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와 대중문화를 보는 관점 위에서 바우만의 글을 인용하여 문답을 해 본 이유는 교육(학)자들이 대중 문화에 관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환기하기 위함이다. 교육학은 오랫동안 인류의 지적 정수를 엄선하여 다음 세대에 전수해야 한다는 거룩 한 소명의식에 사로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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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로 분류하 고 있고, 같은 조 제7항은 위 상영등급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건전한 가정생활과 아 동 및 청소년 보호에 관한 사항, 사회윤리의 존중에 관한 사항, 주제 및 내용의 폭력 성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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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1. ICT 기술과 청조산업의 미래 인터넷과 SNS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로 인하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 어넘어 매우 긴밀히 연결된 사회에 살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정보로의 접근이 가능해져 이전에 는 알지 못했던 전 지구적인 문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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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교육정책과 현장 대중문화와 학교교육의 과제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교육자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 사회학자도 텔레비전을 봐야 할까요? 사적인 개인으로서 뿐 아니라 사회 학자로서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사회학자는 텔레비전에서 무엇을, 그리 학교는 성숙한 문화 주체를 키워내는 문화적 헤게모니를 회복해야 한다 교육자들은 우리의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대중 문화에 대해 매우 낮은 이해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육 자들이 대중문화에 관심이 없고 무지하다 보니 대중문 화가 학교교육의 소재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 으로 청소년들은 대중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교육적 경험을 제도교육으로부터 너무 적게 제공받고 있다. 학교 문화를 혁신하고 대중문화에 대한 올바른 학습의 경험을 학습자에게 제공하여 학습 자들이 능동적 문화인이 되도록 조력해야 한다. 이혁규 청주교대 교수 고 왜 봐야 할까요? 텔레비전 시청은 사회학자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 삶의 상당한 시간을 텔레비전이 보여주는 세 계 속에서 보냅니다. 그들은 또한 대부분의 지식을 텔레비전에서 얻지요. 오 늘날 사회학의 중요한 연구 대상인 생활세계와 사회학적 메시지의 중요한 타깃은 온라인 텔레비전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없애버린다면 사실상 충분하 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 시청을 거부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의 인간 경험 중 증가하고 있고 주목할 가치가 있는 부분들에 등을 진다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사회학자는 자신의 미학적 선호나 오락 취향이 아니 라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어떤 것을 텔레비전에서 볼지 선택하여서 합니다. 지금 인용한 내용은 세계적인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과의 대화를 기록 한 사회학의 쓸모 라는 책에 적혀 있는 하나의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이다 (지그문트 바우만, 2015, 236쪽). 대중문화와 학교교육의 과제 라는 글을 쓰 면서 이 글을 인용하는 이유는 교육 실천가나 교육학자에게도 유사한 질문 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이다. 예컨대, 이렇게 물어보자. 교육(학)자도 대중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사적인 개인으로서 뿐 만 아니라 교육(학)자 로서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교육(학)자는 대중문화에서 무엇을, 그리고 왜 봐야 할까요? 그리고 아마 바우만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이에 대해 답한다 면 다음과 같이 답해야 하지 않을까?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교육(학)자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의 상당한 부분을 대중문화가 보여주는 세계 속에서 보냅니다. 그들은 또한 대부분의 지식을 대중문화 속에서 얻지 요. 특히, 오늘날 교육의 대상인 청소년의 일상이 대중문화의 엄청난 영향력 하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대중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려와 관심이 없이 는 교육의 방향을 올바로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 점에서 교육(학)자는 자신의 미학적 선호나 오락 취향과 관계없이 대중문화 현상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44 월간교육 45

