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신 원 철 술에 뛰어난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미술에 대한 천분은 그의 일기문 곳곳에 나타 나 있는 섬세한 소묘들과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자연경관들에 대한 세밀한 설명에 서 알 수 있다. 예이츠가 그러하듯이 홉킨즈도 19세기에 유행하던 탐미적 시인들의 맥을 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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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eats Journal of Korea/ 한국 예이츠 저널 DOI: http://dx.doi.org/10.14354/yjk.2002.18.55 Vol. 18 (2002): 55-76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1) 신원철 (삼척대) I 예이츠를 한국의 대학생들이 처음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끌리게 되는 것은 후기 의 철학적이고 우주적인 시들이 아니라 초기의 몽환적인 자연시들 임은 예이츠를 전공하고 있는 학자들도 아마 경험한 바일 것이다. 논자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서 배웠던 이니스프리의 호도(The Lake Isle of Innisfree) 는 예이츠에 경탄하게 한 최초의 시였다. 그리고 대학의 영문과에 들어와서 예이츠를 접했을 때도 그 초기시 에 나타난 몽환적이고 아련한 시들이 좋았지 후기의 시들을 읽어서는 도무지 골치 만 아픈 것이었다. 시에 있어서 자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재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 19세기 영국의 낭만 시인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시인들에게 있어서는 자연의 묘사와 거기 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애환은 중요한 테마였다. 심지어 자연 자체가 하나의 주인공 이 될 수도 있는 것임은 우리가 영시에서 많은 예를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예이츠 시에 있어서 그다지 중요치 않게 인식되고 있으며 이미 많은 예이츠 학자들이 여 러 번 분석해 버린 예이츠의 자연시들을 다시 감상하고 분석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이 논문에서는 예이츠와 마찬가지로 키이츠의 영향을 심대하게 받았으면서 독특한 자연관을 가지고 있는 홉킨즈를 논함으로써 그를 통해 예이츠의 자연시와 먼 거리에서의 간접적 비교를 시도하고자 한다. 홉킨즈는 자연을 가장 아름답게 그리고 섬세하게 묘사한 시인 중의 하나이며 그의 시에서 자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예이츠와 마찬가지로 이 시인도 미 * 이 논문은 2002년도 삼척대학교 자체학술연구비의 지원에 의해 연구되었음.

56 신 원 철 술에 뛰어난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미술에 대한 천분은 그의 일기문 곳곳에 나타 나 있는 섬세한 소묘들과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자연경관들에 대한 세밀한 설명에 서 알 수 있다. 예이츠가 그러하듯이 홉킨즈도 19세기에 유행하던 탐미적 시인들의 맥을 잇고 있으며 세상의 모든 물상들의 세세한 면들을 응시하는 일종의 물신론자 였다고 볼 수 있다. II 홉킨즈의 자연시는 근본적으로 신의 창조력과 그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의 마음 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자연에 대하여 홉킨즈가 일차적으로 받았던 인상은 그 다양함과 독특함이지만, 나아가서 그가 파악해냈던 것은 자연 속에 숨어 있는 활기 찬 생명력이다. 사계절 중 생명의 태동이 가장 왕성한 봄의 들판을 그리면서 홉킨 즈는 다음과 같이 찬탄한다. 봄처럼 아름다운 것 없으리 잡초들은 길고 아름답고 무성하게 원을 그리며 자라고 티티새들의 알은 흡사 작고 나즈막한 하늘같으며 나무를 울리는 티티새의 울음은 귀를 헹구고 쥐어짜고 그 노래 소리는 마치 벼락처럼 고막을 때린다. 반들거리는 배나무 잎사귀와 꽃임은 하강하는 푸르름을 솔질하고, 그 푸르름이 일시에 천지 가득하며 질주하는 양들은 또한 아름답게 펄쩍인다. Nothing is so beautiful as Spring-- When weeds, in wheels, shoot long and lovely and lush; Thrush s eggs look little low heavens, and thrush Through the echoing timber does so rinse and wring The ear, it strikes like lightnings to hear him sing; The glassy peartree leaves and blooms, they brush The descending blue; that blue is all in a rush With richness; the racing lambs too have fair their fling. ( Spring ll. 1-8)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57 잘 알려진 이 작품에서 우리는 가장 우선적으로 풍요로운 생명력을 읽을 수 있 다. 잡초들은 무성하게 자라 둥글게 굽이치고, 풀섶에 놓인 티티새의 알들은 새 생 명을 속에 품고서 작은 하늘처럼 완벽한 미를 보여준다. 그리고 티티새의 울음은 숲의 맑은 나무들을 울리며 우리들의 귀에 번개같은 충격을 준다. 물오른 배나무의 잎사귀와 꽃잎은 낮게 드리운 하늘을 솔질하는데 하늘의 푸른색 역시 생생하기 그 지없다. 마지막으로 뛰어 노는 양들도 그들의 도약하는 사지에 힘이 넘쳐있다. 여기 묘사된 세계는 바로 창조 당시의 그것과 같은 원초적 생명의 세계이며 나 열된 네 개의 생명체들은 제각기 강한 생명의 환희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시에서 더욱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이 생명력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의 시인의 언어 구 사력이다. 이 시 전반에서 자주 들리는 l 음과 r 음은 생명의 활기와 풍요로운 기쁨 을 암시하고 있는데, 특히 2행과 3행의 l 음의 두운은 인상적이다. 