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없는사회를향한대전환, 어떻게가능한가 대안적에너지시나리오와민주적토론 지은이한재각기획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펴낸곳이매진 펴낸날 2012년 3월 9일 환경을생각하는재생종이로만든책입니다. 종이는그린라이트 80 그램입니다. 비매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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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NO NUKES! 핵없는사회를향한대전환, 어떻게가능한가 대안적에너지시나리오와민주적토론 한재각지음

핵없는사회를향한대전환, 어떻게가능한가 대안적에너지시나리오와민주적토론 지은이한재각기획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펴낸곳이매진 (imaginepub@naver.com) 펴낸날 2012년 3월 9일 환경을생각하는재생종이로만든책입니다. 종이는그린라이트 80 그램입니다. 비매품입니다.

핵없는사회를향한대전환, 어떻게가능한가 대안적에너지시나리오와민주적토론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부소장 hanclk@hanmail.net

핵없는사회를향한대장정이시작되었다 일본인들의불행, 전세계인의각성일본인들에게후쿠시마핵사고는대단히불행한일이다. 핵폭탄으로자국영토가폭격당한거의유일한나라가일본인걸생각해보면, 그땅에서다시핵발전소폭발사고가일어나엄청난피해를겪고있는그들에대한연민과동정이앞선다. 그러나이불행한사건은전세계사람들이핵발전소의위험성을다시자각하는계기가되었으며, 핵발전에서벗어나야한다는목소리가설득력을갖는데필요한현실적이고구체적인근거가되고있다. 비록초기에국한되었지만, 대중매체를통해서후쿠시마핵폭발사고의현황과영향이전세계에서매일같이생생하게보고되었다. 사고이후대기와해양으로빠져나간막대한방사능물질에의한토양, 식품, 5

식수오염의심각성이계속제기되고있으며, 위험지대로부터피난한이들뿐만아니라일본사회전체가엄청난충격에빠져있다. 무엇보다도그영향은장기적으로지속될것이라는점이쉽게예측되고있다. 누가후쿠시마앞에서핵발전의필요성혹은불가피성을이야기할수있을까. 제정신을가진이라면말이다. 프랑스도변하고있다. 한국은? 이미널리알려진것처럼, 후쿠시마핵사고이후에핵발전에서벗어나기위한노력에새롭게박차를가하는나라들이늘어나고있다. 가장대표적인나라가독일일것이다. 이미 1990년대말에탈핵선언과정치적합의가이루어졌지만, 이번사고를계기로독일내반핵여론이재집결하여핵발전의수명을연장하려는현집권세력을위협했다. 그결과핵산업을좀더유지시키려는퇴행적정책은뒤집져, 모든핵발전소를 2022년까지폐쇄하겠다는법안이통과됐다. 하지만우리입장에서는프랑스의움직임을더욱주목하게된다. 프랑스는전체전력생산량중핵발전비중이가장높으며 (70% 중반 ) 세계핵산업계의마지막보루처럼여겨지고있기때문이다. 그러나프랑스에서조차내년대선에서탈핵脫核, phase out-nuclear 이정치의제화되고있다. 프랑스사회당이차기집권을하기위해서는결선투표 ( 프랑스대선은 1차선거에서과반수를획득한후보가없을경우최다득표한 2인의후보를놓고결선투표를시행한다 ) 라는정치제도아래에서녹색당의지지를얻어야만하는데, 녹색당이탈핵을 6

강하게요구하고있기때문이다. 변화는이미시작되어완강하게버티던사회당도원전비중을 50% 까지줄이겠다는공약을제시하고있다. 얼마전한국정부는다시신규원전을짓겠다며, 삼척과영덕지역을원전부지예정지로발표하였다. 이지역들은이미한차례원전부지로지정되었다가지역주민들의오랜투쟁을통해서취소된지역들이며, 심지어삼척은원전부지를취소한것을기념하는비석까지세워진곳이기도하다. 후쿠시마핵사고에도아랑곳하지않고작년 9월유엔회의장에서이명박대통령은핵발전확대정책을유지하겠다고천명하는연설을한바있었고, 기가막힐일이지만그런정부에게는어쩌면당연한일일지도모른다. 핵발전수출을새로운성장동력으로삼겠다며발벗고나섰고, 이미수명이종료된고리 1호기와월성 1호기까지무리한방식으로수명연장을하거나추진하고있는상황인걸보면더욱그렇다. 한국사회의밑바닥에서일어나는변화그러나한국사회의밑바닥에서는거대한변화가일어나고있다. 후쿠시마핵사고를애써무시하는정부와핵산업계와는다르게, 아이의미래를걱정하고매일먹어야할식품의안전성을우려하는시민들의의식은근본적으로바뀌고있다. 세계에서단위면적당핵발전소가가장높은국가라는점에서부터, 불행하게도핵사고발생하였을경우그인근에너무도많은인구가거주하고있 7

다는사실까지 ( 만약고리에서핵사고가발생한다면제2 의도시부산의수백만거주민의안전을장담하기어렵다 ), 한국사회가핵위험에심각하게노출돼있다는점을인식하기시작했다. 게다가 과학이발전하면 이라는주문이외에사실상해결책이전무한방사능폐기물의처리문제와그것이핵무장으로나아가는 미끄럼틀 이될것이라는주장도이해하기시작했다. 이제많은이들이탈핵을향해대전환을해야한다는주장을조금씩주목하고있다. 이미탈핵을핵심가치로한녹색당의창당이진행되고있으며, 눈치를보던보수야당도핵발전정책의전면재검토를천명하기까지했다. 이제시작된것이다. 탈핵의대장정이. 8

꼬리를무는질문들 어떻게? 좋긴한데, 막막하다첫발을내딛었지만, 어떤길을걸어야탈핵대전환을이루어낼수있을지막막하다. 이제부터많은질문들이제기될것이다. 아마도질문들은이런것이될것이다. 사용전력의 30% 에달하는핵발전소를없애고도과연우리는전기를안정적으로사용할수있을까? 이어여러질문들이쏟아질것이다. 재생에너지가있다고는하지만, 그것으로핵발전소를모두대신할수있을까? 에너지소비가계속증가한다면이런노력은더욱힘들텐데소비를줄이는것이가능할까? 이외에도수많은질문들이탈핵을생각하기시작한사람들의머릿속을맴돌것이다. 사실점점더많은사람들이이런질문들을생각해내며, 또다른사람들이이에대해답하고토론하 9

