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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논문 2005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국가인권위원회

2 Contents 목차 우수상 1/ 1 2/ 59 3/165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정유진 오사카대학교 문학연구과 석사과정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오시진 고려대학교 법학과 4학년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이해정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북한학 협동과정(석 박사 통합과정) 가 작 1/213 2/297 3/337 4/393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홍성수 영국 런던정경대(LSE) 대학원 박사과정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박휴용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대학원 박사과정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박미경 한양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 해외 입양인의 인권 보호 박희정 건국대학교 법학과 3학년

3 우수작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정유진 오사카대학 대학원 문학 연구과 석사과정

4 차 례 요 약 5 1. 시작하는 말 7 2. 몸 글 8 1) 개인이 겪는 문제 로서의 국가안보 8 2) 국가안보와 개인의 안전 13 3) 평화를 지키자? 18 4) 타자들의 인권 23 4)-1 배려 로서의 인권의 한계 23 4)-2 기지촌과 인권 문제 27 4)-3 양심적 병역거부와 병역기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31 4)-4 모병제 논의의 문제점 맺음 말 41 1) 피해자 / 가해자 와 거리 두기 41 2) 고통을 말한다는 것, 듣는다는 것 45 3) 평화를 만든다는 것 46 4) 생명을 해치지 않을 권리 50

5 요 약 인권, 생각할수록 어려운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세계 곳곳에서, 폭탄이 터져 사람이 죽고 피범벅이 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가는 일상에서 인권의 의미를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 의 존재에 대해 말하기도 어려운데, 그 존 재의 권리 를 논한다는 것은 철학적/윤리적/역사적/사회적/문화적/정치적 맥락과 더불어 생 각할 수밖에 없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나는 사람의 권리가 만들어져가는 유동 적인의 과제라 할 때, 살상 집단 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 살상 집단 의 구성원 혹은 그 공범자가 되지 않을 권리(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을 권리) 역시 행복추구권, 생명권의 일환으로 제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 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 이 채택될 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더 이상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 는 무모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성찰에서 비롯되었음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다.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은 테러 근절, 테러와의 전쟁 을 떠들어대지만, 우리는 그 말에 숨어있는 테러리즘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이겨내겠다는 메커니즘은 그 주체가 누구이든 백전백패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 테러(전쟁)의 과정 에서 죽음을 원하지 않는 수많이 이들이 희생당하기 때문이다. 세계무역센터 등이 파괴되어 3천 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물론 테러의 결과였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악질적인 테러리즘은 전쟁용 무기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살상 훈련을 지속하는 것, 그 자체 일 것이다.

6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정 유 진* 1) 1. 시작하는말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내려 1번 버스를 타고 20분 남짓 지나면, 의정부 교 도소와 미군기지가 잇달아 모습을 드러낸다. 캠프 스탠리 다음 정류장이 의정부시 고산동 116번지, 기지촌 뺏뻘 이다. 정식 행정 구역은 고산동이지만,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다시는 뺄 수 없다는 의미에서 보통 뺏벌 이라 불린다. 미용실, 세탁 소, 양품점, 식당, 기념품 가게, 국제 결혼 중계 사무소, 사진관, 교회, 미군 전용 클럽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기지 모퉁이의 작은 마을. 그곳에 가면 박인순씨 를 만날 수 있다. 그는 기지촌 여성들의 쉼터인 두레방의 오랜 회원이자 다큐멘터 리 영화 나와 부엉이 의 주인공이며, 매주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림 그리기 프로그 램에 참여하는 마음 여린 학생이다. 1945년 해방되던 해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그를 사람들은 인순 언니, 혹은 인순이 아줌마라 부른다. 그의 초창기 그림 중 배고픈 새 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다. 빼빼 마른 새 두 마리가 서로를 의지한 채 마주 보는 그림. 배고픈 새. 검은 색으로만 그려진 그림 에는 지독한 굶주림과 외로움, 그의 삶의 고통이 천형( 天 刑 )처럼 배어 있다. 그 그 림을 접하기 전까지, 나는 새가 배고플 거라는 상상을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힘없이 축 늘어진 부리와 날개, 가녀린 다리의 새는, 지금까지 내 마음속 한 구석을 헤집어 놓는다. 지난 1993년 10월에 발족한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는 미군 주둔의 문제를 *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운영위원, 오키나와대학 지역연구소 특별연구원.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7

7 국제 관계나 정치, 안보의 논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람들의 삶의 문제로 제기하 고자 노력해왔다. 국가 안보라는 상상된 신념 속에 묵인되어온 외국군 주둔의 문 제를 국제 질서 혹은 국민 국가 간 경계의 산물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개인들의 삶의 가능성, 일상의 정치 문제로서 제기하고 고민해왔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미군의 존재를 아메리카/양키 의 군대라는 점에 강조점을 두었다면, 이 글은 미 국 에서 군대 로 방점을 이동시켜,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군대와 관계 맺게 된 개인의 문제를 응시하는 작업이다. 국가와 국민, 군대와 인권, 국민 내부의 타 자( 他 者 )를 둘러싼 각 영역들 사이의 가치는 서로 경합하고 있다. 현재 한국사회에 서는 어떠한 가치가 어떠한 명분으로 우선시되고 있는가? 본 논문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1) 국가 안보와 개인의 안전, 2) 군 사주의에 대한 저항의 가능성, 3) 개인의 행복과 인권을 최대한 실현하는 가치로 서의 평화 문제를 고통의 문제로 접근할 수는 없을까 모색하는 작은 시도이다. 또 한, 이 글은 장기간 외국 군대가 주둔하는 과정에서 주변화, 도구화 되어 왔던 피 해자 인권 문제에 관한 소고( 小 考 )이자, 배고픈 새 들의 삶과 죽음, 그들의 욕망 과 고통과 연대해왔던 NGO 활동가들의 현재 진행형인 고민의 일부이기도 하다. 2. 몸 글 1) 개인이 겪는 문제 로서의 국가안보 세계 총생산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18%를 점하고 있는 일본과의 동 맹 관계를 군사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것이 일미 안보 체제 이다. 세계적 으로 양국의 경제권을 유지시키는 것이 일미의 군사 동맹, 안보 체제의 본질 일 것이다. 만약 안보 가 있기 때문에 일본이 번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 라면, 일본 번영의 그늘에 무엇이 있는가. 오키나와 군사기지가 오키나와 민 중을 괴롭히고 있지만, 그 기지의 목표가 되고 있는 사람들은 어느 곳의 누 구인가. 우리는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만 한다. - 아라사키 모리테루( 新 崎 盛 暉 ) 1)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8 굵직한' 미군 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시민 단체들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 (SOFA) 개정과 미국 대통령의 사과, 정부 차원의 대처 방안 등을 요구하고, 언론 은 이와 비슷한 내용을 보도하거나 재편집한다. 기지촌 여성 운동 단체인 두레방 과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에서 활동했던 나는 위의 주장이 지극히 당연한 것 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니 나 또한 그렇게 주장하곤 했으면서도, 언제나 허기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항상 그런 식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또 마무리(?)되는 사회 분위기에 저항감을 느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미군 범죄 피해자가 겪는 일상의 고통, 삶과 죽음의 문제가 그들의 언어로 전달되 지 못한 채, 종속적인 한미 관계와 불평등한 SOFA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사례로 수단화/단순화 되는 것, 한미 동맹이라는 허울 아래 사람의 목소리가 지워 져 버리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가슴 한 구석에 늘 응어리처럼 남아있다. 미군 범죄, 기지 환경 문제 등이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2년 10월 윤금이씨 살해 사건 이후라는 사실, 그리고 위의 일련의 과정이 그나마 한국사회에서 가능 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이들의 열정과 헌신의 결과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 니다. 그러나, 왜 언제나 피해자가 생겨야만 미군 주둔 은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 게 되는 것일까? 이 같은 불편한 마음은 20대 대부분의 시간을 인권운동단체 에 서 보냈던 나 자신, 나의 활동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나 라는 활동가 개인의 역량 문제임과 동시에 미군 주둔과 관련한 운동 층이 두 텁지 못한 한국 사회운동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윤금이씨 사망 사건 이후, 10여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는데 이 문제에 관한 담론 은 그다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미국 대통령이 사과하고 한미 SOFA가 개정되고, 미군이 철수하면 된다는 식의 단순화된 도식이 사람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무디게 하는 건 아닐까 의심한다. 식민과 분단이라는 현실의 엄중함을 강조하는 국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외국 군대와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개인 들의 입장에서, 미군 주둔과 관련하여 말해지지 못하는 것 은 무엇일까? 의식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일상에 포진되어있는 군사주의 문제가 외국군에 대 1) 아라사키 모리테루( 新 崎 盛 暉 ) 沖 縄 の 基 地 はなぜあるのか, 敎 えられなかった 戰 爭 沖 縄 編 (1998, 映 像 文 化 協 會 )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9

9 한 분노, 미 제국주의 비판으로만 축소되어 표출됨으로서, 현재 한국 사회에 내재 한 다양한 종류의 폭력, 폭력이라 이름 붙여지지도 못한 영역의 문제가 은폐되는 건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인다. 이런 식의 변화 없음 이 폭력을 예감 2) 할 수 있는 언어를 미처 찾아내기도 전에 그 가능성마저 제한시키는 것은 아닐까하는, 회의는 피해자들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기지가 일상적으로 존재함에 따라 발생하는 폭력과 그 폭력에 의해 변모된 사회는 외국 군대'가 없어지면 된다는 식으로 간 단하게 정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상처 입은 삶과 죽음으로 웅 변하고 있었다. 작년 6월, 한미 양국은 공무 수행 중인 주한미군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의 피 해액이 400만원 이하일 경우, 빠르면 4주일 이내에 배상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공 무상손해배상상호협력방안합의서 에 서명했다. 3) 1992년 이후 기지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투쟁으로 세상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기지의 존재는 범죄나 훈련사고, 환경오염, 기지촌 성매매 등의 문제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위험성을 알고 있으면서 군대에 의존한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어째서 상상력이 발동하지 못하는 것일까? 또한 비공무중에 일어난 사건은 국가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그저 못된 미군 과 운이 나쁜 한국인 사이의 문제란 말인가? 나라를 지켜주는 외국 군인이기 때문 에 직무 수행 중의 과실은 국가가 개입하지만, 비공무 중에 발생한 문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 공무와 비공무의 경계는 생겨났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구분은 합당한 것일까? 공무와 비공무를 구분하는 권력과 피해자의 상처는 어 떠한 연관성을 가지는가? 공무'라고 명명되어, 국가 권력이 행사된다는 것은 무엇 을 함의하는가? 군대와 관련한 범죄와 사고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지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절어가는 논과 밭, 폭격 훈련으로 망가지는 산과 바다 의 입장에서 공무와 비공무, 두 경우의 피해는 어떻게, 무엇이 다른가? 더구나 한 2) 예감 이라는 표현은, 폭력은 예방하거나 추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에서 감지하면 서 저항해야만 하는 과제라는 도미야마 이치로의 문제의식을 빌린 것이다. 그의 책 전장의 기 억 (2002, 이산), 暴 力 の 豫 感 (2002, 岩 波 書 店 )을 참조. 3) 동아일보, 2004년 6월 12일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0 미SOFA는 공무라 함은 합중국 군대의 구성원 및 군속이 공무 집행기간 중에 행 한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 자가 집행하고 있는 공 무의 기능으로서 행하여질 것이 요구되는 행위에만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라고 애 매하게 규정하고 있어 그 적용이 매우 모호한 실정이다. 4) 국가 기관인 군대가 발 생시키는 문제를 비공무 라는 이름으로 마치 군인 개인의 문제인 양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직무 유기가 아닐까? 이에 대해 오키나와의 미군인 군속으로 인한 4) 미8군 영안실에서 부책임자로 근무하던 군무원 맥팔랜드 알버트 엘은 , 군무원 해리스 킴 에게 시체방부처리용 포르말린 용액 470병(1병당 475ml)을 병마개를 열어 한 병씩 영안실 씽크대 에 쏟아버리도록 지시하였다 서울지검 외사부는 맥팔랜드를 수질환경보전법위반으 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하였으나, 서울지방법원은 약식기소된 맥팔랜드를 직권으 로 정식재판에 회부하였다. 재판에 회부된지 무려 2년 9개월 여 만인 지난 서울중앙 지방법원은 피고인 맥팔랜드에게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법원은 1)피고인은 방부처리 전 문가이고, 방류된 포르말린 용액병에는 그 독성과 경고문구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어 그 해악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하직원의 강력한 반대를 무릎쓰고 포르말린 용액의 방류를 강요하 였던 점 2)피고인이 씽크대를 통해버린 시체방부처리용 포르말린 용액의 양도 적지 아니하여 피 고인의 죄질이 가볍지 아니한 점 3)피고인이 변호인 등 여러 경로를 통하여 재판진행 상황 등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소송서류의 송달이나 법정 출석에 전혀 응하지 아니한 점 등을 양형이유로 밝히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고의적인 범죄행위로 공무집행에서 실질적으로 이탈 한 행위라고 지적하였다. (포르말린 용액병에는 치명적인 독극물로 암 유발물질이니 하수구 로 흘려보내지 말라 라는 경고문구가 적혀있었다) 미군당국은 공무증명서를 발급하면 서 이 사건이 한미양국 간의 민감한 현안임을 고려하여 미군당국은 공무증명서를 발행하지 아니 하였고, 피고인도 개인적으로 신속한 문제해결을 위해 벌금을 납부하겠다고 하고 검사의 권유에 따라 피고인이 자진하여 벌금을 예납하여 약식절차를 통한 이 사건의 종결을 도모하였으나, 대한 민국 법원이 사건을 공판절차에 회부하였으므로 (미군 측의) 제1차적 재판권을 주장하기 위한 공 무증명서를 발행한다 고 밝혔다. 미군 측의 입장은 피고인이 벌금형을 받는다면 대한민국에 1차 적 재판권이 있음을 인정, 그 결과를 수용하지만 정식 재판이나 그 이상의 형을 받는다면 그 결 과를 수용하지 않고 미군 측의 1차 재판권을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변호인을 통하여 1 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였고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는 그에 대하여 출국정지 신청을 해 놓은 상태 다, 그러나 미군 측은 한국 사법부가 신병인도를 요구해도 거기에 응할 계획이 전혀없 다 고 밝혔다. 맥팔랜드는 현재 미8군 영안실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 미군무원의 독극물 방류사건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대한 더욱 자세한 논의는, 고유경, 한국 사법주권을 조롱하는 미군당국을 규탄한다, 평화의 불씨 56호,( , 주한 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좌세준, 판례평석 맥팔랜드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 의 1심 판결에 나타난 한미SOFA 규정상의 형사재판권 및 공무증명서 발급의 효력, 민주사회를 위한 변론,( 민주사회를 위한 변 호사모임)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11

11 사건 피해자 모임 대표인 에비하라 다이스케( 海 老 原 大 祐 ) 5) 씨는 공무와 비공무라 는 구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안보를 명분으로 일본이 기지를 제공한 결과, 미국 군대가 직무(공무)로서 주둔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일으키는 모든 사건, 사고, 불법 행위 등은 제도적, 구조적인 문제로서 일미 양국이 당연히 책임을 져 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력에 의존한 안보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 의 안전을 지켜줄 수 없는 시스 템이다. 왜냐하면 안보 체제는 모든 사람 에서 배제된 타자의 희생을 담보로 해야 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대가 주둔하는 이상 범죄와 각종 사고, 환경오염 등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출현은 필연적이다. 문제는 국가와 민 족의 안보라는 미사여구에 가려져 끊임없이 배제되는 타자의 영역을 어떻게 정치 화할 것인가이며, 누군가 피해자가 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안전 보장 의 위험성과 부정의를 어떻게 정치의 문제로 끌어낼 것인가이다. 안보 체제 내에서 안전을 보장받는 사람은 누구이며 안전을 위협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군대는 정말 나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는가? 사전에는 안전 ( 安 全 ) 1. 위험하지 않음, 위험이 없음, 또는 그러한 상태 2. 아무 탈이 없음. 예) 교통안전, 안보 ( 安 保 ) 안전보장. 예) 안전보장 태세 확립 이라고 나와 있다. 6) 아직 새로운 언어를 찾아내지 못해 '안전, 안보'라는 기존 용어를 그대로 쓸 수 밖에 없지만, 이 글을 통해 다시 생각하고 싶었던 안전(안보)이란, 사전적 의미 대 로 선험적, 초월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완결된 상태 가 아니다. 나는 안보라는 개 념을 국제 질서 혹은 국민 국가 간 경계의 산물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개인들의 삶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가치로서 재정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의 복잡성, 5) 에비하라 다이스케( 海 老 原 大 祐 )씨는 1996년 2월, 재일미군에 의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었다.(사 건은 비공무 로 처리되었다). 당시 에비하라씨 가족은 효고현에 살고 있었고 그의 아들은 대학 입시를 위해 오키나와현에 유학 중이었다. 그의 아들은 대학입학 시험을 마친 후 결과를 기다리 던 중 사고를 당하였다. 에비하라씨는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미군인 군속으로 인한 사건 피해 자 모임 을 결성하였고 (가칭)한일공동피해자 모임 을 조직하기 위해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하는 등 미군범죄 피해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6) 인터넷 네이버 국어사전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2 다성성( 多 聲 性 )을 인정한다면, 안전 혹은 안보의 개념은 늘 진행형일 수밖에 없는 과정상의 문제로, 완결되지 않는, 아니 도저히 완결될 수는 없는 불안정한 개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되물어야만 한다. 남성 동성애자에게 군대 는 안전한가? 여군의 근무 환경은 안전한가? 신체 이동이 부자유스런 이들에게 서 울은, 청계천은 안전한가?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 이라크, 코소보 등 전 세계의 미 군 기지는 안전한가? 도청 카메라로 중무장한 런던은 안전한가? 평화로운가? 안전 이란, 평화란 누구의 입장에서 누가 '안전하고 평화롭다'는 말인가? 2) 국가안보와 개인의 안전 미군 주둔과 국가 보안법은 그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안보를 지켜온 두 기둥이었습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를 지금 없애면 안보 버팀목 흔들... 7) 위 글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안보에 대해 그다지 큰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은, 주한 미군과 국가보안법이 건재하기 때문이므로 보안법의 핵심인, 제 7조 이 적단체 구성 가입, 찬양 고무, 이적표현물 제작 배포 등의 조항을 당분간 존속시 켜야 함을 주장하는 신문 칼럼의 일부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는 상호 합의에 의해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허여하며(grant) 미합 중국은 이를 수락한다(accept) 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약 어디에도 미군의 주 둔 목적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군 작전 지휘권 마저 이양 한 상태에서 주둔 목적조차 불분명한 외국 군대와 특정한 책을 소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범죄 자가 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이 안보를 지켜온 두 기둥이라는 논리는, 모든 가치의 근거가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있음을 의미한다. 즉, 개인이 아니라 사람의 모임인 국가를 삶의 주체로 전제하는 것이다. 때문에 국가 안보를 유지하 기 위한 과정에서 파괴되는 개인의 삶은 그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라는 수식어 가 의미하듯, 부차적으로 취급되어도 무방한, 하찮은 것으로 전락한다. 나는 국가 7) 중앙일보 2004년 7월 8일자.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13

13 안보 제일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그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에 해 당되어 평생을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고통 속에 사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 문제점 들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보장받는 사람은 누구냐고. 칼럼의 필자는 안보의 두 기 둥에 의해 어떤 안전을 보장받고 있느냐고. 40년간 미군 기지 내에서 일해 왔던 노동자들의 집단 석면 중독(1992, 필리핀 수빅만), 미군에게 해머로 머리를 맞아 숨진 여인(1995, 일본 오키나와), 중앙선을 넘은 미군 장갑차에 치어 정신지체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운전사(2001, 경기도 포 천),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미군 부대 측 고압선에 감전되어 사지를 잘라내는 고통 을 겪다가 결국 목숨을 잃은 노동자와 그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가족 8) (2002, 경 기도 파주시), 반세기가 넘도록 미군의 폭격 훈련에 시달렸던 매향리 주민, 미군의 헬리콥터 훈련 소음으로 고혈압, 심장질환, 불면증 등에 시달리는 춘천 시민, 미군 유류저장고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으로 식수난을 겪는 의정부 시민(2003)...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학문 연구, 예술 활동, 일상의 언어생활 등에서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말에 대해 조심 하고, 끊임없이 의식을 검열해 야만 하는 수량 계측이 불가능한 정신적 피해와 억압적 상황들... 수십 년씩 감옥 에 갇혀 심신의 가능성을 제한받았던 사람들. 이들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상처... 인간의 생명보다, 가능성 보다 더 중요한 안보는 무엇 을 위한,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안보인가? 이 질문은 이라크 무장 세력에 의해 목 숨을 잃은 아들의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며 반전운동에 나선 미국 여성 시한씨가 부시 대통령에게 되묻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국가의 안전을 위해 그들 을 전쟁 8) 당시 공사장 지붕 위를 통과하고 있던 22,900V의 고압선은 피복조차 씌워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공사 관계자들은 공사 시작 전부터 수차례 미군 측에 고압선의 철거 혹은 이전을 요구했지만 묵 살당하기만 했다. 이 사건으로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과 더불어 캠프 하우즈 부 대장 등 미군 책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지만 결국 불기소 처리되고 말았다. 국 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2003년 11월 말 재판부의 화해 권고를 수용하여 소송을 제 기한지 2년여 만에 총 5천6백여만원의 배상금을 수령했다. 이는 피해자의 과실 70%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지불해야 할 금액을 공제한 것으로, 가처분 받은 치료비 2천만원을 공제하면 실 수령액은 총 3천6백만원에 불과하다. - 고유경, SOFA 분쟁사례( ), 미군범죄 현황과 과제 (2004, 주한미군범죄근 절운동본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4 에 내보내고, 폭력 속에 가두어도 괜찮다고 결정하고, 승인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미국과 한국의 정치인과 군인, 그들인가? 우리인가? 아니면 나인가? 분단 상황이라 해도 통일이나 국가안보 등이 개개인의 인권과 평화를 보장하는 가치인 양 사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인권은 사람의 권리 이며, 민족이나 국 가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의 모임, 조직은 사람이 아니다. 민족과 국가의 안전 이 라는 통념이 곧 개인의 안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통일 역시 평화와 동일한 의 미는 아니다. (조직의 안전이 개인의 안전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학교와 회사, 노동조합 등 집단 내 성폭력 사건을 통해 이미 체험하지 않았는가?) 국가는 한 사 람,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개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안보 체제는 국가 안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삼는다. 매향리, 오 키나와, 비에케스 등 기지 인근 지역 주민들은 국가에 의해 보호받기는커녕 수십 년간 생명권을 침해받으며 상실감과 분노,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왔다. 그들 은 버려진 국민 이었다. 9) 2001년 4월, 미 공군 국제 폭격장 소음 피해 소송 1심 재판에서 승소한 매향리의 한 주민은 판결 이후 매향리 사람들이 이제야 대한민 국 국민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 고 말한 바 있다. 10) 오늘은 정말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날입니다. 국가 안보라는 명분에 밀려 사람대접도 못 받은 우리가 드디어 대 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받았습니다." 11) 지난 8월 12일, 매향리 미공군 사격장 폐쇄 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갖은 전만규 미 공군 매향리 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 위원회' 위원장 역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들의 증언대로 이등 국민 의 목숨을 볼모로 국가안보의 신화는 살찌워져 왔 으며 지금도 여전히 성업( 盛 業 ) 중이다. 기지의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차단당한 가운데, 군대에 의존한 안전보장을 지극히 당연하게 느끼는 의식이 양성 9) 매향리 미공군 국제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전만규씨는 2004년 3월 12일, 미 전투기 훈련 폭음으로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의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후 대한민국 위정자들의 비호아래 미군들의 무법천지였던 매향리, 짐승처럼 무참히 짓밟혀왔던 매향리 주민들 이 비로소 인간임을 확인받았다 고 소감을 피력하였다. 10) 고유경, 군밀집지역과 지역현안, 경기북부지역 성매매 근절을 위한 인식개선 워크샵 자료 집, (2004, 두레방) 11) 오마이뉴스,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15

15 되어 왔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폭력이 더 이상 폭력으로 인 지되지 않는 상태, 악순환의 반복된 결과로서 지각 능력의 마비를 뜻하기 때문이 다. 비판 능력을 상실한 개인의 국가(집단)에 대한 퇴행적 의존성은, 대의를 앞세 운 국가의 명령을 아무 저항 없이 수행하고 폭력의 사용을 정당화하게 된다. 개인 으로서 자기애는 고민과 자각을 통한 성찰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자기애를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복종이라는 형태로 드러낼 때, 그것은 국가주의, 민족주의, 지역 주의, 가족주의 등 타인을 해칠 수 있는 에너지로 기능한다. 오키나와를 짓밟을수록 일본 사회의 황폐화는 깊어간다는 아라사키 모리테루( 新 崎 盛 暉 )의 지적은 단지 일본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군사력에 의존한 국 가안보는 타자의 피를 먹고 자라나는 부메랑이다. 부메랑은 결국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 2004년 4.15 총선을 앞두고, 공천자 중 총 쏴본 적 없는 후보 114명 이라는 온 라인 기사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상실한, 한국 사회의 군사화된 의식 세계를 적 나라하게 드러낸 표현이었다. 총을 쏜다 는 행위는 살상을 뜻하는데 마치 총을 쏘 아 본 것이 도덕적 정상 규범인 것처럼 전제하는 표현은, 생명과 고통에 대한 무 감성과 예의 없음 그리고 병역 의무 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경계 를 정당화한다. 군대에서의 폭력을 피지배자의 사회화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 회, 폭력적인 훈육이 국가 질서 의 골자가 되어있는 사회의 예비역 집단은 여성이 나 아동, 종족적 소수자, 장애인 등에 대해 노골적 폭력을 행사함으로서 군대에 빼앗긴 세월과 건강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한다.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성차별주의와 군사주의는 별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인권과 평화, 안보와 국익을 핑계 삼은 전쟁(살상 행위)은 남성 권력 정치의 결정 체이다. 전쟁에 대한 모든 지원과 준비는 안보 논리를 끊임없이 합리화, 조직화하 면서 타자의 희생을 주변화, 비가시화 시킨다. 안전 사고 희생자를 포함하여 1년에 약 600여 명씩 타살되거나 자살하는 한국 군대, 전장 사상자를 제외하고 1년에 2000여명이 군대에서 사망하는 러시아. 12) 전 12) 한겨레 신문, 2003년 7월 21일자. 동 신문은 1995년 9월 26일, 1980년에서 1995년까지 15년 5개 월간 총 8,951명이 군대에서 사망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는 연평균 577명에 달하는 수치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6 시가 아닌 상태에서 이들의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군대는 개인의 행복과 안 전을 지켜주는가? 군사력의 증강과 개인의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무기가 모자라서 테러가 발생 하거나, 사람들이 불안과 소외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기를 만들기 위한 자원 분배 과정에서 사람이 소외되기 때문에 군비의 증대는 인간과 자연의 생명 과 영혼을 앗아간다. 일본 아오모리현에 사는 고등학생 미조에 히로아키( 溝 江 洋 明 )는 핵도 군대도, 이상한 정부도, 타살도 자살도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자 고 호소한다. 13) 군대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자기가 사는 마을에 군사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땅값이 떨어져서인가? 군사 시설이 개인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면 왜 땅값이 떨어지는가? 사설 경비업체의 보안 시스템이 작동되는 동네는 집값이 비싸지 않은가? 청정도시 파괴하는 기무사는 자폭하라 ( ). 경기도 과천에 군사시설이 이전되는 것을 반대하는 어느 시민단체의 주장은 무엇 을 의미하는가? 이들의 주장대로 기무사가 청정 도시, 과천을 파괴한다면 기무사 는 누구를 위해 무슨 역할을 하는 조직인가? 국가가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 인가? 지역 주민들이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좀 더 솔직하고 예민해져야 한다. 1995년 오키나와에서 미 해병대에 의한 소녀 강간사건이 발생했을 때 오키나와 여성들은 소녀 한 사람의 안전도 지키지 못하는 안전보장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위대를 포함, 군대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이 진정한 안전 보장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항구적으로 군대를 유지한다는 것은 평시 와 유사시를 불문하고, 공생보다는 종속을, 평등보다는 지배의 가치를 사회 전체 에 요구하므로 개개인의 행복한 삶과는 완전히 상극에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속 한 사회에서 개인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신뢰하고 소통할 수 있느냐에 의해 행복 지수 14) 가 결정된다고 할 때, 적의 존재에 대한 일상적 강조, 집단 정체성에 대한 13) 미조에 히로아키( 溝 江 洋 明 ), 평화 란 사랑하는 것, 평화의 불씨 56호,(2004. 주한미군범 죄근절운동본부) 14) 최근 국제 사회학자 단체가 실시한 65개국 국민들에 대한 세계 가치 조사 에 따르면, 세계에서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17

17 주입 등 군사주의를 강화시키는 요소들은 개인의 행복이나 복지 등과는 배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키나와 여성운동가 마타요시 쿄오코( 又 吉 京 子 )는 더 이상 싸우는 것을 배우지 않겠다며 세상에는 나쁜 군대도 좋은 군대도 없다는 것을, 군 대는 주민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전쟁을 통해 배웠다고 말한다. 15) 3) 평화를 지키자? 전쟁은 인간 본성이 변하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게 바로 주전론자( 主 戰 論 者 )들이 항상 자신들은 현실주의자이고, 평 화주의자들은 머리만 복잡한 이상주의자들이라고 빗대는 이유인 것 같다. 이 상주의자들은 인간 본성의 변화의 잠재성을 믿는 사람들이다. 인간 본성 가 운데 가장 본질적인 속성은 바로 본능 으로부터의 자유와 가변성이다. 즉 우리의 본성을 바꾸는 일은 언제나 우리의 능력 안에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정말로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이상주의자들이며, 현실주의자들이 야말로 그 궤도를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M. 스코트 펙 16) 평화( 平 和 ), 일본어로는 '헤이와'( 平 和 ), 중국어로는 흐어핑 ( 和 平 ), 베트남어로는 ' 호아빙'( 和 平 )이다. 선인들은 평화를 사람들의 입에 밥이 골고루 나누어지는 것이 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을 '이해( 利 害 ) 관계에 관한 가치의 경합( 競 合 )'이라고 해석 한다. 특정인의 부의 축적과 자원의 독점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무엇이 준비되어야 하는지 각자의 이해와 논리를 앞세워 교집합 즉, 교차점을 찾기 위해 토론하는 과정 말이다. 평화에 관한 담론 중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가장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말이 평화를 지키자 는 말이다. 평화를 지키자는 말이야말로 일상 속에서 군사주의를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나이지리아 사람들이었다. 이 행복도 조사에서 2~5위는 멕시코, 베네수엘 라, 엘살바도르, 푸에르토리코 순이었다. 영국의 행복의 정치학 연구자 데이비드 할펀은 사회적 신뢰, 타인과의 잠재적 관계 등이 삶의 기쁨을 느끼는 데 주요한 요소라고 지적한다. 지구촌 최고의 국가들. ( 뉴스위크 한국판). 15) 마타요시 쿄오코( 又 吉 京 子 ), 더 이상 싸우는 것을 배우지 않겠다 (1999, 미간행) 16) M. 스코트 펙, 거짓의 사람들,(1997, 두란노)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8 작동시키는 강력한 기제이다. 세상 어딘가에,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적 이 있으므로 그들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켜야만 한다는, 이 말은 언제든 아전인 수 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말이지만,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 을 준비하라"는 말처럼 현실에선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정의를 위해 힘을 달라, 정의는 힘이다, 힘이 정의이다, 국익을 중시하는 장기적인 군사 비젼이 필요하다, 결국 국가의 존재 기반은 힘이다,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 법이지만 이 법은 힘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폭력에 의한 지배를 정당화하는 남 성 정치권력의 현실 평화주의.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힘의 균형이 란 그 자체가 이미 폭력의 행사라는 점이다. 이 말은 서로의 생명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 대화나 나눔보다는 결국 물리력, 무력이 인간사회에서 중요하다는 의 식을 주입하기 때문이다. 맑은 공기를 원한다면 공들여 나무를 심고 가꾸어야 하는 것처럼, 평화를 원하 면 평화를 준비해야지 왜 전쟁 채비에 열을 올리는가? 이권의 독점을 위해 타인의 나무와 목숨을 마구 베어내는 자멸적 행위는, 흔히 인간보다 열등하다고 간주되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평화를 위한 전쟁. 정의와 인권을 위한 전쟁. 이런 주장은 늘 주체의 위치가 모 호하다. 누구를 위해서 누가, 무엇을 위해 무엇이 동원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부시 대통령이 강조하는 대로 이러한 전쟁은 끝이 없는 전쟁(infinite war for peace and justice), 아니, 끝내고 싶지 않은 전쟁이다. 미국이 말하는 이라크의 평화 재건은 전쟁이었고, 이라크 전쟁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경제 문제였다. 평화 를 지키자=전쟁을 하자=국익(군수 자본의 이득)을 챙기자는 등식은 폭력에 의한 지배, 군사력에 의존한 국가 안보를 강화시키는 전형적 논리이며, 전쟁의 다른 이 름은 경제라는 말을 확인시킨다. 이 논리는 한미일 군사 동맹 이라는 허구 속에 서도 강화, 확산되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을 근거로, 미군이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주둔한다고 하는데, 진정한 상호 방위 가 되려면 한국군도 미국 곳곳에 주둔 해야하지 않을까? 일방적으로 총부리를 들이대며 위협하고 있으면서, 이미 불평등 과 부정의를 전제로 하고 있으면서 마치 상호 존중되고 있는 것처럼 양국 관계는 미화되어 왔다. 무력에 의존한 국가 관계 중심으로 논의되는 정치는 군대의 주둔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19

19 과 그로 인한 인권 침해를 늘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식의 체념과 묵인을 강 요해왔다. 하찮은 여자 하나 죽은 것 가지고 한미 우호 관계에 금이 가서는 안 된다 17) 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또 그 말이 저항감 없이 수용되는 사회 분위 기는 그러한 체념과 묵인이 반복된 결과이다. 혈맹( 血 盟 )이란 말이 있다. 사전에는 손가락을 베어 피를 나눌 정도의 굳은 맹 세 라고 나와 있는데, 내 생각에 그 말은 누군가의 피를 보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 (물론 자기의 희생을 뜻하는 것는 아니다), 즉 어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사람의 목숨을 해칠 수도 있다, 살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맹세 이다. 그렇 다면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의 고도성장이 베트남에서 젊 은이들이 흘린 피 의 대가라는 말은 일면 사실이지만, 더 정확히 말한다면 그것은 베트남 인민이 한국인으로 인해 흘린 피 그리고 미국 용병으로서 한국인이 흘린 피 였다. 죽음을 담보로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이들이 흘린 피의 대가였던 것이 다. 평화를 지키자 혹은 평화 재건'이라는 말은, 이미 어딘가에 평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없는' 평화를 있다'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평화 를 깨뜨리는 자, 방해하는 자에 대한 경계와 그들은 언제든지 응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폭력이 숨어있다. 박노자는 국민 국가 내부의 타자 만들기를 설명하면 서, 자신이 국민 이라는 말에 관심 갖게 된 계기는 노동자가 파업을 시도를 할 때 마다 한국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국민들은 불안해한다 라는 식의 기사였다고 한 다. 노동자도 국민인데 불안해하는 국민 과 노동자 는 서로 다른 국민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평온한 세상을 이질적인 불순분자 들이 균열 내려 한다 는 식의 논리는 여성, 동성애자 등이 그들의 권리를 주장할 때, 전체 운동을 분열 시킨다는 논리로도 이용된다. 대개 평화로운 가정을 깨뜨린다고 비난받는 사람은,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이 아니라 폭력으로부터 탈출하는 아내 혹은 그들을 돕는 여성운동가들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더 견디고 조심하면서(?) 살면 되 는데라는 식의 논리가 작동한다. 평화로운 가정과 여성의 인권은 양립할 수 있는 17) 1992년 10월, 미군에게 살해당한 윤금이 씨 사건 직후, 동두천시 공무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0 가? 18) 황혼 이혼 을 요구하는 여성에게 재판부가 백년 해로 를 권고하는 것은 무 엇을 의미하는가? 사회적 소수자가 더욱 많이 참아주고 용서 하기를 강요하는 사 회는 그들의 호소(고통의 언어)를 불편해한다. 타자의 요구가 나를 불편하게 하는 까닭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겠지만, 결국 그것이 나의 이해( 利 害 )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든지 지역주의, 성차별주의, 인종주의, 계급주의, 연 령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등 모든 이데올로기에서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문제점을 잘 몰라서가 아니라, 모순에 접근하면 할수록 그것은 결국 내가 서 있는 자리를 허물어뜨리는, 내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 편안한 질서들에 금이 갈 수 밖 에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 것을 남에게 내어 주어야 할 것 같은 두려움을 수용하기가 힘든 것이다. 신채호의 말대로, 시비( 是 非 )는 이해 ( 利 害 )의 별명( 別 名 ) 일 뿐이다. 평화롭지 않은 세상을 평화롭다고 우기는 것은 정 체성에 따른 위계, 타자의 고통에 대한 무시(무지)와 서열 매기기 그리고 기득권에 대한 의심없음에서 비롯된다.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 나동혁은 모든 사람들과 동등한 인격적 주체로 관계 맺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병역 거부를 했을 때처럼 수많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고 고백한다. 19) 타자 앞에서 나의 자유를 심문 할 수 있는 정직함, 저항의 과제를 타자에게 떠넘기지 않고 나의 일상에서 고민하 는 치열함,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지키자 라는 말은 '적'의 존재를 전제한다. 따라서, 평화를 지키자는 말은, 곧 적 을 무찌르자는 말이다. 타자(적)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지배 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개념이므로 가변적이고 유동적이지만, 국민 국가 체제 하에서는 반드 시 존재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사회적 타자는 권력 집단이 그어 놓은 테두리 안 의 완전한 구성원이 될 수 없다(물론, 타자 스스로 구획 지워진 테두리를 거부할 때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구성원의 자격 은 전적으로 권력을 휘두 르는 자가 선택하는 문제이므로, 타자의 지위는 언제나 불안정하며 때로는 대립적 18) 가정 폭력과 여성 인권에 관한 자세한 논의는 정희진,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2001, 또 하나의 문화) 19) 나동혁, 나와 부엉이 를 보고 - 여성과 병역거부자는 모두 군사주의와 대면하고 있다, 다 큐멘터리 나와 부엉이 자료집, (2003, 두레방)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21

21 혹은 사물화 된 존재로 위치 지워진다. 국가 안보에도 안테나가 필요합니다', '111, 여러분의 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 다'라는 국가정보원의 지하철 광고( )는 국가가 간첩 혹은 좌익 사범 20) 이라 는 타자를 미끼로 내부적 타자 만들기에 개인을 동원하는 대표적 사례이다. 타인 에 대한 감시와 의심, 자기 검열을 통해 개인은 국가와 공범이 되는 위험에 노출 된다. 계절마다 구호를 바꿔가며, 사람들의 일상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이 작은 포 스터의 목적은, 국민 의 신고를 통해 빨갱이 를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군사력을 독점한 국가가 자신의 통제권을 이용하여 시민의 감수성을 마비시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타자로 떠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는 개인의 충성심 을 최대한 고양시켜 생각하지 않는(사유능력없는) 국민 만들기 프로젝트를 완성시키 는 것. 포스터는, 공범자를 확보하려는 국가의 전략과 (타자가 희생되더라도) 자기 자신만은 안전하게 보장받기를 기대하는 개인의 욕망을 일치시켜 절묘한 권력 효 과를 발휘한다. 적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뭉쳐야만 한다. 단결은 타자를 배제하고 권위를 강요하 는 것을 통해 만들어지므로, 국론 분열을 걱정하는 사회 에서 소외되는 개인, 고 통 받는 개인의 출현은 필연적이다. 권혁범은 국민 이라는 표현 자체가 국가의 일 부로서의 강제성, 국가가 부과하는 정체성과 의무를 정당화하면서 사회 속의 개인 을 조직화된 집단의 부속물로 동원하고, 국가와 긴장 관계를 갖는 사회의 시민 의 식, 독립적인 개체 의식을 억압하고 약화시킨다고 말한다. 또한 국민 속에는 이 미 국가라는 선험적 실체가 규정하는 집단 동질성 주체가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개인들의 복잡한 개별적 차이는 주변화, 비가시화 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 한다, 21) 집단 응집에 대한 열망은 단일한 정체성의 강조로 이어지고, 그 과정을 통하여 상상의 공동체'는 강화된다.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 20) 포스터에는 좌익사범 최고 3천만원 이라고 쓰여있다. 급진적. 과격적인 당파 라는 사전적 의미 의 좌익( 左 翼 ) 이란 말은 한국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로 각인되어 있을까? 누구의 입장에서 무엇이 급진적이고 과격한 것인가? 21) 국민국가와 개인성에 관한 더욱 자세한 논의는 권혁범, 국민으로부터의 탈퇴,(2004, 삼인)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2 어딘가에 존재할 지도 모르는 적 에 대하여 증오와 적개심을 부추기는 것이다. 민 주화운동에 기여했던 80년대 학생운동가들이 사용했던 끓어오르는 분노와 불타는 적개심으로, (무엇 무엇을) 하자 라는 구호는 끊임없이 집단 내부의 단결을 강조 했다. 그러나 이는 누가 내부의 적격한 성원으로 선별되는지, 선별을 결정하는 주 체는 누구인지, 단일한 정체성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질문하 지 않는 언설이었다. 4) 타자들의 인권 4)-1 배려 로서의 인권의 한계 인권은 공적인 인간 관계의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공적인 인간 관계란, 생산 과 분배를 비롯한 모든 사회생활에서 생기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말한다. 그러 한 공적 관계는 대부분 이해( 利 害 ) 관계이다. 사회생활의 기본 틀이 이해관계로 얽 혀 있음을 경시하거나 간과하면,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기가 어려워진 다. 22) 나는 장애인 편의 시설, 노약자 장애인 보호석 이라는 말을 접할 때마다, 어 떤 잔인함을 느낀다. 남녀 구분도 없는 장애인 화장실이 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라니, 속임수가 아닐 수 없다. 장애인용 시설이나 노약자 우선석은 장애인의 편 의 를 위해 비장애인의 배려 로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인간으로서 마땅 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권리는 보호되기 보다는 보장되어야 한다. 보호는 시혜자 와 수혜자의 권력 관계 즉, 시혜자의 권력 행위 중심으로 해석되기 쉽지만, 보장 은 결여 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에 더욱 근접해 있다. 신체장애인, 노인, 아동, 여 성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사는 파트너이다. 동행의 파트너라는 의미에서, 14년간 척추 종양으로 몸이 차츰 마비되는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엮은 인류학자, 로버트 머피의 신체 장애인은 일반인 과 무관해 보이는 타자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적 상황 일반의 은유(메타포)라고 할 수 있다 는 지적은 의미 깊다. 23) 서로 22) 양명수, 동아시아 평화와 인권을 위한 연대, (1998, 제주 4.3 제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자 료집)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23

23 대하는 상대( 相 對 )란 어떤 의미인가? 상대란 주체 대 주체의 관계를 말한다. 인권 은 결국 위하는 문제지만 먼저 대하는 문제인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가 누구를 위하기 이전에 모두가 같은 값을 가진 주체라는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인권은 배려 라는 말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소중한 말이 지만, 배려 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면 문제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이해( 利 害 ) 관계는 갈등을 야기하는 관계이므로 배려 의 도리를 강조하기 보다는 갈등을 공 정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제도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 을 사람답게 대접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드는 것에 역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 법치가 완결되어 그 이상의 것이 요구되는 시점이 되었을 때야 비로소 배려라는 말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제도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권이 배려 라 는 말은 오역( 誤 譯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배려 라는 말이 상호의 동등한 노력을 전제로 한다면, 소위 마이너리티 라고 간주되는 사람은 주류 에 대해 어떤 배려 를 해야 옳은가? 소수는 다수를 위해 배려해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예를 들 어,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 즉 신체장애인, 노인, 아동, 임신한 여성 등은 신체 건강한 남성 들을 위해 어떤 배려를 해야 하는가? 아침 통근 시간대의 초만 원 지하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노인, 임신한 여성 등이 차량에 오르면 대부 분의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린다. 그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거나, 휠체어 자리 확 보를 위해 공간을 내어주어야 하는 배려 가 불편한 것이다. 심지어 재수 없다, 하필이면 왜 지금이냐, 출퇴근 시간 지나서 한적할 때 이용하지 라고 말하기도 한다. 출퇴근과 별로 관계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이동 자체를 불쾌해한다. 타인의 이동권(생존권, 삶의 욕망)이 마치 자기의 것인양, 권리 행사의 주체가 자기인 것 처럼 그들의 일정을 조정하려 들고 그들이 하는 일을 하찮게 규정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있고, 동등한 권력을 가졌을 때, 비로소 인권은 배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배려로서 인권이란 말은 성숙하고 아름다운 말 이지만, 인권의 값이 제 각기 다르게 매겨지는 차별적 사회에서 그 말은 자칫 소 23) Robert F. Murphy, The Body Silent (1992. 新 宿 書 房 )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4 수자의 정당한 권리 주장을 왜소화시키거나 때로는 그들의 목소리를 제한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권리를 거꾸로 말하면 이권( 利 權 ) 이 되는데, 이권의 다 툼을 양심이나 배려에 호소하는 것은 한계적 일 수 밖에 없다. 장애인 편의 시 설, 노약자 보호석 이라는 표현 등이 그 대표적 예이다. 평화 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를 활동가들과 토론하던 도중, 평화의 문제가 중요한 건 알지만 여성이면서(여성으로서?) 평화주의자 라는 소리는 정말 듣기 싫 다, 차라리 페미니스트로 불리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나왔다. 24) 여성 평화주의 자라는 말에 대한 저항감은 여성=평화(인내, 뒷수습), 남성=공격(진취, 지도력)으로 간주되는 이분법 속에서 채색된 평화의 수동적인 이미지가 여성에게 입혀지고, 그 과정을 통해 성별 분업이 강화되는 것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성 평화주의자 라는 호칭이 여성의 활동과 사고의 반경을 더욱 제한시 키는 억압의 언어로 작용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성차별이 당연시되는 사회에 서, 모든 언어가 그러하듯 평화 역시 성 중립적인 언어가 아니다. 2003년 여중생 추모 집회에서 열창되었던 Fucking USA 는 남성들에게는 해방 감 을 주었는지 모르겠지만 여성인 나에게는 공포와 분노 그 자체였다. Fuck 의 주체는 누구인가? 누가 누구를 Fuck 할 수 있는가? Fucking USA 는 아무 죄도 없는 순결한 한국 여성 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발동되는 한국인 남성의 미국 여성 에 대한 폭력의 승인이며 동시에 집회에 참석한 한국 여성도 그들의 통제의 대상 임을 확인시키는 권력 행위였다. 이 때 남성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와 여성의 대한 폭력은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남성과 동등한 민족 주체로서가 아니라 전체 속 의 일부 혹은 기표로서 간주되는 종속적 지위의 여성에 대한 폭력은 한반도 평 화, 미 제국주의 타도 라는 거대한 그물 속에 쉽게 갇혀버린다. 우리 내부의 차 이는 가상의 적 앞에서 내부의 힘을 가진 이들의 입장으로, 그들의 힘에 의해 봉 합되어 버리는 것이다. 식민지 남성과 식민 지배자는 식민지 여성을 억압하는 동 지적 관계를 이룬다. 남성성을 회복하려는 반미 민족주의적 사명감 속에서 식민지 여성은 이중, 삼중의 억압을 받는다. 여중생의 이름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친근하 24)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한국여성평화네트워크. ( 서울)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25

25 게 ( 미선이, 효순이 ), 꽃다운, 어여쁜 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한 채 사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 사건과 관련한 운동에서, 남성 권력은 순결한 여성'을 보호해 야하는 당당한 민족의 주인공으로 거듭 태어나 가부장적 특권을 공고히 하면서 여성을 억압하는 기제를 재구축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개별적 인간, 주체로서가 아니라 남성성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재현된다. 인권은 이미 정해져 있는 정형화된 사실 이라기보다는 정의에 기초한 믿음이 자 지향이기 때문에 언제나 꿈틀거리는 불안정한 유동적 가치일 수밖에 없다. 평 등이 실현되는 것을 불신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전쟁이 아닌 상태 를 평화라 고 명명하고, 개개인의 인권이나 안전과는 상반되는 군사력에 의존한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평화나 인권은 고정되어 있는 지켜야 할 무엇이 아니라 지금부터 너와 내가 머리 싸매고 탐구해야 할, 풀기 어려운 숙제이다. 갈등과 혼란/소통과 연대가 없는 진공 상태, 비둘기를 연상시키는 사회적 무기력 상태에서 인권은 만 들어지지 않는다. 경합하는 가치로서 정립될 수 밖에 없는 과정적 개념이기 때문 에 늘 논쟁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남성의 평화가 여성에게는 고난일 수 있다. 여성에게 평화란 자기 삶의 통제력을 갖는 것인데 가부장적 남성 권력, 폭력과 무기사용에 기초한 지배 체제는 자기 삶의 통제력 뿐 만 아니라 모든 사 람의 삶과 죽음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하려 들기 때문이다. 부권주의에 기반한 군 사주의는 모든 권력 중에서도 가장 부정한 것이다. 중무장한 군대가 사람 을 지켜준다는 착각이 만연한 사회, 사람을 죽고 죽이는 일이 대수롭지 않은 사회, 전장과 일상이고 일상이 전장이 되어버린 사회. 첨단 전투기급의 초음속 항공기 자급으로 인해 자주 국방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 25) 하 게 됨을 자랑스러워하는 사회에서 타인을 보살피는 가치, 배려 를 강조하는 것 보 다는 따지고 짚고 되묻는 것이 일상적으로 가능한 사회, 즉 인간의 이기심 혹은 이해 관계에서의 갈등을 억제하고 구속할 수 있는 제도 확립에 역점을 두는 것이 인권 실현을 위해 더욱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인간성에 호소하는 개인의 배려 중 심의 논의가 아니라 법과 제도로 보장되는 사회적 배려에 더욱 예민한 관심을 기 25) 오마이뉴스. 2005년 8월 29일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6 울여야 한다. 물론 제도의 확립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4)-2 기지촌과 인권 문제 기지촌 지식인' 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이 자기 모멸적 인 조합어는 지난 100여년동안 본국'에서 기지'를 통해 흘러나온 선진 문물'을 재빨리 챙기는데 눈독을 들여왔던 한국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자화상 이었다. 그 뒤로 10년이 지났지만 한국인의 정신과 생활은 기지촌 주변을 여전히 어슬렁거리고 있다. 26)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정화 캠페인 을 감독하던 한 행정 비서관의 말에 따르면, 청화대 측은 미군 병사들이 한국에 주둔하는 동안 기지촌 주변 에서 보게 되는 것이 늘 깡통문화 이기 때문에,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 한국이란 나라는 민족 문화도 자존심도 없는, 하나같이 가난해서 도둑질 이나 하고 비굴하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만 혈안이 된 사람들로 가득 차 있 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될까봐 우려하고 있었다고 하였다. 27) 여자가 동두천에 산다'고 말하면, 외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 본다"며, 이 때문에 딸을 가진 사람들은 위장 전출'을 많이 하고 있다. 28) 혐오감과 분노, 비하와 멸시, 자괴감, 불결하고 천하다는 생각 등 기지촌에 대한 한국인의 상념은 간단하지 않다. 외국 군인과 그들을 상대로 성을 파는 한국 여성 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주로 기지촌 바깥사람에 의해 구축된다. 기지촌 사람들은 보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 지는 사람 이다. 그들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그들을 타자화 하는 바깥사람 이다.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민족주 의, 국가주의, 군사주의 등이 뒤얽힌 이 바깥사람 들의 시선이야말로, 한국 사회 모순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키워드가 아닐까? 국가 안보,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필수적 존재로 간주되는 주한미군. 그들이 거주하는 공간과 기지 인근 마을에 대 한 상념은 왜 이렇게 복잡한가? 26) 한겨레 신문, 2004년 4월 3일자. 27) 캐서린 H. S 문, 한 미 관계에 있어서 기지촌 여성의 몸과 젠더화된 국가, 위험한 여 성,(2001,삼인) 28) 한겨레 신문, 2004년 6월 9일자.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27

27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은 개별적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공동체, 문화, 그리고 민족을 대변하는 하나의 기표로서 작용한다. 기지촌은 자기 들의 여자를 외국 군대에 내주었다는 부정하고 싶은 사실, 한국 남성의 거세된 남 성성을 확인시켜주는 현장이기 때문에 수치스러운 이미지로 기억된다. 때문에 기 지촌은 한국인에게 군대의 기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 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서가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을 와해시킨, 오염된 그 무엇으로 각인되어 있다. 한국 군이 주둔하는 마을은 기지촌 으로 의미화되지 않는다. 기지촌 은 외국 군대와의 관계에서만 작동하는, 숨기고 싶은 아이콘이다. 정조 에 대한 유교적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는 여성에게 자기 몸에 대한 항상적 인 검열과 감시를 요구한다. 여자가 기지촌에 살면 이상하게 본다 는 말은 성폭력 을 당할 위험이 높은 적색 지대 29) 에서 여성이 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다는 뜻 이 아니라, 한국 여성이 한국 남성보다 물질적으로 우위에 있는, 더욱 남성적인 미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민족의 단일성을 해칠 수 있는 위협적 존재임을 뜻한 다. 한국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믿었던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미군과 관계를 맺 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어떤 독자성을 갖게 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는 것이 다. 또한 더불어 생각해야 할 것은, 기지촌은 성폭력 당할 확률이 높은 위험한 곳 이라는 인식은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미군이 주둔 한다 는 말이 얼마나 허구 29) 전라북도 군산시 미성동에 소재한 아메리칸 타운 주식회사. 일명 실버타운이라 불리는 이곳은 박 정희 정부가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50%를 지원하고, 개인이 50%를 투자하여 설립되었다. 사장, 상무, 전무 등 회사체계를 갖춘 군대창녀주식회사. 미군에게 성을 파는 한국여성들을 관리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이곳은 정문 앞에 경비가 지켜 서 있고 하나의 큰 성( 城 )과 같이 높은 담 속에 갇힌 마을이다. 타운 안에는 닭장집 같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방마다 방번호가 매겨져 있 다. 이 곳에 있는 술집들은 다른 기지촌의 미군전용 술집과 마찬가지로 면세혜택을 받고 있다. 당시 관청의 도면에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던 아메리칸 타운은 미군과 동거하거나 그들에게 성을 파는 여성들의 숙소가 있는 특별구역 을 칭한다. 현재까지 주식회사 형태로 남아있는 군산 아메리카 타운은 국가가 여성의 성을 안보라는 미명 하에 어떻게 이용하고 통제했는지 보여주는 일례이다. 정부는 1961년 윤락행위 등 방지법 을 제정하였지만, 1962년 6월에는 보사부, 법무부, 내무부 등 3부가 합동으로 전국에 104개소의 특정 윤락지역, 관광특구라는 이름으로 성매매 지 역을 설치하는 등 일반인 거주지역으로부터 적색지대 를 격리시키는 이중 정책을 폈다. 기지촌 성매매와 관련된 더욱 자세한 논의는, 안일순, 위대한 군대, 위대한 아버지, (1995,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자료집) 두레방, 기지촌 혼혈인 인권실태조사, (2003,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 사업보고서)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8 적인 것인가를, 군대에 의존한 국가의 안보가 개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음을 스 스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군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의 복부를 향해 연탄을 집어 던질 수 있었던 폭력 30), 여중생 추모 집회에서 열창되었던 Fucking USA, 내 딸이 저렇게 미군과 사귄다면 차라리 할복 자살 하겠다 는 31) 말은, 모두 각각 매우 복잡한 맥락 속에서 사용된 표현이지만 거칠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공통 점을 안고 있다. 선망과 분노의 대상인 미군에게 성을 팔아 민족의 순결함을 더럽 히는 여성에 대한 혐오감과 남성성을 거세당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두려움의 극단적 표출인 것이다. 응징의 타겟이 만악의 근원 인 미군이 아니라 미국에 합세 했다고 간주되는 가장 약한 타자인 여성('양색시' 혹은 젠더화 된 여성적 정체성) 에게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은 여성 혐오(misogyny)를 전제로 작동되는 민족주의의 배타성을 드러낸다. 기지촌 외국인 전용 술집 앞에 내걸린 "내국인 출입금지, 여종 업원 구함" 간판과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 는 대한민국 헌법 제39조 제 1항은 여성을 국가의 적격한 구성원으로서 인정하지 않겠다는 남성 국가의 성차 별적 의지의 표명이다. 러시아, 필리핀 여성 등으로 붐비는 최근 기지촌 성매매 현장은 기억에서 지우 고 싶은 섬, 비존재 영역으로서의 기지촌에 대한 책임 회피를 더욱 용이하게 만 든다. 가난에 떠밀려 혹은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국의 성산업에 유입되는 여성들, 월경( 越 境 )하는 여성들. 32) 기지촌 여성운동 단체 두레 방 의 유영님 대표는 한국이 국제화되는 인신매매 시장에서 송출국이자 경유국이 며, 귀착국임을 지적한다. 그는 기지촌으로 유입된 외국인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 를 책임지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유일한 대안으로 불가피하게 한국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에 주목하면서, 이들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낙인찍을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개척하고자 용기를 낸 그리고 모험을 택한 여성들로 인식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함을 주장한다. 30) 1999년 8월 5일, 뉴욕에서 열렸던 이중문화 가정목회 전국연합회 제10회 수련회 에 참석한 미군 과 결혼한 한국 여성과의 인터뷰 중에서. 31) 졸고, 평화를 만든다는 것, 제주인권학술회의 2000 자료집 (2000, 한국인권재단) 32) 유영님,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근절을 위하여, 경기북부지역 성매매 근절을 위한 인식 개선 워크샵 자료집, (2004, 두레방)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29

29 세계화라는 전쟁 속에 가속화되고 있는 여성의 빈곤화. 이를 증명하는 현재의 기지촌, 성매매의 세계화 현실은 국가 안보 라는 모호한 목표(상상?)를 충족시키 는 데에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동원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폭력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묵인되는지 보여준다. 쿠츠미 카나코( 久 津 美 香 奈 子 )는 한국 기 지촌의 필리핀 여성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미군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한국의 가 부장제에 의한 차별 의식에 의해서도 초래되고 있다고 말한다. 33) 순결하지도 않 은, 가난한 외국인 여성. 이중적 성윤리를 내세우는 가부장제의 시선은 힘없는 외 국인 여성들을 억압하는 차별의 잣대로 재등장하고 있다. 34) 미군 기지가 일상적 으로 존재함에 따라 발생하는 폭력과 그 폭력에 의해 변모된 사회의 모순을 파악 하기 위해서는 폭력의 작동에 어떠한 일상적 질서가 관련되어 왔는지 살피는 것 이 중요하다. 성차별주의는 그것이 모든 억압의 근본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 니라 모든 사람이 체험하는 지배의 관례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벨 훅스(bell hooks)의 지적은 일상에서 소위 자연스럽다고 용인되는 행위에 대한 문 제의식을 강조한다. 군대는 속성 상 그것 자체로는 독립성, 완결성을 찾기 어려운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한 조직이다. 타자의 존재를 생존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에 타자에 의탁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 그 타자를 억압하는 한계성 때문이다. 훈련과정에서의 사고, 범 죄와 환경오염 등은 군대가 존재하는 한 늘 예정되어있는 사건들이다. 35) 누군가는 안보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승인하는 것, 군사기지는 필요하지만 내 집 옆에는 안 되고 평범한 우리들 이 사는 세상과는 격리된 그들 이 사는 곳 은 괜찮다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차별적 체념은 국가안보 이데올로기와 함 께 기지 언저리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군대의 폭력 을 내셔널리즘으로 분절화해서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 폭력이 성차별주의 33) 쿠츠미 카나코( 久 津 美 香 奈 子 ), 韓 國 におけるフィリピン 人 女 性, 2003, 大 阪 外 國 語 大 學 言 語 社 會 學 會 誌 Vol. 9 34) 졸고, 민족 의 이름으로 순결해진 딸들?, 당대비평 11호 (2000, 삼인) 35) '미군장갑차에 스러진 여중생' 즉 순결한 희생자라는 지위를 보장받지 못한 이기순, 신차금, 이정 숙, 서정만 등 무명의 아니 "양공주"로 불린 이들의 죽음은 가부장적 국가 권력으로부터 보호받 을 가치가 없는 '혐의있는 무가치한 죽음' 으로서 유기되고 방치되어 왔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0 와 인종주의에 의해 구성된 일상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를 응시해야 한다. 36) 4)-3 양심적 병역거부와 병역기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2004년 7월 16일, 양심적 병역 거부는 유죄 라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자 조선 일보는 아래와 같은 만평을 실었다. 37) 개인적 얘기지만, 평소 남편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고, 그가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국가의 부름 에 저항했던 것을 은근히 자랑으 로 삼았던 나는 이 만평을 본 순간 당황스러웠다. 만평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36) 도미야마 이치로( 富 山 一 郞 ), レイシズムとレイプ, インパクション95 号 (1996) 37) 조선일보, 2004년 7월 16일자.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31

31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가 유죄로 확정된 것과 세 가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만평은 병역 거부가 권리로 인정되면, 합법적 기피 방법이 생겼으므로, 굳이 원하지 않는 문신을 할 필요가 없고, 병역 브로커에게 뒷돈을 대지 않아도 되고, 해외에 나가 아이를 낳을 이유 도 없게 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텍스트는 양심적 병역 거부를 병역 기피 와 동일선상에서 파악하면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을 주장하는 운동을 비웃 고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와 병역 기피는 어떻게 다른가? 오태양 과 유승준 이 라는 극과 극의 이미지, 평화와 인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청년 과 신성한 병역 의무를 저버리고 미국 국적을 택한 파렴치한 이라는 이분법. 무엇을 기준으로, 이 두 가지 영역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구획 정리할 수 있는가? 군대 갔다 와야 사람 된다, 군대 가야 남자(어른)된다 는 한국 사회에서, 결국 사람이란 정상적 신체의 성인 남자 이다. 군 미필자 인 여성, 장애인, 혼혈인 등은 사람이 아닌 것이다. (여성들이 일터에서 흔하게 경험하는 것 중의 한 가지 는, 여성을 빤히 바라보면서 여기 아무도 없어요? 혹은 직원 좀 불러주세요 라 는 말이다) 군대 경험 이라는 권력과 군 미필자 에 대한 차별, 그 문화적/사회적 간극을 간단히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병역 기피 냐 양심적 병역 거부 냐 라는 구분보다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병역 기피 라는 말이 이미 국민의 기본 의무라는 신성함 앞에서 주눅 들어있는, 비겁한, 부정한 등 온갖 떳떳치 못함을 뜻하는 수식어들이 뒤범벅되어 있는 오염된 언어라는 사실이다. 적어도 공적인 영역 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사적 영역 에서 상황은 달라진다. 기피자를 향한 비 난은 그에 대한 선망의 정도와 비례하며, 병역 문제에 대한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군사주의와 인권 문제에 관한 논쟁을 방해하고 차단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한 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만평을 접했을 때 당황함과 함께 순간적으로 치밀었던 나의 분노는 병역 기피자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판단의 기저에는 양심 적 병역 거부와 군대 기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차별 의식이 자 리 잡고 있었을 것이다. 만평을 이해했다고 생각한 순간 화가 났던 것은, 오염된 언어를 비판하면서도 그 언어에 깊숙이 내면화되어 있는 나 자신과 직면했기 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2 문인지도 모른다. 숨기고 싶었던 것과의 예기치 못한 맞닥뜨림이 참을 수 없는 불 쾌함으로 드러났던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싫어서, 강한 남자를 요구하는 군대 문화가 싫어서, 상사의 구타나 훈련 사고가 두려워서, 폐쇄된 집단생활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현 재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열중하고 싶어서, 가족을 부양해야하기 때문에, 성폭력의 공포 때문에 등등의 사유로 군대를 피하는 것을 낙오자, 부적응자, 이기주의자의 핑계거리로만 폄하할 수 있을까? 종교적 양심과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는 보편 적 인권 문제이고 군대 기피자의 그것은 무조건 비난받아 마땅한 소수 일탈자의 문제인가? 누구에 의해, 어떠한 잣대에 의해 이 두 가지는 구분되는가? 한국사회 에서 병역문제가 철저히 계급화 되어 있다는 사실과 이 구분에 대한 고민은 전혀 다른 영역의 독립된 문제이다. 2001년 12월, 종교적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를 선언 한 오태양씨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어쩌면 근본적으로 군대에 대한 거부감과 공 포라는 측면에서 같을 수도 있겠다 고 말하면서, 병역 거부자는 그 거부감을 정 면으로 응시해서 사회 문제로 풀어내려는 사람이고, 병역 기피자는 그 공포를 편 법을 동원해 피해가려는 사람들 이라고 덧붙였다. 38) 국가의 사법제도에 의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가 자신의 신념을 바꾸도록 강압되어서는 안 된다 는 유엔 인권위원회의 결의 39) 등 양심적 병역 거부권은 이 미 인권 담론에서 나름의 정당성을 획득한, 상대적으로 안전한 언설이다. 인권문 제에 대한 고민의 정도가 국제 기준보다 뒤떨어져 있는 한국 현실과 분단 상황 등에서 기인하는 운동의 어려움이나 복잡함, 병역 거부를 선언한 당사자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은 이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운동 내에서조차 보편성이 라는 지지를 획득하지 못한 병역 기피 는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가? 세상에는 큰 일이 닥쳤을 때 이건 정말 큰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 말할 수 없는 사 람이 있습니다. 특히 조직이 아닌 개인이라는 약한 입장이 되면 때로는 큰 일이 38) 김기중, 신윤동욱, 한홍구 좌담, 양심적 병역 거부 의 자유는 있는가, 당대비평 19 호,(2002, 삼인) 39) 2002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 회의와 관련한 더욱 자세한 논의는, 최 정민,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유엔 인권위원회에 가다, 당대비평 19호,(2002, 삼인)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33

33 났다고 저항하는 것보다 침묵에 더욱 익숙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항하는 것보 다 익숙해지는 편이 살기 쉽기 때문입니다. 슬픈 일이지만 현실입니다. 이것을 이 해하지 못하는 혁신 운동은 운동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40) 오키나와 평화운동의 부족한 점은 무엇이냐는 인터뷰 질문에 대한 여성운동가 아자토 에이코( 安 里 英 子 ) 씨의 답변을 중심으로 나는 위의 문제를 접근하고 싶다. 양심 종교의 자유는 국방의 의무보다 우월한 권리가 아니다 라는 대법원의 다 수 의견과 이를 환영하는 학계, 종교계, 보수 단체, 언론 41) 등의 반응은 개인의 존엄과 인권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수준과 현재 사회적 가치의 척도가 무엇인 지를 확인시켜준 일례였다. 확실히 군사주의는 전쟁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전쟁 시기보다 더 강력하게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제도, 관례, 가치의 시스템과 타협하고 있다. 42) 여기서 자세히 다루기에 는 다소 무리지만, 9.11 이후 대다수 미국 시민들이 국가주의에 너무나 쉽게 매몰 될 수 있었던 것, 부시 대통령이 주장하는 테러와의 전쟁 에 이성을 잃고 찬동할 수 있었던 것, 애국주의를 앞세운 혐오 범죄(hate crime)와 슬픔의 상품화, 성조기 의 이미지를 활용한 물품의 범람 등은 미국 사회가 어느 정도로 군사화 되어 있 는지 보여준 일면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한 그 무엇이 아니 라 일상적 군사 문화에 끊임없이 가치와 정당성을 부여해 온 미국 정부의 시민 관리 능력의 결과로서 초래된 것이었다. 군대 가야 정신 차린다, 조직의 쓴 맛을 보아야 한다는 등의 폭언이 난무하고, 갖가지 병영체험 프로그램이나 어머니, 여자친구, 여동생, 여성 연예인 등이 동원 되어 군인을 위무 하는 TV 방송이 아무런 저항감 없이 연출되는 한국 현실에서 병역을 거부하거나, 개인의 가치를 국가보다 우위에 놓는 것을 상상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40) 졸고, 오키나와에는 왜 양키 고 홈 구호가 없을까?, 당대비평 14호,(2001, 삼인) 41) 하급심에서 유죄, 무죄로 엇갈렸던 혼선을 바로잡았다 (동아일보), 분단상황 개인보다 국가존 립 분명히 (조선일보), 하급심 널뛰기 판결에 마침표 (한국일보) 등의 머릿기사와 사설을 통해 대부분의 신문들은 대법원 판결에 동의를 표하였다. ( ) 42) 구웬 커크(Gwyn Kirk), 군사주의, 군사화, 젠더 그리고 평화와 정의를 위한 여성운동, 다큐 멘터리 나와 부엉이 자료집, (2003, 두레방)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4 나는 병역은 국민의 가장 기본적 의무라는 선언적 전제를 앞세우기 이전에, 반 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국적을 취득한 유승 준을 부러워하면서 욕하는 이중성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왜 그들이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군대를 결사적으로 피하려고 하는지, 병역이 그토록 신성한 것이라면 어째서 신의 아들 이니 어둠의 자식들 이라는 자조적인 말들이 생겨났는지, 결국 총알받이(이 얼마나 폭력적인 언어인가!) 로 동원되는 사 람들은 누구인지, 기본적 의무에서 조차 배제당한 여성과 장애인 등은 한국 사회 에서 어떤 지위에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남자만 병역의 의무를 담당함으로써 개인의 인권, 행복 추구권을 침해받고 박탈당하는 일까지 발 생한다. 진정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서도 남녀 모두 병역의 의무를 지는 것이 최 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어느 여고생의 헌법 소원은 국가와 구체적 개인(남성 과 여성)이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43) 국민 과 비국민 을 가르는 경계에서, 결정적 권력을 행사하는 병역 문제와의 대면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누구를 위해서 군대는 존재하는가라는 물음 은 국민과 비국민의 경계와 차별과 연동되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4)-4 모병제 논의의 문제점 1964년 안팎, 미국이 베트남에서 철군해야 될 시점에서 오히려 군사력을 현저히 증강시키는, 패배할 수밖에 없는 비현실적 판단을 내리게 된 까닭을 생각하지 않 는 게으름 과 나르시시즘 이라고 분석했던 정신과 의사 M. 스코트 펙은 군대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면 모병제가 아니라 징병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 장한다. 44) 왜냐하면 우리가 전쟁을 통해 누군가를 꼭 죽여야만 한다면, 떳떳하게 우리 자신을 개입시켜 그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회에서 문제아 취급을 받는 특정 계급을 전문 고용 살상자로 선발하는 모병제는 전체 구 성원에게 영향(아픔)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책임 회피와 감각의 마비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제도라는 것이다. 반면, 징병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족을 43) 연합뉴스, 2005년 9월 4일. 44) M. 스코트 펙, 거짓의 사람들,(1997, 두란노)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35

35 군대에 보내야 하므로 사회 구성원 전체가 전쟁 상황의 고통으로부터 절연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징병제에 따르는 고통은 전쟁을 억제 하는데 쓰이는 보험 료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직업군인 혹은 모병제로 군대에 들어간 사람들은 특진 과 포상금, 휴가 등 각종 혜택의 유혹과 정체성의 사회적 확인 때문에 전쟁을 원 하게 되는 경향성을 갖게 되므로, 그나마 징병제가 군대의 공격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징병 된 다수의 사람들의 군대는 모병제에 근거하 여 집결한 군대보다는 다양한 성향을 갖게 되므로 그 다성성이 전쟁을 억제하는 데 유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것은 사람의 목숨을 해칠 준비를 하는 군대라는 사회제도를 선택한 국민에게 각각의 책임을 묻는 것과도 연결된다. 그는 징병제에 서 더 나아가 남녀 모두가 참가하는 청년 복무 의무화'를 주장하기도 한다. 군대 라는 조직을 최대한 탈전문화시킬 것을 요구하는 이 동원 시스템의 핵심내용은 전시에만 군사적 기능을 담당하고, 평시에는 슬럼가 정비나 직업 훈련 교육 등 사 회에 봉사할 수 있는 사업을 실행하는 것이다. 전시에만 군의 가치가 강조되는 것 이 아니라 평시에도 그들의 존재가 사회적으로 존중된다면, 그들 역시 전쟁을 그 토록 원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양심적 병역 거부권, 대체 복무제 마저 인정되지 않는 한국 현실과는 고민의 방향에서 일정한 거리가 있고, 코스타 리카 45) 처럼 군대 없는 사회, 군사력의 전면적 해체를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 의 얘기지만 고통의 문제를 통해서 군대의 폭력성을 성찰하는 그의 시각은 분명 시사 하는 바가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 운동이 활기를 띠면서 한국에서 조금씩 제기되고 있는 고민 의 하나가 모병제 논의인 것 같다. 얼마 전 어느 일간지에 소개된 칼럼을 조금 길 지만 인용하고자 한다....징병 제도의 피해자는 제대 군인만이 아니다. 운 좋게 징집을 면한 사내들도 평생토록 무언가 가슴을 펴지 못하고 산다. 평생토록 은근한 질시와 폄하를 의식 45) 국방예산이 제로인 나라, 코스타리카는 1949년 군대를 폐지하였다. 군비 전체를 의료와 교육에 투자하여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2004년 9월, 코스타리카는 자국을 이라크전 동맹 국 명단에서 삭제하라고 미국에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코스타리카 헌법은 유엔의 동의를 얻지 못한 군사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 이라크 전쟁 지지는 위헌이다"라는 최고재판소의 판결에 근 거한 것이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6 하면서 살아야 하는 심리적 부담도 결코 가볍지 않다 기념일을 며칠 앞두 고 전방 부대에서 일어난 엄청난 사건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신참 사병이 아군 전우와 상관을 상대로 무작위 총격 테러를 가하는 일은, 실로 전례가 드문 일이다. 군의 기강해이, 열악한 생활 여건, 신세대 사병의 의식 변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지휘관의 문책으로 끝날 일이 아 니다. 이제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과연 언제 까지 현재의 징병 제도를 고집할 것인가? 의무복무제의 최대 취약점은 바깥 세상 으 로부터의 단절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외롭고 고통스런 일을 면한 사 람에 대해서는 선망을 넘어 적개심까지 품게 된다. 국민의 일부만이 고통을 당하 는 제도는 국민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나라에서는 지원 모병제를 택하고 있다. 부자 나라들만이 아니다. 중국과 북한도 모병 제도를 시행한다. 그뿐인가.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네팔도 모병제이 다. 물론 모병제는 돈이 든다. 그러나 알고 자원한 사람에게는 책임 의식이 있다. 누구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을 모두에게 강요하면서 국방의 의무 라는 차가운 공적 언어로 눌러버리는 제도는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명예와 자부심에 더하여 인생 설계에 현실적인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 징병제냐 모병제냐, 선택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과연 어느 쪽이 나라의 힘을 키우는 데 나을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은 아닐까? 46) 이 칼럼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그 중에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그 러나 알고 자원한 사람에게는 책임 의식이 있다 는 말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 면, 누가, 무엇을 알고 지원한 사람 이 되는가라는 물음이다. 끝을 모르고 치닫고 있는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빈민과 세계의 기민( 棄 民 )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또 한 네팔 등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고용된 군사청부회사(Private Military Companies) 의 직원 2만 여명이 이라크에 파견되어있다. 47) 회사 직원들은 민간인 신분이지 만 그들이 행하는 일은 군대의 업무이다.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네팔은 이라크 에 자국의 군인을 파견하지 않았지만, 군사청부회사 직원으로서 네팔청년들은 이 46) 한겨레신문, 2005년7월4일자. 47) 모토야마 요시히코( 本 山 美 彦 ), 暴 力 民 營 化 の 時 代, 世 界 (2005.7)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37

37 라크에서 근무 하고 있다. 2002년 봄, 부시 정권이 통과시킨 법안 중 하나가 낙오 학생 제로 법안(No Child Left Behind Act)' 이다. 이 법안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미국 내 고 등학교는 군인 모집기관에 학생의 개인 정보를 전달할 것. 거부할 경우에는 주( 州 ) 로부터의 조성금이 중단된다. 조성금만으로 운영되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학교 입장에서는 선택할 다른 방도가 없게 되고, 학생 개인의 정보는 순식간에 군대로 넘어가게 된다. 입학 당시의 성적, 부모의 직업과 연 수입, 살고 있는 장소, 시민 권 여부, 학생의 휴대전화 번호 등등... 민간 기업에서 7주간에 걸친 영업 연수 를 받은 미군 모집자는 학생 개인의 정보를 손에 넣고, 가난한 지역의 학생들 설득 에 나선다. 이른 바 미군으로 쓸 만한 사람 사냥 작업이다. 이라크 전쟁을 시작 하던 해에 군대가 모집한 신병의 수는 21만 2천명. 군인 모집기관은 대학 교육비 용, 건강보험, 직업훈련 등을 미끼로 가난한 젊은이들을 꾀어드린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이 없는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3만 7천명의 비시민을 입대시키는 데 성공했다. 위 칼럼 필자의 지적대로 누구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 을 자기 땅에서 유배된 사람들, 내몰릴 대로 내몰린 사람들이 떠맡 게 되는 것이 구조화되고 있다. 군대를 독점해 왔던 국가가 군사청부회사를 지원 하고 전투원을 양성하고 있는 상황, 폭력의 민영화가 촉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 국 손에 피 묻히는 일 을 자처 하게 되는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자국에서 고난 받던 사람들, 업신여김을 당해왔던 사람들, 학대받던 사람들이 타국민을 살 육하는 현장으로 내쳐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 비리와 병역의 계급화, 군대 내의 범죄와 다발하는 사고 등 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의 초점을 어디에 두고 해 결의 열쇠를 찾는가에 있다. 현행 징병제가 문제가 많으니까 돈이 들더라도, 국방 의무를 알고 자원한 사람 에게 전담시키자는 식의 모병제 논의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책임의식, 군대 자체가 안고 있는 모순 즉, 모든 사람의 안전 을 지킬 수 없 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군대 문제, 그 사회적 부담을 어느 특정 집단에 떠넘기려는 차별의식이 숨어있다 년 광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실제 그 곳에 있지 않았지만 그의 명령으로 시민을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8 살해한 어느 병사는 정신 이상으로 국립치료감호소에 갇혀있다. 쿠데타로 점철되 어온 한국 현대사를 되돌아볼 때,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특정 집단을 도구적 인간으로 만들어선 안 된 다. 특정 집단을 범죄자 집단, 스코트 펙의 표현을 빌린다면 전문 살상 집단 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모병제는 그 자체로도 지극히 문제적인 제도이지만, 더욱 문제 적인 것은 제도를 구상하는 단계에 이미 인권 차별적 관점이 전제되어있다는 사 실, 타자 만들기의 폭력이 노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지닌 영혼의 가장 중요한 능력인 연민 을 앗아가는 제도를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짐 지우려 하는 가? 자기가 원해서 선택한 일 이라는 말은 마치 직업 선택의 자유가 누구에게나 보 장된 것처럼, 혹은 기회 균등 이 보장되어 있는 듯한 착각을 유발시킨다. 성매매 산업 종사자들도 그 일을 알고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왜 이들을 성매매 피해자 라고 하는가? 군 위안부 (일본군 성노예) 중에서는 실제로 일본 회사의 구 인 광고를 보고, 혹은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 으로 일본행을 선택한 이들도 있었 다. 이때의 자발은 사회적 영향이 배제된 진공 상태 의 순수한 자발 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1973년 베트남 전쟁 패전과 더불어 미국에서 징병제가 막을 내리게 되었다. 당 시 국방성의 고민은 군대를 전부 지원병제로 바꾸었을 때,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군대를 점령하게 되는 일이었다. 이러한 사태를 두려워했던 미 정부가 발견해 낸 것이 여자 군인을 채용하는 것이었다는 가설이 있다. 1972년, 미국헌법남녀평등수 정조항(Equal Rights Amendment)이 제정된 것도, 여군을 채용하는데 박차를 가하게 된다. 48) 생산과 분배를 비롯한 모든 사회 생활에서 생기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인간 관계의 규범으로서의 인권을 생각할 때, 위의 사례를 진정 평등권이 실현되 는, 인권이 성숙되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을까? 1990년 걸프 전쟁 때, 4만 명의 여 군이 참전했다. 그것은 당시 현역 군인의 12%였는데 주목한 만한 일은, 여성 하사 관의 47%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는 사실이다. 48) 와카쿠와 미도리( 若 桑 みどり), 戰 爭 とジェンダー,( 大 月 書 店, 2005)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39

39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싫은 법이다. 이러한 현실을 서로가 인정하고 논의를 시작하는 데서 인권 문제는 발전하고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 두가 하기 싫어하는 그 일 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까? 나는 왜 모두가 그 일을 피하고 싶어 하는지, 그 일이 왜 하기 싫은 일 인지, 진지하게 자문하는 것 이 군대 문제를 고민하는데 작지만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지타 쇼오조오( 藤 田 省 三 )는 일본인의 집단주의를 상호 관계체로서의 집단, 즉 사회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집단을 지나치게 사랑함으로 써 자기애를 만족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근본적인 자기기만이 있다고 지 적한다. 49) 자기 자신에 대한 기만을 기초로 한 모든 행위는 결국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당사자와 타인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사람의 행위에는 정신적인 동기가 없는 행위란 거의 없기 때문에 자신을 속이면서 행한 헌신과 복종은 반드 시 그 대가를 원하게 되어 있고, 그것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분노는 폭력적인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M. 스코트 펙이 지적한 대로 직업 군인들이 전쟁을 원하게 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 속에 있다. 자신은 국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수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데 그 투철한 정체성에 걸맞는 물질적/심리적 보상, 특히 자신들의 경험을 의미 있게 규정해 줄 사회적 언어가 부재할 때 소외감과 허위의식은 개인을 분열시키고, 그 개인과 더불어 사는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평안과 행복을 앗아가는 방향으로 분출 된다. 걸프전, 이라크전을 치루고 본국에 돌아간 미군들이 겪는 정신적 공황, 암과 의 투병, 아내 구타를 비롯한 가정 폭력, 사회 부적응 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 쟁은 단지 참전했던 군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전쟁이란 자기 배를 살찌우려는 대통령과 군수산업체, 건설회 사가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을 일으키고 지탱시키는 건 그 패거 리들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국민들의 무지 이다. 50)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평화 헌법 51) 이 있는 나라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어 일본에 잠시 머물렀던 어느 미군의 49) 후지타 쇼오조오( 藤 田 省 三 ), 현대일본의 정신, 전체주의의 시대경험,(1998, 창작과비평사) 50) 쯔쯔미 미카( 堤 未 果 ), イラクの 戰 場 に 送 られる 若 者 たち, 世 界 (2005.5) 51) 일본헌법 제9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0 말은, 전쟁을 준비하고 대기하는 것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군대 제도를 어떤 시 각으로 바라 보아야하는지 되묻게 한다. 타인을 죽이거나 죽이는 것을 연습하는 군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고 고백하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목소리는 우리 사회 에 어떤 메아리로 남아 있는가? 52) 다수 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소수의 차별과 희 생을 당연시 하는 발상은 그것이 어떤 제도이든 간에 다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 직하지 않다. 누군가를 짓밟고 내가 해방될 수는 없는 일이다. 3. 맺음말 1) 피해자 / 가해자 와 거리 두기 살해당한 자들을 희생자로, 살해한 자들을 가해자로 묘사해 버리면 안 된다. 살해당했거나 살해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을 희생자라는 말로 일 괄해 버리는 행위는, 가해자로서 주체화된 사람들 속에 잠재되어 있는 살해 당할 위험성, 그리고 피해자로서 주체화된 사람들이 가진 저항의 가능성을 동시에 봉인해 버린다. 도미야마 이치로 53) 피해자의 주체성을 희생'이라는 영역에 고정시켜 절대시하거나 피해자를 선인 ( 善 人 ) 으로 미화하는 행위는, 오히려 그의 고통을 소멸시킬 가능성이 높다. 태극 기 휘날리며 반미 구호를 외치는 군중의 함성은 개인의 슬픔을 억누르는 권력으 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군범죄를 피해자의 고통 이 아니라 민족이 당한 모멸 혹은 수치 의 문제로 접근하는 민족주의의 두터운 장벽 앞에서 개인의 고통 은 초라해지고 무력해진다. 집단의 권력이 제 멋대로의 정체성(희생자성)을 피해자 제1항 일본국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고, 국권이 발동하는 전쟁 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방기한다. 제2항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그 외의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을 인정하지 않는다. 52) 조선일보 2003년 1월 27일자. 53) 도미야마 이치로( 富 山 一 郞 ), 對 抗 と 溯 行, 思 想 (1996, 8. No.866)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41

41 에게 부여하고 또 그것과 민족의 정체성을 동일시 할 때 피해자는 침묵을 강요당 하고 그의 고통은 팩키지 된 상품이 된다. 양현아는 총체적 인간성 말살의 범죄인 위안부 문제가 성애화 된 민족의 문제, 민족주의화된 성의 문제로 축소되어 있음 을 지적하면서, 이와 같은 재현이 생존자 여성들을 주변화 시키고 그들에게서 일 생에 걸친 수치와 침묵 그리고 고통이라는 짐을 덜어 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54) 존 중받지 못하는 감정, 공감되지 못하는 아픔은 피해자의 주체성을 억압한다. 나는 개인의 슬픔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결여는 피 해자의 가능성에 대한 빈약한 이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 대한 주의와 보살핌 그리고 공감을 위해서는 거리 가 필요하며, 고통 받는 사람들과의 연대는 이 적당한 거리에 대한 겸허한 이해와 존중에서 비롯된다. 미군범죄 사건과 관련하여 우리 혹은 우리 민족 이 피해자라는 식의 뭉뚱그린 사고는 민족적 공분를 고양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피해자를 소외시키 고 사회운동을 타인을 향한 질문(항의와 각성 촉구)으로만 머물게 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우리 민족이 선한 피해자이면 피해를 입혔다고 생각되는 측 은 전부 악한 가해자인가? 민족 내부의 다양한 차이들은 어떻게 자리 매김 되며, 민족의 테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와 소통할 수 있는가? 우리 민 족 을 피해자라고 간주하는 사고는 비판적 통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화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 한시킨다. 자기 상대화를 잊은 채 양키 에 대한 단죄 중심으로 사고하는 방식은 스스로를 고발자 로 한정지우며, 피식민자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절대 우위에 있다 는 맹목적 확신, 성찰 없음으로 이어지기 쉽다. 55) 사회는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로 분할되어 있지 않다. 폭력이 두 세계 사이에 서만 단조롭게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를 선과 악으로 단순 이원화하고, 피해 주체를 선인, 순결한 희생자 로 위치지우는 태도는 권력과 역사의 복잡성을 파 악하는 데에도 걸림돌이 된다. 순결하지도 착하지도 않은 다중적 주체들의 피해 54) 양현아, 한국인 군 위안부 를 기억한다는 것, 위험한 여성,(2001, 삼인) 55) 내면화된 억압에 대한 더욱 자세한 논의는, 가노 마사나오( 鹿 野 政 直 ) 일본의 근대사상 (2003, 한울아카데미)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2 는 어떻게 위치지워 지는가? 미군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이유로, 천한 양공주 에서 순결한 민족의 딸 로 변신 당한 피해자는 사회 운동의 이중성, 정체 성과 고통의 위계, 차별의 문제를 날카롭게 질타한다. 여중생 둘이 죽었어요. 그건 안쓰러운 일이예요. 그런데 (데모하는 사람들 보면) 부모를 빼고 다른 사람들은 여중생을 모르는 사람들 아니예요? 다만, 한국이란 그 자체가 그 사람들을 모이게 한 거 아니에요? 잘못됐기 때문에... 그런데 아가씨들이 (술집에서) 깡패나 판사, 검사들한테 갈기갈기 찢겨 갖고 식물인간이 되는, 왜 그렇게 죽은 거는 한국인이라고 (데모) 못해요? 그 사람 들은 한국인 아니에요? 왜 그러는지 아세요? 그 아가씨들은 인간도 아니니 까. 상종을 안 하는 거예요" - 기지촌 여성 의 증언 - 56) 미군 기지가 철수된다고 해서 이 여성들에 대한 학대와 착취가 사라지지는 않 을 것이다. 착취의 근원은 바로 철저한 계급 질서의 형성, 여성을 사회적, 도덕적 천민으로 간주하는 사회 규범, 그리고 여성과 소외 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치 체계와 문화이기 때문이다. 57) 한국정부가 여성의 성을 미군들의 휴식 (위안)과 오락(Rest and Recreation)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국가를 위해 여성의 자아를 희생하는 것을 기대하고 정당화해 온 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사용하던 라이터에는 평화의 이름 아래 죽이는 것도, 처녀를 강간하는 것도 병사의 특권이자 임무이다 라고 새겨져 있었다. 군대의 여성에 대한 조직적 성적 수탈은 전의( 戰 意 ) 고양수단, 보장행위, 불만, 욕망, 분노와 공포의 하수구로 기능하여 폭력의 합법화라는 군대의 메카니 즘을 뒷받침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위안이나 휴식 등의 용어는 정치적 권 력 행위로서의 성폭력 문제를 신체의 요구라는 생물학의 주제로 교묘하게 이동시 켜, 가해 남성의 책임을 비가시화하고 피해 여성의 고통을 주변화 한다. 고려시대 56) 이소희, 기지촌 여성과 미군범죄 에서 재인용, 다큐멘터리 나와 부엉이 자료집, (2003, 두레방) 57) 캐서린 H. S 문, 한 미 관계에 있어서 기지촌 여성의 몸과 젠더화된 국가, 위험한 여 성,(2001,삼인)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43

43 환향녀( 還 鄕 女 ) 에 대한 인식은 현재의 일상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에 대해 문동환은 우리 민족의 힘이 모자라 미군기지 주변에 매춘여성이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그러한 불가항력 구조 속에서 누군가가 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우리 대신 그 일을 해준 여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고 지적한다. 58) 나는 매매춘이 필요악 이라는 입장엔 반대하지만 이 말은 어쩔 수 없는 피해자 라면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그 희생에 따르는 고통, 고통을 감당하는 데 요구되 는 노동과 비용은 나누어지지 않고 고통 받는 여성에게 고스란히 뒤집어씌우는 부정의. 자신들의 고단했던 경험을 도덕적 죄의식 으로 밖에 언어화할 수 없어, 더욱 고통에 시달렸던 여성들, 부권주의는 이들의 흔적 조차 역사에서 지우려한다. 저항하는 자가 피해자 를 자처하고 고발자의 지위만을 고집할 때, 지배받는 민 족 주체 내의 다양한 정체성의 차별, 이해( 利 害 ) 관계 등 내부의 문제는 초점이 흐 려진다.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미군 에 의한 범죄가 아니라 범죄를 당한 사람'이다. 그 사람은 우리가 모르는 한 사람, 한 사람이며, 사람의 모임인 국가나 민족은 피해자가 아니다. 설령 어떤 사람이 민족의 자주와 통일, 세계 평화를 위 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장하는 이의 입장일 뿐 살붙이를 잃은 사람의 마음하고는 다른 것이다. 고통 받는 이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도취적) 동일시가 가능하 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동일시는 필연적으로 피해자의 언어를 독점하게 되고 결국 그의 언어를 사소한 것으로 만들어 부차화 시키는 기능을 한다. 특히 권력을 많이 가진 집단이 사회적 소수자에게 취하는 동일시는 피해자의 언어를 소멸시키기도 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내가 맺고 있는 관계를 사랑한다는 것이며 그 관계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이다. 그 거리 는 인권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평등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일체화하는 것 은 평등이 아니다. 거리를 무시하고 동일시하려는 행위는 결국 기득권의 집착 혹 은 재구축에 지나지 않는다. 58) 문동환, 이중문화 가정목회 전국연합회 제10회 수련회 (뉴욕) 주제 강연, 세계 평화를 위해 일 하는 여성들 중에서. (1999년 8월 5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4 2) 고통을 말한다는 것, 듣는다는 것 언제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중요한 건, 경의를 가지고 얘기에 귀를 기울여 줄 존재. 지금은(고문과 강간의 체험을), 나 자신의 몸에 서 일어난 것이 아닌 것처럼, 거리를 두고 말할 수가 있어요. 다른 피해자와 의 만남도 저에게 큰 계기가 되었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에 20년이 넘게 걸 렸습니다. 정말이지 가혹한 시간이었습니다. 59)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정책실장인 이소희씨는 솔직히 하면 할 수록 이 일 자체가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매번 끔찍한 미군범죄 현장을 보는 것도 고통이려 니와 무엇보다 피해자의 고통을 나눈다는 것이, 그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 낀다는 것이, 그 만큼 내가 진심으로 아파할 때 가능하기에 힘든 작업일 수밖에 없습니다" 60) 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미군범죄 피해자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타자와 연대를 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지독한 통증 과 형용할 수 없는 피로감, 불쑥불쑥 빠져드는 무력감과 패배감의 수렁... 견디기 힘든 이러한 감정은 고통을 목격한 사람이 짊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피해자가 토해낸 고통을 어떻게 그의 입장에서 재현할 것인 가? 타자의 기억을 증언하는 행위는 그들의 고통을 옮겨 안는 것인데, 그것은 과 연 가능한 일인가? 법과 제도, 사회적/문화적/정치적으로 결코 유리하지 않은 입장 에 있는 그들이 당한 사건 을 제 3자가, 그것도 전혀 다른 공간의 사람들에게 전 한다는 것은? 이 힘겨운 일을 자처한 사람들의 곤혹스런 체험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타자의 고통 은 묘한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남의 일이면서도 이미 내가 개입 되어 버린 그것은 매우 복잡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되어 사람을 움직인 다. 타자의 고통을 증언해야만 하는 벼랑에서 부딪히는 두려움과 막막함, 포기하 고 싶은 욕망은 증언자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빚쟁이이자 그의 영혼을 지켜주는 59) 사카가미 카오리( 坂 上 香 ), ' 被 害 者 'の 聲 を 聽 くということ, 現 代 思 想 (2004.3) - 과테말라 내전에서 비밀경찰에게 유괴되어 장기간 고문과 강간을 겪고 살아남은 요란다씨의 증언, 동경에서 개최된 '분쟁하의 군대 성폭력 피해자 공청회'에서. 60) 이소희, 평화의 불씨 57호,(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45

45 반딧불이다. 대신해서 말하는' 권력은 피해 당사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기억과 망 각의 영역을 결정한다. 따라서 재현하는 이가 겪는 고통은 그의 위치 설정, 그 위 험한 권력 행위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런 감정일 지도 모른다. 슬픔과 아픔, 한숨과 눈물, 분노와 두려움, 정열과 욕망, 우월감과 열등감, 수치 심과 피해의식, 자괴감과 배타심 등 피해자는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사이에서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의 골짜기를 해매이게 된다. 그 감정들은 단지 가 해자 에게만 치우쳐 있지 않으며 그의 고통을 접하는 개인과 집단에게도 향해져 있다. 따라서 고통이 소통되고 공유되는 환경에 따라 피해자가 경험하는 세계는 달라진다. 개인의 고통은 사회적으로 재해석되기도 하지만, 오염되거나 망각되기 도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상처를 드러냄으로써 치유로 들어설 수 있는 토대가 마 련되기도 하지만 더 깊은 고통의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남성들의 증언, 문제 해결 에 나선 남성의 언어 가 폭력적인 것은 피해자의 육체적 고통과 도덕적 모욕감을 소외시키고 대상화하 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평생 말하지 못하는 것, 기억의 흔적을 떠올리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것을 구경꾼들은 쉽게 떠들어댄다. 자신의 경험과 지배 언어의 불일치 라는 분열적 어려움 속에서 고통을 전달해야하는 타자, 언어를 찾지 못한 혼돈 속 의 피해자와 자신의 증언(목격담) 을 절대시하는 남성 권력 사이에서 공감적 정의 ( 正 義 )에 기반한 새로운 관계의 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새로운 관계란, 고통 받는 피해자와 연대를 꾀하는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태어나는 가능성, 즉 피 해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 혹은 그와 함께 고통을 초래하는 사회구조의 변화를 꾀하는 일, 피해자의 정신적, 육체적 가능성을 지원하는 일, 피해자의 언어 찾기 등을 말한다. 따라서 고통을 말하고 듣는 행위는 일방적으로 묘사하거나 설명하는 행위가 아니라 서로 나누면서 개입하는 실천인 것이다. 3) 평화를 만든다는 것 사람은 타자와 만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을 확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픔 을 주는 타자라는 존재와 만나는 것으로 또는 타자가 나에게 주는 아픔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6 을 통해서 나 라는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장 아픈 데가 가장 나 를 느끼는 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통 을 안 느끼는 사람에게 고통 을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남의 아픔 을 느껴 안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타인에게 나의 고통 을 말하는 표현력, 또 타인의 아픔 을 느낄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 쿄우 노부코( 姜 信 子 ) 61) 폭력은 고통을 수반한다. 소위 말하는 문제의 해결 이란 고통을 만들어내는 원 인, 중층적인 사회 권력 관계의 성격 때문에 무수한 저항과 다양한 가치와의 다툼 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체의 차이 와 살아있는 것의 개별성 을 수용하는 담론 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희망적인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의 완전 해결 이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문제의 해결이란 무엇인가? 누구의 입장에서 해결 이란 말은 완료형이 되는가? 우리는 종종 문제의 해결=법제화 라는 착각 때문에 피해자의 감정을 간과한다. 물론 피해자도 문제의 해결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 들이 더욱 갈망하는 건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이해이다. 2004년 7월 23일, 국가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의문사로 인정되어 국가로부터 10억 원의 배상금 수령을 권고받은 고 최종길 교수 유족들은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 하면서, 가해자인 국가는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소멸 시효가 지났다며 책임을 회 피하고 있다. 화해 이전에 화해를 위한 사죄와 이에 대한 용서가 이루어져야 한 다 고 밝혔다. 명예회복 조처나 소멸시효 문제점에 대한 판단 없이 배상액만 결 정한 법원의 화해권고를 거절한 것이다. 62) 피해자들은 법적 구제에 자신의 고통을 모두 걸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당 한 박해를 사실로 인정하라는 소송을 중시하지만 그것만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 을 욕망한다. 공포와 굴욕의 고통으로 파괴될 수밖에 없었던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믿음과 존엄성에 대한 복원, 정의 혹은 진실에 대한 집착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피해를 당한 사건보다 그 사건의 처리 과정이 인간의 삶에 더욱 큰 영향 61) 쿠아에 히로유키( 桑 江 博 幸 ), 오키나와인과 아이덴티티 에서 재인용. (2000, 미간행) 62) 한겨레 신문, 2004년 7월 24일자.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47

47 을 미칠 수 있다. 무언가 제도로 정착되는 것은 순서적으로 그 다음의 문제이다. 법이 만들어진다 고 해서, 배상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상처 입은 마음이 모두 치유되지는 않는다. 법제화, 제도화되는 것이 종국적 해결이라는 환상은, 과정에서 겪게 되는 구체적 경험과 감정의 문제를 부차화하면서 일의 순서를 헝클어놓는다. 고통에서 멀어지 게 한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며 그 한 사람의 삶의 가능성이다. 제도의 정착으 로 개인의 가능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제도가 정립되어 효력을 발휘하는 것 은 일정한 절차를 필요로 하고, 어떤 특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데, 사람 의 가능성은 하루 하루 아니 순간 순간의 과정과 연동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성폭력범죄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등 각종 법률의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 위원회 등의 설치. 이러한 법과 제도는 수많은 이들 의 열정과 헌신으로 만들어진 성과임엔 틀림없지만, 피해자 혹은 유족들의 슬픔 과 고통을 모두 거둘 수 없으며 잃어버린 시간과 가능성 역시 되돌릴 수 없다. 사적 영역 과 관련한 문제의 법제화는 그 숭고한 목적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뒷 수습 일 수밖에 없는 근원적 한계를 갖는다. 사람의 가능성은 개별적 인식 세계와 관련된 문제지만 법과 제도는 행위의 결과를 국가권력의 공식에 대입시키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즉, 기억과 언어를 전유하려 는 권력과 국가로부터 인정도 받아야 하고, 저항도 해야만 하는 개인 사이의 긴장 과 갈등은 필연적이다. 63) 국가기관에 의한 법 해석의 제한성, 법 테두리 바깥으로 밀려난 피해자의 소외와 분노, 고통에 대한 국가의 개입 과정에서 벌어지는 기억 의 매장과 발굴, 망각과 오염의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 문제 해결과 제도의 정 63) 법적 구제를 받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사태일까? 구제의 법은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만 큼, 그 집단을 가리키는 이름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법적인 구제대상으로 명명한다는 것, 또는 역으로 대상 밖의 존재로 명명한다는 것. 그리고 명명된 자들이 구제를 신청할 때 스스로 법의 대상이라고 자칭한다는 것, 또는 그런 자칭을 거부한다는 것. 이처럼 법과 관련된 이름을 명명 하거나 자칭한다는 것을 어떤 사태로서 받아들여야 할까? - 도미야마 이치로, 전장의 기억, (2002, 이산) 법적 구제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더욱 자세한 논의는, 도미야마 이치로, 暴 力 の 豫 感, (2002, 岩 波 書 店 )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8 착은 독립적 영역에서 작동하는 문제이다. 이를 동일시하는 사고는 개인의 고통과 가능성을 억압하고 주변화 한다. 언제나, 목적의 실현이라는 과제는 그 한계성과 함께 고민되어야만 한다. 개인의 가능성을 앗아가는 고통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회적 힘은 모든 가치의 근거는 한 사람이라는 믿음으로부터 만들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엄 하다는 것은 중심의 해체를 의미하지만 타자의 대한 배제를 근거로 강화되는 국 가안보 이데올로기는 그것을 수용하지 못한다. 평화를 지켜야 하는 수동적인 것 으로 고정시키면, 개인의 가치와 흔적들은 사소한 것, 포기되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리고 명분을 앞세운 집단적 권위만이 의미 있는 것으로 선택된다. 이 과정에서 어차피 소수의 희생이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비겁한 묵인이 정당화된 다. 지하철에 설치된 장애인용 리프트를 보면서 평화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여러 가지 답변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타자가 자신의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 들의 목소리를 다른 사회구성원들이 경청할 수 있는 상태가 평화가 아닐까 생각 한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몹시 어려운, 아니 수많은 질문들이 선행되는 문제이다. 고통은 언어가 될 수 있는가? 타자는 자기 언어를 가질 수 있는가? 타자의 언어, 신체에 각인된 두려움과 공포, 분노와 슬픔... 고통이란 말로는 설명될 수 없는 혼 돈 그 자체의 무엇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화인( 火 印 )에 대한 기억은 당사자밖에 는 알 수 없는 무수한, 고유한 사건들로 가득 차 있어 타인과의 소통은 애초부터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결국 고통은 그만이 감내할 수밖에 없는 몫으로 남게 된다. 나의 고통은 믿음이지만 타인의 고통은 의심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64) 하지만 이러한 분류가 고통의 경중( 輕 重 )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 당사자의 고 64) 청자는 화자( 話 者 )의 고통을 정의( 定 意 )할 수 없다. 고통은 개인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각이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 언어로 표현/소통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을 표현하는 언어는 모두 비유적인데, 마치 무엇 무엇과 같은 직유이거나 은유의 형태를 띤다. 자신이 고통당하는 것은 확실한 느낌이지만, 타인의 고통에 대 해 듣는 것은 의심스러운 것이다" To have pain is certainty. To hear about pain to have doubt. (Scarry, 1985) 정희진,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2001, 또하나의 문화)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49

49 통, 그의 고통을 들어야만 하는 사람의 고통, 당사자를 지켜보는 사람의 고통은 서로 다른 질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결국 개별 주체의 삶, 주체의 개별 성과 연관되는 문제이기도 할 것이며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연동되는 문제일 것이다. 고통의 이러한 속성은 소통의 가능성과 고통의 연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침몰시키기도 한다. 소통의 난해함, 완전한 공유의 불가능성을 인식하는 순간, 비로소 타자의 고통의 모서리를 슬쩍 스쳐갈지 모른다. 그것과 닿을 수 없다는 고통이 간신히 이해 가능성의 틈을 만들어내는 것 이다. 간디는 평화로의 길은 없다, 평화 그 자체가 길이다 라고 했는데, 국가안보와 개인의 인권 문제를 그의 시선을 빌어 되짚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예수는 인간의 고난을 면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고난이 자신의 고난과 같은 것이 되게 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고난을 받았다. 타인의 슬픔과 고통에 닿아보려는 시도는 인권 문제에 관한 정치 영역을 확장시키는 디딤돌이 되리라 믿는다. 4) 생명을 해치지 않을 권리 오키나와 시민연락회 간사를 맡고 있는 타이라 오사무( 平 良 修 )씨는 국가가 국 빈을 환영하는 의미로 예포를 쏘고 총칼로 무장한 군인들이 사열하는 것보다 어 린 아이들이 정신없이 흩어져 노는 것이 오히려 평화에 가깝지 않느냐는 이야기 를 한 적이 있다. 65) 초. 중. 고등학교 시절 나라를 지키느라 애쓰시는 국군 장병 아저씨께 감사의 편지를 선생님의 지도 편달 아래 썼던 경험을 가지고 있던 나 로서는 그의 문제 의식과 발상의 전환이 너무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군인에 게 감사 편지를 썼다는 나의 경험에 놀라워하며, 무엇이 고마운 일이었느냐고 되 물었다.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군사문화나 국가주의에 대 한 일상적인 문제 제기가 없는 한, 어느 순간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기지나 무기 로 상징되는 국가 폭력에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전쟁이 개시 65) 졸고, 왜 오키나와에는 양키 고우 홈 구호가 없을까, 당대비평 7호,(1999, 삼인)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50 된 날짜는(1950년 6월 25일)는 잘 알고 있지만 전쟁이 종료된 날짜는(1953년 7월 27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상기하자 6.25!.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거의 적 이 언제라도 재공격할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구호에 우리는 길들여져 왔다. 오 키나와 사람들이 전쟁이 종료된 6월23일을 위령의 날( 慰 靈 の 日 )로 정하여 전쟁으 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리며, 그 날 만큼은 미군 훈련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군대가 국가와 민족을 지킨다는 것, 적이 존재한 다는 것을 진리처럼 받아드렸던 한국사회는 한 사람의 소중함 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사회적 공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미국의 용병으로 전쟁에 참여하 고 내전도 겪었지만, 전쟁의 쓰라린 체험을 통해서 개인의 삶과 고통에 대한 성찰 을 배우지 못했다. 성찰 없는 삶은 새로운 세상, 기존 질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상상력을 제한하고, 고통에 무감할 수 있는 정서를 만든다. 나는 개인의 감정과 의지, 존엄성과 가능성이 파괴되는 것에 대한 분노에서 평화와 인권에 대한 갈망 이 성숙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갈망의 공감이야말로 사람이 사람으로 숨 쉴 수 있는 세상을 향한 연대의 힘이 아닐까? 변화가 요구되는 모든 문제는 결국 현실을 안고 살아가는, 살아 있는 몸을 가진 한 사람, 한사람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권 리가 보장되느냐 마느냐 하는 인권 문제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인류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군사력에 의존한 국가 안보의 문제를 구 체적 개인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은 건강 하게 생명을 유지해 갈 수 있는 환경, 개인의 아이덴티티 그리고 고유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66) 이는 또한 인류는 결국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고, 인간은 누구나 서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음을 새롭게 인식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 다. 사람과 사람 사이, 즉 그 관계가 인간( 人 間 )을 인간( 人 )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런 의미에서 생명과 공존의 가치를 강조한 누치도 타카라(생명이야말로 보물), 이챠리바 초오데(만난 사람은 모두 형제 자매다), 치무구루상(타인의 고통은 나 의 고통) 이라는 오키나와 옛말은 사람이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무엇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66) 더욱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Betty Reardon,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동아시아-미국 여성네트 워크 제3회 국제회의( ) 기조 강연, 안전보장을 재정의한다.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51

