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표논문집은 년도정부재원 교육부 으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발간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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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2018 학년도범한철학회정기학술대회 일시 : 2018. 6. 8( 금 ) 10:00 ~ 18:00 장소 : 전남대학교인문대학 (1/2/3 호관 ) 주최 : 범한철학회주관 : 전남대학교철학연구교육센터전남대학교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단후원 : 한국연구재단

이발표논문집은 년도정부재원 교육부 으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발간되었음

2018 학년도범한철학회정기학술대회일정 주제 : 기술문명과, 인간본성 시간기조강연 ( 전문가 + 대중강연 ) 10:30~12:00(90 분 ) 주제 : 기술문명과인간본성장소 : 인문대 3호관소강당강연 : 이진우교수 ( 포항공대 ) 진행 : 김양현교수 ( 범한철학회회장 ) 12:00~13:00(1 시간 ) 점심 13:00~13:20(20분 ) 등록 13:20~13:50 정기총회 (30분) 진행 : 양순자교수 ( 전남대 / 총무이사 ) 인문대 2 호관 4 층 교수회의실 < 섹션별주제발표 > 기술문명과인간본성 14:00~16:40(160분 ) 발표 40분논평 10분토론 60분 좌장 : 김세정교수 ( 충남대 ) 인문대 1호관이을호강의실발표1: 최재목교수 ( 영남대 ) 논평1: 이철승교수 ( 조선대 ) 발표2: 양선진교수 ( 충남대 ) 논평2: 정용환교수 ( 순천대 ) 좌장 : 박정하교수 ( 성균관대 ) 인문대 2호관 4층교수회의실발표1: 이종관교수 ( 성균관대 ) 논평1: 류도향교수 ( 전남대 ) 발표2: 신상규교수 ( 이화여대 ) 논평2: 박일호교수 ( 전북대 ) 16:40~17:00(20 분 ) 휴식 17:00~18:00(1 시간 ) 발표 8 분 토론 30 분 < 철학회장라운드테이블 > 미래의철학교육인문대 2호관 4층교수회의실좌장 : 설헌영교수 ( 조선대 / 전범한철학회회장 ) 발표김교빈교수 ( 한국철학회회장 ) 김성민교수 ( 한국철학사상연구회회장 ) 김양현교수 ( 범한철학회회장 ) 18:00~20:00 만찬

목 차 섹션별주제발표및논평원고 - 동양철학제1주제 :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발표 : 최재목 ( 영남대 ) 3 논평 : 이철승 ( 조선대 ) 21 제2주제 :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발표 : 양선진 ( 충남대 ) 27 논평 : 정용환 ( 순천대 ) 43 - 서양철학제1주제 : 4차산업혁명과인간의죽음? - 아직오지않은휴머니즘에관한미래인문학적성찰발표 : 이종관 ( 성균관대 ) 49 논평 : 류도향 ( 전남대 ) 73 제 2 주제 : 인간본성변화의윤리적쟁점과포스트휴머니티 발표 : 신상규 ( 이화여대 ) 79 논평 : 박일호 ( 전북대 ) 93 철학회장라운드테이블발표 : 김교빈 ( 한국철학회 ) 97 김성민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 101 김양현 ( 범한철학회 ) 105 학회자료 ( 연혁 / 회칙 / 임원진 )

- 동양철학 제 1 주제 : 최재목 ( 영남대 )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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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 신독 ( 愼獨 ) 이라는관점의재음미 - 최재목 ( 영남대 ) 1. 시작하는말 : 과학기술문명시대에인성논의의의미이발표문은 기술문명과인간본성 이라는주제아래, 동양철학적관점 에서 인성 ( 人性 ) 문제를시론적으로살펴보려는것이다. 기술문명은 과학 (science scientia) 에근거하여발달해온 기술 (technology technē) 의 문명 (civilization) 을말한다. 과학은그것을실제생활에구현하는기술과딱붙게되었고, 이것 ( 과학 + 기술 ) 이 문명 을만들어왔다. 이것을단순화하면, 과학 + 기술 문명 이라할수있다. 과학기술문명은이미우리삶의인공적환경으로서 인위 / 인공자연 ( 人爲 / 人工自然 ) 이되었다. 그것은무의식에서인간존재를구속하며조종한다. 시공간이인간존재를구속하듯이과학기술문명도인간을구속한다. 따라서과학기술문명은이미하나의필수불가결한인간의환경으로서인성에직간접적으로영향을미치고있다. 존재피구속성이니, 입장구속성이니하는말들처럼, 과학기술적환경구속성 은당연한것이다. 스마트폰을들여다보며길을걷는사람들을말하는, 스마트폰 (smart phone) 과좀비 (zombie) 의합성어인스몸비 (smombie) 는스마트폰에서눈을떼지못하는이른바 스마트폰중독자 이다. 이런경우는스마트폰이그사람의무의식을장악하고있다. 게임이그렇고, 자동차가그렇고, 컴퓨터가그렇고, 네비게이션이그렇다. 이미그것없이는못살아가는환경이되고말았다. 필수 - 자연 이된것이다. 이런것들이나아닌곳에서나를구속, 조정하고있으니, 이미그것은 나 라는정체성이되어버렸다. 이렇게되면과학기술문명이인성에영향을미친다는것은자명한사실이니이것을전제로하여논의를진행할수밖에없다. 