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저널리즘분석과비평의외연확장을위한시론 정수영 * 1) 성균관대학교미디어문화콘텐츠연구소학술연구교수 이연구는 커뮤니케이션의역설 (paradox of communication) 현상을극복하기위한시론으로, 감정에주목하였다. 감정이제대로작동해야만이성역시정상적인작동이가능하기때문이다. 인지적이고가치평가적인감정에대한이해는인간적선의를파악하는방식뿐아니라정치가어떻게인간의번영에기여해야하는지에관한숙고에도영향을미친다. 특히, 타인에대한공감과연민은커뮤니케이션적실천이며, 스피노자의철학적사유를토대로한정동의윤리학은감정의긍정적인변이와공통관념의형성에유용하다. 나아가감정이론은실천이성이론이나규범적윤리학과연결된다. 이글에서는이성과합리성을기반으로한저널리즘규범과실천의한계를지적하고, 저널리즘분석과비평의패러다임을감정영역, 특히공감과연민, 정동등으로확장할필요가있음을주장한다. 그리고감성공론장, 미디어정동능력, 감정지능등의개념을저널리즘규범과실천, 저널리즘분석과비평영역에적용할것을제언하였다. 핵심어 : 감정, 공감, 연민, 정동, 저널리즘 * skk21jsy@naver.com 38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1. 들어가며 우리사회의가장큰화두중하나로등장한것이 소통 이다. 정치적ㆍ이념적ㆍ정파적대립에더해지역ㆍ세대ㆍ성ㆍ계층간대립구도역시심화되고있기때문이다. 종북좌파 라는낙인찍기가횡행하는가운데합리적ㆍ이성적으로논의해야할사회적쟁점들은소모적ㆍ감정적논쟁과이로인한반목과질시의평행선위에서길을잃은형국이다. 인터넷을비롯하여소통채널이확대되고커뮤니케이션총량역시증가했지만, 오히려심각한사회적갈등과불통을초래하는 커뮤니케이션의역설 (paradox of communication) 현상을지적한박승관 (2011) 은군중 / 떼 (the herd) 사회속에서분파적이고충동적이며감정적으로대립하는 군론 의폐해에다름아니라고분석했다. 그리고이성과도덕성을지닌성찰적공중 (the public) 이공동체적가치와선을추구하면서열린토론에자율적으로참여할때 참된의미의소통 이가능하며, 이를통해유기적이고민주적인공론 ( 公論 ) 형성이가능하다고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의역설현상을해결하기위해다양한방안들이제시되고있는데, 다양성보장, 상호신뢰회복, 말하기와듣기의조화및균형등으로수렴되는듯하다. 이는궁극적으로이성과합리성에기반한건강한공론장형성을지향한다 ( 한국언론학회, 2011). 과연, 참된의미의소통이란무엇일까? 이성적이고합리적인사고와판단에의해우리사회에서만연하고있는군론의폐해와커뮤니케이션의역설현상을극복할수있을까? 2014년 4월 16일아침세월호가침몰했다. 단한명의생존자도구조하지못한채 304명의생명이수장되었으며, 이광경은전국에생중계되었다. 가만히있으라 는명령은비단세월호에만해당되는것이아니라우리사회에서대부분의개인과조직을작동시켜온기본원리이자민낯이라는불편한진실도드러났다. 대한민국전체가충격과슬픔, 그리고죄책감이라는감정에휩싸였다. 하지만, 세월호대참사의원인과진실을밝혀내고책임자처벌및재발방지대책을마련해야한다는사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39
회적쟁점은정치적ㆍ이념적ㆍ정파적논쟁으로변질되기시작했다. 슬픔과죄책감이라는감정은점차소강되거나혹은변이되기시작했다. 시간의흐름속에서세월호대참사에대한슬픔과애도의감정이점차소강되거나변이하는것은일견자연스러워보일수있다. 하지만, 세월호속에아직도내가족이있습니다 라는호소가무관심속에방치되고, 참사피해자와유가족들이비난과분노, 증오의대상으로전락한현실은결코자연스럽지않다. 세월호대참사를둘러싼갈등과대립의원인은무엇이며, 슬픔과죄책감이분노와증오로변이한것은어떻게해석해야할까? 들뢰즈에의하면, 커뮤니케이션상의문제가발생하지않는다는것은이미공유와설득, 합의가가능한상황이기때문이다. 화자와청자가서로의다름을긍정하고인정하는가운데우정, 즉 사물의의미, 말의의미, 관념의의미에대해분명하게일치하는호의적인마음 (welldisposed minds) 을공유한상태에서이른바 친구들사이의커뮤니케이션 (Deleuze, 2000: 오창호, 2014, 129쪽재인용 ) 을하고있기때문이다. 이는 관념과감정의공동체 에기반을두었을때가능하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이문제가되는상황과환경은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이해상충에의해발생하는 적대적관계 의경우이다. 이는청자와화자의 사고방식 이나 감정구조 사이에존재하는내재적다름 (internal difference) 혹은절대적다름 (absolute difference) 에서기인한다 ( 오창호, 2014, 129-130쪽, 138쪽 ; 최영송, 2012). 복잡다단한현대사회에서다양한차원과내용의이해상충이발생하는것은당연한일이다. 하지만모든이해상충이언제나적대적관계로이어지는것은아니다. 문제는서로다른사고방식과감정구조에의해형성된적대적관계와이로말미암아발생하는갈등을이성과합리성에의존하는소통방식으로해결하려고하는데있다. 감정구조에관한관심과고찰이배제된채, 이성과합리성을전제로공론장의건강성회복을주장하는것은공허하다. 현대사회에서언론은사회적토론과합의를통해공론형성을지향하 40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는공론장그자체이다. 동시에, 뉴스를통해객관적현실을매개하고재현함으로써다양한층위에걸쳐존재하는다양한유형의공론장을작동하게끔하는핵심기제이기도하다. 하지만언론보도에의해매개되고재현되는현실은다양한요인과가치기준에근거하여재구성및재창조된사회적현실이자상징적현실이다. 그속에서설정되는특정이슈의원인과책임소재, 도덕적평가와해결방안역시재구성되거나재창조된것으로볼수있다 (Shoemaker & Reese, 1996/1997; Van Gorp, 2007). 그렇다면, 세월호대참사의원인과책임소재, 도덕적평가와해결방안을설정하고제시해온언론보도는세월호대참사를둘러싼감정적변이그리고극단적인대립국면에직간접적인영향력을행사해왔다는혐의에서자유로울수없다. 세월호언론보도대참사 혹은일명 기레기 ( 기자 + 쓰레기 ) 라는용어에서도알수있듯이, 세월호언론보도의행태와관행속에서발견된것이야말로 분파적이고충동적이며감정적으로대립하는군론의폐해 에다름아니다. 세월호언론보도에대한사회적비판은거셌다. 일부언론사와기자들이자성의움직임을보이기도했고재난보도시스템구축, 언론윤리제고및기자교육개선방안이논의되기도했다. 재난보도준칙도새롭게제정되었다. 하지만, 2015년현재에이르기까지국내언론보도의실체가개선되었다는 일말의징후 도발견하기어렵다. 저널리즘의궁극적목적과규범적가치는근대적합리성과이성을기반으로진실을추구하고건강한공론장을구축하는것에서찾을수있다. 그목적과규범적가치는도덕과윤리를기반으로한전문직업주의 (professionalism) 및자율규제등을통해구현해야한다는인식의틀안에놓여있다. 국내저널리즘의대표적규범이라고할수있는 신문윤리강령 역시전문에서 자유롭고책임있는언론 을천명하였으며, 진실추구와국민의알권리실현을위한공기 ( 公器 ) 로서의역할이야말로스스로의책임이자사명임을다짐하고선언하였다. 하지만저널리즘규범과세월호언론보도실체의간극은이성적이고합리적이며당위론적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41
으로설정된준거틀만으로는이해하거나해석하기어려울만큼넓고깊다. 이글은합리성과이성을준거틀로하는저널리즘분석과비평만으로는규범과실체사이에서발생하는간극의원인과본질규명이제한적일수있다는문제의식에서출발했다. 그리고저널리즘의규범적가치에대한평가, 언론보도실체에대한분석과비평의한계를극복하고그외연을확장하기위해감정이론을도입하여그적용가능성을탐색하는목적에서기획되었다. 감정의개념정의와유형, 범주와차원등에대해서는보다세심하고정치한논의가필요하지만, 1) 이글에서는 공감 (empathy) 과 연민 (compassion), 그리고 정동 ( 情動, affect) 에초점을맞추어논의를진행해갈것이다. 현대사회는 공감의시대 라고일컬어질만큼공감의중요성이주목받고있으며 ( 김선호ㆍ성민규, 2014), 연민은 윤리적인식을확대하고여러사건이나정치의인간적의미를이해할수있는귀중한방식 (Nussbaum, 2003/2015a, 47-48쪽 ) 이다. 정동은슬픔이나기쁨등과같은정서 (affection) 가변이하거나이행하는것을말한다 ( 강진숙, 2014). 이러한문제의식과목적을토대로다음과같이이글을구성하였다. 첫째, 커뮤니케이션영역에서감정이론이어떻게접합하고있는지선행연구를중심으로그성과와한계를살펴볼것이다. 둘째, 공감과연민이란감정은무엇이며어떤속성을지니고있는지, 유사한개념으로알려진동정 (sympathy) 과는어떤차이가있는지에관해설명할것이다. 또한, 정서와감정의변이를의미하는정동에대해서살펴볼것이다. 1) emotion, affect, affection, feeling 등감정에관한용어들의개념이나해석은연구자나맥락에따라서매우다양하다. 국내번역어역시감정, 감응, 정서, 정동, 느낌등의용어가혼재되어사용되고있다. 이희은 (2014) 이지적한것처럼, 개념정의와해석, 용어통일에대한논의가선행되어야하지만, 이는추후의연구과제로남겨두고, 이글에서는감정 (emotion), 정동 (affect), 정서 (affection) 등의번역어를사용했다. 