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자의 언어사용 양상을 통해 본 동남아 언어의 사회적 위상 1) 김이선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1. 서론 그간 한국사회에서 동남아의 언어나 문화는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별 다른 가치가 부 여되지 않고 사회적 위상도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동남아의 제반 요소 가 운데 음식 등 일부 요소만이 젊은 연령층의 취향 내지 소비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수준 일 뿐 동남아와의 관련성을 인정받는 언어나 대중문화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가치가 발달하지 않았던 것이다( 황정미 외 2007: 134-135). 그런데, 최근 들어 결혼이주자 자녀의 소위 이중언어 습득 을 둘러싼 움직임이 전개되면서 이러한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결혼이주자 자녀를 한국어와 결혼이주자-부모의 모국어 모두에 능 통한 소위 글로벌 인재 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그간 사회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았던 동남아의 문화적 요소가 사회적 관심사로 등장할 가능 성이 커지고 있다. 결혼이주자 가운데에서도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출신이 중국인 ( 한국계, 비- 한국계) 에 비해 수적으로는 적지만, 흔히 사회적 걱정거리 로 지목되고 특히 자녀의 언어 습득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한 만큼, 자녀의 이중언어 습득과 관련된 일련의 움 직임 속에서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와 이들의 언어적 배경이 주목의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사회적으로 일정한 위상과 가치가 굳어져 갈 가능성이 크다. 이 글은 결혼이주자의 모국어를 둘러싼 사회적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의 모국어로서 동남아 언어가 한국사회에서 어떠한 위상을 차지할 것인지, 어떠 한 가치를 부여받게 될 것인지를 탐색하려는 시도로서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의 일상적 언 어 사용 양상에서 그 작업을 출발하고자 한다.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는 한국어, 한국문화 와는 다른 동남아의 언어, 문화의 전달자로서 이들의 언어 사용은 그 자신과 가족원을 비롯 한 주위와의 일상적 관계 속에서 구성되며 여기에는 동남아 언어, 문화에 대한 사회적 시각 과 평가가 긴밀히 관련되어 있다. 사회 일반적 차원에서는 아직 관심 영역 밖에 놓여 있는 동남아 언어와 비교적 직접적인 관련성을 맺고 있는 이들, 결혼이주자나 그 가족원, 이들을 상당기간 대면하면서 비교적 밀접한 관계를 맺는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정한 방향으로 가치와 위상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언어적 배경을 지닌 배우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협의의 이중언어 가족 (interlingual family) 2) 의 언어 사용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처럼 주류 언어와 다른 모국어 배경을 지닌 이주자의 모국어 사용은 결코 자연스 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혼이주자의 언어 사용 양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일 상적인 모국어 사용은 해당 언어에 대한 가족원들의 긍정적 가치와 함께 가족원 간에 언어 사용, 특히 주류언어와 다른 결혼이주자 모국어 사용에 대한 합의된 전략과 이의 일관된 준 수를 전제로 한다. 그런데, 결혼이주자의 모국어 사용에 대한 가족원들의 태도와 행동은 해 1) 김이선 외. 2010. 다문화가족의 언어ㆍ 문화 사용 및 세대간 전수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 추진과정에서 수집된 인터뷰 자료을 재분석하고 연구 결과 중 본인이 작성한 부분을 재해석한 것이다. 2) 이외에도 이중언어 환경을 지닌 가족은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될 수 있다. 가족단위 이민자처럼 가족 내부에서 는 언어 환경을 공유하고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이중언어 환경이 형성될 수도 있고, 이중언어 사용자인 가족원 의 존재를 통해 이중언어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광의의 이중언어 가족에는 이러한 경우까지 포함된다.
당자와 이들의 모국어에 부여되는 절대적 가치와 상대적 비교의 역동성 속에서 구성되는 것 으로 여기에는 언어 그 자체의 성격과 가족적, 사회적 차원의 몇몇 요인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요인들이 결혼이주자의 모국어 사용 양상을 규 정하는 데에는 자녀 세대의 해당 언어 습득 문제가 본격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우선 가족 구성 차원에서는 젠더 요인, 즉 배우자 중 어느 쪽이 주류언어/ 비-주류언어 사 용자인지, 어떠한 언어 사용자가 가정 내에서 자녀 사회화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지, 어떠한 언어 사용자가 언어 사용에 대한 가족원들의 태도와 행동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지 등에 따라서 결혼이주자의 언어 사용 양상이 서로 비교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으로 젠더권력구조 면에서는 부인이 남편의 모국어에 적응하 고 결국 남편의 언어가 가족 내에서 의사소통 매체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데 비해(Paulston 1994; Lyon 1996; Yamamoto 2001: 14, 16 재인용), 자녀 사회화에 있어 보다 중요한 역 할을 하는 어머니의 언어 사용이 자녀, 나아가 가족 전반의 언어 질서를 주도할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다(Harrison and Piette 1980; Lyon 1996; Yamamoto 2001: 15, 16 재인용). 결혼이주자의 언어 사용에 무엇보다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해당 언어 사용을 통해 관련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실용적, 상징적 가치의 문제로 여기에는 언어의 사회적 지위와 해당 가족의 계층적 배경이 함께 관련되어 있다. 해당 언어의 사회적 지위-흔히 교육제도를 통해 공식화되는-가 높을수록 결혼이주자의 모국어 사용은 세대간 전수를 가능하게 갈 정 도로 증진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사회적 지위가 낮은 경우에는 세대간 전수는 기대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Harding and Riley 1986; Yamamoto 2005). 이러한 면에서 보면, 배우자 각각이 한국사회의 주류언어인 한국어와 동남아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가족 내에서도 결혼이주자의 모국어의 구체적 성격에 따라 결혼이주자의 언 어 사용 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언어의 지위나 성격은 객관적으로 고 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동일한 언어라도 여타의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른 때로는 완전히 모 순되는 가치를 부여받기도 한다. 이중언어 사용이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 계층 이주자 가족 에게는 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는 일종의 자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하층 이주자 가족에 게는 불안정과 불이익의 원인으로 지목된다(Piller 2001: 68-71; Nerenberg 2008: 13-16)는 사실에서도 나타나듯이 특정 언어가 지닐 수 있는 가치는 언어별로 고정되어 있 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계층적 배경에 따라 차별화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이상과 같은 요인들이 작용하는 하에서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일상적 언어 사용 양상이 구성되는 바를 포착하고 이와 관련해 드러나는 동남아 언어의 사회적 위 상과 가치에 접근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한국어, 모국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태국어, 남 아 언어 등으로 지칭되는 언어 범주는 개개인들이 실제로 발화하는 말이 아니라, 해당 말에 대해 본인이나 주위에서 말에 대해 부여하는 범주로서 흔히 해당 화자와 동일시되는 언어를 의미한다. 또한 언어 사용에 있어서도 해당자가 실제 맥락에서 사용하는 바가 아니라, 본인 이나 주위에서 인식하는 양상을 의미한다. 즉, 이 글에서는 실제 언어를 사용하는 양상이 아니라, 결혼이주자 자신이나 가족원, 주위사람들이 언어 사용으로 인식하는 바를 기초로 언어 사용 양상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점에 접근하기 위해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 가운데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경험에 주목하였다. 이들은 한국사회에서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 를 대표 할 뿐 아니라, 이들의 모국어는 사회적 지위에 있어 주요 외국어와는 거리가 먼 소수언어로 서 유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에 비해,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영어라는 주요 외국어와 동일시된다는 -실제와 무관하게 그 렇게 전제되는- 점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소수언어 배경 결혼이주자의 언어 사용 경험이 갖는 의미를 구체화할 수 있는 비교점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되어 필리 핀 출신 결혼이주여성도 일부 고려하였다. 본 논문은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들과의 인터뷰 결과에 기초한 것으로 인터뷰 대상은 베 트남 출신 여성 13 명, 태국 출신 5 명, 캄보디아 출신 2 명 등이다. 또한 필리핀 출신 결혼이 주여성 3 명에 대한 인터뷰도 이루어졌다. 3) 이들은 현재 서울, 경기, 충북, 충남, 전북, 경북 지역에 거주하면서 한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적어도 1명 이상의 자녀를 낳아 4세 이상으로 키운 이들이다. 2.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언어 사용 양상 1) 철저한 한국어 중심성과 모국어 사용을 둘러싼 교섭 가능성의 부재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신을 포함한 가족원들의 일상적 언어 사용 양상에 대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꼽는 것은 스스로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배 우자간의 결혼으로 구성된 가족과 똑같다 고 할 만큼 가족원들 간에 철저하게 한국어 중심 적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배우자간에 언어적 배경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 고 이러한 양상이 나타나는 데에는 한국어 이외의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결혼이주자의 한국 어 습득, 구사 노력이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연구대상 결혼이주여성들은 공통적으로 한 국어 습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빠르게는 결혼 이전부터 시작해 한국 생활이 상당기간에 이른 현재까지도 한국어 습득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 베트남 28세 경기여주 7 년> 4) 한국말 써요. 우리 가족 지금 보통 한국사람 가정과 똑 같아. 베트남말 안 써. 5) < 베트남 27세 충북보은 7 년> 처음에는 ( 말할 때) 많이 쑥스러웠어요. 말 안하고 말이 이상하게 나오니까. 한국말 하니까 이상하다고. 저도 느낌이 이상해서 좀 말 안 하고요. 한국말 조금 하다가 지금은 할 수 있으면 다 해요. 누가, 식구들이 하는 말, 제가 다 따라 해요. 뜻은 모르지만. 또 다시 물어보고 남편 설명이 잘 모르면 사전을 찾아봐요.... ( 한국 와서) 3 개월 되면( 되었을 때) 그 때 말 조금 해요. 열심히 배우니까. 급하니 까. 남편은 사람이 한국말 왜 못해. 한국말 못 하면 답답하다고( 하고) 저한테( 저도) 창 피해요.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가족원들간에 언어 소통이 거의 전적으로 한국어를 통해 이루어지 는 양상이 결혼 초기부터 일반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결혼이주여성이 기본적 차원의 3) 이외에 연구 전반에서는 주요 외국어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소수언어 배경 결혼 이주여성의 한국인 남편, 소수언어 배경( 우르두어, 벵골어 ) 배경 결혼이주남성의 한국인 부인 등에 대한 인터 뷰도 시행되엇으나, 이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고 해석을 위한 참고자료로 고려하였다. 4) 인터뷰대상자의 출신국적과 연령, 거주지역과 한국생활기간 ( 결혼이전에 한국생활을 이미 시작한 경우 그것까 지 합산한 기간) 을 표기하였다. 연령, 거주지역, 한국생활기간 등은 인터뷰 시점(2010 년 6-9 월) 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5) 가급적 인터뷰 대상자가 표현한 바를 그대로 살리려고 하였다. 다만, 몇몇 경우 의미 전달이 어렵거나 지나치 게 늘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러한 부분은 다소 손을 보았다.