실수로창의성과감정을가지게된가정용로봇인앤드류가사랑을이루기위해인간이되려는내용인영화 바이센테니얼맨 (Bicentennial Man, 1999) 에서는불멸성을가진로봇이자신의속성인그불멸성포기하고자연인인인간처럼스스로늙어가기를자처한다. 이제자연인 ( 자연지능 ) 과인공인 ( 인공지능 ) 의구별, 경계마저애매해지고있다. 인류멸망보고서 라는영화는인공지능도깨달음을얻을수있고자살마저가능하다. 이처럼스스로사고하고판단하는 인공지능 의출현은우리를지금과는다른새로운세계로이끌어줄것이지만이에따라 인간이란무엇인가 인성이란무엇인가 를더욱더깊이고민하게만든다. 영화 Her( 그녀 ) (2013) 에서는육체가없는사랑도보여준다. 영화 가타카 (1997) 에서보듯이유전자조작, 변형으로우성인자들이이끌어가는사회가도래할수도있고, 아일랜드 (2005) 에서보듯이, 누군가에게장기를제공할복제인간으로살아있는처참한사회도생각해볼수있다. 우리사회에서는현재 AI(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ICBM(IoT, Cloud, - 3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Bigdata, Mobile) 등첨단정보통신기술이경제 사회전반에융합되어혁신적인변화가나타나는차세대산업혁명즉제4차산업혁명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시기에접어들었다고하여, 여러분야에서다각도로이에대해대응을논의하려하고있다. 정보통신기술 (ICT) 기반의새로운산업시대를대표하는용어인제4차산업혁명은 2016년세계경제포럼 (WEF: World Economic Forum) 에서언급되어향후세계가직면할화두가되었다. 융합, 지능 지식 지성, 연결 속도등에 초 ( 超 ) 라는글자가붙어, 초융합 (Superfusion)-초연결(Hyperconnectivity)-초지능(Superintelligence) 을특징으로하는 4차산업혁명은, 제1차산업혁명 (1750년부터 1830년에걸쳐영국에서방적기계의개량으로시작된 증기기관기반의기계화혁명 )- 제2차산업혁명 (19세기후반의전기, 석유의사용에따른중화학공업으로시작된 전기에너지기반의대량생산혁명 )- 제3차산업혁명 ( 컴퓨터 인터넷으로시작된 컴퓨터와인터넷기반의지식정보혁명 ) 과는차원을달리하는것으로평가된다. 도표 1: 제 4 차산업혁명 [ 출전 : 미래창조과학부블로그 ] 2016 년 3 월알파고 (AlphaGo) 와이세돌의바둑대결은제 4 차산업혁명의한단면을보여 주었다. 1) 제 4 차산업혁명의내용과진행에대해서는, 사실현단계로서는, 호들갑반진솔함반이지 만, 사회와학계에서는필히논의해보아야할주제들이다. 제 4 차산업혁명이지구상의모든 사회와국가를다바꿀수있는것도아니며, 혹여바꾼다하더라도인간의본성을 180 도 아니 360 도로바꿀수있을것은아니겠으나학술적논의자체는열어둘필요가있기때 문이다. 이발표에서는, 가급적과학기술문명이라는거대담론자체에대한논의를피하고, 의도 적으로문제를매우좁혀서,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으로정하고, 동양전통의 신독 ( 愼 獨 ) 이라는관점을재음미하는방식으로진행해보고자한다. 디지털 (Digital) 을 돼지털이냐 고묻던때는이제 호랑이담배피던시절 이됐다. 스마 트폰을시작으로 PDA( 개인휴대정보단말기, Personal Digital Assistant), PSP( 휴대용 게임기, PlayStation Portable) 와같은전자기기가하루가멀다하고쏟아져나온다. 그렇 다면디지털이란대체무엇일까? 디지털 (Digital) 의어원은 손가락 혹은 손가락을꼽아 수를헤아림 을뜻하는라틴어디지투스 (Dígĭtus) 에서유래했으며, 지금에와선일반적으로 데이터를한자리씩끊어서다루는방식 으로쓰인다. 그리고그기술을기반으로만들어 진사회를디지털사회라한다. 1) 네이버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48884&cid=42346&categoryid=42346) 참조, ( 검색일자 : 2018.5.20). - 4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디지털사회에서디지털기기를활용한삶은과거에비해훨씬편리하고빠르며효율적이다. 하지만디지털기술이주는편리함뒤에가려진문제점들역시존재한다. 최근들어급속히성장하고있는흔히 SNS 라고불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ocial Network Service) 가바로그것이다. SNS는전자우편을시작으로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그리고카카오톡과같은메신저를포괄하여일컫는말이다. 이러한 SNS가왜현대디지털사회에서문제가되는가. 실제로 SNS 안에서의대인관계형성은면전이아니라모니터를사이에두고이루어지고있다. 전혀일면식없는사람과도 SNS 내에서 친구 를맺는다. 전통적으로친구사이에는 믿음 [ 信 ] 이전제되어야교류가가능하다. 모니터를앞에둔채사이버공간에서활동하는자아는독립성을지닌존재이다. 현실에서주변의제약을받는내가아니라자유로운나로서활동하게된다. 그러한자아는현실의제약때문에못하던행동이나생각을과감하게드러내게되며, 익명성이란모습으로나타나기도한다. 나아가자신의모습이보이지않는다는점을이용해남을공격하기도하고욕설과비방을하는폭력성을띄게된다. 이러한폭력성은사이버폭력과같은범죄로이어지게된다. 이를해결할방법은있는것인가?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에서사이버범죄를저지른자에대해징역, 벌금등으로처벌하도록규정하고있다. 하지만법적인제재는한계가있다. 일단법은그행위자에대한처벌에주안점을두고있으며, 무엇보다근본적인문제의개선이이루어지지않고있다. 근본적인개선이이루어지지않는다면언제든법망을피해다시나타날수있다. 이근본적인개선을위해우리는 인성교육 에주안점을둘필요가있다. 