51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 국가안보라는 허울 속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훈련사고, 의문사, 자살... 사람이 죽는다는 건 그의 세계가 사라져버리는 것인데 국가로 인 해 상처받고 죽음을 맞는 사람들에게 국가는, 군대는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베네 딕트 앤더슨은 민족은 공동체로 상상된다. 왜냐하면 각 민족에 보편화되어 있을 지 모르는 실질적인 불평등과 수탈에도 불구하고 민족은 언제나 심오한 수평적 동료 의식으로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지난 2세기 동안 수백만의 사람 들로 하여금 그렇게 제한된 상상체들을 위해 남을 죽이기보다 스스로 기꺼이 죽 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이 형제애이다 67)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나는 이 말 이 군대 문제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가 말하는 이른 바 형제애 라는 것과 군대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생각 은 실제로는 신기루( 蜃 氣 樓 )와 같은 것 이다. 말 그대로 공중의 누각에 불과한 것이지만 상상된 신념 의 맹목성이라는 측 면에서는 동일한 맥락에 있다. 365일 용산 미군기지 앞에는 한국 경찰이 보초를 서고 있다. 한국의 안전 을 지키러 왔다는 미군을 보호 하기 위해 스무 살 안팎 의 젊은이들이 2년이 넘는 시간을 바치고 있다. 미국은 누구로부터 한국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는 것인지, 한국의 젊은이들은 누구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밤샘의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지 우리는 자문해 보아야 한다. 나는 한국 경찰이 미국 군대를 24시간 지켜주고 있는 것은 반미 시위 를 경계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첨단 무기로 중무장 한다 해도 그들 자신들의 안전조 차 보장할 수 없다는, 무기가 사람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반증의 일례이다. 인권을 둘러싼 투쟁들, 그 목적은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억압과 차별로부 터 해방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여기서 억압과 차별이란 내가 받는 억압과 차별임 과 동시에 나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타인에게 행하게 되는 억압 과 차별을 뜻한다. 인권운동은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운동 과정 자체도 인권 다워야 한다. 매향리주민대책위원장 전만규씨는 만약 쿠니 사격장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있었다면 정부가 반 세기 넘는 시간을 그렇게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촌구석, 67) 베네딕트 앤더슨(윤형숙 옮김), 상상의 공동체 (2002, 나남출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52 시골의 작은 마을의 일이였기 때문에 묵인되어 왔다는 것이다. 2005년 8월, 오키 나와 고속도로를 무면허 미군이 대형 트럭을 몰고 주행 훈련을 반복해 온 것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미군 측은 일본도로공단에 단 한 번도 통지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 추돌사고가 나서 미군이 훈련을 지속했던 것이 우연히 드러나게 된 것이 다. 오키나와현은 민간 지역에서의 훈련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중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주일미군지위협정에 명기되어 있는 시설 간 이동(기지에서 트럭이 나와서 주행 훈련 후 다시 기지로 돌아간다는 뜻에서) 이라는 진기한 해석 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오키나와 주민들은 수도권 고속도로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정부는 묵인하지 않았을 것이다 며 분개하고 있다. 지금도 경 기도 파주시 다그마노스 전차 훈련장, 스토리 사격장 인근의 주민들은 지축을 뒤 흔드는 탱크 소음과 진동 때문에 일상생활과 생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주민의 안전한 삶과 영농의 보장이다. 탱크 이동시의 굉음 때문에 가축들이 충격을 받아 경기를 일으키고, 낙태를 하는 등 성장에 지장이 많기 때문 이다. 제2의 매향리, 제2의 오키나와는 국가안보라는 허울아래 늘 현재 진행형에 있다. 국민 내부의 타자, 이등 국민 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과 차별이 군대의 존재 로 인해 힘겨워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그들을 더욱 사지( 死 地 ) 로 몰아 넣고 있다. 인권, 생각할수록 어려운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세계 곳곳에서, 폭탄이 터져 사람이 죽고 피범벅이 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 쳐가는 일상에서 인권의 의미를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 의 존재에 대해 말하기도 어려운데, 그 존재의 권리 를 논한다는 것은 철학적/윤리적/역사적/사회 적/문화적/정치적 맥락과 더불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일 것이 다. 나는 사람의 권리가 만들어져가는 유동적인의 과제라 할 때, 살상 집단 없 는 세상에서 살 권리, 살상 집단 의 구성원 혹은 그 공범자가 되지 않을 권리(피 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을 권리) 역시 행복추구권, 생명권의 일환으로 제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 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될 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더 이상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무모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성찰에서 비롯되었음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다.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53

53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은 테러 근절, 테러와의 전쟁 을 떠들어 대지만, 우리는 그 말에 숨어있는 테러리즘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이겨내겠다는 메커니즘은 그 주체가 누구이든 백전백패일 수 밖 에 없다. 왜냐하면 그 테러(전쟁)의 과정에서 죽음을 원하지 않는 수많이 이들이 희생당하기 때문이다. 세계무역센터 등이 파괴되어 3천 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물론 테러의 결과였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악질적인 테러리즘 은 전쟁용 무기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살상 훈련을 지속하는 것, 그 자체일 것이다. 이 글을 마치려 하는 지금, 국방부는 병력수는 적지만 강력한 전투능력을 가진 첨단 정예군을 만들겠다는 개혁안을 공식 발표했다. 현역병의 복무 기간 감소, 유 급 지원병제 도입과 함께 국방부는 오는 2015년까지 국방예산을 매년 11%씩 늘리 겠다고 한다. 68) 언론은 국방개혁의 성패가 예산확보에 있다고 강조하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가 내는 세금만큼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언제 어떻게 누구를 표적으로, 사용될지 혹은 사용되지 않을 지도 모 르는 무기 개발에 예산을 투자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국방의 당면 과제는 현재 복무 중인 군인들, 기지 인근 주민들을 비롯한 구체적 개인 의 안전 문제이다. 매 스컴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파주, 연천 시민 등 군부대 인근에서 고통받는 개인 들의 삶, 모든 사람의 안전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과제를 고민을 할 때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미국을 비롯 이웃 나라들의 간 섭과 압력에 굴하지 않고 군대없는 나라를 실현한 호세 휘겔스 전 코스타리카 대 통령. 1948년 코스타리카 내전에서 승리한 후, 그는 여느 정치인들처럼 군사 조직 을 장악하는데 힘쓰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군대 자체를 폐지하였다. 내전을 통해 목숨을 잃게 된 이들을 삶을 되새기면서, 코스타리카인 그 누구의 단 한 방울의 피라도 헛되게 흘려서는 안 된다, 개개인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는 것을 역설하였다. 그의 이러한 성찰과 철학은 국방예산 제로, 무상 교육, 무상의료를 가능케 하였고, 현재는 내전으로 시달리는 주변국의 난민까지 받아들여 보살피고 있다. 나라 이름 그대로 풍요로운(Rica) 해안(Costa) 공동체를 68) YTN 뉴스, 2005년 9월 13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54 일구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중미의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가 시도한 군대없는 나 라 만들기 라는 실험은 사람을 귀하게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떠한 고민과 절차 가 준비되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왜 개인의 인권이 가장 소중한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여러 답변이 가능하겠지 만, 나는 한 사람의 삶의 평화가 깨졌을 때, 그와 함께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 들이 고통 받기 때문 이라고 답하고 싶다. 나는 본 논문에서 미군 주둔과 안보의 문제를 국가 중심의 국제 관계나 정치 외교의 논리가 아닌 구체적 사람들이 겪는 인권 문제로 제기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이것은 군사주의나 폭력의 문제를 어떻게 개인의 생활을 통한 일상적 정치운동으로 이끌어 낼 것인가 하는 인식과 만나게 된다. 고통의 사회적 공유라는 과제를 어떻게 구성해 나갈 것인가라는 고민을 통 해,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길과는 다른 길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55

55 참고문 헌 Gwyn Kirk (2003), 군사주의, 군사화, 젠더 그리고 평화와 정의를 위한 여성운 동, 다큐멘터리 나와 부엉이 자료집, 두레방 M. 스코트 펙 (1997), 거짓의 사람들, 두란노 Robert F. Murphy (1992), The Body Silent, 新 宿 書 房 가노 마사나오( 鹿 野 政 直 ) (2003), 일본의 근대사상, 한울아카데미 고유경 (2004), 군밀집지역과 지역현안, 경기북부지역 성매매 근절을 위한 인 식개선 워크샵 자료집, 두레방 고유경 (2004), SOFA 분쟁사례( ), 미군범죄 현황과 과제, 주 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권혁범 (2004), 국민으로부터의 탈퇴, 삼인 나동혁 (2003), 나와 부엉이 를 보고 - 여성과 병역거부자는 모두 군사주의와 대 면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나와 부엉이 자료집, 두레방 도미야마 이치로( 富 山 一 郞 ) (1996), レイシズムとレイプ, インパクション95 号 도미야마 이치로( 富 山 一 郞 ) (1996), 對 抗 と 溯 行, 思 想, No.866 마타요시 쿄오코( 又 吉 京 子 ) (1999), 더 이상 싸우는 것을 배우지 않겠다, 미간 행 모토야마 요시히코( 本 山 美 彦 ) (2005), 暴 力 民 營 化 の 時 代, 世 界 미조에 히로아키( 溝 江 洋 明 ) (2004), 평화 란 사랑하는 것, 평화의 불씨 56 호,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베네딕트 앤더슨 (2002), 상상의 공동체, 나남출판 사카가미 카오리( 坂 上 香 ) (2004), ' 被 害 者 'の 聲 を 聽 くということ, 現 代 思 想 스코트 M. 펙, (1997), 거짓의 사람들, 두란노 아라사키 모리테루( 新 崎 盛 暉 ) (1998), 沖 縄 の 基 地 はなぜあるのか, 敎 えられな かった 戰 爭 沖 縄 編, 映 像 文 化 協 會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56 양현아 (2001), 한국인 군 위안부 를 기억한다는 것, 위험한 여성, 삼인 와카쿠와 미도리( 若 桑 みどり) (2005), 戰 爭 とジェンダー, 大 月 書 店 유영님 (2004),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근절을 위하여, 경기북부지역 성매 매 근절을 위한 인식개선 워크샵 자료집, 두레방 이소희 (2003), 기지촌 여성과 미군범죄 에서 재인용, 다큐멘터리 나와 부엉 이 자료집, 두레방 이소희 (2004), 평화의 불씨 57호,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정유진 (2000), 민족 의 이름으로 순결해진 딸들?, 당대비평 11호, 삼인 정유진 (2000), 평화를 만든다는 것, 제주인권학술회의 2000 자료집, 한국인 권재단 정유진 (2001), 오키나와에는 왜 양키 고 홈 구호가 없을까?, 당대비평 14 호, 삼인 정희진 (2001),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또하나의 문화 쯔쯔미 미카( 堤 未 果 ) (2005), イラクの 戰 場 に 送 られる 若 者 たち, 世 界 최정민 (2002),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유엔 인권위원회에 가다, 당대비평 19호, 삼인 캐서린 H. S 문 (2001), 한 미 관계에 있어서 기지촌 여성의 몸과 젠더화된 국가, 위험한 여성, 삼인 캐서린 H. S 문 (2001), 한 미 관계에 있어서 기지촌 여성의 몸과 젠더화된 국가, 위험한 여성, 삼인 쿠아에 히로유키( 桑 江 博 幸 ) (2000), 오키나와인과 아이덴티티, 미간행 쿠츠미 카나코( 久 津 美 香 奈 子 ) (2003), 韓 國 におけるフィリピン 人 女 性, 大 阪 外 國 語 大 學 言 語 社 會 學 會 誌 Vol. 9 후지타 쇼오조오( 藤 田 省 三 ) (1998), 현대일본의 정신, 전체주의의 시대경험, 창작과비평사 경합하는 가치로서의 국가안보 와 개인의 안전 57

57 방송 및 신문 자료 YTN 뉴스, 2005년 9월 13일자 뉴스위크 (한국판), 2004년 7월 28일자 ; 지구촌 최고의 국가들 동아일보, 2004년 6월 12일자 연합뉴스, 2005년 9월 4일자 오마이뉴스, 2005년 8월 12일자 오마이뉴스, 2005년 8월 29일자 조선일보, 2003년 1월 27일자 조선일보, 2004년 7월 16일자 중앙일보 2004년 7월 8일자 한겨레 신문, 2003년 7월 21일자 한겨레 신문, 2004년 4월 3일자 한겨레 신문, 2004년 6월 9일자 한겨레신문, 2005년 7월 4일자 한겨레 신문, 2004년 7월 24일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58 우수작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오시진 고려대학교 법학과 4학년

59 차 례 요 약 63 Ⅰ. 서론 65 A. 문제의 제기와 연구목적 65 B. 연구의 방법과 구성 69 Ⅱ. 양심적 병역거부의 한국의 실정 개괄 69 A. 연혁과 특이사항 69 B. 양심적 병역거부자 현황 74 C. 사회적 반응 75 D. 소결 78 Ⅲ. 판례의 동향 78 A. 기존의 판례 동향 78 B. 첫 무죄 판결: 이정렬 판사 79 C. 대법원 판례: 2004년 7월 15일 선고 80 D. 헌법재판소 판례: 2004년 8월 26일 선고 81 E. 소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평가 82 Ⅳ. 헌법상 양심의 자유 83 A. 양심의 의의 83 B. 양심의 자유의 의의 84 C. 양심의 자유의 내용 85 D. 양심의 자유의 제한 86 E.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여부에 대한 학설의 태도 88 F. 소결: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판례 검토 89

60 Ⅴ. 국제인권규범상 양심적 병역거부 90 A. 국제규범 개괄 90 B. 중요 국제규범의 내용 92 C. 국제인권규범 기준에 의하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비판 98 Ⅵ. 국제인권규범의 국내 적용 문제 104 A. 자기집행성(self-executing) 104 B. 헌법 제6조: 인권조약과 국내법의 관계 106 C.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정부의 입장 107 D. 사법부의 국제인권법에 대한 입장 109 F. 국제인권규범의 활용 방안 112 G. 소결: 국제인권규범을 국내법 해석의 기준으로 116 Ⅶ. 각국의 모범적 양심적 병역거부 보장 사례 및 주요 국가의 제도 117 A. 각국의 모범적 양심적 병역거부 보장 사례 117 B. 주요 국가의 제도 119 Ⅷ.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점 지적과 이에 대한 반론 136 A.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점: 양심적 병역거부 부정 측의 주장 136 B. 문제점에 대한 반론 138 C. 양심판단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 151 Ⅸ. 나아가야 할 방향 154

61 요 약 양심적 병역거부는 역사적으로 기독교 평화주의에서 시작되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주 로 여호와증인들에게 해당되는 문제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 이 문제는 더 이상 소수의 특정 종교인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는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서 인간의 존엄성의 핵( 核 )이라 할 수 있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에 대한 인식과 존중의 척도 라고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 (ICCPR)의 가입국으로서 국민의 인권 보 장에 관하여 국제사회에 책임이 있기에, 국제사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인정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그러므로 국제인권규범은 우리나라에서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실정과 국제인권규범을 비교 분석하며,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면 이를 살펴봄 으로서 한국에서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논의가 국제사회의 수준에 이르게 하는 데에 미약하 나마 기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에 한 국 역사상 양심적 병역거부의 지위가 어떠하였는지 중요사항을 개괄하며, 양심적 병역거부 자의 현황 그리고 사회적 반응을 언급하였다. 그 후, 결국 예외 없이 실형 선고를 받은 이 들이 현실적으로 사법부에서 어떠한 법논리로 유죄선고를 받았는지 알기 위하여 판례의 동 향을 개설하였다. 국제인권규범을 논하기 이전에 헌법상 양심의 자유는 어떻게 보장되고 있 는지 간단히 살펴보는 것이 순서로 보여 지는바 개괄적으로 중요사항을 다루었다. 국제규범 의 내용을 소개하고 그 중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중요 국제인권규범을 분석하여 국제 적인 기준을 제시한 후, 이를 판례와 비교하여 비판하였다. 현실적으로 국제규범을 국내에 서 이행하는 데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실용적으로 국제규범을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 논의하였다. 국제사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취급되며, 어떻게 인정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국제규범의 이행을 어떻게 하여야 할지에 대한 좋은 참

62 고 사례가 될 것이므로, 이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점 지적과 이에 대한 반론을 살펴보았고, 마지막으로 개선할 사항으로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며 마무 리를 지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인권규범이라 할 수 있는 ICCPR 제18조와 UN인권위원회 1998년 제77호 결의 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한국의 법원과 실정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ICCPR의 경우 한국정부의 UN인권위 보고서와는 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ICCPR에서 구체적인 법 원리들을 도출해 내었을 때, 양심의 자유 제한의 한계로서 제시되고 있는 법원리들에 위반 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국제인권규범의 국내이행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하지만 적어도 그전까지 는 국제인권규범을 사법판단에서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였을 때 국내 법에도 동일 혹은 유사조항이 있는 경우 이를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국제인권규범을 고려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해당 조항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국제 적인 기준을 참고 하여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외국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시기적으로 냉전 당시에는 물론, 사회주의 이념체제에 서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사례들이 다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넷째, 대체복무 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대체복무 인정 여 부의 판단에 있어서 양심을 판단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양심을 판단하지 않고 입법의 정교 성과 대체복무의 강도에 중점을 두어 간접적으로 판단하였을 때, 오히려 차별 없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민주 사회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일률적으 로 형벌로 다스리는 행위와 그 논리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며, 다양화된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 같이 공존하겠다는 민주주의 기본이념을 무시한 생각은 아닌지 깊이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63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오 시 진 Ⅰ. 서론 A. 문제의 제기와 연구목적 양심적 병역거부는 역사적으로 기독교 평화주의에서 시작되었으나, 1)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여호와의 증인들에게 해당되는 문제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 이 문 제는 더 이상 소수의 특정 종교인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병역거 부의 사유가 개인의 신념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나아가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는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서 인간의 존엄성의 핵( 核 )이라 할 수 있는 양심과 사상 의 자유에 대한 인식과 존중의 척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인간의 존엄성의 핵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양심적 병 역거부는 근본적으로 국가 체제의 거부라는 측면에서 국가와 개인 간의 관계 설 정이라는 인권의 고전적이고도 핵심적인 자유주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다. 2) 둘째, 비록 자신과 다른 의견이지만 이들 소수자 약자의 주장을 존엄한 것 으로 대우할 수 있는가, 즉 각자가 다를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가의 측면 3) 에서 민 1) Charles C. Moskos, John Whiteclay Chambers II, "The Secularization of Conscience", The New Conscientious Objection, Oxford Univ. Press, 1993, p9 2) 전용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운동의 현황과 전망, 진보평론, 제21호, 2004년 가을, p110 3) 한인섭,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적 형사법적 검토, 양심적 병역거부 서울대 BK21 법학연구단 공익인권법센터, 안경환 장복희 편, 사람생각, 2002, p34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65

64 주주의의 본질적 영역인 다원주의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분단의 역사로 인하여 민주주의 핵심인 위와 같은 문제보다는 반공 과 같은 소극적인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와 같은 절차적인 민주주의에 포커스를 맞 추어 왔다고 아니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알맹이가 빠진 허울로서의 민주주의의 이름 아래에 얼마나 많은 탄압이 있었던가. 이러한 의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인 정에 대한 논의를 본래적인 의미 의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검토 해 보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 (ICCPR)의 가입국으로서 국민의 인권 보장에 대하여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기에, 국제사회에서 양심적 병 역거부가 어떻게 인정되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 와 관련된 국제인권규범은 국제사회에서 보편적 합의(consensus) 4) 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서 UN에서는 1984년부터 이에 대하여 연구를 하여 왔고, ICCPR 일반총평 (General Comment) 22와 UN인권위의 1998년 제77호 결의 이후로는 양심적 병역거 부를 권리 로서 인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제인권규범은 우리나라에서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 해 준다고 할 수 있겠 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실정과 국제인권규범을 비교 분석하며, 개선해야할 사항들이 있다면 이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에서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논의가 국제 사회의 수준에 이르게 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기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 제기하는 연구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인권규범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한국의 실정과 법원이 내린 판결의 문 제점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정부가 비준 가입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 약 (ICCPR)과 같은 조약에서 제시하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특히 법원에 서 이를 고려하였는가. 둘째,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국제인권규범을 국내에서 이행하는데 있어서 문제 4) 보편주의와 상대주의의 관한 논쟁은 2차대전 후 보편적 인권이라는 개념이 발생한 이후로 국가 의 주권과 이에 대한 개입의 문제로 이어져 왔으나 UN이 창설 된 이후의 국제인권운동은 보편 주의에 입각하여 전개되어 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한 세계인권선언과 ICCPR은 보편 적 인권을 전제로 하고 있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박찬운, 국제인권법, 한울, 1999, p49)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65 점은 무엇이고, 그 대안이 있는가.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국내이행 방법이 있는 가. 셋째, 국제사회에서의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즉 외국 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인정되고 있고, 대체복무가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가. 넷째,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주장이 과연 타당한가. 그들이 제시하는 주 장에는 문제점이 없는가. B. 연구의 방법과 구성 기존의 연구와 다른 점들은 다음과 같다.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서는 2001년 이후로 다수의 논문들과 단행본들이 나 왔으나, 국제인권규범과 비교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를 다루는 연구는 그 수에 있어 서 적을 뿐더러, 그 내용에 있어서도 국제인권규범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는 정도 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국제인권규범 중 현 사안에서 가장 중요하 게 취급될 수 있는 ICCPR의 해당 조항을 법리적으로 분석하여 법 원리를 찾아내 었고, 이를 대법원 헌법재판소 판례와 비교 비판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취하였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국제인권규범을 논하는 기존의 논문들은 국제인권규범을 국 내에서 이행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논의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은 사안에서 법원이 국제인권규범을 활용 하지 않는 이유의 핵심 문제라고 여겨진다. 비록 헌법 제6조 제1항에서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 이 있다고 할지라도, 실제적으로 국제인권법을 국내 판례에 직접 적용하여 주된 논거로서 사용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았고, 아울러 국제인권규범을 국내에 적용토록 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해 보았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 외국사례를 드는 기존의 연구들은 대체적으로 대만, 독일, 미국의 사례를 예시로 들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67

66 실제적으로 안보의 문제가 중요시 되었던 냉전시대의 국가들과 사회주의 국가들 의 경우 어떻게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다루었는지를 살펴보았다. 기존의 연구들은 대체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에 대한 반대 입장의 주장을 포괄적으로 비판하는 데에 그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반대 입장의 주 장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여 검토 및 비판을 하였다. 대다수의 기존의 연구들은 대체복무를 일반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데에 그 치고 있고, 대체복무를 운영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하여는 논의가 적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실정을 고려한 방법론의 제시가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대체복무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그 중에서도 양심판단의 문제 를 한국의 실정에서 어떻게 운영하여야 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여 보았다. 본 연구의 유기적인 체계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제II장에서는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실정을 개괄한다. 먼저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 역사상 양심 적 병역거부의 지위가 어떠하였는지 중요사항을 개괄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현황,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사회적 반응을 언급하였다. 제III장에서는 판례의 동향을 살펴본다. 결국 예외 없이 실형 선고를 받은 이들이 현실적으로 사 법부에서 어떠한 법논리로 유죄선고를 받았는지 알기 위하여 판례의 동향을 개설 한다. 제IV장에서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살펴본다. 국제인권규범을 논하기 이전 에 헌법상 양심의 자유는 어떻게 보장되고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는 것이 순서로 보여 지므로 개괄적으로 중요사항을 다루었다. 제V장에서는 국제인권규범상 양심 적 병역거부를 살펴본다. 국제규범의 내용을 소개하고 그 중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중요 국제인권규범을 분석하여 국제적인 기준을 제시한 후, 이를 토대로 판례를 비판하였다. 제VI장에서는 국제인권규범의 국내 적용 문제를 살펴본다. 현 실적으로 국제규범을 국내에서 이행하는 데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실 용적으로 국제규범을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 논의하였다. 제VII장 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해외 입법 사례를 검토하였다. 국제사회에서 양 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취급되며, 어떻게 인정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국제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67 규범의 이행을 어떻게 하여야 할지에 대한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VIII장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점 지적과 이에 대한 반론을 살펴본다. 반 대 측 입장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점으로 제시되는 것이 무엇이고, 그에 대 한 반론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일반적인 서술형태의 기술보다는 문제점 하나하나에 대한 반론의 형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방식을 취하였다. 제IX장에는 개선할 사항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마 무리를 지었다. Ⅱ. 양심적병역거부의한국의실정개괄 먼저 양심적 병역거부가 (1)한국 역사상 어떻게 취급되어 왔는지 연혁과 몇가지 특이사항을 살펴보고, (2)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수는 연도별로 몇 명이나 되는지 살펴본 후, (3)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한국 사회 각계의 반응을 아래 에서 살펴보겠다. 위 사항들은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의 실정을 국제 인권규범과 비교하기에 앞서서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다. A. 연혁과 특이사항 1. 일제시대 한반도에서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역사는 1939년에 일본인 여호와의 증인이 양 심상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 타이완에 거주한 모든 여호와 증인들을 체포했던 사건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38명의 여호와의 증인이 체포되었고 이들은 전쟁반대 사상을 유포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한다는 이 유로 치안유지법 위반 및 불경죄로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5) 이 중 3명은 옥사하 5)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거부 서울대 BK21 법학연구단 공익인 권법센터, 안경환 장복희 편,, 2002, p219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69

68 고 33명은 해방 후에 풀려났다. 6) 2. 한국전쟁 전후: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사례 有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전쟁 당시에 북측과 남측 둘 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 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비록 일반적인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상관이 누구냐에 따라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처우가 천차만별이었지만, 전쟁 중에 북측의 경우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거부를 한 안식일교인 7) 청년을 비무장 병과인 피복창에 근무하도록 하거나 장애인들로 구성된 후방부대에 편입시켰 8) 고, 남측의 경우도 사정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9) 집총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항명죄로 처벌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이보다 한참 후인 1958년경이다. 그러나 당시로서도 형량은 길어야 1년 이내였다고 한다. 10) 6) 전용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운동의 현황과 전망, p113 7) 당시에는 일명 안식교라 불리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들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였으며, 그 병역거부는 군사정권 이전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8) 오만규, 집총거부와 안식일 준수의 신앙양심, 삼육대학교 부설 선교와 사회문제연구소, 2002, p 년 3월 평안남도 강서군 거장리와 대동군 장매리의 네 청년들인 이창수...최영순이 북한 군 대에 강제 징집되었는데 그들은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끝까지 집총을 거부함으로써 귀가 조치를 받았다. 그런데 그 중의 한 사람인 김봉락 씨는 6 25의 발발과 함께 인민군에 재징집 되었으나 계속적으로 집총을 거부하므로 인민군대 당국은 그를 비무장 병과인 피복창 근무에 배치 시켰 다. 한겨례 21에도 동일한 내용이 실렸다. [한겨례 21] , 제441호,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9) [한겨례 21] 한홍구 , 제441호,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남쪽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구 피난길에 징집된 안식교인은 집총을 거부해 9일간 영창에 갇혔다 가 지휘관의 배려로 집총훈련 없이 비무장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었다. 물론 당시에 군형법의 기 능을 수행한 국방경비법에도 최고 사형까지 시킬 수 있는 항명죄가 있었지만, 양심적 집총거부자 들에게 적용되지는 않았다. 집총거부자들에 대한 처리 기준이 없다 보니 소대에서부터 연대까지 어떤 상급자나 지휘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처리가 천차만별이었다. 10) Ibid., 1956년에는 예비역 훈련에 소집된 안식교인들이 집총을 거부해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70 여일 만에 석방됐다. 현역입대자가 집총을 거부해 항명죄로 처벌받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뒤인 1958년의 일이다. 논산훈련소에서 집총을 거부한 신학생 출신 안식교인 청년 2명이 6개월형을 선고받은 것을 시발로 1년에 10여명씩의 안식교 청년들이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의 형량은 길어야 1년 이내였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69 3. 국방부장관 특명으로 비무장전투요원 배치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복무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었 다. 비록 전쟁과 관련된 모든 복무를 거부하는 완전거부자 를 위한 대체복무는 아니라 할지라도 비전투요원(Non-combatant)으로서 대체복무를 인정한 사례가 있 다. 1957년 3월 4일 국방부 장관 김용우는 장관 특명 국방총제2288호 를 통하여 각 군 참모총장에게 안식일교인 병사들을 위생병 또는 기타 직접 무기를 휴대치 않는 병과에 가급적 배치할 것을 명령했다. 11) 4. 군사정권: 예외부정과 획일성 그러나 박정희 정권이 1975년 입영률을 100% 달성하라고 내린 지시에 따라 근 소하나마 인정되었던 예외는 부정되기 시작했다. 당시 징집영장도 없이 여호와의 증인들의 집회 장소에 급습하여 징집연령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젊은이들을 강 제 입소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였다고 한다. 12) 창원지방병무사무소에서 해당 관 내에 보내는 공문에 입영을 거부하는 사람은 직접 대동 입영부대에 인계 입영조 치 13) 하라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를 확인해 준다 년 이전까지의 사법 현실: 군사법정 2001년 이전까지는 군사법정에서 병역거부자들이 재판을 받았으며, 이들이 처한 상황과는 관계없이 기계적이고 자의적인 법해석으로 인한 판결을 받았다. 군사법 원은 고의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는데, 이는 군대로 재차 소환되어 다시금 집 11) 오만규, 집총거부와 안식일 준수의 신앙양심, p 년 3월 4일 국방총제 제2288호: 안식일교인 대우에 관한 건. 2. 위생병과 또는 직접 무기를 휴대치 않는 부대에 가급적 배치한다. 한겨례 21에도 동일한 내용이 실렸다. [한겨례 21] 한홍 구 2003년01월02일 제441호,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12)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여호와의 증인, p222; 한편 1970년대에 들어와 박정희 정권은 병 역기피 일소를 다짐하면서 모든 기피자들을 색출해 일단 군대로 끌고 갔다. 1974년부터는 병무 청 직원들이 여호와의 증인들이 모임이 갖는 장소를 포위해 젊은 사람들은 다 군대로 끌고 갔 다. 이렇게 되자 여호와의 증인들도 병역법 위반이 아닌 항명죄로 처벌받게 된 것이다. [한겨례 21] , 제441호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13) 징 소집 기피자 처리 및 발생 예방 (징집 , 창원지방병무사무소)3-가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71

70 총을 거부하는 상황을 유도하여 누범으로 처벌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때에 따라 서는 법정 최고형의 2.5배로 선고되어 5년, 6년씩 징역을 살아야하는 경우도 있었 고, 상관이 총을 두 번 주어 두 번 다 거절 하면 경합범으로 보아 최고형의 2분의 1을 늘려 3년형을 선고하기도 하였다. 14) <표 1> 2001년 12월 기준 양심적 병역거부 수형자 수와 형량 15) 형량 36개월 30개월 24개월 18개월 미결 계 수형자 수 1, , 년 이후의 사법 현실: 민간법정 2001년 2월 한겨례 21 16) 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기 시 작하면서부터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4월에는 민간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결과는 징역 1년 6개월이었 다.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 2항상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재차 징집되지 않기 때문에 병역거부자들을 배려하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 17) <표 2> 2003년 6월 기준 양심적 병역거부 수형자 수와 형량 18) 형량 18개월 24개월 기소중지 재판계류중 계 수형자 수 1, ,419 14)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여호와의 증인, p225 15) 박한주, 정책대상집단의 병역불응에 대한 연구,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 석사 논문, 2004, p43 16) [한겨례 21] , 제345호 차마 총을 들 수가 없어요 17)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 UNHCR 공동보고서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과 인권 18) 박한주, 정책대상집단의 병역불응에 대한 연구,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71 7. 불교신자 오태양의 병역거부 선언 2001년 12월 17일 비여호와의 증인으로써 처음으로 대중에 알려진 오태양의 병 역거부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더 이상 특정종교에 국한된 비상식적인 행동이 아니 며, 종교를 망라하고 또 종교를 떠나서도 정치적 동기 및 순수한 양심에 의해서 병역거부가 가능한지에 대한 공론화를 가능하게 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19) 제60 차 유엔인권위원회 UNHCR 공동보고서에 의하면 집계 당시까지 비여호와의 증인 인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11명에 이른다고 한다. 20) 8. 병역법 제88조 위헌심사 제청: 재판 연기 2002년 1월 29일 서울지법남부지원 박시환 판사는 피고인 이경수의 요청을 받 아들여 해당 병역법의 위헌심사를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면서 그를 보석 석방하였 다. 이를 계기로 불구속이나 보석 상태로 재판을 연기하는 사례들이 줄을 이었고, 총 300여명이 헌재 판결을 기다리게 되었다. 21) 9.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구금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동안에 다른 수용자들이 일 반적으로 누리는 권리에 제한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구금시설에 수용 되어 있는 여호와의 증인들에게 종교집회를 허용하도록 한 국가인권위원회 결 정 22) 과 병역법 제76조의 취업제한 조치는 우리 헌법 제37조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라고 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3) 은 양 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처우 개선에 큰 몫을 하였다. 19) [한겨레] "대체복무는 왜 안됩니까/ 불교신자로서는 처음" 20)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 UNHCR 공동보고서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과 인권 21)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용의 증가, 양심적 병역거부 2005년 현실진단과 대안모색, 2005, p18 22)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양심적 병역거부 수용자에 대한 차별행위 개선 2001 진차 2 23)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재판중인 병역기피자에 대한 제재조치 관련 사건 04진인1566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73

72 10. 첫 무죄 판결 그리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이례적으로 2004년 5월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최초 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무죄판결 24) 을 내렸다. 25)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성급히 헌법재판소의 판단 이전에 국방의 의무가 양심의 자유에 우선 된다 하며 판결을 뒤집어 유죄로 확정하였다. 26) 또한 헌법재판소에서도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는 합헌 27) 이라고 2004년 8월 26일에 판결을 내리므로 국내적 구제절차는 막을 내 렸다. B. 양심적 병역거부자 현황 1. 일반 현황 한국의 병역거부자는 일제 식민지 시절이던 1939년 최초의 처벌 기록이 보고 된 이래 지금까지 처벌된 숫자가 1만 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28) 한국은 전 세계 병역거부 수감자의 80% 이상을 차지 29)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기에서 기술하였듯 이 오태양의 병역거부 선언 이후 비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수도 점 차 늘어나 11명이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최근 10여년의 병역거부자 수는 다음과 같다. 24)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단3940 병역법 위반 25) [동아일보] , 양심적 병역거부 첫 무죄선고 양심의 자유 헌법적 보호대상 재판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 기피 의 판단 기준으로 오직 양심에 따른 결정임을 보여주는 구체 적인 과정 병역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특별한사정 거부 결정 전후 종교나 양심과 관련된 지 속적인 사회활동 여부 등을 제시했다 26) [국민일보] , 양심적 병역거부 유죄 확정 大 法 국방의 의무가 양심의 자유에 우 선 27) 헌재 헌가1 28)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 공동보고서 UNHCR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과 인권 29) [한겨례 21] , 제527호 감옥, 더 안 지어도 되나?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73 < 표 3 > 연도별 병역거부자 발생 현황 30) 연 도 인 원 재판 재개로 병역거부 수감자 증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온 후 연기되어 왔던 재판이 재개되어 병역거부 수감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위 표에서 보이듯이 2004년 8월 15일 현재 758명이 수감 중이고, 2004년 말에는 11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31) C. 사회적 반응 1. 정부 2001년 10월 국방부는 성명서에서 "병역제도는 그 나라의 정치 경제적 여건, 사회 문화적 전통, 안보여건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데, 우리나라 의 병역거부자는 물론 세계 각국의 그들 어느 누구도 남북으로 분단된 특수한 우 리의 안보환경과 병역의무 형평성 확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기대 등은 전혀 고 려하지 않는 채, 오히려 누구나가 부담하는 병역의무 즉, 기초군사훈련과 복무만 료 후 8년간의 예비군 임무까지 모두 면제하는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고 하며 양 심적 병역거부를 전적으로 부정하며 대체복무의 확대시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32) 사법부 차원에서는 상기에서 서술하였듯이 2001년 이후부터 민간법원에서 재판 을 받을 수 있게 하였고, 재 징집을 피할 수 있게 1년 6개월의 실형만 선고하고 있다. 30)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 공동보고서 UNHCR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과 인권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용의 증가, p27 31) [한겨례 21] , 제527호 감옥, 더 안 지어도 되나? 32)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국방부 입장 2001년 10월23일 발표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75

74 2. 시민단체 33) 2001년 5월 31일 평화인권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을 포함한 9개 NGO 시민단체 들이 공동 주최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제로 한 최초의 공개토론회를 종로 성 당에서 가졌고,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민간 법률지원을 2001년 5월부터 시작하였 으며, 2002년 2월에는 29개 시민 사회단체가 공동 참여하여 양심에 따른 병역거 부권 실현과 대체복무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를 발족하였다. 3. 종교계 불교계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에 참여하는 등 대체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34) 그러나 기독교의 경우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종교의 자유와 소수의 인권 보 장을 내세워 여호와의 증인이 끼치는 폐해는 간과하고 마치 양심적인 종교인으로 포장하고 미화하는 발상은 위험한 것 35) 이라고 하며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명한 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세미나를 열어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36) 4. 학계 학계는 병역거부와 대체복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 37) 과 이를 인정하자는 입장 38) 이 대립하고 있으나 다수는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어떤 입장이 주류인지 분 명치 않다.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는 공익과 인권시리즈 제1권으로 양심적 33) 박한주, 정책대상집단의 병역불응에 대한 연구, pp45-46을 요약하였다. 34) Ibid. 35)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성명서 - 병역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을 위한 대체복무제 입법을 반 대한다. 오성환 2001년 6월 1일 3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는 2004년 9월 23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 무 세미나를 열어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특정 교단의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 전체의 쟁점이라 하며 이를 긍정하였다. 37) 제성호,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상 불가능하다, 병무 여름호 통권 58호, (제성호는 중앙대 학교 국제법 교수이다.) 38) 서울대 교수 조국, 국민대 교수 이재승 등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75 병역거부 를 출간하였는데, 본서에 기재된 논문들은 대체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를 긍정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5. 여론조사 이정렬 판사의 무죄판결이 나오자, 여러 기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아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 네티즌들의 견 해는 압도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에 대하여 반대의 의사표시를 보였다. < 표 4 >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에 대한 찬성/반대 여론조사 39) 조사기관 찬성 반대 기권/판단유 보 사안별 허용 총계 조사기간 국정브리핑 (쟁점토론) 373명 (41.1%) 533명 (58.8%) 906명 경향신문 2,747명 (39%) 4,099명 (58%) 254명 (4%) 7,100명 ~ 연합뉴스 1,230명 (39.3%) 1,875명 (59.9%) 23명 (0.7%) 3,128명 ~ 미디어 DAUM 5,855명 (15.6%) 24,754명 (66.1%) 609명 (1.6%) 6,217명 (16.6%) 37,435명 Naver 뉴스 poll 4,982명 (15.3%) 27,038명 (83.02%) 548명 (1.68%) 32,568명 ) 본 여론조사의 질문은 대체복무를 찬성/반대하느냐를 기준을 맞추어 표를 작성하였다. 그러므로 Naver Poll의 경우 대법원 유죄 판결에 찬성/반대하느냐의 질문은 역으로 적용하여 찬성일 경우 는 반대로, 반대일 경우는 찬성으로 기입하였다. 자료출처: 전원규, 자유와 평화, 양심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병무 여름호 통권 58호, p21;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77

76 D. 소결 연혁적인 측면에서,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이전인 한국전쟁 당시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거부를 인정한 사례들이 있었으며, 60년대에도 보통 6~8개월의 실형을 받았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안보환경에 있어서 차원을 달리하는 90년대에 2-3 년 실형을 선고받고 있는 현실 40) 은 아이러니 하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 군사정권의 획일성과 관련은 없는지 아래 VII. B. 2. 안보현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점 에서 살펴보고, 또 위 여론조사와 같은 여론이 형성된 원인과 이에 대한 검토는 아래 VII. B. 6. 국민적 결단이 선행되 어야 한다는 문제점 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Ⅲ. 판례의동향 위에서 사회적인 현상으로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확인 하였다고 한다면, 이제 는 법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 들과 관련된 기존의 판례의 동향을 살펴보고, 이정렬판사의 판결, 그리고 최근의 대 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를 순서대로 살펴 보겠다. 그 후 이러한 사법부의 판단이 헌 법에서 보장되는 양심의 자유에 비교하여 문제는 없는지를 IV. 헌법상 양심의 자 유 에서 살펴보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제인권규범에서 보장되는 양심적 병역거부 자들의 권리를 V. 국제인권규범상 양심적 병역거부 에서 비교하도록 하겠다. A. 기존의 판례 동향 41) 병역거부자들은 1969년, 1985년, 1992년 각각 대법원 42) 에 상고하여 위헌심사를 40)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용의 증가, p28 41)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 UNHCR 공동보고서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과 인권 를 참고 하였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77 요청하였다. 그러나 1992년 9월 14일 대법원은 종교의 교리를 내세워 법률이 규 정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이른바 양심상의 결정은 헌법에서 보장한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43) 라고 하며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 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했다. 더 나아가 상관으로부터 집 총을 하고 군사교육을 받으라는 명령을 받고도 여러 번 이를 거부한 경우에는 하 나의 항명죄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명령 횟수만큼 항명죄가 성립한다 44) 라 고 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하는 데에 앞장서기도 했다. 상기에서 서술 하였듯이 2002년 1월 29일 서울지법남부지원 박시환 판사는 피 고인 이경수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 병역법의 위헌심사를 헌법재판소에 제청하 였다. 45) B. 첫 무죄 판결: 이정렬 판사 2004년 5월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대한민국 사법사 상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내렸다. 46) 이정렬 판사는 병 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의 해석에 있어서 헌법 19조 양심의 자유를 신 앙의 자유와도 구별하고 사상의 자유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별개의 조항으로 독 립시킨 우리 헌법의 취지에 부합 하게 해석하여 보았을 때 정신활동의 자유를 보 다 완전히 보장하려는 취지라고 할 것 이라고 하며, 양심을 지키는 자유 와 양 심실현의 자유 를 구분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는 전자에 해당되어 위 법조 소정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라고 판결을 내렸다. 더 나아가, 이정렬 판사는 1990년에 가입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 42) 제1 2공화국에는 헌법위원회 와 헌법재판소 가 있었으나 후에 없어 졌고, 따라서 1987년 헌 법의 개정에 의해서 헌법재판소 제도가 마련되기 이전에는 대법원이 법률 위헌심사 담당하는 기관이었다. 43) 대판 , 92도 ) Ibid. 45)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용의 증가, p18 46)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단3940 병역법위반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79

78 약(ICCPR) 제18조 제2항과 2004년 4월 19일 제60차 UN인권위원회의 결의를 언급 하며 국제인권규범 차원에서 당연히 인정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국에서 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C. 대법원 판례: 2004년 7월 15일 선고 47) 1. 다수의견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법 제88조의 정당한 사유 에 해당 되지 않는다. (2) 양심의 자유는 한계가 있는 상대적 권리이다. (3)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는 병역의무보다 우월한 가치가 아니다. 그러므로 병역법 제88조는 헌법상 정당한 제한이다. (4) 대체복무제도를 두지 않아도 과잉금지 또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5) 기대가능성의 판단 기준은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에 사 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판단한다. 2. 보충의견 대법관 유지담, 윤재식, 배기원, 김용담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으로서 대체 복무제 도입은 입법정책상 바람직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를 국가의 헌법적 의무라 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3. 반대의견 대법관 이강국의 반대의견으로서 절대적이고 진지한 종교적 양심의 결정에 따 라 병역의무를 거부한 피고인에게 국가의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인 형벌을 가하 는 것은 (1)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이고, (2)형벌 부과의 주요 근거인 행위자의 책임과의 균형적인 비례관계를 과도하게 일탈한 과잉조치이며, (3)적법한 47) 대판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병역법위반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79 행위를 할 기대가능성이 적다. 그러므로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 가 존 재한다고 보았다. D. 헌법재판소 판례: 2004년 8월 26일 선고 48) 1. 다수의견 헌법재판소의 다수 의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양심의 자유로부터 대체복무를 요구할 권리도 도출되지 않는다. (2) 양심의 자유의 경우 비례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고, 양심의 자유와 공익 중 양자택일만 가능하다. (3) 대체복무를 도입하면 국가안보에 손상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우리 사회 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자리 잡은 후에 인정해야 할 것이다. (4) 그러나 입법자는 법적 의무를 대체하는 다른 가능성이나 법적 의무의 개별 적인 면제와 같은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양심상의 갈등을 완화해야 할 의무 가 있다. 2. 별개의견 별개의견은 일반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1)양심적 병역거부에서의 양심 은 헌법상 보호되는 양심이 아니라고 하고 또한 (2)다수의견의 대체복무제도 입법 권고를 부정한다. 3. 반대의견 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전효숙의 반대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양심적 병역거부의 양심이 다수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혜택부여'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합헌성 여부 심사는 일반적인 기본권제한 원리에 48) 헌재 헌가1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위헌제청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81

80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2)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보호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매우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는 국방의 전형적 영역에 속 하지 않으므로, 그에 대한 입법자의 재량이 광범위하다고는 볼 수 없다. (3) 병역거부로 인한 형사처벌이 비례적으로 크다. (4) 형사처벌은 의무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5) 대체복무로도 국방의무이행의 형평성 회복이 가능하다. (6) 입법자들이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고려라도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E. 소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평가 1. 최근 판례의 긍정적인 측면 2004년 7월 15일 대법원 판결은 비록 외관상 1명의 반대의견 밖에 없는 완패로 보이지만, 보충의견으로서 4명이 대체복무 입법촉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기존에 병역거부 문제를 양심의 자유의 문제로 보지 않고 이 단의 교리 로만 평가하여 해석한 것에 비해 진일보한 판례라고 할 수 있겠다. 49) 2004년 8월 26일 헌법재판소 판결도 비록 병역법 제88조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 렸지만 반대의견이 2명으로 늘었고, 다수의견으로서 대체복무 권고를 하였다는 데 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반대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 할 수 있겠다. 2. 최근 판례의 문제점 위의 긍정적인 측면에 반해 2004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1)대법원의 49) [한겨례21] , 제519호 유죄의 절망, 대체복무제의 희망!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81 경우 양심의 자유가 상대적 자유라 하면서 비례성의 원칙을 적절하게 적용하지 않고, 병역의 의무를 무제한적으로 우월하게 평가하는 반면 양심의 자유는 어째서 예외 없이 부정하는지의 문제, (2)헌법재판소의 경우 양심의 자유는 비례성의 원칙 이 적용될 수 없고, 공익이나 양심의 자유 둘 중 하나를 일도양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양심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의 문 제, (3)입법자가 대체복무를 두지 않은 것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을 뿐 아 니라, 형벌을 무차별적으로 가하는 것이 입법자의 절대적인 재량권 내의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문제 등이 있다고 보여 진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아래 V. 국제인권규범상 양심적 병역거부 에서 구체 적으로 비판하도록 하겠다. Ⅳ. 헌법상양심의자유 국제인권규범상 양심적 병역거부가 양심의 자유로서 어떻게 보장받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이전에, 헌법상 양심의 자유가 어떻게 보장되는지에 대해 우선 언급하기 로 한다. A. 양심의 의의 1. 일반적 의의 양심은 본래적으로 윤리적 범주의 문제이므로 반드시 종교나 세계관과 일치할 필요는 없으나, 근대에 들어서기 이전까지 전통적으로 종교와 양심은 불가분의 관 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심은 인간이 특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올바르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인간에게 내재하는 '내면적 법정'(Innere Instanz) 50) 이 50) 김재윤, 양심의 자유, 서강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논문, 2002, p16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83

82 라고 정의 내리므로, 그 독자적 영역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 진다. 양심의 의의에 대하여 사회적 양심설, 윤리적 양심설이 대립하고 있다. 후자는 양심의 내용에 윤리적인 면만 국한 시키자는 입장이고, 전자는 윤리적인 면에 국 한하지 않고 내심의 자유, 즉 사유 의견 사상 확신 등을 포함하자는 입장이다. 생각건대 헌법에서 사상과 양심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 특별규정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양심설이 타당하다고 보여 진다. 51) 2. 헌법재판소의 개념정의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고 규정하고 있는데 양심 에 대해서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개념정의를 내리고 있다. 1 양심 이란 세계관, 주의, 신조 등은 물론 이에 이르지 아니하여도 널리 개인의 인격 형 성에 관계되는 내심에 있어서의 가치적, 윤리적 판단도 포함 된다. 52), 2 헌법이 보호하려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 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이지,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양심이 아니다. 53) 이러한 헌법 재판소의 양심에 대한 정의는 법적인 측면에서 양심이란 선한 양심 혹은 악한 양 심이라는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선 악을 떠나서 신념이라는 측면에서 보아 야 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B. 양심의 자유의 의의 양심의 자유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내면적 기초가 되는 각자의 윤리의식과 사상을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당하지 아니할 자유와 그 윤리의식 또 는 사상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당하지 아니할 자유 54) 라고 정의 내려진다. 51) 김철수, 헌법학원론, 박영사, 2003, p263; 홍성방, 헌법학, 현암사, 2003 p467; 권영성, 헌법학원론, 법문사, 2004, p427 52) 헌재 헌마160 53) 헌재 헌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83 그러나 누구의 강제 강요 로부터 보호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연구관인 한수웅이 국가에 의 하여 강요된 양심상의 갈등상황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기본권이다. 55) 라고 하였듯이 기본권이란 원칙적으로 주관적 공권의 성질을 지니기 때문에 대( 對 ) 국가적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양심의 자유의 보호대상은 양심의 명령 과 법질서의 명령 의 충돌 상황이라 할 수 있다. 56) 더 나아가 양심의 자유가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양심상의 이유로 국 가 법질서의 명령을 거부할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인격의 정체성을 보호하고자 하 는 소극적인 것이다. 57) C. 양심의 자유의 내용 1. 양심결정(형성)의 자유 본 자유는 특정 상황에서 양심의 결정 내지 형성 과정에서 어떠한 외부적 개입, 간섭, 압력, 강제도 받지 아니하고 오로지 자기의 내면적 판단에만 따를 수 있는 자유이며, 이 자유의 특징은 어떠한 경우에도 제한되지 않는 절대적 자유라는 것 이다. 58) 2. 침묵의 자유 침묵의 자유란 자신이 갖고 있는 사상 및 양심을 언어 또는 행동으로 외부에 표명되도록 강제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한다. 이에는 (1)단순히 형성 혹은 결정된 양심을 외부로 표명하는 것을 강제 받지 않을 자유인 협의의 침묵의 자유 와 (2) 54) 권영성, 헌법학원론, p )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헌법논총 제12집, 헌법재판소, 2001, p397 Vgl. Muckel, Die Gewissen in der Gewissensfreiheit, NJW 1966, S ) Ibid. 57) Ibid., p399 58) 성낙인, 헌법학, 법문사, 2003, p341; 권영성 헌법학원론 p.430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85

84 십자가 밟기나 충성선서 등과 같이 양심을 일정한 행동에 의해 간접적으로 표명 하도록 강요받지 않을 자유인 양심추지의 금지, 그리고 (3)양심에 반하는 행위의 강제금지가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문제가 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3)번에 포함된다. 3. 양심실현의 자유 양심실현의 자유는 양심의 결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자유를 의미한다. 양심실 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견해 59) 와 양심실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견해 60) 가 대립 하고 있다. 생각건대, 양심실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양심의 명령과 법질 서의 명령이 법현실에서 서로 충돌하는 경우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받지 아 니할 자유는 헌법상 아무런 보장을 받을 수 없게 되며, 사실상 양심의 자유는 국 가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양심을 보호하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양심실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61) D. 양심의 자유의 제한 본 장에서는 1.에서 일반론을 간단히 거론한 후, 2.이후에는 양심의 자유의 제한 과 관련하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에서 문제되는 것을 검토해본다. 1. 일반론: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제한 헌법 제37조 제2항은 일반적 법률유보 조항으로써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 공복리를 위하여 기본권 제한을 피할 수 없는 경우(1보충성의 원칙), 그 제한은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2최소침해의 원칙), 또한 제한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을 59) 김철수, 헌법학개론 pp ; 권영성, 헌법학원론, pp ; 홍성방, 헌법II, 현암사, 2000, pp ) 허영, 헌법이론과 헌법, 박영사, 1999, pp ; 계희열, 헌법학(중), 박영사, pp ; 김승환, "양심의 자유", 현대헌법학이론 (우제 이명구박사 환갑기념논문집(I), 고시연구사, 1996, pp )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85 실현 하는데 적합하여야 하고 (3적합성의 원칙), 보호하려는 법익과 제한하는 기 본권 사이에 상당한 비례관계가 있어야 한다(4협의의 비례의 원칙)는 것을 규정 하고 있다. 62) 234을 합하여 일반적으로 비례성의 원칙 혹은 과잉금지의 원칙이 라고 한다. 2. 양심의 자유의 제한의 특수성 양심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양심상의 이유로 법질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63) 내심의 자유 의 경 우는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점에는 다수설과 판 례 64) 가 합의하고 있지만, 양심실현의 자유 는 타인의 기본권이나 다른 헌법적 질 서와 저촉되는 경우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 복리를 위하여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 로 파악되고 있다. 65) 우리 법원은 양심의 자유가 내심에 그치는 한에서만 제약을 받지 않을 뿐이지, 양 심이 외부로 표출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일반적 법률유보에 따른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3. 제한의 한계 제한의 한계는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라고 하는 본질 내용침해 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론상 양심의 자유의 내심의 의사 종교의 자유 의 신앙 등은 법률로써도 제한할 수 없다 66) 고 본다. 62) 성낙인, 헌법학, 법문사, 2004, p255 63)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412 64) 대판 , 82누 ) 헌재 , 96헌바35. 66) 성낙인, 헌법학 p261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87

86 E.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여부에 대한 학설의 태도 67) 1. 부정설 1우리 헌법은 독일과는 달리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 로, 헌법이 규정하는 국방의 의무와 규범조화적 해석의 결과 병역거부가 인정될 수 없다고 하며 부정하는 견해가 있고 68) 2양심적 거부의 문제로 포괄적으로 다 룰 것이 아니라 전시나 준전시 또는 국가비상사태 하에 생명을 해하는 것을 전제 로 한 집총이냐 아니면 평화 시에 단순한 병역의무이행의 일환으로서의 집총이냐 를 구분해서 보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에 의하면 전시나 준전시의 경우 경우에는 양심상의 결정에 우위를 부여하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할 것이며, 평화시 또는 평시의 경우에는 양심상의 결정이 후퇴 되어야 할 것이 라고 한다고 보아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한다." 69) 2. 긍정설 양심이나 종교를 이유로 하여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자들에 대해 형사 처벌을 통해 헌법상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나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비례 성의 원칙에 반하며, 절대적인 강제 보다는 대안적인 해결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있다. 70) 3. 검토 양심의 자유의 제한 방법에 있어서 비례성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인데, 부정 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최소침해성과 협의의 비례성에 위배되지 않는지 의문이 다. 또한 본질내용 침해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지 확인해 보아야할 일이다. 71) 67) 본 항에 관해서는 다음 논문의 내용을 참고하여 요약하였다. 김재윤, 양심의 자유, 서강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논문, 2002, pp ) 계희열, 헌법학(중), 박영사, 2000, p295; 권영성 신우철, 헌법학연습-케이스중심, 법문사, 1999, p199; 허영, 한국헌법론, 박영사, 2001, p384 69) 홍성방, 헌법II, 현암사, 2000, p115 70) 김문현, "양심의 자유 소고", 이화여자대학교 법학논집 제6권 제1호, ,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87 F. 소결: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판례 검토 헌법 제19조가 보호하는 양심은 헌법재판소가 의의를 규명하였듯이 선한 양심, 악한 양심의 차원의 문제를 떠나 한 개인의 신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양심에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은 국가 혹은 타인의 제재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는 것이다. 국가의 특정 행위의 명령에 대하여 거부하는 경우가 양심의 자유와 관련하여 전형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양심의 자유는 법이 요구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할 자유를 부여하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72) 그러나 이러한 권리는 제한 없이 인정되 지 않는 것은 당연하며, 양심실현의 자유는 헌법 제37조 2항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제한된다고 할 수 있으나, 이 또한 한계가 있다. 즉 비례성의 원칙을 적용함으로 써 과잉제한을 다시 제한하고자 하는 것인데, 과거에 있어서 그리고 현재의 양심 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처우를 보았을 때 과연 과잉제한 금지의 원칙이 지켜지 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안보 를 성취한다는 미명 아래 일방적 희생이 강요되어 온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대법원의 견해 중 양심의 자유를 상대적인 성격으로 보는 입장은 비례성의 원 칙을 적절하게 적용하였는지 의문이 든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양심의 자유 와 '공 익' 중 양자택일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데, 이는 결국 양심의 자유를 완전히 배 척하겠다는 의사로 보여 진다. 대법원의 다수의견 73) 과 헌법재판소 별개입장은 헌법적 가치를 가진 양심의 자 71) 이에 대하여 김선택은 첫째, 헌법 제39조 제1항은 국방의 의무에 관한 규정으로서 병역의무부 과의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병역의무는 국가안보의 현실적 필요에 의해 국방의 의무가 법률로 써 구체화된 것일 뿐이다. 라고 하여 양심의 자유로부터 도출되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국가안 보와의 형량에 의해 제한될 수 있는 반면 실현될 수도 있다. 라고 하였다. 둘째, 규범조화적 해 석... 그 경계획정은 양 법익의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에 그쳐야 한다. 라고 하였다. (김선택, 한국내 양심적 병역거부의 인정여부에 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 국가인권위원회 2002년도 인권상황 실태조사, pp32-33) 72)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411 73) 대판 선고 2004도2965 병역법위반 병역의무는, 궁극적으로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 이고,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가 위와 같은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89

88 유와 국방의 의무가 충돌하는 듯한 법리로 본 문제를 이해하는 듯하다. 74) 그런데 헌법상의 의무와 헌법상의 권리가 등위의 가치 를 가지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 해서 헌법상의 의무는 헌법상 기본권과 등위의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며 국방의 의무가 반드시 집총병역의 의무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같은 권리주 체의 기본권과 기본의무의 충돌로 이해하는 데는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 75) 는 견 해를 주지하여야 할 것이다. Ⅴ. 국제인권규범상 양심적 병역거부 A. 국제규범 개괄 양심적 병역거부를 권리로서 인정하거나 입법촉구를 권고하는 국제인권규범의 내용을 살펴보기 이전에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국제규범들이 어떻게 논의되 어 왔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순서라 여겨지므로, 이를 개략적으로 아래와 같 이 살펴본다. 76) 년 12월 제3차 국제연합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8조에서 모든 사람은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77) 라고 규정하였다 년 12월 16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ICCPR)이 국 제연합 총회에서 채택되었다. ICCPR 제18조 1항에서는 모든 사람은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78) 라고 규정하고 있다. 74) 박종보, 양심의 자유와 병역거부, 민주사회와 정책연구 2005년 상반기, 통권 7호, p308 75) Ibid., p309 76) 이에 관해서는 아래의 논문들을 전체적으로 참고하였다. 장복희,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국제법, UN에서의 논의 및 각국상황, 양심적 병역거부 서울 대 BK21 법학연구단 공익인권법센터, 안경환 장복희 편, 사람생각, 2002, p71 이하; 조국, 양심 적 병역거부권'의 보장을 위한 시론, 대자보 77)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Article 18 Everyone has the right to freedom of thought, conscience and religion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89 년 UN 경제사회이사회 결의 제27호로 'United Nations Commission on Human Rights'(이하 UN인권위)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검토하도록 위임하였다. 4. UN인권위의 1987년 제46호 결의 79) 에서 각 국가에게 "종교적, 윤리적, 도덕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신념"에 기초한 양심적 병역거 부권을 인정하라고 호소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이 결의는 해당 국가에서 최 종적 재량을 남겨두는 조언적 성격을 갖고 있었기에 구속력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5. UN인권위의 1989년 결의는 호소 수준을 넘어서 세계인권선언 제3조, 제18조 및 ICCPR 제18조에 기초하여 양심적 병역거부권 자체를 인정하였고,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문제를 UN헌장상의 국가의 의무와 연결시켰다. 80) 6. UN인권위의 1993년 결의는 이전의 결의내용을 재확인하면서, 양심적 병역거 부권을 인정하지 않은 국가에 대하여 특정 사안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유효 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국내법체계 속에 "독립적이고 편견 없는 의사 결정기구"를 만들 것을 호소하였다. 81) 년 결의는 1993년 결의의 내용을 재확인한 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다. 즉, 동 결의는 각 국가가 법과 관행에 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가진 특 정 신념의 본성을 이유로 그들을 구별하지 말 것, 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하지 말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82) 8. ICCPR 제18조에 대한 UN인권위의 1993년 'General Comment'도 동일한 내용의 78) ICCPR Article "Everyone shall have the right to freedom of thought, conscience and religion." 79) E.S.C. Res. 1987/46, 43 U.N. ESCOR Supp. No. 5, at , U.N. Doc. E/1987/18; E/CN.4/1987/60, )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89/59, U.N. ESCOR, 45th Sess., 55th mtg. at P 1, U.N. Doc. E/CN.4/1989/59, Preamble, P 1. 81)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3/84, U.N. ESCOR, 49th Sess., 67th mtg. at P 1, U.N. Doc. E/CN.4/1993/122, P 7. 82)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5/83, U.N. ESCOR, 51st Sess., 62d mtg. at P 1, U.N. Doc. E/CN.4/1995/176, P 4.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91

90 결론을 제출하였다. 83)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상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9.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대해서 그 이전의 결의들을 종합하여 기본적인 사항들을 열거한 1998년 제77호 결의 84) 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대해서 하나 의 획을 그은 것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10. 한국도 참여하여 결의한 2000년 4월 20일 UN인권위원회 결의 제34호 85) 는 1998년 제77호 결의에 비추어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현재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하며, UNHCR에 대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하여 연 구하여 2002년 58차 인권위원회 회기에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년 4월 14일 제60회 UN인권위원회 결의 제55호 86) 는 UN인권위원회의 1998/77호 결의에 비추어 재검토하지 않은 국가들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보고서의 내용을 참조하여 그러한 작업을 수행할 것을 재차 촉구하며, 양심 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던 사람들에게 사면 복권 등을 제공하고 그러한 조치가 법률과 관행에 있어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전후 평 화건설 과정에 있는 국가들에게 권장했다. B. 중요 국제규범의 내용 아래에서는 위에서 열거한 관계되는 규범들을 전부 다루지 않고 중요 규범 2개 즉, 1ICCPR과 그에 대한 유권적 해석이라 할 수 있는 General Comment와 2유엔 인권위의 1998년 제77호 결의를 상세히 다루어 보겠다. 83) U.N. Hum. Rts. Comm., General Comment 22 <48> (art. 18) P )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8/77, U.N. ESCOR, 54st Sess., 85)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2000/43. U.N. ESCOR. 56st Sess. 86)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2004/55. U.N. ESCOR. 60st Sess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91 1. ICCPR의 내용과 한국 실정과의 비교 (1) ICCPR의 가입 ICCPR은 1966년 12월 16일 국제연합 총회에서 채택된 후, 1976년 3월 23일 발효 되었다. 대한민국은 1990년 3월 16일 조약 제1007호로서 국회가 동의 하였으며, 1990년 4월 10일 가입서를 기탁하였고, 발효는 1990년 7월 10일부터이다. 유보조항 으로 제14조 5항, 제14조 7항, 제22조, 제23조 4항, 제41조가 있으나, 본 연구에서 문제가 되는 제18조는 유보하지 않았기에 대한민국은 18조에 대한 의무가 있다. (2) ICCPR 제18조 개괄 ICCPR 제18조에서는 제1항에서 사상, 양심, 종교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자유를 천명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이에 대한 자유는 누구에게도 강압 받지 않는다고 기 술하고 있으며, 제3항은 이러한 자유도 표명(manifest)하는 데에 있어서는 제한이 가능하다고 하며, 제4항에서는 국가나 정부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양육하는데 있어 서 그들의 종교적 확신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3)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의 제한 문제가 되는 것은 ICCPR 제18조 제3항에서 이러한 자유를 표명하는 데에 있어 서 제한이 가능하다고 기술하고 있는 것인데, 1제한은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2공공의 안전, 질서, 건강 혹은 도덕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때에만 가능하며 3 타인의 기본권과 자유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때에만 가능하다고 적고 있다. 87) 이 러한 제한은 적어도 외관에 있어서만큼은 헌법 제37조 2항의 제한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인다. (4) 제한의 한계 일반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논하며 ICCPR 제18조를 근거로 제시할 때는 제 18조를 포괄적으로 언급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본 연 87) ICCPR Article18, 3. Freedom to manifest one's religion or beliefs may be subject only to such limitations as are prescribed by law and are necessary to protect public safety, order, health, or morals or the fundamental rights and freedoms of others.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93

92 구에서는 ICCPR 제18조의 문언 내용을 살펴보았을 시 다음과 같은 원칙들이 존재 하며, 그 원칙들을 적용하였을 경우에 더욱 확실한 근거가 된다고 보이므로 헌법 상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세분화하여 보았다. 1) 본질내용침해금지의 원칙: GC 제1조의 일반적 한계 먼저 ICCPR General Comments(GC) 제1조 후단에서 ICCPR 제4조 2항에 따라 위 자유는 본질적인 내용(the fundamental character)은 침해될 수 없으며, 공공 비상사 태(public emergency)라도 예외는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88) ICCPR 제4조 1항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공의 비상사태의 경우에 있어서... 이 규약의 당사국 은 당해 사태의 긴급성에 의하여 엄격히 요구되는 한도 내에서 이 규약상의 의무 를 위반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89) 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ICCPR 제4조 2항은 전항의 규정은... 제18조에 대한 위반을 허용하지 아니한다. 90) 라고 하여 공공 비상사태라고 하여도 그 본질 내용은 침해 할 수 없는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2) 법률에 의한 열거주의: GC 제8조에 의한 ICCPR 제18조 3항 91) 의 한계 GC 제8항에 의하면 제한은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만 가능하며, 법률에 의할 지 라도 ICCPR 제18조에 의해 보장된 권리가 손상되지 않는 형태로만 가능하며, 국 가안보(National security)와 같이 ICCPR의 다른 규정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제 한하는 경우에 허용 가능한 것이었다 하여도 본 조항의 제한이 있어서는 정확히 열거된(specified) 사항에 한해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92) 88) ICCPR Article18, 1. The fundamental character of these freedoms is also reflected in the fact that this provision cannot be derogated from, even in time of public emergency, as stated in article 4.2 of the Covenant. 89) ICCPR Article In time of public emergency which threatens the life of the nation and the existence of which is officially proclaimed, the States Parties to the present Covenant may take measures derogating from their obligations under the present Covenant to the extent strictly required by the exigencies of the situation. 90) ICCPR Article No derogation from articles 6, 7, 8 (paragraphs I and 2), 11, 15, 16 and 18 may be made under this provision. 91) ICCPR General Comment 22 (48th sess., 1993): Article 18: The Right to Freedom of Thought, Conscience and Religion, A/48/40 col. I (1993) 208 at paras ) ICCPR General Comment Limitations imposed must be established by law and must not be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93 3) 엄격해석의 원칙: GC 제8조에 의한 ICCPR 제18조 3항의 한계 ICCPR 제18조의 제한 조항인 3항을 해석할 때는 엄격하게(strictly) 하여야 한다 고 규정한다. 93) 4) 목적부합 적용의 원칙: GC 제8조에 의한 ICCPR 제18조 3항의 한계 제한은 규정된 목적에 부합되게 적용되어야 하며, 전제된(predicated) 특정필요에 적절하고 직접 관련성이 있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한다. 94) 5) 차별부과 금지의 원칙: GC 제8조에 의한 ICCPR 제18조 3항의 한계 제한은 차별을 목적으로 부과하거나, 차별의 방법으로 부과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며, 윤리(moral)라는 것은 사회적, 철학적, 종교적 전통(tradition)에 의해 도출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제한은 배타적으로 특정 전통에게만 부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95) (5) ICCPR 제18조: 양심적 병역거부의 인정 1) 인정여부 비록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ICCPR에 존재하고 있지는 않지 만 GC 22 제11항에 의하면 살상 폭력행위(lethal force)는 양심의 자유와 신앙을 표 명할 권리를 중대하게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18조의 해석에 의해서 도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96) applied in a manner that would vitiate the rights guaranteed in article 18...restrictions are not allowed on grounds not specified there, even if they would be allowed as restrictions to other rights protected in the Covenant, such as national security. 93) ICCPR General Comment The Committee observes that paragraph 3 of article 18 is to be strictly interpreted 94) ICCPR General Comment Limitations may be applied only for those purposes for which they were prescribed and must be directly related and proportionate to the specific need on which they are predicated. 95) ICCPR General Comment Restrictions may not be imposed for discriminatory purposes or applied in a discriminatory manner. The Committee observes that the concept of morals derives from many social, philosophical and religious traditions; consequently, limitations on the freedom to manifest a religion or belief for the purpose of protecting morals must be based on principles not deriving exclusively from a single tradition.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95

94 2) 인정 후 차별 금지 양심적 병역거부가 법률이나 실례로서 인정된다면, 그들의 특정 종교로 인하여 병역거부자들 간에 차별이 없어야 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병역 의무를 이행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하여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97) 2. UN인권위의 1998년 제77호 결의의 내용과 비교 98) 위 결의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다루고 있는 데, 이중 중 요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권리로서 양심적 병역거부권 세계인권선언 제18조와 ICCPR 제18조에 의해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의 합법적 실천으로서 모든 사람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가진다는 것에 주의를 집중한다. 99) 여기서 다소 의미가 애매한 주의를 집중한다 라는 표현을 썼지만 양심적 병역거 부는 양심의 자유에서 도출되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전제를 보여주 고 있다. (2) 정부에 대한 양심적 병역거부 판단 기관 설립 요청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신념에 따라 차별을 하지 않고, 양심적 병역거부가 특정한 96) ICCPR General Comment "The Covenant does not explicitly refer to a right to conscientious objection, but the Committee believes that such a right can be derived from article 18, inasmuch as the obligation to use lethal force may seriously conflict with the freedom of conscience and right to manifest one's religion or belief." 97) ICCPR General Comment When this right is recognized by law or practice, there shall be no differentiation among conscientious objectors on the basis of the nature of their particular beliefs; likewise, there shall be no discrimination against conscientious objectors because they have failed to perform military service. 98)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8/77, U.N. ESCOR, 54st Sess., 99) Ibid., "Draws attention to the right of everyone to have conscientious objections to military service as a legitimate exercise of the right to freedom of thought, conscience and religion, as laid down in article 18 of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and article 18 of 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95 사안에서 타당한지를 결정할 임무를 맡을 독립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기관을 마 련하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00) (3) 대체복무 입법 촉구 또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 대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하여, 양 심적 거부의 이유와 양립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대체복무를 도입하되, 그 대체 복무는, 공익적이고 형벌적 성격이 아닌 비전투적(non-combatant) 또는 민간적 (civilian) 성격이어야 한다. 101) (4)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처벌 중지 국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인하여 구금 이나 반복적인 형벌을 삼가야 한다. 102) (5)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차별 금지 국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경제 사회 문화 시민 또는 정치적 권리 등의 측면에서 법이나 집행에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 103) (6)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난민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박해를 피해 자국을 떠한 사람들에게 난민으로서 보호 100) Ibid., Calls upon States that do not have such a system to establish independent and impartial decision-making bodies with the task of determining whether a conscientious objection is genuinely held in a specific case, taking account of the requirement not to discriminate between conscientious objectors on the basis of the nature of their particular beliefs. 101) Ibid. "Reminds States with a system of compulsory military service, where such provision has not already been made, of its recommendation that they provide for conscientious objectors various forms of alternative service which are compatible with the reasons for conscientious objection, of a non-combatant or civilian character, in the public interest and not of a punitive nature." 102) Ibid. "Emphasizes that States should take the necessary measures to refrain from subjecting conscientious objectors to imprisonment and to repeated punishment for failure to perform military service." 103) Ibid. "Reiterates that States, in their law and practice, must not discriminate against conscientious objectors in relation to their terms or conditions of service, or any economic, social, cultural, civil or political rights;"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97

96 를 권고한다는 내용이 본문에 있다. 104)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해서 난민 신청 자체가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이색적으로 보인다. (7) 양심적 병역거부 정보 공개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양심적 거부자의 지위에 대한 정보가 병역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105) C. 국제인권규범 기준에 의하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비판 1. 헌법재판소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이해 문제 (1) 문제의 제기 헌법재판소의 판결요지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판결전문에서 헌법재판소의 양 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이해가 어떠한지 드러난다. 개인의 양심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현상으로서 비이성적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양심 을 포함하여 모든 내용의 양심이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된다는 점을 고려한다 면, 국가의 법질서는 개인의 양심에 반하지 않는 한 유효하다. 는 사고는 법질서의 해체, 나아가 국가공동체의 해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어떠한 기본권적 자유도 국 가와 법질서를 해체하는 근거가 될 수 없고, 그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없다. 106) 이에 대하여 국민대 교수 이재승은 양심의 자유는 국가내의 권리이며, 양심의 자유가 무정부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주장은 바로 권위주의적 복 104) Ibid. Encourages States, subject to the circumstances of the individual case meeting the other requirements of the definition of a refugee as set out in the 1951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to consider granting asylum to those conscientious objectors compelled to leave their country of origin because they fear persecution owing to their refusal to perform military service when there is no provision, or no adequate provision, for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105) Ibid. "Affirms the importance of the availability of information about the right to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and the means of acquiring conscientious objector status, to all persons affected by military service." 106) 헌재 헌가1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위헌제청 < 3라(1)(가) >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97 종이론에 지나지 않는다. 107) 라고 평가하였다. 양심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인정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경우 법질서의 해체 가 초래 된다는 생각은 그 근거가 미약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2) 국제인권규범 차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지위 만일 양심의 자유에 의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고 해서 법질서 해체 현 상이 벌어진다고 한다면, 상위에서 보았듯이 세계인권선언 18조와 ICCPR 제18조, 그리고 UN인권위원회 1998년 제77호에 의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권리로 보며 대 체복무를 권고하겠는가? 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타 국가들의 경우, 법질 서에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자문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국가의 특정행위 명령에 대한 거부가 양심의 자유의 전형적이고도 가장 빈번하 게 발생하는 경우 108) 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법질서 해체 라는 주장은 헌법 규 정 내에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규정이 있다는 모순된 논리로 보인다. 2. 상대적 자유로서 제한 문제 (1) 문제의 제기 대법원의 경우의 양심의 실현의 자유는 상대적 자유이므로 제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양심의 자유가 상대적 자유라고 한다면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우선한 적이 있었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109) 아래에서는 국제인권규범인 ICCPR 제18조의 해석에 도출된 양심의 자유의 제한의 한계에서의 원칙들을 중심으로 법원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107) 이재승, 판례를 통해 본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 2005년 현실진단과 대안모색, 2005, p66 108)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 ) 이재승 국민대 법대 교수는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에 비해 상대적 자유 라면, 양심의 자 유가 국방의 의무에 우선할 때도 있어야 한다 며 하지만 대법원은 지금껏 양심의 자유를 한번 도 우선한 적이 없다 고 비판했다. [한겨례21] 2004년07월21일 제519호, 유죄의 절망, 대체복무제의 희망!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99

98 (2) 국제인권규범상 제한의 한계 1) 본질내용침해금지의 원칙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공의 비상사태의 경우에 있어서도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국제인권규범에 반하여, 대법원은 국가안 보 라는 주장으로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 든다. 2) 엄격해석의 원칙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정당한 사유 가 있는 경 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정렬 판사가 신앙의 자유와도 구별하고 사상의 자 유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별개의 조항으로 독립시킨 우리 헌법의 취지에 부합 하 게 해석하여 보았을 때 정신활동의 자유를 보다 완전히 보장하려는 취지라고 할 것 이라 하며 정당한 사유에 해당된다는 해석을 한 것이 법의 해석의 범위를 넘어 서는 것일까? 권리의 제한을 받는 자에게는 유리하게, 그러나 제한을 하는 자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여야 할 것이다. 3) 목적부합 적용의 원칙 과거에는 2-3년, 현재는 1년 6개월이라는 실형을 예외 없이 모든 양심적 병역거 부자들이 받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현황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의 수는 줄고 있지 않다. 그리고 과연 병역법이 양심의 자유를 완전히 배제하라는 취지의 목적 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두 가지 측면에서 보았을 때 목적부합 적용 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여 진다. 3. 국방의 의무와 양심실현의 자유의 법익교량의 특수성 문제 (1) 문제의 제기 헌법재판소는 양심의 자유는 그 본질상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양심을 상대화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양 법익을 함께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 양심의 자유'와 '공익' 중 양자택일 하여야 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양심의 자유의 경우 비례의 원칙을 통하여 양심의 자유를 공익과 교량하고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양심을 상대화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공익과 교량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99 하고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양심을 상대화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의 본질과 부합될 수 없다. 양심상의 결정이 법익교량과정에서 공익에 부합하는 상태로 축소되거나 그 내용에 있어서 왜곡 굴절된다면, 이는 이미 양심 이 아니 다. 이 사건의 경우 종교적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자에게 병 역의무의 절반을 면제해 주거나 아니면 유사시에만 병역의무를 부과한다는 조건 하에서 병역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은 병역거부의 양심을 존중하는 해결 책이 될 수 없다. 110) (2) 국제인권규범상 인정되는 법익교량 UN인권위원회 14(XXXIV)결의와 1982/30 소수의 보호와 차별 방지 소위원회를 위하여 준비된 보고서에 의하면 인권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다양한 의견을 모두 존중하고 수용하여 공통된 선을 추구하는 데에 있다고 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에 있어서도 법익교량이 가능하며, 타협의 점의 하나로서 대체복무가 가능하 다고 적고 있다. One of the main purposes of the concern with human rights is to ensure that divergent opinions can be accommodated, respected and acted upon in such a way that due attention is paid both to the common good and to the concerns of individuals. To achieve this, compromise have to be worked out in a democratic way; the question of conscientious objection and alternative service is one area in which many, but not all, societies have worked out such a compromise." 111) 국제인권규범적 차원에서도 법익교량은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이라는 사 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헌법학자인 정태호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법익교량의 문제 대하여 비례의 원칙은 일반적으로 상충하는 법익들 중 어느 일방을 위하여 타방을 완전히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충하는 법익들 모두가 최적으로 실현되 는 경계선의 모색을 명령한다. 112) 라고 하여 법익교량의 의미를 분명히 알려준다. 110) 헌재 헌가1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위헌제청 < 3라(2) > 111)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E/CN.4/Sub.2/1983/30/Rev.1 undocs, New York : United Nations, 1985, p4; Report prepared in pursuance of resolutions 14(XXXIV) and 1982/30 of the Sub-Commission on Prevention of Discrimination and Protection of Minorities 112) 정태호, 관용의 원리로서의 양심의 자유 월간 NEXT 특별기고: 양심적병역거부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01

100 그러나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처벌은 비례성의 원칙이 국가 안보라는 미명 아래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것이 현실이다. 113) 헌법재판소의 논리는 양심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이 곧 가장 충실하게 보장한다는 논리 114) 이다. 앞뒤가 맞지 않은 주장으로 비판될 수 있을 것이다. 4. 입법촉구의 문제 (1) 문제의 제기 2004년 대법원의 보충의견과 헌법재판소의 다수의견은 비록 대체복무 입법 권 고 내지 촉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이러한 권리가 도출되지 않으며, 근거가 없는 요구라고 판시하고 있다.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는 개인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할 권리를 부 여하지 않는다. 양심의 자유는 단지 국가에 대하여 가능하면 개인의 양심을 고려하고 보호할 것을 요구하는 권리일 뿐, 양심상의 이유로 법적 의무의 이 행을 거부하거나 법적 의무를 대신하는 대체의무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따라서 양심의 자유로부터 대체복무를 요구할 권리도 도출되 지 않는다. 우리 헌법은 병역의무와 관련하여 양심의 자유의 일방적인 우위를 인정하는 어떠한 규범적 표현도 하고 있지 않다.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의무의 이 행을 거부할 권리는 단지 헌법 스스로 이에 관하여 명문으로 규정하는 경우에 한 하여 인정될 수 있다. 115) (2) 법적근거로서 국제인권규범 헌법상 보장되는 양심의 자유는 일차적으로 입법자에 대한 요청 이므로 입법자 는 양심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는 법질서를 형성해야 한다 116) 고 보는 견해도 있지 형사처벌 논란, p90 113) 이재승, 판례를 통해 본 양심적 병역거부, p67 어떤 자유가 상대적이라는 것은 여타 자유나 공익과 비교형량해서 자유의 보호범위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법부에 의해 상대적 자유로 규정받은 자유는 국가안 보 앞에서는 자유로서 빛을 잃는다. 그래서 상대적 자유는 권위주의적인 세계관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가 아니다. 114) 이재승, 판례를 통해 본 양심적 병역거부, p68 115) 헌재 헌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01 만, 대체복무에 대한 입법청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분분하므로 쉽게 판 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 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원론 국가인 대한민국의 경우 헌법 법률상 근거가 없다고 한다면 법률과 동등 한 지위에 있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 (ICCPR)과 같은 조약 그리고 그에 대한 유권해석인 일반총평(General Comment) 22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지 않 을까? 이에 대하여서는 아래 D. 국제인권규범의 국내적용 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대체복무 입법 권고를 하긴 하였으나, UN인권위의 1998년 제77호 결의에서 보았듯이 대체복무 입법은 국제 사회의 표준으로서 권고되는 사 항이지, 특정 종교인들을 위한 특혜 제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듯 하다. 위 제77호 결의는 사무총장이 UN 회원국, UN 전문기관, 관련 정부간 기구 및 비 정부기구에 통보할 것을 요청 117) 하였기 때문에 한국정부도 본 결의의 내용을 통보 받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렇다고 한다면, 비록 법적 의무가 없는 결정 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단순히 침묵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검토 및 반 영을 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취하여야 할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한다. 116)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415 Vgl. Baumlin, VVDStRL 28(1970), S.21; Faller, Gewissensfreiheit und ziviler Ungehorsam, in: FS fur Hildebert Kirchner, 1985, S.78; Schiller, Gewissen, Gesetz und Rechtsstaat, DOV 1969, S )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8/77, U.N. ESCOR, 54st Sess., Requests the Secretary-General to transmit the text of the present resolutions to Governments, the specialized agencies and relevant intergovernmental and non-governmental organizations and to include the right to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in the public information activities of the United Nations, including the United Nations Decade for Human Rights Education.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03

102 Ⅵ. 국제인권규범의국내적용문제 위와 같이 사법부의 판결은 여러 핵심적인 면에서 국제인권규범에 위반되거나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국제인권법을 국내에 적용하는 데에 있다. 비록 헌법 제6조 제1항에서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 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국제인권법을 국내 판례에 직접 적용하여 주된 논거로써 사용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국제인권법의 국내적용 문제는 국제인권법의 실질적 활용에 있 어서 핵심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래에서는 우선적으로 이론적인 측면을 살펴본 후 판례의 문제점을 검토하도 록 하겠다. A. 자기집행성(self-executing) 1. 자기집행성의 의의 118) 국제법규범의 국내 적용에 대해 일원론을 택하여 직접적용 혹은 자동수용 119) 이 있다고 하여도 실제로 자기집행성이 있는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특정 국가가 직접적용적인 헌법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가입한 모든 조약이 특별한 국내 입법조치 없이도 일반 개인이 법원에서 조약에 근거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직접적용의 형식을 가진 헌법정책 아래서 도 조약을 국내법원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국내적 입법절차가 필요한 경우 118) 박찬운, 국제인권법, pp33-36 참고. 119) 직접적용(Direct applicability) 혹은 자동수용(automatic incorporation)이란 가입국은 국제조약이 당 해 국가의 관할 내에서 특별한 입법조치 없이도 바로 적용될 수 있는 헌법정책을 만드는 경우 를 의미한다. 주로 일원론 국가에 해당한다. 반면 간접적용(indirect applicability) 혹은 입법수용(legislative incorporation)이란 국제조약의 의무를 국 내적으로 이행하기 위하여 별도의 특별한 입법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국제조약은 국내법적 효 력이 없다는 헌법정책을 만드는 경우를 만드는 경우를 의미한다. 주로 이원론 국가에 해당한 다. (박찬운, 국제인권법 pp33-36)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03 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구분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2. 구분방법 (1) 소극적 구분방법 120) : 비자기집행적으로 보는 경우 Restatement (Third) Section 111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조약을 비자기집행적으 로 보고 있다. 1) 조약이 국내입법 없이는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거나 국내법이 될 수 없다고 그 의도를 선언하고 있는 경우 2) 상원에서 특정 조약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혹은 의회의 결의에 의해 국내입법 을 요구하는 경우 3) 국내입법이 헌법적으로 요구되는 경우. (2) 적극적 구분방법 121) : 자기집행적으로 보는 경우 1) 조약이 그 시행과 효력에 있어서 별도의 국내적 집행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 아야 한다. 2) 조약이 명백하고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어 그로부터 구체적인 법률효과를 도 출할 수 있어야 한다. 3) 조약의 자구( 字 句 ), 목적 및 내용에 의하여 개인에게 권리 또는 의무를 부여 하여야 한다. 3. ICCPR의 직접적용성과 자기집행성 여부: 적극 대한민국은 헌법 제6조의 규정으로 인하여 일원론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 의 입법절차 없이 ICCPR은 직접적용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자기집행성이 인정되 는지의 문제 있어서 1소극적 구분방법을 택할시, ICCPR이 우리 헌법상 자기집 행력이 있다고 해석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회가 본 규약에 120) 박찬운, 국제인권법, pp ) 나인균, 국제법, 법문사, 2004, pp 참조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05

104 가입하는 과정에서 자기집행적 성격을 부정하지 않았고, 이와 같은 조약이 국내에 적용되는 경우에 반드시 국내입법이 필요하다는 헌법상 요구도 없기 때문이다. 그 러나 조약 전체가 자기집행적이라 볼 수는 없고 개별 조항 마다 달리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122) 2적극적 구분방법을 택하여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ICCPR의 경우 개인에게 직접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대부분의 조항의 경우 자기집행력이 인 정될 123) 것이라고 한다. B. 헌법 제6조: 인권조약과 국내법의 관계 1. 일반분류 오스트리아의 경우 (1)조약을 회원국 헌법의 일부로서(Treaty as part of a Member State's constitution)보기도 하지만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2)조약을 회 원국 법령에는 우위이나 헌법에는 후위(Treaty as superior to statutory law)인 경우 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들은 (3)조약을 국내 법률과 같은 지위(Treaty as having the rank of statutory law)로서 조약을 이해하고 있다. 이것은 국내 법률 이 의회에서 제정되는 것과 같이 조약도 국회의 동의를 받아 국내법으로 수용되 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조약과 국내 법률의 우열은 인정할 수 없다 는 이유에서 기인한다. (3)의 경우 조약과 국내 법률이 상충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24) 대한민국의 경우 헌법 제6조에서 국내 법률과 조약을 같은 지위에 있다고 표명하 고 있으므로, (3)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하여는 항을 바꾸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122) 박찬운, 사법판단에서의 국제인권법의 적용 가능성, 국가인권위원회 심포지움: 국제인권법 의 국내이행에 있어 문제점 및 대안 <토론문1> p ) 이명웅, 국제인권법의 국내법적 효력, 국가인권위원회 심포지움: 국제인권법의 국내이행에 있어 문제점 및 대안 <발제문2> , p68 124) 박찬운, 국제인권법, pp33-36 참고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05 2. 국내 법률과 같은 지위의 조약 이러한 형태의 헌법 정책에서 조약과 국내법률이 상충할 때 문제 해결 방법으 로서 (1)신법우선의 원칙(lex posteriori) 125) (2)특별법우선의 원칙(lex specialis derogat leges generales), (3)국내법률은 국제조약과 조화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논의되고 있다. (3)의 원칙은 해석에 의해서 조약은 국내법률이 조약의 내 용을 명백히 부인하는 것이 아닌 이상 국내 법률과의 관계에서 사실상 우위에 있 게 되는 결과가 된다. 126) C.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정부의 입장 1991년 UN인권위에 제출한 정부 보고서를 보면 현재 정부가 적어도 대외적 으 로 국제인권규범, 특히 ICCPR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 다. 원문에 근거하여 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25) 신법우선의 원칙 문제는 헌법 제6조의 문구상 필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조약이 법률과 동일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만 하였을 뿐, 여타의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조약 가입 이후 이와 충 돌되는 국내법이 제정되는 경우에 신법우선주의가 적용된다고 한다면 조약, 특히 국제인권규범 에 가입하는 의미가 유명무실하여져서 문제가 된다. 헌법학계에서도 조약과 국내 법률이 충돌 하는 경우에는 국내법규 상호간의 경우처럼 신법이 우선하고 특별법이 우선 한다고 해석하는 견해가 다수이다. (권영성, 보정판 헌법학원론, 법문사, 2003, pp ; 국가인권위원회 2004 인권백서 제1집 p61) 민변과 한국기독교교회의협의회가 공동으로 한국의 실상 이라는 제목으로 UN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제1차 정부 보고서에 대한 반박문에서 이러한 신법우선의 문제를 지적하였고(국제인권조약 국 내이행자료집 제2권,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 국가인권위원회, , p381) UN인권위의 제2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유엔 최종평가서에서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하여 우려가 표시된 바 있 다. (CCPR/C/79/Add.114.(Concluding Observations/Comments) 67th session. Concluding observations of the Human Rights Committee: Republic of Korea. 01/11/99) 이에 대하여 우리정부는 우리 헌법이 단 한 번도 그와 같이 해석된 사실이 없으며, 또한 가입한 국 제인권조약과 충돌하는 국내법을 제정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하였다. (UN Doc. CCPR/C/79/Add.122(1999).para.1. 국가인권위원회 2004 인권백서 제1집, p60) 126) Ibid.,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07

106 1. ICCPR의 직접 적용성의 인정 ICCPR이 국회의 동의 아래 체결 공포되었으므로, ICCPR은 별도의 입법절차 없이 국내법과 동일한 지위(authority of domestic law)를 가진다. 2. 행정부와 사법부의 ICCPR 준수 의무 그러므로 행정부와 법원은 자신의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 ICCPR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127) 3. ICCPR의 존중주의 ICCPR에 의해 보장되는 대부분의 권리는 헌법 제37조 1항에 의해 보장된다. 그 러므로 비록 헌법에 직접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할지라도 ICCPR을 존중하여 야 할 것이다. 128) 4. ICCPR의 위헌심사 기능 인정 대한민국이 ICCPR에 비준하기 이전에 실행되던 법률이 ICCPR에서 인정하고 있 는 권리에 반하는 경우, 해당 법률은 위헌으로 본다. 129) 5. ICCPR에 근거하여 직접 권리청구 可 / ICCPR의 헌법 보충적 성격 국민이 ICCPR에서 보장하는 권리의 침해를 인용하여 기소할 경우, 법원은 ICCPR에 응하는 국내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적절한 국내법이 없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89헌마160)가 직접 ICCPR을 규정을 적용한(invoke) 사례 127) Ibid. "Accordingly, the Administration and the Court are obliged to observe the Covenant when exercising their powers." 128) Ibid. Most rights guaranteed by the Covenant are guaranteed by the Constitution. Article 37, paragraph 1, of the Constitution provides that "freedoms in the Constitution". Therefore, the Covenant is to be respected, even if not directly stipulated in the Constitution. 129) Ibid. In the event that a law enacted prior to the Covenant's ratification in the Republic of Korea may encroach on the rights provided in the Covenant; any such law would be viewed as unconstitutional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07 가 있다고 적고 있다. 130) 위와 같은 정부의 입장만을 보았을 때 한국에서의 ICCPR의 적용 상황은 매우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과연 현실이 그러한가? 실제로는 사법부에서 ICCPR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 아래 장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D. 사법부의 국제인권법에 대한 입장 1.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 판례로 본 사법부의 입장 131) : 부정적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정부가 가입한 ICCPR 제18조를 언급하기는 하였으나, ICCPR 제18조가 헌법 제19조, 제20조와 자구상 같다하며 그 내용 또한 동일하 다는 전제하에서, 헌법 제19조와 제20조로부터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도출되지 않 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인권규약으로부터 병역거부권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취했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다수의견은 국제인권법을 전혀 논의하지 않았고, 별개의견 중 일부는 국제인권법이나 타국의 관행을 일종의 외래풍조 로 폄하하였으며, 우 리나라의 경우 안보를 위해서 법원이 독자적인 논리를 구사해야만 한다고 주장하 였다. 2. 판례 비판 (1) 국제인권법 논증에 대한 책임 회피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는 국제인권법을 자의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모든 국제조약은 그 효력에 있어서 국내법과 동등하기 때문에 130) Ibid. If a person files a suit citing encroachment of rights guaranteed by the Covenant, the Court is to rule primarily on the basis of domestic law corresponding to the Covenant. In the absence of relevant domestic law, the provisions of the Covenant are to be whether the demand for a notice of apology aimed at regaining one's reputation infringes on an individual's freedom of conscience, the Constitutional Court invoked directly the Covenant. 131) 이재승, 판례를 통해 본 양심적 병역거부, p75를 참고하였다.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09

108 ICCPR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반드시 논증해야 할 법률문제이다. 132) 또한 General Comment(GC)와 UN인권위원회 결정은 비록 국제법적 성질에 있어 서 구속력을 지니는 것은 아니지만, 위 정부의 UN인권위원회에 대한 보고서로 보 았을 때, GC 22와 UN인권위원회 1998년 제77호 결의에 대하여 대법원과 헌법재 판소는 최소한 이성적 논증의무를 지는 것 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133) (2) 경성국제법(hard law) 연성국제법(soft law) 판단 미비 134) 위 논증 회피의 비판과 일맥을 이루고 있지만 경성국제법과 연성국제법의 판단 은 독자적인 의의가 있기에 여기서 살펴본다. 국제인권법을 국내법에서 적용하는 데에 있어서 먼저 해당 국제법이 경성국제 법(hard law)인지 아니면 연성국제법(soft law)인지에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판단 은 해당 규범이 어떠한 구속력을 갖는지 결정하는 것이므로 의의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판단은 국제법을 어떻게, 어느 범위에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제가 되는 기본적 사항이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중 이 를 논의하고 있는 예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 실정이다. (3) 국제인권규범의 부수적 취급 위 두 개의 양심적 병역거부 판례에서만이 아니고 다른 거의 대부분의 판례에 있어서 국제인권규범은 원용되고 있지 않고, 원용되더라도 부수적인 지위에서 잠 시 언급하는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헌법 제6조에 의하여 법률과 동등한 지위에 있다고 본다면, 법률과 동등한 주의와 노력으로 해석하고 취급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135) 132) Ibid. 133) Ibid. 134) 박찬운, 사법판단에서의 국제인권법의 적용 가능성, p115 이하 135) 정경수, 국제인권조약의 국내이행 실태와 증진방안, 국가인권위원회 심포지움: 국제인권법 의 국내이행에 있어 문제점 및 대안 <발제문3> ,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09 3. 사법관행의 원인 136) 판례 비판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사법부의 관행은 정부가 UN인권위원회에 보 고한 것과는 달리 ICCPR을 존중하여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국제인권규범을 부수적으로만 취급하며 직접적인 논증을 회피하려는 모습만 보여 주고 있다. 아래에서는 위 판례 비판 중 (2)비판은 직접 논증 회피와 부수적 취급 의 부차적인 결과라 할 수 있으므로 (2)비판을 포괄한다고 할 수 있는 (1)비판과 (3)비판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겠다. (1) 국제인권규범의 부수적 취급의 원인 국제인권규범이 아예 원용되지 않는 현상과, 원용된다 할지라도 검토된 사례의 희소한 현상 그리고 국내법에 대한 부수적 존재로 다루어지는 이유를 다음 두 가 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1헌법의 기본권 규정이 완전한 권리보호 규범체제를 확립하고 있다는 인식과 법리적 전제이다. 그 결과 모든 인권침해는 헌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는 도그마를 형성하게 되었고, 국제인권규범은 있어도 없어도 크 게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차적인 존재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2국내소송 법상 상소사유의 제한이 국제인권조약 등의 원용 검토를 약화시킨다. 예를 들어, 형사사건의 경우에는 국제인권조약 등의 위반은 직접적 상소이유에 포함되어 있 지 않다. (2) 국제인권규범의 법리적 검토의 회피 원인 1첫 번째 원인은 위에서도 다루었듯이, 우리 헌법 체계가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도그마적 경향이라 할 수 있겠다. 2또한 법원의 보수성 역시 한 몫을 한다. 관료 적 구조를 가진 법원의 보수성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3마지막으로 국내법 관과 변호인의 국제법에 대한 비친밀성을 꼽을 수 있겠다. 136) 정경수, 국제인권조약의 국내이행 실태와 증진방안, pp95-96에서 내용을 요약하였다.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11

110 F. 국제인권규범의 활용 방안 1. 국내입법화에 의한 활용 가능하다면 개별 국제인권규범을 모두 국내입법화 하는 것이 가장 문제를 말끔 하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이는 일원론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 내입법이 있어야만 국내법적 효력이 있다고 하는 법리상의 모순이 발생한다. 또 한 본 연구에서 문제가 되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이 ICCPR 제18조에 양심의 자 유가 규정되어 있고, 헌법 제19조에도 양심의 자유가 규정되어있는 경우, 즉 동일 한 혹은 유사한 조항이 국제인권규범 뿐 아니라 국내법에 있을 경우에 국제인권 규범이 국내입법화 될 가능성은 없고, 그 해석에 있어서는 여전히 차이를 보일 것 이므로 문제가 된다. 국내입법화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현실적 기술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좋은 활용 방안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하겠다. 2. 자기집행성(self-executing) 구분에 의한 활용 (1) 비준 절차에서의 구분과 입법 국회에서 비준하는 과정에서 자기집행성이 있는 조약과 그렇지 않은 조약을 처 음부터 구분하여 규정하는 것으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헌 법 제60조 1항에 의하여 국제조약이 체결되고 있으나, 국제조약체결과 관련된 법 률을 입법하여 자기집행성을 구분하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실현화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입법되기 이 전까지 국제인권법의 적용에 있어서 공백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2)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의한 구분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자기집행성이 있는 조약과 그 렇지 않은 조약, 혹은 조금 더 자세하게 보아 해당 조약의 어떤 조항은 자기 집행 성이 있고, 어떤 조항은 그렇지 않은지 법리적으로 해석해 규명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법 관행을 보았을 때 사법부가 이를 나서서 할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11 는 미지수이다. 3. 헌법과 법률 해석의 기준으로서 국제인권규범의 활용 헌법과 법률 해석의 기준으로서 국제인권규범의 활용 은 앞서 제시되었던 입 법에 의한 방법 이나 사법부의 조약의 자기집행성 여부에 대한 판단 에 비하여 임시적인 조치로서의 성격을 지니지만, 이를 법 현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앞서 제시된 방안 보다는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1) 법률에 있어서 해석의 기준 1) 의의 형사소송법과 같은 국내 법률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국제인권법에 근거하여 제 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137) 즉 특정 사안에 있어서 국내법이 미비하거나 조항 의 규정형식이 구체적이지 않을 경우에 국제인권법을 참고하여 국제적인 기준으 로서 제한적으로 혹은 확장하여 해석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2) 판례의 예 대전지방법원 1999년 4월 1일 선고 98고합532판결은 우리나라 헌법이 국제법을 국내법에 수용하고 이를 존중하는 국제법존중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사법부 를 포함한 국가기관은 국가보안법에 관한 인권이사회의 견해를 최대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판시하면서 국가보안법개정 움직임과 헌법재판소와 유엔인권 이사회 등이 반국가활동성이 명백할 경우에만 국가보안법을 축소 적용해야 한다 는 판결과 결정을 내린 점을 감안했다 고 판시하였다. 판례의 발전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은 인권이사회의 견해를 최대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비록 지방법원 판례에 불과하고 후에 항 소심에서 판결문이 번복되었다고는 하나, 판결을 내릴 때 UN인권이사회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참고하고, 해석의 기준으로서 활용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137) 박찬운, 사법판단에서의 국제인권법의 적용 가능성, p115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13

112 (2) 헌법에 있어서의 해석의 기준 1) 의의 법률에 있어서 뿐 아니라 헌법의 기본권 해석에 있어서도 국제인권 규범은 해 석의 기준이 될 수가 있다. 이는 국제인권법을 헌법 합치적으로 해석하고 오히려 국제인권법의 내용을 헌법상의 기본권을 보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138) 2)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은 사안에서의 효율성 이러한 방안은 본 연구의 주제인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 여겨진다. 양심의 자유는 ICCPR에 규정되어 있을 뿐 아 니라 헌법 제19조에도 규정되어 있으나, 헌법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양심의 자유 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이에 반하여 ICCPR의 경우 위에서 다루었듯이 유권적 해석이라 할 수 있는 General Comment(GC) 22에서 양심적 병 역거부가 양심의 자유에서 도출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헌법의 특성상 추상적인 규정의 해석에 있어서 국제적인 기준을 참고하고, 체결 비준된 조약을 해석에 의해 적용하므로 해서 양심의 자유와 같이 헌법에도 규정 되어 있는 국제인권규범의 위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보인다. 3) 판례의 예 민법 제764조(사죄광고)의 위헌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에 대한 위헌 판례에서 헌법재판소는 ICCPR 제18조를 해석에 있어서 참고한 듯한 인상을 준다. 위 정부 보고서의 주장에 따르면 본 판례가 적절한 국내법이 없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 (89헌마160)가 직접 ICCPR 규정을 가져온(invoke) 사례 라고 하는데, 주문 전문을 보았을 때 헌법재판소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동일한 양심의 자유와 관련된 판례에서 헌법 제19조를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ICCPR 제18조 2항을 적극적으로 인용하여 그 양심의 자유의 의미를 분명하게 하려고 하였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겠다. 139) 138) 박찬운, 사법판단에서의 국제인권법의 적용 가능성, p ) 헌재 헌마160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라고 하여 양 심의 자유를 기본권의 하나로 보장하고 있는바,... 우리나라가 1990년에 가입한 시민적및정치적 권리에관한국제규약(이른바 국제인권규약 B규약) 제18조 제2항에서도 스스로 선택하는 신념을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13 4. 미국의 사례: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 (1) 간접적 편입(indirect incorporation) 미국의 경우에도 국제인권규범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는 않은 것이 현실 이라고 한다. 그래서 Hurst Hannum은 간접적 편입(indirect incorporation)이라는 이 론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간접적 편입이란 미국 헌법과 법규범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국제인권법의 규범적 내용을 주입(infuse)하자는 것 140) 으로서, 위에서 논의 한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하자는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2) Oyama v. California 판례의 예: UN헌장 미국 대법원 Oyama v. California 판례에서 UN헌장이 판결을 내리는 데에 있어 서 참고가 되어 결정에 영향을 미친 실례가 있었다. 켈리포니아 외국인법 (Californian Alien Law)에 의하면 외국인은 그 인종(race)으로 인하여 토지의 소유 (ownership)와 점유(occupancy)가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 대법 원 판사 두 명은 외국인법은 수정헌법 제14조에 반할 뿐 아니라 비준 체택된 UN헌장에 불일치(inconsistency)하므로 비난받아야 한다. 고 하였고, 다른 두 명의 판사는 만일 외국인에게 인종으로 인하여 토지의 소유와 점유가 금지되는 주정부 법률이 허용(permitted)되고 강행(enforced)된다면, 어떻게 국제적 서약(international pledge)을 준수(be faithful)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였다. 이들 재판관들은 후에 미 국 지방 법원(U.S. District Court) 판사로 재임 중에 주정부 법률이 UN헌장에 일 치하지 않는다는(incongruent) 사실은 해당 법률의 유효성을 부정할 수 있는 반대논 거(argument)이다. 141) 라고 판시한 사례가 있다. 가질 자유를 침해하게 될 어떠한 강제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140) Hurst Hannum, Guide to International Human Rights Practice, Second edition, University of Pennsylvania Press, Philadelphia, 1992, pp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may be used more effectively by attempting to infuse its normative content into the interpretation of U.S. constitutional and statutory standards. This "indirect incorporation" of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is a promising approach warranting greater attention and increased use by human rights advocates. 141) Ibid., "as a U.S. District Court judge later concluded, that "the fact that an article of the United Nations Charter is incongruent with a state law is an argument against the validity of such law.""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15

114 (3) Trop v. Dulles와 Estelle v. Gamble: 헌법 해석의 기준 내지 참고 Trop v. Dulles와 Estelle v. Gamble 판결에서 비록 수정헌법 제8조에 규정이 되어 있지만 분명치 않은 부분을 수감자들의 처우에 대한 UN 최소기준 규칙 (UN Standard Minimum Rules for the Treatment of Prisoners)에 의해서 수감자의 과도한 수 용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142) 이는 국제조약과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 국내법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이고, 해당사안이 국내법만으로 는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국제인권규범을 적극적으로 참고한 사례라고 보여 진다. G. 소결: 국제인권규범을 국내법 해석의 기준으로 국제인권규범의 국내법 활용에서 중요한 점은 (1)실현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2)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에서와 같이 국내법에서도 국제인권규범과 동일하거나 유 사한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국내법만 우선적 으로 적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 론적으로 국제인권규범을 국내 법률과 헌법의 해석의 기준으로서 적극 활용한다 면, 국내법에서 미비한 사안이든지, 문언의 추상성 때문에 해석에 있어서 곤란함 을 겪는 사안, 혹은 해당 사안이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이 해당 규정에 포함되는지 불분명한 사안의 경우 적절히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국제인권규범을 국내법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실제적인 예로서 위 V. B. 1. (4)제한의 한계 에서 제시했듯이, 국제인권규범의 원문 내용 중 이와 유사한 헌법상 원칙들을 도출해 내어 비교 분석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본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사실은 ICCPR이 법리적으로는 직접적용 성과 자기집행성이 인정된다는 사실과 사법부의 관행과 달리 적어도 대외적으로 는 정부가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입장이 매우 긍정적이며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대 외적 입장과 대내적 입장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142) Ibid. So, too, the UN Standard Minimum Rules for the Treatment of Prisoners have helped define precisely what constitutes overcrowded prison conditions for eighth amendment purposes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15 Ⅶ. 각국의모범적양심적병역거부보장사례및주요국가의제도 외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취급되며, 어떻게 인정되고 있는지를 확인 하는 것은 위에 제시된 국제규범을 우리나라가 이행하는 데에 있어서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므로, 이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A. 각국의 모범적 양심적 병역거부 보장 사례 2004년 UN인권위원회 제60회 제54호 결의를 위하여 준비된 UN인권고등판무관 실(이하 OHCHR) 보고서는, 현재 세계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복무를 인정하여 실행하고 있는 국가들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실행 사례를 수집하여 정 리한 부분이 있다. 비록 UN인권위 1998년 제77호 결의가 이상적인 국제적인 기준 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이 보고서는 현실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모범적인 실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으므로 아래에 번역 요약하였다. 143) 1. 양심적 병역거부 청구에 대해, 더 이상의 질문(inquiry)을 하지 않고 승인. 대부분의 국가들은 양심적 병역거부 신청에 대해 어떤 형태이든 질문을 하고 있지만, 오스트리아(Austria), 벨로루tm(Belarus), 몰도바(the Republic of Moldova)는 질문을 하지 않고 신청 자체로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 한다. 2. 판단 절차에 있어서 독립적이고, 공평하며, 차별이 없음. 양심적 병역거부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다양한 접근 방법이 존재한다. 일반적 으로 신청서는 군인과 민간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게 제출된다. 어떤 국가는 서면으로 작성한 신청서를 허용하는 반면 어떤 국가는 신청자에게 개별적으로 검 143) Civil and Political Rights, including the Question of Con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Report of the Office of the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prepared pursuant the Commission on Human Rights resolution 2004/L54, U.N. ESCOR, 60st Sess., Provisional agenda Item 11 (g), U.N. Doc. E/CN.4/2004/55 para.38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17