한국어 구사도 원활하지 않아 한국어로는 자녀나 가족원과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국어를 고집할 정도로 한국어 중심성은 이들의 언어 사용을 지배 하고 있다. 특히, 부부 이외에 시부모나 배우자의 이전 결혼 소생 자녀 등이 함께 사는 경 우에는 언어 사용을 둘러싼 교섭 가능성 내지 융통성이 크게 제약되어 있어서 가족 내에서 한국어 이외의 언어 사용을 고려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결혼초기 부부중심가족을 이룬 일부 사례에서는 남편이 결혼이주자의 모국어에 대해 제한적이나마 관 심을 보이는 등 가족 내에서 한국어 이외의 언어가 지극히 제한적이나마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결혼생활 초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뿐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 다. 이러한 사례에서도 현재에는 가족원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중심성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 다는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 베트남 30세 경기여주 7 년> 한국말. 처음부터 한국말만. 베트남 말 아기한테 엄마가 안 돼. 뭐 안 돼. 조금 이상해요. 한국말 괜찮아. 베트남 말 아기한테 조금 이상해. 안 해. 한국말만 들어. 한국말 엄마 알아. 다 얘기해. 베트남어 안 해. 한국말로 노래 해. 베 트남말 안 노래 해. 안 해. 우리 아기 한국말 가르쳐요. 베트남어 안 해. 아빠가 안 가르 쳐. (Q: 아기에게 베트남어를 한마디도 안하는 이유가 있어요?) 몰라. 말하기 조금 이상 해. < 베트남 26세 서울 6 년> 베트남말 안 했지. (Q: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오잖아요. 그러면 우리 한국말로 이리와 라든지...) 말 안 해. 옛날 이렇게 안 해. (Q: 애기가 엉금엉 금 기어와도) 그냥 말 안했어요.... ( 한국어로) 말 아는 것 쓰고 모르면 안 쓰고....( Q: 한국말을 조금 알았으니까. 그런데, 베트남어는 전혀 안 하셨어요?) 네. 그냥 한국말 쓰잖아요. 베트남말 안해. 답답해. 그래서. < 베트남 27세 서울 7 년> 남편한테도, 애들한테도 다 한국말. (Q: 베트남말 안하세요?) 제가 안해. 그냥 한국말로 해요. ( 베트남말은) 애들 못 알아들어요. 그래 그냥 한국말 해요.... 애기 자장 자장 우리 ** 이 이런 거 다 한국말 진짜 한국... 베트남말 다 치웠어 요. 진짜로. 그냥 베트남, 베트남말 치워 그냥 한국말만 썼어요.... 가족들 다 한국말 해 요.... (Q: 예전에 한국말 잘 안됐을 때도요?) 예.... 그냥 자기가( 아들이) ( 베트남말) 소리 안해. 베트남말 안 나와요. < 캄보디아 29세 충북영동 6 년> 처음에는 ( 한국) 말 너무 어려워가지고, 말 배우는 거 안 하고 싶어요. 그래서 늦게 말을 배우게 ( 됐어요). (Q: 그러면 그동안 남편이랑은 어떻게 말 을 했어요?) 너무 힘들어요. 그냥, 손으로, 이거는 뭐에요, 손으로 사용해요. (Q: 얼마 정도 나요? 몇 달 정도 그렇게 하셨어요?) 1 년이요. 3 년 동안 그 말 되기 어려워요....( 그래도) 캄보디아어 한 번도 안했어요. 서로 다른 언어적 배경을 지닌 배우자간의 결혼으로 구성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내 에서, 특히 부부간에는 한국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결혼 초기 한국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소수의 사례에서도 그 언어는 부부 모 두가 조금 알고 있지만 자유로운 의사소통에는 결정적 한계가 있는 영어 등 제3의 언어일 뿐 결혼이주자의 모국어는 아니다. < 태국 39세 서울 12 년> ( 결혼하고) 한 6개월 정도 영어를 남편과 같이 사용하다가 사회 나가면 거의 주변에 영어 못하고 한국말밖에 모르잖아요. 그래서 제가 열심히 한 국말 배우고 생활한 거죠. 그래서 제가 한국말 배우고 나서 영어를 그만 쓰고 그냥 한 국말 사용하고. 제일 편한 말은 중국어나 태국어( 구요). 영어는 중학교 때부터 배웠는데 요. 영어는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죠. 외국사람이나, 한국말 모르는 사람이나, 태국어 모 르는 사람이나, 미국사람이나 영어를 사용하죠.
2) 의도적 모국어 회피 이처럼 한국어 이외의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배우자가 존재하는 가족 내에서 한국어 중심 성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이면에는 한편으로 한국인 남편들의 결혼이주자 모국어에 대한 철 저한 무관심과 6) 다른 한편으로 결혼이주자의 모국어 회피 경향이 자리잡고 있다. 결혼이주 자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한국어 습득 욕구 때문에 의도적으로 자신이 편하게 구사할 수 있 는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지배적이며 한국말을 모르면 아예 말을 하지 않을 지언 정 모국어는 쓰지 않는 극단적인 모국어 회피 현상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결혼이민자의 모국어 회피를 한국어 습득 욕구로만 귀착시킬 수는 없다. 스스로 모국어를 이상한 말 로 여기고 모국어 사용을 부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로, 모국어 사용을 우려해 모국어 사용자와의 관계도 의도적으로 피할 정도로 모국어 사용자로서의 정체성이 침해되는 경향 역시 모국어 사용을 저해하는 주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녀의 출생은 가뜩 이나 제한된 모국어 사용마저 더욱 위축시키는 계기가 된다.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는 자신 의 모국어를 사용했던 결혼이주자들조차 모국어 사용을 가급적 피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자 신의 모국어를 아이가 배울 것을 우려해 스스로 모국어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까지 발견된 다. < 베트남 27세 충북보은 7 년> 자장가 같은 것은 베트남어로. 그때 한국말 몰랐으니까. 그냥 노래만 하고 베트남어 많이 안 썼어요. 한국어를 못 했을 때도. (Q: 왜요?) 제가 한국말을 배우고 싶으니까.... 아예 베트남 말을 안 해요. < 베트남 27세 서울 7 년> ( 한국어와 베트남어) 안 섞어요. 그냥 알 만큼 이야기하고 베 트남 섞어 안 해요. (Q: 말을 몰라도요?) 네, 말 몰라도 그냥 놔둬. 알 만큼 이야기. 모 른( 모르면) 끝. 그냥 손으로 하고 (Q: 베트남어가 중간에 나오지도 않아요?) 절대 안 나와요. 이야기 가족 몰라 하잖아요. 이야기 베트남 말 몰라,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없어. < 캄보디아 27세 충북보은 7 년> 어색( 해서) 아무튼 ( 캄보디아) 말 안했어요.... ( 그래 도) 캄보디아말 그런 거 같이 나올 때 있어요. ( 그러면) 아니 캄보디아 말 그런 거 하 지 말라고. (Q: 누가요?) 제가. 속으로 하지 말라고. 한국말만 잘 배우려고 그랬어요. < 베트남 26세 충북영동 7 년> ( 애한테 베트남) 노래도 안 불러요.(Q: **이 태어 나서 지금까지 엄마가 베트남 말로 뭘 한 적은 별로 없었던 거네요?) 예. 한 적 별로 없어요. (Q: 어떻게 말하셨어요?) 그냥 한국말로 했어요.... ( 말하고 싶은 데 한국어를) 제가 몰라면은 그냥 조용히 ( 있어요.) 말 몰라면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조용히. 조금 답답했쟎아요. 지금은 많이 안 답답해요. 지금은 그냥. < 베트남 32세 충북영동 7 년> (Q: ** 한테 베트남어 조금 하세요?) 아니.... (Q: 자녀들 이랑 다 한국어로 하세요? 베트남어로 얘기한 적 없어요?) 없어요. 얘기하면 잘 못 알아 듣고, 엄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 (Q: ** 이 애기였을 때에는 한국말 잘 못하셨죠?) 네. 잘 할 수 없어요. (Q: 한국말 잘 못하셨는데도 베트남말 하지 않으셨어요?) 하지 않았어 요. 왜냐하면 내가 욕심에 베트남말로 하면 애기 금방 베트남말 배우쟎아요. 그러니까 원래 애기 엄마 말 잘 듣잖아요. 그래서 내가 한국말로.... 애기 베트남( 말) 시키면 그리고 베트 6) 소수언어 배경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인 남편들은 한국에 왔으니 부인이 한국어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신은 부인의 모국어를 배울 수도 없으며 배울 필요도 없다는 태도를 초지일관 고수한다.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결혼생활 초기는 물론 처가 식구와 함께 살아 부인의 모국어가 보다 자주 사용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이 러한 인식과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심지어 장차 부인의 모국에 가서 살 의사와 계획을 가지고 있어도 해당사 회의 언어를 배우려는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남 말로 하고 싶은데 안 돼. 애기 운다고. 이해하면 괜찮은데. 근데 내가( 나) 혼자 이해하잖 아요. 베트남 말. 그래서 어떻게 하는 거 할 수 없어서.... (Q: 얘기하고 싶은데 한국말을 모 르면) 안 해요. 안 해요. 부끄럽고. 안 해요.... 꾹 참아요.... 답답하지. 속상하지만, 어떻게 해요. < 베트남 38세 서울 4 년(7 년)> 한국( 어) 내가 왔는데 한국말을 몰라도 그래서( 그래도) 이렇게 해야 돼. (Q: 베트남말은 안되구요?) 예. 사용하지 않아요...( 누가) 얘기 안해요. 나 스스로 그냥 알아 해요. 이렇게. 지금도 얘기하고 싶은데 근데 얘기해서 누가 들어? 누가 잘 들어 알아요( 알아들어요)? 몰랐죠( 모르죠).... 왜냐하면 지금 우리 한국사람 한 국에서 살아잖아요. 한국말은 필요해야 돼. 베트남 버려. 나중에 한국 말 잘 했으면 베 트남 말로도 돼. 근데 지금 애기도 필요도 있고 우리 무슨 말 해, 애기한테. 꼭 한국어 를 배워야 돼.... ** 이 세 살 때 나도 한, 한국 배워고 싶은데 그 일부러 한국말만 일부 러 써. 공부 복습하고 싶어 때문에 자주 한국어를.... 그냥 한국, 한국에서 살아 싶고 때 문에 그냥 한국어로 배우고 한국어로 말을 하고 베트남 안 했어요... 베트남 말 말하지 말고 말하면 베트남 말로 한국어를 배워 빨리 못하겠어요. 인제는 얼마 2 년, 2 년 넘어, 2 년 동안. ( 그래서) 2년 동안 결혼해서 2 년 동안, 2 년 반? 친구들( 도) 안 만나요. 일부 러 했어요. ( 베트남말 할까봐) 이처럼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결혼이주자들에게는 자유로운 언어 소통을 침 해할 정도의 부자연스러운 모국어 회피 현상이 발견된다. 그러던 것이 점차 한국어를 익혀 가면서 자연스러운 언어 전환 양상, 즉 한국어에 적응이 되면서 점차 모국어 사용빈도가 줄 어들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국어 사용자 사이에서 혼자 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데에서 오는 불편함 또는 서로 다른 두 언어 사용으로 인한 혼란 역시 결혼이주자의 모국어 사용 빈도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한 국어를 비교적 안정되게 구사하는 이들에게서 주로 발견된다. < 태국 39세 서울 12 년> 한국어. 지금은 한국어만 해요. 처음 ( 아이들) 어렸을 때는 조 금 섞어서 사용하다가 이제는 그냥 귀찮아서. 귀찮아서 편하게 한국말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혼자서 태국말 하면 피곤해요. 저도 답답해서 그냥 태국말 안 하고 살아요. < 베트남 27세 충북보은 7 년> 베트남 사람이지만 한국말 하면 제가 한국말 하는 것이 더 편안할 것 같아요. 가끔 한국말, 그 말 하면 베트남말로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거예요. 3) 모국어의 개인 언어화와 서로 구분된 언어 세계 사이에 끼인 결혼이주자 결혼이주자조차 자신의 모국어 사용을 의도적으로 꺼릴 만큼 결혼이주자의 모국어가 라진 언어 로 취급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모국어를 완전히 버리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로 가족 내에서도 한국어를 중심으로 언어 소통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결혼이주자 모국어 가 사용되는 균열이 일부나마 존재한다. 특히, 남편에게 화가 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은 등 감정을 한국어로 표현하기 도저히 힘들 때에는 자신의 모국어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일방적인 감정 표출의 수단일 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의사소통을 이어 가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는 전혀 지니지 못한다. < 태국 35세 전북장수 9 년> ( 남편은) 태국말 하지 마. 한국말을 해야지. 하는데 ( 저는 태국어로) 뭐라고 하잖아요? 욕 같은 거. ( 웃음) 못 알아듣죠. 뭐라고? 뭐라고? 사
