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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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특별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2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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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천년복음화연구소 논문집 제 5 권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특별 기고]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심포지엄]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조 광 교수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심상태 몬시뇰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곽승룡 신부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이재룡 신부 새천년복음화연구소 2014

5 차례 발간사 / 조영동 6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 조재형 신부 13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33

6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제 1 주제 :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영성 / 조 광 교수 125 제 2 주제 :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 교회의 과제 / 심상태 몬시뇰 155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제 1 주제 :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 / 곽승룡 신부 195 제 2 주제 :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 / 이재룡 신부 227

7 발 간 사 이번 학술논문집 제5권에 특별 기고 논문과 지난 5월에 개최된 교황 방한 특별 심포지엄, 그리고 10월에 개최된 교황 방한 후속 심포지엄 에서 발표된 주옥같은 논문들을 게재하여 발간하도록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담당사제인 조재형 신부님께서 설교의 위기와 전망 이라는 글을 주셨고, 복음화학교 설립자 정치우 회장님께서 한국 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소고 라는 특별원고를 본 연구소 학술지에 기고하여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두 번에 걸친 심포지엄에서 발표하여 주신 저자들과 특별 기고문을 작성하여 주신 두 분, 항상 저희연구소를 도와주시는 자문위원 심상태 몬시뇰님,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곽승룡 신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5월 심포지엄의 제1주제인 한국 초기 교회와 순교 영성 에서 조광교수는 천주교 신앙인들의 순교 사실에 대한 기존 연구들이 정확한 규명과 서술에 연구 성과를 이루어 그 기반이 확고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에서는 조선 초기 교회 순교자들이 신앙실천 과정에서 표출한 집단적 성격의 영성에 대한 관심이 약했다고 하였습니다. 조광교수는 초기 교회 신자나 순교자들의 생각과 신앙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에는 사료가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선 후기 천주교사의 단계별 특성을 의미 있게 서술하였습니다. 제1기의 보유론적 영성의 단계에서는 천주교 신앙에 대한 강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도들은 천주교 교리와 유학의 가르침을 조화롭게 파악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제2기 육화적

8 영성의 단계에서는 새롭게 전개한 영성으로서 보유론을 포기를 통하여 그리스도교의 독자적 성격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육화적 영성은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새로운 체험과 그 체험의 기쁨에서 파생된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제3기의 종말론적 영성의 단계는 종말과 천국에 대한 관심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제2주제에서는 심상태 신부님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교회의 과제 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주제의 첫 번째 하위 제목은 민족 공동체 분단 상황의 어제와 오늘에 관한 것으로 남북의 적대적 분단에서 실효적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번째 하위 제목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과제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교회의 새 복음화 와 한민족 화해 과제, 한민족 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노력 등이 서술되었습니다. 특히 한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성사적 과업 에서는 하느님과 한민족 화해를 통한 일치, 한민족 사이의 화해를 통한 일치를 도모하는 도구이자 표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실현한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 우선적으로는 한민족의 교회인 한에서 책임을 통감하는 참회의 자세를 지니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비로소 한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이룩하기 위한 교회 자신의 성사적 역할 에 관한 소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10월 심포지엄의 제1주제는 교황 방한의 메시지와 복음의 기쁨 에 나타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변화라는 제목으로 곽승룡 신부님이 발표를 했습니다. 곽 신부님은 짧게 표현하기를, 교황님이 제시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쇄신과 변화의 내용은 교회 안에서 머물지 말고, 기쁨과 청빈 그리고 연대와 세상의 변두리 고통 현장으로 나가라 라는

9 말씀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교황이 원하는 교회란 무엇이고, 교회 쇄신을 위한 건실한 분권화와 개별교회, 교황직과 주교직 쇄신, 사목활동의 쇄신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첫 번째 하위 제목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쇄신과 변화인데, 여기에는 기쁨의 생활, 복음 선포의 핵심으로부터 섬기기, 분열과 싸움을 넘어서 진리를 향하여 연대하기, 삶의 변두리로, 공동선과 사회평화를 위해 나가기 등을 열거하였습니다. 두 번째 하위 제목은 그리스도교회의 쇄신과 변화로서 여기에는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의 쇄신과 변화, 사목자의 쇄신, 본당사목구의 쇄신 등을 열거하였습니다. 곽 신부님은 이번 교황의 한국 방문을 지켜보면서 받은 은혜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실천하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지속적으로 교황께서 하신 말씀과 실천하시는 사랑과 섬김의 삶을 함께 걸어가는 것은 바로 우리 교회의 몫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과 삶과 모습을 계속 연구하고 알리며 실행하는 자세가 절대로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 심포지엄의 제2주제는 이재룡 신부님의 복음의 기쁨 과 사회복음화 과제에 대한 논문입니다. 이 발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신이 간절히 소망하는 두 가지 꿈이 있다고 인용하였습니다. 첫 번째 꿈은 교회의 모든 관습과 행동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구조가 자기보전보다는 현대 세계를 복음화 하는데 적절한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적 사명의 선택을 꿈꾸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꿈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온전히 회복하고 맘껏 기뻐하며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위 제목으로는 교회 쇄신의 절박성,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 가난한

10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공동선과 사회적 평화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맺음말에서는 우리가 실행해야할 과제들을 몇 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난은 직접적이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공공복지인 것을 넘어 사회정의와 연관된다고 볼 때, 정의의 윤리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경제나 재정의 중요성을 덜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와 재정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부터, 지상의 재화는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는 점과, 사유 재산은 사회적 책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재화의 사용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넘어서 공동선에 봉사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자각하고 있는 연대적 문화로의 이행이 필요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사회 속에서 한데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양심 형성과 증거라는 전망 속에서 교회의 복음화 미션은 다른 그리스도교 종파들, 다른 종교들, 그리고 선의를 지니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여 인내 속에 추진할 때 보다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집에 수록된 모든 논문은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가 주최한 두 차례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것들입니다. 빛나는 심포지엄을 두 번이나 주최하여 주신 영성신심분과 위원님들께 감사 드리며, 논문집 발간에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강세종 부소장님, 임선희 연구실장님, 장미자 사무국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새천년복음화연구소 소장 조영동 세례자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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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특별 기고]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 조재형 신부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 정치우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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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특별 기고 1]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재형 신부 (서울대교구 성소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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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15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조 재 형 신부 (서울대교구 성소국장) 가끔씩 본당에 강의를 갈 때가 있다. 본당 신자들은 본당 신부님들의 강 론을 통해서 용기와 힘을 얻는다고 한다. 한국을 방한하신 프란치스코 교 황님께서도 많은 말씀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셨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라는 교황님의 말씀은 강력한 호소력이 있었다. 이에 본인은 현대인 을 위한 바람직한 설교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한다. 제 1절 설교의 위기 진단 신앙의 위기가 증대되거나 약해지는 요인들은 많고 다양하겠지만, 오늘 날의 세계에서 신앙의 결핍에 대한 가장 심각한 요인 중에 하나는 설교의 질적 저하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75년 9월의 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회중이나 신자들이 신앙이 약해지 거나 무뎌지는 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낡고 불합리한 방법으로 삶과 분 리된 그리고 현대의 경향과 취향에 반대되는 방법으로 가르치고 설교했기 때문이다. 현대에 이르러서 현대 자유 문명국에서 사는 인류에게 가장 괴로운 일이 있다면 그것은 설교를 들어야 하는 일일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설 교는 죽은 방식이며, 의사 전달의 낡은 형태이며 케케묵은 과거로부터 들

17 16 특별기고 1 려오는 메아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현대의 정보 전달 수단이 설교를 대신 하게 되어서 설교는 현대의 분위기에 상응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설교 자들은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했으며 확신의 근거를 상실한 사람이 되어서 설교단으로 나가기도 한다. 설교는 오늘날 참으로 의심스러운 것 이라고 힐문을 당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낡아서 소용이 없다고 비난하면서 설교자와 청중 쌍방이 모두 비슷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널 리 볼 수 있는 일이다. 성직자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사제직의 위기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가톨릭은 신앙을 현대에 맞게 할 수 있을는지? 기독교적 관점에서 하느님과 사람, 가톨릭적 현세관과 종교생활 등 가톨릭이 자신의 기본적 인 성격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대 지성이 요구하는 바에 만족 할만한 회답을 줄 수 있을는지? 가톨릭이 현대의 경제, 사회, 정치, 학술, 과학 및 지적 정신적 발전 성과와 맞서 대결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적응하 여 자신이 갖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가톨릭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는지? 즉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가톨릭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는지? 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에 처해 있다. 이로 인해 가톨릭교회의 사제직도 심각 한 위기를 맞고 있으며, 따라서 사제 직무의 한 부분인 설교직도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하겠다.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은 사제는 신품성사의 힘으로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히브 5, 1-10; 7, 24; 9, 11-28) 신약의 참 사제 로서 복음을 전하고 신도들을 사목하며 하느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축성된 자"라고 언명하고 있다.(28항) 따라서 사제직에는 고유한 세 가지 직분 즉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직분( 敎 職 ), 신자들을 보살피고 다스리는 직분( 牧

18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17 職 ),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직분( 祭 職 )이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현대사회 에 와서 이러한 사제의 직무는 사제들과 평신도들 양편이 종교행위의 의 의와 본질을 보는 태도의 변화와, 종교적인 태도와 실존적인 개념의 발달 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제직에 대한 위기가 심화됨에 따 라서 현대 사회에 있어서 사제는 누구냐? 사제란 어떤 사람이냐? 만약 복 음의 직무가 있다면 사제가 맡아야 할 역할이 무엇이냐? 즉 사제 자신의 Identity까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상으로 간단하게 설교의 위기를 진단해 보았다. 기름이 떨어져서 달리지 못하는 자동차를 움직이 게 하는 것은 적당한 양의 기름을 주입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다른 부 분을 아무리 만져보아도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게 될 것이다. 정확한 원인 을 찾으면 대부분의 병이 쉽게 고쳐질 수 있듯이 이제 설교의 위기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제 2절 설교의 위기에 대한 원인 고찰 1.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오늘날 삶 속에서는 단지 경제요인 만이 고려되고 있다. 사업을 위해 하 느님은 무의미하다. 작업을 위해서나 경제적 성공을 위해서나 하느님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하느님은 사회적인 중요성을 지니지 못하 고 있다. 세속화와 생산사회는 하나요, 동일한 것이다. 현 사회 속에서 무 의미한 하느님에게 인간이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어쩌면 반응을 전 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와 대도시 문화는 세계 내재적으로 정향 되어 있으며 초월적인 신비를 안고 있지 않다. 정령이 숲속을 통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들이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이제 하느님에 대한 체험 기반은 극소화 되었고 하느님에 대한 모든 진술들이 불명료하고 빈

