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레킹 공군 예비역들의 히말라야 트레킹 칼라파타르 빛의 신비를 맛본 역전의 빨간 마후라들 고소증 극복하고 칼라파타르(5,550m)와 고쿄리(5,360m) 정상 올라 글 사진 금기연 원정대장 예비역 공군 준장 럼 에베레스트를 다시 가봐? 누군가의 제안에 그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즉석에서 합의가 이루 어졌다. 공군사관학교 동기(21기)들이 매달 두 번씩 산 행이 이어지길 10여 년. 내가 먼저 다녀온 안나푸르나 트레킹 사진을 보고 기왕이면 가장 높은 곳을 가자며 길 을 떠난 것이 2년 전이었다. 당시 날씨가 나빠 다른 곳을 다녀왔기에 에베레스트(8,848m)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한 번 다녀온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히말라 야에 대한 그리움도 곰삭고 있었으리라. 나이를 먹어가 면서 자신과 후손들에게 무언가 소중한 자랑거리를 남 겨야겠다는 생각도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내가 원정대장을 맡게 되었고, 바로 일정을 잡아 계획을 세웠다. 목표는 에베레스트를 가장 잘 볼 수 있 는 곳, 칼라파타르(5,550m)과 고쿄리(5,360m)였다. 칼라파타르 정상(5,550m)을 향하던 중 마지막 구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뒤편의 높은 산은 푸모리봉 (7,165m)이며, 낮은 둔덕처럼 생긴 곳이 칼라파타르 정상이다. 308 san MARCH 2015
심히 운동한 친구의 체력훈련은 중반부터 효과가 눈에 띄었다. 2~3일을 계속 걷고 대피소에서 자며 열악한 로 지 생활에 대비했고, 눈 많은 설악산을 찾아 심설산행도 체험하는 등 팀워크를 다져나갔다. 항공권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직항 대신 한 번 갈 아타는 편으로 일찍 구입했다. 가이드와 포터는 인터넷 으로 여러 현지 여행사와 조율을 거쳐 계약하고, 나이와 체력을 감안해 한식 요리사도 고용했다. 우리 입맛에 맞 는 한식을 먹으면 체력 저하도 그만큼 적을 터. 일인당 약 200달러를 더 지출하지만 기대가 컸고 안심이 되었다. 첫 시작점인 루클라공항의 해발고도가 2,840m였다. 16일의 일정 중 4,000m 이상에서 10일을 머무른다. 5,000m 이상에서도 2일이니 만 65세라는 나이엔 만만 치 않은 일정이다. 무엇보다 체력강화를 우선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시 작했다. 전체산행은 월 2회를 유지하되 5~6시간이던 산행시간을 8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혼자서 걷기 등 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루클라공항 국내선 경비행기로 내린 루클라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 중 하나로 꼽힌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이런 곳에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못해 신비 롭게 느껴질 정도로 사방이 온통 높은 산이다. 활주로는 길이가 고작 800m밖에 되지 않는 데다 산 아래쪽으로 3.4도나 기울어져 이륙할 때면 비행기가 계곡으로 처박 히는 느낌이다. 가까스로 상승하더라도 바로 앞의 높은 산을 어떻게 피해갈지 아슬아슬해서 몸이 저절로 오그라든다. 공군 에서 전투조종사로 20여 년을 비행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차라리 비행이란 것을 모르면 마음이라도 편 하겠건만. 울타리 너머에서 혹시나 일거리를 얻을까 무리 지어 대기하고 있는 포터들도 진기한 풍경이긴 마 찬가지다. 트레킹 시작. 16일간 먹을 쌀과 반찬, 조리기구 등을 실은 짐을 나른다. 야크의 변종 좁개 7마리와 포터 5명 이 무리지어 가고, 우리는 가이드와 함께 걷는다. 무거 운 짐은 모두 포터가 운반하므로 개인 배낭에는 식수와 행동식, 만약을 대비한 우모복과 사진기만 있으니 발걸 음이 훈련 때보다 훨씬 가볍다. 처음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가이드도 한국 어로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었고, 성실했다. 식사시간이 되면 따뜻한 차에 이어 쌀밥과 김치, 미역국이나 된장국 이 나왔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서 똑같이 반복되는 단 순한 반찬에 질려 식사량이 줄기 시작했다. 3년 전의 유 명 여행사를 생각하고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 실 수였다. 다들 억지로라도 나오는 밥을 다 먹는데, 그렇 지 않았던 한 친구는 눈에 띄게 체력이 저하되었다. 유난히 힘 좋고 지칠 줄 모르던 평소와는 너무나도 san.chosun.com 309
