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5년 1월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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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전체 :7 PM 페이지14 NO.3 Acrobat PDFWriter 제 40회 발명의날 기념식 격려사 존경하는 발명인 여러분!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투자도 방지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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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회보 5월



본보고서에있는내용을인용또는전재하시기위해서는본연구원의허락을얻어야하며, 보고서내용에대한문의는아래와같이하여주시기바랍니다. 총 괄 경제연구실 : : 주 원이사대우 ( , 홍준표연구위원 ( ,

Contents 03 총괄 04 통계로보는 Economic 프리즘 경기종합지수 09 충남경제뉴스 14 부록 발 행 인 편집위원장 편집위원 집 필 진 발 행 처 주 소 연 락 처 팩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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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북한경제리뷰 K D I R eview of th e N o rth K o rean E con om y 2015. 1

KDI 북한경제리뷰 편집진 편집위원 조병구 선임연구위원(편집위원장) 이 석 연구위원 이종규 부연구위원 위혜승 전문위원 명예편집위원 고일동 촉탁연구위원 편집 남진욱 연구원 김 옥 연구원 김슬기 연구원 전은경 연구행정원 KDI 북한경제리뷰는 북한경제의 실태, 남북한 경제협력 및 경제통합과 관련한 주요 이슈를 분석 정리하여 정책당국자, 학계 및 업계 등의 이해를 높이고 정책방안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월별로 발간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의 내용은 출처 및 집필자를 명시하는 한 자유로이 인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 044-550-4086 팩스번호 044-550-4090 본 자료는 KDI 홈페이지(http://www.kdi.re.kr)로 접속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목차 동향과 분석 3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이 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김석진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이석기 북한 농업 평가와 2015년 전망 김영훈 북한의 대외무역 : 2014년 평가 및 2015년 전망 이종규 경제 자료 65 2014년 북한경제동향 관련 통계자료 남진욱 92 신년사 경제부문 비교(2010~15) 및 국내외 분석자료 김 옥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이 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김석진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이석기 북한 농업 평가와 2015년 전망 김영훈 북한의 대외무역 : 2014년 평가 및 2015년 전망 이종규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이 석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suklee@kdi.re.kr Ⅰ. 서 론 이 글의 목적은 2014년의 북한경제 동향과 관련하여 본 동향과 분석 에 함께 게재되는 네 편의 분야별 논문을 총괄하는 데 있다. 실제로 KDI 북한경제연구부는 북한경제에 대한 각 분야별 전문가들과 더불어 2014년 북한경제 동향을 분석하는 작업을 실시하여 왔고, 그 결과를 각각 산업생산과 농업, 시장(사경제), 무역 등 네 편의 분야별 동향 논문으로 정리하였다. 이 글은 이렇게 정리된 2014년 북한경제의 각 분야별 동향논문을 개관하고, 이에 대한 총괄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이러한 총괄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 동향논문의 내용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들 분야별 동향논문들을 하나로 엮는 총론적인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개발하여, 역으로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각 분야별 동향논문의 의미를 별도의 시각에서 조망하는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글에서 이러한 총론적인 프레임워크의 개발은 가급적 지양하며, 대신 각 분야별 동향논문의 내용을 단순히 개관하는 데 더욱 집중한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더불어 2014년 북한경제 동향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러한 작업에 참여하는 전문가들 모두가 2014년 북한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었다. 어떤 전문가는 2014년 북한경제가 여전히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자기가 집중하는 분야를 분석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는 2014년 북한경제는 예년에 비해 더욱 침체하였다는 3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판단 아래 사고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시각의 차이가 매우 당연하고 중요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2014년 북한경제를 보다 풍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서로 다른 시각을 하나로 묶는 총론적인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들 시각들을 그대로 드러내는 제각각의 논의가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판단을 기초로 이 글에서는 2014년 북한경제의 각 분야별 분석의 내용을 집약하고, 이를 토대로 현재의 북한경제에 대해 어떻게 서로 다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는지를 드러내 보이는 데 논의를 집중한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우선 제2장에서는 2014년 북한경제의 각 분야별 분석의 내용을 산업생산, 농업, 시장, 대외무역의 순으로 개관한다. 그리고 제3장에서는 이를 토대로 2014년 북한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또한 동일한 방법으로 2015년 북한경제에 대한 서로 다른 전망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는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한다. Ⅱ. 분석 2014년 북한경제 분야별 동향 2014년 북한경제는 분야별로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특정 분야에서의 경제활동은 매우 활발했던 반면, 다른 분야에서의 경제활동은 예년과 별반 차이가 없었거나 심지어는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는 뜻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2014년 북한경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기에 앞서 이들 각 분야별 움직임을 먼저 각각 살펴보도록 한다. 1. 예년 수준의 산업생산 우선 2014년 북한의 산업생산은 예년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으로 동의되는 관찰 결과이다. 1) 지난해에도 북한의 산업생산이 전반적인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난해의 산업생산이 예년보다 더욱 악화되었다는 증거 역시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2014년 북한당국은 산업생산에 대해 별달리 많은 강조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 발표된 신년사에서도 산업생산과 관련해서는 과학기 술부문이나 수산업과 같이 주로 군대의 활동과 관련 있는 분야만을 간단히 언급하는 것으로 1) 이에 대해서는 이 글과 함께 발표될 이석기,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을 참조하라. 4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그치고 있으며, 북한당국의 산업정책에 있어서도 과거처럼 대규모 토목공사 등을 강조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매우 구체적이고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몇몇 사업 아이템만을 소개하는 것에 국한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지난해 북한의 산업생산이 오히려 예년보다 후퇴한 것은 아닌가라는 추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2년 새롭게 등장한 김정은 정권은 경제부문에서 실제로 달성이 불가능한 무리한 생산증대정책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산업생산과 관련한 북한당국의 선전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실제 북한의 산업생산 침체를 의미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뜻이다. 더욱이 지난해 북한에는 산업생산에 긍정적인 두 가지 요인이 존재하였다. 뒤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하나는 무연탄과 철광석 같은 전략적 자원의 대중수출 침체로 이들 자원 가운데 북한 내부경제로 돌려지는 몫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북한의 비공식 경제부문으로부터 공식경제로 투입되는 자원의 양 또한 꾸준히 증대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요인들이 지난해 북한의 산업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요인들은 지난해 북한의 산업생산이 예년보다 더욱 침체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일종의 안전판과 같은 역할만은 충분히 수행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2. 2013년과 거의 동일한 농업생산 또한 지난해 북한의 농업생산 역시 2013년과 거의 대동소이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찰 결과이다. 2) 물론 지난해에는 FAO와 WFP 같은 국제기구가 북한 현지에서 직접 농업생산 결과를 실사하지는 못하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정확한 북한 농업생산 실적은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당국의 관계자가 언급한 수치를 살펴보면, 지난해 북한의 농업생산은 2013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한국의 농촌진흥청 등이 추정한 지난해 북한의 식량생산 규모 역시 2013년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온다. 이렇게 보면 비록 현재 정확한 수치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14년 북한의 농업생산 규모는 2013년과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판단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판단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2013년 북한의 식량과 같은 농업생산은 연간 500만MT을 상회하는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2014년 북한의 농업생산 실적이 2013년과 유사하다 는 의미는 지난해에도 그 절대적인 수준에 있어 북한의 농업생산 실적은 그렇게 나쁘지 2) 이에 대해서는 이 글과 함께 발표될 김영훈, 북한 농업 평가와 2015년 전망 을 참조하라. 5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둘째, 그런데 2010년 이후 북한의 농업생산은 매년 꾸준히 증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농업생산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양(+)의 수치를 기록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2014년 북한의 농업생산 실적이 2013년과 유사하다는 의미는 그 증가율의 측면에서는 지난해 북한의 농업생산이 정체를 보였음을 시사한다. 즉, 북한의 농업생산이 절대적인 수준에 있어서 는 지난해에 있어서도 나쁘지 않았으나, 경제성장률과 같은 거시경제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증가율에 있어서는 정체를 보였다는 뜻이다. <표 1> 북한의 식량생산 추이 FAO/WFP의 현지 실사 결과 (단위: 천M/T) 연도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쌀 1,099 1,339 1,421 2,244 2,370-2,336 2,426 2,477 2,681 2,901 옥수수 1,041 1,482 1,651 1,725 1,727-1,705 1,683 1,857 2,040 2,002 그 외 곡물 - - 379 415 378-311 331 416 310 364 계 - - 3,451 4,384 4,475-4,352 4,440 4,750 5,031 5,267 자료: FAO/WFP, 북한의 작황과 식량공급상황에 대한 FAO/WFP 공동조사단 특별보고서, 각년호. 3. 활발하고 확대되는 시장경제활동 한편, 북한의 비공식 경제 또는 사경제 부문은 지난해에도 꾸준히 증대한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3) 특히 지난해에는 북한의 시장과 관련하여 세 가지의 특징적인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첫째, 그간 급격히 상승하던 북한의 시장물가와 환율 같은 가격변수들이 지난해 일년 내내 대체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시장환율은 지난해 1달러당 7,000 ~ 8,000원(북한)의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시장 쌀가격 역시 지난해 kg당 6,000 ~ 7,000원 수준에서 연말에는 4,000 ~ 5,000원 수준으로까지 안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운수 및 수송, 유통과 같은 서비스업은 물론 건축과 같은 각종 생산활동에 있어서도 시장경제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무엇보다 시장경제에서 축적된 자본이 사회주의 공식부문으로 투입되어 시장경제와 공식경제가 혼합되어 운영되는 이른바 회색경제지대 역시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셋째, 이러한 시장경제의 성장과 이를 토대로 한 회색경제지대의 확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라도 하듯이 북한당국의 3) 이에 대해서는 이 글과 함께 발표될 김석진,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을 참조하라. 6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경제정책 역시 시장을 확대하는 개혁정책 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아직 그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여전히 실체조차 불분명하 기는 하지만, 과거의 이른바 6 28방침 에 이은 소위 5 30조치 와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의 실시 가능성이 지난해 내내 외부 관찰자들의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든 것이다. [그림 1] 북한의 시장환율 및 쌀가격 추이(2011년 1월 = 100) 시장환율 (단위: %) 쌀가격 (단위: %) 주: 데일리 NK 의 시장환율 및 쌀값 동향을 KDI가 재구성한 값. 7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그리고 이러한 세 가지의 특징적인 현상에 비추어 볼 때, 지난해 북한의 비공식 경제활동 또는 사경제 활동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니 예년보다 더욱 활발했다는 것이 대체로 동의되는 관찰결과이다. 