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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ptr 3 군론 3.1 여는 글 수학에는 수많은 연산 들이 있다. 연산이란, 두개의 숫자1 를 통해 새로운 숫자를 구 하는 과정이다. 예컨데 2 + 3 = 5. 이를 연산 이라 부르며, 이 경우 +를 연산자라 부른다. 굳이 덧셈일 필요는 없다. 도 연산자의 예로서 훌륭하다.2 사실, 이 연산자 라는 것이 굳이 덧셈과 곱셈일 필요도 없으며 또한 숫자들만을 연산 할 필요 역시 없다. 예컨데, 함수의 연산자로서는 미분 과 적분 이 있으며 벡터의 연산자로서는 내적 과 외적 이 있다.3 수학자들은 이러한 연산을 일일이 하지 않는다. 매우 귀찮고 따분한 일이기 때문이 다. 다만, 그들은 어떠한 연산들은 어떠한 연산들이랑 다른 것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어떠한이 두번이나 들어가 문장이 우습게 되었지만, 쉽게 이야기해서 전혀 다른 두 연산이 사실은 완전히 동일한 연산인 경우가 종종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것이 단순히 덧셈이 곱셈과 같을 수 있다. 라는 의미는 아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개념을 필요로 하는데, 그것이 바로 군(Group) 이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이 군 이란 개념은, 사실 수학에서는 숫자만큼이나 기 본적인 개념이다. 도대체 군이란 무엇인가? 이 장에서는 군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예정이다. 63

3.2 군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상상해보자. 당신에게는 탐정 친구가 있다. 이름은 헐록 숌즈로 하자.4 이 헐록이라는 탐정이 어느 날 당신을 집에 초대해서 말했다. 이봐, 친구씨. 나는 매우 뛰어난 관찰력을 가지고 있다네. 물론, 모든 탐정들은 관찰력이 뛰어나다지만 나는 특히나 더! 관찰력이 뛰어나지. 어련하시겠어. 당신은 생각한다. 하지만 이 헐록은 자기자랑을 멈출 생각을 안한다. 자네, 나랑 내기를 하나 해볼까? 내가 이 방에서 1분간 나가 있을테니, 자네는 무엇이든 딱 하나 건드려보게. 물건을 훔쳐도 좋고 위치를 바꿔도 좋고 말이야. 내가 돌아왔는데 무엇이 바뀐지 알아채지 못하면 내가 진걸로 하겠네. 당신은 헐록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서 제안을 수 락했다. 헐록이 방을 나서고 당신은 주위를 둘러본다. 당신의 눈을 사로잡은건 평범한 사각형 탁자. 자, 이 탁자를 어떻게 하면 헐록이 눈치를 못채게 무언가 를 바꿀 수 있을까? 자, 그렇다면 이제 탁자를 어떻게 바꾸느냐 라는 질문이 나온다. 탁자를 이동 시킨다면, 아무리 눈치없는 삼척동자도 탁자가 움직였다라는 사실은 알아챌 것이다. 그렇다면 탁자를 회전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아래에 첨부된 헐록의 탁자 1 그림을 살펴보자. 가장 왼쪽의 사각형은 위에서 바라본 원래 탁자의 모습이다. 가운데는 당신이 45 반시계방향으로 회전시킨 탁자의 모양, 그리고 가장 오른쪽은 같은 방향으로 90 회전시킨 모양이다. Figur 3.1: 헐록의 탁자 1 만약 당신이 탁자를 가운데 그림처럼 45 만큼 회전시켰다면, 아무리 무능한 헐록 64

이라해도 눈치챌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탁자를 90 회전시키면, 각 탁자의 꼭지점에 알파벳이라도 쓰여지지 않은 이상 헐록 숌즈가 아니라 제 아무리 셜록 홈즈라도 알아 채기 어려울 것이다. 자 90 회전만이 유일한 방법일까? 물론 아니다. 헐록의 탁자 2 를 보자. Figur 3.2: 헐록의 탁자 2 왼쪽에서부터 기존에 있던 헐록의 탁자를 90, 180, 그리고 270 회전시킨 것이다. 그리고 보다시피, 원래의 모습을 유지한다는 조건이라면, 90 뿐만 아니라, 180 도, 270 도 충분히 괜찮은 답일 것이다. 하지만, 360 는 아니다. 왜냐하면, 360 를 돌린다는 것 은, 탁자를 돌리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똑똑한 당신은 탁자를 90, 180, 혹자는 270 를 회전시켜서 헐록을 골탕먹였다는 통쾌한 이야기이다. 아쉽지만, 헐랭이 탐정 헐록은 잠시 잊고, 조금만 더 이 회전 이라는 개념에 대해 서 살펴보기로 하자. 앞서, 정사각형의 탁자를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게까지 하는 데에는 네개의 회전이 있다고 말했다. 90 회전, 180 회전, 270 회전, 그리고 360 회전 이렇게 말이다. 앞으로는 360 회전은, 탁자를 움직이지 않은 것과 동일하니, 0 회전 이라고 하겠다. 이제 이 네개의 회전을 원소로 삼아 집합을 만들어보자. 모든 회전을 반시계방향으로 통일시키면, 이 집합에는 0 회전, 90 회전, 180 회전, 그리고 마지막 으로 270 회전이 있다. 각각의 회전들을 R0, R90, R180, 그리고 R270 으로 표기하자. 자, 그렇다면 연산을 고안해보도록 하겠다. 예컨데 180 회전을 한 후 90 회전을 해서 270 회전을 만들어냈다를 R90 R180 = R270 라고 표현하도록 하겠다. 여기서 순서가 중 요한데, 먼젓번의 회전이 연산자 의 오른쪽에, 나중번의 회전이 연산자의 왼쪽으로 들어온다. 또다른 예를 들자면, R90 R270 = R0 이 있겠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360 회전은 전혀 회전하지 않은 것과 같기 때문에 R0 으로 표기한다. 65

