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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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특별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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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특별 기고]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조 광 교수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심상태 몬시뇰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곽승룡 신부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이재룡 신부 새천년복음화연구소 2014

5 차례 발간사 / 조영동 6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 조재형 신부 13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33

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제 1 주제 :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 조 광 교수 125 제 2 주제 :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 심상태 몬시뇰 155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제 1 주제 :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 곽승룡 신부 195 제 2 주제 :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 이재룡 신부 227

7 발 간 사 이번 학술논문집 제5권에 특별 기고 논문과 지난 5월에 개최된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그리고 10월에 개최된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에서 발표된 주옥같은 논문들을 게재하여 발간하도록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담당사제인 조재형 신부님께서 설교의 위기와 전망 이라는 글을 주셨고, 복음화학교 설립자 정치우 회장님께서 한국 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소고 라는 특별원고를 본 연구소 학술지에 기고하여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두 번에 걸친 심포지엄에서 발표하여 주신 저자들과 특별 기고문을 작성하여 주신 두 분, 항상 저희연구소를 도와주시는 자문위원 심상태 몬시뇰님,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곽승룡 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5월 심포지엄의 제1주제인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 영성 에서 조광교수는 천주교 신앙인들의 순교 사실에 대한 기존 연구들이 정확한 규명과 서술에 연구 성과를 이루어 그 기반이 확고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에서는 조선 초기 교회 순교자들이 신앙실천 과정에서 표출한 집단적 성격의 영성에 대한 관심이 약했다고 하였습니다. 조광교수는 초기 교회 신자나 순교자들의 생각과 신앙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에는 사료가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선 후기 천주교사의 단계별 특성을 의미 있게 서술하였습니다. 제1기의 보유론적 영성의 단계에서는 천주교 신앙에 대한 강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도들은 천주교 교리와 유학의 가르침을 조화롭게 파악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제2기 육화적

8 영성의 단계에서는 새롭게 전개한 영성으로서 보유론을 포기를 통하여 그리스도교의 독자적 성격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육화적 영성은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새로운 체험과 그 체험의 기쁨에서 파생된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제3기의 종말론적 영성의 단계는 종말과 천국에 대한 관심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제2주제에서는 심상태 신부님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교회의 과제 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주제의 첫 번째 하위 제목은 민족 공동체 분단 상황의 어제와 오늘에 관한 것으로 남북의 적대적 분단에서 실효적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번째 하위 제목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과제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교회의 새 복음화 와 한민족 화해 과제, 한민족 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노력 등이 서술되었습니다. 특히 한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성사적 과업 에서는 하느님과 한민족 화해를 통한 일치, 한민족 사이의 화해를 통한 일치를 도모하는 도구이자 표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실현한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 우선적으로는 한민족의 교회인 한에서 책임을 통감하는 참회의 자세를 지니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비로소 한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이룩하기 위한 교회 자신의 성사적 역할 에 관한 소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10월 심포지엄의 제1주제는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라는 제목으로 곽승룡 신부님이 발표를 했습니다. 곽 신부님은 짧게 표현하기를, 교황님이 제시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쇄신과 변화의 내용은 교회 안에서 머물지 말고, 기쁨과 청빈 그리고 연대와 세상의 변두리 고통 현장으로 나가라 라는

9 말씀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교황이 원하는 교회란 무엇이고, 교회 쇄신을 위한 건실한 분권화와 개별교회, 교황직과 주교직 쇄신, 사목활동의 쇄신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첫 번째 하위 제목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쇄신과 변화인데, 여기에는 기쁨의 생활, 복음 선포의 핵심으로부터 섬기기, 분열과 싸움을 넘어서 진리를 향하여 연대하기, 삶의 변두리로, 공동선과 사회평화를 위해 나가기 등을 열거하였습니다. 두 번째 하위 제목은 그리스도교회의 쇄신과 변화로서 여기에는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의 쇄신과 변화, 사목자의 쇄신, 본당사목구의 쇄신 등을 열거하였습니다. 곽 신부님은 이번 교황의 한국 방문을 지켜보면서 받은 은혜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실천하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지속적으로 교황께서 하신 말씀과 실천하시는 사랑과 섬김의 삶을 함께 걸어가는 것은 바로 우리 교회의 몫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과 삶과 모습을 계속 연구하고 알리며 실행하는 자세가 절대로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 심포지엄의 제2주제는 이재룡 신부님의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에 대한 논문입니다. 이 발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신이 간절히 소망하는 두 가지 꿈이 있다고 인용하였습니다. 첫 번째 꿈은 교회의 모든 관습과 행동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구조가 자기보전보다는 현대 세계를 복음화 하는데 적절한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적 사명의 선택을 꿈꾸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꿈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온전히 회복하고 맘껏 기뻐하며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위 제목으로는 교회 쇄신의 절박성,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 가난한

10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공동선과 사회적 평화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맺음말에서는 우리가 실행해야할 과제들을 몇 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난은 직접적이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공공복지인 것을 넘어 사회정의와 연관된다고 볼 때, 정의의 윤리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경제나 재정의 중요성을 덜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와 재정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부터, 지상의 재화는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는 점과, 사유 재산은 사회적 책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재화의 사용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넘어서 공동선에 봉사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자각하고 있는 연대적 문화로의 이행이 필요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사회 속에서 한데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양심 형성과 증거라는 전망 속에서 교회의 복음화 미션은 다른 그리스도교 종파들, 다른 종교들, 그리고 선의를 지니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여 인내 속에 추진할 때 보다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집에 수록된 모든 논문은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가 주최한 두 차례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것들입니다. 빛나는 심포지엄을 두 번이나 주최하여 주신 영성신심분과 위원님들께 감사 드리며, 논문집 발간에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강세종 부소장님, 임선희 연구실장님, 장미자 사무국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새천년복음화연구소 소장 조영동 세례자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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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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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특별 기고 1]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서울대교구 성소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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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15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 재 형 신부 (서울대교구 성소국장) 가끔씩 본당에 강의를 갈 때가 있다. 본당 신자들은 본당 신부님들의 강 론을 통해서 용기와 힘을 얻는다고 한다. 한국을 방한하신 프란치스코 교 황님께서도 많은 말씀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셨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라는 교황님의 말씀은 강력한 호소력이 있었다. 이에 본인은 현대인 을 위한 바람직한 설교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한다. 제 1절 설교의 위기 진단 신앙의 위기가 증대되거나 약해지는 요인들은 많고 다양하겠지만, 오늘 날의 세계에서 신앙의 결핍에 대한 가장 심각한 요인 중에 하나는 설교의 질적 저하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75년 9월의 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회중이나 신자들이 신앙이 약해지 거나 무뎌지는 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낡고 불합리한 방법으로 삶과 분 리된 그리고 현대의 경향과 취향에 반대되는 방법으로 가르치고 설교했기 때문이다. 현대에 이르러서 현대 자유 문명국에서 사는 인류에게 가장 괴로운 일이 있다면 그것은 설교를 들어야 하는 일일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설 교는 죽은 방식이며, 의사 전달의 낡은 형태이며 케케묵은 과거로부터 들

17 16 특별기고 1 려오는 메아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현대의 정보 전달 수단이 설교를 대신 하게 되어서 설교는 현대의 분위기에 상응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설교 자들은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했으며 확신의 근거를 상실한 사람이 되어서 설교단으로 나가기도 한다. 설교는 오늘날 참으로 의심스러운 것 이라고 힐문을 당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낡아서 소용이 없다고 비난하면서 설교자와 청중 쌍방이 모두 비슷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널 리 볼 수 있는 일이다. 성직자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사제직의 위기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가톨릭은 신앙을 현대에 맞게 할 수 있을는지? 기독교적 관점에서 하느님과 사람, 가톨릭적 현세관과 종교생활 등 가톨릭이 자신의 기본적 인 성격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대 지성이 요구하는 바에 만족 할만한 회답을 줄 수 있을는지? 가톨릭이 현대의 경제, 사회, 정치, 학술, 과학 및 지적 정신적 발전 성과와 맞서 대결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적응하 여 자신이 갖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가톨릭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는지? 즉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가톨릭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는지? 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에 처해 있다. 이로 인해 가톨릭교회의 사제직도 심각 한 위기를 맞고 있으며, 따라서 사제 직무의 한 부분인 설교직도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하겠다.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은 사제는 신품성사의 힘으로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히브 5, 1-10; 7, 24; 9, 11-28) 신약의 참 사제 로서 복음을 전하고 신도들을 사목하며 하느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축성된 자"라고 언명하고 있다.(28항) 따라서 사제직에는 고유한 세 가지 직분 즉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직분( 敎 職 ), 신자들을 보살피고 다스리는 직분( 牧

18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17 職 ),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직분( 祭 職 )이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현대사회 에 와서 이러한 사제의 직무는 사제들과 평신도들 양편이 종교행위의 의 의와 본질을 보는 태도의 변화와, 종교적인 태도와 실존적인 개념의 발달 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제직에 대한 위기가 심화됨에 따 라서 현대 사회에 있어서 사제는 누구냐? 사제란 어떤 사람이냐? 만약 복 음의 직무가 있다면 사제가 맡아야 할 역할이 무엇이냐? 즉 사제 자신의 Identity까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상으로 간단하게 설교의 위기를 진단해 보았다. 기름이 떨어져서 달리지 못하는 자동차를 움직이 게 하는 것은 적당한 양의 기름을 주입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다른 부 분을 아무리 만져보아도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게 될 것이다. 정확한 원인 을 찾으면 대부분의 병이 쉽게 고쳐질 수 있듯이 이제 설교의 위기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제 2절 설교의 위기에 대한 원인 고찰 1.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오늘날 삶 속에서는 단지 경제요인 만이 고려되고 있다. 사업을 위해 하 느님은 무의미하다. 작업을 위해서나 경제적 성공을 위해서나 하느님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하느님은 사회적인 중요성을 지니지 못하 고 있다. 세속화와 생산사회는 하나요, 동일한 것이다. 현 사회 속에서 무 의미한 하느님에게 인간이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어쩌면 반응을 전 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와 대도시 문화는 세계 내재적으로 정향 되어 있으며 초월적인 신비를 안고 있지 않다. 정령이 숲속을 통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들이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이제 하느님에 대한 체험 기반은 극소화 되었고 하느님에 대한 모든 진술들이 불명료하고 빈

19 18 특별기고 1 곤하며 공허하게 되었다. 예수가 전원적인 비유로써 하느님의 섭리에 관 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이 비유들이 더 이상 체험 세계가 되고 있지도 않다. 설교는 본질적으로 하느님을 근거로 해야 하는데 하느님에 대하여 말해야 하는가, 어떤가를 알지 못하기에 하느님에 대하여 말 할 수 없어진 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시사는 하느님에 대한 가르침 자체에 있 어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진지하 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없는 설교의 위기가 있다고 할 때, 그것을 해결 하는데 하느님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 교의 근본 문제는 여전히 하느님이 문제이며, 다른 모든 문제는 이에 의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메시지의 문제 어떤 취지의 내용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면 그 취지를 받아들이는 사람 의 자세가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 이 자세는 설교를 듣고 싶어 하는 의욕, 해명을 요구하는 의문, 동시에 그것을 반드시 규명하고 싶은 불확실 감을 뜻한다. 묻지도 않은 질문에 해답을 하거나 필요하지도 않은데 호의를 보 이거나, 알고 싶지도 않은 사람에게 어떤 이념을 제공하는 따위는 적개심 아니면 무관심밖에 초래하지 못한다. 설교란 기쁜 새 소식(복음)을 알리는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청중들에게는 전혀 새 소식이 되지 못한다. 사실 설교를 들을 때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듣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설교의 내용이 중복됨으로 인해 창의적 반응을 기대하기 어 렵다는 것이다. 설교는 진리를 말하는데 인간은 거짓 없고 순수한 진리를 두려워한다. 즉 진리는 철두철미한 것이다. 진리는 인간 생활의 근저에까 지 깊숙이 뿌리를 내린다. 그래서 진리가 가져다주는 자유를 희구하는 사 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그 진리에 공포를 느낀다는 사실이다. 자기

20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19 도 예수님으로부터 질책 받던 그 무리에 속한다고 고백하기보다는 오히려 화를 내거나 적개심을 품는 것이 상정이다. 설교내용의 중복과 진리와 대 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것이 설교자와 청중들이 호흡을 같이할 수 없 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3. 반 교회적인 분위기 많은 젊은 사제들이 설교를 하는데 있어 교회의 제도와 권위에 대한 근 본적인 확신조차 없어져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의심은 교회 의 본질과 권위에 관하여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서를 연구해 감에 따 라 때로는 그리스도 자체에까지도 미치고 있다. 전통적 종교의 가치관에 대하여 반항하려는 즉 총체적 문화 체계에 반항하고 자기의 인격적인 면 을 고취하려는 경향이 팽배해 있기도 하다. 역할이란 사회전체 혹은 부분 적인 단체가 그들 가운데서 일정한 직능을 이행하도록 어떤 개인에게 부 여하는 여러 가지 일이다. 사제의 역할과 대부분의 직능들(특히 권위를 가 진 것들)은 성직에 임명되자마자 주어졌다. 사제는 학교를 돌보았고, 사람 들의 영적 지도를 하였고, 심리학적, 교육학적 사실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며 재산을 관리했다. 그런데도 이러한 권위를 행사하기 위해서 특수 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예술과 기술과 과학이 전문화 되었으며 권 위에 대한 원칙은 그것을 부여하는 방법을 새롭게 하였고, 보편적인 권위 의 개념은 사라져 버렸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설교한다는 것은 거슬리 고 주제넘은 방식으로 충고한다는 의미가 되었으며 설교적이라는 것은 어 떤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체 열변을 토한다는 의미가 되어버렸다. 4. 사제와 20세기 문화와의 격차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놀라운 발전은 오늘의 세계를 새로운 미래

21 20 특별기고 1 사회로 끌고 가고 있다. 흔히 테크놀로지혁명, 전자혁명, 정보혁명, 커뮤 니케이션혁명 등으로 불리는 이 새로운 변화는 급속도로 세계 전역에 전 파되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근본 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사회는 획기적이며 서로 모순 되는 여러 양상들로 특징 지워진다. 그것은 가능성에 가득한 세계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위험을 내포하는 사회이다. 현대의 각종 변화의 근본원인 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에 있으며 이와 같은 과학 기술의 발달은 세 가지 특성이 있다. 가속성(accelerative thrust), 참신성(novelty), 다양성 (diversity) 등이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는 인격적인 상호접촉이 대부분 기 계를 매개로한 접촉으로 대체 되어감에 따라 진지함이나 성실성, 상대방 에 대한 존경보다는 기술성과 적법성, 효율성 등의 가치가 중시되고 여기 에서 비인간화가 초래되기도 한다. 그러나 설교자들이 전자시대에 살고 있지나 않은 것처럼 행동할 때, 설교는 부적당하고 비현실적이며 추상적 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교회는 커뮤니케이션이 인간 삶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중요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 고 있지 못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5. 교회가 복음에 대한 신뢰를 상실함. 오늘날의 교회가 복음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이 설교를 방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교회와 윤리에 상대성이 적용되며, 절대 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다윈은 많은 사람에게 종교는 진화의 한 국면 이라고 확신 시켰고, 마르크스는 종교를 사회현상의 하나로 납득시켰으 며, 프로이드는 그것을 하나의 노이로제로 확산 시켰다. 성서 비평은 많은 사람에 대해서 성서의 권위를 훼손 시켰으며, 실존주의는 순간의 만남과 결단만이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역사의 뿌리를 단절시키고 있다.

22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1 그리고 이제는 무한하고 사랑이 많으신 하느님의 인격과 예수의 본질적인 신성( 神 性 )까지 부인하는 급진적 신학과 세속적 신학이 등장하고 있다. 이 런 요소들이 설교자들로 하여금 용기를 잃게 만들고 있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가 가톨릭의 역사 중에서 분수령의 역할을 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그 성과는 여러 세대를 통해서 영향을 줄 것이다. 그 중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어떤 어려움이 나 긴장도 노출 시켰다. 쇄신은, 인간의 참된 경신(worship)은 그가 교회 에서 행하는 경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취하는 그의 태도라고 말하기 도 함으로써 설교자들로 하여금 확신을 상실케 한다. 사목헌장은 교회는 세상과 유대를 가질 때 참된 교회라고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의식 자체가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와서 일상생활의 구체적인 사건들을 결정하는 애 덕 자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많은 설교자들이 새로운 종교적 비전과 그들 의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종래의 사목적인 과업을 조화시키지 못하는데 서 설교의 위기가 초래 되었다. 따라서 사제들은 그들이 확신을 가지고 무 엇을 설교할 수 있을 것인가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상으로 설교위기 의 원인을 고찰해 보았다. 신학의 다양성은 설명하기는 좋았지만, 설교자 로 하여금 절대적인 확신을 상실케 하였고, 반교회적인 풍조는 사람들로 하여금 설교를 들을 수 없게 만들었으며 현대세계의 급속한 변화는 설교 자들로 하여금 설교하고자하는 용기를 빼앗아 가버리고 말았다. 제 3절 현대인을 위한 설교 그리스도교의 지도자들은 이제 현대라는 금송아지 주위에서 추는 그들 의 춤을 그만 두어야 한다. 현대인이 교회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라

23 22 특별기고 1 고 묻기 전에 교회가 현대인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라고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여러 종류의 사람들 사이에서 종교적 해답에 대한 갈망은 팽배해 있으며 점점 깊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현상은 세속화 의 과정이 강력하게 역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또 다른 신앙의 시대가 밝아옴을 준비하면서 교회는 현재의 사기저하 상태를 벗어나서 새로운 권위의 자세를 취하며 교회의 변함없는 메시지의 과감한 선포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흥분 시 키는 호출(summons)인 것이다. 설교자들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 기한 교회의 현대화 (aggiornamento)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 현대 인을 위한 설교 또한 가능할 것이다. 이제 현대인을 위한 설교란 어떠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진실해야 한다. 복음을 말로 표현하고자하는 사람은 누구나 비록 자기 자신에게만 설교 하려 할지라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설교자가 우리시대의 슬픔을 애매한 말이나 핑계를 대지 않으면서 우리 시대의 슬픔에 복종하는 것 보다 더 중 요하게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은 복음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말이 아니라 복음에 대해서 우리 자신이 느끼고 체험한 바를 이 시대에 밝혀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복음이나 복음에 대한 우리들의 설교는 어떠한 위험이 따를 지라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복음을 설교한다 는 것은 단순히 진실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랑을 가지고 진실을 말하 는 것이며, 사랑을 가지고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말하는 진실에 대해서 관 심을 두는 것 뿐 아니라 그 진실을 듣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위선보다 더 혐오스러 운 것은 없으며, 진실보다 더 매력적인 것도 없다. 이것은 위선적인 것들

24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3 에 대해서 가장 심하게 탄핵하셨던 그리스도의 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설교자가 진실해야 하는 데는 두 가지 면이 있는데 하나는 자신이 말할 바를 진실하게 말해야 하며, 또 하나는 자신이 설교할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설교자의 삶이 설교와 모순된다면, 사람들은 기침과 재 채기를 하면서 감기약을 선전하는 판매원의 말을 믿을 수 없듯이 복음 선 포의 메시지를 인정하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진실한 설교는 십자가의 고난을 재현시킨다. 그 이유는 그 스스로 십자가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어떤 설교자도 인간들에게 빛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까닭이다. 자신의 어둠을 통해서 청중을 하느님의 빛 으로 인도하고자 나서는 사람이 참된 설교자일 것이다. 2.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열정적이어야 한다. 열정은 진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진실하다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바를 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정이란 심오한 감정이며, 설교자 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우리자신이 우리의 메시지에 관해 졸면서 청중들이 깨어 경청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분명히 불가능하기 때 문이다. 설교가 너무나 힘이 없고 또한 부드럽기 때문에 잠자는 죄인들은 들을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설교자에게 필요한 것은 사도 바 오로가 그랬던 것처럼 이성과 감정, 강화와 호소가 적절하게 종합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가 자신이 그리는 어떤 그림에서 도 자기는 생명을 거는 모험을 해왔다고 말한 일이 있다. 예술가가 과장하 고 싶어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여도, 여기에 한 사람이 그리는 일 때문 에 모든 것을 짊어지고 모든 것을 걸고 애써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설교자는 그보다 더욱 더 많은 것을 바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느님만이 나의 행복이시고(시편 16, 2),, 하느님의 언약은 영원한 나

25 24 특별기고 1 의 유산이며 내 마음의 기쁨(시편 119, 111)이라고 시편 저자는 이야기 한 다. 만군의 야훼 하느님이 이 몸을 주님의 것이라 불러 주셨기에 주님이 말씀이 그렇게도 기쁘고 마음에 흐뭇하기만 하였습니다. (예레 15, 16)라 고 예레미야는 시련 가운데서 말씀의 기쁨을 생각하였다. 분명히 예레미 야에게는 말씀을 받는다는 것은 기쁨을 받는 일이었다. 그리스도께서도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 11)라고 말씀 하신다. 설교자가 성서에 귀를 기울 이면서 그리스도 자신의 음성을 듣게 된다면, 그 때 설교자는 차고 넘치는 기쁨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 입니다(1코린 9, 16)라고 말하였다. 설교자 가 이와 같은 기쁨과 정열을 가지고 설교할 때 현대인들의 가슴에 복음의 불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루카 12, 49) 3.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희극적이어야 한다. 눈물과 마찬가지로 웃음도 인간들이 하느님을 그리워하게 하는 이 세상 의 어두움 때문에 발생한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웃음은 어둠의 동반자 로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해독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성서에는 희 극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 번뇌하게 만드는 위로자들과, 부스럼을 긁어 대 는 것과, 자식들의 수많은 장례식 때문에 미납된 장의사의 돈 독촉과 종들 까지 애먹이는 것 등에 지쳐 죽을 지경까지 되어있던 욥이 어떻게 자기의 충혈된 눈으로 땅의 기초를 놓으시고 그 분이 일하실 때면 새벽 별들이 떨 쳐나와 노래를 부르고 모든 하늘의 천사들이 나와서 합창을 불렀던 그런 존재를 실제로 볼 수 있으리라고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 누 가 감히 하느님께서 정직하고 믿을 만한 에사오를 택하시지 않고 사기꾼

26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5 이고 비열한 야곱을 선택하실 줄 예측 할 수 있었겠으며, 이집트에서 어떤 남자의 머리를 돌로 쳐 죽이고 미디안으로 도망쳐 나왔던 모세를 선택하 실 줄 알았겠는가? 그 누가 다윗과 우리야의 아내 바세바 사이의 부정한 관계에서 훌륭한 성전을 건축할 정열을 지닌 높은 IQ의 솔로몬이 태어날 줄을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예수께서 말씀하신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마태 1, 28)는 말씀은 희극이며, 그 희극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복음 말씀과 선포자로서의 예수 와도 관계를 지닌다. 바울로는 그가 고린토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감히 복 음의 어리석음에 대해서 언급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다는 것은 유대인들에게는 비위에 거슬리 고 이방인들에게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1코린 1, 23) 다른 말로 하자면 그 리스도인의 전 생애는 일종의 희극과 같았다는 것이다. 예수의 부활 역시 희극이다. 그를 가까이 따르던 제자들조차도 처음에는 예수께서 부활하셨 다고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고, 막달라 마리아는 새벽의 희미 한 빛 속에서 예수를 동산지기인줄로 착각 했었다. 하느님의 관점에서 볼 때 비극이라는 것은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반면에 희극은 반드 시 일어나야만 하는 것으로 보시기도 한다. 하느님의 구원의 희극은 그것 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발생했고 그 안에서 하느님은 인간과 함께 그리고 또한 인간은 하느님과 함께 웃는 것이다. 죄와 은총, 부재와 실재, 비극과 희극, 이들은 세상을 나누어 갖고 있으며 그들이 만나는 곳 에서 복음은 생겨난다. 희극적인 요소는 적합한 대목에서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웃음을 잃어버리 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7 26 특별기고 1 첫째, 그것은 긴장을 해소시켜 준다. 대개의 회중은 정신적 집중을 지속 할 수 없거나 혹은 정신적 압박을 지탱해 나가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둘째, 그것은 회중들의 담을 무너뜨리는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 개의 사람들은 목이 곧고 다루기 힘든 정신 구조를 가지고 교회에 온다. 그들의 삐친 듯한 입술과 찌푸린 이맛살을 보라 그것이 바로 그들이 굴복 하지 않는 저항감을 갖고 있다는 상징인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 자신 과는 달리 엉뚱하게 웃게 되면 잇달아 그의 저항 의식은 무너지게 된다. 셋째, 그것은 거드름을 피우기를 잘하는 인간의 허위를 분쇄함으로써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4.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성령과 함께하는 설교여야 한다. 설교의 정열은 설교자의 정열에 의하며, 이는 또한 성령으로부터 오는 것 이다. 만일 성령의 불이 설교자의 가슴을 태우지 않고 또한 설교자가 성령 의 영으로 불타지 않으면 (로마 12, 11) 설교는 결코 뜨겁게 되지 못할 것이 다. 성령은 설교를 준비할 때 영감을 주고, 실지로 설교할 때 열정을 주며 참된 설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령의 역사인 것이다. 예수님 자신은 세례 를 받으신 후에 비로소 성령과 함께 설교를 시작 하신다(마르 1, 9). 제자들 을 각처로 파송하실 때의 말씀 가운데서 장관들과 왕들 앞에서 대변해주시 는 분으로서의 성령이 약속 된다.(마태 10, 19) 성령 강림의 날에 성령으로 말미암아 충만 된다는 사건은 언어의 기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들은 마음이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기 시작 하였다 (사도 2, 4) 바오로가 에페소로부터 온 아폴로의 제자들 위에 손을 얹고 성령이 임하자 그들은 이상한 언어로 말하고 영감을 받아 서 설교를 했다(사도 19, 6) 요한의 복음서에 약속되어 있는 협조자는 예수 의 말씀을 지금 여기서 하시는 말씀으로 되게 하시며(요한 14, 26) 또 예수

28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7 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시는 매개가 될 숨을 내 쉬시면서 성령을 받 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 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 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요한 20, 22). 성령으로서의 하느님은 설교자와 함께 다음과 같은 일을 한다. 첫째, 성령은 설교자를 변화 시킨다. 한 사람의 그리스챤으로서 설교자는 장차 얻을 기업인 전체 구원의 보 증으로서 그리고 약속의 첫 열매로서 성령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는 하느님의 소유로서 특히 하느님 자신이 스스로 택하여 소유로 삼으신 자 로 구분 되어야 한다. 또한 성령은 구원의 확실한 보증인 것이다.(I(2코린 1, 22; 에페 1, 13; 4, 30) 설교자는 성령이 그를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만드 시고 지으시는 대로 변화된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평화와 인내와 자비 와 온유와 절제(갈라 5, 22-23)와 같은 것으로 나타난다. 설교자의 전 생 애는 성실한 삶이어야 하며 성령께서 그의 전인격을 변화시켜 주시는 데 따라서 거룩함을 발전 시켜야 한다. 변화된 설교자만이 청중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성령은 성서를 조명해 준다. 성령은 교사로서 그리스도의 종들을 인도하시며 그들에게 모든 것을 가 르치시고(요한 14, 26), 그들을 진리에로 인도 하시고(요한 6, 13), 또한 그 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낸다(요한 16, 14) 셋째, 성령은 설교자들을 통하여 사람들을 변화 시킨다. 설교자가 변화를 받고 부르심을 받을 때, 사람들이 설교자의 말을 통해 서 변화될 때 성령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베드로에게서 볼 수 있

29 28 특별기고 1 다. 베드로는 하느님의 능력에 의해 변화 되었고, 그 다음에 나를 따르라 는 부르심을 받았고(마태 4, 18-20), 성령께서 성서를 조명해 주셨을 때 그는 오순절 날의 이 사건이 바로 요엘서 2장 28-32절에 예언되었던 사 실이라고 선포하였다. 사도행전 2장 41절에 따르면 믿고 세례를 받은 사 람이 3,000명이라고 한다. 이는 성령의 감동과 조명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바오로의 생애에서도 꼭 같은 성령의 역사하심을 볼 수 있다. 사도행전 9장 1-20절에 따르면, 그의 생애는 그리스도와의 특별한 만남을 통하여 변화 되었고,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을 통해(1코린 2, 4) 설 교의 능력을 가졌다. 그리고 에페소 교회와 갈라디아 교회와 고린토 교회 와 소아시아 전역에 흩어져 있던 신자들의 집단을 생각하면 바울의 설교 를 통하여 사람들이 변화를 입었다는 것은 분명해진다. 하느님의 일이 1세기에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변화되었으리라고 생각 할만한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성령은 지금도 숨겨져 있는 설교자들을 변화 시키시어 섬기라고 부르신다. 성령은 성서를 조명해 주시며 설교자를 통 하여 사람들을 변화시켜 주신다. 설교자는 성령이 계시는 전( 殿 )이기 (1코 린 6, 19) 때문에 자신을 더럽혀지지 아니한 도구로 지킬 의무가 있다. 설 교자는 하느님의 뜻에 관하여 설교자가 알고 있는 바를 순종하도록 노력 하여야 한다. 또한 하느님이 명하신 바를 이루기 위하여 하느님의 능력과 섭리를 추구하여야만 한다. 동시에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여야 하며 약속해주신 성령과 협력하여 일해 나가는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 설교자 가 진실하다면 성령은 설교자와 함께 일하시며 그의 설교를 통하여 회중 들을 하느님께로 이끌 것이다. 이상으로 현대인을 위한 설교를 살펴보았 다. 진실한 설교자가 열정적으로 기쁜 소식을 회중들에게 선포할 때, 성령 은 설교자를 통하여 회중들을 변화시킬 것이다.

30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9 영문 요약 I must preach the kingdom of God ( Lc. 4:43 )." The spirit of the Lord is upon me, became he has appointed me to preach the gospel to the poor ( Lc4:18 )." Jesus sent by the Father understood his mission in this way. Accordingly Jesus' incarnation, spiritual works, catechism, the apostles' mission, twelve apostles' dispatch the death on the cross, the Resurrection, the continuous existence of Jesus Christ; etc, We can understand that all the mysterious things about Jesus are elements in preaching of the gospel. Accordingly missionary work is a matter concerned the faith and it is an apparent indication showing our belief toward Jesus and the love of God to us. In this thesis, we will study a sermon, which is a motive to reform the church, to restore a status as Christians, to give a new power and motive, and also stands one of the distinguished situations in the ways of missionary works. Jesus began his public life through the sermon The time is fulfilled and the kingdom of God is at hand, repeat you and believe the gospel ( Mc. 1:15 )." Paul, an apostle, said Faith cometh by hearing and hearing by the word of God ( Ro. 10:17 )." We know that the church has done his mission for missionary work through a sermon, according to the teaching of Jesus, the apostles, and Catholic fathers. According the sermon has the oldest tradition among the ways of

31 30 특별기고 1 missionary works in Catholic church. It is also regarded as the most important way, but it has faced a critical situation to this modern age. Preachers admit that they have had many difficulties in preaching and have been anxious because their acts do not conform to their teaching, with the shortage of knowledge, not well connected with real life, the shortage of information, the shortage of materials, too much work imposed on him. The audience said, The most unpleasant thing to do in this modern developed country is to listen to a sermon." Accordingly in this study, we want to examine an exact cause of the critical situation of a sermon, and want to show a sermon for modern people, have studied a sermon for children, who are masters of a future society and church. It is very important for children to read and understand the gospel. when they experience a firm belief and mysterious sense, their attendance in the ritual will be significant. The sermon for modern people should be energetic. It is certainly impossible for preachers to expect the listeners to listen to their message. When a preacher makes a speech with delight and energy, he can excite awaken the hearts of modern people to gospel. The sermon for modern people should be a good delivery of good news. Comic elements are effective to modern people who have lost smile in delivering good news of the gospel.

32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31 The sermon for modern people should be with Holy Spirit. Holy Spirit works with preachers and through their sermons leads people to the Holy Father. When a sincere preachers good news to people energetically, the crisis of the sermon will be overcome. I think Holy Spirit will change people through preachers. Those who hear and deliver good news through a sermon for modern people can seek and construct the kingdom of God with the help of the gospel accepted and faith shared become one in the name of Jesus. The good news of the kingdom of God begun like this is for all peoples of all generations. Those who accept this good news and become members of the community for salvation can deliver good news accep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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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특별 기고 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안드레아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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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35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 치 우 안드레아 (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새로운 복음화 복음화(Evangelization)란 용어가 그리스도교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60 년대 이후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문헌에 공식적으로 수록되면서 사용 되기 시작했다. 복음화의 개념은 1974년 10월 개최됐던 제3차 주교대의원 회의에서 복음 안에 선포된 그리스도의 신비에 사람들을 인도하도록 하 는 모든 활동 으로 정의됐다. 이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3년 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복음화 라는 용어를 사용함은 물 론 새로운 복음화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또한 새로운 복음화에 는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 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새로운 복음화는 교회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의식 속에서 현대사회 안에 드러나 는 다양한 징표들 안에서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이며, 이를 통 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복음과 일상생활들 사이에서 새로운 창 조적 통합을 이루도록 이끄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교황 바오로 6세의 사 도적 권고서인 현대의 복음선교 와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 에서도 교회의 근본 소명은 복음화에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복음화는 이 시대 우리 교회의 절체절명의 과제이자 사명이다. 그러나 많 은 사람들이 복음화가 어떤 의미의 말인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37 36 특별기고 2 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여러 가지 요 소로 성립되는 복잡한 과정인 복음화를 쉽게 접근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 게 복음화라는 용어가 보편되고 당연한 신자 본연의 임무이고 소명임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한국교회의 복음화 현주소와 복음화의 구체적 방법 등을 현실에 접근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현재 혼용되고 있는 선교나 복음화는 같은 내용이면서 다른 내용이다. 그 러나 신자들은 선교가 바로 복음화라는 등식을 매겨 놓고 있다. 또한 새로 운 복음화라는 말이 어느 틈엔가 꼬리를 감추고 선교라는 말로 대신 사용 되고 있다. 선교란 말 그대로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 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으로, 주로 교회론적인 입장에서 권한을 가진 사람을 파견해 비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행위다. 그러나 복음화는 파견된 사람에 의해 복음이 선포 되는 선교뿐 아니라 인간의 삶 안에 비복 음화된 모든 문제들, 교회와 신자, 비그리스도인까지 모든 인간들이 복음 의 빛으로 그 삶이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즉, 인류 의 삶의 양식, 의식구조 등이 복음의 새로운 가치로 다시 정립되어 참인간, 참가치를 추구하는 평화의 인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화 는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알고, 믿고, 생활함으로써 얻어지는 참평화와 행복한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삶으로 증거해 보이고 또한 명백한 복음선포 를 통해 모든 인류가 하느님의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복음화 는 바로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이며 모든 신자들의 존재 이유다.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 교회 존재의 이유와 그리스도의 사명, 나아가 그 사명을 어떻게 실천해 야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올바로 알고 있는가? 평신도의 한사람으

3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37 로서 주변을 돌아보면 무척이나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성당에 다니는 것이 동일시 될 수는 없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 를 믿기 때문에 미사도 드리고 성당에서의 봉사활동도 참여하곤 한다. 하 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얼마나 알고 믿고 있는지 를 돌아보는 것이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적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조직하신 신정 적 조직체이며, 그리스도의 사명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우리는 그 직무 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이 구원자로서, 자신의 삶에 커다란 영향 을 끼친 실제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진실로 그분의 존재 이유와 그분 을 말씀을 따라 살고 있는지 잠시 멈춰 자신을 바라보아야 할 때다. 복음화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신자 분들 중에는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헛 해 왔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다. 너무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했고 하 느님을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믿었다고 고백한다. 또 너무 모르고 신앙생 활을 해왔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던 분들이 공부를 하면서 주님을 올바로 알게 됐고, 나 자신과 교회,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실 천하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많은 신자들이 형식에만 치우친 종교생활에만 익숙해져 있다. 교회의 존재와 교회의 존재이유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올바로 알고 믿 고 따르는 것에는 게을리해왔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의 존재 이유가 많은 사람들에게 불명 확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교회는 교회 구성원의 대부분인 신자들의 의식 과 신앙의 깊이가 드러나 보여야 한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구성 원인 신자들의 존재 이유다. 오늘의 교회를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 를 베풀며, 그들을 가르쳐서 나의 제자로 삼으라고 당부하셨다. 예수님께

39 38 특별기고 2 서 제자들을 뽑으신 것처럼 신자도 모든 사람들 가운데 뽑힌 사람이다. 예 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켜서 파견하셨던 것처럼 신자는 예수 님의 말씀에 따라 살고 그 말씀을 삶으로 증거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 람들에게 선포해야 한다. 이것이 복음화의 개념이자 원리다. 교회는 선교적이다. 그러나 선교적이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쇄신되고 말 씀을 선포할 수 있는 동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인 신자들이 먼저 배우고 훈련돼야 한다. 복음화는 먼저 나 자신의 복음화로 부터 시작 된다. 나 자신이 복음화로 무장돼야 복음의 참가치를 알고 그것 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하느님을 만나면 새로 운 열정이 생겨나게 된다. 복음화는 교회의 존재이유이자 근본 소명이다. 교회가 복음화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새로운 복음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 현대 세계를 바라볼 때 과거 그리스도적이었던 나라와 민족들은 종교 무관심과 세속주의의 영향을 받아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근대 500년 미만에 그리스도교가 전파된 나라들, 즉 아시아, 아프 리카 등에서는 복음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아직 복음적 삶이 뿌리 내리 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1784년 첫 세례자가 배출된 후, 180년 만인 1970년대 에 천주교 신자가 100만 명에 이르렀다. 이후 매 10년마다 100만 명씩 증 가하는 복음화율을 보여 왔지만 인구비율로 볼 때 2000년대부터 그 성장 률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현재 약 500만 명의 천주교 신자 중 상당수가 냉담 중이거나 주일미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뿐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입교한 많은 신자들이 아직도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4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39 잘 모른 채 형식적 행위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스도교가 갖고 있는 핵심인 복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무엇이 복음적 삶인지는 모르면서 신앙생활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지 못하고 알려고 도 하지 않으며, 내적 쇄신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본 당의 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면 상당히 열심(?)한 신자라고 자부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고 그분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기도가 무엇 이고 왜 기도하며 생활해야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 교회가 무엇이고, 그 교회 공동체 안에 속해 있는 신자인 나는 누구이며, 어떤 권리와 의무가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적어도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이 무엇인지, 복음화가 교회의 근본 소명이고 신자의 근본 소명이라는 점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3년 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시작 을 공식적으로 선포하셨고 새로운 복음화에는 새로 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 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의 방향과 내용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현대의 복음 선 교 33항에서 제시하셨던 현대 세계 복음화의 3가지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중에서도 비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사업과 기존의 신자들을 복음으로 무장시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 는 재복음화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종 교적, 문화적, 사회적 다원주의 속에서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다원주의의 여러 장점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도 복음의 가치를 그 안에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한다. 복음적 가치를 진정한 삶의 가치로 살아갈 수 있도록 현대 인들에게 분명하면서도 확신에 찬 새로운 복음화가 요청되는 때다. 과연 지금의 우리 교회가 이와 같은 새로운 방법과 표현을 추구하고 있는지 새 로운 열정이 생겨나고 있는지 우리 모두가 묵상해 봐야 할 것이다.

41 40 특별기고 2 내적 쇄신을 통해 선교하는 교회공동체 우리는 교회의 선교사명에 대한 전통을 잘 살리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 다면 그 원인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20년 전, 한국에서 새로운 복음 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딪친 가장 큰 벽은 교회의 누구를 막론하고 복음 화라는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아 겪었던 어려움이었다. 특히, 선교에 관해 서는 그 누구도 목표나 전략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저 과거에 해왔던 그 대로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였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경우는 없었다. 예비자 입교식 날짜를 가르쳐주고 비 신자들을 인도해오라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열심한 신자들 은 이웃과 가족들을 찾아 성당에 다니자고 권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었다. 물론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열심히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권면해 왔다. 하지만 왜 선교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전해 야 하는지 알고 있지 못했다. 내가 전하는 것에 대한 확신과 체험은 있는 지 따져보지 않았고 막연하게 비신자들을 성당으로 이끌면 된다는 경향이 었다. 선교는 우리가 믿고 신앙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대한 확 신에서 비롯된다. 또한 우리가 믿고 받아들인 복음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신자들이 우리가 믿는 신앙에 대 한 확신이 부족하고 구원관이 정립돼 있지 않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선포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새로운 복음화를 시작하는 우리 교회의 첫째 과제는 모든 신자들의 재 복음화다. 재복음화를 위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신 자인 자신들의 정체성을 올바로 알고,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에 확신을 가 져야 한다. 아울러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신과 구원적 삶, 즉 이 세상에서부터 참다운 평화와 행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신해

4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1 야 한다. 그래야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새로운 삶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고 삶의 변화를 통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 를 통해 기쁘고 행복한 삶을 경험한다면 그 사람은 누구에게나 예수 그리 스도를 믿고 따르도록 권하게 될 것이다. 교회의 내적 쇄신이 선행될 때 그 바탕 위에 이론적 무장과 더불어 선교 하는 교회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교회는 다양한 직무와 기능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교회는 선교하는 공동체다.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께서는 교회의 근본 소명은 복음화이고 엄격히 말해 교회가 복음화를 하 지 않는다면 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 라고 강조하셨다. 모든 것이 전문화되 어 있는 현대사회 안에서 복음 선포는 무척이나 힘든 과제다. 그렇기 때문 에 우리 교회도 선교에 관하여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전문 가가 돼야 이 사회에 복음을 선포할 수 있다. 신자는 모두가 선교사가 돼 야 하지만 아무나 선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랑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우리 인간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다. 그리고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구원을 위해 희생 제물로 삼으셨 다. 우리가 믿고 받아들인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과 예수님 의 크신 사랑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아 참 평화 와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참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예수 님이 구세주이심을 받아들인 이들이다. 예수님으로부터 참 평화와 행복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가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 에게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행복한 삶으로 초대한다. 하느님과 예수님

43 42 특별기고 2 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실천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사랑은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거나, 고통 중에 살아가는 이웃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한다. 그들이 고통스럽 고 무미건조한 삶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예수님께로 이끌어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예수님의 유언 말씀 때문이 다.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셨던 예수님의 유언을 소중히 간직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유언의 말씀이 믿음의 후손들인 우리들에게 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 면서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베풀라고 당부하셨고, 복음을 알지 못하는 자 들을 가르쳐 제자로 삼으라고 말씀하셨다. 먼저 복음을 믿고 받아들인 우리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복음을 전 하는 이는 누구도 없을 것이다. 사도 바오로께서도 전하는 사람이 있어 야 들을 수 있고, 들어야 믿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씀하셨다. 예 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을 증거하고 전할 수 있을까? 예 수님을 믿는다하더라도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경험해 보지 못한 사 람은 우리 이웃을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께 잘 인도할 수 없다. 그렇기 때 문에 교회의 선교 사명 에서는 복음 선포는 먼저 복음화된 사람이 복음을 전할 수 있고, 또 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복음을 증거하고 전하는 사람은 복음을 전하는 그 행위 자체로서 행복 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복음을 전하고, 삶을 나누면서 자신이 더욱 영적으 로 성숙해진다는 것을 경험한다. 복음은 함께 나누고 전하라고 주어진 것 이다. 혼자 간직하며 행복해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복음을 전해

4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3 야 하는 이유는 예수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선포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 자 신이 더욱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 삶으로 증거하자 신자라면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예수 그 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실천하라고 하신 말씀은 먼저 회개하라 는 것으로 요약된다. 회개란 무엇인가? 회개란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맘에 들어 하시는 삶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하느 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서로 용서해 주고, 이해해 주고, 감싸주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주변의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누 어 주는 것. 함께 행복을 누리게 하고 자신의 이익보다 남을 생각하며 배 려하고, 기득권을 주장하며 울타리를 치지 말고,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 등. 열거하자면 너무도 많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 가 알고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우리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위적 인 삶의 내용을 회개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를 통 해 당신을 드러내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 된다. 거짓과 위선이 판치는 사회, 교만과 독선이 지배하는 사회는 하느님께서 기뻐하 시지 않는다. 더욱이 하느님의 백성들 안에서조차 거짓과 위선, 교만과 독 선이 판을 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시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교회도 현대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 시지 않는 삶의 내용이 무엇인지 식별해서 바꾸는 것이 교회의 할 일이다. 그러므로 교회 구성원 모두는 우리 사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영적으로 건강해져야 한다. 그 시작은 바로 우리 자신의 회개의 삶 에서부터 출발한 다. 그리스도인 스스로 무엇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인지를 먼저 깨

45 44 특별기고 2 닫고 실천함으로써 삶을 통해 하느님을 증거 해야 한다. 교회가 새로운 복 음화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먼저 우리 안에 있는 많은 모습들 가운데 하느 님께서 보시기에 기뻐하시지 않는 모습을 찾아 회개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러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 진정성을 느껴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전하는 것이다. 그 러나 먼저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말하고 증거하는 교회의 진정 성을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 말은 그럴 듯하게 하면서 본인이 실천하지 않는다거나 앞에서는 좋은 말을 하고 뒤에서는 다른 생각을 갖는다면 아 무리 좋은 말을 해도 그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회가 기 도하는 모습, 겸손한 모습, 진실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세상 사람들 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누가 이와 같은 일에 앞장서야 하겠는가? 물론 지 도자들이다. 지도자들이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 따르게 된다. 인간적으로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나약한 우리 인간에게 성령을 보내 주셔서 부족한 우리의 능력과 의지와 용기를 북돋 아 주고 계신다. 복음화, 기도운동 선행돼야 우리 교회의 절체절명의 과제는 새로운 복음화임을 누차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기도 다. 1990년대 세계적으로 새로운 복음화 사업이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추진된 것도 세계복음화를 위한 기도운동 이 었다. 기도의 힘을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우리는 이미 20세기 말 세계의 모든 신자들이 공동의 지향으로 기도했던 러시아의 회개를 경

4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5 험한 바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중요한 일을 앞에 두고 항상 기도하시 며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셨다. 우리가 도움을 청하는 하느님은 전지전능 한 분이시다. 세계의 모든 종교와 종파를 초월해 세상 사람들이 서로 평화 롭게 살아가고, 새로운 복음화가 그리스도인 안에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분이시다. 우리가 사심 없이 기도드린다면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귀 기울여 주시고 함께하신다.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자 하는 새로운 복음화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제이고 모두의 공동선을 위한 하느님의 계획이다. 누구나 개인 적으로 청하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기도가 선행돼 야 한다. 신자 개인은 물론 각 신심단체, 활동단체는 언제나 교회를 통한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운동이 전개돼야 하며 나아가 전통이 세 워져야 한다. 눈을 크게 뜨고 넓은 마음으로 생각해보자. 몇몇만 참여하 는 것이 아니라 전 신자가 공동의 지향을 갖는 기도운동 이 전개돼야 한 다. 나부터, 우리 교회부터라고만 한다면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누가 기도할 것인가? 세계가 복음화 되면 각 나라와 각 교회, 그리고 그 교회의 구성원인 나 자신도 자연스럽게 복음화 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고, 영 원한 행복으로 초대하기 위해 인간으로 세상에 오셨다. 사실 어떤 종교든 지 종교의 역할은 세상을 평화롭게, 인간을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적으로 해석한다면 세상의 여러 환경, 관습, 사상, 행동양식을 변화시켜 하느님의 뜻에 맞갖은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복 음화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의 역사에서 교육과 종교 혹은 사상으로 이 러한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간의 힘만으로는 거의 불가능 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고 또한 수많은 죄로 인해 인간 본래의 모습을 상실해 버렸기 때문에 우리의 힘만으로 이

47 46 특별기고 2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 성령에게 도움을 청해야한다. 복음화의 주역이시 고 이 시대, 우리 교회를 이끄시는 성령께, 철저히 의탁하고 기도해야한 다. 아니, 어떤 면에서 지금 우리는 엎드려 기도해야한다. 그래야만 새로 운 복음화가 꽃을 피울 수 있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신앙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 할 때다. 복음 전파의 필요성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 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 게 하여라 (마태 28,19-20).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복음 전파를 유언 처럼 당부하셨다.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받은 교회는 그동안 끊임없이 복음 선포가 교회의 근본 소명임을 알고 이를 위 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지 않 고 있다. 복음이 이 땅에 선포 된 지 2000년이 넘은 지금에도 전 세계 인 구의 1/3도 채 안 되는 사람들만이 그리스도를 믿고 있다. 복음의 참 진리 를 잘 알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종교 생활을 하고 있는 신자들도 많은 상 황이다. 복음선포는 여전히 시작에 불과하다. 200년이 넘은 한국교회도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다. 1980년대 이후 한 때 한국교회는 큰 행사들을 치르며 보여줬던 선교적 열성이 이제 지나간 역사로 넘어가고 있다. 2000년대를 지나오면서 복음 선포의 열성이 식어 가고 복음화율이 인구증가율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가 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우리 신자들이 과연 예수 그리스도에 의 한 구원에 대한 확신과 올바른 구원관이 적립되어 있는가 라는 것이다. 신

4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7 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가 참으로 나를 죄와 죽 음과 악에서부터 자유롭게 해방시켜주신 구원자임을 확신하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다. 그분을 통해 구원에 확신을 갖는 신자라면, 그리고 구원적 삶을 체험하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예수가 우리의 유일한 구세주임을 증 거하고 선포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증 거하고 그분에게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개인적 구원 에 대한 불확신과 구원관이 정립돼 있지 않아서다. 복음화학교에 오는 많은 신자 분들 중에,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충실히 해왔다고 자부하던 분들도 구원에 대한 확신과 구원관이 정립돼 있지 않 은 경우가 많았다. 어떤 분들은 잘못되거나 편향되고 일방적인 지식만 갖 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신앙을 만드는 분들까지 있었다. 새로운 복 음화는 먼저, 우리 신자들부터 재복음화가 돼야한다. 복음의 핵심이 무엇 인지, 우리가 믿고 신앙하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 도와 성령이 누구신지, 그리고 그분을 믿고 따른다면 우리에게 어떤 결과 가 오는 것인지, 우리 자신이 먼저 재복음화 돼야 복음 전파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그래야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교회 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초부터 다시 시 작하자. 늦었다는 것을 알 때가 오히려 좋은 기회이다. 신자들의 재복음화 를 위해 무엇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가 받아들인 복음은 하느님의 사랑의 증표로 파견되신 예수 그리스 도께서 십자가의 희생 제물이 되셨다는 것과 이것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 은 구원받는다는 것이다. 현대의 복음 선교 14항에서는 교회의 존재 목 적이 복음 선포, 즉 선교에 있다고 말한다. 교회의 존재의미는 복음을 전 할 때 비로소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복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야하는가? 사랑 때문

49 48 특별기고 2 이다.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 그 사랑을 받은 하느님 백성들이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복음을 전하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하느님의 백성이 전제된다. 하느님 의 존재와 그분의 사랑을 확인하지 못한 사람은 그분을 증거할 수 없기 때 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 받은 사람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안다. 하느님의 백성이 자비하신 하느님의 사랑 을 받는다면 그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체험하게 돼 그분을 전하고 싶 어진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서의 참 행복의 길과 부활의 영원한 행복 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복음을 전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예수님께서 교회에 남기신 유언 때 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 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루카 21, 43)라고 말 씀하셨다. 당신이 우리에게 들려주신 하느님 나라와 그 나라를 사는 방법 들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도록 제자들에게 유언으로 남기신 것이다. 바 오로 사도께서도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전하는 사람이 없으면 들을 수 없고 듣지 못하면 믿을 수 없습니다 (로마 10, 14)라고 말씀하셨다. 복음 선포를 위해 파견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제 그 사명을 교회, 그리고 교회를 통해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하셨다. 유언의 상속자는 현대를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다. 복음 선포는 하느님의 구원계획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며, 사목자나 전문 선교사들에게만 그 직무가 수여된 것이 아니다. 교회의 구성원 모 두에게 맡겨진 직무다. 세례 성사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는 모든 신자들에게 부여된 의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 는 사람들 입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지 않는다면 누가 예수 그리스 도를 전하겠는가?

