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관논총_20집.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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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左右合作과 南北協商 姜 英 哲* Ⅰ. 머리말 Ⅱ. 分断과 左右의 對立 1. 信託統治의 대두와 左右의 對應 2. 民主議院과 民戰 Ⅲ. 左右合作 1. 左右合作의 전개과정 2. 立法議院 설치와 左右合作의 실패 Ⅳ.南北協商 1. 南北協商論의 대두 2. 南北協商의 진행과정 3. 南北協商의 결과 Ⅴ. 맺음말 Ⅰ. 머리말 1945년 해방으로 日帝의 굴레에서 벗어난 韓民族은 새로운 自主獨立國家 건설의 희망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남과 북에는 미국과 소련이 진주하여 국토가 분단되어 버림으로써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미 독립운동 과정에 있어서 左右로 分化되어 있었던 이 땅에 각기 좌우세계를 대표하 는 강대국인 미 소는 남과 북을 분할 점령하고 자국의 이익에 맞는 정치 형태를 접목시키 려 하였다. 이로써 이미 있는 사상적 대립에다가 지역적인 분리가 새로이 겹치게 되어 우 리민족은 미중유의 혼란을 겪게 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반도는 미소양국 정책의 영 향을 받으면서 남한에서는 親美的이거나 우익 성향의 정치 세력이 부상하게 되었고, 북한 에서는 親蘇的이며 좌익 경도의 집단이 정치 판도를 장악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양극으로 치닫는 상황을 극복하고 한민족의 통일국가를 수립하려는 노력의 일 환으로 시도되었던 좌우합작 과 남북협상 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남과 북에는 1948년에 각 각 다른 체제의 정부가 세워졌다. 그 후 민족상잔의 비극인 韓國戰爭을 치루면서 분단의 상처는 더욱 깊어졌고, 지금까지 민족 통일을 다 같이 염원하면서도 체제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 國史編纂委員會 資料管理室長.

2 國史館論叢 第20輯 일찍이 우리민족은 독립운동 과정에 있어서도 좌우익은 협동내지 합작을 통하여 통일전 선을 이루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독립운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념과 사상의 차이를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1920년대 후반기의 民族唯一黨 운동과 新幹會 운동이 그것이었고, 1935년의 民族革命 黨의 결성, 1937년의 全國聯合戰線協會의 발족과, 해방 직진 臨政과 延安의 朝鮮獨立同盟 과의 연결 시도가 모두 좌 우의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독립을 성취시키려는 노력이었다. 이 러한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해방 이후에 시기와 형태를 달리하면서 첨예한 좌우의 대립 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구체화된 것이 좌우합작 이요, 남북협상 이었다1) Ⅱ. 分斷과 左右의 對立 1. 信託統治의 대두와 左右의 對應 1) 모스크바 3상 협정 1945년 12월 27일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한국을 5년간 信託統治한다고 결정한 사실이 알려 지자 전국의 여론은 물 끓듯 하였고 29일에는 신탁통치 반대 국민총동원 중앙위원회 가 결성되어 대대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돌이켜 보면 미 소에 의한 남북 분단은 당초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東西冷戰의 단서가 되었다. 동서의 대립이 힘,과 이데올로기 의 양면에 서 세계적으로 조직화되기 전에 동유럽은 물론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유리한 한국 정부를 창설하려고 했고, 소련 역시 소련에 우호적인 정부 수립에 전념했으니, 미 소 양국은 한국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제스처를 보였을 뿐이 1) 이 시기에 대하여 국내외 학자에 의한 수 많은 論著가 있다. 그 중 괄목할 만한 국내 학자의 연구 는 다음과 같다. 趙淳昇, 한국분단사 (형성사, 1982). 李昊宰, 韓國外交政策의 理想과 現實 (法文社, 1969, 1986(개정판)). 崔相龍, 美軍政과 韓國民族主義 (나남, 1988). 金南植, 南勞黨硏究 (돌베개, 1984). 宋南憲, 해방 3년사 Ⅰ Ⅱ(까치, 1985). 서울대 한국현대사연구회, 해방정국과 민족통일전선 (世界, 1987). 한편, 근자에 방대한 기초자료를 이용하여 심도있게 연구한 다음과 같은 저서가 있다. 심지연, 미소공동위원회 연구 (청계, 1990). 이동현, 한국신탁통치 연구 (평민사, 1990). 徐仲錫, 解放後 左右合作에 의한 民族國家建設運動 硏究 (서울대 博士學位論文, 1990).

3 다. 신탁문제를 둘러싼 좌우의 대립은 점차 內戰을 방불케 하는 국내 냉전으로 심화되어 갔고, 그것이 미 소 냉전에 투영되어 드디어 2次大戰後 최초의 열전인 韓國戰爭을 일으켜 民族의 분단을 굳혀가게 되었다. 문제의 모스크바 협정 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2) ① 한국 민주 임시정부를 수립한다. ② 임시정부 구성을 원조할 목적으로 미 소 점령군의 대표자로 공동위원회를 설치한다. 이 위 원회는 한국의 제 정당 및 사회단체와 협의한다. ③ 한국 인민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와 민주주의적 자치 및 독립의 달성을 협력 원조할 방 안을 작성함에는 공동위원회가 수행하되 최고 5년 기한으로 4국 신탁통치의 협약을 제안한다. ④ 미 소 점령 사령부의 대표로 구성되는 회의를 2주안에 개최한다. 민족의 숙원인 독립정부의 수립을 갈망해 온 한민족은 5년간의 탁치 협정을 민족적 모욕 이며 크나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반탁운동은 김구의 말에 의하면 새로운 독립 운동 의 형태로 적극적으로 전개되었다. 모스크바 3상 협정의 내용에 대해서는 남한에서는 대개 부정일변도적인 인식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러한 시각에서 벗어나 다음과 같이 새로운 해석을 하기도 한다.3) 이 결정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통일지향적인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었다. 그 제 1 항에서 남 북을 통털은 통일된 조선 임시정부 를 세울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 면 통일된 임시정부를 어떻게 세운다는 것인가? 제 2 항으로부터 제 4 항까지의 3개 항이 그 답을 주고 있는데, 그 항목들을 단순화시켜 말한다면 결국 미 소공동위원회의 주도 아래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을 통해 이룩한다는 내용이다. 신탁통치의 항목은 매우 부차적인 것으 로,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신탁통치가 실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통일된 조선 임시정부 를 세운다는 것이 모스크바 결정의 핵심이다. 물론 그때 이미 악화되 어 가던 미 소관계로 미루어 볼 때 모스크바 결정이 실현될 가능성이란 애초부터 희박했다 고 말할 수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실현성 여부를 논외로 하고 결정문 그대로만 볼 때, 모스크바 결정은 뒷날 남한에서 그처럼 혹독하게 비난되듯이 악마적인 존재 인 것만은 아 니었다. 그러나 국내에 보도될 때 모스크바 결정이 지닌 통일 지향적 성격은 거의 완전히 매몰 되 고 오로지 신탁통치 부분이 전면에 부각되었다. 이처럼 지극히 편중된 보도는 즉각적인 독립 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 온 한민족에게 말할 수 없이 큰 충격과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남한에서는 신탁통치 문제가 모스크바 결정의 전부인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신탁통치를 일 2) 宋南憲, 앞의 책 p. 248 ; 金學俊, 分斷의 배경과 고정화 과정 ( 解放前後史의 議, 1979) p ) 金學俊, 街人 金炳魯評傳 (民音社, 1988) pp

4 國史館論叢 第20輯 제의 식민통치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여 모스크바 결정을 전면 거부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 오로 흐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각오에 있어서 처음에는 좌우익의 구분이 없었다. 우선 우익진영을 보면 그 가운 데서 金九를 중심으로 한 臨政勢力은 자신들의 독립 투쟁의 연장선상에서 이 문제를 보았 다. 순수한 민족주의적 정열과 조국의 즉각적인 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불타있던 그들에게 모스크바 결정은 신탁통치 하나로 비쳤고 신탁통치의 수락은 자신들이 걸어온 독립투쟁의 길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리하여 그들은 독립투쟁의 연장이라는 시각에서 반탁 투쟁을 전개한 것이다. 즉 김구의 임정계는 國民黨의 安在鴻세력과 함께 진심으로 민 족자주의 입장에서 반탁을 한 것이다. 한편 美軍政과 제휴하여 이미 사실상의 準與黨이 된 韓民黨은 반탁대열에 이름이 끼이기 는 하면서도 결코 앞장서는 일이 없었다. 즉 한민당은 수석 총무 宋鎭禹 이름으로 반탁의 입장을 밝히고 당의 태도를 보류하는 용의주도한 입장을 취했다. 李承晚도 처음에는 애매 모호한 태도 를 보였다. 그러나 반탁운동이 국민적 열광을 불러일으키면서 이승만은 반탁운 동의 핵심적 기수의 하나가 되었다. 좌익 역시 애초에는 모스크바 결정에 맹렬히 반대하였다. 그러나 朴憲永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그들은 곧바로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 처음에는 감정에만 흘러 본질적인 규명을 하 지 못하고 탁치라는 문구에만 구속되어 그 문구를 다만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에 침략할 때 의 식민정책적인 을사조약이나 또는 제국주의적 위임통치로 속단 곡해했다는 것이었다. 그 러나 시간을 갖고 검토한 결과 3상 회담의 결정이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가장 옳은 길 임을 알게 되었다고 자신들의 노선변화를 합리화 했다. 2) 4黨 코뮤니케 신탁통치 실시의 보도에 자극을 받아 한 때나마 남한지역에서는 민족통일 공작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되기도 하였다. 1946년 1월 6일 탁치문제로 인하여 분열된 국내 정국을 수 습하고 다시 협동의 방도를 모색하기 위하여 한민당 국민당 人民黨 共產黨의 4개 정당과 임 정 대표들이 철야 토의 끝에 탁치안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후에 해결한다 는 내용의 이른바 4당 코뮤니케 를 작성하였다.4) 9일에는 4대 정당 외에 新韓民族黨이 추가되어 5당 대표회의가 열렸고 임정측에서도 숲 若山 등이 참석하였다. 이는 미 소 공동회의를 앞두고 서둘러 민족통일전선을 결성할 필요 성을 각 당에서 공감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5) 그러나 곧 회의의 성격 문제로 4) 宋南憲, 앞의 책 p 각 당의 대표는 한민당 : 元世勳 金炳魯, 국민당 : 安在鴻 白弘均 李昇 馥, 인민당 : 李如星 金世鎔 金午星, 공산당 : 李舟河 洪南杓이었다. 5)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1 (國史編纂委員會, 1968) pp

5 논란이 일게 되었다. 좌측은 앞서의 4당회합의 연장으로 하자고 주장하였고 우측은 임정이 제의한 非常政治會談의 예비회담적 성격으로 추진하려고 하였다.6) 5당대표회담은 몇 차례의 회합 끝에 결렬되고 말았는데 그것은 신탁반대 냐 3상회의 결 정 지지 냐로 표현되었다. 마침내 인민당 대표가 3상회의에서 조선의 자유 독립국가 건설 을 원조하는 것은 지지하나 탁치는 반대한다는 안을 제시하여 좌우측을 제휴시키려 하였으 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조선일보 기사는 탁치문제가 통일 공작의 암이 되는가. 중국의 예를 보라. 18년간이나 분립 항쟁하던 國共이 서로 제휴하지 아니 하였는 가. 희랍의 각 정당도 대외문제로 서로 악수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이에 비하면 더욱 손쉽 게 合作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하면서 안타까운 여론을 반영하였다.7) 북한 지역에서는 처음에는 盲晚植을 중심으로 한 朝鮮民主黨의 주도로 광범한 반탁운동 이 전개되었고, 앞에서 본 대로 공산주의자들도 처음에는 반탁의 뜻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일시에 좌익측에서 찬탁으로 기울자 반탁진영은 숙청되거나 월남하게 되어 몰락하게 되었 다. 남한 지역에서는 우익은 반탁으로 좌익은 찬탁으로 기울게 되어 양대 세력이 격렬하게 대립되었다.8) 이로써 1946년 한국의 정국은 반탁과 찬탁을 둘러싸고 벌어진 치열한 정치 논전과 생사를 건 혈전 같은 좌우의 투쟁으로 점철되었다. 이를 계기로 해방 이후 민중의 지지기반을 넓히던 좌익은 그 기세가 꺾이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2. 民主議院과 民戰 반탁운동의 열기 속에서 우익진영은 1946년 2월 1일 非常國民會議를 개최하였다.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정 부를 만들어 보자는 노력의 첫걸음이었다. 李承晚 金九 金垄植 權東 鎭 吳世昌 金昌淑 曹晚植(불참) 洪命裹 등 8명이 초청된 이 날 회의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 의 법통을 승계한 건국적회의 곧 국회를 자처하면서 정부격인 最高政務委員會를 구성할 것 을 결의했고 그 구성을 이승만과 김구에게 위임하였다. 또한 2월 8일에는 이승만 독립 촉 6)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1, p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1, pp ) 姜英哲, 民世 安在鴻 ( 韓國現代人物論 Ⅰ, 乙酒文化史, 1987) p 民世 安在鴻選 集 2, (知議産業社, 1983) P 안재홍은 탁치가 좌우분열 및 정부수립 공작상에 미치는 영향은 당시에 민 공 분열을 결정적으로 하였고, 4당 코뮤니케 의 폐기는 후일 좌우합작 불성공 을 예고하는 조짐으로 되었다 고 하고, 이어서 공산측에서 1월 3일 태도를 돌변하여 찬탁의 기세 를 높인 것은 정략상으로 매우 거칠고, 민족운동상의 큰 결점을 남겼다고 비판하면서 그것이 이 후 조선인으로 하여금 탁치에 대한 해결 방법을 더욱 비이지적인 적개심의 방면으로 도입케 하 는 결과를 지었다 고 지적하였다.