이 집합은 4개의 원소 R0, R90, R180, R270 이 있고, 원소들 사이에서의 연산자 가 있다. 하지만, 이 집합이 군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원소와 연산자만 있으면 되 는 것이 아니다. 두가지 조건이 더 필요한데, 하나는 항등원의 존재이고, 다른 하나는 역원의 존재이다. 항등원은 또 뭐고 역원은 또 뭐람. 골치아파할 필요는 없다. 일단 우리에게 친숙한 연산자인 덧셈과 곱셈으로 항등원과 역원의 의미를 설명하도록 하 겠다. 항등원은 주로 로 표현하는데, 일단 덧셈의 항등원과 곱셈의 항등원을 둘다 다룰 예정이니 표기상의 혼돈을 피하기 위해 덧셈의 항등원을 +, 곱셈의 항등원을 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덧셈에서의 항등원은 아무런 숫자 에 대해서 + + = + + = 를 성립하는 숫자 + 를 말한다. 예컨데 가 1이든 100이든, 1 + + = + + 1 = 1을 성립시키고, 100 + + = + + 100 = 100을 성립시키는 + 를 의미한다.5 그렇다면 + 값은 몇일까? 굳이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더라도 + = 0이라는 사실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덧셈의 항등원은 0이다. 곱셈의 항등원은 그렇다면 무엇이 될까? 역시 아무런 숫자 에 대해서 = = 를 성립시키는 를 말한다. 여기서 주의 할 점은 둘다 항등원이라고 해서 덧셈의 항등원과 곱셈의 항등원 이 같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만약 곱셈의 항등원이 덧셈의 항등원이라고 둔다면(0으로 둔다면), 아무런 에 대해서 0 = 0 = 0를 만족해야 되는데, 이 식은 가 0이 아니고서 야 항상 틀리기 때문이다. 예컨데 = 10으로 둬보자. 그렇다면 곱셈의 항등원 는 10 = 10 = 10을 만족시키는 값이다. 그리고 이 책을 참을성있게 읽어온 똑똑한 독자들이라면 곱셈의 항등원 는 1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원은 무엇일까? 덧셈의 역원을 먼저 예로 들어보면 라는 값의 역원 는 + = + 를 만족시키는 값을 의미한다. 여기서 + 는 다시한번 말하지만 덧셈의 항등원인 0을 말한다. 예컨데 = 5라면 5 + = 0을 만족시키는 값은 몇이란 말인가? 답은 5이다. 즉, 5의 (덧셈에서의) 역원은 5라는 것이다. 항등원과는 다르게 역원은 기존에 주어진 항 값에 따라서 달라진다. 가 3이라면 의 (덧셈에서의) 역원은 3 이 되고, 가 n이라면, 의 (덧셈에서의) 역원은 = n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항 등원의 역원은 무엇일까? 덧셈에서의 항등원의 역원을 라고 둔다면 + + = + 라는 식을 만족시켜야된다. 즉 0+ = 0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 0 = +. 즉, 항등원의 역원은 항등원 자기 자신이 된다. 반면 곱셈의 역원을 보도록 하자. 의 곱셈에서의 역원 는 = = 1을 만족 시키는 값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컨데 가 4이라면 는 14 일 것이고, 가 2라면, 는 66

21 일 것이다. 위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곱셈의 항등원 1의 역원은 자기자신, 곧 1이 된다. 자, 그렇다면 우리의 회전집합으로 돌아와보자. 만약 이 회전집합에 항등원이 있고, 모든 항에 따른 역원이 존재한다는 것이 보여지면, 이 집합을 군 으로 이름지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단 항등원부터 보도록 하자. 우리에게는 4개의 회전이 있는데 아무런 회전 R에 대해서 R = R = R을 만족시키는 가 있는지 확인해야 된다. 예컨데 90 회전의 예를 들면, R90 = R90 = R90 을 만족시켜야 된다. 다행히도 우리는 이 네가지 회전 중 어떤 회전은 가만히 놔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바로 R0 이다. 즉 이 집합에는 항등원이 있다. 이 집합에 각 항 별로 역원이 있는지도 확인해보자. 일단 위에서 항등원의 역원은 자기 자신이라고 했으니, 우리는 나머지 세 항이 역원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일 단 R90 의 역원을 살펴보자. R90 Rx = R0 을 만족시키는 회전 Rx 의 존재가 있는가? 물론 있다. 바로 R270 이다. 270 회전을 해준 뒤 90 회전을 해주면 360 회전을 해준 것 인데 이것은 책상을 움직이지 않은 것과 같다, 즉 항등원 R0 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즉 R90 의 역원은 R270 인 셈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R270 의 역 원은 R90 이다. 그렇다면 R180 의 역원은 무엇일까? R180 Ry = R0 를 만족시키는 Ry 를 발견했는가? 아마 금방 발견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 역원은 다름아닌 R180 자기 자신이다. 항등원이 역원을 자기자신으로 삼는다 했지만, 항등원이 아니어도 역원을 자기자신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다. 결론적으로, 해당 군은 연산자 가 있고, 항등원이 있으며, 모든 항에 따른 역원이 있다. 그러므로 회전군은 훌륭한 군의 예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군에 대한 갈피를 잡긴 어려운 모양일 것 같다. 아무래도 조금 더 다양한 군들을 알아보면, 조금 더 군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3.3 아벨군 먼저 다뤄볼 군은 아벨군이라는 군으로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군들을 일컫는다. 교환 법칙이란, 두 항의 순서를 바꿔도 식이 동일한 법칙을 말하는데, 예컨데 덧셈과 곱셈은 교환법칙이 성립한다. 임의의 수 와 에 대하여 + = +와 = 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뺄셈과 나눗셈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예컨데, 5 2 6= 2 5 이며 4 2 6= 2 4이다. 67

