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TEX Society
한글의 가독성에 관한 연구사례
머리말 가독성이란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요인(readability)과 얼마나 읽기 쉽게 조판되었는가 하는 요인(legibility), 양쪽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이 글에서 다루는 가 독성은 legibility 에 가깝다. 서양에서는 알파벳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하여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활판 인쇄 술이 발명되기 전 수도원에서 성경을 베껴쓰는 수도사나 필사를 전문직업으로 삼는 사 람[ 筆 耕 士 ]들이 있었다. 이들은 책을 보기 좋게 만드는 요인에 대해 연구하였고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이용하여 42행 성서 를 인쇄한 뒤에도 전승되어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조판 방식에 일조하였다. 알파벳 작도법을 다룬 다양한 책이 나왔 고, 젠슨(Jenson), 게라몬드(Garamond), 캐슬론(Caslon), 배스커빌(Baskerville), 보도니 (Bodoni) 등 현재까지도 유명한 활자가 등장하였다. 가독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만족시키 는 서양의 활자는 활판(hot type) 시대를 거쳐 사진 전산 식자(cool type) 시대에도 그대 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오랜 인쇄 출판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국사 수업 에는 어김없이 불국사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과 구한말 프랑스의 손으로 넘 어간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이 등장하고, 조선 시대의 계미자 갑인자 등 금 속활자도 언급된다. 이렇듯 조판과 인쇄의 역사가 오래되고 해를 거듭할수록 기술이 눈 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한글 글꼴 또는 문장의 가독성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체계적 장 기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명확하게 꼬집을 수는 없지만, 한글은 주로 완성형 전각 글꼴을 사용하고 있어서 11,172자의 글자를 디자인하는 데 많은 수고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일차적인 원인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소문자와 문장 부 호, 리거처(ligature) 등을 디자인하면 한 벌의 폰트가 완성되는 영문자 디자인에 비교해 볼 때 안타까운 현상이다. 또 우리나라가 한글 전용으로 돌아선 지 얼마 아니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일본의 사진 식자와 전산 식자를 도입하여 한글을 치환하는 형태로 조판해왔기 때문에 한글 가독성의 요소가 끼어들 틈이 없었던 것 같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가독성 관련 연구 목록을 정리하는 것은 앞으로의 한글 가독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정리 작업을 시작하였다. 여 기서는 한글로 된 출판물에서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요인에 대해 실험하고 연구한 iii
사례만을 모아, 각 사례의 연구자, 차례, 초록, 국문 영문 요약, 연구결과 등을 발표된 순 서대로 소개하였다. 최근에 멀티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스크린에서 한글의 가독성을 연 구한 사례가 많이 있었으나 이는 가급적 제외하였다. 그러다보니 여기 소개하고자 하는 사례는 석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학회지 등에 기고된 글이 대부분이고, 가독성만을 중점 적으로 다룬 단행본은 그리 찾기가 쉽지 않았다. 또 오늘날의 시점과는 거리가 멀게도 느 껴질 수 있는 오래된 연구물이 대부분이고, 최근 들어 발표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소 걸음으로 천 리를 가듯 이러한 선험적 연구 결과를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한글의 가독성에 대한 연구에 매진한다면 완성도가 뛰어난 한글 타이포그래피 구현은 점 점 더 가까워질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한글 TEX 꾸러미인 ko.tex에서 구현된 finemath 옵션은 문장 가운데 등장하는 수식과 한글의 자간을 읽기 좋게 개선하였을 뿐 아니라 영문 과 한글의 베이스라인이 달라 문장부호가 어색하게 식자되었던 것을 보기 좋게 고쳐준다. 이는 한국텍학회(KTS, The Korean TEX Society)에서 이루어낸 성과로 한글 타이포그래 피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 * * 글을 쓰며 역시나 많은 분의 도움을 얻었다.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김도현 선생님은 몇 가지 궁금해하던 점을 이메일로 충실하게 알려주셨고, 이 글을 작성하면서 드러난 microtype 패키지와 font_max = 2000 의 문제를 해결해주셨다. TEX 글꼴인 tfm의 한계로 인해 한 중 일의 폰트는 많은 수의 subfont 방식으로 쪼개 폰트를 처리하고 있는데, tex.ch에서 정한 폰트 수의 최대값 2,000을 넘어서 컴파일이 되지 않 는 현상이 이 글의 소스를 컴파일하면서 실제로 발견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김도현 선 생님께서 TEX-live 개발팀에 자세히 보고해주셔서 그 값이 5,000으로 늘어나게 되어 불편 없이 컴파일할 수 있게 되었다. 김강수 선생님은 가독성 관련 연구 목록만을 열거한 엉성한 초고를 보시고도 연구사 에 대한 요약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문서 라며 격려해주셨다. 실제로 이 글은 김강 수 선생님이 ko.tex에 부여한 여러 아이디어를 설명한 것이 태반이다. 한글텍사용자모임 (KTUG, The Korean TEX Users Group)과 KTUG FAQ 위키 사이트에 김강수 선생님이 쓰신 글이 많이 있는데 왕성한 문서 생산력에도 놀랄 일이지만 그 내용이 정제되어 있고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을 담고 있다는 점에 더 놀라게 된다. 이철영 선생님께 원고 검토를 부탁드렸더니 맨날 광고성 메일만 받다가 이런 메일을 받으면 기분이 {매우}^3 좋지. 그렇게 바쁜 와중에 글도 쓰고. 찬찬히 보고 연락하지. 하고 격려해주셨다. 예전에 이철영 선생님과 같이 근무하던 때, 바로 그때가 기댈 언덕이 있던 때였는데 출판에 대해 배우기를 게을리하여 더 많은 가르침을 받지 못하였으니 요 즘도 후회가 막급하다. iv
조인성, 조진환, 이기황, 남상호, 조명철, 은광희, 남수진, 이호재, 김호성, 윤석천 선 생님. 우리글의 조판에 아낌없는 애정을 쏟으며 완성도 높은 한글 타이포그래피 구현에 애쓰고 계신 KTS 여러분께 감사한다. KTUG 게시판에 익명이든 실명이든 질문과 답변을 남겨주시고 시사점을 남겨주신 많은 분께도 감사한다. KTUG이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i 무엇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조금이라도 한글의 가독성에 대해 연구해놓은 많은 선배 님들의 노력이 있기에 한글 가독성 관련 연구사례 목록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 글이 한글 가독성을 향상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 * 파일 용량이 13M바이트인데, 어디에 어떻게 올려야하나? 2008년 5월 이주호 ii i 이 감동적인 문구는 어디서 나왔더라? ii latex.juho@gmail.com v
일러두기 각주에서 로마 숫자 소문자(i, ii, iii,...)로 된 부분은 글쓴이가 붙인 것이고, 아라비아 숫자(1, 2, 3,...)로 된 부분은 인용한 원문에 붙어있던 것이다. 단행본 논문집 등의 이름은 쌍꺾쇠 로 표시하였다. 로, 논문 기고문 등은 큰따옴표 논문 초록이나 연구결과를 요약하여 소개할 때 가급적 논문이 작성될 당시 의 한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원문 그대로 옮기 고자 하였으나, 오탈자나 명백히 틀린 부분은 바로 잡았다. 대부분의 논문 정보는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빌어온 것이다. 세리프 글꼴로 한글 윤명조, 영문 Adobe Minion Pro를, 산세리프 글꼴 로 한글 윤고딕, 영문 Adobe Myriad Pro를 사용하였다. 글자 크기는 10.5포인트, 본문 한글의 글줄 보내기는 \linespread{1.4}, 영문 글 줄 보내기는 \linespread{1.2}, 각주와 그림 캡션 등의 글줄 보내기는 \linespread{1.1} 로 설정하였다. 판형은 4 6 배판(190 260 밀리미터)인데 그림 1.5, 1.6은 가로가 긴 그 림이라 이를 담기 위해 가로로 긴 페이지를 잠깐 넣어야했다. 이를 위해 \special 명령으로 pdf의 판형을 잠깐 키웠다가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 해 dvipdfmx 를 이용하였다. 본문에서 참고 문헌의 인용 방식을 저자 연도 방식으로 하기 위하여 natbib을 사용하였다. 찾아보기 표제어는 본문보다 글꼴 크기를 작게 하고 2단으로 조판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의 좌우 본문을 균형 있게 배열하기 위해 multicol 패 키지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찾아보기 마지막 페이지에 좌우 단을 나누는 원하지 않는 세로 선(column rule)이 그려지는 현상은 해결할 수 없었다. 왜 그럴까? copyright 이주호, 2008. 이 글은 자유롭게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단, 출처는 밝혀주시는 것이 좋겠지요. vi
차 례 머리말/ iii 한글 타이포그래피와 ko.tex 1. 들어가며/ 3 1.1 한글 글꼴 개관................................ 3 1.2 가독성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9 1.3 기존 가독성 관련 연구의 개관........................ 13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19 2.1 한글 타이포그래피 설정을 위한 \usehangulfontspec의 정의.... 19 2.2 finemath.................................... 21 2.3 글꼴의 선택.................................. 22 2.4 글자 크기.................................... 24 2.5 글자와 낱말의 간격.............................. 25 2.6 글줄 사이.................................... 30 2.7 글줄 길이, 판형, 판면과 여백........................ 34 2.8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 42 한글 가독성 관련 연구사례 모음 3. 한글 가독성 관련 연구사례 목록/ 53 3.1 단행본..................................... 53 vii
3.2 논문....................................... 64 4. 1980 년 이전/ 73 4.1 한글 Logotype의 기초적 조형요소에 관한 연구............. 73 4.2 한글 명조 활자를 위한 새로운 서체의 연구................ 74 5. 1981--1985 년/ 77 5.1 한글 타이포그라피의 가독성에 관한 연구................. 77 5.2 서적 본문의 시각 특징과 심리적 효과에 관한 연구............ 80 5.3 한글의 가독성에 관한 연구......................... 83 5.4 한글의 본문용 문자체와 그 가독성에 관한 연구............. 84 5.5 한글 타이포그래피 연구........................... 88 5.6 문장 가독성 측정 공식과 이를 통해 본 현대 국어 매스컴 문장의 가독성 측정 조사.................................... 90 6. 1986--1990 년/ 97 6.1 한글 Typography에 관한 연구....................... 97 6.2 한글 획폭비와 가독성에 관한 연구..................... 100 6.3 그림동화책 본문의 가독성에 관한 연구.................. 107 6.4 독이성 측정 방법의 개발을 위한 그 서설적 소고............. 110 6.5 인쇄된 한글활자 크기에 따른 독서의 효율성 측정............ 117 6.6 신문의 시대변천에 따른 가독성 요소 분석................ 119 6.7 지면광고의 본문용 문자체 선정과 광고효과에 관한 연구........ 123 6.8 한글 가독성에 관한 인간공학적 연구.................... 130 6.9 한글의 글자꼴에 따른 판독성과 가독성에 관한 비교연구........ 135 7. 1991--1995 년/ 139 7.1 중고등 교과서 본문 활자크기의 가독성 연구............... 139 7.2 중등 교과서의 편집 디자인에 관한 연구.................. 144 7.3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개발에 관한 연구............... 151 7.4 타이포그래피와 가독성에 관한 연구.................... 153 7.5 한글의 글자꼴이 가독성에 미치는 영향.................. 154 7.6 한글의 글자꼴과 글줄 길이가 가독성에 미치는 효과........... 154 viii
7.7 가독성에 영향을 주는 독서재 요소의 연구................ 155 7.8 지면과 글자의 검정 면적을 대비한 한글 가독성 측정방법에 관한 연구 161 8. 1996--2000년/ 165 8.1 한글 인식과정에서의 안구운동 특성 분석................. 165 8.2 북 디자인에 있어서의 구성요소와 가독성에 대한 고찰......... 168 8.3 디지탈 폰트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 171 8.4 초등학교 교과서 본문의 가독성에 관한 연구............... 175 8.5 출판 인쇄물에 있어서 글자 점유율에 관한 연구............. 177 9. 2001년 이후/ 181 9.1 한글의 활자체 크기 판형이 뇌성마비 학생의 가독성에 미치는 효과 181 9.2 전자출판용 한글 폰트 디자인에 관한 연구................ 183 9.3 출판인의 한글 서체 선택 이유와 서체 이미지에 관한 연구....... 186 참고 문헌/ 189 찾아보기/ 203 ix
