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접검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세월호침몰사고로본재난보도의문제점보도량만많고정확한정보는드물어 김경환 / 상지대언론광고학부교수 팽목항에서취재를위해몰려든기자들 ( 한국기자협회보제공 ) 2014년 4월 16일대형여객선세월호가진도해상에서침몰했다. 세월호침몰로피지도못한수백명의어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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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기본현황 Ⅱ 년도성과평가및시사점 Ⅲ 년도비전및전략목표 Ⅳ. 전략목표별핵심과제 1. 군정성과확산을통한지역경쟁력강화 2. 지역교육환경개선및평생학습활성화 3. 건전재정및합리적예산운용 4. 청렴한공직문화및앞서가는법무행정구현 5. 참여소통을통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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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 년 년 3 월 31 일, 서울신문 조간 4 면,,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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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 i -

Transcription: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 재난보도 보도량만많고정확한정보는드물어 세월호침몰사고로본재난보도의문제점 / 김경환 차분한보도는기본, 신뢰ㆍ정확성최고가치 외국의재난보도시스템 : 미국, 영국, 일본 / 김성해 신속정확, 피해자중심, 인권보호 3 원칙 세월호참사보도를계기로본재난보도준칙제정의시급성 / 이연 카메라만들면고성 언론불신에기자들도자성 세월호침몰사고취재현장취재기 / 강진아 사진출처 : 연합뉴스

긴급접검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세월호침몰사고로본재난보도의문제점보도량만많고정확한정보는드물어 김경환 / 상지대언론광고학부교수 팽목항에서취재를위해몰려든기자들 ( 한국기자협회보제공 ) 2014년 4월 16일대형여객선세월호가진도해상에서침몰했다. 세월호침몰로피지도못한수백명의어린학생들이한꺼번에목숨을잃었다. 세월호참사는한마디로지난 50년간대한민국을지배해온산업화와성장제일주의가빚어낸대형참사다. 국가패러다임의근본적인변화로더이상인재에가까운대형재난으로안타까운인명이희생되는일이되풀이되어서는안된다. 사회전체의대대적인시스템개선이필요한가운데언론도예외는아니다. 특히세월호침몰과관련해언론보도는많은문제점을남겼다. 우선가장큰문제는각종오보가넘쳐났다는점이다. 세월호침몰과같은대량인명피해가발생한사고의경우오보는특히치명적이다. 실낱같은구조가능성에도기대를걸수밖에없는사고피해자가족들에게확인되지않은정보를전달함으로써불필요한의혹과불신을유발시킬수있고, 이는곧구조활동의 지연과같은구조현장의혼란을야기할수있기때문이다. 속보경쟁이빚은무차별보도또한사고생존자와실종자가족을고려하지못한막무가내식보도역시개선이필요하다. 세월호에는수학여행을위해많은학생들이승선해있었고, 생존자는물론희생자대부분도어린학생들이다. 어린학생들이친구들을구하지못했다는마음의짐은너무나큰상처로남을수있다. 트라우마가평생남을수있는끔찍한사건을겪었지만초기언론보도는속보경쟁에치중한나머지생존자나실종자및사망자가족의마음을헤아리는보도행태나취재과정의배려가부족했다. 대표적인사례가세월호침몰사고와관련해민간잠수사라고주장한홍모씨의인터뷰를검증없이방송에그대로내보낸 MBN 뉴스다. MBN은민 006 신문과방송 05 2014

거의 24시간특보체제로보도했지만, 같은내용의반복에불과했고차별화된보도가드물었다. 지상파 3사가월드컵축구를동시중계했던것처럼동일한내용을반복방송하면서도정작국민들이궁금해하는부분에대해서는정보제공이소홀했다. 간잠수사출신이라는홍씨의인터뷰를통해 해양경찰이민간잠수사들의구조작업을막고있다. 다른민간잠수사가세월호에서생존자를확인했다는이야기를들었다 라는내용을전했지만이는나중에모두거짓으로드러났다. 인터뷰에출연한홍모씨가 MBN을통해허위사실을주장했음에도불구하고 MBN 측은까맣게모르고있다가나중에타사기자와네티즌들의지적에서둘러해명과사과를하는촌극이벌어졌다. 이같이확인안된불확실한정보를전달하거나명백한오보를남발하고, 희생자유족이나생존자를고려하지않은보도가끊이지않은배경에는속보경쟁에치중하는잘못된국내언론사들의보도관행과이로인한심리적인압박감이존재한다. 특히이번세월호참사에서는방송사들의뉴스보도에서이러한현상이두드러졌다. 대부분의방송사들이국가적인재난에거의 24시간특보체제로전환하면서보도해야할뉴스의양과시간이늘어나자수집가능한정보들을무차별적으로보도하면서오보나불확실한정보가많은문제를일으켰다. 한편세월호참사와관련해시청률이나인터넷클릭을올리기위한자극적보도역시많은사회적지탄을받았다. 예를들면진도해상여객선침몰소식을전하던 KBS1 뉴스특보가 4월 18일구조당국 의말을인용하면서 선내엉켜있는시신다수확인 이라는자막을내보냈다. 또 MBN 온라인뉴스는 엑소앨범발매연기 단원고교감자살 이라는제목의기사를올렸는데기사의첫문장은 엑소가앨범발매를연기한가운데구조된단원고교감이숨진채발견됐습니다 였다. 서로관련이없는내용을이어붙이는식으로인터넷검색과클릭이잘되도록기사의제목을자극적으로뽑아서올린것이다. 재난보도에도나타난보도자료의존이번세월호참사와관련된보도에나타난또다른문제점은많은언론들이뉴스를통해보도를실시했지만보도량만많았지실은거의같은내용의반복이거나중복에불과했고, 차별화된보도가드물었다는점이다. 세월호보도를보면과거지상파 3사가월드컵축구를동시에중계했던것처럼동일한내용을반복적으로방송하면서도, 정작국민들이궁금해하는부분에대해서는정보제공이소홀했다. 통상적으로국내취재관행은기자실을중심으로보도자료를받아쓰거나현장에서제공되는구조당국의기자회견내용등에근거한보도가일상화됐다. 스스로취재거리를찾아낼수없는잘못된국내취재관행이고착화된지오래다. 때문에결국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07