116 사(examination)를 요구한다. 다수의 국가가 판단절차를 군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이 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크로아티아(Croatia), 독일(Germany), 포루투갈(Portugal), 슬 로베니아(Slovenia)의 경우 민간형태 위원회(civil service-type commission)가 사실규 명(fact-finders)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포루투갈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를 위한 국가 위원회는 판사, 시민, 양심적 병역거부 사무소 행정담당 등으로 구성된다. 3. 양심적 병역거부의 인정 사유를 진지한 확신, 종교, 도덕, 윤리, 인도주의 혹은 이와 유사한 동기를 포함한 양심상 이유와 원리에서 도출되는 것으 로 인정함. 비록 몇몇 국가들은 종교적인 이유에서만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지만 대다수 의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종교뿐만 아니라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거부를 인정한다. 슬로베니아(Slovenia)의 경우 종교적, 철학적, 인도주의적 이유 에서 병역거부를 인정한다. 4. 본 권리는 병역 복무 이전과 병역 복무 중에도 허용됨. 다수의 국가들이 징집 절차에서만 병역거부 신청을 허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독일,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에서는 인정 범위를 넓혀서 징집 이전, 복무 중에서 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또한 유럽 의회(Council of Europe)에서 제시한 최소 기준이다. 5. 양심적 병역거부와 양립할 수 있는 비전투요원, 민간봉사, 공공복리 등 다 양한 형태의 대체복무의 존재, 그리고 이러한 대체복무는 징벌적 (punitive) 성격이 아닐 것. 소수의 국가들이 비전투요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UN인권위원회의 요구에 의하여 보고서 제출을 응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민간봉사 성격의 대체복무를 제공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대체복무의 내용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게 되어 있다. 크로아티아의 경우에는 신청자의 교육적 수준에 맞추어서 배정하 며, 거주 지역의 근거리에서 복무하도록 한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경우 국제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17 구에서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대체복무로서 인정하고 있다. 6. 병역의무 거부에 대한 처벌 금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반복적인 처 벌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한다. 7. 대체복무를 복무하는 데에 있어서 복무의 여건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시 민적, 정치적 권리의 여건에 대해 병역거부자들에게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됨. 유럽 의회(Council of Europe)의 원칙과 권고사항은 대체복무가 군복무에 비하여 과도하게 장기간이 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병역은 8개 월, 대체복무는 12개월이다. 크로아티아의 경우 병역은 6개월, 대체복무는 8개월이 다. 독일에서는 병역이 9개월, 대체복무는 10개월이다. 슬로베니아는 대체복무와 병역 둘 다 7개월이다. 8.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한 타국으로의 난민 신청 허용. UN인권위원회의 요구에 의하여 보고서 제출을 응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1967년 난민지위에관한협약에 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난민의 지위를 인정한다 고 하였다. 9.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정보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정보를 병역의무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이 입수할 수 있어야 한다. B. 주요 국가의 제도 주요 국가의 입법례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국가들의 양심적 병역거 부와 관련된 사항들을 살펴보겠다. 특정 국가의 제도에 특이사항의 유무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겠다. 전반부는 기존에 많이 언급된 국가들을 위주로 살펴보고, 후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19

118 반부에는 많이 언급되지 않았으나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회주의 국가들을 살펴 보겠다. 1. 독일 144) 독일의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의 입법례는 독일이 처한 상황이 대한민국 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은 적을 것이라 여겨지지 만, 독일의 경우 이와 관련하여 법질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또한 대체복무가 사 회복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하는 부분을 참고해 볼 만 하다. (1) 역사적 배경과 입법연혁 독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문제되어 병역거부권이 도입된 계기는 종교적인 이유에서이다. 프리드리히 대왕의 메노나이트파에 대한 은전령 이 첫 번째 사례 라고 할 수 있다. 후에 비록 북독일연방법에 병역법이 제정됨에 따라 모든 시민은 병역의 의무를 지게 되었지만 1868년 다시 메노나이트파들은 비전투요원으로서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현대의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1956년 기본법 제7차개정법(제12조)에 명문화 되었 고, 1960년 대체복무와 관련된 민간봉사법이 마련되었다. 민간봉사법은 그 내용의 위헌성문제로 연방헌법재판소에 기소되었으나 헌법합치적이라고 선언 145) 되었다. 1968년 기본법 제17차개정을 통하여 기존 제12조를 수용하면서 편제를 정리하였 다. 1983년 양심적 병역거부법이 제정되었다. (2) 헌법규정 독일 기본법(1968) 제12 a조 2.에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인하여 병역의 의무를 거부한다면 대체복무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대체복무의 기간은 일반 군 복무 기간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모든 사항은 법이 결정할 것이지만, 법은 개인의 종교 144) 독일에 관한 사항은 다음 논문에서 발췌하여 요약 정리하였다. 이재승, 독일에서 병역거부와 민간봉사, 민주법학 통권 제20호, 2001.,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편, pp ) BVerfGE 12, pp45~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19 적인 신념으로 인한 결정과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 라고 규정되어 있다. (3) 심사방법과 절차 대체복무를 원하는 자는 이력서, 품행증명서, 병역거부사유서를 구비하여 해당 관할 기관에 군복무거부 신청을 해야 한다. 심사위원회는 한 명의 판사와 두 명의 배심원으로 구성되며, 비공개심사를 한다. 특히 병역거부의 동기가 양심적인 이유 인지 우발적 집총거부인지를 집중적으로 심사한다. 원칙적으로 서면심사만 하지만 필요하다면 본인을 직접 출두 시킬 수 있다. 위원회는 대체복무를 신청한 사람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서의 합당한 신분인지를 6개월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대체복 무의 적합성 여부에 대한 심사에 이의가 있을 경우 징집대상자는 2주 이내에 행 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4) 병역거부자 인정실태 아래 <표5>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병역거부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고 출생년 도가 1976년에 해당하는 징집대상자의 경우 거부자가 30%를 넘었다. <표 5> 병역거부자비율 146) 출생년도 징집대상자 624, , , , , ,343 병역거부자 62,470 82, , , , ,547 거부자비율 10.00% 14.06% 19.78% 25.44% 27.50% 30.53% 병역거부자의 인정비율도 상당히 높다.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연방민간봉사청 이 병역거부자로 인정한 수는 총 1,588,283신청 건수 중, 1,588,283결정을 내렸으며 이중 1,390,359건 인정하여 전체 신청건수에서 88.76%의 인정비율을 보여준다. 146) Daten und Fakten, p9; 이재승, 독일에서 병역거부와 민간봉사, p168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21

120 < 표 6 > 연방민간봉사청의 병역거부자 인정 현황 147) 연도 전체( ) 신청건수 34, , ,529 1,588,283 결정건수 27, , ,104 1,588,283 인정 23, % 125, % 133, % 1,390, % (4) 민간봉사 양심적 병역거부자로서 인정이 되고 나면 민간봉사법 제1조에 의하여 민간봉사 를 이행할 의무를 지게 된다. 민간봉사의 활동유형으로는 간호보조업무, 수공업, 농 업, 상업/관리업, 생활보호업무, 환경보호, 운송, 환자수송/구조활동, 아동사회활동, 장애인보호, 장애아동보호, 스포츠영역, 민방위와 재난구호활동, 개발봉사, 해외평화 봉사 등이 있다. 민간봉사를 통한 사회복지로 기여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은 연간 10만명을 넘고 있으므로 이들의 사회복지에서의 역할은 무시될 수 없다. (5) 특이사항: 완전거부자 완전거부자란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된 자 중에 민간봉사까지 거부하는 사 람들을 말한다. 민간봉사법은 완전거부자들을 위하여 1969년 자발적 근로제 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스스로 적절한 봉사활동을 선택하여 수행할 수 있게 하면서, 근 로기간은 민간봉사보다 1년 이상 장기간일 것을 요구한다. 본 규정의 도입된 배경 은 여호와의 증인이 민간봉사 조차도 거부하는 사태가 있어 이를 규율하려는 것 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모두에게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6) 복무기간 현역군의 복무기간 : 9개월 / 대체복무자의 복무기간 : 10개월 (7) 평가 독일의 경우, 안보가 위급한 상황이 아닌 관계로 병역거부자가 전체 징집인원의 147) Daten und Fakten, p12; 이재승, 독일에서 병역거부와 민간봉사,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21 30% 이상 발생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병역거부 신청자 중 90%에 가까운 인원을 대체복무로 인정해주고 있다. 또한 완전거부자 조차도 인정해주는 관용을 보여주 고 있으며, 복무기간이 대체복무를 택한다고 해서 비례적으로 장기간이라 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실정을 보았을 때, 독일의 제도가 우리나라에 직접 적 용될 수는 없고 안보의 위협이 없는 실정에서 이상적인 대체복무가 어떠한 형태 로 가능한지 참고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하겠다. 그러나 독일이 대체복무 수단으로서 민간 봉사를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인정 함에 따라 대체복무가 독일의 사회복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 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148) 독일에서 징병제가 사 라지게 되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되는데, 사회복지 시스템 전체에 공백이 생기게 되어 사회봉사제 등 대안 마련에 시급하다는 목소 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149) 2. 미국 미국은 더 이상 징집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병역거부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 지는 않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전쟁 당시에 징집제가 항상 부활하였고 이로 인하 여 전시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떻게 취급을 받았는지 알아보는 것은 부정론이 우세한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도움이 된다고 보인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가 역 사적으로 특정 종파에만 국한되는 일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보여 진다. 마지 막으로 미국의 병역법의 문제점을 간단히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판 례가 변천했다는 것을 확인해 보겠다. 148) 대체복무의 도움을 받아 독일의 사회복지 서비스에는 몇 가지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대체복무 는 대체복무가 없고, 국가 보조가 부재한 부분에서 독일인들이 이웃을 생각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대체복무를 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5%를 차지합니다. (페터 토비아슨, 독일에서 의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 국제인권기준을 통해본 한국의 현황과 전망, 성공회대학교, , p79) 149) [한겨레] 독 병역거부자 봉사활동 공백 어쩌나 /징집제 폐지 추진으로 복지인력 차질 우려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23

122 (1) 역사적 배경 150) 미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입법이 처음 거론된 것은 1789년 제임스 메 디슨(James Madison)이 이를 헌법의 기본권화 할 것을 제안했을 때이다. 당시 헌법 협의회(Constitutional Convention)는 이를 거절하였고, 병역거부의 권리는 헌법적인 것이 아니라 의회(Congress)에 의해 주어지는 권리(rights)로 자리매김하는 사건이었 다. 1863년 징집법(draft law)에 의하면 특이한 사항이 있는데, 종교적 이유에서 병역 거부를 하는 자는 4개의 선택권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병역 대신에 (1)대신 징집될 사람을 찾거나, (2)벌금을 내거나, (3)병원에서 일하거나, (4)노예에서 해방 된 자를 돌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미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본격적으로 문제 되기 시작한 계기는 제1차 세계 대전이었다. 미국이 1917년 4월 6일 최초로 전국가적인 징병제를 실시하였고, 동 년에 1917년 특정 종교에 한해서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병역법을 제정하였다. 이에 의하면 종교적 교리가 그들의 구성원으로 하여금 어떤 종류의 전쟁에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 잘 알려진 종파의 구성원 에게 병역을 강요하지 못하도 록 하되, 대신 이들로 하여금 대통령이 비전투 임무라고 규정한 임무에 종사하도 록 하였다. 1917년과 1918년 두해 동안 총 65,000여명이 양심적 병역거부 신청을 하였고, 이 중 57,000여명이 대체복무를 인정받았다. 그들 중 21,000명이 비전투 임무를 수 행 하도록 입영되었는데, 비전투요원으로 투입된 인원 중 약 80%는 부대에서의 심한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였다. 남은 4,000여명의 4분 의 3은 종파적으로 퀘이커, 메노나이트, 형제회 등에 속하였고, 나머지 4분의 1은 주류교단에 속한 개인적 병역거부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었다고 한다. 비전투임무 까지 거부하는 약 2,300명은 심사결과 95%가 그 진지성 이 인정이 되어 의회의 150) 미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역사적 배경에 관하여 다음 두 논문을 참고하여 정리하였다. James L. Lacy, Alternative Service: The Significance of the Challenge, Selective Conscientious Objection, Westview Press, 1989, pp ; 김두식, 양심적 병역거부와 기독교, 인권과 정 의, 통권 309호, , 대한변호사협회,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23 승인으로 노동력이 부족한 곳에서 추수를 돕는 일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 입법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이미 병역거부와 이와 관련된 문제 발생을 경험한 선배들은 투쟁과 로비로 보다 완화된 병역법 을 입법화 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새로운 병역법은 종교적인 믿음에 기초하여, 모든 종류의 전쟁참여를 거부하는 사람들 의 병역거부를 인정함과 동시에, 이들에 대한 비전투 임무 또는 민간대체복무 부 여 를 그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은 평화주의를 신조로 하는 교단에 국한 시키지 않고, 민간대체복무를 인정한 점에서 진일보 하였다고 평가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72,354명이 병역거부 신청을 하였고, 이 중 66,000명 가령 이 비전투 또는 민간대체복무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이들 중 약 25,000명은 군대 내의 비전투요원으로 근무하였고, 약 11,950명이 민간대체복무에 종사 하였다. <표 7>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분포 현황 151) 분류 종교 양심적 병역거부자 수 비율 152) 전통적 평화 교회 (58.1%) 평화주의자 그룹 (5.5%) 메노파 4, 형제단 1, 퀘이커 교도 여호와의 증인 Christadelphians 감리교 침례교 주류 개신교 (16.7%) 장로교 그리스도 교회 조합교 하나님의 교회 루터교 가톨릭(1.4%) 가톨릭 )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여호와의 증인, p246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25

124 위 표에서 제2차 대전 당시 종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 분포 현황을 보면 여호와의 증인은 전체에 4.4%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전통적 평화주의 교회가 대 다수를 차지하지만(58.1%),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등 주류 교단에 속하는 개신교 도 16.7%나 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2) 미국 병역법의 문제점 미국 병역법(The Military Selective Service Act) 제6조 j항에서는 종교적인 훈련 과 신앙으로 인하여 어떠한 형태의 전쟁도 양심적으로 반대하는 자 들을 병역거부 가 가능한 대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러한 입법태도는 철학적,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사유로 인하여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라 할 것 이므로 입법의 미비라고 할 수 있겠다. 153)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종교적인 신념으로만 제한을 하였을 경우에 미국 의회 가 종교를 제도화 혹은 법규화(establishment)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 미국 수정 헌법 제1조 154) 에 반하게 되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155) (3) 미국 판례의 동향 미국 병역법은 현재도 위와 같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 인정 사유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1965년 Seeger 판례에서는 종교 에 무신론적 견해 도 포 함시키는 판결을 하였다. 156) 더 나아가 Welsh v. U.S. 판례에서는 순수한 윤리나 도덕적 근거도 이에 해당이 된다하여 본 조항을 확대해석하는 경향으로 가고 있 다. 157) 152) 1만 2천명의 전체 양심적 병억거부자에 대한 비율 153) James L. Lacy, Alternative Service: The Significance of the Challenge, p ) U.S. Constitution Amendment I, Congress shall make no law respecting an establishment of religion.... " 155) Matthew G. Lindenbaum, Religious Conscientious Objection and the Establishment Clause in the Rehnquist Court: Seeger, Welsh, Gillette, and 6(j) Revisited, Columbia Journal of Law and Social Problems, vol 36, No. 3&4 Spring/Summer 2003, p ) James L. Lacy, Alternative Service: The Significance of the Challenge, p ) Ibid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25 (5) 평가 미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역사는 전쟁 당시, 특히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 57,000명, 66,000명이 병역거부가 인정되었다는 점에 있어서 한국의 경우 북한의 위협이 현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보 만을 내세워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측의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가 역사적으로 여호와의 증인과 같은 특정종파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적 평화주의 교회 뿐 아니라 개신교 전체의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현재 한국에서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를 보면, 그 사유가 종교적 이유 에 한정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 병역법의 문제를 거울삼아 행여 그 사유를 종교적 사유 에 국한 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3. 대만 158) (1) 입법연혁 대만의 대체복무의 입법논의는 대단히 짧은 기간 동안에 이루어졌다. 1996년 2 월 처음으로 대체복무 제도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기자들 뿐 아니라 이 문제 의 직접적 당사자들인 대학생들조차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대체복 무 입법은 1997년 7월 국방부가 "국군정실방안"을 채택하면서 군 병력 감축과 장 비의 현대화와 전체적인 군 복무 단축기간을 병행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1998년 행정원 내에 전담반이 구성되어 해외 여러 국가들의 대체복무 실시 현황을 파악 하게 되었고 1990년 5월 "초당파 사회역 추진소조"가 결성되어 입법 움직임이 시 작되었다. 결국 2000년 1월 15일 입법원에 "병역법 수정안"과 "체대역(대체복무) 실시조례"를 통과시켰고, 대체복무 제도는 2000년 7월부터 시행되었다. 158) 대만의 대체복무에 관해서는 2004년 6월 1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 보고대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대만 역정서 와 타이 완 대체복무 제도 참관보고서 를 전체적으로 참고하여 요약 정리하였다. 전쟁없는세상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27

126 (2) 대체복무 자격조건과 심사규정 1) 자격조건 대체복무자 자격은 두 종류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째 현역 병역 복무 대상자 수 가 실제 수요를 초과할 경우 자원 신청을 통해서 대체복무역으로 전환가능 하도 록 하는 경우로서 대체복무 전환을 신청하는 자의 조건은 전문 기술 자격, 자원 봉사 자격, 가정 사유, 종교 사유와 일반 자격 등 5종으로 제한되어 있다. 두 번째 는 대체복무 자격을 갖춘 자들인데 이들은 일률적으로 대체복무역으로 징집된다. 2) 심사규정 대만 내정부는 직할시, 시, 도 당국의 신청 안건을 접수할 때 다음의 규정에 의 거하여 처리한다. (1)3개월 내에 심의 위원회를 소집하여 심의를 마친다. (2)심의 시 복무자의 신앙, 동기, 심리 등의 이유가 진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면담을 실시해야 하며 그에 더해 소속 종교의 책임자 혹은 증인을 출석시켜야 한다. (3)심 의 안건에 의의가 있거나 비준 혹은 기각을 결정할 수 없을 경우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잠시 징집하지 않는 관찰 기간을 가질 수 있는데 그 기간은 1년을 넘을 수 없다. (3) 대만 군 현황과 대체복무 실시 현황 대만의 인구는 약 2,000만명인 데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유사한 60만명의 군을 1990년대 중반까지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이후로 급격히 감축하여 45만명, 후에 2000년 대에는 38만 5천, 34만, 30만으로 계속하여 감축하여 왔고 현 재 2,300만 인구에서 30만 군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대만의 군 현대화와 군 감축과 맞추어 대체복무가 도입되었는데, 대체복무를 시 작한 2000년부터 25기 현재까지의 전체 대체복무 현황을 살펴보면 총 43,712명의 대체복무자들이 나왔다. 대체복무는 아래 표에서 나타나 있듯이 다양한 형태의 대 체복무가 인정되고 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27 <표 8> 대체복무 분류와 현황 대체복무 수 대체복무 수 경찰역 사회 보안 10,325명 사법행정역 2,603명 경찰역 사회 순찰 1,360 명 외교역 113명 경찰역 안전 보호 유지 198명 토지 측량역 144명 경찰역 수용소 경비 226명 경제 안전역 84명 경찰역 교통 보조 1,462명 공공 행정역 1,765명 경찰역 교정 기관 경비 5,086명 체육역 238명 소방역 5,116명 관광서비스역 428명 사회역 3,376명, 문화 서비스역 1,216명 환경 보호역 환경 보육 7,528명 대체복무 시작한 이후 총계 25기 전체 총 43,712명 현재 총 94명의 종교적인 사유로 한 대체복무자들이 복무 중에 있다. 기독교와 여호와의 증인을 합하여 78명, 불교 15명인데 그 중 14 명은 이미 출가한 스님이 고, 나머지 1명은 일관도( 一 貫 道 )라고 한다. (3) 복무기간의 비교 현역의 복무 기간은 1년 10개월이고, 현역 복무 대상자 중에서 대체복무를 지원 한 자의 경우 현역복무 보다 2개월 기간이 연장 되고, 종교의 사유로 인하여 대체 복무를 지원한 자의 경우에는 현역에 비하여 4개월이 연장된다. 가정사유 등으로 인하여 대체복무를 신청한 경우는 현역과 복무기간이 동일하다. (4) 병역회피 방지 대책 일반 병역 대상자들이 종교 사유를 사칭하여 대체복무를 신청하는 사례를 방지 하고자 대체복무 실시 조례 제54조에 현역 대상자가 종교 사유를 가장하여 대체 복무 신청할 시 2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29

128 (5) 평가 대만의 입법제도는 중국과의 대치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도 대체복무를 할 수 있 다는 데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중국과 대만의 상황을 남북한의 상황에 직 접적으로 대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대만의 경우 94명의 양심의 자유 침해를 보호하기 위하여 대체복무자들을 인정하기로 한 반면, 우리나 라의 경우 연간 700에서 1,500이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현실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과연 안보현실 이라는 주장만으로 이들의 인권을 침해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 대만의 경우 대체복무 운영 결과 종교를 빙자한 대체복무자는 단 한 사례도 없 었고, 오히려 대체복무 지원자가 부족하여 대체복무 지원자의 수를 늘리기 위하여 대체복무 기간을 점차적으로 단축하여 현역과 동일하게 할 방침이라고 한다. 대만의 대체복무의 문제점은 비종교적 평화주의자들에 대한 대체복무 인정이 될 수 없는 입법체계라는 데에 있다. 양심의 범위를 넓게 보지 않았다는 데에 있 어서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만의 사례는 우리나라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예를 들어, 병역기피를 위해 사칭 현상이 없었다는 점, 특정종교로 개종하는 현상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 등 이다. 대체복무 입법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대만의 경우 병역 감축과 군 현대화와 맞물려 잉여자원을 대체복무로 돌렸다고 하며 우리나라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하 는데, 아래 병역거부의 문제점과 해결점을 모색하는 장에서 이에 대한 반론이 가 능하다는 것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4. 러시아 (1) 역사와 입법연혁 대체복무제가 제일 처음 시작된 나라가 러시아라는 주장이 있다. 메노나이트들이 18세기 유럽에서의 종교 박해를 피해 러시아로 이민해 왔고, 러시아 정부가 군 징 집을 하자, 10년 정도 정부와의 협상을 벌여 1881년 메노나이트 병역거부자들을 위 한 대체복무제도로 산림관리프로그램 제도를 얻어냈다고 한다. 1차 세계 대전 중 에도 병역거부는 인정되어 의료지원 활동을 했다. 159) 1874년부터 1914년까지 약 150여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들은 문학자이자 전쟁반대자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29 던 톨스토이와 교류하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160) 1919년 레닌도 종교적 병역거 부자들을 위한 병역 면제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1939년 대체복무제도는 폐지되 었고 그 이후로 2002년 6월까지 러시아에서 대체복무 제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1993년 국민투표로 제정된 러시아 연방 헌법에서 만일 군복무가 러시아 시민의 신념이나 신앙에 모순된다면 대체복무로 병역을 대신할 수 있는 러시아 시민의 권리 가 확립되었다. 10년 후인 2002년 6월 러시아 국가두마(러시아 의회의 하원) 에서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2002년 7월에 푸틴 대통 령이 법안에 서명하였다. 161) 2003년 7월에 푸틴 대통령은 대체복무 세부 규정에 서명을 하였고, 162) 이 법안은 2004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였다. (2) 러시아 군/대체복무 현황과 복무기간 러시아 군은 1백만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대체복무 신청자는 1천 명 정도 로 알려져 있다. 일년에 40만명의 징집자 가운데 10만명이 병역을 기피하는 것으 로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가 분석하고 있음 163) 에도 불구하고 대체복무 복무자의 수가 적은 이유는 사실상 대체복무의 내용을 억압적인 성격이 있도록 하여 이용 자가 적게끔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병역복무 기간은 2년이고, 대체복무는 3년에서 3년 6개월 복무를 해야 한다. (3) 대체복무의 내용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자신이 종교적 이유 혹은 평화주의 원칙에 따라 복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사유가 종교로만 제한되어 159) 세르게이 포노마료프(Sergey Prnomariov), "러시아 대체복무의 허실을 밝힌다, 당대비평, 통 권 27, 2004년 가을, p ) 톨스토이와 병역거부자들의 교류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Peter Brock, "'A Light Shining in Darkness': Tolstoy and the Imprisonment of Conscientious Objectors in Imperial Russia", The Slavonic and East European Review, vol. 81, no. 4, Oct. 2003, pp ) [세계일보] 러 병역 대체복무 푸틴 법안에 서명 162) Military Affair, The Current Digest of the Post Soviet Press, vol. 55, no. 29, August 20, 2003, p13 163) [한겨레]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러, 대체복무 허용/러, 대체복무 허용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31

130 있지 않고 양심을 넓은 의미로 이해하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체복무의 종류와 내용을 법률 안에 명시하지 않아, 혐오시설이나 건설 공사 등에 노동 등의 복무로 대체복무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봉사에는 군 기지에서 장병들을 위해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는 입 장도 있다. 병원이나 고아원 등 민간단체에서 봉사할 경우에는 군기지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복무기간이 더욱 길어진다고 한다. 164) 복무지역이 본래의 거주지로부터 수천km 떨어진 곳으로 갈 가능성도 높다. 165) (4) 평가 러시아의 대체복무는 실질적으로 대체복무가 적극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방지하 기 위한 억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체 복무의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문제점, 신청자의 거주지로부터 수천 킬로나 떨어진 지역에 가서 복무를 해야 한다는 문제점, 복무기간이 2년의 1.5배인 3년보 다 긴 3년 6개월 동안 해야 하는 것 등, 아직 러시아의 대체복무는 국제적인 수준 에 미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대체복무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에게 귀감이 된 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이면서 군사주의적 전체주의적 사고관에 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국가라고 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억압적인 성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체복무라는 예외를 인정하여 공존하고자 하는 태도 를 보인다는 데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예외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우리나라의 상황 과는 사뭇 다르다. 5. 구 동독(The German Democratic Republic) 166) 구 동독은 더 이상 현존하고 있는 국가는 아니지만, 냉전 당시에 사회주의 국가 164) [세계일보] 러 병역 대체복무 푸틴 법안에 서명 165) [한겨레]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러, 대체복무 허용/러, 대체복무 허용 166) 구 동독에 관하여는 다음의 논문을 참고하여 번역 요약하였다. Wilfried Von Bredow, "The German Democratic Republic: Dissidence That Prevailed", The New Conscientious Objection, Oxford Univ. Press, 1993,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31 로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어떻게 대우하였는지에 대한 자료가 우리나라 양심 적 병역거부 인정여부에 있어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위의 통일 독일과는 별도로 여기서 살펴보고자 한다. (1) 보편적인 징집(General conscription)의 시작 보편적인 징집은 베를린 장벽을 1961년 완공 후인 1962년에 시작되었다. 구 동 독의 경우 헌법 제7조와 제23조에서 보편적 징집을 규정하고 있는데 제23조는 모 든 국민은 법률에 따라 동독을 보호하는 데에 복무할 의무와 기여할 의무를 진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법률로는 1978년 특별한 국방법(A special Defense Law)를 두 어 징집을 명하고 있다. (2) 양심적 병역거부: 건설 부대(Construction Units) 비록 양심적 병역거부가 동독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해서 국방부는 1964년 9월 국방분야 건설부대 창설에 관한 명 령 을 내려 건설부대에 복무할 경우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건설부대 에서 복무하던 자들을 Bausoldaten이라 불렀다. 건설부대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 한 권리로서 주어진 것이 아니었으므로 지원해서 갈수는 없었다. 오히려 동독정부 는 대외적으로 건설부대의 존재 자체를 알리지 않음으로 잠재적인 양심적 병역거 부자들이 생성되는 것을 방지하려고 하였다. 건설부대가 하던 업무는 1도로건설 과 기타 교통과 관련된 일에 협력, 2국방과 기타 군사장비 개선, 3전술 손실의 제거(removal of maneuver damages), 4자연재해 비상사태 시의 원조이다. (3) 건설부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수 공식적인 양심적 병역거부자 수의 집계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당시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하였던 증언자에 의하면 1964년부터 1977말까지 건설부대는 18개월마다 구성원이 바뀌었고, 처음 4개의 부대는 220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로 구성되었 으며, 그 후 5개의 부대는 250명씩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1970년대 말까지 약 2,100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1980년대에는 수치가 급 격하게 늘어서, 1980년에 600명, 1981년에는 800명, 1983년에는 1,000명에 이르렀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33

132 다고 한다. (4) 특이사항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중 90%가 주요 기독교 교단에 속하였고 이들 중 15%는 카톨릭이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여 건설부대에서 전 역을 하였을 경우 후에 대학진학, 취업 등에 있어서 불이익이 있었다고 한다. 이 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2차적인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1981년 5월에 개신교회에서 비군사 대체복무 (nonmilitary service)를 요구하기 시 작해, 검에서 쟁기로 (Swords to Plowshares) 운동이 일어났다고 한다. 후에 이러한 운동이 비폭력적인 혁명의 핵이 되었고, 동독 사회주의 정권을 전복시키는 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5) 평가 동독의 경우 비록 대외적으로는 비밀로 하였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를 인정하여 그들을 완전히 배타적으로 대우하지는 않았다. 또한 대체복 무를 인정한 기간이 냉전시대 전체를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의 안보논리 주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동독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 는 자들이 대다수 주요 개신교 교단의 일원일 뿐 아니라, 양심적 병역거부로서 비 군사 대체복무를 요구하여 사회운동을 일으킨 장본인도 주요 개신교였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실정과 대비된다. 6. 동 유럽 사회주의 국가들 167) 위 러시아와 구 동독 이외의 동 유럽 사회주의 국가들 중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에 대한 조치가 있었는데,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이들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보여 진다. 167) 동 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에 관하여는 다음의 논문을 참고하여 번역 요약하였다. Anton Bebler, "Socialist Countries of Eastern Europe: The Old Orders Crumble", The New Conscientious Objection, Oxford Univ. Press, 1993,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33 (1) 체코슬로바키아(Czechoslovakia) 위 국가의 경우 동독의 예를 따라서 1960년대부터 건설부대를 도입하였다. (2) 헝가리(Hungary) 1977년 헝가리는 평화주의 교파에 한해서 비전투 복무 군부대를 인정하였다고 한다. 헝가리 정부는 카톨릭이나 비종교적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는 대체복무 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여호와의 증인 중 완전거부자들의 요구에도 수응하지 못했다. 1989년 동 유럽 혁명 바로 이전인 1988년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실형 으로 징역을 살고 있던 자들의 종교를 확인해보면 여호와의 증인 148명, 카톨릭 6 명, 나사렛교도(Nazarene) 1명, 안식일교인 1명, 그리고 비종교적인 사유인 자 4명 이었다. 이들의 특징은 전부 완전거부자들이었다는 것이다. 즉 완전거부자들일 경 우에만 실형을 선고 받았다. (3) 폴란드(Poland) 1980년 폴란드는 조용히 민간 대체복무를 도입하였다. 이들에게는 소방대원, 병 원에서의 인도주의적 업무, 사회복지 업무 등이 허용되었다. 병역거부자들은 군복 을 입지 않고 복무 할 수 있었고, 급여는 없었다. 또한 종교적 비종교적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되었다. 특이한 점은 폴란드가 아직 군사정권 아래에 있을 때, 사 회주의 정부로서는 처음으로 민간 대체복무를 종교적 비종교적 양심적 병역거부 자 둘 모두 다에게 허용하였다는 점이다. 대체복무가 인정된 첫해의 경우 746명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였으나 이 중 480명만 대체복무가 인정되었다. 흥미로운 점 은 비종교적인 이유에서 병역거부를 한 자들의 비율이 2대 1로 더 많았다는 것이 다. 1989년에는 전체 군의 1%에 이르는 1,500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인정하 였다. (4) 1989년 동유럽 혁명 이후 1990년 체코슬로바키아는 의회에서 종교적 비종교적 둘 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여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입법을 하였고, 불가리아(Bulgaria)의 경우 종교적인 이유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비전투요원의 지위를 인정하였다. 1991년에 이르러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35

134 서는 대다수 동유럽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를 인정하였고, 루마니아 (Rumania)와 알바니아(Albania)만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기존의 억압적 스탈린 의 방법에 따라 취급하였다고 한다. (5) 평가 동 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라 하여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으 며, 헝가리와 폴란드의 경우 냉전시기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헝가리의 경우 완전거부자일 경우에만 실형을 선고 받았고, 대체복무를 희망할 경우 이를 수용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또한 1989년 혁 명 이후 대다수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였다는 것은 민주 주의의 역사가 반세기가 넘어서는 우리나라의 입장과 대조적이다. Ⅷ. 양심적병역거부의문제점지적과이에대한반론 아래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점으로 제시하는 주장들을 모아 보았다. 양심 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측의 주장은 어떤 면에서는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 러나 과연 그들의 주장이 합당한 것인지, 합리적인 것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살피기 위하여 기존의 논문 서술 형식을 취하기보다는 개별 사안마다 반론 을 제시하는 형태를 취하였다. A.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점: 양심적 병역거부 부정 측의 주장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를 부정하는 측은 근본적으로 (1) 양심 이라는 표현 사용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양심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므로 마치 군대 다 녀온 사람들은 양심적이지 않고, 반면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이 선량한 사람이라 는 인식을 준다하여 표현을 달리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부정하는 측의 주된 주장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며 대체복무 입법을 찬성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35 하는 측은 현존하는 국가 중에 가장 높은 위험성을 지닌 북한과 대치중인 남북의 (2)안보현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안보현실 에 대한 주장은 (3)병력이 앞으로 부족하다는 논거의 연장선 상에 있다. 현역병의 2개월 복무단축으로 인하여 연간 2만 여명의 병역자원이 추 가적으로 요구될 뿐 아니라, 60~ 70년대의 가족계획과 핵가족화 경향으로 인하여 병역자원 자체가 부족한 실정이므로, 이에 따라서 국방부는 2005년 이후로 산업기 능요원을 폐지, 2006년 이후로 의무경찰, 경비교도 제도를 폐지하며, 해양경찰과 상근예비역을 단계적으로 감축할 것이라고 한다. 168) 양심적 병역거부를 긍정하는 측은 이러한 군 병력자원의 부족을 고려하지 않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 복무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러한 병력 자원 부족 논리는 찬성 측이 근거로 제시하는 대만의 대체복무 도입된 사례에 대해서도 여전히 주 장되는데, 대만의 경우와 입법배경이 현저히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체복무를 시행할 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면 국민의 평등한 공적부담 원칙이 와해되어 오히려 역차별이 초래 될 수 있으므로 (4)특혜의 문제가 발생한 다고 주장한다. 즉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로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헌법적인 측면에서도 양심의 자유는 (5)병역의 의무보다 하위의 권리이며, (6) 양심실현의 자유는 제한 가능하기 때문에 현행의 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 한 합법적인 제한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적 법률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대체복무 에 대한 (7)입법청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측은 현실적으로 대체복무의 복무 기간을 현역에 비해 1.5배 정도로 할 경우 현역들은 2년의 전투 복무 후 8년의 예비군 생활을 하 게 되는데 이들은 1.5배인 3년으로 모든 의무를 면제해 달라는 것은 (8) 형평성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국민적 정서가 아직은 양심에 따른 이유로 인하여 대체복무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9)국민적 결단이 우 선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결국 대체복무가 (11)병역기피 풍조를 조장할 위험성이 있다는 주장인데, 168) 박경규,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병무, 통권 55호, 2003년 가을호, p57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37

136 이것은 현실적으로 (10)양심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 성이 있다. 병역기피자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어떻게 구분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B. 문제점에 대한 반론 우선 여기서 (5)양심의 자유는 병역의 의무보다 하위의 권리라는 문제, (6)양심 실현의 자유는 제한 가능하다는 문제, (7) 입법청구가 불가능 하다는 문제는 위 V. C. 국제인권규범 기준에 의하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비판 이하에서 이미 다루었으므로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여기서는 이를 제외하고 논하도록 하겠 다. 1. 양심 이라는 표현 사용 자체의 문제 [(1)번에 대한 반론]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측의 주장은 양심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 체를 문제로 삼아서 이들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아니라 양심이라는 명목으로 한 병역 기피자 라든지 다른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러나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에서 사용되는 양심 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인 의미에서 의 양심이 아니라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양심의 자유에서의 양심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는 양심의 자유에서의 양심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헌법이 보호하 려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이지,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양심이 아니다. 169) 또한 헌법재판소는 양심의 자유에서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의 법질서나 사회의 도덕률에 서 벗어나려는 소수의 양심이다. 따라서 양심상의 결정이 어떠한 종교관 세계관 또는 그 외의 가치체계에 기초하고 있는가와 관계없이, 모든 내용의 양심상의 결 정이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보장된다. 170) 라고 판시하였다. 169) 헌재 헌가11 170) 헌재 헌가1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위헌제청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37 헌법재판소가 잘 표현하고 있듯이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양심이란 선량한 사 람 을 의미한 일반적 의미에서의 양심이 아니라, 어떤 신념 과 같은 의미의 양심 을 의미하며 어떠한 종교관 세계관도 문제되지 않고 모든 내용의 양심상의 결정 이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의해 보장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양심적 병역거 부에서 양심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다. 2. 안보현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점 [(2)번에 대한 반론] (1) 안보현실? 안보현실은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사안으로서 생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 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양심의 자유는 생존의 문제와 아무런 관련 도 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둘 중 하나가 전면적으로 배제될 수 있는 문제인가? 이러한 문제는 국가관에 따라서 달리 이해할 수 있기에 이를 우선적으로 살펴보 도록 하겠다. (2) 국가관 모델에 따른 양심의 자유 171) 1) 절대주의 국가 모델에서의 양심의 자유 절대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는 정치적 성격을 띠지 않는 영역에 있는 한 최 대한 인정된다. 즉 양심의 자유는 사적 영역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뿐, 국가 와 정치의 과정을 구성하는 요소가 아니므로, 갈등의 문제는 영역구분을 통해서 근본적으로 해소된다고 본다. 2) 전체주의 국가에서의 양심의 자유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의 객관적 양심과 개인의 주관적 양심은 동일한 것으 로 이해한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는 계몽된 양심과 사회적 양심은 일치하므로 서 로 상충할 수 없다고 본다. 갈등이 발생할 때에는 전술한 바와 같이 동일시 를 통하여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국가관은 주로 사회 주의 사상에서 그 면모를 찾아 볼 수 있다. 171) 국가관에 관해서는 다음의 논문의 내용을 요약 정리 하였다. 정태호, 관용의 원리로서의 양심의 자유, pp88-89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39

138 3) 민주적 법치국가에서의 양심의 자유 민주적 법치국가 모델에서는 국가를 사회와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사 회의 기능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는 국가의 과제를 제한하지만, 반면 민 주적 질서의 기초를 형성해 준다. 민주주의는 그 본질상 시민들의 비판의식을 먹 고 사는데, 이러한 비판의 자유 없이 민주주의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 한 국가에서는 주관적 양심과 사회 전체의 양심 둘 모두 다 절대화 될 수 없고, 갈등이 발생할 때에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관용의 정신 에 입 각하여 양자 사이에 최적의 조화를 모색한다. (3) 사안의 적용 위 3개의 국가관을 보았을 때,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측의 국가관은 어떠한 국가관에 가장 근접한다고 불 수 있는가? 국방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을 때 서론에서 "병역의무는 국가가 있어야 국민 이 있다 는 민주주의 시민정신의 기초인 동시에 국가존립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인 것" 172) 이라고 기술하였다. 국가가 있어야 국민이 있는 것인가? 아 니면 국민이 먼저 있고 그로 인해 국가가 있는 것인가? 국가가 먼저 존재한다면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안보의 위협이 아직도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의를 달 수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민주 법치 국가라는 전 제를 잊지 않아야 한다. 민주 사회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양 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일률적으로 형벌로 다스리는 행위와 그 논리는 국민이 국가 의 주인이라는 사상과, 다양화된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 같이 공존하겠다는 민주주의 기본이념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국제사회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한 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비상식적 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정상적인가? 양심적 병역거 부를 부정하는 측은 안보현실 이라는 미명 아래, 획일적인 전체주의적 사고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지는 않는지 우려된다. 172)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국방부 입장 2001년 10월23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39 3. 병력이 앞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점 [(3)번에 대한 반론] (1) 대체복무제도가 병력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인가? 대만의 대체복무를 예로서 대체복무 입법 촉구를 주장할 때, 부정하는 측은 대 만의 경우 대대적인 군 전체의 감군 계획과 군 현대화와 맞물려 양심적 병역거부 가 인정된 것이며, 한국의 경우 앞으로 현역 복무 자원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한국의 경우 대체복무를 할 여유가 없을 만큼 현역 복무 병력이 부 족한 것일까? 이에 대하여 알고자 한국군에서 현역 이외의 복무 형태를 살펴보도 록 하겠다. (2) 한국에서의 현역 복무 이외의 복무 형태와 현황 한국은 1969년 방위병제도 도입, 1970년 전투경찰대설치법, 1973년 특례보충역 제도 도입하여 다양한 대체복무제도를 이미 30년 전부터 운영해 왔다. 중소기업 청 통계 173) 에 의하면 산업기능요원의 경우 2000년 58,525명, 2001년 34,922명, 2002년 17,000명, 2003년 8,500명 배정받았고, 전문연구요원의 경우 2000년 3,475 명, 2001년 3,000명, 2002년 3,324명, 2002년 2,549명 배정받아 복무 하였다. 공익근 무요원의 경우 2000년 기준으로 볼 때 407,592명의 징병 대상자 중 13.8%인 29,536명이 공익근무를 하였다고 한다. 174) 173) 2003년 3월 중소기업관련통계, 중소기업청 조사평가과, 행정간행물등록번호 ) 노혁준,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병역법상 처벌조항의 위헌성 검토, 민주법학, 통권 제24 호, 2003년, p287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41

140 <표 9> 대체복무 충원 현황 175) 구분 평균 전투경찰 25,268 22,853 28,394 22,686 27,281 25,127 경비교도대원 1,635 1,355 1,802 1,668 1,717 1,636 공익근무요원 (행정관서) 27,813 24,185 28,431 24,806 31,339 30,302 국제협력봉사요원 예술요원 체육요원 전문연구요원 2,438 2,305 2,312 2,763 2,578 2,234 산업기능요원 * ( )는 현역입영대상자 26,275 (14,813) 16,365 (10,529) 22,395 (11,658) 29,852 (16,867) 30,271 (17,756) 32,492 (17,256) 공중보건의사 1,273 1,057 1,186 1,079 1,344 1,698 국제협력의사 공익법무관 징병전담의사 총계 82,435 68,197 84,711 83,025 94,713 93,681 * 출처: 병무청 통계연보 (1998~2002)에서 발췌 중소기업청 통계에서의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의 수치와 위의 표 병무청통 계연보의 수치가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수치를 얻는 데에 문제가 되지만, 전반적 인 대체복무 현황을 알 수 있는 병무청통계연보를 기준으로 아래에서 살펴보겠다. (3) 한국군의 병력 부족 여부 병무청통계연보에 의했을 때, 1998년부터 2002년 동안 비현역복무로 배정 받은 인원의 평균은 82,435명이고, 2001년의 경우 94,713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체복무 자가 아닌가? 잉여 병역 자원으로 인하여 기존에 인정하던 수많은 대체복무는 고 175) 송효진, 병역제도의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비용분석에 의한 형평성을 중심으로,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 석사논문, 2003,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41 려하지 않으면서 대체복무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있어서 특별한 혜택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같은 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수는 상위 <표3> 에서 나타나 있듯이 683명이었다는 점에서 과연 부정하는 측의 주장이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4) 군 현대화의 필요성 부정하는 측의 논거로 내세우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현역 자원 부족은 이미 20 년 전부터 예고되어 왔다. 국방부는 이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지난 1998년 국 방개혁 5개년 계획 을 통해 2005년까지 군병력을 4만 5만명 감축한 뒤 남북관계 개선 정도에 따라 추가감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발표 176) 한 적도 있다. 국방부는 정보 지식 중심의 정예 정보화 강군 육성 을 목표로 한다고 국방정책으로서 공 표하지 않았던가. 177) 굳이 외국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더 이상 인해전술로 전쟁 작전을 진행하는 시 대는 지났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군은 기본적으로 첨단화된 무기와 고 급 정보 전략이 필요한 것이지 병사 명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보인다. (5) 대만과의 비교 대만의 경우 감군과 군 현대화 정책과 맞물려 대체복무를 처음 도입하면서 양 심적 병역거부도 같이 인정하게 된 반면, 한국은 대체복무를 30년 전부터 대만 보 다 오히려 더욱 폭넓게 인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국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여태 껏 인정하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 대만과 차이가 있다는 것은 설 득력이 없다. 4. 특혜의 문제가 발생하고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문제점 [(4)번에 대한 반론] (1) 대체복무가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의 문제인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오성환은 2001년 6월 1일 성명서에서 이 문제를 거론한 176) [서울신문] 머릿수에 집착하는 병력정책 177) 1998~2002 국방정책, 국방부, 2002, p165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43

142 KBS와 MBC의 시사프로그램과 [한겨레21]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그 배후에는 ' 여호와의 증인'이 개입되어 있음과 그들을 위한 특혜입법임이 분명하다. 178) 라고 하였으며 국방부는 우리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종교와 정치의 분리 는 물론 누구든지 종교에 의해 '차별'을 받아서도 안되지만 '특혜'를 부여하여서도 안 된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179) 라고 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 은 특정 종교인들에 특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2)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지금까지의 지위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까지는 어떠했는가? 한 번 병역거부를 하면, 법원의 일관 된 입장으로 인하여 평생 동안 전과자로 낙인을 찍히게 되고, 공무원 임용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물론, 민간 기업 취업도 신원조회에서 탈락하고, 해외 이민조차 어 려운 것이 이들이 겪어야 했던 현실이다. 180) 이러한 모습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특혜는 고사하고 헌법상 보장되는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를 실현에 왔다고 할 수 있겠는가?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평등의 원칙이 언제나 절대적 평등을 실현하라는 것을 의 미하는가? 적어도 병역에 있어서만큼은 절대적 평등을 실현해야 하는 것일까? 굳이 여성과 장애자를 거론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신체검사, 정신검사 등을 통하여 신체 급수를 매겨서 현역과 보충역을 구분하고, 면제까지 하고 있는 현 군 징집 체제를 보았을 때 절대적 평등이 군이 주창하는 평등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이단 종교의 특혜 문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성명서에서 여호와의 증인은 미국에서 발 생한 기독교의 탈을 쓴 이단으로서 '집총거부(병역기피)', '수혈거부', '국기배례거부' 등으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81) 라고 하였다. 한기총은 이단 에게 특혜를 베푸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 서 있는 듯하다. 178)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성명서 오성환 2001년 6월 1일 179)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국방부 입장 2001년 10월23일 180)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 공동보고서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과 인권 181)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성명서 오성환 2001년 6월 1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43 먼저 특정종교가 이단인지 아닌지 하는 것은 교회 내부에서 해결하여야 할 문 제이지 한 국가의 법이 운영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사 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단이 아닌 다수의 종교의 신앙을 하 는 자들만 보호하겠다고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헌법은 다수의 양심만 양심으로서 인정한다고 하지도 않았다. 더 나아가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종교 신자, 나아가 모든 시민에게 해당되는 문제이 다. 182) 정통 개신교회는 이단교회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몰아가는 것은 논리적 정당성도 사회적 설득력도 얻기 힘들다. 183) 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184)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보수적인 기독교에 의해 이단으로 배척될 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국가주의 가족주의 반공주의에 의해 철저히 왕따를 당하 게 된 것 185) 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5. 형평성에 반한다는 문제점 [(8)번에 대한 반론] 국방부의 경우 단순히 복무기간이나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누가 생명을 담보로 군복무를 할 것인가 186) 라고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형평성에 맞는 대체복 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측은 복무기간에 있어서 2년의 현역 복무와 8년의 예비군 복무를 현재 법안으로 올려진 대체복무 기간에 의하면 1.5배인 3년으로 모두 면제된다는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고 보고 있으며, 그 복무의 위험성도 현저히 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만일 현 법안이 형평성에 반한다고 보고 있다면, 비록 국제적인 기준이 182) [한겨례 21] , 제441호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한홍구 183) 신원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기독교 윤리학적 연구, 현대종교, , p98 184) 연세대교수인 정종훈은 "법치국가에서 특정 종교를 위한 특별한 법의 제정도 허용할 수 없지 만, 특정 종교를 반대하는 특별한 법의 제정도 허용해서는 안 되며, 특정 종교의 신앙인이라고 해서 보편 인권으로부터 배제해서는 안 된다 라고 하였다. (정종훈, 기독교윤리 차원에서 본 양심적 병역거부의 논쟁과 대안모색,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한국기독교교회협 의회(KNCC) 인권위원회, , p68) 185) [한겨례 21]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한홍구 2003년01월02일 제441호 186)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국방부 입장 2001년 10월23일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45

144 1.5배이기는 하지만 임시적으로라도 전 국민이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기간으로 장기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 위험성에 있어서도 지뢰제거 작업 등 업무의 어려움이 큰 복무가 없다고 단정 할 수 있을까? 헌법상 비례의 원칙은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다른 행위의무를 부과함으 로써 같은 정도로 공익을 실현할 수 있고 또 공동체가 감내할 수 있는 대안의 모 색을 명령한다. 187) 본 문제는 형평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소수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관용의 문제이며, 국가가 법질서를 유지하면서도 또한 양심 도 보호하는 代 案 을 제시할 수 있는가 의 문제 188) 로 보아야 할 것이다. 6. 국민적 결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문제점 [(9)번에 대한 반론] (1) 국민적 결단의 선행? 반대 측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국민적 결단이 선행되어야 한 다고 주장한다. 국민적 여론 189) 이 이러한 형태의 병역거부를 인정할 수 없는 상 태에서 이를 제도화 시킬 수 없다는 논리이다. 그렇다면 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 정하는 것을 다수의 여론이 부정하고 있을까? 한국의 병역제도의 사회적 인식과 연관이 없을까? 병역제도에 대한 일반 사회적 인식의 두 가지 문제점을 아래에서 지적하고자 한다. (2) 일반 사회적 인식의 문제점 1) 박탈감과 보상심리 첫째 문제점은 박탈감과 보상심리라고 할 수 있겠다. 1997년 대통령선거 과정에 서의 병무비리사건, 1999년 고위 공직자 병역공개, 2000년 4.13총선 후보자 병역공 개, 2002년 지자체 단체장의 30% 이상이 군 미필자 확인 190) 등 일반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빈민개병제 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로 군대는 돈 없고 권력 없는 사람 187) 정태호, 관용의 원리로서의 양심의 자유, p91 188)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 ) 위 <표4>에서 여론조사의 결과로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다수라는 것이 제 시되어 있다. 190) 박한주, 정책대상집단의 병역불응에 대한 연구,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45 들만 간다는 박탈감이 팽배해 있다. 그리고 군에서 속된말로 2년여 기간 동안 갖 은 고생하며 썩었 는데, 누구는 양심 이라는 미명 하에 이런 어려움에서 해방되 려 한다는 것을 인정 할 수 없다는 보상심리가 일반 대중의 여론의 저변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191) <표 10> 현역복무를 기피하는 이유 192) 구분 응답자수 백분율(%) 고생, 고된 훈련 통제된 생활 복무기간 과다 자기발전 (학업,생업 등) 지장 사고발생 위험 기타 계 출처: 2001년도 범 국민 안보의식 조사, 연세대학교 사회과학 연구소 위 설문 통계에 의하면 응답자 중 43.4%는 자기발전 지장 으로 인하여 현역복 191) [민중의 소리] 우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것에 대해 나를 포함한 친구들은 스스로가 반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주된 이유로 우리나라의 특수상황, 즉 정전상황을 꼽았다. 그러나 외세가 물러나면... 통일이 된다면... 등등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면서, 북과 대치된 상황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주 된 이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면 20대 예비역들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진 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들이 군 복무에 준하는 대가를 치르기를 바라고 있었다. 즉 우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보상심리 때문이다. [한겨레] 너무나 비슷한 두 지옥 민간 사회의 생활까지 군사 문화에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피지배민 사회의 근간이 된 예비 역 집단이 여성과 연소자, 종족적 소수자나 장애인 등에 대한 우월적 태도나 노골적 폭력을 통 해서 군에 의해서 빼앗긴 세월과 건강에 대한 심적 보상을 받으려고 할 수 있다. 192) 송효진, 병역제도의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비용분석에 의한 형평성을 중심으로, p27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47

146 무를 기피한다고 나타나 있다. 즉 군에서 복무하는 기간을 개인적으로 손해 보는 시간으로 본다고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보상심리가 없다고 할 수만은 없다. 2) 군대와 양심의 자유 연관 불가 두 번째 문제점은 군대에 가는 것 자체가 양심의 자유의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93) 그러나 국민이 국가의 주인인 민주 사회에서 선택의 여 지가 없이 군대에 징집되어 가는 것이 당연한 사실인가? 원래 징병제는 인류 역 사에서 자연스럽고 당연한 제도가 아니었고 오히려 제국주의 침략을 위한 일시적 인 제도였다. 194) 는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처음부터 국민의 합의를 얻어내서 성립한 제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195), 그 이후에 이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 하며 논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군대라는 것은 전시라는 비상사태를 위하여 존재하기 때문에 예외의 법칙이 적 용된다. 양심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기본권은 일정 정도 후퇴해야 하는 것이 현실 일 것이다. 그러나 완전한 배제는 다른 문제이다. 국민이 자신의 기본권을 완전히 배제하도록 허락한 적이 있던가? 7. 병역기피 풍조를 조장할 위험성 [(11)번에 대한 반론] (1) 병역기피 풍조 조장? 부정하는 측의 주장은 대체복무를 인정할 경우에 병역기피 풍조를 조장할 위험 이 있다고 한다. 병역을 면제받기 위하여 미국으로 원정 출산까지 마다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비추어 볼 때, 대체복무를 위해서는 특정종교로 개종하는 일 뿐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으므로 일견 타 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근거가 있는 우려일까? 실제 대체복무를 193) [한겨례 21] 제441호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194) 최재희, 징병제의 역사: 국가폭력과 민주주의의 충돌, 역사비평, 통권69호, 2004년 가을호, pp ) Ibid., p226 징병제를 채택한 나라들은 대부분 억압적인 통치구조를 가진 후발 자본주의국가 라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징병제를 위하여 국민들의 합의 내지 동의를 얻어내는 절차를 거치지 도 않았을 뿐 아니라, 그러한 제도적 절차인 의회가 존재하기 이전에 징병제를 시작하였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47 인정하고 있는 국가들의 사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2) 대만의 사례 대만의 경우 국방부, 병무청, 국회 국방위원,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일관되게 대 만의 대체복무제도는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지는 않다고 증언했다. 196) 오히려 일정한 전문적 지식 능력이 있는 경우에 대체복무를 지원할 수 있는 실 정에서 4주간 군사훈련을 면제 받는 조건으로 길게는 1년, 짧게는 4개월을 더 복 무해야 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197) 대만은 대체복무를 무한정 허용하고 있지 않고, 현역 병력수급에 차질이 없는 범위로 한정하고, 우선 현역병 수유를 채운 후에 대체복무 인원을 탄력적으로 운용 하고 있다. 198) 또한 종교적 사유를 가장하여 대체복무를 신청하는 기만적인 행위는 여태껏 한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3) 대만 이외의 국가들 이러한 현상이 대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 체복무를 오래전부터 실행해 오던 국가들 중 여호와증인으로 개종하여 여호와의 증인의 수가 급격히 상승한 사례는 없다는 것을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196)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대만 대체복무제도 시찰 보고서 2004년 5월 197) Ibid. 198) Ibid.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49

148 <표 11> 나라별 대체복무 인원 중 여호와의 증인 병역거부자 수 추정 199) 국가 인구 수 여호와증인 수 200) 대체복무자 수 201) 여호와증인 병역거부자 수 추정 202) 오스트리아 8,102,000 20, 덴마크 5,337,344 14, 핀랜드 5,171,302 20, 독일 82,163, , ,000 3,034 노르웨이 4,493,000 9,940 1, 슬로바키아 Slovakia 5,400,637 12,596 8, 스페인 39,887, ,158 70,000 1,850 유럽북부와 서부 국가들의 경우 종교적인 이유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는 자 들의 수 자체가 상당히 적다. 네덜란드의 경우 15%, 독일의 경우 18%, 노르웨이의 경우 14%라고 한다. 203) (4) 대체복무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사고는 기우에 불과 한국 병무청의 자료를 보면 신체검사에서 병역면제나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 은 후 자기 비용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재신체검사를 신청한 사람이 재신검 신청 제도가 생겨난 99년 3월부터 2001년 9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모두 1,059명으로 집 199)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여호와의 증인, p ) 201) The Question of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Report of the Secretary-General prepared pursuant the Commission resolution 1995/83, U.N. ESCOR, 53rd Sess., Provisional Agenda Item 23, U.N. Doc. E/CN.4/1997/99 202) 본 표를 만든 홍영일은 한국 여호와의 증인 8만8천 명 중 1,600명의 병억거부를 하는 비율을 다른 나라들의 증인 수에 반영하여 병역거부를 하는 여호와의 증인 수를 계산해본 것이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203) Charles C. Moskos, John Whiteclay Chambers II, "Conclusion: The Secularization of Conscience Reconsidered", The New Conscientious Objection, Oxford Univ. Press, 1993,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49 계되었다고 한다. 204) 또한 2004년 3월의 경우 일반병 모병 현황이 2,358명 모집에 7,970명이 지원하여 평균 3.5대 1의 경쟁을 보였으며, 2004년에는 매월 약 3~5대 1 일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205)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2005년 6월에 15명의 이민자 가 한국국적을 회복하여 병역을 자원 입대한 사례도 있다. 206) 약 30년간의 대체복무제도를 운영해온 전례로 보았을 때, 양심적 병역거부제도 를 인정한다고 하여서 현역병 수급에 차질이 온다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 8. 양심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문제점 [(10)번에 대한 반론]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문제점과 그에 대한 대안과 함께 구체적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다. C. 양심판단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 1. 문제의 소재 비록 이정렬 판사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정 기준을 제시 207) 하였다고 하더라 도 양심판단의 문제는 3개의 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아무리 정교한 판단 기준 을 만든다 할지라도 양심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내심의 영역의 문제이므로 외부로 부터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불명확한 것이다. 둘째, 양심의 문제를 그 진지성 등 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자신의 의사를 조금 더 명료하고 설득력 있게 표 204)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대만 대체복무제도 시찰 보고서 2004년 5월 205) [전라일보] "입영희망원 제출 후 입대하는데 최소 6개월 이상 소요" 206) [동아일보] 軍 생활 힘겹지만 후회는 없어요 207) 이정렬 판사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양심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양심을 빙자하여 병역을 기피하는 자를 가려내기 위하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가 일반적인 해명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인격적인 양심적 결정과정을 분명하게 밝혀야 하고, 특히 병 역을 거부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게 된 특별한 사정(예컨대, 종교적, 윤리적 또는 인도적 근거들로서 학교교육, 가정교육, 폭력체험, 친척이나 친구의 사망, 전쟁체험에 대한 가족의 이야기, 영화 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여야 하며, 병역을 거부하기로 하는 결정을 한 이후 또는 그로부터 멀지 아니한 시간 전에 병역거부와 관련된 사회 활동을 하였을 것 등을 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할 것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단3940 병역법 위반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51

150 명할 수 있는 사람에 비해서 교육적 혜택을 덜 받은 사람의 경우 불리할 수 있다. 즉 양심의 판단이 결국 얼마만큼 잘 표현 하는가 에 달려 있는 문제가 되어 버린 다. 208) 셋째, 양심에 대한 판단을 할 경우 역사적 입법적 배경으로 인하여 특정 종교에 속한 신청자가 그 이외의 신청자 보다 인정받을 확률이 높다. 2. 양심판단의 근본적 어려움 첫 번째 문제에 대한 반론으로서 양심의 자유는 본질적으로 명확하게 확인될 수 없는 순수하고 정신적 내적 과정이나 또는 그러한 결정과정에 근거한 인간의 행위가 보호된다는데 그 특수함 이 있다 209) 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 다. 즉 이러한 문제는 양심의 자유에 일반적인 성격으로서 양심적 병역거부에만 국한된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3. 새로운 접근 방법 기존의 양심판단의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보다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해 본다. (1)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 해외 사례의 경우 대다수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절차에서 이를 심사하 고 있으나, 위 두 번째, 세 번째 문제에 적절한 답을 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 문제의 경우, 신청자의 교육 여부나 개인적 표현력에 따라서 대체복무가 인 정 혹은 불인정 될 수 있으므로 불합리한 면이 없지 않고, 세 번째 문제의 경우, 특정종교인들이 대다수 대체복무를 하게 된다면, 특정 종교인에 대한 혜택의 문제 는 차치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대체복무하는 자는 특정종교인이다 라는 낙인을 찍 게 되어 또 다른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차별이 발생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 210) 그 208) 문희동, 양심적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에 관한 연구, 동국대 행정대학원 석사 논문, 2002, p60 209)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 ) 위 동독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설부대 출신의 경우 대학진학과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 었다고 한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51 러므로 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 하다. (2) 대안: 간접적 판단 접근 양심의 결정, 특히 그 진지성 의 판단은 양심상 결정을 주장하여 법질서에 위 반하는 개인이 이로 인한 불이익까지도 감수할 자세가 되어 있는가 의 관점을 통 해서 간접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211) 이러한 논리는 대체복 무에 직접 적용하면 될 것이다. 즉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복무가 억압적인 성격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적어도 일반인들이 선호하는 것이어서도 안 될 것이고, 그 어려움과 위험성이 적어도 현역 복무에 못지않으며 비우호적인 것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복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의 양심의 진 지성은 간접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도 징병제도가 부활할 것에 대비하여 대체복무에 대한 논의가 이루 어지고 있다. 그 중 레이시(James L. Lacy)의 주장이 본 논의와 일맥을 이루고 있 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진지한 양심과 편의를 도모하는 기 만을 구분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문제가 언제나 발생하는 데, 레이시는 근본적으로 이러한 판단이 바람직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레이 시는 양심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무게 중심을 대 체복무의 강도에 실어서 비양심적인 무리를 판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이라고 주장한다. 212) 이렇게 보았을 때 2004년 UN인권위원회 제60회 제54호 결의를 위하여 준비된 UN인권고등판무관실(이하 OHCHR) 보고서에서 병역거부에 있어서 선진국인 오스 트리아, 벨로루시, 몰도바와 같은 국가가 병역거부 신청에 대하여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고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 213) 을 참고 할 만하다. 이들 국가의 경 211) 한수웅,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p ) James L. Lacy, Alternative Service: The Significance of the Challenge,, p113; 이에 대해서는 1992 년 the Council of Europe의 세미나에서 Ben Vermeulen도 동일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Ben Vermeulen, "Scope and limits of conscientious objection", Freedom of conscience, Seminar organized by the Secretariat General of the Council of Europe in co-operation with the F.M. van Asbeck Centre for human Rights Studies of the University of Leiden, November, p88 213) Civil and Political Rights, including the Question of Con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53

152 우 입법배경은 각기 다르겠지만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고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는 정도는 아닐지라도 무 게 중심을 양심 판단에 두기보다 대체복무 입법의 정교성에 치중하여 양심을 간 접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설득력 있다고 보인다. Ⅸ. 나아가야할방향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서술하기에 앞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나라는 5-6개국에 불과하고, 병역거부를 이유로 처벌받는 사람들의 80%가 한국의 감옥에 있다. 214) 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민주 사회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일률적으로 형벌로 다스리는 행위와 그 논 리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며, 다양화된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 같이 공존 하겠다는 민주주의 기본이념을 무시한 생각은 아닌지 깊이 자문해 보아야 할 것 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근소하나마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으로 보았을 때,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측의 주장은 안보현실 이라는 미 명 아래 전체주의적 사고에 근거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보상심리와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으로 비롯되지는 않았는지 우려된다. 헌법재판소는 물론 정부도 양심적 병역거부가 불법 혹은 위법적인 행위가 아니 며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서 당연히 도출될 수 있는 기본적 권리라는 인식을 가져 야 할 것이다. 보호되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가 공익이 우선된다는 미명 하에 제한 Report of the Office of the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prepared pursuant the Commission on Human Rights resolution 2004/L54, U.N. ESCOR, 60st Sess., Provisional agenda Item 11 (g), U.N. Doc. E/CN.4/2004/55 para ) 이재승, 판례를 통해 본 양심적 병역거부, p85 또한 한겨례21에 의하면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40여개국이지만, 우 리나라처럼 가혹하게, 우리나라처럼 철저하게, 우리나라처럼 많은 인원을 처벌하는 나라도 없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 중인 양심수는 200~300명 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는 1600명이다. [한겨례 21] 2003년01월02일 제441호, 인민군도 무작정 처벌 안 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53 의 정도를 넘어서서 침해의 수준에 이른 현 정부의 안일한 방치는 위에서 살펴본 국제 규범들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한국 정부는 대체복무와 관련해서는 위 UN인권위원회 1998년 제77호 결의에서 국제적인 기준이 자세히 규정되어 권고 사항으로 제시되어 통지를 받았다. 또한 ICCPR의 가입하여 국내법이 ICCPR에서 인정하고 있는 권리에 반하는 경우, 해당 법률은 위헌으로 본다고 까지 UN인권위원회에 보고 하였던 정부의 자세는 위선적 으로 보인다. 국제법과 국내법과의 관계에 있어서 일원론을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서는 헌법 제6조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국제조약을 국내 법률과 같은 지위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사법부에서 국제인권규범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부수적으로만 취급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법 적으로나 법원의 판례에 의하여 자기집행성의 문제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 이전까지는 적어도 법원에서 매 사안을 판단할 때 해석의 기준으로서 국제인권규 범을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국제인권규범을 국내법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하나 의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은 위 미국의 사례도 있듯이 국제사회에서의 합 리적인 결정이 아닐까 여겨진다. 215) 또한 법원이든,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하는 입장이든 ICCPR을 더 이상 단순히 제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해당 조항을 구체적으로 해석하여 법원리를 찾아내 어 적용하여야할 것이다. 대체복무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인정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결국 문제의 핵심 은 4주 혹은 6주의 훈련을 면제받는 것을 인정할 것이냐이다. 처음부터 국제기준 에 맞추어 대체복무가 인정될 수 없다 할지라도, 대만의 경우와 같이 점차적으로 기간 등을 줄여 나갈 수 있는 것이기에, 우선적으로 이들을 이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대체복무 제도 도입이 시급하 215)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하나 예를 들자면, V. B. 1. (4)제한의 한계 에서 제시되어 있듯 이 ICCPR 제18조 문언을 분석하게 되면, 본질내용침해금지의 원칙, 열거주의 원칙 등 헌법상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여 국제인권규범에서 기준들을 도출해낼 수 있으므로 이를 헌법과 비교 분석할 수 있겠다.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55

154 다. 대체복무 인정에 있어서 고려하여야할 점은 양심을 판단하는 데에 중점을 두 게 되면 오히려 또 다른 차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체복무 입법의 정교성과 대체복무의 강도에 치중하여 양심을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대체복 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한국의 실정에서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216) 전통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인 러시아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으며, 구 동독, 폴란드, 헝가리의 경우 안보가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여겨지던 냉전 당시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였다. 미국의 경우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수만 명의 병역거부를 인정하였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대만이 대체복무를 시작하기 30년 전에 우리나라가 이미 대체복무를 실행해 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 리고 독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복무가 사회복 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 즉 대체복무는 사회에 이익이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위와 같은 사실을 보았을 때, 우리나라에서의 대체복무를 부정 하는 주장은 무색해진다. 본 연구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여부 문제에 있어서 국제인권규범의 국내이행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하지만 적어도 그 전 까지는 국제인권규범을 사법판단에서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고, 그 기준을 발견하기 위하여 국제인권규범을 구체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2)법원은 양 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권에서 당연히 도출될 수 있는 기본 권이라고 견해를 바꾸어야 한다. (3)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이들의 병역 거부사 유와 양립할 수 있는 대체복무 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4)양심의 판단에 있어서 제기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서 양심을 직접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대 체복무의 정교성과 그 강도로써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제안한다. 216) 이에 대하여는 VIII. C. 3. 새로운 접근 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55 참고문 헌 단행본 및 교과서 권영성, 헌법학원론, 법문사, 2004 권영성 신우철, 헌법학연습-케이스중심, 법문사, 1999 계희열, 헌법학( 中 ), 박영사, 김정건 국제법 신판, 박영사, 2004 김정균 성재호 국제법 제4개정판, 박영사, 2003 김철수, 헌법학원론, 박영사, 2003 나인균, 국제법, 법문사, 2004, 박찬운, 국제인권법, 한울, 1999 성낙인, 헌법학, 법문사, 2003, 2004 오만규, 집총거부와 안식일 준수의 신앙양심, 삼육대학교 부설 선교와 사회문 제연구소, 2002 이안 브라운리, 국제법 정영진, 황준식 변역, 현암사, 2004 허영, 한국헌법론, 박영사, 2001, 2002 허영, 헌법이론과 헌법, 박영사, 1999 홍성방, 헌법학, 현암사, 2003 홍성방, 헌법II, 현암사, 2000 학위논문 김재윤, 양심의 자유, 서강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논문, 2002 김중겸,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충북대학교 법무대학원 법학과 공공법 무전공, 2002 박한주, 정책대상집단의 병역불응에 대한 연구,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 석사 논문, 2004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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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거부 서울대 BK21 법 학연구단 공익인권법센터, 안경환 장복희 편, 2002, 홍영일,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용의 증가, 양심적 병역거부 2005년 현실진단과 대안모색, 2005, p18 외국 문헌 Anton Bebler, "Socialist Countries of Eastern Europe: The Old Orders Crumble", The New Conscientious Objection, Oxford Univ. Press, 1993, pp Ben Vermeulen, "Scope and limits of conscientious objection", Freedom of conscience, Seminar organized by the Secretariat General of the Council of Europe in co-operation with the F.M. van Asbeck Centre for human Rights Studies of the University of Leiden, November, p88 Charles C. Moskos, John Whiteclay Chambers II (ed), "The Secularization of Conscience", The New Conscientious Objection, Oxford Univ. Press, 1993, pp3-20 Charles C. Moskos, John Whiteclay Chambers II (ed), "Conclusion: The Secularization of Conscience Reconsidered", The New Conscientious Objection, Oxford Univ. Press, 1993, pp Hurst Hannum, Guide to International Human Rights Practice, Second edition, University of Pennsylvania Press, Philadelphia, 1992, pp James L. Lacy, Alternative Service: The Significance of the Challenge, Selective Conscientious Objection, Westview Press, 1989, p113 Matthew G. Lindenbaum, Religious Conscientious Objection and the Establishment Clause in the Rehnquist Court: Seeger, Welsh, Gillette, and 6(j) Revisited, Columbia Journal of Law and Social Problems, vol 36, No. 3&4 Spring/Summer 2003, p Peter Brock, "'A Light Shining in Darkness': Tolstoy and the Imprisonment of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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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ESCOR, 53rd Sess., Provisional Agenda Item 23, U.N. Doc. E/CN.4/1997/99 국제인권규범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89/59, U.N. ESCOR, 45th Sess., 55th mtg. at P 1, U.N. Doc. E/CN.4/1989/59, Preamble, P 1.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3/84, U.N. ESCOR, 49th Sess., 67th mtg. at P 1, U.N. Doc. E/CN.4/1993/122, P 7.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5/83, U.N. ESCOR, 51st Sess., 62d mtg. at P 1, U.N. Doc. E/CN.4/1995/176, P 4.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1998/77, U.N. ESCOR, 54st Sess.,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2000/43. U.N. ESCOR. 56st Sess.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Hum. Rts. Comm. Res. 2004/55. U.N. ESCOR. 60st Sess. E.S.C. Res. 1987/46, 43 U.N. ESCOR Supp. No. 5, at , U.N. Doc. E/1987/18; E/CN.4/1987/60, 1987 ICCPR ICCPR General Comment 22 ment U.N. Hum. Rts. Comm., General Comment 22 <48> (art. 18) P 11.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61 신문 및 매체 [국민일보] 양심적 병역거부 유죄 확정 大 法 국방의 의무가 양심 의 자유에 우선 [동아일보] 양심적 병역거부 첫 무죄선고 양심의 자유 헌법적 보호 대상 [동아일보] 軍 생활 힘겹지만 후회는 없어요 [민중의 소리] 우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서울신문] 머릿수에 집착하는 병력정책 [세계일보] 러 병역 대체복무 푸틴 법안에 서명 [전라일보] "입영희망원 제출 후 입대하는데 최소 6개월 이상 소요" [한겨레] "대체복무는 왜 안됩니까/ 불교신자로서는 처음" [한겨레]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러, 대체복무 허용/러, 대체복무 허용 [한겨레] 너무나 비슷한 두 지옥 [한겨레] 독 병역거부자 봉사활동 공백 어쩌나 /징집제 폐지 추진으 로 복지인력 차질 우려 [한겨레] 양심적 병역거부 2명 유엔에 첫 개인통보 [한겨례 21] , 제345호 차마 총을 들 수가 없어요 [한겨례 21] , 제527호 감옥, 더 안 지어도 되나? [한겨례 21] , 제519호 유죄의 절망, 대체복무제의 희망! Military Affair, The Current Digest of the Post Soviet Press, vol. 55, no. 29, August 20, 2003, 보고서, 성명서 및 기타 국가인권위원회 2004 인권백서 제1집 국제인권조약 국내이행자료집 제2권,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 국가인권위원 회,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국방부 입장 2001년 10월23일 국제인권법 중심의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에 대한 고찰 163

162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대만 대체복무제도 시찰 보고서 2004년 5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대만 역정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 년3월중소기업관련통계, 중소기업청 조사평가과, 행정간행물등록번호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 UNHCR 공동보고서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과 인권 타이완 대체복무 제도 참관보고서 전쟁없는세상 ttp://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성명서 오성환 2001년 6월 1일 1998~2002 국방정책, 국방부, 2002, p 국방백서, 국방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63 우수작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이해정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북한학협동과정 (석 박사 통합 과정)

164 차 례 요 약 169 Ⅰ. 서론 연구목적 연구방법 173 Ⅱ. 인신매매에 대한 접근 174 Ⅲ. 북한여성들이 인신매매에 노출되는 이유 식량난 이후 가족부양 책임의 증대 자아의식과 성의식의 변화 중국 내 수요의 증가 소결 184 Ⅳ. 중국 내 탈북여성의 인신매매실태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인신매매의 유형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형태 인신매매된 북한 여성들의 생활 실태에 대한 요약 197 Ⅴ. 강제송환의 문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의 단계적 접근 강제송환의 접근과 실태 강제송환자에 대한 처벌 소결 206 Ⅵ. 맺음말 중국 내 탈북난민 문제 고찰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지원방안 207

165 요 약 제 60차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 권침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북한 인권실태를 평가하고 있다. 또한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 한인권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된 문타폰 교수는 제 61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약간의 개선책이 있었으나, 실천은 의문시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 사면위원회(AI) 등 국제인권기구의 인권보고서들은 북한인권실태가 상당히 열악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북한인권실태 열악성의 심각함과 특히 중국 내 탈북여성들에 대한 인권유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연구자가 관련 서적 기타 자료들을 수집하고 여성 새터민들과 면담을 통해 살펴 본 결과 탈북 여성들에 대한 가장 심각한 인권문제는 인신매매와 강제송환의 문제임을 알 수 있었 다.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인신매매에 대해 현대적 형태의 노예제라고 규정할 만큼 인신매매 에 따른 인권유린은 심각하다. 그러나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북한 여성들이 가정 경제에 대한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되고, 장사를 하여 가정을 벗어나게 됨으로 그들의 자의식과 성의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 이 중국 내 성비 불균형과 중국 여성들의 도시 집중현상으로 인한 중국 내 수요와 맞물려 인신매매로 이어지게 되었다. 가족들을 살리기 위하여, 혹은 자신의 삶을 찾고자 중국으로 향한 여성들은 인신매매의 굴레에 메이게 되어 수차례씩 팔려 다니며 갖은 폭력와 성착취를 당하게 된다. 중국 각지 뿐 아니라 이제는 북한 내에 까지 깊숙이 침투되어 있는 인신매매단은 인신매매의 수단을 통하지 않고는 북한 여성들이 중국으로 향하기 힘들게 할 정도로 치밀한 그물망을 형성하 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 여성들은 인신매매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중국으로 향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인신매매에 의해 중국으로 건너오는 북한 여성들은 나이가 많은 중국의 시골 노 총각에게 팔려가거나, 장애인, 알콜중독자, 정신병자에게 팔려가서 물건 취급을 받으며 생활 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혼의 형태는 중국의 법으로 전혀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의 실제적 결혼생활은 전혀 보장받을 수 없고 오히려 항상 강제송환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

166 야 한다. 또한 임신을 할 경우에도 태어난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 역시 될 수 없는 상황이라 서 낙태를 강요받기도 한다. 어떤 여성들은 유흥업소에 팔려가서나 매춘을 강요받게 되는데 아무런 의료조치도 보장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여성들의 경우 성병에 걸리거나 기타 질병 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중국 생활을 하는 것은 오히려 다행이라는 것이 탈북한 여성들의 의 견이다. 북한으로 강제송환이 되면 이보다도 못한 비인간적인 처우와 비위생적인 시설이 기 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북한이 1960년대에 체결한 범죄인상호인도협정에 따라 중국 공안이 탈북자들에 대한 수색과 체포, 강제송환을 지속하는 가운데 체포된 탈북여성들은 북 한으로 강제송환 되어 보위부에서 알몸수색을 당하고 중국에서 임신되어 온 아이에 대한 강제낙태를 경험하는 등 최악의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조사를 마치고 노동단련대로 보내진 경우에도 먹을 것이 거의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당하기 힘든 노동량을 부여받고 구금 장소의 위생상태도 심각하기 때문에 이들의 생명은 보장되기 힘들다. 탈북여성들이 송환될 경우, 그 자신과 아이의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난민협약 의 당사자로서 국제의무를 준수하여야 할 것이나 중국은 탈북자들에 대한 강 제송환을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이 난민협약 의 당사자로서 국제 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관계국간에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 이다. 또한 북한의 경제난과 식량난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고 볼 때 북한여성들의 월경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의 탈북자 추세가 지속된다면 탈북여성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체류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현지정착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생활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신매매근절과 결혼의 합법성 인정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 다. 여성 인신매매는 가장 야만적은 여성인권침해행위이며 가난과 굶주림에 못 이겨 국경을 넘은 여성들을 매매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북한 여성들이 노출되어있는 비인 권적인 상황에 관심을 갖고 노력할 때인 것이다.

167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이 해 정 Ⅰ. 서론 1. 연구목적 1990년 이래 지속적으로 심화되어 온 북한의 식량난은 북한사회 전반에 직 간 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북한여성은 식량난으로 인해 다 른 집단 및 계층에 비해 보다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북한 여성 의 역할 및 의식에 있어 변화가 초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모습의 일환으 로 여성들이 식량을 구하러 나서거나 중국으로 월경하는 사례가 늘게 되었는데 이는 북한에서 식량을 구하는 일은 여성의 몫이며, 남성에 비해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이 장기간 이동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최악의 식량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북한여성의 삶의 질이 극도로 저하되고 있다. 여성들이 식량을 구하러 나갔다가 사망, 행방불명, 범죄에 연루되 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 또한 생존을 위해 많은 여성들이 장 사의 길로 나서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하고 자본도 영세하여 생계유지가 어려우며 법과 제도로 허용된 장사가 아니어서 안전원 등에 의한 인권침해의 사례가 빈번 한 것으로 파악된다. 2)3) 1)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p ) "장사꾼들은 그들의 폭행이 무서워 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주로 음식이나 술, 담배를 파는 여 자들을 걸쳤다. 여자들이 조금만 자기들의 비위를 거슬리게 행동하거나 자기 말에 순순히 복종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71

168 한편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월경한 여성들은 국제협약에서 보장한 인도적인 지원은 받지 못하고, 체포와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의 공포 속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인신매매, 매춘, 폭행, 구걸 등 비인간적인 일들을 겪으면서 기본적 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북한의 식량난이 지속되면서 탈북여성의 중국 체류가 장기화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수단마련과 대책이 시급한 형편이다. 1993년 이후 탈북자의 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국내 외 민간단체에 의한 중 국 내 탈북자의 현황파악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국내 외 탈북자에 대한 연 구도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 연구는 일반적인 탈북자의 현황과 포괄적인 지원방안 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탈북자의 75%가 여성이고 이들 중 20-40대가 85%에 달 하고 있어 4)5)6) 보호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젊은 여성들이 타국에서 인권침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탈북여성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심각한 경제난이 북한여성의 경제활동과 삶에 미친 영 향 7) 을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 실태를 중심으로 파악하여 그 심 하지 않으면 음식 그릇을 발로 차서 부숴놓지 않으면 마구 구타했다. 그러나 누구도 말리지 못 하고 말 한마디도 못했다. 원평 장마당에는 외지에서 식량고생 때문에 장사하러 온 여자들이 대 부분이었는데 보통 나이가 18살~25살 되는 처녀들이었다. 군대가 그렇게 살판치니 처녀 장사꾼 들은 군인들이 대낮에 가슴을 손으로 쥐어도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참기만 했다. 그렇지 않으 면 장사를 못하게 물건을 엎어버리니 그런대로 참는 것이었다." 권혁. 고난의 강행군.(서울: 정토출판, 1999) p )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p. 145, 새터민 허00, 인터뷰 시 증언, 2004년 4월 16일. 4) James D. Seymour, China and the International Asylum Regime: The Case of the Korean Refugees(2000), html 참조. 5) 좋은벗들 엮음, 두만강을 건너온 사람들: 중국 동북부지역 2, 479개 마을 북한 식량난민 실태 조사 p.14에 따르면 중국 동북부지역 2, 479개 마을에 거주하는 북한의 식량난민 중 여성 비 율이 75.5%를 차지한다고 한다. 6) 2004년 통일부에서 발표한 북한이탈주민입국현황에 따르면 남자 626명으로 전체의 33.1%에 해당 하고 여자 1,268명으로 전체의 66.9%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7) 경제난 시기의 북한 여성에 대한 기존 연구는 다음과 같다. 최명숙, 90년대이후 조선녀성들의 가 정에서의 삶에 관하여, 한국여성연구원, 남북한 여성 그리고 중국 조선족 여성의 삶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변대학 여성문제연구중심, 1999), pp ; 림금숙, 90년대 이후 조선녀성들의 사회경제활동참여의 변화, 남북한 여성 그리고 중국 조선족 여성의 삶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69 각성을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기존의 경 제난 시기의 북한 여성에 대한 개괄적인 연구와는 달리 경제난 이후 북한여성들 이 현실로 직면하게 된 심각한 문제들 중 인신매매문제를 살펴봄으로써 그 심각 성을 알리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집단과 계층의 북한여성전반을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인신매매의 대상인 된 중국 내 탈북여성을 그 대상으로 삼 기로 한다. 이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었던 대상이기 때문 이다. 또한 광범위한 대상을 포괄적이고 개략적으로 살피는 것보다는 특정한 대상 을 집약적으로 심도 있게 다루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기 때 문이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중국에서의 폭행, 구걸, 임금착취 등 전반적인 인권침 해사례를 다루는 것을 지양하고 탈북여성들의 대부분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 하고 있는 인신매매를 유형별로 집약하여 살펴보고 강제송환의 문제와 이를 연결 하는 것으로 연구의 대상을 한정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이 연구는 주로 관련문헌을 자료로 한 내용분석이며, 문헌의 대부분은 중국, 또 는 국내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증언이나 수기를 모아놓은 책자들과 국 내 외 민간단체들에 의한 중국 내 탈북자들에 대한 연구결과물들이다. 또한 주요 분석 자료인 관련 책자들과 연구결과물들의 내용을 검토, 보완하기 위해 북한이탈 여성들과의 심층면담결과를 적극 활용하기로 한다. 연구범위는 시기적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 식량 원조를 요청함으로써 식량난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 199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출판된 자료 8) 와 면담 9) 을 통해 수집한 증언으로 한다. 그러나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변대학 여성문제연구중심, 1999), pp ; 박현선, 현대 북한의 가족제도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9) ; 구수미 이 미경. 1990년대 북한여성의 삶과 의식, 변화하는 북한, 변화하지 않는 북한 (북한연구학회 2004 춘계학술대회 발표논문, 2004), pp ; 노옥재, 북한 식량난 속의 여성 의 삶과 인 권, 북한여성의 삶 꿈 한 (서울: 민주평통 북한연구회 (사)좋은벗들, 2003), pp ; 임순희, 식량난과 북한여성의 역할과 의식변화, (서울: 통일연구원, 2004) 8) 노옥재, 북한 식량난 속의 여성 의 삶과 인권, 북한여성의 삶 꿈 한 (서울: 민주평통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73

170 관련 책자 및 심층면담결과 등 분석 자료의 내용이 주로 2002년 이전에 탈북한 북한여성들의 증언이나 수기이므로, 분석결과는 식량난이 극도에 달했던 1990년대 중반 이래 6~7년 동안 나타난 이 연구주제와 관련된 사실들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Ⅱ. 인신매매에 대한 접근 북한여성들이 자신이나 가족의 생계를 위해, 혹은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압록 강, 두만강을 건너 북한을 넘는 순간 그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탈 북여성들은 어느 나라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고, 발각되면 북한에 강제송환 된다 는 약점 때문에 그녀들의 중국생활은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탈북 여성들이 제일 먼저 맞이하게 되는 비인도적 상황이 바로 인신매매이다. 벌떡 일어나서 앞도 보이지 않는 곳을 넘어지며 엎어지며 정신없이 모두가 뛰어서 무사히 도문 강변 쪽에 도착하여 미리 대기하고 있던 트럭같은 차에 앉아서 룡정에 도착하여 보니 새날이 밝을 무렵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인솔하에 어떠한 개인 집에 들어섰습니다. 허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그 시 각에서야 나는 그 사람이 무슨 무역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국 꿈을 꾸는 있는 사람들을 한, 둘, 짐승마냥 팔아먹는 인신매매 집단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았습니다. (20세 여성, 함북 남양) 10) 유엔은 현대적 형태의 노예제 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 북한연구회 (사)좋은벗들, 2003), 김영자,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인권실태와 정책제안 (서울: (사)북한인권시민연합),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2005, 권혁. 고난의 강행군.(서 울: 정토출판, 1999), 임순희, 식량난과 북한여성의 역할과 의식변화, (서울: 통일연구원, 2004)등 을 주로 참고하고 분석하였다. 이들 자료의 선별은 수집자료 가운데 본 연구의 목적과 부합하는 자료 중에서 crosschecking이 완료된 것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9) 10명의 여성 새터민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05년 9월까지 면접을 실시하였다. 10) 노옥재, 북한 식량난 속의 여성 의 삶과 인권, 북한여성의 삶 꿈 한 (서울: 민주평통 북한연구회 (사)좋은벗들, 2003),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71 다. 특히 유엔 인권소위원회 산하의 현대적 형태의 노예제에 관한 조사그룹 은 강제노동, 아동노동, 아동매춘, 노동에 의한 채무변제(debt bondage) 등 다양한 형 태의 현대판 노예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인신매매, 특히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가 포함되어 있다. 11)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trafficking)란 모집자, 포주, 소개업자, 중개인, 매매춘업소 주인 및 다른 고용주, 구매자 혹은 범죄조직 등이 다른 이의 이익을 위해 여성들을 성적, 혹은 경제적으로 착취하며, 폭력이나 폭력을 사용하겠다는 위협, 사기, 혹은 다른 형태의 강제력을 행사하여 여성들을 모집, 이송하는 행위 를 말한다. 현재 150만 명 이상의 아시아 여성들이 해외에서 합법, 혹은 불법적인 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의 숫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상당수는 비자 발적으로 성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유엔은 전 세계적으로 약 400만 명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거래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특히 여성들 에 대한 인신매매를 현대적 형태의 노예제 로 규정하고 있다.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문제를 특별히 살펴보아야 할 이유는 우선 동아시아 국 가들에서는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가 보편적으로 존재해 왔기 때문에 12) 대부분 의 탈북여성들은 비조직적 혹은 조직적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 다. 때문에 그 동안 탈북자 문제에 관여하는 국내외 NGO 및 언론, 연구자들은 북 한 내 혹은 동북 3성 지역에서 탈북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신매매 현상이 광 범위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13) 그 동안 국내 11) United Nations Centre for Human Rights, Fact Sheet No. 14, Contemporary Forms of Slavery, ) 한국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는 군산 대명동에서 발생한 매매춘업소 화재사건에서 사망한 5명의 20대 여성들의 경우가 있다. 이들은 인근업소에서 팔려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영업을 하고 있 었다. 이들 중 한명이 쓴 일기장이 발견되어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한겨레신문 ( ) 참조; 중국은 오랫동안 인신매매의 전통이 있으며 최근 영자지 South China Morning Post에 따르면 중국 공안 당국이 2000년 4월부터 중국여성연맹과 합동으로 단속한 결과 납치된 부녀자 11만 명과 어린이 1만 3천명을 찾아내었다고 한다. 또 중국공안당국은 최근 남서부 구이저우( 貴 州 )성 준이란 지역에서 인신매매단을 적발하였는데 이들에 의해 납치된 여성과 어린이 84명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공안 당국은 1999년 인신매매단 적발에서 여성 7,700명과 어 린이 1,800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일본의 경우 아시아 각지로부터 성산업에 종사하 는 수 많은 여성들이 수입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현지와 일본 내 폭력조직이 연계된 조직적인 인신매매단에 의해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75

172 NGO 가운데 동북 3성내 탈북자 실상에 대한 가장 상세한 현장조사보고서를 내놓 은 바 있는 좋은 벗들 은 1999년 8월 30일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힌 바 있다. 1 인신매매된 북한여성들의 분포는 중국내륙과 한족마을에까지 확산돼 가고 있다. 2 북한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조직이 존재하고 있다. 3 1차적 인신매매는 중국돈 1천 위안-3천 위안 정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2001년 7월, 북한이 제출한 제 2차 국가인권보고서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 의 심의에서 북한대표는 북한에서 여성매매는 철저히 철폐되었으며, 지난 50여 년 동안 여성매매란 존재하지 않았다고 답변함으로써 여성인신매매 사실을 전면 부 인하였다. 14) 그러나 같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여성 인신매매란 북한의 법 제도와 전혀 일치할 수 없는 현상이며 국경지대에서 무슨 현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 나 여성매매라는 것은 북한사회에서 사회적 문제로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힘으로써 여성 인신매매가 법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당국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인신매매를 이유 로 한 공개처형이 있었음을 다음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공개처형은 11시에 시작되었다. 먼저 검사가 나와 죄인들의 죄를 폭로하였 다. 다음으로는 변호사가 나와서 죄인들에게 죄를 인정하는가고 물었다. 그들 이 인정한다고 하자 변호사는 사회주의 사회에서 사람을 팔아먹을 수가 없 13) 탈북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문제에 관한 기존의 연구나 보고는 다음과 같다. 좋은 벗들, 제 19차 중국접경제역 답사보고서 ( ); 북한식량난민 실태 및 인권보고서 기자회 견 ( ); 북한식량난민 문제해결을 위한 제언 ( ); 윤여상, 중국내 탈북자에 대한 전망과 해결방안 모색 ( 북한인권난민 국제회의 발표문); 김길선, 중국에서 본 북한난민 의 생활 ( 북한인권난민 국제회의 발표문); 이영화, 재중 북한난민의 실태 및 보호방안, ( 북한인권난민 국제회의 발표문); 김은택, "탈북자의 현황"( ) http// 비극의 동북 3성 취재 (4)어느 여성 탈북자의 고백 국민일보 ( 일자) 등 참조. 14)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73 고, 또 고난의 행군 시기에 당의 두리에 더욱 굳게 뭉쳐 살아야 할 대신에 여자를 물건처럼 팔아먹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고 말했다. 처형 대상들은 역전동 5반에 사는 61살 된 할머니와 동명동에 사는 58살 된 아주머니, 유선에 사는 37살 남자였다. 61살 된 할머니 죄목은 중국돈 4,500 원 받고 중국에 여자 5, 6명을 팔아먹은 것이다. 58살 된 아주머니의 죄목은 조선돈 800원을 받고 61살 된 할머니에게 여자를 소개시켜 준 것이다. 37살 남자의 죄목은 중국돈 400원 받고 여자 2명을 중국에 판 것이었다.. 이어 판 사가 판결하여 사형을 선고하면서 사형은 현지에서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곧 이어 안전원들이 죄인들을 끌고 차 뒤로 가서 입을 틀어막고... 15) 16) 또한 미국 국무부 연례 국제 인신매매보고서 2005년 판의 북한(3군 17) )에 대한 보고 중 처벌 (Prosecution)부분을 살펴보면 이 보고서 작성기간 중 북한은 자국 여성을 중국으로 매매한 3명을 공개처형하였다고 나타나 있다. 18) Ⅲ. 북한여성들이 인신매매에 노출되는 이유 1. 식량난 이후 가족부양 책임의 증대 1996년, 1997년의 식량난을 겪으면서 북한에서 여성들의 가족부양의 책임이 크 15) 권혁. 고난의 강행군.(서울: 정토출판, 1999) p ) 새터민 김춘자(가명)의 증언, 2004년 면담. - 김춘자의 증언에 의하면 1996년 9월 회령시 장마당에서 40대 아주머니가 처녀를 중국에 팔아 먹은 죄로 공개처형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17) 미국 국무부 연례 국제 인신매매보고서에서는 인신매매와 매춘에 대한 처벌규정의 유무, 희생자 들을 위한 지원체계와 시설 마련 유무, 인신매매에 대한 인식, 실제 발생 빈도 등을 기준으로 모범적인 경우 1군, 노력을 요하는 경우 2군, 강제노동과 성착취의 원천국인 경우 3군으로 분류 하고 있다. 북한의 경우 3군으로 분류되었으며 한국의 경우 정부의 새로운 법안에 대한 정치적 의지와 노력을 인정받아 모범국인 1군으로 분류되었다. 18) 미국 국무부 연례 국제 인신매매보고서 (TRAFFICKING IN PERSONS REPORT JUNE 2005, United States of America Department of State) p. 170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77

174 게 증대되었다. 수많은 아사자를 발생시킨 식량난을 겪으면서 북한여성들은 가족 의 생계유지를 위해 이전의 보조적 역할이 아닌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 다. 식량난으로 인해 여성들의 가족부양 책임이 커진데 대해서는 북한 당국도 인 정하고 있는바, 1990년대 말 이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에 생계를 떠맡은 여성들을 격려하는 글들이 여러 편 게재되기도 하였다. 뜻밖에 들이닥친 식량, 전기, 땔감 등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은 우리 녀성들 에게 먼저 미쳐 왔다. 19) 돌이켜 보면 몇 년째 이 땅을 뒤덮었던 고난과 시련의 검은 구름은 이 나라 녀성들의 가슴속에 먼저 그늘을 드리웠었다. 20) 식량난 이후 가족부양의 책임이 북한여성들에게 떠맡겨진 데에는 기본적으로 생계유지와 같은 가정생활 관련 문제는 여성이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이 작용한 것이라 하겠다. 북한여성 스스로도 여자는 시집가서 남편을 섬기고 자식을 돌보는 게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의무라고 생각하여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생계유 지에 대한 책임감에서 장사 등의 경제활동에 나선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장사는 거의 유일한 생계유지 수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들 의 대부분이 장사하는 것을 수치로 여겼으므로 그만큼 여성들의 가족부양 부담이 컸다고 한다. 21) 뭐를 팔던지 여자들이 팔지 남자들은 못 판다. 북한에서 남자들이 장사하는 것을 제일 수치로 여긴다. 남자들은 장마당가서 장사하는 것을 다 질색한 다. 22) 그러나 여성들의 생계유지 부담이 가중된 보다 현실적인 요인은 경제난의 악화 19) 당의 참된 딸로 사는 행복, 로동신문, 2000년 3월 8일. 20) 조선녀성의 힘은 강하다, 로동신문. 2000년 7월 30일. 21) 임순희, 식량난과 북한여성의 역할과 의식변화, (서울: 통일연구원, 2004) p ) 구수미 이미경. 1990년대 북한여성의 삶과 의식, 변화하는 북한, 변화하지 않는 북한 (북 한연구학회 2004 춘계학술대회 발표논문, 2004), p. 93에서 재인용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75 로 인한 기업소, 공장 등의 가동 중단이라 하겠다. 기업소와 공장에서의 작업이 중단됨으로써 직장에서 일거리가 없어지고 노임도 받을 수 없게 되었지만 노동법 규정 23) 의 엄격한 적용에 따라 남자들은 직장에 나가야 했으며, 따라서 여성들이 가장을 대신하여 생계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북한이탈여성들은 본래 부터 북한여성이 지니고 있는 가족에 대한 희생정신과 생계우지에 대한 의무감으 로 인해 북한여성의 가족부양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한다. 24) 식량난을 겪는 과정에서 가족부양을 위해 북한여성들이 한 일은 다양하나 가장 보편화된 경제활동은 장사인 것으로 나타난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993년 이전 에 탈북한 응답자들의 44.8%가 식량구입을 위해 장사를 했다고 답하였으나, 1994 년 이후에 탈북한 응답자의 경우에는 81.3%가 장사를 했다고 답하고 있다. 25)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서도 소수의 전문직 여성들(의사, 교원, 국가기관 임원 등)과 환 자를 제외한 거의 70%의 여성들이 장사를 주 업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26)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 가족부양을 위해 북한여성들은 텃밭 경작물이나 간단 한 먹을거리를 장마당에 내다 팔거나, 접경지역에서 중국동포 보따리 장사로부터 물건을 사들여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되거리 장사 27) 를 하거나, 아니면 생필품을 싸들고 북한 전역을 돌아다니며 보따리 장사를 하였다. 이 과정에서 북한 여성들 은 가재도구를 내다 팔거나 이웃, 또는 친척에게서 돈을 빌려 자본 을 마련하기도 하고, 장마당 열차단속원을 무마하기 위해 뇌물을 바치는 등 나름대로의 수완을 동원하였다. 23) 북한 사회주의노동법 제 18조는 근로자들은 사회주의 로동규률과 로동시간을 엄격히 지켜야 하며 제정된 절차를 밞지 않고 마음대로 직장을 리탈할 수 없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24) 탈북인사대담: 북한여성농장원의 생활, 통일한국 (2000.2), pp ) 박현선, 현대 북한의 가족제도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9), p ) 최명숙, 90년대 이후 조선녀성들의 가정에서의 삶에 관하여, 한국여성연구원, 남북한 여성 그리고 중국 조선족 여성의 삶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변대학 여성문제연구 중심, 1999), p ) 되거리 란 어떤 상품을 사서는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비싸게 팔아넘기는 일 을 뜻한다. 사회과학 원 언어학연구소, 조선말대사전 1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1992), p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79

176 주로 돼지, 개, 강냉이 술, 두부 등을 팔았어요. 남편은 직장을 다닌다고는 하 였으나 사실 내가 만들어 파는 술로 매번 친구들과 모여서 마시고 놀았죠. 그래서 그 꼴 보기 싫어서 더 이상 술은 만들어 팔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중국 상품(담배, 옷가지 등)을 팔러 남쪽지방으로 한 8년 정도 장사하러 다녔 어요. 소금장사도 했었죠. 그래도 나는 처녀 때 열차원을 했기 때문에 기차 승무원들을 잘 알아서 장사 다니기가 좀 쉬웠어요. 중국 물건은 자꾸 접하다 가 중국으로 물건을 가지러 가게 되었어요. 28) 남성들은 직장이나 직맹과 같은 조직에 특별한 사유 없이 빠지기 어렵지만 기혼 여성들은 직장을 다니거나 부양가족이 되는 것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그들의 조직인 여맹이 다른 조직보다 규율이 약해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행동의 폭이 넓기 때문에 여성들의 식량조달자나 부업책임자로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이렇게 식량조달의 책임을 맡은 여성들이 병들고 아사직전에 있는 가족을 위해 식량을 구하려고 몇 번 국경을 넘나들면서 며칠씩 일하며 돈을 벌다가 드디 어는 세상물정에 눈을 뜨고, 탈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혼여성의 경우에는 시 집이라도 가서 내 한 입도 덜고 가족을 살리기 위해 탈북을 한다. 북한여성들이 중국에서 받는 인권침해는 북한에서 겪는 굶주림의 고통만큼이나 심각하지만 식 량난으로 가족과 자신 생명의 위험에 처한 북한여성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막연 한 희망을 가지고 국경을 넘고 있다. 29) 그리고 이렇게 국경을 넘은 여성들은 다음 장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탈북과 동시에 인신매매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2. 자아의식과 성의식의 변화 식량난이 장기화됨에 따라 자신의 고향과 이전의 삶을 아예 등지고 새로운 삶을 찾아 국경을 건너는 탈북여성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식량난 속에서 여성에 의해 28) 새터민 한미순(가명). 2005년 면담 29) 최명숙, 90년대이후 조선녀성들의 가정에서의 삶에 관하여, 한국여성연구원, 남북한 여성 그 리고 중국 조선족 여성의 삶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변대학 여성문제연구중 심, 1999),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77 생계유지가 가능해짐에 따라 여성들은 점차 자신의 존재 의의 및 가치, 자신을 위 한 삶 등에 대해 의식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에 거주하는 한 탈북난 민여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기 자신을 많이 발달시켜 주는 그런 감이 들어요. 지금 힘들고 이럴 때고 있지만은 어딘가 모르게 자신을 많이 키워주잖아요. 조선에 있을 때는 다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그런 환경에서 살았으니까 몰랐는데 여기오니까 나 하고 다른 사람들하고 내가 어울려서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내가 그만한 능력이 있으니까 내가 이 땅에서 발붙이고 사는구나 라고 느끼죠. 자기도 모르게 어떨 때는 기쁘지요. 30) 식량난 이후 가족부양의 책임 증대로 인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북한 여성 의 자아의식의 변화는 이혼으로도 반영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재판에 의한 이혼만 이 가능하며 31) 이혼절차가 복잡하고 특히 여성의 이혼 및 재혼에 대한 사회적 편 견이 심했다. 이를 테면 남편의 잘못으로 인한 이혼이라 해도 여성을 비난하며, 사유를 불문하고 딸의 이혼 자체에 대해 친정부모가 큰 수치로 여겼다. 그러나 식 량난을 겪는 과정에서 이혼률이 급증하였으며 특히 고난의 행군기간에 남편의 무 능한 경제력을 이유로 한 여성들의 이혼제기가 많아졌다고도 한다. 조선에서 이혼이라는 것이 노래 소리다. 원래 결혼을 해도 2~3년간은 결혼 등록하지 않는 것이 추세이므로 따로 이혼절차를 밟을 필요도 없다. 지금 조 선에서는 남녀간에 같이 살면서도 몇 년간은 실험한다는 말들을 하다. 그리 고 같이 살다가 마음이 맞지 않으면 쉽게 서로 갈라진다. 32)33) 30) 김태현 노치영. 재중 북한이탈여성들의 삶 (서울: 도서출판 하우, 2003), p ) 1956년 3월, 내각결정 제24호 에 따라 합의이혼을 폐지, 재판상의 이혼만을 허용하고 있다; 1990 년에 제정한 북한의 가족법은 리혼은 재판에 의해서만 할 수 있다. (제 20조 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32) 권혁. 고난의 강행군.(서울: 정토출판, 1999) p ) 새터민 김미순(가명). 2005년 면담 - 김미순에 의하면 한국에 빨리 입국하려면 갓난아이를 데리고 오면 유리하다고 하여, 탈북 당시 11개월 된 아를 업고 나왔다고 한다. 아이는 결혼은 하지 않고 동거해서 낳았고 탈북도 의논하 지 않고 혼자 결정하여 그냥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81