6 國史館論叢 第20輯 성중앙협의회와 김구의 신탁통치 반대 국민총동원 중앙위원회는 大韓獨立促成國民會(약칭 국민회)로 통합되고 이승만과 김구를 영수로 추대하였다. 바야흐로 두 사람의 단합에 의한 과도정권이 곧 수립되는 듯한 기세였다. 이승만과 김구는 숙의 끝에 2월 13일 비상국민회 의 최고정무위원 명단 및 그 산하의 11 개 상임위원장 명단을 발표하였다.9) 그런데 과도정권 수립의 산파역 을 임무로 탄생된 비상국민회의 최고정무위원회는 이틈날인 14 일에 미군정의 최고자문기관 인 南朝鮮大韓國民民主議院(약칭 민주의원)으로 바 뀌 었다.사실상의 정부 가 서는 것을 원치 않는 미 군정청의 요구에 따라 주한 미 군사령 관의 자문기구로서 과도 정부의 수립을 촉진하는 사명을 띠고 민주의원으로 개원하게 된 것이다. 민주의원의 의장에는 이승만, 부의장에는 김구와 김규식이 선출되고 25명의 의원 은 비상국민회의 최고정무위원이 그대로 선임되었다. 그러나 여운형은 이에 참여하지 않았 다. 이렇게 우익진영은 비상국민회의를 거쳐 민주의원으로 결집하게 되었다. 한편 좌익 진영은 인민당 공산당 조선독립동맹 등의 정당이 중심이 되고 朝鮮勞動組合全 國評議會(약칭 전평), 全國農民組合聯盟(약칭 전농), 朝鮮民主靑年同盟(약칭 청맹), 朝鮮婦 女總同盟(약칭 여맹), 天道敎 靑友黨 등 33개 정당 사회문화 단체가 참여하여 1946년 2월 15일에 呂運亨 박헌영 등 15명을 의장단으로 하는 民主主義民族戰線(약칭 민전)을 결성함 으로서 그 세력을 집결시켰다.10) 민주의원과 민전은 한편으로는 좌우합작 운동에 있어서 각각 우익측과 좌익측의 모체가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더욱 격렬하게 전개되는 좌우익 상쟁의 진원지가 되었다. 9) 孫世一, 李承晩과 金九 (一湖各, 1970) pp 非常國民會議 最高政務委員 명단은 다 음과 같다. 臨政要人 : 李承晩 金九 金奎植 趙素昻 趙琬九 金朋濬 韓民黨 : 白南薰 金度演 元世勳 金俊淵 白寬洙 新韓民族黨 : 權東鎭 崔益換 金麗植 人民黨 : 呂運亨 白象圭 黃鎭南 無所屬 : 吳世昌 金昌淑 鄭寅普 金善 黃賢淑 基督敎 : 咸台永 天主敎 : 張勉 佛 敎 : 金法麟 10) 姜萬吉, 左右合作의 경위와 그 性格 ( 韓國民族主義論 Ⅱ, 創作과 批評史, 1983) p.66; 宋南憲 앞의 책 p. 295에 의하면, 의장 呂運亨 許憲 朴憲永 金元鳳 白南雲, 부의장 白庸熙 洪南 杓 李如星 金星淑 張建相 尹琦變 成周寔 鄭魯湜 劉永俊 韓斌, 상임위원 李康國 등 7명, 중앙위원 391명이었다.

7 Ⅲ. 左右合作 1. 左右合作의 전개과정 1) 제 1차 미 소공동위원회 결렬 1946년 3월 20일부터 시작된 제 1차 미 소공동위원회는 앞으로 수립될 임시정부는 모 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을 지지하는 민주적 제 정당 사회단체를 망라한 대중 단결의 토대 위에서 창설되어야 한다 는 소련의 주장과,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이어야 하며 소수파에 의 한 한국 지배는 저지되어야 한다 는 미국의 주장이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5월 6일 무 기 휴회 로 들어갔다. 소련의 주장대로라면 3상회의 결정 사항인 신탁통치를 반대하는 우익 단체는 미 소 공 위에 참여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즉 공위는 의사 표시의 자유 문제를 둘러싸고 결렬되고 만 것이다. 미 소 공위가 결렬되자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에 의한 한국 임시정부 수립에 대한 전망 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대한 국내 각 정파의 반응은 여러 갈래로 나타났다. 우익측은 세 영수가 각각 다른 노선을 밟게 되었다. 즉 이승만계는 단독정부 수립운동으 로, 김구계는 반탁통일 운동으로, 그리고 김규식계는 좌우합작운동으로 나아갔고, 좌익측은 대체로 미 소 공위의 재개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하였으나 민족전선과 조선공산당 그리고 중도 좌파인 여운형계는 각각 정국 대처 방안에 있어서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모스크바 3상 협정에 따라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미국은 신탁통치를 격렬히 반대 하는 우익측 세력 즉 이승만 김구 및 그들의 추종 세력을 지지하기는 어려웠다.11) 따라서 미 소 공동위원회가 개최되기 직전 미 국무성은 미국의 정책이 이승만 김구에 대한 지지를 11) 김국태 역, 해방 3년과 미국 미국무성 비밀외교문서 Ⅰ (돌베개, 1984) p 국무성이 맥아더에게 보내는 메시지 초안( )에 의하면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느껴지겠지만 한 국에 대한 확고하고도 발전적인 계획을 추진할, 김구 일파와도 연결되지 않으면서 소련의 조종 을 받는 세력과도 연결되지 않은 그러한 지도자들을 우리의 지역 내에서 물색해 내기 위한 모든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세력은 4대 자유를 강조하며 광범한 한국 민중에게 설득 력있는 근본적인 토지 및 재정의 개혁을 강조하는 내용의 진보적인 강령을 면밀히 검토하여 만 들어 내도록 격려를 받게 될 것이며, 또한 지금으로서는 공산주의적 강령만이 가장 희망을 주고 있다고 믿고 있는 민중들을 그와 같은 진보적 강령에 끌어들이려는 목표를 갖고 동 강령을 수립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소련의 지지를 받는 공산주의 세력에 대항하기 위하여 그러한 세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라고 하였다.

8 國史館論叢 第20輯 철회 하고 진보적 지도자들(progressive leaders) 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음을 하 지(John R. Hodge)에게 통고한 일이 있었다. 이것은 신탁논쟁이 격렬해진 뒤 미국이 남 한 내에는 극단적인 세력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인물로서 통일정책을 담당하게 하려는 정책 의 변화를 말한다.12) 이러한 변화는 미 소 공동위를 통한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기본 골격 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미국측의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서 그때까지 미국이 소련과의 문제 협상 타결에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또한 중도파를 선택하고 지지하 려 한 이유는 한반도에서 소련의 괴뢰가 아닌 자국에 우호적인 정부를 수립한다는 미국의 기본적인 대한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13) 미 국무성의 지시를 받은 미군정은 좌우익을 연결할 수 있는 중도파 인물을 물색하였는 데 여운형과 김규식이 각각 중간 좌우 세력의 대표로 등장하게 되었다. 2) 左右合作의 시작 제 1차 미 소 공동위원회의 결렬과 급속히 소비에트화하는 북한의 정치 진전은 미국으로 하여금 남한에 어떠한 형태라도 한국인의 대표기관을 설치할 계획을 추진하게 했다. 1946년 5월 24일 하지는 국무장관에게 소련은 동구에서의 통일 전선 정책과 약간 다를 뿐인 정책을 한국에서 강행할 의도임이 너무나 뚜렷하다. 만일 우리가 그러한 정책을 수락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면 분명히 한반도 전역에 대한 소련의 지배를 촉진시키고 용이하게 만드는 결과가 될 것이다라고 보고했다. 하지는 만일 공산당과 합작 없이도 제 애국 정당 의 만족스러운 통합이 달성될 수 있다면, 모스크바 협정에 의한 통일된 임시정부의 수립 이전에 자신의 권한 아래 법령을 제정할 권한을 갖고 한국인이 참여하는 내각과 입법기관 을 창설할 계획임을 밝혔고, 미 국무성도 미 소 공위가 재개되지 않으면 미국은 남한에 단 독 정부 수립을 추진할 것 을 검토하였다.14) 김규식과 여운형 사이에 시작된 좌우합작운동은 이러한 미 군정의 정책에 영향을 받았ᅵ 다. 또 이승만이 남쪽만이라도 임시정부 또는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자 고 주장한 이른 바 정읍 발언도 미국의 이러한 정책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국내외 사정에 힘 입어 좌우합작운동이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이는 본질적으로 당 12) 曺圭河 李庚文 姜聲才, 南北의 對話 (고려원, 1987) p 당시 미군정의 경제고문으로 우 합작에도 관여하였던 키니(Robert A. Kinney)는 미군정은 중도파를 지지하였는데 그 이유는 만일 우리가 중도파를 제외하고 이승만이나 김구 등 극우세력을 지지한다면 중도파들은 공산당 과 합류, 큰 세력을 유지할지 모르며 또 우리가 중도파를 지지해도 민족주의 우익세력은 공산당 과 합작할 리 없다고 본 때문이었다. 그 당시 민족주의 및 우익세력은 약 50%, 중도파는 40% 그리고 공산당은 약 10% 정도의 분포를 보였다 고 하였다. 金學俊, 分斷의 배경과 고정화 과정 pp ) 安貞愛, 左右合作의 전개과정 ( 한국현대사 Ⅰ, 열음사, 1985) pp ) 金學俊, 分斷의 배경과 고정화 과정 pp

9 시 국내의 지도자들이 이전부터 끊임없이 추구하여 온 통일 조국건설 노력의 일환이었다. 좌우합작의 첫 회합은 미 소 공위가 결렬된 3주일 후인 5월 25일, 하지의 정치 고문인 버치(L. Bertch)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이때 우측 대표로는 김규식 元世動이, 좌측 대표 로는 여운형 黄鎭南 등 4명이 참석하였고, 버치와 아펜젤러가 옵저버로 참석하였다. 이어서 닷새 뒤에는 민주의원인 元世動과 민주전선 공동의장인 許憲 사이에 회담이 있었 으며, 6월 11 일에 여운형은 진정한 통일 정부는 좌우합작에서 수립될 것 이라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또한 6월 14일에는 김규식 원세훈, 그리고 여운형 허헌의 4자회담 결과 다음 과 같은 합의사항이 발표되었다. ① 대내적으로 부르주아 민주공화국을 채택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적으로 불편부당한 선린 외 교정책이라야 할 것. ② 좌우를 막론하고 진실한 애국자이며 진정한 혁명가라면 절대로 배격이나 중상을 금하고 이 를 절대로 옹호하여야 할 것. ③ 남북합작은 북조선에 있어서는 공산당 일당독재가 제외되고 언론 집회 사상의 자유가 허여 된 후에야 합작이 가능할 것.15) 이에 미군정은 김박사와 여씨의 노력을 할 수 있는데까지 전적으로 시인하고 지지한다 고 하였다. 이어서 7월 10일에 결성된 좌우합작위원회의 대표단은 다음과 같다. 우측대표 : 김규식(민주의원 부의장), 元世動(한민당), 金朋灌(임시정부), 안재홍(국민당), 崔 東昨 (민주의원) 좌측대표 : 여운형(인민당, 민전의장단), 허헌(민전의장단), 鄭魯堤(신민당), 李康國(공산당), 成周宴(민족혁명당) 비 서 국 : 우측 영문 金鎭東, 국문 宋南憲 좌측 영문 황진남, 국문 金世箱 미 국 측 : 연락장교 버치 중위 (하지정치고문), 소련측 연락장교 미정16) 좌우대표는 7월 22일에 예비회담을 갖고 ① 회의를 덕수궁 석조전에서 매주 2회 (월 금)열며, ② 김규식과 여운형이 교대로 의장직을 맡고, ③ 미 소 쌍방의 연락장교 1인씩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합의에 도달하였다.17) 15)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2, p ) 宋南憲, 解放三年史 Ⅱ. p.372 ; 東亞日報 과 資料大韓民國史 2, p. 372에 의하면, 우측대표는 같고 좌측대표는 여운형 허헌 김원봉 그리고 신민당과 공산당 대표 각 1명씩으로 구성되었다고 하였다. 17)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2, p. 937.