1 2 3 4 다른 친구의 모습이다. 떨어진 체력은 트레킹이 끝날 때 나게 많은 사람들. 다음날부터 출발시각을 30분 앞당겼 까지 회복되지 않아 고도를 낮추었는데도 힘들어했다. 다. 보통 하루 10km 내외의 거리를 8시간 만에 걷기 위 반면 국내 훈련 시 힘들어 했던 한 친구는 부인이 챙겨준 해 새벽 6시에 기상, 7시에 식사, 8시에 출발했다. 시간 깻잎과 고추장 등 맛있는 반찬을 끼니마다 내놓았다. 입 당 2km의 등산보다 훨씬 느리게 또 충분히 쉬어가면서 맛을 잃어가던 모두의 식욕을 북돋았으니 본인은 물론, 걷는다. 고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건 상 예약이 불가하 전체가 덕을 봤다. 므로 일찍 도착해야 좀더 나은 조건으로 숙소를 잡을 수 있다. 또 해가 지면 기온이 급강하하므로 일찍 도착해서 한식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휴식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더 큰 불청객은 고소증이다. 고도가 높아져도 하루 평 트레킹 중 숙소는 로지를 이용한다. 바람만 피할 수 균 8시간을 걸으니 산소가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고 있고 난방이나 단열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 성능 좋은 침 도 5,500m의 산소량은 해수면의 50%. 당연히 산소가 낭이 필수품이다. 로지는 숙소와 식사를 겸한 곳으로, 부족해지고 고소증이 생긴다. 숨쉬기 어렵고, 머리 아 저녁식사를 포함한 숙박&아침식사(bed&breakfast)가 프고, 구역질이 나며, 어지럽고, 밥맛이 없고, 무기력해 대개 30~40달러 정도다. 식사를 하지 않아도 방값으로 지는 등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지옥이라 할 정도로 심한 만 25~3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말도 안 되지만 네팔 때도 있다. 고소증은 방한에 소홀하면 금방 찾아든다. 이다. 때문에 한식을 고집하면 비용이 올라간다. 그래서 샤워, 특히 머리를 감지 않아야 한다. 한 친구가 로지에서는 현지식은 물론, 다양한 서양음식도 제 맨발에 맨머리로 다니더니 고소증에 걸려 버렸다. 한국 공한다. 네팔인이 서양요리를 하는 모습이 신기한데 맛 에서도 항상 그렇게 지냈다지만 고도가 높은 곳은 달랐 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하니 굳이 한식을 고집하지 않아 다. 백약이 불통, 마치 목을 조르는 듯 숨쉬기가 어려워 도 좋을 뻔했다. 심지어 생일을 맞은 한 친구의 축하 케 밤 10시가 넘었지만 어쩔 수 없이 고도를 내렸다. 그러 이크도 전문점에 주문할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20 자 거짓말처럼 괜찮아져 이튿날 바로 합류할 수 있었다. 여 명이 나누어 먹을 정도였으니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 고도적응을 위해 근처만 다녀오는 날이었기에 전체 일 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정에는 지장이 없었다. 해발 3,440m 남체에선 고소적응을 위해 하루를 더 첫날밤을 지내고 이튿날 아침 트레킹을 시작하면 묵는다. 근처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 들러 대망의 에베레 서 깜짝 놀랐다. 주말 북한산으로 착각할 정도로 엄청 스트를 보러 간다. 로지를 출발해 가파르게 400여 m를 310 san MARCH 2015 1 고쿄리(5,360m)를 오르다 내려다본 고쿄마을(4,790m)의 로지들과 고쿄호수. 호수 뒤로 우뚝 솟은 타보체(6,367m)와 구름에 가려진 촐라체(6,335m), 강테가(6,685m), 탐세르쿠(6,608m)가 장관을 연출한다. 2 고쿄리 정상에 선 여명산우회원들. 왼쪽부터 필자, 황일서, 조성준, 정용운, 배민섭 회원. 뒤로 제일 높게 솟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다. 3 왼쪽부터 정용운, 오진교, 배민섭, 금기연, 조성준, 황일서, 이찬, 유근국 회원. 4 고쿄리 정상에서 황금빛 일몰을 기다리는 트레커들.