2000년대 중 후반 잠시 주춤했던 북한의 비공식 경제활동이 김정은 정권의 등장 이후 다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2014년에도 더욱 강화되어 이제 북한경제에서 사적인 경제활동은 비단 시장과 같은 비공식 부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식 부문에까지 확대되어 공식경제와 비공식경제가 점차 혼합 운영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4. 북중무역의 감소로 침체에 빠진 대외교역 그런데 이처럼 활발한 비공식 부문과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북한의 대외경제 활동은 눈에 띌 정도로 침체한 것으로 나타난다. 4) 특히 그간의 북한 대외무역을 이끌고 온 북한의 대중국 무역이 2014년 초반부터 침체되면서 전체 북한의 대외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행사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북중무역은 2013년에 비해 약 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0년 이후 2013년까지 북중무역이 연간 5~40%의 신장세를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2014년 의 이러한 북중무역 감소 현상은 보기에 따라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북중무역의 감소는 그간 북한의 대중수출을 주도해 온 무연탄과 철광석 같은 전략물자의 수출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2014년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및 철광석의 수출은 2013년에 비해 각각 18%와 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 무연탄 및 철광석의 수요처인 중국의 철광산업 등이 전반적인 중국경제의 성장률 하락과 공해 산업 등에 대한 감시 강화 등으로 인해 북한산 원료에 대한 수요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이들 자원의 국제가격마저 크게 하락하는 등 전반적 수출환경이 악화되면서 이들의 대중수출 규모가 줄고, 이것이 다시 전반적인 북중무역 규모를 줄임으로써 북한의 대외무역은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규모 면에서 심각한 침체를 경험한 것이다. 4) 이에 대해서는 이 글과 함께 발표될 이종규, 북한의 대외무역: 2014년 평가 및 2015년 전망 을 참조하라. 8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표 2> 북중무역 추이(2010~14년) (단위: 천달러) 2010 2011 2012 2013 2014 수출 1,187,862 2,464,186 2,484,699 2,911,544 2,841,476 수입 2,277,816 3,165,006 3,445,843 3,633,150 3,522,515 계 3,465,678 5,629,192 5,930,542 6,544,694 6,363,991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www.kita.net/), 검색일: 2015. 1. 27.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북중무역의 감소가 전반적인 북중관계의 악화라는 대외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2014년 들어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전통적인 우방이라는 용어가 무색할 만큼 경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북한 정치권에서 상대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핵문제와 국경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의 이견이 심심치 않게 노출되거나, 양국 간 무역과 관련한 현안에 있어서도 다양한 문제점들이 불거져 온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당국이 제공하는 2014년 북중교역 관련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두 가지의 특기할 만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하나는 그간 중국이 매년 북한에 제공하던 50만MT 정도의 원유 수출이 2014년 무역통계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2010년 이후 매년 크게 증가하던 북한의 대중국 방문자 수가 2014년에는 2013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두 가지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의견들이 존재한다. 비록 통계상으로는 2014년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존재하지 않지만, 북한 현지에서 석유 부족에 따른 에너지 문제가 아직 불거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여전히 통계상에는 기록되지 않는 원유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또한 설사 2014년에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인의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북중관계의 악화나 북중무역의 침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견해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무조건 옳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들을 모두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두 가지 현상은 2010년 이후 북중관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현상임이 분명하다. 비록 현재의 수준에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2014년 북한의 대외무역이 침체한 또 다른 원인이 바로 전통적 우방인 북한과 중국 사이의 전반적 관계 악화 때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9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그림 2] 북한의 대중국 방문자 수 추이(2010~2014년 3사분기) 자료: 中 华 人 民 共 和 国 国 家 旅 游 局 (China National Tourism Administration)(http://www.cnta.gov.cn/). Ⅲ. 평가와 전망 2014년 vs. 2015년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2014년 북한의 거시경제 동향은 크게 네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2013년과 비교해 볼 때 2014년 북한의 산업생산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둘째, 북한의 농업생산 역시 2013년과 비교하여 거의 대동소이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북한의 시장 또는 비공식 부문에서의 경제활동은 2014년에 들어 더욱 활발했던 것으로 관찰된다. 넷째, 그러나 북한의 대외무역은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정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그간의 북한 대외무역을 이끌고 온 북중무역 규모는 2014년에 들어 전년 대비 3% 가까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1. 2014년 북한경제 평가에 대한 두 가지 시각 그런데 2014년의 이러한 네 가지의 경제동향을 서로 어떻게 연결하는가에 따라 지난해 북한경제에 대한 판단은 매우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의 차이는 북한의 시장과 대외무역의 중요성을 각각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실제로 김정은 정권의 등장 이후 북한경제는 크게 두 가지의 요인을 축으로 하여 전개되어 왔다. 하나는 북한 10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내부의 시장 또는 비공식 경제활동이며, 다른 하나는 대외무역 특히 북중무역이 바로 그것이었 다. 북한 내부에서는 이미 형해화된 공식 부문의 경제활동을 비공식 부문의 경제활동이 점진적으 로 대체하여 왔으며, 북한 외부에서는 북 중 간 무역을 통해 획득한 경제적 편익이 전체 북한경제를 떠받치는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대내적으로 시장활동이 활발해지고 대외적으로 북중무역이 확대되는 경우 북한경제 전반이 과거보다 더욱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인 반면, 반대로 대내적인 시장활동이 통제되고 북중무역마저 침체되는 경우 북한경제는 과거보다 더욱 후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2014년 북한경제에서는 이 두 가지 중심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중심축 가운데 과연 어떤 부문에 더 큰 비중을 두는가에 따라 2014년 북한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의 북한경제는 주로 북한 내부의 비공식 경제활동에 의해 움직인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2014년 북한경제는 2013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2014년에는 북한의 시장가격 변수들이 모두 안정되고, 시장경제 활동이 더욱 촉진되어 이제는 공식 부문으로까지 확장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이라 도 하듯이 북한당국 역시 시장 메커니즘을 인정하는 각종 경제개혁조치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반적인 북한경제에 활력이 넘칠 수밖에 없다. 비록 공식 부문의 산업생산이 여전히 부진하고 대외무역에서 일정 정도 부정적 영향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들 변수가 시장을 통한 경제활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림 3]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및 철광석 수출가격 추이(2011년 1월 = 100) 자료: 한국무역협회(http://www.kita.net/), 검색일: 2015. 1. 27. 11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그러나 정반대로 만일 현재의 북한경제가 주로 대외무역, 특히 북중무역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2014년 북한경제는 부정적으로 묘사될 수밖에 없다. 2014년에는 예년과는 반대로 북중무역 규모가 감소하고, 북한의 전략적 자원수출이 한계에 봉착하였으며, 전반적인 북중관계의 경색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양국 간 인적교류 역시 줄어드는 등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대외무역에서의 부정적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014년 북한 내부의 시장경제활동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경우의 시장경제활동은 대외무역에서의 충격을 주민들 차원에서 완화하여 주민들의 경제생활 자체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이지, 결코 북한의 거시경제 전반이 침체를 보이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 결과 2014년 북한경제는 2010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침체의 가능성이 높은 한 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2. 2015년 북한경제 전망에 대한 두 가지 시각 흥미로운 사실은 현재 외부 관찰자들 사이에서는 2014년 북한경제와 관련하여 이처럼 다른 판단과 시각이 서로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2014년의 전반적인 북한경제에 대해 서로 다른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재 우리의 주위를 조금만 살펴보면 북한의 경제상태가 상대적으로 좋다 고 말하는 전문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또한 동시에 이와는 반대로 북한의 경제상태가 어렵다 고 말하는 전문가들 역시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현실에 더욱 근접한 것일까? 매우 아쉽게도 현재 우리의 수준으로는 이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답변에 필요한 북한의 객관적 거시경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시점에서는 2014년 북한경제에 대해 부정적 평가와 긍정적 평가가 모두 가능하다고 말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2014년 북한경제에 대해 부정적 평가와 긍정적 평가가 모두 가능하다고 말한다면. 2015년 올해의 북한경제에 대해서도 아마 부정적 전망과 긍정적 전망이 모두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우선 올해 북한의 대외무역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 경우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욱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림 3]은 2010년 이후 북한의 대중 무연탄 및 철광석의 수출가격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자원의 수출가격은 2013년 중 후반을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그렇지만 뚜렷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올해는 과연 어떨까? 12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아마도 이러한 하락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되어 쉽게 반전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가 국제적인 석유가격의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2015년에는 국제시장에서 전반적인 자원가격의 하락세가 어느 정도 지속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더욱 떨어지리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예상은 북한 자원에 대한 중국의 수요도 앞으로 당분간은 더욱 침체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명심해야 할 점은 올해 우리가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이러한 대중국 자원 수출가격 및 수출 수요의 하락 이에 따른 자원 수출규모의 하락 전반적 북중교역 규모의 감소 라는 현상을 매우 뚜렷이 목격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위에서 우리가 언급한 올해 국제시장에서의 부정적 자원가격 움직임과 중국경제의 성장률 정체 전망은 곧 지난해 우리가 북중무역에서 보았던 부정적 현상이 올해에는 더욱 증폭되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누군가가 대외무역에서의 움직임을 토대로 올해 북한경제 를 전망한다면 그 결과는 북한경제에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반면, 올해 북한의 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앞에서 우리는 2014년 북한의 시장경제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심지어는 공식부문으로까지 침투하고 있으며, 북한당국 역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경제정책을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응당 이러한 현상은 올해에도 더욱 증폭되어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적 자원 및 경제 운영상의 이념에 있어 일정한 제약요인들을 북한당국이 주도가 되어 추진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의 삶을 증진시키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 내는 북한 주민들은 스스로의 호주머니 속에 이러한 경제활동을 추구할 수 있는 각종 자원들을 이미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올해의 북한경제 전망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이미 탄력이 붙은 북한 주민들의 시장경제 활동이 더욱 확대되고, 이들이 침체에 빠진 공식 부문에까지 진출하여 이를 새롭게 운영하는 현상이 확산될 것이고, 북한당국 역시 이러한 현상을 승인하고 부추기는 모습을 더욱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북한경제의 기존 추세가 2014년에 이어 올해에도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2014년에 이어 2015년 올해 북한경제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그 무게중심을 대외무역에 두는가, 아니면 시장활동에 두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전망이 가능하다. 