5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9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들어보자. 사실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 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의무이 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 다 (1코린 9, 16)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성령께서 끊임없이 그 사람을 통 해 역사하시므로 영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성숙해진다. 새로운 열정을 불러 일으키자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출발했 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각 지역교회에서는 공의회 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부흥운동이 일어났다. 그 열매가 새로운 신심운동으로 이 어져 여러 형태의 신앙쇄신운동이 전파됐다. 교회 안에 뜨거운 성령의 역 사하심을 체험한 그리스도인들은 마음 안에서부터 믿음을 통한 열정이 일 어났다. 그 결과 신자들의 신앙생활의 활성화와 더불어 선교의 열정도 생 겨났다. 신앙쇄신 운동은 신자들에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확신과 기도생활 그리고 성경읽기 등 신심생활에 열정을 불러 일으켰다. 고( 故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강조하신 새로운 복음화의 방법, 새로운 열 정 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신앙쇄신운동은 그후 선교에 열정을 쏟아 한동안 교회 내에서도 복음화 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한국교회는 새로운 열정이 식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유가 무엇일까. 원인 중 하나는 한국 신자들의 기초가 약하다는 점이다. 한국천주교회의 대부분 신자들은 세례성사를 받은 지 40년 미만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구교우는 전체의 20%를 넘지 않는다. 그만큼 신앙에 있어 뿌리가 약하다. 또한 믿음의 확신과 경험 없는 신자들이 너무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치

51 50 특별기고 2 우쳐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교무금과 헌금을 내 고, 판공성사를 보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많다. 조금 더 나아간 신자들의 경우도 본당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신앙생활에 젖어 있는 신자들에게 선교하십시 오 라는 말은 그렇게 와 닿는 말이 아니다. 선교는 해도 그만, 못하면 할 수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선교는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마음 안에서부터 스스로 동기가 부 여되고 열정이 솟아올라야 하며 사명감이 생겨나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동기 부여나 사명감은 신자 개인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일어난다. 교 회는 신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환경을 끊임없이 만들어 줘야한 다. 신앙생활의 튼튼한 기초를 닦아 주는 교리교육과 세례성사를 받은 후 에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신자 스스로 하느님에 대 한 확고한 믿음을 전해줘야 한다. 또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복음적 삶의 실천을 통해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도 와야 한다. 새로운 열정 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신과 행복한 삶 안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현재의 신앙생활의 모습 들을 재점검 해보고 새로운 열정이 생겨 날 수 있는 신앙생활의 참 모습이 어떤 것인지 되돌아보고 조명해 봐야한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열정 이 생겨 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복음화는 사랑의 실천이다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1주기 추모미사를 시작으로 추기경님의 추모 열 기가 다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많은 분들이 추기경님의 생전의 활 동을 되새겼고, 때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추기경님의 업적이 드러나기

5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1 도 했다. 추기경님이 돌아가신 직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회에 관심 을 갖게 됐고 그중 일부는 천주교회에 입문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김 추 기경님께서는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 복음을 선포하고 계신 것이다. 이처 럼 종교를 떠나 온 국민의 마음에 김 추기경님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배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추기경님께서 살아 계실 때 실천하셨던 사랑 때 문이다. 우리 사회에 김 추기경님에 대한 추모 열기와 그분의 영향력이 퍼 져 나간 것은 추기경님께서 장기기증을 비롯한 많은 사랑의 실천적 모습 을 삶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교회는 내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복음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교회가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면 시대의 징표를 올바로 바라보면서 스스 로 자기 복음화를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 교회와 교회 구성원 모두가 복음 을 삶으로 보여 줌으로써, 복음적 삶을 통해 함께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고 선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복음적 삶의 내용은 여러 가지이지만 결국 이러한 과정은 사랑의 문화 를 만든다. 인간 상호간에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해 모든 사람이 자유와 평 등 속에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우리 교회와 교회의 구성원 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고 증거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당부하신 사랑 실천 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 고 실천한다면 세상의 복음화는 그리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사랑 실천이라고 말하면 무슨 위대한 일을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 실천은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평소에 좋은 말하기, 인사 잘하기, 칭찬해 주기, 관심 가져주기, 밝게 웃기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 범한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천은 쉽지 않다. 아주 쉽고 간 단한 것도 잘 안 되는 이유는 평소에 사랑을 실천하고 살겠다는 의식이 부

53 52 특별기고 2 족해서다. 깨어 있지 못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길, 또 우리에게 실천하라고 명하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자기복음화라는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들여다보자. 그리스도인이기를 원한다면 개 인적으로 거룩한 삶을 사는 것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 서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복음화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예수 그리스 도의 존재를 증거하며 시작된다. 또한 복음화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 는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된다. 내가 먼저 변해야 남이 변한다 한 자매님이 고부간의 갈등문제로 상담을 청해온 일이 있었다. 그 자매 님은 결혼 후 지속된 시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에 끊임없이 분노하고 시어 머니를 저주하고 있었다. 먼저 자매님께 그동안 살아오며 시어머니에게 잘못했던 것들을 생각해 보라고 권했다. 그랬더니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 다고 해 다시 한 번 권했다. 그러자 조금씩 자신이 잘못했던 기억을 떠올 리며 그 사실을 고백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볼 것을 권했 다. 집으로 돌아가 시어머님께 잘못했던 점들을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십 시오 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분은 완고했다. 안색은 이내 바뀌었고 절대 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조용히 그 자매님에게 그렇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될 수 없으며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고 말했 다. 그제서야 자매님은 용기를 갖고 시어머니께 용서를 청했다. 결과는 상 상 이상이었다. 시어머니도 점차 변해 지금은 그 누구보다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나 자신부터 변하면 상대방도 서서히 변해 갈 수 있 음을 깨닫게 해준 단적인 예다.

5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3 평범한 이야기지만 평범함 속에 우리가 고쳐야 할 것이 숨겨져 있다. 다 른 사람의 잘못을 꼬집고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해 잘 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잘못은 잘 기억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잘못한 것은 기억 속에 차곡차곡 쌓아둔다. 분노하 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급기야 서로 등을 돌리기까지 한다.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나아가 그 것을 바꾸라고 요구하면 강한 반발심이 생겨 방어하고 때로는 상대를 공 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길 원한다면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내 가 먼저 변해야 남이 변하고 남이 변해야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꿔야 한다. 이것이 회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은 누구보다 먼저 자신을 하느님 안에서 비춰보고 잘못된 자신의 모습 즉, 하느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모습들을 바꿔나가야 한다. 개인 안에서, 공 동체 안에서 비그리스도적인 모습, 지극히 인간적이긴 하지만 비성서적이 며 비하느님적인 모습들은 버려야한다. 복음화는 바로 나 자신의 변화에 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모습을 다른 이들이 바라보면서 우리 를 변하게 하신 예수그리스도를 바라보게 만들 수 있다. 사랑은 용서에서부터 시작되고 그 용서는 자신을 바로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우리 자신이 먼저 변화되는 내적 쇄신은 복음화에 있어 선행되어야 할 가장 중 요한 과제다. 새로운 복음화는 새로운 표현과 방법이 필요하다. 과감하게 그리고 용기를 갖고 자신부터 변화시키자. 신앙은 관념 아닌 생활, 삶 안에서 신앙 표출하라 가끔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입으로는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지만 삶에

55 54 특별기고 2 서는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가기 힘겹다는 고백을 듣는다. 천주교 신자로 서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힘들어하는 보습을 볼 때면 이 시대가 참 그리스 도인으로 살아가는 데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 게 한다. 어느 한 식당 주인아주머니의 말이 생각난다. 자신을 개신교신자 라고 소개한 그분은 자신의 식당에서 성직자를 비롯한 많은 천주교 신자 들이 식사와 회식을 한다고 했다. 문득 선생님의 그룹과 다른 신자들이 어 떤 차이가 있냐고 물었다. 같은 신자라고 말했지만 그분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그룹은 식사전 후에 꼭 기도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 다. 더욱이 회식자리에서 한 번도 큰소리 내며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했 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다함께 기도하고 끝맺는 모습에서 우리가 어떤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었다고 말씀하셨다. 신앙인으로서 의 작은 실천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보인 사례다. 천주교 신자라면 어느 곳에서든 식사 때 식사전 후 기도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성호경조차도 체면 때문에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세상 안에 살면서 함께 어울려야 한다는 생각 으로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기 꺼려하는 것 같다. 최근의 한 종교단체는 스포츠선수들의 세레모니를 보고 특정 종교의 표 현을 자제해달라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구사회에서는 물론 이슬람 국가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에서조차 십자 성호를 긋는 일로 시시비비를 따졌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작은 일 같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할 만큼 우리는 어려운 세상에서 살 아가고 있다.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힘겨운 시대인 것 같다. 신앙은 지식이 아니다. 신자라면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한 확신과 함께 구체적 삶 안에서의 자기 표출이 있어야 한다. 지식은 삶을 뒷받침하는 역 할일 뿐 신앙자체가 될 수 없다. 겉모습에만 신경쓰다보면 정작 신앙의 본

5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5 질에는 다가가지 못한 채 그 형식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을 지 식이나 관념에 가둬서는 안 된다. 교회는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본연의 사명이다. 구체적인 삶으 로 표출되지 않는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통해 드러날 수 없다. 사소 한 것일지라도 신앙을 증거하는 실천 이 뒤따라야 한다. 생활 속에서의 사 소한 실천으로 상대방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도록 도울 수 있다. 세상 사 람들과 똑같이 살아간다면 누가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을 받아들이겠는가. 진정성을 갖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이 신앙적인지, 사소 한 것이지만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항상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생활에 서 드러내고 증거해야 한다. 생활의 증거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신자들은 그 삶에서 자신이 구원받았다는 증거 인 회개의 삶, 새로운 삶으로의 변화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증거해야 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왔다는 한 자매님이 계셨다. 그분은 자신 과 함께 본당에서 활동하는 어느 자매님이 갑자기 달라진 모습이 신기해 복음화학교에 오게 됐다고 했다. 함께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평소에 남의 말도 잘하고 화도 잘 냈던 자매였기 때문에 그 변화는 더 크게 와 닿았다 고 했다. 처음에는 얼마쯤 가다 다시 본색을 드러내겠지 라는 생각으로 기 다렸지만 일 년이 지나도록 그 자매님의 모습은 흔들림이 없었다고 했다. 나아가 더 변화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고 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까지 변할 수 있을까? 그 자매가 궁금증을 안고 수 소문 끝에 찾아온 곳이 복음화학교였다. 그리고 궁금증을 안고 있던 자매 님도 복음화학교 교과과정을 받으며 구원 받은 삶이 어떤 것인지, 복음적

57 56 특별기고 2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나씩 깨달아 갔다. 좋은 말하기, 친절하기, 화내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관심과 배려하기, 화해와 용서하기 등 자신 안에서 고쳐야 할 점들을 살펴보고 천천히 변화 해 갔다. 일 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변화는 주변에서 먼저 인식했다. 집 에서는 요즘 당신 많이 변했어, 엄마 요즘 많이 달라졌어요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봉사활동을 함께하던 사람들도 변화된 모습을 보며 많 이 부러워했다고 한다. 신앙은 생활이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았다면 지금 구원 받은 사람으로서의 삶의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 절망에 빠졌던 사람이 예수 그 리스도를 믿고 희망을 갖게 됐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구원받았다는 증거 다. 그리고 그 희망을 갖고 꾸준히 감사하며 살아갈 때 그 사람의 삶을 통 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게 된다. 복음 선포는 삶의 증거, 생활의 증거가 매우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먼저 자신이 복음화 돼야 하듯 세 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려면 먼저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 해 구원받은 구체적 삶 즉, 새로운 생명을 얻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 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생활의 증거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생전에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러나 그 분께서는 단순히 선포만 하신 것에 그치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자비와 사 랑을 베푸시는 기적을 행하셨다. 직접 모든 것을 보여 주시고 하느님 나라 를 선포하신 것이다. 우리 교회와 그 구성원인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 도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 몸의 자격으로 그분의 권리와 의무, 사명을 구체 적인 생활 안에서 실천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실제 피부에 와 닿도록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변화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시작은 생활 안에서의 사소한 실천에서 비롯된다.

5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7 명백한 선포 복음선포는 생활의 증거와 명백한 선포로 이루어진다. 많은 그리스도인 들이 생활의 증거라는 측면에서는 자신들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자 노력하지만, 명백한 선포의 실천에는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 다. 복음선포, 즉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의 핵심은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이 구세주이심을 선포하는 것이다. 예수라는 분이 우리 인류의 구세주임을 믿을 때 구원받는다는 것이 복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연구한 가 장 효과적인 선교 방법은 1:1 선교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선교사가 돼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해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 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선교를 하다보면 제일 먼저 예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어디에서 오셨고, 왜 오셨고, 그분이 우리 모두를 구원할 능력이 있는 분이라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명백한 복음 선포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복음의 핵심진리 4가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오게 하신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설명이다. 하느님은 유일신이시며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인간이 아름다운 세상에 서 더불어 행복하게 살게 하신 것이 하느님의 계획이셨다. 둘째, 우리 인 간이 파멸되는 것을 막으시려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파 견하신 것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계획에 반하는 죄를 짓고 본래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성이 파괴됐다. 인간은 파멸의 길을 걸어갔지만 하느님 께서는 구원의 길로 인도하셨다. 그럼에도 인간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 르지 않아 파멸에 직면하게 됐으며, 그 파멸을 막고자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 셋째, 예수님이 십자가에 스스로 제물이 되셔서 인간을

59 58 특별기고 2 죄와 죽음, 악으로부터 구원하는 구세주가 되셨다는 것이다.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파견된 자로서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말 씀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 새로운 생명을 주셨다.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 님나라에 살도록 초대하시고 영원한 삶으로 초대해 주신 분이시다. 넷째, 예수님은 당신을 구세주로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을 구원하고, 영원한 삶을 살게 하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땅에서부터 복음적인 삶을 잘 살 수 있도 록 우리를 도와주시는 성령을 받고 그 성령께 의탁하고 도움을 청하면 이 세상에서부터 복음적 삶, 구원적 삶을 살다가 영원한 하느님나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위의 4가지 핵심진리가 우리가 전해야 하는 명백한 선포의 내용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명심하고 정리해 자신이 선교하고자 하는 대상에게 전해야 한다. 우리가 믿고 신앙하는 핵심진리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우리 신앙의 기본이요, 또한 믿음의 기초가 된다. 복음화의 모델 성모 마리아 가톨릭교회를 잘 모르는 이들이나 편견을 가진 이들은 가톨릭은 마리아 교회 라고 비난하곤 한다. 마리아 공경을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을 제대로 믿기 위해서는 마리아를 올바로 알아야 할 필요 가 있다. 마리아를 제대로 이해하면 예수님에 대한 올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고 마리아를 공경하는 일은 곧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는 흠숭으로 이어 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리아를 알고 공경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마리아 와 예수님과의 혈연관계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구원사업의 역사 안 에서 마리아가 맡으신 몫, 다시 말해 당신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으뜸가는 협력자라는 면에서 성모 마리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복음서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말씀에 주의 깊게 귀 기울이시는 분, 하느

6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9 님의 구원계획과 그에 따른 하느님의 제안을 받고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 서 라고 응답하신 분,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나 하느님의 충만한 은총을 받 아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분으로 소개한다. 이를테면 마리아는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낳은 어머니이면서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 에 가져온 하느님의 구원에 의해 온전히 구원받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중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의 마지막 부분인 8장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서 천주의 모친 복되신 동정 마리아 라는 제목으로 53~69항에 걸쳐 마리아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잘 정리 해 놓았다. 성모 마리아는 복음화 사업에서도 아주 특별한 위치를 갖는다. 성령의 짝이신 마리아를 통해 말씀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그래서 성령은 복음화의 주역이요, 마리아는 복음화의 모델이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감도하심 아래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성부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계시의 절정이신 예 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일치하는 것이다. 복음화 의 중심에 있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은 성경이나 교회의 전통에 근거한 우리 신앙의 보화이다. 성경에 나타난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단순하고 완 전하게 믿어 예수님의 어머니가 될 것을 받아들이셨고 인류에게 인간으로서 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낳아 주신 분이시다. 또한 마리아는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아들의 구원사업을 뒷바라지하신 겸손하신 분이시다. 우리는 어떤 역할이나 직무가 주어지면 마치 대단한 사람처럼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구세주의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보여준 겸손은 그래 서 우리의 모범이 된다. 또한 마리아가 하느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순명하 는 자세, 구원의 역사 안에서 묵묵히 진리를 실천하신 모습은 오늘날 복음화 사업에서 분명하게 기억하고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서 세계의 복음화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겠다.

61 60 특별기고 2 용기 있는 그리스도인 되자 복음화라고 하면 선교라는 말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 지만 복음화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선교하는 것에 그 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신앙생활 즉, 기존 신자의 재복음화의 선행도 포함된 의미다. 그리스도인다운 신앙생활을 하자면 각자의 노력으로는 부 족하다.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험악한 이 세 상에서 신앙을 지키고 신앙인답게 살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다행히 하느 님께서는 모든 믿는 자들에게 성령을 보내 주셨고 그 성령을 통해 당신의 자비와 사랑, 은총을 베풀어 주신다.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믿는 자들에게 똑같이 내려진다. 그런데 주관적 인 입장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하느님의 은총에 차별이 있는 것처럼 느껴 지곤 한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이 은혜를 받는 것 같고 나는 덜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럴까?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자에게 똑같이 내려지지만 신앙생활은 하느님의 은총과 더불어 우리 인간 쪽에서 부응해야 하는 것 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앙적 행위를 해야 한다. 성사생 활과 각종 전례에 참여하고 개인적으로 기도와 성경읽기, 공동체 생활과 봉사활동 등 신앙적 행위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신앙행위와 더불어 그리스도적인 사상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다. 가정생활과 직업생활 또한 일상의 생활에서 그 삶의 방법과 내용 이 하느님께서 기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그 내용과 원 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끊임없이 새롭게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야 한다. 그러자면 자신의 삶 안에서 잘못된 점들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 을 과감히 바꾸겠다는 결심과 결단이 필요하다. 자신을 바꾸는 결단은 누

6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1 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있는 사람은 믿음 이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믿음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확신하는 사람이 라면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과감히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다. 용기를 갖고 결단을 내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한다면 하느님 은총의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다른 사람이 볼 때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받는다고 느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신앙생활은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용기를 갖고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회개의 삶이다. 신앙생활은 끊임없는 회개의 연속된 생활이다. 자신의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것에 그치면 진정한 회개라 할 수 없다. 행 동을 바꿔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우리를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해 주셨다. 그럼에도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데에는 잘못된 인식, 환경, 습 관 등 장애가 되는 요소들이 많다. 그 장애를 스스로 발견하고 하나씩 제 거해 나가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의 재복음화의 첩경이다. 부지런한 그리스도인 되자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조사해 본 결과 가장 먼저 꼽힌 것이 게으름, 나태함이었다. 현대인들의 삶은 그 자체가 매우 바쁘고 또 복잡하다. 신앙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찾아 살 아가는 게 무척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게으름과 나태함은 좀 의외 의 결과였다. 바쁘고 정신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신앙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얼마든지 자기 시간을 낼 수 있고 또 신앙인으로서 필요한 여러 가지 신앙적 행위들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으르고 나태해서 신앙생활에 소홀했던 것이었다. 그리스도인은 부지런해야 한다. 신앙인도 이 세상에 살면서 다른 이들

63 62 특별기고 2 과 똑같이 일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가정생 활, 대인관계, 자녀교육, 직업생활 등 모든 삶의 내용이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더해 신앙인은 이와 같은 모든 삶의 내용들을 그리스 도 정신으로 살아가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리스도 사상으로 자녀교육, 인간관계, 직업생활 등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남들 이 하지 않는 여러 가지 신앙적 행위를 해야 한다. 기도, 성경읽기, 공동 체생활, 봉사, 나눔, 선교, 전례생활 등은 신앙인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 들이다. 이 많은 것을 소화해 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그래야 신앙생활 에 충실하고 다른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남보다 덜 자고, 여 가생활 시간을 아끼고 그래서 그 시간들과 물질 그리고 자신의 희생 등을 통해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보여야만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역시 그리스 도인들은 부지런하구나 라고 인정하게 된다. 또 여러 가지 인격적 열매 와 그리스도로부터 얻은 평화와 행복한 삶도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리 고 부지런한 삶을 통해 얻어진 열매 즉, 성실성과 책임감 등은 다른 사람 들의 모범이 되는 것이다. 신앙인들이 이처럼 부지런하게 살면서 그 삶에 평화가 있고 행복이 있 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 당연히 비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 다.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줄 것이다. 모든 그리스 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사명을 받고 파견된 사람들이다. 특정 한 사람만 파견 받은 것이 아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자격을 지녔으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 즉, 복음전파의 사명을 고 스란히 물려받은 사람들이다. 예수님께서 가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 고 하신 것은 특정한 신분과 역할을 맡은 사람에게만 하신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신 사명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사 명을 받고 파견된 자로서 파견하신 분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부지런한 생

6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3 활을 해야 한다. 자신의 재복음화와 복음선포는 부지런한 신자들만이 이 뤄낼 수 있는 결과다. 누구든 깨어있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못하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없다. 인식 가치관 삶의 대전환 이 시대의 교육과 시대적 환경에서의 대세는 출세주의, 물질주의를 꼽 을 수 있다. 선생님과 학생의 공통된 목표는 일류학교를 졸업해 좋은 곳 에 취직하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돼버렸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 는 이 시대에 종교는 어쩌면 욕구를 채우는데 필요한 수단에 불과할 지 모 른다. 종교의 진정한 가치와 진리를 탐구하기보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형 식적인 종교 생활로 만족하며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큰 문제는 인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 안에 신의 존재가 점점 그 역할 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생각과 행동은 산업과 과학문명의 발전에 힘입어 갈수록 세속주의, 물질주의에 치우쳐 가고 있다. 또 사회의 각종 부정적 요소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나 정신이 빈곤해지고 가치관 의 부재로 혼돈의 사회가 됐다. 인간이 그토록 바라고 추구하는 행복 은 물질 같은 세상적인 것으로 충 족할 수 없다. 역사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해준다. 권력, 돈, 명예 등 인간 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소유했지만 행복 하지 못한 이들은 너무 나 많았다. 아무리 얻고자 노력해도 스스로의 노력뿐 아니라 세상의 부귀 영화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이 행복 이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지만 얻지 못했던 참 행복 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얻었다. 부유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건강하지 못해도 행복하고 오히려 마 음이 가난할 때 행복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65 64 특별기고 2 이제 새로운 인식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다. 참 행복이 무엇인지 어 떻게 하면 참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서 복음을 선포 해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을 위해 필요한 그리스도 사상을 쉽고 설득력 있 게 전달해 새로운 인식으로 삶의 방향과 목표를 정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고 삶의 목표나 행동이 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사상, 즉 그리스도적인 인식을 갖고 살 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치관도 세상 중심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가치관을 갖고 산다. 행동 양식이 세상 사람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 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세상적인 가 치관을 갖고 사는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시의 권력자들, 기득권을 갖고 있던 종교적 지도 자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모든 인간의 참 행복을 위한 것인지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참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영원한 행복을 희망하 며 자신의 삶의 모습들을 바꾸어 나갔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이 현생에서 는 행복 을, 죽어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참 행복 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한 시대다. 회개가 첫 디딤돌이다 현대의 복음 선교 13항에서는 복음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기쁜 소 식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함께 나누는 신 앙의 힘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여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며 실천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복음화하는 공동체를 이룹니다. 복음을 실천 하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인 복음화된 교회 공동체 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

6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5 앙인들 개개인의 복음화가 전제돼야 한다. 복음화는 우리 자신이 먼저 복 음화돼 복음적 삶을 잘 살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작은 신앙 인들 개개인의 회개 다. 현시대는 반복음적인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 은 반복음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스도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 어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비복음적이고, 반복음적인 권위주의와 율법주 의 그리고 집단적 이기주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신앙인들 이라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회개를 위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우리 는 일상에 치우쳐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잠깐의 여유를 갖고 반복음적으로 살아온 것이 무엇인지, 본의 아니게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행동을 해온 것은 아닌지 묵상해보자. 반복음적인 삶의 내용이란 사랑과 반대되는 미움과, 용서와 반대되는 단죄와 판단, 겸손과 반대되는 교만과 권위주의 등 인간의 기본적인 삶 속 에서 깊이 뿌리박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서서히 악습을 고쳐나가자. 하느님의 뜻,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화해와 용서, 관용과 자 비 그리고 겸손과 섬김과 나눔 등을 실천해나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 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생각과 삶 안에서 반복음적인 삶의 내 용, 하느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삶의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계획 을 세워야 한다. 회개란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당신의 아들을 희생양으로 삼으신 하느 님께서는 어떤 경우에서든 자비와 사랑이 우리 안에서 드러나기를 원하 고 계신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하신 말씀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 4, 17)는 말씀은 일부의 죄인들에게만 하신 말 씀이 아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특히 종교적 백성이고

67 66 특별기고 2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스스로를 선택받은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유다민족에게 하신 말씀이다. 그리고 그 말씀은 2000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유효하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는 것이다. 우리 안의 낡은 것들, 불필요한 요소들, 특히 비복음적이고, 반복음적인 요소들을 버리고 과감하게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 복음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복 음화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교회의 지상과제는 교회를 통한 세상의 복음 화다. 그 시작은 교회 구성원인 신앙인 한사람의 회개에서부터다. 복음선포의 사명감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선교적 성격과 특히 평신 도 사도직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전통을 확인하였고 선교 활동에 대한 평 신도들의 특수한 기여를 강조하였습니다. 모든 신자가 이러한 책임을 함 께 나눌 필요성은 비단 사도직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문제만이 아니 라 세례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권리와 의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세례성 사를 통하여 평신도는 그들 나름대로 사제이고 예언자이며 임금이신 그리 스도의 삼중 사명에 참여합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처럼 세례와 견진을 통하여 하느님께 사도직에 위임된 만큼 개인으 로서나 단체 회원으로서나 하느님 구원의 소식이 온 세상 어디에서나 모 든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수용되도록 노력할 전반적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 다."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 71항을 통해 모든 하느님의 백성은 파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에 동참할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셨다. 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평신도들에게 사도직이 있고, 그 중에 복음선포의 직무를 수행하는 예언직을 수행해야

6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7 한다는 것을 명문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복음선포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 복음선포다. 우리는 사랑을 나누는 일에 그리 익숙하지 않다. 누구나 사랑 하고 사랑받길 원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신앙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 으면 작은 시련에도 걸려 넘어지고 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그리스도 인들이 나서야 한다. 우리는 이미 참 행복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을 알고 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를 때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 도 알고 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그리스도인들 은 이미 체험했다. 무엇보다 교회 내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라는 말씀을 먼저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이 삶에서 보여 주자. 지도자들이 사랑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면 신자들도 자연스럽게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 에게 전할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발적인 원의에서 비롯된 복음 선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발적인 원의는 복음선포에 있어서 가장 중 요한 요소다. 그리고 삶에서 자연스럽게 모범을 보이고 실천해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시대가 진정으로 요청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신앙을 갖지 못한 이들과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하 면 참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 왜 신앙을 가져야 하는지 등을 삶으로 증거 해야 한다. 복음선포의 사명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사랑의 마음이 넘쳐서 그들도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참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나 누고자 하는 자발적 원의가 필요할 때다.

69 68 특별기고 2 선교 위한 개인의 기도 희생 현대의 복음선교 18항에서는 복음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교회가 복 음화한다는 말은 교회가 자신이 선포하는 메시지의 거룩한 힘을 통해 모 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의 활동, 삶과 구체적인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복음화를 설명하는 가장 알맞은 표 현일 것입니다." 이 말의 핵심은 인류의 쇄신을 위한 복음화는 우리 자신 의 내적인 변화와 그러한 삶을 통한 교회 공동체의 힘 있는 메시지가 모든 개인과 집단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의 내 적 변화와 우리가 선포하는 메시지의 거룩한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것은 성령의 은총에서 온다. 성령의 은총 없이는 내적인 삶의 변화를 가 져올 수 없기 때문이다. 성령의 은총은 우리 안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믿음, 그분을 따르고자 하는 순명과 봉헌의 삶을 살게 한다. 순명과 봉헌 의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이 새로운 삶 즉, 그리스도 사상에 의한 신앙 적 삶으로 변하게 된다. 세상적 가치관을 갖고 살던 과거의 삶에서 그리스 도 사상으로 새롭게 무장된 내적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성령의 역사하심 이 없는 복음선포는 성공할 수 없다. 복음선포자와 복음선포의 모든 활동 안에는 성령의 역사하심이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성령께 의탁한 기도와 봉헌된 삶에서부 터다. 하느님과 끊임없는 친교, 인격적 만남인 기도생활이 필요하다. 우리 는 기도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감사해 한다.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실천할 수 있게 한다. 우리의 삶이 점점 그리스도화 되는 것 이다. 끊임없는 기도생활은 주님의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다. 이와 같은 기도와 생활실천을 통해 우리 자신이 주님께로 향할 수 있

7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9 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모습도 주님과 닮게 된다. 그리스도화 되어 가 는 것이야말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목표인 성성의 길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목표를 갖고 살아야 한다. 기도생활은 많은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세상을 복음화하자고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희생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오기 마련이다. 시간을 내어야 하고 때론 극기도 해야 한다. 마음도 잘 다스려야 한다. 희생 없이 는 복음화 할 수 없다. 교회는 기도와 희생을 통한 신자들의 공동체인 것 이다. 세상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 기도와 희생하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느님께서도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제물로 삼지 않으셨는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에 비하면 이 정도의 희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복음화, 권위 아닌 사랑으로 완성 현대 사회는 다양한 모습의 권위가 판 치고 있다. 교회 안에서조차 권위 또는 권위주의라는 단어들이 사용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 다른 모습의 권위주의가 자리 잡은 것이다. 사전에는 권위와 권위주의에 대해 권력과 위세 또는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권위를 내세우거나 중요시하는 주의 라고 설명돼있다. 이 두 단어 가 그리스도인에게 어울리는 말일까? 물론 학문적 대가에게 주어지는 권 위는 그 학문을 배우는 제자들에게는 적합한 단어일지 모른다. 하지만 복 음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권위와 권위주의는 어울리지 않는다. 세상의 복음화를 목표로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 는 그 자체로서 권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복음이 선포되고 그 복음 을 믿고 살아가는 그 어떤 곳에서든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 주신 온유와 겸

71 70 특별기고 2 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그분의 실천적 사랑의 삶을 세상에 보여 주어야 한다. 교회 공동체마저 세속적 권위나 권위주의 형태를 닮아간다 면 현대인들은 교회나 교회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 (마태 11, 29) 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하시며 당신의 이러한 모습을 닮을 것을 권유하 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 28). 기쁘고 행복한 삶으 로 이끌어 주신다는 희망을 사람들에게 선포하셨고 그 말씀을 듣고 믿고 따른 사람들에게 구원을 선물로 주신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는 매 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의 유일한 구세주 구원자로 믿고 받아들이면 구원 받는다는 것이다. 그 구원으로 이 세상 안에서부터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고 그 삶의 연장으로 죽어서도 영원한 행복을 누리 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분명히 권위를 갖고 계셨다. 그러나 그 권위는 하 느님께서 주신 것이었고 당신의 말씀과 삶을 통해 보여 주신 사랑을 통해 완성됐다. 또 당신의 삶을 통해 이룩하셨고 인간 스스로가 그분이 권위 있 음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권위를 행사하신 일이 없으셨다. 오히려 당신 자신을 더욱 낮추시며 희생 제물이 되셨고 다 른 사람들의 밥이 되셨다.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이 무엇보다 우위에 있음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리스도인 각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다. 겸손과 사랑의 실천적 삶만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 게 한다. 기쁘게 살며 희생적 사랑 실천으로 세상 사람들의 멍에를 메주는 건 어떨가?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다가올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보자. 오직 사랑으로 그 마음을 채워보자.

7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71 현실 바로보는 안목 필요하다 혼란한 시대다. 자주 발생하는 천재지변, 여러 가지의 환경파괴, 그리고 인재에 의해 발생한 세계적 금융위기까지. 우리가 겪은 사건만도 이루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다. 그것뿐인가. 테러, 인종전쟁 등 수많은 인명을 앗 아가는 사건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일 일이 열거할 필요 없이 몇 년 사이에 우리들은 참으로 혼란스러운 사회와 이념의 갈등으로 마음의 평화를 잃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닌듯 하다. 다종 교사회 안에서 새로운 신흥종교나 신흥영성운동 그리고 세속주의로 기존 의 신자들은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냉담률은 높아지고 미사참 례율은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와 새천년복음화사도회가 공동 주최한 21세기 한국교회의 복음화 현실과 미래 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있었다. 학자적인 입장, 사목자의 입장에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 대 안을 제시했던 자리였다. 이날 발제자들이 진단한 오늘의 한국교회는 매 우 부정적 측면이 많았다. 그리고 오늘의 현실에 안주한다면 미래 교회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발표한 내용의 요지였다.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회 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이러한 의견들에 귀를 기울 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또한 일선 사목 현장에서 사목을 담당하는 사제 들은 현실을 진단하고 문제를 파악해서 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 기보다는 자기 방어나 현실안주에 더 치우쳐 있다는 것이었다. 교회의 근본 소명은 복음화에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복음화에 대한 연구, 기획과 실천보다는 현실에 대한 자기 불감증에 걸려 안주하고 있다. 그 결과로 양적으로는 신자수가 늘어났지만 영성적으로는 빈곤해졌다. 신 자들이 빈곤한 영성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곳을 찾아다니고 심지어 사이

73 72 특별기고 2 비종교나 신흥영성운동 등에 빠져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교계의 신문들에서 그동안 복음화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관한 여러 분석 기사와 대안 제시에도 그 문제들에 대한 결과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은 없다. 우리 한국교회는 그동안 교구별 시노드를 통해 다양 한 의견을 수렴해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였으나 그 결과는 아직 드러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한국교회에서 복음화 또는 새로운 복음화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그럼에도 아직 신자들은 복음화의 개념조차 잘 이해하 지 못하고 있으며 한동안 일어나던 선교의 열정마저 다소 식어가는 듯하 다. 미사 참례율의 저조함과 각종 교회 내 단체의 활동들이 활기를 잃어가 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올바로 진단해 그 원인을 치료 해야 한다. 현실의 올바른 인식은 바른 진단을 할 수 있고 바른 진단이 나 와야 처방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처방을 믿고 따르는 실천 의 지와 행동이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실천의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교우 집안에서 엄격한 종교 교육을 받고 자라온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릴 적 주일학교를 가지 않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던 추억이 있 을 것이다. 물론 필자도 이런 경험이 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어떻게 아 셨는지 주일학교에 다녀왔는지 물어보시는게 아닌가.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는데 어머니는 조용하면서도 강하게 말씀하셨다. "방에 들어가서 벽 을 보고 무릎 꿇고 손들고 있어." 금방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두 시간 이 지나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오히려 팔이 아파 슬며시 내리고 있을 때면 언제 보셨는지 다시 불호령이셨다. 필자에게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

7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73 는 기억이다. 그날의 사건 이후부터는 주일학교에 빠진다는 것은 생각조 차도 해본 일이 없다. 더군다나 주일미사를 빠진다는 생각은 평생을 두고 해본 일이 없다. 천주교 신자로서 기본적인 의무라는 것이 어릴 적부터 머 릿속에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이 무엇을 실천하는 데는 먼 저 그 사람의 마음에서 그것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의 무감이든 자율적 마음이든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을 때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로부터 사명을 받고 세상에 파견 되어 오셨다. 어려운 사명이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당신을 세상에 보내 신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계셨기에 그 사명을 실천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를 갖고 당신 자신이 십자가의 제물이 되신 것이다. 그 결과 인 류는 죄에서 해방되어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렸 다.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희생의 결과다. 실천은 반드시 결과를 가져온다. 교회는 이 시대를 바로 보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이 세 상을 향해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개최했 다. 공의회에서 오랜 시간 수많은 전문가들의 연구와 토론을 거쳐 공의회 문헌을 완성함으로써 새로운 교회상을 제시했다. 그리고 개별 교회는 이 문헌의 정신을 받아들여 교회 사목을 해나가고 있다. 한국교회도 최근 들 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에 관한 연구와 강의가 생겨나고 있다. 공의 회가 끝난 지 45년이 지났다. 공의회가 끝난 지 10년이 되던 해 바오로 6 세 교황께서는 현대의 복음선교 에서 "공의회가 지향하였던 여러 가지 목 적은 한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곧 20세기 인류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데에 더욱 적합한 교회가 되자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우 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다. 20세기 말 우리 교회에 제시되었던 제2차 바티 칸 공의회 정신과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였던 바오로 6세

75 74 특별기고 2 교황과 그것을 실천하고자 노력하였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실천 의지 가 지금 우리 교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천은 의지가 있는 사람만이 하는 것이다. 논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 "예비신자 교리 시작일이 다가 왔습니다. 신자 여러분들께서는 많은 기 도와 함께 더 많은 분들을 천주교로 안내해주세요." 신자라면 누구나 주일 미사를 통해 들어 봤을 강론 내용이다. 한데 막상 이 말을 듣고 나면 어떻 게 해야 할 지 막막한 신자들이 많다. 선교의 방법이나 선교에 필요한 훈 련을 받아 본 일이 거의 없는 신자들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오래전 어느 교구에서 조사한 선교에 대한 분석 자료를 본 적이 있다. 자발적 입교가 10명 중 7명에 달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3명 중 1명 반 은 천주교회의 장례의식을 보면서 마음에 들어 입교했고, 1명 반 가운데 반명은 친인척의 권유로, 반명은 결혼식 참석으로, 나머지 반명이 직접 선 교에 의해 입교했다고 했다. 천주교회에 입문하는 동기가 직접 선교에 의 한 것은 매우 미약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선교는 인맥을 통해 이뤄진 경향이 컸다. 대체로 "나가봐, 좋아" 하는 식이다. 천주교에 대한 진리나 교리 또는 복음에 관해 질문이라도 하면 "가보면 거기서 다 가르쳐 줄 거야"라고 말하곤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계속 악순환일 수밖 에 없다. 변해야 한다. 의식, 방법 등 모든 게 새로워져야 한다. 복음 선포는 생활의 증거와 명백한 선포가 있어야 한다. 이게 핵심이다. 생활의 증거 면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잘 따 르는 삶을 보여 줘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7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75 어떤 것이고, 지금 자신의 삶이 어떤 근거에 의해 현실에서 기쁘고 행복하 게 살고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상대를 배려해 그 사람의 환 경, 교육수준, 받아들이는 상태 등도 고려해야 하고 지나치게 신학적 용어 나 상대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선포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과 그것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사전 준비다. 그리고 선포하는 내용에 대한 본인의 확신 그리고 체험 한 확실한 실례를 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지나친 논리의 비약도 안 되겠 지만 적어도 선포의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 천주교회의 기본진리가 무엇 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교리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늘 준비해 야 한다. 일회적인 선교강의로 잘 훈련된 선교사가 나올 수 없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 에서 "만민 선교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본분입니다"(교회 선교사명 71항)라고 말씀하셨다. 더 불어 모든 평신도는 세례로써 선교사로 거듭난다고 말씀하셨다. 교회헌장 과 선교교령에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선교적 성격과 특히 평신도 사도직 에 관해 강조하셨다. 이제 평신도 모두가 선교활동에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신자들이 선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청소년 청년에게 관심을 교회 구성원 중 교적에 등록된 청소년은 20대와 30대를 합쳐 전체 교 우의 31%에 해당된다. 결코 적은 인원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신앙생 활을 하거나 교회내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 숫자는 미미하다. 신앙에 대 한 중요성은 물론 교회 공동체의 한 일원이라는 소속감마저 없다. 이들은

77 76 특별기고 2 왜 교회를 등지고 있는가? 그 원인의 시작점은 가정이다. 아버지는 아이 들이 학교에 들어가면 학비를 벌기 위해 자녀와의 대화가 거의 끊긴 상태 에서 일벌레가 되곤 한다. 반면 어머니는 아이들의 종교생활보다는 공부 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아이에 대한 관심보다는 성적표가 주관심사가 된 다. 공부만 잘하면 출세하고 아무 어려움이 없을 거란 생각이 착각이었음 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교회에서 멀어진 청년으로 성장해 버린 이후다.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신앙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교회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 주일학교 때는 그나마 본당 신부님 이나 자모회에서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중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중 고 등부 담당 신부님이나 사목회 청년 담당자 외에는 관심이 없어진다. 더욱 이 본당 공동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역할도 별로 없다. 청년 스스로도 경 쟁 사회 안에서 적응하기 위해 신앙생활보다는 현실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렇다고 교회의 어른들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털어놓고 이야기하거 나 미래에 대해 상의할 수도, 할 사람도 드물다. 신앙 상담을 하고 싶어도 멘토가 될 만한 사람들을 발견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 들 속에서 교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이니 청소년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앞으로 얼 마나 더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날지 걱정이 앞선다. 물론 청소년 사목은 통합적 사목이라고 불릴 만큼 어려운 것은 분명하 다. 일부 사목자들이 꾸준하게 연구하며 사목적 제안을 하고 있지만 여전 히 풀기 힘든 과제다. 그만큼 세심하고 세부적인 계획으로 접근해야 할 문 제다. 청소년 복음화가 절실한 것은 청소년이 한국교회의 미래이기 때문 이다. 청소년 담당 사제와 사목회 청년 담당 임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 공동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7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77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관심과 사랑이 부족해서다. 그들도 우리와 한 공동체이고 가족의 일원임에도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 아직 늦 지 않았다. 부모, 사제, 사목회 등 교회 공동체 모두가 나서서 관심과 사랑 을 주자. 청소년들에게 먼저 다가서자. 그리고 그 관심과 사랑을 청소년들 이 가슴 깊이 느끼게 해주자. 그래야 청소년들이 신앙을 체험하고 공동체 와 함께 호흡하는 교회의 일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 사소한 관심이 청소년 들을 다시 교회로 이끌 수 있다. 청소년 복음화를 위하여 근자에 청소년 복음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교회의 미래가 걸린 중 요한 문제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한데 한국 천주교회의 현실은 어떠한 가? 개신교에 비하면 부끄러운 모습이다. 개신교의 청소년들은 어릴 적부 터 기도가 몸에 배어있다. 함께 모이면 기도부터 한다. 형식적인 기도가 아닌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한 기도다. 이미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성당에 들러 기도하는 천주교의 청소년 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청소년들에게 신앙은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 한국 천주교회 청소년들의 슬픈 자화상 이다. 성인이 되면 잘 하겠지라고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기에 안일하게 대처해 성장한 청년, 성인 들이 지금도 교회를 떠나고 있다. 똑같은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 성령을 믿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개신교 아이들은 저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왜 기도나 성체조배를 부담스러워할까? 하느님의 현존 의 식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 복음화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청소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 한 올바른 인식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분이 실재하시고 우리와 함

79 78 특별기고 2 께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청소년들이 예수님은 곧 구세주이심을 올바로 알고, 믿게 되고, 그분을 자 신의 삶에 초대해 그분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자 결심한다. 자신이 하느님 의 은총 속에 살아간다는 경험은 다른 청소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 거하고 선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나아가 부모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부모들이 기도하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기도가 삶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야 한 다. 청소년 복음화는 몇몇 전문가나 청소년사목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 니다. 사실 신앙의 선생 역할은 교회가 해야 하지만 신앙의 실제 모델은 부모다. 신앙을 가진 모든 부모들의 재복음화를 통한 긴밀한 협조가 절대 적으로 필요하다. 성당에서는 잘 배웠는데 부모들에게서는 그러한 모습 을 볼 수 없다던가, 부모들에게서는 잘 배웠는데 교회가 다른 모습을 보 여준다면 청소년들은 굉장한 혼란을 겪게 되고 결국 신앙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청소년 복음화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더욱이 현대는 다양한 세대 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미 청년이 된 세대는 I세대, N, P, U 세대, 88만 원 세대 등 다양한 모습으로 불리고 있다. 이런 다양한 모습의 청년 들을 이끌어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청소년기가 중요하다. 청소년기에 확실한 신앙이 자리 잡고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 소년 복음화가 잘 진행되어야 청년 복음화 그리고 미래 우리 교회의 복음 화가 잘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시대 청소년들의 복음화를 위해 엎드려 기 도해야 하겠다.

