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O N T E N T S 의료정책포럼 Vol.14 No.1 2 인물 오트마 클로이버 WMA 사무총장, 이 광 래 비대위원장(인천광역시의사회장) 5 논단 20대 국회에 바란다 / 강 청 희 9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일차의료 활성화 / 김 계 현 국민 안전이 최고의 가치: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 / 김 석 영 국민의 권리와 의료계의 진료권 보장을 위한 실손의료보험 관리 / 김 진 숙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보건소의 기능 개편 / 서 경 화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한 사무장병원 규제 / 이 명 민 환자의 건강권 및 의료인의 진료권 보호를 위한 의료관계법령 개선 / 이 얼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 오 수 현 보건의료행정의 전문성 강화: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 김 민 경 40 의료정책(이슈 & 진단) 원격의료-보건복지부 2차 시범사업 결과 발표에 대한 의협입장을 중심으로 / 김 진 숙 공공의료분야에서의 의사역할 강화방안 / 김 혜 경 봉직의사의 장시간 근로로 인한 안전과 건강영향 및 대책 / 김 수 근 대한의사협회의 국민건강보호 활동 / 김 형 규 70 스페셜 코너 : 학생들이 진단해 본 의료현안 전공의특별법에 대한 고찰 / 임 새 날 다나의원 사태로 본 면허관리의 개선방향에 대한 소고 / 김 재 익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 최 주 영 국내 원격의료 현황과 개선과제 / 김 민 정 93 해외의료정책 동향 미국 건강보험개혁과 일차의료 예방서비스 동향 / 이 정 찬 91 눈으로 보는 의료정책 건강보험 재정의 항목별 지출 현황 / 이 정 찬, 박 윤 성, 김 성 환 95 톡톡 쓱쓱 110 지상중계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 토론회
인 물 계간 의료정책포럼 제 14권 1호에 선정된 인물은 오트마 클로이버(Otmar Kloiber) 세계의사회(WMA) 사무총장과 이광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 회 위원장. 오트마 클로이버 WMA 사무총장은 독일 쾰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쾰 른 막스 플랑크 신경학 연구소와 미국 미네소타 대학, 미국 노스 플로리다 주립대학 국제보건 및 의료외교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독일 연방 의회 산하 의료법 및 의료윤리연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독일의사회 국제협력 국장과 부사무총장을 거쳐 지난 2005년부터 세계의사회 사무총 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다. 2015년 2월에 인천광역시의사회 사령탑에 오른 이광래 의협 비상대책위원 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새롭게 개편된 의협 비대위를 이끌어오고 있다. 이 비대위원장은 원격의료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등 정부의 규제 기요틴에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선택 이라며 어떠 한 상황에서도 경제논리에 의해 의료가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는 확실하고 강한 신념을 견지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게임기가 아니다 2월 1일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 의대와 100% 동일한 교육 받아야 사용이 가능 세계의사회(WMA) 사무총장 오트마 클로이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정부, 그리고 한의계가 서로 팽팽한 일촉 즉발의 상황에서 2월 1일 오트마 클로이버(Otmar Kloiber) 세계의사회 사무총장이 서울 용 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하려는 한국 정부에 대해 오트마 사무총장은 환자들의 건강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고 일갈했다. 오트마 사무총장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에 대해 깊 은 우려를 표한다 며 의료기기의 많은 부분이 자동화돼 있다고 해서 단순히 전원을 켜고 끄는 것만 할 줄 알면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고 지적했다. 그는 전 원을 켜고 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의료기기를 사용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내고 그게 무 엇인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 언제 어떤 의료기기를 사용할지, 도출된 결과를 어떻 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하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료기기는 게임기가 아니다. 따라서 의사는 정확하고 올바르게 사용해서 환자 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며 그렇게 되려면 장기간에 걸친 교육이 필요하다. 이 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오류도 클 것 이라고 지적, 기자 회견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한의과대학 교육의 75% 이상이 의대와 동일하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한의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100% 동일해야 한다 며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오트마 사무총장은 과학을 기반으로 한 현대의학적인 진단은 그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 해야 한다 며 한의대 교육의 75% 이상이 의대와 유사하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한의사가 현대의학의 혜택을 가져가려면 의대와 100% 동일한 교육 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독일 쾰른대 의과대학 출신이며 지난 2005년부터 WMA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있는 오트마 사무총장은 독일의 경우 의사 면허가 없는데 환자에게 특정 의료기기를 사용해서 진단을 내렸다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며 무자격자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2016년 Vol.14 No.1 3
회원 중지 모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 저지해나가겠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이 광 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문제와 원격의료. 이 양대 핵심 현안으로 의료계는 그야말로 비 상시국이다. 의료계는 2016년 2월 26일 대전광역시의사회를 필두로 시작된 정총 시즌을 맞아 날선 대정부 투쟁 기류가 꺾이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건강을 생각하고 올바른 의료체계를 위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명한 입장이다. 이처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정기 대의원총회를 통해 원 격의료 및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다시 한 번 공론화하고 대정부 투쟁 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비대위는 지난해 기존 4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돼오던 운영 시스템을 1인 위원장 체제 로 개편됐다. 이는 신속한 의사결정 및 강력한 투쟁력 추진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다. 비대위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원격의료 등 보건의료규제기요틴 저지를 위해 기존 4인 공동위원장 체제를 폐기하고 1인 위원장 체제로 개편, 새롭게 구성되는 제2기 비대위 의 위원장은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이 맡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4인 공동위원장 체제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힘 있는 회무 추진에 다소 걸림돌이 된 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비대위는 1인 단독 위원장 체제로 개편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고 시의적절한 의사결정과 함 께, 책임감 있는 회무 추진과 강력한 대책 마련이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회와 정부, 한의계 등의 움직임에 보다 탄력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 을 재구성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이광래 비대위원장은 회원들의 뜻에 부합하는 비대위 체제로 강력 하게 규제기요틴 철폐에 대응해 나갈 것 이라며 회원 권익 보호와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비대위원장 직무를 수행하겠다 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장은 일반회원, 젊은 의사나 예비 의사회원인 의과대학생 등과 소통과 협력이 가능한 개방된 조직, 젊은 조직, 일하는 조직으로 비대위를 운영하여 조직 혁신의 목적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 이라고 덧붙였다. 4 의료정책포럼
논단 19대 국회를 돌아보며, 20대 국회를 준비한다 강 청 희 대한의사협회 강 상근부회장 청 희 대한의사협회 chkangmd@nate.com 상근부회장 대한의사협회는 전국 11만 의사 회원의 권익보 호를 위해, 그리고 국민의 건강권과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관업무와 대국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과연 이렇게 중요한 업무들을 올바른 방향 에서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적지 않은 일반 회원들 은 의협의 회무 운영에 대해 실망과 불만을 표시 하며 회비 내기 싫다는 불평과 푸념들을 표출하 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필자 자신도 집행부 일 원으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협회에 들어오기 전, 소속돼 있는 지역 의사회와 개원의 협의회 임원으로 일할 당시에는 중앙회를 보면서 저 정도 밖에 능력이 안 되는가 원망도 해 보았 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제대로 못 할 것이면 아예 내려와야 된다고 앞장서 질타도 했었기에,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감회는 누구보다도 새롭게 다가온다. 의협 상근부회장으로서 대관, 대국회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끼고 배운 경험들을 바탕으로 제19 대 국회를 돌아보면서 문제점들을 짚어 보고, 조 만간 출범한 제20대 국회에서는 어떻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살펴보기로 하자. 2016년 Vol.14 No.1 5
논단 보건의료 분야와 관련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 경우, 19대 국회 회기 동안에 모두 1,982건의 법률이 발의되었고 그 중 796건이 처리되어 535 건이 대안 반영 되었다. 미처리 중인 법안이 아 직도 1,186건에 달하고 있다. 이번 회기를 끝으 로 폐기된다 해도 다음 회기에 다시 얼굴을 바꾸 어 상정될 것이다. 그 중 의협이 내세울 수 있는 자랑할 만한 국회 본회의 통과 법안은 전공의특 별법, 메르스 사태 이후 제안이 반영된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의료인 폭행방 지법은 의료계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다른 병합된 의료법 개정안의 문제점에 함께 묶여 본회의 상 정을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번 임시국회에서 여론에 밀려 진행되어 버린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일회용 주사기 의 료용품 재사용에 대한 처벌강화 법안 등도 현재 법사위 계류 중으로 4월 국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버린 비급여에 대한 통제강화 법안, 간호인력개편에 관한 의료법 개정안, DUR 확인 의무화에 대한 약사법 개정안 등은 향후에도 논란이 많은 법들 이다. 그 외 의료인 행정처분 시효법은 상임위 통과 철두철미한 모니터링으로 의료계 입장에서 문제투성이 법안이 노골적으로 발의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중요한 업무라고 꼽을 수 있다. 목전에서 시효 연수에 대한 논란으로 4월 보건복 지위원회 법안소위를 기대하고 있다. 의료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안경사법, 문신 사법 등 직역 갈등을 야기하는 법안과, 국공립 보건의료대학 설립에 관한 법, 원격의료에 관한 의료법 개정안,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 등 첨 예하면서 독소조항을 품고 있는 문제의 법안들은 그나마 현재까지 국회에서 잘 막고 있는 법안들 이다. 이 외에도 현재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국회 에 계류 중인 법안들이 존재한다. 타 직역과 달 리 행정처분 시효제도가 없는 것이 의료의 현실 이다. 행정처분 시효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법적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 목이다. 또한 진료실 내 폭력행위 금지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중이다. 동 법안 에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용목적 성형수 술 광고 금지에 대한 법리적 문제점 제기로 인하 여 법사위 제2소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다. 의료계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는 법안으로써, 건강보험 분야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 의위원회 구조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 강보험법 개정안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법안 중 하나다. 제37대 의협 집행부의 중점 공약 사항으 로 새누리당 박인숙의원이 대표 발의 하였으나,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가 한 번도 이어지지 못하였다. 이와 함께 의원급 의료기관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의원급 의료기 관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을 담은 조세특례제한 6 의료정책포럼
