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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1) 윤 수 진 * 차 례 Ⅰ. 서론 Ⅱ. 동물보호에 접근하는 두 가지 법적 규율 형태 Ⅲ. 생태환경보전측면에서의 동물보호 Ⅳ. 개개의 생명체로서 이해하는 측면에서의 동물보호 Ⅴ. 결론 Ⅰ. 서론 우리가 통상 동물보호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 이는 특별히 우리가 구별하여 인 식하지는 않지만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하나는 멸종위기의 동물을 보호 하기 위하여 특별히 이를 보호한다던지, 혹은 천성산 사건에서 보여지듯이 그곳 에서 서식하는 도롱뇽의 생태를 보호하기 위하여 이를 보호해야 한다던지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로서 이는 자연환경의 일부로서의 동물을 의미하며 이는 넓 은 의미에서 환경보호로서의 동물보호를 이야기 한다. 다른 하나의 경우는 이른 바 동물학대를 방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의 동물보호로서 이는 개개의 생명체로 서의 동물보호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최근 사회적으로 이 슈가 된 이른바 개똥녀 사건1) 혹은 개풍녀 사건2)에서 볼 수 있듯이, 반려동물 3) * 법학박사, 서울시공무원교육원 전임교수

2 220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의 수가 급증하고 전반적으로 사회의 소득수준과 시민의식의 향상 등으로 인해 동물들에 대한 처우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즉, 과거와 달리 현재는 동 물에 대하여 인도주의적 고려를 해야 할 것이라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91년 88서울올림픽 을 기화로 늘어나는 국제적 압력에 따라 장식적으로 제정한 동물보호법이 최근 그 내용을 대폭 강화한 형태로 개정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동물을 유 기하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등의 학대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대 폭 강화되고, 동물실험이나 동물의 운송도살에 있어 최대한의 인도적인 배려를 할 것을 법에서 강제하게 된다. 즉, 과거 단순히 일부 사회구성원들의 도덕적인 비난이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 등에 머물렀던 동물과 관련된 인간의 행동 들이 사회의식의 변화와 함께 법적인 규율을 받게 되는 수준으로 변화하게 된 것 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들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를 규정한 최근의 입법추세는 철학적, 생태윤리적, 또는 법학적으로도 그 사상이나 배경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 고 있는 예민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자세한 검토 없이 추진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특히 이미 보편적인 사회적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한 생태자원보전 의미에서의 동물보호와는 달리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라는 주제는 그 주제 자체가 커 다란 법적인 논란을 야기할 소재임에도 이에 대한 국내의 논의는 거의 없는 실정 이며, 동물보호와 관련한 공법적 규율에 관련하여서도 법제도의 헌법적인 근거나 그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은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동물을 단 1)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개똥녀 논란 서울신문 참조. 2) 자세한 내용은 풍선에 강아지를 매달아? 이번엔 개풍녀 논란 세계일보 참조. 3) 기존에 사용하던 애완동물 (pet) 이라는 용어는 그 용어의 의미가 나타내듯 동물을 단순히 객체화하고 유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인간중심적 사고가 담겨있어 최근에는 각종 동물 보호단체 등에서 이를 반려동물 (companion animal) 이라는 용어로 대체하려고 노력중 이다. 특히 이러한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는 1983년 10 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관한 국제심포지움 에서 애완동물 대신 사용하기로 제안하여 현재 미국, 유 럽, 일본 등에서는 대부분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이하에서 이를 반려동물이라 칭하기로 한다.

3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21 순히 물건으로만 취급하던 국민들의 인식이 가장 큰 이유였겠으나, 최근 조금이 나마 이러한 인식들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이 논문에서는 동물보 호와 관련된 법제, 즉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수단들의 헌법적 근거에 대하 여 검토해보고, 우리나라 법제도에서의 동물의 지위에 대하여 검토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 이 논문에서는 동물보호와 관련된 법제를 크게 환경법적인 측면에서 동물을 생태환경의 일부로 이해하여 이를 환경보전의 측면에서 접근하 는 법제와, 사회적인 측면에서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이해하여 이러한 동물들 의 복지나 처우측면에서 접근하는 법제로 나누어 이를 각 검토해본다. Ⅱ. 동물보호에 접근하는 두 가지 법적 규율 형태 1. 생태환경보전 측면에서의 동물보호 관련 법제 현행헌법은 제35 조에서 환경권을 규정하고 있는 바, 여기에서 의미하는 환경 이라는 개념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해 자연환경만을 의미한다는 견해,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만을 의미한다는 견해 등이 대립하고 있으나 어떠한 견해를 취하던지 동물생태는 자연환경의 일부로서 헌법에서 보호하는 환경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 다. 특히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등과 같은 전통적인 환경오염문제에 밀려 후순위로 취급되던 생태환경의 문제가 오히려 가장 중요한 시급한 환경문제로 부 각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야생동식물종은 정상적인 속도에 비해 50~100 배 정 도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으며 그 속도는 앞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3만4천여 식물과 5천2 백여 동물종, 그리고 전세계 조류의 1/8이 멸종위기 에 처해있다. 4) 이러한 생태환경으로서의 동물은 그 경제적인 부가가치 때문에 보 호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에는 이들의 생태적 가치를 주목하여 생태계 자체의 4) 유엔환경계획 (UNEP) 한국위원회,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CITES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11 면.

4 222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보전을 통한 인간생활환경의 보전을 목적으로 보호하려는 생태적 보호의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물을 생태환경의 일부, 즉 자연환경 자체로 인식하여 이를 환경법 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법제가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동물 또는 식물을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것에 관계되는 행정활동을 육생적 환경보전(Vitale Umweltschutz) 이라 고 부르기도 하는 바,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 수산업법, 산림법, 야생동 식물보호법등이 그 육생적 환경보전에 직접 관련되는 법률이라 할 수 있다. 5) 또 한 오늘날 환경법은 국제적인 협조체제하에서 규율되는 국제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조약이나 협약은 국내법적으로도 반영되고 있는데 6), 동물보호와 관 련된 주요 국제협약을 살펴보면, 생물다양성협약 (CBD),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물새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 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람사협약 ),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 약(WHC), 이동성 야생동물종 보전협약 (CMS) 등을 들 수 있다. 2. 개개의 생명체로서 이해하는 측면에서의 동물보호 관련 법제 환경법적인 측면에서 자연환경보전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동물보호와는 달 리,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는 아직까지 그 의미나 내용이 정확히 정립되 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많은 법적인 문제점을 낳을 소지를 안 고 있는 논란거리가 큰 주제이다. 즉 과거 단순히 동물을 하나의 물건으로서만 취 급하던 인식에서 벗어나 최대한 동물에 대하여도 인도주의적인 배려를 해 주어야 한다는 인식자체가 많은 사회적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그 인도 주의적 배려의 목적이 단순히 인간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유지를 위한 것인 지 혹은 동물 자체의 복지나 권리를 위한 것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동물의 보호가 인간중심적으로 동물을 인도적으로 보호하려는 문제인지, 아니면 동물에게도 고유의 권리를 인정하여 인간으로부터의 침해를 배척할 수 있는 동물 5) 김남진김연태, 행정법II, 법문사, 2006, 628 면. 6) 류지태이순자, 환경법, 법원사, 2005, 11 면.

5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23 권을 인정하자는 논의까지도 존재하는 실정이다. 7) 이와 같이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도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동물보호 관련법제는 이를 인간의 풍속보호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지, 혹은 생태환경보호의 연장에서 접근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동 물자체의 권리를 인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그 개념이 정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한 연구는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물보호와 관련하여 동물보호법이 1991 년 제정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목적, 정의, 동물보호, 동물보호운동, 적절한 사육 관리, 동물 학 대금지, 유기동물 등에 대한 조치, 동물의 도살방법, 동물의 실험, 적용의 제한, 벌칙조항, 총 12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그 내용이 간략하고 선언 내지 권 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동물학대를 한 자에게 최고 20 만원 이하의 벌금, 구 류, 과료에 처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그 실효성의 확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 다. 8) 이와 관련하여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변화하는 국민 인식의 변화에 상응하는 새로운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며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살펴보 기로 한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화된 형태로 동물의 처우에 대한 법적 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필리핀, 대만등 과 같은 국가에서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의 동물보호법제를 보유하고 있다. 9) 특히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동물보호법제를 보유하고 또 지향하고 있는 바, 일례로 독일은 세계 최초로 동물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 조문을 기 본법 제20조a 10) 에 삽입하였고, 이에 따른 독일 동물보호법 (Tierschutzgesetz) 제1조 11) 는 동물을 하나의 객체가 아닌 동반창조된 존재, 즉 동류로서 인정하고 7) 김수진, 동물관련법제의 개선방안연구, 한국법제연구원, , 15 면. 8) 김수진, 전게논문, 69 면. 9) 자세한 내용은 한국동물보호연합 사이트 내 동물법률 참조. 10) 국가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에서 자연적인 생활환경과 동물들을 헌법에 적합한 질서 의 범위 내에서 입법, 법령에 적합한 행정과 사법을 통해 보호한다. 11) 이 법률은 동류로서 동물에 대한 인간들의 책임을 바탕으로 그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함 을 목적으로 한다. 누구도 동물에게 합리적인 근거가 없이 고통, 질환, 또는 상해를 가하 여서는 아니 된다.

6 224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있다. 3. 소결 생태환경 차원에서의 동물보호법제나 개개의 생명체 차원에서의 동물보호법제 양자 모두 근래 들어서 새롭게 제기되는 법적인 문제들이다. 즉, 동물보호와 관련 한 변화하는 사람들의 인식에 상응하여 공법적인 규제도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생태환경차원에서의 동물보호 역시 개발위주의 논리에 밀려 소수의 목 소리에 불과하였으나 최근에는 동물생태의 보전이 환경보호와 맞물려 시급히 해 결해야할 법적인 과제라는 점에 있어 보편적인 인식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개개의 생명체 차원에서의 동물보호법제는 이러한 측면에서의 동물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에 있어서는 대체로 보편적인 인식의 합의가 이루어 지고 있는 듯 하나 그 규제의 정도나 법적 개입의 한계에 있어서는 국가별로 심한 차이가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에 들어서야 비로소 그 논의가 이루 어지면서 아직까지 명확한 개념정립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하에 서는 우선 생태환경 차원에서의 동물보호법제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본 뒤, 개개의 생명체 차원에서의 동물보호법제에 관하여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Ⅲ. 생태환경보전측면에서의 동물보호 1. 현행헌법상 환경권의 보호범위 우리 헌법 제 35조는 제 1 항에서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라고 하여 환경권을 보장하고 있고 동시에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 2항과 제 3 항은 2환경권의 내용과 행사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다. 3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7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25 노력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12) 헌법에서 보장하는 환경권의 해석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환경권 에서 의미하는 환경의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의 개념은 각 학문분야에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며 환경의 개념에 대한 일반적으로 승인된 정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13) 이의 의미를 확정하는 것은 중요한 공법적 과제 이다. 특히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고 서술하고 있을 뿐,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더욱 그 해석이 문제된다. 14) 따라 서 이의 해석에 있어서는 헌법규정과 다른 기본권 규정을 조화롭게 해석하는 가 운데에서 그 내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의 해석과 관련하여 헌법학계의 학설은 크데 자연환경설, 자연 및 생활 환경설( 협의설), 자연생활환경 및 사회환경설 ( 광의설) 로 분류되는 바15), 이 논문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동물생태환경은 어떤 견해를 취하든 자연환경에 포섭 되는 것은 명백한 것으로 보이는 바, 동물생태환경이 우리 헌법 제35조에서 규정 한 환경권의 보호영역이 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보여진다. 결국 환경보전에 있어서 가장 1차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자연환경의 보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서 이는 자연환경을 인위적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보전하며, 야생 동식물의 멸종을 방지하는 등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함으로서 국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여유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취 지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 환경정책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1환경은 인간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기여하는 것이어야 하고, 2 토지물공 기동식물 등을 인간의 침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어야 하고, 3그러한 것에 가 해지는 인간의 침해를 제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정책상의 목적은 환 12) 계희열, 헌법학 ( 중), 박영사, 2000, 694 면~695 면. 13) Bundesminister der Innern und Bundesminister der Justiz(Hrsg.), Staatszielbestimmungen und Gesetzgebundsauftrage, 1982, Rdnr. 28. 계희열, 전게서에서 재인용. 14) 류지태이순자, 전게서, 5 면. 15) 류지태이순자, 전게서, 6 면.