우리 남편은 아, 당신 몰라도 돼. 자꾸 이러면 이런 말만 기억날 수도 있는데. 그래서 안 해요.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베트남어만 가득. 한국말 머릿 속에 없고.... 답답해 요. 가끔씩 제가 베트남 말 막 말했어요. ( 가족들이) 무슨 말인지 몰라도 제가 베트남 말로 막 했어요. ( 가족들은) 답답해해요. 엄마 무슨 말이에요. 우리 몰라요. 이해 안 가요. 너 이해 안가도 돼. < 베트남 26세 서울 6 년> 싸움하면 가끔 베트남어 나와. 만약에 오빠( 남편) 가 베트남어 잘하잖아. 싸움은 어떻게 해? 나 베트남말 어떻게 해. ( 웃음). 아이고 진짜로 어떻게 그 랬어. < 베트남 25세 경북김천 5 년> ( 내가 베트남어로 말하면) 못 알아들어도 뭐, 할 수 있는 거는 한국말로 하고, 못 하는 거는 그냥 베트남말로 막 하는 거예요. 속상할 때. 그냥 얘기해야 속이 또 풀리고 기분도 풀리잖아요. 오히려 결혼이주여성이 자신의 모국어를 의사소통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것은 자 신과 모국어를 공유하는 가족 외부자들과의 관계에서이다. 결혼이주자들이 공통적으로 자신 의 모국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친정에 전화하거나 모국 친구를 만날 때 정도이다. 이러한 점에서 결혼이주자 모국어는 가족의 언어 가 아니라 결혼이주자 개인이 주로 가족 외부와 소통할 때에만 동원되는 개인의 언어 로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집안에서는 한국어 에 집중하면서 모국어 사용을 의도적으로 피해왔던 결혼이주자들도 이러한 맥락에서는 자연 스럽게 모국어를 채용하한다. < 태국 39세 서울 12 년> 저는 태국말 거의 사용 안하고 한국말만 사용해요. 친구들 만 났을 때만 태국말 써요.... 같은 교회에서 아는 사람. 통일교. 같은 소속의. 우리끼리는 잘 통하잖아요. 우리끼리 태국말 하면 편하잖아요. 가끔 집에서 태국음식도 해먹고 전화 해서 얘기도 하고 다른 한국사람 보다 우리끼리 무시하지 않고 더욱 편한 것 같아요. 저도 다른 사람이 한국말 잘 한다고 그래도 막상 한국아줌마하고 수다를 하면 어떨 때 는 못 따라 가고 그럴 때도 있어요. 그럴 경우 태국사람이 더욱 좋은 것 같아요.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집에서는 한국말로 하고 친구들이랑 통화할 때는 베 트남어. < 베트남 35세 충북보은 7 년> 친구 만날 때. 친구 만나. 그리고 항상 이틀, 삼일( 에) 한 번 씩 ( 베트남) 아빠, 엄마 전화해요. 베트남 친구도 통화해요. 지금 보은에서 베트남 사람 2백 명 정도 있어요. 그래서 자꾸 나가, 베트남 사람 만나. 가족 내에서 한국어 중심적 언어 질서가 강조되는 것처럼 모국어를 공유하는 친구들 사이 에서는 한국어 보다 모국어 사용을 우선시하고 나아가 모국어 사용에 대한 일종의 도덕적 압력까지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 결혼이주자는 가족 내/ 외부에서 서로 다른 언어 공동체 에 소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베트남 35세 충북보은 7 년> 보은에서 베트남 사람 많았잖아요. 저, 저기 친구 아는 사람 하나 있어. 저기 베트남 사람 만나, 자꾸 한국말 써. 안녕하세요? 어디 가세요? 베트남 말 사용 안 해요. 그 친구 왕따잖아. 친구, 아이구, 베트남 사람 만났다고 베트남말 사용해, 아이고 한국말 왜 사용해? 그런데 그 친구 왕따했어. 어디 가 자꾸 한국말을 써. 어, 한국말 사용해, 한국 사람 얘기해. 우린 베트남 사람이니까. 근데 만약에 제가 한국말 하 고 싶어요. 애기 때문에니까. 근데 만약에 친구 만나, 한국말 사용( 하면) 친구들도 기분 안 좋아.
그런데, 언어공동체의 분리가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겷론이민자를 중 심으로 두 언어 공동체의 성원들이 한 공간에 존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 황은 결혼이주자들에게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한다. 의도하지 않게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이 전개되기라도 하면 가족 외부의 모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말하 고 있더라도 그 상황은 결코 편안하지 않다. 특히, 가족원들이 결혼이주자의 모국어 사용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극명해서 결혼이주자들은 가급 적 가족원들이 없는 공간에서만 모국어를 사용하는 식으로 가족 내/ 외부의 언어세계를 분리 하고 자신만이 언어 전환(language switch) 를 통해 그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 태국 38세 전북장수 10 년> 친구 전화 오면 나가서 해요, 저는. (Q: 일부러?) 예. 안 보이게. 혼자 있으면 그 방에서 하고, 다른 사람 있으면 또 시끄러울까봐. 전화 오면 저 는 태국 친구니까 나가서 해. ( 웃음) 나가서 하고 그래요. 부모님 있어도 태국사람 전화 오면 나가서 하고. 그때는 뭐 이렇게, 다른 사람 있으면 보통 전화는 길어( 게) 못 해요. 태국사람이 전화 오면 길거든요. < 태국 39세 서울 12 년> 그 사람들( 남편과 시댁식구) 앞에서 태국말 쓸 수가 없죠. 태 국말을 해도 그 사람들이 못 알아들으니까 필요가 없죠. 신랑한테 불만이 있으면 태국 말을 한 적도 없어요. 그냥 내가 아는 말만 하죠. 남편이 모르니까 태국말 하면 소용없 어요. 남편이 못 알아 들으니까 그래서 거의 안해요. 전화만 가끔 태국말을 하죠. 남편 이나 시댁 앞에서 태국사람 전화 오면 태국말 하죠. 그런데 신랑이 전화 오래하는 것을 안 좋아해요. 그래서 조금만 통화해요. 남편은 못 알아들어요. ( 태국에 계신) 우리 부모 님 말도 못 알아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 집에도 전화 오래 안 해요. 남편이 전화오 래 하는 거 안 좋아해서. 밖에서 만나서 얘기를 한다든가 하죠. 가끔 전화 오면 말은 하 지만 외국말 오래 하면 별로 안 좋아 하잖아요.... 전화를 할 때 한국말을 하는 것 보다 태국말 하는 것을 싫어해요. 집에 남편이 있을 때에는 짧게 통화하고. < 베트남 32세 충북영동 7 년> 우리 친구( 가) 집에 오잖아요. 우리 애기 있는 데( 서는) 한 국말로 ( 하고), 애기 없는 데( 서는) 베트남 말로 ( 해요). 왜냐하면 애기, 우리 엄마 친구 대 화하잖아. 애기 무슨 말인지 모르잖아. ** 이 못 알아들으면 아빠랑 같이 놀아. 우리 가족 편 하게 놀아요. 그렇게 해요. 할머니랑 같이 놀아고 엄마 대화하고 조금 있다가 엄마랑 이모랑 같이 놀아자. 그런 거에요. 애기 머리 아프다고.... 왜냐하면 ( 한국사람) 없으면 베트남 말 더 편하죠. 옆에 한국 사람 없으면 내가 한국말로 왜 해요. 그러니까 베트남 말이 더 편하잖 아. 더 빠르게 하고( 해도) 알아들어요. 4) 가족내 결혼이주자 모국어 사용 사례: 자녀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 모국어 사용 결혼이주자의 모국어는 가족 내에서는 의사소통의 기능은 지니지 못하며 특히 자녀를 대 상으로는 모국어 사용을 금기시하는 경우까지 발견될 정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가 족원들 간에 결혼이주자 모국어가 전혀 발화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지극히 제한적이고 간 헐적으로나마 가족원들 간에 모국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 우는 철저하게 결혼이주자와 자녀 사이에서만 나타나며 그 방향도 결혼이주자가 자녀를 대 상으로 이야기할 때에만 등장한다. 7) 이러한 점에서 결혼이주자들에게 자녀는 모국어 사용 7) 결혼이주자가 모국어를 사용하는 상대 중에 자녀 이외의 가족원이 포함되는 경우는 친정 부모가 일시적으로 동거중이거나 한국인 남편과 재혼하면서 부인이 이전 결혼에서 낳은 자녀를 데려와 동거하는 경우와 같이 매 우 특수한 사례로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결혼이주자와 해당자 사이에 일상적으로 모국어가 사용되 며 해당자와 자녀를 포함한 다른 가족원 간에도 일부나마 모국어가 사용되는 양상이 발견된다.
이 가장 금기시되는 대상이지만, 동시에 모국어 사용에 대한 욕구가 집중되어 잇는 대상이 기도 하다. 특히,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던 여성들도 아이가 어느 정 도 성장하면서 모국어 사용을 시작하기도 한다. < 베트남 38세 서울 5 년(7 년)> (Q: 그럼 애들 태어나자마다 베트남어를 좀 사용하신 건가요?) 아니요, 지금 세 시, 세 살 때부터. ** 이( 큰아이) 세 살 때. < 베트남 25세 경북김천 5 년> (Q: ** 이 한테는 베트남어?) 안 써요. 저는. 그냥 뭐 외 할머니, 외할아버지 아니면 엄마, 아빠, 베트남말로 가르쳐준 적이 있었어요. 애도 잘 따 라 하고. 그 밖에는. 안 써요. (Q: ** 이한테 베트남어를 언제 가르쳐줬어요? 그걸, 엄마, 아빠, 뭐 이런 걸.) 3 살부터. 주목할 만한 점은 자녀를 대상으로 모국어를 사용하는 결혼이주자라도 의사소통의 상당 부분을 모국어로 구성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어머니 자신이 한국어 구사가 원활하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일상적으로 한국어와 모국어를 혼합해 쓰는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자녀들에을 향해 발화되는 모국어란 아동이 통상적으로 가장 먼저 습득하는 몇몇 일상용어만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대부분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지극히 초보적인 수준의 모국어 단어만을 집어넣는 정도이다. 또한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서 언어 사용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잠재울 때 와 같이 특정한 시간에 한하여 한 주에 몇 번 정도 사용하는 정도로 사 용 기회를 제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 베트남 27세 충북보은 7 년> ( 첫째) 한테는 한국어로 하고, 가끔 둘이 있으면 베트 남어 해요. 물어보고. 이가 무엇을 잊어버렸는지 물어보고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2 년> 가끔 쓰지요. 가끔. 아침에 그냥 밥 빨리 먹어. 밥 먹어. 우유 먹어. 놀러 가자. 베트남어로 가끔씩. < 베트남 33세 경기안양 8 년> 제가 만약에 밤에 말을 이렇게 하잖아요? 너 오줌 쌌 어? 베트남어로 얘기해요. 문 닫아라 이불 꺼내라 이런 것은 얘기해요. 요즘 자주 ( 남편: 단어 몇 가지. 그 정도지요.) < 베트남 35세 충북보은 7 년> 만약에 우리 애기한테 대화하잖아요. ** 이, 빨리 와. 그 런데 베트남 같이 써요. ** 아, 물 갖고 와요. 근데 베트남말 ( 한국말) 같이요. 같이, 같이. ****.( 베트남어) 같이요. ** 이, 오늘 학교 몇 시 집에 들어가? ***( 베트남어)" 그런 얘기해요. 같이요. < 캄보디아 29세 충북영동 6 년> 하루에 한 번 얘기 안 해봤어요. 그 일주일에 한 번이요,... 밥 먹어, 누워 자, 어디 가, 집에 가자 이렇게 얘기해요. < 베트남 38세 서울 4 년(7 년)> 베트남어도 밤에 잠잔다는 가라주고( 가르쳐주고) 있어 요. 그냥 잠자고 어떻게 뜻이 가라주고( 가르쳐주고). ' 안껌( 베트남어: 밥먹다)' 그럼 물 마셔, 밥 먹어 하고, 잠 자고, 쉬하고, 화장실 가고 다. 인사하고. 노래하고 잘해요, 베트 남 노래 잘해요.... 잠 잘( 때) 마다 가라주고( 가르쳐주고) 있어요.(Q: 얼마나 해요, 그 때?) 30 분 꼴. 조금만 많이 하면 왜냐하면 애기 유치원 다녀가잖아요. 새로 와서 7 시. 밥 먹어. 가라도 있고( 가르쳐 주고) 애들 안껌 시간 안껌 이렇게 빨리 빨리 먹 고 이렇게 가라주고( 가르쳐 주고). 결혼이주자가 자녀를 향해 지극히 제한적 차원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 이외에 결혼이 주자 모국어가 가족 내에서 사용되는 경우란 일부 한국인 남편들이 부인의 모국어를 배우려 고 시도하는 정도이다. 이들이 부인의 모국어를 배우는 목적은 주로 부인의 모국어를 배우 는 목적은 주로 부인과의 의사소통, 처가식구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이지만, 부인의 한국
