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ilar documents
나하나로 5호

회원번호 대표자 공동자 KR000****1 권 * 영 KR000****1 박 * 순 KR000****1 박 * 애 이 * 홍 KR000****2 김 * 근 하 * 희 KR000****2 박 * 순 KR000****3 최 * 정 KR000****4 박 * 희 조 * 제

- 2 -

**09콘텐츠산업백서_1 2


CR hwp

....pdf..

41호-소비자문제연구(최종추가수정0507).hwp

춤추는시민을기록하다_최종본 웹용

5월전체 :7 PM 페이지14 NO.3 Acrobat PDFWriter 제 40회 발명의날 기념식 격려사 존경하는 발명인 여러분!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투자도 방지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 26

viii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변동에 따른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 학의 역할 변화와 지원 정책 및 기능 변화를 살펴보고, 새로운 수요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문대학의 기능 확충 방안을 모색하 였다. 연구의 주요 방법과 절차 첫째, 기존 선행 연구 검토

¾Æµ¿ÇÐ´ë º»¹®.hwp


기본소득문답2


»êÇÐ-150È£

_1.hwp

안 산 시 보 차 례 훈 령 안산시 훈령 제 485 호 [안산시 구 사무 전결처리 규정 일부개정 규정] 안산시 훈령 제 486 호 [안산시 동 주민센터 전결사항 규정 일부개정 규

<C3E6B3B2B1B3C0B C8A32DC5BEC0E7BFEB28C0DBB0D4292D332E706466>

2ÀåÀÛ¾÷

<B3EDB4DC28B1E8BCAEC7F6292E687770>

( 단위 : 가수, %) 응답수,,-,,-,,-,,-,, 만원이상 무응답 평균 ( 만원 ) 자녀상태 < 유 자 녀 > 미 취 학 초 등 학 생 중 학 생 고 등 학 생 대 학 생 대 학 원 생 군 복 무 직 장 인 무 직 < 무 자 녀 >,,.,.,.,.,.,.,.,.

<5BB0EDB3ADB5B55D B3E2B4EBBAF12DB0ED312D312DC1DFB0A32DC0B6C7D5B0FAC7D02D28312E BAF2B9F0B0FA20BFF8C0DAC0C720C7FCBCBA2D D3135B9AEC7D72E687770>

01정책백서목차(1~18)

º»ÀÛ¾÷-1

Jkafm093.hwp

피해자식별PDF용 0502

A 목차

연구노트

<B1DDC0B6B1E2B0FCB0FAC0CEC5CDB3DDB0B3C0CEC1A4BAB82E687770>

2014학년도 수시 면접 문항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untitled


01¸é¼öÁ¤

A Time Series and Spatial Analysis of Factors Affecting Housing Prices in Seoul Ha Yeon Hong* Joo Hyung Lee** 요약 주제어 ABSTRACT:This study recognizes th

2013_1_14_GM작물실용화사업단_소식지_내지_인쇄_앙코르130.indd

DocHdl2OnPREPRESStmpTarget

내지-교회에관한교리

ÃѼŁ1-ÃÖÁ¾Ãâ·Â¿ë2


2 Journal of Disaster Prevention

Y Z X Y Z X () () 1. 3

³»Áö_10-6

º´¹«Ã»Ã¥-»ç³ªÀÌ·Î

보건 복지 Issue & Focus 이 글은 시간에 대한 (저출산)정책적 관점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주 출산연령층(20~49세)의 경활동 특성에 따른 가사노동시간 3) 의 차이를 분석하고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함 우선 가사노동시간의 성별 차이를 살펴보고, 여성의 경

152*220

제4장

<C1DF29B1E2BCFAA1A4B0A1C1A420A8E85FB1B3BBE7BFEB20C1F6B5B5BCAD2E706466>

2001 년 4 월전력산업구조개편과함께출범한전력거래소는전력산업의중심 기관으로서전력시장및전력계통운영, 전력수급기본계획수립지원의기능을 원활히수행하고있습니다. 전력거래소는전력자유화와함께도입된발전경쟁시장 (CBP) 을지속 적인제도개선을통해안정적으로운영하고있으며, 계통운영및수급

Vision Mission T F T F T F T

금강인쇄-내지-세대주의재고찰

중점협력국 대상 국가협력전략 ( 9 개국 ) ᆞ 5 ᆞ 30 관계부처 합동

기후변화는 인류사회가 직면한 가장 거대한 불확실성 중 하나

#7단원 1(252~269)교

ad hwp


È޴ϵåA4±â¼Û

< E5FBBEABEF7C1DFBAD0B7F9BAB02C5FC1B6C1F7C7FCC5C25FB9D75FB5BFBAB05FBBE7BEF7C3BCBCF65FA1A4C1BEBBE7C0DABCF62E786C73>

<B3EDB9AEC0DBBCBAB9FD2E687770>

병원이왜내지최종본1

위장관기생충질환 필자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에서 년부터 년까지 년간 수진자 평균 연령 ± 세 의 대변검사를 분석하였을 때 충란 양성률은 였다 연도별로 보면 년 년 년 년 년 년 년 로 지속적인 상승하였다 년에 평균 배씩 증가하는 추세였다 먼저 기생충에 대한 개념부터

CC hwp

ÀÚ¿øºÀ»ç-2010°¡À»°Ü¿ï-3

소식지수정본-1


¾ç¼ºÄÀ-2

05 ƯÁý

* pb61۲õðÀÚÀ̳ʸ


exp

041~084 ¹®È�Çö»óÀбâ

T hwp

<5B DB1B3C0B0C0DAB8A65FC0A7C7D15FB5F0C0DAC0CEBBE7B0ED5FC5F8C5B62E706466>

2002report hwp

<B1B9C8B8C0D4B9FDC1B6BBE7C3B3BAB85F BB0DCBFEFC8A35B315D2E706466>

04 Çмú_±â¼ú±â»ç

2저널(11월호).ok :36 PM 페이지25 DK 이 높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물을 구하러 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본 사업은 한국남동발전 다닐 정도로 식수난이 심각한 만큼 이를 돕기 위해 나선 것 이 타당성 검토(Fea

2016년 신호등 4월호 내지A.indd

저작자표시 - 비영리 - 변경금지 2.0 대한민국 이용자는아래의조건을따르는경우에한하여자유롭게 이저작물을복제, 배포, 전송, 전시, 공연및방송할수있습니다. 다음과같은조건을따라야합니다 : 저작자표시. 귀하는원저작자를표시하여야합니다. 비영리. 귀하는이저작물을영리목적으로이용할


hwp

식품매개성흡충류기생충은주로민물고기등을생식하거나덜익혀섭취할때감염되며, 80종이상의식품매개성흡충류기생충의인체감염이보고되었다. 식품매개성흡충류기생충은크게간, 소장또는폐에기생한다고알려져있다. 공중보건학적인관점에서가장중요한흡충류로는간흡충 (Clonorchis sinensis),

(중등용1)1~27

<B1B9BEEE412E687770>

2009_KEEI_연차보고서

<312E20C0AFC0CFC4B3B5E55F C0FCC0DAB1E2C6C720B1B8B8C5BBE7BEE7BCAD2E687770>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법률 제9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 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3항은 시 도지사 또는 대도시의 시장이 정비구 역을 지정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제외한

ok.

(012~031)223교과(교)2-1

CD 2117(121130)


성인지통계

hwp


10월추천dvd

장애인건강관리사업

<C1A4C3A55F D33385FC0C7B7E1B1E2BBE7C0CEB7C25FBFE4BEE0B9AE2E687770>

PowerPoint 프레젠테이션

<C0CEBBE7B9DFB7C92DC3D6C1BE2E687770>

Transcription: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2014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Sustained National Deworming Campaign in South Korea 1969-1995 주관부처 보건복지부 연구수행기관 KDI국제정책대학원 연구진 김태종,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채종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장현갑,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전문위원 자문위원 엄기선,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정혁,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연구관리 KDI국제정책대학원 사업총괄기관 기획재정부 본 보고서는 영문보고서를 축약하여 작성한 것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영문보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부간행물번호 11-1051000-000437-01 ISBN 979-11-5545-088-8 94320 ISBN 979-11-5545-076-5 (전18권) Copyright C 기획재정부

정부간행물번호 11-1051000-000437-01 Knowledge Sharing Program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Preface 서문 반세기만에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며 세계 경제 10대 강국의 반열에 오르 게 되었습니다. 전쟁의 폐허와 가난 속에서 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원조 공여국이 된 한국의 성 공사례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OECD 지식공유연대(Knowledge Sharing Alliance)출범 후, 한국이 개발협력분야의 선도국가로서 활약이 예상되는 가운데, 단기 간 내에 국가발전을 이루어 낸 우리의 발전경험 공유에 대한 수요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급증 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의 경제 사회 발전경험을 협력대상국과 공유하고 정책자문을 제공하는 KSP(Knowledge Sharing Program)사업을 KDI 및 관계연구기관과 함께 추진하여 왔습니다. KSP사업을 통하여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총 39개 국가를 대상으로 550여개 과제에 대한 정책 자문을 실시하였고, 이는 해당 국가들과 우호적인 경제협력관계 구축 및 국격 제고에 크게 기여하 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다자개발은행 및 국제기구와 지속적으로 지식공유사업 확대하는 한편, KDI 및 관 련 교육 연구기관과 함께 한국의 경제 사회 발전경험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KSP 발 전경험모듈화사업을 2010년부터 추진하여 왔습니다. 모듈화 사업 보고서는 협력대상국 정책자문에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체계화된 개발경험 콘텐츠로서, KSP 정책자문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제사 회의 다양한 개발지식 공유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며, 다자개발은행 및 국제기구와의 지식공유사업 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2013년 모듈화사업은 2012년도 41개 정책사례 체계화에 이어,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경제 일반, 행정 ICT, 농어업, 인적자원, 산업에너지, 보건의료, 국토건설, 환경 등 경제 사회 각 분야를 망라하는 8대 분야 18개 세부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였습니다. 또한, 소관부처, 연구진, 자문단으 로 구성된 과제별 T/F를 운영하여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 및 품질관리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 니다. 이를 통해 2013년 모듈화 사업은 한국의 발전 경험이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협력국의 상 황에 부합하는 보다 적절한 정책 자문 제공,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개발경험 콘텐츠의 안정적인 생 산을 위한 지식인프라를 구축하는 한 해였습니다.

본 보고서의 발간에 즈음하여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발전경험 모듈화사업 전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 처 담당관과 집필진, 그리고 보고서의 검토 및 보완에 심혈을 기울여 준 자문단과 익명심사위원들 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듈화 사업에 참여한 모든 참여진의 노력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회 발전을 지원하고 경제 협력과 상호 교류를 통한 상생관계를 증진시키는 토대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아울러 최선을 다해 모듈화사업을 관리하며 보고서의 질적 수준 향상에 만전을 기해온 KDI국제 정책대학원 김태종 실장과 최창용 교수, 이계우 교수, 이진수 교수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본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은 발전경험 모듈화사업에 참여한 각 집필자 개인의 견해로서 KDI국제정 책대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을 반영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2014년 4월 KDI국제정책대학원 총장 김준경

Contents 요약 12 제1장 목표와 성과 15 제2장 필요성과 배경 23 제3장 전략 및 집행체계 27 제4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실제 집행 37 제1절 집단 검변, 집단 투약 39 제2절 공중보건교육 및 캠페인 39 제3절 위생 개선 40 제4절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가능케 한 법적 기반 정비 40 제5장 역학적 견지에서 본 기생충 구제사업의 평가 43 06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제6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 53 제1절 평가의 개요 54 제2절 성공요인 58 제3절 기생충 구제사업이 교육 및 생산성 증가에 미친 장기적 영향에 대한 평가 63 제7장 개발도상국을 위한 시사점 71 참고문헌 74 목차 07