178 식량난의 과정에서 여성에 의해 제기된 이혼사유는 남편의 경제적 무능력과 구 타, 여성이 다른 지역으로 장사를 다니는 동안에 발생한 남편의 외도 등으로 알려 지고 있다. 34) 이렇게 이혼한 북한 여성들은 장사하여 내가 벌어 내가 살자는 사고 방식으로 얻은 자신감에 기초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자하고 많은 경우 중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꾼다. 친정어머니가 남편과 이혼하라고 계속 졸라서 1996년 남편과 이혼했어요. 남 편은 아주 잘생겨서 우리는 연애를 하다가 친정의 반대에도 결혼을 했죠. 시 댁은 시아버지가 1970년대 직장동료가 남한과 연계되어 있다는 혐의를 받았 는데 이에 연루되어 반혁명 종파분자로 몰려 청산대상이 되어 새별군으로 추 방되어서 왔었거든요. 그 이후 생활이 어려워 중국으로 도망가다가 체포되어 시아버지와 시형이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되었어요. 그래서 생활이 더 나빠지 자 친정어머니는 빨리 이혼하고 살길을 찾으라고 했죠. 그래서 이혼하고 장 사를 하다가 1998년 6월에 처음 중국에 가보고 다시 돌아왔다가 1999년 친 정어머니와 아들과 함께 탈북했어요. 그리고 중국 연길에서 복장업을 했지 요. 35) 그러나 이순영씨는 매우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북한 여성들은 탈 북과 동시에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고 이러한 인신매매로 인하여 그녀들은 매매혼, 매춘, 혹은 임금지급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혹독한 노동력 제공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북한 여성들이 먹고 입고 살만한 조건이 되고 마음씨 착한 남자를 만날 운만 있다면 두세 번 성매매 당하는 한이 있더라 도 북한을 나오는 편이 훨씬 나을 것 이라고 생각하는 북한 여성들이 있다는 것이 다. 36) 어쨌든 가족부양의 책임에 의해 떠밀리듯 혹은 어느 정도 자의에 의하여 북 한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성 을 지켜야할 순결의 대상이 아닌 이용가치 있는 대상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HRW는 2005년 북한인권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인도주의 단체들의 보고에 따르 34) 임순희, 식량난과 북한여성의 역할과 의식변화, (서울: 통일연구원, 2004) p.95 35) 새터민 이순영(가명), 2005년 면담 36) 최진이, 탈북여성, 시인. 2005년 1월 21일 Daily NK 기고내용 중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79 면 북한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바, 다수의 북한여성들이 유괴 되거나 속임을 당해 강제결혼, 매춘, 또는 성적노예생활을 하며 이들 가운데 일부 는 생존을 위해서거나 아니면 돈을 모으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예상태가 되어 살 아간다고 밝히고 있다. 37) 3. 중국 내 수요의 증가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는 중국 내 수요와도 맞물려 급증추세를 나타내었다. 중 국 내에서 북한여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지속적인 기근에 따른 탈북여성들의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한 인신매매가 성행함에 따라 최근 일부에서는 북한여성인신 매매를 성폭력의 하나로 인식하면서도 관점을 달리하여 일종의 밀매매(smuggling) 현상으로 파악하는 경향도 있다. 38) 부부 당 한 자녀 이상을 금지하는 중국의 인구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남녀인구의 심각한 성비 불균형이 초래됨으로써 중국 내에 신부 부족 사태가 초래된 것이다. 중국의 성비 불균형은 1990년대 말 결혼 적령기의 신부 부족사태를 초래하였 으며 신부 부족현상은 도시보다 지방에서 심각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농촌사 정은 북한의 어린 소녀들로 하여금 선택할 여지없이 중국 농부들의 결혼 제의 를 절망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북한 어린 소녀들은 노예 신분보다 더 나을 것이 없이 취급되었다. 39) 절대적 신부 수의 부족 뿐 아니라 결혼 적령기 여성인구의 상대적 불균형 역시 인신매매 발생의 큰 원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말미암아 많은 농촌 여성들이 도시, 혹은 공업지역의 노동인력으로 전출하고 있다. 소위 농촌 총각 들이 급증하 고 있다. 이에 따라 구하기 힘든 중국신부보다 값싸게 취득하고 아무런 법적 장애 도 없는 탈북여성들이야 말로 이들 농촌 총각들에게 매력적인 목표가 되는 것이 37)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p ) 김영자,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인권실태와 정책제안 (서울: (사)북한인권시민연합) 39) 나초스 지음, 황재옥 옮김, 북한의 기아: 기아 정치 그리고 외교정책, p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83

180 다. 이러한 수요에 맞물려 탈북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40) 4. 소결 이렇게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해 북한의 여성들은 가족을 부양해야할 주도적인 책임을 지게 되었다. 그에 따라 장사를 통한 생계활동을 지속하게 되면서 북한 내 각 지역을 돌아다니고 나아가 중국까지 드나들게 되면서 가정 내로 고정되어 있 었던 북한 여성들의 시각은 점차 변화하게 되었다. 새롭고 넓은 세상에서 자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자의식의 고취는 기존의 전통적인 성의식의 변화를 초래하였고 더 이상 이혼은 여성들의 삶을 종결하는 불행의 시작이 아니라 새로 운 삶에 대한 기회의 확장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여성들의 의식 변화는 중 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중국 내 성비 불균형과 중국 여성들 의 농촌 기피현상에 의한 중국 내 여성 수요의 증가와 북한 여성들의 중국에 대 한 동경과 경제적 필요는 결국 인신매매라는 최악의 형태로 맞물리게 된다. 또한 때로는 가부장적 가족관의 표출로 여성들 스스로의 한 몸을 희생하여 온 가족을 먹여 살려보겠다는 의지의 구현으로 인신매매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41) 여성들의 자의에 의하든 타의에 의하든 인신매매는 북한 식량난에 대한 탈출구로 급부상한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북한 경제난의 최악의 생존전략인 인신매매에 대해 유형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40) 김영자,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인권실태와 정책제안 (서울: (사)북한인권시민연합) 41) 식량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가족 구성원 중 여성을 매매한 사례들은 18~19세기의 유럽과 20세 기의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 기아라는 위기발생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례이다 ; David Arnold, Famine : Social Crisis and Historical Change Oxford: Basil Blackwell Press, 1988), pp.89~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81 Ⅳ. 중국 내 탈북여성의 인신매매실태 1.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북한여성의 인신매매 실태는 중국 거주 탈북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 도 잘 나타나 있다. 중국 동북부지역 2,479개 마을에 거주하는 북한 식량난민 실 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지역의 유민 중 여성 비율이 75.5%를 차지하며, 탈북유 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들은 생존을 위해 불법결혼을 하거나 인신매매를 통한 강제 결혼형태로 살아가고 있다. 42) 또한 여기에서 결혼 은 법적으로 인정된 혼인 관계가 아니라 인신매매에 의한 매매혼 또는 소개에 의한 사실혼 관계이므로 법 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중국 거주 탈북난민 중 여성이 압도 적으로 많은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인신매매 조직이 여성들의 탈북과정에 깊이 대입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탈북난민 여성 응답 자들은 현재의 남편과 함께 살게 된 이유를 북에서 넘어온 후 붙잡혀 팔려온 경 우 (33.2%), 갈 곳이 없을 때 중국에 있는 주변 사람들의 소개 (26.7%), 중국으로 넘어온 후 스스로 현재의 남편을 알게 되어서 (8.4%) 등의 순으로 답하고 있다. 43) 식량난으로 국경을 넘는 여성들의 50% 이상은 인신매매에 연루되어 있다. 그 유형을 나누어 보면 북한에서부터 인신매매에 연루되어 강을 넘어온 다음 미리 연계된 중국인에게 넘겨지는 경우, 단독으로 강을 건너왔으나 강변에서 지키고 있 던 인신매매자에게 붙잡혀 팔려 가는 경우, 중국의 내륙 도시까지 와서 역전이나 시장에서 붙잡혀 인신매매 되는 경우 등으로 나눌 수 있다.인신매매는 대부분 몇 단계를 거치면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여자를 모아서 넘 42) 좋은벗들 엮음, 두만강을 건너온 사람들: 중국 동북부지역 2, 479개 마을 북한 식량난민 실태 조사, p 년 좋은벗들 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 재 탈북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5.5%, 특히 연변 외 동북 3성 지역은 90.9%에 이르고 있으며, 조사된 탈북자들 중 결혼 형태의 거주는 51.9%, 특히 연변 회 동북 3성 지역은 85.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3) 1999년 7월부터 1999년 10월까지 연변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여성 202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결과이다. 문숙재 외, 북한여성들의 탈북동기와 생활실태, 대한가정학 회지, 제38권 5호 (서울: 대한가정학회, 2000), p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85

182 기는 사람과 강변에서 인계 받는 사람, 그리고 아파트에 여자들을 가두어 놓고 사 러온 사람에게 여자를 흥정하여 파는 사람 등 단계를 거치면서 값은 올라가게 된 다. 이렇게 조직적인 인신매매가 이루어지면서 조 중 국경에서 거리가 먼 중국 동북3성의 내지( 內 地 )에는 팔려온 북한 여성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 녀자 3명이 남성을 따라 밤 7시에 강을 건너 도문으로 왔다. 우리를 한 집에 데려다 주고 차츰 친척과 련계하라 하고는 갔는데, 후에 안 일이지만 이 남자는 조선 녀자를 전문적으로 팔아먹는 인간이였고 매 인( 人 )당 중국돈 2천 원씩 벌고 있었다. 이 중국 사람 역시 우리를 연길로 데려 가서는 또 3 천 원씩 받고 돌아갔다. 그들은 아파트 이층집에 가두어 놓고 옷을 몽땅 벗 겨 놓고 이불만 쓰고 있게 하였다. 또 임자가 나서면 우리를 팔아먹을 심산 이였다. 우리 가기 전에 한 30대 녀자는 자기로 인해 이 집 주인은 숫한 돈 을 벌었는데, 팔아먹고는 그 무슨 방법을 대서는 도망쳐서 다시 자기한테 와 야지 그렇지 않으면 주소를 알기 때문에 죽어치운다 고 하였다. 자기는 여섯 번 팔려 돌아왔는데 그 주인의 야욕도 채워 줘야 한다고 하였다. 때마침 45 세 돼 보이는 남성 한 분이 사람을 보러 왔었는데, 뻐스장에서 물건을 나한 테 맡겨 놓고 소변보러 간 틈에 달아났다. 44) 2. 인신매매의 유형 1 북한 내 인신매매꾼 45) 북한에서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시장이나 역전에서 만난 젊고 괜찮은 여자들에게 접근하여, 중국에 시집가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고, 가족들도 지원해줄 수 있다고 회유한다. 식량사정이 악화되면서 가족 중 한 명의 입이라도 더는 것이 급한 현실 앞에서 여성들은 솔깃해질 수밖에 없고 부모나 다 른 가족들의 의사도 마찬가지다. 한 끼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자식을 그대로 데리고 있다가는 언제 굶어죽을지 모르는 현실 앞에서 먼 타국 땅이나마 죽지 않 44)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45) 이는 북한 내 인신매매실태에 관한 내용이나 직접적으로 재중 탈북여성의 인신매매로 연결되는 사안이므로 본 연구의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83 고 살아만 있는 것도 큰 다행이라 여기며 딸을 보내는 것이다. 심지어 부모가 인 신매매자에게 가서 얼마(조선돈 10,000원 정도)를 받고 딸을 파는 경우도 있다. 이 렇게 하여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인신매매자와 함께 국경을 넘어오면 한 사람당 80~100달러를 받고 중국 측 인신매매자에게 인계된다. 여자들을 데려온 중국인은 자기 집에 데려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한 다음 여러 사람들을 알선하여 여자를 사 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곳으로 여자를 데리고 가서 본인이 대면한 자리에서 값 을 정한다. 보통 여자들은 나이, 미모, 결혼유무 등의 조건에 의해 3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보통은 5000위안, 4000위안, 3000위안을 받고 여자를 넘기게 된다. 대부 분의 여자들은 중국 농촌에서 결혼을 못 하였거나, 아내를 사별하고 혼자 사는 나 이 많은 남자들에게 결혼 형태로 팔려간다. 하루는 어머님께서 저를 불러 놓고 말씀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헤매며 일 해도 입에 풀칠하기 바뿌니 인제는 방법이 없다. " 나는 처음에 달통되지 않 았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어머님의 그 말씀을 생각하니 옳았습니다. 하여 나 는 어머님과 약속하고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가서 소개하는 사람에게서 돈 1만원을 받고 저를 팔은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오죽하면 제 자식을 타국에 팔겠습니까? 나는 그 심정을 리해합니다. 어머니 는 마지막으로 나를 떠나 보내면서 하시는 말씀이 집 근심은 하지 말고 너 하나만 가서 잘 살아라 하시고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우리 모녀는 이 렇게 눈물로 작별하였습니다. (24세 여자 함경북도 회령시) 46) 북한 내 조직적인 여성 인신매매단에 의한 여성 밀거래가 적지 않으며, 인신매 매단은 남편이 있는 기혼여성들을 강제로 납치하여 팔아넘기기도 하는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 단꺼번에 한 무리가 닥쳐 들어와서 남편이고 그집 식구들이고 몽땅 이케 붙 잡아 놓는단 말입니다. 대개 손에 칼 들고 들어와서 딱 붙잡고 이케 세워 놓 는다 말입니다. 그래 보는데서 자기 처가 뺏겨가도 나서지 못한다 말입니 다. 47) 46)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47) 김태현 노치영, 재중 북한이탈여성들의 삶, p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87

184 2 중국 강변 매매꾼 중국의 국경 변에는 전문으로 여자를 파는 인신매매자들이 많이 있는데 북한에 서 중국에 도움을 받기 위해 넘어오는 여성들은 상당수가 이들에게 걸려들게 된 다. 인신매매자들은 강을 건너온 여성에게 접근한 후 중국은 매우 위험하므로 자 신이 도와주겠다며 여자를 데리고 간다. 여자를 데리고 가서는 먹을 것을 주고 옷 을 중국옷으로 갈아입힌 다음 자동차나 기차를 이용하여 곧바로 중국의 내지로 이동을 한다. 인신매매자들은 미혼여성이든 기혼여성이든 가리지 않고 팔아넘기는 데 심지어는 남편과 함께 강을 건너온 여자까지도 남편에게서 여자를 빼앗아서 데리고 간다. 여성이 순순히 따라오지 않을 경우는 고발을 하겠다고 협박을 하거 나, 칼이나 흉기를 가지고 협박하기도 하며 여러 명이 달려들어 눈 가리고 입을 막아서 데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 우리 둘이 같이 도강하다가 동생이 얼음 구덩이에 빠졌는데 마침 웬 청년이 방조하여 구해냈습니다. 우리 두 형제는 이 청년을 따라가서 지냈는데, 수일 후 이 청년이 하는 말이 이 곳은 변경이기에 위험하니 남방에 가면 안전하다 고 했습니다. 우리 둘은 귀인을 만난 것으로 생각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 데 알고 보니 우리 둘은 만원에 팔려 시집을 오게 됐던 것입니다. 나의 동생 은 인물이 이쁘지만 저는 남자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겼습니다. 다행하게도 저 의 동생은 40세 되어 보이는 한족이었는데 저에게는 50세도 넘어 보이는 벙 어리였습니다. 시집 식구들은 제가 달아날까봐 밖에 갈 때면 살창문을 하고 자물쇠로 문을 잠갔습니다. 그리고 밤이나 낮이나 저를 벗기고 희롱했습니다. 저는 정신병이 올 정도로 되었습니다. 동생이 만난 신랑은 그래도 개명한 사 람이었습니다. 나의 처지를 알아차린 동생 신랑은 저를 구해냈습니다. (27세 여자 함경북도 은덕군) 48) 중국 길림성 화룡시에서 조선족 남자 2명이 자신의 집에서 북한 여자들에게 야한 비디오를 보인 후 강간하고 팔아먹는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같 이 탈북한 여자도 그놈들한테 당하고 팔려갔습니다. 49) 48)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49) 새터민 이순옥(가명), 2004년 면담. - 이순옥은 다행히 인신매매에 걸리지 않고 중국 길림성 식당에 취직했는데 식당 주인인 한족 남자 가 북한여자라는 약점으로 공안에 신고한다고 협박하고 성폭행하려 해서 창문으로 뛰어내려 도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85 인신매매단은 북한여성들이 도강하는 강변에서부터 그들이 살고 있는 전역에 포위해 있다가 여성들을 붙잡아가는 경우가 많으며, 한 가족 모두가 범행에 가담 하여 인신매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50) 최근에는 중국국경을 비교적 자유롭 게 넘나드는 속칭 꽃제비 들이 이러한 유인형 인신매매의 알선책 역할을 하고 있는 사례도 수집되고 있다. 연변에서 만난 한 북한 꽃제비 (19세)는 자신의 소학 교 여자친구를 2차례 중국인에게 소개 해주고 2000위안을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는 처음부터 자신의 여자친구와 짜고 도망치도록 해주었으며 받은 돈은 반씩 나누어 가졌다고 했다. 그는 1999년 7월 경 자신의 아버지와 이혼한 자신의 생모 (당시 45세)를 중국 내 조선족 노인에게 소개시켜주기 위해서 같이 월경하다가 익 사하였다고 말했다. 51) 3 중국 내지의 매매꾼 중국의 도시에서도 유민들은 안전하지 못하다. 역전이나 시장에서 북한에서 온 사람인지 알게 되면 붙잡아서 팔아넘기는 인신매매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에 온지 얼마 안돼는 탈북유민들은 모든 것이 낯설고 어디로 가야할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자연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 는데, 이 경우 진정으로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는 사람도 만날 수 있지만, 친절을 베풀면서 도와주는 것처럼 하여 다른 지역으로 데리고 가서 여자를 팔아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중국 내에서 북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는 매우 포 괄적이고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저는 흑룡강성 해림시에서 일자리를 찾느라고 돌아다니다가 어떤 30여세 되 는 조선족 청년에게 붙잡혔는데 그는 자기가 경찰이라 하며 나를 데리고 갔 는데 따라가 보니 해림시 부근 농촌 마을이였습니다. 여기에 와서 그는 나에 게 말하기를 이곳에서 돌아다니다가 한족에게 붙잡히게 되면 한족 로총각에 망했다고 함. 4달 동안 일한 돈도 한 푼도 못 받고 냅다 뛰었다고 함. 50) 임순희, 식량난과 북한여성의 역할과 의식변화, (서울: 통일연구원, 2004) p ) 김영자,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인권실태와 정책제안 (서울: (사)북한인권시민연합), 2000년10월 중국 길림성 연변시 수집사례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89

186 게 팔려가게 되니 저더러 이 마을에 있는 조선족 총각에게 시집가라고 하며 한 청년을 저에게 대면 시켰습니다. 저의 이런 처지에 낯선 곳에 비법적으로 도강해온 몸이기에 무조건 순종하는 길밖엔 없기에 저는 대답하고 그 총각집 에 따라갔습니다. (23세 여자 함경남도 단천군) 52)53) 3.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형태 1 중국의 남방지역, 관내에 팔려가는 여성들 식량난이 장기화되고 인신매매가 횡행하면서 이제 탈북 여성유민들이 팔려 가 는 지역은 조 중 국경지역을 벗어나 중국의 내지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먼 지역으로 유민이 팔려갈 수 있는 것은 조 중 국경지역에서 인신매매가 연계 를 거치면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사자료 중 절강성과 안휘성, 호북성, 천진, 북경 등 중국의 내지로 팔려 가는 여성들의 증언이 있었는데, 이들 도 다른 인신매매 형태와 같이 강변에서 인신매매되어 결혼형태로 팔려간 것이었 다. 나는 한 집에서 가정 보모일을 했다. 어느 하루는 집주인이 나를 보고 이렇 게 해서 언제 돈을 모으겠는가 하면서 돈 벌 데를 소개해 주겠으니 한달 로 임이 1천원씩 하는 데로 가지 않겠는가고 하였다. 나는 그 소리에 귀가 솔깃 해져서 가겠다고 대답했다. 그리하여 나는 그 집주인의 소개로 한 남자와 함 께 천진으로 가는 차에 올랐다. 우리는 밤낮을 이틀 동안 차를 타고 천진까 지 가서 차에서 내렸다. 거기에서 또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멀리 골 안으로 갔다. 나는 그제야 돈 벌러 온 것이 아니라 팔려 간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어쩌는 수가 없었다. 목적지까지 도착하자 웬 한족 영감이 마중하고 있었다. 바로 그 영감이 돈 5천원에 나를 산 것이라고 했다. 세상에 울지도 못할 일 52)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53) 새터민 김숙(가명), 2005년 면담. - 김숙은 탈북 후 중국 용정에서 숨어 지내는데 안전원이 잡으러 와서 2000년 1월 8일 11시경에 잡혀감. 그런데 알고보니 안전원이 아니라 조선족 인신매매범 이었음. 새터민 전기영(가명), 2005년 면담 - 길림성 왕청현 40대 중반의 남성이 1998년 10월 20일 새벽 1시경 경찰이라고 들어와 강제로 폭력을 행사하고 전기영을 인신매매하였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87 이었다. 나는 거기에서 아무런 자유도 없이 밖에도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다시피 하여 그럭저럭 8개월을 지났다. 처음 왔을 때보다 시름을 놓 은 모양인지 영감이 어디로 나가고 없었다. 나는 이때다 하고 짐을 싸가 지 고 정신없이 그 집을 뛰쳐나왔다. (46세 여자 량강도 혜산시) 54) 2 결혼형태 인신매매에 연루되면 대개는 결혼형태로 팔려가게 되는데 그것은 현재 중국의 사회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농촌의 여성들은 도시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나가고, 중국의 농촌에는 남성이 결혼 상대자를 찾기가 어렵다. 특히 매우 가난하다거나 알콜중독자, 도박꾼, 신체불구자, 성불구자, 나이 많은 홀아비 등의 경우는 더더욱 결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경을 넘어오는 탈북 여성유민들은 인신매매에 걸리게 되면 이런 사람들에게 팔려가게 된다. 저는 동포들이 가져온 옷을 입고 차를 타고 농촌에서 감자국수 가공하는 일 을 하고 있는 50세 되어 보이는 한족에게 팔렸습니다. 상처한 지 12년 되었 는데 작은아들이 13살이었습니다. 나는 임시 있을 곳이 있으므로 매일 집을 건축하고 옷도 짓고 낡은 실을 풀어서 뜨게도 떴습니다. 이 한족 분은 마음 이 후한 분이여서 늘 저에게 일을 하지 말라고 손 시늉했습니다. 제가 임신 된 것을 알고 그는 저를 데리고 개인부인과 병원에 가서 유산시키고 그 후에 환이라는 것을 넣었습니다. (27세 여자 함경북도 길주군) 55) 저는 흑룡강성에서 5살연상의 조선족 남자와 동거하였습니다. 탈북할 때 데 리고 온 자식 2명 (아들과 딸)을 공부시켜준다는 조건으로 같이 살았는데, 재 정의 여의치 못하여 사정이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되자 제가 딴 곳으로 갈까봐 동거남이 중국공안에 밀고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 딸과 함께 북한으로 강제송환 되었습니다. 56) 3 유흥업소 40대 이하의 여성은 노래방등 유흥업소에서 많이 일을 한다고 한다. 유흥업소 54)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55)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56) 새터민 신미옥(가명), 2005년 면담.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91

188 에서 일하면 돈벌이가 상대적으로 쉬우며 정보수집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북자를 고용했다 발각되면 벌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업주가 탈북자를 숨겨주어 안전이 보장된다. 유흥업소는 탈북여성들에게 오히려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해준다 고 하는 경우도 있다. 57) 중국에 가 시집가서 제 집을 도와 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친구 둘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왔다. 지금 우리들은 한 음식점에서 아가씨질하고 있다. 후에 우연히 우리 셋이 한 사람에 2천원에 팔려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술상에 서 손님들과도 같이 술을 마셔야 하며 한 상에서 20원씩 팁을 받고 한 자리 에 들면 50원씩도 받는다. 제 조국 버리고 타국 땅에서 기실 매음녀 생활을 하니 어떤 때는 자다가도 꿈틀 하며 내가 왜 이래야만 되는가 하면서 눈물 흘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속으로 피눈물을 흘릴 때도 많지만 먹고사는 데는 굶어 죽기보다 낫기에 이런 일도 다행으로 생각된다. 돈 좀 벌면 한번 조선에 갔다오려고 생각한다. 돈이라도 가져다주면 어머님과 동생들은 살 것 이 아닌가. 살기만 하면 그 어느 때든 만날 날이 있겠으니.(26세 여자 함경북 도 청진시) 58) 음대 성악과를 나온 나는 인물은 못생겼으나 노래는 아주 잘했다. 중국에 가 면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사람 장사꾼의 말을 듣고 중국에 왔는데 연변의 노 래방에 7,000위원에 팔려갔다. 노래를 부르면 손님들이 팁을 주었는데 이들 과 술을 마시고 잠자리도 같이해야했다. 지금은 병이 들어 노래하기도 힘들 다. 59) 4 매춘 유흥업소에 인신매매로 팔려오거나 소개로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유민들은 대부 분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매춘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생활에 대해 여성들은 심한 심리적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면서도 조선에 두고 온 가족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에 참고 견뎌낼 수 있다고 한다. 57) 강차연, 재중 탈북여성 성폭행, 인신매매, 2중결혼, 자식과 생이별 차라리 탈북 말리고 싶다 (서울: 신동아 4월호) 58)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59) 백영옥, 탈북여성현황 및 지원방안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여성과 남한에 정착한 여성을 중심 으로- (서울: 분단 평화 여성)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89 저는 동생들을 역전에 두고 각 음식점을 다니면서 일자리 찾다가 마침내 개 인려사에서 복무 겸 청소원으로 받았습니다. 저를 크게 놀라게 한 것은 어떤 손님들은 저를 희롱하고는 돈 50원씩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돈이 점점 모아지니 저의 손님 끄는 수단도 커졌습니다. 그 후 공안부문에서 몇 번 수색했지만 걸리지 않았습니다. 려관주인은 우리가 잡힐까봐 두려워서 저 를 해임시켰습니다. (25세 여자 함경북도 명천군) 60) 저는 친구와 함께 중국으로 왔다. 그 당시 소개로 연길에 있는 음식점에 복 무원으로 갔는데 결국은 몸 팔고 돈 버는 기생으로 되었다. 음식점 주인은 50대였고 마누라는 활약가였다. 우리 둘은 인물 체격이 괜찮았고 노래 또한 잘 불렀다. 술집에서 술 붓어주고 같이 마셔야 하고 함께 자기도 해야 했으 니 처음엔 눈물 흘리며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주인이 짜르고 나도 남자들이 주는 팁에는 수목이 적지 않았고 때로는 아버지뻘, 때로는 오 빠뻘 닥치는 대로 접대하였는데 어떤 이는 랭정하였지만 어떤 이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 돈도 더 주고 갈 때도 있었고 그럴 때면 고마워 그 후에 더 친 절히 대해 주었다. 몸 팔아 집식구 살리는 형편이었다. 우리 둘은 때론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고 부모 형제 편히 살 수 있을 때까지 이 일하고 우리도 좋은 대상자 만나 살아야 되겠다고 다질 때도 있다. 그러나 꿈은 길지 않다. 동무나 나나 성병에 걸려 고통 속에서 모대길 줄이야? 우리 둘의 운명은 왜 이런지? 조국이 잘 살았으면 왜 타국에 와 몸 팔며 살아야 하는가? (26세 여자 함경북도 온성군) 61) 4. 인신매매된 북한 여성들의 생활 1 성적인 학대와 임신 팔려온 여성들은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다. 돈을 주고 사왔으므로 사람을 소유물로 대하는 것이다. 여성들의 가장 큰 고통은 성적인 학대다. 사람을 감금시 켜 놓고 여성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성폭행하는 것이다. 특히 말이 통하지 않는 한 60)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61)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93

190 족에게 팔려갔을 경우에는 의사를 전할 수 없으므로 이런 고통은 가중되는 것이 다. 여성 유민들의 또 다른 고통은 임신이다. 아이를 원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신분이 유민의 신분이므로 자식을 낳더라도 호구에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 므로 많은 여성들이 인공유산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타국에 와서 제대로 몸을 보호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낙태하는 것 은 이들에게 큰 고통이다. 별수 없이 그 사람 따라 갔는데 혼자 사는 신세 집세간이 말이 아니고 더럽 기로 근본 앉아 있을 수 없었으며 집안 냄새에 구역질이나 견딜 수 없었다. 그 사람은 집에 들어오기 바쁘게 사람을 못 살게 굴었고 밤이고 낮이고 나를 재우지 않고... 나는 하신의 아픔으로 울었으나 그 사정봐 줄 인간이 아니였고 말도 통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한 달 정도 못 살게 굴더니 좀 맥이 풀렸는지 밤이 면 좀씩 재웠고 울타리에서 좀씩 출입시켰으나 달아날까봐 항상 대문을 안으 로 채우고 있었다. 나는 하신이 너무 아파 걷지도 못할 정도니 달아날래야 달아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비인간적 생활을 몇 달하고 나니 더 살고 싶지 도 않았지만 그런다고 막무가내로 죽을 수는 없었다. 임신되고 나니 경각성 이 좀 늦춰지고 채소 사러도 가끔 보내는데 조금만 늦어도 인츰 찾고는 하였 다. 어느 하루 드디어 기회를 타 하얼빈으로, 하얼빈에서 연길로 도망왔다. (23세 여자 함경북도 청진시) 62) 다행히 나는 나보다 나이가 8년 이상인데 시집갔지만 저의 남편 되는 분은 마음씨가 착합니다. 하여 저를 무척 아끼고 사랑해주었으며 또 시부모들도 저를 끔찍이 생각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하루 제가 임신한지 3달이 된 것을 안 마을 부녀 주임은 호구 없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서 무조건 유산 하라고 하였습니다. 만일 유산을 하지 않을 때에는 돈 만원을 준비하라고 하 였습니다. 당금 100원을 내놓아라 해도 바쁜 우리 신세 더구나 저를 사오느 라고 4,000원이란 빚을 지게 되었는데 또 어떻게 빚을 질 수 있겠습니까? 할 수 없이 우리는 병원에 가서 유산해 버렸습니다. (23세 여자 자강도 희천 시) 63) 62)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63)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91 저는 탈북을 하고 오갈 데 없어 중국 우의현의 남자에게 강제로 팔려서 시집 을 갔어요. 그리고 시집간 지 석달도 안되서 임신을 했어요. 남편은 어차피 중국에서 호구,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비법이므로 벌금이 떨어지게 되었다고 유산을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병원에 가서 강제로 유산을 하였 습니다. 64) 2 감금과 폭행 탈북 여성유민들이 팔려 가는 대상은 주로 알코올중독자, 도박꾼, 신체불구자, 성격파탄자 등이 많다. 이들은 돈주고 사람을 사왔기 때문에 여성을 감금하고 심 지어는 족쇄까지 채워놓고 여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 화장실을 출입할 때도 감시하며 외출할 때는 밖으로 문을 잠그고 사람이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또 술을 마시면 폭행을 일삼아 여성의 머리가 터지고 심한 부상을 당하기도 하며 심 한 욕설로 사람을 못 살게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격적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탈북유민들은 그래도 밥을 먹을 수 있고 공안당국의 체포로부터 좀더 안전한 이곳을 되도록 떠나지 않고 적응하고 살려 노력하지만 폭행에 못 이겨 도망쳐서 탈출하기도 한다. 저는 중국에 오면 꼭 행복한 생활이 펼쳐지리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는 큰 차이였습니다. 사람장사꾼은 저를 어느 한 중국의 이름 모를 한 산골 남자한테 팔아버렸습니다. 그 남자는 얼굴이 거무딕틱하고 키는 160cm 초과 못한 난쟁이를 모면한 40안팎의 중년이었습니다. 그는 저에게 알아듣지 못할 중국말을 지껄이며 나를 방에 갇아놓고 자물쇠로 잠가놓고 어디론가 갔 습니다. 밤이 되자 그는 술냄새를 풍기며 굶어서 움직일 맥도 없는 처녀인 저의 몸을 사정없이 유린하였습니다. 저는 아프고 서러워 날 샐 때까지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 남자는 내가 도망칠까봐 쇠사슬로 저의 발목을 개 기르듯 이 기둥에다 매 놓았습니다. 저는 이런 비인간적인 생활을 반년이나 하였습 니다. (21세 여자 평안남도 대동군) 65) 결혼한 후 그의 성격은 점점 조폭해졌습니다. 술만 마시면 쩍하면 매를 들이 64) 새터민 조향순(가명), 2005년 면담. 65)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95

192 대고 어떤 때는 도끼를 들고 저를 죽이겠노라고 했습니다. 1월의 어느 날이 었습니다. 저는 그 때 임신 2개월이었습니다. 그 날도 남편은 술을 잔뜩 마시 고 와서 저에게 걸고들었습니다. 내가 응대를 안 하자 남편은 또 도끼를 집 어들고 찍으려고 했습니다. 나는 그가 찍을 담이 없을 줄 알았는데 불시로 저의 머리를 도끼로 내리찍었습니다. 상처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저 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습니다. 내가 깨어났을 때는 병원에 누워 있었습니다. 상처가 다 낫자 저는 친척들보고 더는 그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 다. 그들은 내가 임신까지 했는데 참으며 지내라고 했습니다. 저는 하는 수 없이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여기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 고 있습니다. 한 고통에서 헤어져 나오면 또 다른 고통으로 빠져들어가니. 내 운명은 왜 이리도 기구합니까? (26세 여자 황해북도 황주군) 66) 3 여러 차례 팔려 다님 인신매매로 팔려온 여성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온 사람에게 다시 돈을 받고 물리거나 다시 다른 곳에 되팔아 버리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또 팔려갔다가 비 인간적인 생활에 못 견뎌 도망쳐 나오게 되면 또 다른 인신매매꾼에 걸려 다시 팔려 가는 것을 반복하기도 한다. 심지어 다섯 번을 팔려 다닌 경우도 있었고 공 안의 체포가 두려워 돈을 주고 팔려다닌 경우도 있었다. 한 식당에서 복무원질 하다가 공안국에서 조사 온다 하니 나를 안도 친척이 라 하면서 그 집 식당에 가 일하라고 하였지만 기실은 술집이 아니라 나를 하얼빈 근처에다 팔아먹었다. 51세 나는 그 사람은 처 잃고 혼자 사는데 무 서운 도박군이였고 도박에 밑천 없으면 나를 미끼로 남자들에게 빚대신 몸을 바치게 했다. 이렇게는 살 수 없고 기회 봐 목단강 행으로 도망치게 되었다. 서성이다가 조선족 분을 만났는데 그 이는 동녕으로 가는 길이였다. 그를 따 라 동녕으로 갔고 수분하에도 갔는데 모두 팔아먹었고 기생노릇하는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연길에 분 만나 나를 좀 데려가 달라고 사정했는데 나의 인 물 체격을 보던 것이 기회를 봐서 도망치게 하고 데려가겠다 하였다. 연길 사람 역시 장사꾼이어서 돈밖에 모르는 인간이었다. 연길에 오니 층집에 데 려다 놓고 데리고 자기도 하면서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 하였다. 이렇게 다섯 번이나 옮겨 다니다니 눈물은 얼마 흘렸으며 말 듣지 않으면 때리기까 지 하였고 남자 힘을 당할 수 없으니 당하고 마는 것이었다. (26세 여자 함 66)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93 경북도 명천군) 67) 중국에서 4차례나 돈 주고 팔려 다녀야만 했던 운명입니다. 돈을 주지 않고 서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올 수 없고 다시 잡혀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팔려 다녀도 잡히지 않겠다는 생각만으로 그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68) 4 질병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의 경우는 주인한테 매춘을 강요받는다. 주인은 그러 지 않을 경우 신고해 버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그렇게 매춘을 하게 되는데 이 들은 그 과정에서 성병에 걸려 고통받기도 한다. 그후 도시의 한 노래방에서 복무원 일을 하였는데 차차 시일이 지나니 손님 하고 한 자리에 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고발하고 말 것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만 성병을 얻게 되었다. 있던 돈을 주 인에게 보관했는데 주인은 맡긴 돈을 절반밖에 주지 않으면서 나를 내보냈 다. 나는 이 세상이 그 어디에나 이런가 하며 울었지만 방법이 없어 돈 없이 늙은 50이 넘은 중국 영감에게 몸을 의탁하였다. 그것도 소개로 말이다. 말 도 모르는 판에 모르고 데려갔으나 그 영감 역시 같은 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는 무어라고 욕하면서 마구 때리더니 별 수 없는지 같이 병원에 가 보았 다. 돈 좀 있는지 몇 번 데리고 다니던 것이 그만 두었다. 어떤 때는 죽고 싶 은 생각이 불붙듯 하고 때론 도망쳐 다시 조선에 가려고 해도 가도 굶어 죽 을 바에는 그럭저럭 아무거나 배불리 먹고 지내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 (27 세 여자 함경북도 온성군) 69) 5. 실태에 대한 요약 중국으로 인신매매된 여성들은 강제결혼, 성폭행, 원치 않는 임신과 부인과 질 병, 노동착취, 유흥가 매춘 강요 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특히 결혼한 여성 67)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68) 새터민 민영희(가명), 2005년 면담. 69)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97

194 들의 대부분은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무시와 구타, 경제적 어려움, 북한거주 가족 에 대한 그리움, 불법체류 신고 협박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70) 살아남기 위한 식량이나 돈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간 여성들은 인신매매 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성폭력과 강제구금, 강제결혼을 하거나 유흥업소에 팔려 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이 소박하게 원했던 가족을 위해 식량 을 구해간다거나 장사밑천을 가져가겠다는 꿈이 깨어지고 성 노예화된 상태의 생 활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벗어나 도망을 친다하여도 다시 비슷한 상황에 놓이 게 된다. 이와 함께 북한으로 강제송환이 되는 경우는 조국을 배신했고 더럽혔다 는 이유로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71) Ⅴ. 강제송환의문제 면접을 통해 알아본 결과 중국에서 인신매매된 여성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공 안에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송환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두려움을 악용하여 인신 매매꾼들은 더욱 쉽게 탈북여성들을 팔아넘길 수 있었고 이들이 팔려간 곳의 남 편이나 포주, 식장 주인들도 이를 미끼로 탈북여성들의 손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것 이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탈북여성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불안감의 원인인 강제 송환의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인신매매와 강제송환의 단계적 접근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가 초기에는 농촌 총각들과의 결혼을 주선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으나, 갈수록 유흥업소(매춘), 조직폭력배 연루 등 강제적인 형태로 진행 70) 김태현 노치영. 재중 북한이탈여성들의 삶 (서울: 도서출판 하우, 2003) 71) 노옥재, 북한 식량난 속의 여성 의 삶과 인권, 북한여성의 삶 꿈 한 (서울: 민주평통 북한 연구회 (사)좋은벗들, 2003)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95 되어 사회문제화 되어왔다. 중국은 1997년 10월부터 국경관리방해죄로 인신매매에 대한 단속을 처벌하고 있으며, 국내언론에 인신매매가 보도되면서 중국 및 북한이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여왔다. 1998년 말, 두 갑의 담배로 세 명의 북한 여성을 매매한 세 명의 중국 남자가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이 중 한 여성을 362 달러에 되팔았고, 나머지 다른 여성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체포되었다. 72) 1998년 6 월 안도현 지역에서 부녀회장이 중국주민과 결혼한 탈북여성들에게 호구를 부여 한다는 명목으로 실태조사를 한 후 강제로 송환하기도 하였으며, 두만강유역에서 여성 도강자가 인신매매와 관련된다 하여 현장에서 총살한 경우도 발생하였다. 73) 1998년10월 28일 중국신문( 服 務 導 報 와 延 邊 日 報 )이 최초로 산동성( 山 東 省 ) 윈청현 에서 발생한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3,900~4,700위안, 한화 약 60만~80만원에 거 래) 및 강제송환 사건을 상세히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탈북여성들의 체류가 장기 화되면서 임신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송환 시 처벌의 위험가중, 출산아의 등록문제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너무 덥고 해서 앞 개울에 목욕을 하러 나갔는데, 화장실이든 어디든 말도 없이 나갔다고 막 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들 중 한 명과 언 성을 높이며 싸웠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옆집에 사는 한족사람이 조선말을 알아듣고 헌정대에 신고를 했습니다. 눈치를 챈 집주인도 나가고, 저와 싸운 놈도 달아난 뒤, 혹시나 했는지 한 명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제 집주인도 안 나타나고 우리도 도망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 밖에서 누 가 전화기 검열을 하러 왔다고 하면서 들어왔습니다. 제가 노골적으로 신분 증을 보자고 했고, 북한에서 왔다는 것도 말했습니다. 알고 보니 옆집에서 신 고가 들어가자마자 파출소에서 집주인 패거리를 계속 감시했던 것이었습니 다. 달아난 줄 알았던 집주인은 이미 잡혀서 족쇄가 채워져 있었고, 저는 헌 정대에서 나온듯한 사람에게 삼촌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러 온 것 뿐이라고 했습니다. 헌정대는 집주인을 마구 때렸고, 우리는 변방대로 넘겨졌습니다. 74) 72) 나초스 지음, 황재옥 옮김, 북한의 기아: 기아 정치 그리고 외교정책, p )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p )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 김 춘 애(탈북여성, 화룡시 변방구류소, 무산군 노동단 련대, 청진집결소 경험자 북한 평양, 입국일자 : 2003년 6월)증언, p. 186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199

196 2. 강제송환의 접근과 실태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주민들은 조교(북한국적의 중국거류민)에 의한 밀고 및 특 무(북한의 정보원 내지 기관원)와 중국공안당국의 색출활동에 의해 체포될 가능성 이 있다. 이들은 체포될 경우 북한과 중국이 1960년대 초 비밀리에 체결한 중국 북한 탈주자 범죄인 상호인도협정 (일명 밀입국자 송환협정 )과 1986년 체 결한 국경지역업무협정 에 따라 강제 송환된다. 파출소에서 차를 가지고 다니며 조선사람이 있다는 집은 몽땅 훑으며 붙잡았 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마을은 조선여자가 다섯이 있었는데 온 마을에 울음 판이 벌어져 그 장면을 보고 울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서로 갈라지기 아쉬워 우는 사람, 파출소 사람의 다리를 붙잡고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울며불며 하였건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분들도 마지못해 이렇게 한다 면서 상급의 지시니 우리도 별 방법이 없다고 하면서 그분들도 눈물을 흘리 었습니다. 이렇게 되어 우리는 보위부 감옥이라는 곳에 가두었습니다. 그리고 는 차고 때리고 있는 쌍욕을 다하였습니다. 나는 이렇게 10일 감옥에 갇혔다 가 집으로 갔습니다.(23세 여자 자강도 희천시) 75) 동아일보 ( )가 입수한 <길림성 변경관리조례>선전제강( 提 綱 ) 이 라는 자료에 따르면, 1993년 11월 길림성 변경관리조례 가 통과된 이후 1994~1995년 동안 중국에 체류하고 있던 탈북자 140명이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되 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1998년 12월 16일 북한인권시민 연합은 탈북자 150명이 중국 길림성 통화시 공안당국에 검거되어 북한으로 보내 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길림성 공안당국은 12월 16일 당일 인계한 20명 의 탈북자를 포함하여 일정기간 1백여명을 적발해 돌려보냈으나, 그들은 배가 고 파서 왔으며 정치적인 이유는 없었다 고 밝혔다. 좋은벗들 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시점( ~1999.4)을 기준으로 조사된 마을에서 중국 공안에게 연행되어 북 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자는 연변지역 1,857명, 동북3성 지역 584명에 이른다. 미 국의 난민위원회(USCR)는 2000년 6월에 1만 5천명이 강제로 북한에 송환되는 등 75)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97 한 해동안 최소한 6천명이 송환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처음에는 한달 식량을 보름치를 주다가, 그다음은 일주일, 그 다음은...으로 이어지다 김일성 사망 이후 식량배급이 끊어져 온 가족이 굶주리게 되자 산과 들로 먹을 것을 찾아 헤매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굶주림을 참기 어려워져 1998년 3월 나는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도 망을 갔습니다. 처음 탈북 할 때에는 중국에서 2년간 돈을 벌어 다시 북한으 로 돌아가 부모님을 돕고 함께 살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숨어산 지 2년이 지난 후 2000년3월 말, 중국의 대련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당했습 니다. 나는 중국감옥에서 무엇 때문에 중국으로 넘어왔는지, 누가 도왔는지 등을 계속적으로 심하게 심문을 받으며 1개월을 보낸 뒤, 2000년 4월말에 다 른 여섯 명의 탈북자들과 함께 단동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되었습니다. 76) 북한으로의 송환규모는 중국측의 단속강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난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탈북민 단속을 실시하였으나, 1997년 이후 단속이 강화되었으며 1999 년 이후는 대대적인 탈북민 단속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산하의 국책연 구소가 탈북자들의 분포가 높은 동북3성 지역을 실사하여 작성한 북한의 탈북 자 및 사회현상 보고서에 따르면 송환 탈북자는 1996년 589명, 1997년 5,439명, 그리고 1998년에는 6,300명으로 증가하였다. 2000년 3월 15일부터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는 북한탈북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과 체포 강제 송환이 있었다. 기 간은 6월 15일까지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연장되어 8월 15일까지 계속되 었다. 중국의 대도시인 북경 심양의 노래방 등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물론 연 변 매하구시에 숨어사는 탈북민들 심지어는 어린이들까지 모두 잡혀갔다. 국경지 역은 북한과 중국 양쪽 모두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여러 번 왔다 갔다 했던 아이 들도 더 이상 중국으로 오는 아이가 없어져서 국경도시에 쉽게 볼 수 있었던 꽃 제비들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3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한 달간 도문 해관을 통해서 넘겨진 숫자만도 5,000명이 되며, 4월 29일 하루 동안 도문을 통해서 넘겨 진 난민만 200명이라고 회자되기도 했다. 이 수색 작업은 용정 화룡 안도 왕청 76)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 박 선 자 (만29세, 탈북여성, 신의주집결소 경험자 북 한 회령 입국일자: 2002년 3월 14일) 증언, p. 172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201

198 등 연변지역 이외에 동북 3성 모든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연변의 어느 한 마을에 서는 30명이 숨어살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2명은 도망가고 28명이 잡혀갔다고 한 다. 전에는 구류소에 탈북민이 들어오면 하루 정도 묵게 했다가 넘겨 보냈었는데 이 기간동안은 잡혀오는 탈북민이 너무 많아서 하룻밤도 못 재우고 넘겨 보내는 날이 많았다. 77) 이러한 수색 작업이 진행됨으로 인해, 탈북민들은 집안에 파 놓은 김치굴이나 집안 창고 구석 혹은 지붕의 틈새 있는 조그만 공간에 올라가 숨어 지내니 마치 과거 나치시대의 유태인들이 숨어살던 모습과 같았다. 연길에서는 비교적 안정적 인 분위기라서 집을 잡고 살던 탈북민들이 이렇게 수색이 심해지자, 외몽고나 베 트남 쪽으로 가려고 시도하거나 좀더 안전한 국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내륙지역,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78) 3. 강제송환자에 대한 처벌 북한으로 송환된 난민들은 먼저 국경 지역의 보위부에서 취조를 받은 뒤 '안전 부 구류장'이나 국경 지역의 '도 집결소'로 보내진다. 그 곳에서 다시 유민이 살던 지역의 '도 집결소'로 보내졌다가 해당 지역 보위부로 넘겨져 재판과 처벌을 받는 다. 송환된 난민들은 먼저 국경 지역 보위부에 넘겨져 취조를 받는데 '언제 도강했는 가, 중국에서 누구를 만났는가, 중국 어디에서 살았는가' 등에 대해서 3일 1주일 동안 취조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갖은 폭언과 구타, 고문에 시달리고 특히 중국 에서 한국 사람과 만난 혐의가 인정되면 매우 심하게 취조받고 고문당한다. 취조 과정에서 고문을 받다가 다리뼈가 부러지고 머리가 터지는 고통을 겪은 경우도 있고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거나 부상을 당했는데도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불구가 된 사람도 있다. 77) 윤여상 성기중 중국내 탈북자에 대한 전망과 해결방안 참조 78) 좋은벗들 자료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199 저는 북한의 신의주 국가안전보위부로 끌려가 보니 30~40명의 죄수들이 있 었는데 대부분이 중국에서 송환되어 온 탈북자들이었습니다. 그 중 모든 여 성들은 항문과 질 안에 숨겨둔 돈이 있는 지 확인하려는 명목 하에 강제로 완전히 옷을 벗어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위로하고 앉았다 일어났다는 반복적으로 시키고, 뛰게도 합니다. 우리들에게 가해지는 것은 막대기, 주먹 질, 발차기로 인한 극심한 구타는 기본적으로 행하는 것이었고, 감방 안은 습 습하며 이는 물론이고 곤충, 파리, 벼룩 등 여러 기생충으로 가득했습니다. 온몸을 뜯기어 참기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식사는 아주 적은 양의 음식을 주었는데 딱딱한 옥수수에 데친 채소 몇 조각이 전부였기에 우리는 끔찍하게 굶주린 상태였습니다. 79)80) 무산회관에서 집주소를 조사하고 보위부로 보내졌습니다. 가니까 여자들이 10명이 있었는데, 모두 발가벗겼습니다. 여자들은 몽땅 다 벗겼습니다. 딸 있 는 앞에서 벌거벗는다는 것이 얼마나 수치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못벗겠다고 했지만, 말이 통하질 않았습니다. 머리에 낀 핀침까지 다 벗겼습니다. 가슴이 큰 여자들은 그 밑까지 들춰 검사합니다. 옛날에 누가 가슴 밑에 돈을 감추 고 반창고까지 붙이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발가락 짬(사이)이며, 머리카락 속 까지 다 검열합니다. 그리고 여자들은 팔을 머리 뒤로 넘겨 손가락을 끼게 하여 60번 앉았다 일어났다, 뽐쁘훈련이란 걸 시킵니다. 저는 처음에 뽐쁘훈 련이 뭔가 했습니다. 그러니까 자궁이나 항문에 돈을 숨겨뒀으면 힘주면 나 온다고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60번 일어났다 앉았다를 시키는데, 관 절이 안 좋아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니까 그것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렇 게 겨우 60번을 채우고 나니까 모두 엎드리라고 했습니다. 돈이 나왔나 안나 왔나 들여다 보는 것입니다. 여자들 생리대 갈피갈피까지 다 검사합니다. 81) 중국에 다녀온 것이 발각되거나 중국에서 송환된 난민들은 중국에서의 체류 기 간과 생활한 유형 등을 조사 받은 뒤 집으로 돌려 보내지거나 노동 단련대, 교화 소,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는 처벌을 받는다. 여러 번 탈북했거나, 유물이나 금속 79)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 박 선 자 (만29세, 탈북여성, 신의주집결소 경험자 북 한 회령 입국일자: 2002년 3월 14일) 증언, p ) 이러한 알몸수색에 대한 증언은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p.255의 새터민들 의 증언에 의해서도 확인할 수 있고, 조사자가 면접한 새터민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81)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 김 춘 애(탈북여성, 화룡시 변방구류소, 무산군 노동단 련대, 청진집결소 경험자 북한 평양, 입국일자 : 2003년 6월)증언, p. 187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203

200 등의 물품을 가지고 중국으로 가서 팔았거나, 중국에서 시집을 갔거나, 경미한 정 도의 인신매매를 한 사람들은 교화소로 보내어져 1년 15년 정도 징역살이를 해 야 한다. 그리고 한국 사람을 만나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게 되면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고 또 아예 북한정부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반대를 한 사람의 경우는 공개 처형 되거나 정해진 형량 없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그러나 노동 단련대나 교화소, 정치범 수용소의 시설과 수용 환경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다. 부족한 식사량에 견디기 어려운 중노동과 고문, 그리고 비위생적인 수용시설 때문 에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와 질병에 걸려 몸이 허약해지고 끝내는 사망하는 경 우가 많이 발생한다. 일주일이나 지나고서야 나의 정치적 범죄가 지워졌고, 2000년 5월 7일 지방 경찰 관할의 신의주 도집결소로 보내어졌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두 달간 6 0~70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우리가 살던 곳으로 보내지기까지 기다렸습 니다. 계호원들은 우리들에게 발로 차는 등의 구타는 날마다 이뤄졌습니다. 집결소의 시설들은 너무도 열악하여 셀 수도 없는 이와 벼룩 등으로 가득 차 있어 혐오스러웠습니다. 우리는 수용소 밖에 있는 곳에서 집짓는 노동을 했 고, 나는 계속적으로 삽만을 이용한 채 트럭에 모래를 가득 채워야만 했습니 다. 나 자신이 굶어 죽어가는 것 같은데 힘든 농사일을 강제로 했어야 했기 에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82) 먹는 거라곤 썩어서 시꺼먼 밀가루로 죽을 쑨 것이었습니다. 냄새가 너무 심 해서 한 입도 못 먹겠는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더 먹겠다고 식사시간 이면 우리 주변으로 모였습니다. 본 지방 사람인 무산아이들이 콩이랑 강냉 이를 가져오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바꾸기 먹기 위해 옷도 다 벗어주고 팬티만 입고 다니면서도 창피한 줄도 몰랐습니다. 어떤 여자는 강간을 너무 심하게 당해 자궁이 다 썩어서 뒤집어져 있었습니 다. 걷는 것조차 힘들어 다리를 벌리고 걸었는데, 밤에는 썩은 자리가 저려서 잠도 못자고 괴로워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다 들여다보며 쯔쯔 혀를 찼지만, 저는 비위가 약해서 도저히 들여다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여자도 20리를 뛰게 했습니다. 8월이니까 뛰어다니면서 배추 영양단지도 키우게 하 82)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 박 선 자 (만29세, 탈북여성, 신의주집결소 경험자 북 한 회령 입국일자: 2002년 3월 14일) 증언,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01 고, 무산에 있는 높은 산에 올라가 나무도 해오게 합니다. 저는 다리가 팅팅 부어서 뛰지 못하니까 빨리 뛰라고 뒤에서 돌로 막 깝니다. 그런다고 뛸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니까 딸도 엄마 보위하겠다고 같이 맞으면서 뒤따라 달렸 습니다. 83) 특히 중국에서 임신을 한 여성들에 대한 북한 정부의 처우는 아주 잔혹하다. 중 국의 씨를 들여온 것에 대한 극심한 분노를 표출하며 이에 대한 처벌로 강제낙태 를 시키는 것이다. 내가 집결소에 있을 당시 10명 정도의 임산부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청진에 서 온 한 젊은 여성은 키가 크고 힘이 셌는데 산일이 얼마 남지 않았었습니 다. 또 한 명의 여인은 5개월째였고, 그 외 임산부들은 3개월이나 4개월째였 습니다. 내가 도착한 지 삼 사 일되던 날에, 나는 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여 성과 그 외 5명의 임산부들을 도와서 밖에 있는 경찰병원으로 데려가는 일을 맡았습니다. 산일이 얼마 안 남은 여성은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자 아이를 낳았습니다. 커튼 사이로 어머니와 아이 둘의 울음소리가 들렸 습니다. 그리고 조금 열린 커튼 사이로 간호사가 테이블 위의 젖은 물수건으 로 아이의 얼굴을 덮은 채 숨을 못 쉬게 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아기는 10분쯤 되자 울음을 멈췄습니다. 다른 임산부들에게 두꺼운 바늘주사를 놓는 것도 보았습니다. 나는 거기서 두 세 시간 정도 있다가, 방금 분만을 한 임산 부를 데리고 수용소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 산모는 이틀간 쉬고, 다시 다른 죄수들과 똑 같은 고생스러운 노동을 했어야 했습니다. 후에 다른 산모들이 내게 말하기를 그들이 모두 강제로 낙태수술을 했다고 했습니다. 수용소의 죄수들 모두, 산모들이 낳은 아기들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가차 없이 죽임을 당했고, 천 조각으로 싸인 채 근방의 동산에 묻혀졌다고 믿었습니다. 84)85) 83)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 김 춘 애(탈북여성, 화룡시 변방구류소, 무산군 노동단 련대, 청진집결소 경험자 북한 평양, 입국일자 : 2003년 6월)증언, p )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 박 선 자 (만29세, 탈북여성, 신의주집결소 경험자 북 한 회령 입국일자: 2002년 3월 14일) 증언, pp. 172~ ) 이러한 강제유산에 대하여도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p.257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조사자가 면접한 새터민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발표된 2004년도 국 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국내 탈북자 의식조사 의 p.5를 살펴보 면 설문참여 탈북자 가운데 강제낙태에 대한 경험이나 인지도가 약 60%에 이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205

202 4. 소결 중국은 1987년 북한과 탈북자 송환협정을 체결했으며, 1999년부터 탈북자를 난 민이 아니라 식량유민 으로 규정하고 있다. 왕광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 거 주 탈북자를 경제적 이주자로 난민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하였다. 국제사회는 1951년 (난민협약)체약국은 난민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그 생명이 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추방하거나 송환하여서는 안 된다 고 규정하여 난민들의 추방이나 강제송환을 금지하고 있다.( 난민협약 제 33조). 중국은 1982년 난민협약 과 난민의정서 에 가입하였지만, 아직까지는 정치적인 박해위험으로 인해 탈출한 중국 내 북한 주민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히 탈북여성들이 송환될 경우, 그 자신과 아이의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이 난민협 약 의 당사자로서 국제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관계국간에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Ⅵ. 맺음말 본 장에서는 그 동안 살펴본 중국 내 북한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의 문제에 대해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 본 연구의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중국 내 탈북난민의 지위와 그 해결책을 더불어 살피고자 한다. 1. 중국 내 탈북난민 문제 고찰 2001년 말, 중국에는 50,000명의 북한 난민이 숨어있었다. 86) 2003년 말 까지는,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03 150,000명이 중국 북부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7) 불행히도, 이들 많은 수의 북한 난민들이 강제로 북한에 송환되었는데, 이는 중국정부가 비준한 국제 인권 협약의 명백한 위반이다. 이러한 협약에는 유엔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 약이 포함되는데, 양 협약 모두 박해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의 난민 송환을 금지하 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이 자국 영토 내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난민을 잡기 위해 그들에 대한 현상금을 걸고 있다는 것과, 심지어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을 잡은 경우 보다 많은 보상금을 지급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북한난민 을 "우려되는" 집단이라는 협약 언어로 규정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는데, 이는 UNHCR의 북한난민들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난민고등판무관인 루 드 루버스씨는 2003년 UN 집행위원회 개회사에서 재중 북한 난민들을 "UNHCR의 관심 대상" 88) 으로 선언하였다. 이 혁신적인 발언은 중국과의 양자협약을 통해 북 한 난민들에 대한 UNHCR의 무제한적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는 유엔의 주장을 더 욱 더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그 후로 18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유엔 난민 보호 협약상의 의무를 준수하도록 중국을 강제하는 정도의 진 전은 없었다. 중국은 계속해서 태연스럽게 북한난민들에 대한 추적, 구속, 고문, 강제송환을 계속하고 있으며, 북한 관리에 의한 이들의 납치를 허용하고 있으며, UNHCR의 이들에 대한 어떠한 접근도 부인하고 있다. 2.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지원방안 1836년 설립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권단체인 영국의 반노예국제운동 86) U.S. Committee For Refugees, "2002 Country Report: North Korea," p.1. 87) New York Times, "Slavic loss could turn into gain for Korean refugees: Governor of Russia's Primorye region has a home in mind for about 150,000 people," James Brooke, December 9, ) UNHCR s position: people of "serious concern"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207

204 (Anti-Slavery International)은 선택의 부재-중국 내 북한 여성에 대한 성착취 (an absence of choice- The sexual exploitation of North Korean women in China)라는 보 고서를 통해 중국 내 북한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와 그들의 노예 같은 비참한 삶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중국 내 탈북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눈이 중국을 향한 것은 이미 오래이다. 북한의 경제난과 식량난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고 볼 때 북한여성들의 월경 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의 탈북자 추세가 지속된다면 탈북여성의 수는 계속 증 가하고, 체류기간이 장기화되면서, 현지정착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생활여건은 더 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신매매근절과 결혼의 합법성 인정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탈북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의 근절노력과 희생자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중국정부와 협의하고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 성매매는 중국 법에도 중대한 범죄행위이므로 이를 근절시키려는 노력이 강화되도록 관련 국제 기구 및 국제 NGO단체, 한 중 여성단체 등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노력할 수 있도 록 지원해야 한다. 중국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도 외국 여성들의 성매매로 인 한 인권유린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고 공동으로 대처하 기 위한 동북아 지역 차원의 회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필 요하다. 한편 중국인 남성과 사실상 결혼하여 생활하고 있는 탈북여성들의 경우 본인이 희망하면 혼인관계를 합법적으로 인정해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위해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중국에서 출산한 탈북여성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됨으로써 새로운 이산가족들이 생기고 있다. 89) 이와 같이 탈북여성들이 장기 체류하면서 발생하는 출산, 2세의 신분, 여성복지, 중국사회 적응훈련 등 앞으로 해결해야할 많은 과제들에 대한 정책대안을 개발해 중국여성계와 연대해 중국정부에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국 여성들도 성매매 되고 있으며, 해외에서 인권유린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89) 곽해룡, 중국에 있는 북한이탈부민 인권실태에 관한 연구: 신( 新 ) 이산가족 현상의 발생을 중심 으로, 통일문제연구 (서울: 평화문제연구소, 2000),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05 공동으로 연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인신매매는 가장 야만적은 여성인권침해행위이며 가난과 굶주림에 못 이 겨 국경을 넘은 여성들을 매매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북한 여성들 이 노출되어있는 비인권적인 상황에 관심을 갖고 노력할 때이다.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209

206 참고문 헌 단행본 및 논문 James D. Seymour, China and the International Asylum Regime: The Case of the Korean Refugees(2000), html 2004년도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국내 탈 북자 의식조사 (동국대학교, 2005) 임순희, 식량난과 북한여성의 역할과 의식변화, (서울: 통일연구원, 2004) 구수미 이미경. 1990년대 북한여성의 삶과 의식, 변화하는 북한, 변화하 지 않는 북한 (북한연구학회 2004 춘계학술대회 발표논문, 2004) 탈북인사대담: 북한여성농장원의 생활, 통일한국 (2000.2) 박현선, 현대 북한의 가족제도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 위논문, 1999) 최명숙, 90년대이후 조선녀성들의 가정에서의 삶에 관하여, 한국여성연구 원, 남북한 여성 그리고 중국 조선족 여성의 삶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변대학 여성문제연구중심, 1999) 김태현 노치영. 재중 북한이탈여성들의 삶 (서울: 도서출판 하우, 2003) 권혁. 고난의 강행군.(서울: 정토출판, 1999) 노옥재, 북한 식량난 속의 여성 의 삶과 인권, 북한여성의 삶 꿈 한 (서울: 민주평통 북한연구회 (사)좋은벗들, 2003) United Nations Centre for Human Rights, Fact Sheet No. 14, Contemporary Forms of Slavery, 좋은벗들 엮음, 두만강을 건너온 사람들: 중국 동북부지역 2, 479개 마을 북한 식량난민 실태조사 나초스 지음, 황재옥 옮김, 북한의 기아: 기아 정치 그리고 외교정책 문숙재 외, 북한여성들의 탈북동기와 생활실태, 대한가정학회지, 제38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07 5호 (서울: 대한가정학회, 2000) 곽해룡, 중국에 있는 북한이탈부민 인권실태에 관한 연구: 신( 新 ) 이산가족 현상의 발생을 중심으로, 통일문제연구 (서울: 평화문제연구소, 2000) 백영옥, 탈북여성현황 및 지원방안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여성과 남한에 정착한 여성을 중심으로- (서울: 분단 평화 여성) 윤여상 성기중 중국내 탈북자에 대한 전망과 해결방안 강차연, 재중 탈북여성 성폭행, 인신매매, 2중결혼, 자식과 생이별 차라리 탈북 말리고 싶다 (서울: 신동아 4월호) 김영자,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인권실태와 정책제안 (서울: (사)북한인권시민 연합)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자료집(서울: (사)북한인권시민연합) 2005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미국 국무부 연례 국제 인신매매보고서 (TRAFFICKING IN PERSONS REPORT JUNE 2005, United States of America Department of State) David Arnold, Famine : Social Crisis and Historical Change Oxford: Basil Blackwell Press, 1988) U.S. Committee For Refugees, "2002 Country Report: North Korea," Anti-Slavery International. "an absence of choice- The sexual exploitation of North Korean women in China", 2005 기타자료 좋은벗들 자료실 북한난민 수기 당의 참된 딸로 사는 행복, 로동신문, 2000년 3월 8일. 조선녀성의 힘은 강하다, 로동신문. 2000년 7월 30일.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조선말대사전 1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1992) 최진이, 탈북여성, 시인. 2005년 1월 21일 Daily NK 기고 New York Times, "Slavic loss could turn into gain for Korean refugees: Governor of Russia's Primorye region has a home in mind for about 150,000 people," James Brooke, December 9, 중국 내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211

208 가 작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홍성수 영국 런던정경대(LSE) 대학원 박사과정

209 차 례 요 약 217 Ⅰ. 서론 219 Ⅱ. 성희롱이란 무엇인가? 221 Ⅲ. 성희롱 규제에 대한 패러다임적 접근 228 Ⅳ.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의 딜레마 246 Ⅴ. 성희롱 규제와 새로운 법패러다임 253 Ⅵ. 한국에서의 성희롱 규제현황: 문제점과 대안 268 Ⅶ. 결론 282

210 요 약 그동안 여성인권의 실현 보호를 위해서 여러 가지 법적 조치들이 취해져 왔으며, 그 성 과 또한 괄목할 만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여성운동이 여성인권의 실현을 위해 소위 법적 전략 을 택한 결과라고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법적 전 략 이 과연 여성의 인권보장-실현에 긍정적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이러한 문제 점을 특히 성희롱문제 에 관련하여 살펴보았다. 이러한 분석을 위해 규제이론과 법제화이론이 제기하고 있는 법적 전략의 한계와 딜레 마 에 관한 논의,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루만(Luhmann)의 체계이론, 하버마스(Habermas)의 대화이론,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그리고 자유주의 등을 검토해 보았다. 먼저 규제이론과 법 제화이론은 개입주의적 법규제 방법이 안고 있는 한계를 분석하면서, 법적 규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통찰을 제시해 준다. 또한 체계이론은 국가중심의 법규제가 갖는 한계를 잘 지 적하고, 대화이론은 법적 해결이 행위자들의 자율적 공론영역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적절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은 법적 전략이 성희롱문제의 다원적 맥락 적인 특성을 오히려 파괴하고 있음을 비판하고, 자유주의는 법적 해결이 자유주의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비판을 진지하게 경청한다면, 일종의 딜레마적 상황에 빠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희롱문제의 해결을 위한 법적 전략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보면 용 납될 수 없는 일이지만, 반대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간과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법적 규제를 강화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의 이분법을 넘어, 새로운 법규제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법규제방법으로 반성적 법패러다임 의 구상에 주목해 보았 다. 반성적 법패러다임은 규제일변도의 접근방법을 지양하고, 규범문화가 시민들의 삶 속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보다 간접적이고 유연한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이에 따르면, 법적 해결

211 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교육,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이나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한 비 사법적 해결방법이 문제해결을 주도하는 가운데, 법적 해결은 이러한 문제해결을 보완하는 위치로 물러나게 된다. 이를 통해, 문제해결의 주도권은 국가 나 법 이 아닌 당사자의 자 율적 의사소통과정에 맡겨지게 되고, 국가법에 의한 하향식 규제가 아니라 당사자들의 합의 와 자율이 문제해결을 주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화적 규범적 변화를 통한 진정한 성희롱문제의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 성희롱 법규제의 현실을 살펴보면, 외견상 반성적 법패러다임 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몇가지 운용상의 문제점과 제도적 미 비점이 지적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방적 조치나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방법,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의 분쟁해결절차가 내실있게 작동되도록 하여야 하며, 사법적 해결방법에서는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보다는 집단에 대한 민사책임을 강화하는 쪽 으로의 개혁이 필요하다. 핵심어: 성희롱, 법규제, 법제화, 규제이론, 반성적 법패러다임, 하버마스, 루만,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212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 성희롱에 대한 규제를 중심으로 - 홍 성 수 Ⅰ. 서론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인권 이었다. 시민사회의 요구는 대부분 인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고, 국가권력 역시 국정의 제1 과제로 인권을 내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 중 여성인권분야의 진전은 특히 놀라웠다. 법적 차원에서 살펴보면, 1980년대 후반부터,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1994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1995년 여성발전기본 법, 1999년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2001년 남녀고용평등법, 2005년 호주제 폐지 등 입법적으로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고, 여성주의에 입각한 판례 들도 속속 등장했다. 90) 이러한 법적 성과는 여성운동이 여성인권의 실현을 위해 소위 법적 전략 을 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전략 이 과연 여성의 인권실현에 긍정적으로만 작동했는지 는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법적 측면에서 보면 외견상 큰 성과를 일궈냈지만, 그만 큼의 실질적인 인권신장이 있었는가는 문제가 된다. 이것이 문제되는 이유는 여성 운동이 여성인권을 공론영역에서의 충분한 논의와 동의과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90) 여성인권관련 법제의 역사에 대해서는 김엘림, "20세기 여성인권법제사의 시대별 특성", 여성 연구 60 (2001 여름), 5-26쪽; 이은영, 한국 여성관련법의 변천과 법여성학의 전개, 양현아 편, 가지 않은 길, 법여성학을 향하여 (2004); 김선욱, "여성과 법,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 여성과 사회 9 (1998), 40-63쪽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19

213 법제도로서 정착시켰다기보다는, 제도정치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여 입법이라는 성과를 얻어내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법제도의 개혁을 우선적으로 이 끌어 내는 것도 좋은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법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오히려 여성의 저항을 침묵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하기 때문 에, 91) 잘못된 방향의 법제화는 오히려 여성인권 발전에 해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도 잊지 말아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상황에 대해 법제화 (Verrechtlichung, juridification)라 는 문제틀을 가지고 접근해 보려고 한다. 법제화 문제가 논의된 것은 서구에서 1970년대 이후 복지국가적 정책의 시행을 위한 법적 규제의 강화에 대하여, 비판 적 연구가 진행되면서부터이다. 92) 이 연구에 따르면, 법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법이 사회영역을 질적으로 더욱 세밀하게 규제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면서, 이를 20세기 복지국가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가 공통적으로 지 적하는 문제는 법이라는 도구를 통한 정책실현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 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규제이론(regulatory theory)이라고 명명된 이론적 학파들 93) 은 국가의 명령-통제(command-control)에 의한 개입주의적 규제방법에 비판적인 관 점을 견지하면서, 보다 유연하고 간접적인 대안적 법규제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법적 규제가 일종의 패러다임 변화를 겪어 왔음을 보여주는 이른바 패러다 임적 접근방법 (paradigmatic approach)을 통해 새로운 규제대안을 도출하고자 하는 시도도 주목할 만 하다. 94) 91) 정희진, "법제화 이후의 여성운동을 위하여", 정희진 외, 성폭력을 다시 쓴다 (2003), 11쪽. 92) 이러한 연구는 주로 하여 규제의 위기, 규범의 홍수, 법의 폭발 등의 표제 하에 진행되었다; R. Voigt (ed.), Verrechtlichung (1980) G. Teubner (ed.), Juridification of Social Spheres (1987) E. Blankenburg, E. Klausa & H. Rottleuthner (eds.), Alternative Rechtsformen und Alternativen zum Recht (1980) L. M. Friedman, The Legal System (1975) D. Trubek (ed.), Reflexive Law and the Regulatory Crisis (1983) 참조; 한국에서는 이상돈, 법학입문 (2005), 제2부; 서원우, 한국법에 있어서의 법화문제, 서울대학교 법학 37-1 (1996), 1-15쪽 참조. 93) R. Baldwin et al. (eds.), A Reader on Regulation (1998); S. Collin (ed.), Regulation (2003); C. Parker et al, Regulating Law (2004) 참조. 94)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Ch.IX.; G. Teubner, "Verrechtlichung", in: Verrechtlichung von Wirtschaft, Arbeit und sozialer Solidarität (1985)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14 이러한 문제의식은 여성인권의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성주의의 문제제기가 정당하다는 것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 로 법적 전략 을 택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여성인권 의 실현 이라는 목표를 위해 선택된 법적 규제의 강화 라는 정책이 과연 성공적 이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법제도 개혁을 위해 의회에 압력을 행사하여, 입법적 성과를 얻어내는데 치중했던 그동안의 주류여성 운동의 전략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여성 인권의 영역에서 개입주의적 법규제정책이 갖는 문제점은 없는지, 그리고 만약 문 제점이 있다면 새로운 규제방법을 모색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법제화와 규제이론 의 방법론을 동원하여 분석해 보려고 한다. 이러한 논의는 여성인권과 관련된 거 의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여기서는 성희롱 문제에만 한정시켜 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먼저 성희롱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II), 법규제에 대 해 패러다임적 접근방법을 성희롱 규제에 적용해 본 후 (III), 이를 통해 성희롱의 법적 규제가 일종의 딜레마적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논증해 볼 것이다. (IV) 그리고 이러한 딜레마를 빠져나오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법규제 패러다임 의 대안적 가능성을 조망한 뒤, 이 대안이 성희롱문제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V) 마지막으로 이러한 논의를 한국에서의 성희롱 규제현황에 적용 하여 문제점을 고찰하고, 실천적 대안을 도출해 보도록 할 것이다.(VI) Ⅱ. 성희롱이란무엇인가? 1. 성희롱의 의의 성희롱 은 sexual harassment의 번역어로서, 직역하면 성적인 괴롭힘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성적인 괴롭힘 에는 강간, 강제추행, 성적 학대, 성적 모욕, 성적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21

215 희롱 등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이 포괄될 수 있다. 실제로 sexual harassment는 가벼 운 성적 희롱에서부터 강간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95) 하지 만 형법상 강간, 강제추행, 업무상 위계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처벌되고 있었기 때문에, sexual harassment는 기존의 불법유형에 포섭되지는 않 지만 새롭게 법적 규제의 대상으로 떠오른 불법유형을 말하는 것으로 흔히 사 용되고 있다. 여기서 만약 성폭력을 개인의 자유로운 성적 결정권을 침해하여 이 루어지는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이라고 규정한다면, 96) 성희롱은 강간, 강제 추행과 함께 넓은 의미에서 성폭력(sexual violence)을 구성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설정된 sexual harassment의 개념범위에 맞는 번역어는 성적 모욕 97), 성적 괴롭힘 98), 성적 성가심, 99) 성희롱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으 나, 성희롱이라는 번역어가 이미 굳어버린 상태이다. 성희롱이라는 번역어는 그 언어에 담긴 친근한 느낌 때문에 성희롱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사실을 희석시킬 우려가 있지만, 이미 성희롱이라는 말이 널리 인식되어 있고, 우리 법률에서도 이 미 성희롱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아래에서는 성희롱이라는 말을 그 대로 사용할 것이다. 2. 성희롱의 개념요소 다음으로 성희롱의 개념요소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리 법률에서는 성희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95) 김엘림, 직장내 성희롱의 법적 대책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1997), 19쪽; 한국여성민우회, 성희롱: 당신의 직장은 안전합니까? (2000), 276쪽. 96) 심영희 외, 함께 이루는 남녀평등 (2002), 183쪽. 97) 한인섭, 성폭력특별법과 피해자 보호, 피해자학연구 3 (1994), 41쪽. 98) 서울고등법원 선고 94나15358판결; 김현정, 직장내 성적 괴롭힘에 관한 심리학적 연 구,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8); 박영호 김정인, 성적 괴롭힘에 대한 심리학적 접 근, 학생생활연구(경남대) 14 (1996), 21-45쪽. 99) 신성자, "직장에서 발생하는 성적 성가심의 유형, 부정적 영향 그리고 피해여성의 개인적 상황적 특성에 관한 연구", 사회과학연구(경남대) 5 (1993), 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16 직장내 성희롱이라 함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내의 지위를 이 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어나 행동 등으로 또는 이를 조건으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또는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게 하여 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성희롱 이라 함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 밖의 요구 등에 대 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이러한 법률적 정의에 이론적인 논의를 덧붙이면, 다음과 같이 성희롱의 개념요 소를 설명해 볼 수 있다. 1) 성적인 또는 성에 근거한 행위 성희롱은 성과 관련된 행위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가장 전형적인 것은 성적 동 기와 의도를 가진 행위이다. 이것은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 나눌 수 있다. 논란이 있는 것은 성적 고정관념을 말하거나 성역할을 강요하는 식의 성차별적 언동도 성희롱 행위에 포함되는지의 여부인데, 이것들이 끼치는 해악을 고려해볼 때 성희롱에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2) 상대방이 원치 않는 행위 성희롱은 상대방이 원치 않는 행위 또는 환영받지 못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성 희롱의 판단에 있어서 피해자의 느낌과 감정이 결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여기서 원치 않았는지의 여부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행위가 선의인지 악의인지 고의인지 과실인 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그 사람이 원치 않는 행위를 강제적 으로 행했고, 그럼으로써 상대방이 모욕을 느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이것은 성희롱여부에 대한 판단을 모호하게 만다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성희롱의 핵심적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23

217 인 개념적 특징이기도 하다. 3) 해악의 발생 성희롱의 해악은 성희롱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 흔히 성희롱의 유형을 고용조 건형 성희롱 (quid pro quo sexual harassment)과 환경형 성희롱 (hostile work environment sexual harassment)으로 구분한다. 100) 전자는 성적 요구를 거부한 것에 의해, 채용탈락, 감봉, 승진탈락, 전직, 정직, 휴직, 해고 등 채용 노동조건이 불리 하게 되는 것을 말하고, 후자는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수반되어, 결과적 으로 노동환경이 악화되는 경우를 말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성희롱으로 인해 구체 적 노동조건이 악화되었다는 점을 입증하면 되므로, 비교적 그 입증이 쉽다. 하지 만 후자의 경우에는 주관적인 요소가 상당부분 개입되기 때문에 그 입증이 간단 하지가 않고 객관적인 판단의 기준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4) 권력을 이용한 강제성 그 다음 성희롱의 개념요소는 바로 성희롱의 권력적 속성 이다. 성폭력의 공통 된 속성은 그것이 합의에 의할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간 강 제추행에 해당하는 행위도 만약 합의된 행위라면 그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 는 그것이 강제로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강간 강제추행에는 폭행 협 박이 필요하다. 폭행 협박을 통해 (합의가 아니라) 강제로 성관계를 맺거나 추행 하는 것이 바로 강간 강제추행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성희롱은 폭행 협박이 아 니라, 권력 을 이용하여 강제로 성적 행위를 관철시킨다. 즉, 성희롱은 권력이 강 한 자가 권력이 열등한 자에게 행하게 되는 불평등한 권력관계의 산물이다. 따라 서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예: 결혼하지 않은, 젊고, 소수민족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성희롱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 101) 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렇게 성희롱의 권력적 속성을 처음으로 지적한 것은 미국의 여성주의 법이론 가 맥키논(Catharine A. MacKinnon)이다. 그녀가 보기에 성희롱은 성에 관한 것이 100) C. A. MacKinnon, Sexual Harassment of Working Women (1979), 32-47쪽 참조. 101) 김정인, 성희롱 행동의 이해와 실제: 심리학적 접근 (2000), 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18 라기보다는 권력 의 문제이며 위계질서의 산물이다. 102) 그래서 맥키논은 성희롱을 불평등한 권력관계의 맥락에서 나타나는 원치 않는 성적 요구의 강요 103) 라고 정 의한다. 그녀가 주목한 권력관계는 남성과 여성과의 권력관계이다. 그런 점에서 성희롱은 여성에 가해지는 남성권력 행사의 하나이며, 따라서 성희롱은 곧 성차별 이 된다. 맥키논은 이 권력관계의 형성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남성 지배가 역 사적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본다. 즉, 성희롱은 남성이 지배하는 특정한 상황에서 만 발생하는 사회적 구성물 (social construct)이자 제도적 현실 (institutional practice)이라는 것이다. 104) 여기서 권력적 성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상세한 논의가 필요 하다. 일단 여기서 권력은 사회 경제적 권력관계 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적 절할 것이다. 맥키논은 이러한 권력관계를 성별에 의한 남성과 여성간의 권력관계 로 간주하지만, 105) 여기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즉 남성이라도 사회 경제적 권력에 있어 여성보다 열등하다면, 여성에 의해 성희롱 당할 수 있 는 것이다. 예컨대, 수적으로 우세한 여성들 또는 사용자나 감독자의 지위에 있는 여성은 남성을 성희롱할 수 있다. 106) 따라서 사회 경제적 권력이 열등한 경우라 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107) 물론 남성지배 구조의 사회에서 여성은 사회 경제적 권력의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 공식적 권력 102) C. A. MacKinnon, Feminism Unmodified (1987), 107쪽 103) C. A. MacKinnon, Sexual Harassment of Working Women (1979), 1쪽. 104) C. A. MacKinnon, Sexual Harassment of Working Women (1979), 20쪽, 91쪽. 105) 맥키논은 기본적으로 성희롱은 형식적 위계상의 상대적 지위와 무관하게 남성이 여성에게 행 하는 것,(C. A. MacKinnon, Feminism Unmodified <1987>, 107쪽)이라고 본다. 역시 성희롱을 여 성집단에 대한 남성집단의 지배로 파악하면서, 오로지 남성만이 여성을 성희롱할 수 있다고 보 는 견해로 A. M. Superson, "A Feminist Definition of Sexual Harassment", in: Sex, Morality and the Law (1997), 쪽도 참조. 106) 노동부가 네티즌 2만551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남성 응답자(1만580명) 가운 데 6.6%인 698명이 최근 3년 이내에 직장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노동부 보도자료 ( )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107) S. M. Dodds et al, "Sexual Harassment", in: Sex, Morality and the Law (1997), 쪽; 미국 Women's Legal Defense Fund에서 발표한 Sexual Harassment: Legal And Policy Issues"에서도 남성 도 성희롱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J. Friedman 외, 이것이 성희롱이다 (1994), 185쪽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25

219 에서 동등한 여성은 물론 심지어 우위에 있는 여성도 사회적 일상권력에서는 남 성에 비해 열등할 수도 있다. 108) 그래서 공식적 권력에서 우위에 있는 여성 교수 가 남성 학생에게 성희롱 당할 수도 있고, 공식적 권력에서 동등한 동료간에도 남 성은 여성을 성희롱 할 수 있는 것이다. 5) 업무와의 관련성 마지막으로 성희롱의 개념요소로 업무와의 관련성을 들 수 있다. 업무와 관련되 어 있다는 말은 직장내 지위를 이용하여 성희롱하거나 성희롱을 거부할 경우 고 용여부나 고용조건에서 불이익을 주는 경우(고용조건형 성희롱), 또는 성희롱이 작 업환경 자체를 악화시키는 경우(환경형 성희롱)를 말한다. 또한 여기서 업무란 직 접적인 고용관계 뿐만 아니라, 교육이나 개인적 업무도 포함되며, 장소 역시 일과 관련된 장소를 포괄한다고 하겠다. 실제로 우리 법제를 살펴보면, 업무관련성, 직장내 지위 이용, 고용상의 불이익 (이상 남녀고용평등법) 등을 성희롱의 개념 요소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직장내 성희롱 예방지도지침 (근정 , ) 역시 성희롱 발생장소를 직장에 한정하고 있으며, 우리 판례 에서도 성희롱을 업무와 관련해서 파악하고 있다. 109) 이것은 직장내 에서의 성희 롱만이 법적 규제의 대상이며, 노동법적 규율대상임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 의 입법례에서도 노동법적 차원에서 규율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을 비롯하여, 110)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벨기에, 호주, 뉴질랜드 등 대부분의 나라에 108) 심영희 교수는 이러한 권력관계를 공식적 권력 과 일상의 권력 으로 설명한다. 공식적 권력이 란 사회 조직의 공식적 위계구조에서의 권력이고, 일상의 권력이란 가부장적 권력, 인간관계망 등 비공식적 권력이다. 심 교수에 따르면, 직장내 성희롱은 이 두 권력의 이중구조 속에서 발생 한다고 본다. 공식적 권력과 일상적 권력이 모두 있다면 고용조건형 성희롱 이 주로 일어나고, 공식적 관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무권력이고, 일상적 관계에서는 권력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환경 형 성희롱 이 발생한다고 본다. 남성은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 일상 적 권력을 통해 보상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심영희, 위험사회와 성폭력 (1998), 쪽 참 조. 109) 서울지방법원 선고 93가합77840판결; 서울고등법원 선고 94나15358판결. 110) U.S.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EEOC Guidelines on Discrimination Because of Sex" (1980)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20 서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111) 학자들 역시 성희롱의 개념요소로 대개 업무관 련성을 언급하고 있다. 112) 이렇게 성희롱이 업무와 관련되어 있는 이유는 업무와 관련된 권력관계가 가장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으며, 그 해악의 정도도 특별히 크 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성희롱의 개념은 사회 경제적 권력을 이용하여, 상대방이 원치 않 는 성적 행위를 강제로 행함으로써, 해악을 발생시키는 행위 라고 규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겠다. 3. 성희롱규제에 대한 역사적 고찰 성희롱이 처음으로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미국에서였다. 113) 이것은 1970년대 미국여성운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미국여성운동은 성희롱을 미국 공 민법 제7조 (Title VII of the 1964 Civil Rights Act)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sex)을 근거로 한 불법적인 고용차별이라는 점을 주장했으며, 이러한 입장이 법원 판결에 수용되기 시작하면서 성희롱문제가 본격화되었다. 1980년대 들어서는, 미국고용기 회평등위원회(EEOC,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가 성희롱을 미국 공민법 제7조에서 규율하는 고용차별의 한 형태라고 규정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 하면서 성희롱의 본격적 규제가 시작되었고, 114) 이후에도 관련 판례가 뒤따랐다. EEOC는 1990년도에 다시 한번 수정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고, 이후에도 공민법 개정과 판례를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되고, 고용감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111) 김엘림, 직장내 성희롱의 법적 대책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1997), 제2장 참조. 112) 김양희, "직장여성의 성희롱 경험과 관련 정책에 관한 의식", 여성연구 13-4 (1995), 37-56쪽; 공미혜,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와 영향 요인", 한국여성학 11(1995), 쪽; 한정자 김인 순, 법적 규제에 따른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2001), 17-18쪽. 113) 미국에서 성희롱법의 발전에 대해서는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쪽 참조. 114)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EEOC Guidelines on Discrimination Because of Sex" (1980)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27

221 사용자책임의 원리가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성희롱은 이제 더 이상 간 섭이 불필요한 사적 영역이 아니라, 공적인 규제가 필요한 문제영역이 되었다. 지 금도 법원은 성희롱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판례를 계속 내놓고 있고, 직장에서도 성희롱으로 인한 손해(예: 주가의 폭락, 소용비용의 부담, 그리고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 등)를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성희롱이 사회문제화 된 것은 1993년 모 대학에서 벌어진 교수-조 교 성희롱사건이다. 이 사건은 한 여자조교가 남자교수로부터 성희롱을 당했고, 성적인 요구에 응하지 않자 합리적 이유 없이 재임용에 탈락했던 사건이다. 이 문 제는 학내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게 되었다. 교수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면서 그 조교를 명예훼손 및 협박죄로 고소하였고, 그 조교는 1993년 10월 18일 그 교수와 대학총장, 그리고 정부를 대상으로 서울민사지법에 5천만 원의 손 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1심에서는 그 조교에게 3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2심에서는 패소하였다. 하지만 결국 1998년 대 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에 반송했고, 1999년 6월 25일 서울고등 법원은 피고에게 500만원의 손해배상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에서 성희롱 문제가 최초로 사회문제화 되고, 법적인 판단을 받게 된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하여 성희롱을 규율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여성운동 진영에서는 성희롱을 공식화시키고, 입법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 성과로 1995년 12월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 에서는 성희롱예방이 고용평등을 위한 조치로 규정되었고,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제조치가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1999)과 남녀고용평등법 (2001)에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런 노력을 통해, 성희롱은 사소한 문제 가 아니라, 공적 규제가 필요한 사회적 문 제로 인식되게 되었다. Ⅲ. 성희롱규제에대한패러다임적접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22 이러한 성희롱의 역사를 규제방법 에 초점을 맞춰 다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이다. 법제화이론 내지 규제이론은 근대 이후 법적 규제의 방법이 일종의 패러다 임의 변화가 수반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115) 그리고 이러한 분석은 성희롱의 법 적 규제에 대한 역사를 살펴보는 데에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래에 서는 위에서 논의한 성희롱 규제의 역사를 법규제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분석틀에 따라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1. 자유주의 법패러다임 1) 의의 먼저 자유주의 패러다임 (the liberal paradigm)은 18세기 근대시민혁명의 산물이 라고 할 수 있다. 이 패러다임은 이념적으로 인간의 자유와 자율성에 최고의 가치 를 두는 자유주의 (liberalism)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국가는 이러한 자유에 대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되었고, 사회권력의 불균형은 국가의 도움 없이 시민들 의 자유로운 교환에 의해 교정될 수 있다고 전제되었다. 따라서 국가는 스스로의 임무를 시민들의 평등한 자유를 형식적(formal)이고, 소극적(negative)으로 보장하는 데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소위 형식법(formal law)의 규제를 통해 가능했는데, 형식법은 미리 정해놓은 일반적인 조건을 규칙으로 제시해 놓고, 그 조건에 합치하는지의 여부만을 소극적으로 규율할 뿐, 그 규제의 구체적 결과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국가가 형식법을 통해 사회를 규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개인들의 교환의 공정성이 침해됨으로써 구체적인 해악이 발생할 때(예: 사기, 강 탈) 뿐이었다. 이렇게 국가가 형식법을 개인의 사적 자유의 추상적 영역을 소극적 으로 규정하면, 자신의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자율적 개인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최 적의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가정하였고, 이것이 곧 가장 정의로운 것이라고 간 115) 아래 논의는 주로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Ch.IX.; G. Teubner, "Verrechtlichung", in: Verrechtlichung von Wirtschaft, Arbeit und sozialer Solidarität (1985); 이상돈 홍성수, 법사회학 (2000), 제1장; 이상돈, 법학입문 (2005), 제2부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29

223 주되었다. 2) 성희롱과 자유주의 패러다임 이러한 자유주의 패러다임에서는 사적 영역에 대해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는 소위 공/사(private/public)이분론 을 그 기초로 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유주의 패 러다임에서는 성희롱을 법적 규제의 대상으로 삼는데 부정적이다. 개인들 사이의 사적인 관계는 개인들이 형성해야 할 몫일 뿐 국가의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이 다. 물론 자유주의 패러다임에서도 여성과 남성 간의 평등한 대우를 보장하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평등한 대우는 형식적 인 것을 의미할 뿐 결과의 불평등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즉 사기나 강탈 등의 규칙 위반이 발생하 지 않는 한 국가는 그러한 개인의 영역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인들 사이의 성적인 교류 역시 기본적으로 개인들이 자율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영역일 뿐이다. 따라서 강간이나 강제추행과 같이 자유 로운 성적 교류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일탈행위들은 자유주의 패러다임에서도 규제의 대상이 되지만, 국가가 개입해야 할 만큼의 구체적인 해악이 있다고 보기 힘든 성희롱과 같은 영역에 대해서는 국가는 그 개입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다. 특 히 성희롱과 같이 주관적인 요소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영역을 국가가 규제하는 것은, 그 판단권한을 국가에게 과도하게 위임하게 되는 것으로 이어지고, 결과적 으로 사생활권과 표현의 자유 등과 같은 핵심적인 자유주의적 가치가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주의 패러다임에서 성희롱은 사적인 영역일 뿐 규제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지금도 자유주의자들은 성희롱에 대한 국가규제가 증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반자유주의적 이라는 점에서 비판하고 있다. 3) 자유주의 패러다임의 한계 그러나 자유주의 패러다임은 내재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 가장 큰 결점은 실질 적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형식법에 의한 규제는 권력과 자 원을 형식적으로는 평등하게 분배하는데 기여하지만, 실질적으로 강자에게는 유리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24 하고 약자에게는 불리한 분배라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즉, 자유주의 패러다임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부정의 하다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성희롱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성희롱 문제를 사적 영역이라고 보고 국가에 대한 규제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그 폐해는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었다. 성희롱은 피 해자의 신체 및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침은 물론, 직장내에서의 성희롱은 직무에 스트레스를 가중시킴으로써 업무효율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16) 이러한 성희롱이 사회에 상당히 만연되어 있는 상황 117) 에서 성희롱을 사적영역이 기 때문에 규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힘들었다. 2. 복지국가 법패러다임 1) 의의 이러한 자유주의 패러다임의 한계로 인해 복지국가 패러다임 (the welfare paradigm)이라는 새로운 법규제의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이 패러다임은 사회권력의 116) 신체적인 영향으로는 두통, 신경증, 위장장애, 불면증, 피로, 식욕상실, 통곡, 이갈이 등이 정신 적인 영향으로는 우울증, 불안, 신경과민, 무력감, 수치심, 혐오감, 자존감(self-respect) 저하, 정서 적 혼동 등이 야기된다고 보고 되고 있다. 성희롱의 피해에 대한 국내 연구로는 한국여성단체협 의회, 직장내 폭행에 관한 연구 (1991); 신성자, "직장에서 발생하는 성적 성가심의 유형, 부 정적 영향 그리고 피해여성의 개인적 상황적 특성에 관한 연구", 사회과학연구(경남대) 5 (1993), 쪽; 김양희, "성희롱: 경험과 인식, 그리고 정책방안", 한국심리학회지: 사회문 제 2-1 (1995), 17-32쪽; 최인섭/박순진, "성희롱의 피해실태", 피해자학연구 3 (1994), 쪽; 김정규, "성피해의 심리적 후유증", 한국심리학회지 17-1 (1998); 최윤정, "직장내 성희롱 의 산업재해 인식 및 적용의 필요성", 여성학논집(이화여대) 21-1 (2004), 쪽; 한정자 김인순, 법적 규제에 따른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2001); 최윤정, 직장내 성희롱의 산업재해 인식 및 적용의 필요성, 여성학논집(이화여대) 21-1 (2004), 쪽; 미국의 연구는 B. A. Gutek, Sex and the Workplace (1985); M. A. Paludi, The Psychology of Sexual Victimization: A Handbook (1999) 117)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내 성희롱의 경우 여성의 피해경험이 언어적 시각적 신체적 성적 서 비스형 성희롱에서 각각 63.5%, 33.5%, 34.9%, 25.1%로 나타났으며 남성의 가해경험 역시, 각각 63.3%, 41.7%, 22.5%, 13.3%로 나타났을 정도로 성희롱은 사회에 만연되어 있다. 전영실, 직장 내 성희롱의 실태와 대책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9)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31

225 불균형이 형식적인 법규제를 통해 교정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무관심 한 자유주의 패러다임을 비판하면서 등장했다. 그리고 평등과 사회적 연대성이라 는 이념에 기초하여, 강자와 약자 사이의 권력과 자원배분의 불균형을 시정하려고 했으며, 이것은 실질법(substantive law)을 통한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가능하 다고 보았다. 강자와 약자 사이의 실질적 평등을 위해서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법적 규제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평등하게 만드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추상적 자유영역만을 형식적으로 규제했던 형식법과는 달리 복지국가 패 러다임의 실질법은 사회정의를 위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목적을 규정하고 개인 의 자유영역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예컨대, 임차인과 임대인, 근로자와 사용자, 소비자와 기업, 남성과 여성 사이의 계약에 대해서 형식적 규율에 그치는 것이 아 니라, 그 구체적인 계약내용을 실질적으로 규율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 근로자, 소비자, 여성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했던 것이다. 118) 그래서 실질법은 목적지향적(goal-oriented)이며, 형식법에 비해 개입주의적, 침투적, 권위적, 실질적, 직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입법을 통해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사법적으로는 약자의 보호라는 목적을 위한 적극적인 법률해석을 통해서, 그리고 행정적으로도 각종 행정적 조치를 통해 이러한 목적이 실현되었다. 2) 복지국가 패러다임과 성희롱 복지국가의 성립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불평등의 해소와도 긴밀하게 연 결되어 있다. 20세기 복지국가의 성립으로 인해 점차 여성의 경험이 시민권에 반 영되었고, 119) 이에 따라 사적인 영역으로서 법규제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영역에 도 법적 규제가 개입되게 되었다. 복지국가는 남녀간의 친밀한 관계나 가족이라는 사적 영역에서 여성은 불리한 자원과 권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평등하다 고 전제했고, 이러한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한 법적 개입의 확대를 추진했다. 우리 118) 실제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근로기준법, 소비자보호법, 남녀고용평등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장 애인복지법 등은 사회적 약자의 실질적 인권보장이라는 특정한 목적 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의 적극적 법개입을 시도하고 있는 법이라고 할 수 있다. 119) 오장미경, 시민사회론과 페미니즘, 여성과 사회 8 (1997), 264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26 나라의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 (1994), 가정폭력방 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 (1998),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1999) 등의 입법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희롱도 이러한 관점에서 규제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여성주의의 이론적 성과 들은 여성이 사회적 권력관계 속에서 소수자이며,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하 여 적극적인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입장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사람은 맥키논(MacKinnon)이다. 그녀는 자유주의 패러다임이 가정하는 공/사 이분 론 을 비판하면서, 사적 영역에 대한 적극적 법개입을 주장한다. 그녀는 남녀 사이 의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약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서서 적극적 인 규제를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이전까지 성희롱은 사적인 영 역이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맥키논은 성희롱을 사 적인 것 으로 간주하는 것은, 성희롱을 집단적 억압이 아니라 개인적인 욕망의 수 준으로 끌어 내리고, 공적이고 중요한 일이 아니고, 일과 무관하며, 권한의 개인적 남용일 뿐 제도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고용자의 책임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 하여, 공적 규율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비판한다. 120) 그리고 맥키논은 성희롱은 권력의 문제라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성희롱은 남녀 사이의 자연스러운 욕망이 아니라, 남녀간의 권력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성희롱은 남성지배사회 라고 하는 특정한 상황 속에서만 발생하는, 즉 역사적인 사회적 구성물이기 때문에, 사회구조를 개혁함으 로써, 즉 국가법을 통해 성희롱의 해악을 규제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맥키논은 성희롱은 명백한 성차별 이라고 주장한다. 성희롱은 여성을 남성에게 성적으로 종 속시키고, 성적인 대상으로 전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은 동등한 동 료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여성들은 이러한 상황에 불평등 한 위치에 놓이게 되지만, 남성지배사회에서는 강제적으로 요구되는 규범을 수용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성희롱은 집단으로서의 여성을 집단으로서의 남성에게 종 속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성희롱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집단적인 문제 120) C. A. MacKinnon, Sexual Harassment of Working Women (1979), 85-87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33

227 인 것이다. 121) 이러한 맥키논의 입장은 성희롱에 대한 이론과 실무에 광범위한 영 향을 미쳤다. 122) 이러한 논증이 맞다면, 상대적으로 권력이 없는 성을 위해 국가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123) 따라서 맥키논은 이론적인 차원을 넘어 실천적 차원에서 성희 롱에 대한 법적 규제를 주장한다. 124) 즉, 성희롱으로 인해 나타나는 성적 불평등을 적극적 법개입을 통해 해결하자는 제안이다. 따라서 분명하게 입증 가능한 성적 침해에 대한 규율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여성의 느낌과 감정을 반영하여 좀더 적 극적이고 실질적인 법적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사적 관계가 부적절한지의 여부를 국가가 직접 규율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아간다. 이 때의 법적 개입은 소극적으로 법 앞에서의 형식적 평등여부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적극적이고 개선시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형식적이라기보다 는 실질적이고 개입주의적이다. 여기서 맥키논은 여성이 국가의 가부장적 보호를 받는 데에 따른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여성의 피해를 피해라고 법적으로 규정하 고, 성희롱을 불법으로 규정하여 피해자를 처벌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 고 주장한다. 125) 여기서 우리는 맥키논의 대안이 1) 사회적 약자의 실질적 불평등에 주목한다는 점, 그리고 2) 그러한 불평등의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법개입이라는 전략을 사용 한다는 점에서, 맥키논의 법적 전략이 복지국가 패러다임과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21) 그런 점에서 맥키논은 성희롱적 행위가 단순히 말 이 아니라, 어떤 사상, 즉 여성을 종속시키 고 차별하는 사상을 담고 있다고 본다. C. A. MacKinnon, 포르노에 도전한다 (1997), 75쪽 이 하 참조. 122) 이러한 맥키논의 성희롱에 대한 입장을 종속/불평등 (subordination/inequality) 모델이라고 부르기 도 한다;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쪽. 123) F. E. Olsen, "The Family and the Market: A Study of Ideology and Legal Reform", Harvard Law Review 96-7 (1983), 쪽; F. E. Olsen, "The Myth of State Intervention in the Family", University of Michigan Journal of Law Reform 18 (1985), 쪽. 124) 맥키논의 여성주의이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법적 소송을 통해 여성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이다; H. Charlesworth, 인권개념의 여성주의적 재구성, 여성학논집(이화여대) 20 (2003), 111쪽; 허라금, 맥키논의 급진적 여성주의 정치학, 여/성이론 3 (2000), 쪽. 125) C. A. MacKinnon, Feminism Unmodified (1987), 104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28 3) 한계 하지만 복지국가 패러다임은 다양한 각도에서 그 한계가 지적되어 왔다. 특히 성희롱과 관련되어 있는 논의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대화이론의 비판 : 먼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대화이론(discourse theory)의 시각에서는 복지국가 패러다임이 개인들의 자율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하버마스에 따르면 법의 정당성은 평등한 시민들이 대화적인 의견 의지형성절차를 통해 형성하는 왜곡되지 않은 공적 의사소통에 의해 확보 된다. 즉,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발언하면서 공론영역을 형성하고, 이를 통 해 규범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법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생활세계의 영역에서 문제가 예컨대, 실업, 노령, 질병 등의 생활상의 위험이 발생하게 되면, 그 당사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공적 대화마당에서 펼칠 수 있어야 하며, 그런 과정에서 규범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복지국가가 실질적 평등을 위해 취한 조치인 실질적이고 개입주의적인 법적 개입 이라는 전략은 이러한 시민들의 자율적인 공적 의사소통 구조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하버마스는 복지국가의 법제화가 자유보장적 성격과 자유박탈적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본다. 126) 복지국가의 법제화는 원 래 실질적 평등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동시에 삶의 사회적 영역을 파괴 하는 부작용도 낳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법적 규제가 규제받는 삶의 영역의 내적 사회구조에 잘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엘리트들의 정치협상을 통해 만들 어진 입법이 관료와 법관에 의해 집행되고 해석되면서, 당사자의 일상적 생활세계 가 법적으로 재구조화된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소외되면, 법은 구체적 삶의 형식을 폭력적인 추상(gewaltätige Abstraktion)에 복속시키는 결과 127) 를 낳게 된다. 126) J. Habermas, 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 Bd.2 (1981), 531쪽. 127) J. Habermas, 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 Bd.2 (1981), 532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35

229 하버마스는 이러한 문제가 특히 복지국가에서 특별히 강화된 사회복지, 가족, 교육, 여성 관련법의 영역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128) 예컨대, 여성의 실질적 평등을 위한 조치는 여성의 한 범주에게는 이익을 주는 것이지만, 다른 범 주의 여성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성차별로 인한 불평등은 다른 종 류의 불평등과 복잡하게 상호 연관되어 있고, 그 불평등은 개별상황과 개인에 따 라 다양하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가의 법적 규제는 일반적 기준 에 따 를 수밖에 없다. 이것을 포기하는 것은 법치국가적 품격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그런데 이것은 이 일반적 기준에 포함될 수 없는 상황적 맥락을 불가피하게 배제시키고, 이 기준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하 버마스는 이를 복지국가적 규제가 사회적 약자와 강자를 정형화된 틀에 따라 분 류하고 기계적으로 그것을 집행하게 된다는 문제 즉, "과도하게 일반화시킨 분류 "(überverallgemeinernde Klassifikation) 129) 라는 문제를 낳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희롱을 일반적인 성희롱 유형을 정하여 집행하려고 하면, 구체적 상황 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시민들의 다양한 느낌과 감정들은 복지국가의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강제로 재정립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성희롱 관련 입법과정에서도 그래도 드러났다. 시민들은 성희롱규범 정립의 논의 과정에 충분히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성희롱에 관한 국가규제를 수용해야 만 했다. 공론에서의 충분한 논의과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성희롱 규범이 형성되고 이것이 입법에 반영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거꾸로 상층 엘리트들의 정치협 상에 의해 만들어진 성희롱규범이 시민들의 삶을 규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30) 이렇게 되면, 성적인 교류가 당사자간의 자유롭고 평등한 의사소통이 아닌 관료적 128) 사회법에서의 예로 H. Zacher, "Juridification in the Field of Social Law", in: Juridification of Social Spheres (1987), 410쪽. 노동법영역에서의 예로 S. Simitis, "Juridification of Labor Relations", in: Juridification of Social Spheres (1987), 쪽. 여성정책에서의 예로 J. Habermas, Die Einbeziehung des Anderen (1996), 303쪽 이하 참조. 129) J. Habermas, Faktizitä und Geltung (1992), 510쪽. 130) 예컨대, 남녀고용평등법이나 성폭력특별법 등의 제정과정에서는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표를 의 식한 대통령 후보들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후 이를 지키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봐 야지, 담론의 힘에서 설득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심영희, 위험사회와 성폭력 (1998), 쪽, 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30 집행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즉, 개인의 사적인 성적 교 류가 국가가 정해주는 일정한 틀에 맞추어져야 하고, 그것이 부당한지 아닌지의 여부를 국가의 판단에 위탁해야 한다는 것은, 시민적 자율성 의 측면에서 보면 분 명 비극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하버마스는 시민들의 자율적인 영역인 생활 세계가 국가에 의해 식민지가 되어 버리는 현상( 생활세계의 식민지화 131) )으로 묘사하고 있다. 2 체계이론의 비판: 반면 루만(Niklas Luhmann)의 체계이론에서는 국가중심적 규제가 갖는 한계가 지적된다. 루만은 현대사회가 기능적으로 분화된 사회라고 본 다. 132) 즉, 현대사회는 각기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는 다양한 하부체계들(예: 법, 경 제, 정치, 예술, 기술 등)로서 파악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화된 사회에서 어느 특 정 영역에 우위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그는 국가나 법이 그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과도하게 다른 부분영역을 규제하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 고 있다. 현대사회의 각 부분체계는 이미 고도의 내적 합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 에, 어떤 다른 영역이 이를 직접 규제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 지도 않기 때문이다. 루만은 국가나 법은 다른 부분체계들을 적절하게 규제할 수 있는데 필요한 충분한 자원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여러 측면에 서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체계가 다른 체계에 대한 직접개입을 시도한 다면, 규제받는 체계의 내적 합리성이 파괴되고, 이는 기능적 혼란(functional disorder)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루만의 생각이다. 루만의 체계이론을 응용한 토이브너(Gunther Teubner)는 이러한 문제를 규제의 트릴레마 (regulatory trilemma)라는 표제어로 분석해 내고 있다. 그는 먼저 정치체 계, 법체계, 그리고 삶의 사회영역 이렇게 세 가지 차원을 구분한다. 133) 정치는 집단의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고, 이 결정은 법으로 변환되며, 법은 삶의 사회 영역을 규제한다. 하지만, 1) 정치적 결정이 법으로 변환될 때, 법과 정치 사이의 131) J. Habermas, 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 Bd.2 (1981), 522쪽. 132) N. Luhmann, The Differentiation of Society (1982). 133) G. Teubner, "Verrechtlichung", Verrechtlichung von Wirtschaft, Arbeit und sozialer Solidarität (1985), 313쪽 이하.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37