그리고 응당 이러한 전망 가운데 어느 것이 더욱 현실적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로서는 판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역설적으로 올해 북한경제가 과연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관찰하는 경우 그 결과는 비단 앞서의 전망들에 대한 판가름은 물론 2014년 북한경제를 13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둘러싼 현재의 엇갈리는 시각들 자체를 판단하는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Ⅳ. 결 론 이 글에서 우리는 2014년 북한경제에 대한 각 분야별 동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현재의 북한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을 대비하여 보았다. 그리고 동일한 방식으로 2015년 북한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 역시 도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글에서 도달한 결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4년 북한경제의 움직임은 크게 네 가지로 집약된다. 1 우선 산업부문 생산은 예년과 유사하게 상대적으로 크게 활발하거나 침체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2 농업생산 역시 2013년과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3 시장 또는 비공식 경제활동은 매우 활발하여, 공식 부문에까지 일부 침투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전반적인 시장가격 변수 역시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당국 역시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을 용인하고, 부추기며, 또한 일부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4 북한의 대외무역은 북중무역을 중심으로 침체 또는 하락세를 보였다. 북중무역 규모가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였고, 무연탄과 철광석 같은 전략물자의 대중 수출환경이 크게 악화되었으며, 통계상으로 중국의 원유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나며, 2010년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이던 북한의 대중국 방문자 수 역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2014년 북한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모두 가능하다. 긍정적 평가는 시장 또는 비공식 경제활동에 중점을 두고 2014년에도 북한경제는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대외무역에서의 침체에 강조점을 두고, 2014년 북한경제는 2010년 이후 최초로 북중무역 및 이에 따른 대외무역의 감소라는 충격을 경험하는 등 예년에 비해 더욱 침체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셋째, 2015년 북한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모두 가능하다. 우선 부정적 평가는 2014년에 나타난 북한 대외무역의 부정적 요인들이 2015년에는 더욱 증폭되어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북한경제가 올해에는 한층 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 평가는 북한 주민들이 자연발생적으로 추진하는 시장경제활동이 올해에는 더욱 확산되고, 여기에 북한당국이 이를 제도화하는 정책적 시도가 더해질 경우 북한경제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장활동을 중심으로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다 14

동향과 분석 총론: 2014년 북한경제 평가와 2015년 전망 참고문헌 중국여유국( 中 华 人 民 共 和 国 国 家 旅 游 局 ), 통계데이터베이스(2015. 1. 27 검색). 한국무역협회(KITA), 통계데이터베이스(2015. 1. 27 검색). FAO/WFP, FAO/WFP Crop and Food Security Assessment Mission, 각년호. 15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kimsj@kinu.or.kr Ⅰ. 머리말 오늘의 북한경제는 국영경제(공식경제)와 사경제(비공식경제)가 공존하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전통적 사회주의 시대에도 사경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초중반 국영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진 후에는 많은 주민들이 개인장사나 개인농사 등 사경제 활동을 통해 생계를 해결해야 했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사경제 활동은 적어도 절반 이상의 북한 주민에게 주된 소득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1) 즉, 사경제 동향은 일반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년 가까이 북한의 사경제는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2014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2) 북한당국도 사경제를 일방적으로 억압하기보다는 적정 한도 내에서 허용하며 활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이 사경제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사경제가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고,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 관계가 성립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의 사경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 대표적인 연구로는 김병연 양문수, 북한경제에서의 시장과 정부,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 참조. 2) 북한 사경제 및 시장의 장기 추세에 대해서는 양문수, 북한의 시장화: 추세와 구조 변화, KDI 북한경제리뷰, 2013년 6월호; 김석진 양문수, 북한 비공식 경제 성장요인 연구, 통일연구원, 2014 참조. 16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Ⅱ. 2014년 북한의 사경제 동향 이 절에서는 북한의 사경제가 2014년에 어떤 동향을 보였는지, 경제성장과 생활수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3) 사경제 동향은 주로 데일리NK, 자유아시아방송 등 대북 소식지가 전한 뉴스를 활용해 정리한다. 1. 소비재시장 오늘날 많은 북한주민들은 국영상점이 아니라 시장에서 개인 상인들로부터 각종 소비재(식 품, 생필품 및 기타 소비재)를 구매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재의 시장 유통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2010년 이후 북한의 소비재시장은 큰 문제없이 운영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북 소식지들이 전한 바에 의하면, 2014년에도 이런 사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월에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 보안서에서 장마당 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물건을 빼앗는 가혹행위가 크게 줄었다 고 전했다. 4) 7월에도 평양의 한 소식통은 최근엔 시장 관련해선 이렇다 할 포치 (지시)가 내려온 게 없어 장사꾼들이 편하게 물건을 팔고 있다 고 말했다. 5) 소비재시장이 비교적 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식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시장에서 쌀 판매가 늘어나면서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북한 쌀이 과거와 달리 상당히 고급화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 깨끗한 종이봉투나 다양한 디자인의 쇼핑백 등 과거보다 좋은 포장용기에 상품을 넣어 파는 관행이 생겼다는 소식과 평양시 당국이 매장, 매대들을 점검해 내 외부 장식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유통 서비스의 질이 제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보로 해석할 만하다. 7) 샘물을 사고파는 물 시장이 생겨나고 있고, 음식을 주문받아 배달해 주는 신종 사업이 등장했으며, 과거에는 장마당에서 볼 수 없었던 쇠고기도 살 수 3) 2014년 상반기 동향은 이미 양문수가 보고한 바 있지만, 여기에서는 일부 내용 중복이 있더라도 2014년 전체 동향을 함께 정리해 본다. 양문수, 2014년 상반기 북한의 시장 동향과 평가, KDI 북한경제리뷰, 2014년 7월호 참조. 4) 북, 민심 얻으려 장마당 완화, 자유아시아방송, 2014. 2. 19. 5) 북, 쌀값 등 물가 안정에도 돼지고기 한 달 새 3000원, 데일리NK, 2014. 7. 18. 6) 북한, 상점과 장마당서 쌀 가격 서비스 경쟁 시작돼, 데일리NK, 2014. 7. 18; 북한 쌀이 묵은 때를 벗은 이유, 자유아시아방송, 2014. 10. 7. 7) 북 장마당, 포장재 사용 경쟁력 강화, 자유아시아방송, 2014. 8. 8; 북, 매대 리모델링 지시... 일부 폐쇄, 자유아시아방송, 2014. 10. 13. 17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있게 되는 등 판매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식도 전해졌다. 8) 부정적인 소식도 없지는 않았다. 7월에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국경지방 소식통은 장사꾼들이 크게 줄어 일부 장마당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9) 그런데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그 이유를 당국이 시장을 더 강하게 단속하거나 경제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식량사정이 나아지면 서 쌀장사가 잘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마당에 대한 다른 소식들과 비교해 보면, 장사꾼이 줄거나 장마당이 문을 닫은 것은 북한의 전반적 현상이 아니라 국지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이 장세(장마당 세금) 를 올렸다는 소식도 주목할 만하다. 여러 현지 소식통은 북한당국이 4월 26일부터 장세를 일제히 올렸다고 전했다. 10) 이 기사에 의하면, 장사 품목에 따라 장세가 다른데, 천이나 기성복, 쌀 장사꾼이 내야 하는 장세는 하루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랐고, 두부나 비지, 잡화류의 장세는 150원에서 350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11) 또 이렇게 200원씩 올린 장세는 임시적인 인상 조치이고 정확한 장세는 9월이 되어야 확정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세 인상 폭이 확정되었다는 추가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고, 북한당국의 공식 발표도 없어 실제 장세 징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장세가 인상되었다면, 그 의미는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긍정적인 해석은 이제는 장세를 인상해도 될 만큼 시장 상인들의 수입이 그동안 제법 올랐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당국이 무리하게 장세를 인상한 결과, 개인 상인들의 장사가 위축되고 장사로 먹고사는 많은 주민들의 생활여건이 나빠질 것이라고 해석해 볼 여지도 없지 않다. 구체적이고 충분한 정보를 구할 수 없어 어느 쪽 해석이 옳은지를 판별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두 가지 성격이 공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즉, 어느 정도 상인들의 수입이 올라서 장세 인상이 가능해졌지만, 장세 인상 조치 자체는 시장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장세 인상이 어떻게 확정되었는지, 그 후 시장활동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후속 뉴스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어 앞으로 상황을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8) 북한 시장서 샘물 거래돼, 시장화 바람 확산, 데일리NK, 2014. 9. 26; 북, 음식 배달하는 신종업체 등장, 자유아시아방송, 2014. 4. 8; 북 장마당서 쇠고기 구매 가능, 자유아시아방송, 2014. 9. 11. 9) 북, 장마당 깨비 장사만 늘어, 자유아시아방송, 2014. 7. 18. 10) 북, 장마당 세금 일제히 대폭 올려, 자유아시아방송, 2014. 5. 9. 11) 북한 장마당의 장세는 지역과 상품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2009~12년 시기 회령시장의 품목별 장세를 상세하게 조사 보고한 다음 연구가 좋은 참고가 된다. 곽인옥, 북한시장의 실태분석 및 변화과정에 관한 연구, 2013 북한 및 통일 관련 신진연구 논문집, 통일부, 2013, pp.113~114. 