대중문화와 대중문화를 보는 관점 위에서 바우만의 글을 인용하여 문답을 해 본 이유는 교육(학)자들이 대중 문화에 관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환기하기 위함이다. 교육학은 오랫동안 인류의 지적 정수를 엄선하여 다음 세대에 전수해야 한다는 거룩 한 소명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 전통적 혹은 정통적 생각은 클래식으 로 간주하는 고급문화에 대한 편향적인 애정으로 나타났다. 그로 인해서 교 육계는 청소년을 포함하여 현대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중문화 에 대해 긴요한 관심을 기울이는 데 실패하고 있다. 교육(학)자들은 우리의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대중문화에 대해 매우 낮은 이해 수준에 머물 고 있다. 교육(학)자들이 대중문화에 관심이 없고 무지하다 보니 대중문화가 학교교육의 소재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청소년들은 대중문화 를 이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교육적 경험을 제도교육으로 부터 너무 적게 제공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교육계의 대중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무관심은 어디에서 기 원할까?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양분하여 후자를 전 자에 비해서 열등하게 보는 엘리트주의적 관점에서 유래한다. 사실 대중문화 라는 말 자체에 그런 뉘앙스가 내재되어 있었다. 대중문화라는 말은 유럽에 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문화 즉, 매스 컬처(Mass Culture) 라는 용 어는 독일어 마스(Mass) 와 문화를 의미하는 쿨투르(Kulture) 라는 말의 복합 어이다. 이때 마스(Mass)는 일반적으로 유럽사회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 한 계층을 지칭하는 의미였다. 여기서 대중이라는 말에는 주체성을 지니지 못 하고 비합리적이며 열등한 집단이라는 경멸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서구 학계에서는 매스 컬처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 다. 경멸적인 대중의 개념 대신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함의를 지닌 대중성 (The Popular)의 개념을 써서 파퓰러 컬처(Popular Culture) 라는 용어를 보편 적으로 사용한다. 파퓰러 컬처 라고 할 때 대중문화는 다수의 사람들이 향유 하는 문화 라는 의미에 가깝다(김창남, 2010, 34쪽). 그렇다면 우리의 교육적 실천과 관련하여 대중문화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 보는 것이 옳을까? 해당 분야의 연구자들이 대중문화를 보는 다양한 관점들 을 개발해 왔는데 여기서는 세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이도흠 외, 2003/ 김창 남, 2010/ 강명구, 1993). 첫째는 대중문화에 대한 엘리트주의적 비판론이다. 이 관점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구분하며 대중문화의 통속성을 비판한다. 고 급문화는 인간 사고와 표현의 정수이며 많은 예술가들의 혼신의 노력의 결과 물인데 비하여 대중문화는 말초 신경적이고 저속하며 야만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전음악은 인간의 정서를 고양하고 인격을 도야하며 사회를 순화 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대중음악은 섹스, 욕망, 사랑 등 감각적 만족감만을 제공하고 사람들을 타락의 길로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둘째, 대중문화가 대중의 교양을 고양시키고 문화의 민주화에 기여한다는 대중문화 옹호론자들의 입장이다. 현대 사회는 여러 취향 문화로 형성되어 있으며 각 취향 문화는 고유의 예술 형태와 심미적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 에 고급한 것이든 저급한 것이든 모두 동등한 존재가치가 있고 바람직하다 는 것이다. 클래식이냐 대중음악이냐 하는 문제는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선 택하거나 병맥주를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취향의 차이일 뿐 어 느 쪽이 더 수준이 높거나 더 미학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입장은 대중문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과 긍정적인 입장으로 대립되지만 대중문화를 대중예술로 좁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성이 있다. 즉, 대중문화를 문학, 음악, 미술 등 주로 예술적 차원으로 좁 게 정의하여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급 예술과 그 미적 가치의 차이를 따지 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런 입장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지 배하는 광범위한 삶의 양식으로서 대중문화를 다루는 시각으로는 불충분해 보인다. 오늘날 대중문화는 예술이라는 좁은 장르에 갇혀 있지 않다. 대중문화는 우리가 아침에 깨어나서 저녁에 잠들기까지 의식적으로 혹은 무심코 접하는 신문, 방송, 출판, 광고, 영화, 인터넷 등 모든 매체에 편만해 있 다. 그것은 마치 공기처럼 우리 삶을 감싸고 있다. 대중문화에 대해 어떤 입 장을 취하는가와 관계없이 현대인들은 대중문화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 하다. 한마디로 대중문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문화 환 경이다. 그리고 이런 대중문화는 하나가 아니라 사실은 복수의 문화들이다. 오늘날 대중문화의 생산, 유통, 소비의 과정에는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행 위자들이 관여한다. 이것은 대중문화의 생산 과정과 소비 과정 모두에 적용 46 월간교육 47

된다. 대중문화의 생산 과정에도 계급, 세대, 성, 인종, 문화적 배경이 다른 생 산자들이 서로 상충하고 갈등하는 수많은 문화 텍스트를 생성하며, 대중문 화의 소비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들도 각기 다른 욕망과 필요와 취향에 따 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문화적 텍스트를 수용하고 해독한다. 이런 현실의 대중문화 현상을 잘 포착해 내고 그 의미를 교육적으로 해독 하는 데 그람시의 헤게모니론을 응용한 문화 이론이 꽤 유용한 해석 틀이 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 이론은 대중문화 영역을 대중을 지배하려는 지배계급과 이에 저항하는 대중이 서로 충돌하는 장으로 이해한다. 그람시 는 한 사회 내의 특정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서 사회적 권위를 행사할 때 물 리적 강제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목하였다. 현대의 자본주의 국 가들은 물리적 강제력 외에 피지배계급의 자발적 동의, 즉, 헤게모니를 통해 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의 형성 유지 변화는 이 헤게모니의 확립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관점에 따르면 대중문 화 영역은 지배자의 의도가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영역도 피지배자의 저항이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영역도 아니다. 