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통권 108 호 (2019.2.28) 푸틴대통령 2019 년 연례교서 (2.20) 의 정책적함의 제 108 호 서동주대외전략연구실
이슈브리프통권 108 호 푸틴대통령 2019 년연례교서 (2.20) 의정책적함의 서동주 ( 대외전략연구실 ) 집권 4 기 2 년차의국정청사진 푸틴대통령은얼마전인 2월 20일연례교서 (The Annual Presidential Address to the Federal Assembly) 를발표하였다. 러시아의회의상하의원, 메드베데프총리를비롯한행정부와사법부, 러시아사회의주도층인사들이참석한가운데 1시간 27 분여동안진행되었다. 전년도와같이대형스크린을양면에배치해연설자료내용을시각적으로전달하려는모습도연출되었다. 푸틴대통령은여전히예전처럼차분하면서도단호한모습을보이면서거침없이준비된원고를읽어나간점이인상적이었다. 물론작년 6월에치러진 FIFA 월드컵의성공적개최 ( 러시아는 8강까지진출 ), 농업부문의높은성장률 (2018년 19.4% 증가, 수출 258억달러기록 ) 등성과있는부문에대한업적자랑도잊지않았다. 간간이박수도있었지만진중한분위기가연설내내지배하였다. 연설이끝나자바로러시아국가가울려퍼지게한점도이채로우면서 러시아답다 라고느끼게만들었다. 2월 5일미국트럼프대통령의국정연설시보았던잦은박수와집권공화당의열띤호응의모습과는대조를이루었다. 러시아에서의연례교서는 1994년옐친대통령이의회에서연설한이래매년개최되는연례행사로자리매김하고있다. 러시아의대내외정책내용과향배를가늠지어볼수있는잣대역할을한다. 간혹연말에이뤄지기도하였으나, 2018년도의경우에는 3월 1일에이뤄졌다. 대통령선거가 3월 18일에예정되어있었는데, 푸틴대통령은사전에당선을기정사실화한가운데일종의선거공약내지국정청사진을제시하는자리로활용하였던것이다. 특히연설중간에프로젝터를활용해신무기개발현황과무기가발사되는모습을보여주는등대내외적으로강한인상을남겼다. 올해는그런모습을띠지않았다. 오히려당면한국정과제현안을알리고정책성과를내고자하는의지를피력하고, 지원과지지를당부하는내용이주를이루었다. 국내성과와내실을더중시한것이다. 01
삶의질개선, 인구감소대처등대내국정현안에의집중 이번연례교서에는다음과같은몇가지점이두드러진다. 첫째, 대내사회ㆍ경제부문의발전에보다높은정책우선순위를부여하고있다는점이다. 전년도의경우연설중 45분가량을할애해대형스크린을통해사르맛 (Sarmat), 아방가르드 (Avangard), 킨잘 (Kinzhal) 등첨단신형무기의외양과비행 타격장면등을역동적으로보여주는동영상, 컴퓨터그래픽, 사진등을보여주며군사강국으로의위용을자랑한바있다. 이번에는아예첫시작부터사회ㆍ경제발전분야에초점을맞추었다. 푸틴대통령은 5월 7일취임하자마자바로당일에 2024년까지국가발전목표및전략적과제 라는행정명령에서명하였다. 이는 6년이내에세계 5대경제대국으로의도약, 빈곤수준의 1/2 축소, 1인당 GDP 1.5배상승등집권 4기의국정운영청사진을담고있다. 이번연례교서는행정명령에제시된목표를달성하기위한노력을촉구하는성격이강하게표출되었다. 둘째, 푸틴대통령이관심을갖고있는부문은인구문제대처, 빈곤의탈피를비롯해교육환경개선, 건강관리와사회복지확대등전부문에걸쳐있다. 2017년에인구위기를극복했다고하였지만, 여전히경계감을늦추지않고있다. 푸틴대통령은연설이나국민과의대담, 업무보고를받을시자주통계수치를활용하는경향이있다. 이를테면빈곤상황의경우 2000년에는 4천만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1,900만명으로다소호전되었다고평가하는식이다. 5천루블인가족수당을 7월 1일부터 1만루블로지급할것이며, 모기지금리를 9% 로낮추고다음에는 8% 로낮출계획임도밝혔다. 앞으로역점을두고추진하고자하는분야로 암검진체계전면개혁, 건강관리와사회복지를결합한새로운영역구축, 도시쓰레기, 폐기물처분등환경안전문제, 지방자치단체폐기물관리시스템채택등을꼽았다. 이밖에자연보호새국립공원추가지정, 교육환경의개선 ( 초고속인터넷인프라구축 ), 인적자원중시, 교육과문화의공동환경강화 ( 문화및교육센터개설, 박물관, 극장 ), 지역문화이니셔티브확대등도주목을끈다. 셋째, 경제와관련해서는 2021 년국제평균을상회하는 3% 경제성장률을달성하는 것을목표로내세웠다. 또한경제시스템문제의해결이필요하다고강조하면서 새 02