다만 인성 과 교육 을쉽게결합하는데에는반대이지만일단인성이 교육될수있다 는가능성은열어두기로한다. 그렇다면인성교육은어떤방식으로이루어져야하는가? 이것은사회적환경변화를토대로생각해보아야한다. 디지털사회에서발생하는문제들의근본적인원인은독립성과폐쇄성이다. 독립성과폐쇄성의뚜렷한특징은 혼자임 ( 獨 ) 이다. 곧홀로있을때에도몸가짐과언행을조심할수있도록하는 삼가함, 신중함 ( 愼 ) 의교육이이루어져야할것이다. 그래서그러한인성교육방향성을 신독 ( 愼獨 ) 즉 홀로있을때삼가는, 신중한 교육과연관지어생각해볼필요가있다. 신독은유교의기본경전인 대학( 大學 ) 과 중용( 中庸 ) 에실려있다. 홀로있을때삼간다, 신중해한다 는의미로, 여러사람이있는앞에서보다혼자있을때를더조심하라는것이다. 홀로있는환경에선자신의습관때문에그마음이늘자신의행동을주도하도록하는데에어려움이따르게된다. 그렇기때문에신독의자세가확립만된다면, 독립적이고폐쇄적인상태에서도도덕의발휘가가능할것이다. 인간이만든과학기술문명이인간을변형하고, 다시인간이과학기술문명을변형해갈가능성과희망이있기에, 과학기술문명을인성과 이분법적 으로더욱이대결 대치적으로파악하는방식보다도인간본성의표현 표출의한방식으로그것 ( 과학기술문명 ) 바라보는안목도중요할것이다. 다만여기서말하는인성이란기계성에대립하는 자연인 으로서의인 - 5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간본성을의미한다. 과학기술문명을두고생각할때, 인간이인간답다는것은자율성, 주체성, 창의성을의미한다. 인간다움은추상적인실체가아니라인간자신이과학기술문명이라는흐름즉 물리 ( 物理 ) 를잘이해하고잘다루어가는방법과지혜즉 도리 ( 道理 ) 속에서드러난다. 물리를도리내에서이해하려한 ( 物理卽道理 ) 동양철학의전통맥락에서 신독 ( 愼獨 ) 은 인성교육 을성찰하는데여전히유효하다고본다. 2. 물음 : 인성교육 은가능한가? 데카르트는 방법서설 에서, 기본적으로각영역의전문가라는것은타인의정신적인불행으로벌어먹고살아가는 허위의자격 이라보았다. 그래서그는여러영역의이론과전문연구에대해서, 사기당하지않기위하여, 그것이어떤점에서타당한가를인식하고검토하려고생각하였다 고한다. 특히연구실속의지식인-학자에대해서 연구실속의지식인은자신의연구성과에대하여그것을더그럴듯하게나타낼양으로많은교묘한기지를쓰기때문에더욱나는경계해야한다고믿었다. 2) 고말한다. 학문-지식이갖는도구적속성, 넓게보면현대적배움이란것이결국남의불행을기반으로나의행복을찾으려는전문가양성이아닌가. 이점에서 남의이목을위해서 = 남에게잘보이기위해서하는학문 즉 위인지학 ( 爲人之學 ) 에속해있다. 이점은어느시대나마찬가지였는데, 공자가 논어 에서 옛날에배우는사람들은자신을위해서하였는데, 지금배우는사람들은남을위해서한다 (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 3) 는말에서도알수있다. 과거나현재나학문하는목적이대부분 남의이목 을위해, 남에게잘보이기 위해하는것이다. 온나라가외부의평가에골몰하면서그지표에맞추기위해눈물겨운노력을하고, 공무원과공시열풍이부는등취업에목을매고있고, 각종자격증따기등 스펙 (Specification) 쌓기에바쁘다. 하이데거의말을빌면 몰아세움 -닦달 (Gestell) 에열중이다. 오늘날의교육이그야말로전시 ( 戰時 ) 의총동원체제화와별반다를게없는듯하다. 이처럼교육은 저돌적 ( 猪突的 ) 이되었다. 멧돼지처럼오직앞만보고돌진할뿐, 왜? 라고묻는정신은상실했다. 한마디로생각하는기능, 즉 맹자 에서말하는심지관 ( 心之官 ) 으로서의 사 ( 思 ) 4) 는이미마비되고기능-도구인으로서만움직여가고있다. 성찰의기능을상실한, 생각없는 기능적인간은자율성, 주체성, 창의성을상실하기마련이다. 자신을내팽겨친 ( 放心, 自暴自棄 ) 불안이나부끄러움, 상실감보다도 외물 ( 外物 ) 로부터의소외 라는불안이더크다. 어쨌든이런현실을두고, 우선짚어보아야할문제가있다. 인성교육이본질적으로가능한가어떤가의문제이다. 오래전 디지털시대일수록 인성교육 우선해야 라는기사를본적이있다. 여기서는디지털시대일수록인성교육이중요하며꾸준한인성교육은학생들의인성함양에도움을준다는결과를보여준다. 2) 데카르트, 방법서설, 김형효역, 삼성출판사. 3) 論語 憲問. 4) 心之官則思, 孟子 告子上. - 6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디지털시대일수록 인성교육 이우선시돼야한다는목소리가높다. 4일 [2015.2] 손동현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은 그동안한국의교육은산업화에필요한특정분야의전문능력함양에중점을뒀다 며 하지만기성지식이나기술을습득하는것만으로는교육이제역할을할수없는시대가됐다 고강조했다. 그는최근잇따르는 인재 ( 人災 ) 도인성교육의부재가원인이라고지적했다. 우리나라의경우산업화를위해전문분야의지식 기술습득에초점을둬왔다. 이로인해타인에대한배려 이해등은부족하다는것. 그는 가치 의미를성찰하는반성적능력을함양해주는지성교육이강화돼야한다 며 일방적인지식전달이도표2: 학교교육내용에서중요도아니라문제제기와대화 토론등의방법이실시돼야한다 고설명했다. 또학생스스로문제를찾고질문에대한답을찾아가는교육이이뤄져야한다고덧붙였다. 실제로꾸준한인성교육은학생들의인성함양에도움을주는것으로나타났다. 서울여자대학교가 2012년입학한 1학년전체를대상으로 3년간벌인조사결과에따르면, 학년이올라갈수록인지 정의 행동영역이성장하는것으로조사됐다. 인성단계변화역시학년이올라갈수록높은단계로이동했다. 최근에는초 중 고등학교에서도인성교육이강조되고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 2013 자료에따르면, 학교에서현재보다중시해야할교육내용은초등학교는인성교육 (65.1%), 창의성교육 (15.9%), 민주시민교육 (6.4%) 등의순이었다. 학교도인성교육 (58.4%), 창의성교육 (13.7%), 민주시민교육 (7.8%) 순으로나타났다. 