사회의 서로 상충하는 다양한 이해가 헤게모니를 획득하기 위해서 갈등하고 충돌하는 장이다. 이러한 헤게모니론 에 기반을 둔 대중문화 이론은 대중문화를 의미 해석과 정체성 형성을 둘러 싸고 일어나는 문화적 실천의 장으로 파악하고 이를 역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이것이 대중문화에 대한 세 번째 관점이다. 대중문화와 학교문화의 갈등 앞에서 대중문화가 학교교육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학습자들은 영화, 대중가요, TV 드라마, 웹툰 등에 일상적으로 노 출되면서도 그런 문화 텍스트를 생산하는 주체와 생산 과정, 생산된 문화 텍 스트 자체의 의미, 그것이 일상생활에서 경험되고 수용되는 과정을 비판적 으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중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자신들의 일상과 정체성이 형성되고 있으면서도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문해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의 부족은 학생들이 대중문화의 객체와 대상이자 수동적인 소비자로 사고하고 행동하게 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대중문화에 대한 문해력의 결여를 넘어서는 좀 더 큰 문제가 대중 문화와 학교교육 사이에 존재한다. 학교교육도 일종의 생활양식으로서 문화 라고 볼 때 현재의 학생들은 대중문화와 학교문화라는 이질적인 두 문화 사 이에서 살아간다. 문제는 학생들에게 대중문화는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지 는 데 반해 학교문화는 진부하고 낡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학생의 입장 에서 보면 두 문화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다. 학교는 권위주의적이고 획일적 이며 여전히 입시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학교는 진학을 위해서 현재적 욕구 가 유보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학교는 청소년들에게 금지와 억압의 공간이 다. 이에 비해 대중문화는 감성적이고 자극적인 문화가 지배하는 공간이다. 대중매체는 주된 문화적 소비자인 청소년의 현재적인 욕망을 자극하며 다 양한 이미지와 콘텐츠로 학교에서 소외된 다수의 학생들을 불러들인다. 대 중문화는 학교 문화의 규율에 지친 학생들에게 해방의 출구를 제공하는 변 화의 공간이다. 학생들은 학교문화와 대중문화 사이에 끼어서 다양한 갈등을 경험하면서 나름의 반응을 보인다. 이들의 대중문화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세 가지 유형 으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두 문화 중에서 대중문화의 소비자로서의 정체 성을 배타적으로 선택함으로써 학생이라는 공식적인 정체성을 사실상 포기 해 버리는 경우이다. 이들에게 학교문화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 이 부류 의 학생들은 오직 대중문화를 탐닉하고 이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함으로서 자신의 능력과 규범에 대한 새로운 위상을 모색한다. 둘째, 반대로 학교라는 제도 혹은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만을 내면화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 들은 학교에서 요구하고 부여하는 의미체계만을 받아들이는 일명 모범생이 다. 이들은 대학입시를 위해서 청소년기를 유예기로 규정하고 하루하루를 참고 견딘다. 셋째, 그 중간에서 이도 저도 아닌 채 양자 사이에 끼어서 때로 대중문화에 집착했다가 때로 학교 문화의 가치 규범을 따르기도 하는 다수 의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대중문화의 위세가 강해지면서 첫 번째 유형의 학생들이 많아질 뿐 아니라 이들이 학교에서 훨씬 더 매력적인 학생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 48 월간교육 49

이다. 문화적 매력도의 관점에서 볼 때 학교가 제공하는 지식, 선생님의 권 위, 모범생의 아우라는 대중문화의 공세 속에서 점점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학교교육은 대중문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학생들을 대중문화 속 에 무방비 상태로 표류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대중문화에 교육적 문화적 헤게모니도 점점 빼앗기고 있다. 결론적으로 학교교육의 교육적 기반도 상 당한 정도로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중문화와 학교교육의 과제 대중문화가 학교교육에 던져주는 도전과 관련하여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 야 할까? 첫째, 학교교육의 교육력마저 대중문화로 인해 잠식되고 있는 현실 을 감안할 때 학교 문화를 혁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중문화에 의해 그려지 는 학교의 이미지는 대부분 부정적인 것 일색이다. 학교가 대중문화에서 부 정적으로 묘사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경직되고 패쇄적인 학교 문 화를 경험한 많은 대중문화 생산자가 학교를 부정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그 경험에 공감하는 많은 대중문화 소비자들이 이를 적극 수용함으로써 부 정적 학교 이미지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대중문화가 학교 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면 할수록 학교의 교육적 역량은 잠식될 수밖에 없다. 학교문화의 폐쇄성과 경직성이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증폭시키 고 학생들이 대중문화에 더 탐닉하는 한 원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볼 때 학 교교육의 문화적 매력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학교의 문화적 매력도를 높이 자는 것이 대중의 욕망에 부응하자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기를 바란다. 