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종합보고서 한국민주주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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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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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표시 - 비영리 - 변경금지 2.0 대한민국 이용자는아래의조건을따르는경우에한하여자유롭게 이저작물을복제, 배포, 전송, 전시, 공연및방송할수있습니다. 다음과같은조건을따라야합니다 : 저작자표시. 귀하는원저작자를표시하여야합니다. 비영리. 귀하는이저작물을영리목적으로이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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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기본현황 Ⅱ 년도성과평가및시사점 Ⅲ 년도비전및전략목표 Ⅳ. 전략목표별핵심과제 1. 군정성과확산을통한지역경쟁력강화 2. 지역교육환경개선및평생학습활성화 3. 건전재정및합리적예산운용 4. 청렴한공직문화및앞서가는법무행정구현 5. 참여소통을통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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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1 학년 2 학년 3 학년합계 문학과예술 역사와철학 사회와이념 선택 학점계 학년 2 학년 3 학년합계비고 14 (15) 13 (14) 27 (2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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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아직까지도우리나라는 resilience' 이라는용어가적응유연성 ( 권태철, 2002; 김미승, 2002; 박현선, 1998, 1999a, 1999b; 양국선, 2001; 유성경, 2000; 이선아, 2004; 윤미경, 2002; 조혜정, 2002; 장순정, 2

2),, 312, , 59. 3),, 7, 199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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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번호 RR [ 연구결과보고서 ] 대학교양기초교육에대한 종합적분석연구 연구책임자 : 손동현 ( 한국교양기초교육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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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석사학위논문 공공기관기관장의전문성이 조직의성과에미치는영향 년 월 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 행정학과행정학전공 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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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 년 년 3 월 31 일, 서울신문 조간 4 면,,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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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민주주의연구과제사회통합과민주주의 2012. 12 한국민주주의연구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종합보고서 2012. 12. 한국민주주의연구소

김영정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한국민주주의연구소연구원 ) 오경석 ( 한양대글로벌다문화연구원연구교수 ) 이정은 ( 성공회대동아시아연구소연구교수 ) 김영옥 ( 이주여성인권포럼대표 ) 석원정 (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 김예란 ( 광운대미디어영상학부교수 ) 김고연주 ( 이화여대한국여성연구원연구교수 ) 나영정 ( 성적지향 성별정체성법정책연구회연구원 ) 방은령 ( 한서대아동청소년복지학과교수 ) 윤한결 ( 인디고서원인문기획팀장 ) 이윤영 ( 공익법인정세청세사무국장 )

미완성, 미간행논문들이므로필자의허락없이는 인용을삼가주시기바랍니다.

차례 연구개요 1 1. 여는글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5 2. 한국사회이주민과민주주의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19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37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61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87 3. 한국사회청소년과민주주의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09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39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65 청소년이만들어가는새로운인문적공론장 정세청세 185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연구개요 1. 연구배경및목적 1) 연구배경 최근한국사회에서는전통적인이념갈등과계층갈등외에도세대, 성, 문화갈등등집단정체성과관련된갈등이점점가시화되고있으며, 이는사회통합을가로막는문제가되어왔다. 민주주의는평등한시민들사이의자유로운의사개진을기본으로하므로, 이를실현하기위해서는구성원사이의유대를강화하고소외와불평등을제거하는것이필수적이다. 민주주의의장에서배제된이들, 즉사회에서주변화된집단과개인은기존의민주적논의와의견개진에참여할기회로부터소외될가능성이높다. 그러므로특정집단의구성원들이민주주의논의와참여주체에서배제되었는가에대한원인을규명하고이들모두평등한주체가되어야함을강조해야한다. 이러한배경에서, 주류사회가갖고있는인식의한계와어려운조건에도불구하고, 집단과개인의정체성에기반한다양한의제설정과새로운참여방식을보여주는사례들이마이너리티공동체를통해등장하고있다. 이러한사례들의발굴과정밀한분석을통하여민주주의의새로운주체및새로운형식의운동가능성을제시할필요가있다. 2) 연구목적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는민주주의의주체로서권리를주장하고정치, 사회적참여의다양한경험을보여준공동체와운동사례를분석하여, 사회적배제와갈등을줄이는것은어떻게민주주의실현에기여하는가? 마이너리티집단의존재와활동이민주주의에시사하는바는무엇인가? 라는문제에대한이해를돕고자기획되었다. 연구개요 1

이프로젝트의목적을정리하면다음과같다. 사회통합과민주주의의관계이론화및실천적함의도출 사회적유대와공존을가로막는갈등의다양한요소분석 주변화된집단의임파워먼트중요성및이들의사회 정치적참여가민주주의실현에서갖는의미재고 민주주의의새로운주체와참여방식가능성모색 2. 연구내용및수행체계 1) 연구수행체계 여러마이너리티그룹가운데, 2012년사업에서는먼저이주민과청소년을다루기로했다. 이주는최근십여년사이한국사회에서가장크게부상한이슈중하나로서, 민주적인공동체를가로막는소외와불평등에대해, 그리고기존의국민국가중심시민권개념이어떻게비판적으로검토되어야하는지에대해날카롭고깊이있는논의를끌어낼수있는주제이다. 청소년은비정치적인존재로인식또는강요받지만실제로학교안팎에서다양한시도들을보여주는이들이며, 이를통해기존참여방식과주체논의에많은문제의식과가능성을제시할수있는집단이다. 이주민과청소년파트에서각각 4개씩, 총 8개의개별과제를진행하였다. 개별과제의연구대상은프로젝트의취지에맞는사회통합과민주주의의이론적, 실천적주제들을드러낼수있는공동체와운동사례들이다. 8개개별과제모두, 해당연구자가이미연구대상에대해이미많은정보를가지고있고연구에적합한관계가상당한수준으로형성되어있는상황이었다. 연구방법으로는주로개인인터뷰, 그룹인터뷰, 참여관찰등의질적방법과문헌검토가사용되었다. 2) 연구내용및연구자 8 개과제의경험연구를 10 명의연구자가맡아진행하였다. 연구자와활동가사이경험 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공유를통하여연구의질을높이고현장의목소리를전달하기위하여, 이주민과청소년분야 연구진에각각 1 인 ( 팀 ) 의활동가가포함되었다. 여는글 :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김영정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연구소연구원 ) 한국사회이주민과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석원정 (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 -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오경석 ( 한양대글로벌다문화연구원연구교수 ) -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이정은 ( 성공회대동아시아연구소연구교수 ) -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김영옥 ( 이주여성인권포럼대표 ) 한국사회청소년과민주주의 - 청소년이만들어가는새로운인문적공론장 정세청세 윤한결, 이윤영 ( 인디고서원인문기획팀활동가 ) - 무중력 청소년의일상김예란 ( 광운대미디어영상학부교수 ) -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방은령 ( 한서대아동청소년복지학과교수 ) -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성소수자인권김고연주 ( 이화여대한국여성연구원연구교수 ) 나영정 ( 성적지향 성별정체성법정책연구회연구원 ) 3) 연구수행경과 2012 년 2 월 -5 월 : 연구디자인 - 연구동향파악및연구과제설정 - 전문가자문 연구개요 3

김현미 ( 연세대교수 ), 김영란 ( 숙명여대교수 ), 정병호 ( 한양대교수 ), 이수정 ( 북한대학교대학원교수 ) - 연구진구성 - 개별과제연구계획검토 6-7 월 : 프로젝트기획의도공유및개별연구준비 - 연구자회의진행 (6 월 20 일 ) - 개별과제계획구체화및준비작업 8 월 -10 월 : 개별연구진행 - 현장조사및참고문헌검토 - 연구자중간보고회의진행 (10 월 11 일 ) 11-12월 : 연구취합및종합보고서완성 - 개별연구보고서집필 - 연구자최종보고회의진행 (12월 20일 ) - 연구결과물취합및종합보고서제작 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김영정 1. 들어가며 민주주의가평등한시민들사이의자유로운의사개진을기본으로한다고했을때, 이를실현하기위해서는사회구성원들사이의평화로운공존, 유대강화, 소외와불평등제거가필수적이라고할수있다. 갈등과반목, 배제와차별로인해민주주의실현에어려움을가져다줄수있다. 한국사회에서사회통합을가로막아문제가되어왔던갈등은주로이념과계층갈등인것으로여겨져왔다. 그러나근래에는이들외에도세대, 성, 문화 ( 에스니시티 ) 갈등등집단정체성과관련된갈등도뚜렷이가시화되고있다. 이러한갈등문제의해결과공동체결속을위한논의가꾸준히이루어져왔으나, 기존논의는명확한한계를지니고있다. 정부주도프로젝트뿐아니라시민사회에서도 사회통합 또는 다문화 ( 이주민의경우 ) 라는타이틀로해결책이고민되었고실제로많은정책이생산되기도했으나, 여전히주류중심의관점으로마이너리티그룹을대상화 희생자화하는경향이지배적이다. 집단정체성과관련된갈등은사실상대등한힘을가진집단들사이의갈등이라기보다는확실한권력의차이를기반으로비주류 약자집단이일방적으로차별과소외를당하는현상에가깝다. 따라서이미존재하는권력관계를분명히이해하고주류중심사고방식에숨어있는편견을바로잡는것이가장필요함에도, 마이너리티를 문제가있는 집단혹은 도움을주어야할 집단으로대상화하여바라보는오류를범해왔다. 청소년이나이주민등의마이너리티집단에대해상습적으로범죄를일으키거나공동체의동질성과가치를훼손한다고간주하여강한적대감을표출하는것에는반대하는입장이라하더라도, 여전히이들을 보호받아야할청소년, 품어주어야할다문화가족 등으로바라보는시혜적시선을공공연하게드러내곤한다. 이러한시선으로이문제에접근할때, 마이너리티집단은시혜, 보호, 온정의대상으로만한정될수밖에없다. 이러한관점을극복하면서, 사회통합과마이너리티집단이슈를민주주의라는개념틀을통해다시바라볼필요가있다. 사회통합과마이너리티의이슈가민주주의와갖는관계에서문제점은, 우선마이너리티집단이민주주의의장에서소외 배제되어있다는점에서찾을수있다. 주변화된집단과개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5

인들의경우, 기존의민주적논의와의견개진에참여할기회로부터소외될가능성이상대적으로높다. 이들이민주주의를실현할동등한주체라기보다보호와시혜의대상으로만여겨지는사회적인식은이러한문제의배경이된다. 이는예를들어선거권획득과같이협소한의미의정치적권리에국한되는문제가아니라지역사회, 시민사회및일상을구성하는모든영역과수준에서제기되는문제이기도하다. 따라서왜특정집단의구성원들이민주주의논의와참여주체에서배제되었는가에대한원인을규명하고이들모두평등한주체가되어야함을확인하는작업이절실히필요하다. 1) 한편, 주류사회가갖고있는인식의한계와어려운조건에도불구하고, 집단과개인의정체성에기반한다양한의제설정과새로운참여방식을보여주는사례들이종종등장하고있다. 이러한사례들을발굴, 분석함으로써새로운형식의액티비즘을연구해야할필요성이높아지고있다. 여기서, 이사례들이보여주는가능성과긍정적인측면외에도이들의실험에서겪었던시행착오들도드러내고설명해야함은물론이다. 공동체와운동의사례연구의목적은성과를광고하는것이아니라해당사례의정밀한분석을통해시사점을찾고운동내외부의한계를지적하는데에있기때문이다. 2. 사회통합과민주주의 사회갈등을해결하는과제와관련하여, 사회통합 integration 이라는용어가근래한국에서매우많이쓰이고있다. 특히 2000년대중반이후다문화정책이수립되고다문화담론의확산에있어일종의키워드로사용되어왔다. 그러나 사회통합 이정책용어로쓰이면서문자그대로의의미와는조금다르게다소오염된경향도있다. 줄곧비판받아왔듯, 집단과개인사이의이해와존중이라기보다는이미불평등한권력관계안에서주변화된집단을주류사회에일방적으로동화시키려는입장이관련정책과담론에드러났기때문이다. 여기서는유사한용어로사회적결속 social cohesion 을사용하여논의를계속해보고자한다. 사회구성원간의조화와유대에관하여흔히쓰이는 수용 inclusion, 통합 integration 과비교하여 1) 마이너리티집단을둘러싼차별과갈등은단일한요소들에의해서만결정되는것이아니라, 정치적이념, 경제적조건, 집단정체성등다양한요소들과밀접한관련을맺으며이들사이의상호작용에의해일어난다. 예를들어, 비주류및약자의소외와차별은이해와존중의부족이라는사회적문제와더불어빈곤이라는경제적문제와도밀접한관련이있다는점에서, 우리사회의낮은사회 경제민주화정도를보여주는증거이기도하다. 동등한권리를갖더라도빈곤에의해사실상그권리에접근할수없는사람들에게서볼수있듯, 경제적조건은차이를발생시키는중요한요소이다. 실제로지금까지언급된정체성과관련된갈등들은대개계층갈등과중첩되어드러나고있다. 실제로갈등해결과민주주의에대한이해를높이기위해서는이러한다양한지점들이중층적 복합적으로결합되는방식과결과를세밀하게살펴볼필요가있다. 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문자그대로그응집의강도가더높다는데에도의미가있을뿐만아니라, 더폭넓은범위에서사용되며, 나아가민주주의와의관계속에서도사용된다는점때문이다. 흔히다문화사회의지향점을이야기할때 통합 과 결속 은미묘한의미차이를두고사용된다. Ratcliffe(2011 a) 의설명에따르면, 통합 integration 은새로유입된이주민과기존주류사회사이의관계를이야기할때, 결속 cohesion 은양자간의관계가아니라그보다더넓은범위에서커뮤니티들사이의관계를이야기할때사용된다. 물론, 때로는통합 integration 을폭넓게정의하여새이주민뿐아니라모든이주민및소수민족집단에대해쓰기도하고, 사회적통합 social integration 을모든인구단위에관련된다양한이슈를이야기할때두루쓰기도한다 (Ratcliffe 2011 a). 2) 결속 은영국과캐나다등다문화국가에서, 다양한문화적배경을지닌거주민들사이의유대를강화하고자하는핵심정책에반영되고있으며, 현대사회에서안정적인사회를유지하기위한필수조건으로인식되어왔다. 사회적결속은사회구성원들사이의관계와상호작용에관한것으로, 불평등을줄이고부당한상황에대한법적 정치적책임성을강화하여시민들의권리를보장하는사회적과정을뜻한다. 이는민주주의와밀접한관계를가지고있다. 민주주의는구성원이자유를구가하되권력남용을막는규칙은허용한다는보편적원칙에기초하여만들어진정치적질서이다. 즉, 사회적결속은사회에의해부정된많은시민이평등을누리는것을목표로하고, 민주주의는시민들로하여금정의와관용의정치질서안에서자유를실현하도록보장하는시스템이다 (Cuellar 2009). 사회안에서어떤구성원도차별하거나배제하지않고, 그리하여특정주류집단이아니라다양한사람들이의견을개진하고권리를누릴수있는사회를지향한다면, 사회적결속과민주주의가반드시강조되고실현되어야하며, 이들각각은서로를지탱하고강화하는가치이자과정이된다. 사회적결속과관련하여 Ratcliffe는, 커뮤니티는본래다양함을그본성으로한다는것을이해하는것이중요하며, 그리하여넓은의미의결속력을조명하는것이매우중요하다고주장한다. 사회적결속의성공의여부는다른연령 / 세대, 젠더, 그리고사회경제적배경 ( 에스니시티, 종교, 이주자격등등 ) 을가진사람들사이의조화로운관계가지속적으로유지되는가로증명되는데, 이관계는물질적불평등을현저하게감소시킴으로써가능하다. 즉, 사회적결속의성공여부는평등의성취라는단단한기초에기반하여오래도록지속되는안정성에의해판단된다. 지속가능한결속은인종차별주의에의한물질적불평등문제에도전하지않는한이루어질수없다 (Ratcliffe 2011 a). 사회적결속의정도를평가하는데있어교육, 노 2) 커뮤니티결속 community cohesion 과사회적결속 social cohesion 이라는용어를비교하면, 사회적결속은커뮤니티결속보다더근본적인개념이다. 이용어는한커뮤니티내부의분리 inter-community division 뿐만아니라커뮤니티간분리 intra-community division 의존재역시효과적으로인식한다. social cohesion 은내부의분리 ( 예를들어연령 / 세대, 젠더, 사회경제적배경 ) 이일어나는상황에서설명된다 (Ratcliffe 2011 b).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7

동시장, 주거상황이핵심영역인것도바로이러한이유와관련되어있다. 사회적결속과관련된정책들을검토하여 Berger-Schmitt(2000) 은크게두가지의방향을제시하였다. 첫번째는불균형, 불평등, 사회적배제를줄이는것, 두번째는사회적관계, 소통, 결합의정도를높이는것이다. 이두가지방향은언뜻동일하게보이는듯하나, 어쩌면서로배타적인경우가발생하기도한다. 예를들어, 한공동체의결속력강화가타인을배척하는결과를만들수도있는것처럼말이다. 따라서, 중요한것은이두가지측면을동시에강조해야한다는것이다 (Berger-Schmitt 2000). 3. 민주주의와시민권 : 누구의민주주의? 1) 시민권 citizenship 개념 시민권 citizenship 은개인의자율성과정치적민주주의를위한사회적틀거리로서지금까지서구정치철학의중심축이되어왔다. 시민권의개념은시대가변함에따라달리규정되는것이며, 그것이규정하는범위와성격도결코단일하지않다. 일반적으로 민주적정치공동체의성원또는시민으로서의지위규정또는그런규정에관한제도 ( 최현 2003, p. 349) 정도로규정가능하지만, 다양한방식으로정의할수있다. 흔히시티즌쉽 citizenship 을한국어로시민권으로사용하고있기는하나, 한국에서쓰고있는 시민권 은시티즌쉽이라는용어가갖고있는 지위 / 상태 의의미보다는 권리 의의미를더강하게드러내고있기때문에시티즌십의적당한번역어라고보기힘들다 ( 이병천 2003, 최현 2003). 3) 물론, 지위와권리는상호긴밀하게관련되어있다. 구성원지위의획득은곧의무 권리의부여로이루어지기때문이다. 시민권을논하는데있어중요한요소로, 민주적인정치공동체의일원이되는멤버쉽, 그멤버쉽과관련된집단적이익과권리, 그리고공동체의정치 경제 사회적프로세스에참여를들수있으며이는다른방식이기는하나모두다시민적평등의조건을성립시키는요소들이다 (Bellamy 2008, p.12). 사회통합이유대의정도를높이고배제를줄이는문제라면, 이를민주주의와관련시킬때 누구의민주주의인가 즉민주주의의주체문제를만나게된다. 그리고이문제를다루기 3) 권리를강조한의미에서시민권을살펴보자면, 지난이백여년간의모더니티의시대에서는세가지영역에서시민권을만들어냈다. 물론세영역은중복되기도하고구별되기도하는데, 정치적시민권 ( 거주하고투표할권리 ), 경제적시민권 ( 일하고성공할권리 ), 문화적권리 ( 알고표현할권리 ) 가그것이다 (Tobby Miller 2007, p. 35). 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위해서는 시민권 개념의검토가필수적이다. 시민권은그개념자체가민주주의와깊은관련을맺고있다. 흔히시민권은개인의자율성과정치적민주주의를위한법적, 사회적기본틀로여겨진다 (Shafir 1998). 해당사회성원으로인정받은시민을민주주의의주체로상정할뿐아니라시민권이정치적참여의진정한기회에있어전제조건이된다. 정치적인의미로한정하더라도, 시민권은공동체에대해권리와의무를포함한일련의정치적행위들을말하며, 그중에서도가장보편적이고중요한의무는민주적과정에함께하는것, 즉투표, 발언, 캠페인, 시위등이다 (Bellamy 2008). 따라서, 사회적정치적참여에있어서도누가시민인가 ( 누가시민으로인정받는가 ) 는매우중요한문제이다. 또한, 시민권을시민의지위를통해생성되는권리와의무에초점을맞추어규정할때, 시민권의발전은한국가가시민의참여를얼마나보장하는가를보여주는지표, 곧민주주의발전의지표 ( 최현 2003, p.350) 가된다. 더나아가, 시민권은한국가의성원으로서권리와의무를보장받는법적지위를가리키는것이외에도, 좋은시민으로존재하기위해반드시필요한것으로여겨지는일련의도덕적퀄리티들 (Martiniello 2002, p.116) 을가리키기도한다. 시대가바뀜에따라변화해온, 시민이되기위해요구되는특정한덕목이있기마련이다. 특히마이너리티의시민권을논하기위해서는단순한법적 공식적지위와권리보다는, 좀더넓은의미의시민권개념, 즉 아이덴티티, 사회적포지셔닝, 문화적가정들, 제도적실천들, 소속감에영향을받아만들어지는총체적인관계 (Webner & Yuval-Davis 1999, p.4) 로서시민권을사용하는것이더적당하겠다. 시민권은단일한형태가아니라여러요소들에의해복잡하고다양한형태로주어지기때문이다. 시민으로서한사회의멤버쉽자체를인정받지못하는경우도있으나, 설령공식적으로는멤버쉽을가지고있다고해도상당한권리의제약을당하는사람들이있다. 마이너리티집단이다수의주류와공유하는공식적인시민권을획득했다하더라도그것이비공식적인형태의차별까지없앨수있도록해주는것은아니다. 사람들은각자의성적, 계급적, 민족적 ( 문화적 ) 지위에따라다른권리와멤버십을부여받곤하며, 시민권은특정한역사적맥락에서지역, 문화, 민족, 국가, 나아가국가의경계를넘나들거나그것을초월하는다양한층위로구성된다 (Yuval-Davis 1999). 2) 국가, 지구화, 그리고시민권의재개념화 시민권개념은늘국가를배경으로사고되어왔다. 그러나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인해시 민권의개념에도변화가요구되어왔으며, 민주주의의가장중요한단위 / 장소가국가라는등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9

식또한과거에비해약해졌다. 즉, 시민은오로지국가를통해서만권리를향유하고정치 적참여를할수있는가?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내지트랜스내셔널 transnational 시민권이란가 능한가? 라는문제제기가가능해졌다. 시민권은개인과국가사이의관계를설명해온중요한방식이라고할수있다 (Waylen 1996). 특히, 시민권은근대국민국가에서구성원들에게정체성을부여하는기능을담당해왔 다. 근대국민국가에서시민권은대체적으로다음과같은세기능을수행한다. 첫째외국인과국민을구분하여국가의제한된자원 (the resourses of a nation) 의분배로부터외국인을배제하는사회적울타리 (social closure), 둘째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차이를갖는국민의불평등을완화하고국민의정치적참여를보장하여민주주의를실현하는핵심적제도이자관행 (a set of practices), 그리고셋째로국민들이내부적차이에도불구하고하나의국민국가안에서일체감을갖도록만드는핵심기제 (marker of social identity) 이다. 결국시민권은교육 민주주의 사회복지를통해근대국민국가의구성원을재생산해냄으로써국민국가를유지 발전시키는핵심적기제 (a linchpin of a nation-state) 로서의역할하고있는것이다.( 최현 2003, p. 349) 국가적시민권 ( 국민으로서시민권 ) national citizenship 에관한논의들에따르면, 전통적인국민정체성 national identity 의아이디어들은시민 citizen 과국민 national 을동일시함으로써해당국가인구의성격을단일화시키려는바램에의해서추동되었다. 그러나 2차대전이후글로벌화된세계의환경은이러한목표의달성을힘들게만들어버렸다 (Shafir 1998). 현대사회의대규모이주물결로인해, 민족국가를문화적으로단일한시민들의정치적프레임으로바라보았던기존의유럽식개념이도전받게된것이다. 이주민과그후손들의경우, 이들이한국가로부터떨어져나오기는했으나또다른국가로편입은아직완전하게이루어지지않은상태에놓여있음으로해서, 기존의국가위주의시민권개념에있어법적으로나문화적으로이례적인경우를발생시킨다 (Shafir 1998). Castles과 Davidson(2000) 이주장하듯, 한개의국민국가에서개인의단일한멤버쉽을가리키는개념으로서시민권의정의는더이상적당하지않다. 대신, 많은사람들이이제하나이상의사회에서다양한층위에소속되어있다는사실을염두에두고시민권에접근해야한다. 민주주의가유지, 발전하기위해서는사회의구성원모두가시민으로서정치적인목소리를낼수있어야한다. 그러나 소속 ( 귀속 ) belonging 이라함은공동의역사와문화에기초한하나의국가공동체 national community 의일부가되는것을더이상의미하지않게되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은국경을넘는인구이동을증가시켰고, 민족국가의자율성을침식했으며, 국가라는것이각기구분되며상대적으로자율적인문화들이라고하는이데올로기의기반을 1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약화시켰다. 이는결국정치적, 문화적소속 belonging 의양식에대해결정적인문제를제기한 다. 이들새로운현상들로인해, 민족국가모델을둘러싸고있어왔던모순들, 즉여러집단 간수용과배제사이의모순, 시민권에서권리와의무사이의모순, 그리고무엇보다도시티 즌으로서정치적소속과국민 national 으로서문화적소속사이의모순이드러나고그간의균형 이무너지게되었다 (Castles & Davidson 2000). 이와관련하여, Kymlicka(1995) 와 Soysal(1994) 은각기다른의견을제시한다. 먼저, Kymlicka 의멀티컬쳐럴리스트입장은하나의국가안에있는다수의에스닉그룹들이갖고 있는문화적특수성들이잘자리잡힐수있도록사회제도와기관들을개혁하자고주장한다. 멀티컬쳐럴리즘을주창하는서구국가들은반드시각각의에스닉그룹이자신의고유한문 화를발전시킬권리를찾을수있도록해야하며, 동시에서구중심주의를줄여나가야한다. 이입장에따르면이주민들에의한문화적기여를인정하는것뿐만아니라소위주류문화 를포기하는것역시필요하다고본다 (Kymlicka 1995, Shafir 1998 참조 ). 사회통합과관련 하여시민권이통합의기능을수행할것이라는가정, 그리고그가정에기초하여시민권이 특정한공통의정체성을바탕으로한것이아니더라도여전히사회통합의기능을할수있 을까라는의문이제기될수있다. Kymlicka 는마이너리티집단이자신들을대표할권리를 가지는것이사회통합을그르치지않으며오히려통합에기여할수있다고주장한다. 다민 족국가에서소수민족들의정체성들이종속되지않고더광범위한정치단위 polity 속에수용 된다면, 그사회에서연대감을느끼고공통의목적을증진시키는데기여할것이라는의견이 다 (Kymlicka 1995). 한편, Soysal(1994) 은이주민들 ( 그의연구에서는특히게스트워커들 ) 이유입국사회에정 착하고소속감을갖으며협력하는것은민족국가내부에서권리의확장을통해서가아니라 국가라는단위의초월을통해서라고본다. 멤버쉽모델이개인적인지위 / 권리를강조하는것 으로부터보편적퍼슨후드 ( 인간으로서지위 ) personhood 를강조하는방향으로전환해야하며, 이 렇게되면이주민들은새로운맴버쉽모델의진화에의한수혜자들이될수있다. 시민권의 규정을결정하는네이션후드 ( 국민으로서지위 ) nationhood 를보편적퍼슨후드 personhood 가대신할 때, 마침내국가와관련해서만가질수있던권리를보편적인권이대신하게된다. 이에더 하여, 시민권이놓이는자리의변화에대해서도지적한다. UN이나 EU와같이일개국가를 inter- 또는 transnational 넘어서는정치조직체의부상과국경을넘나드는시장및안보조약의확산 등에서볼수있듯이, 국가들은점점더상호의존과연관성의정도를더해가게되었다. 이에 따라민족국가의중요성이점점쇠퇴하는듯하다. Soysal 의연구는, 이를지적하는데에서 더나아가시민권의변환을이야기하고있다. 지금까지시민권이폴리스, 제국, 타운, 민족국 가를배경으로삼아왔다면, 지금은그것의범위가글로벌한지구로확대되었다. 물론, Soysal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11

이경고하고있듯, 이러한변화는부분적일뿐이기는하다. 왜냐하면민족국가의위상이과거보다낮아졌다고는해도아예사라져버린것은아니며, 아직까지그어떤새로운조직체도민족국가를완전히대체하지는못했기때문이다 (Soysal 1994). 문화집단간의소통과새로운방식의커뮤니티를위해서는, 한편으로는글로벌라이제이션의기세를, 또한편으로는여전히현실적으로가장중요한정치단위역할을하고있는국가를잘조화시키는시민권양식이필요하다. 기존의국민국가에한정된공동체형태가아니라, 좀더열린, 유동적인소속 belonging 에기반한민주적인국가개념으로대체되어야하며, 민주적인정치참여가국가경계를넘어가능해져야한다. 지금도꽤많은중요한결정은지역적, 초국가적, 간국가적배경에서이루어지고있다는데에서그시작을발견할수있듯말이다 (Castles & Davidson 2000). 3) 바람직한시민?: 민주주의의장에서배제된이들 앞서언급했듯, 시민권은단지일련의공식적인권리들을일컫는것뿐만이아니라특정개인이나집단이사회로결합되는총체적인양식이다. 시민권개념안에포함되어있는다양한성격들은근대사회의중요한특징을반영하기도하는데, 국가와제도에의해방해받기도하는자신들의권리를지켜내면서멤버쉽과정체성을지키기위하여벌이는투쟁들이그예이다 (Shafir 1998). 정체성, 지위, 참여와관련한시민권의다양성논의에서, Young(1998) 과 Walzer(1998) 가유용한의견을제시한다. Young은정의와공평함의수준을높이기위하여멀티플시티즌쉽 multiple citizenship 의제도화를주장하는반면, Walzer는다양성을토대로하되한가지정치적인시티즌쉽이공통의토대로서보전되어야할필요가있다고주장한다. Young이각집단의권리에주목하고있다면, Walzer는경쟁적인집단들이지만함께공유할만한공적인생활영역의중요성에초점을맞추는것이다. Young(1998) 은모두가온전한형태의시민권을갖기위한방법으로 시민권의구별 the differentiation of citizenship 을주장한다. 단일한형태의대중을상정하여보편성을강조하는것에는문제가있으며, 진정한수용 / 통합이가능하려면각집단의대표성이발현 group representation 되어야한다. Kymlicka가대표성발현이라는유사한요구를에스닉마이너리티위주로문화적차이들에기반해서하고있다면, Young은모든억압받는집단들 ( 미국의예를들면, 여성, 흑인, 네이티브아메리칸, 아시안아메리칸, 스패니쉬언어권아메리칸, 게이, 레즈비언, 워킹클래스, 빈곤층, 노인, 장애인등 ) 의권리를추구한다. 단, 각집단의권리에기반한정치적권리의분리가자칫사회적수용 / 통합에있어서지나치게많은수의기준을만들어내어결 1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국각기분리된권리를갖는시민이될수도있다는우려가있다. 이러한위험을제거하기위해, Young은어떤집단그자체로부터사회로그취약점 ( 차별 ) 해결의촛점을옮겨야한다고주장한다. 즉, 억압받는집단들을특별한취급이필요한일탈적인케이스로보는대신, 사회의다양성과그구성원들이가진 복수의환경들 을사회의본성적인조건으로이해하자고주장하는것이다. Walzer는시민권의정치적인틀거리를, 사회의모든개인들이그구성원들이되며종종활동적인참여자가된이래약간의사회적통일성이이룩되어온장으로바라본다. 그러나시티즌쉽은사실상공공선의추구라는공산주의적욕망의기관차로만작동할수는없다. 그이유는, 단지문화적다양성때문만이아니라, 좋은삶과공공선에대해아주다른이상들이존재하기때문이다 (Shafir 1998). 그런데, 다양한집단사이의차이와주변화된집단의권리회복을둘러싼시민권논의에서, 차별과배제의배경을단순한지위문제이상으로확대하여고민해볼필요가있다. 그것은바로 시민의자격 / 자질 에관한관념이다. 시민권은공식적인지위만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가치와명예, 문화와관련된지위를의미하기도한다. 시민권을가지고있다는것은해당공동체가추구하는가치와명예를공유하고있다는뜻으로해석된다. 이에기초하여, 사실상 형식적인 시민과 바람직한 시민사이의구분이이루어지게된다. Anderson(2012) 는이러한구분이빚은사례로비-시민 non-citizens ( 대표적으로이주민과난민 ) 과실패한시민 failed citizens ( 대표적으로죄수들과복지연금수급자들 ) 의배제를제시한다. 어떤이들의행위, 혹은존재자체가해당공동체의도덕과가치를훼손, 위협하는것으로여기면서, 바람직하지못하고부담스러운사람들로인식은, 여전히시민권개념이국가의테두리에고착되어있기때문이기도하다. 그리고이러한인식은매우형식적이고관념적인수준에서평등과통합을이야기하는데그치게만든다. 한국사회에서이주민에대한주류한국인의태도를예로들면, 각문화집단의고유한문화와정체성을인정하고이해하자는데에동의하는수준에머무를뿐, 실제로이들을민주주의의주체, 정치적사회적참여의주체로인식하고있지는않는다. 누가, 어떻게공동체의의사결정과정에참여할수있는기회를가질수있도록하는가가시민권과민주주의이슈에서핵심으로거론되어야한다. 4. 마이너리티의사회 정치적참여 : 민주주의의새로운주체, 새로운방식 흔히민주주의의확립은해당사회마이너리티의권리신장에좋은조건이되는것으로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13

간주된다. 소수의권력을가진집단이사회전체의분위기를통제하거나마이너리티집단의정치운동을탄압하는것을막아주고, 대다수의시민들이선거를비롯한의사결정과정에접근할수있으며자신들의입장을공식적으로표명할수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적의사결정과정에서여전한특정마이너리티집단의대표성기회부족은큰문제로지적되어왔다. 대부분의민주주의모델들에서어떤사람들의목소리는왜곡되거나아예드러나지않았던것이다. Steven Wheatley는심의민주주의가마이너리티집단에게의견개진의가능성을열어줄것이라는기대와함께, 이기대가현실화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 심의민주주의모델은평등한시민들의자유로운연합으로서이들이사회에서이루어져야할일들에대해선택지를제시하고합의에이르도록노력하는민주주의를상상한다. 심의민주주의의기본이되는평등, 참여 ( 수용 ), 합의 consensus 는주변화된마이너리티집단들에게매력적인요소임이분명하다. 에스닉마이너리티를비롯한마이너리티집단들은동등한시민으로서자신들이인식되기를, 국가의심의와의사결정기관들에서효과적인대표성을갖게되기를요구한다 (Steven Wheatley, 2003, p.508). 물론, 사회적참여, 정치적행위의방식과범위를어떻게설정하느냐에따라마이너리티집단의참여수준에대한평가와전망이달라질수있을것이다. 좁게는선거권과피선거권을행사하는것, 국회에집단의이해를대변하고정책반영을위해의견을관철시키는대표를진출시키는것등제도적인정치에관련한행위들을참여로규정할수있겠다. 이러한부분의참여를보장하는노력이중요한것은물론이지만, 공동체를조직하거나직접행동으로목소리를내는등다양한방식의참여를조명해볼필요도있다. 이렇게본다면마이너리티의사회정치적참여는, 덜참여하는것이아니라다르게참여하는것이었다고볼수도있다. 자발적운동조직또는공동체가사회적신뢰를얻고더많은정치참여를할수있도록하고, 실제로이러한노력이시민사회발전에기여하는바가무엇인지, 민주주의를위한행동양식에시사하는바가무엇인지조명할필요가있다. 장애, 연령, 인종 / 에스니시티, 성별, 성적지향, 학력등사회통합을방해하는여러가지요소들에의해다양한형태의마이너리티그룹이생겨났으나, 이번프로젝트는그중에서먼저이주민과청소년을집중적으로살펴보고자한다. 에스닉마이너리티그룹의개인이정치적행동에참여하게되는요인에대하여기존의문헌들이주로개인적인차원의요소들, 즉개개인이가지고있는자원정치적태도에초점을맞추어왔던경향이한계를드러내면서, 기존에간과해왔던정치적제도적맥락, 나아가이러한주변요소들이개인의결심과어떻게상호작용하는지로관심의초점이옮겨가고있다. 중앙정부뿐아니라지방정부와정당에서새로이주해온거주민 ( 그러나궁극적으로는정식시민권을얻게되고유권자가될수도있는거주민 ) 을어떻게바라보는가는매우중요한문제가되었다 (Morales & Giugni 2011). 나 1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아가, 시민권, 민주주의논의에서이들의참여가갖는의미는이들이어느공동체 / 사회에참여하는가의문제로인해더욱중요해진다. 거주국에서정착하고시민권을획득하기위한활동뿐만아니라본국과의관계를유지하며참여하는활동, 그리고일국의영토에한정되는것이아니라전세계적인연결망을통한이들의활동은시민권과민주주의의개념을확장하고재구성할가능성을보여준다. 특히이주는최근십여년사이한국사회에서가장크게부상한이슈중하나로서, 트랜스내셔널행위자 transnational agency 로자리매김하고있는이들이주민을통해시민권, 주체성, 민주주의에관한섬세하고깊숙한논의가가능할것이다. 이주자들이 외부자 로인식되어민주주의의장에서소외되어왔다면, 청소년은민주주의의주체가되기에는 미숙한 존재로인식되어왔다. 성인에비해능력이부족하고권리행사보다는양육의대상이되어야한다는인식은, 최윤진 (2005) 에의하면다음과같은점에서타당하지않다. 첫째, 특정연령을권리의허용과제한을위한획일적인기준점으로정할만한정확한근거가없다. 둘째, 권리행사에요구되는능력인 합리성 이성인보다부족하다는점도정당화하기어렵다. 인지능력의발달은십대초반에이미완성된다. 셋째, 능력의발달이나성숙과정은생물학적으로일정한단계에의해발달한다기보다는사회적상황속에서경험하는것들에더많이좌우되며, 인류역사에존재해온잘못된현상들은성인들의의사결정도잘못될수있다는사실을보여주는예이다. 실수가능성은부정적으로만볼것이아니라오히려다양한경험의기회를갖고잠재능력을개발하는것이중요하다. 근래청소년문화연구가청소년을계급적저항의행위자로보는것부터개인화된소비주의의스타일로읽는것까지청소년의현실에다양하게접근하고분석해왔다. 이에대해평가하면서, 김예란, 김효실, 정민우 (2010) 는다음과같이이야기한다. 그러나이들은긍정적혹은부정적이든지간에, 청소년문화를대상화하여, 정치성 / 탈정치성, 능동성 / 수동성과같은이분화된평가시각을적용하는한계점을일관되게드러내고있다. 실상청소년의일상이란순종, 타협, 반대의이질적인태도들이교차하며협상하고갈등하는과정이다. 그러기에이복잡한노선들을가로지르며, 때로는기쁘고때로는고통스럽게전개되는주체의경험과그에대한의미화가문제시된다.(2010, p.94-95) 한국사회에서청소년은세대내갈등과세대간갈등을동시에겪고있는이들이다. 그러면서도비정치적인존재로인식되고비정치적이어야한다고강요받는다. 그럼에도학교안팎에서다양한시도들을보여주는이들이며이를통해기존참여방식과주체논의에많은문제제기와가능성을제시할수있을것이다.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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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오경석 1. 문제의제기 민주주의는말그대로, 인민, 곧피플이권력의주체인제도를뜻한다. 그러나민주주의의개념과현실은많이다르다. 민주주의제도하 에서가혹한배제와차별이되고있는개인이나집단이적지않기때문이다. 줌머 (Jumma) 와같은선주민 (indigenuous people) 혹은종족소수자 (ethnic minority) 집단의경우가대표적이다. 줌머는방글라데시치타공산악지대 (Chittagong Hill Tracks) 에서화전농 (Jum) 을일구며살아가는 10개에서 14개에이르는소수민족을일컫는이름이다. 줌머족들은방글라데시주류민족인뱅갈리족들과언어, 종교, 정치, 관습, 인종등이완전히상이한독자적인행정및사회시스템과생활양식을가지고있다. 줌머족들은방글라데시민족국가 (nation state) 혹은국민민족 (state nation) 형성과정에서독자적인정체성을인정받지못하고배제와차별의대상이되어왔다. 재한줌머인연대 (Jumma People s Network in Korea) 는한국에서난민으로살아가는줌머인들이연대해서결성한조직의이름이다. 현재김포양촌리일대를중심으로한국에는 70여명의줌머인들이난민으로살아가고있다 ( 오경석 2011). 민주주의제도하에서, ( 혹은민주주의의이름으로 ) 고유한정치체제와언어문화를가진소수자그룹에대해행해지는가혹한폭압과사회적배제는다음과같은질문들을가능하게한다. 민주주의는국경과국적, 민족경계너머의개인혹은집단에게도최선의제도일수있는가? 정치공동체에의성원권과문화공동체에의소속감이일치하지않는집단이나개인들을향해근대민주주의는무엇을할수있는가? 민족이나인종이전유하는동질적인에쓰닉공간없이도민주주의는여전히유효한가? 만약그렇지않다면, 민주주의에는어떤변화가요청되는가? 다시말해기존의민주주의가, 정치공동체에의성원권과문화 / 민족공동체에의소속감이일치하지않는당사자들에게, 이를테면, 국민국가혹은민족국가경계너머의어떤개인혹은집단에게는전혀무력하거나오히려폭력적인제도라면, 민주주의에는어떤변화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19

가요청되는가? 그러한변화는어떻게추구될수있는것일까? 이연구는이러한문제의식으로기획되었다. 방글라데시의선주민이자, 한국에체류하는난민공동체로서, 출신국과이주공간양자모두에서민주주의제도에서배제된소수자의삶을강요받고있는 재한줌머인연대 (Jumma People s Network in Korea) 의경험은근대민족국가민주주의의한계를여실히보여주는사례이다. 그들은방글라데시에서도, 한국에서도, 국제사회에서도민주주의의주체인 합법적인시민 으로인정받지못하고있다. 이연구는이러한문제의식으로출신국 (country of origin) 과이주공간에서줌머민족의배제와박탈의경험을살펴보고, 그를근거로국가및민족프레임에제한된근대민주주의의한계를드러내보고자한다. 그리고재한줌머인연대의활동을중심으로소수자민주주의의가능성을탐색한후, 다수자민주주의를소수자민주주의로전화시키기위해요청되는몇가지과제를제안해보고자한다. 2. 근대민주주의와소수자 민주주의는평등한시민들사이의자유로운의사개진을기본 으로정치질서이다. 민주주의의요체는모든구성원이평등한의사결정의주체가될수있어야한다는점에서찾을수있는셈이다 ( 김영정 2012). 모든구성원이평등한의사결정의주체인가의여부는두가지영역에서확인될수있다. 첫째는사회통합혹은사회적결속의정도이다. 사회적결속은사회구성원들사이의관계와상호작용에관한것으로, 불평등을줄이고부당한상황에대한법적, 정치적책임성을강화하여시민들의권리를보장하는사회적과정을뜻한다. 사회안에서어떤구성원도차별하거나배제하지않고, 그리하여특정주류집단이아니라다양한사람들이의견을개진하고권리를누릴수있는사회를지향한다면, 사회적결속과민주주의가반드시강조, 실현되어야하며, 이들각각은서로를지탱하고강화하는가치이자과정이된다. ( 김영정 2012) 사회통합의본질적인특성으로는 평등성, 참여, 상호작용 등이제시될수있다 (Phillips 2005). 사회통합의문제는시민권개념에서좀더명료화될수있다. 시민권이란일반적으로 민주적정치공동체의성원또는시민으로서의지위규정또는그런규정에관한제도 를뜻한다 ( 최현 2003; 김영정 2012에서재인용 ). 시민권은흔히 정치적시민권, 경제적시민권, 문화적권리 등으로구성된다 (Tobby Miller 2007; 김영정 2012에서재인용 ). 이주민소수자의사회통합에요청되는시민권의내용으로체류권, 교육권, 정치적성원권을제시한바있다 (Baubőck 2006). 2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방글라데시소수민족 1) 인줌머와이주공간에서의난민공동체인재한줌머인연대는사회적통합에서배제되어있으며, 불완전한시민권만이허용되고있다는점에서, 근대민주주의의한계를평가하고새로운발전을모색해볼수있는중요한사례라고할수있다. 줌머와재한줌머인연대의경험이근대민주주의를향해제기하는몇가지쟁점은다음과같다. 우선포용과배제메커니즘과기준의문제이다. 왜특정집단의구성원들이민주주의논의와참여주체에서배제되었는가에대한원인을규명하고이들모두평등한주체가되어야함을확인하는작업이절실히 요청되는것이다 ( 김영정 2012). 줌머문제의핵심은 소속감의결여 (sense of belonging) 와정체감의부정이라는것으로모아진다 (Md. Mashiur Rahman 2011, Mangal Kumar Chakma 2010). 후자는줌머의탈부족화 (detribalization) 과정과연관된다. 이와같은줌머족이경험한제도적, 정서적, 상징적배제는민주주의의참여방식과주체에관한기존논의들을비판적으로재독해하고, 새로운참여의형식과가능성을타진하고모색하는계기를마련해줄수있을것이다. 민족국가를넘어서는민주주의의형성가능성 ( the need of democracy beyond the level of the nation-state) 은또다른중요한쟁점이다 (Md. Mashiur Rahman 2011). 근대민주주의의요체인 시민권개념은늘국가를배경으로사고되어왔다. 그러나글로벌화로인해시민권의개념에도변화가요구되어왔으며, 민주주의의가장중요한단위 / 장소가국가라는등식또한과거에비해약해졌다. 즉, 시민은오로지국가를통해서만권리를향유하고정치적참여를할수있는가?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내지트랜스내셔널transnational 시민권이란가능한가? 라는문제제기가가능 해진것이다 ( 김영정 2012). 민주주의의 영토귀속성 이라고평가할수있는이러한쟁점은근대민주주의가 이상적으로시민들은단하나의민족국가에소속, 대신민족국가는자신의영토에거주하는모든사람들을포괄 한다는전제하에구동되었다는점과연관된다. 주목할점은 현실은언제나그와는다르다 는점이다. 지구화를통해 한나라에서그나라의공통된민족정체성을공유하며평생을보내는사람들을시민이라고칭했던생각의근거가사라지는중 이기때문이다 (Castles Davidson 2000). 정치적시민권과문화적소속감이분리되는상황, 곧국가소속감과사회소속감의불일치하는상황이증가함에따라, 포섭과배제, 권리와의무, 정치적시민과문화적민족, 사이의균형상태의붕괴가항상화되고있는것이다. 세번째쟁점은민주주의에포용되지못하는소수자집단의증가는새로운사회적갈등의심화로표출되고있다는점이다. 냉전이후, 전세계를휩쓸고있는민족-종족간갈등 1) 법치주의에근거한민주주의유럽위원회에따르면 소수자 란특정국가의전체인구가운데규모가작은집단으로, 구성원들은특정국가의국민이나, 나머지인구와종족, 종교, 언어가상이하며, 고유한문화와전통, 종교와언어를따른다. 소수자에해당하는모든집단은종족적, 종교적혹은언어적소수자로처우되어야만한다 (European Commission for Democracy Through Law 1993).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21

(ethno-national conflicts) 이대표적이다. 국가들의발칸화 (balkanization of states) 양상이전세계적으로관측되고있다 (Md. Mashiur Rahman 2011). 2) 이러한문제를해결하는것이현재의민주주의가직면한가장큰도전이다. 소수자집단이직면하고있는인종차별과박해, 그리고그에저항하는소수자운동은자유와, 공정성, 민주주의, 불편부당성과정의에대한전통적이며지배적인이해, 곧전통적인자유민주주의의본질자체에문제를제기하고있는것이다 (Kymlicka 1997). 소수자그룹을정치사회적주체로포용하는데에있어서한계를드러내는근대민주주의를향해제기될수있는또다른쟁점은 차이의문제 이다. 근대민주주의가 최종적으로해결 할수없었던것으로평가되는 차이의문제 에는두가지의쟁점이연루되어있다. 첫째는, 계급에기초하지않은불평등 ( 성, 인종, 민족, 성적지향성에기초한억압성 ) 의문제이다. 다시말해 차이에대한긍정적인평가를제공하는집단적정치성을구성 하는문제이다. 둘째는, 문화적차이의문제, 선에관한매우다양한관점의공존 이라는과제를어떻게 문화상대주의 에매몰되지않으며해소할수있느냐하는문제이다 ( 캘리니코스 2000, 119-120). 차이를포용할수없는문제는근대적진보의불완전성과도관계된다. 근대적진보자체가삶의각영역을포괄하는대신, 위계화하고파편화하는불완전한방식으로진행된것이다. 민주주의는정치, 경제라는주류적삶의영역에서의불평등을최소화는데에공헌했지만, 문화적차이를평등하게존중하는데에는이를수가없었던셈이다. 우리는 ( 우리를 ) 정신적으로병들게만드는경제적 사회적불평등의세계에서관용과개인의자유, 인간발전의공동기준을승인하는방향의진보가우울하리만큼완만하고불안정하게이루어져온세계에서살고있다 ( 네이글 ) ( 캘리니코스 2000, 25-26). 결국소수자앞에서멈추어선근대민주주의를구원하는과제는소수자의사회통합과소수자시민권문제로압축된다고할수있다. 새로운시민권은 평등과소통, 새로운공동체의식, 국가를넘는민주적 ( 정치적 ) 참여의형식 을창안하고디자인할수있어야하는데, 이때중요한것은그러한모색이 문화에만의존할수없지만, 그를무시할수도없다 는점에있다. 새로운민주주의는 개인적 ( 보편주의적 ) 평등과문화적 ( 특수주의적 ) 다름을동시에승인 할수있는시민권의형식을개발할수있어야하는데, 이때핵심적인집단이바로근대민주주의의체제에의해합법적으로배제된 소수자 이다. 이런면에서 소수자의시민권문제 는 시민권자체의문제 곧근대민주주의의한계와그극복을위한대안을모색하는과정에서핵심적인문제가된다 (Castles Davidson 2000). 2) 많은사람들이냉전의종식이보다평화로운세계로인도해주기를희망했다. 그러나자본주의와공산주의사이의이념대립은종족및민족집단들사이의심화된갈등으로대체되었을뿐이다. 언어, 봉건주의, 지역자치, 정치, 종교, 자유, 교육과정, 토지권, 이주, 귀화정책, 국경일과국가등을포함한국가상징을둘러싸고다수자와소수자사이의전세계적인충돌이심화되고있다 (Kymlicka 1997). 2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특히국가내부에존재하는 국가없는종족들 ( 선주민, 난민, 무국적자 ) 은가장중요한고려의대상이다. 그들은자본주의와사회주의라는근대의양대국가체제모두로부터포용되지못했던 근대국가체제내부에거주하는외부인들 이자, 정치적성원권과문화적소속감의일치를강요했던근대민족국가체제에의해 구조적으로강제된이주자 들이기때문이다 (David Maybury-Lewis 2002, 오경석 2011). 3. 방글라데시에서의줌머 : 민족소수 (national minority) 인가? 종족소 수 (ethnic minority) 인가? 3) 방글라데시치타공산악지대줌머족들이소외되고배제된역사적과정은그들에게민족소수 (national minority) 가아니라종족소수 (ethnic minority) 의위상이강요된과정이었다고평가할수있다. 민족소수란근대국민국가의형성과정에서국가패권을차지하지못한경쟁적인민족집단을지칭하는용어이다 ( 저자 ). 민족소수는자신들만의고유한정체성을유지하면서동시에국가패권을차지한민족과국가주권과정당성을인정하고, 시민권을공유한다. 반면에종족소수는경쟁적인민족의위상자체를부정당하며, 국가주권과정당성을인정하면서도시민권을공유하지못한다 (Md. Mashiur Rahman 2011). 줌머는방글라데시남동쪽치타공산악지대 (Chittagon Hill Tracts, 이하 CHT) 에거주하는 65 만여명에달하는선주민 (Indigenous People) 소수민족들을총칭하는명칭이다. 줌 (Jum 혹은 Jhum) 이란방글라데시치타공산악지대소수민족들의전통적인화전농법을이르는말이다. 줌머 (Jumma) 는치타공산악지대 (CHT) 에서화전농을경작하며살아가는 10여개언어를가진 10여개의부족들 (Indigenous Peoples) 을총칭하는용어이다 (J. Atticus Ryan Christopher A. Mullen 1997). 공식적으로계수되는부족의수는 10개에서 14개로유동적이다. 1991년이래공식적인인구조사는이루어진바가없다.( 표1)(Mangal Kumar Chakma, 2010) < 표 1> 1991년센서스 CHT 종족구성 번호 ethnic community population 1 Chakma 239,417 2 Tanchangy 19,211 3 Marma 142,334 3) 3 장의내용은 오경석. 2011. 재한줌머인연대 (Jumma People s Network in Korea) 와미디어의재현. 다문화사회연구제 4 권 2 호. 숙명여자대학교다문화통합연구소 의내용을보완, 재구성했음을밝혀둡니다.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23

4 Tripura 61,129 5Mru 22,161 6 Bawm 6,978 7 Khyang 1,95 0 8 Pankho 3,227 9 Khumi 1,241 10 Lusai 662 11 Chak 2,000 12 Others 828 Total 501,144 치타공산악지대 (CHT) 는랑가마티 (Rangamati), 카그라챠리 (Khagrachari), 반데르반 (Banderban) 의세개지구로구성된다. 면적은방글라데시전국토의 10% 에불과하지만가스, 석탄, 구리, 오일등이매장되어있는천연자원의보고이자, 인도및버마와접경지대여서경제적이며지정학적인측면에서방글라데시의요충지라는평가를받는곳이다 (Amena Mohsin 2003). 뱅갈리 (Bengali) 와파하리 (Pahari) 혹은아디바시 (Adibasi or Adivasi) 는인종, 종교문화, 정치이념, 관습, 사회시스템등에서확연히구분되는특성을갖는다. 뱅갈리민족이아리안계의 코높은 사람들이라면, 줌머민족은몽골계의 코낮은 사람들이다. 뱅갈리의대부분은무슬림이지만, 줌머족은다종교적이다. 줌머가운데가장다수부족인차크마 (Chakma) 족의대부분은불교도들이다. 주류뱅갈리민족은방글라데시내모든소수민족의 합병 을목표로하는근본주의적인뱅갈리민족주의에경도되어있다. 이에반해줌머인들대부분은소수민족선주민의 자치권 복원을목표로하는다원적인민족주의를지지한다. 치타공산악지대 (CHT) 는 1860년대까지는각부족의왕조가독자적인통치권을행사하는 독립된 지역 (excluded zone) 이었다. 치타공산악지대 (CHT) 의독자적인위상은영국의식민지가된이후에도지속되었다. 1860년인도를점령한영국은 1900년규약 (regulation-1900) 을제정함으로써치타공산악지대 (CHT) 줌머인들의 행정및문화자치 를허용하는정책을견지했기때문이다. 그러나 1947년이후상황은반전되었다. 치타공산악지대 (CHT) 지역은 1947년부터 1971년까지는파키스탄에그리고 1971년이후에는방글라데시에합병되었다. 파키스탄과방글라데시는영국이나인도와는달리줌머의자치권을허용하지않았다. 파키스탄정부의강경한이슬람팽창주의와방글라데시정부의근본주의적인뱅갈리민족주의는비무슬림소수민족에대한폭압적인동화정책을동반하였다. 두정부에의한줌머인에대한탄압은환경파괴, 주류민족의강제이주, 토지수탈, 2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군대배치에의한직접적인무력사용등의방식으로자행되었다. 1957년부터 1963년에이르는기간에걸쳐파키스탄정부는치타공산악지대 (CHT) 지역에캅타이 (kaptai) 수력발전소를건설하였다. 이로인해치타공산악지대 (CHT) 에서경작가능한농지의무려 40% 가수몰된바있다. 그것은 10만여명의줌머인들에게난민이되어인도로이주해야하는상황을강요했다. 1971년이래방글라데시정부는좀더폭력적인동화정책을선택했다. 모든소수민족의 뱅갈리화 를강요하는극단적인민족동화정책은뱅갈리족의강제이주및군대배치라는두가지방식으로수행되었다. 방글라데시정부의강경한동화정책에맞서줌머인들은인민연합당 (Parbatya Chattagram Jana Sanghati Samiti, 이하 PCJSS) 과비합법무장조직인평화군대 (Shanti Bahinee) 를창설하여 1971년이래지속적인치타공산악지대 (CHT) 자치권탈환투쟁을벌여왔다. 그과정에서대략 2만 5천명이상의줌머인들이사망했으며, 국내난민 (Internal Displaced People) 을포함해 20여만명에이르는줌머난민들이발생한것으로추정되고있다. 그들은현재인도를비롯하여프랑스, 영국, 캐나다, 미국, 호주, 일본, 한국등전세계에걸쳐줌머디아스포라를형성해서활동하고있다. 1997년전환점이마련되는듯했다. 1997년 12월에국제사회의노력으로방글라데시정부와줌머인민연합당 (PCJSS) 사이에 평화조약 (peace accord) 이체결될수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 평화조약 의체결이후에도상황은변화되지않았다. 방글라데시정부내부의반대세력뿐만아니라줌머혁명군내부의내분으로인해평화조약의이행이이루어질수없었기때문이다. 방글라데시의야당인뱅갈리민족당 (Bangladesh National Party) 은평화협정을불법이라는이유로고등법원에제소하였고, 고등법원은평화협정의합법성은인정했지만치타공산악지대 (CHT) 의줌머지역위원회는불법으로규정하는판결을내렸다. 평화협정의효력은두정당간의협상으로제한했다. 방글라데시의집권당 (Awami League) 역시 치타공산악지대 (CHT) 에는선주민이없다 고공표함으로써평화협정의이행을제한했다. 줌머혁명군내부에서는평화협정찬성파와반대파, 곧투쟁지속파사이의갈등이증폭되어폭력적충돌이빚어지기도하였다.( 표2) < 표 2> CHT 줌머자치권탄압과투쟁의역사 년도 내용 1860 영국의치타공산악지대 (CHT) 점령 1900 영국에의해행정자치지역으로지정, 치타공산악지대 (CHT) 자치법안 1900 제정 1947 동파키스탄에흡수, 자치정책폐기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25