Contents 표 목차 제1장 <표 1-1> 1969-1995년 전국 초중고 재학생 회충 감염률 추이 17 <표 1-2> 1969-2004년 전국 회충, 편충, 구충 감염률 추이: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 결과 20 제2장 <표 2-1> 회충 감염에 대한 과거 보고 자료(1948-1969) 25 제3장 <표 3-1> 1964-1983년 기생충박멸협회 지출 내역 31 <표 3-2> 전국 장내기생충 실태조사 결과 요약(1971-2004년) 35 제5장 <표 5-1> 1969-1995년 학생 회충 감염률 및 U-rate 추이 45 <표 5-2> 1969-1995년 학생 회충 충란 양성률, 평균 E.P.G, 평균 충체수 및 기타 역학 계수의 추이 47 제6장 <표 6-1> 2000년 센서스 표본의 기술통계(N=541,184) 68 <표 6-2> 기생충 구제사업에의 노출이 교육지표에 미치는 영향 회귀분석결과 68 <표 6-3>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표본의 기술통계(N=185,526) 69 <표 6-4> 기생충 구제사업이 임금소득에 미친 영향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69 08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Contents 그림 목차 제1장 [그림 1-1] 1973-1995 전국 학생 회충 감염률 및 U-rate 추이 18 [그림 1-2] 1969-2004년 회충 편충 구충 감염률 추이: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 조사 20 제3장 [그림 3-1] 1974년 협력사업 최종보고서 일본국제기술협력단 단장 서문 30 [그림 3-2] 1969년 전국학생장내기생충 실태조사 보고서 이종진 기협회장 서문 34 제5장 [그림 5-1] 1973-1995년 학생인구 회충감염률 및 U-rate 추이 46 [그림 5-2] 회충 편충 및 장내기생충 학생 감염률 추이 50 [그림 5-3] 구충 및 동양모양선충의 학생 감염률 추이(1969-1995년) 50 [그림 5-4] 간흡충, 요코가와 흡충, 각종 조충류의 학생 감염률 추이(1969-1995년) 51 목차 09

Contents 그림 목차 제6장 [그림 6-1] 학교급별 1970-1987년 시군구 단위 기생충 감염률의 변화(%) 56 [그림 6-2] 세대간 교육지표의 개선 폭과 기생충 구제사업 시행 이전 시군구별 감염률의 비교 57 [그림 6-3] 각 시군구별 세대간 로그 임금소득의 개선 폭과 기생충 구제사업 시행 초기 시군구별 기생충 감염률의 비교 57 [그림 6-4] 장내기생충 감염률 역학의 동학적 모형 예시 60 [그림 6-5] 전국 시군구 단위 학생 기생충 감염률의 변화: 1970년 대 1987년(N=179) 63 [그림 6-6] 1953년 출생세대와 1970년 출생세대 사이의 교육지표의 개선 정도와 초기 기생충 감염률의 상관관계 64 [그림 6-7] 1953년 출생세대 및 1970년 출생세대 사이 로그 임금소득의 차이와 사업초기 지역 감염률의 시군구 단 위 비교 65 [그림 6-8] 출생연도와 기생충 구제사업에 노출된 아동기의 비율 관계 67 010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Contents BOX 목차 제3장 [Box 3-1] 임한종 박사 32 제6장 [Box 6-1] 장내기생충 감염률의 동학적 분석 58 목차 011

요약 1. 한국은 1969년에 초중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집단검변 집단투약을 기본으로 하는 기생충 구 제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고 이를 1995년까지 지속함으로써 전국적 규모에서 기생충 구제 사업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사업은 1969년 일본의 국제기술협력단(OTCA)의 지원을 통해 본 격적으로 출범할 수 있었으며 199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이 기본적으로 기생충 박멸 에 성공하였음을 선언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이처럼 성공적으로 수행된 한국의 기생충 구제 사업의 경험을 목표와 성과, 배경과 필요성, 전략과 수행체계, 집행, 그 성과에 대한 평가 등 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2. 1960년대까지 한국은 기생충왕국이라 불리울 정도로 거의 모든 국민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 었다. 중요한 장내기생충으로는 회충, 편충, 구충, 촌충 등이 있었으며, 이 외에도 간흡충, 폐 흡충의 감염도는 높은 수준에 있었다. 당시 한국의 기생충 학자들과 정부부처에서는 이러한 기생충 감염이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이로 인한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에 대해서 도 잘 인지하고 있었다. 3. 1964년에 출범한 한국기생충박멸협회(기협)는 당초 10년 이내에 회충 등 장내기생충 감염률 을 0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목표는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 로 야심찬 것이었다고 판단된다. 전국적 규모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전개되기까지 이런저런 준비를 위해서만도 약 5년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기협은 학교를 기반으로 전국의 모든 학생 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검변 집단투약이라는 전략을 설정하고, 1969년부터 동전략을 25년간 꾸준히 실행에 옮겼다. 정부와 기협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장내기생충 감염률은 지속적으 로 하락하였으며, 1995년에는 더 이상의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이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됨 에 따라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장내기생충은 그 역학적 특성으로 인하여 숙주인 인간 의 감염률에 이른바 브레이크 포인트가 존재한다는 특성을 보인다. 기생충 구제사업으로 인하 여 감염률이 저하되더라도 브레이크 포인트에 이르기 전에 사업이 조기에 중단되면 감염률은 012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다시 원래의 수준으로 복귀하지만, 일단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로 감염률을 낮추는 데에 성공 한다면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감염률은 통제된다는 것이다. 집단적인 기생충 구제사업이 95년 에 중단된 후 이미 20년 가량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생충 감염률이 다시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1969년에서 95년까지 실시된 기생충 구제사업이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로 감염률 을 낮추는 데에 성공하였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바 기생충 구제사업의 제 반 측면에 대한 역학적 평가의 결과도 이러한 평가와 부합한다. 4. 기생충 구제사업은 그 사업성과 못지않게 이를 위해 투입된 공공예산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특징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협이 기생충 박멸을 통한 국민보건 향 상이라는 공익적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한 보건의료전문인력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민간조 직이었다는 점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검변 및 투약 등 사업에 직접 투입된 비용을 제 외하고 조직운영에 사용된 비용은 투입예산의 1/3을 넘지 않았다. 기협은 일본에서 새로 발명 된 저렴한 기생충 검사기법을 대중적인 기생충 구제사업으로서는 세계 처음으로 도입하고, 국 내제약회사와 긴밀하게 제휴하여 한국의 상황에 맞는 기생충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구제사업 에 도입하는 등 과학적이면서도 기업가정신이 넘치는 활달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예산 투입을 대폭 절감하는데 성공한 기협의 이러한 혁신과 활약이 없었다면 기생충 구제사업이 과 연 충분히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5. 기생충 구제사업이 시작되기 전 전국의 감염률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었으나, 사 업이 일정기간 지속되면서 거의 모든 지역의 감염률은 0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당초 기생충 감염률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기생충 구제사업에 따른 감염률 저하가 컸다는 것 을 의미한다. 만약 기생충 감염률 저하로 인해 교육 등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노동자의 생산 성이 제고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면 지역별 노동자의 성과지표를 세대간 비교하였을 때 그 개 선 폭이 당초 감염률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더 커야 마땅하다. 2000년도 한국의 센서스 자료 를 활용, 각 개인의 출신지역을 기준으로 이러한 세대별 성과지표를 비교 분석해 보면 기대했 던 대로의 양상이 확인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을 통해 교육연한이 늘어나고 노동자의 생산성이 증가하는 등 커다란 사회경제적 성과가 있었다고 판 단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혜택은 현재의 노동자 세대뿐 아니라 장래의 모든 세대 가 동등하게 누리게 된다는 점을 아울러 감안한다면 기생충 구제사업의 사회경제적 성과가 지 대했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6.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의 경험을 공공정책적 관점에서 반추해 본다면 첫째, 기생충 구제사업 이 투자 대비 수익이 대단히 높은 훌륭한 공공투자사업이라는 점, 둘째, 이를 위해서는 학교 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검변 집단투약이 적절한 전략이라는 점, 셋째, 기생충 구제사업의 투자 대비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감염률이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적으 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약 013

7. 전국적인 규모의 기생충 구제사업은 정부 내 여러 부처,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긴밀한 공조를 필요로 하며, 결코 단순한 사업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사업을 장기간으로 지속한 다는 것은 정부의 재정기반이 취약하고 제도의 발달이 미약하며 인적 자원의 축적도 미흡한 개도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로 어려운 여건 아래 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25년간에 걸쳐 동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 다는 사실은 현재의 많은 개도국에 훌륭한 격려가 될 수 있다. 한국과 유사하게 전국적 규모 로 기생충 구제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한국의 경험에 비추어 제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정부 내 공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통합된 법적 기반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한국의 기생충박멸협회와 같 이 민간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추진체가 결성될 수 있다면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 성을 유지하는데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검변 및 투 약 사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검변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추가적으로 전국민을 대상으 로 주기적인 감염률 실태조사를 병행 실시한다면 사업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평가가 가 능할 뿐 아니라 공론의 장에서 사업의 지속 필요성을 호소함에 유력한 근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넷째, 원조공여기관으로부터 도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 있어 정책자문, 인력개발지원 등의 기술적 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본 보고서 작성을 위한 연구 수행과정에서 연구진은 보건복지부, 기생충박멸협회의 후신인 한국 건강관리협회, 한국보건의료재단, 코이카, 굿네이버스, JICA 등 각 기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 다. 발간의 기회를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특히 고려대학교의 임한종 교수님, 한국건강관리 협회의 강남지방 본부장 윤청하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연구진 가운데 김태종은 코이카의 지원을 통 해 굿네이버스가 탄자니아 므완자 지구에서 수행한 열대성 질병 관리 사업에 자원봉사자로 활약한 기생충 학회 회장 충북대학교 엄기선 교수님을 비롯한 한국 기생충 학자 분들의 도움으로 기생충 구 제사업의 현장을 견학하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한국 기생충 구제사업의 장기영향평 가와 관련하여 이 연구를 함께 수행한 아주대학교의 김정호 교수님, 연구를 도와 준 KDI 국제정책대 학원 김선진 조교, 민은경 조교, 동 성과평가팀 서민영 팀장께도 감사 드린다. 장기영향평가 연구는 동 대학원의 정혁 교수님, 일본 츠쿠바 대학의 타카사키 요시토 교수님, 동경대학교의 사와다 야스 유키 교수님을 포함, 2013년 일본 하야미 개발경제학회 참석자 분들의 검토의견, 그리고 2014년 미 국경제학회 사회프로그램 평가분과 참석자 분들의 검토의견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총장이신 김준경 박사님, 이계우 교수님으로부터는 두 분이 대학원 개발교육연구실 실장으로 재직하시는 동안 본 보고서를 위한 연구를 계획하고 수행함에 있어 큰 도움과 격려를 받 을 수 있었다. 끝으로 본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행정적으로 지원해 준 임정균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014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제1장 목표와 성과