8 226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경의 육성 그 자체가 고유한 목적일 수는 없는 것이고, 오히려 인간을 위한 것임 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러한 목표의 달성은 1자연자원 사용의 제한, 2 자연에의 임밋시온 (Immision) 배출제한, 3생태계의 재생산기능확보, 4자연계 의 순환의 촉진을 통해서 가능할 것으로 본다. 16) 2. 환경보전의무와 자연환경 및 생태환경의 보전 오늘날 자연환경보전의 필요성은 그를 언급하는 것이 진부하다고 느껴질 정도 로 그에 대한 공감대가 사회나 국가단위를 넘어 전 지구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 처럼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강화되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적 극적인 노력도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탄생했던 환경법이라는 법영 역이 이제는 전통적인 법영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비중을 갖게 된 것이 다. 17) 이 중에서도 자연환경의 보전과 관련하여 전통적인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 의 문제가 아닌 생태환경의 보전문제는 환경법영역에서도 비교적 늦게 태동한 영 역으로 볼 수 있으나 이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동식 물종의 멸종은 자연현상일 수 있으나 인간활동으로 말미암아 그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으며 생태계가 분열되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이러한 생태환경의 파괴 나 멸종은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으며 이는 식량작물이나 의료자원, 그리고 인간의 복지를 위협하는 일이 된다. 또한 다른 형태의 생명들을 멸종시키고 그로 인해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생존과 개발을 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박탈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18) 이에 따라 환경보호의 문제는 국가가 그때그때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정 책적 목표 가운데 하나로 취급되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으며, 모든 국가기관 이 항상 고려하여야 할 최우선적 국가목적의 하나로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16) 홍정선, 행정법원론 ( 하), 박영사, 2003, 744 면. 17) 장영수, 환경국가의 헌법적 기초, 헌법학연구, 제12권제 1 호, , 370 면. 18) 유엔환경계획 (UNEP) 한국위원회, 전게서, 12 면.

9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27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환경보호를 요청하는 환경국가원리는 모든 국가작용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중의 하나로 고양시킬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19) 특히 오늘날 환경보호는 단순히 대기나 수질, 소음, 방사능 등에 의한 환경침 해의 배제를 통해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환경보호는 보다 폭넓게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함으로써 만 실질적으로 확보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하여 자연 경관 내지 생태계의 포괄적 보호가 요청되는 것이다. 20) 3. 생태환경의 일부로서 동물보호의 경우 동물의 의미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동물생태가 현행 헌법상 환경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것에 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때 문제되는 것은 보호되는 환경으로서의 동물의 개념이다. 생태환경의 일부로서 동물보호를 의미할 때의 동물개념은 개개의 생명 체로서 이를 언급할 때의 동물과는 그 범위가 다르다. 즉, 법철학적인 관점에서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의 경우 이는 필연적으로 그 보호범위가 생태환경 으로서의 동물보다는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인 바 21), 이에 반하여 생태환경의 일 부로서의 동물은 그 종목 강 등을 불문하고 생명을 가진 모든 동물종을 의미 하게 된다. 우리나라 자연환경보전법 제 2 조는 자연환경의 정의로서 지하지표 ( 해양을 포함한다 ) 및 지상의 모든 생물과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비생물적인 것을 포함한 자연의 상태( 생태계 및 자연경관을 포함한다 ) 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생태환경역시 자연환경의 일부로서 그 보호의 대상이 됨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따라서 동 물역시 이 법에서 말하는 자연환경에 속함은 명백하다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19) 장영수, 전게논문, 376 면. 20) 장영수, 전게논문, 391 면. 21)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에 있어 동물은 가축 등 포유류 등에 국한하는 견해도 존재 하며, 이를 척추동물 일반에 확장하는 견해, 혹은 온혈동물에 확장하는 견해 등 다양한 의 견이 존재하며, 현행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은 그 범위를 소. 말. 돼지. 개. 고양이. 토끼. 닭. 오리. 산양. 면양. 사슴. 여우. 밍크 기타 농림부령이 정하는 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10 228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야생동식물보호법은 제 2조에서 야생동식물이라 함은 산이나 들 또는 물 등 자연 상태에서 서식하거나 자생하는 모든 동물, 식물 및 미생물의 종( 부분과 죽은 것을 포함한다 ) 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그 보호범위를 생명체 일반으로 넓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생태환경의 일부로서 동물보호를 의미하는 경우는 특정 동물개체를 보호한다는 의미보다는, 생태계의 구성요소로서 생태환경을 이루는 동물종 일반 을 보호하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동물보호 라는 용어를 사 용하고 있기는 하나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와 생태환경의 일부로서의 동 물보호는 그 의미나 관념적 배경이 구별되는 별개의 용어로서 구별되어야 하는 개념인 것이다. 즉 우리가 정당한 사유 없이 미생물식물을 학대하거나 실험에 사용 혹은 도살한다는 것에 대하여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것과는 별도로 이들 종의 보전과 생태계의 구성요소로서 환경보전의 객체로 이해하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4. 현행법상 생태환경으로서의 동물보호를 위한 법제도 환경법의 법원으로서 헌법을 기본으로 하여 현재 다양한 법률이 존재하는 바, 주요 법률로는 대기환경보전법, 수질환경보전법, 자연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소음진동규제법, 해양오염방지법, 오수분뇨 및 축산폐 수의 처리에 관한 법률, 원자력법 등이 존재한다. 또한 이와 관련되는 부수적인 법률로는 환경교통 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환경분쟁조정법, 자원절약 및 재활용촉진법 등도 있으며 결국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법은 총 40여개에 이르고 있다. 22) 이러한 환경법은 직접적으로 인간인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나, 부차적으로 이러한 환경보전의 노력 을 통해 간접적으로 서식하거나 자생하는 동물의 생태환경을 보장하는 측면이 있 는 점에서 모든 환경관련 법률은 간접적이나마 동물보호를 위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현행 법제 중 직접적으로 동물생태의 보호를 위한 내용 22) 류지태이순자, 전게서, 10 면.

