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논총 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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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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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차례 특집 근현대한중의국조인식과민족문제 서영대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7 이용범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53 이준갑 근대중국의國祖認識과민족문제 85 이재광 民族主義이데올로기영향하에서의중국외교정책에대한고찰 -` 炎帝 黃帝숭배 연구를중심으로 113 논문 박선미 古朝鮮의交易과貨幣使用에관한試論的검토 141 박진석 高句麗柵城遺址三考 173 조경철 광개토왕대永 연호와佛敎 217 이병호 東北工程 前史 - 傅斯年의 東北史綱 비판 243 전덕재 고대일본의高麗樂에대한기초연구 285 김호동 조선초기울릉도 독도관리정책 333 연구윤리위원회구성 운영규칙 364

4 Contents Special Issue The Understanding of National Founding Ancestors and the Problem of Nation in Modern Korea and China Suh, Youngdae Ideas on Dangun and Nationalism in Modern Korea 7 Yi, Yongbhum The Ideas of Dangun and Nationalism in Modern Korea 53 Lee, Jungab Chinese Recognition of Fire Emperor, Yellow Emperor and Nation in Modern Times 85 Lee, Jaekwang Study of Chinese Diplomatic Policy Reflected by the Ideology of Nationalism Focused on Emperor Yan and Emperor Huang Worship 113 Articles Park, Sunmi A Study of Old-chosun s Buffer Zone Trade and Coinage 141 Piao, Zhenshi The Reconsideration on Koguryo Zhancheng Relics 173 Jo, Kyungcheoul Yeongrak era and Buddhism of King Gwanggaeto 217 Lee, Byungho When Patriotism Meets Positivistic Historiography : The Critique of Fu Sinian( ) s Dong-bei shi-gang 243 Jeon, Deogjae A Basic Research on the Komagaku Music of Ancient Japan 285 Kim, Hodong Ulleungdo and Dokdo s management policies in the early Joseon period 333

5 특집 근현대한중의국조인식과민족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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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7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서영대 인하대학교사학과교수 Ⅰ. 머리말 19세기말, 조선왕조는대내외적으로커다란위기를경험한다. 안으로는봉건적질서가해체되고있었으며, 밖으로는제국주의열강의침입에봉착한다. 이러한과정에서민족이발견되며, 민족주의가태동하기시작한다. 동아시아의전통적세계관은天下觀이라할수있으며, 천하관에서는천하의중심인中華와夷狄의구분이있을따름이었다. 이러한의미에서華夷論은천하관의주요구성부분이었다. 물론천하의범위, 중화와이적의구분기준이종족이냐문화냐에따른異見은있었지만, 이분법적천하관은동아시아의전통적세계관으로확고한위치를차지하고있었다. 1) 천하관은조선왕조에도커다란영향을미쳤다. 그리고중국이만주족의淸에게정복당하면서우리스스로를천하의중심인小中華로자처하기까지했으 1) 安部健夫, 1972, 中國人の天下觀念, 元代史の硏究, 創文社, 425~526 쪽 ; 山田統, 1981, 天下という觀念と國家の形成, 山田統著作集 1, 明治書院, 1~81 쪽.

8 8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며, 제국주의침략에대응하는초기단계의논리도화이론이었다. 그러나제국주의침략이가속화되면서천하관이나화이론은힘을잃어가고, 대신서구적인국민국가개념이도입되면서, 민족이주목되기시작한다. 그러나민족이란실체가불분명한주관적으로설정된범위이고, 관념속에서만존재하는 상상의공동체 이다. 2) 따라서민족이란사회공동체는스스로의본질을규정하고, 자신의경계 (boundary) 를설정해서공동체내부의결속을유지하기위한여러장치나방안들을모색한다. 이때집단적과거의기억이중요한역할을하며, 그중에서도특히민족공동체의기원에대한기억이중요한의미를지닌다. 즉, 기원이나뿌리가같다는인식이민족공동체구성원들의일체성을강조하고, 스스로의경계를설정하여, 경계밖의존재들에대해스스로를他者化한다는것이다. 민족의기원을설명하고이를통해민족의정체성을확립하는과정에서신화나신화적존재가동원된다는것은다양한사례들을통해밝혀진사실이다. 동아시아의경우, 19세기말 ~20세기초중국에서는黃帝의자손이란인식을통해중국인의단결을도모했으며, 明治維新이후일본에서는天照大神으로부터통치권을위임받았다는記紀神話를통해천황권의정당성과천황의臣民으로서일본인의정체성을확인했다. 이점에서는한국도예외가아니었으니, 단군과단군신화가바로그러한역할을했다. 근대한국에서단군이란신화적존재가민족정체성확인과애국심고취를위해중요한의미를지녔던것이다. 우리학계에서는단군을구심점으로한한말의민족의식과민족운동을 단군민족주의 (nationalism) 라고하면서, 3) 많은연구를진행해왔다. 그결과상당한연구들이축적되고있 2) Benedict Anderson, 1991, Imagined Communities (revised edition), Verso. 3) 단군 nationalism 또는 단군민족주의 라는표현은愼鏞廈에의해처음사용되었으며, 이후이를따르는연구들이이어지고있다. 愼鏞廈, 1980, 申采浩의愛國啓蒙思想, 韓國學報 20, 일지사, 111 쪽 ; 愼鏞廈, 1984, 申采浩의社會思想硏究, 한길사, 150 쪽 ; 鄭榮薰, 1995, 檀君과近代韓國民族運動, 한국의정치와경제 8,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160 쪽 ; 佐佐充昭, 2000a, 檀君ナショナリズムの形成, 朝鮮學報 174, 朝鮮學會, 61~107 쪽.

9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9 는바, 4) 여기서는이러한연구들을토대로한말단군의각종단군운동을통해, 신화와민족주주의문제를살펴보고자한다. Ⅱ. 국가의시조에서민족의시조로 한말에는단군의위상이강화되고, 단군을정신적지주로한다양한민족운동이전개되었으니, 그것은조선왕조가처한상황에서비롯된것이었다. 다시말해서 19세기후반에접어들면서조선왕조는내우에다외환까지겹치면서, 왕조는물론민족의존립마저위협받는다. 더구나 1905년이른바을사보호조약이, 1907년에는고종의강제퇴위와함께정미7조약이란것이체결되면서, 왕 4) 金 國, 1973, 大倧敎와獨立運動, 殷相紀念民族文化 叢, 187~200 쪽 ; 朴永錫, 1982, 大倧敎의民族意識과獨立運動, 韓民族獨立運動史硏究, 일조각, 155~184 쪽 ; 朴永錫, 1984, 大倧敎의民族意識과民族獨立運動, 日帝下獨立運動史硏究, 일조각, 234~282 쪽 ; 朴永錫, 1987, 대종교, 한민족독립운동사 2, 국사편찬위원회, 397~430 쪽 ; 朴永錫, 2000, 대종교, 한국사 46- 신문화운동 Ⅱ, 국사편찬위원회, 209~224 쪽 ; 千敬花, 1983, 大倧敎의民族敎育運動에관한硏究, 白山學報 27, 백산학회, 90~116 쪽 ; 炫熙, 1990, 大倧敎의光復鬪爭과 政主席 東, 柳炳德華甲紀念韓國哲學宗敎思想史, 원광대학교종교문제연구소, 889~907 쪽 ; 조원섭, 1997, 항일투쟁과민족교육가운데서의대종교의역할, 연변문사자료 8, 연변조선족자치주위원회문사자료위원회, 100~111 쪽 ; 황민호, 2001, 대종교의항일민족운동, 일제하경기도지역종교계의민족문화운동, 경기문화재단, 289~322 쪽 ; 佐佐充昭, 2000b, 韓末における檀君敎の 重光 と檀君ナショナリズム, 朝鮮學報 180, 朝鮮學會, 29~63 쪽 ; 佐佐充昭, 2003, 한말 일제시대檀君信仰運動의전개, 서울대학교박사학위논문 ; 서영대, 2001, 韓末의檀君運動과大倧敎, 한국사연구 114, 한국사연구회, 217~264 쪽 ; 오영섭, 2004, 대종교창시이전의나인영의민족운동, 한국민족운동사연구 39, 한국민족운동사학회, 191~236 쪽 ; 서영희, 2006, 대한제국기단군인식과근대적민족의식의형성과정, 한국사의단군인식과단군운동, 국제평화대학원출판부, 253~291 쪽 ; 이지원, 2007, 한말일제초기의국수적민족문화인식, 한국근대문화사상사연구, 혜안, 64~70 쪽.

10 10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조와민족의운명은풍전등화에이른다. 이에국가와민족의수호를위해민족의단결이강조되었으며, 결속을위한구심점으로단군의존재가주목되었다. 이시기단군의부각은여러경로를통해이루어지고있었다. 이를대별하면사회적차원에서의단군운동과종교적차원에서의단군운동이있었다. 그리고사회적차원에서의단군운동으로는언론에서의단군강조, 역사에서의단군교육, 단군유적주목등이있는바, 이것부터설명하면다음과같다. 1_ 신문 잡지의단군의식고취 근대민족주의형성에기술적수단을제공한것은신문이었다. 신문은많은사람들이거의동시에접하는 1일의베스트셀러로서엄청난대중의식을창출할수있기때문이다. 5) 마찬가지로한말민족의식고취의일환으로단군의존재를부각시키는데앞장섰고, 그결과단군인식의확산에크게기여했던것은신문이었으며, 여기에잡지도가세하여일익을담당했다. 1) 단군의위상강화와단군자손의식보급 신문이나잡지에서단군의존재가새롭게부각되기시작한것은 1905년을사보호조약이후부터이다. 그것은단군의위상을크게높이는것으로부터시작한다. (1) 고려 조선시대의단군인식단군의존재는한국사의시작이라는의미에서이전부터중시되고있었다. 특히 13세기몽골의침입이란사상미증유의국난을경험하면서그존재는더욱뚜렷해졌다. 6) 그것은역사공동체라는의식을강조함으로써몽골의침입에저 5) Bendict Anderson, 1991, p ) 단군에관한最古의기록인 三國遺事 와 帝王韻紀 는근거자료의차이 저자들의사상적경향의차이등으로말미암아, 단군인식에있어상이점이없는것은아니

11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11 항할수있는정신적토대를마련하기위해서였다. 이점은 13세기이전의역사계승의식을살펴보면분명해진다. 즉, 12세기까지만하더라도고려의역사적위치를부여함에있어, 고구려계승의식과신라계승의식이갈라져있었다. 그리고이것이정치세력의이해관계와겹쳐질때, 金富軾과妙淸의대립처럼고려사회의분열을조장하는원인이되기도했다. 7) 따라서몽골의침입에대해국가역량을결집하기위해서는역사공동체의식의강조가시급히요청되었을것이다. 13세기에단군의존재가국가의시조로서부각된것은바로이러한이유에서였다. 다시말해서단군은한국사의근원이며, 삼국이든고려든모두여기에뿌리를두고있다는인식을강조함으로서역사공동체의식을뒷받침하고, 나아가고려사회내부의결속을호소했다는것이다. 단군에서부터역사가시작되었다는인식은조선시대로오면서더욱확고해진다. 우선국가차원에서 朝鮮始祖 임을인정하고 8) 단군을국가제사의대상으로삼은것은조선시대부터이다. 그리고관찬 사찬을막론하고, 조선시대의모든史書들은단군에서부터한국사를서술하고있다. 그런데조선시대대부분의문헌에수록된단군전승은고려시대의그것과다르다. 즉, 단군의부계 모계가빠지고단군이직접하늘에서太白山檀木아래로내려왔다고한다. 뿐만아니라천년이넘는단군의통치기간도단군의자손이대를이어가면서재위한햇수의합산으로간주했다. 이것은유교적합리주의를지향하는조선시대지배층이기존의단군신화를非神話化 (demythization) 한결과이다. 9) 그렇다고할때단군의존재를무시하지않고신화를개작까지해가면서단군의존재를인정하려했다는것은그만큼단군 다. 그러나단군을한국사상최초의국가인고조선개국의시조로자리매김한점에서는차이가없다. 이것은이시기에단군의국조로서의위치가확고해졌음을의미한다. 7) 이규보의 동명왕편 은경주지역의신라부흥운동에대항하여고구려계승의식을강조하기위한것이다. 8) 世祖實錄 권 4, 세조 2 년 7 월庚辰. 9) 徐永大, 1994, 檀君關係文獻資料硏究, 檀君 `-` 그 解와資料, 서울대학교출판부, 71~72 쪽.

12 12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의역사적위치가확고했음을의미하는것이라하겠다. 이렇듯단군을 조선시조 로서받들었다고할때, 시조의의미가무엇인지궁금해진다. 그러데조선시대에는단군을가리켜 동방최초의군주 ( 東方首出之君 ) 또는 동방에서처음으로천명을받은군주 ( 東方始受命之主 ) 10) 라고했다. 다시말해서최초의군주라는의미에서의시조이다. 전통시대에는군주가곧국가였다. 이논리를적용한다면단군은국가의시조로서받들어졌다는것이다. 또조선왕조에서는단군이국가제사의대상이되었다고했는데, 무엇을기대한것이었을까? 혈연적으로연결되지않는전왕조의조상은현재의국왕에게는 정치적의미에서의조상 (political ancestor) 이다. 이러한정치적조상들을국가에서제사하는목적은국가가한가문의사유물이아니라는것을보여줌과동시에, 이전왕조의카리스마를계승했다는정통성을과시하기위해서라고한다. 11) 그렇다고할때국가에서단군을제사한것도국왕이란존재의정통성과정당성을위한것이었다고하겠다. 그리고대한제국초기에 檀箕 ( 단군과기자 ) 以來 란표현이자주등장하는데, 12) 이것도같은맥락에서이해할수있다. 왜냐하면그다음에이어지는내용은보통단군 기자이래큰업적을이루었다는것으로, 군주의공덕을찬양하는것이기때문이다. 그러나檀箕로병칭되더라도단군의위상은箕子보다낮게평가되었다. 그것은조선시대역사서에서기자는본기에서언급된데비해단군은外紀에서다루어지는경우가많았던점을통해짐작할수있다. 또단군의시대는미개한시대였고, 기자에와서비로소문명화가이루어졌기때문에, 역사적공적에 10) 太祖實錄 권 1, 太祖원년 8 월庚申. 11) 정치적조상이란개념및의미에대해서는 Howard J. Wechsler, 1985, Offerings of Jade and Silk-Ritual and Symbol in the Legitimation of the T'ang dynasty, Yale University Press, pp. 137~141 참조. 12) 예컨대 高宗實錄 권 36, 光武원년 10 월 13 일詔書 ; 光武원년 11 월 9 일閔泳駿.