오르는 언덕길. 한 친구가 유난히 힘들어 했다. 일행을 을 정도로 기력이 완전히 소진되어 버렸다. 이래서는 지 멈추고 그 친구를 앞세웠다. 그리고 아무도 앞으로 나가 난 1년 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동기 지 않도록 당부했다. 충분히 천천히 걸으며 모두 같이 생의 응원도, 동창회의 기대도 모두 져버리게 된다. 움직였다. 자칫 일찍부터 낙오가 생길 수도 있었지만 기 다려준 덕분에 모두가 함께할 수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호텔 야외식당에서 쿰부히말의 명 봉들이 펼치는 파노라마를 만끽했다. 눕체(7,861m) 소임을 다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엄습했다. 대원이라면 고도가 낮은 곳으로 내려가 쉬다가 상태가 좋아진 뒤 다시 합류하면 되지만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원정대장으로서 그럴 수 없다. 와 로체(8,516m), 로체샤르(8,393m), 아마다블람 (6,856m)이 거대한 장벽을 이룬 가운데에 에베레스트 지옥 같은 고통 속에 오른 칼라파타르 정상에서의 감동 가 모습을 보였다. 친구가 선심 쓴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지옥에서의 고통이 이럴까? 죽을힘을 다해 걸음을 옮겨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보지만 언제까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살아 때로는 한 번에 많은 고도를 올릴 때가 있다. 첫날은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생명력은 완전히 상실한 상태로 2,840m에서 시작해 200여 m 고도를 내리며 부드럽게 마치 로봇이 걸어가듯 기계적으로 발을 옮겼다. 앞으로 시작하지만, 이튿날 남체 도달 직전 한꺼번에 600여 m 벌어질 상황에 대해 책임자로서의 걱정과 불안이 더욱 를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처음엔 힘도 좋고 고도도 상 걸음을 방해했다. 내 발걸음을 쳐다보는 대원들은 걱정 대적으로 낮은 데다 기대에 부풀어 힘든 줄 모르고 잘 올 이 한 가득이다. 라갔다. 그러나 7일이 지나고, 4,620m의 두클라에서 두클라~로부제 구간을 오르기 전날 거의 잠을 자지 4,830m 로부제 구간은 많은 트레커들을 좌절시킨다는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결과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갔다 마의 구간이었다. 우리도 이 구간을 올라갈 때 너무 힘 가 간신히 극복했으나, 후유증으로 칼라파타르 등정이 들어 어떻게 올랐는지, 어떤 경치가 있었는지조차 몰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다른 일행이 등정을 위 다. 또 마지막 목표인 칼라파타르와 고쿄리 정상에 오르 해 출발할 때 몸이 허락하는 데까지만 갔다 오려고 함께 려면 이미 5,000m가 넘는 고도에서 400m와 600m를 나섰다. 각각 올라야 하기에 무척 힘들다. 일행 8명 중 두 명은 칼라파타르를 오르는 마지막 로 이게 아니다. 간밤에 한숨도 못 자고 밤새 화장실을 지가 있는 5,140m 고락셉에서 기념촬영한 다음 바로 들락거리더니 쏟아지는 잠에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 내려갔다. 이미 4,410m 딩보체에서 심한 고소증으로 san.chosun.com 311