고등학교는인성교육 (41.6%), 진로교육 (20.7%), 창의성교육 (10.6%) 등으로조사됐다. 학교급에상관없이인성교육이 1위를차지한셈이다. 초 중 고등학교가인성교육과공동체적삶에대한책임감을길러줘야한다는주장에대해전체응답자의절반이상인 76.6% 는동의한다고답했다. 동의하지않는다는의견은 3.3% 에불과했다. 아울러현재초 중 고등학생자녀를둔학부모들의인성교육에대한관심과투자는미흡한것으로조사됐다. 5) 위의내용에일단동의를한다. 그런데한편으로 인성교육이왜필요하며, 그것이과연가능한가? 라는의문을갖게된다. 인성즉인간의품성이어떤것인지사실우리사회에서, 교육계에서도분명하게 합의 한것은없다. 오히려디지털시대, AI, ICBM으로대표되는제4차산업혁명시기에는, 과학기술의진전에따라인간의품성을어떻게다시새로해석해야할것인가하는그당위성이생겨나고있는것이다. 시대가인간의품성을새로해석하도록종용하고있는것이다. 개인의행위가타인에게피해를끼치지않으면, 규범의한도내에서, 어떤행동이든할자유가있지만이에대해명확하게관점정립을아직하지못하고있다. 현시대는법을내세운규범사회쪽으로흘러가고있으나, 덕의위치가불분명하다. 우리가추구하는사회 5) 천지일보, [http://blog.daum.net/siyeong6310/342], ( 검색일자 : 2016.10.9). - 7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가분명 규범사회 임에도아직학계나교육계에서는덕의사회인양롤모델이될덕있는인간 (= 큰바위얼굴 ) 즉퇴계니누구니내세우면서 덕교육 을버리지못하고있다. 이점에서규범과덕의 절충 쯤인지어떤지어정쩡한입장으로보인다. 김영란법이시행되고난뒤 스승의날 의의미를정립하지못한것과같다. 이럴때왜규범이아니고인성인가? 아니인성은교육 ( 교정 ) 이가능한가? 이에대해서는여러의견이있을수있다. 필요-가능하다는교정주의, 불필요-불가능하다는자연주의의방향이그것이다. 교정주의는인성에대해일단부정적 ( 성악설적 ) 인해석을, 자연주의는긍정적 ( 성선설적 ) 인해석을깔고있다. 자연주의의근거는생명의합목적성을지지한다. 개체에내재된자율성을지지한다. 인간은근본적으로광물성-식물성-동물성-인간성을가지고있으며, 이를토대로감성-이성-지성-영성을실현해간다. 이문제를도표로나타내면아래와같다. [ 도표 3: 인성에서아날로그와디지털의문제 ] 교육 ( 교정 ) 의방향은일단 긍정-낙관 의방향에서있다. 마치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기술과탐구, 또모든행동과추구는어떤선을목표삼는것이라생각한다. 그러므로선이란모든것이목표삼는것이라고한주장은옳은것이라하겠다 6) 라고말했듯이, 인간성의부정적측면을 선 ( 善 ) 쪽으로변환하려는기획이다. 그러나이기획에는빛만을목표삼는것이아니라그늘즉 악 ( 惡 ) 을어떻게할것인가라는과제를껴안게된다. 동양전통의성선설적관점에서는한, 인간은만물의영장이다 6)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윤리학, 최명관옮김, ( 서광사, 1984), 31 쪽 (1094a). - 8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 惟人萬物之靈 ) 7) 거나 인간은천지기운 (= 五行 ) 의빼어난것을얻어서태어났기에가장영특하다 ( 惟人也得其秀而最 ) 8) 라고하여, 인간에게만물의영장이라는자격을부여지만, 성악설에서본다면, 인간의선은교육 ( 교정 ) 되어야하는것이다. 순자 ( 荀子 ) 가 굽은나무는반드시도지개 [ 은괄 ( 檃栝 ): 휜나무를펴는틀 ] 나쪄서펴는것을거친다음에야곧게되고, 무딘쇠는반드시숫돌에간 [ 礱厲 ] 뒤에야비로소날카롭게된다. 오늘날인간의본성은악해서, 반드시스승의법도를따른뒤에야비로소바르게되고, 예의가있어야비로소다스려지는것이다. 9) 라고한말은인간의그늘에주목한발언이다. 인성의문제는디테일로향한다. 선이아니라악의문제에더신경이쓰이며, 논의가깊어진다. 인간의식의저면은항상어둡고, 더럽고, 지저분하다. 늘순종과반항, 선함과잔인함, 신성 ( 神性 ) 과악마성 ( 惡魔性 ), 이성과비이성, 창조 질서와파괴 혼돈으로표리부동하다. 뭐이런이중인격을숨기고있는게바로인간아닌가. 어리석음 ( 愚癡, 癡愚 ) 이이세상을이끌어가는거다. 여기서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의수기 를회상해볼필요가있다. 나는병적인인간이다 나는심술궂은인간이다 실은내가무엇을원하고있었는지, 그걸너는알겠나? 다름아니라, 너같은건세상에서없어져버리라는것이다! 나에겐안정이라는것이필요해. 나는타인으로부터괴로움을받지않기위해서라면당장에라도온세계를단돈 1 코페이카에팔아버리겠다. 세계가파멸하는것과내가차를마시지못하게되는것과어느쪽이큰일인가! 설사온세계가파멸해버린대도상관없지만, 나는언제나차를마시고싶을때마셔야한다. 이걸너는알고있었나, 어때? 그래서나는더럽고비열한인간이고게을러빠진이기주의자라는걸나자신잘알고있어. 10) 온세계가파멸한다해도, 늘마셔오던차를마실수있다면, 그것으로됐다는이기주의자가 인간 일수있는것이다. 이런점에서인성교육의구조는일찍이 중용 에그골자를잘드러내보여주고있다. 이구조는성선설적, 성악설적양면에서읽어갈수있다. 교육을통한인성의변화를두방향에서짚어볼대목이다. 아래에그골자를예시해본다. 〇천명지위성 ( 天命之謂性 ) 의구조 하늘이명한것을성 ( 본성 ) 이라고한다. 7) 書經, 泰誓上. 8) 周敦頤, 太極圖說 ; 近思錄, 道體篇. 9) 荀子, 性惡 : 故枸木必將待檃栝烝矯然後直, 鈍金必將待礱厲然後利, 今人之性惡, 必將待師法然後正, 得禮義然後治. 