면서해결책을찾아가는과정이바로탈핵의과정일것이다. 그러나그런해결책을찾는과정을밑바닥에서부터시작해야하는것은아니다. 우리보다먼저탈핵의길을나선독일과같은해외의사례를참고할수있으며, 국내에서이에관심을가지고연구하고실험해온많은이들이있다. 이들의질문과답변을살펴보도록하자. 핵발전을대신할수있는방안이있나우선핵발전소를폐쇄하고도우리가전기를안정적으로사용할수있을지, 그궁금증부터생각해보자. 핵발전소는전력을생산해내는기술이기때문에이를대신하여전력을생산해낼수있는기술이있는지에대해서이야기하는것이필요하다. 이미많이알고있듯이전력은석탄, 석유그리고천연가스와같은화석에너지를연소하여이로부터얻는열을전기로변환시킬수있다. 그러나화석에너지도한정되어고갈될우려가있으며, 무엇보다도지구온난화를야기하는이산화탄소를배출한다는점에서원자력을대체하는기술로는적절하지않다 ( 오히려그런이유들때문에핵발전기술을이용해야한다는주장이나오고있기도하다 ). 많은경우화석에너지와핵발전의대안으로제시되는것이재생에너지다. 대표적인것이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바이오가스를이용한발전이거론되고있다. 1970년대오일쇼크를거치면서적극적인기술개발이이루어졌지만상대적으로낮은유가가유지되면서한동안외면당했던기술들이다. 이제이재생에너지기술들이기후변화와오일피크등의 10

위기국면에서다시주목받고있으며, 특히핵발전을대신할수있는대안으로적극적으로이용되고있다. 여기서다시질문이이어진다. 재생에너지로핵발전소가만들어내던전력을충당해낼수있을까? 사실이질문은여러차원에서대답해야한다. 우선재생에너지부존잠재량에대해서이야기해볼수있다. 결론부터이야기하자면, 재생에너지잠재량은원자력발전뿐만아니라석탄등의화석연료발전도대체할수있을만큼어마어마하다. 예를들어태양으로부터들어오는에너지량은현재인류가쓰고있는에너지량보다훨씬많다. 문제는실제그것을이용할수있는가이다. 여기서 기술잠재량 이라는것을생각해볼수있다. 이는현재가능한기술로태양광같은재생에너지를이용할수있는잠재량은어느정도되는지를파악하려는개념이다. 당연히기술잠재량은애초의잠재량보다크게줄어들게된다. 그렇지만기술잠재량을보더라도그양은막대하다. 예를들어보자. 한반도전체에걸쳐부존하는재생에너지총량은대략 2조 4천억 TOE Ton of Oil Equivalent ( 여러종류의에너지량을서로비교할수있도록석유 1톤의에너지량으로환산한단위 ) 로평가되고있다. 이중이용가능한기술잠재량은대략 18억 TOE로서부존잠재량의 0.07% 에불과하다. 하지만이양도엄청난것으로우리니라가 2008년에사용한 1차에너지소비량 2억 4천만 TOE의 7.3 배나될정도다. 당연히현재의핵발전전력생산량을대체하고도남을양이다. 11

재생에너지는충분하다 기술이아닌정치의문제. 그러나기술적잠재량이충분하다고해서실제로이용한다는보장은없다. 실제한국의 2008년재생에너지생산량은기술잠재량의 0.09% 인 154만 TOE에불과하다. 여기서부터기술의영역에서본격적으로정책과정치의영역으로논의가넘어들기시작한다. 경제학적인논의에기반해생각해보면재생에너지가확대되지못하는이유를설명하는한가지방식이비용의문제를거론하는것이다. 즉재생에너지로는전력을생산하는데비용이많이든다는것이다. 이것은두가지차원에서논의해볼수있는데, 재생에너지기술력이낮아서효율성이떨어진다는지적을할수있다. 예를들어흔히사용되는태양광발전기는흡수된태양빛을전력으로전환하는효율이 10% 전반대에머물러있어서설치하는데필요한비용에비해생산된전력의경제적성과가아직은보잘것없다는것이다. 그러나계속적인기술개발에의해전환효율이증가되고태양광발전기의대량생산을통한비용절감이이루어지면서, 화석연료에의한발전이나핵발전보다태양광등의재생에너지발전생산단가차이가점차줄고있다는보고가계속되고있다 (2010년에이미태양광의발전단가와핵발전의발전단가가역전되었다는주장도나오고있다 ). 핵발전과화석연료, 제가격을내고있지않다 그러나비용문제에서생각해볼점이좀더있다. 우선에너 12

지가격이계속증가하고있다. 1973년오일쇼크이전에배럴당 3 달러이하였던석유가격은최근 150달러까지치솟았다가 100달러가격대를유지하고있다 ( 최근에는소위 이란사태 로더욱폭등하고있다 ). 사실재생에너지가화석연료에대해조금씩경쟁력을가지게된데는재생에너지기술의진전뿐만아니라화석연료의가격이비싸지고있다는점도작용한다. 그러나여전히석유등의화석연료에의존하고있는대다수사회에서는화석연료에대한이런저런보조금이주어지고있어서, OECD나 G8 회의에서조차화석연료의보조금을제거하자는의제가계속논의되고있는것이다. 화석연료가격이높아지고있는이유로 오일피크론 ( 세계혹은한국가내의연간석유생산량이더늘지못하고정점에도달한후에계속감소하는현상 ) 을생각해볼수있다. 수요가증가하더라도공급을더이상늘리기어렵기때문에석유생산정점이지나면유가는급격히증가할것이다. 예측에따라다르지만석유정점이지났다는주장도제기되고있다. 그러나이외에도석유생산과소비과정에서발생하는환경적, 사회적비용을반영시키려는국가정책들이에너지가격을높이게된다. 예를들어한국에서차량용연료가격에붙는교통에너지환경세는전체가격에서대략 30% 가량을차지한다 ( 유가가올라가면가끔씩인심쓰듯이세금을깎아주자는주장이나오곤하지만 ). 나아가기후변화문제가부각되면서온실가스배출을절감하기위해탄소세를추가부과할필요도제기되고있다. 이이야기를길게하는이유는핵발전과재생에너지전력생 13