8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79 참된 이웃이 되어주자 예수님께서는 교만과 아집으로 가득찬 율법교사가 당신을 시험하기 위 해 던진 질문에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답하셨다(루카 10, 참 조). 이 비유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측 은지심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마음이고 우리가 이웃을 사랑 할 때 가져야 할 마음이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많은 환자를 고쳐 주실 때마다 측은하고 가엾은 생각이 들어서 그들을 고쳐 주셨다. 또 눈여겨 볼 장면은 강도당한 사람이 행여나 가는 동안 상처가 더하지나 않을까 염려 하여 응급조치를 해주는 부분이다. 착한 사마리아인은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염려스러워 함께 밤을 지새웠다. 자신의 모든 일정을 뒤 로한 채 마음과 정성을 쏟았다. 이튿날 생명에 지장이 없음을 확인하고서 야 두 데나리온이라는 큰 돈을 지불하고 필요하면 더 지불하겠다는 약속 과 함께 떠났다. 강도당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정성, 돈을 썼다. 그 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우월감에 빠지지도 않았다. 착한 사 마리아인은 인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몽땅 내어 놓으신 예수님의 모 습과 너무나 닮았다. 우리는 흔히 신자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 모범이란 나 자 신만 정직하고 정의롭게 잘 사는 것만이 아니다. 간절하고 절박한 사람들 에게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는 것이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셨던 신앙인 의 모범이다. 날로 각박해져가는 현대사회에서 정신적, 육체적 깊은 병으 로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이웃이 돼 주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 이외에는 관심을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이웃이 힘들어하고 외로워할 때, 예수 그

81 80 특별기고 2 리스도가 우리에게 그랬듯이, 그리스도인이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을 실천해보자. 우리도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힘들고 고통 받고 외 롭고 아파할 때 위로 받고 치유 받고 용기를 얻고 그분이 함께 해주심으로 써 새로운 희망을 갖고 살게 되지 않았던가! 그리스도인들이 현대사회 안 에서 참된 이웃으로 거듭난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선포하는데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복음선포는 생활의 증거와 명백한 선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 웃 사랑의 실천은 우월감이나 동정심, 자기 위안이 아니라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이다. 자신의 행위를 자랑하지도 않고 떠난 착한 사마리아 인의 비유는 그래서 우리가 닮아야 할 참된 이웃 사랑의 모습이다. 신앙은 생활이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 르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왜 예수님을 믿고 따라야 하는 지를 우리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하느님의 외교관이다 사도 바오로께서는 코린토에 있는 신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여러분은 분명히 우리의 봉사직으로 마련된 그리스도의 추천서입니다. 그것은 먹물 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느님의 영으로 새겨지고 돌판이 아니라 살로 된 마 음이라는 판에 새겨졌습니다(2코린 3, 3)"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인들 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그분의 소개장이다. 성령의 능력으로 마음 에 새겨진 소개장이다. 예수님께서 하느님께로부터 복음전파의 사명을 받 고 이 땅에 파견되셨듯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각 지 역과 여러 분야에 파견된 그리스도의 외교관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 오직 하느님의 뜻만을 전하셨고 그분께 보고

8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81 들은 것만을 전하고 실천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한 사명을 받은 그 리스도인들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뜻, 그분께 보고 들은 것만을 증거하고 전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복음을 선포하셨고 자비와 사랑을 베풀고 치유를 하셨듯이 우리도 세상에 나가 하느님 나라를 증거 하고 선포해야 한다. 그리고 가진 것을 나누고 기도하며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복음화라고 하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이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파견하실 때 그 사명과 능력을 주셨듯이 하느님께 서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파견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무 장시켜주실 것이다. 사랑이라는 무기와 성령의 능력을 주셔서 당신의 외 교관으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보호해주시고 이끌어 주실 것이다. 성령께서 는 마음의 평화와 기쁨으로, 깊은 회개로, 용기와 확신으로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셨다.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에 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뿐인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았고 그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알고 있다. 이제 우리가 먼저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무관심 속에 버 려진 사람들,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 세상적으로는 풍요롭지 만 영적으로 빈곤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 달려가 이 기쁜 소식을 전해 야 한다. 우리가 전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안다면 머뭇거 릴 시간이 없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는 시대에 맞는 방법과 새로운 열정과 표현이 필 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의 마음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사랑의 마음 은 사소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웃과 주변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 고 창조적 사고를 통한 새로운 표현과 방법으로 다가가야 한다. 하지만 잊 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복음화를 이끄시는 주역은 성령이시라는 것이다. 성령께서 이끄시는 방법이 아닌 개인 생각과 판단으로는 복음화를 이룰

83 82 특별기고 2 수는 없다. 파견된 모든 사람들은 성령과 친교를 통해 성령의 이끄심에 충 직하게 따르는 종이 돼야 한다. 2020을 위한 제언 한국 천주교회는 1970년 이래 매 10년마다 100만 명의 신자가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총인구 대비 10%가 넘을 정도로 신자수가 증가한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며, 특히 한국 천주교회의 주보성인이신 성모 마리아 의 전구 덕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신자들의 선교 경험 또는 선교에 대한 열정은 개신교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러나 1990년대 들어 한국교회에서도 새 복음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부족 하지만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여러 연구와 실천들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2000년대로 접어 들면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께서는 2020운 동 을 펼치자는 사목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2020년까지 총 인구 대비 20%까지 신자수를 늘리도록 선교에 올인하자는 뜻에서다. 진정한 의미의 선교, 복음화라는 차원에서 정진석 추기경께서 말씀하신 2020운동이 구 체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돼야 할 때다. 신자수만 늘어나는 것이 선교의 본 질은 아니다. 그리스도인이 늘어나는 만큼 교회와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 은 모습으로 변해야 진정한 선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선교 혹은 새로운 복 음화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전국의 성직자, 수도자, 평 신도들을 한데 모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각자의 경험이나 지식 등이 한데 모여졌을 때 더 좋은 방법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자의 방법이나 주장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연대를 통해 한국교회 의 새로운 복음화에 불을 지필 수 있는 큰 틀이 세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

8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83 된다. 둘째, 현장의 경험을 뒷받침하는 신학자들도 함께해야 한다. 현대사 회는 다양한 전문성과 함께 이론적 뒷받침이 함께해야 하므로 전문가들로 형성된 연구, 자문기구를 둘 필요가 있다. 셋째, 10년을 나눠 몇 년 주기로 목표를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선교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의 식 부족, 교육 부족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몇 년의 계획을 세 워 교구별 본당별로 추진위원회에서 추천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교육 해야한다. 교육의 성과, 목표달성 등을 분석하고 다음 단계의 교육을 통해 그 몇 년 동안 신자들이 누구나 선교사가 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방 법이다. 그리고 향후 몇 년 동안 신자들의 선교활동을 독려하고 선교활동 의 구체적 결과와 선교를 통한 변화를 분석한 후 부족한 부분이나 보완해 야 할 것들을 추가로 연구, 교육을 시키는 등 신자들이 선교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새 복음화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2020운동이 성공적인 성과 를 이루기 위해서 더 분발해야 한다. 늦은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누군가는 이 일을 해 야 하지 않겠는가? 교회 내 모든 활동의 초점을 복음화에 "교회에 위임된 구세주 그리스도의 사명(Redemptoris Missio)은 아직 완수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 강생 제이천년기를 마감하며 인류에 대한 총체적인 전망에서 보면, 이 사명은 여전히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고, 따 라서 우리는 이 사명 수행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선포하도록 재촉하십니다." (교회의 선교사명 1 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 에서 말씀하신 선교 의 절박함 이 필자의 마음에 크게 와 닿은 적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 탄생

85 84 특별기고 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전 세계 인구의 절반도 그리스도화 시키지 못 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무 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복음화에 온 힘을 다해 지금 까지 달려 왔다. 한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한들 얼마나 큰 성과를 얻을 수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끊임없이 복음화의 필요성을 외치고 신자들의 재복 음화와 선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시켜왔다. 그 결과 그동 안 2만여 명에 가까운 신자들이 복음화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복음화에 대 한 필요성과 선교활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 신 큰 열매에 감사할 따름이다. 엄격한 의미로 교회는 선교를 위해 생겨난 공동체다. 선교는 누구나 해 야 할 마땅한 그리스도인의 근본 소명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신자들은 친교의 공동체 모습도 지켜야 하고 사회의 힘들고 어 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밖에도 환경, 생명 존중 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수그리스도의 말씀인 복음이 신자 개개인의 마음에 새 겨져 있어야 한다. 모든 신심, 활동 단체에서의 활동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하고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선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교회 신자 수를 늘리자는 것이 아 니다. 마음에 새겨진 기쁜소식이 사람들의 생각이나 사상, 인격에 영향을 줘야한다. 그래야 그 말씀에 따른 삶인 이웃 사랑과 생명존중, 환경 사랑 등을 실천할 수 있다. 복음 선포는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복음 선포는 교 회적이고 그리스도적인 일이다. 2020년 한국천주교회 신자들이 인구비율로 20%를 넘어서게 하려면 각 개인뿐 아니라 모든 신심운동, 단체들의 목표가 복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교회 공동체에 속해 있는 각 개인과 단체는 교회의 근본 소

8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85 명인 복음화에 초점을 맞추고 서로 유기적 협력을 해야 한다. 각자의 위치 에서 자신의 것만을 주장하고 그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순절 날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고 있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강림으로 새로운 힘 을 갖고 뛰쳐나가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복음 선포자들이 되 었듯이 그동안 우리 안에 축적된 영적인 힘을 갖고 밖으로 눈을 돌려 나가 서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복음화, 삼위일체적 친교 드러내는 것 예수 그리스도는 사랑이 실천되는 곳에서 드러나신다. 교회의 구성원인 신자들이 서로 사랑하고 살아갈 때 그 모습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할 수 있다. 사랑을 나누는 친교는 교회의 본모습이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모든 시간과 공간 안에서 구체적으로 친교를 이루는 공동체이다. 그리고 이러한 친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삼위일체 안에서 모든 것을 하나 되 게 (교회헌장 1항)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삼위일체적 친교는 결국 선교적 이며, 선교의 결과를 낳게 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사도적 권고인 평신도 그리스도인 32항 에서 "친교와 선교는 서로 깊숙이 연결되어 있고 서로 교호 작용을 하며, 서로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기에 친교는 선교의 원천이요 결실이며 친교 는 선교적이고 선교는 친교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서 복음화의 원리가 무엇이고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친교란 삼위일체의 신비를 깨닫고 하느님과 일치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리스도 안에 함께하신 성령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는 삼위일체, 서로의 일치와 사랑을 통해 보여주신 인류 구원의 계획에 그리스도적인 사랑 안 에서 자신을 봉헌하고 참여함을 뜻한다. 이것이 복음화의 소명에 불림을

87 86 특별기고 2 받은 모든 신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영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 근본 소명인 복음화 사명에 참여하려면 먼저 우리 자신이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과 함께 일치해야 한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의 일치가 있어야 그분의 생각과 마음으로 그 분의 뜻을 실천할 수 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의 일치는 모든 신앙인들이 무엇보다 희망하는 것이고, 이루어야 할 목표다. 그분과의 일치와 친교가 있어야 그분을 닮을 수 있고 그분을 닮은 모습이 우리 안에서 드러나야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선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복 음을 선포하려면 먼저 복음선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와의 관계 즉, 친교를 통해 그분을 올바로 알고 그분을 닮아 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 무엇 때문에 이 땅에 오셨는지, 왜 십자가를 지셨는지 깨닫게 된다. 그 십자가를 통해 받은 구원이 무엇인지를 우리 삶에서 경험하고 살아가게 되고 점점 믿음 이 커나가게 된다. 이러한 믿음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게 하는 원천이 된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의 일치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하느님의 사랑 을 실천할 수 있게 하고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최상의 신앙 행위다. 완전하고 진실한 사랑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안에서만 존재한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할 것이 있다. 교회가 친교를 이루는 공동체라고 해서 신 자들끼리만 친교를 나눈다면 그 안에 하느님은 드러나실 수 없다. 믿음이 성숙한 사람 안에서 하느님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사랑 의 실천 행위를 통해서이다.

8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87 기쁜 소식의 증인이요, 선포인 선교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 삶이 기쁨으로 드러나 야 한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우울한 표정으로 기쁜 소식을 전한다 면 그것만큼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없다. 이들은 또 기쁜 소식을 전할 대상 이 누구인지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대상은 대부분 삶에서 여러 가지 고통을 안고 있거나 또는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 들, 사회적으로 외면당한 사람들과 소수이지만 자신들의 삶을 울타리 쳐 놓고 겉으로는 우아하게 살고 있지만 한없는 고독 속에 외로워하는 사람 들 등이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은 이들에게 신앙을 증거하고 그 증 거 속에서 하느님께로 향하는 삶 속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새로운 삶으로 신앙 안에서 기쁨의 삶을 체험한 사람이 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증거하는 증인이 될 수 있다. 신약성경에서 현대의 우리 신자들에게 큰 영 향을 주고 있는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인 후 자신의 화려하고 품위 있던 과거는 어리석고 가치 없었던 것으로 여겼다. 예수 그 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이고 난 후의 새로운 생활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 하고 가치 있는 삶이었는지를 고백한 것이다. 그러면서 사도 바오로는 모 든 신자들에게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기쁘게 살 것을 당부하셨다. 또한 자신이 많은 고생과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심지어 감옥에 갇혀 고생하는 중에도 필리피 사람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끊임없이 기쁘게 살 것을 요구 하고 격려하고 있다.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또 다시 말하지만 기뻐하십시오. (필리피 4,4) 그것은 바오로 자신이 받아들이고 또 전하는 복음, 즉 기쁜 소식이 자신의 삶의 고통이나 어려움을 뛰어넘는 기쁨이 그

89 88 특별기고 2 안에 있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 즉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온갖 역경을 겪으면서도 그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 해 죽음을 각오하고 복음을 전한 것이다. 복음은 참으로 우리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다. 이미 이 기쁜 소식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 직도 많은 이들이 어두움 속에서 살고 있다. 복음은 이러한 어두움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참된 빛이요, 희망이다. 어두움 속에 살다 빛의 세 계로 나온 사람들은 빛의 세계가 얼마나 좋은지를 잘 안다. 어두움 속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빛의 고마움,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적으로 만나고 경험한 사람들로서 빛을 향해 나오는 길을 알고 있다. 이들은 빛 속에 사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증언할 사람들이다. 그리고 참 기쁨과 행 복은 우리의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셔야만 얻을 수 있음을 증언하는 증인들이다. 이 시대의 순교자적인 삶, 선교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고 증언하는 일은 자신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 도에 대한 신앙과 구원적 삶을 보여주어야 하기에 신앙인들에게 힘든 일 이다. 특히 현대인들에게 선교하고자 할 때는 더 그렇다. 증언적 삶을 고 백하는 명백한 선포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증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며 그 증거의 원인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길 요구한 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선교하는 것은 먼저 복음화된 사람들에 의해 복 음 선포가 이루어질 때 그 효과는 한층 더해질 수 있다. 이들은 이 세상의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왜 복음에 담겨져 있는지 사람

9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89 들에게 끊임없이 보여줄 수 있는 복음화의 첨병 이라 할 수 있다. 신앙은 주관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신앙적 행위를 통해 그 신앙의 핵 심이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은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들의 삶을 통해서다. 복음화학교를 졸업한 한 형제분의 이야기다. 그분은 졸업 후에도 끊임 없이 새 학교 개강 때가 되면 여러 형제자매들을 모셔오곤 했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갔다. 그런데 1년, 2년이 지나도 그분은 계속해서 신자들을 복 음화학교로 이끌었다. 한 번은 그분이 모시고 온 분들에게 왜 복음화학교 에 오게 됐는지 물었다. 그들은 "복음화학교로 안내한 형제의 모습이 너무 변해 어디서 무슨 교육을 받았기에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왔다"라고 했다. 그 형제는 원래, 성당에서도 늘 불평불만이 었고 교만하고 봉사하는 일에는 뒷짐만지고 바라보던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새벽미사에 나오기 시작하더니 겸손해지기 시작했고, 불평불만을 하지 않고 봉사하는 일에는 힘들어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 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갈까하고 바라보았다고 했다. 그분의 솔선수범은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됐고 주변인들도 함 께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분께 인도된 많은 형제자매들은 현재에도 복음 화학교에서 자신의 신앙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예수님을 올바로 알고 믿 고 따르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리고 이들도 서서히 변화해 나가고 있다. 이같이 한 사람의 변화된 삶을 통해서 많은 형제들이 변화의 계기가 마 련되곤 한다. 복음화는 회개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 을 살아가면서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사상을 갖고 행동한다면, 주변의 사 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살고 있지만 회개하 는 삶을 통해 즉, 내적 쇄신을 통해 그 삶의 내용과 방법을 그리스도 사상 에 따라 살아간다면 그런 삶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91 90 특별기고 2 이같은 삶이야 말로 현대적인 순교자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는 삶 을 통해 증거하는 새로운 순교자를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힘들고 어 렵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통해 순교자적인 삶을 보여 줘야하지 않겠는가. 한마음 한뜻으로 바치는 묵주기도 "성모님께서는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묵주기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씀 해 주셨어. 지금 온 세계 가톨릭 신자는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묵주기도 를 바치고 있단다." 어릴 때 왜 묵주기도를 계속 반복해야할까 의문을 갖 고 있던 중 어머니께서 해주신 말씀이셨다. 사실 어렸을 때에는 의미도 잘 모른 채 가르쳐주는 대로 성모송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묵주기도였 다. 당시로서는 로사리오기도는 그저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바치는 기도 고, 성모님을 통해 예수님께 드리는 것이기에 그 기도의 효과가 좋다는 정 도만 알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해오다 묵주기도의 효과가 얼마나 큰 것인 지 깨닫는 순간이 찾아왔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텔 레비전 뉴스를 통해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지고 공산주의 깃발이 내려지는 장면을 봤다. 당시에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까? 그러 던 중 갑자기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쳐왔었지. 그 기도의 결과구나. 성모 님께서 약속을 지키셨구나. 하느님의 역사하심이구나. 당시 사람들은 여 러 가지 정치적 환경과 변화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확신을 갖 고 있었다. 하느님께서 개입하신다면 불가능도 가능한 일로 바뀔 수 있다 는 확신에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

9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91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드리는 기도라면 하느님께서 는 반드시 들어주신다. 그런데 지금 우리 신자들의 묵주기도는 무엇을 위 해 드리고 있는가? 이미 러시아는 회개하고 공산주의는 막을 내렸다. 이 념전쟁도 거의 끝났다. 이제 교회는 하느님의 뜻과 역행하는 지식과 경제, 새로운 사상 등과 싸우며 새로운 복음화를 향해 나가고 있다. 모든 그리스 도인들이 한마음으로, 한뜻으로 기도하는데 묵주기도보다 좋은 기도가 어 디 있는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야 할 때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먼저 우리 자신과 교회의 내 적 쇄신을 위해 그리고 세상에 복음을 통한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기도해야하겠다. 개인과 단체 각종모임과 행사들에서 새로운 복음화를 위 해 묵주기도를 해야 한다. 나아가 전 교구,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복음화 를 위하여 묵주기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 묵주기 도를 바치자. 개인과 단체 혹은 교구에서 목표를 세워놓고 기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모님께서도 우리들의 이 기도를 들어 주실 것이다. 아니 이미 우리 모 두에게 세계의 복음화를 위하여 로사리오기도를 바칠 것을 요구하고 계신 다. 세계는 지금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계 복음화를 위해 묵주기도를 꾸 준히 드린다면 세계는 반드시 복음화 될 수 있다. 잃어버린 양 찾기 새로운 복음화는 교회의 내적 쇄신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큰 목표를 갖고 있다. 교회의 내적 쇄신은 회개로부터 출발해야 하는데 그 중 우리 스스로 많은 가족을 잃어버렸다는 점에 대해 회개해야 한다. 1970

93 92 특별기고 2 년대 천주교 신자 수 100만 명 시대에는 미시참례율이 70% 이상이었다. 그러나 지금 각 본당의 미사참례율은 교적에 있는 신자 대비 30% 내외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고, 미사에 나오지 않는 나머지 약 70% 중 대부분은 냉담신자다. 냉담신자의 변명은 수없이 많을 수 있다. 과거에 냉담한 경험이 있는 어 느 한 형제는 이렇게 고백했다. 천주교 신자가 되기 위해 결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고, 이후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는 데까지도 많은 공을 들였으며 신자가 된 이후에는 자부심을 갖고 성사생활과 미사 참례에 충 실했는데 어느 순간 왜 내가 이런 행위를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신앙적 행위를 통해서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도 움을 받았는지 생각해 보니 별로 바뀐 것도 도움 받은 것도 없다는 생각에 점점 미사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시간에 취미생활을 하거나 세상 사람들과의 관계에 노력을 기울였더니 그것이 더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어 점점 냉담의 길로 들어서게 됐고 그 당시에는 전혀 양심의 가책도 없 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뒤늦게서야 자신이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이해나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에 냉담의 길로 빠져들었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냉담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이 바로 신앙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무관심이다. 세례를 받은 많은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대 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앙생활이 자신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느낀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초기 교육단계에서 그 리스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구원관이 정립되지 못했기 때문에 세례를 받은 후 확신 없는 형식적 신앙생활을 하다가 사소한 이유로 냉담하게 된

9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93 다는 것이다. 때문에 잃어버린 양 찾기 운동 은 새로운 복음화 관점에서 우선순위에 속한다. 그리고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해선 그 원인을 찾아 해 결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냉담신자 개개인에 게는 매우 크고 심각한 문제였을 것이다. 한쪽에선 끊임없이 새로운 신자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입교한 이후 빠져나가는 사람들에 대해선 대체로 관심이 없다. 그저 자기 신앙 을 지키는 것에만 급급하기 때문이 아닐까? 함께하던 가족이 힘들고 아파 할 때 별로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 교회공동체 안에 언제 부터인가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 자리 잡고 있다. 아마 사랑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이 없다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함께하지 않 는다는 것일 수도 있다. 신앙공동체가 서로에게 관심과 배려를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공동체로 이어지기 위해선 새로운 복음화의 차원에서 새로운 방법과 표현과 열정이 필요하다. "진작에 이런 공부를 했더라면." 우리 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신자들 중 냉담을 하다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학교에 오게 되었거나, 또는 아무 의미없이 습관적으로만 신앙생활을 해 오던 분이 가족이나 본당 신자들로 부터 반강제적으로 이끌려 오셨던 분들이 일정기간 학교의 교육과정 안에 서 하느님을 만나고, 신앙생활의 참의미를 깨닫고 난 후 이구동성으로 하 는 이야기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분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친구와 교우들을 찾아가 그들이 경험했던 냉담시기와 하느님을 만 나고 참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들을 다시 하느님께 돌아오도록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냉담의 이유는 각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고 신앙의 신비를 맛보고 믿음을 되찾은 후의 생활은 모두 행복한 삶 으로의 전환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95 94 특별기고 2 여기서 분명한 것은 하느님은 과거에나, 현재나 변함없이 인간을 사랑 하시고 인간의 구원을 위해 여러 방법으로 우리를 부르신다는 것이다. 잃 어버린 양을 되찾는 방법론적인 길은 여러가지이겠지만 그 잃어버린 양을 되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울타리 안에서 삶에 대한 분명한 확 신과 그 삶에 대한 자신 스스로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누가 잃어버린 양 에게 그 길을 인도하겠는가? 그것은 그 길을 걸어가 본 사람만이 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것이다. 몇몇 교회의 지도자들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 니다. 그렇다면 세상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양들을 찾아나서는 사람들 은 어떤 사람들이어야 하는가? 물론 현재 신앙공동체 안에서 신앙의 참 기쁨을 맛보며 구원의 확신과 구원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신앙공동체 안에서 이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되 는지 파악하여 그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양들의 길을 잘 안내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서 파견해야 한다. 그리고 신앙공동체 안에서도 신앙의 확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하느님과의 새로 운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안에서 확고한 믿음과 구원의 확신 그리고 구원 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즉 신자들의 재복음화가 첫 번째 해결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이고 동시에 두 번째로는 재복음화된 신자들의 파견을 위한 구체적인 훈련이 함께 가 야 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양을 찾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임에도 빠른 시일 안에 그 성과 를 거둘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고 그리고 그 바탕 위에 해야만 실천적인 면으로나 효과적인 측면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자들의 재복음화와 복음선포자로서의 훈련의 실질적인 효과 는 대단하다. 따라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복음화사업에 헌신할 수 있도록 돕는 복음화학교 등이 더욱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9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95 한국교회의 복음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0년 12월 7일 반포한 회칙 교회의 선교사 명 33항에서 오늘날의 세계를 바라보며 복음화의 관점에서 세 가지 상황 으로 구별했다. 첫째는 아직 그리스도와 그 복음을 모르거나 또는 그리스 도교 공동체가 신앙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민족이나 집단들에게 선교하는 경우다. 이런 곳에서의 활동을 고유한 의미의 외방 선교라 부른 다. 둘째는 적합하고 견고한 교리 구조를 갖추고 신앙과 생활에 열성적이 고 자기 지역에 복음의 증거를 확신시키면서 보편적 선교 의무를 느끼는 교회공동체에 관한 경우다. 여기서의 교회활동은 주로 사목적인 것이다. 세 번째는 앞에 말한 두 가지 형태가 아닌 중간 상태를 말한다. 특히 그리 스도교 전통을 가진 나라들과 일부 신생 교회들 중에는 세례를 받은 신자 들이 신앙의 활력을 잃어버렸거나, 때로는 그리스도와 그 복음에서 유리 된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다. 현대 세계의 복음화의 관점에서 새로운 복음 화 또는 재복음화가 요청되는 경우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교회는 이 세 가지 관점 중 어디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인가? 아직도 한국은 선교의 필요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라이다. 뿐 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2000년 역사에서 생각할 때 불과 200년이 조금 넘 는 신생 교회이고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그리스도 와 복음에서 유리된 생활 즉, 신앙이 생활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고 복음적 삶을 통한 문화를 형성하는 일에는 시작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선교 즉, 복음 선포와 동시에 재복음화가 시 급히 추진되어야 할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외방선교와 새로운 복음화, 재 복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선교가 복음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결과라면 재복음

97 96 특별기고 2 화를 위한 각종 교육과 사목방향이 일관되게 진행되어져야 한다. 그리고 재복음화된 그리스도인들을 통한 선교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 이고 조직적인 계획과 실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상황에서의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선교는 복음을 선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기 확신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복음이 자신의 삶에 영향력을 주었고 복음의 가치가 자신의 삶 중 에 무엇보다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 선교를 할 수 있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1:1 선교다. 1:1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두 가지 문제에 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예수그리스도를 세상에 보 내신 창조주 하느님의 존재와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그분의 뜻과 그분 의 뜻대로 살지 않은 인간들의 삶과 그래서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의 구원자로 보내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 다. 신자들의 재교육과 재복음화는 그래서 선교는 물론 복음화에 있어 중 요한 요소다. 선교의 방법과 시기 우리 천주교 신자들에게 직접 선교란 여전히 어색하다. 방법도 모르고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단한 내용을 배우고 실습해 본다면 누구 나 할 수 있는 것이 선교다. 선교가 힘들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용기 가 없기 보다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전달해야 할 내용을 잘 모르기 때 문이다. 내용을 잘 모른다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복음의 핵심 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곳 저곳에 불려 다니면서 강의를 하다 보면 많은 계층의 신자들을 만

9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97 나게 된다. 그 중에는 교회 공동체에서 핵심적으로 봉사하는 봉사자들도 상당수 있다. 그러한 분들에게 복음의 핵심에 관하여 설명해 볼 것을 권하 면 대부분이 주저한다. 용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잘 모르기 때문에 용기있게 말 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성당에 나가도록 권면할 때 주로 "한번 나가봐. 참 좋아"라 는 정도의 말을 건넨다. 그러다가 상대가 왜 좋은 것인지 신앙에 관해 조 금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면 "나가면 다 가르쳐 줘"라고 교회에 그 책임을 돌린다. 자신이 대답할 준비가 안 돼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 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례성사로서 선교사가 된 모든 신자들은 자기 스스로가 선교사임을 잊 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에 대해 우리는 언제라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선교는 시간과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비신 자들이 먼저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 신자들이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오래전 아시아의 복음화학교 책임자들이 싱가포르 신학교에서 모여 워 크숍을 한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혼자 대표로 참석했다. 일정이 끝나 는 마지막 시간 참석자 전원이 함께 파견미사를 했다. 그런데 미사를 집 전하시던 신부님이 강론시간에 갑자기 나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Andrew, What time is it, now?" 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을 했지만 아마 시간이 궁금하신가 보다 라고 생각이 들어 얼른 시계를 보니까 오후 5시였다. 그래서 5시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곳에 참석했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한바탕 웃는 것이었다. 순 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 내 시계가 잘못 되었나 1시간 시차를 돌려놓지 않았나 생각했으나 내 시계는 정확하게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나는 그분들이 왜 웃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분이 나에게 듣

99 98 특별기고 2 기를 원했던 대답이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큰 충격을 받 았다. 그 신부님이 나에게 한 질문은 "지금이 무엇을 하는 시간인가요?"라 는 것이었고 그리고 그분이 나에게 듣고 싶었던 말은 "지금은 바로 복음을 전해야 할 시간이다"라는 대답이었다. 복음을 전하려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가까운 사람부터 시작해보자. 그러나 때로는 가까운 사람보다 멀리 있지만 필요한 사람도 있다. 그들이 멀다고 느끼고 있다면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 지이지만 그 시기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 바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시간이다. 선교 성공 열쇠는 신자들의 재복음화 재복음화로 선교에 모범을 보인 한 신자의 이야기를 소개해 볼까 한다. 아파트로 이사한 자매님이 있었다. 이분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인사하 고, 집을 방문해 작은 일거리도 도와주면서 친절한 아줌마로 점점 소문이 났다. 뿐만 아니라 겸손하고 나눔도 잘한다는 말이 이어졌다. 늘 한결같 은 모습에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늘 기쁘게 살 수 있냐"고 물었고 그 자 매님은 "천주교 신자거든요. 예수님을 믿으면 그렇게 됩니다"라고 답했다. 그때부터 이웃들은 그 자매를 따라 성당을 다니기 시작했고 33명이 천주 교에 입교했다. 이 모든 과정이 불과 6개월 만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어떻 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 분은 복음화학교에서 복음선포는 생활의 증거 와 명백한 선포 가 있 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이해했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하나씩 실천해 나 갔다. 이웃에게 다가갔고, 인간적인 신뢰를 쌓기 위해 친절하고 겸손하게 그리고 기쁜 모습으로 그들과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다. 늘 한결같은 모

10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99 습을 보이니 상대편에서 관심을 갖게 됐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 의 신앙체험을 나누면서 한 사람 한 사람씩 천주교에 입문하게 된 것이었 다. 물론 이웃과 관계를 맺는 모든 상황에서 상대에게 종교에 대해서는 말 하지 않았다. 종교는 상대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삶의 이야기를 듣고 자 할 때, 자연스럽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변화된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 다. 그리고 상대가 천주교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이면 분명 한 어조로 자신이 배운 복음의 핵심 메시지를 전하며 천주교에 입문해 볼 것을 권했다. 이렇듯 재복음화한 신앙인 한 명은 선교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교회 신자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쉽게도 복음 선포는 교회의 소명이고 신자들의 소명임을 깨닫고 있는 신자들은 많지 않아 보 인다. 또한 이미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선교사로 파견됐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신자들은 자신들의 개인적인 구원에만 목표를 두 고 살아가고 있는 경향이 대부분인 것 같다. 복음화는 교회의 근본 사명이요, 교회의 존재 이유다. 그러므로 복음 선 포 즉, 선교활동은 교회의 존재 이유와 직접적인 관계를 갖는 매우 중요 한 과제다. 이것을 우리 신앙인들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 교회 선교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신자들은 예비신자를 입교시키라는 권 고를 받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예비신자 교리반을 채우려는 데에만 급급 한 모습이다. 이 모든 과정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잘 준비된, 다시 말해 재 복음화된 신자들에 의해 행해진다면 분명 달라질 수 있다. 지금보다는 훨 씬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은 신자들의 재복음 화 문제다. 신자들이 자신의 삶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 구원자 로 받아들이고 죄와 죽음과 악으로부터 해방돼 구원받은 삶을 살아간다 면, 또한 복음으로 무장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면 선교는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101 100 특별기고 2 복음화의 전략 복음화의 전략으로 대체로 4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가 모든 상황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화 다. 현대세계는 다양한 가치관, 사상, 문화, 종교들 이 존재한다. 다원주의, 다원사회라는 용어도 등장하고 있다. 복음화는 이 처럼 모든 것이 다양한 사회 안에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할 줄을 알아야 한 다. 두 번째는 극대화 다. 다양화가 모든 상황과 내용들이 복음화에 활용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면 그것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다양화와 극대화 가 활용되고 있는 좋은 예가 바로 언론과 인터넷이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현대에는 다양한 정보 매체가 생겨났고, 그 중 언론과, 핸드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복음화 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복음화의 세 번째 전략은 동질화 다. 동질화란 상대와 같아지는 것을 뜻 한다. 다양화와 극대화를 통해 모든 복음화 활동을 활용하더라도 동질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주최 측의 의도가 전달되 지 않을 것이다. 상대가 나를 외계인처럼 바라본다면 아무리 좋은 내용이 라도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네 번째는 협력체계 다. 다양한 사회 구조와 전문화된 사회 안에서 서로 유기적인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구석구석 복음이 전해질 수 없다. 그러므 로 공동의 목표를 갖고 서로 서로 유기적 협력체계를 이루어 복음화를 진 행해 간다면 그 속도는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 특히 우리 교회 구성원 안 에 다양한 사회 속에서, 다양한 전문직에 속해 있는 많은 신자들이 복음화 라는 대명제 아래 각자의 전문지식과 기능들을 세상의 복음화에 초점을 맞춰 나간다면 한국의 복음화는 그리 어려운 과제만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복음화 전략들이 있지만 이에 앞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 다. 신자 개개인이 복음화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을 알고 강한 실천의지를

10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01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복음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아무리 그 필요성을 강조해도 소귀에 경 읽기밖에 안 된다. 복음화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또 특수한 사람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신자가 된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진 의무요, 권 리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사명이다. 사도 바오로께서도 "사실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 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 16)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사도 바오로께서는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 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로마 10, 4-15)라 고 말씀하셨다. 이렇듯 선포하는 사람이 있어야 들을 수 있고, 들어야 믿 을 수 있듯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언제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복음 선포 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복음화시대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탄생은 참으로 우리 모든 인류에게는 기쁜 소식이 요, 복음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탄생을 기쁜 소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은 예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파견되신 분 이시며 그분이 유일한 구세주 메시아임을 믿어 죄와 죽음, 악에서 해방된 그리스도인들뿐이다. 요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언제부터인지 조용해 보인다. 화려하게 장식 을 했던 트리들도 이제는 몇몇 백화점 건물이나 교회에서나 볼 수 있다.

103 102 특별기고 2 어쩌면 우리 그리스도인들 마음 안에 진심으로 구세주 오심에 대한 기쁨 과 감사가 줄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영적으로 메말라 가고 세상 것에만 치 우치는 사회일수록 종교와 신앙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법이다. 온 세상 이 축제처럼 여겼던 구세주 탄생일은 이제는 한 종교의 지도자의 탄생으 로밖에는 보이지 않나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사상이 스며 들지 않은 곳이 없었던 지난 2000여 년의 세월은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시대는 확실히 변했고 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 로운 표현과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복음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새 로운 열정이 솟아나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바로 성령께서 모든 은총을 주신다. 새로운 복음화의 주역은 성령이시다. 성령께서는 시공을 초월하여 그 시대상황에 맞게 지혜를 주시고 그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일 러주신다. 그리고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새로운 힘과 열정을 주신다. 성령 께 이끌리지 않고는 새로운 복음화는 전진할 수 없다. 아무리 인간적으로 계획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성령께서 개입하시지 않은 계획이라면 실천 되 어질 수 없다.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하느님의 방법과 하느님의 능력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신 것은 우리가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잘 따라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위함이고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시기 위해서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느님에 의한 인류 구원 사업의 절정이다. 예 수 그리스도의 탄생이야말로 인류 구원의 완성이요, 희망의 메시지를 전 해 주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삼천년대를 향해 1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교회는 이제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복음화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있다.

10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03 새로운 아시아 복음화의 시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교회가 한국이 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아시아 복음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 한 국교회의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 다. 이제는 멀리서 전해진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우리 안에 탄생하시고 우리와 함께 살다 가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안에 새롭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맞이한다면 그리고 그분에 의한 구 원의 확신이 정리되었다면 이제 우리는 그분을 증거하고 선포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새복음화의 시작 2011년 한국교회의 화두는 새복음화 다. 어느 특정 교구 할 것 없이 한 국의 거의 모든 교구장님의 2011년 사목교서의 핵심은 새복음화 에 초점 을 맞추고 있다. 이미 세계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남겨준 유산인 새복음화 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음화의 방법이나 내용, 전략 등에 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새복음화 가 이 시대의 절체 절명의 과제임을 인 식하고 새복음화 의 새로운 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전임 교황 요한 바 오로 2세께서는 새복음화 를 위해서는 "새로운 열정, 새로운 표현, 새로운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새복음화 를 위해서는 그동안에 쌓여 있는 낡은 습관, 가치관, 이념 등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야 한다. 새복음화 는 마치 새로운 봄을 맞이하며 새롭게 정리하고 단장해야 하는 것이다. 새 생명은 죽음을 전제로 한다.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려면 과거의 세포는 죽 어야 한다. 예수님의 부활의 영광은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엄청난 고통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다. 새로운 복음화도 마찬가지다. 새복음화 는 새로운 열정이 생겨야 할 수 있다. 과거 우리 교회가 해오

105 104 특별기고 2 던 선교의 고정관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그 틀이 바뀌어야 가능하 다. 복음화란 선교라는 제한적 의미를 뛰어넘어 보다 폭넓은 의미가 함축 적으로 표현된 용어다. 따라서 교회가 새복음화 를 사목목표로 내세운다 는 것은 단순한 선교활동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복음을 통해 세상 을 새롭게 만들자는 뜻이다. 현재 이 세상 안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 상황, 사상 등을 복음을 통해 내적으로부터 변화시켜 하느님께서 원하시고 기뻐 하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정보매체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전달이 빨라지고 있다. 거의 모든 세계 사건과 상황들이 전 세계인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 되고 있다. 정보의 전달 방법과 함께 표현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 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면 이와 같은 다양한 표현과 방법들도 관심을 갖고 복음화란 관점에서 어떻 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활용해야 한다. 급변하는 현대세계의 환경 안에서 교회가 새로운 복음화 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급변하고 있는 현대사회 에서 복음의 진리를 적용시켜 교회가 빛과 소금이 돼야 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교회가 갖고 있는 소명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현재의 우리를 다 시 점검해 보고 앞으로 새복음화 를 향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정화하고 분명하게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새복음화 를 위해서는 새로운 복음화 에 참여해야 할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가 필요하다. 일 치하지 않는다면 요란한 구호로 끝날 수 있다. 봉헌된 삶, 그리고 헌신적 인 투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선행돼야 할 일은 새복음화를 위한 기도운동 전개다.