231 내적 합리성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거나, 2) 법이 삶의 사회영역을 규제 할 때, 법과 사회영역의 내부 합리성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 문제가 발 생한다. 즉, 법의 내적 합리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규제의도에 법을 종속시키 면 정치에 의한 법의 도구화 라는 문제가 발생하고, 삶의 내적 합리성을 무시하고 그것을 법에 복속시키게 되면 법에 의한 삶의 식민지화 라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 다는 것이다. 따라서 토이브너는 법적 규제가 법체계, 정치체계, 삶의 사회영역의 구조적 연결 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규제는 틀림없이 실패하고 규제의 트릴레마로 빠지게 된다고 본다. 134) 이러한 트릴레마는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135) 첫째는 '법에 의한 사회적 통합 의 와해' 또는 사회에 대한 과도한 법제화 (over-legalization of society)이다. 이것은 법이 규제받는 체계, 즉 사회의 내적 상호작용의 통합성을 와해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에서 하버마스가 생활세계의 식민지화 라고 불렀던 현상을 말하는 것이 다. 둘째는 사회에 의한 법적 통합의 와해 또는 '법에 대한 과도한 사회화 (over-socialization of law)이다. 이것은 법이 규제받는 체계의 합리성에 종속될 때, 법의 자기재생산구조가 파괴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복지국가는 정책적 목표와 사 회적 요구를 위해 법의 자기재생산구조를 파괴하면서까지 법을 도구화하는 경향 이 있다. 이것은 법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능인 행위기대를 일반화함으로써 사 회의 안정에 기여하는 기능을 와해시킬 우려가 있으며, 이것은 법의 지배 체계의 와해로 이어질 수 우려가 있다. 136) 루만은 이를 두 가지 점에서 보여준다. 137) 첫 째, 정치적 결정은 자주 변하는데, 법체계는 새로운 개념과 도그마틱 규칙을 발전 시켜, 사례를 집적해 문제유형을 만드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을 무시 하고 법을 도구화시키면 법의 내적 통합성은 파괴되게 되고, 법은 그 고유의 기능 134) G. Teubner, "After Legal Instrumentalism?", in: Dilemmas of Law in the Welfare State (1985), 쪽. 135) G. Teubner, "Verrechtlichung", in: Verrechtlichung von Wirtschaft, Arbeit und sozialer Solidarität (1985), 쪽; G. Teubner, "After Legal Instrumentalism?", in: Dilemmas of Law in the Welfare State (1985), 311쪽 참조. 136) R. Unger, Law in Modern Society (1976), 쪽. 137) N. Luhmann, "The Self-Reproduction of Law and its Limits", in: Dilemmas of Law in the Welfare State (1985), , 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32 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둘째, 정치적 결정은 법을 결과에 지향되도록 (result-oriented) 하는데, 이것은 조건프로그램으로서의 법의 성격을 파괴하게 되고, 이것은 법의 사회적 기능인 계산가능성과 기대의 형성이 실패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마지막으로 이는 상호무관심 또는 법과 정치, 사회의 부조화 로 이어진 다. 법, 정치, 사회영역이 각각에 내재한 고유의 합리성을 무시하고 서로를 규제하 는 것도 문제가 되고, 그렇다고 규제 자체를 포기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선택되는 대안은 상징적으로 서로의 규제를 하고 있는 외양은 유지하 지만, 실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서로가 무관심해 지는 것 이다. 이 때 법과 정치는 사회영역에 대한 실질적 영향을 포기하고 상징적 차원에 서 머무르게 된다. 138) 이러한 규제의 트릴레마 는 성희롱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성희롱을 규제하 자는 결정이 정치체계에서 결정되면, 그것은 성희롱규제법의 제정으로 귀결되고, 이 법은 성적 교류의 사회영역을 규제하게 된다. 하지만 성희롱에 대한 규제는 삶 의 자율영역을 파괴할 우려가 있다.(법에 의한 사회적 통합의 와해) 국가에 의해 정해진 규제는 성적 교류의 자율적인 내부 합리성을 법의 과도한 일반기준 에 종 속시킴으로서 성적 교류의 자율성을 파괴한다. 개별상황과 개인에 따라 자율적으 로 결정되어야 할 성적 교류가 법의 일반기준에 의해 종속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음란한 농담 은 경우에 따라 남녀 사이의 즐거운 놀이 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 고, 그것을 성희롱에 대한 예시로 규정하여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성적 교류 의 자율성을 파괴할 우려가 있다. 반면 일반적 기준에 의한 규제를 포기하고, 구 체적인 맥락에 따라 규제하게 되면 이것은 법치국가적 기본이념에 상충된다는 문 제가 생긴다.(사회에 의한 법적 통합의 와해). 일반적 기준이 포기되면, 성희롱에 대한 판단권한은 법관에게 전적으로 위임된다. 그러면 법관은 사실상 법률에 구속 되지 않고, 법관의 자유재량에 의해 성희롱여부가 판단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물 론 이러한 식의 규율은 구체적인 상황에 따른 개별적 판단이 가능해진다는 장점 138) M. J. Edelman, The Symbolic Uses of Politics (1985). W. Hassemer, Symbolisches Strafrecht und Rechtsgüterschutz, Neue Zeitschrift fur Strafrecht 9 (1989), 쪽; M. Voß, Symbolische Gesetzgebung (1989), 82쪽 이하.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39

233 이 있을 수 있지만, 법적 판단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는 문제를 낳 는다. 이것은 인간 이 아니라 법 에게 통치를 위임함으로써 국가권력을 통제하고 법적 안정성을 높이려고 했던 법치국가의 기본이념에 상충되는 것이다. 결국 이렇 게 되면 규제를 강화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고, 법과 정치와 사회 영역은 상호무관심에 빠지게 된다.(상호무관심)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법적 합리성 과 성적 교류의 자율성을 해치게 되지만, 그렇다고 법과 정치가 성적 교류영역에 대한 규제를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능한 선택지는 성희롱에 대 한 규제는 상징적으로 유지하되, 그 규제가 규범적 문화적 변화라는 실질적 효과 를 산출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해 지는 것이다. 3 자유주의의 비판: 자유주의는 복지국가적 규제가 사생활권, 표현의 자유 등 핵심적인 자유주의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실제로 복지국가는 재생 산영역(가족), 친밀성영역 등에 대한 법적 개입을 감행하게 되는데, 이것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사적영역에 대한 자율성과 사생활보호 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로 성희롱의 규율과정에서 성적 과거에 대해서 질 문을 해야 하고, 가장 친밀한 세부사항까지 공개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성적 표현에 대한 검열도 불가피하다. 이것은 곧 사회적 약자의 실질적 평등이라는 가 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유가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성희롱과 관련해서도 자유주의자들은 성희롱에 대한 소송이 피고인, 그리고 그(녀)와 관련된 사람들의 사생활에 대한 보호를 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139) 그리고 법적 규율은 필연적으로 유형화를 수반하게 된다. 어떤 것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를 유형화시켜야만 법적 규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 차 이와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규정될 수밖에 없는 성희롱을 규율하는 것은 과도 한 규제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고용주는 경제합리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성 희롱과 관련해서도 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택하게 된다. 그런데 미국의 139) J. Rosen, The Unwanted Gaze (2000); 특히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한 사생활 침해에 관련해서 J. Rosen, "The End of Privacy", New Republic (16 February 1998), 21-23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34 경우, 성희롱 규범의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예방의무를 위반할 경우 회사는 엄청난 손해배상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래서 합리적 고용주는 실제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언어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논쟁의 여지 가 있지만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모든 표현을 금지하고 벌하는 것 140) 을 택한다. 이렇게 되면, 표현의 자유는 극도로 제약될 수밖에 없다. 자유주 의자들은 직장에서 성차별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와 표현의 자유의 권리 를 구분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보면서도, 141) 모든 성적 표현을 성희롱이라고 보는 법적 규 제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와 충돌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142) 결국 이들 자유주의자들의 결론은 성적인 것을 직장에서 없애버리는 것은 반자 유주의적 처사이며, 결국 법이 이러한 사적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말자는 것 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성희롱에 대한 규제를 모두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성희롱규제는 (환경형 성희롱의 경우) 접촉이 원하지 않는 것이었 고, 적대적 환경을 창출하는데 충분히 심각하고 만연되어 있었는지의 여부, 143) 특 정한 피고용자를 목표로 한 표현, 144) 또는 직무수행을 명백하게 방해하는, 특정 140) K. Browne, "Title VII as Censorship: Hostile-Environment Harassment and the First Amendment", Ohio State Law Journal 52 (1991), 505쪽. 141) N. Strossen, "The Tensions between Regulating Workplace Harassment and the First Amendment: No Trump", Chicago-Kent Law Review 71-3 (1995), 쪽. 142) 수정헌법 1조와 성희롱규제의 충돌에 관한 법적 쟁점을 다룬 논문으로 S. Sangree, "Title VII Prohibitions Against Hostile Environment Sexual Harassment and the First Amendment: No collision in Sight", Rutgers Law Review 47 (1995), 쪽; E. Volokh, "How Harassment Law Restricts Free Speech", Rutgers Law Review 47 (1995), 쪽; K. Browne, "Workplace Censorship: A Response to Professor Sangree", Rutgers Law Review 47 (1995), 쪽; S. Sangree, "A reply to Professors Volokh and Browne", Rutgers Law Review 47 (1995), 쪽; J. B. Gerald, The first Amendment in a Hostile Environment: A Primer on Free Speech and Sexual Harassment, Notre Dame Law Review 68 (1993), 쪽. R. H. Fallon, "Sexual Harassment, Content Neutrality, and the First Amendment Dog that didn't Bark", Supreme Court Review (1994), 1-56쪽; 143) K. Browne, "Title VII as Censorship: Hostile-Environment Harassment and the First Amendment", Ohio State Law Journal 52 (Spring 1991), 544쪽. 144) E. Volokh, "Freedom of Speech and Workplace Harassment", UCLA Law Review 39 (1992), 1846쪽. 이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어쩌다 들은 경우 또는 여러 사람에게 회람하려고 출 력한 것을 본 경우 등은 지향되지 않은 (undirected)으로서 법규제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41

235 피고용자를 향한 행위 표현의 심각한 경향 145) 등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 다. 4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 포스트모더니즘은 근대성 을 비판하고 그것을 뛰어 넘으려고 하는 이론적 실천적 경향을 총칭한다고 할 수 있다. 법에서의 근대성은 법이 자기완결적인 내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사회영역을 보편적 관점에서 일관되 고,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하 지만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법의 이러한 보편성, 총체성, 중립성, 일관성이 환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면서, 법이 담아내지 못하는 맥락성과 다원성 그리고 차이를 강 조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여성주의자들 역시 같은 관점에서 여성문제에 대한 법적 규범화를 비판하면서, 특히 맥키논으로 대표되는 급진적 페미니즘의 법 이론을 문제삼는다. 146) 급진적 페미니즘은 여성을 권력적 차이에서 열등한 사회적 약자로 상정하고 여성의 이를 보상해주기 위한 여러 가지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 다고 주장하지만, 포스트모던 페미니스트들은 이것이 근대적 표준화나 획일화의 병폐를 낳는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여성주의 법학이 단일한 분석이나 단일한 해법이 가능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하 면서, 보다 맥락적이고, 부분적이고, 다양한 판단이 중요하며, 삶의 현실 그 자체 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은 남녀 집단간의 차이 차별만을 문제 삼았던 기존의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있다. 스콧(Joan Scott)에 따르면, 남녀의 차이는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특정 맥락과 사안에 따라 구성된 다고 본다. 147) 그렇게 보면, 여성 범주의 통일적 속성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으며, 여성들 내부의 다양한 차이 에 주목하게 된다. 148) 이것을 법적 쟁점과 관련시켜 145) 이것은 미국 ACLU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의장 Nadine Strossen이 1984년 제시했던 성희롱기준이다. 이에 동의하는 J. Rosen, "Reasonable Women", New Republic (1 November 1993), 13쪽 참조. 146) 오정진, 비판 페미니즘 법학, 법과 사회 (1999), 168쪽. 147) J. Scott, "Experience", in: Feminist Theorize the Political (1992), 22-40쪽 참조. 스콧을 후기구조주 의적 법여성주의의 대표자로 설명하는 양현아, 여성의 목소리 와 법여성학 방법론, 양현아 편, 가지 않은 길, 법여성학을 향하여 (2004), 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36 보면, 특정한 여성의 정체성을 상정하여 그것을 기준으로 법적 규제를 가하는 것 은 정당화될 수 없게 된다. 149) 예컨대, 성희롱에 대해 합리적 여성 기준을 상정하 는 것은 그 규범을 수용하지 않는 비 합리적 여성과 남성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150)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복잡한 현실의 다양성과 사람들의 인식격차를 무시하고 획일적인 규제를 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포스트모 던 페미니즘은 여성주의 법학이 우리 맥락화되고 부분적인 성격을 포착하지 못한 채, 페미니스트 거대이론을 구성하는 것이 과연 성평등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51) 왜냐하면 그러한 시도들이 우리 지식이 갖고 있는 맥락 화되고 부분적인 성격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현실은 다원적이고 복잡 한데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잣대를 가진 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오류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법의 구체적인 작동방식과 여성들이 처한 특정한 맥락에 관심을 가지며, 법 개정보다는 미시 정치적 수준에서의 행동이 오히려 유용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믿을 수도 없고 능력도 없는 국가권력(과 법)에게 과도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버틀러(Judith Butler)는 이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비판한다. 152) 국가권력의 손에 어떤 성적 표 현이 성희롱에 해당하고 어떤 성적 표현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할 권한을 주는 것 은, 국가에게 남용/악용을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 148) 장미경, 페미니즘의 이론과 정치 (1999), 73-74쪽 참조; 여성의 단일한 정체성을 가정하는 페 미니즘 인식론에 대한 비판으로 S. Harding, The Science Question in Feminism (1986), 쪽 참조 149) 포스트모던 페미니즘과 법담론에 대해서는 윤진숙, 미국의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법담론에 관 한 연구, 법과 사회 28 (2005), 쪽 참조. 150)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이러한 비판은 성매매특별법에도 그대로 적용가능하다. 성매매특별법 역시 이 문제를 남성가해자과 여성피해자의 대립구도로 단순화시킴으로써, 내레이션의 다성성을 부정한다는 비판으로는 이상돈 이소영, [10] 성매매특별법과 다층적 내레이션, 법문학 (2005), 쪽 참조. 151) H. Charlesworth, "인권개념의 여성주의적 재구성", 여성학논집(이화여대) 20 (2003), 113쪽; 특히 페미니스트들의 거대이론화 (grand theorizing)의 문제를 지적하는 C. Smart, Feminism and the Power of Law (1989), 68쪽 이하 참조. 152) J. Butler, Excitable Speech (1997), 62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43

237 시민들의 권력과 행위는 사라지고, 그것은 국가에 의한 통제만 남게 된다. 즉, 그 녀는 국가권력이 법의 눈으로 성적 표현의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 고 보는 것이다. 또한 버틀러는 그녀는 남성성의 수동적 피해자로서의 여성의 이 미지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다양한 주체 입장의 사회적 구성 을 인식하면서, 그들의 행위(agency) 자체에 주목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오는 그녀 의 실천적 대안은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의 철회하고 대신 행위자들의 자율적 능력에 기반을 둔 문제해결방법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즉, 해악의 판결을 법에 귀속시키는 것보다는 시민들의 공적 대화 에 그 임무를 맡기는 것이 더욱 희망적 이고 더욱 민주적이라는 것이다. 153) 한편 코넬(Drucilla Cornell)은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여성의 성적 욕망과 성 적 행위를 억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녀가 보기에 성희롱에 대한 규제는, 성적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이고 여성은 남성의 성과 욕망으로부터 보호받아야할 존재라는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측면이 있다. 154) 즉, 여성의 차이 를 부각시키고 여성을 법적 보호하려는 법적 규제의 전략이 오히려 남녀의 차이를 고정시키고 성정체성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155) 여기서 여성의 153) J. Butler, Excitable Speech (1997), 101쪽. 154) 맥키논 역시 성희롱에 대한 규제가 자기결정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 여성에 대한 후견적 보호 의 요구로 간주되어 오히려 남성권력을 강화시킬 위험이 있으며, 이는 성희롱법이 성문법이 아 니라 판례법에 의해서 발전해 왔기 때문에 타당한 우려라고 본다. 물론 그런 위험이 법적 개입 을 포기해야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본다; C. A. MacKinnon, Feminism Unmodified (1987), 쪽 참조. 155)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쪽; 성에 대해 법이 개입할 때 나타나는 이러 한 난점에 대해서는 오정진, 성에 관한 법적 담론의 전개와 전망, 법철학연구 6-2 (2003), 쪽 참조; 또한 성폭력특별법이 오히려 남자로부터 특별보호를 받아야 하는 예속적인 여 성상의 이데올로기를 양산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상돈, 여성주의와 형법, 형법학 (1999), 72-78쪽 참조; 한편 성적 표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여자들을 그러한 대화에서 배제시킴으로 써, 여성들이 남성들 사이의 비공식적 네트워크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실제 로 성희롱에 대한 문제가 남자 구성원들에게 피해의식을 조장한다면, 남자직원들은 여자직원들 과의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비공식적 접촉이나 조언자 혹은 조언자의 역할을 기피할 수도 있다. 이것은 여성이 내부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박탈하여, 여성의 직업적 성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점은 김정인 최상진 손영미, "성희롱문제 지각에서 성차 및 성역할태도의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여성 6-3 (2001), 15-16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38 성은 사라지며,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으로 간주된다. 156) 물론 일방적 이고 강제적인 성적 행위는 법적으로 규제되어야 마땅하지만, 성 자체가 해악적인 것은 아니다. 예컨대, 여성에게 포르노를 보여주는 것은 경우에 따라 성희롱이 아 니라 두 사람간의 성적 교류일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코넬은 여성 역시 성적 욕망을 가진 성적 존재(sexuate beings)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들 역시 그들의 친밀 한 관계에 대한 통제권과 행복추구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 주장한다. 157) 그리고 코넬은 성희롱의 본질을 평등에 대한 침해로 볼 것을 주 문한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고 성적 행위를 영위하여야 하는데, 그 평등이 적대 적인 작업환경이나 불평등한 권력으로 인해 상호적인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강 요되는 것(unilaterally imposed)이 성희롱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158) 여기서 여성은 남성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희생자가 아니다. 여성의 성은 남성의 욕망 에 의해 비로소 구성되는 것도 아니고, 법적 제제가 풀려야 비로소 자유를 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즉 여성의 성은 성적 행위의 부분적 행위자(partial agency)로서 재정의되어야 하는 것이다. 159) 따라서 성희롱의 불법성은 가해자가 자신의 욕망을 상대방의 욕망이나 원하는 바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실현했다는 점에 있으며, 성 희롱규제의 근거는 성적 자유의 기회에 대한 상상적 영역의 보호 160)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56) 이런 관점에서 성희롱이 규제되면, 보수주의와 여성주의가 상이한 목표에도 불구하고 같 은 배를 타게 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점을 미국 대통령 클린턴의 성희롱 사 건에서 분석하는 J. L. Cohen, The Hijacking of Sexual Harassment, Constellations 6-2 (1999), 쪽 참조. 157) D. Cornell, The Imaginary Domain (1995), 3-30쪽, 쪽 참조. 158) D. Cornell, The Imaginary Domain (1995), 170쪽; 따라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성 희롱을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일방통신(one-directional communication) 이라고 할 수 있다. 159) K. Abrams, "The New Jurisprudence of Sexual Harassment", Cornell Law Review 83-6 (1998), 1217 쪽 이하; K. Abrams, "Sex Wars Redux", Columbia Law Review 95 (1995), 쪽. 160) D. Cornell, The Imaginary Domain (1995), 170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45

239 Ⅳ. 성희롱에대한법적규제의딜레마 1. 법적 규제의 딜레마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성희롱영역은 본래 사적인 교류의 영역으로 법적 규제의 대상이 아니었다.(자유주의 패러다임) 그것은 개개인이 자율 적으로 형성해 나아가야 할 자율성의 영역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영역을 자 율에 맡겨 두는 것은 결국 상대적으로 권력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권력을 이용 하여 괴롭힐 가능성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실제로 성희롱문제가 심각 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게 되었고, 결국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요구가 국가는 개 입주의적 법적 규제를 통해 실현되게 되었던 것이다.(복지국가 패러다임) 하지만 이러한 개입주의적 법적 규제는 그 자체로 여러 가지 한계를 안고 있었다. 대화이 론은 성희롱규제가 성희롱에 대한 자율적 규범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비판했고, 체계이론은 성희롱에 대한 국가규제가 기능적 혼란 또는 규제의 트릴레 마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유주의는 성희롱에 대한 국가규제가 사생 활권과 표현의 자유 등 핵심적인 자유주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고, 포스트모더니즘은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가 단일한 분석 해법에 의해 수행될 수 없다는 점을 비판하거나, 법적 규제가 여성을 성적 욕망의 주체가 아닌 보호받아야할 대상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을 비판했다. 여기서 우리는 일종의 딜레마적 상황에 빠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우리가 성희롱에 대한 국가규제가 갖는 문제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성희롱에 대한 복지국가 법패러다임의 국가규제를 계속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그 한계가 드러난 자유주의적 법패러다임으로 회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성희롱 의 법적 규제의 부정적 한계에 눈감고 규제강화 일변도의 정책으로 밀고 나가는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40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성희롱규제의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자유주의 패러다임에서의 과소규제(under-regulation)가 문제가 된다면, 복지국가 패 러다임에서는 과잉규제(over-regulation)가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대화이론, 체계이 론, 자유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진영에 의해 그 한계가 지적된 복지국가 패러다임 의 실질적 법규제도, 사회적 부정의를 용인하는 자유주의 패러다임의 형식적 법규 제도 우리의 대안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규제의 강화와 규제의 철회 중 그 어느 것도 양자택일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이 딜레마는 자유주의 법패러다임과 복지국가 법패러다임의 딜레마 또는 자유와 평등의 딜레마, 형식법과 실질법의 딜레마라고도 부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국가 의 법규제 정책은 이 두 패러다임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이 쪽으로 추진해도 저쪽으로 추진해도 이미 그 부작용은 예정되어 있다. 이것이 곧 규제의 딜레마 또는 규제의 패러독스(regulatory paradoxes)라고 할 수 있다. 161) 2. 성희롱의 특성과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의 난점 여기서 우리는 성희롱규제의 딜레마를 좀더 자세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 은 성희롱이 갖는 특성으로 인해, 다른 문제영역과 비교하여 법적 규제의 난점이 더욱 심각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성희롱의 개념이나 그 해악을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 있다. 즉, 성희롱은 언제 어디서나 그 리고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인지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시기, 상황, 가해자 피 해자 성향 등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실제로 성희롱에 영향을 주 는 변수들로 빈도, 강도(심각성), 지속기간 등의 자극요인, 피해자연령, 피해경험, 자원, 귀인, 태도, 통제감 등의 개인적 요인, 가해자와 피해자의 권력관계, 조직풍 토, 경영규범, 정책/절차, 다른 유형의 희롱, 성비, 방관자 스트레스 등의 맥락적 요인 등 매우 많은 변수들이 지적되고 있다. 162) 이것은 성희롱의 법적 규제를 어 161) G. Teubner, After Legal Instrumentalism?, in: Dilemmas of Law in the Welfare State (1985), 쪽; C. R. Sunstein, "Paradoxes of the Regulatory State", University of Chicago Law Review 57 (Spring 1990), 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47

241 렵게 만드는 주된 이유가 되는데, 이를 상술하면 다음과 같다. 1) 사회구성원 간의 인식 격차 첫째, 성희롱에 대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의 인식 격차가 크다. 성희롱을 규범화하 기 위해 성희롱의 개념을 정의하고, 성희롱의 원인을 모델링하려는 다각적인 노 력 163) 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성희롱에 대한 합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성희롱은 개인적으로 수용하는 차이가 매우 크다. 가해자가 단순한 놀이로 행한 것이 피해자에게는 모욕이 될 수 있고, 어떤 피해자는 모욕으로 느끼 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는 단순한 놀이로 생각될 수도 있다. 즉, 어떤 행태들이 성 희롱으로 취급되는지에 대해 개인차가 나는 것이다. 물론 남녀간의 인식격차가 가 장 크다. 이것은 미국의 사례 164) 와 한국의 사례에서 공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개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동일한 문제의 사건을 성희롱으로 볼 가능성이 높고, 남 성은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165) 특히 덜 명확하거나 덜 심각한 성희롱유형에서는 이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난다. 166) 이러한 차이는 성희롱에 대한 162) 김정인, 성희롱 행동의 이해와 실제: 심리학적 접근 (2000), 34-41쪽. 163) 흔히 성희롱의 모델로는 자연/생물학적 모델, 조직모델, 사회/문화적 모델, 성역할 이월 모델, 개인차모델 등이 제시되고 있다; 김정인, 성희롱 행동의 이해와 실제: 심리학적 접근 (2000), 55-67족; 공미혜,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와 영향 요인", 한국여성학 11 (1995), 쪽 164) R. A. Thacker & S. F. Gohmann, "Male/female Differences in Perceptions and Effects of Hostile Environment Sexual Harassment: "Reasonable" Assumption?", Public Personnel Management 22-3 (1993), 쪽; S. Kenig & J. Ryan, "Sex Differences in Levels of Tolerance and Attribution of Blame for Sexual Harassment on a University Campus", Sex Roles 15 (1986), 쪽; G. N. Powell, "Effects of Sex-role Identity and Sex on Definition of Sexual Harassment", Sex Roles 14 (1986), 쪽. 165) 김정인 최상진 손영미, "성희롱문제 지각에서 성차 및 성역할태도의 영향", 한국심리학회 지: 여성 6-3 (2001), 1-22쪽. 166) 신성자, 직장내 성적 괴롭힘 발생정도와 개인의 인식에 영향을 주는 직장환경과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에 대한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33 (1997), 224쪽;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음흉한 눈빛 으로 쳐다보는 것에 대해 여성은 불과 94.4%가 성희롱이라고 보았고, 그 중 18.3%는 매우 심각 한 성희롱이라고 보았지만, 남성은 77.1%만이 성희롱이라고 보았고, 그 중에서도 45.4%는 사소 한 성희롱이라고 보았다. 사무실 등에 고의적으로 야한 포스터나 사진 등을 붙여 놓는 것 역시, 여성은 96%가 성희롱이라고 보았고, 그 중 31.3%나 매우 심각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았지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42 인지도 와 그 규제에 동의하는 인정도 의 차이로 연결된다. 성별이 여기에서 가 장 중요한 변수이지만, 이 같은 인식격차는 남녀뿐만 아니라, 같은 여성들 또는 같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167) 성희롱에 대한 이러한 개인격차는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렇게 개인격차가 큰 상황에서는 성희롱에 대한 일반적인 규제기준 을 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기준이 정 해진다면, 수범자가 그 규범을 승인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어버린다. 2) 해악 판단의 모호함 성희롱은 순수하게 객관적인 현상이 아니라, 상황적 맥락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 인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개인의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168) 따라서 동일한 행 위라고 할지라도, 상황적 맥락과 수용자 각각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성희롱 여부 는 다르게 판단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희롱에 있어서는 어떤 행위유형이 문제인지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에 제시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성희롱에 판단 에는 행위자의 의도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보다는 수용자의 판단 이 성희롱 개념 형성을 주도하게 된다. 169) 성희롱의 판단기준을 누구를 기준으로 하는가를 놓고 벌어진 판례와 이론진영의 논쟁, 즉 합리적 인간기준과 합리적 여성(피해자) 기준의 대립은 바로 성희롱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어났다. 170) 법적 판단에는 원 남성은 88.5%만이 성희롱이라고 보았고, 그 중에서도 39.4%는 사소한 성희롱이라고 응답했다. 전영실,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와 대책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9) 참조 167) 이재경 마경희, "직장내 성희롱 실태 및 법적 규제에 대한 조사연구", 여성학논집(이화여 대) 19 (2002), 71-85쪽; 전영실,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와 대책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9); 임창희 홍용기, "직장여성의 성희롱 태도에 관한 연구", 경영학연구 25-3 (1996), 쪽; 공미혜,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와 영향 요인", 한국여성학 11 (1995), 쪽. 168) K. M. York, "Defining Sexual Harassment in Work Place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32-4 (1989), 831쪽. 169) 김양희, 직장여성의 성희롱 경험과 관련 정책에 관한 의식, 여성연구 13-4 (1995), 37-56쪽. 170) T. Lester, "The Reasonable Women Test in Sexual Harassment Law", Indiana Law Review 26 (1992), 쪽; B. B. Westman, "The Reasonable Woman Standard", William Mitchel Law Review 18 (1992), 쪽; K. A. Kenealy, Sexual Harassment and the Reasonable Woman Standard, The Labor Lawyer (1992), 쪽; 천대윤, 성희롱정책: 이론과 실제 (1999), 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49

243 래 합리적인 인간 이 그 기준이었지만, 이 기준은 남성편향적이기 때문에 성희롱 규제에 있어서 여성의 느낌과 감정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합리적인 여성 이 새로운 기준으로 대두되게 되었다. 합리적인 여성이라면 이 상황에서 성 희롱의 해악을 느꼈을 것인가가 성희롱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것은 매우 혁명적인 발상이라고 할 만하다. 이것은 법적 정의는 언제나 보편적이 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근대법의 기본 이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 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떤 행위의 객관적인 측면에서의 불법성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느낌과 감정을 배려하지 않은 상황을 문제 삼는 것이라는 점에 서, 단순히 남성중심주의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근대적 시민권 개념의 전체 구 도를 바꾸어 놓는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171) 하지만 이는 성희롱에 대한 규제를 곤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피해 자의 느낌과 감정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객관적인 규 범의 정립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가해자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나는 성희롱을 당했다 고 주장한다면, 그 피해자의 판 단이 법적 판단의 기초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법적 판단이 피해자의 주관적 느낌에 의해 좌지우지되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또한 이렇게 되면, 성희롱규범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힘들어진다. 당사자의 주관적 감 정만을 법적 규제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많은 문제가 있다. 172) 누구에게나 공유할 수 있는 성희롱 범위를 정해야 문제의식과 경각심을 가질 수 있고 대책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3) 물론 소수자로서의 피해자의 느낌과 감정이 존중되어야 하 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보편적 기준의 마련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또 다른 문 제를 낳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또 다른 소외를 낳는 일일 수도 있다. 성희롱 일반을 합리적 여 성기준에 따라 처리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여성이나 남성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 171) 배은경, "성폭력 문제를 통해 본 여성의 시민권", 여성과 사회 8 (1997), 71-72쪽. 172) 박선영, "성희롱, 성차별, 인권", 시민과 변호사, 2002년 6월호, 98쪽. 173) 전영실,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와 대책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9), 249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44 을 수 있다. 174) 물론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피해자의 입장이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 자체는 근대시민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아주 중대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특정한 사람들의 기준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기 서 우리는 여성의 기준을 또 다른 보편성으로 격상시키는 것이 다원성과 맥락성, 그리고 차이를 무시하게 된다고 비판했던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에 다시 한번 귀 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175) 3) 행위가 아니라 상황? 또한 성희롱은 행위가 아니라 상황 또는 맥락 에 의해서 정의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성희롱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합리적 여성기준을 취하든, 합리적 인간 기준을 취하든 문제된 행위가 어떤 맥락 속에서 일어났는지 전체적으로 검토 해야 할 필요가 있다. 176)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성희롱 규제는 특정한 행 위를 나열식으로 규정하는 식으로 성희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왔다. 예를 들면, 여성부 고시인 남녀차별금지기준 (2001년)에서는 성희롱의 구체적 내용(제15조)과 성희롱의 금지영역(제16조), 그리고 성희롱의 대표적 유형(제17조)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제17조는 성희롱을 육체적 행위, 언어적 행위, 시각적 행위로 구분하고 있다. 노동부의 직장내 성희롱 예방지도지침 ( )이나 남녀고용평 등법 시행규칙, 그리고 미국 EEOC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이와 비슷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학계에서도 성희롱의 유형을 다양한 방법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해 왔다. 177) 물론 이러한 행위의 나열이 정보제공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 174) 이상돈, 인권법 (2005), 쪽. 175) 급진적 다원적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무페는 우리의 정체성을 성 인종 계급 중 어느 하나의 특정 입장으로 환원시키는 본질주의를 비판하면서, 억압의 다양한 형태와 연결된 투쟁의 접합 (articulation)이 바로 민주주의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여성주의적 가치 역시 이러한 다양성의 접합 속에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C. Mouffe, "Feminism, Citizenship and Radical Democratic Politics", in: Feminist Theorize the Political (1992), 쪽 참조. 176) 오정진, 성희롱의 법적 개념, 여성과 사회 9 (1998), 250쪽. 177) 장필화 외,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이해와 대처방안의 모색, 여성학논집 11 (1994), 쪽; 김양희, "성희롱: 경험과 인식, 그리고 정책방안", 한국심리학회지: 사회문제 2-1 (1995), 17-32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51

245 만 성희롱을 이렇게 나열하는 것은 성희롱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나열되어 있지 않은 유형의 성희롱이 될 수도 있고, 여기 나열되어 있는 성희롱이라고 할지라도 특정한 상황에 따라 또는 개인에 따라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논한 합리적 여성 기준과 합리적 인간 기준의 대립이 성희롱여부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점을 말해준다. 성희롱에서 상 황적 맥락이 갖는 중요성 178) 을 고려한다면, 합리적 여성 과 같이 어떤 획일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성희롱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일 수 있다. 4) 법적 전략의 자기모순 이렇게 성희롱의 특성은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여기 서 우리는 여성주의의 주장이 법적 전략으로 귀결될 때,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성희롱을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전략이 오히려 반여 성주의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바대로 성희롱에 대해 서 여성이 느끼는 감정은 여러 가지 맥락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여성은 성희롱을 당할 당시에는 모욕을 느끼지 않다가, 가해자의 행위가 모욕적인 것이었 다고 알려주는 주위 사람들에 의해 사후적으로 그것을 성희롱이라고 인식할 수도 있다. 또한 성희롱은 연속적이어서, 어느 한 행위의 일단을 놓고 평가하는 것은 성희롱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을 법적으로 규제하 기 위해서는 객관적 행위 위주의 규율방식이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으면, 성희롱 에 대한 규율은 불가능해진다. 성희롱여부에 대한 판단을 피해자의 주장에 전적으 로 의존하여 규율한다면, 이것은 근대법체계에서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성희롱을 행위를 위주로 규율하는 것은 오히려 성희롱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이를 희화화시킬 우려도 있다. 179) 178) 국미애, 성희롱과 법의정치 (2004), 95-98쪽. 179) 지난 1999년 음란한 눈빛 을 성희롱에 넣을 것인가를 놓고 노동부와 여성계가 대립했던 상황 이 이를 잘 보여준다. 행위가 아니라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여성운동이 오히려 특정행위에 집착하는 것은 성희롱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희화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은 쳐다보기만 해도 성희롱? 이라는 식의 헤드라인을 달았던 언론의 선정적 보도에 의해 더욱 왜 곡되기도 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46 여기서 여성주의운동은 한편으로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것이 성 희롱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이를 법으로 규제하려고 할 때는 행위 에 집 착하게 되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성희롱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전략 이 진정한 여성주의적 가치의 실현에 항상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180) 같은 맥락에서, 앞서 논의한 바대로, 법에 여성의 목소리를 높여 가는 전략은 특정한 여성을 상정하게 됨으로써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여성이나 남성을 소외시킨다는 문제, 그리고 여성에 대한 보호조치의 강화가 여성을 성적 욕망의 주체가 아니라 남성의 성적 욕망의 희생자로 고정시킨다는 포스트모더니 즘의 비판 역시 여성주의의 법적 전략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여성주 의가 상정했던 원래의 이상적 목표와는 분명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이것은 성희롱 문제해결을 위한 여성주의의 법적 전략이 일종의 자기모순(paradox)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여성주의의 사회적 구현을 위해 선택된 법 이라고 하는 도구가 오히려 여성주의 실현에 걸림돌이 되어 버린 다는 것이다. Ⅴ. 성희롱 규제와 새로운 법패러다임 1. 딜레마에서 빠져나오기 지금까지 우리는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의 강화가 딜레마적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즉,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의 강화도 문제가 있고, 그 렇다고 해서 그 규제를 철회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딜레 마적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러한 딜레마가 일종의 제로 180)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여성주의의 국가원조 및 사법체계에의 호소가 여성의 고유한 위험을 부 각시키지 못하고, 여성운동을 스스로 사법체계의 테두리에 갇히게 했다는 지적으로 정인경, 성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립구도를 넘어서, 민주노동과 대안 2003년 10월호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53

247 섬영역 (Nullsummenspiel)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81) 즉, 과잉규제와 과소규제, 자유와 평등, 형식법과 실질법, 그리고 자유주의 패러다임과 복지국가 패러다임 중 그 어느 것 중 하나를 양자택일 하는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예컨 대, 앞서 소개한 맥키논의 주장과 자유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은 동전의 양 면이다. 182) 전자가 법적 규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효과를 간과한다면, 후자 는 사회적 권력의 현실을 너무 순진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 잉규제와 과소규제의 양극단을 넘어 새로운 규제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즉, 규 제 자체는 포기하지 않되 기존의 규제를 창조적으로 변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 규제 자체가 갖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유주의와 포스트모 더니즘의 비판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먼저, 자유주의자들은 법적으로 제한받 지 않고 행위하는 자율적 주체 와 법적 제제를 가하는 국가 를 대립시키고, 국가 에 의한 법적 규제는 언제나 자율적 주체를 종속시키고 그 자율성을 훼손한다고 전제한다. 이렇게 본다면, 법적 규제는 언제나 해악이라고 할 수밖에 없고, 이것을 극단화시키면, 자율성의 영역에 침범하는 그 어떤 법적 규제에도 반대할 수밖에 없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법적 규제는 언제나 획일적이고 단일화된 기준 을 적용하기 때문에 맥락적이고 다원적인 접근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국가에 의한 법적 규제가 언제나 그 자율성을 훼손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 정한 의미의 평등한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법적 규제가 획일성이 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면, 새로운 대안은 이들의 비판을 비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시민들의 성적 교류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그것이 권력관 계에 의해 왜곡되거나 불평등하게 되는 것을 막아주고, 또 획일적인 규제가 아니 라 성희롱의 맥락적 특성을 존중하는 다원적인 규제가 가능하다면, 새로운 법규제 181)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490쪽. 182)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쪽; 여기서 포스트 페미니스트들을 자유주의자들 과 동일시하는 것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들이 자유주의적 공/사 이분모델에 머물러 있 지 않으며, 권력과 정의, 평등 등 근대법의 이념에 대한 진전된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현실적으로 규제 와 비규제라는 선택지에서 후자를 택함으로써 실천적으로 자유주의와 동일한 결론을 도출한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성찰에는 새로운 규제대안에 대한 단초 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후술한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48 는 비로소 이 딜레마적 상황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반성적 법패러다임 1)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시사점 먼저 앞서 살펴본 몇몇 포스트모던 페미니스트들의 구상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법제화의 구상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 볼 수 있다. 먼저 코넬(Drucilla Cornell)은 성 희롱에 대한 일률적 규제가 여성의 성적 욕망과 성적 행위를 억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183) 여성도 독립적인 성적 행위의 주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 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희롱규제는 여성을 순수하고 침해당하기 쉬운 희생자 로 분류하고, 성적 착취자인 남성으로 국가의 후견적 보호 받아야할 존재로 전락시키 는데, 이것은 여성을 독립적 행위주체로 보지 않고, 수동적인 희생자로서의 이미 지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184) 그렇다고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를 포기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고 한다면, 결국 법의 목표는 법을 적절하게 재구성하고 재해석하여, 여성의 성적 행위를 증진시키는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남성 의 욕망에 의해 희생되는 여성을 보호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성적 자 유의 기회에 대한 상상적 영역의 보호 185) 가 법의 목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186) 이 러한 코넬의 견해는 자유와 평등, 과잉규제와 과소규제를 놓고 벌어진 이분법적 183) D. Cornell, The Imaginary Domain (1995). 184) 국내에서도 여성이 피해자로서의 이미지를 넘어 평등 신뢰의 주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면서, 여성의 힘의 증진에 주목하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남성과 같이 성을 향유하는 주체로서의 여 성의 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남성들의 폭력에 저항하고 권리가 침해받았을 경우 보상을 요 구할 수 있는 힘의 증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하다; 심영희 외, 함께 이루는 남녀평등 (2002), 쪽 참조. 185) D. Cornell, The Imaginary Domain (1995), 170쪽. 186) 여성을 남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피해자가 아니라, 성적 행위의 부분적 행위자(partial agency)로서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K. Abrams, "The New Jurisprudence of Sexual Harassment", Cornell Law Review 83-6 (1998), 1217쪽 이하; K. Abrams, "Sex Wars Redux", Columbia Law Review 95 (1995), 쪽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55

249 딜레마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87) 이러한 이론들의 공통적인 문제의식은 성희롱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성적 행위 주체로서 여성의 자율성을 뒷받침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법규 제 자체를 포기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규제, 즉 개입 주의적인 방법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자율성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규제의 방법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2) 반성적 법패러다임의 구상 하지만 이러한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이론적 성과물들이 현실화되기에는 부족 한 감이 있다. 그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본적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포스트모던 방법론이 기본적으로 실천적 함의가 미약하다는 점에 있다. 188) 예컨대, 여성들 사이의 다양성에 주목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실천 적인 차원에서는 여성들의 집단행동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포 스트모더니스트들이 실천적으로는 자유주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결론, 즉 성적 표 현에 대한 규제의 철회라는 결론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 다. 189)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법적 규제의 방법론에 천착할 필요가 있 다. 성희롱의 법적 규제에 대한 다양한 비판을 진지하게 수용하면서, 이를 건설적 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면, 새로운 법규제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이러 한 대안적 법규제로서,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법적 규제의 제3의 모델인 반성적/절차주의적 패러다임(reflexive/proceduralist paradigm)의 가능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190)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공통적으로 규제받는 부분영역의 자율적인 187)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140쪽. 188)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장미경, 페미니즘의 이론과 정치 (1999), 76 쪽 이하 참조. 189)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143쪽. 190)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Ch.IX.; G. Teubner, After Legal Instrumentalism?", in: Dilemmas of Law in the Welfare State (1985), 쪽; G. Teubner, "Substantive and Reflexive Elements in Modern Law", Law and Society Review 17-2 (1993), 쪽; G. Teubner,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50 반성 (reflection)을 중시하고, 이를 위해 실질적인 내용보다는 절차 (procedure)에 대한 규제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반성적 또는 절차주의적 패러다임(이하에서는 반성적 패러다임으로 칭함)이라고 불린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앞서 제기한 딜레마를 변증적으로 지양하기 위해 고안되 었다. 즉, 자유와 평등, 과잉규제와 과소규제의 양극단을 넘어서는 새로운 규제대 안를 모색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 패러다임은 자유주의 패러다임과는 달리 추상적 행위영역에 대한 형식적 규제에 법의 역할을 한정시키지 않고, 사적영 역에 법이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 둔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패러다임은 복지 국가 패러다임과는 달리 특정한 결과와 규율목표를 상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 규제를 시도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일정한 절차적 규범 을 법제화하려 고 한다. 여기서 절차적 규범은 인센티브, 조직, 구성원, 그리고 능력에 대한 규율 을 포함하는데, 이 요소들은 어떤 영역에서 행위자들의 협상권력을 평등하게 만드 는 기능을 한다. 이것이 자유주의 패러다임과 명확하게 구분되는 지점이다. 자유 주의 패러다임은 사기나 강박 등의 규칙위반이 없는 한 사적영역에 대한 법적 개 입을 부정하지 않지만, 반성적 패러다임은 관련된 당사자가 평등하고 자유롭게 행 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절차적 규범을 통해 사적영역에 대한 간접적 규제 를 취한다. 즉, 행위당사자들의 협상력, 목소리, 입장을 평등화하는 절차를 제도화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무관심한 자 유주의와는 차별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복지국가 패러다임처럼 사회적 약자를 위해 결과를 규정하는 실질적 규제는 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적 개입을 주장하는 평등주의 자들의 건전한 이념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은 실질적 규제가 아니라, 그 방법은 적절한 인센티브, 규범, 가이드라인을 제도화하고, 동시에 유연성, 그리고 사회적 행위자의 자율성과 주도권에 대한 존중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Verrechtlichung", in: Verrechtlichung von Wirtschaft, Arbeit und sozialer Solidarität (1985); A. Arato, "Procedural Law and Civil Society", in: Habermas on Law and Democracy (1998), 26-36쪽; 코헨은 반성적 법패러다임의 이론적 자원으로 체계이론(G. Teubner), 의사소통행위이론(J. Habermas), 사회학적 반성성 모델(U. Beck), 반응적 법이론(P. Selznick) 등을 들 고 있다.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Ch.4.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57

251 결과 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 를 규제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국가는 문 제에 대한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것인 지, 행사한다면 어떻게 어디서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행위자 개인에게 맡겨져 있 다. 반성적 패러다임의 법규제는 그러한 권리행사를 평등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 도록 그 절차적 조건을 규율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패 러다임의 목표는 이른바 규제된 자율성 (regulated autonomy)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법규제의 구상은 복지국가 법패러다임에게 가해졌던 비판을 견 딜 수 있게 해준다. 한편으로 시민들의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진정 으로 평등하고 자유로운 자율성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렇게 되면 하버마스가 우려 했던 국가법규범에 의한 자율성의 훼손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시민들은 국 가가 마련 해준 법적 절차를 통해 평등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국가규제의 획일성을 문제 삼는 포스트모더니 즘과 체계이론의 비판에 대해서도 효과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반성적 패러다임은 국가가 중앙집권적으로 명령하고 그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는 식 의 개입주의적 규제를 거부한다. 법은 사회부분영역의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으면 서도, 규제받는 영역 스스로가 스스로를 규제하도록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역 할을 맡게 된다. 즉, 규제받는 체계의 고유논리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절차적 전 제조건만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간접적 개입을 시도할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 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영역의 내부논리를 존중하며, 그 문제 영역의 내부적 반성과 자율규제에 맡긴다. 반성적 패러다임의 법규제는 자기규제 를 위한 절차적 규범이나 정의의 원리만을 제시할 뿐이며, 그러한 절차적 조건 하 에서 사회적 행위자는 무엇이 그들이 원하는 실질적 합의인지를 타협한다. 이렇게 되면, 문제해결의 주도권은 문제의 당사자에게 내맡겨 진다. 무엇이 차별인지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자신들이 주도하는 공적 토론을 통해 여성 과 남성의 차이, 자유와 평등의 구체적인 논점들이 비교되고 정당화되는 것이 다. 191) 또한 이로써 국가에 의한 단일한 해결책에 의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 니라, 당사자들의 자율을 통한 보다 맥락적이고 다원적인 해결이 가능해진다는 것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52 이다. 192) 3. 미국에서의 성희롱의 법제화와 새로운 패러다임 이러한 반성적 패러다임에 기반을 둔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의 가능성은 코 헨(Jean L. Cohen)에 의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193) 그녀는 반성적 패러다임 이 성희롱을 적절하게 규제하는 실천적 대안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서의 성희롱 규제가 이미 이러한 구상을 부분적으로 실현하고 있다고 한다. 194) 코헨에 따르면, 미국의 성희롱 규제가 의회나 법원에 의한 실질적 규제 위주라 기보다는 반성적 규제 구조 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개별 성희롱가해자들을 처벌하는 식의 실질적 규율보다는, 행위자들로 하여금 자기규제를 하도록 유도하 고 자극하는 법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성희롱 규제는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절차, 미국 고용기회평등위원회(EEOC)에 의한 분쟁해결절차 195), 그리고 민사소송절차 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성희롱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EEOC 에 가해자를 고발할 수 있다. 이것은 법원의 소송절차 이전에 거쳐야 하는 과정이 다. 만약 EEOC의 조사결과 고용주가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면, 고용주로 하여금 회의, 화해, 설득 등의 비공식적 방법을 통해 그 현실을 개선하도록 설득하거나, 191)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513쪽. 192) 코헨은 노동분쟁에서 NLRB의 중재를 통합 단체협상을 규제하는 법을 이러한 패러다임의 예로 든다. G. Teubner, After Legal Instrumentalism?, in: Dilemmas of Law in the Welfare State (1985), 쪽; K. Klare, "Public/Private Distinction in Labor Law",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Review 130 (1982), 쪽. 193)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쪽; J. L. Cohen, "Personal Autonomy and the Law: Sexual Harassment and the Dilemma of Regulating 'Intimacy'", Constellations 6/4 (1999), 쪽. 194)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145쪽 이하. 195) 이 절차에 대한 설명은 EEOC 홈페이지( 여성특별위원회, 미국 EEOC 개요 및 성희롱업무처리지침 ( ), 15-29쪽; 윤덕경 장영아, 남녀차별처리기구의 운영현황과 효율성 제고방안 (한국여성개발원, 2003), 쪽; 임중호 외, 직장내 성차별 관련 권리구 제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노동부, 2002), 35-57쪽; 박호환, 미국 EEOC의 차 별구제 절차, 조정과 심판 20 (2004), 3-23쪽; 이주희, 미국의 차별시정기구, 국제노동브 리프 3-1 (2005), 66-73쪽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59

253 조정절차(mediation)를 통해 합의를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도 사건이 여전 히 해결되지 않았으면, 성희롱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여기서 EEOC는 법적 강제력과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EEOC의 권고나 조정이 실패할 경우, 기업이 값비싼 소송비용과 손해배상액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간접적인 압력을 통해 반성희롱정책을 시행하도록 유도할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 다도 EEOC의 절차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성희롱 피해자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 결할 수 있도록 피해자와 관련당사자들을 평등하게 만든다. 그럼으로써 성희롱 피 해자는 평등한 위치에서 차별적 행위의 해악을 치료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성희롱규제에 대한 주도권을 해당 행위자들에게 맡기되,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를 간접적으로 도움으로써 평등한 위치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EEOC의 분쟁해결절차는 전형적인 반성적 패 러다임의 법규제방법을 취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헨은 현실적으로 성희롱 정책이 이러한 이상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지 는 않았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규제방법이 현실에서는 오히려 억압적이고 개입주 의적인 규제로 나타났으며, 성적 고정관념과 차별적 태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제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고용주는 값비싼 소송비용과 손해배상을 피하기 위해, 국가보다도 오히려 더 강력한 규제정책을 시행했다. 그래서 직장내 자율해 결절차를 마련하고, 반성희롱정책을 쓰는 대신에, 기업 내에서 성적 행위 자체를 모두 금지한다던가, 피소된 가해자를 단순히 해고시키는 것이 낫다는 동기를 갖게 되었다. 196) 심지어 인사담당자가 피해자의 고발이 없어도, 해고, 부서이동, 강등 등 의 조치를 취할 권한을 갖기도 하였다. 게다가 미국 노동관계에는 고용주의 고용 계약 종료나 징계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임의고용"(employment at will)의 원칙이 자리 잡고 있기에 더욱 심각했다. 노조가 없거나 공무원법(Civil Service Law)에 의 해 규율되지도 않는 회사라면, 근로자들은 처벌과 해고에 무방비상태에 놓이게 되 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고용주들은 성희롱 규범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근 로자들의 행위자유를 침해하게 된 것이다. 196)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H. K. Vorwerk, The Forgotten Interest Group, Vanderbilt Law Review 48 (1995), 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54 이러한 현실은 EEOC의 규제가 이론적으로는 반성적 패러다임에 부합함에도 불 구하고, 실제로는 국가규제보다 더 개입주의적이고 자의적인 집행으로 나아갔음을 보여준다. 코헨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가 고용주의 자의적 재량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197) 먼저, 가해자를 단순히 해 고시키는 것으로 고용주가 성희롱에 대한 책임에서 면책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 히 해야 한다. 또한 고용주들로 하여금 성희롱 분쟁의 신속하고 공정한 해결을 위 한 분쟁해결절차를 발전시키고 공표하며, 성희롱 문제를 해결할 때 이 절차를 준 수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할 경우에 법적 책임(민사소송)을 지게 한다면, 이것은 고용주의 과잉규제에 대한 반대인센티브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과잉규제를 국가가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된다면, 미국의 성 희롱 규제는 고용주의 자기규제, EEOC의 분쟁해결절차, 그리고 민사소송이라는 세 가지 구조를 통해 반성적 법패러다임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코헨의 진단이다. 4. 성희롱에 새로운 규제대안 현재 생각해 볼 수 있는 성희롱에 대한 규제정책으로는 예방적 조치,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예방적 조치를 강제하는 규제가 가장 간접적인 방법이고, 사법 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은 가장 강제적이고 직접적인 규제방법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이나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 결은 사법기관에 의한 규제와 비교할 때 보다 유연하고 덜 강제적인 규제방법이 라고 할 수 있다. 1) 예방적 조치 성희롱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예방적 조치이다. 성희롱의 197) H. K. Vorwerk, The Forgotten Interest Group, Vanderbilt Law Review 48 (1995), 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61

255 예방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직장내에서의 사고방식, 성차별적 문화의 개선이 최선 의 대책이다. 198) 이를 위해서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질화하고, 직장내 윤리규정을 제정하는 방법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여러 나라의 성희롱 정책에서는 예방적 조치가 매우 강조되어 있다. 199) 앞서 살펴본 성희롱의 특성에서 우리는 성희롱이 일방통신 적 성격을 띠고 있 으며, 이러한 성희롱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이 행동을 상대가 어떻 게 생각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윤리 200) 가 시민사회의 기본윤리로 자리 잡게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기본적인 인권교육의 일환일 수 있으며, 이러한 윤리의 습득은 교육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며,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고려 하는 윤리적 실천에 의해 성희롱은 상당부분 억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것은 실질적 예방교육이나 직장내에서 자율적으로 윤리규정을 제정해 내가는 방 법 201) 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과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물론 예방적 조치로 모든 성희롱을 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예방적 조 치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규제 가 필요하다. 하지만, 강제적이 198) 한국여성민우회, 성희롱 당신의 직장은 안전합니까? (2000), 34쪽. 199) EEOC, Enforcement Guidance: Vicarious Employer Liability for Unlawful Harassment by Supervisors (1999); EEOC, "EEOC Guidelines on Discrimination Because of Sex" (29 C.F.R , 1980). European Parliament and the European Council, Directive Amending Council Directive 76/207/EEC on the Implementation of the Principle of Equal Treatment for Men and Women as Regards Access to Employment, Vocational Training and Promotion, and Working Conditions (European Parliament and Council Directive 2002/73/EC, OJ L 269, 5 October 2002); Commission of the European Communities, "Recommendation of 27 November 1991 on the Protection of the Dignity of Women and Men at Work", (Commission Recommendation 92/131/EEC. OJ L 49, ) 200) 배은경, "성폭력 문제를 통해 본 여성의 시민권", 여성과 사회 8 (1997), 73쪽. 201) 직장내 윤리규정 제정 등의 규범화는 법으로 규제하기에는 적절치 않지만, 그렇다고 개인의 양 심에 맡기기에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 적절할 수 있으며, 성희롱에 관한 직장내 윤리규정 제 정은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러한 규범화를 (성문화된) 중간 규범 이라고 부르 는 최대권, 중간 규범의 성장: 성희롱에 관한 규정의 출현을 중심으로, 현상과 인식 (2002 봄 여름), 31-46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56 고 개입주의적인 규제 보다는 최대한 설득적이고 유연한 방법 으로 문제에 접근 할 필요가 있다.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에 비해,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이 나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에 의한 자율적 분쟁해결은 보다 설득적이고 유연한 방법 으로서 장점을 갖고 있다. 먼저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은 근로 자가 직장내에 설치되어 있는 고충처리기관에 분쟁을 신고하고, 그 기관이 당사자 간의 자율적인 화해를 유도하고 적절한 구제조치를 취하는 방법이다.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은 주로 위원회라고 불리는 행정기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여기서 는 성희롱 사건이 신고되면, 이를 조사하고, 성희롱임이 판단되면 가해자에게 시 정을 권고하거나 조정절차를 통해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를 유도하는 식으로 분쟁 을 해결한다. 이러한 분쟁해결 방법들은 이른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 (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의 특징으로는 비 형식성(informalization), 法 外 化 (delegalization), 비법조화 (deprofesstionalization) 등이 언급되곤 한다. 202) 비형식성이란 엄격한 형식 절차를 지양한다는 것이고, 법외화 는 조리, 상식, 민중감정 등의 요소가 분쟁해결에 투입됨으로서, 엄격한 법논리보 다는 시민들의 상식에 보다 부합하는 해결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비법 조화는 법관 외에 다양한 관련인이나 시민들이 참여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분쟁해 결방법은 성희롱 분쟁해결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는다. 먼저 접근가능성과 신속성이다. 대체적 분쟁해결방법은 소송에 의한 분쟁해결에 신속한 구제가 가능하고, 비용이 절감되며, 접근가능성이 좋다. 성폭력의 특성상 피해자가 선뜻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 따라서 직장내 고충처 리기관이 나 행정기관에 일단 상담을 요청하고 거기서 가장 적절한 구제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주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 된다. 둘째, 대립적으로 진행되는 소송보다 대화적이고 타협적일 수 있다. 사법기관의 소송에 의한 강제적 해결은 두 당사자 사이의 충돌하는 권리분쟁에 대해 시비를 가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상호 대립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화해보다는 대립하 202) 자세한 내용은 강현중, 민사소송법 (1995), 57~61쪽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63

257 고 갈등하면서 한쪽은 완전히 승리하고 한쪽은 완전히 패배하는 식으로(all or nothing) 전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피해자가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마치 피해 자는 무고한 사람을 공연히 괴롭혔다는 멍에를 지게 된다. 하지만 소송에서 패소 했다는 것은 해당 행위가 불법행위로 판단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말할 뿐 이지, 그것이 가해자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 다. 이러한 적대적 대립구조의 소송절차에서 상호이해에 기반을 둔 미래지향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반면, 행정기관이나 직장내 고충 처리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은 당사자간의 상호이해와 합의를 유도하는 과정을 통 해 자율적인 문화적 규범적 변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203) 특히 성희롱 분쟁이 벌어진 이후에도 부서이동이나 퇴직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가해자와 피해자는 한 공간에서 계속 일하게 될 수 있는데, 분쟁이 잘 해결되었다 면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분쟁해결 후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립적 소송보다는 이러한 대체적 분쟁해결 방법이 당연히 장점을 갖는다. 셋째, 이러한 해결방법은 다원적이고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법률적 구성요건 이 해당사안에 포섭되는지의 여부를 엄격한 입증절차에 따라 판단해 나가는 소송 절차보다는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이나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방법이 보 다 다원적이고 맥락적인 해결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해결방법은 특정한 기준이나 절차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적 특성과 개인적 특성에 맞게 유 연하게 절차를 진행하고 해결방안 역시 훨씬 자유롭게 창조적으로 도출해낼 수 있다. 성희롱이 상황적 맥락과 개인적 특성이라는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해결방법은 더욱 적절하게 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합의하기 때문에 수용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다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는 당사자들이 협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으로 진행된다. 즉, 법원에 의한 소송처럼 권위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 이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협의과정에 참여하고, 그 해결방법 역시 자율적으로 결 203) 특히 형법을 통하여 문화적 변화를 이루려는 시도에 대한 비판으로는 이상돈, 죄형법정주의와 대화이론, 형법학 (1999), 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58 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당사자들은 성희롱과 관련한 규범적 문화 적 변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당사자들이 분쟁해결 결 과를 수용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3)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그리고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에는 형사처벌을 하는 방법과 민사상 손해배 상 책임을 묻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성희롱규제의 경우 형사처벌보다는 민사상 손해배상이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보다는 집단적 책임을 묻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먼저 성희롱에 대한 형사처벌에 대해 살펴보자. 국가형벌권의 발동은 가장 강력 한 국가규제이기 때문에 그 남용을 막기 위해 엄격한 자기제한의 규범이 전제되 어 있다. 근대적 인권은 국가권력에 맞서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고자 하는 투쟁의 과정에서 발전해 왔고, 죄형법정주의, 법익보호원칙, 비례성원칙, 형사절차 의 정형화 등 민주적 법치국가 의 핵심이념은 이러한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 되었다. 그런데 성희롱에 규제를 위해 국가형벌권을 동원한다면, 이러한 법치국가 원리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204) 성희롱이 행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규정될 수 없다는 점은 구성요건을 불명확하게 만들어 명확성원칙 을 훼손시킬 가능성이 크 고, 피해 정도가 경미한 성희롱에 국가공권력이 형벌을 가한다는 것은 비례성원 칙 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고, 다른 규제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보충성원칙 의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법치국가원리의 적용이 성 희롱에 관련해서만 예외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를 무시하고 국가형벌권을 강화 하는 쪽으로 편향된 규제정책은 결국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205) 그렇다고 해서, 성희롱 행위유형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식으로 객관적 측정이 가능하도록 규범화하는 것은 성희롱이 맥락에 의해 결정되 204) 이상돈, 여성주의와 형법, 형법학 (1999), 88-91쪽; 조국, 형사법의 성편향 (2004), 222쪽; 비슷한 맥락에서 규제일변도로 점철된 성관련법률들이 형법이론적으로 정당화되기 힘들다고 보 는 김영환, 성폭력대책 관련법률(안)이 현행 형사법체계와의 관계, 형사정책 7 (1995) 참조 205) 이상돈, 여성주의와 형법, 형법학 (1999), 78-79쪽; 조국, 형사법의 성편향 (2004), 222, 290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65

259 어야 한다는 점을 포기해야 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정형화된 형사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재판과정은 성희롱에 대한 다원적이고 유연한 해결방법과는 거리가 멀 다. 이것은 앞서 이야기했던 사회에 의한 법적 통합의 와해 에 빠지는 현상에 부 합한다. 성희롱문제 해결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위해 법이 도구화되면 법의 자기재 생산구조가 파괴되고, 법의 통합성을 와해시키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계속 정책도구화하게 된다면, 앞서 이야기한 전형적인 규제의 패러독스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성희롱에 대한 형사처벌은 그것이 강간이나 강제추행의 수준 에 이르지 않는 한 자제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에 비해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은 그 입증절차가 보다 유연하다는 점에서 성희 롱 규제에는 보다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사책임이건 형사책임이건 행 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성희롱은 개별 행 위자의 권한 남용의 문제가 아니라, 성에 대한 뿌리 깊은 집단적 차별에서 기인하 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문화적 변화를 위해서는, 성희롱 가해자를 개별적 으로 처벌하는 방법보다는 집단에게 책임을 물어, 그 집단으로 하여금 대책을 마 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더군다나 성희롱은 성차별의 연장선상 에 있는 것인데, 성희롱행위에만 주목하여 행위자 개인을 처벌하는 것으로는 큰 효과를 얻기 힘들 것이다. 또한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은 집단적 책임하에서 발생 하는 성희롱의 문제를 한 개인 의 문제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기도 하다. 성희롱을 남성지배의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구성물 로 파악하면서, 그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 게 전가하는 것은 성희롱의 본질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적 책임 을 묻는 방식보다는 집단적 책임을 묻는 방법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민법상 불법 행위 책임을 행위자 개인 에게 묻는 것보다는 사용자책임 의 형태로 고용주 에 게 묻는 방식이 보다 선호되어야 할 것이다. 4) 반성적 패러다임과 성희롱규제 여기서 우리는 반성적 패러다임 이 이러한 규제방법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살 펴볼 필요가 있다. 이 패러다임은 국가가 법을 통해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규제를 하는데 초점이 있지 않고, 시민사회에서의 행위자들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60 나가도록 뒷받침 해주는 간접적이고 비강제적인 규제를 추구한다. 즉, 문제해결 주체들의 자율적 반성(reflexion)을 가능케 하는 절차적 조건을 규제하는 것이 바로 반성적 패러다임의 법규제방법이다. 성희롱 문제의 진정한 해결 역시 강제적인 규 제보다는 행위자들의 상호이해에 입각한 대화과정에서 나오는 자율적인 문화적 규범적 변화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206) 이렇게 행위자들의 자율적 반성을 절차적이고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반성적 패 러다임의 규제방법에 가장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은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 과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일 것이다. 207) 따라서 이 해결방법을 원활하게 작동시 키는 것이 반성적 패러다임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성적 법패러 다임은 특정한 규제방법 하나를 배타적으로 선택함으로써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반성적 패러다임의 이념 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규제방법들을 체계적으로 정돈하는 것을 통해 실현된다. 따라서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이나 행정기관에 의 한 분쟁해결을 기본으로 하되, 예방적 조치와 사법기관에 의한 강제적 규제가 이 와 잘 조화되도록 정돈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중 특히 조정과 강제의 효율적 결 합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208) 국가법에 의한 강제적이고 권위적인 규제는 규범 을 자율적으로 승인하게 만들기 보다는 반발감과 거부감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는 점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법기관에 의한 강제 적인 규제는, 행정기관에 의한 권고나 조정이 실패할 경우 가해자나 고용주가 경 제적 손해(소송비용, 손해배상, 회사이미지 손상 등)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사전 경고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직장내 분쟁해결방법이나 행정기관의 분쟁해결절차가 무력해지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따라서 직장내 분쟁해결방법과 행정기관 의 분쟁해결절차의 배후에 사법기관에 강제적 규제를 적절하게 위치시킬 필요가 206) 이상돈, 인권법 (2005), 153쪽. 207) 특히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중 조정 은 절차주의적 법모델(반성적 패러다임)을 가장 직접 적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돈 홍성수, 법사회학 (2000), 41-42쪽 참조; 또한 같은 관점에서 의료분쟁조정법 의 의의를 분석하는 이상돈, 의료체계와 법 (2000), 쪽 참조. 208) 박선영, 외국의 차별시정기구 개관 및 한국에 주는 시사점, 국제노동브리프 3-1 (2005), 41 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67

261 있다. 이것은 행정기관의 분쟁해결절차가 실패할 경우, 행정기관이 피해자의 소송 을 지원하거나, 직접 소송주체가 되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행정기관의 분쟁해결은 더욱 실효성있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서 논의한 바대로,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어야 하며, 그 중에서 도 개인보다는 집단적 책임을 묻는 방법이 바람직할 것이다. Ⅵ. 한국에서의성희롱규제현황: 문제점과대안 마지막으로 이상의 논의를 한국에서의 성희롱 규제 현실에 적용해 보고 그 문 제점과 대안을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 1. 한국에서의 성희롱 규제 현황 현재 한국에서의 성희롱 규제는 매우 다차원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크게 1) 예방적 조치 2)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 3)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4)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1) 예방적 조치 예방적 조치로 선택되고 있는 것은 성희롱예방교육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3 조과 동시행령 제4조에 따라 사업주는 직장내 성희롱 예방을 위한 교육을 매년 1 회 이상 실시하여야 하며, 그 내용으로는 관련 법령, 처리절차 및 조치기준, 고충 상담 및 구제절차, 기타 성희롱예방에 필요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단 순히 교육자료 등을 배포 게시하는 방법은 예방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보지 않으 나,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5조 특례조항에 따라, 상시 1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나 사업주 및 근로자 모두가 남성 또는 여성 중 어느 한 성으 로 구성된 사업은 홍보물 배포 게시로도 예방교육이 가능하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62 2)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방법은 노조, 노사협의회 고충처리기관, 명예고용평등감 독관 등을 통해서 직장내에서 자율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먼저 노사협 의회(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서 노사가 성희롱으로 인한 고충처리 를 협의할 수 있다. 그리고 고충처리기관은 상시 3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가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기관으로서 근로자가 성희롱을 신고를 받고, 고충 상담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분쟁을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기관이다.(남녀고용 평등법 제25조, 동시행령 제11조) 마지막으로 명예고용평등감독관은 성희롱 발생 시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해결을 도모한다.(남녀고용평등법 제24조) 또한 이러한 분쟁해결을 엄호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내 성희롱을 한 자에 대한 징계조치를 규정하고 있다.(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사업주는 성희롱 행 위자에 대하여 부서전환 또는 경고, 견책, 정직, 휴직, 전직, 대기발령, 해고 등의 적절한 징계조치를 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처분을 받는다. 또한 사업주는 성희롱 피해자가 상담-고충 제기 진정 고소 등을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 조치를 하여서는 안 된다. 3)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 직장내 분쟁해결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행정기관에 그 구제를 요청할 수 있 다. 먼저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남녀차별개선위원회(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도 같은 기능을 수행했지 만, 인권위로 그 기능이 통합되었으며, 현재 간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고용평등 위원회(남녀고용평등법)는 곧 폐지될 것으로 입법 예고되어 있어, 조만간 인권위가 성희롱에 관한 진정 업무를 통합 관리하게 될 예정이다. 209) 본래 인권위는 성별, 종교, 장애, 나이, 학벌 등 18개 차별요소에 의한 차별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이제 209) 이들 위원회의 기능과 운영현황에 대해서는 윤덕경 장영아, 남녀차별처리기구의 운영현황과 효율성 제고방안 (한국여성개발원, 2003)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69

263 는 단독으로 성차별 성희롱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2005년 6월 23일자로 남 녀차별개선위원회의 업무는 인권위로 완전히 이관되었고, 노동부의 고용평등위원 회 역시 이를 폐지하는 개정법안이 입법 예고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를 위해 2005 년 7월 29일에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개정되어 성희롱을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성희롱이 진정대상임을 명확하게 하였다. 인권위의 권리구제방법에는 1) 구제조치 제시 및 합의의 권고, 2) 조정절차에 의한 분쟁해 결, 3) 관련기관에 대한 구제조치(인권침해 차별행위 중지, 원상회복 손해배상, 재발방지 조치, 법령 제도 정책 관행의 시정 또는 개선)의 권고, 4) 검찰고발 5) 해당기관에 대한 징계권고, 5) 긴급구제조치(인권침해 차별행위 중지, 관련 공 무원 등의 직무 배제, 피해자 생명 안전보호 등)의 권고 등이 있다. 인권위원회에 의한 구제 절차 외에도 성희롱 피해자는 지방노동관서(지방노동청 과 지방노동사무소)의 근로감독관에게 진정 또는 고발할 수 있다. 근로감독관의 조사를 통해 사용자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인정되면, 사용자에게 시정요구 및 행정 지도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이에 불응하면 검찰에 입건 송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성희롱 피해자가 성희롱을 이유로 전직이나 다른 부서로의 배치 또는 감봉, 정직, 해고 등의 징계를 받은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 다. 제1심인 지방노동위원회는 조사결과 위법성이 판단되면 구제명령을 내리고, 당사자 일방이 불복하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재심을 하여 다시 판단하고, 일방 당 사자가 재심결정에 불복하면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4) 사법기관에 의한 구제 그리고 성희롱피해자는 여타 기본권침해와 마찬가지로 사법기관에 의해서도 자 신의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현재는 가해자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에 의한 불 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고, 피해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을 근거로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 하지만 성 희롱이 강간이나 강제추행 또는 업무상 위계 위력에 의한 간음의 구성요건을 충 족시키지 않는 한, 성희롱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관련법규는 없는 상황이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64 2. 문제점과 대안 우리는 이러한 우리나라의 성희롱 법제 현황을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성 희롱이 처음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입법이 될 때에 성희롱규범이 여성주의운동에 의해 공격적으로 관철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성희롱 규제는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국가규제라기보다는 다차원적인 분쟁해결방법을 채 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예방적 측면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 고, 직장내 자율적 해결방법을 우선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사법기관에 의 한 분쟁해결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에 의한 자율적 해결절차도 잘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입법과정에서 성희롱을 형사처벌하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결국 채택되지 않았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방법만이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 성희롱규제법제가 권위주의적으로 개입적 규제를 가하는 방법으로 일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 상호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자율적인 문화 적 변화를 유도하는 맥락적이고 유연한 방법을 위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그런 점에서 성희롱규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반성적 패러다임 에 입각한 규 제방법이 이미 상당부분 작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더욱 원활 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규제방법들을 잘 정돈하고,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1) 성희롱 예방교육 첫 번째로는 성희롱 예방교육이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 다. 성희롱규제에 있어서 성희롱예방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성희롱은 성적 교류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성적 언동이며, 따라서 상대방의 감정과 느낌을 배려하고 고려하는 윤리규범의 형성에 의해 상당 부분 억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은 단순히 처벌법규를 인지시키는 방법에 한정되어서는 안 되며, 전문적인 강사가 강의, 토론, 역할극 등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71

265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서로가 상대방의 인격을 상호 승인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 려하고 배려하는 윤리가 자율적으로 습득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해야 할 것이 다. 그렇게 보면, 주의사항 공지나 훈시, 이메일 발송 등 일방적으로 성희롱관련문 제를 알려주는 방법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희롱 예 방교육의 실태조사의 결과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한국여성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사람은 불과 32.4%였 다. 210) 그나마 성희롱 교육을 받은 것도 주의사항 공지나 훈시 등에 포함, 이메일, 사내통신 활용 등 매우 소극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외부강사 교육을 받은 경우는 불과 11.9%에 불과했다. 211) 최근에도 이러한 부실교육은 개선되지 않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공무원 성희롱 예방교육실적을 조사한 결과, 2002 년에는 대상인원의 79.1%, 2004년에는 48.3%만이 교육에 참여했다는 조사된 바 있 고, 212)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 성희롱 예 방 교육은 비디오를 보거나 사인만 하는 식으로, 내용과 상관없이 일 년에 한 시간씩만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13) 한국여성노동자협의 회가 2005년 4-6월 전국 노동자 590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214) 직장내 성희롱예방교육에 대한 인지도는 40%선에 머물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특례사업장(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장과 사업주 및 근로자가 모두 남성이나 여성 등 한성으로 구성된 사업장)을 제외하고 직장내 성 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불과 29%로 나타났다. 교육시 간도 30분 이내가 28.9%, 1시간 이내는 57.8%, 1시간 이상은 13.3%로 나타났으며, 강의에 의한 교육이 45.2%였으나, 강사는 주로 비전문가인 관리과장, 총부부장 등 210) 한정자 김인순, 법적 규제에 따른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 원, 2001), 49쪽. 211) 한정자 김인순, 법적 규제에 따른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 원, 2001), 50-51쪽. 212) 경기여성단체연합 주최 경기도 여성정책토론회( )에서 발표된 성정현 교수의 발표문(연 합뉴스, )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213)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214)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보도자료: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율 29%에 불과 ( )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66 인사담당자에 의한 내부강사가 63.5%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여성개발교육원의 조사에 따르면, 성희롱예방교육이 주의 사항 공지 나 훈시, 이메일 발송 등으로 매우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성희롱예방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되었다. 실제로 예방교육의 경 험 유무에 따라 직장내 성희롱 발생정도가 많이 줄었고, 개인의 인식변화나 직장 문화 개선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215) 노동부가 네티즌 2만5510 명을 대상으로 직장내 성희롱 예방제도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는 응답자 의 78.6%가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이 성희롱 방지에 도움이 된다 고 응답한 가 운데 이중 67.1%는 현재 연 1회의 교육 횟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216) 생각 건대, 관리과장이 처벌법규를 소개하는 식의 형식적 교육으로는 성희롱 문제 해결 을 위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희롱교육 참가 자들의 대다수는 교육의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만약 성희롱 예방교육이 내실 있게 진행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성희롱예방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더욱 다양한 정책적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2)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에 의한 자율적 분쟁해결방법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에 의해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접근가능성 이라 는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직장내 성희롱관련 고충처리 담당부서로는 성희롱 고충처리 전담 부서 담당자, 노조내 성희롱 고충처리 담당 자 부서, 상담실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담당부서가 전혀 없는 경우가 무려 7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217) 그리고 설사 이러한 담당부 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직장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평등의 전화의 지난 10년간 상담분석자료에 의하면, 218) 성희롱 가 215) 한정자 김인순, 법적 규제에 따른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 원, 2001), 52-61쪽. 216) 노동부 보도자료 ( )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217) 한정자 김인순, 법적 규제에 따른 직장내 성희롱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 원, 2001), 348쪽. 218)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보도자료: 평등의 전화 10년 상담분석을 통해본 여성노동자 현실과 과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73

267 해자 중 직장상사가 52.8%이고, 사장이 30.5%나 차지했다. 또한 2005년 1월부터 5 월 사이의 상담사례 219) 중 사장에 의한 성희롱은 50% 이상이 10인 미만의 영세사 업장에서 집중발생하고 있으며, 사장에 의한 성희롱의 68%가 30인 미만 사업장, 특히 10인 미만 영세사업장(56%)에서 주로 발생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사장에 의 해 성희롱을 당한 피해여성의 39.3%가 결국 퇴사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상급 자의 성희롱을 문제제기 했을 때 피해자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이다. 220) 이것은 직장내 분쟁해결방법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점을 잘 보여준다. 물론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주장을 했을 때 사용자가 그 피해근로자에게 불이익 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와 제37조)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처벌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수준으로 은밀하게 교묘하게 이루어질 경우 속수무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살펴본 바대로 여전히 그렇게 불이익조치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특히 노조의 힘 이 약한 사업장이나 영세한 규모의 사업장의 경우에는 직장내 해결방법이 제대로 작동하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직장내 해결방법은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이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일정 규모의 이상의 회사에서 나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한 분쟁해결방법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은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방법과 사법기 관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이 안고 있는 각각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 이다. 한편으로,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회사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직장내 분쟁해결방법은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체계화가 덜 되어 있는 소규 모 회사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피해자가 인권위에 쉽게 접근 제 ( )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219)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보도자료: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율 29%에 불과 ( )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220)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인터넷 주소는 참고문헌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68 하여 문제를 상담하고 분쟁을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매우 절실히 필요 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이 당사자들을 적대적 관계로 내몰고, 획일적인 기준과 형식화된 절차에 의존한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반 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제공하는 시정권고나 조정절차는 훨씬 다원적이고 유연하게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관련당사자는 적대와 대 립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호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이행명령 또는 시정명령제도를 주자는 것 221) 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인권위를 준사법기관으로 만드는 것 인데, 과연 인권위가 거기에 적합한 조직과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 고 더 큰 문제는 강제권한을 가진 인권위원회의 구제절차는 오히려 인권위의 성희 롱 구제절차가 가진 장점을 삭감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인권위의 구제절 차는 시정권고나 조정절차 등은 소송절차처럼 형식논리나 법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인권옹호적 관점에서 신속하고 편리한 구제절차를 제공한다 는 것 222) 이 장점인 것이다. 또한 인권위의 시정권고나 조정절차가 권위적으로 결정 을 내려서 집행시키는 것보다는 행위당사자사이의 반성적 상호작용을 고무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강제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223) 221) 성차별관련 행정기관에 시정명령권 및 이행명령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임중호 외, 직장내 성차별 관련 권리구제절차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노동부, 2002), 쪽; 김선택, 성차별개선을 위한 국가기구 발전 방안: 남녀차별개선위원회를 중심으 로 (여성부, 2003), 쪽; 윤덕경 장영아, 남녀차별처리기구의 운영현황과 효율성 제고 방안 (한국여성개발원, 2003) , 46-47, 57쪽; 차지훈, 바람직한 인권위원회 설립을 위한 주요쟁점에 대한 의견, 인권위원회법 제정방향에 관한 심포지움 (국회인권포럼, ), 24쪽 이하 참조. 222) 박선영, 외국의 차별시정기구 개관 및 한국에 주는 시사점, 국제노동브리프 3-1 (2005), 38-39쪽 223) 시정권고나 시정명령 중 어느 것이 더 옳은가에 대한 일반적 기준은 국제사회에서도 합의되어 있지 않다; 임재홍, 국가인권기구설립의 원칙, 민주법학 15 (1999), 66쪽; 한편, 인권위의 위상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생각이 변화를 거친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시민사회단 체는 인권위가 강제력을 가진 국가기구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부터 인권기구의 본질상 그러한 입장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곽노현, 현장보고: 국가인권기 구 입법운동의 중간 평가, 한국인권재단 편, 일상의 억압과 소수자의 인권 <(2000>, 175쪽) 실제로 1998년 10월 29일에 인권법제정 및 국가인권기구 설치 민간단체공동추진위(약칭 : 공추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75

269 물론 국가인권위원회가 강제권한이 없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성희롱사안에 대해 관련기관이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무시하거나 관련 당 사자가 조정절차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인권위의 성희롱 관련 업무는 유명 무실해 질 수도 있다. 이러한 약점을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소송 권한을 주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하다. 이전의 남녀차별개선위원회에서는 결정된 성 희롱 사건 중 중대한 사항으로서 피신청인이 이에 대한 결정에 불응한 민사사건 은 여성발전기금으로 소송 지원이 가능했었다.(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를 위한 법 률 제35조와 동시행령 제25조) 미국의 EEOC는 화해가 성립하지 않을 경우 직접 가해자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국가기구가 피해자를 대신해서 소송을 제기하거나 그것을 지원해 주는 제도는 자칫 유명무실 해질 수 있는 인권위의 구제절차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와 같이 법률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국가인권위원회법 제47조)로는 이러한 기능 을 충분히 수행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남녀차별개선위원회, 고용평등위원회, 국가인권 위원회로 분산되어 있던 성희롱 성차별 분쟁처리기능이 국가인권위원회로 통합 될 예정이다. 일단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 성차별 업무를 통합적으로 담당하게 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먼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는 시정신청대상이 자연인인 피해자에 한정되었지만(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제21조), 국가인권위원 회에 대한 진정은 제3자도 가능하다. 또한 고용평등위원회에 대한 진정은 근로관 계에서의 문제만 가능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직장 외에 친목모임 등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에 대해서도 진정이 가능하다. 또한 성희롱이 다른 차별과 복합적 으로 이루어졌을 때에도 효과적인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성희롱 문제를 여성부 소속인 남녀차별개선위원회보다 국가인권위원회 가 다룰 때 기대되는 효과도 있다. 남성들은 여성 부가 담당할 때보다 국가 인권 위)가 제시한 인권위원회법(안)에는 검사를 통한 압수 수색영장을 신청하게하고,(제25조 제5 항) 시정명령권(제36조 제2항)을 부여하는 등 강력한 권한을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0년 10월 16일 올바른 국가인권기구 설치를 위한 민간단체공동대책위의 국가인권위원회법(안)에서 는 그러한 권한이 모두 제외되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70 위원회가 담당할 때 보다 중립적이라고 느낄 가능성이 높고,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피해자인 여성의 입장에서는 여성부의 남녀차별개 선위원회가 심리적으로 더욱 접근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인권위가 여성 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지, 즉 성인지적 관점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지도 문제가 된다. 224)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의 현재의 조직 인원 법체제 등의 상황상 국가인권위원회가 단독으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성차별문제와 성희롱 문제를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225) 다만 이번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 )에서, 본래 하나만 두었던 조정위원회를 차별조정 위원회, 성차별조정위원회, 장애차별조정위원회, 인권침해조정위원회 등 분야별로 나누도록 조치한 것(국가인권위원회 조정위원회 규칙 제2조)은 이러한 점을 보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방법 이상에서 살펴본 예방적 조치나 직장내 자율적 분쟁해결, 행정기관에 의한 분쟁 해결 등은 강제적이고 직접적인 규제라기보다는 간접적이고 유연한 방법의 규제 대안들이었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는 해결방법에만 의존할 수는 없으며, 위의 방 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는 사법기관에 의해 강제적 조치를 취하는 방 법이 선택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사법기관에 의한 분쟁해결방법에는 민사상 불법 행위책임을 묻는 것과 형사처벌하는 것이 있으나, 현재 우리 법제에서는 전자만이 채택되어 있다. 이 경우에 앞서 논의한 것처럼,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보다는 성희롱을 산업재해로 보거나 226) 고용주의 사용자책임을 강화 227) 하는 대안이 보다 224) 실제로 전문가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56.8%가 국가인권위가 성인지적 관점이 부족하다는 점 에 문제를 지적했다. 윤덕경 장영아, 남녀차별처리기구의 운영현황과 효율성 제고방안 (한 국여성개발원, 2003), 79-80쪽. 225) 김엘림, 직장내 성희롱에 관한 법과 분쟁처리사례, 직장내 성희롱 예방 강사 훈련 자료집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2005), 44-45쪽. 226) 최윤정, "직장내 성희롱의 산업재해 인식 및 적용의 필요성", 여성학논집(이화여대) 21-1 (2004), 쪽. 227) 국미애, 성희롱과 법의정치 (2004)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77

271 선호되어야 한다. 이것은 가해자 개인에 대해 민 형사상 책임을 묻는 형태가 아 니라 집단적 책임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집단 내의 문화변화를 통한 예방조치와 사후조치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데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한 기업 을 도산 시킬 정도의 엄청난 액수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식 으로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또 다른 문제를 낳기도 한다. 228) 실제로 미국에서는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을 회피하기 위해 고용주가가 성적 행위 일반 을 과도하게 규제한다거나, 가해자를 과도하게 처벌(해고 등)을 하는 식의 부작용 이 나타났다. 우리도 만약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되어 사용자에게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판례가 줄을 잇는다면, 그로 인한 부작용은 충분히 예견가능 한 일이다. 만약 우리도 성희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정책을 변화시켜 나간다고 한다면, 미국의 사례를 거울 삼아, 사용자가 자의적으로 성희 롱 규제를 하지 않도록 엄격한 법적 통제를 반드시 수반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성희롱의 형사처벌화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성희롱을 형사처벌 해서 해결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성희롱을 규제하게 하기 위한 논의가 벌어질 때,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을 통해 노동법적인 규제를 가하는 것과 성폭력특별법을 개정하여 성희롱을 범죄화하는 두 가지 대안이 있었다. 229) 결과적으로는 전자의 견해가 채택되었지만, 성희롱의 형사처벌을 담은 법률안 230) 이 제출된 바 있으며, 학자들 사이에서도 성희롱을 형사처벌하자는 주장이 있 다. 231) 하지만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성희롱에 대한 형사처벌은 자제되는 것이 228)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128쪽. 229) 김엘림, "직장내 성희롱의 법적 대책에 관한 연구", 여성연구 54 (1998), 15-16쪽. 230) 1996년 11월 신한국당의원들이 제출한 성폭력특별법 개정법률안과 1996년 12월 12일 국회 여 성특별위원회가 제출한 법률안. 전자에 따르면,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 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업무 고용 기타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성적 표현이나 행동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 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 규정되어 있었다. 231) 이영란, "성폭력특별법의 형법적 고찰", 피해자학연구 3 (1994), 29-30쪽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언행으로 1) 상대방에게 불쾌감 굴욕감을 주는 행위로서 2) 이를 거부할 경우 피해 자의 고용 및 근로조건에 결정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경우에 성폭력에 포함시켜서 처벌해야 하 며, 구성요건에는 고의와 위계 위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일 것을 포함시켜 야 한다고 본다. 이외에 성폭력특별법이나 형법의 개정을 통해 성희롱을 규제하자는 주장으로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72 바람직하다. 5) 공론영역에서의 담론적 실천 이상에서 살펴본 것은 주로 제도의 문제였다. 마지막 제언으로, 이제는 성희롱 분쟁을 해결을 위해서는 제도권력을 경유하여 제도개혁 위주의 투쟁보다는 공론 영역에서의 상호이해적 대화과정을 통한 문화의 변화가 더욱 선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는 반성적 법패러다임이 더욱 완전하게 구현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급진적 페미니즘이이나 한국의 여성운동이 성희 롱 등의 문제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법제화해 낸 성과나 높이 평가되어야 마땅 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가 한걸음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좀더 나은 성찰이 필요하다. 여기서 하버마스의 논의를 잠시 빌려보자. 하버마스는 법, 제도, 의회 등의 공 식적인 의사결정의 기구 와 공론영역 시민사회 같은 비공식적인 영역, 이렇게 두 가지 영역을 상정하는 이원적 토론정치 (zweigleisige delibertive Politk)를 주장 한다. 232) 여기서 한편으로는 의회와 같은 기구가 법적으로 제도화된 절차에 따라 의견을 형성하고 결정을 내리는 의사결정메커니즘이, 다른 한편에서는 공론영역 시민사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되는 비공식적인 여론이 작동한다. 전자를 행 정적 권력의 영역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의사소통적 권력의 영역이다. 하버마스는 이 두 영역에서의 실천이 모두 중요하다고 본다. 먼저 행정적 권력의 영역에서 법 김엘림, "직장내 성희롱의 법적 대책에 관한 연구", 여성연구 54 (1998), 17쪽; 장필화 외,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이해와 대처방안의 모색, 여성학논집(이화여대) 11 (1994), 137쪽; 도미향, 성폭력 현황에 따른 성폭력특별법의 개선방향에 대한 연구, 한국가족복지학회 8-1 (2003), 47쪽; 최일숙, 여성에 대한 폭력: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중심으로, 법과 사회 (1999), 131쪽; 최영애, 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 현황 및 과제, 피해자학연구 8 (2000), 394쪽; 심영희, 성폭력 관련법, 무엇이 문제인가?, 새로 쓰는 성 이야기 (1991), 쪽. 심영희는 성폭력의 연속선적 성격에 주목하여, 성폭력을 등급화하여 형사처벌해야 할 것을 제 안한다. 그렇다면, 성희롱은 가장 낮은 등급의 성폭력이 될 것이다. 심영희, 위험사회와 성폭 력 (1998), 쪽. 232)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369쪽 아래 참조; 이원적 토론정치에 대한 자세한 설 명은 황태연, 하버마스의 소통적 주권론과 쌍선적 토론정치 이념, 하버마스: 이성적 사회의 기획, 그 논리와 윤리 (1997), 202쪽 이하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79

273 적으로 제도화된 의사결정절차는 절차의 강제력을 지닌 결정지향적 의사결정체제 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사형성과정의 민주성을 어느 정도는 유지하면서, 제한된 시간 안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민 들의 자유롭고 기회균등한 합리적 대화 참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면, 의사소 통적 권력의 영역은 무제한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감지하고 주제화 하며,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압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제에 민감 하고 그것을 주제화하기에는 적합한 구조를 갖는다. 이런 의사소통적 구조는 제도 화된 절차보다 효율성은 약하지만 민주성은 강하다. 하버마스는 토론정치는 민주 적으로 제도화된 의지형성과 비공식적 의지형성의 공동작용으로 유지된다 233) 고 하면서 두 가지의 영역에서의 실천을 동시에 강조한다. 결국 하버마스는 생활세계, 시민사회, 공론영역(비공식적 영역)에서 자유로운 의견 의사형성과정을 통해 여론 이 형성되고, 이것이 공정한 제도적 절차와 법(공식적인 의사결정의 기구)을 통해 행정적 권력의 형태로 변환되고, 이것이 다시 비공식적 영역에 영향을 끼치는 과 정이 순환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고 본다. 여성주의적 관점을 사회 속에서 확대시켜나가는 과정 역시 이 두 영역을 모두 경유해야 할 것이다. 234) 즉, 공식체계 내 진입을 통해 제도 개혁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할 것이고, 시민들의 삶 속에서 남녀가 상호인격적으로 서로를 승인하는 문화 를 형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성주의의 전략은 주로 제도개혁에 치중했던 경향이 있다. 성희롱에 대한 것 역시, 공론영역에서 힘을 얻 어가는 과정을 통해 법제화되었다기보다는 의회나 행정부의 정치적 과정 속에서 규범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235) 물론 법적 소송(과 입법투쟁)은 소송 결과의 승 패소 여부를 떠나 지금까지 제기되어 오지 않았던 문제들을 공론화하 고 새로운 개념을 사회적으로 구성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233)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374쪽. 234) 심영희, 위험사회와 성폭력 (1998), 쪽. 235) 예컨대, 남녀고용평등법이나 성폭력특별법 등의 제정과정에서는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표를 의 식한 대통령 후보들이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후 이를 지키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봐 야지, 담론의 힘에서 설득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심영희, 위험사회와 성폭력 (1998), 쪽, 쪽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74 있다. 236) 또한 법을 전략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남성편향적 법현실을 극복하기 위 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237) 하지만 공론에서 설득력을 갖지 못한 채 상층 정치엘리트들의 이해관계 조정에만 의존하는 규범화는 그 자체로 한계가 있 을 수밖에 없다. 또한 성폭력규범에 관한 규범들은 피해자로서의 여성의 이미지를 고정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공론영역에서 평등한 주체로서 여성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데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제는 공적인 제도와 체계내에 진입하여 공식적 권력을 획득하려는 노 력 못지않게,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담론의 권력을 갖게 하는 것에 더욱 힘을 기 울여야 할 것이다. 238) 그리고 담론의 권력을 획득하는데 있어서는 대화와 설득의 과정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체계내 개입을 통한 제도개혁은 정치게임에서 의 권력관계를 이용해서도 가능하다. 예컨대, 여성운동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의회의 입장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의원들 개개인이나 시민들이 충분히 그 취 지에 동감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제도개혁을 관철시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담론에서의 권력은 그러한 식으로 획득되지 않는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의 관점을 상호 이해시켜 나가고, 규범을 상호적으로 승인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 한 것이다. 239)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의회에 압력을 넣어 성희롱 관련 법제를 입법하는 것이 좋겠지만, 여기서 규범을 상호 이해시켜 나가는 설득 의 과정이 배제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생활세계의 규범으로 자리 잡을 수 없을 것 이다. 그런 점에서 적어도 이제는 제도개혁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강한 처벌을 가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보다는, 공론영역에서 사회구성원이 상호이해의 폭 을 넓혀나가는 쪽의 방법이 더욱 선호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반성적 법패러다 236) 조순경, "경제위기와 고용평등의 조건", 조순경 편, 노동과 페미니즘 (2000), 325쪽. 237) 조국, 여성주의 관점에서 본 성폭력범죄, 서울대학교 법학 43-2 (2002), 170쪽. 238) 심영희 외, 함께 이루는 남녀평등 (2002), 쪽 239) 그런 점에서 대학내 여성운동이 법적 전략의 한계를 인식하고, 일상의 문화권력을 변화시키는 실천으로 나아간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법정싸움에서의 승리보다는 대학공동체 구성 원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논쟁으로 만들어 낸 자치규약 이나 학칙 개정이 진정한 성희롱 성폭 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욱 의미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으로 김신현경, 성적 주체로서의 여성: 욕망과 폭력 사이?, 여성과 사회 13 (2001), 54-55쪽 참조.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81

275 임이 작동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Ⅶ. 결론 다시 여성인권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여성인권의 진정한 실현이란 여성이 한 사회에서 평등하고 자유로운 행위주체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남성중심사회에서 이러한 여성의 자유 평등의 실현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지금껏 여성인권의 실현을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있어왔다. 그리고 그 진전은 법 적 규제 라는 전략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전략이 여성 인권의 실현에 긍정적인 결과로만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희롱의 법적 규제에 대한 체계이론과 대화이론, 그리고 자유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은 법적규제를 통한 여성인권실현의 난점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런데 성희롱문제에 있어서 진정한 여성인권의 실현은 피해자로서의 여성을 보호하고, 가해자인 남성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데에만 한정되어서는 안된다. 여성 도 성적인 욕망의 주체로서 남성과 자유롭고 평등하게 성적 교류할 수 있는 행위 주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물론 상대방의 입장과 무관하게 자신의 욕망만을 관철 시키려고 하는 일방적 행위는 규제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 규제가 강하면 강 할수록 좋다거나 가해자를 강하게 처벌함으로써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 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 성희롱문제의 진정한 해결은 규범적 문화적 변화를 수반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느낌과 감정이 다른 일방에게도 똑같이 이해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느낌과 감정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화와 규범이 정착되어 가는 가운데, 성희롱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규범적 문화적 변화는 국가법의 획일적 잣대에 의한 강력한 처 벌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 국가의 강력한 규제를 통해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것 이 일단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규범적 문화적 변화가 유 도되기는 힘들다. 충분한 설득과 타협의 과정이 전제되지 않고, 국가가 권위주의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76 적으로 시민사회에 이식시킨 법적 잣대는 시민들의 삶에 자리 잡기 힘들기 때문 이다. 게다가 성희롱은 그 특성상 맥락과 개인차에 따라 그 해석이 크게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그런 성희롱을 형식논리가 지배하는 사법기관이 특정 기준을 정해 규제하는 것은 수범자의 반발감과 거부감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성희롱 규제는 규제일변도의 방법보다는, 맥락적이고 유연한 규제방법이 더욱 적절한 방 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대안적 법패러다임인 반성적 법패러다임 의 구상에 주목 해 보았다. 이 패러다임에서는 규제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으면서도, 하향식의 권 위적인 규제방법을 지양하고, 간접적인 규제를 통해 문제해결의 주도권을 당사자 의 자율적 의사소통과정에 맡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상호인격존중의 문화가 시 민들의 삶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성희롱예방교육 등의 예방적 조치를 강화하 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성희롱 문제의 주된 해결은 직장내 고충처리기관이나 국가인권위원회의 비사법적 분쟁해결방법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한다. 이러한 해결 방법들은 행위자들의 반성과정 속에서 성희롱에 대한 문화적 규범적 변화가 자 율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보다 유연하고 맥락적인 규제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사법기관에 의한 규제는 이러한 절차가 실효성있게 작동될 수 있 도록 그 배후에서 적절하게 기능하도록 한다. 이러한 대안적 법규제의 방향은 모 든 당사자들이 침해된 인격, 차별, 억압의 구체적 경험으로부터의 나온 권리의 요 구를 발언할 효과적인 기회 240) 를 확대하고, 상호성으로 나아가는 학습 절차, 그 리고 모든 근로자들의 (성적 그리고 다른) 행위, 능력, 목소리, 도덕적 시민적 평 등, 인격에 대한 승인으로 나아가는 학습절차를 증진시키는 것 241)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법은 더 이상 권위적인 규제도구가 아니라, 상호이해지향적 행위구조에 적절한 분쟁규제절차, 즉 대화적인 의지형성절차와 합의지향적 행위 결정절차 242) 로서 성희롱에 대한 자율적 의사소통의 조건을 보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인권실현의 과제는 더 이상 국가, 법원, 의회, 240) J. Habermas, Faktizität und Geltung (1992), 514쪽. 241) J. L. Cohen, Regulating Intimacy (2002), 150쪽. 242) J. Habermas, 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 Bd.2 (1981), 544쪽. 여성인권의 실현과 법적 규제 283

277 그리고 여성운동 등에 의해서 독점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대신에 시민들의 자율 적이고 반성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성희롱에 관한 문화적 규범적 변화가 유도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지독한 남성지배사회에서 남성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보다는, 법적 전략 을 택해야 했던 저간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어차피 몇 마디 말로 설득 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있느니, 의회에 압력을 넣어 성희롱규제를 입법화 하고, 가해자들을 처벌하여 본때를 보여주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항변도 충분히 설 득력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당장의 가시적 성과보다, 여성인권의 진정한 실현을 위 한 문화적 규범적 변화가 어떻게 성취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규제일변도의 법정책보다는 사회구성원들의 성찰을 유도하는 보다 유연하고 다원적인 법규제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본 논문의 결론이다. 이러한 방법이 좀 더디 가고 돌아가는 길일지는 몰라도, 남성과 여성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그리고 서로가 인격주체로서 상호 존중받 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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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가 작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박휴용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대학원 박사과정

290 차 례 요 약 301 Ⅰ. 서론 303 Ⅱ. 본 론 이주노동자의 '목소리'(voices)와 언어정체성 305 1) 언어정체성과 언어인권간의 관계 305 2) '목소리'(voices)와 언어정체성의 관계 생태언어론(Ecology of language)과 언어인권 312 1) 언어생태주의와 언어제국주의 312 2) 언어인권 문제의 현황 언어인권 보장을 위한 실천적 방안 322 1) 한국사회 언어정책의 이중성 322 2) 생태주의 언어정책: 참여모델(A participation model) 326 Ⅲ. 결 론 330

291 요 약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언어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환경 이 언어화자의 개인적 정체성(identity)으로 드러나는 중요한 통로이므로, 이주노동자들이 한 국사회를 통해 겪는 언어문제는 국제사회에 있어서의 한국의 현 위치와 한국의 언어정책의 문제점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영어확장주의(Diffusion-of-English paradigm)는 현실의 경제적, 정치적 논리에 의해 강대국과 그 민족의 언어와 문화가 약소민 족의 언어와 문화를 잠식, 소멸케 하고, 그 언어사용자들의 생존권과 언어인권이 침해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반면, 언어생태주의(Ecology-of-Language paradigm)는 다양한 제언어의 존 속과 번영을 지향하고, 소수언어사용자들의 권익과 인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고는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의 문제를 되짚어봄으로써, 현재 한국사회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영어확장 주의 를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써 국어 및 외국어 교육에 있어서의 언어생태론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언어정체성과 언어인권의 관 계, 이주노동자의 언어정체성이 그들의 언어인권문제에 어떻게 연결되어질 수 있는가를 언 어정체성의 이중적 형성구조를 제시함으로써 분석하고, 이 언어정체성의 문제를 언어생태론 의 특징들과 연관시킴으로써 이를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실태와 그 문제점들을 분석하는 이론적 틀로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언어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과정 에서 논란이 되었던 민족주의(한글전용론)와 제국주의(영어공용화론) 등의 논의가 드러낸 한국사회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 보장을 위한 실천적 방안으로써 생태주의 언어정책을 바탕으로 한 참여모델(Participation model)을 제시하 고자 한다. -핵심어: 이주노동자, 언어인권, 생태언어론, 언어제국주의, 참여모델

292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박 휴 용 Ⅰ. 서론 지금 우리나라는 개방화, 국제화, 신자유주의 등의 이념을 필두로 한 세계화의 거친 물결 속에서 생존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물결은 금융, 산업, 교역, 과학기술, 문화, 및 교육 등을 막론하고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우리에게 21세기 이후의 국제사회를 규정하는 새로운 질서와 생활문화를 습 득하고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살아남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 속 에서 언어는 단순히 자국민들끼리의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세계화의 현실적 대세 속에서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전 세계 인류상호간 교류의 가장 중요한 수단 임을 부인할 수 없다. 언어가 인간존재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인 만큼, 언어인권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단일민족사회라는 역사적 배경과 단일언어 사용국이라는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언어인권의 문제에 매우 둔감하고, 이러한 언어인권문제에 대한 몰이해는 한국사 회가 앞으로의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서 역할하는데 있어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자본, 노동력, 문화 등의 개방과 교류를 통해 많은 인적 및 물적자원이 국가간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이동함에 따라, 한국사회도 그 산업적 필요에 의해 수많은 해외 노동자들이 국내로 유입되는 한편, 한국의 인 적자원도 국외로 유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인종, 다문화들 간의 끊임 없는 교류(exchange)와 혼성화(hybridity), 그리고 그에 따른 소통(communication)의 문제는 불가피한 현실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03

293 이주노동자들(이하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의 문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40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는 전문기술인 력, 연수취업자, 산업연수생, 해외투자기업연수생 등의 자격으로, 혹은 불법체류자 의 신분으로는 우리나라 곳곳의 건설 및 산업현장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인권유린, 노동착취, 편법활용, 송출비리 등 의 많은 구조적 문제점들 속에 노출되어 고통을 받고 있다. 243) 한편, 이주노동자문 제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244) 에 따르면, 이주노동자가 한국생활 적응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언어소통'(28.3%)으로 나타났고, 이주노동자를 위한 서 비스에 대한 한국인 주민의 의견도 '인권보호'(30.2%) 및 '한국어 교육'(21.3%)이 가 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언어 및 의사소통의 문제 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의 문제와 맞물려 가장 우선적이고 기본적인 문제로서 이 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의 보장이 한국에서의 이주노동자의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자 종착점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본고는 이러한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문제에 대한 철학적, 이론적 토대를, 사회 적 약자들의 언어인권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시각으로서의 '생태학적 접근(An ecological approach)'을 통해 다지고자 한다. '언어에 대한 생태학적 이해(Ecological perspectives for language)'란, 하우겐(Haugen, 1972)의 '생태학적 언어(Ecology of Language)'의 개념을 차용한 것으로써, 다양하고 독특한 세계의 제 언어들의 존재 의미와 해당 언어사용자들의 '언어인권(Linguistic Human Rights)'을 존중하며, 문화 제국주의의 한 형태인 '언어제국주의(Linguistic imperialism)'를 배격하고, 소수언어 사용자들의 언어와 인권을 존중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학적 언어에 대한 이해는 언어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소수언어 사용자들, 특히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을 존중함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우리의 인권 전반에 대 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43) 노동부 ( ). 지속성장과 중소기업을 위한 외국인 고용허가제. 244)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에서 2002년 4월~5월 사이에 안산시 원곡동 주민 114명, 외국인노동자 201명을 무작위 면접조사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94 Ⅱ. 본 론 1. 이주노동자의 목소리 (voices)와 언어정체성 1) 언어정체성과 언어인권간의 관계 플렛쳐(Fletcher, 2004)는 정체성을 생물학적 정체성, 계급적 정체성, 문화적 정체 성 등으로 구분한 후, 생물학적 정체성(혹은 인종적 정체성)은 서구사회에서의 외 국인 혐오, 배제적 인종주의 등에서 구체적인 예를 찾아볼 수 있고, 계급적 정체 성은 고도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계층분화에 의한 이질화된 계층집단을 통해 서, 그리고 문화적 차원에서는 종교, 생활관습, 언어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정체성 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245) 한국사회는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신분제도의 유 산으로 인해 계급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은 존재하지만, 생물학적 문화적 정체성 에 대해서는 사회적 인식은 아직 미약하다. 다만 최근에 성문화의 개방풍조에 의 해 '게이'(gay)나 '트랜스젠더'(transgender) 등의 성적 정체성 문제가 표출되기 시작 했고, 세계화시대를 맞이하여 산업, 문화, 사회, 정치적 교류가 엄청나게 확대되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국내외로 일시 혹은 영구적으로 이주하고 있는 지금, 문화적 정체성의 일부로써 언어정체성의 문제는 한국 내 이주노동자의 경우 뿐 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로써 의미있는 논 의의 대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언어와 정체성의 관계에 관해 관심을 보였던 학자중의 하나로서 박틴(Bakhtin, 1981)은 언어는 문화의 산물이며, 그 문화 속에서 언어화자들(speakers)은 상호관계 성(interrelationship)을 이루고 의미를 창출해내며, 자신들의 '목소리(voices)'를 통해 그들의 정체성(identity)을 드러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서 박틴은 바로 이 '목 소리'의 개념을 통해서 개인의 언어적 정체성이 문화와 환경의 영향 속에서 형성 되어가는 구조를 밝히고, 특히 여러 문화와 언어가 혼재한 사회 속에서의 삶의 터 245) Fletcher Jr., Bill 외 지음, 지주형 옮김, (2004). 정체성 싸움. 서울: 미세기.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05