42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셋째, 이성과합리성을전제로하는저널리즘규범과실천상의한계를극복하기위해, 정동의윤리학과저널리즘의접합을시도할것이다. 넷째, 공감과연민, 정동의윤리학을중심으로한감정이론의현실적용가능성을탐색하기위해, 세월호언론보도에서드러난문제들에대한해석을시도할것이다. 세월호언론보도는단지재난보도의문제가아니라저널리즘규범에서벗어난일상적보도태도와비윤리적관행들이오랜시간에걸쳐축적되어그 실체 를드러낸상징적사건인동시에 ( 정수영, 2015), 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을적용하고감정의변이를해석할수있는성격의사건이기때문이다. 마지막은결론이다. 앞의논의를종합하여저널리즘분석과비평영역에감정이론을접합하기위한시사점과향후연구과제를제시할것이다. 2. 커뮤니케이션과감정연구 근대성의핵심적사유는이성과감정의분리에서출발한다. 감정은생각을불가능하게하는 타락한이성혹은고삐풀린말 ( 이강형ㆍ김상호, 2014, 82쪽 ) 이며, 이성이라는 주인 의통제아래에서만위험한충동을억제하거나일정한방향으로이끌수있는 노예 로규정되었기때문이다. 하지만감정이라는것이단지개인의주관적내면세계에국한되는비이성적이고비합리적인것이아니라사회적이고정치적인요소에해당하며, 정서와감정, 느낌이모두함께제대로작동해야만이성역시정상적인작동이가능하다는인식과해석이등장하기시작했다 ( 이강형ㆍ김상호, 2014, 81-84쪽 ; 이희은, 2014, 37쪽 ). 감정은일반적으로슬픔, 두려움, 기쁨, 희망, 분노, 감사, 미움, 질투, 지시, 동정, 죄의식등의유형으로분류할수있는데, 인간의내면적상태를표현하기도하지만사회적으로기대하는상태나욕망을표현하기도한다. 개인이타고나거나의식적으로선택하는것이아니라세상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43
과의관계속에서앞으로곧나타날수있는행위가능성이나잠재력을의미한다 ( 이희은, 2014; Andersen & Guerrero, 1997, pp.5-6). 2) 법철학자이자정치철학자이며윤리학자이기도한시카고대학교석좌교수누스바움 (Martha C. Nussbaum) 은일명 감정철학자 로형용되기도하는데, 그녀는감정의기본속성으로크게네가지를제시했다 (Nussbaum, 2003/2015a). 첫째, 감정은무엇인가에관한것으로 대상 을갖는다. 나자신의삶에서모종의역할을하는무엇혹은누군가가감정의대상이될수있다. 둘째, 감정은대상의정체성이아니라 대상이바라보이는방식 이다. 즉특정대상을어떻게바라보고해석하는가에따라서감정은달라진다. 셋째, 감정은대상에대한 복잡한믿음 (belief) 을구현한다. 예컨대, 분노는 나 또는 나와가까운 무엇혹은누군가에게심각하고의도적인손해가발생한다는믿음에의해발생하는감정이다. 넷째, 감정의대상에게 내적가치 나 중요성 이부여된다. 먼곳에서발생했거나과거에있었던사건에대해어떤감정이발생했다면, 이는그사건에나의목표혹은목적에관한어떤중요성을부여했기때문이다 (81-87 쪽 ). 따라서감정은우리가통제할수없는외적대상이나의행복에중요한의미를갖는다는 판단 에서기인하며, 그판단은 가늠 (appraisal) 또는 가치평가 (evaluation) 를포함한다 (64-65쪽). 이처럼감정이인지적인동시에이성적판단에근거한가치평가에서기인하는것일뿐아니라, 사회적이고정치적인속성을내재하고있다는인식을기반으로감정과정서의관점에서커뮤니케이션을조망하고분석하는시도가등장하기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과감정의연계를시도한국내연구는크게세부류로분류할수있다. 첫째, 인터넷과모바일미디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등장과이용확대속에서컴퓨터매개 2) 감정과유사한개념중하나로 느낌 (feeling) 이있다. 느낌은특정상황에대한반응으로발생하여표현하거나투사되는것으로과거의특정경험을기반으로확인되는개인적이고생물학적속성을지닌다는점에서감정과는상이하다 ( 이희은, 2014). 44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커뮤니케이션이나기존의미디어효과연구에감정의형성과정혹은구조를접목하는경험실증적연구들이다. 2000년대이후국내감정연구동향을분석한정은령 (2015) 에의하면, 대인관계맺기나사회적관계망형성, 집합행동의새로운양태속에서감정의역할을분석하거나 2차의제설정, 프레임이나프레이밍분석등을포함한정치커뮤니케이션과정에서감정이어떻게작용하는가를분석한연구들이여기에포함된다. 이들연구는인간의감정을독립변인이나매개변인중하나로상정하여커뮤니케이션과감정연구의스펙트럼을확장했다는점에서그의의를찾을수있다. 하지만, 과학적방법론을활용하여이론이나모델구축을주요목적으로한기존의커뮤니케이션연구들에대해오창호 (2014) 가지적한것처럼, 이연구들은수단의정확성과효율성만을중시함으로써도구적합리성이나이성주의패러다임에갇혀있으며, 그속에서인간역시도구화되거나소외될수밖에없다는한계를내재한다. 둘째, 커뮤니케이션과감정이론을접합하고성찰하여커뮤니케이션연구의이론적확장을시도하는문화연구이다. 예를들어, 감응의커뮤니케이션 [affective communication( 오창호, 2014)], 감성공론장 [affective public sphere( 김예란, 2010)], 감정지능 [emotional intelligence( 이강형ㆍ김상호, 2014)], 미디어정동능력 [media affective competence( 강진숙, 2014)], 커뮤니케이션실천으로서의공감 ( 김선호ㆍ성민규, 2014) 등에관한연구들이있다. 이연구들은기존커뮤니케이션이론의한계를보완하기위해감정을중심으로한새로운개념을제시하고새로운사유와해석을시도하고있다. 커뮤니케이션영역에대한감정이론도입의필요성을성찰적으로검토하고그실천적적용가능성을모색하고있다는점에서의의를찾을수있다. 셋째, 커뮤니케이션과미디어, 저널리즘영역에서발생하는다양한현상들을해석하기위해감정을접목한연구들이다. 강준만 (2012) 은한국사회에서기성정치엘리트에대한혐오감정에의해구성되는일명 포퓰리즘소통 의구조적단계를문화정치학적으로고찰하였고, 이강형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45
(2007) 은 2004년대통령탄핵사건을중심으로유권자들의감정적반응이정치참여와투표참여의향에중요한변수로작용했음을밝혔다. 김숙현ㆍ장민지ㆍ오지영 (2013) 은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의텍스트분석을통해과거에대한집합기억이현재의정서구조와상호소통함으로써사회적으로구성되었음을강조했으며, 박지영ㆍ김예란ㆍ손병우 (2014) 는종편시사토크쇼의담화양식을 사담저널리즘 으로명명하고시청자를국민으로호명하면서감정을통한차별과배제의정치를작동시키고있음을밝혀냈다. 이들연구는다양한커뮤니케이션및미디어현상에감정이론을적용하여분석과해석의외연을확장했다는점에서유용한함의를제공해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감정이라는것은드라마나리얼리티프로그램, 미디어이벤트, 연성화와선정성으로비판받는일부뉴스나시사프로그램에만제한적으로적용되는요소로해석하는경향을보인다. 이는커뮤니케이션과미디어, 저널리즘영역의작동기제는여전히이성과합리성을주축으로한다는인식의틀에기반하고있음을의미한다. 이처럼다양한목적과관점, 방법론을토대로커뮤니케이션분야에서의감정연구도그성과를축적해가고있지만, 감정 (emotion), 정서 (affection), 정동 (affect), 느낌 (feeling) 등과같이유사해보이면서도의미적차이가있는개념들에대한학문적합의가이루어졌다고보기는어렵다. 국내번역어역시다양하게사용되고있다. 하지만, 관련개념과이론들을고찰한이희은 (2014) 에의하면몇가지공통점을찾을수있다. 첫째, 스피노자와들뢰즈의사유와논의를토대로 경험 을중시하고있다는점이다. 둘째, 정서와정동이미학의영역에속하는것으로주장하는경향을보인다는점이다. 셋째, 미학적관점과해석이어떻게일상과정치학사이의접촉점이되는지를설명하고있다는점이다. 무엇보다감정이론을접목한커뮤니케이션연구에서찾을수있는가장큰함의는 사적 / 공적, 개인적 / 정치적이라는근대의이분법에서벗어나사적이고개인적인것도곧정치적이고사회적임을이론적으로 46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또경험적으로보여주었다 (49쪽) 는것에있다. 누스바움이주장한것처럼 (Nussbaum, 2003/2015a, 29쪽 ), 감정에대한이해는인간적선의를파악하는방식은물론, 정치가어떻게인간의번영에기여해야하는지에관한숙고에도영향을미칠수있다. 따라서감정이론은실천이성이론이나규범적윤리학과연결된다. 3. 타자에대한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현대사회에서갈등과대립을해결하기위해그필요성이강조되고있는것이 공감 (empathy) 이다. 그리고 함께고통을겪다 는의미를담은 연민 (compassion) 은그개념의중요성이나사회적함의에도불구하고관련연구는충분하지않다 ( 이희은, 2014). 공감과연민이란무엇이며, 누가왜어떤상황에서공감혹은연민이라는감정을갖게되는가에대한이론적실천적질문에대한답은여전히모호하다. 감정이입 (feeling into) 이나동정 (sympathy) 등의개념과혼재되어사용되는경우도많다. 3) 이글에서는공감과연민, 그리고감정과정서의변이를의미하는정동에초점을맞추었다. 각각의개념들이무엇을의미하고어떻게작동하며상호간에어떤연관성이있는지살펴볼것이다. 1) 공감 공감은인간의이타적본성을구성하는감정작용이며윤리적이고도덕적인사회형성의발단으로볼수있다 ( 김선호ㆍ성민규, 2014, 6쪽 ). 3) sympathy, empathy, compassion 역시연구자나맥락에따라서용어사용이나개념, 해석상의차이는물론번역의차이가발견된다. 또한상호유사하거나동일한개념으로사용되는경우도많다. 이글에서는동정 (sympathy), 공감 (empathy), 연민 (compassion) 으로구분하여서술할것이다. 향후, 각용어의맥락과해석에대해보다구체적이고정치하게검토하여고찰할필요가있다.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47