세월호관련보도는넘쳐났지만국민들의궁금증을풀어줄보도나새로운각도에서문제점을조명해주는기사는드물었다. 언론보도에대한사회적비난여론이비등하자한국방송기자연합회와한국기자협회등이보도행태개선을위해발빠르게대응에나섰다. 한국방송기자연합회는출범 7년만에처음으로재난피해자에대한과도한근접취재나인터뷰등을자제하자는 긴급취재가이드라인 을만들어발표했고, 같은날한국기자협회도 세월호참사보도문제점과재난보도준칙제정방안토론회 를열었다. 세월호침몰사고 8일째를맞은 24일경기도안산단원고등학교에사고뒤첫등교가이루어졌다. 언론의관심이집중돼취재진 100여명이몰렸지만, 취재현장의과열양상을자제하자는반성의목소리에 평소 와다르게취재진들이학교정문에서 20m 떨어진건너편도로에서차분하게학생들을취재하는모습을보였다. 재난보도합동취재단검토해볼만대형재난이발생할경우해외언론들은정해진매뉴얼에따라철저하게피해자중시와정확성이라는두가지관점에서보도를실시한다. 일본 NHK 가마련한재해보도가이드라인에따르면 첫째, 이재민은가족과재산을잃고궁지에몰린상태에있는경우가적지않기때문에취재와방송에서는이재민이놓인입장을충분히고려해야할필요가있다. 둘째, 이재민취재는재해의비참함을전할뿐만아니라행정과자원봉사자단체등에필요한지원을촉구한다는의도도있다. 셋째, 취재와방송에서는이재민에대한기본적인예의를결여해서는안된다. 재해로가족을잃은유족의슬픔을고려, 피난소취재는이재민의프라이버시에유의하는것을기본으로하며, 이재민에게불쾌함을주는취재태도는삼간다 라고규정하고있다. 일본공영방송 NHK는 2011년대지진참사때시신수습장면은일부러멀리서카메라에담았고, 원전폭발등충격적인장면은끝까지보여주지않았다. 과도한공포감을막고, 슬픔에빠진시민들을자극하지않기위해서다. BBC 역시보도로인해 어떤개인이불필요한정신적고통이나피해를입지않도록주의해야하며, 생명의위험, 사망, 인간의육체적, 정신적고통을둘러싼문제를보도할때시청자가느낄감정과두려움에민감할필요가있다 라고제작가이드라인에명기하고있다. 특히 BBC는사람들이죽거나부상당하거나실종된경우가능하다면관련자나유족들이 BBC 보도를통해알게되지않도록개별희생자의신원을밝히지않고있다. 이에반해이번세월호참사는희생자의대부분이미성년자임에도불구하고언론들이이를감안하지않고취재함으로써오히려더큰상처가남게만들었다. 우리의재난보도는아직걸음마단계수준이다. 언론사내부에자체교육시스템이구축되어있는곳이드물고, 재난보도취재가이드라인이있다고해도제대로숙지하고있거나지켜지지않는것이현실이다. 따라서대형재난이발생할때마다되풀이되는언론보도의문제를근본적으로고치기위해서는단순히개별언론사나취재기자개개인의문제로치부할것이아니라이제는언론계전체나정부차원에서재난보도개선에대해고민해야한다는목소리가작지않다. 언론계전체차원의대응방안으로가장먼저생각할수있는것은합동취재단구성이다. 인터넷언론사들이등장하면서취재기자 008 신문과방송 05 2014

의범위와숫자가크게증가한것이현실이다. 이를반영해대통령의해외순방때언론사를대표해취재기자단을구성하듯대형재해나재난사고가발생했을때취재활동으로인해재해복구나인명구조에피해가가지않도록언론사들이협의해 10~20인이내의합동취재단을공동으로구성해취재에임하는방식을도입해야한다는내용이다. 하지만이러한방식의도입은긍정적측 세월호참사조문행렬 / 사진출처 : 연합뉴스 면도많지만한편으로는정부의적절한대응이나따라서이러한문제점을개선하기위해서라도재난원인규명과같은언론본연의비판적인활동외국처럼체계적인저널리즘교육양성기관의설립이위축될수도있다는점에서부정적인의견을피이시급하다. 언론진흥재단이실시하고있는기존력하는사람들도적지않아근본적인해결책이되의신입기자교육과정을확대하여각직급별로전기는힘들다. 문적인교육과정을개설하거나아니면언론진흥재단의교육과정을저널리즘대학원으로운영하는것제대로된저널리즘교육부터이하나의대안이될수있다. 한편최근에는학계조차도연구비를받기쉬운뉴이번사건은대한민국재난대응체계뿐만아니미디어나산업관련연구에집중할뿐저널리즘전라언론계에도많은숙제를남겼다. 언론역시예외공의신규연구자는갈수록찾기힘든것이사실는아니다. 속보경쟁과시청률 인터넷검색순위와이다. 전공자의숫자가줄어들면서저널리즘관련같은인기지향의재난보도에서탈피해야한다. 이논문발표도줄어들고있다. 이러한분위기를반영제우리언론들도재난피해자중시와정확하게검하듯언론학전공의수강과목에서도저널리즘과증된객관적인정보제공에재난보도의초점을맞목의인기는예전같지않다. 그렇다보니예비언론출시점이다. 물론가장좋은것은앞으로이땅에인들을양성해야하는대학부터저널리즘교육이대형재난이발생하지않도록하는것이다. 정부는부실하고, 현업에기자로채용되어도몇몇대형언체계적인재난대응체계구축으로대형재난으로인론사를제외하면대부분의언론사들이체계적인사명피해가발생하지않도록노력해야하는것이세내교육시스템을갖추지못한채운영되고있기때월호희생자에대해국가가취해야할최소한의기문에실제저널리스트라할지라도제대로된저널본적인예의다. 세월호침몰사고희생자들의명복리즘교육을받기힘든현실이다. 을빕니다.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09