10) 도스토옙스키, 지하생활자의수기, 이동현옮김, ( 문예출판사, 1998), 7 쪽, 181-2 쪽. - 9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性 도덕성 : 이성 孟子四端 욕망성 : 감정 荀子七情 측은지심 ( 惻隱之心 ) : 어려움에처한사람을애처롭게여기는마음 수오지심 ( 羞惡之心 ) : 나쁜것을부끄러워하여멀리하려는마음 사양지심 ( 辭讓之心 ) : 남을배려하여양보하는마음 시비지심 ( 是非之心 ) : 옳고그름을판단할줄아는마음 仁義 四확충德禮智 기쁨 ( 희 : 喜 ), 노여움 ( 노 : 怒 ), 슬픔 ( 애 : 哀 ), 두려움 ( 구 : 懼 ), 사랑 ( 애 : 愛 ), 싫어함 ( 오 : 惡 ), 바람 ( 욕 : 欲 ) 솔성지위도 ( 率性之謂道 ) 의구조 본성을따르는 vs 통솔하는것을도라고한다. 率性의率 도덕성 자신의내면 (= 이성적 / 자율적 ) 에따르다孟子的해석 욕망성 ( 외재적통치자 / 성인 / 스승이 ) 통솔, 규율, 규 제하다 荀子的해석 수도지위교 ( 修道之謂敎 ) 의구조 도를닦는것을교라고한다. 修道 도덕성에따르다 이성적 / 자율적 / 내면적수행 / 수련 孟子的해석 욕망성을통솔 / 규율하다 ( 외재적통치자 / 성인 / 스승에의한 ) 타율적 / 객관적규율과규제 荀子的해석 [ 도표 4: 중용수장의두가지 ( 성선설적, 성악설적 ) 해석 ] 해답은없다. 그러나인간의품성근저에는두방향이있다는것을디지털시대에서염두에둘필요가있다. 디지털기기앞에홀로남겨지는상황이빈번하며, 익명의공간에홀로내버려질때어떻게할것인가? 일찍이일본의양명학의시조인나카에토쥬 ( 中江藤樹 ) 는인간의지향성 = 의 ( 意 ) 를 마음의치우친바 이자 만욕백악 ( 萬欲百惡 ) 의연원 으로파악하고 11), 그추악한것이바로 범심 ( 凡心 ) 의실체 ( 實體 ) 로규정하였다. 12) 자신의자력적의지나이성으로는도저히자기구제가불가능하다고판단하여 절대타력 을요청하기에이른다. 다만다행히인간의품성은개체적이면서우주적인특성을갖는다. 개체적이라는것은 11) 中江藤樹, 藤樹先生全集, 巻 12, 大学考 : 意者万欲百悪ノ淵源ナリ 蓋意者心之所倚也 故ニ初学ヨリ意ヲ絶ントセバ頑虚ニ入ル弊ナキコト能ハズ. 12) 中江藤樹, 藤樹先生全集, 卷 1, 經解 誠意 (1) : 意者, 凡心之實體也. - 10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식물성 - 동물성을말한다. 우주적이라는것은전인류적, 전생명적인보편성을지향하는특 성을말한다. 개체적일상적인마음 ( 有心이라해두자 ) 이우주적인마음 ( 無心이라해두 자 ) 으로진전될가능성도있는것이다. [ 도표 5: 인간품성의다차원적파악 ] 3. 제안 : 신독 ( 愼獨 ) 의재음미 = 내면 - 인격경영매뉴얼 혹은 홀로서기시뮬레이션 목영해는 디지털정보화시대도덕교육에관한연구 13) 에서이렇게말한다. 인터넷공간에서의폭언, 비방, 인식공격그리고인터넷중독과같은디지털정보화역기능이심각하다. 그런데전통적인도덕교육방법은디지털가상공간에서벌어지는도덕문제의해결에는적절하지못하다. 디지털정보화시대에디지털매체사용자개인에의하여자행되는비행은실재세계 자아와가상공간 자아간의적절한관계를매체사용자가인식하지못한것에서기인한다. 따라서정보윤리문제해결을위한정보윤리교육은실재자아로서의학습자로하여금가상공간 자아와의조화로운관계를실천지향적으로인식케하는일을중심으로전개되는것이바람직하다.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에대한지적으로서정곡을찌르고있다. 그러나 전통적인도덕교육방법은디지털가상공간에서벌어지는도덕문제의해결에는적절하지못하다 라는발언에는충분히동의할수가없다. 그래서아래에서는주체적개인, 이성적주체라는관점을동양철학의전통적맥락속에서다시짚어가면서논의해보고자한다. 13) 목영해, 디지털정보화시대도덕교육에관한연구, 道德敎育硏究 第 12 卷 2 號, ( 韓國道德敎育學會, 2000. 11). - 11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1) 수신의기법전통시대에는수신 ( 修身 ) 이라는과제가있었다. 수신은유학이지향한수기치인 ( 修己治人 ) 이라는맥락에있다. 다시말해서 독선 ( 獨善 ) 을넘어서서 개체의심신 ( 心身 ) 을 공동체 ( 治人 ; 治國 平天下 ) 로확대 = 전개하기위한일종의가상현실게임 (simulation) 이었다. 그리고처세는수신의사회적, 정치적실천이었다. 그것은심신의접힘 ( 屈 ) 과펼침 ( 伸 ) 으로이해할수있다. 사회적 정치적장으로드러나지않은심신의 미발 ( 未發 ) 의고요함 ( 靜 ) 에서한치의흔들림도없이지선한행동-실천을이행하려는손짓-몸짓을인식하고, 그것을신체화 내면화하려고 실제행위 에앞서평소부단히가상현실게임을하는것이수신이었다. 수신 ( 修身 ) 의 수 는우리말로 닦다 라고읽는다. 즉, 닦다는 1< 때, 먼지녹따위의더러운것을없애거나윤기를내려고거죽을문지르다.>, 2< 길따위를내다.>, 3< 건물따위를지을터전을평평하게다지다.>, 4< 학문이나기술을배우고익히다 >, 5< 품행이나도덕을바르게다스려기르다.>, 6< 기초를마련하다.>, 7< 치밀하게따져자세히밝히다.> 등등의뜻이다. 여기서은유적으로는 1, 2와도통하지만, 유교적윤리의맥락에서보면 5에해당한다. 다시말해서수신은스스로를위해서 닦달 (Gestell) 하는것 ( 爲己 ) 이며, 밖을향한 관찰 (=theoria) 과달리끊임없이내면적수직적 깊이 를가지려는것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2000 년 6 월 15 일방송통신심의위원회 ( 구, 정보통신윤리위원회 ) 에 서는 네티즌윤리강령 을선포하였다. 정보공간오염해소를위해디지털정보통신매체 사용자가준수해야할행동강령이포함된윤리강령이다. 14) 14) 2000 년 6 월 15 일 ' 네티즌윤리강령 ' 선포식 - 정보통신윤리위원회 >.[http://www.icec.or.kr/frame4.htm l] - 12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네티즌윤리강령정보통신환경의변화에따라가상공간의이용이급증하고있다. 