아벨군의 예제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일단은 가장 기본적인 덧셈 군(Additiv Group) 과 곱셈 군(Multiplitiv Group)을 배워볼 예정이다.6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합동연 산 혹자는 모듈로연산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간략하게 라고 말한 이유는, 합동연산에 대해서는 제 4장: 정수론편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 기 때문이다.) 합동 연산이란, 특정한 숫자로 나눈 뒤 나머지로 하는 연산을 일컫는다. 예컨데, 15와 11은 둘 다 4로 나눴을 때 나머지가 3이니, 15와 11을 같다고 보는 것 이다. 표기법으로는 11 15 (mod 4)로 표시하는데, 같다는 기호로는 = 대신, 을 사용하며, 꼭 몇으로 나누는지 mod 뒤에 명시해야 된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다. 14 4 (mod 10) 14 0 (mod 7) 9 + 7 1 (mod 5) 4 7 9 (mod 19) 5 4 0 (mod 10) 덧셈 군은 Z/nZ로 표기한다.7 예컨데, 모듈로 5의 덧셈 군은 Z/5Z로, 모듈로 7의 덧셈 군은 Z/7Z로 표기한다. 예컨데, Z/10Z는 0, 1, 9를 포함하며, 10을 넘는 숫자, 예컨데 9 + 8 = 17의 경우, 해당 덧셈 군에서는 17 7 (mod 10)이므로 7로 표현한다. 덧셈 군의 연산을 표로 표현해보도록 하겠다. 아래표의 행과 열에는 Z/4Z의 원소들 이 포함되어 있으며, 각각의 칸에는 주어진 행에 입력된 값과 열에 입력된 값의 합을 모듈로연산으로 처리한 값이다. + 0 1 2 3 0 0 1 2 3 1 1 2 3 0 2 2 3 0 1 3 3 0 1 2 Z/4Z가 제대로 된 덧셈 군인가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군의 연산, 군의 항등원, 각 원소의 역원이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군의 연산은 덧셈이며, 군의 항등원은 전 단원 에서 다뤘듯이 0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있다. 즉, Z/4Z가 군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68

각 원소에 따른 역원이 있음을 보여주면 충분하다. 잠시만 역원에 대한 정의로 돌아와 보면, 의 역원 는 + 0 (mod 4)을 만족시키는 값이다.8 즉 1의 역원은 3이며, 2의 역원과 0의 역원은 자기자신이다. 즉, 각 원소에 따른 역원이 모두 있기 때문에 Z/4Z는 훌륭한 군의 예제이다. 앞서 말했듯, 해당 군은 덧셈을 연산으로 삼기 때문에 교환법칙이 성립하므로, 아벨군이다. 곱셈 군도 덧셈 군과 비슷하게 곱셈에서의 모듈라 연산을 취해준다. 예컨데 모듈라 10의 곱셈 군은 (Z/10Z) 라고 표기해준다. 덧셈 군과는 다르게 곱셈 군, (Z/nZ) 에 는 n과는 최대공약수가 1인 n보다 작은 숫자만을 포함해준다. 예컨데, (Z/10Z) 군은, 10보다는 작은 자연수들 중에서 2,4,6,8은 10과 최대공약수가 2이며, 5은 10과 최대 공약수가 5이다. 즉 2,4,5,6,8은 (Z/10Z) 에 포함되지 않는다. (Z/10Z) 에 포함되는 원소는 1,3,7, 그리고 9 뿐이다. 해당 곱셈 군의 연산을 표로 표기하면 다음과 같다. 1 3 7 9 1 1 3 7 9 3 3 9 1 7 7 7 1 9 3 9 9 7 3 1 이번엔 (Z/10Z) 가 군인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군의 연산, 군 의 항등원, 그리고 각 원소별로 역원이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군의 연산은 곱셈이며, 군의 항등원은 1이니, 이번에도 덧셈 군과 마찬가지로 각 원소별로 역원이 있는지 확 인해주면 된다. 예컨데, 이 경우는 의 역원 를 찾기 위해서는 1 (mod 10) 을 만족시키는 값을 찾는 것이다. 1은 항등원이기 때문에 역원은 1 자기자신이며, 3 의 역원은 7, 7의 역원은 3, 그리고 9의 역원은 9 자기 자신이다. 즉, 각 원소에 따른 역원이 (Z/10Z) 에 포함되어 있기에, (Z/10Z) 는 훌륭한 군이다. 이 곱셈 군 역시 교환법칙이 성립하기에, 아벨군이다. 덧셈 군과 곱셈 군 연산 표를 확인해보면, Z/5Z에는 각 원소 0,1,2,3,4가 각 행과 각 열별로 한 번씩, 그리고 (Z/10Z) 에 역시도 각 원소 1,3,7,9가 각 행과 각 열별로 한 번씩 나타난다. 마치 스도쿠 퍼즐처럼 말이다. 과연 이 특성은 아벨군에서만 해당되는 특성일까? 이번엔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비아벨군에서도 이러한 이른바 스도쿠 특성 이 성립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69