캅타이 (kaptai) 수력발전소건설로인해치타공산악지대 (CHT) 농지 40% 수몰, 10만여명인도로이주 1971 파키스탄으로부터방글라데시독립 1972 방글라데시건국헌법에의해줌머민족및자치권인정불허, 치타공산악지대 (CHT) 인민연합당결성 (PCJSS) 1976 무장투쟁으로전환, 평화군의게릴라활동 1957-1963 1979-1984 방글라데시정부의이주정책과군사작전으로줌머인 2만 5천여명사망, 20여만명난민화 1989 명목적인자치를허용하는지방평의회법제정 1997 방글라데시정부와인민연합당 (PCJSS) 사이에평화협정조약 (peace accord) 1997- 현재 평화협정에도불구하고방화, 약탈, 강간, 살인등의인종청소 (ethnocide) 지속됨, 평화협정에반대하는연합민중민주전선결성 (United People s Democrtic Federation) 평화조약체결이후, 평화협정의미이행으로인한불안한정국의피해는고스란히치타공산악지대 (CHT) 의줌머민간인들에게로집중되었다. 평화협정에도불구하고뱅갈리에의한방화, 약탈, 강간, 살인등의인종청소 (ethnocide) 는중단되지않았다. 줌머자치권탈환운동진영의내분은그러한폭력에대한대응력을반감시켰다. 줌머민족은하나의에쓰닉으로이루어진 단일 민족이아니다. 게다가동일한혈통적 기원 을갖는것으로간주되는 실체적 인민족도아니다. 분단된 국가의재통합이목표인 국가화된 민족도아니다. 줌머민족은다원적인민족이다. 단일에쓰닉이아니라다양한에쓰닉으로구성된민족인셈이다. 줌머민족은만들어진민족이기도하다. 줌머민족은불과 40여년의역사를가진신생민족이다. 줌머민족의또다른독특성은 국가없는민족 이라는점에서찾아질수있다. 줌머는 다양한민족들로구성된민족 이다. 그들의표현을빌면줌머민족의내적다양성은 다양한종류의꽃들로만들어진꽃다발 과같다 ( 오경석외 2007). 줌머민족을구성하는 10여개부족들의언어와종교, 기원신화, 주거지역, 생활문화등은모두상이하다. 그것은치타공산악지대 (CHT) 가하나의지역으로통칭되지만사실은수많은문화권역들로분리되어있음을의미한다. 치타공산악지대 (CHT) 내부의다양한문화권역들의존재는치타공산악지대 (CHT) 의지리적인위치와관련된다. 치타공산악지대 (CHT) 는북쪽으로는인도의트리푸라주, 동쪽으로는인도의미조람주, 남동쪽으로는버마, 그리고서쪽으로는방글라데시의치타공지역등상이한문화권과맞닿아있다. 줌머의문화에는인도아쌈 (Assam) 지방 2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의언어와축제 ( 보이사비 ), 버마의언어와의상등이용해되어있다. 줌머의주류민족인차크마족은아쌈지방의인도인들과는통역없이대화할수있다. 그러나같은줌머민족인마르마족과의원활한의사소통을위해서는통역을필요로한다. 줌머는 만들어진 민족 이기도하다 ( 오경석외 2007). 줌머의민족주의가 발명 된것은불과 40여년전이다. 1971년파키스탄으로부터독립한방글라데시는극단적인 뱅갈리민족주의 를건국이념으로채택한다. 방글라데시건국의아버지이자초대국가수반이었던라하만 (Sheikh Mujibur Rahaman) 은 이제부터방글라데시 (Bangladesh) 4) 에사는모든사람들은뱅갈리인이다 라고공표함으로서뱅갈리족이아닌소수민족들에게자신들의고유한문화적정체성을포기하고뱅갈리문화에병합될것을강요하였다 (Amena Mohsin 2003). 극단적인뱅갈리민족주의는 1972년에제정된방글라데시건국헌법에그대로투사되었다. 헌법은 언어와문화의동질성에서기원하는뱅갈리민족의연대와통일이주권적이며독립적인방글라데시국가를가능 ( 제 9조 ) 하게하며, 방글라데시국민이라함은뱅갈리족을뜻한다 ( 제 6 조 ) 라고선언함으로써방글라데시국민의자격을뱅갈리언어와문화를체화한뱅갈리족으로제한하였다. 헌법 8조는줌머인들이자신들의고유한언어를사용하는것을금지하였다 (Mangal Kumar Chakma, 2010). 뱅갈리민족을제외한소수민족들의고유한문화적정체성은물론이요, 국민의자격일체를부정한셈이었다 (Meghna Guhathakurta 2008). 줌머의 민족주의 가 발명 된것은바로이런상황에서였다. 건국초기방글라데시정부가채택한극단적인뱅갈리민족주의에대항하기위해서는치타공산악지대 (CHT) 여러부족들의연합투쟁이필요했고, 그러한연합투쟁을견인해줄수있는공통의이념이필요했다. 그것이바로 줌머민족주의 였던셈이다. 당시국회의원이었던줌머인라르마 (Manabendra Narayan Larma) 의주도로치타공산악지대 (CHT) 의자치권확보를위한무장투쟁이개시된 1973년이 줌머민족주의 의원년으로평가되는것은바로이런맥락에서이다 (Ronel 2007). 줌머의 민족정체성 이뱅갈리민족과의대척점에서 부정적인방식 으로밖에규정될수없는이유도이와같은맥락에서만이해될수있다. 이를테면줌머민족은 무슬림이아니며, 뱅갈어를사용하지않고, 뱅갈리문화를따르지않는 사람들이다 (Mahfuzul Haque 1997). 줌머인들이공통의언어, 종교, 관습등을공유하고있었다면이런식의 상대적인 민족성규정은불필요했을것이다. 줌머민족은이처럼 줌머민족주의 에동의하는부족들만으로구성된다. 정치적저항의이념으로 고안된 줌머의민족주의는 통합적인대오를유지하기 위해의식적인활동들을필요로한다. 도구적인민족성 을 실체화 하기위한일련의의례들이요청되는셈이다. 그러 4) 방글라데시 (Bangladesh) 는뱅갈리사람 (bangla) 과국가 (desh) 라는말의합성어다. 곧방글라데시라는단어자체가뱅갈리인들의국가를뜻한다.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27

한활동에는 종족간결혼, 종족간의문화적교류, 사회경제적평등을목적으로하는소수종족거주지역에대한개발활동, 정치강령의확장 등이포함된다 (Ronel 2007). 줌머 민족 의또다른독특성은그들이국가없는민족이라는점이다. 이것은두가지를함의한다. 하나는그들이민족국가형성에혹은민족소수자되기에실패했다는점이다. 그이유로는리더쉽의부재, 국제협력의부재, 봉건적인사회시스템등이지적된바있다Md. Mashiur Rahman 2011). 다른하나는그들의민족정체성이국가라는정치공간에제한되는기존의민족주의적개념틀안에서는설명되기어렵다는점이다. 국가화된민족정체성대신에그들이추구하는전략은초국가적인민족정체성과지역적인정체성을결합하는것이다. 4. 재한줌머인연대의경험 5) 한국의줌머인들, 곧재한줌머인연대 (JPNK) 는선주민이요, 국가없는민족 ( 종족 ) 이요, 난민이다. 이런점에서재한줌머인연대 (JPNK) 는소수문화공동체들가운데서도 가장적은규모이며가장소외된집단 이라고할수있다 (David Maybury-Lewis 2002). 방글라데시정부의박해를피해줌머인들이한국에이주해오기시작한것은 1990년대초반무렵부터였다. 그들이만든자조모임이바로재한줌머인연대 (JPNK) 이다. 한국에이주해온줌머인들이자조모임의필요성을공유하고조직화를처음시도했던것은 1997년이었다. 당시한국에는 10여명이채안되는줌머인들만이생활하고있었다. 그들이처음만든단체가 재한방글라데시선주민불교협회 였다. 그러나 재한방글라데시선주민불교협회 는조직되자마자해체될수밖에없었다. 1997년방글라데시정부와줌머인민연합당사이에평화협정이체결된후전개된줌머인들의 귀환운동 에부응해한국의줌머인들도모두치타공산악지대 (CHT) 로의귀환을결정했기때문이었다. 2002년재한줌머인연대 (JPNK) 가결성되었다. 재한줌머인연대 (JPNK) 결성이도모될수있었던것은치타공산악지대 (CHT) 로 귀환 했던 재한방글라데시선주민불교협회 의회원들이한국으로재이주해오면서부터이다. 미완의시도에그쳤지만 재한방글라데시선주민불교협회 를조직했던경험이재한줌머인연대 (JPNK) 를조직하는밑거름이되었다고한다. 2002년당시한국의줌머인들이재한줌머인연대 (JPNK) 를조직한목적은몇가지로압축된다. 첫째, 한국에체류하는줌머인들의단합과상호부조의필요성이다. 둘째, 한국시민사회에줌머의상황을알리고지지와연대를이끌어내기위해서이다. 셋째, 방글라데시정부에의해인종 5) 이장은 로넬차크마나니 오경석. 2011. 로넬차크마나니의인권여정. 문학들 의내용일부를보완, 재구성한것임을밝혀둡니다. 2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청소의위기에처해있는치타공산악지대 (CHT) 줌머인들을지원하기위해서이다. 7명의회원으로출범한재한줌머인연대 (JPNK) 는현재 70여명규모로성장했다. 한국이주초기에줌머인들이한국사회의그어떤관심과지지도이끌어내지못했다는점은방글라데시에서와다를바가없었다. 자신들의존재와문제를스스로의힘으로알리지않으면안되었다. 재한줌머인연대는바로그런절박성에서조직되었다. 재한줌머인연대초창기에는조직적인활동을펼쳐나가는것이아주어려웠다. 생계문제를해결하고법적인장벽을극복하는것이매일매일헤쳐나가야하는일이었기때문이다. 그런이유로초창기재한줌머인연대는한국의외국인노동자지원단체들을찾아나섰고그들과함께할수있는활동들을모색했다. 이주민지원단체의활동가들과재한줌머인연대회원들은주로치타공산악지대의인권유린상황과관련된자료들을한국어로번역하고, 관련단체들에배포하는일, 회의를주선하는일, 사람들을초청해서줌머문화를소개하는일 ( 전통음식접대 ) 등을함께하였다. 이런일을하는과정에서재한줌머인연대와가까워진조직들과사람들가운데몇몇은한달에한번정도씩정규적인모임을갖기도하였다. 국제민주연대, 경계너머, 피난처와같은단체들이대표적이다. 재한줌머인연대를조직한후초기 2년여동안, 이렇다할활동을하지못했음에도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이적극적인관심을보여왔다. 뉴스매체와진보적인시민사회단체들이가장적극적으로줌머인들에게주목했다. 2002년에재한줌머인연대가만들어진이후 2006년무렵까지이렇다할활동방식의변화는없었다. 줌머문제를한국사회에알리기위한거리사진전, 방글라데시대사관앞에서의항의시위, 한국의시민사회단체방문과교류등이당시의주요활동내용이었다. 당시방글라데시치타공산악지대현장의상황은하루하루악화되고있을때였다. 하루가멀다하고인권침해사건들이자행되고있었다. 줌머인들은민주화된한국사회에서줌머의인권문제를알리면빠른시일안에그해결의실마리가찾아질수있을것이라고기대하고있었다. 그러나한국의현실은달랐다. 한국사회는줌머의인권문제에대해우리의기대만큼관심을기울일준비가되어있지않았다. 2006년한활동가의도움으로재한줌머인연대는 아름다운재단 이공모하는지원사업에신청서를제출했고지원대상기관으로선정되었다. 아름다운재단으로부터상근활동가의활동비와사업비일부를지원받게됨으로써재한줌머인연대가새로운모색을할수있는근거가마련되었다. 2008년은재한줌머인연대의가장중요한전환점이었다. 재한줌머인연대의활동이조직화되고공론장에체계적으로소개되기시작하였으며, 양심적인지식인들과의교류역시본격화되었기때문이다.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29

줌머민족은수많은초국적기회들을활용한다. 국제적인엔지오들이적극활용되고, 줌머디아스포라들사이의초국적사회공간이형성된다. 줌머인들은지난 30여년동안, 프랑스, 영국, 캐나다, 미국, 호주, 일본, 한국등세계의여러곳에서줌머커뮤니티를형성해왔다. 초국적활동에서 2012년은재한줌머인연대의기념비적인한해로기록될수있을것이다. 2012년한해재한줌머인연대는유엔, AIPP(Asian Indigenous Peoples Pact), ICIP-CHT (international council for the indigenous peoples of Chittagong Hill Tracks) 등의초국적시민사회공간에서줌머문제를공론화하고연대를모색하는기회를가질수있었기때문이다. 2012년 6월 21일에서 22일태국치앙마이에서개최된제 1회 ICIP-CHT 국제컨벤션에는챠크마왕을비롯,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독일, 한국등에서활동하는줌머인전문가와활동가들이참석한바있다. 5. 한국의시민사회와재한줌머인연대 방글라데시선주민출신의난민공동체인재한줌머인연대 (JPNK) 는한국의다문화주의가주목해야하는가장소규모이지만, 가장능동적인이주민공동체가운데하나이다. 선주민출신의난민공동체인재한줌머인연대 (JPNK) 가 다문화주의 라는지평에서는가장주목받아야하는이유는다양한이념적갈래에도불구하고국가의위상과역능자체를재규정 (reconfiguration of nation-state itself) 하는문제가다문화주의자들이공통적으로제기하는중요한의제가운데하나라는점과관련된다. 국가를재규정하는문제는구체적으로국민의자격 (peoplehood) 과시민권 (citizenship) 을개방적으로재구성하는문제로수렴된다 (Hui-Jung Kim 2009). 중요한것은국가주권의재규정을모색하는과정에서가장중요한고려의대상이바로선주민, 곧국가내부에존재하는 국가없는종족들 이라는점이다. 자본주의와사회주의라는근대의양대국가체제모두로부터포용되지못했던 근대국가체제내부에거주하는외부인들 이라는점에서선주민들은국가체제의반성적인재구성을모색하는과정에서 ( 국가체제에소속되어있는 ) 이주민들보다도더욱중요한고려의대상이되어야하는것이다 (David Maybury-Lewis 2002). 난민들이다문화주의라는지평에서주목받아야하는이유역시비슷하다.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의구성원신분, 또는정치적의견을이유로박해를받을우려가있다는 충분한근거가있는 공포 로인하여, 자신의국적국밖에있는자로서, 국적국의보호를받을수없거나, 또는그러한공포로인하여국적국의보호를받는것을원하지 3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아니하는자 들을말한다 ( 난민의지위에관한협약 1조 A(2) 항 ). 국가체제와의관련성이라는점에서난민들역시선주민들과비슷하게, 국적국이나비호국그어디에도완전히소속될수없는존재들인셈이다. 다문화주의는바로이와같은 문화적정체성 과 정치적소속감 의불일치를재조정하려는시도에다름아니다 ( 오경석 2010). 난민은이런점에서그둘사이의일치를강요하는근대민족국가체제에의해 구조적으로강제된이주자 들이라고할수있다. 난민의지위에관한협약 이난민에대해서 동일한사정하에서외국인에게부여한것중가장유리한대우 혹은내국민과동일한대우를부여하도록규정하고있는이유는이와관련된다. 어떤국가체제에도소속될수없는그들의능동성은 초국적인권 의지평에서강조되고보장될수있어야하는셈이다 ( 김현미외 2010). 그러나한국사회에서, 근대민족국가체계의재규정, 곧근대국민국가민주주의를다시쓰는일과관련해서, 재한줌머인연대가갖는능동적인위상과역할을그다지주목받지못하고있다. 재한줌머인연대를 재현하는 언론의태도가대표적이다.( 표3) < 표 3> 미디어가재현하는줌머인의정체성유형화유형무력한도피자폭력적인투사소심한생활인한민족의 과거 상처의연속, 희 과격운동권, 반생자, 눈물, 피해정부활동, 대사관표현들자, 순회상담대앞시위대, 전사, 상자, 후원품의 UPDF의회원수여자 서울신문한국일보미디어 /2006.6.20. 등 /2009.4.17. 등 설움과그리움, 괴로움, 답답함 과 막 망명정부 를 차린 막함, 불안정, 생활고로인한그늘, 공 독립투사 들, 한국에대한동경, 김포임 포와추위, 공장을시정부 전전 서울신문 /2009.4.10. 등 R TV 2003 등 시민사회의상황도별반다르지않다. 재한줌머인연대의활동가한사람은이에대해다음과같이말해준바있다. 대부분의시민사회단체활동가들은재한줌머인연대를이주민단체로서환영해주었다. 그러나줌머의상황을제대로이해하는단체나활동가를만나는일은쉽지않았다. 한국인들은한국이아닌곳의소수민족인권문제에대한기본적인지식과관심이거의없는것처럼보였다. 한국에는수많은인권단체들이활동하고있었다. 그들은아주존경스러운활동들을펼치고있었다. 그러나그대부분은기존의국가와민족, 그리고노동계급등의특정한집단의인권향상을목표로하였지우리같은소수민족선주민의인권향상을목표로하지않았다. ( 재한줌머인연대활동가 A씨 ) 재한줌머인연대를 새로운민주주의의주체, 정치적사회적참여의주체 로인식하지못하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31

는시민사회의사례는아주많다. 재한줌머인연대는한국의대안적인시민사회단체에국제사회에서줌머문제를알리는공동작업을제안했으나거절당한바있다. 한국에치타공산악지대줌머자치권위원회설립이필요하다는의견을피력했을때, 줌머문제에탁월한식견을가지고있는 한국인활동가들의반응은, 부정적이거나냉소적이었다고한다. 왜한국사람이그일을해야하는가? 한한국인활동가는반문했다고한다. 6.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민족 / 국가 시대의 대의민주주의혹은규모의민주주의 는 다수자프레임 을고수하고있다는점에서, 지구화 / 다문화의시대에, 새로운사회적에이전트로복권되고있는, 소수자그룹을정치사회적주체로포용하는데에있어서여전히한계를드러내고있다. 방글라데시선주민이자, 한국에체류하는난민공동체인 재한줌머인연대 (Jumma People s Network in Korea) 의경험은근대민족국가민주주의의한계를여실히보여주는사례이다. 그들은방글라데시에서도, 한국에서도, 국제사회에서도민주주의의주체인 합법적인시민 으로인정받지못하고있다. 소수자의사회적통합, 소수자시민권의제정이가능해지려면민주주의자체가다시쓰여질수있어야한다. 재한줌머인연대활동가는그에대해다음과같은의견을피력해준바있다. 어려운상황이지만, 그래도민주주의를포기할수는없다고생각한다. 중요한일은민주주의에대한보다구체적인개념규정을만들어내는일일것이다. 민주주의에대한당위적인이해와용법은위험한오류이다. 민주주의는개발되어야하고, 민주주의에대한새로운디자인 이요청된다. 이를테면, 민족주의가모두같은민족주의가아니듯이, 다시말해민족주의를세분화하는작업 ( 지배하는민족주의와소수자민족주의 ) 이필요하듯이, 인권를정교하게범주화하는작업 ( 소수자인권 ) 등과연동시켜민주주의를정교하게범주화하고, 개념규정을섬세하게정치화할수있어야한다. 그럴경우, 민족주의를폐지하지않으면서도지금과는다른민주주의가가능해질수있을것이다. 줌머같은경우, 민족주의가없어진다면, 자신의가치와정체성에대해할말이없어진다. 내가 자랑스러운한국인 이며동시에 자랑스러운줌머인 이라는두가지정체성을동시에추구할수있는것은이와같은새로운민주주의의개념에근거해서이다. 소수자들을포용하는방식으로민주주의프레임을혁신하기위해서는당사자들의노력만으로는부족하다. 어떤국가체제에도소속될수없는그들의정체적주체성은 초국적인 3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권 의지평에서강조되고보장될수있어야 하며 ( 김현미외 2010), 일국적차원에서는 단일민족 신화의해체 가관건이된다. 20세기저항담론에서지배적이었던민족담론이나계급담론 은 소수자를인식하는공간 을불허함으로써, 좌우파의구분에관계없이 인종이나종족의프레임을고수하는한억압적구조 나 다수에의한패권의문제 를제기했기때문이다 ( 프레시안 2011-11-13). 다수에의한패권의문제를제기하기위해서는, 계급적혹은체계적 상상력을넘어서는급진적인상상력이필요하다. 단적으로 유물론패러다임의 문화맹목 이교정될수있어야하는것이다 ( 전태국 2007). 탈민족국가적인소수자운동으로서새로운민주주의는 어떤목표점을향해나아가는운동이아니라현상황속에서자신들의욕망에따른생활형식들을탐색하고구성해나가는운동 이될수있어야한다 ( 윤수종 2009). 새로운민주주의는초국적활동이지만동시에 자기의변혁을지향하는, 성찰적이며일상적인정치활동 이될수있어야하는셈이다 ( 오경석 2008). < 참고문헌 > 김영정. 2012. 사회통합, 시민권, 민주주의 : 마이너리티의참여. 미간행논문. 문성훈. 2005. 소수자등장과사회적인정질서의이중성. 사회와철학 제9호. 알렉스캘리니코스. 2000. 평등. 선우현옮김. 2006. 울력오경석. 2007. 어떤다문화주의인가?: 다문화사회논의에관한비판적조망. 오경석외. 한국에서의다문화주의 : 현실과전망. 한울. 오경석. 2008. 소수자정치로서의다문화주의. 세계인권선언 60주년기념 2008 제주인권회의자료집- 시장과인권-생존과존엄사이. 한국인권재단. 오경석. 2011a. 재한줌머인연대 (Jumma People s Network in Korea) 와미디어의재현. 다문화사회연구제4권 2호. 숙명여자대학교다문화통합연구소. 오경석. 2011b. 한국사회의이주민운동 : 몇가지쟁점- 안산에서의경험을중심으로. 2011 년민주주의학술토론회자료집-다문화시대의한국사회와시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울리히벡. 1997. 지구화의길. 조만영옮김. 거름. 윤수종. 2005. 소수자운동의특성과사회운동의방향. 경제와사회 2005년가을호 ( 통권제67호 ). 소수자민주주의의모색 : 재한방글라데시난민공동체의경험을중심으로 33

윤수종. 2009, 인권과소수자, 그리고욕망의정치. 진보평론 제42호 2009년겨울호. 이선옥. 2007. 한국에서의이주노동운동과다문화주의. 오경석외. 한국에서의다문화주의 : 현실과전망. 한울. 전태국. 2007. 세계화시대한국사회의내적성숙의모색 : 사회국가와인정의정치. 한국사회학제41집 1호. 프레시안 2011/11/13. 수정일본사회의탐구 (7)- 단일민족 신화해체야말로한일소수자인권운동의과제. Amena Mohsin. 2003. The Chittagong Hill Tracts, Bangladesh: on the Difficult Road to Peace. Lynne Rienner Publishers. Inc. Baubőck, Rainer. 2006. Migration and Citizenship. Amsterdam University Press. Calhoun, Craig. (ed.) 1994. Social Theory and the Politics of Identity. Blackwell. Castles, S. Davidson, A. 2000. Citizenship and Migration: Globalization and Politics of Belonging. Routledge. New York. CHT국제위원회. 2000. 줌머인들의빼앗긴삶 (Life Is Not Ours). 피난처옮김. 2003. C.R.Bijoy, Shankar Gopalakrishnan and Shomona Khanna. 2010. India and the Rights of Indigenous Peoples. Asia Indigenous Peoples Pact. David Maybury-Lewis. 2002(2nd Editions). Indigenous Peoples, Ethnic Groups, and the State. Allyn and Bacon. Hui-Jung Kim. 2009. Immigration Challenges and Multicultural Responses: the State, the Dominant Ethnie and Immigrants in South Korea. Unpublished Ph.D s Dissertation. Department of Sociology.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J. Atticus Ryan Christopher A. Mullen. 1997. Unrepresented Nations and Peoples Organization. Kluwer Law International. Kelly, P. (ed.). (2002). Muticulturalism Reconsidered: Culture and Equality and its Critics. Polity. Kymlicka, Will. 1997. Multicultural Citizenship. Osford University Press. Mahfuzul Haque. 1997. Ethnic Insurgency and National Integration: A Study of Selected Ethnic Problems in South Asia. Lancers Books. Mangal Kumar Chakma. 2010. The Status of Adivasi Hill Women in Light of the Chittagong Hill Tracts Accord. Bangladesh Nari Progati Sangha (BNPS). Md. Mashiur Rahman. 2011. Struggling Against Exclusion-Adibasi in Chittagong Hill Tracts. Bangladesh Lund University. 3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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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 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이정은 1. 서론 랑시에르 (Jacques Ranciere, 2007) 에의하면, 민주주의의과제는데모스 (demos) 가어떻게권력을차지해야하는가의문제라기보다는우리가어떻게데모스를이룰수있는가의문제라고하였다. 이런시각은한국처럼군부독재이후절차적민주주의를이루고 민주화이후의민주주의 가어떤형식과내용이어야하는가에대한논쟁이지속되는현실에서의미하는바가크다. 그러니까민주주의는권력의분배문제를둘러싸고발생하는고정화된틀이나이상화된형식이있는것이아니라, 곧 스스로를발명해야하는것 이다. 1987년민주화이후한국의근대국민국가적민주주의는대략세가지의갈등과긴장관계로설명할수있다. 그것은 1민주주의의대의성의형식화와실질화간의긴장, 혹은대의민주주의와광의의직접민주주의간의갈등 2근대민주주의와사회속에존재하는다양한사회적차별간의긴장, 혹은소수자의권리와정치적민주주의의긴장 3정치적민주주의와경제적불평등간의긴장, 또는민주주의와자본주의의긴장등이다.( 신영복 조희연, 2006; 91) 즉대의제적민주주의가실질적으로어떻게작동하고거기에서소수자의권리는어떻게보장되는것인가가한국의민주주의의성격을드러내는것이라고할수있다. 국가를위한개인의희생, 하나의동일한목표를위한다양성의위계화와배제, 다수의이익을위한소수의억압이일상화되어있는 ( 권용혁, 2010; 76) 한국사회에서, 나는새로운이주민이며같은민족이고외국인인 조선족 들과의관계와그들의위치를통해한국민주주의의성격을고찰해보고자한다. 오늘날, 한국에서논의되는 다문화담론 은국제적인이주와정착과정에서새롭게탄생하거나변용되는복잡한문화구도를설명하지못하면서오히려가부장적인문화와국민국가의경계를강고히하는측면이강하다. 더구나신자유주의의세계화가국제적인노동이동을가속화시키고담론의정치가현실의경계를만드는상황에서, 한국사회와조선족동포들과의갈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37

등과경계가강화되는현실적인이유는무엇보다도소수자로서의조선족과한국의정치적민주주의간의갈등이존재하고있기때문이라고생각한다. 여전히냉전의산물인좌우의정치적인이념문제에매몰되어사회민주화, 경계민주화에대한인식이부족하여사회적약자에대한소외와차별을일정정도암묵하는분위기가형성되어있다. 그곳에재한조선족들이위치하고있으며이들은끊임없이같은민족으로서의 동포담론 으로사회적인차별을해소하고자하지만, 세계화시대에민족 (nation) 에대한강조는한국이처한사회정치적현실과문화지형에따라선택적으로인정받게된다. 조선족들의 민족 에대한강조는식민지기에만주로이동하게된그들의역사와냉전으로인한교류의단절, 그리고한국전쟁으로이어지는현대사의굴곡속에서조선족들의디아스포라적삶을이해하는데에일정정도설득력이있다. 그러나그들과유사한노동조건에있는동포가아닌외국인노동자를배제하며다시차별하는논리를만들게되는모순이발생하게된다. 따라서이글에서는한국사회에서외국인에대한차별, 특히조선족동포에대한비하와차별문제를한국사회의민주주의문제라는좀더근본적인문제와연결시켜고찰하고자한다. 구체적으로는 1999년재외동포법이제정된후 2005년에새롭게개정되면서방문취업제 (H-2) 가도입되고기술교육비자 (C-3) 를발급하게되는일련의제도적변화과정에조선족동포들이어떻게개입하고저항해왔는지소수자로서한국의민주주의형성과정에서어떤논리를제시하며역할을해왔는지그과정을추적하고자한다. 그리고그들의논리와한국사회와의갈등의지점을파악하여역사적인경험을공유한역이주자 (return minorities) 에대한처우문제를민주주의사회의 정의 (justice) 와 제도적합리성 문제로해석하고자한다. 그러므로그과정에는한국사회의심각한하도급문제, 계급계층간갈등의심화가어떻게조선족동포들에대한차별을양산하게되는지를분석하게될것이다. 민주주의이념이인권의형식적차원과관련된다면, 정의론은권리의개념과내용을부여함으로써민주주의체제의실질적정당성을부여하게된다는점에서조선족동포들의문제를한국의민주주의발전과정으로해석할수있을것이다. 2. 기존연구검토 1) 대의제민주주의와소수자 민주주의의핵심을대의제 ( 代議制 ) 라고한다. 즉, 국민이선출한대표자가국가권력을행 사하는정치제도를우리는 민주주의 라고부른다. 그러나민주주의는대의제가발달함에따 3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라정치제도로서성장해왔지만현실사회에서 대의제의발달과대의제로부터의대중추방은동시에발생 ( 고병권, 2011; 100) 하고있다. 국민국가체제에서 대의제프레임에속하지않는사람들 이생기고있고, 같은국민이라고하여도기득권을갖지못한소수자들은그들의대표를선출하기가어렵다. 여성, 어린이, 장애인, 동성애자, 이주민등은 표준화된인간상 에서배제된사람들로 소수자 로논의된다.( 윤수종, 2005) 특히글로벌시대에초국적노동이동이급증하면서국민국가단위의민주주의에대한도전이일어나고있다. 즉, 국민국가의경계를넘어서는노동이동이늘어나면서정치적공동체의구성변화가발생하고있고그것은인종적 민족적 종교적 사회적이질성을강화시키고있다. 무엇보다도민주주의에대한도전이되는것은후진국에서부터선진국으로의노동이동으로, 외국인노동자나외국인영주자들의수가늘어났지만이들은민족집단의하위집단으로존재하게되면서민주주의틀내에서사회적으로차별받는새로운하위집단으로위치하게된다. 그러니까정치공동체의영토에거주하지만 대의민주주의프레임속에서대의되지않는집단 으로존재하게되는것이다.( 신영복 조희연, 2006; 60) 한국에거주하고있는조선족들도여기에속하는집단이다. 이런관점에서이글에서는국민국가단위의민주주의체제에서소수자들의권리를다룬연구들을크게 ⑴새로운이주자들의시민권논의와 ⑵민주주의사회의 정의 (justice) 와관련된연구로나누어볼수있다. 먼저 ⑴새로운이주자들의시민권논의를살펴보면, 신자유주의적인세계화가노동시장을구조적으로변화시키면서국제적인이동이급증하는상황에서새로운이주자들에대해서는그들에게어떤시민권을부여할것인가가논의의핵심이다. 학자들간에는그것을사회적시민권 (civil rights), 다문화시티즌십 (Cultural citizenship), 사회적멤버쉽 (social membership) 등으로명명하며다양한이론적논의가있어왔다 (Saskia Saseen, 1998; Seyla Benhabib, 2004; Tsuda Takeyuki, 2007). 이들논의는인종, 국적은다르지만한사회에서시민으로서의자격을어떻게부여할것인가를이론적으로다루고있다 ( 황정미, 2010; 구지영, 2011a; 최현, 2007). 그러나한편에서는국민국가의경계가제도적으로강화되는현실에서 탈국가적시민권 의가능성에대해회의적이기도하다.( 이철우, 2008b) 국민국가의고유한권한의하나가국가의경계를관리하며개개인의이동을파악하는것이라고할때 (John Torpey, 2000), 이주민에대한시민권의부여는현실적으로이루어지기쉽지않다는것이다. 하지만이주민들이한사회에서창출하는다양한가치들을고려해볼때, 이주민의사회적성원권을 인종과민족, 국민국가단위로획일화되지않는영토내에서의문화적시민권, 사회적구성원으로서의자격 으로정의할수있을것이다.( 이정은, 2012)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39

권용혁 (2010) 은서구의근대화과정과다른특징을내포하고있는한국의개발독재식산업화이후의민주화정착과정에주목하여소수자로서의국외이주자는 민족 을보편적 시민 으로해석하여정체성문제해결을위한 중첩시민권 개념을제안한다. 여기에서 중첩시민 개념은단일국가의국적개념보다더욱유연한개념이다. 그는재일코리안을예로들면서그들은일본문화와한국문화를함께공유할수밖에없는존재, 민족이나국가개념에내포된폐쇄성과위험을체득해오면서이개념에유연하게대응해온집단이므로, 그들은통국가적인공간에서중첩적인내용을가장많이체득하고있는집단이라는점에서다른어떤집단보다도중첩시민으로서의자격을갖춘집단이이라는것이다. 이런관점에서그는국민국가이후의단계에서요구되는확장된민주주의모델을모색한다. 이에반해 ⑵민주주의사회의 정의 (justice) 문제를소수자와연결시킨연구들은시민권이가지고있는한계를내용적인측면에서해결하고자하는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의 (justice) 를문제삼는것은곧분배의문제이기때문이다. 정의론에서는주로형식적정의와실질적정의로구분하고형식적정의가신분이나빈부에관계없이모든사람이보편적원칙에따라동등하게대우받아야한다는것을의미한다면, 실질적정의는사회적재화와의무를모든구성원에게공정하게분배해야한다는공정분배의원칙이다.(John Rawls, 2003) 다수의정체성 으로동화되기를강요하는한국의배타주의적인문화속에서조선족집단및개인의고유한정체성과문화적차이를인정하고그것을한국사회에서구현하는방식은중요한의미를가진다. 즉한국에체류하고있는중국동포들이한국에서새로운시민권을획득하고자하는 인정투쟁 (Axel Honnet, 1996) 은조선족들의 차이의정치 (politics of difference) 를구체화할수있을것이다 (Nancy Fraser, 2008). 2) 소수자로서의조선족동포 한사회를지배하는척도에따라다수성과소수성이결정된다고할때, 조선족동포는한국사회에서소수자의위치를점한다. 2012년현재약 50만여명의조선족동포들이한국에거주하고있고귀화자를포함하면국내거주재외동포의 83% 를차지하고있지만, 한국사회에서의그들이가지고있는권한의관점에서보면 외국인소수자집단 이다. 이들조선족동포들에대한연구는최근상당부분축적되어가고있으며그것은크게 ⑴ 중국의조선족공동체연구 ⑵ 조선족들의해외이동과정체성연구 ⑶ 재한조선족거주밀집지역연구로나누어볼수있다. ⑴의 중국의조선족공동체연구 는중국 연변 으로대표되는조선족자치주의형성과정, 그곳에서의삶과생활, 한국으로의이동과정에대한연구이다. 이연구는한국으로이동한 4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조선족들의역사를한국에소개하여재한조선족들을이해하는데기본적인지식과관점을제공하고있다. 또한조선족사회가중국의개혁개방이후변화되는과정을구체적으로분석하고있다.( 임계순, 2003; 김두섭, 2003; 권태환 박광성, 2008; 박명규, 2005; 이승률, 2007; 권준희, 2011) ⑵의 조선족들의이동과정체성연구 는최근가장많이연구되는분야이다. 조선족들의이동은크게중국내에서도시로이동하는경향과한국을비롯한국외이동으로구분된다. 중국내에서이동은낙후된농업지역을떠나경제가발전된도시이동으로, 근교지역에조선족거주지역이형성되면서또다른문화적인변화가이루어지고있다. 국외로이동하는경우에는그목적에따라다양하지만, 한국은대표적인노무유입국이고일본은유학을위한이동이주를이루며미주지역에는노무와유학을위한이동이모두최근늘어나는추세이다. 이런이동과정에서많은조선족들은정체성의갈등을경험하며그것은이동한사회를이해하고자신의존재를확인하는과정이된다.( 이현정, 2001; 이진영 박우, 2009; 박광성, 2006; 예동근, 2009; 구지영, 2011; 김광림 ; 2012; 유명기, 2002; 이민주, 2008) ⑶의 재한조선족거주밀집지역 에대한연구는공식 비공식적으로 50만여명이거주, 혹은체류하는한국사회의조선족거주밀집지역에주목하여그곳에서일어나는커뮤니티의생성과조선족문화의변용과정에관심을두고있다.( 임성숙 ; 2004; 김현선, 2010; 박세훈, 2010; 임선일, 2010) 또한재한조선족들중에서노동자집단이형성되는과정이나조선족들의지위분화와주류문화를형성하고자하는조선족들의전략들도연구되고있다.( 박광성 ; 2010; 이진영 박우 ; 문민, 2010; 예동근외 ;2011; 이주영, 2004) 그러나지금까지소수집단으로서조선족커뮤니티를한국의민주주의와직접적으로연결시켜분석한연구는전무한상황이다. 소수집단의성원권, 사회적맴버쉽이나사회적시민권논의들은모두법적으로한계지어지는국민국가의틀을넘어시민사회의확대에초점을두고있다. 그러나그것이구체적으로조선족동포사회를어떻게변화시키고있는지에대한분석은드물다. 특히 민주주의 라는틀로써조선족동포를분석하였을때드러낼수있는한국사회민주주의의성격, 특징에대한논의는부족하다고할수있다. 3. 연구방법 이연구는구체적으로조선족단체, 커뮤니티들이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해어떻게저 항하고어떤내용으로개입하여왔는지, 재외동포정책변화에따른조선족단체들의이합집산 과정과활동, 그과정에서의논리들을분석하고자한다. 연구대상은조선족동포에대한정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41

책변화를먼저살펴볼것이며정부의정책이변화하는과정에서작동했던논리와그에따른 조선족단체, 커뮤니티들의대응활동을분석하고자한다. 연구방법은크게문헌분석과심층면 담으로진행하였다. 1) 문헌조사 먼저, 정부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변화과정을분석할필요가있다. 어떤배경에서재외동포관련정책들이만들어지고조선족동포들에게는어떻게적용되었는지, 그리고어떤변화과정을겪게되었는지법무부의공식자료들을분석하였다. 정부정책은법무부출입국관리소에서정기적으로발행하는연보, 월보와법무부, 노동부에서전문연구자들에게의뢰하여분석한외국국적동포의방문취업제, 기술연수제도시행과관련된다양한보고서들을참고하였다. 정부정책에대한조선족들의대응에대해서는조선족단체들의성명서와공청회자료집등을분석하였다. 재외동포정책에대한정부의논리와조선족단체들의논리에서가장첨예하게갈등하는부분은무엇인가, 왜그런갈등이발생하고그것은민주주의체제에서어떻게해석가능한가. 그러나 1990년대에는미등록조선족들의수가많아서한국에서의체류자체가불안했던그들이스스로생산한자료들은많지않다. 또한교회를중심으로하였던조직들의자료들도잘보전되어있는것은아니다. 그래서당시의신문자료와성명서, 공청회, 심포지엄자료집등을참조하였다. 또한최근급격하게들어난조선족들의언론등도중요한참고자료로활용하였다. 이들 1차문헌과함께최근에외국국적동포들의체류자격과그들의정체성변화, 그에따른일상생활과조선족단체들의변화에대한기존연구의 2차문헌 ( 김현미, 2009; 설동훈, 2010; 임선일, 2010; 문민, 2010; 박우, 2011; 이정은 2011) 도매우중요한분석자료로이용하였다. 2) 심층면접조사 문헌분석만으로는파악하기어려운국내정책에대한조선족동포들의구체적인생각을파악하고당시한국의시민단체와의협동과갈등, 분화과정에서발생한대응의차이에대해서는심층면담을통해조사하였다. 면담대상자는단체장들과단체회원들이며주요질문은재외동포정책에대한단체의입장과개인적인생각, 한국사회에바라는점등을조사하였다. 4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조사단체는여섯개단체의대표와회원 16명을인터뷰하였다. 단체는재외동포법제정이후방문취업제가도입될때까지조선족들을조직화하는데에가장중요한역할을했던조선족교회와방문취업제도입이후대표적인조선족단체로성장한 재한동포연합총회, 조선족연합회 를대상으로하였다. 또한조선족단체들이활동을하기시작한초기부터대표적인언론의역할을담당했던 동포타운신문사 와조선족3세대지식인들로구성된 재한조선족네트워크 도조사대상으로삼았다. 조선족들의친목모임중하나인 중국동포한마음협회 도조사대상에포함하였다. 이들단체들이조선족단체중에서어느정도의대표성을갖는가는기존연구와연구자의 1, 2차사전조사를통해파악한것이지만일정정도의한계가있을수있다. 그것은추후연구를통해보완되어야할것이다. 연구대상이되는기간은 1990년대말재외동포법제정시기부터 2012년 4월방문취업제가새롭게변화되기전까지이며면담대상자는각단체의단체장, 회원을포함하여다음과같다. < 표 1> 조사대상단체와단체장및회원 단체명구분임무성별생년직업 국적및비자 A 회장여 1954 음식업한국적 재한동포연합총회조선족연합회중국동포한마음협회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동포타운신문사조선족교회 B 회원 여 1 952 식당 H2 C 회원 남 1 957 건설업 H2 D 회장 여 1951 쉼터운영 한국인 E 총무 여 1952 쉼터운영 F4 F 회원 남 1 963 건설업 H2 G 회원 남 1 968 건설업 H2 H 회장 남 1971 음식업 한국적 I 회원 여 1 981 대학원 유학 K 4기회장 남 1997 대학원생 유학 L 5기회장 남 1981 교수 E1 M 전편집국장 남 1968 단체운영 한국인 N 현편집국장 남 1977 편집장 F4 O 회원 여 1957 가사도우미 H2 P 회원 여 1 953 식당 H2 Q 회원 여 1 959 간병 H2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43

4. 재외동포정책의변화와논리 1) 정부의중국동포정책변화 1988년서울올림픽과 1991년한러수교, 그리고 1992년한중수교이후이들지역과한국과의교류는새로운전환기를맞이하면서그곳에거주하던동포들과의교류가급격하게증가하였다. 이미 1980년대말부터한국건설업계의붐으로인해건설현장에서일하는중국동포들이늘어나게되었고보따리장사를통해한약재를판매하던동포들도많아졌다. 그들은환율차익에따라수입이늘면서한국에서미등록상태로남아있는경우가많아지게되었다. 이때재외동포에대한정책이특별히마련되어있던것은아니었다. ⑴ 재외동포법의제정 1) 재외동포사업이활성화되기시작한것은 1995년김영삼정부의 세계화추진위원회 가 재외동포사회활성화지원방안 을선정하면서한국의재외동포정책은제도적인전기를마련하였다. 문민정부에서시작된재외동포정책의제도화는김대중정부에들어서구체적인형태를띠게되었다. 정부가 1998년에추진한 재외동포의법적지위에관한특례법입법예고안 에서 한국계외국인 이라는개념을제시하고이들의자유왕래, 참정권, 공직취임권등을보장하여실질적인측면에서국민에준하는법적지위를제안하였다. 그러나한국의외교부와중국및러시아의반대로 1999년 8월에일명재외동포법이라고불린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이공포되었다. 재외동포법으로인해외국적동포도출입국과체류에서준국민에해당하는혜택을받게되었다. 그러나이법의대상에서조선족이나고려인등대한민국정부수립이전에해외로이주한동포들은제외되었고그결과재외동포정책은많은비판을받게되었다. 그러니까재외동포법에서는 한국계외국인 을 외국적동포 로개념화하여국가의의미를축소시키면서혈통주의를포기하고국적주의를채택하게되었다. 즉재외동포에대한적극적개념규정없이 재외국민 과 외국적동포 로범주화하여, 외국적동포의대상을 대한민국국적을보유하였던자또는그직계비속으로외국국적을취득한자 로명기하여사실상중국및구소련동포, 그리고대한민국정부수립이전에이주한동포를제외하는결과를가져온것이다.( 이종훈, 2002) 그이후 2001년 11월 29일헌법재판소전원재판부는 재외동포법 제2조 2호와 재외동포 1) 재외동포법제정과정에대해서는이진영이재외동포법에대해정리한논문 (2010) 과방문취업제관련공동연구결과물 (2008) 을주로참조하여정리하였다. 4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법시행령 제3조에대해헌법불일치판정을내렸다. 해외로진출한동포를정부수립이전과이후로나누어차별하는것은평등원칙에위배된다는것이었다. 그결과 2004년 3월재외동포법의개정이이루어졌으나, 하위법인시행령과시행규칙상의제한조치에의해조선족과고려인은실질적인재외동포로서의권리의행사에제한받게되었다. 한국의경제성장과신자유주의적노동력의이동으로인해외국인의노동력유입이증가하게되었으며재외동포법에서배제된동포들에게는 2002년 12월취업관리제 ( 특례고용허가제 ) 가도입되었다. 취업관리제에서는방문동거 (F-1-4) 로입국한후취업자격 (E-9) 으로전환하였으며노동부에의무적으로취업알선을받아야하고, 건설업등 8개분야에취업이가능한 3년단수비자를발급받았다. 이것은재외동포법에서사실상배제된중국및구소련동포들에게는출입국및취업에서일정부분다른지역동포와차별적이며왜곡된형태로제도화가진행되었다는것을의미한다. 2006년 2월 21일법무부는 1중국및구소련지역동포에대한재외동포체류자격 (F-4) 부여검토 2 체류자격부여이전에 방문취업제 도입 3 불법체류중이거나과거불법체류경력으로입국규제된동포들에대한구제정책등을발표하였다. 그결과 2006년 4월 14일에동포귀국지원정책이공고되었으며 2006년 4월 24일부터불법체류중인중국국적및구소련지역거주동포들이자진출국할경우, 1년후재입국과취업이보장되도록하였다. 노동부는 5월 9일 외국인근로자의고용등에관한법률 개정안을입법예고하여동포들에게내국인과유사한취업활동기회를보장하며사용자의고용허가절차를대폭완화하는내용의조치를취하였다. 그러나이과정에서무엇보다도중요한변화는 그동안미국, 일본등거주동포에비해국내출입국과체류활동범위에서상대적으로소외받아온중국, 구소련지역등에거주하는동포 에게 2007년 3월 4일부터방문취업제를시행한다는중국동포에대한포용정책이이뤄지게되었다. ⑵ 방문취업제의도입방문취업제는그동안다른지역거주동포들에비해상대적으로소외받아온중국, 구소련지역등에거주하는동포들에게취업을허가한것이다. 방문취업제에의하면만 25세이상외국국적동포들에대해 5년간유효하고, 1회입국할경우최장 3년간체류할수있는방문취업복수사증 (H-2) 을발급하며, 이사증으로입국한동포들이취업을원할경우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등의 32개단순노무분야에체류할수있는자격등을신설하는내용이었다. 방문취업제가 2007년 3월부터시행되면서중국동포사회는물론한국사회에도큰변화가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45

일어났다. 무엇보다도한국으로입국하여노동하고자하는중국동포들이브로커를통해큰돈을들이지않고도합법화된절차에따라출입국이가능하게되면서 2012년현재방문취업자격으로체류하는동포는모두 27만여명이고이중중국동포는 26만여명으로전체방문취업자대상중 98.5% 에이른다.( 법무부, 2012) 현재방문취업비자로국내에체류하는조선족동포는 28만여명에이를정도로방문취업제는중국동포들의국내이동을자유롭게하는데에크게공헌하였다. 무엇보다도그들스스로가 불법 이나 미등록 체류자의공포에서벗어날수있게되었고왕래가자유로와져서필요할때는언제든지중국과한국을오갈수있다는것이방문취업제에대한긍정적인평가이다. 방문취업제가도입되기이전에는 비자서류심사가까다로와서위조서류가남발되고브로커개입으로비자사기피해자와불법취업문제가커다란사회문제가되기도하였는데 ( 뇨녕조선문보 : 2007.8.14) 이런비리와문제들을해결하는데에방문취업제는긍정적으로기능하였다. (3) 기술연수비자제도의변화 2) 그러나 2009년이명박정부의출범과글로벌경제위기로인해내국인의실업문제가발생하면서방문취업으로자유로운출입이가능했던모국방문과취업의길이막혀버리게되었다. 여전히방문취업제의문제점들이지적되면서이명박정부는그보완책으로세가지의제도를도입하였다. 첫째, 국내노동시장에혼란의우려가없는제조업, 가사도우미, 간병인등특정산업분야에장기근속한방문취업동포에게재외동포자격인 F4비자를부여하는것이다. 둘째, 방문취업동포중제조업, 농축산업, 어업분야에서 4년이상장기근속한경우영주자격인 F5를부여하는것이다. 셋째방문취업을위해한국어시험에응시하여합격하였으나 1년이상계속전산추첨에서탈락한동포들에게새로운기술연수비자 (D4) 를발급하여한국에입국토록한다는것이다. 그중가장큰문제는방문취업제의무연고동포로서한국어능력시험에는합격하였으나추첨되지못하여중국현지에서대기하고있던중국동포 6-7만명의입국이근본적으로불가능하게되어버린것이다. 그래서법무부는 2010년부터일부추첨탈락자에대하여비취업형태로모국방문기회를부여하였고, 다시이들에게 재외동포기술교육제도 라는이름의일반교육 (D-4) 자격변경정책을시행하였다. 재외동포기술교육제도는동포들로하여금한국생활에필요한직업기술을연마하는기회를제공함으로써안정적인장기체류기반을제공하고한국의산업발전에필요한인력을양성할수있다는점에서처음에는긍정적인평가를받았다. 2) 기술연구비자제도에대해서는법무부자료와 ( 사 ) 이주 동포정책연구소와 ( 사 ) 재외동포기술교육지원단이조사한 재외동포기술교육제도 (D-4) 운영실태와개선방안 을참조하였다. 4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법무부는단기사증 (C-3) 으로입국한한국어추첨탈락자들을일반연수 (D-4) 자로확인하고허위등록및연수기관이탈등부작용을사전에예방하기위해민관간의유기적협력체제가필요했다. 그래서한국학원총연합회기술교육협의회와업무협약을맺고재외동포기술교육단을출범시켰다. 재외동포기술교육지원단의임원으로출입국관리경력자및시민단체관계자들을적극활용하여출입국업무의전문성과제3자감시체제까지도입하였다. 그러나재외동포기술교육제도는초기부터지속적으로문제가제기되었다. 동포들이자격증을따기위해학원에내는비용이너무부담스러웠고한번에 3개월분을일시에납부하는것도문제로지적되었다. 또한행정사등을통해입학한학원수업이적성에맞지않더라도중간에변경할수없는것도짧은기간에교육을받고돈도벌어야하는이들에게는커다란문제가아닐수없었다. 또한학원수업은주말시간을이용해매월 40시간을채워야하는것도커다란부담이었으며학원수업과자격증의실효성문제등이제기되었다. 그리고중국현지에서대기중인동포들의체류신분변경을대행하는국내행정사무소와학원들이기하급수적으로늘어나면서원래의도입취지는사라지고불법만양산하는제도로전락되었다는비난이이어졌다. 결국이제도는시행 1년이지나면서도무연고동포입국쿼터에추첨되지못한동포들을위한대안적정책으로불안정한상황을드러내었다. 2010년중반기에시행하여그동안무연고동포추첨대기중인동포 2만여명이이제도를통하여입국하였고, 국내의기술학원시장이활성화되고내국인고용창출에긍정적으로작용하는등긍정적인역할을한측면도있지만, 민간학원과국제비자브로커등이개입되면서문제가발생하게되었다. 2) 중국동포정책에대한한국사회의반응 사회심리학적분석으로외국인노동자들이느끼는사회적거리감, 한국인에대한인상, 한국생활만족도등에대한연구는꾸준히있어왔다.( 김석호, 1999; 설동훈, 1999, 석현오 정기선 장준호, 1998) 이때 사회적거리감 은인종, 민족, 성, 종교, 직업등다양한사회집단들간의편견, 차별, 사회적관계를측정할때사용하는척도이다. 윤인진 (2010) 은사회적거리감을이용하여장애인, 북한이탈주민, 선진국출신외국인, 개발도상국출신외국인, 여성결혼이민자, 동성애자들에대한한국사회의사회적거리감을조사하였다. 이조사결과에의해소수자들에대한인식과사회적거리감을보면, 소수자집단간에큰차이는없지만, 선진국출신외국인에대한사회적거리감이상대적으로가장낮고그다음이장애인, 개발도상국출신외국인, 여성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 동성애자순이다. 따라서한국인은선진국출신이주노동자에대해가장친밀감을느끼는반면에, 동성애자에대해서는가장큰거부감을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47

가지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윤인진외, 2010;122-123) 이순서로보자면, 조선족들은개발도상국출신에들어갈수도있고여성결혼이민자에해당되는사람들도있다. 이명진 최유정 최샛별 (2010) 이측정한외국인에대한사회적거리를비교해보면, 미국인에대한사회적거리가가장가깝고그다음이새터민, 조선족의순서로조사되었다. 이세집단에대한인식은어느정도통일되어있는반면에다른국적외국인에대해서는의견차이가있는것으로조사되었다. 그다음이일본인, 동남아시아인, 중국인, 몽골인, 서아시아인순으로나타났는데, 이렇게볼때조선족들에대한상대적인거리감은그다지크지않다고할수있다. < 그림 1> 외국인에대한사회적거리 - 평균값 출처 : 이명진 최유정 최샛별 (2010) p.76 조선족들에대한한국인의사회적거리감이크지는않지만, 조선족들이한국사회에서느끼는사회적차별감은매우크다. 작업장에서의소통이단절되어있고임금과대우에서도차별받으며 가난한나라에서돈벌러온불쌍한동포 취급한다는것이다. 가끔은 짐승만도못하게 힘들게일을시키다가쓸모없으면버려버리는 개취급 을당하기도하지만, 그들은그이유를한국인들개개인의성향의문제나개인적인이유에서찾기보다는자본주의의특성이라는사회구조적인원인에서찾는다.( 이정은, 2011) 이렇게볼때, 한국인들은조선족들에대한심리적거리감은비록크지않을지모르지만, 현실사회에서는외국인에대한차별을행하고있다고할수있다. 하지만다시한번생각해보면, 조선족들이외국인소수집단이기때문에차별받기보다는 3D업종에종사하는하층계 4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급이기때문에더욱그렇다고할수있다. 한국인들의강한계층의식, 권력에의지향, 사회 적약자에대한태도는내국인인가외국인인가의문제와함께사회적약자에대한폭력적 태도가반영된것이라고할수있다. 5. 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동포들의저항 1) 한국교회를중심으로한조선족들의저항 재외동포정책의변화에따라조선족동포들은그에대한거센항의를하였으며미등록상태의조선족이상당부분을차지하고있던시기에한국에서많은지원을했던조직은교회였다. 1999년재외동포법이국회에서통과되면서서경석목사는같은시기에구로동에조선족교회를창립하여한국으로온조선족들을포용하고자하였다. 교회는조선족들이서로정기적으로만남의기회를가질수있는장이었고대규모집회와회의를열수있는공간이기도하였다. 서경석목사를중심으로한조선족교회는 2000년에조선족들의체류합법화를주장하게되었다. 이미 1990년대초부터양산되어온조선족미등록노동자들의문제를정부차원에서는어떻게든해결하고자하였고조선족동포들도정부에이를요구하며사회적으로이슈화시키는데에성공하였다. 그리고그과정에서많은조선족들이조선족교회에등록하게되었다. 또한이과정에서조선족들을대상으로한무가지는교회로조선족들을끌어들이는데에결정적인역할을하였다. 2001년 4월 8일에조선족교회는창간준비 1호를발행하면서조선족거주지역인구로와안산지역을중심으로배포작업을하였다. 이신문의발행을계기로하여조선족교인들의수는급격히늘어나면서교회에등록한조선족의수는 8천여명에이르게되었다. 조선족교회에서발간한동북아신문은조선족교회와서경석목사를소개하는통로를제공하였고교회에모인조선족들간의교류로서로에대한대규모의공동체의식을심어주기도하였다. 조선족들의저항에의해가장큰결실을이룬것이바로재외동포법의개정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재외동포법제정시기부터문제가되었던재외동포의정의조항개정을요구하는목소리를높였다. 시민단체의사회적참여가두드러졌던노무현정부는많은정책적문제들에대한제도화를이루었고그대표적인것이중국동포들에대한것이었다. 2003년 8월외국인노동자를위한고용허가제가입법화되면서동포들에게는고용허가제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49

