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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론(佛身論)의 문제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정 호 영** 1) 불교를 붓다의 가르침이라고 할 때 붓다는 누구이며 또 그의 가르 침은 어떠한 것인가라는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느 하나 간단히 답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교의 오랜 역사 속 에서 붓다에 대한 이해와 그의 가르침에 대한 해석이 실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대승장엄경론 (大乘莊嚴經論)1)에 처음 언급되고 있는 자성신(自性身, svābhāvikakāya) 수용신(受用身, sāṃbhogikakāya) * 이 논문은 2006년도 충북대학교 학술연구지원사업의 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This work was supported by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Grant in 2006). **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 1) 대승장엄경론 은 미륵(彌勒, Maitreya) 논서의 하나로 전승되고 있다. 유 가행 유식학파의 성립과 깊이 관련된 미륵이라는 인물의 실재 여부에 대해 서는 상이한 논의가 있지만 宇井伯壽는 270~350년경의 실재인물로 간주한 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대승장엄경론 의 頌은 미륵의 저작으로, 산문 주석은 무착이 미륵으로부터 송을 듣고 이를 세친에게 전했으며, 세친은 무착의 교시에 의해 주석을 쓴 것 으로 보고 있다( 大乘莊嚴經論硏究. 東京:岩波書店, 1961, p.2). 대승장엄경론 의 텍스트는 Sylvain Lévi의 산스크리트본(Mahāyānasūtrālaṃkāra, Exposé de la Doctrine du Grand Véhicule, 1907; 京都:臨川書閣, 1983 복간)과 Prabhākaramitra(波羅頗蜜 多羅, 565~633)에 의한 한역 그리고 티베트어역이 현존한다. - 101 -

2 人文學志 第35輯 변화신(變化身, nairmāṇikakāya)의 삼신(三身)에 초점을 맞추면서, 어떠한 불타관이 그리고 그것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삼신설로 귀결되 는가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와 같은 삼신론의 형성과정 에 대한 논의는 다음의 문제의식을 수반한다. 즉 대지도론 에 보 이는 법신 화신의 이신론(二身論)이 대승장엄경론 에서 삼신으 로 전개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대지도론 의 법신ㆍ화신은 유 부의 법신 색신의 이신론과 어떻게 다른가, 색신의 유루(有漏) 무 루(無漏)를 둘러싼 유부와 대중부의 논쟁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의 문제가 그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 제들을 역사적 전개의 맥락에서 서술토록 한다. 1. 붓다의 두 면모, 영원한 법칙과 초자연적 능력 팔리 니카야 와 한역 아함경 등의 초기불교 문헌에서 불타 는 두 가지 측면으로 기술된다. 붓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육신의 존재라는 점이 그리고 시기 질투의 대 상이 되어 모함을 당하기도 하며 붓다의 설법에 만족하지 못하고 교 단을 떠나거나 계율을 깨뜨리는 사문이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등의 인간적인 면모가 초기 경전의 전반에 걸쳐 여실하게 그려져 있다. 그 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고 이 세 상을 떠나는 등의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대지가 진동하고 사방에서 무 량한 광명이 비치는 등의 기적이 발생하였음이 기록되어 있으며, 붓 다 자신에 관해서도 그가 수행을 통해 얻은 신족통(神足通)2) 등의 초 2)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여섯 가지 앎(abhiññā, 神通)의 하나로서 신족통 (iddhi-vidha)은 무애 자재하게 몸을 나타내는 초자연적인 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디가니카야 수바경 에는 하나인 채 여럿이 되기도 하고, - 102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3 인간적인 신통력이 여러 곳에 언급되어 있다. 그가 임종에 이르는 과 정을 전하는 대반열반경 에는 그가 원하기만 하면 수명을 1겁 또 는 겁의 끝까지 연장할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3) 현대의 우리로서는 이러한 초자연적인 기적이나 초인간적인 능력 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붓다가 수행을 통한 신통력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 다.4) 그러나 그는 이것이 궁극적인 열반을 실현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는 점에서 매우 비판적이며 나아가 적극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붓다의 설법의 요체는 합리적인 설득에 있다. 그는 신 통력에 의지하여 불합리한 믿음을 유도하지 않는다. 한 예로 디가 니카야 의 케왓다경 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세존께 깊은 믿음을 가 질 수 있도록 신통의 기적을 나툴 수 있는 비구 한 명을 지명해 달라 는 장자의 아들 케왓다의 요구에 대해 붓다는 그러한 법은 설하지 않 는다고 하며 거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번의 요청이 이어지자 여럿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한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벽이나 담 이나 산을 아무런 장애 없이 통과하기를 마치 허공에서처럼 한다. 땅에서도 떠올랐다가 잠겼다 하기를 물속에서처럼 한다. 물 위에서 빠지지 않고 걸어 가기를 땅 위에서처럼 한다. 가부좌한 채 허공을 날기를 날개달린 새처럼 한다...심지어 저 멀리 범천의 세상에까지도 몸의 자유 자재함을 발한다. (각묵스님 옮김 디가니까야 1권, 울산:초기불전연구원, 2005, pp. 521-2)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경은 붓다의 직접적인 설명이 아니라 아난다 가 붓다의 말씀을 바라문에게 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3) 많은 사람들을 위해 1겁을 이 세상에 머물러 달라 는 아난다의 간청에 대해 이미 수명을 버리기로 한 불타는 사여의족(四如意足)을 닦은 사람은 누구 나 1겁 동안 머물 수도 있고 겁이 다하도록 머물 수도 있다 고 하며, 그 수행이 완성된 여래가 원하기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한다(각묵스님 옮김, 디가니까야 2권, p.231 이하). 4) 출가생활의 결실을 설명하는 디가니카야 의 사문과경 (沙門果經)은 戒와 定에 대한 설명에 이어 身足通, 天耳通, 他心通, 宿命通, 天眼通, 漏 盡通의 육신통의 설명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여 육신통은 계 와 정의 수행을 통해 획득된 지혜이다. - 103 -