1 2 3 고도를 낮추어야 했던 경험이 있기에 5,000m에서 오래 로 변하기 시작했다. 황금빛 꼭대기는 분홍빛 띠를 가운 머무른다는 게 무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상을 바로 데로 아래의 새하얀 설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탄성 앞에 둔 멀쩡한 친구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등정의 기 조차 나오지 않았다. 히말라야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햇 회를 접고 함께 내려갔다. 사관학교부터 40여 년을 함 님의 의식이다. 고통을 이겨내고 이곳에 오른 이들에게 께한 진한 전우애가 아니라면 좀처럼 생각조차 하기 힘 만 주는 환상의 선물이다. 하늘의 축복이자 최고의 행운 든 일. 결단을 내려준 친구가 고맙고 자랑스럽다. 이다. 눈이 부신다. 숨이 막힌다. 황홀해진다. 가슴에 품은 지 4년, 훈련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마 눈부신 황금빛은 이미 사그라졌지만 여운에 젖어 있 침내 5,550m 칼라파타르 정상에 섰다. 눈에 보이는 것 다가 다시 보니 하늘색이 신비롭다. 산과 접하고 있는 이라곤 온통 높이 솟은 히말라야의 새하얀 설봉들. 무려 바로 위는 짙은 하늘색인데 신비로운 연분홍색이 그 위 2,400km에 달하는 히말라야산맥 가운데에 세상에서 에 길게 띠를 이루고 있다. 분홍색은 위로 갈수록 점점 가장 높은 8,848m 에베레스트가 하얀 눈바람을 일으키 옅어지다가 다시 연한 하늘색이 된다. 바람이 잦아들어 며 서 있다. 에베레스트를 기점으로 이름만 들어도 가슴 천지가 고요하고 눈에 보이는 지상의 모든 것은 하얀 눈 을 뛰게 하는 고산준봉들이 즐비하다. 눕체, 로체, 마칼 으로 덮여 있다. 산과 하늘이 내뿜는 기운도 차분하기 루, 촐라체, 캉테가, 탐세르쿠. 8km가 넘는 거리지만 그지없다. 정결하고 고요하고 순수한 그 무엇. 세상이 눈앞처럼 선명했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국의 일부 처음 만들어져서 아직 아무런 움직임도 일어나기 전이 를 엿보는 느낌이다! 열두 번이나 올랐다는 가이드도 처 이런 모습이었을까? 음 보는 맑은 날씨라며 운이 좋단다. 동기들이 뒤따라 올라왔다. 고소증이 심해진 한 명 65세 한계 극복하고 설산 아름다움 만끽 은 5,500m 부근에서 하산했다. 정상을 바로 눈앞에 두 칼라파타르 등정에 성공하고 나니 일정 변동이 불가피 고 걸음을 되돌리는 그 순간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렇 해졌다. 원래 계획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 중 하 지만 올바른 판단, 무리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안전 나인 5,330m의 촐라패스를 넘고 빙하를 건너 5,360m 은 훈련 때부터 최우선이다. 3년 전 위암수술로 위장 일 고쿄리를 등정하는 것. 그런데 때 아닌 폭설로 빙하에서 부를 잘라낸 몸으로 이 정도 오른 것만도 대단하다. 스 실종사고가 났단다. 결론은 올라왔던 길을 내려갔다가 스로 용단을 내린 친구에게 박수를 보냈다. 다시 빙 돌아서 고쿄리로 갈 것인가 아님 칼라파타르 등 이윽고 새하얀 설봉의 꼭대기들이 찬란한 황금빛으 312 san MARCH 2015 정으로 만족하고 고쿄리 등정을 포기할 것인가 둘 중의 1 남체로 가기 전 협곡을 가로지른 라르자 다리의 아찔한 모습. 다리가 약해 한쪽에서 건너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기다려야 한다. 2 해가 완전히 지고 난 다음 신비스러운 빛깔을 연출하는 에베레스트 파노라마. 연한 분홍색 띠를 이루다가 옅어지며 하늘색으로 변하는 빛의 신비를 체험한 순간이었다. 3 돌레마을로 내려가는 길. 돌레에는 10여 호의 로지가 있어 트레커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4 칼라파타르 정상 직전. 가쁜 숨결이 들려오는 듯하다. 5 포르체마을 (3,810m). 높은 산의 한 줄기가 비교적 평지를 이룬 특이한 지형에 마을을 이루고 있다.
