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또이겨낼수있을까? 김대식의인간 vs 기계 김대식지음 / 동아시아펴냄 / 352 면 / 1 만 8 천원 김대식의인간 vs 기계 는 인공지능이란무엇인가 라는부제가말해주듯인공지능과딥러닝, 빅데이터등미래산업전반에대한인문학적통찰을담은책이다. 인공지능을그저바둑이나잘두는오락기정도로인식하거나인류를멸망시킬무서운존재로단정하고있다면인공지능및뇌과학분야에서손꼽히는김대식교수가쓴이책의내용에귀를기울여야한다. 박일호 이야기경영연구소연수사업단장서평가, 이야기경영칼럼니스트 74
세상을읽다 알파고 vs 이세돌지난 3월우리사회의관심은온통인공지능 (AI) 프로그램알파고와프로바둑기사이세돌 9단의바둑대결에쏠렸다. 알파고는누구, 아니무엇인가? 알파고는구글에서약 4천억원을들여인수한영국의딥마인드사가 2014년부터준비해온인공지능바둑프로그램이다. 이들세기의대결은당초전망과반대로알파고의 4-1 승리로끝났다. 알파고가우리사회에던진충격과파장은크다. 인공지능 이라는단어를우리앞으로성큼불러들였고, 혹시기계가인간을지배하는세상이오는것은아닌가하는두려움과의구심을증폭시켰다. 알파고의핵심은 딥러닝 (Deep Learning) 이다. 딥러닝은사람과비슷한수준의학습언어이해능력을가진컴퓨터시스템을말한다. 엄청난양의데이터를입력해인간의사고와유사한기능을수행하도록한깊은층수구조의인공신경망이라고할수있다. 우리가좋아하는가수의영상을유튜브에올리고, 커피마시고맛집순례한사진을페이스북에올릴때마다페이스북과구글의 학습지 노릇을한것이다. 그러나딥러닝은어디까지나인간의뇌를모방한수준이다. 아직까지우주에서가장뛰어난학습능력을가진기계는여전히우리머리안에있는 1.5킬로그램짜리뇌다. 알파고는컴퓨터 1천200대의엄청난전력을필요로하지만, 이세돌 9단의뇌는하루 20와트정도의에너지만소비한다. 하루한끼든든히먹으면된다. 사실인간에게쉬운일을기계에구현시키기는매우힘들다. 불과 3 4년전까지만해도세계최고의슈퍼컴퓨터들이아기들도쉽게구분하는강아지와고양이를구별하지못했다. 엄청난연구비를들여개발한아시모나휴보같은보행로봇은역시영화나 TV에서보는것과는많이다르다. 로봇씩이나됐는데도제대로걷지를못하고다리를질질끌고다니기일쑤다. 뿐만아니라데이터가상상을초월할정도로늘어나고있는지금도, 그많은데이터중에기계가자동으로분석할수있는데이터는 10% 도안된다. 아직까지는우리뇌안의딥러닝이명품이고알파고의딥러닝은짝퉁인셈이다. 그럼에도이번대국은육체적노동만하던기계가인간의고유영역인지적노동역시할수있음을보여주었다. 250년전산업혁명을시작하면서대부분육체적노동과물리적생산은기계에 아웃소싱 했지만지적인노동은사람이해왔다. 그러나학습하는기계의등장은호모사피엔스의영역이었던대부분의지적인노동역시머지않은미래에자동화될수있음을보여주는예고편이라고할수있다. 지금까지우리가기계에가르쳐줬지만, 앞으로는우리가기계에배워야할수도있다. 이제판도라의상자는열렸다. 우리가원하든원하지않든인공지능의시대는시작될것이다. 비정량화된정보를학습하는 딥러닝 기능이구축됐으니, 인공지능발전은시간문제다. 문제는인공지능시대의미래가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아무도확신할수없다는것이다.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멀리갈것도없다. 무엇보다현대인과가장친숙하면서우리생활에서가깝게자리하고있는자동차산업의변화가좋은예다. 자동차는인간이가진도구중가장비효율적이라고할수있다. 수천만원을주고사서 90% 는회사나집에세워두는것이자동차다. 공장가동률이 10% 라고생각해보면끔찍한일이지만사람이운전을해야하기에어쩔수없이벌어지는비효율성이다. 그런데자동차가스스로운전할수있다면얘기는달라진다. 무인자동차시대가온다면사람들대부분은비싼돈을주고자동차를구입하는대신필요할때빌리거나공유하는시스템을선호하게될것이다. 우리가자동차를소유하지않고공유하면차가 90% 줄어들고사고율도 90% 줄일수있다. 테슬라의시뮬레이션에따르면현재자동차의 10% 만있으면전인류가지금과같은생활을할수있다고한다. 무인자동차는 10년전만해도 SF 영화에나나오는이야기였다. 하지만 2025년정도면 100% 자율주행이가능할것이라고말하는사람들이많다. 75
인지자동화가실현된다면대부분의사람들은실업자가될지도모른다. 2013년옥스퍼드대학의경제학과에서낸논문에따르면기계가사람하고비슷한수준으로정보를처리한다고했을때미국에서는 직업 의 47% 가사라질거라는예측이나왔다. 그렇다면어떤직업들이가장위험할까? 우선콜센터직원들이 1순위가될것이다. 다음으로는특허분야와헬스케어분야가될것이고화이트칼라족과데이터를가지고일을하는직업들이위기를맞을것이라고말한다. 76
