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플랫폼의 다변화와 선거보도의 공정성 Focus on Media 1 임종섭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SNS와 팟캐스트를 통한 선거 콘텐츠의 유통과 저널리즘 2012년 19대 총선과 2014년 6 4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팟캐 스트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선거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소셜 미디어가 갖 는 파급력, 신속성, 유권자와의 밀접한 소통, 저렴한 비용, 젊은 유권자에의 호소력 등 여 러 장점 때문에 선거 후보자들이 웹 기반의 소셜 미디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기반을 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선거홍보에 나서고 있다. 선거운동이 SNS, 팟캐스트, 인 터넷 게시판으로 확장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매체가 유권자와 맺는 친밀한 관계성이 현 실 정치에서 의미 있는 흐름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 흐름은 공직선거법 을 적용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직선거법 제93조제1항은 누구든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 까지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 또는 정당 명칭이나 후보자의 이름이 담긴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 및 도화, 인쇄물, 녹음 및 녹화테이프, 그 밖 에 이와 유사한 것 을 배부 상영하거나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6 _ Focus on Media 1
2011년 12월 29일 위 조항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에 정보통신망으로 인터넷 홈페이 지나 인터넷 게시판, 대화방에서 글 또는 동영상을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으로 전송하는 행 위를 포함시키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는 2012년 2월 29일 전자우편과 SNS, 문자메시 지로 선거운동 하는 것을 허용(선거일은 제외)했다. 선관위의 결정으로 선거 후보자들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매체로 홍보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 현상은 3가지 질문을 생각하게 한다. 첫째는 소셜 미디어 또는 SNS는 무엇인가다. 둘 째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 과정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괴력이 있는가의 문제 다. 셋째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공간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 은 뒤, 19대 총선과 6회 지방선거에서 SNS와 팟캐스트에 유통된 선거관련 정보를 점검해 본다. 이 글은 선행연구, 1) 관련 연구자들의 성과, 언론보도를 토대로 기술한 것임을 밝힌다. 소셜 미디어의 개념 첫 번째 질문은 소셜 미디어의 개념과 직결된다. 우선, 선거와 관련해 선관위가 인식하는 소 셜 미디어의 정의를 살펴보자. 선관위 홈페이지의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 자료 2) 에는 트위터, 페이스북을 SNS로, 카카오톡, 올레톡을 모바일 메신저로, 포털사이트와 미니 홈페이지, 카페, 블로그를 인터넷 홈페이지로 구분하고 있다. 선거일에 이들 매체로 투표 인 증샷 등 투표독려 행위는 할 수 있으나 투표지를 촬영하거나 이를 게시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 규정은 선관위가 이해하는 SNS의 개념과 범주가 분명하지 않고, 인터넷 홈페이지 와 SNS, 모바일 메신저라는 유형화가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에 소셜 미 디어에 대한 연구자들의 체계적인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셜 미디어 또는 SNS의 개념과 유형을 다양한 연구자들이 제시하고 있는데, 선관위가 제시한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미니홈페이지, 블로그 등은 소셜 미디어 라는 상위 범주로 묶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15가지의 유형이 존재한다. 1 언론과 선관위가 언급한 사 회관계망사이트(SNS: Social Network Site)로 페이스북, 트위터가 여기에 속한다. 주의 할 점은 트위터는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으로 분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140자 라는 단문에 의견을 담아 공유하는 시스템이 페이스북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2 이용자 의 콘텐츠 공유 사이트로 비디오를 공유하는 유튜브, 사진을 공유하는 플리커, 콘텐츠를 1) 임종섭, 2015, 소셜 미디어와 언론의 관계성 (커뮤니케이션북스). 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nec.go.kr/portal/knowlaw/view.do?menuno=200084&tschcate=1&tschcontcla sscd=40600000&tschstclassrange=&tschenclassrange=&pageindex=1&contid=201203020193&contsid=0002&cate2=1 (검색일: 2015. 11.20.) Winter _ 7
