니다. 또 젠더구조 때문에 일어나기는 하지만 (이것의 원인과 해결을) 구조로 환원할 수도 없어요. 그러니 복잡해 지는 거죠. 이거 되게 중요한 겁니다. 젠더 구조 때문 에 일어났다는 것도 충분히 공유되지 못 했는데, 그것 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원인이나 해결이 젠더로 환 원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까 성폭력 문제는 뭔가로 환원할 수 없고,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 가지 모순되는 얘기를 해야 하는 겁니다. 젠더를 가시화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 젠 더로 환원되지 않도록) 젠더를 자유롭게 하는 거예 요. 젠더를 가시화하면서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이 모 든 문제가 젠더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개인이 가진 역 량, 사회적 위치, 다시 말하면 계급/나이/인종 등에 따라 개인은 다 달라진다는 것에 주의해야 하는 것이 죠. 인식 자체가 달라지죠. 개인이 대응하는 건 거의 다 달라요. 그런데 문제는 (환원하지 않도록, 전형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도) 환상적인, 상상적 인 어떤 것의 전형을 여성운동가들이 만들었어요. 즉 다시 말하면, 우리가 구조의 문제를 밝혀내면서도 개 인이 구조로 함몰되지 않고 다른 구조를 상상할 수 있 젠더를 가시화하면서 동시에 무너뜨리기 는 사회를 동시에 만드는 게 여성운동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지하게 어렵죠. 젠더 구조도 제대로 파 악을 못 해서 여성운동조차도 어떤 사안에 대해 잘 성폭력은 쉽게 얘기해서 젠더 구조 때문에 일어나 요. 그런데 이 어려움은 (성폭력을 저지르거나 당하 는) 일반 사람들, 우리가 젠더 구조에 대해 모른다는 거예요. 성폭력은 젠더 구조 때문에 일어나는데 젠더 구조 자체를 대부분의 사람이 모른다는 사실, 이것이 못된 반여성적인 대응을 많이 만들어 왔어요. 신정아 사건, 모유수유 사건 등 예를 들 수 있는 것이 많아요. 그래서 여성운동의 대응이나 멘트, 성명서가 반여성 적이거나 성 보수적이거나 중산층 여성 지지적이거 나 이런 일들이 생기게 됩니다. 저는 그게 다 우리가 인식이 없어서라고 생각해 왔어요. 좋게 말하면 대중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49

54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과 협상적인 것일 수도 있고요. 근데 이것도 지금 생 각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여성주의가) 정말 젠더 의 식이 없었던 거예요. 성폭력이 젠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젠더로 환원하면 안 돼요. 안 그러면 여성은 피해자가 되고 젠더구조를 더 강화시키게 되죠. 젠더는 해체해야 하 는 거죠. 여러분, 젠더가 뭡니까? 나는 인간인데 여자 로 만드는 거잖아요. 그게 젠더인데, (젠더구조에서 는) 나는 내가 인간이면서 억압받는 여자란 정체성, 주체성을 가져야 하는 거예요. 이건 두 가지가 다 있 는 거죠. 이게 바로 페미니즘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러니까 어떤 때는 내가 인간으로 묶여야 되는 게 옳 은 거고, 어떤 때는 여자로 묶여야 하는 게 옳은 거죠. 가령 나는 인간인데 사람들이 나를 흑인으로만 환 원하니까 사람들이 화가 나서 운동을 하는데, 한편으 로는 분리해서 나는 흑인이에요 라고 해야 할 필요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남자가 나한테 예쁘다고 하는 것 과 여자가 나한테 예쁘다고 하는 건 다른 의미고, 남 자가 나한테 여자라고 하는 것과 여자가 나한테 여자 라고 하는 것은 다른 의미라는 게 바로 여기서 발생하 는 거죠. 정체성을 두 가지 방식으로 해체시켜야 한다 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문제는, 구조도 이해가 안 되 는 상태에서 어떤 사람들이 행위/개인을 갖고 나오니 까 페미니즘 어렵다,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 제가 성 폭력 피해자 중심주의를 비판했거든요. 그러니까 사 람들이 헷갈려하기 시작하죠. 그러니까 페미니즘이 성폭력의 심각성, 통제 효과 또 한 가지 문제는 우리가 성폭력의 위험성, 심각성 을 강조하죠. 왜냐면 그게 너무 가시화가 안 됐으니까 사람들이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왜 밤길을 떨고 다니는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이걸 강조했는데, 한편에선 이게 성폭력 안보 정치라 는 거예요. 위험성과 심각성을 강조하는데 한편으론 이것이 필요함과 동시에 이게 바로 남성 정치거든요. 위험성과 심각성을 심각하게 강조함과 동시에 그것 이 여성을 통제하죠. 정리하면, 성폭력의 심각성은 남자들한테 강조하 는 것이지 여자들을 향한 것은 아니라는 것, 분리해 서 얘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안 할 것은 아니에요. 쉽게 이해하면 담론의 이니셔티브(initiative)입니다. 여자들이 남성 사회에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알리 는 거고, 남자들이 여자한테 성폭력의 심각성을 말하 면서 조심해라 를 강조하는 것은 여성의 행동을 통 제하고 이성애 관계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것이죠. 내가 널 보호한다, 이런 것이거든요. 성폭력의 가시 화, 심각성을 이야기는 하는 것은 필요한 거죠. 필요 하긴 하나 누가 누구한테 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정반 대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질문을 못 받았는데 이메일 로 보내주세요. 정말 어려운 거예요. 그건 반대로 말하면 페미니즘 알면 굉장히 똑똑해지는 거죠(웃음). 사회자 늦게까지 정희진 선생님 감사드리고요, 늦 게까지 함께 하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과감 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들을 많이 제기하셨어요. 질 문이 굉장히 많으실 것 같습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 50

55 를 물고 확장되게 하는 강연이었습니다. 여성학의 얘 기부터 여성 재현의 문제까지. 사실 영화에서 재현의 문제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냐와 관련된 문제들이 거든요. 이 많은 얘기들을, 다음 주에 우리가 미루고 미루었던, 정말 제대로 된 토론을 통해 같이 해보자고 약속하면서 오늘 이만 마치겠습니다.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51

5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5. 숭배에서 강간까지 - 성폭력, 섹슈얼리티, 관계 토론진행 황미요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영 화 <놈에게 복수하는 법> 최미경/ 한국/ 2011/ 40분/ 다큐멘터리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전고운/ 한국/ 2008/ 22분/ 드라마 남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숭배에서 위험한 것, 성스러움/더러움 등으로 이분화 되고 그 안에서 여성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어렵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구성하는 폭력적인 맥락을 잘 보여주는 영화를 본 후 토론한다. 진행자 영화읽기 워크숍 5주차, 마지막 시간입니 어려운 매체인 것 같아요. 일단 기본적으로 여러 사 다. 이 워크숍의 기본 취지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끝난 이후에도 활동가들과 교육자들이 여성주의 영 화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서울국제 여성영화제가 운영하고 있는 아카이브 보라를 소개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차적인 목표 외에 더 나 아가 이 워크숍을 통해 시도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 데요, 영화를 활용한 교육 의 방법론을 다시 한번 생 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영화 와 교육 이라 고 하면 이 두 개념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영 화가 교육을 더 쉽게 도와주는 것 같은 인상이 있습니 다. 하지만, 어떤 주제와 잘 맞는 영화라는 것은 매우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 로, 더 중요하게는, 매체의 특성상 영화는 어떤 주제 를 투명하게 반영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인 것 같아요. 여러 창작물들 중에서 영화는 보는 사 람 입장이든, 만드는 사람 입장이든 통제하기 가장 람이 참여할 수밖에 없고, 돈도 많이 들고, 여러 가지 역학들이 결합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만드는 과정에 서 반드시 감독 한 사람이나 시나리오 작가, 배우 한 사람의 의도에 의해 일괄적으로 통제되기 어렵고, 설 사 그렇게 된다고 할지라도 영화가 상영되어 관객들 이 볼 때에는 다른 의미들이 생성되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서 교육한다는 건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가지고 교육을 하면 이런 이유들 때문에 미리 정해진 결론을 내려고 하게 되지 요. 영화를 진짜로 보고, 읽는 것 을 하지 않는 것이 죠. 주제에 영화를 맞추게 되는 것입니다. 올해 저희 가 영화읽기워크숍을 계획하며 생각했던 건, 영화를 통해 문제의 결론을 명쾌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루는 문제들이 오히려 더욱 복잡하다는 것 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면 어떨까, 영화 자체도, 다루 는 주제도 의도된 결론으로 딱딱 나아가기보다 그 자 52

57 체의 복잡성이 영화를 통해 드러나고 의도치 않게 포 진행자 영화를 두 편 보셨는데, 첫 번째 영화를 보 착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 습니다. 이러한 복잡성, 다양한 층들을 어떻게 다루 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것이 워크숍의 또 다른 주제 가 되는 것이죠. 이 워크숍의 이러한 취지들이 충분히 전달되면서 다섯 번째까지 왔는지 오늘 마지막 날, 전 체적인 강의들을 토론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함께 읽을 영화는 두 편의 단편영화입니다. 두 편 모두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아시아 단편경선에서 보여졌던 영화인데요, 최미경 감독의 <놈에게 복수하 는 법>과 전고운 감독의 <내게 사랑은 너무 써>입니 다. 이 두 편의 영화를 본 후에 성폭력과 섹슈얼리티 에 관해 토론해 보겠습니다. 실 땐 반응이 격렬하셨어요. 영화에서 인물들이 이야 기하기 전에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고요. 두 번째 영 화 보실 땐 조용하셨지만 조용하면서도 긴장하는 게 느껴져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지 궁금했습니다. 수 강자들 중에 특히 10대 성교육 하시거나 상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상담하는 10대들 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으실까? 그런 생각이 들 었어요. 오늘은 부분적으로 시도해 봤던 조별 토론을 본격적으로 해볼까 하는데요, 세 조로 나누고 저쪽 안 쪽 테이블로 옮기셔서 이야기하시면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유롭게 영화에 대해서, 영화 를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얘기하시되, 지난번 정희진 선생님 강의 때 하셨던 이야기들과 연결되게 생각나는 게 있으셨는지,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 생각 나셨는지 그런 부분을 생각해보시거나, 이 영화들을 활동할 때나 교육할 때 활용하고 싶으신지, 그렇다면 영화 상영 1 놈에게 복수하는 법 How to Avenge Myself on Him 최미경 감독, 한국, 2011, 40분, 다큐멘터리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성폭행의 피해를 받고도 제대로 대응 하지 못 했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궁리하면서 시작하는 셀프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이 영화의 주인공인 나 는 대 학동기, 공무원, 삼촌 등을 차례차례로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와 그 때의 사건을 이야기하고, 사과를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감독은 다시 의지를 다지고 용기를 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복수 자체에 대해서 끊 임없이 회의하기도 한다. 가해자에게 각자의 죄를 묻고 사과를 받는 것은 피해자가 최선으로 선택할 수 있는 복수 일까? 혹은 성폭력 피 해자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1) 숭배에서 강간까지 - 성폭력, 섹슈얼리티, 관계 1) 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 본선 진출작으로, 현재 아카이브 보라 에서 열람/대여 가능하다 53