11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29 을 규정하는 법률은 크게 자연환경보전법과 야생동식물보호법을 들 수 있다. 자연환경보전법은 생태환경보전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 서 여유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전국자 연환경보전계획의 수립, 생태계보전협력금의 부과징수, 생태계경관보전지역의 지 정, 생물다양성보전을 위한 국가의 의무 등을 다양하게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동물 보호를 위하여 이 법 제14조 이하에서는 생태계경관보전지역을 지정토록 하여 지 역 내의 동식물 포획행위 등을 규제하고 있으며, 제 31조에서 생태계의 조사와 관찰의무를 규정하고, 제 35조 이하에서는 생물자원의 다양성확보를 위한 국가적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제 45조에서는 야생동물의 이동 및 생태적 연속성단절 방지를 위한 생태통로의 설치에 관해 규정한다. 야생동식물보호법은 특히 야생동 식물과 그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 관리 함으로써 야생동 식물의 멸종을 예방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함과 아울러 사람과 야생동 식물이 공존하는 건전한 자연환경을 확보 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이에 따라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존, 멸종위기 야 생동물의 보호, 야생동물 수렵제한, 수출입관리, 야생동물의 구조 및 치료 등을 각 조에 규정하고 있다. 결국 위와 같은 법제는 우리 헌법 제35조에서 규정한 환경권과 국민의 환경보 전의무에 기초하여, 생태환경보전을 통한 자연자원의 보호와 국민생활환경의 보 호를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동물생태의 보호역시 보호되는 구 조로 이루어져 있다. 5. 국제법상 생태환경으로서의 동물보호를 위한 법제도 오늘날 환경문제는 한 국가의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로 발전하고 있으며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환경문제의 해결을 달성할 수 없는 상 황에 이르고 있다. 중국의 황사문제해결을 위하여 우리나라가 중국에 조림계획을 실시하는 것과 같이 환경법은 국제적인 공조노력을 통한 해결방안이 국제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연혁적으로는 1972 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12 230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Growth) 로 자원, 환경, 공해, 무기, 인구 문제가 인류의 주된 관심사로 등장하였 고, 1987 년 유엔 세계환경개발위원회 (WCED) 는 우리의 공통미래 (Our Common Future) 라는 보고서를 채택하였으며, 1992 년 리우 환경정상회의, 2002 년 요하네 스버그 환경정상회의 등에서 국가별 지속가능성의제와 기수의 창설운영을 제안하 고 점검하기에 이르러 교토의정서 를 비롯한 각종 국제환경협약기 구(Conventions) 가 창설되었다. 23) 이러한 국제환경법은 주로 협정(conventions) 형식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조약, 의사록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협정, 협약들 중 에서 동물생태환경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은 크게 5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살펴보 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람사협약 (RAMSAR) 은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 한 습지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Wetland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a Waterfowl habitat) 의 약칭으로서 수조류, 어류, 양서류, 파 충류 및 식물의 기본적 서식지이자 가장 생산적인 생명부양의 생태계인 습지의 보호 를 위해 1971 년 2 월 이란의 람사에서 채택되었고, 1975 년 12월 12일 발효된 협약 이다. 우리나라는 1997 년 동 협약에 가입하여 그 이행대책으로서 습지보전법을 제 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24) 두 번째, 생물다양성협약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각 구성요소의 지속가능한 사용을 추구하 는 것으로서 유전자원의 실용화와 상품화로 획득되는 이윤을 공정하고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이다. 이 협약은 생물의 다양성이 수십억년에 걸친 자연역사의 산물 이며 우리 인간이 이러한 자연자원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 를 보호하려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25) 이 협약은 생태계, 종 그리고 유전자원 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26) 우리나라 역시 1994 년 10월 3일 이에 가입하고 있다. 23) 한상운, 현행 헌법상 환경국가원리에 관한 연구, 공법연구, 제34집 제4호 제1 권, 한국공 법학회, , 293 면. 24) 류지태이 순자, 전게서, 13 면. 동 협약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25) Sustaining life on Earth "How 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promotes nature and human well-being", CBD Secretariat of 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p.2. 26) 유엔환경계획 (UNEP) 한국위원회, 전게서, 73 면. 동 협약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13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31 세 번째 이동성 야생동물종 보전협약(The Convention on Migratory Species: CMS)은 이동성 동물종의 보전을 위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그러한 종 및 이 들의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한 적합하고 필요한 조치를 개별적 또는 협력하여 채 택할 필요성이 인정됨에 따라, 1979년 6월 23일 채택되어 1983년 11월 1일부 터 발효되었다. 이 협약에는 현재 55 개국이 가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하 여 일본, 미국, 캐나다, 중국 등은 가입하고 있지 않다. 27) 네 번째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호협약 (CITES) 은 불법거래나 과도한 국제거래로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을 보호하기 위하여, 야생동식물 수출입 국가들이 상호 협력하 여 국제거래를 규제함으로써 서식지로부터의 무분별한 채취 및 포획을 억제하기 위해 1973년 미국 워싱턴에서 세계 81개국의 참여하에 CITES 협약을 체결하였 다. 2005년 2 월 현재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167개 국가가 CITES에 가입하 여 당사국으로서 협약 이행에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국제거래 규제를 통한 국제적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라는 국제 추세에 동참하고 아울러 우리나라의 우수 한 동식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1993년 7월 9 일 동 협약에 가입하였다. 28) 다섯 번째로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은 세계의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을 감정하고 보전하는 것이다. 그 가치가 뛰어나 모든 인류에 의해 반 드시 보전되어야 하는 지역의 목록을 작성하고 국가들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하 여 각 지역을 보전함을 목적으로 한다. 29) 6. 생태환경보전측면에서의 동물보호 법제에 관한 평가와 제언 현재 지구에서 생물이 멸종되는 비율은 자연적인 멸종율보다 가량 높으며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다음 반세기동안 지구에서 약 배 200만종의 동식 물이 멸종될 것으로 우려된다.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21세기의 가장 큰 손실이 될 27) 류지태이순자, 전게서, 25 면. 동 협약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28) 류지태이순자, 전게서, 26 면. 동 협약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29) 유엔환경계획 (UNEP) 한국위원회, 전게서, 74 면. 동 협약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14 232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 이때까지의 생태환경의 구성요소로서의 동물은 각 개 체로서의 동물을 의미한다기보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자연환경으로 이해되는 만 큼 이는 자연환경보전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물자원과 같은 생물자원의 생태환경으로서의 중요성 이 날로 중시되고 있고, 이에 따른 특수성을 반영한 다양한 환경법리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환경법제의 마련에 있어서 역시 앞으로 생 태자원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좀 더 자세한 입법을 할 것이 요망되고 보다 많은 부 분을 과감하게 공법적 규율의 대상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국제협약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소득수준과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고려하 여 지금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생태자원 보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Ⅳ. 개개의 생명체로서 이해하는 측면에서의 동물보호 1. 논의의 배경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에 관한 논의는 동물보호와 관련한 논의의 역사 에 있어서도 가장 최근의 논의이며 아직 법학적으로는 그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 고 있다. 우리는 막연히 동물들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사나 학대행위가 이루어져 서는 안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공감하면서도 그 범위나 법적인 근거, 혹은 사회적 철학적 혹은 생태윤리적인 측면에서 자세하게 접근하면 그 논의가 매우 주관적이 고 각 사회나 개인마다 매우 다른 결과를 드러냄을 알고 있다. 예컨대 개를 학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개고기의 식용에 대해서는 크게 반 대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명체로서의 동물의 보호는 인간의 생물학적 지위 30) 이상돈박용 하서정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보고서 한국환경기술개발원, 1998, 206 면.

15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33 나 진화론적 함의, 심지어 각 종교나 사회의 관습에 따라 그 차이점이 크게 나타 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동물학대방지등과 관련된 동물에 대한 인도 적인 배려요구의 논의는 특히 서양에서 기존의 보수주의적, 기독교중심의 사회윤리 관에 기초한 기득권에 대하여 저항하는 성격을 기초로 현대에 발전하여왔는데, 이러 한 사회운동성격의 동물보호요청이 서양사회에서는 보편적으로 지지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개념이 그러한 배경이 없는 우리나라에 급속히 침투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반발을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사회 가 단순히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여 동물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사를 용인하고 인정 하는 문화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동양사회는 특히 불교의 불살생 ( 不 殺 生 ) 종 교관에 기초하여 기본적으로 생명존중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개개의 생명체로 서의 동물의 지위를 논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문화 적 배경과 관습, 사회구성원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다음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 다. 다만 최근 들어 서구사회의 동물보호의 영향으로 보던, 아니면 우리나라 국민들 의 정서에 기인한 것으로 보던 동물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사에 대한 법적인 규율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시점으로 보인다. 비록 현재에 있어 이에 관한 아무런 법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는 하지만 우리사회도 이제 생명체로서 의 동물보호에 관한 논의, 특히 이 논문에서는 높아지는 법적인 규율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대한 법적규율의 정당성의 검토를 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이러한 논의 는 법학적 논의에 앞서 우선 인간의 존재논의와 자연환경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같은 매우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논의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부분은 일단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를 검토해보는 수준에서 정리하고 여기서는 공법 적 규율의 내용과 그 정당성을 검토해보는 차원에서 논의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2. 동물보호의 필요성에 관한 학문적 검토 (1) 동물보호사상의 관념적 배경에 대한 검토 현재 논의되고 있는 동물보호의 논의는 대부분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서구

16 234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사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인간은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자신의 주변 자연환경과 끊임없이 연관성을 이루 며 공생적 관계에 있게 된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 속에 존재한 이래로 자연 속에서의 위치를 확대하면서 이 공생적 관계의 내용이 변모하기 시 작했다. 처음에는 자연과 더불어 창조행위의 조연자의 위치에 섰다가, 자연을 대 신하여 창조자의 역할을 떠맡기도 했다. 이렇게 된 것은 인간의 자기인식 능력 때 문으로 볼 수 있는바 정신의 자기전개과정에서 주체의 위치를 확보한 인간은 원 래의 자연과의 관계를 망각하기에 이르렀다. 31)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 이후 서구사회는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인정하는 데에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즉 오늘날의 진화론은 인간과 인간 아닌 동물간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현격히 구분되 는 별개의 종족으로 보지 않고 단순히 자연선택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른 존재로 파악하려 한다. 즉 기존의 우리의 무지는 전 우주에 걸친 인간의 지위에 대한 새 로운 성숙한 인식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32)33) 이러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에 따라 서구사회는 근래 들어 동물의 복지나 권리 등에 관하여 활발히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이러한 논의는 광의로는 인간중 심적인 자연관에서 탈피하여 생태중심적인, 즉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서만 파악하 는 생태철학을 기반으로 한 생태윤리학을 태동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르면 가장 논의가 활발한 부분이 어떠한 자연의 존재자가 내재적 가치, 즉 도덕적 지위 를 확보할 수 있는지의 문제인 것이다. 34) 31) 구승회, 생태철학과 환경윤리, 동국대학교 출판부, 2001, 21 면. 32) H.Lyn White Miles, Language and the Orang-utan : The Old 'Person' of the Forest,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grant HD14918 p.1 33) 예를 들면 오늘날의 진화론은 종간의 차이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 고, 동물에게도 어느 정도의 도덕성이 있으며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김성한,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진화론적 함의, 철학연구, 제98 집, , 30 면~31 면. 34) 이에 대하여 비른바허 (D. Birnbacher) 는 이와 같은 생태윤리학을 인간중심 적(antropozentrisch), 감각중심적 (pathozentrisch), 생물중심적 (biozentrisch), 전체론적 (holistisch) 으로 분류하고 있다. 권의섭, 비른바허의 생태윤리와 책임, 철학연구, 제96 집, , 5

17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35 결국, 서구사회는 과거 기독교 중심의 인간우월주의사상을 바탕으로 동물보호 에 관한 관념이 자리 잡을 틈이 없었으나, 근세에 들어 각종 과학적인 발견과 인 간의식수준의 발전과 함께 최근에는 동물을 비롯한 생물에 있어서도 일종의 도덕 적 지위를 인정하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2) 보호되어야 하는 동물의 개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생태윤리적 배경에 입각하여 살펴본다면 도덕적으로 고려 될 가치가 있는 것이 인간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때 어떠한 생명체( 혹은 전 체주의적 접근방법에 따른다면 무생물 역시) 가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는 말은 그 자체로서 도덕적 권리의 주체 라는 말은 아니며, 이는 도덕적으로 배려될만한 자 격을 갖추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35)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무수 한 자연대상물 중에서 도덕적 지위를 갖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하는 적절 한 기준은 무엇인지 문제된다. 위에서 살펴본 생태윤리학의 접근방법에 관한 비 른바허가 넓은 의미에서 거시적으로 이를 구분했다면 여기서는 동물과 관련하여 어떤 범위의 동물이 그러한 도덕적 배려를 받을 가치가 있는지 범위를 확정할 필 요가 있다. 즉, 무생물 또는 식물에 대한 논의는 제외하더라도, 동물의 경우에 있 어서도 어느 정도의 범위확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환경윤리학자들은 자연대상물 중에서 도덕적 지위를 가지는 것의 구분기준과 관련하여 유정성, 이익관심, 내재가치, 자연의 완전성 등의 기준을 제시하는 바 36), 동물보호와 관련하여서는 유정성 의 기준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도덕성의 유무와 고통을 느끼는지 여부 등의 기준도 검토될 수 있다. 우선 우리는 일상적으로 지각력, 준법성( 사회성), 자주성, 합리성( 이성) 등을 인간의 본래적 능력으로 꼽는다. 이런 능력은 일단 유정적 존재(sentient being) 에게만 가능하 다. 유정성이란 감각-지각 - 의식을 합친 말로, 이런 능력을 가진 생명체를 도덕적 면~10 면. 35) 구승회, 전게서, 225 면. 36) 구승회, 전게서, 225 면.