ko.tex
들어가며 1 이 글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바로 가로쓰기 한글의 가독성 이다. 이에 기본이 되는 한글 글꼴에 관하여 조금 언급한다. 1.1 한글 글꼴 개관 우리나라의 출판 역사가 오래 되었음은 굳이 신라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 無 垢 淨 光 大 陀 羅 尼 經 이나 고려의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 雲 和 尙 抄 錄 佛 祖 直 指 心 體 要 節 i 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 역사적 유물들은 훈민정음 창제 이 전의 출판물로서, 당연히 한글이 아닌 한자로 표기되어있다. 조선 시대 훈민정음 창제 이후, 다양한 옛책의 한글 판본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한 글의 글자꼴도 다양하게 변모해 왔다. 한글 글자꼴의 변천에 대해 연구한 많은 책이 있지만, 이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김진평의 한글 활자체 변천의 사적 연구 이다. ii 이 연구에는 옛책의 한글 판본에 대한 다양한 모양이 수록되어 있다. 김진평은 활자 제조법을 기준으로 한글 글 꼴의 역사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었으며, iii 각 시대를 다시 시대적 문화적 성격을 기준으로 잘게 나누었다. (표 1.1) 둘째, 윤형두의 옛책의 한글 판본 이다. 이 책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옛책의 판 본을 도판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윤형두, 2003, 2007) 셋째, 안상수 등은 한글 디자인 에서 한글꼴의 역사를 활자꼴 변화를 중심으로 i 직지 라고 줄여 부르는 이 책은 그간 서지 목록으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직지 는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소장되어 있는데, 구한말 초대 주한대리공사로 부임한 프랑 스인 콜랭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가 수집한 고서 및 각종 문화재에 직지 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이는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 이 저술한 조선서지Bibliographie Coréenne 에 처음 등장하였다. 그러다 1972년 세계 도서의 해(International Book Year)를 기념하기 위한 책 전시회에 출품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ii 이 연구는 세 책에 실려있다. 출판연구 창간호(1990), 한글 글자꼴 기초 연구 (1990), 한글조 형연구 고 김진평 교수 추모 논문집 (1999). iii 옛활자 시대(1443 1863), 새활자 시대(1864 1949), 원도활자 시대(1950 현재) 3
4 1. 들어가며 표 1.1 김진평의 활자체 변천 시대구분 시 대 시 기 기 간 옛활자 시대 (1443 1863) 전기 후기 전1기 창제초기 1443년(세종 25년)1450년(세종 말년) 전2기 창제후기 1451년(문종 원년)1460년(세종 6년) 전3기 인경기 1461년(세조 7년)1505년(연산군 말년) 전4기 경서기 1506년(중종 원년)1591년(선조 24년) 후1기 난후복구기 1592년(선조 25년)1659년(효종 말년) 후2기 교서관기 1660년(현종 원년)1724년(경종 말년) 후3기 정형기 1725년(영조 원년)1800년(정조 말년) 후4기 옛활자말기 1801년(순조 원년)1863년(철종 말년) 새활자 시대(1864 1949) 1기 도입교체기 1864년(대원군 원년)1909년(순종 3년) 2기 개발침체기 1910년1945년(일제강점기) 3기 새활자말기 1946년1949년(광복 이후) 원도활자 시대(1950 현재) 1기 도입보급기 2기 원도개발기 3기 기술개발기 1950년1959년(6 25사변 이후) 1960년1979년(4 19의거 이후) 1980년 현재 크게 다섯 시대로 나누었다. (안상수 외, 2002) 제1기 창제 당시 한글꼴: 세종 25년에서 세종 말년까지(1443 1450) 제2기 옛활자 시대: 문종 원년에서 철종 말년까지(1451 1863) 제3기 새활자 시대: 고종 원년에서 한국동란 직전까지(1864 1949) 제4기 원도활자 시대: 한국동란 때부터 1980년대까지(1950 1980년대) 제5기 디지털활자 시대: 1990년대 이 밖에 한글 글꼴을 다룬 책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글금속활자, 조선의 금속 활자 교서관인서체자, 안춘근 외의 눈으로 보는 책의 역사, 대한출판문화협회 외 에서 펴낸 한국의 책문화 특별전 출판인쇄 1300년, 한국글꼴개발원의 글꼴 1998: 한글 글꼴의 역사와 미래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세로쓰기 위주의 조선 시대 책이 가독성을 위해 어떠한 조판 원칙을 세웠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책 한권을 만들면서 올바른 조판과 인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사실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책문화 특별전 출판인쇄 1300년 에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외, 1993)
한글 글꼴 개관 5 경국대전 經 國 大 典 의 공전( 工 典 )에 보면, 교서관에 주자 인서에 관련되는 사람은 야장 ( 冶 匠 ) 6명, 균자장( 均 字 匠 ) 40명, 조각장( 彫 刻 匠 ) 8명, 목장( 木 匠 ) 2명, 지장( 紙 匠 ) 4명으 로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대전후속록 大 典 後 續 錄 의 예전 잡령( 禮 典 雜 令 )에는, 감인관( 監 印 官 ), 감교관( 監 橋 官 ), 창준( 唱 准 ), 수장( 守 藏 ), 균자장( 均 字 匠 )이 한 권당 한 자의 착오가 있으면 볼기 30대를 치고, 한 자가 더 틀렸을 때마다 한 등을 더했다고 나와 있다. 또 인 출장은 한 권에 한 자가 먹이 진하거나 희미하면 볼기 30대를 기본으로 하고 한 자마다 한 등을 더하여 그 자수에 따라 벌을 주고, 관원은 다섯 자 이상 틀렸을 때 파직시키고, 창준 이하 장인은 볼기를 때린 뒤에 50일의 근무일수를 깎는 벌칙까지 규정한 기록이 있다. 오늘날 인쇄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귀감이 될만한 대목임에 틀림없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서양의 활판인쇄술이 도입되었고, 최지혁( 崔 智 爀 )의 글자를 자본으로 프랑스인 천주교 주교 리델(Ridel)의 영도 아래 일본 요코하마에서 납으로 주조되는 최초의 새활자가 만들어 져, 1880년 한불자전 韓 佛 字 典 에 사용되었다. 1883년 고종의 명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인쇄소인 박문국( 博 文 局 )이 신설되 고, 그 해 순한자로 이루어진 한성순보 漢 城 旬 報 가 발간되었으며, 1886년 국한문 혼용 신문인 한성주보 漢 城 周 報 가 발간되었다. 이 후 종교 서적, 교과서, 신문 등에 최지혁체, 한성주보 새활자체, 셩서체 등이 사용되 었다. 1933년 동아일보( 東 亞 日 報 )에서 국내 최초로 공모를 통하여 만든 이원모( 李 原 模 )의 활자체가 등장하였고, 천재 활자 조각가인 박경서( 朴 慶 緖 )가 등장하여 만든 박경서체 는 해방 이후부터 원도활자 시대의 초반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기도 하였다. 원도활자 시대는 최정호와 최정순 i 의 활자가 활발히 보급되었다. 일본의 샤켄( 寫 硏 ) 사진식자사는 최정호에게 원도를 의뢰하여 SK세명조, SK중고딕, SK태고딕, 궁서 체, 신명조, SK견출고딕, SK견출명조, 그래픽체 등을 차례로 제작 판매하였다. 한국 일보사는 최정순에게 자모조각 활자를 의뢰하여 개발하였으며, 이후 중앙일보, 경향신 문,동아일보, 부산일보 등 여러 신문사도 독자적인 자사 활자체를 최정순에게 의뢰하 였다. 1979년, 한글의 글자 디자인에 뜻을 같이 한 이상철, 김진평, 안상수, 석금호 등은 글꼴 모임 을 만들어 한글 글자꼴 개발에 박차를 가하였으며, 한글 글자꼴 부분 명칭 의 확립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특히 안상수 교수는 2007년 독일의 라이프치히 시가 수여하는 구텐베르크상 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i 이 둘은 형제도 친척도 아니다.
6 1. 들어가며 그림 1.1 박경서 (왼쪽), 최정호 (가운데) 와 최정순. 그림출처 : 민철홍 외 (1997); 김형진 외 (2003) 그림 1.2 명조체, 그래픽체, 나루체, 궁서체의 구조 요소. (최정호, 1990)
한글 글꼴 개관 7 그림 1.3 명조체의 기본 줄기. (김진평, 1992) 그림 1.4 이상철이 디자인한 샘이깊은물 글씨체의 모듈. (샘이깊은물, 1984)
8 1. 들어가며 표 1.2 서체개발사 현황 1998 년 (12 개) 문화관광부(국가), 산돌글자은행, 서울시스템, 소프트매직, 씨스테 크(아시아소프트), 윤디자인연구소, 초롱테크, 폰트뱅크, 한국컴퓨 그래피, 한양시스템, 휴먼컴퓨터, 미드컴 2003 년 (17 개) 디지웨이브, 모리스디자인, 모아시스템, 브레이스테크, 산돌글자은 행(현 산돌커뮤니케이션), 서울폰트(구 서울시스템을 거쳐 현 솔트 웍스), 세일포트마(구 소프트매직), 아시아소프트, 에이포미디어, 윤 디자인연구소, 정글시스템(구 이스트림), 초롱테크, 캘리디자인, 폰 트뱅크, 한국컴퓨그래피, 한글디자인연구소, 한양정보통신 2006 년 (23 개) 네오폰트, 디자인나비, 디자인에쿼티, 디지웨이브 테크놀러지스, 드 리머, 문자동맹, 모리스디자인, 백묵서체연구소, 브레이스테크, 블루 에프, 산돌커뮤니케이션, 솔트웍스 CNF, 아시아소프트, 윤디자인연 구소, 정글시스템, 제이이티솔루션, 좋은글씨, 직지소프트, 초롱테크, 폰트릭스, 폰트뱅크, 한양정보통신, 활자공간 이후 사진식자용 활자체를 개발하는 한국컴퓨그래피, 서울시스템, 정주기기, 동국전산 등이 생겨났으며 전산조판용 서체(폰트)를 개발하는 전문업체도 생겨났 다. 1998년, 2003년, 2006년 폰트 개발업체 현황은 표 1.2와 같다. (한국글꼴개발원, 1998; 손동원, 2003, 2006)
그림 1.5 김진평이 구분한 한국 활자체 변천 계보도. (김진평, 1999)
그림 1.6 한글 서체의 변화. (국립중앙박물관, 2000, pp. 160 162)
가독성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9 1.2 가독성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먼저 가독성( 可 讀 性 )에 대한 여러 정의를 살펴보자. 한국글꼴개발원 가독성( 可 讀 性 )을 뜻하는 말에는 레지빌리티(legibility)와 리더빌리티 (readability)가 있다. 레지빌리티는 개개의 글자 형태를 식별하고 인지하는 과정 을 일컫는 것이며, 리더빌리티란 보고 지각하는 과정의 성공도(scan-and-perceiving process)를 나타낸다. 초기에 독서의 용이함과 독서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를 논의할 때 레지빌리티 라는 용어가 사용되었고 리더빌리티 라는 말은 1940 년 경부터 일부 학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독서 재료의 정신적 장애(mental difficulty)의 수준을 측정하는 것 이라고 말하게 되었고 용어가 두 갈래로 갈라 져 혼동을 초래하였다. 결국 레지빌리티는 글자나 낱말을 지각하는 것과 연결된 본문 독서 재료의 읽기와 관련되어 있다. 글자꼴은 꼭 식별되어야 할 뿐 아니라 특성을 지닌 낱말의 형태로 지각되어야 하며, 연속적인 본문은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쉽게 읽혀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레지빌리티 란 독서의 용이함과 독서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글자나 다른 심볼, 낱말, 그리고 연속적인 본문 독서 재료에서 본질적인 타이포그라피 요소를 통합하고 조정하는 것을 취 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독성( 易 讀 性 ). 독서 용이도 글꼴용어사전 (2000) i (재)한국출판연구소 legibility, readability. 책의 내용이 얼마나 쉽게 읽혀질 수 있는가 를 이르는 말. 인쇄물은 읽혀질 서체나 편집, 인쇄방식 여하에 따라 쉽게 읽혀 질 수도 있고 더디 읽혀질 수도 있다. 광고물이나 상업디자인에서도 조형성이나 디자인의 독창성과 함께 문자의 가독성은 중요한 검토사항이 된다. 출판사 전 (2002) 김기중 읽기라는 것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 설정이 되 어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개념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하여 볼 수 있는데 그것은 readability와 legibility이다. 일반적으로 readabibilty는 독이성 으로 불려지는데 이는 낱말, 글월, 연속된 글과 같은 의미 있는 글 재료에 담긴 내용의 정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정도, 즉 읽기 쉬움 의 정도를 말한다. 반면 legibility 는 글자의 크기, 글자 꼴, 지질, 인자( 印 字 ) 등 인 쇄의 질이나 서적의 편집 디자인에 관련한 변인들뿐만 아니라 조명 상태, 책과의 거리, 눈의 피로 등 글 내용과는 관계없는 글월 밖의 외적 조건과 관련된 것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경우를 일컫는다. (중략) 따라서 본 글에서는 두 가지를 다 i 똑같은 내용이 민철홍이 기획한 디자인사전 에도 실려있다. (민철홍 외, 1997)