19세기말독일미학에서등장한 einfuhlung이라는개념에서유래한것으로 들어가서느낀다 (feeling into) 는의미를함축한다. 주로미학영역에서자기자신을미적대상에투사하는경향을언급할때사용되었지만, 립스 (Lipps) 가체계화한미학심리학적개념을거쳐 20세기초티치너 (Titchener) 에의해지금의 empathy라는개념으로변화하였다. 그과정에서지각되는대상에자아를투사한다는의미는그대로담으면서도 내용 을강조하는개념으로전환되었다. 공감은 마음의근육 [the mind s muscle( 박지희, 2015, 126쪽 )] 이라는일종의감각운동적인내적모방에의해 상상적 이고그것들이발생하는 맥락 에의해구성되는감정이라는것이다. 여기에서 상상력 은시각적환상이나감정에도달할수있는반응과태도를깨닫게해주는것이다. 정서적요소와사회적요소가함께작동하여만들어지는공감은타인의느낌과처지에주의를집중하게만든다는점에서, 원초적인정서적공명으로볼수있다 ( 박지희, 2015, 126-130쪽 ). 위스페 (Wispe, 1986) 에의하면, 공감의목적은타인을 이해하는것 에있기때문에 앎 의방식으로설명할수있다. 또한타자와의관계가상대적으로덜밀접하기때문에나자신의정체성을잃지않으면서타자를향해뻗어나가고마치내가그대상인것처럼행동하게만든다 ( 박지희, 2015, 129-130쪽재인용 ). 이처럼나의감정이타자의내면세계를지향한다는점에서공감은 커뮤니케이션적실천 으로볼수있다. 하지만, 나와타자의동일시혹은나와타자의대칭적인감정을전제할필요는없다. 공감은타자의감정에대한 원거리관찰자 로서존재하면서그대상에대해의식적으로갖게되는 비대칭적이고능동적인감정작용 이기때문이다 ( 김선호ㆍ성민규, 2014, 29-30쪽 ). 한편, 공감과유사하거나동일한개념으로사용되는것이 동정 이다. 동정은그리스어의 sympatheia, 라틴어의 sympathia에서유래한개념인데, 공감과마찬가지로타인의기질과감정을수용할수있는인간본성중하나이다. 흄의도덕심리학에의하면, 타인의감정에대한경 48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험은외적결과혹은표정이나대화에서표출되는것에의해서만파악할수있기때문에, 동정이라는감정역시 상상력 을매개로한다. 특정상황에서타인의감정을상상함으로써나에게동일한감정을유발하는과정이다 ( 박지희, 2015; Smith, 1769/2007). 그렇다면, 공감과동정이라는감정에는어떤차이가있을까. 첫째, 감정을유발하는 목적 의차이이다. 앞에서설명한것처럼, 공감이타인에대한이해를목적으로한 앎 의방식과관련있다면, 동정의목적은타인의정서를 느끼는것 에있으며, 타인과의 관계 의방식이중요한요소로작용한다. 이로인해동정은타인의정서와감정에상대적으로깊이사로잡히게만들어나자신의정체성과자의식감소로이어지게만든다. 공감과동정의두번째차이는 유사성 여부에서찾을수있다. 흄에의하면, 동정은일종의 유사성 (resemblance) 을바탕으로한다. 인간은인간성 (humanity) 과동류의식 (fellow-feeling) 을갖고있기때문에, 자신이특정한상황에서어떤감정을느꼈다면타인역시동일한상황에처했을때동일한감정을느낄수있다고보는것이다 ( 박지희, 2015). 흄의영향을받은아담스미스역시동정을타인에대한 동류의식 이라는인간의이타주의적천성으로보고, 우리자신을타인이처한상황에놓고우리자신이타인과같은고통을겪는다고상상 (Smith, 1769/2007, 3-7쪽 ) 함으로써동정이라는감정이발생한다고설명했다. 이처럼공감과동정은 상상력 을매개로하는커뮤니케이션적실천이라는공통점을지니지만, 공감이 원거리관찰자 로서갖게되는 비대칭적감정 에해당하는것에반해서, 동정은나와타인사이의유사성을 느끼는것 에서기인하는관계적감정이기때문에타인이처해있는객관적실재나처지에대한이해에서멀어지게만들고, 그대상과의관계에서객관성유지를어렵게한다는한계를보인다. 결국, 동정이라는감정은대상과의관계성이나유사성에대한인식과판단여부에따라서쉽게소강하거나변이할수있다.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49
2) 연민 스피노자 (Spinoza, 1677/2007) 는연민을 타인의불행에서생기는슬픔 (152쪽), 우리들과비슷하다고표상하는타인에게일어난해악을동반하는슬픔 (194쪽) 으로정의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역시다른사람의불행이나괴로움에대해느끼는고통스러운감정을연민으로설명했다. 연민은우리의상상을타자의선 ( 善 ) 과연결시키고타자를우리의집중적배려대상으로만들어주는동시에, 윤리적인식을확대하고어떤사건이나정치에내재해있는인간적의미를이해할수있게만들어준다 (Nussbaum, 2003/2015a). 연민과상상력의정치학 이라는실천이론을바탕으로정치철학을펼치고있는누스바움은연민에내재해있는세가지의인지적요소를아리스토텔레스의철학적사유를토대로하여다음과같이설명한다 (Nussbaum, 2003/2015b, 562-583쪽 ). 첫째, 연민을불러일으키는대상의상황과고통이심각할것이라는믿음또는평가이다. 죽음, 신체적폭행이나학대, 노화, 질병, 굶주림, 친구의결여, 친구와의이별, 육체적유약함, 몰골이흉해지는것, 몸을움직이지못하는것, 기대했던바가뒤집어지는것, 좋은전망의부재등이심각한고통과불행의 크기 를가진것에포함될수있다. 하지만그 크기 는연민을갖는사람이 관찰자 의관점에서평가하고판단하는것이기때문에, 실제로고통과불행을겪는당사자, 즉연민의대상스스로가평가하고판단하는 크기 와는다를수있다. 둘째, 연민의대상이고통을당해서는안된다는 믿음 이다. 그대상이본인잘못으로인해고통이나슬픔을겪고있다고믿는다면, 그에게연민을느낄수없다. 연민은고통과슬픔을불러온상황에대해그의책임이없거나혹은고통이잘못에비해과중하다고믿을때발생하는감정이기때문이다. 또한연민은어떤사람이책임질수없는범위로일이커지는것과도관련된다. 즉, 연민은어떤책임이나탓 (blame) 이라는개념, 그리고아무잘못도없거나자신의잘 50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못을넘어서는정도로심각하게나쁜일이일어날수있다는믿음을필요로한다. 셋째, 연민을느끼는사람역시고통을겪고있는대상과유사한가능성을지니고있다는믿음이며, 나도비슷하게될가능성에대한판단이다. 스피노자 (Spinoza, 1677/2007) 역시이전에는그어떤정서도가지지않았던대상이우리와유사하다고판단하면연민을느낄수있다고보았다. 우리와유사한대상이어떤정서에자극되는것에대한표상을보고그와유사한정서에의해자극되는것을 정서의모방 (155쪽) 이라고할수있는데, 슬픔과관계된정서의모방이연민이라는것이다. 하지만, 이세번째인지적요소에대해서누스바움은아리스토텔레스나스피노자와는다른주장을펼친다. 즉, 나도고통당하는사람과비슷하게될가능성과취약성에의해연민이발생한다는해석에대해, 누스바움 (Nussbaum, 2003/2015b, 578-583쪽 ) 은 유사성 이라는요소가연민을일으키는데에언제나반드시작동하는필수적인것은아니라고주장한다. 타인과의유사성이나비슷하게될가능성에의해서만연민을느낄수있다는해석은나와타인사이의유사성을발견할수있는능력을전제로하는것인데, 나와의유사성을찾기어려운이방인에게도연민을느끼는상황은설명할수없다는이유에서다. 이에누스바움은연민과유사성의관계에경계를설정할필요가있다고주장하는동시에, 연민을구성하는또다른구성요소로 행복주의적판단 (583쪽) 을제시했다. 연민이라는감정이존재하기위해중요한것은타인의고통을자신의목표와기획에깊이연관되어있는것으로간주하는지여부이며, 누군가의불행이나불운, 고통이자신이앞으로살아가는방식에영향을미치는것으로간주했을때연민이라는감정으로이어진다는것이다. 따라서누스바움에게있어연민을구성하는세번째필수요소는타인과나의관계나유사성에초점을맞추는 나도비슷하게될가능성에대한판단 이아니라, 타인의불운이나고통이나자신의삶의목표나기획과어떤관련성이있는지에초점을맞추는 행복주의적판단 이다.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51