18 236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유정성을 가진 동물은 그들이 누리는 쾌락이 인 간의 그것과 다르고, 행위에 대한 책임의 범위가 다르며, 인간에 비해 저급한 선 악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도덕적인 배려의 근거를 가지며, 따라서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고 말해야 한다. 37) 이러한 유정성이라는 기 준은 강한 인간중심주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환경윤리학자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유정성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러한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관 하여는 여전히 논란이 된다. 엄격한 의미로 사용할 경우, 소수의 유정적인 종들 ( 고등동물 ) 에게만 해당될 것이지만,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 자아의식은 없지만 높은 수준의 감각- 지각만 가지고 있는 존재에까지 확대 적용한다면 조류, 어류, 양서류가 다 포함될 수 있을 것이며, 저급한 수준의 감각만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래서 나름의 고통과 쾌락을 지각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곤충이나 하등동물도 포함될 것이다. 38) 이와 같은 어려움 때문에 동물보호에서 말하는 동물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하여는 다른 기준을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는 바, 인간과 다른 동 물간의 종차를 이야기할 때 또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차별이 정당하다고 이야기할 때 가장 흔히 제시되는 것 중의 하나인 도덕성의 기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통 인간 만이 도덕적 행위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동물의 경 우에는 도덕적 배려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과거에는 보편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현대진화론은 인간만이 도덕적 행위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동물에 있어서도 인간에서와 마찬가지로 이타성이 보편적으로 발견되 고 있으며, 39) 이에 따르면 동물의 경우에도 도덕적 지위를 인정할 여지가 있어 보인 다. 그러나 많은 윤리학자들은 이와 같은 동물의 이타성이 도덕과는 구별된다고 지 적하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도덕성이란 언어능력을, 따라서 이성능력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동물들은 이와 같은 이성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언어를 사용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들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본다. 동물은 37) 구승회, 전게서, 226 면. 38) 구승회, 전게서, 226 면~227 면. 39) 김성한, 전게서, 35 면.

19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37 도덕의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공평무사성 (impartiality) 이 무엇인지 이해조차 할 수 없다고 본다. 이러한 지적에 따르면 동물들이 이타성을 갖추고 있 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진정한 의미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 다. 하지만 여기서 또 검토해보아야 할 것은 도덕적 행위능력이 있다는 것이 도덕 적 고려의 대상인지를 가늠할 기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위와 같은 기준 으로 동물들에게 도덕적 행위능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면, 단지 동물들뿐 아 니라 심각한 정신지체장애인, 그리고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인간들까지도 이러한 능력이 없는 존재에 포함시켜야 하는바,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그들이 도덕적 행위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음에도 그들을 분명히 도덕적 고려의 대상으로 생각한 다. 40) 따라서 도덕성과 관련된 기준 역시 동물보호에 있어 그 범위를 확정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의 경우 도덕적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살펴보면, 오늘날 일부 동물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 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어느 범위의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최근의 과학적 연구 성과는 대다수의 척추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척추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과 그들이 유사한 신경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언뜻 보기에 고통과 쾌락을 느낄 수 있다는 진화론적 사 실은 일부 동물에게 일정한 도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 나 상세히 고찰해볼 경우, 그들에게 도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이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진화적 사실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이는 도덕적 기 준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동물들에게 일정한 도덕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고통과 쾌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도덕, 또는 생명이나 동물 을 중심으로 하는 도덕 등을 받아들이는 경우로 한정된다. 다시 말해 이와 같은 도덕 이론들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설령 쾌락과 고통을 느낀다고 해도 그들 은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아닐 수 있는 것이며, 오직 인간만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40) 김성한, 전게서, 36 면.

20 238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도덕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는 동물들에게 도덕적 지위를 부여하지 못할 수도 있 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정리하면, 결국 동물에게 일정한 도덕적 배려를 하려는 시도는 모두 동물자체에 내재한 일정한 특성이나 가치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정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인간 스스로의 도덕적인 의식수준과 동시 대의 윤리관이나 사회 환경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다. 즉, 고통을 느끼거나 혹은 유정성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 동물이 당연히 도덕 적 배려를 받을 가치가 있다는 관념이 아니라, 그러한 성질을 갖춘 동물의 경우 인간의 도덕적 배려를 받을만한 지위를 가질 수 있음을 인간 스스로 인정하고 있 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의할 경우, 결국 어느 범위의 동물이 동물보호에서 의미하는 도덕적 배려 를 받을 가치가 있는지 여부는, 서구사회의 경우 그 사회의 기준에 따라 또 우리 사회의 경우 우리사회의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공감대를 분석하여 그에 따 라 판단되어야 할 유동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물 보호의 의미에 있어 그 범위를 더 넓히려는 시도 자체는 그 사회의 기준자체와는 무관한 것임은 당연하다. (3) 동물의 도덕적 지위 인정여부와 동물복지주의, 동물권 최근의 동물보호를 크게 나누어 본다면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를 주장하지 만 여전히 인간중심적인 가치관에 입각하여 동물보호를 파악하는 동물복지주의 와, 동물 개체 자체의 권리를 인정하여 그에 따른 동물중심적인 입장에서의 동물 보호를 주장하는 동물권 의 논의로 구별할 수 있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인간중 심적으로 이해하는 동물복지론자들은 인간은 동물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사람들 로서 그들의 보호 아래 동물의 복지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즉 동물복지란 동물에게 적절한 주거환경의 제공, 관리, 영양제공, 질병 예방 및 치료, 책임감 있는 보살핌, 인도적인 취급, 필요한 경우의 인도적 안락사 등 동물의 복리와 관 련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인간의 의무를 뜻한다. 이 입장에 따르면, 사회에 이득

21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39 이 되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우리가 그들을 최대한 친절하게 다루는 한, 그 동물들을 이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동물복지론자들은 동물들에게 전통적으로 인간에게 보장된 것과 같은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며 동물들에게 인간 의 이익이 위태로울 만큼 과도하다 할 정도의 이익이 부여된다면 동물들은 희생 되거나 교환처분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41) 이에 반해 현재 많은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에 대한 인식의 출발점을 단순한 인도적 입장에서의 관심이나 애정의 차원, 즉 동물복지의 차원을 넘어서서 동물 권을 인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동물이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 는지와 관련하여, 이는 어떤 것을 요구할 자격을 가지고 그러한 주장이 타인에 인 정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본다. 원래 동물권 은 철학적 사고의 소산이었는데, 인권의 주창자들이 인권이 모든 인간에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이 공 유하고 있는 본성과 특성을 강조한 것처럼 동물권의 주창자들은 인간적인 특성인 이성, 언어, 감정, 자기인식 등을 동물도 공유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42) 이에 따르면 인간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일부계층에만 인정되는 권리들이 사회발전과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보편타당한 천부인권으로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경우에도 앞으로 이를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본다. 위와 같은 구별은 그러나 결국, 위의 관념적 배경과 연관시켜 판단한다면 그 보호범위의 차이나 인식의 차이에 있을 뿐, 궁극적으로는 동물에 대한 동시대의 인식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는 유동적 가치개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동물 에 대해 도덕적 고려를 해야 한다는 인식자체에 대하여는 근래 들어 논란은 있으 나 많은 사회구성원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다만 그 고려의 수준을 단순히 인 도주의적인 배려차원에 머물게 할 것인지 아니면 동물자체에 일정한 도덕적 주체 성을 인정할 것인지 달리 보는 것에 불과하다. 이에 의하면 동물복지 수준에서의 동물보호 논의는 사회적 또는 국제적으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보편타당한 원 칙으로 받아들여지는 수준으로 이행하는 단계로 볼 수 있으나, 동물 자체에 권리 41) 김수진, 전게논문, 19 면. 42) 김수진, 전게논문, 21 면.

22 240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를 인정하자는 논의는 아직까지는 급진적인 주장으로서 큰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다만 동물권의 인정여부는 이후에 살펴볼 동물보호의 공법적 규율논의와 관련하여 동물 자체의 권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가 법학 적으로 문제될 여지가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는 해당 부분을 논의할 때 상세히 검 토해본다. (4) 한국사회와 동물보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동물보호와 관련된 법적 또는 사회적 논의를 하기위해서 는 필연적으로 우리가 속한 사회의 동물보호에 대한 관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의 동물보호논의는 우리나라의 법철학적 배경이나 사상적 기초 또는 우리나라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적 공감대를 연구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기독교적인 배경에 근거하여 동물을 단순한 물건으로만 바라보던 서구사회의 가치관과 최근의 서구사회의 인식변화라는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게, 동양사회가 서구와 달리 과거부터 동물을 학대하고 물건시하는 풍조를 당연시해 왔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동양사회는 서구사회보다 훨씬 앞서 생명에 대한 존중사상을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동양사상의 기본바탕은 과거의 서구사상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자연 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생명존중사상을 내포하고 있다고 파악할 수 있다. 즉 현대 에 들어 서구에서와 같이 동물 등 생명보호에 관한 논의가 학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단순히 서구에 비해서 동양인들이 동물보호에 대하여 소극적 인 입장을 가진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5) 소결 이상에서는 동물보호의 필요성에 관한 서구의 사상적 배경과 동양의 사상적 배 경에 대하여 간략하게 검토해보았다. 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개개의 생명체로서 동물에 접근하는 시각은 근본적인 진리나 해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23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41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인식의 변화에 상응하여 발전하는 것이고, 그러한 측면에 서 동물보호와 관련하여서도 이를 서구 쪽의 동물해방이나 동물권, 동물복지의 시각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고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자연인식관을 충분히 고려한 다음에 이를 검토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동물보호와 관련하여 기존에 관념적 논의나 환경윤리적 시각에서만 이루 어져오던 각종 주제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공법적인 규율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법학적 규율을 위해서는 위와 같은 고려를 충 분히 해야 한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3.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율에 대한 법학적인 측면에서의 검토 (1) 논의의 전제 서두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최근에는 우리 사회에서도 동물보호와 관련하여 공 법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2006년에는 새 로 개정되어 그 처벌수위나 보호범위가 대폭 고양된 동물보호법이 개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동물보호라는 주제 자체가 매우 첨예하고 이해가 상반되는 논의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에 대한 고찰 없이 단 순히 여론이나 감정적인 측면에서 급히 진행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특히 동물보 호를 위한 공법적 규율에 있어서 그 보호법익이 무엇인지, 즉 우리가 이러한 법제 를 통하여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이익인지 아니면 동물의 이익인지에 관 한 법학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강화된 동물보호법제는 국민의 일반적 기본권, 예를 들면 행복추구권이나 직업의 자유, 학문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을 상당히 제한하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헌법차원에서의 논의도 찾아보기 힘들다. 예를 들어 우리 가 동물을 실험에 사용하는 기업의 행위에 동물보호법제를 통한 제한을 가할 경 우, 그 제한의 정당성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러한 동물보호법제는 사회의 선량한 풍속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동물 자체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인가.