로운기술과디지털화에기반한노동생산성의빠른성장, 비즈니스환경과국가관할권의질향상, 2020년 6~7% 투자증가, 경제발전과인프라제약의제거, 현대인력훈련및강력한과학기술토대마련등을주문하였다. 이밖에디지털플랫폼창출과 2021년을기점으로정부규제체제를전면적으로개편할것임도제안하였다. 주목할점은과학, 기술, 교육의중요성을인식하고국가적차원에서의지원등대비책을마련하고있다는점이다. 4차산업혁명과연계된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및로봇과같은분야에혁신이필요하다는점을강조하고있다. 또한디지털경제인프라개발을위한마스터플랜채택, 초고속인터넷에대한보편적접근과 5G 통신네트워크사용, 국가우주센터설립을비롯해원자력, 유전자, 인공지능등선진과학인프라개발을가속화시켜나가려하고있다. 특히신형첨단전략무기인아방가르드극초음속미사일의개발을러시아가세계최초로스푸트니크인공위성을발사한것과같은동등한가치와의미를부여하고있어주목된다. 첨단과학기술에대한자부심과더불어 4차산업혁명시대를맞아미래를대비하는계획과청사진, 해야할과제등을준비하고있는것이다. 전반적으로 2014년 3월크림반도병합이후서방국가들의대러제재지속과초불확실성의국제정치경제환경변화에조응하면서나름대로의국가번영을이룩해보려는정책의지를엿볼수있다. 넷째, 극동에대한미래비전강조이다. 푸틴대통령은 2025년 BAM 철도 (Baikal-Amur Mainline) 와시베리아횡단철도 (Trans-Siberian Railway) 의처리능력이 1.5 배증가하여 2억 1,000만톤에달할것이며이는시베리아와러시아의극동개발에매우중요하다 고하였다. 또한 모든러시아극동지역의사회경제적개발및삶의질과관련된주요지표가전국평균을초과할것으로예상된다 는언급도했다. 작년 9월 9일지방선거에서나타난극동시베리아지역주민들의낮은지지율을염두에둔것으로지역주민달래기차원의수사 ( 修辭 ) 이기도하다. 그렇지만푸틴의마음속에는여전히극동지역주민들을배려하고자하며, 상대적으로낙후된극동ㆍ시베리아지역개발에여전히많은관심을갖고있는것으로보인다. 9월에는동방경제포럼이개최될예정임도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동방경제포럼은금년도의경우제5차에해당되며푸틴대통령이직접참석하여개최하는연례적인국제행사로러시아 신동방정책 의핵심으로꼽히고있다. 03
INF 조약폐기에대한대응과신전방위강대국노선견지 대외정책부문은예년에비해연설중차지하는비중이줄어든반면군사적대응의 강도는높게표출했다. 2 월 1 일미국의 INF 조약폐기에따른안보환경의변화를고 려한데서비롯된것으로보인다. 먼저미국의 INF 조약폐기와관련해러시아는다소강경한입장을나타내고있다. 폐기선언다음날인 2월 2일에푸틴대통령은라브로프외무장관과쇼이구국방장관을크렘린집무실에불러 3인대책회의를하였다. 두장관이보고하고대책을논의하는장면은크렘린홈페이지 (http://kremlin.ru/events/president/news/59763/videos) 에그대로게시되었으며, 일종의시위효과를보여주려한점도있었던것으로보인다. 러시아국방부는 2월 20일핵탄두탑재가가능한원자력엔진장착수중드론 ' 포세이돈 '(Poseidon) 시험을성공적으로마쳤다고밝혔다. 연례교서에서푸틴대통령은미국이폐기이전에정직하게임했어야함을강조하면서, INF 조약 4조와 6조등구체적인조항을거론하면서미국이먼저위반한것이라고강변하였다. 루마니아와폴란드에토마호크순항미사일발사에적합한발사대를배치하는것을위반사항으로지적하였다. 