4 人文學志 第35輯 붓다는 자신의 세 가지의 기적(pāṭihāriya, 神變)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러 가지로 몸을 나투는 일(神通神變=神足通), 남의 마음을 알아 드 러내는 일(ādesanā-pāṭihārya, 觀察他心神變) 그리고 가르침의 기적 (anusāsanī-pāṭihārya, 敎誡神變)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붓다는 앞의 두 가지에 대해 지혜 가 아닌 다른 방법, 구체적으로는 간다리, 마니 카라는 주술 에 의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스로 탐탁하지 않 게 여김을 토로한다. 그리고 가르침 의 기적으로서 계 정 혜의 각 단계들을 세밀하게 이야기한다.5) 말하자면 몸가짐을 바로 하는 법, 마음가짐을 고요하게 하는 과정의 여러 단계,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해탈의 지혜에 이르는 구체적인 길을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많은 사람 들을 열반으로 인도하는 기적이라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는 가르침(anusāsana, 敎誡 敎示)의 행위야 말로 붓다 가 행한 기적이라는 것이었다. 개별적인 인격을 떠나 행위가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위의 이야기는 가르침과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으면서 도 붓다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구조로 이해된다. 이에 대해 다음의 이야기에서는 강조점이 다르다는 점을 쉽게 파악 할 수 있다. 심한 질병으로 도공의 집에 머물고 있던 사문 와칼리는 사람을 보내 붓다에게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 요청을 받아들여 붓다가 와칼리의 처소를 찾았을 때 와칼리는 오랫동안 붓다를 뵙기를 바랐으나 병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붓 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참으로, 와칼리여, 그대는 부패할 몸 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법(法, dhamma)을 보는 자, 와칼리여, 그는 나를 보는 것이며, 나를 보는 자 그는 법을 보는 것이다 6) 그 이후 5) 각묵스님 옮김, 디가니카야 1권, p.537 이하 참조. 6) Alam Vakkali kiṃ te pūtikāyena diṭṭhena. Yo kho Vakkali dhammaṃ passati so maṃ passati. Yo maṃ passati so dhammaṃ passati. (S iii, 120. Guang Xing, The Concept of the Buddha, London: Routledge Curzon, 2005, p.207 주18에서 재인용). Guang Xing에 의하면 한역 잡 - 104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5 몸 지각 관념 의지 의식의 오온(五蘊)의 무상함에 대한 대화가 이어진다.7) 여기에서 법은 붓다의 가르침의 내용을 의미한다. 법은 보다 구체적 으로 연기를 핵심으로 하는 붓다의 가르침이며8), 연기가 영원한 이법 이듯이 법 또한 불변의 진리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법과 일치되고 있는 붓다는 육신의 붓다를 지칭하는 것일 수 없다. 위의 병 든 와칼리와의 대화에서 몸(rūpa, 色) 등의 오온이 무상하다는 점에 붓다의 육신도 제외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의 이야기에서 법은 기본적으로 붓다의 가르침이지만, 전체적 맥락에서 참다운 것은 육신 의 붓다가 아니라 법을 깨닫고 법을 실천하며 법과 하나가 된 붓다라는 관점을 읽을 수 있다. 말하자면 붓다의 색신(色身, rūpakāya)이 아니라 법신(法身, dharmakāya)이 강조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2. 불신의 유루 무루 법신, 색신의 용어가 초기불교 문헌에도 등장하지만 이들이 불신론 과 관련하여 이신론(二身論)의 형태로 정립된 것은 적어도 기원후 2 세기에 성립된 비바사론 (毘婆沙論, Vibhāṣā)에서라고 한다.9) 광 아함 과 증일아함 의 2곳에 와칼리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위의 구절은 없다(그의 책, p.72). 7) C. A. F. Rhys Davids ed., The Books of Kindred Sayings, London: Pali Text Society, 1975, p.101 ff. 8) 연기를 보는 자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 연기를 본다 (若見緣起 便見法, 若見法 便見緣起, 中阿含 象跡喩經 大正1, 467a). 9) 법신과 색신의 2신이 大智度論 에서 처음 사용되었다는 일반적인 지적에 대해 Guang Xing은 Yinshun의 연구결과에 따라 비바사론 이 카니쉬카 왕 이후 그리고 대지도론 의 성립이전, 구체적으로는 기원후 2세기경에 성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2신론이 처음 문헌에 보이는 것은 설일 - 105 -

6 人文學志 第35輯 싱은 그 구체적인 예로 여래가 이 세간에 태어나 이 세간에 있으면서 나아가고 머물지라도 세간의 법에 염오되지 않는다 10)는 초기불교 경 전의 구절에 대한 대중부와 설일체유부의 대립적 해석을 적시하고 있 다.11) 구체적으로 비바사론 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혹자는 불(佛)의 생신(生身)이 무루(無漏)라고 고집한다. 대중부가 그러하다. 경에 여래가 이 세간에 태어나 이 세간에 있으면서 나아가 고 머물지라도 세간의 법에 염오되지 않는다 고 한다. 이로써 여래의 생신이 무루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잘못된] 고집 을 끊기 위해 불의 생신이 참으로 유루(有漏)임을 밝힌다...그들은 법신에 의거하여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이다. 경에 여래가 이 세간에 태어나 이 세간에 있으면서 라는 것은 생신에 의거하여 설하는 것이 다. [또 경에] 나아가고 머물지라도 세간의 법에 염오되지 않는다 는 것은 법신에 의거하여 설하는 것이다.12) 체유부의 비바사론 에서이다. Guang Xing, 위의 책, p.19 이하 참조. 10) 잡아함 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붓다가 코살라국에 있을 때 유행한 후 한 곳에 정좌하였는데 한 바라문이 그를 찾아오다 발자 국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그 발자국에는 천개의 살을 가진 수레바퀴 모양이 선명하였다. 인간이 이런 발자국을 가진 것을 보지 못했다. 누구인지를 찾 으리라 생각하며 발자국을 따라오니 붓다가 찬란한 금색을 띄고 삼매에 들어 있었다. 그대는 신(天)인가 그대는 용인가 등의 물음 끝에 그대는 인간인가 라는 질문을 하였다. 