학교 가 교육 본연의 가치에 기반하여 모든 학생들이 좋은 교육적 성장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될 때 학교는 대중문화에 대한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서 좋 은 문화를 선도하고 창출할 수 있는 문화 창조의 진지로서 그 위상을 회복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교가 문화적 실천의 거점으로 그 매력을 회복하는 것과 함께 학교 교육이 담당해야 할 또 다른 임무는 대중문화에 대한 올바른 학습의 경험을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중문화 전체를 전적으로 고급스럽 다거나 저질스럽다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중문화가 복수 의 문화가 경합하는 장이라는 점을 받아들일 때 여전히 좋은 문화인가 그렇 지 않은가를 규범적으로 따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점에서 문화의 선택 과 소비를 그냥 개인의 취향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이 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대중문화의 대부분이 대규모 자본에 의해서 상업적 인 목적으로 대량 생산되고 복제되는 시스템 속에서 대중문화 텍스트가 누 구의 이익을 대변하며 어떤 가치를 생산하는가를 판단하는 성찰적 능력과 태도는 너무도 중요하다. 학교교육은 학습자들에게 대중문화의 생산, 유통, 소비의 전 과정에 대해 서 이해하고 성찰할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학습자들 이 능동적인 문화 주체로서 자신의 취향과 선택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더 나은 문화를 생산하는 데 참여하는 능동적 문화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조 력해야 한다. 학교는 좋은 교육을 통해 성숙한 문화 주체를 형성해 낼 수 있는 문화적 헤게모니를 회복해야 할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 참고 문헌 ] 강명구(1993), 소비대중문화와 포스트모더니즘. 서울: 민음사. 김창남(2010), 대중문화의 이해; 전면 2개 정판. 서울: 한울 아카데미. 원승룡, 김종헌(2001), 문화 이론과 문화 읽기. 서울: 서광사. 이도흠 외(1993), 대중문화 낯설게 읽기 - 기호학 연대 총서 제2권. 서울: 문학과 경계. 지그문트 바우만 저/노명우 역(2015), 사회학의 쓸모 : 지그문트 바우만과의 대화. 서해문집. 조용환, 윤여각, 이혁규(2006), 문화와 교육. 서울: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50 월간교육 51

교육정책과 현장 대중문화 현장에서 바라본 학교 대중문화 교육, 그 현실과 개선방안 교육과 연예가 결합된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을 펴는 학교들도 이러한 변화에 탄력적이고 능동적 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가수의 꿈을 갖은 학생들 대부 분은 학교보다도 실용음악 학원에 더 집중하는 게 현실이다. 가요기획사들 이 잠재력을 가진 미래의 가수를 발굴하기 위해 학교보다는 학원을 찾기 때 문이다. 문제는 그런 형편조차 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훈련 과정에 많은 비용이 드는 현실을 알고 나서는 가수의 꿈을 포기하는 친구들 이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환경에 처해 있는 학생들 중에도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학생이 적 지 않다는 점을 전제할 때 그들의 포기는 어쩌면 사회적, 문화적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를 비롯한 학교교육 담당자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과거 같으면 어쩔 수 없이 넘어갈 일이겠지만 해당 학생들의 가 능성이 보일 경우, 최소한이라고 학교 안에서 제도적 지원 장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재능기부와 사외 교사제를 기대한다 학교 안에서 최소한의 제도적 지원 장치가 필요하다 한류와 K-pop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학교교육현장에 미 친 파장과 충격은 상당하다. TV 등의 매체에 의해 중고교생들과 대중문화와 의 거리가 전에 비해 대폭 좁혀지고, 최근 청소년들이 오디션을 통해 대중 음악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사례를 보면서 K-pop 가수 되기 는 이제 막 연한 환상에서 가능한 현실로 바뀌었다. 공부를 하는 중에도 이어폰을 꽂고 K-pop을 들으며 다니는 것이 학생들의 일상이 되었으며 상당수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K-pop 정보는 챙겨야 한다. 용기 있게 오디 션을 통해 음악계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몇몇 학교는 방과후학교 나 외부 강사 특 강 프로그램을 기획해 가동한다. 가요 혹은 방송 관계자들을 초청해 지망학생 에게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동시에 학생을 그 분야에 연결시키려주려는 노력 의 일환이다. 현재 서울 송파구 소재 오금고의 박경전 교장은 이전 풍전중학 교 교장 시절에 행했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경험을 이렇게 전해준다. 먼저 예상 외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강사로 초청해서 호기심도 작용했겠지만 상당수 학생들이 진로와 관련해서 꽤 진지한 자세로 임했어요. 머릿속으로 떠돌던 학생들의 대중문 화에 대한 관심을 실제로 확인하고 나니까 예술과 문화에 재능 있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진출이 어려운 친구들을 위한 학교 차원의 제도적인 지원이 있 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면목고 역시 비슷한 방식의 진로 멘토와의 만남 프로 그램을 수년 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팝핀 춤을 추는 팝핀 현 52 월간교육 53