10 )左右合作 좌측 5원칙 國史館論叢 第20輯 이어 사흘 뒤인 7월 25일 좌우합작위원회 제 1 차 회의가 개최되었고, 27일에는 좌익측 이 주장하는 합작 5원칙이 아래와 같이 발표되었다.18) ① 조선의 민주 독립을 보장하는 3상회의의 결정을 전면적으로 지지함으로써 미소공동위원회 속개 촉진운동을 전개하여 남북통일의 민주주의 임시정부수립을 매진하되 북조선 민주주의 민족 전선과 직접 회담하여 전국적 행동 통일을 기할 것. ② 토지개혁(無償沒收 無償分與), 중요산업 국유화, 민주주의적 노동법령 및 정치적 자유를 위 시 한 민주주의 제기본 사업의 완수에 매진할 것. ③ 친일파 민족반역자 친팟쇼반동거두들은 완전히 배제하고 테러를 철저히 박멸하여 검거 투 옥된 민주주의 애국지사의 즉시 석방을 실현하여 민주주의적 정치운동을 활발히 전개할 것. ④ 남조선에 있어서도 정권을 군정으로부터 인민위원회에 즉시 이양토록 기도할 것. ⑤ 군정고문기관 혹은 입법기관 창설에 반대할 것. 토지 및 중요산업의 몰수와 국유화문제는 독립운동 과정에서의 우익측 각 정당의 정강 정책이나 임시정부의 건국강령에서도 주장된 사실이 있었으나 한국민주당이나 일부 우익 정 당에게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3상회의 결정 즉 신탁통치 안의 지 자 와 친일파 민족반역자와 함께 이승만 김구 등을 가리킨 것이라고 생각되는 이른바 친핏 쇼 반동거두 제거 문제와 미군정의 인민위원회로의 이양 문제 등 우익측이 받아들이기 어 려운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었다.19) 이에 대하여 우익 측은 전면 합작하지 않겠다는 의사와 흡사하다 는 반응을 보였고, 한 민당의 논객 金俊淵은 獨立路線 에서 북부조선과 마찬가지로 남부조선에도 공산주의 제 도를 실시하자는 것 이었다고 평하였다.20) 이러한 좌익측의 주장이 나오게 된 과정을 잠깐 살펴보자. 이는 당시 남한에 있어서 좌 익운동의 양대 거물인 박헌영과 여운형의 정치적 입장의 추이와 관련이 깊은 것이다. 당초 박헌영과 그의 추종자들은 좌우합작운동에 찬반이 분명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박 헌영이 평양을 비밀 방문하고 7월 22일에 서울로 돌아온 뒤 그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좌우 합작에 대한 반대의사를 의심의 여지없이 밝혔을 뿐 아니라 북한의 모든 좌파세력이 북조 선노동당으로 집결되었듯이 남한의 모든 좌파세력 역시 단일지도체제 아래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박헌영의 이러한 새 지도 노선은 여운형을 당황시켰다. 그는 이미 김규식 등의 중도 우 파와 합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었고 김일성과도 선을 이은 채 자기 나름대로 정국을 18)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2, p ) 姜萬吉, 앞의 글 p ) 安貞愛, 앞의 글 p. 287.

11 주도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21) 그는 1946년 4월 19일부터 25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金日成을 만났는데 얘기가 잘 풀 려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여운형은 조만식과 武亭을 만나려고 하였으나 못 만나고 崔庸健 과 金策을 만난 다음 소득 없이 서울로 돌아왔다. 그러나 여운형과 김일성의 관계는 계속 되었다. 그해 8월에 미군 당국이 여운형의 인민당 간부 몇 명을 급습하였는데 여기에서 46년 7월 18일자로 김일성이 여운형에게 쓴 편지가 발견되었다. 이 편지에서 김일성은 우선 여운형 의 최근 편지 를 잘 받았으며 여운형이 취하고 있는 입장이 정확 하고 정당 하다고 전제한 다음, 자신이 서울을 방문하여 여운형을 만나고 싶으나 공무에 매여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변명하였다. 이어서 그 자신이 며칠 안으로 여운형을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 다고 하면서 그 경우에 대비하여 준비를 갖춰 달라고 하였다. 이 편지의 내용만으로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중요한 정치적인 얘기가 오갔는지 또 김일성이 정작 서울을 오갔는지 알 수 없다.22) 여운형은 박헌영이 좌우합작운동을 깨뜨리려 들고 조선공산당의 정력을 오로지 좌파통합 운동에만 쏟을 경우, 여운형 스스로가 공들이고 있는 좌우합작운동은 실패할 것이며, 남한 좌파세력의 주도권도 박헌영에게 돌아가게 될 것을 염려하였다. 실제로 박헌영은 民戰會議 에 서 좌우합작운동 거부안을 제의하였다. 그러나 그의 제의는 부결되었다. 민전의 다수파는 여전히 좌우합작운동을 지지한 것이 다. 그러자 박헌영은 5개 조건을 내세우고 이 조건이 관철된다면 자신도 좌우합작을 지지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민전은 결국 이 제의를 받아들이니 이것이 바로 앞에서 본 좌측의 합작 5원칙이다. 이때 여운형과 김원봉은 이 5개 조건에 반대하였으나 좌파의 내분을 공공 연하게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7월 29일의 제 2 차 좌우합작회 담에 불참하였다고 한다.23) 4) 左右合作 우측 8원칙 우파대표들은 좌파대표들이 결석한 상태에서 7월 29일 좌측 5원칙에 대한 대항 조건으 로 아래와 같은 8원칙을 제시하였다. ① 남북을 통한 좌우합작으로 민주주의 임시정부 수립에 노력할 것. 21) 金學俊, 歷史는 흐른다, ⑮ ( 朝鮮日報 ). 22) 위와 같음. 이에 대하여 金學俊은 아마도 여운형이 북한과 접촉하면서 남한에 있어서 좌파통합 운동을 박헌영이 아니라 자신이 주도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을 설득하려 하였고, 그 자신의 주 도 아래 좌파의 통합을 이룩하고 우파와의 합작을 성취시켜 남한에서 통일세력을 만들어낸 다음 이미 단일집권적인 북한의 공산세력과 다시 합작하면 남북을 하나로 묶는 독립정부의 수립이 가 능하다고 계산한 것 같다 고 추측한다. 23) 위와 같음.

12 國史館論叢 第20輯 ② 미 소 공동위원회 재개를 요청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 ③ 소위 신탁문제는 임시정부 수립 후 동 정부가 미 소 공위와 자주 독립 정신에 기하여 해결 할 것. ④ 임정 수립 후 6개월 이내에 普選에 의한 전국국민대표회의를 소집할 것. ⑤ 국민대표회의 성립 후 3개월 이내에 정식 정부를 수립할 것. ⑥ 보선을 완전히 실시하기 위하여 전국적으로 언론 집회 결사 출판 교통 투표 등 자유를 절대 보장할 것. ⑦ 정치 경제 교육의 모든 제도 법령은 균등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여 국민대표회의에서 의정할 것. ⑧ 친일파 민족반역자를 징치하되 임시정부 수립 후 즉시 특별 법정을 구성하여 처리케 할 것.24) 이 8원칙은 미 소 공위의 재개를 주장하였으나 신탁통치 문제를 임시정부 수립 이후에 해결하기로 미룬데 특징이 있으며 친일파와 민족 반역자의 징치는 거론하였으나 토지문제 중요산업문제에 대한 대책이 포함되지 않아 좌익측 합작 조건과 큰 차이를 드러내었다.25) 좌익측은 우익의 8원칙이 이승만식의 구태의연한 무원칙한 것이라고 비난하였으며, 7월 31일 민전 의장단회의에서 우익의 8원칙은 행동 통일의 원칙이 표명되어 있지 않고 일체 를 정부 수립 후로 미루어 정부 수립에만 급급한 것 이 라고 반박하였다.26) 양측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말미암아 좌우합작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았고 이로부터 더욱 합작운동은 극좌측과 극우측을 포용하지 못하고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의 합작으로 좁혀져 추진되었다. 5) 중도정치 세력 당시의 상황에서 우익의 좌파라고 할 수 있는 정치세력과 좌익의 우파라고 할 수 있는 정치세력, 즉 극좌도 극우도 아닌 中道派내지 제 3의 정치세력을 구성한다는 것은 매우 어 려운 일이었다. 해방 직후에 등장한 공산당은 막강한 조직력을 갖고 있었다. 공산당은 도시와 농촌의 지 식 분자 학생층 노동자들은 공산당 자체 또는 각종의 외곽단체 들을 통하여 조직화하고 있 었다. 우익은 우익대로 비상국민회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등을 통하여 각계 각층을 장악하고 있었다. 우익은 좌우합작위원회의 3상회의 결정에 대한 태도를 신탁통치 인정 이라고 공격 하였는데 이에 대한 합작파의 대답은 우익세력에게는 납득되지 않았다. 또 우익진영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지주세력에게는 좌우합작위원회의 토지문제에 대한 주장 역시 용납되기 어려웠다.27) 24)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2, p ) 姜萬吉, 앞의 글 p ) 宋南憲, 앞의 책 p ) 후일 左右合作 7原則이 韓民黨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자, 좌우합작에 대표로 참여했던 元世勳 등

13 좌우합작위원회 중에서 비교적 강한 조직체를 가진 이는 여운형이었지만, 당시 인민당 내에서 조차 그의 위치는 그다지 굳건한 것이 되지 못하였다. 공산당은 여러 가지 형태로 파괴 공작에 나섰으며 그럴수록 여운형의 위치는 더욱 약화되었다. 그는 한 때 테러를 당 하 는 등 많은 곡절 끝에, 뒤의 일이지만 그 해 12월 4일에는 지도자의 자리를 물러나 여 생을 민주진영의 일원으로서 건국 사업에 바칠 것을 맹세 한다 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치 일 선에 서 물러날 것을 표명하기도 하였다.28) 그 밖에 안재홍 등에게도 추종 세력이 있었으 나 그 실력은 공산당이나 이승만 계열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결국 좌우합작위원회는 약세화된 여운형 계열과 김규식 계열 그리고 한민당을 탈퇴한 원 세훈 계열, 국민당을 이끌던 안재홍 계열 그리고 군소정당과 사회단체밖에 규합하지 못한 채로 좌익과 우익의 파도 같은 협공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좌우합작운동의 목적 을 통일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기초로서의 온건 세력의 총망라에 두었다고 한다면 그 결과 는 그리 만족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하였다.29) 6) 민전의 이탈 한편 좌파세력의 내분은 계속되었다. 조선공산당은 1946년 7월 3일, 조선화물자동차 파 -업을 필두로 비합법적 폭력투쟁으로 노선을 전환하였고, 조선공산당과 남조선 신민당 및 인민당의 3당 합동운동을 전개하였다. 북한에서 북조선공산당과 조선신민당이 통합하여 그 해 8월 북조선노동당을 만들었듯이 남한에서도 좌파 3당이 통합하여 南朝鮮勞動黨(약칭 남 로당)을 결성하려한 것이다( 창립). 이무렵 미군정 당국이 조선공산당 간부인 박헌영 이강국 등에 대하여 체포령을 내림으로 써 그들은 월북하였고, 남한의 공산주의 세력은 그 해 9월 경부터 지하로 잠입하는 한편, 9월 파업 및 10월 봉기 를 비롯한 극한투쟁을 벌여나갔으므로 공산당은 현실적으로 좌우 합작운동에 참가할 사정에 있지 못하였다. 따라서 공산당측은 좌익측의 5원칙을 제시한 후 실제로 합작위원회에 참석하지 못하였고, 합작운동은 결국 남로당에 참가하지 않은 좌익세 력에 의하여 추진되었다. 1946년 8월 말 경부터의 좌우합작위원회는 우익측의 앞서 선정된 5명과 좌익측의 여운 형 張建相 정노식 및 공산당의 反幹派 즉 남로당 결성에 참가하지 않은 세력에 의하여 추진 되었다. 한편 좌우합작위원회에의 참가 문제를 놓고 논란을 거듭하던 민전이 입법기관 설 치 문제와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통일합작 공작은 우리 민족의 남북통일과 완전 자주 독립 韓民黨 中英委員과 270여 명의 당원이 1946년 10월 이후 2차에 걸쳐 탈당하였다. 이후 한민당 은 더욱 左傾化되었다. 28) 李庭植, 呂運亨, 金奎植의 左右合作 ( 現代史를 어떻게 볼 것인가 1, 東亞日報社, 1987) p ) 위의 글 pp