18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2. 개인 사업가와 8 3 노동자 사경제의 확대는 많은 북한 주민이 개인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개인 사업가라 해도 대부분의 주민은 영세한 장사꾼에 불과하며 그들이 얻는 소득은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유능한 사람들은 꽤 많은 돈을 벌어 상당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사업형 기업가 들을 북한에서 돈주 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에 관해 2014년 북에서 전해진 중요한 소식 중 하나는 부의 대물림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평성과 순천의 돈주들은 이미 50~6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쌓아둔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면서 벌써부터 돈을 굴리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고 전했다. 12) 국영 무역회사들이 개인 사업가들과 동업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흥미롭다. 한 소식통은 과거 김정일 시대부터 음성적으로 행해지던 이 같은 불법 개별 무역이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고 난 이후 대폭 증가했으며, 당국의 단속 또한 느슨해졌다 고 전했다. 13) 돈을 많이 번 사업가 중 일부는 고리대 사채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14년에도 이런 사채업이 계속 성행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14) 자유아시아방송 은 여러 소식을 종합해 지난 3년간 김정은 체제가 내건 새로운 경제관리조치에 힘입어 북한 돈주들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은 상당히 제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보도했다. 15) 많은 북한 주민들이 사경제 활동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국영기업 국가기관의 근로자(노동자 및 사무원) 통제체계가 상당히 느슨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16) 전통적 사회주의 제도에 의하면, 대다수 성인들은 국가가 지정하는 직장에 배치되어 일해야 하며, 텃밭 가꾸기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사경제 사기업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북한의 국영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면서 주민들의 생계를 제대로 보장해 주지 못하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사경제 활동에 뛰어들게 되었다. 국영기업 국가기관 소속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고 장사를 하러 다니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오래전부터 8 3 노동 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정도 합법화되었다. 8 3 노동 이란 1984년 8월 3일 김정일의 주도로 시작된 인민소비품 생산운동 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래는 12) 북 장마당도 부익부 빈익빈 고착, 자유아시아방송, 2014. 5. 2. 13) 북 무역회사-개인자본가 동업 급증, 자유아시아방송, 2014. 5. 14. 14) 북 사채업자, 연 60% 고리대 장사, 자유아시아방송, 2014. 11. 20. 북한의 사금융 실태에 대해 더 상세한 내용은 임을출, 북한 사금융의 형성과 발전: 양태, 함의 및 과제, 제1회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4. 10. 참조. 15) 북한 돈주, 경제 좌지우지, 자유아시아방송, 2014. 12. 15. 16) 이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문헌으로는 공용철, 북한의 노동시장 형성에 관한 연구,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0 참조. 19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공장 기업소의 부업 생산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뭔가 비공식적인 성격을 일컫는 일반 형용사처럼 쓰이게 되었다. 이런 용례에 따라 경제난 이후 국영 직장에 적을 두고 있긴 하지만 해당 직장에 일정 금액의 돈( 8 3 돈 )을 납부하는 대신 돈벌이를 하러 다녀도 좋도록 허락받은 노동자들을 8 3 노동자 라고 부르게 되었다. 최근 전해진 소식에 의하면, 이런 8 3 문화는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더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기관 기업소 간부들은 상부에서 떨어진 충성의 외화자금 상납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출근하지 말고 밖에 나가 돈을 벌어 8 3 돈 을 납부할 것을 권고하고 17) 있으며, 이런 8 3 문화는 사회 곳곳으로 스며들어 8 3 계층이 일반화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18) 3. 운수업과 통신업 교통과 통신은 경제활동을 매개하는 필수적 수단이며, 사경제 역시 교통과 통신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전해지고 있는 소식들을 보면, 북한에서도 교통 통신 수단이 점점 발전해 사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9) 먼저 교통 측면에서는 벌이 버스 에 대한 소식이 흥미롭다. 벌이 버스란 개인들이 운영하는 장거리 시외버스를 가리킨다. 북한에서 장거리 시외버스는 10여 년 전부터 다니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으로부터의 버스 수입 추세를 볼 때 최근 몇 년 사이에 시외버스의 수가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국영철도의 운영이 부실해진 후로 사경제 활동에 필요한 사람과 화물의 운송에 흔히 서비차 (또는 써비차 )로 불리는 기업 기관 소속 트럭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에 버스까지 가세한 셈이다. 벌이 버스는 국가기관 명의로 등록하되 실제로는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서비차도 그런 경우가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개인들이 운영하는 벌이 버스 들이 열차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다녀 교통난을 풀어주고 있다 고 한다. 20) 벌이 버스는 사람과 화물의 단순 운송만이 아니라 소포 운송업까지 해준다고 한다. 소포 운송업이 이루어지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짐을 부치려는 사람이 벌이 버스 운전사를 찾아가 짐을 맡기는 동시에 운전사의 손전화 번호를 받아 수취인, 17) 북 간부들, 충성의 외화자금 확보 위해 노동자 닦달, 데일리NK, 2014. 7. 2. 18) 북한서 8 3 문화 시장 확산으로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다, 데일리NK, 2014. 8. 4. 19) 교통 통신 수단의 발달이 저소득 개발도상국과 북한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상세한 내용은 김석진 양문수, 북한 비공 식 경제 성장요인 연구, 통일연구원, 2014, pp.151~169 참조. 20) 개인 운영 벌이 버스 북한 만성 교통난 해소, 자유아시아방송, 2014. 6. 2. 20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즉 받을 사람에게 알려준다. 물건 전달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운송비용은 받는 사람이 지불한다. 짐을 떼먹었다고 소문이 나쁘게 나면 버스업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책임적으로 전달해 준다. 21) 오토바이 이용도 늘고 있다고 한다.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오토바이가 시장 유통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생계유지를 위한 필수품이 됐다 고 전했다. 22) 북한에서 개인용 교통수단으로는 대개 자전거가 이용되고 있으며, 자전거 보급률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크게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3) 자전거 이용은 소득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며, 소득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자전거에서 오토바이로, 오토바이에서 승용차로 개인용 교통수단의 중심이 바뀌게 된다. 또 버스, 전철 같은 대중교통이 발전함에 따라 자전거 이용이 감소하게 된다. 이런 일반적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북한에서 최근 오토바이 이용이 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북한에서 오토바이 이용은 평양이나 신의주처 럼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지적 현상으로 보이며, 오토바이 보급이 일반화되기까 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택시 영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평양과 나진 선봉에서는 오래전부 터 택시가 있었지만 지난 몇 년 사이에 그 수가 꽤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2014년에는 평성과 순천, 해주 같은 지방도시에도 택시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4) 택시는 대개 국가기관인 운수사업소에 등록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이 투자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방도시의 택시는 이제 막 등장했고 숫자도 많지 않지만, 개인 운수업의 범위와 활동지역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로 간주할 만하다. 이동전화의 보급도 사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북한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Orascom)과 북한 체신성 산하 조선체신회사가 함께 설립한 국영 합작회사 고려링크 가 제공하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는 국영경제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동전화는 시장 상인들을 비롯한 각종 개인 사업가들에게 매우 편리한 통신수단이어서 이동전화 보급에 따라 사경제의 생산성 향상 및 규모 확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5) 오라스콤의 발표에 의하면,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표 1>에서 보듯이 2010년부터 21) 북, 벌이 버스 통한 개인 운송업 활발, 자유아시아방송, 2014. 4. 25. 22) 북 남성들 사이에서 오토바이 인기 시장유통 수단 이용, 데일리NK, 2014. 5. 29. 23) 채순, 개인소유의 수위는 어디까지 올라왔나?, 임진강, 제9호, 2010. 24) 북한 지방도시서 개인택시 영업 하루 수입 100달러, 데일리NK, 2014. 9. 11; 북한 지방도시에도 택시 등장, 자유아시아방송, 2014. 11. 5. 25) 북한의 이동전화 도입 경위 및 보급 실태에 대해서는 김연호, 북한의 휴대전화 이용 실태: 북한의 통신혁명은 시작되었는가?, 존스홉킨스 국 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미국의 소리(VOA) 특별보고서, 2014; 류현정, 북한의 이중 휴대전화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 북한대학원대학교 석 사학위 논문, 2012 참조. 21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급격히 늘기 시작해 2014년 2사분기에 24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러한 숫자는 중국무역통 계에서 확인되는 북한의 대중국 휴대폰 수입대수 추이에 비춰볼 때 대체로 믿을 만해 보인다.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013년에는 많이 늘지 않아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에 휴대폰 수입대수가 다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아 가입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구입대금과 통신요금이 적지 않은 부담인데도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이동전화의 유용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표 1> 북한의 휴대폰 수입대수 및 이동전화 가입자 수 추이 (단위: 대, 명) 대중국 휴대폰 수입대수 이동전화 가입자 수 2008년 28,586 2008년 4사분기 1,694 2009년 68,885 2009년 4사분기 91,704 2010년 432,878 2010년 4사분기 431,919 2011년 687,938 2011년 3사분기 809,000 2012년 949,029 2012년 1사분기 1,000,000 2013년 586,044 2013년 2사분기 2,000,000 2014년 1,051,734 2014년 2사분기 2,400,000 주: 가입자 수는 각 분기 말 기준(단, 100만명 돌파는 2012년 2월, 200만명 돌파는 2013년 5월). 자료: 1) 휴대폰(HS 851712) 수입대수: UN Comtrade database(2008~2013) 및 한국무역협회, 중국무역통계(2014). 2) 이동전화 가입자 수: Orascom Telecom, 2008~2011 Earnings Press Release; OTMT Press Releases(류현정, 북한의 이중 휴대전화 네 트워크에 관한 연구,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2, p.50; 김연호, 북한의 휴대전화 이용 실태: 북한의 통신혁명은 시작되었는 가?,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미국의 소리(VOA) 특별 보고서, 2014, p.12; North Korea Tech, Koryolink Subscriprtions Hit 2.4 Million, September 8, 2014에서 재인용).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평양 등 대도시만이 아니라 전국 대부분 도시 및 일부 농촌 지역에까지 설치되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라스콤의 발표에 의하면 이미 2011년 3사분기에 고려링크 이동통신 서비스가 북한 영토의 14%를 커버했으며, 해당 지역에는 북한 총인구의 94%가 살고 있다고 한다. 26) 이동전화의 전국적 보급은 북한 사경제의 성장이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 현상임을 알려주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이다. 26) 김연호, 앞의 글, p.11. 22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4. 주택시장 북한 사경제가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는 주택시장 동향에서도 잘 드러난다. 본래 북한의 주택은 개인소유가 아니라 주택공급제도에 따라 국가로부터 배정받아 주택 사용료를 내며 사용하는 공공주택이다. 