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8-05-27 HUNET Business Knowledge 자신을 너무 몰랐던 코카콜라 마케팅 리서치는 기업이 기회를 얻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마케팅 리서치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마케팅 리서치는 의사결정의 모든 것이 아닌 단지 좋은 도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코카콜라 사례는 기업에 있는 마케팅 실무자들이라면 한 번 이상은 접해 봤을 흔한 사례이다. 그리고 여러 코카콜라 사례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역시 New Coke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세계적인 기업 역시 엄청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면서 동시에 마케팅 리서치에 있어 기업들이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고, 무엇보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소비자의 니즈와 브랜드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에 여기에서는 코카콜라의 New Coke 사례를 바탕으로 이들이 어떤 점을 실수하였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마케팅 차원의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1985년 4월 23일, 코카콜라의 로베르토 고이수에타 회장은 13개 도시에서 19만 1,000명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시음회를 실시하여 얻게 된 결과를 바탕으로 그 동안 고수했던 전통적인 맛을 버리고 조금 더 단 New Coke 를 생산하기로 발표했다. 그리고 이 발표가 있고 채 석 달이 되지 않아 코카콜라 측은 대중의 압력에 굴복하여 그 결정은 대 실수였다고 인정했고, 전통 코카콜라를 Coca-Cola Classic 이란 이름으로 재 출시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와 같은 번복 결정이 내려진 것은 1985년 7월 11일의 일이었다. 무려 4백만 달러와 2년이라는 연구조사 기간을 거쳐 마련했던 코카콜라의 계획은 제품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심리를 전혀 계산하지 못한, 말 그대로 엄청난 계산착오였던 것이다. 코카콜라의 입장에서 이 실패는 매우 고통스러웠겠지만, 이러한 코카콜라의 대 실패는 마케팅에 있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주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코카콜라의 실패 사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마케팅 시사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계획 수립과 조사 연구가 최선의 결정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대부분의 결정은 앞날의 상황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려진다. 사실 사업환경은 항상 변화하고, 경쟁기업들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취향도 항상 변하며, 소비자들의 행동은 논리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신중한 경영진은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하여 사전에 세심한 계획을 수립하고 심도 깊은 연구와 조사를 하여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코카콜라의 사례는 그렇게 노력을 하더라도 잘못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이미지에 그토록 집착할지 그 누가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며, 소비자들의 감정적 동요를 매스컴에서 그토록 강력하게 부추길 것이라고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 물론 코카콜라 측에서 좀더 세심하게 계획을 세우고 연구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데이터에 근거해서 내려진 결정에는 결함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세심하게 계획을 세우고 연구와 조사를 철저하게 한다고 해도, 그 후에 내려진 결정이 제대로 된 결정이거나 최상의 결정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다만 준비를 철저히 하다 보면 아무래도 베팅 확률 을 높일 수는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성공적인 결정을 내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릴 확률보다는 좋은 결정을 내릴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2. 미각은 믿을 수 없는 선택 요소이다.
미각 테스트는 마케팅 리서치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데, 일부 마케터들은 이 방법의 효율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맥주 시음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맥주 브랜드가 감춰진 상태에서 3~4가지 종류의 맥주를 시음한 다음 하나도 틀리지 않고 어떤 브랜드인지를 가려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음회에서 좀더 달콤한 맛에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상품일 출시되었을 때도 소비자들은 달콤한 맛의 상품을 더 선호할까? 실제로 그런 경우는 드물다. 맛의 차이가 극심하지 않은 한 실제 구매행위에서 소비자들의 취향은 이 상품 저 상품으로 왔다갔다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음회에서 나온 결과에 의존하는 연구와 그에 따른 결정은 실수로 판명되기 쉽다. 브랜드 이미지는 매출을 촉진시키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많은 기업들이 광고에서 맛이 훨씬 좋다 등의 문구를 사용하기보다는, 자사 브랜드에 대해 바람직한 이미지나 인격을 부여함으로써, 또는 사람들이 닮고 싶어하는 모델을 기용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3. 전통적인 이미지를 변경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실 100년이란 전통을 가진 브랜드를 찾기는 쉽지 않다. 25년, 아니 10년 전통의 브랜드도 찾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부분의 상품들은 생각보다 수명이 짧다. 사실 코카콜라처럼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회적 가치와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은 상품은 없다. 코카콜라 맛의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대대적인 저항운동은 우리에게