제 1 장 목표와 성과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은 1964년에 설립된 한국기생충박멸협회(기협)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기협은 당시 한국의 기생충 학자 및 전문가들이 기생충 박멸을 통한 국민보건에의 기여를 목 적으로 자발적으로 조직한 민간단체였다. 기협은 한국 기생충 구제사업에 있어 그 전략과 추진체계 를 구상하는데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을 뿐 아니라, 사업의 수행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데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후자와 관련하여 특히 중요하였던 것은 1966년에 이 루어진 기생충질환예방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기협은 기생충 구제사업의 법적 제도적 근간이 된 기 생충질환예방법 제정을 통해서 안정적 기반 위에서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데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1964년 설립 당시 기협이 내 건 목표는 10년 이내에 회충을 비롯한 장내기생충 감염률을 0으로 떨어뜨린다는 야심찬 것이었다. 기생충질환예방법을 비롯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정비된 후 기생충 구제사업이 전국적 규모에서 본격적으로 출범한 것은 1969년이 되어서였다. 하지만 기협은 한국의 기생충박멸이라는 애초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될 때까지 충실하게 그 기능을 완수하였다는 점에서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의 주역이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은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매년 실시된 전국 초중고교 재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 집단 검변 및 투약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1995년 학생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0.02%로 저하되어 중단될 때까지 1969년부터 25년간이나 지속되었다. 1997년 세계보건기구가 의해 한국에서는 기생충이 박멸되었다고 선언함으로써 한국 기생충 구제사 업의 성공은 국제적으로 공인 받기에 이르렀다. <표 1-1>은 1969년에서 1995년에 이르기까지 전국 초중고교 재학생의 회충 감염률의 추이를 보 여 주고 있다. 회충은 토양매개성 연충인 장내기생충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만연도가 높은 기생충 이었다. 장내기생충 감염여부에 대한 검사는 대변 표변에서 기생충 충란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수행 되며, 기생충감염률은 충란양성률을 통해 계측된다. 표에 제시된 자료를 통해 회충감염률이 사업기 016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간 중 급격히 감소하였던 것이 확인된다. 여타 장내기생충 감염률도 유사하게 급격한 감소세를 보여 주고 있다. 회충을 예로 들자면 1969년 55.4%에 달했던 감염률이 1987년에는 1% 미만으로 감소하 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969년 77%에 달했던 장내기생충 감염률도 1989년에 이르면 1% 미만으 로 저하되어 있었다. 충란 검출자 가운데 미수정란만 검출된 보유자의 비율을 U-rate 로 측정한다. 표의 마지막 열에서 보는 바와 같이 U-rate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던 것은 전반적으로 기생 충 감염률이 저하하는 가운데 잔존하고 있는 기생충의 번식 기반 또한 저하되고 있었던 것을 말해 준다. 이와 같은 정보를 [그림 1-1]에서도 마찬가지로 확인해 볼 수 있다. 기생충박멸협회는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변사업의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매년 보고 하고 있고 그 자료는 지금까지도 보존되어 있다. 한 해 봄 여름 두 차례에 걸쳐 수행되던 검변사업은 1987년까지 같은 체제로 진행되었고, 87년 이후에는 기생충 감염률의 감소를 감안하여 그 주기를 한 해 한 차례로 변경하여 1995년까지 유지하였다. 기생충박멸협회는 이 외에도 1971년을 기점으로 매 5년마다 한 차례씩 성인을 포함한 전국 인구의 0.1% 표본을 대상으로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 조사를 아울러 실시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를 보고해 왔다. 표 1-1 1969-1995년 전국 초중고 재학생 회충 감염률 추이 연도 피검 학생 수 충란 양성자 수(%) 충란 양성자 수(%) 미수정란 수정란 합계 1969* 6,551,926 5,046,216 (77.0) - - 3,631,699 (55.4) 1970* 10,871,280 8,095,911 (74.5) - - 6,042,588 (55.6) 1971* 11,813,868 8,429,031 (71.3) - - 6,100,187 (51.6) 1972* 11,243,033 7,179,521 (63.9) - - 5,148,951 (45.8) U-rate (%) 1973* 12,116,892 7,903,665 (65.2) 1,133,687 (9.4) 4,696,540 (38.8) 5,830,227 (48.1) 0.20 1974* 11,901,236 6,350,121 (53.4) 895,301 (7.5) 3,650,208 (30.7) 4,545,509 (38.2) 0.20 1975* 12,480,942 6,459,819 (51.8) 934,247 (7.5) 3,901,162 (31.3) 4,835,409 (38.7) 0.19 1976* 13,423,636 6,104,644 (45.5) 978,360 (7.3) 3,540,956 (26.4) 4,519,433 (33.7) 0.22 1977* 14,160,212 5,601,692 (39.6) 965,005 (6.8) 3,246,719 (22.9) 4,211,724 (29.7) 0.23 1978* 15,030,061 4,200,218 (27.9) 684,927 (4.6) 2,229,938 (14.8) 2,914,865 (19.4) 0.24 1979* 15,592,977 3,620,058 (23.2) 746,000 (4.8) 1,601,664 (10.3) 2,347,664 (15.1) 0.32 1980* 15,495,361 3,050,527 (19.7) 720,355 (4.6) 1,162,655 (7.5) 1,882,895 (12.2) 0.38 1981* 16,229,764 2,589,943 (16.0) 661,154 (4.1) 996,606 (6.1) 1,657,760 (10.2) 0.40 1982* 16,216,136 1,947,871 (12.0) 1,042,498 (3.1) 620,413 (3.8) 1,122,911 (6.9) 0.45 1983* 16,220,369 1,356,812 (8.4) 386,771 (2.4) 374,132 (2.3) 760,903 (4.7) 0.51 1984* 16,091,005 889,495 (5.5) 257,276 (1.6) 217,198 (1.5) 492,474 (3.1) 0.52 1985* 15,812,300 622,285 (4.0) 176,837 (1.1) 142,961 (0.9) 319,798 (2.1) 0.52 1986* 14,861,006 403,015 (2.7) 112,517 (0.8) 87,408 (0.6) 199,925 (1.4) 0.57 제1장 목표와 성과 017

제 1 장 연도 피검 학생 수 충란 양성자 수(%) 충란 양성자 수(%) 미수정란 수정란 합계 U-rate (%) 1987* 13,206,807 241,584 (1.9) 60,884 (0.5) 52,205 (0.5) 112,693 (0.9) 0.56 1988* 12,703,799 148,261 (1.2) 39,920 (0.4) 30,289 (0.3) 112,184 (0.6) 0.67 1989 9,594,316 76,640 (0.8) 20,328 (0.2) 12,928 (0.3) 33,256 (0.6) 0.67 1990 9,146,913 50,579 (0.6) 12,150 (0.1) 9,638 (0.1) 21,788 (0.2) 0.50 1991 8,212,776 24,058 (0.3) 5,693 (0.07) 3,597 (0.1) 9,290 (0.1) 0.70 1992 4,294,499 8,310 (0.2) 1,653 (0.04) 1,239 (0.03) 2,892 (0.07) 0.57 1993 1,699,141 4,121 (0.2) 444 (0.02) 661 (0.02) 1,105 (0.04) 0.50 1994 1,531,706 3,576 (0.2) 334 (0.02) 334 (0.02) 668 (0.04) 0.50 1995 1,334,517 2,245 (0.2) 156 (0.01) 85 (0.006) 241 (0.02) 0.50 총계 307,836,478 * 춘계 및 추계 조사결과의 합계. 출처: Reproduced from Chai JY, 2011. 그림 1-1 1973-1995 전국 학생 회충 감염률 및 U-rate 추이 출처: Reproduced from Chai JY, 2011. 전국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 결과는 <표 1-2>에 제시되어 있다. 표에 제시된 결과는 회충뿐 아니라 사업 시행 전 높은 감염률을 시현했던 구충, 편충 등 여타 장내기생충의 감염률이 학 생은 물론 전국의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보더라도 급속하게 저하하였음을 보여 준다. 같은 결과를 018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그림 1-2]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림은 사회경제상황의 변화를 함께 파악할 수 있도록 1인당 평균소득의 추이를 함께 제시해 주고 있다. 기생충 구제를 위해 개발된 약제는 숙주인 인체 내에 부화된 기생충에 대해서는 구제 효과를 가 지지만 백신이 아니기 때문에 투약하여도 숙주가 이후의 감염에 대해 면역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 니다. 이는 일단 투약을 통해 기생충이 구제되더라도 인체는 이후에도 충란의 침입에 의해 지속적으 로 재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게 마련이다. 개도국에서 실행되고 있는 수많은 기생충 구제사업의 실례 에서 잘 드러나는 바와 같이 기생충 구제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충분히 지속되지 않은 단계에서 사업 이 중단되면 감염률은 원래의 높은 수준으로 비교적 빠른 기간 내에 복구되고 만다. 이런 의미에서 원래의 감염률은 수학적으로 볼 때 안정적 평형상태로 볼 수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처럼 기생충 감염률에 역학적으로 안정적 평형상태가 존재한다는 점과 그 외 몇 가지 기생충의 역학적 특질을 반영하여 간단한 동학 모형을 개발하여 소개한다. (후술) 모형을 분 석해 보면 안정적 평형상태는 두 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하나는 이미 논의한 바와 같 이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관찰되는 높은 수준의 감염률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감염률이 0인 상태이 다. 이 두 점 이외에도 동학모형은 브레이크 포인트, 다시 말해 불안정적 평형상태가 따로 존재하며, 이 점은 위에서 언급한 두 안정적 평형상태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감염률이 브레이크 포인트보다 높은 수준 어디인가에 있다면 시간에 지남에 따라 감염률은 높은 수준의 평형상태로 수 렴하게 되고, 반대로 감염률이 브레이크 포인트보다 낮은 수준에서 출발한다면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감염률은 또 하나의 안정적 평형상태인 0으로 수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기생충 구제사업의 투입 대비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는 감염률이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로 저하될 때까지 집단 구제사업을 지속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전국 초등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의 집단 검변 및 투약 사업은 1995년까지만 진행되 고 이후에는 중단된 상태에 있다. 1995년 시점에서 한국의 기생충이 문자 그대로 완전히 박멸된 것 이 아니라는 점은 이미 제시된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중단된 1995 년 이후 기생충 감염률이 다시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은 한국의 기생충 관리사업이 감염률이 브레 이크 포인트 이하로 저하된 시점까지 충분히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었다는 점을 증거해 주는 것이다. 제1장 목표와 성과 019

제 1 장 표 1-2 1969-2004년 전국 회충, 편충, 구충 감염률 추이: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 결과 연도 피검자수 충란양성률(%) 감염률 누계(%) 충란양성률(%) 회충 편충 구충 1인당 소득 (US$) 1969 40,581 90.5 149.6 58.2 74.2 9.1 210 1971 24,887 84.3 147.1 54.9 65.4 10.7 286 1976 27,178 63.2 89.6 41.0 42.0 2.2 799 1981 35,018 41.1 54.5 13.0 23.4 0.5 1,749 1986 47,671 12.9 14.9 2.1 4.8 0.1 2,550 1992 46,912 3.8 3.9 0.3 0.2 0.01 7,183 1997 45,832 2.4 2.4 0.06 0.04 0.007 10,315 2004 20,546 4.3 4.4 0.03 0.02 0.0 14,162 출처: Hong et al.(2006). 그림 1-2 1969-2004년 회충 편충 구충 감염률 추이: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 조사 출처: Hong et al.(2006). 이 보고서의 목적은 이처럼 성공적으로 수행된 한국에서의 지속적, 전국적 기생충 구제사업에 대 해 소개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험이 이 분야에 있어 세계적으로 유일한 성공사례인 것은 아니다. 한 국 이외에도 유사하게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국적인 규모에서 기생충 박멸에 성공한 일본, 타이 완, 이스라엘 등의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진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 서는 이러한 사례에 대해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소개한 연구저작물을 알지 못한다. 더군다나 사업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 한국이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걸음마 단계에 있던 후발 개발도상국이었던 점 020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을 감안하여 본 보고서의 의의는 적지 않다고 판단된다. 정부재정이 취약하고 제반 제도적 여건이 미흡한 가운데에서도 전국적인 규모에서 지속적인 기생충 구제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한국의 좋은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기생충 구제사업은 정부와 민간 전문기구의 협업을 통해서 양부문의 장점 을 결합한 이상적인 구제사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잘 보여 준다.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 다. 동시에 기생충박멸협회의 민간인 전문가들이 국민보건의 개선을 도모하려는 열정으로 뭉쳐 자 신들의 전문성을 십분 활용, 최신의 과학적 연구성과를 사업에 도입하고 한국의 상황에 맞게 최적 화된 구제 약제의 개발과 시험에 기여함으로써 공공부문이 단독으로 이 사업을 수행했을 경우를 상 정하면 기대하기 어렵도록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아울러 사업의 성과를 엄밀하게 계측 하여 지속적으로 여론을 환기하는데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사업을 성공에 이르기까지 주도적 역할을 완수하였다는 점은 한국의 사례를 논함에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것이다. 보고서의 나머지 부분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2장에서는 기생충 구제사업의 필요성과 배경을 논의한다. 3장에서는 기생충 구제사업을 위해 어떠한 전략과 수행체계가 마련되었는지를 소개한다. 4장에서는 집행과정에 있어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를 논의한다. 5장 에서는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의 제반 측면에 대한 역학적 시각에서의 평가를 다루고, 6장에서는 기생충 구제사업의 장기적 성과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논의한다. 2장에서 5장까지 논의하는 내용 가운데 상당부분은 이미 공동연구진 가운데 1인인 채종일의 한국형 기생충 관리 ODA 사업모형개 발 연구(2011)에 상세히 정리된 내용에 기반을 두고 있다. 6장에서의 논의는 Kim and Kim(2014) 의 미출간 원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7장에서는 한국에서의 기생충 구제사업이 현재의 개발 도상국에 시사하는 정책적 함의를 정리하고 결론에 갈음한다. 제1장 목표와 성과 021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제2장 필요성과 배경