10 1. 들어가며 함유하는 의미의 공유어로서 독이성 또는 원어로 readability, 또는 순수 우리말 의 읽기 라고 하는 용어에 한정시켜서 쓰려고 한다. 가로쓰기와 리더빌리티 관계에 대한 序 說 的 小 考, 출판잡지연구 出 版 雜 誌 硏 究 (1997) 송 현 판독성과 가독성을 서로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지만 필자가 굳이 이를 구별 하는 이유는 판독과 가독의 시차를 따질 때 판독을 가독의 선행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여러 개의 글자 중에서 무슨 글자인지 판독이 먼저 되고, 판독된 글자를 계속해서 빨리 읽는 가독의 단계로 넘어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래서 필자는 서로 다른 여러 개의 글자가 섞여 있을 때 무슨 글자인지 구별하는 것을 판독, 판독된 글자를 계속해서 스피디하게 읽어 나가는 것을 가독이라고 구 분해서 생각하고자 한다. 필자가 실용성이 높은 이상적인 글자의 조건 중에서 판 독과 가독을 가장 중요한 첫째 조건으로 여기는 까닭은 글자의 제1의적 기능이 의미 전달이기 때문이다. 글자는 보인이가 빨리 판단할 수 있고 또 빨리 읽을 수 있어야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실용성이 높은 이상적인 글자의 첫째 조건으로 판독성과 가독성이 높아야 한다고 본다. 한글 기계화 운동 (1984) 안상수 가독성을 나타내는 말에는 레지빌리티(legibility) 와 리더빌리티(readability) 가 있 다. 레지빌리티란 독서의 용이함과 독서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글자나 다른 심벌, 낱말, 그리고 연속적인 본문 독서재료에 있어 본질적인 타이포그래피 요소를 통 합하고 조정하는 것을 취급하는 것을 말한다. 한글 타이포그라피의 가독성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77페이지) 가독성이란 신문을 읽는 행위, 즉 독서를 쉽고 빠르고 즐겁게 하게 하는 것을 뜻 한다. 신문 가로짜기와 활자, 신문 가로짜기 (1989) 원유홍 서승연 인쇄물을 제작하는 디자이너들은 항상 최적의 독서 효과를 얻기 위해 가독성과 판독성이라는 보이지 않는 대상과 고군분투한다. 가독성(readability) 은 신문 기사, 서적, 애뉴얼 리포트 등과 같이 많은 양의 텍스트를 독자가 과연 얼마 나 쉽게 그리고 빨리 읽을 수 있는가 하는 효율을 말한다. 반면 판독성(legibility) 은 헤드라인, 목차, 로고 타입, 폴리오 등과 같이 짧은 양의 텍스트를 독자가 과 연 얼마나 많이 인식하고 알아차리는가 하는 효율을 말한다. 이 두 가지는 각기 서로 다른 기능을 발휘하지만 독서의 능률을 위한 하나의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 에서 마찬가지다. 타이포그래피 천일야화 (2004) 유정미 타이포그래피에서는 가독성이란 말을 서체나 글자 혹은 디자인된 페이지의 바 람직한 퀄리티에 한정해서 사용한다. 그러므로 타이포그래피에서 가독성이란 말 은 쉽게 읽히는 이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잡지는 매거진이다 (2002)
가독성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1 조진환 조판의 네 가지 관점이 있다. 아름다움, 읽기 쉬움, 편리함, 자동화. (중략) 읽 기 쉽다는 것은 아름답다는 것과는 다르다. 읽기 쉬운 레이아웃이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닌 것처럼 아름다운 디자인이 항상 읽기 쉬운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읽기 쉬움은 readability 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legibility 를 뜻 한다. 영어 단어 readability 가 언어 또는 내용의 측면에서 글이 얼마나 읽기 쉽 게 쓰여있는가를 의미하는 데 반해 legibility 는 디자인 측면에서 글자 또는 글 자들을 배치한 모양이 얼마나 읽기 쉬운가를 의미한다. TEX: 조판, 그 이상의 가능성, The Asian Journal of TEX (2007a) 최동찬 (1) 가시성(visibility) 글자나 부호를 주위 배경과 분리 구별하여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속성을 말하며 검출성(detectability)와 같은 의미이다. (2) 가독성(legibility) 개개의 글자 형태를 서로 다른 것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속성을 말하며 획폭(stroke width), 문자 대비, 조명 등과 관련이 있다. 이는 판별성(discrminability) 과 같은 의미이다. (3) 가해성(readability) 낱말, 문장 등의 정보 내용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속 성을 말하며, 크기, 행간, 행의 길이, 여백 등과 관련이 있다. 한글 획폭비 와 가독성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 석사학위논문(100페이지) David Collier & Bob Cotton 판독성(legibility) 과 가독성(readability) 이라는 두 단어는 종종 혼동된다. 판독성은 글자 낱자의 분명함이다. 즉 각 문자가 얼마나 윤곽 이 뚜렷하게 잡혀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느냐이다. 가독성은 지속적으로 읽혀야하 는 긴 본문에 그 글자체가 얼마나 적당한가를 말하는 것이다. 데스크 탑 디자 인Desk-Top Publishing James Craig & William Bevington 가독성(legibility) 과 판독성(readability). 여러분이 선택한 활자체는 가독성이 높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고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때때로 가독성이 단순히 글자 크기의 문제인 경우 도 있지만, 그보다는 글자꼴 디자인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기본 글꼴 그대로인 활자가 폭을 좁히거나 늘이거나 장식하거나 간략화한 것보다 더 읽기 쉽다. 따라서 항상 가독성이 높은 활자체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러나 가독성이 높지 않은 활자체라도 디자인을 잘하면 더 읽기 쉬워질 수 있 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독성이 높은 활자체라도 짜임이나 배치가 좋지 못하면 읽 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타이포그래피 교과서Designing with Type (1997) Wikipedia Readability and legibility are often confused. Readability is most often and more properly used to describe the ease with which written language is read
12 1. 들어가며 and understood it concerns the difficulty of the language itself, not its appearance. Factors that affect readability include sentence and word length, and the frequency of uncommon words. In contrast, legibility describes how easily or comfortably a typeset text can be read. It is not connected with content or language, but rather with the size and appearance of the printed or displayed text. www.wikipedia.org 위의 여러 정의에 따르면 legibility 를 가독성, 판독성 등으로, readability 를 가독 성, 판독성, 이독성 등으로 부르고 있다. 이 글에서 말하는 가독성은 legibility 에 가깝 다. 즉, 본문의 내용을 이해 하는 측면이 아닌 조판의 측면에서 쉽게 읽히는 타이포 그래피의 구성 요소를 위주로 언급하고자 한다. * * * 출판물의 가독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존 라이더(John Ryder)가 The Case for Legibility 에서 구분한 다음 열 가지가 많이 알려져있다. 이는 가독성을 다룬 논문에서 반 복하여 나타나고 있다. i 1. 글자꼴 2. 글자 크기 3. 글자 사이 4. 글줄 길이 5. 글줄 사이 6. 판형 7. 인쇄 면적 8. 여백 9. 그리드 10. 끝손질(종이, 접지, 제본, 재단, 표지, 포장 등) 전형도(1996)는 가독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1. 서체와 문자조립 레이아웃에 직접 관계한다. 2. 인쇄 조건 잉크나 용지, 인쇄방식 등 3. 독자의 조건 연령, 조명, 읽는 시간과 독서력 4. 원고 내용 문장의 읽기 쉬움, 읽기 쉬운 자형 가독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별로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좋을 것이나 각 요인별로 비교해볼 만큼 연구 사례가 고르게 분포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요인별 연구 결과 비 교보다는 주로 연구자별 연구 결과를 나열하는 식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또, 주로 앞 i 안상수(1990), 최성규(1992), 주영철(1995) 등
기존 가독성 관련 연구의 개관 13 선 100년간 한글의 가독성과 관련있어 보이는 연구 결과만을 연대순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1.3 기존 가독성 관련 연구의 개관 최초의 한글의 읽기에 대한 연구는 1934년 보전학회논집 普 專 學 會 論 集 제1호에 게 재된 오천석( 吳 天 錫 )의 朝 鮮 文 橫 書 에 대한 實 驗 인 것으로 보인다. 김기중 (1997)은 오천석의 연구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광복 이전인 일제하, 한글에 대한 최초의 실험적 연구가 오천석에 의하여 이루어졌는데, 이 연구는 한글의 가로쓰기 와 세로쓰기 가 읽기에 있어 어떤 차이가 나는가를 실험을 통하여 과학적으로 측정하고자 한 우리나라의 첫 실증적 연구로 기록된다. ( 吳 天 錫, 1934, pp. 393 420) 이 글에서 그는 오벨씨의 착시 현상 (종으로 된 선은 횡으로 된 선보다 더 커보인다는 우리 눈의 착시현상. 6분의 1 정도 길어보인다고 함)으로 인하여 사람의 눈의 구조가 생리적으 로 보아 밑으로보다는 옆으로 운동하기가 적당하다고 하는 상술한 심리학적 이론을 원용 하면서, 그러나 그 결과는 한글의 세로쓰기가 가로쓰기보다 독이성이 쉬운 것으로 나타났 는데 이는 당시의 언중사회가 국문의 세로쓰기 체제에 익어 온 관습의 영향을 받은 때문으 로 풀이된다고 하였다. 결국 그는 세로쓰기가 가로쓰기보다 독이성에 유리하다는 실험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사회가 어려서부터 횡서쓰기 i 를 강요하였던 인습의 영향에서 온 것임을 새삼 일깨우면서, 그러나 표기(쓰기)에 있어서는 종서할 때에 요구되는 안근육의 운동량이 횡서할 때의 그것보다 크기 때문에 이로 인한 피로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고 하는 인간의 생리적 구조로 보아 가로쓰기가 적당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임의도는 1963 1965년경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활자의 크기와 행의 길이가 한글의 독이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정찬섭 등은 임의도의 연구 한글의 읽기 쉬움에 미치는 몇 가지 영향에 관한 연구: 활자의 크기와 행의 길이가 미치는 영향 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정찬섭 외, 1993) 국민학교 1학년에서부터 5학년생을 대상으로 3가지 글자 크기와 5가지 판형과 단수(4 6 배판, 국판 1단, 국판 2단, 4 6 배판 1단, 4 6 2단)로 된 인쇄물의 1분간 읽은 글자 수를 3 5 요인 방안에 의해 분석하였다. 이 분석 결과에 의하면, 1학년과 2학년에서는 글자 크기와 판형의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3학년과 4학년은 12포인트 글자의 4 6 배판 1단에서, 5학년은 10.5포인트, 4 6 배판 1단에서 가장 읽은 글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 났다. (중략) i 문맥상 종서쓰기 가 맞을 것으로 보인다.
14 1. 들어가며 그러나 임의도의 연구는 판형이나 단수가 글줄 길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연구설계가 46 배판이나 국판 2단과 같이 교과서 판형으로서 현실성이 없는 변인수준을 포함하고 있으며, 분석결과가 변량성분별로 구분되어 있지 않으며 각 조건당 사후 평균 비교가 안 되어 있 다는 제한점을 지닌다. 안상수(1981)는 글자 크기 10포인트, 글줄 길이 8센티미터, 글줄 사이는 5포인트 띄는 것이 가장 빨리 읽는 것으로, 글자 사이는 당시 사진식자에 쓰이는 정상적인 글 자 사이띄기보다 좁혀주는 것으로, 세로짜기보다는 가로짜기가, 고딕체보다는 명조체 가 가독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연구하였다. 석금호(1996)는 글자 크기는 10, 11, 12포인트, 글자 사이를 가능한 한 붙이고, 낱말 사이는 1 / 2 1 / 3 자폭으로 띄우며, 글줄 사이는 글줄 길이의 변화에 따라 글자 하나의 높 이의 1 / 2 1 사이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황진희(1983)는 가독성을 향상시키는 문자체 디자인에 대해 연구하였다. 그는 글자 의 외형은 세나루 문자체의 외접하는 직사각형 안에서 작을수록, 즉 외형 밖의 공간이 넓을수록, 외형 안의 시각적 삭제에 의한 속공간이 작을수록 가독성이 증가되며, 가로 획이 세로획보다 약간 가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이선희(1985)는 가독성 측정 공식을 도입하여 당시 매스컴 문장의 난이도를 측정 한 결과, 지수 10.5 로 나타났는데, 이 지수는 다섯 단계의 난이도 가운데 어렵다 에 해당되었다. 이 연구에서 말하는 가독성은 readability 이며, 측정 공식은 다음과 같다. Y 0.112x 1 0.171x 2 0.031x 3 4.352028 (x 1 : 접속사의 비율, x 2 : 문장의 길이, x 3 : 문장의 비율) 이혜정(1986)은 가로 2단 14급(3.453.45 밀리미터, 약 10포인트) 1 / 2 각, 가로 2단 13 급(약 9포인트) 1 / 2 각, 가로 3단 13급 전각 순으로 문자조판이 빨리 읽혀진다고 하였다. 최동찬(1987)은 획폭비, 즉 글자 높이에 대한 획폭의 비를 연구하였다. (그림 6.1) 그에 따르면 한글의 최적 획폭비는 1 : 11.14에서 1 : 17.9 사이이며, 한글의 글자 크기와 가시거리의 관계식은 글자 크기(cm) 0.58(cm) 가시거리(m) 이고, 획폭비가 1 : 12.5인 경우 한글의 획폭과 글자 크기의 관계식은 획폭(cm) 0.08(cm) 글자 크기(cm) 라 하였다.