3.4 비아벨군 이번 장에서는 약간 특이한 경우의 두 군을 살펴볼까 한다. 하나는 정이면체군(Dihdrl Group)으로, 앞서 이야기한 회전군의 확장된 개념이라 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대칭군(Symmtri Group)으로 궤도에 관한 군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군은 군론을 포함한 여러 추상대수학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예제로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정이면체군에 설명에 앞서 지난번 장에서 소개했던 헐랭이 탐정 헐록의 이 야기로 잠시 돌아가보자. 90, 180 혹자는 270 에 골탕먹은 헐록은 당신에게 헐랭이의 오명을 씻고자 당신에게 재도전을 부탁했다. 이봐 자네, 지난번 일은 무효로 해주게. 다시 한번, 이번엔 헐록의 이름을 걸고 사소한 차이도 놓치지 않을 것이네. 존 리의 수 학책과 함께인 당신은 두려울 것이 없다. 한번 골탕 먹였는데 두번도 어려우랴. 당신은 흔쾌히 승낙한다. 하지만 아뿔싸,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야비한 헐록은 방에 있는 탁자를 고정시켜 놓은 것이다. 아무래도 이제 탁자를 돌리는 것은 포기해야될 것 같다. 당신은 조금 더 방을 꼼꼼히 살폈다. 그러자, 탁자 위에 정사각형 모양의 종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우 리는 헐록이 정사각형의 모양을 띈 물체를 90, 180 혹여는 270 로 회전시키면 알아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회전시키려 하는 찰나, 정사각형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작은 구멍이 뚫려있는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헐록의 종이 1 을 살펴보자. 왼쪽 위의 사진이 처음 종이의 모습이라 가정하자. 만약 우리가 이 종이를 반시계 방향으로 90 회전시킨다면, 오른쪽 위의 그림처럼 될 것이다. 180 회전이라면 왼쪽 아래, 마지막으로 270 회전이라면 오른쪽 아래의 그림처럼 될 것이다. 물론 헐랭이 탐정 헐록이 이 조그만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길 기도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종이를 뒤집어보는 건 어떨까? 만약 F1 라는 선을 기준으로 종이를 뒤집는다면, 구멍은 그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반면, 종이의 B에 해당하는 꼭지점과 D에 해당하는 꼭지점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종이와는 다른 상태의 종이이다. 다행히도 종이의 뒷면은 앞면과 색이 같은 덕분에, 당신은 아무런 문제없이 또 한번 헐록을 골탕먹이는데 성공했다는 이야기이다. 첫번째 헐록의 이야기에서는 종이의 회전이 군을 이룬다는 것을 암시했다. 즉, 이번 70

Figur 3.3: 헐록의 종이 1 Figur 3.4: 헐록의 종이 2 이야기를 읽은 눈치빠른 독자들이라면, 종이의 반전 또한 군을 이룰 수 있음을 기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F1 축 말고 또 몇개의 축이 있을까? 그림 반전의 축 을 보며, 총 몇개의 축이 있는지 헤아려보도록 해보자. 71

Figur 3.5: 반전의 축 해당 그림을 살펴보면, 반전의 축이 대각선 F1 축 말고도, 또다른 대각선 F2 와 수 평선 FH, 그리고 수직선 FV 가 있음을 알 수 있다.9 어차피 회전군도, 그리고 지금 소개한 반전들도 모두 정사각형에 통용되는 것이니 이 모든 원소들을 하나의 군으로 통합시켜보는 건 어떨까? 그럼 다음과 같은 집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D4 = {, R90, R180, R270, FV, FH, F1, F2 }. 이 집합은 군일까? 물론 군이니까 여기서 설명이 됬겠지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꼼꼼히 확인해보도록 하자. 일단 군의 정의를 상기시켜보면, 군은 연산이 있고, 항등원이 있으며, 모든 원소별로 역원이 있었다. 이 집합에는 라는 연산자가 있었고, 라는 항등원이 있었으며, 앞서 소개한 3개의 회전들은 각각 역원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나머지 네 반전 원소들의 역원이 위 D4 집합에 포함되어 있다면, 해당 집합은 군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반전 원소들의 역원을 찾는 작업은 그렇게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예컨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종이를 어느 축으로 한번 뒤집고, 똑같은 축으로 한번 더 72

뒤집으면 원래의 모양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것이 수평축으로 뒤집는 것이든, 수직축으로 뒤집는 것이든 혹여는 대각선 축으로 뒤집는 것이든, 어느 축을 잡고 그 방향으로 두번 뒤집으면, 항상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이것을 우리의 연산인 를 사용해서 표기해본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네개의 식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FH FH =, FV FV =, F1 F1 =, F2 F2 =. 예컨데, FH 의 역원을 찾는 것이라면, FH x = 를 만족하는 유일한 x를 찾는 일이라고 앞서 설명했었다. 즉, FH 의 역원은 FH 자신이 되는 셈이다. FH 뿐만 아니라, FV 도, F1 도, 그리고 F2 도 모두 스스로를 역원으로 삼는다. 즉, D4 집합은 훌륭한 군이다. 자, 그렇다면 D4 는 아벨군일까? 다시말해,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군일까? 아래의 그림 R90 FH 와 FH R90 을 보도록 하자. Figur 3.6: R90 FH 일단, 표기법상 A B라 하면, B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A를 한 것임을 상기해주길 바란다. 즉, 첫번째 그림은 원래 정사각형에서 수평선 반전인 FH 를 먼저 취해주고, 그 다음에 반시계방향 90 회전인 R90 을 해주었으니, 표기상은 R90 FH 이 된다. 반면, 회전을 먼저, 반전을 나중에 해준 두번째 그림은 표기상 FH R90 이 된다. 자세히 살 펴보면, 위의 그림에서는 기존의 정사각형과 마지막 정사각형을 비교해보면, A와 C 꼭지점은 제자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B와 D의 위치는 바뀌었다. 이는 F2 반전 과 같다. 반면, 아래의 그림에서는 기존의 정사각형과 마지막 정사각형을 비교해보면 반대로 B와 D가 제자리를 유지하며 A와 C가 자리가 바뀌었다. 즉, 이는 F1 반전과 73