295 전은 이러한 다양한 정체성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앎과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 축제의 장'(the carnival square)이며(ibid,: 123), 따라서 사회는 이러한 다양한 정체성 들을 인정하고 존중하여 모든 참여자들이 의미있는 생활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 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던 것이다. 즉,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만이 아 니라 한 개인이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자신이 속한 문화 속에서 자리매김하는 중 요한 매개체이며, 이런 의미에서 언어로 인해 결정되어지는 개인이나 집단의 정체 성을 '언어정체성'이라 일컬을 수 있다. 246) 옥스와 쉬플린(Ochs and Shieffelin, 1984)은 이 '언어정체성'의 개념을 '자아정체성 으로서의 언어(language-as-identity)'라고 표현하고, 헬러(Heller, 1988)는 여기에 '소속 감(membership)'의 문제를 더하여, 언어란 개인이 속한 공동체로서의 민족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수단 (308쪽)이라고 언급하였다.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특 정 집단(민족) 속의 각 개인들은 그 언어사용으로 인한 집단적 정체성을 공유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그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깁슨Gibson, 1979; 본드Bond, 1983; 리드Reed, 1996; 워샤워Warschauer, in press, etc.). 같은 맥락 에서, 밴 라이어(Van Lier, 1996)는 언어정체성 문제의 핵심으로 '참여성 (participatibility)'의 개념을 제시하는데, 그는 언어화자(speaker)가 갖는 자각 (awareness), 자율성(autonomy), 그리고 신뢰성(authenticity)의 3요소를 부각시키고, 여기에 맥락성(contextuality)과 접근성(accessibility)을 부가한 참여성(participatibility) 의 개념을 강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 속에서 언어사용자의 주체적 언어사용 의 의미를 강조하였던 것이다. 젠텔라(Zwntella, 2002)가 언어는 화자의 정체성과 의사소통 맥락(context)의 교호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융통성있는 소통시스템 이라 고 표현한 바 있듯이, 언어화자의 사회문화에 대한 참여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바로 언어사용자의 인식, 자율성, 신뢰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언어사용에 맥락성과 접근성이 보증되어야지만, 그러한 전제하에서 그들의 온전한 참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언어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언어인권에 대한 이해의 246) 임채완 (1999).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언어정체성과 민족의식, 국제정치논총. 한국국제정치학 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96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어정체성과 언어인권의 관계의 구조는 문화정 체성(cultural identity)과 문화인권(cultural rights)의 관계와 같다. 예컨대, 1993년 UN 이 정한 인권헌장 의 제15항에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가 명시되어 있 는데, 이는 특별히 소수 문화나 집단들의 자기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전할 필 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위 인권헌장 의 제27조에는 소수 집단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공동체속의 다른 구성원들과 자신의 문화를 향유하고, 자신들 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거나, 자신들의 고유한 언어를 사용할 권리'에 대해 명시 되어 있다. 이러한 소수자들의 언어적, 문화적 정체성은 한국에서 근무하는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분명히 적용되는 것으로, 그들의 인권에 대한 배려는 바로 그들의 언어적,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적, 문화적 정체성이 드러나는 중요한 통로가 바로 그 들이 내는 목소리(voices) 이고, 이 목소리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그들의 언어적 정 체성에 대한 이해가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2) '목소리'(voices)와 언어정체성의 관계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 내에서 이주노동자로서의 겪을 수밖에 없는 삶의 질 곡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그에 대한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자 하는 열망은 어느 누구 못지않게 클 것이다. 한국사회에 있어 이주노동자들의 역할과 그 존재의미에 대한 이해는 매우 제한적이고 왜곡되어 왔다. 이주노동자들 자신도, 그 동안 한국사회에 방송매체를 통해서 비추어진 자신들의 모습이 매우 편협한 시각과 왜곡된 모습으로 한국인들에게 보여져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 하기 시작하였다. 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또한 방송매체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자신들만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247) 이렇듯 한국말도 서툰 방송 247) 그 대표적인 예로, 2005년 4월 1일자부터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서 툰 한국어를 통해서지만, 스스로 이주노동자들의 세상 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제작(주관: 이주 노동자방송국, 유선방송인 시민참여방송 RTV 를 통해 방영하기 시작하였 다. 현재로는 매월 1회씩 한국어 버전으로 제4회(2005년 7월 16일)분까지 프로그램이 제작되었고, 앞으로 아시아 5개국(네팔, 몽고, 방글라데시, 버마, 인도네시아) 언어 및 영어를 사용한 다국어뉴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07

297 문외한들이 TV프로그램 제작에 직접 나선 것은, 자신들의 문제를 다루는 기존 미 디어의 시각이 왜곡되고 편향되기 일쑤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바로 알리고 이주노동자들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 여 주기 위한 노력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248) 예를 들어, 이 이주노동자들의 세 상 에 참여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참여의 변으로 내는 목소리들은 다음과 같 다. 249) 이주노동자의 눈으로,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담겠습니다. 이주노동자가 본 한국사람,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리겠습니다. 약자 중에 약자인 이주노동자들 의 상황과 문제들에 대해 언론이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 스스로 하려고 나선 거예요. 다양한 국가만큼이나 다양한 문화가 있어요. 그 것을 이해하면 차별은 생기지 않겠죠. 한국사회에서 다양한 문화의 소통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 해미니(네팔 30, 이주노동자TV모임 대표) 이주노동자 관련 보도는 한국사회가 보는 이주노동자의 일면만 비춘 겁니다. 분명 이주노동자가 보여주고 싶은 현실 그대로 자신의 모습이 있습니다. 한 국의 미디어가 그때그때 사회의 흐름에 따라 내용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문제 가 있다고 생각해왔어요. - 뚜라(33, 버마행동 대표) 방송 및 언론에서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이나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지 속적으로 제기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매체 가 필요했어요. 이주노동자의 권익이나 생존을 위한 투쟁뿐 아니라 반전집회 에 참가한 것은 어느 나라에 있든 나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에서였지 요. 처음이라 폭넓게 취재 못한 점이 아쉽네요!! - 마붑(방글라데시 29) 발음이 서툴러 인터뷰할 때 제일 어려웠어요. 질문이 정확해야 하는데 말이 헛나와서... 편집할 때 자막 넣기 힘들어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 최춘화(중국 동포) 스 방송을 준비 중에 있다. 248) '이주노동자TV(Migrant Worker's TV)를 준비하는 모임'은 전체참여자가 11명이고, 외국인노동자 는 3년에서 10년이 넘는 한국체류 경험을 가진 이주노동자가 [이주노동자들의 세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RTV 기술진으로부터 카메라교육을 받고, RTV의 녹화지원으로 프로그램을 완성하 지만, 기술적인 부분의 도움 이외에는 프로그램 기획 등 내용에 대한 모든 취사선택은 노동자들 자신이 하고 있다. 249) 발췌: 이수현, 피부 생김새는 달라도 우리는 하나 - 마이크를 잡은 이주노동자들, 매일노동 뉴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98 이주노동자 문제를 한국인이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입니 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구요. 주 간이면 좋을 텐데 월 1회 방영이 너무 아쉽습니다!! - 크리스티앙(독일) (이주노동자) 그들 자신의 여러 가지 정체성과 역할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입국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그러한 꿈을 공유 하도록 해야 한다. - 최정의팔(서울외국인이주노동자센터 소장) 250) 이주노동자들의 세상 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이 한국사회에, 그리 고 세상에 내놓고자 하는 목소리는 매우 분명하고 강렬했다. 그 동안 한국의 다양 한 언론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된 자신들의 모습은 한국사회에 보여지고자 하는 자신들의 본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고, 그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서 는 이렇듯 단편적이고 왜곡된 모습만 보여지는 현실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일차적으로 한국어를 통해 그러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으며, 앞으로는 자신들의 언어를 통해 직접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내 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내는 '목소리(voices)'의 바로 그들의 자아정체성을 드러내는 핵 심적 기호(code) 인데, 이 목소리를 통해서 어떻게 그들의 자아정체성이 드러나고 그것이 언어정체성과 어떤 연관성을 지니는가를 두 가지 층위의 정체성 형성구조 를 통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는,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1차적 요인으로서 자 각(awareness), 자율성(Autonomy), 신뢰성(Authenticity), 주체성(Subjectivity)이라는 구 성요인들(constitutive factors)이 모국어와 자아정체성과의 관계형성에 기여하는 1차 적 자아정체성 형성구조이다. 즉, '목소리'는 이 네 가지의 1차적 자아정체성 구성 요인들 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다시 말하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판단(자각), 자 아의 주체로서의 인식(주관성), 스스로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는 주체적 힘(자율 성)과 그것을 자신감 있게 지속하고 유지할 수 있는 권위(신뢰성)이 그 사람의 목 소리(정체성)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1차적 구성요인들은 바로 자신 250) 최정의팔, 끊임없는 이주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귀환과 통합 프로그램 (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09

299 의 모국어(native language)를 자유롭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야만 드 러날 수 있다고 본다. 즉, 자신의 모국어에 대한 근본적 소유권 및 사용권을 상실 한 상태에서는 이러한 요인들이 온전하게 성숙 및 발휘될 수 없다. 둘째는, 언어정체성을 형성하는 2차적 요인으로서 참여성(particitibility), 맥락성 (contextuality), 접근성(accessibility), 그리고 공동체의식(membership)의 네 가지 수행 요인들(performative factors)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앞서 Van Lier (1996)가 강조한 바 있는 참여성, 맥락성, 접근성에다가 공동체의식(membership)을 추가한 것이다. 앞서 논의한 1차적 정체성 형성요인 들이 모국어에 있어서, 그리고 자아정체성의 문제에 관여하는 것에 반해, 2차적인 정체성 수행요인 들은 모국어와 외국어의 관 계에 따른 언어정체성의 문제에 관여하며 동시에 자아정체성의 핵심원으로서의 ' 목소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1차적 요인들은 가장 기 본적 것들로 언어정체성 형성의 기초가 되며, 이것이 없이는 2차적 요인들의 형성 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2차적 요인들은 1차적 요인들을 바탕으로 형성된 자아정체 성에 더하여 궁극적인 언어정체성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1차적 형성요인에 의해 이루어진 자아정체성은 2차적 수행요인들인 참여성, 맥락, 접근 성, 그리고 공동체의식에 의해서 외부로 드러나며, 비로소 실천이 가능해진다. 이 것이 1차적 형성요인에 의한 자아정체성과 2차적 수행요인에 의한 언어정체성의 관계의 핵심이고, 이것이 '목소리'를 통해 자아정체성과 언어정체성을 포함한 상태 로 외부로 드러나게 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상에서 논의한 언어정체성과 관련된 주요 개념들을 도식으로 정리하면 다음 과 같고, 그 정수에서 재현되는 것이 바로 소수 언어사용자들의 정체성을 드러내 는 언어화자의 '목소리(voices)'이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00 [도식 1] 언어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인들 언어정체성(Language Identity) 참 여 성 (Participatibility) 맥 락 성 (Contextuality) 1차적 정체성 형성요인 (자아정체성) 자 각 (Awareness) 자율성 (Autonomy) 목 소 리 (Voices) 신뢰성 (Authenticity) 주관성 (Subjectivity) 접 근 성 (Accessibility) 공동체의식 (Membership) 2차적 정체성 수행요인 (자아정체성+언어정체성) 앞서 예를 든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도 바로 위와 같은 정체성 형성요인의 구조 적 틀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목소리는 그들의 자아정체성과 그 들이 이주노동자로서의 현실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실존적 입장을 표 현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자아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고 환 경적 여건이 미성숙 되었을 지라도, 이제는 그 자아정체성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에 서 겪는 이주노동자의 문제들을 우선은 한국어를 통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들 의 언어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들을 공론화시키 고자 하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2차적 수행요인들을 그들의 언어정체 성을 바탕으로 현실화시키는 것인 셈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처한 상황을 바탕으로 (맥락성), 자신들의 의견을 합법적이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하여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11

301 (접근성), 이주노동자들의 모든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적으로 외부에, 그리고 자신 들의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표출하는 방법을 통하여(참여성), 자신들이 근로현장에서 건전한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서 한국사회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드러 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그들에게 잠재해있던 한국 사회의 생산적인 일원으로 동참하고 싶어하는 의지(공동체의식)의 힘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위와 같은 그들 의 1차적 자아정체성의 형성요인들, 그리고 2차적 언어정체성의 수행요인들에 대 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모국어가 통용되는 사회에서 자라고 생활하는 내국인 의 경우에는 이러한 정체성의 형성과 수행에 있어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자연 스러운 언어환경을 접하지만, 생소한 외국생활과 외국어 환경 속에 내던져진 이주 노동자들의 경우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전혀 낯선 언어환경은 이들의 언어정체성 에 큰 도전을 가져다줌으로써 자아정체성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며, 이러한 영향은 인권이 침해되는 것과 유사한 결과로서 나타나는데, 이는 결국 언어인권의 문제를 상기시키게 된다. 즉,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들에 비해 언어인권이 보장받기 어려 운 구조적 현실 속에 내던져진 셈이고, 한국사회는 이러한 문제가 극대화되는 언 어환경을 갖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 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한 사회속에서 내국어와 외국어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 의 새로운 접근방식인 생태언어론의 관점에주목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장에서 는 이 생태언어론의 관점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 인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생태언어론(Ecology of language)과 언어인권 1) 언어생태주의와 언어제국주의 하우겐(1972)은 '생태언어론(Ecology of Language)'의 개념을 빌어 언어란 환경과 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하게 발전, 진화하는 문화의 한 형태로서, 자연을 보존하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02 기 위해 자연의 생태적 환경을 보존하듯이, 언어의 생태적 환경도 자연스러운 변 화, 발전을 위해 그 다양성이 보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너와 보그(Garner & Borg, 2005)는 이러한 생태언어론의 특징으로 전일성(holistic), 역동성(dynamic)과 상호작용(interactive), 그리고 상황성(situatedness)을 들었는데, 즉, 전일성 이란 언어 를 언어의 세부적 요소에 대한 부분적인 이해를 통해서가 아니라, 전체의 의미맥 락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가너와 보그, 121; 해이워드Hayward, 1995)는 것이고, 역동성 과 상호작용 의 측면으로 보면, 언어는 의사소통참여자들의 협동적인 의 미의 교섭과정(가너Garner, 1995)이고, 이해(understanding)란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서만 결실을 맺는다 (박틴, 1981: 282)는 것이며, 상황성 이란 언어에 대한 생태학 적 이해는 세상과 삶 속에 처한 개인들의 지엽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배려 에서 나옴(말리노프스키Malinowski, 1930: 336)을 강조한다. 이러한 생태언어론의 주요 특징들과 자아정체성 및 언어인권의 관련성을 도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 다. [도식 2] 생태언어론의 특징들과 자아정체성의 관계 생태언어론 전일성 언 어 정체성 자아정체성 언 어 정 책 상황성 언어인권 역동성 및 상호작용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13

303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 문제를 고려할 때, 한국사회에서의 그들의 언어정체성과 자아정체성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이는 위와 같은 생태언어론적 특징들과 관련하여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 언어와 사고의 밀접한 관련성에서 알 수 있 듯이 언어는 단순히 파편화된 의사소통의 도구만은 아니므로, 어떤 사람이 사용하 는 언어로 인해 그 사람의 사고와 가치관뿐 만 아니라 개인의 자아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전일성). 즉, 생태언어론을 통해서 언어인권을 논의하려는 것 은 언어정체성을 통해서 자아정체성의 문제를 논의하는 시도와 같은 것이다. 또한, 상황(situation)은 언어에 의미(meaning)을 부여하므로, 언어의 사용은 화자(speaker) 의 상황 혹은 맥락(context)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주노동자의 특수한 상황 을 고려하지 않고서 그들의 언어문제, 적응문제, 인권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은 불 가능하므로, 현실성있는 언어정책은 이러한 이주노동자의 특수한 상황에 기반하여 논의되어야 한다(상황성). 그리고, 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인권의 문제, 그리고 언 어인권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관계성(relationship)에서 유발된다. 언어들 간의 권력 관계, 즉 지배언어와 피지배언어의 관계, 사용자언어와 노동자언어의 관계, 내국어 와 외국어사이의 관계성의 맥락에서 각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간의 언어인권의 문제가 파생된다. 우리는 언어인권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선 이러한 언어사용자 들 간의 사회경제적, 정치적 관계성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역동성 및 상호작용). 기본적으로 생태언어론적 접근은 주류 언어집단 뿐 아니라 소수언어자의 언어정체성과 그들의 언어인권을 존중하고, 언어정책을 결정함에 있 어서 그들의 언어인권과 언어사용환경을 배려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인 권의 내용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위해서 언어인권에 관한 국제협약을 구체적으 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간단체(NGO)인 언어권에 대한 세계위원회(World Committee of Linguistic Rights) 1966년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조약'(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과 같은 해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대한 국 제협약'(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에 바탕 으로 두고, 1996년 6월 바르셀로냐에서 언어권에 관한 선언문 (Universal Declaration of Linguistic Rights)을 채택하였다. 이 선언문에는 개인이나 집단이, 이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04 민자들(immigrants), 난민들(refugees), 추방자들(deported persons) 및 이산자들 (members of diaspora)의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자신의 언어 공동체에 속해서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자신만의 언어로 의사소통하고, 그 언어 에 의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1 조). 또한 한 언어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권리, 자신의 언어를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자신의 이름을 사용할 권리, 다른 언어적 기원을 갖는 공동체의 구성원과 교류하거나 관계를 맺을 권리, 그리고 자신의 문화를 발 전시키고 유지시킬 권리 등에 대해서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3조). 또한 이 선언문 은 다른 언어공동체의 영역으로 이주해간 사람이 자신의 문화의 독창성을 유지하 면서도 그 문화를 새로운 문화와 공유하면서 공존하도록 노력하는 태도를 견지할 권리와 의무에 대해 진술하고 있다(4조). 그리고 모든 언어공동체들의 권리는 그것 이 공식언어든, 지방어든, 소수언어든 간에 법적인, 정치적인 지위 측면에서 동등 하며 독립적이라고 선언하고 있다(5조). 위와 같은 언어인권 선언의 핵심내용은 다양한 제언어의 공존과 번영이라는 큰 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생태언어론적 접근이나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에 대한 본고의 문제제기와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언어소수자의 언어인권에 대한 이해는 언어제국주의에 대한 비판론을 통해 보다 확실한 논리적 근거를 얻 을 수 있다. 스쿠트납-캉가스(Skutnabb-Kangas, 1988)는 제국주의적 양육강식의 세 계질서 속에서 지배언어로 군림해왔던 불어와 영어 같은 강대국의 언어들은 미화 되고, 약소국들의 토종언어들은 단순한 '방언'의 하나로써 등한시되고 소외되어 왔 으며, 점차 거대 문명의 정치적 경제적 권력에 의해 약소 집단의 언어들이 소멸 의 위기에 처해가는 상황을 경고하고, 크고 작은 문명들간의 관계가 호상성 (reciprocity)에 의해 유지되고 공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함으로 강조한 바 있 다. 이러한 언어제국주의(linguistic imperialism)에 대한 비판은 '언어학살(Linguistic genocide)', 언어정책과 관련된 권력과 헤게모니(Power and Hegemony)의 관계, 언어 위계론(Hierarchisation) 등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의 관점에서 언어제국주의와는 전혀 다른 언어생태론적 세계관(Ecology-of-Language paradigm)과 맥을 같이 한다 (스쿠트납-캉가스 & 필립슨Phillipson 1986; 필립슨, 1992; 스쿠트납-캉가스와 필립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15

305 슨, 1994; 쿱챤다니Khubchandani, 1994; 필립슨과 스쿠트납-캉가스, 1996; Skutnabb-Kangas, 2000). 결국, 세계질서 속에서 지배적 언어로 군림하는 영어, 불 어 등의 강대국의 언어들이 소위 '도살언어(Killer-languages)'로서 언어말살정책 (linguistic genocide), 언어적 사회적 제국주의, 미국문화의 일방적 전파, 조악한 자본주의의 확대, '언어위계(language hierarchy)' 이데올로기의 전파 등을 통해 약소 국과 사회적 약자들을 이러한 '영어단일화 정책(English-only policy)'하에 속박하려 한다고 비판했던 것이다 (스쿠트납-캉가스, 2000). 아울러, 필립슨과 스쿠트납-캉가스 (1996)는 현재 세계화(globalization) 라는 깃발 아래서 자본주의, 과학기술, 현대화, 언어단일화(monolingualism) 등의 신자유주의적 이념들이 득세하고, 국제화, 범국가주의(transnationalization), 미국화(Americanization) 및 세계문화의 동일시화, 그리고 언어적 문화적 매체적 제국주의 등의 이데 올로기들이 미국의 패권주의(Pan-Americanism) 달성의 주요 수단으로 여겨지는 '영 어확장 패러다임(Diffusion-of-English paradigm)'에 치우쳐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에 맞서 언어인권보장, 의사소통의 평등성, 다언어주의, 다언어와 다문화의 유지, 제 국가의 자치권의 보호, 외국어교육의 장려 등을 지향하는 '생태언어 패러다임 '(Ecology-of-Language paradigm)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언어생태학적 패러다임의 의미는 전세계적으로 언어적 다양성을 유지하 고, 다언어주의(multi-lingualism)를 주창하며, 모든 언어사용자들의 언어인권을 보장 할 것을 지지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서는 소멸되어가는 언어의 유지와 재활 (Language maintenance & Revitalization)을 위한 언어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커민스Cummins, 1989; 파블렌코Pavlenko, 2000; 킹King, 2000; 혼버거Hornberger, 2002, 2003, 등). 스쿠트납-캉가스와 부칵(Skutnabb-Kangas & Bucak, 1994)은 언어인권 (Linguistic Human Rights: LHR)을 옹호하는 목적이 개인 이나 집단의 정체성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인정함으로써 확립되며, 이로써 타 인들로부터 존중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모국어학습 기회를 말하기나 글쓰기를 막론한 모든 측면에서 온전히 보장하고, 모든 공식적인 상황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결국 이러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언어인권의 보장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제 민족들간의 평등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06 을 보장하는 것으로, 만일 이러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소수민족과 그들의 언어가 점차 사라지고, 개인이나 집단차원의 그들의 운명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 게 될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언어 인권의 측면에서 어떠한 현실에 처해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확인할 필 요가 있을 것이다. 2) 언어인권 문제의 현황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단일언어 사용국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온 국민들에게 팽 배해 있음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 문제에 매우 둔감하다. 2002년 말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약63만 명에 달하고, 특히 이중 열악한 근로 및 거주환경을 갖고 있는 40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언어소수자로서 이러한 한국사회의 인식으로 인해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비영어권 국가출신의 노동자들로 자국어뿐 만 아니라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그들의 한국에서의 거주와 일터에서의 근로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그들에게 필 요한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할 기회가 전무함은 물론 한국어를 배울 기회마저 매 우 한정되어 있다.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에 대한 고려는 인권존중의 출발점이며 동시에 최종적인 지향점이 될 수 있음을 다음의 일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찬드라 구릉은 1993년 어느 날 행색이 초라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신고 를 당했대요. 경찰은 그녀를, 외국인이라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1종 행려병자로 처리해 정신병원으로 보내버렸고요. 또 병원에서는 아무리 집에 가게 해달라고 울며, 나는 네팔사람이에요!, 나는 미치지 않았어요! 라고 매달려도 정신병자 헛소리라며 귀담아 듣질 않고, 오히려 그녀는 강제투약을 당해야 했답니다. 그렇게 갇힌 세월이 6년 4개월. 그 긴 세월을 언니는 눈물 로 보냈다고 했다. 251) 이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한국인과 외모가 비슷한 한 네팔인 여성이 실제로 겪 었던 사건이고, 인도어로 자신의 신분을 항변했던 그녀의 절규를 한낱 '미친소리' 251) 이란주 (2003). 말해요, 찬드라, 서울: 삶이 보이는 창, 175쪽.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17

307 로 치부해버렸던 대한민국 경찰과 병원관계자들의 무지와 사회적 몰이해를 단적 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이와 비슷한 일례로, 언어소통문제로 인해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 도 많다. 이주근로자들은 보험혜택도 안되어 많은 비용이 들고 병원 갈 시간도 내 기 어렵고, 가까스로 병원에 간다고 할지라도, 진료를 위한 원활한 언어소통이 어 렵고 병원과 약국 등에서 적절한 도움을 받기가 무척 힘든 것이 현실이다. 어느 날 머리가 몹시 아픈 인도인 쿠팜씨는 TV에서 머리 아플 때 먹는다"는 두통약 '펜잘' 선전을 보고는 약국에 가서 '펜잘'을 달라고 하였다. 약사는 '펜 잘'을 달라는 외국인의 발음을 잘못 듣고 '벤졸'을 주었고 두통약인 줄 알고 벤졸을 마신 외국인은 그 즉시 응급실로 실려 가 위 세척을 받아야만 했 다. 252) 사실 이주노동자의 언어소통의 문제는 기업체의 입장에선 노동생산성의 측면에 서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외국인력의 직무수행에 대한 영향 요인을 조사한 바 253) 에 따르면, 외국 인력의 직무수행 장애요인으로써 '언어문제 '(66.1%)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문화적 차이문제'(23.9%)라 고 대답하고 있다. 또한 외국 인력의 숙련형성 영향요인에 대해서도 '언어능력 '(49.6%)이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이 '본국에서의 직업경험'(22.6%)이라고 대답했 다. 실제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취업 전 한국어 이해능력을 조사한 한 연구결 과를 보면, 중국 조선족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어 의 사소통 능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54) 기업체에서는 이주근로자들의 언어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들 이 선호하는 이주근로자의 출신국적으로 재중( 在 中 )동포를 가장 많이 원하는 이유 가 '언어소통이 가능함'(95.5%, 복수응답)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응답의 크 252) 양혜우,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 인권 현황과 정책 (사례를 중심으로). 출처: 253) 한국노동연구원 (2003). 외국인 근로자 고용실태조사, ) 정기선 (2003). '외국인 노동자의 문화접촉, 사회적 거리감과 인상변화': 석현호 외 공저, 외국 인 노동자의 일터와 삶. 서울: 지식마당, 290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08 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저숙련, 비전문 노동인력이므로, 독립적, 자율적 업무보다는 지시에 의한 단순노무가 대부분이고, 모국어 외에는 언어구사력도 미흡하므로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기업이 교육, 실습 등에 있어서 곤란을 겪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현재 기업들이 많은 수의 저임금 외국인력을 필요로 하면서도 그들을 위한 언어적응 프로그램, 한국어교육, 그리고 문화적 이해 등을 위한 준비에 소홀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전무한 실 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은 공장에서 귀동냥으로 배운 한국말을 배운 상태에서 위험 한 작업장에 배치되어 일을 하다가 얼마 되지 않아 산재를 당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이주 노동자를 위한 충분한 언어교육은 그들의 가장 기본적인 건강과 생존 에 연관된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정기선(2003)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조선족을 제외한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이 상당히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직장에서 한국 인 상사나 동료와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람이 전체의 6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른 의사소통 수단으로는 '몸짓 또는 신호'가 16%, 그 다음이 '통역 '(10%)의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의사소통 수단이 무엇인가를 한국 인 근로자에게 물어본 결과도 '한국어로 한다'가 56.6%, '몸짓이나 신호로 한다'가 28.2%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응답과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고, 그 외에는 필리핀 출 신 등 극소수의 영어가 가능한 노동자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을 뿐,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전무하다시 피 한 것이 현실이다. 언어인권(linguistic human rights)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특 징으로써의 언어권(linguistic rights)과 인권(human rights)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으 로, 단순한 언어선택권(language rights)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스쿠트납-캉가스, 2000).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그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2001년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안 발표로 불법체 류자 자녀에게도 동등한 교육권을 부여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교육부가 내린 지침 을 두고 일선 학교나 교육청에서 다르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19

309 의 자녀들은 정규교육을 받고 있지 못하다. 한국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학교입학 을 허가할 수 없다는 일선학교들의 방침으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몽골 아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언어인권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수준을 잘 드러내 주는 사례인 셈이다. 255)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많은 산업연수생 및 생산직 노동자들 을 불러들여 놓고도 그들의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외면하는 정부와 교육기관의 태 도는 오늘날 우리가 외치는 세계화의 구호가 얼마나 허울좋은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국경을 허물어버리는 세계화의 거센 흐름은 이러한 언어 소수자들(language minorities)의 언어인권 문제가 비단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일깨 워준다. 현재 한국은 저임금노동시장의 주요 인력수입국이지만, 1970년대 이후부 터 중동, 유럽 등 세계의 여러 노동현장에 숙련 및 비숙련 인력을 파견해온 인력 수출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동자들이 외국에 나가면 한국내 이주노동 자들이 겪고 있는 의사소통의 문제와 똑 같은 언어문제를 겪기 마련이다. 선진국 의 사례를 보면, 60년대 독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했던 한국인 부부의 경우, 각각 광부와 간호사로 나갔지만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었고, 비록 외국인 노 동자였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기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한다. 독일의 연방정부는 1978년에 '외국인 근로자와 그 가족의 통합을 위한 연방정부 위임직'을 설치하면서 정부차원에서 외국인에 대한 사회적 통합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그 주요 방 안의 하나로 '언어적 통합'이 있었다고 한다. 256) 포크(Falk, 1994)는 세계화를 동일화(homogenizing)를 목표로 하는 '위로부터의 세 계화(globalization from above)'와 다양성(pluralistic)을 허용하는 '아래로부터의 세계 화(globalization from below)로 나누고, 다양성 속에서의 일체(Unity in diversity) 를 지향하는 인류공동체의 개념에 기반을 두고 광범위한 차원에서 다채로운 사회적 상호작용을 도모하는 아래로부터의 세계화가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위 로부터의 세계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등 모든 분야의 강대국들의 주도 255) PD 리포트 (2003). 학교에 가고 싶어요,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들, EBS PD 리포트 ( ). 256) 유길상 (2004). 외국인력제도의 국제비교, 한국노동연구원, 147-8쪽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10 에 의한 세계질서 재편의 헤게모니 다툼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과거 제국 주의적 이데올로기의 연장이자, 전세계질서를 서구 자본주의의 경제체제에 편입시 키려는 의도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따르면, '위로부터의' 근대화와 세계화의 이 데올로기는 한 문화의 자생과 번영, 여러 문화의 공존, 각 문화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보다는 결국 각 문화들을 등급을 매기고 줄을 세워서, 소수의 주도적 문화가 다른 문화를 압도하고 지배하고 제거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257) 결국 문화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은 서구 선진 자본주의국가들의 근대적 문화가 세계를 지배 하게 된 현상을 지적하는데, 영어의 '세계 공용어화'와 같은 문제는 바로 이러한 문화제국주의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언어소수자의 언어인권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문화제국주의의 일종인 언어제국주의를 비판하고 각각 소수의 민족 과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함으로써, 전 지구상의 생태적 언어, 문화 환경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인간의 가장 기본권인 언 어인권을 배려하는 것이다. 다음의 인용구는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소수언어의 유 지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잘 보여준다. 소수 언어의 사멸은 그것으로 표현되던 지식도 사라지게 만든다. 언어란 의 사 소통의 수단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와 환경의 일부로서 살 아 숨쉬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생물종이 가장 다양한 적도 지역에 세계 언 어의 70%가 분포되어 있는 것도 그래서다. 언어가 사멸하면 존재할 수 없 는 것들이야말로 소수 언어가 사라져서는 안될 결정적 이유가 된다. '어떤 두 언어도 같은 현실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것들은 다른 세상이다. 같은 세상에 이름만 다르게 붙인 것이 아니다. 258) 이상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생태언어론은 소수언어자의 언어인권을 존중하고, 위로부터의 세계화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를 지지하며, 언어제국주의에 맞서 언어생태주의적 패러다임을 지향하는데, 이 언어제국주의적 세계관과 언어생태주 의적 세계관를 다음의 도식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257) 홍성태 (2002). '정보제국주의와 한국사회': 제국주의와 한국사회, 서울: 한울아카데미, 350쪽. 258) Nettle, D. & Romaine, Suzanne, 김정화 역. (2003). 사라져버린 목소리들 - 그 많던 언어들은 모 두 어디로 갔을까?, 서울: 이제이북스.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21

311 [도식 3] 언어제국주의와 언어생태주의의 관계성 도식 언 어 제 국 주 의 언어말살정책(Linguistic Genocide) 문화제국주의 및 언어위계화 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위로부터의 세계화 (Globalization from above) 언어들 상호간의 권력과 헤게모니 문제 생태언어론적 패러다임 언어다원주위 (Linguistic pluralism) 소수언어 유지 및 재활정책(rehabilitation)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Globalization from below) 언 어 생 태 주 의 생태언어론은 언어소수자의 언어인권을 보장하고 제 언어와 문화, 그리고 그 언 어공동체의 평등하고 조화로운 공존을 지향하는 이념이다. 우리나라의 이주노동자 의 언어인권의 문제도 바로 이러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고, 이는 비단 이주노동자의 문제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국민을 위한 국어 및 외국어정 책을 수립함에 있어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인 것이다. 3. 언어인권 보장을 위한 실천적 방안 1) 한국사회 언어정책의 이중성 1990년 UN 총회는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 협약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rant Workers and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12 Members of Their Families: 이하 '이주노동자 협약')을 의결하고, 2003년에 이르러 이를 20개국이 비준하여 이주노동자 협약이 발효되었지만, 이주노동자 유입국이자 송출국인 한국은 이 협약에 서명을 하고 있지 않아, 이 땅의 이주노동자들은 인간 으로,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보장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하지만, 이러한 이주노동자 협약도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에 관한 부분은 매 우 제한적이고, 최소한의 법적인 권리만을 위주로 명시되어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이주노동자의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제16조)'에는 사법적 처분을 받을 시의 자신들의 언어로 의사소통하거나(5항), 통역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8항)에 대해 명시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나 그 가족에 대한 형사상의 죄를 결정함에 있어서 자신들의 언어로 통고받을 권리(제18조 3항 a.)나 법정에서 무료로 통역의 조력을 받을 권리(3항 f.), 그리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이 법률에 따른 결정에 의해서만 추방되어야 하고 그 추방의 결정이 그들이 이해하는 언어 로 통고되어야 한다(제22조 1~3항) 등의 조항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은 최소한의 법적인 권리행사에 있어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통보되어져야 한다고 명시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하물며 우리나라는 이 협약에 참여하고 있지도 않은 실정이다. 한 가지 고무적인 조항은 제45조 1항의 이주노동자의 가족은 취업국에서 다음 사항의 이용에 관하여 취업국의 국민과 평등한 대우를 향유한다는 조항과 제2항 의 취업국은 적절한 경우에는 출신국과 협력하여 이주노동자의 자녀에게 특히 현 지 언어를 가르치는 것과 관련하여 그들이 현지의 학교제도에 용이하게 적응하도 록 하는 정책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눈에 띤다. 이상의 협약에서도 나타나 듯이,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 문제의 해결안으로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는 한국어교육을 확대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들의 언어가 보다 원활 하게 통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첫 번째인 한국어교육 확대의 측면에서는, 외국인력에 대한 언어 및 문화적응 훈련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필요할 때마다 실시한다'(68.7%)가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기업도 4.6%정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한국 어교육 및 문화적응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9). 하지만, 두 번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23

313 째의 그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 를 만듦으로써 궁극적으로 일반인들의 전반적인 인권이 보장되는 것처럼, 이러한 언어인권에 대한 배려는 결국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를 점검하는 가장 기본적이 면서도 시금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자신들의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게끔 되는 데에 있어 가장 큰 장애가 되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배타적 민족주의에 기인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언어문제에 있어서 는 언어민족주의(linguistic nationalism)가 그것인데, 이러한 언어민족주의 이데올로 기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의 양면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이해되고 있 다. 한글이라는 귀중한 민족문화유산은 한반도에 거주하는 단일민족의 단결과 공 영의 힘이지만, 반면 국민국가주의(nation-state)의 이데올로기로 인해 타민족과 문 화에 대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양상을 나타내는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부르 바커(Brubaker, 1992)가 이를 근대 국민국가의 내부에 여러 가지 '사회적 폐쇄 (Social Closure)'의 구조- 예컨데, 지리적 경계, 군사적 대치, 민족(인종)적 차별, 시 민사회의 요소 등- 라고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사회는 그 역사적, 지리적 특수성 으로 독특한 혈통적(혈연), 문화적(언어 등) 요인에 의한 사회적 폐쇄 경향이 존재 하고, 동시에 이방인에 대한 타자화(alienation)의 방식이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 다. 한국사회가 이주노동자들을 필요로 하면서도 그들은 기본적으로 '불법체류자', ' 난민', '노예'의 이미지로 타자화한다는 지적 260) 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건수(2004)는 한국인의 뿌리깊은 혈통주의,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 가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인종질서를 서열화하는 양상을 나타낸다고 지적하기 도 한다. 함한희(1995)는 이를 한국인의, 생물학적 인종개념이 아닌, '사회적, 문화 적 인종개념'으로 보고, 한국인들이 외국인들을 그들의 조국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259) 한국노동연구원, (2003). 외국인 근로자 고용실태조사. 260) 한건수 (2004). '타자만들기: 한국사회와 이주노동자의 재현': 최협 외 편저, 한국의 소수자, 실 태와 전망, 서울: 한울아카데미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14 기준으로 서열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서양강대국의 언어인 영어, 불어, 독일어 등은 우수한 언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우수한 인종으로 인식하 는 반면, 이주노동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 출신의 노동자들과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멸시하는 태도를 지니 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현실 속에 발 딛고 있고, 특히, 작금의 세계화의 흐름속에서 외국어교육에 대한 우리사회의 입장이 다분히 이중적인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의 가장 비근 한 예가 '영어공용화론'에 대한 한국사회의 입장을 들 수 있는데, 영어공용화론은 한마디로 우리가 세계화의 새로운 질서에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무대의 모든 분야에서 지배적 언어로 군림하고 있는 영어를 공용어의 수준으로 받아들이 고 이를 전국민적인 차원에서 학습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인데, 이러한 논리의 이 면에는 신자유주의적 이념이 자리하고 있다. 261) 신자유주의적 이념에 의한 영어공 용화론은 결국 '위로부터의 세계화', 즉 현실적 힘의 논리에 의한 약육강식의 세계 화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비판 받아 마땅한 논리이다. 하지만, 영어공용화론에 대 한 반론으로 단순히 민족주의의 입장에서 한글전용 만을 주장한다면, '아래로부터 의 세계화'란 취지에서 보면 이 또한 비판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우리 고유의 말과 글인 한글을 지키고 보전해야 할 당위적 필요성과 영어수용 에 대한 현실적 실용주의가 우리나라 언어(외국어)정책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한 편, 영어를 제외한 다른 외국어에 대한 관심은 전무하다시피 한 것이 현실이다. 한글전용론으로서 언어민족주의를 견지하는 것은 한글을 지키는 힘이 되지만, 외 국어교육에 대한 현실적이고 융통성있는 대처를 어렵게 만들고, 영어공용화론은 언어제국주의가 현실적으로 구체화된 하나의 이념일 뿐이므로, 이 상반된 두 주장 은 어쩌면 동전의 양면일지도 모른다. 262) 본고에서 주장하는 언어생태주의는 이러 한 민족주의(한글전용론)와 제국주의(영어공용화론)의 부정적인 측면에 치우치지 261) 유팔무 외 지음, 강치원 엮음 (2000). 세계화와 한국사회의 미래, 서울: 도서출판 백의. 262) 박노자 (2005). 우승 優 勝 열패 劣 敗 의 신화 - 사회진화론과 한국 민족주의 담론의 역사, 서 울: 한겨레신문사.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25

315 않기 위해, 우리나라 언어 및 외국어정책이 발 딛고 있는 언어민족주의와 언어제 국주의의 이중적 태도를 거부하는 것이다. 언어생태주의는 밑으로부터의 세계화, 즉 제 민족의 언어들이 동등한 자율성과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생태적 언어환경을 추구한다. 이러한 언어생태주의의 도입을 통해 우리의 외국어정책의 방향이 결정 되고,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의 문제도 이 틀 안에서 논의되어질 필요가 있다. 2) 생태주의 언어정책: 참여모델(A participation model) 자연스런 제 언어의 성장과 공존, 그리고 언어들간의 평등한 관계성의 유지와 상호작용을 지지하는 언어생태주의는 언어학습에 있어서 사회문화적 접근 (socio-cultural perspectives)을 지지한다. 언어교육에 대한 사회문화론적 관점은 언어 학습이 개인적 과업이라기 보다는 사회적, 집단적 과업이므로, 항상 사회적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과 그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중요시되므로, 사회적 환 경(environment), 상황(context), 배경(background) 등의 요인들에 더욱 주목한다. 파 드(Sfard, 1998)는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언어학습을 '습득비유(acquisition metaphor: AM)'로써, 그리고 앞으로의 언어학습을 '참여비유(participation metaphor: PM)'로써 설명하고, 이러한 '참여'를 통해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어가는 과정'이 학습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파블렌코와 란톨프(Pavlenko & Lantolf, 2000)는 습득비유가 개인 의 인지적 측면, 그리고 지식의 내면화에 초점을 맞추어 언어학습에 있어서 '내용 (what)'에 초점을 둔 반면, 참여비유는 맥락의 문제(contextualization)와 다른 사람들 과의 관여(engagement)를 강조하여 언어학습에 있어서 '방법(how)'에 중점을 둔 것 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참여모델(A participation model)은 언어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사용의 대상으로 서, 모든 언어사용자의 평등한 권익을 중시하는 언어생태론의 기본이념과 부합한 다. 결국 참여모델은 사회문화적 이론들(socio-cultural theories)을 근간으로 언어학 습의 본질은 참여와 협력으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이는 소수민족, 소수언어, 억압받는 자들의 언어기본권, 그리고 소수언어와 그 민 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생태언어론의 이념을 바탕으로 그에 합당한 구체 적인 언어교육정책과 교수방법론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외국어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16 육 정책의 방향은 이러한 참여모델을 근간으로 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본고는 사회문화적 관점에 바탕을 둔 참여모델의 핵심개념으로 매개(mediation), 협 력(collaboration), 참여(participation), 그리고 배태(embedded)의 네 가지를 들고자 한 다. 매개(mediation)는, 비고츠키(Vygotsky, 1978)에 따르면, 도구(tools)나 기호(signs) 를 통해서 매개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활동을 통해서 개인들간의 관계를 형성하 고 보다 고차원적인 정신적 활동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학습 의 주체는 이러한 매개된 활동들을 통해서 사물로부터 동기유발의 원동력을 얻기 도 하며(콜Cole & 인제스크롬Engestrom, 1993), 공동체와 그 문화가 함유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과 자원들이 이러한 매개된 상호작용을 통해서 언어학습자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호킨스Hawkins, 2004; 2005). 한편, 매개가 사람(subject) 과 사물(object)의 관계성에 관한 것이라면 협력(collaboration)은 사람들(subjects)간의 관계성에 대한 것이다. 비고츠키(1989)는 동료들간의 협력을 통해 서로 미치지 못 하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문제해결(problem solving)과 지식 형성(knowledge building)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오타 (Ohta, 2001)는 이러한 동료간 협력(Peer collaboration)이 상호이해를 증진하고 서로 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의사소통의 순간순간마다 꼭 필요한 맞춤형의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리고, 참여(participation) 의 의미에 대해 도네이토(Donato, 2000)는, 학습이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보아 사 회적으로 매개된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의미생성의 과정이라 고 보았다. 즉,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학습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배태(embedded)는 맥락(context)과 상황(situatedness)속에 활동의 내용과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밴 라이어 (1996)는 교실에서의 학 습의 특징을 배태성(Embedded), 상호작용(Interacting), 그리고 의미형성(Creating meaning)으로 보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언어학습이론의 핵심원리들- 매 개, 협력, 배태, 그리고 참여-은 특히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의 문제와 언어학습 문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실천적 원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가너와 보그 (2005)는 생태언어론의 특징으로 전일성(holism), 역동성 (dynamism), 상호작용(interaction), 그리고 상황성(situatedness)의 네 가지 요인을 꼽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27

317 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듯이, Garner & Borg는 생태학적 사고를 사회언어이론의 틀을 빌어서, 언어는 생태적 환경의 영향하에서 화자들간의 상호작용이라고 보고, 언어학습은 이와 같이 매우 복잡한 사회문회적 맥락하에서 개인이 펼쳐나가는 의 미있는 실생활의 과업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생태언어론의 특징들(전일성, 역 동성, 상호작용, 그리고 상황성)과 방금 살펴본 참여모델의 핵심원리들(매개, 협력, 배태, 그리고 참여)간의 관계성을 도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도식 4] 생태언어론의 특징들(S, H, I, & D)과 참여모델의 핵심원리들(C, E, M, & P)과 의 관계 상호작용 (I:Interaction) 사물 - 사람 (Object-Subject) 사람 - 사람 (Subject-Subject) 역동성 (D:Dynamism) 생동감 (Vividness) 현실성 (Reality) 매 개 (M:Mediation) 배 태 (E:Embedded) 협 력 (C:Collaboration) 참 여 (P:Participation) 충족성 (Completeness) 관계성 (Relationship) 전일성 (H:Holism) 통시태 (Diachrony) 공시태 (Synchrony) 상황성 (S:Situatedness) 위의 도식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선 상호작용을 사물-사람의 상 호작용과 사람-사람의 상호작용으로 나눈다면, 사물-사람의 상호작용은 매개(M) 나 배태(E) 에 해당되고, 사람-사람의 상호작용은 협력(C) 이나 참여(P) 에 해당된 다. 배태 와 참여 는 관계성의 구조를 결정하는 것으로 관계성을 형성하는데 이 바지하고, 매개 와 협력 은 둘 다 그러한 관계성을 충족시키는데 기여하는데, 이 러한 관계의 형성('관계성')과 관계의 완성('충족성')은 전일성(H) 을 만족시키기 위 한 기본요인이 된다. 즉, 참여(P)를 통해서 관계성이 성립되고, 그것은 협력(C)을 통해 관계가 충족되면서, 그러한 만남은 전체는 단순한 부분의 합 이상이다 라는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18 전일성(H)이라는 완성을 지향할 수 있다. 또한, 참여(P)나 협력(C)은 '여기, 지금'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공시태'의 상황성이고, 매개(M)나 배태(E)는 관계성 자체에 내 재한 특성으로써 '언제, 어디서나'를 충족시키는 '통시태'의 상황성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역동성(D)'의 특징을 '생동감'(얼마나 생생한가)과 '현실성'(얼마나 실질 적인가)에 둔다면, 협력(C)이나 매개(M)는 '생동감'이 있어야 하며, 배태(E)와 참여 (P)는 사물의 적절성이나 상황적 필요성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현실성'과 관련되어진다. 이와 같이, 생태언어론의 특징들(S, H, I, & D)과 참여모델의 핵심원리들(C, E, M, & P) 사이의 관계성으로부터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을 보장하고, 세계화시 대의 바람직한 언어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방법론적 원리를 끌어올 수 있는데, 그 원리들은 다음과 같다. i) 상호작용(I)의 측면에서, 학습자-학습자(S-S)의 관계성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학습자-사물(교구, 교재)(S-O)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의 문제로써, 언어 적 상호작용의 핵심을 화자(speaker)와 화자의 관계성 측면에 부여하는 것이 보다 더 인권지향적인 언어정책을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ii) 전일성(H)의 도모에 있어서, 참여(P)를 통한 관계성의 형성과 협력(C)을 통한 관계성의 완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는 이주노 동자들을 어떻게 우리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으로서 각 분야에 참여시킬 것 인가와 어떻게 그들과 협력하여 사회발전을 도모할 것인가 등의 문제들을 고민하기 위한 합리적 근거를 제공해준다. iii) 상황성(S)을 고려한 언어정책의 수립을 위해 공시적 측면에서의 활동 -현 상 황에 꼭 필요한 것-과, 통시적 측면에서의 활동 -언제든지 필요한 필수적인 것- 간의 균형을 이루는 문제인데,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처한 현실에 주목하는 것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이며, 이주노동자들 의 문제를 통해 언어인권의 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더 나아가 세계화시 대의 올바른 언어정책의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근본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iv) 역동성(D)을 살리기 위해서는, 물적자원과 인적자원의 효과적인 매개 와 언 어화자들 간의 협력 은 '생동감'있게 진행되고, 참여 나 배태 는 '현실성'을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29

319 갖추어 실제적인 삶의 현실 속에 적용되는가의 문제로써,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한국사회의 배려와 정책들은 이러한 역동성의 측면을 고려하여 이주노 동자들과 내국인, 그리고 이주노동자들 사이에 효과적인 상호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상으로 본고는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생 태주의 언어론에 바탕을 둔 참여모델을 제안하고, 이 모델이 한국사회의 언어정책 및 언어교육을 위한 방법론적 원리들을 도출해낼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결국, 참 여모델의 핵심원리인 매개(M), 협력(C), 배태(E), 참여(P)의 네 가지 원리들은 생태 언어론의 특징과 사회문화 이론적 원리들을 포괄한 언어(외국어)정책 및 교육의 핵심원리로써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정책수립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Ⅲ. 결 론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 중에서 그들의 언어인권 의 문제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한국사회에서는 지금까지 가장 등한시되어온 문제 이다. 이러한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 생태언어론적 관 점에서 그들의 자아정체성 및 언어정체성에 대해 살펴보았고, 이것이 그들의 '목소 리'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의 언어인권의 문제는 소수언어와 소수언어화자들에 대해 언어제국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느냐, 아 니면 언어생태주의적 이해를 지향할 것이냐의 문제와 관련되는데, 이는 결국 이주 노동자의 언어인권의 문제가 단순히 한국사회 내에서 소수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화의 대세속에서 한국사회가 어떠한 언어정책을 쓸 것인가와 긴밀히 연관된 중요한 문제임을 확인한 것이다. 예컨대, 언어(모국어 및 외국어) 학습은 사회문화적 이론들이 제기하는 역동적 상호작용, 또래간 협력, 상황에 적합한 참여에 의한 의미의 형성, 그리고 개인이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20 갖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고려 등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데, 이는 특히 소수자(minority)자로써 자신의 모국어와 지배적 언어를 외국어로 배 워야만 하는 이주노동자나 그 자녀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컨데, 쿱챤다니 (1994)는 다언어, 다문화의 이질적인 배경을 가진 학교(사 회)에서는 각 언어사용 주체들 사이의 호상성과 평등성을 보장함으로써 언어사용 자들의 정체성의 문제를 배려할 수 있으며, 파블렌코 (2000)는 학교(사회)가 소수 인종학생들의 언어인권과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고, 더불어, 많은 연구들(커민스, 1989; 킹, 2000; 혼버거, 2002, 2003; etc.)이 소수 언어들의 유지와 재활을 지지하는 정책과 사회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본고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이주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언어인권에 대한 한국사회의 분위기 를 환기시키고자 했던 노력 속에 생태언어론의 특징들(전일성, 역동성, 상호작용, 그리고 상황성)을 반영한 '참여모델(A participation model)'의 핵심원리들 -매개 (mediation), 협력(collaboration), 참여(participation), 그리고 배태(embedded)-이 잘 반 영되어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 참여모델은 세계화시대를 맞아 수많은 이주노동자 들이 한국사회의 한 일원으로써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에 있어서 중요한 언어정책 의 모델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참여모델이 기반을 둔 생태언어론은 한국사회의 모국어 및 외국어교육을 위한 정책결정의 철학적, 이론적 기조로써 의미있는 역할 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언어인권의 문제는 이러한 소수언어자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사용할 기회를 갖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거주지의 언어(외국어)학습의 경우로 확대되며, 뿐 만 아니라 세계화 시대를 맞이한 우리나라의 언어정책 및 교육 전반에 있어서 도 꼭 다루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즉, 언어학습의 궁극적인 목적인 상호이해와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증진을 통해 개인들의 삶의 의미가 공동체적 사 회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언어인권 문제 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서부터 출발하여 언어교육정책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언어인권에 대한 생태론적 고찰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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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가 작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박미경 한양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

327 차 례 요 약 341 Ⅰ. 序 論 343 Ⅱ. 移 住 勞 動 者 人 權 保 障 의 制 度 的 必 要 性 우리나라 移 住 勞 動 者 의 現 實 347 (1) 移 住 勞 動 者 의 基 本 權 侵 害 實 態 347 (2) 國 內 法 上 移 住 勞 動 者 의 保 護 問 題 移 住 勞 動 者 保 護 를 위한 國 際 規 範 351 (1) 國 際 機 構 의 決 議 와 國 際 人 權 關 聯 規 範 352 가. UN과 世 界 人 權 宣 言 352 나. 國 際 人 權 規 約 353 다. 人 種 差 別 撤 廢 協 約 354 라. ILO 355 (2) 國 家 의 義 務 356 가. 人 權 의 不 可 分 性 과 相 互 依 存 性 356 나. UDHR과 UN 憲 章 上 의 義 務 356 다. ICESCR 上 의 義 務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의 必 要 性 359 Ⅲ.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具 體 的 考 察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成 案 背 景 과 意 義 360 (1) 成 案 背 景 360 (2) 協 約 의 意 義 361

328 2.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內 容 363 (1) 協 約 의 槪 括 的 構 成 363 (2) 協 約 의 適 用 對 象 과 範 圍 363 (3) 移 住 勞 動 者 와 그 家 族 構 成 員 의 人 權 365 (4) 正 規 的 狀 況 의 移 住 勞 動 者 와 그 家 族 들의 其 他 의 權 利 366 (5)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履 行 메커니즘 367 가. 國 家 報 告 節 次 369 나. 國 家 間 通 報 節 次 370 다. 個 人 通 報 節 次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包 括 性 372 Ⅳ.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 위한 國 內 法 的 整 備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加 入 과 履 行 373 (1) 國 際 人 權 協 約 履 行 에 대한 우리나라의 慣 行 373 (2)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 위한 小 考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 위한 立 法 的 提 案 376 (1) 移 住 勞 動 者 關 聯 制 度 改 善 376 가. 職 業 選 擇 의 自 由 保 障 377 나. 勤 勞 條 件 改 善 378 다. 家 族 同 伴 認 定 379 (2) 不 法 滯 留 者 의 權 利 保 障 379 (3) 出 入 國 管 理 法 改 訂 381 (4) 移 住 勞 動 者 保 護 所 內 에서의 人 權 保 障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 위한 環 境 的 提 案 384 (1) 미디어의 役 割 385 (2) 인터넷의 利 用 385 (3) 協 約 加 入 을 위한 連 帶 形 成 386 (4) 國 家 人 權 委 員 會 의 役 割 386 (5) 國 際 的 네트워크 形 成 386 Ⅴ. 結 論 387

329 요 약 이주노동자협약에서 이주노동자(migrant workers)란 그 사람이 국적국이 아닌 나라에서 유급활동에 종사할 예정이거나, 이에 종사하고 있거나, 또는 종사하여 온 사람을 말한다. 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러므로 자국인 아닌 곳에서는 외국인 이 된다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자국이 아닌 곳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지 난 100여 년 간 이주노동자를 송출하는 국가였으나, 1980년대 중반 이후 지금은 오히려 이 주노동자를 받아들이는 국가의 입장을 지니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이전에는 우리 나라의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는 입장에 있었고, 현재는 우리나라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양쪽 상황에 대해서 다른 나라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역사는 매우 길다. 그래서 이전부터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UN 이나 ILO등 관련 국제기구들은 계속해서 노력을 해왔고,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세계인권선 언이나 국제인권규약, 인종차별철페협약 등에서도 이주노동자 인권보호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런 노력과 근거들을 바탕으로 1990년 12월에는 이주노동자들의 총체적 인권보호를 위해서 UN은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권리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All Migrant Workers and Their Families: 여기서는 이주노동 자협약 이라고 함)을 채택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주노동자들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어서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권의 존중과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동협약의 이행과 관련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동협약의 당사국이 주로 이주노동자를 송 출하는 국가인 후진국들이라는 점이다. 즉,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있어서 이주노동자 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보호가 어려운 실정에 놓여있다. 이주노동자협약에 반 드시 가입을 해야 그들의 인권보호가 가능한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예로 살펴보아도, 국내법 상 조치와 조성되는 환경만으로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인권협약에 가입하게 되면 국가는 그 협약을 성실

330 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주노동자협약의 가입이 이주노 동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조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선진국들도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그리고 이주노동자협약의 가입으로 국내 법적으로 규정의 개정이나 제정의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환경적인 측면에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동협약의 가입을 꺼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을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인권이라는 보편적 개념의 완전한 실현이라는 측면과 더불 어 우리나라가 인권선진국으로 보다 확고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측면에서 이런 이유들이 더 이상 이주노동자가 인권의 침해를 받고 있는 현실보다 더 크게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주노동자가 우리나라 경제에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음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 다. 이주노동자는 UDHR과 각종 인권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듯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 를 향유할 수 있고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내법적으로 헌법의 규 정 상, 국제법적으로 UN의 회원국 및 각종 인권협약의 당사국으로서 그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나라는 이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국내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서 외국 인력을 받아들였지만 이민자 혹은 시민권자로서 내국인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노동력만 제 공한 후 되돌아 갈 사람 의 지위만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과 법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이 규약에서 인정되는 권리들을 존중하고 확보할 의 무가 있는 여러 인권협약에 저촉될 소지가 많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시정과 개선방안으로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 넓은 보호를 규정한 이주노동자협약에 가입하는 것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동 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이주자 및 외국국적자의 인권보장 정책의 기본적인 규범으로 삼아 국내법의 정비를 완비함으로써, 이주노동자들이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해 야 할 것이다.

331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박 미 경 Ⅰ. 序 論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 짐에 따라 경제활동은 세계화란 이름으로 그 장을 넓 혀 왔고, 그 결과 경제활동의 중요 요소 중 하나인 노동시장 또한 국제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에 따라 다수의 국가들은 기존의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새로운 생산과 서비스 분야를 개척하면서 노동 집약적 산업을 지속시키기 위해, 이주노동자 1) 와 전문 직업인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문제는 특히 1960년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국제경제의 남북 간 불균형 및 빈곤 등의 문제와 결부되어 발생하였고, 현재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여있게 되는 문제점이 초래되었 다. 2) 그러나 오래 전부터 이러한 이주노동자 문제에 직면해 온 미국, 독일, 프랑 스, 영국 등의 국가들 3) 과는 달리 일본 4), 대만 5), 한국 같은 아시아의 이주노동자 1) 현재 발효된 다수의 국제 인권관련 선언 및 협정 즉, 1948년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하여 1966년 경 제ㆍ사회ㆍ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및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가장 최근에 발효된 1990년 이주노동자협약 등 대부분의 선언 및 협정에서는 자국 이외의 나라에서 고용된 노동자를 의미하는 용어로 'foreign worker'라는 용어 대신 'migrant worker'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 서 본 논문에서는 'migrant worker'를 번역한 용어인 이주노동자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2) Ratna Kapur, "Travel Plans: Border Crossing and the Rights of Transnational Migrants", Harvard Human Rights Journal, vol.18, 2005, p ) 미국에서 현재 외국인과 관련된 법은 1997년 효력을 발생한 이민법으로서, 미국은 특히 밀입국을 통한 불법 이민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독일은 독일헌법인 독일연방기본법을 바탕 으로 유럽인권협약과 같은 국제인권규범의 내용도 반영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도 외국인의 권리 보장규범은 헌법을 정점으로 하는 국내법과 유럽인권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경우에는 이민의 유입을 규제하는 정책을 펴기 위해 극단적인 인종차별적 이민규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43

332 유입국 6) 들은 노동유입의 역사가 짧고 노동법 등 관련법들을 제대로 구비하지 않 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내국인들의 편견으로 인하여 이들 국가 내에서는 이주노 동자의 인권침해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UN경제사회이사회(Economic and Social Council: 이하 ECOSOC 이라 함)의 부속 위원회 중 하나인 UN인권위원회(Commission on Human Rights: 이하 CHR 이라 함)는 모든 이주노동자들의 대우와 관련한 기본적인 법적 기준들 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기준을 모든 국가들이 이행하도록 하기 위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이런 노력은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이하 ILO 라 함) 제97호와 제143호 7) 협약을 통해서도 잘 나 타나고 있다. 그러나 동 협약들은 합법적인 이주노동자의 권리만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 이주노동자들은 동 협약들에서 언급되고 있는 권리를 모두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CHR 역시 불법이주노동자들의 권리보장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 다. 이러한 이주노동자와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은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는 점인데, 8) 이는 우리나라의 사정 제로서 이민법을 규정하고 있다. 유형석, 외국인 근로자의 법적지위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 문, 건국대학교, 2000, pp ) 일본에서 외국인 인권 문제는 일본헌법에서 다루고 있는데,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은 부족한 인력난을 해결하려고 시도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어떤 권리 보장도 없이 최대한 이 들을 활용하려는 부당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島 田 晴 雄, 外 國 人 勞 動 者 問 題 解 決 茦, ( 東 京 : 東 洋 經 濟 新 報 社, 1993), pp ) 대만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정책은 국내에서 노동력을 구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할 경우에 한해 외국 인력의 고용을 허가하고 있으며 외국인을 고용하여 이익을 얻은 사용자에게 고용분담금을 부과시키고 이 노동력을 한시적으로 고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박진희, 싱가포르와 대만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과 현황, KLI노동연구속보, 제40호(한국노동연구원, 1995), p. 3. 6) 특히 아시아의 이주노동자들은 경제적 성장으로 인해 기피되는 3D(Dirty, Dangerous and Difficult) 업종에 종사하게 되었으나, 경기침체나 변화의 시기에는 유입국에 의한 추방 및 기본적인 인권 침해 등 불합리한 처우를 받게 되었다. 설동훈, 한국의 외국인노동자 인권실태와 대책, 인권과 평화, 제2권 제1호(성공회대학교 인권평화연구소, 2001) pp ) ILO협약 제97호는 취업을 위한 이주에 관한 내용을, 그리고 제143호는 이주노동자의 기회와 처우 의 평등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8)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의 근로자가 회피하는 직종에 대한 인력을 보충할 목적으로 외국인 근로 자의 노동력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로서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33 만 살펴보더라도 이들의 인권이 늘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9) 왜 냐하면 이들은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설사 권리의 침해를 받는다고 하여도, 이들을 구제할 법적ㆍ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주노동자, 특히 불법 이주노동자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제연합 (United Nations: 이하 UN 이라 함)에서는 합법적 노동자와 불법적 노동자의 구별 없이, 모든 이주노동자의 보편적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1990년 12월, 모든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권리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All Migrant Workers and Their Families: 이하 이주노동자협약 이라 함)을 채택하였다. 동 협약은 제87조 1항에 따라 2003년 7월 1일 발효되었지만, 2005년 9월 1일 현재 가입국 현황 10) 을 살펴보면 미국, 유럽연합 회원국 같은 선진 국 및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이 아직 동 협약에 가입하지 않 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지금처럼 이주노동자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나라의 현행 국내법 체계만으로 불법적인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에 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기본적 인권 실현의 주체로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7대인권협약 11) 중의 하나인 이주노동자협약에 조속히 가입한 후, 동 협 고용되고 있다. Ratna Kapur, supra note 2, p ) 국가인권위원회는 부터 까지 5개월 간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ㆍ전북대 학교 사회과학연구소와 함께 1,078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국내거주 외국인 노동자 인권 실태조사 를 실시한 결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은 입국과 취업 과정에서부터 노동환경, 주거환경, 일상생활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었다. 국가인 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집 - 인권정책분야, 제1집, 2005, p ) 동 협약의 서명국은 25개국이며 당사국은 31개국이다. 가입국으로는 알제리, 아르헨티나, 아제르 바이젠, 방글라데시, 벨리즈, 볼리비아, 보스니아, 파소, 캄보디아, 칠레, 이집트, 에콰도르, 엘살 바도르, 가봉,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멕시코, 모로코, 필리핀, 페루, 터키 등 주로 제3세계 국가 들로 자국 국민을 타국에 이주노동자로 보내는 국가들이다. 이러한 가입국 현황에서 알 수 있듯 이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선진국들이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 에,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여건이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동 협약의 가입국 현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 방문)참조. 11) UN인권고등판무관 사무소(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는 국제인 권법 체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권협약으로 총 7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7대인권협약체계에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45

334 약의 국내적 이행을 위해서 관련 국내법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겠다. 이 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에서는 우선적으로 이주노동자 인권보호의 제도적 보호체 계를 마련함과 동시에, 나아가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수 단이 될 수 있는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의 필요성에 대해 논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국내법 체계에서의 이주노동자 권리보호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이주노동자 협약 가입의 당위성을 도출한 후, 동 협약의 가입을 위한 국내의 입법 적, 환경적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Ⅱ. 移 住 勞 動 者 人 權 保 障 의 制 度 的 必 要 性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의 보장 에서 보 면 인간은 보편적으로 누리는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 를 가진다고 한다. 따라서 동 헌법 규정은 인간이라면 누릴 수 있는 권리 에 대해 서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헌법 제6조 제2항에는 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동조 제1항에 따 라 한국이 비준ㆍ공포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에서 외국인의 지위 에 관해서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는 국내법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국적과 체류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인권은 외국 인에게도 보장되어야 하며, 헌법에 의하여 체결ㆍ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 된 국제법규도 동일하게 이들에게 적용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12) 는 1966년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 약, 인종차별철폐협약, 고문방지협약, 여성차별철폐협약, 아동권리협약,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 족구성원의 권리보호에 관한 협약을 말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 ( 방문) 참조. 12)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위헌확인에 관한 결정(99헌마494( )) 에서, 헌법재판소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은 대체로 인간의 권리로서 외국인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평등권도 인간의 권리로 외국인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35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이하에서는 먼저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 자들의 기본권 보장의 준수 실태를 분석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규범의 종류 및 그 내용을 파악하여 궁극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도출해 보기로 한다. 1. 우리나라 移 住 勞 動 者 의 現 實 (1) 移 住 勞 動 者 의 基 本 權 侵 害 實 態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이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자유권적 기 본권, 평등권, 사회적 기본권 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 시한 국내거주외국인노동자 인권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주노동자들의 기본 권 보장 실태가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3) 이와 관련하여 우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과다한 입국수수료이다. 이주노동자가 입국과정에서 송출기관에 지불한 비용은 3,800달러로 과다한 송출수수료와 입국수수료를 지출하고 있으며, 실제 이주노동자들 1,07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저임금과 장시 간노동 14) 임금체불, 산업재해의 피해에 대한 보상미비 15), 직업병, 신분증압류, 욕 야 한다. 평등권도 인간의 권리로 참정권 등에 대한 성질상의 제한 및 상호주의에 따른 제한이 있을 수 있을 뿐이다. 라고 판시하였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판례집, 제13권 제2집, 2001, pp ) 국가인권위원회, 국내거주외국인노동자 인권실태조사, , pp ) 조사결과 이주노동자 전체의 시간당 임금은 3,651원으로 한국계 미등록노동자 4,575원보다 낮아 미등록노동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동시간도 주 51-60시간이 23.3%, 주 71-80시간이 22.3%로 휴일에도 월 1, 2회 정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 supra note 9, pp ) 출신국가를 이유로 한 평등권 침해의 사례 중 산업재해와 관련된 것으로 국내업체에서 산업재해 를 입은 이주노동자 소린(미얀마 국적)과 휘자다러(파키스탄 국적)씨가 직업 재활훈련 신청을 거부 당하자 2002년 3월 근로복지공단이사장을 상대로 진정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외국인도 근로기준법 제5조에 의거 불법체류와 상관없이 근로자로 인정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수급자이므로 직업재활훈련신청대상자에서 배제한 것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2항(소정의 합 리적인 이유 없이 출신국가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의한 차별행위이므로 직업재활훈련대상자 선 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자 02진차30,31결정.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47

336 설과 조롱, 폭행, 구금 및 감금, 여성이주노동자에 대한 성희롱, 성폭행, 성매매, 열악한 주거환경 16),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와 차별 17), 한국사회의 인종차별, 외국 인보호소의 인권침해 18) 등을 심각한 문제라고 답변해 입국과 취업과정에서뿐 만 아니라 노동환경, 주거환경, 일상생활에까지 그 침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진정사건 중 이주노동자 와 직접 관련된 사건만 봐도 이주노동자의 인격권 및 신체의 자유침해, 임금 고 용 재화의 차별, 국적차별, 외국인산업연수제도 운영상의 문제점 등 다양한 형태 의 인권침해와 차별이 상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 따라서 이주노동자는 높은 입국비용으로 어렵게 우리나라에 들어온 후 노동과정에서 여러 가지 인권침해와 차별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외국인에 대 한 차별의식까지 참아내야 하는 복합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2) 國 內 法 上 移 住 勞 動 者 의 保 護 問 題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차별에 대 해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런 차별 이 나타나는 현상의 궁극적인 이유를 산업연수생제도라고 보아, 지난 2003년 8월 외국인산업연수생제도 20) 의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고용허가제 21) 를 기본으로 16) 현재 이주노동자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기숙사가 36.8%, 비주거용 건물 내 공간이 16.3%로 조사 되어 주거환경이 상당히 열악한 것을 알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supra note 9, pp ) 출입국관리소 직원이나 경찰관에 의해 검문 검색을 당했다는 응답이 21.4%이며 검문 검색 당 시 경찰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50.9%), 검문 검색의 합당한 이유 를 제시하지 않았으며(59.5%), 당시 다른 장소로 끌려갔다는 사람이 19.6%에 이르는 것으로 조 사되었다. Ibid., pp ) 2005년 3월 1일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됐던 나이지리아인 오그보나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 배상청구소송에서 위자료 200만원을 배상 하라며 원구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화성외국인 보호소에서 상위법인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하지 않은 시행세칙에 따라 한 행위는 위법이라고 밝 혔다. 자세한 사항은 < 방문) 참조. 19) 국가인권위원회, supra note 9, p ) 외국인산업연수생제도는 1993년 출입국관리법을 근거로 하여, 대한민국의 연수업체에서 일정기 간 연수하여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완화하고 연수생에게 기술 기회를 습득토록 하여 국가간의 상호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러나 산업연수제를 통하여 들어온 산업연수생에게 실제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37 하는 외국인고용등에관한법률 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용허가제는 미등록노 동자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송출비리 방지를 위해 외국인력 선정이나 도입 절차를 투명하게 하여 인권침해 등을 최소화 하거나 방지함으로써 이주노동자 사 이에 만연해 있는 반한( 反 韓 ) 감정 등 갈등을 최소화하고 제도적 모순을 해결함과 동시에, 이주노동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여 차별 시비에서 벗어나 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2) 그러나 이 법안을 살펴보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의 궁극적인 이유를 산업연수생제도라고 언급하 면서도, 이 제도를 병행하고 있으며, 법안에 따라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를 받아 들여 공장에 배치하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기존 산업연 수생 사용업체들은 고용허가제도를 통해 외국 인력을 도입할 수 있는 길이 봉쇄 되어 있고,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는 이주노동자에게 1년 단위 계약으로 최장 3년의 계약만을 보장함으로써 진정한 노동의 자유를 허락하고 있지 않으며, 실제로 다른 사업장으로의 이동을 허용하지 아니 한다 23) 는 점 등의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동 법안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 인권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우리나 라가 고유한 민족, 한 핏줄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어 외국인(특히 저개 발국가 국민)을 배척하고 있는 내용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24) 이런 단점들에도 불 로는 근로를 시키면서도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산업연수제 내에서는 실제 우리 사회가 필 요로 하는 외국 인력을 충분히 도입할 수 없어서 결과적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미등록 노동자 활용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산업연수생들과 미등록 불법체류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노동, 임금체불, 여권압류 등의 인권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의 보호증진을 위해 산업연수제를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됐다. Ibid., p ) 고용허가제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내국인고용기회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국 인력을 도입한다. 2 송출비리 방지를 위 해 투명한 외국인력 도입절차를 마련한다. 3 국내취업 외국인노동자에 대해서는 내국인노동자 와 동일하게 법적 노동조건을 보호한다. 4 산업구조조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도입 업종과 규모 를 결정한다. 최홍엽, 외국인근로자도입제도와 고용허가제, 노동법연구, 제13호(서울대학 교, 2002), pp ) 국가인권위원회, 외국인관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2004, pp ) 고용허가제도 하에서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이 매우 어려움에 따라 대등한 노사관계는 명 목상에 불과하고, 사용자에게 종속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이동 신청을 하지 않거나 직접 취업하거나, 알선 소개를 받아 취업한 경우도 근무처 변경허가를 받을 수 없어 비자의 유효 기 간이 종료되는 일이 많다. Ibid., p.30.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49

338 구하고 국회는 이 법안을 2003년 8월 25일에 통과시킨 후, 실효성 확보를 위해 입 국한지 3년 이상 4년 미만인 사람에게는 출국 후 재입국, 4년 이상 체류자에게는 강제출국이라는 방침을 확정하였다. 즉, 우리나라의 노동부는 고용허가를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자 하는 사용자가 사전에 노동부장관으로부터 받아야하는 허가로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개별 외 국인이 국내에서 취업할 때 받는 노동허가와는 다른 개념이다. 25) 고용허가 내용은 이주근로자 00명을 특정사업장에 0000년 0월 0일까지 도입 채용할 수 있도록 노 동부 장관이 사용자에게 허가 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고용허가제를 실시할 경우 한국정부는 국내의 노동력 수요를 고려하여, 이주노동자의 국적, 직종, 인원, 성별 등의 기준에 의하여 고용허가 건수를 조정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용허가제를 실시한 후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여건이 많이 개선됐다고 주장하 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합법적 노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 외국 인력의 정책 적 측면에서 보면 의미가 있고 특히, 인권보호강화와 고용관리 기반이 구축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26) 그러나 이런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2004년 이후 1년 동안 시행되고 있는 고용허가제 하에서도 임금, 노동시간 등 전 반적인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27) 또한 고용허가제는 24) Ibid. 25) 노동허가제와 고용허가제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노동허가제 고용허가제 <전제>노동허가 없는 외국인의 국내취업금지 노동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국내노동자와 동일 대우 및 노동법 적용 일반노동허가와 특별노동허가로 구분 사업장의 자유로운 이동. 고용허가제도 외국인노동자의 수입을 전면허용 하는 것을 의미. 노동관계법에 의하여 외국인의 고용 취업을 규제 법무부가 체류허가를 노동부 노동 및 고용허가 구체적으로 공공직업 안정기관에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의 수입을 신청하면 정부에서 상대국과 협의하여 이를 허가해주는 방식. 안양 이주노동자의 집, 고용허가제, 노동허가제 차이점 및 각국의 이주노동자 정책요약자 료 ( ). 자세한 내용은 < 방문) 참조. 26) 유기상 외,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 1주년 평가와 정책과제, 노동부 정책자료 (노동부, ),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39 기존의 산업연수제도와 병행해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제 한하고, 재계약의 권리를 고용주에게만 부여함으로써 기본적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권단체들은 이주노동자에 대해서 고 용허가제가 아닌 노동허가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언급된 사례와 현실에서도 나 타나듯이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내법상 현 재의 국내적 제도 하에서는 실제로 그들이 향유해야 할 기본적 권리보호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하에서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규정을 두 고 있는 국제규범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그러한 국제규범들이 이주노동자들 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정도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2. 移 住 勞 動 者 保 護 를 위한 國 際 規 範 이주노동자의 국제법적 보호를 위하여 UN 및 ILO 등의 국제기구들은 헌장 28), 협약 29), 권고 30) 등을 통해 근로기준을 제시하며, 이것을 회원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국내법으로 수용 및 이를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31) 이러한 국제적 기 27) 이주비용은 4161달러로 2002년 산업연수생 2995달러, 미등록 이주노동자 3063달러와 비교해 대 폭 상승했으며, 전반적으로 임금체불이나 근무 중 상해 등 노동조건도 더욱 악화된 것으로 해석 됐다. 단병호, 이주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노동기본권 실현 국회의원 연구모임, ). 자 세한 내용은 < 방문) 참조. 28) 1945년 UN헌장 제55조에서 인종 성별 언어 종교에 관한 차별이 없는 모든 사람을 위한 인 권 및 기본적 자유의 보편적 존중과 준수 라고 규정하고 있고, 1948년 세계인권선언 제2조에서 는 모든 사람은 하등의 차별 없이 권리와 자유를 향유할 권리를 지닌다. 고 규정하고 있다. 29) 여기에 관련된 협약으로 1965년 인종차별철폐협약, ILO협약 제19호, 제111호, 제127호, 제143호 협약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ILO협약 제100호(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남녀근로자의 동일보수에 관 한 협약), 제111호(고용과 직업상의 차별에 관한 협약)와 제122호(고용정책에 관한 협약), 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제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 제154호(결사의 자유 보장에 관한 협약)에는 가입을 했으나, 제29호(강제근로에 관한 협 약)와 제105호(강제근로폐지에 관한 협약)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다. 유형석, supra note 3, p.58 30) ILO의 권고 중 취업을 위한 이주에 관한 제86호 권고와, 이주노동자에 관한 제151호 권고 등이 있다. 31) 하경효ㆍ김영문, 외국인 근로자의 법적 지위: 헌법적 국제법적 노동법적 사회보장법적 지위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51

340 준은 이주노동자의 고용, 생활의 보장 등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만, 기본원칙은 자국민 근로자와 외국인근로자의 기회와 대우의 평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 國 際 機 構 의 決 議 와 國 際 人 權 關 聯 規 範 가. UN과 世 界 人 權 宣 言 UN총회는 이주노동자들이 가진 법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가들이 그들의 보편적인 인권을 보호할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며, 32) 특히 모든 외국인들이 모든 법 정에서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 노동조합에 가입할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의료 적 치료, 사회보장 및 안전하고 쾌적한 근로 조건에서 일할 권리가 있음을 선언하 였다. 33) 또한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이하 UDHR 이라 함) 34) 제17조 35) 는 모든 사람은 어떠한 구별도 없이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 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UN총회는 입법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UN총회의 결의는 일반적으로 일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다만 권고적 성격을 지닐 뿐이며, UNHD 역시 선언 이라는 한계 때문에 법적 구속력이 없음이 주장될 수 있다. 그 러나 국제관습법 및 법의 일반원칙을 근거로 한 입법적 결의 36) 가 엄연히 존재하 를 중심으로, 외국인 고용에 따른 사회ㆍ경제적 영향평가와 규율방안 (고려대학교 노동문 제연구소, 1998), pp ) Protection of Migrants, GA Res. 54/166, para. 4(Feb. 24, 2000). 33) Declaration on the Human Rights of Individuals Who Are Not Nationals of the Country in Which They Live, GA Res. 40/114(Dec. 13, 1985). 34) 1948년 12월 10일 채택; GA Res. 217A(III). 35) UDHR 제17조 :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그 밖의 견해, 민족적 또 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기타의 지위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구별도 없이, 이 선언에 제시 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36) 이러한 결의에는 천연자원에 의한 영구주권 결의1830(ⅩⅦ), 영토적 비호를 다룬 결의2312(ⅩⅫ), 국가의 경제적 권리와 의무를 다룬 결의3281(ⅩⅩⅨ) 등이 있다. D. W. Bowett, The Law of International Institutions(London: Stevens & Sons, 1982),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41 고, UNDH 또한 정부 및 국제기구 등이 인권규범을 주장하기를 원하거나 특정 국 가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하고자 할 때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되어 왔다는 점 37) 에서, 이들의 법적 구속력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國 際 人 權 規 約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38) (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이하 ICESCR 이라 함) 제2조 제2항 39) 과 시 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40)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 이하 ICCPR 이라 함) 제2조 제1항 41) 에서도 어떠한 차별 없이 동 규약이 인정하는 권리를 존중하고 확보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42) 그리고 경제적ㆍ사회적 ㆍ문화적 권리에 관한 위원회(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이하 ICESCR 위원회 라 함)는 1995년 3월 ICESCR에 대한 제1차 정부보고서와 관련한 권고적 의견에서, 노동조건의 개선사항은 자국노동자 및 타국노동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고, 타국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적 관행을 제거해야 한다. 고 하였으 며,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mmittee: 이하 HRC 라고 함) 43) 또한 대부분의 37) Thomas Buergenthal, Dinash Shelton, David P. Stewart, International Human Rights, 3rd(ed.)(St. Paul, Minn.: West Group, 2002), pp ) 1966년 12월 16일 채택, 1976년 1월 3일 발효; GA Res. 2200A(XXI); 한국은 1990년 4월 10일 가 입, 1990년 7월 10일 발효(조약 제1006호). 39) 제2조 제2항 : 이 규약의 당사국은 이 규약에서 선언된 권리들이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 등에 의한 어 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이 행사되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 40) 1966년 12월 16일 채택, 1976년 3월 23일 발효, GA Res. 2200A(XXI); 한국은 1990년 4월 10일 가입, 1990년 7월 10일 발효(조약 제1007호). 41) 제2조 제1항 : 이 규약의 당사국은 자국 영토 내에 있으며, 그 관할권 하에 있는 모든 개인에 대 하여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 생 또는 기타의 신분 등에 의한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이 이 규약에서 인정되는 권리들을 존중 하고 확보할 것을 약속한다. 42) ICESCR에 따르면 외국인의 생명권 보호, 고문금지, 노예제도 금지, 신체의 자유,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며, ICCPR은 노동의 권리, 동등한 보수와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 노동조 합관련권리, 사회보장권 관련 내용 등을 규정하고 있다. 43) ECOSOC의 보조기관으로서 1946년에 설치된 UN인권위원회(Commission on Human Rights)와 구 분을 요한다. 김대순, 국제법론, 제10판(서울: 박영사, 2005), p.593.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53

342 ICCPR 규정이 국내법적으로 현존하고(present) 있지 않은 외국인 즉, 불법 체류자 를 포함하여 당해 영토 내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44) 2003년 9월 18일 미주인권재판소(Inter-American Court of Human Right)도 Hoffman Plastic Compounds v. NLRB 45) 사건과 관련하여 제출한 권고적 의견에서, 국제법상의 비차별 원칙이란 미등록된(undocumented)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동 재판소는 국가들이 미등록된 이주자들을 고 용하지 않을 주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였으나, 그러한 노동자들도 일단 고용관계가 형성이 되면 그들의 작업장에서 동등하게 인권을 보호받게 됨을 주장 하였다. 즉, 모든 주정부들은 미등록된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관련 기본권 을 보호하지 않는 형태로 이주자 정책을 운용할 수 없음을 주장하면서, 비차별의 원칙이란 불법적인 이주노동자들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되는 강행규범이라는 의견 을 제시하였는데, HRC는 이주민의 인권에 관한 최근의 결의에서 이러한 미주인권 위원회의 권고적 의견을 원용하였다 46) 다. 人 種 差 別 撤 廢 協 約 인종차별철폐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Racial Discrimination: 이하 ICEAFRD 라고 함) 47) 은 제1조 제1항 48) 과와 제2조 제1 44) Human Rights Committee, General Comment 15, The Position of Aliens Under the Covenant(27th Session, 1986), Compilations and General Recommendations Adopted by Human Rights Treaty Bodies, paras. 1-2, UN Doc. HRI GEN Rev.1 at 18(1994), < 방문). 45) 동 사건은 불법적인 이주노동자들이 미국 내 회사의 노동조합 활동에 가담하였다는 이유로 이 들을 부당 해고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으로, 미연방최고재판소는 이러한 경우 불 법적인 이주노동자들에게 미국의 노동관계법(the National Labor Relations Act)이 적용될 여지가 없음을 판시하였다. 535 U.S. 137(2002); Sarah H. Cleveland, "Legal Status and Rights of Undocumented Workers - Advisory Opinion OC-18/03", Americ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vol.99, 2005, p ) UN Comment on Human Rights Res. 2004/53(Apr. 20, 2004), UN Doc. E/CN.4/RES/2004/53, < 방문). 47) 1965년 12월 21일 채택, 1969년 1월 4일 발효, GA Res. 2106(XX); 한국은 1978년 12월 5일 가입, 1979년 1월 4일 발효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43 항 (a)호 49) 에서 거의 모든 체약국에 대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폐지 할 의무를 지닌다. 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인종차별철폐위원회(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Racial Discrimination)도 이주노동자에 대하여 인종, 피 부색, 혈통, 출신국가, 출신민족에 의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는 법과 이주노동자 와 그 거주자의 불안정한 지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였다. 50) 라. ILO ILO협약 제19호(균등대우협약) 51) 와 제111호(고용 및 직업상 차별대우에 관한 협 약) 52) 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ILO는 이주노동자가 불법적 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들이 제공한 노동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 은 아니라는 것을 취지로 ILO의 이주노동자의 기회 및 대우 균등에 관한 협약(제 143호)과 공공부문에서의 단결권 보호 및 고용조건의 결정을 위한 절차적 협력에 관한 권고안(제151호)을 해석하였다. 53) ILO는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4개의 핵심적 인 ILO상의 기본권과 8개의 부속 협약, 그리고 UN의 각종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 는 인권을 포함한 기본적 인권에 관하여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 는 판단을 내렸다. 54) 48) 제1조 제1항 : 이 협약에서 인종차별 이라 함은 인종, 피부색, 가문 또는 민족이나 종족의 기원 에 근거를 둔 어떠한 구별, 배척, 제한 또는 우선권을 말하며 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또는 기타 어떠한 공공생활의 분야에 있어서든 평등하게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인정, 향유 또는 행사 를 무효화시키거나 침해하는 목적 또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49) 제2조 제1항 (a)호 : 체약국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철폐와 인종간의 이해증진 정책을 적절한 방 법으로 지체없이 추구 할 책임을 지며 이 목적을 위하여 인간이나 인간의 집단 또는 단체에 대 한 인종차별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 또는 인종차별을 실시하지 않을 의무를 지며 또한 모든 국 가 및 지방공공기관과 공공단체가 그러한 의무에 따라 행동하도록 보증할 의무를 지고 있다. 50) 국가인권위원회, supra note 22, p ) ILO 협약 제19호는 산업재해로 인해 신체의 상해를 입은 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자국민과 동일 한 근로자의 보상에 관한 대우를 부여하고 있다. 52) ILO 협약 제111호는 고용 및 직업상의 모든 차별을 제거할 목적으로, 국내여건과 관행에 적합한 고용 및 직업상의 기회와 대우의 균등을 증진하기 위해 국내정책선언 및 추구 규정을 두고 있 다. 우리나라는 1998년 12월 5일에 가입하였고 1999년 12월 4일에 발효하였다. 53) International Labor Office Governing Body, Report of the Director-General: First Supplementary Report: Opinion Relative to the Decisions of the International Labor Conference, para. 7, ILO Doc. GB.285/18/1(2002), <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55

344 (2) 國 家 의 義 務 가. 人 權 의 不 可 分 性 과 相 互 依 存 性 1993년 비엔나에서 개최된 UN세계인권회의(UN World Conference on Human Rights)는 인권의 보편성과 불가분성, 상호의존성 및 상호연관성을 확인하였다. 55) 또한 비엔나선언(Vienna Declaration and Programme of Action)은, 정치적, 경제적 그 리고 문화적 체제와 상관없이 모든 인권을 존중하고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는 것 은 국가의 의무라는 것을 천명함으로써, 56)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와 경제적ㆍ사회적 권리 즉, 자유권적 기본권과 사회권적 기본권의 보장 의무는 모두 동등하게 보편 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결국, 동 선언은 노동 관련 기본권 등으 로 대표되는 사회권적 기본권은 더 이상 점진적인 이행을 요하는 권리가 아니라, 자유권적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당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즉각적인 이행 의무가 수반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인권 범주에 동등한 수준의 절차적 보호가 제공되어야 함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57) 나. UDHR과 UN 憲 章 上 의 義 務 UN역시 기본적 인권의 증진과 보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어떤 국가가 이러한 권리들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인하는 경우, 그 국가의 UN헌장상의 의무위 반여부는 헌장 제55조(국제연합의 협력 목적)와 제56조(회원국의 국제협력)의 해석 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UN헌장내에 규정되어 있는 인권보장의무에 대한 해석 54) Ibid., para ) UN World Conference on Human Rights, Vienna Declaration and Programme of Action, A/CONF.157/23(12 July 1993), para ) Ibid., para )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권리 즉, 사회권적 기본권이 시민적ㆍ정치적 권리 즉, 자유권적 기본권 보다 상대적으로 규범적 의미가 불명확한 이유는 사회권적 기본권은 자유권적 기본권과 달리 국내법에서 발전된 법이론이 국제법으로 확대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근로에 관한 권리의 내용 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내입법의 내용보다 앞서 국제법화 되었기 때문이다, Frank NewMan & David Weissbrodt,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Policy and Process(Cincinnati: Anderson Pub., 1990),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45 지침으로 UDHR에서 명시하고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보편적으로 존중하고 준수 해야만 한다. 58) UDHR은 조약은 아니지만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이하 ICJ 라 함)의 나미비아 사건에 관한 권고적 의견 59) 과 1980년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사건 60) 에 대한 판결에서 보면 UDHR은 일반 국제법이 인정하고 있는 근본원 칙을 제시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법적 확신 있는 국제관습법의 일부임을 표명하 고 있다. 그러므로 UDHR의 상당 부분이 국제관습법으로 규범화 되었으며, UN헌 장 하에서 회원국들의 인권보호 의무를 반영하고 또한 정의하고 있다고 할 수 있 다. 다. ICESCR 上 의 義 務 ICESCR 위원회에서는 ICESCR에서 규정하고 있는 다양한 의무들이 즉각적인 구속력을 지니고 있는 의무임을 표명하면서, 당사국의 의무의 본질에 대해 첫째, 권리가 차별 없이 실현될 것을 보장하기 위해 조치이며, 둘째는 그 조치를 취 할 의무를 언급하였다. 또한 동 위원회는 각 권리에 대해 최소한의 필요한 수준으 로 만족시킬 것을 보장할 핵심적인 의무가 모든 당사국들에게 있다고 하였다. 61) 결국 이와 같은 동 위원회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면, 국가의 의무는 크게 세 가지 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 국가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 적으로 침해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무인 존중의 의무(obligation to respect), 62) 둘째, 국가에게 제3자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58) Thomas Buergenthal, supra note 37, p.1. 59) Legal Consequences for States of Continued Presence of South Africa in Namibia(South West Africa) notwithstanding Security Council Resoultion 276(1970), ICJ Reports 1971, para ) United States Diplomatic and Consular Staff in Tehran, ICJ Reports para ) 국가의 의무는 행위의 의무(obligation of conducts)와 결과의 의무(obligation of result)를 동시에 포 함하는 것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만족시키는 최소한의 핵심의무(minimum core obligation)는 모 든 나라에 예외없이 동일하게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General Comment No.3 on the Nature of State Parties' Obligation, E/1991/23( ), para ) UN헌장하에서 회원국은 차별없이 모든 권리를 존중할 것을 서약하였으므로 여기에 위배되는 것 은 UN의 목적과 원칙에 대한 위반이다.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57

346 입법 혹은 다른 방식의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하는 보호의 의무(obligation to protect), 63) 마지막으로 권리의 자유의 효과적인 실현에 목표를 둔 조건들을 적극적 으로 창출할 의무인 이행의 의무(obligation to fulfill) 64) 로 나눌 수 있다. 65) 따라서 우리나라는 ICESCR 당사국이므로 당연히 위의 세 가지의 의무를 지니게 되는 것 이다. 그 결과 제2조 2항 상의 내용을 차별 없이 보장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데 특히 위의 세 가지 의무 중 이행의 의무 를 준수하기 위해서 권리 의 완전한 실현을 위한 입법, 집행 등 광범위한 조치를 채택해야 한다. 66) 이와 관련해서 ICESCR의 제2조 1항의 각 당사국은 특히 입법조치의 채택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수단에 의하여 이 규약에서 인정된 권리의 완전한 실현을 점 진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개별적으로 또한 특히 경제적ㆍ기술적인 국제원조와 협력을 통해서, 자국의 가용자원이 허용하는 최대한도까지 조치를 취할 것을 선언 한다. 는 규정에서 점진적 권리의 실현 이라는 문구 때문에, 단지 선언적ㆍ프로그 램적 규정이 아닌가하는 주장이 있다. 67) 그러나 이 내용에 대해서 1990년 ICESCR 위원회의 General Comment No.3에서 보면 경제적 권리 등의 완전한 실현은 일반 적으로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권리실현 에 있어서 가능한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국가의 의무를 의미하고 있는 것이 라고 한다. 68) 우리나라는 ICESCR과 ICEAFRD의 당사국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 각각의 협 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보장할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헌법에 의해 체결ㆍ General Comment No. 12 on the right to adequate food, E/C.12/1999/5( ), para. 15; General Comment No. 14, para ) General Comment No. 14, E/C.12/2000/4( ), para. 33; General Comment No. 12, E/C.12/1999/5( ), para ) Ibid. 65) 조형석, WTO협정의 적용과 해석에 있어서의 국제인권법의 법적 관련성 연구, 박사학위논문, 한양대학교, 2005, pp ) Ibid., p ) 이 규정에 따라서 ICESCR은 단순히 입법 및 기타 적절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취할 의무만을 규 정하고 있는 비자기집행적 조약이라고 한다. 최승환, supra note 42, p.29 68) General Comment No.3, E/1991/23( ), paras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47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있음 을 규정한 우리나라 헌법규정에 따라 상기한 각 인권협약의 국내적 적용 및 이행 을 해야 하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주노동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국내규범과 이의 이행을 위한 충분한 국내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 겠다. 3.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의 必 要 性 이주노동자는 UDHR과 각종 인권협약에서 살펴보았듯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향유할 수 있고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국내법적으로는 헌법의 규정 상, 국제적으로는 UN의 회원국 및 각종 인권협약의 당사국으로서 그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 나라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정부는 국내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외 국 인력을 받아들였지만 이민자 혹은 시민권자로서가 아니라 일정기간 노동력만 제공한 후 되돌아 갈 사람 의 지위를 부여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이주노동자 에 대한 정책과 법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이 규약에서 인정되는 권리들을 존 중하고 확보할 의무가 있는 여러 인권협약에 저촉될 소지가 많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시정과 개선방안으로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 넓은 보호를 규정한 이주노동 자협약에 가입하는 것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Ⅲ.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具 體 的 考 察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주노동자의 권리는 국내법과 그 체제 하에서는 그 보호가 매우 어려운 실정에 있다. 특히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권리는 거의 보장 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까지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이주노동자협약의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59

348 가입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이주노동자협 약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成 案 背 景 과 意 義 (1) 成 案 背 景 이주자의 기본적 인권의 보호를 보장하는 노력과 그에 관한 협약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1970년대에 이르러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런 기본적 인권들은 이 주노동자협약을 입안하면서 규정되었다. 이주노동자협약의 규정들은 UDHR과 그 내용을 보다 구체화시키고 있는 협약인 국제인권규약 69), 거주하는 국가의 국민 이 아닌 개인의 인권에 관한 선언 (외국인 인권선언) 70), 그리고 ILO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보호 71) 같은 중요한 문서를 기초로 하여 성립되었다. 이와 같이 이주노동 69) 1965년 UN에서 채택된 국제인권규약도 국적에 의한 차별금지를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 만, 어떠한 사람도 또는 모든 사람은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외국인에게도 인권보장이 일반 적으로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국적과는 조금 다르지만 'national origin'(민족적 출신)에 의 한 차별금지에는 국적을 포함한다거나 'other status'(다른 지위)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도 하여 국적에 의한 차별금지를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ICESCR 제2조3항 의 경제적 권리나 ICCPR 제25조의 시민에게 인정되는 정치에 참여하는 권리 와 같이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는 경우 및 합리적 차별에 기초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제인권규약은 내외국인 균등원칙에 입각하고 있다. 家 正 治, 國 際 條 約, 國 際 法 上 の 問 題 外 國 人 勞 動 者 の 人 權,( 東 京 : 大 明 書 店, 1992), pp ) 1985년 12월 UN총회가 채택한 외국인 인권선언은 UN총회 결의에 의한 선언으로 조약으로서의 구속력은 없다. 동 선언은 10개조에 걸쳐 외국인의 인권보장에 관해 일정한 국제기준을 설정하 고 있으며, 모든 외국인에게 인정되는 권리와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인정되는 권리가 구분되어져 전자에게는 전통적 시민적 권리가, 후자에게는 사회보장 등의 사회적 권리 가 보장되어있으며 더 나아가 합법적 체류자 중에서도 노동허가나 취업허가를 보유한 자에 한 해 인정되는 권리도 구분해서 정리되어 있다. Ibid. p ) ILO는 일찍이 주요 관심사 중 하나를 외국인 근로자의 보호에 두고 이주노동자 (Migrant Worker)라는 용어를 사용해 이 특정그룹의 보호를 위해 협약 및 권고의 형태로 국제적 규제를 시도해 왔다. ILO의 기본원칙을 정한 베르사유 평화조약은, 각국에서 법률에 의해 정립된 근로 조건에 관한 기준은 그 국내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모든 근로자의 공평한 경제적 대우를 적절 하게 고려해야 한다.(제427조) 고 규정하고 있고 1919년 이주노동자와 내국인의 균등대우 촉진 을 목적으로 채택하여 1919년 외국인 근로자 상호간 대우에 관한 권고 (제2호), 1925년 근로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49 자에 대한 많은 협약과 선언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UN차원에서 또 다시 언급 된 이유는 UDHR, ICESCR, ICCPR 등의 국제 인권규범이 이주노동자에게도 적용 이 되기는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관한 고유한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충 분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UN의 이주노동자협약에서 다루고 있는 규정들은 이주노동자 일반의 문제뿐만 아니라, 불법적으로 또는 비밀리에 자 행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인권침해의 심각성에도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이유 로 1970년대 초 UN은 취업을 목적으로 한 밀입국에 관한 논의를 시작으로 이주노 동자 권리협약을 제정하기에 이르렀고, 약 20여 년간의 노력의 결과 동 협약이 작 성되어 이주노동자 문제의 처리에 대한 국제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72) ILO는 처음부터 UN이 아닌 ILO에서 이 문제에 대처하는 국제규범을 창설하기를 희망했으나, UN 내부에서 협약 작성의 방향이 명확해지자 이에 전문기관으로서의 조언을 통해 UN에 협력하면서, 협약이 기존의 UN 및 ILO의 인권규약과 내용적으 로 충돌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 후 1990년 6월 이 작업을 마무리 하여 1990년 12월 이주노동자협약을 채택하게 되었다. (2) 協 約 의 意 義 동 협약은 UDHR과 ICESCR 및 ICCPR 등 이전의 6대 인권체제에 규정된 기본 적 인권의 원칙들과 ILO협약 제97호(취업목적의 이유에 관한 협약), 제143호(이주 노동자의 기회 및 처우의 균등증진에 관한 협약)등에 규정된 원칙과 기준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 포괄적 협약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협약은 기존의 다른 재해보상에 대하여 내외국인 근로자의 균등대우에 관한 협약 (제19호), 1939년 이주노동자의 모 집 직업소개 및 근로조건에 관한 협약 (제66호)과 1949년 이주노동자에 관한 협약 (제97호), 1958년 고용 및 직업상 차별대우금지에 관한 협약 (제111호), 1962년 사회보장에 있어서 내외 국인근로자 균등대우에 관한 협약 (제118호), 1975년 불법이주 및 이주노동자의 기회 및 대우균 등 증진에 관한 협약 (제143호), 1982년 이주노동자의 사회보장에서의 권리유지에 관한 협약 (제157호)을 채택하였다. UN Commission for Social Development, 24th Session, 1975, Note by the Secretary-General, ILO Action on Behalf of Foreign and Migrant Workers and their Families, UN Doc, E/CN. 5/523(6/1/75), p.1. 72) A. C. Helton, "The New Convention from the Perspective of a Country of Employment: The U.S. Case", International Migration Review, vol.25, 1991, p.849.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61

350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협약과는 다르게 이주노동자 가족의 처우에 관한 기본원칙 들을 성문화함으로써 이주노동자의 유입으로 발생하는 유입국의 사회 문제를 최 소화하여 각국의 조화를 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동 협약은 무엇 보다 이주노동자가 처하게 되는 어려움 특히, 이주와 관련된 문제들은 불법체류이 주노동자의 경우 더 심각하다는 점을 미리 인식하여, 그들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 하기 위해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993년 비엔나 선언은 사회권적 기본권과 자 유권적 기본권을 불가분의 관계로 보아, 이들 권리를 보장할 실체적ㆍ절차적 의무 가 서로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이주노동자협약은 이러한 불법 이주노동자 의 사회권적 권리의 즉각적인 보호 의무 이행을 규범화하였다는 점에서도 그 상 당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73) 73) 국제이주민권리감시위원회(International Migrants Rights Watch Committee)에서는 이주노동자협약 의 의의를 10가지로 정의한다. 첫째, 이 협약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국제경제에서 행하는 핵심 적 역할을 인정한다. 둘째, 이 협약은 이주노동자들과 그 가족 구성원들은, 국제적 상황 하에서 인권보호가 필요하고 그들의 법적 지위에 상관없이 그러한 것을 향유할 권리를 부여받은 사회 적 약자들이라고 규정한다. 셋째, 이 협약은 이주노동자에 관한 지금까지의 문서 중 가장 포괄 적인 국제협약이다. 넷째, 국제사회는 처음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를 이주자로 인정하는 이주노 동자에 관한 국제적 정의를 내렸다. 다섯째, 이주노동자는 노동자나 경제적 실체 이상이며, 가 족이 있는 사회적 실체이다. 여섯째, 협약은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합법적이거나 불법적 이민 상 황에 있건 간에 기본적인 인권을 부여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일곱째, 협약은 또한 고용국에서 외국인 위치에 있는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어떤 상황 하에서는 내국인과 동등하게 다뤄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대우의 평등 개념을 확장시키고 있다. 여덟째,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법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시민적, 문화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세우고 그렇게 하려는 국가들이 특정지역에서는 부가적 보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 구한다. 아홉째, 대체적으로 협약은 이주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전 이주과정을 통해서 착취당 하는 것을 없애고 예방하는 것을 추구한다. 마지막으로 협약은 그의 수행을 위한 메커니즘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는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국제사회로부터 중대한 참 여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 방문) 참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51 2.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內 容 (1) 協 約 의 槪 括 的 構 成 이주노동자협약은 전문과 9개 부분 총 93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전문 에는 이주노동자 협약의 필요성과 목적이 명시되어 있다. 제1부(제1조-제6조)에는 협약이 적용되는 근로자의 범위와 용어의 정의들이 규정되어 있고, 제2부(제7조)는 권리 향유에서의 비차별의 원칙을, 제3부(제8조-제35조)는 증명서를 소지하지 않았 거나 불법체류상태에 있는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이주노동자가 향유하는 인권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4부(제35조-제56조)는 증명서를 소지하였거나 적 법상태에 있는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에게만 인정되는 기타의 권리를, 제5부(제57조 -제63조)는 국경 노동자 등 특정 범주에 속하는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에 관 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제6부(제64조-제71조)는 근로자와 그 가족의 국제적 이주에 관해 건전하고 형평에 맞고 인도적이며 적법한 상태를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 치, 제7부(제72조-제78조)는 협약의 적용과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 제8부(제79조-제84조)는 다른 협약과의 관계 및 권리구제에 관한 일반조항 을 규정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제9부(제85조-제93조)는 협약의 효력 발생, 가입,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분쟁의 해결 등의 최종조항을 각각 규정하고 있다. 74) (2) 協 約 의 適 用 對 象 과 範 圍 동 협약 제2조 1항에서는 이주노동자(migrant workers)란 그 사람이 국적국이 74) 이주노동자협약의 제3부 및 제4부는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주력하고 있는데, 제3 부에서는 출국의 자유, 생명권, 고문 또는 비인도적 형벌의 금지, 강제노동의 금지, 사상ㆍ양심 의 자유, 신체의 자유, 국외추방의 제한, 자녀의 권리, 노동조합에 대한 권리 등을 규정하고 있 고, 4부는 등록된 이주노동자들에게 추가적으로 인정되는 권리로 일시출국의 권리, 이동ㆍ주거 선택의 자유, 결사에 대한 권리, 본국의 공무에 참가할 권리, 가족의 결합, 직업선택의 자유 등 을 규정하고 있다. 1 3부에서 명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권리는 체류자격 여부를 불문하고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며, 특히 4부는 시민적ㆍ정치적 권리 영역에서 등록노동자의 권리를 상세 히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주노동자권리보호협약은 7부 제76조에서 국가 간 청원, 제77조에서 개인 청원을 명시하고 있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63

352 아닌 나라에서 유급활동에 종사할 예정이거나, 이에 종사하고 있거나, 또는 종사 하여 온 사람을 말한다. 고 정의함으로써, 국제협약 상 최초로 보수를 받는 활동에 종사하는지 여부에 기초하여 이주노동자의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정의는 광 범위하게 이주노동자가 되려고 계획하고 있거나 나라 밖에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 혹은 외국에서 일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를 포함 하고 있다. 또한 협약은 현대세계에서 이주노동자가 처한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볼 때, 국경 근로자(frontier worker) 75), 계절근로자(seasonal worker) 76). 선원(seafarer) 등 특정범주 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고용 관계없는 자영노동에 종사하는 자(self-employed worker) 77) 등도 포함시킴으로써, 매우 광범위한 근로자가 동 협약의 보호의 대상 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국제공무원, 외교관, 난민, 유학생 등 제3조 에서 열거된 자는 협약의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이 조항에서 종사 할(to be engaged) 사람이란, 아직 국적국을 떠나지 않았더라도 고용국에서 취업을 위한 고용계약을 체결한 잠재적 이주노동자를 말 하며, 종사해 온(has been engaged) 이라는 용어도 고용국에서 여타 이유를 불문하 고 고용관계 종료 후 에도 이주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유지시키기 위해 포함된 것 이다. 78)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동 협약이 이주노동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구성원에게 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족은 이주노동자와 혼인한 자, 법률에 따 라 혼인과 동등한 효력을 갖는 관계에 있는 자(사실혼관계), 그리고 피부양 자녀와 75) 제2조 2항 (a)호 : 국경근로자 란 그 거소를 인접국에 두고 통상 매일 또는 적어도 매주 한 번 은 귀가하는 이주노동자를 말한다. 76) 제2조 2항 (b)호 : 계절근로자 란 그의 작업이 성질 상 계절조건에 의존하며, 일 년 중 일정기 간 동안만 수행되는 이주노동자를 말한다. 77) 제2조 2항 (h)호: 자영노동자 란 고용계약에 의하지 않고 유급활동에 종사하며, 통상 혼자 또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일하여 생계를 얻는 이주노동자 및 취업국의 법률이나 양자 또는 다자협정 에 의하여 자영취업을 인정받은 여타의 이주노동자를 말한다. 78) Report of the Open-ended Working Group on the Elaboration of an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rant Workers and Their Families hereinafter Report of the Open-ended Working Group, UN Doc. A/C.3/40/1(20/6/85),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53 법률이나 협정에서 인정되는 피부양자를 포함한다(제4조). 또한 협약 제1조 2항에 의해 이 협약은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전 이주기간 에 적용되며 그들의 권리와 보호를 모든 단계에 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79) 아울러 이 협약의 적용대상인 이주노동자 및 그 가족구성원은 성별, 인종. 피부색, 민족적 출신, 국적 등 어떤 이유에 의한 구별도 없이 평등하게 협약의 적 용을 받아야 하며(제1조 제1항), 협약의 당사국은 이 협약에서 인정되는 권리를 존 중하고 확보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제7조). 그러므로 동 규정은 국제인권법의 기본 원칙인 비차별ㆍ평등의 원칙에 근거하여 그 권리가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 고 있다. (3) 移 住 勞 動 者 와 그 家 族 構 成 員 의 人 權 이주노동자협약의 제3부에서 규정하고 있는 권리는 체류의 합 불법여부를 불 문하고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적용된다. 여기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리는 자유권적 기본권 80) 과 사회적 기본권 81) 같은 기본적 권리로, 내국인과 이주노동자 간에는 절대적 균등대우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한다. 82) 여기서 말하는 이주노동자 79) 여기서 말하는 모든 단계에 대해서 제1조 2항을 보면 준비, 모집, 출발, 이동, 고용국에서의 체 류, 고국이나 영주국으로의 귀환과 재정착의 일컫는다. 80) 자유권적 기본권 은 ICESCR이 보장한 권리와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생명권(제9조), 고문의 금 지(제10조), 노예제도의 금지(제11조), 양심의 자유와종교의 자유(제12조), 표현의 자유(제13조), 사생활의 자유(제14조), 재산에 대한 권리(제15조),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제16조), 자 유를 박탈당한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문화적 독자성의 존중(제17조), 재판청구권(제18-19조), 계약상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구속금지(제20조), 신분증명서와 여권 등 증명서의 압수와 훼손의 금지(제21조), 자의적 국외추방의 금지(제22조), 외교적보호권(제23조)이 규정되어 있다. 81) 사회권적 기본권 은 ICCPR에 보장된 권리 중 근로의 권리,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을 내국 인과 동일하게 향유할 권리(제25조),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그가 선택한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권 리(제26조), 사회보장에 대한 권리(제27조), 의료보장의 권리(제28조), 가족 임산부 어린이 보호 (제29조), 교육에 대한 권리(제30조), 문화 과학 예술활동의 권리(제31조), 개인적 재산 소지품 을 국외로 가지고 나갈 권리(제32조), 이 협약에서 발생하는 권리와 정보를 이해 가능한 언어로 제공받을 권리(제33조)가 규정되어 있다. 82) 이주노동자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ILO협약에서도 이주노동자협약 제3부에서처럼 권리가 규정되 어 있지는 않다. M. Hasenau, "Setting Norms in the Unites Nations System: The Draft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rants Workers", International Migration Review, vol.28,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65