24 242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이를 위해서는 동물의 개념에 관한 법학적 논의부터 시작하여 동물권의 인정여 부, 또한 동물보호법제와 관련한 풍부한 법적 쟁점들에 대한 토론이 이제부터라 도 있어야 할 시점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하여 자 세한 내용이 전무한 현 시점에서 어떠한 결론을 이끌어내기보다는 문제점을 지적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동물보호와 관련된 공법적 규율에 대한 법학적 측면의 검토를 시도해보기로 한다. (2) 법학에서 의미하는 동물의 법적 지위 ( 가) 동물의 법적지위에 관한 서양사회의 법인식의 변화 법학적 측면에서 동물을 단순한 물건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하기 시작 한 것은 선진국을 비롯한 서구사회를 통틀어서도 1990년대 가까이 이르러 검토 될 정도로 최근에서야 주목받는 논의였다. 특히 이러한 논의는 동물해방운동이 가장 활발한 미국보다도 유럽 쪽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 서 동물의 권리를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동물에 대한 인간의 책임성을 강조한 독일 기본법 제20조 a 는 주목받을만하다. 독일기본법은 1994년 신설된 제20조 a( 자연적 인 생활기반의 보호) 규정에 2002 년 7월 26일 동물보호도 포함시켜 국가기 관에게 종족보호를 넘어서 윤리적인 동물보호, 즉 개별동물들을 고통과 상해로부터 보호해 줄 의무를 부과하였다. 43) 이로써 동물들은 생명체를 가진 동료(Mitgeschöpf) 43) 독일기본법 제20조 a : 국가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에서 자연적인 생활환경과 동물들 을 헌법에 적합한 질서의 범위 내에서 입법, 법령에 적합한 행정과 사법을 통해 보호한다. 기존의 독일기본법 제20조 a에서는 자연적 생활환경의 보호의 개념 속에서 동물들이 자연 적인 생활환경의 일부일 것을 상정하여 동물들에게 각 개체로서 헌법적인 보호가 존재하 지 않았다. 이와 관련하여 연방헌법재판소판례에서도 공공복리와 관련하여 동물보호의 위 치가 논의되어왔고, 헌법적 지위를 갖지 못해 동물보호와 종교, 학문의 자유와의 충돌이 있어왔다. Tierschutzbericht Bericht über den Stand der Entwicklung des Tierschutzes, Deutscher Bundestag Drucksache 15/723( ). S.15. 통독 이후 구동독의 주( 브란덴부르그, 작센, 튀링엔과 베를린 ) 는 국가목표로서 동물은 생명 체이며 동료로서 그 습성에 맞게 보호되어야 한다 는 내용을 주헌법에 규정하였다. 그 이후 서 동독지역의 주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기본법에 und die Tiere" 가 삽입되기 이전에 모두 동 물은 생명체이며 동료로서 보호되어야 한다 는 내용을 삽입하였다. 따라서 2002년의 동물보

25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43 로서 존중받게 된 것이나, 다만 이것이 동물에 대한 인간의 윤리적인 책임을 의미 하는 것이지 법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동등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법( 私 法 ) 상으로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경우 동물을 물건과 동일 하게 보지 않고 인간, 물건, 동물로 이어지는 법리를 확립하였다. 독일민법은 1990 년 8월 20일 독일 민법 제90조a 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동물은 특별히 법률 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다른 별다른 규정이 없는 한 물건에 대하여 적용되는 규 정이 준용 된다 고 규정하였으며, 같은 내용을 오스트리아는 1988년 민법 제285 조a 에 규정하였다. 새로 도입된 스위스민법 제641a 조 제1 항은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법체계를 본받아 사람과 물건이라는 이분법을 벗어나 사람, 동물, 물건이라 는 삼분법을 도입하였다. 즉 동물은 더 이상 물건으로 다루지 않고, 감정과 고통 을 느낄 수 있는 생물로서 그들의 고유성을 고려하게 되었다. 각 동물에게 종에 걸맞는 존재에 대한 요구가 존재하고, 동물권을 부여하자는 전문가의 요구는 받 아들여지지 않았고, 동물의 민법상의 새로운 지위는 유실물, 상속 또는 이혼법, 손해배상계산 또는 채무, 파산법에 따른 동물압류불가 등에 영향을 미친다. 몇가 지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척추동물들만을 자신의 보호범위에 두고 있는 동물 보호법과는 달리 스위스 민법 제641a 조 제1 항은 모든 살아있는 동물들. 예를 들 어 거미, 꿀벌, 달팽이와 같은 무척추동물들에게도 적용된다. 44) ( 나) 한국법제와 동물의 법적 지위 우리나라 법제의 경우 공법( 公 法 ), 사법( 私 法 ) 체계를 불문하고 동물의 지위와 관련하여 특별한 배려를 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위에서 살펴본 환경관련 법제 에서의 동물은 하나의 생명체로서가 아닌 자연생태환경의 구성원으로서의 보호대 상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동물보호법과 관련하여 동물의 정의45)가 이 호의 기본권편입은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Kluge(Hrsg.). Tierschutzgesetz Kommentar Einführung Rn.97~98 이상의 내용은 김수진, 전게논문 각주33 번 참조. 44) 김수진, 전게논문 26 면~28 면. 45) 2 Abs. 1 TierSchG : 동물 이라 함은 소 말 돼지 개 고양이 토끼 닭 오리 산양 면양 사슴 여우 밍크 기타 농림부령이 정하는 동물을 말한다.

26 244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루어져 있는 것을 볼 수는 있으나 이러한 규정이 동물에 대한 법리차원의 특별한 배려를 한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의 제정배경 과 사문화되다시피 한 현재운용실태를 고려할 때 이러한 법의 제정에 있어 법리 차원의 고려가 있었다고 보여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행 우리나라의 법 제상 동물은 사법상 권리의 객체 즉 물건( 物 件 ) 으로서, 혹은 공법상 보호되어야 하는 자연환경으로서만 다뤄지고 있을 뿐 개개의 생명체로서 동물에 대한 법적 고려는 없다. 이러한 태도는 연혁적으로 동물보호에 대한 관념이 서구사회에 있어서도 비교 적 최근에 이르러서야 반영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해볼 때 이전의 근대 서양의 법 제도를 계수한 계수법으로서의 형태를 지닌 우리나라 법제가 이에 대한 고려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의 근대적 법률제도 자체가 자생 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개화기와 일제치하를 겪으면서 별다른 고민 없이 받 아들여진 계수법의 형태를 띠고 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나으면 서, 우리의 이러한 법제에 우리나라의 고유한 가치를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이다. 결국, 최근 활발한 동물보호논의와 함께 법학에 있어 동물의 지위를 격상시키 려는 유럽이나 미국의 움직임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러한 움직임까지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서구의 동물보호에 관한 입법 태도를 이질적인 문화로 여기 는 국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다만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동물에 대한 인 도적인 배려에 대하여는 우리도 최근에 들어서 활발한 논의가 발생하려는 단계에 와있음은 주지한바와 같다. (3) 이른바 동물권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논의 ( 가) 논의의 배경 위에서 언급한 동물의 법적 지위에 관한 논의는 그 앞에서 살펴본 동물에 대한 관념적, 철학적 인식변화에 따른 그 사회의 국민 인식의 공감대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구사회의 경우 현재 동물복지, 즉 동물에 대한 최대

27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45 한의 인도적인 배려를 하는 차원을 넘어 이제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하는 수 준의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 가 법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이른바 동물에게도 동물권이라는 일종의 권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등장한다. 이러한 사상은 아직까지 서구사회에서도 이것이 법리에 반영될 정도로 성숙하고 보편된 개념으로 받아들 여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아직 동물에 대한 배려 차원의 인식도 최근 에서야 형성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논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다만 법학적 측 면에서 동물에게 권리를 인정할 경우, 근본적인 법제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 는 사조라는 점에서 지금 시점에서 이에 관하여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 한 동물의 권리가 어떠한 권리인지 즉 통상 우리가 법학에서 의미하는 권리의무 관계에서의 권리인지 아니면 단순한 도덕적 배려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지에 관하 여는 좀더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나) 동물의 권리인정에 대한 논의 동물권을 인정하자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아닌 존재(nonhumans) 역시 잠재적이나마 인간과 유사한 권리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46) 동물권의 개념을 학문적, 철학적으로 분석한 미국의 철학자 톰 리건 (Tom Regan) 은 그 저서, 동물의 권리를 위한 주장(The Case for Animal Rights) 에서 동물도 의식세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물도 권리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여기서의 권리는 법률적 권리(legal rights) 가 아닌 도덕적 권리(moral rights) 라고 강조한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예를 들며, 만약에 우리가 어떠한 계약서를 읽고 이해하고 거기에 서명을 함으로서 우리는 그와 관련된 법적인 권리를 획득 할 수 있으나, 동물의 경우 이러한 측면에서는 아무런 서명도 할 수 없고 계약서 자체를 이해할 수도 없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법적인 권리가 없다 고 본다. 47) 즉 46) Introduction 'ANIMAL Rights and Animal Welfare.' tempress/ 참조. 47) Tom Regan, The Case for Animal Rights, Animal Rights and Human Obligations Edited by Tom Regan and Peter singer, Second Edition. Englewood Cliffs,

28 246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동물을 죽이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동물에 연민을 느 껴서도 아니고, 동물을 잘 대우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바람직하기 때문도 아니 며,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기 때문이므로 동물을 죽이지 않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라고 주장한다. 48) 또한 인간이 아닌 자연, 특히 동물에게 권리를 부여하려는 생각은 법학에서도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생각은 이미 고대 로마 법학자 울피안(Ulpian) 의 저 서 법학제요 (Institutiones) 나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법전(Corpus iuris civilis) 에서도 발견된다. 49) 오늘날에도 자연의 권리, 특히 동물의 권리 인정여부 에 대한 논란은 학문상으로만 행해져 오다가 독일의 경우 연방대통령 바이체커(R. v. Weizacker) 가 1984년 성탄절 메시지에서 환경을 인간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환경자체를 위해서 보호하여야 한다고 한 이루, 자연의 권리라는 문제는 법정책 적 논의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문제로 되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자연의 권리를 인정해야 할 필요성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법을 살펴보면 아 주 극소수의, 그것도 매우 불충분한 몇 개의 조문50)을 제외하고는 자연은 권리 없는 객체에 지나지 않는 바, 자연이 물건 곧 권리 없는 객체로 격하되어 있기 때 문에 인간은 그것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고, 그 결과는 환경파괴를 가져오게 되 었다. 이와 같이 자연을 객체로 취급하는, 즉 자연을 무보호상태로 남겨두게 되는 원인이 되는 태도를 바꾸지 않은 채라면 법적인 환경 보호는 그것이 어떤 것이든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결국 자연을 법적으로 객체화한 것이 자연을 파괴하 는 원인이 되었다면 그에 대한 해결책은 자연을 법적으로 주체로 만드는 것이고 따라서 자연에게 권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51) 역사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주로 동물에게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문 제로 논의되었는데 이러한 논의에서 동물의 권리를 찬성하는 논거를 살펴보면 다 NJ, Prentice HAll, ) 남유철, 개를 위한 변명( 보신탕과 동물권리론에 대한 비판적 성찰 ), 유미디어, 2005, 194 면. 49) 고문현, 환경보호의 법적과제, UUP( 울산대학교출판부 ), 2005, 23 면. 50)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독일의 동물보호법. 51) 고문현, 전게서, 24 면~25 면.