13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13 있어서는기자가더훌륭하다고했다. 그래서단군과는달리기자를언급할때는극존칭을사용하기까지했다. 1898년 9월 5일자 황성신문 의사설은이러한사실을집약해서보여주고있다. 昔我東方에檀君이初降 매人文이未創 야其傳來 난文獻이足히徵할배無我 더니箕子께서八條를設하샤人民을敎育 시니可히我東의初出頭한第一個聖人이라謂할지라. 이러한상황이니만큼, 조선시대에는단군에게서국가의정신적구심점이되기를기대한것은아니었다고할수있다. 더구나왕조질서하에서구심점은現王朝의국왕이어야하기때문이다. (2) 단군의위상강화을사보호조약이후일제의국권침탈이가속화되면서, 신문이나잡지에서단군에대한언급이부쩍늘어난다. 그내용은주로 단군이래 또는 단기이래 라는짧은표현이많지만, 이러한표현을자주사용함으로써대중에게단군의존재를깊이각인시키는역할을했다. 그리고나아가민족사의유구성을부각시킴으로써민족에대한자부심을가지게하는데도일익을담당했을것이다. 그리고 1906년을전후하여서는신문 잡지의기사인데도단군에대해존칭을사용하기시작한다. 우선단군을언급할때높임말을썼으며, 단군을지칭할때도격상된칭호를사용했다. 檀聖이니大皇祖니하는것이그것이다. 13) 나아가단군시대는자료가없어애매하다느니미개하다느니하는표현이사라지고, 문명한시대로그려진다. 이러한과정에서단군의위상이높아지면서단군과기자가대등하게묘사되며, 1910년으로가면서서서히위치의역전마저이루어진다. 13) 皇城新聞, , 開國紀元節慶祝, 檀聖이奠之於前하시고箕王이修之於後하시니 ; 西友, , 檀君의名은王儉이니太白山檀木下에降 사支那唐堯戊辰에立而爲君 시니神而有智 시고國號를朝鮮이라 다.

14 14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3)` 단군자손의식의대두한말에도단군의출생과건국, 재위연수에대한전승은조선시대의것이그대로통용되었다. 즉, 神人단군이직접태백산으로하강하여고조선을건국하고평양에도읍했다는것이다. 14) 그러니까 삼국유사 나 제왕운기 가전하는신화적성격이강한단군전승을주목하고, 그의미를해석하려는시도는아직이루어지지않았다. 그러나한말로오면서, 단군은민족의공통시조이고, 우리민족은단군의후손이며, 따라서단일민족이란인식이나타난다. 이것은당시신문등에 檀君子孫 檀君血孫 檀君後裔 檀君苗裔 란표현이자주등장하는데서확인할수있다. 한민족은단군자손이란인식이기록상처음확인되는것은 1908년부터이다. 즉, 大韓每日申報 의경우 1908년 1월 1일자논설 新年頌祝 중의 檀君始祖子孫으로이國家 이질손가 라는표현에서처음등장한다. 또 皇城新聞 에서는이보다약간늦은 1908년 3월 13일자논설 凡今之人은莫如兄弟, 중의 二千萬民族은同一檀君子孫이니 라는표현에서처음확인된다. 그러나 황성신문 의경우는단군과기자의후손이란표현이먼저등장한다. 즉, 3월 4일자논설 祝賀海朝新聞 에서 我韓民族이俱是檀君箕子의神聖後裔로 라했다든지, 3월 12일자논설 根本的改良 에서 我韓民族이原俱是檀君箕子後裔라 는것이그것이다. 그리고한동안단군의후손이란표현과단군 기자의후손이란표현이함께사용되다가, 1910년전후부터는기자에대한언급이자취를감추는것같다. 이것은 황성신문 이개신유학자들에의해제작되었고, 또유학자가주된독자층이었음을생각할때, 15) 기자의존재를간과하기는어려웠던탓이아닌가한다. 그렇지만단군은민족의조상이란인식이처음등장한것을 1908년부터라 14) 한말의교과서나신문등에보이는단군에대한기록은대부분이이런유형이다. 15) 崔起榮, 1997, 皇城新聞 의역사관련기사에대한검토, 韓國近代啓蒙運動硏究, 일조각, 2~4 쪽.

15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15 고못박기는어렵다. 大韓每日申報 의경우, 단군자손이란말이처음등장한지일주일도안된 1월 7일자독자의寄書 生 我大韓帝國 에도 四千二百餘年獨立歷史를有 檀君의血孫二千萬同胞여 라고보인다. 이렇듯신문사측뿐만아니라독자층에서도단군혈손이란표현을사용했다는것은이러한인식이상당히널리퍼져있었음을반영한다. 따라서이러한인식은 1908년신년벽두에갑자기등장했다기보다그이전부터있었다고보는것이옳겠다. 그렇다면그시기를어디까지소급할수있을까? 그런데조선시대까지만하더라도민족전체가단군의후손이란관념이있을수없었다. 첫째, 단군의후손에대한기록이모호하기때문이다. 그래서 1672년에나온洪如河의 東國通鑑提綱 같은사서에서는 나라가끊어지고후손이없다 ( 國絶無嗣 ) 라고까지했다. 16) 이러한논리라면단군이민족의시조가될수없다. 둘째, 민족이란관념이성립되어있었는지는두고라도, 엄격한신분제사회에서왕 양반 평민, 심지어천인까지신분을초월하여공통의조상을가진혈족내지대가족이란논리는있을수없는것이고, 나아가불경스럽기까지한것이기때문이다. 17) 따라서한말이전에민족은단군자손이란의식이있었다고보기는어렵다. 따라서단군자손인식의시기를마냥소급할수는없으며, 1908년보다조금앞서는것으로보는것이온당하지않을까한다. 기록이처음등장하는시기를무조건무시할수만은없기때문이다. 그렇다면단군의자손이란의미는무엇일까? 단군자손의식이등장하는시기는일제가한국의국권침탈에박차를가하던시기이다. 1905년소위을사보호조약을통해외교권을박탈했고, 1907 년한일신협약 ( 정미7조약 ) 을통해한국의내정을일일이간섭할수있는권한을장악했으며, 얼마남지않은한국의군대마저해산했다. 일제의국권침탈은한국인으로하여금타자와구별되는자아에대한인식 16) 1679 년에완성된洪萬宗의 旬五志 ( 상 ) 에 檀君乃東方生民之鼻祖 ( 洪萬宗全集 上, 태학사, 1980, 4 쪽 ) 라는표현이있다. 그러나이것을민족의시조란표현과등치시킬수있을지는의문이다. 17) 佐佐充昭, 2000a, 앞의글, 71 쪽.

16 16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을뚜렷하게했다. 한편봉건체제의붕괴는자아내부의계층적질서를동요시켰다. 즉, 타자와의사이에세로선이뚜렷해진반면, 내부의가로선은점차희미해졌다는것이다. 이러한과정에서민족의존재가발견되고, 그결과군주대신에민족이국가의중심개념으로부상한다. 당시국가는일종의대가족으로이해되고있었다. 18) 그런데국가의중심은민족이란입장에서볼때, 민족이곧대가족이다. 즉, 민족은핏줄이같은혈연공동체라는것이다. 민족을상상의공동체 (imagined community) 라고한다면, 그것이성립되고유지되는데에는상상의근거가필요하다. 이경우흔히동원되는것이고대왕조의위대한사건이나위대한지도자이다. 19) 또압도적인외세의충격앞에서자기를지키려는 토착주의운동 (nativistic movement) 의경우, 현실에서저항과결속의논리를찾을수없다면, 과거의문화전통을되살리려는경향 (revivalistic nativism) 이있음도지적된바있다. 20) 그렇다고할때일종의대가족인민족의존재를상상하는데, 조상, 그중에서도먼고대의시조만큼구체적인자료는없다. 혈연공동체는조상의뿌리가되는시조의존재로말미암아성립될수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단군만큼확실한상상의근거를제공하는시조는찾기어렵다. 그것은첫째, 단군은한국사상최초의국가인古朝鮮의건국시조이기때문이다. 따라서檀君은한국사의출발점이라하겠으며, 나아가한국사에등장하는어떤왕조의건국시조보다특별한의미를지닌다. 둘째, 단군은悠久性의表象이기때문이다. 단군이고조선을건국한것은기원전 2300년경이며, 중국에서는堯임금이있을때라고전해진다. 堯는한때중국의시조로여겨졌던것같다. 왜냐하면 書經 에서는堯에서부터중국사를서술하고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堯와동시대인물인단군에의해한국 18) 大韓每日申報, , 說 國家 卽一家族 ; 大韓每日申報, , 說 打破家族的觀念 ; 大韓每日申報, , 說 國은卽一大家. 19) Benedict Anderson, 1991, p ) Ralph Linton, 1972, Nativistic Movements, Lessa & Vogt eds., Reader in Comparative Religion, Harper & Row, pp. 497~503.

17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17 사가시작되었다는것은한국사가중국사에못지않게유구함을의미한다. 셋째, 한국역사와문화의독자성의표상이기때문이다. 단군의出自는기록에따라조금씩다르지만, 단군이하늘과직결되는존재라는점에서는이설이없다. 다시말해서단군이란천손에의해한국의역사와문화가시작되었다는점에서는기록이일치한다. 이것은한국의역사나문화가다른국가, 예컨대중국으로부터파생내지分封된것이아니라, 나름대로독자성을가지고있음을의미한다. 넷째, 하늘과연결되는존재라는점에서국가와민족의신성성을뒷받침하기때문이다. 다섯째, 한국사회의同質性의표상이기때문이다. 주지하는바와같이한국사에서는많은국가나왕조들이흥망을되풀이했다. 그러나이들국가나왕조는단군에서비롯된역사전통을계승했다는역사인식을가지고있었다. 다시말해서이들의근원을소급하면단군으로歸結된다는역사인식이일찍부터성립되어있었다. 이것은한국인의경우, 혈통이비교적단일하고, 역사적 문화적경험을공유한부분이많았던데서기인하는것이겠지만, 이러한사실을보다구체화한것이단군이란것이다. 한국인에게있어동질성을확인시켜주는토대의하나가단군이란것은이러한의미에서이다. 이렇듯단군은민족에대한확실한상상의근거를제공했을뿐만아니라, 민족으로하여금자부심을가질수있게한토대였다. 그래서당시언론등에서는단군을 檀君聖祖, 우리민족을 神聖民族, 우리역사를 神聖歷史 라표현하면서민족의자부심을고취하고자했다. 皇城新聞 1908년 9월 12일자논설 夢拜白頭山靈 의일절은이러한사실을압축해서보여주고있다. 我大韓民族은神聖 신檀君의子孫으로皇天의寵賜하심을蒙하야世居此土에休養生息이 今四千餘載인즉可謂文明古國에優等民族이라自爾祖先으로皆其天職을克修하며世業을勿失하야太平의福 을享有 더니.

18 18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여기서나아가 1910년경부터는단군을한민족뿐만아니라, 동북아여러종족의공통시조라고보는입장까지나왔다. 예컨대단군의 子孫이白頭山南北에分處 야一은朝鮮族이되고一은滿洲族이된지라 라든지, 21) 단군의三千團部에서 眞族 淸族 肅愼 婁 勿吉 靺鞨 鮮卑 契丹이갈라져나왔다든지 22) 하는것이그것이다. 따라서이것은단군자손의식의확대라할수있겠다. 그런데한가지언급하고넘어가야할것은단군자손의식의등장을일본근대민족주의의영향으로보는견해이다. 23) 즉, 明治維新당시일본의국민통합이데올로기인家族國家論 ( 일본은천황을親, 국민을子로한국가 ) 이나日本主義運動 ( 天照大神을國祖로숭봉하는新神道를일본의國敎로삼으려는운동 ) 의영향으로단군자손의식이출현했다는것이다. 이에반해 揆園史話 를비롯한仙家의연장선상에서단군자손의식을이해하는견해도있다. 24) 전자를영향설이라한다면, 후자를자생설이라할수있다. 그런데영향설의경우, 신화적시조의자손임을내세워당면한민족문제를해결하려는움직임이중국에도있었다는점을고려할필요가있다. 근대중국의 黃帝子孫說 이그것인데, 황제자손설이란중국민족은신성한황제의자손이며, 따라서중국민족은신성민족이란설이다. 이설은 19세기말부터등장하며, 그것을처음주창한것은康有爲나 啓超같은개량파들이었다. 그목적은중국민족단결의근거를만드는데있었으며, 이때중국민족속에는한족뿐만아니라만주족도포함되는것이었다. 황제자손설은 1903년무렵부터는청조타도를부르짖는혁명파들에의해수용되면서중국전역으로확산되어갔다. 그러나혁명파가지칭하는중국민족이란한족에국한된다는점에서개량파의그것과달랐고, 이런의미에서배타적성격이강했다. 따라서신해혁명이후, 개량파나무정부주의자들의비판에의해황제자손설은생명력을상실하 21) 皇城新聞, , 說 我民族의神聖歷史. 22) 皇城新聞, , 說 我檀君子孫의氏族과疆土와敎化의歷史. 23) 佐佐充昭, 2000a, 앞의글, 86~87 쪽 ; 佐佐充昭, 2000b, 앞의글, 41~45 쪽. 24) 鄭榮薰, 1995, 앞의글, 13~19 쪽.

19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19 고말았다. 25) 그런데황제자손설의논리는단군자손설과흡사한면이많다. 또, 황제자손설을처음거론했던양계초의사상은한말애국적지식인들에게많은영향을미쳤다. 따라서단군자손설이황제자손설의영향일가능성도생각해볼수있다. 한편자생설의경우, 단군자손의식은전근대사회에서통용되기어려운근대적담론이므로, 어떤계기없이선가의연장선상에서만파악하기어렵다. 따라서어느쪽을따를지는논란의여지가있지만, 조선후기에단군의존재가위로는지배층에서부터아래로는피지배층에이르기까지확고하게인식되었다는점을주목할필요가있다. 예컨대고종 8년 (1871) 영해 문경등지에서민란을주도한 弼濟가스스로를단군의화신이라하며사람들을끌어들이고자한사실, 26) 등은단군의권위에대한인식이보편화되었음을보여준다. 뿐만아니라정유재란때일본으로끌려간陶工들이 兒島縣苗代川과笠野園에단군을제사하는玉山神宮을건립한사실이있는데, 27) 이것은도공과같은천민들까지도단군을통해자신들의정체성을확인하고자했음을짐작케한다. 그리고 1876년에간행된 關帝聖蹟圖誌全集 의표지에간행처를 檀國顯聖殿 이라했는데 ( 그림 1), 여기서단국은단군의나라, 즉우리나라를가리킨다. 그렇다고할때 19세기후반에는한국을단국이라할정도로단군은국가 25) 孫 基, 2000, 淸季民族主義與黃帝崇拜之發明, 史硏究 ; 高强 田延峰, 2003, 試論淸末 黃帝子孫 稱謂的勃興, 寶鷄文理學院學報 ; 高强, 2001, 淸末革命派尊黃現象述論, 安徽史學 ; 高强, 2002, 革命派與改良派關于 黃帝子孫 稱謂的ゾ爭, 烟台大學學報 ; 高强, 2007, 近百年炎黃文化硏究的回顧與思考, 炎黃文化硏究 5, 大象出版社 ; 梁景和 賴生亮, 2007, 淸末 尊黃 思潮與民族主義, 河北師范大學學報 ) 道源記書 ( 東學思想資料集 1, 아세아문화사, 1979, 215 쪽 ). 27) 金義煥, 1992, 日本 兒島縣苗代川 笠野原의玉山宮 ( 檀君祠堂 ) 과그곳에전해오는우리말의歌舞 祝詞에대하여, 朴永錫敎授華甲紀念韓國史學 叢 상, 논총간행위원회, 1177~1200 쪽. 최근苗代川玉山神社의祭神이처음부터단군이아니라는견해도제시되고있다. 原田一良, 2005, 薩摩苗代川玉山宮에서의檀君祭祀검토, 한국신을모시는일본의신사, 한국학중앙연구원, 209~239 쪽.