354 의 범위에는 협약의 전문, 83) 제5조, 84) 제25조 제3항 85), 제36조 86) 의 규정에 의해서 체류기간을 초과하거나 체류자격이 없는 외국인인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도 포함된 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제35에 의하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는 보호하지만 제3부의 어떤 규정도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상황을 정규 화(적법화)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 이유는 불법체류 자체는 동 협약 제6부에서 규정되어 있는 건전하고 공평한 국제적 이주조건에 속 하지 않기 때문이다. (4) 正 規 的 狀 況 의 移 住 勞 動 者 와 그 家 族 들의 其 他 의 權 利 이주노동자협약 제4부에서는 적법한 상태에 있는 이주노동자에게 추가적으로 보장되는 권리에 관해서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의 권리는 제3부에서보다 좀 더 광 범위하고 자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그 권리의 내용으로는 이주노동자가 고용국으 1990, pp ) 협약 전문 : 이주와 관련된 문제들은 비정규 이주의 경우에 한층 심각하다는 점에 유의하여, 그 들의 기본적 인권의 보호를 보장함과 동시에 이주노동자의 은밀한 이동과 불법거래를 방지하고 제거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가 취하여져야 함을 확신하고, 미신고 또는 비정규적 상황하의 이 주노동자는 종종 다른 노동자보다도 불리한 근로조건하에 고용되어 있으며, 일부 고용주는 불공 정한 경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이에 현혹되어 그 같은 노동력을 찾는 점을 고려하고, 모든 이주노동자의 기본적인 인권이 보다 광범위하게 승인된다면 비정규적 상황의 이주노동자의 고 용에 의지하기가 단념될 것이며, 나아가 정규적 상황의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에 일정한 권리를 추가로 인정한다면, 모든 이주노동자와 고용주가 당사국의 법률과 절차를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 이 촉진될 것임을 고려하고,...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nant Workers and Their Families UN Doc. A/C. 3/40/1(20/6/85), paras ) 제5조 : 이 협약의 적용상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은; (a) 취업국의 법률 및 그 국가가 당사국인 국제협정에 따라 그 국가로의 입국, 체류, 유급활동에 의 종사가 허용되면, 신고되거나 정규적 상황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b) 전 (a)호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는, 미신고 또는 비정상적 상황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85) 제25조 제3항 : 당사국은 이주노동자의 체류 또는 취업이 비정규적이라는 이유로 인하여 이 원 칙으로부터 파생되는 어떠한 권리도 박탈당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조치 를 취하여야 한다. 특히 그러한 비정규성을 이유로 고용주는 법률상 또는 계약상의 의무를 면제 받을 수 없으며, 그들의 의무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제한되지 아니한다. 86) 제36조 : 취업국에 신고된 또는 정규적 상황의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은 이 협약 제3부에 규정된 권리에 추가하여 제4부에 규정된 권리도 향유한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55 로 출국하기 전 또는 입국할 때 입국, 체류 및 유급활동에 수반한 요건에 대해 고 지 받을 권리(제37조), 재입국의 권리(제38조), 거주이전의 자유와 주거선택의 자유 (제39조), 이익을 보호하고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단체 및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 (제40조), 본국의 공무에 참여할 권리(제41조), 기관과 지역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 는 권리(제42조), 교육 서비스 이용, 사회보장 서비스의 이용, 문화적 생활 참여 등 광범위한 사회참가권리(제43조), 고용국에서 가족과 결합할 수 있는 권리(제44조), 이주노동자의 가족의 내국민대우의 원칙과 위의 모든 권리 보장(제45조), 입 출국 시 면세조치(제46조), 가족부양을 위한 송금의 권리(제47조), 이중과세 회피(제48 조)가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유급활동을 종료했더라도 재고용을 위한 기간체류 보장(제49, 제51조), 특별한 사정에 의한 이주노동자가족의 체류 보장(제 50조), 직업선택의 자유(제52조, 제53조), 해고, 실업수당 등에서도 내국민대우원칙 적용(제54조, 제55조), 자의적 추방금지 원칙(제56조)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근로 조건 및 고용조건에 관한 권리와 노동조합결성에 관한 권리 87), 주거에 관한 권리, 가족결합의 보호에 관한 권리는 적법한 이주노동자에게만 허용되는 권리로 규정 되어 있어 기본적인 권리에서보다 더 인도적인 배려를 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직업선택의 자유에 관한 권리에서 기한부 이주노동자에 대해서 2년간의 거주와 유급활동 후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제52조 제3항의 (a)호와 (b)호의 제한은 이 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약의 목적에 상당히 반하는 내용이 라고 판단된다. 88) (5)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履 行 메커니즘 1969년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Vienna Convention on the Law of Treaties: 이하 조약법 협약 이라 함) 제26조는 약속(합의)은 지켜져야 한다. (pacta sunt servanda) 89) 는 원칙을 조약 및 협약의 준수 근거로 삼고, 발효된 조약은 당사국을 87) 제3부에서는 노동조합과 그 밖의 단체에 가입하고 활동에 참가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제4부 에서는 스스로 노동조합과 단체를 결성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88) 위 조항의 기간적 제한은 권고이므로 이런 기간의 여부는 고용국에 달려 있다. 이러한 접근은 ILO규범의 존재를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강력한 비난을 받았다. Report of the Open-ended Working Group, UN Doc. A/C. 3/37/1(11/6/82), pp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67

356 구속하며 당사국의 성실한 이행 의무를 부과하고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일정한 국제협약에 가입한 후 국가주권을 이유로 당해 협약이 부과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책임을 져야한다. 이와 같이 당사국의 협약 상 의무의 이행 상태를 실질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주체로는 당해 협약이 설치한 위원회, 동 협약의 타당사국, 협약이 다루는 사항에 관하여 일정한 권한을 갖는 UN을 포함한 국제기구, 국가인권기구, 국제ㆍ지역차원의 비정부단체(NGO), 협약당사국 내의 개 인이나 단체 등이 있다. 특히 UN의 후원 하에 채택된 7대인권조약 체제 내에서는 각 조약의 이행을 감시할 별도의 조약기구와 이행절차를 확립하고 있다. 90) 그 중 89) 이 원칙은 조약법 협약 전문과 제2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당시 협약문을 작성했던 국 제법위원회(International Law Commission)는 동 원칙을 구성하는 법적 원칙이 신의성실의 원칙 (good faith)이며, 협약상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보장하기 위한 궁극적인 원칙으로서 동 원칙을 규정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Ian Sinclair, The Vienna Convention on the Law of Treaties, 2nd.(ed.)(Oxford: Manchester Univ. Press, 1984), p ) <7대 주요 인권조약 이행감시기구 및 절차> 조약 조약이행감시기구 국가 국가 간 개인 보고절차 통보절차 통보절차 조사절차 ICESCR(1966) CESCR O X X X ICCPR(1966) ICCPR 선택의정서(1966) ICCPR 제2선택의정서(1989) HRC O O O X ICEAFRD(1965) ICEAFRD O O O X 여성차별철폐협약(1979)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1999) 여성차별철폐위원회 O X O O 고문방지협약(1984)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2002) 고문방지위원회 O O O O 아동권리협약(1989) 아동의 무력분쟁 관여에 관한 선택의 정서(2000) 아동매매 아동매춘 및 아동포르노그 라피에 관한 선택의정서(2000) 아동권리위원회 O X X X 이주노동자협약(1990)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 위원회 O O O X 정경수, 고문방지협약 상 통보제도의 도입여부 및 이에 따른 문제점, 국가인권위원회세미나 - 고문방지협약 및 그 선택의정서 관련 주요쟁점 분석 (국가인권위원회, 2005), p.120,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57 이주노동자협약도 제72조 제1항 (a)호에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 위원회 (Committee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rant Workers and Members of Their Families: 이하 위원회 라고 함)를 설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보고절차, 국가 간 통보절차, 개인통보절차를 이행절차로 삼고 있다. 가. 國 家 報 告 節 次 동 협약 제73조와 제74조는 협약 이행 절차 중 하나인 국가보고절차를 규정하 고 있다. 동 규정에 의하면, 당사국은 협약 규정의 이행을 위하여 취한 입법, 사법, 행정 및 기타 조치에 관한 보고서를 위원회의 검토를 받기 위하여 이 협약이 발 효한 후 1년 이내, 그 이후에는 5년마다 및 위원회가 요청할 때면 언제든지 UN 사무총장에게 제출해야 한다(제73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 위원회는 각 당사국이 제출하는 보고서를 심사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논평을 해당 당사국 에게 송부한다(제74조 제1항). 그리고 UN사무총장은 위원회의 각 정기회의가 개최 되기 이전 적절한 시기에 당사국이 제출한 보고서의 사본과 보고서의 검토에 관 련된 정보를 국제노동사무소 사무총장에게 송부하여, 이 협약에 의하여 취급되고 있는 ILO의 권한 영역에 속하는 사항에 대하여 사무소가 전문지식을 제공함으로 써 위원회를 원조할 수 있도록 한다(동조 제2항). 그러나 실제로 국가보고절차를 내는 국가들은 인권에 대해 문제 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위원회는 국내법적 상황과 규정까지도 상세하게 검토하여 효율적인 감시가 이루 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보고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보고서의 내용이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며, 위원회가 보고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더라도 법 적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국에 대해 그 견해의 국내적 이행을 강제 하거나 권고할 수 없다. 따라서 일종의 구제방법으로서 국가보고제도는 매우 불완 전한 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91) 91) 김태천, 국가인권규약(B규약)의 국제적 실시조치, 국제법학회논총, 통권 제87호(대한국제법 학회, ), p.239.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69

358 나. 國 家 間 通 報 節 次 협약의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기 위해서는 이행감시를 위원회에게만 맡길 수 없 으며, 각 체약국은 다른 체약국들의 협약 이행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따 라 동 협약은, 협약의 당사국은 타당사국이 협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을 때 이러한 문제를 위원회에 통보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보 는 자국에 대한 위원회의 권한을 인정함을 선언한 당사국에 의해 제출된 경우에 만 접수되고 검토될 수 있다고 하여, 선언을 행하지 않은 당사국에 관한 통보는 위원회에 접수되지 않는다(제76조 제1항). 다시 말해, 이 절차는 협약을 비준하는 것 외에 이 절차를 규정한 특별조항을 수락한 체약국 상호간에서만 한 체약국이 전통적인 외교보호권의 논리를 넘어, 다른 체약국의 규약위반을 위원회에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위원회는 문제해결을 위하여 개입할 수 있게 된다(동조 동항 (b)호). 그리고 당사국은 서면통보(written communication)를 통하여 이 문제에 관한 타방 당사국의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다. 당사국은 위원회에도 이를 통지하고 통 보를 접수한 후 3개월 이내에 접수국은 문제를 제시한 국가에게 해명서(written explanation)를 보내야 한다(동조 동항 (a)호). 통보수령에서 조정되지 않으면, 양 당 사국 모두 일방적으로 당해 문제를 위원회로 회부할 수 있는데 위원회는 일반적 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에 따라 모든 국내구제수단이 완료되었음을 확인한 후에 자 신에게 부탁되어온 문제를 다룰 수 있다(동조 동항 (c)호). 상기한 바와 같이 위원 회는 동 협약에 승인된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존중을 기초로 문제를 우호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분쟁당사국들에게 주선(good office)을 제공하기도 한다(동조 동항 (d)호). 그러나 이 국가 간 통보제도는 다른 인권협약에서 살펴보면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국가 간 통보제도가 특별조항으로서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한 데다 실효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그 첫 번째는 국가 간의 정치적 외교적 이해관계 때문이고, 두 번째는 위원회도 형 식적인 조정절차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92) 92) Ibid.,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59 다. 個 人 通 報 節 次 동 협약 제7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인통보절차에 관한 내용은 10개의 협약 당사국이 제77조 제1항 상의 선언을 하였을 때에 발효된다, 일단 협약의 관할권에 속하는 개인은 이 협약에 의하여 규정된 개인적 권리가 그 당사국에 의하여 침해 되었다고 주장하는 통보를 접수하고 검토할 위원회의 권한을 인정한다고 언제든 지 선언할 수 있다. 이 선택적인 통보절차는 비슷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ICCPR 에 대한 선택의정서를 채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93) 위원회는 이러한 선 언을 하지 아니한 당사국의 통보는 접수하지 않는다. 협약 제77조에 따르면 위원 회는 익명으로 통보되거나 통보제출권을 남용한 경우 또는 당해 통보가 협약 규 정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그러한 통보는 심리적격이 없는 것 으로 간주하여야 한다(동조 제2항). 그 밖에도 위원회는 동일문제가 다른 국제적 조사 및 해결절차에 의해 검토되고 있는 동안에는 개인의 진정서를 검토하지 않 는다(동조 제3항 (a)호). 그리고 위원회는 제출서나 진정서에 관해 관련 체약국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하며 진정서를 전달받은 당해 체약국은 6개월 이내에 위원회 에 진술서를 제출해야 한다(동조 제4항). 또한 위원회는 개인과 당해 체약국으로부 터 취득한 모든 서면정보를 토대로 하여 비공개로 진정서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관련 체약국과 개인에게 전달해야 한다(동조 제6항, 제7항). 이와 같이 개인통보제도는 협약이 보장하고 있는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실체적ㆍ절차 적 요건들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기본적 인권 보장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는 이주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관련하여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것 이다. 94) 그러나 피 청원국의 경우 자국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에 93) ICCPR 선택의정서, 조약 제1008호( 한국에 대해 발효). 94) 우리나라에서 개인통보제도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는 모두 시민적 정치적 권리규약선택의정 서에 따른 절차이다. 그 중 종결된 대표적인 사건으로 타 사업장의 파업에 대한 지지성명에 대 한 차별로 제19조 표현의 자유위반과 관련된 손종규 사건 (CCPR/C/54/D/518/1992, ), 정치적 연설과 문건배부에 대한 처벌로서 역시 제19조위반이 발견되었던 김근태 사 건 (CCPR/C/64/D/574/1994, ), 반정부시위 및 단체가입에 대한 처벌을 받아 역시 제19 조상의 권리를 침해받은 박태훈사건 (CCPR/C/64/D/628/1995, ), 강용주 사 건 (CCPR/C/78/D/878/1999, ), 모내기 그림에 대한 처벌에 대한 제19조위반한 신학철 사건 (CCPR/C/80/D/926/2000, )등이 있다, supra note 60, p.139.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71

360 대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주노동자협약도 가입만으로 개인통보제도 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개인통보제도도 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하 는데, 일단 심사절차가 비공개이고 서면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 린다는 점과, 위원회의 견해 역시 법적 구속력이 없고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지 때 문에 그 실효성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95) 3.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包 括 性 협약의 구성과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UN이 채택한 이주노동자의 권리협약 은 ILO협약보다 폭넓은 사항에 대해서 매우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와 그 권리보호에 많은 규정을 두고 있다 는 것이다. 게다가 협약전문이 이주에 관한 인권문제가 불법적인 이주의 경우에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그 기본적 인권의 보호를 확보함과 동시에 적 절한 조치가 장려되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듯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인권보 호를 협약 본연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96) 협약은 이주노동자를 경제적 실체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총체로서 인식하여 가족구성원까지 협약의 보호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 도 더 이상 이주노동자들을 경제활동의 생산 요소 중 하나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 라,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아야 할 사회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 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구축 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또한 이를 위해서는 이주노동자협약의 조속한 가입을 통해 국제인권법의 기본원칙인 비차별ㆍ평등의 원칙을 구현해야 함이 타당하다. 95) 김호ㆍ임석봉, 인권보장제도, 21세기 국제인권법의 과제와 전망 (서울: 삼우사, 1999), p ) J. A. R. Nafziger & B. C. Bartel, "The Mignant Workers Convention: Its Place in Human Rights Law", International Migration Review, vol.25, 1991,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61 Ⅳ.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위한 國 內 法 的 整 備 이주노동자협약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보호할 수 없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나, 합법적 체류자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 는 가장 적절한 해결 방안이다. 그러나 협약의 가입과 협약상의 의무 이행에 따른 국내법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문제점 분석 및 이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이주노동자협약에 위 반되는 국내법상의 제도에 대해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보도록 한다. 1. 移 住 勞 動 者 協 約 의 加 入 과 履 行 국제인권의 국내적 실현 및 보장은 당사국들의 정치적ㆍ도덕적 의무가 아니라 법적 의무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상기한 바와 같이 이주노동자협약은 7대 주요 인권협약 중 하나로서 각 당사국들에게 조약의 이행의무를 법적으로 부과하고 있 기 때문이다. 국제인권법상의 의무는 관련 당사국들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의지 와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97) 따라서 우리나라가 이주노동자협약에 당사국이 되었 을 경우, 보다 효율적으로 협약을 국내법 체계 내에서 이행할 수 있도록 우리의 법과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모색해보고자 한다. (1) 國 際 人 權 協 約 履 行 에 대한 우리나라의 慣 行 헌법 제6조 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 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 동의를 거 쳐 체결, 비준된 협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며 국내법의 일부로 간주된 다. 98) 그러나 조약의 국내법적 효력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서 국내에서 직접 적 97) 정경수, 국제인권조약의 국내이행 실태와 증진방안, 국가인권위원회 심포지움 - 국제인권법 의 국내이행에 있어 문제점 및 대안 (국가인권위원회, ), pp ) 우리나라처럼 조약이 헌법에 따라 체결되고, 발효될 때, 별도의 입법조치 없이 자동적으로 국내 법의 일부로 수용되는 국가를 국제법과 국내법의 관계에 있어 일원론적 국가(monistic state)라고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73

362 용되지는 않는다. 국내법적으로 효력을 가진 조약이라고 하더라도 조약이 직접적 으로 집행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별도의 입법조치가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전자 를 직접적용(direct applicability) 또는 자동수용(automatic incoporation)이라 하고, 후 자를 간접적용(indirect applicability) 또는 입법수용(legislative incoporation)이라고 한 다. 99) 그러므로 국내법적 효력을 갖는 국제인권조약의 직접적용가능성은 일원론적 국가에서 제기되는 문제로 그 여부는 각국 국내법체제 또는 국내법원이 결정하는 국내법의 입장에 따르게 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우리 법체제가 국제인권조약의 직접 적용 및 자기집행성을 전 체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UN인종차별철폐위원회 에 제출한 제8차 보고서와 UN아동권리위원회 제11차 제276회의 100) 에서 밝히고 있 다. 또한 우리 정부는 UN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제2차 국가보고서에서 협약에 상 응하는 국내법의 흠결 시 협약 규정들이 직접 적용된다. 고 밝힌 바 있다. 101) 그러 므로 우리 법체계나 정부의 입장을 통해 추론해 볼 때, 국제인권조약의 직접 적용 과 자기집행성은 오로지 국내법에 흠결이 있을 때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그 결과 국제인권조약의 유권해석이나 추후 합의 또는 관행을 통해 제시되는 구체적 권리 하며, 이런 도입방식을 수용이론(doctrine of incorporation)이라고 한다. 따라서 국제조약의 국내효 력은 국내법체계가 어떤 방식을 채택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Peter Malanczuk, Akehurst's Modern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Law, 7th(ed.)(New York: Routledge, 1997), pp ) 여기서 구별할 개념이 조약의 자기집행성(self-executing)이다. 이 개념은 직접적용과 혼동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나라가 직접적용의 헌법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나라가 가입하 는 모든 조약이 특별한 국내입법조치 없이도 개인이 법원에서 권리로 주장할 수 있는 즉, 자기 집행성조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집행성 유무는 원칙적으로 조약의 규정방식에 따라 결정되 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나라의 헌법이 직접적용의 헌법정책을 취하고 있는 경우 국내법원에 서 개인이 조약의 직접적용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약이 자기집행적이냐 아니냐를 가리는 것이 문제가 된다. 박찬운, 국제인권법, (서울: 한울아카데미, 1999), pp ) 동 보고서에서 인종차별철폐조약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원용할 수 있으며, 직접 적용할 수 있 다 고 적시하였다.(CERD/C/ 258/Add.2, Eighth Periodic Report of state parties due in 1994: Republic of Korea, 23/11/95, para. 9); 동 회의에서 아동권리협약 규정들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직접 원용될 수 있고 적용되고 있다 고 밝혔다(CRC/C/SR.276*, Summary record of the 276th meeting: Republic of Korea, 26/03/96, para. 9); 정경수, supra note 97, p.84에서 재인용. 101) CCPR/C/114/Add.1, Second periodic reports of State parties due in 1996 State Party Report, English, 20/08/098, para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63 내용이 국내법적으로 수용되지 않는 법적 부조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 로 우리나라는 일원론적 법 체제를 취하고 있으므로 별도의 입법조치 없이 국제 인권조약의 국내법적 효력이 인정된다. 특히 ICESCR과 ICCPR 채택 당시 조약의 자기집행성을 가질 수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102) 국내법상 직접 적용될 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권조약이 국내적으로 이행이 될 때 당연히 우리나라의 국 내법 상황과 맞지 않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 이주노동자협약을 제외한 6개 인권 협약의 가입 현황을 살펴보면, 일단 채택을 먼저 한 후, 가입이나 비준 시 국내법 과 충돌하는 규정이 있을 경우에는 관련 조항에 대해 유보를 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가입 및 비준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3) 따라서 우리나라는 국제인 권협약의 가입 및 비준 후 국제인권협약의 국내적 실현을 국내법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입법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때에는 조약의 국내이행을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내용을 검토하여 좀 더 종합적이면서 일관된 제도적 측면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2)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 위한 小 考 국제적으로 승인된 인권법상의 의무를 국내적 차원에서 준수하고 이행하는 것 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국 적을 초월한 인간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인권선 102) 제2조 제1항: 이 규약의 각 당사국은 특히 입법조치의 채택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수단에 의해 이 규약에서 인정된 권리의 완전한 실현을 점전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자국의 가용자원이 허용 하는 최대한도까지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 제2조 제2항: 이 규약의 각 당사국은 현행의 입법조치 또는 기타 조치에 의해 아직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이 규약에서 인정되는 권리들을 실현하지 위하여 필요한 입법조치 또는 기타 조치를 취하기 위해 자국의 헌법상의 절차 및 이 규약의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을 약속한다. 103) 우리정부는 대한민국은 1990년 9월2일에 발효된 아동권리협약 에 1990년 9월 25일에 서명하 였고, 협약에 나타나고 있는 내용 중에서 현행의 관련법들과 저촉되고 있는 일부 조항들에 대 하여 유보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1991년 11월 20일에 비준서를 기탁했다 고 밝혔다 (CAT/C/32/Add.1, Initial reports of State parties due in 1998 State Party Report, English, 30/05/06).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75

364 진국으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인권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법과 제도, 절차 상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그의 개선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1990년대 이후의 관행에 비추어보면 인권과 관련한 사회적여건의 개선과 국내법제도의 정 비가 이루어지면서 전변되었고, 그 결과 조약을 비준 및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기존의 우리나라의 관행으로 미루어 보아, 이주노동자협약 또한 우선적 가입 후 관련 국내법을 개정 또는 제정하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 위한 立 法 的 提 案 이주노동자가 지니는 권리에는 인간, 비차별, 평등, 고문금지, 프라이버시, 거주 이전의 자유, 교육, 존엄과 같은 자유권과 사회권의 모든 권리가 포함된다. 그러므 로 우리는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권리보장의 실현을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제 도, 시설을 정비해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가는 국제적 협약 에 대하여 존중의 의무, 보호의 의무 그리고 이행의 의무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이행의 의무는 국가가 협약에 보장된 권리를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적절한 입법, 집행, 증진을 위한 기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104) 우리나라의 경우 이주노동자협약의 내용 중 가족결합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제외하면 이미 가입한 국제인권협약과 그 내용이 중복되기 때문에 이하에서는 현 행법상의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고용허가제와 출입국관리법, 외국인보호소가 기본 적 권리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이주노동자협약과 상충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 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인 방법으로서 입법적ㆍ환경적 제안을 하도록 한다. (1) 移 住 勞 動 者 關 聯 制 度 改 善 고용허가제란 외국 인력을 고용하려는 사업자가 직종과 목적 등을 제시할 경우 정부(노동부장관)가 그 타당성을 검토하여 허가여부를 결정하는 외국인력 도입정 책으로, 대부분의 유럽국가와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04년 8월부 104) 협약 제84조: 각 당사국은 이 협약 규정의 이행에 필요한 입법 및 기타 조치를 채택할 것을 약 속한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65 터 시행하고 있다. 고용허가를 받은 사용자는 국외에서 직접 모집하거나 대통령령 이 정한 공공단체 또는 비영리법인을 통해 모집할 수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는 송 출국의 국가기관, 또는 그 국가가 인정하는 기관을 통해야 한다. 사용자는 1년 이 내의 기간을 정하여 노동허가를 받은 외국인근로자와 고용계약을 체결하는데, 계 약을 체결할 때 임금, 근로시간, 휴일, 휴가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과 동거를 위 한 가족동반 금지에 관한 사항들이 포함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부는 고용허가제를 실시함으로써 이주노동자들의 여건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데 그 이유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합법적 노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 외국 인력을 보호하려는 정책 방안이라는 측면에 서 의미가 있는 고용허가제를 통해서 특히 인권보호강화와 고용관리 기반이 구축 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105) 그러나 이런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지난 1년 동 안 시행되었던 고용허가제 하에서도 여전히 임금, 노동시간 등 전반적인 이주노동 자의 권리 침해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 職 業 選 擇 의 自 由 保 障 고용허가제는 용어 그대로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있어서 허가를 요건으로 하는 제도로서, 이주노동자가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주노동자 를 선택하는 제도이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우리나라의 법 규정에 대해 거의 무지한 상태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취업함으로써 사업장에 신분적으로 예속되는 측면이 강하다. 106) 따라서 이 내용 자체만으로도 동 협약의 규정 제52조 107) 와 제 53조 108) 에서 보장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의 권리를 위반한 것이 된다. 또한 이 러한 권리 침해의 결과 노동계약을 체결한 이주노동자는 자신이 정착한 거주지에 서 다른 곳으로 자유롭게 거주를 이주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것도 결국 105) 노동부,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 1주년 평가와 정책과제, 노동부 정책자료 ( ), < 방문). 106) 박석운, 외국인인력정책 기준정립과 외국인근로자보호법 제정시안, 노동법연구 (서울대 노 동법 연구회, ), p ) 제52조: 이주노동자는 취업국에서 자유롭게 유급활동을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 108) 제53조: 이주노동자의 가족도 자유롭게 유급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77

366 협약 제39조 109) 거주이전의 자유의 내용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정부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이주노동자를 유입시키는 고용허가제 보다, 우리나라에서의 근로를 희망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자기가 일할 회사와 직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후, 그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할 것이다. 나. 勤 勞 條 件 改 善 현행 근로기준법 제24조에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노동자에 대하여 임금, 노동시간 기타의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110) 이 내용 은 고용허가제 하에서도 계약을 체결할 때 이 내용을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 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임금, 근로시간, 휴일 및 휴가에 있어서 내국민과 비교했을 때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1) 그리고 지금과 같은 산업연수생제도와 병행된 고용허가제하에서 합법적인 연수자 는 불법 이주노동자에 비해 임금 및 근로시간 등에 있어 불리한 처지에 있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며 실제로도 그러한 사실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합 법적인 취업보다는 오히려 불법취업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현행 고용 허가제를 통해서 합법적인 산업연수생들에게 보장할 수 있는 권리는 지극히 제한 적이고, 오히려 불법 이주노동자의 증가만을 부추길 따름이다. 그러므로 이주노동 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용허가제 하에서 규정하고 있듯이 반 드시 계약 체결 시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하고, 임금, 노동시간 등에 관해서도 최 저임금 기준을 명시하고 근로시간에 관해서도 명문의 규정을 두어서 저임금으로 인해서, 또는 장시간의 노동으로 인해서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박탈하는 일이 없어 야 할 것이다. 109) 제39조: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은 취업국의 영역내에서 이전의 자유와 거주지 선택의 자유에 대 한 권리를 가진다. 110) 왜냐하면 근로조건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근로자는 취업을 강제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근로 기준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형배, 근로기준법, (서울: 박영사, 1999), p ) 국가인권위원회, supra note 13,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67 다. 家 族 同 伴 認 定 동 협약 제44조는 가족은 사회의 자연적이며 기초적인 단위이기 때문에 사회 및 국가에 의해 보호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규정하면서, 특히 이주노동자 의 가족적 결합의 보호를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합법적 이주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된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에 대해 가장 꺼리고 있는 조항이 바로 제44조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족결 합의 권리를 보장하게 되면 고용국 내에 이주노동자 이외의 사람들이 대거 유입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권보장의 측면에서 이주노동자는 물론 그 가족구 성원에게 까지 교육의 권리를 비롯한 다양한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은 고용국 입 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해서 이주노동 자협약의 가입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은 단적으로 말해서 이주노동자가 필요해서 그들을 고용해서 이용할 뿐, 그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책임만 지겠다는 고용국들의 이기적인 생각이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고용허가제 하에서도 이주노동자 개인에게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가족과의 결합을 인정하 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이주노동자의 기본권 존중이라는 협약의 이념에 명백 히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권리는 노동허가제로 전환했을 경우에도 반드시 인 정되어야 하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2) 不 法 滯 留 者 의 權 利 保 障 동 협약 제25조 1항은 임금, 근로조건 및 고용조건에 관해 모든 이주노동자와 내국인을 균등하게 대우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 이주노동자에 는 동조 제3항, 본 협약 전문, 제5조, 제36조에 비추어 볼 때 체류기간을 초과하거 나 체류자격이 없는 외국인인 불법체류자가 포함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 히 제25조 제3항에는 체약국은 이주노동자가 그 체류 또는 고용의 비적법성을 이 유로 하여, 이 원칙에 의해 인정되는 어떠한 권리도 박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체류가 합법적이 아니더라 도 체약국은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79

368 물론 취업을 위해 불법적 수단으로 입국한 자 내지 당국의 허가 없이 취업한 자들과 합법적 이주노동자들을 동등하게 처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지만, 최소한 동 협약 제3부에서 보장하고 있는 자유권적 기본권과 사회적 기본권은 반드시 이 들에게도 보장해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권국가가 자국의 법을 위반하여 불법적 으로 거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을 적발하여 이들을 추방하는 것 역시 정당한 주권행사의 영역이라 할 수 있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인간으로서 보장받아 야 할 최소한의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 그러므로 불법 이주노동자의 단속 과정에서도 협약 제16조 제3항 112), 제17조 113), 제18조 114) 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국민대우의 원칙을 준수하여 검문 시에는 반드시 검문자의 신분과 검문 목적을 밝히고, 다른 곳으로 연행할 경우에는 연행지를 밝 히며 가족 또는 친지 등에게 알릴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115) 또한 불법체류자를 일시에 강제 출국시키는 과정에서 과잉단속, 검문검색 등 개인 및 집단에 대한 인 권침해가 발생할 소지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강력한 단속보다는 먼저 부분적인 사면조치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출국조치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고, 정부 의 입장에서 더욱 강력한 단속과 예방조치는 먼저 노동허가제 같은 합리적인 제 도를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116) 112) 제16조 제3항: 법집행 공무원에 의한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신원 확인은 법률에 의하여 규정 된 절차에 따라 실시되어야 한다. 113) 제17조: 기소된 이주노동자에게도 내국민과 동등한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규정하고 잇다. 114) 제18조: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은 법원에서 그 나라의 국민과 평등한 권리를 가지다. 그 사람은 형사상의 죄 또는 소송상의 권리, 의무의 결정시에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권한 있고 독립적인 공평한 법원에 의하여 공정한 공개심리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115) 여기에 대한 최근의 사례로 2005년 6월 9일의 인권위윈회가 권고한 일이 있다. 62명의 이주노 동자와 한국인들은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 열림 집회 종료 후 해산하는 집회참가자들을 경찰이 포위한 상태에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강제단속을 실시하면서 인권을 침해하였 다 며 서울용산경찰서장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2004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 정을 제기하였다. 국가인권위는 조사과정에서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강제 단속 및 연행의 법 적 근거가 불명확해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법무부장관에게는 출입국관리법 등 관 련법령 개정을 권고하였으며, 서울출입국관리소장에게는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구제조치로서 강 제퇴거 명령의 정지와 보호조치의 해제를 권고하게 되었다. < 방문). 116)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집 - 차별분야, 제1집, 2004,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69 (3) 出 入 國 管 理 法 改 訂 앞에서 살펴본 사례들을 통하여 출입국관리소와 관련하여 제21조(여권 등 불가 결한 증명서의 압수와 훼손의 금지), 제22조(자의적 국외추방의 금지), 제56조(추방 의 결정에 있어 인도적 배려와 체류기간고려)에 위반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는 범죄자가 아니라 행정처 분의 대상임에도 불구하도 범죄인으로 다룸으로서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출입국관리법 제83조에는 누구든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였다고 의심되 는 사람은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제84조 1항에서도 밀입국자, 허 위서류에 의한 초청자, 체류기간 초과자 등에 대한 공무원의 통보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체류노동자라 하더라도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은 노 동부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 불법체류자 자녀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나 다른 사람의 신고로 인한 강제출국의 위협 때문에 불법체류자 이주노동자들은 병원이나 학교조차 가지 못하고 권리 구제도 받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117) 또 다른 출입국관리법의 문제점 중 하나는 제6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강제퇴거 조치이다. 동법 제7조는 단순히 외국인의 입국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이 주노동자의 체류자격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하여 제7조상에 우리나라에서 유급활동에 종사할 예정이거나, 이에 종사 하고 있거나, 또는 종사하여 온 사람 즉 이주노동자에 대한 개념으로 노동허가를 받고 입국하는 자 라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법을 통하여, 이주노동자가 강제퇴거 절차에 구애받지 않도록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동 법 제46조상의 강제퇴거 규정은 강제퇴거의 당사자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이다. 그러므로 불법 이주노동자가 강제퇴거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겠지만, 불법 이주노동자가 자진 신고 했을 경우에는 이들이 신속하게 출국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단속에 적발되어 강제출국을 해야 하는 경우, 117) 村 下 博, 外 國 人 勞 動 者 問 題 の 政 策 と 法 ( 大 阪,: 大 阪 經 濟 法 科 大 學 出 版 部, 2001), p.101.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81

370 이주노동자협약 제22조 제6항의 규정에 따라 그에게 귀속될 다른 권리 또는 현행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따라서 출입국관리법 제46 조 강제퇴거의 규정에 현행 채무를 해결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최대 한 달 정도 강제퇴거 결정을 유예할 수 있다 고 하는 강제퇴거 유예기간에 대한 규정을 삽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법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할 경우, 임금의 지급을 강제하는 규정을 신설해야 하겠다. 사용자는 통보의 의무로 불법이주노동자를 협박하고 임금을 지 급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 임금지급은 근로기준법 제42조에 따라 통화로 직접 근 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것을 불이행했을 경우 벌칙규정 으로 근로기준법 제11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규정을 적용하여 강제퇴거를 앞둔 불법 이주노동자에 대해서 위에서 말한 대로 임금을 받기 위한 채무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경우 한 달간의 강체퇴거유예기간을 주고 사용자에게 임금지급을 주 장할 수 있도록 임금지급 과 관련한 조항을 신설하고, 만약 사용자가 임금을 지 급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미리 이주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을 하고, 사용자의 재산 을 압류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해서 불법이주노동자의 인권도 합리적으로 보장해 야 주어야 한다.. 이와 아울러 출입국관리법 제101조(고발)과 제102조(통고처분)의 규정도 그 범위 가 너무 광범위하고 범칙금 같은 처벌 위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사실 상 불법체 류자 감소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제102조 1항의 사무소장ㆍ출장소장 또는 외국인보호소장은 출입국사범에 대한 조사의 결과 범죄 의 확증을 얻을 경우 범칙금 납부를 통고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는데, 불법 이 주노동자들에게 이 범칙금을 부과할 경우 상당한 재정적 타격이 예상되므로, 범칙 금을 낼 수 없는 상황인 경우 그에 대체할 수 있는, 예를들어 사회봉사나 공공근 로 등의 방법으로 범칙금을 대체하는 단서규정을 삽입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 다. 또한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와 관련하여 강제 단속 및 연행과정에서 빈번하게 발 행하는 인권침해 현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불법체류자 강제단속 및 연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71 행에 관한 확실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출입국관리법의 개 정을 실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법 제47조의 경우, 출입국관리소장은 제46조 제 1항 각호의 1에 해당된다고 의심되는 외국인에 대하여는 그 사실을 조사할 수 있 다. 고 규정하고 있는데, 의심 이라는 것은 개인의 감정에 따라 좌우되는 주관적 요소이므로, 이러한 의심 을 기준으로 조사를 한다는 것은 실질적 단속과는 거리 가 먼 것으로 판단된다. 출입국관리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강제단속이나 연행의 근거에 대해서 충분히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출입국관리법에 규정된 보호 의 개념을 분명히 정의하고 불법체류 외국인들에 대한 단속 및 연행권한과 그 요건 및 절차를 명확하고 엄격하게 규정하며, 단속과 연행 과정에서 대상 외국 인의 절차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출입국 관리 공무원의 권한 행 사, 특히 단속, 연행, 보호, 긴급보호 등 사실상 체포와 구금의 성격을 띠고 신체 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는 조치에 대하여는 형법상의 절차에 준하는 수준의 실질적 감독체계를 마련하는 등의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4) 移 住 勞 動 者 保 護 所 內 에서의 人 權 保 障 이주노동자보호소는 출입국관리법 제51조에 따라 제4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 처럼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할 염려가 있는 경우 사무소장, 출장소장 또는 외국 인보호소장으로부터 보호명령서를 발부받아 그 외국인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52조에는 보호기간은 10일 이내로 하고 보호 장소도 외국인보호실, 외국 인보호소 기타 법무부장관이 지정하는 장소로 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이주노동자는 이주노동자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유권적 기본권, 생명에 대한 권리, 고문 또는 가혹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취급과 형벌을 받지 않을 권리 (제11조-제13조), 프라이버시에 대한 권리(제14조), 신체의 자유와 안전의 권리(제 16조, 제17조) 등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국인 보호소와 관련된 사례들을 살펴보면, 한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들 이 지속적으로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118) 외국인보호소는 범 118) 2005년 4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부산출입국관리소에 보호 중인 우즈베키스탄인 압둘라함 이 출입국관리소 직원으로부터 수갑을 찬 채 폭행을 당해 늑골이 골절되는 등 인권침해를 당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83

372 죄자를 구금하는 곳이 아니라 출국 대기 중인 외국인들은 보호하는 곳이다. 따라 서 제56조 1항에 따라 입국이 허가되지 않은 불법체류자들이라 하더라도 기본권 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근거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 보호소 시행세칙을 살펴보더라도 불법 체류자들의 물건휴대 제한, 면회시간 제한 및 금지, 독방격리수용, 수갑ㆍ포승, 가죽재갈 사용 등 관련조항들이 존재하 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은 이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위헌의 소지가 있기 때 문에 이러한 규정들은 조속히 삭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외국인보호소와 관련한 또 다른 문제로서 외국인보호소가 구금시설로 분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4조 119) 의 시설의 방문조사 규정 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20) 그렇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에 따라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조사와 구제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소를 방문 조 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외국인보호소를 구금시설로 규정하고 국가인권위 원회에서 외국인보호소 내의 인권을 인정하는 경우 언제든지 방문하여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移 住 勞 動 者 協 約 加 入 을 위한 環 境 的 提 案 입법적으로 이주노동자협약의 이행도 중요하지만, 선행되어야 할 것 중 하나는 이주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했으며 보호실 담당직원과 조사과장 등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는 진정과 중국한족 양 모씨 가 단속과정에서 부산출입국관리소 직원들에게 전자충격 및 폭행을 당했다 는 진정, 여수출입 국관리사무소의 외국인보호시설에서 과밀 수용으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는 진정사건을 조 사한 결과 인권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보호 중인 외국인을 폭행한 부산출입국관리소 공익요원 을 고발하였으며,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게는 보호외국인에 대한 신체의 자유 및 인간의 존 엄성에 대한 침해로 판단하여 과밀수용 재발 방지 등을 권고하기로 결정하였다. < 방문). 119) 제24조: 위원회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그 의결로 구금 보호시설을 방문하여 조사할 수 있다. 120)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1조에 따라서 시설수용자가 진정을 할 수 있는 권리는 가지고 있 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73 나라는 지난 100여 년 간 외국인근로자를 송출하는 국가였으나, 1980년대 중반 이 후 지금은 오히려 외국인근로자를 받아들이는 국가의 입장을 지니게 되었다. 이제 이주노동자는 우리나라 경제에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주노동자 개개인은 고용허가제 등 관련 법률에 의해 교체된다고 하더 라도 집단자체는 영속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하여 정부는 이 제 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이들과 통합 121) 하며, 이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의식 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개선해야 하며 개개인도 의식의 변화를 가져 와야 할 것이다. (1) 미디어의 役 割 현대인들에게 빠질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미디어 매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주노동자협약의 연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폭넓게 지원할 수 있 는 방법 역시 바로 TV와 신문 등의 미디어 매체하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매체들을 인권 홍보에 좀 더 영향력 있게 하기 위해서는, 예를들면 이주노동 자의 인권에 관심이 많은 정당이나, 국회의원, 또는 연예인들과 함께 이주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제작하여 방송을 한다거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다큐멘 터리 제작 또는 특집 기획 방송 등을 제작한다면 그것을 보는 국민의 정서 속에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장의 필요성을 깊숙이 인식 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 인터넷의 利 用 현대 정보를 가장 빠르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바로 인터넷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정부나 인권단체, NGO들은 주요 정보포탈사이트에 툴바나 광고 배너 및 팝업 창의 형식으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권리보장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형식을 이용하 여 네티즌들에게 보다 용이하게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121) 국가인권위원회, supra note 22, p.3.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85

374 (3) 協 約 加 入 을 위한 連 帶 形 成 미디어와 인터넷을 사용하여 이주노동자에 대한 권리보장의 중요성이 국민들에 게 인지되고 연대가 형성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로 이주노동자협약의 가입을 준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나 관련단체는 이주노동자협약의 배경 자료와 지식에 대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문서나 홍보자료 비디오 등을 제작하여, 각 관련 기구나 국민들에게 협약에 관한 제반 사항을 널리 알림으로써 협약의 가입 을 위한 연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공공인식이 선행이 되면 국가도 이 협약의 비준에 관한 특정 요구 사항과 관습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전의 인권협약 가입 시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운동 및 조직을 교 훈으로 삼아, 협약의 가입을 위한 세부적 지지를 결의할 수 있을 것이다. (4) 國 家 人 權 委 員 會 의 役 割 국가인권위원회는 특히 협약의 가입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국가인 권위원회가 인권에 관한 교육과 홍보를 맡게 된다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6조의 (인권교육과 홍보) 규정에 따라서 초ㆍ중ㆍ고 모든 교육과정에 이 내용을 포함시 킬 수도 있으며, 특히 인권 보고서 작성권을 국가인권위원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 에 해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상황 및 개선대책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더 나 은 방향으로의 정책 제시가 용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동법 제25조에 의해 정책과 관행에 대해서 개선과 시정을 권고할 수 있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주노동자 협약의 가입 후에도 계속된 관심을 가지고 이주노동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지속적 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5) 國 際 的 네트워크 形 成 더 나아가 공동체들이 끊임없이 상호 협력해야 하는 국제사회 속에서, 단순히 이주노동자협약에 가입하는 것으로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동 협약과 관련 한 국제사회 공동체간의 협력, 조정 그리고 동 협약에 대한 전 세계적 차원의 지 지가 있을 때만이 동 협약의 이념이 진정으로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75 아울러 국가적 차원의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서 국제사회 공동체간 서로 많은 것을 배우고 공유하게 될 때, 이주노동자의 권리침해에 대한 구제책을 더욱 쉽게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Ⅴ. 結 論 이주노동자협약의 성안은 이주를 국제적 흐름으로 보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 기 위한 UN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권리 를 보호해야 하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의 미 가입으로 인해서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호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고 있는 입장이지 만, 지난 100년간은 지금과 반대로 이주노동자를 송출한 국가이기도 하다. 그 결 과 우리나라는 약 650만 명에 이르는 재외동포를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다른 선 진국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노동력 송출국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므로 이주노동자를 단지 생산요소의 하나인 노동력으로만 판단하는 시 각보다는 사회적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 인정하는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고, 그 첫 단계로써 이주노동자협약의 가입은 당연한 순서라고 할 수 있다. UN기구는 가입국의 영토 내에서 그것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각각의 조직기구와 같이 다만 규범을 수립하고 정책을 결정하거나 감시기구 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뿐이다. 따라서 특히 인권규범의 이행과 관련해서 는 국가의 의무이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한 국가가 협약 에 가입하면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을 재확인할 책임과 그 조항들을 이행할 의무 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무의 이행을 위해서는 국가 개별적으로 혹 은 국제적으로 상호 협력하여 실질적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주노동자 협약의 가입과 관련해서도 국가는 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의무를 가지게 되는 것 이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87

376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이주노동자는 인간으로서 인권을 보장받아야 할 주체이 고,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인식하고 있다. 인권의 선진국으로 발 돋움 하려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이주노동자협약의 가입이 과히 어려운 일은 아 니지만, 가입 후 발생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이주노동자협약의 가입의 장벽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이주노동자 협약에 가입하면, 그것의 법 적인 기준들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법률과 일치해야 하기 때문에, 협약 가입 시 문제가 되는 여러 가지 국내법 규정들을 개정하거나 신설해야 하기 때문에 많 은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해를 받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권익 보호 를 위해서 이런 이유로 이주노동자협약의 가입을 미루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러 므로 협약의 비준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 중 하나는 그것에 대한 인식의 제 고, 즉 환경적 연대의식이다. 이민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이주 노동자협약의 존재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그 실체와 중요성 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식의 제고는 협약의 옹호와 연계되어야 하고, 국내적으로 이 연대를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지지와 자체관심 위에 단계적인 공공인식, 그 리고 협약의 이행을 위해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지역적이고 국가적인 단체들과 언론매체들도 연대형성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이런 환경적 연대 위에 앞에서 언급한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시 문제가 되는 국내법 규정들을 개정하거나 신설하는 것이 진통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나라 정부는 진정한 국익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 다. 예전처럼 경제발전만을 국익이라고 생각해서 거기에만 매달리는 것은 나만 잘 살겠다는 국수주의에 불과한 것이다. 세계는 점점 통합되고 있고 지구촌이라는 말 이 생겨날 정도로 전세계가 함께 지향하고 있는 목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특 히 우리나라는 이제 인권ㆍ평화ㆍ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국가로서의 발전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특히, 선진국이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주노동 자협약의 가입을 꺼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주노동자협약의 내용 중에는 가족결합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제외한다면 한국 이 이미 가입한 국제인권협약과 그 내용이 중복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주노동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77 자협약에 가입하면 당장은 노동허가제로 전환이나, 이주노동자의 사회복지 보장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나, 인권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한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주노동자협약의 내용 중에 서 상호주의를 불가피하게 적용해야 할 영역이 있는 경우, 특히 협약의 이행과 관 련하여 개인통보절차가 부담이 된다면 다른 협약처럼 유보제도 를 활용함으로써 당장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협약은 체류의 합법 비합법에 관계없이 보장되는 권리를 구체적으 로 규정하고 있고, 이주자 및 외국국적자의 권리에 관한 국제기준과 권리보장의 가이드라인을 명시한 조약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으며, 또한 우리나라가 이주 노동자협약의 당사국이 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인권지향정책을 대외적으로 천명하 는 계기가 됨으로써, 인권존중국가로서의 대외이미지를 구축하고 가입국으로서 그 입장을 국내외적으로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치 헌법상의 인권규 정이 인권에 대한 국내적 관심을 확대시키는 것처럼, 기본적 인권 및 자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확대시킬 수 있으며, 이주노동자협약에 입각한 인권정책들은 좀 더 명확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동 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이주자 및 외국국적자의 인권보장 정책의 기본적인 규범으로 삼아 국내법의 정비를 완비 함으로써, 이주노동자들이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89

378 參 考 文 獻 [ 國 內 資 料 ] 김호ㆍ임석봉, 21세기 국제인권법의 과제와 전망 (서울: 삼우사, 1999). 김형배, 근로기준법, (서울: 박영사, 1999). 박찬운, 국제인권법, (서울: 한울아카데미, 1999). 유형석, 외국인 근로자의 법적지위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건국대학교, 조형석, WTO협정의 적용과 해석에 있어서의 국제인권법의 법적 관련성 연구, 박사학위논문, 한양대학교,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집 - 인권정책분야, 제1집,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집 - 차별분야, 제1집, 국가인권위원회, 국내거주외국인노동자 인권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외국인관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판례집, 제13권 제2집, 김태천, 국가인권규약(B규약)의 국제적 실시조치, 국제법학회논총, 통권 제 87호(대한국제법학회, ). 노동부,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 1주년 평가와 정책과제, 노동부 정책자료 ( ). 박석운, 외국인인력정책 기준정립과 외국인근로자보호법 제정시안, 노동법연 구 (서울대 노동법 연구회, ). 박진희, 싱가포르와 대만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과 현황, KLI노동연구속보, 제40호, (한국노동연구소, 1995). 설동훈, 한국의 외국인노동자 인권실태와 대책, 인권과 평화, 제2권 제1호(성 공회대학교 인권평화연구소, 2001). 유기상 외,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 1주년 평가와 정책과제, 노동부 정책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79 료 (노동부, ). 정경수, 고문방지협약 상 통보제도의 도입여부 및 이에 따른 문제점, 국가인권위 원회세미나 - 고문방지협약 및 그 선택의정서 관련 주요쟁점 분석 (국가인 권위원회, 2005)., 국제인권조약의 국내이행 실태와 증진방안, 국가인권위원회 심포지움 - 국제인권법의 국내이행에 있어 문제점 및 대안 (국가인권위원회, ). 최홍엽, 외국인근로자도입제도와 고용허가제, 노동법연구, 제13호(서울대학 교, 2002). 하경효ㆍ김영문, 외국인 근로자의 법적 지위: 헌법적 국제법적 노동법적 사회 보장법적 지위를 중심으로, 외국인 고용에 따른 사회ㆍ경제적 영향평 가와 규율방안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1998). [ 外 國 資 料 ] Frank NewMan & David Weissbrodt,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Policy and Process(Cincinnati: Anderson Pub., 1990). Ian Sinclair, The Vienna Convention on the Law of Treaties, 2nd.(ed.)(Oxford: Manchester Univ. Press, 1984). Peter Malanczuk, Akehurst's Modern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Law, 7th(ed.)(New York: Routledge, 1997). A. C. Helton, "The New Convention from the Perspective of a Country of Employment: The U.S. Case", International Migration Review, vol.25, D. W. Bowett, The Law of International Institutions(London: Stevens & Sons, 1982). J. A. R. Nafziger & B. C. Bartel, "The Mignant Workers Convention: Its Place in Human Rights Law", International Migration Review, vol.25, M. Hasenau, "Setting Norms in the Unites Nations System: The Draft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rants Workers", International Migration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91

380 Review, vol.28, Ratna Kapur, "Travel Plans: Border Crossing and the Rights of Transnational Migrants", Harvard Human Rights Journal, vol.18, Sarah H. Cleveland, "Legal Status and Rights of Undocumented Workers - Advisory Opinion OC-18/03", Americ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vol.99, Thomas Buergenthal, Dinash Shelton, David P. Stewart, International Human Rights, 3rd(ed.)(St. Paul, Minn.: West Group, 2002). 家 正 治, 國 際 條 約, 國 際 法 上 の 問 題 外 國 人 勞 動 者 の 人 權 ( 東 京 : 大 明 書 店, 1992). 島 田 晴 雄, 外 國 人 勞 動 者 問 題 解 決 茦 ( 東 京 : 東 洋 經 濟 新 報 社, 1993)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81 가 작 해외 입양인의 인권 보호 박희정 건국대학교 법학과 3학년

382 차 례 요 약 397 들어가면서 해외 입양인 통역자원봉사를 하면서 399 Ⅰ. 서론 가족의 개념 402 (1) 가족의 변화 402 (2) 가족이란 403 (3) 가족범위 404 (4) 부모와 자식의 의미 404 (5) 가족의 기능 가족법(친족법)의 우리사회와의 관련성 연구목적 및 연구방법 408 Ⅱ. 본론 해외 입양 409 (1) 해외 입양인들의 공통점 410 (2) 해외입양 현황 410 (3) 해외입양인의 모국 방문현황 415 (4) 해외입양인의 현실과 인권유린(스웨덴 정부 해외입양인 관련 발표자료 중심) 416 (5) 친(완전)양자제도의 보완 424

383 2. 연구모형 및 적용 425 (1) 해외 입양아 접근법 425 (2) 아너 시스템(Honer System) 426 (3) 의식개혁을 위한 평화정착 시스템(PBPM System) 430 1) PMA 그리고 사람에 대한 지식 430 2) 교육을 통한 지식격차 해소 그리고 의식개혁 430 3) 의식개혁의 가속도를 위한 생물정치 430 4) 연구 모형(의식개혁이론) 432 5) 평화로의 전환(평화혁명 이론) 433 (4) 해외 성인입양인에 대한 대책 439 (5) 선진국의 입양제도 사례 해외 입양인의 인터뷰 및 편지 446 Ⅲ. 결론 연구 결론 제언 474

384 요 약 기술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빠른 시대의 흐름에 때론 방황하기도 하고, 가치의 기준과 삶의 목적 및 방향성 정립에 힘들어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형태의 문화가 생기고, 새로운 사회에 있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사랑 이고, 인권을 포함하는 평화이며, 자아실현의 진리일 것이다. 그러한 한 매개체로써 가족 은 시공을 초월해서 꿋꿋이 존재하리라 본다. 이 글은 우리사회의 소수 몇몇 해외입양인들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인 기 없고, 무미건조한 글이 될지도 모른다. 더불어 아직 성원권(membership)을 거론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로 성숙하지 못한 현 단계에서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걱정마저 드 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해외입양인들에 대한 견해는 입장에 따라 주장을 달리할 소지도 충 분히 있다. 그러나 필자가 여기에서 주장하고 싶은 것은, 소수 몇몇 한국인인 그들의 아픔 을 다 같이 공유하고, 그로 인해 입양제도 자체의 변화를 통한 성숙한 입양문화를, 그리고 더 나아가 가족의 소중함과 이웃사랑, 사회 전반의 성숙한 의식에의 전환까지 기대해 보고 자 한다. 현재 20만에 가까운 입양인들이 해외에서 살고 있다. 성인이 된 그들이 친가족을 찾기 위 해 다시 한국을 찾아왔을 때, 필자는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 다. 특히 친가족찾기 통역자원봉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3살에 한국을 떠 나, 해외에서 자란 그들은 끊임없이 그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양부모 몰 래 한국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든가, 한국 음식과 문화에 상당한 관심을 평소에 많이 가져 왔다는 것이다. 해외입양인들의 사회적응도에 대한 통계를 보면 현지인보다 2-3배 많은 자 살율과 마약 및 일탈행위, 이성과 교제의 어려움 등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무엇보 다도 자아정체감, 소속감에 대한 불안함이 주원인이라 생각한다.

385 최근 이를 위해서 몇몇 민간단체 및 NGO기관에서 해외입양인들의 모국 방문과 한국문화 체험 등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 회복과 소속감 및 패배감 해결이라는 근본적 의식전환을 위 해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이는 극히 소수의 인원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보다 심각한 부분은 해외입양인이 겪는 그들의 근본적인 해결이 준비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서 친양자제도가 2008년부터 시행될 예정이 다. 이를 통해서 해외입양을 줄여보자는 취지이나, 결국 알게 될 혹은 알아야만 할 그들의 정체성, 이의 해결과 접근법이 전제가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인권과 천륜이라는 사이의 갭 (gap)을 원활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 제10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 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 무를 진다. 고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 제34조에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그리고 나 아가 제36조에서는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적 자치와 다양성은 사상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분명 사회 발전의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사회 구성원들 개개인이 진리를 발현하고 참다운 민주주의로 가는 것이 라고 할 수만은 없다. 소수의 아픔에 대해 진지하게 그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을 우리 의 구성원으로 품을 수 있어야한다. 이는 분명 누구나 또한 소수가 될 지도 모른다는 가정 의 바탕이 아닌, 의식 전환을 기준으로 한 성숙한 국민으로의 바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이다. 주요어: 인권, 해외입양인, 입양인, 성원권, membership, 의식전환, 가족, 입양, 평화

386 해외 입양인의 인권 보호 - 의식개혁 모형과 평화정착 시스템 - 박 희 정 들어가면서 -해외 입양인 통역자원봉사를 하면서 필자는 3년 동안 해외입양인 통역자원봉사를 하면서 많은 해외 입양인들의 아 픔을 지켜봐왔다. 그중에 특이한 경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 입양아는 중학생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부모가 동성연애자들임을 알게 된다. 가정에서 많은 방황과 갈등을 겪으면서 가출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5 년 이상 홈리스(미국의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등의 방랑생활)로 생활하면서 자신이 한국으로부터 입양되어온 입양인 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항공료를 벌기 위해 2년 간 죽어라고 돈을 모으게 된다. 힘들게 항공비를 벌어서 자신의 친부모를 찾기 위 해 대한민국이란 나라로 오게 된 것이다. 그를 처음 보는 순간, 필자가 봉사한 단 체에서는 그에게 목욕과 간단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급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전 체메일을 보내었다. 자신이 입지 않는 깨끗한 청바지와 상의 티를 기증할 분을 찾습니다. 그와 나는 이틀 밤을 같이 자고, 48시간 이상을 항상 같이 다녔다. 그 는 항상 손톱과 손끝을 깨무는 버릇이 있었다. 지켜보는 내가 안쓰러울 정도로 심 했다. 결국 친부모를 찾지 못하고 쫓겨나다시피 한국을 떠나는 그는 두 번 대한 민국이란 나라에게 배신을 당하는 기분이다! 라고 말하며 눈물짓던 그의 표정을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399

387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필자 1) 는 2002년 6월부터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InKAS)에서 해외 한국입양인들 과 국내 친부모의 만남에서 통역자원봉사를 하면서, 해외에 있는 많은 성인입양인 들의 정체성과 그들의 성장과정 그리고 각종 연구 자료들을 번역하면서 분석 자 료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며 이를 강조코자 한다. 특히 필자는 해외 입양인들과 친부모의 상봉 과정에서 입양인들의 정체성 혼란, 친구모를 찾는 과정상의 불합리한 제도 등 많은 어려움과 그들의 아픔을 직접 바 라보면서, 정부, 시민단체, 국민들의 입양에 대한 의식이 바뀌어야함을 절실히 깨 달았다. 무엇보다도 성인이 된 해외 입양인들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며, 나 아가 이제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한국인 0.5세(외국인도 아닌 그렇다고 한국인도 아닌)를 품을 수 있는 과감한 용단을 기대해본다. 즉 이제는 membership(성원권 2) ) 에 대해서 이야기해야할 때이며, membership(성원권)의 확대적용을 적어도 우리 해 외 입양인들에게는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상봉과정에서 여전히 가난한 힘든 생활을 하는 친부모를 바라볼 때면, 어쩌면 입양인과 친부모와의 만남이 도리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하는 생 각도 한 적이 있다. 한번은 그렇게도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친부모에게 너무나 속상해서 좀 잘 살지 그랬어요? 라고 투정부린 적이 있는데, 친부모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자식을 버린 사람이 어떻게 잘 살 수 있겠냐? 그들(친부모)은 여전 히 죄책감에 빠져있다. 현재 20만의 해외 입양인들과 10만의 국내 입양인들이 있 다. 그렇다면 60만의 친부모들이 이러한 죄책감에서 삶을 살고 있다면 과연 대한 민국이란 나라의 국민은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많은 가족법상의 변화가 있다. 친(완전)양자제도를 2008년부터 시행 1) 필자는 2002년부터 사단법인 국제한국인입양봉사회에서 통역번역 자원봉사, 매거진 발행, 해외입 양인이 국내 대학의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수강할 경우 50%할인혜택이 가능하도록 여러 대학관계 자를 찾아다니며, 설득한 경험 등 해외 한국 입양인들의 직접적인 필요를 위해 4년째 자원봉사활 동을 해오고 있다. 2) 일반적으로 membership은 어떤 조직이나 집단의 구성원들이 갖는 제반 권리와 지위뿐만 아니라 그 구성원이 되기 위해 요구되는 각종 자격 요건까지 의미하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자세히 는 정의와 다원적 평등, 마이클 왈쩌 지음, 정원섭 외 옮김, p. 73의 제2장 성원권 편을 참조하 기 바란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88 함으로 입양아동의 인권을 더욱 보호하려한다. 그러나 국내입양인보다 2배나 많은 수의 해외 입양인들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다는 것은 정의와 인권의 차원에서 문제가 있음에 틀림없다. 따라서 필자는 3년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우리사회의 입 양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입양의 문제점(특히 해외 입양인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개선사항 및 발전방향 등을 논의코자 한다. 더불어 인권과 범평화(끊임없이 해외 입양인들 구속하는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폭력의 관점)적 관점에서 해외 입양인에 대해서 적극적인 membership(성원권)의 확대와 우리사회의 Honor System의 기초를 통해서 인간의 기본권이 존중되는 경쟁력 있는 국가를 위한 제언 또한 도출코자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겪은 해외 입양인들의 정체성 혼란, 사회적 고립감, 정서 심 리상의 문제와 사회적응의 실패 등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전달함으로 범국민의 해외입양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공유코자한다. 특히 여기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이란 기득계층과 별도로, 성원권의 범주에서 유 기되는 해외 입양인들의 인권에 대해서 살펴보는 과감한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그들은 그들 자신을 한국인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닌 0.5세 한국인이라 부르고 있 다. 그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해외로 입양되었으며, 가족이 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방황을 했으며 더불어 사회적응의 실패와 어려움을, 본론 에서 제시할 스웨덴에서의 해외입양인 연구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심지어 그 자료에 따르면 현지 국내인의 자살률보다 해외입양인들의 자살률이 5배라는 것은 해외 입양인들의 사회적응실패와 가정에서 행복해야 할 우리 헌법 제 36조 3) 의 규 정에도 위배된다 하겠다. Ⅰ. 서론 家 를 중심으로 최근 우리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유책사유라야만 이혼이 가 3) 헌법 제 36조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01

389 능했던 종래와는 달리, 1990년에는 가정이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파탄의 경우 에 이혼을 가능하게 함으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인권을 옹호하게 되었다. 동성 동본금혼 규정 위헌과 호주제가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평등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6조 1항에 위배된다며 위헌판결을 받았다. 더불어 친생부인을 남자만 할 수 있 던 것이, 여자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양자의 性 불변으로 인해 양자의 인권유린 을 극복하기 위해 친(완전)양자제도가 도입되었다. 급격하게 변해온 우리사회의 제 도상의 장치는 가족이란 개념과 부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으며, 나 아가 남자와 여자의 구분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에 따라서 성적소수자의 인권문제 를 그리고 사랑과 인륜이라는 근본적 사안에 대해서 고심하기에 이른다. 1. 가족의 개념 (1) 가족의 변화 얼마 전 미국 워싱턴에서는 동성애자 1천쌍이 가상의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었었다(동아일보, ). 전통적인 남녀부부의 관계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가족 을 구성하고자 하는 욕구는 강하게 남아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52.3%)은 행복의 조건으로 가정화목 을 꼽고 있다(동아일보, ). 가족은 항상 변하고 있다. 또한 살아 움직이는 사람 의 집합체인 가족이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가족을 시간을 따라 계속해서 움직이는 사회변화에 민감한 체계 로 볼 때 (Carter & Mcgoldrick, 1999), 변화하는 사회현상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는 가족이 더 문제라 할 수 있다. 가족을 한마디로 설명하 기는 쉽지 않다. Burgess는 가족은 상호 작용하는 인성의 통합체(a unity of interaction personalities) 라고 주장하고 있으며(박민자 1995:6 재인용), Murdock(1949)은 주거를 공히 하고, 경제적 협동과 출한으로 특징 지워지는 집 단 이라고 하였다(박민자 1995:2 재인용). 일반적으로 가족은 부부와 그들의 자 녀로 구성되는 기본적인 사회집단으로서 이들은 이익관계를 초월한 애정적인 혈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90 연집단이며, 같은 장소에 기거하고 취사하는 동거 집단이고, 그 가족만의 고유한 가풍을 갖는 문화집단이며, 양육과 사회화를 통하여 인격형성이 이루어지는 인 간발달의 근원적 집단(유영주, 1993; 조흥식, 1997 재인용) 으로서의 사회제도이 다. 이러한 전통적인 가족개념은 정보화 및 지식기반 경제와 더불어 우리사회에 서 호주제의 폐지와 동성동본 금혼규정의 폐지 그리고 친(완전)양자제도의 도입 으로 더욱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2) 가족이란 특히 미래 사회의 주역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범위를 특정화해서 살펴보면, 이 화여대 양옥경 교수의 대학생의 가족 개념분석 연구 4) 를 살펴보도록 한다. 대상자 인 대학생은 여학생이 69.1%로 남학생보다 훨씬 많았으며, 평균연령은 21세로 여 학생이 남학생보다 조금 낮았다. 전공계열은 균등하게 분배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서 대학생들의 가족에 대한 정의는 과반수가 넘는 53.9%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이라고 정의하였으며, 그 다음으로 피를 나눈 사람들이라는 답변이 20.6%를 차지 하였고, 운명공동체라는 답변도 13.3%를 차지하였다. 그 외 문화적 공감대를 나누 는 사람들,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 경제적 공동체, 그리고 같은 성( 性 )을 가진 공 4) 이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alpha 값.8993이다. 가족관계는 정서적 친밀관계(18문항), 인지 행 동적 관계(7문항), 그리고 소외/폭력적 관계(5문항)의 3개 하위영역으로 나뉘어 측정되었으며, 1 점~5점의 Likert 척도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관계가 좋음을 의미한다. 척도개발은 36개 문항을 2 차례 요인분석을 거쳐 진행되었으며, 결국 30문항 척도로 정착되었다. 내용 여학생 남학생 전체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320(54.5) 138(52.5) 458(53.9) 피를 나눈 사람들 106(18.1) 69(26.2) 175(20.6) 운명공동체 78(13.3) 35(13.3) 113(13.3) 문화적 공감대를 나누는 사람들 26(4.4) 5(1.9) 31(3.6)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 21(3.6) 7(2.7) 28(3.3) 경제적 공동체 17(2.9) 7(2.7) 24(2.8) 같은 성( 性 )을 가진 사람들 12(2.0) 2(0.8) 14(1.6)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03

391 동체라는 답변도 있었으나 10%를 넘지 못했다 5). (3) 가족범위 가족을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로 정의하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가족에 누구를 포 함시키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자신의 가족을 모두 나열하라고 한 연구결과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6) 부모와 형제자매로 범위를 한정한 경우가 47.1%로 가장 많았 고, 조부모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12.4%, 친조부모의 경우가 11.2%, 외조부모의 경 우 1.2%의 큰 대비를 나타내었다. 또한 형제자매의 배우자 및 그 자녀와 친인척 등이 나열되었으며, 그 외에 친구, 이웃,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포함시 켰다. 애완동물 또는 아끼는 물건 과 같이 사람이나 생물체가 아닌 경우도 포함시 킨 경우도 있었다. 가족개념의 확대 및 가족구성원의 다양한 형태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더불어 혈통중심의 가족보다는 애정중심의 가족이 강조되 는 변화하는 가족개념의 사고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4) 부모와 자식의 의미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부모를 보호제공자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 다음으로 낳아 주신 분, 절대적 후원자, 인생의 모델, 모셔야 할 대상, 권위의 상징 순이었다. 여 성과 남성의 극명한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남성은 여전히 뿌리와 혈통을 중시하 5) 가족이란 / 단위: 명(%) 가족개념에 관한 대학생의 의식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001 내용 여학생 남학생 전체 부모, 형제자매 273(46.5) 127(48.3) 400(47.1) 부모,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와 자녀 18(3.1) 9(3.4) 27(3.2) 부모, 형제자매, 친조부모 64(10.9) 31(11.8) 95(11.2) 부모, 형제자매, 외조부모 10(1.7) 0(0.0) 10(1.2) 부모, 형제자매, 친인척 121(20.6) 48(16.3) 169(19.9) 그 외 사람들 또는 애완동물 62(10.6) 27(10.3) 89(10.5) 6) 가족의 범위 / 단위: 명(%) 가족개념에 관한 대학생이 의식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92 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의미> 7) 단위: 명(%) 내용 여학생 남학생 전체 보호제공자 222(37.8) 79(30.0) 301(35.4) 나를 낳아주신 분 196(33.4) 100(38.0) 296(34.8) 절대적 후원자 104(17.7) 29(11.0) 133(15.6) 인생의 모델이자 지도자 48(8.2) 44(16.7) 92(10.8) 내가 모셔야 할 대상 12(2.0) 11(4.2) 23(2.7) 권위의 상징 4(0.7) 0(0.0) 4(0.5) 대학생들의 부모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는 자식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과 연 관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여학생의 경우 가족간의 유대강화나 자식을 키우는 즐거 움에 높은 의미를 두는 반면, 남학생의 경우 세대유지나 대잇기, 부부간의 사랑의 결실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자식의 의미> 단위: 명(%) 내용 여학생 남학생 전체 부부 사랑의 결실 181(30.8) 95(36.1) 276(32.5) 가족유대 강화 195(33.2) 47(17.9) 242(28.5) 자녀 키우는 즐거움 146(24.9) 55(20.9) 201(23.6) 세대 유지 20(3.4) 29(11.0) 49(5.8) 대잇기 9(1.5) 18(6.8) 27(3.2) 노후에 의지 4(0.7) 3(1.1) 7(0.8) 내가 했던 것 자녀 해 달성 7(1.2) 9(3.4) 16(1.9) 주위의 권유와 압력 14(2.4) 3(1.1) 17(2.0) 7) 가족개념에 관한 대학생의 의식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001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05

393 (5) 가족의 기능 가족의 기능으로는 거의 모두(90.6%) 정과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기능을 지적 하였으며, 이는 여학생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 그 외 다음 세대를 낳고 양육하 는 기능, 경제적 생산의 기초, 사회 안정 제공 등은 각각 5%가 채 안되었다. 이제 현대사회에서 가족은 우애적 관계유지 기능과 정서교류의 기능의 역할을 강하게 하게 됨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는 앞서 자식의 의미가 대잇기나 노 후의지 보다는 가족유대 강화와 자녀 키우는 즐거움으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에 서 파악 가능하다 하겠다. <가족의 기능> 8) 단위: 명(%) 내용 여학생 남학생 전체 정서, 심리적 안정 제공 539(91.8) 231(87.3) 770(90.6) 다음 세대를 낳고 양육하는 곳 14(2.4) 15(4.9) 27(3.2) 경제적 생산과 분배의 기초 단위 15(2.6) 6(2.3) 21(2.5) 사회 안정 11(1.9) 5(1.9) 16(1.9) 의존적 가족 성원 돌보기 6(1.0) 6(2.3) 12(1.4) 2. 가족법(친족법)의 우리사회와 관련성 앞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피보다는 사랑의 역할을 수행하는 가족 의 개념은, 피보다 진한 것은 사랑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든다. 남자와 여자라 는 구성원이 만나서 사랑이라는 인간 본유의 궁극적 의무라 할 수 있는 어떠한 것에 대해서, 가족이라는 형태는 바뀔 수 있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 본유의 아름다 움은 결국 한 사람의 생명이 지구보다 무겁다 는 인간 존엄과 인간의 기본권 가 8) 가족개념에 관한 대학생의 의식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94 치는 영원불변함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듯하다. 또 다른 방법으로 가족을 접근하는 데 있어서, 현 사회의 법과 제도를 통해 접근하는 것은 좀더 실재적이라 하겠다. 가족법 9) (친족법)은 혈연관계 內 에서 人 과 人 과의 권리의무 관계를 규정하며, 청 구권과 상대권의 채권적 성격을 강하게 띠며 오랜 세월 우리 사회에 규범과 기준 으로써 가장 작은 단위의 家 의 형성과 유지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대한민국 헌 법 제36조에서는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 지되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아동, 여성, 노인, 약자 의 존엄성과 평등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에서는 필수이며 가족의 역할 또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이 없을 듯하다. 1997년 행복 추구 조항과 프라이버시권에 근거해서 동성동본금혼 규정이 위헌 판결을 받았으며, 여기서 말하는 프라이버시(privacy)권 10) 이란 헌법 제17조의 사생 활의 비밀과 자유 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11) 왜냐하면, 프라이버시권 을 넓게 이해하여,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뿐만 아니라 헌법 제16조 의 주거의 불가침 및 제18조의 통신의 불가침도 포괄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하 는 입장도 있기 때문이다. 동성동본 금혼 제도는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에 위배된다.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은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 을 전제로 하고 자기운명결정권은 다시 성적 상대방의 결정권, 나아가 배우자결정 권을 포함한다. 이 제도는 헌법 제39조 1항의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개인의 존엄 및 양성평등에도 위배되고, 합리적 이유 없이 남계만을 중심으로 혼인 금지를 내 용으로 하므로 헌법 제11조의 평등권 조항에도 배치되며, 입법 목적이 질서 유 지 나 공공복리 에 해당할 수 없으므로 헌법 제37조 2항의 기본권 제한 규정에도 9) 근래에 와서 가족법이란 말이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나, 이말은 family law Familienrecht라는 우리나 라의 친족법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것의 번역이라고 볼 수 있는 가족법 이라 는 말이 재산법과 대립하는 의미에 있어서의 친족,상속편을 전부 포괄할 수 있을 것인가는 문제 이다. 그러나 상속편도 가족적, 친족적 공동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재산귀속관계를 규정하는 것이 기 때문에, 가족법 속에 포함시키는 것이 그다지 무리는 없을 것이다.(곽윤직, 상속법, 53면 이하/ 김주수, 친족상속법, 21면) 10) 이 입장들에 대해 자세히는 헌법학원론, 권영성, , 424면 참조. 11) 자세히는 사법적극주의와 사법권의 독립, 임지봉, p.56 참조하기 바란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07

395 위배된다. 2005년 5월 호주제가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평등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6조 1항에 위배된다며 위헌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인의 다수의 견으로 호주의 정의 에 관한 민법 제778조, 자의 입적, 성과 본 에 관한 민법 제 781조, 부부간의 의무 로서 처의 부가( 夫 家 ) 입적에 관한 규정을 하고 있는 민법 제826조 제3항에 관해 법 조항들의 근거와 골격을 이루고 있는 호주제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제1항에 위반된 다고 결정했다. 또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호주제의 내용을 떠나 현행 법체계의 공백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 결정이 사실상 위헌판결 임을 밝혔다 12). 이에 따라 신분체계에 대한 새로운 입법들이 준비되고 있으며, 무능력자(입양 兒 ) 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부( 父 )만이 할 수 있는 친생부인의 소( 訴 )가 위헌이 됨에 따라, 모( 母 ) 역시 친생부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인권차원의 입양아 보호 목소리가 거세짐에 따라 2008년부터 친(완전)양자제도가 시행된다. 몇 년 간의 급 격한 가족법의 변화는 변화하는 가족의 개념과 부부-자식 간의 의미를 정확히 전 달하려는 듯하다. 3. 연구목적 및 연구방법 해외 입양아들이 해외에서 자라면서 정체성 및 정서, 심리적으로 겪고 있는 어 려움을 살펴보면서, 과연 해외에서 자라는 입양인들은 입양부모와 함께 가정의 자 식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해외 입양인들의 일탈행위를 조사함으로 해외 입양인들이 해외 입양부모와 함께 있는 가정이란 테두리 내에서 과연 가정은 제대로 가정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해외 입양인들 의 인권유린 실태를 보고코자 한다. 현재 스웨덴에서 해외 입양인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Tubias(스웨덴 박사과정)의 연구 및 번역도움을 통해 깨달은 해 외 입양인들의 인권유린의 현장을 보고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며, 더불어 해외 12) 자세히는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헌가5 헌법불합치 결정문 을 참조하기 바란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96 입양을 반대하는 해외 입양인들의 입장을 변호코자하기도 함이다. 더불어 이러한 상황에서의 정부 및 민간단체의 역할을 조명해보면서, 바람직한 방 향을 모색코자 한다. 그의 한 방향으로 아너 시스템(Honor system)과 성원권 (membership)의 확대적용을 모색해보면서, 국민들의 의식개혁을 위한 평화정착 시 스템을 제안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자 한다. Ⅱ. 본론 1. 해외 입양 대한민국 정부는 지금까지 보호시설 아동 문제를 약 50년 동안 해외입양이라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해결해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13) 사실 지금까지 극소수의 사 람들만이 해외입양 문제를 본질적으로 접근하려 시도하였다고 할 수 있다. 부와 선진 복지의 상징인 미국과 유럽이라는 지역상의 특징으로 인해 해외 입양인들이 갖고 있는 드라마적 요소들은 언론에서 일회성으로 다룬 것 이외에는 특별히 우 리 사회에서 전면적으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은 해외 입양인들이 대부분 좋은 가정에서 입양되어 잘 자라고 있고 극소수만이 힘든 문 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한국의 방송매체가 일반적으로 성공했다고 여겨 지는 입양인들만을 취재하고, 더불어 대부분의 해외 입양인들이 높은 학력과 좋은 직업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미화 혹은 부분을 전체로 방송하는 미디 어의 영향도 크다고 하겠다. 13)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우리나라 요보호아동 수에 대한 해외입양아동수의 비율 년도 요보호아동 숫자 해외입양아동 숫자 비율 ,734 2, % ,292 2, % ,693 2, % ,760 2, %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09

397 (1) 해외 입양인들의 공통점 필자는, 해외 입양인들이 친부모와의 상봉과정에서 통역을 하면서 일관된 공통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국,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노르웨이 등지의 수많은 해외 입양인과의 대화와 통역과정에서 발견한 것의 일부를 옮기자면 다음 과 같다. 대한민국과 서구는 문화가 달라요. 나는 어릴 때부터 학비, 생활비 등을 내가 벌었어요. 또한 그러한 것이 자연스러우며 양부모들은 그러한 문화를 강조하며 그 러한 문화에 익숙해지라고 했어요. 양부모와는 부모라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어요. 나를 전적으로 믿어주지 않아요. 친부모와 자식의 무조건적인 사랑 같은 것을 느 껴본 적이 없어요. 입양된 가정에서는 저 자신이 그 가족의 일원이라고 느껴본 적 이 정말이고 없어요. 나는 항상 혼자였으며, 항상 힘들게 생활을 했고, 고독감을 느꼈습니다. 양부모는 저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5년만의 친부모와 의 만남은 참 의미 있습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내 안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어요. 뭔가 모를 해방감을 느낄 수도 있었구요. 25년만의 첫 만남 그 순간부터 저는 부 모와 자식 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친부모님이 양부모님께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잘해드리라는 말을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 동생 들을 책임지고 돌볼 겁니다. 친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라도 저는 저의 가족(동생들) 들을 지키고 보호할 겁니다. 저의 가족들이니까요. 저는 많은 해외 입양인들이 저 와 같은 생각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해외 입양인들은 다 한국에 와야 마음에 평 안을 얻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입양인들은 한국에 오고 싶 어 하고 어릴 때부터 한국문화를 몰래몰래 접해왔으며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한 국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체성을 찾는 데 중요하니까요. (2) 해외입양 현황 정부의 해외 입양정책을 보면 수시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비난 이 있었던 1970년대 초에는 해외입양이 금지되다가 또다시 완화되었으며, 1988년 올림픽 때는 국제적인 이목의 집중으로 인해 또다시 해외입양이 전면금지 되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398 88년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바로 계획은 철회되어 다시 해외입양이 진행되었으며, 1990년대 초반에는 감축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다시 IMF의 위기로 인해 다시 해 외입양 감축정책은 보류하여 현재에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는 1954년부터 해 외로 입양된 아동이 기록상으로 15만명이 넘고 있으며, 실제로 20만 정도가 해외 로 입양되었다. 14) 해외입양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의 국가별 현황을 보면 한국은 2001년 기준으로 전세계 3위, 년 기준으로 중국, 러시아, 과테말라에 이어 4 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8위), 필리핀(11위), 캄보디아(16위) 등 아시아의 저개 발 국가에 비해서도 5-8배나 많은 숫자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해외입양이 이루 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차원의 해외입양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 및 평가를 실시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UN은 한국정부에 몇몇 권고안을 지시한 바 있다. 2003년 1월에는 입양 주선에 있어서, 해당 어린이의 의사나 어린이의 최상 이익 이 항상 고려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입양이 여전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 한국의 해외 입양제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1993년 헤이그 협약을 비준하라. 는 내용을 한국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헤이그 협약 15) 은 해외로 아동 14) 해외 입양아 연도별 변화 추이, 우리나라 해외 입양 국가별 통계 <자료: 보건복지부> 15) 아동권리협약(해외입양관련) ** Convention on the Right of the Child ** 구성 : 전문, 3부, 54개조로 구성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11

399 을 입양 보내는 나라는 그 아동이 국내에서 수차례 입양 또는 수양을 시도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비준을 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비난 을 받고 있다. <표 1> 국가별 입양 현황 (단위 : 명) 연도 계 미국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놀웨이 네덜 란드 벨지움 호주 독일 캐나다 스위스 이태리 룩셈 영국 기타 58~ 68 6,677 6, ~ 75 24,404 12,, ,136 3,213 1,199 1,090 1, ~ 80 26,965 15,412 3,001 2,105 1,258 1,103 1,299 1, ~ 90 65,329 44,982 6,161 3,181 2,519 2,169 1, ,843 1,097 1, ~ 00 22,323 16, ,018 1, ,436 1, ,365 1, ,287 1, ,356 1, 총계 154, ,417 11,073 8,555 8,901 6,051 4,099 3,697 3,096 2,352 1,796 1, 자료 : 보건복지부 제출자료 발효 발효 우리나라 서명 주요내용 :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보장하며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 관계없이 아동의 생존권이 존중되고 그들의 잠재력이 최대로 개발되도록 지지함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00 <표 2> Immigrant visas issued to orphans coming to the USA 순위 2001년 2002년 2003년 국가 입양아수 국가 입양아수 국가 입양아수 1 중국 4,681 중국 5,053 중국 6,859 2 러시아 4,279 러시아 4,939 러시아 5,209 3 한국 1,870 과테말라 2,219 과테말라 2,328 4 과테말라 1,609 한국 1,779 한국 1,790 5 우크라이나 1,246 우크라이나 1,106 카자흐스탄 루마니아 782 카자흐스탄 819 우크라이나 베트남 737 베트남 766 인디아 카자흐스탄 672 인디아 466 베트남 인디아 543 콜롬비아 334 콜롬비아 콜롬비아 407 불가리아 260 하이티 불가리아 297 캄보디아 254 필리핀 캄보디아 266 필리핀 221 루마니아 필리핀 219 하이티 187 불가리아 하이티 192 벨라루스 169 벨라루스 에티오피아 158 루마니아 168 에티오피아 벨라루스 129 에티오피아 105 캄보디아 폴란드 86 폴란드 101 폴란드 타일랜드 74 타일랜드 67 타일랜드 멕시코 73 페루 65 아저바이잔 자마이카 51 멕시코 61 멕시코 61 자료 : 특히 1인당 최대 961만6천원까지 책정되어 있는 해외입양 알선비용이 해외입양 을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이며, 국내입양 알선비용의 경우 최대 219만8천원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어 국내입양을 저해하는 한 요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13

401 <국내외 입양 비용> (단위: 원, %) 항목 세부 항목 국내입양 비용 국외입양 비용 1인당비용 소 계 1인당비용 소 계 아동상담원 인권비 389,700 1,169,100 인 보조인력 인건비 312, ,900 1,873,800 4,275,300 건 의료인력 인건비 179,900 (44.7_ 929,400 (44.5) 비 행정관리직원 인권비 101, ,000 양 육 위탁모 정규사례비 389,250 2,335,500 양 위탁비 위탁모 특별사례비 등 11,894 71, ,144 2,956,863 육 분유비 및 보조식품비 50, ,000 (25.1) (30.7) 비 소모품비 100, ,000 (피복/이불/기저귀등) 신체검사비 60, ,000 의 (선천성대사이상 검사 포함) 80, ,000 료 예방접종 및 비상의약품비 10,000 50,000 (3.6) (4.0) 비 외래 및 입원진료비 10, ,000 간병인비 - 75,000 사진비 10,000 20,000 서류비 10,000 40,000 비자대 및 여권발급비 - 490,000 절 여비 20,000 60, ,000 1,135,000 차 아동이송비 50, ,000 (15.5) (11.8) 비 미혼모 상담활동비 100, ,000 양부모교육비 100,000 - 사후관리비 50, ,000 출국용품비 - 100,000 운영비 기관운영에 필요한 제반운영비 144,000 홍보비 국내입양활성화를 위한 홍보비 100, ,000 (6.6) 100,000 (4.5) 864, ,000 (9.0) - - 총 계 2,198,044(100.0) 9,616,163(100.0) < 자료 : 변용찬 외(2001), 적정 입양비용 산출과 분담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02 (3) 해외입양인의 모국 방문현황 현재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입양인은 20만, 그 중에 15만 명이 미국에 나머지는 유럽에 살고 있다. 하루에 6명꼴로 한국의 어린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어가고 있 는 실정이다. 벨기에의 경우 우리 교민은 500명인데, 한국 입양아는 교민의 10배 가 되는 5천명이다. 벨기에에서 한국하면 아기를 수출하는 나라로 알고 있을 정도 다. 입양 50주년을 맞아하여 많은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을 방문하였다. 미국에서 는 KAAN컨퍼런스가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 한국인입양아를 둔 부모들의 모 임이다. 세계 입양인 대회를 통해 300여명의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을 찾았으며, 각종 입양기관 및 입양관련기관을 통해서 많은 해외 입양인이 한국을 방문했다. 또한 한국을 방문하지 않은 해외 입양인들도 해외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친부모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거나 서신왕래 등을 원하는 많은 해외 입양인들이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의하면 성인이 된 입양인이 입양기관을 찾은 숫자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2만 명이 넘는다. <입양기관 방문 입양인 숫자> 년도 숫자 , , , , , , , , ,629 계 20,071 출처: 보건복지부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15

403 <2003년 해외입양인 유관기관행사> YWCA 여름 캠프 6.23~7.11(20일) 30명 국제교육진흥원 여름 캠프 6.25~7.6(14일) 35명 진흥문화원,YMCA 여름 캠프 4.4~4.18(15일) 19명 HOLT 모국어 연수/모국방문 7.4~7.24(20일)/6~8월 30명/1,100명 동방사회복지회 모국어연수/모국방문 7월,봄,가을학기/6~8월 10명/800명 대한사회복지회 모국어연수/모국방문 3,7,8월/6~8월 5명/500명 한국사회봉사회 하계연수/모국방문 6~8월/6~8월 4명/500명 재외동포재단 모국문화체험연수 8월(10일) 35명 출처: 재외동포재단 (4) 해외입양인의 현실과 인권유린(스웨덴 정부 해외입양인 관련 발표자료 중심) 필자는, 스웨덴으로 입양을 와서 성인이 된 1만 7천명의 해외 입양인을 대상으 로 한 연구가 있어서 번역을 해 보았다. 16) 스웨덴 정부가 스웨덴 현지인과 1만 7 천명의 해외 입양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내용의 해외 입양인들의 삶은 비극적이며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자살률은 현지인보다 5배(특히 한국여성이 심함), 결혼은 절 반(현지인은 60%인 반면, 해외입양인은 30% 특히 한국남성은 결혼하기 힘듬), 정 신병원을 찾는 사람과 범죄율은 각각 현지인의 3배로 나타났다. 입양인의 취업률 은 60%로 현지인의 80%보다 뒤쳐져 있으며 그 중 50%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 고, 한국 여자들은 식당, 호텔 등 주로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서구사회 의 뿌리 깊은 동양에 대한 편견과 인종차별의식은 더욱 해외 입양인들의 삶을 힘 들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에 대해서 가난한 나라, 특히 한국 여자들은 매 춘 등의 나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색인종이 스웨덴에서 교수, 사장, 대 사 등의 직업을 갖기는 정말 힘들다. 16) 뉴욕에 위치한 EVAN, B DONALDSON는 공공정책, 특수교육, 연구자원 영역으로 권위가 있는 연구소이다. 인터넷상의 홈페이지는 www. adoptioninstitute.org이다. 여기에서 professional education에서 Tobias Hubinette, 2003, Survey of adult Korean adoptees를 참조 번역하였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04 ** 스웨덴거주 전 세계 출신 입양인과 한국 출신 입양인에 관련된 연구** 본 연구는 아주 적나라하게 해외 입양인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스웨덴 정부의 발표 자료이다. 필자는 EVAN. B DONALDSON의 자료를 번역하였다. EVAN. B DONALDSON은 공공정책, 특수교육, 연구자원 영역으로 전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 는 연구소이다. 특히 특수교육(professional education)에서는 한국입양에 대한 Tobias Hubinette의 연구 자료와 스웨덴정부의 발표 자료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스웨덴정부의 발표 자료와 Tobias Hubinette의 성인 한국 양인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번역하여 인용코자 한다. 다음은 스웨덴에 거주하는 전 세계 출신 입양인과 한국출신 입양인에 관련된 연구자료 이다. 1) 인구통계학 배경 전세계 미국 유럽 스탄디나비아 스웨덴 전세계출신의 입양인들 300,000명 200,000명 100,000명 60,000명 40,000명 한국출신의 입양인 150,000명 100,000명 50,000명 25,000명 9,000명 2) 스웨덴에 있는 전세계출신 입양인 조사에 대한 요소들 성별: 여성(2/3), 남성(1/3) 계층(사회적 환경) 스웨덴사람 전 세계 출신 입양인들 상류층 10% 50% 중류층 40% 40% 하류층 50% 10% 입양(모든 입양인들): 1.5%(전세계출신 입양인+스웨덴내의 위탁가정 입양인) 인종(모든 백인이 아닌): 5%(전세계출신 입양인+이민자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17

405 3) 연구 집단 1: 1970년-79년에 태어난 사람들(국가 주민등록기관으로부터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많은 인구 조사) 출처 1. 저자: Hjern, Lindbald and Vinnerljung, 책 이름: Suicide, psychiatruch illness, and social maladustment in intercountry adoptees in Sweden: A cohort study", 출 판사: The Lancet, 출판년도: 2002년 9월 10일 2. 저자: Lindblad, Hjern&Vinnerljung, 책이름: Inter-country adopted children as young adults-a Swedish cohort study", 출판 예정임. 전 세계 출신 입양인: 11,000명(1/2한국출신, 2/3여성): 만7세 이상 입양인, 부모 둘 중에 한명이라도 없는 가정의 입양인, 국외 추방되어서 입양한 부모의 입양인, 양부모 중에 한사람이 해외에서 낳은 자는 제외한다. 형제 : 2,500명 ( 전세계출신 입양인와 함께 자란 양부모의 생물학적 자녀들) 이민자 : 4,000명 (전세계출신 입양인로써 같은 나라에서 태어난 백인이 아닌 자들) 스웨덴출신 : 850,000명(일반적인 백인 스웨덴 사람 대부분의 인구) 널리 만연된 병학적 변수들 년 기준. (비정상 우열의 차이률:OR, 축적 된 발병빈도:CI) 종류 스웨덴사람들과 비교해서 형제들과 비교해서 자살 3.6배 4.4배 자살 시도 3.6배 4.2배 정신 질환(장애)(축적된 발병빈도 여성 5%) 3.2배 3.5배 알코올남용(중독) 2.6배 2.9배 마약남용(중독) 5.2배? 중범죄(축적된 발병빈도 6%) 2.5배 4.8배 사회경제적 변수 1999년 기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06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 - 좀더 많은 수가 부모와 함께 생활함(남성), 좀 덜 결혼함(남성), 덜 자녀를 가 짐(남성). - 만약에 자녀를 가진다면, 좀더 많은 수가 자녀 없이 생활함(남성:1/3)혹은 배우 자 없이 생활함(여성:1/5) - 좀 덜 교육을 받았음, 좀더 많은 실업상태(남성), 좀더 많은 수가 사회보장혜 택을 누리면서 생활함(남성) 요약 : 남성과 18%와 여성의 8%가 정신적인 문제 혹은 사회 부적응 상태를 나 타내고 있다. 4) 연구 집단 2: 년에 태어난 사람들.(국가 주민등록기관에 기초한 연구) 출처 : 도서명: Swedish Board of Health and Welfare, 출판사: Swedish Television, 출판년도: 2002년 4월. 전 세계 출신 입양인: 17,000명 ( 2/3 한국출신입양인, 2/3 여성) (만7세 이상 입 양인, 부모 둘 중에 한명이라도 없는 가정의 입장인, 국외 추방되어서 입양한 부 모의 입양인, 양부모 중에 한사람이 해외에서 낳은 자는 제외한다.) 스웨덴 국내 입양인(위탁가정의 입양인들) : 25,000명(백인스웨덴사람 입양인들) 이민자 : 20,000명(전세계출신 입양인으로서 같은 나라에서 태어난 백인이 아닌 자들) 스웨덴출신 : 1,030,000명( 일반적인 백인 스웨덴 사람 대부분의 인구) 널리 만연된 병학적 변수들 년을 기준으로 함. (비정상 우열의 차이률:OR, 축적된 발병빈도:CI)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19

407 종류 자살 스웨덴출신입양인 대비 전세계출신입양인들 비율 2.8배 (tm웨덴 국내 위탁가정입양인 포함) 자살시도 3.6배 정신질환(장애) 2.0배 (스웨덴 국내 위탁가정입양인 포함) 알코올남용(중독) 1.3배 마약남용(중독) 2.2배 (스웨덴 국내 위탁가정입양인 포함) 종류 스웨덴출신입양인 대비 전세계출신 여성 입양인들 비율 자살 4.5배 자살시도(축적된 발병빈도 5%) 4.6배 정신질환(장애) 2.7배 알코올남용(중독) 3.6배 마약남용(중독) 3.1배 사회 경제적 변수들. 1999년 기준. 전세계출신입양인들 : - 좀 덜 결혼한다. (스웨덴출신인 결혼하지 않는 비율 10% : 전세계출신입양인 들 30%, 비정상 우열의 차이 비율 2.3 / 스웨덴 국내 위탁 입양인 비율 10% :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40%, 비정상 우열의 차이 비율 3.4), 좀더 많은 전세계출 신 입양인들은 큰 도시에 살고 있다. (이민자 포함) - 덜 교육을 받았다. 좀더 높은 실업률(전세계 출신 입양인들40%:스웨덴출신인 20%)-이민자들 포함. 좀더 낮은 소득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50% : 스웨덴출신 인들 30%-가장 낮은 사회계층에 집단에 있어서,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2% : 스웨덴출신인들 7%-가장 높은 사회계층의 집단에 있어서), 좀더 많은 사회복 지시설에 의존하며 살고 있음(이민자들 포함)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08 5) 다른 연구들 [ 여성에 초점을 맞춘 논점 ] 출처 저자 : Berg-Kelly & Eriksson, 도서명: Adaptation of adopted foreign children at mid-adolescence as indicated by aspects of health and risk taking-a population study", 출판사: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출판연 도: 1997년 6월 <전세계출신 여성 입양인들 13세-18세> 종류 스웨덴 출신자들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불쾌한 성적 경험 6% 20% 때때로 혼자 술마쉼 14% 29% 때때로 불법마약을 사용함 5% 24% 항상 피임도구를 사용함 86% 35% (설문조사에 의한 86명의 자료제공자들에 기초한 연구) [ 배우자들의 유무 상태 ] 출처 저자 : Bjoerklund & Richardson, 도서명: How adopted children born abroad fare as young adults in the Swedish labor market", 출판사: Stockholm University: Center for social research, 출판연도: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21

409 <전세계출신 입양인 22세-34세> 종류 스웨덴출신인들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결혼 29% 13% 동거 32% 15% 총 61% 28% [ 자살 상태 ] 출처 저자 :Hjern, 도서명: Suicide in first and second generation immigrants in Sweden-A comparative study", 출판사명: Social Psychiatry & Psychiatric Epidemiology, 출판예정.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 출생년도: 1968년-1979년 비정상 우열의 차이률(OR) : 5.0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남성. 축적된 발병빈도 (CI): 0.52%, 좀더 폭력적인 수단들 사용: 1/3, 병리 적 중독: 1/2, 교수형 방법 사용: 1/3) 6) 계속될 연구들 1 스웨덴에서 한국출신 입양인들 사이의 자살에 대한 연구(부검 보고:시체해부 통한) 자료 : 1982년-1999년 기준. 29건의 자살 사건. (한국출신입양인들 총 사망건수 64건. 따라서 사망건수 중에서 자살건수 비율은 약 45%임, 전세계출신 입양인들 자살 총 건수는 61건.) 2 스웨덴에 있는 전세계출신 중에서 동아시아 여성 입양자인들을 상대로 성별 을 구별한 연구. (심도 있는 인터뷰를 하고 있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10 자료 : 20명의 자료 제공자들(한국과 태국출신) 3 전세계출신 남성 입양인들의 인식 발달과 IQ단계에 관한 연구. 자료 : 스웨덴 국방 기록부. 7) 결론 변수들 유행 전염 병학적 사회 경제적 요소 전세계출신 입양인과 스웨덴출신인 부정적 부정적 계층, 나이, 인종, 성별 전세계출신 입양인과 형제 아주 부정적 아주 부정적 인종, 나이, 성별 전세계출신 입양인과 국내입양인(위탁가정) 전세계출신 입양인과 이민자 대등함 부정적 인종, 성별 부정적 대등함 계층, 나이, 성별 대등한 집단들 : 자녀들을 기르고 있고(병학적, 사회적 변수들) 길거리에서 방황, 유랑하는 아이들 (자살로 이어짐) 대등한 국가들 :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미국의 일부지역(100,000명 정도가 있는 미네소타등.) 모형 설명 : 복합적인 괴로움에 대한 이론. 계층 : 전세계출신 입양인들과 형제에 대해서는 병학적으로나 사회경제적 변수 에 있어서 비슷한 결과가 없다. (어머니의 높은 교육과 아이의 높은 교 육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음) 입양 : 전세계출신 입양인과 국내입양인들 사이의 병학적 변수에 있어서는 비슷 한 결과가 있음. 인종(민족성) : 전세계출신 입양인들과 이민자들 사이에는 사회경제적 변수에 있 어서는 비슷한 결과가 있다. 성별 : 전세계출신 여성 입양인에 있어서는 병학적 변수에 있어서 부정적인 결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23

411 과가 있다. 또한 전세계출신 남성 입양인들 사이에서의 사회경제적 변수 들 사이에도 부정적인 결과가 있다. (5) 친(완전)양자제도의 보완 완전양자관계 성립, 친생부모와의 단절, 성( 性 )변경가능, 친양자의 파양이 용이하 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는 친(완전)양자제도에 대한 논의는 크게 2가지 이유에 기 인한다. 첫째로는 국내에서 입양의 경우 보통 가정에서는 친자식으로 속여서 입적 시키곤 했다. 그런데 이러한 가정에서 형제가 여럿이 있는 경우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예를 들어 입양 당시 형으로 속여서 입적시킨 경우, 원래 그 집의 친자식 인 동생이 성인이 된 경우에 상속 등의 이유로 소송을 하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 한다. 재판의 경우 법원은 어쩔 수 없이 동생의 손을 들어줘야하기 때문에 법원의 불합리한 법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친(완전)양자제도가 생겼다. 따라서 성( 性 )불 변의 원칙이 변경가능하게 되었으며, 해외입양을 감소시키며 국내입양이 증가하게 될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둘째로 불우한 자녀 즉 이혼자녀, 유기된 자녀, 보호 시설 자녀 등의 이익을 최대로 하기위해서 친(완전)양자제도가 논의된 것이다. 부( 父 )혈통 중심, 부부 중심, 가족 공동체를 강조하는 반대론자들은 민법 제103 조의 선량한 기타 풍속 에 반한다는 이유 즉 천륜과 인륜에 반한다는 이유로 성 ( 性 )불변을 용납하지 않고 반대 입장을 취했다. 친생부모가 누구인지 알아야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물음이며 성( 性 )은 절대 변경될 수 없으며, 결국에는 가정 내부 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고아를 포함한 불우한 자녀들은 혈족이 책 임지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한다. 이는 다시 한번 친생부모와 자 식 사이에서, 가족관계 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랄 수 있다. 친(완전)양자제도는 형태상으로 해외입양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친(완 전)양자제도의 문제점은 해외입양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해외 입양인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정서 및 사회적 고립감, 사회적응 실패, 완전 가정의 역할 실패 등의 문제점은 곧 친(완전)양자제도가 2008년 시행된 후 발생 예상되는 문제점들 이랄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또 다른 우리사회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인권유린의 여지가 있는 친(완전)양자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 하겠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12 2. 연구모형 및 적용 (1) 해외 입양아 접근법 17) 입양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지만, 아동의 입장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 은 90년대 이후부터이다. 그 동안 비밀보장을 원칙으로 하면서, 결연과 동시에 입 양 서비스를 종결해 왔기 때문에, 입양에 관한 이론은 거의 발달하지 못하였다. 1970년대 초부터 미국과 유럽의 입양인들은 그들에게는 두 세트의 부모가 있음을 인정 해 줄 것과, 입양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친자로 성장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 그래서 그들의 뿌리 찾기, 출신배경에 관해 보다 많은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 혹은 친부모를 만나는 것이 그들의 정체감을 완성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며, 이것은 일부 입양된 사람들의 일탈적 욕구가 아니라, 입양인이면 누구나 필요로 하는 보편적인 욕구이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은 누구나 기본적인 권리로써 스 스로의 뿌리를 알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입양인들 스스로의 적극적인 알권리 주장으로 비롯된 뿌리 찾기 인정 여부에 대한 계속적인 논쟁은 그동안 절 대적으로 인정되어온 비밀보장 권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입장과 새롭게 등장하는 알권리를 주장하는 입장간의 철학적 논쟁이다. 입양이 입양삼자(친부모, 아동, 양부모)의 평생에 미치는 영향이나,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에 관한 연구들이 계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이들 선행 연구들을 잘 검토해 보면, 이들 선행연구자들의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에 대한 관점은 세 가지 로 구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전통적 입양인식하에서 입양인들의 뿌 리 찾기를 소수 문제 있는 사람들의 일탈행동으로 보고 뿌리 찾기의 필요성을 인 정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로, 입양인들 중에서 뿌리 찾기에 관심을 갖거나, 뿌리 찾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뿌리 찾기에 무관심한 사람보다 문제가 있기는 한, 그 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뿌리 찾기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는 인정되어야 한다는 중도적 관점이다. 셋째는, 뿌리 찾기를 입양인들의 인 지 발달단계에 따른 보편적인 욕구로 보고, 입양인들은 누구나 심리내적으로 뿌리 17) Brodzinsky, K.M.et. al, "Children's Understanding of Adoption"(child development) Vol.55, 1984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25

413 찾기를 하고 있으나, 이러한 욕구가 행동화되는 것에는 발달단계 외에도 입양경험 과 사회의 뿌리 찾기에 대한 허용도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관점이다. 인지발달 론적 관점은 일탈행동론적 관점과는 상반되는 시각으로, 뿌리 찾기를 일부 문제 있는 입양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입양인들만의 독특한 발달 과업에 따른 보편 적 욕구로 보면서, 입양인들의 알 권리는 당연히 인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18) 특히 Brodzingsky 19) 와 그의 동료들은 입양아들의 입양 이해에 따른 독특한 발달 과업에 관심을 갖고, 4세부터 13세까지의 200명의 입양아와 비입양아를 연령별로 한 집단에 20명씩 다섯 집단으로 구분하여 연구하였다. 입양됨의 여부와 상관없이 아동들은 일정 발달단계에 도달해야만 입양의 의미를 이해할 능력을 갖게 되며, 사춘기에 도달해야만 입양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입양아들은 그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지속적으로 입양됨(Being Adopted)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해 나가며, 입양아들의 발달 단계에 따른 입양개념의 이해는 그들의 정체감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모든 사람이 평생에 걸쳐 정체감을 형성해 나가므로, 입양된 사람들도 평생에 걸쳐 그들의 정체감을 형성해 나간다. 그러나 입양된 사람의 경우에는 입양사실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므로, 모든 사람들이 수행해야 하는 발달 과업 외에 그들만의 독특한 발달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것은 한 마디로 입양의 이해과정이라 할 수 있다. (2) 아너 시스템(Honer System) 여기서는 영국의 입양제도를 살펴보기로 한다. 다음은 미디어다음 의 이성문 기 자의 취재내용을 편집 재인용한 내용이다. 20) 영국의 입양문화와 실태를 취재하러 간다는 기자에게 지인들은 예외 없이 영국으 로 국제 입양된 한국인을 만나러 가느냐 고 물었다. 그러나 영국은 국제 입양이 거 의 없다. 이제까지 해외에서 영국으로 입양된 아이는 모두 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18) 해외 입양인의 뿌리 찾기에 관한 연구, 박인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청구논문, ) Being Adopted: The Lifelong Search for Self", Brodzinsky, NY: Doubleday, ) 미디어 다음, 이성문 기자, 의 내용을 편집 재인용 하였음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14 한해 4000여 명의 아이들이 국내에서 입양되고 있는 영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입 양을 기다리는 아이가 입양을 원하는 부모보다 많은 나라 중 하나다. 그만큼 우리 가 새겨볼 부분이 많다. "저의 부모가 되어주세요!" 입양아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실린 영국 입양 홍보지. c 미디어다음 영국의 입양 환경은 한마디로 정부, 민간단체, 입양 부모의 삼위일체 > 영국에서 입양 문제를 떠받치고 있는 큰 틀은 태스크포스팀을 둔 영국 정부와 입양 전문가를 기반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입양기관, 그리고 탄탄한 조직을 자 랑하는 입양 부모 모임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역 입양복지단체와 각 분야 전문가들 은 전국적인 연합체인 전국입양 협회(BAAF, British Association of Adoption and Fostering)를 만들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BAAF에는 영국 내 지역 입양기관 50여 곳과 전문가를 포함하는 개인회원 1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입양을 직접 관장할 뿐 아니라 각종 홍보활동, 연구 논문 발 표, 전문가 양성, 입양 부모 교육 등 사실상 입양에 관련된 모든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동성애자 등 소수자들도 아이를 입양시킬 수 있는 Act 2002 를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등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BAAF 입양상담사인 제니 로드(Jenny Lord)씨는 BAAF 중앙 집행부는 정부 부처와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다 며 정부가 정책 방침을 알려오면 BAAF가 지역 단체 들과의 토론을 거쳐 정부에 피드백을 보내는 식으로 의사 소통을 한다. 고 말했다. 아이들 프로필, 사진 실은 홍보지 출판한다. BAAF에서 담당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영국의 입양 실무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입양아가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27