긴급접검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외국의재난보도시스템 : 미국, 영국, 일본차분한보도는기본, 신뢰ㆍ정확성최고가치 김성해 / 대구대신문방송학과교수 외신기자가세월호사고와관련해리포팅중이다 ( 한국기자협회보제공 ). 날씨변화는예측하기어렵다. 기상학자에드워드로렌츠 (Edward Lorenz) 의나비효과 (Butterfly Effect) 는이를설명하기위한것으로아마존밀림에있는나비의날갯짓이텍사스주에발생한토네이도의원인일수있다는이론이다. 인류가직면하고있는현실은카오스 ( 혼돈 ) 로볼수있으며하찮은원인이큰변화를초래할수있다는얘기다. 언론의나비효과 2014년 4월의세월호참사를아픈마음으로지켜보면서문득이이론을떠올린다. 물론언론의보도는날갯짓과비교할수없다. 나비한마리가뜻밖의기상이변에미치는영향은확인할길이없지만언론은확실히힘이있다. 언론은현실을단순히반영하는거울이아니라언론의개입을통해전혀다른현실이만들어진다는것은상식이다. 자연재해는피할수없지만피해정도는언론의 개입방식에따라달라진다. 만약언론이전원구조됐다는오보를하지않았더라면긴박감은더했을것이고더많은아이들을구조할수있었다. 정부의발표를곧이곧대로발표하는대신구조의현장을보다냉정하게관찰했더라면아까운시간을허비하지않을수있었다. 황망중에있는피해자의곤경과필요를좀더적절하게알려주었더라면더많은도움의손길이적재적소에전달됐을개연성이높다. 분노에치를떨며이성을잃은부모나그분노를고스란히받아들여야할공직자가나중에자신이나온방송을보면서접할참담함은정말없어도될일이었다. 일흔이다된대리선장과겁먹은선원들을희생양으로만들어돌팔매질하게만드는것보다더급한일도많았다. 미국과한국의언론상황은분명다르다. KBS를비롯해복수의공영방송이있는한국과달리미국의방송과신문은대부분민간이운용한다. 그러나 010 신문과방송 05 2014

ICFJ의재난보도매뉴얼에는보도원칙으로 침착할것, 분명하고정확하고같이아파할것, 상황을악화시키거나공황을유발시킬수있는언어를피할것, 신뢰를잃을수있는격정적인표현은자제할것 등이있다. 공중보건, 도로망, 상하수도및통신망등이운영주체와상관없이공적인통제와지원을받는것처럼미국에서언론은공동자산이다. 언론인의전문화와디지털교육, 탐사보도와재난보도등은모두비영리단체, 대학및공익재단등의주도로이루어진다. 재난은대부분예고없이찾아온다. 막상재난이닥친후에보도준비를하면늦다. 현장에서어떤일을만나게될지알수없고또얼마나오랫동안파견돼야하는지도알수없다. 저널리즘과트라우마를위한다트센터 (Dart Center for Journalism & Trauma), 전쟁과평화보도를위한재단 (Institute for War & Peace Reporting), 국제언론인센터 (ICFJ: International Center for Journalists) 및언론인보호위원회 (CPJ: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등은모두이와관련된단체다. 널리알려진매뉴얼로는 ICFJ에서만든 재앙과분쟁보도 (Disaster and Crisis Coverage) 와 CPJ의 언론인안전지침서 (Journalist Security Guide) 등을꼽을수있다. 그중에서 ICFJ 매뉴얼은크게재난보도와언론인보호로구분되어있다. 재난섹션에는 편집국의준비사항, 재난보도계획안, 기존의재난현장, 보도의시작과지원방안, 개인적준비, 위기보도운영방침, 보도요령, 안전유지방안및후속조치, 인터넷자료활용방안 등이있다. 외상증후군의이해, 징 후, 트라우마의본질, 희생자및생존자접촉요령, 영상기자의도전, 위기를통한지원방안, 자신돌보기 등은보호섹션에있다. 편집국의준비로는 재해인근의모든직원및연락처파악, 편집국인력을포함한전직원을활용한비상근무체계, 즉시보도가가능할수있는보도시작안내서, 역할분담표, 주요관공서및관련기관연락망, 자유기고가및유휴편집인력접촉, 재난관련안전정보등을확인하기위한정보원확보 등이있다. 대부분의재난이평일정상근무시간외에일어난다는점에서강조되는것이 보도시작안내서 다. 정부발표외복수취재원활용하라재난보도의경우현장에서가장가까운사람이보도를시작할수밖에없다. 마땅히자문을구하거나도움을요청할상사도주변에없는경우가대부분이다. 안내서는이를위한것으로현장으로이동중에관련정보를최대한습득할수있도록조치할것, 각자의역할분담에대한정보가공유될것, 전화인터뷰와최신정보업데이트등에필요한기본적인기술을습득시킬것등의내용이담겨있다. 편집국책임자의재난보도운영과관련한내용에는최대한차분하고냉정하게편집국의분위기를유지할것, 음식을조달하고휴식처를제공하며각자영역에서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11