이에 대해 붓다는 그들은 모두 번뇌로 말미 암아 생긴 것이라 하며, 자신은 모든 번뇌 루(漏)를 끊었다고 한다. 그러 면서 마치 연꽃이 물속에 살지만 물에 묻지 않는 것처럼 나는 세간을 살지 만 세간에 물들지 않으며 (我雖生世間 不爲世間著, 大正2, 28b), 궁극적으 로 생사를 넘었으므로 붓다로 불린다고 말한다. 별역잡아함 에는 我亦 如是生世間 同於世間不染著 (大正2, 467b)으로 되어 있다. 11) Guang Xing, 위의 책, p.54. 12) 或有執 佛生身是無漏. 如大衆部 彼作是說. 經言 如來生在世間 長在世間 若行若住 不爲世法之所染汚. 由此故 知如來生身亦是無漏. 爲遮彼執 顯 佛生身定是有漏...彼依法身故 作是說. 經言 如來生在世間長在世間者 依生身說. 若行若住 不爲世法之所染汚者 依法身說( 아비달마대비바사 론 大正27, 229a). - 106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7 여기에서 보듯 유부에 속하는 비바사론 의 논자는 색신의 무루 (anāsrava)를 주장하는 대중부를 비판하여 색신은 어디까지나 유루 (āsrava)임을 밝히고 있다. 영원한 진리, 법을 깨친 붓다도 그 육신의 몸은 인간의 한계를 지닌 만큼 청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 에 세간의 법에 염오되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깨 달음, 법신을 지칭한다는 것이 유부의 입장이다. 이러한 합리적인 입장의 유부와는 달리 대중부가 붓다의 육신도 무 루로 이해하는 것은 대중부가 종교적 관점에서 초기불교 경전의 초인 간적인 기술을 있는 그대로 믿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 한 점들이 의심 없이 받아들여질 때 붓다는 당연히 초세간적 (lokottara) 존재로 간주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부종륜론 (異部宗輪論)이 전하는 대중부의 불타관이 바로 그러한 모습이다. 모든 불타 세존은 세간을 넘어선다. 일체의 여래에 유루법은 없다. 모든 여래의 말씀은 모두 법륜을 굴리는 것이다. 불타는 일음(一音) 으로 일체의 법을 설한다. 세존께서 설하신 것에 진여의 뜻에 어긋난 것은 없다. 여래의 색신은 실로 가이 없다. 여래의 위력 또한 무한하 다. 제불의 수명 또한 무한하다. 불타는 유정을 제도하여 청정한 믿 음을 생기게 하고 싫어하거나 충분하다는 생각을 없게끔 한다...항 상 선정 속에 있다...한 찰나의 마음으로 일체의 법을 꿰뚫어 안 다.13) 이러한 점은 대중부의 문헌으로 179년 지루가참(支婁迦讖, Lokakṣema)에 의해 한역된 불설내장백보경 (佛說內藏百寶經)14) 13) 諸佛世尊 皆是出世. 一切如來 無有漏法. 諸如來語 皆轉法輪. 佛以一音 說 一切法. 世尊所說 無不如義. 如來色身 實無邊際. 如來威力 亦無邊際. 如 來壽量 亦無邊際. 佛化有情 令生淨信無厭足心...常在定...一刹那心 了一 切法 (大正49, 15b-c). 14) Guang Xing은 대중부의 문헌으로 Mahāvastu와 불설내장백보경 그리 - 107 -

8 人文學志 第35輯 에도 여실히 나타나 있다. 특히 내장백보경 은 항상 불타의 초세 간적 성격과 세간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기술되 어 있다. 그리고 그 세간의 모습은 항시 세간의 습속에 따라 [세간으 로] 들어와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 는 형식으로 설명된다. 예를 들어 불타는 수천만억의 아승기겁 이래 반야바라밀을 성취했으나 세간의 습속에 따라 들어와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드러내 보인 다 15)고 할 때, 지혜의 완성과 무지가 대비되고 있으며 절대와 상대, 영원과 찰나의 화해되지 않는 그 거리는 대비(大悲)를 매개로 하여 하 나의 인격 속에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색신을 더 이상 실재 하는 역사적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영원한 존재, 절대적 존재가 중생 구제를 위해 이 세상에 내려온 모습, 가현(假現)일 따름이다. 구체적 으로 내장백보경 의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보살은 부모의 결합에 따라 출생한 것이 아니다. 그 몸은 화작(化作) 된 것이다. 비유하자면 환영(幻影)으로 부모를 시현하고 세간의 습속 에 따라 [세간에] 들어와 이와 같이 시현하는 것이다.16) 불타가 화작(化作)한 분신은 무앙수[無盡數]로서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부처님 나라에 두루 편재한다. [그러나 본래] 불타의 몸은 증가 하지도 않으며 감소하지도 않는다. [다만] 세간의 습속에 따라 [이 세 간에] 들어와 이와 같이 시현하는 것이다.17) 불타는 시방[의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겨, 세간에 출현하고 가르쳐 제도코자 한다...18) 고 당시 각 부파의 특징들을 요약하고 있는 Vasumitra(世友)의 이부종륜 론 셋 만이 현존한다고 한다(위의 책, p.53). 15) 佛從數千萬億阿僧祇劫以來 成就般若波羅蜜, 隨世間習俗而入 示現小兒 (大正17, 751c). 16) 菩薩不從父母遘精而生 其身化作. 譬如幻示現父母 隨世間習俗而入 示現 如是. (大正17, 751c) 17) 佛化分身在無央數 不可復計佛刹悉遍至. 佛身亦不增不減. 隨世間習俗而 入 示現如是. (大正17, 753b) - 108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9 그러면 역사적 존재의 실재성을 부정하고 단지 가현적 존재로 간주 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이는 불타를 절대화하는 과정의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지만 사상사적 맥락에서는 반야사상이 깊이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반야바라밀 이라는 말이 언급되고 있음을 보았지만 내장백보경 에는 반야경 을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 능할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이 있다. 공하고 공하며 묶임이 없고 또한 세간을 해탈함이 없다. [그러나] 불 타는 사람들에 해탈[의 모습]을 보인다...19) 불타는 본래 있지 않다. [그러나] 세간 [사람들]이 기뻐하고 즐기는 바 에 따라 있음을 보인다...20) 불타는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사람들을 해탈케 했지만 한 사람도 해탈 케 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본래 무(無)이기 때문이다...21) 불타는 온 데가 없고 가도 이르는 곳이 없다. 머무름도 본래 없다....22) 공, 본래 있지 않음, 오는 것도 가는 것도 그리고 머무르는 것도 아 니라는 말 등이 반야경 에 빈번하게 등장함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 다. 특히 위의 세 번째 구절은 무수한 중생을 열반으로 인도했다 하 더라도 실은 어떠한 중생도 열반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 라는 금 강반야경 의 구절의 직접적인 인용이라고까지 생각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대중부와 반야경 사이에는 다음과 같 은 교섭의 과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비달마 시대에 형성된 대중부의 절대적 불타관이 반야경 등의 대승경전의 불타관에 계 18) 19) 20) 21) 22) 佛用哀十方故 出現世間 欲敎度...(大正17,752b) 空空亦無繫 亦無脫世間. 佛示人度脫(大正17, 752c). 佛本無所有. 隨世間所喜樂 現所有(大正17, 752a). 佛度脫不可復計阿僧祇人 爲不度一人. 何以故 本無故(大正17, 753c) 佛亦無所從來 去亦無所至 住如本無(大正17, 751c). - 109 -