상특례가허용되었다. 하지만여전히제한적인요소가많았다. 그리고무엇보다도자유로운출입국과취업이가능한재외동포법에비추어볼때, 이법의대상조차되지못하는중국동포들은스스로에게 우리가과연동포인가? 라는근원적인질문을던지게되었다.( 이진영, 2010) 그리고그런불평등한재외동포에대한처우개선을요구하는대규모단식농성을시작하게되었다. 그리고 2003년 12월 31일미등록노동자강제추방기한을남겨둔 2003년 11월중국동포들과국내의시민단체들은단식농성을시작하게되었다.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는조선족 100여명이 고향에돌아와살권리를보장해달라 고요구하였고서경석목사는 정부는헌법재판소의평등권위해라는판결에도불구하고동포들을불법체류자란이유로강제추방에만촉각을곤두세우고있다 고비판하였다.( 한국성결신문, 2003.11.29일자 ) 당시서경석목사는중국동포들의국적회복운동을벌이기도하였는데, 이에대해같은운동을벌이고있는교회에서도국적회복운동에대해비판적이었다. 한국국적회복운동은조선족들이중국국적을포기하고한국국적을회복하겠다는움짐임으로자칫외교마찰을불러일으킬수있고연변조선족자치주를와해시켜국외에서동포들의위상을약화시키는결과를가져올수도있다는것이다. 서경석목사의근시안적인사고와행동은장기적으로근본적인해결책이될수없다는것이다. 이런갈등상황에서당시노무현대통령은농성장에직접찾아가정부에서제도적인노력을기울이겠다고하면서 3) 그후문제가되었던재외동포의정의조항을개정하여중국동포등대한민국정부수립이전에해외로이주한사람들도동포로인정하게되었다. 아래내용은조선족단체들이생각하는국내종교단체와의연합문제, 방문취업제에대한생각, 한국에서활동하는조선족단체로서의정체성등인터뷰한내용을첨부하고자한다. * 한국의종교단체와의연합과갈등 종교단체와거리를두니까활동은더좋죠. 그종교단체있으면서리뭐이불편한가하면자기견해를발표못합니다. 왜냐하면하나님이있기때문에. 교회에서는목사님이하나님이에요. ( 중략 ) 우리가임광빈목사와잘하다가왜갈라셨냐면목사님도종교적벽을뛰어넘지못하는거예요. ( 중략 ) 우리는솔직한말로철저하게맑스, 엥겔스, 레닌을다알지는못하지만, 어떤철학은가지고있어요. 종교도믿으면좋아요. 마음도편안하고, ( 중략 ) 하지만제대로실천못하면안되는거지요 3) 직접농성장에찾아간노무현대통령은방명록에 중국동포여러분힘내세요. 국경과법제도가우리를자유롭지못하게하고있지만우리국민들의믿음은여러분과함께하고있습니다. 정부도다각도로노력을기울이겠습니다. 건강잘돌보십시오 라고적었다. 조선족미디어 http://media.zoglo.net 참조 (2010.10.5) 5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과거에는계속연대했어요. 외노협, 최의팔목사님, 박석운회장님, 한국의모든진보세력들이하는일이지금현정부가좋아않하겠지만, 이라크반대, 한국의시민단체노동단체와다같이했어요. 노무현탄핵반대집회등그런과정에서한국의시민단체, 노동단체와연대하면서많이배웠어요. 중국에서는이런거못해봣거든요. 어떤게민주인가를배웠어요. 자기주장을하는것도배웠고요. 한국사회에적응하는것은한국의단체들과같이했길래배우고가능했다. 우리스스로발전할수있다는것을많이배웠다 * 방문취업제이후조선족단체의변화 2007년대에방문취업제가생겨나면서동포스스로생겨난단체들이많아요. 단체이름을걸고서정말동포권위향상을위해목소리를내주고그런것이아니라이자꾸어디후원받고행사사업하고이제는겉포장만해나간다는거죠. 중국동포단체들에대한정확한판단을해야되는데이제는동포사회도알아야되고그런부분에정확한평가가이루어져야되지않나그렇지않으면한국사회의중국동포사회가엉망진창이된다고해야할까 * 재한조선족단체로서의정체성 한국사회에서조선족을그대로그저조선족으로보는게가장좋을것같습니다. 이름이조선족그대로조선족이라는거는역사의흐름에서생성된한게집단이에요. 그런사실을인정하는게중요한것같아요. 어떤사람은극단적으로중국국적다포기하고여기오라. 역사를거슬러올라가면안돼요. 저는조선족의이중성을긍정적으로봐달라는거예요. 우리가중국국적을가지고있으니까분명히중국국민으로써도리를다해야하잖아요. 핏줄로봐서는우리는동포에요. 우리가동포로소핏줄로서할도리를다해야하죠. 조선족이어서이건하고저건하지말라할필요가없다는것이지요 조선족이라는말에자부심을느껴요. 왜냐하면중국에가서이러저러한것항일운동도하고그리고벼농사도성공시키고문화대혁명전에는조선족이제일잘살았어요. 우리조상들이항일열사중에 99 벼농사성공시키지중국의해방전쟁중국의역사에모범적으로남아있어요. 전중국에서제일문화수준이높은민족, 이렇게평가받았는데왜그것이싫겠어요.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51

2) 조선족단체들의이합집산과저항 4) 국내에서활동하는조선족단체들은등록과미등록이라는신분상의변화에의해정치적인사안에몰두하던것에서이제는일상문화와친목, 봉사등의활동으로그내용이거의천편일률적으로변화되는양상을보이고있다. 그것은재외동포법이확대적용되고방문취업제가실시되면서거의모든조선족노동자들이합법체류자로전환되었기에과거와같은집합행위는큰의미가없어졌기때문이라고해석학수있다.( 박우, 2011) 국내의중국동포거주밀집지역에는비록단일화된연합체는없지만각각성격이다른단체와모임들은그들만의방식으로한국사회와교류하고소통하고있다. 역사의식을강조하는조선족연합회는 같은조선족이기때문에연대해야하는것이아니라, 관점이같으면한국의어느단체와도연대하고교류할수있다 고주장한다. 그래서재외동포문제로활동하는지구촌동포연대 (KIN) 와는지난 2001년도부터동포법개정운동에참여하며연대를맺어서 10여년이넘게유지하고있다. KIN과는 2008년일본의재일조선인거주지역인 우토로살리기운동 과 2009년에는 사할린살리기운동 에함께하였다. 또한한국에서조선족문제는많은부분이노동인권문제와관련이있는데, 한국의노동단체와는정치적인사안이있을때마다연대하는형식을취하고있다. 그러나재한동포연합총회는조선족연합회와는다른성격의한국단체들과연대활동을하고있다. 특히한국적취득자가회원의 72% 에이르는이단체는 한국에서사는데물하고기름처럼분리되면안되기때문 에문화 예술적인부분에서부터가까워지자는취지로 2010년에한국문화예술총협회와연대를맺어 사랑의입쌀나누미행사 를하였다. 또인천에서주최한 아세안이주민대축제 에중국대표로인천의화교가참가하는것을보고, 직접부스를요구하여조선족동포들의음식, 입쌀만두, 옥수수국수, 찹쌀순대등을홍보하였다고한다. 그것을계기로인천신문에조선족동포와관련된연재물을싣게되었다. 이것은조선족동포들만의언론이아닌한국인이발행하는신문에조선족동포관련정보를제공한다는점에서그들에대한이해를높이는하나의통로라고할수있다. 이단체의또다른활동은역사교육으로, 한국의중앙천도교와역사교육세미나를개최한다. 그리고 안동재래시장살리기 등한국지역문화에조선족동포들의존재를알릴수있는곳이면어디든참가한다. 이렇게정치적인이슈가아닌문화활동에서부터적극적으로활동하는이유는 한국적을취득한회원들이앞으로한국인들로살아야하고한국인과동화 ( 同化 ) 되어야하며한국땅을알아야하기때문 이다. 조선족동포사회와한국사회와의교류는단순히단체들간의연대활동이라는형식을통 4) 이부분은이정은 (2011) 의논문을수정보완한것이다. 5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해서가아니라, 지역내에서조선족동포들의존재를알리며그들스스로가참여할수있는일상문화활동의하나로진행되고있다. 귀한동포연합회도노인들을중심으로대림동지역의청소를담당하고있는데, 이것은조선족동포들에대한이미지를바꾸기위한노력의하나이다. 중국동포한마음협회 의한마음봉사단은주로지역사회의이웃을돕는봉사활동을하는데, 2007년에는태안기름유출사건봉사활동에직접참여하였고대림지역초등학교의결식아동후원도계속하고있다. 또한자율방범대를조직해서치안과범죄예방을위해지역경찰과의순찰업무를담당하기도하였다. 조선족동포들을중심으로구성된자율방범대는그들에대한부정적이미지가확대 재생산되거나한국인으로부터의부정적시선들로사회적입지가축소되는것을막고한사회의정당한행위자로서의정체성을확보하기위한것이다. 다른한편으로는소외계층이면서비국민인이들을경찰이직접관할하는것보다 스스로화합과공존의중국동포타운을안전하고살기좋은마을로가꾸어나가자 는조선족동포들의자발적참여의사와결합되어경찰의선전활동에동원되는측면도있지만, 한국사회와타협하여이미지를쇄신하고자하는노력을보여주는것임은분명하다. 5) 구로, 대림, 가리봉을중심으로거주하고있는조선족동포들은지역의경계내에서생활하는경향이강하지만, 그이면에는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한국사회와교류하고소통하기위한다양한방법들을모색하고있다. 이런교류나소통이개개인이아닌모임이나단체, 커뮤니티를통해서가능한것은개별적인만남에서한계를느낀조선족동포들이한국사회에자신들의존재를알릴수있는기회와공통의목적이만났을때이다. 6. 결론 조선족들은왜이런비안간적인대우를받아야하고차별을당해야하는가, 같은대우는안해줘도적어도인간적인대우는해줘야하지않겠습니까. 이게선진국혹은그렇게민주를외치는한국에서나와야할태도입니까 ( 방미화에서재인용, 2012; 85) 사실모든국민국가가민주주의를이름에걸고있지만, 민주주의가실질적으로구현되는 5) 이조직의명칭앞에붙어있는 외국인 이라는이름에서명확히드러나고있듯이, 일종의비국민동원장치라할수있는이들자율방범대는여러면에서제한적일수밖에없다. 실제로각구지역경찰서외사과에서담당하고있는자율방범대는치안실적을높이기위한경찰의대외사업의일환으로시행되고있으며, 경찰의대주민계도선전활동에동원되기도한다. 또한 경계인 으로서의신분을지니는조선족에게이들의활동은오히려남한경찰앞잡이와도같은조직으로비칠가능성이적지않다. 이에대해서는윤영도 (2011) 참조.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53

데에는많은시간이필요한것이고시민과민중들의저항이자양분이되어왔다. 민주주의는지향해야할가치이자정치적목표이기는하지만, 완결된형식이나틀이없으며결국 발명 되고 만들어나가야할것 이라고보았을때, 조선족집단들의저항과정책적개입은차이의정치의구현으로해석할수있을것이다. 같은민족으로서의강한동포주의는이미글로벌노동이동이본격화된한국사회에서크게의미가부여되지는않을것이며결국은다양한문화의일면으로인식되어야할것이다. 따라서테일러가다문화주의의공동체를설명하기위해사용하는 차이의정치 (politics of difference) 라는개념은커다란의미로읽어볼수있다. 공동체주의에서차이의정치는다수의정체성으로동화되는것을강요당해온개인과집단의고유한정체성과차이를인정할것을요구하는것이다. 다수의정체성인 한민족 의문화적특성과기질, 익숙함은새로운문화가등장함과동시에새로운것, 특이한것, 그래서 이상한것 으로까지변질될우려가있다. 낸시프레이저의경우는 지구화시대의정의 의당사자는한영토내에거주하는시민들인가, 지구의인류인가, 아니면초국적위험공동체인가? 라는질문에서출발하여정의의새로운틀로서경제적분배 (redistribution), 문화적인정 (recognition), 그리고정치적대표 (representation) 를포함하는삼차원적인것이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 (Nancy Fraser, 2010: 16-36). 국민국가의경계, 민족적경계를뛰어넘어지구화된사회에서의정의 (justice) 는분배와인정, 그리고대의되는사람들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이런관점으로한국에거주하는조선족동포들에게시선을옮겨보면, 이들이한국사회에서문화적결집체를조직하고그들내에서소통을시도하며한국사회와의갈등을해결하고자하는개인적 집단적인노력들은결국차이의정치의발현, 문화적인정의틀로서해석될수있을것이다. 초기에조직체를형성하는과정에서한국의교회가중요한역할을하였고그후미등록상태에서벗어나합법화되면서는그들스스로가주체로, 대표로존재하며조선족들의정체성과문화를만들어가고있다. 이런과정은하버마스가말하는행위자들의의사소통을통한공론장의재생산, 재구조화의과정이라고도할수있을것인데, 재외동포법이개정되면서합법적으로국내로이동하는조선족들은자신들의사회와문화를새롭게형성해가며한국사회내외간의소통과교류를만들어가고있는새로운진입의단계로보인다. 중국의조선족들은조상의나라, 모국인한국에대한영광과자부심을가지고한국으로이동하였지만, 한국사회에서차별과무시와갈등과좌절을경험하며한국은정주할고국이아니라그들이가지고있는문화적자원을활동하여경제적이득을얻어가는곳으로변질된다. 이것은다시말하면, 신자유주의세계화에서조선족동포들은값싼노동력으로밖에취급되지않으면서이들의강한민족담론은한국내에설자리를잃게되는것이다. 그리고외국 5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인노동자도, 같은민족도아닌어정쩡한위치에놓이게된다. 그러나소수자로서의조선족동포는대의제민주주의에서대의되지않는사람들로존재하는것만이아닌, 한사회에서길든짧든일정지역을점하며정주하게되는외국인들이다. 조선족동포들은그사회의구성원으로서끊임없이사회와소통하고교류하기위해정보를교환하고문화를습득하며갈등한다. 그리고서로다른사회구조적조건에서양산된차이를확인하며서로를, 그리고우리를어떻게위치지울것인가, 관계에대해고민하게되는것이다. 따라서늘불안과잠재적갈등을내포하고있는민주주의사회에서조선족동포들과한국사회가함께새로운공론의장을만들어가야할것이며그들을다문화나동포담론의이중적틀에가두지말고새로운조선족동포들의문화형성에관심을가져야할것이다. 같은혈연에서출발하였지만, 전혀같지않은생활세계와문화를공유하고있는조선족동포들과한국사회의다양한차이의선들을확인하는것, 그것이새로운 조선족주의 이든조선족소수자담론이든그것을정치하게드러내는것, 이것이야말로한국사회의배타적다문화주의에대한비판이면서한국사회내에서소수자민주주의를실현하고새롭게소통할수있는가능성을만들어가는것이아닐까생각해본다. 참고문헌 국제고려학회아세아분회. 1999. 중국조선족공동체연구. 연변교육출판사. 김광림. 2011. 나의체험을통해본일본과미국의조선족. 미드리. 이주동포정책연구소. 김두섭. 2003. 연변조선족사회의최근변화 : 사회인구학적접근. 한국인구학. 한국인구학회. 김병조. 2011. 한국의다문화와사회통합.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김원식. 2006. 소수자의포용과한국사회민주주의의심화. 정책연구 150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구지영. 2011a. 이동하는사람들과국가의길항관계 : 중국조선족과국적에관한고찰. 동북아문화연구 제27집.. 2011b. 지구화시대한국인의중국이주와초국적사회공간의형성 : 칭다오 ( 청도 ) 의사례를통해. 한국민족문화 제40호. 권용혁. 2007. 다수와소수의관계탐구. 사회와철학 제13호. 한국의재외동포정책에대한조선족커뮤니티의저항과개입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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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김영옥 1. 이주민 100 만명시대와떠도는 다문화 기표 법무부출입국외국인정책통계에따르면, 현재한국에체류중인외국인은 1,308,743명이고이중단기체류외국인을제외한등록외국인은 944,170명이다 (2011.3). 국적별결혼이민자 ( 국민의배우자 ) 체류현황자료를보면전체결혼이민자가 124,789명이고, 이중결혼이주남성은 19,269명, 결혼이주여성은 124,789명이다 (2011.6). 결혼이주자의대부분이여성이며, 전체외국인중결혼이주여성의수는 10% 가채되지않는것을알수있다. 참고로 2010년 10월현재 17,341명의미등록이주자에대한단속과강제추방이이루어졌다 ( 외국인정책위원회, 2011:348). 한국정부는 2006년 4월 다인종, 다문화사회로의전환 을선언하였고, 2007 년에는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을, 2008년에는 다문화가족지원법 을제정했으며, 이로써가능해진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12년현재 204개로늘어났다. 그동안거의모든이주관련연구가지적하고있듯이한국정부의다문화정책은저출산 고령화사회라는인구학적문제의해결책으로고안되었다. 실제로결혼이주여성을제외한나머지 90% 에해당되는외국인중대다수를차지하는 ( 특히비숙련 ) 이주노동자는정부가고민하는다문화정책에포함되지않는다. 노동력의단기순환만을목적으로하는이주노동자고용규제들이있을뿐이다. 이주노동자들의정주화를허용하지않는한국정부가추진하는 다문화정책 은 2009년 미누 의강제추방사건이명백히보여주었듯이단지 다문화가족정책 일뿐이다. 18년을다양한사회문화경제활동을하면서한국에서 사실상 한국인으로살았던 외국인 을간단히 불법체류자 라는꼬리표를붙여강제추방할수있는나라에서과연사람들이 ( 이주민이건선주민이건 ) 다문화를얼마큼의체감온도로느낄수있는지묻지않을수없다. 다문화주의를채택하고있는국가들에서오랜시간소수집단의시민권과귀속등의문제를둘러싸고벌어졌던인권차원의협상과토론, 심의등을한국정부가얼마나진지하게참조하는지에대해서는논쟁의여지가많다. 재한외국인의법적지위를다루고있는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에서 재한외국인 은 대한민국의국적을가지지아니한자로서대한민국에거주할목적을가지고합법적으로체류하고있는자 로명시되고있으며, 두개의문화가만나이룬가족을지원하는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61

다문화가족지원법 에서 다문화가족 은제정당시 결혼이민자와출생시부터대한민국국적을취득한자로이루어진가족 과 귀화허가를받은자와출생시부터대한민국국적을취득한자로이루어진가족 으로국한되었다 ( 강조필자 ). 이처럼협소한개념은많은비판을받았고, 이로써 2011년법개정이이루어지게되었다. 법개정으로다문화가족은결혼이민자와출생및귀화를통한한국국적자로이루어진가족과, 인지또는귀화에의해한국인이된사람을포함하는가족으로확장되었다. 혈통에따른한국인이포함된가족만을지원대상으로보던관점에서 법적한국인 으로지원대상을확장시킴으로써결혼이주여성이귀화한이후에도일정기간정책의혜택을볼수있게된것이다. 그러나여전히외국인노동자부부와그자녀들, 외국인유학생과그자녀들등외국인만으로구성된가족은다문화가족범주에속하지않으며, 미등록이주자들역시제외되었다. 법이정한다문화가족과실질적인다문화가족간의이러한간극은한국에서통용되는 다문화 담론의허구성을잘드러낸다고할것이다. 2012년 2월 15일언론에보도되었던 가짜한국아빠만들기 사건은 합법 논리에갇혀버린이러한외국인처우방식이낳은또다른 불법 이다. 합법체류자격이없는상태에서아이를출산한베트남여성이브로커를통해 가짜한국아빠 를만들어출생신고를했다. 산모가미등록신분인상태에서태어난아이는한국인아버지에게출생등록이되지않는한태어나자마자 미등록 ( 불법체류 ) 신생아 가되기때문이다. 불법체류자로서이신생아는추방되어야한다. 그런데출생신고가안된아이는여권을발급받지못하고따라서출국을할수없다. 법의미궁 에빠지게된것이다. 한국정부는 1991년 UN아동권리협약에비준했음에도아이의생명권은아랑곳없이그어머니의체류상태관리에만몰두한다. 합법체류자 만을외국인으로규정하는현법적상태에서미등록여성이낳은신생아는아버지가한국남성일경우에만국적보장과사회보장을받을수있다. 결국신생아가무국적상태에서벗어나기위해서는 가짜한국아빠 가등장하지않으면안되었던것이다. 국가가또다른불법적행위를조장하고, 이런이중삼중의배제와착취속에서가장큰피해를입는것은결국이주여성이다. 조금길지만이사건을인용하는것은한국사회에서결혼이주와 다문화가족 그리고이주배경아동들의교육이나사회통합이언급될때은폐되고배제되는것의중요성때문이다. 이주민들사이에, 이주배경아동들사이에끊임없이차별을만들면서정책이나제도, 규범이만들어질때그정의롭지못한과정들의결과가어떠할것인가, 예측가능하기때문이다. 어쨌든 다문화 는지난몇년간한국사회에서가장널리유포된용어중하나가되었다. 다문화사회, 다문화정책, 다문화주의, 다문화가정, 다문화아동, 다문화센터, 다문화강사, 다문화교육, 다문화감수성등 다문화 가붙은용어의수가늘어간다. 이처럼 다문화 라는접두어 6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를필요로하는영역이나제도가늘수밖에없을만큼외국 ( 인 )/ 내국 ( 인 ) 의, 글로벌 / 로컬의혼합양상이복잡해진다고도볼수있지만 다문화여성 이라는단어처럼어이없는경우도있다. 한국남성과결혼해가정을꾸린여성을지칭하는이 다문화여성 이라는말은 다문화아동 이라는말처럼호명자의의도와무관하게부정적범주화의결과를낳거나기의없는기표로떠돌확률이매우높다. 엄밀한의미에서 다문화 라는접두어가붙은거의모든용어들은현재한국사회에서기의없는, 혹은기껏해야기의가불분명한, 그래서언어의일차적목적인의사소통에기여하는바가없는기표들이라고봐야할것이다. 2.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사회 : 가족이데올로기를넘어서 2.1. 결혼이주여성의다중적정체성과문화적차이 앞에서도언급했듯이결혼이주여성들은 일과가정의균형 이라는난제가낳은재생산문제를한국이라는일국차원에서해결하지못하고지구적차원에서해결하기위해국가가적극적으로추진하는 국제결혼정책및인구정책 에포섭되어있다. 근대국민국가의경제적관심이생산영역에집중되어있었다면후기자본주의지구지역시대국민국가의경제적관심은재생산영역에집중되고있다. 국민의침실을엿보는국가 라는말이나돌정도로결혼, 출산, 양육과포괄적인돌봄영역은한국에서뿐아니라전세계적으로중요한국가정책의제가되고있다. 결혼이주역시노동이주와마찬가지로경제적동력과국가의통치전략에의해추진되고있음에도그러나결혼이주여성들은일단 사적영역 과관련해표상되고사회적으로인정받는다. 결혼이주여성들의시민권은양육과출산이라는재생산정책에갇혀있는철저하게성별화된시민권이다. 한국식다문화정책은시민권없는결혼이민자복지정책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을시민으로서누려야할기본적이고보편적인사회보장제로부터배제한채 다문화가족지원법 이규정하는사회복지서비스의수혜자로설정함으로써 다문화가족 에대한사회적낙인을강화시킨다. 이들은한국인배우자에 부착된 존재이며, 이들의 사회권 은자녀양육의논리에갇혀있다.( 김정선, 2011) 보다보편적인시민권확보의관점에서이들의정체성을전환시켜야할필연성이여기에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은우선새로운미래를기획하고이주를감행하는적극적이고모험심많은행위자다. 이들은또한경제활동을하는노동자며지역주민이며출신국과유입국사이의문화를매개하고양방향으로번역하는문화번역자이다. 이들은궁극적으로이러한다중적정체성과 ( 이혜경, 2010) 모자람없는성원권을인정받기위해투쟁하는소수자다 ( 김영옥,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63

2011). 예를들어결혼이주여성들의노동시장참여는가족의빈곤해결과경제적안정의확보뿐아니라사회적귀속및시민권과연동되어있다. 이들에게 일 은생계수단이며가족 / 주의의제한된틀을벗어날수있는수단이며가족구성원과지역사회로부터인정을받고그로써자존감을확보할수있는활동의장이다. 실제로그간의연구결과를보면결혼이주여성들은출신국에서 70% 가넘게취업을했던경험을갖고있다 ( 설동훈외 ; 2008). 경제및사회활동에서한국사회보다한결더자유롭고유연한젠더구조안에서성장한이들을가족의틀안에가두는것은언어소통및다른문화적갈등과함께이들의한국결혼생활을어렵게만드는결정적인요인중의하나다. 일차적생활세계의구심점인가족원들사이에서문화적차이를둘러싸고벌어지는관심과가치평가의역동성, 소통의욕구와해소방식, 이과정에서전개되는갈등양상은한국사회에서다문화감수성교육과훈련을받아야할대상은오히려한국선주민들임을깨닫게한다. 결혼이주여성들은언어에대한차이뿐만아니라일상생활양식의차이와가족구조의차이, 젠더구조의차이, 경직된성별문화때문에도적응에어려움을겪는다. 가족구조에있어동남아출신여성들이지적하는또하나의커다란차이는결혼한딸과친정의관계다. 동남아나라들에서나타나는양변적친족체계에서는딸이나아들모두부모에대한상속권과부양의무를지니며경우에따라서는아들보다딸의역할이더욱중요한것으로받아들여진다 (Potter 1977; 김민정 1997). 그리고부모와의관계에있어서자녀가지니는권한과역할은결혼으로중단되거나변하지않는다. 결혼을통해부부중특정인이다른쪽가족에편입되는것이아니라부부각자가자신의출신가족에대한권한과의무를유지하고그기대를충족시킴으로써사회적위상을확립해간다. 재산권에있어서도마찬가지다. 결혼기간중에도부부는각자의재산권을유지하면서경제활동을통해자신의재산을운영해나가는경향이강하다. 이러한질서를체화한여성들에게기혼여성의경제활동은지극히자연스럽고가치있는일이며, 그일을통해얻은수입의일부를친정에송금하는것은가족들의기대에충실한딸의모습으로긍정적으로평가받기에충분하다. 이에대해 출가외인 이라는낯선개념하에자신이 더이상친정사람이아니라시댁식구 라고강조하면서친정식구들의기대에부응하려는자신의노력을혼인동기의의심으로까지몰아가는시댁식구들의몰이해는그녀들로서는동의하기힘든일이다. 문화적차이에대한이해보다는일방적동화만을강력하게요구하거나방어적태도를보이는것은결혼이주민과의공존이 20 여년이넘어가는지금까지도크게달라지지않고있다. 이것은여전히국제결혼을재생산문제의해결및그로인한가족이데올로기의편협한틀내에서보는한국주류사회의태도와맞물려있다. 이주여성들을개별적인이해관계와삶의목표, 기획을가지고있는개인으로보지않고 가족 이라고하는관점에서만보려하는경향은국가의다문화가족지원정책에서 6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부터 ( 황정미, 2012) 시민사회의무 / 의식적태도, 결혼이이루어진당사자들가족내부에이르기까지거의일관되게나타난다. 이렇게해서는이들결혼이주여성들이평등한권리와의무를공유하는구성원으로서민주적시민사회에통합되고소속되는일은계속지연될수밖에없다. 2.2. 이주여성공동체 : 우리이주여성 의집단적정체성확보와상호인정투쟁의공간 한국사회가다문화사회로변화하고있다는언설뒤에는한국사회의주류문화는바뀌지않은채, 단지이방인들을관용이나동화의대상으로만간주하려는의식적인혹은무의식적인통치전략이나시민적관행이자리잡고있다. 이러한상황에서결혼이주여성이과도기적인시혜의대상이아니라지역사회나시민사회의구성원으로서적극적으로다문화사회를함께만들어나가는주체의위치에서기위해서는역량강화와인정투쟁의과정이필연적으로요구된다. 그렇지않을경우이주여성들은계급과자본에의해이방인들의서열을매기는주류사회의시선에의해지속적으로타자의위치에머물게될위험이크기때문이다. 실제로출신국가, 계급, 학벌, 이주해온방식, 국적취득유무등이주여성들사이의차이는종종위계화나차별화로작용하곤한다. 인천의아이다마을 ( 아시아이주여성다문화마을 ) 에서다문화강사양성교육을진행할때그곳에모인다양한국가출신이주여성들은각자가겪은차별을다양하게토로했다. 한베트남여성은 한국어를배울때였는데, 중국 ( 어 ) 에관심이많은교사가중국출신이주여성들한테만특별히관심을보이더라구요 라며언어의국제적위상이가져온차별을이야기하는반면, 정작중국에서온이주여성은 시장에가면괴로워요. 사람들이여기저기서 이거중국산아니에요? 라고묻는소리가막들리는거예요. 그리고내가중국에서왔다고하면 아, 짝퉁나라? 하고사람들이말하는거예요. 한국에서사는게너무나자존심상해요 라고말한다. 또한구러시아연방중하나인몰도바에서온이주여성은 스탄 이라는접미사가붙는다른세나라에비해자신의나라는한국에서인지도가거의제로상태인것에대해충격받는다. 몰도바에서왔다고하면사람들은 몰도바라는나라도있어요? 라고말하거나 아, 몰디브요? 라고말해요 라고말하는그녀의표정은단순한섭섭함이상의낙담이서려있다. 일본에서온이주여성역시사회적편견 ( 에대한불안 ) 에서자유롭지못하다. 한일역사관계때문에아이가학교에서따돌림당할까걱정되지요. 그래서한일문화의다리역할을하고싶어요. 베트남에서온여성들의경우스스로남쪽과북쪽을구별하려는경향이강하다. 우리베트남은남쪽하고북쪽이아주달라요. 나는북쪽에서왔거든요 ( 북베트남출신여성 ) 이들은호치민과하노이중심으로국제결혼절차뿐아니라여성들의가족력, 학력, 문화적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65

배경, 역사인식또한매우다르다는것을강조한다. 이처럼이주여성들은한국사회에살면서주류재현체계가강제하는집단적타자화에맞서는하나의방식으로서다른이주여성들과의다양한차별을시도한다. 한국사회가이주민들사이에서만들어놓은위계, 그리고 여성성 과각국가들의문화적특성을두고결혼이주여성들사이에서만든차별적경계는의식적으로든무의식적으로든결혼이주여성들에게내면화된다. 그리고이렇게내면화된주류사회의상투적인이미지들은다른이주민들에게투사되는방식으로불편한유통회로를만들기도한다. 위에서소개한중국여성의경우는한국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 이라는기호와그에따른사회적가치평가가얼마나기계적이고상투적으로이루어지는지잘보여준다. 그녀는유학생신분으로한국에와서한국문학을전공하고있었다. 유학생일때그녀는 한국말을매우잘하는똑똑하고멋있는 중국여성으로한국사람들사이에서꽤나괜찮은대접을받았다. 그러나한국남자를만나결혼하자그녀는 유학생 에서 결혼이주여성 으로 전락 하는쓰라린경험을하게되었다. 더이상한국말을잘하는머리좋고멋진중국유학생이아니라 가난한나라에서돈보고온이주여성 이되었다. 이러한집단적타자화에포섭되는것은자의식강한그녀에게말할수없는상처를안겨주었다. 자신의개인적노력이나저항만으로는주류사회의획일적이고집단적인가치폄하의폭력에서완전히해방될수없다는사실을그녀는견디기힘들어했다. 이중국여성의사례를통해우리는결혼이주여성들에게 우리 의식, 즉국제결혼여성들로서의소수자집단정체성을갖는것이왜그토록어려운가를살펴볼수있다. 외부의시선이개별주체의개체성을무시한채상징질서내부에서열등한위치에놓인의미만을상투적으로덧씌우려할때그당사자들이할수있는적극적저항은말처럼그렇게쉬운일이아니다. 오히려, 많은소수자들의역사가보여주듯이, 자신을그집단과무관하게만듦으로써즉, 자신만이라도좀더주류에가까운위치로이동시킴으로써그러한편견과낙인에서벗어나고자시도한다. 사회적약자인이주민들에대해주류사회가유포시키는문화적낙인은주류사회에적응함으로써정착의과정을완수해야하는이주민들의정체성에종종부정적이고분열적인방식으로영향을끼친다. 한편으로는상이한국가에서온다른이주여성들과의만남을통해사회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집단적정체성을구성해나가고, 다른한편으로는한국활동가들과민주적시민사회의의제를함께개발하고논의함으로써선주민-이주민의경직된이분법을넘어서지구시민혹은지역주민차원에서 활동가 로서의의식을일깨울수있는공간이나장소는따라서이주여성들의정체성구성과한국사회로의주체적통합에매우중요하다. 특히국가별로, 혹은의제별로활동의내용에따라구성된이주여성공동체는 이주여성 이나 다문화가정 ( 또는 다문화여성 ) 이라는기호의해석을독점하는주류사회에대항해상징적 문화정치학적투쟁이벌어지는바로이러한공간이나장소가된다. 이방인에대한주류사회의 6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의미화가종종인종차별적낙인의흔적을남긴다는것을고려할때이러한공동체활동의중요성은아무리강조해서모자랄것이다. 여기서핵심적인것은결혼이주여성들이위치해있는사회적약자, 소수자집단으로서의정체성인식이다. 인천여성의전화 아이다마을 처럼이들이주여성공동체는한국사회에서사회적으로소수자의위치에있는이주여성들이바로그소수자의위치성을역동적으로활성화시켜새로운지역운동, 새로운마을만들기를벌여나갈수있는장소로작동한다. 신체적또는문화적특징때문에권력에있어취약하고차별적대우를받는소수자의정체성에서가장중요한것은집단의식즉소속의식이다 ( 박경태, 2008). 스스로차별받는집단에속한다는 의식 은여성주의운동이보여주었듯이각자가사적차원에서느끼는차별이나배제를 소수자성 에입각해정치적 역사적변혁의계기로전환시킨다. 2010년 7월한베트남여성이한국에결혼해온지 7일만에정신분열증을앓고있던남편에게살해당했다. 이때다마얀 ( 필리핀 ) 과궁남따이 ( 베트남 ), 수퍼우먼 ( 중국 ) 등다국적공동체인 아이다마을 내부에서다시출신국별로꾸려진세공동체대표들은인권위원회앞에서 이주여성의인권 을외치며성명서를발표했다. 그동안인신매매적성격이짙은국제중개업이많은이주여성폭력사례를낳았지만, 결혼이주여성들이직접나서서이에대해저항하고한국사회를향해인권존중을호소하거나주장하는일은없었다. 이들의목소리내기는명백한정치적실천이다. 다문화주의가이주민들의실질적인집 / 보금자리home, 안전한장소, 연대의근원이될수있도록, 다시말해한국사회가타자 / 성에대한인정에근거한다문화공간이될수있도록개별적이며집단적인실천을하는공동체마을들의생성이주목된다. 2.3. 이주배경아동들의교육과다문화사회의미래 최근들어국제결혼가족 2세들이만들어나갈미래의한국사회에대한이야기가많이확산되고있다. 프랑스에서일어난이민2세들의폭력적갈등사태를전해들으면서국제결혼수가계속늘고있는한국사회역시멀지않은미래에비슷한일을겪을수도있다는경각심이생긴탓도있다. 그러나다문화가족자녀들은한국어를제대로구사하지못하는외국인어머니때문에학교수업에서뒤쳐질것이고그래서결국성공적인사회구성원이되지못할것이라는선입견역시만만치않다. 실제로한국사회가계속해서 다문화가족 2세들의학교생활이문제적 이라는담론을만들어내는한다문화가족의부모들은자녀들에대한불안에서해방되기힘들것이고이것은역으로그자녀들의학교생활에어떤방식으로든영향을끼칠것이다. 전세계적으로그유례를찾아보기힘든사교육의전쟁터인한국사회에서자녀들의교육은한국인어머니들에게도너무나힘겹고어려운과제요심리적부담이다. 만약다문화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67

가족자녀들이학교생활에서어려움을겪는다면그것은무엇보다도다문화뿐만아니라 문화 자체를불필요한것으로만들어버리는경쟁위주의교육시스템때문이다. 더세부적으로는필요한만큼의다문화감수성에도달하지못한시민사회와올바른다문화교육목표와내용, 형식을마련하지못한학교, 다문화관점을충분히담고있는교재와교육방식의부재, 그리고다문화교육을제대로전달할수없는교사들의문제다. 다문화교육은다양한문화사례와내용을포함해야할뿐아니라, 문화적틀이나관점, 편견등이지식형성에끼치는영향을비판적으로리뷰하고, 교수법과학교문화의개혁을동반하는 총체적인사회변혁 의과정이다. 이주민들의수가지금처럼증가하기전에도한국사회에서 한국인 의정의와정상성논의는편협하고다문화적대적이지않았는가. 혼혈인이나입양인, 성산업종사자나동포, 북한이탈자나외국국적소지한국인 2세나 3세등, 누가얼마큼더한국인인가 의문제는긴토론과성찰을요구한다. 신자유주의가가속화시키는계층간의갈등속에서강제퇴거철거민과강제추방이주노동자간의차이역시그렇게크지않을수있다. 다문화 가법이나정책의차원에서뿐아니라주민 / 시민 / 국민의삶의차원에서생활세계에깊숙이안착함으로써사회구성원들의공간-사회적관계방식과사유, 태도, 감정의양식등이바뀔수있기까지는시간이걸릴수밖에없다. 현재의상황도그러한목표지점을향한여정의일부일것이다. 그래도일상에서경험하는 다문화 관련현상들은이진행이문제적이고석연치않다고계속경고음을울린다. 취업, 교육등앞으로이주민유입과더불어결혼이주양상은다양화될것이다. 학령기에도달한이주배경아동들의수도늘것이고군대에들어가거나사회에진출하는이주배경 청년들 도생기기시작할것이며, 해외성장중도입국자녀들의입국사례도증가할것이다. 국제결혼을한한국남편의노령화도눈에띨것이다. 그리고이모든변화와함께이주민에대한선주민의인종차별이나외국인혐오증도부상할것이다. 분명다가올이런변화를준비하기위해시민차원에서는다문화감수성지표를, 국가정책차원에서는다문화통합지표를만들어야하지않을까. 지난해노르웨이에서총기난사사건을일으킨극우민족주의자안데르스베링브레이빅이다문화주의를통제하는나라로한국을언급하며찬양하고칭찬하는 쪽팔린 일이발생했을때, 이뉴스를접한한국선주민들이실제로얼마나 쪽팔려 했을지궁금하지않을수없다. ( 일단다문화주의의다면성과그에따른정치 / 철학적논쟁은일단괄호에넣고 ) 예를들어그 쪽팔림 도다문화감수성지표의항목으로들어가야하지않을까. 6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3. 상호인정의관점에서본다문화시민권과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3.1. 다문화시민권 킴리카 (Will Kymlicka) 는 다문화주의시민권 에서공통적시민권의개념 (common rights of citizenship) 에입각해개인의평등과자유를실현하고자하는기존의자유주의이론들은집단들사이의차이를제대로수용하지못함으로써결과적으로개인들사이의평등한자유실현에실패했다고주장한다. 이에대한대안으로그는민족 (nation) 과종족집단 (ethnic groups) 에초점을맞추어차이가있는권리 (group differentiated rights) 를부여하자고제안한다. 그는소수민족, 이민자집단, 고립주의적인종족종교집단 (isolationist ethnoreligious groups), 메틱스 (Metics), 그리고아프리카계미국인등다섯유형으로집단을구별한다. 문화적다양성과관련하여그는여러민족이공존하는다민족국가 (Multination States) 와여러종족집단들이공존하는다종족국가 (Polyethnic States) 를구분한다. 집단별차이가있는권리에토대를둔다문화주의시민권의관점에서그는다민족국가에는 자치정부권리 (self-government rights) 를, 그리고다종족국가에는그들소수종족의문화적특성과자긍심을표현할수있게하는 다종족권리 (polyethnic rights) 를부여할것을제안한다. 또한소수민족이나소수종족집단의목소리를보장하기위한특별집단대표권 (special group representation rights) 을제안한다. 집단간차이를고려하는이러한권리는해당집단내부에서는구성원들의기본자유와권리가보장되고, 집단들사이에서는평등한관계가증진되어야가능하다. 그렇지않을경우자유주의가추구하는개인의평등과자유는보장될수없다. 다민족혹은다종족들의공존을염두에두는킴리카의다문화주의시민권은그러나한국처럼각기다른나라에서온결혼이주여성들이한국인남성과, 혹은남성들이한국인여성과가정을이루어살고있는곳에서다문화시민권을논하기위해서는킴리카식집단구별적권리로서는충분하지않다. ( 결혼이주만을다루고있는이글에서는이주노동자를비롯한다른여타의이주민들상황은다루지않는다.) 오히려보다근본적인차원에서이주민들과선주민들의관계맺기방식을성찰하는것이요청된다. 3.2. 타자에대한환대와상호인정 전세계적으로사람들의이동과이주가빈번해지면서 환대 에대한논의와스토리들이 다양해지고있다. 칸트의세계평화론 영구평화를위하여 :Zum ewigen Frieden (1795) 에서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69

부터데리다의 환대에대하여, 세일라벤하비브의 타자의권리 그리고벗의환대와우정을강조한 이반일리히의유언 등철학적 인문학적논의에서부터각종문화예술기획과전시 공연에이르기까지환대는이시대가장중요한화두중하나가되었다. 이반일리히가언급하고있는벗의환대와우정에서벗은꼭오랜시간서로많은경험을공유한사람을가리키는것만은아니다. 지금처럼이주노동자나결혼이민자, 난민신청자, 기타다양한거류민들이선주민시민들과함께삶의기쁨과고통을함께나눠야하는환경에서벗은오히려타자중의타자로서의이방인을가리킨다고봐야할것이다. 서로친숙하고애착이가는사람들사이에서오고가는환대라면특별히철학적성찰의대상의되어야할필요가없다. 잘알지못하는사람, 어쩌면준비조차되어있지않은상태에서갑자기문앞에와있는낯선사람의요청에응해야할때환대는윤리적 정치적철학의의제로떠오른다. 이방인과어떤방식으로관계맺기를시작해야할까, 이방인을맞아들이는태도는얼마큼호의적이어야하는가, 이방인은언제쯤더이상이방인이아닌 그냥이웃 이되는가등에대한생각이나관습적행태는이전에도지역마다시대마다조금씩모양을달리하며있어왔지만소위지구화의흐름이가져온다양한인구이동의양상속에서이러한질문들은새로운각성을요구하며부상하고있다. 이렇듯새롭게부상한질문들은다문화 / 주의, 다문화사회, 혹은문화다양성의맥락속에서관용이나상호인정, 시민권등또다른정치철학적의제들과연관되거나국적취득과같이매우구체적인출입국정책과연관된다. 원주민과정착민사이에서, 선주민과이주민사이에서, 상이한종족 (ethnic) 들사이에서, 상이한삶의취향및선택사이에서 사이 는구성상갈등과충돌이있고이로써협상과타협이필연적일수밖에없는시공간이다. 이사이는대화와침묵, 합의와불일치, 평화와폭력이암묵적으로든명시적으로든공존할수밖에없는역설과모순의시공간이다. 사회, 경제, 문화등과함께개별영역으로이해되는 정치 와달리서로상이한 ( 종종심하게적대적인 ) 입장과신념의팽팽한대결로이해되는 정치적인것 의관점에서본다면 사이 라는시공간이야말로정치적인것의무대다. 이것은세계나국민국가, 지역사회나가정, 그리고각개인등여러스케일에서동시적으로관찰할수있다. 관용이나상호인정은바로이러한 사이 의정치학, 사이를전제로한정체성에관한이론에서핵심이되는개념이다. 좀더정확하게말한다면상호인정이없이는개인으로서, ( 일국차원에서든지구촌차원에서든 ) 시민으로서, 국민으로서정체성을확립할수없다. 상호인정의토대가아니라면관용또한허구에지나지않는다. 관용이허구일뿐인곳에서는환대또한눈가리고아웅하는식의이중전술에지나지않는다. 타자에게과연권리가있는가? 있다면어떤권리가있는가? 보편성과특수성의차원모두에서타자는존중받을, 즉인정받을권리가있으며, 관용의대상이될권리가있다. 그리 7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고환대받을권리가있다. 철학적으로논의만하는자리라면 우리 는이명제에반박하지않을것이다. 그러나이명제가사회복지의분배, 국적이나영주권등체류권의획득, 시민권의평등한적용이나확장과같은구체적인정책에적용될때우리는편협해지고정의롭지못한당파성에표를던지기쉽다. 그러나상호인정이나관용, 환대에대한철학적성찰들은근본적으로나, 우리의정체성이너, 당신들 / 그들의존재없이는불가능함을가르친다. 추상과현상양자모두의차원에서개인의삶은서로타자에의존하는공의존 (co-dependence) 의존재, 공존재 (co-existence) 의형태로만가능하다는것이다. 점차한국을방문하거나한국에와서정주하려는외국인의수가늘어나면서한국사회역시외국인정책을다문화주의에입각해세울것인가, 아니면동화주의에입각해세울것인가를두고이런저런논의들이있어왔다. 또한최근에는미국이나캐나다, 호주등에서시행되고있는다문화주의정책들의부정적인측면을반성하면서문화다양성개념을중심으로이질적문화들과정체성들의조화로운공존을시도하는유럽의예를참조하려는경향도엿보인다. 문화다양성을중심으로관계 / 맺기를반성할때궁극적으로도달하게되는지점, 아니첫발을내딛어야하는출발지점은정체성의구성에관한인식이다. 정체성이 상호 (inter) 의구조를지닌다는것, 즉상호주체성 (inter-subjectivity) 에대한인식이야말로모든관계 / 맺기의토대를이룬다. 자연의모든생명체가그렇듯자기보존본능에만충실한유기체로태어난인간은자신을돌보는어머니등최측근준거인을비롯한여러주요타자들과의관계속에서그들의관점을, 즉타자적관점을취하면서비로소자아로형성되어나간다. 자아의구성적성격이특별히강조되어야하는것은유아독존의불가능성과허구성을직면함으로써타자를향한윤리적실천이자아의자랑거리가아니라실존적필연성임을깨달을수있기때문이다. 자아와타자가서로에게거울이됨으로써, 즉상호교류와교감, 인정을통해주체가된다는이러한상호주체성에대한이해야말로움직이는지구촌시대지구시민에게요청되는기본인식이다. 문화다양성으로불리든다문화주의로불리든이토대가제대로마련되지않는다면그어떤정책도, 정치적선언도도덕적외침도허위전략에지나지않을뿐이다. 타자의권리에대한모든사유는 자아의의무나권리 가아닌자아그자체, 즉 자아임 과연관되어있다. 이러한연관성속에서타자의권리는곧자아의권리다. 이것은단지철학적사유속에서만가능한논리가아니라현실에서도어렵지않게발견할수있는실제적정황이다. 3.2.1. 한국사회의현실속환대의모습 90년대부터한국을찾는외국인들이늘면서, 그리고또한한국사회를구성하는시민그룹들간의차이가점점더심화되면서환대와상호인정은보통사람들의의식과물질적삶에까지깊숙이침투하게되었다. 한편으로는다양한문화적 경제적배경을가진외국인들이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71

점점더늘어나고, 그리고다른한편으로는경제정의를논하지않으면안될정도로계층간격차가심해지면서환대는인간안보라는삶의가장근본적인차원에서핵심의제가되고있다. 삶의환경이전반적으로신자유주의적문화에물들어버린상황에서사람들은스스로를 ( 최소한의경우 ) 안전하게지키거나, ( 최대한의경우 ) 화려한성공신화의주인공으로만들어야한다. 이힘겨운과제를수행하느라사람들은국내혹은국외이주를감행한다. 이주를하지않더라도관계에투자할힘이나시간이남아있지않다. 개인의삶이든공동체의삶이든삶의기본이라고간주되었던평화로운일상, 이해에토대를둔부드럽고따스한관계등이거의불가능해지는상황에서이제사람들은우정이나환대를갈구하게되었다. 삶은근본적으로 유아독존 의삶일수없으며호혜적관계속에서만가능하다는인식이다시고개를드는것이다. 그러나문제는그처럼자연스럽고단순해보이던상호성을유지해나갈수있는능력을우리가치명적일만큼심각하게상실해버렸다는사실이다. 한국어사전이가르쳐주는 환대 의정의는 반갑게맞아정성껏후하게대접함 이다. 이사전적정의에따르면환대는기본적으로따뜻하고진실한손님맞이태도다. 구태여 따뜻한 환대라는말을쓸필요가없다. 그런데도늘환대라는말앞에이 따뜻한 이라는형용사가따라붙는것은그만큼환대가규범적이고형식적인것으로축소되고굳어져버렸다는증거다. 최소한의예의로, 내용없이앙상한절차로만남겨졌다는증거다. 환대는누구와누구사이에서어떻게이루어지는가? 환대의구체적인내용과그구체적내용을감싸안는보편적윤리의지평을묻는이러한질문은궁극적으로환대의권리를주장하는주체가누구인가로수렴된다. 과연환대를 받는 사람에게환대를 요청할 권리가있는것인지, 아니면환대를요청한다는것자체가환대를 베푸는 사람의자발성을손상시키는뻔뻔함인지에대한질문은복지정책이나국적취득등공적영역이나법적차원에서진행되는다양한절차들과구조적으로상응한다. 체류권을비롯해이주민들의실존과관련된다양한법적규정들은그러한질문들에대한답변이다. 마찬가지로발전주의정치경제논리에서벗어나지속가능한삶의생태환경을요구하는국민이나시민, 지역주민들의입장과그에대한제도권의대응또한환대의질문과관련된다. 그러나철학적사유나정치적논쟁만으로이질문들이충분히답변될수있는것은아니다. 국가나사회, 지역그리고가정등특정공동체를이루는것은궁극적으로그구성원들이며공동체와구성원들은상호규정적인관계속에있기때문이다. 일상적삶의현장에서사람들이의식하든의식하지못하든어떤방식으로이질문들에답하는지자세히들여다볼필요가있다. 환대를베푸는쪽은사적개인이든제도든정부든어느정도자신의덕스러움에흡족해한다. 그리고이것을비난할이유는전혀없다. 아름다운것을보고즐거워하는것이자연스러운인간의감정-인식구조에속한다면, 아름다운행위에대한즐거움또한지극히자연스러운것이기때문이다. 그러 7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나일상에서혹은제도적장에서마주치는장면들은이흡족함의계기가타자의환대권이 아니라자아의환대권, 즉환대를베풀권리에만뿌리내리고있음을보여준다. 한국에온외 국인, 즉이방인과선주민사이의관계에주목해서몇가지예를살펴보자. #1. 한국선주민들과이주민들이함께하는자리에서환대권, 즉환대를둘러싼권리의문제를토론한적이있다. 환대권을베푸는사람의권리로볼것인지, 받는사람의권리로볼것인지에대한질문자체를이해하기힘들어하는분위기였다. 고개를갸우뚱하는사람들이여럿있었다. 환대를청할때, 청하는사람은베푸는사람의선한마음이나호의에기대야하는것아닌가. 청하는사람이권리를주장한다면베푸는사람은의무를지게된다는말인가. 그건좀부당하다 라는의견이었다. 호의로제공된환대를받고감사하는것이손님으로서취해야할마땅한태도아닌가. 베푸는사람의처지도생각해줘야하는거아닌가. 이런식으로이야기는계속되었다. 매우타당하게들리는말이었고, 구태여이의를제기하는사람도없었다. 베푸는사람의입장이나처지와청하는사람의입장이나처지, 이둘이행복하게만나는길은어디에있을까, 이것이문제다. #2. 출입국관리소에서일하는공무원들과다문화에대해논의할때였다. 웬만큼이야기가진행될때까지이주민들이누릴수있는다양한문화의권리에대해이의를제기하는사람은없었다. 다함께잘살아야지요 라는식으로이야기는정리되는것처럼보였다. 그런데구체적으로 다함께잘살기위해서는선주민들이나이주민들이어떻게해야하는가 에대해의견을묻자대부분의참가자들은 그들이한국어를배워야지요, 한국문화를가능한빨리익혀야지요, 그래야한국생활이편하지않겠습니까 라고대답했다. 이주민들이가능한빨리한국어와한국문화에익숙해질수있도록제도를만들고프로그램을제공해야한다는점에모두들동의했다. 그러나 만일댁의며느님이베트남에서온여성이라면베트남어를배우실용의가있으신가요? 라는질문을던졌을때 내며느리가베트남여성일리는없다 는답변부터시작해서 그렇더라도내가베트남어를배울필요는없다. 베트남어를배워서뭐하겠느냐, 한국에서살겠다고온사람이한국어를배우는게마땅하다 는답변이나왔다. 며느님이어떤환경에서살았는지궁금하지않으세요? 가끔씩며느님도단한두마디라도베트남어로가족들과이야기를나눌수있다면기뻐하지않을까요? 라는질문에 궁금할거뭐있냐? 그곳생활이야뻔한거아니냐? 라는대답이나왔다. 모국어에대한갈망 이나 모국어에깃든문화적정체성 은빠른적응과동화의필연성앞에서매우사치스럽고현실감각없는이야기로간주되었다. 결국다문화에대한전반부의동의는동화의필연성과적응의가치만을강조하는후반부의의견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73