5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어떤 부분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 아니면 어떤 부 분 때문에 활용하고 싶지 않은지 그런 부분을 나중에 들어보고 싶거든요. 일단 조별 토론 이후에 다시 얘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각 조별 토론은 맨 뒤에 따로 모아서 편집했습니다. 1조 저흰 <놈에게 복수하는 법>말고 두 번째 영화 에 대해 더 많이 얘기했거든요. 영화에서 남학생이 여 자 친구가 성폭력 당하는 걸 알면서도 왜 아무 행동도 안 하는지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어떤 선생님께서 는 그 남학생조차 성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용기 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여자 친 구가 폭력을 당하는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대응하지 진행자 조별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시는 것이 인 못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신 분들 상적이었습니다. 이제 같이 얘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두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 온 것 같아요. 토론의 결론 이라고 하긴 어려울 것 같 고,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정리를 해주셨으면 좋 겠어요. 먼저 맨 앞에 계신 조부터 얘기를 해볼까요? 1조 발표 선생님께서 일단 본인 생각을 얘기하시면서 조에서 나온 얘기도 하시고, 같은 조에 계신 다른 분 들도 얘기하시면서(웃음) 더 덧붙여서 많이 얘기해주 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계셨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는 폭 력을 보면서도 묵인한 방관자가 아니냐, 그 아이도 폭 력에 가담한 거 아니냐, 하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었습 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남학생을 붙잡아다 물어보 고 싶습니다(웃음). 왜 가만히 있었니? 하고 물어보 고 싶습니다. 그리고 <놈에게 복수하는 법> 같은 경우 는 저게 과연 복수일까? 이런 것들에 대해 아주 잠 깐 얘기했습니다. 우리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용기 를 내서 이야기하라 고 얘기하고 있긴 하지만 그러면 영화 상영 2 내게 사랑은 너무 써 Too Bitter to Love 전고운 감독, 한국, 2008, 22분, 극영화 고3 커플인 병희와 목련은 병희의 좁은 고시원 방에서 첫경험을 나 누게 된다. 얇은 판자 벽 너머의 옆방 남자, 목련이 공부를 열심히 하 는지 확인하는 엄마의 문자 등 감시 받고 방해 받는 것 투성이지만, 병희와 목련은 그 또래가 나눌 수 있는 달콤한 대화와 배려를 해가며 첫 섹스를 마친다. 병희가 목련을 위해 간식을 사러 간 사이 목련의 섹슈얼리티는 전혀 다른 위험한 맥락에 놓이게 된다. 섹스에 대한 사 회의 보수적 관념, 입시, 가부장적 가족관계 때문에 우울하고 힘든 첫경험을 하게 되는 10대의 이야기. 2) 2) 제1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 수상작으로, 현재 아카이브 보라 에서 대여 가능하다. 54

59 서도 내 입장이 정리되어 있는가, 하는 의문들이 있었 고요. 그리고 나 자신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 는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피해자에게 피해자는 이렇게 해야 돼 라 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고 있진 않았는가, 이런 얘기 도 나왔습니다. 성폭력에는 필요한 전략일 수 있지만 이것이 다른 종 류(의 폭력)엔 해당되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이 오히려 억압일 수도 있고, 전체 사회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 한 거라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각자 자기방 어 훈련하셨던 이야기도 들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 를 나누었습니다. 거기서 또 중요해지는 게, 여성들 진행자 선생님 얘기를 들으니까 최근에 제기된 비 이 대부분 최미경 감독님처럼 말을 왜 못했을까 하는 자책을 흔히들 하게 되는데, 그것이 왜 말을 못했냐 슷한 논의가 생각이 나요. 흥행 영화인데, <건축학개 론>에서 보면, 그건 사실 남성 입장에서 첫사랑이 낭 만화 되는 건데,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죠. 이제훈이 연기했던 주인공은 수지가 명백히 성폭력의 상황에 놓여 있는데 그땐 자기만 괴롭다고 생각하고 방조했 던 거죠. 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 대부분의 여성들 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자기 역사와 맥락 들이 오히려 더 많이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영화에 대해서는, 그 여 학생이 왜 말을 못했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오갔어요. 수박이나 간식을 되게 부담스럽게 갖다 주잖아요. 저 1조 저흰 그거에 대해서 두 가지를 얘기했어요. 그 는 그렇게 느꼈는데. 할머니도 같이 살고, 뭔가 기대 를 받는 입장이고 그래서 더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게 혹시 남성연대가 아닐까. 또 하나는 강자에게 약한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두 가지 를 얘기했거든요. 그게 남성연대일수도 있다는 의견 에 더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나중에 틀린 문제를 다시 동그라미를 치면서 미묘한 의지 같은 것도 보이 는 것 같고요. 오히려 그 문제보다는 남자친구와의 관 계라든가 그것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단 생각도 들었습 진행자 갔나요? 또 다른 조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니다. 그 상황에서 여학생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저 희들끼리 추정도 해보고 이야기도 해봤습니다. 그리 고 국가에서 성폭력을 다루는 것이 얼마나 2차 가해 를 빈번케 하는 것인지, 그리고 김기덕이 시나리오를 2조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처음에 이야기했 쓴 <아름답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던 것이 흔하게 공공장소나 익명의 어떤 남성들에게 겪는 성추행에 대해서 얘기가 먼저 나왔고, 거기서 여 성주의 자기방어 훈련이나 매뉴얼이 필요하다, 그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례들도 말씀해주셨어요. 그 러면서 매뉴얼이 필요하지만 이와 관련된 그런 류의 진행자 1조와는 좀 다른 얘기들이 나왔어요. 피해 자 상담의 다른 방법, 처음에 토론이 그렇게 풀린 것 같고요. 그러면서도 복잡, 미묘한 문제들이 있고 그 런 부분들에 대한 토론을 하신 것 같아요. 섹슈얼리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55

6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티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느냐하는 문제들도 굉장 히 중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3조의 토론 내용 을 듣겠습니다. 3조 저흰 얘기를 나누기 시작할 때 일단은 좀 먹먹 한 느낌이다, 이 얘기부터 시작했어요. 이 영화들을 이런 얘기들을 좀 하면서, 제가 일하는 곳에서는 가해 자 되지 않기. 피해가 무엇이고 어떻게 그것들을 극복 해야 하고, 신고해야 하고 그런 것들보다는 가해자 되지 않기, 일상의 문화 가꾸기, 친밀한 관계에서 내 가 폭력적인 행동 하지 않기, 예를 들면 데이트 성폭 력, 또래들의 장난 이런 것들을 좀 더 많이 얘기하고, 교육하는데 쓸 수 있을까? 이런 얘기부터 시작을 했 어요. 좋을 것 같다, 현실을 보여준다, 이런 얘기를 하 신 분도 계셨지만, 반면 저희 안에서 정리가 된 건 이 영화를 10대에게 보여주기엔 10대들이 토론할 준비 가 안되어 있다. <놈에게 복수하는 법>의 경우는 활용 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두 번째 영화는 10대가 그 맥 락들을 소화하기엔 오랫동안 동아리 같은 곳에서 작 성폭력 예방 교육의 방식이 성폭력을 규정하고 법으 로 처단하고 피해자의 괴로움을 강조하기보단 일상 의 변화들, 그게 더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들 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성폭력이 정말 사라질 수 있을 까, 너무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하 면서 마무리가 됐던 것 같아요. 업을 해왔으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으면 한계가 많이 진행자 역시 복잡한 문제들이 많이 얘기가 된 것 같 있을 것 같다. 대학생 정도는 이런 토론이 소화가 가 능하지 않을까, 이런 얘기들을 했고요. 제가 기록을 안 해서 기억나는 걸 몇 가지 얘기하자면, 저흰 피해 자들이 꼭 그렇게 얘기를 하고 가해자에게 사과를 받 는 과정이 중요할까? 이런 얘기들이 나왔어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그게 너무 힘든데도 왜 그렇게 하 라고 부추기거나 그게 뭔가를 치유하는 방식이라고 얘기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좀 있는 것 같다는 의견 도 나왔고요. 근데 중요한 건 피해자들이 자기의 얘기 를 꺼내는 건 중요한 것 같다, 피해라는 것도 다양하 게 경험이 되고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얘기되는 방식 이 피해자화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자 발찌, 약물 치료에 대한 얘 기도 했어요. 그건 현실적인 방법이 아닌 것 같다, 예 산 낭비다(웃음). 그리고 성폭력 예방 교육, 저는 청소 년 성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어떤 식으로 교육하냐? 아요. 나온 얘기들 중에, 저희가 문제화시켜서 이야 기해 볼 주제가, 이전에 정희진 선생님 강연에서 나오 기도 했는데, 성폭력 사건 이라고 이렇게 문제를 대 할 때 성폭력이냐/아니냐도 일단 중요하지만, 사건으 로 규정하고 (사건으로 두고) 피해자를 어떻게 대할 까 입니다. 사실 피해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피해자를 타자화 하게 되는 문제가 있죠. 정희 진 선생님 강연 때 나온 이야기인데, 구체적인 성폭력 의 피해자든 아니든, 여성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어 쨌든 피해자인 거죠, 기본적으로. 여성은 피해자인데 동시에 이런 문제를 제기할 때 피해자화 하지 않으 면서 제기할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셨죠. 우리 가 <놈에게 복수하는 법>을 보고 그 영화에서 보여지 는 다양한 사건들을 대상화된 사건으로 보기보다 영 화를 보는 사람이 안에 있는 문화로서 당연히 겪고 있는, 성폭력을 당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와 문 56