10 人文學志 第35輯 승되었지만, 대승과 소승이 병존하는 시대에 이르러서는 역으로 세간 의 비실재성을 강조하는 반야경 의 사상이 대중부에 깊은 영향을 미쳐 현실의 불타는 화신(化身, nirmāṇakāya)으로 간주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내장백보경 이 바로 이러한 점을 증언한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법신 색신의 2신설은 유부에서 비롯된 것 이다. 여기에서 색신은 역사상의 실존인물, 샤카무니 붓다의 육신의 몸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부는 실재의 유한한 몸일지라도 바로 그러 한 몸에 영원의 진리가 구현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내장 백보경 에 제시되어 있는 현실의 몸에 대한 대중부의 이해는 그것이 환영과 같은 것으로 비실재라는 것이다. 그것은 초세간적 절대적 불 타가 중생구제를 위해 잠정적으로 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낸 모습일 따름이다. 3. 대지도론 의 법신과 화신 이러한 화신의 개념이 명료하게 사용되고, 이것이 법신과 대비되어 법신 화신의 이신설이 명확히 제시된 것은 용수(龍樹, 150~250년경) 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는 대지도론 (大智度論)에서이다. 비록 대 중부의 절대적 불타관이 반야경 과의 교섭을 거치면서 상대적 세 계 안의 모습을 화신적 개념으로 기술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대중부 의 문헌에 법신 이라는 용어가 보이지 않는 점에서 이신설을 취했다 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지도론 에는 법신 색신의 개념 짝과 함께 법신 화신의 개 념 짝이 동시에 등장한다. 전자는 법신과 색신 그대로 또는 법신 생 신, 법성신(法性身) 부모생신(父母生身)으로 불리기도 하며, 후자는 진신(眞身) 화신, 법성생신(法性生身) 수세간신(隨世間身), 법성생 - 110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11 신불(法性生身佛) 수중생우열현화불(隨衆生優劣現化佛)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법신 또는 법성신의 개념이다. 대지도론 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불타에는 두 가지 몸이 있다. 법신과 색신이다. 법신이 곧 진실의 불타이다. 색신은 세제(世諦)로 말미암아 존재한다. 법신의 모습 위 의 갖가지 인연을 제법의 참모습 (諸法實相)이라 한다. 이 제법의 참모습 은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불타는 온 곳이 없고 가도 이르는 곳이 없다.23) (2) 생신에는 32상이 있는 것으로, 법신에는 상(相)이 없는 것으로 이 야기된다. 불신에는 서른둘의 [중요한] 모습과 여든의 [부수적] 특징이 있으나, 법신에는 십력(十力), 사무소외(四無所畏), 사무애지(四無碍 智),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의 여러 공덕이 있다.24) (3) 불타는 두 가지 몸을 지니고 있다. 법성신과 부모생신이다. 이 법 성신은 시방(十方)의 허공에 편만하여 한량이 없고 가장자리가 없으 며, 그 모습이 단정하고 상호가 장엄하며, 한량없는 광명과 한량없는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그 법을 듣는 무리 또한 허공에 가득하며, 항 상 갖가지 몸과 갖가지 이름과 갖가지 삶과 갖가지 방편을 내어 중생 들을 제도한다. 항상 일체 중생을 제도하여 잠시라도 쉬는 때가 없다. 이러한 법성신의 불타는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생신의 불타는 나쁜 과보를 받은 자로서 일반인이 그러하듯 단계적으로 법을 설한다. 25) (4) 불타의 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진신과 화신이다...진실의 몸은 허공에 가득하여 시방세계에 광명을 두루 비치고, 법을 설하는 음성 또한 갠지스강의 모래 수와 같은 시방세계에 가득하다...법성신의 불타가 설하는 법은 십주(十住)의 보살을 제외하고 삼승(三乘)의 사 23) 大正25, 747a. 24) 大正25, 274a. 25) 大正25, 121c-122a. - 111 -

12 人文學志 第35輯 람들은 지닐 수[=이해할 수] 없다.26) (5) 두 종류의 불타가 있다. 법성으로부터 생긴 몸의 불타 (法性生身 佛)와 중생의 우열에 따라 현화하는 불타 (隨衆生優劣現化佛)이다. 법성으로부터 생신 몸의 불타 에 관해서는 이름을 들으면 곧 제도된 다 고 한다. 중생에 따라 몸을 드러낸 불타 (隨衆生現身佛)에 관해서 는 불타와 함께 머물러도 업의 인연에 따라 지옥에 떨어지는 일이 있다 고 한다. 법성으로부터 생긴 불타 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채 워지지 않은 원이 없다. 왜 그런가.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 선한 공 덕을 쌓고 장애가 없는 일체의 지혜를 구족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중생들의 신성한 구세주가 되고 온갖 신들과 위대한 보살들에만 보인 다.27) 위 인용문에도 나타나 있듯 법신은 때로 법성신(dharmatākāya)으 로도 불린다. 법성은 제법(諸法)의 법성 (dharmānām dharmatā)이라 는 반야경 의 관용적 어구에서 보듯이 일체의 존재를 그러한 존 재이게끔 하는 것 일체 존재의 본성 을 의미한다. 대지도론 이 전통적인 법신이라는 어휘를 법성신으로 바꾸어 부르는 것은 대지 도론 이 현상의 법과 궁극적 의미의 법성을 구별하는 반야경 의 전통 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지도론 의 이신론은 이와 같이 기본적으로 세속의 진리 (世俗 諦)와 궁극적 의미의 진리 (第一義諦)라는 이제설(二諦說)을 기반으로 한다. 대지도론 에 의하면 불법에는 두 가지 진리가 있다. 세제와 제일의제이다. 세제로 말미암아 불타가 반야바라밀을 설한다 고 하며, 제일의제로 말미암아 모든 불타는 공(空)으로서 옴도 없고 감도 없다 고 한다. 28) 위 인용문의 (1)이 바로 그러한 점을 반영한다. 26) 大正25, 278a. 27) 大正25, 313a-b. 28) 佛法中有二諦, 世諦 第一義諦. 世諦故言 佛說般若波羅蜜, 第一義故說 諸 佛空無來無去(大正, 25, 746b). - 112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13 그런데 한편으로 불타는 초기불교 이래 위인의 신체적 특징(相, lakṣaṇa)으로서 32상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 나 궁극적 의미의 법신에는 그러한 상은 없다는 것이 (2)의 앞부분의 요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은 법신의 모습 위의 갖가지 인연 (法身相上 種種因緣)을 이야기하며 이것을 제법의 참모습 (實相)이라 하고, (2)는 십력 등의 공덕이 법신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으로서의 법신이지만, 바로 그 법신에 존재한다고 이 야기되는 것은 (5)의 후반에 보이는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 쌓은 선 한 공덕 의 결과, 장애가 없는 일체의 지혜 이다. 