과만나지못한채평행선을그을뿐이었다. 그렇다면다문화 / 사회의진실은어디에있는가? 국가정책을위한홍보용슬로건일뿐인가. 한국사회도국제무대에서내세울만한선진성을갖추고있다는증거용수사학인가. 이주민들이낯선곳에와서새로운문화에빨리접속될권리못지않게자신의정체성을구성한모국의문화역시강제적으로포기하지않을권리가있다는것, 이것이바로문화권임을유입국인 이곳 의선주민들이심리적으로납득하는일은쉽지않아보였다. 다함께잘살기 가필요로하는상호이해나상호인정은약자의위치에서이해와인정의환대를청하는이방인들의적응과동화로축소될뿐인것이현실이다. 위두예에서우리는문화권이환대권에포함된다는것, 낯선곳에서라도가능한자신이원하는삶을살고자하는것은모든사람의기본적인소망에속하며, 그렇기때문에 권리 라는법적 윤리적범주로파악해야한다는것을환기하게된다. 두경우모두궁극적인질문은현실적으로환대의실천이놓일수밖에없는 조건 으로수렴된다. 그러나조건자체도사실은협상이나토론에따른합의사항이지객관적현실은아니다. 조건이환대하는사람의일방적인결정권에대한알리바이가된다면곤란하지않겠는가. 이런경우더적절한용어는환대가아니라시혜일것이다. 시혜에서주는사람의위치는받는사람의위치보다우월하다. 시혜를받는사람에게주어진단하나의역할은 기다리고감사하기 다. 물론평등하게주거니받거니이루어진환대에서도기다리고감사하는일은결코삭제될수없다. 반갑게맞아정성껏후하게대접 하는사람에게감사를표하는것은이미환대의상호실천적행위에포함되어있다. 문제는조건부로이루어진환대 ( 또는시혜 ) 에이미새겨져있는비인격적인, 불평등한관계다. 이러한관계는환대받는사람의자존감이나존엄성을손상시킨다. 베푸는사람의우월한중심적위치를전제로하는시혜가아닌상호실천으로서의환대가제대로수행되기위해서는사람됨, 즉주체형성에대한올바른이해가필요하다. 타자의인정없이는그어떤 ( 자유로운인격체로서의 ) 주체도가능하지않음에대한인식과환대는서로불가분의관계에있다. 3.2.2. 상호인정과관용 상호인정개인의주체성을상호주체성의관점에서파악하는악셀호네트에의하면사람이서로를인정하는상호인정은사랑, 권리, 연대의세층위, 혹은세단계에서일어난다. 첫번째단계는사랑이다. 어린아이는가족의사랑안에서자신의욕구를표현하고이에대한인정을받음으로써자신에대한믿음을갖게되며, 더나아가타자적관점을확보하게된다. 시민사 7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회에참여하기위한최초의자신감을얻는것이다. 그러나사랑안에서이루어지는상호인정에는한계가있다. 일단여기서개인들은사랑의대상외에다른타자들을인정하지않을뿐아니라의지의대립없이서로를인정하기에권리인격체로서의의식으로까지는나아가지못하기때문이다. 사랑의대상이아닌다른타자들과의지의대립을통해만남으로써개인은보편적인정관계로나아갈수있다. 우리는소유를둘러싼인정투쟁을통해두번째상호인정의단계인이러한보편적인정관계에도달하게된다. 서로타자인개체들은소유에대한권리를둘러싸고대립과갈등을겪는다. 의지의대립과갈등을통과하면서개인들은각자의근본적인권리를서로인정하고법적권리의주체가됨으로써시민사회라는한단계더발전한상호인정에도달하게된다. 시민사회안에서모든구성원들은서로를동등한법적권리를지닌주체로, 다시말해도덕적으로판단하고행동하는자율적능력의담지자로존중한다. 그러나이것이끝이아니다. 인간에게는자신의특수성을인정받고싶은욕구가있기때문이다. 상호주관적으로공유된목적이나가치지평을전제로하는공동체안에서서로의특수한능력과가치를인정하는연대, 이것이바로세번째상호인정의단계다. 이세인정관계모두에서인정투쟁은 주격나 와 목적격나 의갈등으로진행된다. 즉상호주관적정체성은나에대한타인의관점을내면화하는한편, 그에대해지속적으로 나 의요구를주장함으로써이루어진다. 호네트에의하면주체들은이러한인정투쟁을통해그들에게주어진권리를확대하고새로운규범을창조해나간다 ( 악셀호네트, 1996). 여기서방점이찍히는부분은주어진권리의확장과새로운규범의창조다. 호네트의인정투쟁논의에서특히두번째인정투쟁단계를좀더자세히살펴보자. 이단계에서모든구성원들은동일한법에종속되고, 이로써서로를자주적위치에서이성적으로도덕규범을결정할수있는인격체로인정하게된다. 그러나실제로시민사회내에서모든구성원들이그러한권리를부여받는것은아니다. 그렇다면도덕적판단능력이있 ( 다고가정되 ) 는인격체의지위는누가결정하는가? 이질문에천착해프레이저는 동등참여 (participatory parity) 라는정의의관점에서인정투쟁의문제를재 / 분배의정치 (politics of re/distribution) 와통합시키고자시도한다. 재 / 분배의정의가실현되지않으면현실적으로인정의문제는자아존중이나자존감등자아실현이라는심리적문제로환원될위험이크다. 따라서동등한참여를위해서는각각의참여자가독립된목소리를낼수있도록문화적차이와특수성이인정되는동시에물질적자원또한공정하게배분되어야한다. 시장이일차적으로분배한자원을국가가나서서다시분배한다는것은일견자유주의원칙에어긋나보일수도있지만시장과자본이중심이되는자유주의는결코사회구성원의자유로이어질수없다. 그리고집단의식은급진적인정치적용어의선택만으로급격하게변화하지않는다. 오히려지속적이고반복적인수행적실천을통해조금씩변화한다. 시민사회내에도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75

다양한소수집단이있으며, 하나의소수집단내에도또다양한하위집단들이있다. 성원권의문제는그래서인정의층위를매우복잡하게만든다. 한국사회내이주민집단의경우에도위계질서는존재한다. 이주노동자는결혼이주여성에비해더주변화된위치에있으며, 결혼이주여성들중에도다양한문화적특질에따른차별이작동되고있다. 개인적 집단적정체성의상호인정을실천하는인정의공간은사회-공간적기능으로주어지는것이아니라끊임없는실천적투쟁을통해생성되고유지될수밖에없다. 관용미국이나캐나다, 호주등여러국가들이채택하는다문화주의가표방하는관용이사실은타자, 즉이방인에대한민족국가의이율배반적인관리전략이라는웬디브라운의비판역시이러한환대의비대칭적관계와연결된다. 브라운은시민혁명직후프랑스에서있었던유대인의시민권논쟁과관련해관용의실질적의도와효과를폭로한다. 당시프랑스는유대인이민족이아닌개인의신분으로프랑스국민혹은시민이될수있도록허용했다. 그러나이것은유대인공동체의해체를전제로한, 다시말해프랑스사회로의철저한동화를전제로한시민권인정이었다. 이러한인정은시민권획득이후에도관용의대상이된유대인그 / 녀가동화의상태를충분히잘지속하고있는지끊임없이감시하고통제하는것을의미한다고브라운은비판한다. 18세기에유럽에서처음관용이정치적결단으로촉구되었을때, 그것은기독교와유대교, 그리고이슬람교사이에서의긴전쟁을종결하고각각의믿음을존중하자는취지에서출발했다. 민족-종교공동체였던유대인은그러나 19세기에 인종 으로인식되었고, 이로써더이상믿음의차원이아니라존재의차원에서관용의대상이된것이다. 흔히매부리코로상징되는인종적 신체적타자성의낙인을가진채프랑스인이되어야했던유대인에게있어프랑스국가혹은시민사회로통합된다는것은인종적타자로서프랑스 ( 인 ) 다움을습득하기위한긴개조의과정과이후지속되는감시를의미하게되었다. 인종주의란인종이신체와정신, 섹슈얼리티나성격등존재의모든면을결정한다고보는관점이다. 19세기유대인의예가 21세기현재다문화시민권논의에서여전히중요한것은정체성의문제에적용될경우관용은평등의확장이아니라평등의대리보충으로서등장한다는것을그것이잘보여주기때문이다. 특정한인종적낙인을새기고있는타자는 동화 된이후에도사회적규범이나질서에대한위협을알리는지표로남는다. 더나아가그러한위협을충분히극복하고사회통합을유지할수있다는주류의자만심을가리키는지표로기능하게된다. 이러한정황을우리는지난몇년간유럽에서일어나고있는이주민관련 소요사태들 을통해거듭확인하게된다. 2005년프랑스의방리유 (banlieues) 지역소요사태는정부의 7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강경이민정책이아랍-아프리카계이민사회에끼친정치 문화적, 경제적악영향의결과로발생했다. 그리고 2011년노르웨이에서있었던극우테러리스트아네르스베링브레이비크의총기난사사건은잘못이해된다문화주의가얼마나잔혹한반-다문화주의테러를불러올수있는지에대해너무나혹독하게가르치고있다. 90여명이넘는청소년들을희생시킨한테러리스트의적대감과분노는시민들의성숙한이해나공감없이정부가섣불리채택하는관용전략으로서의다문화주의에내재한위험을통렬하게폭로한다. ( 프랑스의경우처럼 ) 이주민 2세들이정의롭지못한삶의환경에저항하기위해일으킨것이든, ( 노르웨이의경우처럼 ) 이주민들이자신들의권리와부를빼앗는다고판단해주류선주민이일으킨것이든, 그러한사건들은서로다른문화적정체성들의공존인다문화사회나그것의토대가되는관용이상호인정에입각한것이아닐때부닥치게되는위험을잘보여준다. 그렇다면한국사회의정황은어떠한가? 1992년에한국에들어와 18년동안한국사회에서노동자로, 문화활동가로, 다문화강사로다양한형태의시민적삶을살아왔던네팔출신미노드목탄, 일명 미누 의강제추방사건 (2009) 은이에대한명확한실례를제공한다. 미누 라는문화적아이콘의의미 : 이주노동자, 문제에서존재로 미누 의강제추방사건은한국정부가끊임없이강조한다문화사회, 관용, 공존이언제든출입국관련법에따라완전히다른방향으로해석되고오용될수있음을여실히보여주는사건이었다. 그가소속되어있던다국적밴드 < 스톱크랙다운 StopCrackDown> 은이주민은물론언론매체, NGO, 문화활동가들에게가장잘알려진이주민문화활동그룹이었다. 그는정부나서울시가주최한각종외국인관련행사에언제나섭외 1순위였다. 외국인예능대회에서대상을받은경력으로문화부장관감사패까지받은그는한국사회에서이주노동자들의존재가당사자들의목소리를통해알려질수있도록이주노동자방송국을만들었고, 이주노동자의인권과관련된다큐멘터리를제작했으며이주노동자들과한국사회간의문화적소통을위해정부의지원을받아이주노동자영화제를개최했다. 그는또한성공회대학교노동대학의학생으로공부했고, 문화체육관광부주최로열린 다문화정책토론회 에서유창한한국어로질문해참석자들의큰박수를받기도했다. 이모든정황이가리키는것은그가, 혹은한국사회가원하든원치않았든 미누 는 다문화사회 를표방하는한국에서일종의문화적아이콘이되었다는, 그리고이러한과정에정부역시암묵적승인과지원으로협력했다는사실이다. 그는또한성공회대학교노동대학의학생으로공부했고, 문화체육관광부주최로열린 다문화정책토론회 에서유창한한국어로질문해참석자들의큰박수를받기도했다. 이모든정황이가리키는것은그가, 즉 미누 가 다문화사회 를표방하는한국에서, 한국사회가원하든원치않았든일종의문화적아이콘이되었으며, 이러한과정에정부역시암묵적승인과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77

지원으로협력했다는사실이다. 그의다양한문화적활동들은이주노동자들이한국에서돈만버는것이아니라지역사회주민으로서소비도하고이웃들과감정적 문화적교류도나누며, 동료노동자들과연대하고또한한국의다문화사회논의에적극적으로의견도피력하면서 다중적삶을산다 는것을보여주었다. 이로써한국사회가이주노동자들을동정의대상이나위협의대상으로만보는맹목성을넘어설수있도록돕고자한것이다. 그러나그는 2009년 10월초, 법무부의 관계부처합동집중단속 발표직후출입국관리소의표적단속대상이되어그에게는거의 외국 이되어버린네팔로추방당했다. 미누의사건이한국사회의다문화실천및다문화정책역사에남긴교훈은한편으로는다문화논의가치열한토론과투쟁, 갈등, 합의를거쳐시민들의식에단단히안착해야할정치적의제이며, 다른한편으로는국가가자민족중심주의및경제우선주의에입각해관용을 변덕스럽게 실용주의적으로전유해서는안된다는깨달음이다. 그의강제추방이 합당하지 ( 혹은 합법하지?) 못하다고판단한시민단체들은 미누석방을위한공동대책위 를구성해강제퇴각명령에대한이의신청, 특별체류허가청원서와탄원서를제출했었다. 공동대책위는초과체류자의불법성에서출발하는 미누 의단속에맞서그가 사실상 한국사회의성원이된지오래되었음을지적한다 ( 홍석재, 2009). 그리고그동안의그의문화활동은 한국사회에기여한바가큰외국인에게부여한다 고 1) 현행출입국관리법이언급하고있는특별체류허가를받기에충분하다고강조한다. 2) 1) 새로바뀌는국적법에따르면 국익에기여할우수외국인재 는국내거주기간요건없이국적취득을허용하고, 외국국적포기하지않아도 한국국적을유지하게한다 ( 신설 7조1항3호 10조 ). 또한 50만달러이상고액부동산매각외국인에게영주권부여를검토한다고한다. 국적법개정안 과연동되어있는 < 외국인정책위원회 > 의 <2009년외국인정책시행계획 > 역시비슷한경제주의원칙을강조하고있다. 국내법과관련해서는기존의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을, 그리고국제적동향과관련해서는 2008년 EU 의 < 이민과난민에관한유럽협정 > 중 제3세계우수인재의적극유치 및 불법이민강력차단 을준거로하고있는이시행계획이밝히고있는부처별정책은적극적개방, 사회통합, 이민행정, 외국인인권옹호등크게네가지범주로나뉘는데, 예산의대부분은적극적개방과사회통합에사용되고있다. 2009 년재원투자규모는총 111,1억원인데이중적극적개방으로 534억원, 사회통합으로 502억원, 이민행정으로 23억, 외국인인권옹호로 50억원이배당되었다. 적극적개방을통해 우수인재 를유치함으로써국가경쟁력을강화하겠다는아이디어는대통령직속기관인 <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 의 2차회의 글로벌고급인력유치방안 에서결정된사항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해외우수인력을모아오면, 법무부가이들의체류를안정시키기위해비자제도를개선하고모든편의를제공해준다는게주요골자이다. 구체적으로보자면우수인재에게고용계약없이도비자를발급해서입국할수있게해주고, 이중국적을허용하며, 필기시험도면제해주겠다는것이다. 이들은 우리사회의동화, 통합을저해할우려가없 기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누 같이 우리사회의동화, 통합을저해 하지않았을뿐만아니라 10년이넘도록다채로운방식으로통합에기여한다고정부가비공식적으로승인한사람은 우수인력 인가아닌가. 이질문에대한답변의권한은누구에게있는가. 2) 대책위의구성원인 아시아의친구들 은성명서에서 우리는특별체류허가가권력과재산, 학식있는사람들만을위한법의도구가되지않아야한다고생각한다. 정부가그동안강조해온 100만이넘는이주자들의시대에그는노래로이주자들의아픔과사랑, 권리를알려온노래하는노동자였음을기억해야한다 라고밝히고있다. 7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다문화사회로의변신 을강조하는한국사회에서바로그변신의살아있는증인으로각종다문화행사에초대되어 We love Korea 를부른 미누 의전격적인단속과추방은 강제추방 과 다문화 라는모순된정책사이에서줄타기를하고있는한국정부의실상을상징적으로잘보여준다. 그리고불법과합법의경계가정부의통치전략에따라얼마나유동적으로움직일수있는가를여실히증명한다. 화성보호소에서그가 17년 8개월유통기한상품 이되어버린상황에직면해 나도한국에책임이있고, 한국도나에게책임이없다고생각하지않는다. 나는한국으로부터대답을듣고싶다 고말했던것은 3) 그동안한국정부가불법과합법의경계를두고초과체류이주노동자들과벌인게임이진지한답변을요구하는정치적행위였음을환기시킨다. 미누 의사건은내용은없는채효력만발생시키는법, 그러나자신의정당성을위해 ( 즉, 효력을발생시키기위해 ) 신체를필요로하는법을너무나적나라하게폭로하고있다 ( 아감벤, 2008). 18년간한국사회의 실질적 성원으로살아왔던 미누 의신체를요구함으로써갑자기자기정당성을획득하는 법. 그러나한국에서산 18년간의자신의삶을두고한국의책임을묻는 미누 의질문은동시에삶이그렇게순순히 벌거벗은상태 가되어법에의해버림받을수는없음을강변한다. 근대주권국가의설립을예외적상황과법-정치질서의관계속에서살피고있는아감벤은법이삶과맺는근본적인관계는법이삶을예외적상황으로만드는것, 즉버리는것에있다고말한다. 여기서주권자의권리를특징짓는추방령의가장내밀한구조는외부의사실상황이예외를선포하게하는것이아니라예외의선포가사실상황을낳는다는데있다. 이로써법률문제와사실문제사이의구별도사라지고합법이냐불법이냐도사라진다 ( 아감벤, 2008). 불법체류자 라고불리는이주노동자들의존재는내부안에외부, 즉예외적상황을만듦으로써, 다시말해법의보호를전혀받지못하는 벌거벗은삶 을설정함으로써유지되는주권공동체의구성적원리를가리킨다. 이들은재판을통해 불법 여부를심판받는사람들이아니다. 처음부터재판을받을권리도없다고, 처음부터추방의형태로만존재할수있다고명령된사람들이다. 법을어긴사람들이아니라법안에서법의바깥을이루고있는사람들이라는뜻이다. 따라서 유죄냐, 무죄냐 는물음은이들존재와는아무런관련이없다. 단지법의내부와외부를가르는경계선을어디에긋느냐의문제일뿐이다. 그러나국민정체성 (national identity) 으로환원되지않는바깥요소인이들은한국이국민국가안에이미받아들인지구적 (global)/ 초국적 (transnational) 차원의이질성이고다양성이다 ( 고병권, 2009). 지구화가가져온이러한현실적상황은민족의문화적정체성과영토의일치가마치본질적인것인양간주하며그토대위에서운영된근대민족 / 국민국가 (nation-state) 의우연적성격을 3) www.daum.net/freeminu 참조.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79

드러내고탈근대적시민권제도와초국민적정치공동체를상상할수있는기회를제공한다. 그리고아래로부터의다문화실천은기본적으로초국가적 / 초국민적정치공동체를향한이러 한상상력을공유한다. 3.2.3. 환대와상호인정의관점에서본시민권환대에관한철학적사유를제시하는데리다가조건부환대와절대적환대를나누어설명하는것은위에서언급한현실적난제를이해하는데도움을준다. 절대적환대란환대를받는사람과베푸는사람사이의절대적평등을전제로하며, 이환대에서현실적상황에따른조건부계약의성격은용납되지않는다. 환대는조건없이, 즉손님의출신성분이나계층, 언어, 성별등과무관하게이루어져야만한다. 이러한절대적환대의관점에서볼때현실적으로수행되는 모든 환대는일종의타락이며환대의자기부정일수밖에없다. 절대적환대는현실적으로가능한정의의형태인 법들 과는달리 법그자체 로서의정의와상응하는것이다. 따라서현실에서는이념으로만구성될수있을뿐이다. 어느곳에서건환대는현실적상황과조건에따라이루어질수밖에없기때문이다. 이념으로서의법이있다면실천으로서의다양한 법들 이있다. 이 법들 은제한적이고조건적이고배타적이다. 국가별로, 지역별로, 종족별로공동체가정해놓은성원권의법칙들과규약들은필연적으로내부와외부를가르는경계에의존한다. 성원권이친밀함과소속감을제공한다면그것은소속되지못한외부인들의존재덕분이라는모순이발생한다. 무엇이정의인가 에대한논의가무성한것은장소-사회적관계로서만실천되는정의의구체적국면들이장소들만큼이나다양하기때문일것이다. 여기서중요한것은불가능성만을내세워이념으로서의법혹은정의또는절대적환대를거부하고현실적으로실현가능한법들, 즉조건부환대만을주장해서는안된다는사실이다. 이념의지평이없다면그많은상이한법들의자기정당성은어떻게주장될것인가. 그법들이정의롭다는것을누가보장할수있는가. 상황논리에휩쓸려버릴때법은정의롭지못한관행이나정책, 태도에대한알리바이로전락해버린다. 자유주의평등담론이구체적실천을담보하지못한채추상적인시민권의차원에머물때그시민사회는건강한자기변신을추구하기보다는비대칭적인인정, 조건을전제로한환대, 낙인과구별되지않는관용에서모순의해결책을찾기쉽다. 주류권력이무소불위의통치성을주장할때, 그것에저항할수있는대항담론의힘은어디에서찾을수있는가. 구성원들은또한자신들의무수한관계적실천들속에서, 성원권을행사하는각종선택의지점들에서과연무엇을기준으로자신의행위에정당성을부여할수있을것인가. 적어도이념적지평에서라도상호인정과, 이방인에대한통치전략으로전락하지않은관용, 그리고절대적환대를기억하고있을때 8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비판적성찰은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상호의존성에대한이야기를한번더환기하자. 자신의위치가특정한구조안의한지점이라는것을인식하지못하는개인의자유는자신과마찬가지로그구조안에위치해있는수많은다른지점들을자신과동등한권리를지닌존재로인식하지못한다. 자신의존재자체가무수한타자들의존재성에힘입고있다는것, 이상호의존성에대한깨달음이야말로환대가시작되는출발지점이다. 이런관점에서우리는주체를 죽은사람혹은타자의인질 이라고말하는철학자들의이야기를이해할수있을것이다. 이것은단지철학자들만의고상한이야기가아니다. 일상적인삶의차원에서도우리는 산사람은죽은사람의몫까지살아내야할책임이있다 는이야기를종종듣곤한다. 동네를떠도는 미친사람 을집에데려다밥과마실물을주던어머니들의모습이낯설지않은사람도적지않을것이다. 아니면이미사라진기억이되고말았을까. 다시 주체가타자의인질 이라는말로돌아가보자. 여기서인질의목숨은바로그타자에달려있다. 결국구원을받는것은, 즉환대를받는것은타자가아니라주체인 나 다. 환대를이야기할때우리가정책으로서의관용을넘어서서상호인정을이야기해야하는필연성이여기에있다. 사실은나자신이바로환대를요청하는낯선사람, 손님이라는것을깨닫는과정이동반되지않는다면환대는자기중심주의의덫에서빠져나올수없다. 내가북촌어디에선가외국인을만났을때나에게그외국인이이방인인바로그정도로그외국인에게나는이방인이다. 이방인이라는존재는단독으로가능하지않다. 앞에 2장에서예로든 ( 환대를요청하는사람의권리에대해고개를갸우뚱하던 ) 선주민의의아함은이렇게풀어야한다. 선주민은확실하게고정된주체의위치에, 즉모든것이명료한어떤실존의상태에있고, 다만찾아온손님만이질문을유발하는애매모호한존재라는인식은오해라는것이다. 오히려올바른이해는우리가서로에게이방인이라는사실, 서로에게질문이되고서로에게의지하며서로에게우정과환대를기대하는존재라는사실이다. 3.3. 확장된민주적시민사회의구상 : 탈근대적시민권과초국민적정치공동체를 상상하기 이주가영토와민족, 시민권의분리를가속화시킴에도불구하고국경을향한주권국가의집착이여전하고, 이중국적이나영주권같은명백히탈근대적 (postmodern), 초국가적 (transnational) 제도가탈국가적 (postnational) 시민권제도로이어지지못하는것, 다시말해이주민의시민권이여전히국민국가의통치권력에종속되는현상황은 ( 이철우a, 2008; 이철우b, 2008) 근대국민국가및인권사상의탄생과관련된다.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81

역사적으로볼때영토적주권을문화적동질성이라는생각과함께민주적입헌정부와결합시키는국가, 즉국민을민족으로이해하는민족 / 국민국가는정치적근대화가진행되는과정에서생긴독특한산물이다 ( 벤하비브, 2008; 최현, 2008; 이철우, 2008a; 이철우, 2008b). 그리고모든인간은태어나면서부터남에게양도할수없는성스러운권리를갖는다는인권선언은시민권과의연동속에서탄생했다 ( 아감벤, 2008; 최현, 2008; 조효제, 2007). 예를들어프랑스공화국이 인간과시민의권리선언 The Declaration of the Rights of Man and the Citizen 을공포하고그것을뒷받침하는시민권의법과제도를만듦으로써프랑스공화국의시민은인권을가지게되었다. 근대적세계에서인간으로인정받기위해서 ( 즉인권을누릴수있기위해서 ) 인간은무엇보다도특정국민국가의시민이되어야했다. 국민국가체계를공고히하려는시도의일환으로국민국가는시민권제도를확립하여시민들의권리를보호하고문화적동질성과정체성을유지하기위해자국시민의범위를확정했다. 이를위해여권과다양한신분증, 그리고국민등록제도를개발하는한편국제협약을통해자국시민들과외국인이국경을넘어이동하는것을통제했을뿐만아니라자국영토내에서외국인과자국시민의경계를분명히했다 (Torpey, 2000: 최현, 2008에서재인용 ). 이로써국민이국가와자신을동일시할수있는조건이마련된다. 즉시민권이근대적국민정체성의기초가되었던것이다. 최근에우리가경험하고있는교통과정보, 통신기술의발달은전지구적상호의존성을높이며, 지구적이민의확대와시장통합의요구는초국민적 / 초국가적 (transnational) 정체성이형성될수있는환경을조성한다. 그러나현재단초를내보이고있는이러한지구시민정체성이실질적인다문화적, 다종족적공동체로발전할수있기위해서는근대적시민권을넘어서탈근대적, 지구적시민권을발전시켜야한다 ( 최현, 2008). 앞에서도말했듯이기존의국민국가는문화적단일성의전제하에유지되어왔기때문에문화적, 민족적다양성과관계맺을수있는원리나제도를충분히갖추고있지못하다. 그리고여전히국민과비-국민의경계를확정짓거나 ( 영토와국민이더이상일치하지않는경우에도 ) 영토외부의국민을국가안으로포섭함으로써권력의영역을확장시키고자한다. 그러나 민족국가는너무작아서새로운환경이조성하는경제적, 생태적, 국민위생적, 정보적인문제들을다룰수가없으며, 또다른한편으로는너무커서정체성을지향하는사회적이고지역적인운동들을만족시킬수없다 ( 벤하비브, 2004: 27). 그런데자본은 민족적이지않고국가에의해결정되지도않으면서결정적인역할을하는그무엇 이다 ( 버틀러 스피박, 2008). 이런상황에서지구적, 탈근대시민권은자본의지구적흐름과이주의지구적확산이유인하는새로운동력에전략적으로대응하면서국민국가의시민권내부에서노동자, 여성, 흑인, 동성애자, 장애인, 이주민등사회적약자들의투쟁을통해이루어져야한다. 이미이중국적이나영주권의증가는 8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배타적인자국시민의규정위에유지되었던근대적시민권제도가탈근대적변형을겪는다는것을가리키고있으며문화적공동체와정치적공동체의동일성에대한근대국민국가의주장이신화에불과함을좀더근본적으로성찰할수있는계기를마련해주고있는상황에서그러한연대는상상력이상의효력을발휘할수있을것이다. 참고문헌 강수돌 (2007. 11. 6), 독일의이주노동자정책과시사점, 국가인권위원회이주인권포럼. 김남국 (2004), 영국과프랑스에서정치와종교, 국제정치논총, 제 (44) 집 (4) 호, 한국국제정치학회. 김미성 (2010), 2005년프랑스 소요사태 이후문화정책재조명-다문화주의도입의범위와한계, 佛語佛文學硏究 vol.82. 김복래 (2009), 프랑스, 영국, 미국의다문화주의에대한비교고찰 : 삼국의이민통합정책을중심으로, 유럽연구 vol.27, no.1. 김복래 (2009), 프랑스, 영국, 미국의다문화주의에대한비교고찰 : 삼국의이민통합정책을중심으로, 유럽연구, 제 (27) 권 (1) 호. 김승환 (Kim Seung-Hwan), 다문화담론과로컬리티의이원성, 부산대학교한국민족문화연구소, 로컬리티인문학, 제3호 2010.4, pp. 75~105(31pages). 김영옥 (2007), 새로운 시민들 의등장과다문화주의논의. 아시아여성연구 46-2: pp. 129~160. 김용신 (Kim Yong Sin), 다문화정치교육의논리와방법 : 탐색적접근, 한국사회과교육연구학회, 사회과교육, 제46권 4호 2007.12, pp. 25~39(15pages). 김이선 (2008), 다문화사회의전개에대한한국사회의수용현실과교육적함의. 김정선 (2010), 나의 home 은어디인가? 필리핀결혼이주여성공동체형성과의미, 한국외국어대학교역사문화연구소주최학술대회 유라시아경계인들의정체성문제, 21-50. 김정선 (2011), 시민권없는복지정책으로서 한국식 다문화와결혼이주여성의성별화된시민권에관한비판적고찰, 경제와사회. 김종원 (2006), 유럽연합과유럽의무슬림 - 독일, 영국, 프랑스를중심으로, 경희대학교. 김지환 (2009), 18년살며정든고향됐는데 국외자 라며연행소름끼쳐, < 경향신문 >. 국제결혼가정공동체와민주적시민사회의확장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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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석원정 1. 들어가며 2011년 12월말통계청자료에의하면한국거주이주민은 139만 5,077명 1), 전국민의 2.5% 에해당하며해마다 10여만명이넘는추세로증가하고있다. 언제부터인가이주민의유입은낯설고당혹스럽고조만간사라져야할현상이아니라한국사회가준비해야할우리의미래로자리잡고있다. 이를위해민관할것없이다양한방식으로이주민으로인해한국사회가받게될영향을연구하고긍정적으로이를수용하기위하여나름노력을기울이고있다. 일부 NGO로부터선도된노력들이한국사회전반적으로확산하여갔고,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이니다문화가족지원법과같은법률과제도가만들어졌으며, 정부와지방자치단체들은 2009년-2012년까지무려 5,999억 2,600만원 2) 이라는막대한예산을쏟아부으며 다문화 3) 사업 이라는비판이나올정도로사업들이수행되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한국사회가바 1) 2) 통계표명 : 연도별체류외국인현황 단위 : 명 2007 2008 2009 2010 2011 체류외국인 1,066,273 1,158,866 1,168,477 1,261,415 1,395,077 출처 : 출입국 외국인정책통계연보중에서발췌 < 표 2-1> 중앙행정기관의연도별시행계획추진현황 ( 단위 : 개, 억원 ) 연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정책목표 과제수 예산 과제수 예산 과제수 예산 과제수 예산 합계 190 1,045.89 173 1,163.08 165 1,852.37 149 1,937.92 1. 적극적인개방 53 511.58 47 470.33 46 479.34 40 551.86 2. 질높은사회통합 81 476.94 81 609.26 75 1,148.73 69 1,209.14 3. 질서있는이민행정 34 20.59 27 28.09 28 147.70 24 65.54 4. 외국인인권옹호 22 36.78 18 55.40 16 76.60 16 111.38 출처 : 외국인정책기본계획및주요정책의제연구 (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2.11) 3) 다문화라는용어에대해서최근들어비판이높아지고있다. NGO 들은물론학계에서도다문화의개념이모호하고국제결혼가정을오히려구분지어차별하는효과가있다고해서비판하고있다. 필자도다문화라는용어사용에비판적이나읽는이들의이해를위해이글에서는그냥사용하기로한다.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87

람직한다문화사회로이행해가고있는가? 라는질문에 그렇다 는대답을하기에는여러면에서문제점이지적되고있다. 무엇보다, 한국사회는 우리안의소수자 인이주민에대해많은것을알고있지못하다. 이주민들이한국으로유입되기시작하던 1990년대초반, 이주민들은많은한국인들로부터 너희나라에도해가뜨니? 라는소박한질문들을수없이들어야했다. 그시절에비하면해마다많은연구물들이해마다쏟아져나오고수많은인력들이이주민관련각종사업들에투입되고있는현재는, 확실히 발전 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여전히이질적이면서낯선존재로이들을받아들이는수많은한국인들이있고, 배타성을앞세우는한국인들도적지않다. 많이알려져있는것같지만조금만진지하게생각해보면한국사회는이주민들에대해너무많은것을알지못하고있다. 특히, 한국사회의 어떤면 이이주민들에게 어떻게 영향을미치고있는지, 이주민들의 어떤면 이한국사회에 어떻게 영향끼치고있는지에대해서는더더욱알지못한다. 이주민들이한국민의 2.5% 에불과한숫자이니그영향력도 2.5% 남짓일까? 또는이주민들은한국사회의여러측면중 2.5% 에해당하는부분만영향받고있을까? 이글에서는이주민들과한국사회의상호영향을, 이주노동자들의커뮤니티활동, 특별히이주노동자의방송 ( 이후 MWTV 라한다 ) 이라는이주노동자커뮤니티를매개로하여엿보고자한다. 이주민커뮤니티는한국의이주민들이한국사회에뿌리내리고줄기를뻗어나가기위해종종선택하는데, 이런커뮤니티들이정말이주민들의 한국에뿌리내리기 에효과적인지, 커뮤니티의어떤점들이효과적인지, 효과적이지않았다면커뮤니티가어떤문제를안고있기에그런지등에대해서제대로연구조사되지는않았다. 그러나다문화사회로서한국사회가진정으로이주민을함께살아가야할이웃의범주에포함시킨다면이주민들의커뮤니티에대해서좀더알아볼필요가있다고하겠다. MWTV는한국의수많은이주민커뮤니티중에독특한성격을지닌커뮤니티이면서동시에일반적인성격도지니고있는커뮤니티라고할수있다. 이에 MWTV를매개로이주민커뮤니티에대한이해의디딤돌로삼고자한다. 이를위해 MWTV의전현직구성원들중적절하다고판단한주요구성원들을인터뷰하고 MWTV 의정기총회자료, MWTV 의서비스되고있는과거및현재의활동들을살펴보았다. 다음은이연구를위하여인터뷰를한 MWTV 전현직구성원들이다. 4) K( 한국인, 2004 년 2007 년 ) : 전공동대표 L( 한국인, 2004 년 현재 ) : 전공동대표 4) 이들의인적사항을보호하기위하여이름은이니셜로표기한다. 8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D( 미얀마인, 2004년 2010년 ) : 전공동대표 S( 미얀마인, 2004년 2011년) : 전공동대표 A( 미얀마인, 2004년 현재 ) : 전공동대표 CH( 한국인, 2010년 현재 ) : 전운영위원. 현자문위원 P( 한국인, 2004년 2007년) : 운영위원 N( 몽골인, 2008년-현재 ) : 전앵커및운영위원 2. 한국의이주노동자커뮤니티 1) 이주노동자커뮤니티의형태 이주노동자커뮤니티는결성의목적에따라다양한모습을갖는데, 가장일반적인모습이출신국가별로구성되는커뮤니티로서출신국가가커뮤니티결성의연결고리가된다. 그러나출신국이같다고해서모두하나의커뮤니티로구성되는것은아니어서출신국가별-출신국가지역별-출신국가종교별등출신국가외에도다른키워드들이커뮤니티결성의매개체가되면서출신국가내에서도다양한커뮤니티들이만들어지기도한다. 이런모습의커뮤니티중가장오래되고비교적잘운영되고있다고평가받는커뮤니티로네팔공동체 (NCC) 와미얀마공동체를들수있다. 네팔공동체는네팔출신지역별 -종교별 ( 불자모임 )-한국내거주지역별등으로세분화되어전국에퍼져있는데이들커뮤니티들은다시 NCC라는네트워크를형성하고있다. 미얀마공동체도민족별, 한국거주지역별로커뮤니티들이구성되어있고, 여기에독특하게버마민주화라는정치적활동을활동목표로내세우는커뮤니티들도있다. 네팔과미얀마이외에도나이지리아의부족별커뮤니티와같이출신국가내에다양한부족이있을경우부족별로커뮤니티가형성되고그커뮤니티들이다시네트워크를형성하는경우들이있다. 또는본국에서맺었던광범위한친지네트워크가좀더발전하면서사실상커뮤니티로서기능하기도한다. 출신국가외에특정종교를키워드로해서커뮤니티가결성되기도하는데, 이에는출신국가와국가의종교가함께작용하기도하지만특정종교를키워드로해서다국적으로커뮤니티가결성되기도한다. 네팔불자모임과같은예가전자라면, 종교적색채를강하게띠는한국인지원기관을중심으로다국적출신이주민들로커뮤니티를결성하는예가후자가되겠다.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89

종교를매개로하지않으면서도출신국가를넘어서다국적으로커뮤니티가형성되기도하는데, 이경우연결고리는다양해서 노동 을키워드로하는이주노조, 다국적음악인들로 2003년에구성되어 10년가까운시간동안꾸준히활동하는 STOP CRACKDOWN BAND나안산의인도네시아노동자밴드와같은문화커뮤니티들도있다. 2) 이주노동자커뮤니티의기능 이주노동자커뮤니티의형태는다양하지만그기능은대체로비슷하다. 기본적이면서도일차적인기능으로는상호부조, 한국생활에필요한정보습득, 본국문화와언어, 풍속을유지하는계기를제공함으로써정체성유지에조력하는기능들이다. 만약직능을중심으로커뮤니티가활동한다면여기에직능수행에필요한정보공유가더해지고, 다국적으로구성된커뮤니티라면상호부조와한국생활에필요한정보습득이더중요하게기능하기도한다. 커뮤니티의일차적기능은상부상조및정보공유였다. 이주노동자의다수가미등록이던시절, 대부분의이주노동자들이한국으로입국할때에는 누군가가 먼저한국에있었다. 누군가 는브로커일수도있고친구일수도있고친척일수도있다. 국가간협정에의하지않은경로로입국한후이들은상당기간동안, 한국생활에적응하기위해서는 누군가 의도움이매우필요했다. 누군가 는취업을알선해주었고, 종교적신념에위배되지않는한국음식이어떤것인가에대한정보를주었고, 임금체불이나산재등을당했을때자신들을도와줄한국의인권단체들에게안내해주었고, 통역을담당해주었다. 사적인관계로형성된모임이어서커뮤니티라고할수는없으나 누군가 를중심으로이주민들이모이고흩어지고애로사항과문제들을해결하였다. 매우사적인이런관계들은커뮤니티가만들어진이후에도여전히존재하였지만활발하게활동하는커뮤니티는구성원들의이런필요성들을공적으로소화하려고노력하기도하였다. 미등록이주노동자가합법체류이주노동자보다많던시절, 커뮤니티들이한국사회에서필요한자원을적절하게얻기위해서는한국인들의도움이필요하였고이를이주민지원단체들이감당하였다. 그러다보니이주민커뮤니티와지원단체들의관계는밀접해질수밖에없었다. 이런정보제공외에도서로간의상호부조는무엇보다중요한기능이었다. 한국입국-취업과노동생활-일상생활-추방혹은자발적귀국의과정에서이주민들에게어떤불행이기다리고있을지아무도모르는상황에서개인이감당하기어려운불행을겪는자국민들을위한상호부조는무엇보다도절실한것이었다. 이외에도본국의정보를얻을뿐만아니라모국어로대화하고, 자국의명절과기념일을즐기고모국음식을나누면서정체성유지에도커뮤니티는한몫을담당하였다. 9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NGO들과긴밀한협력관계를유지하는커뮤니티들의경우, NGO의주요활동내용에따라 NGO와함께하면서한국사회에목소리를내고존재를드러내기도했다. 미등록이주노동자가다수이던시절에는추방을각오하고이주민이목소리를내는것이쉽지는않았지만 NGO 의보호하에위험을무릅썼던이주노동자들도있었다. 3) 고용허가제실시이후이주민커뮤니티의변화 5) 고용허가제가실시되고제도가자리잡아가던 2000년대중반을지나면서이주민들의커뮤니티에도변화가생겼다. 그시기까지활동하던이주노동자커뮤니티들의지도력은거의대부분한국에오랫동안거주한미등록이주노동자들이었다. 그런데 MB정부들어미등록자에대한강력단속과추방정책이시행되면서많은미등록자들이추방혹은귀국하였고그중에는커뮤니티의리더들도상당수있어서오랫동안활동하던몇몇커뮤니티들이사실상와해되기도했다. 그런한편고용허가제로입국하여합법체류이주노동자가대거늘어나면서이전에커뮤니티들이담당하였던정보제공 -한국생활적응지원서비스는국가기관이담당하게되었다. 정부나지방자치단체가운영하는이주민지원기관들은공통적으로이주민커뮤니티를결성하고자하였고, 이주민들의출신국대사관에서도적극적으로나서서자국민커뮤니티를결성하고있다. 그리고한국의노동부는이런각국별커뮤니티들을통해고용허가제나한국생활에대한정보들을제공하고있다. 4) 이주노동자커뮤니티의애로사항 이주노동자커뮤니티의활동에영향을미치는요인은한둘이아닌데, 이를성격에따라나눠보면, 조직이기에영향받는요인이있고, 이주민조직이기에영향받는요인으로나눌수있다. 조직으로서커뮤니티를생각할때가장중요한요인은구성원들인이주노동자들이다. 특히개인으로서리더는물론, 그룹으로서리더그룹들이어떤생각으로, 어떤자세로, 어느정 5) 2005 년부터가동된단순미숙련이주노동자도입제도이다. 한국정부와 15 개국가가국가간쌍무협정을맺어적정인원을배정하고도입한다. 현재한국의단순미숙련외국인력제도는고용허가제, 재중동포 - 재러동포가해당되는방문취업제이다. 고용허가제로한국으로입국하는이주노동자들은이전과달리, 사적인네트워크가필수적이지않았다. 그런반면에사적인네트워크를통해해결하였던한국생활초기적응과정에서도움줄곳이마땅치않아지면서예전과다른문제들이발생하기도했다. 이에한국정부는외국인력지원센터를전국 10 군데에만들어일상및노동관련서비스를제공하고있다.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91

도의실무력으로커뮤니티를이끌어가는가가관건이된다. 구체적으로민주적조직운영문화에의적응도, 조직운영에필요한회계며사무처리, 문서정리등실무적능력의보유, 리더그룹이자신들의이익과무관하게활동할수있는헌신성등의여건들이커뮤니티의활동내용과지속성에직결된다. 그러나대체로많은이주노동자들이본국에서커뮤니티와같은조직을유능하게이끌어본경험이거의없기에종종고의가아닌실수와잘못, 악의는없으나의심을받기에충분한실수, 미숙한업무처리, 자신의생계도넉넉하지않기에동료들을위해충분한정도헌신할수없는사정들이중첩되면서커뮤니티들은자주문제에노출되곤했다. 이주민조직이기에영향받는요인은어떤측면에서는앞서의조직원리보다더중요하게작용하기도하다. 커뮤니티구성원인이주민들의상황을규율하는가장중요하고도일차적인요인은한국정부의이주민, 특히이주노동자정책이다. 한국정부의이주민정책에의해이주민지원 NGO, 정부부처, 국가나공공기관들의활동내용과활동영역이영향을받게된다. 나라별이주노동자도입규모, 도입시기, 미등록자추방정책, 이주민지원기관등모든영역에서국가가주도권을쥐는상황이되면서결국이주노동자커뮤니티에가장큰영향을미치는요인은한국정부의정책이된다. 특히미등록자에대한정책은이주노동자커뮤니티에직결되는데한국에오래거주하여한국어와한국물정에익숙하고동료들의신망을얻어커뮤니티의리더가되어잘이끌어가다가도미등록자단속으로추방당하거나급히귀국할수밖에없는사정으로귀국해버릴경우순식간에커뮤니티지도력은큰손상을입고커뮤니티자체가흔들리기도한다. 이주민조직이기에안게되는또하나의중요한요인은정도의차이는있을지언정한국인 ( 주로 NGO) 의지원여부가이주노동자커뮤니티의지속적활동에상당히크게영향을미치고있다는점이다. 이주노동자들이한국땅에서커뮤니티의운영을위해필요한행정적처리들을포함하여많은것에서한국인의도움이필요한경우가대부분이다. 미등록자가많이참여하는커뮤니티라면더더욱한국인들의도움이요긴해진다. 그런조건으로미등록자가다수를차지하던 2005년이전이나현재까지도이주노동자커뮤니티에는도움을주는한국인 NGO들이왕왕결합되어있기도하다. 그런데그도움을주던한국인 NGO의활동이여러요인으로여의치못하게되면그타격이이주노동자커뮤니티에도전달된다는점에서또하나의불안정한요인을안고있다. 9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3. 미디어활동커뮤니티 -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 1)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 의특성 2004년 12월에첫제작을한이래활동 8년차가된 MWTV 은, 상술하였던이주노동자커뮤니티들의다양한특징에비추어볼때독특한성격을지닌다. 구체적으로보면, 다국적출신인들로구성되었고, 미디어활동이라는특정활동을하고자하되, 미디어활동을매개로이주민의사회참여를활발히하고자하는뚜렷한목적의식을가졌으며, 그구성원들이 MWTV 참여이전의활동을통해이미이주민활동가라고할만한의식과능력을가진이들이었다는것이다. MWTV가가진이런특성은어떤이주민커뮤니티에서도찾기힘들다. 그런반면, MWTV의결성이전과 8년간활동내내, 다른커뮤니티들이가진한계에서 MWTV도자유롭지못하여현재 MWTV는많은어려움을겪고있고, 그어려움은이주노동자커뮤니티들이일반적으로겪는어려움의범주에넣어도무방한성격의것들이다. 2) MWTV 개요, 연혁및조직 MWTV 는시민방송 R-TV의퍼블릭액세스의일환으로시작되었다. MWTV제작팀이특정프로그램을제작하여시민방송 R-TV측에제공하면시민방송 R-TV가이를방영하는방식이었으며, MWTV가제작하는프로그램에대해시민방송 R-TV가제작비를제공하는관계였는데, 점차시민방송 R-TV로부터사무공간, 프로그램제작에필요한기술지원등많은지원을받게되어활동의토대를마련할수있었다. 6) MWTV의공식사이트에서소개하고있는 MWTV 의개요와연혁을보면다음과같다. 7) 이주민방송 MWTV 는? 이주민들이한국사회에서직접소통하고발언하고소통하기위하여주체적으로만든단체입니다. 방글라데시, 네팔, 버마,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베트남등지에서온이주민들과한국인들이힘을합쳐이주민의인권문제를알리고이주민의알권리를지키기위해다양한방송프로그램을직접제작하고있습니다. 이주민들이자기목소리를들려주고사회-정치권리를확보하기위한첫걸음으로이주민방송MWTV 가탄생한것입니다. 또한이주민미디어교육, 이주민영화제등의문화예술활동을통해다양한문화가함께성장하고존중받는성숙한사회를만들기위해노력하고있습니다. ( 이주노동자방송, 이주노동자영화제로출발, 2011년이주민방송, 이주민영화제로이름이바뀌었습니다.) 6) K의인터뷰내용에서 7) 자료출처 ; MWTV의사이트에서발췌. http://www.mwtv.kr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93

이주민방송 MWTV 에서하는일은? 방송제작이주민들의소식을다국어로전하는 < 이주민뉴스 > 활동가들의삶을알리는 < 다큐 > 를만들고있습니다. 이전에는시사교양프로그램 < 이주노동자세상 >( 월1회 60분 ) 과 10개국어뉴스프로그램 < 다국어이주노동자뉴스 > ( 월2회 80분 ) 을정기적으로제작, 방영했습니다. 제작된방송은시민방송 RTV 와인터넷홈페이지를통해방영했습니다. 미디어교육미디어를통해자신의목소리를직접이야기할수있는이주미디어활동가를양성하고자정기적으로미디어교육을실시하고있습니다. 영화제 (Migrant World Film Festival MWFF) 이주민영화제는해마다개최하는대표적인문화행사로영화를매개로이주민들이자신들의문화를스스로가꾸고즐기는축제의장입니다. 국경의벽을넘어이주민과한국인간의문화적격차와소외를극복하는소통의장을만들고자노력하고있습니다. 이주민방송 MWTV 주요연혁 04. 12. 이주노동자의방송 설립 05. 4. 시민방송 RTV < 이주노동자세상 > 제작및방송시작 05. 8. 시민방송 RTV < 다국어이주노동자뉴스 > 제작및방송시작 06. 7. Migrant Welcome Festival 공동개최 06. 9. 제1회이주노동자영화제개최 06. 12. 세계이주민의날기념행사공동개최 07. 8. 제2회이주노동자영화제개최 07. 10. 이주민 이주노동자미디어교육실시 08. 3. 비영리민간단체등록 08. 3~5. 이주노동자미디어교육실시 08. 08. 제3회이주노동자영화제개최 08. 10. 이주민미디어교육 MWTV 영상아카데미 2기 실시 (~ 08.12./ 미디액트공동주최 ) 08. 10. 이주미디어활동가양성미디어교육 실시 (~ 08.12./ 행정안전부 ) 09. 03. 이주민미디어교육 MWTV 영상아카데미 3기 실시 (~ 08.12./ 미디액트공동주최 ) 09. 07. 이주민미디어교육 MWTV 영상아카데미 4기 실시 (~ 08.12./ 미디액트공동주최 ) 09. 07. 제4회이주노동자영화제개최 10. 08. 이주인권콘서트공동개최 10. 09. 제5회이주노동자영화제개최 11. 03. 이주민방송 으로명칭변경 11. 09. 제6회이주민영화제개최 위의자료들은 MWTV 결성취지와활동내용, 그리고변화의일단을보여준다. 9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먼저, 나타난바에의하면 MWTV는 이주민들이직접소통하고발언하기위해주체적으로만든... 이주민의인권문제를알리고, 이주민의알권리를지키기위해... 이주민들이자기목소리를들려주고사회-정치권리를확보하기위한첫걸음... 다양한문화가함께성장하고존중받는성숙한사회를만들기위해노력하는... 조직이다. 또한 MWTV의이름을이주노동자의방송 이주민방송으로, 이주노동자영화제 이주민영화제로개칭한점이눈에띈다. 2000년대중후반들어이주노동자가한국전체이주민의 45-55% 를꾸준히점해왔음에도한국사회전반적으로이주노동자에대한관심이줄어드는반면 다문화 라는이름으로시행되는사업의급증으로이영역을다루지않을수없었던것으로보인다. 마지막으로, 2004년 12월 2012년 12월까지의활동기간을볼때, 결성이후 2009년까지지속적으로새로운사업들을선보이면서수행해오다가그추세가 2010년들어서주춤하면서이후부터는오히려축소를보였다는점이다. 위와같은활동들을수행하기위한 MWTV 내부조직으로는, 최고의결기관으로서총회-운영위원회-공동대표-자문위원회및각영역별사업팀이있다. 이중공동대표는설립이래이주민과한국인이공동으로대표를맡아왔으며, 영역별사업팀은뉴스팀 미디어교육팀 - 영화제팀 사무처가있다. 이사업팀은 MWTV 의활동내용에따라달라진것으로보인다. 다음은각프로그램들에대한소개이다. 이주노동자의세상 : 2005년 4월첫방송을했던프로그램. talk-show 성격의프로그램으로서매월 1회제작하였다. 이주노동자들에게밀접한연관이있는주제를선정하여관련전문가를초청하여진행자와대담을하면서논하는프로그램이었다. 한국어로진행하는프로그램이었으며, 시민방송 R-TV에서방영한이후인터넷에올렸다. 이 이주노동자의세상 에대해서는 MWTV 전현직구성원들모두 MWTV의정체성을드러낼수있는중요한프로그램이었다는평가를하였다. 이주노동자의세상에이어새롭게제공된프로그램이 다국어뉴스 였다. 다국어뉴스는이주노동자의세상과함께 MWTV 를대표하고 MWTV 의특성을보여주는프로그램으로손꼽는다. 처음에는매월 1회, 이후매월 2회제작, 송출하였는데, 선정된뉴스를 10분간다른외국어로진행하는형식이었다. 한때한국어-영어-방글라데시어-몽골어-미얀마어-네팔어-필리핀어-인도네시아어등총 8개언어로진행하였다고한다. 다국어뉴스를제작하기위해서는취재기자와스크립터와번역자겸앵커가필요하다. 그리고 2주에 1회방영하게되는특성상, 속보성보다심층혹은발굴성기사에주력할수밖에없고, 이는각지역의이주민커뮤니티들과의관계를돈독하게하도록하게하는계기가되었다. 또한한국인기자들-이주민리포터들을양성하기위하여기자학교와같은프로그램도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95

부수적으로진행하게되었다. 다국어뉴스이후등장한프로그램이 이주노동자영화제 였다. 이주노동자영화제는 2012 년현재 6회째상영중인데, 처음에는외국의영화를초청하여상영하다가점차한국내이주민들이스스로제작하는단편영화들의양이늘어나고질이높아지면서국내제작단편영화들이많이상영되었다. 이주노동자영화제를하면서영화제출품참여자도늘리고영화제에대한관심도높이기위하여미디어교육을수행하게되었다. 그리고, 2008년정부가바뀌면서시민방송 R-TV에대한지원이끊어지면서 MWTV도덩달아재원이고갈되고어려움에처하게되면서결국 TV방송은중단하고인터넷방송국으로서만기능하게되면서각종시사성있는기사와칼럼들을제공하게되었다. 3) MWTV 의활동가들 앞서보았듯이 MWTV 의결성취지는 이주민들이직접소통하고발언하면서, 이주민의인권문제를알리고이주민의알권리를지키며, 사회정치권리를확보하기위하여활동하기 위해서이다. MWTV가결성되었던 2004년말 -2005년은한국사회에 다문화 가드디어국가정책과제로등장하기시작하던초기였다. 이전시기에비해비교적열린공간이었고, 이열린공간을다문화가밀고들어오던시기였다. 이전이나이후에비해이주민이나관련 NGO들의발언과활동반경이폭넓고과감해지던시기였다. 그런유연한시기였다는점을감안하더라도 MWTV의결성취지는매우선명하고, 다양한성격의이주민커뮤니티들이속속만들어지고있는현시점에서보아도사회활동에의지향이뚜렷하다. MWTV 가이주민커뮤니티로서는놀랍게사회활동에대하여뚜렷한목표를내세우며결성될수있었던데에는몇몇요인이작용하였는데, 그중중요한것은몇가지꼽아보자면, 국민의정부와참여정부를거치면서한층활발하고열려진사회운동, 소수자와당사자운동을무엇보다존중하는사회운동의경향, 시민방송 R-TV의지원, 그리고다른어떤커뮤니티에서도찾아보기힘든뛰어난의식과적극성을가진이주노동자활동가들을들수있겠다. 여기서는그중당사자였던이주노동자활동가들에대하여언급하기로한다. MWTV가시작할때함께한이주민들은 D( 미얀마 ), M( 방글라데시 ), J( 방글라데시 ), H ( 네팔 ), C( 네팔 ) 로서이들은모두미등록이주노동자들이었다.( 이중 M은이후한국인여성과결혼하여미등록상태를해소하였다 ) 이들은모두그전해부터있었던, 한국의이주민역사에서길이남을강제추방반대농성에합류하였던이들이었다. 2003년 7월 30일, 국회에서고용허가제법이통과된후, 한국정부는고용허가제를설계하면서한국체류 5년이상된미등록자는전원추방을결정하였다. 미등록체류기간 5년미만자 9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들중에도한국정부가정한기준을충족하지못해추방당해야할상황에처한사람들이많았다. 새로운외국인력제도로노동-고용허가제를주장하고, 산업기술연수제전면폐지, 미등록자전원사면을주장해왔던이주 NGO들은정부정책에반발했지만정부는수용하지않았다. 한국정부는새제도를시행하기전에미등록자문제를일거에해결하고싶어했고, 그방법으로그동안극히자제하던 사업장내단속반진입 을결정했으며그시기를 2003년 11월 13 일로정했다. 정부와이주민과 NGO들간에긴장이높아졌고, D-day가다가오면서절망에빠진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자살이속출하기시작했다. 그리고 D-DAY를하루앞둔 11월 11일밤, 당시전국적네트워크를가지고있던외노협은회원단체들과이주민커뮤니티들과함께전격적으로농성에돌입하였다. 성공회성당에서시작된이농성은이듬해 2월말까지끌었다. 그리고명동성당에서는이주노조설립을준비하던또다른팀이농성에돌입하였다. MWTV 설립에함께했던 D와 C는성공회성당농성팀이었고, J, M, H는명동성당농성팀이었다. 이들농성은성공회성당농성단은 2004년 2월말에, 명동성당농성단은그보다더오래지속되다가해산하였다. 비록농성에돌입했을때요구했던목표를이루지는못했지만, 2003년- 2004년까지의이농성은그전은물론이후에도경험하기어려울, 이주민운동사에길이남을만한대사건이었으며, 당시까지한국의이주인권진영이보유하고있던모든역량을쏟아부었던대투쟁이었다. 수개월을끌었던이투쟁의기간동안, 농성에참여하였던이주노동자들은개인의차는있었지만인권과투쟁에대해공부하였고다양한투쟁의방식, 홍보의중요성등에대해익혔다. 당시의상황으로볼때, MWTV 결성에합류하였던이주민들은가장앞선의식을지닌그룹에속하는사람들이었다고할수있다. 특히성공회성당농성팀에참여하였던버마인들은농성이끝날즈음, 버마의민주화와한국내버마노동자들의인권을위해활동하는커뮤니티인버마액션을발족할정도로정치의식도갖추고있었다. 그러면서한국인들에게버마의민주화에대한동조여론을이끌어내고버마인들에게는참여의의사를이끌어내기위하여다양한방법에대해고심하던중이었다. 그러던차에의외의곳에서해결의실마리를찾게된다. MWTV 공식사이트에공개된연혁에의하면 MWTV 는 2004년 12월에정식발족한다. 발족논의와준비는그해여름에서부터시작되었다고한다. MWTV결성의산파역할을하였던미디어활동가 L씨에의하면 MWTV 결성에대한논의는 우연히 시작되었다고한다. 미디어아트에관심이있었는데... 믹스라이스에서발표회를한다고해서갔다가.. 토론할때제가 시민방송같은게있고그런걸통해서방송으로내보낼수있는데이주민들의이슈들을해볼생각은없느냐물어봤는데내기억으로는쉽지않을것이다... 그럼할수없지그러고끝내고일어섰는데복도에서 D와 M이자기들이그런생각이있는데어떻게할수있느냐그러더라구요. 그래서내용들을그쪽에서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97