제 2 장 필요성과 배경 1960년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과거 한국은 기생충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국민 의 기생충 감염률이 높았다.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해방된 직후인 1948년 미국의 연 구진에 의해 수행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기생충 감염률은 82.4%에 달했다(Hunter et al., 1949). 이처럼 높은 기생충 감염률은 <표 2-1>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60년에 이를 때까지 높은 수 준에서 변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에 한국의 연구진에 의해 수행된 계측의 결과는 이보다 다소 낮은 감염률을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낮은 감염률이 계측지역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 인지, 계측의 정확도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기생충 감염률 자체가 저하하는 추 세가 있었던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1969년에 수행된 전국 표본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기 생충 감염률은 58.2% 수준이었다. 하지만 동 연구결과는 기생충 감염률에 있어 지역간 편차가 상 당히 크고, 감염률이 70-80% 수준에 달하고 있는 지역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도 아울러 보고 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 한국의 기생충 감염률이 높았던 데에는 야채 등을 재배함에 있어 인분비료 의 사용이 절대적이었다는 점, 아울러 오염된 채소를 이용해 만든 김치를 상용하는 식습관에 기인 하는 바가 컸으리라 추측된다. 광범위한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공중보건에의 위협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가운데 이를 배경으로 1964년에 한국기생충박멸협회가 출범하였다. 기생충 가운데에서도 특 히 회충과 구충의 감염이 만연한 점에 대한 우려가 특히 높았다. 인간을 숙주로 장내에 기생하는 이 러한 토양매개성 연충들은 그 감염도가 경미한 경우에도 복통, 설사, 영양손실, 빈혈 등의 문제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충의 경우 종종 간, 담관, 맹장 등의 기관으로 침투하여 외과적 수 술 조치를 필요로 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024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표 2-1 회충 감염에 대한 과거 보고 자료(1948-1969) Reporter(Year) Year of Investigation Number of Examinees Egg-positive Rate(%) Region(Subjects) Hunter et al. (1949) 1948 919 82.4 National(residents) Brook et al. (1956) 1951 1,726 81.3 North Korean soldiers (captives) Crane et al. (1965) 1964-90.0 Jeonju(hospital patients) Kim (1969) 1964 408 71.8 Gwangju(hospital patients) Choi (1967) 1966 210 72.8 Gwangju(students) Kim et al. (1968) 1967 1,314 78.4 Gyeonggido(residents) Kim (1969) 1967 500 60.2 Gwangju(hospital patients) 1969 545 53.9 Gwangju(hospital patients) Seo et al. (1969) 1967-1969 40,581 58.2 National(residents) 출처: Reproduced from Chai YI, 2011. 구충은 감염이 경미할 경우 가벼운 빈혈을 초래하지만, 중증 감염의 경우에는 구토, 복통을 동반 하는 식욕부진, 심각한 빈혈, 그 외에도 심인성 발달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1960년대 한국의 기생충 학자들은 장내기생충 감염에 따른 피해에 대한 공중의 의식 제고를 위 해 피해 정도를 산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기생충 구제사업에 대한 전국민적 지지를 도출해 내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의 한 추계에 따르면 구충감염에 따른 직간접 손 실은 매년 미화 10억 불에 상당하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또 다른 연구자는 회충에 의한 감염증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를 약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다양한 추정치 가운데 시각적으 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마도 구충 감염에 의한 혈액 손실분이 매년 560드럼, 다시 말해 116억 밀 리리터에 상당한다는 추정치였을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 감염에 따른 노동생산성 손실은 당시 화폐 가치로 약 480억 원에 해당한다는 추정치도 유통되었다. 1) 1) 구충사업은 개발도상국에서 구현할 수 있는 공공투자 가운데 가장 비용효율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판 코펜하겐 컨센서스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에서 실시 가능한 공공투자 가운데 기생충 구제사업은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 네 번째로 우수한 사업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Miguel and Kremer(2004)는 케냐에서 실시한 학교기반 기생충 구제사업의 무작위 통제집단 설계에 따른 평가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생충 구제사업을 통해서라면 3.5달러의 투자로 학생 1인이 1년간 학교 재학년 수를 늘릴 수 있다는 계산결과를 제출하고 있다. Bleakley(2007)는 1900년경 미국 남부와 북 부의 소득격차 가운데 약 20% 정도는 당시 남부에 만연하였던 기생충 감염에 의한 손실로 설명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 는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연구는 동시에 20세기 전반 50년간 이루어진 미국 남부 북부간 소득격차 해소분 가운데 약 50% 가량은 남부에서 20세기 전반에 수행된 기생충 퇴치사업의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제2장 필요성과 배경 025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제3장 전략 및 집행체계

제 3 장 전략 및 집행체계 기생충박멸협회가 1964년 출범한 이후 정력적으로 전개한 소규모 시범사업, 연구활동 및 공중계 몽 캠페인 등이 보람을 맺어 정부 차원에서도 전국적인 규모의 기생충 구제사업에 1960년대 후반부 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1966년에는 기생충질환예방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동법은 전국의 초등고교 재학생 전원의 검변 및 양성자에 대한 치료를 의무화 하였으며, 기생충박멸협회를 기생충 구제사업을 추진하는 중심기구로 인치하였고, 구제사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기생충박멸협회는 서울 에 본부를 두는 이외에 전국 11개 시도에 지부를 둔 전국적 조직으로 확대개편되었다. 기생충박멸협회가 최초 구제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기생충 가운데에서도 국민적으로 감염률이 가 장 높았던 회충이었다. 구제사업을 위해 기협은 전국의 초중고교 및 그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봄 가을 연 2회 전학생을 대상으로 검변사업을 실시하며 검변결과 충란 양성으로 판명된 학생에 대해 서는 전원 구충약을 투여한다는 것을 기본전략으로 채택하였다. 경제개발의 진전에 동반하는 위생환경의 개선도 있었지만 기협이 중심이 되어 정부의 지원을 받 아 추진한 기생충 구제사업의 성과로 전국의 장내기생충 감염률은 이후 20여 년에 걸쳐 급속한 저 하를 기록하게 된다. 모든 장내 기생충을 포괄하였을 때 전국의 감염률은 1971년 84.3%에 달하였 던 것이 1981년에는 41.1%로, 더 나아가 1992년에는 3.8%로 하락한다(KAPE 2004). 학생집단만으 로 한정하여 보았을 때에도 감염률은 1969년의 77.0%에서 1989년의 0.8%로 하락하게 된다. 감염 률이 가장 높았던 회충과 편충의 경우 학생들의 감염률은 1969년에 각각 55.4%와 36.9%였던 것이 1989년에는 양자 모두 0.3%로 하락하는 개선을 기록하였다. 기생충 구제사업이 거두게 되는 이러한 혁혁한 성과는 1960년대 한국의 현실에 정통한 관찰자에 게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로 보였지 않았을까. 정부로부터의 재정지원은 미미한 수 준에 머물고 있었고, 실행계획은 각종 난제에 직면해 있었다. 인력부족, 시설 및 설비부족, 약재 및 검사도구 확보를 위한 예산의 부족으로 1960년대 중에는 전국적 규모에서의 사업실행은 답보상태에 028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머물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1966년의 기생충질환예방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 던 것이 사실이었다. 기협은 애초 기독교계류연합회(Korea Association of Voluntary Agencies 혹은 KAVA)로부터 지원을 확보하면서 10년 안에 회충을 박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기생충 감염 예 방을 위한 공중위생교육, 구충사업에 대한 공중의 이해와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계몽캠페인, 시범 적 규모에서의 구충사업을 전개하였다. KAVA로부터 약재 및 검변키트를 확보하기 위한 예산을 지 원받아 전국 104개 시범마을에서 34,98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전개한 것이 그 예이다. 기협은 주한 미문화공보원(The United States Information Service in Korea)으로부터 공중위 생 캠페인을 위한 포스터 30,000매를 기증받기도 하였다. 기생충 구제사업이 전국적인 규모에서 본격적으로 출범하게 된 것은 기생충박멸협회가 일본 의 국제기술협력단(Overseas Technical Cooperation Agency, OTCA)으로부터 대규모 원조 를 확보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일본 국제기술협력단은 그 후 일본해외협력단(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JICA)으로 확대개편된다. 일본국제기술협력단은 1968년에 한국에서 태동하 고 있는 전국적 기생충 구제사업을 지원하는 계획을 승인하였다. 일본국제기술협력단이 한국에서의 협력파트너 기관으로 선정한 것은 당연히 기생충박멸협회였다. 지원계획에 따라 기협의 각 시도지부 에 1대에서 2대에 이르는 밴, 현미경 및 검변용 원심분리기가 각 지부 사무실에 배급되었고 전국의 충란보유 아동에게 투약될 피페라진 제제가 전달되었다. 아울러 검변의 효율성 및 정확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검변을 담당할 기술인력에 대한 광범위한 기술교육훈련이 실시되었다. 1969년부터 1972년 까지 3년간에 걸쳐 진행된 양 기관의 협력프로젝트는 한국에서의 기생충 구제사업의 본격적 출범을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협력계획에 따라 일본국제기술협력단이 한국에 파견한 자문진이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사업에 참여한 일본의 전문가들이 한국 기생충박멸협회의 전문가들의 전문성 및 열성에 예외없이 감복하 고 있었던 것을 잘 알 수 있다. 보고서들은 사업의 추진을 위한 법적 제도의 정비, 기관간 협력체제 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본사업단은 일의대수의 이웃나라인 한국에 대한 의료면에 있어서의 기술협력의 일환으로서 기생충박멸협회에 대해 기생충박멸이라는 관점에 의거 1968년부터 협력을 개시하였다. 본 프 로젝트는 동협회의 자주성 및 자조노력을 향한 비할 데 없는 열의, 조직의 통일성과 운영방침 의 일관성, 국내협력기관 및 전문가의 진지한 태도, 기생충박멸에 대한 높은 사회의식 등으로 소기의 성과를 차질없이 달성하였기 때문에, 그 협력은 일본과 한국 어느 쪽의 관점에서 보더 라도 더 이상 바랄 수 없이 훌륭한 것이었으며, 오늘날 기술협력에 있어서 전형적인 성공사례, 기술협력의 모범사례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이다(일본국제기술협력단 단장 타즈키 케이치, 프 로젝트 최종보고서 서문 발췌 번역, 원문은 [그림 3-1]). 제3장 전략 및 집행체계 029

제 3 장 일본국제기술협력단으로부터의 지원을 확보한 후에도 기생충박멸협회는 인건비 및 시설유비지 등 경상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진통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다. 2) 1969년에 이르기까지 협회의 재 정은 주로 회원이 납부하는 회비, 검변에 참여하는 환자가 지불하는 약간의 경비 수입에 의존하고 있 었다. 예를 들면 1969년의 경우 회비수입은 약 3,100만 원이었고, 검변수입은 2,300만 원이었으며, 정부로부터의 보조는 300만 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기생충박멸협회의 재정이 본격적으 로 개선된 것은 1970년부터였다. 1970년부터 정부는 각급학교 학생이 혜택을 보는 검변 및 투약사업 을 위한 비용을 각 지역 해당 교육구청에서 부담하도록 하였고, 협회운영을 위한 경상비용 보조를 위한 국고지출도 대폭 증액하기에 이르렀다. 1982년에는 기생충박멸협회가 한국건강관리협회(Korea Association for Health Promotion)로 개명하도록 하고, 협회가 건강검진사업을 수행하도록 허가 하는 한편, 검진사업에서 얻은 수입으로 기생충구제 및 관련사업의 경비에 충당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 3-1 1974년 협력사업 최종보고서 일본국제기술협력단 단장 서문 2) 1970년대 초반 기생충박멸협회의 직원은 전국 각 지부의 인력을 포함하여 150명 남짓하였으며 그 가운데 대부분은 기생 충 검변을 전담하는 기술인력이었다. 030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표 3-1>은 기생충박멸협회 출범 이후 20년간 매년 협회의 지출내역을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 다. 표의 자료는 기생충박멸협회가 1985년에 발간한 기협20년 자료집에서 발췌하여 연구진이 일 부 가공한 것이다. 원자료에서는 1964년에서부터 1969년까지의 금액이 환 단위로 기재되어 있었으 며 1970년 이후부터 금액기재단위가 원으로 바뀌어 있었다. <표 3-1>의 자료는 환 단위로 표시된 금액은 10:1 기준으로 모두 원단위로 전환하고, 당해년도의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미국 달러화 기준 금액으로 계산한 것이다. 연도 약제 및 검사재료 표 3-1 1964-1983년 기생충박멸협회 지출 내역 공중 교육 위생 개선 청정 야채 (단위: US 1,000불) 검사도 훈련 연구 경상비 잡비 합계 1964 0 0 0 0 0 0 0 0 0 0 1965 2 0 0 0 0 0 0 1 0 3 1966 2 0 0 0 0 0 0 3 0 5 1967 0 1 0 3 0 0 1 4 0 13 1968 11 1 0 1 0 0 0 6 0 23 1969 21 1 0 0 0 0 0 9 0 61 1970 392 21 0 2 0 3 7 129 0 596 1971 439 27 0 0 0 4 12 139 0 648 1972 429 28 0 0 0 2 5 145 0 633 1973 345 41 0 4 220 0 9 146 0 796 1974 474 52 0 0 184 0 8 165 0 922 1975 528 34 0 0 145 1 9 199 0 942 1976 552 34 0 0 0 1 11 264 0 872 1977 581 41 0 0 76 3 13 314 0 1028 1978 646 64 0 0 0 3 12 348 0 1074 1979 845 78 0 0 0 8 9 464 0 1404 1980 923 100 0 0 11 8 91 498 0 1631 1981 1180 152 0 0 59 10 39 535 0 1975 1982 1352 131 0 0 0 11 35 581 0 2110 1983 1494 134 0 0 0 13 15 624 0 2280 합계(64-83) 10216 939 0 10 694 69 277 4575 0 17015 비율(%) 60.0 5.5 0.0 0.1 4.1 0.4 1.6 26.9 0.0 100.0 출처: 기협 20년 (1984). 제3장 전략 및 집행체계 031