14 國史館論叢 第20輯 을 지연하는 것이므로 우리는 이에 대하여 절대 반대하는 바이다 라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민전은 실제로 좌우합작운동에서 이탈하였다.30) 여운형은 9월 23일부터 30일까지 다시 평양을 방문하였다. 10월 1일 그는 미군 당국자 들에게 자신의 방북 동기와 그 결과를 자세히 알렸다. 미군정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남한의 공산주의자들이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으며, 11월 중에 인민혁명 을 일으켜 좌우합 작 운동을 좌절시키고 미 군정의 위신을 약화시키려고 획책하고 있다는 정보를 북한측 정 보원을 통해서 듣고 이를 막기 위하여 방북했다고 설명하였다. 평양에서 김일성과 김두봉 및 다른 간부들을 만나 그는 그들에게 남한 공산주의자들의 그러한 노선은 광범위한 유혈 사태 를 낳을 것이고 미군정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가져와 종국적으로 미군의 남한 주둔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사태들의 전개는 한민족 전체에 불행이므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여운형의 이러한 호소에 북한의 권력자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명확 하지 않다.31) 7) 左右合作 7원칙 평양 방문에서 돌아온 여운형은 자신 있는 태도로 좌우합작에 임하여32) 자신과 장건상 白南雲 金星淑 朴建雄으로 대표를 개편하고 다시 좌우합작을 촉진시켜 10월 4일에 좌측 5 원칙과 우측의 8원칙을 절충하여 합작 7원칙을 결정하고 7일에 이를 발표하였다.33) ① 조선의 민주 독립을 보장한 3상회의의 결정에 의하여 남북을 통한 좌우합작으로 민주주의 임시정부를 수립할 것. ② 미 소 공동위원회 속개를 요청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 ③ 토지개혁에 있어 沒收 有條件 沒收 遞減買上 등으로 토지를 농민에게 無償으로 분여하며, 시가지의 기지 및 대건물을 적정 처리하며, 중요산업을 국유화하며, 사회 노동법 및 정치적 자유를 기본으로 지방자치제의 확립을 속히 실시하며, 통화 및 민생 문제 등등을 급속히 처 리하머, 민주주의 건국 사업 완수에 매진할 것. ④ 친일파 민족반역자를 처리할 조례를 본 합작위원회에서 입법기구에 제안하여 입법기구로 하여금 심리 결정하여 실시케 할 것. ⑤ 남북을 통하여 현정권하에 검거된 정치 운동자의 석방에 노력하고 아울러 남북 좌우의 테 러적 행동을 일체 즉시로 제지토록 노력할 것. ⑥ 입법기구에 있어서는 일체 그 권능과 구성 방법 운영 등에 관한 대안을 본 합작위원회에서 30) 姜萬吉, 위의 글 pp ;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3, p ) 주 21) 참조. 32)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3, p 여운형에게 기자가 左右合作을 북 한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左右合作은 최초(美蘇)共同委員會 속개를 목적으로 한 것 이므로 이에는 반대가 없을 것이고 다만 立法機關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었다 고 답하였다. 33)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3, p 이에 서명한 사람은 金奎植 呂運亨 朴建雄 張權 元世勳 安在鴻 金朋濬 崔東旿 諸氏이며 朝鮮共産黨 南朝鮮新民黨 朝鮮民族革命黨의 자 리는 비워 놓고 참가를 기다렸다(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3, p. 470).

15 - 189 작성하여 적극적으로 실행을 기도할 것. ⑦ 전국적으로 언론 집회 결사 출판 교통 투표 등 자유를 절대 보장되도록 노력할 것. 앞에서 본 좌익측 5원칙과 우익측 8원칙을 절충한 것이 라고 할 수 있는 7원칙의 특징 은 첫째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안에 대처하는 방법으로서 남북을 통한 임시정부 수립 문 제를 표면에 내세우고 신탁통치 문제를 다음으로 미룬 느낌이어서 우익측 안을 받아들인 것이라 고 할 수 있다. 둘째 토지문제는 일종의 절충안으로 좌익측이 주장한 무상몰수 무상 분배가 아니라 몰수, 조건부 몰수, 체감매상과 무상분배안을 내어 놓았으며, 중요 산업은 국유화로 하여 좌익측 안을 받아들인 셈이다. 셋째 친일파 처리문제는 우익측 안이 임시정 부 수립 후로 미루었고 좌익측 안은 이른바 친팟쇼 반동거두 를 포함하여 즉시 배제 할 것 을 주장했지만 합작위원회 안은 임시정부와 관계없이 합작위원회가 제안하는 입법기구가 처리하도록한 점이다.34) 이처럼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의 테두리 안에서 임시정부를 세우고 지주의 생계와 형편 도 참작해 주는 토지개혁을 하고, 친일파는 정치에서 제거하겠다는 내용의 7원칙은 합리적 이고 중용의 정신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35) 그러나 이러한 좌우합작의 노력은 좌우익을 실질적으로 이끌던 공산당이나 한민당의 동 의를 얻지 못하였다. 한편 이승만의 반응은 좌우합작이 최초의 조건대로 진전 중인지 자세 히 모르겠다 는 유보적인 것이었고36) 김구와 그가 이고는 한독당은 처음에는 금번 좌우 합작의 성립은 민족적 양심과 민족적 열의로 보아 8 15 이후 최대의 수확이다라고 전적으 로 지지하였으나,37) 그후 미 소공위 재개를 타진하던 미 소 양국이 반탁세력은 임시정부의 수립을 위한 미 소공위의 협의 대상에서 제의할 것에 합의하는 듯하자 김구와 한독당은 좌 우합작위원회의 해체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7원칙에 대하여 좌익과 우익에서 반대론이 나오자 김규식은 주요 쟁점에 대하여 해명서 를 발표하였다.38) 합작운동에 같이 참여하였던 안재홍도 漢城日報 에 合作과 建國路線 을 발표하여 김규식과 같은 취지로 7원칙의 내용을 신탁통치문제, 토지문제 그리고 친일파 문제로 나누어 해설하였다.39) 신탁통치 문제 합작 7원칙에서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에 의하여 라는 표현을 끄집어 신탁통치를 인정하 34) 姜萬吉, 앞의 글 p ) 李庭植, 앞의 글 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3, p )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3, p ) 李庭植, 앞의 글 pp ) 姜英哲, 앞의 글 pp

16 國史館論叢 第20輯 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대하여, 모스크바 협정 3항에 나오는 조선 임시정부와 조선민주 주의 단체를 참가시켜 조선 민족의 정치적 경제적 진보에 대한 원조와 협력(신탁)의 대책 을 강구함 의 의미는 탁치가 실제로 상정되는 것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후의 일이므로 반 탁문제는 그 차후의 일이 될 것이니, 지레 근심할 바 아니라고 하였다. 토지 문제 당시의 경제 구조에 전근대적인 요소가 많이 있었고 산업의 대종이 농업이었던 당시에 토지 문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항이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敵產은 沒收하고, 사회 공 익에 소관되는 법인, 기타 이에 준하는 공동기관의 소유 토지는 국가가 그 수입에 상당한 다른 재원을 대신주고 이를 회수하여(有條件 沒收), 자작 정도의 소유 토지는 사유 경작케 하고, 소지주의 토지도 자기 경작량을 공제한 이상은 시가 전액으로 매상하며, 대지주의 토 지 도 역시 그 제한 소유의 면적을 제한 외에 누진으로 그 토지 면적이 올라갈수록 그 대 가를 체감하여 국가에서 배상한다(遞減買上)는 것이었다. 요컨대 토지 국유의 원칙에서 여 러 가지 방법으로 국가에서 회수하여 경작자인 농민에게 적정 분여하되 값을 받지 않고 주 어 그 세습 사유를 보장하되 매매 등은 개인 간에는 불허하고 국가에서 관리 한다(有償 沒 收 無償分與)는 것이었다. 한편 한민당원이었으면서 좌우합작운동에 관여했던 金炳魯는 그 당시 공산주의의 위협을 받고 있는 서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공산주의 침투 방지의 일환으로 토지 개혁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데 대해 주목하고 지주로부터 땅을 사서 소작인에게 거저 주어야 한다는 입장 을 취하였다.40) 그는 담화를 발표하여 원래 토지 정책에 있어서는 무상으로 국유됨을 원 칙으로하여 농민에게 균등 분여할 것이며 지주에 대해서는 균등 생활을 확보할 정도에서 보상하면 족할 뿐이다 고 우익의 반론을 비판하였다.41) 친일파 문제 안재홍은 친일파 민족 반역자의 처리는 언제나 한번 있어야 할 일로 입법기구를 통하여 심의 결정한다 고 하면서 친일파를 제거한다는 원칙에는 찬성하였다. 그러나 36년간 포악 한 일제 밑에서 허다한 인물이 친일적 색채를 띄게 되었고 민족 패류도 적지 않게 있는 것 이 나 일률로 친일파로 규정 할 바 아니요, 모든 기술가 사무가 기타 전문가와 또는 새로운 결심으로 건국 운동에 정진 분투하는 인물은 대체로 친일적 누명이 씻겨질 것이라 하여, 건 국 사업에 공헌이 있는 자는 구제하고 오직 악질의 반역자는 공명 엄정하게 다스리되 이 를 분변하여 되도록 최소한에 그치자고 주장하였다. 40) 金學俊, 街人 金炳魯評傳 pp )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3, pp

17 立法議院 설치와 左右合作의 실패 1) 立法議院 좌우합작원칙이 합의되면서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南朝鮮過渡立法議院(약칭 입법의원 또는 입의)이었다. 미군정은 이를 통하여 민주적 개혁을 실시하면서 한국인들로 하여금 군 정에 참여케 하여 민정 이양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었다. 입법기관 설치 논의는 좌우합작운동이 시작되면서 일어났으나 좌익측은 당초 그들이 제안한 5원칙에서 이를 분명 히 반대하였다. 그 후 좌우합작위원회에서 합의한 7원칙에서 입법기관을 설치할 것을 채택하자, 하지 중 장은 곧 입법기관에 관한 군정법령 제118호를 선포하였고, 10월 봉기 의 와중에서도 10 11월에 45명의 民選議員이 선출되고 좌우합작위원회에서 추천한 官選議員 45명이 임명되 었다. 입법의원의 민선의원은 한국민주당원 12명, 이승만계의 독립촉성국민회원 17명, 김 구계의 한국독립당원 4명, 무소속 13명, 기타 4명이었으나 무소속 13명은 사실상 한민당 과 같은 계열의 인사들이었고 좌우합작위원회계는 거의 당선되지 못하였다. 한편 관선 의 원을 살펴보면 좌우합작위원회계가 김규식 여운형을 비롯한 6명, 우익정당계가 金若水 등 11 명, 좌익정당계가 장건상 등 12명, 기타 16명이었으며 이들은 대체로 좌우합작 운동에 동조하는 인사들이었다.42) 이에 대하여 동아일보 는 官選 결정의 안목은 한민당과 남로당을 경원한데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현 단계의 객관적 요청에 따라 중간노선을 걸어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규 정한 하지 장군의 정치적 고려에서 출발한 것이 틀림없다. 立議 官選 결과를 보면 合委는 일개 政黨化하여 가는 인상도 없지 않다. 만일 정당화한다면 극우 극좌를 제외한 노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하였다.43) 1946년 12월 12일에 개원한 입법의원은 의장에 김규식, 부의장에 최동오와 尹綺變을 각 각 선출하였다. 그런데 좌우합작위원회의 정치적 기반을 넓혀 주고자 구성한 입법의원은 오히려 좌우합작운동의 존립기반을 위협하였다. 왜냐하면 민선의원 선거에서 우익이 크게 진출한 반면 좌우합작계 인사들은 거의 당선되지 못하였고, 관선의원들은 합작운동에 동조 하는 이가 많았으나 여운형은 끝내 불참하였고 의장인 김규식마저 마지못해 참여하는 형편 이었기 때문이었다.44) 42) 姜萬吉, 앞의 글 pp )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3, p ) 民世 安在鴻選集 2, p 民政長官을 사임하고 立議는 처음부터 좌우 협공의 험악한 기류 속에 크지 못한 출발을 하였다. 합작의 좌방 수석인 여운형씨는 민주의원 당시의 태도대로

18 國史館論叢 第20輯 따라서 입법의원은 좌우합작추진의 뜻과는 달리 우익화되어 갔다. 이로 말미암아 미군정 과 좌우합작위원회를 당황하게 하는 일이 여러차례 일어났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반탁결의 안의 통과였다. 한독당의 李南圭 외 41명의 의원이 제출한 반탁결의안을 합작위측과 미 군 정측에서 저지하려고 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였고, 하지는 이에 대하여 유감을 표하는 성명 을 내기도 하였다. 이처럼 입법의원은 출발부터 곤경에 처하게 되었고 세간에서도 인기가 없었던 듯 심지어 매국적 立議 흑은 洋參議 라고 비방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좌우합작위원회는 극좌 극우의 편향주의자 선전가들은 본 합위를 中間黨的 結合 혹은 官製左右合作혹은 立議를 위한 합작 등등의 설로서 중상하고 있다. 그러나 본 합위 로서는 자주 독립과 대중복리를 위하여 오직 합작 7원칙을 철저히 실시하기 위하여 진력 분투할 뿐이다 라고45) 담화를 발표하여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규식은 초보적인 과도입법의원은 가급적 최속기한 내에 좌우는 물론 남북과 연합 혹 은 연결된 총선거에 의한 입법기구로서 임시정부를 수립하려 한다. 우리는 미 소 공위가 급 속히 속개되어 임정이 수립되도록 측면적이나마 촉진시키기에 노력할 것이나 남북으로 양 분되어 미소 양군에게 점령되고 있는 현 사정에 비추어 3상회의 결정에 충실한 자율통일 ' 정부의 급속 수립에의 촉진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46) 1947년에 들어서면서 좌우합작위원회의 해체설이 떠돌았다. 이에 대하여 위원회의 선전 부장 박건웅은 일부에서 합위가 해체되었다고 하나 사실은 점점 확대 진전되고 있다 고 반 박하고, 合委와 立議를 혼동하여 비난하나 입의는 결코 남조선 단독정부는 아니고 다만 임 시정부 수립 전까지의 미 군정하 입의로 그 성격 임무가 있는 것이며 본 합위는 가급적 입 의로 하여금 민의에 의하여 그 직능을 발휘토록 노력할 뿐이다라고 좌우합작위원회와 입법 의원은 그 역할이다름을 밝혔다.47) 그러나 합작위원회에 대한 좌우익측의 공세는 계속되어서 우익측의 민주의원에서는 김규 식 원세훈 안재홍 김봉준 등에게 소환령을 내렸고, 좌익측의 민전에서는 입의와 마찬 가지 로 합위도 해산해야 한다면서 좌우합작위원회의 존재의의를 철저히 부인하였다. 그러 나 합작위원회의 활동은 계속되었다.48) 2) 제 2 차 美 蘇共委와 합작실패 이 때의 국내외 상황은 한국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변하고 있었다. 동서냉전의 격화와 종시 불참하였고, 김규식 박사도 자신을 불참을 상당 고집하였으나 형세 그리 될 수 없었고, 나 도 동지를 보내고, 자진사퇴키로 하였으나 사정 역시 허용되지 않았다. 45)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3, p )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3, 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3, p ) 강만길, 앞의 글 p. 87.