뉴스 플랫폼의 다변화와 선거보도의 공정성 공유하는 픽조닷컴(Piczo.com)이 있다. 그 밖에 3 이용자가 후원하는 블로그 씨넷닷컴 (Cnet.com), 4 기업이 후원하는 사이트나 블로그인 애플닷컴, 5 기업이 운영하는 사회 봉사 웹사이트 클릭투퀴트닷컴(click2quit.com), 6 초대만 할 수 있는 SNS 어스몰월드 닷컴(ASmallWorld.net), 7 사업목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사이트 링트인(LinkedIn), 8 협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사이트 위키피디아, 9 가상세계를 추구하는 사이트 세컨드 라이 프(Second Life), 10 상업목적의 공동체 사이트 이베이와 아마존닷컴, 11 팟캐스트, 12 뉴 스를 제공하는 사이트 커런트 TV(Current TV), 13 교육 자료를 공유하는 사이트 MIT 공 개강좌(MIT OpenCourseWare), 14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는 사이트 모질라(Mozilla)의 스 프레드파이어팍스닷컴(spreadfirefox.com), 15 뉴스나 음악, 비디오를 추천하는 사이트 딕닷컴(Digg.com), 레딧(Reddit) 등이 있다. 위의 15개 유형을 보면, 선관위가 고려한 SNS, 미니홈페이지, 블로그 등은 소셜 미디어 에 속하는 매체이며 각기 다른 특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 카카 오스토리는 이용자가 자신의 인적사항을 공개하고 친구관계를 맺는 SNS이며, 트위터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단문 메시지로 소통하는 마이크로블로깅에 속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서 SNS의 유형을 프로필 기반 서비스, 커뮤 니티, 마이크로블로깅, 미니홈피로 나누었다. 3) 그러나 이 유형화는 SNS를 소셜 미디어로 격상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다시 말해 SNS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미니홈피와는 성격이 다 른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매체를 포괄하는 상위 매체로 분류한 것이다. 한편, 2011년 4월 28일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의 경우, 처음 업로드 된 이후 방송 1회분의 이용자 수가 한때 600여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렸는데, 팟캐스트는 SNS와는 성격이 다른 소셜 미디어의 한 유형이다. 소셜 미디어를 논할 때에는 미디어라는 측면보다 소셜(social) 이라는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소셜 은 언뜻 보면 일정 장소에서 지인들과 친목이나 친교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이 해할 수 있다. 미국언론학회는 동문들이 모여서 대화하는 모임을 소셜 이라고 부른다. 그 러나 이 같은 방식으로 소셜 미디어의 소셜 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소셜 의 핵심 의미는 연결됨(connectedness) 이다. 가족, 친구뿐만 아니라 전혀 모르는 타인과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열린 관계 맺기 가 소셜 미디어라는 개념에서 주목해야 하 는 소셜 의 의미다. 디지털 공간에서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연결하고 정보를 교환하 며 그 과정에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소셜 인 것이다. 이 열린 관계 맺기는 칼 포퍼(Karl Popper)가 제시한 것처럼, 이해관계 중심의 닫힌 사회(closed society) 를 극복하는 방안 3) 한국인터넷진흥원(2015), 2014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 보도자료, http://isis.kisa.or.kr/board/index.jsp?pageid=060200& bbsid=3&itemid=805&pageindex=1(검색일: 2015. 11. 20.) 8 _ Focus on Media 1
인 열린 사회(open society) 를 지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셜 의 의미는 최근 진행 중인 정부의 공공데이터 공개라는 흐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부가 축적한 공공 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은 국민과의 연결을 중시하 려는 대목이다. 이 연결성은 정치공간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하겠다. 특히 선거에서 당선이 최우선 목표인 정치 후보자들에게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이들과 연결고 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선거에서는 웹 기반의 소셜 미디어나 모바일 기반 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과 정과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을 시사한다. 소셜 미디어의 정치적 영향력과 함의 관련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가 선거 등 정치공간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사례로 다음의 10 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1 후보자가 선거광고비용을 들이지 않고 트위터, 유튜브 등을 통해서 유권자와 만나는 것이다. 2 선거 홍보물을 유튜브에 실시간으로 올리는 것이다. 3 지지자들이 소셜 미디 어에 후보자와 관련한 뉴스와 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것이다. 4 소셜 미디어 이용자 들의 성향에 맞춰 선거운동 메시지를 제작해 전파하는 것이다. 5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선거기부금을 빠른 시간안에 모금할 수 있다는 것이다. 6 후보자의 트윗글이나 게시글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7 후보자가 소셜 미디어 게시글에 서 자신에 대한 긍 부정적인 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8 후보자의 언급이나 자 질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9 후보자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하는 젊은 유권자들에 호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 유권자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의 견을 모아 후보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언론보도를 통해 19대 총선과 6회 지방선거에서 소셜 미디어가 정치적으로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는지 살펴보자. 