10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05 그리스도인,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로부터 뽑힌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 스스 로가 하느님을 찾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 중에 선택하고 뽑은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리스도인인 우리 자신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해 주신,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계 획에 의해 그것도 그분의 특별한 사랑에 의해 선택되고 뽑혔다고 생각한 다면, 개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왜,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선택되어 뽑혔을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들이 많은 부족함 속에서도 당신의 사랑으로 죄와 죽음과 악에서 구원받고 새로운 삶 즉, 행복하고 기 쁘게 사는 모습을 통해 하느님 당신을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시려는 것 이다. 즉 우리가 뽑힌 것은 우리를 파견하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계획이 있으셨기 때문이다. 악한 세상에서 어둠 속에 살아가는 인간들 중에 당신 이 선택하신 백성들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려 하시는 것이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과 은총이 없 이는 우리는 나약해서 어둠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였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예수 그리스도께 있다는 것을 알고 믿고 그 길 을 걸어가는 증인이요, 선포자다. 예수님께서도 아버지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되어 세상에 오셨다. 그리고 우리를 아버지 하느님께로 가게 하기 위 하여 당신이 다리가 되어 주셨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 그리스도와 같 이 세상의 사람들이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있도록 스스로 다리가 되어 주 어야 한다. 우리를 세상에 파견하신 하느님께서는 분명한 이유, 즉 사명을 주어 세 상에 우리를 파견하셨다. 그 사명이 복음 선포다.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의

107 106 특별기고 2 증인이 되고 복음을 선포하는 구체적 행위를 통해서 당신의 정의를 드러 내시고 우리 모든 인간을 참 행복의 길로 초대하시는 것이다. 복음 선포는 인간을 행복으로 초대하는 구체적 행동이다. 그 행복은 이 세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이어지는 행복이다. 세례로 신자가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상에 파견된 선교사 다. 새로운 복음화는 이러한 기본적인 그리스도 사상위에 세워지는 것이 다. 그리고 복음 선포는 먼저 복음화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다. 우리 자신들이 복음으로 무장되고 복음적 삶을 잘 살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알고, 믿고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다. 예수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친해지는 사람은 예수님의 모습을 닮게 된 다. 예수님의 모습을 닮은 사람이 된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복음으로 무장 된 사람이고 복음적 삶의 증인일 수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예수님과 함께해야 하겠다. 복음화의 주역은 성령 보편교회에 주어진 모든 사명과 그 실천은 성령의 작용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다. 복음선포 역시 성령의 활동 없이는 그 안에서 구원사건이 일 어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잘 준비되고 잘 짜여진 말씀이라도 그 말씀 을 선포하는 당사자나 그 말씀을 듣는 청중들 안에서 성령의 활동이 없다 면 그 말씀이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가 그 안에서 작용하여 새로운 변 화를 가져올 수 없다. 성령께서는 무력감 속에서 기도하던 사도들에게 내리시어 사도들 안에 새로운 용기와 열정을 갖게 하셨고 그들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과감한 행

10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07 동들을 하게 하셨다. 그뿐인가? 어부 출신의 베드로는 오순절 설교를 통 해 그날 3000명의 신자가 늘어나게 했다. 성령께서 함께하시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사건이었다.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모든 신자들과 함께하신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신 이유는 우리가 이 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즉, 복음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위해서다. 즉, 우리와 함께 계 시는 성령께서는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해 그분들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현존 의식을 깨우쳐 주시고 그분의 사상과 은총의 선물을 우리 에게 전해주시는 분이시다. 성령께서 함께하시지 않는다면 믿음의 확신 도, 은총의 감사함도, 하느님의 사랑도 깨닫지 못하고 또 우리의 삶 안에 서 경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성령께서는 교회가 하느님의 뜻대로 움직여지도록 활동하시고 개 입하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2000년 역사의 교회는 그동안의 많은 사건이 나 상황의 변화 속에서도 한결같이 하느님의 뜻을 구현하고 예수 그리스 도의 길을 따라갈 수 있었던 것이다. 성령께서 활동하시지 않는다면 제2 차 바티칸공의회라는 우리 가톨릭교회의 획기적인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 을 것이며 공의회의 결실인 새복음화도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교회는 새복음화를 시작하며 먼저 자기 쇄신을 촉구했고 스스로 회개의 기회를 가졌다. 그러한 교회는 자기 쇄신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고 자 헌신적인 모습으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 불쌍하고 소 외받은 사람들 등 교회는 현대 사회 안에서 소외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편에 서서 하느님의 정의를 드러내며 그들을 보호하고 있다. 나아가 교회는 인간의 평등과 인류의 평화를 위해 항상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성령의 역사하심이다. 어느 뛰어난 개인이 이 모든 일을 개 입하고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

109 108 특별기고 2 성령께서는 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 질서를 확립하 고자 하신다. 복음과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 지금까지 어느 인간이 만들 어낸 사상이나 철학이나 교육이 아닌 오직 하느님의 사랑만이 이 세상 에 참 평화와 행복을 가져온다는 것을 깨닫게 해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 계신 것이다. 희망을 간직하자 새로운 복음화는 모든 인간의 희망이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평화 를 위해, 인류의 행복을 위해 당신의 아들을 희생하시면서까지 우리를 사 랑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이 시대 새로운 당신의 구원사업인 새복 음화를 통해 우리 인류 안에 당신의 자비와 은총을 내려 주고 계신다. 하 느님께서는 우리 인류가 현대 사회 안의 온갖 부정과 부패 또는 제도적 모 순에 혼란을 느끼고 방황하고 있는 우리 인류에게 참인간의 모습과 길을 제시하신다.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을 유일한 그리스도, 구세주로 믿고 받아들임으로써 진리 안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음을 깨우 쳐 주신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이유는 그분만이 우 리에게 참된 길을 보여 주셨고 그분을 통해서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확신 때문이다. 새로운 복음화는 모든 인간에게 희망을 선물로 줄 수 있어야 한 다. 비록 한계를 갖고 있는 인간들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지만 유한한 인간 과 함께 무한한 능력을 갖고 계신 성령이 함께하시기 때문에 그 모든 일들 이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복음 선 포자, 새로운 복음화에 자신을 봉헌하고 헌신하는 모든 하느님의 백성들 은 자신의 능력을 믿지 말고 철저히 성령께 의탁하고 성령께 순응하는 삶

11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09 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복음화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이 하느님의 방법대로 진행되고 그 열매를 하느님께서 손수 맺으 실 수 있다. 새로운 복음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누구나 알고 있 다. 그렇다고 해서 그 속도를 늦춰서도 안 된다. 하루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듯이 매순간을 적극적으로 살아갈 때 그 열매가 빨리 맺어 질 수 있다. 새로운 복음화는 분명한 목표가 세워져야 한다. 그리고 그 목 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적이며 잘 준비된 계획이 세워져야 하고, 또 그것 을 분명하게 실천해 가면서 그 내용을 분석, 연구해 늘 새로운 창조적 사 고가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시간이 지나가면 타성에 젖어드는 과 거의 전철들을 밟지 않는 길이다. 새로운 복음화가 짧은 시기에 이뤄질 수 없기에 현실적인 문제들을 먼 저 실천하다보면 복음화의 시기는 오히려 점점 늦어지게 된다. 그래서 새 로운 복음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사목 방향과 그 사목 방향을 실 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구성체가 필요하다. 누가 그 일을 추진하든지 자 신의 평생 과업으로 생각하고 추진해 간다면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대 를 이어 평생의 사업으로 추진해 갈 때 새로운 복음화는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서둘러 될 일도 아니지만 늦추어서도 안 되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새로운 복음화다. 선교의 방법 선교는 하느님의 원천적 사랑의 실천이자 표현이다. 인류 구원을 위해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을 세상에 파견하신 것은 인간을 당신이 창조하셨던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한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의 결단이라 할 수

111 110 특별기고 2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하느님 성에 참여시키기 위해, 즉 인간의 영 원한 생명을 위해 구약의 오랜 준비 끝에 끝내는 사랑하는 성자를 이 세상 에 파견 하신다." (선교 교령 3항) 성부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파 견은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선포하는 모든 선교사들에게도 똑 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현대의 복음 선포자들도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 도에게 부여하신 파견의 임무와 사명, 그리고 그분의 보살피심과 함께 하 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자신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과 은총을 끊 임없이 드러내고 증거 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문명과 문화가 지금처럼 발달된 시대를 우리는 일찍이 경험해 본 일이 없다.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고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대에 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하느님의 현존 과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이 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며 인간이 이 세상에서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고 계신다. 그리고 그러한 삶으로 인간들을 초 대하고 이끌어 가시는 분이시다. 선교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비롯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에 서부터 출발한다.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실천한다면 그 안에 하느님 의 현존이 드러나게 되고, 증거와 실천의 삶을 통해 선교사 자신이나 그것 을 받아들이는 사람 모두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안에서 참 기쁨과 행복 을 얻을 수 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선교가 교회 입문을 위한 단순한 수 단,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선교는 교회의 신자수를 늘 리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참 사랑을 보여주고 그 들도 그 사랑과 은총 안에 살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선교자는 일차적으로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참 기쁨과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이 기쁘지 않다면 그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11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11 이다. 그러기에 선교사는 확신에 찬 말씀 전달과 기쁘게 살아가는 삶을 보 여주어야 한다. 나아가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고 그 복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 람들은 언제나 하느님과의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기 위한 기도생활을 게을 리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을 우리 삶의 주인으로 모셔야 한다. 모든 것은 그분으로부터 주어지고 그분이 베푸셔야만 모든 것을 받을 수 있다. 이것 을 체험한 이들은 그분의 사랑과 자비에 기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늘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로 충만해진 선교 사 한명 한명이 새 시대 새 복음화 의 토대가 될 것이다. 복음 선포의 방법 중 가장 선호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 말씀을 선포 하는 것이다. 말씀을 선포하는 복음 선포자는 개인의 자질과 영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몇 가지 원칙을 상기해야 한다. 첫째, 쉽게 해야 한 다. 말씀을 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받아들을 수 있는 보편적인 단어 사용과 함께 단문 형태의 간단한 형식을 사용해 듣는 사람들이 쉽고 편안하게 알 아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명확하게 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무엇을 전달해야 할지 그 메시지 를 충분히 익히고 그 내용 전달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복음 선포자가 전 달하는 복음의 핵심 메시지는 우리 교회의 정통 교리이자 핵심이다. 행여 기교를 부리려다 메시지의 정확한 전달이 되지 않을 수 있고, 방향이 틀릴 수도 있다. 복음 선포자는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어떤 형태를 빌려서든 그 내용에 정확한 메시지를 담아서 전해야한다. 셋째, 전달 내용이 듣는 사람들에게 동의와 공감을 얻으려면 효과적으 로 전해야 한다. 기승전결이 잘 구성돼 있어야 하고 그 전개 과정에서 특 별히 강조해야 할 것, 때론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등 세심하게 준비 하고 전해야 한다. 그래야 복음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듣는 사람들안에 구

113 112 특별기고 2 원 사건이 일어나게 할 수 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종교적 관심과 동 기를 부여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복음 선포 자는 깊이 기도하고 성령의 역사하심에 잘 이끌려야한다. 그래야만 복음 을 전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 안에 성령께서 역사하신다. 성령께서 역 사하셔야만 듣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다. 넷째, 복음 선포자는 확신을 갖고 말씀을 전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확신을 갖고 확신 있는 어조로 말씀을 전해야 한다. 가령 "나는 이 렇게 생각한다", "아마 그럴 것이다" 등의 자신 없는 표현은 상대에게 확신 을 심어 줄 수 없다. 말씀을 전하는 사람은 자신이 복음 말씀을 통한 구원 의 확신과 그 말씀을 전할 때 그 말씀의 힘이 사람들을 구원으로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자신이 확신에 찬 말씀 이 아니면 누구도 그 말씀을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쁜 마음으로 전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기쁜 소 식 자체에 대한 증인이다. 이들은 자신이 기쁜 소식을 받아들여 인식 삶 의 전환을 가져왔고 그래서 현재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 고 세상 안에서 겪게 되는 온갖 시련과 어려움들 속에서도 그것을 이겨내 고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알고 있고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확 신이 없는 사람의 말에는 힘이 있을 수 없고 기쁨 또한 없을 것이다. 형식 은 진정한 기쁨을 만들어 낼 수 없다. 하느님을 만나고 복음을 살아본 사 람만이 참 기쁨을 알게 되고 또 그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다. 효과적인 증언 효과적인 증언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와 개인적인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성경의 예를 살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한

11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13 방법이다. 성경에 보면 사도 바오로는 자신이 예수그리스도를 만나 변화 된 삶이 무엇인지, 왜 예수그리스도를 믿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는지 분명 하면서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성경에 기록된 여러 가지 증언들은 우 리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증언할 때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매우 유용한 모델이 된다. 우리가 증언을 통해서 해야 할 내용들은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리 자신 의 삶 안에 들어오셨고 또 그분의 개입으로 인하여 나의 삶이 변화되었는 지에 관해 증언하는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 어떻게 변화됐는지에 대해 쉬 우면서도 명확하게 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듣는 상대의 수준, 생활 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 생활의 증거는 그것을 듣고 있는 사 람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상대와 언제나 동질화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상대에게 지루함을 주거나 불필요한 내용들을 늘어놓아 혼란을 주어서는 안 된다. 증언은 짧고 진실하며, 사실적이어야 한다. 과 거는 어떠했고 현재는 어떻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사실이 명확하고 구체 적이지 않으면 듣는 사람이 혼동을 할 수 있다. 증언을 할 때는 상대가 질 문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예견하고 대비해서 준비해야 한다. 생활의 증거 는 스스로가 충분히 준비돼야 하며, 이와함께 증언하기 전에는 나누고 비 평해줄 사람과 함께 검토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 이러한 증거는 그것을 뒷받침해 줄 이론 즉 성경이나 교리적인 면에서도 검토되어야 한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회심한 사도 바오로는 간단하고 쉽고 명백하게 확신을 갖고 말한다. 이는 필리피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여드 레 만에 할례를 받은 나는 이스라엘 민족으로 벤야민 지파 출신이고 히브 리 사람에게서 태어난 히브리 사람이며, 율법으로 말하면 바리사이입니 다." 이 짧은 내용의 증언으로 자신의 출신, 신분, 그리고 종교적 삶의 모 습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나 나에게 이롭던 것들을 나는

115 114 특별기고 2 그리스도 때문에 모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라는 부분에서 는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 다."라는 부분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기 위해 부정적이었 던 자신의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아 그분과 그분 부활의 힘을 알 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죽은 이 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복음화에 나서 는 그리스도인들이 바오로 사도처럼 예수그리스도의 존재와 자신의 회심 이유를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재복음화. 새로운 복음화 교회는 복음선포를 통하여 복음을 전해들은 개인이나 집단들이 내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게 만드는 것을 복음화라고 말한다. 그래서 세례를 받고 복음에 따라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다면 새로운 인류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교회의 복음화는 내적 쇄신을 통한 자기 복음화에서부터 출발하여 중요한 핵심인 예수그리 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사랑을 교회 스스로 체험하여 전해줄 수 있어야 한 다고 말한다. 기쁜 소식의 전달자이며 체험자인 교회는 자신이 선포하는 거룩한 계시 인 복음을 통하여 새로운 세상, 새로운 인류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새로 운 복음화의 과제요 목표다. 그러나 현대세계의 다양화와 전문화된 사회 환경 속에서 또는 지역적 문화와 생활수준의 차이에 따라 그 상황에 따라 복음화의 활동 방법이 달라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11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15 그래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교회의 선교사명에 명시하기를 현대 사회의 현실과 복음화의 임무에 따라 세 가지 상황을 구별해 말씀하셨다. 첫째가 외방선교이고 둘째가 사목적 활동이고 세 번째가 새로운 복음화 또는 재복음화라고 말씀하신다. 외방선교는 고유한 선교활동으로 예수그 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고 사목적 활동은 견고한 구조를 잘 갖춘 교회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복음화는 지역 복음화, 사회 복음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나 세 번째의 새로운 복음화 또는 재복음화는 두 가지의 분명한 다 른 상황을 말하고 있을 것이다. 먼저 재복음화에 관하여 말한다면 복음화 의 과정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것은 복음이 선포되었으나 복음을 잊어버린 공동체 또는 복음의 메시지가 왜곡 되는 공동체에 필요한 말이다. 이것은 세속화나 무신론의 영향으로 그리 스도교 신앙이 왜곡되거나 또는 복음의 참가치를 모르고 신앙생활을 하 는 사람들에게는 재복음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복음이 선포되었지 만 올바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다시 복음을 통한 참가치를 알고 받아들여 복음을 통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을 재복음화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복음화란 무엇인가? 새로운 복음화란 그리스도교의 근 본 가치들을 받아드리고 그리스도교의 문화를 뿌리 내리고 있지만 종교에 대한 무관심, 세속주의, 배금주의로 인하여 신앙 공동체가 흔들리고 어려 움에 처해있는 교회에 필요한 복음화다. 현대 사회가 경제의 발전으로 인하여 생겨난 여러 문제들로 인하여 가 치관이 바뀌고 생활양식이 바뀌면서 마치 이 세상에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생활을 부추기고 있다. 그 결과 종교 자체에 대한 무관 심이 무신론으로 자리 잡으면서 인간의 삶 자체를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117 116 특별기고 2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듯이 이미 그리스 도교 공동체를 이루고 문화를 이루고 살던 많은 교회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곳에 새로운 복음화가 필요하다. 예를 든다면 유럽의 교회들이다. 이제 유럽의 사람들은 교회의 가르침 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새로운 복음화는 절실히 필요하다. 유럽의 주교님들은 이렇게 상황을 인식하고 말하고 있다. "오늘날 유럽인 들은 무엇보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거나 또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 에 크나큰 가치를 두기 때문에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돕기 위해서 는 개인이나 공동체의 증거에 하느님의 말씀이 끊임없이 수반되어야 하며 그런 증거들에 의해 그 말씀이 확인되어져야 한다." (유럽 주교대의원회의 선언문 중에서) 복음을 말씀만이 아닌 삶의 모습으로 전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은 특별히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럽인들이 개인이나 공동체 의 삶의 증거를 통해 복음을 느끼길 원한다는 것은 교회가 현재 복음적 증 거의 모습을 올바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시대의 징표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교회 공동체는 시대적 복음화의 관점에서 무엇이 필요할 까? 라고 자문해 봐야 한다. 외방선교, 재복음화, 새복음화 모두가 절실히 요청된다. 선교적 공동체인 교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파견된 선교적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형성되고 파견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구원 하신 유일한 구세주이심을 증명하고 그분의 말씀을 믿고 따를 때 참 평화 와 행복, 나아가 죽음 이후의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증거해

11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17 야만 한다. 교회 공동체가 선교적 공동체의 모습을 보이려면 구성원 한 사 람 한 사람이 교회 공동체의 존재 이유와 원리를 올바로 알고 믿고 따를 때에만 가능하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는 하느님의 구원 사업 의미와 그분의 사랑을 통한 구원적 삶의 구체적 증거를 드러내 보여야 교회 본연의 선교적 공동 체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교회 공동체는 이 세상과 분리돼 살아갈 수 없다. 오히려 이 세상 안에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그러기에 세상 사 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감동을 주고 변화 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선교적 공동체인 교회의 본연 임무이다. 현대인들은 매우 복잡한 사회 구조 안에서, 다양한 문화와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조직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교회 공동체 일원인 그리스도 인들도 이러한 사회 안에서 여러 분야와 계층 속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 면서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적 삶의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어두움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희망이 없이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 람들, 현세적 고통 속에서 참 기쁨과 평화가 없는 사람들에게 기쁨의 삶, 희망적인 삶, 감사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또한 그들을 적극적으 로 새로운 삶에 초대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하느님 나라로 우리를 초대하시면서 우리 인간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셨다. 그리고 우리를 죄와 죽음과 악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셨으며 진리 안에서의 참 자유를 얻게 해주셨다. 이 세상에서의 삶이 모든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삶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영원한 삶으로 우리를 초대해 주신 것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서다. 이 같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은 지금의 우리 교회 공동체 구 성원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에게 주고자 하시는 하느님 의 원천적 사랑에서 시작된 인류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다. 따라서 우리가

119 118 특별기고 2 선교적 공동체로 거듭나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하고 선포하는 것은 먼저 우리 자신들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통해 구원받았음을 확인하는 것이요, 증거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복음화, 교회의 자기 복음화는 바 로 선교적 공동체인 교회가 교회로서의 본래 모습을 갖기 위해 지속적으 로 노력해야 할 임무이자 의무이다. 새로운 복음화가 요청되는 한국교회 한국 천주교회 역사는 불과 200년이 조금 넘는 신생 교회에 속한다. 1784년 이승훈의 첫 세례 이후 정식으로 세례를 받는 신자가 생겨나면서 교회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그후 조선말기의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100년 이상 박해를 받기도 했다. 많은 신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 몰래 신앙생활을 하며 신앙의 전통을 이어오던 시절 이 불과 200년 전의 우리 교회 모습이다. 그후 1970년대가 돼서야 한국 천주교회 신자수가 100만 명에 이르렀고, 매 10년 주기로 100만 명 정도의 신자들이 증가해 2010년 한국 천주교회 신자는 500만 명을 넘었다. 물론 한국 천주교회가 역사에 비해 성장 속도 가 빠른 건 사실이나 이러한 외적 성장과는 달리 현재 신자들의 모습을 보 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갈수록 냉담자는 늘어나고 미사참례율은 줄어들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본당에서 나름대로 단체나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고 있는 신자들조차 신앙의 기초가 부족한 상태에서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 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은 왜 신앙생활을 하는지, 가톨릭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올바른 신앙관과 구원관이 무엇인지 정립되지 못한 상 태에서 형식적으로 드러난 것들을 따라하는 데 급급한 모습들이다. 그뿐

12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19 만 아니라 우리가 믿고 신앙하고 있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예수 그리 스도 그리고 성령에 대한 올바른 이해나 인식이 없이 믿음생활을 하고 있 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이들 중에는 한국의 토속신앙의 여러 형태를 가톨 릭 신앙생활에 접목시키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아직 신앙의 뿌리를 내리 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복음 선포 즉, 선교활동과 더불어 잃어버린 양 찾 기 그리고 기존신자들의 재복음화, 새로운 복음화가 동시에 절실히 요청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시기에 2011년 각 교구에서 새로운 복음화에 초점을 맞추고 복음화를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는 움직임은 비록 늦었지만 정 말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새로운 복음화 사업이 단지 몇 년 간의 교회의 사목목표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복음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교회의 근본 소명이 며 또한 이 지상 교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한 사업이 아닌 지속적 이고 꾸준하게 추진해야 한다. 현재 교회의 당면 과제인 새로운 복음화를 추 진해 가기 위해 먼저 교회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복음화에 대한 인식과 필요 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의 신분과 직분 안에서 또 각자 처해진 환경과 역할 속에서 복음화를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 끊임없는 재복음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 그리고 복음 선포를 위한 체계적인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그 열매로 우리 자신과 세상 을 복음화 시키는데 우리 교회가 그 몫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새 복음화는 새로운 열정이 필요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현대 교회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공의회의 결정들을 따르기 위해 새롭게 신심운동과 신앙쇄신 운동들을 전개했다.

121 120 특별기고 2 신심운동과 쇄신운동은 그 방법은 서로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신자들의 신 앙쇄신을 위해 큰 역할을 했다. 많은 신자들이 하느님의 현존과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었으며 하느님 체험을 한 사람들은 깊은 기도 생활과 함께 성경을 보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신앙 인들이 신앙생활의 활력을 되찾고 그리스도인들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신과 구원받은 삶의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교회 안에서의 새로운 열정과 열기는 교회의 활성화와 직결돼 어떤 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잠자고 있던 우리 교회를 깨웠다고도 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열정에도 불구하고 정통 그리스도교 국가들 이던 유럽의 교회는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너무 오랜 세월 신앙 공동체생활을 해 오면서 타성에 젖은 것일 수도 있고 지쳐서일 수도 있다. 아무튼 눈에 보이는 유럽의 교회는, 외형은 여전히 위엄을 갖추고 있지만 힘은 다 빠진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 지만 불이 잘 붙지 않고 있다. 그 동안 한국교회의 활약은 돋보이기에 충분했다. 성소자는 매년 증가 해 신학교 입학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 정도의 열정이면 앞으로도 사 제가 되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다. 한국교회 신자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성전이 부족할 정도다. 신자들 개개인에게는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 지만 교회를 위해 주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신자들은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그뿐인가.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도 여러 신심운동과 쇄신운동의 활동으로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활성화되고 있고 또한 신자로서의 의식도 정립돼 가고 있다. 어찌 보면 한국교회가 3000년대 아시아 복음화의 중심지요, 핵이라고 볼 수 있다. 아시아로 넘어온 그리스도교의 중심축에 우리 교회가 서 있 다. 이러한 모습이 단지 희망사항이라고만 보여 지진 않는다. 하지만 이러

12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121 한 비전은 동시에 우리 자신이 잘 준비하고 역량을 갖출 때에만 가능한 일 이다. 한국교회는 유럽교회의 시행착오를 겪어서는 안 된다. 새 복음화를 시작하면서 복음화는 우리 자신의 회개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잘 실천해 나가면서 우리 교회 구성원 전체가 새로운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함께해야 한다. 그리고 기도하는 교회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떤 한두 사람의 노력만으로 복음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교회 구성원이 새 로운 의식을 갖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하느님께 자신을 봉 헌하고 충직한 종으로서의 삶을 잘 살아 세상이 그러한 우리의 모습을 보 고 따라오게 해야 한다. 복음 선포는 참 행복 제시하는 길 현대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그저 성당에 나가서 기도하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혹시 올지 모를 불행을 방지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갖는 분들 이 있다. 어떤 분들은 기도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무작정 기도를 바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볼 때 면 한국 천주교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구원에 대한 확신, 그리 고 구원관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참 행복을 찾고 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참 행복을 갈망하고 있다. 모든 인간은 이렇듯 삶의 의미와 목표 를 행복한 삶에 두고 살아간다. 그래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고 소유 하고 또 무엇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었음에 도 참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높은 지위에 올랐음에도 행복하지 않다고 고백하

123 122 특별기고 2 는 이들이 많다. 참 행복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서 참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을 이겨낼 수 있게 이끌어주시고 그 안에서도 행복을 느끼게 해주신다. 참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가난해도 병들어도 고통을 당해도 행복한 삶을 살 아갈 수 있을 것이다. 참 행복을 얻기 위해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삶 안에서 실천하는 실천적 신앙인 이 돼야 한다. 교회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동체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 먼저 교회 안에서 보여지는 세상적인 모습들을 그리스도적인 가치관으 로 바꾸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유, 배경을 논리적으로 복음적으로 설명해 줄 때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예수 그리 스도를 믿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는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새로운 가치관을 갖게 되었는가? 그 리스도인이라면 이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져야 한다. 만약 이러한 질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것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기뻐서 예수 그리스도를 알릴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진정한 신앙은 세상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참 행복, 행복의 길 로 초대하는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확신 속에 서 살아가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세상에 행복을 파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 행복을 팔기 위해 사랑을 보여 주고 사랑을 실 천하며 사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풍요롭고 행복 하게 살게 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124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제 1 주제 :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 조광 교수 제 2 주제 :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 심상태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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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제 1 주제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조 광 교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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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27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조 광 교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한국사학과 명예교수) 1. 들어가는 말 천주교 신앙의 조선 전래 초기에는 보유론적( 補 儒 論 的 ) 시각을 가진 지식인 집단들이 이를 수용하는 데에 앞장섰다. 그러나 1791년 조상제사문제로 인한 윤지충( 尹 持 忠 )과 권상연( 權 尙 然 ) 사건 이후 양반 지식인 집단들이 천주교로부터 대거 탈락했다. 이 이후 천주교신앙에 대한 기조는 보유론적 차원보다는 반유론적( 反 儒 論 的 ) 경향으로 기울어져 갔다. 그 당연한 결과로 천주교에 대한 조선 정부의 탄압도 강화되었다. 1) 이 탄압의 과정에서 윤지충, 권상연의 순교에 뒤이어 내포지방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신도들이 순교하게 되었다. 그리고 1801년의 박해 과정에서 조선교회의 중앙조직은 철저히 파괴되었고, 정약종( 丁 若 鍾 )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순교하게 되었다. 이들 순교자들은 일찍부터 교회사의 연구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2) 그런데 기존의 연구에서는 그들의 순교사실에 대한 정확한 규명과 서술에 그 연구의 제일차적 목적을 두고 있었다. 본고는 이러한 기존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하여, 한국 초기교회의 1) 조광, 조선후기 천주교사 연구, 고려대학교 출판부, 53쪽 이하. 2) cf. Daveluy, Notices des Pricipaux Martyrs de Corée ; 유소연 역, 2014, 조선 주요 순교자 약전, 내포교회사연구소.

129 128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순교자들이 가지고 있던 순교영성의 특성을 밝혀보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즉, 본고는 한국천주교사의 초기 단계에서 활동하고 순교했던 인물들의 사상적 특성 내지는 그들의 종교적 영성이 가지고 있던 특수한 성격을 검토하고자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사학계에서는 한국교회사가 순교자들의 죽음을 중심으로 하여 서술되던 단계를 벗어나서 그들의 삶과 생각 및 믿음의 실천상을 밝혀야 한다는 데에 대체적 합의를 보았다. 이러한 합의가 이 글을 집필하게 된 주요 계기로 작용했다. 이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다. 우선 연구대상이 되는 시대를 한정하는 일이다. 한국교회사에서 초기교회라고 한정할 수 있는 시대는 아직 확고히 규정된 바가 없다. 그러나 이 개념은 좁게는 1784년 교회가 창설된 이후 1801년의 박해를 지나 조선교구가 설정되고 선교사들이 입국하게 된 1830년대 때까지의 기간을 말할 수 있다. 또한 1784년부터 신앙의 자유가 묵인되기 시작한 1882년 사이의 박해시대 전체를 초기 교회라고 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고는 이 두 가지의 개념 가운데 협의의 개념을 택하여 1784년 교회창설을 전후한 시기부터 1835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조선에 입국하기 이전까지의 기간을 초기교회로 규정하고자 한다. 이는 1835년을 계기로 하여 18세기 말엽이나 19세기 초엽의 순교자들은 19세기 30년대 이후의 순교자들과는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순교 가 가지고 있는 신학적 의미에 대해서는 이미 연구된 바 있다. 3) 이 과정에서 조선후기 박해 당시 조선교회가 이해하고 있던 순교 의 개념에 대해서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검토되었다. 3) 그러나 현재로서는 순교영성 에 대한 개념규정은 상당히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순교에 3) 조광, 2013,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에서의 순교의 의미 순교의 신학적 고찰 (순교총서 1), 도서출판, 형제애, 190~228쪽.

130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29 이어서 영성의 의미를 좀더 분명히 할 때, 순교영성의 개념도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순교영성이란 단어와 순교신심의 관계, 순교영성이 순교자 개개인의 영성 내지는 순교자들의 신심, 또는 순교자에 대한 신심과의 차이점도 선제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분야에 대한 기존의 연구성과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이 주제의 연구를 위해서 영성 의 개념에 대해서도 일단 규정하고 넘어가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영성신학에서는 영성의 개념을 다양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 채택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영성의 개념은 영성이란 자신이 처한 구체적 상황 속에서 복음을 살아가는 방법 4) 이란 의미로 이해해 보고자 한다. 이를 좀 더 구체화시키면, 복음을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한 원인 내지 이유 및 복음적 삶 자체에 대한 자신의 의미부여 작업도 영성의 범주 안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복음적 삶에는 실천이 따르기 때문에, 이러한 개념을 기준으로 할 때, 그 개념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즉. 복음적 삶을 선택한 이유, 그 삶 자체에 대한 의미부여, 복음적 삶을 살아가는 방법 가운데 주목되는 신망애 삼덕의 현실적용 상황도 영성의 개념 안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조선 초기교회 신도들이 복음을 선택한 이유 및 복음적 삶 자체에 대한 자신의 의미부여 작업도 영성의 범주 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 또한 복음적 삶에는 실천이 따르기 때문에, 이러한 개념을 기준으로 할 때, 그 개념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즉. 복음적 삶을 선택한 이유, 그 삶 자체에 대한 4)C íro García, Corrientes y movimientos actuales de espiritualidad, Instituto de espìrìualidad a distancía, Madrid, 1987, pp.7-10 ; 방효익, 뜬 구름잡기 ; 영성과 체험, 가톨릭출판사, p.18.

131 130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의미부여, 복음적 삶을 살아가는 방법 가운데 주목되는 신망애 삼덕의 적용상황도 영성의 개념 안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두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하느님에 대한 체험 내지 하느님 신앙의 실천 을 포함하고 있는 말이 된다. 영성 의 개념을 이와 같이 규정한다면, 이 순교영성 의 개념도 좀더 분명해 질 수 있다. 여기에서는 순교영성이란 개념을 잠정적으로 순교자들이 계시진리나 신망애 삼덕과 같은 교회의 가르침을 터득하여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개인적 혹은 집단적 체험이나 생활 안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던 방법 및 그 이유와 그에 대한 순교자 당대의 의미규정 이란 뜻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초기 교회 순교자들의 영성을 밝히려는 노력은 이미 부분적으로 진행된 바가 있었다. 예를 들면, 정약종이나 이순이, 강완숙 등의 영성을 밝히기 위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주목할 수 있다. 5)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영성의 개념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고, 특정 개인의 경향성을 드러내는 데에 집중했다. 따라서 기존의 연구에서는 조선 초기 교회 순교자들이 신앙실천과정에서 표출한 집단적 성격의 영성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한편, 특정 시기의 순교영성을 살피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른 시기에 대한 비교가 요청된다. 즉, 초기교회에 순교한 이들의 영성 내지 순교영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해시대 전반의 사상적 영성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우선 박해시대 전체의 사상적 특성 내지는 영성적 특성에 대한 시대구분을 먼저 시도해 5) 조광, 2002, 정약종과 초기 천주교회, 한국사상사학 18, 한국사상사학회 / 정인숙, 1984, 이순이 누갈다의 사상과 영성, 한국천주교회 창설이백주년기념 한국교회사논문집 1, 한국교회사연구소 / 유종만, 1991, 이순이와 김대건 신부의 영성 : 서간에 나타난 사상을 중심으로, 한국가톨릭문화활동과 교회사, 한국교회사연구소 / 송종례, 2007, 하느님께 사로잡힌 조선여인 강완숙 ; 강완숙의 영성, 순교자 강완숙 역사를 위해 일어서다, 가톨릭출판사, etc.

132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31 보고자 한다. 이 비교를 통해서 초기교회 순교자들이 가지고 있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조선후기 박해시대의 순교영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많은 사료들을 활용할 수 있다. 우리는 우선 이 시기의 순교자들이 남긴 저서나 고백한 말들을 주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관한 자료로는 순교자 자신이 남긴 사료들이 우선적으로 주목된다. 여기에는 달레(Dallet, 1829~1879)의 기록에 포함되어 있는 윤지충( 尹 持 忠 1759~1791)의 일기 나 정약종( 丁 若 鍾, 1760~1801)의 주교요지, 이순이( 李 順 伊, 1782~1802)의 서한, 최해두( 崔 海 斗, c.1801)의 자책 을 들 수 있다. 또한 신도들을 체포하여 신문하던 과정에서 남긴 추안급국안, 사학징의 등의 문헌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밖에도 교회 안에서 전해지는 각종의 기록이나 순교관계 일화도 자료화하여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달레(Dallet)의 한국천주교회사 (Histoire de l Église de Corée), 다블뤼(Daveluy, )의 조선 주요 순교자 약전 (Notices des Pricipaux Martyrs de Corée)의 기록들이 주요 자료가 된다. 그밖에 이 시기 천주교를 비판하던 이론가들은 신자들의 생활이나 그들의 신앙고백과 관련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 초기 교회의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에 입각하여 살아가던 방법들을 찾아 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초기 교회 신자이나 순교자들의 생각과 신앙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에는 아직도 자료가 부족하다. 그런데, 19세기를 전후한 박해시대는 대체적으로 사회의 변화가 완만했던 때였다. 또한 박해시대 신자들의 생활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박해시대 후기의 신자들이 가지고 있던 특성들은 프랑스 선교사들이 입국하기 이전의 초기교회 순교자들이 가지고 있던 사상과 그 생활방식을 이해하는

133 132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데에 있어서 참고자료가 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 시기의 자료들도 참조해가면서 초기 교회 순교자들의 종교적 성격과 실천상황을 재구성해 보고자 한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박해시대 전체에 걸쳐 생산된 순교자 관계 문헌들을 분석하여 초기 교회 순교자들의 순교영성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그런데 이 주제는 역사신학 내지는 영성신학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분야에 있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조선후기 사회사상을 전공하는 역사학도이다. 그러므로 이 주제를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필자 자신의 한계 때문에 이 주제의 연구는 마땅히 역사신학 내지는 영성신학의 차원에서도 새롭게 연구되어야 한다. 2. 조선후기 천주교사의 단계별 특성 조선후기 사회가 천주교와 접촉하기 시작한 때는 이미 17세기 전반기부터였다. 6) 이 이후 중국에서 보유론적 선교신학에 입각하여 저술된 한문교리서들이 조선에 전래되었다. 이 서적들 가운데 천주실의, 칠극 과 같은 책은 성리학 중심의 학자들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쳐주었다. 그 책을 읽었던 학인( 學 人 )들 가운데 대부분은 천주교 교리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분명히 드러내게 되었다. 반면에 이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신앙으로 승화시켜나간 인물들도 있었다. 초기교회에서 천주교 신앙에 대해 부분적으로라도 긍정성을 인정했던 인물로는 이익( 李 瀷, 6) 朴 鍾 鴻, 1969, 서구사상의 도입 비판과 섭취, 아세아연구 vol., XII no. 1,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 1976, 조선후기 천주교회사 논문선집 1, 한국교회사연구소 재록, 13쪽 이하.

134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763)을 들 수 있다. 7) 그리고 이를 실천했던 인물 가운데에는 홍유한( 洪 儒 漢, 1736~1785)과 같은 사람을 들 수 있다. 그는 1770년에 서학서를 접한 이후 이를 믿고 실천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1784년 이승훈( 李 承 薰, 1756~1801)이 이벽( 李 檗, 1754~1786)에게 세례를 집전함으로서 세례로 결속된 그리스도교 신앙공동체 인 교회가 성립될 수 있었다. 조선교회 창설을 전후하여 조선교회의 사상적 내지 영성적 특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따라서 각 시기별로 드러나는 영성은 그 시대의 또다른 주역인 순교자들의 순교영성과도 합치되고 있다. 제1기로는 조선에서 천주교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세례와는 무관하게 그 가르침을 실천했던 시기로부터 세례로 결속된 신앙공동체가 형성되고 자신들의 전통적 판단 기준에 따라 천주교를 이해하고 실천하던 때였다. 제1기의 사상적 영성적 특성은 보유적( 補 儒 的 ) 영성의 단계로 명명될 수 있으며, 이 단계의 계기는 1770년 홍유한의 신앙실천 노력에 이어서 일어나는 1784년 교회 창설을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제1기의 하한은 교회창설을 거쳐 1791년 진산사건까지를 들 수 있다. 이 기간을 보유적 영성의 기간으로 설정할 수 있는 까닭은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홍유한의 활동을 주목할 수 있다, 성호 이익의 제자였던 그는 1770년 이해 새로운 종교생활의 실천에 전념했다. 그는 매월 7의 배수일( 倍 數 日 )을 주일로 삼아 이를 지켰으며, 이날에는 속세의 모든 일을 물리치고 기도에 전념했다. 그리고 평소에도 여러 선행을 행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달레는 그의 입교 염원을 수세( 水 洗 )를 대체할 수 있는 화세( 火 洗 )로까지 추정하기도 했다. 8) 7) 달레, 안응렬 최석우 역주, 1979, 한국천주교회사 상, 296~297쪽. 8) 달레, 위의 책, 296쪽.

135 134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그 이후에도 지식청년들은 강학( 講 學 )을 통해서 서학을 익혀갔고, 일부는 실천하고자 하기도 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1784년 세례로 결속된 신앙공동체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역사신학적 교회사의 경우에서 볼 때, 세례는 교회의 설립과 관련하여 중요한 사건으로 취급됨이 당연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신앙이 아닌 역사학의 차원에서 이벽의 세례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따라서 천주교 신앙의 구체적 실천이라는 차원에서만 보면 홍유한의 행동도 일단 제1기에 포함시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시기는 중국교회의 경우 중국전례문제가 결론이 내려졌던 1742년 이후의 시기였다. 이 당시에 로마 교황청은 중국전례적 특성을 가진 보유론적 교리해석을 포기하도록 했다. 즉, 동양의 천주교 신앙은 보유론의 포기를 통해서 새로운 국면에 처해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서적을 통해서 천주교를 이해하고 교회를 설립했던 신자들의 경우에는 중국전례문제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보유론적 입장에서 천주교 신앙을 해석하고 이를 실천해 갔다. 그들이 천주교 신앙을 보유론적으로 해석했던 대표적 사례로는 우선 조상 제사문제를 들 수 있다. 즉, 초기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던 양반 사족출신 인물들은 조상제사와 천주교의 가르침이 상호 충돌되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즉, 이들이 가지고 있던 조상제사에 대한 개념은 조상신( 祖 上 神 )에 대한 숭배라기보다는 조상에 대한 효심의 표현 방법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앙을 실천하면서도 조상제사를 봉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인들 중 일부는 1791년 진산사건이 일어나기 이전부터도 천주교에서는 조상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천주교에 반대하기도 했다. 9) 9) 안정복, 天 學 攷 順 菴 先 生 文 集,

136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35 그러나 조선교회의 지도층에서 1789년 조상제사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이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얻고자 하여 그들은 윤유일( 尹 有 一 ) 등을 북경의 구베아(Gouvea, Alexander de, , 중국명 湯 士 選 ) 주교에게 파견했다. 윤유일은 조상제사가 조선에서는 효심의 표현임을 강조했지만, 조상제사 문제에 대한 재론을 엄격히 금지하던 교황청의 교서로 인해 이 문제를 논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들이 가져온 조상제사 금지령은 당시의 조선교회에 일대 파문을 던졌다. 당시 조선교회를 지도하고 있던 이벽, 권철신( 權 哲 身, 1736~1801), 정약전( 丁 若 銓, 1758~1816)을 비롯한 많은 양반사족 출신들은 이에 교회를 떠났다. 그들 중 일부는 갑자기 조상제사를 폐하기가 어려우므로 밥과 국만을 간단히 진설하고서 제사를 지내거나 10) 또는 자신이 천주교도임을 숨기기 위해 부득이 사당에 참배하는 형식인 허배( 虛 拜 )를 드리기도 했다. 11) 그러나 이러한 모든 행위는 당시 교회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을 수 없었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교회를 떠나 자신이 속했던 원래의 유교 문화권으로 복귀해갔다. 효( 孝 )의 개념이 충( 忠 )보다 중요함을 인정하고 있었던 조선의 사족들이 조상제사를 지내지 않는 불효를 범하기 보다는 효제충신( 孝 悌 忠 信 )을 강조하는 삼강오륜( 三 綱 五 倫 )의 문화에 머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대 남인 학맥을 대표하는 권철신과 같은 인물은 서학에는 오륜( 五 倫 )이 없다 고 12) 선언하면서 서학 즉 천주교의 가치를 거침없이 부인했다. 여기에서 보유론적 신앙 내지 그 영성은 한계를 뚜렷이 드러내게 되었다. 보유론적 영성 단계를 설정할 수 있는 두 번째 근거는 이른바 10) 邪 學 懲 義, 285쪽. ( 南 必 容 供 曰 ) 哲 身 以 爲 廢 祭 享 難 則 以 飯 羹 畧 設 爲 如 云 11) 邪 學 懲 義, 258쪽. 邪 學 之 人 不 祭 祀 爲 人 所 指 目 故 不 得 已 拜 于 祠 堂 所 謂 虛 拜 者 此 也 12) 邪 學 罪 人 李 家 煥 等 推 案 34쪽. ( 權 哲 身 供 曰 ) 邪 學 無 五 倫 矣

137 13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가성직제도( 假 聖 職 制 度 )에서 찾을 수 있다. 가성직제도란 천주교 교역자로 서품을 받지 않은 사람이 미사와 각종 성사를 집전했던 사건을 말한다. 물론 이 가성직제도는 초기교회 신도들이 가지고 있는 교리상 무식을 드러내는 사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그들이 천주교의 전례마저 보유론적 입장에서 해석하고자 한 결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들이 실천해 왔던 유교적/성리학적 제사에서는 별도의 직책자만이 제관( 祭 官 )이 되어 제사를 집전하는 관행이 없었다. 그 제사는 제사공동체에서 존위( 尊 位 )에 있던 사람이 맡아서 제사를 주관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주교의 제사인 미사는 서품( 敍 品 )된 특수한 인물만이 드릴 수 있었다. 이 점을 초기교회의 지도자들은 간과하고, 유교적 관행에 따라 새로운 신앙공동체인 교회를 이끌어나가던 사람들이 천주교의 제사인 미사를 드렸다. 이는 무지의 소치였다기 보다는 제사주관자에 대한 유교적 해석에 기인한 사건으로 파악함이 다 타당할 것이다. 이 시기의 영성이 가지고 있던 특성은 유일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 특히 창조주 천주에 대한 신앙고백을 통해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일찍이 마태오 리치(Matteo Ricci, 利 瑪 竇, 1552~1610)가 제시했던 바와 같이 유교적 가르침에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접목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었다. 조상제사나 공자숭배에 대한 너그러운 입장은 바로 이 시기 선교영성의 일부이기도 했다. 한편, 이 단계에서 전개된 척사위정론자들의 주장도 천주교가 이단사설임을 강조하는 데에 집중되고 있었다. 박해시대 조선천주교회는 1791년을 계기로 하여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1791년 윤지충과 권상연의 순교는 더 이상 보유론적 사고가 조선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움을 말하는 사건이 되었다.

138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37 그리하여 제1기(1770/1784~1791) 보유론적 영성의 단계에 이어서 제2기(1791~1835)를 설정할 수 있다. 이 제2단계(1791~1835)의 영성은 육화론적( 肉 化 論 的 ) 영성으로 규정할 수 있다. 제2기는 1791년 진산사건으로부터 시작되어 1801년의 박해를 겪고, 프랑스 선교사들이 입국한 1835년까지의 기간으로 설정할 수 있다. 조상제사문제로 인해서 발생한 진산사건은 보유론의 파탄을 뜻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정하상( 丁 夏 祥, 1795~1839)의 상재상서 ( 上 宰 相 書 )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유교 경전에 가탁하여 천주교를 설명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엄밀히 말하여 보유론과는 거리가 있는 방법이다. 그것은 단지 천주교도 유교의 경전에 나오는 바와 동일한 가르침을 가지고 있다는 변신론( 辯 神 論 )의 일종이었다. 따라서 공자숭배와 조상제사로 집약되어 있는 보유론의 영향은 사실상 1791년의 사건을 계기로 하여 종료되었다. 이에 대체될 수 이론은 바로 반유론( 反 儒 論 )이었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사례는 김일호( 金 日 浩, ~1802)에게서 나타난다. 1790년대 말에 입교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는 성리학에 대해서도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천주교 교리를 공부하고서는 천주교 교리가 성리학과는 전혀 다르고 바로 이 때문에 자신이 입교했음을 고백했다. 13) 일찍이 북경교구의 구베아 주교는 1789년 조선교회의 질문서를 받은 바 있었다. 이때 그는 조상제사를 지내며, 가성직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조선교회가 곧 얼마 후에는 이교( 離 敎 )로 전락해 갈 것을 걱정하면서 선교사의 파견을 서두른바 있었다. 14) 이러한 상황에서 보유론의 종결, 13) 달레, 위의 책, 상, 601쪽 각주 27번. 14) Gouvea, 서한, 교회사연구 제8집, 197쪽 참조.

139 138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조상제사의 폐지와 같은 구베아 주교의 조처는 조선에서는 일천한 천주교 신앙이 혼합주의(syncretism)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막아주었다. 또한 조상제사 금지는 조선 교회가 이교( 離 敎, Schisma)에 빠질 가능성도 사전에 방지해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전통문화에 대한 교회의 열린 자세에 마침표를 찍은 사건이 되었다. 이로서 동양교회에서 복음선포는 곧 유럽의 문화까지도 포용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 당연한 결과로 동양사회에서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배격이 강화되었다. 특히 조선에서는 이 조처로 인해 천주교 신도들이 불효배( 不 孝 輩 ) 집단으로 매도당하게 되었고, 유교적 지도층에게 천주교 탄압의 명분을 강화시켜주었다. 그리고 이로 인한 박해가 일어났으며, 순교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들의 순교과정에서 조상제사 불이행과 관련하여 그들에게 적용되었던 법조문은 어디까지나 조상에 대한 불효를 지적한 것이었다. 즉, 당시 교회는 조상제사가 조상신을 숭배하는 미신이기 때문에 거부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해시대 당시 조상신 의 숭배를 거부한다고 하여 처형된 조선인 신자들은 단 하나도 없었고, 그들은 조상에 대한 불효 행위로 처형되었다. 조상제사 문제는 이렇듯 조선교회에 부정적 역할과 함께 일부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교회의 신도들은 이로 인해서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비판의 결과 이 시기에 있어서 많은 신도들이 순교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시기 순교영성이 가지고 있던 특성으로는 일종의 육화론적 영성을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제2기는 제1기 보유론적 영성의 시대에 이어서 육화론적 영성 의 단계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육화론적 영성은 그리스도의 육화( 肉 化 )는 죄와 고통, 죽음의 세계 구원에 목적이 있음을 말한다. 이에 그리스도의 육화론은 세상을 회피의 대상이 아닌,

140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39 신적( 神 的 ) 질서로 바로 잡아 인도하고 성화시키며 구원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 영성에서는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 건설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리스도의 육화의 완성인 부활에 참여를 추구하는 영성이다. 따라서 육화적 영성은 사랑과 봉사활동, 노동의 가치, 사회생활 등을 강조하고, 신앙 안에서 행동하는 실천적 특성을 지닌다. 그리고 여기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강조된다. 1791년 이후 1835년에 이르는 시기의 조선교회사를 검토해 보면 이러한 육화론적 영성이 당시 교회에서 흔히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므로 조선의 순교자들은 하느님 신앙을 고백하면서 그 신앙의 실천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을 확인했다. 그리고 인간은 하느님 앞에 평등한 존재임을 새롭게 믿고 실천했다. 또한 그들은 그리스도를 체험하고 그의 가르침을 생활을 통해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바로 제2기에 이르러 더욱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15) 한편, 박해시대 영성사의 전개 과정에서는 제2기 육화론적 영성 단계에 이어서 제3기를 설정하게 된다. 제3기는 1835년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의 선교사들이 입국한 이후 그들의 영향 아래 형성된 독특한 영성을 지니게 되었다. 이 시기 교회사에서 나타나는 순교자들의 신앙고백 내용을 검토하면 전단계에 비하여 내세지향적 성격이 다분히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한국교회사의 중요한 전환기로서 신앙의 자유가 본격적으로 묵인되기 시작했던 1882년까지 지속된다. 이 제3기 단계의 영성을 본고에서는 종말론적( 終 末 論 的 ) 영성의 시대라고 부르고자 한다. 16) 15) 제2기 육화론적 영성은 다음 장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논하겠다. 16) 제3기 종말론적 영성에서 종말론의 개념을 현세도피적 경향으로만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 신학계에서 논하는 종말론은 육화론과 결합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현세의 질서를 바로잡고자 하는 측면의 특성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41 140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전통적 의미의 종말적 영성은 이 세상을 죄와 고통의 세계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죄악으로부터의 구원을 희구하면서 세상의 종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종말을 눈앞에 둔 위기상황 속에서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기에 합당한 준비를 늘 갖추고 있어야 함을 주장한다. 따라서 이 종말론적 영성은 현세 이탈적 성격을 띠우면서 침묵과 관상을 존중하며, 자기성화와 완덕( 完 德 )의 추구를 촉구한다. 이와 동시에 그리스도의 빠스카 신비와 죽음에 동참하도록 신자들에게 권고한다. 여기서는 특히 하느님의 사랑이 강조되고 있다. 이 시기 조선교회의 신자들에게 즐겨 읽혔던 책의 내용은 육신과 세속과 마귀를 그리스도인의 3대 원수로 규정하면서 싸워 이길 것을 강조하는 삼구론( 三 仇 論 )이 성행하고 있었다. 또한 이 시기는 극도의 금욕론( 禁 慾 論 )이 상당히 부각되고 있었으며,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강조 현상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당시의 조선 신도들이 가지고 있었던 강력한 열망은 천국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물론 이들의 내세지향성이 현세의 가치를 완전히 무시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신앙의 자유가 이루어진 새로운 세계인 광양세계 ( 光 揚 世 界 )를 그렸다. 17) 그들이 가지고 있던 내세 지향성의 강도에 비례하여 신앙의 자유를 구가하는 광영천지 ( 光 榮 天 地 )에의 그리움은 강화되었다. 18) 그들이 전개했던 천당론은 그리스도교적 새로운 삶을 살도록 촉구하는 작용을 했다. 그러므로 이들의 종말론적 영성을 광신적이며 현실도피적인 말세론과는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이들의 종말론적 영성은 순교자 민극가(1787~1840)가 지은 삼세대의 ( 三 世 大 義 ), 이문우( 李 文 祐, 1809~1840)의 17) 한국교회사연구소 편, 1987,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한국교회사연구소, 97쪽. 18) 한국교회사연구소 편, 1987,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한국교회사연구소, 277 쪽.