십력 등은 바로 그 러한 지혜의 힘을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지혜를 증득한 법신불은 (3) 에서와 같이 온 우주, 시방세계에 편만하여 중생구제의 설법에 쉼이 없다. 그러나 그 설법은 (4)에 따르면 십주의 경지에 오른 보살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성문 연각 그리고 초입의 보살들은 엄격히 말해 그러한 법신불의 모습을 볼 수 없고 그 음성을 들을 수 없다. 대지도론 은 (3)과 (4)에서 법신의 한량없는 광명 을 언급하고 있으며, (5)에서는 그 이름을 들으면 곧 제도되는 (聞名得度) 불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화엄경 의 비로자나불 그리고 정토경전의 아미타불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는 보인다.29) 특히 (5)에서 채워지지 않은 원이 없다 는 것은 법장(法藏) 비구의 본원(本 願)을 상기시키며, 이름을 들으면 제도된다 고 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아미타불의 48원 가운데 제20원과 일치되고 있다.30) 29) 법화경 화엄경 등의 대승경전에 제시되어 있는 불타관을 그 역사 적 전개와 관련하여 간단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는 논문으로 武內紹晃의 佛陀觀の變遷 ( 講座大乘佛敎 1, 東京:春秋社 1981)이 있다. 이 책 은 정승석에 의해 대승불교개설 (서울:김영사, 2005)로 번역되어 있다. 30) 만약 내가 성불할 때에 시방의 중생들이 나의 이름을 듣고 나의 불국토에 마음을 두어 갖가지 덕의 근본을 심고 [이를]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여 나 의 국토에 태어나기를 바라지만 [이 원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정각을 이루지 않겠나이다 (設我得佛 十方衆生 聞我名號 係念我國 植諸德本 至 - 113 -

14 人文學志 第35輯 이상의 논의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① 대지도론 의 법신은 공으로 이해되며, 제법의 법성 즉 세간적인 법과는 다른 차원의 제 일의적인 법성으로 불린다. ②법신은 한량없는 세월 동안 쌓은 공덕 의 결과인 지혜의 힘이 있으며, 자비의 설법에 쉼이 없다. ③법신 설 법의 장소에는 무수한 보살들이 있으나 삼승의 사람들은 그것을 볼 수 없다. ④불타의 세간의 몸은 실재하는 육신의 의미를 내포하는 색 신이라기보다 가설적(假設的)으로 화현된 존재라는 의미를 갖는 변화 의 몸, 화신이다. 4. 대승장엄경론 의 삼신 여든 여섯 개의 게송과 그 산문주석으로 이루어져 있는 대승장엄 경론 의 보리 (菩提, bodhi)에 관한 제9장31)은 그 산문주석에 따르 면 15개의 소주제로 구분되고 있다. 산스크리트본에 의거하여 이를 적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일체종지(一切種智, sarvākārajñatā), ② 불 타다움 (buddhatva)32)의 힘을 지닌 불이(不二) 의 특징, ③ 불타다움 心廻向 欲生我國 不果遂者, 不取正覺, 佛說無量壽經, 大正12, 268b). 31) 한역은 菩提品 第十 으로 되어 있다. 산스크리트본 제1장이 2품으로 나뉘 어 있기 때문이다. 32) buddhatva를 하나의 우리말 낱말로 번역하기는 어렵다. 접미사 -tva는 앞선 단어를 중성의 추상명사로 만드는 기능을 한다. 그럴 경우 buddhatva는 buddha-ness 로 영역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이는 불타를 불타이 게끔 하는 어떠한 원리, 본성을 의미한다. 한역 텍스트는 이를 佛身 으로 번역하고 있지만 이는 buddhakāya로 혼동케 할 여지가 많다. 산스크리트 텍스트는 이를 엄밀하게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buddha를 추상화할 경우에도 여성의 추상명사 buddhatā가 사용되지 않는 것도 일정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된다. buddhatva의 경우 구체적 인격을 배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단지 불타다움 으로 번역한다. - 114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15 에 귀의하는 것이 무상(無上)이라는 점, ④전의(轉依), ⑤노력 없이 저절로 이루어지고 휴식이 없는 불타의 활동, ⑥무루계(無漏界, anāsravadhātu)의 깊고 깊음, ⑦위력의 분류, ⑧불타가 중생을 두루 성숙케 하는 인연, ⑨청정한 법계(dharmadhātu), ⑩불신(佛身, buddhakāya)의 구별, ⑪불타의 지혜의 구별, ⑫불타의 불일불이(不 一不異), ⑬ 불타다움 의 방편으로 들어감, ⑭여러 불타의 상호 동일 한 활동, ⑮ 불타다움 에 대한 권유가 그것이다. 이러한 주제들의 제목을 열거한 것은 삼신(三身)이 언급되는 맥락 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불타다움 을 번역 한 buddhatva의 의미를 점검해 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대승장엄 경론 은 보리품 첫머리에서 일체종지 즉 전지(omniscience)로서 의 불타의 앎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무량 백(百)의 난행(難行)에 의해, 무량한 선(善)을 쌓음에 의해, 무량한 시간에 의해, 무량한 장애를 멸진(滅盡)하였으므로 (1) 마치 보석상자가 열린 것처럼, 일체의 장애의 때가 없는 일체종지를 얻는 것, 그것이 불타다움 으로 불린다.33) (2) 결국 불타의 앎, 일체종지는 오랜 시간의 수행을 통해 번뇌(煩惱)와 소지(所知)의 두 장애로부터 벗어난 것을 말하며, 이것이 바로 불타 다움 이라는 것이다. ②는 이러한 불타다움 의 입장에서 일체제법의 진여(眞如, tathatā)와 허망 분별된 존재가 둘이 아니라는 것이며, ③ 은 불타다움 이야말로 지혜와 자비, 자리(自利)와 이타(利他), 구체적 으로 십력(十力) 사무소외(四無所畏) 등의 덕성과 정법에 의한 중생 구제의 방편이 충만하다는 점에서 위없는 귀의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33) Sylvain Lévi, 산스크리트본, p.33; 한역은 大正31, 602a. 한역에서는 제2송 이 산문으로 되어 있다. - 115 -