20 20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의시조로서널리인식되고있었다고하겠다. 그러므로한말에단군자손의식이출현할수있었던것은바로이와같은단군인식의보편화에서그원인을찾아야할것이다. 한말이전에단군의역사적위치가확고하지않았더라면, 한말단군자손의식이출현할수없었음도간과해서는안된다. 28) 단군자손의식이궁극적으로추구하고자한바는무엇이었을까? 동북아여러종족의공통시조 < 그림 1> 光緖丙子 (1876, 고종 13년 ) 에간행된 關帝聖蹟圖誌全集 의표지 라는것은두고라도, 단군이민족의공통시조라는논리에는문제 가많다. 우선단군의후손만이이어져민족전체가되었다는사실부터분명하지않다. 29) 그래서金澤榮 (1850~1927) 은 韓國歷代小史 (1922) 에서 지금조선의종족에檀氏는한사람도없다 라고하여, 단군이민족의시조라는점을부정했다. 30) 또箕子東來說이움직일수없는사실로믿어지고그후손이존재하는상황에서, 민족을단군의자손으로만한정하는것도문제였다. 28) 한국무속사자료로 巫黨 歷 과 巫黨城主祈禱圖 가있는데, 이들자료는무속祭次를글과그림으로설명하면서무속의기원을단군에서구한것이다. 이들자료는제작연대미상이지만, 과거 19 세기에만들어진것으로추측되어왔으며, 이러한통설에따라필자도이들자료를 19 세기에단군인식이기층사회에까지널리보급된근거로제시했다. 그러나현재는이들자료가 19 세기의것이아니라, 단군자손이란의식이보급된이후의것, 즉 20 세기의산물로생각하고있다. 29) 단군의자손에대한기록이전무한것은아니다. 예컨대 宜白의 梧溪日誌集 에서는 氏를, 德懋의 靑莊館全書 58 葉記 5 一人祖加倍數에서는徐氏를단군의자손이라했다. 30) 崔惠珠, 1996, 滄江金澤榮의韓國史論, 한울아카데미, 80~81 쪽.

21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21 이러한문제점들은당시에도인식되고있었으며, 나름대로답변도준비되어있었다. 예컨대 自漢土移住 同胞도我檀君血族과婚 相遞 야以生以育 얏슨卽 檀君子孫이아니라謂키 可 도다 라는것이그것이다. 31) 그러나이정도의답변으로문제가해결되기는어려운것이사실이다. 따라서단군의후손이란의식은학문적논증에입각한결론이라기보다, 선언적의미가강한것이었다고할수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단군은민족의공통시조이며, 민족은단군의자손이란의식은급속히확산되었다. 그것은이러한인식이당시상황에서실천적의미를지녔기때문이다. 한말의당면과제는일제의침탈에대항하여국권을수호하는것이었다. 이러한상황에서요청되는것은저항을뒷받침하고조직화할수있는이념이었다. 왕조체제에서이런경우동원될수있는명분은忠君愛國내지勤王의논리이다. 후기의병의 酬恩報怨 의논리, 즉군주의은혜에보답하고군주의원수를갚는다는논리가바로그것이다. 32) 그러나일제의침략앞에군주는너무나무력했다. 자결을해야한다는요청에 33) 부응하지못했고, 헤이그밀사사건으로말미암아일제에의해강제퇴위되기까지했다. 여기에사회계약론과같은새로운사상들이유입되면서군주 = 국가관이부정되었으며, 심지어군주제의폐단을지적하면서공화정을지향하는움직임까지있었다. 34) 그러므로충군애국이나근왕은저항과결속의논리로서설득력을상실했다고하겠으며, 이에따라충군애국을대신할수있는새로운논리가모색되어야했다. 이러한상황에서단군자손의식은우선타자와구별되는민족으로서의정체성을확인시켜준다. 나아가민족이곧운명공동체라는사실을일깨워준다. 31) 皇城新聞, , 說 我民族의思想統一的機關. 32) 木村幹, 2000, 臣民からネションへ, 朝鮮 / 韓國ナショナリズムと小國意識, ミネルヴァ書房, 103~104 쪽. 33) 趙東杰, 1989, 義兵運動의韓國民族主義上의位置 ( 下 ), 韓國民族主義의成立과獨立運動史硏究, 지식산업사, 67 쪽. 34) 유영렬, 1999, 애국계몽사상, 한국사 43, 국사편찬위원회, 263~277 쪽.

22 22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황성신문 1908 년 3 월 13 일자논설 凡今之人은莫如兄弟 의일절은이러한 사실을잘보여준다. 嗚呼라我韓三千里江山은俱是白頭枝脈이오二千萬民族은同一檀君子孫이니其血脈의聯絡과聲氣의密接과痛집의相關이於死生榮辱과利害禍福에義無獨殊오勢必同歸라. 여기서운명공동체이기때문에민족이저항의단위가되어야하고, 때문에 단결해야할당위성을제시한다. 我全體民族의始祖檀君을紀念 고敬慕 야血統의密接과天倫의篤愛를致 면上中下流의家族觀念도融釋되고東西南北의地方觀念도融釋되고東敎西敎의信仰은不同 나均是一祖의子孫된觀念을存 지니此엇지我民族의思想統一的機關이아니리오. 此를推而極之 야漸次發展 境遇에 二千萬民族의思想을統一 아니라徵古諸史 건 北齊主高歡氏가高句麗와宗誼를敍 이有 고 35) 太祖가高麗를對 야父母之邦으로待遇 國書가有 고今淸國의滿洲族은卽 人의後裔이니我始祖의歷史를發展케 면滿族數千萬이 同一檀君의子孫이라謂 지니此個倫理思想이發達 卽足히東洋世界에大宗의誼를講修 지로다. 이것은 皇城新聞 1910년 8월 10일 說 我民族의思想統一的機關 의일부인데, 여기서주장하는것은단군숭배가민족내부의모든차별을극복하고사상통일을이룰수있는근거가될수있을뿐만아니라, 여진족 만주족까지포용할수있는토대가될수있다는것이다. 36) 35) 광개토왕때北燕의高雲이사신을파견하여고구려와같은종족임을밝힌사실 ( 資治通鑑 권 114, 晉紀 36, 安帝義熙 4 년 3 월 ) 의잘못이다.. 36) 朴殷植의 大東古代史論 (1992, 韓國學報 67, 일지사, 240~241 쪽 ) 의일절도같은맥락에서이해할수있다. 天地之進化日新而人智之進步日增家族主義進而爲民族主義者以其爲民族競爭之時代故也旣有對他之競爭 可 求吾同族之相助矣 可 遡吾所自出之本原以明其血統之關係以發其親愛之情根此現世各族以發達

23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23 이상에서언급한바를요약한다면, 1908년경부터단군은민족의공통시조이며우리민족은모두단군의혈연적자손이란의식이등장했으며, 이것은민족정체성을뒷받침하는중요한근거로작용했다. 그리고이것은일제의침략에대한저항민족주의의근거로서실천적의미를가진담론이었다는것이다. 2) 檀紀의사용 한편한말부터단군의건국을기점으로해서연대를파악하는檀君開國紀年, 즉단기가연호의하나로사용되기시작했는데, 그것을시작한것은신문에서였다. 전통사회에서연대는간지나군주의연호에따라파악되는것이일반적이었다. 조선시대의경우, 간지와함께중국明淸의연호로연대를표기했다. 그러다가 1894년갑오경장을계기로새로운기년법을사용하기시작하는데, 태조이성계가조선왕조를건국한 1392년을기점으로연대를파악하는開國紀元이그것이다. 37) 그런데 1905년부터단군개국기년이등장하기시작한다. 즉, 이해부터신문의연도표시란에단군개국기년이등장한다. 38) 물론단군의건국이지금부터몇년전이란인식은이전에도있었다. 예컨대 承休는 제왕운기 에서단군의개국연대를기원전 2354년으로보았으며, 39) 고려말의白文寶는단군에서공민왕때까지를 3600년이라했다. 40) 또 其祖先歷史爲自强自主之精神對他競爭之助力者也 嗚呼我大東民族有四千年之歷史者也四千年歷史之祖誰也太白山檀木下天降神人吾始祖也. 37) 高宗實錄 권 32, 高宗 31 년 7 월 1 일. 38) 皇城新聞 에서는 4 월 1 일부터, 大韓每日申報 에서는 8 월 11 일부터 단군개국 연호를사용했다. 또미주신문인 新韓民報 도 9 월 15 일부터建國紀元이란이름으로단기를사용했다. 조동걸, 1987, 국사연구와한말사서, 한민족독립운동사 2, 국사편찬위원회, 114 쪽주 ) 신라경순왕이고려에항복한 935 년에대해 我太祖十八年也自檀君戊辰至此凡三

24 24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한말국사교과서들도현재또는조선왕조건국을기점으로단군건국의연대를환산하고있다. 그러나이것을단군개국기년의사용이라할수없다. 왜냐하면단군건국에서현재까지의연대가누적된체계로서파악된것이아니기때문이다. 단기를처음사용할때, 신문들은 1905년을단군개국 4238년이라했다. 즉, 기원전 2333년이단군건국연대라는것이다. 그런데단군의개국연대는이를전하는最古의사서인 삼국유사 와 제왕운기 부터가서로다르다. 또조선시대에는 동국통감 이래로이들과도달리, 중국의唐堯 25년무진설을통설로삼았다. 41) 이것을서기로환산하면바로기원전 2333년이다. 따라서한말에처음사용되기시작한단군개국기년은조선시대의통설에따른것이라할수있다. 그런데개화기교과서에서는단군의건국연대를, 1905년이전에는기원전 2343년이라했다가, 1905년이후에는모두기원전 2333년이라했다. 42) 따라서단군개국기년의사용과더불어단군건국 = 기원전 2333년이란연대관이확립되었고, 이것이오늘날까지이어진다고할수있겠다. 그런데개국기년의사용은당시중국이나일본에서도추진되고있었다. 이점에있어앞선것은일본이다. 일본에서는 1872년太政官布告제342호에의해, 초대천황神武가일본을건국한기원전 660년을기점으로연대를표시하는神武天皇紀元 (= 皇紀 ) 이정식기년법으로채택된다. 이렇듯황기가법제화됨에따라, 이후공 사문서에는황기사용이공식화된다. 43) 千二百八十八年 이라했는데, 이를환산하면단군건국연대는기원전 2354 년이된다. 40) 高麗史 권 114, 列傳 27, 白文寶. 41) 이것은西晉皇甫謐의 帝王世紀 나北宋쌌雍 (1011~1077) 의 皇極經世書 에따라요원년을갑진년으로보고, 고조선의건국을요 25 년인무진년으로간주한것이다. 42) 朴晶東의 初等大東歷史 에서 我韓開國紀元前 3727 년, 즉기원전 2336 년이라한것은오자가아닌가한다. 43) 吉田隆久, 1998, 皇紀 万博 オリンピック, 中公新書, 2~6 쪽.

25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25 한편중국에서는 20세기초淸末청조타도를부르짖는혁명파들이등장하는시점에서, 황제자손설과황제의출생년을基點으로하는黃帝紀元의사용이주장된다. 이과정에서황제기년의기점에대해서는기원전 2711년이란설과기원전 2698년이란설이병존하고있어약간의혼란이있기도했지만, 중국인들사이에서상당한공감을불러일으켰다. 44) 일본과중국의경우를비교해보면, 일본은관주도하에이루어진것이고, 중국은민간에서자발적으로사용이주장된것이라는점에서차이가있다. 또일본은신무천황에서비롯된천황의권위를높이는데목적이있으며, 중국은漢族의同質性을강조하여反淸運動에보다많은漢族人士들을끌어들이는데목적이있었다. 그렇지만일본의皇紀든중국의黃紀든간에개국의기점에서부터역사를누적적으로파악함으로써, 자국사의悠長함을부각시켜자국의역사에대한자부심을고취하려한점에서는마찬가지라고할수있다. 그렇다고할때단기의경우는중국형에가깝다. 당시국가의공식기년은開國紀元이며, 단기의누적적기년이란아이디어자체도직접적으로는개국기년에서따왔을가능성이크다. 따라서단기는공식화된기년이아니며, 자발적사용이권장될뿐이었다. 1905년이후에도단기는민간신문에서개국기년등과함께병기되는데그쳤을뿐, 官報 에서는병기조차되지않았다는것은이러한사실을반영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단기의사용이란당시로서는의미가컸다. 우선편리하다는점도있겠고, 이를통해단군에서비롯된민족사의유구성을확인하고나아가애국심을고취한다는의미가있었다. 특히일본보다한국사가앞선다는점을부각시킬수있다는점에서도의의가있었다. 1909년 6월 6일자 대한매일신보 寄書 歷史에對 管見二則 에서史癖生이란독자의주장은이를뒷받침한다. 我韓國聖祖檀君으로記허야某年은檀君後第幾十年이라書허며某年 44) 黃帝紀年說, 黃帝魂, 中國國民黨中央委員會黨史史料編纂委員會, 1970, 1 쪽.