세상을읽다 인공지능은우리의일자리와도깊은관련이있다. 인지자동화가실현된다면대부분의사람들은실업자가될지도모른다. 2013년옥스퍼드대학의경제학과에서낸논문에따르면기계가사람하고비슷한수준으로정보를처리한다고했을때미국에서는놀랍게도 일자리 가아니라 직업 의 47% 가사라질거라는예측이나왔다. 그렇다면어떤직업들이가장위험할까? 우선콜센터직원들이 1순위가될것이다. 다음으로는특허분야와헬스케어분야가될것이고화이트칼라족과데이터를가지고일을하는직업들이위기를맞을것이라고말한다. 물론안전한직업도몇개있다. 종교인, 심리치료사, 판사, 국회의원등이그렇다. 크게보면세가지카테고리가사라지지않을것이라고말합니다. 첫째, 사회의중요한판단을하는직업들인판사, CEO 등은자동화할수없어서가아니라사회에서절대허락하지않기때문이겠죠. 둘째, 인간의심리, 감성하고연결된직업들은살아남을겁니다. 약한인공지능은인간을이해하지못할거라고상상하기때문이죠. 셋째, 가장큰카테고리는새로운가치를창출하는직업입니다. ( 중략 ) 인간이살아남을수있는유일한방법은데이터가없는, 존재하지않는새로운데이터를만들어내는방법밖에없다는거죠. ( 김대식, 김대식의인간 vs 기계, 동아시아, 283 284쪽 ) 국회의원을안전한직업에포함시킨이유는자동화할수없는일이어서가아니라그법을절대로통과시키지않을거라서그렇단다. 이책은미래를말하는책이다. 그러나인공지능시대의미래를예측하기위해서우리는과거를뒤돌아볼필요가있다. 전에도그런적이있었기때문이다. 예컨대 2000년전로마시대에도지금과비슷한경험을했다. 당시로마시민의반이상이실질적실업자였고국민의대부분이먹고살직업이없게되었다. 그러자로마는사회적혁신을단행해국가가시민들을먹여살리기시작했다. 1년에한사람당돼지고기몇킬로그램, 와인과올리브유몇리터, 밀가루몇포대등굶어죽지않을만큼기본적인것들을나눠주었다. 기본소득을시행한것이다. 국가가삶을보장해주니잘살진못했지만굶어죽지는않았다. 그런데이번에는시간이남아돈다는문제가생겼다. 그래서로마는엔터테인먼트를제공했다. 대표적인것이콜로세움이다. 그안에서하루에 16시간동안검투시합같은잔인한경기를계속해서보여준것이다. 결국최악의미래시나리오는인공지능기술을가진기업들이기본소득을제공해국민을먹여살리고, 24시간케이블TV가자극적인콘덴츠를제공해시선을다른곳으로돌리는겁니다. 엔터테인먼트역할은정말로블루오션입니다. 완전히새로운형태의엔터테인먼트가생길수도있습니다. 어쩌면사람들의일자리가모자라면가짜직업을만들지도모릅니다. ( 김대식, 김대식의인간 vs 기계, 동아시아, 300쪽 ) 직업이사라질때마다가짜직업을만들어서국가가비용을지급하다보면재정에문제가생길것이불보듯뻔하다. 이문제를해결하기위해직업과소득을분리하는등다양한방안이제시될것이다. 아니면우리는또한번로마역사를반복하게될지도모른다. 이미도착한미래 인공지능에는독립성과자의식이없는약한인공지능과여기에독립성과자아, 정신과자유의지가더해진강한인공지능이있다. 할리우드영화에나오는인공지능이나터미네이터같은것은다강한인공지능이다. 스티븐호킹 77
은인공지능이생기면인류가멸망한다고이야기했고, 엘론머스크는인공지능이핵폭탄보다더위험하다고경고한다. 이들이말하는인공지능이바로강한인공지능이다. 강한인공지능이라면 지구 인간 이더좋으냐, 지구 + 인간 이더좋으냐하고스스로에게물어볼테고, 인간이존재하지않는것이지구전체로볼때더낫다고결론내리면우리를버려두고그들만의길을갈지도모른다. 여기서미래에대한어두운전망이나타난다. 그동안경쟁자없이지구를지배하던호모사피엔스의시대가서서히막을내릴지도모른다는것. 어쨌든지금있는모든시나리오를봤을때강한인공지능이생기는순간인류는가장큰적을만나게될것이다. 강한인공지능에지레겁먹고이를두려워한나머지본질을회피하는것도문제지만, 아무리기계에인공지능이생긴다하더라도 기계의조상이전자레인지인데무슨지능이있을까? 라며무시하는것도현명한태도는아니다. 알파고현상때문인지인공지능관련신간들이쏟아지고있다. 그런데대부분번역서인데다너무어렵거나오래된책도보인다. 김대식의인간 vs 기계 는뇌과학전문가인저자가인공지능을주제로대중강연을한것을책으로엮어서인지생생한사례가많고쉽게읽힌다. 이번바둑대결을지켜보며충격과공포와안도의감정을롤러코스터타듯느꼈던독자라면책끝부분까지도놓치고싶지않을것이다. 우리가기억해야할변하지않는사실은, 미래는정해진것이아니라만들어가는것이라는점이다. 미래가나와상관없는일이라고생각해서미래에대해눈을감는순간이 잡아먹히기 좋은순간이다. 먼미래를위해추운아침에출근하는어른들의행동을 실수 라고생각하는어린아이처럼되어서는안된다는뜻이다. 저자의말처럼이런관점에서이번알파고와의대결은어쩌면역사적행운이었다는생각이든다. 책을덮으며미국소설가윌리엄깁슨의다음말이떠오르는것도그때문이다. 미래는이미우리가사는이곳에존재한다. 다만널리확산되지않았을뿐이다. 금융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