29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47 음과 같다. 52) 첫째, 법의 역사에서 권리 주체의 범위는 계속 확장되어 왔는바 예 컨대 과거에는 노예, 죄수, 외국인, 여자, 심신장애자, 흑인, 태아 등에게는 권리가 인 정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영혼이 없는 법인에게도 권리가 인정되고 있 는 바 이는 과거에는 권리주체임을 상상할 수도 없던 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 금은 자명한 사실이 되었음을 뜻하는 것으로서 이제는 사고의 장벽을 뛰어넘어 자연에게 권리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유한 의지와 고유한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다. 셋째 동물에게 언어와 오성이 결여되어 있어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주장은 정신박약자나 어린이의 경우라고 하 여 이들의 권리를 부정하지 않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넷째, 인간의 자연환경이 라는 의미에서의 자연은 과거에는 인간의 주변조건에 지나지 않았으나 오늘날 그 것은 인간의 생활과 규범형성에 필수적인 내적조건이 되고 있다. 다섯째, 자연에 게 권리를 인정한다면 자연자체는 의무를 모르기 때문에 권리와 의무의 조화가 파괴된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인간 사이에서도 항상 권리와 의무의 조화가 유 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부당하며, 인간의 자연에 대한 일방적인 의무가 결 국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인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여섯째, 같은 것 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다루어야 한다는 평등원리는 자연의 권리에도 적용되 어야 한다. 즉 모든 인간은 생존을 요구할 평등한 권리가 있다는 원칙은 모든 생 명체는 생존을 요구할 평등한 권리가 있다는 원칙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측면에서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여, 이른바 동물권으로 구성하자는 논의도 최근에는 주장되고 있다. ( 다) 동물권 인정에 관한 비판적 검토 위와 같이 동물권을 인정하자는 논의는 넓게는 자연보전차원에서 인간우월사 상을 버리고 자연을 하나의 권리보유자로 다루어 궁극적으로 환경윤리의 관철을 통한 생태환경의 보전을 추구하려는 목적으로 시도되고 있기도 하고, 또는 인도 주의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동물자체의 생존할 권리나 쾌적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 52) 이하의 논거는 고문현. 전게서 25 면~26 면 요약.

30 248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장하려는 목적으로 연구되고 있기도 하다. 어떠한 경우이든 동물권 인정논의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해보아야 할 것은, 그 어떠한 논의도 즉 앞에서 살펴본 어떠 한 생태윤리적 접근방법을 따른다 하더라도 그것은 상호교류가 가능한 차원에서 의 동물의 권리인정이 아닌 것이다. 즉, 우리가 동물의 복지를 배려하는 수준에 머무르든, 아니면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는 수준까지 의식을 고양시키든 그것은 결국 인간자체의 의식수준의 문제에 머물게 되는 것이지 이를 통하여 피권리보유 자인 동물자체가 그에 대한 권리의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우리가 동물의 권리를 인정한다고 이야기할 때 권리 는 통상 사회공동체내에서 구성원간의 인식의 합의를 통해 인정되는 그러한 법률상의 권리가 아닌 단순히 권리객체에 대한 사회적 수준의 배려를 요구하는 도덕상의 의무, 즉 인간의 일방 적인 의무를 이야기함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권리보유자에게 의 무를 강제할 수 없는 권리, 즉 법률적 권리처럼 강제성을 전혀 갖지 못하는 도덕 적 권리에 불과하다면 진정한 의미의 권리라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때의 권 리는 그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상징적 언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의 리건이 말하는 동물에 대한 모든 도덕적 권리를 자연에 대 한 존중 사상으로 도출해낼 수 있다고 주장한 미국 철학자 테일러는 그래서 동물 에 대한 도덕적 문제를 논하는 데 있어 굳이 권리란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53) 또한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려는 다른 논거에 대해서도 살펴보면 우선 역사적 측면에서 권리보유의 범위가 확장되어왔다는 주장은 아직까지 그것이 자연물이나 무생물에게까지 그 범위를 인정하기에는 사회구성원의 인식의 합의가 거의 이루 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한계가 있다. 과거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으나 현재 권 리가 인정되는 객체 모두 인간사회의 구성원의 하나로서 잠재적으로나마 인간으 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법인의 경우도 우리는 법인자체 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법기술적인 측면에서 인간생활의 편리와 경제생활의 유 동성 보장을 위해 편의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일 뿐 즉 결국 법인의 권리는 인간 53) 남유철, 전게서, 201 면.

31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49 의 권리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진정한 의미에서 법인 그 자체가 어떠한 권 리의 주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점을 검토해보아야 한다. 또 동물이 의지와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결국 감각중심적인 접근방법으로서 이것이 동물에 대한 도덕적 배려를 해야 한다는 근거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이 바로 동물의 권 리인정으로 연결되기에는 논거가 미약하다는 한계가 지적될 수 있다. 그리고 언 어와 오성이 없는 젖먹이나 정신박약자에게도 권리를 인정한다는 지적은, 처음 에 지적했듯이 이들은 잠재적이나마 권리주체로서의 회복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특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자연물에 대해서까지 이를 인정하기 곤란한 측 면이 있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또는 자연을 객체 화한 것으로 인하여 자연이 파괴된 결과를 초래하였기 때문에 원인적 대응방식으 로서 이제는 자연을 주체로 대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 역시 결과론적으로는 자연 보호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굳이 법학적 측면에서의 권리개념을 인정해야 한 다는 당위로 결론을 이끌어나가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결국 현시점에서 동물의 권리라는 법률적 권리를 인정하여 동물보호에 접근하 는 것은 우리사회구성원의 인식의 공감대가 이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며, 굳이 권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존중, 즉 동물이나 생명에 대한 존중사 상으로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지금으로서는 그러한 접근방법은 무 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4)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제의 헌법적 근거에 관한 고찰 ( 가) 논의의 배경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을 보호하려는 법학적 시도, 즉 공법적 개입은 이때 까지 검토한 것과 같이 논의 자체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가 무수히 많은 의견이 대립하는 지점이어서 명확하게 이러한 법제의 헌법적 근거를 논하기 어렵 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를 위한 기본법이라 할 수 있는 동물보호법 자체가, 어떠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나 구성원의 가치공감대형성에 따 른 입법으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 국제적 압력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급히 제정

32 250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된 측면이 있고, 그나마 규정의 미비로 거의 사문화 되어있다시피한 현실에서 더 더욱 이러한 법제의 법리적 근거를 검토할 상황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본다. 그러 나 우리나라 역시 소득수준의 향상과 그에 따른 시민의식의 성장, 또한 최근 몇년 사이 반려동물에 대한 학대에 대한 국민적인 처벌요구의 증대 등을 고려해볼 때 우리도 이제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를 공법적인 수단으 로 규율하려는 시도가 정착하려는 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지금 논의되고 있는 동물보호법은 기존에 비해 상당히 고양된 범위에서의 동물보호를 강제하고, 또한 이에 대한 처벌수위도 높이고 있는 바, 이러한 공법적 규율시도에 대한 헌법 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입 장에서 우리나라에서의 동물보호법제 ( 현행법이든 개정될 동물보호법이든 ) 의 보 호법익에 관하여 검토해보고, 다음으로 이러한 법제의 헌법적인 근거에 관해 살 펴보도록 한다. ( 나) 동물보호법제의 보호법익논의 현재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 ( 혹은 개정될 동물보호법 ) 은 동물의 처우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형사적 제재수단도 마련하고 있는 바, 이러한 형법 적 제재의 정당성을 탐구함에 있어서는 도대체 이러한 동물보호법의 보호법익이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동물보호법제에서 보호법익의 논의는, 형법에서 말하는 보호법익의 논의도 물론 포함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좀더 넓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즉, 우선적으로 동물보호법제가 사회구 성원에 대한 형벌적 제재를 담고 있는 경우에 그러한 법제의 목적은 무엇인지라 는 차원에서의 보호법익논의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며 넓은 의미에서는, 동물 보호법제자체가 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즉 동물 자체의 권리인지 아니면 인간의 권리인지에 관한 논의로 확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든 현 재 이러한 논의는 매우 어려운 법철학적 접근을 요하는 주제이며, 다양한 측면에 서의 학문적 연구가 뒷받침되어야할 것으로 본다. 만약에 위에서 언급한 동물권이라는 동물 자체의 권리, 즉 동물의 법적인 권리

33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51 주체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 동물보호법제의 보호법익은 당연히 그러한 동물의 권리가 될 것이고 이와 더불어 사회의 선량한 풍속이나 공공질서 등도 부차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추가적으로 동물생태를 환경적 측 면에서 바라본다면 환경법익 54) 역시 동물보호법제의 보호법익으로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동물권을 인정하게 되면 동물보호법제에 있어 보호법익의 논의는 크 게 어려움이 없이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권 인정논의 자체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회적 합의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그 도입이 시기상조라면 이러한 동물보호법제의 보호법익이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논란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국민에 형사적 제재를 가하는 형벌법규에 있어서는 보호법익이 없는 범죄는 예상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형사법에서 말하는 보호의 객체(Schutzobjekt) 란 구성요 건에 의하여 보호되는 가치적 관념적 대상으로서 법익을 의미하는데 모든 범죄 의 본질은 법익의 침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55) 형법의 목적이 법 익의 보호에 있든 아니면 사회 윤리적 행위가치에 있든 보호법익이 없는 범죄행 위에 대하여 법이 개입할 필요는 없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동물권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과연 이때도 동물보호법제는 정당성을 갖출 수 있는지, 즉 동물 보호법제가 보호하려는 법익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물보호법제에 대한 법리적 차원에서의 보호법익논의는 기존에 우리 나라 학계에서 거의 논의된 바가 없기 때문에 이는 결국 그 배경적인 측면에서 앞 서 살펴본 동물보호에 관한 일반적 논의를 바탕으로 이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 렇다면 결국 동물권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에서 접근해볼 때, 우리가 동물보호법 54) 환경형법 영역에 있어서는 이미 기존의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을 환경범죄의 보호법익으 로 한다는 논의에서 벗어나 환경법익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게 주장되고 있 다. 이는 환경형법에 있어 인격적 내지 인간중심주의적 법익구성과는 달리 환경, 환경매체 혹은 환경요소 등에서 독립한 법익으로서의 형법적 보호를 인정하면서 범위를 인간과의 최종관련성에 두자는 생태학적인간중심주의적 법익구성론이 보편적 지지를 얻고 있다. 이 주일, 환경형법상의 보호법익. 외법논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연구소, , 489 면 이하 참조. 55) 이재상, 형법총론, 박영사, 2006, 100 면.