산단가를비교할때도고려할문제이기때문이다. 핵발전의생산단가가저렴하다는주장은설득력을잃고있다. 이미재생에너지전력생산단가가많이줄어들어서원전에비해서도경쟁력이생기기시작했다는주장이제기되고있기때문이다. 그리고이런비교에서핵발전전과정에서지불되어야할다양한측면의비용이충분히반영되었는지는더따져볼일이다. 수십년걸리는원자로의폐로과정에필요한비용이충분히고려되었는지, 수십만년 사실한인간, 나아가국가의시간개념으로는상상하기어려운기간이다 동안격리해서보관해야하는방사능폐기물의처리에필요한비용을계산한다는것이가능한것인지, 만약후쿠시마핵사고와같은일이벌어진다면그피해보상을충분히할수있는지등을충분히따져서비용에포함시켜야하기때문이다. 그러나이를정확히계산하기란사실상불가능한일이다. 그래서국가가법률을통해서핵사고발생시핵발전소운영자가져야할책임에일정한한계를긋고그이상의책임은면제해주거나, 그위험에따른보험비용을지원해주는등의정책이이루어지거나추진되고있는것이다. 핵발전을더욱비싸게, 재생에너지를더욱싸게결국에너지원간의전환, 즉화석연료및핵발전에서재생에너지로에너지원을전환하는데대단히중요한쟁점인에너지원의비용비교는사실상 순수하게 경제학적인차원에서만평가될수없다. 각각의에너지원에부과되는다양한환경적 사회적비용 14

을얼마나반영할것인가, 보조금을지급할것인지또규모는얼마나할것인지에대한정책적 정치적결정을제외하고서현재각에너지에대해서책정된가격만으로비용을비교할수없는것이다. 기후변화를우려하는시민의목소리가커지고핵발전의위험에서벗어나려는시민들의열망이결집될수록, 화석연료와원자력에대한규제가강화되고비용을부담시키기위한조세가도입되며그동안지원되던각종보조금이삭제되면서재생에너지에대한가격우위는더욱빠르게사라지게될것이다. 반대로재생에너지에대한지원이더욱강화되면서에너지전환과정을더욱가속화시킬수도있을것이다. 태양광판넬로모든국토를덮어야한다? 그러나여전히문제는남아있다. 재생에너지가만능열쇠는아니라는점을이해할필요가있다. 점검해야할일들이한두개가아니다. 잠시, 다시기술의영역으로되돌아가보자. 어쩌면당연한질문인데재생에너지를이용하려면전국토를모두태양광판넬로덮어야하는것이아니냐는생각을할수있다. 사실핵발전옹호자들에의해서악의적으로제기되기도하는질문이기도한데, 태양광산업협회의조사연구결과는결코그렇지않다고반박하고있다. 이조사에의하면농지중에서휴경지, 폐채석장등을이용한임야의 1% 이내면적, 건물옥상, 고속도로변등의공간을이용한태양광발전설비보급잠재량의중간치는핵발전 20기의설비용량 15

17,716MW메가와트보다많은 25,185MW로추정되었다. 이런추산은대단히보수적으로이루어진것이라고태양광산업협회는밝히고있다. 이연구결과에대한검토는계속이루어지겠지만, 결국최소한의면적을사용하고도태양광만으로도핵발전을대체할수있다는가능성을구체적으로확인한것이라고볼수있다. 그러나이런질문이찬핵론자들에게유리하게이용될수있었던원인중에는재생에너지의보급과관련된안이한대처도한몫했다고본다. 즉재생에너지보급과정에서불행하게도불거진여러문제로인해서대중들, 특히지역주민들에게생긴부정적인인식이재생에너지확대를막고있다. 실제갯벌이나산림지역을훼손하면서대규모로태양광발전설비를설치해논란을야기했던사례가적지않으며, 풍력발전기나바이오가스설비가지역주민들의참여가없는상황에서추진돼 혐오시설 로전락한경우도있다. 재생에너지라고해서모든문제에서면제되는것이아니라, 오히려보급을확대하고잠재량을충분히이용하기위해서라도환경적 사회적영향을충분히고려하고주민참여방식으로진행해야한다는점이중요하다. 재생에너지가만능은아니다재생에너지가만능이아니라는또다른이유는좀더근본적이다. 핵심적인문제는에너지수요가지금과같은추세로계속증가한다면에너지전환이결코쉽지않을것이라는사실이다. 정 16

부는한국사회의에너지수요가계속증가할것이라고 예측 하면서 최대전력기준 2010년 ~2024년기간에연평균 2.2% 증가 증가하는전력을생산하기위해서는핵발전소신규건설이불가피하다고주장하고있다. 이에따라정부는 2024년까지핵발전을통한발전량비중을거의 50% 까지끌어올리겠다고계획하고있다. 물론이에대해서도반론이제기되고있다. 박년배박사의최근박사학위논문에의하면정부가제시하는예측처럼에너지수요가계속증가한다고해도재생에너지를통해서이를모두대체하는것이기술적으로나경제적으로모두가능하다고밝히고있다. 그러나에너지수요가계속증가할경우에재생에너지를통해서생산해야하는양도계속증가해야하는것인데, 재생에너지설비에들어가는자원의한계등으로그가능성을낙관할수없다. 따라서에너지수요를절대량의차원에서감소시킬필요가있는것이다. 에너지수요는계속증가한다? 자기충족적예언다시정치영역, 그리고일상적인삶의영역으로넘어가도록하자. 여기서이야기하는정치는미시적인비제도적정치를의미하는데, 한국사회의에너지수요가계속증가할것이라는 예측 이객관적인행위라기보다는일종의 전문성의정치 의결과라고하는점을우선지적한다. 우리사회의미래가어떻게될것이라고객관적으로예측할수있다고생각하는것도문제이지만, 더큰쟁점은그런예측이 자기충족적예언 으로작용해실제로에너지수요 17

를증가시키는근거가된다는점이다. 에너지수요가더많이증가할것으로예측한것이실제로더많은수요를만들어낸다는것이다. 중앙집권화되고엘리트에의해서통치되며핵발전과같은대규모발전설비를가진프랑스와한국의전문가들이만들어낸에너지수요예측이그런역할을했으며, 핵발전확대정책의현실적근거가되었다. 이런접근에반대해우리의미래에규범적으로접근하여 ( 이를백캐스팅 Backcasting 접근이라고부른다. 뒤에서다시설명하겠다 ), 미래의에너지수요를어느수준에서고정 축소시키겠다는목표를세우고이를위해서필요한계획과정책을수립하여집행할필요가있다. 에너지수요를감축한다는것은에너지수요를감소시킨다는것은우선산업부문에초점을둬야할일이다. 낙후된산업부문의에너지효율을높이는것뿐만아니라, 에너지다소비적인산업구조를개편해야한다. 보다적나라하게말하면우리의대표적인수출산업인철강, 석유화학등의산업생산량을축소해야한다는뜻인데, 이것은자본과의대결이기도하지만그산업에고용된노동과의갈등을예고하는것이기도하다. 여기서본격적으로거시적인정치문제가제기될것이다. 누구의이익을보호할것인가, 또누구와연대할것인가. 계속적인경제성장과그로부터얻어지는이윤때문에기업들은대규모의안정적인전력공급을원하며, 그런이유로핵발전을지지하고있다. 현 18