네티즌은가상공간에서유익한정보를서로나누고건전한인간관계를형성하며, 다양한경험을쌓는다. 또한가상공간을통해정보사회의성숙한인간으로성장하며, 인류사회발전에기여한다. 가상공간의주체는네티즌이다. 네티즌은가상공간에서표현의자유와권리를가지고있으며, 동시에의무와책임도지니고있다. 이러한권리가존중되지않고의무가이행되지않을때가상공간은무질서와타락으로붕괴되고말것이다. 이에가상공간을모두의행복과자유, 평등이실현되는공간으로발전시킬수있도록 ' 네티즌윤리강령 ' 을제정하고이를실천할것을다짐한다. 가. 네티즌기본정신 a. 가상공간의주체는인간이다. b. 가상공간은공동체의공간이다. c. 가상공간은누구에게나평등하며열린공간이다. d. 가상공간은네티즌스스로건전하게가꾸어나간다. 나. 행동강령 a. 우리는타인의인권과사생활을존중하고보호한다. b. 우리는건전한정보를제공하고올바르게사용한다. c. 우리는불건전한정보를배격하며유포하지않는다. d. 우리는타인의정보를보호하며, 자신의정보도철저히관리한다. e. 우리는비 속어나욕설사용을자제하고, 바른언어를사용한다. f. 우리는실명으로활동하며, 자신의 ID로행한행동에책임을진다. g. 우리는바이러스유포나해킹등불법적인행동을하지않는다. h. 우리는타인의지적재산권을보호하고존중한다. i. 우리는가상공간에대한자율적감시와비판활동에적극참여한다. j. 우리는네티즌윤리강령실천을통해건전한네티즌문화를조성한다. [ 도표 6: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네티즌윤리강령 ] 이러한강령은개인의주체성, 자율성, 자발성, 능동성에기초한것이다. 내면-인격경영매뉴얼혹은건강한 홀로서기 가불가능하다면아무런의미가없다. 감시체제, 처벌사회시스템속에서통제할수밖에없다. 우리가놓치지말아야할것은그늘보다도빛이다. 통제보다도자율성주체성이중요하 - 13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다. 이것은내면-인격경영매뉴얼을숙지시키는것, 건강한 홀로서기 의가능성을열어두는것이다. 2) 신독이라는것양촌 ( 陽村 ) 권근 ( 權近. 1352-1409) 은 39세되던 1390년 ( 공양왕 2년 ) 가을에 입학도설 ( 入學圖說 ) 을짓는다. 당시학문의길에뜻을둔젊은이들이기본적으로학습해야할기초지식들즉 대학, 중용, 천인심성합일설( 天人心性合一說 ) 등을도설로써알기쉽게풀이하여제시한것이다. 이 입학도설 은우리나라유학에서전하는가장오래된도설 15) 이다. 아울러그이후유학사에서기원을이루는영향력있는이론이된다. 권근은다음그림에서 사람이란그원리는하나이지만, 타고나는기질과행하는일에있어서는선악 ( 善惡 ) 의차이가있다. 그런까닭에그글자가둘로갈려경계하는뜻을보이고있는것이다. 라는것을제시한다. 16) [ 도표 7: 양촌권근의인간이해 ] 그리고심 ( 心 ), 그네모난신체의중심 (= 方寸 ) 에서타오르는불꽃을아래그림으로보여 주고자한다. 15) 일반적으로도설 ( 圖說 ) 이란 그림 ( 圖 ) 과그주변에배치된 설명 ( 說 ) 으로되어있다. 도설은암호를해독해야풀릴지식의그림 ( 知圖 ) 이다. 즉풀려야할문제의그림과그그림주위에수많은언설 - 개념들이몰려있다. 그러므로문제를제대로풀기위해서는그것을은폐한채흩어진맥락과개념들을새로짜맞춰야한다. 이짜임관계는잠금장치만남기고여러숫자를이리저리조합한암호처럼숨어버렸다. 이것을알아야비로소첨단잠금장치를열수있다. 16) 人 이란 仁 한것이다. 인 ( 仁 ) 이란것은천지가만물을내는원리이니, 사람이이것을타고나서마음이되는것이다. 그러므로사람이만물의영장이되는것이며, 인 ( 仁 ) 은모든선 ( 善 ) 의으뜸이되나니, 합쳐서이것을도 ( 道 ) 라고말한다. 성인 ( 聖人 ) 은성 ( 誠 ) 이지극하여도 ( 道 ) 가하늘과같고, 군자 ( 君子 ) 는능히경 ( 敬 ) 으로써그도를닦으며, 일반사람들은욕심에가려혼미해서오직악 ( 惡 ) 을쫓는것이다. 그러므로사람이란그원리는하나이지만, 타고나는기질과행하는일에있어서는선악 ( 善惡 ) 의차이가있다. 그런까닭에그글자가둘로갈려경계하는뜻을보이고있는것이다. 인간으로서능히 仁 을체득하여심덕 ( 心德 ) 을온전하게하고, 그타고난원리가늘존재해서잃지않도록해야만사람으로서의명분에부끄러움이없으며, 그공으로서비로소수 ( 壽 ) 하게된다. 그렇지못하고타고난원래가손상될때에는사람이라할것이못된다. 그러므로공자가이르기를, 어진자는수한다 (< 논어 > 옹야편 ) 하였고, 또이르기를, 사람이태어날때에는본래정직한거인데, 정직하지못한사람도살아가는것은다만요행수로화를면하였을따름이다 (< 논어 > 옹야편 ) 라고한것이다. ( 권근의풀이 ) - 14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 도표 8: 양촌권근의마음이해 ] 즉, 선비들이마음을 방촌 ( 方寸 : 네모난신체의중심 ) 을빗대어연못을네모나게파듯 이, 마음을네모나게만들고획하나하나에설명을보탠다. 이가운데마음심자를자세 히풀이해둔다. 그머리끝이위에서부터아래로내려온것은기 ( 氣 ) 의근원을나타내고 있는데, 묘 ( 妙 ) 가합쳐마음을이루는것을말해주고있으며, 그꼬리가날카로워밑으로부 터위로삐친것은마음이오행으로는불에속하는바, 그불꽃이피어오름을본뜬것이다. 그러므로능히광명이발하고동하여만사에대응하게되는것이다. 17) 라는대목은인간 내면의탐구를잘보여준다. 인간이란무엇인가를되묻게하며, 마음을잘다잡아야한다 17) 마음이란사람이하늘에서타고난것이고, 신체를주관하는것이다. 이 ( 理 ) 와기 ( 氣 ) 가묘하게합쳐졌으니비어있으면서도신령스럽고통철하여신명 ( 神明 ) 이머무는집이되고, 성정 ( 性情 ) 을거느리게되니, 이른바밝은덕으로써온갖이 ( 理 ) 를구비하여만사에대응하는것이다. 기품 ( 氣稟 ) 에구애가되고물욕 ( 物慾 ) 에가려져서, 그작용의나타남은때로는혼매하게되니, 학자들은마땅히경 ( 敬 ) 으로써마음속을바르게하여혼매함을물리치고, 다시밝음을회복시켜야할것이다. 