26 26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은檀君後第幾百年이라書허면一般讀者의腦際에煩惱도除 며且歷 史를對 同祖同族의觀念이油然自生허야愛國心을喚起 에大裨 益이有 리라 노라. 3) 愛國歌詞게재 한편단군을기리고, 이를통해민족의식을고취하는애국가사들이창작되었으며, 이러한애국가사는 1909년이후부터신문이나잡지를통해발표되기시작한다. 이중에서단군의식을고취한것으로는 檀檀歌 대한매일신 ( 보, 1909년 7월 27일 ) 檀君歌 대한매일신보 (, 1909년 8월 6일 ) 崔南善 (1890~1957) 의 太白山歌 少年 ( 3-2, 1910) 와 太白에 少年 ( 3-5, 1910) 등이그것이다. 그리고전래의민요로민족의식을고취하려는것도있으니, 예컨대 저건너초당압헤 년언약화초를심어드니박년초는아니나고금년리별화초가만발이라 라구절을 저건너 반도에단군혈족을심엇드니단군혈족은어 로가잔말리냐왜놈의종자가드러를온다 로고친 歌調육자배기 같은것이그것이다. 45) 이들애국가사는물론나름대로특징이있지만, 다음과같은점에서많은공통분모를가지고있다. 즉, 단군의위대함과신성함을부각하면서, 바로이러한단군의자손이우리민족이라는선민의식을강조한다. 따라서우리민족은낳고기르고보호해주는단군을잊어서는안되며, 이를통한민족의단결을호소한다. 2_ 역사분야에서의단군강조 한말단군인식을확산하는데역사교육이일익을담당했다. 각급학교에서한 45) 웰洋子, 1908, 歌調육자배기, 太極學報 24, 태극학회, 54 쪽.

27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27 국사교육이정식으로실시된것은甲午更張이후새로운교육제도가시행되면서부터였다. 즉, 개화파의개혁추진의일환으로신교육을실시하는소학교 중학교등각급관립학교가설치되고, 이들각급학교의교과과정에본국사가포함된결과였다. 46) 그러나본국사교육이평탄하게실시된것은아니었다. 을사보호조약과통감정치로말미암아교육행정의실권이일본인에게넘어가면서, 정부는국사교육을축소내지폐지하는정책을취했다. 그래서 1905년에는공립학교에서의본국사교육을폐지했고, 1908년에는私立學校令과敎科用圖書檢認定規程을통해교과서검열을강화했다. 또 1909년에는치안에방해되는모든출판물의발매금지를규정한出版法을시행하여, 국사교과서등을압수했다. 그렇지만사립학교에서는애국심고취의수단으로국사교육이계속되었다. 47) 이러한과정에서단군이교육현장에서강조되고있었음은당시사용된교과서를통해짐작할수있다. 한국사교과서는본국사교육의실시와더불어개발되기시작했다. 그결과 1895년부터교과서가간행되기시작했는데, 초기에는學部가편찬을주도했다. 그러나본국사교육의폐지와더불어학부의교과서편찬은중단되고, 그대신 1905년부터는개인이나민간단체명의의교과서들이나왔다. 그래서교과서검정이나출판법등의제약에도불구하고, 1910년일제의한국강점때까지 10여종이상의한국사교과서가간행되었던것이다. 학부편찬이나개인저술을막론하고, 한말의교과서는예외없이한국사를단군에서부터시작하고있다. 뿐만아니라단군인식에서도많은공통점을보인다. 첫째, 단군의신성성이강조되고있다. 물론교과서에따라단군에대한표현은神人 신성한사람 聖德을갖춘사람등으로조금씩다르다. 그러나단 46) 金成俊, 1971, 舊韓末의國史敎育에대하여, 大東文化硏究 8, 성균관대학교, 166~172 쪽. 47) 金成俊, 1971, 위의글, 172~189 쪽.

28 28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군을신성한존재로묘사한점에서는일치하고있다. 둘째, 단군이전은草衣木食 夏巢冬穴의미개상태를벗어나지못했으나, 단군이編髮盖首 君臣과男女, 음식과거처의제도를정함으로써문명화의단계로진입했다고했다. 셋째, 현재또는조선왕조의개국에서단군까지수천년의연대를구체적숫자로제시하고있다. 넷째, 단군이태어난태백산은영변의묘향산, 처음도읍한곳은지금의평양이라했다. 물론이상과같은단군이해는조선시대의그것과크게다른것이아니다. 그러나이것을당시상황과결부시켜볼때, 이것이전달하는메시지가있다. 그것은한국이유구한역사를가진신성한국가이며, 문명국가라는것이다. 그러나 1905년에간행된崔景煥편집 鄭喬評閱의 大東歷史 를경계로그이전과이후가상당한차이를보이고있다. 이후에나타난새로운측면이란다음과같은것들이다. 첫째, 단군에대한존경심이더욱강하게표출된다. 최경환의 大東歷史 에서는 檀聖 이란표현을사용했으며, 1908년이후의교과서에서는단군을언급하면서경어체를사용한다. 檀君이나라를세우시니檀君은우리나라의처음나신님금이시라神靈 신德이하날처럼크샤그빗나심이아츰날의고홈이만물을비치임과같으심으로國號를朝鮮이라 니라. 48) 둘째, 단군재위시대의사실들에연대가부여된다. 예컨대강화摩尼山에서의設壇祭天은재위 59년丙寅, 白岳천도는 127년甲戌등이그것이다. 이것은기존사서에는보이지않으며, 최경환의 大東歷史 부터나타나기시작한다. 그러나근거에대한언급이없으므로문제가있지만, 구체적연대를제 48) 興士團編輯部, 1909, 初等本國史略, 同文館, 1 쪽 ; 韓國學文獻硏究所편, 1977, 한국개화기교과서총서 20, 아세아문화사, 363 쪽.

29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29 시했다는점에서단군의역사적실재성을부각하는효과는컸을것이다. 셋째, 태자扶婁의塗山會참가에대한표현이달라진다. 부루가夏禹의도산회에갔다는전승은이미고려시대부터확인되며, 49) 이것을전통사서들은조공으로표현했다. 그리고초기의교과서들도이를따르고있다. 그러나최경환의 대동역사 에서는인접국가간의交聘通好 만국박람회참가정도로이해했으며, 50) 이후다른교과서들도조공대신參預 往赴등으로서술했다. 이것은한국이일찍부터자주독립국가였음을강조하기위한것이라할수있다. 넷째, 단군강역의범위가구체적으로언급된다. 단군과관련해서는그간하강처가태백산 (= 묘향산 ) 도읍지가평양 마지막을장식한곳이藏唐京 ( 문화현구월산 ) 으로알려져왔다. 그래서단군조선은막연히한반도서북지역에있던국가로이해되었다. 그러다가조선후기부터만주도단군의영역이란주장이제기되었다. 51) 그러나강역의四至에대해서는명확한설명이없었다. 그런데최경환의 대동역사 에서처음으로단군의강역을東으로太平洋, 西로 河, 南으로鳥嶺, 北으로黑龍江에접한다고했고, 52) 이후많은교과서가이를따르고있다. 그렇다고한다면단군조선은만주까지포함하는넓은영토를가진셈이된다. 따라서이러한서술은단군조선이반도국가가아니라, 대륙에걸쳐넓은영토를가진강대국이었음을암시하는것이라하겠다. 다섯째, 단군의계통이부여또는북부여로이어졌고, 그것이다시고구려 백제로이어진다고했다. 초기교과서들에서는단군이아사달산신이된것만언급하고, 그후손에대한서술이없다. 즉, 단군의계통이단절되었다는입장이다. 그러나이들교과서에서는단군의계통이단절되지않고, 우리민족의혈관속에단군의피가흐르고있음을시사하고있다. 나아가이러한서술은당시유행하던단군자손의식을역사적으로뒷받침하는것이라하겠다. 49) 金成煥, 1999, 檀君傳承의 型 Ⅰ, 中央史論 11 12, 중앙대학교, 19 쪽. 50) 崔景煥, 1905, 大東歷史 권 1, 檀君朝鮮記 ; 韓國學文獻硏究所편, 앞의책, 17, 45 쪽. 51) 예컨대 星湖僿說 권 1, 天地門, 檀箕彊域. 52) 崔景煥, 1905, 앞의책, 41 쪽.

30 30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단군과단군조선에대한이러한서술은한국사교과서뿐만아니라, 다른교과서도마찬가지였다. 예컨대周時經 (1876~1914) 의 국문초학 (1909) 이그것인데, 여기서는단군에대한서술을 그런고로단군처럼쟝 신임군은예로지금 지텬하에다시업 니라 로끝맺고있다. 53) 이처럼 1905년이후교과서의서술이달라지는것은무엇보다도당시의시대상황과밀접한관련이있다. 즉, 일제의침략이가속화됨에따라애국심이나민족의식고취가더욱필요해진상황의반영이란것이다. 그래서이들교과서는단군의존재를부각하고, 이를통해자주독립의당위성을확보하는방향으로서술이이루어졌다고하겠다. 한말의한국사교과서는많은문제점을안고있었다. 군주중심의역사관을탈피하지못했고, 朱子의綱目體와삼한정통론의영향을크게받고있었다. 전통적유교사관의한계를극복하지못했다는것이다. 더구나임나일본부설 神功皇后신라정복설같은일본사학의주장을수용한점등은문제가아닐수없었다. 54) 그래서당시에이미신채호는이들교과서를역사라고한다면, 역사가없는것만못하다라고까지혹평했던것이다. 55) 그렇지만이들교과서의내용은교육현장을통해학생들에게널리퍼져나갔을것이며, 대중의한국사지식향상에기여했음을부인할수없다. 帝國新聞 1905년 3월 22일자의다음과같은논설은이점을지적하고있다. 전에난선 들이 정작우리나라의역듸와 에 캄캄 야당초에알 각도아니 고혹얼론 좌석을당 입을벙긋도못 더니근 에학부에서본국 긔를여러가지로 간 각학도들이당연히공부 걸로아 고로비록삼척동 라도단군이후몃쳔년 력을능히니야기 가만히잇 니. 56) 53) 基文편, 1976, 周時經全集 상, 아세아문화사, 513~517 쪽. 54) 韓永愚, 1994, 韓末申采浩의民族主義史論, 韓國民族主義歷史學, 일조각, 42~52 쪽. 55) 申采浩, 1979, 讀史新論, 改訂版丹齋申采浩合集 上, 형설출판사, 472 쪽. 56) 金成俊, 1971, 앞의글, 171~172 쪽재인용.

31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31 < 표 1> 한말교과서의단군서술 간행서명저자건국연대영역조상후예塗山會경어체비고 朝鮮歷史學部기원전 2343 朝 朝鮮歷代史略學部기원전 2343 朝 東國歷代史略學部기원전 2343 會諸侯會 往會 한문 朝鮮 史十課學部기원전 2343 朝 ) 普通敎科東國歷史 歷史輯略 玄采기원전 2343 金澤榮 大東歷史崔景煥기원전 2333 언급扶餘 中等敎科東國史略普通敎科大東歷史略 新訂東國歷史 會諸侯會 往會塗山會如 玄采기원전 2333 언급언급扶餘相見 國民敎育會元泳義 瑾 기원전 2336 扶餘萬國會 參 기원전 2333 언급北扶餘塗山會往赴 初等本國歷史 瑾기원전 2333 北扶餘塗山會參사용 초등 한역 조종만기원전 2333 北扶餘만국회 예사용 한역 Hulbert 기원전 2333 언급언급 吳聖根 扶餘 도산회보내다 初等大韓歷史 鄭寅琥 기원전 2333 언급언급北扶餘 萬國會參 사용 初等大東歷史 朴晶東 기원전 2336 塗塗山萬國會參預 사용 1909 初等本國略史興士團기원전 2333 사용初等本國歷史安鍾和扶餘塗山會參사용 1910 新撰初等歷史 瑾 기원전 2333 언급北扶餘 塗山會참예 사용 한문 한문 57) 조동걸, 1987, 앞의글, 141~142 쪽에서는 朝鮮略史 ( 十課 ) 가 1895 년에간행되었고했다.

32 32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그렇다고할때이들교과서에기초한교육은단군에대한인식을확산시키는데일익을담당했을것이다. 나아가이것이단군자손의식과결합될때애국심과민족의식고취에도상당히기여했을것임은충분히짐작할수있는사실이다. 3_ 단군유적에대한관심 단군의존재와의미가새롭게부각됨에따라, 한말에는단군유적에대한배려가정부차원에서베풀어지기도했다. 단군유적의하나로는평안도江東郡의단군릉이있다. 단군릉에 1899년과 1901년에지역출신들이국가차원의수리를건의했지만, 고종은모두신중하게처리해야한다고하면서, 실천에옮기지않았다. 58) 당시평양주변에있던기자릉이나동명왕릉이수리되었음에도불구하고, 단군릉은그렇게하지않았다는것은아직단군의위상이확립되지못했음을의미한다. 그러나 1909년순종의평안도지방순행을계기로해서였다. 즉순종은 1 월 31일평양에도착하여, 평안남도관찰사로하여금평양의단군사당인崇靈殿을致祭토록하는한편, 단군릉이황폐하다는것을듣고이에대한보호조치를강구하라는조서를내린다. 59) 또단군묘에서단군릉으로改封한데대한文蹟을찾아내라고하여前議官 明煥의집에서그의아버지檀君殿令 膺柱가本郡 本道에올린관련자료를찾아내기도했다. 60) 이에따라이해 5월內部에서소요경비와役軍동원계획을마련하여지방관에지시를내렸다. 61) 그러나재원조성이문제가되었다. 즉, 황제순행예산중남은부분을투입한다는방안과度支部에서경비를조달한다는방안의 58) 高宗實錄 권 40, 光武 4 년 1 월 29 일 ; 高宗實錄 권 41, 光武 5 년 8 월 31 일. 59) 純宗實錄 권 3, 熙 3 년 1 월 31 일. 60) 皇城新聞, , 雜報 檀墓事蹟. 61) 皇城新聞, , 雜報 檀君墓封築提議 ; 大韓每日申報, , 雜報 檀陵改築.

33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33 대립때문이었다. 62) 그결과가어떠했는지는알수없지만, 단군릉丁字閣및각종石物의수리비로 3,500원이책정되었고, 지방관에게모든것을위임한다는결정이내려진것이확인된다. 63) 한편강화도의塹城壇에대한실측조사가실시된다. 참성단은단군이하늘에제사하던제단으로전하는곳이다. 이에대해 1909년 3월農商工部에서는일본인들에의뢰하여실측을하도록했다. 64) 1909년순종의지방순행은통감伊藤博文의정치적계산에의해실행된것이었다. 즉황제와동행함으로써한일간의우호를대내외적으로과시한것이었다. 그러나그것은국민의반발로소기의목적을달성하지못했다. 65) 또참성단실측은일본인의힘을빌린것이다. 이런점에서단군릉개축이나참성단실측의의미가반감될수도있다. 그러나이러한사실들은민간차원에서뿐만아니라정부차원에서도단군을주목했음을보여준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 62) 大韓每日申報, , 雜報 道傍築室. 이에앞서평안남도관찰사가改封築과守護儀節에대한구체적방안에대해질의했다고하는데, 이것도경비의출처문제때문이아닌가한다 ( 皇城新聞, , 雜報 箕察質稟 ). 63) 大韓每日申報, , 雜報 檀陵開役. 이에앞서단군릉등역대 寢의改莎費는퇴락정도에따라책정한다는결정이내려졌다 ( 皇城新聞, , 雜報 歷代陵改莎費 ). 64) 皇城新聞, , 雜報 天壇觀測. 한편和田雄治, 1911, 江華島塹城壇, 考古學雜誌 1-6, 12~22 쪽에는참성단의실측도가수록되어있는데, 이것은이때의결과를보여주는것이아닌가한다. 65) 國史編纂委員會, 1983, 韓國獨立運動史 1, 정음문화사, 380~389 쪽.