어 습득이 진전되면서 그 필요성은 급격히 감소하고 언어 습득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 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하기 마련이다. 결국 남편들이 구 사할 수 있는 모국어란 보통 간단한 인사말과 친족 호칭 등 몇 가지 단어 정도로 의사소통 이 가능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8) < 태국 39세 서울 12 년> 남편이 태국에 있을 때( 친정 방문할 때) 항상 그래요. 이번에 한국가면 꼭 태국어 배워야겠다고 해요. 그렇게 해도 학원 다니고 그러는 데도 잘 못해 요. 태국어도 3 개월 배웠는데요. 어렵다고. < 베트남 26세 서울 6 년> 남편 쉬운 말은 알아요. 밥 먹는 거, 먹는 거, 노래하는 거. 신짜오( 베트남어: 기본적인 인사) 이런 거 알아요. 그냥 쉬운 것만. 안녕하세요 이렇게. 어디 가는 거. 자기 조금 배웠어. (Q: 누구한테 배웠어요?) 사전. 처음에 ( 베트남에) 두 번째 가잖아요? 남편 베트남어 조금. 쉬운 것만. 한국에 사전 사잖아요? 자기 필요한 것 만. 쉬운 것만. < 베트남 26세 충북영동 7 년> 베트남어를요? 우리 남편이요? 그 전에 책 있잖아요. 베트 남 한국국민 회사. 결혼 회사, 회사 사장님 우리 집에 몇 번 왔잖아요. 그리고 한국 공부 책 도 주잖아요. 베트남말로 조금 있잖아요. 그래서 여기 와서 책을 여기 와서 두 개 줬어요. 제 가 하나 한국말 공부하고, 하나 애기 아빠 베트남 배우라고... 그런데 처음부터 두꺼운 책 했 잖아요. 배우다가 나중에 베트남어 안 배워요. (Q: 왜요? ) 모르겠어요. 베트남어 배우기 너무 어려워서... 하다가 그냥 놨어요. 3.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언어 사용 양상 1) 언어사용 양상의 분화 언어 사용에 있어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한국사회에서 주요 외국어로서의 가치를 부 여받지 못하는 소수언어 배경 결혼이주여성들은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유사한 양상을 공유하 고 있다. 이데 비해, 영어라는 주요 외국어와 흔히 동일시되는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 정 확하게 표현하자면, 주요언어를 포함한 언어적 배경을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의 경우에 는 제한된 사례(3 사례) 만을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조적이라고 할 만큼 상이한 언어사용 양상이 나타났다. 한편으로 일부 사례에서는 소수언어 배경 결혼이주여성과 유사하게 가족원들 사이에서는 모국어 사용은 지양하고 한국어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사례에서는 한국인 배 우자는 물론이고 결혼이주자 자신들조차 자녀에 대해서만큼은 한국어 사용이 절대적으로 준 수되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어머니 자신이 언어문제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 은 자신의 한국어 능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자녀에 대해서만큼은 한국어를 사용하고자 하는 요구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들의 경우 결혼이주자들은 한국어로는 의 사소통이 힘들었던 한국생활 초기부터 내내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으려 하거나 사용하더라도 한국어를 주로 하면서 몇몇 단어나 간단한 명령어 정도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양상이 두드 러진다. 8) 인터뷰 대상자 중 한사례에서는 남편이 부인의 모국어를 비교적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례도 발견되는데 이 경, 우에도 가족 내에서 습득한 것이라기 보다는 직업생활 등을 통해 부인과 언어적 배경을 공유하는 이주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언어 능력을 획득한 것이 주효했다.
< 필리핀 38세 충남금산 13 년> 처음에 한국 왔을 때 남편이랑... 한국말 조금씩... ( 남 편은) 따갈로그어 하나도 몰라요. 남편도. 못 알아들어요.... 우리 남편은 저기 관심 없 어요. 영어 배워( 배우는데) 관심 없어요.... **( 첫째) 에게 한국말( 해요). 영어도 하고... ( 식구들 모두) 다 한국어. ( 아이들만) 엄마만한테 물어봤어요. 조금 영어. 나한테 물어 봐요. ( 그래도 영어) 너무 많이 안( 써요.) 저기. 너무 오래 안해요. 매일매일만 조금씩. 이런 거. 야, brush 할 때 이빨 닦아 이런 거. Eat! Let's eat! 이런 거, 밥 먹 어라. Drink water, 물 마셔 그렇게 얘기해요. Close the door, 문 닫어 그렇 게 쪼끔씩. 계속 쪼끔씩만 해요. Drink milk, 우유 마셔 이런 거, 그렇게 얘기해요. 조금씩. 그럼 아이들이 Yes, mommy, Yes, mother 그렇게 나한테 얘기했어요. ( 또 다른 때에는 한국말로) 엄마 물 줘. ( 막내) 는 엄마, water! ( 그러기도 하고 요). < 필리핀 32세 서울 6 년> ( 아이한테) 영어는 간단한 것만. 일어나, 가자, 앉 아. (Q: 그럼 남편은 전부 한국어만 쓰시겠죠?) 예. (Q: 아이는요?) 가끔씩. 엄마, Come in 막 이러고.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자 가운데에는 다른 국가 출신자에게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적극적 모국어 사용 양상이 발견된다. 결혼이민자 자신이 영어로 상당한 수 준의 의사소통을 하는가 하면 한국인 남편 역시 결혼이주자의 모국어로 동일시되는 영어로 자녀와 의사소통을 시도하기도 하고 가족들이 함께 영어 방송을 시청하기도 한다. < 필리핀 29세 경북김천 6 년> 남편이랑 계속 영어로 사용하니까. 제가 그때 1년 동안 한국말 못 배웠어요. 2006 년, 7 년이에요. (Q: 혹시 그랬을 때 남편이 안 되겠다. 너 영어를 계속 사용하니까 한국말이 안 느는 것 같다. 나 이제 한국말만 쓸래. 이렇게 얘기는 안 했나요?) 아니요. 신랑은 또 이제 제가 원하는 대로는 이렇게 잘 해요.... 지 금도 신랑이랑 가끔씩 ( 영어로) 해요. 예. 가끔씩 해요.... 제가 영어 말하면 영어도 해 요. ( 한국어랑 영어) 같이. 항상 같이 해요. 왜냐면 제가 힘든 말도, 한국말 다 이해 못 했거든요. 그래 이해 못하면 영어로, 영어로 물어봐요. ( 아이도) 영어, 영어 알아.... ( 둘 째는) 누나가 하니까 따라해요. 누나가 막 Hello, everybody. My name is **. 그러면 이러면 Hello, everybody. My name is.... 제가 만약에 ( 아이들) 목 욕할 때 ** 아, Come here. Let's get shower 이렇게 하면 다 알아들어요. 뭐 Open your legs. Stand up, Sit down. 그럼 그러면 알아들어요, 애기가.... 둘째 는 약간 알아 들으는데, 근데 말은 못해요. 영어로.,,, 근데 저희 신랑은 진짜 영어로 하 고 싶으면 ** 아, 영어로, 우리 집에 영어로 그냥, 영어로만 사용할까? 막 이렇게 하 면 우리 신랑이 영어로 가르쳐요, 애들이. 결혼이주자 뿐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원들 간에 결혼이민자의 모국어로 인식되는 주요 외국어가 비교적 적극적인 수준으로 사용되고 자녀들도 상당한 수준으로 이를 구사하 는 사례에서는 그 외의 사례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결혼이주자가 결혼 전부터 익숙했던 영어를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언어 사용 빈도가 결혼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배우자 등 가족원들 역시 한국어 습득 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모습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이 사례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가족생활 초기부터 줄곧 영어가 결혼이주자의 모국 어로 인식되면서 일상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러한 환경에서 자녀가 자라나면서 해당 언 어로 결혼이주자 부모와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결혼이주자의 것이다. 모국어 를 습득하게 된
2) 계층적 요인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주요 외국어로서 인정받는 영어 배경을 지닌 것으로 인정되는 결혼 이주자라도 모국어 사용 양상은 매우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여기에는 결혼이주자의 학력과 그에 따른 영어 구사의 능숙함, 가족의 계층적 배경 등이 관여되어 있다. 한편으로 결혼이 주자 뿐 아니라 자녀, 배우자 모두 영어 사용에 적극적인 사례는 결혼이주자의 학력이 비교 적 높고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데 비해, 결혼이민자 자신의 학력이 낮아 영어를 자유롭 게 구사하는데 다소간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결혼이주자나 자녀들이 해당 언어에 대해 소극적, 제한적 사용 양상이 두드러지고 배우자는 해당 언어를 전혀 구사할 수 없다. 기존 연구에서도 소위 이중언어 가족 의 계층적 배경이 자녀의 이중언어 발달에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 바 있는데(Piller 2001: 68-71; Lamber and Tayler 1996: Nerenberg 2008: 13-16 재인용), 제한되나마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자 중 상당수는 객관적 출신 국적만으로는 언어적 배경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며 계층적 배경에 따라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주요 외 국어 사용 능력에 현저한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점이 결혼이주자 자신의 언어 사용에 상당 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 심지어 가족원들도 해당자의 언어적 배경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상당부분 부정확한 정 보만을 기초로 영어라는 주요 외국어만을 결혼이민자의 모국어로 단정하고 결혼이민자의 언 어 사용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러한 오해와 모순은 결혼이주자의 학력이 낮은 경우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 필리핀 38세 충남금산 13 년> 엄마( 시어머니) 가 나한테 얘기했어. 아이고, 엄마, 영어 많이 배워야지, 엄마한테. 나중에 필리핀 가면 저기 외할머니랑 이모랑 삼촌이랑 많이 얘기해, 영어로 얘기해.... 애기아빠가 영어 많이 가르쳐, 애들한테. 나중에 필리핀 가면은 저기 애들한테 삼촌한테 외할머니한테 얘기 많이 해 이렇게. 애기한테 얘들 아, 영어 많이 배워야 나중에 돈 많이 벌어 그렇게 나한테 얘기했어요... 엄마가 필리 핀 사람인데 영어 잘 할 텐데, 애들 영어 안 가르쳐. 애들 영어 하나도 몰라. 저기 과장 님이. 과장? 아니야, 과장 말고 학교 교장. 교장님이 그렇게... 들었어요.... 사람들 만나 면, 필리핀 사람은 왜 그래. 애들은 왜 영어 몰라? 그렇게 얘기 하고 있어. 우리 남 편도 그렇게 얘기해요. 왜 애들 영어 안 가르쳐요?... 한국 오기 전에 필리핀에서는 언어랑 필리핀말, 따갈로그어 이런 거. 따갈로그어하고 우리 일로일로도 따갈로그어하 고, 마닐라, 말이 틀려요.... 영어 많이 안써요. 불편해요. 영어는 불편해요. 영어는 발음 잘 안돼요. 발음 잘 안돼요. 제가 고등학교만까지요( 고등학교만 나왔어요). 근데 제가 영어 잘 안해요. (Q: 잘 못하신다고요?) 네네. 불편해요.... 따갈로그어는 말이 빨라요. 계속 말이 계속 들어가니까. 영어면 사용하면 어~ 우리 사투리( 지역언어) 아니니까 그렇게 불편해요. (Q: 한국 사람들은 필리핀 사람들은 당연히 영어로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네.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해요. 필리핀 사람들 다 영어 잘 해 이런 거. 그 런데 고등학교 나오면 중학교 나오면 영어도 안 잘 해요. (Q: 한국 사람은 필리핀 사람 은 당연히 영어를 잘 한다고 좀 생각을 할 테니까 혹시 그런 것 때문에 좀 스트레스 받 는 거 없어요?) 스트레스 받아요. 스트레스도 받아요.