27) 그런데 경제난 이후 시장화가 진전되면서 음성적으로 주택시장이 생겨났고, 개인 사업자들이 주택을 건설해 파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14년에 전해진 몇몇 소식을 보면, 음성적인 주택 매매와 건설이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연초에는 평양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2013년 가을부터 집값(외화 기준)이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8) 그러나 봄이 되자 다시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쌀값이 안정되니 집 사겠다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고 전했으며, 양강도의 소식통도 혜산의 아파트가격(중국 위안화 기준)이 올랐다고 전했다. 29) 전체 주택 수에 비해 매매 주택 수가 적은 편이고 주택 매매 자체가 음성적이다 보니 단기적 가격변동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추세에 대한 소식도 나왔다. 30) 한 소식통은 평안남도 개천시에도 1만달러가 넘는 아파트가 적지 않고 지난 10년 새 주택가격이 5배나 뛰었다고 전했다. 또 같은 기사에서 다른 소식통은 평양이나 신의주에서는 예전부터 달러로 집이 매매되기 시작했는데, 뒤따라 평성과 순천 등 도매상권이 발달한 지방에서도 달러로 집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고 전하면서 북한의 부동산가격은 여전히 상승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주택 여러 채를 가지고 월세 임대업을 하는 신흥부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도 주목할 만하다. 31) 이런 현상은 북한의 비공식적 사유화 현상이 더 자본주의적인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최근에는 음성적으로 행해지던 주택 거래를 북한당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평양에 국가가 운영하는 주택거래소가 문을 열었고 여기를 통해 일정 수수료를 내면 공식적으로 주택을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32) 같은 기사에서는 북한당국이 평양 10만 가구 살림집 건설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개인 사업가들에게 투자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당국이 주택 매매와 건설의 사경제화 현상을 공식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뜻이 된다. 아직은 전해진 소식이 충분치 않아 주택시장의 공식화가 27) 서동익, 인민이 사는 모습 2, 자료원, 1995, pp.250~263 참조. 28) 북, 집값 폭락으로 물가도 하락, 자유아시아방송, 2014. 1. 7. 29) 북, 쌀값 안정에 집값 올라 역 부근 아파트 2만달러, 데일리NK, 2014. 4. 11. 30) 북 지방 도시도 집값 10년 새 5배 올라, 자유아시아방송, 2014. 8. 11. 31) 북한의 알짜 부자는 월세업자들, 자유아시아방송, 2014. 10. 28. 32) 평양에 생긴 주택거래소, 사적 소유 인정 신호탄인가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 사이), 동아일보, 2014. 12. 16. 23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북한당국의 확실한 정책방향인지 알 수 없으나, 주택의 시장화 사유화 현상을 당국이 대체로 묵인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Ⅲ. 사경제에 대한 북한당국의 정책 1. 재정 수입원으로서 사경제의 역할 북한당국은 왜 사경제를 강력히 억압하지 않고 대체로 묵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일까? 기본적 이유는 전통적 사회주의 체제, 즉 국영 계획경제를 복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주민들이 사경제 활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므로, 먼저 국영경제를 복원해 주민들의 생계를 해결해 줄 수 있어야 사경제 단속도 가능해진다. 북한당국은 2000년대 초부터 국영 산업부문을 재건하려고 나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한의 전통적 자력갱생형 제조업은 기술과 설비가 낙후하고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오랜 체제위기를 거치면서 일반주민뿐만 아니라 엘리트 집단의 사회정치적 기강이 많이 해이해진 점도 국영 계획경제의 재건과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사경제에 대한 정책은 북한정권의 경제적 통치기반인 국가재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본래 사회주의 국가의 재정수입은 주로 국영기업을 통해(북한의 경우 국가기업 이익금 및 거래수입금 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국영경제의 위기는 곧 국가재정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지난 10여 년간 북한당국과 국영기업 국가기관은 사경제를 활용하여 재정 사정을 조금씩 개선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사경제로부터 공식적 및 비공식적으로 재정수입을 징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채널을 개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장세(시장 사용료) 가 있다. 북한당국은 2003년에 종합시장 이라는 이름으로 시장 허용 정책을 실시한 이후로 시장에 고정된 매점과 매대를 가지고 장사하는 상인들에게서 세금을 거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앞 절에서 언급했듯이 장세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 절에서 언급한 8 3 노동자 도 중요한 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속 노동자들로부 터 국영기업 국가기관이 상납받은 8 3 돈 중 적어도 일부는 국가재정으로 들어갈 것이다. 또 개인 사업가들 중 상당수가 국영기업 국가기관 명의와 건물 등을 빌려 사업하고 있으며, 24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그 대가로 해당 기업 기관에 상납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 부분도 국가재정으로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활발해진 이동전화 사업도 중요한 재정 수입원일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의 사경제는 대체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며, 국가재정의 사경제 의존도는 상당히 높아졌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북한당국 입장에서는 사경제를 억압하기보다는 적정 수준에서 허용하며 활용하는 것이 자신들의 경제적 통치기반을 다지는 데 더 도움이 되는 정책일 것이다. 2.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이 사경제에 미칠 영향 지난 몇 년 동안 북한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개혁 정책, 즉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도 사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정보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은 국영기업, 국가기관, 협동농장 등 국영경제의 관리제도 개혁을 의미하 며, 주된 내용은 각 조직의 자율권을 확대함과 동시에 관리자 및 근로자들에게 물질적 인센티브 를 부여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33) 2014년에는 김정은의 5 30 담화 를 계기로 더 과감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34)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의 세부 내용이 무엇인지, 이 정책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얼마나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개혁 정책의 효과가 어떨지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상당수의 국영기업 국가기관이 이미 사경제 및 개인 사업가들과 협력 공생하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 35) 을 감안할 때, 개혁 정책은 새로운 조치를 의미한다기보 다는 기존 현실에 대한 사후적 추인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 하지만 당국이 국영기업 국가기관의 자율권을 확실히 인정하는 정책을 공식적으로 집행한다면, 이미 벌어지 고 있는 사경제화 현상, 그리고 국영경제와 사경제의 공생관계가 더욱 확산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33)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에 대해 더 상세한 내용은 박형중, 북한의 새로운 경제관리체계(6 28 방침)의 내용과 실행 실태, KDI 북한경제리뷰, 2013년 10월호; 양문수, 김정은 시대의 경제개혁과 시장화, 양문수 편, 김정은 시대의 경제와 사회: 국가와 시장의 새로운 관계, 한울, 2014; 김석진, 북한의 경제관리방법 개혁 동향과 전망, 통일경제, 2013년 겨울호; 김석진,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개혁 실태와 전망, 국가안보전략, 2014년 7월호 참조. 34) 진징이, 북한의 조용한 변화와 남북관계, 한겨레신문, 2014. 9. 22; 5 30 문건 과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정창현의 김정은 시대 북한 읽기), 통일뉴스, 2014. 12. 8; 김정은 5 30 담화 와 내각 상무조, 통일뉴스, 2015. 1. 6. 35) 김석진 양문수, 북한 비공식 경제 성장요인 연구, 통일연구원, 2014, pp.56~68, pp.117~118, pp.147~148 참조. 25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Ⅳ. 맺음말 북에서 전해진 여러 소식을 종합해 볼 때, 2014년에도 북한의 사경제는 점진적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판매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고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소식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많은 주민들이 사실상 소속 직장을 떠나 사경제 활동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단속하기보다 오히려 권고하는 경우도 많으며, 국영기업 국가기관과 연계하여 개인 사업을 벌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개인 사업가들에 의한 비공식 운수업이 확산되고 있고 이동통신 이용자 수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보적이나마 주택시장이 생겨났고 개인 사업가들이 주택을 건설해 파는 사례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북한당국은 사경제에 대해 대체로 유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 사경제가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고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관계가 성립해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당국은 앞으로도 사경제를 크게 억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사경제의 자생적인 성장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사경제가 전면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북한의 공식 제도와 이념은 여전히 사회주의의 틀 내에 머물러 있으며, 사경제는 대체로 비공식적이고 자생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물론 북한당국이 사경제에 대해 유화적이어서 이제는 대부분의 사경제 활동이 불법이라기보다는 반( 半 )합법적인 지위를 갖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사유재산권의 인정과 보호, 경제활동의 자유와 계약 이행에 대한 보장 등 시장경제체제를 뒷받침하는 법률과 제도는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의 사경제는 대체로 영세한 생계형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부 기업형 사경제는 국영기업 기관과의 연계 하에 붉은 모자 를 쓴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사경제 사기업 활동은 신변 위협, 재산권 박탈, 부패한 관료 및 정권의 수탈 등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고도 경제성장에 필요한 적극적 투자와 혁신 활동이 일어나기 어렵다. 최근 북한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이 사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경제의 전면적 발전을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더 과감하고 공개적인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26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 사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참고문헌 공용철, 북한의 노동시장 형성에 관한 연구,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0. 곽인옥, 북한시장의 실태분석 및 변화과정에 관한 연구, 2013 북한 및 통일 관련 신진연구 논문집, 통일부, 2013, 김병연 양문수, 북한경제에서의 시장과 정부,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 김석진,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개혁 실태와 전망, 국가안보전략, 2014년 7월호. 김석진, 북한의 경제관리방법 개혁 동향과 전망, 통일경제, 2013년 겨울호. 김석진 양문수, 북한 비공식 경제 성장요인 연구, 통일연구원, 2014. 김연호, 북한의 휴대전화 이용 실태: 북한의 통신혁명은 시작되었는가?, 존스홉킨스 국제대 학원(SAIS) 한미연구소/미국의 소리(VOA) 특별보고서, 2014. 류현정, 북한의 이중 휴대전화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2. 박형중, 북한의 새로운 경제관리체계(6 28 방침)의 내용과 실행 실태, KDI 북한경제리뷰, 2013년 10월호. 서동익, 인민이 사는 모습 2, 자료원, 1995. 양문수, 2014년 상반기 북한의 시장 동향과 평가, KDI 북한경제리뷰, 2014년 7월호. 양문수, 김정은 시대의 경제개혁과 시장화, 양문수 편, 김정은 시대의 경제와 사회: 국가와 시장의 새로운 관계, 한울, 2014. 양문수, 북한의 시장화: 추세와 구조 변화, KDI 북한경제리뷰, 2013년 6월호. 임을출, 북한 사금융의 형성과 발전: 양태, 함의 및 과제, 제1회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4. 10. 채순, 개인소유의 수위는 어디까지 올라왔나?, 임진강, 제9호, 2010. 동아일보, 2014. 12. 16. 데일리NK, 2014. 4. 11; 2014. 5. 29; 2014. 7. 2; 2014. 7. 18; 2014. 8. 4; 2014. 9. 11; 2014. 9. 26. 자유아시아방송, 2014. 1. 7; 2014. 2. 19; 2014. 4. 8; 2014. 4. 25; 2014. 5. 2; 2014. 5. 9; 2014. 5. 14; 2014. 6. 2; 2014. 7. 18; 2014. 8. 8; 2014. 9. 11; 2014. 8. 11; 27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2014. 10. 7; 2014. 10. 13; 2014. 10. 28; 2014. 11. 5; 2014. 11. 20; 2014. 12. 15. 통일뉴스, 2015. 1. 6; 2014. 