19 18 특별기고 1 곤하며 공허하게 되었다. 예수가 전원적인 비유로써 하느님의 섭리에 관 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이 비유들이 더 이상 체험 세계가 되고 있지도 않다. 설교는 본질적으로 하느님을 근거로 해야 하는데 하느님에 대하여 말해야 하는가, 어떤가를 알지 못하기에 하느님에 대하여 말 할 수 없어진 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시사는 하느님에 대한 가르침 자체에 있 어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진지하 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없는 설교의 위기가 있다고 할 때, 그것을 해결 하는데 하느님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 교의 근본 문제는 여전히 하느님이 문제이며, 다른 모든 문제는 이에 의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메시지의 문제 어떤 취지의 내용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면 그 취지를 받아들이는 사람 의 자세가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 이 자세는 설교를 듣고 싶어 하는 의욕, 해명을 요구하는 의문, 동시에 그것을 반드시 규명하고 싶은 불확실 감을 뜻한다. 묻지도 않은 질문에 해답을 하거나 필요하지도 않은데 호의를 보 이거나, 알고 싶지도 않은 사람에게 어떤 이념을 제공하는 따위는 적개심 아니면 무관심밖에 초래하지 못한다. 설교란 기쁜 새 소식(복음)을 알리는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청중들에게는 전혀 새 소식이 되지 못한다. 사실 설교를 들을 때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듣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설교의 내용이 중복됨으로 인해 창의적 반응을 기대하기 어 렵다는 것이다. 설교는 진리를 말하는데 인간은 거짓 없고 순수한 진리를 두려워한다. 즉 진리는 철두철미한 것이다. 진리는 인간 생활의 근저에까 지 깊숙이 뿌리를 내린다. 그래서 진리가 가져다주는 자유를 희구하는 사 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그 진리에 공포를 느낀다는 사실이다. 자기

20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19 도 예수님으로부터 질책 받던 그 무리에 속한다고 고백하기보다는 오히려 화를 내거나 적개심을 품는 것이 상정이다. 설교내용의 중복과 진리와 대 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것이 설교자와 청중들이 호흡을 같이할 수 없 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3. 반 교회적인 분위기 많은 젊은 사제들이 설교를 하는데 있어 교회의 제도와 권위에 대한 근 본적인 확신조차 없어져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의심은 교회 의 본질과 권위에 관하여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서를 연구해 감에 따 라 때로는 그리스도 자체에까지도 미치고 있다. 전통적 종교의 가치관에 대하여 반항하려는 즉 총체적 문화 체계에 반항하고 자기의 인격적인 면 을 고취하려는 경향이 팽배해 있기도 하다. 역할이란 사회전체 혹은 부분 적인 단체가 그들 가운데서 일정한 직능을 이행하도록 어떤 개인에게 부 여하는 여러 가지 일이다. 사제의 역할과 대부분의 직능들(특히 권위를 가 진 것들)은 성직에 임명되자마자 주어졌다. 사제는 학교를 돌보았고, 사람 들의 영적 지도를 하였고, 심리학적, 교육학적 사실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며 재산을 관리했다. 그런데도 이러한 권위를 행사하기 위해서 특수 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예술과 기술과 과학이 전문화 되었으며 권 위에 대한 원칙은 그것을 부여하는 방법을 새롭게 하였고, 보편적인 권위 의 개념은 사라져 버렸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설교한다는 것은 거슬리 고 주제넘은 방식으로 충고한다는 의미가 되었으며 설교적이라는 것은 어 떤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체 열변을 토한다는 의미가 되어버렸다. 4. 사제와 20세기 문화와의 격차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놀라운 발전은 오늘의 세계를 새로운 미래

21 20 특별기고 1 사회로 끌고 가고 있다. 흔히 테크놀로지혁명, 전자혁명, 정보혁명, 커뮤 니케이션혁명 등으로 불리는 이 새로운 변화는 급속도로 세계 전역에 전 파되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근본 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사회는 획기적이며 서로 모순 되는 여러 양상들로 특징 지워진다. 그것은 가능성에 가득한 세계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위험을 내포하는 사회이다. 현대의 각종 변화의 근본원인 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에 있으며 이와 같은 과학 기술의 발달은 세 가지 특성이 있다. 가속성(accelerative thrust), 참신성(novelty), 다양성 (diversity) 등이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는 인격적인 상호접촉이 대부분 기 계를 매개로한 접촉으로 대체 되어감에 따라 진지함이나 성실성, 상대방 에 대한 존경보다는 기술성과 적법성, 효율성 등의 가치가 중시되고 여기 에서 비인간화가 초래되기도 한다. 그러나 설교자들이 전자시대에 살고 있지나 않은 것처럼 행동할 때, 설교는 부적당하고 비현실적이며 추상적 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교회는 커뮤니케이션이 인간 삶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중요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 고 있지 못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5. 교회가 복음에 대한 신뢰를 상실함. 오늘날의 교회가 복음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이 설교를 방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교회와 윤리에 상대성이 적용되며, 절대 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다윈은 많은 사람에게 종교는 진화의 한 국면 이라고 확신 시켰고, 마르크스는 종교를 사회현상의 하나로 납득시켰으 며, 프로이드는 그것을 하나의 노이로제로 확산 시켰다. 성서 비평은 많은 사람에 대해서 성서의 권위를 훼손 시켰으며, 실존주의는 순간의 만남과 결단만이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역사의 뿌리를 단절시키고 있다.

22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1 그리고 이제는 무한하고 사랑이 많으신 하느님의 인격과 예수의 본질적인 신성( 神 性 )까지 부인하는 급진적 신학과 세속적 신학이 등장하고 있다. 이 런 요소들이 설교자들로 하여금 용기를 잃게 만들고 있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가 가톨릭의 역사 중에서 분수령의 역할을 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그 성과는 여러 세대를 통해서 영향을 줄 것이다. 그 중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어떤 어려움이 나 긴장도 노출 시켰다. 쇄신은, 인간의 참된 경신(worship)은 그가 교회 에서 행하는 경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취하는 그의 태도라고 말하기 도 함으로써 설교자들로 하여금 확신을 상실케 한다. 사목헌장은 교회는 세상과 유대를 가질 때 참된 교회라고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의식 자체가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와서 일상생활의 구체적인 사건들을 결정하는 애 덕 자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많은 설교자들이 새로운 종교적 비전과 그들 의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종래의 사목적인 과업을 조화시키지 못하는데 서 설교의 위기가 초래 되었다. 따라서 사제들은 그들이 확신을 가지고 무 엇을 설교할 수 있을 것인가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상으로 설교위기 의 원인을 고찰해 보았다. 신학의 다양성은 설명하기는 좋았지만, 설교자 로 하여금 절대적인 확신을 상실케 하였고, 반교회적인 풍조는 사람들로 하여금 설교를 들을 수 없게 만들었으며 현대세계의 급속한 변화는 설교 자들로 하여금 설교하고자하는 용기를 빼앗아 가버리고 말았다. 제 3절 현대인을 위한 설교 그리스도교의 지도자들은 이제 현대라는 금송아지 주위에서 추는 그들 의 춤을 그만 두어야 한다. 현대인이 교회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라

23 22 특별기고 1 고 묻기 전에 교회가 현대인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라고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여러 종류의 사람들 사이에서 종교적 해답에 대한 갈망은 팽배해 있으며 점점 깊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현상은 세속화 의 과정이 강력하게 역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또 다른 신앙의 시대가 밝아옴을 준비하면서 교회는 현재의 사기저하 상태를 벗어나서 새로운 권위의 자세를 취하며 교회의 변함없는 메시지의 과감한 선포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흥분 시 키는 호출(summons)인 것이다. 설교자들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 기한 교회의 현대화 (aggiornamento)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 현대 인을 위한 설교 또한 가능할 것이다. 이제 현대인을 위한 설교란 어떠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진실해야 한다. 복음을 말로 표현하고자하는 사람은 누구나 비록 자기 자신에게만 설교 하려 할지라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설교자가 우리시대의 슬픔을 애매한 말이나 핑계를 대지 않으면서 우리 시대의 슬픔에 복종하는 것 보다 더 중 요하게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은 복음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말이 아니라 복음에 대해서 우리 자신이 느끼고 체험한 바를 이 시대에 밝혀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복음이나 복음에 대한 우리들의 설교는 어떠한 위험이 따를 지라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복음을 설교한다 는 것은 단순히 진실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랑을 가지고 진실을 말하 는 것이며, 사랑을 가지고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말하는 진실에 대해서 관 심을 두는 것 뿐 아니라 그 진실을 듣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위선보다 더 혐오스러 운 것은 없으며, 진실보다 더 매력적인 것도 없다. 이것은 위선적인 것들

24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3 에 대해서 가장 심하게 탄핵하셨던 그리스도의 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설교자가 진실해야 하는 데는 두 가지 면이 있는데 하나는 자신이 말할 바를 진실하게 말해야 하며, 또 하나는 자신이 설교할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설교자의 삶이 설교와 모순된다면, 사람들은 기침과 재 채기를 하면서 감기약을 선전하는 판매원의 말을 믿을 수 없듯이 복음 선 포의 메시지를 인정하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진실한 설교는 십자가의 고난을 재현시킨다. 그 이유는 그 스스로 십자가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어떤 설교자도 인간들에게 빛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까닭이다. 자신의 어둠을 통해서 청중을 하느님의 빛 으로 인도하고자 나서는 사람이 참된 설교자일 것이다. 2.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열정적이어야 한다. 열정은 진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진실하다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바를 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정이란 심오한 감정이며, 설교자 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우리자신이 우리의 메시지에 관해 졸면서 청중들이 깨어 경청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분명히 불가능하기 때 문이다. 설교가 너무나 힘이 없고 또한 부드럽기 때문에 잠자는 죄인들은 들을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설교자에게 필요한 것은 사도 바 오로가 그랬던 것처럼 이성과 감정, 강화와 호소가 적절하게 종합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가 자신이 그리는 어떤 그림에서 도 자기는 생명을 거는 모험을 해왔다고 말한 일이 있다. 예술가가 과장하 고 싶어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여도, 여기에 한 사람이 그리는 일 때문 에 모든 것을 짊어지고 모든 것을 걸고 애써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설교자는 그보다 더욱 더 많은 것을 바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느님만이 나의 행복이시고(시편 16, 2),, 하느님의 언약은 영원한 나