그리고 각 행의 끝을 장식하는 ing 음과 sh 음은 기쁨과 약동을 암시하며 이 시의 분위기를 한결 생생하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전반적으로 이 시에서 받는 인상은 생기와 활기이며, 그것은 홉킨즈 시에서의 매우 중요한 하나의 특징인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자연은 현실의 그것이 아니라 동화나 상상의 세계에서나 있을법한 자연 세계이다. 즉 그것은 19세기 영국의 어느 특정 지역의 자연이 아니 라 상상 속에서의 낙원의 그것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홉킨즈도 예이츠처럼 몽환적 인 기질을 다분히 가지고 있었던 듯 하다. 그러나 시인의 자연에 대한 사랑은 실제 의 자연을 대하면서 그가 느끼는 감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시인이 스코틀랜드와 웨일즈를 여행하면서 남긴 두 편의 아름다운 소네트는 그가 평생토록 얼마나 자연 을 사랑하였는지를 알게 해 준다. 이들 중 인버스네이드(Inversnaid) 에서는 다음과 같이 자연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말등 같은 흑갈색의 거무스름한 시냇물 돌을 굴리는 그 큰길이 요란하게 흘러내리며 바위, 돌들 사이를 헤치는 양떼 같은 거품 무리는 홈을 내면서 흘러 나직이 호수아래 떨어져 안식한다 바람에 부푼 쓰게 같은 담갈색 거품 하나 검은 색으로 상 찡그린 웅덩이의 국물 위에서 빙빙 돌며 작아지더니 절망을 감고 감아 익사시킨다

58 신 원 철 시냇물이 밟고 가는 계곡의 샅 무성한 히드 덤불, 고사리 포기들 냇둑에 걸터앉은 아름다운 물푸레나무엔 이슬이 맺혀 있다, 알록달록 맺혀 있다 This darksome burn, horseback brown His rollrock highroad roaring down, In coop and in comb the fleece of his foam Flutes and low to the lake falls home. A windpuff-bonnet of fawn-froth Turns and twindles over the broth Of a pool so pitchblack, fell-frowning. It rounds and rounds Despair to drowning. Degged with dew, dappled with dew Are the groins of the braes that the brook treads through, Wiry heathpacks, flitches of fern, And the beadbonny ash that sits over the burn. (ll. 1-12) 이 열두 행은 스코틀랜드의 한 시냇가 풍경을 참으로 밀도 있고 섬세하게 묘사 하고 있다. 맑은 물의 흐름을 묘사하고 있는 1, 2 연에서는 물의 흐름과 거품들의 생성, 작은 소용돌이의 움직임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여기서의 거무 스레한 시내 라는 표현은 이곳이 우거진 숲 속임을 암시하고 있으며, 그것이 연결 된 호수는 마치 생명의 근원인 듯 검은빛을 띠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눈길 을 끄는 것은 시인의 언어처리에 있어서의 기교이며 첫 행의 b 음, 2행의 r 음, 3, 4행의 c 음과 f 음은 시냇물의 맑고 활기찬 흐름을 소리로써 잘 전달하고 있다. 우 리는 여기서 시냇물이 거품을 일으키면서 빙빙 돌고 곤두박질하는 모습을 그 음을 통해서 상상하게 되는데 이것은 홉킨즈의 움직임에 대한 감각을 말해주는 것이다. 3연에서는 흘러가는 시내에서 튕기는 물방울에 의해 아롱지는 양쪽 둑의 모습과 그 둑에 뿌리박고 있는 히드와 고사리와 물푸레나무들의 강인한 생명을 말하고 있 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첫행의 d 음 두운과 구문의 교묘한 처리이며, 2행에서 냇물의 흐름을 tread 라는 동사로 처리함으로써 물이 둑의 양면을 꼼꼼하게 훑고 지나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시에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59 는 것은 자연의 왕성한 생명력이며 그것에 대한 인간의 기쁨이다. 홉킨즈의 자연시에서 가장 뚜렷한 것은 그것의 생명 예찬과 묘사의 생동감이 다. 그가 묘사한 풀밭, 시내, 숲 등이 왕성한 생명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 서식하는 생명체들이나 바람, 구름, 물 따위의 무생물들도 생명을 가진 듯 활기차 게 움직이는 것이다. 시인이 이것을 적절하게 이미지화하고 있음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으나 여기서는 그것을 좀 더 상세히 고찰하기로 하자. 우선 여기서 페어 (Phare)의 홉킨즈 시에 대한 논평을 들어보기로 한다. 홉킨즈의 시는 키츠의 시에 못지 않게 촉각적이고 시각적이고 청각적이면서 셸리의 시만큼이나 동적이다. 셸리의 시가 게으른 유동의 상태에서 떠다니는 자연의 모든 것을 보았다면 홉킨즈는 가장 역동적인 힘에 의해 활기를 띠는 그것을 보았다. 그는 나무둥치들이 서로 마주보고 쓰러져 덮쳐지는 것을 보았 고 불길이 솟구치는 것, 잎사귀가 돋아나는 것을 주목했다. 그에게 있어서 하 늘은 단순히 색칠해진 상태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급히 움직이며 서로 자리 바꿈하는 색조들로 가득 찬 것이었다. (30-1) 홉킨즈가 그리는 자연의 뒤에 거대한 힘이 존재하고 있음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페어가 말하는 움직이는 하늘이란 바로 봄(Spring) 에서 본 것과 같 다. 홉킨즈는 모든 물상들에게서 생명을 보았는데 그것은 하나의 에너지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홉킨즈는 분명히 느슨하고 조직화 되어 있지 않은 물체 즉 구름이 나 물과 같은 물체들조차 힘이라는 견고한 그물에 얽혀 있는 것으로 보았던 것이 다. 사실 그의 시에는 strand 나 wire, stem, vein 등의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 그는 모든 물체에서 어떤 팽팽하게 긴장된 힘을 보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여기서 우리는 인스케이프 라는 개념과 함께 인스트레스 의 개념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범프는 인스케이프 를 현상계의 모든 존재를 묶어주는 힘이라고 말한다.(37) 또 홉킨즈 자신은 모든 사물이 인스트레스 에 의하여 지탱되고 있으며 그것 없이 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The Journal and Papers 127) 이 두 개념은 어떤 힘 을 말하고 있는데 홉킨즈는 그 힘이 불거져 나온 모습에 대하여 나는 세상의 나무 줄기나 그 옹이와 둥글둥글함에 주목했다 고 말한다.(같은 책 251) 그리고 여기에 대하여 밀러는 이 시인이 사물의 억세고 툭툭 불거진 모습에서 사물을 지탱하는 내적 에너지가 표면화된 것을 보았다 라고 풀이한다. 밀러는 그것들에 대하여 다음 과 같이 말하고 있다.