기존 가독성 관련 연구의 개관 15 주창현(1987)은 초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명조체, 14포인트(20 급), 글줄 길이 12센티미터, 글줄 사이는 14포인트(전각 길이) 띄우고, 글자 사이는 2 포인트를 줄이는 것이 가독성이 높다고 하였다. 또 양끝 맞추기(flush left & right)보 다는 오른끝 흘리기(flush left; ragged right)가 훨씬 가독성이 높다고 하였다. 김성희(1989)는 서울 시내 남녀 고등학교 2학년 117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8, 9, 10, 12, 14포인트 활자를 가지고 가독성 실험을 한 결과 한글이 갖는 복잡한 구조 적 특징으로 인해 14포인트 활자가 가장 가독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러나 청소년층의 근시 발생 예방 및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정보자료에 쓰이는 본문의 활자 크기가 지금보다 12포인트 정도까지 커야하며 활자가 커짐에 따라 줄어드는 정보량은 편집의 기술과 문장표현의 기수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연구하였다. 인숙경(1989)은 신문의 가독성에 대해 연구하였는데, 신문용 글자체는 명조체가, 글 자 크기는 신문의 제약범위 내에서 클수록, 글줄 길이는 신문의 제약범위 내에서 길수 록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글줄 사이는 1밀리미터 이하가 적합하고, 글자 사이는 결론 도출이 어려우며, 한자를 혼용하는 빈도가 감소하면 가독성이 증진된다고 하였다. 주영철(1990)은 지면광고의 본문용 문자체 선정을 연구하였는데, 선행연구에서 밝 혀진 명조체 고딕체 세나루체로 읽혀지는 순서가 그의 연구에서는 세나루체 고딕체 명조체 순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하였다. 김주호(1990)는 최대 가시거리를 주는 낱글자 및 단어의 최적 획폭비를 다음과 같 이 보고하였다. 양각 낱글자 1 : 11.1 1 : 16.7 음각 낱글자 1 : 14.3 1 : 25.0 양각 단어 1 : 11.1 1 : 12.5 음각 단어 1 : 12.5 1 : 14.3 이를 보면 단어의 경우 최적 획폭비는 낱글자의 최적 획폭비보다 작은 것으로 나 타났는데, 그 이유는 낱글자들이 조합된 단어의 경우 복잡한 글자는 짐작해서 읽을 수 있으므로, 단어의 경우 간단한 낱글자들이 잘 보이도록 다소 굵게 쓰는 것이 좋기 때 문이라고 하였다. 원경인(1990)은 네모틀 글자와 탈네모틀 글자를 비교하여 연구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1. 판독설 실험 (인지상태) 1) 글자의 크기가 2cm (세로획의 폭 2mm)이고, 글자와 보는 이의 거리가 10m 인 경우에는 시각적 통합(fusion) 현상이 일어나, 특히 네모틀 글자의 계열은 판독에 어려움을 준다.
16 1. 들어가며 2) 글자의 크기가 6cm (세로획의 폭 6mm)이고, 글자와 보는 이의 거리가 10m 인 경우에는 네모틀 글자와 네모틀 탈피글자 모두 최적의 판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이다. 3) 이 계열 중 받침이 있는 경우는 네모틀 탈피글자가, 받침이 없는 경우는 네 모틀 글자가 각각 빨리 인지된다. 2. 가독성 실험 1) 네모틀 탈피글자는 일차적으로 표제용 글자(display type)에 적용시켜, 개발 실용화함이 바람직하다. 2) 네모틀 탈피글자를 본문용 글자(text type)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글자 사이와 글줄 사이의 공간개념을 반드시 유의해야한다. (135 페이지참고) 안상수(1991)는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 차례 실험 한 결과, 중학교의 경우 11.5포인트가 가장 가독성이 높은 것으로 나와 현행 12포인트 보다 글자 크기가 약간 작아져도 좋다는 결과를 얻었고, 고등학교의 경우 10포인트가 가장 가독성이 높은 것으로 나와 역시 현행 10.5포인트보다 글자 크기가 약간 작아져 도 좋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 실험 목적과는 관련이 없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대체적 으로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의 가독 능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정찬섭 등은 편집 체재와 글의 읽기 쉬움 에서 초등학교 2, 5학년과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실험 결과, 글자 크기는 초등학교 2학년 14포인트, 초등학교 5학년 및 중학교 2학년 11.5포인트, 고등학교 2학 년 10포인트 등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에는 첫머리에서 언급한 다른 가독성 요인에 대한 결과가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정찬섭 외, 1993) 송언명(1993)은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국어 교과서의 시작( 試 作 )을 만들어 실 험한 결과, 글자체에 있어서는 현행의 정체보다도 장체가 높은 가독 속도를 보인다고 하였다. 또 글자체를 길쭉한 모양의 장체로 바꿀 경우 아래 위의 들쑥날쑥한 공간 때문 에 현행 글줄 사이보다 약간 좁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으며, 끝맞추기와 끝흘리기의 비교 실험에서는 선행 연구들의 결과와 동일하게 끝흘리기 방식이 가독 속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김창희(1996)는 글자 크기가 10, 11, 12포인트와 줄간격이 150, 200, 250퍼센트가 제 시되는 경우를 가정할 때, 최적의 읽기 수행도를 얻기 위해서 1정확하게 읽어야하는 인쇄물의 제작시는 글자 크기가 12포인트이고 줄간격이 200퍼센트 2자료를 신속하 게 찾고자 하는 인쇄물의 경우에는 글자 크기가 12포인트, 줄간격이 250퍼센트라고 하 였다. 유정미는 잡지는 매거진이다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유정미, 2002)
기존 가독성 관련 연구의 개관 17 글줄은 길수록 읽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적정한 행간을 두어 눈이 글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해야한다. 글줄이 길수록 행간이 더 넓어져야하는 것이다. 얼마나 넓은 여백을 행간으로 두어야 하는지는 단의 폭과 디자이너의 감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 문의 경우 본문 글자 크기의 50퍼센트를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가독성은 글줄의 길이 에 적절한 글자 크기와 행간의 비율에 달려있다. 본문 조판시 가독성을 좋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원리가 있다. 본질적으로 세리프체가 산 세리프체보다 가독성이 높고, 로마자의 경우 일반적인 서체가 이탤릭체나 볼드 등의 변형 체보다 가독성이 좋다. 또한 자간을 주고 그 자간보다 행간을 더 주는 것이 좋다. 글자 사이나 낱말 사이를 지나치게 좁게 띄우면 서로 겹쳐보여 글읽기를 방해하게 되고, 지나치게 넓게 띄우면 글 읽을 때 눈의 운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된다. 활자 크기를 결정할 때 염두에 둘 점은 정상적인 독서거리가 30 35센티미터라는 사실로, 이 거리가 활자의 크기를 인식할 수 있는 범위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가독성이 높은 본문 활자 크기는 8 10포인트이다. 한글 본문 조판의 경우 10포인트 크기로 조판한 다면 최대한 늘일 수 있는 길이는 10 12개의 낱말을 가진 길이로 대략 9 10센티미터이다. 원유홍은 타이포그래피 천일야화 에서 본문의 가독성에 영향력을 끼치는 요인들 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원유홍 외, 2004) 타입 크기 너무 크거나 작은 타입은 가독성을 손상한다. 자간과 어간 보통 크기의 본문은 자간과 어간을 조금 좁힐 필요가 있고, 대략 9포인트 이 하의 텍스트는 오히려 자간과 어간을 더 벌려 주어야 한다. 행폭 영문의 경우, 일반적으로 한행에는 약 65개 정도의 낱자가 놓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적당한 행폭은 독자가 글을 집중한 가운데 편안히 읽을 수 있는 리듬을 느끼게 한다. 지나치게 짧거나 긴 행은 독서를 피곤하게 한다. 행간 행간은 x-높이, 수직 강세, 세리프의 유무, 타입 크기, 행폭에 따라 가독성의 효율이 서로 다르다. 이탤릭 이탤릭은 독서를 방해한다. 이탤릭은 강조를 위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 이다. 인덴트 너무 많은 인덴트 i 는 독서를 혼란스럽게 한다. 정렬 지면에서 타입이 정렬되는 방법은 다섯 가지로 왼끝 맞추기, 오른끝 맞추기, 양끝 맞 추기, 중앙 맞추기, 비대칭이 있다. 각각의 방법들은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글의 내용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 * * 이상에서 기존 가독성 관련 연구에 대해 알아보았다. 각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독자 대 i indent. 들여쓰기 또는 들여밀기라고 한다. 반대 개념은 outdent. 내어쓰기
18 1. 들어가며 상에 적합한 글꼴의 선택, 글자 크기, 자간 및 어간, 글줄 길이 및 행간, 판형 등을 선 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장에서 이러한 가독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하여 ko.tex은 어떠한 기본 입장과 설정을 취하고 있는지, 독자 대상을 고려한 조판에서 어느 요인을 건드릴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2 ko.tex의 타이포그래피는 전통적인 타이포그래피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조판 프로그램 과 구별되는 점을 갖고 있다. ko.tex에 구현된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설명하기 위해 어 떤 것을 먼저 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이하에서는 한글 폰트 스펙에 담긴 글자 낱말 간격 및 문장 부호의 수직위치 조정, 수식과 한글 사이의 미세 간격 조정, 마이크로타 이포그래피 지원과 전통적인 조판 규칙 등을 언급해보고자 한다. 2.1 한글 타이포그래피 설정을 위한 \usehangulfontspec 의 정의 ko.tex의 등장과 더불어 과거 hangul-ucs의 핵심 매크로 집합에 해당하던 dhucs.sty에 다음과 같이 \usehangulfontspec 의 정의가 기록되어 있다. \newcommand*\usehangulfontspec[1]{% \IfFileExists{hfontspec.#1} {\begingroup \endlinechar\m@ne \openin\z@=hfontspec.#1\relax \get@hfnt@spec@ \closein\z@ \endgroup} {\PackageWarning{kotex} { Cannot find hangul font-spec file hfontspec.#1 \MessageBreak}}} \def\get@hfnt@spec@{% \read\z@ to \@tempb \ifx\@tempb\@empty \let\next\relax \else \expandafter\get@hfnt@spec@@\@tempb\@@nil \let\next\get@hfnt@spec@ \fi\next} \def\get@hfnt@spec@@#1 = #2\@@nil{% \expandafter\gdef\csname dhucs@#1\endcsname{#2}} \usehangulfontspec{#1} 명령은 hfontspec.#1 에 기록된 인자를 불러들여 한 글 타이포그래피를 구현한다. 예를 들어 은글꼴의 type1 포스트스크립트 폰트에 대해 서는 hfontspec.ut 파일에 기록된 인자를 불러들인다. ko.tex에서는 finemath 옵션을 불러들였을 때 다음과 같이 hfontspec.ut 파일 을 불러들인다. 19