반면미국은사거리 500km~5,500km인지상발사순항미사일 (GLCM) 의시험, 배치등러시아가먼저위반하였다고주장하고있다. 어쨌든러시아는미국의중거리미사일과발사체의유럽배치에대해민감하게반응하고심각한안보위협이라고판단하고있다. 유럽배치미사일이단지 10~12분안에모스크바에도착할수있기에이에대응하는무기를배치하지않을수없다고천명하고있다. 푸틴대통령은미국이정당한이해관계를무시하고반러시아운동과국제적제재를부과하는등미국의대러정책이몇년동안우호적이지않았다고평가하고있다. 다른한편으로러시아는미국의주요위협대상이아니며러시아의행동은방어적임을주장하고있다. 나아가미ㆍ러간군축회담에참여할준비가되어있으며, 대미관계개선에나설용의가있음도나타내었다. 미국에대해유연함을보여줌과동시에아직도국제무대에서전략적균형자로서중요한역할을하는강대국으로살아있음을강변하는모습이기도하다. 서방측에서는 INF 조약폐기에따른푸틴의군사적대응입장과관련해부정적이고우려섞인반응을나타내고있다. 앞으로 INF 조약폐기에따른제반파급영향하에미국과러시아의첨단군사무기경쟁과협상, 중국을포함한새로운중거리미사일협정체결논의시작등국제군사안보환경에큰변화가이루어질것임을시사한다. 04
한편푸틴대통령은외교정책의우선순위가신뢰강화, 글로벌위협대응, 경제및무역, 교육, 문화, 과학및기술분야의협력증진에두고있음을밝혔다. 현재러시아는국제질서가다극화되었다는인식하에다자주의해법을선호하고있다. 이전과마찬가지로유엔, 독립국가연합, G20, BRICS 및상하이협력기구내에서의활동도중시하고있다. 이밖에도푸틴대통령은개별국가별로당면현안을제시하고관계발전을촉진시키겠다고하였다. 이를테면여전히벨로루시와유라시아경제연합 (EAEU) 을우선시하고있으며, 중국 ( 中國 ) 과는일대일로협력, 국제문제의안정성및유라시아안보측면에서역할제고, 생산적경제협력모델제시등을꾀하고자한다. 인도 ( 印度 ) 와는특별한전략적동반자의잠재력실현, 일본 ( 日本 ) 과는정치적대화와경제협력지속촉진, 평화조약조건찾기노력등에중점을두고자한다. 유럽연합과유럽국가들과는정치, 경제관계를궤도에진입시키기위한실질적인조치가이뤄지길희망하고있다. 동남아시아와도긴밀한관계를촉진시키겠다고언급하였다. 반면에한반도정세와남북한에대해서는아무런언급이없었다. 다소아쉬운부문이며러시아의한반도에대한인식의일단을엿볼수있는대목이기도하다. 푸틴방한과 2020 한러수교 30 주년대비 러시아호 ( 號 ) 를 20년째이끌고항행하고있는푸틴대통령은집권 4기를맞아나름야심찬국가발전계획을성안하고실천에옮기려하고있다. 반면에장기집권에따른정치적피로도도있음을부인하기어렵다. 가장큰관건은 5월 7일서명한행정명령의내용을실질적으로달성하는가하는점이다. 금년의연례교서는바로이행정명령의목표를이루고자하는일종의국가통합자리이었으며, 새로운도약을다짐하는결전장이기도하였다. 최근국제질서환경은미ㆍ중패권경쟁이심화되는가운데지정학의귀환 (Return of Geopolitics), 투키디데스함정 (Thucydides Trap), 신냉전 (New Cold War), 비자유주의국제질서 (Illiberal International Order), 초불확실성 (Hyper Uncertainty) 의성격이점차표면화하고있다. 한국과러시아는변모하는국제질서재편과정속에서각자의위상과역할을재조명하고, 상호공유이익을극대화하는방안을강구할필요가있다. 2020년은한러수교 30주년이되든해이다. 금년상반기에는푸틴대통령이한 05
국을방문할예정이다. 이를계기로금년도연례교서에담긴정책적함의를잘헤아리면서한ㆍ러모두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를내실화해나가길기대해본다. 이는신북방정책과신동방정책간시너지효과발현과현재진행중인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구축,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긍정적으로기여하는길이기도하다.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