60 신 원 철 만일 인스트레스가 만물을 동등하게 떠받치고 있는 존재의 보편적인 에너지 를 일컫는 것이라면 인스케이프는 사물의 뚜렷한 내적 외적 구조에서 스스로 를 확실히 드러내는 에너지에 대한 명칭이다. 인스케이프는 바뀌면서 살아가 는 힘에 대한 표현이고 흐르는 폭포, 하늘을 가로질러 뭉쳐졌다 사라졌다 되 풀이하는 구름의 표현이며 그것은 특이한 형태의 나무가 인스케이프를 갖듯 이 인스케이프를 갖는 것이다. (289) 인스케이프 는 사물 각자의 아름다움을 말하면서도 그 속에 내재해 있는 에너 지의 분출을 일컫는 것이다. 우리는 그 에너지 즉 생명력의 역동적 분출을 특히 홉 킨즈의 자연시에서 볼 수 있는데 바로 여기서 예이츠와의 차이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홉킨즈가 평소 자연물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 는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우선 밀러도 언급한 바 있는 구름의 예를 작품 에서 들어보자.... 저 위엔 바람의 활보! 비단구름들의 아름다운 자태! 더 야생적으로 더 멋대로 구비치는 곡식가루들은 하늘을 가로질러 흐르며 뭉쳐졌다가 사라지는가?...up above, what wind-walks! what lovely behaviour Of silk-sack cloud! has wilder, wilful-wavier Meal drift moulded ever and melted across skies? ( Hurrahing in Harvest ll. 2-4) 여기서 비단주머니 라고 표현된 아름다운 구름은 바람에 실려 하늘 가운데를 떠다니며 뭉쳐졌다 흩어졌다하는데, 그것은 wilder, wilful 등의 단어가 암시하듯 방만하고 활기차며 마치 자기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구름의 행진은 wind-walk 라는 귀절에서 암시하듯이 무척 경쾌하며 그것이 이 시의 들뜬 분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홉킨즈는 구름과 같은 자연물에도 생명을 부여하는데, 그것은 유리디스호의 상실(The Loss of the Eurydice) 와 같은 작품에서는 인간을 현혹시킨 음흉한 의지로 나타난다. 거기서는 4월의 맑은 하늘에서 내려 쪼이는 태 양이 밝은 태양은 천공에서 불창을 쏜다 (Bright sun lanced fire in the heavenly bay...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61 l. 22)라고 묘사되며, 구름은 또 영국땅을 가로질러 흐르는 튀어나온 대머리의 구 름 (A beetling baldbright cloud through England / Riding... ll. 25-6)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이 두 자연물은 맑은 날씨를 한껏 나타내고 있는, 마치 살아 있는 우주의 주 제자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태양은 마치 하늘에서부터 불의 창을 내던지는 천인 의 모습과 유사하며, 구름은 살찐 대머리를 번들거리는 음흉한 모습과도 같다. 이 들은 각기 맑은 기상을 약속하는 것 같았으나 그렇게 보였던 것과는 달리 폭풍우 를 몰아옴으로써 인간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여기서 폭풍 을 속에 품고 있을 구름의 모습은 음흉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홉킨즈의 시에서는 구름, 바람, 태양 등이 의지를 가진 하나의 생명 체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것은 자연은 헤라클레이토스의 불(That Nature is a Heraclitean Fire) 의 서두에서 가장 훌륭하게 나타나 있다. 공기, 물, 불, 땅의 장려 한 축제를 보여주는 이 시의 첫머리에서의 바람과 구름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는 홉킨즈 작품 전체에서도 압권이라고 할만 하다. 이 시의 주제는 비 온 뒤의 상쾌한 풍경이지만 사실 그 주제는 이미지의 구상(design), 균형(balance), 변형(variation) 그 리고 음성적인(phonetic) 요소들로 인하여 흐려져서 알기 힘들다. 그러나 여기서 말 하고자 하는 것이 바람 부는 날의 구름과 햇볕의 쉼 없는 에너지임은 한눈에 알 수 있다. 우선 뚜렷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구름의 떼는 더 이상 무생명의 증기덩 이가 아니라 마치 환성을 올리며 몰려다니는 폭도들과 같은 인상을 준다 (털뭉치 같은 구름, 찢어진 솜뭉치, 던져진 베개들이 도도히 뽐내며 질주한다. / 공기로 만 들어진 신작로: 하늘의 건달들 그들은 즐겨 무리 지어 뭉치고 번쩍이며 행진한다. Cloud-puffball, torn tufts, tossed pillows flaunt forth, then chevy on an air- / built thoroughfare: heaven-roysterers, in gay-gangs they throng; they glitter in marches. ll. 1-2). 햇빛을 받아 번쩍이며 떼를 지어 이동하는 구름덩이들의 모습에서 시인은 활 기찬 생명의 용솟음을 보았던 것이다. 또한 그 모든 움직임의 원인이 되는 바람의 역동적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바람도 여기서는 땅을 두들기며 물웅덩이에 주름 을 지게 하는 등 참으로 활기차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밝은 바람은 즐겁 게 맨땅을 감고 씨름하고 두들긴다 / 어제 있었던 태풍의 주름진 자국을 씻어내고, 웅덩이와 바퀴자국에 고인 흙탕물을 말리며 Delightfully the bright wind boistrous ropes, wrestles, beats earth bare / Of yestertempest s creases; in pool and rut peel parches... ll. 6-7). 이 점에 대하여 밀러는 자연 속을 관통하여 흐르고 인스케이프 를 만들어내는 인스트레스 의 신성한 힘이 이들 인스케이프 를 그 힘이 소진될 때

62 신 원 철 까지 멈춤 없이 몰아가게 한다 고 말한다.(325) 그리고 이와 같은 생동감과 활기를 나타내는데 소리의 효과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언어는 황홀한 극점까지 오르고, 그것은 복잡한 조각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같은 종류의 환희이다, 그의 언어사용은 단순한 실용적인 기능을 훨씬 넘어선 것이며 그의 시적 목적도 이것들을 넘어 순수한 운용, 순수한 형식, 순수한 정신의 힘 (pure play, pure pattern, pure energy of spirit)의 왕국으로 들어간다 라는 맥체스니(Mcchesney)의 말 은 이 시의 언어를 잘 말하고 있다.(A Casebook 286-6) 그리고 이 시에서 우리는 그 가 자연물 하나 하나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된다. 홉킨 즈에게는 바로 자연이 대변하는 우주 전체가 살아있는 생명이었던 것이다. 이 시를 쓰게된 동기에 대하여 그 자신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얼마나 웃기는 여름날씨인지! 지금은 비가 내리고 있다: 언제 비가 그쳤던가? 지난 주에는 비가 쏟아지는 날들의 사이에 바람 부는 맑은 날이 있었다: 마치 비처럼 쏟아지는 시험지들 때문에 피곤해진 눈을 염려해서 나는 일을 젖혀두고 하루 외출을 했다. 그리고 소네트를 하나 구상했다. (The correspondence 157) 시인은 지겨운 일상 작업에서 잠깐 벗어나 생동하는 자연을 보면서 원기를 되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 온 뒤에 활기차게 회전하고 있는 하늘과 땅을 보면서 그는 새삼 우주에 가득한 어떤 힘을 감식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름의 모습들은 시인의 일기문에서 어떻게 그려져 있는가? 우 선 1866년 7월 13일의 일기에서 그는 구름이 부분적으로 노랗고 또 부분적으로는 불투명한 색을 띤 조화에 주목하고 있다(The Journal and Papers 154). 