20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usepackage[finemath]{kotex}... \if@dhucsfinemath \usehangulfontspec{ut} ko.tex 에 특화된 oblivoir 클래스에서는 기본적으로 finemath 옵션을 실행하는 데 이때는 특별히 hfontspec.obut 를 불러들인다. %%% korean fontsettings \ifnokorean\else \RequirePackage{hfontsel} \usehangulfontspec{obut} \ifpdf \input glyphtounicode\pdfgentounicode=1 \RequirePackage{dhucs-cmap} \else\fi 그러면 hfontspec.ut 와 hfontspec.obut 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다음에서 보듯이 여러 설정값을 갖고 있다. 여기서는 hfontspec.ut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hfontspec.ut hu =.057175em interhchar = -.0852em fullstoplower =.15ex exclamationlower =.2ex questionlower =.2ex serifhangulfont = utbt sanshangulfont = utgt monohangulfont = uttz serifhanjafont = utbt sanshanjafont = utgt monohanjafont = uttz %hfontspec.obut hu =.059375em interhchar = -.03266em fullstoplower =.15ex exclamationlower =.15ex questionlower =.15ex serifhangulfont = utbt sanshangulfont = utgt monohangulfont = uttz serifhanjafont = utbt sanshanjafont = utgt monohanjafont = uttz 이 중에서 특히 hu에 주목한다. hu는 ko.tex에서 새로 정의된 한글을 위한 길이 매크로(hangul macro)로서 1em의 길이를 16등분한 것이다. 즉 1 em이다. 정확히 계 1 산하자면, 0.0625em으로 위에 정의된 1hu.057175em 과는 차이가 16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두 번째 인자 interhchar.03266em에 주목하자. hfontspec.ut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하여 한글의 마이너스 자간을 적용하는데, interhchar을.0852em으로 설정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설명한다. 이 때 실제 한글의 전각 크기는 1 0.0852 0.9148em이고, 이를 16등분한 1hu의 크기는 16
finemath 21 0.9148 16 0.57175em이다. 자간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hu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달 라진다. em, en이 글자 크기에 영향을 받는 데 비해, hu는 글자 크기와 자간에 영향을 받는 상대적 길이이다. i ko.tex은 한글 낱자의 단위인 hu를 바탕으로 한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타이포그래피를 구현한다. 특히 hu는 뒤에서 소개할 finemath 의 수평 간격에 영향을 미치므로 개념을 충분히 이해한 뒤에 주의해서 사용해야한다. fullstoplower, exclamationlower, questionlower 는 한글 조판에서 영문 문 장 부호를 가져다 쓸 때 생기는 괴리감을 해소하기 위한 설정이다. serifhangulfont, sanshangulfont,..., monohanjafont 등은 각각 한글과 한자의 세리프(명조 계열), 산세리프(고딕 계열), 폭이 고정된 글꼴(타자 계열)을 설정하는 부분이다. ko.tex매뉴얼에서는 이러한 hfontspec.xx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인자의 정의는 폰트 조합을 구성한 사람이 정해놓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하고 있다. 2.2 finemath ko.tex의 finemath 옵션은 원래는 문장 중의 수학 식과 이어지는 한글 사이에 적절한 (fine) ii 간격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곧 문장부호 등을 포함한 개념으로 확대되 었다. finemath 옵션을 지정하면 행중에 포함된 수식과 우리말 조사에 미세한 간격이 삽입된다. 이는 활판 인쇄 시절에 행중 수식과 우리말 조사 사이에 적당한 간격을 띄 우는 것을 구현한 것이다. 이종운 (1992)는 도서편집총람 에서 행중의 수식과 본문이 붙을 때 4분을 띄우라고 하였다. finemath 옵션은 앞서 설명한 대로 hfontspec.xx에 지정된 값을 읽어들여 영 문 문장 부호를 우리말의 베이스라인에 맞게 조정하여 준다. L A TEX과 ko.tex을 결합 하여 쓸 때 한글과 영문은 폰트가 다르게 설정된다. 지금 이 글의 본문 폰트는 한글 윤명조, 영문 Adobe Minion Pro이다. 이때 온점, iii 느낌표, 물음표, 따옴표 등 문장 부호와 숫자는 영문 폰트를 따라간다. iv 이럴 경우, 한글의 베이스라인과 영문의 베이 스라인의 차에 따른 문장부호 위치가 애매모호한 현상이 일어난다. 보통은 한글의 베 이스라인보다 위로 치우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문장부호의 높낮이를 인위 적으로 조정해주자는 것이다. 온점(fullstoplower), 느낌표(exclamationlower), 물음표 i hu에 대한 더욱 자세한 설명은 김강수 (2007)을 참고하라. ii fine 의 중의적인 뜻을 토대로 이 옵션의 이름이 정해졌다. 좋다는 뜻과 미세하다는 뜻. iii 온점(.)을 마침표라고 읽는 경우가 허다한데, 느낌표, 물음표 등도 마침표의 하나이다. iv X TEX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하나의 한글 폰트에 담겨있는 한글과 영문을 분리하지 E 않고 있는 그대로 사용하게 해준다. 그러나 대다수의 한글 폰트에 내재된 영문 폰트 디자인이 소위 패 셔너블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22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Boys? Be ambitious, plaease!?,! Boys? Be ambitious, plaease!?,! finemath?,?,! 그림 2.1 finemath의 기능 중 문장 부호 조정의 개념 (questionlower) 의 높이를 각각 0.15ex, 0.20ex, 0.20ex 만큼 내려주었다. 2.3 글꼴의 선택 ko.tex의 기본 글꼴은 은글꼴 type1이다. 은글꼴 type1은 그림 2.2와 같은 형태로 탄 생하였다. ko.tex매뉴얼 에 의하면 ko.tex이 은글꼴 type1을 가지게 된 배경과 이점 은 다음과 같다. (은광희 외, 2007) 원래 UHC 글꼴이 type1이었는데 왜 은글꼴로부터 별도로 type1 글꼴을 만들어내어야 했던가? 그것은 UHC 글꼴이 가진 독특한 특성, 즉 자소 글꼴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UHC 폰트 자체는 일종의 자소 글꼴로서, 이것을 실제의 문자에 대응 시키기 위해서는 vf를 통 하여 자소 조합을 실행해야 한다. 각 문자에 유니코드 코드 포인트를 대응시켜주어야 텍 스트의 검색 추출이 가능해질 것이므로 UHC 폰트 자체만으로는 이것을 하는 것이 어려 웠다. 반면 은글꼴 type1은 유니코드 배열에 따라 완성된 문자를 가지고 있는 글꼴이다. 은글꼴 type1 자체가 UHC에 기원을 두고 있으니만치, 은글꼴 type1은 UHC의 자소를 미리 조합하여 유니코드 코드 포인트를 부여한 글꼴 이라고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중략) 1. pdftex 에 친화적인 폰트 세트이다. pdftex 과 dvipdfmx, 심지어 dvips 까지 모두 이 형식의 폰트를 잘 다루므로 범용성과 호환성이 매우 높아졌다. pstricks를 위해서 폰트를 바꾸어야 하는 불편을 없앴다. 2. TEX 배포판의 유용한 유틸리티 updmap을 이용하여 설치하므로 설치 과정이 깔끔하 게 끝난다.
글꼴의 선택 23 UHC type1 () ype 1 t ( ) ( ) 그림 2.2 은글꼴 type1의 탄생 3. pdftex, dvipdfmx, dvips 어떤 것으로도 한글 텍스트의 검색과 추출이 되는 pdf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4. 폰트의 품위는 은글꼴 트루타입과 마찬가지이며, pdf에 임베드되었을 때도 훌륭하다. 글꼴 선택에 관한 연구 중 흥미로운 것이 있다. 출판인들이 선호하는 본문용 서 체 1위는 윤명조(32.2%), 2위는 sm신명조(12.4%), 3위는 윤고딕(10.7%), 4위는 산돌명 조(8.3%), 5위는 #신명조(5.0%) 순이라는 것이다. i 그러나 글꼴의 선택 문제는 전적으로 편집 디자이너가 주의해서 결정할 문제이다. 위의 통계에서 보듯이 보편적 미의 기준은 존재하겠지만, 미학에 관한 개인차를 무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글꼴 선택과 관련하여 서양에서는 (적당한 서체를 고를) 자신이 없으면 헬베티카(Helvetica)를 써라! 는 말도 있다. ii 그렇지만 그네들이 모두 헬베티카를 쓰는 건 아니지 않은가? 산해진 미를 차려놓고 거친 기장밥만을 먹을 수는 없잖은가? iii ko.tex의 영역은 아니지만 사용자는 은글꼴 외에도 자신이 원하는 폰트를 사용할 수 있다. KC2007에 내장된 ttf2kotexfont라는 유틸리티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원하 는 트루타입 폰트(ttf)로부터 tfm을 추출하여 사용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ko.tex 매뉴얼 을 참고하라. * * * 한편, 한글 글꼴은 라틴 계열의 글꼴보다 다양하지 못하다. 알파벳만 하더라도 대소문 자 각 26자와 숫자, 문장 부호 정도만 디자인하면 한 벌의 폰트가 완성되는 데 비해, iv 완성형 한글의 경우 모두 11,172자를 그려야하는 만큼 한글 글꼴의 제작은 몹시 고단한 작업임에 틀림없다. 물론 초성, 중성, 종성만을 디자인하여 결합하는 탈네모틀 조합형 글꼴이 나오고는 있지만, 본문용 글꼴로 삼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i 김창수, 출판인의 한글 서체 선택 이유와 서체 이미지에 관한 연구 참고. (186페이지) ii When in doubt, use Helvetica was a common rule. Mark Simonson이 The Scourge of Arial 에 서 한 말이다. (Simonson, 2001) iii 한 문서에 다양한 글꼴을 섞어서 쓰라는 게 아니라, 기획 편집 의도에 부합하는 최상의 글꼴을 골라 쓸 수 있는 혜안을 가지라는 뜻이다. iv 리거처까지 합치면 더 많은 글리프를 그려야하지만.
24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홍우동 (1990)은 한글 서체의 개량이 시급한 이유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첫째, 문자생활에서 가독성을 살리면서 발전시켜 오지 못한 문제점으로 말미암아 국민의 시력이 날로 저하되어 가고 있다. 둘째, 한문을 많이 사용하던 시대에서 점차 한글시대로 변천하면서 한글과 한문자의 크기, 굵기의 조화에도 문제점이 있고, 한글만을 사용하였을 때 미적 감각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이미지가 요구되고 있다. 셋째,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한글은 종서( 縱 書 ) 시대에 씌어진 서체로 횡서( 橫 書 ) 시대로 바 뀐 지금에는 횡서 전용서체가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 넷째, 점점 더 이용이 늘고 있는 전산사진식자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체가 요구되고 있다. 다섯째, 문자의 크기, 자간의 밸런스, 초 중 종성음자의 특성을 살리면서 가독성도 함께 살린 새로운 서체가 요구된다. 여섯째, 지금까지의 서체 개발은 기존의 것을 복사하거나 모방하는 형식으로 문자의 크기 나 굵기를 조금씩 개량해오는 정도에 불과하였다. 일곱째, 전담 연구기관이나 연구인력이 없으므로 임상실험을 충분히 거치지 못하고 원도 ( 原 圖 )가 작성되어 왔다. 여덟째, 어느 회사든지 본문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체를 한 가지 이상 구비하지 못하였 기 때문에 다양한 문자 표현이 불가능하다. 이 중 일곱째에서 언급된 전담 연구기관 으로 1998년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부설 한국 글꼴연구원이 있으나 현재 홈페이지 i 운영이나 발간물 ii 실적 등을 고려할 때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다. 2.4 글자 크기 article, report, book과 같은 L A TEX 기본 클래스는 본문용 글자 크기를 10, 11, 12 포인트로 제한해놓았다. 가독성이 높은 최적의 글꼴 크기는 10 12포인트라는 다양한 연구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피터 윌슨(Peter Wilson)의 memoir 클래스는 본문용 글자 크기를 9, 10, 11, 12, 14포 인트로 좀더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ko.tex의 특징은 아니지만, 김강수의 oblivoir 클래스는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10.5포인트의 크기로도 사용할 수 있도 록 해놓았다. 도널드 크누스(Donald E. Knuth)는 컴퓨터 모던(CM, Computer Modern) 폰트를 만들면서 더 나은 가독성을 위해 크기별로 다르게 디자인하였다. 글자의 확대와 축소 i www.fontcenter.org ii 연도별로 글꼴 을 발간하고 있다.