이러한관점과해석은동정과연민의차이로연결된다 (Nussbaum, 2003/2015b, 596쪽 ). 누스바움에게있어동정은나의삶이나나자신을위한 행복주의적판단 에의한것이아니라그대상을위해서라는인식에근거하고있다는점에서연민과차이가있다. 또한동정은고통과불운에처해있는타인과나는별개의삶을살고있다는인식을토대로한다고보았다. 동정은고통받는사람의경험을 상상적으로 재구성한것이기때문에, 마치숙련된배우가고통받는사람의상황을연기하면서도자기자신과고통받는그사람을구별하여인식하는것과유사하다는것이누스바움의해석이다. 동정이라는감정이타인과나를 구분 한상태에서나와우리모두를위한것이아니라나와 유사하다 고느껴지는 타인을위해 만들어지는관계적감정이라면, 이역시다양한이해관계와복잡한상황속에서쉽게조정되거나변이될가능성이매우높다. 따라서공감과동정의차이는물론, 연민과동정의차이에대해서도보다면밀하게검토하고적용할필요가있다. 3) 정동 그렇다면, 정동이란무엇인가. 정동을이해하고고찰하기위해서는 정서 (affection) 가무엇인지함께살펴볼필요가있다. 정서는경험의긍정혹은부정적유인가 (valence) 이며, 감정에비해계통발생적이고개체발생적인초기상태로설명되는총괄적인개념으로볼수있는데 ( 이희은, 2014, 42-43쪽 ; Andersen, & Guerrero, 1997, pp.5-6), 정서와정동은스피노자의철학적사유를토대로설명할수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 에서라틴어 affectio에서파생된정서와정동을구분하여제시했다. 정서가슬픈상태, 어두운상태, 밝은상태를의미한다면, 정동은 신체의활동능력을증대시키거나감소시키고촉진하거나저해하는신체의변용인동시에그러한변용의관념 (Spinoza, 1677/2007, 131 쪽 ) 을의미한다. 다시말해서, 정동은슬픔에서기쁨으로, 어둠에서밝 52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음으로 변이하는것, 즉 정서의변이와이행 이라는의미로설명할수있다. 또한, 정동은개인들의힘을증대시키거나감소시키는운동성을수반하는사회적관계의형성과활동을통해발현되는능력으로볼수있다 ( 강진숙, 2014, 198쪽 ; Deleuze & Negri, 1978/2005, 89-91쪽 ). 정동의세가지구성요소는욕망 (cupiditas), 기쁨, 슬픔이다. 이세가지중에서가장기본이되는것이자기자신을의식한욕망이다. 사랑이나증오와같은다른정서들은이세가지기본정서의변형이며부차적인것이다. 여기서욕망은 의식을동반하는충동 (Spinoza, 1677/2007, 141쪽 ) 이다. 욕망이성공하면기쁨이생기고실패하면슬픔이생긴다. 기쁨은정신이더작은완전성에서더큰완전성으로이행하는것이며, 슬픔은정신이더작은완전성으로이행하는것을말한다.(Deleuze, 1981/1999, 36-37쪽 ; Spinoza, 1677/2007, 141쪽 ) 따라서들뢰즈등에의하면, 중요한것은슬픔이나기쁨의상태가아니라그것들에부여하는가치, 즉 몰입 (indulgence) 이다 (Deleuze & Negri, 1978/2005, 104쪽 ). 한편, 스피노자의사유를적극적으로수용한들뢰즈에의하면, 스피노자는신과신에의해만들어진양태 ( 개체 ) 를구분하였다. 그리고신은절대적으로존재하는능력, 모든사물을생산하는능력, 절대적으로사고하고산출된것을인식하는능력을지니고있다고보았다 (Deleuze, 1981/1999, 149-150쪽 ). 반면, 양태 ( 개체 ) 의본질은 자기를보존하려는노력, 즉 코나투스 (conatus) 에있다고규정했다. 4) 코나투스는기쁨의체험, 행위능력의증가, 기쁨의원인에관한상상과발견을위한노력이다. 또한슬픔을멀리하고, 슬픔의원인을파괴하는것을상상하고 4) 스피노자에의하면, 코나투스 가정신과관계될때이를 의지 (voluntas) 로, 정신과신체에동시에관계될때이를 충동 (appetitus) 으로일컬을수있다. 여기에서의지는진리를긍정하고허위를부정하는능력이며, 충동은인간스스로가자신의유지에유용한것을행하도록하는본질을의미한다. 인간스스로가그충동을의식했을때, 욕망에해당한다 (Spinoza, 1677/2007, 140-141쪽 ).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53
발견하려는노력이기도하다 (Deleuze, 1981/1999, 153쪽 ). 즉, 코나투스는끊임없이자신의감각과정서들을긍정하고결합하려는존재유지의능력을말하며, 자기보존능력, 생리적욕구, 의지, 본능, 욕망등의영역을포괄한다 ( 강진숙, 2014; 김예란, 2010). 스피노자가이야기한것처럼절대적이고완전한신과대비되는인간은코나투스에의해그능력을끊임없이증대시킬수도혹은감소시킬수도있다. 여기에서주목해야할것은정서의변이와이행은사회적관계의형성과활동을통해발현되는것이며자동적으로발생하거나표출되는것이아니기때문에정동능력은끊임없이개발해야한다는점에있다. 4. 저널리즘과정동의윤리학 저널리즘의궁극적목적은진실추구다. 이를위해객관적이고정확하고완전하며공정한뉴스보도를지향한다. 수많은사건과이슈들을취재하고뉴스로편집가공하여전달하기위해게이트키핑이라는과정을거치게되는데, 이는무엇을어떻게보도할것인가등에관한끊임없는취사선택, 즉선택과배제, 강조와축소의연속이라고할수있다. 뉴스가치에대한판단, 매체적속성에대한고려, 다양한이해상충, 뉴스매체조직과언론인의정파성이나이데올로기, 상업적목적과현실적이해관계, 각종미디어관행등이영향을미친다. 그과정에서발생하는다양한이해상충이나뉴스가치에대한평가는주관적판단에서자유로울수없다 (Shoemaker, 1991/2001; Shoemaker & Reese, 1996/1997). 그럼에도불구하고게이트키핑과정에서의모든평가와판단은자율성과전문성에맡겨야하며, 이는이성과합리성의범주안에서작동하는것으로인식되고있다. 객관주의저널리즘의한계를보완하기위해해석저널리즘이나심층보도저널리즘등의새로운저널리즘사조가등장했지만, 여기에서말하는해석이나맥락, 심층보도등도감정을배제한이성적이고합리적인판단을전제로한다고볼수있다. 54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언론의책임과역할, 도덕과윤리를포괄하는저널리즘규범역시마찬가지이다. 저널리즘의 실체적위기 를극복하고재정립하기위해서시민공중이참여하는 숙의의장 을만드는것이중요하며, 우리사회전체가언론과공론영역의가치와존재원칙에대해함께성찰하고이를통해저널리즘규범과행위기준을바탕으로한실천을이끌어내야한다는주장이나 ( 손석춘, 2006), 저널리즘규범의패러다임전환을위해언론의책임을 도덕적의무 (moral duty) 라는사회적규범으로전환하고 1947년미국의허친스위원회가제시한어카운터빌리티 (accountability) 를저널리즘규범의키워드로설정하여시청자시민과의상호신뢰네트워크를구축하기위한논의로확장해야한다는주장 ( 정수영, 2015) 등이여기에포함된다. 하지만저널리즘규범의재생산과실천을주장하는이들연구역시이성적이고합리적인사고와판단을통해사회적토론과합의를지향한다면건강하고투명한공론장구축이가능하다는믿음을기반으로하고있으며공론장내에서의감정구조에관한성찰에는이르지못했다는한계를노출한다. 이러한한계를극복하기위하여이글에서는저널리즘규범과실천속에서이성과감정이함께작동할수있도록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을도입하고, 동시에감정과정서의변이및그능력을의미하는저널리즘의정동능력에주목하였다. 정서와감정이제대로작동하지않는다면이성의정상적인작동역시어렵다고봤을때 ( 이강형ㆍ김상호, 2014), 한국사회에서나타나는커뮤니케이션의역설현상의가장큰원인중하나가 감정구조 에내재해있는다름으로말미암아 감정적적대관계 가공고해지고있음에서기인한다고진단했기때문이다. 또한감정적적대관계를완화또는해소하기위해서는서로충돌하고있는감정구조에대한이해와분석, 그리고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이동반되어야한다는것, 나아가언론보도가감정과이성이복잡하게얽힌사회적환경을재구성하고재창조하는동시에다양한유형의감정을매개하고확대재생산하고있다는것이이글의문제의식이자출발점이다. 저널리즘에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55
감정이론을접합하기위해이글에서는크게두가지의핵심개념을차용하고자한다. 첫째, 공명의철학 이다. 공명은 비의존적인이질적항목간의 이웃관계 의조화 ( 서동욱, 2008, 129쪽 ) 이며, 정서적변이를일으키는능력이자효과이다. 기쁨을주는공명의효과는과거와현재사이에공명이있다는사실, 그리고과거의과거로서의 공통성 의관념이있다는사실에서비롯된다. 앞에서설명한것처럼, 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은타인에대한이해를바탕으로하는인식과이성적판단, 가치평가에의해만들어지는 정서적공명 으로볼수있다. 들뢰즈가설명한것처럼공명을가능케하는선험적근거는 순수사건 으로지칭되는비인칭서술어들에의해주체의서로다름에상관없이누구나공명효과를경험할수있게하며, 이를통해기쁨과슬픔의정동을가능케한다 ( 박영균, 2007, 245쪽 ; 서동욱, 2008, 129쪽 ). 저널리즘과공명을연계해서생각할때, 커뮤니케이션의주체화및명령어의문제도생각해볼수있다. 들뢰즈와가타리에의하면 ( 강진숙, 2014; Deleuze & Guattari, 1980/2001, 154-155쪽 ), 주체화란커뮤니케이션과정에서다양한사건들의주체를특정집단으로호명하는것을말한다. 그리고커뮤니케이션과정에서발화되는모든언어는 명령어 라는암묵적전제를담고있으며, 그속에담긴정보는명령어를전달하기위한최소조건에지나지않는다. 예를들어, 언론매체가뉴스를통해서 생각하라, 기억해둬라, 기대해라 등의명령어를전달함으로써호명된주체에게 사회적의무 에대한동일시적태도를요구하고, 호명된주체는특정한사회적장안에서작동하는기존질서에예속하게만든다. 그렇다면, 주체로서호명되지만, 실제로는객체혹은대상으로유도된다고할수있다. 둘째, 적합한관념 이다. 