19대 국회를 돌아보며, 20대 국회를 준비한다 법, 10년 취업제한 개선을 담은 아동청소년의성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의사협회의 제안에 의해 입법발의 되었다. 아쉽게도 제19대 국회에서 국회의 문턱을 넘 지 못하였지만, 다가오는 제20대 국회에서 체계 적인 국회 입법 프로세스를 통하여, 국회 본회의 를 반드시 통과할 것이라는 의료계 희망이 담긴 장밋빛 기대를 해 본다. 우리 협회는 업무 분장 상 대국회 업무를 대외 협력이사가 맡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상근부회 장도 함께 업무를 관장하며 실무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데 대국회 업무의 성격에 대해 잘 생 각해 봐야 한다. 과거 의정회 를 통해 대국회업 무를 수행했던 시절처럼, 드러나지 않는 인맥과 협회의 권위로 대국회 설득과 공조를 얻어내던 시대는 지나 버렸다. 끝없는 담당자의 방문과 설 명, 이사의 역량 발휘, 부회장과 회장의 해당 상 임위 소속 국회의원 설득과 협회 입장 설명 등 모든 것이 중요하다. 이 중에서도 정작 가장 중 요한 것은 협회의 정책기능이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법안, 특히 상임위의 영 역을 벗어나는 이른바 실손보험에 관한 법안 등 과 같은 경우 신속한 모니터링에 의한 대비가 필 수적이다. 의견 조회를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다. 어떤 법안들은 전혀 조회 없이 진행되기도 한다. 전담 모니터링이 우선이다. 그 다음은 반대 논리 개발이다. 각 직역의 의견 수렴 및 자문이 신속 히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거의 회신이 없다. KMA Policy 가 있다면, 대응은 더욱 빨라질 것 이라고 추측해본다. 대국회 활동 중에서 입법조사처와 각 의원실 에 대해 주요 현안을 비롯한 쟁점 법안들에 대해 의사 직종이라는 전문가로서 전문가 대접을 받고 전문가답게 역량을 서 협회의 명확한 입장 전달과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정책 마케팅 을 담당 하는 의협의 대국회 담당 직원들의 역량이 집중 적으로 모아져 최대한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소위 쟁점 법안들이 움트려는 움직임이 포착 되거나, 본격 발의되어 성안과정을 밟게 되면 각 지역과 직역을 대표하는 회장님들과 임원진들은 급한 마음에 독소조항과 법안의 개악을 막거나 철회하기 위해 법안과 관련된 국회의원을 직접 접촉하려고 한다. 이는 매우 성급한 일이며, 따 라서 무모한 일이 될 수 있으며 급기야 낭패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잠시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을 해보자. 내용이 어떻든지 간에 나름대로 공을 들여 만들어 대표 발의한 법안을 누가 스스로 철회하겠는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이해당사자 입장 에서 공정성을 잃고 치명적인 독소조항이 포함된 말도 안 되는 법안을 보면 흥분하게 되고 순식간 에 분노가 들끓어 오르지만 냉정한 마음가짐으로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해결방안을 찾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발휘할 수 있어야 의료분야 역시 선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을 상대로 하는 대관업무와 대국회 업무의 특성을 견지하여 철두 철미한 모니터링으로 의료계 입장에서 문제투성 이 법안이 노골적으로 발의되는 것을 미연에 방 지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중요한 업무라고 꼽을 2016년 Vol.14 No.1 7
논단 수 있다. 사회적 분위기와 언론을 통한 여론 조성 환경 을 등에 업고 전광석화( 電 光 石 火 )처럼 발의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불합리성이 내포된 비균형적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흘러가는 사회적 조류에 편승하여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목적과 수단으로 발의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렇게 발의된 법안에 대해서는 법안에 내포 돼 있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정리하여 치열한 설 득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 과정이 피를 말리는 논리 싸움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아주 정교하 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인지, 운이 따랐던 것이었는지 어찌됐든 19대 국회에서 의료 계 입장에서 11건의 문제의 법안 이 철회됐다. 발의 전 설득이 중요하다. 그래서 모니터링이 중 요한 것이다. 어떤 분들은 법안소위가 진행되는 회의실 앞 에서 지키고 서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시는 경 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잘 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열심히 하는 척 보이려면, 회의실 앞을 지키고 있다가 사진이나 찍고 올 수는 있을 것이다. 문제의 법안을 막고,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키 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하고 먼저 설득해야 우리 의 논리가 조율될 기회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언제까지 발의된 법안들을 막고만 있을 것인가?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우 리가 요구하는 사항이 담긴 법안을 먼저 성안( 成 案 )하여 법제화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호혜적 공조가 우선이다. 끝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것을 국 회로 끌고 와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는 점이 다. 보건의료 관계 법령의 대부분은 복지부의 손 을 거쳐 탄생한다. 마무리인 하위 법령도 복지부 의 차지이다. 협회가 중점을 두고 관계 개선과 협조를 구해야 하는 곳은 복지부인 셈이다. 19대 국회 시기엔, 여당과 정부의 정책에 협회는 항상 반대만 해 왔다. 사실은 도저히 협조할 수 없는 정책만 양산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야당과 공조해서 의료영리화도 막았고 원격의료 도 막았으며, 전공의특별법도 통과 시키게 된 것 이다. 급기야는 웰니스 기기로 의료기기를 허용 하려는 시도 역시 국회에 하소연 하여 중재를 받 은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 대국회 활동은 분명 제약을 갖는다. 직능이란 특수성 외에도 전문 인 력과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돈이 없고 능 력이 없어서 라는 핑계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국회는 국민을 대표 하고 협회는 회원을 대표하기 때문이라는 특성일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의사도 사람이 고 국민의 한사람이다. 특히, 의사 직종이라는 전문가로서 전문가 대접을 받고 전문가답게 역량 을 발휘할 수 있어야 의료분야 역시 선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속성을 잘 이해하여 국민건강권도 지 키고, 의사의 진료권도 보다 더 쾌적하고 안전하 게 확보하여 국가보건의료체계를 튼튼히 할 수 있도록 제20대 국회활동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 이다. 8 의료정책포럼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일차의료 활성화 / 김계현 국민 안전이 최고의 가치: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 / 김석영 국민의 권리와 의료계의 진료권 보장을 위한 실손의료보험 관리 / 김진숙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보건소의 기능 개편 / 서경화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한 사무장병원 규제 / 이명민 환자의 건강권 및 의료인의 진료권 보호를 위한 의료관계법령 개선 / 이 얼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 오수현 보건의료행정의 전문성 강화: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 김민경 <편집자 주> 지난해 우리는 메르스 사태 를 겪으면서 보건의료 문제는 항상 어느 한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운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차대한 현안임을 증명해줬다. 총선을 향해 수많은 예비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 원 구성 이후 앞으로 4년간 꾸려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그 림이 자못 궁금해진다. 주요 보건의료 현안은 무엇이 있는지, 어떤 문제점이 있고 어떻게 개선이 되어야 국가 보건의료체계가 좀 더 올바른 골격을 갖게 될 수 있는지 그 대안을 모색해본다.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일차의료 활성화 김 계 현 의료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kh615@kma.org 1. 현황 및 문제점 가. 의료전달체계 개념과 중요성 의료전달체계란 의료체계와 의료자원의 효율 적 운영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국민 모두가 적시에 적정인에 의해 적소에서 적정진료 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이다. 1)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전달체계의 성립 은 의료의 지역화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의료의 지역화에는 의료기관간 기능의 부담과 연계, 환자이송 및 의뢰체계가 포 함된다고 정의하였다. 2) 즉 의료전달체계는 동네 의원과 병원이 각각 제 역할을 하면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의료전달체계에서 동네의원의 역할은 지역사 회에서 흔한 질환의 외래진료를 담당하는 것이 1) 대한예방의학회. 예방의학과 공중보건학. 계축문화사. 2002. p.616. 2) WHO. Primary Health Care-now more than ever. 2008. p.10. 10 의료정책포럼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일차의료 활성화 고, 병원의 역할은 고난이도 중증질환 진료와 입 원진료,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다. 특히, 의료전달체계에서는 동네의원의 역할이 매우 중 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경제개발협력기 구(OECD)는 동네의원이 담당하는 일차의료를 중심으로 각 국가의 의료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고 강조한 바 있다. 일차의료가 활성화된 국가는 의료비는 절감되고, 국민의 건강수준은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3)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 은 일차의료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나. 의료전달체계 현황과 문제점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 황은 동네의원의 위축과 대형병원의 외래진료 확 장, 동네의원과 기능이 중복되는 중소형 병원의 급증, 유명무실한 의뢰회송제도로 인한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 상실, 이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의 발생으로 요약된다. 먼저 동네의원의 위축으로 지난 10년간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중 동네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5.5%에서 2014년 27.5%로 급격하게 하 락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상급종합병원의 급여 비 수입 중 외래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5%에 서 31.3%로 급증하였다. 또한 동네의원과 병원이 환자를 놓고 무한경쟁 을 하고 있으며, 한번 대형병원으로 간 경증환자 는 동네의원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다. 의료전달체계에서 동네의원의 역할은 지역사회에서 흔한 경증질환의 2014년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외래환자 중 16%의 환자가 경증질환자임에도 불구하고, 650 명 중 1명꼴로만 동네의원으로 회송되며, 43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 단 한명의 환자도 동네의원 으로 회송하지 않는 병원은 18개소에 달한다. 특히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로 인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증가하고 건강보험재정 지출 역시 증가하였는데, 동네의원 외래진료로 해결할 수 있는 경증질환의 내원일당 진료비는 대형병원이 동네의원에 비해 2~3배 높아(52개 경증질환의 내원일당 진료비 평균은 동네의원이 15,622원, 상급종합병원이 46,850원으로 3배 차이) 대형병 원에서 진료하는 52개 경증질환의 외래진료를 동네의원이 담당할 경우, 연간 1,482억 원(2014 년 기준)의 진료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4) 2. 개선방안 가. 의료기관종별 기능에 맞는 보상체계 및 연계체계 마련 외래진료를 담당하는 것이고, 병원의 역할은 고난이도 중증질환 진료와 입원진료,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다.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종 S p e c i a l 3) 조희숙. 일차의료의 발전방안. 대한의사협회지. 2012;55(10):959-960. 4) 김계현 외. 의료전달체계 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 의료정책연구소. 2015. pp.4~15. 2016년 Vol.14 No.1 11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별로 각 기능에 맞는 보상체계를 마련하여 각 기 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 요하다. 동네의원은 지역사회의 흔한 질환 위주의 외 래진료에, 병원은 고난이도의 중증질환 진료와 입원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동네의원의 외래수 가를 인상하고, 병원의 입원 및 중증질환 부문의 수가를 인상하는 형태의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개 편해야 한다. 특히 병원의 경우 연구와 교육 활 동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여 의료발전에 기 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동네의원과 병원의 협력을 위해 환자 의 뢰-회송체계를 구축하고, 진료의뢰 수가를 신설 하며, 병원의 환자 회송수가를 정상화함으로써, 동네의원과 병원이 협력하여 환자에게 필요한 의 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해 야 한다. 나. 동네의원의 일차의료 서비스 제공 역량 강화 지원 동네의원의 강점은 지역사회에 속해 지역사회 주민들의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질병관리를 할 수 동네의원과 병원의 협력을 위해 환자 의뢰-회송체계를 구축하고, 진료의뢰 수가를 신설하며,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일본, 유럽 국가는 동 네의원이 지역 주민과 환자의 일상적인 건강과 질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건강상담과 교육, 영양 지도, 금연관리 등의 질병예방과 관리에 관련된 수가 등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보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네의원으로 하여금 지역 주민과 환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보상체계를 확립하고 동네의원들이 일 차의료서비스 제공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체 계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 동네의원에 불리한 보상체계 개선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측면에서 의원급은 외래 중심, 병원급은 입원중심의 집중이 바람직하고 이 를 근간으로 한 보상이 강화되어야 하지만, 현재 동네의원의 주된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진찰료의 원가보전율은 75%에 불과하여, 동네의원 본연의 기능인 진찰 에 충실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5) 특히 동네의원은 외래진찰료 수가 산정에서도 병원급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진찰료는 기 본진찰료와 외래관리료로 구성되는데 진찰료 수 가는 동네의원보다 병원급이 더 높다. 이는 기본 진찰료는 동일하지만 외래관리료가 의료기관 종 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즉 동네의원의 외래 관리료는 초진 2,430원, 재진 2,710원의 차이가 있는 반면, 종합병원은 초 재진 모두 5,370원, 상급종합병원은 초 재진 모두 7,020원으로 동네 의원만 초진과 재진의 외래관리료에 격차가 발생 한다. 5) 김성완. 복지부 진찰료, 수술, 처치 수가 인상. News M. 2015. 8. 26. 보도 12 의료정책포럼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일차의료 활성화 동네의원의 주된 기능이 외래진료이자 진찰이 라는 점을 감안할 때, 동네의원만 불이익을 받는 외래관리료를 초 재진 모두 동일하게 조정하고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 라. 