세월호의의인박지영승무원의장례식을다룬 CNN 뉴스 (2014. 4. 23.) 필요한일을조율하는중재자를반드시둘것, 부정확한정보및충격적인장면이나가지않도록제어할수있는시스템을구축할것, 현장기자들이과로하지않도록조치하고외부의지원을요청할것등이명시되어있다. 또한보도원칙으로 침착할것, 분명하고정확하고같이아파할것, 상황을악화시키거나공황을유발시킬수있는언어를피할것, 현장을있는그대로구체적으로묘사할것, 생방송전에는긴장을풀기위해심호흡을할것, 눈물등의자연스러운감정은무난하지만신뢰를잃을수있는격정적인표현은자제할것 등이있다. 그밖에, 알려진것과모르는것을분명하게알리고, 정보의신뢰를높일수있도록취재원을반드 시밝히고, 정부의공식정보만이아니라독립적인전문가와업계종사자등복수의취재원을활용하라는제안도있다. 공영방송 BBC와 NHK의재난보도에대한신뢰도는다른언론사를압도한다. BBC의재난보도매뉴얼은 2002년제정된 편집지침서 (Editorial Guideline) 에잘나와있다. 그중에서제11장 전쟁, 테러와비상사태 는보다구체적인내용을담고있는데 서론, 원칙, 의무적자문, 실천 등으로구성되어있다. 재난보도의원칙은 BBC는재난대책기구들과밀접한관계를유지하면서합의된정보를신속하게국민에게전달하는역할을맡고있지만, 다른한편으로편집권적인독립성을유지해야한다 는것으로요약된다. 1 보도의원칙에는 제작가이 012 신문과방송 05 2014

드라인에서규정하고있는정확성과불편부당성의기준을충족시켜야한다 및 인간의존엄성을존중해야하며아주생생한사진을사용하려면편집상명백히정당한이유가있어야한다 등이포함되어있다. 보다세부적인 BBC지침으로는다음과같은내용이있다. 2 상충하는주장이있는경우제3자에서나온정보나자료의출처를밝히는것이중요하다. 초기사망자추정치는부정확한것으로드러나는경우가많기때문에추정치범위를보도하거나또는가장권위있는출처를택해서그곳의추정치를따른다. 또한사상자의호명은가급적가까운친척이알게되기전에는피해야하고근거가없는루머는보도하지않아야한다. 피해자가족이미디어를통해사태를파악했을때느끼는정신적피해를고려할때피해자이름을굳이밝히지않는편이좋다. 피해자이름보도도자제할것 BBC의편집지침서는 시위, 소요사태와폭동, 행사취재, 위협과장난, 비행기납치와유괴 등재난의유형에따른대응책을별도로구분한다. 가령, 인질극의경우 범법자를생방송으로인터뷰하거나, 이들이제공한영상이나오디오를생방송으로내보내지않으며, 녹음및녹화물의경우편집책임자와상의한다 는등이포함되어있다. 그밖에, 국가기밀법 국방자문지침 테러리즘법 적대적환경 등의상황이발생할경우에는법무팀의자문과편집책임자와상의하도록규정하고있다. 전세계에서발생하는진도 6.0 이상의지진중에서일본이발원지인경우는약 16% 이상으로알려졌다. 따라서 NHK를비롯해일본언론사들은일 상적으로재난보도훈련을한다. NHK의경우, 사내에기상재해센터를별도로운영하고있으며여기에근무하는인력은모두 40명정도다. 아나운서들은과거재해영상을보면서연습을하기도하고만약을대비한역할분담도잘이루어져있다. NHK 재난방송과관련한전반적인내용은 2006년제정된 신방송가이드라인 에정리되어있다. 정확한정보제공외에 이재민을위한정보를제공해복구를촉진하고, 재해예방을적극적으로다뤄안전한사회구축에기여한다 는점을목적으로내세우고있다. 3 NHK 지침서는모두 15개항목으로구성되어있는데 보도단계, 방재단계, 부흥단계 등에따라강조하는정보의내용이다르다. 먼저보도단계에서는재난에관한일반적인정보와피해관련소식을, 방재단계에서는대피정보와같은제2차피해를줄이기위한생활관련정보를, 부흥단계에서는공동체복원에필요한정보에주력한다. NHK의경우, 방송보도및취재에관한지침이아주구체적이며특히피해자의프라이버시침해에각별한주의를기울이는것으로알려진다. 가령, 보도매뉴얼에는 앵커나기자는무심코라도 크다, 심하다, 매섭다 와같은표현을피하고, ~ 할것같다와같은불확실한표현을사용하지말아야한다 는내용이있다. 영상을내보낼때도 울부짖는사람의영상은보여주지않는다. 사망자의유족을인터뷰하지않는다. 정부의대처가늦어지고있다는불평이나남을탓하는보도는하지않는다. 사망자통계는보수적으로잡는다 등의주의사항이있다. 그밖에, 피해자에대한기본적인매너를지킬것, 취재시 고통이크시겠습니다 와같은인사말을할것, 공중전화는피해자용이므로가급적휴대전화를쓸것, 피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13

팽목항에서기자들의취재열기가뜨겁다 ( 한국기자협회보제공 ). 해자사진을찍을때는허락을받을것 등이규정되어있다. 2014년 4월. 국내언론은또다시실패했다. 과거의성수대교, 삼풍백화점및대구지하철참사당시지적된문제가반복됐다. 침몰한것은세월호가아닌언론이라는말도있다. 소잃고외양간을고치는이런일을얼마나더반복해야하는지자괴감만가득하지만그동안미처제대로배우지못한것이없을까하는마음에외국사례를살펴보았다. 매뉴얼있어도안지키는우리언론국내언론에도이정도의매뉴얼은있다. 언론을지원하기위한정책과공익재단도잘갖추어져있다. 언론인개별의전문성과윤리성역시국제사회에 크게밀리지않는다. 문제의본질은오히려매뉴얼의부재가아니라지켜야할동기가부족하다는데있다. 언론의오보는금방묻힌다. 방송에노출된피해자나공무원이법적소송을제기하지도않을것같다. 독과점체제가굳어진상황에서신뢰도가높은언론이라고해서시장경쟁에서유리한점도없다. 처벌과보상체제를제대로복원시키는것이매뉴얼을다시정비하는것보다더시급하다고보는까닭은여기에있다. 1 정준희 (2007), 영국 : BBC, 지역라디오중심의협력체계구축, 해외방송정보, March 참고 2 이연 (2008), 재난보도이렇게하자, 신문과방송, 9월호 3 안창현 (2011), NHK, 신방송가이드라인 통해재해방송규정완비, 해외방송정보, April. 014 신문과방송 05 2014