12. 8. 한겨레신문, 2014. 9. 22. 28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klee@kiet.re.kr Ⅰ. 개 관 2014년 북한경제는 신년사에서 밝힌 농업 건설 과학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인 노력을 통하여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는 유기질 비료의 생산 및 공급 확대 등 농업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한 정책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이며, 화학비료 부문의 생산성과도 일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년에 비해 수산업이 크게 강조되고 있으며, 일부 성과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 농업과 함께 강조된 건설부문에서는 특이한 동향이 관찰되지 않았다. 대규모 수력발전소 건설, 간석지 개발 및 수로 건설, 세포등판개간 및 고산과수농장 확장 등 기존의 대형 토목 및 건설 사업들이 지속되었으며, 신규로 추진되는 건설사업은 위성과학자거리 사업 등 상대적으 로 규모가 작은 사업들이다. 위성과학자거리 등 새로 추진된 건설사업의 상당수는 과학기술부문 인력을 위한 것인데, 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강조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부문에서는 신규 투자를 수반하는 새로운 기술개발 등을 추진하기보다는 혁신 을 통하여 기존 설비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하여 대학 등 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의 산업현장 적용에 대한 기사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 강조되고 있는 혁신 은 기술적인 측면과 함께 사상적인 성격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성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을 투입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부문인 농업 건설 경공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중화학공업에는 대규모 설비투자보다 1) 군의 관할영역인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수산업은 군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데, 노동신문 등 공식매체에서의 수산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강조는 당 및 내각과 군의 경제부문에서의 관계변화 가능성과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9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기존 설비의 효율성 증대와 농업 및 경공업 부문에 대한 공급능력 확충을 위한 제한적인 투자만을 하는 김정은 정권의 산업정책 기조가 2014년에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노동신문 에서는 발전소나 광산이 아닌 제조업 부문에 대한 설비투자 기사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김정일 시대에 시작된 대규모 설비투자사업이 지속된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뿐만 아니라 제철소와 화학공장에 대한 투자가 지속된 2013년과도 대비되는 것이다. 철강, 화학 등 소재산업 부문에서는 설비투자와 관련된 동향보도는 거의 없었으며, 생산성과나 기술개발과 관련된 동향들이 주로 보도되었다. 즉, 김책제철소의 선철 생산 증가나 남흥청년화학 및 흥남비료의 비료 생산 증가에 대한 보도가 대표적이다. 제철이나 화학 부문 모두 2013년에 주요 설비에 대한 투자사업이 일단락되었으며, 2014년 상반기에는 추가적인 투자를 하기보다는 기존 설비의 가동률을 제고시켜 소재공급을 증가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경공업 부문의 설비투자 동향 보도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경공업 부문은 김정은 집권 이후 중화학공업에 비해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2014년에는 투자 관련 동향에 대한 보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2) 심지어는 농업 과학기술과 함께 신년사에서 주력 부문으로 제시된 건설부문에서조차 대규모 신규 사업의 추진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 농업 건설 과학기술 이외에 자원이 집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문은 화력발전 및 이에 연료탄을 공급하는 석탄광업 부문이다. 연초부터 석탄 생산성과에 대한 보도가 집중되었 으며, 9월 이후에는 화력발전소 공급용 석탄의 증산 성과가 상당한 구체성을 띠면서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다. 이에 따라 전력 및 석탄광업 부문에서는 다소 생산증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타 광업은 특별한 동향을 보이지 않는다. 제조업 부문에서의 신규 투자는 감소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마무리된 설비투자의 영향 등으로 생산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화학공업 부문에서 화학비료 및 농업 경공업용 원 부자재 공급이 어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금속부문도 김책제철소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 2013년에도 경공업 부문의 신규 설비투자에 대한 보도는 전년에 비해 다소 줄었다. 30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Ⅱ. 산업별 동향 1. 선행부문 및 기초공업 북한은 전력 석탄 금속 철도운수 등 소위 4대 선행부문 과 화학 등 기초공업, 그리고 경공업 부문에 전년대비 5.2%에 증액된 예산을 편성하였으며, 기본건설부문은 전년대비 4.3% 증액하였다. 두 부문의 예산 증가율은 2013년의 7.2%와 5.8%에 비하면 하락한 수치이다. 수력발전소 건설부문에서는 2013년에 시작된 청천강 계단식 발전소 건설이 핵심 사업이며, 백두산 선군발전소, 어랑천 4호 및 5호 발전소, 3) 예성강 청년 4호 발전소 등 중대형 발전소의 건설이 계속되고 있다. 4) 전년에 이어 중소형 발전소의 건설 보도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은 자강도에서 향후 2년 내에 10여 개의 중소형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여 수만 kw의 발전능력을 능력을 증가시킬 계획이며, 2014년부터 흥주 3호, 초산 2호 발전소, 자성군 귀인발전소, 중간군 중간발전소, 전철발전소의 건설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였다. 5) 양강도에 서도 최근 2년 남짓한 기간에 10여 개의 중소형 발전소가 건설되었으며, 6) 운총강 4호 발전소, 신장발전소 등을 건설 중이라고 한다. 7) 이 밖에 함주추상 1호 발전소가 준공되었으며, 금야강 2호 발전소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8) 전력 증산은 매년 요구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2014년에는 특히 화력발전부문이 강조되었으 며, 석탄광업, 금속, 기계 등의 산업부문에서 화력발전의 증대를 위한 노력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신문 등은 화력발전에 의한 전력생산을 추켜세우기 위한 전 국가적, 전 사회적 투쟁이 힘차게 벌어지고 있다 고 선전하면서 관련 동향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화력발전부문의 증산 및 이와 관련된 화력탄 공급 성과에 관한 동향은 2014년 9월 이후에 집중되고 있다. 순천화력발전소, 청천강 화력발전소, 평양화력발전소, 동평양화력발전 소 등의 성과가 집중적으로 보도되었으며, 이들 화력발전소에 대한 화력탄 공급의 성과도 구체적으로 보도되었다. 수력발전부문의 성과보도는 예년과 유사한 수준인데, 서두수발전소, 태천발전소, 수풍발전소, 강계청년, 안변청년 2호 발전소 등의 성과가 보도되었다. 전체적으로 2014년 전력생산은 화력발전을 중심으로 다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3) 어랑천 2호 발전소는 1월 초에 조업 준비 중이라고 보도된 것으로 보아 건설이 완료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2014. 1. 12. 4) 예성강 청년 4호발전소는 11월 28일 준공되었다. 노동신문, 2014. 11. 28. 5) 중앙방송, 2014. 5. 15, 노동신문, 2014. 8. 29. 6) 평양 중앙방송, 2014. 5. 15. 7) 노동신문, 2014. 11. 2; 2014. 11. 30. 8) 노동신문, 2014. 12. 11; 2014. 12. 27. 31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화력발전과 함께 석탄부문도 동향 및 성과보도가 상당히 늘어났다. 북한은 서부지구 및 북부지구의 주요 탄광들에서 300만t의 능력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며, 10개의 주요 대상공사가 완공되었다고 보도하였다. 9) 그리고 남양탄광, 제남광산 등 일부 탄광에서 새로운 갱의 개발이나 컨베이어 벨트 공사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석탄공업성이 1월 생산계획을 8% 초과달성하 였다는 보도 10) 를 비롯하여 거의 매달 전체 석탄생산계획의 초과달성이 보도되었다. 11) 그리고 거의 모든 탄광연합기업소에 대해서도 생산계획 달성 기사가 보도되었으며, 중소형 탄광의 성과도 비중 있게 보도되었다. 12) 특이한 점은 석탄 증산 보도가 구체적인 수치를 수반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6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백수십만톤의 석탄을 증산하였다고 보도하 였으며, 상반기 전체로는 계획보다 40여 만톤의 석탄을 추가 생산하였으며, 전년 동기 대비 5.3% 증산하였다고 보도하였다. 13) 수치를 동반한 증산 보도는 9월 이후 화력발전소용 석탄 생산에 관한 보도에서도 이어지는데, 10월에는 9월에 비해 수만톤의 화력탄을 증산하였으며, 14) 1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0만톤의 석탄을 더 화력발전소에 공급하였다고 한다. 15) 이러한 석탄 증산 캠페인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석탄 생산은 어느 정도 증가하였으며, 이는 화력발전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철광석 등 여타 광업부문에서는 검덕광업연합기업소의 신규 수직갱 준공 및 13 수직갱 대보수, 16) 무산광산연합기업소 3호 대형 원추형 파쇄장 건설 및 2선광직당의 PLC 장치에 의한 공정조정체계 확립, 17) 3월 5일 광산 몰리브덴공장 건설 및 조업, 18) 자강도 우시광산 선광장 완공 및 조업 19) 등 제한적인 투자성과가 보도되었다. 생산실적은 무산광산연합기업소, 은율 및 재령 광산 등 철광산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으로 보도되었다. 중화학공업 부문에 대한 설비투자 보도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생산은 최근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된 설비를 중심으로 다소 증가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철 제강 부문은 2013년에는 핵심 설비에 대한 투자동향이 다수 보도 20) 된 것과 대조적으 로 핵심 설비에 대한 대규모 설비투자 동향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청진제강소의 3호, 4호 회전로 현대화 공사, 21) 성진제강의 3호 회전로의 기술개건, 1호 산호용융로의 수냉화, 9) 노동신문, 2014. 10. 15. 10) 노동신문, 2014. 1. 31. 11) 예를 들면, 8월 생산계획을 9.3% 초과달성, 1월 생산계획 19% 초과달성 등. 노동신문, 2014. 9. 1; 2014. 12. 7. 12) 중소형 탄광들은 연간 생산계획을 12% 초과달성하였으며, 중소 탄광국은 150여 개의 탄광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중앙통신, 2014. 12. 5. 13) 노동신문, 2014. 6. 18; 2014. 9. 1. 14)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노동신문, 2014. 11. 4. 15) 노동신문, 2014. 12. 7. 16) 중앙방송, 평양방송, 2014. 5. 22; 노동신문 2014. 12. 3. 17) 노동신문, 2014. 5. 13. 18) 노동신문, 2014. 8. 5. 19) 중앙통신, 평양방송, 2014. 5. 29. 20) 2013년에는 김책제철소 3호 용광로의 대보수와 주요 제철소에 대한 고온공기연소기술 도입 등 굵직한 투자동향이 보도되었다. 21) 노동신문, 2014. 3. 31. 32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연속조괴공정 건설 추진 22) 등이 설비투자와 관련된 동향의 전부이다. 반면, 성과보도는 2013년에 비해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 3호 용광로 보수를 완료한 김책제철소의 선철 및 강재 생산성과와 청진강재공장의 철강재 생산성과가 반복적으로 보도되었다. 이 밖에 성진제강소, 황해제철소 등의 주체철 생산성과가 비중 있게 보도되었다. 철강재 사정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것을 반영하여 천리마제강 등에 대한 파철공급 기사가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철분야 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단천제련소의 설비확충 동향이 주요하게 보도되었다. 23) 화학공업에서도 금속공업과 마찬가지로 설비투자 동향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24) 대신 최근에 대대적인 설비투자가 완료된 대형 설비들의 생산성과가 비중 있게 보도되었다. 북한 매체들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석탄가스화 비료공정이 조업 이래 월 최고 비료생산 기록을 여러 번 갱신하였으며, 25) 흥남비료연합기업소도 20일간의 설비집중 대보수와 함께 7월 30일까지 시비년도 화학비료 생산계획 완료 등 비료생산에 성과가 있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26) 따라서 이들 대형 석탄가스화 비료 생산설비의 생산고정이 어느 정도 안정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2012년에 2단계 개건공사가 완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2 8 비날론연합기업소의 비날론 및 기초 화학물질의 생산 역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설비에 대한 투자가 실제로 둔화되고 있다면 기계공업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대형 수력발전소의 건설이 지속되고, 혁신이 강조되고 그 일환으로 설비의 CNC화가 지속적으로 추구되고 있어 기계공업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경공업 및 농수산 전년과 달리 경공업 부문에서도 신규 공장의 건설이나 설비 현대화 등에 대한 보도가 크게 줄었다. 신규로 조업한 경공업 공장은 운하대성식료공장과 갈마식료공장 27) 정도다. 경공업 부문의 생산성과는 식품가공부문을 중심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예년에 비해 평양공산공 장, 평양밀가루공장, 평양어린이식료품공장 등이 소속되어 있는 평양식료연합기업소의 비중이 증가하였다. 28) 이 밖에 김정숙평양방직공장, 함흥편직공장, 잠업비단관리국 등 섬유부문과 22) 노동신문, 2014. 1. 17. 23) 단천제련소에서는 연 생산공정, 유리섬유수지 생산공정 건설과 조액직장 2단계 현대화 등이 추진되었다고 한다. 노동신문, 2014. 5. 7. 24)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가스화 공정 및 물전해 공정 등의 설비집중 대보수는 보도가 유일한 투자 관련 동향이다. 