25 24 특별기고 1 의 유산이며 내 마음의 기쁨(시편 119, 111)이라고 시편 저자는 이야기 한 다. 만군의 야훼 하느님이 이 몸을 주님의 것이라 불러 주셨기에 주님이 말씀이 그렇게도 기쁘고 마음에 흐뭇하기만 하였습니다. (예레 15, 16)라 고 예레미야는 시련 가운데서 말씀의 기쁨을 생각하였다. 분명히 예레미 야에게는 말씀을 받는다는 것은 기쁨을 받는 일이었다. 그리스도께서도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 11)라고 말씀 하신다. 설교자가 성서에 귀를 기울 이면서 그리스도 자신의 음성을 듣게 된다면, 그 때 설교자는 차고 넘치는 기쁨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 입니다(1코린 9, 16)라고 말하였다. 설교자 가 이와 같은 기쁨과 정열을 가지고 설교할 때 현대인들의 가슴에 복음의 불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루카 12, 49) 3.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희극적이어야 한다. 눈물과 마찬가지로 웃음도 인간들이 하느님을 그리워하게 하는 이 세상 의 어두움 때문에 발생한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웃음은 어둠의 동반자 로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해독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성서에는 희 극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 번뇌하게 만드는 위로자들과, 부스럼을 긁어 대 는 것과, 자식들의 수많은 장례식 때문에 미납된 장의사의 돈 독촉과 종들 까지 애먹이는 것 등에 지쳐 죽을 지경까지 되어있던 욥이 어떻게 자기의 충혈된 눈으로 땅의 기초를 놓으시고 그 분이 일하실 때면 새벽 별들이 떨 쳐나와 노래를 부르고 모든 하늘의 천사들이 나와서 합창을 불렀던 그런 존재를 실제로 볼 수 있으리라고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 누 가 감히 하느님께서 정직하고 믿을 만한 에사오를 택하시지 않고 사기꾼

26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5 이고 비열한 야곱을 선택하실 줄 예측 할 수 있었겠으며, 이집트에서 어떤 남자의 머리를 돌로 쳐 죽이고 미디안으로 도망쳐 나왔던 모세를 선택하 실 줄 알았겠는가? 그 누가 다윗과 우리야의 아내 바세바 사이의 부정한 관계에서 훌륭한 성전을 건축할 정열을 지닌 높은 IQ의 솔로몬이 태어날 줄을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예수께서 말씀하신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마태 1, 28)는 말씀은 희극이며, 그 희극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복음 말씀과 선포자로서의 예수 와도 관계를 지닌다. 바울로는 그가 고린토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감히 복 음의 어리석음에 대해서 언급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다는 것은 유대인들에게는 비위에 거슬리 고 이방인들에게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1코린 1, 23) 다른 말로 하자면 그 리스도인의 전 생애는 일종의 희극과 같았다는 것이다. 예수의 부활 역시 희극이다. 그를 가까이 따르던 제자들조차도 처음에는 예수께서 부활하셨 다고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고, 막달라 마리아는 새벽의 희미 한 빛 속에서 예수를 동산지기인줄로 착각 했었다. 하느님의 관점에서 볼 때 비극이라는 것은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반면에 희극은 반드 시 일어나야만 하는 것으로 보시기도 한다. 하느님의 구원의 희극은 그것 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발생했고 그 안에서 하느님은 인간과 함께 그리고 또한 인간은 하느님과 함께 웃는 것이다. 죄와 은총, 부재와 실재, 비극과 희극, 이들은 세상을 나누어 갖고 있으며 그들이 만나는 곳 에서 복음은 생겨난다. 희극적인 요소는 적합한 대목에서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웃음을 잃어버리 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7 26 특별기고 1 첫째, 그것은 긴장을 해소시켜 준다. 대개의 회중은 정신적 집중을 지속 할 수 없거나 혹은 정신적 압박을 지탱해 나가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둘째, 그것은 회중들의 담을 무너뜨리는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 개의 사람들은 목이 곧고 다루기 힘든 정신 구조를 가지고 교회에 온다. 그들의 삐친 듯한 입술과 찌푸린 이맛살을 보라 그것이 바로 그들이 굴복 하지 않는 저항감을 갖고 있다는 상징인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 자신 과는 달리 엉뚱하게 웃게 되면 잇달아 그의 저항 의식은 무너지게 된다. 셋째, 그것은 거드름을 피우기를 잘하는 인간의 허위를 분쇄함으로써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4. 현대인을 위한 설교는 성령과 함께하는 설교여야 한다. 설교의 정열은 설교자의 정열에 의하며, 이는 또한 성령으로부터 오는 것 이다. 만일 성령의 불이 설교자의 가슴을 태우지 않고 또한 설교자가 성령 의 영으로 불타지 않으면 (로마 12, 11) 설교는 결코 뜨겁게 되지 못할 것이 다. 성령은 설교를 준비할 때 영감을 주고, 실지로 설교할 때 열정을 주며 참된 설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령의 역사인 것이다. 예수님 자신은 세례 를 받으신 후에 비로소 성령과 함께 설교를 시작 하신다(마르 1, 9). 제자들 을 각처로 파송하실 때의 말씀 가운데서 장관들과 왕들 앞에서 대변해주시 는 분으로서의 성령이 약속 된다.(마태 10, 19) 성령 강림의 날에 성령으로 말미암아 충만 된다는 사건은 언어의 기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들은 마음이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기 시작 하였다 (사도 2, 4) 바오로가 에페소로부터 온 아폴로의 제자들 위에 손을 얹고 성령이 임하자 그들은 이상한 언어로 말하고 영감을 받아 서 설교를 했다(사도 19, 6) 요한의 복음서에 약속되어 있는 협조자는 예수 의 말씀을 지금 여기서 하시는 말씀으로 되게 하시며(요한 14, 26) 또 예수

28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7 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시는 매개가 될 숨을 내 쉬시면서 성령을 받 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 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 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요한 20, 22). 성령으로서의 하느님은 설교자와 함께 다음과 같은 일을 한다. 첫째, 성령은 설교자를 변화 시킨다. 한 사람의 그리스챤으로서 설교자는 장차 얻을 기업인 전체 구원의 보 증으로서 그리고 약속의 첫 열매로서 성령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는 하느님의 소유로서 특히 하느님 자신이 스스로 택하여 소유로 삼으신 자 로 구분 되어야 한다. 또한 성령은 구원의 확실한 보증인 것이다.(I(2코린 1, 22; 에페 1, 13; 4, 30) 설교자는 성령이 그를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만드 시고 지으시는 대로 변화된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평화와 인내와 자비 와 온유와 절제(갈라 5, 22-23)와 같은 것으로 나타난다. 설교자의 전 생 애는 성실한 삶이어야 하며 성령께서 그의 전인격을 변화시켜 주시는 데 따라서 거룩함을 발전 시켜야 한다. 변화된 설교자만이 청중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성령은 성서를 조명해 준다. 성령은 교사로서 그리스도의 종들을 인도하시며 그들에게 모든 것을 가 르치시고(요한 14, 26), 그들을 진리에로 인도 하시고(요한 6, 13), 또한 그 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낸다(요한 16, 14) 셋째, 성령은 설교자들을 통하여 사람들을 변화 시킨다. 설교자가 변화를 받고 부르심을 받을 때, 사람들이 설교자의 말을 통해 서 변화될 때 성령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베드로에게서 볼 수 있

29 28 특별기고 1 다. 베드로는 하느님의 능력에 의해 변화 되었고, 그 다음에 나를 따르라 는 부르심을 받았고(마태 4, 18-20), 성령께서 성서를 조명해 주셨을 때 그는 오순절 날의 이 사건이 바로 요엘서 2장 28-32절에 예언되었던 사 실이라고 선포하였다. 사도행전 2장 41절에 따르면 믿고 세례를 받은 사 람이 3,000명이라고 한다. 이는 성령의 감동과 조명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바오로의 생애에서도 꼭 같은 성령의 역사하심을 볼 수 있다. 사도행전 9장 1-20절에 따르면, 그의 생애는 그리스도와의 특별한 만남을 통하여 변화 되었고,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을 통해(1코린 2, 4) 설 교의 능력을 가졌다. 그리고 에페소 교회와 갈라디아 교회와 고린토 교회 와 소아시아 전역에 흩어져 있던 신자들의 집단을 생각하면 바울의 설교 를 통하여 사람들이 변화를 입었다는 것은 분명해진다. 하느님의 일이 1세기에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변화되었으리라고 생각 할만한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성령은 지금도 숨겨져 있는 설교자들을 변화 시키시어 섬기라고 부르신다. 성령은 성서를 조명해 주시며 설교자를 통 하여 사람들을 변화시켜 주신다. 설교자는 성령이 계시는 전( 殿 )이기 (1코 린 6, 19) 때문에 자신을 더럽혀지지 아니한 도구로 지킬 의무가 있다. 설 교자는 하느님의 뜻에 관하여 설교자가 알고 있는 바를 순종하도록 노력 하여야 한다. 또한 하느님이 명하신 바를 이루기 위하여 하느님의 능력과 섭리를 추구하여야만 한다. 동시에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여야 하며 약속해주신 성령과 협력하여 일해 나가는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 설교자 가 진실하다면 성령은 설교자와 함께 일하시며 그의 설교를 통하여 회중 들을 하느님께로 이끌 것이다. 이상으로 현대인을 위한 설교를 살펴보았 다. 진실한 설교자가 열정적으로 기쁜 소식을 회중들에게 선포할 때, 성령 은 설교자를 통하여 회중들을 변화시킬 것이다.