노인 외래정액제 개선 인구고령화 시대에 노인층 만성질환의 효율적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동네의원의 기능과 역할은 의료전달체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현행 제도로 노 인 외래정액제가 있다. 노인 외래정액제란 65세 이상 노인환자가 동 네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발생한 총 진료비가 1만 5천원 이하이면 환자본인부담금을 정액 (1,500원)으로 부담하게 한 제도이다. 이는 총 진료비의 30%를 부담하는 일반 환자와는 차별적 으로 노인층 외래진료의 접근성과 보장성을 강화 하고, 진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 동네의원의 주된 기능이 외래진료이자 진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동네의원만 이다. 그러나 1,500원의 정액제 적용 기준인 1만 5천원이 2001년 이후 개선되지 않아, 14년 동안 진료비가 점진적으로 오르면서 대부분의 진료비 가 적용 기준을 넘어, 진료비 감면을 받는 노인 환자의 비중이 2012년 77.3%에서 2015년 66.3% 로 10.3%p 감소하였다. 특히 노인 외래정액제 적용 기준인 1만 5천원에서 진료비가 1원만 많아 져도 본인부담금은 3배인 4,500원으로 증가하여 노인층의 진료비 부담은 가중된다. 이는 노인층 의 복지 향상과 노인 진료비 부담의 경감을 목표 로 했던 동 제도의 도입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노 인 외래정액제의 적용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2 만 5,000원 이상)해야 한다. 불이익을 받는 외래관리료를 초 재진 모두 동일하게 조정하고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 S p e c i a l 참고문헌 대한예방의학회. 예방의학과 공중보건학. 계축문화사. 2002. p.616. WHO. Primary Health Care-now more than ever. 2008. p.10. 조희숙. 일차의료의 발전방안. 대한의사협회지. 2012;55(10):959-960. 김계현 외. 의료전달체계 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 의료정책연구소. 2015. pp.4~15. 김성완. 복지부 진찰료, 수술, 처치 수가 인상. News M. 2015. 8. 26. 보도 2016년 Vol.14 No.1 13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국민 안전이 최고의 가치 :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 김 석 영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 lookksy0103@kma.org 1.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문제 가) 현황 및 문제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관련 논란은 과거 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한의사 들이 계속해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4년 연말 개최된 규제기요틴 민관합동회의 의 한의 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가 및 보험적용 확대 안건이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규제 기요틴 회의에서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가를 시장진입 저해 개선과제 중 하나로 포함 하면서 추진 배경으로 양 한방 협진으로 한의 산업의 과학화 및 현대화를 추진 하기 위함이라 고 밝혔다. 규제기요틴 회의 이후 보건복지부는 이 문제 를 법령 개정이 필요 없는 비법령 사항으로 분류 하고, 국민여론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종합적으 로 고려하여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의료기기별 유권해석을 통해 한의사가 사용 가능한 진단 검사기기를 선별할 계획을 발 14 의료정책포럼
국민 안전이 최고의 가치 :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 표하였다. 이러한 규제기요틴 회의에서의 논의와 보건복 지부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 겠다는 방침을 밝히자마자 의료계는 즉각 반대하 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한의 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현행 의료법상 불법에 해당하고, 이는 무면허자의 무자격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국민건강의 위협을 방지하고자 강력하게 대응해 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의사의 현대의료 기기 사용 문제에 대하여 사법부에서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 왔는데, 과거부터 지금까지 법원과 헌법재판소 모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면허범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 라고 판결하 고 있다. 특히 법원의 판례를 보면 우리나라 의 료체계가 의학과 한의학으로 구분되어 있고, 의 학과 한의학은 학문의 원리와 기초가 다르기 때 문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면허범위 이 외의 의료행위 라고 하며, 한의사의 현대의료기 기 사용이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판결하고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로 2012년 2월에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행위 라고 결정하였다. 이와 같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논 란이 되고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 지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째로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 자체 가 현행 의료법 위반이다. 의료법에서는 의료인 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 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고 명시 되어 있다. 법원에서는 의학과 한의학의 의료행 위의 경우 학문적 원리에 따라 구분이 되어야 한 법원과 헌법재판소 모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면허범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 라고 판결하고 있으며,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고 명시되어 있다. 다고 판결하였으며, 현대의료기기가 의학적 원리 에 따라 개발 및 사용되어진다는 것은 이견이 없 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로 사 용 자체가 불법적인 의료행위인 것이다.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는 면허의 범위나 의료행위 제공 가능 여부를 떠나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문 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한의대의 전체 교육 과정 중 현대의학이 차지하는 교육시 간은 17%에 불과하며, 이러한 교육 시간은 간호 대나 약학대학보다 못한 수준이다. 또한 한의대 에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충분한 임상실습교육 없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여 환자에게 진단 및 처방을 내리는 것은 환자에게 매우 위험 한 의료행위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의사 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가는 환자 안전에 심각 한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책인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 용으로 벌어지는 불필요한 중복검사와 의료비의 증가 또한 문제점으로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 평가원이 2016년 발표한 한방의료 이용에 근거 S p e c i a l 2016년 Vol.14 No.1 15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한 정책개선 방안 보고서 에서는 한의원 이용 환 자들의 동네의원 중복 이용 비율이 94.1%로 나 타나는 등 다수의 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중복하여 이용하고 있었다. 한방의료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중복해 이용하는 지금과 같 은 현실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동일 한 질환에 대한 불필요한 중복검사를 불러일으키 고, 의료비의 급증을 불러오는 등 건강보험재정 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 나) 개선방안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들 수 있다. 첫째,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절대로 허용 되서는 안 된다. 한의사는 지속적으로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무면허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로 인한 국민건강의 위해를 초래할 위험 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 조건은 절대 허용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는 허용하고 있으나, 의료인과 환자간의 원격진료는 허용하고 있지 않다. 무리한 원격의료의 추진은 기술적인 안전성과 유효성 미확보, 환자 진료정보 외부 유출 및 변질의 위험, 의료전달체계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현재 한의사가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 는 의료기기에 대하여 행정당국의 전국적인 조사 실시와 단호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 사법부에서 는 일관되게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위법 행위라고 판단해 왔고, 의료법상 한의사는 한의 학적 원리에 입각한 한방의료행위 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에 대한 확 실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셋째로 한의사들이 의학에 원리에 기초한 현 대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한의사 스스로가 한의학 원리에 기초한 한방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사용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의약 육성 법에 따라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현실에 서 한방원리에 기초한 한방의료기기 개발의 환경 은 충분히 조성되고 있다. 따라서 현대의료기기 의 사용 허가를 요구하기보다는 스스로 한방의료 기기를 개발하여 사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학의 과학적인 검증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한방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지원 에 대한 성과평가가 필요 할 것으로 보인다. 현 재 한의약육성발전계획에 따라 받고 있는 막대한 정부지원에 대한 성과평가는 거의 부재하기 때문 에 정부 지원에 대한 성과평가와 함께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에 대한 검증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2. 원격의료 가) 현황 및 문제점 정부는 의료계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3년 10월 29일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동네의원 대 16 의료정책포럼
국민 안전이 최고의 가치 :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 상)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 고, 현재 원격의료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격의료란 의사 등 의료인이 IT(정보통신기 술)을 이용하여 멀리 떨어져 있는 의료인 혹은 환자에게 질병 관리 및 진단, 처방 등의 의료서 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는 허용하고 있으나, 의료인과 환자간의 원격진료는 허용하고 있지 않다. 이는 아직 원격의료의 안전 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국민의 생명을 위 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우려하여 정부에 원격의료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과 시행중인 시범사업에 대한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시범사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원격 의료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원격의료를 행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 술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 이다. 아직 원격의료에 대한 기술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원격의 료의 시행은 작게는 환자 개인에서부터 크게는 잠정적 의료 수해자인 모든 국민의 생명과 건강 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이다. 둘째, 환자 진료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변 질 될 수 있다. 원격의료는 인터넷과 같은 정보 통신기술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의료서비스이 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의 해킹 등의 외부개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 구소가 2015년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에 의 뢰한 원격의료 시스템의 기술적 안전성에 대한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원격의료를 의료서비스 이용자의 이용편의성과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이 안전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연구결과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원격의료 시범 사업 프로그램이 악성코드에 감염되거나 해킹될 위험성이 존재 한다고 했고, 이러한 취약한 보안 수준으로 인하여 개인 의료 정보의 유출 시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고 지적하였다. 즉, 의료정보는 건강에 직접적으 로 관련된 정보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정보유 출사태보다 더 심각하고 커다란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원격의료가 진행되는 과 정에서 제3자의 개입으로 환자의 진료정보가 외 부로 유출되거나 진료정보의 변질로 잘못된 진단 및 처방이 내려지게 될 경우 발생하는 모든 피해 는 고스란히 환자가 받게 된다. 조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1차 의료기 관의 위축과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가속화 등 의 료전달체계가 훼손될 수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 자원부에서 진행한 원격진료 시범사업 결과를 이 용하여 원격진료센터 가동 시 환자의 흡수율 및 동네의원의 수입 감소율 을 살펴본 결과 원격진 료센터 주변 동네의원에 연간 최대 3,312만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결과가 나 S p e c i a l 2016년 Vol.14 No.1 17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타났다. 