19 더불어 한반도에 있어서 상대국의 독점적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는 미 소 양국의 정 책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남북에 있어서의 서로 다른 정치 진전으로 말미암아 한국의 통일을 위해 미 소 정부가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은 내란에 빠지게 될지도 몰랐다. 이에 미 소는 1 차 공위 결렬 후 여러 형태로 교섭을 지속하여 1947년 5월 21일 제 2 차 미 소 공동위원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제 2차 공위가 열리자 좌우합작위원회는 활기를 띠게 되었고 남북통일 임시민주주의 정 부 수립을 위하여 북한측 요인과 좌우합작 운동의 강화 등을 토의할 의욕을 보이기도 하였다.49) 또 합작위는 그 위원을 확충 보강하여 그 지지 기반을 넓히려고 하였다.50) 주석 김규식 여운형 종전위원 안재홍 최동오 김붕준 鄭伊衡 呂運弘 박건웅 姜舜 신위원 李克魯(建民會) 金乎(新進黨) 嚴雨龍(韓獨黨革新派) 申肅(天道敎補國激) 張子一(民衆同盟) 張 斗後(勤勞人民黨) 李瑄根(朝鮮靑年猫) 劉錫炫(民主統一黨) 李慶辰(靑友黨) 朴柱秉(韓獨黨民主派) 吳夏英(基督敎) 金成圭(儒敎) 李時說(佛敎) 劉起兌(大韓勞總) 金時顯(高麗同志會) 姜元龍(基靑) 朴恩聲(愛國婦女同盟) 제 2 차 공위에서 미 소 양국은 제 1 차 공위를 결렬시켰던 공위와 협의할 민주적 정당 및 사회단체 에 관한 難題에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즉 민주적 정당 및 사회단체는 공위와의 협의에 참가하기 위하여 모스크바협정을 지지 하거나 또 그에 협력한다는 선언서에 서명 날인하고, 참가에 관한 청원서를 6월 23일까지 서울 또는 평양에 제출하며 이러한 수속을 완료한 정당 및 사회단체는 임시정부의 헌장과 정강에 대한 답신안을 작성하여 7월 1일까지 제출한다 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위가 막상협 의 대상 명부 작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토의하기 시작하자 다시금 쌍방의 이견이 표면화 하 여 1 차 공위 때와 똑같은 논쟁을 되풀이하고 말았다. 이리하여 공위도 쌍방 간에 책임 전 가와 반론의 일방적인 성명이 되풀이되면서 8월 12일에 끝을 보고 말았다. 당시의 한반도 내부 정세와 국제 정세가 모두 미 소 공동위원회에 불리하게 작용하였던 것이다. 제 2 차 공위가 열렸을 무렵 남북한에는 이미 정치 경제 사회 제도에 있어서 이 질 적인 분리발전이 추구되어 왔고, 이것은 북한의 경우 더욱 현저하였다. 이러한 이질적인 분 리 발전은 남북한에 별개의 기득권을 형성시켰기 때문에 이것을 약화내지 양보시키는 일체 의 움직임을 어렵게 만들었다. 49)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4, 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4, p. 874.

20 國史館論叢 第20輯 국제정세를 보면, 이미 戰後에 시작된 미 소 냉전이 체계화되고 있었다. 제 2 차 공위가 열리기 두어달 전인 1947년 봄, 미국의 외교 정책에는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동구의 소비에트화를 포함한 스탈린의 팽창 정책이 노골화하자 미국은 對蘇 협조 정책을 버리고 서구에 대한 경제 지원, 방위 조약, 동맹 체제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 해 3월 12일 미국이 소련의 팽 창 정책을 저지하겠다는 트루먼 독트린 선언에서 구체화되 었다. 소련은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정책을 팽창주의의 장애일 뿐 아니라 소련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탁치위원국으로 지명되었던 영국과 중국이 한 국에 있어서 미 소 간의 대결을 완화하도록 거중 조정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국내의 상황으로 미루어 미 소공동위원회의 실패는 놀라운 일이 못된다. 양측의 목적은 정반대로서 볼(W. Macmahon Ball)이 지적한 바와 같이 미국은 소련에게 우호 적인 정부 수립을 기어코 봉쇄하려 하였고, 소련 역시 미국에게 우호적인 정부수립을 철저 히 자 지 하려 한 데서 결렬이 온 것 이었다.51) 제 2 차 공위가 결렬상태에 빠지고 위원회의 좌익 측 주석 여운형이 암살됨으로써 ( ), 좌우합작위원회의 활동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이에 합작위원회 선전부 는 미 소공위가 이와 같이 위기에 처하고 있는 이 때 우리 민족은 과거와 같이 반탁 찬탁 으로 서로.. 결렬하여 미 소 양측에 대하여 일방적 지지 태도를 표시하는 것은 공위를 결렬 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52)고 하여 좌우합작이 위기에 처해있음을 토로하였다. 당초 에 미 소 공위 개최를 촉구하고 남북한을 통한 통일 임시정부 수립을 목적으로 하여 성립 되었던 좌우합작위원회는 미 소 공위가 두 번째 결렬되고 미국이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을 포기하고 한반도 문제를 미국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유엔에 이관키로 결정, 제 3 차 유엔 총회의 의제로 제출하자( ), 설 땅을 잃게 되었다. 이것은 카이로 선언 이래 추 구하여 온 미국의 對韓政策(4대국 신탁통치안)의 전면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소련은 물 론 한국문제의 유엔 이관이 모스크바 협정에 위반된다고 이를 반대하였다. 그 후 1947년 12월 6일에 이르러, 좌우합작위원회는 성립된 지 약 1 년 5개월 만에 전 체회의를 열고 해체를 결의하였다.53) 3) 民族自主聯盟 결성 1947년 후반기 이후의 국내외 정세가 좌우합작위원회의 성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방 향으로 전개되자 좌우합작 세력 즉 극좌 극우 세력을 제외한 중간노선을 추구하는 정치세 력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좌우 양측에 어느 정도 51) 金南俊, 分斷의 배경과 고정화 과정 pp ) 京鄕新聞 ; 資料大韓民國史 5, p ) 姜萬吉, 앞의 글 p. 89.

21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세력으로 형성된 民族自主聯盟(약칭 민련)은 여운형이 없는 좌우합 작위원회가 중도파 정당 및 사회단체들을 망라하여 만든 것으로, 미 소 공위대책협의회, ' 민주주의 독립전선, 시국대책협의회 등을 흡수하였다. 1947년 12월 20일 결성된 이 단체 는 김규식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원세훈 홍명희 윤기섭 金成圭 孫斗焕 金淳愛 등을 정 치 위원회 위원으로, 그리고 18명의 상임위원을 두고 있었는데 대체로 김병로 원세훈 장 자일 송남헌 등 한민당 탈당파와 안재홍 등의 국민당, 김붕준 김호 등의 新進黨, 홍명희 등의 民 族獨立黨, 여운홍 등의 사회민주당 세력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54) 이 시기에 있어서 중도적 정치 세력의 집결체라고 볼 수 있는 민족자주연맹은 금일의 조선에는 독점자본주의 사회도 무산계급 사회도 건립될 수 없고 오직 조선의 현실이 지시 하는 조선적인 민주주의 사회의 건립만이 가능하다고 선언하여 역시 중도 노선을 채택하였 고, 통일정부 수립에 대해서는 유엔 위원단도 총희 결의 그대로 남북을 통한 총선거로 통 일정부 수립을 위하여 노력할 것을 확신한다 고하여, 한반도 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간 후 세 도 남북통일정부 수립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제의에 의하여 유엔 총회가 한국 총선거안과 유엔 조선임시위원단 설치 안, 정부수립 후 미 소 양군 철퇴 안을 가결하고( ), 소련측이 유엔 조선임시위 원단의 38선 이북 입북을 거부하여( ) 남북을 통한 총선거의 실시가 어려워지자 민족자주연맹은 남북정치 요인회담을 개최하여 남북통일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통일 총선거 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55) 그러나 유엔 소총회가 유엔한국위원단이 접근할 수 *있 는 지역, 즉 남한에서만의 임무 수행을 결의하여 ( ), 단독정부 수립이 확실하게 되자, 민족자주연맹은 김구의 한국독립당 등과 함께 남북협상의 길로 나가게 되었다. Ⅳ. 南北協商 1. 南北協商論의 대두 1) 유엔위원단과 남북협상론 한반도 문제가 미국에 의하여 유엔으로 이관되고 이에 따라 1947년 11월의 유엔 총회가 총선거안, 유엔 조선위원단 설치안, 정부 수립 후 양군 철퇴안을 가결한 후 유엔 조선 임시 위원단(약칭 유엔위원단)의 입국을 전후한 시기의 정국론은 대략 다음과 같은 세력들로 나 54) 金光殖, 美軍政과 分斷國家의 형성 ( 한국현대사 Ⅰ, 열음사, 1985) pp ) 宋南憲, 앞의 책 P. 512.

22 國史館論叢 第20輯 뉘어 있었다. 남한의 경우 유엔의 한반도 문제 처리를 찬성하되 임시정부의 법통을 강조하면서 남북한 총선거를 통한 통일정부 수립을 주장하는 우익의 김구가 당수로 있는 한독당 중심의 國民 議會(약칭 국의)세력과, 미 소 공동위원회 및 좌우합작의 실패 등을 겨냥하고 우선 남한에 서 정부를 수립하자고 주장하는 우익의 이승만이 영도하는 獨促國民會 중심의 韓民族代表 者大會(약칭 민대)세력, 한반도 문제의 유엔 이관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單獨政府에는 반대 하는 김규식이 주도하는 民族自主聯盟 중심의 이른바 中道派, 그리고 한반도 문제의 유엔 이관 자체를 반대하고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좌익세력으로 크게 구분되는 정황을 이루 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948년 1월에 소련이 유엔위원단의 입북을 거부하고 2월에 유엔 소총회가 남한 만의 선거를 결의하게 되자 남한의 정계는 크게 單政 수립을 추진하는 세력과 그것을 반대 하는 세력으로 양분되었다. 김구를 중심으로 하는 우익측의 단정 반대 세력과 김규식 중심 의 중도파 세력이 함께 단정 반대 노선에 서게 되었고, 신탁통치 문제로 김구 세력과 격렬 하게 대치하였고 좌우합작에 냉담했던 민전 중심의 좌익 세력도 단정 반대 노선에서는 김 구 김규식 세력과 일치하게 되었으며 여기에서 南北協商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56) 남북협상, 남북지도자회담, 또는 남북요인회담 등으로 표현되는 남북협상에 대해서는 이미 1946년 제 1차 미 소 공동위원회가 결렬된 후 중도파 정치인들에 의하여 거론 되었 으나, 좌우합작운동 등에 가려 별로 주목을 끌지 못하였다. 그러나 좌우합작 운동도 궁극적 으로는 북한에까지 확대되어야 성공할 수 있었고 여운형의 평양 방문도 그러한 인식을 바 탕으로 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1947년 3월 13일, 사회민주당 선전국장은 우리의 독립 전취를 위하여 우리로서의 통일 노력이 절대적인 지상 목표이므로 남북지도자 연석회담, 인사 교류 등의 급속한 자율적 실 현이 있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57)는 견해를 표명하였고, 그 해 5월 21일 제 2차 미 소 공 위가 시작되어 좌우합작의 움직임이 재개될 수 있는 계기가 되자, 박건웅은 본 합작위원회 는 본래의 사명이 공동위원회의 재개 촉성에 있었으니 공동위원회가 재개되는 이때에 있어 서 전민족의 일치 합작으로서 합작 단결운동을 확대 강화할 것, 특히 북조선 지도자들과 합석하여 일체 문제를 협상하기로 하고 그 실현 보조를 관계 방면과 협의 중이다. 58)라고 하여 남북협상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1947년 10월, 사회민주당은 외국의 간섭 없이 조선의 통일독립정부 수립을 위한 방법 56) 姜萬吉, 金九 金奎植의 南北協商 ( 現代史를 어떻게 볼 것인가 Ⅰ, 東亞日報社, 1987) 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4, pp )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4, pp