34 34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Ⅲ. 민족의시조에서종교적신앙대상으로 1_ 大倧敎의성립 한말단군의식의팽배는마침내단군을신앙하는종교단체의출현을가져왔으니, 1909년에창시된대종교가그것이다. 대종교개창을주도한인물은弘巖大宗師 喆 (1863~1906) 이다. 66) 나철의원래이름은 寅永으로, 대종교를창시한뒤인 1910년에개명한것이다. 67) 나철은전남 安郡南山面錦谷里의한미한가문에서태어났다. 그러나그는호남지역의한학자로널리알려진王錫輔 (1816~1868) 의문하에서수학했고, 20 대초반에상경해서온건개화파의거두金允植 (1835~1922) 의문인으로들어가사회적진출의기반을마련한다. 이후 1891~1893년은과거를거쳐관직생활을했고, 1893~1901년에는제주도에서유배된김윤식을돌보는일을하다가다시상경했다. 이때부터그는吳基鎬 (1863~?) 沂 (1848~1909) 등과함께구국활동을전개한다. 그의구국활동의첫단계는동양평화론에입각한외교적노력이었다. 이를위해 1905~1908년에전후세차례나渡日하여일본으로부터한국의독립보장을받아내려했다. 이러한외교적노력에도불구하고을사보호조약으로한국이일본의보호국으로전락하자, 自新會를조직하여을사보호조약을인정한 5 賊암살을기도했다. 그러나이것마저실패로끝나 1907년 7~12월智島에서 66) 나철의생애에대해서는다음연구에의거하였다. 申哲鎬, 1979, 韓國重興宗敎敎祖論 `-` 弘巖 喆大宗師, 대종교총본사 ; 朴渙, 1991, 喆의人物과活動, 滿洲韓人民族運動史硏究, 일조각, 256~271 쪽 ; 朴渙, 1992, 나철 김교헌 윤세복, 동아일보사, 7~37 쪽 ; 鄭榮薰, 2001, 弘巖 喆의思想과現代的意義, 國學硏究 6, 국학연구소, 22~26 쪽 ; 오영섭, 2004, 대종교창시이전나인영의민족운동, 한국민족운동사연구 39, 한국민족운동사학회, 191~236 쪽. 67) 皇城新聞, 1910 년 1 월 23 일자에 寅永을 喆로, 吳基鎬를吳赫으로개명한다는廣告가있다.

35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35 유배생활을했다. 이무렵단군운동이점차종교적색채를띠고, 나아가조직화의움직임을보이기시작했다. 즉 1890년경평안도 邊人金廉白이묘향산에서천일기도끝에檀君聖靈에감응하여神敎를창설했으며, 그문도가수천명에달했다고한다. 또김염백이동학농민운동때참사당한후인 1893년경에는그에게수학한永興人韓明允이스스로敎長이되어포교활동을벌렸다고한다. 68) 뿐만아니라白峰이란인물은백두산에들어가 10년기도끝에단군의默契를받고, 1904년伯栓등 32명의제자와함께단군교佈明을선언했다고한다. 69) 대종교측자료에따르면, 바로이백봉이나철에게사람을보내어대종교창교를권유했다고한다. 즉, 1906년에는제자伯栓으로하여금보내어 三一神誥 와 神事記 를전하게했고, 1908년杜一白을보내어 檀君敎佈明書 古本神歌集 을전하는한편, 檀君大皇祖의교화를펴도록권유했다. 이에나철은구국운동이몇사람의노력으로달성될수없음을깨닫고대종교창시를결심했다고한다. 70) 그렇다면대종교는이러한단군신앙운동의연장선상에서, 이를더욱조직화 체계화한것이라할수있겠다. 나철에게있어대종교는그가취할수있는최후의결단이었다. 그래서그는 1909년 2월 5일 ( 음력 1월 15일 ) 오기호 이기 김윤식등과함께한성북부齋洞翠雲亭下 8통 10호 6간초옥에서 檀君大皇祖神位 를모시고제천의례를거행하면서단군종교운동을시작했다고한다. 71) 이때교명은대종교가아니라檀君敎였다. 그리고이것은새로운종교를만든것이아니라단군이래의神敎전통의부활을표명했다. 즉, 단군에서비롯된고유종교가있었지만, 이것이불교 유교의침투로명맥만유지하다가, 68) 村山智順, 1935, 朝鮮の 似宗敎, 朝鮮總督府, 446 쪽 ; 康五, 1992, 韓國新興宗敎總鑑, 대흥기획, 315 쪽 ; 서영대, 2003, 金先生廉白記에대하여, 단군학연구 9, 단군학회, 221~237 쪽. 단전자에서는김염백을평안남도孟山郡邑內面新 里출신이라했다. 69) 大倧敎總本司, 1971, 檀君敎佈明書, 大倧敎重光 十年史, 80~92 쪽. 70) 大倧敎總本司, 1971, 위의책, 9~10 쪽과 77~79 쪽. 71)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80 쪽.

36 36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이때다시부흥되었다는것이다. 그래서개창이아닌重光이란표현을사용했다. 대종교의존재가세상에널리알려진것은 1909년 7월부터이다. 즉, 이때부터대종교가신문지상에오르내리기시작한다. 예컨대 1909년 7월 22일자 대한매일신보 잡보 氏熱心 에서는나철 오기호가단군교에獻身從事함이보도되고있다. 그런데 1909년 3월 24일苑洞소재나철의집을방문한김윤식은나철이벽에神人으로부터꿈에서받은말을써붙여둔것을보고이상한일 [ 異事 ] 라고했다. 72) 앞서언급한바와같이김윤식은나철의스승으로제주도유배생활을함께했다. 뿐만아니라대종교성립이후에도나철아들의학비를보조해주는가하면, 73) 대종교행사인개천절행사때마다음식을보내는등 74) 대종교활동을이해하는입장이었다. 그런데도김윤식이나철의행위를이상하다고한것이오히려이상하다. 여기서가능한추측의하나는나철이김윤식에게도비밀에붙일정도로대종교활동을비공개적으로했으며 ( 이점에서대종교창시일에김윤식도참가했다는기록은문제가있다 ), 7월경부터공개적으로활동하기시작했다는것이다. 활동이표면화되면서, 대종교는비교적빠른속도로교세가확장되었다. 교인수가성립된지 14 개월만에 3,500명이되었고, 75) 불과 4개월뒤에는 6,000명 76) 또는 21,539명에달했다고한다. 77) 그리고 1915년에는십여만명이란자료도있다. 78) 72) 金允植, 續陰晴史 권 13, 熙 3 년 3 월 22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285 쪽 ). 73) 金允植, 續陰晴史 권 14, 壬子 1 월 12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359 쪽 ). 74) 大韓每日申報, , 雜報 開國日慶祝 ; 皇城新聞, , 雜報 開極節紀念 ; 金允植, 續陰晴史 권 14, 庚戌 11 월 4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285 쪽 ). 75) 皇城新聞, , 雜報 檀君敎況. 76) 大韓每日申報, , 雜報 檀君敎擴張 ; 皇城新聞, , 雜報 檀君敎徒. 77)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156 쪽. 78) 金允植, 續陰晴史 권 15, 乙卯 3 월 24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415 쪽 ).

37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37 여기에는여러가지원인을생각할수있겠다. 우선입교절차가간단했다. 그것은입교자가분향재배하고誓辭를낭독하면, 백두산의백봉대종사가나철에게전했다는 檀君敎佈明書 와백봉의도장이찍힌入道證書를나누어주는정도였다. 79) 그러나이것이당시시대적요청에부응한것이었음을간과해서안된다. 개화기이후, 일상생활속에미분화되던종교가하나의독립된사회문화영역으로자리잡게된다. 80) 이에따라종교의역할과기능이주목되는데, 한말의상황에서는국가를일으키고국가주의를뒷받침할수있는종교의필요성이제기된다. 81) 그렇다고할때단군을신앙대상으로까지승화시킨대종교가각광을받는것은당연한일이라할수있다. 여기에당시언론의지원도큰힘이되었을것이다. 예컨대 대한매일신보 에서는 1910년 3월 11 일자논설 東國古代仙敎考 를통해한국의고유종교로단군의선교가있다고했고, 황성신문 에서는 1910년 8월 9일자논설 我檀君子孫의氏族과疆土와敎化의歷史 를통해단군의神敎를神人의후예인우리가신앙하는것은당연한일이라했다. 이렇듯교세가확대되어감에따라, 교리와교단의체계화작업이진행된다. 대종교가처음성립될당시에는교리체계나교단조직이아직완비되지못했던것같다. 황성신문 1910년 5월 25일雜報 檀君敎說筆記 는대종교측에서제공한기사같은데, 여기에 本敎의眞正 原理 我敎의經典과其他書籍의發佈되기를姑待 야次第硏究 시려니와今日은爲先我敎의由來沿革과今日再興 趣旨만暫聽 시기를望 나이다 라는구절이있다. 이로미루어 1910년까지도경전이완비되지못했음을짐작할수있다. 그래서먼저 1909년 12 월 1일에는실천강령으로五大宗旨 (1 敬奉祖神 2 感通 誠 3 愛合族友 4 安固其土 5 勤務産業 ) 를제시하고, 12월 11 79) 大韓每日申報, , 雜報 檀君敎傳布. 80) 김종서, 2001, 개화기사회문화변동과종교인식, 한국개항기근대국가와문화의모색, 서울대학교한국문화연구소학술토론회요지, 2~5 쪽. 81) 大韓每日申報, , 說 今日宗敎家에要 바.

38 38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일에는 5단계의敎任制를선포한다 ( 司敎 參敎 贊敎 施敎師 巡敎員 ). 82) 뿐만아니라 1910년에는의례를규정한儀式規例을발포했고 (9월 27일 ), 南部支司 北部支司를설치했으며 (8월 5일 ), 만주북간도三道溝에支司를설치한다. 또 1911년 1월에는 神理大典, 1912년 3월에는 三一神誥 를발행하여경전을정비해나간다. 83) 단군신앙을정면으로표방하는대종교가기초를다져나간다는것은일제의입장에서볼때달갑지않은일임에틀림없다. 그래서대종교가신문지상에언급되기시작하던 1909년 7월에벌써警視廳은조사에착수했다. 85) 이에따라대종교는단군교라는이름을버리고대종교로개명한다. 그것은단군종교를표방함으로돌아올불이익을미연에방지하기위해서였다고한다. 86) 그러나이것이교단분열의원인이되었다. 즉, 鄭薰模등교명고수파의반대가있었고, 그래서정훈모계열은단군교총본부라는이름으로독립해나간다. 여기에관련한자들중에는친일파가많았으며, 정훈모자신이친일단체에가담한적도있었다. 86) 따라서대종교의분열은한국강점을목전에둔일제의사주에의한것일가능성도있을수있다. 한국강점이후, 일제는대종교에대해더욱촉각을곤두세웠다. 1911년 朝鮮總督府施政年報 의다음과같은기사는이러한사실을반영한다. 특히조선인의조직과관련되는것에는天道敎 侍天敎 大倧敎 大同敎 太極敎 圓宗宗務院 孔子敎 大宗敎 敬天敎 大成宗敎등의諸宗이있어그종류가대단히잡다할뿐만아니라, 그움직임은정치와종교를혼동하며순수한종교로인정하기어려운것도있으므로 82)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152 쪽 ; 大韓每日申報, , 雜報 宗旨와任員 에도 5 宗旨와 5 任員의내용이소개되어있다. 83)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155~165 쪽. 84) 皇城新聞, , 雜報 檀君敎調査. 85)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155~158 쪽. 대종교로개명하기이전에도倧敎라는명칭을사용했던것같다. 단仁祖의이름을避諱하기위해표기는 宗敎라했다 ( 金允植, 續陰晴史 권 14, 熙 4 년 6 월 29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327 쪽 ]). 86) 황민호, 2001, 앞의글, 313~314 쪽.

39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39 적절한取締를가하여야한다. ( 제 30 절宗敎取締 ) 이를통해일제는한국의신흥종교들이정치단체화하는것을극히꺼려하고있으며, 때문에이들에대한감시감독을늦추지않았음을알수있다. 뿐만아니라일제는 1915년朝鮮總督府令제83호로 布敎規則 을발표하여 87) 종교에대한통제를강화한다. 여기서조선총독부는종교의범위를神道 불교 기독교로한정한다 ( 제1조 ). 따라서이범위에들지못하는종교는그나마종교로서누릴수있는특권을박탈당한다. 이러한일제에대해대종교측은만약의사태에대해대비는하고있었다. 1911년에는교단의중심인總本司를백두산북록靑湖로옮기는한편, 東道本司 ( 북간도汪淸縣 ) 西道本司 ( 上海 ) 北道本司 ( 領巢鶴嶺 ) 南道本司 ( 京城 ) 를둔것이그것이다. 88) 이것은대종교에대한박해가강화되어국내에서의존립이위태로울경우를대비한조처라할수있다. 그렇지만대종교가취한행동은일제와의정면대결은아니었다. 1910년 12월 30일나철은 歲暮所感 에서 종교와정치는서로간섭하지않고엄정분리하는것이正論 이라했다. 89) 政敎의분리를주장함으로써일제의박해를피하고대종교를지키려한것이다. 또 포교규칙 이공표된직후, 나철은靑湖의총본사에서급거귀경하여 포교규칙 에따른서류를제출하였다. 90) 이것은대종교를종교로공인받기위한조처였다. 이상과같은일련의사실들은대종교의일제를대하는태도가처음부터투쟁적이지만은않았음을보여준다. 그러나일제는대종교의요청을기각했다. 일제가대종교의요구를들어줄리가만무했던것이다. 나철로서는한 중 일삼국이연합하여서양세력을막아야한다는東洋平和論에입각한외교적노력이실패한이후, 또한번의좌절이었다. 이런의미에서나철의對日觀은일제의정체를제대로파악하지못 87) 朝鮮總督府官報 911 號, 1915 년 8 월 16 일자. 88)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183~184 쪽. 89)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154 쪽. 90) 大倧敎總本司, 1971, 앞의책, 185~186 쪽.