또 1867년 8 월 30일의 일기에서는 구름이 부서지고, 모여드는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154) 그리 고 1871년 4월 17일에는 봄의 서풍에 떠다니는 구름의 알록달록한 색조와 구름의 그늘진 모습을 강조하면서 하늘의 뒤틀림 아래 납작해진 구름의 모습을 말하고 있 다.(206-7) 이와 같이 홉킨즈는 시간이 흐를수록 구름의 색조와 모양보다는 그 움직 임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1871년 4월 21일에 기록한 다음과 같은 구름의 모습에 서 가장 뚜렷해진다. 홍백색 구름이 제각각의 밀도로써 빠른 속도로 뭉쳐졌다--어떤 구름은 케이크 모양을 이루어 창백한 백색 속에서 유영하며 나머지 것들은 푸른 빛 속에 녹 아들어 빛에 비친 꽃잎 즉 분홍색과 분홍색 사이에 짙은 푸른색의 맥이 아른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63 아른하고 벌레에 먹힌 마름모꼴의 구멍이 선명한 꽃잎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후에는 다시 뭉쳐져서 그것이 비를 몰고 왔다: 멀리서 보면 그것은 가지런한 늑골모양으로 패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는 격자 무늬가 져 있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늑골이 아니다: 그것들은 이 두개의 실체에 의해 만들어진 파손되어 가는 설비이다--격자무늬는 위쪽으로 볼록하고 양끝에서는 수그러드 는 썩은 구름의 스카프이다. (207) 이 기록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시인의 구름을 보는 시각이 처음에는 색조 쪽 으로 치우쳐 있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우주의 생성과 변화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 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홉킨즈가 관심을 가졌던 자연물은 구름뿐만 아니 라, 물, 불, 공기 등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모든 요소들에 다 걸쳐 있다. 그러 나 그 중에서 바다의 파도는 이 시인이 특히 많은 관심을 두었던 자연물인 듯 하 다.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바다는 그의 시에서 흔히 파괴적인 힘으로 나타나 지만 그 원시적 용틀임에서 그는 매료당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우선 그의 일기문 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그것들은 얕은 해변가를 굴러 나온다, 마치 마주 쥔 손바닥 사이로 퍼티조각 이 여러 가지 형태의 긴 고리모양을 이루며 굴러나오 듯. 거기서 볼 수 있는 경사진 주름과 잔주름은 바람의 길을 말해주는 것이다. 파도 덩이들의 규칙적 인 모양과 움직임은 눈을 황홀케 한다. 파도의 물마루 뒤쪽은 유리처럼 매끄 럽고 반짝인다... 파도사이의 둥글게 패인 홈은 양쪽의 흰 물마루가 마침내 해변에 상륙하면서 사라지고 두개의 파도가 크게 솟구쳐 서로를 덮쳐 깨뜨릴 때까지의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은 것이다.(223) 여기서 시인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다의 드넓은 풍광이나 황혼의 색조가 아 니라 그것의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즉 바다의 원시적인 용틀임과 에너지에 매료당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바다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되고 있다. 너무나 오랫동안 그칠 줄 모르는 두개의 소음이 양쪽 귀로 파고든다--오른편에선 해변을 두들기는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며, 나직이 웅얼대거나 세차게 포효하며 달이 차고 이우는 동안 그곳에 출몰한다.

64 신 원 철 왼편 육지 쪽에서 나는 종달새 높이 솟아 그의 빠르고 생생한, 새로 감긴 새 실타래에 감긴 악보가 경쾌하게 말려 자연의 실감개에서 선회하여 떨어지며 쏟아 붇는 음악을 듣는다, 쏟을 것도 쓸 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On ear and ear two noises too old to end Trench--right, the tide that ramps against the shore; With a flood or a fall, low lull-off or all roar Frequenting there while moon shall wear and wend. Left hand, off land, I hear the lark ascend, His rash-fresh re-winded new skeined score In crisp of curl off wind winch whirl, and pour, And pelt music, till none s to spill nor spend. (ll. 1-8) 이 귀절을 읽으면서 우리는 온통 귀를 먹게 할 듯한 요란한 파도 소리에 둘러싸 인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시에서도 역시 l 음이 바다의 생명력을 최대한 느끼 게 한다. 그 외에 r, p, t 음들도 움직임과 부딪힘의 양상을 소리로써 암시하고 있 는 것이다. 첫째 연에서 시인이 계속 말하고 있는 것은 파도의 음향인데 그 음향을 묘사하면서 시인은 놀라운 솜씨를 보여준다. 또한 시인은 달의 참과 이우러짐에 따 라 밀물과 썰물이 되는 것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여 대자연의 법칙도 아울러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시인이 여기서 묘사하고 있는 파도의 움직임과 운동은 매우 힘찬 것이 다. 뭉친 힘으로 해변을 두들기다가 다시 우르릉거리며 물러가는 파도의 모습은 마 치 괴수와도 같은 것인데, 그것의 움직임과 힘은 l 음과 r 음을 통하여 무척 효과적 으로 전달되고 있다. 게다가 바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생명력이 둘째 연의 종달새의 비상에서도 나타나 있다. 하늘로 솟구치는 힘찬 동작에서뿐만 아니라 토해내는 울음 소리에서도 새는 강렬한 생명을 대변하는 것이다. 제 3행에서는 종달새의 깃이 바람 에 스치는 소리를 나타내고 있으며, 4행에서는 울음을 토한다는 동사가 두 번씩 강 조되어(pour, pelt), 그 울음소리의 낭랑함과 힘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2연에서도 l 음과 r 음이 그 생명력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인 역할을 하며, 이 시 전체는 바다와 종달새가 그 소리와 움직임으로 원시적 생명의 환희를 대변한다. 바다의 파괴적 힘은 그의 장시 도이칠란트호의 난파 에서 가장 뚜렷하고 구 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65 파도는 괴멸시킬 듯한 충격으로 선폭 위로 밀어닥쳤다; 그리고 범포와 방향판, 추진기와 타륜도 영원히 망가져 배가 바람을 타지도 맞지도 못하게 되었다, 배는 이것을 모두 견디었다. The breakers rolled on her beam with ruined shock; And canvas and compass, the whorl and the wheel Idle for ever to waft her or wind her with, these she endured. (st.14) 파도는 모래톱에 걸린 배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며 덮쳐들고 그 위세 앞에서 인 간이 만든 배는 장난감처럼 이리 저리 휩쓸리는 것이다. 