내면내쪽에서기술적인문제들은내가미디어아티스트라든가조직해서서포트할수있으니까같이만들어볼수있겠다... 이에대해전공동대표였던 D( 버마 ) 는이렇게기억한다.... 앞으로이주노동자이주민이목소리를내서말을하더라도들어주는사람도별로없고자기하고싶은말을사실대로제대로전달할채널이없다는생각을하면서... 믹스라이스라는영상활동을버마행동과다큐를같이만들었는데서울상영회에직접참가했어요. 그자리에서버마행동, 명동성당에있던 M... 미디어활동가들이많이참여했어요. 그자리에서한국에있는소수자이주민들의미디어관련이야기나인권이야기를하는데 L씨를만난거예요. L씨가독일에서오래살았잖아요. 독일에서는이주민들이자기목소리를낼수있는채널들이지역마다있는것같다고... 한국에서도가능할수있다... 얼마전에시민방송이만들어졌다. 시민들이영상제작해서방송할수있고그채널통해서이주민들이직접하고싶은말을하는채널이될수있다... 그때부터 L씨와버마행동, 명동성당농성장에있던친구등, 믹스라이스와사람들이모여서... 시민방송에미디어교육하고바로시작한것같아요... 이렇게퍼블릭액세스에관심있는미디어활동가와이주민을위한적절한매체를찾던이주노동자활동가들이우연히조우하면서 MWTV 의결성준비가시작되었다. D와 M 외에당시사회적여론을모았던이주노동조합의위원장으로선출되었다가강제추방되었던 J, 가정사정으로귀국한 H, 뛰어난역량과품성으로탁월한지도자가될것으로이주진영의기대를모았던 C, 어머님의병환때문에잠시지속적으로하지는못했던 A 등당시의이주인권진영의상황을본다면활동가라고불러도손색없을이주노동자활동가들이의기투합하였다. 당사자인이주노동자활동가들외에미디어와영상영역에서활동하던한국인활동가들도합류하였다. 이들은뚜렷한목적의식을가지고수차례의 MT를가진후정식으로발족하게된다. MWTV 가발족한이후, 많은수는아니었지만뚜렷한목적의식을가진이주노동자활동가들이지속적으로유입되었는데, 이들은당시로서는가장양질의이주인권활동가라고할만한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2003년성공회성당농성중에만들어져각종이주민투쟁가, 이주노동자의애환을그려낸이주노동가요, 강력단속의국면에서스스로사라져간많은이주노동자들에대한추모곡등을제작. 공연했던 STOP CRACKDOWN BAND의멤버들중 H( 인도네시아인 ) 와 S( 버마인 ), 그리고이후한국사회에새로운이슈를던져주고강제추방당한 N 8) 8) 네팔인 N 은한국에서 18 년동안노동자로서일하였으며, STOP CRACKDOWN BAND 보컬, 네팔문화강사, MWTV 의공동대표등으로활발하게활동하다가법무부의단속에걸려 2009 년강제추방되었다. 문화운동가로서널리알려진 N 의강제추방사례는한국사회에 18 년동안미등록체류외에는어떤범죄도저지르지않은이주민을강제추방하는것이타당한가 라는질문을던지는사례였다. 9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 네팔인 ) 도있었다. 위에열거한이들은 MWTV의활동에서주도적인리더들이되는데, 이들리더들외에도당시까지있던이주민커뮤니티구성원들중에서미디어활동에관심있는이주민이나유학생들, 그리고특이하게도해외입양인모임원중일부가기사의통번역과앵커, 리포터로서역할을해주었다. MWTV 발족당시이주노동자활동가들이나한국인활동가들이 MWTV에대해어떤생각을가지고있었는지에대해서, 정체성은어떻게설정하였는지, 서로간에합의가되었는지에대해서는인터뷰한결과에의하면명확하게서로가동의된것으로보기에는어려운듯하다. 활동목표-이주민스스로, 자신들의목소리를내고, 인권을향상하고정치사회적권리확보에기여한다-에는이견들이없었지만한걸음더들어가게되면구성원들의생각은서로달랐던것같다. 소수자활동의일환으로서, 미디어활동으로서, 이주노동운동으로서, 이주인권운동으로서... 등. 동정, 시혜의대상이아닌, 위에서아래로보는시선이아닌, 다양한삶을사는이주민의삶을보도하는것이 MWTV 의존재의의 (S) 이전에노동운동을했었기때문에이주노동자운동을엿볼수있을것이라고생각하고... (P) 소수자의목소리를내는미디어활동단체라고생각 (L) MWTV 에대해구성원들이서로다르게가졌던생각은, 이후 MWTV 활동에대한평가나장기적전망에대해조금씩다른판단을갖게하고내부운영이나조직력향상에서도이견을갖는데작용했던것으로보인다. 이런점들이이후 MWTV 의활동에한계로작용하게되었는지에대해서는 그렇다 고단정하는것은지나치게단순화하는것일것이다. 생각이다르다고하여반드시그것이한계로작용하는것은아니기때문이다. 그렇긴하지만, MWTV 활동이본격화되면서부터는조직운영이나활동영역확장등을결정할때생각의차이점으로드러났던것으로보인다. 그리고이차이들이이주노동자활동가와한국인활동가간에존재하였던문화적차이, 그리고다른문제들과결합하면서공동의목표를향해조화롭게조율되지못하면서점차 MWTV활동의한계로작용하게되었던것으로보인다. 4) 이주노동자커뮤니티로서 MWTV 의의의 MWTV 의활동은한국내이주노동자들의인권향상에기여하였을까? 먼저, 뛰어난이주민 활동가들을양성하고, 이주노동자들로하여금스스로매체에접근하게끔하면서기왕에는없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99

었던이주민들의활동의공간을열어주는등 MWTV 의활동자체가이주민들의인권향상에 기여하였다는평가를할수있겠다. 한국사회에이주민활동가들이나서서직접하는것자체가최초.. 세계적으로최초였어요. (D) 또한일반한국의매체들과달리이주노동자들의시선으로이주노동자들의삶을보도함으로써 MWTV만의특징을잘살리기도하였다. 특히 2007년 1월의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로인한 28명의구금외국인사망건에대한밀착취재나, 2008년 11월 12일경기도마석가구공단에무려 280여명에달하는출입국관리공무원과경찰들이투입되어공장에난입하면서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무자비하게잡아가는현장이고스란히카메라에잡히면서보도되었던것은그자체로도단속추방의비인간성을잘보여주었다고평가받는프로그램으로서 MWTV 의이주노동자중심, 현장밀착성이잘발휘되었던보도로꼽을수있겠다. MWTV의존재의의는한국의이주친구들이자기네언어로한국소식을전달받는다는것이큰의의가있고... 동정. 시혜의대상이아닌, 위에서아래로보는시선이아닌, 다양한삶을사는이주민의삶을보도하는것... (S) 여수보호소화재사건이나몽골여성, 친구의남편이죽인거.. 한국사회자체에서는안하는것을우리같은경우는시선을다르게... 구제역문제는.. 구제역발병으로축산업에서일하는이주노동자들이일자리다잃는데.. 일할곳이없어요. 그에대한정책이필요한데의논하는사람이없어요. 인터뷰해서보도했는데.. 언론에있는친구에게연락해서취재해달라했는데안되는거죠. 제대로홍보해줘야하는데잘되지않을대우리가나서서하는게시선의차이가아닐까.. (A) 그러면 MWTV 가미디어매체라는점을상기하면서, MWTV 의프로그램들은한국인들의시각과는다른 이주민들의시각 을담았을까? MWTV를시청하는한국사회에새로운각성을주었을까? 이주민시청자들에게는새로운접근과우리들의매체라는동료의식을갖게하였을까? 이질문을이주노동자활동가들에게던져보면, 긍정적인피드백을소수에게서받기는했지만피드백을경험할기회자체가많지않았다고한다. 평가하는기회가없어서... 버마, 네팔사람들은많이봤어요. 다른나라는잘모르겠고.. (D) 저희가만들면서도피드백을별로받지못했다고생각하거든요. 워낙방송자체가 10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시청률도낮은데다가시민방송이라는걸모르고, 그안에이런방송이있다는것도모르고.. 근데단편적으로만보면... 전에어떤버마분들같은경우는, 버마말로하는게없으니까그런게있다는얘기를듣고모여서듣는다고.. (L) 미디어활동이라는측면을놓고볼때굉장히열심히했지만최종적인결과에대해서는매우아쉬워하는... 파급효과는미미햇다. 그원인에대해서여러가지가있는데한국의입장에서보는것과당사자들의입장에서보는게다른것같아서... (CH) MWTV 구성원들도공히 할수있는만큼최선을다했다고생각하고효과보다구성원간의애정이나열정은대단하고 (S)... 평가과정이매우미흡해서분명하게말하기어려우나 (L,E) 우리방송을본지역의이주민들로부터는우리얘기라는긍정적인반응들을들어왔다.(D) 그러나우리방송을보는사람들자체가별로많지는않았고모니터링이나피드백과정도미흡 (D, L, E) 했다고술회하였다. 시청자나내부구성원들의모니터링과정이나피드백이제대로되지않은이유로는여러가지를들수있겠지만, L씨의진단대로시청률이워낙저조해서아는사람자체가너무적고, 전문가가아닌상태에서전문기술과전문적안목이필요한방송프로그램을제작하는것자체가방송스케줄맞추기에바쁠정도로고된업무였던것이나, 활동영역이확대되어가면서영화제, 교육프로그램운영등도만만찮고, 리더십이안정적으로구축되기위해필요한체류의안정성이보장되지못하다보니익숙해진리더가일을하려다추방혹은귀국하는일이발생하면리더십도흔들렸던것등등이종합적으로작용했던것으로보인다. 성과의면에서미흡하다는평가가있기는하지만 MWTV에서의활동은이주노동자활동가들에게는큰영향을주었던것같다. MWTV의이주노동자활동가들은 MWTV 활동을함으로써정말많은것을배웠다고한다. 이주노동자가스스로보도하는미디어매체가필요하다고생각해서활동에합류하기는했지만예상했던것보다더많은것을배웠다고한다. 무엇을 배웠는가에대해선개인에따라다른데공통적으로미디어매체의영향력, 제작기술, 미디어활동가로서한국사회와당당하게관계맺을수있게된것, 이주관련이슈들을지속적으로다루면서한국과이주민에대해여러각도로보고생각할수있게된것등을꼽는다. 노동자로서살아갈때에는주변환경이너무안좋다보니까... 한국분들너무안좋게만생각했어요... 욕만많이먹고업무열심히해도그랬는데... 방송활동하면서주변사람들따뜻한사람들많이보이고.. 첫번째제가배운점이아닐까싶고, 이주민들이직접나서서한다하더라도한국인들의도움으로일어나고있는방송이다보니까주변의관심이랑후원들이많이필요한데이주민들한테받은후원보다한국인들이해주는후원이너무많고, 이주민들은직접몸으로함께참여하는일도도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101

모하고있지만그상황도아직어렵고, 방송운영에서도많이한국인들도움땜에운영할수있기때문에... 고맙고.. 이주노동자로서일할때에느꼈던한국과차이점들을더뚜렷이느끼게된것같아요 (A) 이주노동활동에서미디어활동을같이하니까더많은사람을알게되고한국에서넓게알게되는계기가되었죠...MWTV 를통해많은사람들을만나게되고활동범위가더커졌죠... 이주노동자세상에대해많은애착을가지고있고... 제가기회가되면토크쇼진행하는거나직접리포트로만들거예요... (D) 기자로활동하면서사안에대해공부하면서정보를많이접하면서많이배웠다. (S) 특히버마의민주화를위해활동하는조직의리더이기도했던버마출신 D, A, S는지금까지와는다른차원에서한국속의이주민을바라보게되면서한국의민주주의에대해서예전과는다른, 좀더구체적인문제의식을갖게되기도하였다. 정치상황에큰영향을받는미디어활동을하였기때문에한국의정치지형의변화에민감할수밖에없었던것같다. 이들의눈에한국의민주주의는 약자를배려하고존중하는따뜻함이부족한체제 로비쳐다. 이들자신이이주노동자로서수년-10여년간일해왔기때문에더욱선명하게인식되었던것같다. 그리고한국내소수자중의소수자인이주민들의실상을한국인에게알리고배려와존중을한국사회에요구하는 MWTV의활동은, 한국의민주주의가한단계더성숙하는데기여할것이라고보았다. 한국오기전한국의이미지를높게평가하였다. 독재국가에서와서한국은안전하고배려하는것등에대한기대가많았다. 많이상상했다. 자유로운발언, 집회등은부럽다. 그러나우리의상황은버마와다르지않았다. 한국의민주주의는누구를위한것인지? 이렇게분리되어도좋은것인지? 내가외국인이므로임금체불, 폭행당하는게당연한것으로인식된다. 야근수당없이일했을때야근수당주세요! 라고해서받은경험이각성의계기가되었다. 2003년농성참여는내인생의터닝포인트였다. 버마공동체활동하고이주관련활동참여하면서.. 내가인간으로서어떤곳에있어도인권은달라지지않는다. 노동자모습그대로가질수있다는확신이들었다... 민주주의는인간적배려, 따뜻함이있어야한다. 사회야자라고해도사회적존재감, 자기권리를인정하는체제라고본다...MWTV 는이런측면에서한국의민주주의발전에기여했다. MWTV활동을통해활동가자신, 이주친구들, MWTV를통해만나는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의범위가어디까지인가? 그런생각을하게했다고본다. 그것이가장큰역할이라고본다. (S) 이주민의상황은민주주의에영향받아요. 인권침해같은상황을알리고사회이슈 10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화되면서... 특정사안들을통해한국사회를되돌아보고점검하는계기가된다고... 이주민관련일이생겼을때한국인의정치적발언과행동, 한국정부의반응을보면재미있다... 노무현정부때보다민주주의는후퇴했다는걸느꼈다... 한국인들이이주민에관심갖다가출신국에까지애정갖고관심갖는것을보았다. 본국민주주의까지관심갖는것도보았다. 이주민이있음으로서이주민활동가가있음으로서한국인들이그들을통해다른나라민주주의발전에참여하는기회가생겼다. 버마. 네팔, 방글라데시. 몽골등을통해확인할수있었다... (S) 사회를이끌어갈때가장필요로하는핵심의기준들이라고말할수있는몇가지가있는데그중에서하나는법이죠. 미디어도법만큼의중요한역할을하는하나의기준이라고생각해요. 미디어가제대로올바르게활동하지못하는사회에서는사람들이잘못된정보와데이터를접하면서잘못된판단을내릴수밖에없는거고... 한국의이주민사회에서나민주화활동에서도큰의미와역할을했다고볼수있지않을까.. 아주노동자미디어가 (D) 우리가이주노동자활동을하면하고싶은마음이나보여주고싶은걸위해서... 예전에는기자회견이나집회나많이했었는데... 사람들이활동을제대로못하게제한들이많이생기고..2006년이후부터... 바로바로느껴지던데요. 한국안에서정치적성격가진민주화운동.. 상당한감시많이받았어요. 경찰들이수없이버마액션사무실에찾아오고... 옛날에는 ( 버마 ) 대사관앞에서집회를하면경찰들이뭐라안했는데정권바뀌고나서는대사관앞에경찰들깔려서집회도못하게하고...MWTV 는방송활동이넓으니까공개적으로하니까찾아오지는않고계속보고있는거예요...NGO 성격가진활동하는미디어들이... 여러활동제작관련해서지원들이다끊기잖아요. 시민방송R-TV 자체가많이끊겨가지고.. (D) MWTV 의한국인활동가들역시이주노동자커뮤니티로서 MWTV 는한국의민주주의의발 전에큰기여를했다고평가하였다. MWTV 활동의성과여부와는또다르게 MWTV 그자체 로서, 이주노동자활동가의존재자체로서기여를하였다고평가하였다. 하나의모델이될수있다 (CH) 5) 한계로작용하게된 MWTV 의취약점 2005 년 4 월이주노동자의세상을첫방송으로송출한후 MWTV 의활동은급속히확대되 어간다. 월 1 회 1 시간분량으로제작한 talk-show 이주노동자의세상은여러면에서신선함을 보여주었다. 이주민들이한국어로프로그램을진행하였고, 진행자도출연자도이주민, 특히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103

이주노동자였다. 방송제작을위한기술적인부분들은한국인활동가들을포함하여한국인들이제공하였지만이주민들이주인공이되어자신들의생각을방송이라는매체를통해설파한다는것은함께한한국인활동가들에게나지원한시민방송관계자들에게나이주민자신들에게나놀라운경험이었던것으로보인다. 이주노동자세상이란타이틀로... 만들었는데, 스튜디오나기술적인부분들은시민방송에서해주고.. 해보고나서자신감을얻었죠. 시민방송쪽에서도너무말들을잘하고... 될수있겠다.. 본격적으로만들어보자... (L) 이주노동자의세상은 news를제때생산하기힘든여건인 MWTV 측이이주민의시각에서특정주제에대해심층분석하면서 MWTV 가가진취약점을보완할수있는프로그램이었다. 이런프로그램을진행하려면이주와관련된사안을골라내고쟁점사항을정리, 해석하는능력이요구된다. 이부분에있어서 MWTV는전국의이주민지원기관들과직간접적인관계를갖고진행해왔다. 그런데이주관련이슈들 ( 혹은한국사회의이슈라해도이주민과연결지을필요가있는이슈들 ) 은많은경우기존에다뤄보지않았던새로운양상을보이는경우가많고, 다양하면서도시시각각으로변화증폭되어나가는특징을가지고있기마련이다. 이런이슈들을이주민의삶과밀착시켜나가려면상당한전문성을갖춰야하거나전문성이보완되는구조를갖춰야한다. 그런면에서보면, MWTV 는취약점을가지고있는구조였다. 구성원내에이주민은있었지만이주관련전문가는없었고, 이주민지원기관들과교류는하였지만선호하는기관외의다른기관들과는, 가능하였음에도불구하고, 그리깊거나넓었다고보기는어려운듯하다. 이러한약점을보완하기위해이주민지원기관의활동가들로운영위원이나자문위원들을두기는했으나밀착도는강하지않았던것으로보인다. 이주노동자의세상은이후시민방송이어려워지면서 MWTV가 TV방영을중단하면서제작은중단되었다. 이주민목소리를전달한다는게결국은... 큰구조적인문제를같이얘기하는것보다주변국가이슈, 미등록자문제같은것... 큰이슈로나가지못하고.. 이슈가항상한정이되는... 뒤따라간다는느낌이들고... 문화적인것을찍고싶어해도경험이없으니까... 처음에기대했던게이주민커뮤니티네트워크였는데, 커뮤니티에게서뉴스소스를받거나지역리포터들을양성한다던가그런것을기대했는데진행이잘안되고... 커뮤니티를통해서이주민미디어활동가라던가같이할수있는사람이늘어났어야하는데간간이소개받는사람들로는... 결정적으로저희가하는일들이같이할수있는사람들이한정적일수밖에없고, 예를들면이주노동자가아니면같이하기힘들고, 이주여성이거나유학생이거나하는데, 미등록인경우는먹고사는문제가있거나돌아가거나잡혀가거나줄어들어서점점더위축이되는게있죠. 활동가가없어지니까.. (L) 10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한국의다른이주민단체들과네트워킹못한것도문제... 하긴같이했지만뉴스라던가이슈를공조하면서활동했으면훨씬더영향력을가질수있었을것같은데...( 이주민단체들간 ) 갈등부분에서약간좀떨어져서미디어이기때문에중간에서역할을좀더잘할수있었을것같은데잘안되었던듯.. (L) 결혼이주여성이나유학생의경우는우리와는사회의식이다른사람들이많아요. 참여목적이우리와다른친구들도있었고 (D) MWTV가두번째로선보인프로그램이었던다국어뉴스는국내다른어떤뉴스와도다른독특한것이었다. 같은내용의뉴스를언어를바꿔순차적으로제공한다는점에서형식이독특했고, 보도할뉴스를선정. 보도하는과정에서이주민집단혹은커뮤니티와협조관계를맺어진행해왔다는점도독특했다. 뉴스생산과선정, 다국어통역, 보도하는과정에이주민커뮤니티-이주민출신리포터-이주민출신통번역자-이주민출신앵커, 이렇게다국어로뉴스를제공하는각단계마다이주민들이그룹혹은커뮤니티로서결합되어있는점이 MWTV의다국어뉴스가가진가장큰특징이었다. 이러한특징에대해서 MWTV 의구성원들은 MWTV 만이취할수있는방식이었고협조관계였으며 MWTV의특성을가장잘살릴수있는프로그램이라고평가하였다. 그런반면다국어뉴스가가진취약점도뚜렷했는데, 아이러니하게다국어뉴스가가진장점및특징이바로한계를구성하였다. MWTV가활발하게지속적으로이주민의미디어로서기능하려면무엇보다먼저건강하고활발한이주민커뮤니티들이존재하여야했다. 2000년대중반들어한국사회에다문화에대한관심이증가하고일반적인정치상황에서도유연성이어느정도보장된열린공간이마련되면서, 이주민들의활동도다양하고활발해졌을시기에는특별한문제가발생하지는않았다. 그러나 2008년부터정부가바뀌고정부가결혼이주여성을한국사회통합의대상으로설정하고다문화정책은결혼이주여성을초점으로하고, 대신이주노동자는소외되고미등록이주민노동자는철저히한국사회에서배제하는정책이수립실행되면서오랫동안활동해왔던이주노동자커뮤니티들이어려움을맞게되고, 이는 MWTV 에도영향을미치게된다. 그리고다양한성향과지향을가진이주민커뮤니티들과 MWTV 구성원들이밀접한관계를맺으면서, 다국가출신의통번역가-리포터-앵커들을끊임없이충원해야했는데, 저예산으로운영하면서자국어와한국어통번역을유창하게수행할수있는인원들을충원하는것부터쉽지않았거니와충원한인재가반드시 MWTV 의지향점, 활동방향과내용에부합하는사고를가진것은아니었다. 또한뉴스선정에서서포트역할을자임한한국인활동가들의판단과이주민활동가들의판단이서로다름으로써한국인에게는그리주목받지못하는내용이되고, 이주민들에게는시청이쉽지않은딜렘마에빠져들기도했다. 거기에 뉴스 보다 다국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105

어 가특징적인프로그램이니 다국어 가계속확대되는것이자연스런흐름인데시민방송 R-TV의사정상확대하는것이의욕만큼가능하지않았다는점도한계로작용하였다. 이주노동자의세상과다국어뉴스를개설하고나서 MWTV가추진했던이주노동자영화제에대해서는두가지의시각이구성원들간에존재하고있는듯했다. 애초이주노동자영화제를 MWTV가시작한이유는영화를통해한국사회와이주노동자가대화해보자는명분과함께안정적으로일할수있는상근자를확보하고자하는실질적인이유도하나숨어있었다. 이주노동자영화제는프로젝트로서수행되었는데한국에서는최초로이주노동자영화제를개최하는것이었으니의미는컸다. 이주노동자영화제는이주라는주제로외국의새로운영화들을한국에소개함으로써여러화제를불러일으켰다. 영화제를시작하면서미디어교육프로그램을동시에운영했는데, 이는 MWTV 의다른프로그램들에필수적인이주민리포터양성과영화제에대한관심환기, 이주민들의영화제출품작공모라는세가지토끼를잡기위한프로그램이었다. 이결과한해한해가가면서소수이긴하지만이주민들중에리포터가나오기도했고이주민들이자체제작한영상물들이소개하기에도괜찮은수준으로출품되기시작하였다. 이주노동자영화제는다른영화제와달리한번의영화제상영으로그치지않았다. 제목처럼이주노동자영화제는이주노동자들이많이관람하여야하는데이주노동자들의절대다수가평일은안되고, 일요일에관람코자해도거리가너무멀고, 상업영화들처럼상영관을여러곳을하기도상영기간을오랫동안할수도없었다. 그래서생각해낸방법이전국각지역의이주민자원 NGO들및이주민커뮤니티들과협력관계를맺어지역행상에지역거주이주민들을대상으로영화를상영하기로한것이다. 그래서해마다개막상영을서울에서하고, 이후전국을순회하였는데, 이주민들이많이모여있는김포, 부천, 안산, 남양주, 시흥, 창원, 부산등지에서영화를상영하였다. 대외적으로관심을모으는것과는달리, MWTV 내부에서영화제를보는시선이모두긍정적으로평가했던것은아닌듯하다. MWTV를미디어활동단체로생각하고구성원들이미디어활동가로서의정체성을가지는것이맞다고생각하고영화제는결이다른사업으로여기는구성원도있었다. 또한편일각에존재했던다른시각과더불어여러이유들로 MWTV 의리더십의공백이생겨나는시기에영화제는그리긍정적으로작용하지않은것으로보인다. 이주노동자영화제는공교롭게도 MWTV의공동대표직수행이끝난이주민활동가가집행위원장을맡아서이끌어가는양상을보였다. 그리고또공교롭게도집행위원장을맡은전공동대표들이여러가지이유로 MWTV 를떠나다른일에종사하였다. 인적 물적자원이풍부하지않았던 MWTV로서는 MWTV의활동에대해나름의경륜과네트워크를보유하고 10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있던활동가들이떠남을의미하는것이고이는다른여러어려움들과맞물리면서 MWTV 의어려움을강화해온것으로보인다. MWTV 이주노동자활동가들이안고있는취약점도중요한요인이었다. 앞서서술했듯이이주민커뮤니티는구성원인이주민들의체류자격이조직의안정성확보에매우중요한데, 안타깝게도 MWTV가발족하고상당한시기까지이주노동자활동가들의체류자격은미등록이었다. 나중에 M이한국인여성과결혼하고, D, A, S가난민지위를획득함으로써체류자격이좀안정되었지만그전까지는준비과정에서부터여러사람이강제추방혹은돌연귀국하는일들이발생하곤하였다. 발족논의에함께하였던 J( 방글라데시 ) 와 STOP CRACKDOWN BAND의멤버로서 MWTV 의인도네시아어번역자겸앵커로함께하였던 H, 앞서도언급하였던 N이강제추방당하였고 C( 네팔 ), H( 네팔 ) 는귀국하였다. 많지않은인적자원들이충원은어렵고손실이이어지니조직의기초가흔들리는것은당연한것, 많은이주민커뮤니티들이안고있는취약점에서 MWTV도자유로울수없었다. 상술한취약점외에도이주민과한국인이공동의목표를향해일상을함께해가면서양측이경험하는문화적갈등 ( 출퇴근, 조직생활에의적응등 ) 이나당사자인이주노동자를우선배려하면서정작한국인활동가들이경험하게되는회의감도 MWTV 의취약점으로작용하였던것으로보인다. 4. 나가며 - MWTV 의사례가시사하는다문화사회와이주민커뮤니티 한국사회가다문화사회로이행하고있다는점에대해이제는이견을제시하는사람은없는것같다. 그러나낯섦에대한경계심과배타심이유난하고약자에대하여결코너그럽지않은한국사회가제대로된다문화사회로이행하기위해서우리안의무엇을어떻게변화해가야하는지에대해서는얼마나준비되고있을까? 다문화가정지원사업의주무부처인여성부가지난 2012년 4월에나다문화사업의기초자료로서 한국민다문화수용성지수 9) 를조사할정도이니한국사회는다문화사회를위해충분히준비하고있다고보기는어려울것같다. 그런데한국사회의준비가어떠한가와는무관하게, 이주민들은한국사회에뿌리내리기위해음으로양으로한국사회와중첩적으로관계를맺어나간다. 그과정에서이주민커뮤니티는다양한역할을담당한다. 이주민인권향상을목표로미디어활동을하고자결성된 MWTV 역시다른이주민커뮤니티와마찬가지의역할을담당하였다. 그리고역시다른이 9) 여성부가 GH 코리아와여성정책연구원에의뢰하여 2011 년 12 월 23 일부터한달동안전국 19-74 살성인남녀 2,500 명을대상으로시행한조사이다. 이에의하면국민정체성과관련하여혈통을중시하고다문화친인척을둔경우에는다문화수용성이오히려낮았다. 이주노동자커뮤니티와민주주의 : 이주노동자의방송 의사례에서 107

주민커뮤니티처럼 MWTV도여러측면에서취약점을가지고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MWTV 나그이주노동자활동가들은그자체로서 이주민의한국에뿌리내리기 의훌륭한모델이라할수있으며, 또한편한국의이주민커뮤니티의결성과확장, 침체의과정을선명하게궤적을그리면서보여주고있다. 또한 MWTV 의사례에서이주민커뮤니티는한국사회에서소수자의발언의통로로서기능할수있으며, 한국인들이보지못한한국사회의미흡한면을인식하는매개체가될수도있다는것을알수있었다. 마지막으로이주민커뮤니티가건강성을유지하면서한국사회에서뿌리내리기위해서어떤조건들이필요한지도볼수있었다. 지금까지서술한내용들만으로한이주민커뮤니티의모든것을알수는없다. 그러나최소한핵심적인요소들은이해할수있을것이라고본다. 민주주의가내포하고있는여러측면중이주민과결부지어볼때, (MWTV의이주노동자활동가들도언급하였던 ) 특히 소수자존중 의가치는이주민커뮤니티의활성화와별개로존재하지않는다. 활성화된이주민커뮤니티는소수자인이주민이그자신을존중의주체로인식하는계기를제공해주고, 한국사회속에당당하게자신의목소리를드러내는계기를제공해줄수있다. 이런점에서이주민커뮤니티에대한사려깊은이해와적절한지원은, 곧한국사회의민주주의의내용을풍부하게하고수준을향상시키는것이된다. D의인터뷰내용중의한부분을소개하고마무리한다. ( 우리를지지하는사람들은 ) 저희에게는고마워하는존재들이죠. 뜻을같이해주고응원해주고지지해주고... 어떤때는이사람들이이해가안가는면이있어요. 왜이사람들이이일을하려고할까? 돈도안되는일인데왜골치썩으며할까?.. 나이도있고지식도엄청가지고있고, 그러면서사람도좋은데... 같이활동하다보니까이분들도우리를위해서같이하는거아니고, 도와주는거아니고, 이사회를위해서변화하게하기위해서노력하는사람들이구나. 우리도이과정에서같이할수있는거구나. 저희존재감에대해서제대로된이미지와의미를찾게되고... (D) 10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김예란 1. 시작하며 무중력 이란단어는상반된의미를동시에함축한다. 우선누군가가의존하고그를지원해주는사회적관계가끊어진고립과방치의의미가있다. 애정과관심이부재하는빈곤과소외의상태가해당할것이다. 한편누군가를묶는구속과강제가없는상태를가리킬수있다. 이는자유와해방의의미와연관된다. 이렇듯무중력에는자유와고독, 방치와해방의양태들이공존한다. 무중력의주체는이러한모호한공간에자리한다. 이질적인체험과가능성들이엉킨경계선위를맴도는이들이다. 나는올해여름에구리시에사는아홉명의소녀 소년들을만났다. 청소년들의일상을살펴보기위한연구를위해서만들어진모임이었다. 청소년들의정치참여문화에대해서는적잖은연구들이이루어졌다. 포스트시대의포스트하위문화의양상으로젊은이들의정치참여문화를이해하려는국제적인관심과더불어, 한국사회에서는촛불광장을중심으로하여관심이모아졌다 ( 김예란외, 2010; Farthing, 2010; Juris, 2008; Juris & Pleyers, 2009). 이에비해내가구리시에서경험한이야기들을어떠한객관적이고일반화된학술언어로논리화하는것은공평하지도가능하지도않을듯하다. 그들의무중력의체험의결들을따라가는과정에서나의주체성이개입하는것을스스로제어할수없었기에이미객관적인글쓰기란불가능하다. 동시에사회적으로말하여지는십대들의모습과매우상이한그들의일상에관해, 이미그의미가포화된기성담론의틀로분석하는것은올바르지않다. 그래서이보고서는연구자의관찰에바탕을둔자기기술지의형식을취함으로써, 그들의언어가표상하는그들의일상과그것이지닌의미를그들의시각에서이해하려노력한다. 지금바라는것은, 나의건조한언어가그들의무중력성이품은처절한깊이와공허한활기, 요컨대그무중력의존엄성과엄정함을조금이나마전할수있는것이다.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09

2. 상징폭력 우리는언어작용을통해 사회적세계 (social world) 를 지각 (perception) 하는방식을습득한다 (Bourdieu, 1982/1991). 1) 주관적지각은객관적차원에서의 사회적구조화 와상동적이다. 이미보편성과개연성을확보한객관적사회구조가주관적인스키마로받아들여지고실천된다는점에서그러하다 (p. 234). 언뜻자연스럽고당연하게보이는이일은, 실상매우권력적이다. 부르디외의시각에서볼때, 일상적인경험이나감정 ( 불안, 기대, 걱정등 ) 처럼삶에서항상일어나지만미처말로는표현되지않는체험들, 이모호하지만명백히현존하는현실을공표하는것, 심지어 공식적으로객관화, 시각화, 말해질수있는것 으로만드는힘이곧 사회적권력 이다. 객관적인것의주관적수용이실제로는매우복잡하며갈등적일것임에도불구하고특정한지각방식의체득과담론적이해를통해조용하게, 당연한듯진행되며, 마침내사회구성원들의 상식 과 명백한합의 로완성된다는점에서 (p. 236), 이사회적권력은 상징권력 이라불릴만한것이다. 객관적구조와일상적으로경험되는주관적인지구조가일치하지않는경우에서조차, 이불안한인지내용이주체에게수용되어수행될때가장절대적인정당화로서의상징권력의효과가입증된다 (p. 238). 상징권력은경제, 제도, 정치의영역들을관통하며권력관계의정당화및재생산효과를낳는다. 간단히말해, 권력의상징주의없이는상징권력도없다 (p.75). 상징권력은지식창출과의미작용의일상적인소통과정속에서가지각색의방식들로항상진행된다. 생각하고말하는모든행위, 일상적인대화에서부터격렬한논쟁에이르기까지사회공간곳곳에상징권력은촘촘하게자리잡고있으며극렬하게작동한다. 범주화하는노동, 사물을명료화하고분류하는노동은우리일상안에서지속적으로, 행위자가사회적세계의의미와그안에서의자신의위치, 그리고자신의사회적정체성의의미를놓고충돌하는투쟁의매순간, 누구혹은무엇인가에대해좋거나나쁘게말하거나축복하고저주하는모든형식, 악의적인가십, 찬사, 축사, 칭찬, 칭송, 모욕, 반발, 비판, 고발, 명예훼손등의형식으로지속적으로수행된다 ( 앞의책, p. 236). 이렇듯정치권력과상징권력은불가분의관계에있다. 정치는반드시 명명 (naming) 하는 마술적힘 을부려무엇인가가현존하는것으로만드는작용을통해수행되기때문이다. 명 명함으로써말하여질수있는것과그렇지않은것을범주화하고, 성공적으로명명된것은 1) 이후에부르디외의논의에서쪽수만제시된내용은그의저서 언어와상징권력 Language and symbolic power 로부터의인용표시임. 11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곧현실이라고공인되는동시에그말은다시현실을설명하는지식으로승인된다. 정치는특수한질서와현상을 사실 로만들고그에 진실성 을부여하여개인적 신념 과사회적 합의 를구축하는작용이며효과다. 종국적으로담론화된그것을현실또는진실이라고믿는개인들의신념과합의가구축될때, 특정한사회적현실을구성하는것으로서의상징권력의효과가완성된다. 사회가복잡해지고이질적인하위구조들이파생되면다양한상징행위들이경쟁적으로시도되고실천된다. 상징체계란상이할뿐아니라서로전략적이고투쟁적인관계에있는생활양식들이배치된공간으로서, 차이의논리 에따라특정한자본이배분되고조직되는사회적공간이다 (p.237). 여기에서도권력과상징은밀접하게상호작용하는데, 차이가 구별짓기 (distinction) 라는상징적질서로번역되기때문이다. 순위, 질서, 등급같은 상징적위계 는구별의상징질서로서사회구성원의스키마형성에관여한다. 개인은위계의어느지점엔가위치지어지고, 그위치에대한인식자체가개인에게자신의 정체 와 상황 을암묵적으로지시한다. 2) 상징권력의작동에의해형성된지각의범주들이이를체득한행위자에의해서자명한것으로인지되고실천될때, 구별짓기의다른이름인 상징자본 (symbolic capital) 이형성된다. 이과정을거치며개인은자신에게이미부여된아비투스를의식적 무의식적으로수행하는데, 이자연화된체득과실천이상징권력의효과이다 (p.52). 3) 상징폭력은의미있는것과그렇지않은것, 중요한것과그렇지않은것을구분하는권위를자임한다. 폭력임에도불구하고, 자신을정당화하고자연화함으로써구성원들이자발적으로순응하고따르도록유도하는것이다. 상징폭력이일어나는주요한제도중의하나가교육제도이다. 학교는우수한문화자본과그렇지않은것의구분을가르치고, 그것을획득한구성원과그렇지않은이들사이의차별을자연화한다. 내가만난구리시의십대들은교육제도가발휘하는상징폭력에의해타자화되어있다. 지배적인교육질서안에서그들의문화자본과경제자본은열등한것으로구분되며, 당사자들로하여금그렇게배치된자신의위치를인정하도록이끈다. 그안에서이러한십대들이가지고알고있는것은 무가치한것 으로정의되고, 그들자신이스스로를설명하고가치화할수없도록만든다. 나 를설명할어휘를습득하지못하고, 그것을구성하는문화자본을소유하지못하는과정이계속된다. 이렇게구성되는무 ( 無 ) 의아비투스는부르디외가말한노동계급의문화와도구별된다. 부르디외의그것이자신의것을내세우는노동자문화였다면, 내가만난십대의아비투스는 모름 없음 안함 이라는부정어구 (negative) 로표현됨으로써정의될수없는것 (undefined) 이되고만다. 나는이러한노동자계급청소년들의아비투스를 2) 부르디외에의하면 나는누구인가 어떤사람이되어야하는가 와같은주체정의와상황정의는 무엇을해야한다 라는행위정의보다훨씬효과적이다. 3) 여기에서의상징권력의논의는김예란 (2011), 상징체계와인정투쟁으로서의소통 을재구성한것임.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11

부정 (negative/undefined) 의아비투스라부르기로한다. 이것은아비투스가없음을의미하는것이아니고 무 로표명되는아비투스라는점에서중요하다. 그러한 무 의아비투스의계급성을파악하는것이우선의과제가된다. 그리고이어, 그부정의아비투스가체념과냉소로빠지는대신정치의식과사회참여의통로로발전하게되는계기를발견하고자한다. 그럼으로써, 아비투스가주체를완전히잠식할수없으며그 그녀의지나열망에의해변화되고극복할수있는가능성을제안할것이다. 3. 구리시십대들과의조우 구리에서내가만난소녀 소년들을보고무중력이란단어를떠올리게되었다. 사회의어떠한보호막으로부터소외된십대들을가리키는말로사용되곤하지만, 막상내가만난십대들을이해하기위해선한층더긴밀하고섬세한묘사가동반되어야마땅하다. 나는 2012년 9월, 아직늦여름의기운이채가시지않은계절에구리시에사는 6명의중학생과 3명의고등학생을만났다. 이들은모두구리 YMCA 청소년동아리에서활동하고있는데, 구리 YMCA 청년반에서활동하고있는지인을통해그들을소개받을수있었다. 구리시나구리 YMCA가청소년의일상을살펴보기위한이연구에적합하다고생각했던이유로, 우선구리시라는공간성이유의미했다. 구리시는서울에서대중교통으로 2-30분이면쉽게닿을수있는수도권중소도시이다. 그래서서울에서가장가까이있으면서도상징적으로는그것의 바깥 으로서존재한다. 일종의타자화된근접성의의미를지니는공간이다. 구리에는도시와농촌의모습이공존한다. 출퇴근시간에는서울과구리시를이동하는시민들로북적인다. 도시의풍광도서울의여느거리와그리다르지않은상점과아파트로구성되어있지만, 길과건물의크기가서울의그것들보다널찍하다. 반면그공간을채우는사람들의모습은서울보다훨씬한가로우며소박해보인다. 어수선하고헐거운공간은북적거림과소박함과함께, 약간은쓸쓸하고을씨년스런느낌을준다. 내가찾아간구리 YMCA는상점이밀집한구리시중심지역에위치하고있다. 구리 YMCA는청년, 청소년동아리는물론유치원까지운영하고다양한문화행사들을주도하면서지역주민생활에밀접히관련맺고있는듯하다. 예를들어내가만난십대들이 YMCA 동아리에가입하게된계기는학교에붙은동아리원공개모집광고를통해서였다. 인터뷰참여자들이또학교나집이아닐때머무는우선순위의공간으로서구리 YMCA가언급되었던사실을감안한다면구리 YMCA는이들십대들의삶에상당히유의미한자리를차지하고있음을알수있다. 구리 YMCA에소속된십대들이그렇지않은십대들과달리가지는 11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차별성은, 이들은 YMCA라는시민단체를통한공동체생활과사회참여의체험을지향한다는것이다. 따라서오늘날피폐한십대들의삶의공간으로부터어느정도의비판적거리를유지하고자하는자기성찰, 아니더범박한언어로말한다면, 그러한순진하고도투명한바램을가지고있다고생각할수있다. 확실히이들의삶은, 서울대치동이나목동의학원가로상징되는서울중산층의십대들과는다를것이다. 보통중고등학생들이 YMCA에참여하게되는것은여러상이한동기가있다고한다. 봉사점수를얻기위해오는, 상대적으로편안한학생들이있는가하면, 자의혹은타의에의해서학교를그만두고찾아오게되는경우도있다 (YMCA 관계자의말 ). 구리 YMCA는, 그긍정적인기능에중점을두어말한다면, 가정과학교에온전히자리잡지못한십대들에게다른가르침과돌봄을제공해주는사회적기구로이해할수있을것이다. 내가구리 YMCA를첫방문한것은 2012년 9월 15일이었다. 대로를사이에둔 3-4층짜리두개건물에구리 YMCA의사무실과유치원들이자리하고있다. 구리 YMCA 교사들이미리인터뷰학생들을선정해주어서내가방문할당시장차만나게될학생들이정해진상태였다. 몇차례의인터뷰참여자변경이있었으나그과정에내가관여한부분은없었다. 시간이가능한학생들중심으로교사들께서섭외를대신해주었다. 교사들의말을빌어보면, 학생들이인터뷰라는것에호기심을가지고있으며, 또직업탐방의성격으로연구자를만나는것이학생들에게도유익하다고판단되어인터뷰를적극지원했다고한다. 인터뷰과정은반구조화된질문지를바탕으로하여편안한분위기에서진행되었다. 학생들은긴장하거나예의를지키는대신, 무척편한태도를취했으며, 인터뷰하는중간중간에도친구들과이야기를하며신나게웃는일들이흔하게벌어졌다. 연구자 ( 이하 < 연 >) : 중학교 2학년. 음.. 그럼어떻게다여기 YMCA에서.. 편히계세요. 그냥이목적은오늘날청소년들의일상... 사 : 너무편한데? 연 : 편해요? ( 함께웃음 ) 일상을아는거라그냥정말좋아하고싫어하는이런거솔직하게애기해주시면되고.. 음.. 예, 그래서인터뷰는어떤장점이있지? 하면? < 사 > 나 < 다 > 한테? 다 : 그냥선생님이하랬어요.( 웃음 ) 연 : 어 ~ 미안해다 : 아니그런게아니고요.( 웃음 ). 연 : 예. 다 : 그냥선생님이막해볼래? 이랬는데연 : 예.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13

다 : 집에들어가기싫어서 ( 함께웃음 ) 이들의편안한일상어는, 우리가연구자를대할때일반적으로생각할수있는격식으로부터완전히벗어나있다. 또한개인적으로슬프거나불편할수있는이야기를처음보는나에게스스럼없이던지는모습도인상적이다. 가정교육을못받아예의가없다 는식의편견어린평가를내리기에앞서, 이러한첫인상은십대들을앞으로대하기위한중요한실마리를던져주었다. 이들이어떠한문화환경에있으며어떠한상징적자본을취득하고있는가? 또한이렇듯자연스럽게취득한상징자본을어떠한태도로발휘하고있는가와같은문제는이글에서집중적으로논의될중요한사안이된다. 나역시지극히편안한말로이들과친근해지려애썼다. 연구자와인터뷰참여자간의거리를좁히기위해노력했다. 바 : 저세살때엄마랑아빠랑이혼하고.. 그리고언니랑오빠랑아빠랑저랑넷이서살고있는데요?( 웃음 ) 연 : 어.. 그렇구나. 언니랑오빠랑. 그러니깐막내딸? 바 : 네. 제가막내에요. 근데막내같지가않아요. 세 : ( 웃음 ) 연 : 왜바 : 제가젤.. 삭았어요. 얼굴이. ( 함께웃음 ) 연 : ( 웃음 ) 누가그래? 아니야바 : 동네사람들이저만보면니가첫째지? 이래요. 연 : 언니오빠들이너무어려보이는가보죠. 바 : 그런거.. 아닌데? 연 : ( 웃음 ) 그럼. 어른들이다보면알죠. 바 : 제가철들어서그런가봐요.( 웃음 ) 연 : 그럴수도있고. 바 : ( 웃음 ) 연 : 왜자기가철들었다고생각해? 바 : 저는오빠보다철들었다고.. 생각해요. 연 : 어.. 그렇구나. 우리가그다음무슨애기했지? 아부모님께서어떤일하시는지이런걸얘기했다.. 바 : 엄마는잘모르겠고요. 연 : 음바 : 아빠는자동차서비스업해요. 그거막칠하고붙이고그런거. 연 : 아그렇구나. 하루일상...? 아니좀먹게놔둬야되겠다그죠. 다 : 네. 네. 11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바 : 아니에요. 아니에요.( 웃음 ) 연 : 기운을찾으려 ( 면 ).,.. 시크한혜진이가 ( 웃음 ) 지금너무.. 기운이빠져있.. 바 : 아배고파죽는줄알았어요. 연 : 어서먹으세요. 이걸먹어야되겠다. 이게배고픔을해결해줄수있는빵같애요. ( 함께웃음 ) 바 : 아진짜배고파죽는줄알았네연 : 이런사람이철들은거로보이는거면, 언니오빠는얼마나어려..( 웃음 ) 다 : 애네오빠대박이에요. 연 : 왜요? 바 : 오빠는망나니에요. 구리 YMCA 사무실의한방에서학생들을만날수있도록자리가미리만들어져있었으며, 인터뷰를위해간단한간식이마련되어있을정도로정성스럽게준비가되어있었다. 이런점에서미루어볼때, YMCA는학생들의일상에매우긴밀하게관여하고있으며학생들의입장에서도 YMCA 선생님들을잘따르는듯하다. 소녀 소년들의무중력성에대한기술을시도해보겠다. 내가만난학생들은크게두집단으로구분할수있을것이다. 하나는부모님의보살핌을받으며성실하게학교생활을하는학생들로열명의학생들중두세명이이에해당한다. 이들은학교야간자율학습을하고학원에다니는식으로 보통 학생의삶을살고있다. 이들은대학진학을자신의장래의모습으로상상한다. 다른하나의집단은부모님이일을하고있어대부분가사노동을전담하는학생들이다. 이들은학교수업만듣고집에돌아오며대부분의시간을혼자보내는식으로자신의일상을이해한다. 등록금에대한걱정도있지만, 기본적으로대학을꼭가야한다고생각하지않는다. 그래서이들의일상은흔히생각되는공부스트레스로부터자유롭다. 매인터뷰는가족관계를묻는것으로시작했는데, 내가만난학생들중에서절반이상은부모님들중한분과살고있었다. 사별이나이혼이그이유였다. 이러한개인적인이야기를처음만난내게하는데에있어, 이들은전혀불편함이나우울한기색을띠지않았다. 오히려이들의마음을상하게하는일이될까봐걱정하는내가이상한편에속했다. 이들은예의범상한어조와명랑한표정으로자신의부모의상황을이야기했다. 이혼한부모일경우같이살고있지않은부모님에대해서그리움이나증오를말하는경우도없었다. 같이살고있지않아무슨일을하는지거의모르고있었고, 가끔가다만나는분으로담담하고범상하게말했다. 부모와함께살고있는학생들의경우에도자신의부모님의직업을또렷하게말하지못하는경우도있었다. 실제로부모님의직업을아는지여부와무관하게 모른다 라고말하는사실자체가이들의현실을암시한다.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15

연 : 부모님께서어떤일하시는지여쭤봐도될까? 라 : 네? 연 : 부모님께서어떤일하시는지여쭤봐도괜찮을까? 라 : 정확히는모르겠고암튼보험에이한단체를맡고계세요. 연 : 음. 아버지께서요. 라 : 아니요. 엄마께서. 연 : 어.. 아.. 그렇고, 소이는마 : 엄마요? 아빠요? 라 : ( 웃음 ) 연 : ( 웃음 ) 두분다일하시면, 두분다. 마 : 아. 아빠가그뭐지. 자동차설계뭐이런거. 연 : 아. 마 : 정확히는모르겠네. ( 함께웃음 ) 연 : 그게있고. 어머니께서도사회활동하시나? 마 : 가끔.. 연 : 음. 마 : 잘모르겠어요. 연, 이 : ( 웃음 ) 라 : 저희아빠는전기막설계도막같은거.. 이들의부모님은식당이나수리업등을하는중소자영업자가많았다. 대부분부모님이일을나가시고혼자일어나서혼자학교에가고, 방과후에서혼자있는것으로자신의일상을그렸다. 두세명정도만이부모님의보살핌을받으며학업과취미생활을하는것으로자신의일상을그린다. 그외에는남녀학생모두부모님의부재상태속에서가사를돌봐야하는것으로자신의생활을그렸다. 이런점에서이들의일상은흔히이야기하는 안정적 인가정과가족으로부터분리된, 무중력의상태에가까이있다. 학교생활에있어서도선생님과친구의모습은거의드러나지않았다. 선생님으로서는사회복지사선생님들이공통적으로자주언급되는유일한인물이었다. 친구관계에있어서도 친구들과자주만나지않는다 고말했다 ( 그러나실제로는단짝친구들과가깝게지내는듯하다 ). 학원에가는경우로는음악공부를하고있는한학생이유일했다. 그외에는학원에다니지않고있었고, 학교자율학습에도거의참여하지않았다. 혼자음악을듣고잠을자며밥을먹는것으로이들의일상은그려지고있었다. 사회적인관계들로부터고립되어있다고스스로느낀다는점이이들의무중력성의특징이다. 그러나무중력의상태라고해서모든사회적소통으로부터차단되어있는것은아니다. 오히려가족과학교의긴밀한틀로부터벗어나있는이들이기에그경계밖의사회를향해 11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던지는시선은, 여느가족과학교의품안에머무는, 갇힌학생들의그것에비해더넓고날카로울수있다. 고통을느끼고소통할수있는연민과공감의감수성을스스로길러내기때문이다 (Boltanski, 1999). 이후에상술되겠지만, 내가만난구리시의십대들은뉴스와 SNS 를통해사회적인사건과담론을접하고, 경우에따라서는직간접적으로참여하며, 그사안에대해느끼고생각하는감수성을스스로생성하고있었다. 예컨대학원에서배우는수학공식을보는대신, SNS에떠도는뉴스를볼수있다. 그리고수학문제는덜잘풀겠으나, 사회적갈등과모순에대해서감지할수있는비판적상상력은한층더자유롭고날카롭게형성될수있다. 정리를하자면, 무중력성은흔히우리가생각하는중산층청소년일상의해체를의미한다. 이것은분명불우하고외로운가족생활, 학교생활, 친구생활로만들어진다. 그러나이러한 울타리없음 이전적으로부정적이거나비관적인삶의경로로확정되는것은아니다. 가정과학교의공백상태를넘어, 아니그러한공백때문에여전히추상적이지만엄연히체감되는사회문제에대해비판성과상상력을키울수있는여지가넓다. 이제이어지는장들에서는내가만난십대소녀 소년들의목소리를통해, 그들의일상을보다두껍게이해하고, 그들이처한무중력의상태가어떠한인식과모험의가능성을담지하는지살펴보기로한다. 그일상의무중력성은우선시공간의질서혹은질서의와해를서술하고, 이어가족과학교에서의끊어진인간관계와부재하는듯한사회성의문제를논한다. 이문제는무취향의취향과부정의아비투스의틀로분석될것이다. 마지막으로이렇듯불우한십대들이사회에대해내미는촉각과전망의시선들을담아낼것이다. 4. 시공간의구조 내가만난십대들은자신의시공간을매우짧고성긴언어로묘사한다. 물론아직어려서일상을촘촘하게묘사할수있는언어능력이계발되지않아서일수도있지만, 그런점을감안하더라도그들의일상은매우단순하게기술된다. 특히아침에일어나서학교에가기까지그리고학교가끝난이후의시간에비해, 학교내에서의시간은더욱간략하게소개되었다. 그저 학교갔다가 가전부였던반면, 그전후의시간성은상대적으로더상세하고정성스럽게묘사된다. 앞서언급한두집단의학생들은각기상반된일상의모습을보여준다. 모범생인 < 가 > 의일상은학업과취미생활로알차게엮어진다.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17

가 : 음... 일상은저는어... 습... 평소에는학업흐흐 ( 웃음 ) 매일매진하고요. 그리고평소에는금요일을제외하면다야자를하고그리고뭐.. 수학이취약하기때문에수학보충도듣고그리고금요일이나토요일같은경우에는동아리활동많이하고. 연 : 동아리는이동아리? 가 : 네그리고. 뭐... 그렇게? ( 웃음 ) 연 : 주말에는뭐하세요? 가 : 주말에는뭐... 쉬거나... 도서관에가거나... 책읽는거좋아하기때문에.. 도서관가기도하고친구들이랑시장같이가거나영화보기도하고 이에비해 < 다 > 의하루는가족의무게에보다복잡하게연계되어있다. < 다 > 의어머니가돌아가신후식당업을하는아버지는조부모댁과합쳐살게되었다. 그러나막상가사노동은 < 다 > 의역할이되고있다. < 다 > 에게집은노동의공간이며, 집으로부터 나와노는 것은그로부터의해방을의미한다. 다 : 네. 집에들어가면은.. 일만해야되고. 연 : 아.. 다 : 집청소랑뭐.. 그런거.. 해야되서싫어요. 집이. 연 : 음.. 힘들.. 죠? 다 : 집에들어가면잔소리밖에안들어요.( 웃음 ) 연 : 어느분이 ( 웃음 ) 잔소리를하시죠?( 웃음 ) 다 : 할머니가.( 웃음 ) 연 : ( 웃음 ) 귀여우니깐잔소리하시는거지. 할머니는젊으신편이겠어요. 그쵸? 다 : 그럴.. 껄요? ( 웃음 ) 연 : 할머니.. 육십.. 대? 다 : 60대.. 후반?.. 정도이실껄요? 시간의질서도집단마다다르게구성되어있다. 일정한사회적제도에소속된다는것은그만큼개인의시간이사회적인관계성안에서구조화되고일정한규율을따른다는것을의미한다. 반면이러한사회적제도밖에있는시간이란홀로보내야만하는거대한시간뭉치에가까운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일반적인 십대의일상시간이학교수업과학원으로빽빽하게짜여져있는것에비해, 내가만난학생들의일상은혼자처리해야만하는거대한시간으로존재한다. 그리고그외롭고방대한시간은 잠자기 나 먹기 로대변된다. 라 : 여섯시에일어나서그냥씻고, 밥먹고한다음에학교를가요. 연 : 예. 11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라 : 학교끝나고, 바리스타동아리 (YMCA 동아리 ) 활동하는거, 실습하는거가는날에가고.. 연 : 그건학교동아린가? 마 : 아니요, YMCA 연 : 아.. 희망나무.. 동아리 (YMCA 동아리 ) 말고또딴거? 마 : 그게뭐에요? 연 : 어 < 마 > 동아리가희망나무로되어있는데, 아닌가? 마 : 저희망나무안해요. 그거바리스타동아리로 ( 갔어요.) 연 : 아그렇구나. 마 : 거기가는실습할때는거의가고연 : 어마 : 학교끝나고..** 그게단데요? 연 : 어. 마 : ( 웃음 ) 연 : 가게에바리스타하러안가면어떻게해요. 마 : 얘랑놀거나집에서있어요. 연 : ( 웃음 ) 집에서숙제하고이렇게? 어.. 보통잘.. 보통몇시에자죠? 마 : 열두시, 열한시. 연 : 고때까지뭐학원을간다거나도서관을간다거나이런거안하고? 마 : 집에서공부해요. 연 : ( 웃음 )< 라 > 는? 라 : 자요. 일곱시나일곱시삼십분에아니, 이십분에일어나서씻고머리말리고학교로가서요. 학교에서이제수업끝나면은, 하루빼먹었어요. 연 : 뭐? 라 : 지각을해버려가지구,, 연, < 마 > : ( 웃음 ) 라 : 지각을하고 < 마 > 의화를풀어주구. 이 : ( 웃음 ) 라 : 이제학교생활이끝나고, 끝나서이제.. 집에가서자요. 연 : 어. 라 : 그리고화요일에는컴외활동아바리스타활동이있는날에는바리스타.. 활동가요. 잠과먹기는십대들의게으름이나식욕의표출이아니다. 사회로부터의무관심, 불안정한 가정생활, 소외와외로움이응결된주체성의표현이다. 연 : 그럼. 하루종일어떻게지내는지. 우리하루종일일상에대해서이야기를시작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19