40 40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한, 너무나소박한것이었다는점도있었던것같다. 일제가대종교의요청을거부한것이나철에게는커다란좌절감을안겨주었다. 그래서그는죽음의길을택했다. 1916년 8월 15일, 환인 환웅 단군을모시는사당인구월산三聖祠에서였다. 이후대종교는적극적인항일독립투쟁을전개하여커다란족적을남긴다. 2_ 대종교의단군인식 대종교의신앙대상은三神一體의신격이다. 삼신이란桓因 桓雄 檀君이며, 환인은造化主, 환웅은敎化主, 단군은治化主이다. 그리고이가운데태백산에내려와인간세상을다스린이는단군이다. 그런데이 3신은각각독립된 3 신이아니라하나의신이다. 다시말해서하나의신이라함은본체 ( 體 ) 를말하는것이요, 삼신이라하면그작용내지기능 ( 用 ) 을가리킨다는것이다. 여기서桓因 桓雄 檀君의존재를인정한것은 삼국유사 나 제왕운기 의설명에가깝다. 물론桓因 桓雄 檀君을祖 父 子의관계로설정하고있지않는것은다르다. 한편단군이직접天降했다는이해는 1396년權近의 始古開闢東夷主 91) 이래로조선시대각종문헌에등장하는단군인식과통한다. 그런데이러한이해는단군의존재를강조할필요는있으나, 단군에부수되는신화를받아들일수없는 ( 비합리적이기때문에 ) 조선시대지배층들이단군신화를개작한결과이다. 92) 따라서대종교의삼신일체관은고려시대의단군인식과조선시대의그것을동시에수용하면서, 양자간의모순을조화한것으로서의미를지닐수있겠다. 또이삼신일체의창조주로서인간을양육하는존재이다. 이것은단군을국가또는민족의시조로보는인식과다르다. 그러므로이에의하면단군은우리민족과관련되는특수한존재가아니라전인류와관계하는보편적인존 91) 陽村集 권 1, 應製詩. 92) 徐永大, 1994, 앞의글, 71~72 쪽.

41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41 재라할수있다. 그렇다고해서단군과우리민족의특수한관계를부인하는것은아니다. 우리민족은단군의적자로서상고시대에만주를중심으로큰세력을형성했고, 높은수준의문화를향유했다고한다. 이러한인식은민족의정체성확립과자부심고취에상당한기여를했다고할수있다. 그러나이러한인식의행간에서전통질서에대한비판이나개혁의의지는찾아보기어렵다. 93) 조선왕조자체의모순이국가의붕괴를촉진한면이없지않음을생각할때, 이러한인식에는나름대로한계가있는것같다. 신채호 박은식등민족운동가들이대종교와밀접한관련을가졌지만, 대종교의단군관은수용하지않은것도이러한이유때문이아닌가한다. 3_ 開天節과御天節기념 대종교는성립당시에두가지중요한단군기념일을제정했으니, 開天節과御天節이그것이다. 개천절은음력 10월 3일로, 단군이하늘에서내려온날인동시에고조선을건국한날이다. 대종교에서개천절을처음기념한것은 1909년 11 월 15일 ( 음력 10월 3일 ) 이며, 당시에는開極節이라 94) 했다. 이때기념식은苑洞소재의나철의집에서거행되었는데, 中樞院議長金允植이음식을제공했으며, 참가자는 200명에달했다고한다. 95) 개천절행사는대종교도만의행사는아니었다. 大韓醫學校에서는휴교를하고학생들을참여시켰으며, 96) 잡지 少年 (2-10) 에는전 4절로이루어진 93) 姜敦求, 1992, 한국近代宗敎와民族主義, 집문당, 144 쪽. 94) 皇城新聞, , 雜報 開極節기념 ; 鄭喬, 大韓季年史 권 9, 熙 3 년 11 월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324 쪽 ); 金允植, 續陰晴史 권 14, 庚戌 11 월 4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339 쪽 ) 에는建極日이란표현도보인다. 95) 大韓每日申報, , 雜報 開國日慶祝. 96) 皇城新聞, , 雜報 開極節紀念.

42 42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檀君節 이란노래가게재되었다 ( 그림 2). 97) 뿐만아니라 황성신문 에서는 1910 년 11 월 21 일자논설 檀君聖祖祭日, 이란사설을통해행사의의미를다 음과같이평가했다. 此로由 야我民族의祖國性도存在 며團合心도凝結 지니此엇지億萬無彊의基礎가아니리오 惟我一般民族은同一誠意로歲歲設行 고歲歲遵守 야우리始祖의功德을紀念 忘 며우리民族의構成을永久維持 며團合心을一致凝結 야文明한國民의資格을發表 지어다. < 그림 2> 소년 지에수록된단군절노래 즉이것이민족의식고취와단결에절대필요한것이므로, 앞으로도계속이어져야한다는것이다. 따라서개천절은처음부터대종교만의행사가아니라국민적행사로여겨지고, 또치러졌다고할수있다. 그런데개천절이이처럼주목된것은그것이시대적요청에부응한점이많았기때문이다. 당시신문에서는애국심을배양하고민족적결속을유도할수있는국민적기념일의필요성이제기되고있었다. 98) 나아가蠻種이아닌이상, 功德있는시조를기념하지않는것은민족적수치라고하면서, 97) 少年 2-10(1909), ) 大韓每日申報, , 說 名節書感.

43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43 구체적으로단군기념일이제시되기도했다. 99) 이러한주장이설득력을가지게된데에는당시국가에서각종기념일이제정되고시행된것이일조를했다고생각된다. 예컨대조선왕조의건국을기념하는開國紀元節이 1984년부터, 100) 고종의황제취임을기념하는繼天紀元節이 1897년부터거행되고있었다. 101) 이와같은기념일은서구나일본의국가기념일의영향에서비롯된것이지만, 왕조와군주의권위를높이며, 국민을국가와동일시하게만드는데일정한효과가있었을것이다. 여기서단군기념일이란착상이나오는것도어렵지않았을것이라생각된다. 즉, 민족의정체성확인과민족의결속을위해, 민족이시작되는열광의순간을 1년에한번씩정기적으로기억할필요성은충분히상상할수있었을것이다. 그런데일본에서는 1873년부터神武天皇의즉위를축하하는국가기념일로紀元節祭가시작되었다. 그리고기원절은처음에는왕실만의행사였으나, 1889년부터서서히국민적행사로확대되어갔으며, 記紀神話에기초한천황권정당화에일익을담당했다고한다. 102) 그렇다고할때개천절이란아이디어와일본의기원절제의관련성도생각해볼여지는있겠다. 개천절은일제가한국을강점한 1910년에도거행되었으며, 103) 일제시대를통하여대종교의기념일로계속되었음이확인된다. 뿐만아니라개천절의민족적의미때문에상해임시정부에서도공식기념일이었으며, 이것이지금까지이어지고있다. 단광복이후대한민국의개천절은음력 10월 3일을양력 10 월 3일로바꾼것이다. 한편어천절은단군이황해도구월산에서신으로화한음력 3월 15일을기념하는행사이며, 昇天紀念祭라고도했다. 이것이처음기념된것은 1910년 4 99) 皇城新聞, , 說 檀君聖祖由來紀念. 100) 黃玹, 梅泉野錄 권 3 下, 高宗 32 년 7 월 ( 국사편찬위원회본, 182 쪽 ) 에서이행사를언급하면서, 歐美의풍속을따른것으로上年 (1894) 부터시작되었다고했다. 101) 鄭喬, 大韓季年史 光武원년 12 월 9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상, 171 쪽 ). 102) 家永三郞, 1959, 日本近代史と紀元節, 日本のあげぼの, 光文社, 173~174 쪽. 103) 金允植, 續陰晴史 권 14, 庚戌 11 월 4 일 ( 국사편찬위원회본하, 339 쪽 ).

44 44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월24일 ( 음력3월15일 ) 이다. 104) 이날우중임에도다수의교인들이都司敎나철의집에모여기념식을거행했다고한다. 어천절역시대종교에의해일제시대에도계속되었다. 그러나개천절처럼국민적기념일로승화되지는못했다. 이와같은단군기념일은단군의의미를정기적으로확인한다는데의미가있다. 4_ 백두산중시 한말에는백두산이민족의발상지로새롭게부각되었으며, 이렇게인식되기까지에는대종교의영향이컸다. 백두산이민족의발상지라는것은단군이태어난곳이며, 도읍한곳이란의미에서이다. 그런데 삼국유사 이래조선시대의통설을살펴본다면, 단군의하강처또는탄생지로알려진太伯山은영변의묘향산으로비정되었다. 그리고이를뒷받침하듯조선시대의각종기록에는檀君窟 ( 그림 3) 을비롯하여다양한묘향산의단군유적들에대한언급이있었다. 105) 이러한인식은한말에도이어졌고, 1907년일본의승려가묘향산普賢寺를매입하려는사실이알려지자, 반대여론이비등했는데, 이유는묘향산이단군의발상지이기때문이란것이다. 106) 이에비해백두산은한국풍수지리설의祖宗山이란인식은일찍부터있었고, 또백두산을신성시하던관념도일찍부터있었다. 예컨대백두산입산에앞서제사를지내는관습같은것이그것이다. 107) 여기에다한말에는한국의 104) 皇城新聞, , 雜報 昇天紀念祭 ; 皇城新聞, , 雜報 行祭說敎 ; 大韓每日申報, , 雜報 紀念準備. 105) 許興植, 1997, 雪巖秋鵬의妙香山誌와檀君記事, 淸溪史學 13, 청계사학회 ; 金成煥, 2000, 高麗時代妙香山의檀君傳承, 明知史論 11 12, 명지사학회 ; 金成煥, 2002, 高麗時代의檀君傳承과認識, 경인문화사, 109~115 쪽. 106) 皇城新聞, , 說 妙香山의晩翠景況 ; 大韓每日申報, , 雜報 寺亦讓日. 107) 김지남외, 1998, 조선시대선비들의백두산답사기, 혜안. 이책에는 7 종의백

45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45 < 그림 3> 묘향산단군굴의현상 < 그림 4> 백두산천지의항공사진 최고봉이란사실이알려지면서, 이러한의미에서도백두산의존재는더욱부각되었다. 그러나필자가접한자료에따르는한, 조선시대까지백두산과단군을연결시킨흔적은없으며, 더구나민족의발상지로서성산이란관념은찾아보기어렵다. 그렇지만조선후기부터단군이탄생한태백산은묘향산이아니라백두산이란주장이대두되기시작한다. 安鼎福 (1712~1791) 이바로그러한주장을했는데, 108) 널리수용된것같지는않다. 그러나한말에는백두산에대한새로운인식들이서서히자리잡기시작한다. 우선역사학쪽에서申采浩 (1880~1936) 는단군의발상지가백두산일대라는설을본격적으로주장한다. 즉, 1908년발표한 讀史新論 에서단군初起 두산답사기가번역수록되어있는데, 쪽에서이러한사실이확인된다. 108) 東史綱目 附錄下卷, 地理考太白山考 년에일본인이작성한 白頭山未來記 ( 寺內正毅文書 32 수록 ) 라는문서에는素盞雄尊이그아들五十猛命과신하를거느리고백두산을근거로만주를경영했으므로, 백두산은天照大神의손자天津彦彦火瓊瓊杵尊이내려온高千穗峯과형제라는기록이있다. 일본에서는 18 세기이래로素 鳴尊이란신이한국으로건너가단군이되었다는설이있었다. 따라서이것도단군이백두산에하강하여만주를경영했다는의미이다. 이렇듯단군이출현지가백두산이란설이일본인에게까지알려졌다면, 조선에서도이것이생소한설만은아니었을것이다.

46 46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의地가長白山일대라했다. 109) 그리고이러한주장을언론을통해계속발표함으로써, 110) 백두산설이빠르게확산되었다. 또신문이나잡지에서는백두산에민족적의미를부여한글들이발표되고, 111) 나아가한민족을 白頭山下民族 으로지칭하는일들이있다. 112) 그렇다고할때백두산의식고취에결정적영향을끼친것은대종교라생각한다. 왜냐하면대종교에서는대종교가白峯을비롯한백두산道人들에의해성립된것으로간주하며백두산을신성시하고있다. 그러한대종교가한말 일제초민족운동가들에절대적인영향을미쳤다. 그래서백두산이단군의탄생지이며, 따라서민족의발상지란인식이점차퍼져나갔을것이라생각한다. 109) 申采浩, 1979, 앞의글, 479 쪽. 110) 예컨대 大韓每日申報, , 說 韓國民族地理上發展 에다음과같은기사가있다. 韓國民族이北方에셔始 야南方으로發展된故로檀君王朝 太白山에셔起 야第一次妙香山으로移 며第二次平壤으로移 며第三次九月山으로移 고. 여기서는백두산과묘향산이아예별개로취급되는데, 이논설역시신채호의글로추정되어그의 改訂版丹齋申采浩全集 別集 198~199 쪽에수록되어있다. 111) 太極學報 13( 태극학회, 1907, 51 쪽 ) 에수록된 悲秋詞 ( 無何狂 宋旭鉉작 ) 에는백두산신이민족의수호신으로여겨지고있다. 終夜轉展生覺타가心亂魂迷就睡 니 / 似夢非夢恍惚間에何許白髮一老翁이 / 短cm弊 불군발로獨立冠을버셔들고 / 半泣半歎 말이我本東土鎭界肺로 / 劃野分州黃帝時에白頭山靈되야잇셔 / 三千里의널은疆域保全토록힘셧더니 / 桑田海波륙覆됨 白頭山이ㅊ汰로세 / 捿接 處所이엽셔定處업시가든길에 / 너도亦是祖韓子라니턴사졍 잣더니 112) 一閑人, 1907, 閑人閑誌, 대한유학생회보 1, 77 쪽 ; 金寬會, 1909, 天職論, 대한흥학보 9, 42 쪽.