재로서는대부분의노동자들또한암묵적으로지지하고있다고봐야할것이다. 이런광범위한핵동맹에어떻게균열을내며, 어떻게에너지수요를감축하고에너지전환을위한동맹을새롭게구성할수있을것인가? 만만치않은과제이다. 그러나보다도전적인과제는가정과상업부문의에너지소비감축에있다. 이지점에서우리는일상적인삶의영역으로다시경계를넘게된다. 이는점점더전력에의존하여생활을유지하는근대적인삶을어떤식으로든재구성하는일이다. 자신의집에어떤전기제품이있는지생각해보라. 개별전기제품의에너지효율이얼마나높은지생각해보라. 그러나에너지효율이높은전기제품이많다고하더라도일반냉장고, 김치냉장고, 와인냉장고, 화장품냉장고, 옷냉장고 이런식으로제품이늘어나면전체전력수요는증가하고, 이는핵발전정책의근거가되는에너지소비증가예측을실물화하는것이된다. 악마는일상에존재하는것이다. 단열이안되는낡은주택과도시가스가공급되지않는상가에서쓰는전열기, 한명이라도손님을더끌기위해설치한상점의네온사인, 매일같이광고와드라마에나오는편리한삶의배경이되는가전제품들. 동료시민들과함께이런삶들을재구성하는일은정부와기업을비판하고정책을변화시키는것보다도더어려운일이될것이며, 생각해보면이런도전을넘어서지못하면아마도정부와기업의벽을넘어서기도쉽지않을것이다. 19

2030 년까지핵발전에서벗어나자 이제는탈핵시나리오에대해서토론하자핵발전에서벗어나기위해서재생에너지로전환하고에너지소비를감축해야한다는이야기를길게했다. 순서로보자면, 에너지소비를감축하는것이보다우선되는일이며재생에너지전환은그런감축속에서진행될일이다. 이를보다개념적으로이해할수있는그림을하나살펴보도록하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탈핵 : 포스트후쿠시마와에너지전환시대의논리 ( 이매진, 2011) 라는책을통해서제시한탈핵에너지전환의개념적시나리오다. 이는에너지수요감축과재생에너지확대를통해수십년에걸쳐진행될탈핵시나리오를제시하고있다. 과도기의목표는에너지효율화와절약등으로에너지수요증가를막고감축시켜서신규핵 20

수요관리 / 효율화 화석에너지 화석에너지 석탄, 석유 수요관리 / 효율화 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신규원전 과도수단 (LNG 등 ) 화석에너지 노후원전 재생에너지 원자력 재생에너지 가동원전 원자력 에너지믹스 ( 현재 ) 정부정책 (2030 년 ) 대안믹스 ( 과도기 ) 대안믹스 ( 탈핵원년 ) 발전소건설을대체하고, 재생에너지를확대하여노후핵발전소를대체하는것이다. 그리고일부부족한전력생산의경우, 이산화탄소배출이상대적으로적은천연가스를통한발전을이용해징검다리역할을할수있도록구상하고있다. 그렇다면이런탈핵에너지전환의목표연도는언제쯤으로잡아야할까?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ECPI 는 2030년을탈핵시점으로제시하고있다. 핵발전소의설계수명이라는것이있다. 이핵발전소를구상할때언제까지운행할것인지를결정하고이에맞춰서내구성을유지하도록설계하는것이다. 초기에건설된핵발전소는 21

대개 30년의설계수명을가지고있다. 이에따르면 1978년에상업운전을시작한고리 1호기는 2008년경에핵발전소를폐쇄하고해체에들어갔어야한다. 그러나여러논란에도불구하고점검결과시설이안전하다며 10년간연장운행에들어갔다. 조만간설계수명이다할월성 1호기도다시 10년간수명을연장하는것을추진하고있다. 이러한수명연장은핵발전사고의위험성을더욱높일것이라는점에서대단히우려스러운일이며, 무엇보다도탈핵에너지전환구상을더욱어렵게할것이다. 따라서핵발전소의수명연장은막아야할일이라는것을전제하고설계당시의수명을기준으로논의할필요가있다. 설계수명? 적정수명! 초기에건설된핵발전소는설계수명이 30년인반면에최근에건설된핵발전소는 60년의설계수명을가지고있다. 게다가앞으로추가적으로건설되고있는핵발전소까지고려한다면현재지어진핵발전소의수명이다할때까지기다린후에폐쇄하자는주장을수용하기는어렵다. 독일의사례를보더라도공학적인차원에서제시된설계수명만고집하지않고, 사회적토론과정치적협상을통해서핵발전소가동연한을 32년으로별도로정하였다. 우리도공학적으로정해진설계수명에매달릴필요는없다. 적정한시점을선택할필요가있는것이다. 일단여러핵발전소의설계수명에따른수명만료일을보면 2030년에다가서는시점에많은핵발 22

핵발전소단계적폐쇄시나리오 발전설비량 (MWe) 25000 20000 15000 10000 5000 0 발전량 (MWh) 발전시설용량 (MWe) 180,000,000 발전량 (MWh) 160,000,000 140,000,000 120,000,000 100,000,000 80,000,000 60,000,000 40,000,000 20,000,000 0 년도 전소들이수명을다하는것으로되어있다. 2029년에설계수명이다하는월성 4호기를포함하여 12기의핵발전소가멈춰서게될것이다 ( 수명연장이없다면 ). 이시점에맞춰현재가동중인다른 9기의핵발전소를함께멈춰세우자는주장인것이다. 물론현재건설중이거나계획중인핵발전소의추가가동은그전에막아야할일이다. 탈핵의정치적의사결정은어떻게내릴것인가? 탈핵에너지전환의기본적인기술적전략과탈핵시기를결정했다면, 이제는과연이와같은정치적의사결정을어떻게이루어낼수있을지에대해서생각해볼차례가되었다. 앞서이야기한대부분의내용이기술적 경제적측면을다루었다는점에서탈핵의기술 경제시나리오라고이름을붙인다면, 지금부터는정치 23