Figur 3.7: FH R90 같다. 즉 이는 다음과 같이 표기가 가능하다. R90 FH = F1, FH R90 = F2. 즉, R90 과 FH 의 순서에 따라서, 다른 결과값이 나오게 되었다. 그러므로 D4 는 교 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군이다. 고로, 이 군은 비아벨군이다.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 의 이름을 따서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군을 아벨군(Alin Group), 성립하지 않는 군은 비아벨군(non-Alin Group) 이라고 명명하였다. 아벨은 수학자들 중 몇 안되는 꽃미남이니, 특별히 아래에 아벨의 사진을 덧붙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D4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사실 우리가 헐록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는 독자가 이해가 편하다는 이유와 작가가 그림 그리기 편하다는 이유로 정사각형 모양의 탁자와 종이를 사용했지만, 사실 굳이 정사각형일 필요는 없다. 정삼각형도, 정오각형도, 더 나아가 정이백각형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각각의 경우, 군의 표기를 D3, D5, D200 으로 사용한다.10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D3 군에서는 정삼각형이 원래 자 기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원소들만을 포함한다. (약간 이해하기 어렵다면, 헐록의 탁자, 혹은 헐록의 종이가 정삼각형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예컨데, 정삼각형 의 탁자를 90 회전을 하면 원래의 모습과는 달리 삐뚤어진 정삼각형이 될 것이다. 즉 R90 은 D3 군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120 회전과 240 회전은 D3 군에 포함된다. 반전 역시 마찬가지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하는 반전만이 D3 군에 포함된다. 이 모든 군들을 정이면체군이라고 하며 Dn 으로 표기하는데, D는 정이면체의 를 의미하는 Dihdrl 에서, n은 앞서 말했듯 정n각형에서의 n을 땄다. 74

Figur 3.8: 닐스 헨리크 아벨 앞서 간략하게 말했듯, 또 하나의 군이자 비아벨군의 예제로 대칭군을 소개해볼까 한다. 이 역시 일상의 예제를 들어, (123) 따위의 사이클(yl)들을 버스와 노선도에 비유해보도록 하겠다.11 다음의 상황을 상상해보자. 어느 한가한 저녁, 문화시민이며 시사시민인 당신은 YTN 뉴스를 틀었다. 뉴스 아나운서는 황당한 듯한 표정으로 다만 차분하게 다음의 뉴스를 전달하고 있었다. 다음 소식입니다. 서울시청은 서울시내의 심각한 교통난에 대처하고자 서울시내 버스를 대폭 감축하기로 결정하여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또한 남산역, 강남 역, 광화문역을 제외한 모든 버스역을 철거하기로 결정했으며, 각각의 역 이름을 1번 역, 2번 역, 3번 역으로 명명하였습니다. 분당에 사는 이 모씨는 서울시청이 지하철공 사에게서 이른바 뒷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신은 서울시청의 황당무계한 결정과 기막힌 네이밍 센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허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당신은 남산역에 살고 광화문역에서 일을 하며, 강남역에서 친구들을 만나기에 사실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당신은 출근을 위해 남산역, 아니 1번 역을 향해 발을 옮겼다. 1번 역 에는 여러대의 버스가 정차 중이었는데, 버스가 감축되면서 버스 번호도 바뀌는 바람에 75

어떤 버스를 타야될지 고민이었다. 하기야 어차피 역도 세 개 뿐인데, 어떻게든 가지 않겠어? 당신은 아무런 버스에 올라탔다. 하지만 이게 왠걸, 버스는 이내 출발하는가 싶더니, 얼마 안가 유턴하고는 다시 1번 역으로 돌아오는게 아닌가. 당신은 창문에 붙여진 버스 노선도를 그제서야 살펴보았다. 버스의 번호는 (23), 노선도는 그림 (23) 노선도 와 같았다. Figur 3.9: (23) 노선도 그제서야 당신은 버스 번호와 노선도의 관계를 눈치챘다. (23)이라는 의미는 2번과 3번을 오간다는 의미였으며, 그 외의 다른 역에서는 다시 원래 역으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했다. 당신은 버스에서 내려, 이번엔 (123)버스에 들어섰다. 버스에 들어서기 전 에, 기사 아저씨에게 3번 역을 가는지 재확인을 받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이게 웬일, 버스는 1번 역에서 출발해 주구장창 강남, 아니 2번 역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버스 노선도를 확인한 당신, 버스 노선도는 그림 (123) 노선도 와 같았다. Figur 3.10: (123) 노선도 76

그제서야 당신은 버스 번호와 노선도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123)이란, 버스가 1번 역에서는 2번 역으로, 2번 역에서는 3번 역으로, 마지막으로 3번 역에서는 1번 역으로 돌아온다는 의미였다. 자 이 쯤에서, 두 개의 버스를 연속으로 타는, 이른바 교통패스 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예를 들어, 당신이 (23)버스와 (123)버스를 순서대로 타는 경우를 생각해보겠 다. 이를 (123)(23)으로 표기하는데, 앞서 정이면체군의 예제와는 달리 대칭군에서는 일반적으로 연산자 를 생략해준다. 하지만 정이면체군과 같이 오른쪽에서부터 계산 한다는 점을 유의해주길 바란다. 만약 당신이 이 (123)(23) 교통패스를 들고 2번 역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첫번째 버스인 (23)버스를 타면, 당신은 3번 역에서 내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뒤 따라오는 (123)버스는 3번 역에서 당신을 1번 역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만약 당신이 3번 역에서 출발했다면, (23)버스는 2번 역으로, 2번 역에서 (123)버스는 3번 역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1번 역에서 출발했다면 (23)버스는 1번 역으로 되돌아올 것이고, 1번 역에서 (123) 버스는 2번 역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즉, 이 교통패 스는 1번 역에 있는 당신을 2번 역으로, 2번 역에 있는 당신을 1번 역으로, 마지막으로 3번 역에 있는 당신을 3번 역으로 데려다 줄 것이니 (123)(23) = (12)(3) = (12)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역의 번호는 생략하는 버스 번호의 규칙을 상기해주길 바란다.) 물론 버스 역도 좋고 노선도도 좋지만, 조금 더 연산을 간편하게 하고 싶다면, 가장 오른쪽 괄호서부터 순서대로 각각의 숫자들의 궤도를 생각하는 것이다. 예컨데, 앞서 소개한 (123)(23)을 계산한다고 해보자. 2라면, 오른쪽 사이클에는 2를 3으로 보내고, 왼쪽 사이클은 그 3을 1로 보낸다. 즉 2는 1로 간다. 3은 오른쪽 사이클에서 2로, 2 는 왼쪽 사이클에서 3으로 가니, 3은 자기자신으로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1은 오른쪽 사이클엔 포함되어있지 않으니, 자기자신인 1로 돌아오고, 왼쪽 사이클에서는 1이 2 로 보내진다고 생각하면 금방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버스의 예제로 돌아와, 만약 우리가 버스를 타는 순서를 바꿔 (123)버스를 탄 뒤 (23)버스를 탄다고 가정해보면, (23)(123) = (13)이 된다.(계산과정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즉, 정이면체군에서도 그러했듯, 여기서도 연산의 순서가 결과를 결정한다. 다시말해, 비아벨군이다. 또 다른 버스도 있다. 바로 (1)(2)(3) 버스이다. 이 버스는 1번 역에서 출발해도 1 번 역으로 돌아오고, 2번 역에서 출발해도 2번 역으로 돌아오고, 3번 역에서 출발해 77