긴급접검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세월호참사보도를계기로본재난보도준칙제정의시급성 신속정확, 피해자중심, 인권보호 3 원칙 이연 / 선문대언론광고학부교수 한국기자협회주최로열린 세월호참사보도문제점과재난보도준칙제정방안토론회 (2014. 4. 23.) / 사진출처 : 연합뉴스 2008년독일의사회학자울리히벡 (Ulrich Beck) 은 2008년한국을방문해북한의핵을예로들면서 한국은아주특별하게위험한사회다 라고지적한바있다. 한국에서는북한의핵위험뿐만아니라, 조류독감이나산불, 세월호등대형재난이연이어일어나고있다. 언론도준방재기관책임의식필요 4.16 세월호침몰사고 의경우도수백명이한꺼번에실종되는대형인재가발생해참담하기그지없다. 이와같이대형재난이일어났을때마다우리언론의재난보도는사회적으로큰문제가되고있다. 이번에도 학생전원구조 300명구조 라는대형오보에서시작해구조된 6세어린이의실명까지거론하며가족찾기에열을올렸다. 마침내모종편은단원고학생을인터뷰하면서친구의사망소식을전달해학생을충격에빠지게하는가하면이런 장면을여과없이방송해방송사대표까지사과해야했다. 또다른종편에서도해경이민간잠수부의진입을막았다고주장하는홍모씨를인터뷰해마침내는구속돼법적책임도묻게됐다. 특히, 외국에서가장금기시되는시신의인양장면도여과없이보도하고있다. 뿐만아니라, 사흘째우왕좌왕정부침몰 생존자숫자도못세는정부 3류정부 등자학적인내용들로시청자나독자들의공분을여과없이보도했다. 이는 1995년삼풍백화점붕괴당시문제가됐던헤드라인과도별로다른게없다. 한편, 2011년 3월 11일대지진으로인해도쿄원전이폭발했을당시, 일본재난방송주관방송사인 NHK의경우는시청자들에게자극적인보도장면은적극자제했다. 특히, 도쿄원전의충격적인폭발장면은끝까지보여주지않았다. 일본신문들또한차분한재난보도로세계인들로부터 인류의진화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15

라고찬사받을정도로재난보도에만충실했다. 그러나똑같은뉴스영상을보고도우리나라의언론보도는 일본경제가휘청거리고있다. 모든것이무너졌다. 일본열도아비규환 센다이공항쑥대밭, 비행기도아무데나박혀나뒹군다. 완전초토화 완전히쑥대밭 등자극적이고극단적표현이많았다. 물론우리는피해당사자가아니긴하지만, 재난보도는국가간이해관계나국경을초월하는구조적인협조태도로보도하는것이기본이다. 우리나라언론도준방재기관으로이제는국력에걸맞게성숙한재난보도태도로선진국반열에올라서야한다. 이원고는필자가 2014년 4월 23일한국기자협회세미나에서발표한내용을요약한내용이다. 도움안되는 한풀이식 재난보도재난발생시언론의역할은국민의생명과재산을지키는데있다. 즉, 어떻게하면효과적으로재난정보를신속하게전달하여그피해를최소화할수있을까하는것이재난보도의원점이다. 재난발생이전에는신속한대피정보를, 재난발생이후에는피해를최소화할수있는응급재난정보를전달해야한다. 또한, 재난이후에는피해자들에게재난을극복할수있는희망과용기를전달해주어야한다. 이때, 피해자들에대한재난정보는어디까지나피해자의입장에서, 피해자중심에서보도를하는것이가장중요하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이번세월호의경우는피해자중심보도가아니라, 시청자나독자중심의보도가많았다. 이는재난피해에격분하는독자나시청자나독자들의한풀이분풀이로, 공분에대한카타르시스는될지몰라도격앙되고상처받은피해자들의심정을어루만지는데는한계가 있다. 즉, 이러한재난보도는피해자나구조자측간에공분이나갈등만부추길뿐, 문제해결에는전혀도움이되지않는다. 재난보도의법적근거를살펴보면, 먼저재난방송은대통령의긴급명령이나총리및장관령등에의해서실시될수있다. 또, 자연재해대책법, 소방법, 도시가스사업법, 해양안전관리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긴급지진대책법, 재난및재난안전관리기본법, 기상업무법, 지방자치단체장의요청등에의해서긴급방송이실시되고있다. 미국의경우도부시정권출범과동시에국가재난및테러의개념을대폭확대하여전쟁이나테러행위까지포함해서새로운방재전략을수립했다. 즉, 2001년 9 11 동시다발테러이후재난이나테러에대비해국가조직을대폭강화하여 2003년 1월 24일에는국토안보부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를신설하고그밑에 FEMA( 연방긴급사태관리국 ) 를확대개편하여하나의청으로통합했다. 일본도 2001년미국의 9 11 테러이후고이즈미준이치로일본총리는내각부에방재시스템을대폭강화했다. 특히, 방재대신자리를새로신설하는한편, 아베신조내각에는일본판 NSC도만들어국가위기나테러, 재난등에신속하게대응하고있다. 신문의재난보도에관한직접적인법적근거는없지만, 신문사도방송사와같이준방재기관으로이에준하는재난보도를실시해야한다. 다만, 신문윤리강령이나실천요강, 기자협회윤리강령, 그리고각사언론사별사시나윤리강령등에따라서재난보도를실시해야한다. 범언론계공동재난보도준칙제정필요재난보도는국민의생명과재산보호에직결되는 016 신문과방송 05 2014