파도는 breaker 라는 명칭 이 암시하듯 강한 파괴력을 가지며, 그것의 움직임은 roll 이라는 동사로 표현되어 기민하게 몰려오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 귀절에서도 l 음은 파도의 역동적인 움 직임과 뒤틀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파도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는 이외에 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 16연에서는 거품 이는 파도의 모습을 자갈 모양의 거품 들로 된 양털뭉치 (cobbled foam fleece)라고 말하여 그 모습을 생생하게 하며, 17연 에서는 갑판 위에 쏟아져 들어와 이리 저리 몰려다니는 바닷물을 뛰어다니는 바 다 (sea-romp)라고 표현하여 뛰어다니는 개구장이처럼 활기참을 나타내고 있다. 이 우주를 이루는 4원소 중 하나인 물의 집합체인 바다는, 생명의 근원인 동시 에 이와 같은 파괴적 성격을 갖기도 한다. 홉킨즈의 자연시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 는 것은 생명 그 자체이다. 이 시인은 자연을 묘사하되 그것을 단순한 정경으로 그 리지 않고 살아 있는 생명체로 그렸으며, 그것의 정체한 모습이 아니라 움직임에 특히 유의하였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온갖 생물과 무생물들은 모두 독특한 생명력 을 가지며, 그것은 특히 그들의 동작에서 드러난다. 이것이 바로 인스케이프 인 것 이다. 홉킨즈가 묘사한 모든 자연물들은 그 생동감에서 두드러지며 살아 있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그가 그린 생명체 중에 서 가장 활기찬 것이라 할 수 있는 새의 움직임에 대하여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다와 종달새 에서 우리는 바다의 생명력과 맞먹는 종달새의 모 습을 살펴보았다. 그 새의 동작 특히 울음소리는 생동감의 극치라 할 수 있는데, 이것에 뒤지지 않는 새의 울음소리는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바 있는 봄 에서의 그리고 티티새는 / 울리는 나무를 통해 우리의 귀를 헹구고 비트는데 / 마치 벼락 처럼 고막을 때린다 (...and thrush / Through the echoing timber does so rinse and

66 신 원 철 wring / The ear, it strikes like lightnings...ll. 3-5)라는 귀절에서도 두드러진다. 여기서 티티새는 단순히 예쁘고 귀여운 새인 것만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정화시켜 주는 존재이며, 특히 번개에 비견된 그 울음소리는 찌든 인간들에게 생명감을 부여해 주 는 듯 하다. 이 두 새는 때묻지 않은 자연의 대변자인 것이다. 홉킨즈의 새에 대한 관심은 그것이 생명체들 중에서 가장 활기차고 생동하는 것이라는 데서 연유하였 을 것이다. 홉킨즈는 이처럼 맑은 자연 속을 힘차게 움직이는 생명체들의 모습에 심취했고 그것은 그가 삭막한 도회지 생활을 싫어하였으므로 특히 그러했다. 그의 일기문이 나 자연시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자연 물상들에 대한 정교한 관찰과 기쁨은 바로 그의 자연에 대한 애정을 말하지만 자연의 여러 모습 중에서 특히 생명과 활기에 관심을 두었음은 그가 생명의 창조주인 신을 모시는 사제였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홉킨즈의 작품 중에서 최고의 것이라 일컬어지는 황조롱이(The Windhover) 에서 우리는 그 생명력이 순간적인 분출로서가 아니라, 매우 힘차면서 우아하게 통 제된 동작으로 나타나는 것을 본다. 나는 보았다, 오늘 아침, 아침의 총신, 햇빛왕국의 왕자 얼룩진 새벽에 끌리운 매 그 아래 굽이치는 수평의 끈질긴 대기를 타고 드높이 서성거림을, 물결치는 날개의 고삐를 당겨 황홀히 맴돌며 솟구치다간, 마치 스케이트의 뒤축이 굽이를 돌아 매끈히 미끄러지듯 쭉쭉 내닫는 것을, 그 내달아 미끄러짐은 거센 바람도 퉁겨냈다. 숨은 내 가슴은 한 마리의 새, 그것은 적공과 숙련으로하여 설레었다. I caught this morning morning s minion, kingdom of daylight s dauphin, dapple-dawn-drawn Falcon, in his riding Of the rolling level underneath him steady air, and striding High there, how he rung upon the rein of a wimpling wing In his ecstasy! then off, off forth on swing, As a skate s heel sweeps smooth on a bow-bend: the hurl and gliding Rebuffed the big wind. My heart in hiding Stirred for a bird,--the achieve of, the mastery of the thing! (ll. 1-7) 여기서 우리는 시인의 숨막히는 감동과 매의 완벽한 동작의 아름다움에서 강한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67 인상을 받게 된다. 이 시인의 황홀한 기쁨은 첫 행의 m 음이나 둘째 행의 d 음 두 운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모운들을 통하여 강조된다. 시인의 기쁨은 가슴 깊은 곳 에서 터져나오는 억누를 수 없는 격동이지만 그것은 새의 늠름하고도 의젓한 자태 에 대한 것이다. 각 행의 끝을 장식하는 ing 음이나 곳곳의 n 음은 매의 힘찬 날개 짓과 그 동작의 유연함을 암시한다. 3행에서의 rolling level...air 는 매의 발밑에서 솓구쳐 오르는 공기의 저항을 말하며, 이어서 시인은 그 저항을 날개의 힘으로 완 전히 통제한 매의 당당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트만(Hartman)은 이것을 매의 자연 의 원소들과의 투쟁을 보여준다고 말하며,(C.C.E. 127) 보일은 3, 4행을 두고 소리 와 동작 묘사에서의 승리 라고 말한다.(107) 매가 선회하며 그리는 곡선은 스케이트 의 주자가 그리는 곡선처럼 완벽하며 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어 조금의 흐 트러짐도 보이지 않는다. 이 매는 바로 힘의 상징이며 그 충만한 힘으로써 아름답 다. 날개를 붉게 물들이는 새벽햇살이나 날개의 속깃을 펄럭이는 강풍은 다 매의 힘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은 매의 의지에 의하여 통제된 힘이기 때 문에 더욱 아름답다. 그러므로 시인은 천 억 배나 아름답고 위험스러운 오 나의 기사여 라고 감탄하는 것이다. 다운즈는 이 시에 대하여 가슴을 사랑으로 가득 채 우며 또 그 가슴을 사랑의 행위, 희생으로 격동시키는 자연을 통한 은총의 힘 (stress)을 표현하고 있다 고 말한다.(103) 이 시는 표준 리듬에 sprung rhythm 이 가 미된 것으로 시인의 감동과 매의 힘찬 동작 등을 그 언어와 함께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예문의 첫 부분은 매의 절제된 운동과 움직임에 대한 묘사가 언어의 선택이나 구문의 구사, 소리의 조화로 인하여 완벽한 일치를 이루고 있다. 이 매는 바로 그 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이며 그 장엄함의 절정은 하강하는 매의 날개에서 빛이 반사 되어 터뜨려지는 모습으로 나타내고 있다 (Buckle! / And the fire that breaks from thee then...). 여기서 buckle 은 이 새가 기사의 형상을 하고 있음을 암시하며 기사의 혁대 고리에서 빛이 반사되듯 새의 야성적 아름다움, 용기, 자존심 등이 터져 나오 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III 홉킨즈가 자연과 그 속의 생명체를 보는 눈은 이와 같이 주로 그 생명력과 활