도 역시 3번 역으로 돌아올 것이다. 다시말해, 이 버스는 항상 어디서 출발하더라도 항상 자기자신으로밖에 데려다 줄 수 없는 버스이다. 즉 이 버스는 항등원이며, 라고 표기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버스가 총 몇 대가 있을까? 아래에 한번 버스의 종류들을 나열 해보도록 하겠다. (같은 노선도를 공유하더라도 순서가 반대라면, 따로 세어주도록 하겠다.) S3 = {, (12), (13), (23), (123), (132)}. 위와 같이 S3 군에는 6개의 원소가 포함되어있다. 각각의 원소들의 역원으로는 를 비롯해 (12), (13), (23)의 역원은 자기자신, (123)의 역원은 (132)로, 모든 원소의 역원들이 포함되어있는 완벽한 하나의 군이다. S3 군이 3개의 역을 가진 버스 노선도에 비유했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3개의 원소(1,2,3)의 순서들의 모든 집합이다. 이를 수학적인 용어로 순열(Prmuttion) 이라 표현한다. 이와 같이, S4 군은 4개의 원소(1,2,3,4)의 차례들의 순서들의 모든 집 합이며, S4 군의 원소들로는 다음과 같다. S4 = {, (12), (13), (14), (23), (24), (34), (12)(34), (13)(24), (14)(23), (123), (124), (132), (134), (142), (143), (234), (243), (1234), (1243), (1324), (1342), (1423), (1432)}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S3 의 원소 (12)와 S4 의 원소 (12)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S3 의 (12)는 1과 2를 교대하며, 3은 자기 자신으로 보낸다는 의미이지만, S4 의 (12)는 1과 2를 교대하며, 3과 4 둘다 자기자신으로 보낸다는 의미이다. 자 그렇다면 아벨군인 곱셈 군과 덧셈 군도 알았겠고, 비아벨군인 정이면체군과 대칭군도 알았겠다. 하지만, 도대체 이 군론이 어째서 현대 대수학의 주인공이 되었 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버스노선이라느니, 회전이라느니, 다양한 연산을 쉽게 보여준 것은 좋지만, 별로 그리 대단해 보이진 않는 작업이다. 필자도 충분히 이해한다. 사 실 필자도 군론을 처음 배웠을 때에는 그런 느낌을 받았고 말이다. 허나, 위상동형의 마술을 목격하는 순간, 당신도 열렬한 군론의, 그리고 추상대수학의 지지자가 되리라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78

3.5 위상동형 2.3장에서 우리는 Z/4Z 덧셈 군과 (Z/10Z) 곱셈 군의 연산표를 확인했었다. 이 두 군 사이의 공통점을 대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둘다 모듈라 연산이다? 아벨 군이다? 물론 두 답변도 훌륭한 답변이지만, 이 두 군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두 군은 모두 4개의 원소만을 가지고 있다. Z/4Z는 0,1,2,3을, (Z/10Z) 은 1,3,7,9를 말이다. 해당 연산표를 한번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 0 1 2 3 1 3 9 7 0 0 1 2 3 1 1 3 9 7 1 1 2 3 0 3 3 9 7 1 2 2 3 0 1 9 9 7 1 3 3 3 0 1 2 7 7 1 3 9 이 두 연산표 사이에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을까? 과연 이 두 군의 공통점은 원소가 4개가 있다는 것이 전부일까? 사실 해당 표에서 바로 공통점을 끄집어내기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엔 각각의 숫자들을 알파벳으로 바꿔볼 심산이다. 앞서 우리는 덧셈에서의 항등원이 0 이며, 곱셈에서의 항등원이 1임을 보였다. 항등원은 주로 로 표기한다 하였으니, 왼쪽 표의 0을, 그리고 오른쪽 표의 1을 모두 로 바꿔볼 것이다. 아래의 표를 참고해보자. + 1 2 3 3 9 7 1 2 3 3 9 7 1 1 2 3 3 3 9 7 2 2 3 1 9 9 7 3 3 3 1 2 7 7 3 9 이렇게 바꿔서 살펴보니 무언가 공통점이 보인다. 의 위치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이것이 항등원 에만 국한되는 현상일까? 다른 원소들도 모두 다른 알파벳으 로 바꿔보자. 왼쪽 표의 1과 오른쪽 표의 3을 로, 왼쪽 표의 2와 오른쪽 표의 9를 로, 그리고 왼쪽 표의 3과 오른쪽 표의 7을 로 바꿔보면 마법같이도, 두 표는 다음과 같은 하나의 표로 일치하게 된다. 79