했거든요? 바 : 아하루종일일상이요? 연 : 예. 바 : 다똑같죠뭐..( 웃음 ) 연 : 다다르던데? 지금들어보니까 ( 웃음 ) 바 : 그.. 그뭐지?( 웃음 ) 사 : ( 웃음 ) 바 : 여섯시.. 아니여섯시에일어나서밥먹고준비하고? 연 : 되게일찍일어난다. 사 : 다섯시에바그리고남은시간동안휴대폰을하고. ( 함께웃음 ) 바 : 그리고언니오빠아빠. 다간다음에제가마지막에나가요. 그리고? 학교에와가지고수업하고잠자고먹고사 : ( 웃음 ) 바 : 끝나고? 연 : ( 웃음 ) 학교에서일어나는일? 다 : 학교에서잠자고. 학교에서먹고. 연 : 학교에서먹고. 바 : 네. 다해요. 거기에서. 다 : ( 웃음 ) 바 : 그리고? 집에와서자요. 그리고밥먹을때누가꺠워줘요. 연 : ( 웃음 ) 그러면은밥을.. ( 음식떨어짐 ) 사 : 깜짝이야. 바 : 음식떨어뜨리는거아냐. ( 함께웃음 ) 바 : 그리고밥을먹어요. 그리고휴대폰을해요. 다 : 혼나요 ( 웃음 ) 연 : ( 웃음 ) 바 : 그러다가언니랑.. 언니랑만나서? 놀고? 연 : 언니? < 다 > 언니? : 네. 그리고집에들어와서씻고서누워서? 노래를부르면은또욕먹고그대로자요. ( 함께웃음 ) 다 : 자면또욕먹어요. 바 : 다똑같애요. 근데.. 눈치봐가지구.. 밥조금많이먹으면은왜이렇게많이먹냐고그러고.. 다 : 이돼지 12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바 : 아그렇게는안해요. 그만먹어. 다 : ( 웃음 ) 그게그건거같애. 연 : 언니? 언니가? 바 : 아니아빠가요. 근데요즘은저한테안그러더라고요. 오빠한테갔어요이제. 다 : 왜그러냐면요. 애가요. 먹고움직이지도않아요. 집에서휴대폰만.. 바 : 휴대폰만해요. 십대들은오후와저녁을 잠자기 로보내고, 밤늦게길에있는식으로시간을보내고있었다. 혹은학교나가정을벗어난시간을 알바 로채운다. 이것은흔히말하는 정상적 인십대의질서를이탈한시간성이다. 무중력의주체가만들어낸개별적시간질서라고말할수있다. 아 : 네. 같이가서면접을봤는데같이붙었어요. 같이붙었는데붙어놓고보니까 < 가 > 는자기가하.. 할일이많은거같고해서이일에매진하고싶다고해서롯데리아를나갔는데저는계속해봤어요. 해봤는데그때는이제어 학교에서도? 그니까학교에서도한달같은괜찮았는데한달지나고나서햄버거조립도라고해서이제햄버거빵부터해서케챱뿌리고양파올리고치즈올리고막이런거막다외워야했어요. 그때시험기간이었었는데도, 수.. 수학좀재미없는과목이제가수학이랑영어거든요 ( 웃음 ) 그래서수학이랑영어시간에만막 ( 웃음 ) 조금조립도도외우고막그러면서이제끝나고가서알바하고막이러다가알바하고끝나고그러다가주말에도맨날이제토요일오후나오전정해서이제같이아오후에거의오후에만들어가서햄버거만들고그랬었는데일요일에아침에교육하고밤에일하고그랬었는데이제그게끝나니까어 아니끝날때쯤에아.. 이제저희형이대전에서뭐지돈을벌다가왔어요. 그휴학하고잠깐돈을벌었는데근데오고나니까이제형이조금뭐지억압하는게있어요그니까잘되라고억압하는게있었는데그게그리웠었는데그게.. 요.. 요즘에되고있어서좋지만은않은데좋더라고요. 연 : 네아 : 그래서이제는맨날학교끝나면전화해야하고, 언제까지가겠다전화해야하고, 원래그런게없었는데막밤 10시 11시그렇게들어 엄마도이제밤에일하시니까 10시 11시 1시막이렇게막들어갔었는데, 지금은딱언제까지들어가겠다말하고들어가야해서연 : 음 아 : 네없지않아기쁘고요그래서 어.. 저는똑같이어.. 저는야자를안해요. 그니까집에서형이그니까야자를해봤었는데형이야자를해봤었는데효과를별로못봤어요그래서형이차라리그럴거면집에와서그냥설거지나하고 ( 웃음 ) 그냥빨래나하고그래라그냥여기집에서너가진짜하고싶으면은집에와서공부할수있지않겠느냐그래서그냥집에서공부그냥숙제정도하고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21

있고, 그리고주말에는아토요일에는동아리활동자주하고. 5. 부정의아비투스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는계급화된문화적취향을의미한다. 제도적으로나습관적으로구성된개인의아비투스는몸을통해서자연스럽게표현된다 (Bourdieu, 1984). 아비투스는선천적으로취득되기도하고후천적으로형성되기도한다. 그렇지만부르디외의시각에서아비투스의형성요인으로경제적자본과교육이가장중요한요소로제시되고있다는점에서청소년의아비투스는가족의영향을많이받을수밖에없다. 후천적으로어떠한아비투스가형성될만큼긴시간을살아오지않아현재진행형으로만들어지고있으며, 현재라고할지라도그의개인적삶이가족으로부터충분히독립적이지않기때문이다. 더군다나청소년들의삶의가장큰축을형성하는교육제도가지배적인아비투스를정당화하고강화하며, 그외의것을배척하는상징권력을행사한다는사실을진지하게고려할필요가있다 (Bourdieu & Passeron, 1990). 이러한맥락에서청소년들은지배적인사회구조에종속되며, 그질서의정당화과정인교육의내용을자연스럽게체득하게된다. 그리고지배적인사회구조로부터소외된청소년들은그지배적질서가지시하는바, 자신의위치와역할을자연스럽게받아들인다. 그의삶의방향역시교육이폭력적으로, 그러나당연한듯암묵적으로강요하는삶의방향을진실이라고 오인 하게되면서주어진폭력적상징질서에순응하게될것이다. 그리고이러한상징폭력은교육활동으로양성화되고적극적으로발휘되면서 교육의권위 를행사하게된다. 이러한교육제도안에서지배적인계급질서는보다누적적이고체계적인방식으로구조화되면서연속성을확보하게된다. 이처럼교육제도는피지배계급로부터오인과승인의효과를만듦어냄으로써 사회의위계구조를변형된형태로재생산하는객체화된분류체계 다 ( 홍성민, 2012, 118쪽 ). 교육제도의허위적효과를예증하듯, 부르디외의연구에서문화적박탈의사회적 경제적요인을자각하는정도는문화적박탈의정도와거의반비례 하는것으로나타났다 ( 홍성민, 2012, 118쪽 ). 그러나한국의아비투스구조는부르디외가바라본프랑스의그것과차별되는특수성을지닌다. 근대이후사회적계급질서가격렬하게변동하여온역사적과정이선재하기때문이다. 아울러압축적자본주의적성장과정을밟으면서, 경제적자본이문화적자본으로전환되는강도와정도가매우강하다. 경제적질서에따라문화자본이결정되는정도가크다는것을의미한다. 특히 1990년대이후나타난양상으로는사회이동이어려워지는폐쇄적인형태로계급구조화가이루어지는반면, 계급의양정성장과내적분화는강화된것을알수 12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있다 ( 송경원, 2001, 홍성민 2012, 126~127쪽에서재인용 ). 이러한이론적, 현실적논의들을감안할때, 소외와방치의자리에놓인구리의십대들은어떠한아비투스를가지고있으며, 그것을어떠한방식으로누리며표현하는가? 또한그들의상징자본은학교및교육제도와어떠한관계를맺고있는가? 내가만난십대들의취미는스마트폰으로대변되었다. 인터넷과컴퓨터에는상대적으로소원했는데, 대다수의학생들은변변한자기노트북이나 PC를가지고있지않았다. 모처럼가지고있는것이라할지라도고장이나거나너무느려서제대로사용하기어려운형편이었다. 물질적빈곤은그들의경제적자본을조건화한다. 느리고질이낮은미디어를가지고있기에사용을안하고사용을안하기에그것을이용할수있는능력또한계발되지못한다. 학교에서는이러한실상을감안하지않은수업을제공함으로써이들은미디어이용에어려움을느끼고뒤처지며스스로열등하다고인정하게된다. 이과정에서자연스럽게자신의열등성을부여하는교육제도의정당성을승인하는역설이일어나는것이다. 사 : 저두컴퓨터를못해요. ( 함께웃음 ) 아진짜딱숙제만하고오빠하라고비켜주구.. 티비만봐요연 : 음.. 사 : ( 앞에서이야기한친구와 ) 저.. 너무비슷해서.. 연 : 컴퓨터별로재미없는거에요? 사 : 게임을못해요 ( 웃음 ) 연 : ( 웃음 ) 인터넷같은건? 사 : 인터넷도잘안해요. 다 : 좋아하는가수없다보니깐인터넷에서볼일이없어요. 사 : ( 웃음 ) 맞어맞어. 연 : 그러네. 사 : 그리고타자도독수리타자. 진짜. 연 : ( 웃음 ) 사 : 근데.. 요며칠네이트온을하면서조금빨라진거같애요.( 웃음 ) 연 : 수업시간에뭐이런거안배워요? 컴퓨터하는거? 사 : 배우는데타자를배우는막그런걸배우는게아니라워드막그런걸배우거든요? 연 : 아.. 다 : 그래서.. 사 : 그리고 2학기때정보배우는데.. 어뭐이상한컴퓨터막관련된걸하는데저는컴퓨터는그냥그관련된거자체가싫어요. 못하니깐이건여기로갖다넣어라하면어떻게넣어야되나.( 웃음 ) 다 : 맞아요. 전그래서컴퓨터실가는거되게싫어했어요.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23

텔레비전역시늘틀어놓긴하지만유심히보는프로그램에있어서는드라마를좋아한다고말한 < 마 > 를빼고는거의언급되지않았다. 개인미디어시대라고흔히말하여지지만, 이들은실제가족미디어단계에머물러있었다. 희소한미디어자원을가족구성원들이경쟁적으로사용하는모습을보인다. 연 : 스마트폰있고또어떤거각자.. 컴퓨터는각자가지고있어요? 다 : 노트북. 연 : 노트북. 마 : 언니랑같이써요. 바 : 아나도언니랑같이쓰는데.. 컴퓨터자.. 제가좀휴대폰좀.. 폐인이라서 ( 함께웃음 ) 바 : 컴퓨터는대부분언니가쓰는데.. 오랜만에컴퓨터를할려고딱했는데, 언니는제가안하니깐너무편한가봐요. 연 : 음.. 바 : 컴퓨터가너무느려져가지구.. 잘안해요. 연 : 음.. 바 : 너무느린건싫은데제휴대폰이더느린거에요 ( 웃음 ) 연 : 아 ( 웃음 ).. 바 : 그래가지구 ( 웃음 ) 아빠휴대폰으로인터넷해요 ( 웃음 ) 연 : 아 ( 웃음 ).. 아그리고텔레비전은가족이랑같이보구요. 그쵸? 딴거 MP3? 다휴대폰으로하죠? 다 : MP3.. 사 : 아있는데.. 잘안써요. 휴대폰때문에. 바 : MP3하니깐갑자기생각나는게있는데..( 웃음 ) 제가그뭐였지아빠아는분이 MP3 그뭐였지아빠생신이었는데.. 그때저희그.. 선물준다고 MP3 사왔는데.. 그걸언니랑저만줬어요. 오빠는안줬어요. 근데오빠가그거보고샘났나봐요. 제꺼를몰래가져가서망.. 뿌셔버렸어요. ( 함께웃음 ) 연 : 아.. 의도적으로뿌신거에요? 바 : 그래서왜뿌셨냐그랬더니 니만갔는거바에야그냥 위에서보듯이대신모든오락과소통활동을집약적으로보여주는것으로스마트폰이지칭되었다. 두명의학생을제외하고는모두스마트폰을가지고있었다. 이것을가지지않은두명의학생들은부끄럽거나안타까운표정을지었으며, 그것이카카오톡등의 SNS를누리는친구들과같은부류에속할수없는불리한입장을보여주는것이기도했다. 스마트폰은이들의빈곤과고독을가려주는물신과같다. 다른문화자본이빈한한것에비해스마트폰에대한심리적열정과경제적투자는놀라울정도로컸다. 이와마찬가지로평소에는 12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무관심한아버지이지만, 스마트폰을제공하는것으로자신의부재와무관심을대체하는인물 로표상되고있다. 바 : 그뭐였지? 제가위약금이엄청많이나왔어요. 연 : ( 웃음 ) 바 : 근데제가원래.. 일년도못쓰고.. 그냥금방질리는편이라서연 : 음. 바 : 제가이폰하기전에 2G였거든요. 저근데폰을작.. 작년에처음샀는데지금이거또바꾼거에요. 연 : 오. 바 : 근데이번추석때무슨이벤트를한대요. 그래서그때또아빠가바꿔주실수있으면바꿔준대요.( 웃음 ) 연 : 오. 핸드폰을진짜좋아하는구나. 다 : 애핸드폰들고살아요. 연 : 음. 두사람도요건최근에산건가? 사 : 이건.. 연 : 부모님들께서흔쾌히사주셨어요? 아니면.. 사 : 작년..12월 24일날. 연 : 아크리스마스선물. 십대들은자신의무취미현상을 귀차니즘 에서발생한 혼자놀기 로묘사하지만, 이야기를계속해가면서, 막상이들의일상에내밀하게들어와채우고있는우정을발견하는일은어렵지않았다. 이들은거의항상친구들과함께있거나 SNS를통해친구들과소통하고있었다. 친구들과보내는경험의세세한면모들로부터이들의집단적아비투스를감지할수있다. 그들의취향을상징하는대표적어휘는곱창과노래방이다. 반면명동이나홍대앞같은서울의번화가는공간적으로 먼곳, 시간적으로 가끔 으로표현된다. 연 : 친구들이랑만나서놀땐뭐하고놀지? 다 : 곱창먹고노래방갔었죠. 초등학교때는연 : ( 웃음 ) 다 : 진짜패턴이다그랬어요. 초등학교때는곱창먹고노래방. 무조건그거였어요. 곱창먹고? 스티커사진찍고? 노래방. 무조건그거였거든요? 연 : ( 웃음 ) 다 : 근데중학교때는귀찮아서그런지안만나는거같애요. 연 : 음.. 다들공부때문에바빠서그런가? 그럼친구들이랑만난적이없어요? 뭐시험끝났을때라든가.. 뭐새내기라던가이럴떄? 다 : 잘안만나요.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25

연 : 으음. 다들학원가고그런가? 학원은안가봐나요? 둘다.. 다 : 네저는안다녀요.. 사 : 저도. 연 : 세빈이는친구들이랑만나면뭐해요? 3학년이라부담생겨서그런건가? 사 : 아니. 저는. 친구가.. 곱창집해가지구. 다 : 오오,,( 웃음 ) 연 : 같은곱창집? 사 : 아니, 시장곱창이아니라이쪽그뒤에열나곱창. 다 : 아. 연 : ( 웃음 ) 사 : 거기친구가해가지구그애랑놀면공짜로얻어먹고. 지 : 어,., 사 : 그냥거기아줌마.. 랑되게많이친해서맨날거의공짜로먹고. 연 : 어. 사 : 그리고친구들이랑다른데놀데면은맨날시장가고.. 뭐시장가서... 다 : 보통다시장가.( 웃음 ) 연 : 재밌죠. 구리에그런거많죠? 다 : 구리시장. 연 : 예. 맞어사 : 아근데. 하도구리시장만가다보니깐. 다 : 재미없어. 사 : 딴데도가고싶고. 다 : 재미없어, 연 : 그럼.. 어디를갈수가있나? 다 : 이제막명동가거나홍대 * 사 : 강.. 강변역. 다 : 강변, 청량리막이런.. 연 : 오.. 롯데월드그쪽이딱맞겠다. 지 : 좀스케일크게놀고. 막이렇게조금씩 ( 웃음 ) 연 : 그런거는어쩌다이렇게이벤트만드는거겠지? 다 : 어쩌다가끔? 세 : 되게멀지않아, 다 ( 웃음 )? 이들은무언가를하는것을하지않는것으로자신의취미를묘사한다. 하지않는것, 좋 아하지않는것, 친하지않은것등, 취미와취향에관한많은것들이부정적으로정의된다. 대신 귀차니즘, 혼자잘놀기 란이들의삶의실체를상징하는어휘로채택되고있었다. 연 : 음. 친구들끼린자주만나진않나봐요. 12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라 : 네.. 마 : 저희들도안만나요. 라 : 네. 연 : 왜?( 웃음 ) 마 : 귀차니즘걸렸어요.. 연 : 네? 마 : 귀차니즘걸렸어요. 이들이좋아한다고대번에거론하는문화활동은음악듣기였다. 음악듣기는청소년, 특히문화자본과경제자본이취약한 주변부 청소년들이일상적으로취하기에가장손쉽고충만한문화활동으로이해되어져왔다 ( 이상규, 2012, Chambers, 1994). 청소년과음악의친밀한관계는내가만난십대들에게서도발견되었다. 그런데이들이음악듣기를좋아하는정도에비해음악의음악가나음악장르에대해정교한지식을가지고있는편은아니었다. 피아노를전공하는 < 나 > 를빼고는대부분의학생들이자신이좋아하는가수한두명만을언급할뿐자신이듣는휴대폰에저장된수많은대중적노래 ( 가요, 팝송 ) 의제목이나가수의이름을제대로알고있지않았다. 팝송은모르는가사대신 멜로디 만듣는것으로, 그들의빈약한영어실력 ( 상징자본 ) 의현실이정당화되어수긍되었다. 이들이보여주는대중적취향과그에대한비체계적인지식양상은부르디외의구분을따른다면빈곤한문화자본의양태에가깝다. 음악듣기는전문화된문화적취향이기보다는, 한꺼번에쉽게다운로드받아서내가가지고있고, 항상같이있고느끼며소비할수있는, 상대적으로저렴한대중문화대상으로서향유되고있다. 연 : 주로어떤거? 시간남을때어떤음악.. 그발라드음악그런거듣고라 : 저팝송도듣고연 : 텔레비는안봐요? 마 : 텔레비잘안봐요. 연 : 음. 팝송가수는누구좋아하는데? 라 : 팝송가수요? 전부다락가수. 마 : 몰라요. 영어를자체를몰라, 그냥.. 한번씩. 멜로디를, 멜로디를들어요. 연 : 아. 그래도.. 듣는,, 때어떻게듣지? 다운로드받아서? 라 : 네마 : 뿌쏭. 연 : 들어가는,.. 사이트가? 라 : 아뇨, 핸드폰에서. 어플. 연 : 그래도거의무료아니지않나요? 라 : 무료에요.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27

마 : 무료에요. 연 : 아. 그렇게해서.. 그럼, 어떻게팝송은그냥다, 그냥닥치는대로..? 라 : 네. 연 : 음.. 가수는골고 ( 루 ).. 아까말한뭐.. 라 : 네. 등등더많아요. 근데연 : 또누구? 라 : 기억이안나서그렇지. 연 : 요즘아이돌이런.. 가수는안좋아요? 어떻게생각하는데요. 그.. 그들에대해서? 라 : 글쎄요, 잠시만요. 라 : 미국것도좋구요. 더원것도좋고요. 연 : ( 웃음 ) 마 : 애지금, 이가수지금처음알았어요. 라 : *** 데이도좋구요. 엠투엠도좋구요. 김범수도좋구요. 바이브도좋고요. 그다음에또마 : 바이브말했어. 라 : 알리도좋고요, 임재범도좋고요, 이소라도좋고요, 그다음에이현우도좋고요마 : 그만하지?( 웃음 ) 연 : 그게뭐에요? 그게 mp3에들어있는거? 라 : 리쌍도좋고, 임재범도좋고. 연 : 음. 주로발라드네진짜? 라 : 네. 연 : 음. 그외뭐, 어떤거하는거좋아해요? 드라마, 노래그다음에,, 뭐만화를본다거나영화를본다거나이런거. 마 : 만화책을.. 읽어요. 연 : 음. 라 : 노래방가는거너무좋아해요. 마 : 아맞어. 우리엄마모르는노래방거의없어. 라 : 노래방가는거. 이들의장래희망은자신들이현재지니고있는아비투스와긴밀하게연관된다. 이런점에서현재와미래는연속성을지니고, 과거로부터체득된감각과미래에대한상상이놀라울정도로일치하며일정한상동성을형성한다. 현재에대한열정과미래에대한희망이대물림된다. 소녀 소년의경험은아버지세대로부터영향을받아형성되며그의미래역시아버지로부터연계된체험을바탕으로전망되고상상된다. 전직언론인이었으며현재정치활동을하는아버지밑에서성장한 < 가 > 는부모님의지원속에안락하고풍요로운생활을누리고있다. 책을왕성하게읽으며학업과동아리활동을즐겁고적극적으로해나가고있다. 그녀의 12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미래에대한계획과꿈또한알차고밝게만들어지고있었다. 존경하는인물에대해서도주 변에서자주만날수있는사람들외에사회적으로거론되는유명인사에대해알고있으며 언급할수도있다. 가 : 예저는어 국회의원이꿈이고요그래서정확히말하면인권운동가가꿈인데그니까인권운동가가꿈이라는데어. 꿈이뭐야라고물어봤을때국회의원이라고말하고요. 그래서제꿈은인권을위해서발로뛰는국회의원이꿈이고, 그래서어대학교는정치외교학과로진학하기위해서열심히공부하고있고, 정치 뭐학교에어디가됐든정치외교학을꼭배우고싶고가게되면이제그 뭐지.. 인권변호사그런걸통해서인권변호사로활동하다가이제정계로진출할계획을가지고있어요. 연 : 아주탄탄한계획이.. 혹시영향을주거나존경하는인물있어요? 가 : 예되게많아요연 : 아.. 예를들면? 가 : 예를들면뭐. 노무현대통령님김대중대통령님그리고지금대선후보이신문재인후보님그리고유시민대표님한명숙총리님뭐 연 : 어.. 주위에정치인들다존경하군요? 가 : 헤헿 ( 웃음 ) 이렇게딱이렇게노무현대통령님을따랐던사람들을많이좋아해요. 그중에서도노무현대통령님제일좋아하고, 네연 : 이렇게, 그렇게그방면에많은관심과지식을가지게된거는본인이관심이있어서이렇게찾아나간건가요? 아니면어떤분이많이지도를해주셨을까? 가 : 아. 꿈을가지게된거는아버지영향이크신데, 가지고난뒤에는제가좀노력한게많아요. ( 웃음 ) 모범생인 < 가 > 를제외하고여러학생들이사회복지사가되거나요리사가되기를공통적으로꿈꾸고있었다. 사회복지사는이들이학교에서대할수있는가장훌륭하고인물상인듯했다. 아울러요리사는이들이일상에서대할수있는가장즐겁고보람있는인물로간주되고있었다. 이들의제한된아비투스안에서, 사회복지사는상징적인의미에서, 요리사는물질적인의미에서가장풍요로운사람이다. 그러나이와함께주의깊게보아야할점은사회복지지사나요리사가단지개인적인이익만을추구하는사람으로중요시되는것은아니라는점이다. 두경우에있어타인을돕고행복하게해주는사람으로서유의미했다. 다 : 저는.. 요리사아니면사회복지사가되고싶어요. 연 : 어.. 복지쪽에관심이있나봐요?.. 어떤일하고싶은데요? 다 : 복지.. 복지.. 쪽은지금.. 그러니깐요. 복지쪽은한달도안돼서한달. 한달밖에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29

연 : ( 웃음 ) 다 : 결정내린게한달밖에안됐어요. 근데요리사는몇년동안꿈을꿔왔어요. 연 : 오우. 그럼요리사는어떤점이좋은데요? 다 : 요리사는제가요리하는걸되게좋아하거든요? 연 : 어.. 다 : 막요리를해서막남한테줘가지고막남들이막행복하고즐거워하는그런게너무좋아요. 연 : 음.. 다 : 막막.. 요리요리먹고서 아맛있다! 막이러면그러면되게좋죠. 연 : 아지금도요리잘하는게있어요? 다 : 네. 저는.. 볶음밥도잘하고. 된장찌개도잘하고. 김치찌개도잘하고. 웬만한건다할수있어요. 이들이제한된아비투스에서, 그협소한범위안에서일상을체험하고미래를상상하게된다. 그과정에서그와별반다르지않은관점을취하며자신의삶을이해하고장래직업을선택하게된다는점에서, 부르디외가보았듯, 사회적계급은연속성을띠며재생산된다고볼수있다. 그러나아비투스는조건을형성하지전적인결정력을지니는것은아니다. 왜냐하면후천적으로자발적으로겪고깨달은내용들이덧붙여지며, 각자에게일정한사회적가치관이형성되기때문이다. 이것은계급적으로굳어지는아비투스로부터자율적으로형성되는개인적성과라고볼수있다. 그래서계급내에동일한구성원이만들어지기보다는주어진조건안에서이지만보다의미있는것, 보다즐거운것, 보다중요한것을하려는주체적윤리가형성된다 (Sayer, 2001). 그리고각자의삶은자신의윤리를추구하고실현하기위한방향으로구체화된다. 자 : 저는사회복지사이쪽으로생각하고있고요. 원래꿈은성악가가꿈이었어요. 성악을전공했기때문에그런데중학교때할머니가암에걸리셔가지고더이상레슨비를대줄형편이안되는거에요. 사람목숨이중요하지제꿈이뭐.. 흐흫 ( 웃음 ) 그래서어머니가저한테그러시더라고요. 성악그만둬야될거같아, 그. 고1때아니중1때그만뒀기때문에아직까지미련은있어요. 그래서고등학교 1학년때고3언니한테배우고싶다고그니까가르쳐달라고해서배웠는데그런데그분도이제입시준비를해야되기때문에입시준비때문에성악과는이제좀힘들것같고, 제가힘든시기를겪었잖아요. 초등학교때그때많은분들이도움을받았었어요. 그리고어. 얼마전에이태석신부님의그뭐지뭐였죠무슨책을봤어요 < 친구가되어주실래요 > 그책을봤는데제가이쪽으로가야될것같다는생각을많이받았고어. 아무래도사람을돕는일이가장뿌듯한일이라고생각했었거든요. 그니까저같은경우는귀가되게 13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얇고우유부단한성격때문에이거하고싶고저거하고싶고그러는게정말끈기있게열심히할수있는게사회복지사밖에없더라고요. 그래서지금은꼭만약에대학을안가더라도어떤센터같은데라도가서자원봉사하고싶어가지고지금생각하고있어요김 : 어.. 아주훌륭하네..< 아 > 는요? 아 : 음 저는일단행복한사람이고요. 장래에뭐가되고싶냐고하면은상담가족으로가고싶어요어.. 그러니까저도원래꿈이많았었거든요원래는처음에번역가부터시작해서선생님, 선생님고1에들어왔는데이제아 핑계지만여러하고싶은게너무많았었어요. 중학교때맨날학원을다니다가고등학교들어와서이제안했거든요학원을더이상다니지않았어요그래서야자를하면서저혼자공부했었는데뭐지? 혼자공부하다보니까시간이아무래도떨어지더라고요. 학원보다는그래서자꾸성적이내려가고성적이내려가고그러니까는어느샌가는그 저랑같은꿈을가진친구들이랑성적을비교해봤을때, 아 이런애들이가는거구나라고제판단하니까물론성적으로꿈을포기하는건안되지만, 제가생각했을때일단현실적인판단을빨리했어야됐고, 일단고2 넘어가는과정이었기때문에그래서넘어가는과정에고1때까지는제가계속저는어 교사가될겁니다.. 라고말씀은했지만, 고2 넘어가는 2 학기때는너무고민을많이했었어요. 그그랬어요. 혼자서고민많이하다가저도사회복지사쪽으로생각했어요. 어떻게그런쪽으로방향을틀었냐면요. 어 일단선생님이라는직업을제가처음에수업을들으면서중학교때그니까워낙열심히공부를했었기때문에중학교때는그래서어.. 한번도자본적이없어요공부할때는그래서그때공부할때한번도자본적없고, 어.. 어떤좋아하는선생님있으면그선생님수업스타일을보면서아저건저렇게가르치면좋겠구나하면서아.. 저건저렇게가르치면좋을텐데막생각하면서다른친구들가르쳐주고그랬거든요. 그런데그가르쳐주면서애들이막제가가르쳐준부분이만약에시험범위에나왔다자기성적이 10점 20점올랐다막저를찬양하듯이이렇게말하는데아 저렇게사람들이좋아해줄수있구나생각했었는데그 사람도와주는게좋아서시작했던거였거든요. 그래서제가사람을도와줄수있는게뭘까생각하다가사회복지사생각하게됐구요. 사회복지사생각하다가뭐여러가지복지쪽으로그니까그사회복지사를생각하다보니까이왕할거면쫌짧고굵게좀제대로된걸하고싶다해서어떻게하면사회복지사로서짧고굵게뭘남길수있을까생각했는데그렇게하기에는영신이꿈처럼뭐정치를하긴해야겠더라고요. 그런데제가말을잘못해요. 그래서정치는할건아닌것같고그래서생각했을때그냥어. 사회복지사도좋겠지만, 조금더방향을틀어서편하게얘기할수있는상담사그러면서조금.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31

6. 사회참여와정치의식 마지막으로살펴볼영역은십대들의사회참여와정치의식에관한것이다. 내가만난십대들은풍요롭고안정된삶보다는제한적이고외로운삶을살고있는것으로그려졌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아니그렇기때문에가까운곳의이해관계에매달리기보다는먼곳의괴로움에연민을느끼고공감하는감수성을기르게된다 (Boltanski, 1999; Brown, 1993). 미래의삶의가치에대해민주적이고긍정적인관점을키울수있다. 즉현재처한상황이빈곤하고고달프기에오히려비판적이고날카로운정치의식을지닐수있다는것이다. 연 : 음.. 지금우리사회에가장중요한이슈가뭐라생각해요? 그러니깐,, 성폭행? 제일문제.. 시되는거. 우리사회가장큰문제? 라 : 네, 성폭행연 : 성폭행. 마 : 범죄. 연 : 범죄. 어때요막.. 좀.. 두려워요? 라 : 네, 무서워요. 연 : 어.. 일상에서도많이영향을주나? 라 : 네, 연 : 어떤분 ( 야에서 )... 마 : 좀전에별생각안해봤다가, 뉴스나기사부터읽으면요.. 어떤살벌했다이러면.. 무서워요. 대부분의학생들이우리사회의중요한사안으로성범죄와왕따등폭력문제를정들었다. 당시아동성폭력문제와학교따돌림현상이사회적으로불거지면서언론에많이보도된상황의영향을받은듯하다. 이러한문제들에있어직접해결을시도하는행동을벌이는것은아니지만, 뉴스를보고사회여론에귀기울이며온라인서명운동에참여하는방식으로참여하는모습을보여준다. 연 : 음.. 뭐이렇게사회이슈나이런거에참여한다거나이래본적있어요? 서명이나.. 마 : 그.. 뭐그런인터넷에서서명운동클릭하는거있잖 ( 아요 ).. 서명그런거연 : 음. 어떤거해봤어요? 마 : 뭐.. 어떤애가성폭행을뭐당했는데, 애를연 : 음. 마 : 소년원에넣어야되는데, 13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연 : 오. 마 : 어려서잘안된다고. 연 : 아개가성폭행을저질렀나보죠?.. 마 : 네. 그래서서명으로천명이되면이제.. 연 : 음. 그래서소년원가야되는지요? 최근이었나보죠? 마 : 아니요. 저는걔모르고.. 2학년연 : 아.. 라 : 성폭행이야? 성추행이야? 마 : 성추행. 성추행. 연 : 성추행. < 라 > 도그런데.. 마 : 성희롱. 성희롱라 : 어맞어, 맞어. 연 : 음. 그.. 사람도그범인도.. 청소년였는가보죠? 라 : 네. 같은학교. 마 : 네, 저희.. 저희학교요. 연 : 어, 정말? 라 : 저희같은반이었어요. 지금도학교생활해요. 마 : 갔다, 갔다나와서연 : 정말? 아무문제없어요? 그런친구가? 학교다니는데? 마 : 그.. 다작년.. 막그게너무심할땐아니어서.. 연 : 음. 마 : 작년담임선생님이확장적용하기로했어요. 그래서.. 반을.. 저희랑같이다녔었는데그당한애가.. 그래서저희랑, 저희랑그일저지른애를반을이렇게띄워나서끝끝으로.. 연 : 예, 예.. 어머. 그당한학생은괜찮아요? 마 : 아, 네. 잘댕기고있어요.( 웃음 ) 라 : 무시하고.( 웃음 ) 연 : 다행이다. 라 : 그땐, 그때에는진짜되게힘들었고요. 손목그거막벨때, 좀자살 ( 행위 )... 보다추상적으로정치부패, 사회적갈등에대해소박하고천진하지만투명한비판의식을 보여준다. 이러한세계는 시끄러운 세계로통칭된다. 연 : 어.. 그러네요정말? 지금우리사회는행복한사횐가? 라, 마 : 아니요. 연 : 어휴, 어떤점에서..? 라 : 딱봐도불행해요. 딱봐도시끄럽고. 연 : 뭐가시끄럽고?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33

라 : 막이렇게,, 대통령같은의원들시끄럽게막.. 너무미쳐버린거같아요. 마 : 딱사회가잘못했다기보다는, 연 : 음. 마 : 뭔가국회의원들막이런정치쪽이좀잘못된거같애요. 연 : 음.. 아니그런뉴스들다보나봐요? 정치뉴스같은거.. 라 : 딱마 : 딱챙겨보진않는데, 그냥뭔가알게되잖아요. 라 : 딱나와있으니깐. 크게. 연 : 인터넷에? 라 : 네. 연 : 음.. 마 : 나라, 나라.. 때문에싸우는게아니라, 나라위해싸우는게아니라자기들이익때문에그런거잖아요. 연 : 맞아요. 마 : 뭐, 그것빼곤뭐.. 연 : 그것빼고는그냥.. 막괜찮은? 마 : 그냥, 그냥.. 그냥그냥되냥.( 웃음 ) < 자 > 는어렸을때성폭행을당한기억이있다. 이후내향적인삶을살아온그애이기에누리게된귀중한자산이있다. 그것은친구들과어울려놀고오락연예프로그램을즐기는대신역사미디어와책을통해서사회적인관심을꾸준히길러올수있었던것이다. 처음엔활발하게말하지않았지만, 인터뷰가진행되면서 < 자 > 는자신의역사관과사회관을강하게표현했다. 자 : 저는.. 되게많이생각하고있는게제가요즘프로젝트를준비하고있는게있거든요그러니까저는역사에대해서많은관심을갖고있기때문에예를들면은위안부문제나명성황후에대한그런일본에대한사과이런독도의문제그런거에대해서역사에대해관심이되게깊거든요. 김 : 그렇구나. 역사에대해관심이깊네요. 자 : 네그래서얼마전에어.. 좀박근혜후보가박근혜후보아버지께서뭐지? 인혁당사건그것도되게관심을많이갖고있어서그거에대한사건도찾아보고그랬었거든요. 그러니까그런것도있고, 또기아문제? 세계에대한아무래도사회복지사그런쪽에관심이많이때문에, 그니까저는그렇게생각하거든요제가사회복지사라는직업이이세상에없어질때까지열심히노력하는게제꿈이기때문에그니까사회복지사라는게전문적으로남을도와주기위해서나타난거잖아요. 그런데왜제가그렇게생각했냐면, 그런게꼭있어야되는건가이렇게생각했거든요. 그사람들은분명히그리고자기가일할수 13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있는몸도다있는데지금막.. 다이아몬드같은문제나공정무역같은게안되가지고그사람들이이렇게막아동착취노동이런거때문에가슴이많이아프거든요. 그래서그런거에대해서구할수있는이슈? 이런거에도관심이있고요즘에환경에대해서도관심을갖고있어요. 요즘에한번태풍이왔었잖아요. 제주도이런데그런데그게다사람들이자동차를타고다니거나쓰레기를많이생기게한다거나공장의매연때문에지구온난화나이런것들이빈번하게있기때문에환경같은걸보게되면은북극곰이런애들이멸종위기에있고사냥하느라고많은동물들이죽어가는걸그런걸보면서.. 네그런거를다치유할수있도록그런게있었으면좋겠는데지금시민단체도있고, 환경단체이런사람들이이렇게많은노력을하는데도불구하고아직까지많이나아진게하나도없는것처럼보이는... 그래서공부를해야하는게너무많기때문에인터넷으로찾아보기도하고책도많이읽고그러거든요. 김 : 뭐직접뭔가참여한다거나그러건아직하지않았어요? 뭐서명운동을한다거나? 예컨대위안부? 자 : 네, 서명운동많이했어요, 그러니까촛불참여이런거는많이안나가고한번도나가본적이없어요. 그런데서명운동. 제가정말작은거라도하나라도하면은그사람들한테도움이되는거잖아요. 김 : 그래서위안부관련해서서명운동참여했어요? 자 : 네, 그리고이번에프로젝트를하나하고있는게뭐냐면명성황후에대해서되게관심이많아요. 그러니까그분이드라마에서보면은명성황후드라마에서보면은그냥칼에찔러죽었잖아요. 그런데그게아니라일본사람들한테강간을당하고그다음에불에태워가지고죽게되셨거든요. 그만큼우리나라에관심이많으셨고개혁같은거? 이렇게노력하신분이었는데, 정말일본사람들이거슬린다고그냥죽여버렸기때문에그래서얼마전에아누구지서서서경덕교수님이저는그분을제일존경하거든요. 한국에대해서많이알리고그런면도있지만독도? 이런신문뉴욕타임즈에한글신문도내시고. 그래서제가이번에명성황후정말작지만명성황후사과해달라고뉴욕타임즈에신문낼라고이렇게준비를많이하고있거든요그리고미국뉴욕에아리랑이라고해서또아리랑이문제가되고있데요. 자기네음악이다중국음악이다이런것때문에그런문제가있어가지고어떤분이외국에사시고계시거든요. 미국뉴욕에그런데그뉴욕에서아리랑을알린다고저희한테그니까미디어관련된그런거를다물어보시고그러시더라고요그래서지금그쪽에도참여하고있어가지고지금한번해하셨어요. 얼마전에하셔가지고동영상도보내주시고그랬거든요. 그래서그런걸보면서되게뿌듯하고막그래서지금홍보하고있거든요. 아리랑알리는것.. 무중력 청소년의일상 : 부정 의아비투스와사회참여 135

7. 결론을대신하여 지금까지구리시에사는노동자계급의십대들의일상을통해, 부정의아비투스가지니는계급성의현실과가능성을탐색했다. 십대들의시공간적질서가방치, 소외, 고립의형태로구조화되어있다는점에서무중력청소년으로일컬어질수있다. 여기서무중력은자유와소외라는양면성을지닌다. 따라서소외의구조화양상과함께이들이자발적이고주체적으로벌이는자유의 전술 (de Certeau, 1984) 들을맥락화된관점에서이해하고자했다. 이들의방황은주어진시공간의모순을살아나가기위한주체적인생존의전술로이해되었다. 이어문화취향과소비생활을통해부정의아비투스로계급화된양상을제시했다. 십대들의아비투스의내용과더불어그것을언어화하는방식을문제화함으로써, 소위 열등 하고 빈곤 한아비투스가가정과학교의구조안에서구성되고당연한듯받아들여지는현실에주목했다. 더욱중요하게는그러한평가를자연스럽게받아들이는태도가십대들에게서발견된다는점이다. 그러나부정의아비투스에대한해석의전환은그들의정치의식과사회참여에대한국면에서이루어질수있다. 부모로부터물려받은빈곤과구속의상황에서도, 이들은각기직간접적으로사회를바라보는시각을주체적으로형성하고있다. 그래서성폭력의고통스런기억을가진소녀는위안부문제에대해발언하고, 복잡한개인과가정문제로괴로움을겪고있는소녀는조용하고평온한세상을희원하는식의, 소박하지만비판적인성찰을제시한다. 미래에대한상상이과거로부터누적된사회경제적구조로부터완전히자유로울수는없지만, 그주어진범위내에서가치있는것, 의미있는것을선별하고추구하는십대들의모습을발견할수있다. 아울러가정의문화자본이상대적으로빈곤한청소년들의수평적인공존과연대가형성될수있는공간이절실하게요구된다. 내가주목한구리 YMCA는가정과학교로부터소외된아이들이모여친구를만나고미래를상상하며사회에참여할수있는근거지로매우유의미하다. 이러한대안적인방식의사회적아비투스가활성화될때, 제도적이고관습적으로구축된지배적사회질서가조금이라도수정되고보다민주화된상징질서가생성될수있다. 13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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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김고연주, 나영정 1. 문제제기 가부장적연령주의가강한한국사회에서십대는미성숙한존재로간주되어왔다. 미성숙한십대는성숙한성인이되기위해 배움의의무 를지닌학생으로규정되었다. 이러한사회적인식은십대를인간이라는 존재 가아닌학생이라는 신분 에속박시킨채인간으로서누려야할다양한권리들을대입이라는의무를이행한이후로 유예 할것을강요해왔다. 여기에신자유주의적양육강식과적자생존의논리가학교에침투하면서학교는입시학원으로전락했고, 학생들은상위권대학이라는좁은문에들어가기위해치열한경쟁으로내몰리고있다. 학급친구들은공존의대상이아닌경쟁상대로전락하고, 그에따른부작용으로다양한양상의차별이급격히증가했다. 학교에서왕따, 폭력, 자살등의사건사고가끊이지않으면서이러한상황에대한사회적성찰의필요성이제기되었다. 2010년 9월경기도와 2011년 10월광주에이어전국에서세번째로 2011년 12월에통과된 < 서울시학생 1) 인권조례 >( 이하학생인권조례 ) 는이러한사회적성찰의실천적결과물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십대 = 학생 으로간주되는한국사회의현실에서 학생도인권을지닌다 는명제를통해 학생 이라는특정범주가인간의예외적존재가아니라는사실을명확히하고있다. 또한학생인권조례에서제시하고있는항목들은그동안십대가학생이라는이유로얼마나인권을침해받았는지를역설적으로증명한다. 결과적으로학생인권조례는한국사회가십대에대해지녀야할인식과태도를제시하고, 그것을법으로보장하고있다는점에서십대의인권을복원하는데중요한첫걸음으로평가할수있다. 특히서울시학생인권조례는최초로주민발의의형식으로제정되었다는점에서민주주의의성공적실천사례로손꼽힌다. 그러나주민발의부터의회통과까지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에는수많은위기와갈등이존재했다. 서울인구의 1% 인 8만명의서명을받는것부터 1) 학생인권조례의가장큰한계중의하나는 십대 = 학생 이라는등식이문제의시발점인데도불구하고 학생 이라고명시함으로써 학생이아닌십대들 의인권을보장하지못한다는점이다. 서울시에서는 2012 년 10 월 12 일학교밖십대의존재와생활까지포괄하는유사한내용의 어린이청소년인권조례 를제정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39

난관에봉착했을뿐아니라주민발의에성공한후에는학생인권조례를제지하려는보수진영의공격을받았다. 보수진영은 성적지향과임신 출산 에대한차별금지조항을집중공략했고, 결국학생인권조례제정진영에서도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이갈등의진원이되었다. 성소수자운동은 2007년차별금지법논의과정을통해서한번경험하였지만, 학생인권조례제정을위해서주민발의운동을주도해왔던청소년운동과진보교육운동에게는낯설고곤혹스러운것이되기도하였다. 이러한위기와갈등에도불구하고학생인권조례가원안수정없이통과될수있었던것은학생인권운동과성소수자운동의누적된역사와더불어 십대들의인권확보 이라는공통의목표가있었기때문이었다. 학생인권조례제정은한국사회의가부장적인훈육주의와보호담론으로인해 모든인간은인권을지닌다 는당위적인명제가부정되고있는현실에개입할수있는효과적인방법이다. 국민국가라는정치기구안에서인권이제도적이고현실적으로보장되기위해서는법제화가필요하기때문이다. 인권조례를통한십대인권의제도화 법제화는십대들을인간곧시민으로호명하고이들에게시민권을부여하는것을의미한다. 이러한맥락에서본연구는학생인권조례를 십대들의인권곧시민권획득의기반 으로규정하고자한다. 이를위해학생인권조례제정이가능했던역사적토양인학생인권운동과성소수자운동의배경을기술하고, 십대들의시민권 을중심으로두운동의접점을살펴본다. 이를바탕으로학생인권조례에서쟁점이된항목들을십대인권의측면에서논의하고나아가학생인권조례의의미와한계를고찰할것이다. 2. 이론적논의 주지하다시피 인권 은당위적이고보편적인권리가아닌역사적인투쟁의산물이다. 인간 이포함이아닌배제의범주였기때문이다. 귀족과평민, 정복자와식민지민중, 노예, 여성처럼인간은신분, 계급, 인종, 성별등차별적인배제를통해구성되었다. 보편적인권의실현을위해인간의범주를확장하려는투쟁이끊이지않았지만, 인간은누구나자유롭고평등하며자율적 이라는근대적인간관은여전히완성되지못하고있다. 인권에대해연구해온탤벗은인권의발전과정에공통점이존재한다고지적하였다. 바로억압자가피억압자를 어린애 로묘사했다는것이다 ( 탤벗, 2010: 184). 어린이가 인간 으로인정받지못하는것은근대적인간관이이성, 곧남성성에근거하기때문이다. 서구-백인-중산층-성인-남성을중심으로하는근대적인간관은비서구, 비백인, 여성등에게끊임없이도전받았지만여전히잔존하고있다. 오히려근대적인간관은끊임없는도전을받으면서보다교묘한방식으로작 14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동하고있다. 오늘날비백인, 여성, 빈곤층, 장애인, 성소수자등을인간이아니라고부정하는견해는찾아볼수없지만, 이들이인권을존중받고있는지에대해서는긍정하기어려운현실이이를증명한다. 이러한현실은인간의범주에포함되기만하면곧인권을보장받을것이라는기대가낭만적인신화에불과했다는사실을드러낸다. 이는인권이라는추상적인개념이 시민권 이라는모습으로구현되기때문이다. 현실적으로인간의권리를보장하기시작한것은미국의독립전쟁과프랑스혁명으로근대국가가탄생하면서부터였다. 그러나근대국가는보편적인인간의권리를보장하지않고특정시민들의권리만을보장했다. 현실역사에서인권은시민권의형태로실현된것이다. 곧도덕적 당위적 추상적차원에서논의된인권이시민권의모습으로제도적 법적 현실적으로보장되었다 ( 최현, 2008: 15-17). 따라서오늘날시민권의박탈은모든권리를상실하는것과동일하다 ( 아렌트, 2006: ). 이러한논의는인권은 모든인간이지니는보편적인권리 인반면시민권은 차별적으로주어지는경합하는권리 라는인권과시민권의구분을무화시킨다. 벤하비브는아렌트의논의를발전시켜모든시민적권리가인권으로간주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 (2008: 171). 이렇게시민권과인권을동일선상에위치시킨다면시민권이자연적으로얻어지는것이아니라갈등과투쟁을통해쟁취되어온권리라는점과인권역시 자신들이가진권리를가지지않고, 자신들이갖지않은권리를가진자들의권리 라는점에서시민권과인권은정치적인권리가된다 ( 랑시에르, 2007: 5). 이처럼 보편적인권 이라는개념이존재함에도불구하고국민국가의틀에서인권의실천적보장이시민권의형태로구현되기때문에시민권이보장되지않으면인권을지닌인간이라는존재자체가부정되는결과를초래하게된다. 그러나국가는모든성원에게동등하게시민권을부여하지않고시민에서배제된자들을양산한다. 따라서시민권의역사는시민에서배제된소수자들이공적시민권을얻기위한투쟁의역사다. 소수자들은시민권정치를통해기존의지배적다수자에게한정되었던시민권을소수자에게확대하고성원으로서의권리를찾으려했다. 이는특정개인이자신이속한사회에서자신의정체성을인정받고자한다는점에서 시민으로서의정체성을인정받기위한정치 이며 ( 장미경, 2005: 163-164), 동시에성원권을부여하는사회의정치적정체성을변형시키는이중적과정이다 ( 서동진, 2004 :101). 인권과시민권을동일선상에위치시키고, 시민권획득을통해인권을보장받는체계안에서십대들의인권을법으로보장한학생인권조례는곧십대들의시민권획득을위한첫걸음이라고볼수있다. 그런데학생인권조례는기존의시민권의범주를넘어선다는점에서특수성을지닌다. 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에서보수진영이 성적지향과임신 출산 에대한차별금지조항을집중공격했고, 이에대해성소수자운동진영이적극적으로대응한것이다. 시민권의개념은지속적으로변해왔지만, 신자유주의시대의시민권정의는영국에서등장한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41

능동적시민권 개념을따르고있다. 이능동적시민권개념은의무와권리를다하는것을시민의 자격 으로규정하고있으며, 십대와성소수자들은시민의 의무 를이행하지못한다는이유로비시민으로배제당해왔다. 능동적시민권은 기존의시민들을사회복지와같은집합적서비스의기생적인소비자라고규정하며, 복지혜택의수혜자로머물렀던시민들이그에따르는책임을적극적으로떠맡아야한다 는발상에바탕을두고있다 ( 위의글, 111쪽 ). 따라서개인의경제적인자립을중시하고국가를위시한타인에게생존을의지하는것은무능력하다고치부하는신자유주의하에서 일하지않는젊은이들은사회에위험 한존재로인식되기에이르렀다 (France, 1998). 또한 십대는자신들의권리에무지하고책임감이부족하다 는사회적인식은십대들이충분히좋은시민이아니므로내일의시민이지만오늘의시민은아닌것으로간주하며시민정체성을유예하고있다 ( 스미스외, 2005). 또한영국은메이저Major 총리시절에정부의역할을축소하고시장의기능을강화하는정책을통해결과적으로시민을납세자와소비자로한정시켰다. 정부는소비자이자납세자인시민들에게시장에서공평하고합리적인소비를할권리를제공하는대신 선량한시민good citizen 이되어야할의무를부여했다. 선량한시민은 윤리적 이고 정상적 이며 애국심 이있는자를의미했다. 따라서성소수자들은선량한시민의기준에미치지못한다는이유로 외부인 으로취급됐다. 외부인이된성소수자들은다른선량한시민들이속한커뮤니티에포함되지못한채, 그들만의사적인공간과게토화된시장에남아있도록강제되었다. 성소수자들에게는법적 정치적 시민적권리대신소비자로서의제한적인권리만이남게되었다 (Evans, 1993; esac, 2007: 8 재인용 ). 이처럼신자유주의시대시민권이의무이행을전제로 선량한시민 에게배타적으로부여되면서그러한범주에포함되지못하는십대와성소수자는비시민으로배제되었다. 신자유주의와가부장제와이성애주의가공고히결합되어있는한국사회에서이러한시민권의정의는공고하게유지되고있다. 이러한상황에서시민권의외연을확장하기위해서는 선량한시민 이라는배타성에기반한정상화에대한도전이필수적이다. 이는 십대도미성숙하지않다 거나 성소수자도착하다 는기존규범으로의편입이아니라 ( 서동진, 2004: 109) 시민권개념을정상성에대한해체를통한보편적권리로전환시킬때가능하다. 학생인권조례는뜨거운감자였던 성정체성과성적지향 을포함시켜냄으로써십대와성소수자의인권을아우르고있다. 이는포섭과배제의논리에따라차별적으로부여되었던시민권의외연을확장하고, 십대와성소수자를인권및시민권의주체로바로세우는첫걸음으로의미화할수있을것이다. 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 을둘러싼보수진영과성소수자운동진영사이의갈등이첨예해지면서학생인권조례제정진영내부에서조차 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 을조례에포함시 14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킬것인지에대한원칙적인입장이무엇인지, 구체적인전략은어떠해야하는지, 무엇이더욱본질적이고시급한문제인지에대해이견이생기기도했다. 이러한과정을통해십대와성소수자는시민권의바깥에놓인공통적인존재라는것과함께구체적인현장에서비시민사이의차이들또한발견하고이를다루어야한다는것을확인하기도했다. 3. 배경 학생인권조례가다양한위기와갈등을극복하고원안대로통과될수있었던것은십대인권운동과성소수자운동의누적된경험과역사가있었기때문이다. 한국사회의대표적소수자인십대와성소수자들은자신들의인권보장을위해척박한문화에서투쟁해왔다. 개별적으로존재했던십대와성소수자인권운동은학생인권조례를계기로만나면서접점을모색하게되었다. 이장에서는학생인권조례가성공할수있었던배경인십대와성소수자인권운동의역사정리를통해학생인권조례를십대와성소수자인권운동의역사적지형안에위치시키고자한다. 1) 십대인권운동 십대들은일제시기항일독립운동, 독재군부시대민주화운동등에활발히참여해왔다. 1987년 6월항쟁을계기로형식적으로나마민주주의가회복되면서십대인권운동의기틀이마련되었다. 십대인권운동의첫걸음은 1995년에원주고등학교의최우주군이강제야간자율학습위헌소송을제기하겠다는의사를 PC 통신에표명하면서시작되었다. 학교가학생들에게 자율학습 을강제하는것이기본권침해라는취지의이게시물은십대들의큰관심을끌었고, PC 통신에서활발한토론이전개되었다. 토론의결과최초의십대인권단체인 중고등학생복지회 ( 학복회 ) 라는모임이생겨났다. 주로온라인을기반으로활동한학복회는 1998년교육부의 학생인권선언 제정시도가백지화되자 중고등학생인권선언서 를발표하기도했다. 인터넷이대중화되면서십대운동도활발해졌다. 다수의인터넷사이트들이생겨났고, 그중사이버유스, 채널텐, 아이두세개의사이트는웹연대위드 (with) 를조직해 2000년에노컷운동을전개했다. 학교의두발규제에반대하는노컷운동의일환이었던온라인서명운동은서명자가 20만명을넘어섰다. 2001년에는학복회의멤버들이주축이된전국중고등학생연합 ( 이하학생연합 ) 이창설되었다. 학생연합은학교의주인인학생들이학교운영위에서배제되는현실에문제를제기하고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43