3) 언어세계의 세분화와 모국어 가치 규정의 혼란 필리핀 출신자들은 복잡한 언어 배경으로 인해 가족내 사용 언어 내지 자녀세대에 전수되 기를 기대하는 언어의 선택에 있어 특수한 과제에 직면하며 이로 인해 일상적 언어 사용과 세대간 언어 전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기 쉽다. 필리핀 출신 여성들은 모국에서 사용했던 언어 내지 사용 가능한 언어가 비교적 다수이고 대화 상대에 따라 사용 언어를 구분하는 경 향이 뚜렷하다. 대부분의 결혼이주자들이 모국어와 한국어 각각을 중심으로 두 언어 세계를 오가는데 비해, 필리핀 출신 여성들에게는 모국어 자체가 필리핀의 국어인 따갈로그어, 고 등교육과정에서 집중적으로 교육되는 영어,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지역언어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이 가운데 주로 친정과의 일상적 대화는 지역 언어로, 한국에서 사귄 필 리핀 출신 친구들과는 따갈로그어로, 한국인을 포함해 필리핀 출신 이외의 사람들을 대상으 로 해서는 영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 필리핀 38세 충남금산 13 년> 한국 오기 전에 필리핀에서는 필리핀말, 따갈로그어 이 런 거. 따갈로그어하고 우리 일로일로도 따갈로그어하고,... ( 친정) 집에서는 식구들이 랑 따갈로그어 안 써요. 영어도 안 써요. 저거 우리는 키나라야 말해요. 키나라야. 일로 일로, 키나라야.... 따갈로그어는 저기 초등학생부터요. 초등학교 부터요. (Q: 영어는?) 영어 초등학교 부터요.... 그런데, 친구들 만나면 따갈로그말 많이 해요. 따갈로그 얘기 해요. 따갈로그 하고 영어 얘기해요.... 따갈로그 편해요. ( 일로일로는 한국에서는) 말 안 해요.... 엄마한테 통화했어. 동생하고 그때는 일로일로 이런 거 얘기해요. < 필리핀 32세 서울 6 년> 여기 있을 때는 필리핀 친구들 만나면 필리핀어로 짝짝 줄줄 다 나와요. 따갈로그.... 친구들 만나면 따갈로그 진짜. 따갈로그말을 해요. < 필리핀 29세 경북김천 6 년> ( 집에서는 한국어, 영어 쓰지만) 우리 필리핀 사람 만나 면 따갈로그말 해요. 여기 한국에서... 필리핀 사람 만나면 필리핀 말로, 따갈로그 말로 해요. 이처럼 모국어 구성 자체가 복잡하고 각각의 언어가 대화 상대나 화자에게 지니는 의미 등이 서로 분화되어 있는 만큼, 이 가운데 자신이 형성한 가족 내에서 사용할 만한, 자녀에 게 전수할 만한 모국어를 선택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일부 필리 핀 여성들은 친정을 포함해 가족관계의 매체( 가족언어) 인 지역언어, 출신국가 정체성의 상 징인 공식언어, 공식교육에서도 주요 외국어로 가치를 인정받는 영어 사이에서 혼란에 직면 하기도 한다. < 필리핀 32세 서울 6 년> 근데 내 생각은 ( 아이에게) 따갈로그어 먼저 할까 했어요. 왜냐면 영어해서는 필리핀에서 통화할 때 영어는 잘 안 써요. 따갈로그어는 빨리빨리 쓰는데. 통화할 때 할머니랑 언니. 사촌언니들 채팅하면은 막 ** 가 와요. 안녕, 안녕 이렇게. 그래서 따갈로그어 좀, 어떤 거 먼저 할까? 영어 먼저 할까? 아니면 따갈로그 먼저 할까? 했어요. 고민. 좀 헷갈려요. 저는.... 우리 제 친정에서요. 영어도 할 수 있지 만 근데 제 생각은 따갈로그어 더 편할 것 같애요. 근데 여기도 생각하고 있어요. 학교 들어가면 영어 수업 또 있잖아요. 그래서 영어 먼저 할까? 어떤 말 먼저 할까? 따갈로 그는 그냥 필리핀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요. 영어는 여기서는 사용할 수 있어요, 필리핀 에서도 할 수 있어요.
4. 결혼이주여성의 모국어 사용 장애요인과 동남아 언어의 사회적 위상 1) 자녀의 언어발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신화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들 사이에서는 스스로 모국어 사용을 통제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모국어 사용이 제한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그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자신의 가내 역할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수행하는데 있어 모국어가 지닐 수 있는 가치, 모국어가 미칠 수 있는 영향력 등과 관련되어 있다. 즉, 자녀의 언어 습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성 발달, 학업성취, 학교 생활 등을 책임지는 어머니로서 자신의 역할에 민감한 이들은 자신의 모국 어 사용이 자녀에게 미칠 영향을 오직 부정적 방향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이 모국 어 사용, 특히 자녀를 대상으로 한 모국어 사용을 극도로 회피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사이에서 자신의 모국어가 자녀발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 한 우려로부터 자유로운 이들은 찾아볼 수 없다. 이주자 자신이 한국어 구사에 자신이 없는 경우 언어소통 가능성의 상당한 제약을 무릎 쓰고서라도 의도적으로 모국어 사용을 회피한 다는 사실 자체에서 이러한 우려의 심각성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 구사에 비교 적 능통한 이들이라고 이러한 우려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는 단지 결혼이 주자만의 걱정도 아니다. 남편, 시부모, 주위사람 등 결혼이주자에게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 치고 해당 언어의 가치 형성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거의 모든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될 정도로 모국어를 자녀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규정하는 경향은 지배 적이다. < 베트남 30세 경기여주 7 년> 처음에 애기 나서 제가 베트남말 얘기 안했어요. (Q: 왜 요?) 그냥 걱정하고. 만약 베트남말 배우면 한국말 못 배우게 되고, 학교 갈 때 친구들 보다 한국말 몰라. 그래서 되게 막 놀려라 하고. 그거 걱정하고. < 캄보디아 27세 충북보은 7 년> 그런 거 좀 있을 거예요, 아마, 옛날에. 딸내미가 얼른 배워야. 말 못 할까봐. 처음에는 완전 한국말만 했죠. 그런 거 있어요, 있어요.... 왜냐면 저 제대로 못 가르치잖아요. 외국 사람이니까 엄마가. 엄마한테 많이 영향 받잖아. 그런 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 잘 못 했나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나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만약에 애기가 잘 못 말하면. 그런 거 있어요, < 베트남 35세 충북보은 7sys> 신랑, 내가 그때 애기 4 살, 한국말, 베트남말 좀 배워 했 어요. 그런데 신랑, 너 하지 말라고. 저한테. 그런 거 하지 말라고. 너 지금 한국말 아직 똑 바로, 정확하게 못 했잖아. 애기 너 자꾸 배워. 근데 애기도 발음, 한국말 발음 좀 안 됐잖아. 나중에 학교 힘들어, 하지 말라고. 저한테 하지 말라고.... 그 전에 어렸을 때 내가 좀 한국말 을 많이 몰랐잖아요, 애기도. 근데 만약에 베트남말, 한국말 섞였어. 애기도 안 좋아. 저도 안 좋아. 우리 신랑도. < 태국 47세 충남금산 11 년> 나, 한국말 잘 안 돼, 어떻게 애기 가르쳐줘. 거, 지금 한국말 만 가르치고, 한국말, 신랑도, 한국말 가르쳐줘, 가르쳐줘, 태국말 지금 신경 안 돼.... 생각 에 애기 한국말 안 돼. 그래 태국말로 다 안 해요. 생각 이렇게, 엄마는 맨날 태국말로, 그니 까 애기가 동화, 생각이 나중에 애기 학교 가, 한국말 안 돼, 어떻게 들어 가, 공부, 이것 때 메. 처음엔 다 ***( 자신의 이름) 그냥 태국말로 가르쳐줘, 태국말로 읽어. ** 이 커서, 학교 가, 어떻게 태국말, 태국말로 공부 안.( 하쟎아요. 공부는) 한국말, 한국말로. 근데 ** 이 한국 말 안 돼. 어떻게 선생님 한국어 듣기 안 돼. 거 맨날 이거 엄마야 태국말만 듣기( 만 하면 그 런 문제 생길 수 있어요).
