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열차를 타다/가모브 The New World of MR Tompkins/George Gamow 김영태(아주대 자연과학대ㆍ 물리학)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의 구성과 내용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는 모두 17장 (11.5장이 있어 실제로는 1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는 책의 두께가 두껍지 않지만 현대물리학의 내용을 모두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1장에서 4장까지는 특수 및 일반 상대성이론을, 5장에서 7장까지는 팽창우주론 및 빅뱅 이론을, 8장에서 11.5장까지는 양자역학을, 12장부터 16장까지는 핵물리학과 소립자물리학을, 17장은 짧지만 최신 우주이론인 인플레이션 우주론을 다루고 있다. 각 장별로 내용을 살펴보자. 1 장 속도제한 도시의 희한한 광경 공휴일에 우연히 신문 광고에 실린 상대성이론 강연을 들으러 간 톰킨스 씨. 강연을 듣다가 잠에 빠진 톰킨스 씨는 제한속도가 낮은 세상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그는 상대성이론의 예측인 길이 수축, 시간 지연을 느끼게 된다. 2 장 상대성 강의를 듣고 난 후 꿈을 꾼 톰킨스 씨 나중에 그의 장인이 되는 교수의 상대성이론 강의가 시작된다. 4차원 공간인 시공간에 대한 설명과 시공간에서의 시간 및 길이에 대한 상식에 반하는 결론 시간과 길이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고 관찰자의 운동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 이 소개된다. 상대성이론에서의 속도 더하기, 길이 수축, 시간 지연, 운동에 따른 질량 증가의 수학식이 소개되고 시간 지연에 대한 역설인 쌍둥이 역설, 뮤온의 시간 지연 실험도 소개된다. 3 장 톰킨스 씨의 휴가 기분 나쁜 꿈에 시달리던 톰킨스 씨가 일 주일간 휴가를 내어 열차를 탄다. 톰킨스 씨가 꿈 속에서 우연히 옆 자리에 강연자였던 교수가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상대성이론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본다. 열차가 시골역에 멈춰 섰을 때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한다. 경찰관이 젊은이를 살인자로 체포하려 하는데 교수가 동시성의 상대성을 이야기하며 무죄를 주장한다. 경찰관이 근무수칙을 찾아보고 잘못을 인정하여 젊은이를 풀어준다. 꿈에서 깨어난 톰킨스 씨가 호텔에서 실제로 교수와 딸 모드를 만난다. 교수는 팽창하는 우주, 빅뱅 우주론과 암흑물질, 닫힌 우주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4 장 구부러진 공간에 대한 교수의 강의노트 휘어진 시공간에 대한 교수의 강연이 시작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인 중력과 가속도 운동의 등가성, 중력에 의한 빛의 굴절 및 시간 지연 효과, 중력장 방정식 등을
소개한다. 5 장 톰킨스 씨, 닫힌 우주를 방문하다. 톰킨스 씨가 모드에게 홀딱 반했다. 일찍 잠자리에 든 그가 잠 속에서 교수를 만나 팽창하는 우주를 직접 경험한다. 우주 팽창으로 인해 현재 우주의 온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게 된다. 팽창하던 우주가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면서 엄청난 열기를 느끼게 되면서 잠에서 깨어난다. 6 장 우주 오페라 모드와 톰킨스 씨가 서로 사랑을 느낀다. 모드로부터 빅뱅 우주론 대 정상우주론에 관한 오페라 초대를 받아 참석한다. (이 오페라는 가모브가 쓴 아마추어 오페라로 가사와 음악이 책에 실려 있다.) 7 장 블랙홀, 열죽음, 블로 토치 톰킨스 씨는 화가인 모드의 농장을 방문한다. 모드가 우주의 진화에 대해 설명한다. 빅뱅 초기에는 중성자, 양성자, 전자 등만 존재했다. 우주가 팽창과 동시에 온도가 식어가면서 가벼운 원자, 무거운 원자 순으로 생겨났다. 1965년 발견된 절대온도 2.7도의 마이크로웨이브 우주배경복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별의 진화와 블랙홀에 대해 이야기한다. 8 장 양자 당구 양자물리학에 대한 교수의 강연이 시작된다. 플랑크의 양자가설로부터 양자물리학을 더욱 발전시킨 보어의 수소원자 모형, 드브로이의 파동-입자 이중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슈뢰딩거의 파동함수 방정식이 소개된다. 강연을 듣다가 전처럼 톰킨스 씨는 잠이 든다. 플랑크 상수 가 매우 큰 세상에서 삼각형 틀에 갇힌 당구공이 가만히 있지 않고 몸부림치다가 틀을 빠져나가는 양자터널링 현상을 보게 된다. 9 장 양자 사파리 교수와 함께 양자정글로 탐험을 떠난다.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원자핵이 전자확률구름에 싸여있듯이 곤충들이 곤충확률구름에 싸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양자세계의 특징인 확률의 개념을 설명하고 영의 더블슬릿 간섭실험을 가젤을 통해 보게 된다. 자명종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10 장 맥스웰의 도깨비 톰킨스 씨가 모드에게 청혼하고 모드가 청혼을 받아들인다. 