글자와 낱말의 간격 25 CMR5 CMR10 CMR17 Computer Modern. 5 xpanded) (e. 17 ondensed) (c. CMR5 17 CMR10 17 CMR17 그림 2.3 CM의 크기별 디자인 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케일러블한 폰트와는 다르게, CM은 일반적인 본문 크기를 기 준으로 그보다 작은 글자는 글자폭을 좀더 늘이고 획의 굵기를 진하게, 그보다 큰 글 자는 글자폭을 조금 줄이고 획의 굵기를 가늘게 하였다. (그림 2.3) 이렇듯 글자 크기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한글 폰트 디자인도 앞으로 고려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편, L A TEX에서 글자 크기를 조정하는 무지막지한 방법은 \fontsize{글자 크기}{글줄 사이}\selectfont 이다. 예를 들면 \fontsize{10}{12}\selectfont 는 글자 크기를 10 포인트로 글줄 사이를 12포인트로 정하는 것이다. 글자 크기와 글줄 사이를 사용자가 임의로 정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해야한다. 왜냐 하면 특정 클래스나 스타일 등에서 이미 가독성을 고려한 설정을 해놓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자 크기와 글줄 사이의 설정에 자신이 있을 때에만 이와 같이 값을 조정하라. 2.5 글자와 낱말의 간격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을 자간( 字 間, letter spacing/ character spacing), 낱말과 낱말 사 이를 어간( 語 間, word spacing)이라 한다. 여러 연구에서 한글 조판은 마이너스 자간, 즉 기본이 전각인 낱글자의 자간을 그냥 늘어놓는 것보다 일정 치수를 좁혀 조판하는 것이 가독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나 한글 문자는 가상 몸체(imaginary body)를 가지고 있다. 가상 몸체 활자와 같은 물리적으로 고정된 몸체가 아닌 가상의 정방형을 말하며, 글자 는 이 가상 몸체를 기준으로 하여 설계되어 있다. 인쇄면에서 몸체는 눈에 보이
26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그림 2.4 폰트 크리에이터에서 열어본 은바탕(위)과 -윤명조120(아래) 텍 글자의 가상 몸체
글자와 낱말의 간격 27 지 않지만 각 글자는 몸체의 안쪽에 정리되도록 만들어진다. 국한문은 전각(정 사각형)의 가상 몸체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그 안쪽의 글자면을 실제 몸체라고 한다. 글꼴용어사전 10포인트 크기의 글자라도 실제 측정해보면, 실제 글자의 상하좌우에 약간의 여백이 더 있는데, 실제 글자 크기에 상하좌우 여백을 더한 것이 가상 몸체이다. 가상 몸체는 활판 인쇄에 사용되던 한글 활자의 돌기, 부리, 상투, 즉 영문자로 치면 세리프(serif)나 귀(ear)가 손상되지 않도록 자면의 상하좌우 폭을 조금씩 넓힌 데서 생겨났다. 그러나 활자 원도( 原 圖 )를 토대로 마련된 사진식자체, 사진식자체를 그대로 전산화한 DTP 시 대의 폰트에 이러한 가상 몸체의 흔적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러므로 전각인 낱글자를 그냥 늘어놓았을 경우 글자와 글자 사이, 즉 자간이 듬성듬성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 자간을 좁혀주면, 이른바 마이너스 자간을 적용하면 글을 더 읽기 쉽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자간과 관련하여 석금호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석금호, 1996) 영문서체만을 사용할 때 일일이 조판을 조절하는 경우를 보았는가? 왜 한글만 첨단 정보 화시대를 누리면서도 일일이 마이너스 자간이라는 불필요한 조판조작을 해야만 하는가? 한글 서체 자간 문제가 이렇게 잘못 정착된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는 디지털 폰트를 주조활자 제작원리에 맞추어서 제작했기 때문이다. 둘째로 글자를 정사각형틀 속에 가두는 전통적인 한자와 일본 문자의 제작원리를 무비판 적으로 받아들여 한글을 그대로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한글의 마이너스 자간은 사진식자 기술이 발명된 이후부터 가능해졌다. 전통적인 활자 조판에서는 마이너스 자간을 적용하지 못했으리라. 물리적으로 딱딱한 활자를 어떻게 좁혀서 배열(typesetting)할 수 있으랴. 그러나 사진식자에서는 글자 테이블을 비추는 렌즈를 바꿔 끼움으로써 자간을 1치( 齒, 1/ 4 mm) 단위로 줄이거나 늘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마이너스 자간은, 사진식자라는 기술 발전을 토대로 편집 디자이너들이 가독성을 고려한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구현하게 된 시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dhucs-interword 패키지는 한글 자간(낱자와 낱자 사이)과 어간(어절과 어절 사이) 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패키지는 ko.tex을 사용할 경우에 기본적으로 따라붙 는다. \usepackage{dhucs-interword} \interhword[.6]{.475}{.1}{.1} \interhchar{-.0852em} 위 명령의 의미를 알아보자. ko.tex매뉴얼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interhchar는 자간을 임의로 설정하게 한다. 한 개의 인자를 취하는데 반드시 길이단위
28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interhchar의 값이 0.0852em일 때 소녀는 미리 준비를 차리고 있었던 모양으로 옷도 갈아 입고 머리도 곱게 매만져 있 었다. 나도 옷고름을 매만지며 대청으로 마주 나와 인사를 했다. 작년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지금 막 건넌방에서 옮겨 간 것이 틀림없었다. 아주머니는 일꾼들을 보살피러 나가면서 오빠 점심 대접하라고 딸에게 일렀다. 조금 있다가 딸은 노파에게 상을 들려 가지고 왔다. 닭국에 말은 밀국수다. 오이소박이와 호박눈썹나물이 놓여 있었다. 상차 림은 간소하나 정결하고 깔밋했다. 소녀는 촌이라 변변치는 못하지만 많이 들어 달라고 친숙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곱게 문을 닫고 나갔다. 윤오영, 소녀 중에서 그림 2.5 ko.tex의 기본 자간값으로 조판된 문장 를 붙여주어야 한다. \interhchar{0pt}는 자간을 0포인트로 만드는 것이다. 다만, 이 방 식에 의한 자간의 변경은 그다지 권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간은 폰트 자체의 속성으로 간주하여 hfontspec 에 의해 제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dhucs-interword 패키지는 단어 간격의 제어에만 활용되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interhword는 낱말 간격을 조절하는 명령이다. 여기 쓰인 [.6] 옵션 인자는 \xspaceskip 값을 의미하며, french spacing에서는 무의미하다. 이 값들은 문서 기본 폰트 사이즈의 승 수값을 의미한다. 즉.475 라는 것은 0.475 10pt 4.75 포인트가 된다. [12pt] 옵션의 문서 라면 이 값이 달라진다. \interhchar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사용자가 자간을 조절할 수 있다. 실제 자간을 조정한 사례를 살펴보자. (그림 2.8) ko.tex의 기본 자간은.0852em이다. (그림 2.5) * * * 이제 어간에 대해 알아보자. 단어와 단어 사이의 간격은 다음 절에서 설명할 글줄 사 이의 간격보다는 좁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을 읽을 때 좌에서 우로 시선이 이동 하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여 독서를 방해한다. 또 어간이 지나치게 넓으면 판면 을 세로로 구불구불하게 쪼개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구불구불한 모양을 강줄기(river), 길거리(street) 또는 도마뱀(lizard)이라 한다. 한편, 본문 글자보다 작게 조판하는 각주나 후주 등에서는 어간을 본문에서 설정 했던 것보다 조금 더 넓혀줘야 한다. 왜냐하면 단어와 단어의 구분이 상대적으로 어려 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간도 자간 못지 않게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kotex 패키지에 finemath 옵션을 붙여쓸 때, ko.tex은 어간에 대해 아무런 제어도 하지 않는다. 즉 한글 어간은 영문 폰트의 어간 설정값을 따라간다. 만약 영문 폰트가 CMR10이라면 그때의 어간은 0.333em이다. (그림 2.7)
글자와 낱말의 간격 29 그림 2.6 어간이 넓어 판면에 강줄기가 생긴 사례 interhword의 값이 0.333em일 때 소녀는 미리 준비를 차리고 있었던 모양으로 옷도 갈아 입고 머리도 곱게 매만져 있었다. 나도 옷고름을 매만지며 대청으로 마주 나와 인사를 했다. 작 년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지금 막 건넌방에서 옮겨 간 것이 틀림없었다. 아주머니는 일꾼들을 보살피러 나가면서 오빠 점심 대접하라고 딸에게 일렀다. 조금 있다가 딸은 노파에게 상을 들려 가지고 왔다. 닭국에 말은 밀국수다. 오이 소박이와 호박눈썹나물이 놓여 있었다. 상차림은 간소하나 정결하고 깔밋했다. 소녀는 촌이라 변변치는 못하지만 많이 들어 달라고 친숙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곱게 문을 닫고 나갔다. 그림 2.7 ko.tex의 기본 어간값으로 조판된 문장
30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interhword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사용자가 자간을 조절할 수 있다. 실제 어간을 조정한 사례를 살펴보자. (그림 2.9) * * * 한글의 구조적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획이 빽빽한 글자나 그렇지 못한 글자나 모두 정 사각형의 틀 안에 글자를 가두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여러 사람이 지적하였다. (송 현, 1984; 홍우동, 1990; 유정미, 2002) 그 중 유정미 (2002) 는 잡지는 매거진이다 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예를 들어 빼기 를 쓸 때 빼 와 기 의 폭은 다르게 조정되어야 한다. 한글 서체는 같은 비율(1000 1000)의 모듈 안에서 디자인되는데, 세로획이 훨씬 많은 빼 가 1000에 들어 가려면 상대적으로 기 의 가로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 글자의 평균적인 자폭이 800 수준인데 자간 조정 없이 조판할 경우 글자와 글자 사이는 200씩 벌어지게 되므로 자간이 매우 벙벙해 보이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한 몇몇 사람들은 탈네모틀 글꼴을 제작하였고, 그중 최근에 아모레퍼시픽에서 공개용으로 배포한 아리따 폰트 i 는 낱글자의 세로줄기 수에 따라 가로너비 체계를 다르게 적용하도록 디자인 되었다. (그림 2.10) 2.6 글줄 사이 글줄 사이(line spacing)는 줄간격, 행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윗줄과 아랫줄의 베이 스라인의 차이를 지칭하기도 하고, 윗줄의 글자 하단 부분과 아랫줄의 글자 상단 부분 의 차이를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개념의 차이는 그림 2.11을 참고하라. 많은 문헌에서 행송과 행간(leading) ii 을 글줄 사이 또는 줄간격으로 혼재하여 사용 하고 있다. 아래아한글과 MS-워드도 줄 간격 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행송의 개 념이다. 이 글에서도 글줄 사이는 행송 을 말하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DTP에서 본문 글자 크기가 정해지고 행송이 정해지면 행간은 따로 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행송 본문 글자 크기 행간 이기 때문이다. L A TEX기본 클래스에서 \linespread의 기본 값은 1.0 이다. 1.0 이라는 값은 기본 글자 크기가 10포인트일 때 글줄 사이를 12포인트 띄우도록 한다. 이때 12포인트의 i www.amorepacific.co.kr/company/ci/font.jsp ii 레딩. 글줄 사이띄기에 사용했던 긴 공목이 납(lead)으로 만들어진 데서 비롯되었다.