사회시나리오와관련된이야기를하려한다. 예컨대한국사회가탈핵이라는중대한결정을하는데어떤정치적과정을통해이것을이룰것인지에대해생각해볼필요가있다. 독일의경우녹색당이사민당과연정 ( 소위적록연합 ) 을한후에녹색당의주도하에탈핵을위한정치적협상이이루어졌고, 의회에서법안을통과시켜탈핵결정을이루어냈다 (2000년 원자력합의 와 2002년원자력법개정 ). 후쿠시마핵사고이후최근에탈핵을선언한이탈리아는국민투표방식을통해서정치적결정을내렸다. 또한프랑스의경우비록탈핵은아니지만핵발전의비중을줄이겠다는의미있는정치적의제가내년예정된총선을준비하면서녹색당과사민당사이의선거연합과정에서제시되고있다. 우리는어떤정치적과정을통해탈핵을정치의제화하고또한최종적인결정에도달할수있을까? 현재내년총선과대선을앞두고현정부에반대하는야당세력들이후쿠시마핵사고이후에일고있는반핵정서를고려하여핵문제를정치의제화하는데나서고있다. 특히탈핵을선명히제시하는녹색당의출현, 그리고이와함께나서고있는진보신당의활동이이런움직임을가속화시킬것으로보인다. 그러나국가적차원에서탈핵선언을하더라도핵발전소폐쇄와에너지전환을이루기까지의장기적인과정을어떻게관리할것인지에대해서도관심을가질필요가있다. 우선녹색당추진위에서마련한 탈핵에너지전환기본법 ( 안 ) 에서제시한 탈핵에너지전환관리위원회 라는구상이주목할만하다. 2030년까지대략 20 24

년이라는장기적기간동안탈핵에필요한준비사항을추진하고점검하는기구를만들자는제안이다. 사회전체의에너지시스템을근본적으로변화시키기위해다양한에너지전환실험들이이루어질수있도록하고, 이에대한사회적학습과정의중요성을강조하는것또한전환관리기구가관심을두어야할부분이다. 지역에너지전환과서울시장박원순의도전또한국가차원이아닌지역차원에서도에너지전환을위한구상과실험들이활발히이루어질필요가있다. 중앙집중화된대규모핵발전 화석연료기반의에너지시스템에서지역분산적인재생에너지시스템으로전환한다고하였을경우, 이제에너지수요를관리하고공급을조정해야할책임과권한은점차지역으로이전되어야할것이기때문이다. 이런필요성을가장극명하게보여주는지역이서울일것이다. 에너지자립도, 즉서울에서소비되는에너지량중에서서울내에서생산하는에너지량은 1% 를넘지않는다. 서울에서쓰는전력의상당부분이핵발전으로부터얻어지는것이지만그에따르는사회적비용은거의부담하고있지않다고할수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에너지소비는계속증가하고있는상황은 에너지정의 의측면에서볼때도옳지않다. 서울지역은심각한 가해지역 이라고평가할수있다. 최근서울시는새로운시장과함께혁신적인정책을수립하고있는데, 서울에서에너지소비를줄이고재생에너지를확대하여 25

원전 1기를폐쇄하자는구상도담고있다. 또한노원구는기후변화대응계획을수립하면서노원구의전력소비감축과재생에너지확대로수명이연장된노후원전 ( 고리 1호기 ) 의폐쇄에기여하겠다는구상도밝히고있다 ( 가장의욕적인시나리오에의하면노원구의에너지절약및재생에너지보급은고리 1호기원전의발전량의 8.5% 이다. 노원구와비슷한지자체 10여개가연합하면고리 1호기를폐쇄할수있다는구상이다 ). 탈핵에너지전환과정에서지역사회와지자체의역할을적극적으로고려해야하며, 국가와중앙정부를포위하고압박하는탈핵지자체연대를구상해야할필요가있다. 실제박원순서울시장이혁신적인에너지정책를천명한이후, 전국 45개기초지자체장들이 탈핵도시선언 을채택하면서지역으로부터탈핵흐름에형성되고있다. 탈핵을위한녹색경제와녹색일자리동맹마지막으로탈핵에너지전환과정은새로운에너지시스템에대한 동맹세력 을구축하는과정이어야한다는점을강조할필요가있다. 사실현재탈핵을주장하는이들은아직소수의환경 시민단체와일부정당들뿐이며, 후쿠시마이후각성을한시민들이속속탈핵여론에합류하고있기는하지만미약한상황이다. 이런상황은동맹세력을확대해야할필요성을보여주는데, 핵발전이나화석연료에기반한산업과경쟁상태에놓여있는재생에너지관련산업세력과의연대를우선생각해볼수있다. 실제로후쿠시 26

마핵사고이후태양광산업계는보다적극적으로핵산업계에도전하고있는상황이다. 한편비슷하면서도다른식의접근도필요하다. 기업의측면보다는일자리라는측면에서접근을할경우거대한동맹세력을발견할수있다. 즉재생에너지산업에종사하거나향후이산업이성장할경우에참여하게될노동자및노조진영의연대를구축할필요가있다. 실제독일에서재생에너지산업을위축시키려는보수세력들의시도들을막아서는데큰기여를한것은전통적인환경단체이외에도재생에너지산업및이에종사하는노동자들을조직하고있는독일금속노조였다. 자신의경제적이익그리고일자리가에너지전환과긴밀히연결되어있다는점을자각시키고이를적극활용해야할필요가있는것이다. 재생에너지산업이외에도건물의단열상태를개선하기위해서필요한건축서비스업과그에고용된건축노동자들도동맹세력이될수있을것이다. 사실에너지전환이라는것은에너지기술을변화시키는것뿐만아니라지배적인정치 사회적동맹세력에맞서새로운정치 사회적동맹세력이힘을얻는다는것을의미한다. 27

대안적에너지시나리오 하나의사례 과학적예측? 에너지수요는계속증가해야하는가마지막으로 에너지시나리오 이라는것을생각해보면서, 앞서했던이야기를되새겨보자. 이명박정부는 2008년에기후변화대응과에너지자립이라는명분으로 2030년까지핵발전의발전비중을 59% 까지확대한다는계획을발표하였다. 물론후쿠시마사고이후에도이런계획을수정하지않고고집하고있다. 한심스러운일이지만, 생각해보면정부가이런장기정책을정당화하는근거는있다. 바로장기에너지수요예측이라는것인데, 과학적으로 수요를예측해보니 2030년까지에너지수요가계속증가하는것으로나오더라는것이다. 그러니계속증가하는에너지수요를공급하기위해서는핵발전을확대하는것이불가피하다는생각이다. 아 28