4 5 하나였다. 칼라파타르는 에베레스트를 가장 가까이에 다시 환희의 순간에 빠져들었다. 내려가는 길은 발걸음 서 볼 수 있는 전망대지만 정작 주인공 에베레스트는 다 이 가벼웠다. 여전히 고도가 높지만 계속 낮아지니 고소 른 봉우리에 가려져 조금밖에 보이지 않는다. 반면 고쿄 증은 걱정 없다. 리는 조금 멀지만 훨씬 멋지고 장엄한 진짜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3년 전에 에베레스트 지역을 가려고 나섰지만 기상 관계로 비행기가 뜨지 않아 목적지를 랑탕으로 바꾼 것 많은 논의가 있었다. 루클라에서 카트만두로 돌아 은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이제 보니 당시는 훈련도 지 가는 국내선 비행기는 일정을 바꿀 수 없으니 우회할 경 식도 부족했다. 잠깐이나마 4,980m의 체르고리에 올 우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약 150km의 라 5,000m급을 체험한 것이 이번에 도움이 되었다. 열 여정에서 30~40km를 더 걸을 수 있을지, 식자재와 짐 악한 통신사정으로 연락이 늦어 걱정을 끼친 것은 유감 을 나르는 좁개와 포터들은 어떨지, 고생을 하고 간다고 이었다. 해도 과연 멋진 파노라마를 볼 수 있을지 등등. 고도가 높아질수록 열악해지는 숙소와 음식, 어쩔 경험 많은 가이드를 따라 고쿄리로 향했다. 눈앞에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고소증, 12년차 가이드의 손님 중 펼쳐지는 아찔한 광경. 해발 4,200m에 형성된 작은 마 최고령이라는 65세 원정대의 한계. 이 모두를 극복하 을 둘레의 좌우로 시선 닿는 끝까지 뻗어 있는 오솔길. 고 5,550m 칼라파타르와 5,360m 고쿄리에 올랐다. 드 한 발만 잘못 디디면 1,500m 깊이의 엄청난 계곡으로 물게 보는 좋은 날씨에 신비로운 빛의 향연도 볼 수 있었 곤두박질치는 살 떨리는 곳을 지났다. 인적 드문 지름길 다. 날씨 관계로 촐라패스를 넘지 못했지만 다음을 기약 을 택한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엄청난 광경을 보았다. 하게 만드는 것이니 이 또한 행운이었다. 4,7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빙하가 녹아내려 형성 이번 트레킹은 오랜 세월의 전우들만이 발휘할 수 된 신비로운 빛깔의 호수가 몇 개나 있는 고쿄. 5,360m 있는 능력과 장점들이 어우러진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 고쿄리는 그중 10만 평이 넘는 큰 호수 바로 옆의 산이 이다. 그리고 아들 딸에게 보여 줄 사진을 통해 우리 다. 로지촌에서 출발하여 호수 옆 산꼭대기를 올랐다. 는 손주들의 도전을 독려하는 멋진 할아버지로 기억될 가파르게 600m 가까이 오르는 동안 달라지는 호수와 것이다. 주변의 경관이 일품이었다. 다행히 칼라파타르를 오를 때처럼 전날 눈이 내려 세상 전부가 순백의 절경이었다. 게다가 날씨마저 쾌청이니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없다. 필자 공군 준장 예편. 국제정치학 박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한국문인협회 회원(수필). san.chosun.com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