142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41 옥쭝뎨성 ( 獄 中 提 醒 )을 통해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최양업( 崔 良 業, 1821~1861) 신부의 사향가 ( 思 鄕 歌 ) 및 그 밖의 저자 미상으로 생각되는 사심판가( 私 審 判 歌 ), 공심판가( 公 審 判 歌 )와 같은 노랫말의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내세를 강조하는 종말론적 영성은 프랑스 선교사들이 입국한 이후 1860년대 초에 편찬된 셩챨긔략 ( 省 察 記 略 ) 및 신명쵸행 ( 神 命 初 行 )등의 책자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요컨대, 조선후기 박해시대 영성은 모두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즉, 박해시대는 제1기 보유론적 영성 단계(1770/1784~1791) 및 제2기 육화론적 영성 단계(1791~1835)를 거쳐 제3기 종말론적 영성(1835~1882)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사상적 영성적 특성은 당시 교회사의 전개과정과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시대구분은 박해시대 영성사의 시대구분이 됨과 동시에 조선후기 천주교사의 시대구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영성사가 조선후기 천주교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사적 비중이 높기 때문에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3. 육화론적 영성의 특성 제2기에 해당되는 시기는 초기교회의 순교영성을 가장 뚜렷이 드러내 주는 단계로 생각된다. 그리고 2014년 8월에 시복되는 복자들은 대부분 바로 이 시기에 순교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영성은 103위 순교 성인들에게서 드러나는 영성과도 일정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시복되는 분들의 영성적 특성을 좀더 부연하여 살펴보기 위해서는 제2기 육화론적 영성을 특별히 주목하고자 한다.

143 142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3-1) 하느님 인식의 영성적 특성 조선후기 박해시대에 전개된 영성의 흐름을 볼 때 제2기 육화론적 영성의 단계는 제1기나 제3기와는 달리 현세질서의 개혁에 대한 관념이 가장 강하게 등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때 등장하는 영성은 하느님 천주에 대한 강력한 인식을 기반으로 하여 세상과 인간을 새롭게 규정하는 것을 특징으로 삼고 있다. 특히 당시 신도들은 조선후기 사회윤리의 근간을 일고 있던 충효에 대한 관념을 가지고 아버지 하느님 을 공경하고 있었다. 19) 즉 19세기 조선후기 사회에서는 군부를 존중하는 충( 忠 )과 부모에 대한 효( 孝 )를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문화는 임금에 대한 충성보다 부모에 대한 효도를 더 중요시하는 문화로 평가되고 있다. 이 충효관은 하느님을 이해하는 데에도 적용되었다. 이 하느님께 대한 충효관이 제2기 육화론 영성을 실천할 수 있는 사상적 기초를 마련해 주었다. 즉, 조선 교회의 신자들은 천주를 대군대부( 大 君 大 父 )로 인식했고, 대군대부에 대한 대충대효( 大 忠 大 孝 )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20 그러나 대군대부론의 제시를 통해서 당시의 신도들은 군부에 대해 충효를 실천해야 한다면, 대군대부인 하느님 즉 천주에 대해서는 대충대효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실천했다. 특히 당시의 신도들은 하느님을 대부모( 大 父 母 )로 모시며 그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다음과 같이 표해 나갔다. 19) 제3장의 경우에는 조광, 2013,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에서의 순교의 의미 순교의 신학적 고찰 (순교총서 1), 도서출판, 형제애, 190~228쪽 의 내용을 영성사적 차원에서 다시 조정하고 다듬어서 시론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20) 조선 신자들의 大 君 論 은 新 約 의 黙 示 錄 이나 舊 約 의 다니엘 書 에 나오는 왕중왕 ( 王 中 王 ) 개념과 상통하는 것이지만, 조선 신자들은 여기에 大 父 論 을 더하여 天 主 를 자신의 생활 감정과 더욱 밀착시켰다.

144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43 a-1. 천주는 가장 높으신 아버지시오, 하늘과 땅과 천신과 사람과 만물의 창조주인데, 그분을 섬기는 것을 미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21) a-2. 천주는 모든 사람의 아버지이고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다. 22) a-3. 임금께 대한 충효의 근본도 천주의 명령이요, 부모께 대한 효도의 근본도 역시 천주의 명령입니다. 이 모든 것을 중국의 경서에 실린 상제를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섬기라는 계율과 비교해 본 결과 거기에는 같은 점이 많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23 a-4. 천주는 하늘과 땅의 참임금이시고, 만물을 주재하시고 보존하시는 분이시며 부모께 대한 효도와 임금께 대한 충성의 참근원이십니다. 24) a-5. 그 천주학도[ 其 學 ] 또한 임금 섬기는데 정성을 다한다 [ 事 君 盡 誠 ]라는 것을 중요시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을 태평성대에 이르도록 하고자 한 것이니, 이것이 임금을 섬기는 도리입니다. 그러니 어찌 그 사이에 털끝만큼이라도 다른 뜻이 있었겠습니까? 25) 조선 후기의 신도들에게 있어서 천주는 이와 같이 창조주이며 주재자였고, 모든 윤리와 도덕의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들은 이러한 천주가 현세의 군주보다 월등히 높은 대군이라고 선언했다. 즉, 이보현( 李 步 玄 )은 천주가 대군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26) 21) 달레, 위의 책, 상, 341쪽. 22) 달레, 위의 책, 중, 93쪽. 23) 달레, 위의 책, 상, 346쪽. 24) 달레, 위의 책, 상, 402쪽. 25) " 辛 酉 推 案 ", 辛 酉 推 案 25, 525쪽. 辛 酉 3 月 28 日 柳 觀 儉 訊 問 記 錄. 26) 달레, 위의 책, 상, 424쪽. 사람의 기원이 태초에 그들을 창조하신 천주시라며 어떻게 우리의 대군대부인 천주를 공경하지 않겠습니까?

145 144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조용삼의 경우에도 천주를 대군으로 불렀다. 27) 1839년에 순교한 박종원( 朴 宗 源 )의 경우에도 천주는 대군이었다. 28) 그리고 그는 이 대군대부인 천주를 섬기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의무로 주장했다. 29) 그리고 이도기( 李 道 起 )는 이를 천주를 섬기는 태도를 다음과 같이 제시해 준 바 있었다. 마테오 리치( 利 瑪 竇 )가 중국과 다른 데서 전파한 도리는 그의 것이 아니라 천지대군의 도리입니다. 이 세상의 임금들의 명령을 지극히 조심하여 반포하고 따라야 하거늘, 하물며 이 세상의 임금들의 명령보다 더 무섭고 더 두려우면서도 더 사랑스러운 천주의 명령이겠습니까? 천주는 전능하시고 지존하시며 모든 왕들보다 만 배나 더 훌륭한 분이십니다. 30) 그에 있어서 대군( 大 君 )인 천주의 명령은 이 세상의 군주들이 내리는 명령보다 월등히 두렵고 사랑스러운 명령이었다. 여기에서 그는 세속의 군부에게 드리는 충효보다도 월등히 강한 대충( 大 忠 )을 드려야 할 대상으로 천주를 상정하고 있었다. 또한 이 대충대효론의 연장에서 1866년에 순교한 평범한 한 신도도 천주교는 국가에서는 금하시는 일이오나 세세 천주께 충신이온즉 죄인인들 어찌 그 충절을 27) 달레, 위의 책, 상, 461쪽. 네 아비가 네 목숨을 보전하려고 하는데 너는 죽기를 원하니 그것은 효도를 어기는 것이 아니냐? 그분들보다 먼저 또 그분들 위에 천만물의 대왕이시며 공통된 아버지 大 君 大 父 이신 분이 계시니, 그분이 제 부모에게 생명을 주셨고 그분이 제게도 생명을 주셨습니다. 佛 語 원문에서는 대군대부를 보통 le grand Roi et Père commun de toutes les créatures du ciel et de la terre. 즉, 천지 모든 창조물의 대군과 공통된 아버지 라고 의역하고 있다. 28) 달레, 위의 책, 중, 401쪽. 29) 달레, 위의 책, 중, 402쪽. 저희는 邪 學 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피조물의 창조주이며 아버지이신 천주를 공경하고 섬기는 것은 모든 사람의 의무입니다. 30) 달레, 위의 책, 상, 407쪽.

146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45 버리고 背 主 하로리까 31) 라고 말하면서 순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이 대충( 大 忠 )의 실천을 강조하던 생각의 전형적 사례는 최양업 신부의 저작으로 전해지는 사향가 를 통해서 확인된다. 32) 한번 죽기 겁을 내어, 대부모를 배반하고 / 이 세상에 돌아오니, 몇 해까지 더 사느냐 / 만년을 살더라도, 필경에는 죽느니라 / 천하부귀 다 있어서도, 필경은 버리리다 / 한번 죽음 얻었으면, 영혼이 길이 살아 / 대부모를 뵈오면서, 지옥을 멀리 두고, 천당복을 누리리라 / 세상 복과 세상 낙이, 아무리 좋다한들 / 천당 복과 천당 낙을, 만분의 일이라도 당할소냐 / 죽기를 겁을 내며, 출전( 出 戰 )할 이 뉘 있으며 / 죽기를 무서워하며, 충신 열녀 있을 수 있는가 / 백이( 伯 夷 ) 숙제( 叔 齊 ) 어찌하여, 수양산에서 아사( 餓 死 )하고 / 귤삼녀는 어찌하여, 멱나수에서 익사했나. ( ) 고적( 古 跡 )은 고사하고, 본국( 本 國 )사적( 史 籍 ), 살펴보라 / 열사( 烈 士 )의 후세 방명, 어떻게도 빛이 나며 / 반적( 叛 賊 )의 남긴 이름, 어떻게도 추루( 醜 陋 )한가 / 육신( 六 臣 )의 군부 충효에도, 이렇게도 빛나거든 / 대군대부 충신되면, 얼마나 귀하겠나. 사향가 의 작자는 이와 같이 대군( 大 君 )을 위한 죽음을 충신의 죽음에 비유하면서 이를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조선 왕조 세조 때에 죽은 사육신도 우리 역사에서 숭모를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대군을 위한 순교는 월등히 칭송받을 일임을 말했다. 그리고 대충의 실천을 통해서 천당의 영복을 누리게 됨을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향가"에서는 순교를 동양의 전통 내지 조선의 역사적 사례와 연결 지어 이해하고 있었다. 31) 한국교회사연구소 편, 1987,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한국교회사연구소, 119쪽. 32) 최양업, "사향가"(언양성당본가첩), 20뒤; 김영수, 천주가사 자료집 하, 2000, 18쪽.

147 14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또한 순교는 하느님께 대한 의 ( 義 ) 즉, 의리( 義 理 )를 실천하는 행동이기도 했다. 1839년의 박해 때에 순교한 강원도 원주( 原 州 ) 인근 교우촌 출신이었던 최해성( 崔 海 成, )은 박해를 받던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b-1. 원주 고을을 통째로 주신다 해도 거짓말을 할 수 없고, 우리 천주를 배반할 수 없습니다. ( ) 죽기를 두려워하고 살기를 원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감정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의리( 義 理 )를 위한다면 죽기를 거부하겠습니까. 33) b-2. 임금과 의를 위하여 죽겠다고 약속하고 나서 배반하는 백성이 있다면 그는 불충하고 반역자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하늘과 땅의 위대한 천주를 섬기겠다고 맹세한 제가 형벌이 두려워 오늘 어떻게 배반할 수가 있겠습니까. 34 최해성은 조선 왕조에서 존중하던 의리라는 덕목을 가지고 천주를 대면하고자 했다. 그리고 천주께 대한 의리를 위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고 했다. 이러한 그의 자세는 나이어린 국왕 단종( 端 宗 )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친 육신( 六 臣 )들을 연상시켜 주고 있다. 요컨대, 조선 후기의 천주교도들이 천주교 신앙을 수용하던 과정에서 당시 사회에서 존중받던 충효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하여 받아들이고 설명하고 실천했다. 그래서 대군대부인 천주에 대해서는 세속의 군부보다 더 큰 대충대효를 드려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서 유일신 하느님의 존재를 33) 달레, 위의 책, 중, 475쪽. 34) 달레, 위의 책, 중, 476쪽.

148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47 논하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충효나 의열( 義 烈 )을 실천하고자 하던 전통적 가치의 결합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수용태도는 조선 후기 사회에서 순교가 더욱 촉진될 수 있던 배경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육화된 신앙 신앙을 획득한 이후 그들이 실천했던 새로운 생활은 천주교 교리에서 제시해 준 새로운 인간관과 이에 입각한 새로운 사회관계의 구성을 강화시켜 주었다. 그들이 향유하고 실천하던 인간관계는 당시 조선의 지배 사상이었던 성리학의 인간관계론과는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조선 후기 인간관계에 대한 이론은 주희( 朱 熹, 1130~1200)의 인성론( 人 性 論 )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었다. 주희는 인간의 기품( 氣 稟 )에 따라 그 귀천( 貴 賤 )이나 화복( 禍 福 )이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보았으며, 35 따라서 사회적 불평등 내지는 신분의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했다. 이러한 이론을 발전시킨 조선 성리학의 경우에도 그 인성론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사회신분의 차이를 수용하고 있었다. 36) 성리학적 인간관은 인간의 선천적 불평등성을 설명하고 제시했던 것이다. 사실, 조선 후기 유일신 천주에 대한 신앙은 단순한 개인의 신심이라는 영역에 그쳤던 것은 아니었다. 상선벌악의 주재자인 천주는 그들의 사회생활에 있어서 선악을 분별하고 사회 질서를 규정하는 데 강력한 기준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이경언( 李 景 彦 )은 천주의 가르침에 따라서 의리에 있어서는 상하의 구별도, 반상( 班 常 )도, 잘나거나 못난 얼굴의 구별도 없고 다만 영혼만이 구별될 수 있다. 고 35) 楊 天 石, 朱 熹 及 其 哲 學, 中 華 書 局, 北 京, 1982, 166~170쪽; 侯 外 盧 外, 中 國 思 想 通 史 下, 北 京, 1960; 四 刷, 人 民 出 版 社, 1992, 쪽 참조. 36) 韓 永 愚, " 朝 鮮 前 期 性 理 學 派 의 社 會 經 濟 思 想 ", 韓 國 思 想 史 大 系 Ⅱ, 서울, 1976; 成 均 館 大 學 校 大 東 文 化 硏 究 院, 95쪽 參 照.

149 148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말했다. 37) 이제 천주는 이 세상 모든 의리 의 원천이 됨을 먼저 확연히 밝혀진 것이며 의리의 주인 [ 義 理 之 主 ]으로 새롭게 인식되었다. 39) 이처럼 그들의 천주교 신앙은 그들이 살던 현재를 규정해 주고 설명하며 새로운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었다. 천주교가 전래되어 탄압받았던 18세기 후반 및 19세기 전반기 조선 사회에서도 층서적( 層 序 的 ) 인간관계가 의연히 강조되고 있었다. 그러나 천주교 신앙이 전래된 이후, 신도들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 하며, 사람이 모두가 형제가 된다는 사실은 천주의 모상을 타고 난 피조물이라는 점 외에도 모든 사람이 아담과 하와의 자손이라는 그리스도교적 인식에 도달하게 되었다. 즉, 보천하( 普 天 下 )의 억만 사람이 다 그의 자손이므로 사람은 서로 사랑하기를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동생혈육( 同 生 血 肉 )과 같은 존재임이 강조되었다. 38) 이처럼 인간은 모두 다 형제이므로, 감히 형제를 업신여길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39 이러한 점에서 조선 후기 천주교도들은 수직적 관계를 기반으로 했던 당시의 신분제적 인간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전환시켜 가고 있었다. 40 또한 유관검( 柳 觀 儉 )은 천주교의 종지( 宗 旨 )로 천주를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으로 명쾌히 규정했다. 그리고 그는 인간을 우매한 사람과 지식이 있는 사람, 천한 사람과 귀한 사람 등으로 구별하기를 거부하고, 유일신 천주와 연결된 그들의 존엄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37) 달레, 위의 책, 중, 148쪽. 38) 丁 若 鍾, 쥬교요지, 하, 39 a. "텬쥬ㅣ 두 사람의게 식 낫 능을 주샤 식을 나흐니 보텬하 억만 사 이 다 그 손이 되 고로 우리 사 이 서로 랑하기 한 부모의게로 난 동 갓치 게 심이라." 39) "강림후12쥬일", 셩경직 권7, 22 b 23 a. "사 을 의론 면 보텬하 사 을 도모지 포 니 혹 친 거나 혹 소 나 디방이나 다 디방이나 다 텬쥬의 식이라 셰샹 사람은 다 텬쥬의 식이라 동죵되니 경에 샹 사 을 형뎨라 닐 신 연고ㅣ니라 경에 또 서로 해 쟈 깁히 야 샤 모든 사 의 공번된 아비 나이라 텬쥬ㅣ시니 네 오리려 감히 형뎨 업수히 넉이 냐 시니라." 40) 조광, 조선 후기 서학서의 인간 관계에 대한 이해, 조선 후기 사회와 천주교, 경인문화사, 2010, 423쪽 이하.

150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49 노력한다고 했다. 41) 유관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천주에 대한 인식은 인간의 평등에 대한 인식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새롭게 입교한 신자들은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기 존재인식이 강했다. 이 과정에서 자기 가치의 확인했고, 자신뿐만 아니라 대방( 對 方 )의 존재또한 가치 있는 것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렇게 그들은 인간을 새롭게 인식해 갔다. 이와 같이 새로운 인간관과 사회관계론을 제시하는 천주교 신앙 때문에 1801년의 순교자 황일광( 黃 日 光 )과 같은 사람은 천주교 신앙을 종교적 복음으로만이 아니라 사회적 복음으로까지 인식하기도 했다. 그는 영세 후에 말했다. 나에게는 천당이 둘이 있는데 하나는 내 자신의 신분에 비하여 지나친 대우를 받는 것으로 보아 지상에 있는 것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내세에 있다. 고 까지 했다,. 42) 1790년대 이후 세례를 받은 충청도 덕산인( 德 山 人 ) 유군명은 자신의 노비들을 해방시켜 주었다. 43) 조선왕조의 중견관직인 이조( 吏 曹 ) 정랑( 正 郞 )을 역임했던 홍낙민( 洪 樂 敏 )의 경우도 자신의 노비들을 해방시켜 주었다. 44) 그들이 단행했던 이와 같은 실천행동은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파생된 결과였다. 아버지 하느님이 창조한 인간은 모두가 형제요 자매로 생각했던 까닭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천주교를 존비귀천( 尊 卑 貴 賤 )을 물론하고 다 마땅히 신봉할 도( 道 ) 라고 규정했다. 45) 여기에서 제2기 신도들이 가지고 있던 육화론적 영성의 특성을 확인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천주교 신도들이 형성했던 새로운 신앙공동체인 41) 趙 珖, " 朝 鮮 後 期 西 學 書 의 受 容 과 普 及 ", 民 族 文 化 硏 究 44, 高 麗 大 學 校 民 族 文 化 硏 究 所, 서울, 2006, 脚 註 17 參 照. 42) 달레, 위의 책, 상, 474쪽. 43) 달레, 위의 책, 중, 48쪽. 44) 朴 宗 岳, 隨 記,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不 分 面. 45) 한국교회사연구소 편, 1987,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한국교회사연구소, 273쪽.

151 150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교우촌 은 그들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주고 있었다. 기근이 들 때 그들의 상호부조 정신은 그들을 기근의 아사( 餓 死 )에서 구제해 주었고, 선교사들에게 감탄을 받는 삶을 살고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1880년대에 전주 지역의 교우촌에 관한 다음과 같은 선교사의 보고서를 통해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신입교우들의 협동심은 감탄스럽습니다. 그중에서 뛰어난 미덕은 그들 서로가 사랑과 정성을 베푸는 일입니다. 현세의 재물이 궁핍하지만 사람이나 신분의 차별 없이 조금 있는 재물을 가지고도 서로 나누며 살아갑니다. 이 공소를 돌아 보노라면 마치 제가 초대 그리스도교회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그때의 신도들은 자기의 전 재산을 사도들에게 바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청빈과 형제적인 애찬( 愛 餐, agape)을 함께 나누는 것 외에는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46) 이는 전주 지역에서 선교하던 보두네(Baudounet, 1859~1915) 신부가 1889년 4월 22일에 보낸 연차 보고서에 나오는 말이다. 보두네가 관찰한 이 교우촌은 다블뤼(Marie Nicolas Antoine Daveluy, 安 敦 伊, 1818~1866)가 1864년에 간행한 신명초행 에서 논하고 있는 초대 교회의 신자 생활을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 신자들은 서로 사랑하고 재물을 합하여 한 집안 사람 같고, 직분이 다르되 한 몸 같은 생활을 실천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들은 사도 바오로가 남의 환난을 불쌍히 여기고 남의 궁핍함을 구제하며, 남의 선한 마음을 기꺼워하고, 남의 악한 마음을 근심하고, 위에 대해서는 거스름이 없고 아래에 대해서는 오만함이 없어 평등에 꺼림이 없고, 모든 이들이 화목하여 그 향( 香 )이 널리 나고, 땅이 46) "Beaudounet 신부의 1889년 말 보고서", 뮈텔문서, 1889년 4월 22일.

152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51 변하여 천당이 된다 고 약속했던 지상천국( 地 上 天 國 )을 그들의 교우촌에서 이루어 보고자 했던 것이다. 47) 그 지상천국이 광양세계( 光 揚 世 界 )요 광영천지( 光 榮 天 地 )였다. 새로운 체험의 공간이었던 교우촌은 속촌( 俗 村 )과는 다른 곳으로 그들도 생각했다. 48) 요컨대, 조선 후기 천주교회에서 실천하고 있던 육화적 영성은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새로운 체험과 그 체험의 기쁨에서 파생된 결과였다. 그들은 자신의 실천적 영성을 통해서 새로운 사회관계를 이루어 나갔다. 즉, 그들은 천주교 교리를 해석하던 과정에서 인간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평등한 존재임을 깨닫고 이를 실천해 갔다. 또한 교우촌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실험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행동들은 신도들이 자신의 믿음에 대한 신뢰를 주었고, 순교를 결행하는 데에 간접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4. 맺음말 초기교회 천주교 신도들이 가지고 있던 특성으로는 제1기의 보유론적 영성과 제2기 육화론적 영성이 주목된다. 보유론적 영성의 단계에서는 천주교 신앙에 대한 강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신도들은 47) 안 안도니, " 인", 신명초 하권, 1864, 63 ab. "모든 사 이 서로 랑함은 텬쥬의 본 뜻이오 예수ㅣ 강 하야 셰상에 춍교를 셰우시매 이 명을 새롭게 고 온젼케 샤 샤 너희의게 새 명을 주 니 나ㅣ 너희 랑함과 갓치 너희도 서로 랑 여라 시니 이 신교이 특별 계명이라 이러므로 당초의 교우들이 이 명을 밧들어 물을 합 야 집 사람갓고 직분이 다 대 한몸 갓아야 서로 랑 던지라 바오로 셩도ㅣ 샤 사 을 랑 사 은 의 번삭 을 고 의 환난을 불샹이 넉이고 의 궁핍 거슬 구제 고 의 션 을 에 깃거 고 의 악 을 에 근심 고 우희 거 림이 업고 아래 거오 이 업고 평등에 꺼림이 업서 모든이 화목 야 그 향이 심히 널너 나토 용납지 아님이 업사 시니 따히 변 야 텬덩이 된다 이 밋븐뎌." 48) 한국교회사연구소 편, 1987,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한국교회사연구소, 128쪽.

153 152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천주교 교리와 유학의 가르침을 조화롭게 파악하고자 했다. 여기에서 조상제사 문제나 이른바 가성직제도 문제가 발생하여 기존의 교회법적 규정과 충돌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들은 이 보유론적 영성을 포기해야 했다. 그들이 새롭게 전개한 영성은 육화론적 영성이었다. 그들은 보유론의 포기를 통해서 그리스도교의 독자적 성격에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천주를 대군대부라는 사상적 틀 안에서 이해했고 이를 현실 생활에 실천해 나갔다. 그들이 실천한 대표적 영성은 곧 신분제를 초월하여 모든 신분에 대해서 가지게 된 형제애적 인식이었다. 이는 그들이 깨달은 신앙의 기쁨으로 인해서 양반이나 해방된 백정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식구 ( 食 口 )로 파악하게 되었다. 이 점에서 그들이 당시 사회의 불합리에 대항하여 이를 개혁하고자 했던 특이한 사례들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그들은 신분을 초월한 신앙공동체인 교우촌을 형성하여 이를 일반인이 거주하는 속촌( 俗 村 )과 구별했다. 교우촌에서는 과거의 신분이나 학력보다는 신앙의 깊이에 따라 회장이 임명되고 있었다. 이 회장의 경우에는 다른 마을의 향리( 鄕 吏 )들 처럼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교우촌의 지도자는 교우들의 신앙과 생활을 이끌어나가는 새로운 유형의 지도자였다. 이들이 조선교회를 이끄는 집단이었다. 교우촌은 현세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생활해 갔다. 제2기 육화적 영성단계는 제1기 보유론적 단계보다는 사회현실에 대한 월등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그리스도교 신앙에 기초하여 조선의 사회질서를 실천적으로 무너트리고 있었다. 이렇게 현실의 개혁을 중시했던 제2기 당시의 영성은 육화론적 영성의 특성을 드러낸다고 생각된다.

154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153 한편 제2기 육화론적 영성단계는 제3기 종말론적 영성단계와도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제2기 단계에 있어서도 종말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바는 아니다. 그러나 종말과 천국에 대한 관심은 제3기에 이르러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었다. 이는 프랑스 선교사들이 가지고 있던 영성의 영향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던 결과라고도 생각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3기의 영성을 내세지향 일변도로 생각하거나 철저한 성속 이원론적 입당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들은 분명 내세를 강력히 지향했지만 결코 현세에서 신앙의 광양( 光 揚 )이나 광영( 光 榮 )된 삶을 포기하지는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박해시대 2기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특성은 제2기에서 순교했던 순교자들의 영성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므로 제2기의 순교영성이 가지고 있는 특성도 육화적 영성으로 규정하게 되었다. 2014년 8월16일 서울에서 진행될 한국순교자 124명의 주류는 바로 이 제2기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영성은 오늘의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타산지석( 他 山 之 石 )이 될 수 있다. 오늘의 우리는 제2기에 포함되는 1791년의 순교자 윤지충과 권상연 그리고 1801년의 순교자들인 정약종, 주문모, 최창현 등 여러 순교자들이 만났던 하느님을 다시 만날 때, 그들의 영성을 이어받고 그들의 삶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을 것이다.(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발표문) 49) 49)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주최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 ) 제1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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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제 2 주제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심 상 태 몬시뇰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수원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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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57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심 상 태 몬시뇰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수원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I. 민족 공동체 분단 상황의 어제와 오늘 II.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과제 1. 교회의 새 복음화 와 한민족 화해 과제 2. 한민족 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노력 3. 한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성사적 과업 III. 맺는 말 한국 교회는 다가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간에 걸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라는 경사를 앞두고 있다. 이분은 고령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로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지난해 2월 28일 홀연 교황직을 사임하셨기 때문에, 3월 12일 소집된 추기경단 교황 선거 둘째 날인 13일에 교회사상 최초로 비유럽권 라틴아메리카 대륙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1년 남짓한 재위 기간 중에 보여주시는 갖가지 파격적인 행보로 교황께서는 교회와 세계를 경탄에 사로잡히게 하고 있다.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아시아 청소년 대회(Asian Youth Day)와 124위 순교자들의 시복식을 직접 거행하시고, 명동 대성당에서 민족 화해와

159 158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 집전으로 공식 사목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방한하시게 된 것이다.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시는 이분의 염원이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는 미사를 통해서 선명히 드러날 엄숙한 순간을 한국 교회는 맞게 된 것이다. 한국 교회는 1984년 5월과 1989년 10월에 이어 또다시 교황 방한이라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어느새 세계 초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야 무신론적 사회주의 국가니 논외로 치더라도,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굴레를 일찍 벗어던지고 경제 대국의 명성을 만방에 드높이고 있는 일본이나, 신흥 경제 강소국으로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대만 등 이웃 나라 교회들은 한 번도 누리지 못한 교황 방문을 우리 교회는 세 번씩이나 향유하게 된 것이다. 논자 자신은 한국 교회 당국과 구성원 모두 이 사실을 그저 기뻐하고 자랑스러워만 하며 지날 일이 아니라, 한국 교회에 대한 보편 교회, 특히 지난달 27일 시성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후 지속되는 교회 지도층의 각별한 관심과 기대의 표지로 읽으며, 이에 상응하는 자세로 그분을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다. 차제에, 서울대교구가 평화의 사도 교황의 한국 사목 방문을 계기로 교회 본연의 과업인 새로운 복음화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자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기도 운동과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결정하고, 이 작업의 일환으로 산하 영성신심분과 위원회 주관으로 기념 심포지엄을 일어나 비추어라 (이사 60,1)를 주제로 개최하는 데 대해 관계자 여러분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한다. 모쪼록 시의 적절하게 취해진 일련의 모든 준비 작업들이 알찬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뜻 깊게 마련된 이 심포지엄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160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59 한국 교회의 과제 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긴다. 초대해 주신 영성신심분과 위원장이자 서울대교구 성소국장 겸 새천년복음화사도직협회 지도 사제인 조재형 신부님과 실무진으로 수고하시는 새천년복음화연구소 소장님과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논자는 먼저 민족 분단 상황의 실상을 일별하고 나서 한국 교회가 분단된 민족 공동체 안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I. 민족 공동체 분단 상황의 어제와 오늘 2014년 초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화해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통일 정책을 적극 표방하면서 3월에 이루어진 독일 방문 기회에 한민족에게 대박 을 안겨줄 한반도 통일 구상을 해외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민족은 3년에 걸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1953년에 체결된 정전 협정 이후 60여 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 줄곧 지속되는 이념적이고 무력적인 갈등과 대결 관계가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길한 분위기를 느끼며 불안하게 지내고 있다. 25년 전 10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서울에서 개최된 제44차 세계성체대회 기념 미사에서 행하신 강론 말씀 역시 여전히 우리의 폐부를 고통스럽게 깊이 파고든다. 동과 서로 갈라지고, 남과 북이 갈라져 있습니다. 한국도 분단의 비극이 그 특징을 이루어, 한국민의 삶과 성격에 갈수록 더욱 깊이 사무치고 있습니다. 갈라졌기에 아직 평화와 정의 속에 하나가 될 수 없는 그런 세계의 상징적 존재가 한민족인

161 160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것입니다. 1) 그렇다. 한민족은 하루 생활권이 된 지구촌 세계 안에서 타의에 의해 자행된 국토 분단 문제를 독일 민족처럼 공존과 공영으로 이끄는 화해를 통한 평화로운 통일로 해결하지 못하고, 공멸과 파탄으로 이끌 수 있는 적대적 불화와 대결을 지속하는 수치스러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2) (1) 한민족은 지난 세기 초엽 이래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시점까지 36년간 일본의 식민 통치를 치욕적으로 받은 데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종결과 함께 승전 세력으로 진주한 미국과 소련의 자의적 결정에 따라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는 비극적 사태를 맞게 되었다. 7세기 통일신라시대 이후 13세기 넘게 단일 민족 국가를 형성하였던 한반도에 1948년 남북한에서 정치적 이념을 달리하는 정부가 각각 생겨나 군사적, 사회-경제적, 문화적으로 심히 분열된 상태를 드러내며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남한 역대 정부는 분단 상태를 방치한 채 지나치지는 않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나름대로 기울여 왔다. 3) 이승만 정부는 1950년대에 거의 일관되게 통일이 배제된 휴전에 1)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분단 속에서도 평화의 길은 열려 있다, 서울 주보 ( ), 4면;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분열 극복 통하여 참 평화 실현하자, 제44차 세계성체대회 기념 심포지엄.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 서울: 日 善 企 劃, 1990, 12쪽 이하; 벗으로서 평화의 사도로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말씀(1984년 5월 3~7일), 왜관: 분도출판사, 1984, 51~57쪽. 2) 참조: 졸문, 2000년대의 한국 교회, 가톨릭 신학과 사상 2집( ), 75쪽. 3) 참조: 통일학술정보센터 편, 남북 관계 연표 1948년~2013년, 서울: 통일연구원, 2013; 박정란, 역대 정부의 통일, 대북 정책: 쟁점과 과제, 전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사회과학연구 32권 2호(2008), 83~104쪽; 김병기,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과 통일 관련 국민적 합의 도출 방안, 統 一 과 法 律 No. 1(2010), 80~149쪽; 이정우, 한국 통일 정책의 전개 과정: 현실주의적 해석의 관점에서, 북학연구학회, 북한연구학회보 15권 2호(2011), 239~264쪽; 성장환, 역대 정부의 통일 정책 검토와 이명박 정부의 통일 정책 변화 방향, 국제정치연구 Vol. 14. Issue 2(12/30/2011), 247~265쪽; 정천구, 박근혜 정부 통일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통일전략 제13권 제2호( ), 41~74쪽; 졸문, 한민족 통일과 구원론적 해방의 접근, 續 2000년대의 한국 교회, 서울: 바오로딸, , 60~78쪽.

162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61 반대하면서, 한국 정부만을 유일한 정부로서 전 한반도에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북진 통일을 역설하고, 이를 추진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하였다. 4) 그러나 1960년 4 19 학생 의거를 거쳐 출범한 윤보선 대통령 정부 내각책임제의 장면 정권은 무력 통일 정책을 폐기하고 한국 국민의 자유와 국가의 안전이 보장되는 조치가 마련된 가운데 유엔 감시 하에 인구 비례에 따라 평화적 자유선거를 실시하여, 1민족 1국가 2개 정부 를 수립하는 가운데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이룩할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하였다. 5) 하지만, 1961년 5 16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 정권 전반기에는 대북 대화 협상 불가론을 고수하고, 민간 통일 논의를 금지하며, 관변 주도의 통일론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대화 없는 남북 대결 시대 가 지속되었다. 그런데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박정희 정권은 평화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구상을 제시하며 남북 대화의 시대를 열고자 시도하였다. 1972년 7월 4일에 남북 양측이 이른바 <7 4 남북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민족 통일은 자주( 自 主 ), 평화( 平 和 ), 그리고 민족 대단결( 民 族 大 團 結 ) 의 3대 원칙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에 합의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6) 전두환 정부는 1981년 남북한 최고 책임자의 상호 방문 을 제안하며, 1982년 국정 연설을 통헤 민족 화합 민주 통일 방안 을 발표하면서 평화 민주 민족 통일의 3대 원칙에 따른 통일을 추구하는 7개 항으로 된 남북한 기본 관계에 관한 잠정 협정 의 체결을 제시하였다. 7) 4) 참조: 통일학술정보센터 편, 앞의 책, 11~21쪽; 남광규, 이승만 정부의 통일 정책 내용과 평가, 통일전략 제12권 제2호( ), 133쪽 이하. 5) 참조: 같은 책, 24~26쪽; 김병기, 앞의 글, 84~86쪽. 6) 참조: 같은 책, 29~83쪽, 특히 49쪽; 박광기/박정란, 한국의 통일 대북 정책 60년: 회고와 전망, 통정보연구 제11권 제1호, 한국정보학회 ( ), 169쪽; 성장환, 앞의 글, 253쪽; 김병기, 앞의 글, 87~92쪽. 7) 참조: 같은 책, 88~117쪽, 특히 92쪽; 성장환, 앞의 글, 253쪽; 김병기, 같은 글, 92~95쪽.

163 162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유럽에서 냉전 해체 기류가 확산되던 시기인 1988년에 출범한 노태우 정부는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 협력 시대 개막을 선언하고, 민족자존과 통일 번영을 위한 <7 7 특별 선언>을 발표하였으며,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을 발표하고 자주 평화 민주 원칙에 입각하여 화해 협력과 남북 연합 단계를 거쳐 통일 국가 완성을 지향할 것을 제안하였다. 8) 노태우 대통령은 남북한 신뢰 구축과 불가침을 확실히 하기 위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 선언>과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 도출을 이룩해 내는 한편,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등 통일을 지향한 일련의 전향적 조치들을 취하였다. 1993년 초 김영삼 대통령은 민족우선주의 통일 정책을 표방하면서, 남북한 협의를 통해 자주 평화 민주 원리에 입각하여 점진적 통일을 추구한다는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을 발표하였다. 9) 그는 남북 화해 협력 단계 로 시작하여 남북 연합 단계 를 거쳐 단일 통일 국가 완성 단계 를 거쳐 목표에 이르는 통일 구상을 밝히는 한편, 북한의 흡수 통일 반대 입장을 천명하면서 임기 내에 남북 연합을 달성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정부는 김일성 사망과 북한의 권력 구조 개편에 따르는 상황 변화에 따라 강온 정책을 반복함으로써, 남북 관계 개선의 진전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10) (2) 1998년에 집권한 김대중 정부는 이른바 햇볕 정책 으로 불리는 대북 화해 협력 정책 을 채택하여 남북 대화를 통한 실질적 교류와 협력을 도모함으로써,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자 노력하였다. 이 정부는 북한의 무력 도발 불허용, 흡수 통일 배제, 남북한 화해와 협력 추구 11) 등을 대북 8) 참조: 같은 책, 118~188쪽, 특히 118쪽; 130쪽; 성장환, 같은 글, 253쪽; 김병기, 같은 글, 95~99쪽. 9) 참조: 통일한국정보센터 편, 앞의 책, 187~258쪽; 특히 188쪽 이하; 194쪽 이하; 김병기, 앞의 글, 99쪽 이하. 10) 참조: 김병기, 같은 글, 100쪽; 성장환, 앞의 글, 253쪽. 11) 성장환, 같은 글, 254쪽.

164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63 관계 개선의 세 가지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관계 개선 노력의 산물로 남북한 교류 증가와 2000년 6월 13~15일간 평양에서의 남북 정상 회담이 실현되었으며, 이때에 <6 15 남북 공동 선언>이 채택되었다. 여기에는 1 통일 문제를 남북이 자주적으로 해결하며, 2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 제안이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3 그해 8월 15일에 이산가족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 해결을 인도적으로 노력하고, 4 경제 협력을 통하여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상호 신뢰를 도모한다는 합의 사항이 담겨 있었다. 12) 2003년에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1991년 노태우 대통령 재임 시기에 남북 합의 하에 채택된 <남북 기본 합의서> 13) 와 2000년 김대중 대통령 평양 방문 시에 채택된 <6 15 남북 공동 선언>에 입각한 남북 교류와 협력을 통하여 평화적 공존과 번영을 이룩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더 나아가 동북아 중심 국가 건설을 지향하는 통일 정책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10월 2~4일 평양에서 이루어진 남북 정상 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10 4 선언)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6 15 공동 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하기로 다짐함과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는 다짐도 이루어졌다. 14) 그러나 2008년 초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간의 통일 정책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북 지원을 현실에 부적합한 정책으로 12) 참조: 통일한국정보센터 편, 앞의 책, 300쪽. 13) 참조: 통일한국정보센터 편, 위의 책, 158~160쪽. 14) 참조: 같은 책, 442쪽.

165 164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간주하여 이를 폐기하다시피 하였다. 대신에 엄격한 상호주의 원칙 에 입각한 통일 정책을 역설하였다. 15) 이 정부는 평화 경제 행복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원칙에 입각한 유연한 접근, 국민의 합의, 남북 협력과 국제 협력 조화라는 원칙하에 통일 정책을 추진하였다. 구체적 추진 전략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한 상생을 위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남한이 국제 사회의 협조를 통해 10년 내에 북한 주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하는 약속을 담은 <비핵 개방 3000구상>을 발표하였다. 이 정부는 이 구상을 원칙으로 삼아 북한의 핵 폐기 조치가 실제로 취해지면, 북한에 대해 확실한 안전 보장과 함께 경제 지원을 제공한다는 그랜드 바겐 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2010년 5월 24일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남 북간 교류 중단을 발표하고, 남북 교역 전면 중단, 국민의 방북 불허, 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 불허, 대북 지원 사업 원칙적 보류 조치를 취하였다. 결국, 이명박 정부 기간 중에 현실적으로 남북 교류의 단절과 함께 남북 관계의 후퇴가 초래되었다. (3) 2013년 출범한 현 박근혜 정부는 2014년에 들어서 연두 기자회견에서 통일 대박론 을 언급한 데 이어 3월에 이루어진 독일 방문 시 통일 독일의 발전상을 목격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확신을 피력하였다. 통일이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른바 드레스덴(Dresden) 구상 을 발표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구동독 드레스덴에서 행한 강연에서, 북한 동포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북한 농촌 단지 조성, 교통 통신 등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동포들의 동질성 회복 조치 등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을 선언하고, 이 구상의 실현을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였다. 15) 참조: 성장환, 앞의 글, 252~259쪽.

166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65 그런데 박 대통령의 구상이 상대방 북한과의 사전 조율 내지 통보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 선언 형식으로 발표된 때문에 북한 측으로부터는 북한 흡수 통일론 으로 간주되어 격렬한 반발을 자아내었다. 오히려 북한 측은 4차 핵실험 계획 발표에 이어 서해안 남방 한계선 방향으로 대규모 포격 발사를 감행하는 등 대화와 협력을 통한 화해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하시라도 남북한 양측에서 첨단 살상 무기가 대거 투입되는, 가공할 형태의 전쟁이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극도의 긴장 분위기가 한반도 주변을 뒤덮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4)역대 정부의 통일 정책을 대략이라도 일별하면, 이승만 정부 외에는 다른 정부 모두가 점진적 평화적 민족 통일을 공통적으로 지향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국내외적으로 표명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실효적 후속 조처들은 변화하는 대북한 긴장 관계의 변수에 따라서 제대로 뒤따르지 않음으로써, 실질적 진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동안 개진된 역대 정부의 통일 정책은 진정한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기보다는 남북한 모두 자기 정권의 정당성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의 기능을 수행할 뿐, 실제로는 거의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적대적 분단 관리 기능을 수행하였다고 보는 사계 전문가의 견해를 전혀 그르다고만 말할 수 없겠다. 16) 16) 참조: 박정란, 앞의 글, 87~91쪽; 성장환, 위의 글, 251쪽 이하.

167 16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II.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과제 한국 교회는 한반도 미래를 거의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맞게 되었다. 이 교황께서는 25년 전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처럼 평화의 사도로서 남북 한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실 것이다. 이로써 당사자 격인 한국 교회에게는 한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통일이 새삼 역사적 과제로 부과되게 된 셈이다. 논자는 교회 당국과 신자 모두가 회피할 수도 없고 회피해서도 안 되는 이 과제에 대한 신학적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우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래 표명되는 새 복음화 의 가르침에 따른 교회의 일반적 과제의 요지를 서술하고자 한다. 이어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한국 교회의 한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면면을 극히 단편적으로라도 일별하고자 한다. 끝으로, 현금의 한국 현실 상황 안에서 교회가 한민족 화해와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에 관한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1. 교회의 새 복음화 와 한민족 화해 과제 교회가 본성상 수행해야 하는 복음화 과업은 복음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인간과 세계를 하느님 나라 로 변혁시켜야 할 사명과 활동 전체를 일컫는다. 복음화는 하느님 나라를 우리 세상에 현존하게 하는 것입니다. 17)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인간을 내적으로 쇄신시켜 사람들을 현실 차원에서 복음적 생활 로 인도하는 활동이 복음화 활동이며, 이 복음적 생활 을 통해서 이룩되는 하느님 나라 17)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Evangelii Gaudium, ), 서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2014, 176항.

168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67 백성 으로서의 쇄신된 인류 가 복음화 가 뜻하는 본연의 내용이다. 18) 1980년대부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중요성이 역설되고 있는 새 복음화 작업은 내년으로 폐막 50주년이 되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 이 공의회의 가르침들은 모두 새 복음화 의 기본 내용들이고,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뒤를 잇는 교황들이 반포한 공식적인 가르침과 대소 규모의 후속 시노드 들은 바로 새로운 복음화 를 구체화하는 요소들이다. 20) 말하자면, 지난 공의회 이후 강조되는 교회 사명으로서의 복음화 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역설되는 새 복음화 는 내용상 일치하는 교회 가르침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를 인류와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 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주는 표지( 標 識 )로서의 성사라고 규정하였다. 21) 이 교회는 특정 민족과 신분, 성과 연령에 국한되지 않고 온 인류에 개방되어 있다. 22) 실제로, 초대 교회 안에서 유다인과 이교인, 자유인과 노예, 의인과 죄인, 남자와 여자, 성인( 成 人 )과 유약아( 幼 弱 兒 ) 등 현실 속에서 일치되지 않는 상이한 계층의 사람들이 하나의 평화로운 인간 가족 을 형성하였다(사도 2,44-47 참조). 이들을 하나로 결합시킨 매듭은 그들을 사로잡았던 하느님과 인간 상호간에 발해진 몰아적인 사랑, 곧 아가페 였다. 그 일치의 매듭은 순수하게 발해진 사랑과 진리의 빛 에 매료되고 이끌린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발해진 자발적 일치의 18) 참조: 졸문, 새로운 복음화의 의미 연구, 한국 그리스도 사상 제3집(1995), 162~195쪽; 제3천년기의 새 복음화와 선교, 선교 제8호( ), 28~36쪽. 19)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앞의 교서, 21항. 20) 참조: 위와 같은 교서, 20항. 21) 18) 참조: 졸문, 전환기의 교회 이해, 그리스도와 구원-전환기의 신앙 이해, 서울: 성바오로출판사, 1981, 238~256쪽; 하느님 나라로서의 교회, 한국 교회와 신학, 서울: 바오로딸, , 53~131쪽. 22) 참조: 졸문, 전환기의 복음 선교, 그리스도와 구원-전환기의 신앙 이해, 342~345쪽.

169 168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결실이었다. 온 인류의 일치, 그리고 인류와 우주와의 일치는 평화가 이룩된 세계 안에서 인류 모두 사랑 안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현실적으로 영위하게 될 때에 실현될 것이다. 23) 이는 곧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 상호간의 관계가 사랑과 자유에 입각하여 평화를 이룩할 때에 교회의 복음화 과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실현되는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 상호간에 이루어진 평화는 순전히 영혼의 내적 평화나, 아니면 인간들 사이에 순전히 형식적으로 맺어진 외적 평화에 불과하지 않다. 24) 교회의 복음화 과제는 인간들 사이에, 그리고 인간과 우주 만물 사이에 화해를 이룩하기 위한 봉사이고, 결국은 평화를 위한 봉사이다(2코린 6,18). 분열된 인간들 사이에 화해를 이룩하는 일은 보이지 않는 내면 실재로서의 영혼만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이고 정치 사회적인 인간 전 차원의 화해를 지향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사명에는 보편적 목적이 있습니다. 그 사랑의 명령은 실존의 모든 차원, 모든 개인, 공동체 생활의 모든 분야, 모든 민족들을 포함합니다. 인간적인 모든 것이 거기에 포함됩니다. 25) 교회는 인류 평화가 관건이 되는 사안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요청받는다. 교회는 인류의 운명과 직결되는 문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실제로 일치의 표지이며 도구로서의 성사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복음적 활동은 불가피하게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차원을 지니게 마련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이 점을 분명히 23) 참조: 졸문, 한민족 통일과 구원론적 해방의 접근, 續 2000년대의 한국 교회, 서울: 바오로딸, , 73~75쪽. 24) 참조: 오경환, 성서와 교회의 평화관,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본 한반도 평화. 제44차 세계성체대회 기념 심포지엄, 서울:한국 천주교 통일사목연구소, 1989, 6~19쪽. 25) 교황 교서, 복음의 기쁨, 181항.