노동신문, 2014. 11. 10. 25) 노동신문, 2014. 4. 19; 2014. 6. 15; 2014. 11. 9. 26) 노동신문, 2014. 11. 10. 27) 중앙통신, 2014. 6. 19; 노동신문, 2014. 6. 29. 33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신발, 화장품 등에서 일부 성과가 보도되었는데, 보도비중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3년에 여러 곳에서 동시에 추진되던 버섯공장 건설이나 도시 근교의 온실 건설에 대한 보도도 줄어들었다. 각지의 건설 동향이 다수 보도되는 대신에 평양 등 대도시에서의 설비 건설 및 생산 동향이 집약 되어 보도되고 있다. 전년에 이어 지속되는 사업인 고원과수농장 건설사업은 여전히 반복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투자동향이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고 생산실적 보도도 늘어나지 않았지만 화학공업에서 경공업 부문에 대한 원 부자재 공급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이고, 이들 부문과 상대적으로 관계가 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생산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농업과 축산업이 전년에 이어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가운데 해양수산부문의 성과보도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그동안 민물 양식 등 내수면 수산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던 것과 대조적이다. 수산업의 강조는 농업, 축산업과 함께 식량문제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보이는데, 농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식품공급을 곡물 중심에서 육류 및 해산물 등으로 다양화 및 고급화하려는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인민군 1월 8일 수산사업소 등 해양수산 거점이나 갈마식료공장 등 수산물 가공공장 건설이나 양식장 신규 조성 등 수산부문에 대한 투자동향이 보도되었으며, 평안북도수산관리국 산하 수산사업소, 리원수산사업소, 신창수산 협동조합 등 등 각지의 어로 및 수산물 생산실적 등이 매우 큰 비중으로 보도되었다. 그런데 수산업 기지를 주로 군부대가 건설하고 운영하는 상황에서 29) 해양수산부문의 강조는 군인을 동원한 세포등판개간사업 등 군대를 경제 건설에 적극 활용한다는 김정은 정권의 정책방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30) 특히 수산업이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이고 당과 군이 이 부문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군부대를 동원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양수산 기지를 건설하고 그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산부문의 외화 수입 및 사용에 대한 통제의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건설 건설부문은 김정은 정권의 핵심 투자부문이며, 2014년 신년사에서는 농업, 과학기술과 28) 노동신문, 2014. 1. 12; 2014. 2. 27; 2014. 4. 1; 2014. 7. 2 등. 29) 노동신문, 2014. 2. 21; 2014. 3. 24 참조, 30) 해양수산부문의 성과를 선전하는 보도 중 상당수는 해당 성과가 군부대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34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함께 주력 부문으로 규정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대규모 수력발전소, 간석지 및 물길 건설 등 계속되는 사업을 제외하고 2014년에 신규로 추진되는 건설사업의 규모는 2012년이나 2013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012년에는 평양 주택 10만호 및 대형 유희장 건설이, 2013년에는 각지의 체육시설이 주로 건설되었다면, 2014년에는 신년사에서 제시된 살림집, 합숙소, 교육시설 건설사업이 주로 추진되었다. 위성과학자거리, 31) 김정숙평양제사공장 합숙 소, 32)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 33) 평양 육아원 및 애육원, 34) 연풍과학자휴양소 등이 완공되었으며, 함경북도 청진시 살림집, 35) 동평양지구 상업거리, 36) 평양시 미래과학자거 리 37) 등이 추진 중이다 38). 신규로 추진되는 사업의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이며, 개별 사업의 규모도 평균적으로 이전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신규사업의 제한적인 추진과 함께 기존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이 건설부문에서의 혁신이라는 구호하에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문의 생산활동은 전반적으로 전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 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위성과학자거리,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 연풍과학자휴양 소, 미래과학자거리 등 주택을 비롯한 건설사업의 상당수가 과학기술인력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과학기술부문의 강조가 건설부문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Ⅲ. 2014년 평가 및 2015년 전망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는 김정은식 실용주의 가 2014년에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수력발전소 건설이나 간석지 개간사업 등 지속사업과 함께 농업과 화력발전 부문에 자원투입이 집중된 가운데, 제조업 부문에서는 새로운 설비투자가 아주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건설부문에서도 대규모 신규 사업의 추진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에 완료된 설비투자의 성과가 금속 및 화학 등 소재부문을 31) 위성과학자거리는 평양시 은정지구에 건설되었는데, 24동, 천수백 세대의 살림집 및 공공건물로 구성되며, 2014년 10월에 준공되었다. 또한 은 정과학지구에 지구환경정보연구소 등 9개의 연구소를 추가로 설립하고 있다고 한다. 노동신문, 2014. 3. 26; 2014. 5. 30; 2014. 10. 18 참조. 32) 이 합숙소는 준공 이후 김정은이 방문하는 등 주요 성과로 선전되고 있다. 33) 대동강변에 건설된 2개동 46층 주택단지로 2014년 10월에 완공되었다. 노동신문, 2014. 5. 21; 2014. 10. 17. 34) 2014년 10월 27일에 준공되었다. 김정은은 이 시설들을 건설 중 및 완공 이후에도 여러 번 방문하였다. 노동신문 2014. 8. 13, 2014. 10. 28. 35) 2,000여 세대의 다층 및 고층 살림집을 건설 중이라고 한다. 평양방송, 2014. 1. 17. 해주시에서도 수백 세대의 주택건설이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2014. 7. 19. 36) 1월 16일 착공식을 진행하였다. 중앙통신, 2014. 1. 16. 37) 500여 세대의 고층, 초고층 주택과 탁아소, 유치원, 편의봉사망을 비롯한 공공 및 봉사 건물들로 구성된다고 한다. 중앙통신, 2014. 9 10. 38) 이 밖에 평양국제비행장 건설, 중앙동물원 개보수, 순천부두 준공, 5월1일경기장 개보수, 러시아와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철도 현대와 사업의 일 환인 재동역-강동역-남포역 구간 철도 개건 공사 착공 및 북부 철길 현대화 사업 등이 비중있게 보도되었다. 35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중심으로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농업 및 경공업 부문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2014년 북한경제는 화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발전부문과 석탄을 중심으로 한 광업, 화학과 금속 등에서 소폭이지만 성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화의 진전 등으로 경공업도 식품가공부문을 중심으로 전년에 비해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기계부문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화의 진전에 따라 상업 및 서비스 부문은 전년에 비해 생산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보이며, 건설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에 목격되었던 환율과 물가의 안정세는 2014년에도 지속되고 있는데, 어쩌면 환율과 물가의 안정이야말로 2013년에 이어 2014년 북한경제의 가장 큰 성과 하나일 수도 있다. 그리고 김정은 정권의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투자정책이 이러한 환율과 물가의 안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5년에도 이러한 경제정책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제한된 재정역량만으로 도 의미 있는 투자를 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농업을 중심으로 농축수산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과학기술과 건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2015년 신년사의 경제분야 내용에 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전히 투자가 필요한 전력과 석탄 산업 등이 강조되는 가운데, 제조업 특히 중화학공업 부문은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보다는 기존 설비를 잘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집권 초기에 강조하였던 경공업도 전반적인 투자와 공급 증가보다는 식료품과 학용품 등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점에서 2015년 신년사의 경제정책 기조는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나름 성과를 거둘 가능성도 있다고 하겠다. 경제관리제도의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분명 존재하지만 경제성과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변화가 2015년에 이루어질 것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경제관리제도와 대외경제관계 에 큰 변화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2015년 북한경제는 큰 변화는 기대할 수 없지만 최근의 미약한 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부문에서도 대규모의 투자는 추진되지 않겠지만, 최근 완료된 투자의 성과나 물가의 안정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시장의 활성화 및 시장화의 진전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36

동향과 분석 2014년 북한실물과 산업동향 평가 및 전망 참고문헌 노동신문, 2014. 1. 12; 2014. 1. 17; 2014. 1. 31; 2014. 2. 21; 2014. 2. 27; 2014. 3. 24; 2014. 3. 26; 2014. 3. 31; 2014. 4. 1; 2014. 4. 19; 2014. 5. 7; 2014. 5. 13; 2014. 5. 15; 2014. 5. 21; 2014. 5. 30; 2014. 6. 15; 2014. 6. 18; 2014. 6. 29; 2014. 7. 2; 2014. 7. 19; 2014. 8. 5; 2014. 8. 13; 2014. 8. 29; 2014. 9. 1; 2014. 9. 1; 2014. 10. 15; 2014. 10. 17; 2014. 10. 18; 2014. 10. 28; 2014. 11. 2; 2014. 11. 9; 2014. 11. 10; 2014. 11. 30; 2014. 12. 3; 2014. 12. 7; 2014. 12. 11; 2014. 12. 27. 중앙통신, 2014. 1. 16; 2014. 6. 19; 2014. 9 10. 중앙방송, 평양방송, 2014. 5. 15; 2014. 5. 22; 2014. 5. 29. 37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북한 농업 평가와 2015년 전망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kyhoon@krei.re.kr Ⅰ. 머리말 2012년 6월 북한은 우리식 새로운 경제관리방침(이하 6 28방침) 1) 이라는 문건을 작성해 배포했다. 이 문건이 포함하고 있는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간간이 알려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 농업생산부문의 새로운 개혁조치에 대한 관심과 해석이 뒤따랐다. 문건에 나타난 개혁조치의 진위와 실체에 대한 논의와 함께 그 내용을 분석하고 개혁적 조치에 따른 기대효과도 거론되었다. 2014년 초 북한으로부터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2014년 2월 6일 북한 정권 수립 후 최초로 전국 농업 분조장대회 가 열렸는데, 이 대회를 격려하기 위해 김정은이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이었다. 사회주의 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 라는 제목의 서한 속에는 이전의 농업개혁조치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서신을 통해 2012년 이래 꾸준히 제기되어 온 북한 농업의 개혁적 조치가 생산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농민들에게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 5월에는 한 걸음 더 나간 개혁조치가 예고되었다. 김정은의 5 30노작 이라고 알려진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다. 그 문건 속에서 구체적인 개혁조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북한 소식통에 의하면, 2015년부터 농업부문에서 새롭고 획기적인 경영관리 및 분배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는 내용이 예고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 개혁조치의 내용과 생산현장에서의 실현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1) 6 28방침 은 7 1조치(2002), 5 30조치(2014) 등과 같은 북한의 표현이 아니지만 편의상 사용하기로 한다. 38