소비자들의 심리를 일깨워준다. 모든 것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일상에서 어느 하나는 변하지 않고 그들 곁에 계속 존재하기를 그것이 비록 콜라의 맛이라고 할지라도 원한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지겨운 일상에서 탈피할 수단으로 이 저항운동을 이용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나 사회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대대적인 저항운동에 참여함으로써 결국 대기업이 손을 드는 모습에 통쾌해했을지 모른다. 사실, New Coke가 도입되고 나서 콜라 맛이 변했다는 사실을 실제로 알아차린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는 맛이 변화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광고에서 하도 뉴(New) 라고 강조를 하니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차린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과연 소비자들이 전통이라고 여기는 것을 훼손시킬 수 있을까? 그 변화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서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일 시간적 여지를 주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코카콜라처럼 특별한 이미지를 가진 상품일 경우에는 특히 불가능하다. 4. 수요가 높은 상품에 대한 결정적인 변화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생겼을 때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변화 를 제시하였을 때 그 변화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변화의 필요성이 인식되고, 그 변화가 신속하게 실행에 옮겨져 어느 누구도 그 변화에 시비를 걸지 않을 때 그 변화의 효과는 크다. 물론 변화에 대한 어떤 뚜렷한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1985년 초에 코카콜라의 상황은 여러 가지로 좋지 않았다. 코카콜라는 그 동안 완벽하게 지배해왔던 시장을 몇 년째 계속해서 조금씩 펩시에게 내주고 있었다. 펩시 측이 마이클 잭슨을 모델로 하여 적극적인 판촉을 함에 따라 1984년에 보통 사이즈 펩시의 시장점유율은 1.5%상승한 반면, 보통 사이즈 코카콜라는 시장점유율이 1% 떨어졌다. 게다가 보통 사이즈 코카콜라는 슈퍼마켓에서 경쟁력을 잃으면서 1981년~1985년 사이에 판매가 4%나 하락했다. 코카콜라 소프트드링크 매출의 62%를 차지하는 해외영업 실적도 성장률이 실망할 수준이었다. 이런 코카콜라가 어떻게 변화를 추구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변화를 추구하되 맛의 변화가 특히 필요했는데, 소프트드링크 시장의 주요 고객인 젊은층의 입맛에 맞추어 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코카콜라 사례를 살펴보면서 보트를 흔들지 마라 아니면 확실할 때까지는 그 어느 것도 변화시키지 마라. 등 보수적인 입장을 강조할 의도는 절대 없다. 다만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코카콜라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5. 현 상황을 포기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코카콜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새로운 코카콜라를 시장에 출시하되, 기존의 맛도 함께 보존하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너 자신이 걷고 있는 다리를 태우지 마라 이다. 물론 로베르토 고아수에타 회장이 몇 개월 동안 겪은 당혹감이나 위기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더욱이 두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면 쌓아놓을 공간이 충분치 못해 딜러들이 불평을 할 것이고, 두 가지 콜라를 동시에 생산, 관리하기 힘든 보틀러 업체들도 불만을 토로할
것이다. 또한 두 개의 코카콜라가 서로 경쟁하는 경우, 어부지리로 펩시가 넘버 원 소프트드링크로 부상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하나의 콜라라는 안을 선택했을 것이다. 6. 광고비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는 펩시 보다 광고를 무려 1억 달러나 더 쏟아 부었다. 그러나 1970년대와 80년대 초에 코카콜라가 유지하던 경쟁적인 위치는 점점 무너지며 펩시에게 조금씩 시장을 내주고 있었다. 펩시는 펩시 세대, 펩시의 도전 등의 캠페인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마이클 잭슨 같은 슈퍼스타를 모델로 기용한 펩시는 빌 코스비 같은 모델을 고용한 코카콜라보다 젊은층 시장을 쉽게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코카콜라의 경영진은 광고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 성공을 거둔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펩시의 경우는 작은 기업도 얼마든지 큰 라이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7. 군중심리가 작용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때는 매스컴의 위력을 고려해야 한다. 언론은 방송매체이든 인쇄매체이든 간에 여론 조성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New Coke 도입의 경우, 언론은 소비자들의 저항운동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군중심리를 계속 부추겼다. 그 사건은 좋은 뉴스거리였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기관이나 개인이 비난 받을 경우, 그에 대한 뉴스는 대중의 눈길을 끈다. 언론의 힘은 최고경영진의 목숨을 왔다갔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대중적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언론의 힘을 특히
의식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 본 코카콜라의 사례를 통해 마케팅 리서치가 최선의 결정을 반드시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과 식 음료 관련 리서치에서 미각테스트는 단순한 참고자료이지 의사결정의 선택요소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 선점 기업의 경우 제품과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변경할 때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수요가 많은 상품일수록 결정적인 변화에 큰 위험이 따른다는 점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되도록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알 수 있었으며, 신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시 광고에 너무 많은 의존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과 무엇보다 군중심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매스컴의 위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혹은 변화를 주려고 할 때 기회를 발견하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마케팅 리서치를 많이 한다. 물론 이는 실제적으로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좀 더 실패 확률을 낮춰주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마케팅 리서치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선점 기업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행여 조금의 수익을 더 창출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망각한 채 마케팅 리서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 놓았다가는 코카콜라 보다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리서치는 우선,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에 대한 완벽한 수준의 이해가
있은 후 실행 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도 절대적으로 맹신해서는 안 된다. By 손현준 (경영지식생산본부 마케팅 필진) <참고자료 : BUSINESS IS WAR, Robert F. Hartley 지음, 김민주, 송희령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