61 화 속에서 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 이렇게 보고 토론하면 어떨까요. 사실 이런 방법이 훨씬 복잡합니 다. 언젠가 너에게 닥칠 수도 있어 이런 종류의 문제 는 아닙니다. 이미 우리 개개인이 발을 담그고 피해자 로서 때로는 공모자로서, 가해자로서 함께 서있는 지 점들과 연계되어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죠. 수하는 법 이라는 제목에 비해서 너무 아쉽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데요. 오늘 참여하신 선생님들이 성 희롱, 성폭력, 성추행에 관련해서 상담하시는 분들도 많고, 우리가 이 자리에서 화끈하게 매뉴얼 만들어보 면 어떨지 생각이 들거든요. 만들어 볼 수 있잖아요. 이런 영화를 보고 어떤 그룹이던 간에 정말 하고 싶은 참가자 1 영화 제목 놈에게 복수하는 법 을 보고 낚 얘기들이 있을 것 같아요. 난 지금은 힘이 없어 못하 지만 나중에 이렇게 복수해야지 라든가, 그런 얘기를 이신 분이 상당할 것 같아요. 줄거리 읽어보면 성폭력 조금 더 해서 을 가했던 사람들을 찾아가서 복수를 한다, 이렇게 쓰 여 있는데요. 저도 영화를 보고 좀 통쾌하길 기대하기 참가자 3 그런 건 좀 피해자가 더 무섭게, 강하게 도 했고요. 저는 첫 번째 영화도 그렇고, 두 번째 영화 도 그렇고 좀 토론도 보면서, 세상이 바뀔 때까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기본적으로. 당한 것보다 더 무섭게. 지 남자들이 바뀔 때까지 여자들은 뭐 하며 기다려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웃음). 전 그래서 복수 참가자 1 전 개인적으로 가해하는 남자보다 더 악 하는 법에 대한 매뉴얼이라도 좀 화끈하게 뭐가 있을까 기대하면서 오긴 했어요. 랄해지기, 그런 방법을 쓰거든요. 제 사례를 들면, 제 가 지하철에서 당한 적이 있는데 옆에 있는 대머리 남 진행자 복잡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부담스럽긴 하 자인 줄 뻔히 알았거든요. 거기서 아저씨 뭐 하는 거 예요? 이런 거보다 변태새끼야 어디다 손을 대는 지만, 우리가 90년대, 더 거슬러 올라가서 보면 80년 대부터 싸워온 역사들이 있잖아요. 특히나 대학에서 반성폭력 자치규약 구성하고 그런 성과들이요. 우리 가 앞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그동안 반성폭력 운동, 투쟁하면서 만들어진 성과도 있지 않 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각종 단체에서 펴낸 책들, 웹 거야 꺼지지 못해 이렇게 말하면 뭐라고 나오거든 요. 그러면 제가 더 욕을 하고 (CCTV 없어도) CCTV 에 다 찍혔다고 하고 당장 전화할 데 다 전화하 고 그러면 사람들이 솔직히 익명의 공간에서 부 끄러워할 필요 없잖아요. 저는 그냥 특별한 하나의 에 피소드로 지나갈 거고. 제가 기가 세서 그럴 수도 있 사이트 같은 거요. 사실 동시대의 문제는 그 다음이 아닐까, 혹은 그런 매뉴얼들을 왜 여성 개인은 실행 할 수 없을까, 이런 문제가 아닐까 해요. 참가자 2 저도 말씀하신 거에 공감해요. 놈에게 복 겠지만, 생각보다 금방 제압돼요. 말을 와다다 해서 확 눌러버리면. 그 사람은 저에게 물리적인 가해를 했지만 저는 그 사람한테 언어폭력으로 가해를 하는 거죠. 그리고 끝까지 가야죠. 경찰서에도 가고, 그래 야지 끝을 보는 거지. 제 스타일이 그렇거든요. 그리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57

6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고 다른 여성분이 당하고 있을 때도 저는 그런 식으로 대처를 해요. 다른 종류의 폭력을 쓰는 거죠. 그리고 제가 들은 바로는 다른 남성들이 도와줘서 잡았을 때 그걸 창피하다고 도망가지 말고 경찰서까지 꼭 같이 가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안 그러면 도와준 남성들이 죄를 뒤집어쓰거나 벌금을 물 수 있는데 여자들이 대 래요. 자기가 갖고 있는 직업은 카메라 감독인데 카 메라가 권력인 거예요. 카메라 앵글에 그 사람을 담 아서 그걸 영화로 찍는 게 복수라는 거죠. 그래서 <놈 에게 복수하는 법>은 영화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최 선의 복수인 거죠. 자기는 복수를 한 거래요. 그런데 왜 우냐고 했더니 울고 싶어서, 우는 것도 찍고 싶어 부분 다 도망간대요.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중간에 사 라져 버린대요. 여자들도 약간 좀 여자들도 대응 방법과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법제적인 상황을 이해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당하지 않 으려면 여자들이 조금 더 독해지는 게 필요하지 않나, 서 라고. 카메라가 권력이다, 전 그 말이 와 닿았어요. CCTV든 뭔가에 찍히면 그게 전부 다 증거가 되잖아 요. 카메라가 권력이란 말에 동감이 가면서 이해하는 폭이 커졌어요. 저는 좀 고민이 들더라고요. 네가 독해져야지, 이 악 참가자 5 그런데 대다수 여성은 카메라가 권력이 랄한 세상에서 살려면 악랄해져야지, 다른 식으로 공 격을 해야 돼! 이렇게 요구하는 것도 폭력일까, 이런 될 수 없잖아요. 그럼 나머지 여성들은 무엇으로 복 수를 하죠? 생각이 들었어요. 헷갈리더라고요. 참가자 1 언어폭력(모두 웃음). 진행자 2조에서 이런 매뉴얼에 대한 토론 많이 이 루어졌다고 했잖아요. 다른 건 없었나요? 진행자 아까 굳이 복수를 해야 하냐고, 그런 토론도 있었다고 하셨는데요. 참가자 4 전 다른 얘기를 했는데요. 멋모르고 어렸 을 때 아저씨가 제 가방 지갑을 우연찮게 만지는 걸 참가자 1 전 끝까지 찾아가서 복수한다는 주의예 보고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어요. 그런데 절 끝 까지 따라오더라고요. 무서웠어요. 아저씨가 절 계속 요. 제가 삭히고 받아내고 참아내는 스타일이 아니 라. 주시하는 거예요. 너 한번 두고 보자 그런 식으로 해 서 되게 힘들었던 악몽 같은 기억이 있어요. 그때부 참가자 6 그런데 말씀하신 분 같은 스타일이 몇 프 턴 너무 센 것도 상황을 봐야겠다고 (웃음). 또 아 까 본 <놈에게 복수하는 법> 있잖아요, 전 영화를 벌 써 네다섯 번 봤어요. 제가 그 영화감독하고 좀 친해 요. 한번 물어본 적 있어요. 놈에게 복수도 안하는데 그런 제목 왜 썼냐고 했더니 영화감독 왈, 이게 복수 로나 될까요. 이 사회에서 약자가 여성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법이 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최선의 방법이라 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약자 입장에선 법으로 호소 하는 방법이 우선이란 생각이 들어요. 똑같은 방식으 로 폭력을 가하는 건 내가 또 해를 입히고 입을 수 있 58

63 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거라서 좀 한 영화인데 마지막 장면이 충격적입니다. 하지만 강 참가자 1 법이 제정되는 기간, 될 때까지(웃음), 세 간 장면을 제외하고라도 이 영화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그 나이대, 특히 여학생의 경우에는 상이 바뀔 때까지 난 조신하게 삭혀야 하는 건가? 이 분 말씀도 맞는데, 저도 상황 보면서 해요. 조폭같이 생긴 사람이라든가, 범죄자형이거나 제가 상대 하는 사람은 저의 기로 제압을 하는 게 먹힐 것 같은 사람들이고 대부분이 많이 먹혔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첫 섹스의 기억이 깔 끔한 사람은 없을 거에요. 영화에서처럼 극단적인 상 황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별로 기분 안 좋고, 찝찝하 고, 반강제적인 상황으로 첫 섹스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원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별로 즐겁지 않 진행자 성폭력도 순수한 섹슈얼리티 관계가 아니 은, 그리고 그 이후에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압 박감이 큰 그런 10대의 첫 섹스를 잘 담아냈죠. 그치 라 권력관계에 의한 것이 많아서 내가 그렇게 만만하 지 않다는 걸 드러내는 것도 효과가 있긴 있어요. 복 수라기보단 그 상황에 있어서 효과적인 대처는 될 것 같아요. 제가 인도에서 1년 반 정도 살았었는데 성폭 력적 상황이 인도에선 있어요. 외국인 여성이 지나가 면 당연한 듯 가슴을 만지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하 거든요. 특히 시골이나 이런 곳은 더 심하고요. 근데 저는 별로 상처를 받거나 제 개인의 품위에 손상이 갔 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반드시 계속 화를 내고, 가해자에게 잘못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죠. 만, 만일 우리가 이 영화를 10대들에게 보여준다면 그러니까 하지마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보여주는 것 이 아닐텐데요. 우리가 10대 섹스를 다룰 때 페미니 즘의 한 경향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유롭기를 바 라고 이런 식의 주장이 많은데 그게 쉽지 않다는 걸 드러내는 거죠. 그것을 쉽지 않도록 만드는 역학 들. 그런 여러 가지 역학들 중에서, 이 영화는 굉장히 한국적 상황에서 성적 보수주의가 어떻게 작용하는 가, 특히 여학생들한테 엄마의 존재가 어떻게 작용하 는가. 명백히 강간의 상황에서도 저항할 수가 없죠. 참가자 1 피해라고 말할 게 아니라, 일단 기분이 더 왜냐면 엄마한테는 남자친구와의 섹스와 이 사람이 강간하는 것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아저씨가 위협하 럽잖아요. 난 기분이 많이 더러워, 이걸 이렇게 확실 히 표현을 해야 하는 거죠. 대머리 아저씨가 만질 때 도 나 상처받았어, 아저씨 왜 이러세요 가 아니라, 는 무기가 남자친구와 섹스한 것을 엄마한테 이르겠 다는 거잖아요. 첫 섹스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여성들 은 그런 고민들이, 자기 섹슈얼리티를 생각할 때 그런 변태 새끼, 기분 엿같이 더럽네 이걸로. 아, 제 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네요. 진행자 두 번째 영화 <내게 사랑은 너무 써> 토론으 로 넘어가겠습니다. 두 번째 영화는 10대 섹스에 대 부담감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고요. 그런 내용을 이 영화는 굉장히 아프게 보여주죠. 이 영화에 서의 첫 섹스는 사실 고시원 같은 곳인데, 굉장히 임 시적인 주거 환경에다가 환경이 좋지도 않고, 그렇지 만 어색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는 귀엽고 로맨틱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59