우리나라의에너지수요전망 단위 : 백만 TEO 출처 : 지식경제부 500 400 300 200 544.0 368.8 299.3 236.5 '02 '07 '12 '17 '20 '30 203.5 398.4 래의그래프는정부의 < 녹색성장 5개년계획 > 에서옮겨온것인데, 2030년에는 2007년의총에너지수요 (236.5 백만 toe) 에서 2.3 배나증가한 544.0 백만toe가될것이라는전망을제시하고있다. 이처럼미래의수요를예측하고, 이를충족시킬수있는에너지공급방안을제시하는것을에너지시나리오라고할수있다. 에너지정책의출발점이라고할수있다. 자기충족적예언으로서에너지수요예측에너지시나리오를주목해야할이유가있다. 앞서프랑스가높은핵발전비중을가지고있다고언급했는데, 그것을필연적인일이기보다는선택의결과라고할수있다. 예를 1970년대초오일쇼크를겪으면서부족한에너지원확보와자립을목표로프랑스 29

는핵발전을선택한반면, 인근나라덴마크는풍력과열병합발전을선택했다. 그결과덴마크는세계풍력시장을선도하는재생에너지강국이된반면, 프랑스는이번겨울핵발전소를모두가동하고도전력이부족하여탈핵을선언한독일등인근국가에서수입해오는핵발전중독국가가되었다. 이들국가의선택과운명을가르는데각국의에너지시나리오가중요한역할을했다. 프랑스의전력시나리오작성은프랑스전력청 EDF 에서독점되었으며, 경제학적으로훈련된엘리트에의해서작성되었다. 그결과는언제나증가하는전력수요예측이었고, 그것은핵발전주의자들의 자기충족적예언 즉, 자기가예언한대로실현하기위해서노력하여실제이뤄내는일 의성격을가지고있었다. 즉전력수요를더욱부추기고, 그근거로핵발전을확대해온것이다. 반면에독일은 1970년대후반부터반핵운동의주장을반영한대안적인에너지시나리오가작성되어정부 / 기업의시나리오와경쟁한결과, 정부나전력회사들터무니없이높게잡은에너지수요예측이점차낮아졌고재생에너지등에너지원도다양해졌다. 결국널리알려진대로독일은 2022 년까지핵발전소를모두폐쇄하기로한결정에도달할수있었다. 에너지포캐스팅과백캐스팅우리가대안적인에너지시나리오에관심을가져야할이유가이것이다. 정부가과학적예측이라며제시하고있는에너지수요예측이나그것을달성하기위해서불가피하게선택해야한다 30

는핵발전확대정책에맞설수있는대안적에너지시나리오가필요하다. 일단에너지수요예측부터다시해야한다. 정부는경제가지속적으로성장하며, 중화학공업등의제조업중심적인산업구조에큰변화가없을것이며, 가정과상업에서의에너지소비가계속증가할것이라고가정하여, 복잡한수학적모형을만들고컴퓨터를통해서 20년후의에너지수요를예측하고있다. 이러한가정을가지고있다보니에너지수요가증가할것으로예측되는것은어찌보면뻔한일이다. 이는현재의에너지소비증가추세를연장하여미래를전망하는것으로포캐스팅 forecasting 이라고구분하는데, 이와는전적으로다른접근방식도있다. 석유정점이나기후고갈과같은위기를고려하고핵발전으로부터벗어나자는정치적의지를반영하여, 미래의에너지수요를어느수준까지감축할것인지규범적인차원에서결정할수도있다. 이를백캐스팅 backcating 이라고부릴수있다. 앞으로보겠지만, 이런접근은에너지문제가전문가의폐쇄적영역의주제가아니라는점을보여주며, 민주적토론을가능하게만든다. 녹색당과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대안시나리오자, 예를하나들어보자 ( 여기서제시된대안적에너지시나리오는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녹색당의의뢰로작성한것이다 ). 2010년에한국은인구일인당 5.37toe의에너지를사용하며, 탈핵의모범국가인독일은 2009년에일인당 4.08toe의에너지를사용하고있다. 31

독일은우리가비슷한산업구조 자동차사업등상당한제조업을가지고있다 를가지고있으면서도, 보다적은에너지를가지고도높은경제력과사회복지를유지하고있다. 만약우리가 2050년까지 (!) 2009년독일이가진 1인당에너지사용량에도달한다면, 인구변화를고려하더라도 2050년의에너지필요량은 2010년대비하여 25% 를감소시킬수있다. 앞으로대략 40년간우리가에너지소비를줄이고서도현재보다더나은삶을살수있다는가정을하는것이다. 꿈같은일이지만, 독일이이미얼마전 (2009년) 에이룬성과를따라가보자는것이다. 만약이런가정을가지고미래의에너지수요를전망해보면, 정부가현재의에너지다소비추세를연장하여제시한에너지수요전망과극적으로다른모습을보여줄수있다. 2050년까지, 2010 년소비에너지의 25% 를감축한다아래의그림은정부가 2008년에제시한 2030년까지의에너지수요예측 ( 이를 2050년까지연장 ) 과독일의사례를따라서규범적으로작성된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ECPI 의에너지수요전망이다. 정부의수요예측은계속증가하는반면, 규범적인 ECPI의수요전망은 2010년에서꾸준히감소한다. ECPI의에너지수요전망은 2030년까지핵발전에서벗어나고, 그리고 2050년까지석탄등의화석연료에서벗어나기위한대안적시나리오의첫번째단계다. 즉, 우리가핵발전등에서벗어나려면, 정부가제시한에너지수요예측의증가곡선이아니라 ECPI의감소곡선을따라가야한다. 32

제 1 차국기본과 3050 시나리오에너지수요비교 에너지량 (toe) 450,000 400,000 350,000 300,000 250,000 200,000 150,000 100,000 50,000 0 국기본 3050 시나리오선형 ( 국기본 ) 2006 년 2010 년 2020 년 2030 년 2050 년 에너지전환손실과에너지다소비산업을축소한다이것은어떻게가능할까? 우선 20% 중반에달하는에너지손실율을줄이는문제를생각해볼수있다. 특히전력생산을위해서화석연료를태우는과정에서많은에너지손실이일어나며, 장거리송배전과정에서도얼마간의손실이이루어진다. 그러나지역에분산된재생에너지로생산 소비시스템을구축한다면, 그자체로전환손실과송배전손실을상당히줄일수있다. ECPI의 2050 년에너지수요전망에서는이를전제로전환손실율을 0% 로잡았다. 두번째에너지다소비적인산업 ( 철강, 석유화학등 ) 이사용하는에너지량을대폭감축시키며, 제조업내비중을크게줄이는것이다. 이는정부가한국의에너지소비증가추세를역전시키기어렵다는원인을제시한에너지다소비산업의규모를축소시키자는역 33