특히, 원격진료센터 가동 시 최대 손해 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인 강원 지역에 경우 지역 만성질환자의 환자 흡수율이 94.9%로 나타나는 등 원격진료로 인한 1차 의료 기관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나) 개선방안 원격의료에 대한 개선방안은 크게 2가지로 나 누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원격의료의 시행에 앞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원격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투명하고 정확한 검증이다. 현재 원격의료는 안전성과 유효성 문 제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매우 제한적인 범위 안 에서 일부 지역에 국한하여 활용하고 있는 실정 이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 다. 그리고 공개된 시범사업에 대해서 의료계와 합의된 엄격한 의학적 기술적 안전성 평가 기준 에 따른 안전성 유효성 검증을 우선적으로 받아 야 한다. 이러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공개적 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원격의료에 대한 모든 사항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의료계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둘째, 환자 진료 정보에 대한 제도적인 안전장 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환자의 의료정보는 생명 과 건강에 직결되는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 이다. 개인 의료정보는 다른 어떤 종류의 정보보 다 분실 도난 누출 변조 훼손에 대하여 안전해 야 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원격의료를 의료서비스 이 용자의 이용편의성과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이 안전하게 의료서비스를 이 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조성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이백휴 외. 의사와 한의사의 업무갈등 사례분석. 의료정책연구소 2012 박광재. 제 42차 의료정책포럼,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문제점 기존 판례를 중심으로. 의료정책포럼 2014 Vol.12 No.4, 2014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경제혁신의 지름길, 규제기요틴 에서 찾다. 2014.12.28. 김동환 외. 한방의료 이용에 근거한 정책개선 방안 보고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6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 수정. 2014.1.27 메디칼 옵져버. 김용익 의원, 원격진료, 동네의원 몰락할 것. 2014.2.20. 김진숙 외. 원격의료 정책 현황 분석 연구. 의료정책연구소. 2015 이경호 외. 원격의료체계 기술적 안전성 평가. 의료정책연구소. 2016 18 의료정책포럼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국민의 권리와 의료계의 진료권 보장을 위한 실손의료보험 관리 김 진 숙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philiakjs5426@kma.org 1. 현황 및 경과 2003년 보험업법 개정으로 모든 보험회사가 실손의료보험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2014년 3월 기준으로 현재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약 3,403 만 명에 이르고, 단일 보험상품으로는 가입자 수 가 가장 많다. 2. 실손의료보험의 문제점 실손의료보험의 문제점은 크게 4가지로 정리 할 수 있다. 첫째, 민간보험사가 실손의료보험으 로 인해 영업 손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민간보험사가 주장하는 손해는 기대한 이익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다. 실제로 2010년 기준 건강보험의 지급률은 110%인데 비해 민간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 지 급률은 40~50%로 건강보험의 절반수준이며, 민 간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지연 금액은 약 4,122억 원(2010년~2014년)에 이른다. 둘째, 민간보험사 는 보험료의 무분별한 인상과 자기부담금을 지속 적으로 상승시켜 가입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 2016년 Vol.14 No.1 19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다. 민간보험사는 실손의료보험 갱신 시 엄청나 게 보험료를 인상시키고 있다. 예로, 보험사 중 S보험사는 최초가입에서 2회 갱신 때 무려 47% 나 보험료를 인상시켰다. 또한, 실손의료보험 도 입 당시 자기부담금은 0%였으나 2015년에 실손 의료보험 자기부담률은 20%이다. 셋째, 민간보 험사는 수익 확대를 위해 의료기관의 진료에 무 분별하게 개입하면서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침해 표. 실손의료보험 관련 주요 진행경과 일 자 내 용 2009.09.02 금융위원회,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방안 발표 2012.08.30 2014.12.18 금융위원회,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 대책 발표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 출시 의무(생명보험과 패키지 상품에서 분리) 보험료 변경(갱신) 주기 단축(3년 1년) 보장내용 주기 변경(최대 15년) 보험금 지급심사 강화(비급여 표준화) 금융위원회, 실손의료보험 안정화 대책 발표 실손의료보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위탁 포함 2015.03.10 [의협 입장] 실손의료보험 심사(의료기관 청구대행)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2015.08.24 2015.10.19 2015.11.16. 금융감독원,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권익제고 방안 발표 환자 요청시 의료기관 청구대행 및 비급여 심사위탁 포함 금융위원회,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 핀테크를 활용한 실손 보험금 청구 지급절차 온라인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 발의(오신환 의원) 비급여 의료비의 적정성을 전문심사기관을 통하여 확인 실손의료보험정책조정협의회 설립(정부, 보험업계, 의료계, 공익 등) 2015.11.23 [의협 입장]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실손의료보험 심사위탁 2015.11.24 금융위원회, 민간 보험사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가격규제 완화 조치 - 실손의료보험료 상향 조정 제한 폐지 2015.12.08 [의협 입장] 실손의료보험 의료기관 청구대행에 대한 입장 2015.12.22 [의약계 입장]실손의료보험 보건의료기관 청구대행에 대한 의약계 입장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2015.12.28~29 실손의료보험 청구대행 관련 일간지 광고(중앙일보) 2016.01.19 2016.01.27 2016.01.31 실손의료보험 관련 유관단체 간담회 보건의약5단체, 보건의료노조, 건강보험공단노조, 건강세상네트워크 금융위원회, 2016년 업무계획 발표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 추진 계획 발표 민간보험사, 실손보험료 인상율 공시 대부분의 보험사 20% 안팎 인상 20 의료정책포럼
국민의 권리와 의료계의 진료권 보장을 위한 실손의료보험 관리 하고 있다. 즉, 보험가입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을 삭감하기 위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공개 를 요구하며 의료기관이 직접 보험사로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의 주장대 로 의료기관이 직접 보험사로 청구하게 되면, 환 자의 진료내역이 보험사에 축적되면서 보험가입 거절, 보험료 인상, 보험금 지급 거절의 용도로 악용될 소지가 매우 크다. 넷째, 민간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심사를 국민의 보험료로 운영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하는 것은 전 세계적 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민간기업인 보 험사가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 평원)에 보험사가 해야 할 업무를 전가하는 것 이다. 3. 개선방안 실손의료보험 정책에 대한 개선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험가입자인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 기 위한 정부의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무분별한 가입자 자기부담률 상승 및 계약 갱신 거절 방지, 보험가입자의 편의를 위해 소액 보험료 자동 청구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 홍보, 정부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인해 절감된 보험 지급금을 반영하여 보험료 인하 조치 등이 제도 의료기관은 환자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와 상관없이 환자에게 의학적으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민간보험사의 수익을 지켜주는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실손의료보험 심사의 심평원 위탁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화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기관의 진료권을 보 장해야 한다. 의료기관은 환자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와 상관없이 환자에게 의학적으로 필요 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의료기 관의 진료권을 침해하고, 궁극적으로는 보험가입 자의 혜택을 축소하는 민간보험사의 부당한 개입 은 중단되어야 한다. 특히, 국민의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 심평원을 민간보험사의 수 익을 지켜주는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실손의 료보험 심사의 심평원 위탁은 허용되어서는 안된 다. 셋째, 민간보험사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운영 상황 공시 의무화 방안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 및 경제적 손실은 민간보험사의 막대한 보험광고비, 부실한 보험설 계사 관리, 잘못된 상품설계 등이 그 원인이다. 따라서 보험료 수입 및 지급, 광고료, 판매수당 에 대한 상세한 공시를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 S p e c i a l 참고문헌 김진숙. 이평수. 박윤성.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쟁점과 의료게 대응방안, 의료정책연구소, 2016. 서인석, 자동차 보험의 심평원 위탁심사를 통해 살펴본 실손보험심사 심평원 이관의 문제점, 의료정책포럼 제 13권 제1호, 2015. 오승연, 실손의료보험의 주요 현안이슈와 평가, 리스크관리학회: 보험연구원 정책세미나, 2015 2016년 Vol.14 No.1 21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보건소의 기능 개편 서 경 화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seokh@kma.org 1. 현황 및 문제점 공공보건의료 측면에서 문제점이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지역보건당국의 역할 미흡 에 관한 점이다. 국가의 공공보건의료 기능 전반을 책임 지고 있는 보건소나 지방의료원은 지역보건당국 으로서 메르스와 같은 공중보건위기가 발생할 때, 해당 지역의 의료자원을 연계 조정 지원하여 지역사회 전체 역량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역 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발생한 메 르스 사태에서 보건소와 지방의료원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 보건소의 경우 전반적으로 지역 핵심 의료자 원인 병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 기능조차 수 행하지 못하였다. 메르스 확산 방지에 모든 역량 을 쏟아야 할 상황에서 일부 보건소에서는 오히 려 일반진료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 다. 대다수의 지방의료원 역시 보건소와 마찬가 지로 메르스 사태에서 지역보건당국으로서 능동 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존재감이 없었다. 무엇보다 공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할 지방의료원 은 수익성 추구 압박으로 인해 공공의료 기능이 위축되고, 민간의료기관과 차별성 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방의료원의 진료수준이 전 22 의료정책포럼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보건소의 기능 개편 반적으로 낙후되어 메르스 환자와 같이 격리가 필요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역량도 미흡한 실 정이다. 두 번째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은 보건소의 공공의료 전문 역량 부족 에 관한 것이다. 특히 이 문제는 최근 논란이 되었던 비의사 보건소장 임용과도 관련이 있다. 보건소장은 전반적인 보 건소의 업무를 지도 관리하기 위해 행정 역량 뿐 아니라, 의학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업무 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역사 회 건강증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또한 의료환경 및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보건소 내 진료기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 지만, 보건소의 기능과 업무 특성을 고려해볼 때 의학 분야의 전문지식 및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의 료인만이 행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특히 건강 증진, 감염병 예방 관리 및 진료, 응급의료 등 의 업무가 그러하다. 그러나 몇 년 동안 비의사 출신의 인력을 보건 소장(또는 보건의료원장)으로 임용한 사례가 다 수 발생하고 있다. 2000년(50.4%) 이후 매년 의 사출신 보건소장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2014년 기준 전국 254개 보건소 중 의사 출신 보건소장 비율은 39.8%(101명)에 불 과하다(그림 1). 2. 개선방안 우선 보건소와 지방의료원이 지역보건당국으 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역할과 기능을 재설정해야 한다. 즉, 지역 의료 자원을 연계 조정 지원하는 등의 지역보건당국 으로서의 총괄 관리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지역 전체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건소의 S p e c i a l 그림 1. 연도별 보건소 수와 의사 출신 소장의 비율 증감 추이 (2000년~2014년) 자료 :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2015 보건복지통계연보(제61호). 보건복지부.2015. 주 : 보건소 수에는 보건의료원이 포함(단, 보건지소, 보건진료소는 제외) 2016년 Vol.14 No.1 23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활동내용을 재설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공공 보건의료 기능에 부합하도록 지역보건의료사업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진료기능만 남기는 방향 으로 일반 진료기능을 축소하고, 공공보건 분야 기능은 대폭 확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보건당국으로서 역할과 기 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기존의 업무 평가체 계도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보건소의 경우 내원 환자 진료 성과를 기준으로 업무를 평가해 왔다 면, 지역사회 전체 환자의 건강수준 향상을 목표 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평가 범위를 확대해 야한다. 