64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하다고도 말할 수 있죠. 그런데 그게 맥락이 싹 바뀌 면서 강간과 섹스가 나란히 놓이는 거죠. 그랬을 때 그 남자애는 대체 왜 그랬을까(웃음). 참가자 2 영화 전반에 엄마 얼굴이 드러나진 않지 만, 계속 엄마 생각이 자꾸만 난다고 말한다든지. 그게 어디까지나 교육이고 제가 교육자이기 전에 엄 마로서 딸에겐 조심해라 이런 말은 안 하지만 암암 리에 그렇게 전달됐을 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통제하 진 않지만 성에 관한 것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해 애들 이 자기 나름대로 검열하면서 행동을 해서. 그래서 좀 꺼려하는 부분이 있고, 또 엄마한테 계속 문자 연락이 오고. 엄마한테 이른다, 하니까 엄 마가 수단으로도 되고. 엄마가 나중에 과일도 갖 다 주는 것을 보면서, 10대의 성과 관련해서 엄마가 굉장히 큰 (부정적) 존재로서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엄마들도 여기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성교 육에서 엄마가 참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데, 항상 조심해라 라든가 보호하는 입장이라든가 딸의 표정을 체크한다든가 하는 게 이런 상황을 지속 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하거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토론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참가자 2 그러니까 사회가 변할 때까지 엄마들은 하 던 대로 해야 되는 건가요? 참가자 8 성교육을 하시려는 분들 대상으로 성 문화 교육을 많이 하는데요, 항상 하는 말이 그거예요. 여 자애들이 사춘기가 시작되면 굉장히 많은 메시지들 을 받잖아요. 조심해라, 늦게 다니지 마라, 차가운 데 앉지 마라, 이런 메시지들이 되게 많이 시작이 되는데 절대 그런 거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요. 왜냐면 자 기 아이들을 그렇게 수동적, 자기방어적으로 만들수 록 애들이 1대1의 관계, 친밀한 관계에서 자기 의사 표현이 안 되고 당당하지 못한 걸로 연결되거든요. 본 인들이 살아오면서 애인과, 남편과의 경험들이 있는 참가자 8 저는 이 영화 보면서 엄마로서 우리 딸에 데 거기로부터 애들이 자유로워지려면 애들이 당당 게 그런 생각은 안 들고 답답했어요. 하게 자기표현을 해야 된다 그런 얘기를 많이 하 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너무 필요한 것 같고요. 참가자 2 딸한테 밤길 조심해라, 이런 말 하나하나 가 걔를 굉장히 구속하고 사고방식을 지배한다는 생 진행자 두 번째 영화는 고르면서 많이 고민했는데 각이 들어서 가능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 간섭을 안 해야겠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먹었는데, 성교육 하시는 선생님들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했 어요. 요. 성폭력과 섹슈얼리티 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로 맨틱한 섹스와 성폭력이 그렇게 거리가 멀지 않고 둘 다 나쁘다, 그렇게 보수적으로 읽게 될까 염려를 많 이 했어요. 여성과 섹슈얼리티, 해체라는 게 어떤 맥 참가자 7 구체적으로 행동하라고 하죠. 그렇지만 락인지, 로맨틱한 섹스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들. 그런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고르 60

65 게 되었습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보라 에 있는 영화인데 실제로 많이 활용하실 수 있을지 궁 금하기도 했구요. 영화선정 자체가 조금은 도전적이 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희 토론이 많이 망설이면서 하지만 열정적으로 진행이 됐는데, 앞으로 여기 계신 참가자분들이 현장에서 활용하실 때 더 정교한 토론 거리들을 준비하셔서 이 영화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자 리가 된 것 같습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는 이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많은 영화를 가지고 있 습니다. 토론하기 재밌는 영화들, 기본적인 문제의식 이 훌륭한 영화들이 많고 매년 업데이트 되니까 관심 을 가져 주시고, 저희 아카이브 많이 활용해주셨으면 조별토론 1조 가부장적 사회에서 개별 남성주체의 위치와 남성연대 -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영화가) 너무 불편해. - 난 너무 설레었는데. 나는 그때 그 성적인 긴장 같은 게, 처음 성적인 접촉을 할 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너무 멋있 어 보이잖아요. 긴장한단 말이야. 난 저런 걸 보면 우리 남편하고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 때문에, 긴장감이. 합니다. 그럼 5주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목련과 병희는 병희의 고시원에서 수줍은 첫 섹스를 시도한다. 섹스 후 잠깐 자리를 비웠다 돌아온 병희는 옆방 고시원 남자가 목력을 강간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 난 보자마자 우리 딸이 생각나서 (일동 수긍) - 고시원에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한숨이 나왔잖아. 내 딸 이 저렇다면. 우리 딸도 주체성 없이 저러는 거 아닌가 하는 염려스러운 마음이 있어. - 딸을 좀 믿어봐.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61

6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 믿어야 하는데, 중간에 오는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치려면 엄마라는 눈치 때문에 쉽지가 않다는 거지. - 그런데 딱 섹스하는 씬만 설레었고 나머진 힘들었 어. 그 아이가 멀리 있는 마트에 가겠다고 할 때부터 불 안했지. - 나도 그때부터 불안했어. 가 나쁜 거죠. - (그래도) 그 남자애도 나쁜 것 같아. - 근데 난 이 대목에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그 남자애 를 이해해 주는 건, 우리가 가부장적 사회에서 쉽게 안주 하려는 남성들을 편들어 주는 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아 이가 이대로 자라면, 자기가 갖고 있는 상처를 빌미로, 누 - (마트에서 돌아온 남자아이는) 밖에서 문만 쳐도 인기척 이 느껴지는데 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 었을까?) - 자기를 내보이지 않아도 옆방 사람과 얼굴을 계속 봐야 하 는 관계라서 부담스러워서 그런 걸까? - 저는 그 남학생이 인기척을 못 한 건 목련에게는 사랑이 었으나 사실상 자신의 마음 속에서는 목련과의 섹스가 지 금 방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같다는 생각, 원래 자신 이 한 행위도 같은 차원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 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그러니까 남성 연대? 군가에게 가해를 하고, 그것에 대한 인식을 깊이 하지 않 게 되지 않을까. - 우리가 어떤 성폭력을 가해한 사람이라든가 이런 사람을 봤을 때 그 사람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다른 것들 너무너 무 훌륭한데 그거 하나만 빼면 너무나 괜찮은 사람인데 하 면서 이해하는 방식이 우리 안에 있잖아. 그런 맥락에서 ( 결국은 폭력을 방조함으로써 폭력에 가담한) 남학생에 대 해서 이해하는 방식이 옳은가. - 결국은 강자에게 약한 모습이 드러나는 거잖아요. 그 남 자애는 옆방 아저씨보다 강한 존재가 아니라고 스스로 자 기를 평가했기 때문에 그 사람한테 대항할 수 없었던 것 이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정말 불편했어요. - 남성 연대로 해석이 되더라고요. - 저는 그렇다기보다 그 남자 아이가 용서가 되는 지점이 있 어요. 그 아이가 과거의 삶에서 폭력의 피해를 입었고, 그 래서 혼자 살게 되었다, 이런 얘기들이 중간에 나오잖아 요. 그래서 그 아이도 남성권력에 같이 있다고 보기보다 는, 처음에 소화기를 들고 들어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막 상 용기를 내지 못하는 지점이 있었던 거죠. 그러니까 나 는 이 지점에서 이 아이가 돌아서서 끝냈을 때, 여자애한 테 전화하지 못하면서 자기가 또 다른 피해자로 되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의 남성적 권력, 폭력의 피해 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상황을, 내가 어쩔 수 없었다 고 자기를 이해시키고 있는 거죠. - (그 남학생도) 그 구조 안에서 약자일 수도 있다, 거기까 지인 것이지, 그 방조를 이해해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 사실 우리 첫 섹스 경험이 그렇잖아요. 뭔가 주눅 들고 숨 기고. 저렇게 남의 눈을 피해서 옆방 소리가 다 들리는 고 시원에서 처음 경험을 한다, 이것도 나한테는 불편한 지 점이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한 것들도 아까 설렌다고 얘 기하신 분이 있어서 (위화감을 느꼈어요). - 나는 그 설렘을 느끼는 지점에선 고시원이라는 건 빼고 생 각했지(일동 웃음). - 그 연령대의 그런 환경이라면 그렇게 해결하려고 하겠지 만, 기숙사에선 그런 상황들 많이 들어왔잖아요. -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게 아까 말한 근본적 인 찌질함 이라는 거야. 그 상황에서 결국 여자애나 남자 애나 모두 상처를 입은 상황이라는 거죠. 폭력적이고 권 력적인 사회에서. 악인이라면 그 고시원 옆방 (어른) 남자 - 근데 걔네는 그래도 학교 내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거 고, 여긴 그거로부터 떨어져 있는. 고시원은 독립이 라기보단 버려졌다거나 소외된 느낌이지. 내가 그걸 딸이 라고 생각을 하니까 그게 더 걸려서 생각되는 지점이 있 62