< 베트남 25세 경북김천 5 년> 저는 고민은 없었어요. 그냥 한국말로 얘기해야 되는 거 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여기 한국이니까 한국말로 얘기해주는 거 당연하잖아요. 뭐 베트 남말로 가르쳐주고 싶으면 좀 더 크면 가르쳐주면 되고. 일단은 한국말이 문제잖아요. 애들 한글말 모르면 학교도 못 들어가고, 친구들한테 뭐 놀림 당하잖아요. 주목할 만한 점은 실제로는 자신이나 주위에서 자녀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적극적 수준에서 모국어를 쓰는 경우를 발견할 수 없으면서도 모국어 사용이 자녀에게 가져 올 부정적 영향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게 유지, 강화되는 일종의 신화화 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주변에는 동남아 언어 습득 내지 이중언어 발달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게 해줄 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 반면, 부정적 효과를 확인시켜줄 만한 사례는 자녀 중에, 또는 주위에서 흔히 보고되고 있다. 자녀의 언어 발달이나 사회성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를 발견한 이들은 다른 원인의 가능성은 배제한 채 어머니의 모국어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자신의 모국어 사용이 가져올 부정적 효과에 대한 믿음을 강화 시켜 가고 있다.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제가 옛날에 한국말 많이 못 했잖아요? ( 지금은 돌아 가신) 시아버지는 제가 한국어도 많이 배웠고, 그 다음에( 한국어 많이 배운 후에) 아들 한테 한국어 가르쳐 주고, ( 그렇지 않고) 베트남어 가르쳐 주면 나중에 어떻게 잘 못 학교 다녀. 시아버지 이렇게 생각해요.... 우리 아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나? 베트남 말 도 모르고, 한국말 많이 얘는 한국아이들처럼 못하죠. 우리 아들들은.... 옆에 결혼이민 자 한국 온 지 4 년 됐어요. 애기가 베트남어 잘 해요. 그런데, 한국어 못해. 엄마가 베 트남어로만 말하니까 베트남어는 잘 해요. 문제는 한국어 못해요. 가끔은 말 많이 못해 요. < 베트남 28세 경기여주 7 년> 아빠가 베트남 말 가르치지 마. 머리 아파 걱정해. 우 리 아들 머리 아파 가르치지 마.... 베트남말 아이 가르치면 머리 아파. 친구 아기 베트 남 갔어( 보냈었어요). 한국말 몰라. 지금 어린이 집 보내 지금 베트남말 알아. ( 제) 친 구 베트남 말 알아. 여기 사는 아기 베트남 말 알아, 한국말 몰라. ( 어린이집에서) 친구 ( 가 하는 말) 무슨 얘기인지 몰라. 지금 한국말 공부 시작. 아들( 이) 6 살( 인데,) 베트남 어 잘하고 한국말 몰라. 지금 한국말 어린이 집 보내. ( 한국) 말 조금. 우리 아기 더 잘 해. 여기( 친구 아들은) 한국말 몰라. 베트남말 알아.... 시어머니가 베트남어 안 가르쳐 도 돼. 한국 여기 살면 한국말 잘 하고 베트남어 몰라도 돼. 안 가르쳐. 엄마 친구가 모 두 안 가르쳐줘도 돼요. 앞으로 커( 크면) 천천히 가르쳐도 돼. 지금 아기 머리 아파서 안 돼. 지금 ( 베트남말 안 가르치니까) 한국사람처럼 머리 똑똑해서 좋아. < 베트남 42세 경기부천 12 년(14 년)> 내가 생각만. 간 적 있어. 그때 선생님, 어린이집 선생님은 지금 자꾸 베트남말 해( 하면), 아이들이 머리 안 좋아, 자꾸 베트남말 해. 한 국말 해( 두가지 말 하면). 아기 힘들어. 어린이집 선생님.... 그 선생님은 그냥 한국말 가르쳐줘. 그 진짜 맞아요. 지금 딴 사람 베트남 아기 보내. 두 살, 세 살 보내 한국와 진짜 머리 안 좋아. < 베트남 26세 서울 6 년> ( 아이가) 두 살 때 한국말 시작하잖아요? ( 그때) 베트남에 가면( 갔더니) 갑자기 한국말 떨어져요. 왜 그래? 다른 나라니까 그랬어요. ** 이. 2살 때 한국말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베트남 가. 자기 갑자기 한국말 안 해. ** 딱 안 해. 얘는 왜그래? 처음에 말 시작 않나 이렇게. 절대 말 안 했어요. 되게 걱정해요. 그런 데 지금 말해. 그런데 ( 베트남에서 돌아와서도) ** 이 어린이집 선생님 말 다 알아듣고 말 안 해.... ( 그때 그런 것으로 봐서 지금도) 만약에 베트남어만 사용하면 한국어 얘기 안하지.... ( 말을 안해서) 불안했지. 걱정했지. 언어 치료했잖아. 그냥 무료, 무료해서. 이렇게 복지관에서.... 저번에 ** 이 무슨 말 했어. 저 마음이 아팠어요. 엄마, 다른 친
구가 유치원 가잖아요. 나 왜그래? 아침에 어린이집 보내? 그랬어요. 저 그냥 ** 아 너 언어 때문에 그랬어. 이번에 한글하고 수학 많이 공부 잘하면 내년 엄마가 유치원 보내. 그랬어. 자기 알았어. 내년에 꼭 유치원 보내줘. 그랬어.... ** 이한테 베트남 어 안했어요. 왜 그래?( 왜냐하면) 베트남말 하면 ** 이 커서 한국말 안해 어떡해. ( 안하 면 어떻게 해요. 그래서) 베트남말 안했어요.... (Q: 가까이 있는 사람. 이웃 사람이나 친구들 중에서 한국말도 잘하고 베트남어도 잘하는 아이 본 적 있어요?) 없어요. (Q: 주변에 있는 친구 아이들은 무슨 말?) 그냥 한국말. 말 잘하지 않고 그냥 보통. 저 생 각하는 게. 베트남말 ( 하면) 나중에 한국말 못하면 어떡해. < 태국 47세 충남금산 11 년> ** 이 지금 한국말 좀 좀 안돼. 언어, 언어 이런 거 좀 안 돼....(Q: 태국어는 처음부터 가르칠 생각이 없었던 거에요?) 생각 없어요. 처음 이거 한국어 때메.... ( 서울에 사는) 친구( 아이들) 도 한국말 좀 안돼. 똑같애요. 그런데, 이러한 신화가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과 동일시되는 모든 언어에 적용되는 것 은 아니다. 영어와 관련해서는 자녀 발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발견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자녀의 언어발달과 사회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중적 태도도 발견된 다. < 필리핀 32세 서울 6 년> 형님이 ** 한테 막 영어 쓰라고. 근데 제가 아직 어려서. 근데 형님 막, 시어머니도, 영어 좀 가르쳐줘 그래서. 조금조금씩 가르쳐줘요. (Q:. 시어 머니랑 형님은 은하한테 영어 가르쳐주라고. 처음부터 그러셨어요?) 예. (Q: 애기 태어 나면서부터요?) 예.... 그냥 애기랑 말 영어로 하라고 이렇게. 형님가 ** 한테 막 영어로 말하라고. 다른 건 말 그런 거 안 해요. 이것저것 해봐, 막 이런 그런 거 안 했어요. ( 이 문제에 대해서만 그렇게 하라고 그래요.)... 제가 아직 안 가르쳐주니까 다른 주변 사람 들은 어? 니 엄마가 영어 잘 하면서 너 왜 영어 안 해? 막 이래. 2) 비판의 대상, 부담과 부끄러움의 대상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모국어 사용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모국어 자 체에 대해, 모국어 사용에 대해 명시적으로 부정적 태도를 내보이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살 아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 베트남 35세 충북보은 7 년> 애들 아빠가 하지마. 베트남말. 하지말라고.... ( 그래 서) 베트남말 안했어. 애들 아빠 안 좋아해. 한국말만 해요. 한국말만 해요.... 베트남어 만 자꾸 사용. 근데 나가 사람, 한국 사람 기분 안 좋아. 한국말 써야 해. 베트남말 쓰지 말라고. 한국 나라 사람, 왜 자꾸 베트남말 써. 우리 진짜 기분 나빠요.... 내가 회사 가 서요. 베트남 사람, 3 명, 4 명 있어. 바로 오자마자 팀장, 저한테, 베트남말 쓰지 마. 그런 얘기 했어요. 시끄러워요.... 내가 친구집에 가, 근데 우리 처음에 베트남말 했는데, 시 어머니 싫어하지. 기분 나뻐요. < 베트남 25세 충북영동 7 년> 한국도 베트남 배우는 것 안 좋아 하잖아요. (Q; 어떻게 아 셨어요?) 어떻게 알아요.( 어떻게 아느냐하면) 베트남 말로 하면 조금 안 좋아해요. (Q: 특 히 누가 안 좋아 하던가요?) 애기 아빠. (Q: 애기 아빠가 베트남 말 하는 거 안 좋아 하세 요?) 예. < 베트남 38세 서울 4 년(7 년)> 처음 왔을 때 ( 한국말) 몰랐잖아. 또 베트남 말 근데 요즘 가끔 우리 ( 베트남출신 친구들과) 통화하면은 또. 남편도 베트남 쓰지 마라고 이 렇게 얘기했어요. (Q: 아, 남편도요?) 베트남 말로 하면은 나중에 언제든지 ( 한국어 언
제) 잘해 몰라 하잖아 그래 한국어를... 말은 해. 친구 자주 만나지 마라고. 결혼이주자들은 한국생활 초기부터 자신의 모국어 사용에 대해 남편이나 시댁 식구들이 부정적 태도를 보여 왔던 바에 익숙해 있다. 특히, 시댁식구와 동거한 적이 있는 결혼이민 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러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다른 부분에서는 허용적인 태도를 보이던 가족들조차 모국어를 사용하는데 대해서는, 특히 자녀를 대상으로 사용하는데 대해서는 지 극히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아온 이들이 부정적 시선의 대상이 되 는 모국어에 대해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그때는 시어머니가 나중에 베트남 친구가 집에 와요. 우리 너무 심심해서 전화하고. 시어머니가 큰 소리 내고, 요금 얼마나 비싸냐? 베트남어 뭐, 뭐. 한국말로 하지. 우리 시어머니가 무슨 말인지 몰라 답답해 하고. 큰 소리 내고. 우리 시어머니 옆에 있으면 통화 못 해요. 친구도 다 마찬가지야. 시어머니 계실 때는 통화 못 해. 그런데 어떻게 베트남 사람이 한국말로 해요? 어떻게 해요? 한국 사람들은 영어 통화 가능해요? ( 그런데 시어머니는) 베트남 말 하면, 베트남 가. 한국말 안 하려 면 베트남 가.... 시아버지가 옛날에 큰 애 베트남어 가르쳐 주고 싶은데 베트남어 가 르쳐 주고 싶으면 너 베트남 가. 우리 손자 한국어 배우지, 왜 베트남어 배우냐? 그 때 옛날 시아버지 계실 때. 언제 놀러 왔는데 제가 습관( 적으로) 베트남어( 하니까). 너 베트남어 하냐? 너 고집 세. 뭐, 뭐. 그래서 그 때 큰 애한테는 베트남어 못 가르 쳐 주었어요. < 베트남 27세 충북보은 7 년> ( 베트남말) 저도 하고 싶었는데 식구들이 안 그래요. 혼 나요. 무슨 얘기인지 모르고. ( 나와 아이) 둘만 알면 답답한가 봐요. 어차피 같이 사니 까 답답하죠. 나랑 이( 첫째) 만 베트남 말 하면 쟤네들이 무슨 말을 하나 부모님이 조금 서운하죠. 시어머니랑 사이 너무 좋아요. ( 그런데도 베트남말 하면) 시어머니가 아휴, 답답해 죽겠네 이런 식으로.... ( 시) 부모님 베트남말 하는 거 싫어해요. ( 베트 남) 친구들 오면 한국말 조금 하고. 시부모님이 여기에 사는데 한국말 해야지. 이렇게만 말해요.... 베트남말 하는 것도 싫어하고 아이 베트남 가서 베트남 말 다 배워서 오는 것도 싫어하고. 시어머니는 무조건 싫어하시는 거에요. 안된다고. 결혼이주자나 자녀의 모국어 사용에 대해 쏟아지는 부정적인 태도는 가족 내에서 뿐 아니 라 밖에서도 이어진다. 많은 결혼이주자들은 길거리나 시장 등에서 모국어 사용을 향한 부 정적인 시선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러한 시선 하에서 결혼이주자들은 자신의 모국어에 대 한 긍정적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심지어 부끄러움의 대상으로 폄하하기도 한 다. < 베트남 28세 경기여주 7 년> 사람들이 ( 베트남말 하면) 모두 구경해. 조금 부끄러워. 한국말 하면 안 부끄러워. 집에서 문 닫아. 친구들이랑 얘기해요. 밖에 나가 한국말 안 부끄러워. 베트남말 부끄러워. 사람들 많이 보면 창피해... < 캄보디아 29세 충북영동 6 년> (Q: 한국 사람 있는 데서는 캄보디아말 하는 거 좀 싫으 세요?) 너무 쑥스러워요. (Q: 왜요?) 그냥 말 안 하고 싶어요. 캄보디아말은. 다 한국 사람 인데 혼자 캄보디아말로 안 하고 싶고. (Q: 그래서 답답해도 캄보디아말은 안 하시는 건가 요?) 네. 혼자 있어도 말 안 해요. 더욱이, 모국어 사용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자신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도 이 어지기 쉽다는 점 때문에 모국어는 일종의 부담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 자녀의 모국어 사용 으로 인해 교우와의 관계 형성이 어렵고 교사 역시 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경
우도 있어 학교, 어린이집 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인 어머니 의 자녀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림과 따돌림의 대상이 될 우려가 큰 상황에서 모국어를 습득 해 언어적 특수성까지 부각될 경우 자녀의 어린이집, 학교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 베트남에서 18 개월만에 돌아온 둘째가) 집에서 문 제 생기고 유치원에서 문제 생겨서 어쩔 수 없이 베트남어 포기하고 한국어 배워줘요....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듣겠다고. 친구 때리고 뭐. 제가 어쩔 수 없어서 한국어 빨리 배우고 한국말로 빨리빨리 가르쳐주고. 유치원 적응할 수 있고.... 그냥 베트남어 포기하고 한국어 계속 막 해줘요.... 원장님이 더 이상 우리 애 못 봐 줘요. 다른 친구 때리고 말 잘 안 듣고. 뭐, 뭐 때문에 더 이상 못 봐줘요. ( 라고 했어 요)... 선생님이 처음에는 이해했는데, 너무 애들이랑 싸우고 말도 안 듣고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 우리 더 이상 못 가르쳐요. 그래 제가 베트남어 포기하고 빨리 한국말 가 르쳐줘요. < 베트남 28세 경기여주 7 년> ( 시장 가면) 저기 " 베트남말 시끄러워." 아줌마들 싫어해. 할머니들 외국사람 여기 누가 알아? 베트남 말 하지 마. 한국말 얘기해. 할머니들 모두 이야기 해. 한국말만( 해). 베트남어 시끄러워. 할머니 조금 무서워.... 시장아 줌마 ( 아이에게) 베트남 말 가르치지 마.... 우리 아기 앞으로 학교 다녀요. 친구들 모두 잊어. 너( 의) 엄마( 가) 베트남 사람( 이라는 것을) 잊어( 잊도록 하는 게). 더 좋아. 생각하는 게 한국 사람인 게 더 좋아. 엄마 생각 베트남 사람 항상 우리 아기 안 좋아. 우리 엄마 다른 나라 왔어. 장난. 친구 안 놀아. 안 같이 놀아. < 베트남 32세 충북영동 7 년> 어저께 ( 아이가 유치원에서) 다른 친구들이 그래. 엄마 베트남 사람 그러더니 아무 말도 안 해요. 애가. 아무말도 안 해요. 집에 와서 가방 내려 놓고 엄청 울어요. 왜 울어? 엄마 때문에 울어요. 엄마 못생겨서 엄마( 한테) 화났어? 아니요, 엄마( 한테) 화난 게 아니라요. 그럼 왜 울어요. 빨리 말해. 어린이집 가서 친 구들이 엄마 베트남 사람, 외국 사람( 이라고 놀려서) 나 울어요. 그래서 속상해? 울어 해? 네. 베트남 사람 때문에 무시한 거야? 네. 그래서 내가 선생님한테 직접 물어 했는데, 그래 선생님이 다른 친구들하고 있는데 친구가 **, 너 엄마( 가) 베트남 사람( 이 니까) 같이 놀아 안 하는 거에요. 안 같이 노는 거예요. 속상해. 그것 때문에 스스로 ** 이 한국말 많이 많이 다 알아들으면 그런 거에요. 이처럼 모국어가 부정적 요소로 폄하되는 가운데 출신사회에서 해당언어에 대해 긍정적 가치를 발달시켰던 결혼이주여성들이라도 그러한 가치를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더욱 이, 결혼이주여성인 어머니의 모국어 사용에 대해, 해당 언어 자체에 대해 자녀들이 긍정적 인 가치를 형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심지어 어머니의 모국어에 대해 거리를 두고 이상 한 것 으로 여기기도 하고 어머니가 그 언어를 사용하는데 대해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태도 를 드러낼 정도로 그 양상이 심각한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가족원들만 있을 때에는 그렇 지 않던 자녀들도 외부인이 있을 때에는 어머니의 모국어 사용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내보 이면서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얘들은 우리 베트남어 이상한 느낌 있거든요. " 엄마 한국말 해. 베트남어 내가 이해 안 가. 한국말로 해. 이렇게 해요. 그러면 제가 알았 어. 베트남 말 안 하고 한국말로 해요... 우리 아들은 무시 아니고 이해 안 가서 답답해 요. 그래서 너 엄마 언어 무시야? ( 하면) 아니야. 엄마 무슨 말 알고 싶은데 이해 안 가서 답답해. 이렇게 해요.... 우리 아들은 엄마 베트남어 하지마. 한국말을 더 잘 해.