+/ 표 2.1 이것이 무슨 의미냐, 비록 완전히 다른 두 군이고, 다른 연산에 다른 항등원, 게다가 다른 원소들을 갖고 있음에도 두 군의 연산과 그 작용은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두 군은 사실상 동일한 군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위상동형 이 라고 일컫는다.12 표기법상 Z/4Z와 (Z/10Z) 군이 위상동형이다 를 아래와 같이 표기해준다. Z/4Z = (Z/10Z). 그렇다면 원소의 개수가 같은 두 군은 항상 위상동형이냐, 그건 아쉽게도 아니다. 아쉽게도 원소가 4개짜리 군에는 위와 같은 연산 표가 아닌 다른 연산 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비록 우리에게 주어진 군은 없지만, 해당 연산 표를 만들어보도록 해보자. 일단, 원소는 4개이니,,,, 라고 명명하자. 어떤 원소든간에 와 연산하면 자기자신이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첫 행과 첫 열을 채워넣을 수 있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일단 이른바 스도쿠 법칙덕에 에는 가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왼쪽과 위쪽에 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에 가 들어간다면, 와?는 와 가 들어가야 만 한다. 하지만, 에 가 들어가면, 이 표는 위에 제시했던 표 2.1과 완전히 동일하게 80

되어버리고13 그렇다고 가 들어가면 자동적으로?는 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미 가 바로 윗칸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즉, 에는 가 들어갈 수 없다. 에 가 들어가면 어떨까? 사실 가 들어가도 표를 완성시킬 순 있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하지만 해당 표의 의 열과 행을 의 열과 행과 바꿔치기하면, 다음과 같은 표가 된다. 어디서 본 듯한 표이지 않은가? 사실 이 표는 위에 소개된 표 2.1에서 를 로, 그 리고 를 로 바꿔준 형태다. 다시말해 위와 같은 연산 표를 가진 군은 처음 알파벳을 다르게 설정해주면 표 2.1와 완전히 같은 표가 나올 것이란 의미이다. 즉, 위상동형 이다. 자, 그렇다면 에는 도, 도, 도 들어가면 안된다. 그렇다면 남은 옵션은 뿐이다. 에 를 넣고 나머지 표를 채워가다보면, 다음과 같은 표가 완성된다. 표 2.2 81

이렇듯 원소가 4개인 군의 연산은 무조건 표 2.1의 형태를 띄거나 표 2.2의 형태를 띈다.14 이는, 다시 말해 어떤 연산을 갖고 있는 군이든, 원소를 4개만 가지고 있다면 무조건 위의 두 연산표 중 하나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우리가 그 연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더라도, 해당 군이 어떤 군과 동일한 연산 작용을 갖는지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원소가 4개인 군은 두 가지 형태만을 띄고 있으며, 우연히도 우리가 다룬 Z/4Z와 (Z/10Z) 는 동일한 연산작용을 갖고 있는, 이른바 동형사상이었다. 이번엔 D3 군과 S3 군을 살펴보자. S3 군은 앞서 다음과 같이 6개의 원소가 있음을 설명했다. S3 = {, (12), (13), (23), (123), (132)}. 그렇다면 D3 는 어떨까? Figur 3.11: D3 의 원소 그림 D3 의 원소 를 살펴보면, 일단 회전으로는 0 회전, 120 회전, 그리고 240 회전이 있다. 반면 반전으로는 F1, F2, F3 세개의 반전 원소들이 있다. 그러므로 D3 는 총 6개의 원소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D3 가 S3 와 사실상 동일한 연산을 가진, 동형 사상임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각 군의 연산 표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다만 아래 연산표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해당 군은 비아벨군이므로, 연산의 순서에 유의해야 한다. 예컨데, 원소 행과 원소 열의 칸에는 의 연산 값을 입력할 것이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82

............... 위와 같은 방식으로 D3 와 S3 의 표를 만들어보도록 하겠다. (항등원은 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D3 의 항등원, 0 회전은 R0 으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D3 R0 R120 R240 F3 F2 F1 R0 R0 R120 R240 F3 F2 F1 R120 R120 R240 R0 F2 F1 F3 R240 R240 R0 R120 F1 F3 F2 F3 F3 F1 F2 R0 R240 R120 F2 F2 F3 F1 R120 R0 R240 F1 F1 F2 F3 R240 R120 R0 D3 연산 표 S3 (123) (132) (12) (13) (23) (123) (132) (12) (13) (23) (13) (23) (12) (123) (23) (12) (13) (123) (123) (132) (132) (132) (12) (12) (23) (13) (132) (123) (13) (13) (12) (23) (123) (23) (23) (13) (12) (132) (123) (132) S3 연산 표 이 표 역시 연산작용이 동일하다. R0 을 로, R120 을 (123) 으로, R240 을 (132)로, F1 을 (23)으로, F2 를 (13)으로, F3 으로 (12)로 바꾼다면 위의 표는 아래 표와 동일하게 될 것이다. 고로, S3 = D3 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결코 아니다. 사실 이렇게 귀찮은 연산표를 만드는 것 보다 훨씬 더 간단하게 둘이 동형사상임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한 군의 원소들을 다른 군의 원소들로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다. 83

일단 정삼각형의 각각의 꼭지점을 1,2,3으로 이름 지어보겠다. 그림 기본 정삼각 형 과 같이 말이다. Figur 3.12: 기본 정삼각형 이제 이 삼각형을 회전하거나 반전을 취할 것이다. 회전과 반전을 취한 뒤, 각 꼭지 점이 어느 위치로 옮겨갔는가, 그림 D3 를 자세히 살펴보길 바란다. 각각의 정사각형 아래는 기본 정사각형에 어떠한 연산을 취해주었는지를 의미한다. R0 을 취해준 이후의 정삼각형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즉 꼭지점 1,2,3 모두가 제 자 리에 있으니 로 표기해줄 수 있다. R120 을 취해준 이후의 정삼각형은, 1은 2의 자리에, 2는 3의 자리에, 그리고 3은 1의 자리에 갔으니 (123)으로 표현이 가능하고 마찬가지로 R240 도 (132)로 표현이 가능하다. 반전은 다소 다른데, F1 반전을 취해준 이후의 삼각형 의 꼭지점을 보면, 2와 3의 자리만 바뀌고 1은 제자리에 있게 된다. 즉, (23)으로 표기가 가능하며, 마찬가지로 F2 와 F3 은 각각 (13)과 (12)로 표기가 가능하게 된다. 다시맗, D3 군과 S3 군은 애초에 같은 연산 을 다르게 표기해준 것 에 불과하며, 고로 둘의 연산 작용은 동등하다. 마지막으로,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서 Sn = Dn 은 성립할까? 안타깝게도 그렇진 않다. 앞서 말했지만, 위상동형이 되기 위해서는 두 원소의 개수가 동일해야 하는데, S4 는 24개의 원소를 가지고 있지만, D4 는 8개의 원소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84