발상이다. 사실이들산업들은에너지를엄청나게사용하고있지만전체부가가치생산의측면에서도상대적으로낮은기여를하고있지못한산업이며, 수출중심의산업이기때문에내수와의연관도미약하다 ( 만약이런산업구조개편을추진할경우, 해당지역공동체와노동자들이떠안아야할경제사회적부담을사회전체가공유하는 정의로운전환 전략이전제되어야한다 ). 이런구조적차원의변화를모색한위에서, 산업, 가정, 상업, 수송분야각부분에서의에너지효율화를추구하여에너지수요감축을시도하자는구상이다. 한편오히려절대량이나비중면에서에너지소비가증가하는부문도있다. 대표적인것이농업분야의에너지사용의증가로서, 농업회생과식량안보의차원에서에너지소비가일정하게더증가할필요가있다고판단하였다 ( 물론, 이것이면세유와온실농업등과같이에너지낭비적활동으로이어지지않는다는전제가필요하다 ). 또한가정과공공부문의에너지소비도증가하는것으로가정했는데, 이는개인삶의질을유지하고공동체활동의활성화한다는차원에서고려한것이다 ( 다음의그래프를참조하라 ). 재생에너지원을중심으로에너지믹스를짠다이제다음단계는전망된수요를어떤에너지원으로공급할것인지를선택해보도록하자. 이를 에너지믹스 energy mix 라고부르기도한다. 에너지원은크게화석연료 ( 석탄, 석유, LNG), 원자력, 그리고재생에너지 ( 수력, 태양력, 풍력등 ) 으로구분할수있고, 수요 34

탈핵 / 탈화석연료 2030 시나리오 ( 부문별 ) 에너지량 (toe) 250,000 200,000 150,000 100,000 공공부문상업부문가정부문수송부문비에너지다소비제조업에너지다소비제조업광업건설업농림어업전환부문 50,000 0 2010 년 2020 년 2030 년 2050 년 를충족시키기위해서어떤비중으로할것인지결정해야하는것이다. 우리는이미핵발전을단계적으로줄여나가겠다는선택을하였기때문에, 이에맞춰서다른에너지원의공급비중을조정해야하는것이다. 한가지더고려할점이있다. 만약핵발전을감축하는대신에, 그자리를화석연료의공급으로메운다면온실가스배출이나석유정점등과관련된문제를더욱악화시킬수있다는점이다. 따라서화석연료의사용도점차줄여나가는선택을해야하며, 그몫의상당부분은당연히재생에너지원이대신해야할것이다. 현재가동중인 21기의핵발전소를당장에모두폐쇄한다고했을때, 2010년총에너지의대략 12% 정도그리고전력중에서는대략 35% 에달하는상당한큰에너지량의공급을포기하는것이다. 따라서 2030년까지단계적으로폐쇄하면서, 그부족량 ( 혹은그이 35

20-50-100 재생에너지시나리오 재생에너지량 250,000 ( 천 toe) 200,000 150,000 100,000 기타지열바이오매스소수력풍력태양광태양열 50,000 0 2010 년 2020 년 2030 년 2050 년 상 ) 을재생에너지를통해서메우는시나리오를준비해야한다. 앞서이야기했듯이한국의재생에너지기술적잠재량은충분하기때문에정치적판단, 정책적개입그리고시민운동이뒷받침이된다면단계적으로재생에너지이용량을늘려나가는것이결코불가능하지않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2020년에전체에너지소비중재생에너지로 20% 를충당하며, 2030년까지는 50%, 2050년까지는 100% 확대하는시나리오를제시하였다 ( 위의그림참조 ). 이시나리오에서재생에너지는태양열, 태양광, 풍력, 소수력그리고바이오매스만고려했으며, 논란이많은조력이나폐기물소각등의에너지원은제외하였다. 이시나리오에서는핵발전이생산하던전력을대신한다는차원에서, 전력을생산해낼수있는재생 36

3050 시나리오 총 1 차에너지량 ( 천 toe) 석탄태양열바이오매스 석유태양광지열 LNG 풍력기타 원자력소수력 250,000 200,000 150,000 100,000 50,000 0 2010 년 2020 년 2030 년 2050 년 에너지원인태양광, 풍력그리고소수력의비중을높이는것을전제하였다. 이와유사한시나리오는이미재생에너지강대국에서는흔히만들어지고있고, 정부정책에수용되고있다. 독일이 2020년까지재생에너지비중을 30% 까지증대시키는계획을가지고있으며, 2030년까지 50%, 그리고 2050년에는전력의 100% 를재생에너지로공급할계획을가지고있다. 한편후쿠시마이전에도일본은이미 2020년재생에너지 20% 의목표를가지고있었다. 그러나현정부가 2030년에야고작 11% 정도의재생에너지확대목표를가지고있다는점을생각하면, 이시나리오가제시하는목표를달성하 37

기위해서는가히 혁명적인 방식을도입하지않으면안될것이다. 그방식중에하나로독일에서아래로부터자발적으로일어난재생에너지생산운동과이를제도적으로뒷받침했던 발전차액지원제도 를손꼽는이들이많다. 2030년탈핵, 2050년탈석유시나리오이제종합을해보자. 2030년까지핵발전소를모두폐쇄하고, 2050년까지는온실가스배출을대폭줄이고석유정점의위기로피하기위해서모든화석연료사용을폐지하자는소위, 3050 탈핵 탈석유시나리오 다 ( 이시나리오는앞서이야기한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논의에기반하여만들어진것으로, 최근에창당한녹색당에의해서발표된대단히급진적인것이다 ). 아래의그래프가이시나리오를종합적으로보여주고있다. 에너지수요자체가대폭줄어들었으며, 핵발전은 2030년에는사라진다. 또한석탄과석유사용은급격히줄어들었으며, 과도기적으로그중간다리 ( 브릿지 ) 역할로 LNG 의비중이증가한다. 무엇보다도태양열, 태양광, 풍력을비롯한재생에너지이용이급격히증가했으며, 2010년에는핵발전와화석연료를모두대체하여에너지수요의 100% 를재생에너지가공급하고있다. 이그래프는핵공포에서벗어나서안전하게살기를원하는시민들이꿈꿀수있는지속가능한에너지의미래중하나를보여주는것이다. 38