준 을 초청해 학생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학생들이 꿈꾸 는 분야에 실제로 뛰고 있는 유명 인사를 부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면목고 남철주 교장은 강조한다. 남 교장은 나중에 소감을 들어보니 이런 문화에 꿈을 키우고 있지만 전 혀 접촉할 수 없었던 학생들, 관심은 있지만 나서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하나 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아 기뻤습니다. 학교로부터 소외되어 있던 학생들 이 이후 학교와 학교공부에 조금씩 관심을 갖는 것을 확인했지요. 재정 상황 만 뒷받침 된다면 어떡하든 자주 이런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 니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교육관계자라면 누구나 공감하지만 실천에 옮기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우선 대중가수의 섭외가 너무 어렵다. 학생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대형기획사 소속의 K-pop 스타들은 아예 접근 불가능이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학교재정으로는 그들의 거마비조차 해결하지 못한다. 그 학교 출신이거나 연예계 인맥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도 어쩌다 한번으로 끝 난다. 단발이 아닌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의미가 있고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 이다. 어떻게 해야 이를 정례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일선 교사들은 이제 대중음악 사외 교사제 를 고민할 때가 됐다는 것 에 공감한다. K-pop가수를 위시한 대중음악 스타가수들을 학교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정식 선생님 으로 모시는 방식이다. 면목고에서 음악을 가르치 는 김소진 교사는 대중음악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는 겉돌고 학원 에만 목매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중고등학교 교육현장에서도 대중 음악 지도자가 배치되어 하나의 교육과정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발굴하 는 여건과 환경이 필요하다 는 의견을 개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를 학교, 학생, 학부모와의 협의 아래 정부의 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식 교육과정은 되기 어렵다. 교육부와 문 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나서서 기획사와 학교에 동시 합리적인 정책을 입 안하면 그 어려운 재정과 섭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가수나 기 획사도 어느 정도의 재능기부 활동에는 필요성을 공감한다. 기획사 제이와이피(JYP) 정욱 대표는 정도 차가 있지만 스타연예인이라 면 대부분 재능기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수를 비롯해 정부, 기획 사, 학교, 교사 등 해당기관과 단체의 협치 속에 원활한 상황을 만들어내야 재능기부의 실천이 비로소 가능하다. 게다가 학교교육과 관련해서는 고민할 게 더 많다 라고 말한다. 얼마 전 최고의 가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종로학원이 서울 강남 에 중고교 과정인 K-pop 국제학교 를 설립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중문화 와 K-pop을 전문으로 하는 공식 학교에 대한 오랜 갈증이 낳은 소산이다. 한 류 인재의 특화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지만 대중문 화 엘리트 학교 가 될 공산이 크다는 점, 인재는 엘리트 특화 환경에서만 출 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보통학교 들의 사외 교사제는 여전히 가치 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교육과 연예가 우호적으로 연합해야 한다 K-pop의 체계적 인재양성을 위해 학교교육은 무엇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이 말을 듣는 순간 모두가 인성교육 을 떠올릴 것이다.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부터 시작되지만 성장기인 중고교 학교생활에서 확립된다. 근래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는 학교는 없다. 대중문화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 학교 에서 유쾌하게 일컫는 소위 못난이 들을 위해 외부 관련기관에 견학하거나 캠핑을 마련하는 등 학교마다 프로그램 개발에 골몰한다. 우선 일선 교사들은 기획사의 훈련을 이유로 지망학생들이 요구하는 결 석 을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입시위주의 교 육이더라도 가수가 된다고 학교 출석횟수가 줄어들면 인성교육의 부재는 불 보듯 훤하다는 것이다. 가요기획사 페포니 의 최정준 실장은 연예인들의 인성과 교양 상식을 생각하는 기획사는 결코 소속 가수지망생들의 학교 결 석을 원하지 않는다. 연습도 방과 후 시간에 잡는 게 보통이다. 정상적인 회 사라면 훈련과정과 학교교육과정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고 설 명한다. 그는 교과과정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그 결석하지 않은 예비 예 술가들을 위해 학교가 할 수 있는 인성교육 장치가 사외교사 제도 라는 것 에 공감한다. 54 월간교육 55

대중문화 교육현장을 찾아서 교육정책과 현장 또 많은 교사들이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부재보다 매체의 비인성 교육적 인 상황 이 훨씬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K-pop 가수들은 알다시피 학생들 의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다. 그런데 일부 스타들의 사례가 보여주듯 모범은 커녕 성범죄, 사기, 뺑소니 등 지극히 비교육적인 일탈들이 매스컴을 통해 빈 번히 비쳐진다. 그 못지않게 우려를 자극하는 것은 TV 쇼프로에 등장하는 K-pop 가수들의 지나친 노출, 짙은 화장 등 선정성이다. 한 교사는 학생들에 게 화장에 대한 지적은 이제 손 놨다 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더욱이 공중파 및 종편 예능프로에 출연한 톱 가수와 연예인들 사이에는 무의식중에 성희롱적인 발언, 외모지상주의적인 시선, 툭툭 던지듯 내뱉는 타자에 대한 공격성이 만연해 있다. 이런 것들이 방송의 시청률 제고에는 기 여할지 모르지만 학교의 인성교육에는 직접적 타격을 가한다. 스타들이 그 럴수록 그들을 추종하는 학생들도 고스란히 전염된다. 학생들은 예나 지금이나 기본적으로 스타 따라쟁이(wanna-be) 들이다. 아무리 인성교육에 애쓴다 해도 이런 비인성 교육적인 상황이 매체를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되어 학생들이 영향을 받는 것이 정작 교사와 교육지도자들 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교교육현장에서의 노력도 중 요하지만 K-pop의 미래와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 텔레비전 쇼와 예능프로의 세심한 공익성이 더 요구된다. 흔히 K-pop의 성공 요인으로 K-pop 전사들의 역동적인 군무, 가창역량, 압도적인 비주얼 그리고 기획사의 프로듀싱 등 크게 네 가지가 손꼽힌다. 하 지만 여기에 가수의 인성이 추가되어야 한다. 