그글자모양이네모진것은사방한치되는곳의중앙에있음을본뜬것이요, 중앙의한점은성리 ( 性理 ) 의근원을본뜬것이니, 지극히둥글고지극히발라 [ 正 ] 서한쪽으로치우치거나기운바가없는마음의본체가된다. 그밑으로오목파인것은그속이허 ( 虛 ) 한것을본뜬것이니텅비어있기때문에모든이 ( 理 ) 를갖출수가있는것이다. 그머리끝이위에서부터아래로내려온것은기 ( 氣 ) 의근원을나타내고있는데, 묘 ( 妙 ) 가합쳐마음을이루는것을말해주고있으며, 그꼬리가날카로와밑으로부터위로삐친것은마음이오행으로는불에속하는바, 그불꽃이피어오름을본뜬것이다. 그러므로능히광명이발하고동하여만사에대응하게되는것이다. 그오른쪽의한점은성 ( 性 ) 이발하여정 ( 情 ) 이됨을본땃으니마음의작용을나타내고, 왼쪽의한점은마음이발하여뜻이됨을본땃으니이것역시마음의작용인것은매일반이다. 그본체는하나이고작용은둘이있으니, 성명 ( 性命 ) 에서발원한것은도심 ( 道心 ) 이라하여정 ( 情 ) 에귀속하는데, 그시초에있어서는 不善 이있을수없으나그발단이미묘하여보기가어렵기때문에이르기를, 도심 ( 道心 ) 은오직미묘하다한것이니이는반드시 敬 으로주관하여확충시켜나가야되는것이다. 한편형기 ( 形氣 ) 에서나온것은인심 ( 人心 ) 이라하여 意 에귀속시키는데, 그기미 ( 幾微 ) 는선한것도있고악한것도있어서, 그형세가위태롭고떨어질듯하므로이르기를, 인심은오직위태로운것이라고말하는것이니, 더욱특별히 敬 으로써주장하여다스려야하며, 욕심이싹트는것을막고천리 ( 天理 ) 를정상 ( 正常 ) 으로확충시켜서도심 ( 道心 ) 이주가되고인심 ( 人心 ) 이거기에좇도록해야만위태로운것이안정되고, 세미 ( 細微 ) 한것이드러나서동 ( 動 ) 하고정 ( 靜 ) 하며, 말하는것이다스스로잘못이없게되어서, 비로소성현 ( 聖賢 ) 들과더불어함께천지의조화에참여케되는것이니, 차차로그런목적이도달하도록노력을기울여야할것이다. 그렇지못하면사람의욕심은날로자라고, 천리 ( 天理 ) 는날로시들어서, 그러한마음의작용은정욕 ( 情欲 ) 과이해관계에지나지못하게되니, 비록사람의형상을하고있다하더라도금수 ( 禽獸 ) 와별로다를것이없으니, 감히불경 ( 不敬 ) 해서되겠는가? ( 권근의풀이 ) - 15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는공부를제시하고그덕목이 경 ( 敬 ) 임을명시한다. 사람은사람사이에서살아야하지만, 사람사이에서살아가는데에는내공과철학이필요하다는말이다. 우리전통시대에는내면-인격경영매뉴얼혹은 홀로서기 시뮬레이션이있었다. 대학 과 중용 에나오는 신독 ( 愼獨 ) 개념이다. 〇대학 : 故君子必愼其獨也. / 〇중용 : 故君子愼其獨也. 愼의고자 ( 古字 ) 는위가 眞 (= 誠 ), 아래가 心 이다. 위의해석은여러가지일수있다. 1 홀로있을때를삼가라 = 혼자있다고함부로하지마라. 2 홀로있다는그생각을삼가라 = 자신내면의양심과천지사방의시선이다주시하고있다. 결국다드러난다. < 예 > 曾子曰, 十目所視, 十手所指, 其嚴乎. 3 자신내면의마음자리를명덕 ( 明德 : 내면-이성의빛, 도리 = 보편적원리 ) 에늘비추어서조심조심행동하라. < 예 > 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自謙, 故君子必愼其獨也. 小人閒居爲不善, 無所不至, 見君子而后厭然, 揜其不善, 而著其善. 人之視己, 如見其肺肝然, 則何益矣. 此謂誠於中, 形於外, 故君子必愼其獨也. 신독이란결국 1+2+3 의뜻이다. 小人人心신체 ( 心 )-욕망/ 감정에지배홀로있기 = 괴로움 / 못견딤爲不善, 無所不至방탕, 방종구속 3) 과거의여러견해들 孤 獨 立 善 樂 ( 知 畏 樂 ) 君子道心정신 ( 心 )-이성/ 도덕에의거홀로있을때잘견딤內 / 自 : 如惡惡臭, 如好好色外 / 人 ( 他 ): 十目所視, 十手所指嚴 愼자유 〇몽테뉴는 에세 에서 내사는자리가외롭고쓸쓸한것은, 진실을말하면, 오히려나 를뻗쳐서밖으로키워준다. 나는혼자있을때를더즐겨서국가와우주의일에열중한 다. 고했다. - 16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〇회재이언적은홀로있음의즐거움 ( 獨樂 ) 을이야기하였다. 회재는그의시 임거십오영 ( 林居十五詠 ) 을미 ( 乙未 ) 가운데제 14 수인 < 존양 ( 存養 )> 에서이렇게읊는다. 후두둑산속에비뿌리니꿈에서저절로깨어나문득창너머들판의닭울음소리들으니인간사오만가지가지생각말끔히다사라지고오직영묘한근원 ( 性 ) 에한가닥밝음 ( 明德 ) 만이또렷하노라. 山雨蕭蕭夢自醒忽聞窓外野鷄聲, 人間萬慮都消盡只有靈源一點明 18) 그렇다. 은거하는선비의삶은이렇게 홀로 - 홀로있는 시간즉 고독을즐기는 사람인 것이다. 그러면서자신을성찰하고, 글도쓰며, 자유를찾는것이다. 마치릴케가그의시 < 가을날 > 에서이렇게말하듯! 지금혼자인사람은혼자로남아서 깨어나, 읽고, 긴편지를쓸것입니다. 임거십오영 ( 林居十五詠 ) 을미 ( 乙未 ) 가운데제 13 수인 < 관심 ( 觀心 )> 에서이렇게읊는다. 텅빈산골한밤중갓과옷을단정히차려입고앉으니, 한점푸른등잔불과한결같은마음. 본체는이미밝은곳으로부터징험해야하는법. 진리의근원은다시금고요함속으로눈돌려찾으리. 空山中夜整冠襟, 一點靑燈一片心, 本體已從明處驗, 眞源更向靜中尋 그리고, 제 12 수인 < 독락 ( 獨樂 )> 에서는이렇게읊는다. 벗들다떠나버려뉘와함께시읊기모임을하랴. 바위와새와개울과물고기가내얼굴을익혔으니이들가운데그지없이기이한것을시로써적으려는데두견새울어대는가운데, 산너머삐죽이달이돋아오르네. 19) 離群誰與共吟壇, 巖鳥溪魚慣我顔, 欲識箇中奇絶處, 子規聲裏月窺山 18) 항상또렷이깨어있는마음가짐 ( 常惺惺法 ), 즉 경 ( 敬 ) 혹은 텅비어있으나영묘하게작용하여만사만물을분별하여어둡지않은 (= 밝은 ) 작용 즉 허령불매 ( 虛靈不昧 ) 를말하는구절이다. 이부분은왕양명이양지 ( 良知 ) 를 一點靈明 이라한것과유사하다. 19) 여기요, 나도! 두견새도달도, 나도적어주세요! 