또한 그 동안 수익성 위주로 평가가 이 루어졌던 지방의료원은 공공의료 기능적 측면을 강조한 평가를 함으로써 본연의 업무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어 보건소의 공공의료 전문 역량 부족 문제 는 곧 보건소를 이끌어갈 인재의 임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보건소의 리 더로서 적합한 의료 인력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하 는 것이 문제해결의 핵심이며, 그러기 위해서 보 건소장 임용에 관한 절차 및 기준을 엄격히 준수 할 것을 개선방안으로 제안한다. 현재 지역보건법시행령 제13조에서는 의사 면 허가 있는 사람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의사 인력의 임용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보건 등 직렬의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두고 있다. 의사 출신 인 력의 보건소장 임용을 우선시하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지속적으로 비의사 출신 인력의 보건소장 채용으로 문제가 발생했고, 이와 더불어 보건소 장의 전문 역량에 관한 문제가 함께 대두되어 왔 다. 그러나 보건소가 지역보건당국으로서 제 기 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의사 출신 인력이 보건소의 업무를 총괄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 주 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소장은 의사 출신으로 만 엄격하게 제한해야 하며, 적합한 의료인력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하는 절차 및 기준을 철저하게 관리 준수할 수 있도록 법 제도적 장치 보완에 힘써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강청희. 보건소 의료원에 돈만 벌라고 해선 안 돼. 시사저널. 2015.6.25. 홍성익. 메르스 기획: 공공의료 제 역할 필요하다. 의학신문. 2015.7.8.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2014 보건복지통계연보(제60호). 보건복지부. 2014. 지역보건법시행령(대통령령 제26651호). 제13조. 24 의료정책포럼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한 사무장병원 규제 이 명 민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 jaja2015@kma.org 1. 현황 및 경과 최근 사무장 형태가 날로 지능화 대형화되고 있으며, 적발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사무장 병원에 대한 환수결정 및 결정금액이 지 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사무장 병원으로 적발된 기관수는 2009년 7건에서 2014년 250건 으로 35배 증가하였으며, 환수결정 금액은 2009 년 5억 6,000만원에서 2014년 3,681억 4,000만 원으로 654배 증가하였다. 2015년 기준으로, 전 국 불법 사무장병원으로부터 환수해야 할 금액은 1조 원에 육박하지만, 실제 징수율은 8.2%에 불 과한 실정이다. 사무장병원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건전한 의료질서의 위협이다. 즉, 사무 장병원으로 인하여 불필요한 진료행위가 증가하 고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등 지역주민과 환자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건전한 의료 질서가 파괴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둘째,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문제점이 있다. 사무장 병원의 경우 영리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 설하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고, 2016년 Vol.14 No.1 25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표. 2009년부터 2014년 사무장병원 적발기관 수 환수결정 및 징수현황 (단위 : 기관 수, 백만 원) 연도 기관수 결정금액 징수금액 징수율 계 826 645,884 50,469 7.81 2009 7 563 335 59.50 2010 46 8,775 3,312 37.74 2011 161 59,760 12,553 21.01 2012 186 71,959 8,134 11.30 2013 176 136,687 8,080 5.91 2014 250 368,140 18,056 4.90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5.3.30. 보도자료 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진료를 권하거나 고가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빈 번하여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의료생협 으로 가장한 사무장병원 난립 의 문제이다. 본래 의료생협은 조합원의 복지 및 생활문화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최근 의료생협을 빙자한 사무장 병원이 난립하고 있 어, 의료생협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대 법원 판결에 따르면,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 반인(비의료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 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 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 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으로서 위 의료법 제33조 제2항 본문에 위반된다고 봄 이 타당하고,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 사무장 병원으로 적발된 기관수는 2009년 7건에서 2014년 250건으로 35배 증가하였다. 거나 개설신고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 를 하였다 하여 달리 볼 이유가 되지 못한다. 고 판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리는 의료사업을 명시 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생협법에 의하여 설립된 생협조합의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가 된 경우 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할 것이다. 의료생협 의 조합장 또는 이사의 신분을 가진 자가 의료생 협 부속기관이라는 명칭으로 의료기관을 설립하 였다 하더라도, 만약 그 실체가 의료생협의 의료 기관이 아닌 조합장 또는 이사(의료인이 아닌 자) 개인의 의료기관이라면, 그러한 의료기관을 설립한 행위는 의료법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2. 개선방안 첫째, 사무장병원의 수익 환수 및 처벌 강화를 통해 건전한 의료질서의 확립이 필요하다. 건강 보험 청구를 통해 실제 이득을 본 사람, 즉 사무 장에게는 부당이득을 철저히 환수 또는 몰수하는 등 강력한 제재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무장 26 의료정책포럼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한 사무장병원 규제 병원 개설 운영에 일조한 의료인의 경우, 그 비 의료인과 공범으로 형사적 처벌을 받게 되며, 향 후 건강보험공단에서 허위 청구된 보험금에 대하 여 환수를 당하거나 세금 추징을 받는 것은 물 론, 의료인 자격조차 정지 또는 취소될 수 있다 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사무장병원은 결국, 의 료인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일이라는 점을 인식 하여야 한다. 입법적으로는 의료법인이나 비영리 법인 등을 이용한 탈법적인 형태의 비의료인 의 료기관 개설금지에 관해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의료생협 의료기관의 설립요건을 강화 하고, 사무장병원으로 적발시 바로 개설허가를 취소하여야 하며, 개설신고 및 허가단계에서부터 사무장병원을 개설할 수 없도록 의료생협의 개 사무장병원은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등 지역주민과 환자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건전한 의료질서가 설 운영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가 직접 관리 감독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료 생협 의료기관은 비조합원에 대한 진료를 할 수 없도록 하여 불법행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파괴되는 문제점이 발생하며,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진료를 권하거나 고가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S p e c i a l 참고문헌 문정림,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법 개정 추진 현황, 의료정책포럼12(1), 2014. 오승연, 김동겸, 의료보험 재정누수 방지를 위한 공 사 협력 필요, 보험연구원KIRI (주간포커스), 제357권, 2015. 오승준, 비영리를 가장한 영리법인 의료기관의 현황과 근절방안, 의료정책포럼9(4), 2011. 2016년 Vol.14 No.1 27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환자의 건강권 및 의료인의 진료권 보호를 위한 의료관계법령 개선 이 얼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lplee@kma.org 1.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한 의료인 대 상 폭행금지 법제화 가. 현황 및 경과 최근 의료인에 대한 폭행 건수는 매년 증가할 뿐만 아니라 폭행의 수위가 올라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의협신문이 전국 의 사 5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5%가 환자 보호자 등으로부터 폭력 폭언 협 박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15년에만 창원에서 소아과의사가 폭행당한 사 건, 경기도에서 만취 환자가 야간 당직 의사를 구타한 사건, 인천에서 환자가 인질극을 벌인 사 건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환자나 환자 보호자 가 의료인을 폭행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으나 의료인으로선 이에 대응할 법적 근거가 없는 실 정이다. 의료인에 대한 폭행은 다른 환자가 안전한 환 경에서 진료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 28 의료정책포럼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한 의료인 대상 폭행 금지 법제화 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의료인 폭행 예 방 방지는 단순히 의료인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 어 환자 진료의 연속성을 담보함으로써 다른 환 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 회적 안전장치 마련 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의료인에 대한 폭행을 방지하는 법적 근거 마련은 의사의 안전뿐만 아 니라 다른 환자들의 안전한 진료권 확보를 위해 서도 반드시 필요한 환자안전법 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2. 개선방안 의료기관 내에서의 폭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 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을 폭행할 경우 일반 폭 행에 비하여 가중처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폭행방지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주에서는 응급상황에서 의료인을 협박하거나 폭행하는 행위를 이미 가중처벌하고 있으며, 20여개 주에서는 응급상황이 아니더라도 업무(진료, 수술, 교육훈련 등) 중인 의료인을 협 박하거나 폭행하는 행위를 가중 처벌하고 있다. 전국 의사 5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5%가 환자 보호자 등으로부터 폭력 폭언 협박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 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제19대 국회에서 의료인에 대 한 폭행방지 규정을 신설한 의료법 일부개정안이 2건 발의되었으며,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용해 법 의 보호를 받는 대상을 의료인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과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 종사자 와 진료를 받는 사람 으로 확대하고, 반 의사불벌 규정(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 우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규정) 이 포함된 바 있다. 동 개정안이 하루 빨리 통과하여 의료인과 환자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S p e c i a l 표. 현행 의료인 대상 폭행 관련 법률 구 분 적용 조문 형 량 형법 의료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60조(폭행) 제283조(협박) 제314조(업무방해) 제12조 및 제87조 제12조 및 제60조 업무방해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폭행 :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 반의사불벌 협박 :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 반의사불벌 진료방해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폭행 : 없음 협박 : 없음 폭행, 협박 등의 방법으로 진료방해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2016년 Vol.14 No.1 29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2. 의사에게 가혹한 행정처분으로 인한 환자 피해 해소 : 의료관계 행정처분 의 시효 도입 가. 현황 및 경과 의료인은 아무리 오랜 기간이 지나더라도 과 거의 잘못으로 인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현행 의료법상 행정처분에 대한 시효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의료인은 행정처분 사유 발 생일 이후로 처분을 받지 않은 상태로 아무리 장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여전히 언제든지 처분을 받 을 수 있는 불안정한 법적 지위에 놓이게 되며, 상당 시간이 경과함으로써 형성된 불처분에 대한 신뢰를 보호받을 수 없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변리사, 세 무사, 관세사 등 다른 전문직종 관련법에서 행정 처분에 시효를 두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유독 의료법에만 행정처분 시효를 두고 있지 않은 것 은 의료인만 법적으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 는 것이다. 이는 다른 전문직종과의 형평성 문제뿐만 아 니라,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된다는 문제도 발 생한다. 주무부처의 입장에서는 행정처분 시효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처분대상 업무가 오랜 기간 누적되고, 오랜 기간이 경과한 사유로 인한 행정 처분 업무를 위해 불필요한 행정력이 소요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이 경과한 사유로 인해 행 정처분을 남용할 경우, 당해 의료인의 부재로 인 한 의료공백을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현재 진 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 다는 것은 가장 큰 문제이다. 