보도에 따르면 19대 총선에서 SNS를 이용한 후보자 들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모바일 선거운동이 효과적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6회 지방 선거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SNS 선거운동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 한 편, 2012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튜브, 팟캐스트 등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적 법하다고 해석함에 따라 6 4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위한 오디오, 영상 홍보물이 팟캐스트 4) 안성News24, 2014. 3. 25. 박우열, 6 4지방선거 모바일 앱이 대세~, http://www.asn24.com/news/articleview. html?idxno=7892(검색일: 2015. 11. 30.) Winter _ 9
뉴스 플랫폼의 다변화와 선거보도의 공정성 와 유튜브로 제작되었고, 5)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일반 유권자가 공 개 장소에서 후보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자우편, SNS, 문자메시지, 전화 등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6) 경향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SNS 선거운동은 네트워크 영향력을 이용해 후보자의 입 장을 전파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에서 불리한 후보자는 SNS에 선거 운동원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동원하고, 유리한 후보자는 리트윗으로 자신 의 입장과 강점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7) 따라서 소셜 미디어는 19대 총선과 6회 지방선거에서처럼 향후 선거과정에서도 의견생 성, 의견집결, 의견표출 등을 자극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언론이 일컫는 부동층의 표심이 소셜 미디어에 형성된 여론의 영향을 받을지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한편, 소셜 미디어가 정치공간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근거로, 소셜 미디어에서 관심 사를 확인하는 동시에 공공 현안에 대한 뉴스를 접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014년 8월 28일부터 10월 17일까지 5,061명을 대상으 로 조사한 결과, 8) 지난 1주일간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 자의 20.7%,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뉴스를 소비한 경우는 전체 응답자의 12.5%로 2013 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할수록 이용자들 의 사회자본이 늘고 온라인 정치와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경향이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가 령, 정치인에게 편지를 쓰고 선거에 기부금을 내거나, 선거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전자우편 으로 선거관련 메시지를 보내는 활동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공청회에 참석하고 국회 의원에게 전화하고 편지를 보내거나 정치 시위에 참석하는 경우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SNS와 팟캐스트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가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는 기폭제 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한편, 정치인과 선거 후보자들에게 기회와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소셜 미디어가 갖는 이 같은 영향력 때문에 선거 후보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선거홍보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이 전개되는 배경으로 는 초고속 인터넷망이나 무선망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네트 워크 인구(networked population) 가 증가한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모바일 기기로 이동 5) 디트뉴스24, 2014. 2. 4. 이지수, 6 4지방선거 필승을 위한 소셜 미디어 홍보, http://www.dtnews24.com/news/article. html?no=359243(검색일: 2015. 11. 30.) 6) 제이누리, 2014. 5. 21. 강남욱, 선거운동 개막! 누구나 선거운동 해도 된다, http://www.jnuri.net/news/articleview. html?idxno=18538(검색일: 2015. 11. 30.) 7) 경향신문, 2014. 6. 2. 황경상, [6 4 지방선거] SNS와 선거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장덕진 서울대 교수지상대담, http:// 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10110&artid=201406022150205(검색일: 2015. 11. 30) 8) 한국언론진흥재단, 2014, 2014-05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제19회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이용자 행태조사 (나인커뮤니케이션). 10 _ Focus on Media 1