34 252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제의 보호법익으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추상적인 의미에서의 선량한 사회풍속 또는 건전한 국민의 도의관념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자세히 본다면 결국 동 물에 대하여 인도적인 배려를 하고 대우를 해야 한다는 국민일반의 관념으로 해 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결국, 인간중심적인 관념에 입각한 것으로서 궁극적으 로 동물보호법제가 보호하려는 것은 동물 개개의 권리가 아닌 우리 사회일반의 법감정으로 구성되는 것인데, 이러한 시도는 자칫 국민일반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에는 형사적인 제재가 국민을 계도하는 차원에서 앞서나가 불필요한 국 민의 기본권제한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음은 항상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즉, 우리 형사법체계중에서 개인의 자유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관한 법익을 보호하는 것이 아닌 사회 일반의 도덕에 관한 법익을 보호하는 법제도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 형법조문에 살펴보면 성풍속에 관한 죄 또는 도박에 관한 죄, 신앙에 관한 죄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권리 자체를 아직 인정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판단 하에 그렇다면 이 러한 법제가 결국 사회일반의 도덕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입법이 되는 것이라면 이러한 측면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인식의 성숙성 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물 론, 지금 현재 반려동물이나 농장동물 또는 실험동물 등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 물에 대한 사회일반의 관습이 동물에 대한 부당한 학대에 대하여 공법적 개입을 긍정하는 측면으로 조성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이와 같은 법제가 특별히 사 회적 공감대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국가간섭의 형태로 나타난다고까지는 볼 수 없 을 것이므로 이와 같이 보호법익을 구성하는 것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여진 다. 다만 이러한 법제의 마련에 있어, 다분히 여론에 쫓겨 혹은 감정적인 측면에 서, 아니면 서구사회의 진보적인 법제를 별다른 우리사회의 관습에 대한 검토 없 이 성급히 도입하는 경우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는 좀 더 깊이 이루어져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 다) 동물보호법제의 헌법적 근거 탐색 헌법차원에서 동물에 대한 인도적 배려를 규정한 것은 많이 알려진대로 스위스

35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53 의 도살금지조항 등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며, 최근에는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독 일의 기본법조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 려를 단순히 법률적 차원의 논의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헌법차원의 논의로 고양시키려는 논의가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요구가 늘어난 까닭도 있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동물보호에 대한 공법적 규율이 늘어나면서 국민의 다른 기본권과 충 돌하는 사례도 날로 점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동물을 인간생활에 이 용하는 것을 당연시하면서도 이에 대한 인도적 배려도 요구하는 모순 되는 동물 보호와 관련한 이념의 특성상 각 사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므로 이에 대한 규율을 위해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수록 이를 헌법적 차원에 서 규율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례로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 려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예를 들어 소를 식용하는 것 에는 찬성하나 이를 도살하는 경우 최대한 인도적으로 도살하라는 명령은 일견 가치모순 되기도 하므로, 동물에 대한 보호를 공법적인 형태로 규율하려는 시도 는 필연적으로 국민의 직업의 자유 또는 종교의 자유, 학문의 자유, 아니면 극단 적으로 국민의 행복추구권등과 충돌할 수 있는 소지를 가지고 있다. 이때 동물보 호에 대한 인도적 배려요구가 단순히 법률차원의 명령에 불과하다면 이는 헌법차 원에서 보장되는 국민의 다른 권리와 충돌하는 경우 항상 후순위를 차지할 수밖 에 없게 되고 이는 동물보호법제의 실효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아직 동물의 권리 자체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하 더라도 56) 동물에 대한 인도적 배려에 있어 일정부분 이를 헌법적 권리로 구성시 키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다. 56) 여러 동물 복지단체들이 동물을 감정이나 인식이 있는 유정물로 분류토록 하기 위해 노력 했으나 최근 유럽고등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는바 그 이유는 이렇게 바뀌는 경우 동물 을 사육하고 수송하는 방식 하나하나에 엄청난 변화가 생기며 이로 인해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즉, 동물보호는 이해집단간의 긴장상태를 야기할 수 있 기 때문에, 각국의 실정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은 김수진, 전게논문 28 면.

36 254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면, 아직까지 이러한 동물보호의 관념이 헌법 적 권리로까지 고양되기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만큼 상황이 성숙 해있다고 보기는 힘들며, 그렇다고 하여 동물의 권리나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 려가 현행헌법차원에서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도 헌법제정의 배경이나 취지상 힘 들다. 그렇다면 동물보호의 요구는 항상 법률상 권리에 불과하여 우리 법제에서 는 다른 기본권에 그 우선순위를 내어주어야만 하는가. 살피건대, 우리 헌법이 그 취지상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다만 위에서 살펴본 동물 보호법제의 보호법익논의와 관련지어 살펴보면 이는 각 기본권에 대한 헌법 제37 조 2 항에 따른 공공복리에 의한 제한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우리 헌법상의, 특히 사회국가적 관점에서의 공공복리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이 익을 인정하지만, 공동체 전체의 입장에서 이를 사회정의에 맞게 조정한 국민 공 동의 이익이라고 57) 정의한다면 동물보호법제는 결국 사회의 건전한 도덕관념형 성을 위한 것으로 이를 공공복리의 차원에서 의미지울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측 면에서 본다면 이는 각 기본권의 제한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덧붙인다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환경자체를 보호법익으로 인정하려는 시도에 맞추어 동물복지를 결국 동물생태환경과 결부시켜 환경권의 일종으로 구성하여 이를 헌법적인 근거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으나, 개개의 생물체로서 동 물의 보호는 앞서 언급한 생태환경보전차원에서의 동물과는 그 개념과 관념적 배 경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자칫 동물보호에 대한 전자의 취지를 몰각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이러한 접근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결국, 우리 헌법상으로 아직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나 도덕적 지위 부여와 관련하여, 그 근거조문은 찾기 어려우나 다만 동물보호 관련법제의 정당성은 공 공복리에 따른 사회의 건전한 도덕관념의 보호차원에서 그 헌법적 근거를 구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57) 계희열, 전게서, 121 면.

37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55 (5) 동물의 보호에 관한 법학적 논의의 활성화 기대 이상에서, 동물의 지위에 관한 법학적 측면에서의 검토를 시도해보았다. 동물 보호법제, 특히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의 보호와 관련된 법제는 아직까지 서 구선진사회에서조차 그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논란이 많은 주제이다. 특 히, 동물의 지위를 법제도안에서 고양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며 작은 단 계에서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이루어야할 문제이다. 58) 우리나라 역시, 이제까지 법학적으로는 동물을 단순히 물건으로 취급하는데에 아무런 이의제기나 논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동물보호의 논의는 여러 법철학적인 문제점과 그 사 상적 배경 자체가 여러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문제 이므로 이를 정확하게 개념정립 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지한 바와 같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율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더 이상 이에 대한 법학차원의 논의를 미 룰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인 바, 문제될 수 있는 몇 가지 법적인 쟁점들에 대하여 위에서 문제제기 수준에서 간단히 살펴보았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법학 차원에서 다양한 학문적 연구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4. 외국의 동물보호법제에 관한 개관 외국의 경우 동물을 불필요한 학대로부터 보호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 인식을 같이 하고 있으나 각국의 동물관련법제는 과거로부터 동물을 대해온 관행 등에 따라 그 발전정도가 상이하다. 각국은 우선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거 나 학대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기본법적 성격을 띤 동물보호법 내지 동물복지법이 있고, 이 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 거나 구체적 규정이 필요한 경우에 개별규정들을 두고 있는바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58) David Favre, Integrating Animal interests into our legal system. 11th Annual Law Conference at Lewis and Clark Law School. October 25, 2003, p.97.

38 256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동물보호법제는 동물복지법(US Animal Welfare Act) 으 로서, 이법은 특정동물들의 소유자나 판매자를 규제하기 위한 내용과 실험, 동물 원, 서커스, 애완동물가게에서의 동물들의 취급에 관한 기준으로, 주거, 식품, 위 생, 의료보호와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위반 시 형벌, 과태료처분, 허가의 취 소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법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연방규제령 (Code of federal Regulation) 제9 편을 두고 있다. 독일의 경우, 동물관련법령의 기본법인 동물보호법 (Tierschutzgesetz) 은 1933 년 11월 14일에 제정된 제국동물보호법을 기초로 하여 1972년 7월 24일 동물 보호법으로 대폭 개정되었고, 그 후 몇차례의 개정을 거듭하고 있다. 독일 동물보 호법의 구성은 총 13 장으로서 기본원칙, 동물의 소유, 동물의 도살, 동물의 수술, 동물실험, 기초교육, 보습교육 또는 발전교육을 위한 수술과 조치, 재료, 생산물 또는 장기의 생성. 획득. 보관 또는 증가를 위한 수술이나 처리, 동물의 사육과 동물의 거래, 운송. 거래 및 소유의 금지, 동물보호를 위한 기타사항, 법률의 집 행, 형벌 및 벌금규정, 경과 및 종결규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위스의 경우는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동물보호법을 가진 나라중의 하나로 평 가되는 바 이는 인간의 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다. 1978년 3월 9일에 제정되고 1981년 7월 1일에 발효된 스위스 동물보호법은 동물에게 고통 을 주거나 신체적인 상해를 주거나, 위협을 느끼게 하는 인간의 정당성이 없는 행 동에 대하여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59) 또한 최근에는 년 발효된 암스테르담협약은 EU 차원에서 이에 대한 규제를 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1999 EU내에서의 농장동물에 대하여 인도적인 배려를 하 고, 동물복지에 대한 책임 있는 행위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기본적인 규칙을 채택하였다. 60) 59) 이상 외국의 사례는 김수진, 전게논문 29 면~45 면 요약. 60) Special EUROBAROMETR 229 "Attitudes of consumers towards the welfare of farmed animals" p.2 참조.