글줄 사이 31 interhchar의 값이 1pt일 때 소녀는 미리 준비를 차리고 있었던 모양으로 옷도 갈아 입고 머리도 곱게 매만져 있 었다. 나도 옷고름을 매만지며 대청으로 마주 나와 인사를 했다. 작년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지금 막 건넌방에서 옮겨 간 것이 틀림없었다. 아주머니는 일꾼들을 보살피러 나가면서 오빠 점심 대접하라고 딸에게 일렀다. 조금 있다가 딸은 노파에게 상을 들려 가지고 왔다. 닭국에 말은 밀국수다. 오이소박이와 호박눈썹나물이 놓여 있었다. 상차 림은 간소하나 정결하고 깔밋했다. 소녀는 촌이라 변변치는 못하지만 많이 들어 달라고 친숙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곱게 문을 닫고 나갔다. 윤오영, 소녀 중에서 interhchar의 값이 0pt일 때 소녀는 미리 준비를 차리고 있었던 모양으로 옷도 갈아 입고 머리도 곱게 매만 져 있었다. 나도 옷고름을 매만지며 대청으로 마주 나와 인사를 했다. 작년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지금 막 건넌방에서 옮겨 간 것이 틀림없었다. 아주머니는 일 꾼들을 보살피러 나가면서 오빠 점심 대접하라고 딸에게 일렀다. 조금 있다가 딸은 노파에게 상을 들려 가지고 왔다. 닭국에 말은 밀국수다. 오이소박이와 호박눈썹나 물이 놓여 있었다. 상차림은 간소하나 정결하고 깔밋했다. 소녀는 촌이라 변변치는 못하지만 많이 들어 달라고 친숙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곱게 문을 닫고 나갔다. 윤오영, 소녀 중에서 interhchar의 값이 1pt일 때 소녀는 미리 준비를 차리고 있었던 모양으로 옷도 갈아 입고 머리도 곱게 매만져 있었다. 나도 옷고름을 매만지며 대청으로 마주 나와 인사를 했다. 작 년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지금 막 건넌방에서 옮겨 간 것이 틀림없었다. 아주머니는 일꾼들을 보살피러 나가면서 오빠 점심 대접하라고 딸에게 일렀 다. 조금 있다가 딸은 노파에게 상을 들려 가지고 왔다. 닭국에 말은 밀국수다. 오이소박이와 호박눈썹나물이 놓여 있었다. 상차림은 간소하나 정결하고 깔 밋했다. 소녀는 촌이라 변변치는 못하지만 많이 들어 달라고 친숙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곱게 문을 닫고 나갔다. 윤오영, 소녀 중에서 그림 2.8 자간을 다양하게 조정한 문장
32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interhword의값이0pt일때 소녀는미리준비를차리고있었던모양으로옷도갈아입고머리도곱게매만져있었 다.나도옷고름을매만지며대청으로마주나와인사를했다.작년보다는훨씬성숙해 보였다.지금막건넌방에서옮겨간것이틀림없었다.아주머니는일꾼들을보살피러 나가면서오빠점심대접하라고딸에게일렀다.조금있다가딸은노파에게상을들려 가지고왔다.닭국에말은밀국수다.오이소박이와호박눈썹나물이놓여있었다.상차 림은간소하나정결하고깔밋했다.소녀는촌이라변변치는못하지만많이들어달라고 친숙하고나직한목소리로짤막한인사를남기고곱게문을닫고나갔다. interhword의 값이 5pt일 때 소녀는 미리 준비를 차리고 있었던 모양으로 옷도 갈아 입고 머리도 곱 게 매만져 있었다. 나도 옷고름을 매만지며 대청으로 마주 나와 인사를 했 다. 작년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지금 막 건넌방에서 옮겨 간 것이 틀림 없었다. 아주머니는 일꾼들을 보살피러 나가면서 오빠 점심 대접하라고 딸 에게 일렀다. 조금 있다가 딸은 노파에게 상을 들려 가지고 왔다. 닭국에 말 은 밀국수다. 오이소박이와 호박눈썹나물이 놓여 있었다. 상차림은 간소하 나 정결하고 깔밋했다. 소녀는 촌이라 변변치는 못하지만 많이 들어 달라고 친숙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곱게 문을 닫고 나갔다. interhword의 값이 10pt일 때 소녀는 미리 준비를 차리고 있었던 모양으로 옷도 갈아 입고 머리도 곱게 매만져 있었다. 나도 옷고름을 매만지며 대청으로 마 주 나와 인사를 했다. 작년보다는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지금 막 건넌방에서 옮겨 간 것이 틀림없었다. 아주머니는 일꾼들을 보살피 러 나가면서 오빠 점심 대접하라고 딸에게 일렀다. 조금 있다가 딸은 노파에게 상을 들려 가지고 왔다. 닭국에 말은 밀국수다. 오 이소박이와 호박눈썹나물이 놓여 있었다. 상차림은 간소하나 정결하 고 깔밋했다. 소녀는 촌이라 변변치는 못하지만 많이 들어 달라고 친숙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곱게 문을 닫고 나갔다. 그림 2.9 어간을 다양하게 조정한 문장
글줄 사이 33 850unit, t 980uni. 그림 2.10 글자의 세로획 수에 따라 가로폭이 다르게 디자인된 아리따 폰트
34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KTUG) KTUG C ollection 그림 2.11 행송과 행간 글줄 띄우기는 행간이 아니라 행송의 개념이다. 행간을 2포인트 띄운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ko.tex은 \linespread 값을 1.333 으로 해놓았다. 이 값은 행송을 약 16 포인트로, 즉 행간을 6포인트 띄운 것이다. 1.0 12포인트 글줄 사이 1.333 x x 15.996포인트 글줄 사이 글줄 사이에 대해 이종운 (1992)는 도서편집총람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반도서의 경우, 전각문자인 우리 文 의 경우에 있어 문자 크기의 80퍼센트 를 본문의 기본행간으로 함이 적당하다. 예컨대, 9 포인트 문자 크기이면 7 포인트 행간, 13Q(급) 문자 크기이면 행간 10치로서 23행송 등) 한글의 글줄 사이를 영문보다 더 넓게 설정하는 것이 왜 나은지에 대해 김강수 (2005)는 The Memoir Class for Configurable Typesetting User Guide를 우리말로 번 역하면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하였다. 한글 문서는 영문 문서의 경우와는 다른 사정이 있다. 한글 한 글자는 어쨌든 영문자 두 자 안팎의 크기에 해당하고 베이스라인이 영문자의 경우보다 아래 있어서 자면을 가득 채 우는 경우가 많으므로 만약 영문과 동일한 행간 및 어간을 사용한다면 페이지 색조 면에서 훨씬 어두워진다. 따라서 행간과 어간을 영문보다 넓혀주어야 할 것이다. 어간의 경우는 반자(0.5em)보다는 적고 영문의 기본 어간보다는 넓은 적절한 값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memhangul-ucs 패키지는 기본 행간을 1.333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 값은 조판 사정에 따라 적절하게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하고도 명쾌한 해설이다. 2.7 글줄 길이, 판형, 판면과 여백 이 절에서 말하는 요소는 판면의 레이아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글줄 길이, 판형, 판면과 여백 35 판형에서 판면을 뺀 나머지의 영역이 인쇄 면적이다. 판형은 국배판이니, 46 배판 이니 하는 실제 책의 크기(book size)를 말하고, 판면은 판형에 인쇄 문자가 들어가는 영역(type area)을 말한다. 판면율은 판면 대비 판형의 면적 비율이다. 일반적인 책의 판면율은 얼마나 될까? 일반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체적으로 70 80퍼센트에 이를 것이라 답한다. 그러나 아주 특이한 판면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 대부분의 도서는 대체로 판면율이 50 60퍼센트 정도에 그친다. 판면을 구성하는 방법은 모리스(William Morris)의 방법, 언윈(Sir Stanley Unwin)의 방법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여러 타이포그래피 관련 서적에서 다양한 판면과 판형 구 성 방법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터 윌슨의 memoir 매뉴얼에서 다양한 판면 사례를 구경할 수 있다. 로버트 브링허스트(Robert Bringhurst) i 의 The Elements of Typographic Style (2005)과 필 베인즈(Phil Baines), 앤드류 헤이슬럼(Andrew Haslam)의 Type and Typography (2005)도 참고할 수 있다. 앰브로즈(Gavin Ambrose) 해리스(Paul Harris)의 카논이라는 개념도 참고할 수 있 다. (김은희, 2008) 카논(Canon)이란 디자인 결정 과정에 참고가 되는 일련의 디자인 원리들을 가리킨다. 이 러한 원리 중 일부는 이미 확고히 성립된 규범이며 수세기에 걸쳐 실행되면서 매우 설득 력 있게 보강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원리들에 이론을 제기하거나 재해석할 필 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얀 치홀트(Jan Tschichold)는 라울 로사리보(Raúl Rosarivo)가 1947 년 타이포그래피의 신성 비례Divina Proporción Tipográfica 에서 다룬 2 3 비를 토대로 페이지 구성의 황금원리를 세웠다. (그림 2.13) 홍우동이 편집에서 제책까지 에서 분류한 판면 위치의 구성 방식과 내용은 다음 과 같다. (홍우동, 1996) 보통 판형(현재 유행형) 요즈음 유행하는 일반형을 말한다. 적당히 좌우중앙에 판면 을 앉히는 것이다. 여기서 판면의 위치가 예상과 다르게 위로 또는 아래로 판이 치우쳐 보이는 예가 생기는데, 이는 면주관계이다. 면주가 긴 것은 면주 포함 상 하중앙으로 해도 균형에 문제가 없으나 면주가 짧은 것은 상하중앙으로 하면 면 주가 있는 쪽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인다. 이러한 경우는 면주를 제외한 본문만을 상하중앙으로 위치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림 2.15) 동양고전형 재료가 부족하던 당시의 판면배치방식이었기 때문에 책이 낡았을 때 판면 (문자 등)의 훼손을 적게 하기 위하여 책장을 넘길 때 손이 닿는 부분의 여백을 i 이종인이 영어의 탄생The Meaning of Everything: the Story of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을 번역하면서 로버트 브링허스트 라고 표기하였다.
36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190 mm 140 mm 260 mm 210 mm 그림 2.12 46 배판의 책에 판면을 140210mm로 설정했을 경우, 판면율은 140210 29400 190260 49400 0.595, 즉 59.5퍼센트이다. 보통 면주와 쪽번호가 상단 또는 하단 여백에 들어있을 경우, 그 길이까지 판면 세로 길이에 포함하여 판면율을 계산하지는 않는다.
글줄 길이, 판형, 판면과 여백 37 B E 3 C 2 4 6 A F,,, 2 : 3 : 4 : 6 D 그림 2.13 얀 치홀트의 페이지 구성을 위한 황금 카논 12 13 그림 2.14 판면과 여백의 명칭
38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넓게 한다. 위와 안쪽을 1로 했을 때 아래와 바깥쪽은 2 3으로 넓게 하였다. (그 림 2.16) 모리스형 모리스(William Morris)형은 동양고전형과 비슷한 데가 있다. 판면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쪽을 좁게 하고 바깥쪽을 넓게 잡았다. 그리고 안쪽을 1로 하 였을 때 위쪽을 1.2로 하였고, 거기다가 바깥쪽은 또 20퍼센트를 넓게 하였으며, 아래쪽의 경우는 바깥쪽보다도 20퍼센트를 더한 넓이를 하여 내 상 외 하부 의 순으로 20퍼센트씩 더 넓게한 것이 특징이라할 수 있다. 즉 1 1.2 1.2 2 1.2 3 의 비율이다. (그림 2.19) 언윈형 언윈(Sir Stanley Unwin)형도 동양고전형과 모리스형의 판면위치와 원칙은 비 슷하고 여백의 비율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언윈형의 판면위치와 여백분 할방법은 위쪽을 기준으로 하여 안쪽 여백은 1 / 4 을 좁혔으며, 바깥쪽은 1 / 2 을 넓게 잡고, 아래쪽의 여백을 갑절로 하여 상 하 내 외의 순으로 여백의 비율을 보면 2 4 1.5 3 이다. (그림 2.18) 황금비형 동양고전형의 판면위치와 거의 같은데 위쪽과 바깥쪽의 여백이 같고 하부가 극히 넓은 것이 특징이다. 상 하 내 외의 순으로 여백의 비율을 보면 5 8 3 5 이다. (그림 2.17) * * * 판면의 배치는 그리드(grid) 라 하는 편집 디자인의 요소와도 관계 있다. 그리드는 바 둑판 같은 가상의 모눈을 말한다. 그리드 시스템은 책을 펼쳤을 때 본문 레이아웃을 반복함으로써 시각적인 통일감을 얻게 하는 판면의 배치 방식이다. 판면을 여러 개의 작은 면으로 분할하여 본문 레이아웃의 기본 단위로 활용한다. 그리드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면 시각적 통일감을 얻는 장점도 있는 반면에 판면 구 성의 지루한 반복이라는 단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되는 잡지나 신문은 독자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페이지별로 그리드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처음
글줄 길이, 판형, 판면과 여백 39 12 5 5.5 (5) 13 5 5 5 4.5 (5) 그림 2.15 보통 판형(현재 유행형) 1 1 2~3 12 13 2~3 그림 2.16 동양고전형
40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5 12 13 3 5 그림 2.17 황금비형 12 2 13 1.5 3 4 그림 2.18 언윈형
글줄 길이, 판형, 판면과 여백 41 12 1 1.2 13 1 (1 1.2) 1.2 (1 1.2 1.2) 1.2 그림 2.19 모리스형 부터 꼼꼼이 읽어야하는 학술 서적이나 단행본 등은 일관된 그리드를 적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본문이 1단으로 구성되면 그리드는 단순할 것이고, 2단이나 3단, 또는 그보다 복잡 하게 구성되면 복잡한 그리드를 지닐 것이다. 이렇게 정해진 그리드 체계에서 판면이 배치되면, 당연히 그 이외의 공간은 상단 여백, 하단 여백, 안쪽 여백, 바깥쪽 여백 등 여백(margin)이 된다. 최근의 편집 레이아웃은 여백에 다양한 효과를 주고 있다. 전 통적인 책에서 상단 또는 하단 여백에 위치하던 면주(running title)와 쪽번호(folio)가 안쪽이나 바깥쪽 여백에 오기도 한다. 주로 판면과 하단 면주 사이에 위치하던 각주 (footnote)가 안쪽 또는 바깥쪽 여백에 위치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각주가 아니라 난 외주기(marginal note)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드에 관한 이론과 사례는 앨런 스완(Alan Swan)의 GRIDS: 그리드의 올바른 이해와 활용How to Understand and Use Grids (1995), 원유홍 외 (2004)의 타이포그 래피 천일야화, 김지현 (1993)의 그리드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최신 사례 와 기법을 수록한 많은 책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 * 글줄의 길이를 행장 이라 한다. 판면의 가로길이가 바로 글줄의 길이이다. 판면 가로 길이는 본문 글자 크기와도 관계가 있다. 완전한 비례 관계에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 으로 본문의 글자 크기가 커지면 글줄 길이도 커져야하고, 본문의 글자 크기가 작으면