에너지시나리오와민주적토론 인구천만의서울, 에너지전환 / 자립이가능할까? 사실이시나리오담겨진미래는대단히함축적이어서, 우리에게많은쟁점에대해서토론을하도록만들어준다. 대표적인것중하나가지역에너지전환문제일것이다. 사실핵발전을멈추고이를대신하여재생에너지를확대하겠다는구상은자연스럽게지역분산적인에너지생산 소비시스템의논의로이어지며 ( 물론몽골의고비사막에서생산된태양광전지를한국에공급하려는시도로연결될수도있다 ), 무엇보다도 에너지부정의 문제를제기하는순간부터지역분산적인에너지시스템으로의전환 ( 즉, 지역에너지전환 ) 은핵심적인과제로떠오른다. 최근박원순서울시장이 원전 1기줄이기 정책을내세우는것도이와관련이되는데, 서울내에서에너지 39

수요를최대한줄이고재생에너지확대를통해서지역의에너지자립도를높이겠다는구상은지역에너지전환의주요한전략이라고할수있다. 만약지역에너지자립도를높인다는전략을극단까지밀어붙여 2050년에는모든지역에서재생에너지만으로해당지역의에너지수요를모두공급한다고생각해보자. 이는현재제시한시나리오와지역에너지전환전략을일치시키려면도달하는논리적귀결인데, 인구천만이넘는서울에서재생에너지만으로그수요를모두충족시킬수있을까? ( 참고로현재서울시의재생에너지자립도는 0.4% 에불과하다. 화석연료발전을포함해도 1% 를겨우벗어난다 ). 지역인구와산업의대대적인재편논의를피할수없다여기서는즉답은피하고, 이질문의함의만을살펴보도록하자. 앞서에너지수요를급격히감축시키는방안으로철강과석유화학과같은에너지다소비산업의활동을감축시키는구상을제시하였다. 이는대규모산업단지가소재한울산이나여수와같은지역의엄청난변화를의미하며, 인구의재배치와경제활동의유형을변화시킬것이다. 재생에너지산업과에너지효율화산업이확대될것이며또한농업활동이확대된다고가정하며, 이와연관되어인구의지역적이동이일어날것이다. 또한사회는재화와서비스의지역적생산과소비가확대되며, 수출을비롯하여원거리물류를통해서이루어지는경제활동도줄어들어야할것이다. 이는인구와경제활동등모든측면에서단극화된서울이현재와같은수준으 40

로유지될것인지 ( 아니유지되어야하는지 ) 에대한질문으로이어진다. 서울에서재생에너지자립은가능하다. 그러나현재와같은인구와경제활동규모보다는더적은인구, 더작은경제활동에서는더욱가능할것이다. 이는보다풍부한재생에너지자원을가진지역으로의인구와경제활동의이동으로이어질것이며, 한국사회전체차원에서재생에너지를통한에너지자립의가능성은더욱커질것이다. 2050년에우리가꿈꾸는것은단지핵발전과화석연료를버리고재생에너지이용을 100% 까지확대하자는것은아니다. 산업구조를바꾸고, 지역인구분포를바꾸고, 그에따른권력을바꾸자는것이기도하다. 이를상상하지않는다면, 아마도여기서일부제시한이런시나리오는그저고문서의하나로남게될것이다. 에너지결정권을되찾자! 마지막으로에너지시나리오의의미를되돌아보면서마무리해보자. 사실핵발전에서벗어나기위한가장첫번째관문은핵발전의위험을아는것이다. 후쿠시마라는비극을통해서우리는그관문을넘고있다. 광범위하게일어나고있는시민운동이이를가속화시킬것이고, 그힘이핵발전에서벗어나기위한두번째관문으로나아가게만들것이다. 그렇다면두번째관문은에너지에관한결정권을정부관료와기업경영자, 그리고무엇보다도전문가들로부터되찾아와서, 민주적토론아래에두는것이다. 절대로에너지수요는줄지않을것이며그래서원자력을불가피하다는 41

전문가의주장아래에, 왜에너지에관한결정권을복속시켜야하는가. 화석처럼굳어져서절대낮아지는법없는에너지수요예측곡선에왜시민들이위축되어야하는가. 경제는계속성장할것이고, 일인당에너지소비도늘어날것이며, 에너지다소비산업의비중은절대줄어들지않을것이라는가정을왜우리는받아들여야하는가. 우리를대신하여, 우리의의사에반하여가정하고예측하고계획하며결정하는에너지미래를우리가왜따라야하는가. 그에대한반역이필요하다. 그것은우리가어느정도에너지를사용할것인지, 어떻게공급받을것인지, 에너지시나리오에대한광범위한사회적토론이이루어져야하며, 민주적토론속에서핵발전의운명을결정해야할것이다. 다시민주주의다. 42

팸플릿을내며 이팸플릿은후쿠시마 1주년을맞아개최되는탈핵집회를위해서준비된것이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어떻게핵발전에서벗어날수있을지에대해서지난 1년간공부하고연구해왔다. 이성과를시민들과직접나누면서, 함께공부하고토론해볼수있기를바라고있다. 이팸플릿은한번읽고버려지는일회용이아니라, 두고두고읽고지인들에게도읽어보라고권할수있는것이되기를바란다. 이글은 오늘의교육 2012년 1~2 월호에실린 핵없는사회를위한대전환은어떻게? 라는제목의글을대폭수정하고보완한것이다. 이글의 4부와 5부는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녹색당의의뢰로작업한 녹색당, 3050 탈핵 탈석유시나리오 의내용에기반한것이다. 이작업에는연구소의여러동료들이함께했다. 그런점에서이글은연구소의공동저작물이라고도할수있다. 연구소의시나리오연구결과물은 3월중순에별도로공개될예정이다. 연구소홈페이지 www.enerpol.net에서받아볼수있다. 마지막으로이팸플릿의편집과디자인은출판사이매진이도와주었다. 감사드린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2009년 8월에창립한에너지 기후분야의진보적민간싱크탱크다. 우리사회의에너지전환방향을선도하고구체적인방안을제시하는연구를진행하고있으며, 특히노동자 농민 저소득층등사회적약자의처지에서기후변화와위기에대응하는정책을생산하고있다. 홈페이지 www.enerpol.net 이메일 enerzine@naver.com 전화 02-6404-8440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