170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69 가르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한 표시로서 모든 번뇌와 병을 고쳐주시며 모든 도시와 시골을 돌아다니신 것과 같이(마태 9,35 이하; 사도 10,38 참조) 교회도 그 자녀들을 통하여 모든 자기의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과 결부되어 그들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 것이다(2코린 12,15 참조). 사실 교회는 그들과 같이 즐거움과 슬픔을 나누며 삶의 동경과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알고 있으며, 사고( 死 苦 )에 허덕이는 인간들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경제적 사회적 사정에 있어 올바른 질서를 이루도록 애써야 하며, 이 점에 있어 다른 모든 사람과 협력하여야 한다. 이 활동에 있어 신자들은 사적 및 공적 제 제도와 정부, 국제기관, 갖가지 그리스도 공동체 그리고 그리스도교 이외의 제 종교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기획에도 현명한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26) 이처럼 교회는 세계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평화가 이룩되도록 노력한다. 교회의 활동이 하느님에게서 온전히 실현되는 평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개별 인간들을 희생하는 모든 유형의 전체주의적 세력에 저항한다. 교회는 개인보다 사회 우위의 사상을 내걸고 실적 위주의 사회를 조성하여 별다른 실적을 이룩하지 못한 인간들을 사회의 오물로 밀쳐내고, 현실 세계 안에서 궁극적 세계를 제조해 내려는 전체주의적 입장에 저항할 것이다. 교회는 어떠한 인간도 부당하게 희생당하지 않도록 노력함으로써, 인간들 사이에서 정의에 입각한 실질적 화해와 일치가 실현되도록 기여할 것이다. 참다운 신앙은 결코 안락하거나 개인적일 수 없는 것으로서, 언제나 세상을 바꾸고 가치를 전달하며, 이 지구를 이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물려주려는 간절한 열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확실히 정의가 모든 정치의 목적이며 고유한 26) 선교 교령, 12항.

171 170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판단 기준이라면,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또 사목자들은 더 나은 세계의 건설에 진력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27) 2. 한민족 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노력 한국 교회는 2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면서 북한선교부 를 출범시키고 1984년 주교회의 안에 공식 기구로 북한선교위원회 를 설립한 데 이어 1999년에는 명칭을 민족화해위원회 로 개칭하였다. 그리고 전국 16개 교구 민족화해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오늘날까지 북한 주민 지원과 복음화 활동을 전개해 오는 가운데 한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에 나름대로 참여하고 있다. 28) 이 민족화해위원회는 주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위원회 주요 사업을 온라인상에서 소개하고 있다. (1) 한국 주교회의는 1985년에 북한 선교 정책 결정과 실질적인 대회 활동은 상임위원회에서 관장하고, 기도 운동과 계목 운동은 민족화해위원회에서 관장한다. 는 결정을 내렸다. 이 민족화해위원회는 산하에 대북 지원 분과 북한 이탈 주민 및 난민 지원 분과 연구 분과 등을 두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지속적인 기도 운동을 통해 신자들에게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중요성을 의식화하는 한편, 교회 내 여러 수도 단체와 기타 단체들과 협력을 도모하면서 대북 지원 사업을 종합적으로 실행한다. 또한 원활한 민족 화해 활동과 복음화 실현을 27) 앞의 교서 복음의 기쁨, 183항. 28) 참조: 양한모, 교회와 공산주의, 157~159쪽; 조광, 분단의 역사와 한국 교회, 26쪽 이하; 이동호, 북한 선교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통일사목의 좌표와 방향, 49~67쪽; 이삼열, 平 和 의 福 音 과 韓 半 島 의 統 一,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본 한반도 평화, 40~50쪽.

172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71 위해 각종 자료와 정보 공유를 위시하여 조정과 조화를 통한 제반 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 이 민족화해위원회는 탈북 동포들의 한국 정착에 이바지하고자 새터민 지원 사업도 설정하였다. 새로 입국하는 새터민을 위하여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및 수도 단체와 연계하여 사회정착 초기 생활의 안정에 도움을 주고, 적응할 수 있도록 전국적 지원 구축망을 마련하여 지원 활동을 전개하면서 통일 후 북한 복음화에 있어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위원회는 북한 난민 지원 사업을 통해 북한을 탈출하여 여러 나라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생존을 위협받는 위기에 처한 난민들의 생명과 인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물질적 정신적 영신적인 지원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1988년에 산하 기구로 한국 천주교 통일사목연구소 를 설립하여 통일사목 관련 주제로 연구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회보 화해와 나눔 을 정기적으로, 그리고 연구 논총을 비정기적으로 간행함으로써 신자들에게 통일 관련 자료와 연구 내용들을 알려서 통일에 대한 관심과 사명감을 고취시키고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1996년에는 대북 종교 방송도 시작하였고, 민족 화해를 위한 기도회와 미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위원회 관계자들은 대북 지원을 논의하기 위하여 북한 측 관계자들과 중국 등지에서 회담을 갖는다. 2000년대에는 북한을 직접 방문하여 통일 관련 행사에 참가하기도 하였고, 가톨릭농민회와 우리 농어촌 살리기 운동 본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해 피해 대북 지원으로 쌀 밀가루 등 여러 생활필수품을 지원하였다. 이외에도 통일 후 평양 성당 재건을 위한 건축 기금을 평양으로 이체하기도 하였다.

173 172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2) 한국 교회가 2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전개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주교회의를 구심점으로 하는 한민족 화해와 평화 실현 노력을 정성스레 기울여 오고 있음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활동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까지 여러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관계자들이나 수도 단체들의 직접적인 북한 방문을 통하여, 그리고 또 다른 통로를 통하여 북한 현지 주민들에 대한 지원 활동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꽤 많은 수도 단체들이 해마다 숫자가 일정치 않은 북한 탈출 동포들의 남한 정착 지원 활동을 위시하여 외국에서 난민 생활을 하면서 갖가지 위험에 노출된 북한 주민들의 보호 내지 정착 생활 지원 활동에도 깊이 참여하고 있다. (3) 그런데 지금까지 이루어진 한국 교회의 한민족 화해와 평화 실현 노력은 한국 정부 당국의 통일 정책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역대 정부가 취한 정책 변화에 따라 교회의 노력과 그 결실 역시 큰 폭으로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북한 주민 지원 활동 등 일체의 노력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였고, 더 나아가 한반도 자체와 그 주변에서의 한민족 화해와 평화 기류 조성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 채, 극히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허용되는 양식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아쉬움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3. 한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성사적 과업 논자는 한반도 평화가 핵전쟁 발발 위험으로까지 심각히 위협받는 시대 상황에 직면하면서 한국 교회가 지상의 하느님 나라 로서의

174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73 자신의 성사로서의 교회 정체성에 입각하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냉전적 분단 기류 를 평화적 화해 기류 로 대치하는 데에 성사적 과업 을 과감하게 수행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가 인류와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 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주는 표지로서의 성사인 한에서, 적극적 화해 노력을 통한 한민족의 평화적 일치 과업은 자신의 정체성을 실현하는 데 따르는 본연의 복음화 과업 이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한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하려는 자신의 성사적 과업을 수행하는지의 여부는 한반도 분단 이후 지속되어 온 냉전적 분단 기류를 평화적 화해 기류로 변환하는 데에 실제로 기여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것이다. 논자 역시 이 과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지난한 문제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한민족이 공멸하지 않고 공존과 공영을 이루며 평화로운 통일을 기하기 위해 이 과업 수행이 불가피하게 요청된다고 믿기에 감히 소견을 개진한다. 논자는 먼저 제2차 전범국이자 패전국 독일 민족이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등 4 승전국들에 의해 강제로 동 서독으로 분단됨으로써 이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던 국토 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룬 경위를 일별하면서, 한반도에서도 화해를 통한 평화로운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교훈을 찾고자 한다. 논자는 평소부터 독일 통일로부터 한국 사회 전체와 한국 교회 또한 교훈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오고 있다. 그리고 가급적 역사적 사실에 의거한 견해를 피력하고자 2009년 한국정치학회 올해의 학술상 수상 도서인 독일 통일 문제 전문가 정용길 교수의 역저 독일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생각하며 독일을 바라본다 에서 기술된 사실 내용과 그의 학자적 소견을 주로 소개하고자

175 174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한다. 29) 다음, 한민족이 자칫 공멸의 위험을 내포하는 한반도 주변의 냉전 기류를 공존과 공영을 가능하게 하는 화해 기류로 변환시키기 위해 취해야 할 자세 정립을 위해 교회가 수행해야 할 성사적 과업 을 개략적으로라도 논하고자 한다. (1) 독일 평화통일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 독일 민족은 중세 이래 수많은 영방( 領 邦 ) 국가로 나뉘어 생활하다가 19세기에 프로이센 에 의해 비로소 통일 왕국을 이루었다. 30) 이 때문에 독일 민족은 7세기 이래 1,300여 년간 단일 민족 국가를 유지했던 한민족처럼 통일에 대한 갈망이 그리 크지 않았다. 1) 1949년 5월 독일연방공화국, 곧 서독이 탄생하여 8월에 실시된 선거에서 보수 기독민주연합 (기민당)의 아데나워(K. Adenauer)가 이끄는 우파가 승리하였다. 내각 책임제가 채택되어 초대 수상 아데나워 정부가 장기 집권하는 동안, 민주적 정치 질서 정착과 사회 안정 및 경이적인 경제 성장을 이룸으로써 서유럽의 주도적 위상을 신속히 회복하기에 이르렀다. 31) 그런데 1969년 총선에서 진보 노선의 사회민주당 (사민당)을 이끈 빌리 브란트(Willy Brandt)가 자유민주당 (자민당)과의 연대를 통해 2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룩하면서 내정을 더욱 민주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29) 참조: 정용길, 독일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생각하며 독일을 바라본다, 서울: 동국대학교 출판부, 2009; 그 밖에도 오영환, 통일, 독일 문제와 한국 문제, 중앙일보, 2014년 4월 10일, 33면; 박명림, 박근혜 정치와 국민 통합, 중앙일보, 2014년 4월 11일, 35면; 장달중, 통일시대 준비와 독일 통일의 교훈, 중앙일보, 2014년 4월 19일, 27면. 30) 참조: 정용길, 위의 책, 23~201쪽. 31) 기민당 단독 정부 수립은 1961년 총선거에서 의회 과반수 획득에 실패함으로써, 제3당인 자유민주당과의 소연립 정부를 구성하게 되었다(참조: 정용길, 같은 책, 43쪽).

176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년부터 동독을 포함하는 동구권과의 화해를 도모하고자 동방 정책 (Ostpolitik)을 표방하기 시작하였다. 32) 서독의 역대 정부들은 서독연방공화국만을 국제법상 공인된 독일 국가로 간주하고 동독 정권을 동등한 국제법상의 독일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동독과 관계를 맺는 국가들과도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는다는 할슈타인(Hallstein) 원칙 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브란트는 민족의 이질화 해소와 동질성 회복을 기하려는 목적으로 동독을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고 동구권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등 동방 정책을 단호하게 추진해 나갔다. 이 정책은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1972년에 불신임안이 의회에 제출되는 곤경을 겪게 된다. 하지만 불신임안이 일단 부결된 뒤에는 후임 슈미트(H. Schmidt) 사민당 정권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1983년 정권을 탈환하여 장기간 기민당 정권을 이끈 헬무트 콜(Helmut Kohl) 총리에 의해서도 일관되게 계승되어 결국 1990년 평화 통일을 가능케 한 견인차로 작용하기에 이른다. 동방 정책을 추진한 브란트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기 전까지 통일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의 관심사는 동독 포용과 지원을 통하여 동독 주민들의 생활을 보다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개선하여 민족 내 화합이 성사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서독은 동독 측과의 협상을 통해서 통신 우편 교환을 위시하여 상당한 액수의 입국세 내지 통행세를 지급하는 대가를 감내하며 친지 방문을 넘어 일반 주민 상호 방문 및 관광 여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학술 및 종교 등 각 분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각계각층에서 민족 사이의 화해와 일치 분위기가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예컨대, 서독 교회는 소수 종교로서의 동독 교회 당국에 대한 공식적 32) 참조: 정용길, 같은 책, 43~48쪽.

177 17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지원과 함께 동독 성직자들에게 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등 교계 여러 차원의 지원이 다각도로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독려하였다. 또 다른 경우, 교회 출판사들이 인쇄를 동독에 소재한 인쇄소에 위탁하거나 신학 교수들이 동독 신학 기관에 종사함으로써, 인적 물적 지원 내지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등 현실적으로 화해 기류 조성에 적극 참여하였다. 소련 주석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ei Gorbachev)가 채택한 화해와 개방 정책이 국제 냉전 기류를 화해 기류로 전환시킴으로써, 독일의 평화 통일 성사에도 결정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33) 그는 1985년 3월 국가 주석이 되고 나서 소련의 개혁(Perestroika)과 개방(Glasnost)을 설파하면서, 아울러 동구권 국가들의 변화 역시 촉구하였다. 소련의 화해 정책에 발맞추어 폴란드와 헝가리, 체코 등 주변국들이 민주주의 정치와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놀라운 기류 변화가 유럽 대륙에서 일게 되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개방 정책의 영향에 힘입어, 1989년부터는 인접 동구권 국가에서 취해지는 일련의 개혁 조치들에 자극받은 동독 주민들도 정권의 개혁을 요구하는 평화적 시위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개혁 운동은 그해 5월 동독 지방 선거가 당국에 의해 조작된 혐의가 명백해지자 부정 선거 규탄 시위가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이 교회 월요 시위를 모태로 하여 여러 지역에서 조직적으로 전개되었다. 34) 아울러 현실에 불만을 품은 동독인 수만 명이 국경을 개방한 폴란드, 33) 참조: 정용길, 앞의 책, 207~246쪽. 34) 이 시위운동은 시초 단계에서는 동독 사회의 소수 집단에 속한 그리스도인들(개신교도 15%, 가톨릭교도 5%)이 이미 1987년 동베를린 복음 교회에서부터 시작하여 각지의 가장 큰 교회에 함께 모여 진행한 기도 모임 형식으로 불붙기에 이르렀으며, 초기에 관망 중이던 다른 주민들도 점차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로 개혁 발전하여 결국은 그들의 주장을 관철하기에 이른다. 논자는, 이 사실 증언을 1992년 10월 독일 교황청 전교회 미씨오 (Missio)의 초청으로 구동독 소재 마그데부르크 교구를 방문하였을 때 현지 신자들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참조: 정용길, 같은 책, 부록: 분단과 통일 시기 주요 연표[ ], 536~542쪽).

178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77 헝가리, 체코 등 주변국들을 통하여 대거 탈출하는 사건들도 발생하였다. 1989년 당시 서독 수상 헬무트 콜은 차관 제공을 명분으로 탈주 동독인들의 강제 송환을 저지하는 등 서독 측은 기민하게 대처하였다. 동독인들이 서독에서처럼 자유로운 선거를 실시한 뒤 합법적 정부를 구성하여 독일연방공화국에 가입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는 집회가 확산 일로에 이르더니,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급격히 붕괴되는 극적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이듬해 10월 3일 동독에서 실시된 자유선거를 통해 승리한 기독민주당을 주축으로 구성된 연립 정부가 동독 의회에 제출한 독일연방공화국 편입안이 가결됨으로써, 마침내 평화통일을 이룩해 내기에 이르렀다. 35) 아울러 40여 년 간 이어진 냉전의 한 축인 소비에트연방공화국 해체와 함께 동구 제국의 와해 사태가 도미노처럼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지면서 냉전 질서가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종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2) 정용길 교수는 위에서 언급한 그의 저서에서 독일 분단 이후부터 통일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량의 통일 관련 주요 자료들을 모두 망라하여 연대기별로,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정확히 분석 정리하였다. 그리고 그 역사적 의의를 구명한 역작을 마무리한 다음 독일 통일이 분단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들을 몇 가지 언급하였다. 36) 첫째, 한국은 독일이 통일 이전에 실천하였던 관리 체제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분단 구조 하에서 양측이 각기 실리를 취하면서 작은 걸음 으로 이루어지는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한 상호 35) 참조: 정용길, 같은 책, 246쪽. 36) 참조: 정용길, 같은 책, 521~526쪽.

179 178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공존을 모색하였다. 그들은 맹목적인 통일지상주의에 집착하기보다 냉전 시기에도 인적 물적 교류를 지속함으로써 내실 있는 교류와 협력에 주력하였다. 둘째, 한민족은 독일 통일의 과정과 방법으로부터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통일은 신중하고 인내로써 진행된 조약과 협정에 의한 평화적 통일로서, 동독이 서독 기본법에 의한 통일을 수용하였으며, 화폐 경제 및 사회 통합에 관한 국가 조약 을 비롯하여 선거 조약, 통일 조약의 체결을 통하여 통일을 위해 해결해야 했던 문제들을 대체로 조약과 협정으로 해결하였다는 것이다. 셋째, 독일 통일 이후에 야기된 후유증 해결 노력들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통일은 분단 과정에서 비롯된 주변 국가들의 역학 관계로 인해 민족 내부 문제와 주변국들의 이해가 얽힌 복합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통일을 지원하는 국제적 통일 환경도 민족 사회 내부 통일 환경과 함께 아울러 조성될 필요를 지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용길 교수는 독일과 한반도 문제에는 고려해야 하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즉, 독일은 한국처럼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지 않았으며, 서독이 독일 전체 지역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고, 통일 당시 서독 인구가 6,000만 명이 넘은 데 비해 동독 영토는 4분의 1에 불과하고 인구도 1,600만 명 정도로 서독 인구의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반도는 내전 이후 독일에서와는 달리 이념적이고 무력적 대결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호 불신감과 적대감이 존속하고 있으며, 남북한의 영토는 북한 측이 약간 더 넓고, 인구 비례도 남북한이 2분의 1로 나뉘어 남한 5,000만 명에 북한은 약 2,500만 명가량이다. 독일이 1990년 통일이 이루어지기 40년 전인 1951년부터 교류를 시작하고 동방 정책이

180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79 적극적으로 추진되던 1970년대부터 전 방위적인 교류와 협력을 전개한 점에 비추어볼 때, 무력에 의한 통일이 아니고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독일보다도 더 오랜 준비와 추진 기간이 요청된다는 필요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분단국이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통일을 하는 당사자들 쌍방과 주변 환경의 3박자가 맞아야 가능하다는 것이 독일 통일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이다. 37) 라고 역작을 마무리하는 자신의 소견을 개진하였다. 3) 논자는 한국과 독일의 상황이 차이를 지닌다고 지적한 정용길 교수의 견해에 공감하는 한편, 한민족이 평화와 번영을 기대할 수 있는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독일 통일 과정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한민족도 독일처럼 통일의 당위성 내지 필연성 을 앞서 역설하기보다 한반도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도 60년 넘게 지속되는 정치-이념적 갈등 내지 대결로 말미암아 아주 크게 벌어진 사회-경제 구조적 상이성 내지 격차와 종교-문화적 이질성을 고려하면서, 상존하는 정치-이념적 대결 구도 하에서도 단절 없이 작동되는 작은 걸음 의 인도적 교류와 협력이 지속됨으로써 상호 신뢰와 인정 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출발하는 것이 현명하리라고 본다. 국내 언론 매체에서는 독일 통일을 단순히 서독의 동독 흡수 통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동독인들이 서독에서 설립된 독일연방공화국에로의 편입을 민주적 선거로 구성된 동독 의회의 결정을 통해 가결시킴으로써, 독일 통일을 이루게 된 것이다. 통일로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37) 정용길, 같은 책, 526쪽.

181 180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추적하노라면, 브란트의 동방 정책 이후 통일이 이루어지기까지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음에도 20년 가까이 광범한 차원에서 일관되게 진행된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하여, 동독인들이 서독 정치의 민주적 통합성과 사회 구조의 안정성 및 경제 체제의 우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압도당하기도 하였거니와 꽤 오랜 세월 동안 한결같이 지속된 서독인들의 자신들에 대한 순수한 나눔과 지원에 마음 깊이 감동함으로써 스스로 서독으로의 편입을 자청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논자에게는 서독의 경이적인 사회 통합이 민주적이며 사회적인 연방 국가 로서의 정체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나라 기본법 제20조 1항에는 독일연방공화국은 민주적이고 사회적인 연방 국가다 라는 명문화된 규정이 담겨 있다.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사회 국가의 원칙 이 일관되게 준수되면서 사회적 균형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38) 서독 정부 수립 이후에 역대 정권은 한 정당의 단독 정부 수립 기간보다도, 제1당과 제3당의 소연립 정부, 또는 제2당과 제3당의 소연립 정부, 아니면 제1당과 제2당의 대연립 정부 등이 대를 이어가며 오늘날까지 이른다. 그래서 정당들은 이념적으로는 보수나 진보, 또는 자유 노선을 가지고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치열한 정책 대결을 펼치지만, 일단 총선이 끝나고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나서는 국태민안이나 국리민복과 같은 정치적 대의 실현을 위해 각 정당 정책의 장점들을 최대한 발휘하는 동반자적 협력 풍토가 확고히 정착되어 있다. 독일은 헌법과 법률상 주어진 제도적 권력 조차 실제 현실 정치 에서 양보하여 세계에 대화와 통합과 연립 정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 국내 통합의 38) 참조: 정용길, 같은 책, 313쪽: 그들의 사회국가의 원칙 이란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국가가 사회적인 균형을 이루는 국가라는 것이다.

182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81 예술이 동서(독) 통합으로 확장된 것이 곧 독일 통일이었다. 39) 논자는, 한반도에서도 평화통일이 이룩되기 위한 전제로서 승자 독식 구조의 정치 풍토의 공유적 구조로의 실질적 변화, 사회 양극화 심화의 주요인으로서의 시장 자유주의적 경제 구조의 민주화를 통한 개선,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와 사회 전반에 걸친 도덕의식 실종으로 마비된 사회 안정망 복구 노력 등을 통해서 비로소 형성될 민주적 사회 통합 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 사회 안에서 날로 격화되는 남남 갈등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독일인들이 이룩해 낸 것과 같은 평화통일은 요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 한국 교회의 한민족 화해를 위한 성사적 과업 한국 교회가 한민족 화해를 위해 성사적 과업 을 수행한다는 것은, 다름 아니라 하느님과 한민족의 화해를 통한 일치, 한민족 사이의 화해를 통한 일치를 도모하는 도구이자 표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실현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논자는 한국 교회가 우선적으로는, 바로 분열되어서 아직 평화와 정의 속에 일치될 수 없는 현실 세계의 상징적 존재가 되어 있는 한민족의 교회인 한에서 책임을 통감하는 참회의 자세를 지니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한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이룩하기 위한 교회 자신의 성사적 역할 에 관한 소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여긴다. 1) 한국 교회는 반세기가 넘는 오랜 기간 동안 분단되고 분열된 민족 공동체 현실 안에서 진정으로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민족의 분열과 불화를 극복하고 화해를 통한 일치를 도모하려 진력했다고 39) 박명림, 박근혜 정치와 국민통합, 중앙일보, 2014년 4월 11일, 35면.

183 182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말할 수 없다. 40) 한국 교회는 민족 분열을 저지하는 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으며, 결과적으로 수치스러운 분단 상황을 심화시키는 데 부지불식간에 참여했다고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948년 8월 15일, 남한 정부가 수립되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을 때, 적어도 가톨릭교회만은 통일된 조국을 갈망하는 가운데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설득하는 입장에서 화해 운동에 앞장서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천주교회는 단독 정부 수립에 대하여 시비를 가리거나 그 과정을 검토해 보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무조건 따랐던 것이다. 교회의 사도직은 정치적 사회 참여를 하지 않았고, 6.25 동란과 독재 정권으로 인한 사회 불안 가운데 한층 더 비참여의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남북의 분단 현실 앞에서도, 미국과 소련의 지배 정책에 대해서도 말 한마디 해보지 못하고, 또 저항 한 번 해보지 않고 지나온 우리 교회였다. 즉 남북 분단이나 통일의 국가적이며 민족적 문제에 한국 가톨릭인들은 등한히 하여 그저 지나쳐 버렸던 것이다. 41) 인류 역사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통한 화해의 역사가 기성 종교로서의 그리스도교에 의해 배신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해 왔음이 사실이고, 한국 교회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42) 오늘날, 이 사회 많은 구성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실현되었다는 화해 라는 교회 관계자들의 교리적 선언을 불신하고 냉소적으로 대하고 있다. 그들은 화해 가 이룩되었다고 주장하는 소위 교회 지도자들이 그리스도를 뒤따르고 그분처럼 실제로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지기보다는, 40) 참조: 졸문, 분단 공동체 교회의 종말론적 사명, 司 牧 131호( ), 46~64쪽. 41) 양한모, 교회와 공산주의, 서울: 가톨릭출판사, 1987, 145쪽 이하. 42) 참조: 졸문, 선물과 과제로서의 화해와 참회, 續 그리스도와 구원, 262쪽 이하.

184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83 불의하고 분열된 현실 사회 안에서 거의 무소불위의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통치자들로부터 갖가지 편의를 은밀히 또는 공공연히 제공받는 등 소시민들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예외적 특혜를 누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배신하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현실 세계 안에서 분열과 불화의 상징이 된 한민족의 분단 상황이 지속되는 한, 교회는 늘 참회하라는 요청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한민족의 교회 구성원 누구나 수치스러운 분단의 질곡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때문이다. 참회 를 우리 신앙인들은 인간을 죄악과 과실로부터 해방시키는 하느님 은총의 선물로 이해한다. 43)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그리스도의 메시지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참회는 바로 하느님 나라가 인간들에게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임을 인지하게 된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 1,15). 인간은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는 빛 속에서 비로소 참회의 필요성을 체험하게 된다. 교회가 신자들로 하여금 개인적인 차원에서 의롭게 살 것을 가르치고 독려해 왔으나, 타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민족 분단을 극복하려고 최선을 다하기보다 거의 수수방관하다시피 하였음을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참회는 인간이 하느님의 약속에 대한 신뢰와 희망 때문에 전 실존을 하느님 안에 정초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는 인간이 가시적이고 외견상 안전한 것 대신에 하느님의 약속에 대한 신뢰와 희망 때문에 자신의 전 실존을 오로지 하느님 안에 정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진정한 참회란 인간적이거나 현세적인 어떤 것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의 성격을 지닌다. 이 참회는 그리스도께서 가능하게 만드신 해방시키는 43) 참조: 위의 글, 250~260쪽.

185 184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자유와 동일하다고 볼 것이다(갈라 5,1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 하느님께 대한 참회는 이웃에 대한 참회를 거치게 마련이다. 주님의 기도 는 하느님을 통한 우리 죄의 용서가 다른 사람의 과실에 대한 우리의 용서와 연계되어 있음을 드러낸다(마태 6,12 참조). 이웃에 대한 사랑과 회개는 바로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회개다. 그리고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구체화되는 참회 행위는 순전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사랑은 지금까지 원수처럼 여겨오던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을 일으켜 새로운 공동체의 건설을 가능케 하는 공동체적 차원의 사랑이다. 바로 이렇게 집단 간 적대 관계의 장벽을 철폐하고 전혀 새로운 공동체를 가능케 하는 사랑이 오늘날 절실하게 요청되는 참회적 화해의 사랑인 것이다. 가톨릭 신앙인도 의인이면서 죄인이고, 교회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집단이기에 참회하면서 항상 쇄신되어야 한다. 교회는 그 품에 죄인들을 품고 있으므로 거룩하면서도 항상 정화되어야 하겠기에 끊임없이 회개와 쇄신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44) 교회는 민족 앞에서 진정 겸허한 자세로 역사적 과실을 시인하면서 참회의 자세를 보이고, 한민족 화해를 도모하려는 성사적 과업 을 진실하게 수행해야 할 것이다. 2) 한국 교회가 수행할 한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성사적 과제 의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고자 한다. 한반도 분단 상황이 70년째 지속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은 이를 극복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지극히 복잡한 요인들로 뒤엉켜 있음을 시사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반도 통일 문제는 양분된 한민족의 내부 문제이면서 동시에 분단 관련국들로서 이해관계를 서로 달리하는 주변국들과의 상관관계를 안고 44) 교회 헌장, 8항.

186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85 있기 때문에, 분단 해결 작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볼 것이다. 그렇더라도 주변국들의 경계와 의구심을 무릅쓰고 타의에 의해 국토가 강제로 분단된 전범국이자 패전국 독일이 민족 상호 간에 화해적 교류와 협력을 끈질기게 이어감으로써 마침내 평화통일을 이룩해 낸 사실에서 영감과 교훈을 받아, 우리 한반도에서도 화해에로의 대장정을 감행하는 것이 세상의 성사 임을 자임하는 한국 교회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믿는다. 논자는, 평소 제3천년기를 맞아 한국 교회가 자기 복음화 를 이룩한 기반 위에서 소유와 지배 를 추구하는 현실 사회와 세계의 죽음의 질서 를 나눔과 섬김 을 생활화하는 사랑의 질서 로 변형시키는 새로운 복음화 과업에 투신할 것을 촉구하였다. 아울러 이 지난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거시적 안목에서 체계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여 단계적으로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해 오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비판적 간격( 間 隔 )과 연대적 참여( 參 與 ), 그리고 헌신적 투신( 投 身 ) 의 3중적 자세를 견지하면서 새로운 복음화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견을 개진해 왔다. 45) 논자는, 갈등과 대결의 냉전 기류가 반세기 넘게 맴돌고 있는 분단된 한반도에 교류와 협력의 화해 기류가 들어설 수 있도록 지상의 하느님 나라 로서의 교회가 성사적 과업 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평소의 지론을 적용하고자 한다. 1 오늘날 한국 사회 안에는 한반도 통일에 대하여 사상적이고 이념적인 신념과 현실적인 입장을 지니는 여러 집단들이 각기 나름대로 다양한 통일관을 개진하며 공존하고 있다. 교회는 새로운 복음화 과업을 45) 참조: 졸문, 종교 다원주의 사회 안에서의 한국 교회의 새 복음화 의 방향,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창간호(2010), 137쪽 이하.

187 18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수행하기 위하여 일단 다른 집단들로부터 간격을 취하면서, 그리스도 신앙의 보편적 복음 진리와 시대의 징표 에 상응하는 교회의 포괄적인 기본 입장을 정립하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논자는, 한반도 평화 문제가 단지 교회와 신자들의 관심사에 그치지 않고 온 국민의 역운( 歷 運 )과 관련한 중대 사안임을 의식하면서, 이 단계에서 교회 당국의 보편적 가르침에 따라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통일 원리만을 제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남북 한반도가 처한 냉엄한 대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바탕 위에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독일에서는 20년 가까이 이르는 동서 교류와 협력 작업이 주변의 정치 풍토 변화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지속되는 가운데, 서독 사회의 부인할 수 없는 우월한 힘에 압도된 동독인들이 자발적으로 서독 편입을 결정하였다. 이렇듯이 한국 교회는 지속되는 남북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한국 사회 전반의 부인할 수 없는 장점들이 북한 동포를 사로잡을 수 있도록, 내부 분열과 갈등 상황이 날로 격화되는 현 한국 사회의 화해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현실 개선안 내지 쇄신안이 교회 공식 입장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한민족 가톨릭교회 화해안 에 담기게 되는 교회 공식 입장은 주교회의 유관 위원회 책임자들과 사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범교회적 기구를 통하여 보편 교회의 가르침과 시대의 징표 에 상응하는, 한반도가 처한 적대적 분단 상황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마련된 초안을 설문 조사나 학술 발표회 과정 등을 통해 하느님 백성의 평가를 받게 하는 절차를 밟아 작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46) 46) 논자는 개인적으로 한국 교회의 한민족 화해안 을 마련하는 범교회적 기구를 서울대교구장 염수적 추기경이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 이 사안이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한민족의 오랜 숙원과 상관하며, 다른 종교들과 단체들과의 범국민적 연대 노력을 통해서만 실효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중차대한 사안을 단지 주교회의 산하 여러 위원회 중 한 위원회 책임자 신분으로서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가톨릭교회 추기경 신분의 특별한 중량감을 거의 모두 느끼는 염 추기경이 역사적 중임을 수행하는 것이 요청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188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다른 한편으로, 교회는 종교 다원적 한국 사회 안에서 한반도 분단의 평화적 해결을 포함하여 사회 공동선 증진을 추구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는 다른 종교들, 즉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주요 종단들과의 연대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평화 문제는 교회 홀로 상관하고 해결해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온 국민이 힘을 다해도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기에 다른 종교들과의 연대를 통한 한반도 화해안 마련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다른 주요 종교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하여 공동 입장이 일단 마련된 뒤에는 일반 시민 사회 단체와 각계 존경받는 원로들과의 회동을 주선하여, 한반도 주변을 휘감고 있는 냉전 기류를 화해 기류로 대체할 수 있도록 범국민적 염원이 담긴 한민족 화해 기본 입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연대 노력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마련된 범국민적 기본 입장은 교회 대표 인사가 포함된 종교계 대표단, 필요하다면 사회단체 대표와 원로 대표도 포함된 국민 대표단 이 책임 있는 정치권 관계자들과의 접촉하고, 필요시에는 대통령 직접 방문 등을 통하여 국가 정책 결정에 반영토록 설득하고 요청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시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실효적 실천 방안은 교회와 구성원들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연대적 공동 참여를 통해서만 실질적 효과를 자아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한반도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 범국민적 연대성을 창출하기 위한 교회 활동의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해질 때, 교회와 신자들은 단독 활동을 통해서 기대할 수 없는, 예상치 못한 커다란 범국민적 호응과 동참 의사를 접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곧 복음화 과업 수행의 결실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189 188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3 지상의 하느님 나라 라고 자임하는 교회 당국과 신자들은 한반도 화해 실현을 위해 실천적으로 헌신하는 모범을 보였으면 한다. 교회 당국과 신자 모두 교회의 복음적 기본 입장을 정립하고 다른 종교들과 또 다른 시민 단체 등을 포함하는 국민 각계각층 대표들과 연대적 공동 노력을 통하여 실효적 실천 방안이 담긴 범국민적 결의 내용을 합의를 거쳐 도출해 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일상적 삶 속에서도 화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생활화하는 것이 요청된다고 본다. 이를테면, 한국 교회 2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여러 활동들이 특정 위원회 관계자들과만 상관하는 일들이 아니고,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일로 여기고 일상 안에서 북한 동포 후원 활동에 다양하게 참여함으로써 이 화해위원회 활동을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단,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활동 중 통일 후 평양 성전 건립을 위한 저축 관련 내용과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서울대교구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도와 여러 신심 활동과 더불어 한반도 통일을 위한 운동들을 전개할 것을 결정하고 통일 저축 을 시행하기로 한 결정은 자체로 필요하고 훌륭한 결정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저축된 기금을 통일 후 사용 으로 규정한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느낀다. 물론, 통일이 이루어진 뒤에는 엄청난 규모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어서 마땅히 이를 미리 대비해야 하겠지만, 통일을 목표로 설정하지 않고 20년 가까이 조건 없이 건네진 순수한 나눔과 지원이 쌓여 결국 독일에서 통일이 예상치 않게 일어났듯이, 한반도에서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그리고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언제나 어디서나 온갖 곤경에 시달리는 북한 동포들에게 조건 없는 나눔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형식과

190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89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통일 기금을 활용하면서 북한 동포를 위해 거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나눔을 다방면으로 지속적으로 전개할 때, 극도로 첨예한 대결 국면이 지속되는 한반도 분단 상황이 개선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순진한 환상이라고 가볍게 일축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1970년대나 80년대처럼 학생이나 지식인 계층으로부터 광범한 호응이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교회에 대해 냉담한 계층들로 파악되기까지 한다. 이들은 교회가 곤경에 처한 이들에 대한 관심보다 자기 자신의 관리에 치중하면서 사회 기득권층으로서의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겠지만, 교회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젊은 입교자들은 상대적으로 감소 추세를 역력히 드러내며, 젊은 세대들도 부모 세대에 비해 대조적으로 냉담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어서 교회 미래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을 감지한다. 차제에 한국 교회 당국과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한민족의 숙원이기도 한 한반도에서 화해의 기류를 일게 하기 위해 범교회적 역량을 모아 화해 조성에 견인차 역할을 진실한 자세로 결연히 수행할 때, 국민들, 특히 지식인과 청년 학생층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하게 되면서, 새 복음화 의 결실을 거두게 될지 모른다. 더불어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아시아 복음화의 미래에 대해서도 밝은 전망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 교회 당국과 신자들이 이처럼 간격과 참여, 그리고 투신 의 삼중적 자세로 민족 화해 과업 수행에 임함으로써 독불장군 같은 독선적 처신을 지양하고, 그리스도 신앙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전하는 가운데 이웃

191 190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종교들과 선의의 개인 내지 단체들과의 연대 활동을 주선하고 솔선수범의 자세로 과업을 수행하도록 요청받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세상 분열과 갈등의 상징이 된 한반도에서 화해를 이룩하기 위해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뒤따르며 그분의 복음을 생활하는 참된 제자의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정착토록 헌신적으로 투신하면서 새 복음화 과업을 수행할 때, 어쩌면 이러한 복음적 삶에 이끌려 공감하고 신뢰하면서 입교를 원하는 구도자들도 적지 않게 생겨날 것으로 전망한다. III. 맺는 말 한국 교회는 발전과 성숙, 아니면 쇠퇴와 고사( 枯 死 )의 기로에 서 있는 현 시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 방한을 맞는다. 논자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 한국 교회의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우려를 평소 많이 표명해 오고 있다. 1990년대 이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사회 고령화 추세 속에서, 못지않게 급속히 고령화되는 교회 안에서 청소년 및 젊은 신자 세대의 현저한 감소 추세, 1990년대 후반기 이래 지속되는 여성 수도자들의 성소 감소, 2010년대에 이르면서 체감되기 시작하는 성직 성소 지망생 감소 추세 속에서 함께 드러나는 전반적인 질적 수준 하락 등의 현상 등은 이 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달 시성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래 후임 교황들은 15세기 이래 우수한 인력과 상당한 물력을 투입하여 노력한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가 발을 땅에 제대로 붙이지 못하였을 정도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판단하고 시작된 제삼천년기 교회의 현안으로 아시아 복음화를 꼽으면서, 한국 교회가 이 과업 수행에 주도적 역할을

192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191 수행하기를 기대해 오고 있다. 30년 만에 세 번째 이루어지는 이번 교황 방한에 보편 교회의 이러한 기대가 담겨 있음을 어렵지 않게 감지한다. 한국 교회는, 1년 전 교황 즉위 이래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표명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방한을 성장과 성숙을 지향하는 도약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는 한민족의 오랜 숙원인 한반도에 화해의 물꼬를 터서 평화로운 통일을 이룩하는 대장정의 길에 올라 신실하게 복음적 삶을 실천하고 새 복음화 과업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만 가능하리라 믿는다. 끝으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1989년 10월 8일 서울 세계성체대회 폐막 장엄 미사에서 교회와 개별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평화와 생명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신 말씀을 다시 들려드린다. 역사의 현 시점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절박하게 도전해 오고 있는 급선무는, 이 생명의 충만함을, 이 평화 를 가정에서, 사회에서, 국제 관계들에서 나날이 살아나가는 얼개와 짜임새 속으로 실천에 옮기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전례만 거행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47) (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발표문) 48) 47)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분단 속에서도 평화의 길은 열려 있다, 서울 주보 ( ), 5면. 48)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주최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 ) 제2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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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제 1 주제 :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 곽승룡 신부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제 2 주제 :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 이재룡 신부 (서울대교구 혜화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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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제 1 주제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곽 승 룡 신부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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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197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곽 승 룡 신부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1. 들어가면서 교황 프란치스코가 한국방한( ) 중에 우리에게 남긴 것은 사랑과 섬김의 삶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랑은 한 마디로 작은이들, 가난한 이들, 힘없는 이들에게 집중됐다. 아니 교황님 스스로 작은 자가 되셨다. 방한 기간 내내 보여주신 어린이들에 대한 축복과 입맞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연대하는 행동 1) 은 복음 속 주님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셨다. 사랑과 섬김의 삶을 걸어가시고 낮은 곳과 작은 자로 살아가신 교황은 스스로 낮고 작은 자로 살아가셨다. 2) 1) 세월호 가족들,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밀양 송전탑 피해 주민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카퍼레이드, 미사, 교황님 숙소, 세월호 실종자 10명 이름을 부르심, 그 유가족들에게 직접 편지를 써 보내시는 등 어디서든지 구체적인 사랑을 하셨다. 일부에서 이제는 세월호의 노란 리본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지만 교황께서는 로마 바티칸으로 돌아가시는 비행기 속 회견에서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결코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셨다. 2)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 땅 한국에서는, 이러한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 입니다. 그리고 정의는 하나의 덕목으로서 자제와 관용의 수양을 요구합니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와 화해의 토대를 건설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를 요구 합니다... 우리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세상 안에서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서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약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들이 인간적, 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청와대 연설) 교황님께서 꽃동네를 방문하셨을 때 장애우와 장애 어린이들에게 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오랫동안 세심하게 그들과 함께 하셨다. 마련된 교황님을 위한 의자에 앉지 않고 50분 이상 서서 그들과 삶의 눈높이를 맞추셨다. 필자가 속해있는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아시아 청년 18명들과 오찬 자리에서도 80세 가까운 교황님께서 시차의 어려움과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그들과의 만남을 시간을

199 198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한국주교단과의 만남에서 한 말씀 남겨달라는 주교들의 요청에서 교황은 커다란 마분지에 아주 깨알 같은 글씨로 당신의 이름 프란체스코를 남겨주셨다. 하지만 대전 성 요셉 대신학교를 방문하시고 신학생들에게는 정성스럽고 귀한 말씀을 다음과 같이 남겨주셨다. 3) 대전의 성 요셉 신학교 신학생들에게, 교회에 대한 사랑과 섬김의 삶을 시작하면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각자에게 보여주신 사랑과 섬김의 길을 따르시기 빕니다. 형제애를 담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은혜로운 한국 방문에서 우리에게 남겨준 행동하는 말씀과 교황의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 은 교황의 가르침에서 커다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반복된 메시지와 행동의 연속이었다. 그러므로 필자는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를 진술하고자 한다. 먼저 교황이 제시하는 그리스도인 삶의 쇄신과 변화의 내용이 기쁨과 청빈 그리고 연대와 세상의 변두리로 나가라 는 것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교회 차원의 쇄신과 변화 그리고 사목활동의 변화와 쇄신을 정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황이 원하는 교회란 무엇이고, 교회 쇄신을 위한 건실한 분권화와 개별교회, 교황직과 주교직 쇄신, 그리고 사목 활동의 쇄신에 대해 진술할 것이다. 곧 성직주의가 아니라 사목자가 되라! 강론자는 자기 공동체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합니다. 라고 강조한 교황의 뜻을 살피고, 교황이 말하는 모든 구조의 봉사와 선교 지향적 변화, 본당 사목구의 쇄신을 위한 시대의 징표를 읽고 오늘날 도전해야 넘겨가면서도 청년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시고 함께 해주셨다. 대전가톨릭대학교의 교황님 방문을 책임 맡고 있는 필자로서 염려를 하였지만 소박하시고 소탈하신 교황님께서는 젊은이들에 대한 사랑이 특별하셨다. 3) 교황님께서는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아시아 젊은이들과 오찬을 마치시고 영광스럽게도 필자의 방에서 두 시간 정도 휴식(시에스타)을 하셨다. 하지만 예정시간보다 30분을 일찍 나오셔서 아주 친절하고 온화한 미소로 당신을 맞이하기 위해 애썼던 수녀님들, 직원분들, 신학교 신부들 모두에게 다가가셨다. 필자는 정중하게 교황님께 신학생들을 위한 소중한 한 말씀을 남겨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200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199 할 것들, 본당 공동체와 모든 단체들, 사목일꾼들의 유혹들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그리스도인 생활의 쇄신과 변화 1) 기쁨의 생활 교황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의 출발점으로 우리 모두를 기쁨의 생활로 인도한다. 4) 복음의 기쁨 서론부분에서 교황은 그리스도인들이 늘 새로운 기쁨과 함께 나누는 기쁨을 살아가도록 초대한다. 그런데 우리 안에 기쁨이 사라지고 삶에서 분노와 미움 그리고 욕심이 삶을 지배하는데 그 원인들은 오늘의 극심한 소비주의와 개인주의적인 불행이 매우 우리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말씀하면서 이는 탐욕스러운 마음과 피상적인 쾌락에 대한 집착과 고립된 정신에서 기인된다고 교황은 통찰한다. 이런 모습은 궁극적으로 내적 생활이 자기 자신의 이해와 관심에만 갇혀 있을 때, 더 이상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가 없어 가난한 이들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고 강조한다. 5)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어디에 있든 바로 지금 이 순간 새롭게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권고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져다 주시는 기쁨에서 배제된 사람은 아무도 없기 6) 때문이다. 교황은 부활시기 없이 사순시기만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7) 고 말하며, 모든 기쁨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 자신을 4) 2014년 8월14일(목)-8월18일(월) 한국방문 기간 동안 복음에서 우러나는 기쁨의 사도로서 한구사회와 교회에 다가가셨다. 5) 복음의 기쁨 2항. 6) 바오로 6세, 교황 권고 그리스도인의 기쁨 1975.(프란치스코, 복음의 기쁨, 3항, 12쪽 재인용) 7) 복음의 기쁨 6항.

201 200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드러내신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흘러나온다고 강조하면서, 베네딕토 16세의 말씀을 인용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바로 기쁨의 생활에서 기인된다고 말씀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8) 복음 선포자는 장례식에서 막 돌아온 사람처럼 보여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열정을 되찾고,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려야 할 때에도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복음화의 기쁨을 되찾고, 이를 더욱 키우도록 합시다. 9) 4박 5일의 한국방문 기간 동안 교황의 위로와 자비는 환한 미소 로 시작하는 기쁨이었다. 한국 방문 중에 교황을 직접 만난 사람들이 한 결 같이 고백하는 것은 환하게 웃으며 건네는 교황의 농담이었다. 교황은 위로를 미소로 시작하는데, 그 위로와 자비는 기쁨 곧 아름다운 미소, 환한 웃음에서 출발한다. 10) 2) 섬겨라! 복음 선포의 핵심으로부터 교황은 복음 선포에서도 낙심하고 낙담하며 성급하고 불안해 하는 선포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기쁨을 먼저 받아들여 열성으로 빛나는 삶을 살려는 복음 봉사자가 되기를 바란다. 11) 교황은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화 과업을 맡으라고 촉구할 때. 이는 단순히 8) 복음의 기쁨 7항. 9) 복음의 기쁨 10항. 10) 8월15일 날씨가 좋지 않아 헬기 대신 KTX 기차를 이용해서 대전에 도착하신 교황께서는 배웅을 나온 코레일 사장께 사장님께서 비와 구름을 몰고 오셨군요! 하시며 인사를 하였다. 수녀들을 만난 자리에서 교황은 아! 여러분들은 하느님의 며느리들이시지요? 하하하 웃으신다. 영광스럽게 8월15일 대전가톨릭대학교 방문을 마치고 솔뫼로 떠나기 위해 헬기에 오르시기 직전 교황께서는 필자에게 제 방에서 잘 쉬셨다면서 방값을 어떻게 지불하면 좋겠냐? 고 환하게 웃으셨다. 11) 복음의 기쁨 10항.