교수가 사위인 톰킨스 씨와 도박과 확률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영구기관, 엔트로피, 맥스웰의 도깨비를 소개한다. 대화 도중 잠이 든 톰킨스 씨가 하인으로 위장하고 나타난 맥스웰의 도깨비가 위스키 잔의 엔트로피를 감소시켜 격렬하게 끓게 하는 것을 본다. 11 장 즐거운 전자 족속 톰킨스 씨가 모드에게 이끌려 장인의 강연장에 도착한다. 데모크리토스, 돌턴의 원자론, 원자핵에 대해 듣다가 잠이 든 톰킨스 씨는 파울리의 안내로 전자에 대해 경험한다. 꿈 속에서 전자가 된 톰킨스 씨는 디랙이 제안한 양전자를 만나게 된다. 11.5 장 톰킨스 씨를 졸게 한 지난번 강의의 나머지 부분 원자가 전자와 쿼크 같은 작은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배운다. 러더포드의 알파입자를
이용한 원자핵 발견, 원자모형, 주기율표와 파울리 원리, 전자궤도, 전자의 스핀 등이 소개된다. 12 장 핵의 내부 교수가 핵의 내부에 대한 강연을 시작한다. 핵자인 양성자와 중성자는 강력으로 묶여있다. 베크렐이 발견한 방사성 붕괴의 일종인 알파붕괴, 핵분열과 핵융합, 안개상자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13 장 목공예사 꿈 속에서 목공예사 러더포드를 만난다. 그는 방사성원소의 핵자에 칠을 하고 있다. 핵자의 색이 바뀌는 핵변환과 핵붕괴 알파붕괴, 베타 붕괴, 감마 붕괴 - 를 목격한다. 핵자 사이의 힘이 입자의 교환 때문에 생기는 것을 알게 되고 양자터널링 현상을 보게 된다. 14 장 허공 속의 구멍 꿈 속에서 디랙의 반입자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전자의 반입자인 양전자는 전자의 바다에 생긴 기포와 같다. 음전하에 있어야 할 곳이 비어있으므로 양전하로 인식된다. 15 장 입자가속기 톰킨스 씨가 고에너지 물리학 실험실을 방문해 입자가속기를 보게 된다. 과 입자 충돌실험을 배운다. 렙톤, 바리온, 중간자 같은 입자 분류 및 바리온 수, 스트레인지니스 등 여러 용어를 접한다. 앞서 만난 목공예사로부터 쿼크의 색하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16 장 교수의 마지막 강의 겔만과 네만이 제안한 쿼크 이론에 대한 강연을 듣는다. 쿼크의 향과 색하, 쿼크를 묶어주는 강력 입자인 글루온, 자연의 기본 힘, 약력을 매개하는 입자인 W, Z 입자가 소개된다. 쿼크와 렙톤이 점이 아니라 끈 이라는 주장이 소개된다. 17 장 에필로그 빅뱅 초기에 일어난 우주의 초고속 팽창인 인플레이션, 양자요동과 은하 탄생에 대해 소개한다. 인플레이션 기간은 10 32초에 불과했지만 우주 생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의 의의 가모브는 매우 성공적인 교양과학도서 작가이다. 그의 작품들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물리학에 관한 가장 쉬우면서도 뛰어난 과학교양도서로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사랑의 한 가지 이유는 20세기 초에 일어난 물리학의 혁명을 직접 목격한 한 사람으로써 당시 물리학자들의 흥분과 기대를 생생하게 전해주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1940년 이상한 나라의 톰킨스 씨 (Mr. Tompkins in Wonderland), 1944년 톰킨스 씨 원자를 탐색하다 (Mr. Tompkins Explores the Atom) 를 발표하여 가장 대중적인 교양과학도서 작가로서의 지위를 굳히게 되었다. 1956년 가모브는 다수의 교양과학도서를 통해 꾸준히 과학의 대중화에 힘써 온 공로로 UNESCO에서 수여하는 칼링가 상을 수상하였다. 가모브가 이상한 나라의 톰킨스 씨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초기에는 출판에 애를 먹었다. 1938년 현대과학에 관심이 많은 영국의 은행원인 톰킨스 씨를 주인공으로 하여
교양과학도서를 쓰고 나서 책으로 출판하려 하였으나 출판사로부터 번번이 거절을 당하였다. 우연히 학술대회에 만난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를 소개받아 1940년에 드디어 책을 출판할 수 있었고 책은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후 속편인 톰킨스 씨 원자를 탐색하다 가 발표되었다. 가모브는 두 권의 책을 통해 현대물리학의 두 축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플랑크, 보어, 하이젠베르크, 디랙 등의 양자역학의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재미를 주기 위해 스스로 삽화를 그리고 시를 쓰고 노래를 작곡하기도 하였다. 아마추어 삽화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중년의 대머리 톰킨스 씨와 그의 부인인 모드, 그리고 톰킨스 씨에게 물리학을 설명해 주는 모드의 아버지 늙은 교수의 모습은 책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1965년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에서 이상한 나라의 톰킨스 씨 와 톰킨스 씨 원자를 탐색하다 를 한 권으로 묶기로 하고 옛 자료를 업데이트하여 Mr. Tompkins in Paperback 을 출판하였다.