동향과 분석 북한 농업 평가와 2015년 전망 해서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대한 검토 작업도 불필요한 일이라 할 수는 없다. 북한의 폐쇄적 태도에 기인한 불명확성은 불가피하며 이러한 여건하에서도 추론과 판단 및 전망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김정은 집권 후 여러 차례에 걸친 개혁조치(혹은 방침)가 과연 개혁적인 내용 을 포함하고 있는지, 그 성과가 농업생산의 증대 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가속화될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판단해 보고자 한다. 그 판단 과정에서 의미 있는 내용이 있다면 북한 농업에 대한 짧은 전망도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 Ⅱ. 김정은 집권 후 농업개혁조치 1. 새로운 경제관리방침(2012. 6. 28) 김정은 정권 출범 후 북한 경제 및 농업 부문에서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이 2012년 6월 28일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 라는 문건에서 밝힌 개혁조치(이하 6 28방침)이다. 당시 국내외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진 바에 따르면, 그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협동농장과 공장의 생산에 필요한 초기 비용을 국가가 보장한다. 둘째, 국가와 협동농장(공장)이 일정비율로 생산물을 분배한다. 셋째, 가격은 시장가격으로 한다. 넷째, 개인 소유몫의 처분은 자유로 한다. 다섯째, 협동농장 내 작업분조의 규모를 4~6명으로 줄인다. 6 28방침 은 여러 매체를 통해 개혁적인 조치로 소개된 바 있으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개혁 으로 판단하기에 부족하다. 우선 생산비용의 국가 조달과 생산물의 국가 수매는 사회주의 경제관리체제의 전형이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포기한 적이 없는 북한에서 국가가 생산비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국가가 그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그것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국가가 보장하는 공급에 비해 국가의 몫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토지 노동 자본 등 농업생산의 3요소 중 노동력과 토지는 협동농장이 보유하고 있고, 국가가 협동농장에 공급하는 것은 자본재뿐이다. 이 상황에서 국가의 몫이 크다면 적절한 39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분배라 할 수 없다. 셋째, 북한 산업부문(비농업부문)의 가동률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농업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인 화학비료의 국내 생산과 총공급량도 필요량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가가 농업생산에 필요한 생산요소를 물자가 아닌 현금(시장가격)으로 공급한다 는 것은 국가 조달의 책임을 시장으로 떠넘기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2012년 당시 북한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국면에 있었기 때문에 현금(시장가격)으로 농자재를 보장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넷째, 개인 소유분의 처분을 자유화한다는 것은 곡물의 시장거래를 공식적으로 허용한다는 의미이다. 사실상 시장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는 것을 공식화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시장으로 유출되는 곡물의 양은 증가할 것이다. 그 경우 곡물의 국가 수매와 식량배급이 위축될 개연성이 있다. 마지막 개혁조치는 협동농장 작업분조의 규모를 축소한다는 것이다. 이 조치는 농업부문의 집단적 생산구조를 개별적 생산구조로 근접시킨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작업분조 규모의 축소는 1996년의 새로운 분조관리제 와 2002년의 7 1경제관리개선조치 에서도 제시된 바 있으나, 그 후 실제로 작업분조의 규모가 축소되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6 28방침의 핵심 내용과 평가> <핵심 내용> 1 농장의 비용을 현금으로 보장하며 국가와 농장이 농산물을 일정률로 분배 2 작업분조 규모 축소와 포전책임담당제 시범 실시 <평가> 1 사회주의 체제 고수와 생산자재 국가 조달 사실상 방기 2 1996년 이래 협동농장 작업분조 규모 축소 시도는 무의미하게 반복 시범단위의 생산성 증대 특혜에 따른 성과 가능성 이와 같이 6 28방침 을 개혁적인 조치로 해석하기에는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이 방침은 약화된 국가 수매 조달 배급 체계를 보완해 국가가 농장과 공장기업소의 생산물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수단으로 보인다. 6 28방침 의 숨은 목적대로 단기적으로 재정이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생산자재의 현금 보장을 위해서는 통화증발이 불가피하며,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 다. 40

동향과 분석 북한 농업 평가와 2015년 전망 2. 전국 분조장대회 의 김정은 서한(2014. 2) 2014년 2월 북한은 정권 수립 후 최초로 전국 분조장대회 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2013년 농업생산에서의 성과를 회고하면서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개최한 것이다. 이 대회에서 북한은 사회주의 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 라는 표제의 서한을 공표했다. 북한은 이 서한에 포함된 내용을 사회주의 농촌테제 선포 50주년을 맞아 이에 버금가는 김정은 시대의 농업대강 으로 다룰 만큼 중시한 바 있다. 이 서한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기존의 농업강령과 농정시책을 따르는 부분으로서 사회주의 농촌테제 와 김정일 시대 농업정책( 선군시대의 농사혁명 )의 계승이 있다. 두 번째는 새로운 농정시책으로서 개혁적 조치, 즉 협동농장의 포전담당책임제 와 전형단위(시범) 를 강조하면서 국가와 농업지도기관이 수행해야 할 역할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서한은 사회주의 농촌테제 가 지금도 여전히 북한 농정의 기본 강령임을 강조하고 있다. 농촌의 사상혁명, 기술혁명, 문화혁명 을 꾸준히 추진하는 가운데, 선진 영농기술을 배우고 현대적 기술수단들을 다룰 수 있도록 하고 농촌마을을 보다 문화적으로 꾸리며 현대적 관수방법을 받아들여 관개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농촌테제 의 계승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거로부터 이어온 북한 농정의 지향점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은 농업의 수리화, 전기화, 기계화, 화학화, 공업화, 현대화, 정보화 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과학농법과 집약농법 을 실시함으로써 주체농법 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도 표명하고 있다. 한편, 선군시대 농사혁명 으로 요약되는 김정일 시대의 농업정책도 계승한다고 서한에서 강조하고 있다. 김정일 시대 농정은 당면한 문제의 해소를 위한 식량생산 증대 라는 실천적 과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서한에서도 종자혁명, 비료 확보, 유기농업의 장려, 알곡생산면적의 확대, 농업과학기술의 발전, 현대적 축산기지 구축, 농촌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내각 농업지도기관 당의 역할 수행 등 김정일 시대 북한 농정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농정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41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김정은 서한: 1 김정일 농정시책의 계승> 종자혁명 - 비료 요구량이 작고 생육기일이 짧으며 가뭄과 비바람, 병충해를 비롯한 여러가지 피해에 대응력이 강한 품종 개발 - 채종사업 개선, 현대적인 종자가공공장 건설 비료 확보 - 질소, 인, 칼리, 규소 비료와 여러 가지 미량 원소비료를 적절하게 공급 유기농업 장려 - 협동농장에서 여러 가지 거름원천을 찾아 이용 - 농산과 축산의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를 확립 알곡생산면적 확대 - 조림, 하천 정리, 구조물 보수 및 관리를 통해 자연피해로부터 농경지 보호 - 자연재해 농경지 원상 복구 - 새 땅을 얻기 위한 간석지 건설 농업과학기술의 발전 - 농업과학기술 연구사업을 목표지향적으로 추진 농촌에 대한 국가적 지원 강화 - 농업생산에 필요한 비료 적시 공급(보장) -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와 흥남비료련합기업소에 전력과 석탄 우선 공급 - 인, 칼리, 규소 비료와 다양한 미량 원소비료의 생산 보장 현대적 축산기지 구축과 정상화 - 세포지구 축산기지 건설 - 기존에 건설한 축산기지 정상 가동을 위한 노력 경주 내각, 농업지도기관, 당의 역할 강조 - 생산현장에서 문제를 찾아내 적극적인 대책 수립 - 농업전선의 담당자로서 농업지도기관의 농사지도 책임 - 농업부문에 대한 당적 지도 강화 기타 사항 - 온실남새, 버섯, 과수(고산과수농장 건설), 공예작물, 잠업 확대 - 자연흐름식 물길 건설 강조(황해남도) 자료: 김정은, 사회주의 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 2014. 2014년의 김정은 서한 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농업생산의 책임제를 명시적으로 강화하 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부터 6 28방침, 작업분조 축소, 포전담당책임제 등 북한 농업에 서 일련의 개혁적 조치가 취해졌다고 알려졌으나, 그 사실이 공표된 문건으로 뒷받침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서한은 새로운 내용과 함께 북한 농정의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우선 협동농장의 자력 경영과 작업분조의 역할을 제고시키는 데 농정의 중점을 두고 있다는 특징이 발견된다. 그것은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분조관리제를 바로 실시하여 농장원들의 책임성과 창조적 열의를 발양 하고 포전담당책임제를 협동농장들에서 자체 실정에 맞게 42

동향과 분석 북한 농업 평가와 2015년 전망 적용해 실시 하며 알곡 의무수매 과제를 합리적으로 정해주는 방식으로 완화 한다는 내용에서 읽을 수 있다. 이를 관철하는 방안으로서 분조장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높일 것도 강조하고 있다. 농촌에서 전형단위를 창조하여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내용도 중요하다. 농업부문에서 자체의 힘으로 전형단위를 창조 하고 협동농장에서도 전형작업반, 전형분조를 창조하고 작업반과 분조들이 그 단위를 따라잡기 위한 경쟁 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서한: 2 개혁조치 의 주요 내용> 협동농장의 자력 농사 강조 - 농업부문에서 자체로 농사짓는 운동을 힘있게 추진 분조의 역할 제고 -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분조관리제를 바로 실시하여 농장원들의 책임성과 창조적 열의를 발양 - 포전담당책임제를 협동농장들에서 자체 실정에 맞게 적용해 실시 - 국가 수매를 우선하나 알곡 의무수매 과제를 합리적으로 정해 주는 방식으로 완화 - 분조장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높임 농촌에서 시범사업(전형단위 창조) 실시 - 자체의 힘으로 전형단위 창조 - 모든 단위들이 전형단위를 따라 앞서기 위한 경쟁 - 협동농장에서도 전형작업반, 전형분조를 창조하고 작업반과 분조들이 그 단위를 따라잡기 위한 경쟁 곡물 생산면적 확대 - 림농복합경영방법 도입 - 농업생산구조를 알곡 위주의 생산구조로 개선 자료: 김정은, 사회주의 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 2014. 김정은의 서한에 명시된 메시지는 협동농장의 자력 경영, 작업분조의 역할 제고와 포전담당책 임제를 통한 구성원 책임의 강화, 전형단위별 시범사업의 실시, 경쟁의 강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북한의 농업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다만, 그 변화가 현실 경제상황을 수용한 수동적인 대안이었는지 적극적인 개혁조치에 해당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3. 5 30조치와 중국 농업개혁 사례 2014년 들어 북한은 농업부문에서 한걸음 더 나간 중요한 개혁조치를 취했다고 알려졌다. 2014년 5월 30일에 발표했다고 하는 5 30조치 이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에 의하면, 5 30조 치 는 2015년부터 모든 협동농장과 기업소 등을 대상으로 자율경영제를 도입하며 협동농장의 43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1월호 작업분조를 폐지하고 가족 단위의 영농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농장의 노동력에게 각각 농지 1,000평을 할당하여 영농하게 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생산물은 국가와 개인이 각각 40%와 60%로 나누는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2) 이와 같은 구체적인 농업개혁조치의 진위를 아직 확인할 수는 없으나, 5 30조치 자체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여러 매체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일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는 김정은 원수께서 작년(2014년) 5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의 확립에 관한 역사적 인 노작을 발표하시었다 고 밝히면서, 5 30조치 가 김정은의 노작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3) 이 조치가 포함하고 있는 개혁적 내용이 사실에 근거한다면, 5 30조치 는 1978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중국 농업부문에서 급속히 추진된 생산책임제 개혁에 비견될 수 있다. 중국의 생산책임제는 1978년 포산도호( 包 産 到 戶 ) 로 시작되었다. 이는 개별 농가에 책임농지 를 배분하고 목표치(정부수매)를 초과하는 산출물에 대해 농가에 추가적인 배분을 실시하는 형태였다. 이 생산 분배 체제는 불과 4년 만에 크게 변화하게 된다. 1982년 들어 생산책임제는 개별 경영의 형태에 가까워진 포간도호( 包 幹 到 戶 ) 로 발전했는데, 이는 목표치(정부수매)를 초과하는 생산분에 대해 농가의 자유로운 처분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것이었다(표 1). 불과 2년 후 중국의 농업생산부문은 사실상 개인농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 시기 중국의 농업생산은 급속하게 성장했다. 그 양상은 <표 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생산책임제가 본격화되어 개별농으로 급격하게 전환되던 1980~85년의 5년 동안 농업생산액 이 48.2%나 상승한 것이다. 이 시기의 농업생산 성장을 그 전후 시기 5년의 16.9% 및 26.1%와 비교하면 얼마나 높은 수준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농업생산책임제 개혁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취해진 일련의 농정개혁조치가 농업생산 현장의 경영개선과 농업구조개선으로 현실화되고 있다면, 북한의 농업생산은 급속하게 증가하게 되며 식량 수급사정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북한의 식량수급 추이를 통해 그러한 현상이 나타날 것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 현대경제연구원, 북한 농업개혁이 북한 GDP에 미치는 영향, 현안과 과제 14-36호, 2014. 9. 24; 조선비즈, 2015. 1. 27. 3) 조선신보, 2015. 1. 8; 연합뉴스, 2015. 1. 9; 김정은,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확립할데 대하여, 2014. 5. 30,, 통 일뉴스, 2015. 1. 6. 재인용.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