67 었다는 거지. 경험 있는 사람 손 들어봐, 했더니 두 명이 손을 들었어요. 한 명은 촥 들고 한 명은 쭈뼛쭈뼛 들었어요. 근데 얘기를 성폭력을 대하는 태도의 복잡성 듣다보니까 나도 손을 들어야 하는데. 성추행 안 당해 본 사람이 어딨어. 그걸 빨리 인정을 못하고 손을 못 들었다 는 거에 대해서 나 스스로. - <놈에게 복수하는 법>은, 영화 왜 만든 거야? - 복수하려고(웃음). - 거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거지. 그냥 내가 잘 사는 게 복수일 수 있다. 근데 그게 얼마나 힘을 주고 살아야 하는 건데. - 그 감독은 자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만들었다 고 하더라고. - 맨 처음엔 상처 별로 없다고 얘기를 했는데 만들다 보니까 상처가 (드러난 거지) - 거기서 외삼촌을 만나지 못하고 소리 지르고 이럴 때는 진 짜 눈물이 나더라, 너무 속상해서. - 그 사람이 그 얘기하잖아. 내가 왜 이렇게 두려워해야 되 는지 모르겠고 이런 나 자신이 싫고 이런 얘기들을 계속 뱉어내는데 그게 내 몸에 힘을 주고 있으면서 그게 너무 힘든, 뱉어내는 과정인 거잖아. 거기가 제일 속상했 어. 그리고 그 대학 동기. 입을 확 틀어막고 싶었어. - 나는 성폭력을 밝게 묘사하는 그런 영화를 보고 싶어. 아 무것도 아닌 것처럼. - 처음엔 그런 식으로 당당할 줄 알았는데. - 그 얘기를 하시잖아요. 정희진 선생님이 강의하시면서 나 왔던 이야기 중에, 강간과 강제 추행과 성추행과 이런 것 들이 혼용되어서 같이 묶여서 흘러가는 지점이 분명 존재 한다고. 우리에게. 그러니까 우리가 애들한테 설명을 할 때 강간의 심각성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 강간이라는 행 위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심각성이 부담스럽기도 하니까 전화로 주인공을 성추행했던 대학 동기는 피해 를 입혔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성폭력범 이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걸 성폭력이라는 바운더리로 확 넓힌단 말이에요. 그러 니까 성폭력 피해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얘기하는 피해의 강도와 듣는 사람의 피해 강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이 감독은 성폭력 가해자 중 한 명인 삼촌을 만날 약속을 잡지만 끝내 만나지 못한다. - 제가 얼마 전에 강좌를 들었는데, 한 50명 중에서 성폭력 있어요. 난 이걸 정리를 좀 했으면 좋겠어. 근데 문제는 뭐 냐면, 이게 사람마다 느끼는 기준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 걸 어떻게 접근을 해야 잘 정돈할 수 있을지가, 저는 그게 가장 큰 고민이거든요, 지금은. 그리고 피해자 그룹에 가 면 이게 좀 가벼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나한테 있단 말이 야. 그리고 내가 요즘 얘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성폭력 피 해보다 더 무거운 게 주변에서 이 사람을 피해자화 만드는 것. 피해자의 징후를 보이기를 요구하는 것. 이런 것들이 안 좋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난 그 지점이 되게 어 려운 것 같아요. 어떻게 가볍게 할 수 있을까?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63

6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 본인 스스로 가벼워지지가 않아. 솔직히 말하면. - 그러니까. 나도 그것을 가볍게 이해하는 문화가 있으면 좋 겠다고 얘기하는 건 어려운 지점인 거잖아요. - 내가 얼마 전에 (강의에서) 지하철에 붙어 있는 성폭력 예 방 포스터가 과연 누구를 위한 포스터냐, 왜 피해자에게 뭘 하라고 하냐는 얘기를 했을 때, 어떤 남자 수강생이 나 조별토론 2조 성폭력에 대응하는 피해자의 방법과 그 시도들이 무력화되는 이유 한테, 다른 폭력, 소매치기 예방 포스터도 피해자가 어떻 게 해야 하는지, 그렇게 써있다 고 그러는 거야. 그러면서 왜 당신은 성폭력만 특수화 시키냐고 그렇게 말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생각했어. 아, 나는 단순한 폭력의 경험을 성 폭력의 경험으로 보고 있지 않구나. 이것을 다르게 보고 있구나, 실제로, 나 자체도 성폭력을 보통의 경험으로 받 아들이고 있지 않구나 라는 걸 느꼈거든요. 그래서 내가 생각했어. 지금 일주일째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 면 소매치기랑 성폭력의 차이점은 뭘까. 소매치기를 폭력 이라고 규정을 한다면 성폭력과 다른 폭력이라고 내가 생 각하고 있다면,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젠 더와 몸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인데, 이 사회에서 그것이 젠더의 관점으로 내지는 몸의 관점으로 이해될 수 있는 측 면들을 우리가 다시 설명해내고 있는가. - 저도 그런 점이 성폭력을 대할 때 고민입니다. - 그것에 대해서 우리가 더 고민을 해야 된다는 거죠. - 그러다 보니 시간은 부족하고. (실제로 관련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만족스럽게 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 함이 정말 큰 것 같아요. - 시간이 부족한 건 정말 절대적인 사실이에요. - 충분히 더 고민해서 방향을 찾아내는 것도 우리의 역할 이기도 한 거죠. -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서 (성폭력 치유과정 중) 영상 작업 과 말하기도 하고 있어서, (한 사례에서) 나중에 돈 받는 과정이 있었을 때, 옆에서 카메라로 찍어줬거든요. 서로 도와주기로 했었어요. 그런 일이 저한테는 유죄판결에 도 움을 줄 수 있고. - 이후에 가해자에게 뺨 때리기 이것도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찍고 - 뺨 때리기는 내가 때리고 싶다고 상대방한테 얘기를 한 거예요? - 뭐 하고 싶어? 라고 물어보니까 그걸 하고 싶다고(웃음). - 화성 하면 연쇄살인 관련한 이야기가 있는데. 화성에서 사시는 분이 밤늦게 여자 분하고 길을 걷게 되는데, 이런 대화를 나눴대요. 화성 연쇄살인범이 왜 안 잡히는 줄 알 아요? / 왜요? / 그 범인이 나거든요. 물론 이건 장 난이었어요. 그런데 이 여자 분이 순간 얼굴을 감싸 안고 너무 무서워하고 비명을 지르고 울고 그러더래요. 그랬 더니 그 남자가, 자기네는 남자라서 이런 농담이 가능한 데, 여자한테는 죽을 것 같다는 거. 아까 영화에서도 (남자와 여자 사이에 서로 이해하는 차이가 큰 것이 나오 잖아요.) (이후 성범죄자 신상 공개에 대한 정보 공유) - 영화 초반을 못 봤는데, (내용에 어떤 것이 있어요?) - 맨 처음엔 감독이 살면서 여러 번의 성폭력/성추행을 당 했다고. 삼촌, 친구, 공무원.. 등등. 그래서 그들에게 복 수하려고 한다. 64

69 - 그런데 제목에 낚인 거 있잖아요. 복수할 줄 알았는데( 웃음). - 근데 그게, 복수를 못 하고 우는 게 속상하고, 친구한테 도 나쁜 새끼야 욕 한마디로 끝내잖아요. 보통 여자들 이 할 수 있는 게 그 정도인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거기 보면, 호신술 배우는 것도 있지만 실제론 그게 무슨 소용 이 있겠어요. - 좀 답답하잖아요.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너 무 (답답해). 대부분 여자들이. 어머머, 왜 이러 세요, 질질 짜는 것 외엔 아무것도 안 해요. 소리조차 못 질러요. 버스 안에서 여자가 졸고 있는데 옆에 앉아있는 남자가 가슴을 만진 거예요. 아저씨가 만졌잖아요 뻔한 얘기를 하면서 징징거리고, 거기서 뭐 아무것도 없는 거 예요. 그리고 거기서 옆에 있던 남자가 도와주면 여자는 도망가거든요. 그럼 잡아준 남자들은 거기서 무고죄나 폭 력죄로 벌금 물고 그러거든요. 여자들도 여자를 이해해야 한다, 보호해야 한다, 여자들끼리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 그런 거 없어요? 대신 경찰에 연락해주거나 그런 거요. 버스 안에서 자기가 당해서 창피하다고 느끼 는 거야, 당당하지 못하고. 솔직히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익명인데 알 게 뭐예요. -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고 자랐잖아요. 대 부분 여자애들은 늦게 다니면 안 돼, 네가 옷차림을 이렇 게 해야지 등 모든 게 나 때문이었잖아요. 모든 문제가 나 때문에 발생이 되는 거라서- 그 말을 들으면 어느 누 군가는 상처 받을 것 같아요. - 왜 말을 못했어 하 고 윽박지르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가 굉장히 어려 운 거죠. - 그런데 사실 교육 받을 만큼 받았고, 90년대라면 그 얘기 가 얼추 먹힐 수도 있지만 지금 여자들의 모습은 저렇게 까지 창피해야 돼? 2010년도에 버스 안에서 제가 잡았었 어요. 그런 매뉴얼이 필요하단 거죠. 교육시키고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 같은 게 교육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 자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강간을 하고 나서도 화간이라고 말을 바꾸는 사람들에게, 과연(웃음). 전 강연 들으면서 생각이 바뀐 게, 전적으로 피해자를 이해해야 된다고요. 저도 선생님처럼 그런 생 각 많이 하거든요. 답답해요. 그런데 그럴 힘이 걔네들이, 그 순간엔 없다는 거죠. 소리 지르는 것조차 우리 생각으 로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연습을 하지 않으면 힘들죠. - 중학교 아이들에게,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저 영화를 보여 주고, 저 바보 여자애처럼 멍청하게 당하지 말고 엄마한 테 들킬까봐 무서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소리 질러야 한다 고 확실하게 교육을 시켜야 할 것 같아요, 저는. - 대부분의 여성들은 아마 아무 대처도 하지 못 할 거에요. 말 못하고, 손발 얼어붙고. 그리고 제 생각은, 여성한테 그 런 매뉴얼이 있으면 그건 억압 같아요. 사회의 매뉴얼이 있어야 하지, 여성한테만 매뉴얼이 있어야 하고, 여성한 테 문제가 있어서 저런 일이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 매뉴얼이 있고, 여성들이 그 매뉴얼에 따라 행동한다고 해 도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것 같아요. 또 상처를 받는 여성 들이 있을 것 같아요. 아까도 경찰에 신고했더니 이런 거 갖고 신고 했냐, 이런 말 나왔다고 하잖아요. 지난 주 정희 진 선생님께서도, 경찰들이 너 어떻게 살래 이런 거 얘기 한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들 때문에 아마 생각지 못한 부 분들에 부딪히는 상처들이. - 제가 어디서 본 글인데요. 경찰서에서 무조건 합의를 권 한대요. 좋게 좋게 합의해라, 그런 식으로, 아가씨가 예뻐 서 그런 거야, 아가씨만 피곤해. 그렇게 받아들이지 말 고 끝까지 대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갈 거라 고, 합의는 절대 없다고 끝까지 강경하게 나가지 않으면 먹히지도 않는대요. 여성들을 이해해야 하지만 이런 문제 에 부딪혀야 하죠. 다 이해 하는데, 세상은 다 그런 거고, 안 먹히는 거 뻔히 알고 있는 거고. 안 먹히니까 세상을 바 꾸려고 하는 것도 좋은데, 같이 더불어서 여성들도 대응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 제가 너무 강한가요? 강하게 얘기하나요? - 다양한 전략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이것이 틀 리다/맞다 보다요. 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건 맞는 데 방법이나 전략에 있어서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은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65