나. 개선방안 미국의 경우 각 주 면허관리위원회는 통상 7 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서는 심의 또는 처분의 대 상으로 삼지 않으며, 영국의 경우 의학위원회는 5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실시하지 않 는다. 우리나라 또한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부동 산중개업법에서 업무정지처분의 시효를 두지 않 은 것은 부동산중개업자의 행정에 대한 신뢰의 이익을 침해하고, 법적 안정성을 위협하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건설 교통부장관에게 부동산중개업법 제23조에 의한 업무정지처분에 대한 시효기간을 두도록 관련 규 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유독 의료법에만 행정처분 시효를 두고 있지 않은 것은 의료인만 법적으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이 경과한 사유로 인해 행정처분을 남용할 경우,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 현재 자격정지처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 년이 지나면 처분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의료 법 개정안 1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오랜 기간 이 지난 사유로 인한 행정처분으로부터 의료인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다른 전문직종과의 형 평성을 고려하면, 의료법상 행정처분의 시효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30 의료정책포럼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한 의료인 대상 폭행 금지 법제화 3. 불합리한 리베이트 쌍벌제 및 이에 따른 행정처분 개선 가. 현황 및 경과 리베이트 쌍벌제란 의료법 제23조의2에 따라 의약품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모 두 처벌하는 제도로 2010년부터 시행된 제도이 다. 리베이트 쌍벌제는 도입 취지에서부터 문제 점이 지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불법적인 리 베이트로 의약품비가 증가하고 건강보험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의약품 가격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리베이트가 의약품 가격이나 건강보험 재 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 수가 정책을 유지하며 이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보건복지부의 주장과는 달리, 의약품 가격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리베이트가 의약품 가격이나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로 조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차별적 행정처 분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행정처분 은 철저한 사실확인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진술에만 기초 한 검찰의 범죄일람표를 근거로 리베이트 쌍벌제 이전의 대상자까지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이 는 전형적인 실적쌓기 목적의 수사 결과를 바탕 으로 명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하지 않은 과도한 행정제재임에 분명하다. 이로 인해 의사-환자 간의 신뢰 관계가 훼손되고, 환자의 의료접근성 이 저해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S p e c i a l 의사들의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적극적으 로 제지하지 않고 암묵적으로 동의해 왔으며, 이 로 인해 의약품 리베이트는 일종의 관행으로 존 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독일의 경우 의약품 리베이트를 합법으로 인정하는 등 의약품 리베이 트의 위법성은 국가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 불법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명 확히 이루어져 있지 않다. 한편,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무분별한 실적 쌓기 위주의 수사로 인한 의사-환자 간의 신뢰 가 훼손된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즉, 리베 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은 리베 이트 쌍벌제 도입 이전의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 나. 개선방안 의약품 리베이트는 일부 의사들의 윤리적 문 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여야 한다. 즉, 약가결정구조의 왜곡으로 인해 높은 복제약가가 책정되었고, 그에 따라 리베이트가 발생하는 구조가 생성되었으며, 이를 방치해 온 정부와 제약기업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은 외면한 채, 의사들을 일방적으 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의 약품 리베이트 문제에 대한 책임을 더 이상 의사 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절 2016년 Vol.14 No.1 31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첫째, 현재 리베이트 쌍벌제는 제약회사의 의 례적인 판매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 에 리베이트라는 모호한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하 고, 그 허용 및 제한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의약품 리베이트는 제 약회사들의 공세적인 영업행태로 인하여 발생하 는 것인 만큼 리베이트에 기반한 제약회사의 영 의약품 리베이트와 관련하여 의사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료수가 적정화, 약가결정구조 개선, 의약품 유통구조 개선 등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업공세를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의료수가 적정화, 약가결정구조 개선을 통한 복 제약가 인하 추진, 국내 제약사의 체질개선 및 구조조정, 의약품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약국 불 법 백마진 근절 등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근본적 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쌍벌제 법 개정 이전의 수수자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은 도의적 책임은 별 도로 하더라도 그간의 관행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처분임에 분명하다. 리베이트 쌍벌 제 이전 수수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이 아닌 경고 또는 주의로 대체하거나 쌍벌제 이후 행위 에 대해서만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국한하 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참고문헌 딸 치료에 불만 치과 의사가 소아과 의사 폭행, MBN 뉴스, 2015.3.3; 만취해 응급실 의사 폭행 병원은 야 간응급실 폐쇄 고민, TV조선, 2015.7.17; 인천 요양병원서 흉기 든 남성, 동료환자 상대 인질극 2시간 반 만에 제압, 조선닷컴, 2015.12.9. Alabama, Alaska, Arizona, Arkansas, California, Connecticut, Indiana, Iowa, Louisiana, Mississippi, Montana, Nebraska, Nevada, New Mexico, New Jersey, Ohio, Rhode Island, Utah, Washington, West Virginia 주 형법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학영의원 대표발의, 2012.12.17),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박인숙의원 대표발의, 2013.12.4). 행정처분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침해(04진인4354),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결정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박인숙의원 대표발의, 2013.4.10) 32 의료정책포럼
특 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오 수 현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she0622@kma.org 1. 현황 및 경과 정부는 지난 2012년 7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내부기반을 확충하고 일자리를 창출 하겠다는 명분으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을 발 의하였다. 이 법안은 의료, 교육, 공공서비스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들을 오직 산업 의 관 점에서 추진하고 예산 권한을 지닌 기획재정부가 주도할 수 있게 만든 법안이다. 특히 국민의 건 강권과 직결되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상업화를 추 진하고 있는 법안으로 법안 자체의 법제적 문제, 법안 시행 후 부작용, 정책집행 과정의 비민주성 등의 문제가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국민의 건강권 보장 을 규정한 보건의료기본법의 상위법으로 작용하 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 이 법안은 기본법으로써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이 법이 우선 적용되고 다른 법령에 의한 계획도 이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에 따라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규정한 보건의료 2016년 Vol.14 No.1 33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기본법의 상위법으로 작용하여 보건의료정책 전 반이 산업적 측면만을 강조하는 이 법안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법률과의 관계(제3조)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동법을 적용토록 하고 다른 법률에 따라 수립하는 서비스산업 관련 계획과 정책은 동법에 근거한 기본 시행계획과 조 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 또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은 의료상업화를 제도적으로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한 법안이 다. 법안을 보면 서비스산업을 경제활동에 관계 되는 산업으로 규정하고 그 범위에 보건의료서비 스도 포함시켜 공공영역도 모두 서비스산업으로 취급하고 있다. 기업에게만 혜택을 부여하고 국 민에게는 의료비용 상승과 의료양극화라는 결과 로 돌아올 의료상업화를 제도적으로 보다 강력하 게 추진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법안의 정의(제2조) 서비스산업 을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 하는 사업을 제외한 경제활동에 관계되는 산업으로 포괄적으로 정의하여 서비스산업에 보건의료서비스도 포함 법안의 목적(제1조) 서비스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와 그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정 부의 추진체계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으로 하 여 영리추구를 위한 경제적인 측면 강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규정한 보건의료기본법의 상위법으로 작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정 책의 주체인 보건복지부가 배제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기획재정부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 게 될 것이다. 법안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 장이 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 에 권한을 주고 보건의료정책 전반을 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획재정부가 정책 및 예산결정 권한을 주 도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간으로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 보건복지부는 보 건의료정책의 주체에서 사실상 배제되어 복지부 의 기재부 종속화 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제9조~제11조) - 서비스산업 발전에 관한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 의 조정하기 위하여 기획재정부에 서비스산업발 전위원회를 둠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는 명목상 민간합동위원회이 나 사실상 폐쇄적인 정부 내부위원회 -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민간 위촉위원이 공동으로 맡음 - 위원 30여명 중 20여명은 당연직 공무원이고 10여명은 민간위원으로 구성(민간위원도 해당 부처의 추천에 의하여 위원장이 위촉) 2. 개선방안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규정한 보건의료기본법 의 취지에 따라 보건의료서비스는 서비스산업발 전기본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에 의료가 포함될 경우 의료서비스는 공공 성보다는 효율성과 수익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의료비 상승과 의료양극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결국 산업이라는 경제성을 강조하는 개 념이 의료에 우선 적용될 경우 의료서비스의 근 34 의료정책포럼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본 목적인 국민의 건강권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 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강조하는 의료서비스의 육성은 초월적 규제완화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아니 라 현행법 체계 내에서도 충분히 접근이 가능하 다. 국회와 정부는 지금이라도 보건의료분야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제외하고 헌법과 보 건의료기본법에 규정된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 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의료가 포함될 경우 의료서비스는 공공성보다는 효율성과 효율성과 수익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의료비 상승과 의료양극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S p e c i a l 참고문헌 이평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의료민영화, 대한의사협회지, 2015;58(2):86~88. 제갈현숙, 서비스산업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의 문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무 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자료집, 2014. 12. 18. 중앙일보, 서비스산업발전법은 기재부 상왕( 上 王 )법?, 2014.1.19.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www.likms.assembly.go.kr. 2016년 Vol.14 No.1 35