학생의학교운영위참여를위한캠페인을벌였다. 이어 2002년에는교육부의 0교시,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체벌합법화정책에반대하는운동을전개했다. 2003년에는국가교육정보시스템 NEIS에반대하는운동이활발히전개되었다. NEIS 반대운동에는교육단체와인권단체그리고청소년단체들이광범위하게참여하였다. 운동단체들은십대들의정보를본인의동의없이수집하고전산화하는것이인권침해라는 정보인권 개념을제시하였다. 2004년에는대광고강의석씨에의해종교자유운동이촉발되었다. 종교계사학에서학생들에게종교수업을강요하는것은인권침해라는비판이계속됐지만당사자인학생이학교를상대로종교의자유를요구한것은처음이었다. 강의석씨의행동은사회적으로큰반향을일으켰고, 십대단체들을비롯한여러단체들이 강의석군부당징계저지와학내종교자유를위한연대회의 을설립했다. 대광고의퇴학처분에대해강의석씨는국가인권위원회에진정을내고법원에퇴학처분무효가처분신청을했다. 법원은강의석씨의손을들어주었고, 대광고는학생들에게예배참석에선택권을주기로했다 ( 참조 : 아수나로카페 ). 2005년에는학생천여명이내신등급제및입시경쟁에반대하는촛불시위를벌였고, 두발자유를요구하는온라인서명운동과거리집회가진행되었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서울송파공고, 경기성남풍생고, 서울양동중, 경기수원청명고등에서학생들의학내시위가잇달았다. 이러한움직임은두발자유화또는두발규정개정등의성과를낳기도했다 ( 공현 2012, 251). 십대들의인권을보장하라는목소리가커지면서십대의인권을제도화하는것이하나의방법으로부상하였다. 제도화는초 중등교육법을개정하는 학생인권법운동 과지역에서조례를제정하는 학생인권조례운동 두가지로수렴되었다. 먼저학생인권법은민주노동당이지금까지산발적으로제기되어온십대인권의제들을정리해학생들의인권전반을보장하는조 중등교육법개정안을 학생인권법 으로명명해발의했다. 두발 복장자유, 체벌금지, 강제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금지, 차별금지, 학생회법제화 등 5가지를주요내용으로하는학생인권법은교육운동과시민단체, 십대인권단체들의노력으로 2006년에사회적으로공론화되었다. 이법은 2007년에국회교육위원회에상정되었지만교총과여당의반발로초 중등교육법에 학교가헌법과국제인권조약에명시된학생의인권을보장해야한다 는조항하나가신설되는데그쳤다. 다음으로학생인권조례운동은 2005년광주에서시작되었다. 비록교육위원들과교육청의부정적인반응으로제정이무산되었지만이후교육감이주민직선으로선출되면서학생인권조례는선거에서쟁점이되었고, 2011년 10월에전국에서두번째로학생인권조례가제정되는결실을맺었다 ( 위의책, 252-253). 이처럼학생인권조례는십대인권운동역사의산물이다. 십대인권운동이시작된이래 14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로십대인권에관한새로운의제들이꾸준히발굴되고인권운동이확산되면서십대인권운동에개입하는주체들이다양해졌다. 십대당사자들뿐만아니라다양한시민단체들이목소리를내면서정당에서도이러한여론을소홀히하기어려워진것이다. 다양한운동을해온경험이있는단체와정당들이십대인권운동에결합하면서제도화가십대인권운동의여러방법중하나로부상할수있었다. 교육운동에서도십대인권의제도화를주요의제로채택해 2008년부터학생인권조례제정이민주 진보교육감후보들의주요공약이되었다. 2) 성소수자운동 이절에서는한국사회성소수자운동의간략한흐름과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에서처럼가시화되고있는차별과반대운동의맥락을서술하고자한다. 최근한국사회성소수자운동은 20주년을맞이하는중이다. 동성애자들이모여서 초동회 를결성한것이 1993년 12월이며, 그다음해에곧해체되어남성동성애자모임 친구사이 가 1994년 2월에, 여성동성애자모임 끼리끼리 가 11월에각각별도로출범하게된다. ( 친구사이, 한채윤 ) 한국사회에서동성애가처음으로 사회문제 혹은 사회현상 으로가시화되었던이슈는 에이즈 였다. 서구에서시작된에이즈에대한공포가한국사회에전해지고, 한국에서도에이즈가발병되기시작하면서그동안, 그리고어떤부분에서는현재까지도여전히없는존재로여겨지고있는동성애자가사회적관심, 정확히말하면 추문 의대상이되었던것이다. 초동회와친구사이는이미주어진이러한상황에대응하는것이초기의가장중요한과제였다. 에이즈에대한편견을바로잡는동시에동성애자의존재를가시화하고이미지를교정해나가야했던것이다. 그에비해서레즈비언은동성애가시성에서제외되어있었다. 물론에이즈 = 동성애등식이레즈비언에게전혀영향을미치지않는것은아니었지만, 남성동성애자가과잉성애화를통해서 성적일탈자, 성적오염자 로가시화되는것에비해서, 여성의한쌍은성적인정체성이나사회에 위협 적인존재로인정받지못했다. 가부장제사회에서여성동성애자는 아직 남성이없거나, 한때 남성이없는불안정한상태이고, 여성한쌍이독자적으로성애적인이미지를가지기도어려웠으며, 따라서성애적이라기보다는우정이나의지에기반한관계로읽혔다. 따라서초기레즈비언운동은출판을통해서레즈비언의욕망과권리를말해왔다. 이러한동성애와동성애자에대한이미지는여전히건재하다고볼수있고, 최근에촉발되고있는동성애자에대한차별과반대의논리또한여기에뿌리내리고있다. 90년대후반활발해진 PC 통신과대학모임의결성을통해서동성애자들의커뮤니티형성되어집단적인의식을가지는데도움이되었으며, 대학내동아리는교양인으로서성에대해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45

서발언하고문화적으로표현하는역할을했다. 2000년홍석천의커밍아웃과그로인한방송퇴출사건은집단의식을성장시켜온 PC 통신커뮤니티와동성애자인권단체들이조직적으로대응하면서시민사회내지지를호소하고방송퇴출에대한국회차원의대응을진행하였다. 2001년하리수의데뷔이전에도한국사회에서트랜스젠더는성전환수술을경험하고, 신분상성별변경을해왔으나대중적으로, 대중적인성소수자커뮤니티에서는동성애자로동일시되는경우가많았고, 독자적인정체성으로이해되지못했다. 사실당사자들이나비당사자들이거나동성애자와트랜스젠더의경계 2) 가어디인지헷갈려하기도했다. 당사자집단안에서는동성애자들이인구도많고대학생과지식인들의커밍아웃과담론화로인해서더욱많은대표성과큰목소리를가졌다고볼수있으나대중들은여전히성소수자라고하면더대중적인하리수를떠올린다. 또한동성애자중에서여성이거나비규범적젠더를실천하는이들 3) 은여전히비가시화되어있다고할수있다. 하리수의가시성은성소수자커뮤니티에도지대한영향을미쳐서트랜스젠더라는집단적인정체성이본격적으로구성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또한본격적인인터넷시대를맞이하면서해외의정보에광범위하게접근하였으며, 이를통해서다양한문화와담론, 성소수자내부의차이에대한인식과분화등이용이해졌다. 트랜스젠더의경우성전환수술을비롯한몸의변화에대한다양한정보를접하고실행시켜나간다. 성소수자운동이처음으로시민사회에알려진것은 1997년노동법개악에대항하는총파업투쟁이라고할수있다. 이때무지개깃발을가지고 20명에서 200명에이르는다양한성소수자들이참여하게되면서운동사회안에서첫발을내딛었고, 그이후홍석천의커밍아웃사건이일어났을때에도시민사회진영의광범위한지지를이끌어내었으며국가인권위원회설립을위한민간단체의움직임이있을때부터인권운동과연대하기시작하였다. 또한성소수자커뮤니티형성에지대한영향을미친인터넷에대한규제가청소년보호라는명목으로본격화되었을때, 동성애가 반사회적 인성애이자성적행동인지, 표현의자유는무엇인지에대한논쟁이시작되었다. 2001년당시최초의동성애자사이트 < 엑스존 > 이청소년유해사이트로등록된것을두고법정싸움까지진행되었지만결국항소심까지패소했다. 그러나이후 2004년청소년유해사이트를규정한청소년보호법에서 동성애 가삭제되는데밑거름이되었다. 2) 서구의 LGBT 라는확실한네가지의정체성범주는많은다른문화권에서들어맞지않는다. 인권담론의전지구화, 신자유주의적영향력아래에서점점더많은규정력을가지게되고, 한국사회도그것에맞게교정, 재편하는과정이일어났다. 3) 비규범적인젠더실천은단지트랜스젠더로만한정되지않는다. 이성애규범을구성하는것은규범적인젠더역할과표현을포함하는것이기때문이다. 또한동성애자내부적으로도젠더규범의실천에따라서위계가나누어지기도한다. 14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국가인권위원회의여러가지한계속에서도차별금지사유에성적지향이함께열거되었다는사실은전국민을대상으로하는최초의법안에성소수자의존재가명시된것과마찬가지였다. 다른차별영역에비해서활발하게국가인권위원회가활동을하지는못했지만, 성소수자운동진영에서기획진정등을통해서활용하였고, 여러인권단체들과함께연대활동을하면서국가인권위에대한개입활동을이어나갔다. 또한 2004년민주노동당에서처음으로성소수자위원회를설치한이후 2008년창당한진보신당에성정치위원회가, 2012년창당한통합진보당에서도성소수자위원회가설치되어공식적인정책생산과대사회적발언을담당하게된다. 2008년총선에는진보신당을통해서최초의커밍아웃한국회의원이출마해서선거운동을벌이기도했다. 국고보조금을받는진보정당에서성소수자운동은최소한의물적지원을받으면서정책연구사업과연대활동 4) 을하게된다. 한국사회의성소수자운동은인권, 진보, 좌파의프레임속에서성장해왔다. 음란과퇴폐라는낙인에서벗어나기위해서인권과진보라는이름으로맞섰고, 존재의인정을넘어서불평등한사회의총체적인변화에참여하기위해서좌파정치의부분이되고자하기도했으며, 꼭의도하지않았다고하더라도보수기독교우파정치에서보수적이성애가족가치를내세우고반동성애움직임과연결될수록자연스러운대척점에서게되었던것이다. 그러한대립은 2007년차별금지법제정과정에서부터본격화되었다. 2007년참여정부의국정기조인 차별시정 의일환으로정권말기에차별금지법제정에나섰다. 국가인권위설치이후보다구체적인근거법안의필요성이계속제기되던터였다. 이때차별금지법제정에반대하면서차별금지사유에서재계는학력과병력을, 보수기독교계는성적지향, 종교 5) 를반대하였다. 특히나보수기독교계가앞장서서반대운동을벌임으로써차별금지법은심지어 동성애차별금지법 으로명명되기시작했으며특히학교내청소년의성보호를주요논리로내세웠다. 이들은대형교회를통해서기도회를열고, 기독교계열의언론을통해서지속적으로목소리를높였으며국회내에있는기독교계의원모임을통해서국회내집회를개최했다. 이에대항하여성소수자운동도 올바른차별금지법제정 을위해서적극적으로대항하였으나다른영역의운동진영에서법통과를위해서양보해달라는주장이제기되기도하였다. 성소수자운동은반대세력뿐만아니라인권에우선순위를제기하는자유주의개혁세력에도대응해야하는이중적인상황에놓이게된다. 결국통과가무산된차별금지법은지금까지도 4) 대표적으로 2006 년성전환자인권실태조사와 2007 년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를성소수자운동진영이진행할때진보정당은물적지원을하였다. 5) 보수계독계에서종교에따른차별금지사유를반대한이유는종교사학이나종교시설에서다른종교에대해비판적으로발언하는데제한을받는것에대해큰위기의식을느꼈고, 종교사학에서종교행사와수업을강제할수없다는것에두려움을느꼈기때문이다. 이들은종교에따른차별금지가종교의자유와사학의자율성을침해한다고주장했다. 유독청소년성보호를강조했던이들은사학의자율성을지켜야한다는절대적인목표를공유하고있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47

답보상태에있다. 그이후반성소수자세력 6) 은동성애치유담론을계속적으로설파하면서국가인권위법의차별사유에서성적지향을삭제할것을주장하고, 군형법계간조항에대한위헌심사에적극적으로대응, 국가인권위원회현병철위원장반대운동에도현병철지지세력으로등장하고, 미디어에서성소수자가가시화될때마다이에대한반대운동 7) 을펼치는등적극적인운동을하고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제정을막아서는이들의움직임은가깝게는서울시교육감선거와오세훈시장의무상급식찬반투표에서부터본격화되었다. 학생인권조례는종교사학을지키고, 청소년으로부터섹슈얼리티를분리하는두가지의이슈가한꺼번에제기되는핵심적인사안이었다. 4. 제정과정과쟁점 학생인권조례는십대인권운동과성소수자운동이라는역사적토대위에서제정되었다. 그러나한국사회에서대표적소수자인십대와성소수자진영은개별적으로인권운동을진행해왔다. 학생인권조례는십대와성소수자진영이조우하면서교집합을확인하고연대를구축하는과정이었다. 그과정에서대면한다양한위기와갈등은학생인권조례진영내부를성찰하는계기가되었다. 이장에서는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과그과정에서쟁점으로부상했던대표적인조항들의의미를고찰하고자한다. 1) 제정과정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 ( 이하서울본부 ) 는 2010년 7월에활동을시작해, 10월주민발의안공청회를갖고본격적으로청구인모집을시작한다. 경기도에서교육청주도로학생인권조례가제정되었지만제정과시행초기에학생들의참여가보장되지않고, 실효성이부족했던것을극복하기위해서주민발의의방식을선택했던것이다. 2011년 2월부터는거리 6) 반대세력들은해를거듭하면서조직을계속변화, 확장시켜왔다. 대표적인조직은 바른성문화를위한전국연합 ( 바성연 ) 이며,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바른교육교사연합, 바른교육교수연합, 나라사랑학부모회, 동성애차별금지법반대국민연합 등이라고할수있다. 이들의대표적인구호는 동성애허용하면우리국군, 무너지고김정일만좋아한다 < 인생은아름다워 > 보고게이된내아들 AIDS 걸려죽으면 SBS 책임져라, AIDS 감염확률동성애자 730 배 항문성교조장하는동성애영화 < 친구사이 > 청소년관람가가왠말이냐 재판관님남자가며느리라도상관없으십니까? 7) < 인생은아름다워 > 에서 < 빌리티스의딸들 > 을거쳐 <XY 그녀 > 에이르기까지이어지는흐름을통해서알수있다. 14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서명운동을시작하고 8만 5천여명의청구인을모집하였고, 6월 22~26일간추가로 1만명이상의청구인을모집하여감격스럽게주민발의를성사시켰다. 8) 성소수자단체중에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 이하친구사이 ) 와동성애자인권연대 ( 이하동인련 ) 가서울본부에참여하였고, 특히친구사이는주민발의안을만드는과정에서성소수자학생의인권보장과관련된내용 9) 을적극적으로개진하였다. 서울본부에서청구인을모집하는과정은눈물겹고드라마틱했다. 보수언론에서청구인모집에실패할것이라는것을기사화하고, 전교조를비롯한조직된운동사회가계획보다적극적으로나서지않으면서청구인의주체가되지못하는청소년들 ( 특히학교에가지않고서명운동에만올인할수있었던탈학교청소년들 ) 이모집을위해서길거리서명을진행했다. 길거리에서체벌금지와학생인권에반발하는 어르신 들의반발과욕설을그대로받아내었다. 주민발의가 2011년 8월초에최종적으로마무리되고접수된이후 8월 24일에는서울시무상급식에대한찬반투표가예정되어있었다. 곽노현교육감의당선이후체벌금지정책등진보적교육정책에반발했던보수단체들은곽노현교육감의공약이기도했던학생인권조례제정에반대했으며특히야간자율학습폐지, 종교행사나과목을선택할수있도록하는정책이종교사학의운영을침해한다고반발했다. 이들은무상급식찬반투표에적극적인찬성투표를독려하면서일부보수대형교회는문자로 8) 1. 서울시주민발의안 - 2010 년 7 월 7 일 : 첫모임 - 2011 년 10 월 27 일 ~2011 년 4 월 26 일 : 청구인모집 - 2011 년 5 월 12 일 : 1 차서명운동성공 - 2011 년 6 월 22 일 ~26 일 : 보정기간 ( 유효서명지부족 ) - 2011 년 8 월 12 일 : 최종수리 ( 교육청통보 ) - 2011 년 10 월 4 일 : 교육감승인후서울시의회제출 - 2011 년 11 월 10 일이후 : 서울시주민발의안과교육청조례안병합심의 2. 서울시교육청학생인권조례안 - 2010 년 11 월 14 일 : 14 인의자문위원회구성 - 간담회, 연구용역추진, 온라인설문, 교직단체들의견수렴, 생활교육혁신연속토론회, 각학교의견수렴 - 2011 년 9 월 7 일 : 조례초안발표 - 2011 년 9 월 8 일 : 공청회 - 2011 년 9 월 8 일 ~9 월 20 일 : 조례안수정 - 2011 년 9 월 20 일 : 최종안입법예고 - 2011 년 10 월 20 일 : 교육청조례안법제심의 - 2011 년 11 월 10 일이후 : 병합심의 9) 친구사이에서제안한내용 : - 차별받지않을권리 ( 성적지향, 성별정체성명시 ), - 폭력으로부터자유로울권리 ( 사회적소수자에대한편견에기초한정보를의도적누설 / 모욕, 괴롭힘으로부터자유로울권리 ), - 사생활의자유및사생활의보호를받을권리 ( 성적지향. 성정체성등의개인정보보호명시 ), - 소수자학생 ( 성소수자명시 ), 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에관한정보를본인의동의없이보호자를포함하여다른사람에게누설금지, 안전상긴급성을요하는경우에도본인의의사를초대한존중, - 서울특별시학생인권심의위원은인권에대한올바른관점을가지고있으며소수자들이겪는차별문제에대하여높은감수성을가지고있는사람을위원으로한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49

하나님을대적하는곽노현교육감의 < 무상급식전면시행 > 을이번 8/24 주민투표에서막지못하면이나라의청소년들영혼망치는 < 학생인권조례안 > 도막을수없습니다., < 학생인권조례안 > 이통과되면, 1) 미션스쿨에서채플 ( 예배 ) 과종교교육이대체과목에의해무력화되고외부종교행사못함. 2) 동성애옹호, 초중고생동성애자급증하고, 3) 초중고생정치활동허용. 초중고생정당활동한다며광우병때처럼시청앞에뛰어나가시위대의전위부대가될수있습니다. 10) 라는내용을발송했다. 무상급식찬반투표대응을통해서학생인권조례무력화대응의실력을가늠해보고자했던의도가느껴진다. 2007년이후일어난일련의조직적인 반성소수자운동 11) 은점점더정치적인기회구조에개입하면서진용을갖추어가고있다. 서울학생인권조례제정을위해서성소수자운동진영이본격적으로결합하기시작한것은서울시교육청자문위원회 ( 이하자문위 ) 에서마련한조례안이나오면서부터이다. 자문위는교육감의공약주민발의로발의된학생인권조례안과별도로조례안을만들어서병합심사한다는계획을가지고있었다. 그런데자문위에서반성소수자여론에굴복해서조례안에당초포함되어있었던성소수자관련내용을빼고공청회를개최하게된다. 성소수자들은공청회에참석해반대의견을전달하고, 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의견으로도배되어있었던교육청홈페이지에성소수자차별에대한비판의견을게재하고, 교육청앞 1인시위를곧바로전개하였다. 성소수자들은 2007년차별금지법관련대응의경험을살려긴급하게번개를조직해서상황을공유하고곧바로대응활동에들어가학생인권조례성소수자공동행동을조직했다. 결국 2011년 10월 20일자문위의최종안에서성적지향등에대한내용이포함되어보수여론의집중포화를받으면서서울시의회로넘어가게된다. 서울시의회교육위원회에서학생인권조례를심의하고본회의에넘어가기까지약두달여동안학생인권조례제정에찬성하는의원들은하루에수십통씩욕설과협박이담긴문자를받아야했다. 12) 민주당이제1야당인상황에서학생인권조례자체가무산될위험은거의없었으나특히논란이되고있는성소수자관련된내용이나임신또는출산 13) 에따른차별금 10)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823104832&section=03 일부대형교회 곽노현, 못막으면청소년동성애급증? 보수개신교목사들, 8.24 투표참가 독려설교로잇따른구설수 프레시안, 2011. 8. 23. 11) 이글에서쓰는 반성소수자세력 이라는말은그동안혐오세력, 반동성애세력등으로표현되는말을뜻한다. 동성애보다좀더포괄적인언어인성소수자를반대하는세력이라는표현을사용하고, 혐오보다는반대, 공격이라는표현을사용하고자한다. 호모포비아 (homophobia), 트랜스포비아 (transphobia) 의번역어로 혐오 라는표현을사용하고있으나성소수자인권을반대하는세력을 혐오세력 으로명명하기에는 혐오 라는개념이아직모호한부분이있기때문이다. 1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59802 저주 받는서울시의원들 기독단체들이... 서울학생인권조례반대자들막말문자폭탄, 인권탄압 맞네 오마이뉴스, 2011. 11. 23. 13) 학생의임신또는출산에따른차별금지조항또한성적지향만큼반대에부딪혔다. 혐오세력들은학생인권조례로인해서초등학생이동성애자가되고, 임신을한다는구호를내세웠다. 그런데임신출산권리를대변할수있는여성운동진영의경우, 학생인권조례제정을위한대응활동을활발하게벌여내 15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지, 집회의자유, 두발과복장의자유등이삭제되거나축소될위험이다분했다. 공동행동은서울본부와별도로서울시의원들을면담하면서혐오세력에굴복해서는안된다는입장을전달하고, 직접제작한 < 성적소수자학교내차별사례모음집 > 14) 을전달하였다. 그러나성소수자에대한반대여론이거세지자자문위가그랬던것처럼서울본부내부에서도의견이갈라지기시작했다. 학생인권조례가무산되는것보다는내용적으로양보하는것이낫다, 주민발의자체가너무힘들었기때문에이번에반드시통과해야한다, 너무성소수자중심으로포커스가맞추어지는것이불편하다는취지의의견이었다. 15) 따라서공동행동은서울본부와별도로, 성소수자가전면에나서서대응해야한다는절박함을느끼게되었다. 학생인권조례라기보다학생인권조례에서성소수자인권이훼손될위기에처해있다는사실을알리고광범위한지지를호소하기위한활동이었던것이다. 서울시의회교육위원회심의가 12월 16일에, 서울시의회본회의가 12월 19일로예정된상황에서공동행동은 12월 14일부터서울시의회의원회관로비에서성소수자의목소리를알리기위한철야농성을시작했다. 상임위와본회의가열리는기간동안성소수자들이만든농성장은서울학생인권조례운동을했던모든이들이찾아오는거점이되기도했고, 특히나별도의사무실이없거나지역에서찾아온청소년주체들이자연스럽게모이는장소가되었다. 매일저녁에열렸던촛불문화제에는언제나 100명이훌쩍넘는인원이참여했고종교계, 노동계, 인권단체, 시민사회, 여성단체, 진보정당등각계각층에서지지방문을했다. 동시에농성장은반성소수자세력이찾아와서직접공격적인발언과행동을표출하는장이되기도했다. 16일에열린교육위원회가결론을내리지못하고 19일오전에다시열기로하고산개하자통과가어려울것이라는전망이많아졌다. 게다가 17, 18일은주말이었기때문에물리적으로시간이부족했다. 농성장에서함께소식을기다리던청소년활동가들은통곡을했고, 공동행동은본회의상정이안되거나성소수자관련내용이삭제된상태로상정되는상황을전제하고주말대응을준비했다. 주말동안에는민주당의당론으로학생인권조례통과를결정하도록하기위해서민주당중앙당점거를비롯한다양한전략이논의되었고, 다각도로민주당에접촉하여주말동안원내대표와의간담회를성사시키고, 주말동안민주당의원들이참석하는집회에찾아가기도하였으나동시에 19일오전교육위원회상임위와본회의개최를저지하기위한전술을논의했다. 16) 지는못했다. 14) http://blog.lgbtact.org/tc/archive/201111?page=2#entry_3 15) 그러나이러한의견들은공식적으로확인할수있는근거는남아있지않다. 서울본부의공식입장은언제나원안통과를사수하는것이었다. 그러나 2011 년 12 월 10 일서울본부에서 3 인이서울시의회와미팅을하는과정에서성소수자관련내용은불가피한경우양보할수있다는의견을전달할것이확인되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51

19일아침교육위원회에서주민발의안과유사한안이통과되고민주당의의원총회를통해서본회의에서학생인권조례통과를권고하기로했다는소식이들려왔다. 민주당국회의원들은성적지향과임신출산에대한차별금지가서울학생인권조례에만들어가는것이아니라이미경기도와광주시에제정된조례안에도명시가되어있다는점, 국가인권위원회법에이미명시되어있었다는점에서차별사유를수정하지않고그대로통과하기로가닥을잡았고, 서울시의회의원에게도그대로통과시키는게좋겠다는의견을피력했다는과정이었다. 결국이미국제적, 국내적으로차별금지사유로자리잡은성적지향을반대하는여론이드러났다는이유로손쉽게타협하는것이용납될수없다는점을확인했다. 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반대를통해서성적지향에사회적인식이확인되고그의미가살아나는과정이기도했다고볼수있다. 19일오전교육위위원회에서 15명의교육위원중찬성 8명, 반대 6명, 기권 1명으로가결되었다. 19일오후본회의를농성장 TV를통해서모두함께지켜보았다. 본회의에서학생인권조례, 특히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에대한찬반토론이이루어졌다. 이는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에대한최초의입법기관내공개적인토론이라는점에서의미가깊다. 결국본회의에서재석 87명, 찬성 54명, 반대 29명, 기권 4명으로통과되었다. 2) 쟁점 (1) 체벌금지공부의의무를지니고있는십대들은자신의미래를위해현재를유예할것을강요받아왔다. 대학서열에따라평생신분이결정되는한국의현실에서대학입시까지몇년만참으면미래가보장되는것이다. 그러나미성숙한십대들은그중요한시기를소홀히하기마련이기때문에교사들이때려서라도학생들을가르치는것은학생들의미래를위한행위로정당화되었다. 따라서체벌은교사가학생에대한애정과관심이있기때문이라는의미에서 사랑의매 로명명되어왔다. 그러나학교현장에서체벌은신체에고통을가하거나또는그것을목격하게함으로써 16) 이당시민주당의원내대표는김진표였다. 김진표는공동행동과인권단체들과의간담회에서현재쟁점이되고있는사항 ( 성적지향, 임신출산, 집회의자유등 ) 이이미경기도에서통과된내용이라는점을확인하고당론으로권고하기위해서서울시의회에의견을전달하고자하였다. 그런데 2012 년대선의과정에서민주당의종교특위원장은 12 월 13 일기자회견을통해 앞으로도동성애 동성혼을허용하는법률이제정되지않도록모든노력을다할것을약속한다 고하였다. 이는앞서 11 월 29 일에열린 제 18 대대통령선거를위한기도회및기독교공공정책발표회 를통해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질의한내용중에하나였는데그당시에는명확한반대의견을제시하지않았던것으로알려졌으나그이후에독자적으로기자회견을자처하여반동성애에대한입장을밝힌것이었다. 이에대해서성소수자와인권진영, 온라인여론은민주당에거세게항의하였고, 민주당대선캠프에서는 12 월 17 일공문을보내와 유감 을표명했고차별금지법추진에대한입장을재차밝혔다. 15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학생들을강압적으로통제하는효율적인방식으로사용되었다. 학생들의관심과능력의차이를고려하지않은일방적인입시위주의교육을강제하기위한수단이었던것이다. 이와더불어체벌은교사의권위에학생들을복종시키는수단으로활용되었다. 교사는수업시간에딴짓을하거나자신의지시에따르지않는학생들을체벌함으로써학생들을훈육하고통제하였다. 체벌은훈육과통제를목적으로정당화되었지만, 많은학생들이보는앞에서뺨을때리거나, 학생이상해를입을정도로심하게체벌하거나, 학생을화풀이대상으로삼는등의사건사고가잇따르면서체벌과폭력이구별되지않으며학생들의인권을침해한다는인식이확산되었다. 학생인권조례에서는체벌을인권침해로규정하고원천적으로금지하고자했으나교사의체벌을금지하면학생들의폭력이더심해질것이라는반론이많았다. 학교에서학생들간의폭력이심해지고있을뿐아니라교사에게도폭력을행사하는학생들이있기때문이었다. 그러한학생들에게체벌을가하지않으면교권에대한학생들의도전은심해질것이고교사들은무기력해질것이라는우려가제기되었다. 교권과십대의인권이대치되는것으로인식된것이다. 그러나학생인권조례는학생들의상호폭력나아가교사에대한폭력을교사의체벌로해결하지못한다는점을분명히하였다. 교사가학생에게체벌이라는이름의폭력을행사하는한폭력의악순환은반복될것이므로, 학생들이폭력을행사하는원인에대한근본적인접근이필요한것이다. 교사의권위에대해학생들이마음에서우러나는진심어린존중만이교사에대한학생의폭력을금지할수있다. 이를위해서는교사가일방적인입시위주의수업을하면서수업에흥미를보이지않는학생들을체벌로통치할것이아니라학생들과소통하고학생들이참여하는수업을고민하는것이필요하다. 또한학생상호간의폭력의문제를학생개인의문제로돌리는것이아니라자신의존재를인정받고확인하려는욕구가폭력으로발현되는이유에대해이해하고, 강자에게는복종하고약자에게는군림하는인간관계에대해개입하는것이필요하다. 궁극적으로체벌금지는학교를 소통과상담, 자치 의공간으로탈바꿈하는것이다 ( 이형빈 2012, 261). 학생인권조례의이러한취지에도불구하고학교에서는여전히교권과학생의인권이대치되는것으로받아들이고있다. 체벌금지로인해학생상호간폭력뿐아니라학생의교사폭력이증가하고있다고진단하고있다. 대부분의학교에서는체벌대신에학생들을통제하기위해 벌점제 를도입한상황이다. 학생들을여전히통제와훈육의대상으로보고있는것이다. 교사들은이것이학벌사회가변하지않고서는불가능하다고입을모은다. 교사들도학생들과소통하며인권을존중하고싶지만, 사회구조의문제를교사개인이해결할수는없다는것이다. 이러한상황에서체벌금지는여전히뜨거운감자로남아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53

2) 두발과복장자유 헌법에는신체의자유가기본권으로명시되어있다. 그러나십대는 학생다워야한다 는이유로두발과복장규제를받아왔다. 외모에대한관심이증가하고자기정체성을모색하는십대들에게두발 복장규제는받아들이기힘든통제였다. 십대인권운동의역사에서가장꾸준하게그리고가장대규모로진행된것이두발자유라는사실은십대들이얼마나신체의자유를갈망해왔는지를잘보여준다. 십대들의운동으로 2000년에두발자율화가시행되기도했지만얼마되지않아유야무야되었고십대들은다시신체의자유를요구하며오늘에이르고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1년실시한실태조사에의하면중고등학생의 61.8% 가용모검사를, 58.1% 가복장검사를인권침해로인식하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1). 이조사결과는두발 복장규제가여전히자행되고있으며그것에대해많은십대들이문제의식을공유하고있다는사실을드러낸다. 이처럼두발 복장규제가십대들이가장심각한인권침해로인식하는사안중의하나임에도불구하고학교는두발 복장자유가십대들에게부정적인영향을미칠것이라는이유로규제를고수하고있다. 여기에서도십대는미성숙해서보호받아야하며공부의의무를지닌존재라는인식이규제의근거가된다. 학생들에게두발 복장의자유를주면촌각을아껴공부해야할시간에외모를가꾸게되어성적이떨어질것이라고우려하는것이다. 이와더불어남학생은상고머리, 여학생은단발머리에교복으로대표되는 학생다움 은이들이학교밖에서도학생이라는신분을드러냄으로써 탈선 을예방한다는보호와규제의기능을지닌다. 이는십대들이공부이외의행위를하는것이곧탈선과비행으로과잉해석되는현실에서시공간을초월해십대들을감시하고규제하겠다는의미에다름아니다. 더욱이학생다운외모가십대들의성적을향상한다거나또는탈선을예방한다는사실이증명된바가없는상황에서 ( 공현외 2009) 외모규제는효율적인통제의수단나아가정체성강요에불과하다. 이러한두발 복장규제로인해어린이에서성인으로성장하면서다양한가능성을발견하고개성을표출해야할십대들이학생이라는신분에압도되어몰개성적인외모를강요받고있다. 인권조례제정으로십대들은외모를통해자신의정체성을드러내고자신의몸의결정권을자신이지닌다는기본적인권리를보장받는듯했다. 그러나두발 복장규제조항이학교장에게재량권을부여하면서완전한권리보장이어려워졌다. 십대들이두발 복장규제에대해학교와타협을해야하는상황이된것이다. 그러나인권조례가제정되었음에도불구하고학교가학생들을동등한소통의주체로인정할것인지는단언하기어렵다. 더욱이십대들이편하고빈부의격차를상대적으로덜드러낸다는이유로교복을선호하면서두발 15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복장규제에십대들이동의하는것으로받아들여지기도한다. 따라서두발 복장장규제는완전한자유가아닌 자율 이라는이름의조건부가될것으로우려되는상황이다. 이러한상황은십대가자신의외모를온전히자신이결정할수없는현실에기인한다. 개인은외모를통해자신의정체성, 취향, 가치관, 삶의방식등을드러내지만신자유주의시대에그것을고가의브랜드로상징하는문화가형성되면서십대들에게외모의자유는곧계급의노출로읽히기때문이다. 더욱이학교에서왕따가만연하고외모와계급이왕따의주요결정요소로작동하는폭력적인학교문화도십대들에게영향을미치고있다. 따라서십대들의인권보장이현실에서실천력을지니기위해서는이러한사회문화를인지하고그것에대한성찰과개입이선행되어야할것이다. 3) 섹슈얼리티 ( 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 임신과출산 ) 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에서섹슈얼리티가쟁점이될것이라고예상하지는못했다. 경기도에서학생인권조례를제정할때워낙체벌금지, 복장과두발자유화, 집회의자유가쟁점이되었기때문이다. 이에따라일부의성소수자단체들이주민발의안운동에참여하면서안을만드는데참여하기도하였으나학생인권조례는청소년을위한이슈라는구분이강고했다고할수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에서섹슈얼리티가쟁점으로떠오르기시작한것은앞서조례제정과정에서보았던것처럼반성소수자세력이가시화되면서다. 이들은학생인권조례가통과되면학교에서동성끼리스킨쉽을해도제지할수없으며, 동성애가나쁘다고가르칠수없고, 학교의성교육시간에남성간항문성교에대해서배울것이기때문에그에따라서초등학교때부터동성애가창궐할것이라고했다. 또한여학생의임신출산을제지할수없고, 임신을해도학교에계속다니게되면다른학생에게도영향을끼쳐서학생의임신출산이급증할것이라고했다. 17) 이러한시각에는섹슈얼리티에대한특정한이해가전제되어있다. 성과관련된정체성, 욕망, 행동, 관계에대한모든것을특정한성행동으로수렴된다고믿는다. 그리고성에대해서보거나듣기만해도너무나절대적인영향력을미치고, 특히나어린이청소년이그러한영향에서취약하다는전제를가지고있다. 이러한논리는성에대해서제대로된정보를접하고청소년기의성장의과정에서이를정체성과통합시킬수있는가능성을차단한다. 또 17)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밝은사회어머니회, 나라사랑학부모회, 바른교육전국연합, 바른교육교사연대, 바른교육을위한교수연합, 서울시학부모유권자연맹등은 2011 년 9 월 19 일조선일보등일간지에 초등학생동성애자만들고, 어린학생들임신출산조장하는곽노현교육감과서울시교육청은즉각사퇴하라! 라는제목의광고를게재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55

한동성애와임신에대한공포를조장하는것을통해서학생인권조례를무력화하는수단으로사용한다. 따라서섹슈얼리티에대한공격은그자체로목적이기도하고학생인권조례무력화를위한수단이기도하다. 그런데섹슈얼리티에대한공격을방어할수있는논의나주체가매우부족하다고할수있다. 또한이러한섹슈얼리티에대한공격과금지는청소년시기로한정되지않는다. 청소년은미성숙하기때문에보호받아야한다는보호주의논리가작동하면서더욱강화되고정당화하고자하는측면이있지만섹슈얼리티에대한규범적위계에근거하고있기때문이다. 이러한상황은성소수자와비성소수자와의이해관계의대립이라고하기어렵다. 이해관계의차이라면이해가무엇인지드러나야하지만그것조차제대로밝혀지지않았기때문이다. 초등학생이동성간성애를고민하고실행하는것이어떠한지, 성교육시간에남성간항문성교에배우는것이어떠한지, 십대에임신과출산을하는것이어떠한지사회적으로논의해본경험이거의없다. 따라서이에대한방어논리는학생인권조례에서이와관련된조항은모든학생들에게동성간성행위나임신을가르치거나조장하는것이아니라이미그러한학생들이차별을받거나학교를떠는것을막기위한최소한의장치라는선에서멈추었다. 물론현재학생인권조례안에서차별금지사유로규정하고있기때문에완전히틀린말은아니다. 그러나그이면에는섹슈얼리티에대한공포를일정부분공유하고있고, 성소수자들조차도그에자유롭지않다. 따라서이러한반성소수자세력에대항하는논리는이미존재하고있는성소수자와임신출산을경험하고있는여성에대한차별이자공격이므로멈추어야한다는것과학생인권조례를반대하기위한수단으로삼지말라는것이었다. 또한이러한방어는성소수자주체들이아닌청소년운동의주체들입장에서는당연한것이기도했다. 학생인권조례에대한쟁점이섹슈얼리티로집중이되면서다른논의들이묻히는것에대한우려와또한이러한문제로인해서학생인권조례제정이무산될것에대한두려움이상존했다. 그러나이러한쟁점은이미성소수자인권과학생인권조례제정에반대하는세력에의해이미쟁점이되었고, 학생인권조례가시행되는과정에서불가피하게부딪혀야하는지점이기때문에피해가는것은불가능하다. 동성애적행위는 전염 되는것인가, 즉동성애자라는정체성과상관없이많은이들이거부감없이동성간성행위를감행할것인가, 그리고그러한경험을통해서동성애자가늘어날것인가, 남성간성행위는 HIV/AIDS와어떤연관이있는가라는질문이하나의예가될수있다. 이는동성애가타고나는것인가? 선택적인것인가? 라는, 서구에서는해묵은논쟁을불러온다. 심지어반대진영은트랜스젠더정체성또한오염되는것이라고주장한다. 트랜스젠더정체성은성적행동과직접적인관련이없음에도불구하고동성애자와더불어여전히음란하고위험한존재라는인식을유포한다. 이에맞서기위해서서구에서도성소수자운동의 주류 는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은타고나는문제이기때문 15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에타고난성소수자에대해차별하지말것을주장하고, 반대의세력들은선택하는문제이기때문에이성애자 / 비트랜스젠더로치유할수있으며, 또한그렇게타고나지않은사람들도 오염 될수있음을주장한다. 이러한논쟁은학생인권조례가제정된이후에도, 실제로인권교육이나성교육에서성소수자와관련된내용을다룰때, 그리고성소수자학생의인권보장을위해서학교와구성원들의역할을질문할때본격적으로문제화가될것이다. 또한임신과출산에따른차별금지도그것을명문화하는순간걷잡을수없이많은학생들이성관계를하고그에따라임신과출산을할것이라는공포를양산하고있다. 이와관련해서 10대의성관계, 낙태, 청소년다움, 학습권보장이라는기본적인권리에대한다양한이슈가제기된다. 십대의섹슈얼리티를공격하고순결을강조하는이들은또한낙태를반대하는세력과비슷하다는것을예상할수있다. 따라서십대는성관계를해서는안되지만임신의이유가그무엇이든간에임신한이후에는낙태해서는안된다는것이다. 그러나동시에다른학생에게악영향을미친다는이유로학교에서나가라는것을정당화한다. 십대의임신을 성관계를한행동에대한책임 을넘어 범죄시 하지않고는학교를떠나도록강제하기가쉽지않다. 임신과출산에대한이슈에서도섹슈얼리티규범자체를질문하고도전하는움직임은그간크게드러나지않았다. 낙태에대한비범죄화혹은권리화를주장하는진영으로부터관련된움직임또한청소년을주체로한본격적인논의를제대로하지못했다고볼수있다. 십대여성이임신하고출산하는것은나쁜가? 어떤점에서나쁜가? 그것을피치못할사정이아니라적극적인선택으로지지할수있는경우도있는가? 이것을그저개인적인사건이아니라어떤부분을사회에서지원해야한다면그것은어떻게정당화되는가에대한질문은여전히남아있다. 이처럼섹슈얼리티에대한보수적규범을강제하고통제를정당화하는것은섹슈얼리티에대한주류적인식의반영임과동시에십대에대한나이규범이복합적으로작용하는것을볼수있다. 나이규범의문제는성소수자인권과여성의임신출산에관한권리를요구하는주체들에게도다루기어려운문제로남아있으며, 그래서반대논리에대한대안적인프레임을제시하거나적극적으로대항하기어려운조건을만들었다. 5. 의의 1) 시민권재구성에미치는의미와한계 유엔의 [ 아동청소년인권협약 ] 에십대의인권보장이명시되어있음에도불구하고한국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57

사회에서십대의인권은부정되었다. 한국사회의뿌리깊은가부장적연령주의에의해십대는훈육과보호의대상으로간주되며공부의의무만있을뿐권리는없는존재였다. 이러한현실을변화시키기위해꾸준한투쟁이있었고, 인권조례가하나의방법으로등장했다. 인권조례는지금까지권리의주체로간주되지않았던십대들이적극적으로참여해민주주의적인방법으로주민발의에성공했다는점에서중요한의미를지닌다. 주민발의는 19세이상만할수있는조건에서십대들이주축이되어서울시민들의참여를이끌어내주민발의를성사시켰다. 이것이가능했던것은십대인권운동의역사가있었기때문이다. 십대들은지속적인문제제기를통해한국사회가십대인권을고민하고나아가지지할수있는기반을마련하였다. 인권조례는십대들이인권을지닌인간이라는사실을명시함으로써십대는보호와훈육의대상이아닐뿐아니라인권보장은 조건부 가아니라는사실을명시하였다. 인권조례가제정되면서학교내십대의위상도달라졌다. 학생이학교의주인임에도불구하고실질적으로학교와교사, 학부모의관리감독을받는대상이었던위치에서벗어나학교생활에직접적으로개입함으로써학교의구성주체로자리매김할수있게된것이다. 십대들은지금까지일방적으로주어지는결정들에무조건따라야했던수동적위치에서벗어나소통의대상으로존중받고결정에참여할수있게되었다. 이러한변화는기본적으로십대에대한교사와학부모를비롯한한국사회의인식의변화를추동하고있다. 한국사회는십대를학생이라는신분으로환원함으로서십대가인간이라는사실을부정해왔다. 한국사회에서학생은인간의범주에속하지못하는존재이기때문이다. 이로인해십대는인간이라면누구나존중받아야하는권리들을학생이라는이유로침해받았고, 학생이기때문에그러한침해가불가피한것으로간주되어왔다. 그러나인권조례는십대를학생이라는신분에환원시키는것에문제를제기하면서십대들의권리가학교에서보장받을수있는구체적인방법들을제시하였다. 이러한실천은결과적으로학생이기전에인간이라는당위적인사실을천명하는것이다. 그러나이러한의미에도불구하고인권조례는다양한한계를지닌다. 먼저십대들을학생으로위치시키고인권을박탈한근본적인원인인학벌주의가여전히강하게자리하고있다는점이다. 학벌주의로대표되는사회구조적문제가변하지않으면학교는인권조례를형식적으로준수하거나학교현장과맞지않는다는이유로거부하게된다. 또한체벌대신벌점제를도입하는것처럼학교는인권조례에저촉되지않으면서인권조례의취지에어긋나는변종된규제방법을끊임없이고안해낼것이다. 다음으로십대들이학생이기전에인간이라는사실을강조하는인권조례가여전히십대를학생신분에고착시키고있다는점이다. 십대가지니고있는다양한정체성과능력을은폐하는이러한명명은곧십대가지니고있는 15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다양한권리를부정하는것으로귀결된다. 인간의생애주기에서특정시기에위치해있는존재가십대임에도불구하고인간이라는기본적인사실은무시, 부정되고학생이라는특수성만강조되어그것이유일한정체성으로강요되고있다. 인권조례가한국사회에의미있는변화를일으키기위해서는인권조례가 학생도인간이다 라고주장하는것이아니라학생이라는신분이십대의부분적인정체성이라는본질적속성을회복하는것에주력해야할것이다. 2) 서울시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에서드러난가능성과한계 우선주민발의운동을통해서조례제정을성사시켰다는점에서가장큰의미가있고, 이는당사자의참여와주체화를통한민주주의의실질화에기여하였다. 이는유엔사회포럼에서도 아래로부터의사회운동을통한참여적발전과민주적거버넌스 ( 통치 ) 를위한행동증진 사례로서울학생인권조례를선정하고참여한청소년들이지난 10월유엔사회포럼에발표자로초청된것을통해서다시확인할수있다. 한편으로는정부가서울학생인권조례가상위법과충돌하고정부의재의요구를받아들이지않았다는이유로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무효확인소송을낸상황이지만지난 8월정부가유엔에제출한한국인권상황보고서에는 학생인권조례제정으로인하여청소년의표현과집회의자유가보장되고있다 고해서이중적인태도를보이고있다. 이는정부안에서도인권의원칙과한국적정치구도에서의판단이불일치할때어떤식으로이를조정하고, 인권증진에대한국가적책임을추동해낼수있는경로를마련하는것이필요하다는것을보여주고있다. 또한상위법이모호한상황에서지자체별로제정되고있는학생인권조례에대해정부가무효화하고있는시도를해결하기위해서학생인권법제정의필요성또한대두되고있다. 그러나더욱중요한것은각학교의현장에서어떠한변화를추동해낼수있는가라는질문이다. 조례를실질화하기위해서학생의참여와학생인권에대한논의를가능하게하는것을제도화하기위한끊임없는시도가반드시필요하다. 이러한실천은제도화를이끌어내는힘이자제도화를통해더욱정당화될수도있지만제도화의방식과후속행동에따라주도권을관료에게넘겨줄위험을경계하도록한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가시행된지 1년을향해가는시점에서여전히곽노현교육감의수감과정부의무효화움직임으로인해교육청의역할이불안정한상황이며현장학교에서는두발과복장의자유, 집회의자유, 체벌금지등이지켜지고않다는제보가끊임없이들어오고있는상황이다. 제도가만들어지는과정에서그치는것이아니라시행되는과정에서민주주의가실질화되고확장되는경험이흔치않는한국사회에서정치적대표성을가지기어려운청소년의이해관계를어떻게반영하고그것을통해민주주의를재구성해나갈수있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59

을지여전히과제로남아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에서섹슈얼리티가쟁점으로부각되면서하나의정치적인쟁점을형성하였다. 이는참여정부시절사학법개정시도에서보여주었던종교사학과보수진영의결합, 섹슈얼리티에대한진보와보수의구도, 섹슈얼리티에대한공포를기반으로한대중운동을기획하는보수진영, 미디어를통해점점더재현되고있는섹슈얼리티표현으로부터미성숙하고모방의위험이많은청소년을보호해야한다는논리등이복합적으로작용하고있다. 이는성소수자나임신출산을경험하는십대의인권과사회인식의개선을위한논의를가로막고 동성애에대한찬반 을부각하고이를정치적으로이용하고자하는보수진영의프레임에말려든한계도있으나이를통해서보수가아닌진영에서이러한섹슈얼리티문제에대해어떤입장을취할것인지를대답하도록강제했던기회였다. 또한성소수자운동 20년의과정에서차별이나인권과관련된법에서성소수자의목소리를드러내었고, 더이상성소수자의존재를없는것으로치부하기어려운상황을맞이했다. 어떤정치세력이나운동주체이든간에성소수자인권에대한입장에대해질문받을수있고, 입장을밝혀야한다는상황은성소수자들의발언기회를좀더열어주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제정과정에서반성소수자움직임이가시화되고, 그것때문에학생인권조례가무산될위기가오자학생인권조례를추진하는내부에서도입장이갈라지기시작했다. 최대한섹슈얼리티와관련된문제가드러나지않도록감추거나, 결정적인상황에서는성소수자가양보해야한다는분위기가감지되었을때, 성소수자운동은독자적인행동을기획하게되고, 서울시의회성소수자점거농성으로실현되었다. 공동행동은농성에돌입하면서다음과같은문장으로시작하는성명을발표했다. 오늘성소수자와지지자, 인권활동가들은처음으로시의회, 입법기관앞에섰습니다. 성소수자들은항상우리주변에어디에나있었고, 여러번거리에선적도있었으나, 성소수자의인권을전면에내세워입법기관과마주선것은이번이처음입니다. 싸우는존재로, 살아가는존재로성소수자들이직접나서지않으면성소수자의권리와성소수자학생들의권리를인정받을수없기때문입니다. 직접행동을통해서만우리와우리같은소수자들의권리를인정받을수있다는절박감때문입니다. 공공연히일어나고있는차별과혐오, 폭력에피해를받고목숨을잃어왔지만성소수자가어떤차별을받고있는지, 왜학생인권조례에성적지향이포함되어야하는지에대해시의회와이사회는너무나무감하기때문입니다. 18) 성소수자가최초로농성을한다는사실에주체들도감격스러워했으며 97 년노동자총파 업투쟁때부터인권 / 진보진영에성소수자운동이참여해왔지만, 드디어연대단체들이지지 18) http://blog.lgbtact.org/tc/archive/201112?page=4#entry_75 16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를표시하고연대할수있는거점이마련되었다는점에서의미가깊었다. 이미그들은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에소속된단체들이거나성소수자이슈에대해서잘알지못하는노동운동계였지만성소수자들이주도로만들어낸공간이기때문에내부의적대를드러내고토론하고소통하는것이비로소가능해졌다고할수도있다. 점거농성으로인하여더이상피해갈수없는쟁점이되었고, 2011년 12월 19일, 학생인권조례를심의하는서울시의회본회의에도주요한쟁점이되어의원들간의공개적인토론이이루어졌다. 이는성소수자인권, 섹슈얼리티의제에대한최초의공적발화와토론이라는점에서내용의수준을떠나, 아니그수준을드러내는것자체로역사적인의미가깊다. 19) 노골적이고과장된공포를조장하는반대의견에비해찬성의견은유엔의규범을언급하고동성애나임신출산을조장하는것이아니라차별금지조항이라는점을강조하는방식이었다. 따라서본격적인토론은이제부터본격화될것이며이는앞으로차별금지법제정이나국가인권위원회의역할을다시논의하는과정에서도반복될가능성이많다. 6. 결론 서울시학생인권조례는그간의체벌금지, 두발과복장자유화, 집회의자유등을쟁취하기위한학생인권운동의역사를계승하면서도십대가주체가된주민발의를통한조례제정을이루어냈다는점에서의미가깊다. 한편이러한흐름을반대하기위해이념적공세를펼쳤던종교사학, 보수기독교, 보수정치진영이확연히드러나고서울시와한국사회전체적인정치적지형속에서둘간의충돌이상징적으로극대화되었던사건이기도했다. 이과정에서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 임신과출산을둘러싼섹슈얼리티쟁점을학생인권조례반대진영에서전면적으로부각시키면서학생인권, 십대인권논의에새로운국면이조성되었다. 그동안섹슈얼리티와인권 / 시민권논의가여성주의와퀴어이론의맥락에서진행되어오긴했지만구체적인정치적쟁점을부각된것은 2007년차별금지법제정이참여정부에서진행되면서부터였다. 학생인권조례는이러한과정에있음과동시에반대진영의물적근거지의하나인종 19) 김덕영의원 : 사회에서도부정하는동성애를허락한다면학교가무슨실험집단입니까. 이나라를어떻게만들려고이런폐국적, 망국적인발상을하는것인지의심하지않을수없습니다. ( 중략 ) 동성애의경우사회에서도아직정리되지않은사안입니다. 어떻게미성년자인학교에성급히적용하여심각한부작용을초래하려고하십니까. ( 중략 ) 동방의빛, 동방의순수한우리백의민족을에이즈로써파탄국가를만들어불치의병인에이즈의온상이되어학생들은두려움과공포의장인학교를다니게될것입니다. ( 중략 ) 선량한학생들이안전하게학교를다닐권리가있습니다. 소지품을하나도검사안한다면어떤아동이칼같은위험한물건을가져와서교사가없는동안학생들에게공갈을치는현상은비일비재할것입니다. 학교현장은조폭과비슷하게되어가는이런현상이쓰나미처럼밀려올것입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61

교사학의사활과맞물리면서보수기독계를결집시키는중요한사건이되었던것이다. 또한최근서울시의새로운보수교육감이탄생하면서학생인권조례는다시금정치적인쟁점이되고있다. 학생인권조례는십대들에게사회문화적으로강제되는자리인학교라는공간에서인권에대해제기하고확보할수있는하나의근거로작용한다. 이러한근거가정치적인상황에따라서흔들리고위협받지않으려면앞으로실질적인논의와실천이끊임없이이어져야할것이다. 헌법으로보장된인간의기본권인신체의자유, 집회의자유가실질적으로보장되기위해서는학교라는장소의성격자체가변화해야만할것이다. 이는십대, 청소년의시민권을정치적, 사회문화적으로어떻게실현시켜나갈것인가에대한전반적인분위기와떨어지지않는다. 십대운동에서정치적권리, 참정권을줄기차게요구하고있는것도이러한이유이다. 또한섹슈얼리티에대한논의가제대로이루어져야한다. 학생인권조례를둘러싼섹슈얼리티의쟁점은단지보수기독교계에서선동을위해서악의적으로부각시켰다고볼수없다. 섹슈얼리티와관련된권리야말로우리사회가십대를억압하는논리 미성숙, 판단능력없음, 권리의유예 를주장하기위한가장강력한근거가되고있고, 이는사회전반적으로섹슈얼리티에대해다룰능력이없음을반증하는것이기도하다. 성적지향과성별정체성을비롯한성소수자의인권과여성의임신출산과관련된경험이왜공적으로존중될문제인지, 현재그러한것을둘러싸고어떠한억압이있는지, 그것이시민권을재구성하고확장해나가는데어떠한의미가있는지, 그리고이중적으로배제된십대의섹슈얼리티논의는어떻게해나갈수있는지에대한끊임없는심문과그에기반한실천이필요하다. 참고문헌 공현. 2012. 학생인권조례는착한어른들의선물이아니다. 가장인권적인, 가장교육적인. 교육공동체벗. 공현외. 2009. 머리에피도안마른것들이인권을넘보다. 메이데이. 나영정. 2011. 왜성 ( 섹슈얼리티 ) 은괴물이되었나? - 학생인권조례와성적지향. 우리교육 2011 겨울. 다양한가족형태에따른차별해소와가족구성권보장을위한연구모임. 2011. 5주년활동자료집. 다양한가족형태에따른차별해소와가족구성권보장을위한연구모임 ; 민주노동당. 2008. 16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대안적가족제도마련을위한기초자료집 : 담론 제도 사례연구. 동성애자인권연대. 2011. 작은무지개들의비밀일기 : 청소년성소수자 20여명의꼭꼭숨겨둔이야기들. 동성애자인권연대 ; 민주노동당성소수자위원회. 2010. 성소수자노동권기초조사인터뷰전문자료집. 레즈비언권리연구소. 2006. 국내레즈비언인권실태조사보고서. 벤하비브, 세일라. 2008. 타자의권리. 이상훈역. 철학과현실사. 랑시에르, 자끄. 2007. 인권의주체는누구인가?. 김경희역. 연구공간 < 수유 + 너머 >. 미간행. 서동진. 2004. 성적시민권과비이성애적주체. 한국의소수자, 실태와전망. 한울아카데미.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기획단. 2007. 성소수자사회의식조사.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엮음. 2008. 지금우리는미래를만들고있습니다 : 올바른차별금지법제정을위한뜨거운투쟁의기록. 사람생각. 성전환자인권실태조사기획단. 2006. 성전환자인권실태조사. 아렌트, 한나. 2006. 전체주의의기원. 이진우 박미애역. 한길사. 이형빈. 2012. 서울시학생인권조례사용설명서. 가장인권적인, 가장교육적인. 교육공동체벗. 장미경. 2005. 한국사회소수자와시민권의정치. 한국사회학. 탤벗, 윌리엄. 2010. 인권의발견. 은우근역. 한길사. 토리. 2010. 한국사회 LGBT의성적시민권 비판과전망 여 / 성이론 23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2011. 친구사이 와한국의게이인권운동. 진보평론 49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1. 한국아동 청소년인권실태조사. 한채윤 2011. 한국레즈비언커뮤니티의역사. 진보평론 29호. esac. 2007. 레즈비언은시민인가. Evans, David T. 1993. Sexual Citizenship. London: Routledge, France, Alan. 1998. Why Should We Care?: Young People, Citizenship and Questions of Social Responsibility. Journal of Youth Studies Feb98, Vol. 1 Issue 1. Smith, Noel; Lister, Ruth; Middleton, Sue; Cox, Lynne. 2005. Young People as Real Citizens: Towards an Inclusionary Understanding of Citizenship. Journal of Youth Studies. Dec2005, Vol. 8 Issue 4. 서울시학생인권조례와십대인권 163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방은령 1. 연구의필요성및목적 정책은정책대상자의수요에의해개발되는것이기본전제이며, 정책개발은정책대상자들의삶의질을높이는데궁극적인목적이있다. 그러므로청소년정책을개발하고시행하는과정에서청소년정책의주대상자인청소년들의요구와정서를반영하는것은매우필요하고도기본적인사항이다. 이것은청소년환경 ( 가정, 학교, 사회등 ) 을구성하는제도와전달체계및사회분위기를조성함에있어서청소년들의참여가반드시필요하다는것을의미한다. 현재한국사회에서청소년정책을개발하고시행할때청소년들이참여할기회는법적으로마련되어있다. 1990년이후청소년기본법의제정과개정과정을통해, 그리고 1998년개정된청소년헌장에서청소년들의권리를명문화한후, 청소년들이자신들의권리를위해정책에참여할기회는계속확대되어왔다. 현재청소년정책은청소년기본법, 청소년보호법, 청소년활동진흥법, 청소년복지지원법을근거로, 크게청소년활동, 청소년보호, 청소년복지영역으로나누어시행되고있다. 이들관련법규에서는중앙정부와지방자치단체및청소년관련기관에서청소년관련정책을개발하고시행할때청소년들의의견을들을수있도록규정하고있다. 우리나라청소년들이정책개발에참여하고있는참여기구는크게각지방자치단체산하의청소년참여위원회와지역사회청소년기관에서운영하는청소년운영위원회이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지방자치단체에서청소년정책을수립하고시행할때청소년들의목소리를대변하는기구로서 2012년현재 186개지역의참여위원회가활동하고있다. 또한청소년시설이나단체및기관에서운영하는청소년운영위원회도현재 305개가가동중이다 ( 여성가족부, 2012). 청소년참여의법적근거는청소년기본법제5조 2항청소년의자치권확대에서찾아볼수있다. 제 5조 2항에서는청소년은사회의정당한구성원으로서본인과관련된의사결정에참여할권리를가지며, 국가및지방자치단체는청소년이원활하게관련정보에접근하고그의사를밝힐수있도록청소년관련정책의자문심의등의절차에청소년을참여시키거나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65