415 새로운 가족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나, 입양을 신청하는 부모를 어떻게 평가할 것 인가, 장애아 등 특수 아동은 어떻게 입양을 주선할 것인가 등 주제는 다양하다. 세미나와 워크샵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지역 기관에서 직접 입양을 담당하는 사람들 이 대부분이다. 참석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사례 연구를 하거나 역할극 등으 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이렇게 개발된 교육 프로그램들은 BAAF의 자산으로 대부분 유료로 지원되기 때문에 입양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재투자된다. BAAF가 벌이는 입양 홍보 활동 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 입양 홍보주간 (Adoption Week)과 입양 홍보지 비마이패어런츠 (Be My Parents, 제 부모가 되어주세요) 출 판을 들 수 있다. 97년 처음 시작해 매년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입양 홍보 주간 에는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거부감을 없애고 대중들에게 입양이 좀 더 친숙한 형태의 가족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펼친다. 이 기간에는 전 국 방송과 신문들까지 나서 대대적으로 입양문제를 다룬다. 격월간 비마이패어런츠 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싣는 타블로 이드 크기의 신문이다. 약 2000부 정도 출판되는 이 홍보지는 40면 컬러로 인쇄돼 구독을 신청한 가정에 배포된다. 지난해 250여 명의 아이들이 비마이패어런츠 를 통해 새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입양 상담사 제니 로드씨는 비마이패어런츠 에 실리는 아이들은 4~5세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실리더라도 흑인 아이들은 제때 부모를 찾지 못하는 등 어려움도 적 지 않다 고 말했다. < 입양부모도 뭉쳐야 산다 >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16 <"입양 부모들도 뭉쳐야 한다." 영국 입양회 피어스 사무국장은 입양 부모들 간의 긴밀한 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c미디어다음 이성문 영국도 1960년대에는 우 리나라처럼 미혼모가 급증해 입양을 필요로 하는 아이가 1만 2000명까지 증가하기 도 했다. 그러나 당시 환경이 열악해 입양 후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변변한 정보가 없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입양 부모들이 하나 둘씩 만나기 시작하며 1971년 영국 입양회 (Adoption UK)가 생겨났다. 영국 입양회는 이제 인터넷을 통한 50여 개의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입양 부모들의 전국 조직체로 성장했 다.> 현재 영국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한국처럼 미혼모의 아이들이 아니라 대부 분 가정에서 학대를 받아 정부가 친부모의 양육권을 박탈한 아이들이다. 상당수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은 경험이 있다. 따라서 아이들 발달이 늦 거나 학교에 적응을 못하는 사례가 많다. 입양 가정에 대한 사후 관리가 절실한 것 이다. 이에 영국 입양회에서는 입양 부모와 위탁 부모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It s a Piece of Cake? (식은 죽 먹기죠?)라는 독특한 이름의 교육 프로그램은 입양아 친부모와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입양 사실을 어 떻게 알릴 것인지, 아이들 학교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등 입양 후 부모들을 위한 교육을 포함한다. 또 내가 왜 아이가 필요한지 등을 생각해 보는 입양 전 교 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영국 입양회 조나단 피어스(Jonathan Pearce) 사무국장은 입양 부모 간에는 굉장 히 강한 결속력을 지니고 있다. 어떤 전문가도 입양 부모만큼 입양아에 대해서 알 기 어렵다. 이런 노하우가 30년 이상 쌓였기 때문에 입양 부모에게 꼭 필요한 교육 을 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피어스 사무국장은 입양 사실을 공개하기 꺼리는 풍토 로 입양 부모 모임이 미약한 한국 현실에 대해 조직하고 뭉쳐야 한다 고 조언했다. 입양의 모든 중심은 물론 아이 이다. 영국에서 만난 입양 전문가들은 입양에 관한 모든 제도와 정책의 중심에 아이 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정불화로 친부 모의 양육권을 박탈할 필요가 있을 때도 최대한 원래 가정 안에서 해결책을 찾은 후 다음 단계에서 입양을 고려한다. BAAF 제니 로드씨는 영국의 아동 정책은 불행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에게 안정 적인 가정환경을 주는 것이 목표 라며 입양은 우선책이 아닌 차선책 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많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줄 수 있도록 입양 부모 자격 범위도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29

417 확대했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될 수만 있다면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이나 동 성애자 부모도 입양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뜯어고친 것이다. 2002년에 제정된 이 제 도는 2005년부터 시행된다. 입양을 마음먹은 부모들에게도 아이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 다. 영국 입양회의 피어스 사무국장은 아이를 입양하기 전에 스스로를 되돌아 봐야 한다. 내가 아이에게 기대하는 것은 없는지, 슈퍼 베이비 를 원하지는 않는지 충 분히 생각한 후, 아이로부터 무언가를 얻기 보다는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 겠다는 생각이 섰을 때 입양에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학교에서도 입양아를 위한 지원을 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심리학적 차원에서 입양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지 아니면 시 간적 여유를 충분히 두고 진행하는 것이 나은지 해결해야 할 논란도 있다. 이제 막 국내입양 활성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한 우리보다는 확실히 두 세 걸음 앞 서 있는 상황이다. (3) 의식개혁을 위한 평화정착 시스템(PBPM System) 우리는 지식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서는 정보와 지식을 다음과 같은 개념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정보는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자료와 내용 위주 의 존재하는 사실물( 物 )이며, 지식은 그 자료와 내용을 이용한 활동 및 부가가치 영역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정보는 여러 구슬 중에 옥구슬이며, 지식은 그 옥구슬을 잘 엮은 목걸이이다. 의식개혁을 위한 이론상의 도입단계는 다음으로 세 가지로 나누고자 한다. 1) PMA(Positive Mental Attitude) 그리고 사람에 대한 지식 위대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남을 감화시키는 의식수준에 있었다. 21) 이는 데일 카 네기의 저서에서도 여러 번 강조한 중요한 사실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남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고, 대화할 때나 생활할 때 상대가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21) 로크, 시민정부론, 연세대학교출판부, 1995, p16. 그리고 인간의 이성이야말로 다름 아닌 자연법 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러한 이성의 소리에 약간이라도 귀를 기울이게 되면-뭇사람들은 모두 평 등하며 독립된 존재이므로-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생명, 건강, 자유 또는 소유물을 손상 시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18 끔 한다는 것은 대인관계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다[make other people feel important and do it sincerely] 22). 자신 내부의 확신과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데서 나 오는 강한 설득력에서,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의 허물을 헤아리기보다 능력 을 더 살핀다는 것은, 사람이 모든 것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뜻임에 틀림없다. 사람에 대한 지식의 학습은 의식개혁의 첫 번째 단계이다. 2) 교육을 통한 지식격차 해소 그리고 의식개혁 우리는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염원한다. 23) 경제적인 면도 그렇지만, 그 경제 적인 부분의 토양을 강화하기 위해서 문화수준 즉 개개인의 의식수준의 향상을 촉구한다. 의식수준의 향상은 교육을 통해서 이뤄내야 한다. 요즘은 배움에 있어 서, 형평성의 문제가 야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 만큼 우리사회는 양적인, 경제적 면에서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부의 격차가 있는 것이며, 이것은 배 움의 기회를 불공평하게 만들고 있다. 구성원 개개인의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모두가, 배움에 있어서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은 교육을 위한 전제조 건일 것이다. 3) 의식개혁의 가속도를 위한 생물정치 24) 생물은 스스로 영양을 섭취하며 생장, 번식, 운동을 기본으로 하는 생활 현상을 가진 유기체로 보통 동물과 식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런 생물은 일정한 지역 의 생물 공동체와 이들의 생명 유지의 근원이 되는 무기적( 無 機 的 )환경이 서로 복 잡한 상호 의존 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체계인 생태계 라는 공간 속에서 우성의 법칙을 통해 진화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권력은 기업의 최고 경영진과 서울시청 또는 서울은 물론,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이다. 그리고 관계 는 개인적 접촉의 연결 망 또는 집단들을 말한다. 모든 사물이 다른 22) Dale Carnegie, How to win friends&influence people, Pocket Books, 1982, p ) 마이클 왈쩌 지음, 정원섭외 옮김, 정의와 다원적 평등, 철학과 현실사, p.122. 인간 사회는 분배 공동체인 것이다. 더불어 성원권을 부정하는 것은 항상 그로 말미암아 연쇄적으로 발생하 는 권력 남용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이다. 사회계약은 어떤 가치가 우리의 공동 삶에 필요한가를 다 함께 결정하기 위한 합의이자, 그결과 서로에게 그 가치들을 제공하기 위한 합의이다. 24) 허먼 메이너드 2세/수전 E. 머턴스, 제4의 물결, 한국경제신문사, 1993, p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31

419 사물들과 연관되어 있으며, 인간이 다른 생물들 및 생명 체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태의 법칙을 나타내는 면에서 인간을 능가한다. 불확실성 은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고 따라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의 모든 정치 형태는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게 된다 25). 생물정치의 영역에 대해서 살펴보면, 생물 정치의 기반은 1우리 모두가 생명을 의탁하고 있는 환경이며 2근본적인 정치 쟁점은 총체적인 인간 조건과 타협하는 데 따르는 문제이다.(우리 인간의 삶의 질과 관련해서, 인간 및 다른 형태 생명체 들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생활 체제로써 지구를 유지, 보전하는 것이다. 3 생물 정치는 도덕성에 깊이 뿌리를 두고 가치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4 생물 정치는 일련의 가정에 입각해 있다. (ex 공간과 시간의 척도가 매우 다 르다.) 즉 지구 전체, 즉 생명의 모든 영역과 변화의 비율을 정치의 영역으로 간주 한다. 2016년에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고 한다면 이는 충분한 정치영역 임에 틀림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환경적/진화적 요소들을 추가하면서, 정치의 내용도 변 화한다. 4) 연구 모형 1 의식 혁명 (이제는 의식 혁명이다. - 의식부터 바꿔라.) 의 義 생물 정치인 (인간적인 성숙과 낙관주의관 그리고 환경[생태계]과 사람에 봉사하는 5% 우성 상호의존 Interdependence 예측 능력 함양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될 미래 문제 해결 습득 능력 ( 인적 네트워크) 지식 격차 해소 (세계화+교육+커뮤니티 =국가 경쟁력) 핵심인재) Public victory 25) 자세히는 필자가 쓴 상허사상 학생 연구 논문 모음집 15권을 참조하기 바란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20 1 2 3 신 信 대인 관계 (봉사습관: 남에게 희망과 욕구를 불러 일으켜주는 것) Independence [자기에게서 벗어나] 사람에 대한 지식 습득 (상대에 대한 배려와 보편적 정의 그리고 다원적 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 ) 지식 경영 (업무 방식을 개선, 개발, 혁신해서 부가가치 창출) 학습 혁명 (학습조직을 통한 평생학습: 지식공유와 공동창조) Private victory 성 誠 자기 혁신 (창의력과 도전력, 新 사고) Dependence [자기 안에서의 활동] 의식 혁명 (자기 발견과 끊임없는 내적 싸움) 자기 경영 (자기 관리와 시간관리를 통한 창조는 훈련이자 습관) 경쟁력 확보 자기혁신과 마케팅(선택과 집중: 선점과 차별화) (롤즈의 이론과 스티븐 코비의 이론을 도입해 필자가 만든 의식개혁이론) 5) 평화로의 전환 26)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인격 자체에 도전하는 비열한 불법에 대 해서 권리의 경시는 물론 인격모독의 성격을 띰으로써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에 대한 저항은 의무이다. 그와 같은 저항은 권리자의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이다. 그 저항은 도덕적인 자기보존의 명령이며 사회에 대한 의무이기도하다. 왜냐하면 법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저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7) 26) 평화개념을 위한 정립 연구, 새천년준비위원회, ) 루돌프 폰 예링, 심윤종, 이주향 역, 권리를 위한 투쟁, 범우사, 2001, p.32.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33

421 1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 인권이란 이미 있는 것이다. 28) 그런 점에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권은 발 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체적인 법적권리로 실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법적 권리의 내용이 점차 풍부해져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 렇다. 세계인권선언은 국가가 인권을 존중 할 뿐 아니라 증진 해야 할 의무를 분 명히 하고 있다. 29) 인권이란 인간의 권리이다. 곧 사람이 무슨 권리의 주체라는 말이다. 이 때 사람이란 사람이면 누구나 를 가리킨다. 곧 한 사람 한 사람 을 권 리의 주체임을 명백하게 가리킨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과 국가는 그리고 우주는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된다. 한 사람이 목적이 된다. 한사람이 목적이 되 는 것, 그것이야 말로 근대 인권개념의 핵심이다. 사람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 는 것이다. 사람은 인격으로서 목적이다. 인격이란 개념은 목적이 된 사람이라는 뜻이다. 30) 주체만이 목적이 될 수 있다. 31) 또 거꾸로 인간의 존엄이란 결국 인간 의 자기 결정권 곧 주체성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세계인권선언은 그 전문에서 인 류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고유의 존엄성과 평등하고 양여할 수 없는 권리를 승인 함은 세계에 있어서의 자유, 정의와 세계평화의 기본이 되는 것이므로 인권의 무 시와 경멸은 인류의 양심을 유리하는 만행을 초래하였으며... 라고 하고 있다. 존 엄성 이라는 말과 권리 라는 말이 나오고 그 다음 인권 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 서 인권 은 존엄성 과 권리 를 받는 것으로 봐야 한다. 결국 인권은 존엄성 과 권리 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인권은 상대방을 염두에 둔 권리이기 이전에 인간 의 존엄성 선언이다. 그리므로 인권은 인류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고유의 존엄성 28) 직접 인권을 선언한 세계인권선언 말고도 국제관계를 규정하는 유엔의 문서는 인권을 반영하 고 있다. 모든 국제관계의 궁극적 지도원리는 결국 인권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 고 유엔이 공통의 원칙을 수립한 후 인권은 마땅한 국제 관심사(a matter of legitimate international concern)가 되었다. 29) Fausto Pocar가 말하는 국가의 이 두 가지 의무는 인권이 이미 있는 것이면서 발전되어야 할 것 이라는 우리 생각과 궤를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 Fortieth Anniversary of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p ) 세계인권선언이나 국제인권규약에서 어떤 권리를 선언할 때 그 앞에는 모든 사람은 또는 사 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가 붙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권리의 주체임을 가리킨다. 31) 베버, 법치주의와 인간의 존엄, 삼영사, 1994,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22 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은 사람이라는 까닭만으로 존엄하다 는 가치선언은 인권을 말할 수 있는 전제가 있는 인간관이다. 크게 보면 자유권에 서 사회권으로, 그리고 행위능력 없는 자의 보호로,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서 사람과 자연의 관계로, 사람과 존재의 관계로 인권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은 알 고 보면 인간의 존엄성 실현을 위해 깊이를 더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넓어 지는 것은 깊어지는 것이다. 32) 사람 사이를 주체 대 주체로 세운다는 것은, 먼저 누구나 권리의 주체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인권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권리 에 있어서의 모든 평등 개념을 합친 평등권이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적 평등의 입장은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과 차등원칙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 33) 고 한 존 롤즈의 말에도 인권을 평등권으로 보는 이해가 깔려있다. 34) 2 새로운 이념(자연의 권리) 앞서 인권의 발전은 결국 관계회복을 향한 것임을 살펴보았다. 그것은 무엇보다 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회복의 문제이다. 즉 사람이 목적이라는 인간존엄의 선언 이후 사람중심의 세계관은 기술과학의 발전도 함께 가져오면서 인권을 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사람중심주의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평등한 관계를 위해 중요하지만,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는 수정될 필요가 생긴다. 미셸 쎄르 같 은 철학자가 시민 계약이 아닌 자연계약을 제기하며 자연에 기생하던 인간이 자 연과 공생할 것을 주장하는 것도 자연을 주체로 보자는 얘기다. 35) 계약이 주체 대 주체에서 성립하는 것이고 그동안 근대의 인권개념은 사람과 사람이 주체 대 주 32) 유엔이 보호하는 인권이 발전한다는 것은 실무에도 나타난다. 유엔은 헌장을 해석하는 데 적용 되는 중요한 법률원칙을 수립해 왔다. 예를 들어 세계인권선언 및 그와 관련된 인권조약들이 천 명한 인권들을 심하게 침해하는 경우 유엔은 헌장 제2조 제7항 곧 회원국의 국내관할권에 속하 는 문제에 대한 예외를 적용한다. 그런데 거기서 심하게 침해하는 경우란 지금까지 세계인권선 언에 천명된 가장 기본되는 인권 몇몇에 대한 대규모적이고 제도적인 침해로 해석되었다. 그러 나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 차차 늘어날 것이고 또 극심한 침해라는 것도 그 해석이 점차 넓어질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용납되던 사항 또는 국내관할권이 인정되던 사항에 대해 관여하게 될 것이다. 참조. T.Buergenthal, 국제인권법개론,교육과학사, pp ) John Rawls, 황경식 역, 사회정의론, 서광사, p ) Justus Hartnack. Human Rights, Freedom, Equality and Justice, pp ) 미셸 쎄르, 자연계약, paris, 1992, pp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35

423 체로 맺은 계약을 토대로 이룩되었다. 거기서 자연은 철저하게 객체였다. 그러나 이제 자연계약을 말한다는 것은 사람과 자연이 주체 대 주체로 서야함을 뜻한다. 이런 문제는 현대의 기술문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생태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기술문명과 함께 성장한 인권에도 차츰 변화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 인간중심주의의 한 면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므로 새로운 세계 관은 사람의 주체성을 살리면서 이룩되어야 한다. 이것은 자연주의나 생태주의, 이른바 급진주의(deep ecology)와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어떤 면에서 그런 주장 들은 사람을 객체화하여 인권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다. 자연권과 같이 있는 인권은 종래의 인권과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 전혀 새로 운 세계관이고, 그런 면에서 단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그러한 단절 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자연권이란 인권을 위한 것이다. 유엔은 생태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1972년 유엔 인간 환경회의에서 인 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거기서는 자연환경의 보호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그것을 위해서 국제사회가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그러나 자연개발의 필요성이 인간을 위 해 여전히 중요함을 같이 말하고 있다. 그래서 환경에 두 가지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곧 자연 그대로의 환경 과 인간의 의해 만들어진 환경 이 있다. 그러므로 인간환경선언이란 자연환경의 보존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이루는 사회 환 경도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을 아울러 선언한 것이다. 이처럼 인간 환경을 보 호하고 개선해야하는 까닭은 인간을 위해서다. 자연환경 역시 인간의 복지, 기본 적인 인권 나아가서는 생존권 그 자체의 향유를 위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는 생 각이다. 그러므로 자연의 개발은 인간의 복지 곧 인권을 위해 여전히 중요하다. 사실 기술이 인권확립에 기여한 것은 실용가치 곧 물질생산의 측면을 빼놓을 수 없다.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서 물질이 풍부해지고 잘 살게 되었다. 이른바 절대 빈곤을 없애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인권은 잘 살게 되면서 이룩되는 측면이 있다. 잉여가치의 문제 때문이다. 36) 36) A. Toynbee. 세계 종교 속의 기독교, 전망사, 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24 3 사람과 자연의 관계 회복 세계자연헌장에는 상당히 새로운 것이 나온다. (a)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그 생활은 에너지 및 영양물 공급을 보증하는 자연계 본래의 기능에 의존하고 있다 는 것 (b) 문명은 자연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 즉 자연은 인간의 문화를 형성하고 모든 예술적 및 과학적인 성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인간에게 창조적 개발과 휴식 및 레크레이션을 위한 최선의 기회 를 제공한다는 것 에 유의하고 모든 생명체는 고유한 것이고, 인간에게 있어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에 관계없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 을 확신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여기서는 자연관의 거대한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아울러 인권개념의 거대한 변화를 알리고 있다. 앞으로는 인간중심주의에서 사람차별을 인정치 않는 태도는 유지하고 자연을 배제했던 태도는 고치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자연의 고유한 가 치를 인정하는 것이 인권과 연결되어 생각해야 한다는 말은 바로 그 점을 가리킨 다. 그 방법은 사람을 주체로 두면서 자연도 주체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현 대가 이룩한 공헌을 물려받으면서 현대를 넘어서야 한다. 이제는 그렇게 해야 인 권도 실현할 수 있다. 어떤 관계든 관계의 확장은 인권확립에 도움이 된다. 인권 은 그동안 사람만 그 주체로 서고 자연을 객체로 세우는 도식을 이용해 왔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생태계 파괴의 징후는 가장 기초되는 인권인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인권은 관계개념이고 주체 대 주체의 관계를 세우는 것인 데, 객체가 아닌 주체는 어떤 생존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개발이라는 것도 결국은 국민 복지를 위한 것이고, 그 경우 개발도 인권신장에 기여한다. 그러므로 개발을 줄이고 자연을 택하는 인권인가 아니면 개발을 통해 늘어나는 부가 가져올 인권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라 볼 수 있다. 환경권의 문제는 그처럼 크게 볼 때 인권탄압에 대한 인권수호의 문제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종류 의 인권의 충돌인 셈이다. 환경권이란 결국 사람을 중심으로 놓고 자연은 그 사람 을 둘러싼 것이라는 뜻이다. 환경권에서 인권은 여전히 정부나 개인에 대한 권리 로 존속한다. 또 그래서 인권이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임을 시인한다면 적어도 자 연이 사람에 대해 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가 인간에게 있어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에 관계없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 은 자연을 더 이상 대상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37

425 화할 수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다른 생물체와 친구가 되어야 하고, 다른 생물체 도 하나의 자아로 인정해 주어야 하며, 이들에게 유리하도록 우정이라는 기준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37) 관계회복의 요청이 이제 자연에까지 뻗치게 되었다. 인권 의 이념 곧 인간의 존엄성으로서의 자유란 결국 관계회복에서 이룩되는 것이다. 자유의 진행에서 남은 좀더 필수적이고 적극적인 위치에 있다. 남과의 관계회복이 자유인 것이다. 인권은 관계회복이다. 관계회복의 과정이다. 정의로운 사회관계를 확립하는 것을 인권의 실현이라면 인권은 관계회복의 과정이다. 궁극적인 관계회 복은 사회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관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권은 결국 관계회복을 바라고 나아간다. 인권은 궁극적인 관계회복을 바 탕으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그 관계회복이 이루어질 때까지 인권은 끊임없이 발 전될 것이다. 정의의 개념이 깊어지면서 그리될 것이다. 38) 평화 혁명 (이제는 평화 혁명이다. - 의식부터 바꿔라.) 의 義 평화 혁명 (인간적인 성숙과 낙관주의관 그리고 환경[생태계]과 사람에 봉사하는 5% 우성 핵심인재) 상호의존 Interdependence 관계성 회복=평화 예측 능력 함양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될 미래 문제 해결 습득 능력 ( 인적 네트워크) 평화 확산 peace improving (세계화+교육+커뮤 니티=국가 경쟁력) 反 문화적 폭력 Public victory 37) Deval and Session, Deep Ecology, 1985, p ) M. Heideger. 이기상 역, 기술과 전향, 서광사,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26 1 2 3 신 信 대인 관계 (봉사습관: 남에게 희망과 욕구를 불러 일으켜주는 것) 反 구조적 Independence [자기에게서 벗어나] 인간안보 지식, 정보 사람에 대한 지식 습득 (상대에 대한 배려) [생태의식] 학습 혁명 (더불어 혁신해서 부가가치 창출) 평화구축 peace making (학습조직을 통한 평생학습: 지식공유와 공동창조) 폭력 Private victory 성 誠 자기 혁신 (창의력과 도전력, 新 사고) 反 물리적 폭력 Dependence [자기 안에서의 활동] 국가안보 토지, 돈 의식 혁명 (신념[정신력의 기적]을 통한 변화) [인간의 존엄성] 자기 경영 (자기 관리와 시간관리를 통한 창조는 훈련이자 습관) 평화 수호 peace keeping 자기혁신 (요한갈퉁의 평화론과 필자의 의식개혁론을 도입한 필자의 새로운 평화혁명 이론) (4) 해외 성인입양인에 대한 대책 39) 1) 사회적 낙인의 해소 과거의 입양정책은 가족과 양부모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오 늘날 입양정책은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 으로 하는 정책으로 선회하였다. 그러나 아동을 최우선으로 하는 입양정책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입양인이 사생아라는 낙 인을 부여하고 있다. 40) 이는 입양인이 친부모와 재회하는 것은 자신의 배경에 대 39) 가족관계 측정을 위한 척도 개발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 Gooman, Susan K, "Adoption of What? Information Policy for Records Adoption", ARMA Records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39

427 한 정보를 획득하고 사회적인 수용도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보았다. Karen(1995, p654)은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찾고자하는 욕구를 Goffman의 사회적 낙인이론을 들 어 설명하고 있다. Goffman(1963)은 사회적 낙인을 사회적, 신체적인 특징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사회구성원들이 불신하는 사회적 차별의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이 이론적 모형에 입각하여 볼 때, 입양인들은 사회적 낙인을 감소시키고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잇도록 하는 방법으로 친부모와의 재회를 선택하게 된다. 이는 친부모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편견을 제거하고, 친부모에 대 한 사회구성원들의 물음에 좀 더 적절히 답할 수 있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데 좀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입양인의만족감에 크게 기 여하고, 입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성격의근원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2) 상실감의 극복 대다수 입양인들이 삶에 있어 경험한 최초의 사건은 자신을 낳아 준 부모에게 서 버림 받았다는 사실이다. 버림 받은 경험은 깊은 상처로 남고, 양부모에게 입 양된 후에도 친부모에게서 버림 받았다는 사실과 친부모를 잃은 슬픔을 간직하게 된다. 이처럼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찾고자하는 욕구 가운데는 그들이 경험했던 상 실감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 상실감이란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자신은 소유하지 못하였거나 박탈됨으로써 나타난다. 입양인의 상실감은 그들이 친부모와 단절되어 있으며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뿌리 깊은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친부모를 찾고자 노력하게 된다. 정신건강 사회사업가들에 따르 면, 입양부모와 아동은 강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양부모 는 입양아동의 친부모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는데 이는 입양아동이 5세에서 7 세 사이가 되면 친부모에 대한 상실감과 혼란으로 인해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아 동이 성장함에 따라 불안은 더욱 심해지며, 입양아동들은 자존심이 떨어지게 되고, 친구를 사귈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41) 특히 입양아가 학교에 들어가고 사춘기 Management Quarterly, vol 27, (April 1993), p ) Lichtenstein, Tovah, "To tell or not to tell : Factors affecting adoptees' telling their adoptive parents about their search", Child Welfare, (January 1996), pp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28 에 가까워지면서 상실에 대해서 심리적으로 슬퍼하거나 우울하게 되며, 이렇게 되 면 입양아는 정서적으로 방황하는 상태가 되어 행동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게 된 다. 또한 입양아는 친부모상실과 관련된 분노와 우울감 및 죄의식을 느낄 뿐만 아 니라, 양부모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거부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느끼게 된다. 42) 따라서 친부모에 대해 알고자 하는 욕구의 내면에는 여러 해 동안 상실로 인해서 생긴 정서적인 고통과 상처, 좌절이 숨겨져 있으며, 이는 양부모에 대한 입양인의 애정과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고 입양인의양부모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은 친부모 에 대한 궁금증과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친부모를 찾고자 하는 동기는 상실감에서 오는 슬픔을 극복하고, 친부모와 헤어져 있으면서 잃어버렸던 시간들 을 되찾고 자신들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친부모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데 있다. 43) 3) 소속감 Maslow(1970)는 개인은 타인과 애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타인과의 애정적인 관계와 자기 가족 내에서의 위치와 준거집단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갈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욕구는 사회적인 고독, 소외, 배타성을 경험할 때 특히 강하 게 나타난다. 44) 입양인들은 정체감의 혼란뿐만 아니라 가족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 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 특히 사춘기 때 입양가족을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 움을 경험하게 되고 입양가족에게서 버림 받지 않기 위해서 행동하게 된다. 결국 입양인들은 소속감을 얻기 위해서 입양가족의 문화에 동화되고자 노력하게 된 다. 45) 특히, 해외 입양인들의 경우에 그들은 친부모와 태어난 나라와 접촉하지 않 는다. 입양인들은 입양의 의미와 개인사에 대해서 알기 전에 자신들이 양부모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46) 그리고 입양아동에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비밀을 양 42) 배태순, Adapting to adoption", Science News, August 1994, pp 재인용 43) Goodman, Susan K, op. cit., pp ) L.A.젤리, D.J.지글러, 이훈구 역, 성격심리학 (서울: 법문사, 1999), p ) Richard Rowlett, "Identity development in the adopted individual: psychosocial development", Kent state university, PHD, (August 1998), p ) Myrna L. Friedlander, "Ethnic identity development of internationally adopted children and adolescents : Implication for family therapists", Journal of Marital and Family Therapy, (January 1999), p. 44.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41

429 부모가 고수할 때 입양아동들은 양부모를 자신과 친부모 사이를 막고 있는 적대 자로 인식할 수 있다. 입양인들은 또한 친부모 밑에서 자란 아동들을 부러워하게 되고, 자신들의 혈연적인 뿌리와 단절됨으로 인해 입양가정 속에서 자신을 이방인 으로 간주하게 되며 정신적인 장애와 반사회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47) 해외 입양인들은 외모가 다름으로 인해 사회화 과정 동안에 소수민족이라는 열등 감에 끊임없이 사로잡히게 된다. 결국 입양인들은 소속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 해서 지배문화(백인문화)를 수용하고자 노력하고 그들의 고유한 문화유산과 민족 정체성을 부정하고자 한다. 또한 지배문화에 동화되고자 노력하게 되는데 입양인 들이 동화되고자 하는 이유는 차별이나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48) 결국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찾고자 하는 욕구는 입양가족에 자신들이 소속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거나 사회 성원으로써 받아들이지 않을 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줄 수 있는 존재는 친부모뿐이며, 그들에게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가 극대화 될 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4) 국제협약상의 해외입양아동의 권리 모든 인간은 자신의 혈통과 뿌리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며, 이는 개인의 존재적 욕구인 지속성을 위한 욕구이자 권리이다. 무엇보다도 입양인들이 그들의 배경과 친부모에 대해 알 권리는 해외입양아동과 관련된 국제협약들에 잘 나타나 있는 데 이들 협약 상에 나타난 해외입양아동의 권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49) 은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을 포함한 아 동의 최선의 이익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아동의적그적인 권리가 가장 두드러지 47) Charlene Miall, "The social construction of adoption : clinical and community perspectives", Family Relations, vol. 7 (July 1996), p. 312 재인용. 48) Wickers, Kevin Lee, "Transracial adoption: Cultural identity and self-concept of Korean adoptees", Ball State University, 1993, pp ) 이 협약은 1989년 11월 20일 국제연합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조약으로써 아동을 보호의 대상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아동에 대한 무차별의 원칙, 아동의 최선 이 익우선,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 및 아동의 참여라고 하는 4개의주요원칙을 중심으로 아동의 권 리를 명시하고 있다. 한국은 1990년 9월 2일 이 협약에 서명하였으며, 1991년 12월 20일자로 이 협약의 당사국이 되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30 게 나타난 협약이다. 이 협약 제21조에는 해외입양은 아동이 어떠한 적절한 방법 으로도 국내에서 양육되어질 수 없을 경우에만 그 대체 수단으로 고려되어야 함 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해외입양에 관계되는 아동은 국내입양의 경우와 대등한 보장 장치와 기준을 향유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협약에서 는 아동의 권리로써, 아동은 자신의 부모를 알 권리를 가지며(제7조), 아동이 그의 의사에 반하여 부모로부터 분리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부모로부터 분리된 경우 정 기적으로 아동이 부모와 개인적 관계 및 직접적인 면접교섭권을 유지할 권리를 보장하고(제9조) 50) 아동이 부모와 분리된 경우 아동의 복지에 해롭지 않은 범위 내에서 부재중인 가족구성원의 소재에 관한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제9 조)고 규정하고 있다. 51) 둘째, 1993년 5월 10일 국제사법에 관한 제17차 헤이그회의 최종 결의안인 국가 간 입양에 관한 아동보호와 협력에 대한 헤이그협약 은 전문 48개 조항으로 되어 있다. 이는 해외입양에 관련된 가장 구속력을 갖는 국제협약으로 국제법상 승인된 기본권과 아동에 대한 최선의 이익을 고려한 국가간 입양의 보장을 위한 안전장 치의 마련과(1조a), 입양당사국은 아동의 신원확인, 배경, 사회적 환경, 가족사 등 과 같은 아동관련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16조 1-d), 아동 출신국 주무관청은 아동의 출생에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아동 친부모의 신분 등에 관련된 정보의 보존을 책임질 것과(30조1) 국내법이 허용하는 한 적절한 감독하에 아동 도는 아 동의 대리인이 그와 같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30조2)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제협약은 해외입양아동의 권리에 대해 규정해 놓고 있으며, 한국 또한 협약의 적용 대상국임에도 불구하고 아동에 대한 부모면접권과 입양아동과 관련된 보고서 작성에 대한 의무와 아동 친부모의 신분 등에 관한 정보 보존의 책임, 그리고 입양인에 대한 친부모에 대한 알 권리 등을 입양관련법에 규정해 놓 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해외입양은 정부의 승인 하에 이루어졌고, 정부의 정책 하 에 입양기관들이 한국 아이들을 해외로 보냈기 때문에 입양인들이 완전한 정체감 50) 이 협약 제9조 3항의 자녀의 부모면접권보장 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유보된 조항들 중의 하나 로 우리나라는 부모의 면접권(민법 제 837조 2항)만을 보장하고 있다. 51) 이배근, 국회인권포럼 자료집, p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43

431 을 확립하여 건강한 생활을 영ㅎ위할 수 있도록 정부는 국제협약상에 나타난 해 외입양아들의 권리를 법으로써 승인해 주어야 하며, 입양기관 도한 입양아와 친부 모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의 보관과 함께 입양인들이 원할 경우 정보를 제공해 주 어야 한다. (5) 선진국의 입양제도 사례 52) 주요 선진국의 입양제도는 이미 공개입양을 넘어서 개방입양을 위한 제도의 정 착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입양부모뿐 아니라 입양인이나 생부모 에 대한 알 권리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되었고, 현재 입양인과 생부모의 권리를 존 중하는 의미에서 개방입양의 제도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미국의 입양제도는 완전입양제도를 채택하며, 입양은 대부분 공개입양을 의미하 는데 점차적으로 개방입양으로 나아가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서도 예전에는 비밀 입양이 이루어졌지만, 지금 미국에서 입양가정은 자녀를 입양한 사실을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특히 1960년대 후반 이후부터 외국아동의 입양이 급진적으로 증가 된 것은 공개입양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된다. 미국은 주정부 소속기관과 주정부의 허락을 받은 민간기관 전문변호사 등을 통해 인종적 배경을 감안하여 아동의 욕 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를 양부모로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입양은 입양의 동의 시험양육과 가정조사 법원에서의 청문 의 과정을 통해 이뤄진 다. 입양취소청구의 가능기간은 6개월이다. 특히 입양기관은 입양가정 적응을 위 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정부는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필 요한 기록을 보존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입양 후 아동적응 및 발달관련 서비스와 입양 후 지원서비스 등 철저한 사후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혈통주의적 시각이 변화하면서 입양을 아동복지적 관점에서 바라 보게 되었다. 독일은 완전입양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며, 대부분 공개입양을 선택하 고 있다. 독일에서는 고대로부터 재산상속제도의 일환으로 입양을 인정했다. 현대 52) 공개입양 활성화를 위한 국내입양 제도 개선 방안, 허명숙,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논문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32 에 들어 혈통주의적 시각이 바뀌면서 독일은 공개입양을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독일은 미성년 양자를 18세미만인 자로 규정하며, 입양은 계약에 의하지 않 고 후견법원의 결정에 의하여 성립된다. 입양결정으로 양자는 양친의 적출자의 지 위를 갖게 되며, 양친의 친족과의 관계에서도 적출자와 동일하며, 미성년자와 생 부모 및 그 친족과의 관계는 소멸하게 된다. 양자의 성은 양친의 성을 따르는 것 이 원칙이며, 양자의 복지를 위해 특별히 필요한 경우에만 후견법원의 입양을 선 고할 때 양자의 이름을 변경하거나 부가하게 할 수 있다(김은미, 1999 : 43). 특히 입양이 출생과 다름없는 효과를 가지므로 복지를 위한 중대한 사유가 없는 한 파 양은 금지된다. 파양이 되는 경우에도 자녀의 친생부모가 부양의무를 부담하게 되 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웨덴의 아동복지정책과 가족복지정책은 어느 나라보다 세밀하고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특히 입양제도는 공개입양의 바탕 위에 실시되고 있다. 스웨덴의 입양 법은 국가기관 또는 정부에서 허가한 단체만 입양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제 입양을 위한 국가위원회(The Swedish National for International Adoption : NIA) 와 6개의 입양센터(Adoption Center : AC) 가 포함된다. 아동복지 법에 따른 입양요건으로는 양부모의 연령은 25세 이상이어야 하며 특별한 상황일 때는 최저 18세인 경우도 입양할 수 있고, 양부모의 연령 상한선은 두지 않고 있 다. 외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아동은 스웨덴에 도착하자마자 지방 아동복지국 에 등록해야 한다. 스웨덴에 입양된 양자는 스웨덴에서 태어난 친생자와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재산 상속인의 자격도 동등하게 가지게 된다. 입양된 아동은 양부 모의 성을 따르게 되나, 입양 전 이름을 새로운 성과 같이 쓸 수 있다. 양부모는 법적 보호자, 후견인이 된다. 법적으로 입양의 취소를 인정하지 않지만, 양부모가 양자를 잘 양육하기 곤란한 상황, 양부모가 사망했을 때, 아동의 후견인으로부터 재입양이 허용되었을 때 아동복지국은 새로운 가정을 찾을 의무를 지닌다. 스웨덴 정부는 양부모에 대한 보상금을 지원하며, 각종 의료, 교육, 복지, 행정상의 혜택 을 입양 가정에 제공한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45

433 노르웨이에서는 부모로부터 분리되어져 다른 가정에 입양되는 아동은 거의 없 다. 이 때문에 노르웨이에서의 입양은 대부분 국제입양이다. 노르웨이의 입양은 다른 선진국가와 마찬가지로 입양을 공개적이고 개방적으로 받아들여서 적극적으 로 국가에서 지원을 하는 형식을 택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아동들만의 행정부서가 있는데, 바로 아동가족직무부이다. 특히 한국으로부터 입양을 취급하도록 허가를 받은 기관은 오직 Children of World 뿐이다. 입양은 사회복지사와 입양을 원하 는 양부모의 3~4회 상담을 통한 가정조사에서 시작되며, 양부모의 자격요건은 25 세 이상으로 결혼한 지 2년이 경과한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아동을 잘 양 육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을 가진 부부이다. 특수한 경우에는 독신자도 입양을 할 수 있다. 입양 부모가 지불하는 입양 비용은 총 8,000달러이다. 국가는 입양에 관련된 비용을 보조하도록 입양 부모에게 대략 3,000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한다. 입양가정에 대한 지원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이 특징이다. 3. 해외 입양인의 인터뷰 및 편지 53) (1) 해외 입양인의 편지 아시아계 여자들을 경멸하는 듯한 핀란드 남자에게서 끔찍한 메일을 받았어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54) "너는 불속에서 영원히 타들어가도록 지옥에 가게 될 것이다! 너희는 빌어먹을 일본 창녀들이야! 저주나 받아라. 이 이교도들아! 연합교구 모두는 너희를 경멸한다! 우리 크리스챤과 관련된 일에서는 너희들을 환 영하지 않는다. 일본, 중국, 태국이든 네가 온 모든 매춘 아시아 국가로 돌아가! 너희는 임신을 하지 못하고, 너희의 아이는 너희를 보는 괴로움을 겪지 않기 위해 53) 국제한국인입양봉사회(InKAS), GOAL, KOROOT의 홈페이지 해외입양인 자유게시판의 글을 편 집, 재인용. 54) 코리안 어답티 월드 와이드 사이트( 에서 봤 는데 오늘 GOAL( 또 보게 되어서 그녀의 바람대로 번역합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34 서 죽게 될 것이다. 난 너희들의 꼴도 보기 싫어!" 하지만 이런 글은 여기에서 범죄에 속하고 따라서 경찰들이 이 사건을 다루고 있어 요. 어쨌거나 아시아 여자들은 여기에서 더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이건 정말 불공평한 일입니다! 난 이 글 때문에 너무 충격을 받았고, 내 충격적인 반응을 진정 시키기 위해 병원에 가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중입니다. 병든 사람만이 이런 글을 쓸 수 있겠지만 이건 경찰조차도, 그 누구도 수긍할 수 없을 만큼 인종차별적인 글 이에요. 어쨌거나 아시아계 여자들은 유럽에서 더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그건 스웨덴보다 핀란드에서 더 심해요. 난 1970년에 곧장 핀란드로 입양되었던 7명의 한국 입양인들이 왜 이 나라를 떠나 야했는지 분명히 알겠어요. 그렇지만 나와 나의 자매는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 력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여기에는 그런 나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 들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나는 이 글이 어떻게든 한국에서 널리 알려져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서양국가에서 살게 되는 것이, 특히 아시아계 여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 아니란 것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래요. 그게 나의 바람입니다. 핀란드에 있는 저는 이런 글을 쓰는 것 밖에 도리가 없어요. 이 글은 공포영화에서나 볼 법한 것이고 나는 너무나 무섭고, 이 글 때문에 너무나 앓고 있어요. (원문) I got horrible of a Finnish guy who seems hate asian females and he wrote to me following thing: "I'll let you know you belong to hell! To be burned in fire forever. You are fucking japanese hocker! Damn pagan! All in parish union hates you! You are not welcome to our christian happenings. Return back to Japan, China, Thailand or where every are from hocker asian country. I hope your pregnancy fails and your baby will die to not suffer to see you. I don't want to see you! But that text is crime here so police take care this case, however asian females have dirty image here. It's so unfair! I have been so shocked of this text so I am worry if I have to go to hospital to calm down my shocking reaction. Only sick people can write like that, but that is so racist text which nobody accept, not even police. But however asian females have dirty image in Europe and it's worse in Finland than in Sweden. I really not wonder why all 7 Korean adoptees who was adopted direct to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47

435 Finland 1970 have left the country. But I and my sister try survive here cause we know here is also good people, not all are assholes here... I wish this text could somehow published in Korea so maybe Korean people can also understand it's not easy be at West especially being asian female. That is my wish. I have only power at Finland to react those kind of text. This text is like from horror movie and I am so damn scared and also I am so sick cause of this. (2) Shawn Popeleski의 삶에 대한 이야기의 편지 Shawn Popeleski 55) 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병사와 한국여성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 습니다. 어린 Shawn은 미군부대 근처에서 어머니가 하던 술집에 딸린 방에서 잠을 자던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는 그의 생부모와 어떠한 관계도 갖지 못했으며 그를 낳은 아버지는 떠나버리고, 단 한번의 소식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Shawn의 생모는 미국에 정착하여 그녀의 아들을 데려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미국으로 왔습니 다. 그 사이에 Shawn은 생모의 여동생인 이모와 함께 한국에 살면서 2년이라는 시 간이 흘렀습니다. Shawn은 한국에서 살면서 흑인 혼혈아로서 매우 힘들게 자라왔습니다. 그는 차별 당하고 끊임없이 학교에서 깜둥이 로 불리며 놀림을 당했습니다. 동네 아이들에게 자주 맞고 피투성이가 된 채로 울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Shawn의 생모는 미국에서 적응하고 자리 잡느라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고 마침내 카프카스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입양되어 미국으로 온 Shawn은 그 의 생모를 찾아갔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그를 환영하지 않았고 매우 냉정하고 심지 어 그를 적대시했으며 그에게 찾아오거나 전화하거나 편지도 쓰지 말라고 말했습니 다. Shawn이 한국에서 그의 이모와 함께 살고 있을 때 미군 교회 목사로서 한국에 주 둔하고 있던 천주교 신부가 있었고, 그는 Shawn을 입양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는 Shawn을 입양하기 이전에 이미 2명의 한국 남자 아이들을 입양했습니다. 생모는 처음에 결혼도 하지 않은 성직자에게 Shawn을 입양 보낸다는 것이 못미덥고 불편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성직자를 만나고 난 후 Shawn의 이모는 그가 매우 착하고 신사적이며 55) Shawn Popeleski의 삶에 대한 처절한 이야기의 편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36 그가 입양아버지로서 훌륭하다고 Shawn의 엄마에게 전했습니다. 그래서 Shawn의 생모는 입양에 동의했습니다. Shawn이 그의 입양아버지에게서 가장 싫어했던 것은 그가 자주 Shawn의 입술에 키스하려고 했다는 것이었으며 Shwan은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그 입양 아버지는 3 명의 한국 남자아이들을 입양했습니다. Tom, Jim그리고 Shawn. Tom은 열여덟살이 되자마자 그의 입양 아버지와의 연을 끊었습니다. Shawn보다 두세 살 위였던 둘째 Jim은 Shawn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그를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학대했습니다. Shawn은 Jim이 끊임없이 그를 학대하고 자주 별 것 아닌 이유로, 때로는 특별한 이 유도 없이 그를 폭행했다고 말했습니다. Tom은 Jim의 물리적인 폭력으로부터 Shawn을 보호해야 했을 때 무척 기분이 상했다고 합니다. 입양 아버지는 Shawn에 대한 Jim의 폭력을 못 본체 했으며 사태를 내버려두었습니다. Jim은 입양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아들이었고 저녁 식사 때에는 언제나 아버지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Shawn이 아직 미성년이었을 때에 양아버지는 그를 뉴멕시코에 있는 친구들에게 맡 겨놓기도 했습니다. Jim은 항상 그의 양아버지와 함께 사는 유일한 아들이었습니다. 셋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뉴멕시코에 있는 가족의 남편은 Shawn 에게 매우 차갑고 불친절했으며 그가 거기에 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래서 Shawn은 그들을 떠나 뉴멕시코의 homeless(걸인, 집 없는 아이)가 되었습니 다. 폭력단과의 만남을 통해 소년으로서 경찰서에 불려갔을 때에도 그의 입양 아버지는 더 이상 그의 삶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뉴멕시코 Bernalillo의 소년 보호관찰/ 집 행유예 사무소장인 Darlene Gallegos의 93년 5월 1일의 편지를 참고하는 것이 유용 할 것입니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현재, Shawn은 그의 수감기간을 마치고 나면 아무데도 갈 데가 없다. 그의 아버지는 매우 무관심하고 션을 내버린 게 분명하다. 그가 만들 고 있는 비극에 대해서 그의 아버지가 책임을 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행하게도 Shawn은 폭력단과의 삶으로 되돌아갔습니다. 1996년 4월에 Shawn은 그의 두 동료와 함께 17세의 Ben Anaya Jr와 그의 23세의 여자친구 Cassandra Sedillo와 그녀의 두 아들의 죽음과 관련, 수감되었습니다. 시신들은 Albuquerque의 남동쪽에 위치한 Torreon의 오두막(cabin으로 써있어서 오 두막인지, 캐러번을 이야기하는 건지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에서 발견되었습니 다. 이 연인은 1995년 12월에 살해되었고 두 어린 아들들은 시신과 함께 오두막에 갇혀 기아로 사망하였습니다. Shawn은 목격자였지만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습니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49

437 다. 그러나 다른 폭력단원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하지 않아 아이들이 죽었으므 로 Shawn은 유죄로 판명되어 수감되었습니다. 투옥기간 동안 Shawn은 Albuquerque에 있는 한국장로갈릴리교회와 목사 Roger Ryu 의 모임으로부터 용돈과 응원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들은 Shawn을 그들의 사 명으로 여기고 관심을 쏟아 부었습니다. Ryu목사는 정기적으로 감옥에 있는 Shawn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Davis와 California의 Luke와 Grace Kim이 Shawn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앞 서 그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수감된 이민자 이철수씨를 위한 변호기금을 마련한 일이 있었습니다. Grace는 그의 재판에 참석하고 그들은 감옥에 있는 그에게 편지를 썼으며 그의 미래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1년이 조금 더 지나면 Shawn은 감옥에서 석방될 예정입니다. 그는 감옥 안에서 직 업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감옥에 들어가느라 교육에도 제한을 받았습니다. Shawn에 게는 돌아갈 가족이 없기 때문에 Luke와 Grace Kim은 Shawn이 석방 후에 직업교 육을 받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 자금 조성을 제안하고 있습 니다. 그들은 Korean Adoption Community에게 Korean American Community와 함 께 자금 조성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원문) Shawn Popeleski was the son of an African American GI and a Korea woman. As a young child Shawn recalls sleeping in the back room of a bar where his mother was working near a US military base. There was no relationship between his birth parents and his birth father disappeared and was never heard from. Shawn's birth mother came to the United States with the hope that once she settled down she would be able to send for Shawn. In the meantime Shawn lived in Korea with his birth mother's younger sister for two years. Shawn had hard time growing up in Korea because he was half Black. He was discriminated against, constantly made fun of and called names, such as a "Gam-doong-ee" in school. He was beaten up frequently by neighbor kids, and he would come home bloody and crying. Shawn's birth mother had a difficult time adjusting and establishing a life in the United States. Finally she married a Caucasian husband. Later after being adopted and coming to the United States Shawn visited his birth mother. Her husband did not welcome him, was very cold and even hostile to him and told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38 him not to visit, call, or write letters to them. While Shawn was living with his aunt in Korea, there was a Catholic father who was stationed in Korea as a US military chaplain, and wanted to adopt Shawn. He had already adopted 2 Korean boys before he adopted Shawn. The mother said that initially she was skeptical and uncomfortable with adopting out Shawn to a priest because he was single. But after meeting with the priest, Shawn's aunt communicated to Shawn's mother that the Catholic priest appeared to be nice and gentle, and that he would be acceptable as an adoptive father. Therefore, his mother consented to the adoption. Shawn said that what he disliked about his adoptive father the most was that his adoptive father tried to kiss Shawn on the lips on several occasions, but Shawn refused. The adoptive father adopted 3 Korean boys: Tom, Jim, and Shawn. Tom cut ties with his adoptive father as soon as he was 18. The middle son, Jim, who was two or three years older than Shawn, was physically and psychologically abusive to Shawn because Shawn was Black. Shawn said that Jim was constantly threatening him and would beat him up frequently for the slightest reason, and sometimes for no particular reason. Tom said that he felt so bad about Shawn that he was compelled to protect Shawn from Jim's physical violence. The adoptive father ignored Jim's physical violence against Shawn and did not correct the situation. Jim was the father's favorite son, and always sat next to his father at the dinner table. When Shawn was still a minor, his adoptive father took Shawn to his friends in New Mexico for their keep and care-taking. Jim was the only son who continued to stay and live with the adoptive father. None of the three son's were able to finish high school. The husband in the New Mexico family was cold and unfriendly to Shawn and reluctant to have him living there. Therefore Shawn left them and became homeless in New Mexico. Shawn became attached to a gang as his family. Because of his connection with the gang he got into trouble as a juvenile, but his adoptive father no longer cared to be involved in his life. It is instructive to read the letter dated 1/5/93 by Darlene Gallegos-Cook of the Juvenile Probation/Parole Office, Bernalillo, NM. The letter stated: "At this time, Shawn has nowhere to be placed after his commitment is over. It is also very clear that his father is negligent and has abandoned him. Shawn is still a minor and needs placement. I wish the father could be made responsible for this tragedy he is creating..." Unfortunately Shawn returned to his life with the gang. In April 1996, Shawn and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51

439 two fellow gang members were accused of in the deaths of Ben AnayaJr., 17, his girlfriend, Cassandra Sedillo, 23, and her 2 young sons. The bodies were found in a Torreon cabin southeast of Albuquerque. The couple had been murdered in December 1995 and the two very young sons were locked in the cabin with the bodies, where they died of starvation. Shawn was a witness, but not a participant in the crimes. However, afraid of the other gang members, he did not tell authorities and thus the little boys died. For this reason Shawn was convicted and imprisoned. During his incarceration Shawn has received spending money and letters of support from the congregation of the Korean Presbyterian Galilee Church in Albuquerque and their minister, Rev. Roger Ryu. The church took a keen interest in Shawn as their " mission project." Rev. Ryu visited Shawn in prison regularly. Additionally, Luke and Grace Kim of Davis, California have taken an interest in Shawn. Previously they had raised a legal defense fund for a Korean immigrant, Chul Soo Lee, who was wrongly accused of a murder in San Francisco. They have taken a similar interest in Shawn. Grace attended his trial and they have written to him in prison and have been concerned for his future. In a little over a year, Shawn will be released from prison. He has received no vocational training in prison and had limited education upon entering prison. Because Shawn has no family to return to, Luke and Grace Kim are suggesting that an educational fund be raised for Shawn so that he can receive vocational training upon his release and have a chance at a better life. They are asking that the Korean Adoption Community join with the Korean American Community in raising these funds. If you can make a donation to this fund, send a check to KAAN, with the memo for Shawn Popleski. Checks should be sent to KAAN, P.O. Box 5585, El Dorado Hills, CA (3) Batty (한국 해외입양 반대) 난 내가 입양된 것을 결코 모르지 않았다. 어린 아이였기는 했어도, 난 어떤 일 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었다. 내 부모님은 내 아시아계 머리칼을 길게, 앞머리를 두어서, 당신들도 아시다시피 갖고 노는 진짜 중국 인형처럼 꾸몄다. 난 아직도 그 헤어스타일에 대한 욕구를 뿌리 뽑을 수가 없는데, 그건 마치 아시안이 되는 올바른 방법인 것이다. 내 부모님은 날 많이 사랑하시고, 나도 그들을 사랑한다. 모든 사람이 항상 내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40 게 입양에 대해 언급하며, 너희 부모님은 참 사랑이 많은 분들임에 틀림없구 나. 라 한다. 그들은 우리 둘을 입양했으며 우린 한국에서 왔다. 얼마나 넘치는 사랑인가. 조금씩 숨이 막혀온다. 사실 난, 매우 감사한다. 하지만 결코 충분히 감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흐느낄 만큼 슬픈 나의 이야기이다. 난 서울의 거리 어디에선가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내 얼굴엔 흉한 담배 화상이 있었고, 내 뇌는 이미 이상한 장소 로 형성되어 가고 있었다. 석 달 후, 나는 JFK(미국 뉴욕 존에프 케네디 공항)로 가는 비행기 위에 있었다. 보호자 없는 아기로. 당신들은 그런걸 얼마나 자주 보는가? 승무원이 나를 부모님께 전달하는 사진을 아직 가지고 있는데, 내가 워낙 기쁨 덩어리였기에 모든 이들은 과도하게 기뻐 보인다. 날 계속 소아과의사에게 데려 가야 했을 때, 그들의 눈에 깃들었을 모습을 상상해본다. 의사는 내 담배 자국 을 고치려 하고, 모든 이들은 온통 불쌍해 하는 그런 모습. 내 눈에도 문제가 있었다. 난 결막염 또한 완벽하게 앓고 있었고 이는 한층 더 불쌍함을 낳았다. 이는 내게 불쌍해지라고 가르친 것 같았다. 내 생을 빚진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 수도 있을까? 웰컴 홈 입양기관, 엄마, 아 빠, 할아버지, 할머니. 암으로 죽어가고 있는 내 아버지의 첫 부인. 그녀가 아픈 동안 내 아버진 정관수술을 받았다. 미국. 가족중심의 가치. 이타주의. 이는 1976년이었다. 첫 부인이 죽은 지 2년 후 아버진 내 어머니를 만났고, 아이를 갖고 싶은 열망에 휩싸였다. 생물학적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던 것이, 부모님은 상당히 나이가 있었다. 남한의 아기를 입양하는 게 쉬운 일이었겠지. 내가 미국 에 도착한 날은 1978년의 할로윈이었다. 내 부모님들은 다른 입양 가족 셋을 웰컴 홈 입양기관을 통해 만났다. 그 친구 들은 1997년, 우리 세 한국계 미국 입양인들이 정신병원에 들어갔을 때 다시 연 락이 닿았다. 경계성 장애, 극단적 인격, 그리고 나, 정신분열적 애정장애. 우연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53

441 이라고? 정말 잘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1980년의 할로윈, 한국에서 이곳으로 온지 2주년 되는 기념일에 어머니는 내게 어린이 사이즈의 청삼을 사주시고, 오리엔탈 걸(역자주: 아시아계 소녀. 오리 엔탈은 아시아계를 낮추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처럼 입혀주셨다. 음. 난 원 래 오리엔탈 소녀였다. 지금도 그렇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름인 아시안 아메리칸 을 선호하긴 하지만, 그들이 진짜로는 뭘 생각하는지 그대들도 알지 않는가. 난 아일랜드계 카톨릭 마을에서 자랐다 지금까지도, 난 아직 내가 외계인인지 아닌지 확신이 안선다. 내 여동생(한국에서 역시 입양된, 괜찮으시다면)은 가끔 짜증을 내며, 미국 사 람이 되고 싶다! 미국사람이 되고 싶다! 하고 소리지르곤 했다. 난 그 애한테 화 가 났고, 나에게도 화가 났고, 내가 고향을 떠날 때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구조 적인 억압에 화가 났다. 시끄러! 나도 소리를 질렀다. 넌 아니야! 날카로운 외침이었다. 난 내 동생처럼 어린아이같이, 삶이 백인들에겐 쉽다는 사실을 말 할 만큼 대담하진 않았다. 난 부담스러웠다 감사할 줄 모른다고 여겨지기는 싫 었다. 결코 나는 백인이었으면 해 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난 스물 네 살이 되었고 비싼 아이크림에 집착하고 있다. 오십 불짜리 아이크림 한 병을 일주일 치 식량 을 제치고 언제든지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찢어진 눈에 만족하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고, 이젠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난 아직 제대로 아시안이고 싶다. 때로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때로는 스스로 억제하고, 자신에게 진보적 다 문화이론을 인식시킨 뒤 그 고통의 단지를 찬장 안에 넣어버리곤 한다. 당분간.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내 평생 동안, 나는 정말. 정말. 외계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비록 대부분 그렇긴 했지만, 단지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사람 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내 불확실한 근본이었고, 내가 어두운 아이라 놀이터에서 내 가 늘 마녀역할을 해야 했던 방식이었다. 그것은, 그렇다, 제자리에 없음에 대해 고마워 할 줄 몰랐던 것이었고, 내가 그들에게 충분히 고마워할 수 없었던 무엇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42 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무엇을? 이상한 것들은 늘 내게 반하여 쌓여지는 이 시 스템으로 데려와 날 살려준 것? 내 성취물들은 모두 인종차별방지법안에 의해 빛이 바라는 땅으로 날 데려와 준 것을? 동양 을 어둡고, 축축하고, 신비로운 성과 동일화시키는 그래서 나 자신을 완벽한 타자 로 만드는 이 땅으로 날 데 려온 것을? 난 내가 사악하다는 것을 알았고, 내 악이 모든 이들의 눈에 반사되 는 것을 보았다. 빛 속의 어두운 아이. 난 내 다름을 외계인으로 간주했다. 글쎄, 진짜? 내가 제국주의적 인류 역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 주위에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보지 못할 때, 과연 어떤 다른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내 외계인스러움을 감추기 위해서 난 완벽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되려 하였다. 나는 플리이즈 와 땡큐 를 말했고, 수학을 잘하는 공부벌레였고, 헤어스타일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클래식 피아노를 쳤다. 단지 내 구원에 대한 감사로, 존재 하는 모든 스테레오타입에 스스로를 동화시켰다. 당신이 날 구했어요, 백인들의 미국. 난 최소한 당신이 다루기 쉬운 사람이 될께요. 난 막 스물 네 살이 되었다. 내 머리칼은 비단처럼 등으로 길게 흐르고, 윤기 나는 청흑색으로, 어렸을 때부터 한 중국인형 앞머리를 하고 있다. 스스로 난 외계에서 오지 않았다고 가르쳐 보지만, 잘 모르겠다. 내가 주류 백인 문화에 맞춰보려 할 때도 그렇고, 급진적 좌익 백인 문화로 교묘히 설득 할 때도 그렇 고, 증거가 많지 않으니... 난 워싱턴 주 올림피아에 사는데, 여기 사는 많은 한 국인들은 인종주의적 사회구조에 의해서 전형적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데리야끼 음식점에 갇혀있다. 그들은 내게 말 할 수 있어 라고 묻고는, 아니라 하면 웃고 또 웃는다. 여기의 한국인들은 그것이 가장 우스운 일이라 생각하나 보다. 꽤 웃긴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내 유머감각은 좀 꼬여있다. 난 한때 스시집에서 일했었고, 내 근무시간 내내 테이블 사이를 뛰어다니며 백 인 손님들이 와사비를, 뭔지도 모르고 입에 처넣지 않나 확인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청주 너무 얕보지 마세요. 생각보다 세요. 라고 말했다. 그들은 늘 내가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55

443 악센트 없는 영어를 쓰고, 일본어 구문을 가르칠 수 없음에 실망했다. 내가 아는 일본 단어란 음식이름, 즉, 가쓰동, 니기리 같은 것들이 전부였으니까. 난 한 손으로 그들의 저녁 식사를 망쳤다. 난 충분히 진짜 같지 않았다 또, 내 가 감사해 하지 않다니 얼마나 예의 없는 일인가. 지금? 지금 난 완전히 정신병자이고, 내 심리치료사들은 주된 문제는 죄의식이 라고 한다. 내 정신질환은 내가 외계에서 왔다고 정말로 믿게 했던 몇 주간을 선사했다. 그리고 내 실패한 신경세포들이 잘못된 뇌 안의 화학을 외계인이라는 개념을 통해 정화했다면 놀라운 이야기 일까? 내가 인간이라고 말해봐. 진짜로. 해봐. (원문) I never didn't know I was adopted. I may have been a little kid, but I knew what was up. My parents kept my Asian hair long, with bangs, you know, like an authentic China Doll to play with. I still can't extirpate the need for that hairstyle today. It's like, the right way to be Asian. My parents love me a lot and I love them. Everyone's always said to me, "You're parents must have so much love", in reference to the adoption. hey adopted two of us, we're from South Korea. What an excess of love. It gets a little suffocating. I am, in fact, very grateful. But you can never be grateful enough. This is my sob story. I was found abandoned somewhere on the streets of Seoul. There was a festering cigarette burn on my face and already my brain was shaping up to be an odd place indeed. Three months later, I was on a plane towards JFK, an unescorted baby, how often do you see that? We have pictures of the flight attendants handing me to my parents and everyone looks so overjoyed because I was such a bundle of joy. I imagine the look in their eyes when they had to bring me to the pediatrician over and over, him trying to fix my cigarette burn and everybody full of pity. There was something wrong with my eye, too, I came complete with conjunctivities and that birthed more pity. It taught me to be pitiful, I guess. Can I make a list of people I owe my life too? Welcome Home Adoption Agency, Mom, Dad, Grandma and Grandpa. My dad's first wife, for dying of cancer--while she was sick, my dad got a vasectomy. America. Family values. Altruism. This was Two years later she had passed on, my dad had met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44 my mother and they were having baby fever. Biological clocks ticking and all, my parents were pretty old. Adopting South Korean babies must have been a cinch. I arrived in America on Halloween of My parents met three other adoptive families through the Welcome Home Adoption Agency, friends they would reconnect with when, in 1997, all three of us Korean American Adoptees ended up in mental hospitals. A borderline personality, a bipolar, and me, the schizoaffective. Coincidence? I really don't know. I really don't know. On Halloween of 1980, the 2 year anniversary of my arrival from Korea, my mom bought me a kid-sized cheongsam and dressed me up as "an Oriental girl". Um. I was already an "Oriental" girl. I still am, I personally prefer the politically correct moniker "Asian American" but you know what they're really thinking. I grew up in an Irish Catholic town--to this day, I'm still not sure if I'm an alien. My sister (also adopted from Korea, mind you) used to have tantrums and yell "I wish I was American! I wish I was American!" I'd get angry with her, angry with myself, angry at systemic oppressions I wouldn't understand until I left my hometown. "Shut up!" I'd yell. "You're not!" I'd screech. I wasn't audacious enough to say, like she was in her little kid way, that yes, life was easier for white people. I was burdened--i didn't want to be ungrateful. I never said, "I wish I was white," but I just turned 24 and I'm obsessed with expensive eye creams. I'll buy a fifty dollar bottle of eye cream over a week's groceries any day...it took me a long time to settle into these slant eyes, and I'm not willing to let them go so easily now. I still want to be the right kind of Asian. Sometimes it hurts so much, sometimes I get hold of myself, remind myself of radical multicultural theory and put the jar in the cupboard. For awhile. I'm writing this because, for all my life, I've really. really. believed I was an alien. It's not just "stranger-in-a-strange-land", although that's most of it. It's my uncertain origins, the way I always got cast as the witch in playground games because I was the dark one. It's the way I was, yeah, so ungrateful for feeling out of place, the way I could never make myself thank them enough for what? Saving my life by bringing me into a system where the odds would always be stacked against me? By bringing me to a land where all my acheivements would be brushed aside as the products of affirmative action? By bringing me into a land that equates "The Orient" with dark, wet, mystical sex--i do, in my alien way, make the perfect Other. I knew I was evil, and I saw my evil reflected in everybody's eyes. The dark child among the light. I read my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57

445 difference as alien. I mean, really? What other context could I put it in, when I didn't understand imperialist race dynamics and didn't see anyone else around that looked like me? To hide my alien-ness, I made myself the perfect Asian American. I say please and thank you, I was a math nerd and I've never changed my hairstyle. I played classical piano. I assimilated every stereotype there was, just out of gratitude for my salvation. You saved me, white America. I can at least make myself easier for you to deal with. I just turned 24. My hair flows like silk down my back, glossy blue black, with the same China girl bangs I've worn since toddlerhood. I'm trying to teach myself I'm not from outer space, but I don't know. I don't see much proof, not when I try to fit myself into mainstream white culture, not when I try to wangle into radical leftist white culture. I live in Olympia, WA, and there are a lot of Korean people here, confined by a racist societal structure to their stereotypical convenience stores and fast food teriyaki joints. They ask me, "Do you speak it?" and when I say no, they laugh and laugh. The Korean people around here think that's the funniest thing ever. I guess it is pretty funny. But I have a twisted sense of humor. I worked at a sushi bar once, and spent my entire shift running from table to table making sure the white patrons didn't shove the whole serving of wasabi in their mouths, not knowing what it was; or else, I'd tell them, "Take it easy on the sake. It's going to kick in a little harder than you expect". They were always disappointed that I didn't have an accent, couldn't teach them phrases--all I knew were the Japanese words that described the food, katsu don, nigiri, stuff like that. I single handedly ruined their whole dining experience. I wasn't authentic enough--again, how rude of me to be so ungrateful. Now? Now I'm completely nuts and my therapist says my main issue is guilt. Now, my mental illnesses have given me weeks on end in which I really believed I was from outer space, and is it a surprise that my misfiring neurons filtered faulty brain chemistry through the concept of alien? Try to tell me I'm human. Really. Try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46 (4) '해외입양에 관하여' Tobias Hubinette 1 소개 나의 스웨덴 이름은 Tobias Hubinette이고 나의 한국 이름은 이삼돌입니다. 나는 1971년 9월 22일 전주부근, 서울과 여수 사이를 달리는 기차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름은 이전주로 지어졌고, 생년월일은 1971년 8월 12일로 정해졌습니다. 저는 7개월 때에 스웨덴으로 입양되어 스웨덴 중남지역의 Motala라고 불리우는 자 그마한 산업도시에서 자라났습니다. 입양어머니는 유치원의 선생님이었고 입양 아 버지는 용접공이었습니다. 나에게는 전라남도에서 태어나 한국으로부터 입양되어온 3살 아래의 여동생이 있습니다. 내가 7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고 그 후로 엄마 와 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현재 아버지는 새로운 부인과, 어머니는 새로운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나는 대학에서 고전언어를 공부했고 웁살라 대학에서 아일랜드의 게일족 언어의 학 사를 취득했습니다. 이번학기에 스톡홀름 대학에서 한국어 학사를 취득하게 됩니다. 대중매체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스웨덴의 한국입양인연합의 잡지인 음과 양 의 편집자입니다. 나의 스웨덴 이름은 Anna Hubinette이며 나의 한국 이름은 김손경입니다. 생후 하 루만에 1973년 3월 1일 서울 신촌의 경찰서 앞에서 발견되었습니다. 6개월 후 나는 스웨덴으로 입양되어 Boras라 불려지는 중소도시에서 자라났습니다. 아버지는 역장 이었고 엄마는 간호사였습니다. 나는 대구에서 태어나 한국으로부터 입양된 네 살 어린 남동생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했으며 정규간호사로서의 시험을 치뤘습니다. 현재 스톡 홀름의 Caroline 연구소의 의학부 학생이며 박사과정에 있습니다. 논문의 주제는 유 방암의 호르몬의 영향입니다. 또한 스톡홀름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2 정체성 우린 입양자체가 아닌 해외입양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외입양을 불평등한 교역으로 간주합니다. 서구에서는 비서구국가로부터 아이들을 데려가고 거기엔 민 족적 우월감과 식민주의정책의 연속 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서구에서 한국출 신의 입양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백인 다수와의 관계에 있어 열등하고 이질적인 존재가 된다는 문제를 항시 안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59

447 서구는 아시아 사람들에 대해 편견과 멸시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백인 사회의 한 가운데에 살고 있는 한국 입양인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편견은 입양가족내부에나 사회 안에서나 모두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적 차별은 변두리화와 우스꽝스럽게 희화화 하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해외입양의 과정은 입양부모 위주로, 입양부모의 필요와 희망사항을 만족시키고 있습 니다. 입양부모는 국적, 피부색, 나이와 성별을 선택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까 운 시일내로 많은 서구 국가에서는 동성부부도 아이를 입양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 될 것입니다. 전체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한국과 같은 아기 공급 국가는 이용되어 지고, 입양된 아이들은 엄청난 수치의, 무책임한 사회적 실험의 희생물들입니다. 입양부모들은 우리를 그들의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우리가 백인이 된다는 것에는 엄청난 요구가 따르게 됩니다. 그들은 우리의 한국 이름, 한국어 그리고 우리의 한 국적 영혼을 앗아갑니다. 왜냐하면 입양인 부모들은 우리의 한국적 기원을 무시하 고 우리는 인종적으로 위계적인 사회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 다. 이 불가능한 상황은 강한 분노와 증오, 비통과 절망을 만들어냅니다. 누군가가 우리를 가지고 놀고 우리의 삶을 앗아갔다는 무력함에 휩싸이게 됩니다. 유럽에서는 우리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여전히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지배적입니다. 한국입양인은 애완동물처럼 대우되지 한국인으로 대 우받지는 못합니다. 한국적 정체성에 대한 어떠한 이해도 존중도 찾아 볼 수가 없 습니다. 유럽은 완전한 백인 세계입니다. 입양인 부모들은 한국에 대해 어떠한 지식 도 어떠한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아이가 백인이 되기를 바 랍니다. 유럽에서의 한국입양인은 입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뿐, 한국인이 되지 못합니다. 유럽은 보수적이고 위계적인 사회입니다. 백인의 패권주의와 생물학적 인종 차별이 문화 전반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은 국가 사회주의와 정책적 인종 차별의 원산지입니다. 오늘날 유럽에서는 강력한 인종차별의 정당들이 수백만의 표를 얻고 있으며 국회에 국회의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당들은 해외입양을 중단하고 싶어 하며 입양인들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입양인들은 그들 자신을 백인으로 생각하도록 훈육되어왔으며 그리하여 입양인들은 백인 남성이나 여성과 결혼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인종의 혼합이고 그리하여 정당이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불임수술입니다. 작은 규모의 한국 이민 사회는 한국을 낯설고 먼 나라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48 절대 다수의 입양인 부모를 포함해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한국에 관해 아무 것도 모 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따를만한 어떠한 귀감도 갖지 못한 채 백인 다수의 사회에 서 변두리화 되고 혼자 남게 됩니다. 서구에 살고 있는 15만명의 한국입양들 중 아주 적은 사람들만이 한국에 대해 관심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는 입양인 부모의 기대라는 감옥에 갇힌 정신적인 수감자입니다. 절대 다수의 입양인 부모들은 불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친 자식의 자리를 대신해야 합니다. 매우 고마워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엄청난 요구가 따릅니다. 이런 불가능한 요구는 한국 입양인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사연을 양산하게 됩니다. 정신 신체적이고 내적인 장 애, 약물중독과 범죄, 매춘, 거식증, 건강하지 못한 육체적 문화 그리고 자살까지. 그러나 어떤 한국 입양인들은 그들 스스로 함께 연대를 조직하여 한국어를 공부하 고, 한국 이주민들을 만나며 그들의 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에 돌아가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적은 수의 입양인들이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 다. 그들의 입양부모가 격려하고 이해하고 있다던가 아니면 입양부모가 이혼을 하 여 입양부모와 아이 사이의 왕래에 제한이 있다는 것. 우리는 모든 입양인들이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생동안의 눈속임을 밝혀내지 않고는 한국인으로서의 근원을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한국 입양인들에게는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어른이 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한국에 한번 방문하면, 전과 같은 사람으로 서구 세계에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 다. 잔인하지만 현실적인 통찰력이 발휘됩니다. 한국 입양인이 된다는 것은 한국에 서도, 서구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방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리는 양쪽 문화 모두에 포함되지 않으며 돌아갈 집도 없습니다. 우리는 슬픈 한국의 역사의 산물이 되었다는 것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식민 화와 점령, 분단과 내전. 우리는 한국 디아스포라의 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지식이 우리의 운명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이해하게 합니다. 우리는 1996년 가을, 스톡홀름의 한국입양인연합의 모임에서 만났고 1997년 약혼했으 며 같은 해 한국에서, 1998년에 스웨덴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우리는 한국인 입 양인에게 가장 평등한 관계는 다른 한국인 입양인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느낍니다. 미래에 우리가 좀 더 나이를 먹게 되면 한국에 돌아가 우리의 말년을 우리의 모국 에서 보내고 싶습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이 삶의 고리는 완성되어야 합 니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61

449 3 가족 찾기 우리는 모든 한국 입양인들이 최소한 그들의 한국인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이토록 중요한 해결되지 않은 질문을 남은 일생동안 그냥 내버려 두고 산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이 질문은 실재감이 없는 이상한 기분을 갖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주워온 아이이기 때문에 한국부모님의 이름을 알 수 없었습니다. 나는 1996 년 입양센터, 스웨덴 입양기관, 사회복지단체, 한국 입양단체를 통해 가족찾기를 시 작했으나 아무런 결과도 없었습니다. 나는 1996년 세계 한국인 유스 축제의 참석자 로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축제기간동안 나는 한국의 텔레비전과 인터뷰 를 하며 나의 부모님을 찾았지만 다시 아무런 결과도 없었습니다. 1997년 우리는 다시 함께 한국을 방문했고 7월 13일 고양시에 사는 한국인 친구들 이 우리를 위해 전통혼례를 준비해주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기자들을 만날 수 있 도록 도왔고 우리는 신문, 잡지, 텔레비전과 인터뷰를 하며 우리의 한국부모님을 찾 았습니다. 만일 우리의 부모님들이 현재 살아계신다면 분명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우리를 보았을 거라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기자들에게 연락을 했 지만 다른 사람들 같았습니다. 우리는 고양시에 있는 친구들이 우리에게 해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부모님을 찾지 못했고 모든 것이 미결 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한국부모님들이 우리들이 살아있고 함께 잘 살아가 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우리는 한국 문화에서 운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 리도 역시 한국인이고 만일 우리가 한국에 살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만나 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생에 무언가 잘못해서 그 때문에 우리가 입양된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 대신 우리가 전생에서는 함께 사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현세에 스웨덴으로 입양된 것이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었 던 유일한 방법이었겠지요. (원문) For International Adoption by Tobias Hubinette & Anna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50 1. Presentation My Swedish name is Tobias Hubinette, and my Korean name is Lee Sam-dol. I was found on a train between Seoul and Yosu somewhere around Chonju on the 22nd of September I was named Chonju-Lee, and my birth date was set as the 12th of August I was adopted to Sweden at seven months age and grew up in a small industrial town called Motala in the mid-south of Sweden. My mother was a pre-school teacher at a kindergarten and my father a welder at a workshop. I have a three years younger sister also adopted from Korea, born in South Cholla. When I was seven years old my parents divorced, and I grew up together with my mother and sister. Today my father has a new wife and my mother a new husband. I studied classical languages at college, and I have a bachelor s degree in Irish Gaelic at Uppsala university. This coming term I will take a bachelor s degree in Korean at Stockholm university. I am working as a media researcher and I am the editor of Um & Yang, magazine for the adopted Korean association in Sweden. My Swedish name is Anna Hubinette, and my Korean name is Kim Son-kyong. One day old I was found outside a police station in Shinch on, Seoul, the 1st of March Six months later I was adopted to Sweden, and grew up in a medium-sized town called Boras. My father is a station-master and my mother is a sister in charge. I have a four years younger brother also adopted from Korea and born in Taegu. I studied natural science at college, and took an exam as a trained nurse. I am now a medical student at Caroline Institute of Stockholm, and I am working on my PhD. The focus of my dissertation is hormonal causes of breast cancer. I am also working as a nurse at hospitals in Stockholm. 2. Identity We are against international adoption, not adoption itself. We consider international adoption as an unequal exchange. The Western world is taking children from the Non-Western world, and that is nothing else but racism and a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63

451 continuation of colonialism. Being an adopted Korean in the Western world is always a question of being inferior and foreign in relation to the white majority. The Western world has a prejudiced and disrespectful view of Asian people, and that affects adopted Koreans heavily living in the heart of the white culture. These prejudices exist both inside the adoptive family and in the society. Racism against Asian people is marginalization and ridicularization. The international adoption process is parent-oriented, and the adoptive parents needs and wishes are satisfied. The adoptive parents have the right to choose between country, colour, age and sex. In the near future laws will be passed in many Western countries to make adoption possible for homosexual parents. In a global view the child giving countries like Korea are being used, and the adopted children are victims of an irresponsible social experiment of gigantic measures. The adoptive parents think about us as their biological children, and there is a strong demand to become white. They take away our Korean names, our Korean language and our Korean soul. Because of the adoptive parents neglect of our Korean origin, we are unprepared to meet a racially hierarchic society. The impossible situation creates strong feelings of anger, hate, bitterness and frustration. There is a feeling of powerlessness, that someone has fooled us stolen our lives. In Europe exotism is still the dominant way of meeting other cultures. Korean adoptees are treated like pets, not like Koreans. There is no understanding or respect for a Korean identity. Europe is a completely white world. Adoptive parents have no knowledge of or interest in Korea. They want their adoptive children to be white. Korean adoptees in Europe have an identity as adoptees, not as Koreans. Europe is a conservative and hierarchic society. White hegemony and biological racism permeates the culture. Europe is also the home of national socialism and political racism. Today dynamic racist parties in Europe receive millions of votes and have representatives in most parliaments. The parties want to stop international adoption, and look upon adoptees as a threat. Adoptees have been brought up to think of themselves as whites, so it is most likely that an adoptee will marry a white man or woman. That means race mixing, and these parties present a solution: sterilization. A small Korean immigrant community reduces Korea to a strange and distant country. Most Europeans including the majority of adoptive parents know nothing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52 about Korea. We are marginalized and left alone among the white majority without any models. It is important to know that a just small minority of the Korean adoptees living in the Western world are interested in Korea. We are mental prisoners of our adoptive parents expectations. The absolute majority of the adoptive parents are infertile. So we have to replace the biological child they never could get. There is a strong demand to feel grateful, pleased and happy. Those impossible demands create so many bad life stories among Korean adoptees: psychosomatic or mental illness, drug abuse and criminality, prostitution, anorexia and unhealthy physical culture or even suicide. But some Korean adoptees organize themselves in associations together with others, study Korean, meet Korean immigrants and return to Korea and search for their adoptive parents. We have noticed that this small minority often has some things in common: their parents are supportive and understanding or the parents have divorced and there is a limited contact between the adoptive parents and the child. We think it is necessary for every adopted Korean to return to Korea. It is impossible to deny the Korean origin without developing a lifelong deception. For an adopted Korean, it is a way of becoming an adult, to separate from the parents. Once we visit to Korea, it is impossible to return to the Western world as the same person. A cruel but realistic insight becomes evident: to be a Korean adoptee is to be an outsider both in Korea and in the Western world. We are excluded from both cultures and there is no home for us. We are strongly aware of being products of a sad Korean history: colonization and occupation, division and civil war. We are a part of the Korean diaspora. This knowledge helps us to understand our destiny and our identity as Koreans. We met each other at a meeting of the Korean adopted association in Stockholm the autumn of We engaged in 1997, married the same year in Korea and in Sweden in We feel that the most equal relationship for a Korean adoptee is together with another Korean adoptee. In the future, when we grow older, we want to return to Korea and spend our last years in our mother country. We were born in Korea, and the life circle has to be closed.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65

453 3. Search We think every adopted Korean should at least try to search for their Korean parents. It is not a good idea to leave such an important question unanswered for the rest of the life. Without trying, the questions tend to create strange feelings of unreality. As foundlings we have no names of our Korean parents. I started my search in 1996 through Adoption Centre, the Swedish adoption agency, and Social Welfare Society, the Korean adoption agency, but with no results. I visited Korea for the first time in 1996 as a participator of the World Korean Youth Festival. During the festival I was interviewed by Korean television and searched for my parents, but again with no results. In 1997 we visited Korea together, and on the 13th of July our Korean friends in Koyang city arranged a traditional wedding for us. They helped us to contact journalists, and we were interviewed both by newspapers, magazines and television channels and searched for our Korean parents. We believe that if our Korean parents are alive today, they must have seen us on television or in the newspapers. Some people actually contacted the journalists, but they seemed to be the wrong persons. We are deeply grateful for all the help our Korean friends in Koyang city gave us. In the end we did not find our parents, and everything ended in a closed case. But we are convinced that our Korean parents now know that we are alive and that we are doing well together. We know that fate has a strong position in the Korean culture. We are also Koreans, and we feel that if we had stayed in Korea, nevertheless we would have met each other in some way. We do not think that we did something bad in a former life, so we were adopted because of that. Instead maybe it was impossible for us to live together that former life, and adoption to Sweden was the only solution for us to meet each other again (5) 인종주의적 고정관념의 실현과 식민주의 환상의 완성 56) 수년에 걸쳐 국제입양이라는 혐오스러운 작태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런 관행이 지닌 최악의 측면은 식민주의 프로젝트의 완결판이라고 해야 할 것이 바로 이른바 완벽한 고정관념으로서의 국제 입양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가족 및 친척 56) 해외입양 반대에 대한 해외입양인의 견해글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54 과의 고통스러운 이별, 인간의 비참한 상품화와 거래, 혐오스러운 이송과정과 정신 적 혼란, 생판모르는 외국사람들 손에 제비뽑기하듯 넘겨지는 일, 자아 이탈을 수반 하는 동화과정 및 인종차별과 제도적 차별의 희생자가 될 영구적인 위협을 포함하 여 통탄스러운 일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은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고 위험한 것은 백인들과 함께 자라고 백인에 의해 길러지면서 백인문화 속에서 사회화 되고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다. 최소한 한 두 명의 친 가족 과 문화적 연결고리가 단절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이민자나 혼혈 아동과는 대조적 으로 국제 입양인들은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서구세력의 형성과 유지에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식민주의 환상 일체에 전적으로 노출되고 이를 세 계화에 하는 데 동원되었다. 국제 입양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접하는 지속적인 타인화, 인종차별화 및 맹목적 신앙화를 통해 식민주의 이미지를 완벽하 게 실현한 완전한 인종주의적 고정관념이 창출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백인우 월주의는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국제 입양인은 스스로 감사하 며 종속적인 지위에 뛰어들고 지지해왔듯이 서구의 가장 이상적인 제1중대이다. 그 러므로 국제 입양은 식민주의 프로젝트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원문) When Ethnic Stereotypes come true The Embodiment of Colonial Fantasies After years of having critically studied the ugly phenomenon of international adoption, I have come to the conclusion that the worst aspect of the practice is what must called the final triumph of the colonial project, namely the international adoptees as the perfect stereotypes. I am fully aware that there are many other deplorable components involved including the painful separation from family and folk, the cynical commodification of and trade in human beings, the humiliating transportation and dislocation process, the lottery-like placing out among totally foreign people, the self-alienating assimilation process, and the perpetual threat of becoming a victim of racist violence and institutionalized discrimination. However, what is even more worse and dangerous is to grow up with and be raised by white people, and become socialized and educated in a white culture.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67

455 Contrary to immigrants' or mixed children who at least have one or two biological and cultural connections left un-severed, international adoptees are not just fully exposed to but also wholly internalizing the whole package of colonial fantasies and stereotypes being so decisive in the building up and maintenance of global Western power for the last half a millennium. The constant otherisation, racialization and fetishisation which international adoptees are subjected to in their daily lives simply create complete ethnic stereotypes embodying the colonial imagery into perfection, and constantly reproducing global white supremacy. International adoptees are in other words nothing else but the West's most ideal subalterns ever as they voluntarily and thankfully enter into and uphold their subordinate positions. Thus, international adoption is the final triumph of the colonial project. (6) "아기 수출, 제발 STOP!" 57) 입양인대회 폐막 그들이 남긴 메시지: 끝없는 정체성 혼란 한국에 적개심도 생겨 입양=학살. 백인 나라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기 공급 창고인 한국에서 아기를 빼앗아 오고 있다. (아기 수출) 사업을 중단하라 해외 입양은 더 이상 안 된다. 해 외 입양은 인간성에 반하는 것 아이 수출이 아니라 국내 입양이 유일한 해결책이 다. 세계한인입양인대회에 참석한 입양인들은 행사장인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 앞에 세워진 가로 60cm 세로 80cm 크기 패널에 이런 문구를 영어로 적어놓았다. 지난 주 말 1인 시위를 벌인 입양인 부모들의 모임인 참사랑 부모모임 (서울가톨릭사회복지 회) 소속 홍승준(51)씨가 놓아둔 패널이다. 홍씨는 2001년 딸 은혜(4)를 입양했다. 세계한인입양인대회가 8일 눈물과 환호 속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메시지는 시위용 패널에 끄적인 입양인들의 낙서처럼 차갑고 아팠다. 마틴 클레송(한국명 임정수 29 인터넷 컨설턴트 1976년 스웨덴 입양) 현지인들은 비록 입으론 아니지만 눈으론 넌 다른 종류의 사람이야 하고 말한다 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 세 번째 왔다. 두 번째 왔을 때 배낭을 메고 25일 동안 서 울을 돌아다녔다. 한국사람과 똑같이 생겨 누구도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게 얼마나 편한 일인지. 서울을 구석구석 찾아다닌 것은, 아마 정체성이라는 게 57) 조선일보 김정훈, 장상진 기자 취재 내용 재인용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56 있는데 어느 한 부분이 뻥 뚫려 있기 때문이 아니었는가 싶다. 한국 부모를 찾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에이나르 스토레순(한국명 김용수 37 대학생 1970년 노르웨이 입양) 이번에 모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처럼 장 황하게 배경 설명을 늘어놓지 않아도 되고. 그냥 이야기를 하면 통했고 혼자가 아니란 걸 느꼈다. 세세한 감정을 서로 이해할 수 있으니까. 친부모를 찾을 것인가 는 결정하지 못했다. 정체성의 문제다. 친부모가 궁금한 것은 사실이지만 혼란스럽 다. 에리크 도아르(한국명 최석고 23 가정교사 1983년 프랑스 입양) 백인 가정에서 자라는 유색( 有 色 ) 아이는 끝없는 정체성 문제에 시달려야 한다. 학 교에서도, 조직에서도 쉽게 융화되기 힘들다. 왜 아기들을 팔아먹나? 다음 한국을 만들어갈 존재 아닌가? 입양인들은 항상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런가 를 생각하 면서, 또 고통을 겪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아이들보다 월등히 강하다. 이런 사람들이 자국에서 성공하면 난 한국인이야 라고 생각해서 한국을 위 해 뭔가 해줄 것 같은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다. 오히려 한국에 적개심을 품는 경우도 있다. 왜 적을 만드나? 듀포어 리사(한국명 임화숙 43 회사원 1965년 미국 입양) 한국에 오면 너무 좋다. 한국인 틈에 있으면 미국에서 못 느꼈던 것, 다시 말해 어 떤 소속감(to be a part of them)이 느껴진다. 내가 태어난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그래서 미국의 내 방은 완전히 한국식으로 꾸며져 있다. 미국에서도 행복 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한국 도자기, 장구, 전통 연( 鳶 ) 등 한국 것들로만 가득차 있다. 한국을 그리워하니까. 가족을 찾고 싶어 (DNA 검사를 위해) 머리카락 샘플을 제출했다. (7) 우리들은 행복할 권리가 없나요? (2003년 12월 해외 입양인들 인터뷰) 2번씩 버림받는 입양아들 좌절과 고통의 나날들 모든 이는 하나씩 고통을 안고 태어난다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내 나라 내 부모에 게 버림받고 자라는 이들의 고통은 당연한 것일 수밖엔 없을 까요? 세계 제1의 고 아수출국으로 오명을 떨치는 한국. 한 해당 평균 2000명 정도가 미국으로 입양 되 어지는 현실입니다. 그들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며 겪는 좌절과 고통의 나날 들. 우리의 따뜻한 관심이 그들을 안아줄 수 있는 2003년 성탄이 되었으면 하는 바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69

457 람입니다.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오로지 인간으로서 어 디에 살건 행복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뿐이라고.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 정을 듬뿍 주고 싶습니다. 제가 받지 못한 만큼 내 아이에게 말입니다. 저는 올해 18살 성인이 되었습니다. 18세가 되니 오래 동안 저를 괴롭혔던 가정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가정이란 것이 얼마나 그립고 뼈에 사무치는 것인지 아마 고아가 되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를 것입니다. 특히 혼자서 자립할 수 없는 어린 시 절에는 가정이란 목숨과도 같습니다. 10년 전에 저는 비행기 안에서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하였습니다. 나도 나를 사랑해 주는 아빠, 엄마가 생긴다. 공항에서 나를 만나면 반가워하겠지. 학교에 가면 미국 아이들도 나를 환영할거야. 한국에서 온 동양 학생이 신기 하다는 듯이 다들 제 주 변에 몰려들 것을 상상할 때, 미국은 분명히 천국이었습니다. 비행기 창 밖으로 보 이는 구름처럼 제 마음도 한껏 부풀어 올랐으니까요. 아마 미국에 이민 오신 분들 은 꿈에 부풀던 저의 마음을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꿈이 잠에서 깨어나면 없어지듯이 저 또한 입양된 가정에서 하룻밤 자고 나니 현실 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초등학교 3학년에 입학이 되었는데 저에게 다가 와서 말을 거는 학생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형제, 자매들도 같은 학교에 다녔지만 저에게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중, 고등학교에선 점심시간이 되면 학생들이 모두 식 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아무도 제가 앉은 식탁에 와서 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때, 얼마나 졸리던지! 이민을 와서 고생을 하는 어른들도 많지만 학생들 역시 심한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영어를 능숙하게 할 줄 모릅니다. 아빠, 엄마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과 언어의 발달은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는다면 인간은 절대로 언어를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흔히들 말하길 어려서 이 민을 온 아이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못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들 의 발음은 좋을지 몰라도 영어 실력은 한국에서 TOEFL 시험 치르고 유학을 온 유 학생들만 못한 아이들을 저는 여러 번 보았습니다. 한인 교회에 가면 영어도 제대 로 못하는 주제에 백인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이 보입니다. 가끔 백인 남자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기고만장하여 동양 남자들을 깔보기 까지 합니다. 저는 미모 보다 가정을 이루는 것에 결혼의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백인 가정에 입양이 되어 그 곳에서 어색하게 지내보았기 때문에 저는 백인과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58 있을지 의문입니다. 만일 백인과 닮은 자녀를 낳고 그 자녀에게까지 버림을 받는다 면 얼마나 비극이겠습니까? 한인 가게에서 연속극을 빌려다 보면 결혼 문제 때문에 자녀들이 부모를 버리는 장면이 있더군요.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결혼 도 여러 행복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 어떠한 행복도 부모님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비록 결혼을 해서 배우자가 생기고, 자녀가 생긴다 해도 부모님만큼 우리를 위해 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 을 내디딘 저에게 버팀목이 되어 줄 부모님께서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백인 가정을 떠나 하루라도 빨리 자립하고 싶었던 저에게 침식 제공을 한다는 광고 (한 국 신문에 실린 광고)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광고를 내신 분이 보내 준 비행 기 표로 멀리 알라스카 에 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4시간 이상 일하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한국 인 특유의 잔소리였습니다. 한국인은 왜 그렇게 의심이 많은지 종일 붙어서 감시하 고,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미국인들이 인종 차별을 해도 한국인 만큼 저를 무시하고 짓밟은 미국인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일하러 온지 며칠 안돼 서 다시 본토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도움을 요청할만한 식구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1800불 월급을 준다고 해서 저는 시간당 10불씩 받고 일주일에 40시간 일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해야 400불을 벌기 때 문에 저의 시간당 임금은 3불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40시간X$3=$120, 60시간오버 타임X$4.50=$270) 이러한 임금 지불 관행은 미국에서 자란 저에게 충격이었습니다. 또 하나 충격이 있다면 주인 보다 종업원이 어려야만 고용을 하는 풍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충격들은 저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10년 동안 늘 돌 아가고 싶었던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하는 한국인은 40시간 일하는 미국인들의 두세 명 몫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30살 미만만 고용을 하므로 한국인 중년층은 한창 일할 나이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한국이 왜 미국이나 일본 보다 실업률이 높은지 알 수가 있었습니 다. 90년대 들어서서 아무리 한국의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나이 차별과 임금 지불 관행을 고치지 않는 한 십 년이 아니라 백 년이 가도 한국은 선진국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낮은 임금이지만 알라스카에서 몇 달 동안 모은 돈으로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헌 집들이 모두 헐리고 새집들이 들어선 한국의 모습은 부유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인생이 헛되다고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판자 집에 살면서 수고한 모든 결과를 그 후손이 다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수 억원이나 하는 아파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71

459 트가 미국에선 몇 백 불만 주면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가져 보는 집에 서 자립심과 함께 비로소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얼마나 오랜 동안 기다 렸던 평화였던가! 이제는 방황이 끝나고, 고아라는 기분이 없어졌습니다. 미국에 살 면서 나는 누구인가 항상 방황하였는데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나는 한국인도 아니 고, 미국인도 아닌, 오로지 인간으로서 어디에 살건 행복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뿐이 라고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 정을 듬뿍 주고 싶습니다. 제가 받지 못한 만큼 내 아이에게 말입니다. (킴버리 루쯔 / 워싱턴 주 시애틀 거주) 어이없게도 한국은 입양아들의 서류를 보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버린 자식들이라 입양 동시에 태어난 흔적까지도 없애야 했을까요? 한국에서 입양될 당시 나이는 3 살, 갓난아이를 고아원에 버린 매정한 부모! 그리고 지금 저의 나이는 50을 바라보 고 있습니다. 저는 백인 집으로 입양되어 왔습니다. 아니 동양인이라고는 단 한 명 도 없는 동네의 원숭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검은 눈과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황색 피부! 양 부모와 너무도 다른 나의 모습들,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어린 나이의 나는 늘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울다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더군요. 흐르는 세월은 나를 버린 부모에 대한 원망을 진하게 가슴에 아로새기게 하였고, 무언가 모를 아득한 그리움은 쌓여 갔습 니다. 나는 성장하여 성인이 되었지만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끝없는 질문엔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싸움을 걸어오는 아이들, 그 모든 여건은 고등학교를 졸 업하는 것도 무척 버겁게 하였습니다. 군 입대를 지원해 한국을 나가 부모를 찾고 싶었습니다. 한국의 주소를 수소문하기를 10여 차례,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발견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이없게도 한국은 입양아들의 서류를 보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버린 자식들이라 입양 동시에 태어난 흔적까지도 없애야 했을까요? 한국인에게 수치니까 서류를 지 니고 있지 않으면, 세계로 보내진 입양아들의 국적이 바뀔 수 있을 까요? 나를 찾 기 위해 갔던 나라 한국에서 한 여자를 만났습니다. 머리 속에 잠재했던 한국인으 로 한국가정을 꾸려 보고 싶었기에 미군으로 타국에 나가는 입장에서는 평범한 이성을 만난 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미국 시민권을 받은 뒤 이혼을 제기했고, 미국인과 재혼을 했습니다. 한국인이지만 한국말을 못하 고, 미국 국민이지만 그들과는 또 다른 나는 누구일까요? 태어나자마자 부모로부터 버림받아야만 했던 나의 잘못은 무엇이었을까요? 내 뜻과는 상관없이 다른 나라로 와야 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잘못된 만남이었다 고 해도 한국인 아내와 이혼까지 해야 했던 것은 그냥 우연인가요? 나는 지금도 해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60 답을 찾지 못한 채 켄터키의 작은 집과 직장을 오가며 시간이 날 때 마다 입양아를 위한 웹 사이트를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우리 입양아들은 모두 마찬가지 일 것입 니다. 얼굴도 모르는 부모가 못내 그리운 것이 아니고, 가정 과 사랑 이 주는 따뜻 한 정이 그리운 것 이라고요 (켄터키거주) Ⅲ. 결론 1. 연구 결론 해외 입양아들은 현지인보다 5배나 많은 자살율과 범죄율 그리고 결혼하기 힘 들어하며 정신질환, 알코올, 마약 복용 등도 현지인보다 3-4배나 높다. 이러한 원 인은 혼란스러운 자아정체감 현상, 그리고 사회적 고립감과 낮은 삶의 만족도 등 에 기인하였으나, 특히 정서적으로나 사회적응도 면에서도 상당히 저조하다. 다시 말해서 해외 입양인들은 인권유린의 제도화된 현장에서 악영향을 받으며 살아가 고 있다. 이는 친부모 찾기를 통해 해결가능하며, 그것이 어렵다면 자신의 뿌리 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한국 문화 및 모국을 방문함으로 그들의 피 폐한 정서와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해외 입양인들은 평생 자신의 정체성 혼란과 방황하며 살아가게 된다. 특히 해 외라는 지리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차별받는 제도화된 장치 속에서 인권유린에 노출된 채 힘들게 살아가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많은 해외 입야인들은 어 린 시절부터 몰래몰래 한국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했으며, 끊임없이 한국이라는 것 들과 접촉을 시도해 왔다. 그렇게라도 함으로 그들은 심리, 정서상으로 평안을 얻 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54년 이래 20만의 해외 입양인들은 이제 성인이 되었으 며, 그들은 끊임없이 한국을 찾고 있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제는 역사청산의 차원에서라도 성인이 된 해외 입양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며, 이전에 국가차원의 지원과 홍보가 필요하다. 이론상으로 앞서 살펴본 데로 의식전환이 필요하며, 국 민 모두의 화합과 공생을 위해서 평화적 수단에 의한 성원권의 과감한 확대적용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73

461 으로 해외 성인 한국입양인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더불어, 자식을 버렸다는 자책 감에 스스로 불행한 삶을 선택하고 암시하고 있는 친부모들의 무거운 마음을 해소 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 친부모에 대한 정보 제공, 국민들의 입양에 대한 의식전환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해외 입양인들을 끊임없이 구속하 는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폭력으로부터 평화를 이룩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2. 제언 입양촉진및절차에관한특례법 제12조의 모국 방문 사업 관련 규정에 기초하여 해외입양 문제의 주무부처라 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는 1996년 4월 해외입양인 지 원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1)단체 모국 방 문 시 관광안내, 문화 단기연수 지원 (2)국제교육진흥원, 국내대학 어학당 등을 통 한 모국어 연수 실시 (3)입양인과 양부모 등이 희망 시 친부모 상봉주선 (4)재외공 관, 재외문화원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 문화 자료 배포 (5)입양인 단체의 친목 문화 활동 지원 (6)현지 한국기업체 취업 희망 시 지원을 계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 (1)재외공관의 해외입양 가족 초청, 격려 행사실시 (2)입양아동과 국내가정 자녀의 교환방문 실시 (3)입양인이 국내 대학에서 학업을 희망하는 경우 장학금 지원 알선 (4)원어민(native speaker)교사 초청 시 자격을 갖춘 입양인을 우선선발 (5)양부모 양육일기 콘테스트 개최 (6)세계한민족청소년축전 시 해외입양아 초청 (7)해외입양인의 모국 자원봉사 기회 부여도 계획하고 있다. 결자해지( 結 者 解 之 )란 말이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만들어낸 해외입양정책을 통한 해외 입양인들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이제는 침묵을 깨고 위로하고, 치료해 야 한다. 고아에게 갖는 편견과 같은 느낌을 해외 입양인들에게도 느낀다면 뭔가 문제가 있음에 틀림없다. 정체성의 혼란으로 사회 적응에 실패하여 인간의 존엄성 과 행복할 권리 등을 짓밟힌 해외 입양인들에게 이제는 조국의 이름으로 그들을 감싸 안아야 할 때이며, 그들을 위로하고 치료해야 할 때임에 틀림없다. 사실 해 외 입양인은 친부모를 위해서 그리고 조국을 위해서 뭔가 기여 싶어 한다. 여기에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62 정부와 민간단체 혹은 기업에서 적극적인 호응과 협조 및 지원이 있다면 이는 더 실효성이 크리라 확신한다. 예를 들어서 입양인은 해외 그 나라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그들은 그 나라에서 충분히 한국 알리기, 외국 인포메이션 센터 등의 민간외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민간단체는 입양인을 채용하는 인턴사업 등의 입양인에게 한국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혹은 국가차원의 해외 입양인 모국 방문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며 더불어 해외 입양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 램을 개발해야할 것이다. 또한 국내 입양을 더욱 활성화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먼 저 국내 입양이 과연 완전한가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 첫째로 건전한 입양문화를 형성해야 할 것이며, 둘째로 워크샵 등을 통한 입양가족의 교육이 있 어야 한다. 셋째로, 가족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육사업과 홍보 사업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75

463 참고문 헌 [책] 헌법학원론, 권영성, 법문사, 2004 국제법론, 김대순, 삼영사, 2004 사법적극주의와 사법권의 독립, 임지봉, 철학과 현실사, 2004 지식경영, 피터드러커 외, 21세기북스, 2004 지식혁명보고서, 매일경제 지식프로젝트팀, 매일경제신문사, 1999 관용에 관하여, 마이클 왈쩌, 미토2004 권리를 위한 투쟁, 예링, 범우사, 2001 의식혁명, 데이비드 호킨스, 한문화, 대한민국 트렌드, LG경제연구소, 한국경제신문,2005 카네기 인가관계론, 데일카네기, 성공전략연구소, 년후 한국, 공병호, 해냄, 2004 신사고의 경영전략, John Naisbitt/Patricia Aburdone, 정동출판사, 1999 이미 시작된 21세기 새로운 현실, 피터 드러커, 시사영어사, 1999 제4의 물결, 허먼 메이너드 2세/수전 E. 머턴스, 한국경제신문사, 1993 시민정부론, 존로크, 연세대학교 출판사, 1995 사회계약론, 루소, 홍신문화사, 2000 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드러커, 청림출판, 2000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 요한칼퉁, 틀녘, 2000 정의와 다원적 평등, 마이클 왈쩌, 철학과 현실사, 1999 친족상속법, 김주수, 법문사, 2003 인간이란 무엇인가, 프랭클, 서문당, 1996 사랑의 기술, 에릭프롬, 시사영어사, 1993 지식인의 위한 변명, 사르트르, 한마당, 1999 정상에서 만납시다, 지그지글러/21세기 성공학 연구소, 도서출판 산수야,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64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 하이럼 스미스, 김영사, 2002 정신력의 기적, 단 카스터, 민성사, 2002 학습혁명 보고서, 매일경제 지식부/한숭희, 매일경제신문사, 2000 한국보고서, 부즈앨런&해밀턴, 매일경제신문사, 1998 목적이 이끄는 삶, 릭 워렌, 도서출판 디모데, 200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스티븐 코비, 김영사, 2002 우리 안의 파시즘, 임지현 외, 삼인, 2004 [논문] 친양자제도에 관한 연구, 이상희,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2003 사회통합과 평등권, 건국대학교 법학연구소 학술대회, 건국대학교 법학과, 2003 가족법상의 남녀불평등 조항의검토, 문흥안, 2003 적극적 평등실현조치(affirmative action)와 평등권, 임지봉, 2003 상허사상 학생연구논문모음, 상허사상, 상허문화재단, 2003 세계화 시대의 국가안보와 국민의 권리, 건국대학교 법학과, 건국대학교 출판부, 2004 해외입양인연대 세미나 자료집, 사단법인 해외입양인연대, 해외입양인연대 출판부, 2004 가족개념에 대한 질적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수, 1999 가족개념에 대한 대학생의 의식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 수, 1999 비정형가족의 특성과 가족복지에의 함의, 최희경/이인숙, 한국가족복지학, 2005 탄력적 부모되기 프로그램 개발연구, 양옥경/김연수, 한국가족복지학, 2004 가족의 변화와 건강가정기본법의 대등, 윤흥식,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부교수, 2004 프랑스 한부모 및 가족 복지 정책의 특징, 심창학, 경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003 가족관계 측정을 위한 척도 개발 연구, 양옥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001 이주노동자협약 가입을 위한 정책 제언 477

465 해외 입양인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이미선, 서울 여대 대학원 사회사업학과 박사논문, 2002 입양인의 인권과 인권정책, 국회인권포럼, 1998 해외 입양인 친부모 찾기 지원방안, 심석순, 중앙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논 문, 1999 [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해외참고자료] Adoption in America: Coming of Age by Hal Aigner Babies for Sale: The Tennessee Children's Home Adoption Scandal by L. T. Austin Banished Babies by Mike Milotte Hearings on Interstate Adoption Practices, Senate Judiciary Committee, Subcommittee to Investigate Juvenile Delinquency, Eighty-fourth Congress, First Session, Wake Up Little Suzy by Rickie Solinger Wrongful Adoption; Law, Policy and Practice by Madelyn Freundlich and Lisa Peterson 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466 2005년도 인권논문 수상집 2005년 12월 10일 인쇄 2005년 12월 10일 발행 발행인 : 조 영 황 발 인 행 :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국 인권연구담당관실 서울시 중구 을지로 1가 16 금세기빌딩(11층) 전화 / (02) 팩스 / (02) http// 쇄 : 도서출판 한학문화 전화 / (02) ( 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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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1 '구호천사' 한비야의 이라크에서 보낸 편지 "수돗물 5 일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학교엔 화장실 없어 아무데나 '볼일' "외국인 떠나라" 구호단체도 공격대상 오지 여행가로 유명한 한비야(45)씨는 6 월 16 일부터 이라크 모술에서 2 개월여 구호활동을 벌였다.바그다드 유엔 사무실 폭파사건에 이어 모술에서도 대규모 총격사태가 벌어지자 지난달 말 예정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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