Figur 3.13: D3 3.6 닫는 글 단순히 숫자를 대신해 알파벳으로 쓰는 이른바 기초대수학에서 벗어나, 현대대수학 혹자는 추상대수학은 수와 연산, 즉 군을 가장 기본 개념으로 삼으며 점차 발전해나갔 다. 그리고 중세시대의 수학을 아득히 먼 곳까지 데려다 주었다. 예컨데, 위상수학에서 론이 없이는 상상하기 조차 힘들었던 n차원 도형들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군론이 도입되면서 이에 대한 이해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15 단순한 계산, 수의 법칙, 기하학적 성질에 대한 연구에서 벗어나 추상대수학은 지금까지는 전혀 동떨어진 개념 이라고 믿어져왔던 수많은 연산 체계들 사이의 관계 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심지어 군과 군을 더하고 곱하며 나눈다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더 많은 관계를 생성해내었다. 비록 추상대수학이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고, 어찌보면 다소 현 실성과 적용성이 떨어지는 개념이었을지 몰랐지만, 적어도 수학에 있어서는 지금의 수학을 떠받치는 가장 탄탄한 기둥이 되었다. 뿐만아니라, 이론 물리학이 발전을 거듭 하며, 세상을 이루는 물질, 이른바 끈이론이 발전을 거듭할수록 대칭군에 대한 연구는 85

점차 활발히 진행되었다. 가히 이론수학을 넘어서 이론물리학의 강력한 무기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번 장은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인 스티븐 와인버그의 말을 인용으로 장을 마치도 록 하겠다. 우주는 거대한 대칭군의 표현의 직접곱이다. - 스티븐 와인버그16 86

Nots to hptr 3 1. 정확히는 원소라는 표현이 맞다. 왜냐하면 연산들은 연산자 안에서 집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2. 왜 나 는 거론하지 않냐고 물어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와 는 +와 의 형태 로 나타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데 5 3는 5 + ( 3)으로, 6 3은 6 31 으로 나타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3. 미분은 함수의 임의의 점의 기울기를, 적분은 함수가 차지하는 넓이를 구하는 연산 자이다. 내적과 외적은 두 벡터를 곱하는 방식이다. 4. 이 시나리오에는 조금 허술한 탐정 캐릭터가 필요한데, 마침 필자가 예전에 읽은 르 블랑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에 나오는 마땅한 캐릭터가 있다. 이는 813 편과 기암성 편에 나오는 헐록 숌즈 라는 이름의 영국에서 온 무능한 탐정인데, 사실 반영감정이 있던 프랑스에서 셜록 홈즈를 깎아내리기위해 머릿글자를 바꿔 만든 캐릭터라고 한다. 5. + + = 가 성립하면 + + = 도 당연히 성립하는데 왜 굳이 둘 다 써주느냐 물을 수도 있겠다. 우리에게 친숙한 덧셈과 곱셈이란 연산자는 항의 순서를 바꿔도 상관이 없다. 예컨데 3 + 5 = 5 + 3이고 2 4 = 4 2이다. 하지만, 순서가 바뀌면 결과역시 바뀌는 연산자들 또한 엄청나게 많다. 해당 예제는 다음 소단원에서 다뤄질 것이다. 6. 물론 앞서 소개했던 회전군도 아벨군에 포함된다. 7. 간간히 Zn 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n진수 표기법과 같으므로, Z/nZ 표기법을 고집하도록 하겠다. 8. 여기서는 0으로 표현했지만, 정확히는 + = 라 표현해야한다. 덧셈의 항등원이 0인 고로, 여기서는 0으로 표현했다. 9. 해당 표기법이 일반적이다. 반전은 영어로 Rfltion인데, 이니셜 R은 회전(Rottion)원소를 표기할 때 이미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 다음 자음인 F를 사용하기 시작한 듯 하다. H와 V는 각각 수평선과 수직선을 의미하는 Horizontl lin, Vrtil lin 에서 따왔다. 대각선은 두개가 있으니, 구분해주기 위해서 1과 2로 사용한다. 다만, 어떤 대각선이 1이고 2인지는 작가마다 모두 표기가 다르기 때문에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0. 간간히 D3 을 D6 으로, Dn 을 D2n 으로 표기하는 부류의 수학자들도 있다. 왜냐하면 Dn 군의 원소가 2n개이기 때문에, 정n각형이라는 의미 대신 원소의 개수라는 의미로 87

서 그렇게 표기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서 일반적인 Dn 표기법을 고집하도록 하겠다. 11. 사이클에 대한 한국 표현은 순환치환 이지만 다소 말이 복잡한 관계로 영어인 yl을 앞으로 차용하도록 하겠다. 12. 위와 위상동형인 모든 군들을 Z2 Z2 군이라 일컫는다. 13. 끝까지 표를 채워넣다보면 해당 표가 결국에는 위에 제시한 표 2.1 연산표와 완전 히 동일하게 되어버린다. 14. 두번째의 군은 K4 군, 혹자는 클라인 군이라고 부른다. 15. 해당 문장은 Crlton Collg의 Rf Jons교수와의 개인적 대화를 통해 알게된 내용이라 정확한 형식의 인용이 불가능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를 부탁드립니 다. 16. 원어: Th univrs is n normous dirt produt of rprsnttions of symmtry groups. Stvn Winrg ; http://www.zquots.om/quot/919297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