47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47 Ⅳ. 맺음말 한말은국가와민족의운명이풍전등화와같은시기였다. 이에따라다양한국권수호를위한운동들이전개되었으니, 의병운동이나애국계몽운동이그것이다. 그런데이러한운동이소기의효과를거두기위해서는민족적역량의결집이필요했고, 민족적역량의결집을위해서는민족의식확립과애국심고취가필요했다. 나아가민족의식의확립을위해서는민족정체성의확인이필요했으니, 이시기에단군의존재가강조된것은바로이러한이유에서였다. 한말단군의존재를부각시키는움직임은크게사회운동차원과종교운동차원에서이루어지고있었다. 이가운데사회운동으로는우선신문이나잡지에서의단군강조를들수있는데, 이들언론매체에서는단군을민족의시조로받들며, 따라서우리민족은단군의血孫임을강조하였다. 국가나민족의위기에단군의존재가주목된것은이전에도확인되는바이지만, 그것은어디까지나국가의시조로서이며군주제의정당성을뒷받침하는논리였다. 그러나이시기의단군혈손의식은단군을민족의시조로내세워민족의정체성을확인하고, 단군을구심점으로민족의대동단결을강조했다는점에서이전의단군인식과차이를보이는것이라하겠다. 이와함께역사교육의현장에서단군의존재가민족의시조로부각되면서단군인식의대중화에일익을담당했고, 단군의중요성이부각되면서국가차원에서도단군에대해관심을표명했으니, 단군릉보수나참성단실측이그런것이다. 한편종교운동으로는대종교의창립과활동을들수있다. 1909년에시작된대종교는단군인식에서사회운동차원의그것과차이를보인다. 사회운동에서의단군은민족의시조로서역사적존재인데비해, 대종교의단군은신앙대상으로서환인 환웅과삼위일체의신격이라는점에서다르다. 그러나대종교에서도단군이민족정체성확인의근거이며, 민족의식고취에중요한근거가되었다는점에서는마찬가지이다. 그래서대종교에서는단군의기념일인

48 48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어천절과개천절을제정하여단군을선양했을뿐만아니라, 백두산을민족의발상지내지민족의聖山으로부각시킴으로써국토를민족정체성의확인의새로운근거로제시하기도했다. 그렇다면이후의단군인식은어떻게전개되었을까? 이문제에대해서는앞으로의연구를위해나름대로의전망을제시하면다음과같다. 이렇듯한말애국계몽운동기에민족의식고취의근거로단군혈손의식이강조되자, 한편에서는단군과일본의天照大神은형제이기때문에, 이들을合祀해야한다는운동이전개되었다. 神宮奉敬會와神宮敬義會의활동이그것인데, 그들은서울에단군과천조대신그리고태조이성계를합사하는사당을짓기위해부지를마련하고, 공사에착수까지하였다. 이러한움직임이의도하는바는日鮮同祖論에입각하여한국과일본의친밀함을강조하여국권침탈에대한거부반응을최소화하려는것이었다. 그렇기때문에 1910년일제의한국강점이강행된이후에는이용가치가없어졌기때문에, 총독부당국에의해중단되고만다. 113) 이런일도있었지만, 단군의강조는한말이란민족적위기상황에서민족공동체의식을확립하고민족의결속에일익을담당했음에틀림없다. 그러나밖으로부터의위기극복에치중하다보니, 민족내부의문제에소홀한점이있었다. 다시말해서민족구성원의권리와의무, 그리고상호관계등에대해서는방향제시가없었다. 따라서한말의단군강조는스스로한계를지니고있었다. 그결과단군은 1920년대부터민족내부의분열을조장하는촉매제가되기시작한다. 다시말해서삼일운동이후민족진영이부르주아계열과사회주의계열로양분되면서, 부르주아계열에서는단군의중요성이계속강조된다. 상해임시정부에서는개천절과어천절이중요한국경일로기념되었고, 114) ) 徐永大, 2001, 한말의단군운동과대종교, 韓國史硏究 114, 한국사연구회, 249~262 쪽. 114) 오영섭, 2006, 대한민국임시정부요인들의단군인식, 한국사의단군인식과단군운동, 세계평화대학원대학교출판부, 295~350 쪽.

49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49 년 동아일보 는창간과더불어 檀君影幀懸賞募集 을실시한다. 115) 그러나사회주의계열에서는단군신화를한국사의출발점으로보는것은극복되어야할 특수사관 이라하면서, 이것은어디까지나세계사에서흔히볼수있는역사발전의한단계 ( 농업공산체붕괴단계 ) 를반영하는데불과한것으로보았다. 116) 이렇게되면단군을민족정체성이나민족의식과관련하여논의하기는어렵게된다. 단군인식의分岐는광복이후오늘까지이어지고있다. 역사학계와재야학자들의단군이해의차이에서비롯된이른바교과서파동, 117) 서울시의단군성전건립이나특정단체의단군상건립에대한기독교계의반발, 그리고북한의소위단군릉발굴이후남북한의단군인식의거리가더욱넓어진것등이그것이다. 과거단군이민족정체성확립에기여하고민족적위기를극복할수있는정신적원동력이되었음을생각할때, 작금의이러한현상들은가슴아픈일이아닐수없다. 115) 이지원, 2007, 1920 년대사상계의동향과민족주의민족문화론, 한국근대문화사상사연구, 혜안, 221~231 쪽. 116) 白南雲, 1935, 朝鮮社會經濟史, 改造社, 13~33 쪽. 117) 윤종영, 1999, 국사교과서파동, 혜안. 이책에그전말이자세히소개되어있다.

50 50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ABSTRACT Ideas on Dangun and Nationalism in Modern Korea Suh, Youngdae This paper aimed at to explain changing ideas on Dangun, founder of Ancient Joseon dynasty, in Late Daehan Imperial, and these ideas influenced to establishment and diffusion of Korean nationalism. Dangun was regarded as of great importance through Goryeo and Joseon dynasty, because he is founder of Ancient Joseon dynasty which is a first state in Korean history. But in Late Daehan Imperial period, the importance of Dangun is more increased. The reason of emphasis on Dangun is that he is regarded as centripetal point of national cohesion and basis of nation identity. Movements of Dangun nationalism were developed various dimensions. The head of these movements were newspapers and periodical journals. These mass media stressed that Korean nations are descendant of Dangun through articles and lyric lines and through use of a Dangun era, so that inspired patriotism into the heart of peoples. Not only mass media, but also education of korean history acted part role of inspiration of recognition of Dangun. As to approach of Daehan Imperial s collapse, ideas on Dangun progressed from the ancestor of Korean nation to universal god. This religious movement was take charge of a religious sect called Daejonggyo( 大倧敎 ). Daejonggyo worshipped Dangun as a god of their religion and celebrated Dangun s birthday and ascension to heaven

51 근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주의 51 day. And this religious sect stressed Baekdusan( 白頭山 ) as nation symbol. In spite of Imperial Japan s oppression to these Dangun movements, ideas on Dangun is continued to contemporary Korea s. keywords Late Daehan Imperial, Dangun, nationalism, recognition of Dangun s descendants, the Dangun era, Daejonggyo, Gaecheonjeol, Baekd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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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53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이용범 한국종교문화연구소연구원 Ⅰ. 머리말 근현대한국에서민족문제는항상현재진행형의과제였다. 근대에는외세를배격하면서민족의정체성유지와통합을통해근대국가를이루는것이과제였다면, 근대국가를이룬현대에와서는남북의평화적통일을통해남북한주민을통합하고여기에식민지시절해외로이주한해외동포를포용하여새로운민족공동체를건설해야할과제를안고있다. 광복이전, 특히일제강점기에단군은우리민족의시조, 우리나라의국조로서이러한민족통합과단결의상징이자원천이었다. 이와같은단군인식은일제강점기에일제의국권침탈에항거하는민족의대동단결에큰힘을발휘했고, 현재까지도이러한인식은지속되고있다. 그러나정작단군에대한논의와행위가자유로워진광복이후한국사회의단군인식은이전처럼단일한모습을보여주지못한다. 광복이후더이상계층과종교를떠나모든사람들이동일한단군인식을공유하지않게된것이다. 1) 아울러민족시조로서의단군의사회적위상역시계층과종교에따라다

54 54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르게받아들여진다. 물론이러한변화가광복직후부터나타난것은아니다. 광복직후한국사회는그이전한말과일제강점기의단군인식을그대로이어받는다. 그래서대한민국이수립되면서헌법에홍익인간의이념이포함되었으며, 개천절이 4대국경일 2) 의하나가되었고, 국가연호로檀紀가결정되었다. 그리고그러한과정에서사회적큰논란은없었다. 이는광복직후까지도우리사회가계층과종교의차이를떠나상대적으로공유된단군인식을가지고있음을보여준다. 전사회적으로공유된단군인식은 1960년대에들어서면서서서히금이가기시작하고, 이후서로상충하는단군인식이나타난다. 1960년대에들어서도홍익인간이념과개천절은국가제도속에그대로유지된다. 그러나국가연호는단기에서西紀로변경된다. 5 16군사정변이후국가재건최고회의는 1961년 12월 1일단기를폐지하고서기사용을결정한것이다. 그런데 1960년대에는단기가서기로바뀐것외에도우리사회의단군인식변화의조짐을예고하는다른사건들이발생하기시작한다. 그첫번째사건이단군성전건립에대한기독교계의공공연한반대였다. 이에대해서는당시강단의학자들도반대했다. 이후국사교과서의단군과고조선관련서술에대한논란, 최근의檀君像훼손사건등은한국사회의단군인식이이전과는달리복잡한양상을띠고있음을잘보여주고있다. 단군에대한다양한인식의층위가우리사회표층으로드러나기시작한것이다. 이런점에서 1960년대를한국사회의단군인식변화의중요한전환점으로보아도큰무리는없을듯하다. 1960년대를전후로상대적으로통합된단군인식에서분화된단군인식으로의변화가나타나기때문이다. 이러한변화는당연히민족문제에서단군의위상변화를수반한다. 단군은더이상우리민 1) 이는물론남한사회를대상으로한것이다. 광복이전에이미사회주의자들은민족주의진영과는다른단군인식을가지고있었다. 2) 3 1 절, 제헌절, 개천절, 광복절을말한다.

55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55 족, 우리사회의정체성과통합의상징, 원천으로서의중심적위치를유지하고있다고말하기어렵게되기때문이다. 3) 1960년대에들어서면서당시정부는경제개발5 개년계획을본격적으로시행하게되는데, 이와함께한국사회는급격한변화를겪는다. 경제개발을통한근대화가우리사회의일차적목표로설정되면서전통적인삶의방식과가치는무시된다. 또한 6 25전쟁이후더욱격화된남북대립의상황역시민족문제에대한관심을당시우선시되었던이념의문제뒤편으로물러나게하였다. 1960년대를전후한우리사회의단군인식의변화역시이러한사회전반의변화와맞물려있는것으로볼수있다. 이후본격적으로진행된산업화, 도시화, 그리고최근의세계화물결속에서우리사회가점점더복잡해지고사람들의삶의방식과가치관도다양해지면서, 현재한국사회에는민족과국가의시조로서단군의존재를인정하지않는사람들이나집단도존재하고있다. 근래에는한국남성과동남아여성의결혼으로이뤄진이른바다문화가정이현저하게늘어나면서, 민족의시조, 국조로서의단군에대한새로운인식의필요성이폭넓게제기되고있는상황이다. 이런상황에서단군은여전히한민족통합의중심적인상징이지만, 유일한상징의위치를차지하고있다고말하기어려운점이있다. 이글은대한민국정부수립이후에나타난이러한단군인식의변화를크게 1960년대이전과이후로나누어살펴본다. 특히 1960년대이후에대해서는, 당시에나타난우리사회의서로다른단군인식의유형을네가지측면으로나누어서살펴본다. 이러한작업을토대로현대한국사회단군인식의주요쟁점과이후민족문제와관련해서예상되는단군의위상변화에대해정리해보고자한다. 3) 1998 년 10 월초등학교교내에세워졌던단군상의목이잘리는사건을다루면서, 한주간지는 단군이민족구심점의대상에서갈등과분열의씨앗이되었다 는부제를달기도하였다. 김태훈, 1999, 목잘린 단군상, 역사논쟁비화 : 초등학교에서잇따른수난 민족구심점의대상이갈등 분열의씨앗으로, 주간조선 1575, 조선일보사.

56 56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Ⅱ 년대이전의단군인식 한말은한국사회의단군인식에있어서중요한전환점이다. 한국의역사가단군에서비롯되었다는인식은고려시대에이미뚜렷하게나타난다. 조선시대에들어오면서이러한단군의역사적위치는더욱분명해진다. 조선시대사서들은官撰, 私撰을막론하고모두한국사가단군에서부터시작된것으로서술하고, 국가는 조선의시조, 동방의시조 라는이름으로단군에대한제사를지낸다. 한말에들어와서도단군의출생과건국에대한조선시대의전승은그대로유지된다. 그러나한말에와서단군은민족의시조이고, 우리민족은단군의후손이며단일민족이란인식이나타난다. 그런데이러한인식은전통적신분사회에서는성립할수없는것이다. 국왕에서노비까지모두동일한조상의후손이란인식은신분제사회에서는불가능하기때문이다. 따라서단군이민족의시조라는인식은봉건적신분질서가무너지면서, 근대적의미의민족이란개념이등장하는상황에서나타날수있는것이라할수있다. 4) 우리민족은단군의자손이라는이러한인식은일제가한국의국권침탈에박차를가하던시기에등장한다. 국권상실과함께국가와국가의중심이었던황제가몰락하면서이를대체할대상으로서민족과민족혼이그중심에서게되는것이다. 국권상실의민족적위기상황에서황실의위상은급격하게약화되었고, 충성과애국의대상은무기력한황제에서민족으로바뀌게되었던것 4) 이런점에서전통적단군인식은단군을민족의시조로여기는것이아니라, 국가의시조로받드는것이다. 여기서시조란군주의생물학적조상이아닌, 이전왕조의군주로서의정치적조상 (political ancestor) 을의미한다. 이러한정치적조상을받드는것은현재군주를역대위대한군주들의계보의마지막에둠으로써, 그들의카리스마와권위를현재의군주에게까지연장시켜왕권을정당화하기위한것이다. 따라서단군은정치적조상중에서도최초의정치적조상이라는특별한존재, 즉한국이란국가가있게한존재로서여겨졌다고하겠다. 서영대, 2001, 한말의단군운동과대종교, 한국사연구 114, 219~221 쪽.

57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57 이다. 1905년이후활발하게진행되었던계몽운동과공화정등정치체제에대한논의는바로황제권이약화되면서나타난현상이었다. 지식인들과일반인은황제의臣民에서벗어나국가의주인인국민으로서자기정체성을확립하고국권회복을위한주체적인행동을모색하기시작하였다. 드디어민족이탄생하기시작한것이다. 바로이러한상황에서국가적위기를극복할수있는한민족공동체담론으로서민족주의가생산, 유포되었다. 5) 당시민족과국가는대가족이라는가족개념의맥락에서이해되고있었다. 민족은대가족, 즉핏줄이같은혈연공동체라는것이다. 그리고단군은이러한혈연공동체의뿌리이자근원인민족의시조로여겨졌다. 6) 예컨대당시신채호같은민족주의자들은한민족은모두 단군의후예 로서, 단군을황제의통치권의정당성을부여해주는 開國者 로서가아니라전민족의혈연적인시조로상정하였다. 즉, 한민족은단군의자손이라는, 동일한혈연공동체 민족공동체로서의정체성이확립되는것이다. 이처럼한말에들어와서단군은민족의시조이자민족정체성과통합의상징으로자리잡게되었다. 그리고단군을우리민족공동의조상으로이해하는이러한인식은단군자손이라는동질성을기초로민족정체성을확인하고민족의통합과발전을도모하려던일련의사상, 의식, 운동으로서의단군민족주의 7) 를가능하게하였다. 한말에성립된단군민족주의는일제강점기에도지속된다. 일제의물리적인탄압이나일본인학자들의단군부정론등에도불구하고민족독립을위한다양한정치적운동이나사회문화적 종교적활동과의연관속에서한민족의시조이며상징으로서의단군인식은지속되고널리확산된다. 동아일보 가창간첫사업으로단군影幀을공모한것처럼여러신문이나잡지들은단군관 5) 김현숙, 2006, 한말민족의탄생과민족주의담론의창출 : 민족주의역사서술을중심으로, 동양정치사상사 5 권 1 호,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 128 쪽. 6) 서영대, 2001, 앞의글, II 장참조. 7) 단군민족주의에대한정의는정영훈, 2003, 한국종교사속에서의단군민족주의, 신종교연구 8, 한국신종교학회, 61 쪽.