16 人文學志 第35輯 다. ④전의는 불타다움 을 ①과 관련하여 번뇌장 소지장이 청정한 출세간지와 후득(後得)의 세간지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⑥에 서는 불타다움 이 진여이며, 진여는 곧 무루계로서 무루계에 여러 가 지 깊은 의미가 있음을 이야기하며34), ⑬은 불타다움 이 근본적으로 무분별지임을 말한다. 즉 불타다움 을 숭배하거나 그것을 목적으로 하며 오랜 시간의 수행을 생각하면 그는 끝내 불타다움 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⑮에서는 자리와 이타를 갖춘 불타다 움 에 대한 원(願)을 갖도록 권유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불타의 활동과 위력 그리고 중생을 성숙케 하는 인연을 언급하는 ⑤, ⑦, ⑧에서는 buddhatva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 고 있다. 단지 Buddha 의 활동, 위력, 인연이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⑪의 지혜를 얻은 Buddha가 일불(一佛)도 다불(多佛)도 아니라 는 ⑫, 그리고 ⑬의 불타다움 에 들어간 무수한 Buddha들의 활동이 마치 강은 여럿이지만 바다는 하나인 것처럼 서로 같은 활동을 한다 는 ⑭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대승장엄경론 이 보리(bodhi) 의 본질을 불타다 움 (buddhatva)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불타다움 이 하나의 인격으 로 형상화될 때 이를 Buddha 로 부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승장 34) 무루계의 심심(甚深) 에는 청정한 空性에서 無我의 我의 의미를 얻어...諸 佛은 我의 大我性(mahātmatā)에 이른다 (제23송, 이에 대한 산문주석에서 는 진여가 제불의 我(ātman)라고 한다)거나, 佛은 有도 아니고 無도 아니 며, 一도 아니고 多도 아니라고 하는 등의 역설적 표현들과 복덕과 지혜가 가득함이 보름달과 같고, 지혜의 광명을 발하는 것이 태양과 같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다. 특히 진여의 일체에 차이가 없는(nirviśiṣṭa) 성격을 전제 로 하여 여래다움 (tathāgatatva)을 진여가 청정에 이른 것 (tathatā śuddhim āgatā)으로 그리고 (청정에 이르지 못한) 중생은 그 胎(garbha) 즉 如來藏(tathāgatagarbha)으로 규정하는 것(게송37)은 후대 여래장사상 의 전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성론 은 여래를 無垢眞如(nirmalā tathatā), 중생을 有垢眞如(samalā tathatā)라고 한다. - 116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17 엄경론 에서 불신(佛身, buddhakāya)이 언급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 에서이다. 보리품 의 제10의 주제 불신 이 제9주제 청정한 법계 이후에 언급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법계(dharmadhātu)는 단순히 존재 또는 진리의 세계 (world)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존재 진리가 정립되는 기반 (ground)이며, 존재 진리가 출현하는 근거(basis)이다35). 이러한 의 미에서 법계는 진여와 마찬가지로 제법의 존재론적(ontological) 기반 이며, 구제론적(soteriological) 근거로 작용한다.36) 대승장엄경론 은 자성신 수용신 변화신을 이러한 법계의 전개(vṛtti)로 이해하고 있 다(게송59). 대승장엄경론 보리품 게송60과 그 주석산문은 삼신의 의미 와 관계를 포괄적으로 언급한다. 자성신과 수용신 그리고 다른 변화신은 제불(諸佛)의 몸의 구별로서, 처음의 것은 [다른] 둘의 의지처이 다.(60) 제불에는 세 몸이 있다. 자성신은 법신으로서 전의(轉依)를 특징으로 한다. 수용신은 그에 의해 [보살의] 모임에서 법을 향유한다. 변화신 35) dhātu는 동사 dhā (to put)에서 파생된 명사로 기본적으로는 무엇이 놓여 있는 곳, 영역 또는 그 무엇을 구성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한역에서 대개 界로 번역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dhātu는 땅의 구성요소로서의 광 석, 동사의 어근을 뜻하기도 하며 이 경우 변화의 근거 기반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여래장 불성사상에서 佛性의 원어는 buddhadhātu로서 dhātu 는 여래 또는 불타가 될 근거 원인을 말한다. buddhadhātu, dharmadhātu 모두 단순한 추상명사로서의 buddhatā, dharmatā와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36) 대승장엄경론 이 법계청정 의 ①自性(svabhāva)을 진여로(제56송), ② 因(hetu)을 진여의 지혜의 수습으로, ③果(phala)를 중생에 이익과 안락을 주는 것으로(제57송) 그리고 ④業(karman)을 身 口 意의 변화를 위한 방편(제58송)으로 설명하는 것은 법계 의 그러한 존재론적, 구제론적 성격 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 117 -

18 人文學志 第35輯 은 그 변화에 의해 중생의 이익을 행한다.37) 이후 대승장엄경론 은 삼신 각각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특기 할 점은 수용신이 자성신에 앞서 설명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의 게송 60에 이어 게송61은 수용신, 게송62는 자성신에 대한 독립적인 게송 이기 때문이다. 우선 게송62와 그 주석산문은 모든 불타의 자성신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등하며, 알기 어렵기 때문에 미세하다 고 하는 가운데 특히 원하는 대로 수용함을 드러내 보인다는 점에서 [자 성신이] 수용신의 위력의 원인(hetu)이 된다 38)고 하여 자성신이 수용 신의 원인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인이 결과에 선행하 는 것이라면, 논의 순서 또한 그러한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게송60 도 삼신의 명칭을 열거할 때 자성 수용 변화의 순서로 되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논의에서 수용신부터 설명되고 있는 것 37) svābhāviko tha sāṃbhogyaḥ kāyo nairmāṇiko paraḥ / kāyabhedā hi buddhānāṃ prathamastu dvayāśrayaḥ // 60 trividhaḥ kāyo buddhānāṃ. svābhāviko dharmakāya āśrayaparāvṛttilakṣaṇaḥ. saṃbhogiko yena parṣanmaṇḍaleṣu dharmasaṃbhogaṃ karoti. nairmāṇiko yena nirmāṇena satvārthaṃ karoti. (Sylvain Lévi, p.45). 한역(大正31, 606b)은 수용신을 食身 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는 기 본적으로 다섯 글자로 한정되는 한문게송의 한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 다. sam- bhuj에서 접두어 sam-은 결합 또는 완전함을 나타내며, 동사 bhuj는 먹다 (to eat), 즐기다 (to enjoy, 향유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일반 적으로 수용신은 Body of Enjoyment로 번역된다. 38) 한역은 이 부분을 수용신은 화신의 원인이 됨을 알아야 한다 (應知受用身 得是化身因, 大正31, 606b)라고 번역하고 있다. 