39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국내의 동물보호법제에 대한 개관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를 위한 우리나라의 법제는 동물보호법이 그 기 본법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은 제 1 조에서 그 목적을 이 법 은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의 방지 등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 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의 생명과 그 안전을 보호하도록 하여, 생명의 존중 등 국민의 정서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고 규정하여 기본적으로 동물보 호에 접근하는 관점을 국민의 정서함양, 즉 인간중심적 입장에서 생명존중의 이 념, 사회의 도덕관념을 보호법익으로 하는듯한 태도로 규정되어 있다. 이 법은 제 1 조 목적, 제2 조 정의, 제3 조 동물의 보호, 제4 조 동물보호운동, 제5 조 적정 한 사육 관리, 제6 조 동물학대등의 금지, 제7 조 유기동물 등에 대한 조치, 제8 조 동물의 도살방법, 제9 조 동물의 수술, 제10 조 동물의 실험 등, 제11 조 적 용의 제한, 제12 조 벌칙 에 이르는 12 개의 간단한 조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대부분의 조항은 그 내용에 대하여 자세한 규정을 피하고 선언적인 수준의 규정 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벌칙 또한 미미하여 동물보호법으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현행 동물보호법이 동물보호에 관 한 사회적 공감대를 찾으려는 노력, 또는 동물보호에 관한 진지한 법학적 차원의 법리 연구 없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한 증가하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따라 장식적으로 이를 제정한 측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정 후 지난 10여년간 동물보호법을 적용한 사례가 3 건 정도에 불과한데에서도 드러난다. 이후 동물보호단체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변화된 국민인식에 따른 반려동물 등 에 대한 인도적 배려에 대한 국민적 요구의 증가로 현재 농림부는 동물보호법 개 정안을 마련하여 국회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되는 동물보호법의 내 용과 문제점에 관하여는 이하에서 항을 바꾸어 살펴보기로 한다. 6. 개정논의중인 동물보호법에 관한 검토 농림부는 동물보호에 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강화하고, 반려동물

40 258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소유자 및 판매업자등에 대한 등록제 도입과 동물학대방지 및 실험동물 보호를 강화 하기 위하여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마련, 2005년 10월 13 일 입법예고하였다. 61) 이러한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현행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규정한 제재수단을 6월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 금으로 상향조정한 점이 눈에 띤다. 또한 반려동물등록제를 실시하여 무분별한 반려동물문화에 대한 소유자들의 관리의무를 강화하여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고취하도록 규정하였으며, 학대행위에 대하여 기존의 추상적인 표현을 바꾸어 금 지되는 학대행위를 보다 자세히 언급하였다. 그리고 동물실험에 있어서도 윤리적 인 실험을 위한 규정을 강화하였고, 지방자치단체 등에는 동물보호감시관제도를 도입하여 동물 학대행위 등에 대한 감시를 전담하는 공무원직을 도입하여 감시활 동 강화를 통해 동물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토록 하고 있다. 이러한 농림부의 동물 보호법개정안에 대하여 동물보호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주장하는 부분 이 존재하기도 하며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의원은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 일부개정안을 제출하기도 하였으나 62) 전반적으로 기존의 동물보호법에 61) 자세한 사항은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와 관련한 농림부 보도자료, ) 농림부 제출 동물보호법개정안에 대하여 한나라당 공성진의원은 일부개정법 률안을 대표발의 하였는바, 그 제안이유에서 외국의 경우 동물에 대하여 종래의 학대방지 와 최소한의 복지보장을 넘어서 동물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실질적으로 존중하는 복지의 개념으로 한차원 높은 동물의 복지가 보장되고 있는바, 정부에서 제출한 개정법률안은 동 물학대 방지나 동물복지에 대한 최소한의 조건이 미비하고 시민사회의 참여를 고려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한 미비한 점을 수정보완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동물학대 를 방지하도록 하고, 동물에 대하여 적절한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 하려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대표발의안은 동물보호단체의 입장을 대폭 반영한 것 으로서 주요사항을 살펴보면 우선 동물의 개념에 있어 기존 동물보호법과 다름없는 정부 안과 달리,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가축. 개. 고양이를 포함한 모 든 척추동물과 농림부령이 정하는 동물을 말한다 고 규정하여 동물개념정립에 있어 보다 넓은 범위의 보호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또, 한 동물학대행위를 보다 자세히 언급하 고 있으며 유기동물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피학대동물의 격리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실험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를 보다 엄격히 규제함으로서 기존 정부안에 비해 좀 더 동물보호에 있어 진일보했다고 보인다. 이상의 내용은,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성진의원 대표발의안 참조.

41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59 비하여 매우 진일보한 법률임에는 틀림없고 우리사회의 인식변화를 반영한 것으 로서 우리나라의 동물보호 관련법제에 있어 매우 진일보한 사건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우리 사회 구성원의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변화에 따른 것으로 우리사회도 아직 서구사회의 동물보호논의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으나 소득 수준의 향상, 시민의식의 성장 등에 따라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를 요구하기 에 이르렀고 이에 대한 공법적 규율에 대하여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위에서 본 동물보호와 관련된 학문적법학적 논의를 바탕으로 살펴 본다면 개정동물보호법, 혹은 기존의 동물보호법은 아직까지 동물의 권리를 인정 하거나, 동물에 대한 배려에 대한 동물중심적 접근방법을 채택하지는 않고, 위에 서 본 바와 같이 여전히 인간중심적 차원에서의 접근방법을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 소결 우리나라도 이제 개개의 생명체로서의 동물보호문제에 있어 대대적인 공법적 규율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부응하여 법제도 개 정을 앞두고 있으며 이러한 동물보호에 관한 인식의 변화는 결국 인간의 생명존 중사상에 기반한 것으로서 우리 사회의 발전하는 도덕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동물보호라는 주제가 여러 첨예한 대립하는 이해관 계를 다루는 논의인 이상 그 사회의 가치공감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는 그 공법적 규율의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논의를 함에 있 어서는 단순히 서구사회의 동물보호법제가 우리보다 진보적이라던가 우월하다는 식의 주장은 인정될 수 없고, 우리사회의 문화적배경과 관습, 또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바탕으로 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 다. 즉, 이러한 동물보호에 대한 우리사회의 논의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발전하 던지 지금보다 나은 수준의 동물복지를 향해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을 뿐인 것이다. 기존에 사회윤리측면에서만 논의되던 주제가 지금은 법적인 측면에서도 공법적 개입을 요구하고 있는 주제가 되었듯이 앞으로 동물보호와 관

42 260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련한 많은 법적 논쟁들이 발생할 것이고, 이제서야 우리 사회에서 공감을 얻고 있 는 동물보호와 관련한 주제들에 대해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Ⅴ. 결론 동물보호와 관련된 논의는 법학적인 논의에 앞서서 철학적인 논의에 있어서도 매우 많은 의문점 및 해결해야할 주제를 던져주는 난해한 주제이다. 짧은 논문에 서 이러한 점에 대하여 심도 있는 검토를 하기에는 부족하였고, 다만 이상에서는 동물보호를 바라보는 시각을 법률적 관점에서 생태환경보전측면과 개개의 생명체 보호측면으로 나누어 검토해보고, 특히 이미 환경법영역에 포섭되어 많은 논의가 진행되었고 진행 중인 전자에 비하여 후자에 중점을 두어 이에 대한 공법적 규율 의 필요성과 그 근거에 대해 살펴보았다. 노자( 老 子 ) 가 도덕경( 道 德 經 ) 에서 설파한 천지불인 ( 天 地 不 仁 ) 사상은 결국 자 연자체는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 결코 인간을 위해 존속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 로서 존속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우리가 자연을 낭만적으로 느끼든 아니면 이 를 두려워하든지 인간의 희망, 두려움, 기대등과 무관하게 항상 자연은 그 자체로 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동물보호를 바라보는 인간의 입장에도 똑같 이 적용할 수 있다. 우리가 동물을 법적인 권리의 주체로서 인정하든지 아니면 단 순한 인도적 배려의 차원에서 인정하든지 이것은 동물 그 자체의 존재에는 아무 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우리가 동물과 의사소통을 하여 하나의 사회공동체를 이 루고 있는 것이 아닌 한 동물은 그 자체로서 존재할 뿐이며 우리가 그에 대하여 생각하는 모든 배려는 결국 인간의 관념과 인식의 소산일 뿐인 것이다. 우리가 지 금 시점에서 동물보호에 대한 공법적인 규율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의 식수준이 그러한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지 결코 동물 스스로가 이를 요구하고 관 철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규율하는 법률관계와는 달리 동물의 처우 등을 규율하는 법제는 따라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서 접근할 필요

43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61 가 있음은 위에서 알아보았다. 생태환경 측면에서의 동물보호법제는 환경법적인 측면에서 이미 많은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개개의 생명체 측면에서의 동물보호 법제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그 논의가 전무하다시피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역시 서구사회에서와 같은 동물보호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공법적인 개입의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동물을 애호 하는 마음, 그리고 동물의 부당한 처우를 바라보는 인간의 측은지심 등의 생명존 중사상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지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러 한 현상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이며, 우리사회도 앞으로 보다 관용적인 입장에서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입장에 대한 법학적 인 주제도 앞으로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제부터라도 이에 대한 법리적인 분석을 시도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44 262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참고문헌 계희열, 헌법학( 중), 박영사, 류지태이순자, 환경법, 법원사, 김남진김연태, 행정법II, 법문사, 홍정선, 행정법원론 ( 하), 박영사, 최종고, 한국법사상사, 서울대학교출판부, 고문현, 환경보호의 법적과제, UUP( 울산대학교출판부 ), 이재상, 형법총론, 박영사, 구승회, 생태철학과 환경윤리, 동국대학교 출판부, 남유철, 개를 위한 변명( 보신탕과 동물권리론에 대한 비판적 성찰), 유미디어, 장영수, 환경국가의 헌법적 기초, 헌법학연구, 제12권제 1 호, 김수진, 동물관련법제의 개선방안연구, 한국법제연구원, 한상운, 현행 헌법상 환경국가원리에 관한 연구, 공법연구, 제34집 제4호 제1 권, 한국공법학회, 이상돈박용하서정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보고서 한국환경기술개발 원, 이주일, 환경형법상의 보호법익. 외법논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연구소, 김성한,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진화론적 함의, 철학연구, 제98 집, 권의섭, 비른바허의 생태윤리와 책임, 철학연구, 제96 집, 유엔환경계획 (UNEP) 한국위원회,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CITES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와 관련한 농림부 보도자료,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성진의원 대표발의안,

45 동물보호를 위한 공법적 규제에 관한 검토 263 David Favre, Integrating Animal interests into our legal system, 11th Annual Law Conference at Lewis and Clark Law School, October 25, H.Lyn White Miles, Language and the Orang-utan : The Old 'Person' of the Forest,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grant HD Tom Regan, The Case for Animal Rights, Animal Rights and Human Obligations, Edited by Tom Regan and Peter singer, 2nd Edition. Englewood Cliffs, NJ, Prentice HAll, Sustaining life on Earth "How 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promotes nature and human well-being", CBD Secretariat of 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Special EUROBAROMETR 229 "Attitudes of consumers towards the welfare of farmed animals"

46 264 環 境 法 硏 究 第 28卷 3號 <Abstract> A Study on Animal Protection in the Perspective of Public Law Yun, Soo Jin Animal protection by public law is a very sensitive subject to discuss because this theme contains many points of disputes including philosophy, jurisprudence, or sociology. Even in western country, there seems to be no established theory to explain this animal protection as treating them as a living being. Also in Korea, little attention has been given to the protection of animal until now. But the social concern with animal protection by public law has been growing for the last several years in Korea. So it is time for us to discuss the legal regulation about animal protection. Animal protect legislations can be classified into two main groups : legislation for animal life as a component of natural environment and as a individual living being. In this paper, I will focus my attention on legislations for animal life as a individual living being because many studies have been made on the legislation for animal life as a component of natural environment. First, I will begin my discussion by considering the philosophical and social background inevitably related to the legal regulation. And I will discuss the legal regulation for animal protection in detail. 주 제 어 : 동물권, 동물보호법제, 생태환경보전, 동물법(Tierschutzgesetz), 환경권 Keywords : Animal Rights, Animal Protection by Public Law, Environmental R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