42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글줄 길이도 작아져야한다. 같은 본문 글자 크기에 같은 글줄 길이로 조판된 국배판 (A4)과 신국판(152224mm) 책이 있다고 하면 분명 어느 한쪽 판형의 책은 아주 읽기 힘들 것이다. L A TEX을 사용하면서 판형, 인쇄 면적과 여백에 대해 사용자가 정의할 수 있다. 기본 명령어를 사용하여 본문 레이아웃을 정할 수도 있지만, geometry 패키지는 이를 더욱 간단하고 치밀하게 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패키지에서 주목할 만한 것으로 lines 와 assymetric 옵션이 있다. lines는 본문 행 수를 일정하게 지정하여 판면 세로 길 이, 즉 \textheight를 결정할 수 있고, assymetric은 펼침면에서 좌우 여백을 대 칭적이지 않게 구성할 수 있다. 즉 여백을 홀수 짝수면에 관계없이 항상 오른편이나 왼편에 둘 수 있게 해준다. 자세한 것은 geometry 패키지 매뉴얼을 참고하라. 한편 memoir 클래스는 내재된 함수만으로 geometry 못지 않게 본문 레이아웃을 구 성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김강수가 번역한 The Memoir Class for Configurable Typesetting User Guide 를 참고하라. 2.8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microtypography) 는 헤르만 자프(Hermann Zapf) 와 URW 폰트 회사가 hz-program을 만들면서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Zapf, 1993) What we wanted to produce was the perfect grey type area without the rivers and holes of too-wide word spacing. hz-program 의 아이디어는,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 가 42 행 성서를 조판할 때 단어와 단어 사이의 강줄기를 없애 시각적으로 균일한 판면을 구성하기 위해 290 쌍의 서로 다른 리거처(ligature; 合 字 )와 축약형 문자조합을 만들었던 것에서 비롯되 었다. 나중에 Adobe 사에서 hz-program 의 특허권을 사들여 InDesign 프로그래밍에 적용하였다고 알려져있다. i ko.tex 또한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를 지원한다. ko.tex 매뉴얼 가운데 다음 부분 을 보자. 마진 커닝(margin kerning)이란, 여백 공간이 가지런히 보이도록 하기 위해 글자들을 텍스 트 블록의 마진 쪽으로 아주 조금 이동시켜주는 테크닉이다. 마진 커닝을 적용하지 않으 면 일부 문자들이 마진 경계가 시작하기 전에 끝나기 때문에 오히려 울퉁불퉁하게 보인다. i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Torbjørn Eng은 InDesign의 글자 확장(glyph scaling)이 hz-program보 다 못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또 폰트 확장에 대해 균일한 단어 간격에 대한 노력은 무의미하다. 이는 단어 간격이 균일하지 않은 수백 년 간의 훌륭한 조판을 무시하는 처사 라며, 폰트 확장이 조판의 품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 43 이것은 문장부호 끌어내기(hanging punctuation) 와 비슷한 것이지만 문장부호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글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를 적용함으로써 텍스트 블록의 모양을 현저히 개 선할 수 있다. 폰트 확장(font expansion)이란 단어 간격이 좀더 균일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폰트의 폭을 약간 좁게 혹은 넓게 만드는 테크닉이다. 폰트를 넓게 혹은 좁게 만듦으로써 개행 엔진이 더 나은 행나눔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Hàn Thê Thành i 이 pdftex에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를 포함시킨 연구결과에 기인한 것이다. 마진 커닝의 기법 중 글자 내밀기(character protrusion)는 대략 다음과 같은 공식에 의한다. 예를 들어 판면 왼쪽에 대해서는 K l w P l 1000 를 적용한다. 여기서 w 는 글자의 가로폭, P l 는 왼쪽 내밀기(left protrusion) 인수이다. Hàn Thê Thành은 특정 글자(또는 문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판면을 가지런하게 만들 수 있는 일반적인 값을 시행착오 로 찾아냈다. 그림 2.21에서 P left 는 왼쪽 내밀 기 값, P right 는 오른쪽 내밀기 값이다. 이와 관련하여 Hàn Thê Thành의 박사학위 논 문 Microtypographic extensions to the TEX typesetting system 을 읽어보길 권한다. (Thành, 2000) ko.tex 매뉴얼에 적힌대로 폰트 확장과 마진 커닝을 시도해본 예는 그림 2.22와 같 다. 결국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는 폰트 확장을 통해 앞서 설명했던 강줄기를 없애고, 마진 커닝을 통해 좌우로 정렬된 문단의 끝(혹은 앞)을 시각적으로 가지런하게(optical even) 만드는 기술이다.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를 조판의 미학에 관한 방법으로 보아야 할 지, 가독성 향상에 관한 하나의 인자로 보아야할 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시각 적으로 문단 끝이 가지런하도록 보이게하는 것과 강줄기를 없애기 위해 폰트를 일반 인들이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정도로 적절히 확장(또는 축소)하는 테크닉은 가독 성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하리라 생각한다. 질을 떨어뜨린다고 하였다. (Eng, 2008) i 2008년 1월 Asian TEX Coference 2008에 참석했을 때 어떻게 발음하느냐 물었더니 한 테 타인 이라 하였다.
44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1000 700 500 300 0-100 1000 700 500 300 0-100 그림 2.20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의 character protrusion. 수직으로 그은 선은 판면의 처음과 끝을 나타낸다. (Hàn Thê Thành의 논문 중) Character P left 700 500 ( 50 A 50 J 50 T 50 V 50 W 50 X 50 Y 50 v 50 w 50 x 50 y 50 Character. 700-700, 700 700 500 ; 500 : 500 300 200! 200? 200 ) 50 A 50 F 50 K 50 P right Character L 50 T 50 V 50 W 50 X 50 Y 50 k 50 r 50 t 50 v 50 w 50 x 50 y 50 P right 그림 2.21 Hàn Thê Thành이 찾아낸 글자별 (일반적인) 내밀기 값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 45 나는 여름 방학이 되어 집에 내려오면 한 번씩은 이 집을 찾는다. 이 집에는 나보다 한 살 아래인, 열세 살 되는 누이뻘 되는 소녀가 있었다. 실상 촌수를 따져 가며 통내외까지 할 절척도 아니지만 서로 가깝게 지내는 터수라, 내가 가면 여간 반가워하지 아니했고, 으레 그 소녀를 오빠가 왔다고 불러내어 인사를 시키곤 했다. 소녀의 몸매며 옷매무새는 제법 색시꼴이 박히어 가기 시작했다. S 1 과 S 2 가 삼각화되었다 하자. S 1#S 2 는 S 1 과 S 2 에서 각각 삼각형을 하나씩 잘라내고 삼각형의 경계에 따라 두 곡면을 붙여서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모서리는 세 개, 꼭지점도 세 개, 면은 두 개가 줄어든다. 따라서 χ(s 1#S 2) = χ(s 1) + χ(s 2) 2 이 성립한다. Dvipdfmx supports various encodings in rather unintuitive way (due to various reasons). For 8-bits encodings, it supports.enc format glyph encoding file (used by dvips program) with few extensions undocumented here and remapping of a set of 8- bit encoded TEX fonts to a single doublebyte font with SFD file support. And it can also support various multibyte encodings by loading PostScript CMap resource. Not all encodings are supported depending on format of font to be used. 나는 여름 방학이 되어 집에 내려오면 한 번씩은 이 집을 찾는다. 이 집에는 나보다 한 살 아래인, 열세 살 되는 누이뻘 되는 소녀가 있었다. 실상 촌수를 따져 가며 통내외까지 할 절척도 아니지만 서로 가깝게 지내는 터수라, 내가 가면 여간 반가워하지 아니했고, 으레 그 소녀를 오빠가 왔다고 불러내어 인사를 시키곤 했다. 소녀의 몸매며 옷매무새는 제법 색시꼴 이 박히어 가기 시작했다. S 1 과 S 2 가 삼각화되었다 하자. S 1 #S 2 는 S 1 과 S 2 에서 각각 삼각형을 하나씩 잘라내고 삼각형의 경계에 따라 두 곡면을 붙여서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모서리는 세 개, 꼭지점 도 세 개, 면은 두 개가 줄어든다. 따라서 χ(s 1 #S 2 ) = χ(s 1 ) + χ(s 2 ) 2 이 성립한다. Dvipdfmx supports various encodings in rather unintuitive way (due to various reasons). For 8-bits encodings, it supports.enc format glyph encoding file (used by dvips program) with few extensions undocumented here and remapping of a set of 8- bit encoded TEX fonts to a single doublebyte font with SFD file support. And it can also support various multibyte encodings by loading PostScript CMap resource. Not all encodings are supported depending on format of font to be used. 그림 2.22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를 적용한 예(좌)와 적용하지 않은 예(우)
46 2. ko.tex 의 타이포그래피 나는 나 여름 방학이 방 이 되어 집에 내려오면 한 번씩은 이 집을 찾는다. 찾는다. 이 집에는 나보다 나 다 한 살 아래인, 열세 살 되는 누이뻘 되는 소녀가 있었다. 실상 촌수를 촌 따져 가며 통내외까지 할 절척도 아니지만 서로 가깝게 가 게 지내는 터수라, 내가 가면 여간 반가워하지 아니했고, 으레 그 소녀를 오빠가 왔다고 왔 고 불러내어 인사를 사 시키곤 했다. 소녀의 몸매며 옷매무새는 제법 제법색시꼴이 박히어 이 박히어 가기 가기 시작했다. S 1 과 S 2 가 삼각화되었다 삼 하자. 하. S 1 #S 2 는 S 1 과 S 2 에서 각각 삼각형을 삼 하나씩 잘라내고 삼각형의 삼 경계에 따라 두 곡면을 붙여서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모서리는 세 개, 개, 꼭지점도 세도 개, 세 개, 면은 면은 두 개가 두 개가 줄어든다. 따라서 따라서 χ(s 1 #S 2 ) = χ(s 1 ) + χ(s 2 ) 2 그림 2.23 이 성립한다. Dvipdfmx supports various encodings in rather unintuitive way (due to various reasons). For 8-bits encodings, it supports.enc format glyph encoding file (used by dvips program) with few extensions undocumented here and remapping of a set of 8- bit encoded TEX T fonts to a single doublebyte font with SFD file support. And it can also support various multibyte encodings by loading PostScript CMap resource. Not all encodings are supported depending on format of font to be used. 시각적으로 문단끝이 고르게 보인다. 옅게 조판된 부분은 마이크로타이포그래피가 적용되지 않은 부분
거칠게 스케치하기 47 거칠게 스케치하기 이 절은 왜 번호가 붙어있지 않을까? 가독성과 상관 없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디자 인을 하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거칠게 스케치하기(rough visual)이다. 어떤 책의 판면을 디자인하든, 상품의 외관을 디자인하든 디자인의 초기 단계는 이 스케치로부 터 비롯된다. 연습장이든 메모지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때그때 말 그대로 거칠게 스케치하는 것이다. 최근에 그래픽 툴이 발달함에 따라 스케치 과정을 생략하고 컴퓨터 터미널에서 초 안부터 작성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러다보면 그간의 연습기록이 종이에 남던 스케 치와 달리 최종 디자인 파일만 덩그러니 남을 수 있다. 최종 디자인 직전, 예전 시안의 어떤 부분만이라도 빌어오려고 하면, 그간의 데이터는 없어져있기 일쑤다. (물론 날짜 별로 백업파일을 만들어 관리하는 꼼꼼한 디자이너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판면 레이아웃을 구성하면서도 이러한 거친 스케치가 필요하다. 그래픽 툴에 아주 능숙하다 하더라도,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것을 종이에 또는 칠판에 실제로 한번 그려 보는 것이 필요하다. 글자와 그래픽 등을 배열하는 대략의 스케치 과정에서 사람의 눈 을 통해 안정적인 배치와 균형을 꾀할 수 있다. 가령 어떤 물체를 상하좌우의 중앙에 앉히고자 할 때 컴퓨터가 계산한 기하학적 중앙값보다는 시각적 중앙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 이렇게 거친 스케치를 만들고 난 후에 실제 작업에 옮기면 좀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24와 그림 2.25는 한국텍학회(KTS, the Korean TEX Society)에서 열었던 Asian TEX Conference 2008의 안내 팸플릿을 제작할 때 만들었던 스케치와 실제 본문 디자 인이다. i i 잘 된 사례는 아니지만 거칠게 스케치하기의 중요함을 일깨우고자 소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