7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들어요. - 제가 어제 어떤 강의를 들었는데 거기서 그런 전략을 가르 쳐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너무 와 닿더라고요. 아저씨가 우릴 만지면 우린 아저씨, 왜 이러세요 이러잖아요. 그 럼 거기 있는 사람들이 다 말한 그 여자를 쳐다본대요. 이 걸 아예 이 아저씨가 내 엉덩이 만졌다! 아니면 저 새끼 야 하고 저 아저씨한테로 시선을 돌리면 사람들이 남자 담을 하거든요. 공공장소 성추행 당하면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는데, 진짜 매뉴얼이나 자기 방어 훈련 정도밖에 얘기할 게 없더라고요. (피해자들이) 왜 계속 말을 못했는 지, 저항을 제대로 못했는지 자책을 하거든요. - 말하는 게 훈련이라기보다 내 안에서 이건 꼭 말해야 돼, 라는 생각. 그러니까 이런 강의를 듣고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그래야 된다는 생각, 그러면서 힘이 자라는 거지, 저 를 본대요. 그러니까 내 기준으로 나를 만졌다고 하면 나 를 쳐다보는데, 저 사람이 날 만졌다고 얘기하면 시선이 그 사람한테 간대요. 그러니까 왜 이러세요 가 아니라 저 사람이 날 만졌다 고 상대방에게 시선이 가게 하면 사 람들이 비명을 듣는 순간 그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다 하더라고요. 우리는 늘 왜 이러세요 이것만 했는데, 확실히 찍어서 얘기해야 된다는 거죠. 그것도 전략적으 로. 만약에 말을 한다면 더 현명하게 하는 것도 훈련이라 고. 그게 와 닿았어요. - 저도 강의를 들었는데, CCTV가 없어도 있다고 거짓말하 면서, 확실히 먼저 진압해야 하고, 과감하게. - 전 예전에 어렸을 때 누가 제 지갑에 손을 넣으려고 해서 아저씨 왜 이러세요 저도 모르게 크게 소리가 나왔어요. 그런데 계속 절 따라오는 거예요. 진짜 무서운 거야. 언 제 어떻게 당할지 몰라서 세게 해야 할지 약하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 그걸 조심해서 잘 말하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땐 무조건 세게 나가야지, 그 사람이 날 따라오면 지하철 역사 내에 직원들한테 가서 말할 수 있는 거고요. 그리고 날 따라오면, 그 사람이 날 따라오는 동안 영상에 다 찍혔 을 거고요. 그 방법밖엔 없는 것 같아요. 내가 더 미친년처 럼 보이지 않는 이상 답이 없는 거예요. - 훈련이든 방어 전략이든 세우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이 힘든지 그것을 파악하고 세워 야 할 것 같아요. 같은 여성이라고 해도 너무 다르잖아요. 그런 부분이 되게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왜 말을 못했을 까, 그게 자기 안에서 충분히 설명 되면. 전 그게 중 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제가 상담소에서 전화 상 런 식으로 소리 몇 번 지르고 하는 식으론 힘이 잘 안 생기 는 것 같아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내면의 목소리나 힘이 더 있어야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죠. 이건 단순한 문 제일까? 아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너무나 힘들게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런 것들을 쉽게 말하기가 힘 든 게, 그래서 전적으로 말 못한 사람들을 이해해줄 수 있 고 감수성 자체가 다른, 이 사람들과 얘기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공교롭게 제가 아까 본 영화가 김 기덕의 <아름답다>인데, 거기서도 가해자가 다 자백을 했 어요. 상황도 다 얘기했어요. 스토킹한 사람이 가해자예 요. 근데도 진술을 하래요. 들어와서 어떻게 했는지 나열 을 하라는 거예요. 이렇게 경찰조차도 너무 상식 밖인 거 잖아요. 저걸 왜 말해야 돼, 말할 필요가 전혀 없고 자백이 며 다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진술해라. - 경찰이 현장 검증하듯 재현하게 하는. - 감독은 다른 사람이고 김기덕이 시나리오를 썼더라고요. 그것도 얘기해볼 만한 것 같은데요. 특히 젠더에 관해서 는. 여자한테 너 왜 그랬어, 너 왜 맞으면서 가만히 있 어 이러잖아요. 그게 그 상황에선 힘이 없었다고 하더라 고요.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없고, 점점 더 무력해지고. < 내게 사랑은 너무 써> 그 여학생은 그럴 힘도 없고. - (말하고 도움을 구한다는) 오히려 더 쉽게 해결할 수 있 는 방법이 있었음에도 엄마가 아는 거 자체가 싫은 거잖 아요. - 근데 저게 더 큰 일이고. 영화 속에서 그 여학생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나오니까. - 왜 핸드폰을 계속 확인하는 걸까? 난 자꾸 이런 생각이 66

71 들었어요. 조별토론 3조 - 남자친구한테 연락이 없어서? - 오는 게 무서워서일까, 아니면 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 한 마음인지 - 남자가 그 사건을 안다고 생각을 안 할 것 같아요. - 혹시 그 아저씨한테 연락 올까봐 무서워서? 청소년 교육에서 영화를 활용할 때의 문제와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것을 곤란하게 만드는 역학들 - 일단 남자친구한테 연락이 안 오니까. - 그리고 엄마가 과일을 되게 부담스럽게 주잖아요. - 걔가 고3인데, 제가 봤을 땐 기대주가 아닌가 싶어요. - 더 열심히 해라, 이런(웃음). - 어떤 게 더 중요할 수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일단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 사건 이후에, 이것이 성폭력이다 라고 인식한) 이후에 더 힘들었거든요. 넘어갈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 아요. (성폭력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과 심리에 대해 함 부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 저희는 10대 성교육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인데, 두 번째 영화는 (보기 힘들었어요). - 장면들이 너무 자극적이니까. 스토리는 그럴 상황이 될 수 도 있겠다고 이해를 하겠지만, 장면이 너무 자극적이니까 (보는 사람들이) 아물고 정리하게 도와주는 데 강사가 힘 이 들 수도 있으니까. - 아니면 뒤를 잘라서 보여주면 (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 그렇게 할 순 있을 것 같아요. 둘만이 있는 아주 묘한 분위 기에 어떻게 할 지 몰라서, 10대 시절 연애에 대한 묘사는 괜찮은 것 같아서 이후에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가르쳐주 지 않고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보는 거, 그런 건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데이트 성폭력과 연관 지어서, 그 렇게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거기까지 자르고 싫은데 라고 했을 때. - 안 할게 라고 하는, 거기까지 잘라서. - 성행위 장면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이유인가요? - 아뇨, 성행위 장면의 문제가 아니라, - 성폭력의 위험이나, 그렇게 만날 수 있잖아요. 그런 게 왜? - 그러니까 알려주는 방식이, 꼭 그렇게 그런 장면을 보여줘 서 알려주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잖아요.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67

7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 그 스토리가 너무 구체적이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얘기 가 왜 애들한테 (안 좋다고 하시는 건가요)? - 저는 기본적으로 영상을 사용한 성교육을 별로 안 좋아하 는데요. 왜냐하면 저는 저번에 정희진 선생님과 같은 입 장인데, 보는 사람마다 해석하는 지점이 달라지고, 제가 애들이랑 영화를 봤을 때 느낌은, 교육용으로 3~5분 이런 건 괜찮은데요. 스토리가 있는 건 사실 되게 에너지가 빠 지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애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영상 만 찾아서 보잖아요, 요즘 애들은. 그런데 원하지 않는 영 상을 틀어놓고 몇 십 분을 보라고 하고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애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하는 방식이랑 저는 안 맞는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동아리 활동처럼 지속적으로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그때만 문제가 아니다, 그런 건 괜찮거든요. - 그리고 가해자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이런 것 들이. -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 처음 성적으로 알게 되는 애들이, 그런 성폭력의 가능성, 폭력의 가능성이라든가 이런 걸 얘기만 듣지 사실 구체적으로 모르잖아요. 나는 이게 굉 장히 구체적이고 진짜 자극적이기 때문에 보여주고 그 얘 기를 끄집어내는 거에, 대학생은 될 수 있는데 고등학생 은. 쟤가 고등학생이잖아요. 고등학생일 경우엔 오 히려 더. (영상) 작업을 같이 하거나, 토론이나 이런 것들로 반응하 면 괜찮은데 반별 수업을 할 땐 이런 영화를 활용하는 게 그다지 좋을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 교육자의 의도를 애들이 충분히 알고 이러면 흘러가는 맥 락 중에 하난데, 갑자기 탁 이걸 들이대면 애들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 안에서 성행 위하는 장면이나 그런 것들을, 자기들이 선택적으로 받아 들여서 그 부분만 기억하고 각인되어서 해석을 하면 내 의 도와 전혀 상관없이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 이 영화 내용을 가지고 교육을 하는 건 전혀 아니잖아요. - 네, 그건 아니고 할 수 있을까? 이 정도죠. - 어쨌거나 어른들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내 나름대로 해석하는 게 인간이 강렬하잖아 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장면 장면이, 스토리에 대한 건 가 슴 아프고 답답하고 이런 건 있지만, 장면이 굉장히 자극 적인 느낌으로 저한테 왔거든요. 저도 전체적인 것보다는 잘라서 한 부분부분 묘사되는 건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 저걸 보고 토론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면 정말로 수준 높은 애들일 거예요, 제가 보기엔(웃음). - 첫 번째 다큐멘터리 <놈에게 복수하는 방법> 같은 경우, ( 교육에 활용하기에) 성폭력이 한 사람의 인간에 얼마나 - 저걸 가지고 저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얘기들을 토론으로 붙이기엔, -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이거죠. - 지적 수준이 굉장히 있어야 돼요, 제가 보기엔(웃음) - 많은 시간도 필요하고. - <내게 사랑은 너무 써>에서는 더군다나 그 남학생이 저 항을 못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교육에서 활용하기에 는 위험해요.) - 성폭력의 피해자였는데 또 그렇게, 무기력하게. - 반복을 해버리니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인데도. - 지금까지 다섯 개 영화 중에서 오늘이 제일 무거운 것 같 아요. - 저는 <내게 사랑은 너무 써>를 전에 봤거든요. 그런데도 마 음이 답답했어요. 연출자의 의도이긴 한 것 같지만. 남자 애가 그냥 돌아섰다는 거라든지, 그 여자애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공부를 하고 있는 거라든지, 이런 건. - 그 여자애가 계속 남자 아이의 메시지 기다리잖아요. - 굉장히 많은 메시지들이 포함되는 - 점수 채점하는 장면. 다시 고치는(웃음). 68