하며 수시로 각종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들은 거의 상시적으로 선거관련 정보나 뉴스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시위처럼 상당한 인력의 동원이 필요한 경우 소셜 미디어 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동원이 가능하다. 한편, 기술(technology)의 관점에서, 사회적 의미, 문화 지평(cultural horizon), 기술 코드(technical code) 라는 개념을 통해 소셜 미디어가 정치공간에서 갖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사회적 의미 는 이용자가 기술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기술의 특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뜻하며, 문화 지평 은 보편적인 가정이나 전제를 말한다. 기술코드 는 기 술의 디자인 차원적 속성이 사회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특정 사회의 문화 지평과 맞닿 으며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인터넷은 데이터 공유, 사용의 편리함, 접근성이라는 기술 디 자인의 속성이 있는데 이면에는 광범위한 포용성 과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 이라는 기술코 드가 내재해 있다. 필자는 선행연구 9) 에서 주요 신문과 공중파 TV뉴스가 소셜 미디어의 속 성을 공유와 결집, 혁신적 변화, 득보다 실 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도했다고 제시한 바 있 는데, 이들 프레임은 언론이 소셜 미디어를 해석하는 기술코드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검토한 소셜 미디어의 개념과 SNS와의 차이점, 소셜 미디어의 정치 영향력과 함의를 고려할 때 SNS와 팟캐스트는 한국의 정치공간에서 신속성, 파급성, 연결성이라는 기술코드를 배경으로 선거관련 정보를 유통시키는 중요한 매체로 기능하고 있다고 정리 할 수 있다. 선거정보와 SNS, 팟캐스트의 관계성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1,090명의 후보자들 중 49.5%(539명)가 트위터로 선거운동을 했으며 새누리당 지역구 후보자들 중 75.7%, 민 주통합당 지역구 후보자들 중 87.6%가 트위터를 선거운동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 SNS 선거운동이 처음 허용된 2012년 19대 총선과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포털 사 이트, 언론사, 정치인 등 다양한 주체들이 SNS와 팟캐스트로 선거관련 정보를 제공했 다. 이들 매체가 다룬 정보를 점검하기 전에 선거관련 정보 의 의미를 진단할 필요가 있 다. 정보란 데이터를 토대로 추출한 상위의 개념으로 데이터에 담긴 유용한 의미를 뜻한 다. 정보과학분야에서는 DIKW 체계(hierarchy)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데이터(data), 정보(information), 지식(knowledge), 지혜(wisdom)가 위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데 이터가 가장 기초이며 지혜가 최상위에 위치한다. 이를 참고해보면 선거관련 정보는 유 9) 앞의 임종섭(2015). 10) 국회입법조사처, 2013, 19대 국회의원 인터넷 SNS 이용현황과 특징 (정책보고서 28호). Winter _ 11
뉴스 플랫폼의 다변화와 선거보도의 공정성 권자가 선택하는 데 필요한 내용으로, 후보자들의 자질 및 공약, 선거일, 투표소 위치, 투표 절차 등 선거 참여에 근간이 되는 정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정보를 일상으로 전달하는 매체는 신문 방송사, 인터넷 매체 등 언론사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 족시키는 것이 기본 사명인 언론사가 선거기간에 유권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심층 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해 제공하는 일은 언론행위의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유무선망을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이동형 디지털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다양한 정보와 내용을 찾는 네트워크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선거 관련 정보 제공자의 범주가 전통 언론사와 인터넷언론사에서 SNS, 블로그, 인터넷 게시 판, 팟캐스트 등 신종 매체들로 확장되는 현상과 연관된다. 전통 언론사나 인터넷 언론 사는 정보를 뉴스의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에 뉴스에 요구되는 객관성, 균형성, 공정성이 라는 가치를 핵심으로 삼는다. 물론 불공정하고 편향된 기사들도 있지만 언론사의 존립 기반은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균형감 있는 뉴스를 제작하는 데 있다. 따라서 기존 언론사 들이 보도하는 선거관련 정보는 비교적 정제된 내용으로 나타난다. 반면, SNS와 팟캐스트 등 소셜 미디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선거관련 정보는 이 같 은 정제된 양식보다는 비교적 자유롭고 심층적이며 때로는 정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사, 인터넷매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도 지면이나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파헤치고 비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선거라는 정치공간에서 유권자 들이 선택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각도에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소셜 미디 어를 활용해 선거관련 정보를 제작하고 확산시키는 행위는 선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 고 여론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선거관련 정보란 언론사와 소셜 미디어가 선거기간 동안 다양한 데이터를 바 탕으로 제작해 유통시키는 내용으로, 정제된 양식과 정제되지 않은 양식이 혼재되어 있 는 정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들 정보의 질과 유용성은 유권자의 날카로운 평가를 받 게 된다. 