제 3 장 우선 1970년에 기협의 지출이 대폭 증가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 해에 전국적 규모의 기생충 구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출범한 사실에 기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 은 아마도 협회의 연간 지출이 대단히 작다는 것, 어느 해를 보더라도 연간 지출이 3백만 불을 초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기협이 전국의 800만 명을 초과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검변 및 투약사 업을 이 정도의 예산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작은 기협의 연간 예산 규모는 기협이 얼마나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된 조직이었는가 를 웅변해 준다고 할 것이다. 예산의 대부분은, 보다 정확히 말해서 2/3 이상은 협회의 주된 사업이 었던 검변 및 투약사업에 투입되고 있었다. 약제 및 검사재료 비용으로 60.0%, 예방 캠페인 및 구충 사업에 대한 공중의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에 5.5%, 연구사업에 1.6%, 직원훈련을 위해 0.4% 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검사시설은 사업의 성격상 공중보건 목적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비용 이었다고 할텐데, 여기에 투입된 예산은 전체의 4.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예산편성상의 특징은 아마도 기생충박멸협회가 공중보건증진을 위해 기생충박멸사업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무장한 민간전문가들의 자발적인 조직이었다는 사실에 기인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협회 운영의 도덕성은 의심할 나위 없는 것이었다. 사업의 관리는 항상 기업가정신이 넘치 는 기민한 것이었다. 일본에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수행 가능하고 정확도도 높은 이른바 카토검 사법이 개발되었을 때, 이러한 학술적 성과를 도입하여 대중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검변사업에 세 계최초로 활용한 것은 기생충박멸협회였고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이었다. 이러한 검사방법의 혁신 은 800만 명이 넘는 전국 재학 아동의 검변사업을 저렴한 비용으로 실행하는데에 큰 도움을 주었 다([Box 3-1] 참조). 기생충박멸협회의 기생충 학자들은 동시에 한국의 제약회사 신풍과 협력하여 한국에 주로 분포하는 기생충의 종류에 맞게 최적화된 신약의 개발과 시험에 공헌하였으며, 이렇게 개발된 약제를 전국 투약사업에 도입하였다. 신약은 다국적기업들에 의해 제공되는 약제에 비해 수 분의 일에 불과한 저렴한 비용으로 투약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 제를 포함하여 기생충 구충제에 특화된 세계적인 제약기업으로 오늘날도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Box 3-1 임한종 박사 032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기생충박멸협회가 혁혁한 업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지도자들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임한종 박사가 있다. 임한종 박사는 설립 당시부터 박멸협회의 주요 멤버 가운데 한 사람이었으며, 협회의 학문적 지도자로서 몇몇 주요한 혁신의 주역이었다. 기생충박멸협회 가 건강증진협회로 재탄생한 후 임한종 박사는 1994년 건강증진협회의 회장으로 협회를 이끌기도 하였다. 임한종 박사는 소년과학자였다. 1949년 고등학교 재학 중 전국과학전람회에서 개구리의 장내 기생 충에 대한 연구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임한종 박사는 기생충학자로 평생을 걷기로 결 심하였다. 임한종 박사는 1963년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미 네소타 프로젝트가 출범하자 파견 연수단의 제 일진으로 도미, 미네소타 대학에서 월리스 교수의 실 험실에서 첨단의 기생충 연구를 접할 기회를 얻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한국에 대한 지원을 위해 미국 ICA(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가 추진한 대형 프로젝트로서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미 네소타 대학과 한국의 서울대학교가 파트너가 되어 공학, 농학, 의학의 3개 분야에서 학술교육연수 를 실행한 사업이었다(Kim and Kim(2012) 참조). 미국 유학 후에도 임한종 박사는 네덜란드 왕립 열 대병 연구소, 독일 함부르크 열대병 연구소에서 초빙연구원으로 기생충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켜 나 가는 한편 국제적으로 첨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자들과 교분을 쌓고 네트워킹의 기반을 구축 할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직 중 한국기생충학회의 창립에 기여하였으며, 고려대학교 의 과대학으로 적을 옮기면서는 이 대학의 기생충 교실의 창립자로서 후학양성에도 큰 공헌을 하였다. 임한종 박사는 한국의 기생충학 연구에 다양한 분야에서 풍성한 업적을 남겼다. 임한종 박사의 학문적 업적은 신종기생충의 발견(Fibricola seoulensis), 신약개발 및 공인시험, 검변사업의 비용절감을 위한 카토 검사법의 도입, 당시 새로 개발되었던 프라지콴텔이 난치병으로 알려져 있던 흡충증에 효험이 있다는 사 실을 발견하는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었다. 흡충증 치료에 관한 업적으로 임한종 박사는 1987년 한국 학술분야의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대학민국 학술원상을 수상하였다. 임한종 박사는 한국의 해 외개발협력사업에 있어 기생충관리분야 사업을 처음으로 개척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임한종 박사가 지도 한 기생충 구제사업은 중국, 라오스, 탄자니아, 북한 등에서 이루어졌으며, 함께 참가한 한국의 기생충학 계 후학들에 의해 현재에도 이 분야 ODA 사업은 한국형 ODA 사업의 전형으로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 다. 해외사업에 참여할 때에는 출장지원을 위한 일비 및 숙박비 등 여행경비를 절약하고 이를 희사하여 검변 및 투약사업에 쓰도록 하여 후학들이 불문율로 따르는 선례를 남기기도 하였다. 1969년부터 1987년까지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재학생이 봄 가을 한 해 두 차례 검변을 받았으며, 전국적인 기생충 감염률의 하락을 감안하여 1987년 이후에는 검변의 주기를 한 해 한 차례로 줄였 음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 이 모든 검변결과를 기생충박멸협회는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매년 연 례 보고서를 출간하고 있다. 이 방대한 자료를 활용하면 1969년 이후 전국 모든 각급 학교에 대하 여 연도별 기생충 감염률의 추이를 추적할 수 있다. 이처럼 매년 발간된 전국학생 장내기생충 실태조사 보고서의 첫 번째 해인 1969년도 보고서에 당시 기생충박멸협회 회장이던 이종진 박사가 쓴 서문이 [그림 3-2]에 예시되어 있다. 철필 등사본 으로 제작된 보고서의 서문을 보면 당시 협회의 예산 상황이 넉넉치 못했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서문은 간명하면서도 기품이 넘치고 있어 당시 사업을 담당했던 기생충박멸협회 전문인 력의 인적자원의 품위를 웅변해 주고 있다. 서문은 우선 보고서의 내용이 기생충질환예방법에 의거 1969년 전국적으로 실시된 각급학교 재학생 기생충 검변결과를 정리한 것임을 밝히고, 검사기법으 제3장 전략 및 집행체계 033

제 3 장 로는 카토검사법이 활용되었다는 것, 전국적으로 검사기법을 통일하려 하였으며 조사 첫 해에 지역 적으로 기재의 불비로 말미암아 일부 통일되지 못한 지역도 있었으나, 향후의 조사에서는 개선될 것 이라는 점, 검사결과 감염자로 판명된 학생에게는 적절한 치료제가 무료로 투약되었다는 것, 첫 해 의 사업은 초등학교 재학생에 한정하여 진행되었지만 그 다음 해인 1970년부터는 중고등학교 재학 생까지로 사업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라는 점을 찬찬히 설명해 주고 있다. 서문은 사업에 도움을 준 문교부, 보건사회부, 과학기술처 등 중앙정부 각 부처, 시도 교육위원회 및 시도교육청, 학교 관계자, 보건당국 관계자 등 지역의 공공기관 담당자, 아울러 해외에서 도움을 준 일본국제기술협력단 및 기 생충관리협회에 사의를 표하고,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검변업무를 실제로 담당한 검사인력에게 감사 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간결한 내용에 담겨야 할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담고 있으면서, 사업에 도움을 준 제 기관에 사의를 정중히 사의를 표하면서도 과공으로 오히려 예를 잃는 일 없이 격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서문에서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전국규모의 기생충 구제사업이 중앙정부의 관계부처 다수, 그리고 지방의 교육 및 보건행정기구, 일선학교, 아울러 해외의 원조공여기관까지를 포괄하여 다기에 걸친 다수의 기관 사이에 긴밀한 공조가 없이는 원활히 진행될 수 없는 복잡한 사 업이라는 사실이다. 기생충박멸협회가 이러한 복잡한 공조를 차질 없이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었던 데 대해서는 향후 공공관리 혹은 실행의 과학(Science of Delivery) 측면에서 또 다른 심층연구가 이루어져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림 3-2 1969년 전국학생장내기생충 실태조사 보고서 이종진 기협회장 서문 034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변은 성인인구를 포함한 전체 인구에 있어서의 기생충 감염률 추이를 말 해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있었다. 이에 협회는 당시의 보건사회부와 협조하여 1971년부터 시작하여 매 5년마다 1회씩 전국 전체 인구의 0.1% 표본을 추출하여 전국의 기생충 감염률 추이를 밝히는 연구를 별도로 진행하였다. 첫 번째 조사가 1971년에 실시된 후 이 조사는 매 5년마다 추가 로 실시되어, 2011년에 이르기까지 총 8차에 걸친 조사가 이루어져왔다. 조사결과는 기생충 종류별, 성별, 연령별, 거주지역별, 소득수준별로 합계되어 방대한 자료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표 3-2>는 그 조사결과들을 요약하여 보여주고 있다. 학생 대상 검변조사와 저렴한 비용으로 수 행된 동 조사는 기생충 구제사업이 전국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기생충 감염률의 추이를 체계적으 로 장기간에 걸쳐 추적 조사한 자료로서 과학적 가치가 대단히 높다고 볼 수 있다. <표 1-2>, [그림 1-2] 등 앞서 제시한 자료 가운데 일부는 후자의 전국 실태조사에 바탕을 두고 정리된 것이었다. 이 러한 조사결과의 검토를 통해 기협의 전문가들은 사업의 성과를 상시로 점검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사업의 성과와 의의에 대하여 대정부, 대국민 홍보를 전개함에 있어 대단히 유용한 자료로 이 결과 들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연도 피검자 수 (명) 표 3-2 전국 장내기생충 실태조사 결과 요약(1971-2004년) 국고지원 (1,000원) 총계 268,358 855,900 관련 부처 1971 25,987 3,400 만성질환과 기생충박멸협회, 보건사회부 1976 30,220 5,000 1981 40,119 109,000 1986 47,671 163,900 1992 51,556 190,000 보건교육과, 보건사회부, 한국건강관리협회 1997 49,977 179,600 보건정책과, 보건복지부, 한국건강관리협회 2004 22,828 205,000 한국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 한국건강관리협회 2012 24,423 250,000 출처: Kim and Kim(2014). 제3장 전략 및 집행체계 035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제4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실제 집행 제1절 집단 검변, 집단 투약 제2절 공중보건교육 및 캠페인 제3절 위생 개선 제4절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가능케 한 법적 기반 정비