73 막 소리 지르다가, 그 때 이만한 왕 핀이 유행이었거든요. 그걸 갖다 대고 있는 힘을 다해 꾹꾹 눌렀어. 그때 당시엔 아주 통쾌하더라니까. - 그건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 같아요. - 실제 10대들에게 뭐라고 교육을 하세요? - 저흰 일단 성폭력을 다 뭉뚱그려서 교육하진 않는 편이고 요. 예를 들어 애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연애라면 연애를 중심으로 하면서 그 안에서 데이트 성폭력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친밀한 관계에서도 너희들에게 성폭력이 일어날 수가 있고, 그러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렇 게 일상의 태도를 가지고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죠. 아니 목련은 성폭력을 당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고3 수험생활을 계속해 나간다. 병희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면 친구들 사이에서 장난처럼 하는데 사실은 이것도 성폭 력 같은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일상을 바꾸는 것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죠. -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일동 수긍) - 어쨌든 그렇게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거죠. - 당하면 여전히 숨어 있어야 되는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 이 - 이 모습이, 전화 기다리는 것과, 남자가 떠난 거잖아 요 - 약간 다른 얘긴데요, 첫 번째 영화에서 친족 간의 성폭력 문제가 나오잖아요. 최근에 전자발찌 얘기를 많이 하는 데, 친족 간의 성폭력이 빈번한 가운데 그게 과연 성폭력 문제의 해결안이 될 것인지 회의가 들어요. 접근 금지 몇 m 이상 접근금지라고 했을 때, 친족 관계라면 그게 얼마 나 적용될 수 있는 건지부터 시작해서. - No 라고 반드시 얘기하라는 걸 많이 교육하는데 자기 의 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훈련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래 서 음식을 시킬 때도 먹고 싶은 걸 꼭 시켜라(웃음). 걔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지 말고 네가 원하는 걸 하고,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고. - (공공장소에서 성폭력 대응에 대해) 아이들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냐면, 부딪히고 뭐 이러면 일단은 (가해자를 향해) 돌아서라고 해요. 예의를 갖추고. 죄송합니다, 제 가 좀 예민해서요, 하면서 얼굴 똑바로 쳐다보고 눈빛을 똑바로 주면서 제가 좀 예민해서요. 이렇게 말하라고. 얼굴 똑바로 쳐다보고! 어리버리한 것처럼 하지 말고. 근 데 어느 학생이 실제로 그렇게 했대요. 저한테 그러더라 고요. 선생님, 하라는 대로 했는데요, 그 다음 번에 그 사 람이 내려버렸어요. 그래서 제가 강조했던 건 우리가 어 (모두 제도적인 방지법에 회의적이라는 부분에 공감하는 이 야기를 이어감.) - 저 대학교 때 지하철 성추행 (을 당한 적이 있는데). 쨌든 물리적인 힘은 약하잖아요. 여학생들이, 여자가 약 하잖아요. 그게 참 힘든 점이에요. 제가 주로 얘기하는 건 그 사람의 눈빛, 그걸 확실히 응시하고 그러고 나서 행동 은 부드럽게 해도 된다, 그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 그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 하는 것. 얼마 전에 20대 남성들 이 있는 곳에서, 데이트 성폭력에 대해서 얘기를 했어요. 성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 69

74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그랬더니 벌떼같이 들고일어나서 그런 게 어딨냐는 거예 요. 막 저항을 하는 거예요. 그냥 있으면요, 말 없는 건 하 라는 거예요! 하면서 얼마나 저항을 하던지. 그리고 (진 심으로 싫으면서) 그냥 가만히 있는 여자가 또 어디 있냐 고 해요, 다 싫다고 하지. 그거 튕기는 거 아니냐고. 그래 서 난리가 났어 대가 됐든 20대가 됐든 아직도, 여 전히. 그게 20대 청년들의 모습이더라고요. 었다고 치고, 10년 전은 긴가 민가 그러다가 3~5년 전부 터는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 같아요. - 그래도 일단 그렇게 해야 된다고 동의하는 건 법제적인 문 제 덕분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척, 그렇게 하는 척이라도 하면 바뀌는 것 같아요. - 근데 참 이상한 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얘기하면 점잖게 맞아요, 맞아요, 이제 변했으니까 우리도 조심해 야 해요 그러면서 또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이 걸 제가 굉장히 많이 느끼거든요. - 그런데 법과 관련되어서 하는 척이라도 하는 그건, 그나 마 사회적으로 경제적인 지위나 명예가 있는 그룹들은 먹히는데, 그렇지 않은 남성들은 정말 다루기가 어려워 서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 그리고 저희는 교육을 하면서 가해자 되지 않기에 좀 더 집중해요.(일동 수긍) 기존의 성폭력 예방 교육이 피해자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피해가 무엇인지를 강조하는 게 되게 많았잖아요. 그런데 가해자가 되지 않는 것, 이쪽으 로 더 강조를 많이 해요. - 맞아요. 이젠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 성폭력 예방 교육은 남자애들이 엄청나게 반항하거든요. - 항상 가해자로 전제되니까(웃음). - 남자애들 이 얘기 엄청 싫어해요. - 저도 엄청 공격받고요(웃음). 담당자도 거의 감당을 못해 가지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밤늦게 다니는 여자에 대 해서 애기를 하는 그 부분에서, 그래도 이젠 좀 변화시켜 서 진행해도 괜찮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을 하 잖아요. 그러면 안 되죠, 여자도 개성이 있죠, 밤늦게 술 마실 수 있죠 이런 분위기로 어느 한 그룹에서 몰아가면 그게 전체적인 분위기가 되는데 조금 센 그룹에서 여자 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되죠 남자를 꼬신다는 둥, 꽃뱀 얘기 를 하는 둥 역으로 극히 소수의 일어나는 일들을 일반화 시켜서 들이대고 그럴 때는요, 참.(웃음) 강의할 때 무지 눈치 보면서 비겁해지기 시작하거든요(웃음). 많이 변화되었다고는 생각해도 여전히 그런 의식이 깔려 있는 건 우리가 이런 걸 얘기하는 게 10년 전부터 시작되 70

75 71 아카이브 보라

76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보라 여성영화를 통한 성찰과 즐거움, 문화적 공감과 풍요로움을 형성하는 아카이브 보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바로 그 영화 다시 만나자!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보라(이하 아카이브 보라)는 역대 상영작 중 뛰어난 작품성과 탁월한 문제의식으 로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화제작을 엄선하여 영화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는 기 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중문화, 몸, 환경, 노동, 섹슈얼리티 등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 및 여성 문제를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작품 194편(장편 44편, 중편 17편, 단편 133편/2012년 11월 기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 년 새로운 화제작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여성영화가 내게로 온다! 찾아가는 상영회 아카이브 보라는 서울, 8일간이라는 영화제의 시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관객 여러분들을 직접 찾아갑니다. 일반 극장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각국의 여성영화를 서울 및 전국의 다양한 상영공간에서 감상하실 수 있는 찾아가 는 상영회 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우리만의 상영회 를 갖고 싶으신가요? 아카이브 보라는 여성단체를 비롯한 비영리단체, 지방자치단체, 사회운동단체, 학교, 기업, 개인 등에서 요청하 시는 다양한 대상, 연령, 성별, 관심에 따른 색깔 있는 기획상영회를 함께 기획, 개최하고 있습니다. 영화로 만나는 소셜 네트워킹 넷째주 목요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중 화제작, 인기작을 중심으로 선별된 작품을 매달 1회 <넷째 주 목요일>에 상영하 고 있습니다. 상영 후 감독 혹은 프로그래머와의 대화를 통해서 영화를 깊게 이해하고 토론하는 영화 소셜 네트 워킹 <넷째 주 목요일>에 관심이 있는 분이면 누구나 인터넷 신청 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72

77 여성영화 대여 및 상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보라는 여성문화 확산과 성평등 교육을 위해 학교, NGO, 공공기관 및 기업 등에 여성영화 DVD를 대여하고 다양한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여 안내 원활한 이용을 위해 대여 절차 및 규정을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작품 대여료는 단체의 성격, 행사의 내용, 작품 상영시간에 따라 차등 적용됩니다. 상영일 기준 2주 전까지 온라인 신청 양식에 따라 대여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DVD 타이틀로 발송되는 작품을 컴퓨터로 재생 시에는 파워 디비디(Power DVD), 인터 디비디(Inter DVD) 등 DVD 재생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상영본이 도착하면 실제 상영할 공간에서 상영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상영 장비 및 전문가 강연 등의 비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대여 이용자는 행사 홍보를 위한 인쇄물, 현수막, 웹페이지, 이메일 뉴스레터 등 홍보물 제작시 영상제공(또는 후원) 단체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보라 를 표기하거나 아카이브 보라 로고를 반드시 명기하여야 합니다. 대여 절차 작품 검색 및 대여 작품 결정 대여신청서 작성 후 이메일로 제출 (상영 2주 전) 견적서에 기재된 계좌번호로 대여료 입금 대여신청서 다운로드 (아카이브 - 대여안내) 아카이브 견적서 확인 상영본 DVD 수령 (상영 4 ~ 7일전) 상영본 사전 확인 상영회 진행 DVD 반납 (종료 후 5일 이내) 상영본 반납 상영본은 상영 종료 후 5일 이내에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보라로 반납해야 합니다. 입금계좌 외환은행 예금주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세금계산서가 필요할 경우, 사업자등록증, 단체고유번호증을 팩스 이나 이메일 [email protected]로 보내야 합니다. 아카이브 보라 73