68 신 원 철 기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그가 묘사한 인물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 그들은 대 부분 심약하고 타산적인 도회인이 아니라 건강하고 순수한 자연인들이다. 그리고 그가 자연물 하나 하나에서 독특한 인스케이프 를 느꼈다면, 인간의 육신에서도 그 에 못지 않은 인스케이프 를 보았다. 예를 들어 시인은 피일릭스 랜달 에서 이 편자공의 육신에 대하여 뼈마디가 굵고 건장하게 잘생긴 (big-boned and hardy-handsome)이라고 표현하여 이 인물의 골격과 잘생긴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이 편자공은 여기서 죽어가며 회개하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지만 사실 그의 진면모 는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활발하고 건강한 모습에 있다. 이 시의 끝 부분에서 그것 은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그대의 그 모든 활발했던 시절, 그대가 그 험악한 풀뭇간에서, 동료들 사이에서 활기차게 거대한 회색 빛 짐 말에 신길 번쩍이며 덜걱이는 편자를 만들던!...all thy more boisterous years, When thou at the random grim forge, powerful amidst peers, Didst fettle for the great grey dray horse his bright and battering sandal! (ll. 13-15) 여기서 시인이 말하고 있는 것은 병들기 전의 대장장이의 모습이지만, 사실 우 리는 이것이 천박스럽다기보다는 꾸밈없고 순박하며 건강한 삶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여기서 보이는 형용사들은 그의 건강, 활기 그리고 소란스러움 등을 암시하 는 단어들이며, 이 짧은 귀절에 그와 같은 단어들이 솜씨 있게 배열됨으로써 편자 공의 모습과 생명력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의 짐말도 grey 나 great 등의 형용사로 한정되어 그 힘과 덩치가 간접적으로 암시되며, 말발굽(sandal) 을 수식하는 bright 나 battering 도 쇠편자의 강도를 암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여기 서 상상되는 소란스러운 대장간과, 동료들과 함께 큰 소리로 떠들며 편자를 두들기 는 땀에 젖어 있을 그의 모습은 바로 원시적 건강과 생명력을 보여준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홉킨즈는 인간의 육신의 자연 그대로의 강인함과 생명 력을 동경하였다. 농부 해리(Harry Ploughman) 에서는 노동하는 인간의 건장한 육 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찬탄하고 있다.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69 바자울처럼 단단한, 금빛 솜털이 넓게 깔려 있는 팔뚝, 선반 같은 갈빗대, 잘룩한 허리, 길고 힘줄이 덮인 허벅지, 바퀴통 같은 무릎, 술통같이 굵은 정강이-- 머리와 다리, 어깨와 정강이-- 모두들 잿빛 눈의 지시에 맞추어 움직여, 하나의 무리로, 떨어져 힘을 주고 버티어 선다. 각 사지의 울퉁불퉁한 근육, 한쪽에선 불거지고, 또 한쪽에선 패이거나 가라앉은 솟거나 가라앉은-- 그의 근육 마치 너도밤나무처럼 단단하지만, 점호를 받기라도 한 듯, 열을 지어 살 속에서 저마다 할 일을 특징짓는다-- 거기서 근육으로서 할 일을 한다. Hard as hurdle arms, with a broth of goldish flue Breathed round; the rack of ribs; the scooped flank, lank Rope-over thigh; knee-nave; and barreled shank--head and foot, shoulder and shank-- By a grey eye s heed steered well, one crew, fall to; Stand at stress. Each limb s barrowy brawn, his thew That onewhere curded, onewhere sucked and sank--, Soared and sank--, Though as a beechbole firms, find his, as at a roll-call, rank And features, in flesh, what deed he each must do--his sinew-service where do. (ll. 1-8) 이 귀절은 두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문장은 긴장에 차 있는 농부의 팔다리의 모습을 말하며, 둘째 문장은 근육의 뭉쳐짐과 풀어짐을 얘기하고 있다. 이 귀절은 단어의 선택에서도 그러하지만 구문의 조작에서도 파격적이다. 그것은 여러 모습에 대한 나열이면서 전혀 나열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고 매우 긴박하게 짜여져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마리아니는 우선 여기 묘사된 농부의 육신을 힘과 우아함이 조화를 이룬 고딕식 건축물과 같다고 말한다.(270) 이 귀절에서 주목 할 것은 남성의 육체에 관한 섬세한 묘사이다. 우리가 여기서 받게 되는 인상은 탄 탄한 근육의 남성미가 부드러운 곡선의 여성미에 비하여 결코 그 아름다움에서 못 하지 않다는 것이다. 농부 해리는 거의 자연에 동화된 인물로 생각되는데, 그의 벗 은 상체와 허벅지 이하의 하체는 그야말로 힘에 차 있다. 여러 가지 특색으로 묘사 된 그의 사지 중에서, 특히 팔은 단단하고 허벅지는 힘줄이 불거져 강해 보이며 종

70 신 원 철 아리는 근육이 뭉쳐져 힘있어 보인다. 갈빗대의 굴곡이 드러난 옆구리나 겨드랑이 의 홈 등은 그것이 문명의 부산물인 비만과는 상관없는 자연 그대로의 육신임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것들은 5행의 stand at stress 에서 암시되듯 탄탄한 힘과 긴장에 차 있다. 또 여기서 가장 우리의 주목을 끄는 부분은 6행에서의 근육의 수축과 이 완의 움직임에 대한 섬세한 묘사로서, 인체의 각 부분에 대한 이와 같이 세밀한 묘 사는 이 시인의 인스케이프 에 대한 집착을 말해준다. 이 시에 묘사된 농부의 육체는 그것대로 하나의 인스케이프 를 이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해리의 원시성은 그 눈동자의 색에서도 드러나는데, 푸른 눈이 아닌 회색의 눈동자는 이 농부의 원시적 야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것은 앞의 피 일릭스 랜달 에서도 회색 빛 말을 등장시켰듯이 그가 색의 선택에서도 결코 소홀하 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부분은 농부 해리의 마치 조각물처 럼 멈추어 있는 모습이다. 마리아니는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 육체에서의 근육의 뭉침이나 풀어짐은 잔뜩 긴장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육신의 각 부분이 유기적 전체에 따르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이 귀절에서 두드러 지는 자음들의 덩어리와 여러 번의 숨 멈춤은 그 남성적인 힘을 암시하기 위한 것 으로, 여기서의 전반적인 흐름은 힘이 서서히 뭉쳐져서 이제 발산되려는 순간이라 고 지적한다.(270) 홉킨즈 자신은 이 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소견을 말하고 있다. 나는 농부 해리가 우리의 마음의 눈앞에 생생히 떠오르기를 원한다; 그 어려 움은 의문의 여지없이 구문에 있다. 복합어를 삽입되는 절로써 나누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으나, 내 생각에 이것이 의심의 여지없는 성공을 한 것 같 지는 않다. (The Letters 265) 그는 해리가 선명한 인물로 독자들의 눈앞에 떠오르기를 희망했는데 그것은 그 의 바람대로 된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지적대로 구문이 몹시 얽혀 있어서 처음 읽 어서는 잘 이해되지 않으나 역시 그렇게 함으로써 근육의 움직임이나 얽힘을 나타 내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시인의 해부학적인 지식으로 그것은 시인이 그리고 있는 근육질의 하체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인이 rope-over 라고 표현한 허벅지는 그 한 가운데 대퇴부 전방 직근 (rectus femoris)라는 한 줄의 두드러진 근육을 가지며 그 양쪽에 하나씩의 근 육, 즉 바깥쪽으로는 외측 근(vastus lateralis), 사타구니 쪽으로는 내측 근(vastus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71 medialis)의 두 줄의 근육이 마치 밧줄처럼 주 근육인 직근(rectus femoris)를 양측에 서 묶거나 싸 덮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White 31) 그리고 barrelled bank 라는 말도 장딴지의 근육을 적절히 표현한 말로서 이 부분에는 종아리 근육(gustrocnemius)이 종횡으로 휘감겨 있어서 배부른 술통과 같은 모습이다.