이것은신체부분들사이에맺어지는관계들의체계를고려한동시에우리를표현하고인식하는능력에의해표현되는 공통관념들 (notion communes) 을찾아내는것을말한다 (Deleuze, 1981/1999, 141-142쪽 ). 들뢰즈와가타리는커뮤니케이션을신체들의힘 56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이서로촉발하고촉발되는만남들의질서로규정하였다. 여기에서신체는긍정적인신체와부정적인신체라는두가지얼굴을갖는다. 긍정적인신체는욕망의긍정적이고내재적인장을다양하게펼쳐가면서하나의충만한내재성의장을이루는방향으로움직이는생산적능력을의미하며, 다양한규정성과양상, 이웃항들의잠재성을수용하거나포용할수있다. 반면, 부정적인신체는파괴와파멸, 죽음으로이어진다. 욕망의흐름을가두고이를고정시키는벽이나형상을파괴하면서다른양상으로펼쳐질능력도갖지못할뿐아니라, 이질성을담는수용폭도극소화된무능력한 텅빈신체 (emptied body), 그리고벽이나형상을파괴하면서도그속에존재하며, 모든기관을오직자신만을위한기관으로대체하는강력한파괴능력을갖고이웃항을끌어들여서로의파괴능력을키워가는 암적인신체 (cancerous body) 가부정적인신체에포함된다.(Deleuze & Guattari, 1980/2001: 오창호, 2014, 151-152쪽재인용 ). 적합한관념으로서의공통관념을찾아내는것은 불편부당한관찰자 ( 김선호ㆍ성민규, 2014, 22쪽 ) 개념으로이어진다. 김선호와성민규 (2014) 에의하면, 불편부당한관찰자개념은공적사건에대해공감을가능케하는원리로아담스미스에의해설정된것이다. 감정을느끼는주체와감정의대상사이에상관관계가크지않거나없을때는특정한감정이유발되는상황과원인에대한지식을필요로하게된다 (24-26쪽). 그리고현대사회에서그지식의대부분은언론보도를통해서전달된다. 즉, 언론보도에서 어떤 지식과정보그리고여론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따라서 긍정적인신체 에의해 적합한관념 을형성할것인지, 부정적인신체 에의해 부적합한관념 을형성할것인지가달라질수있고, 이로인해생성되는감정또한달라질수밖에없다. 이처럼공명의능력과효과, 공통관념과적합한관념을어떻게추구할것인가라는질문과그답을구하는과정에서정동의윤리학과저널리즘의접점을찾을수있다. 들뢰즈의해석에의하면, 스피노자의윤리학은정동의능력에집중하는 행동학 이라고볼수있는데, 여기에서다음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57
과같은실천적문제가제기된다. 첫째, ( 자연속에서의우리의처지로인해우리는나쁜만남과슬픔을가질수밖에없는데 ) 어떻게정념의극한에도달해서그로부터자유롭고능동적인감정으로이행할것인가? 둘째, ( 우리의자연적조건으로인해우리는우리의신체, 정신, 그리고다른사물들에대한부적합한관념들만가질수밖에없는데 ) 능동적인감정들을가능케하는적합한관념들을형성하는데까지어떻게이를것인가? 셋째, ( 우리의의식은환상들과분리될수없는것처럼보이는데 ) 어떻게자신, 신, 그리고사물들을어떤영원한필연성에따라인식할것인가? (Deleuze, 1981/1999, 45-46쪽 ) 이세가지의실천적질문을저널리즘영역에적용했을때 ( 오창호, 2014, 151쪽 ), 코나투스, 즉자기보존의노력이라는본질을토대로저널리즘의활동능력을어떻게촉진하거나증대시킬수있는가, 부정적이고어두우며더작은완전성의정서에서긍정적이고밝으며더큰완전성의정서로어떻게이행할수있는가, 나아가사회구성원들의코나투스와정서적이행을어떻게매개하고작동시킬수있는가등의차원에서저널리즘과감정이론을접합하여해석할수있다. 5. 저널리즘과감정이론의접합 : 세월호언론보도에대한탐색적적용 공감과연민, 정동의윤리학을중심으로저널리즘과감정이론의이론적접합과실천적적용가능성을탐색하기위해, 이글에서는세월호언론보도라는이슈를선택하였다. 세월호언론보도는오랜시간에걸쳐부지불식간에축적되어온국내언론의비윤리적이고무책임한보도태도와관행들이임계점에도달하여그 실체 를드러낸상징적사건인동시에 ( 정수영, 2015), 고통과슬픔에대한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을적용할수있는사건이기때문이다. 더욱이, 세월호언론보도는참사에대한슬픔, 죄책감이라는감정이분노와증오라는감정으로변이하는 58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데에직간접적인영향력을행사해왔다는비판에서자유로울수없기때문이다. 세월호언론보도에관한선행연구에의하면, 사실확인부족ㆍ받아쓰기보도, 비윤리적ㆍ자극적ㆍ선정적보도, 권력편향적보도, 본질희석보도, 누락ㆍ축소보도 등이발견되었다 ( 방송기자연합회, 2014). 미확인정보를최소한의확인검증절차도없이경쟁적으로보도함으로써오보가잇달아발생했으며오보에대한정정보도역시미흡했다는지적, SNS 괴담이나유언비어등사회적갈등을확대재생산하는자극적이고선정적인보도, 정치적ㆍ이념적선동가능성이우려되는뉴스보도역시빈번했다는지적이다 ( 김춘식ㆍ유홍식ㆍ정낙원ㆍ이영화, 2014). 공식적정보원에대한특권적액세스, 받아쓰기저널리즘과수동적ㆍ소극적취재관행, 기자단의폐쇄성ㆍ배타성ㆍ독점성이라는부정적관행이결합하여동일이슈와정보원, 동일프레임을담은, 일명 패거리저널리즘 (Pack Journalism) 의양태를보였고, 이슈선택과뉴스가치판단기준은언론윤리강령의각종규정이나뉴스이용자들의인식과태도와는거리가멀었다. 그결과, 오보와왜곡조작보도는물론, 세월호대참사의본질및유가족에대한 상징적말살, 특정이해관계및권력편향적인 경향성 을초래했음도지적되었다 ( 정수영, 2015). 세월호언론보도에대한지적과비판속에서언론사의자성과재발방지대책에대한논의도있었고새로운저널리즘규범으로서 재난보도준칙 (2014.9.16.) 이제정되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언론보도의실체는수정또는개선되지못한채현재에이르고있다. 저널리즘규범과실체의간극이발생한주요원인은어디에있으며, 간극은어떻게좁혀갈수있을까. 5) 5) 이글은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이라는개념을저널리즘에접합하기위한이론적고찰과현실적용가능성을탐색하기위한것이다. 이를위해세월호언론보도관련선행연구에서도출된분석결과 ( 김언경, 2015; 김춘식ㆍ유홍식ㆍ정낙원ㆍ이영화, 2014; 방송기자연합회, 2014; 정수영, 2015) 의일부내용을차용하였으며, 정교하게설계된분석틀이나분석방법을활용하여분석및비평하는것에는이르지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59
저널리즘규범과언론보도실체에감정을접합하여해석하기위한첫단계는각종언론윤리강령이나재난보도준칙등과같은저널리즘규범이나뉴스가치판단기준을지탱하는이성과합리성이뉴스매체와언론인들의실천과노력으로구현될수있으며, 이러한실천과노력을통해규범과실체의간극해소가가능하다는믿음에서벗어나는것이다. 그리고인간과사회에대한언론의실천적기여를이끌어내기위해서는이성과합리성의범주를넘어서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을접합하여분석하고비평하는것이하나의실마리가될수있다. 앞서살펴본것처럼, 누스바움에의하면 (Nussbaum, 2003/2015a) 감정은누군가혹은무엇인가라는대상이바라보이는방식에의해서만들어지는믿음과중요성에대한판단에의해만들어지는것이다. 또한, 외적대상 이나의행복에중요한의미를갖는다는 인지적판단 과 가치평가 에서출발하는것이다. 즉, 감정이란그외적대상에대한시선과해석의방식, 그리고어떤믿음에의해서만들어지는것이라는점에주목할필요가있다. 특히, 타인의고통이나불행에대한연민은타인이처해있는상황과고통의심각성에대한평가, 타인이직면해있는고통과불행이부당하거나과중하다는믿음, 앞으로내가지향하는삶의목적과계획에어떤영향을미칠것인지에관한 행복주의적판단 에의해만들어지는감정이라는것도중요한지점이다. 세월호대참사를둘러싼감정, 특히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의대상은일차적으로피해자와유가족으로볼수있다. 그렇다면그들이처한상황, 고통과슬픔에대한언론보도는어떠했는가. 어떤판단과가치평가속에서어떤감정을구성하고매개하였는가. 첫째, 정부당국의발표에의존하는 받아쓰기저널리즘 관행속에서합리적의심과최소한의검증과정을소홀히함으로써오보가양산되었 못했다. 향후, 세월호언론보도를포함하여, 우리사회의주요이슈를다룬언론보도를대상으로구체적이고정교한분석이뒤따라야할것이다. 60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고, 이는국내기자단의폐쇄성ㆍ배타성ㆍ독점성에서기인하는것으로지적된바있다 ( 정수영, 2015). 이부분에서주목해야할것은기자실에서공식적정보원에의존하는취재관행에의해감정의일차적대상이모호해지거나변이할수밖에없다는한계이다. 즉, 참사의원인, 책임소재, 도덕적평가에핵심적영향을미치는언론보도가정부와행정당국의공식발표와보도자료, 공식적정보원에의존한다는것은해당보도내용이공식적정보원의시선과해석으로편향될수있으며, 이는 피해자와유가족 이감정의대상이라는인식에서멀어지게만들수있음을의미한다. 실제로참사초기에는감정의대상이피해자와유가족이었지만, 기자실에서기자단에게제공되는보도자료와공식기자회견내용을중심으로한취재보도가계속되는가운데감정의대상은점차청와대와행정당국으로이행하는모습을보이기시작했다. 그과정에서피해자와유가족에대한감정은점차소강되거나혹은피로감에의한부정적감정으로변이하였으며, 동시에청해진해운과구원파, 그리고유가족에의해고통받는대통령과청와대에대한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이확산되기시작했다. 