이것은 비록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의 청소년들을 생각해서라도 중점을 둬야 한다. 우리 댄스음악 스타들 에 열광하는 자녀를 둔 외국의 부모들이 K-pop에 비호감을 갖고 있음을 알 아야 한다. 결론한다면 이제 교육과 연예가 우호적으로 연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육현장이 엔터테인먼트에 둔감하면 학생들을 잃고, K-pop을 주조해내는 가요기획사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제 교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 다.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다. 에듀테인먼트는 또한 세심함, 요즘 말로 디테일 이다. 디테일을 놓치면 단기성과에 그친다. 세계 속의 우리 K-pop은 디테일 에 약해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우리의 학생들 대중문화를 어디서 어떻게 배우고 있는가?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은 청소년이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이토록 어린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게 된 데는 청소년들의 구매력이 배경으로 작용한 부분이 크다. 하지 만 지금처럼 획일화되고 상업화된 대중문화 구조 내에서 청소년들이 자아를 형 성하고 학습의 경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럴수록 대중문화를 보는 눈을 길러 주는 기회를 학교와 교육현장에서 제공해야 할 것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무해한 대중문화를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새로운 콘텐츠를 마주했을 때 더 좋은 것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다. 신하영 월간교육 전문기자 교육학 박사 56 월간교육 57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은 청소년 대중문화 속 위험한 삶의 방식 대중문화 시장이 디지털 콘텐츠 시장 중심이 되면서, 대중문화의 주 소비 층은 이제 청소년이 되었다. 2014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총 규모 1조 원의 음원 사이트와 웹툰, 동영상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등 대표적인 대중문화 콘텐츠 유료 사용자의 40%가 청소년들이었다. 한류 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연예 기획 산업의 규모는 1조 5천억 규모고, 이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삼는 것은 청소년이다. 청소년의 용돈 이 매출액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한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아이돌과 인기 연예인 중심의 대중문화뿐 아 니라, 게임 산업과 영상물 산업까지 합친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 산업의 총규 모는 100조 원에 달하고, 이중 첨단 콘텐츠 산업의 주요 소비층은 청소년이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이토록 어린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게 된 데는 청소 년들의 구매력이 배경으로 작용한 부분이 크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가입자 의 35%가 10대라는 점도 여기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방송통신위원회, 2010). 이러한 통계자료는 이제 청소년들이 잠시 쉴 틈을 찾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대상으로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장의 주요 소비 자로 자리 잡았음을 알려준다. 문화를 자유롭게 누릴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던 과거 시절에 비하면 청소년들의 기호와 취향이 반영되고 이를 민감하게 반영 하는 콘텐츠가 생산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경제적 능력을 스스로 갖추기 어려운 학생들은 대중문화를 상품으 로서 소비하는 데는 중심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주체적으로 대중문화를 생 산하고 누리는 것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절대적으로 대 중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사회와 자신을 확인하고 삶의 의 미를 탐색해 나가는 매개체로서 문화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리고 어떻게 학생들은 대중문화를 소비할수록 대중문화로부터 소외되는 것일까? 대중문화는 청소년들에게 문화 그 자체가 되었다.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 게 생각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대세 다. 학생들은 스스로를 대중으로 동일시 하고, 학교에서 또래의 친구들로부터 대중의 취향, 대세를 학습한다. 학생들 은 연예인이 입고 나오는 옷을 따라 입고, 연예인의 춤과 노래를 따라 할 뿐 만 아니라, 이제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한다. 재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연습생은 총 12만 명 정도이고, 이중 그나마 데뷔의 가 능성이 있는 소속사를 가진 연습생은 1,200명 정도로 집계되었다(한국콘텐츠 진흥원, 2016). 1990년대까지만 해도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으로 가장 선호되던 것은 1, 2위 는 의사나 교사처럼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이 모두 보장되는 직업이었다. 창 의성과 예술성을 강조하는 직업으로는 화가나 탤런트와 같이 특정한 예술 행 위와 고도의 숙련된 예술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손꼽히곤 했다. 그러나 현 재는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 2순위는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연예인 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4). 연예인은 가수나 영화배우, 탤런트와 같이 특정 영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대중문화 예술가(artist)와는 다르다. TV와 미디어 노출되며 관심을 통해 화려한 생활을 즐기며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유명인 (celebrity)에 가깝다. 