재난발생시언론의중요한역할중의하나가진실보도다. 재해대책본부의공식발표라하더라도다시한번철저한자체조사를통해서진위를검증한후오보가없도록유의해야한다. 또유언비어나괴담, SNS 등에떠도는미확인정보는보도하지않는다. 문제이므로보다더조직적이고체계적인준비가필요하다. 따라서한국기자협회가중심이되어서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방송편집인협회등과연계해전체적인프레임 ( 재난보도준칙 ) 을제정하고, 개별각사는이준칙을근거로자체적으로 보도매뉴얼 을제작하는것이바람직하다. 미국이나영국, 일본등의사례를보더라도재해나재난보도는다른사건사고와는달리각종법령이나법규에의해이루어진다. 예를들면, 사고현장이 2차적으로붕괴될위험이있다든가피해자가생명이위독한경우에는법규나관계기관의협력에의해서현장접근이제한될수도있다. 일본의경우는신문협회나민간방송연맹차원뿐만아니라, 각언론사마다자세하게 재해보도매뉴얼 이작성되어있다. 특히 NHK의경우는지진발생직후바로 20초이내에종합TV 화면에자막이뜨면서진도와진원지를즉시보도하게된다. 민방이나신문사의경우도준방재기관으로때에따라서는광고도중지하고재난방송을하는경우가많다. 영국 BBC 가이드라인 을보면, 재난이나전쟁, 테러, 인질사건에대해서는엄격하게중립을지키면서명확한사실만보도하는것을원칙으로하고있다. 또한, 보도언어의사용에있어서도신뢰성과객관성을유지하고, 모든분야에서유언비어나 억측, 과장된주장에대해서는유의해서보도하도록하고있다. 또, 재난이나테러등사상자의영상보도는신중을기한다. 아무튼이번세월호의재난보도가가져다준교훈으로지나친취재과열이나경쟁을지양하고, 오보나미확인보도를자제해재난대응에효과적으로대처할수있게해야한다. 이러한관점에서다음과같이 재난보도준칙 에대해몇가지시안을제시하려고한다. 재난보도준칙시안 (1) 재난보도에서가장기본적인보도형태인 1보도의기능 2방재의기능 3부흥의기능을단계적으로균형있게보도해야한다. (2) 재난방송은인명이나재산피해및인권, 프라이버시등재난피해를최소화하기위해 재난보도의 3원칙 즉, 1신속정확 (quickness and accuracy) 의원칙 2피해자중심 (victim-oriented) 원칙 3인권보호 (protection of human rights) 의원칙을준수해야한다. (3) 재난보도에서가장기본적인보도태도는어디까지나피해자중심으로보도해야한다는것이다. 다시말해서재난보도는시청자나독자중심의재난보도가아니라, 피해자중심의재난보도가되어야한다.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17

재난현장에대한취재기자들의출입문제는자율적으로규제돼야한다 ( 한국기자협회보제공 ). (4) 재난발생시언론의중요한역할중의하나가진 실보도다. 재해대책본부나정부기관의공식발표라하더라도다시한번철저한자체조사를통해서진위를검증한후오보가없도록유의해야한다. 또, 유언비어나괴담, SNS 등에떠도는미확인된정보는보도하지않는다. (5) 재난보도에있어서현장훼손이나증거인멸행위를해서는안되며, 또인명구조나복구작업에도지장을주어서도안된다. 나아가서언론보도가사법부재판에부당한영향이나압력을미치는행위나취재, 보도, 평론을해서는안되며포토라인도지켜야한다. (6) 재난보도시어린이들의건전한인격형성과정서함양에지장을주지않도록노력해야하며, 폭력 적이고자극적인내용으로부터어린이를보호해야한다. (7) 재난보도는반드시지속적인추적보도가필요하다. 대형사고가일어나면사고원인분석에서사태의결말에이르기까지지속적으로추적보도하며, 문제해결에의해교훈을얻도록노력해야한다. (8) 합동취재반을구성하여방송국별역할분담이나대표취재로방송하는것도고려해볼필요가있다. 예를들면 A, B, C 방송국의경우, 방송국별지역분담취재나, 보도내용의분업화도재난보도에는상당히효과적일수있다. (9) 재해나재난보도에있어서가급적편중성, 중복성, 단순성을피해야한다. 특히, TV방송은손쉬운단순한화면의반복이나재방송등으로시청자들로부터비난받아서는안된다. (10) 취재기자들의지나친과열취재로인하여재난현장출입문제는자율적으로규제돼야한다. 기자뿐만아니라, 관료나자원봉사자들의방문도재해나재난복구에장애가되어서는안된다. (11) 기자가재해나재난정보를취재할때위험한곳이나위급한상황에서리포터하는것은삼가도록한다. 부득이한경우는반드시안전모나안전장치를착용한후취재하도록한다. (12) 사내에가칭 재난보도위원회 ( 또는프로그램심의위원회 ) 를구성하여정기적으로재난보도시스템을점검하고심의하며, 문제점을개선해나가는자율적인규제기구설치가필요하다. 자칫하면소홀히다루기쉬운인권이나프라이버시, 초상권침해등에대해서도계속해서유의할필요가있다. (13) 재난을극복하기위해서는언론사스스로가솔선해서대국민방재교육이나재난교육, 시민교양강좌, 캠페인, 훈련등을하는것이필요하다. 018 신문과방송 05 2014