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의 원래 제목은 The New World of Mr. Tompkins 이다. Mr. Tompkins in Paperback 이 출간된 후 우주론과 소립자물리학, 핵물리학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어 1999년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에서는 Mr. Tompkins in Paperback 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결과 마이클 에드워즈가 삽화를 손질하고, 러셀 스태나드가 내용을 업데이트하여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를 출판하였다. 삽화가 가모브의 것에 비해 한결 프로다운 면모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전 삽화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책은 일반인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현대물리학의 내용을 주인공인 톰킨스 씨가 꾸는 일련의 꿈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조금 어려운 내용은 늙은 교수가 등장하여 강연을 하고 톰킨스 씨가 듣고 질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물리학 내용 이외에 톰킨스 씨와 모드의 사랑 이야기, 시골 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등 여러 내용을 한데 버무린 방식은 지금도 다른 교양과학도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톰킨스 씨 시리즈가 지금까지 계속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1900년 막스 플랑크의 광자(photon)에 관한 양자 가설 및 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의 발표로부터 출발한 현대물리학은 1800년대에 완성된 고전물리학(물체의 운동을 다루는 고전역학, 전자기 현상을 다루는 전자기학, 빛의 특성을 다루는 광학, 열과 열기관의 특성을 다루는 열역학 및 통계역학)을 대대적인 수정으로부터 출발하였다. 특수 상대성이론으로부터 도출된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 양자 가설로부터 도출된 원자 세계의 특이한 성질 하이젠베르크가 발견한 불확정성 원리, 드브로이가 발견한 파동-입자의 이중성, 디랙이 발견한 반물질, 다양한 소립자, 일반 상대성이론으로부터 도출된 현대우주론의 결과 허블, 르메르트의 팽창하는 우주, 가모브의 빅뱅 이론, 구스의 인플레이션 우주론 는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한편 우리가 살고있는 우주가 얼마나 신비한 곳인지 깨닫게 해 준다. 가모브가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우주의 신비함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가모브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자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가모브의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는 물리학 분야 교양과학도서의 고전으로 영원히 남을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소설과 달리 교양과학도서를 읽는 것은 인내와 정성을 요구한다. 내용 하나하나가 낯설기 때문에 읽는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읽고 나서 쉽게 잊어버려도 되는 소설과는 달리 교양과학도서는 문자 그대로 독자들의 과학적 교양과 상식을 늘리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리더가 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가모브 물리열차를 타다 를 읽는 것을 계기로 좀 더 많은 교양과학도서를 읽기를 권한다.
현대물리학 전반, 또는 상대성이론(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저, 고중숙 역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김영사 또는 데이비드 보더니스 저 김민희 역, 생각의 나무), 양자론(루이자 길더 저, 노태복 역 얽힘의 시대: 대화로 재구성한 20세기 양자 물리학의 역사, 부키 또는 소니아 페르난데스 비달 저, 이서영 역 니코의 양자 세계 어드벤처: 청소년을 위한 양자물리학 이야기, 찰리북), 우주론(브라이언 그린 저, 박병철 역 엘러건트 유니버스: 초끈 이론과 숨겨진 차원, 그리고 궁극의 이론을 향한 탐구 여행, 승산) 등 각 분야별, 또는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등에 대한 전기와 같은 좋은 교양과학도서들이 많이 발간되어 있다. The best professor in the world is Google! 이란 현대판 격언이 있듯이 책을 읽다가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구글 또는 위키피디아 검색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깊이 있는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