이 관점에서 기존 언론사와 소셜 미디어가 지난 19대 총선과 6회 지방선거에서 선거관련 정보를 제공한 양상을 되짚어 보자. 네이버는 2012년 3월 16일 웹과 모바일 기반으로 19대 총선 특별서비스 를 시작했다. 이 사이트는 후보자 정보, 지역 투표소 정보, SNS에서 언급되는 총선 정보 및 현안, 인 기 게시글 등을 인포그래픽으로 제공했다. SNS 데이터 분석회사인 소셜메트릭스와 공 동으로 정보를 제공해 유권자가 선거 동향을 파악하도록 유도했다. 싸이월드 클럽에는 19대 총선의 결과, 특히 서울에서 20대 유권자의 투표가 주는 의미 를 분석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이 27%, 20대 여성 투표율이 8%라 는 SNS의 정보는 유언비어이며, 서울지역 20대 투표율은 60%를 넘어 젊은 층의 투표율 이 서울지역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12 _ Focus on Media 1
2014년 6 4 지방선거에서는 후보자용 모바일 애플리 케이션이 등장해 후보자의 이력, 사진, 공약 등 선거운동 과 관련한 정보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로 유권자들에게 전파했는데 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SNS 에 친숙한 젊은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우리동네후보 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유권자의 위치를 토대로 자 동으로 선거구를 설정해 후보자의 약력, 공약, 재산, 병역, 납세, 전과 기록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웹과 모바일용 정치 팟캐스트도 다수 등장했다. 2012 년 3월 27일자 전자신문의 보도 11) 에 따르면 팟캐스트 제 작서비스인 아이블러그 를 이용한 팟캐스트 방송이 당시 1,900여 개에 달했으며 하루 평균 내려 받기 규모는 100만 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 보자들은 인기 팟캐스트에 출연하거나 직접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통합 진보당은 이정희의 <희소식>, 유시민과 노회찬의 <저공비행>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했 다. 민주통합당은 <19대 총선 후보자 안내>와 <이해찬의 정석정치>를 선보였다. 새누리당 의 경우에도 <이재오의 아모라카노(AMORACANO)>, <김태원의 희망캠프> 등 후보자들 이 팟캐스트를 다양하게 활용했다.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싫다>는 사람의 목소리로 후보 자의 약력, 공약, 전과 등의 내용을 들려주며 매 회 1개 지역의 후보자들 정보를 점검했다. 언론사의 경우, 한국일보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시사난타> 23회에서 민간인 사찰문 제를, 26회에서 19대 총선결과를, 27회에는 나꼼수 1년을 되돌아보다 를 다루었다. 한겨 레신문은 <한겨레캐스트>에서 지방선거의 여론조사 분석내용을, <김어준의 KFC>에서 지방선거의 쟁점을 언급했다. 지난해 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진중권, 노회찬, 유시민이 만든 <정치다방> 팟캐스 트가 5월 27일 첫 방송됐는데 아이튠즈, 팟빵, 유튜브를 통해 지방선거와 관련한 현안과 정보를 공개했다. 오마이뉴스는 팟캐스트 <이털남 시즌 3>에 김성환 노원구청장과 김영 배 성북구청장을 등장시켜 6회 지방선거의 현안으로 부상한 생활임금제도를 다루었다. 국민라디오는 지방선거에서 개념 있게 투표하는 방법 이라는 내용을 팟캐스트로 방영했 다. 팟빵(www.podbbang.com)은 19대 총선과 6회 지방선거 관련 대안매체와 후보자들 의 팟캐스트 등을 게시해 제공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관련 정보를 팟캐스트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선보였다. 경상북 11) 전자신문, 2012. 3. 27. 정진욱, 선거의 계절, 정치권 팟캐스트 속으로, http://www.etnews.com/201203210257(검색일: 2015. 11. 30.) Winter _ 13
뉴스 플랫폼의 다변화와 선거보도의 공정성 도선거관리위원회는 6회 지방선거에 관한 정보를 <내 귀에 선거박사>라는 팟캐스트로 운영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선거 관련 선거범죄 신고 및 선거법령정보를 애 플리케이션으로 제공했다.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가 공감하는 공약들을 선택하면 후보 자의 정보를 보여주는 <블라인드테스트>라는 웹 서비스도 등장했다. SNS와 팟캐스트가 19대 총선과 6회 지방선거에서 활발하게 활용된 것과 관련해 주 목할 부분은, 선거 국면에서 여론의 동향을 분석해 시각적인 데이터로 제공하거나 팟캐 스트 제작을 돕는 회사들의 등장이다. 지디넷코리아(ZDNetKorea)의 보도 12) 에 따르면, 2012년 2월 출시한 소셜와칭(www.socialwatching.co.kr)은 트위터에서 정치인들의 팔 로어 순위와 메시지, 리트윗 수를 일, 주, 월간 순으로 보여줬다. 2012년 4월에 선보인 트렌드믹스(www.trendmix.net)는 트위터에서 후보자의 언급빈도를 분석하고 후보자 들의 호감도 추이를 제공했다. 씨날 총선(www.seenal.com/election2012/main)은 후보 자나 정당의 지지, 부정적 메시지, 관심단어,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작성한 계정 등을 제 공했으며 지오비전(www.votemap.co.kr)은 투표소와 주요 시설의 위치를 토대로 도보 접근성과 소요시간을 파악해 특정 장소의 시간대별 유동인구, 거주인구나 상주인구 분 포율을 제공함으로써 후보자들이 현수막을 게시하는 위치나 유세경로를 짜는 데 활용하 도록 했다. 