특집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보건의료행정의 전문성 강화 :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김 민 경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 frommkkim@kma.org 가. 현황 및 문제점 현재의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행정의 전문성 확보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는 방대한 보건 업무 와 복지 업무를 하나의 부처에서 관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의료행정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조직 구조에서 는 보건과 복지 업무가 혼재되어 있고, 비전문가 에 의해 보건의료행정이 이루어지는 한계로 인해 보건의료행정의 전문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보건복지부의 예산 편성 추 세를 보면 사회복지에 치중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에 나타나 듯이 보건복지부의 총 예산 규모는 해마다 늘어 나 2006년 101,339억 원에서 2015년 332,300억 원으로 3.3배 증가했지만 오히려 보건의료 분야 예산은 당해연도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전보다 14.2%p 줄어들었다. 이러한 보건복지부 내 보건 분야 사업비의 축 소는 보건의료행정의 전문 인력의 축소로 이어지 고 전문성의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보건 복지부의 조직(2014년 12월 31일 기준)을 살펴보 36 의료정책포럼
보건의료행정의 전문성 강화 :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면, 4실 5국 14관 64과 중 사회복지 업무에는 전 체 정원의 44.2%가 투입된 반면 보건의료 업무 는 31.3% 수준이며, 그중에서 순수 보건의료정 책에 투입된 인력은 19.9%에 그치고 있다(<표 1> 참고).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현재 우리나 라 보건복지부 조직 형태로는 공중보건 위기상황 에 대한 대응역량이 취약하다. 앞으로 중동호흡 기증후군(MERS 메르스)과 같은 신종 감염병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역체계의 전문성과 독 립성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는 현행 질병관 보건복지부 내 보건 분야 사업비의 축소는 보건의료행정의 전문 인력의 축소로 이어지고 전문성의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리본부에는 인사권, 예산권도 없고, 각 권역별 실행조직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탓도 있다. 또한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타 부처를 지휘 통솔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문역량의 안정적인 확충이 불 가능하며, 공중보건 위기상황 발생 시, 비전문가 S p e c i a l (단위 : 억 원, %) 그림 1. 최근 10년간 보건복지부 예산 편성 추세 자료 : 보건복지부, <2006년~2015년 예산 및 기금 운용 계획서> 산출기준 : 총 지출 금액 은 세출을 기준으로 일반회계 + 특별회계 의 합계임(내부거래 및 기금은 제외) 항목별 비중 은 각 해당연도 총 지출액 대비 해당 항목의 비율임 2016년 Vol.14 No.1 37
특집 : 2016년, 국민과 의료계의 상생을 위한 쟁점과제 표 1. 보건복지부 정원 현황 (2014년 12월 31일 기준) 구분 부서별 업무 성격 인원(명) 총 인원 대비 비중(%) 총 인원 742 100.0 사회복지 업무 인원 소계 328 44.2 사회복지정책실 127 17.1 인구정책실 사회 복지 125 16.8 장애인정책국실 38 5.1 연금정책국 38 5.1 보건의료 업무 인원 소계 232 31.3 보건복지부 (본부 기준) 보건의료정책실 95 12.8 보건산업정책국 보건 의료 53 7.1 건강보험정책국 45 6.1 건강정책국 39 5.3 공통 업무 인원 소계 182 24.5 기획조정실 95 12.8 운영지원과 28 3.8 감사관실 장 차관실 공통 업무 23 14 3.1 1.9 대변인실 13 1.8 인사과 9 1.2 자료 : 보건복지부, 2014 보건복지백서, p.998~999 인 행정 관료의 의사결정을 따라야 하는 실정이 다. 이는 국가적인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보여준다. 나. 개선방안 전문적인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효율적인 집행 을 위해 보건부의 독립이 필요하다. 선진국일수 록 보건의료 담당 부처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인력 구성과 많은 예산을 확보하여 운영한다. 실 례로 독일, 영국, 덴마크, 이탈리아 등 21개 국가 는 보건부를 별도의 독립 부처로 꾸려 운영한다. 34개 OECD회원국 중 21개국 61.8%가 보건과 복지를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그림 2> 참고). 보건과 복지 업무의 전문성을 각각 보장하고, 국 민의 건강 보호를 위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보 건의료행정을 위해 보건부의 독립을 적극 추진해 야한다. 신종 감염병 등 공중보건위기상황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질병관리청으로의 신설이 절실하다. 38 의료정책포럼
보건의료행정의 전문성 강화 : 보건부 독립과 질병관리청 신설 세계 최초의 대규모 감염병 퇴치 기구인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은 2014년 에볼라 발생 46일 만에 종식을 선언하였다. 이는 전문 인력과 독립적 예산, 감독권이 뒷받침된 결과이다. 프랑 스의 국립보건통제센터(INvS) 또한 전문 의료진 으로 구성하여 신속한 소통과 빠른 결정으로 질 병을 통제하는 중추적인 역할 수행하고 있다(<표 2> 참고). 우리나라도 국가방역당국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야한다. 이를 통해 질병관리청의 예산과 인사권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 께 감염병 발생 시, 격리 폐쇄 조치 등의 행정감 보건과 복지 업무의 전문성을 각각 보장하고, 국민의 건강 보호를 위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보건의료행정을 독권을 질병관리청에 부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권역별로 질병관리지청을 설립한다면 권역 단위 의 대응이 가능한 체계적인 조직을 마련할 수 있 을 것이다. 위해 보건부의 독립을 적극 추진해야한다. S p e c i a l 표 2. 한국 질병관리본부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비교 구분 설립연도 (본부) 한국 질병관리본부 2004년 (충북 청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1946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력 425명 1만 5,000명 해외파견 2개국 (제네바, 마닐라) 50여개국 역학조사관 34명 300명 예산 5,663억원 113억 달러(약 12조원) 그림 2. 각 국가별 보건부 설립형태 자료 : 박은철 (2015), 국가질병관리 역량 강화를 위 한 중앙정부 조직개편 조직 3개 센터 14과 (국립보건원 포함 7개 센터 35과) 4개 산하 본부 (지역별보건지원, 공중보건과학서비스, 비전염성 질환 환경보건관리, 감염병 관리) 자료: <동아일보>. 질병관리본부 해부, 2015년 6월 20일자 2016년 Vol.14 No.1 39
이슈 & 진단 이슈 & 진단 원격의료-보건복지부 2차 시범사업 결과 발표에 대한 의협입장을 중심으로 김 진 숙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philiakjs5426@kma.org <편집자 주> 정부가 생각하는 원격의료는 그야말로 도깨비 방망이라도 되는듯하다. 지난해 5월 메르스 사태 가 터질 무렵 과포장된 1차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금년 1월에 의료계가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진행 된 부실한 2차 시범사업 결과를 공개했다. 경제부처 출신인 보건복지부 차관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를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회적으로도 뜨거운 감자인 원격의료 시범사 업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다시 한 번 검점해본다. 40 의료정책포럼
원격의료-보건복지부 2차 시범사업 결과 발표에 대한 의협입장을 중심으로 들어가며 2016년 1월 27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2015년에 시행한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를 대대적으로 발표하였다. 복지부의 발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3월부터 148개 기관에서 5,300명에게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환자 만족도는 80%를 넘고, 임상적 안전성과 유 효성, 보안 기술 안전성이 모두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료계는 비공개 상태에서 시행된 원격 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 는 점, 객관적이고 투명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효 과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는 점,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행정편의적인 평가 결과라는 점을 들어 강 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2차 원 격의료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2016년에는 원격 의료 시범사업을 더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기존의 148개에 서 278개로, 환자 수는 5,300명에서 10,200명으 로 늘리고, 의료법 개정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 이다. 이에 본 고에서는 복지부가 발표한 2차 원격 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 내용을 검토하여, 평가 결과에 대한 문제점을 도출하고 원격의료 전반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의료계는 비공개 상태에서 시행된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는 신뢰할 수 없으며,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행정편의적인 평가 결과라는 점을 들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평가 결과 내용 1) 가. 기술적 안전성 복지부는 안전성 부분 중 정보보안과 기술적 안전성에 대해서 시범사업에 사용된 정보시스템 과 의료기기의 보안 및 기술적 안전성이 확보되었 다고 발표하였다. 우선 정보 보안에 대해서는 원 격의료 시스템의 정보보안과 관련된 개인정보보 호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조치와 정부가 개발한 원격의료 보안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평가하였다 고 하였다. 서버 및 네트워크의 접근통제, DB서 버 웹 구간 개인정보 암호화, 사용자 접근권한 및 비밀번호 설정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시설보안 및 출입이 통제된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여 시범사 업 결과를 보관 및 관리하였다는 것이다. 기술적 안전성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에 사용된 정보통신기술 장비의 성능평가기준 및 의료기기 측정정보 전송기준 충족 여부를 평가한 결과 의 료기기-스마트폰 앱-웹 간 상호 운용성, 원격모 니터링 웹페이지 성능 등 기술성능이 적합하며, 혈당계, 혈압계 등 의료기기의 측정 정보 송수신 이 적합하다고 발표하였다. 1) 보건복지부의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 관련 보도 자료 참조(2016.1.27.) 2016년 Vol.14 No.1 41
이슈 & 진단 나. 임상적 안전성 라. 환자 만족도와 복약 순응도 복지부는 임상적 안전성에 대해서 시범사업 기간 동안 원격의료와 관련 있는 오진 혹은 부작 용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다. 임상적 유효성 복지부는 만성질환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에 서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임 상적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혈압 및 혈당관리에 서 개선효과가 확인되었다고 하였다. 임상적 유 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실험군-대조군 비교와 전 후 비교 연구 설계를 사용하였다. 우선 당뇨병 환자 239명을 대상으로 2015년 4월부터 12월까 지 9개월 동안 실험군-대조군 비교 연구를 진행 한 결과, 당화혈색소(HbA1c)의 수치는 0.63%p (7.98% 7.35%) 감소하였고, 혈당도 18.85mg/dL (150.9mg/dL 132.05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 423명을 대상으로 2015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전 후 비교 연구를 한 결과,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 압이 3.23mmHg(131.32mmHg 128.09mmHg) 감소하였고, 당화혈색소는 0.31%p(7.08% 6.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현재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운영 현황과 시스템, 참여 의료기관 등을 국민과 의료계에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도서벽지와 노인요양시설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만족도와 복약 순응도를 조사 한 결과, 전반적 만족도는 도서벽지의 경우 83%, 노인요양시설은 87.9%로 나타나 1차 시범사업 (77%)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도서벽지 주민의 88.9%가 전반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변했다고 하였다. 복약순응도의 경우 5.1점(6 점 만점)으로 원격의료 서비스 이전(4.83)보다 유의미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평가 결과의 문제점 복지부가 발표한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평가 결과에 대해서 각 평가 항목별로 검토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 비공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신뢰성 문제 근본적으로 의료계는 복지부가 비공개로 진행 한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그 평가 결과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다. 복지부는 현재 진행 중인 원격 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운영 현황과 시스템, 모 델, 참여 의료기관 등을 국민과 의료계에 전혀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시범사업의 세부적인 진행 과정과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에 대해서 의료계는 당연히 신뢰할 수 없다. 42 의료정책포럼