소위 말하는 뜨는 연예인 이 되기를 희망하는 청소년들 은 극심한 경쟁에서 좀 더 튀고 선택받기 위해서는 정당한 노력보다는 한 방 이나 자극적인 자기 어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이것을 부추 기는 것이 바로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대중문화 콘텐츠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 스 101>은 이런 무한경쟁을 향해 불나비처럼 뛰어드는 어린 연습생들의 모습 을 보여줬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이 대부분인 100여 명의 연습생들은 가수 가 되지 못한 채 대중들의 인기투표로 인해 운명이 결정된다. 열심히 하지 않 아서 탈락하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데뷔라는 성공을 거머쥐는 데는 실력이 나 노력보다는 예쁜 얼굴과 화제성, 화면으로 보이는 일말의 행동으로 미루 어 짐작할 수 있는 호감 있는 이미지 정도가 크게 작용했다. 결국, 일종의 인 기투표로 이루어진 이 프로그램의 결과는 11명의 승리자에게 엄청난 인기와 58 월간교육 59

금전적 이익,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보상되는 것 같은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너무나 편협하고 좌절스럽다. 타인에게 선택받음으로써 자신의 가치가 결정 된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는 노력보다는 소위 말하는 한 방 이 중요하다는 메 시지이다. 대중문화는 일상의 가치를 아는 것! 대중문화가 상업적 성공을 좇기 위해 청소년들을 소비자로만 소외시킨다 는 점에서 위험성을 가지는 측면에서 본다면, 청소년과 대중문화 사이에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이제 대중문화는 그저 향유하고 즐기 는 소비재가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고, 가치 관을 형성하며 좋은 것, 닮고 싶은 것을 학습해 나가는 중요한 교육 콘텐츠 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대중문화는 청소년들이 자신과 사회와의 건강한 관 계를 설정할 수 있는 생각과 감성의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학생들은 대중문 화를 통해서 사회를 배우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감각, 선한 것에 대한 기준을 학습해 나간다. 이것은 대중문화가 가지는 내재적 속성이다. 대중문화는 일상적인 것들이 만들어내는 보통의 감성을 담아낼 때 힘을 가진다. 보통사람들의 언어로 보 통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의 탄생이 대중문화의 시작을 알린 것처럼 말이다. 문화연구 이론가인 레이먼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는 문화 는 일상적이다(Culture is Ordinary) 라는 명제를 통해서 문화가 가지는 힘은 일상의 가치를 발견할 때 나타남을 제시했다(R. Williams, 1961). 즉 평범한 사 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감성에 맞는 문화를 갖게 되는 것이 진정한 대중문 화라는 것이다. 대중문화의 본연 의미에 비추어본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이 러한 일상적 감성, 빠르고 쉽게 다가오는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나 당 연하다. 청소년들은 <프로듀스 101>이나 <K팝스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또래의 참가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그들이 느끼는 안타까움에 공감한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싶은 욕구가 강 한 탓이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청소년들이 대중문화로부터 소외되기 시작한다. 대중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아이돌의 모습은 지나치게 성적으로 대상화되 어있거나, 드라마와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돈과 성공을 향해 맹목적으로 모든 것을 바쳐버리는 등 현실감각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 텐츠 또한 대중문화 곳곳에 만연하다. 청소년들의 감각을 말초적으로 자극하 여 주의를 끌려는 게임과 영상물, 연예인들의 심한 노출과 선정적인 내용과 표현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대중문화는 학교에 다니고, 친 구들 부모님과 관계를 맺고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는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 를 담기보다는 동경의 대상을 만들어내서 청소년들의 지갑을 열기에 열중한 다. 이렇듯 지금처럼 획일화되고 상업화된 대중문화 구조 내에서 청소년들이 자아를 형성하고 학습의 경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미디어를 읽어내는 힘, 미디어 리터러시! 동시다발적으로 엄청나게 생산되는 이 모든 대중문화 콘텐츠를 일일이 걸 러서 청소년에게 전해주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청소년들은 어쩔 수 없이 이 러한 대중문화에 끊임없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모든 세대보다 더 빨리 대중문화를 통한 세계의 변화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청소년 들의 눈과 귀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발상을 바꾸어, 대중문화로부터 청소 년을 보호하거나 학교와 가정에서 대중문화를 걸러서 전달하는 것에서 이제 는 청소년 스스로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대중문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청소년의 입장에서는 어떤 대중문화 콘텐츠가 일 상의 가치를 알게 해 주는 것인지를 가려내기 쉽지 않다. 그럴수록 대중문화를 보는 눈을 길러주는 기회를 학교와 교육현장에서 제 공해야 할 것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무해한 대중문화를 골라주는 것이 아니 라, 학생들이 직접 새로운 콘텐츠를 마주했을 때 더 좋은 것을 가려낼 수 있 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다. 문화연구자들은 이렇게 미디어와 문화를 하나의 텍스트(기록물)로 보고, 그 의미와 가치를 가려내는 것을 일종의 문해능력으 로 보았다. 문화를 읽어내고 그 의미를 파악하여 자신의 삶과 연결하는 역량 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며, 이러한 문화적 역량을 미디어 리터러 60 월간교육 61