아이블러그(www.iblug.com)는 팟캐스트 내용을 쉽게 제작하도록 해주는 서 비스인데 팟캐스트 청취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서고 19대 총선에서 팟캐스트가 선거운동 의 홍보창구로 인기를 얻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선거기간 SNS와 팟캐스트의 역기능 선거기간 동안 SNS와 팟캐스트의 역기능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대량으로 확산될 수 있 다는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SNS를 통한 선거법 위반 행위를 단속한 건수를 살펴보면, 2010년 5회 지방선거 10건, 2012년 19대 총선 384건, 18대 대통령선거 997건, 2014년 6 회 지방선거 1,285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위반행위가 적발된 SNS로는 트위터(82%)가 가장 많으며 페이스북(16%), 카카오톡(1%) 순이었다. 13) 또한 국정원의 댓글개입 사건처럼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소셜 미디어에 특정 후보나 정 당을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글을 게시하는 활동을 전개해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불러올 수 도 있다.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은 공무원들의 SNS 이용에서 드러난다. 2015년 9월 11일자 12) 지디넷코리아, 2012. 4. 9. 임민철, 4.11 총선 소셜분석SW-서비스 봇물,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 asp?artice_id=20120409090808&lo=zv41(검색일: 2015. 11. 30.) 13) KBS, 2015. 9. 11. 정성호, SNS상 선거법 위반 5년간 2,600여 건 매년 급증, http://news.kbs.co.kr/news/view. do?ncd=3145957&ref=a(검색일: 2015. 11. 30.) 14 _ Focus on Media 1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6회 지방선거에서 공무원들이 SNS와 인터넷 게시판으로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가 적발된 건수는 195건이었다. 14) 선관위는 2014년 1월 28일 보도 자료에 서 사립학교 교장이 자신의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충청북도교육감선거 후보예정자를 지지 하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냈다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금품선거 사범(159명, 59.6%)에 이어 흑색선전이 27명(10.1%) 으로 2010년 7명보다 증가했다. 검찰은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선거 후보자나 가 족의 학력이나 경력 등 자질과 관련한 정보를 폭로하고 비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15) 이처럼 SNS와 팟캐스트의 역기능은 여론지형을 정파적으로 양분하면서 중도에 있는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고,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함으로써 정치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유권자들의 정치효능감도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신문, 방 송사, 인터넷매체 등 언론사는 소셜 미디어에서 제작되고 유통되는 선거관련 내용이 진실 한 것인가를 걸러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는 언론의 게이트 키 핑(gate keeping) 역할이 관리자(curator)의 역할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선거에 관한 잘 못된 정보를 걸러내고, 선거 판세에 관한 종합적인 상황을 제시하며 후보자들에 대한 양 질의 내용을 제공하는 일은 단순한 문지기 역할만으로는 해내기 어렵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소셜 미디어에는 성격과 기능이 다른 매체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선거 국면에서 팟캐스트, 블로그, 유튜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터넷 커뮤니티 등 다양 한 소셜 미디어들은 각자 중심을 형성하면서 관련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선거관련 정보 는 하나의 거대한 중심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중심들이 존재하면서 상이하거나 때로는 정반대의 내용을 제시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는 하나의 복잡성이 다른 복잡성 으로 통제된다는 복잡성 이론의 관점과도 일치하는 현상이다. 언론사들과 언론인들은 선 거 국면에 유통되는 정보의 복잡성을 인식하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체계적이고 종합적 으로 대처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사가 SNS와 팟캐스트의 각종 정보생산을 흡수해 전달하는 종합 플 랫폼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시적 차원에서는 기자들에게 소셜 미디어 활 용법을 교육하고, 거시적 차원에서는 다수의 언론사들이 협력 체제를 만들어 다양한 관점 의 선거관련 정보를 수집 제작해, SNS, 팟캐스트, 유튜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소셜 미디어에 유통시키고 피드백을 흡수하는 순환의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14) 오마이뉴스, 2015. 9. 11. 구영식, 지난해 지방선거에만 '공무원 선거개입' 195건, http://www.ohmynews.com/nws_web/ View/at_pg.aspx?CNTN_CD=A0002143213(검색일: 2015. 11. 30.) 15) 문화일보, 2014. 2. 24. 4면, 김병채, 지방선거 사범 14.6% 늘어 SNS 등 흑색선전 급증. Winter _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