다른 산스크리트본이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자성신을 설명하는 게송에서 수용신과 변화신의 관계를 언급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아마도 산스크리트의 'saṃbhoga-vibhutā-hetur yatheṣṭaṃ bhoga-darśane'에서 vibhutā를 遍在 (omnipresence)로 보아 무량한 변화신으로 읽은 듯하다. vibhutā에는 그 러한 뜻도 있지만 위력(might) 전능(omnipotence)의 의미로도 사용되며, 이 경우 수용신의 능력을 지칭한다. - 118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19 은 종교적 경험 의 순서에 따른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제60송이 소 의(所依)와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들이라는 삼신의 구조를 제시하 는 논리적 관점 에서 언급된 것이라면, 삼신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에 서는 종교적 체험 또는 신앙의 대상(이는 전통적인 불타관을 반영한 다)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확인하고 나아가 그러한 존재의 본질과 그 러한 존재가 역사 속에 어떻게 몸을 드러내는가를 분석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볼 때 전통적 이신론이 대승장엄경론 에서 삼신론으로 새롭게 전개되는 데에는 절대 에 대한 철학적 분석이 기반이 되었던 것이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인격적 존재에 대한 종교적 신앙의 문 제는 여전히 논의의 핵심이 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체적 인격으로서의 수용신은 신앙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대승장엄경론 에서 그 수용신은 일체의 세계에서 [대 중의] 무리를 융섭함에 있어서도, [그] 국토에 있어서도, [그] 이름에 있 어서도, 몸에 있어서도, 법을 수용하는 활동에 있어서도, [모두 서로] 다르다 (제61송). 다시 말하면 수용신은 온 우주, 시방(十方)에 수많 은 세계가 있는 가운데, 그 세계 하나하나에 각각의 불타가 위대한 보 살들과 함께 하며 법을 향유하고 있다 는 장대한 모습으로 기술된다. 수용신의 이러한 모습은 전통적으로 법신의 내용으로 기술되어 온 것이다. 대지도론 의 법신의 의미를 요약하며, 법신에는 한량없는 세월 동안 쌓은 공덕의 결과인 지혜의 힘이 있으며 자비의 설법에 쉼 이 없고, 법신 설법의 장소에 무수한 보살들이 있으나 삼승의 사람들 은 그것을 볼 수 없다고 한 것은 모두 대승장엄경론 의 수용신에 그대로 적용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대승장엄경론 은 법신이 법신일 수 있는 근거의 문제, 개별적 인격을 넘어서는 절대 그 자체의 문제에 대한 사유를 통해 자성신이라는 개념에 이르고, 전통적 법신 의 개념은 수용신으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전통적 법신이 - 119 -

20 人文學志 第35輯 인간을 넘어서는 것이지만 그리고 그의 세계가 광대하고 수명이 무량 하다고 하지만, 그가 하나의 인격으로 표상되는 한 공간과 시간 그리 고 그 속성에 있어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반성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 다. 이제 수용신은 여전히 신앙의 대상이지만, 그 수용신의 근거로서 의 자성신은 어떠한 한정도 없는, 부동 불변의 절대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한편 대승장엄경론 은 변화신과 관련하여 변화신에는 무량한 (ameya) 변화가 있다 (제63송)고 한다. 구체적으로 변화신은 위대한 방편으로 변화의 몸을 일으켜 이 세상에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고, 열 반에 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중생을 해탈케 한다 (제64송)는 것이다. 여기에서 변화신은 일차적으로 역사적인 존재 샤카무니 붓다를 지칭 하지만, 대승장엄경론 은 인간의 역사 속에 무수한 불타가 있을 수 있음을 확인한다. 변화신은 그리하여 샤카무니 붓다와 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출현함으로써 끊임 없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승장엄경론 에서 처음 제기된 삼신의 기본적인 성격은 이상 과 같은 것이지만, 다음은 삼신에 대한 언급 이후의 보리품 의 내용 이다. 이것은 삼신론이 불타의 보리 에 대한 분석에서 도출된 것이라 는 점에서 보리품 이 어떻게 귀결되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 는 것이기도 하며, 그 결과 유가행 유식학파의 성격 또는 삼신론의 의 의를 재점검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대승장엄경론 보리품 은 불신의 문제 이후에 ⑪ 불타의 지혜 로서 대원경지(大圓鏡智)ㆍ평등 성지(平等性智)ㆍ묘관찰지(妙觀察智)ㆍ성소작지(成所作智)의 사지(四 智)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사지 가 본래 알라야식 등의 8식이 전의 된 결과(轉識得智)라는 점에서 사지 는 기본적으로 중생으로서 불타 가 되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대승장엄경론 이 깨달음 자 체와 인격으로서의 불타를 논의할 때에도 실천의 문제를 잊지 않고 - 120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21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대승장엄경론 은 한걸음 더 나아가 ⑫ 불타의 불일불이 (不一不異) 에서 불타는 유일하지 않으며, 많다 하더라도 서로 다르지 않다고 한다. 만약 불타가 유일하다면 다른 사람은 깨달음을 얻을 수 없는데 수많은 세상 사람들 가운데 불타의 종성 (佛種性, buddhagotra)을 가진 사람 또한 무수하기 때문에, 또 그들의 복덕과 지혜는 무용(無用)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불(一佛)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무수한 불타가 있다 할지라도 제불(諸佛)의 법신(=자성신)은 무루계에서 서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다불(多佛)이 아니라고 한다. 대승장엄경론 의 이와 같은 논의는 수행자의 확신 또는 수행자에 대한 격려가 함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타가 유일하지 않음 은 수행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식득지 하여 붓다가 될 수 있다는 확신 으로 그리고 불타들이 서로 다르지 않음 은 영원의 붓다 또는 샤캬무 니 붓다와 함께 하는 기쁨을 수행자에게 각성시키는 것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승장엄경론 은 불타 됨 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무분 별(無分別)의 실천을 제시한다. ⑬ 불타다움의 방편으로 들어감 이 그 것이다. 여기에서 수습(修習)을 보지 않는 수습 소득(所得)을 보지 않는 소득 이 최고의 수습, 최고의 소득이라 하며, 보살이 깨달음 (bodhi)을 다르다고 하거나, 미증유의 법이라 하여 불타다움 (buddhatva)을 숭앙하면 또는 그 증득에는 긴 시간이 걸린다고 하거 나, 나는 이미 정진하여 불타다움에 이르리라는 분별의 생각을 가지 면 그에게는 실로 깨달음이 멀리 있다고 한다. 반대로 이러한 생각은 오직 분별일 따름으로 여겨 어떠한 허망분별도 일으키지 않는 사람이 야말로 참된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⑭ 여러 불타의 상호 동일한 활동 은 강과 바다의 비유를 들어 불타 의 경지(buddhabhūmi, 佛地)에 이른 사람과 이르지 못한 사람에 대 - 121 -