6) 이러한감정적변이가발생한것은뉴스 6) 서남수장관의 라면에계란발언 으로알려진청와대민경욱대변인의오프더레코드관련논란 ( 청와대대변인 라면에계란 발언이비보도인나라, 미디어오늘, 2014.5.2 참조 ), 2014년 4월 17일대통령의팽목항사고현장방문뉴스 ( 박대통령현장방문 1분 1초가급해, KBS 뉴스9, 2014.4.17.), 2014년 4월 25일대통령의안산합동분향소조문당시의 연출의혹 을둘러싼논란 ( 위로장면연출 사실무근 확인없이막말, YTN, 2014.5.2.) 등이대표적이다. 여기에서감정, 특히공감과연민의대상은세월호대참사유가족이아니라정부관계자와대통령이었다고볼수있다. 또한, 공영방송 KBS는사망자 273명이확인되었고실종자 31명에대한수색이계속되고있던 2014년 5월 9일, 세월호충격전국민이우울 어떻게극복? 이라는뉴스에서 생명의위협조차마다않는구조대원들을생각하면슬픔에만잠겨있을수없습니다. 다른사람의입장에서서그감정을느끼고이해하는것, 바로공감능력입니다. 인간은공감능력이있기때문에심리적인고통을나눌수있습니다. 슬픔을충분히드러내는것도치유의과정이지만, 이젠아픔을딛고일어나마음을추스를때입니다 라고보도함으로써공감의대상을 민간잠수사 로치환하였다. 하지만, 이날뉴스에서궁극적인공감의대상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61
보도를통해참사초기에형성된피해자와유가족에대한감정이 이해 를기반으로한정서적공명, 즉 나와그들을포함한우리 를위한공감과연민의감정에이르지못한채, 반복적으로보도되는뉴스영상을통해상상적으로매개되는유사성과동류의식으로서의 느낌, 나와우리 가아닌 그들 을위한동정의감정에머물러있었기때문인것으로도해석이가능하다. 둘째, 세월호대참사에대한언론보도가지나친경쟁과과열양상을보이면서미확인정보와오보를양산하고지엽적인이슈를선정적으로확대재생산하였을뿐아니라, 피해자와유가족의인권을침해하는보도마저끊이지않았다 ( 김언경, 2015; 방송기자연합회, 2014). 7) 이역시공감과연민의감정을구성하는요소에대한인지적판단과가치평가에서기인한다. 누스바움에의하면, 감정이라는것은불편부당한관점보다는내가세운목표와계획이라는관점에서세상을표상하게된다 (Nussbaum, 2003/2015a, 45-46쪽 ). 다시말해서, 세월호대참사의진실을규명하여책임소재를명확히밝혀내는동시에재발방지대책마련을촉구하는것이야말로언론이지향해야할역할이자책임이며진실추구라는궁극적목적에부합한다는규범적가치가아니라, 8) 언론기 은 세월호정국 에서벗어나고자하는청와대와정부여당, 그리고행정당국이었다는해석이가능하다. 7) 세월호참사첫날, MBC와 TV조선은보상금에관한뉴스를보도했고, 이투데이 는영화 타이타닉 등선박사고관련영화를기사화했다. JTBC는구조된학생에게친구의사망소식을알고있느냐는질문을했으며, SBS는가족중혼자구조된 6세어린이를근접촬영하고인터뷰를시도했다. 4월 17일대통령의진도체육관방문당시에는전날구조된 6세어린이가고모의품에서울고있는모습이노출되었다 ( 김언경, 2015 참조 ). 이외에도피해자와유가족에대한흥미위주의선정적보도는계속되었다. 8) 예를들어, 세월호침몰사고국정조사특별위원회 ( 이하세월호국조특위 ) 관련보도를들수있다. 2014년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90일간국회에서 세월호국조특위 가열렸고,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해양수산부와해경, 국정원과청와대등을포함한 22개기관의보고가진행되었다. 기관보고는세월호참사에대 62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업의상업적이윤창출이라는현실적이해와언론기업에소속된조직구성원이자생활인으로서의계획과목적에 내적가치 와 중요성 을부여했기때문으로볼수있다. 즉, 피해자와유가족이처한상황과고통을 이해 하고자하는인식과노력의부족, 그들이처한불행과고통의심각성이매우크고부당하다는 믿음 의결여, 그리고세월호대참사의진실규명과재발방지를요구하는목소리가국내언론과언론인들이지향해야할 목적 이나 계획 과어떻게연계되는지에관한고민부재등이종합적으로작용하여 참사피해자와유가족에대한공감과연민 의결여로이어졌다고해석할수있다. 셋째, 세월호언론보도에서세월호대참사의본질과진실규명을요구하는유가족관련이슈들이게이트키핑과정에서축소또는배제됨으로써 상징적말살 로이어졌고, 동시에청와대와정부여당그리고행정당국에부담이될수있는이슈가누락되거나축소됨으로써권력편향적인 경향성 이동시에발견되었다 ( 정수영, 2015). 세월호유가족들은 1년여가넘는긴시간동안철저한진상규명을요구하면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위해단식과노숙농성을벌였고, 도보행진을했으며, 촛불을들었다. 2014년 11월, 우여곡절끝에 세월호특별법 이국회를통과했지만기소권과수사권은제외되었다. 세월호특위 (4ㆍ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 가구성되었지만정부여당에편향적인인사나세월호유가족을폄훼하는인사가포함되었다. 정부여당은세월호특위가세금도둑이고예산낭비를한다는발언을서슴지않았다. 9) 유가 한각기관의문제와책임을따져보는자리이기때문에참사의진상규명을위한핵심으로볼수있음에도불구하고, 관련뉴스는 KBS가 8.5건, MBC가 4건, SBS 가 10건, TV조선이 3건, 채널A 는 4건등을보도하는데그쳤다. 같은기간 JTBC 가 22건을보도한것과큰차이가있다 ( 김언경, 2015 참조 ). 9) 2015년 1월 16일김재원새누리당원내수석부대표는 4ㆍ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가 세금도둑 이라고확신한다는요지의발언을했지만, 이발언에관한이슈는뉴스보도에서누락되거나무비판적으로단순보도하는데에그쳤다 ( 김언경, 2015 참조 ).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63
족들은 세월호시행령 (4ㆍ16 세월호참사진상규명및안전사회건설등을위한특별법시행령 )( 안 ) 의폐지, 선체인양, 철저한진상규명과실효성있는재발방지대책을요구하며다시거리로나섰다. 하지만세월호특위와 세월호시행령 에어떤문제가있는지, 유가족이왜거리로나서야했는지에대한설명은누락되거나축소되었다. 김선호와성민규 (2014, 24-28쪽 ) 에의하면, 어떤사건이나이슈에대한배경지식또는적절한서사가없다면원거리관찰자, 즉뉴스이용자들은사건이나이슈에관한인물이나대상에대하여공감을느낄수없으며, 그들이표출하는감정의중요성은하락할수밖에없다. 또한, 뉴스이용자들의도덕감성, 특정대상에대한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은언론의판단에비추어보도되는뉴스와언론보도를통해상상하거나추측할수밖에없는공동관심자들의관심과감정, 즉 불편부당한관찰자 로서의여론에의해구성될수있다. 따라서감정의측면에서봤을때언론보도는이중적이다. 감정의대상을직접매개하고재현하는동시에, 실재하지만다가갈수없는여론을구상하도록도와주기때문이다. 이처럼, 세월호대참사의피해자와유가족에대한감정이소강혹은변이되었다는사실과언론보도의관계성은 불편부당한관찰자 개념에의해보다명확해진다. 언론의 의도적ㆍ비의도적 무관심은세월호대참사에대한맥락의결여와진실의실종을불러왔으며, 이는이슈의게이트키핑과정에서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의결여혹은의도적배제를의미하는것으로볼수있다. 결국, 피해자및유가족에대한망각과무관심, 슬픔에대한공감과연민은물론동정이라는감정마저도소강하거나변이하게만들고말았다. 10) 10) 예를들어, 중앙일보 의 세월호 1년-빅데이터분석 (2015.4.13.) 에의하면, 유가족들은정부가 3월 27일내놓은세월호특별법시행령폐기와세월호인양을요구하며 4월 2일항의삭발을시도했다. 진상규명문제를두고정부와유가족의대립이재연되자사태장기화를염려하는목소리도높아졌다. SNS에선 짜증난다, 지겹다 같은단어가증가했다. 64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넷째, 세월호참사에관한언론보도에서배경지식이나적절한서사가누락되고배제되거나혹은축소됨으로써맥락과진실이결여된여론형성, 나아가 나에게심각하고의도적인손해 가발생한다는믿음에서기인하는분노와혐오감이라는감정을조장하는것으로이어졌다. 11) 누스바움에의하면, 누군가가어떤대상에대한믿음을바탕으로한감정을가지고있을때, 그사람의믿음이참인지거짓인지는중요하지않다. 그사람이어떻게믿고있느냐에의존할뿐이다 (Nussbaum, 2003/2015a, 103쪽 ). 분노는나또는나와가까운무엇 / 누군가에게의도적이고심각한크기의손해가발생한다는믿음에의해형성되는감정이다. 혐오감이라는감정의패러다임역시내가잘살기위해통제되지않은외적대상의중요성을가치평가적으로판단함으로써만들어지는것인데, 자아주위에날카로운경계선을그린후외적대상에의한오염으로부터자아를격리시키는유형의감정 이며, 자아의경계를확장해독립적인사물과사람들에대한강한애착에의해구성되는사랑과슬픔, 연민이라는감정의패러다임 과대척점에있다 (Nussbaum, 2003/2015b, 550-551쪽 ). 감정간의갈등, 예를들어두려움과희망, 분노와감사함, 슬픔과기쁨사이의갈등역시가치평가적이다. 동일한대상과사건에대한공감 / 연민그리고분노 / 증오사이의갈등은그대상에의해부과되는손해와이익, 손해와이익에대한책임수준과중요성에대한평가를중심으로 11) 언론보도와국민들의기억속에서세월호참사가서서히잊혀가던중, 세월호참사 1주기를앞둔 2015년 4월 1일, 해양수산부는세월호피해자배ㆍ보상금지급기준및절차에착수한다고발표했다. 대부분의언론보도는배ㆍ보상금액에초점을맞추고있다. KBS 뉴스9 은단원고학생 8억, 교사는 11억, 일반인은 6-7억원을수령할것이라고보도하면서단원고학생희생자에게돌아가는구체적인금액을함께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는구체적인배ㆍ보상내용을전하면서예비비를사용해우선지급하고유병언전세모그룹회장일가에게구상권을행사하기로했다고보도했다. 그간의과정과맥락이결여된상태에서갑자기등장한 피해자배ㆍ보상금 및이에대한 유가족입장 에관한뉴스는유가족들이책정된보상안에불만을품어반발하고있으며 부당한특혜 를요구하는듯한이미지와프레임을만들었다.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65