23 으 로 ① 남북요인회담, ② 총선거로 통일정부를 수립하자함은 우국적이며 민주주의적인 주장 이다라고 하여 다시 남북회담을 제의하였고, 그 후 남로당에서도 민족자주연맹을 중 심으 로 한 중간 순수 우익 정당에서는 남북요인의 회담을 제의하고 이로써 자주적인 통일 독립 운동을 도모하고 있는데, 이같은 행동 통일은 현하 정국 타개를 위한 적절한 조치이 다. 우 리 당은 이러한 원칙적 투쟁에 적극 가담한다 고 하여 남북회담을 통한 자주적 통일 노력 을 지지하였다.59) 2) 金九의 태도 변화 이승만이 남한 총선거 실시를 주장하는 담화를 발표하고60) 단정 수립운동에 박차를 가 하 자, 김구는 1947년 11월 25일 남조선 단독 선거는 민족 분열을 초래하고 유엔 결정의 소련측 거부로 인한 남한만의 선거는 국토를 양분하는 비극이다라고 경고하였다.61) 그러나 그 며칠 사이에 김구의 태도가 변하고 있었다. 그가 남한 총선거에 동조하는 듯 한 발언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승만은 그동안 자신의 남한 단독정부 수립론에 줄곧 반대해 온 김구와 접촉하여 자신의 단정론이 김구의 자주 통일 독립론과 실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음을 강조하였다. 그 결과 두 지도자는 11월 30일 회담에서 독립정부수립에 관한 완전한 일치 를 보았다는 신문 보도가 나오게 되었다.62) 또한 12월 1일에는 임정측의 국민의회에 이승만이 참석하여 동포는 시급히 한 덩어리로 뭉쳐서 조속히 남조선 총선거로서 우리 정부를 수립하여야 할 것이며, 이로써 국권을 회복 한 후 남북통일을 할 것이다라는 요지의 치사를 하였고, 김구는 과거 남조선 총선거를 군 정 수립이라 하여 다르다 하였으나 우리 민족의 전체 통일 방향으로 나가는데 있어서는 다 를 점이 없으며 이 박사의 주장하는 바와 조금도 다를 점이 없으니 이 길로 우리는 나가야 한다 고 말하였다.63) 이어서 김구는 정부수립과 민족 단결 문제 에 대하여 장문의 담화를 발표하여 유엔의 남북한 총선거 실시 결의를 지지하면서, 소련의 방해로 인하여 북한의 선거만은 실시하지 못할지라도 추후 언제든지 그 방해가 제거되 는 대로 북한이 참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의연히 총선거의 방식으로서 정부를 수 립하여야 한다. 그것은 남한의 단독정부 같이 보일 것이나 좀더 명백히 규정한다면 그것도 법리 상으로나 국제관계상으로 보아 통일 정부일 것이요 단독정부는 아닐 것이다. 우리 독립을 전취하 는 효과에 있어서는 그 정부로 인정받는 것이 휠씬 좋올 것이다. 이승만 박사가 주장하는 정부 는 결국에 내가 주장하는 정부와 같은 것인데 세인이 그것을 오해하고 단독정부라 하는 것은 유감이다. 하여튼 한국 문제에 대하여 소련이 보이코트하였다고 하여 한국 자신이 유엔을 보이코 59) 安哲鉉, 左右合作의 전개과정 ( 한국현대사, 열음사, 1985) pp )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5, p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5, 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5, p ) 위와 같음.

24 國史館論叢 第20輯 트하지 않는 이상 유엔이 한국에 대하여 보이코트할 이유는 존재치 아니할 것이다64) 라고 하여 남한 총선거 문제를 거부감 없이 수용할 태도를 분명히 하였다. 12월 2일에는 김구측의 국민 의희와 이승만측의 한국민족대표자대회가 합작하기로 결의하고, 국민의회 선거법에 의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자율적으로 총선거 실시를 단행할 것 을 협의하였다.65) 이렇게 유엔 위원단 내한을 앞두고 이승만과 김구의 의견 일치와 이에 따른 국의와 민대의 무조건 합동이 성립되고, 또 이들과 김규식이 주도하는 입법의원과의 합동이 모색되는 등66) 한 때 국내 정파의 통합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이에 대하여 당시 신문에서는 국의와 민대가 유엔 위원단 감시 하에 시행될 총선거가 남한에 국한될 가능성을 간파하여 우익진 영에서 총선거에 임하는 공동전선을 펴는 것으로 보고, 지금까지 이승만이 주장하던 남조 선 단독선거에 대하여 김구는 견해를 달리한 것은 사실이나 이번에 김구가 이승만의 정견 을 지지하게 된 것은 유엔 결의안에 의한 남북 총선거가 소련의 보이코트를 예상할 때 사 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인정한 까닭이 아닌가 한다 고 분석 하였다.67) 김규식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남북 총선거가 실시되지 못하고 유엔감시하에 남한에만 정부가 수립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는 만일 그러한 조치가 된다면 그 때에는 남조선 단독정부라고 하지 않을 것이며, 제주도 一隅에서 수립되더라도 전조선을 대표하는 중앙정부라고 하고 단독정부라는 명칭을 쓰지 않을 것이다 라고 언명하였다.68) 그러나 12월 22일, 김구는 돌연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담화를 발표하였다. 우리가 원하는 바도 자주 통일정부요, 그들(유엔)이 우리를 위하여 독립하여 주겠다는 정부도 남 북을 통한 총선거에 의한 자주 독립의 통일정부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하한 경우든지 단독 정부는 절대 반대할 것이다 라고 단정을 전면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이어서 유엔 위원단 의 임무는 남북 총선거를 감시하는데 있다. 그 감시는 外力의 간섭을 방지하는 것만이 아 니라 내부의 여하한 간섭이라도 방지할 것 이라고 의미 있는 표현을 덧붙이기도 하였다.69) 이로써 이승만과 김구의 20여 일간의 밀월관계(?)는 끝나고 두 사람은 대립하게 되었고, 64)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5, pp ) 京鄕新聞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5, pp ) 京鄕新聞 ; 資料大韓民國史 5, p ) 京鄕新聞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5, p ) 京鄕新聞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5, p 그가 그러한 표현을 한 것은 객관적으로 예언한 데 불과한 것이요. 내(金奎植)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성명한 것 은 아니다. 세간에는 내가 마치 통일정부를 반대하고 반쪽 조선의 단독정부를 수립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논의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 나도 40여 년간 조국의 독 립을 위하여 내 딴에는 고투하는 자로서 조국의 분열을 찬성할 리는 없는 것이다. 라고 하여, 그 자신이 적극적으로 單政을 지지하지 않음을 밝혔다. 이때는 金九도 單政을 반대하는 뜻을 굳힐 때였다. 69) 朝鮮日報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5, p. 884.

25 끝내 다시는 협력관계를 맺지 못하고 말았다. 귀국 후 김구는 해방 전 독립운동 말기에 추진하던 좌우연합전선과는 상당히 다른 태도 를 보였다. 공산주의자들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었고 좌우합작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찬성하였으나 적극성을 띠고 지원하지는 않았다. 이승만과도 서로 의견이 달랐지만 제휴 관계를 유지한 것은 공산주의를 선호하지 않는 시각이 같았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실 제 로 신탁통치문제가 일어나자 반탁은 반공으로 연결되었고 단정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김구는 반탁 반공까지는 이승만과 보조를 같이 하였지만 정부수립 문제에 있어서는 이승만 과는 달리 단정이 아닌 통일정부 수립을 추구하여 민족주의적인 선명성을 드러내었다고 이 해되고 있다. 그러나 제 2 차 공위가 결렬된 후 한국문제가 소련의 반대에 도 불구하고 미국에 의하여 유엔으로 상정되는 과정에서 분단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많았음에도 뚜렷한 태도를 보여 주 지 못 했고, 원칙적으로 남조선만의 총선거가 민족 분열과 국토 분단의 비극 이라고 하면 서 도 한 때 나마 이 승만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나아가 정부수립의 추진방법을 같이 하려 고 한 이중성을 보였다. 이에 대하여 1947년 12월에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이 김구로 하여금 이승만을 불신케 했 다. 그 중 하나는 이 승만의 추종자인 한민 당의 張德秀가 암살되고( ), 암살범의 배후에 김구 등 한독당이 관련되어 있다는 추측이 나돌면서 한독당의 嚴恒雙 趙素昂이 경 찰의 취조를 받은 사건이다. 다른 하나는 유엔 위원단의 내 방에 대비하여 이 승만의 민대 와 김구의 국의가 협의하여 구성키로 한 한국민족대표단 을 민대가 국의와 협의치 않고 일 방적으로 구성 발표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사건은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한민당과 한독당의 사이를 나쁘게 하고 김구의 이승만에 대한 불신감을 다시 불러 일으켰 던 것으로 보인다 70)고 분석되기도 하였다. 그 당시의 상황은 유엔위원단이 아직 오지 않았을 때이고 따라서 소련이 유엔위원단의 입북을 거절하여 북한에서의 활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현실로서 확 인되기 전이어서 남한만의 총선거에 따른 단정 수립이 곧바로 실천 단계에 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유엔위원단의 내한에 따라 우익 진영의 대동 단결이 강력하게 요청되었고 또 그러한 움직임을 실제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협조 관계가 과열되 면서 잠시 김구가 이승만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한때 방법상의 흔들림이 있었으나 김구와 김규식 등이 시종 추구한 원칙은 남북한을 통 일하는 자주국가수립이었다고 할 것이다. 70) 梁東安, 혼란 속의 국가형성 ( 現代韓國政治史, 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7) pp

26 國史館論叢 第20輯 2. 南北協商의 진행과정 1) 協商의 제의 1948년 1 월 8일 서울에 도착한 유엔 위원단은 그달 26일부터 한국의 정당 단체 지도자 들과의 회견을 시작하였다. 이날 오전 위원단과 가장 먼저 회견했던 이승만은 남북통일을 위해 유엔과 협의하여 먼저 남조선 총선거를 하는 것이 옳다는 단정론을 위원단에게 피력 했다고 밝혔다. 김구는 이날 오후에 위원단과 회견했는데, 그에 앞서 김규식과 만나 진술 할 내용을 협의 조정하였다. 김구는 위원단과 회견을 마치고 난 이틀 후 유엔위원단에 보 내는 조선의 통일 독립에 관한 의견서 를 발표하였다. 이 의견서에서 김구는 임시적으로 군정을 연장시키는 우려가 있는 소위 남한 단독 정부는 반대한다. 미 소 양군은 한국에서 즉시 철퇴하되 소위 진공 상태로 인한 기간의 치안 책임은 유엔에서 부담하기로 요구한다. 남북 한인 지도자 회의를 소집함을 요구한다 고 하여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였다. 김규식 은 27일에 위원단과 회견했는데, 그 회견에서 김규식은 소련의 주장이 한인 문제는 남북 한인이 모여 자율적으로 결정하자 하였으니 이에 근거하여 남북요인 회담을 알선할 수 있 을 것이다 라고 진술하였다. 결국 김구와 김규식의 南北協商論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에 이 르렀다. 이러한 남북 요인회담 제의는 우익의 일부(한독당)와 중도파 및 좌익의 지지를 받았으. 며, 유엔 위원단 측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1948년 2월 16일, 김구와 김규식은 북쪽의 김일성과 金抖奉에게 협상을 제의하는 서신 을 영국 소련의 외교 통로를 통하여 북으로 보냈다. 그 내용을 보면 김일성에게는 남북 정 치 지도자 간의 정치 협상을 통하여 통일정부 수립과 새로운 민주국가 건설에 관한 방안을 토의하자, 남쪽에 있어서 남북정치 협상을 찬성하는 애국 정당 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대 표를 선출하려 한다. 김두봉에게는 우리의 문제는 우리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남북 지도자 회담을 실현하도록 노력하자 는 정도였다.71) 2월 26일. 유엔 소총회에서 남한만의 선거 가 확정되고, 3월 2일 유엔 위원단은 조선 내 가능한 지역에서의 총선거가 5월 9일(후에 5월 10일로 조정)에 실시된다고 발표하였 다.72) 단 정 추진세력은 이를 즉각 환영하였음은 물론이다. 한편으로는 3월 12일에는 이 에 반대하는 김구 김규식 등 7인 공동성명이 발표되는 등 단정 반대운동도 구체화되었 다.73) 71) 宋南憲, 앞의 책 pp )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6, p.442.