30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29 영문 요약 I must preach the kingdom of God ( Lc. 4:43 )." The spirit of the Lord is upon me, became he has appointed me to preach the gospel to the poor ( Lc4:18 )." Jesus sent by the Father understood his mission in this way. Accordingly Jesus' incarnation, spiritual works, catechism, the apostles' mission, twelve apostles' dispatch the death on the cross, the Resurrection, the continuous existence of Jesus Christ; etc, We can understand that all the mysterious things about Jesus are elements in preaching of the gospel. Accordingly missionary work is a matter concerned the faith and it is an apparent indication showing our belief toward Jesus and the love of God to us. In this thesis, we will study a sermon, which is a motive to reform the church, to restore a status as Christians, to give a new power and motive, and also stands one of the distinguished situations in the ways of missionary works. Jesus began his public life through the sermon The time is fulfilled and the kingdom of God is at hand, repeat you and believe the gospel ( Mc. 1:15 )." Paul, an apostle, said Faith cometh by hearing and hearing by the word of God ( Ro. 10:17 )." We know that the church has done his mission for missionary work through a sermon, according to the teaching of Jesus, the apostles, and Catholic fathers. According the sermon has the oldest tradition among the ways of

31 30 특별기고 1 missionary works in Catholic church. It is also regarded as the most important way, but it has faced a critical situation to this modern age. Preachers admit that they have had many difficulties in preaching and have been anxious because their acts do not conform to their teaching, with the shortage of knowledge, not well connected with real life, the shortage of information, the shortage of materials, too much work imposed on him. The audience said, The most unpleasant thing to do in this modern developed country is to listen to a sermon." Accordingly in this study, we want to examine an exact cause of the critical situation of a sermon, and want to show a sermon for modern people, have studied a sermon for children, who are masters of a future society and church. It is very important for children to read and understand the gospel. when they experience a firm belief and mysterious sense, their attendance in the ritual will be significant. The sermon for modern people should be energetic. It is certainly impossible for preachers to expect the listeners to listen to their message. When a preacher makes a speech with delight and energy, he can excite awaken the hearts of modern people to gospel. The sermon for modern people should be a good delivery of good news. Comic elements are effective to modern people who have lost smile in delivering good news of the gospel.

32 說 敎 의 危 機 와 展 望 31 The sermon for modern people should be with Holy Spirit. Holy Spirit works with preachers and through their sermons leads people to the Holy Father. When a sincere preachers good news to people energetically, the crisis of the sermon will be overcome. I think Holy Spirit will change people through preachers. Those who hear and deliver good news through a sermon for modern people can seek and construct the kingdom of God with the help of the gospel accepted and faith shared become one in the name of Jesus. The good news of the kingdom of God begun like this is for all peoples of all generations. Those who accept this good news and become members of the community for salvation can deliver good news accep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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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특별 기고 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치우 안드레아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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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35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정 치 우 안드레아 ( 복음화학교 설립자, 교장) 새로운 복음화 복음화(Evangelization)란 용어가 그리스도교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60 년대 이후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문헌에 공식적으로 수록되면서 사용 되기 시작했다. 복음화의 개념은 1974년 10월 개최됐던 제3차 주교대의원 회의에서 복음 안에 선포된 그리스도의 신비에 사람들을 인도하도록 하 는 모든 활동 으로 정의됐다. 이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3년 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복음화 라는 용어를 사용함은 물 론 새로운 복음화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또한 새로운 복음화에 는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 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새로운 복음화는 교회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의식 속에서 현대사회 안에 드러나 는 다양한 징표들 안에서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이며, 이를 통 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복음과 일상생활들 사이에서 새로운 창 조적 통합을 이루도록 이끄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교황 바오로 6세의 사 도적 권고서인 현대의 복음선교 와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 에서도 교회의 근본 소명은 복음화에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복음화는 이 시대 우리 교회의 절체절명의 과제이자 사명이다. 그러나 많 은 사람들이 복음화가 어떤 의미의 말인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37 36 특별기고 2 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여러 가지 요 소로 성립되는 복잡한 과정인 복음화를 쉽게 접근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 게 복음화라는 용어가 보편되고 당연한 신자 본연의 임무이고 소명임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한국교회의 복음화 현주소와 복음화의 구체적 방법 등을 현실에 접근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현재 혼용되고 있는 선교나 복음화는 같은 내용이면서 다른 내용이다. 그 러나 신자들은 선교가 바로 복음화라는 등식을 매겨 놓고 있다. 또한 새로 운 복음화라는 말이 어느 틈엔가 꼬리를 감추고 선교라는 말로 대신 사용 되고 있다. 선교란 말 그대로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 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으로, 주로 교회론적인 입장에서 권한을 가진 사람을 파견해 비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행위다. 그러나 복음화는 파견된 사람에 의해 복음이 선포 되는 선교뿐 아니라 인간의 삶 안에 비복 음화된 모든 문제들, 교회와 신자, 비그리스도인까지 모든 인간들이 복음 의 빛으로 그 삶이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즉, 인류 의 삶의 양식, 의식구조 등이 복음의 새로운 가치로 다시 정립되어 참인간, 참가치를 추구하는 평화의 인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화 는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알고, 믿고, 생활함으로써 얻어지는 참평화와 행복한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삶으로 증거해 보이고 또한 명백한 복음선포 를 통해 모든 인류가 하느님의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복음화 는 바로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이며 모든 신자들의 존재 이유다.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 교회 존재의 이유와 그리스도의 사명, 나아가 그 사명을 어떻게 실천해 야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올바로 알고 있는가? 평신도의 한사람으

3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37 로서 주변을 돌아보면 무척이나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성당에 다니는 것이 동일시 될 수는 없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 를 믿기 때문에 미사도 드리고 성당에서의 봉사활동도 참여하곤 한다. 하 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얼마나 알고 믿고 있는지 를 돌아보는 것이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적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조직하신 신정 적 조직체이며, 그리스도의 사명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우리는 그 직무 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이 구원자로서, 자신의 삶에 커다란 영향 을 끼친 실제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진실로 그분의 존재 이유와 그분 을 말씀을 따라 살고 있는지 잠시 멈춰 자신을 바라보아야 할 때다. 복음화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신자 분들 중에는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헛 해 왔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다. 너무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했고 하 느님을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믿었다고 고백한다. 또 너무 모르고 신앙생 활을 해왔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던 분들이 공부를 하면서 주님을 올바로 알게 됐고, 나 자신과 교회,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실 천하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많은 신자들이 형식에만 치우친 종교생활에만 익숙해져 있다. 교회의 존재와 교회의 존재이유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올바로 알고 믿 고 따르는 것에는 게을리해왔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의 존재 이유가 많은 사람들에게 불명 확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교회는 교회 구성원의 대부분인 신자들의 의식 과 신앙의 깊이가 드러나 보여야 한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구성 원인 신자들의 존재 이유다. 오늘의 교회를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 를 베풀며, 그들을 가르쳐서 나의 제자로 삼으라고 당부하셨다. 예수님께

39 38 특별기고 2 서 제자들을 뽑으신 것처럼 신자도 모든 사람들 가운데 뽑힌 사람이다. 예 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켜서 파견하셨던 것처럼 신자는 예수 님의 말씀에 따라 살고 그 말씀을 삶으로 증거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 람들에게 선포해야 한다. 이것이 복음화의 개념이자 원리다. 교회는 선교적이다. 그러나 선교적이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쇄신되고 말 씀을 선포할 수 있는 동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인 신자들이 먼저 배우고 훈련돼야 한다. 복음화는 먼저 나 자신의 복음화로 부터 시작 된다. 나 자신이 복음화로 무장돼야 복음의 참가치를 알고 그것 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하느님을 만나면 새로 운 열정이 생겨나게 된다. 복음화는 교회의 존재이유이자 근본 소명이다. 교회가 복음화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새로운 복음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 현대 세계를 바라볼 때 과거 그리스도적이었던 나라와 민족들은 종교 무관심과 세속주의의 영향을 받아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근대 500년 미만에 그리스도교가 전파된 나라들, 즉 아시아, 아프 리카 등에서는 복음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아직 복음적 삶이 뿌리 내리 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1784년 첫 세례자가 배출된 후, 180년 만인 1970년대 에 천주교 신자가 100만 명에 이르렀다. 이후 매 10년마다 100만 명씩 증 가하는 복음화율을 보여 왔지만 인구비율로 볼 때 2000년대부터 그 성장 률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현재 약 500만 명의 천주교 신자 중 상당수가 냉담 중이거나 주일미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뿐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입교한 많은 신자들이 아직도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4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39 잘 모른 채 형식적 행위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스도교가 갖고 있는 핵심인 복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무엇이 복음적 삶인지는 모르면서 신앙생활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지 못하고 알려고 도 하지 않으며, 내적 쇄신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본 당의 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면 상당히 열심(?)한 신자라고 자부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고 그분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기도가 무엇 이고 왜 기도하며 생활해야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 교회가 무엇이고, 그 교회 공동체 안에 속해 있는 신자인 나는 누구이며, 어떤 권리와 의무가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적어도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이 무엇인지, 복음화가 교회의 근본 소명이고 신자의 근본 소명이라는 점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3년 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시작 을 공식적으로 선포하셨고 새로운 복음화에는 새로 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 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의 방향과 내용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현대의 복음 선 교 33항에서 제시하셨던 현대 세계 복음화의 3가지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중에서도 비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사업과 기존의 신자들을 복음으로 무장시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 는 재복음화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종 교적, 문화적, 사회적 다원주의 속에서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다원주의의 여러 장점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도 복음의 가치를 그 안에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한다. 복음적 가치를 진정한 삶의 가치로 살아갈 수 있도록 현대 인들에게 분명하면서도 확신에 찬 새로운 복음화가 요청되는 때다. 과연 지금의 우리 교회가 이와 같은 새로운 방법과 표현을 추구하고 있는지 새 로운 열정이 생겨나고 있는지 우리 모두가 묵상해 봐야 할 것이다.