시(Media Literacy) 라고 한다. 미디어는 매일 엄청난 양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쏟아낸다. 미디어 리터러시,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찰하고 비판할 수 있는 문 해능력을 가진 청소년들은 어떤 것이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기만 하고 상상력 을 빈곤하게 하는지, 어떤 것들이 일상적인 것의 가치를 일깨우고 가치와 신 념을 형성하게 해 주는지 가려낼 수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문화를 향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청소년들 이 실천적으로 자신의 삶을 문화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기표현의 양식을 제 공한다. 21세기 대중문화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를 길러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문화 교육은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느끼고, 표현하고 반응하여 현실에 개입하는 민 주시민의 역량을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학습하게 하는 것이다(여건 종, 2011). 문화연구가 꽃을 피운 영국부터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는 이 미 학교 교육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길러주기 위한 교육과정 개발이 한창 이다. 영국 브리스톨의 퓨처 랩(Future Lab), 캐나다의 미디어 스마츠(Media Smarts) 등은 대중문화 시대, 뉴미디어 시대에 청소년들에게 비판적인 미디 어 수용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적용시켜 블렌디드 러닝 등 다양한 교수 학습방법과 결합시켜 문화교육을 발전시키고 있다(Burn, & Durran, 2007/ 콘 텐츠진흥원, 2013). 대중문화, 어디까지 배워봤니? 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2005년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콘텐츠진흥원, 인터넷 진흥원과 언론진흥재단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 러나 이들 기관 중심의 교육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사용법과 특징을 설명하는 데 그치거나 학교의 교육과정, 학생들의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교육 내용으로 그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콘텐츠진흥원, 2013).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일회성의 인식개선 캠페인이나 학교 행사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교 육 체계의 하나로 자리 잡으려면, 학계와 학교 현장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 다. 가장 성공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현장이라고 평가되는 독일의 경우, 대학이 주체가 되거나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진행되기도 한다. 교사와 학부모는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의 또래문화 속 대중문화 소비 실태를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분리된 프로그램으로 적용하기보다, 학교 교 과목의 교과내용과 접목시키는 접근 또한 매우 유용할 것이다. 미국의 오레곤 대학에서 개발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기존의 사회과 교과목뿐 아니라 역 사, 생물, 체육 등 다양한 교과목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접목시키는 형태로 이 루어진다. 대항해시대를 역사 배경으로 가지는 RPG(롤플레잉 게임; 게임 내 에서 특정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성취를 이루는 게임 종류)를 통해 정치 경 제 과목을 학습하고, 병원 드라마를 통해 윤리적 딜레마를 겪게 하고, 학생들 이 이를 두고 토론과 모의법정을 체험하게 하는 등 학생들이 대중문화를 적 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자율성을 보장한다. 이렇게 학습되고 형성된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해 청소년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모두 청소년을 위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학교현장에서 시작된 미디어에 대한 비판이 이루어질 때 방송사와 게임회사 등 콘텐츠 생산자를 향한 규제와 지침이 힘을 얻을 것이다. 콘텐츠 소비자, 즉 진짜 수용자의 목소리야말로 생산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청소년들이 대중문화 콘텐츠에 용돈을 털어 넣는 소비자에서 적 극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문화로 공유하고 비판적으로 대중문화를 수용할 수 있으려면 미디어 리터러시가 말과 글에 대한 문해능력 만큼이나 기본적으로 배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때 비로소 대중문화는 진짜 대중의 손에 돌 아올 것이다. [ 참고 문헌 ] 여건종(2011), 포스트민주주의와 시민적 리터러시. 비평과 이론, 16(2). 109-130. 한국직업능력개발원(2015), 2014 학교진로교육 실태조사 보고서. 한국콘텐츠진흥원(2014),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국내외 동향 및 정책방향. KOCCA포커스 2013-01호. 한국콘텐츠진흥원(2016), 201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보고서. Burn, Andrew, and James Durran, Media literacy in schools: Practice, production and progression. Sage, 2007. Williams, Raymond(1961), "The Long Revolution" (1961). Reprinted Harmondsworth: Penguin (1965). 성은애 역. 기나긴 혁명. 서울: 문학동네. 62 월간교육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