27 북한측은 3월 25일 밤. 평양방송을 통해 북조선 민주주의 통일전선 중앙위원회가 유엔 결정과 남조선 단독 선거를 반대하는 남조선의 정당과 사회단체인 남로당과 한독당 등 17 개 정당사회단체를 4월 14일부터 열리는 全朝鮮政黨社會團體 代表者連席會議에 초청한다고 보도했다. 그 이틀 후에는 김일성 김두봉의 연서로 김구 김규식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4월 초 평양에서 남북 지도자 연석회의를 열자는 내용과 일방적으로 결정한 양측의 참석자 명 단을 통보하였다. 또한 북한측은 9개 정당 사회단체 대표자의 연서로 앞의 평양방송 내용 을 담은 서한을 보내왔다.74) 남북 정치회담 제의와 연석회의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자 정국 -은 단정파와 협상파 사이의 찬반 논쟁으로 가열되 었다. 이승만과 한민당, 그리고 미 군정 은 즉각 남북협상에 대하여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4월 1일 딘(John R. Deane) 군정장관은 남북협상에 대한 기자단의 질문에 다음과 같 이 답변하였다. 장차 동 희담(남북 요인회담)을 후원할 의사는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회담 을 방해할 의사 역시 추호도 없다 고 하면서도 북한에 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냉소 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북한의 의도는 자유선거에 의하여 의사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 를 방해하는 것이니 모든 조선인이 선거에 참여할 것을 종용하였다. 그리고 그는 북한측에 서 스스로 천국 이라고 하는 북한 땅을 버리고 주민들이 매일 수 천 명씩 남하하고 있는 사실을 환기시켰다.75) 하지는 4월 6일 성명을 통하여 최근에 와서 조선 통일을 기하기 위 하여 소 위 남북 협상 운운의 말이 많은데 착각을 가진 사람은 그런 협상이 성공하여 조선 문제 해 결이 되리라고 믿고, 조선 국가의 주권을 회복하기에 불가결한 민족 대표 선거는 필요가 없다고 본다 하고, 이어서 남북협상을 몇몇 개인이 교섭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역 설적으로 민족의 대표자 선거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유선거에 의하여 피선된 사람만이 조선 민족의 대표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남북협상을 보아 흥미있는 점은 북조선 공산정권 조선인 수뇌자가 남조선을 대표할 사람을 지령한 것이다라고 북한측에서 일방적으로 남한측의 회의 참석자 명단을 통보한 것을 빗대 어 비꼬았다. 하지는 계속하여 북조선 공산정권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사람중에는 어느 한 사람도 조선국민의 대표가 되도록 피선 임명된 일이 없으니 만큼 남조선 국민을 대표하여 발언할 권리도 없고 오직 자기 자신이 개인과 동료만을 대표할 것이다라고 극언하였다.76) 그러나 4월 3일, 민족자주연맹은 남북정치협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하 73) 東亞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6, p 인은 金九 金奎植 金昌淑 趙素昻 曺成煥 趙琬九 洪命憙였다. 74) 宋南憲, 앞의 책 pp 회의 참석 대상 남조선 : 金九 金奎植 趙素昻 洪命憙 白南雲 金 明濬 金一淸 李克魯 朴憲永 許憲 金元鳳 許成澤 劉英俊 宋乙秀 金昌俊, 북조선 : 金日成 金達鉉 朴 正愛 75) 東亞日報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6, pp ) 서울신문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6, pp

28 國史館論叢 第20輯 였고, 한편으로는 같은 날 남북협상을 지지하는 통일 독립운동자 협의회가 결성되어 통일 촉진운동에 박차를 가하였다. 이 날 제주도에서는 남한 총선거 반대를 구실로 제주도 남로 당 총책인 李達三의 주도하에 4 3사태를 일으켜, 이후 남한 정국에 큰 파문을 던졌다.77) 김구 김규식의 북행을 전후하여 남한의 많은 정당 사회단체 대표가 평양으로 가서 남북 협상에 참가하였다. 민전 산하의 각 좌익 단체의 대표 80여 명은 4월 9일까지 평양을 향하 여 출발하였고,78) 남북회담 때 까지 북행한 정치단체는 50여 단체 230여 명에 이르렀다고 보도되었다.79) 그러나 여운홍의 중언에 의하면 22일 (연석회의) 회의장에 가보니 남쪽에 서 온 사람은 불과 4 50명 정도고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약 500명 가량이었다 고 하였 다.80) 혁명가형의 김구는 쉽게 북행을 결심하였으나, 학자형인 김규식은 선뜻 결단을 내리는데 고심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4월 14일, 저명한 문화인 108명이 연서하여 남북회담 지지 성명 81)을 발표하여 남북협상을 성원하자 김규식은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그러면서 도 그는 북한측에게 5개항의 선행조건 을 요구하여 김일성의 수락을 얻어내고서야 북행의 명분을 찾았다.82) 77) 宋南憲, 앞의 책 pp ) 서울신문 ; 資料大韓民國史 6, p. 762.<표></표> 南勞黨 人共黨 儒聯 基盟 全評 許憲 朴憲永 外 18명 金元鳳 외 7명 金應燮 외 2명 金昌俊 외 2명 許成澤 외 9명 全農 靑年 女盟 文聯 宋乙秀 외 9명 高贊輔 외 8명 劉英俊 외 9명 林 和 외6명 79)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6, p ) 曺圭河 등, 앞의 책 p ) 108인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李順鐸 李克魯 薛義植 李秉岐 孫晉泰 兪鎭午 裵成龍 劉在晟 李駿烈 李弘種 鄭求暎 尹行重 朴恩聲 金一出 朴殷用 蔡廷根 宋錫夏 朴鎔德 李敏熙 趙東弼 洪起文 鄭寅承 鄭熙俊 文東表 李寬求 林學洙 吳基永 申永哲 吳承根 楊潤植 金時斗 金起林 楊應浩 金晟鎭 金良瑕 鄭淳宅 朴俊泳 金龍岩 鄭桂成 許河伯 洪聖德 朴東吉 崔文煥 朴啓周 李富鉉 高承濟 李建雨 張起元 許 奎 崔虎鎭 朴容九 金炳濟 柳 烈 金武森 李達永 金成秀 高景欽 廉尙燮 白南敎 張秋華 李 河 李義植 金鳳集 河允道 李載完 丁來吉 金桂淑 崔挺字 愼 幕 安基永 鄭鎭石 成白善 崔在緯 羅世振 鄭芝鎔 姜辰國 安建濟 鄭烈模 金泰和 白南鎭 梁在厦 張鉉七 張明鉉 吳建一 洪承萬 朴 哲 尹泰雄 李俊夏 黃泳模 劉斗燦 田元培 金在乙 李謙孝 辛義卿 許 俊 高秉國 金錫煥 金紛玉 朴泰遠 金鎭億 李甲雲 宋志英 白錫滉 李萬濬 申南徹 郭 敬 吳鎭變 車美理士(宋南憲, 앞의 책 p. 553) 82) 宋南憲, 앞의 책 pp 개 항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①여하한 형태의 독재 정치도 이를 배격할 것. ②사유재산 제도를 승인하는 국가를 건립할 것. ③전국적 총선거를 통하여 통일 중앙 정부를 수립할 것. ④여하한 외국의 군사기지도 이를 제공하지 말 것. ⑤미 소 양군의 철퇴는 양군 당국이 조건, 방법, 기일을 협정하여 공포할 것.

29 그러나 그들은 남북협상이 성공하리라고 확신하지는 않았다. 4월 15일 김구는 기자들에 게 우리는 서로 같은 피와 피를 통해서 서로 통사정하여 보는 길밖에 이제는 남지 않은 것 이다. 만일 내가 이번 북행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김구는 통일 독립 을 위해서 끝까지 투쟁하였다고 3천만 동포에게 전하여 주기 바란다고 비장한 심정을 토로 하였다.83) 2) 남북정당사회단체 대표자연석회의 1948년 4월 19일, 김구 일행은 평양을 향하여 서울을 출발하였고, 민주독립당 대표 홍 명희 (19일)와 한독당의 조완구 엄항섭 조소앙(20일) 등이 출발하였으며, 김규식과 민련 대 표들도 21일 서울을 출발하였다. 김구 김규식 등이 평양에 도착하였을때 회의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1948년 4월 19일 부터 4월 26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全朝鮮政黨社會團體代表者 連席會議는 김구 김규식이 제의했던 남북정치협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고, 실제로 남한의 단정 수립을 저지하고 통 일정부를 세우기 위한 남북간의 진정한 협상의 자리가 되지 못하였다. 회의의 주체인 남북 쌍방간에 내용이나 절차 등에 관하여 사전 논의가 전혀 없이 회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되었고, 북한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하는 정치 선전에 치중하였으므 로 남한대표들은 아예 참석하지 않거나 인사말만 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84) 3) 南北要人 회담 연석회의가 끝난 다음 날인 4월 27일부터 4월 30일까지 김구 김규식 등의 요구에 의하 여 남북 인사 15인을 중심으로 南北朝鮮政黨社會團體指導者協議會가 개최되었는데 이것이 이른바 南北要人會議 이다. 그 참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김구 김규식 조소앙 조완구 홍명희 김봉준 이극로 엄항섭 허헌 박헌영 백남운 김일성 김두봉 최 용건 朱寧河. 이 회의에서는 주로 김규식이 북행에 앞서 김일성에게 제시한 5개항의 조건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4월 30일 작성된 공동성명서에서 4개항에 합의하여 5월 1일 평양방송을 통하여 발표하였다.85) 그것은 첫째 외국군대의 즉시 철거, 둘째 외국군 철퇴 후의 內戰 발 생 부인, 셋째 외국군 철퇴 후 정당 단체들 공동 명의의 전조선 정치회의 소집에 의한 임시 정부 수립과 이 임시정부 책임에 의한 총선거 실시와 통일적 민주정부 수립, 넷째 남조선 단독선거 불인정이었다. 이들 내용 중 내전 발생 부인 조항은 미 소 양군이 철수하면 북한군에 의한 남한 침략위 83) 京鄕新聞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6, pp ) 安哲鉉, 앞의 글 pp ) 위의 글 p. 326.

30 國史館論叢 第20輯 험이 있다고 강조하는 외국군 철수 반대론과 단독정부 수립론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며, 나 머지 조항들도 김구 김규식 등이 남북협상 제의 후 그들이 주장해 온 주장과 일치하는 것 이었다.86) 따라서 김구 김규식은 요인회담 결과에 대하여 비교적 만족스럽게 생각하였다 고 한다. 그러나 실천 가능성이 문제였다. 한편으로는 이 공동성명의 내용이 북한측 입장의 정확한 복사판이었다는 지적도 있다.87) 내전 발생 부인 문제만 하더라도 외군이 철수할 경우, 정규 군대인 조선인민군을 이미 창설한 북한과 소규모의 경비대만 유지하고 있는 남한 사이에 예견되는 군사적인 충돌을 어떻게 평화적으로 해소할 것이냐의 중대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결여하고 있었다. 김규식과 함께 북한을 다녀온 송남헌은 후일 결국 공동성명을 채택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김규식 박사의 원칙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북의 페이스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공동성명에서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외군 철수 후 내전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확약 해 놓고 미군이 철수하자 그들은 6 25 남침을 강행하지 않았는가. 지금도 그들은 외군철수 를 계속해서 부르짖고 있다고 증언하였다.88) 4) 4金회담 남북요인 회담과 병행하여 4월 30일에는 김구 김규식 김일성 김두봉의 4김회담 이 김두 봉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이 회담에서는 남북요인회담 공동성명서의 검토 외에도 남북간 의 현안 문제에 대한 토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여기에서 김구 김규식은 남한의 단 정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단정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그들은 또 38선으로 인 해 급수를 중단한 延白수리조합의 개방과 북한으로부터의 送電을 계속할 것, 그리고 조만 식의 월남 허용 등을 제의하였고, 북한측은 앞의 두 가지는 동의하였다. 김구 김규식은 위와 같은 세 종류의 공식회의 및 비공식 회합에 참가하여 남북협상 을 끝낸 다음 메이데이 행사에 참석하거나 생산 공장 및 영화촬영소 등을 참관하고 예술 공연 관람과 일부의 고향 방문을 마치고 5월 5일 서울로 돌아왔다. 3. 南北協商의 결과 1) 김구 김규식의 공동성명 다음날 김구 김규식은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남북 제 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가 조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민족의 생존을 위해 주의와 당파를 초월하여 86) 姜萬吉, 앞의 글 p.215 ; 安哲鉉, 위의 글 p ) 金學俊, 歷史는 흐른다 ㉑ ( 朝鮮日報 ). 88) 曺圭河 등, 앞의 책 pp