긴급접검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세월호침몰사고취재현장취재기카메라만들면고성 언론불신에기자들도자성 강진아 / 한국기자협회보기자 세월호참사관련취재를하고있는기자들 ( 한국기자협회보제공 ) 저는올해들어장래희망이바뀌었습니다. 원래저의장래희망도기자였습니다. 제꿈이바뀐가장큰이유는바로여러분이인간으로서지녀야할기본적양심과신념을뒤로한채가만있어도죽을만큼힘든유가족들과실종자가족분들, 애타게기다리는전국민을대상으로큰실망과분노를안겨줬기때문입니다 기자는가장먼저속보를입수해국민들에게알려주는게의무입니다. 그러나업적을쌓아공적을올리기위해앞뒤물불안가리고일에만몰두하는것을보면서부끄럽고, 경멸스럽고, 마지막으로안타까웠습니다. 지난달 24일경기도안산단원고앞. 단원고 3학년학생이쓴 대한민국의직업병에걸린기자들께 란편지가전해지며기자들사이에일순간정적이흘렀다. 정운선교육부학생건강지원센터장이이날등교를재개한고3 학생들에대한인터뷰등취재자제를요청하며들려준내용이었다. 기자들은 꿈 을포기했다 는말에안타까워했고, 직업병 이란세글자에가슴이쓰라렸다. 세월호침몰사고이후언론에대한신뢰가무너진현실을여실히보여준사례였다. 기자출입금지 찍지마요. 왜찍어요? 찍으면나가요? 어차피내보내지도않을거면서. 세월호침몰사고사흘째인 18일, 진도팽목항과실내체육관일대는언론에대한불신과냉대가극에달했다. 살얼음판을걷는듯한분위기에기자들은숨죽인채주변을맴돌았다. 어느누구도수첩을꺼내지도, 카메라를들지도못했다. 팽목항에는가족대책본부천막을향해 10여대의빈카메라삼각대만이덩그러니놓여있었다. 사진기자들도그주변을서성였지만사진을찍는이는찾아보기어려웠다. 실내체육관에서도기자들은 2층에머무르며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19

실종자가족들이머무는진도실내체육관 2 층에자리잡은기자들. 언론을향한가족들의불신에취재며칠만에 1 층에서쫓겨났다. 조용히 1 층을살폈다. 사고초기엔 1 층에도기자들 이많았지만모두내쫓겼다. 카메라를들기만해도곳곳에서고성과욕설이터져나왔다. 팽목항에선한기자의휴대전화가바다에던져졌고, 19일밤실내체육관에서는 ENG카메라와노트북등장비가부서지는소동이났다. 언제어디서든일촉즉발의상황이었다. 진도에내려오기전, 언론에대한반감이높다는이야기는들었지만생각보다골은깊어보였다. 단이틀만의변화였다. 사고초기엔가족들도언론에극도의경계심을갖진않았다. 하지만첫날 전원구조 라는잘못된정부발표를언론이그대로보도한것부터첫단추가잘못끼워졌다. 뒤이어언론들의속보경쟁과홈페이지트래픽을위한가벼운보도들도한몫했다. 무엇보다도보도에대한현장에서의체감은너무나달랐다. 언론에서는연일구조인력과장비가대거투입됐다고했지만현장에선전혀느끼지못했다. 구조작업에한명도투입이안됐다, 수색작업이중단됐다, 민간잠수부는들 어가지도못했다 는등의이야기만이나돌았다. 구조작업의성과는없었고, 구체적인정보는커녕정부관계자의반복되는답변과허술한브리핑은가족들의분노를높였다. 정부에대한불신과함께언론을향한격분도커졌다. 현장에서방송을지켜보던가족들은 다거짓말 이라며언론이정부가써준 시나리오 그대로를내보내고있다고비난했다. 어느새가족지원상황실로쓰는팽목항대합실에는 기자출입금지 가붙어있었다. 정확히보도하라고요! 못찍게하진않을테니제발있는그대로내보내요! 가족들이뭘요구하고있는지를전하라고요! 실시간으로알수있는상황을보도해요! 19일팽목항, 실종자가족들은해양경찰청관계자의오전브리핑후답답함을뱉어냈다. 타들어가는심정으로구조소식을기다린전날밤, 가족대책본부에모인실종자가족들은 정부에서는아무것도안해준다. 언론도마찬가지다. 아무것도믿지마라 며주변의기자들을물리쳤다. 구조현장모습을제대로보여주기는커녕숫자놀음만하고있다는것이었다. 일부인터넷언론과외신만믿어하지만이날밤실시간중계를하는개인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 만은유일하게촬영을허가받았다. 기존언론과달리 가감없이 가족들의상황과요구를그대로방송한다는이유에서였다. 24일이주영해양수산부장관과가족들이밤늦은시간까지면담하는자리에서도기존언론들은대다수외면받았고, 현장생중계를하는 GO발뉴스와팩트TV 그리고 CBS노컷뉴스등일부언론만이촬영할수있었다. 020 신문과방송 05 2014