이루어진다 (170-171쪽). 무엇보다사실 (fact) 과진실은결코동일한것일수없으며, 맥락이결여된사실은진실을왜곡할가능성을내재한다. 그리고저널리즘의궁극적목적은사실이아니라진실추구에있다. 하지만, 단원고유가족 vs. 일반인유가족, 유가족 vs. 일반국민, 유가족 vs. 정부 그리고 보수 vs. 진보 라는대립과갈등구도를형성하고, 정체불명의 종북좌파 낙인찍기에동조하는언론보도속에서이른바 사실 뒤에숨겨져있는맥락과진실을발굴하여설명하는 왜? 는찾아보기어려웠다. 12) 이러한보도행태는언론스스로의감정구조속에슬픔과고통에대한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이결여되었기때문인것에서기인한바가크며, 사회적갈등을야기하고여론을오도하면서우리사회의감정패러다임을슬픔과연민에서분노와증오, 혐오감으로변이시키는결과를초래했다. 스피노자의사유를차용하여이희은 (2014) 이지적한것처럼, 이는윤리적문제로이어진다. 부정적인감정과정서는시간과공간에따라축적되어특정한행동에영향을미치게되는데, 혐오 와같은부정적감정은그대상을직접향하는것이아니라그주변환경이 혐오스럽다 는판단과생각을갖게함으로써형성되고, 그러한감정을기반으로특정행동을유발하게만든다. 13) 12) 2014년 5월 7일, MBC 뉴스데스크 는 슬픔과분노넘어서야 라는제목으로세월호유가족의분노와증오, 조급증이잠수부의죽음을불러왔다는내용의뉴스를보도했다. 나아가쓰촨대지진당시중국인의애국심, 동일본대지진당시일본인의평정심과달리, ( 세월호 ) 일부실종자가족들이현장에간총리에게물을끼얹고청와대로행진하자고외쳤다 며실종자가족을비난했다. 또한, 7월 15일에는 단원고 3학년대학특례입학 이라는제목의뉴스에서 세월호특별법 이 유가족지원법 이라는오해를불러일으켰고, 결과적으로유가족과특별법에대한부정적인국민감정을조장하였다고비판받는다 ( 김언경, 2015 참조 ). 13) 예를들어, 극우보수사이트로서혐오발언이나혐오범죄의근거지로알려져있는인터넷게시판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 에서는세월호참사와유가족, 세월호특별법 등세월호관련이슈에대하여 5ㆍ18 민주화운동에대한일베리언들의부정적인인식과태도를그대로투영하면서 좌빨, 폭력집단, 부당한특혜 등을 66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세월호언론보도에서감정의대상이누구였으며, 그대상에대한언론스스로의시선과판단은어떠했는가. 그결과어떤사회적믿음과가치평가를형성해왔는가. 세월호참사피해자와유가족에대한언론스스로의시선과판단에서공감과연민의감정은찾아보기어렵다. 그리고세월호언론보도는이슈의선택과배제, 강조와축소과정을거치면서국민들의의도적ㆍ비의도적무관심을조장하는것을넘어, 공감과연민의감정이분노와혐오라는감정으로변이하게끔만들었다는해석으로이어진다. 나아가기쁨과이해, 공감과연민의 공명효과 와 공통관념들 을매개하고창출하는대신, 사고방식이나감정의구조사이에존재하는 내재적다름 과 절대적다름 을확대재생산한결과, 감정적인적대관계와이로말미암은사회적갈등을조장해온것으로도볼수있을듯하다. 이는긍정적인신체가만나서상호기쁨과밝음을주고받는 공명의철학 이나 공통관념들 을찾아내어긍정적이고내재적인장을펼쳐내면서수용하고포용하는 적합한관념 의추구와는거리가있어보인다. 즉, 긍정적인신체와만남으로이루어지는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정동이아니라, 파괴와파멸, 죽음으로이어지는 텅빈신체, 나아가 암적인신체 로의변이를유발했다는비판에서자유로울수없다. 6. 저널리즘분석과비평의외연확대를제언하며 들뢰즈가커뮤니케이션과정에서주목한것은화자와청자를둘러싸고있는환경 (milieu) 과상황이다. 화자와청자는진공상태가아니라구체적인커뮤니케이션환경과상황에서규정되는특정역할 (role) 과들어극단적으로비난하고혐오하는감정을그대로드러내고있다. 그러한부정적인식과태도를주장하고입증하기위한근거자료로적극적으로활용하고있는것이언론보도내용이다 ( 정수영ㆍ이영주, 2015). 이렇게만들어진혐오감정은 일베 사이트뿐만아니라, 온 오프라인의경계를넘나들면서폭력이나범죄의형태로발전하는양상을보이고있다.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67
지위가개입하여만들어진효과이기때문이다 ( 오창호, 2014, 138쪽 ). 현대사회에서커뮤니케이션환경을구축함에있어중추적역할을담당하는것이뉴스매체이며저널리즘이다. 저널리즘은그자체로서공론장의역할을수행해야하는동시에뉴스이용자들이참여하여형성하는공론장을작동하게만드는핵심기제이다. 그리고저널리즘의게이트키핑과정에는어떤대상이나사건에대한이성적이고합리적인판단과해석뿐아니라, 다양한속성의감정을내재하고있다. 커뮤니케이션실천으로서의공감이나연민뿐아니라, 무관심혹은분노와증오와같은적대적이고부정적인감정을창출하고매개하는핵심기제이기도하다. 중요한것은감정의대상이누구이며, 그대상에대한인식과판단은어떤믿음과감정을창출하고있는가, 어떤방향으로의정동을유발하고있는가에있다. 커뮤니케이션의역설과군론의폐해가지적되고있는지금, 우리사회내에서확대재생산되고있는내재적다름이나절대적다름, 적대적관계를해소하고호의적관념과감정의공동체를지향하기위해필요불가결한요소로부상하고있는것이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이다. 또한, 감정과정서의긍정적이고능동적인변이를위한정동의윤리학은커뮤니케이션환경을구성하는저널리즘의역할과공론장의속성을새로운관점에서분석하고조망함에있어유용하다. 이글에서는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그리고정동의윤리학에초점을맞추어한국언론현실에서발생하고있는저널리즘규범과실체의간극의본질은무엇인지탐색하고, 그해결을위한실천적방안의실마리모색을시도하였다. 이를토대로저널리즘영역에감정이라는요소를도입하고접합하여저널리즘분석과비평의외연확대가필요하다는관점과함께, 그실천적방안으로두가지개념의도입과적용을제안하고자한다. 첫째, 감성공론장 (affective public sphere) 이다. 2008년부터등장하기시작한여성온라인카페중심의커뮤니티활동을분석하고해석하여김예란 (2010) 이제시한개념이다. 분석결과에따르면, 감성공론장의 68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참여자들을정치활동으로이끈것은특정상황에대한분노와희망, 타인에대한관심과연민, 배려등과같은감정이었다. 감성공론장은감정과느낌의정서적공명, 슬픔에서기쁨으로의정동, 이질적인생각과관념, 정서, 언어, 행동들을결합시킨공통관념의형성과공명의철학등을통해구축가능한것으로분석되었다. 여기에서감성공론장은이성적이고합리적인근대공론장개념의소통규범으로부터자유롭다는특성을지닌, 사적인동시에공적인관계이자과정이며활동을지칭하는개념이다. 이성적이고합리적인공론장속에서다양한유형의감정과정동의의미및그가치를재해석하여발현되는사회적실천의장이기도하다. 김예란의연구에서말하는감성공론장은인터넷커뮤니티참여자들에의해구현되는새로운장이자공간이다. 그리고여기에서언론은감성공론장과그참여자들의감정과소통을연결하고매개하는소극적이고간접적인역할수행에머무르게된다. 반면, 이글에서저널리즘영역에감정이라는요소를도입하고접합한다는것은보다적극적이고직접적인의미를지닌다. 즉, 언론스스로가이성과합리성을전제로하는근대적개념의공론장이라는범주를넘어, 스스로가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과정서를생성하고공통관념을형성하면서공명의철학을실천하는감성공론장으로변화해야한다는것을의미한다. 스피노자의말처럼, 모든인간은 자기보존 이라는보편적인욕구에따라자기이익을추구하며, 다른사람들이자기의향에따라서생활하고그가인정하는것을인정하며, 자신이배척하는것을배척하길바란다 (Spinoza, 1951/2001, 390-391쪽 ). 그리고공포에의해더잘인도되는 피정복대중 과달리 자유로운대중 은희망에의해더잘인도된다. 이러한본성과함께다양한감정을가진사람들이연합형태로결합하면할수록정서적변이의강도와효과는높아질수있다. 결국대중의힘에의해결정되는국가의힘과권리는감소할수밖에없다 ( 강진숙, 2014; Spinoza, 1951/2001). 권력감시와민주주의유지발전의핵심기제로서의역할과책임을지향하는언론스스로가감성공론장으로서의새로운정체성을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69