(같은책 40) 이와 같이 홉킨 즈는 근육 한 조각까지도 세심하게 고려하여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가 쟁기 뒤를 따라 움직이면서 그 뭉쳐진 힘은 다음과 같이 발산된다. 그가 몸을 숙인다, 해리가 몸을 굽힌다, 보라. 등, 팔꿈치 그리고 번들번들한 허리 그에게서는 모든 근육이 쟁기의 움직임에 따라 움찔거린다. 그 뺨은 달아오르 고, 곱슬머리는 흔들리거나 헝클어진다, 바람에 쳐들려지고 휘감긴다--바람에 휘감긴 그의 백 합같은 머릿단을 보라; 남성적인 힘의 소산, 농부의 멋, 그것들이 머리칼을 매달거나 흔드는 모습을 보라, 넓고 질긴 가죽에 그의 주름진 발은 싸여 있다! 그것은 아래의 쟁기날과 차갑게 밀려 올라오는 고랑과 함께 달려간다-- 분수처럼 솟 아오르며 반짝이는 고랑과 함께 He leans to it, Harry bends, look. Back, elbow, and liquid waist In him, all quail to the wallowing o the plough. s cheek crimsons; curls Wag or crossbridle, in a wind lifted, windlaced--see his wind-lilylocks-laced; Churlgrace too, child of Amansstrength, how it hangs or hurls Them--broad in bluff hide his frowning feet lashed! raced With, along them, cragiron under and cold furls--with-a-fountain s shining-shot furls. (ll. 9-14) 이 귀절은 운동의 이미지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농부의 육신에 뭉쳐져 있던 힘은 그의 운동에너지로 발산되는데 그 움직임은 행이 거듭될수록 빨라진다. 사지 의 근육은 단단히 뭉쳐져 있으면서도 그들에게 내려지는 명령에 따라 군인과 같은 긴장과 절도로써 움직이는 듯 하다. 땀에 젖은 허리와 등, 팔꿈치는 쟁기를 밀면서 그 근육의 수축을 거듭하고, 발갛게 상기된 얼굴이나 바람에 날리는 땀 젖은 머리 칼 등은 그의 건강함을 최고도로 드러낸다. 그리고 이 시의 전반부가 멈추어 서 있 는 인물을 묘사하면서 그 리듬도 거기에 맞춘 것이었다면 후반부에서는 한결 호흡

72 신 원 철 이 빨라짐으로써 그의 동작이 격해짐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신적으로 자유로우며 육체적으로 튼튼한 인물은 바로 워즈워드가 그렇게 동경하던 시골사람이다. 그리고 영시의 낭만주의적 전통에서 이와 같은 하 류계층민들의 소박함에 대한 호감은 각별하다. 특히 홉킨즈는 빅토리아시대의 속물 적 도시인들을 싫어하였던 만큼 하류 계층민들에 대한 애정은 컸다. 농부 해리와 유사한 인물을 우리는 그것과 동시에 씌어진 톰의 화환(Tom s Garland) 에서도 본 다. 1888년에 씌어진 이 시는 대중의 문제에 관한 홉킨즈의 시로서는 유일한 것이 며, 그해의 두 가지 대조적인 성격의 사건 즉 빅토리아여왕 즉위 50년 축제와 애란 에서의 대규모 폭동사태를 반영하고 있다.(A Casebook 239) 톰--뭉툭하고 난폭한 강철로 화환을 두른 톰. 이제 일이 끝난 톰의 장화, 동료가 그의 곁에 곡괭이를 내려놓고 바윗불을 튀기며 집으로 향한다--강건한 디크. 마음 편한 톰, 막노동자 톰, 그는 확실한 끼니와 잠자리만 있으면 만족한 사람. 비천한대로 두어라, 그는 탐욕스럽게 그의 천한 운명을 휘두른다(결코 굶주릴 필요가 없는 톰, 거의 병도 없고 마음 고생은 더욱 없는 톰, 그가 빼곡한 수천의 가시들, 사념들을 찔리지도 않으며 밟고 간다). 모두가 빵만 있다면 낮은 신분일망정 국민복지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뭐라고! 국가는 우리 모두에게 명예로운 것--군왕의 머리는 사방 높이 걸린 하늘의 빛을 받고 있으며, 힘센 발은 어머니 대지를 일구어 놓는다. Tom--garlanded with squat and surly steel Tom; then Tom s fallowbootfellow piles pick By him and rips out rockfire homeforth--sturdy Dick; Tom Heart-at-ease, Tom Navvy; he is all for his meal Sure, s bed now. Low be it: lustily he his low lot (feel That ne er need hunger, Tom; Tom seldom sick, Seldomer heartsore; that treads through, pickproof, thick Thousands of thorns, thoughts) swings though. Commonweal Little I reck ho! lacklevel in, if all had bread: What! country is honour enough in all us--lordly head, With heaven s lights high hung round, or, mother-ground That mammocks, mighty foot...(ll. 1-12)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73 여기 등장하는 두 인물은 매일 매일의 양식과 잠자리에 만족하는 건강하고 유 쾌한 하류 계층의 노동자들이다. 톰과 그 친구 디크는 매우 건강한 인물로서 그들 의 힘은 sturdy, squat, surly, lustily, thick 등의 단어를 통해서 연속적으로 암시 된다. 첫행에서 두드러지는 s 음 두운, 2행의 f 음, p 음 그리고 3행의 r 음 등은 이 들의 강인한 힘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준다. 톰은 아플 줄을 모르는 사람이고 상심하 는 일은 더구나 없다. 디크의 힘은 그의 구두축이 바위에 부딫히며 불똥을 튀기는 모습에서 드러나는데 여기서는 r 음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귀가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는 타산이나 번민 따위의 소심함은 보이지 않는다. 홉킨즈는 이들에 대하여 머리는 장엄하여 신 외에는 윗사람을 두지 않으며 모자를 쓰지 않아 태양이나 별만을 덮는다. 하늘의 천개가 모자의 역할을 하며 발 은 막노동자의 발로서 징박힌 구두로 무장을 하여 땅에 의하여 닳게 한다. 그들은 일을 포기하고 그들의 곡괭이를 쌓아둔 채 집을 향해 휘적휘적 걸어가며 어머니인 땅을 노동으로써가 아니라 그냥 발길질로써 불똥 튀게 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The Letters 273) 이것은 단순한 인간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장엄한 신의 모습이다. 그는 강하고 투박하며 농부 해리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모를 보인다. 이와 같이 시인 은 소박하고 건강한 자연인들을 좋아하였다. 그러나 그 자신은 매우 허약한 사람이었다. 그의 외모는 마치 여성처럼 가냘픈 것이었고, 약한 건강과 과중한 업무로 말년에는 매우 시달렸다. 아마 그가 그처럼 허약한 체질을 가졌기 때문에 역으로 강한 육체를 동경하였을지 모른다. 농부 해 리 에서는 특히 남성의 육체에 대한 거의 동성애적인 감정을 읽을 수 있으며 여기 에 대한 연구는 이미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IV 홉킨즈는 자연과 그 속의 생명체들을 보면서 그것들의 활력과 힘을 기뻐하였고 특히 인간의 건강한 육신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했다. 그의 자연시가 다른 시인들의 자연시와 가장 뚜렷이 차별지어 지는 것은 그 움직임에 대한 집착이다. 그의 자연 시에서 모든 물상들은 그 움직임에서 아름다움의 극치가 드러난다. 풀과 나무를 비 롯한 모든 자연물 및 생명체는 꿈틀거리고 반짝이는 것에서 인스케이프를 드러내 는 것이다. 이러한 감각미에 대한 몰두가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사물의 움직임, 특