제 4 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실제 집행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은 전국의 초중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집단 검변 및 투약사업을 주축으로 진행되었다. 동시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보조적 사업도 진행 되었다. 이 가운데 감염예방을 위한 공중보건 캠페인 및 기생충 구제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은 사업초기부터 중점적으로 추진된 사업이었다. 1960년대 기생충박멸협회에서는 위생개선과 기생충 충란에 오염되지 않는 청정야채를 재배 공급 하기 위해 몇 가지 추가적인 조치도 실험적으로 전개하였다. 위생개선을 위해서는 정화조와 퇴비화 장실 시설을 중심으로 파일럿 사업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조치들은 장내기생충의 번식 사이클에 대 한 역학적 고려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사업들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장내기생충의 성충은 숙주인 인체 내에서 부화한 후 교미하여 알을 낳지만, 충란은 체내에서 그 대로 부화하지는 않고 반드시 체외로 배출된 후 토양에서 일정 기간 성숙을 거친 후에라야 다시 숙 주가 섭취하는 음식에 묻은 채로, 혹은 피부를 통해서, 혹은 호흡기를 통해서 다시 체내에 침입하 여 비로소 부화할 수 있게 된다. 기생충의 성충의 수명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숙주가 새로이 기 생충의 충란에 감염되는 경로만 차단된다면 체내의 성충의 수명이 다 해 감에 따라 기생충 감염은 자연히 점진적으로 치료되게 마련이다. 위생개선조치가 구충사업의 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것은 이 러한 이유에서이다. 3) 그러나 <표 3-1>에 제시된 자료가 말해 주는 바와 같이 한국의 기생충 구제 사업에 있어서는 이러한 부가조치들이 그다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3) 이론적으로는 구충제 투약사업 없이도 위생시스템의 개선만으로도 구충사업은 성공할 수 있다. 1970년대 및 80년대 한국 의 경우 농촌개발에 수반된 위생환경의 개선이 없이 검변 및 투약사업만 진행되었을 경우 기생충 감염률의 추이가 어떻게 변하였을까 하는 점은 불분명하다. 보고서 후반에서는 투약사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하게 해 주는 역학 적 근거를 제시한다. 공동연구진 가운데 1인은 향후 감염률의 추이를 포착하는 동학모형에 대한 실증분석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생충 감염률의 저하에 투약사업이 기여한 부분은 얼마나 되고, 여타 환경개선에 따른 감염률 저하 효과는 얼 마나 되는지는 분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관련된 추가 내용은 5장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038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는 아마도 1970년대 이후 농촌의 개발에 따라 일반 농촌의 위생환경이 급격히 개선된 사실과 관련 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이 장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구충사업의 각 구성요소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집행되었는지에 관 해 보다 상세히 살펴 보기로 한다. 제1절 집단 검변, 집단 투약 한국 기생충 구제사업의 핵심은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재학생을 대 상으로 검변을 실시하고, 검변 결과 충란 양성으로 판명된 학생에 대해서는 구제약을 투여하는 학교 기반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이었다. 이러한 집행체제는 1969년에 우선 초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 로 시작되고, 이듬해인 1970년에 초중고교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확대된 후 1995년 까지 기본적으로 동일한 내용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 1987년에는 그 동안의 구제사업의 성과 로 기생충 감염률이 대폭 저하된 것을 감안하여 검변 및 투약사업의 주기를 매년 2회에서 매년 1회 로 수정하였다. 1987년 이후 집단검변 집단투약사업이 1995년에 중단될 때까지는 이와 같이 매년 1 회의 주기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충란 양성으로 판명된 모든 아동에게는 구충약이 투약되었는데, 제 제의 종류는 시대별로 산토닌, 해인초, 피페라진, 피란텔 파모에이트, 메벤다졸, 알벤다졸 등으로 바 뀌어 갔다. 구충 제제의 변경은 매해 축적되어 있는 최신의 국내외 과학적 연구성과를 반영하여 비 용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기생충박멸협회의 매년 예산 가운데 약 60% 가량이 이와 같은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에 배정되었다. 제2절 공중보건교육 및 캠페인 기생충박멸협회는 기생충 감염으로 발생하는 각종 질병에 대해 공중을 교육하고, 기생충 구제사 업에 대한 민간의 이해를 제고하며, 기생충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위생적 생활습관을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종 교육교재를 개발하여 주로 각급학교를 통하여 이를 보급하며 공중교육 캠페인 을 전개하였다. 교재의 종류는 포스터, 소책자, 슬라이드, 비디오,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이 었다. 교재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장내 기생충 감염에 따른 질병 및 건강 장애, - 회충 등 각종 장내 기생충의 감염 경로, - 흐르는 물에 2~3회 채소 씻기, 식사 전 손 씻기, 흙을 가지고 논 후 손 씻기, 목욕 자주 하기, 손톱 짧게 깍기 등 기생충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생활습관 등. 4) 1970년대 한국 농촌의 농촌개발, 특히 새마을 운동에 관하여는 Kim and Kim(2012) 참조. 제4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실제 집행 039

제 4 장 제3절 위생 개선 회충 등 장내 기생충 감염 경로는 위생처리설비가 되지 않은 재래식 화장실에서 충란을 포함한 인분이 누출되거나, 채소 재배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이 처럼 누출된 기생충 충란은 토양 속에서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며, 토양 속에 머무는 동안 숙성되어 재차 음식 섭취나 호흡 과정에서 입을 통해, 혹은 피부를 통해 숙주인 인체의 체내에 침투하게 된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정화조가 딸린 수세식 화장실 등 개선된 위생 설비가 기생충 감염경로는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분 비료 대신에 화학비료를 활용하는 것도 강력하 게 기생충 감염경로를 교란할 수 있다. 기생충박멸협회의 전문가들은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이러한 기생충 감염경로의 특징, 이를 감안한 보조적 조치의 가능성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위생 설비 개선, 청정채소 생산 공급 등 분야에서의 기생충박멸협회의 사업은 소 규모의 시범사업이 주종을 이루었고, 기생충 구충 캠페인 기간 중 기협의 예산 가운데 이 분야의 사 업에 투입된 예산은 소규모에 머물러 있었다. 기협의 제한된 연간 예산 규모를 감안하면 이는 당연 한 결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70년대 이후 급속히 진행된 농촌의 개발로 농촌의 위생환 경 또한 급속히 개선되었던 점도 다른 이유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처럼 구 충사업의 전개와 동시에 진행된 위생환경의 개선이 전국적인 기생충 감염률의 저하에 어느 정도 기 여하였는지는 현재 가용한 자료만 가지고는 용이하게 판단할 방법이 없다. 제4절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가능케 한 법적 기반 정비 기생충박멸협회가 1964년에 출범하기 이전에 1958년 결성된 한국위생동물학협회가 있었다. 위 생동물학협회는 국민보건의 견지에서 위생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동물에 대해서 생태학적 측면, 그리고 역학적 측면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생용기 및 의약품을 배포하 는 등의 활동을 수행하였다. 1964년 4월 기생충박멸협회가 새롭게 구성되어 위생동물학회를 대신 하여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새로이 결성된 협회는 위생동물학회에 비해 실용적인 지향이 강하였다. 일본의 유사 민간단체로 일본기생충관리협회 가 있었으나, 한국기생충박멸협회는 관리 라는 단 어 대신 박멸 이라는 단어를 협회의 이름에 채용, 그 결의를 표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960 년대 거의 모든 국민이 각종 장내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는 현실에서 새 협회의 활동에 많은 국민과 정부가 높은 기대를 품었다. 1966년 4월 정부는 기생충 질환의 예방 및 기생충의 근절을 통해 국민보건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기생충질환예방법을 제정 공표하였다. 동 법은 회충증, 구충증, 간흡충증, 촌충증, 그 외 에 보건사회부가 지정하는 기생충 질환을 기생충 관리 활동의 주요한 표적으로 설정하였다. 동 법 3조는 요식업소 등 기생충 감염경로를 감안하였을 때 주요 경로가 될 수 있는 업종 종사자, 그리고 각급 학교 재학생에 대해서 검변을 의무화하고, 검변에 의해 충란 양성이 확인될 경우 투약에 응하 도록 하였다. 학생들에 대해서는 매년 3차례 검변에 참가하도록 하였다. 동법 9조는 기생충 질환에 040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대해 연구 및 예방활동을 수행할 법정기관으로 기생충박멸협회를 명시적으로 특정하였다. 동법 12 조는 3조에서 규정된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기관장에 대해서는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 하였다. 동 법에서는 다른 조항을 통하여 예방조치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의 설치, 인분의 사 용 제한, 검사기관의 지정, 담당 태스크 포스의 지정, 기생충 질환 예방을 담당할 기관의 지정, 업무 의 위양 등에 대해 상세히 규정하는 한편, 기생충 질환 관리를 위해 소요되는 필요지출에 대해 그 5) 6) 전부 혹은 일부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전국적인 규모에서 기생충 구제사업을 25년간이나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 및 지방의 각 정부기 관의 지속적인 지원, 동시에 이들 각 기관 사이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기생충 구 제사업의 실무를 담당한 전문가들은 1964년에 제정된 기생충질환예방법이 정부 각 기관의 지원을 유지케 하고, 기관 사이의 긴밀한 업무조정 및 협력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 뺄래야 뺄 수 없는 긴요 한 기능을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기생충 구제사업이 전개되는 동안 1인당 국민소득도 1969년 미화 200불 을 약간 상회하던 정도에서 1997년에는 1만 불을 상회하는 수준으로까지 상승하였다. 이러한 경제 발전은 전 국민의 생활수준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경제의 발전에 동반하여 국민 개개인 의 위생에 대한 의식도 빠르게 변화하였다. 1995년에 집단검변이 중단되기는 하였지만 개인적인 차 원에서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구충제를 구입, 스스로 투여하는 개인이 늘어났다. 이러한 변화가 기생충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데 일정한 기여를 한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무화된 집단검변은 1969년부터 1990년까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그리고 1991년부터 1995년까지는 매년 한 차례 지속적으로 시행되었다. 회충의 감염률은 1995년 0.02% 까지 하락하였고, 여타 기생충의 감염률도 유사하게 대단히 낮은 수준으로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1995년을 기점으로 25년간 수행되어온 학교기반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은 종료되기에 이르렀다. 5) 기생충질환예방법에 따라 수행된 기생충 구제사업의 성공적인 경과를 감안하여, 기생충질환예방법은 1991년 3월 개정되었 다. 개정 법은 주요 대상으로 지정된 기생충의 종류를 개편하고, 지역별 기생충 감염 현황을 반영하여 집단 검변 및 집단 투 약의 의무를 지역별로 면제할 수 있도록, 검변 사업의 주기도 지역 현황에 따라 연 2차례에서 1차례로 축소할 수 있도록 허 용하였다. 개정법 8조는 기생충 예방사업의 수행을 위해 법정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동 개정법 내에서는 특정 기관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개정법에 따라 제정된 조례에서는 기생충박멸협회를 계승한 건강관리협회를 기생충 예 방사업 수행을 담당할 기관으로 명시하였다. 6) 2009년에 개정된 기생충질환예방법은 전염병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의 일부로 편입 개편되었다. 전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해 포괄적으로 다룬 동법은 2조에서 기생충 질환을 제5군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건강관리협회를 5군 전염병 즉 기생 충질환에 대한 예방 및 관리 조치를 법정기관으로서 수행하도록 명시적으로 지정하였다. 1986년 기생충박멸협회가 건강 관리협회로 재편되었을 때 정부는 건강관리협회가 전국적으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건강검진 사업에서 얻는 이익을 활용하여 건강관리협회는 기생충관리사업을 1986년 이후에도 계속 정력적으 로 추진해 왔다. 제4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실제 집행 041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제5장 역학적 견지에서 본 기생충 구제사업의 평가