31 단결할 수 있음을 행동으로 증명한 회의였다는 점, 둘째 이 회의의 목적이 민주적 통일조 국을 재건하기 위해 남조선의 單選 單政을 반대하는데 있었으며, 미 소 양군 철퇴를 요구하 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고, 북쪽이 절대로 단정 수립을 안 하겠다는 약속을 한 점, 셋째 연 석회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국제 협조와 기타 몇 개 문제는 앞으로 남북 지도자가 자주 접 촉하여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점, 넷째 送電과 연백 저수지 개방에 동의했으며, 조만식 월 남문제도 머지않아 실행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점 등을 들어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89) 그리고 이들은 전조선정당단체연석회의에서 채택된 제 결정의 구체적 지침 에 의하여 南朝鮮單獨選擧反對鬪爭全國委員會를 결성하여 미 소양군의 동시 무조건 철병을 요구하였다.90) 한편 남북협상에서의 미 소 양군 철수 요구안은 북한에서는 김두봉에 의해 소련군 사령 관 코르트코프에게, 남한의 경우 협상에 참가했던 여운홍에 의하여 조선 주둔 미군 사령관 하지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는 이에 대하여 유엔의 결의안에는 전조선에 걸쳐 총선거를 실 시 한 후 조선국민정부가 수립되면 가급적 속히 철퇴할 것이 규정되어 있다91)하여 정부 수 립 후의 철군안을 고수하였고, 코트트코프는 소련 정부는 조선으로부터 미국 군대가 동 시에 철퇴한다면 조선에서 소련 군대는 즉시 철퇴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92) 회신하였다. 남북협상에서 합의한 외국군 철수 문제가 미국측의 정부수립 후 철군안과 소련측의 양국 군 동시 철수안으로 맞서는 한편 정부 수립 문제에 있어서도 남북간에 서로 다른 대응 태 도를 보였다. 북한에서는 전조선정당사회단체 대표자회의를 계기로 北朝鮮人民會議特别會議 가 열렸 다. 동 회의는 4월 28 29일 양일에 걸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헌법 을 토의하였는데 여기에서 북조선은 종래 평양을 수도로 한 북조선 인민공화국 수립설을 물리침으로써 남조 선정당사회단체 대표자들의 면전에서 남북통일운동에 대한 열의를 고무하였다 93)고 한 것 과 같이 그 단정 수립안이 일부 유보되었다고 보도되었다.94) 한편 남한에서는 김구 김규식이 남북협상의 성과로 내세운 모든 사항이 무시된 채 예상 대 로 5월 10일 총선거가 실시되었다. 그들이 합의하겠다고 발표한 남북협상의 내용은 그 89) 姜萬吉, 앞의 글 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7, pp ) 資料大韓民國史 7, pp ) 위의 책 pp ) 위의 책 pp ) 姜萬吉, 위의 글 pp ; 朝鮮日報 ; 資料大韓民國史 7, pp 동 회의는 1948년 2월에 판정한 朝鮮民主主義 人民共和國 臨時憲法草案에서 임시라는 문 구를 삭제하는 동시에 통일국가가 수립될 때까지 臨時首府는 平壤市라는 구절을 삭제하고, 朝鮮 民主主義人民共和國 首府는 서울시다 라고 함으로써 북조선 별개의 人民共和國 樹立說을 분명히 否定하였다.

32 國史館論叢 第20輯 실현성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남한의 총선거를 유보내지 저지시키기에는 시일이 너무 촉박 하였다. 북한측은 그 보복으로 김구 김규식이 남북협상의 구체적인 성과로 내세운 송전을 일 방적으로 중단하였다. 5월 31일 國會가 개원되어 이승만과 한민당 세력이 정치의 주도 세력으로 그 지위를 굳 혀 갔고, 김구 김규식은 6월 7일 남북협상세력을 중심으로 統-獨立促成會를 조직하여 분할 의 정세를 극복하고 통일독립을 전취하기 위하여 통일독립운동을 재개하였다. 그런 가운데 6월 초순 김일성 김두봉은 김구 김규식에게 海州에서 제 2차 남북협상을열 것을 서신으로 제의하였고 김구 김규식은 북에 머무르고 있는 홍명희를 서울로 오게 해서 미리 의논하기를 요청하였으나 홍명희의 남하는 실현되지 않았다. 북한측에서는 현재 우리 의 정세가 4월과는 급격한 변화가 생겼으므로 북조선에서도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여 정부 를 수립하려 하니 김구 김규식이 호응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두 사람은 이를 거절하였 다. 김구 김규식은 국토 양단과 민족 분열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들은 4월에 회담을 가졌 었고 앞으로도 계속 통일을 모색하자고 굳은 언약을 하였던 것인데 이제 남한에서 단정이 수립되니 여기 대항하여 북한에서도 또 단정을 수립하겠다는 것은 이것도 민족 분열 행위 가 아니고 무엇인가 라는 반응을 보였다.95) 북한 당국은 이 미 월북해 있던 남로당 근로인민당 사회 민주당의 일부 인사를 남한 대 표로 하여 6월 29일 부터 7월 5일까지 평양에서 제 2차 남북제정당 사회단체 지도자 협 의회를 열었고 그 결의에 의하여 8월 25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선출하였다.96) 이로써 남북한은 각각 단독정부 수립으로 치닫게 되었고 분단이 고정화되어 갔다.97) 2) 南北協商의 한계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1948년 봄의 남북협상은 결국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 하고 실패하였다. 남북회담은 애초부터 성공하기 어려웠다. 그 이유를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98) 첫째, 이 회담에 임하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속셈은 남한 지도자들과 협상을 통해 통일 정부를 이룩하자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남한 지도자들의 참가를 빌미로 자신들의 사 회주의 혁명노선을 합리화하자는데 있었다. 따라서 남북회담은 진정한 남북협상이 될 수 없었고 북한측이 모든 것을 준비해 놓은 결혼식에 남한측은 그저 손님으로 찾아간 격이 되 95) 宋南憲, 위의 책 p ) 安哲鉉, 앞의 글 pp ) 결국 김구 김규식이 제의하고 참가했던 남북협상에서의 합의 사항은 남북한에서는 이 협상에 참 가하지 않은 정치세력에 의해 5 10선거가 실시됨으로써 실행될 수 없게 되었고, 북쪽에서는 협 상에 참가한 정치 세력이 남쪽의 단독선거 단정수립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단독선서 단정수립으 로 나아감으로 무산되고 만 것이다 (姜萬吉, 앞의 글 p.217) 98) 金學俊, 歷史는 흐른다 ㉑ ( 朝鮮日報 ).

33 었던 것이다. 둘째, 이 시기의 한반도 문제는 이미 기본적으로 국제문제화하여 미 소의 직접적인 합 의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국제정치는 미 소의 단단한 양극 체제 아래 놓 여 있어서 한국인 스스로가 취할 수 있는 행동반경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셋째, 회담에 참여한 북한의 김일성과 그의 추종세력은 소련의 적극적인 비호 아래 이미 북한의 정치적인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다.99) 이에 비하여 그들과 상대한 남한의 정치 지도 자들은 미국의 협조를 얻을 수 없었고 따라서 남한의 정치적 실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즉 남북회의는 實權을 장악한 북측의 공산주의 집단과 失權 중인 남측의 개인 및 단체와의 회 의였다. 즉 實勢의 대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등한 정치력의 바탕 위에서의 협상이 될 수 없었다. 넷째, 남북협상에 참가한 김구 김규식을 비롯한 남한의 정치 지도자들은 책략적인 북한 공산주의자들에 비하여100) 순수한 민족적 정열로서 분단을 뛰어 넘으려고 하였다. 비록 현 실적으로는 그들의 노력이 좌절되었고 그 한계점이 지적되지만 그들의 민주주의적 사상과 행동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V. 맺음말 1920년대 후반기부터 시기와 형태를 달리하면서 전개된 좌우의 협력 노력은 1945년 이 전 에는 민족의 해방을 목표로 하는 독립운동의 한 과정으로 시도되었고, 해방 직후에는 통일 국가 건설을 목표로 좌우합작 또는 남북협상 으로 전개되었다. 그리고 1948년 이후 에는 남과 북이 각각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정부를 세우고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 99) 김정원, 分斷韓國史 (동녘, 1985) p.111. 남한이 1945년부터 1948년까지의 미 군정 통치 기 간 중 다양한 권력 투쟁을 겪고 있는 동안 북한에서는 소련 점령군 감독하에 다른 형태의 권력 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1948년에 이르러서는 주로 소련의 일관된 정책에 힘입어 남한에 서 보다 북한에서 더욱 생존력 있는 정치 기반이 성립되었다. 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소련은 그들이 도입하고자 하는 체제를 지지하는 조직적 기반을 구 축하는 데 성공했다. 도입될 정치 체제의 기본성격에 대한 소련의 견해에 적대적이었던 사람들을 제거시키고 김일성을 지도자로 올려 놓음으로써 북한 정권은 처음부터 북한 주둔 소련군의 지원 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던 것이다. 1948년까지는 새 체제의 완전한 조직적 기반이 건설되었다. 100) 조선통사 하 (사회과학출판사, 1987) pp 북한측은 남북회담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왜곡하여 정리하고 있다. 남북연석회의의 모든 성과는 우리당의 통일전선정책에 빛나는 승리였으며 남북조선인민들 속에서 절대적인 권위와 신망을 지니고 계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탁 월한 령도력과 넓은 포용력, 헌신적 노력의 고귀한 결실이었다. 김구는 1948년 5월 3일 경애 하는 수령님께 장군님, 조선이 정말 주인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을 이끄실 분은 장군님 뿐이십니다. 나는 모든 것을 장군님께 맡깁니다 라고 절절하게 말씀드렸다.

34 國史館論叢 第20輯 국전쟁을 거쳐 分斷의 고착화 과정을 밟으면서도 조국 통일이라는 민족의 숙원을 달성하기 위하여 부분적으로나마 접촉을 계속하여 왔고 그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본고에서는 해방으로부터 정부 수립까지의 3년 동안의 좌우의 협력 노력에 대하여 몇 가 지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알아보려고 하였다. 해방 직후에 결성된 조선건국준비위원회는 정식으로 좌우합작을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좌 우의 양세력을 수용하고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수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 나 건준이 좌익편향의 人共으로 개편되면서 그러한 바람은 무산되었다. 미 소가 각각 점령 지에서 자국에 우호적인 정치세력을 扶植시키려는 정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소련군이 점령 한 북한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의 권력 강화 작업이 착실하게 진행되었던 데에 반하여 남한에 서는 다양한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제 1차 미 소공동위원회가 휴회되자 미국의 주선으로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사 이에 中道政治勢力이 형성되어 이른바 좌우합작 을 추진하였다. 합작위원회는 가까스로 비 교적 합리적인 방안인 좌우합작 7원칙 에 합의하였으나, 주요 쟁점인 신탁통치문제, 토지문 제, 친일파 문제에 대하여 현격한 異見을 본인 극좌와 극우세력의 동조를 얻지 못하고 결 국 좌우합작은 실패하였다. 당시 좌익측은 공산당이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각종의 외곽 단체를 망라한 民戰을 주도하고 있었고, 우익측은 이승만과 한민당 등의 세력이 매우 컸기 때문에 좌우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이념을 어떤 형태로든 포용하는 것이 필 수 요건이었다. 그러나 좌우합작을 추진하던 중도세력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좌우 양측으로 부터 모두 배척을 받았다. 그들의 정치노선은 名分에는 앞서 있었으나 實勢가 따르지 못하 였던 것이다. 제 2차 미 소 공동위원회의 결렬 후 중도정치세력은 민족자주연맹을 결성, 극우적인 독 점 자본주의사회와 극좌적인 무산계급사회를 모두 지양하고 조선적인 민주주의 사회 건설 을 주장하는 중도노선을 유지하고 통일정부수립운동을 지속하였다. 한반도 문제가 미국에 의해 유엔으로 이관되고 유엔이 의결한 남북한 총선거 실시가 북한측의 거부로 불가능해 지자, 다시 유엔의 결의에 의하여 남한만의 총선거 실시가 확정되었다. 그러나 단독정부를 반대하고 통일 국가를 수립하려는 일군의 정치 지도자들에 의하여 남북협상 이 시도되었다. 이에 전국적인 범위에서 통일적인 자주독립국가 건설을 실현 한다는 구실로 남한의 단정 을 반대하는 북한측의 남북연석회의 의 구상이 구체화되어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회담 대표 의 구성을 보면 북한측은 實權을 장악한 공산주의자들이었으나, 남한측은 失權 중인 정치 지도자들이었으므로 실질적인 대화가 되기 어려웠다. 즉 동등한 정치력의 바탕 위에서 행 해진 회의가 아니었으므로 처음부터 실천이 가능한 협상이 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 다. 그러나 성공 여부를 떠나 통일민족국가 수립이라는 이상을 일관되게 추구한 김구 김규

35 식 등의 자주 정신은 값진 것이었다. 우리 민족이 당면한 至上의 과제는 현재의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 민족이 화합하여 통일 된 조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비록 현실의 벽을 뛰어 넘지 못 하고 좌절로 끝난 좌우합작 과 남북협상 같은 일련의 민족 화해 노력이 재조명될 것이고 그 것이 한국 현대사에 차지하는 의미는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