74 신 원 철 히 생명체의 움직임에 몰두되고 있는 것이다. 예이츠의 시도 키이츠, 테니슨의 맥을 이어받았고 시각적인 감각에 몰두하였음 은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다. 예이츠는 어릴 때 홉킨즈를 한 두 번 만났었다고 한다. 물론 홉킨즈가 살아 생전에 시단으로부터 인정받는 시인은 아니었고 20세기가 넘 어서야 비로소 몇몇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으므로 예이츠가 홉킨즈의 시를 알았다거 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예이츠가 모드곤이라는 한 여성을 지극 히 사랑하고 평생을 몰두했다면 홉킨즈는 평생을 신의 제단에 바치고 그 사랑을 갈구했다. 예이츠의 초기시에 한 여인에 대한 사랑과 그 애틋함이 많이 보인다면 홉킨즈의 경우는 신의 강력한 사랑과 힘을 갈구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고 이 두 시인에게는 공통적으로 감각에 대한 찬탄과 몰두가 보인다. 시인이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예이츠가 그 초기시에서 막연한 그 리움과 생의 고뇌를 몽환적인 어조로 노래했다면 홉킨즈는 신에 대한 사랑과 그 사랑이 대지의 아름다움으로 현현된 것을 경탄하며 기뻐했다. 그리하여 예이츠의 경우 자연은 운명과 문명에 싫증난 인간들이 도피해 들어가 숨는 곳이지만 홉킨즈 의 자연은 그 자체로 생명이 가득한 생명체였다. 예이츠의 시에 나타난 남성들도 아일랜드의 전설에 나오는 퍼어거스나 쿠훌린, 골왕 등 강력한 힘과 정열을 가진 인물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홉킨즈의 농부 해리나 노동자 톰처럼 구체적으로 세세 하게 묘사된 인물들은 아니다. 이것은 결국 이 두 시인의 취미의 차이를 말해주는 것이다. 홉킨즈는 예이츠에 비해 훨씬 좁은 자기 세계에 몰두했으며 그가 그려낸 사람들도 예이츠의 영웅들에 비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지만 그 나름대로 매 우 완성된 인물들이다. 독자에 따라서 예이츠 시를 선호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홉킨즈적인 치밀하고 단단한 시 세계에 매혹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예이츠의 초기시에 먼저 매혹당한 독자들이 홉킨즈의 자연시들을 밀도 있게 읽으면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아마 예 이츠의 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것은 아마 환상이 주는 매 력과는 또 다른 구체적이고 세세한 생명의 매력이 될 것이다.

생명의 환희 : 예이츠에 비춰 본 홉킨즈의 자연시 75 Works Cited Abbot, Claude, C., ed. The Letters of G. M. Hopkins.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56., ed. The Correspondence of G. M. Hopkins and R. W. Dixon.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55. House, Humphry, ed. The Journal and Papers of G. M. Hopkins.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59. Boyle, Robert S.J., Metaphor in Hopkins. New York: Macmillan Publishing Co., 1977. Bump, Jerome. Gerard Manley Hopkins. Boston: Twaine Publishers, 1982. Downes, David, Hopkins s Sanctifying Imagination. New York: University Press of America, Inc., 1985. Hartman Geoffrey, ed. Collection of Critical Essays. Englewood Cliff: Prentice Hall, 1966. Mariani, P. L., A Commentary on the Complete Poems of G. M. Hopkins. London and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1970. Miller, J. H., Disappearance of God: Five Nineteenth Century Writers. Cambridge, Massachusetes, London, Harvard University Press, 1975. Phare, Elizabeth, The Poetry of G. M. Hopkins: A survey and Commentary.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33. White, Norman, Harry Ploughman s Muscle, Hopkins Quarterley. (April. 1975)

76 신 원 철 Glee of Vitality : Hopkins s Nature Poems Compared to Yeats Abstract Shin Won Chul The nature poems of G. M. Hopkins is generally characterized as a sensitive observation on the natural objects. But the most distinctive character of his poems is in its motion and trembling. It is related with his peculiar poetic concept inscape and instress. We can see too many proves of this moving in Hopkins s poetry. In his nature poems, every tree, spring water and grass is alive. Even the cloud is described as a moving life force in his diary or poems. It is surprising to be able to see so many life forces in one poet s poems. This life force is more distinguished in his poem The Windhover or other poems of animal. And its climax, we can see in his poem Harry, the Ploughman. In this poem we can see wonderful observation on the body of a strong farmer. He observed even the minute motion of muscles one by one and he seems to be glad to see this manly body. Hopkins has an inclination of the socialist and he liked more the labouring men than the cultured weak people. Another example is Tom in Tom s Garland and the blacksmith in Felix Randal. This is in striking contrast to Yeats s early nature poems which are considered as a dreamy poetic world. Yeats was too devoted to one woman s love and his early poems are a kind of escape from this world. His nature is a retirement place from this world. Contrary to this, Hopkins s nature is a life itself. For him the whole world and nature are a great and perfect work of God. And he caught its highest moment in its motion, that is insc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