제 5 장 역학적 견지에서 본 기생충 구제사업의 평가 기생충 구제사업은 엄밀하고 체계적으로 조사된 고급자료를 다량으로 남겨 주었다. 매년 두 차례 (1990년 이후는 매년 한 차례) 시행된 전국 초중고교 재학생들의 검변 결과가 우선 남아 있다. 이에 더하여 1971년을 기점으로 매 5년마다 한 번씩 전국 인구의 0.1% 표본을 대상으로 시행된 전국 장내 기생충실태조사결과가 역시 남아 있다. 후자의 조사는 1971,1976, 1981, 1986, 1992, 1997, 2004, 2011년에 8차에 걸쳐 실행되었다. 2004년에 건강관리협회는 이러한 제반 자료를 활용하여 기생충 구제사업의 제반 측면에 대해 역학적인 관점에서 포괄적인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KAHP 2004). 동 조사에서 다루어진 내용은 다음 항목들을 포괄한다. - 기생충 충란 양성률의 저하, - U-rate의 시기별 변화(충란 양성자 가운데 무수정란 검출자의 비율), - 감염 강도의 변화(충란 양성자 1인당 충란 수 및 추정되는 기생충 개체 수), - k 및 R 계수의 변화, - 유효치료율(투약으로 인한 충란 양성에서 음성으로의 전환비율)의 계측. 앞서 <표 1-1> 및 <표 1-2>, 그리고 [그림 1-1] 및 [그림 1-2]에서는 기생충 구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각종 장내 기생충의 감염률이 급격하게 감소하였음을 잘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에서의 기생충 구제사업이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였을 뿐 아니라 그 집행도 대단히 유효하였다는 것 을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라 할 수 있다. 기생충의 암컷 성충은 수정란과 무수정란의 두 가지 종류의 충란을 숙주인 인체의 장내에 방출 한다. 그 가운데 수정란은 체외로 방출된 뒤 토양 속에서 일정 기간 숙성을 거친 후 다시 체내에 침 투하여 부화할 수 있도록 활성화될 수 있다. 하지만 무수정란은 이처럼 활성화되지 않으며 다시 숙 주를 감염시키는 일 없이 배태되고 만다. U-rate는 충란 피검출자 가운데 무수정란만이 검출된 감 염자의 비율을 가리킨다. 특정 지역에서 U-rate가 높아졌다는 것은 해당 기생충의 생태 복원력이 044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저하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Seo et al., 1983). <표 5-1>에서는 학생들의 기생충 감염률 추이와 함 께 U-rate의 변화를 시계열상으로 보여 준다. 1973-74년의 경우 학생집단의 U-rate는 0.2 수준 으로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1980-81년 시기에는 두 배 가량 증가하여 0.4 정도의 값을 시현하고 있고, 1988-89년 시기에는 원래의 값의 세 배 이상에 해당하는 0.67의 값에 이른 것을 표 는 보여 주고 있다. 동 계수는 1991년에는 시계열상 최고치인 0.7에 이르렀다가 이후에는 다소 하락 하여 0.5 를 전후한 수준에서 변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표 5-1> 및 [그림 5-1] 참조). 기생충 감염률의 급속한 저하와 함께 U-rate가 동반하여 상승하였다는 것은 기생충 구제사업이 기생충 감 염률을 떨어뜨리는데에 성공하였을 뿐 아니라 기생충의 생태복원력도 약화시켰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도 피검 학생 수 표 5-1 1969-1995년 학생 회충 감염률 및 U-rate 추이 충란양성 학생 수(%) 충란 양성자 수(%) 무수정란 수정란 합계 1969* 6,551,926 5,046,216 (77.0) - - 3,631,699 (55.4) 1970* 10,871,280 8,095,911 (74.5) - - 6,042,588 (55.6) 1971* 11,813,868 8,429,031 (71.3) - - 6,100,187 (51.6) 1972* 11,243,033 7,179,521 (63.9) - - 5,148,951 (45.8) U-rate (%) 1973* 12,116,892 7,903,665 (65.2) 1,133,687 (9.4) 4,696,540 (38.8) 5,830,227 (48.1) 0.20 1974* 11,901,236 6,350,121 (53.4) 895,301 (7.5) 3,650,208 (30.7) 4,545,509 (38.2) 0.20 1975* 12,480,942 6,459,819 (51.8) 934,247 (7.5) 3,901,162 (31.3) 4,835,409 (38.7) 0.19 1976* 13,423,636 6,104,644 (45.5) 978,360 (7.3) 3,540,956 (26.4) 4,519,433 (33.7) 0.22 1977* 14,160,212 5,601,692 (39.6) 965,005 (6.8) 3,246,719 (22.9) 4,211,724 (29.7) 0.23 1978* 15,030,061 4,200,218 (27.9) 684,927 (4.6) 2,229,938 (14.8) 2,914,865 (19.4) 0.24 1979* 15,592,977 3,620,058 (23.2) 746,000 (4.8) 1,601,664 (10.3) 2,347,664 (15.1) 0.32 1980* 15,495,361 3,050,527 (19.7) 720,355 (4.6) 1,162,655 (7.5) 1,882,895 (12.2) 0.38 1981* 16,229,764 2,589,943 (16.0) 661,154 (4.1) 996,606 (6.1) 1,657,760 (10.2) 0.40 1982* 16,216,136 1,947,871 (12.0) 1,042,498 (3.1) 620,413 (3.8) 1,122,911 (6.9) 0.45 1983* 16,220,369 1,356,812 (8.4) 386,771 (2.4) 374,132 (2.3) 760,903 (4.7) 0.51 1984* 16,091,005 889,495 (5.5) 257,276 (1.6) 217,198 (1.5) 492,474 (3.1) 0.52 1985* 15,812,300 622,285 (4.0) 176,837 (1.1) 142,961 (0.9) 319,798 (2.1) 0.52 1986* 14,861,006 403,015 (2.7) 112,517 (0.8) 87,408 (0.6) 199,925 (1.4) 0.57 1987* 13,206,807 241,584 (1.9) 60,884 (0.5) 52,205 (0.5) 112,693 (0.9) 0.56 1988* 12,703,799 148,261 (1.2) 39,920 (0.4) 30,289 (0.3) 112,184 (0.6) 0.67 1989 9,594,316 76,640 (0.8) 20,328 (0.2) 12,928 (0.3) 33,256 (0.6) 0.67 1990 9,146,913 50,579 (0.6) 12,150 (0.1) 9,638 (0.1) 21,788 (0.2) 0.50 1991 8,212,776 24,058 (0.3) 5,693 (0.07) 3,597 (0.1) 9,290 (0.1) 0.70 1992 4,294,499 8,310 (0.2) 1,653 (0.04) 1,239 (0.03) 2,892 (0.07) 0.57 제5장 역학적 견지에서 본 기생충 구제사업의 평가 045

제 5 장 연도 피검 학생 수 충란양성 학생 수(%) 충란 양성자 수(%) 무수정란 수정란 합계 U-rate (%) 1993 1,699,141 4,121 (0.2) 444 (0.02) 661 (0.02) 1,105 (0.04) 0.50 1994 1,531,706 3,576 (0.2) 334 (0.02) 334 (0.02) 668 (0.04) 0.50 1995 1,334,517 2,245 (0.2) 156 (0.01) 85 (0.006) 241 (0.02) 0.50 총계 307,836,478 * 춘계 및 추계 조사의 합계. 출처: Reproduced from Chai JY(2011). 그림 5-1 1973-1995년 학생인구 회충감염률 및 U-rate 추이 출처: Reproduced from Chai JY(2011). 장내 기생충이 숙주인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감염여부보다는 감염의 강도에 의존하는 바 가 크다. 감염의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척도는 대변 1그램당 검출되는 충란의 수이다. 이 계수를 E.P.G.(Eggs Per Gram of feces)라고 한다. E.P.G. 계수는 1974년 검사부터 계측되기 시작하여 1995년 집단검변 사업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측정되었다. E.P.G. 계수는 기생충 감염률의 저하와 함께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회충의 경우 E.P.G. 계수는 <표 5-2>에 그 추이가 요약되어 있다. <표 5-2>는 이 E.P.G. 계수 이외에도 역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k 및 R 계수에 대해서도 보고하고 있다. 후자의 두 계수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잠시 후 후술하기로 한다. 학생 인구를 대상으로 한 <표 5-2>의 자료에 의하면 1974-1975년의 경우 E.P.G. 계수는 약 3,000을 기 록하였다가 1980년 이후에는 2,000 이하의 수준으로 하락하였으며, 1984년 이후에는 1,000 미만 으로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Chai et al.(1981)은 표에 보고된 E.P.G. 계수와 기존에 알려져 있는 046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충체와 E.P.G. 계수 사이의 관계를 이용하여 기생충 감염자 1인당 기생충 충체수를 추정하였다. 그 결과는 <표 5-2>의 평균 충체수 열에 보고되어 있다. 그 결과를 보면 감염자 1인당 평균 충체수는 1974년의 1인당 5마리에서 1984년에는 1인당 2마리 미만으로 저하한 것을 알 수 있다. 전국 표본조 사의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표 5-2 1969-1995년 학생 회충 충란 양성률, 평균 E.P.G, 평균 충체수 및 기타 역학 계수의 추이 연도 학생 피검자 수 장내기생충 양성률(%) 회충양성률(%) 평균 E.P.G.** 1인당 평균 충체수 1969* 6,551,926 77 55.4 - - - - 1970* 10,871,280 74.5 55.6 - - - - 1971* 11,813,868 71.3 51.6 - - - - 1972* 11,243,033 63.9 45.8 - - - - 1973* 12,116,892 65.2 48.1 - - - - 1974* 11,901,236 53.4 38.2 3,004 1.765 0.0 1.282 1975* 12,480,942 51.8 38.7 3,264 1.942 0.0 1.311 1976* 13,423,636 45.5 33.7 1,671 0.866 0.0 1.139 1977* 14,160,212 39.6 29.7 2,894 1.322 0.0 1.214 1978* 15,030,061 27.9 19.4 1,823 0.543 0.0 1.087 1979* 15,592,977 23.2 15.1 2,509 0.583 0.0 1.093 1980* 15,495,361 19.7 12.2 1,967 0.37 0.0 1.06 1981* 16,229,764 16.0 10.2 1,850 0.291 0.0 1.047 1982* 16,216,136 12.0 6.9 1,340 0.142 0.0 1.023 1983* 16,220,369 8.4 4.7 1,336 0.097 0.0 1.016 1984* 16,091,005 5.5 3.1 925 0.044 0.32 1.007 1985* 15,812,300 4.0 2.1 848 0.026 0.32 1.004 1986* 14,861,006 2.7 1.4 1,342 0.029 0.0 1.005 1987* 13,206,807 1.9 0.9 1,170 0.016 0.0 1.005 1988* 12,703,799 1.2 0.6 915 0.008 0.31 1.0014 1989 9,594,316 0.8 0.3 837 0.004 0.31 1.0007 1990 9,146,913 0.6 0.2 - - - - 1991 8,212,776 0.3 0.1 - - - - 1992 4,294,499 0.2 0.07 - - - - 1993 1,699,141 0.2 0.04 - - - - 1994 1,531,706 0.2 0.04 - - - - 1995 1,334,517 0.2 0.02 - - - - * 춘계 및 추계 조사 결과 합계. ** Eggs Per Gram of feces. 출처: Hong et al.(2006). [k] [R] 제5장 역학적 견지에서 본 기생충 구제사업의 평가 047