41 40 특별기고 2 내적 쇄신을 통해 선교하는 교회공동체 우리는 교회의 선교사명에 대한 전통을 잘 살리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 다면 그 원인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20년 전, 한국에서 새로운 복음 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딪친 가장 큰 벽은 교회의 누구를 막론하고 복음 화라는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아 겪었던 어려움이었다. 특히, 선교에 관해 서는 그 누구도 목표나 전략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저 과거에 해왔던 그 대로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였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경우는 없었다. 예비자 입교식 날짜를 가르쳐주고 비 신자들을 인도해오라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열심한 신자들 은 이웃과 가족들을 찾아 성당에 다니자고 권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었다. 물론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열심히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권면해 왔다. 하지만 왜 선교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전해 야 하는지 알고 있지 못했다. 내가 전하는 것에 대한 확신과 체험은 있는 지 따져보지 않았고 막연하게 비신자들을 성당으로 이끌면 된다는 경향이 었다. 선교는 우리가 믿고 신앙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대한 확 신에서 비롯된다. 또한 우리가 믿고 받아들인 복음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신자들이 우리가 믿는 신앙에 대 한 확신이 부족하고 구원관이 정립돼 있지 않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고 선포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새로운 복음화를 시작하는 우리 교회의 첫째 과제는 모든 신자들의 재 복음화다. 재복음화를 위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신 자인 자신들의 정체성을 올바로 알고,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에 확신을 가 져야 한다. 아울러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신과 구원적 삶, 즉 이 세상에서부터 참다운 평화와 행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신해

4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1 야 한다. 그래야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새로운 삶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고 삶의 변화를 통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 를 통해 기쁘고 행복한 삶을 경험한다면 그 사람은 누구에게나 예수 그리 스도를 믿고 따르도록 권하게 될 것이다. 교회의 내적 쇄신이 선행될 때 그 바탕 위에 이론적 무장과 더불어 선교 하는 교회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교회는 다양한 직무와 기능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교회는 선교하는 공동체다.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께서는 교회의 근본 소명은 복음화이고 엄격히 말해 교회가 복음화를 하 지 않는다면 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 라고 강조하셨다. 모든 것이 전문화되 어 있는 현대사회 안에서 복음 선포는 무척이나 힘든 과제다. 그렇기 때문 에 우리 교회도 선교에 관하여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전문 가가 돼야 이 사회에 복음을 선포할 수 있다. 신자는 모두가 선교사가 돼 야 하지만 아무나 선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랑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우리 인간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다. 그리고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구원을 위해 희생 제물로 삼으셨 다. 우리가 믿고 받아들인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과 예수님 의 크신 사랑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아 참 평화 와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참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예수 님이 구세주이심을 받아들인 이들이다. 예수님으로부터 참 평화와 행복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가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 에게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행복한 삶으로 초대한다. 하느님과 예수님

43 42 특별기고 2 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실천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사랑은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거나, 고통 중에 살아가는 이웃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한다. 그들이 고통스럽 고 무미건조한 삶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예수님께로 이끌어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예수님의 유언 말씀 때문이 다.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셨던 예수님의 유언을 소중히 간직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유언의 말씀이 믿음의 후손들인 우리들에게 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 면서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베풀라고 당부하셨고, 복음을 알지 못하는 자 들을 가르쳐 제자로 삼으라고 말씀하셨다. 먼저 복음을 믿고 받아들인 우리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복음을 전 하는 이는 누구도 없을 것이다. 사도 바오로께서도 전하는 사람이 있어 야 들을 수 있고, 들어야 믿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씀하셨다. 예 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을 증거하고 전할 수 있을까? 예 수님을 믿는다하더라도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경험해 보지 못한 사 람은 우리 이웃을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께 잘 인도할 수 없다. 그렇기 때 문에 교회의 선교 사명 에서는 복음 선포는 먼저 복음화된 사람이 복음을 전할 수 있고, 또 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복음을 증거하고 전하는 사람은 복음을 전하는 그 행위 자체로서 행복 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복음을 전하고, 삶을 나누면서 자신이 더욱 영적으 로 성숙해진다는 것을 경험한다. 복음은 함께 나누고 전하라고 주어진 것 이다. 혼자 간직하며 행복해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복음을 전해

4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3 야 하는 이유는 예수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선포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 자 신이 더욱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 삶으로 증거하자 신자라면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예수 그 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실천하라고 하신 말씀은 먼저 회개하라 는 것으로 요약된다. 회개란 무엇인가? 회개란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맘에 들어 하시는 삶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하느 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서로 용서해 주고, 이해해 주고, 감싸주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주변의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누 어 주는 것. 함께 행복을 누리게 하고 자신의 이익보다 남을 생각하며 배 려하고, 기득권을 주장하며 울타리를 치지 말고,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 등. 열거하자면 너무도 많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 가 알고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우리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위적 인 삶의 내용을 회개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를 통 해 당신을 드러내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 된다. 거짓과 위선이 판치는 사회, 교만과 독선이 지배하는 사회는 하느님께서 기뻐하 시지 않는다. 더욱이 하느님의 백성들 안에서조차 거짓과 위선, 교만과 독 선이 판을 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시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교회도 현대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 시지 않는 삶의 내용이 무엇인지 식별해서 바꾸는 것이 교회의 할 일이다. 그러므로 교회 구성원 모두는 우리 사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영적으로 건강해져야 한다. 그 시작은 바로 우리 자신의 회개의 삶 에서부터 출발한 다. 그리스도인 스스로 무엇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인지를 먼저 깨

45 44 특별기고 2 닫고 실천함으로써 삶을 통해 하느님을 증거 해야 한다. 교회가 새로운 복 음화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먼저 우리 안에 있는 많은 모습들 가운데 하느 님께서 보시기에 기뻐하시지 않는 모습을 찾아 회개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러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 진정성을 느껴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전하는 것이다. 그 러나 먼저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말하고 증거하는 교회의 진정 성을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 말은 그럴 듯하게 하면서 본인이 실천하지 않는다거나 앞에서는 좋은 말을 하고 뒤에서는 다른 생각을 갖는다면 아 무리 좋은 말을 해도 그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회가 기 도하는 모습, 겸손한 모습, 진실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세상 사람들 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누가 이와 같은 일에 앞장서야 하겠는가? 물론 지 도자들이다. 지도자들이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 따르게 된다. 인간적으로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나약한 우리 인간에게 성령을 보내 주셔서 부족한 우리의 능력과 의지와 용기를 북돋 아 주고 계신다. 복음화, 기도운동 선행돼야 우리 교회의 절체절명의 과제는 새로운 복음화임을 누차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기도 다. 1990년대 세계적으로 새로운 복음화 사업이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추진된 것도 세계복음화를 위한 기도운동 이 었다. 기도의 힘을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우리는 이미 20세기 말 세계의 모든 신자들이 공동의 지향으로 기도했던 러시아의 회개를 경

4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5 험한 바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중요한 일을 앞에 두고 항상 기도하시 며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셨다. 우리가 도움을 청하는 하느님은 전지전능 한 분이시다. 세계의 모든 종교와 종파를 초월해 세상 사람들이 서로 평화 롭게 살아가고, 새로운 복음화가 그리스도인 안에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분이시다. 우리가 사심 없이 기도드린다면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귀 기울여 주시고 함께하신다.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자 하는 새로운 복음화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제이고 모두의 공동선을 위한 하느님의 계획이다. 누구나 개인 적으로 청하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기도가 선행돼 야 한다. 신자 개인은 물론 각 신심단체, 활동단체는 언제나 교회를 통한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운동이 전개돼야 하며 나아가 전통이 세 워져야 한다. 눈을 크게 뜨고 넓은 마음으로 생각해보자. 몇몇만 참여하 는 것이 아니라 전 신자가 공동의 지향을 갖는 기도운동 이 전개돼야 한 다. 나부터, 우리 교회부터라고만 한다면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누가 기도할 것인가? 세계가 복음화 되면 각 나라와 각 교회, 그리고 그 교회의 구성원인 나 자신도 자연스럽게 복음화 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고, 영 원한 행복으로 초대하기 위해 인간으로 세상에 오셨다. 사실 어떤 종교든 지 종교의 역할은 세상을 평화롭게, 인간을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적으로 해석한다면 세상의 여러 환경, 관습, 사상, 행동양식을 변화시켜 하느님의 뜻에 맞갖은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복 음화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의 역사에서 교육과 종교 혹은 사상으로 이 러한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간의 힘만으로는 거의 불가능 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고 또한 수많은 죄로 인해 인간 본래의 모습을 상실해 버렸기 때문에 우리의 힘만으로 이

47 46 특별기고 2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 성령에게 도움을 청해야한다. 복음화의 주역이시 고 이 시대, 우리 교회를 이끄시는 성령께, 철저히 의탁하고 기도해야한 다. 아니, 어떤 면에서 지금 우리는 엎드려 기도해야한다. 그래야만 새로 운 복음화가 꽃을 피울 수 있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신앙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 할 때다. 복음 전파의 필요성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 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 게 하여라 (마태 28,19-20).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복음 전파를 유언 처럼 당부하셨다.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받은 교회는 그동안 끊임없이 복음 선포가 교회의 근본 소명임을 알고 이를 위 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지 않 고 있다. 복음이 이 땅에 선포 된 지 2000년이 넘은 지금에도 전 세계 인 구의 1/3도 채 안 되는 사람들만이 그리스도를 믿고 있다. 복음의 참 진리 를 잘 알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종교 생활을 하고 있는 신자들도 많은 상 황이다. 복음선포는 여전히 시작에 불과하다. 200년이 넘은 한국교회도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다. 1980년대 이후 한 때 한국교회는 큰 행사들을 치르며 보여줬던 선교적 열성이 이제 지나간 역사로 넘어가고 있다. 2000년대를 지나오면서 복음 선포의 열성이 식어 가고 복음화율이 인구증가율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가 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우리 신자들이 과연 예수 그리스도에 의 한 구원에 대한 확신과 올바른 구원관이 적립되어 있는가 라는 것이다. 신