78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대여규정 신청 1 2 아카이브 보라는 교육, 공익 목적의 상영을 지원하는 아카이브의 취지에 맞지 않거나 일정 상 신청 작품이 대여 불가능한 경우 상영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 아카이브 보라의 작품은 비영리 상영을 원칙으로 한다. 단 수익이 발생하는 행사에서 작품 을 대여하고자 하는 경우, 별도 논의 후 진행하거나 대여 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상영본 판매 및 복사 1 2 아카이브 보라는 저작권자 동의 없이 작품을 무단 복사, 배포하지 않는다. 아카이브 보라는 대여 이용자의 상영본 복사, 배포를 금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발생하 는 모든 민, 형사상의 책임은 대여 이용자에게 있다. 대여료 1 2 대여료는 작품 수급, 자막/번역, 상영본 제작 등에 소요되는 최소 비용이며 지속적인 상영 을 위해 사용된다. 대여 작품은 원칙적으로 1일 1회만 상영 가능하다. 추가 상영을 원하는 경우, 별도 논의 후 상영 가능하며,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영수증, 계산서/세금계산서 발행 가능). 상영본 운송 1 2 대여료 입금 확인 후 상영 날짜 1주일 전에 상영본을 택배로 발송한다. 상영본은 상영 종료 후 5일 이내에 선불 택배로 반납해야 한다. 상영 1 2 상영본은 DVD 타이틀을 기본으로 하며, 장편일 경우, DV-CAM, 중편일 경우, DV-CAM 혹은 6mm DV, 단편일 경우, 6mm DV로 대여 가능하다. 상영본이 도착하면 상영에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여 이용자의 미확인으 로 인한 문제 발생시 책임은 대여 이용자에게 있다. 반납 1 2 대여 이용자는 상영 종료일로부터 5일 이내에 상영본을 반드시 반납해야 한다. 상영본이 대여 중 분실, 파손되거나 그에 상응하는 경우가 발생할 때 아카이브 보라는 자막 제작 등 대체 상영본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 최종 비용은 대여 이용자와 아카이브 보라 간에 논의 후 최종 결정한다. 74

79 역대 아시아 단편경선 수상작 모음 DVD 뛰어난 구성과 영상미, 탁월한 문제의식 역대 아시아 단편경선 수상작 모음 DVD 본 DVD는 아시아 단편경선 수상작 모음 9편을 소개합니다. 2개의 Disc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Disc 1 에는 여섯 편의 단편 극영화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지하철, 가정, 학교, 직장 등 여성들이 살아가는 일상적 공간을 배 경으로 가부장적 시선이 외면하거나 억압해온 여성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당당하게, 진지하게, 상쾌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 들입니다. Disc 2 에는 탁월한 성찰의 세계를 보여주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성/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여성창작자가 지닌 독보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이 컬렉션이 한국의 여성영화의 역동적인 역사와 열정ㆍ미학을 탐색하는 여러 분께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구매안내 - 구입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작성해서 [email protected]로 보냅니다. - 구입신청서에 표기한 입금일에 맞춰 DVD 구입비와 택배비를 입금합니다. DVD 판매가 택배비 계좌번호 20,000원(세금계산서 발행 시 부가세 별도) 서울 3,500원 / 서울 외 지역 5,000원 / 제주도 7,000원 외환은행 예금주: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부득이한 상황으로 입금이 늦어질 시 반드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로 전화 혹은 이메일로 알려주세요. - 구입신청서에 표기한 입금일에 맞춰 DVD 구입비와 택배비를 입금합니다. 입금 확인 후 1-2일 안에 영수증과 함께 발송이 이루어집니다. - 연락처 TEL / [email protected] Disc 1 있다 박찬옥 한국 mm color 제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우수상, 관객상 Oh! 뷰리풀 라이프 김인숙 한국 DV color 제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우수상 잘돼가? 무엇이든 이경미 한국 mm color 제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최우수상, 관객상 가리베가스 김선민 한국 Beta color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우수상 생리해서 좋은 날 김보정 한국 Digi-Beta color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최우수상, 관객상 알게 될 거야 김영제 한국 mm Color 제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최우수상, 관객상 Disc 2 있/다/없/다 이경 한국 Beta color 제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우수상 고추말리기 장희선 한국 mm color 제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우수상, 관객상 가족 프로젝트 - 아버지의 집 조윤경 한국 Beta color 제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최우수상 아카이브 보라 75

80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용 죽이기 재장전 Slaying the Dragon Reloaded 본 DVD에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용 죽이기 재장전>과 <감독의 노트>입니다. 용 죽이기 재장전 Slaying the Dragon Reloaded 김혜경 미국 분 다큐멘터리 <용 죽이기 재장전(Slying the Dragon Reloaded)>: 할리 우드 영화, 그 밖에 나타난 아시아 여성의 모습>은 1988년 에 제작된 데보라 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드래곤 죽이기: 미 국 TV와 영화에 나온 아시아 여성들>의 속편입니다 년 작 <드래곤 죽이기>를 제작한 캘리포니아 아시아 여성연 합 의 설립자이고 UC 버클리 대학의 아시아계 미국인 연 구학과 교수이며 다큐멘터리 감독인 일레인 킴(김혜경)이 연출했습니다. 미국의 상업적 영상미디어들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의 드라 마틱했던 사회적,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 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카메라는 1984년부터 현재까 지 지난 25년간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아시아 여성이 어떻 게 묘사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 같 구매안내 - 구입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작성해서 archive@wffis. or.kr로 보냅니다. - 구입신청서에 표기한 입금일에 맞춰 DVD 구입비와 택 배비를 입금합니다. DVD 판매가 15,000원(세금계산서 발행 시 부가세 별도) 택배비 계좌번호 서울 3,500원 / 서울 외 지역 5,000원 / 제주도 7,000원 외환은행 예금주: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부득이한 상황으로 입금이 늦어질 시 반드시 서울국제 여성영화제 아카이브로 전화 혹은 이메일로 알려주세요. - 구입신청서에 표기한 입금일에 맞춰 DVD 구입비와 택 배비를 입금합니다. 입금 확인 후 1-2일 안에 영수증과 함께 발송이 이루어집니다. - 연락처 TEL [email protected] 은 기간 동안 아시아계 미국영화에서 아시아 여성들이 어떻 게 묘사되고 있는지, 또한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뉴미 디어 혹은 대안적 미디어에서는 어떻게 아시아 여성들을 그 리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감독의 노트 김혜경 미국 2010년 12분 인터뷰 <감독의 노트>는 <용 죽이기 재장전>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풍부하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아시아계 미국인들 과 함께 만나서 토론한 주제와 질문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 문에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을 <감독 의 노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작 배경, 참여자들, 영화에 서 다루는 타인종 입양, 혼혈, 아시아의 대중문화에 대해서, 대중문화에 나타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해서 충실하게 보충하고 있습니다. 76

81 서울국제여성영화제 International Women s Film Festival in Seoul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See the World through Women s Eyes!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성평등적 시각에 입각해 새로운 가치와 대안을 제시하는 영화제로, 여성의 긍정적 가치를 가시화시키 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여성영화의 최근 흐름을 소개하면서 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네트워크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다양한 지역상영회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여성영화인 육성, 우수한 기 획개발 콘텐츠 발굴과 지원을 통해 한국여성영화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영화의 공공성과 대중성 확보를 통해 미래지향적 대안문화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The 15th International Women s Film Festival in Seoul 장소 신촌 아트레온 외 규모 40개국 120편 내외 성격 여성의 시각으로 삶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영화상영, 일부 경쟁부문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 특징 주최 세계 여성영화의 최근 흐름 소개 아시아여성영화제네트워크를 통한 아시아 여성영화인과 여성영화제 간 교류 활성화 아시아 여성영화인 발굴 및 제작지원을 통한 국내 영상산업 발전 도모 여성영화의 공공성 및 대중성을 확보하여 일상적 상시적 관객 소통 다양한 지역상영회를 통해 새로운 지역네트워크 구축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램 부대행사 새로운 물결, 아시아 스펙트럼, 쟁점, 퀴어 레인보우, 오픈 시네마, 아시아 단편경선,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다문화영상아카데미 외 아시아 여성영화인의 밤, 피치&캐치 프로젝트, 라운드 테이블, 강연, Talk in Theater, 오픈 토크 등 서울국제여성영화제 77

82 여성영화읽기워크숍 쾌girl 女 담 강사 프로필 김순남 단국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에센스 대학에서 문화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영국 요크대 학에서 여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 포닥 연구원을 역임했고, 현재 성공회대 실천여성학 외 여러 대학에서 여성학 강의를 하고 있다. 서울여성의전화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 다. 함께 쓴 책으로 가족과 젠더 가 있다. 김은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의료인 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여성영화제의 집행위원을 맡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여성의 몸, 몸의 정치학, 함께 쓴 책으로 섹슈얼 리티 강의, 두 번째, 우리안의 파시즘, 여성주의 학교 간다 등이 있다. 정희진 서강대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여성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페미 니즘의 도전,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 가정폭력과 여성인권 의 저자이며, 편저로 한국여성인권운 동사, 성폭력을 다시 쓴다-객관성, 여성운동, 인권 이 있다. 그 외 20여권의 공저가 있다. 홍소인 중앙대 영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간사로 일했으 며, 중앙대, 단국대 등에서 영화이론을 강의했다. 현재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여 성영화와 여성주의 담론이 숨 쉬는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을 더하고 있다. 함께 쓰고 번역한 책으 로 영화와 사회, 필름아트 등이 있다. 황미요조 서울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인도 방갈로르의 CSCS, 뉴욕의 콜럼비아 대학원에서 영화이론, 문화연 구, 동아시아학,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서울국제여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아시아 여성 영화를 소개하고 네트워크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바그다드로 가는 길>(2003), <원래, 여 성은 태양이었다: 신여성의 first song>(2004)의 제작에 참여했고, <카메라를 든 여전사>의 공저자로 참여하였다. 가나다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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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정답및풀이(1~24)ok

E1-정답및풀이(1~24)ok 초등 2 학년 1주 2 2주 7 3주 12 4주 17 부록` 국어 능력 인증 시험 22 1주 1. 느낌을 말해요 1 ⑴ ᄂ ⑵ ᄀ 1 8~13쪽 듣기 말하기/쓰기 1 ` 2 ` 3 참고 ` 4 5 5 5 ` 6 4 ` 7 참고 ` 8 일기 ` 9 5 10 1 11, 3 [1~3] 들려줄 내용 옛날 옛날, 깊은 산골짜기에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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