22 人文學志 第35輯 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 강은 비록 흐르는 곳이 다르고 수량이 적고 서로 다른 물을 담고 있지만, 대해로 흘러 들어가서는 동일한 곳에 자 리하며 거대하고 동일한 하나의 물이 된다는 것이다. 강과 바다의 비 유는 어떤 존재들이 현상에서 서로 다를지라도 궁극의 세계에서는 서 로 넘나들어 일치함을 말한다. 현재의 맥락에서 이러한 비유는 앞서 무분별의 실천을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 의 험난함을 예상하고 있는 듯하다. 무분별이 수행자와 불타의 거리 를 무화하고 목적론적 사고를 부정하는 것이라면, 강과 바다의 비유 는 그 궁극적 동일성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그 시작의 미약함, 바다에 이르는 머나먼 길, 수행자와 불타의 무한한 거리를 함의한다고 말하 지 않을 수 없다. 겸허한 수행자의 자기인식을 내포하는 것으로 해석 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한 수행자에 앞서 보리를 얻은 많은 불타들이 모두 그러한 과정을 거쳤음을 보임으로써 좌절하 기 쉬운 수행의 길을 위무하고 격려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승장엄경론 보리품 은 ⑮ 불타다움에 대한 권유 로 끝을 맺는다. 여기에서 불타다움 은 비할 데 없이 깨끗하고 중생에 대한 이익ㆍ안락의 근원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자리와 이타의 존재라 는 것이다. 또 불타다움 은 다함이 없는 [보배의]저장 (無盡藏, akṣayākara)이라 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간곡하게 말한다. 불타다 움 은 우리가 그러한 서원(誓願)을 단단히 갖고 있기 때문 39)이라는 것이다. 보리품 은 이와 같이 서원 으로 끝맺음된다. 여기에서 우리 는 보리, 깨달음에 관한 논의가 불신(佛身)의 분석을 거쳐 서원 으 로 귀결됨을 발견한다. 궁극에 관한 논의에서 다시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삼신의 문제를 되돌아 볼 때 게송60의 주석산문이 39) tat-praṇidhāna-parigrahāt (Sylvain Lévi, p.49). 이 말이 보리품 의 제일 마지막 구절이다. - 122 -

불신론(佛身論)의 문제 - 삼신(三身)의 성립과정 23 자성신을 정의하여 간결하게 자성신은 법신으로서 전의(轉依, āśraya-parāvṛtti)를 특징으로 한다 고 말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의는 소의(所依)의 전환 즉 중 생의 기반이 전적으로 바뀌어 불타의 기반으로 작동됨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불타의 기반이라 한 것은 보리품 의 용어로 말하면 불타 다움 (buddhatva)에 다름 아니며, 불타다움 은 다시 자성신으로 직결 된다. 그리고 전의가 유가행의 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삼 신의 구조에서 자성신은 수용신의 원인이지만 실천적으로는 전의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성신은 이제 수행의 목표로 작용한다.40) 자성신은 다른 두 몸과 의 관계에서는 그 둘의 기반이지만, 수행자와 관련해서는 궁극의 깨 달음으로 수행자와 마주한다. 마치 고요한 산이 말없이 산악인에 오 라 하듯 종교적 심성에서 자성신은 추상과 분석을 통해 확인되는 근 거가 아니라 수행자와 마주 선 엄연한 실재이다. 같은 맥락에서 수용신은 수행목표의 궁극적 달성이라는 의미를 갖 는다. 그리고 변화신은 궁극목표를 달성한 사람의 삶의 방식을 의미 한다. 게송65는 삼신의 관계를 소의와 자리와 이타로 요약한다. 자성 신이 기반이 되어 초역사적 자리의 수용신과 역사 속의 이타의 변화 신이 정립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관계는 수행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재해 석될 수 있다. 불타의 수용신이 초역사적 존재로 규정되는 것만큼 수 행목표의 궁극적 성취는 개별적 역사를 넘어서는 영원의 일이며, 불 타의 변화신이 자비로써 세간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과 같이 수행이 40) Ruben L. F. Habito가 대승장엄경론 의 자성신의 의미를 요약하여 깨 달음의 대상인 비인격적 진리-근거 (impersonal truth-ground which is the object of realization, Trikāya Doctrine in Buddhism, Buddhist Christian Studies, Vol. 6, Honolulu: Univ. of Hawaii Press, 1986, p.60) 라고 한 것은 매우 적절한 지적이다. - 123 -

24 人文學志 第35輯 완성된 사람은 자타 불이의 마음으로 세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5. 맺음말 역사적 존재 샤카무니 붓다와 그의 가르침 그리고 그의 사후 영원 한 이법과 구체적인 인격의 관계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된 불신의 문 제는 아비달마불교의 유부와 대중부의 논쟁, 반야사상과 용수의 대 지도론 을 거쳐 유가행 유식학파의 문헌인 대승장엄경론 에 이 르러 삼신으로 귀결되며 교학적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인다. 삼신의 문제는 그 후 무착의 섭대승론 에서 세밀하게 논의되며, 여래장사 상을 집대성하고 있는 보성론, 유식과 여래장사상이 융합된 대 승기신론 등에서도 혹은 자성 수용 변화의 이름으로 또는 법 보 응, 법 보 화, 법 응 화의 이름으로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삼신의 이론은 또한 힌두교의 삼신론(三神論, trimūrti)41), 기독교의 삼위일체(trinity)와 구조적 유사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학적 논 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유신론과 인간학, 유일성 과 보편성의 대립이라는 관점에서 논의되는 이러한 문제들은 보다 다 양한 입장에서 다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41) mūrti는 mūr(= mūrch, 단단해지다)에서 파생된 여성명사로 단단한 몸 (solid body), 물질적 형태(material form), 현현(manifestation), 權化 (incarnation)를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trimūrti는 Brahma, Viṣṇu, Śiva의 三神이 一體라는 것으로 一神敎의 경향 아래 성립된 개념이다. - 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