제 5 장 E.P.G. 계수의 값과 평균 충체수는 많은 사람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을 때에도 그 값이 올라 갈 수 있고, 감염자 수는 많지 않으나 감염자들의 감염강도가 평균적으로 높을 때에도 올라갈 수 있다. 두 가지 경우의 역학적 의미가 다른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일반적으로 기생충 감염 강도 의 분포는 우측으로 편향분포(skewed distribution)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소 수의 감염자가 충체를 다수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평균 충체수가 충체수의 중위값보다 커지고, 그 분포를 히스토그램으로 표현한다면 마치 소득분포의 모양과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Seo et al. 1979). 이외의 몇몇 한국 기생충학자에 의한 연구에서는 어떤 분포가 충체수의 분포를 기술 하기에 가장 적합한가를 검토하고 부의 이항분포(negative binomial distribution)가 가장 적절하 다는 결론을 얻고 있다. 부의 이항분포에서는 감염의 집중도가 k 계수에 반비례한다(Chai 1992). <표 5-2>에 제시된 k 계수의 시계열상 변화를 살펴 보면 평균충체수가 감소하는 동시에 감염분포 의 집중도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고강도의 감염 상태에 있는 환자의 비율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Chai et al. 1991) 7) 의 연구에서는 전국의 종합 병원에서 보고되고 있는 외과적 회충증 사례의 수의 추이를 검토하고 그 수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는 데 이는 k 계수 값의 추세적 하락과 부합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회충의 암컷 성체 한 마리는 하루에 약 100,000개에서 200,000개에 달하는 충란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 계수는 이와 관련 Anderson and May(1982)가 제안한 기생충란의 재생 산성 계수로 암컷 한 마리가 배출하는 충란 가운데 어느 정도가 그 다음 숙주의 체내에 침입하여 부화하는데에 성공하는가와 관련이 있다(Chai, 1992). 이 지표의 값은 1 미만으로는 내려갈 수 없 으며, 그 값이 극한치인 1에 근접할수록 더 이상의 개입이 없어도 기생충 생태계가 축소수렴해 가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 5-2>에서 마지막 열은 Chai(1992)에서 추정 보고한 R 계수의 시기 별 변동을 요약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 계수는 1974-75년 시기에는 1.28-1.31로 상당히 높은 값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이후 상당히 급속히 저하하여 1978년 이후에는 1.10 미만으로 저하하였고, 1984 년 이후에는 1.10 미만으로, 다시 1989년에는 대단히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1.0007 수준까지 저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더 이상의 기술적인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이처럼 낮은 수준의 R 값은 기생충 생태계의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는 일이 없는 한 기생충의 생태계가 복원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Chai et al., 1985; Chai, 1992). 7) Chai et al.(1991) 과 Chai(1992)는 전국의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으로부터 보고된 외과적 회충증(담낭회충증, 담관회충증, 회 충증에 의한 장폐색 등을 포함) 사례의 수를 1955년부터 1990년까지 추적하여 검토하였다. Chai et al.(1991)의 연구는 외과 적 회충증을 다룬 기존의 102편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담낭회충증 사례 수의 변화 및 전체 외과적 담낭 질환 수 가운데 외과적 회충증이 차지하는 비율의 시계열상 변화를 추적하였다. 1955년에서 1990년 사이에 보고된 외과적 회충 증은 모두 1,299 사례가 있었다. 이 가운데 담낭 회충증은 가장 빈번해서 1,198 사례(92.2%)가 보고되었고, 그 다음으로 회 충증에 의한 맹장염 44 사례(3.4%), 장폐색 39 사례(3.0%), 췌장관 회충증 17 사례(1.3%), 복부농양을 초래한 회충증 1 사례 (0.1%) 등을 발견하였다. 담낭 수술환자 가운데 회충증에 의한 수술환자의 비율은 1955년에서 1970년까지의 기간에는 8% 에서 20%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변동하고 있었으나, 1970년대에는 4-8% 수준에서, 더 나아가 1980년대 이후에는 0-4% 수준에서 변동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생충 구제사업으로 인한 회충감염의 감소가 외과적인 의미에서도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048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에서 집단투약은 얼마나 유효하였을까? 다시 말해서 집단투약의 유효 치 료율은 얼마나 높았을까?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에서는 우선 학생 개인에 대해서 검변을 행한 후 충란 양성으로 판명되면 기생충약을 투여하였고, 그 치료효과에 대해서는 그 후 다시 측정하지 않 았다. 따라서 집단투약의 효과를 검변 자료를 이용해서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다. 기술적으로 상세한 설명은 다시 생략하기로 하지만, 정교한 역학적 모델에 바탕을 두고 수행된 연구결과에 따 르면 집단투약에 따른 치료율(즉 양성에서 투약 후 음성으로 전환된 감염환자의 비율)은 80%에서 85% 정도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같은 치료율은 집단투약의 치료율로서는 대단히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이 대단히 효율적으로 집행되었음을 시사해 준다 (Chai and Lee, 1997).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에 대한 역학적 검토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에서 검토한 제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업은 역학적인 면에서 명확한 성공사 례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전반적인 기생충 감염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속히 극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생충 감염률은 브레이크 포인트 이하로 저하되었으며 기 생충 구제사업이 시행되기 이전의 높은 수준으로 원상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둘째, 외과적 처치를 요할 만큼의 중증의 기생충 감염도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좋을 만큼 감소하였 다. 셋째, 한국에서의 기생충 감염률의 저하는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 이외에도 화학비료에 의한 인분 비료의 대체, 위생설비의 확산,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개인 위생의 개선 등 다양한 요인의 복 합적 작용에 의한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무래도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이 기생충박멸협회와 정부의 긴밀한 협력 아래 25년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높 은 유효 치료율은 이러한 판단을 위한 강력한 근거를 제공해 준다. 학생인구에 있어 편충감염률의 변화 추이는 [그림 5-2]에 제시되어 있다. 1969년 집단검변이 처 음 시작되었을 때의 편충 감염률은 36.9%에 달했으나, 이는 1970년에 44.0%로 다소 증가하였다가, 1979년에는 11.5%로, 1989년에는 0.3%로, 1995년에는 0.04%로 급속히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러한 감염률의 저하는 회충의 예와 거의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림 5-3]에서는 구충 및 동양모양 선충의 감염률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1969년의 경우 두 기생충의 감염률은 각각 1.67%와 1.84%였 다가 1979년에는 0.0076%와 0.0026%로 저하되고, 궁극적으로 1989년에는 0.0002%와 0.00004% 로 감소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간흡충증은 1969년 0.5%의 충란양성률을 보이던 것이 1979년 에는 0.13%로 저하하고 있다. 1989년의 양성률은 0.06%였다([그림 5-4]). 하지만 간흡충증의 감염 률은 더 이상의 하락 없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간흡충증이 장래에도 집중적인 관심의 대 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요코가와 흡층은 1978년에 처음 한국에서 발견되었으며, 그 감염률은 1978년 0.043%, 1988년 0.038%, 1995년 0.04%로 거의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Taenia spp.(t. solium, T. saginata, and T. asiatica; 이들 기생충은 충란만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함) 의 감염률 은 1969년 0.66%에서 1979년 0.036%으로 비교적 큰 감소세를 보인 후 1989년에는 0.004%로 대 폭 감소하였다가 1995년에는 0.0007%까지 그 감염률이 하락하였다. 제5장 역학적 견지에서 본 기생충 구제사업의 평가 049

제 5 장 그림 5-2 회충 편충 및 장내기생충 학생 감염률 추이 주: 1969년에서 1988년까지의 감염률 추이는 춘계 및 추계 조사 결과의 평균. 출전: Chai JY(2011). 그림 5-3 구충 및 동양모양선충의 학생 감염률 추이(1969-1995년) 출전: Chai JY(2011). 050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그림 5-4 간흡충, 요코가와 흡충, 각종 조충류의 학생 감염률 추이(1969-1995년) 출처: Chai JY(2011). 제5장 역학적 견지에서 본 기생충 구제사업의 평가 051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제6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 제1절 평가의 개요 제2절 성공요인 제3절 기생충 구제사업이 교육 및 생산성 증가에 미친 장기적 영향에 대한 평가

제 6 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 제1절 평가의 개요 감염률의 저하에 따른 국민보건 개선효과를 넘어서서 기생충 구제사업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어 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한국의 기생충 학자들은 국민의 건강 및 보건과 관련하여 기생충 구제사업 이 미쳤을 것으로 판단되는 각종 효과에 대해 언급해 왔다. 이러한 각종 효과 가운데에는 기대수명 의 증가, 영양상태의 개선, 어린이의 발육상태 개선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된 각종 지표 는 물론 복잡다기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기생충 구제사업의 효 과를 다른 요인의 작용으로부터 분리해 내는 것은 용이한 작업이 아니다. 병원으로부터 보고된 외 과적 회충증 사례의 추이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제외하면 국민보건 개선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기 생충 구제사업의 효과를 엄밀하게 계측해 보려는 노력은 이루어진 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나아가 한국에서의 기생충 구제사업이 사업으로부터 혜택받은 이들의 사회경제적 성공에 어떠 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는 시도된 바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기생충 구제사업에 의해 어린 이의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성장발육이 촉진된다면 이에 따라 교육투자의 효율이 상승하고, 교육투 자가 증가하고,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생산성이 개선되며, 따라서 이들이 받는 노동보수도 향상 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대단히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제반 보 건지표와 마찬가지로 사회경제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마련이므로 기생충 구제사업의 효과를 분리하여 측정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지난한 작업으로 될 수밖에 없다. 8) 8) 아동시절에 기생충 감염에 노출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 지표에 악영향을 준다는 경제학적 연구결과는 최근 들 어 비교적 많이 보고되고 있다. 미주의 4개 국가의 자료를 분석하여 Bleakley(2010)는 아동시절 전기간에 걸쳐 말라리아 감 염 위험에 노출된 아동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50% 가량의 임금 감소를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Bleakley(2007) 는 아동시절 구충 감염위험에 완전히 노출되었을 때 성인이 되어 받는 임금은 약 43%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Lucas(2010)는 스리랑카와 파라과이의 여성 표본을 분석하여 아동시절의 말라리아 감염이 교육연한 및 문해율을 저하시 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결론 짓고 있다. 054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

연구진이 알고 있는 한 Kim and Kim(2014)이 한국의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의 기생충 구제사 업이 교육투자 및 생산성에 미친 장기영향에 대한 측정을 시도한 최초의 연구이다. 연구에서는 기 생충 구제사업이 실시되기 이전에는 지역별로 감염률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지만 구제사업이 일정기 간 시행된 이후에는 거의 모든 지역의 감염률이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 따라서 사업 시행 이전의 감염률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기생충 감염률의 저하 폭이 크다는 점을 활용한다. 이러 한 추정은 지역별 감염률의 변화를 추적해 보면 쉽게 확인되는 사실이다. 만약 기생충 감염률의 저 하가 교육투자 및 생산성에 정의 효과를 가져온다면 지역별 세대간 교육 및 생산성 지표의 개선 폭 을 비교했을 때 사업시행 이전의 감염률이 높았던 지역, 따라서 감염률의 저하 폭이 컸던 지역에서 의 지표 개선이 더욱 현저해야 마땅하다. [그림 6-1]에 제시된 그래프에서는 학생대상 검변사업의 결과를 정리하여 보존하고 있는 기생충 박멸협회의 연례보고서 가운데 1970년과 1987년의 자료를 활용하여 위에서 제시한 추정이 사실과 부합함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래프는 전국의 각 시군구에서의 평균 학생 기생충 감염률을 초등학 교, 중학교,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각각 보여준다. 1970년은 기생충 구제사업이 시작된 초기의 감염률의 지역별 분포를, 그리고 1987년은 일정기간 구제사업이 진행된 이후의 감염률 분포 를 예시해 준다고 볼 수 있다. 1970년 각 지역의 감염률을 횡축에, 그리고 1987년의 감염률은 종축 에 표시해 보면 위에서 예상했던 바와 같이 사업 초기의 기생충 감염률의 지역별 수준에는 커다란 변산이 있었지만, 1987년이 되면 초기의 기생충 감염률 수준과는 관계없이 거의 모든 지역의 감염 률이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수렴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초기 감염률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사 업의 실시에 따른 감염률의 저하 폭이 컸다는 것을 말해 준다. 언급한 바와 같이 기생충 감염률의 저하에 따라 교육 및 생산성 지표가 실제로 개선된다면 지역별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아동기를 보낸 세대와 사업이 일정기간 지속된 이후 아동기를 보낸 세대간의 지표의 개선 폭이 초기 의 감염률에 비례해서 더 큰 양상이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6-2]의 각 패널은 각종 교육지표를 활용하여 세대간 지역별 교육지표의 개선 정도와 사업 시행 이전 지역별 기생충 감염률을 비교하여 보여주고 있다. 활용된 교육투자 지표는 교육연한, 고 등학교 졸업률, 대학교 진학률 등이다. 그림의 각 패널은 기생충박멸협회가 정리 보존하고 있는 전 국 학생 기생충감염 실태 조사 결과와 2000년의 센서스 자료를 활용하여 구성되었다. 2000년 센서 스 자료에서 해당 세대로 표본을 구성하고, 표본의 각 개인에 대해 아동 시절 거주했던 지역을 확인 한 후, 기생충박멸협회의 자료로부터 해당 지역의 사업시행 초기 감염률을 구하여 두 자료를 연결 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패널은 각 시군구별로 1953년에 출생한 세대와 1970년에 출생한 세대 사이 의 각 교육지표의 개선 정도를 종축에, 그리고 1970년의 시군구별 기생충 감염률을 횡축에 표시해 주고 있으며, 이와 같은 작업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 반복하고 있다. 1953년에 출생한 세대는 전 국적 기생충 구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970년 시점에서 이미 17세에 달해 학교를 기반으로 시행된 집단검변 집단투약 사업의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한 세대이다. 반면에 1970년에 출생한 세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재학 전기간을 통하여 기생충 구제사업의 혜택을 향유한 세대로 된다. 제6장 기생충 구제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 055

제 6 장 [그림 6-2]의 각 패널은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초기의 기생충 감염률이 높았고, 따라서 기생충 구 제사업에 따른 감염률의 저하 폭이 컸을 지역일수록 세대간 각종 교육지표의 개선 폭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림 6-3]의 각 패널에서는 유사한 분석을 지역별 세대간 임금소득의 개선정도(보다 정확히는 로그 임금소득의 개선 정도)에 대해 수행하고 있다. 왼쪽 패널은 남성 근로자, 오른쪽 패널은 여성근 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비교의 대상이 되는 세대는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1953년에 출생한 세 대와 1970년에 출생한 세대이다. 2000년 센서스와 기생충박멸협회의 자료를 연결하여 패널을 구성 한 방식은 앞에서와 유사하다. 단 센서스 자료에서는 직접 개별 노동자의 임금소득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림 6-3]의 패널에서 활용된 임금소득은 센서스에서 노동자별로 확인할 수 있는 교육수준, 산업, 종사상 지위, 근무연한 등의 변인을 활용하여 추정된 임금소득이다. 추정을 위해서는 우선 KLIPS(Korea Labor and Income Panel Study: 한국 노동소득 패널조사)의 자료를 활용하여 임 금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상기 각 요인의 계수를 회귀분석을 통하여 구하고, 추정된 회귀식에 2000 년 센서스로부터 추출된 해당 세대 표본 노동자들의 데이터를 대입하여 노동소득을 추정하는 방식 을 취하였다. 그 결과는 남녀 공히 지역별 세대간 노동소득의 증가 폭이 예상했던 대로 기생충 구제 사업 초기인 1970년의 지역 기생충 감염률에 비례하여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6-1 학교급별 1970-1987년 시군구 단위 기생충 감염률의 변화(%) 출처: Reproduced from Kim and Kim(2014). 056 2013 경제발전경험모듈화사업: 기생충 구제사업(1969-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