202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01 진정한 자아실현의 원천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12) 교황은 복음 선포의 핵심과 본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복음 선포의 본질은 언제나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무한한 사랑을 드러내신 하느님 인데,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믿는 이들을 늘 새롭게 하신다. 우리가 원천으로 돌아가 복음 본연의 참신함을 되찾고자 노력할 때 마다 새로운 길, 창조적 방식, 또 다른 형태의 표현 등이 생겨날 것이고, 모든 참다운 복음화 활동은 언제 나 새로운 것 13) 이다. 선교 활동은 모든 교회 활동의 패러다임이며 단순한 현상 유지를 넘어서 참으로 선교하는 사목으로 옮아갈 필요가 있다. 14)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리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15) 참여 과정의 주된 목적은 교회의 조직화가 아니라 모든 이에게 다가가려는 선교 열망입니다. 16) 교황께서 한국 방문 기간 동안 우리에게 남긴 행동하는 말씀, 말씀하는 행동은 바로 복음 선포의 중심에서 나오는 자비로운 모습, 섬기는 행동이다. 교황이 행동을 통해 증명된 것은 파트타임이 아니라 풀타임으로 복음에 투신하는 사도이다. 한국 방문도 여름휴가를 하지 않고 풀타임의 자비로운 행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진 것이다. 교황께서 4박 5일 동안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따르는 사랑과 섬김의 길이었다. 우리는 서둘러서 교황께서 보여주신 메시지를 찾고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우리 사회 안에 그것을 어떻게 담을까를 12) 복음의 기쁨 10항. 13) 복음의 기쁨 11항. 14) 복음의 기쁨 15항. 49항.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 받고 더렵혀진 교회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 15) 아페레시다 문헌 551항. (재인용: 복음의 기쁨 25항) 16) 복음의 기쁨 31항.

203 202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함께 힘써야 한다. 특별히 정치, 사회, 종교 지도자들에게 요청되는 복음 선포의 모습이다. 지배하는 게 아니라 섬기는 자세로 다스리시는 교황의 행동하는 말씀, 곧 복음의 중심은 바로 섬김이 삶의 기본 가치이자 지향이 돼야 하고 다스림이 곧 섬김 이란 행동하는 말씀이 교황 리더십의 핵심이다. 교황은 수도회의 카리스마가 관상을 더 지향하든 활동 생활을 더 지향하든, 과업은 바로 공동체 생활을 통하여 복음 선포의 중심에서 나오는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전문가 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한다. 17)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공간에서 자비의 전문가로 살아가는 것은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진심으로 진실을 향해 함께 걸어가야 한다. 이 길이 섬기라 는 교황의 말씀에 가까이 있는 길이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좋은 일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고, 인간 증진이라는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격려한다. 18) 교황의 섬김 영성은 말씀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말씀 속 깊고 넓은 뿌리에서 솟아난다. 가난한 이를 돕는 것과 인간 증진은 서로 반대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진정으로 한 사람을 섬긴다는 것은 가난과 인간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섬김은 분열이 아니라 그것으로 하나가 되는 은총의 언어이다. 섬긴다는 것은 찾아오는 사람을 친절하게 환대한다는 의미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 위해 몸을 낮추셨듯이 우리도 가난한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 앞에서 몸을 낮추고 아무런 계산도 두려움도 17) 한국 수도 공동체들과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연설, ) 평신도 사도직 지도자들과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연설,

204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03 없이 너그러움과 연민으로 그들을 붙들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앎을 넓혀주는 특별한 스승이기도 하다. 그들의 나약함과 단순함은 우리의 이기주의, 거짓된 안심, 자만자족하는 오만을 드러내고 우리 가까이 있는 너그러우신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19) 3) 연대하라! 분열과 싸움을 넘어서 진리를 향하여 교황은 오늘날, 가라 고 하신 예수님의 명령은 변화하는 상황들과 교회의 복음화 사명에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 된다고 말한다. 곧 선교를 향한 이 새로운 출발 로 부름 받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과 공동체는 주님께서 가리켜 주시는 그 길을 잘 식별하여야 하며, 모두 자신의 안위를 떠나 용기를 갖고 복음의 빛이 필요한 모든 변방 으로 가라는 부르심을 따르도록 요청받고 있다. 20) 주님께서는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며 당신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도록 이끄신다. 이어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요한13,17) 교황은 복음 선포자들은 양들의 냄새를 풍기고, 양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는 아무리 힘들고 기나긴 길이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사람들과 함께 갑니다. 21) 라고 말씀하시면서 희망의 연대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같이 모든 공동체가 사목적 선교적 쇄신의 길을 나아가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기를 교황은 바란다. 곧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19) 참고: 줄리아노 비지니 엮음,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 바오로딸 ) 복음의 기쁨 20항. 21) 복음의 기쁨 24항

205 204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둘 수는 없으며, 이는 단순한 관리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믿는 이들이 온 세상에서 지속적인 선교 자세 를 유지하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 22) 교황은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 에서 자유 시장으로 부추겨진 경제성장(54항)에서 기인되는 자본의 세계화와 배척의 경제(53항)에 연대의 세계화 희망의 연대 로 맞불을 놓았다. 가난한 이들을 배려하라, 비인간적이 경제모델을 거부하라. 교황의 메시지를 가장 잘 받아들여야 할 이들은 중산층이상이며 그 메시지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것이다. 세계의 거대 자본에 떠밀려 가난하고 궁핍한 처지로 내려 간 자들에게 희망은 자비로운 나눔을 통한 연대의 세계화로부터 온다고 말씀한다. 사람과 노동이 중심에 서야 합니다. 위기는 경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 영적 인간적인 것입니다. 23) 사제들이 부자가 돼선 안 된다. 교회가 더 가난해져야 한다. 는 말씀들도 단순히 교회를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이 가진 것을 내려놓은 방식의 경제기조를 바꾸어야 하고 복지도 나눠 주기 식 보다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는 희망의 연대 를 의미한다. 이번 방한 기간 중 교황이 보여준, 고통과 고뇌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는 이러한 연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연대하라 말씀하는 교황은 서울공항에 내리자마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한 손을 가슴에 얹고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 고 위로하며 희망의 연대를 보여주기 시작하셨다. 연대성은 그리스도인의 자유와 관련되는데 교황은 참된 자유는 아버지의 뜻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22) 복음의 기쁨 25항. 23) 칼리아리 사목방문 중 노동자들에게 한 연설(2013년 9월22일)

206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05 받아들이는 데에 있다며, 그것이 희망의 연대성을 향하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의식하고 다른 이와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대화의 출발점이라 하였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오늘날 우리 민족은 많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기 위해 실재를 이념으로 바꾸려는 사람들, 곧 이론만 강조하는 지식인들이나 좋은 의도를 갖지 못한 윤리주의자들에게 의지해선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가 한 민족으로서 지닌 깊은 품성과 지혜, 문화를 통해 갈등을 넘어서야한다고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주목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혁명입니다. 이는 반체제적 혁명이 아니라 내적 혁명입니다. 우리가 사명에 충실하다는 것은 이런 마음의 불씨 를 잘 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24) 4) 나가라! 삶의 변두리로, 공동선과 사회평화 2 ) 를 위해 교황은 여러분은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저는 성당 안에만 갇혀 있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목자는 아흔아홉 마리 양을 놓아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으러 나갔습니다. 그러나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에게는 양이 한 마리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아흔아홉 마리를 잃은 것입니다. 우리는 아흔아홉 마리를 찾으러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26) 고 연설한다. 24) 참고: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한 사목자의 성찰 프란치스코 자비, 생활성서 ) 평화는 하느님이 원하신 질서, 더욱 완전한 정의를 인간 사이에 꽃피게 하는 질서를 따라 하루하루 노력함으로써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바오로 6세, 민족들의 발전, 76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오로 6세의 사상의 연장선에서 공동선과 평화를 강조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때는 공간보다 더 중요하다.( 항) 일치가 갈등을 이긴다( 항). 실재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항). 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 항).라고 사회 복음화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26) 로마 교구 회의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 2013년 6월17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209).

207 206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정의의 실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라는 교황의 말씀은 세상의 변방으로 나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회의 변두리는 어디일까? 바로 세월호 참사, 강정마을, 용산참사 등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산적해있는 고통의 현장이다. 교황께서 그곳으로 나가라! 는 촉구에 그리스도인들은 정치적인 중립이 아니라 27) 그 고통의 깊은 곳으로 나가는 용기를 교황은 던지셨다. 교황은 낮은 사람들부터 챙기셨다. 연대하라는 교황의 말씀은 한국교회의 가장 약한 고리인데 이는 연대와 소통의 부재, 양적 팽창과 권위주의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인간적인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는 교황의 말씀은 교회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며 불의에 눈감던 한국의 교회 지도자들에게 대한 경종이며 교황이 말하는 연대는 마음의 문제로서 고위 성직자들이 사회적인 약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교회가 급격히 성장하며 부의 양극화가 일어났고 가난한 사람들은 발을 들여놓기 쉽지 않은 구조가 돼버렸다. 교회가 가난하지 않으면 불의와 부패에 맞서는 예언자적 직무 를 소홀히 할 수 있다.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에게 직접 세례를 줄 때도 인간적인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 고 여기겠으나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교황은 그리스도께서 자기 자신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배웠고,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모신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지 않는다고 말한다. 곧 우리가 예수님과 일치할 수록 그분은 우리의 삶에서 중심이 되며,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 (2코린 5,14)고 27) 로마로 돌아오는 기내 기자회견(2014년 8월 18일).

208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07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인용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병든 교회보다 길거리에서 사고를 당한 교회가 수만 배 더 좋다고 말씀한다. 곧 연구에 몰두하여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늘 갇혀있는 교리교사나 교회보다는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용기를 지닌 교리교사와 교회가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것이 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밖으로 나가서 적당히 타협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가거라. 내가 너희와 함께하겠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힘을 주며 우리의 발걸음을 아름답게 해준다. 28) 교황은 촉구한다. 목자로 산다는 것은 넓은 아량으로 환대하기, 양 떼와 함께 걸어가기, 양 떼와 함께 머물기다. 특히 목자는 백성을 향해 자신을 닫아걸지 말아야 한다. 교우들 한가운데로 내려가십시오. 교구의 변두리로, 특히 아픔과 고독이 넘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도 무시당하는 온갖 삶의 변두리 로 내려가십시오. 29) 교황은 아시아 젊은이들에게 아시아 청년대회 페막미사 강론에서 마치 곤궁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주님과 더 가까이 사는 데 방해가 되는 것처럼 우리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내지 마십시오.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30) 라며 아시아 청년들에게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일어나! 나가라! 교황은 젊은이들이 바로 교회의 현재라며 서로 일치를 이루라고 촉구합니다. 언제나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젊은이들의 28) 참고: 줄리아노 비지니 엮음,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 바오로딸 ) 참고: 줄리아노 비지니 엮음,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 바오로딸 )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 강론(2014년 8월 17일).

209 208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주교님들과 신부님들과 함께, 더 거룩하고 더 선교적이고 겸손한 교회, 또한 가난한 이들, 외로운 이들, 아픈 이들, 소외된 이들을 찾아 섬기라고 합니다. 그러는 가운데 젊은이들은 하느님을 경배하고 사랑하는 하나인 교회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용기를 줍니다. 교황은 초대한다. 젊은이여! 모든 신앙인이여! 일어나라! 나가라! 삶의 변두리로. 3. 그리스도교회의 쇄신과 변화 교회여론기관에 실시한 한 조사 31) 에서 한국교회 신자들이 현재 교회의 모습이 쇄신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고 생각함을 분명하게 밝혔고, 한국교회 안의 뿌리 깊은 쇄신과 척결의 영역과 그 긴급성을 증명했다. 이를 통해 나타난 한국교회의 우선적인 쇄신 과제는 성직자들의 권위주의와 성직중심주의, 사목이 아니라 관리가 강조되는 교회 운영, 교회 안의 세속주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의 문제, 사회교리에 대한 무관심, 신앙과 삶의 유리, 평신도들의 미성숙하고 개인주의적인 신앙 등이다. 교황의 교회에 대한 자기성찰도 메시지들을 통해 나타난 교회의 쇄신에 대한 촉구는 네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평신도의 소명으로, 세속적 가치에서 복음적 가치로, 물질주의와 부유함을 떠나서 가난한 교회로, 그리고 자비롭고, 위로를 주는 교회로의 변화가 교황이 전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들로 요약된다. 이제 한국 그리스도교회의 쇄신과 조직적인 변화를 위해 교황의 가르침을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31) 가톨릭신문, 교황 방한, 응답하라. 2014년 6월8일-8월17일.

210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09 1) 교회란 무엇인가? 교황은 거룩하고 충실한 하느님의 백성 32) 이라는 교회의 이미지를 좋아한다. 교황은 사람 자체가 주체입니다. 교회는 기쁨과 슬픔과 더불어 역사를 통한 여정에 있는 하느님의 백성입니다. 따라서 교회와 함께 생각하는 것은 이 백성의 일부에 내가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33) 라고 말한다. 교황은 교회가 인간에 의한 기관이자 역사적인 기관으로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만 교회의 본질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방법을 찾는 백성의 것, 거룩한 하느님 백성의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교황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교회의 목자이시지만 그분 현존은 역사 안에서 인간의 자유를 통해 전달된다고 말하면서 그런 가운데 한 사람이 그분의 대리자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봉사하도록 선택되지만 그 중심에는 베드로의 후계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다고 교황은 말한다. 이같이 그리스도는 교회의 심장이며 근본이고 본질이므로 그분 없이 베드로도 교회도 존재할 수 없으며 또한 존재할 이유도 없는 것이라고 교황은 말한다. 34) 교황은 교회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베네딕토 16세께서 자주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성별( 聖 別 )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교회가 우리의 것이라고 우깁니까? 우리는 교회를 우리 마음으로 지어낸 어떤 32)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12항. 33)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의 인터뷰 2013년 8월19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 34) 언론매체 대표자들에게 한 연설(2013년 3월 16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

211 210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일구어 나가야 하는 밭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35) 교회는 어머니입니다. 교회는 유익한 것입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교회의 성직자들이나 수도자들 중에서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여기에 쓸모없는 총각들 혹은 처녀들이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영적인 삶을 줄 수 없다는 점에서 아버지들 혹은 어머니들이 아닙니다. 36) 교황은 때로 교회는 미천한 것, 소심한 규칙 안에 자신을 가두곤 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교회에서 첫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포인데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구원하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사목자들은 무엇보다도 자비로워야 하고, 사목적 사도직 안에서 사람들과 동행해야 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황은 교회가 하느님 백성을 대하기 위해 교회는 어머니이고 영성적 목자이기를 꿈꿔야 한다고 말한다. 37) 교황은 교회가 잘 짜여진 단체나, 조직체가 아니라고 다음과 같이 연설한다. 교회는 정치적인 운동 단체도, 잘 짜여진 조직체도 아닙니다. 교회는 그런 기관이나 조직이 아닙니다. 교회는 NGO가 아닙니다. 교회가 NGO로 변한다면, 그 순간에 교회는 소금의 역할을 상실하고, 더는 구원이 없는 곳, 단지 공허한 조직체가 되고 말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약해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악마가 우리를 속이면 우리는 고효율성이라는 함정에 빠져들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폐쇄적으로 되면, 그 35) 신학생, 수련자 그리고 성소를 식별한 이들과 함께한 미사강론. 2013년 7월7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189) 36)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의 인터뷰 2013년 8월19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190) 37)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의 인터뷰, 2013년 8월 19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203)

212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11 교회는 병든 교회가 됩니다. 교회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어디로 나가느냐고요? 어떤 교회든지 간에 교회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자주 내보내 달라고, 밖으로 나가시려고 문을 두드리시지요? 우리는 예수님이 밖으로 나오시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갈등의 문화, 분열의 문화, 나에게 소용이 없으면 내버리는 문화, 허비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38) 교황은 교회는 기관이지만 교회 자신이 중심 이 되면 단순히 기능적으로 되며 또한, 기관 으로서의 교회는 기업 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느님의 신부이기를 그만두고 행정가로서 끝나고, 교회는 봉사자에서 감독관 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럴 때 교회는 예수님과의 만남, 형제자매들과의 만남을 촉발할 수 없는, 거리를 둔 사목 계획을 취한다. 그런 사목 계획은 개종을 위한 범위를 제공하는 데는 최선일지 몰라도 결코 사람들에게 교회에 소속되어 있거나 일부라고 느끼도록 영감을 주지는 못한다고 교황은 연설한다. 39) 2) 교회의 쇄신과 변화 교황은 사목활동의 쇄신에서 공동체가 봉사와 사목적 선교의 길로 가도록 촉구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교회의 쇄신에 대하여 강조한다. 교황이 언급하는 교회 쇄신의 정신은 권한의 건실한 분화를 기초로 해서 개별교회의 복음화 주역론을 필두로 교황직 쇄신과 주교 및 사제들의 사목적이고 선교적인 차원에서 조직적인 변화를 꿈꾸고 있다. 38) 교회운동 Ecclesial Movements 지도자들과 함께한 성령강림대축일 전야 연설, 2013년 5월18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 39) 남미 주교회의 지도자들에게 한 연설, 2013년 7월28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

213 212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1) 건실한 분권화와 개별교회의 개혁 교황은 교회와 세상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하여 교황의 교도권에 결정적이거나 완벽한 답변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황이 지역 주교들을 대신하여 그들의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식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황은 건실한 분권화 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40) 교황은 개별교회가 자기주교의 지도 아래 가톨릭교회의 한 부분으로서 선교적 쇄신으로 부름 받고 있으며, 개별 교회는 복음화의 첫째 주역이라고 말한다. 41) 곧 그 것은 하나인 교회를 세상의 특정한 장소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그 안에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참으로 내재하며 활동하기 42) 때문이다. 교황에 따르면, 개별 교회는 특정한 장소에 구현되고, 그리스도께서 주신 구원이 모든 수단을 갖추고 있지만, 그 지역의 얼굴을 지닌 교회이며,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빛과 생명을 가장 필요로 하는 그곳에, 교회는 언제나 현존한다. 43) 이러한 선교 열정이 더욱더 강렬하고 광범위하고 충만해지도록 교황은 각 개별 교회에 단호한 식별과 정화와 개혁의 과정으로 들어서기를 권고한다. 44) (2) 교황직 쇄신 교황은 실천하는 교회 쇄신의 분야 가운데서 교황직에 대해서도 언급을 한다.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께서 수위권에 대한 본질을 40) 복음의 기쁨 16항. 41) 건의안, 41항(재인용: 복음의 기쁨 30항). 42)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 주님이신 그리스도 (Christus Dominus), 11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재인용: 복음의 기쁨 30항). 43) 건의 안, 42항 참조.(재인용: 복음의 기쁨 30항). 44) 복음의 기쁨 30항.

214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13 포기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상황에 개방적인 수위권 행사 방식 45) 을 찾는 데에 도움을 요청하셨지만 이와 관련하여 교회는 별로 진전하지 못하였다며, 교황직과 보편 교회의 중앙 조직들 또한 사목 개혁의 요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46) 옛 총대주교좌 교회들처럼, 주교회의들은 합의체적 정신을 구체적으로 적용시키는 여러 가지 풍요로운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47) 하지만 이러한 바람은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한 가운데 그 원인에 대해서 교황은 진정한 교리적 권위를 포함하여 구체적인 권한을 지닌 주체로 여겨지는 주교회의 법률적 지위가 아직까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파악한다. 곧 지나친 중앙 집권은 교회의 생활과 그 선교 활동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이를 어렵게 만든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48) (3) 주교직 쇄신 교황에 따르면, 주교는 신자들이 한마음 한뜻을 이룬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의(사도 4,32 참조) 이상을 따라 언제나 자기 교구의 교회 안에서 선교적 친교를 증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주교는 때로는 자기 백성 앞에 나서서 방향을 제시하고 그들의 희망을 북돋아 줄 것이고, 때로는 나서지 않고 그들 가운데에 오로지 인자로운 모습으로 머물 것이라고 교황은 말한다. 또 어떤 상황에서는 백성 뒤에 걸어가며 뒤쳐진 이들을 도와주고 무엇보다도 양 떼가 스스로 새로운 길을 찾게 한다고 강조하는 교황은 주교가 역동적이고 개방적이며 선교적 친교를 증진하는 그의 45)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하나 되게 하고서 (Ut Unum Sint), ) 복음의 기쁨 32항. 47)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 (Lumen Gentium), 23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재인용: 복음의 기쁨 32항). 48) 복음의 기쁨 32항.

215 214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사명에서,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 주는 일부의 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말을 귀담아들으려는 열망으로, 교회법에 제시된 참여 기구들과 다른 여러 형태의 사목 대화들을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 과정의 주된 목적은 교회의 조직화가 아니라 모든 이에게 다가가려는 선교 열망인 것이다. 49) 교황은 주교들이 사람들, 사제들, 수사들과 가까이 지내며 온화하고 인내할 줄 아는 너그러운 사목자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곧 주님 앞에서 자유로움으로써 내적인 가난을 사랑하고, 단순하고 금욕적인 삶을 살아감으로써 외적인 가난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에 따르면, 주교는 왕자들 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50) 특정한 교회의 사목을 이끄는 사람이 주교인데, 그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알고 가까이에서 부드럽게 그리고 인내로써 교회의 모성과 하느님의 자비를 효과적으로 분명히 드러내 보이면서 그들을 이끄는 목자와 같기 때문이다. 교황은 왕자 혹은 기능인은 항상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고 그리스도와 형제들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는 사목으로 이끌기 때문에, 진정한 목자의 태도는 원칙, 규범 그리고 기관에 우선순위를 두는 왕자 혹은 기능인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51) 3) 사목자의 쇄신 교황은 교회는 끊임없이 식별하여, 일부 관습들이 복음의 핵심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매우 49) 복음의 기쁨 31항. 50) 남미 주교회의 지도자들에게 한 연설 2013년 7월28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193). 2013년 9월19일 주교총회와 동방교회 총회가 주최한 새로운 주교들을 위한 과정 에서 한 연설: 관대하게 환영 하십시오. 무리들과 함께하십시오. 무리들과 함께 머무십시오. 51) 과달루페 성모성지 순례자 회의 참석자들에게 보낸 비디오 메시지 2013년 11월16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197).

216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15 효과적이던 교회의 규칙이나 규범들이 이제는 사람들의 생활을 지도하는데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다고 교황은 말씀한다. 교황은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도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하느님 백성에게 주신 규범들은 매우 적다 52) 고 지적하였고,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하느님의 자비는 우리 종교가 자유롭게 되기를 바라셨다. 며 교회가 나중에 추가한 규범들이 신자들의 삶에 짐이 되지 않도록 53) 그리고 우리 종교를 종살이로 만들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 말씀은 교회 개혁을 숙고하고 모든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게 하는 복음 선포의 개혁을 모색할 때에 반드시 고려하여야 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교황은 말한다. 54) 이런 관점에서 교황이 제안하는 사목자의 쇄신을 위한 제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성직주의가 아니라 사목자가 되라! 교황은 사목자의 본질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여러분의 삶으로, 여러분의 증거로 강론을 하십시오. 사목자들 입장에서 그리고 신자들 입장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 사이의 불일치, 말과 생활 방식 사이의 불일치는 교회의 신뢰성을 약화시킵니다. 55) 교황에게 사목자가 된다는 것은 신자들 사이에서 그리고 뒤에서 걸어갈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의 침묵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수 있게 되고 걸음을 걷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계속 걸을 수 있게 됨을 의미하며,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52) 신학대전 I-II. q a.4.(재인용: 복음의 기쁨 42항). 53) 신학대전 I-II. q a.4.(재인용: 복음의 기쁨 42항). 54) 복음의 기쁨 42항. 55) 부활 제2주일 미사 강론, 2013년 4월 14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199).

217 216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보장하고, 스며들게 하는 데에 신경쓰는 것을 의미한다. 56) 교황에 따르면, 교회의 사목자들은 신자들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자비로워야 하고, 자신의 이웃을 씻겨 주고 일으켜 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같이 그들과 동행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복음이라고 강조한다. 교황이 말하는 첫 번째 개혁은 태도에서 나타나야 하며, 하느님 백성은 기관이나 정부의 사무관처럼 행동하는 성직자가 아니라 사목자를 원한다고 강조한다. 57) 교황은 사제들에게 고해소가 고문실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를 만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싶다고 말한다. 하느님의 사랑은 저마다의 잘못과 실패를 넘어 모든 사람 안에서 신비롭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58) (2) 강론자는 자기 공동체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합니다. 교황에 따르면, 강론자는 공동체의 마음을 잘 알아야한다. 그래야 그 공동체가 하느님께 생생하고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한때 사랑으로 넘쳤던 그 대화가 어디에서 끊어지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지를 깨달을 수 있다. 59) 교황은 강론에 대하여 역설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강론은 대중매체가 보여 주는 식의 일종의 오락이 될 수 없지만 그 거행에 활기와 의미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강론은 간결하고 연설이나 강의를 닮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주님의 종보다는 주님께서 더 빛나시도록 강론자가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56) 이탈리아 주교단과 함께한 신앙 고백 강론, 2013년 5월 23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200). 57)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의 인터뷰, 2013년 8월 19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203) 58) 복음의 기쁨 44항. 59) 복음의 기쁨 137항.

218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17 의미이다. 60) 순전히 도덕적이거나 교리적인 강론, 또는 성경 해석 강의가 되어 버린 강론은 강론 안에서 이루어지고 거의 성사나 다름없는 특성을 지녀야 하는 마음과 마음의 소통에서 멀어집니다. 강론은 추상적인 진리나 차가운 삼단논법과는 거리가 멉니다. 강론은 주님께서 선의 실천을 독려하시고자 사용하신 형상들의 아름다움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61) 교황은 준비가 되지 않은 강론자는 영성적 이지 않고 정직하지 않으며 자신이 받은 은사에 무책임한 자라고 말한다. 62) 이어서 교황은 강론자가 성경 본문의 메시지를 인간 상황에, 하느님의 빛을 갈구하는 경험에 연결시킬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이러한 관심은 기회주의적이거나 계산적인 자세와는 전혀 다르다며, 이는 매우 종교적이고 사목적인 관심이라고 말한다. 63) 교황에 따르면, 강론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자기만의 언어에 너무 익숙해져서 다른 모든 사람이 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결함과 명료함은 서로 별개인데, 언어는 매우 간결할 수 있지만 강론은 그리 명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교황은 강론이 두서없거나 논리가 부족하거나 다양한 주제를 한꺼번에 다루려 하다 보니 이해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교황은 사목자들은 강론의 주제가 통일되고 문장이 명료하고 일관되어서 사람들이 강론자의 말을 쉽게 따라가고 그 논리를 파악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64) 60) 복음의 기쁨 138항. 61) 복음의 기쁨 142항. 62) 복음의 기쁨 145항. 63) 복음의 기쁨 154항. 64) 복음의 기쁨 158항.

219 218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3) 모든 구조의 선교지향적 변화 교황은 우리는 늘 이렇게 해 왔습니다 라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모든 사람이 저마다 자기 공동체가 지닌 복음화의 목표와 조직, 양식과 방법을 과감하게 창의적으로 재고할 것을 권유하면서 모든 사람이 이 문서의 방향 제시를 두려움 없이 받아들여 기꺼이 또 용기 있게 적용하도록 권고한다. 65 ) 교황은 더 미룰 수 없는 교회 쇄신을 강조한다. 많은 곳에서 행정적 측면을 사목적 측면보다 우선시하고, 복음화의 다른 형태를 뒷전에 물리고 성사 집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66) 면서 선교적인 교회 쇄신을 위해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저는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 선택 을 꿈꿉니다. 교회의 관습과 행동 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 구조가 자기 보전보다는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구조를 더욱 선교 지향적으로 만들고, 모든 차원의 일반 사목 활동을 한층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것으로 만들며, 사목 일꾼들에게 출발 하려는 끊임없는 열망을 불러일으켜, 예수님께서 우정을 맺도록 부르신 모든 이에게서 긍정의 대답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67 ) 4) 본당사목구의 쇄신 교황은 본당 사목구는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이 아니지만 사목자와 공동체의 개방성과 선교적 창의력에 따른 매우 다양한 형태를 지닐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본당 사목구가 복음을 전하는 유일한 기구는 아니지만, 끊임없는 자기 쇄신과 적응력을 보여 준다면, 앞으로도 65) 복음의 기쁨 33항. 66) 복음의 기쁨 63항. 67) 복음의 기쁨 27항.

220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19 계속해서 자기 아들딸의 집안에서 살아가는 교회 68) 가 될 것 69) 으로 전망한다. (1) 조직은 봉사를 위한 구조로 변화되어야 한다. 교황 스스로 교황청 조직이 더 이상 특정한 교회들과 그들의 주교들에게 봉사하지 않을 때, 그것은 짐스럽고 끊임없이 감독하고 질문하는 관료주의적 세관, 성령의 역사와 하느님 백성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변질된다 70) 고 우려한다. 그러므로 교황은 교회가 쇄신을 위하여, 곧 모범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기 성찰을 통하여 교회의 지체들로 말미암은 결함들을 지적하고 단죄함으로써 그것들을 바로잡고자 과감하고 열정적으로 싸워 나가야 한다고 촉구한다. 교황은 복음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는 교회 구조들이 있다고 진단하고, 아무리 훌륭한 구조라 하더라도 그 구조에 생기를 주고 지탱하고 평가하는 생명이 있을 때에만 도움이 되는데, 그러한 새로운 생명과 진정한 복음 정신이 없다면 교회 본연의 소명에 대한 충실성 이 없다면, 그 어떠한 새로운 구조도 이내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71) 고 경고한다. (2) 본당 공동체와 모든 단체들 교황은 본당이 가정과 사람들의 생활과 실제로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면서, 본당은 그 지역에서 사는 교회의 현존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인 생활이 성장하는 장소이며, 대화와 68) 평신도 그리스도인 26항.(재인용: 복음의 기쁨 28항) 69) 복음의 기쁨 28항. 70) 로마 교황청 크리스마스 인사 연설, 2013년 12월21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228) 71) 복음의 기쁨 26항.

221 220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선포, 아낌없는 사랑 실천 그리고 예배와 기념이 이루어지는 장소임을 강조한다. 72) 따라서 이 모든 활동을 통하여 본당 사목구는 그 구성원들이 복음 선포자가 되도록 격려하고 교육한다. 73) 교황에 따르면, 본당 사목구는 공동체들의 공동체이고, 길을 가다가 목마른 이들이 물을 마시러 오는 지성소이며, 지속적인 선교 활동의 중심지이지만 교회 구성원 스스로 본당 사목구의 개편과 쇄신에 대한 호소가 아직은 충분한 열매를 맺지 못하였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본당 사목구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살아 있는 친교와 참여의 장소가 되고 온전히 선교를 지향하여야 한다 74) 고 교황은 강조한다. 교황은 역시 다른 교회 기관들과 기초 공동체와 소공동체들, 여러 운동들과 단체들도 모든 영역과 분야를 복음화하고자 성령께서 불러일으키신 교회의 풍요라고 말한다. 교회의 쇄신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복음화의 열정과 세상과 대화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이들은 지역의 본당 사목구라는 풍요로운 실재와 계속 접촉하며 개별 교회의 전반적인 사목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교황은 받아들인다. 75) 교황은 이러한 통합은 그들이 복음과 교회의 일부에만 집중하거나 뿌리 없는 유랑민이 되는 것을 막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76) 교황은 강론에서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교회 안에서 다양성은 그 자체로 위대한 보물입니다. 다양성은 하느님의 원대한 계획의 일부로서 하나하나의 작은 조각들이 다른 조각들과 합쳐져 위대한 모자이크 작품이 만들어진 것처럼 항상 일치의 조화에 기반을 둡니다. 다양성은 72) 건의안, 26항 참조 (재인용; 복음의 기쁨 28항). 73) 건의안, 44항 참조 (재인용; 복음의 기쁨 28항). 74) 복음의 기쁨 28항. 75) 건의안, 26항.(재인용: 복음의 기쁨 29항. 76) 복음의 기쁨 29항.

222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21 우리에게 영감을 주어 교회의 자체에 상처를 입히는 모든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늘 작용할 것입니다. 서로 다른 것들 안에서의 일치를 가져오는 특별한 가톨릭적 방법은 없습니다. 서로 다른 것들 안에서의 일치, 이것이 가톨릭의 정신, 그리스도인의 정신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방식입니다. 77) (3) 사목일꾼들의 유혹들 교황은 사목자들이 맞서야 하는 도전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성찰한다. 사목 일꾼들에게 그들의 일은 자신의 삶의 부속물이 아니다. 교황에 따르면, 오늘날 봉헌 생활자들을 포함하여 수많은 사목 일꾼이 개인의 자유와 휴식에 지나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이 보인다. 그 원인은 사목 활동이 내 개인 생활을 침해하는 듯이 여기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활동을 자신의 정체성과 무관하다는 듯 여기며 이를 단순히 삶의 부속물로 간주한다. 영성생활도 일부 신심 행사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위안을 줄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 안에 투신하며 복음화를 위하여 열정을 쏟도록 북돋워 주지 못한다. 그 결과 수많은 복음화 일꾼에게서, 비록 그들이 기도를 하고 있지만,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정체성의 위기를 겪으며 열의가 식어 있음을 볼 수 있다. 78) 고 교황은 통찰한다. 교황은 언제나 문제는 과도한 활동이 아니라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 활동, 곧 적절한 동기가 없고 영성이 스며들지 못하여 즐겁게 수행되지 못하는 활동 79) 이라고 말한다. 교황은 이것을 이기적 나태라고 말한다. 77)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롤 사도 대축일 미사강론, 2013년 6월29일(재인용: 세상의 매듭을 푸시는 교황 프란치스코, 하양인, ) 78) 복음의 기쁨 78항. 79) 복음의 기쁨 82항.

223 222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교황은 무익한 비관주의를 경계하시며, 세상의 악이 그리고 교회의 악이 우리의 헌신과 열정을 줄이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80) 라고 강조한다. 곧 세상의 악을 보면, 과연 저 앞에서 복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고 의심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런 의심들을 교황은 자기중심적인 신뢰 부족의 산물 81) 로 보고 있다. 복음의 기쁨은 우리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근거하므로, 세상과 교회의 어떤 악에도 불구하고 그 힘을 간직할 것이다. 82) 교황은 영적 세속성은 안 된다. 83) 고 강조한다. 사목 일꾼의 영적인 세속성은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하여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광과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 84 이다. 겉으로는 교회를 위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일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드려내려 할 때, 세속적인 기준으로 사목 활동을 평가할 때에 교회도 사목 일꾼도 영적 세속성에 빠진 것이다. 교회 공동체 차원에서 복음이 하느님의 백성에게 그리고 현대의 구체적인 요구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이 가시적인 통계와 기획과 평가에 매달리는 85) 모습이 보인다. 이와 같이 아무리 많은 일을 하고 또 설령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목 일꾼으로서 한 일이 아니라, 목자로서 양을 기른 것이라기보다 목자 자신을 기른 것이고(에제34;요한10), 사도로서 파견되어 사도직을 행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간 것이다. 86) 80) 복음의 기쁨 84항. 81) 복음의 기쁨 85항. 82) 안소근, 복음의 기쁨 학술세미나, 제2발제, 공동 노력의 위기 속에서 ) 복음의 기쁨 93-97항. 84) 복음의 기쁨 93항. 85) 복음의 기쁨 95항. 실제로 교구들 마다 교구설정 몇 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성전 건립, 신자 비율 몇 퍼센트를 달성하려는 운동에서 그러한 모습이 있을 수 있다. 86) 안소근, 복음의 기쁨 학술세미나, 제2발제, 공동 노력의 위기 속에서 37.

224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23 하느님, 껍데기뿐인 영성과 사목으로 치장한 세속적인 교회에서 저희를 구하소서!...복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합시다. 87) 교황은 우리 사이에 싸움은 안 된다. 88) 고 말한다. 교회는 완성된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완성을 향하여 나아간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분열과 싸움은 그리스도와 복음을 증거하는 데에 반하는 것이다. 교회가 불완전한 하늘 나라의 모습을 지닌 그만큼, 교회 안에서 갈등이 없다면 교회는 하늘 나라를 향해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는 그 갈등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하고, 참으로 화해를 이룬 형제적 공동체 89) 를 추구해야 한다. 이 세상 나라들이 싸우고 분열을 일으키며 상대를 밟고 올라서려고 할 때, 교회는 화해할 수 있고, 용서할 수 있으며 목숨을 내어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거해야 한다. 형제애의 이상을 빼앗기지 않도록 합시다. 90) 교황은 또 다른 교회의 도전들 91 을 언급한다. 평신도의 정체성과 사명에 대한 의식, 여성이 교회 안에서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 청년 사목과 교육 분야(그들의 말을 듣고 대화해야 한다), 사제직과 봉헌생활에 대한 성소 부족(흔히 공동체 안에 사도적 열정이 없기 때문), 무엇보다 선교 열정을 빼앗기지 않도록 합시다. 92) 이상 세상의 도전들은 복음의 가치관과는 차이가 있으며, 다른 면에서 복음화의 대상들이다. 교회의 하느님 백성은 이 도전들 앞에서 복음의 기쁨으로 살 때, 성령의 빛으로 복음화의 길을 따라 갈 수 있을 것이다. 87) 복음의 기쁨 97항. 88) 복음의 기쁨 항. 89) 복음의 기쁨 100항. 90) 복음의 기쁨 101항. 91) 복음의 기쁨 항. 92) 복음의 기쁨 109항.

225 224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5. 나가는 말 교황의 한국방문이 담고 있는 또 한 가지의 전망은 아시아 복음화이다.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점은 인도의 뭄바이 대교구장 오스왈드 그리시아스 추기경이 제시한 것처럼, 첫째 물질주의 와 세속주의 이다. 둘째 많은 가정들의 해체내지는 분리 이며, 셋째 언어가 다양한 아시아 나라들과 종교들 사이의 대화 이며, 마지막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처해있는 가난 에 대한 것들이다. 이를 위해 교황께서 제시하신 길은 먼저 종교 간의 대화, 그리스도교인들의 정체성 확립, 세상의 가치들이 추구하는 상대주의 에 대한 경계, 삶의 형식만을 추구하는 피상성 과 번영의 안전함 에 대한 유혹을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특별히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화를 통해 비그리스도인들과 대화를 나누도록 권고한다. 93) 교황은 한국가톨릭교회에 신앙선조들의 신앙유산 94) 을 잘 전달받고 전달하기를 바라셨다. 곧 신앙선조들의 유산을 담아 함께 걸어갈 것을 바라신 것이다. 세계 유래 없는 성직자 선교사 없이 신앙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교회를 일군 것을 높게 평가하셨던 교황께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순교 95) 에 대해 한국 방문 중에 많은 말씀을 하셨다. 필자는 이번 교황의 한국 방문을 지켜보면서 받은 은혜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실천하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당국에서는 경제 효과가 5천억이라느니 하면서, 교황의 한국방문으로 한국의 산티아고 93) 아시아 주교들과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연설, ) 한국의 문화는 연장자들의 고유한 품위와 지혜를 잘 이해하며, 사회 안에서 그분들을 존경합니다. 신앙 때문에 순교한 선조들이 믿고 따른 진리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쳤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의 선익을 위하여 사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청와대 영빈관 연설)

226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225 순례길을 조성하는 등 많은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현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지속적으로 교황께서 하신 말씀과 실천하시는 사랑과 섬김의 삶을 함께 걸어가는 것은 바로 우리 교회의 몫이다. 이를 위해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과 삶과 모습을 계속 연구하고 알리며 실행하는 자세가 절대로 필요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님께서 25년 전에 방문하셔서 하신 말씀을 인용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섬김과 사랑의 해법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래는 이 국민들 가운데 현명하고 덕망 있고 영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있다. (1989년 10월 8일) 그렇다. 한국인들은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의 능력과 성실성은 단연 세계 최고다. 운동경기를 보더라도 개인 종목은 세계대회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함께 팀워크를 이루며 겨루는 운동종목은 그렇지 못한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무슨 원인일까? 교황께서 말씀하신 현명하고 덕망 있고 영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종교인, 정치인, 교수 등 전문적인 일에 종사하는 자들이 아닐까? 예를 들어 성당에서는 사목자들이 얼마나 함께 하고, 수도자들이 얼마나 일치하며, 본당의 사목위원들이 얼마나 함께하느냐에 본당의 미래가 달려있음이 분명하다. 연대의 힘이다. 교황은 이 연대의 힘에서 희망을 바라본다. 95) 그리스도의 메시지에는 아름다움과 진실성이 있어서, 복음과 복음의 요구, 곧 회개, 내적 쇄신, 사랑의 삶에 대한 요구가 이벽과 첫 세대의 양반 원로들을 감동시켰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바로 그 메시지에, 그 순수함에 거울 보듯이 자신을 비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추구해야 합니다.... 기억의 지킴이다 되는 것이란, 성장시켜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코린 3,6 참조) 깨닫고, 동시에 성장은 과거처럼 현재에도 고난을 이겨내며 끊임없이 일하는 그러한 노고의 열매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순교자들과 지난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기억은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이상화되거나 승리에 도취 된 기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회개하라고 촉구하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지 않고 과거만 바라본다면, 우리가 앞으로 길을 나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영적 진전을 가로막거나 실제로 멈추게 하고 말 것입니다. (한국주교회의 연설)

227 226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교황이 대중에게 인기가 많으신 이유는 예수님처럼 가난과 정의의 두 가지 수레바퀴를 몸소 실천하시고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몸소 연대하며 앞장서 주시기 때문이다. 교황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우리가 가난한 자와 약자와 마음을 다해 연대하는 것이 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또 교황 방문을 계기로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청년들이 한 목소리로 대화하며 세상에서 일어나 비추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발표문) 96) 96)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주최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 ) 제1주제

228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제 2 주제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이 재 룡 신부 (서울대교구 혜화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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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29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이 재 룡 신부 (서울대교구 혜화동 본당 주임) 머리말 : 프란치스코 교황의 꿈 1. 교회 쇄신의 절박성 2. 우리 시대의 도전들 3.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 4.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5. 공동선과 사회적 평화 6. 실행 과제들 맺음말 머리말 어느새 반년이 훌쩍 지났습니다만,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운데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박예슬이라는 학생이 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어서, 어려서부터 엄마, 동생, 단짝 등의 그림을 그렸고, 최근에는 특히 자신의 꿈을 담아 여러 패션 디자인 스케치들을 그려 놓았는데, 그 가운데 특히 패션구두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은 것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 그의 친구들과 주변의

231 230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뜻있는 디자이너들이 그 18세 소녀의 못다 핀 꿈을 전시회로 기획하여 7월 4일부터 전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TV를 보면서 저절로 가슴이 먹먹해져 왔습니다. 지난 8월 우리나라를 다녀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78세의 고령이시지만 예슬이 못지 않은 벅찬 꿈을 꾸고 계십니다. 1) 그분이 얼마나 역동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계신 분이신지는 크고작은 여러 방한 축제들을 통해서 생생하게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감격스럽고 행복했습니다. 교황님은 그 꿈을 자신의 교황직이 나아갈 청사진을 제시하는 2) 첫 번째 사도적 권고인 복음의 기쁨 (Evangelii Gaudium, ) 속에 담았습니다. 이 문헌은 다른 교황님들의 사회 회칙들, 예컨대 베네딕토 16세의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2009)나 요한 바오로 2세의 백주년 (2001) 또는 사회적 관심 (1987) 등에서 제시한 것과 비슷한 사회-경제적인 문제들에 대한 체계적인 논술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특유의 기질에서 그러하듯이, 가끔은 상당히 복잡한 어떤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세밀하게 탐색하기보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데 매우 효과적인 비유나 격언 풍의 문장을 통해 전개하기를 좋아하십니다. 문헌에서는 여러 차례, 이미 바오로 6세가 80주년 (1971)에서 선언한 내용들에 부응해서, 로마가 세계의 여러 곳에서 제기되는 복잡하고 다양한 모든 상황들에 대해 타당하면서도 적절한 말을 다 할 수 없다 는 1) 스파다로 신부는 교황님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교황은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 흔히 말하는 대로 꿈을 믿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소망이라는 꿈을 믿는다는 그런 의미에서다. 하지만 그는 막연한 꿈에(...) 사로잡히기에는 너무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사람이다. 오히려 그는, 성경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하느님과 만남의 자리로 이해되는 꿈을 믿는다. 거기에서 그의 에너지가 나온다. (교황 프란치스코, 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안토니오 스파다로와의 대담집), 국춘심 옮김, 솔, 2014, 23-24쪽) 2) 이 권고를 통하여 저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기쁨으로 [채색된] 새로운 복음화 단계로 들어서도록 격려하면서, 앞으로 여러 해 동안 교회가 걸어갈 새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항)

232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31 점을 강조합니다. 3) 이를 위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전임자들의 공표된 문헌들은 물론 모든 대륙의 지역과 국가의 주교단의 문헌들까지도 광범위하게 인용하며 참조하고 있습니다. 그 분은 이 권고에서 자신이 간절히 소망하는 두 가지 꿈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그 두 가지 꿈 가운데 첫 번째 꿈은, 교회가 이제껏 살아온 모든 관습과 활동과 체제를, 온전한 복음 선포 체제로 탈바꿈하는 것입니다. 저는 모든 것을, 교회의 모든 관습과 행동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구조가 자기보전보다는 현대세계를 복음화하는 데 적절한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사명수행]적 선택을 꿈꿉니다. (27항) 4) 그리고 두 번째 꿈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온전히 회복하고 맘껏 기뻐하며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꿈은 드높이 날아오릅니다. 우리는 단순히 모든 사람을 위한 양식이나 품위 있는 생계 의 보장만이 아니라, 그들의 복지와 번영 도 바랍니다. 이는 교육, 의료혜택, 그리고 무엇보다 고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92항) 5) 교회의 변화와 쇄신을 강력히 촉구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3) 교황이 지역 주교들을 대신하여 그들의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식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건실한 분권화 [탈중심화](decentralizzazione)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16항) 4) 27항: "Sogno una scelta missionaria capace di trasformare ogni cosa, perche le consuetudini, gli stili, gli orari, il linguaggio e ogni struttura ecclesiale diventino un canale adequato per l evangelizzazione del mondo attuale. (I dream of a missionary option, that is a missionary impulse capable of transforming everything, so that the Churche s customs, ways of doing things, times and schedules, language and structures can be suitably channeled for the evangelization of today s world rather than for her selfpreservation.) 5) 192항: "Desideriamo pero ancora di piu; il nostro sogno vola di piu. Non parliamo solamente di assicurare a tutti il cibo, o un decoroso sostentamento, ma che possano avere prosperita nei suoi molteplici aspetti. Questo implica educazione, accesso all'assistenza sanitaria, e specialmente lavoro." (Yet we desire even more than this; our dream soars higher. We are not simply talking about ensuring nourishment or a dignified sustenance for all people, but also their general temporal welfare and prosperity. This means education, access to health care, and about all employment.)