< 베트남 32세 충북영동 7 년> 내가 ** 아, 외할아버지는 베트남 말로 ** 야 그랬더니 아, 싫어 어려워서요. 안 배운다고 그래서 그냥 한국말( 만) 배워요.... ** 아, 한국 1, 2, 3, 4 하잖아. 숫자. 근데 베트남 말 엄청 어려워요. 몰라요. 도망 가. 나 싫어요. < 태국 38세 전북장수 10 년> 한국어는 문제가 없어요, 우리 아이들은. 그래, 그리고 문 제없고. 그리고 태국말은 할 생각도 않고. 왜냐면 엄마도 쓰는 적이 없으니까. 뭐 이렇 게 알려주는 적도 없고, 누구랑 이렇게 얘기하는 적도 없고. 또 전화 받을 때, 나가 하 라고 했잖아요, 저보고. 못 알아들으니까. (Q: 아이들이요?) 네. 아빠도 그래요. 시끄럽 다고. 못 알아들으니까. 나가서 하라 그래, 저보고. 시끄럽다고. 테레비 보고 있는데 시 끄럽다고 나가서 하라고. 그 정도. 그래요. (Q: 혹시 한국말로 얘기하고 있어도 나가라 고 그래요?) 아니요. 한국말은 괜찮아요. 태국말로 할 때는 시끄럽다고 < 베트남 28세 경기여주 7 년> 베트남 전화( 하면) 막 시끄러 화를 내. 첫째 아들 ( 이) 엄마 시끄러. 엄마 무슨 말 ( 하는거야). 시끄러워. 끊어.... 아들은 베트남 친 구가 오는 것도 싫어해. 시끄럽다고. 우리 아기 있을 때는 ( 베트남) 친구 안 만나.... 우 리 길에서 만나면 그냥 인사하고 가. 우리 아들 엄마 빨리 가 서로 얘기 안돼.... 듣기 싫어 그래요. 가르( 쳐도) 안 들어. 싫어. < 베트남 35세 충북보은 7 년> 택시타고 애기하고 무슨 말을 너무 꼭꼭 숨기니까. 내가 ( 베트남어로) 얘기해, 기사아저씨 몰라요. 우리 애기 저한테, 엄마, 베트남말 많이 쓰지 마. 그래가지고 마음 챙피했어요. 그런데, 이러한 점에서도 영어는 대조적이라고 할 만큼 현저히 다른 가치의 대상이 된다. 영어를 둘러싸고는 자녀나 가족원들이 부담스러워하거나 비난하는 등 부정적 태도를 내보이 지 않을 뿐 더러 오히려 결혼이주자의 적극성과는 별개로 자녀 자신이 어머니의 영어 사용 을 요구할 만큼 대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 비교-주요 2> 4 살 할 때까지는 잘 안해요. 영어는. 안 했어요. 지금만 막 시작하고.... 지금은 5 살 됐는데 지금은 써요. 그 전에는 안 써요. 지금은 조금조금 써요. 왜냐면 유 치원에서 영어도 ( 배우니까요).,,, 저도 지금은 ** 나이 5살이면은 영어 유치원에서 영 어 했거나 나도 ** 는 조금 영어 조금이라도 영어 가르쳐줄까. 그래서 조금조금.... 학교 에 들아가면 또 영어 수업도 있쟎아요. 지금, 요즘에 그렇게 다.... 가끔씩은 ** 는, 영어 책 엄마 이거 읽어줘, 읽으자 이래요. 그때 해요. 애기가 하고 싶어서. 3) 한국어 교육자이라는 커다란 산 뒤에 있는 일종의 사치 특정 언어에 대한 태도나 가치는 언어 사용과 관련해 해당 주체에게 기대되는 역할과 밀 접히 관련되어 있다. 결혼이주여성, 특히 동남아 출신 여성에게는 흔히 가정에 충실한 여 성 으로서 일상생활을 위한 가사노동과 함께 자녀양육ㆍ교육이 핵심적인 역할로 기대되는 데, 이러한 역할 수행에 있어 언어는 핵심적인 수단이자 역할 수행 노력의 충실성을 가늠하 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이선 외 2006: 160, 176-185). 그런데, 결혼이주여성의 역 할 수행과 관련된 언어는 전적으로 한국사회의 지배적인 언어, 즉 한국어일 뿐이며 이들의 모국어는 고려조차 되지 않는다. 한국인 남편의 부인으로서, 한국인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가족 내 역할에 충실할수록 결혼이주여성은 일상적 의사소통을 위해, 자녀 양육ㆍ교육을 위 해 한국어를 사용하는 ( 그렇게 하고자 노력하는) 한국어 사용자일 뿐 모국어 사용자로서 그 들의 면모는 완전히 가려지게 된다. 자녀 양육ㆍ교육의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부과하는 젠더구조 하에서 이러한 양상은 일종의 숙명 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더해,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어 역량의 한계로 인해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투사하며 자녀의 언어 발달에 있어 한국어 교육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제가 큰 애가 옛날에 집에서 제가 책 사와 가지고 매 일 매일 가르쳐주고. 한국어 책을. < 베트남 30세 경기여주 7 년> 만약에 애기 처음에 한국말 모르면 애기, 엄마 이거 뭐? 엄마 몰라요. 애기도 몰라요. 그때 좀 안 좋아죠. 한국말 잘 하면 괜찮은데. 만약 어떤 엄마가 한국말 모를 때, 애기, 엄마, 이거 뭐? 모르고. 또 애기 어린이집 갔다 올 때 무슨 배우고 무슨 숙제 하고 못 도와주고 애기 혼자 해야 되고.... 걱정 많이 했 죠. 애기 나중에 친구들, 엄마 때문에 자기 한국말 몰랐고, 막 친구들 같이 막 놀리고, 너 엄마 외국 사람이니까 한국말 모르고... 그 걱정 많이 했죠. 그때 제가 많이 노력했 죠. 학교( 센터) 도 가고. 일 안 나가고, 일 그만 하고 학교 계속 공부하고. 한국어, 한국 말 잘 하려면 무슨 책 많이 읽고, 테레비 소리 많이 들으고, 발음이나 한국글이나 다 많 이 연습하고. 나중에 애기 가르칠 수 있게끔. 자신도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를 자녀가 충분히 습득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커다란 산 에 직면한 결혼이주자에게 있어 모국어는 일종의 사치라고 할 만큼 주변적인 가치 이상의 의미 를 지니기 어렵다. 물론 모국어의 가치를 저해하는 다층적인 요인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일 부 여성들은 스스로 모국어에 가치를 부여하며 모국어 사용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 고 모국어 사용에 대한 욕구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넘어야 할 한국어 교육자로서의 커다란 산에 직면하는 순간 이러한 욕구가 가지는 우선순위, 모국어가 지니는 가치는 현저 히 저하될 수 밖에 없다. 4) 실용적이 의문스러운 주변적 외국어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남아 언어에 대해 해당 언어 배경을 지닌 결혼이주여성 자 신이나 가족원 등이 부여하는 가치는 해당 언어가 자녀 발달에 있어 지닐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지배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의 모국어와 자녀 발달의 관계는 상당히 부정적인 방향에서 접근되는 경향이 팽배해 있는 가운데서도 모국어가 자녀에게 미칠 긍정적인 영향 의 가능성이 완전히 간과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비교적 긍정적 시각에서 자녀와 결혼이 주여성의 모국어를 관련시키는데 있어 드러나는 경향 중 하나는 일상적 생활을 통한 사회 화, 문화화 과정의 일부로 언어를 바라보기 보다는 삶의 질서 전반으로부터 언어만을 구분 해 오직 언어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모국어를 가족 문화의 일부로 받 아들이기 보다는 하나의 외국어로 접근하는 것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Q: 베트남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싶은 거는요? 엄마 가 베트남 사람이니까) 언어만. 언어는 제일 먼저 가르쳐 주고. 나중에 자기가 뭐 배우 고 싶으면 베트남 가르쳐 주지만, 지금은 언어만. < 베트남 33세 경기안양 8 년> (Q: 아이에게 베트남 문화를 가르치거나 아이들에게 알 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적은 없으신가 보내요?) 말만. 말과 쓰는 것만 가르쳐 주 고. 모국어 사용에 대해 부정적 시선에 둘러싸여 있고 한국어 교육을 둘러싼 커다란 산에 직 면한 가운데에서도 일부 결혼이주자들이 모국어가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일종의 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국어 인 모국어가 자녀의 미래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 < 태국 39세 서울 12 년> 애들이 한국에 사니까 애들도 한국인이니까 한국을 먼저 배우 는 게 좋겠죠. 애들이 또 한국 사람을 원해요. 한국이 발전했고 한국문화도 좋고 그래서 저는 태국보다 한국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이가 두 가지 국적을 갖고 있는 것도 있지만 저도 처음에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복잡해서. 어차피 애들이 한 국인이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 태국인이 될 필요 없다고 그래서 그냥 한국아이로 키워 요. 왜냐하면 한국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경제도 더 낫고 태국보다 발달했잖아요. 그래서 뭐 하러 아이들을 태국국적 가지냐고 해서.... 저도 알아요. 태국어를 배우는 것이 지금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요. 근데 20 년 후에는 모르잖아요. 나중에 태국 나가서... 태국에 삼성 등 지사들이 많잖아요. 배우면 좋잖아요. < 베트남 38세 경기의정부 14 년> 베트남 말 가르쳤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중 국어도, 한자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여러 언어 있잖아요. < 베트남 27세 서울 7 년> 제 생각. 제 생각 ** 이 지금 말 베트남 조금 ( 하) 잖아요. 그 래서 앞으로 ** 이도 가르쳐 하고 이 많이 가르쳐 하고. 그래 나중에 크면 베트남 말 잘 하잖아요. 자기 나중에 베트남 사업하고 싶으면 그 때 베트남 말 잘 알잖아요. 그 러면 ( 좋죠). 그러나, 외국어로서 해당 언어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결혼이주자의 모국어가 지니 는 가치는 그리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영어 라는 지배적 외국어와는 비교도 될 수 없을 정 도로 미약하다. 결국 주류사회의 언어인 한국어에 비해, 공식교육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인 정받고 쓰임새도 확실할 것으로 기대되는 세계 언어에 비해 동남아 출신자들의 모국어는 자 녀가 힘들여 습득해야 할 만큼 확실한 가치를 지니지 못하며 미래의 활용 가능성 역시 불투 명하다. 그런 만큼 보다 분명한 가치를 부여받고 있는 주류언어나 지배적 외국어 습득 기회 를 희생하면서까지 그 가치가 불분명한 언어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당사자들로서는 언어의 위계구조에서 최하위에 있는 자 신의 모국어 사용에 대해, 자녀의 모국어 습득에 대해 우선순위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자신의 모국어가 지닐 수 있는 최대의 가치는 중층 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적 제약 요인이 해결된 상황에서 인사를 나눌 정도로 제한적 수준에서나 배워놓을 만한 것 정도이다. 외갓집 식구( 자신의 친정) 들과 < 태국 49세 충북보은 11 년> 영어 많이 말하고, 태국말, 영어말, 한국말 해요. 세 개 나 라말. 나중에 그냥 말 많이 아는 거 괜찮아. 이거는 괜찮아. ( 아들) 커서 공부.... 나중에 애기는 좀 같이. 세 개 나라( 말) 같이 같이.... 영어. 일번은 영어. 그리고 한국 어. 한국어가 두 번째. 태국말은 세 번째. < 태국 35세 전북장수 9 년> 만약 크면은 태국하고 뭐 하고 애들이 할 일 있는 것 같애. 근데 별로 없는 것 같애.... 영어 많이 사용하잖아요? 여러나라 살잖아요... 태국어 만 약 가르치려면은 우리끼리만 가르치기는 하는데 크게 생각은 안해요. < 베트남 28세 경기여주 7 년> ( 베트남 가도) 오래 안 살면 여행 2 년 한 번 가 일주일. 우리 만날 사람 베트남 만날 사람 없어. 여기 오래 살아 한국말 더 잘해 더 좋아. 베트 남 말 안 써. ( 그러니까) 지금 영어 더 가르쳐. 베트남말 보다. 베트남 외국 가는 것 외 에는 없어. 베트남 조금 모두 항상 영어 써. 베트남어 없어. 여기 안 가르쳐. 베트남어 가르치는 학교 없어, 항상 영어 가르쳐. 그냥 영어 가르쳐. 거기 영어 써도 돼. 베트남어 안 가르치고 싶어.