긔의견을수렴하도록명시하고있다 ( 청소년기본법제5조2항 ). 따라서각지방자치단체에서는청소년참여기구로서청소년참여위원회를설치하고있으며, 참여위원회는청소년관련정책및사업에대한의견을제시하고관련프로그램을개최하며, 청소년특별회의지역회의활동을하게된다. 여기서청소년특별회의란국가가범정부적차원의청소년육성정책과제를설정하고추진할때점검을위하여청소년분야의전문가와청소년이참여하는청소년특별회의를매년개최하게되는데, 특별회의참석대상이바로각지역의참여위원회에서대표로선발된참여위원들이다. 여성가족부의발표에의하면최근 6년간청소년특별회의를거쳐발의된 198건의정책과제들중 171건이정부정책에반영되었으며, 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는청소년들도 2005년 5484명에서 2011년현재 55860으로집계되고있어, 청소년참여기구의역할은앞으로점점더커질전망이다. < 표 1> 청소년참여기구현황 구분청소년특별회의청소년참여위원회청소년운영위원회 기능 청소년들이발굴한정책과제를정부에제안 청소년들이지자체정책형성 - 집행과정에서의견제시 청소년수련시설사업프로그램운영에의견제시 근거 청소년기본법제 12 조 청소년복지지원법제 4 조 청소년활동진흥법제 4 조 경과 2005 년이후 1998 년이후 1999 년이후 참여규모매년 400 명규모 2012 년 185 개 2012 년 305 개 출처 ; 여성가족부, 대한민국청소년참여기구의운영및성과, 2012 그러나실제로대다수의청소년들은현재우리사회에청소년들을위해서어떤제도들이존재하고, 어떤정책들이시행되고있으며, 이러한정책들이어떤과정을거쳐형성되는지잘알고있지못한실정이다. 이것은청소년들이정책에참여하는비율은과거에비해증가하고있으나, 실질적으로청소년정책개발과정에참여하는비율은그리크지않다는것을의미하며, 따라서지금시행되고있는청소년정책들이주대상자인청소년들의수요를적절하게반영하지못하여효과성이떨어지는정책결과를초래할수도있다는것을나타내는것이다. 따라서본연구에서는청소년정책개발과시행과정에서청소년정책의주대상자로서청소년들의참여가매우중요하다는것을전제로, 현재시행되고있는청소년참여제도들을검토하고, 이에대한청소년들의인식을파악하여, 참여개선방안을모색하고자한다. 이는청 16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소년정책이보다효율적이고효과적으로시행되도록하기위해서가장기본적이고도필수적 인자료를제공하기위함이다. 2. 연구방법 1) 조사대상 본연구의조사대상은설문조사대상과사례자기보고대상으로나뉘어진다. 먼저현행청소년정책참여기구에대해청소년들이어느정도인지하고있는지알아보기위하여서울과대전및충남지역의청소년 508명 ( 중 277, 고등 231) 을유의표집하여설문조사를실시하였다. 또한청소년정책참여기구에서활동한청소년 10명 ( 참여위원회및특별회의활동 3명, 청소년운영위원회활동 7명 ) 과청소년참여지도전문가 9인을대상으로청소년정책과참여에대한자기보고서를수집하였다. < 표 2> 설문조사대상자의성별, 학교급별, 학년별사례수요인사례수 (%) 계 (%) 남 246 (48.42) 성별 508(100.00) 여 262 (51.58) 학교급별 508(100.00) 중1 137 (26.97) 중3 140 (27.56) 학년별고1 91 (17.91) 508(100.00) 고2 139 (27.36) 고3 1 (.20) 중학교 277 (54.53) 고등학교 231 (45.47) < 표 3> 자기보고사례 : 참여기구참여청소년인적사항 고유번호 성별 학년 활동기간 참여기구 지역 A1 남 고2 1년 청소년참여위원회 인천 A2 여 고2 1년 청소년특별회의 인천 A3 여 대1 4년 청소년특별회의, 청소년참여위원회 충남, 서울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67

A4 여 중3 2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충남 A5 여 고1 2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충남 A6 여 고2 2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충남 A7 여 고1 3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서울 A8 여 고1 1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서울 A9 남 고3 2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충남 A10 여 고1 1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서울 < 표 4> 자기보고사례 : 청소년전문가인적사항 고유번호성별청소년전문가경력 연령 지역 참여기구 S1 남 4년 30 인천 특별회의, 참여위원회 S2 남 7년 33 충남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S3 여 1년 24 충남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S4 남 7년 33 경기 특별회의, 운영위원회 S5 여 13년 49 충남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S6 남 9년 32 천안특별회의,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S7 여 3년 48 충남 총괄 S8 남 5년 47 충남 운영위원회 S9 남 6개월 37 충남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2) 조사내용및절차 설문조사와자기보고자료수집기간은 2012년 11월 20일에서 12월 5일까지진행되었으며, 설문조사의경우, 연구자가사전에해당학교와협의하여조사대상자를유의표집하였고, 자기보고서의경우는눈덩이 (showballing) 표집을통해자료를수집하였다. 자료수집을하기에앞서연구자는먼저해당학교의선생님과관련기관전문가에게연구의취지와목적을설명하고연구참여에대한동의를구하였으며, 청소년들에대한설문조사와자기보고자료수집은해당학교선생님혹은전문가를통해실시하였다. 설문조사의내용은응답자의인적사항을묻는문항 ( 성별, 학년, 지역 ) 과청소년정책관련법률에대한인지 ( 청소년기본법, 청소년보호법, 청소년활동진흥법, 청소년복지지원법,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 청소년정책참여기구에대한인지 ( 청소년특별회의, 청소년참여위원회, 16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청소년운영위원회 ), 청소년활동기관에대한인지 (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청소년상담복지지원센터, 청소년자원봉사센터,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 청소년정책제안사업에대한인지 ( 정책창안제, 지역사회변화프로그램공모전 ) 및청소년정책의우선순위를묻는문항으로구성되어있으며, 정책을제안하는문항외엔모두구조적문항으로구성되어있다. 설문조사의경우, 개인이응답하는데소요된시간은약 20분이었다. 한편자기보고자료의경우, 구조적질문과비구조적질문으로문항이구성되어청소년정책과참여과정에대한응답자의보다자유롭고심도깊은의견이도출되기를기대하였다. 자기보고자료에서는전문가의경우, 청소년정책참여에대한지도경험을중심으로, 청소년의경우는참여하여활동한경험을중심으로내용을기술하도록문항을구성하였다. 구체적인내용으로는활동 ( 지도 ) 을하게된동기, 활동 ( 지도 ) 내용, 활동보람, 힘들었던점, 활성화방안등이며, 자유롭게기술하도록요청하였다. 개인별응답에소요된시간은약 40분이다. 수집된자료는설문조사의경우, 문항별빈도를구하였으며, 자기보고의경우, 가능한응답자의의견이손상되지않도록문항별응답내용을그대로기술하여제시하였다. 3. 연구결과 1) 청소년정책관련제도와참여기구에대한청소년들의인지실태 1 청소년관련법에대한인지표 5를보면청소년들은청소년관련법들에대해대부분알지못하는것으로나타났다. 이러한경향은중학생이나고등학생이나상관없이그리고남녀구별없이나타났다. 관련법중청소년들이가장많이알고있는것은청소년보호법이었으며전체의약 20% 가법의성격과내용을알고있다고응답하였다. < 표 5> 청소년들의청소년관련법에대한인지 (N=508) 청소년관련법 청소년기본법 청소년보호법 내용을잘알고있다 이름만안다 이름도들어보지못했다. 남여남여남여 중 8 8 92 96 34 34 고등 5 7 61 29 23 28 중 29 33 92 92 13 13 고등 17 26 62 76 10 12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69

청소년활동진흥법 청소년복지지원법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중 2 1 42 43 91 94 고등 1 2 31 36 60 78 중 7 8 65 65 62 65 고등 5 7 40 53 44 54 중 12 12 87 90 35 36 고등 10 11 53 71 26 32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2 청소년들의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인지및참여실태표 6을보면청소년들은청소년참여기구에대해대부분모르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이러한경향은중학생이나고등학생이나상관없이그리고남녀구별없이나타났다. 참여기구중청소년들이가장많이알고있는것은청소년특별회의였으나, 이것또한참여기구의성격을알고있는경우는전체의약 7% 에불과하였다. < 표 6> 청소년들의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인지 (N = 508) 청소년참여기구 여성가족부청소년특별회의 지방자치단체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수련시설청소년운영위원회 내용을잘알고있다이름만안다 이름도들어보지못했다. 남여남여남여 중 10 10 43 44 81 84 고 6 9 33 37 50 68 중 2 2 46 46 87 90 고 1 2 37 41 54 73 중 4 5 49 50 81 83 고 5 4 34 41 52 69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 표 7> 청소년들의청소년참여기구참여활동경험 (N=508) 청소년참여기구 여성가족부청소년특별회의 지방자치단체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수련시설청소년운영위원회 있다 없다 남 여 남 여 중 0 0 134 138 고등 0 0 89 114 중 0 0 134 138 고등 0 0 89 114 중 0 0 134 138 고등 0 0 89 114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17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 표 8> 청소년들이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지못한이유 (N =508) 참여하지못한이유 청소년참여기구가있는줄몰랐다. 제도는알고있었으나, 참여할시간이없었다. 청소년정책수립에참여하는것에대해관심이없었다. V 표시 남 여 중 54 55 고 37 46 중 21 21 고 18 19 중 46 49 고 25 39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표8을보면청소년들이그동안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지못한이유는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정보가없어서라고응답한경우가가장많았으나, 제도는알고있었으나, 시간이없어서참여하지않았다는응답과, 청소년정책수립과정에참여하는것에대해관심이없었다는응답도 40% 가까이나타났다. 3 청소년들의청소년관련기관에대한인지및이용실태 < 표 9> 을보면청소년들은지역사회의청소년관련기관에대해대부분모르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이러한경향은중학생이나고등학생이나상관없이그리고남녀구별없이나타났다. 관련기관중청소년들이가장많이알고있는청소년기관은자원봉사센터였으며이센터의성격을알고있는경우는전체의약 40% 였다. < 표 9> 청소년들의지역사회청소년육성기관에대한인지실태 청소년기관청소년활동진흥센터청소년 ( 상담복지 ) 지원센터청소년자원봉사센터 내용을잘알고있다 이름만안다 이름도들어보지못했다. 남 여 남 여 남 여 중 3 3 50 50 82 85 고 2 3 35 43 55 70 중 26 26 72 75 35 36 고 21 24 47 60 21 29 중 35 37 80 81 19 20 고 21 30 53 68 15 16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71

청소년쉼터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중 16 16 62 64 55 57 고 15 16 46 54 27 43 중 59 62 61 61 14 15 고 41 51 42 53 6 10 중 7 7 44 45 83 86 고 5 6 31 37 53 71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 표 10> 청소년들의지역사회청소년육성기관이용경험여부 청소년기관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청소년 ( 상담복지 ) 지원센터 청소년자원봉사센터 청소년쉼터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있다 없다 남 여 남 여 중 2 2 133 136 고 2 2 91 114 중 0 0 134 138 고 0 0 89 114 중 9 10 125 128 고 4 5 85 109 중 2 2 133 136 고 2 2 90 114 중 31 33 103 105 고 12 21 77 93 중 2 1 133 137 고 2 2 90 114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4 청소년들이인식하는청소년정책의우선순위 < 표 11> 을보면청소년들은남녀중고등학생모두어려운청소년들을지원하는청소년복지지원정책이청소년정책중가장우선시되어야한다고응답한경우가가장많았으며, 그다음으로청소년보호정책을꼽았고, 청소년활동에대한정책은우선순위에서가장먼것으로나타났다. 17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 표 11> 청소년들이인식하는청소년정책의우선순위 정책 건강한청소년육성을위한청소년활동에대한정책 유해환경으로부터의청소년보호에대한정책 어려운청소년들에대한복지지원정책 1순위 2순위 3순위 남 여 남 여 남 여 중 34 35 42 44 58 59 고 19 25 26 36 44 53 중 40 41 50 51 44 46 고 25 36 38 43 26 35 중 60 62 40 43 32 33 고 45 53 25 35 19 26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표 12를보면청소년정책을개발하고수립하는데있어서청소년들이반드시포함되어야한다고생각하는청소년들이많이있으나, 참여하지않아도상관없다는응답자들이 50% 가넘고오히려참여해야한다는응답자보다더많은것으로나타났다. 이것은조사과정에포함된청소년들의경우, 청소년정책개발과참여활동에대한관심이크지않은것으로해석되어진다. < 표 12> 청소년정책개발에서의청소년참여에대한청소년들의인식 (N=508) 청소년정책개발과정에서의청소년참여에대한의견 청소년이반드시참여해야한다. 참여해도좋고안해도상관없다. 청소년정책을수립할때청소년이참여할필요는없다. V 표시 남 여 중 46 46 고 31 40 중 82 86 고 55 69 중 4 3 고 4 3 * 결측치발생으로총합에서차이가있을수있음 이상을종합하면청소년들은청소년관련제도나청소년정책참여기구에대해대부분모르고 있으며, 청소년정책개발이나참여활동에대한관심도매우낮은것으로나타났다.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73

2) 청소년참여기구청소년참여사례 청소년참여사례의경우 A1-A3는 ( 지방 ) 자치단체청소년참여위원회와청소년특별회의에서활동한사례이며, A3-A10은청소년활동기관 (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수련관 ) 청소년운영위원회에서활동한사례이다. 먼저청소년참여위원회의 A1과 A2는현재고등학생으로 I시광역자치단체의 2012년도청소년참여위원회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 이중 A1은 ( 광역 ) 자치단체의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활동하고있고, A2는 ( 광역 ) 자치단체참여위원회와해당자치단체대표로여성가족부주최청소년특별회의에참여하고있다. 한편 A3의경우는현재대학생 1) 으로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3년동안 S시지방자치단체와 C광역자치단체의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활동하였고, 대학생이된올해에는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소속되어전국단위의청소년특별회의에참여하고있다. 청소년운영위원회참여사례의경우, A6과 A8은청소년수련관운영위원회에서활동하였으며, 나머지 A4,5,7,9,10 은청소년문화의집청소년운영위원회에참여하였다. 1 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게된계기이들에게먼저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게된계기를물어보았는데, A1은학교게시판에붙어있던홍보자료를보고지원하였고, A2는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정보를듣고정책을청소년이직접만들어가는것에매력을느껴참여하고자결심하게되었다고진술하는등청소년스스로관련자료를찾아자발적으로참여하게된것으로나타났다.... 학교에붙어있던팜플랫을보고참여하게되었습니다... A1.... 청소년이스스로정책을만들고청소년활동에자발적으로참여하는활동이매력적이라고생각했다....A2 반면 A3의경우는처음에본인은참여기구에대해서모르고있었으나, 선생님의권유로참여하게되었다고진술하였다. 그러나참여기구에들어가서 재능나눔 등과같은다양한행사에참여하면서청소년참여기구가청소년들의권익을위해도움이된다는것을알고해당지방자치단체는물론광역단위의청소년참여위원회에도적극적으로참여하여활동을하게되었다고진술하였다. 1) 현행청소년기본법에서청소년의연령은만 9 세에서 24 세까지이다. 174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 처음에는뭐하는일인지몰랐고학교선생님의권유로 00시청소년참여위원회를시작하게되었습니다. 처음에는무슨활동인지몰라서많이힘들었는데청소년들을주제로하는 옹기종기재능나눔 행사를하면서청소년들에게청소년이직접자기의재능을알려주는행사로내가이런행사를만들어청소년들에게도움될수있구나라는생각이들었습니다. 그래서 00시에있는청소년뿐만아니라청소년들에게내가도움이될수있도록봉사하고싶은마음에 00시청소년참여위원회에서광역단위의자치단체청소년참여위원회활동을하게되었습니다...A3 이에반해청소년운영위원회의경우, A9는청소년운영위원회에대한홍보물을보고자발적으로기관에운영위원회참여의사를밝혔으나, 나머지 6사람은모두지역사회청소년수련기관을이용하다가친구와함께관심을갖게되거나친구의추천으로운영위원회에참여하게되었다고진술하였다.... 수련관을이용하다가... 친구랑같이재미있을것같아서지원하였다... A6 일반적으로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홍보와참여혹은운영위원회구성에대한안내는지방자치단체와청소년기관홈페이지에서하며, 일선학교와청소년기관및단체엔포스터와팸플릿을배포하여홍보하는것으로나타났다. 따라서청소년들이청소년정책에보다관심을갖고학교게시판이나관련기관사이트를검색하면참여기구에대한정보를쉽게얻을수있는것으로나타났다. 2 청소년참여기구에서의활동내용참여위원회사례대상자들은청소년참여위원회와청소년특별회의에참여하면서청소년들의요구를조사하고지방자치단체및중앙정부에청소년이바라는정책을건의하며, 지역사회에서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홍보도하고, 청소년정책을개발하는데도움이되는다양한체험활동들을하고있었다.... 항상매월 2째주토요일에모여회의를합니다. 그리고다같이정책제안을하기위해주제에맞는전문가를찾아가서자문을구하기도합니다. 2011년도에는특별회의의의제가성문화여서미혼모시설을방문해시설원장님에게자문을구한적이있습니다. 그리고서울영등포에있는 아하! 성문화센터 를방문해직접체험도해보는그런활동을했습니다. 올해 2012년은스스로만드는주말이라는주제로청소년체험학습에관한주제였는데, 저희는이주제로 00대학교박00교수님께... 중략... 청소년체험학습에대한정책을어떻게쓰면좋을지에대해자문을얻기위해연구실을방문했고... 충청남도청소년참여대회 ( 주제-청소년 愛 빠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75

지다 ) 행사에진행팀으로참여하여...( 이행사는 )... 충청남도내에있는시 군청소년참여위원회와운영위원회가모여서로활동교류와더욱활성화되는청소년활동이될수이도록이야기를나누고즐기는행사입니다... 그리고... 특별회의주제로한활동들을... 충청남도내에있는길거리로나가충청남도청소년참여위원회홍보를하는캠페인활동을... 또한... 특별회의본회의에참석해서각지역회의를통해나온정책들을모아서여성가족부장관님께... 정책을건의... ( 중략 )... 그리고충청남도청소년참여위원회의활동과... 중략... 각자의 1년동안의소감문을작성하여... 연간보고서를만듭니다...A3 A1의경우도참여위원회위원으로참여하면서지방자치단체및정부에지역사회청소년이바라는정책들을조사하여건의하고, 지방자치단체의청소년정책을검토하고수정하였으며, 부스및거리홍보를통해청소년참여기구를홍보하는데많은노력을한것으로진술하였다. A2 또한지역의청소년특별회의대표로선발되어청소년특별회의본회의에서정책을제안하였으며, 지역사회에서는금연마라톤청소년홍보부스를운영하여청소년금연운동을펼쳤고, 청소년참여위원회시군구연합체육대회참가하여타지역의청소년참여위원들과교류하면서정책에대한의견을교류하였으며, 광역단위지방자치단체장과야영을하면서청소년들의의견을전달하고정책을건의하였다고진술하였다. 이상을살펴보면청소년참여기구를통한청소년들의주요활동은해당지방자치단체 ( 혹은청소년기관 ) 혹은중앙정부에청소년들을위한정책을건의하는것과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홍보라고보여진다. 이들은이과정에서청소년들을만나요구조사를하고전문가들에게자문을구하며, 청소년들이있는현장에나가행사나교류활동을통해청소년의권익을신장하는일과보다많은청소년들이참여기구에참여하도록홍보활동에주력하는것으로나타났다. 한편청소년운영위원회참여사례의경우모두정기적인회의와함께청소년수련기관프로그램을기획하고제작하며진행하는과정에참여한것으로나타났다. 이들은이과정에서프로그램을홍보하는것과프로그램을모니터링하는활동에도참여하고있었다. 이들은정기적인회의를통해프로그램기획에대한의견을나누고, 사전수요조사를하였으며, 프로그램에대한모니터링과평가를통해다음프로그램의방향을수정하고개선하는역할을하고있었다. 또한 A8 A1의경우는운영위원회자치활동으로봉사활동을하기도하였다. 3 청소년참여활동에서의보람 A1과 A2 및 A3는모두청소년참여기구에서활동하면서자신들이제안한정책들이통과되어지방자치단체혹은정부의청소년정책에반영되었을때가장큰보람을느꼈다고진술하였다. 17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내가직접정책을건의하고 ( 반영되고 )...( 지방자치단체가만든정책을 ) 수정했을때..... 보람을느꼈습니다. 또 ( 그과정에서 ) 다양한친구들을만나는것도보람이었습니다....A1... 내가청소년들의문제에대해의견을내고... 나의의견이 ( 정책에 ) 반영이되어청소년들이편리하고즐거운생활을할수있다는것과내가청소년들을대표해서정책을만들어청소년의문제가해결될수있다는거... 또한충청남도의대표로특별회의의출범식이나본회의에참석할때정말큰보람을느낍니다... 캠페인활동으로청소년들에게청소년참여위원회가어떤활동을하는곳인지알려주면서도큰보람을느낍니다...A3 한편청소년운영위원회에참여한청소년들의경우는대부분청소년프로그램을직접기획하고제작하여기관에서진행하면서프로그램에참여한청소년들이즐거워할때보람이컸다고진술하였다. 또한 A8과 A10은운영위원회활동을통해프로그램을많이기획하고제작하다보니, 창의성이많이개발되어보람이있었다고도진술하였다.... 하고싶은것을해보니재미가있었고, 처음에는좀어려웠지만우리가열심히하면서다른아이들이즐거워하는것을보았을때보람이있었다...A6 4 청소년참여활동에서힘들었던점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여활동하면서가장힘들었던점에대해서참여위원회참여사례인 A1 A2 A3는모두 시간의부족 이라고진술하였다. 이들은학교에다니면서참여기구에참여하는것이시간적으로어려움이많았고, 활동시간의양도많아부담이될때가많았다고진술하였다.... 학생신분으로시간을쪼개서청소년활동을하는데한계가있었다....A2... 활동들중제일힘든활동은역시정책에대한의견을내야하는회의시간입니다. 아침 9시에모여저녁 5시나 6시까지회의를하면서도회의시간이부족한경우가많습니다...A3 또한위원들끼리활동시간을맞추는것이어려워, 일을협의하는데어려움이많았다는진 술도하였다. ( 시간이없어서 )... 항상온라인회의를자주하게되는데... 기숙사에서생활하는친구들은컴퓨터를자주사용하지못하고... 또한위원들끼리시간도맞지않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77

아모두가참석해회의를하는것이정말힘들었습니다...A3 한편 A1 은아직학생신분으로행정적인경험이부족하여, 제안서작성이나서류를작성 하는데어려움이많았다고진술하였다.... 처음해보는일이라서제안서및각종서류를작성하는것이힘들었습니다...A1 이상과같이참여위원회혹은청소년특별회의청소년들은참여기구에서활동하면서힘들었던점으로학생이기때문에낮이나주말에교외활동을할시간을갖기어렵고, 활동에소요되는시간의양이많아간혹부담스러웠으며다른위원들과회의시간을맞추기어려웠던점등주로 시간의사용 에대하여진술하였다. 이들은활동을하면서겪게되는육체적인피로나의견충돌로인한갈등들에대해서는활동과정에서겪게되는당연한경험으로서의미있고보람찬일로기억하고있었다. 반면청소년운영위원회의경우, 주로기관내프로그램제작과운영에대한활동을함으로써참여활동을하는데특별한어려움을호소하지는않았다. 이들은자체기관내활동이주를이루고있어서, 참여위원회나특별회의와같은시간에대한부담이크지않았던것으로보인다. 그러나운영위원회참여청소년의경우, 예산부족으로인해원하는프로그램을마음껏만들수없었던것에대한아쉬움을토로하기도하였다 (A9). 5 참여기구를통한청소년참여의중요성청소년참여사례대상자들은모두청소년참여기구의필요성과청소년참여의중요성을역설하였다. 특히참여위원회소속청소년들은청소년들의정책은청소년스스로만들어가는데의미가있으며 (A2), 청소년들이원하는것은청소년스스로의견을내서만들어가는것이중요하다고진술하였다 (A1). 또한대다수의청소년들은아직투표권이없기때문에, 참여기구는청소년들이청소년정책에대한의견을개진하고반영하는데매우효과적인기구 (A3) 라고진술하였다.... 청소년들이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는것은정말중요합니다. 청소년참여기구, 이말의뜻과같이청소년들이참여를해서 ( 기성세대와 ) 서로소통을해야합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의문제들은청소년들이더욱잘알기때문에참여를해서...( 의견을 ) 내야합니다. 그리고청소년들은미성년자이기에투표도못하고정치에참여를못합니다. 하지만청소년참여기구를통해정치적으로청소년문제를해결할수도있습니다...A3 17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반면청소년운영위원회청소년들은운영위원회활동이창의성을길러주고, 방과후시간을즐겁게하며, 지역사회에서청소년들이원하는프로그램을스스로만들어나감으로써청소년들에게도움을주고, 청소년자신의권리확보와주장을당당하게말할수있는힘을길러준다고하였다 (A9). 6 청소년들의참여기구활동이저조한이유청소년참여사례대상자들은대다수의청소년들이청소년참여기구에대해잘모르고있으며, 알고있다하더라도입시준비에밀려참여활동이도외시되기때문에참여가저조하다고생각하였다. 이러한현상은참여위원회가운여위원회보다더심각한데, 따라서참여위원회청소년들은참여기구활동을입시에반영하는것도청소년들의관심과참여를유도하는효과적인방안이될것이라고생각하였다.... 수능에도움이되지않는활동이라고도외시한다.( 참여기구에의참여활동을 ) 대학입시에적극활용한다면일반청소년들도관심을많이가질것이다. A2... 아무래도홍보가잘안되고, 또활동이어렵다고느끼고있어서그런것같습니다. 일단 SNS 를통해홍보를하고가볍고재미있게홍보를하면많은청소년들이참여하지않을까요?...A1 청소년들은입시에많은관심을갖고있습니다. 그래서청소년들은활동을하는것보다공부에관련된일을더많이합니다. 또한많은청소년들은청소년참여위원회나청소년운영위원회를잘모릅니다... 청소년관련활동도입학사정관제에활동으로넣어 ( 가치를부여하면 ) 청소년들이 ( 참여 ) 활동을... 입시를위해하는활동이아닌 나와전국에있는청소년을위해봉사를한다. 는생각을할수있게할것같습니다....A3 참여위원회에비해청소년운영위원회의경우는대부분지역사회청소년기관에서활동하며방과후나주말시간을이용하고, 청소년들이참여하여함께즐기는프로그램들을제작하여운영하므로참여위원회에비해서는청소년들의좀더많은관심과참여가이루어지고있는것으로타났다. 특히청소년운영운여위위원회서경험한프로그램기획과제작과정은진로와취업에서도도움이되는것으로나타났다 (A7). 7 청소년참여기구의활성화방안 청소년참여사례대상자들은청소년참여기구가활성화되려면많은청소년들이청소년정책과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79

참여기구에관심을갖고참여하게해야하며, 이를위해선무엇보다도홍보가중요하다고주 장하였다. A1 은텔레비전광고를통해서라도홍보를강화할필요가있으며, A3 는다양한매 체를통한홍보전략을강구해야한다고주장하였다.... 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홍보를강화해야한다고생각합니다. 그리고중학생고등학생뿐만아니라대학생들까지함께해야한다고생각합니다. 청소년들중에는... 청소년참여위원회나청소년운영위원회를모르는친구들이많습니다. 그래서각학교마다청소년기구의홍보포스터를만들어학교게시판에게시를하고페이스북이나트위터를통해서혹은각종네이버나다음같은청소년들이많이사용하는인터넷에배너를달아홍보를하도록해야합니다. 그리고 ( 일선학교나지역사회의 ) 청소년축제등을통해참여위원회에대한홍보를꾸준히해야합니다...A3. 이상을종합하면청소년참여기구에서활동한청소년들은청소년참여위원회와특별회의가청소년정책을수립하는데있어서청소년들이의견을제시하고, 청소년들의의견을정책에반영할수있는매우유익한기구이며, 실제로참여활동을통해여러가지정책들을제안했던것으로나타났다. 이들은정책개발과수립과정에서조사와토론을통해청소년들의의견을수렴하고검증하는과정을경험하였고, 청소년들의권익을위해다양한체험활동과홍보활동을기획하고실행하는등, 매우적극적인참여활동을하였고이과정에서큰보람을느꼈던것으로나타났다. 청소년운영위원회의경우도, 청소년들을위한방과후프로그램들을청소년스스로만들어운영하는것에대해큰보람을느끼고있었으며, 이를통해창의성과자기표현력이증가하는등운영위원회참여활동의중요성을깊게인식하고있었다. 3) 청소년참여지도전문가의사례 1 청소년전문가종사기관과청소년참여기구지원경험청소년참여지도사례전문가들은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등에종사하는청소년지도사이다. 이들은자체기관에청소년운영위원회를운영하고있으며, 지방자치단체청소년참여위원회위원들의참여활동을지원하고있다. < 표 13> 사례대상청소년전문가종사기관과청소년참여기구지원 고유번호 종사기관 청소년참여기구지원경험 S1 청소년활동진흥센터 특별회의, 참여위원회 S2 청소년문화의집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18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S3 청소년수련관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S4 청소년문화의집 특별회의, 운영위원회 S5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S6 청소년진흥원 특별회의,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S7 청소년활동진흥원 총괄 S8 청소년문화의집 운영위원회 S9 청소년문화의집 참여위원회, 운영위원회 2 청소년참여기구에서의역할 청소년전문가들은자체기관소속인청소년운영위원회뿐만아니라청소년참여위원회나청 소년특별회의등에서도지역사회청소년전문가로서청소년위원들을측면지원하고있었다.... 청소년참여위원회와청소년특별회의를동시에진행하고있습니다... 매년특별회의출범식에서정해지는정책과제를바탕으로청소년들과실천의제를정하고홍보하고, 의견을수렴하여국가및지방자치단체에건의하는역할을맡고있습니다... S1. 3 청소년참여기구활동에서의보람청소년전문가들은함께작업한청소년들의정책제안이채택되어반영되었을때가장큰보람을느끼며, 청소년운영위원회지도사도청소년들스스로프로그램을구성하고성공적으로진행할때큰보람을느낀다고하였다.... 청소년들이건의한내용이실질적으로정책에반영되었을때가장기뻤습니다. 2009년건의한사이버홍보프로그램이인천시에서전면적으로수용하여실제시행하였고, 올해는청소년특별회의에서청소년재능나눔교실사업의가치를전면수용하고채택하여앞으로시행될예정입니다... 4 청소년참여기구에서의힘든점청소년전문가들은청소년들이건의하는정책내용이간혹청소년참여기구의관할부서소관이아닐경우, 받아들여지지않는것이가장힘들고속상하다고하였다. 예를들면청소년들의건의상항이나정책제안은현제도상교육과학기술부나교육청에관련되는것이많은데, 이럴경우, 관할중앙부서인여성가족부에서이러한내용을반영하지못한다는것이다. 청소년참여기구또한여성가족부체계내에있어서, 참여위원이나운영위원들이직접교육청이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81

나교육과학기술부를방문하여건의하는것도제도적으로받아들여지지않는현실적인문제 가있다고진술하였다. 5 청소년참여기구의중요성중앙관련부서간의이해관계에따라청소년참여활동에일부제약이따리지만대부분의청소년전문가들은청소년참여기구의중요성과참여활동의의미를높이평가하고있었다. 이들은청소년개인의입장에서볼때다양한청소년들을만나경험을공유하며생기는자신감과사회성은물론주도적인역량등이현저하게늘어나는것을지도자로서자주목격하게되고청소년이직접참여하여자신의권리와책임등을주장하고목소리를내는과정에서전체적인청소년환경과프로그램들이질적으로성장하고있다는점에서청소년참여기구의역할을매우고무적으로평가하고있었다. 6 청소년들의청소년참여활동이저조한이유청소년전문가들은청소년참여활동이저조한이유로홍보의부족과청소년이처한전반적인환경을가장많이손곱았다. 따라서청소년운영위원회, 참여위원회, 특별회의, 학생회등에서의청소년의권한과책임을강화해야할필요가있으며, 이런참여기구들을좀더방송을통해공격적으로홍보할필요가있다고주장하였다. 또한청소년참여기구운영시청소년지도사뿐만아니라토론전문가, 정책영역의전문가들이대거참여하여정책을만드는과정과내용의질적인부분도함께향상시켜야할필요성이있다는지적도있었다. 7 청소년참여기구의개선점청소년전문가들은보다많은청소년들이청소년정책개발에참여하고, 청소년들을위한올바른정책을제안하기위해서는청소년들의역량을키우는일이중요하며이것은우리사회건전한환경구성과관할부서들간의유연한협력체계가절실히요구된다고주장하였다. 특히이들이생각하는개선점은청소년관할업무의부처통합이시급히이루어져야하는것이었다. 관할부처가달라청소년들이제안한정책반영의속도가느리고, 정책제안에대한피드백도미흡하여정책개발이효율적으로진행도지못하고있다고주장하였다. 또한청소년특별회의나청소년참여위원회가앞으로새로운정책을계속양산하기보다는그간의좋은건의사항들이얼마나성과를거두고어떻게진행되고있는지정확하게파악하여지속개발이가능한정책을만들어내는것이필요하다고주장하였다. 18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4. 결론 본연구에서는청소년정책이청소년들에게보다실질적인도움을주기위해서는정책개발과정에청소년들의참여가보다더확대되어야한다것을전제로시작하였다. 이를위해현재시행되고있는청소년정책참여기구에대하여알아보고, 청소년들이청소년참여기구에얼마나많이참여하는지살펴보고자하였다. 연구결과청소년들은대부분청소년참여기구의존재와내용을알고있지못했으며, 결과적으로청소년참여기구에참여하여활동하는청소년들도그수가매우적은것으로나타나, 현재개발되고시행되는청소년정책들이청소년들의수요와다른정책의내용을담고있을수있다는우려를갖게하였다. 따라서청소년정책참여기구에홍보를보다강화하여많은청소년들이참여기구의성격과역할을제대로알고보다적극적으로정책개발에참여하도록독려할필요가있으며동시에청소년들이건강하고능동적인자세로자신들의문제를풀어나갈수있도록이들의제반역량을강화시키는것도정책의중요한방향이되어야할것이다. 본연구는조사과정에서청소년들에게청소년참여기구의기능과중요성을부각시키고, 청소년참여기구에대한청소년들의인지실태와그원인을분석하여앞으로참여기구의활성화를위한기초방안을마련했다는점에서그의의를찾는다. < 참고문헌 > 여성가족부. 2011. 청소년백서. 여성가족부. 2012. 대한민국청소년참여기구의운영과성과보고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0. 초중고창의적체험활동과청소년활동정책의연계방안연구. 연구보고 10- R08.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2011. 청소년참여활동의현황과방향. 청소년정책과청소년참여 183

청소년이만들어가는새로운인문적공론장 정세청세 윤한결, 이윤영 1. 들어가며 민중 (demos) 에의한지배 (kratia) 라는어원을가지고있는민주주의 (demokratia) 는사실상인류의역사이래한번도완벽하게실현된적이없다. 어느시대어떤지역에서도공동체내에서인간의공존을위한의사결정과정에서의권한이모든공동체구성원에게고르게나누어진적은없었으며언제나정치적의사결정과정에서는배제된자들이존재해왔기때문이다. 이런상황에서이미존재하는공동체의불평등한질서를강화하고존속하려는치안의논리는결국불평등의체계를합리화하기위해배제된자들을구조적으로억압하는결과를초래해왔다. 따라서민주주의의역사란공동체의의사결정과정에서배제되고그결과로이미권력을차지한집단의통치에의해지속적인배제와억압을견뎌야했던이들이통치의장으로진입하기위해일으켰던불화와투쟁의역사, 즉민주화의역사에다름아니다. 해방이후한국사회에서의민주화역시무력을통해통치권력을독점한집단과이들로부터통치권력을민중에게로해방하려는민주화세력이일으킨불화와투쟁의역사였다. 그러나 1987년독재군부정권의시대가민중들의힘에의해막을내리면서한국사회는이른바절차적민주주의, 또는형식적민주주의라불리는새로운사회질서를확보하게되었다. 그러나어떠한정치적주체화과정도없이그전까지국가공동체의의사결정과정에무관심했거나무지했던이들, 혹은독재적권력의억압하에통치에대한시민적권리를행사할능력을키우지못하고생업에열중할수밖에없던이들이형식적인민주시민으로변신한다고해서민주주의가실현된것은아니었다. 그후 20여년이지난현재, 우리는과연민주주의국가에서살고있는가? 즉, 우리의국가공동체는민주주의의주체인민중에의해, 혹은그들의의견을정확히반영하는대표자들의통치에의해운영되고있는가? 이러한물음들앞에무력감을느낄수밖에없는이유는지난 20년, 특히최근 5년이명박정부동안한국에서일어난정치적후퇴와수많은분열 청소년이만들어가는새로운인문적공론장 정세청세 185

양상을, 그리고바로어제일어나버리고만박근혜의대통령당선마저우리가목격했기때문이다. 해방이후부터고질적인좌 우익분열, 그리고그와궤를같이하는지역간대립은여전히건재하다. 뿐만아니라신자유주의의세계화와맞물려국민들사이에는새로운분할선이그어지고있는것처럼느껴진다. 최근미국에서시작된 월가를점거하라 (Occupy Wall Street) 가내걸었던 1대 99 라는구호가말해주듯, 한국뿐만아니라전세계는걷잡을수없는경제적양극화로인한계층간대립이심화되고있다. 뿐만아니라세계화가진행됨에따라서로다른문명과민족에대한적대감과배타성의증가로인해인류는전에없는혼란과위기상황에직면해있다. 그렇다면이러한국내 국외의총체적혼란상황을극복하기위해서는무엇이필요할까? 본논문에서는이에대한대답으로한국에서미완의민주주의에대한완성의노력과함께, 위에서언급한전지구적위기와혼란상황의문제들을자신의문제로여기는새로운세계시민적정치주체의탄생가능성을새롭게자라나는청소년을대상으로타진해보고자한다. 세계시민적민주시민의주체로청소년을주목한이유는물론이들이담지하고있는보편적성격을고려했기때문이다. 청소년은어느세대보다도인종과이념, 지역에상관없이이세계를순수하고보편적인눈으로바라보고경험할수있는능력을지녔기때문이다. 물론민주주의의장에서포함과배제의관계로고찰해보았을때청소년역시한국사회와인류의민주주의역사에서아직온전한주체로인정되지못하거나배제되어온계층이다. 이들에게선거권이부여되지않는것이그단적인예이겠지만, 그러한단순한이유로이들이민주주의의주체로서배제되어왔다는것을설명하기에는부족하다. 청소년, 특히현재한국사회에서청소년은학생이상의정체성을부여받지못하고있다. 즉, 보호대상, 기존의법칙을따라야만하는존재, 부여된것을따르고그를습득해야만하는주체. 불완전하고유약하며, 아직삶의기술을습득하지못한자이기때문에 수동적으로 모든것을결정받아야하는대상으로밖에여겨지지않는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들은학생이기때문에교과이외의사유, 행동, 경험등에대한가치평가자체를거부당한다. 한번도스스로판단하고선택한경험이없 ( 어야하 ) 는, 새로운모험과도전없이교실에앉아주어진시험지와사투하는것밖에해보지못한아이들은자신이한생명체로서어떻게살아야하는지배우지못하고있다. 이러한과정속에서는평등하고정의로운세상을꿈꾸는, 민주시민에적합한인간으로서청소년은탄생할수없다. 1) 그러나이는청소년에게국한된것이아니라자본주의의망령이되어가는모든사람들에대한은유로보이지않는가? 그렇기에다른세대와청소년이다른점이있다면그것은이들이새롭게민주주의의능력을키울수있는가능성을담지하고있는세대라는것이다. 한사회를살아가는일원으로 1) 이윤영, 혁명의새로운방법 < 한겨레신문 > 2011.04.18 일자인용 186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서청소년또한그들의존재에대한목소리를낼수있는통로가필요하며, 그것이수렴될수있는장치가필요하다. 그리고그들에게는민주적시민으로성장할수있는기회와훈련의시기가필요하다. 민주주의의기본원리가평등한공생의원리, 하나의공통된주인 으로서공감하고공생할수있는능력이라고한다면, 청소년기는그를훈련할수있는유일한시기이다. 그러므로청소년은선거권이없으므로무관심해도되는, 혹은정치적으로중립이어야하는계층이아니라, 민주주의라는제도와그기능, 가치를체득할수있기에가장급진적정치주체여야한다. 그렇다면한국의입시경쟁체제의압박속에갖가지제한조건에묶여있는대한민국청소년은어떻게민주적시민에게필요한능력들을훈련할수있을까? 본논문에서는이에대한하나의사례로부산의청소년을위한인문학서점, 인디고서원에서 2007년처음시작해 2012년현재전국 17개도시에서동시에열리고있는청소년토론의장 정의로운세상을꿈꾸는청소년, 세계와소통하다 ( 이하정세청세 ) 를주목했다. 정세청세는인디고서원에서인문학을함께수학하던몇명의청소년들이사회로부터주체화과정을박탈당한다른청소년들과함께스스로배움을찾고소통을통해세계시민적가치와실천을나누고자만들어진청소년토론의장이다. 본논문에서는정세청세가청소년들에의해처음탄생하고성장하여지금에이르기까지의과정을세시기로나누어살펴보고자한다. 첫번째시기는 정체성확립시기 로서 2007, 2008년두해동안처음정세청세가탄생할때의취지와목적, 그리고그를실현하기위해만들어진몇가지원칙들을분석해본다. 두번째시기는 전국확장시기 로부산에서만열리던정세청세가어떻게전국적으로확장될수있었는지, 그리고그에따른민주적공론장으로서어떤질적성장을이루었는지살펴본다. 마지막으로세번째시기는 기획팀연대및조직화강화시기 로전국 10개지역이넘는곳에서동시에진행되는행사로성장하면서전국적규모의정세청세가어떻게서로연대하고조직적인체계를이루려는노력을했는지고찰해보고자한다. 2. 본론 정세청세는 2007년, 청소년을위한인문학서점인디고서원에서진행하는인문학수업에서시작되었다. 인디고서원은청소년 (14세 ~19세 ) 대상으로인문학수업을진행하고있고, 이는인문학도서를읽고글을써와새로운담론을만들거나실천방안을고안해내어그를실제로실현하는수업이다. 정세청세역시인문학수업을통해창안된아이디어로, 18세청소년들에의해최초기획되고진행되었다. 2007년을시작으로해를거듭해가며다양한시행 청소년이만들어가는새로운인문적공론장 정세청세 187

착오를거쳐지금까지의정세청세의기본적인틀과원칙들을만들어나갔다. 본논문에서는정세청세를세개의시기로나누어각시기에서드러난특성을중심으로새로운민주적공론의장으로서정세청세를분석하고자한다. 세시기는 1) 정체성확립의시기 2) 지역확장의시기, 3) 기획팀연대및조직화강화시기로나누어서살펴볼것이다. 1) 정체성확립시기 2007년부터 2008년까지는정세청세가처음부산에서시작되고정착된시기로, 정세청세의기본적인원칙들이확립된시기이다. 이시기에대한연구는인디고서원에서인문학수업을듣던고등학교 2학년생들이정세청세를기획하는과정에서부터초기에행사를운영해가면서프로그램의형식과토론원칙들을정립해나가는과정을분석함으로써, 청소년의주체적인행사기획과진행을중요한골자로하는정세청세의정체성을검토해본다. (1) 정세청세의탄생 : 2007 년 1 청소년, 희망의인문학을기획하다정세청세가처음기획된계기는 희망의인문학 이라는책이었다. 노숙자, 빈민, 죄수등사회의소외계층들이빈곤한이유가정신적삶을접할기회가없기때문이라는점을간파한미국언론인얼쇼리스가고안한인문학전문교육과정인클레멘트코스를소개한책이다. 대학수준의인문학강좌를수료한빈민층은자존감을회복, 사회가부여한빈곤을벗어나스스로재기할수있는가장강한힘을부여한것이인문학임을확인할수있는책이다. 얼쇼리스는이들의삶에서진짜필요한것이무엇인지에대해성찰하였고그결과정치적삶의부재가빈곤의원인이라고말한다. 인간의삶은사적인삶만존재하는것이아니다. 공적인삶도존재한다. 이공적인삶이바로정치이다. 시민으로서그가가진장점은개인으로서그가지닌단점을보완해준다. ( 중략 ) 즉가난한이들을진정으로도울수있는길은그들을우리와똑같은존재로존중해주는것, 공적인삶의영역에서시민으로대우하는것이다.( 인디고아이들, 2007) 인디고서원의 18세청소년들이 희망의인문학 을통해서깨달은것은바로공적인삶의필요성과그것의보편성이다. 인간은불완전하고그렇기에사회적존재일수밖에없다. 즉, 개인의힘 ( 사적 ) 으로해결할수없고다룰수없는삶의영역이필수불가결하게존재한다는것이다. 그영역을공유하여인간다운삶을영위할수있도록하는것이정치라할수 188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있다. 그런데현재우리공적인차원에서해결되어야할문제까지도개인능력의문제로간주하는경우가많다. 예를들어사교육시장이비정상적으로거대하여빚을내면서까지사교육시장에발을들여야하는현실인데, 그로인해생겨난부채는능력없는부모탓이고, 공부를못하는학생본인의능력부족이다. 하지만이는분명개별적으로생겨난고통이아니거니와개인의능력으로해결될수있는부분이아니다. 하지만현재우리사회는이를당당히공적담론으로이끌어해결방법을찾아낼능력도, 그만큼공적영역이준비가되어있지않다. 학교내에서청소년또한마찬가지다. 경쟁과주입식교육의고통은개인이오롯이받고있지만, 이를해결해줄공적영역은전무하고이에진입할수있는기회마저드물다. 스스로그고통을해결할수있는방법을찾으려해도, 용인되지않거나인정받지못한다. 야자시간에단행본책을읽으면강제압수당한다는사실은이제기정사실이되어버린슬픈현실이다. 인문학을배운다는것은단순히교양과지식을쌓는것이아니라, 우리에게공적인삶이필요하며, 이를향유하기위해서자유와책임의능력을키워야함을자각하게한다. 공적인영역에속할수있도록하는힘, 그를지속할수있도록하는것이인문학이라고한다면, 그것을학습하는과정은곧민주적시민이되는것, 민주주의의실현이다. 클레멘트코스에서발견한인문학의가능성은단순히기적과도같은것이아니라, 인간의정치적인삶에대한중요성과보편적필요성의확인이었다. 인간이인간답게살수있기위해서는공적인삶을회복해야한다. 즉, 민주주의의실현이다. 여기서정세청세를기획한청소년들의물음은시작된다. 경제적으로빈곤하든그렇지않든, 과연오늘날우리사회의청소년들은공적인삶을향유하고있는가? 자발적이고주체적인생각의자유를누리고, 그를공적으로발언할기회를가지고있으며, 그를실천할수있는능력을학습하였는가? 하루는학교에서이런일이있었다. 문학수업시간에선생님께서우리반학생들에게질문을하시면서이질문에는답이없고단지자신의생각을말하면그것이답이된다고하셨다. 하지만놀라운것은우리반아이들 ( 나를포함한 ) 은하나같이머뭇거리며 모르겠습니다. 라고대답했던것이다. 이대답은정말모른다기보다는 생각하기귀찮습니다. 라고말하는것같았다. 나도내가그런대답을한것이부끄럽지만자신의생각을자신있게말로표현하지못하는우리들의현실이너무나도안타까웠다. 우리는우리도모르게주어지는지식과생각에만익숙해져서, 스스로생각하는것을귀찮아하고있었고, 자신의생각을친구들앞에서당당하게말하는것을부끄러워하고있었다. 이것이바로 스스로행동하지못하는비자율적인인간 이아니고무엇이란말인가?( 인디고잉 2007/05, 5) 우리사회에서인문학이필요한사람은누구보다도 청소년 이라생각합니다. 클레 청소년이만들어가는새로운인문적공론장 정세청세 189

멘트코스가대상으로삼았던사회의소외계층은자신에대한자존감이부족하고사회에서소외당하고배척당하는빈곤한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사회에도또한빈곤하게살아가는사람들많습니다. 그리고그중자본의차원에서빈곤하지는않더라도, 더심각한자존감에있어서빈곤을겪고있는계층이있습니다. 그들이바로우리나라의주입식교육으로수동적으로살아가며, 획일화된교육에자기자신의꿈을펼치지못하는청소년들입니다. 그렇기에우리에게필요한 희망의인문학 의대상이자주체는청소년이되어야한다고생각합니다. 위에서아래로의주입적이고강압적인교육이아닌청소년들이스스로배우고나누는주체적인교육의장, 나와나를둘러싼이세상을향한시야를소통을통해넓혀갈수있는사랑과공감의장. 이를통해잃어버린자존감과인간됨을회복하는장이바로정세청세입니다.( 인디고잉 2010/11, 26) 정세청세의시작은주체적시민으로서삶을학습하고있지못한대한민국교육현실에서자존감을회복하고주체적이고능동적인시민으로성장하기위해청소년스스로가만들어낸교육의장이자소통의장이다. 사상적이고제도적인차원에서민주주의를실현하려했던이전세대들의목표와는달리, 가치로서의민주주의를가능하게하려는하나의운동인것이다. 이에따라정세청세기획팀은프랑스아동독본 좋은시민이되기위해서 에서영감을받아 15가지덕목을 2007년부터 2009년까지주제로사용, 그리고실제토론하는데에이를적용하여진행하였다. 프랑스의 좋은시민이되기위해서 라는아동독본은제목그대로 좋은시민이되기위한 15가지덕목을소개해놓은그림책이다. 15가지덕목은 선택한다는것, 수락한다는것, 거절한다는것, 지켜야한다는것, 관용한다는것, 저항한다는것, 뛰어든다는것, 위험을남에게알린다는것, 의심을갖는다는것, 아는것과믿는것, 참여한다는것, 대화를한다는것, 자기의견을밝힌다는것, 자기통제를한다는것, 항거한다는것 인데, 이방법들은 좋은시민이되기위한 방법이기도하지만, 좋은사람을만드는교육방법 이라고해도모자람이없다. 15가지덕목들은모두 나 가주체가되어실행해야하는것들로, 내가사유하고판단하며, 결정하여실천해야만할수있는것들이다.( 인디고잉 2007/05, 5) 2 진행의특성정세청세에서다루는주제는대체적으로굉장히근본적이면서도실천가능한인문적가치에대한것들이다. 사랑, 자유, 정의, 평등, 희망등인간의삶에서보편적으로갖추어야할가치들의의미에대해물음을던지거나, 꿈이나가치관, 정체성등에대한질문도끊임없이함께던지고있다. 때에따라화제가되고있는이슈를논하기도하지만, 큰틀은이를벗어나지않는다. 이는정세청세가지식을축적하거나토론을통한의제를선택하고그에 190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

대한해답을내리기위한것이기이전에, 인간이인간답게살기위해멈추지않아야할기본적이고근본적인물음들을던지고자하는최초의기획취지때문이다. 그렇기에정세청세의토론방식역시이러한이유에서특정한양식을띈다. 정세청세의토론방식은찬반을나누어서로경합하는방식이아니라, 다양한의견이오갈수있는자유토론방식이다. 토론은 8명에서 10명으로이루어진조별로진행되는데, 정세청세를기획한청소년기획팀이각조에배정되어토론을이끌고중재한다. 토론시정해진규칙은두가지로, 1) 말하는상대의눈을바라볼것, 그리고 2) 상대의말에경청할것이다. 정세청세가자신의의견을관철하기위한토론이아니라다른의견을듣고, 의견들을수렴하여함께더좋은의견으로개진하는데에목적이있기때문에이러한진행규칙이필요한것이다. 정세청세의또한가지독특한점은토론주제를영상을통해서공유한다는점이다. 매회정해진주제가있지만, 그주제에적합한짧지만물음을던져사유를이어갈수있는영상을토론전에함께상영한다. 이는종이매체에익숙하지않고독서의기회를박탈당한오늘날의청소년현실을십분반영한것이다. 보다열린공론의장을마련하기위한매개체로텍스트보다는거부감이적고접근성이높은영상을선택했다. 영상은 EBS에서방영하는 지식채널-e 를채택했으며, 이는지식채널-e가모토로하고있는 생각할수있는힘, 감성적지식 은이들이추구하는청소년들에게필요한주체적인사유능력과정확히일치하였기때문이다. 3 청소년의, 청소년에의한, 청소년을위한정세청세의정체성을가장크게대변하는특징은바로그것이청소년들의주체적기획과진행, 그리고자발적참여로이루어진다는데있다. 이는정세청세를처음기획하고진행한최초의기획팀으로부터현재까지계속되어온가장중요한원칙이자전통이라할수있다. 청소년기획팀의역할은기획회의를통해각회별주제를정하고그에관련한영상을선정하고토론을이끌어가기위해조장으로서토론내용을준비하는내용적인것에서부터, 장소를구하고홍보를하며명찰과출석부, 사회대본, 필기도구를준비하는등실무적인부분까지행사전체를총괄한다. 행사를열기위한일련의준비과정은행사주기별로정해진기획회의날짜를통해이루어진다. 행사의기획, 진행, 마무리까지모든과정을청소년들이전담하는이유는정세청세의탄생이유와맥락을같이한다. 어른들이만들어놓은장에서좋은이야기를나누는대상으로서청소년이아니라, 공적삶에서필요한담론을형성하고, 그를여러사람의의견을통해개진하며, 토론이후에실천적변화를이끌어내고이에책임을지는모든과정을청소년이해내야하는능력이라는것에기초하기때문이다. 또한 19세이상 (20세부터) 은결코토론에참여할수없으며, 사전에미리통보하여허가 청소년이만들어가는새로운인문적공론장 정세청세 191

받지않으면참관도불가하다. 이는 청소년들의의견, 청소년들의사유는 성숙하지못한, 결점이많은 것으로간주하여중요하게고려 되지않고있는현실에서, 스스로생각할수있는능력을이미갖고있는청소년들은오히려어떤권력과이익에얽매이지않은정직한사유를할수 있도록하기위한장치이다. (2) 기획팀운영의체제화 : 2008 년 1 기획팀역할분담 2008년은첫해인 2007년보다훨씬체계적으로운영되었다는점을발견할수있다. 우선기획팀운영에서그변화가확실하다. 2007년에청소년으로참여하거나기획팀으로활동했던팀원이대학생기획팀으로합류하면서역할분담이확실해졌고, 오프라인뿐만아니라온라인에서도소통이용이하도록포털사이트에기획팀과정세청세참여자카페를각각개설하여운영하였다. 18세청소년들에의해운영되었던 2007년정세청세는제도권교육과정에서시간과공간적제약이있을수밖에없었다. 또한초기운영에있어함께의논하고결정해야하는과정이었기때문에, 역할을분담하기보다기획팀원모두가함께작업을하는경향이있었다. 특별히정해진역할을나누거나담당자를결정하지않았던탓에회의를진행하는추진력이나행사전반을준비, 정리하는것에비효율적인점이있었다. < 그림 1> 조직변화도 2008년에들어서면서정세청세를기획하거나토론회에참여했던청소년중 20세이상이된청년과청소년이기획팀으로구성되었다. 동일한나이의청소년들로만구성되었던 2007 년도와는달리, 비교적자유롭게시간운용이가능한대학생팀원이생겼고, 청소년기획팀역시중학생부터고등학생까지다양한나이의청소년들이모이면서자연스럽게역할분담이이루어졌다. 특히, 2008년부터팀장이선정, 기획팀자체를보다추진력있게이끌어갈수있게되었다. 192 2012 민주주의연구과제 < 사회통합과민주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