58 58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련기사를연재하거나단군관련행사를개최하였다. 최남선으로대표되는당시한국연구자들에게단군은가장중요한연구주제가운데하나였다. 또한한국인이만든다양한교과서나역사서역시한민족의출발점과시조로서의고조선과단군의위치를강조하였다. 그리고대종교나단군교와같이단군을신앙대상으로하는종교적활동도폭넓게행해지고있었다. 그래서전국적으로많은단군사당이세워졌으며, 많은지식인이단군신앙을받아들이거나지지하였고, 단군사상을선양하는데참여한다. 일제강점기를거치면서오히려민족시조로서의단군인식이나단군의위치는보다폭넓게한국인의삶과의식에자리잡게되는것이다. 광복직후이러한단군인식은우리사회에서그대로유지된다. 그래서국가적인차원에서건국이후개천절이 4대명절의하나로정해지고, 헌법에홍익인간의이념이교육이념으로규정되며, 단기가정부의공식연호로자리잡는다. 이처럼단군관련이념과기념일, 단기를국가의례와제도로받아들인다는것은그러한이념, 기념일, 연호가전제하고있는단군인식을국가적으로공인한다는의미를갖고있다. 즉, 단군은새로수립된대한민국의국가적상징으로자리잡게된것이다. 그리고이전시기와마찬가지로단군민족주의는여전히우리민족통합의기제로서작용하고있었다. 이를 단군민족주의의제도화 라고표현할수있을것이다. 8) 그리고이러한제도화는사회적합의를통해서순조롭게이루어졌다. 홍익인간이대한민국의교육이념으로결정되는과정은이를잘보여준다. 대한민국교육이념이홍익인간으로규정된것은미군정때였다. 1945년 8월 15일광복과동시에미군정이실시되자, 같은해 11 월 23일에미군정청은교육계와학계의권위자 100여명을초청하여조선교육심의회를구성하고, 민주주의에토대를둔교육이념과제도및방향을협의, 결정하고자하였다. 교육이념으로홍익인간이채택된것은교육심의회제4차전체회의에서였다. 즉, 홍익인간의건국이념에基하여인격이완전하고애국정신이투철한민주국 8) 정영훈, 2005, 남과북의단군인식과단군숭앙, 단군학연구 12, 단군학회, 188 쪽.

59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59 가의공민을양성함을교육의근본이념으로한다 고규정되었다. 이후군정시대에교육이념으로정해진홍익인간은정부수립후 교육법 을제정할때교육이념으로채택된다. 1949년 12월 31일법률제86호로제정, 공포된 교육법 제1 조는대한민국교육의근본이념을 교육은홍익인간의이념아래모든국민으로하여금인격을완성하고, 자주적생활능력과공민으로서의자질을구유하게하여, 민주국가발전에봉사하며인류공영의이상실현에기여하게함을목적으로한다 고천명하고있다. 이런과정을거쳐마침내홍익인간이대한민국교육이념으로결정된다. 9) 그런데대한민국의교육이념으로단군의건국이념인홍익인간을채택할것을발의한사람은바로기독교인으로연세대학교총장을역임했던백낙준이었다. 1960년대부터두드러지게표출되었던기독교계의반 ( 反 ) 단군움직임과는달리, 당시에홍익인간사상은종교적 사회적갈등의요인이되지않았던것이다. 당시조선교육위원회와조선교육심의위원회의구성원의절대다수가기독교인이며친일적이력이있는한민당의당원이었는데도홍익인간을기본교육이념으로채택한것은이를잘보여준다. 미군정에서학무부국장으로서조선교육위원회의구성원을대부분추천했던오천석역시처음에는개인적인기독교신앙때문에홍익인간을교육이념으로채택하는데소극적이었다고한다. 그런데후일그는교육이념으로서의홍익인간의정당성을옹호하기까지하였다. 10) 이런점에서당시에단군의홍익인간사상은종교적 사회적대립의요인이아니었던것으로보인다. 이는적어도광복직후에는우리사회에계층과종교의차이를떠나단군에대한일정한합의가있었음을보여주는것이라하 9) 손인수, 2001, 홍익인간,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방미디어. 10) 이형래, 2006, 해방후단군인식과현대단군운동의전개, 한국사의단군인식과단군운동,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출판부, 쪽. 이글에따르면일제시대서양선교사들과기독교인들사이에서단군을민족의시조로여기는것역시일반적태도라고한다. 이형래, 2006, 위의글, 352 쪽참조.

60 60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겠다. 다음의이야기역시그런사실을확인해준다. 해방직후에는단기를사용하는것은물론이고교실마다단군영정이걸려있어서매일단군할아버지를접할수있었다. 그래서일제시대를경험하고해방직후에학교를다닌세대에게는단군이매우친근하다. 11) 개천절과단기연호채택역시별다른사회적논란없이이뤄졌다. 개천절은단군의탄강일이자건국일로전해져오는음력 10월 3일을양력으로바꿔정한것이다. 개천절은원래음력 10월 3일로대한민국수립후까지도음력으로지켜왔는데, 1949년에문교부가위촉한 개천절음 양력換用심의회 의심의결과음 양력환산이불가능하다는이유와 10월 3일 이라는기록이소중하다는의견에따라, 1949년 10월 1일에공포된 국경일에관한법률 에의거, 음력 10월 3일을양력 10월 3일로바꾸어거행하게되었다. 12) 개천절이언제부터 10월 3일로정해졌는지는정확히알려져있지않다. 전통적으로행해지던 10월상달의제천행사로부터연유했다고보는것이보통이다. 13) 근대적의미의개천절은대종교로부터비롯된것으로보인다. 대종교에서개천절을처음기념한것은 1909년 11 월 15일 ( 음력 10월 3일 ) 이며, 14) 상 15) 해에서임시정부가수립된뒤建國紀元節이라는이름으로기념식을거행한 11) 이진구, 2003, 단군상논쟁을통해본신화와역사담론, 신화와역사, 서울대학교출판부, 291 쪽각주 20 번참조. 12) 민병하, 2001, 개천절,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방미디어 ; 송호정, 2004, 국경일과개천절, 단군만들어진신화, 44~45 쪽. 13) 예컨대 開天節 : 全民的名節, 동아일보, 1926, ) 당시에는개극절 ( 開極節 ) 이라했다고한다. 開極節기념, 황성신문, ) 上海에建國紀元節, 동아일보, 구체적내용은다음과같다. 단군탄강일을성대히기념. 음력으로십월초삼일은우리의歷史에의지하야사천삼백팔십이년전이날에우리의처음임금인檀君이이세상에나려왓고그뒤일백이십오년곧지금으로부터사천이백오십칠년전이날에처음으로단군이임금이되어 배달 ( 조선 ) 이라는나라를건설한날이라한다. 그래서그뒤에단군의교화인大倧敎를받드는조선에서는이날을開天節이라고명하야기념하여왔스며그뒤에임시정부에서는이날이대종교인종교에서만기념할뿐이아니라실상인즉우리민족전체가이날을기념하야우리의나라역사가처음으로비롯한것을기념하지아니하면아니되겟다하야이날로써建國紀元節이라고특별한이름을정하야우리민족전체가이날이우리경축할만한경사로운날이라는것을정하였다.

61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61 이래국내는물론이고, 동포들이거주하는곳마다음력 10월 3일에맞추어기념식이거행되어왔었다. 이런점에서개천절이라는명칭은한말부터대종교측이먼저사용하던것이일제강점기를통해일반화된용어라고할수있다. 16) 개천절이일제강점기에일반화된한예로서다음사례를들수있다. 예컨대 1919년개천절인 11월 25일에서울에서는누군가에의해구한국기와 단군기념 이라고대서특필한기가올라갔고삼청공원, 한양공원에도태극기가나무에게양되기도하였으며, 학생들은수업을거부하고시위를시도하기도하였다. 17) 만약일제강점기에개천절이일반화되지않았다면개천절에이런사건은일어나기힘들었을것이다. 이러한개천절을국경일로정했다는것은대한민국의기원이단군에서기원함을국가적으로공인하는중요한의미를갖는것이라하겠다. 또한광복직후에행해진개천절을살펴보면, 지금과는달리많은시민이참여하는축제적인분위기에서행해졌던것으로보인다. 1945년 11 월 8일에행해진개천절행사를보면, 행사장소가많은사람이참여할수있는지금의동대문운동장인서울운동장이었다. 행사도 수만시민과시내각남녀학교생도가참석한가운데 애국가의제창과함께태극기는가을하늘높이휘날리고李克魯의뜻깊은개회사에이어단군께서강림하신백두산을향하여경례를바치었다. 이어개천가의연주가있은후朴格欽의축사가있었고구이왕직아악부의아악연주가있은후만세삼창으로폐식하였다. 이어서시내남자중등 16개교, 여자중등 17개교가참가한마스게임과각교대항릴레이가있었고야구장에서는弓道, 정구장에서는力道와 18기등우리나라고유의연무가거행되는 등축제적인분위기에서행해졌다. 18) 또한 1946년개천절에는서울운동장에서의행사외에대종교에의해 대종교총본사天眞殿성화를민족의자랑孫基禎을비롯하여조선육상경기연맹 16) 정영훈, 2005, 앞의글, 189 쪽. 17)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편, 1977, 독립운동사제 9 권 : 학생독립운동사, 독립유공자사업기금운용위원회, 214~215 쪽. 18) 개천절경축식거행, 매일신보,

62 62 동북아역사논총 20 호 과강화군내의청년들의손으로써서울강화읍간을전달하여 27일정오참성단위에서 九총리 ( 가 ) 점화 하는행사가있기도하였다. 19) 그리고 1949년도에는강화도마니산참성단에서개천절행사가거행되었다. 이때는성화를제천단에봉안하는행사가이루어지기도하였다. 한편개천절노래와개천절표어도만들어진다. 각각 1950년 4월 29 일, 1951년 10월 2일에제정된다. 개천절표어는 한겨레한마음한뜻으로오랑캐를무찌르자 이다. 20) 단기연호는단군의건국으로부터기산하는기년법으로, 단기를공식연호로삼았다는것은대한민국이단군이래유구한반만년민족사의맥락에서이를계승하였음을천명한것이다. 단군의건국시기에대해서는다양한기록이전해지지만, 한말이후에 동국통감 의기록에준하여기원전 2333년으로일반화되었는데, 공식연호제정시에는이같은전통이반영되었다. 21) 이러한단기연호는단군이민족의시조라는인식이확산되는한말에서부터이미일반화되어있었다. 가령 황성신문 22) 이나 대한매일신보 23) 등은 1905년부터단기를병용하고있었고, 한말의다른신문들, 예컨대천도교의 만세보 나최초의지방신문으로꼽히는 경남일보 등은물론이고, 기독교계통에서발행하는 예수교회보 도단기를사용하였다. 또한미주에서간행된교포신문인 공립신보 와 신한신보 24) 도단기연호를사용하였다. 이러한경향은 3 1 운동후에더분명해진다. 19) 개천절봉축대회거행, 조선일보, ; 개천절봉축식전 27 일거행예정, 동아일보, ) 開天節노래制定, 동아일보, ; 開天節標語制定, 동아일보, ) 정영훈, 2005, 앞의글, 189 쪽. 22) 황성신문 은 1905 년 4 월 1 일부터光武연호와檀紀를병기하였다. 한민족독립운동사 2, 국사편찬위원회, 1987, 182 쪽, 23) 대한매일신보 는 8 월 11 일부터단군개국연호를사용하였다. 서영대, 2001, 앞의글, 114 쪽. 24) 신한신보 는 9 월 15 일부터建國紀元이란이름으로단기를사용하였다. 서영대, 2001, 앞의글, 114 쪽.

63 현대한국의단군인식과민족문제 63 일반적으로연호란사용자가자신이어떤집단에속해있는지를밝히는상징이라고할수있다. 한말에는청국의연호인崇禎紀元後, 조선조개국기원을뜻하는建國이나開國, 대한제국의공식연호인광무, 건양, 융희등이있었는데, 단기가일반화되어간다는것은한민족의연원이단군에서비롯되었고바로단군은한민족의시조라는인식이널리일반화되었다는것을의미한다. 광복이후단기연호는이러한단군중심의민족주의전통을수용하였음을말해준다. 25) 그러나 1948년에채택되었던단기연호는 5 16군사정변으로들어선국가재건위원회에의해 1961년에폐지되고만다. 단기연호의폐지에대해서는단기고증이어렵고, 26) 외국이서기연호를사용하고있어서대외문서와국내문서의통일을기할수없으며, 양연호연산에불필요한환산을해야하고, 역사등의교육에서연대개념에혼란을일으키고있다는등의이유가제시되었다. 27) 한편 1955년제36회전국체육대회부터강화도마니산에서전국체전성화가채화되어봉송되기시작하였다. 이역시단군을우리민족의상징적존재라는것을국가제도의차원에서인정한것으로볼수있다. 1961년에단기가폐지된이후에도홍익인간의이념과개천절, 마니산전국체전성화채화는그대로유지되고, 이외에국가의법과제도의차원에서단군의위치나단군에대한인식의변화를특별하게찾아보기는어렵다. 25) 정영훈, 1995, 단군과근대한국민족운동, 한국의정치와경제 8, 24~26 쪽 ; 단기제정관련 1 차자료는윤이흠, 1994, 단군 : 그이해와자료, 서울대학교출판부, 602~629 쪽. 26) 최정수, 檀紀使用에異見, 동아일보, ) 檀紀 號廢止를推進 : 새해부터西紀만쓰도록, 동아일보, 한편이단기폐지법률안은박정희최고회의의장의지시에따른것이며, 그제안서에는 단군기원은신화적비합리성에입각한것이고서기를사용하는것에적극찬동한다 는당시서울대학교총장서리유홍렬교수와사학계의의견이덧붙여진 참모연구서 가첨부되어있었다고한다. 양승태, 2001, 연호와국가정체성 : 단기연호해명을위한정치철학적논구, 한국정치학회보 35 집 4 호, 한국정치학회, 30 쪽각주 1 번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