원격의료-보건복지부 2차 시범사업 결과 발표에 대한 의협입장을 중심으로 나. 원격의료의 안전성에 대한 실질적 평가가 아닌 문제 의료계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원격의 료의 안전성(임상적 기술적 안전성)에 대한 복지 부의 평가 결과는 매우 허술하며, 실질적으로 안 전성을 평가한 결과가 아니다. 2014년에 보건복 지부는 단독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겠 다고 발표하면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세부 과제 로 1 원격모니터링(건강상태의 지속적인 관찰 및 상담 등)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 2 원격진료 의 안전성 검증, 3 원격모니터링 등에 대한 건 강보험 수가 개발, 4 원격의료의 기술적 안전성 검증 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 중 원격 모니 터링 등에 대한 보험 수가 개발만 진행되었다. 그 외에 원격의료에서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임상적 기술적 안전성과 환자에 대한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는 지난 1차 시범사업 평가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원격진료의 안전성 검증은 2차 시범사업에서 검증하겠다고 하였다. 이번 2차 시범사업 평가 결과 발표 내용을 보 면, 원격의료의 임상적 안전성 평가 결과는 매우 형식적으로 발표했고, 기술적 안전성 역시 어떠 한 기준(의사-환자간 원격의료 보안 가이드라 인)에 의해 평가했는지 원격의료시스템은 어떤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시스템에 대한 공개는 전혀 하지 않은 채 기술적 안전성을 평가했다고 발표하였다. 우선 임상적 안전성에 대해서 시범사업 기간 동안 원격의료와 관련 있는 오진 및 부작용 등이 시스템에 대한 공개는 전혀 하지 않은 채 기술적 안전성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간략하게 보고하고 있는데, 오진 및 부작용을 평가한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 다. 기술적 안전성 평가 결과 역시 개인정보보호 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관리적 기술적 물리적 보안 조치를 시행하였는지 여부를 평가한 것으로 원격의료 시스템이 기술적으로 안전한지에 대한 기술적 안전성을 실제로 평가한 결과가 아니다. 의협에서 자체적으로 연구한 원격의료 기술적 안전성 평가 연구에서는 의료인간 원격의료 시범 사업에 적용중인 원격의료 시스템은 기술적 안전 성 조치가 전혀 없었다. 만약 해킹과 같은 불법 탈취로 인해 환자 정보가 유출될 경우 최대 3,000억 원의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였 다. 이번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기술적 안전성 평가에 사용된 기준 및 표준들을 정보보안 전문 가에게 의뢰한 결과, 정보통신 기술의 장비 성능 평가 부분 기준은 보안측면에서 매우 낮은 기준 이고, 의료기기 측정정보 전송기준은 보안기준이 아니며, 모의 해킹이라든지 최근 발생하는 해킹 기법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어서 실효적이지 못 하다는 자문 결과를 받았다. 2) 평가했다고 발표하였다. 만약 해킹과 같은 불법 탈취로 인해 환자 정보가 유출될 경우 최대 3000억 원의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2)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 기준,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 기술성 평가 기준 2016년 Vol.14 No.1 43
이슈 & 진단 이처럼 안전성은 원격의료에 있어서 가장 중 요한 이슈이자 의료계가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가 장 큰 문제점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복지부가 발표한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 어디에 도 원격의료의 임상적 기술적 안전성 부분을 실 질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없다. 다. 임상적 유효성의 의학적 타당성 문제 복지부가 발표한 임상적 유효성 결과는 크게 2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평가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일뿐 의학적 수 준에서 유효한 임상적 결과라고 할 수 없다. 둘 째, 통계적으로도 제대로 된 임상설계에 의한 연 구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성 이 떨어진다. 복지부가 발표한 임상적 유효성 결 과에 대해서 임상시험과 임상역학 교수와 전문가 들은 시범사업 결과의 일반화 오류와 과대포장이 며, 의학적으로 볼 때 임상적으로 유효하다고 말 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3) 복지부가 발표한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 어디에도 원격의료의 임상적 기술적 안전성 부분을 실질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없다. 임상적 유효성 결과 중 당화혈색소 수치를 보 면 실험군의 경우 7.98%p에서 7.35%p로 대조군 은 7.91%p에서 7.63%p로 변화하였다. 당화혈색 소가 7.98%p에서 7.35%p로 감소했다고 해서 이 결과가 의학적으로 유효하다고 할 수 있는가? 7.35%p는 여전히 당뇨 진단을 받는 수치이다. 4) 내과 전문의에 의하면 당화혈색소의 경우 여러 요인에 의해서 검사 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 다. 당화혈색소는 당분과 적혈구 안에 산소를 운 반하는 혈색소(헤모글로빈)가 결합된 비율을 말 한다. 따라서 적혈구와 혈색소와 관련된 질환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높게 혹은 낮게 측정된다. 예를 들어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의 경 우 적혈구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당분과 결 합하는 기간이 단축된다. 5) 따라서 용혈성 빈혈 의 경우 당화혈색소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 될 수 있다. 미국의 당뇨병 전문지 당뇨병 과 학과 기술(Journal of 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 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비타민 C와 E 복용 여부, 혈중 지질 농도가 높은 경우와 간 질환,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도 당화혈색소 검사 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6) 따라서 단 순히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아졌다고 원격의료가 당뇨병 관리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쳤다고 할 수 없다. 만약 원격의료로 인해 당뇨병 관리에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대조군에서 는 당화혈색소의 변화가 나타나서는 안 된다. 그 3) 의협신문, 원격의료 임상적 유효성? 교수들 헛소리, 2016.1.28. 4) 대한당뇨병학회에 의하면 당화혈색소의 정상수치 범위는 4.5~5.6%, 당뇨전단계는 5.7~6.4%, 6.5% 이상일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5) 용혈성 빈혈: 적혈구의 수명은 120일 정도인데 이런 적혈구가 어떠하나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파괴되어 빈혈이 초래된 질환 6) Randie R. Little., & William L. Roberts, A Review of Variant Hemoglobins Interfering with Hemoglobin A1c Measurement, Journal of Diabetes Science and Technolongy, 3(3), 2009. 446-451면. 44 의료정책포럼
원격의료-보건복지부 2차 시범사업 결과 발표에 대한 의협입장을 중심으로 러나 원격모니터링을 하지 않은 대조군의 당화혈 색소 수치도 감소하였다. 또한 고혈압 환자와 당뇨병 환자에 대해 혈압과 혈당 전후 비교 결과로 제시한 혈압 변화 수치 ( 3.23mmHg)와 당화혈색소 변화 수치(-0.31%p) 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환자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3개월 후에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 였을 경우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고 하면서 일반 적으로 플라시보 효과에서도 혈압은 5mmHg 정도 나온다고 하였다. 따라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혈압과 혈당의 수치가 낮아진 것이 원격 의료 서비스로 인한 직접적인 결과라고 하기가 어렵다. 이상과 같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의학적 으로 유효한지 의문이 드는 임상적 유효성에 대 한 결과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임상연구 설계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임상연구 비교 실험 설계 를 할 경우 시작 수준에 대한 매칭 선별이 매우 중요하다. 즉, 연령, 혈압이나 당뇨 수준, 성별, 기저질환 등과 같은 환자 특성을 유사하게 매칭 해서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배정하여 임상 연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임상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철 저하게 외부 요인(예를 들어 임상적 유효성에 영 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요인들)들을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의료기관에서 무작위로 환자 를 선별하고 이를 단순하게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었다는 것은 시작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임상 수치의 변 화율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왜냐하 면 실험군의 경우 대조군과 비교하여 원격모니터 링이라는 새로운 관리를 더 받게 되므로 대조군 에 비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또한 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의학적으로 유효한지 의문이 드는 임상적 유효성에 험군이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동안 앞서 언급한대로 특별한 영양제를 섭취했다거나 식생 활 습관을 개선하였거나 생활방식을 변경하여 실 험군의 임상수치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은 요인들의 개입을 통제한 방법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 마찬가지로 대조군 환자들의 경우 측정 방식이나 방법조차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 아 추적관찰의 진행사항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실 험군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임상연구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결과는 일반적으로 신뢰성과 타당성 결여 문제가 제기된 다. 즉, 다른 외부 요인을 통제하지 않았기 때문 에 영향 요인과 결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 결과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임상연구 설계 문제이다. 라. 긍정적일 수밖에 없는 만족도와 복약순응도 원격모니터링 및 원격진료 서비스는 기존에 제공되지 않았던 의료서비스이다. 그리고 원격의 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환자들은 평소에 건강관 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환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관리해주며, 그에 대한 만족도 와 복약 순응도를 조사하면 결과는 당연히 긍정 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2016년 Vol.14 No.1 45
이슈 & 진단 4. 나가며 정부가 주장하는 원격의료 도입의 필요성은 의료접근성의 해소이다. 도서산간벽지의 주민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은 의료기관에 방문 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격의료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원격의료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왜 의료계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을 반대 하는 것일까? 이는 정책의 도입목적과 정책 집행 행태 사이 의 괴리감 때문이다. 원격의료의 목적은 대면진 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에 차선책으로 활용 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원격의료는 어떠한 경우 에도 적정 수준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 수준은 원격의료를 활용함으로써 얻는 편익과 부작용을 비교하여 적정 수준을 합의하고 도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안전성과 유 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되는 시범사업 과정에 있어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인 의 료계는 철저하게 배제한 채 비공개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일방적으로 평가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발표한 시범사업 평가 결 과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제대로 검증한 결과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전문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시범사업의 과정과 결과를 의료계는 수용할 수 비공개와 일방성 보다는 공개와 함께 로 정책의 방향성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없다는 것이다. 의료계가 원격의료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반 대하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원격의료가 분명 히 필요한 지역과 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의료 계는 원격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한 후 반드시 필요한 지역과 환자 에 대한 명확한 기준에 따라 원격의료가 제한적 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를 제공하는 공급자인 의료 계와 안전성과 유효성의 기준 및 조건 등을 협의 하여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원격의료가 반드시 활용되어야 하는 제한 적인 조건들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것이 먼저 이 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후에 제도화에 대한 심 도 있는 논의와 대안 마련을 해도 늦지 않다. 지 금처럼 일방적인 시범사업 진행과 결과 발표, 제 도화 시도가 계속해서 진행된다면 결국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향후 정부가 원격의료를 도입목적에 맞게 제 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비공개와 일방성 보다 는 공개와 함께 로 정책의 방향성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계 의 역할이라는 점을 정부가 인지하고 협조와 노 력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네트워크에 서 단독 행위자의 일방적인 정책 집행은 불가능 한 사회가 현대사회이다. 특히 의료서비스를 제 공하는 행위 주체가 제1섹터가 아닌 제2섹터인 한국의 보건의료 정책 네트워크 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46 의료정책포럼
이슈 & 진단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의 의사역량 강화방안 - 공공보건 분야 교육 훈련 방안을 중심으로 - 김 혜 경 수원시 장안구 보건소장 대한공공의학회 이사장 <편집자 주> 감염병 등 국가방역체계에서 소위 사고가 터지면 가장 먼저 공공보건의료 가 도마 위에 오른다. 어깨에 짊어진 업무에 대한 중압감은 막중하며, 그 책임 또한 거의 무한대로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 보건기관으로 보건복지부와 그 관할, 각 시도 지자체별 보건과, 그리고 보건소 등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국가 사회적으로 요구받고 있는 업무량과 기대치에 비해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현 실정에서 국가안보와 맞먹는다 할 수 있는 공공보건의료체계를 제대로 구비해 나가기 위해 향후 무엇을 우선 적으로 보강해야 되는 그 대안을 찾아보자. 2016년 Vol.14 No.1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