< 베트남 30세 경기여주 7 년> 베트남말 가끔씩 그냥 집에서 사용하고. 영어처럼 배울 때. 너무 베트남말 배우면 한국말 못 하면 또 안 되고.... 영어 유명하잖아? 어디 나라 가면 영어 다 사용할 수 있으니까. 베트남 가면 영어 사용할 수 있고. 지금 우리나라 예 전에 영어 많이 못 배워. 지금 아이들 조금부터 다 영어 배우고. 영어 너무 좋아. < 베트남 35세 충북보은 7 년> 앞으로 제가 시간 있으면 ** 이 베트남말 가르쳐줘 해요. 왜 냐하면 베트남말 알아요, 한국말도 알아요. 또 영어를 알어, 나중에 괜찮은데요. (Q: 아이가 베트남말, 영어, 한국어 중에 제일 잘 했으면 좋겠는 말은 뭐예요? 세 개 중에?) 영어. 영어 도 발음을 좀 정확하게. 영어, 어디 가야, 영어, 이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해 봐. 이 거잖아. 선생님도, 아이고 발음 좀 좋아. 정확하게. < 베트남 32세 충북영동 7 년> 영어하고 한국말 하고 다 똑같이 ( 잘했으면 좋겠어요). 왜 ( 냐하면)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영어 하잖아요. 근데 우선은 영어 잘 해야 해요. (Q: 한국 어, 영어, 베트남어. 그러면 무엇을 제일 잘 하면 좋겠어요?) 영어하고 한국어하고. (Q: 그 중에 하나 고르라면요?) 우리 한국어.... 우선은 한국말 하고, 영어 하고, 그 다음에 베트남 어 가르쳐 주면 되는데. 다음에 대화해도 되잖아요. 나중에 크면. < 베트남 25세 경북김천 5 년> 근데 애가 크면 스스로 뭐, 엄마 대해서도 알아야 되는 건 맞잖아요. 엄마 출신이 베트남이잖아요. 아무래도 뭐 베트남말 배워야 된다는 거 당 연하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두 가지 잘 하면 좋은데요. 근데 베트남말 몰라도, 뭐 잘 못 해도 상관없어요. 왜냐하면 뭐 ** 이가 베트남 가서 계속 사는 것도 아니고. 일단 은 한국말 잘 해야 돼요. 5. 결론 한국사회로의 이주와 한국인과의 가족생활을 계기로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의 질서가 전반적으로 재구성되는 가운데, 이들의 언어 세계 역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어가 지배하고 언어간 위계서열이 극명한 환경 속에서 이들은 그간 당연시해왔던 모국 어 규정과 모국어의 가치, 언어 사용자로서 자신의 정체성 등을 둘러싼 일련의 질문에 직면 해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은 모국어 보다는 한국어를 우선 시하며 언어 사용자로서 자신 역시 모국어 사용자로서의 면모 보다는 한국어 사용자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가족 내에서는 한국어 사용자로서의 모습이 강하게 드러나 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자신의 모국어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지는 것은 아니 다. 언어 질서에 있어 이들은 가족 내외에 서로 구분된 한국어 지배적 세계와 모국어가 작 동하는 세계 사이에 서 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이들의 역할이 서로 다른 언어세계를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분선이 유지되도록 하는데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결혼이주 자들은 철저한 언어 전환을 통해 자신만이 서로 다른 언어세계를 오고갈 뿐이며 결과적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듯 보이는 가족원이나 이들과 비교적 밀접한 관계를 지닌 한국인들에게 결 혼이주자의 모국어는 자신과는 철저하게 구분된 외부의 언어로 남아있다. 이러한 질서 하에 서는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존재와 더불어 이들의 모국어가 한국사회에 등장했다는 점만으로 동남아 언어가 그 가족원이나 한국사회에게 의미 있는 언어로 위치를 찾아가기 어 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언어는 단지 가족원과 구분된 결혼이주자 개인의 언어, 한국인 들과 구분된 결혼이주자 그들만의 언어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생활의 순간 순간 과연 어떠한 언어를 사용할 것인가는 결혼이주자의 고민거리 중 하나이
다. 물론 이러한 고민은 서로 분리된 언어세계의 경계선 상에 있는, 두 언어 세계 사이에 끼인 결혼이주자 당사자들에게 한정된 것일 뿐, 생활을 공유하는 가족원들도 이해하지 못 한다.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언어세계에 있어 전혀 다른 위치에 있는 가족들은 이를 이해할 필요조자 느끼지 못하며 심지어 고민의 존재 자체에 둔감하기까지 하다. 언어 사용을 둘러싼 결혼이주자들의 고민의 뿌리는 결국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고 자랑스러워했던 모국어가 한국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한국사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더 이 상 긍정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자신의 모국어 사용에 대해 노골적인 제재가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가운데 결혼이주자들은 해당 언어에 대해 출신사회에서 형성, 발달시 켰던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자신의 모국어 자체를 부담스럽고 부끄러운 대상 으로 치부하는 사례까지 나타날 정도이다. 물론 모든 동남아 출신 여성들이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동남아 출신 이주여 성 가운데 필리핀 출신 여성, 특히 영어를 비교적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중산층 이상의 고학력 여성들은 모국어 사용에 대한 모순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처럼 보인다. 그 러나, 이들 역시 언어 사용을 둘러싼 고민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여타 의 이주여성들에 비해 자신과 관련이 된 일부 언어가 사회적으로 지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러한 인정에서 동남아지역 내지 동남아 출신자, 필리핀과 필리핀 출신자와 의 관계성은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세계 언어가 인정을 받는 동시에 가족 의 언어였던 지역언어, 출신국가 정체성의 상징인 따갈로그어는 가치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 채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언어 배경을 지닌 필리핀 여성들이 자신과 관련된 것으로 인정되는 여러 언어 간의 가치의 분화를 경험하면서 모국어 규정에 있어 혼란을 겪고 있는데 비해, 베트 남, 태국, 캄보디아 출신 여성들은 자신의 모국어에서 긍정적 가치 부여의 가능성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들에게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모국어가 일종의 숙명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특히, 결혼이주자의 모국어에 대한 가치 형성에 있어 결정적인 자녀에 대한 영 향력에 있어 이들의 모국어는 지극히 부정적 요인으로 폄하되고 있다. 해당 언어에 대한 노 골적으로 부정적 태도와 어머니에게 자녀교육 역할을 전담시키는 젠더구조가 결합되면서 동 남아와의 관련성을 인정받는 언어들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결국 자녀 교육자로 서 결혼이주여성 자신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언어 라는 인식이 굳어져 가고 있다. 현 실적으로는 객관적 근거를 찾아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믿음 자체가 현실을 규정하면서 믿음을 강화하는 일종의 신화화 양상까지 발견될 정도이다. 그나마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과 관련된 언어가 부여받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가치 는 외국어로서 해당 언어가 지닐 수 있는 가능성에 있다. 그러나, 그 언어의 가치는 한국어 나 세계 언어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이 가치가 낮은, 무시할 만한 주변적인 외국어 일 뿐이다. 최근 들어 동남아 언어와 관련해 전개되고 있는 소위 이중언어교육 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란 이처럼 언어의 위계 구조 속에서 가장 낮은 위치를 차지하 는, 기껏해야 지극히 불안정하고 주변적인 가치만을 인정받는 외국어로서의 위상 정도이다. 물론 언어의 사회적 위상은 고정된 것이 아닌 만큼, 동남아 언어와 관련된 사회적 움직임에 따라 동남아 언어의 위상과 사회적 가치 역시 현재와는 다른 방향으로 재구성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극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경도되어 있는 동남아 언어의 가치와 위상 자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특별한 관심과 조치가 없는 한 이중언어교육과 같은 움직임은 결국 동남아 언어의 주변적 위상과 지극히 부정적인 가치를 공적으로 확인하고 사회적으로 확산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용문헌 김이선 외. 2006. 여성결혼이민자의 문화적 갈등 경험과 소통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황정미 외. 2007. 한국사회의 다민족ㆍ 다문화 지향성에 관한 조사 연구. 한국여성정책 연구원. Harding, Edith & Philip Riley. 1986. The Bilingual Family: A Handbook for Parents. Cambridge University Press. Nerenberg, Shiraz. 2008. Language in the Bilingual Family: A Study of Policy, Ideology and Shift. VDM Verlag Dr. Müller Piller, Ingrid. 2001. Pirvate Language Planning: The best of both worlds?. Estudios de Sociolingüística 2(1): 61-80. Yamamoto, Masayo. 2001. Language Use in Interlingual Families: A Japanese-English Sociolinguistic Study. Clecedon, England/ Buffalo, N.Y.: Multilingual Matters.. 2005. "What Makes Who Choose What Languages to Whom? : Language Use in Japanese-Filipino Interlingual Families in Japan."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Bilingual Education and Bilingualism 8(6): 588-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