4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7 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가 참으로 나를 죄와 죽 음과 악에서부터 자유롭게 해방시켜주신 구원자임을 확신하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다. 그분을 통해 구원에 확신을 갖는 신자라면, 그리고 구원적 삶을 체험하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예수가 우리의 유일한 구세주임을 증 거하고 선포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증 거하고 그분에게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개인적 구원 에 대한 불확신과 구원관이 정립돼 있지 않아서다. 복음화학교에 오는 많은 신자 분들 중에,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충실히 해왔다고 자부하던 분들도 구원에 대한 확신과 구원관이 정립돼 있지 않 은 경우가 많았다. 어떤 분들은 잘못되거나 편향되고 일방적인 지식만 갖 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신앙을 만드는 분들까지 있었다. 새로운 복 음화는 먼저, 우리 신자들부터 재복음화가 돼야한다. 복음의 핵심이 무엇 인지, 우리가 믿고 신앙하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 도와 성령이 누구신지, 그리고 그분을 믿고 따른다면 우리에게 어떤 결과 가 오는 것인지, 우리 자신이 먼저 재복음화 돼야 복음 전파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그래야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교회 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초부터 다시 시 작하자. 늦었다는 것을 알 때가 오히려 좋은 기회이다. 신자들의 재복음화 를 위해 무엇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가 받아들인 복음은 하느님의 사랑의 증표로 파견되신 예수 그리스 도께서 십자가의 희생 제물이 되셨다는 것과 이것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 은 구원받는다는 것이다. 현대의 복음 선교 14항에서는 교회의 존재 목 적이 복음 선포, 즉 선교에 있다고 말한다. 교회의 존재의미는 복음을 전 할 때 비로소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복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야하는가? 사랑 때문

49 48 특별기고 2 이다.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 그 사랑을 받은 하느님 백성들이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복음을 전하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하느님의 백성이 전제된다. 하느님 의 존재와 그분의 사랑을 확인하지 못한 사람은 그분을 증거할 수 없기 때 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 받은 사람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안다. 하느님의 백성이 자비하신 하느님의 사랑 을 받는다면 그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체험하게 돼 그분을 전하고 싶 어진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서의 참 행복의 길과 부활의 영원한 행복 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복음을 전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예수님께서 교회에 남기신 유언 때 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 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루카 21, 43)라고 말 씀하셨다. 당신이 우리에게 들려주신 하느님 나라와 그 나라를 사는 방법 들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도록 제자들에게 유언으로 남기신 것이다. 바 오로 사도께서도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전하는 사람이 없으면 들을 수 없고 듣지 못하면 믿을 수 없습니다 (로마 10, 14)라고 말씀하셨다. 복음 선포를 위해 파견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제 그 사명을 교회, 그리고 교회를 통해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하셨다. 유언의 상속자는 현대를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다. 복음 선포는 하느님의 구원계획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며, 사목자나 전문 선교사들에게만 그 직무가 수여된 것이 아니다. 교회의 구성원 모 두에게 맡겨진 직무다. 세례 성사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는 모든 신자들에게 부여된 의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 는 사람들 입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지 않는다면 누가 예수 그리스 도를 전하겠는가?

5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49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들어보자. 사실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 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의무이 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 다 (1코린 9, 16)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성령께서 끊임없이 그 사람을 통 해 역사하시므로 영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성숙해진다. 새로운 열정을 불러 일으키자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출발했 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각 지역교회에서는 공의회 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부흥운동이 일어났다. 그 열매가 새로운 신심운동으로 이 어져 여러 형태의 신앙쇄신운동이 전파됐다. 교회 안에 뜨거운 성령의 역 사하심을 체험한 그리스도인들은 마음 안에서부터 믿음을 통한 열정이 일 어났다. 그 결과 신자들의 신앙생활의 활성화와 더불어 선교의 열정도 생 겨났다. 신앙쇄신 운동은 신자들에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확신과 기도생활 그리고 성경읽기 등 신심생활에 열정을 불러 일으켰다. 고( 故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강조하신 새로운 복음화의 방법, 새로운 열 정 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신앙쇄신운동은 그후 선교에 열정을 쏟아 한동안 교회 내에서도 복음화 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한국교회는 새로운 열정이 식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유가 무엇일까. 원인 중 하나는 한국 신자들의 기초가 약하다는 점이다. 한국천주교회의 대부분 신자들은 세례성사를 받은 지 40년 미만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구교우는 전체의 20%를 넘지 않는다. 그만큼 신앙에 있어 뿌리가 약하다. 또한 믿음의 확신과 경험 없는 신자들이 너무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치

51 50 특별기고 2 우쳐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교무금과 헌금을 내 고, 판공성사를 보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많다. 조금 더 나아간 신자들의 경우도 본당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신앙생활에 젖어 있는 신자들에게 선교하십시 오 라는 말은 그렇게 와 닿는 말이 아니다. 선교는 해도 그만, 못하면 할 수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선교는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마음 안에서부터 스스로 동기가 부 여되고 열정이 솟아올라야 하며 사명감이 생겨나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동기 부여나 사명감은 신자 개인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일어난다. 교 회는 신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환경을 끊임없이 만들어 줘야한 다. 신앙생활의 튼튼한 기초를 닦아 주는 교리교육과 세례성사를 받은 후 에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신자 스스로 하느님에 대 한 확고한 믿음을 전해줘야 한다. 또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복음적 삶의 실천을 통해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도 와야 한다. 새로운 열정 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신과 행복한 삶 안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현재의 신앙생활의 모습 들을 재점검 해보고 새로운 열정이 생겨 날 수 있는 신앙생활의 참 모습이 어떤 것인지 되돌아보고 조명해 봐야한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열정 이 생겨 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복음화는 사랑의 실천이다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1주기 추모미사를 시작으로 추기경님의 추모 열 기가 다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많은 분들이 추기경님의 생전의 활 동을 되새겼고, 때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추기경님의 업적이 드러나기

5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1 도 했다. 추기경님이 돌아가신 직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회에 관심 을 갖게 됐고 그중 일부는 천주교회에 입문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김 추 기경님께서는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 복음을 선포하고 계신 것이다. 이처 럼 종교를 떠나 온 국민의 마음에 김 추기경님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배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추기경님께서 살아 계실 때 실천하셨던 사랑 때 문이다. 우리 사회에 김 추기경님에 대한 추모 열기와 그분의 영향력이 퍼 져 나간 것은 추기경님께서 장기기증을 비롯한 많은 사랑의 실천적 모습 을 삶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교회는 내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복음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교회가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면 시대의 징표를 올바로 바라보면서 스스 로 자기 복음화를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 교회와 교회 구성원 모두가 복음 을 삶으로 보여 줌으로써, 복음적 삶을 통해 함께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고 선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복음적 삶의 내용은 여러 가지이지만 결국 이러한 과정은 사랑의 문화 를 만든다. 인간 상호간에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해 모든 사람이 자유와 평 등 속에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우리 교회와 교회의 구성원 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고 증거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당부하신 사랑 실천 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 고 실천한다면 세상의 복음화는 그리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사랑 실천이라고 말하면 무슨 위대한 일을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 실천은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평소에 좋은 말하기, 인사 잘하기, 칭찬해 주기, 관심 가져주기, 밝게 웃기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 범한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천은 쉽지 않다. 아주 쉽고 간 단한 것도 잘 안 되는 이유는 평소에 사랑을 실천하고 살겠다는 의식이 부

53 52 특별기고 2 족해서다. 깨어 있지 못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길, 또 우리에게 실천하라고 명하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자기복음화라는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들여다보자. 그리스도인이기를 원한다면 개 인적으로 거룩한 삶을 사는 것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 서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복음화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예수 그리스 도의 존재를 증거하며 시작된다. 또한 복음화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 는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된다. 내가 먼저 변해야 남이 변한다 한 자매님이 고부간의 갈등문제로 상담을 청해온 일이 있었다. 그 자매 님은 결혼 후 지속된 시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에 끊임없이 분노하고 시어 머니를 저주하고 있었다. 먼저 자매님께 그동안 살아오며 시어머니에게 잘못했던 것들을 생각해 보라고 권했다. 그랬더니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 다고 해 다시 한 번 권했다. 그러자 조금씩 자신이 잘못했던 기억을 떠올 리며 그 사실을 고백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볼 것을 권했 다. 집으로 돌아가 시어머님께 잘못했던 점들을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십 시오 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분은 완고했다. 안색은 이내 바뀌었고 절대 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조용히 그 자매님에게 그렇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될 수 없으며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고 말했 다. 그제서야 자매님은 용기를 갖고 시어머니께 용서를 청했다. 결과는 상 상 이상이었다. 시어머니도 점차 변해 지금은 그 누구보다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나 자신부터 변하면 상대방도 서서히 변해 갈 수 있 음을 깨닫게 해준 단적인 예다.

5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3 평범한 이야기지만 평범함 속에 우리가 고쳐야 할 것이 숨겨져 있다. 다 른 사람의 잘못을 꼬집고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해 잘 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잘못은 잘 기억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잘못한 것은 기억 속에 차곡차곡 쌓아둔다. 분노하 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급기야 서로 등을 돌리기까지 한다.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나아가 그 것을 바꾸라고 요구하면 강한 반발심이 생겨 방어하고 때로는 상대를 공 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길 원한다면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내 가 먼저 변해야 남이 변하고 남이 변해야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꿔야 한다. 이것이 회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은 누구보다 먼저 자신을 하느님 안에서 비춰보고 잘못된 자신의 모습 즉, 하느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모습들을 바꿔나가야 한다. 개인 안에서, 공 동체 안에서 비그리스도적인 모습, 지극히 인간적이긴 하지만 비성서적이 며 비하느님적인 모습들은 버려야한다. 복음화는 바로 나 자신의 변화에 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모습을 다른 이들이 바라보면서 우리 를 변하게 하신 예수그리스도를 바라보게 만들 수 있다. 사랑은 용서에서부터 시작되고 그 용서는 자신을 바로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우리 자신이 먼저 변화되는 내적 쇄신은 복음화에 있어 선행되어야 할 가장 중 요한 과제다. 새로운 복음화는 새로운 표현과 방법이 필요하다. 과감하게 그리고 용기를 갖고 자신부터 변화시키자. 신앙은 관념 아닌 생활, 삶 안에서 신앙 표출하라 가끔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입으로는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지만 삶에