팽목항에선한기자의휴대전화가바다에던져졌고, 19일밤실내체육관에서는 ENG카메라와노트북등장비가부서지는소동이났다. 진도에내려오기전, 언론에대한반감이높다는이야기는들었지만생각보다골은깊어보였다. 국내언론에대한불신이거세지며상대적으로외신기자들에대한취재는자유로웠다. 세월호침몰사고에대한관심을보여주듯 AP통신, BBC, CNN, CCTV, TV아사히, 알자지라등국내특파원은물론해외에서도기자들이급파됐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베트남, 덴마크등국적도다양했다. 외신들도취재에는조심스러웠지만곳곳에서실종자가족들을인터뷰하는모습이눈에띄었다. 가족들이모여있는실내체육관 1층이나팽목항가족대책본부앞, 바다앞쪽에서도촬영이가능했다. 실종자가족들이카메라에반발하면 외신 이라는말로통용됐다. 가족들사이에서도 외신과만인터뷰하라 는말도나왔다. 일본 NTV의한카메라기자는 실종자가족이먼저찾아와인터뷰를하고싶다고요청하기도한다 며 한국언론에대한불신이커외신에게만협조를하는것같다 고했다. 이같은분위기에기자들도직접적인취재는자제했다. 실종자가족들이국내언론과의인터뷰를거부하는상황에서접근조차쉽지않았다. 따로떨어져나와있는가족에게조심스럽게다가가입을뗐지만거절당하기일쑤였다. 기자들은주로현장에서 묻는 입장이었지만이번만큼은 듣는 것외엔할수없었다. 조심스레주변을다니며수첩대신 휴대전화를하는척계속상황을기록하는일뿐이었다. 한지역방송사기자는 궁금한게있어도바로물어볼수가없다. 시도는했지만욕만먹는다. 접촉자체가매우어렵다 며 이야기를듣고확인하며취재해야하는데사실지켜보기만해서한계가많다 고말했다. 기자들은 어떤기자는인터뷰를했다가멱살을잡혔다 며 말을걸엄두조차나지않는다. 질문하는것자체가부담스럽고죄송할따름이다. 최대한자극하지않으려조심한다 고했다. 보도채널의한카메라기자도 가족들이저렇게싫어하는데촬영이나취재하는것은도리가아니다 라고했다. 오열하는부모들보며기자들도울컥기자들은새벽부터밤까지쪽잠을자며현장을지켰다. 밤새수색작업이진행되는가운데어떤일이발생할지모르기때문. 진도일대에는실종자가족을비롯해언론관계자및자원봉사자까지대거내려오며팽목항과실내체육관근처에방구하기전쟁이벌어졌다. 기자들은팽목항에서 30km 멀리떨어진곳에잡기도했고이마저도얻지못하면해남, 목포등까지진출했다. 방잡기를아예포기한기자들도있었다. 최대한현장을지켜보고기동성을높이고자실내체육관또는회사차에서뜬눈으 긴급점검 세월호침몰사고와재난보도 021

로지새거나겨우눈을붙였다. 방송사들이특보체제로전환하며방송기자들은실시간중계를위해 10~12시간씩대기하거나며칠씩사고해상에나가기도했고, 신문기자들은중계차등따로있을곳이마땅치않아팽목항의바닷바람을그대로맞았다. 하지만몸이힘든것보다옆에서지켜보는고통이더컸다. 곳곳에서들리는실종자가족들의절규에기자들은깊은한숨을내쉬었다. 시신이신원확인소로옮겨지고 女, 164cm, 검정청바지, 청재킷 인상착의가전해진후자식을확인하는부모님들의오열에밖에서지켜보던기자들도울컥했다. 한카메라기자는실종자가족중한명이수영을해서라도사고해상에가겠다는모습을찍으면서도말리는것이우선이아닌지괴리감이들었다고했다. 기사를쓰면서도할수있는게없다는생각에기자들은무력감을호소했다. 현장분위기를전하는기사를작성하며그아픔을고스란히다시느끼기도했다. 종합일간지한기자는 체력적으로힘든것보다사실지켜보는게더심적으로안타깝다 며 기자들도많이들울면서기사를썼다고하더라. 겨우냉정하게마음을잡았다 고말했다. 지역일간지한수습기자도 팽목항에서어머니들이바다를향해아이들을향해외칠때눈물이났다 고했다. 하지만과도한취재경쟁이벌어지는경우도있었다. 처음시신이팽목항에들어왔을때도카메라와사진기자들이몰리면서가족들의항의가거셌고, 그제야폴리스라인이생겨났다. 18일밤엔카메라와사진기자들이신원확인소앞에서가족들을촬영한후바깥에서사진을찍다코너에빛이새어나오는틈을찍자경찰이막아섰다. 주저앉아울부짖는한어머니를근접촬영하는카메라를다른카 메라기자가제재하기도했다. 총리나장관, 해양경찰청장등정부관계자가모습을드러낼경우에도기자들이일제히몰렸다. 어떤내용이오가는지듣기위해 어쩔수없다 고했지만가족들은뒤로밀리며불만을토로했다. 한사진기자는 판단을잘해야한다. 실종자가족들입장에서생각하고욕심을비우면과잉취재는안해도된다 고말했다. 처음부터 풀기자단 구성했어야사고상황을알리고지금의기록을남기기위해취재를하고, 보도를해야하는건기자들의임무이자숙명이다. 하지만기자들사이에서도반성의목소리가나왔다. 기자들도처음부터정부와언론사들이협의해소수기자로구성된 풀단 으로최소한의취재만했으면하는아쉬움을전했다. 그랬다면이정도의불신까지초래하지는않았을것이란의견이었다. 하지만사고초기정부의미숙하고안일한대응에현장에는질서가없었고, 언론도속보경쟁에치우쳐그에가세했다. 기자들은 미안하고안타까울따름 이라고입을모았다. 그리고스스로되물었다. 알권리를말하며실종자가족들에게또하나의상처를주지않았는지. 고통을겪는가족들의마음을먼저헤아리지도배려하지도못하진않았는지. 세월호사고는끝이나지않았다. 아직도많은실종자들이남아있고, 세월호도진도앞바다에그대로있다. 이번사고에대한진실을규명해야할언론의역할과책임도그대로다. 남은것은 앞으로 다. 혹여발생할재난보도에대한실천적변화를어떻게이끌지, 희생자가족은물론국민들사이에침몰한언론의신뢰를어떻게회복할것인지가숙제로남아있다. 022 신문과방송 05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