모색하고실천의장으로서의역할을지향한다는인식과함께, 저널리즘규범과실천에관한패러다임의전환이필요해보인다. 둘째, 미디어정동능력이다. 강진숙 (2014) 에의하면, 미디어정동능력의지향점은미디어이용자자신의자기보존노력, 즉미디어이용자가코나투스를생성하고실천하는것에초점을맞추고있다. 다시말해서, 미디어이용자가미디어를매개로정서의변이능력을발견하고, 자신의정서를부정에서긍정으로, 수동에서능동으로, 슬픔에서기쁨으로이행할수있는능력을증대시킨다는것에있다. 나아가미디어를매개로이용자들간의협력에기반을둔공통의관계를형성하는것을의미한다. 여기에서중요한것은 코나투스 는자신의감각과정서들을끊임없이긍정하고결합하려는존재유지의능력을의미하며, 인간의능력은선천적이고고정된것이아니라코나투스에의해끊임없이증대혹은감소시킬수있다는점이다. 이러한인식과관점을토대로저널리즘교육의패러다임역시미디어정동능력으로확대할필요가있다. 저널리즘교육의패러다임에미디어정동능력을접합한다면, 메이어와살로비 (Mayer & Salovey, 1993, 1997) 가제언한 감정지능 (emotional intelligence) 이라는개념이유용하다. 감정지능이란, 한개인이자신과타인의감정을관찰하고구별하며이러한감정을이용하여자신의사고와행위를일정한방향으로유도하는능력 을의미한다 ( 이강형ㆍ김상호, 2014, 103-104쪽재인용 ). 즉, 언론인의전문성배양을위한저널리즘교육연수훈련에 감정지능 이라는개념을도입하여, 이에대한인식을제고하고실천적으로적용해갈수있는구체적방안모색을위한논의로확장해가야한다. 이성과감정의조화로운접합속에서감정과이성이원활하게작동할수있으며, 긍정적인방향으로의정동이가능하기때문이다. 감성공론장, 그리고감정지능을결합한미디어정동능력은커뮤니케이션의역설현상을극복하기위한현실적이며유용한실천방안으로서의가능성을지닌다고볼수있다. 언론스스로가공감과연민, 미디 70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어정동능력을통해스스로의정서를기쁨의상태로변용하고전이하여공명의주체이자핵심기제로서의새로운정체성을구현하는것이야말로저널리즘규범과실체의간극을극복하고커뮤니케이션환경을재구축하기위한첫걸음이될것이다. 또한, 공감과연민, 정동능력에의해새롭게구축된관점은게이트키핑과정에서의뉴스가치판단기준이나특정이슈의맥락에대한해석과평가기준, 저널리즘규범의해석과실천적적용, 그리고저널리즘분석과비평의외연을확장하기위한준거점으로활용할수있다. 예를들어, 공정성 과 객관성 은저널리즘의진실추구를위한중요한가치이자구성요소에포함되지만, 그개념의모호함으로말미암아이론적실천적합의점을찾기어려운것이현실이다. 누스바움이제시한감정의기본속성그리고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을구성하는인지적요소들은언론보도의공정성과객관성을둘러싼분석과비평의준거틀로활용할수있을것으로보인다. 이글은저널리즘분석과비평영역에감정이론과연구를접합하기위한이론적, 탐색적시도이다. 이성과합리성에대한믿음과이에대한의존은저널리즘규범과실체양쪽모두에원초적한계로작용할수있으며, 그결과는규범과실체의간극을확대재생산하는것으로이어질수있다는문제제기이기도하다. 따라서저널리즘규범과실체의간극을극복하기위해공감과연민이라는감정, 그리고정동의윤리학이라는개념을중심으로논의를진행하고저널리즘분석과비평의외연을확장하기위한시론을전개하였다는점에서이글의의의를찾을수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이글은논리적완결성과분석의치밀함이라는측면에서많은한계를안고있다. 첫째, 공감, 연민, 혐오감, 정동등의감정을포함하여중요한개념과이론에대한맥락적이고논리적인해석과성찰에이르지못했다. 둘째, 감정에관한주요개념과이론들의실천적적용가능성을탐색하기위해세월호언론보도에관한선행연구분석결과를차용하여재해석하는데에그쳤으며, 명확하고논리적인분석틀이나방법론에근거한정치한분석에는미치지못했다. 이러한 공감과연민, 그리고정동 (affect) 71
한계를보완하여감정이론과관련개념에대한이론적ㆍ맥락적성찰을심화하고, 저널리즘규범과실체에적용하여명확하고정교하게분석해내는작업이필요하다. 나아가저널리즘분석과비평을위한준거틀및방법론을개발하기위한실천적논의로확대해가야할것이다. 참고문헌 강준만 (2012). 한국 포퓰리즘소통 의구조 : 정치엘리트혐오 의문화정치학. 스피치와커뮤니케이션, 17호, 7-38. 강진숙 (2014). 미디어교육패러다임의변화를위한시론 : 미디어정동 ( 情動, affectus) 능력 의개념화를위한문제제기. 커뮤니케이션이론, 10권 3호, 195-221. 김선호ㆍ성민규 (2014). 커뮤니케이션실천으로서의공감 : 시론적고찰. 언론과사회, 22권 1호, 5-34. 김숙현ㆍ장민지ㆍ오지영 (2013). 응답하라 1997 에나타난정서의구조와집합기억. 미디어, 젠더 & 문화, 26호, 5-40. 김언경 (2015). 민언련모니터보고서속의세월호언론보도의문제점. 전국언론노동조합등공동주최토론회 세월호참사 1년, 기레기 는사라졌나 토론문, 38-50. 김예란 (2010). 감성공론장 : 여성커뮤니티, 느끼고말하고행하다. 언론과사회, 18권 3호, 146-191. 김춘식ㆍ유홍식ㆍ정낙원ㆍ이영화 (2014). 재난보도현황및개선방안연구 : 세월호참사 보도내용분석을중심으로. 서울 :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오늘 (2014. 5. 2). 청와대대변인 라면에계란 발언이비보도인나라. URL: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 html?idxno=116505 박승관 (2011). 한국사회와소통의위기 : 소통의역설과공동체의위기. 한국언론학회 ( 편 ). 한국사회의소통위기 (121-169). 서울 : 커뮤니케이션북스. 72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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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Empathy, Compassion, and Affect: The External Extension of Journalism Analysis and Criticism Soo-Young Jung MOE-NRF Research Professor, Sungkyunkwan University This research focused on the emotion which is the public sentiment to overcome the phenomenon of communication paradox. Emotion should be properly operated on a par with rationality. The understandings of emotion affect the comprehension of good human intentions, and how the politics deliberate the contribution of the human prosperities. Especially the empathy and compassion to the others are fulfillment of the communications, and ethics of affect founded on a philosophical reasoning of Spinoza is useful for development of emotional affirmative modification and common notion. Cognitive and value assessing emotional theory is connected with the practical reasoning theory or normative ethics. This thesis pointed out the limitations of journalism s norms and practices based on the reasonings and rationalities. And this study also asserted that the paradigms of journalism analysis and criticism should be extended to the emotional sphere. Finally, this research proposed that the concepts, such as affective public sphere, media affective competence, and emotional intelligence, should be applied to the journalism s norms and practices, analysis and criticism. Keywords: Emotion, Empathy, Compassion, Affect, Journalism 76 커뮤니케이션이론 11 권 4 호 (2015 년겨울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