55 54 특별기고 2 서는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가기 힘겹다는 고백을 듣는다. 천주교 신자로 서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힘들어하는 보습을 볼 때면 이 시대가 참 그리스 도인으로 살아가는 데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 게 한다. 어느 한 식당 주인아주머니의 말이 생각난다. 자신을 개신교신자 라고 소개한 그분은 자신의 식당에서 성직자를 비롯한 많은 천주교 신자 들이 식사와 회식을 한다고 했다. 문득 선생님의 그룹과 다른 신자들이 어 떤 차이가 있냐고 물었다. 같은 신자라고 말했지만 그분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그룹은 식사전 후에 꼭 기도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 다. 더욱이 회식자리에서 한 번도 큰소리 내며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했 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다함께 기도하고 끝맺는 모습에서 우리가 어떤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었다고 말씀하셨다. 신앙인으로서 의 작은 실천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보인 사례다. 천주교 신자라면 어느 곳에서든 식사 때 식사전 후 기도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성호경조차도 체면 때문에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세상 안에 살면서 함께 어울려야 한다는 생각 으로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기 꺼려하는 것 같다. 최근의 한 종교단체는 스포츠선수들의 세레모니를 보고 특정 종교의 표 현을 자제해달라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구사회에서는 물론 이슬람 국가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에서조차 십자 성호를 긋는 일로 시시비비를 따졌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작은 일 같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할 만큼 우리는 어려운 세상에서 살 아가고 있다.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힘겨운 시대인 것 같다. 신앙은 지식이 아니다. 신자라면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한 확신과 함께 구체적 삶 안에서의 자기 표출이 있어야 한다. 지식은 삶을 뒷받침하는 역 할일 뿐 신앙자체가 될 수 없다. 겉모습에만 신경쓰다보면 정작 신앙의 본

5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5 질에는 다가가지 못한 채 그 형식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을 지 식이나 관념에 가둬서는 안 된다. 교회는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본연의 사명이다. 구체적인 삶으 로 표출되지 않는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통해 드러날 수 없다. 사소 한 것일지라도 신앙을 증거하는 실천 이 뒤따라야 한다. 생활 속에서의 사 소한 실천으로 상대방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도록 도울 수 있다. 세상 사 람들과 똑같이 살아간다면 누가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을 받아들이겠는가. 진정성을 갖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이 신앙적인지, 사소 한 것이지만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항상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생활에 서 드러내고 증거해야 한다. 생활의 증거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신자들은 그 삶에서 자신이 구원받았다는 증거 인 회개의 삶, 새로운 삶으로의 변화된 모습을 구체적으로 증거해야 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왔다는 한 자매님이 계셨다. 그분은 자신 과 함께 본당에서 활동하는 어느 자매님이 갑자기 달라진 모습이 신기해 복음화학교에 오게 됐다고 했다. 함께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평소에 남의 말도 잘하고 화도 잘 냈던 자매였기 때문에 그 변화는 더 크게 와 닿았다 고 했다. 처음에는 얼마쯤 가다 다시 본색을 드러내겠지 라는 생각으로 기 다렸지만 일 년이 지나도록 그 자매님의 모습은 흔들림이 없었다고 했다. 나아가 더 변화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고 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까지 변할 수 있을까? 그 자매가 궁금증을 안고 수 소문 끝에 찾아온 곳이 복음화학교였다. 그리고 궁금증을 안고 있던 자매 님도 복음화학교 교과과정을 받으며 구원 받은 삶이 어떤 것인지, 복음적

57 56 특별기고 2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나씩 깨달아 갔다. 좋은 말하기, 친절하기, 화내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관심과 배려하기, 화해와 용서하기 등 자신 안에서 고쳐야 할 점들을 살펴보고 천천히 변화 해 갔다. 일 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변화는 주변에서 먼저 인식했다. 집 에서는 요즘 당신 많이 변했어, 엄마 요즘 많이 달라졌어요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봉사활동을 함께하던 사람들도 변화된 모습을 보며 많 이 부러워했다고 한다. 신앙은 생활이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았다면 지금 구원 받은 사람으로서의 삶의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 절망에 빠졌던 사람이 예수 그 리스도를 믿고 희망을 갖게 됐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구원받았다는 증거 다. 그리고 그 희망을 갖고 꾸준히 감사하며 살아갈 때 그 사람의 삶을 통 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게 된다. 복음 선포는 삶의 증거, 생활의 증거가 매우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먼저 자신이 복음화 돼야 하듯 세 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려면 먼저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 해 구원받은 구체적 삶 즉, 새로운 생명을 얻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 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생활의 증거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생전에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러나 그 분께서는 단순히 선포만 하신 것에 그치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자비와 사 랑을 베푸시는 기적을 행하셨다. 직접 모든 것을 보여 주시고 하느님 나라 를 선포하신 것이다. 우리 교회와 그 구성원인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 도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 몸의 자격으로 그분의 권리와 의무, 사명을 구체 적인 생활 안에서 실천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실제 피부에 와 닿도록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변화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시작은 생활 안에서의 사소한 실천에서 비롯된다.

5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7 명백한 선포 복음선포는 생활의 증거와 명백한 선포로 이루어진다. 많은 그리스도인 들이 생활의 증거라는 측면에서는 자신들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자 노력하지만, 명백한 선포의 실천에는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 다. 복음선포, 즉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의 핵심은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이 구세주이심을 선포하는 것이다. 예수라는 분이 우리 인류의 구세주임을 믿을 때 구원받는다는 것이 복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연구한 가 장 효과적인 선교 방법은 1:1 선교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선교사가 돼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해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 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선교를 하다보면 제일 먼저 예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어디에서 오셨고, 왜 오셨고, 그분이 우리 모두를 구원할 능력이 있는 분이라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명백한 복음 선포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복음의 핵심진리 4가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오게 하신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설명이다. 하느님은 유일신이시며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인간이 아름다운 세상에 서 더불어 행복하게 살게 하신 것이 하느님의 계획이셨다. 둘째, 우리 인 간이 파멸되는 것을 막으시려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파 견하신 것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계획에 반하는 죄를 짓고 본래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성이 파괴됐다. 인간은 파멸의 길을 걸어갔지만 하느님 께서는 구원의 길로 인도하셨다. 그럼에도 인간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 르지 않아 파멸에 직면하게 됐으며, 그 파멸을 막고자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 셋째, 예수님이 십자가에 스스로 제물이 되셔서 인간을

59 58 특별기고 2 죄와 죽음, 악으로부터 구원하는 구세주가 되셨다는 것이다.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파견된 자로서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말 씀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 새로운 생명을 주셨다.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 님나라에 살도록 초대하시고 영원한 삶으로 초대해 주신 분이시다. 넷째, 예수님은 당신을 구세주로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을 구원하고, 영원한 삶을 살게 하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땅에서부터 복음적인 삶을 잘 살 수 있도 록 우리를 도와주시는 성령을 받고 그 성령께 의탁하고 도움을 청하면 이 세상에서부터 복음적 삶, 구원적 삶을 살다가 영원한 하느님나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위의 4가지 핵심진리가 우리가 전해야 하는 명백한 선포의 내용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명심하고 정리해 자신이 선교하고자 하는 대상에게 전해야 한다. 우리가 믿고 신앙하는 핵심진리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우리 신앙의 기본이요, 또한 믿음의 기초가 된다. 복음화의 모델 성모 마리아 가톨릭교회를 잘 모르는 이들이나 편견을 가진 이들은 가톨릭은 마리아 교회 라고 비난하곤 한다. 마리아 공경을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을 제대로 믿기 위해서는 마리아를 올바로 알아야 할 필요 가 있다. 마리아를 제대로 이해하면 예수님에 대한 올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고 마리아를 공경하는 일은 곧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는 흠숭으로 이어 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리아를 알고 공경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마리아 와 예수님과의 혈연관계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구원사업의 역사 안 에서 마리아가 맡으신 몫, 다시 말해 당신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으뜸가는 협력자라는 면에서 성모 마리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복음서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말씀에 주의 깊게 귀 기울이시는 분, 하느

60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59 님의 구원계획과 그에 따른 하느님의 제안을 받고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 서 라고 응답하신 분,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나 하느님의 충만한 은총을 받 아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분으로 소개한다. 이를테면 마리아는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낳은 어머니이면서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 에 가져온 하느님의 구원에 의해 온전히 구원받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중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의 마지막 부분인 8장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서 천주의 모친 복되신 동정 마리아 라는 제목으로 53~69항에 걸쳐 마리아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잘 정리 해 놓았다. 성모 마리아는 복음화 사업에서도 아주 특별한 위치를 갖는다. 성령의 짝이신 마리아를 통해 말씀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그래서 성령은 복음화의 주역이요, 마리아는 복음화의 모델이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감도하심 아래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성부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계시의 절정이신 예 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일치하는 것이다. 복음화 의 중심에 있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은 성경이나 교회의 전통에 근거한 우리 신앙의 보화이다. 성경에 나타난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단순하고 완 전하게 믿어 예수님의 어머니가 될 것을 받아들이셨고 인류에게 인간으로서 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낳아 주신 분이시다. 또한 마리아는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아들의 구원사업을 뒷바라지하신 겸손하신 분이시다. 우리는 어떤 역할이나 직무가 주어지면 마치 대단한 사람처럼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구세주의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보여준 겸손은 그래 서 우리의 모범이 된다. 또한 마리아가 하느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순명하 는 자세, 구원의 역사 안에서 묵묵히 진리를 실천하신 모습은 오늘날 복음화 사업에서 분명하게 기억하고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서 세계의 복음화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겠다.