233 232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구별한 교회 내부(ad intra) 개혁 과 외부(ad extra) 개혁 사이의 구별에 상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하지만 교황님의 이런 두 가지 간절한 바람을 담고 있는 이 문헌은 내용이 대단히 광범위하고 풍부해서,(누군가는 엄청난 매장량을 담고 있는 광맥 과 같다고 표현) 요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7) 그러나 우리는 첫 번째 꿈에 관해서는 간략한 언급으로 그치고, 두 번째 꿈인 사회 문제, 특히 가난한 이들의 사회통합이라는 주제와 연결되어 있는 꿈에 관심을 좀더 집중할 것입니다. 1. 교회 쇄신의 절박성 먼저, 교황의 첫 번째 꿈인 교회 쇄신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봅시다. 교황은 교회 쇄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이 절박하다 (un improrogabile rinnovamento ecclesiale/an ecclesial renewal which cannot be deferred)는 점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공동체가 사목적이고 선교[사명수행]적인 회심의 길(cammino di una conversione pastorale e missionaria)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노력을 다 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됩니다(non puo lasciare le cose come stanno/cannot leave things as they presently are). (25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천명했던 바로 변화와 쇄신 또는 회심 (conversio)이라는 과제입니다. 교황님께서 바라보시는 교회 6) 교황은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개혁은 태도의 개혁 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조직과 구조의 개혁은 이차적입니다. 다시 말해 뒤에 오는 것이지요. 첫 번째 개혁은 태도의 개혁이어야 합니다. ( 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91쪽. 7) 이병호 주교님은 아예 요약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합니다: <복음의 기쁨>의 배경과 의미, 복음의 기쁨: 가톨릭-개신교 합동심포지엄( )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234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33 개혁의 열쇠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충실성을 통한 끊임없는 자기 쇄신 (permanente riforma di se per fedelta a Gesu Cristo/a constant self-renewal born of fidelity to Jesus Christ)입니다.(26항) 교회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쓸모없는 구조 나 선택받았다고 자처하는 자기도취적 집단 이어서는 안 됩니다.(28항)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육화(incarnatio)를 통하여 온유한 사랑의 혁명으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88항) 우리는 그분께서 우리를 통하여 당신이 사랑하시는 백성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268항) 저는 오늘날 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신앙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이 다가가는 일, 친밀성이 필요합니다. 저는 교회를, 전쟁이 끝난 다음의 야전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한 부상을 당한 사람에게 콜레스트롤이나 혈당 수치를 묻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우선 상처부터 치료해 주어야지요.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다른 것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상처를 치료하십시오. 상처를 싸매 주세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8) 복음은 과감히 다른 이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만나라고, 곧 그들의 육체적 현존과 만나라고 끊임없이 초대하고 있습니다. (88항) 교황님은 교회가 좀더 선교적[(파견)사명수행적]이 되고 좀더 복음적이 8) 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안토니오 스파다로와의 대담집), 89-90쪽. 교회를 야전병원 으로 보는 교황의 교회관에 대해서는: 이병호 주교, 복음의 기쁨 의 배경과 의미, 복음의 기쁨 : 가톨릭 개신교 합동 심포지엄 ( ,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진리관), 94-97쪽과, 박상훈 신부, 교회는 야전병원이다, 복음의 기쁨 과 한국교회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주년 기념 심포지엄, , 서강대 다산관), 21-28쪽 참조. 본당(parrocchia)은 그 지역에 사는 교회의 현존이고, 하느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인 생활이 성장하는 장소이며, 대화와 선포, 아낌없는 사랑 실천, 그리고 예배와 기념이 이루어지는 장소입니다.(...) 그곳은 길을 가다가 목마른 이들이 물을 마시러 오는 지성소이며, 지속적인 선교[사명수행] 활동의 중심지입니다.(...) 그곳은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살아 있는 친교와 참여의 장소가 되고 온전히 선교[사명수행]를 지향하여야 합니다. (28항)

235 234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되며 좀더 가난한 이들과 가까워질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 교회 스스로가 가난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적[사명수행적] 선택 (scelta missionaria)을 꿈꿉니다. 교회의 관습과 행동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 구조가 자기 보전보다는 [현대]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canale)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곧 모든 구조를 선교[사명수행] 지향적으로 만들고, 모든 차원의 일반 사목 활동을 한층 포괄적이고 개방적으로 만들며, 사목 일꾼들에게 [교회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외출하려는 (uscita) 지속적인 태도를 불러일으키 게 되는 것입니다.(27항) 9) 저는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고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사고를 당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una Chiesa accidentata, ferita e sporca/a Church which is bruised, hurting and dirty)를 더 좋아합니다. (49항) 그리고 길을 잃을까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거짓 안도감을 주는 조직과 우리를 가혹한 심판관으로 만드는 규칙들이나 우리를 안심시키는 습관들 안에 갇히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저는 중심이 되는 일에만 부심하다가 강박[집착]과 절차의 거미줄에 사로잡히고 마는 교회는 원하지 않습니다. 정녕 우리 마음을 들볶고 양심을 가득 채워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수많은 우리 형제들이, 힘도 빛도 없고 예수님과 나누는 우정의 위로도 누리지 못한 채, 그들을 받아주는 공동체도 없이, 삶의 전망과 의미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어야 합니다.(...) 아직도 9) 거리로 나가서 사람들을 찾고 직접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업무를 본당 일로 제한하고 공동체 안에 틀어박혀 살 때 독방에 감금된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축되는 것입니다. 마치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번져버린 아파트의 벽처럼 말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새시대의 응답자, 성바오로, 2013, 62쪽)

236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35 바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예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마르 6,37) 하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49항) 나그넷길에 있는 교회(la Chiesa peregrinante)는 그 자체로나 인간적인 제도로서 언제나 필요한 이 개혁을 끊임없이 계속하도록(a questa continua riforma) 그리스도께 부름 받고 있습니다. (26항) 2. 우리 시대의 도전들 교황님은 현대의 상황에 대해 한 가지 긍정적인 지적으로 자신의 문제 보따리를 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복지 향상을 위하여 건강과 교육과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분야에서 진일보하였다는 점에서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즉시 다음과 같이 덧붙입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사람들 대부분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이 때문에 비참한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52항) 불평등이 점점더 뚜렷해지며 삶의 기쁨을 꺼버리고, 존중의 결핍과 폭력을 자라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집적되는 급속도의 엄청난 도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는 과학의 진보와 기술 혁신에서 그리고 자연과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그 신속한 적용에서 확인됩니다. 우리는 새로우면서도 흔히 익명의 권력 형태로 이어지는 지식과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52항) 교황님은 경제(ecconomia)를 그 어원에 따라 우리가 함께 사는 [커다란] 집인 이 세계 전체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기술 로 이해하고 있습니다.(206항) 건강한 세계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보다 효과적인 조정방식입니다.

237 236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교황님은 단호히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 를 단죄합니다. 이 경제는 사람을 죽입니다. (53항) 거리에 살도록 내몰린 노숙인이 얼어 죽은 사실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지만, 주가지수가 조금 내려가는 것은 대서특필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교황님은 이것이 바로 배척 이라고 말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사회참여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 한 주제를 거론하면서 교황은 그들이 현실사회, 노동, 미래 전망으로부터 배척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그들로 하여금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이 소비되고 폐기되는, 이른 바 폐기의 문화 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착취된 이들이 아니라, 쫓겨난 이들, 버려진 사람들입니다. (53항) 교황님은, 시장자율주의자들이 선호하는 모든 경제 성장이 평등의 증진과 사회 통합을 낳는다는, 널리 퍼져 있는 낙수효과(trickledown) 이론 을 사실 무근하다고 단죄합니다.(54항) 10) 더더욱 무관심의 세계화 가 만연되고 있습니다. 그 탓에 모든 사람들이, 문제들은 시장의 자율 덕분에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게 되고, 실직되어 모든 가능성을 박탈당하고 잘려져 나간 수많은 삶들 앞에서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교황은 이런 상황의 주요 원인들 가운데 하나로 돈에 대한 새로운 우상숭배를 지적하고 있습니다.(55항) 11) 사도 바오로는 일찍이 티모테오 전서에서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 (Radix omnium 10) 김공희, 99%를 위한 경제학인가, 9%를 위한 경제학인가, 김공희(편), 왜 우리는 더 불평등해지는가, 바다출판사, 2014, 11-70쪽 참조. 11) 요한 바오로 2세는 탐욕과 권력욕이라는 두 뿌리에서 돈과 이데올로기, 신분과 기술 등과 같은 우상 숭배 가 태어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심, 37항)

238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37 malorum est cupiditas)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12) 돈을 사랑함 에 해당되는 단어가 라틴어로는 cupiditas, 곧 욕정 욕망 또는 넓은 의미의 탐욕 으로 돈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지만, 희랍어 단어는 philarguria, 곧 philein(사랑하다)+arguron(하얀 금속, 곧 은전)이라는 합성어로서 돈을 사랑함 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서 만나게 되는 유혹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새롭고도 무자비한 돈 숭배와, 인간의 얼굴을 잃어버린 경제를 만나게 됩니다. 이런 새롭고도 타락한 인간 개념은 인간 존재를 기껏 자신의 필요 가운데 하나인 소비재쯤으로 환원시킵니다. 도처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불평등의 심화에는 만연된 부패와 이기주의적인 탈세 등이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익 증대를 목적으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는 이 체제 안에서 절대 규칙이 되어 버린, 신격화된 시장의 이익 앞에서 자연 환경처럼 취약한 모든 것은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56항) 그러므로 사회 경제 제도는 그 뿌리부터 불의합니다.(Il sistema sociale ed economico e ingiusto alla radice) (59항) 그리고 이미 요한 바오로 2세가 사회적 관심 에서 단죄한 왜곡들 가운데 하나인 죄의 구조 (strutture del peccato)를 지적합니다. 13) 이것은 불의한 사회 구조 안에 굳어져 버린 악(e il male cristallizzato nelle strutture sociali ingiuste)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의 바탕이 될 수 없습니다. (59항) 현실 경제에 의해서 촉발된 소비의 조장과 불평등은 12) 1 티모 6,9-10: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리는 유혹과 올가미와 어리석고 해로운 갖가지 욕망에 떨어집니다. 사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믿음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13)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사회적 관심, 36항: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유지되는 두 블록으로 나누어진 세계, 상호 의존과 연대의식 대신에 갖가지 제국주의가 휩쓰는 세계는 죄의 구조에 종속된 세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죄의 구조는 개인적인 죄 속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따라서 반드시 개인들의 구체적인 행동과 결부됩니다. 개인들이 이런 구조를 도입하며, 개인들이 이 구조를 강화하고 제거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239 238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조만간 폭력을 낳게 된다. 그러나 무기에 호소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보장의 결핍이 개탄스럽지만, 배척과 사회적 불평등이 제거되지 않는 한, 폭력을 뿌리뽑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대중 속담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돈은 최상의 봉사자이지만 최악의 폭군입니다. 금융 개혁에 윤리적 고려가 반영되려면 정치 지도자들의 강력한 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정치 지도자들이 개별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하면서도 결단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이러한 도전에 맞설 것을 촉구합니다. 돈은 봉사해야지, 지배해서는 안 됩니다! (58항) 3.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 복음의 기쁨 은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에 제4장 14) 한 장을 온전히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 장은 제2장 제1절에서 제시된 현대의 도전 또는 시대의 징표 에 대한 응답입니다. 복음화는 하느님 나라를 우리 세상 속에 현존시키는 것입니다. (176항) 이 말로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에 헌정된 제4장을 시작합니다. 복음의 메시지는 불가피하게 사회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핵심 안에는 공동체 생활과 다른 이들에 대한 헌신이 있습니다. (177항) 그리스도교에서 당신의 모상대로 이루어진 인간 창조와 더불어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된 각 사람의 무한한 품위(존엄성)는 근본적입니다. 구원은 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개별 인간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도 14) 저는 이제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에 관한 저의 관심사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차원을 올바로 다루지 않으면, 복음화 사명의 참되고 본질적인 의미가 계속 왜곡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176항)

240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39 구원하시기 때문입니다.(178항) 15) 이미 교도권을 통해 여러 차례 표현된 바 있는 한 개념을 다시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복음의 핵심에서 우리는 복음화와 인간 증진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밀접한 관계는 반드시 복음화의 모든 활동에서 드러나고 발전되어야 합니다. (178항) 성경 전체는 우리가 이웃에게서 우리 각자를 위한 육화의 연장을 발견하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남들을 위해 행하는 모든 것은 초월적 차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들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 심판받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사명수행]적(la Chiesa e missionaria per natura)입니다. 바로 이 본성에서 이웃을 향한 실질적인 사랑, 이해하고 돕고 격려하는 공감이 생겨납니다. (179항) 사랑의 봉사(servizio della carita)는 교회의 사명을 이루는 핵심 요소이며 교회의 본질 자체를 드러내는 필수적 표현입니다. (179항) 이웃에게 눈을 감으면 하느님도 볼 수 없습니다.(272항) 16) 우리가 가장 먼저 다가가야 하는 사람들은 친구와 부유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가난한 이들과 병든 이들, 자주 멸시당하고 무시당하는 이들, 우리에게 보답할 수 없는 이들 (루카 14,14) 입니다.(48항) 우리의 신앙과 가난한 이들 사이에는 떼어놓을 수 없는 유대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자렛 회당에 가시어 이사야 예언서를 받아들고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15) 간추린 사회교리 52항 참조. 16) 베네딕토 16세,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6항.

241 240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는 구절을 읽으시고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고 선포하십니다.(루카 4,18-19; 이사 61,1-2) 17) 모든 사람을 무한히 사랑하시는 아버지를 믿는 것은 하느님께서 이러한 사랑으로 인간에게 무한한 존엄을 부여하셨음 을 깨닫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우리 인간의 몸을 취하셨음을 믿는 것은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마음 안에 받아들여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피를 흘리셨음을 믿는 것은 모든 인간을 고귀하게 드높이는 무한한 사랑에 대한 우리의 온갖 의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사회적 차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개별 인간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도 구원하시기 18) 때문입니다. (178항) 하지만 자신의 양심의 평안을 위한 일종의 임기응변의 사랑 처럼(caritas a la carte)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해 사적인 자선 행위들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느님 나라를 사랑하고, 인간 본성과 생활의 모든 측면들 안에서 그 나라의 실현을 위해 투신함으로써 그 지상 도래를 앞당기는 것을 가리킨다. 종말론적 나라를 찾는 그리스도인의 참다운 희망이 언제나 역사를 만들어 냅니다. (181항)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이 지상에서도 (비록 그 충만함에는 결코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 당신 자녀들의 17) 그리고 또 세례자 요한이 제자들을 보내 예수님께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당신이십니까? 하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루카 7,22) 18) 간추린 사회교리, 52항.

242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41 행복을 바라시기 때문이다. 복음의 기쁨 은 가난한 이들 문제를 광범위하게 개진하는 데에로 나아간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인류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185항) 이런 전망에서 가난한 이들과 관련해서 교회의 해방하는 소명에 대해서,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교회 안에서 차지해야 하는 특전적인 자리에 대해서 말한다. 편입 (inclusio)이라는 단어는 그들이 현재 처하고 있는 배제 (exclusio)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혁명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오늘날 고착되어 있는 기존 모델의 대안으로, 지역 차원이나 대륙 차원, 또는 더 나아가 전지구 차원의 새로운 사회 모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살고 있는 가난한 나라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불행의 참상은 그야말로 극적이다. 그것은 기아와 질병과 조기 사망이 빈번히 일어나는 세계이다. 스캔들은 식량이 전지구민을 위해 충분하다는 사실과, 또 굶주림이 재화와 소득의 불공정한 분배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안다는 데에 있습니다. (191항) 그리고 이것은 이미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불의들에 경종을 울리는 최후의 극적인 절규이다. 가난한 이들, 배척당한 사람들, 포기된 사람들의 문제는 숙명이나 우연에 떠넘겨질 일이 아니다. 경제-재정적이고 정치적인 구조에까지 닿아 있으며, 또 그보다 먼저 널리 만연되어 있는 무관심, 개인주의, 요컨대 한 사회를 시민적이고 인간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연대감의 상실에 돌아가는, 명백한 책임이 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고하고자 하는 생산성과 효용성에 기초를 둔 체계는 이 요구들 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들을 변두리로 내몬다. 어떤 사람을 폐기처분하고 던져버리는 사회는 병들고 소외된

243 242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사회이다. 19) 그것은 모든 것을 상업적인 수익 원리로 환원하며 인간적인 것을 좀먹고 사회관계들을 오염시키는 한 가지 질병이다. 복음의 기쁨 은 교회와 그 모든 구성 요소들 및 활동들로 하여금 배척이 아니라 편입(통합)이, 부분의 효용성과 이익보다는 연대가 주도하는 사회를 생각할 수 있고 가능하게 만들 과제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정치에 투신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공동선이 특수한 이해에 희생되고 다수의 권리 증진이 소수의 특전에 자리를 내주게 될 때 변절되는(tradite) 커다란 가능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4.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교황님은 가난한 이들의 사회 편입 논의의 실마리를 탈출기의 한 구절에서 빌려오고 있습니다. 나는 내 백성의 울부짖음을 들었다. (탈출 3,7) 하느님이 우리를 가난한 이의 소리를 들으시기 위한 도구가 되도록 부르셨는데, 저 목소리에 귀머거리가 되는 것은 하느님의 계획에서 멀어지는 처신입니다. 실상 이것은 다만 몇 사람에게만 유보된 어떤 사명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연대는 산발적인 자선 행위를 훨씬 능가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연대는 공동체 및 (소수의 재화 독점에 비해) 모든 이의 삶의 우위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새로운 정신을 가질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재화의 사적인 소유는 그들을 지키고 성장시키기 위해 정당화되지만, 예컨대 가난한 사람에게 속하는 것을 그에게 되돌려 줌으로써, 공동선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지 자원이 적고 발달이 덜된 19) 참조: 사회조직, 생산, 그리고 소비의 형태들이 자기 봉헌의 실현과 인간들 사이의 연대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회는 소외되기 때문입니다. (196항)

244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43 장소에 태어나 살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은 상당수의 사람들이 인간의 품위를 누리지 못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교황은 민족들의 발전 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연대성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연대성은 모든 민족이 각자의 장래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해줍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발전시키도록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190항) 20) 예컨대 식량이 모든 사람을 위해 충분하다는 것과 굶주림은 오히려 식량과 그것을 얻는 데 필요한 소득의 잘못된 배분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음식이나 생계를 보장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그 모든 측면에서의 번영과 복지를 보장하는 문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의미심장하게 이렇게 덧붙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교리적 오류에 빠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빛이 가득한 이 생명과 지혜의 길에 충실히 머무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194항) 이것은 가난한 이를 향한 자비로 가득 찬 겸손하고도 관대한 봉사의 사실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자신이 올바른 길을 걷고 있는지 아니면 헛걸음을 했는지를 식별하기 위해 예루살렘의 사도들에게 갔을 때, 사도들이 그에게 지적한 진정성의 기준은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갈라 2,10) 이런 생각을 적으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을 선출한 추기경들 가운데 하나가(그도 역시 라틴아메리카 출신이었는데) 그가 막 교황으로 선출되었을 때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마세요 라고 말했던 사실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개인주의적 이교주의가 세를 펼치려는 오늘날의 맥락 속에서 마음 깊이 간직해야 하는 기준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교회 는, 가난하며 가난한 이들의 해방자인 나자렛 20) 바오로 6세, 민족들의 발전 65항과 15항.

245 244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예수님을(루카 4,18-19) 본받는 교회입니다. 21) 교회는 무엇보다도 가난한 이들, 밀려난 이들, 배척된 이들의 교회가 아니라면 진정 가톨릭 교회가 아닐 것입니다. 교회를 가난한 이들과 연계하는 내밀한 연결망이 있다. 그것은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특히 그들과 함께 있도록 해주는 끈입니다. 이런 전망 안에서 문헌은 가난한 교회, 가난한 이들의 교회 (198항)가 되기 위하여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고 그들에 대해서 말하는 새로운 방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스승들이고,(이것은 첫 번째 위대한 주장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복음화의 주체들입니다. 22) (6) 가난한 사람은 사고방식, 행동방식, 신앙생활방식을 지니고 있는 가치의 담지자입니다. 영적 주의의 결핍은 그들이 겪는 최악의 차별 형식이다. 23) (7) 그것은 인격의 존엄성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고통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자신의 걱정거리들이 다르다는 것을 빙자해서 가난한 이들의 송사[원인]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낼 수는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이것은 학계, 재계, 또는 전문가 집단 또는 심지어 종교계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201항) 그렇다면 구체적인 행위들을 통해 타인을 배척으로부터 통합(편입)으로 21) 참조: 교회가 가난한 이들 편에 서기로 결단하는 것은 문화, 사회, 정치 또는 철학의 범주 이전에 신학적 범주입니다. (198항) 22) 가난한 이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그들은 신앙 감각(sensus fidei)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통 속에서 고통 받으시는 그리스도를 알아 뵙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우리 자신이 복음화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미치는 구원의 힘을 깨닫고 그들을 교회 여정의 중심으로 삼으라는 초대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 뵙고, 그들의 요구에 우리의 목소리를 실어주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친구가 되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며, 그들을 이해하고, 하느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신 그 신비로운 지혜를 받아들이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198항) 23) 가난한 이들이 겪는 최악의 차별은 영적 관심의 부족입니다. 상당수의 가난한 이들은 신앙에 대한 특별한 개방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우정과 강복과 말씀, 성사거행, 그리고 신앙의 성장과 성숙의 여정을 끊임없이 제공하여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리의 우선적 선택은 주로 특전적이고 우선적인 종교적 관심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200항)

246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45 넘어가게 할 수 있을 때에만, 우리의 여정은 인간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입니. 24) 교황님은 우리 구원의 여정 전체가 가난한 이들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회에게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은 문화, 사회, 정치, 또는 철학의 범주 이전의 신학의 범주입니다. (198항) 교회는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실행 속에서 특별한 형식의 우위를 차지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 을 했습니다. 교회 전통 전체가 그것을 증언해 주고 있습니다. 교황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저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una Chiesa povera per i poveri) 바랍니다. 가난한 이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그들은 신앙 감각 (sensus fidei)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통 속에서 고통을 받으시는 그리스도를 알아 뵙는 것입니다. (198항) 요구되는 것은 무엇보다 남을 위한 배려와 관심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겪고 있는 최악의 차별은 영적인 관심의 결핍입니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복음화되어야 합니다. (198항) 그리고 교황님은 냉정하게 이렇게 덧붙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말조차도 아무런 실질적인 효과도 없이 해설이나 논란만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열린 마음과 선의를 확신합니다. (201항) 교황님이 요구하는 것은, 시장과 금융 투기의 절대적 자율성을 거부함으로써 가난의 구조적 원인들을 제거하라는 것입니다. 경험은 시장의 맹목적인 힘과 보이지 않는 손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평등의 증진은 경제 성장을 전제로 하면서도 그 이상을 요구합니다. 그것은 더 나은 소득 분배, 24) 우리는 구체적인 가르침을 피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위대한 사회적 가르침들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단순한 지적들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가르침들이 복잡한 현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실천적 결론들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182항)

247 246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일자리 창출, 단순한 복지 정신을 넘어서, 가난한 이들의 온전한 진보를 분명히 지향하는 결정, 계획, 구조, 과정을 요구합니다. (204항) 불평등을 사회병폐의 뿌리 라고 진단하고 있는 교황님의 해법은 분명합니다. 시장과 금융 투기의 절대 자율을 배척하고, 불평등의 구조적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빈곤의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202항) 모든 그리스도인과 공동체는 가난한 이들이 사회 속에 온전히 통합될 수 있도록 가난한 이들의 해방과 진보를 위한 하느님의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187항) 그러기에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을 귀담아 듣고 온 힘을 다 기울여 그들을 돕는 일에 게으르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명령하십니다.(마르 6,37)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이들에게 귀기울이시는 하느님의 도구 입니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가난한 이들과 사회정의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책무에서 제외된 사람은 없습니다.(201항) 우리의 임무는 가난한 이들의 삶을 증진시키고 지원하는 계획이나 활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199항) 하느님의 마음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197항) 가난한 이들이 온전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빈곤의 구조적 원인을 제거하는 일입니다.(188항) 5. 공동선과 사회적 평화 하느님의 말씀은 기쁨과 사랑 외에 평화 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모든 사람들의 온전한 발달(promozione integrale)의 결실일 때에 비로소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

248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47 권고는 정치 생활에 참여해야 할 의무를 상기시키고 있지만, 백성이 된다는 것은 그 이상의 어떤 것이고, 모든 새로운 세대가 가담해야 하는 지속적인 과정을 요구합니다. 이 점에 관해 교황은 모든 사회 현실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신이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네 가지 원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5) 교황님이 그것들을 평화의 길에 중요한 요소들로 간주하고 있기에, 간단히 살펴봅시다. 첫째, 시간이 공간보다 우월하다: 이것은 직접적 결과에 부심하기 보다는, 여러 중간 과정이나 절차들이 적절하게 발전될 수 있도록 시간을 허용할 필요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회-정치적 활동에서 권력 공간을 차지하기보다 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둘째, 일치가 갈등보다 우월하다: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수용되고 극복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조정 과정을 통해 수렴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원리인데, 여기서는 차이들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대립되는 각 입장의 값진 잠재력을 보존하는 가운데, 보다 높은 차원에서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포용하시는 가치가 바로 평화입니다. 셋째, 실재가 관념보다 더 우월하다: 실재는 단적으로 존재하지만, 관념은 지성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231항) 관념들은 실재를 포착하고 이해하고 관리하는 도구이지만, 흔히 만나는 정치인들의 수사학적 구호에서 볼 수 있듯이, 단지 언어유희에 지나지 않는 상상의 세계 속에 폐쇄되어 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인 예수님께서는 육화하셔서 감각적 실재로 변화되셨습니다. 이 진리는 복음화의 근본 요소이기에 절대로 시야에서 놓쳐서는 안 됩니다. 25) Cf. A. Spadaro, "'Evangelii gaudium. Radici, struttura e significato della prima Esortazione apostolica di Papa Francisco, in La Civilta Cattolica 164(2013), pp.430 et 432.

249 248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넷째, 전체가 부분보다 우월하다: 세계화와 지역화 사이에 긴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는 언제나 그 부분보다 우월하고, 다양한 부분들의 단순한 총합을 넘어섭니다. 작은 개별 문제들이 담겨 있지만, 보다 넓은 전망을 상실하지 않습니다. 교황님은 그 안에 모든 단편성들의 본원성을 유지하며 그것들의 합류를 반영하는 (236항) 다면체(poliedro)를 그 상징적 모델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화는 국가, 사회(문화와 학문 포함), 그리고 다른 종교인들과의 다양한 차원에서의 대화 과정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기에 새로운 복음화는 세례받은 모든 이에게 평화의 일꾼이 되고 화해를 이룬 삶의 믿음직스러운 증인이 되라고 촉구합니다. (239항) 만남의 형식으로서의 대화를 강조하는 문화를 기획하고, 그것을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염려로부터 분리시키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역사적 주체는, 어떤 특정 엘리트 가 아니라, 대중과 그 문화입니다. 교회는 과학에 관해서나, 어떤 이데올로기에 봉사하는 데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면, 과학의 놀라운 진보를 막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교회는 하느님께서 인간 정신에 주신 크나큰 잠재력을 깨닫게 되어 기쁘고 또 즐거워합니다. (243항) 우리는 긴 사도적 권고 가운데 다만 한 측면만을 조명하는 것으로 한정했지만, 텍스트에서 여러 차례 표명된 교황의 사상 속에서는 텍스트의 중심 주제인 복음화와 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한 측면이 다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 라틴아메리카적 뿌리도 드러납니다. 26) 실상 라틴아메리카의 신학과 사목은 언제나 역사 속에서 복음 선포의 구체적 효과 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건으로 번역되지 않는 복음은 더 이상 복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아르헨티나인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세계의 신앙인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은 신앙의 구체성에로의

250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 초대인 것입니다. 문헌이 경제 체계를 향해 던지는 강도높은 비판들은 특별히 자신의 목소리를 가난한 이들과 세계화의 실패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수백만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먼저 밀려 났던 나라들이 세계 경제 무대의 주역이 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교황은 평화의 날 메시지 ( ) 제5항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한편에서는 절대 가난 의 감축을 만나고 있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적 가난 의 증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8) 그러나 교황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복지 과정에서 배제된 채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개별 국가의 내부에서든 국제관계에서든 상대적 가난을 증대시키며 자라나는 불평등의 증대를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분명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마음 속에는 엄청난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 부채, 부패, 사회계층 전체의 소외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나오려 안간힘 쓰고 있는 자신의 조국 아르헨티나와 남미의 여러 나라들의 가슴 아픈 현실이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26) 1950년대 라틴아메리카에 개발원조가 집중되었고 주민들은 온통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원조자들은 빈곤의 뿌리를 근절시키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혼란과 좌절만 가중되었다. 변혁이라는 것을 기존 체제의 형식적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그 테두리 안에서 달성한다고 생각하였지만, 이것은 결국 막강한 경제 단체들의 세력을 더욱 강화하는 새롭고 음성화된 수법일 뿐이었다. 빈곤한 국가들은 자기들의 저개발이 실은 부강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관계 때문에 선진국들의 개발에서 빚어진 부산물임을 점차 의식하게 되었고, 진정 발전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강국들의 지배를 벗어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점차 기존 상황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곧 현존하는 사유재산제도의 개혁, 피착취계급의 세력 신장, 인간 종속을 무너뜨리는 사회혁명만이 기존 사회를 새로운 사회, 사회주의적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해방신학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체험인 출애급의 체험과 예언자 전통,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행업에서 자신들의 해방 운동의 추동력을 확인하며 신학을 전개하고 있다. 마침내 1968년 콜롬비아의 메델린에서 열린 제2차 라틴아메리카주교회의(CELAM)에서는 심각한 역사적 변천의 소산인 해방과 그 염원을 비로소 시대의 징표 로 받아들여, 이 운동에 투신, 판단, 해석하라는 소명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G. 구티에레즈, 해방신학, 성염 옮김, 분도출판사, 5쇄, 2010, 제2장과 제6장 참조) 27) 우리는 구체적인 가르침을 피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위대한 사회적 가르침들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단순한 지적들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가르침들이 복잡한 현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실천적 결론들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182항) 28) 프란치스코 교황, 네 형제가 어디 있느냐?: 프란치스코 교황 강론집, 오민환 옮김, 빛두레, 126쪽.

251 250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전임자들이 이미 세밀하게 작업한 경제 분석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적 전망과, 오늘날 우리의 세계 속에 현존하고 있는 평등하지 못한 왜곡에서부터 출발하는 경고와 해방의 사목적 메시지를 던지고자 합니다. 한 마디로 복음화 하려는 것입니다. 6. 실행과제들 문헌 전체를 타고 흐르는 두드러지게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음조가 강조되어야 합니다. 교황은 우리 자신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희망을 신뢰하며 힘을 모으고 복음으로부터 우리 세상을 개선하려는 동인과 힘을 끌어낸다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치지도 않고 강조합니다. 이미 복음의 기쁨 이라는 제목 자체가 문헌에 그런 음조를 주고 있지만, 복음화의 열정 (265항)이나 그와 비슷한 표현들은 문헌 전체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격려하며, 만연된 허무주의적 태도에 당당히 맞서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이렇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땅에서 하나의 사명입니다(Io sono una missione su questa terra). 이것이 바로 제가 여기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빛을 비추고(illuminare), 복을 빌어주고(benedire), 활력을 불어넣고(vivificare), 일으켜 세우고(sollevare), 치유하고(curare), 해방시키는(liberare) 이 사명으로 날인된 사람들, 아니 낙인 찍힌 사람들로 여겨야 합니다. (273항) 29) 복음의 기쁨 은 우리로 하여금 크게 생각하고 자신의 시야를 넓히며 29) 참조: 따라서 단 한 사람이라도 그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제 삶의 봉헌은 의롭게 됩니다.(...) 우리가 벽을 허물고 우리 마음이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으로 가득할 때, 우리는 충만해집니다. (274항)

252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51 그러면서도 막연한 차원 속에 매몰되지 않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지할 공간이나 기득권 유지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과정과, 올바른 방향으로의 지속적인 진행에 좀더 집중하라는 초대에서 잘 표현되고 있는 역동성에의 초대가 감지됩니다. 일단 아직도 신앙은 하느님을 향해 말하는 인격적인 예! 라는 응답이지만, 그 진정성의 기준은 이웃과의 만남이고, 이 세계화의 시대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거주하며 살 만한 기품을 지니도록 만들어 나갈 우리의 역량입니다. 이제 권고가 교회의 구조와 활동과 관련해서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주요 과제들을 간추려 봅니다. 첫째, 사회를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충만히 복음화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겠기에, 30) 이 권고가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 새로운 복음화 를 추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그 무엇보다 먼저 활발한 성경 공부를 통해 복음 을 맛들여야 하겠습니다. 둘째, 권고가 적극적으로 권면하고 있는 역대 교도권의 풍부한 사회교리를 종합적으로 담고 있는 간추린 사회교리 의 내용을 철저히 공부하여 정신적으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권고에서 간곡히 호소하고 있는 교회 쇄신, 곧 교회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온전한 선교[사명수행] 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25항과 27항) 넷째, 복음화에 기껏 장애밖에 되지 않는 중앙집중과 중앙통제의 태도를 탈피하여, 육화(incarnatio)의 원리에 30) 교황님은 150항에서 도미니코회원들의 유명한 좌우명을 인용하며 권장하고 있다: 자신이 먼저 관상한 것을 남들에게 전하라! (Contemplata aliis tradere!)(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II-II, 188문, 6절)

253 252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입각하여(117항) 31) 지구와 본당으로의 대폭적인 권한위임을 통해 탈중심화(decentralizzazione)(16항)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째, 1984년의 200주년 사목회의의안 과 2004년의 서울대교구시노드 에서 한국천주교회 쇄신의 최우선 선결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강력한 성직자 쇄신 프로그램을 세밀하게 모색하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여섯째,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목헌장 과 복음의 기쁨 이 힘주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사회를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외출하여, 우리의 주님이요 스승이신 그리스도께서 하셨듯이 사람 사는 곳으로 나가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의 고락을 함께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일곱째,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효과적으로 돕는 일을 주력사업으로 펼쳐야 합니다. 여덟째, 그러나 그때그때의 자선사업에 그쳐서는 안 되고, 가난과 불평등의 구조적 원인을 32) 찾아내어 그것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려고 노력하며,(188항과 202항) 뜻을 같이 하는 범시민사회와 연대해야 31) 실재의 원칙, 곧 이미 육화하셨고 끊임없이 육화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의 원칙은 복음화에 본질적인 것입니다. (233항) 32) 우리나라의 불평등 등급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편이고, 빈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속도도 가장 빠르다.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은 1990년 이후 20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외환위기를 벗어난 2000년 이후에도 소득 불평등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소득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노동의 대가로 받는 근로소득, 곧 임금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계층간 임금 불평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상용 근로자의 임금소득 불평등 정도가 가장 심한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소득 불평등 문제와 함께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다. 소득 불평등은 소득 분포가 얼마나 특정 계층, 특히 상층에 집중되어 있는지를 의미한다면, 양극화(polarization)는 소득 분포가 상층과 하층 양쪽으로 쏠리면서 중산층이 줄어드는 현상을 가리킨다. 계층간 간극이 벌어진다는 것은 결국 사회 갈등이나 사회적 불안정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1980년대에 지속적으로 완화되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였으나, 외환위기 이후에 급격하게 심화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양극화는 소득 불평등 악화 수준보다도 더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렇게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은 임금 소득의 양극화가 그 원인이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양극화가 경기변동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는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서 양극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체제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대단히 위험한 현상이다.(장하성, 한국자본주의, 2014, 21-28쪽)

254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53 합니다. 아홉째, 경제는 그 본성상 불의하다면, 결국 기댈 수 있는 것은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연대를 통한 사회개혁이기에, 33) 교회는 기득권 세력과 타협하던 기존의 보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34)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정의사회 구현 운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열 번째, 교회, 곧 복음으로 구원받아 모여온 이들의 모임인 우리 공동체 안에서 사회로부터 내쳐진 35) 이들이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열한 번째, 역사상의 예수님이 불러 모았던 무리와 똑같이 참으로 가난한 이들이 모여 해방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교회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 간추려 제시한 열한 가지 과제들은, 복음서 자체가 이미 이천 년 전부터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과제들이고 교회 교도권이 백 년이 넘도록 일관되게 강조해온 사회교리 속에 포함되어 있어 크게 새로울 것도 없는, 36) 도달해야 할 목표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엇을 33) 교황님은 정치가, 비록 그 현실적인 추태 때문에 흔히 폄하되고 조롱의 대상이 되지만, 그 본성상 공동선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기에, 매우 숭고한 소명이고 사랑의 가장 고결한 양식들 가운데 하나 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205항) 교황은 지배 권력에 휘둘려서는 안 되고 오히려 정치 분야에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미국천주교 주교회의의 사목교서(2007년, 13항)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책임감 있는 시민 의식은 하나의 덕이며, 정치 생활에 대한 참여는 도덕적 의무입니다. (220항) 34) 년대의 천주교 고도성장 시기에 입교한 신자들은 비교적 중산층에 가깝거나 중산층 지위로 빠르게 상승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신자들의 사회경제적, 계층적 지위 상승이 자동적으로 정치의식의 보수화를 낳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중산층 천주교 신자들은 온건한 개혁 노선으로 선회하였다. 그러나 특히 1980년대 말 민주화 이양시기를 기점으로 고위성직계층에서 보수헤게모니의 확대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중산층 신자들의 정치적 온건화와 맞물려 천주교 지형 전체의 보수적 재편이 촉진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종전의 진보적인 천주교 사회운동에 대한 억압과 통제가 강화된 반면에, 고위층의 후원을 받는 보수적인 천주교 사회운동 이 새롭게 성장하였다. 특히 중산층 가운데서도 중상층이나 최상위층 신자들이 참여하는 천주교의 보수적 사회 참여가 활발히 전개되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한국천주교평신도협의회를 중심으로 전개된 신뢰회복운동 과 범교회 차원에서 전개된 생명운동 을 들 수 있다.(강인철, 종교권력과 한국천주교회, 한신대학교출판부, 2008, 쪽 참조) 35) 참조: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루카 2,7) 36) 우리는 여기에 1984년의 200주년기념 사목회의 의안 과 2003년도의 서울대교구 시노드후속 교구장교서인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255 254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쇄신해야 할지 몰라서 쇄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실천이고, 과제에 맞닥뜨리겠다는 도전 의지입니다. 37) 교회 구성원들의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합쳐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도출해내고, 그것들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목표만 제시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들을 함께 찾지 않는다면 순전히 환상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33항) 맺음말 가난은, 직접적이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공공복지인 것을 넘어, 사회정의와 연관됩니다. 피고석에는 윤리로부터 분리된 경제, 시장의 이름으로 그런 분리를 이론화한 이데올로기가 앉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이를 위한 비슷한 사회적이고 인간적인 발전을 희생시킨 대가로 경제적 진보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미 분명하게 파산적인 이 경제를 인도하는 자유주의적 또는 신자유주의적인 이론적 기초들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 38) 정의의 윤리를 복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경제나 재정의 중요성을 덜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와 재정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가난의 원인들은 우연적인 것들이 아닙니다. 한편 경제와 재정의 구조 37)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 (갈라 5,6)입니다. (37항) 38) 신자유주의의 발단과 전세계적인 전개를 보기 위해서는 강상구의 신자유주의의 역사와 진실 (문화과학사, 5쇄, 2008)과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의 불평등의 대가: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 2013), 그리고 최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21세기 자본 (장경덕 외 옮김, 글항아리, 2014)을 참조하고, 한국에서의 자본주의의 경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장집의 민주주의의 민주화 (후마니타스, 2006)와 장하성의 한국자본주의: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 (헤이북스, 2014)를 참조하라.

256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55 변화가 절실하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일부 시급한 요구들에만 대응하는 복지 정책들은 임시방편일 뿐인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202항) 그렇지만 구조 혁신이나 시급한 복지정책들나 모두 근본적인 윤리적이고 문화적인 회심이 없이는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개인주의적 문화에서부터, 지상의 재화는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는 점과, 사유 재산은 사회적 책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재화의 사용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넘어서 공동선에 봉사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자각하고 있는 연대적 문화로의 이행이 필요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소유의 문화, 곧 언제나 더 많이 가지려는 문화로부터, 존재의 문화, 곧 존재의 향상 을 위한 문화로의 회심이 요구됩니다. 39) 이것은 수단은 풍부하지만 목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서구 사회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일부의 그릇된 우월감 으로부터,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의 동등한 존엄성으로의 회심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정의롭고도 우애 넘치는 공존을 함께 건설하기 위해 가난한 이들과 가난한 민족들의 존엄성과 문화, 열망과 기대를 인정하며 그들을 향해 접근하는 회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회 속에서 한데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양심 형성과 증거라는 전망 속에서 교회의 복음화 미션은 다른 그리스도교 종파들, 다른 종교들, 그리고 선의를 지니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여 인내롭게 추진할 때 보다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발표문) 40) 39) 요한 바오로 2세, 사회적 관심, 28항 참조. 40)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주최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 ) 제2주제

257 256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 참고문헌 ] 1. 교황 및 교황청 문헌 교황 레오 13세,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 (1891) 교황 비오 11세, 사십주년(Quadragesino anno) (1931)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헌장(Gaudium et Spes) (1965)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사회적 관심(Sollicitudo Rei Socialis) (1988)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간추린 사회교리(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 (2004), 교황 베네딕토 16세,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 (2005) 교황 프란치스코 - 스칼파리 외,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2013], 최수철-윤병언, 바다출판사, 교황 프란치스코, 복음의 기쁨 (Evangelii Gaudium)(2013) 교황 프란치스코, 신앙의 빛 (Lumen Fidei)(2013) 교황 프란치스코, 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안토니오 스파다로와의 대담집), 국춘심 옮김, 솔, 교황 프란치스코, 네 형제가 어디 있느냐? (프란치스코 교황 강론선집), 오민환 옮김, 빛두레, 2쇄, 교황 프란치스코,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김혜경 옮김, 가톨릭출판사, 교황 프란치스코, 세상의 매듭을 푸는 교황 프란치스코, 제병영 옮김, 하양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편), 교회와 사회 (사회교리에 관한 교회문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4.

258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문헌 권오광, 복음의 기쁨 과 교황 방한, 기쁨과 희망 제13호(2014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4, 쪽. 박경미, 복음의 기쁨,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기쁨과 희망 제13호(2014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4, 쪽. 비지니, 줄리아노 엮음,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 [2014](교황 즉위 후 첫 강론집), 바오로딸, 에어바허, 위르겐, 프란치스코 교황 [2013], 신동환 옮김, 가톨릭출판사, 토르니엘리, 안드레아, 따뜻한 리더, 교황 프란치스코 [2014], 이순미 옮김, 서울문화사, 한상욱, 복음의 기쁨 이 한국천주교회에 던지는 의미, 기쁨과 희망 제13호(2014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4, 쪽. 가톨릭 신학과 사상 제73호(2014/여름) (가톨릭-개신교 합동심포지엄: 복음의 기쁨 특집) 사목정보(교황방한 기념 특별판), 미래사목연구소, 월 3. 한국천주교 및 서울대교구 공식문헌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위원회) (1984) 서울대교구 시노드 연구위원단 기초연구보고서 (시노드준비위원회) (2002)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2003) 4. 일반참고문헌 특별좌담: 2009년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강정근, 김인국, 김영식,

259 258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문정현, 안충석, 이강서, 오민환), 기쁨과 희망 제4호(2009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09, 쪽. 구티에레즈, 구스타보, 해방신학 [1973], 성염 역, 분도출판사, 신정판 5쇄, 구티에레즈, 구스타보, 해방신학의 영성: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우물에서 마신다 [1983], 이성배 옮김, 분도출판사, 3쇄, 그라이나허, 노르베르트, 정의를 향한 외침: 예언자적 정치신학의 요소 [1986], 강원돈 옮김, 분도출판사, 보프, 레오나르드, 교회의 권력과 은총: 해방신학과 제도적 교회 [1985], 유종순 옮김, 성요셉출판사, 보프, 레오나르드, 해방자 예수 그리스도 [1972], 황종렬 옮김, 분도출판사, 재쇄, 안델슨, R.V.-도오시, J.M., 새로운 해방의 경제학: 마르크스를 넘어 헨리 조지로 [1992], 기독교경제학연구회 옮김, CUP, 카마라, 돔 헬더, 평화혁명 [1972], 김윤주 옮김, 분도출판사, 3쇄, 강상구, 신자유주의 역사와 진실, 문화과학사, 5쇄, 강우일, 강우일 주교와 함께 걷는 세상, 바오로딸, 3쇄, 강인철, 종교권력과 한국 천주교회, 한신대학교출판부, 강인철, 한국 천주교회의 쇄신을 위한 사회학적 성찰, 우리신학연구소, 강인철, 한국천주교의 역사사회학: 년대의 한국 천주교회, 한신대학교출판부, 곽승룡, 한국교회의 복음화와 토착화 현실, 그리고 미래전망 한국그리스도사상 제19집(2011),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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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260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78-91쪽. 박동호, 사회교리와 그리스도인의 삶, 기쁨과 희망 제7호(2011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1, 72-85쪽. 박문수, 안정기 신드롬에 빠진 한국천주교회와 그 진로, 한국그리스도사상 제18집(2010),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41-84쪽. 박상훈, 조용한 혁명: 교황과 프란치스코와 교회, 기쁨과 희망 제11호(2013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3, 쪽. 서공석, 교회 권위주의의 발생처, 정양모 엮음, 한국 가톨릭 교회 이대로 좋은가/ II: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권위주의, 1999, 분도출판사, 쪽. 성염, 21세기 한국 교회의 바람직한 모습- 한국 사회를 위한 예언자인가, 제관인가, 우리사상연구소 편, 한국 가톨릭 어디로 갈 것인가, 서광사, 1997, 쪽. 스티글리츠, 조지프, 불평등의 대가: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2012],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 스힐레벡스, E., 교회직무론: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와 그 지도자들 [1980], 정한교 옮김, 분도출판사, 신정환, 평신도가 보는 한국교회의 쇄신, 서공석-정양모 엮음, 한국 가톨릭 교회 이대로 좋은가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1997 가을 심포지엄), 분도출판사, 1998, 쪽. 속 심상태, 續 -2000년대의 한국교회, 바오로딸, 심상태, 2000년대의 한국교회, 바오로딸, 심상태, 제삼천년기의 한국교회와 신학, 바오로딸, 안재욱-현진건(편),.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 읽기, 백년동안, 2014.

262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61 엄재중, 사회교리의 복음화, 기쁨과 희망 제7호(2011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1, 쪽. 이성형, 신자유주의의 빛과 그림자: 라틴아메리카의 정치와 경제, 한길사, 이제민, 교회는 누구인가: 사목적 교회를 위하여, 교회의 사목을 위하여, 분도출판사, 이제민, 교회-순결한 창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한국천주교회, 분도출판사, 장익(엮음), 폭력, 분도출판사, 재쇄,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 헤이북스, 정태인-신기주 대담, 불평등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다, 인물과 사상 198(2014/10), 13-34쪽. 조현철,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의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 기쁨과 희망 제12호(2013), 쪽. 최재한, 신공안정국시대 교황의 목소리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기쁨과 희망 제12호(2013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3, 쪽. 큉, 한스, 가톨릭의 역사 [2003], 배국원 옮김, 을유문화사, 신판1쇄, 큉, 한스, 그리스도교: 본질과 역사 [1994],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피케티, 토마, 21세기 자본 [2013], 장경덕 외 옮김, 글항아리, 피케티, 토마, 불평등 경제 [1997/2014], 유영 옮김, 마로니에북스, 하비, 데이비드, 신자유주의 간략한 역사 [2005], 최병두 옮김, 한울,

263 262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5쇄, 함세웅, 정치-경제의 변환기 속에 기독교인의 역할: 김재준 목사님을 기리며, 기쁨과 희망 제8호(2011년), 기쁨과희망연구소, 2011, 쪽. 함세웅, 멍에와 십자가: 교회의 사회비판적 기능, 빛두레,1993. 황종렬, 한국 토착화 신학의 유형과 갈래, 우리사상연구소 편, 한국 가톨릭 어디로 갈 것인가, 서광사, 1997, 쪽.

264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발 행 인 김 영 수 편 집 인 조 영 동 발 행 처 새천년복음화연구소 출 판 사 (주)보림에스앤피 T. 02) 출판등록 제 호 인 쇄 2014년 12월 15일 발 행 2014년 12월 15일 주 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9길 9-1 이화빌딩 4층 전 화 02) , , 팩 스 02) 홈페이지 ISSN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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