61 60 특별기고 2 용기 있는 그리스도인 되자 복음화라고 하면 선교라는 말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 지만 복음화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선교하는 것에 그 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신앙생활 즉, 기존 신자의 재복음화의 선행도 포함된 의미다. 그리스도인다운 신앙생활을 하자면 각자의 노력으로는 부 족하다.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험악한 이 세 상에서 신앙을 지키고 신앙인답게 살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다행히 하느 님께서는 모든 믿는 자들에게 성령을 보내 주셨고 그 성령을 통해 당신의 자비와 사랑, 은총을 베풀어 주신다.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믿는 자들에게 똑같이 내려진다. 그런데 주관적 인 입장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하느님의 은총에 차별이 있는 것처럼 느껴 지곤 한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이 은혜를 받는 것 같고 나는 덜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럴까?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자에게 똑같이 내려지지만 신앙생활은 하느님의 은총과 더불어 우리 인간 쪽에서 부응해야 하는 것 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앙적 행위를 해야 한다. 성사생 활과 각종 전례에 참여하고 개인적으로 기도와 성경읽기, 공동체 생활과 봉사활동 등 신앙적 행위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신앙행위와 더불어 그리스도적인 사상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다. 가정생활과 직업생활 또한 일상의 생활에서 그 삶의 방법과 내용 이 하느님께서 기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그 내용과 원 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끊임없이 새롭게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야 한다. 그러자면 자신의 삶 안에서 잘못된 점들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 을 과감히 바꾸겠다는 결심과 결단이 필요하다. 자신을 바꾸는 결단은 누

62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1 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있는 사람은 믿음 이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믿음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확신하는 사람이 라면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과감히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다. 용기를 갖고 결단을 내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한다면 하느님 은총의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다른 사람이 볼 때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받는다고 느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신앙생활은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용기를 갖고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회개의 삶이다. 신앙생활은 끊임없는 회개의 연속된 생활이다. 자신의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것에 그치면 진정한 회개라 할 수 없다. 행 동을 바꿔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우리를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해 주셨다. 그럼에도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데에는 잘못된 인식, 환경, 습 관 등 장애가 되는 요소들이 많다. 그 장애를 스스로 발견하고 하나씩 제 거해 나가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의 재복음화의 첩경이다. 부지런한 그리스도인 되자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조사해 본 결과 가장 먼저 꼽힌 것이 게으름, 나태함이었다. 현대인들의 삶은 그 자체가 매우 바쁘고 또 복잡하다. 신앙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찾아 살 아가는 게 무척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게으름과 나태함은 좀 의외 의 결과였다. 바쁘고 정신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신앙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얼마든지 자기 시간을 낼 수 있고 또 신앙인으로서 필요한 여러 가지 신앙적 행위들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으르고 나태해서 신앙생활에 소홀했던 것이었다. 그리스도인은 부지런해야 한다. 신앙인도 이 세상에 살면서 다른 이들

63 62 특별기고 2 과 똑같이 일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가정생 활, 대인관계, 자녀교육, 직업생활 등 모든 삶의 내용이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더해 신앙인은 이와 같은 모든 삶의 내용들을 그리스 도 정신으로 살아가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리스도 사상으로 자녀교육, 인간관계, 직업생활 등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남들 이 하지 않는 여러 가지 신앙적 행위를 해야 한다. 기도, 성경읽기, 공동 체생활, 봉사, 나눔, 선교, 전례생활 등은 신앙인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 들이다. 이 많은 것을 소화해 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그래야 신앙생활 에 충실하고 다른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남보다 덜 자고, 여 가생활 시간을 아끼고 그래서 그 시간들과 물질 그리고 자신의 희생 등을 통해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보여야만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역시 그리스 도인들은 부지런하구나 라고 인정하게 된다. 또 여러 가지 인격적 열매 와 그리스도로부터 얻은 평화와 행복한 삶도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리 고 부지런한 삶을 통해 얻어진 열매 즉, 성실성과 책임감 등은 다른 사람 들의 모범이 되는 것이다. 신앙인들이 이처럼 부지런하게 살면서 그 삶에 평화가 있고 행복이 있 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 당연히 비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 다.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줄 것이다. 모든 그리스 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사명을 받고 파견된 사람들이다. 특정 한 사람만 파견 받은 것이 아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자격을 지녔으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 즉, 복음전파의 사명을 고 스란히 물려받은 사람들이다. 예수님께서 가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 고 하신 것은 특정한 신분과 역할을 맡은 사람에게만 하신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신 사명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사 명을 받고 파견된 자로서 파견하신 분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부지런한 생

64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3 활을 해야 한다. 자신의 재복음화와 복음선포는 부지런한 신자들만이 이 뤄낼 수 있는 결과다. 누구든 깨어있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못하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없다. 인식 가치관 삶의 대전환 이 시대의 교육과 시대적 환경에서의 대세는 출세주의, 물질주의를 꼽 을 수 있다. 선생님과 학생의 공통된 목표는 일류학교를 졸업해 좋은 곳 에 취직하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돼버렸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 는 이 시대에 종교는 어쩌면 욕구를 채우는데 필요한 수단에 불과할 지 모 른다. 종교의 진정한 가치와 진리를 탐구하기보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형 식적인 종교 생활로 만족하며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큰 문제는 인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 안에 신의 존재가 점점 그 역할 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생각과 행동은 산업과 과학문명의 발전에 힘입어 갈수록 세속주의, 물질주의에 치우쳐 가고 있다. 또 사회의 각종 부정적 요소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나 정신이 빈곤해지고 가치관 의 부재로 혼돈의 사회가 됐다. 인간이 그토록 바라고 추구하는 행복 은 물질 같은 세상적인 것으로 충 족할 수 없다. 역사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해준다. 권력, 돈, 명예 등 인간 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소유했지만 행복 하지 못한 이들은 너무 나 많았다. 아무리 얻고자 노력해도 스스로의 노력뿐 아니라 세상의 부귀 영화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이 행복 이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지만 얻지 못했던 참 행복 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얻었다. 부유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건강하지 못해도 행복하고 오히려 마 음이 가난할 때 행복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65 64 특별기고 2 이제 새로운 인식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다. 참 행복이 무엇인지 어 떻게 하면 참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서 복음을 선포 해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을 위해 필요한 그리스도 사상을 쉽고 설득력 있 게 전달해 새로운 인식으로 삶의 방향과 목표를 정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고 삶의 목표나 행동이 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사상, 즉 그리스도적인 인식을 갖고 살 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치관도 세상 중심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가치관을 갖고 산다. 행동 양식이 세상 사람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 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세상적인 가 치관을 갖고 사는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시의 권력자들, 기득권을 갖고 있던 종교적 지도 자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모든 인간의 참 행복을 위한 것인지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참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영원한 행복을 희망하 며 자신의 삶의 모습들을 바꾸어 나갔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이 현생에서 는 행복 을, 죽어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참 행복 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한 시대다. 회개가 첫 디딤돌이다 현대의 복음 선교 13항에서는 복음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기쁜 소 식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함께 나누는 신 앙의 힘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여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며 실천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복음화하는 공동체를 이룹니다. 복음을 실천 하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인 복음화된 교회 공동체 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

66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5 앙인들 개개인의 복음화가 전제돼야 한다. 복음화는 우리 자신이 먼저 복 음화돼 복음적 삶을 잘 살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작은 신앙 인들 개개인의 회개 다. 현시대는 반복음적인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 은 반복음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스도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 어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비복음적이고, 반복음적인 권위주의와 율법주 의 그리고 집단적 이기주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신앙인들 이라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회개를 위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우리 는 일상에 치우쳐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잠깐의 여유를 갖고 반복음적으로 살아온 것이 무엇인지, 본의 아니게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행동을 해온 것은 아닌지 묵상해보자. 반복음적인 삶의 내용이란 사랑과 반대되는 미움과, 용서와 반대되는 단죄와 판단, 겸손과 반대되는 교만과 권위주의 등 인간의 기본적인 삶 속 에서 깊이 뿌리박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서서히 악습을 고쳐나가자. 하느님의 뜻,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화해와 용서, 관용과 자 비 그리고 겸손과 섬김과 나눔 등을 실천해나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 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생각과 삶 안에서 반복음적인 삶의 내 용, 하느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삶의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계획 을 세워야 한다. 회개란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당신의 아들을 희생양으로 삼으신 하느 님께서는 어떤 경우에서든 자비와 사랑이 우리 안에서 드러나기를 원하 고 계신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하신 말씀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 4, 17)는 말씀은 일부의 죄인들에게만 하신 말 씀이 아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특히 종교적 백성이고

67 66 특별기고 2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스스로를 선택받은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유다민족에게 하신 말씀이다. 그리고 그 말씀은 2000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유효하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는 것이다. 우리 안의 낡은 것들, 불필요한 요소들, 특히 비복음적이고, 반복음적인 요소들을 버리고 과감하게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 복음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복 음화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교회의 지상과제는 교회를 통한 세상의 복음 화다. 그 시작은 교회 구성원인 신앙인 한사람의 회개에서부터다. 복음선포의 사명감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선교적 성격과 특히 평신 도 사도직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전통을 확인하였고 선교 활동에 대한 평 신도들의 특수한 기여를 강조하였습니다. 모든 신자가 이러한 책임을 함 께 나눌 필요성은 비단 사도직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문제만이 아니 라 세례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권리와 의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세례성 사를 통하여 평신도는 그들 나름대로 사제이고 예언자이며 임금이신 그리 스도의 삼중 사명에 참여합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처럼 세례와 견진을 통하여 하느님께 사도직에 위임된 만큼 개인으 로서나 단체 회원으로서나 하느님 구원의 소식이 온 세상 어디에서나 모 든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수용되도록 노력할 전반적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 다."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 71항을 통해 모든 하느님의 백성은 파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에 동참할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셨다. 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평신도들에게 사도직이 있고, 그 중에 복음선포의 직무를 수행하는 예언직을 수행해야

68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小 考 67 한다는 것을 명문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복음선포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 복음선포다. 우리는 사랑을 나누는 일에 그리 익숙하지 않다. 누구나 사랑 하고 사랑받길 원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신앙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 으면 작은 시련에도 걸려 넘어지고 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그리스도 인들이 나서야 한다. 우리는 이미 참 행복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을 알고 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를 때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 도 알고 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그리스도인들 은 이미 체험했다. 무엇보다 교회 내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라는 말씀을 먼저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이 삶에서 보여 주자. 지도자들이 사랑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면 신자들도 자연스럽게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 에게 전할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발적인 원의에서 비롯된 복음 선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발적인 원의는 복음선포에 있어서 가장 중 요한 요소다. 그리고 삶에서 자연스럽게 모범을 보이고 실천해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시대가 진정으로 요청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신앙을 갖지 못한 이들과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하 면 참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 왜 신앙을 가져야 하는지 등을 삶으로 증거 해야 한다. 복음선포의 사명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사랑의 마음이 넘쳐서 그들도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참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나 누고자 하는 자발적 원의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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