하면서끼이려는흥취를매우잘묘사하였다. - 17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〇리하르트분쉬, < 고종의독일인의사분쉬 >/1903 년의일기 : 한국황제의생일이다. 이른아침부터비가내려습기가많다. 늘그래왔듯이한바탕법석을떤끝에황제를알현할수있었다. 지난주에는클라라비비히 (Clara Viebig) 의 아이펠(Eifel) 의아이들, 라인강의파수꾼, 예술이여, 만세 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을읽었다. 그리고피셔 (Visher) 의책도한권읽었는데, 무신론자인나도종교적감성을느낄수있었다. 사람은자기존재를인식하면서살때인생의풍요로움을가장많이느낄수있다. 인간은남을잘돕고선량하기때문에고귀하며, 정신이분명하기때문에예술가이며사상가이다. 세상은인간에게행운을결코호락호락허락하지않으니재빨리포착해야한다. 불운이덮치기전에행운을훔치든가로채든해야하는것이다. 정적 ( 靜寂 ) 과밤을사랑하는불행이살그머니자신을뒤쫓고있음을알아야한다. 순결을잃는것이부끄러움을잃는것은아니다. 그렇지않다면결혼이란파렴치한일일테니까. 수치스러운마음을포기한다면이상 ( 理想 ) 을악마에게건져주는것과다를바없다. 〇경당장흥효의부끄럼없는 ( 不愧 ) 삶 혼자누워있어도이불에부끄럽지않고, 혼자걸어도그림자에부끄럽지않다. 獨寢不愧衾獨行不愧影 윤동주의시에서, 하늘을우러러한점부끄럼이없기를잎새에이는바람에도나는괴로워했다 처럼, 부끄럼없는삶 을비는마음. 위구절은성인聖人을꿈꾸었던조선시대의여인장계향 ( 張桂香, 1598~1680) 의부친경당敬堂장흥효 ( 張興孝, 1564~1634) 가평소하던말이다. 원래이구절은송나라때유학자채원정蔡元定 (1135~1198) 이언급한바있다. 20) 그이전에는북제 ( 北齊 ) 유주 ( 劉晝 ) 의책에서 독립불괴영, 독침불괴금 ( 獨立不愧影, 獨寢不愧衾 : 홀로서있을때에그림자에부끄럽지않고, 혼자누워있어도이불에부끄럽지않다 ) 처럼거의같은구절이보인다. 21) 〇발타자르그라시안, < 명화로보는천년의지혜서 > 자신의성격, 재능, 판단력을파악하고감정을장악해야한다. 자신을제대로알지못하면자기자신을지배할수없다. 얼굴을비추는거울은매우많지만마음을보여주는거울은오직자기성찰뿐이다. 외모에는신경쓰지못하더라도내면의모습은끊임없이꾸미고 20) 宋史, 蔡元定傳 : 獨行不愧影, 獨寢不愧衾. 21) 新論, 愼獨 : 身恒居善, 則內無憂慮, 外無畏懼, 獨立不愧影, 獨寢不愧衾 ( 몸이항상선한데있게되면안으로는우려가없고, 밖으로는두려움이없으며, 홀로서있을때에그림자에부끄럽지않고, 혼자누워있어도이불에부끄럽지않다 ). - 18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개선하라. 매사를지혜롭게처리하려면자신의지식과재능을헤아릴줄알아야한다. 도 전에임할때는자신의재능과생각의깊이를잘파악해서어떻게도전에대응할지판단하 라. 〇에픽테토스, < 엥케이리디온 > 정신의원리가손상되지않도록주의하라주위를걸어다니는데에도너의발이못에찔리거나삐게발걸음을옮기지않도록주의하는것처럼, 그와같이또한너자신의주도적인것 [ 너자신을이끄는원리 ] 을손상하지않도록주의하라. 만일우리가각각의행위에서이것을준수한다면, 우리는각각의행위에대해서보다안전하게착수할수있을것이다. 4. 맺는말 : 홀로가편안한혹은불안한시대의인성교육보들레르의산문시집 파리의우울 가운데 새벽 1시에 에이런구절이있다. 마침내! 혼자가되었군! 몇시간동안휴식까지는아니라도우리는고요를갖게되리라. 마침내! 인면 ( 人面 ) 의폭력은사라지고, 이제나를괴롭히는건나자신뿐이리라. 말은또이어진다. 마침내! 그러니까이제나는어둠의늪속에서휴식할수있게되었다! 먼저자물쇠를이중으로잠그자. 이렇게자물쇠를잠가두면, 나의고독은더욱깊어지고, 지금나를외부로부터격리시키는바리케이트가더욱단단해지는것같다. 그리고더이어지는데, 딱눈에띄는구절이있다. 한극장지배인에게 ( 왜일까?) 내가기꺼이저지른다른비행들은부인하였다. 하나는허풍의범죄. 다른하나는인간존중의범죄이다. 인간을만나고, 얼굴을맞대며산다는것이얼마나어려운일인지를보여주는대목이다. 보들레르는자발적고독을원한다. 인면의폭력 에서벗어나고싶어서이다. 그렇다. 개인은선할지모르지만, 공동체는선한것이아니다. 폭력성을갖고있고, 개인은그앞에서나약하다. 그래서그릇속에그릇이, 또여러그릇속묻혀들어간겹겹이상자, 인형속에인형이 5겹 6겹으로숨어든목제러시아인형마트료쉬카처럼, 나의개성을집단적, 획일적인힘으로부터잘지켜내는일또한어렵고힘겹다. 자물쇠로걸어잠그고, 보이지않는몇겹의바리케이트를치면서, 자신의고독속으로걸어들어가는길은, 홀로임의평온과자유속으로가는길이다. 디지털사회에서발생하는문제들의근본적인원인은독립성과폐쇄성이다. 긍정적이든부정적이든우리는 혼자 있는공간에있을수있고또그런공간이개인적위로를안겨주기도한다. 타자가사라진공간에서우리는남을위해하는생각의길로접어들수도있다. 이처럼디지털시대의독립성과폐쇄성은 홀로-혼자임 ( 獨 ) 을견디고관리하는일이다. 홀로 라는자유를지키는것도중요하지만, 건강한 홀로 이기위해서는고독, 불안, 허무주의, 불편을견뎌내야하며, 또한주체적자율적으로행동하기위한양식과양심을가져야한다. 여기서홀로있을때에도몸가짐과언행을조심할수있도록하는 ( 愼 ) 교육이필요하다. 스스로가스스로를자율적으로감시하는신독 ( 愼獨 ) 은 개체의심신 ( 心身 ) 을 공동체 로확대하 - 19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는방법이며, 개인의주체성, 자율성, 자발성, 능동성에기초한수련법이다. 한마디로 내면-인격경영매뉴얼 혹은건강한 홀로서기 연습이라할만하다. 그것이불가능하다면결국우리는판옵티콘 (Panopticon) 같은철저한감시체제, 처벌사회시스템을요청해야하며개인은끊임없이누군가-무언가 ( 사회, 국가, 단체, 권력, 기관, 시스템등 ) 로부터통제당할수밖에없을것이다. 홀로가편안한혹은불안한시대 의인간이해와인성교육은어렵다. 사회적규범도중요하고개인개인의덕성함양도중요하기때문이다. 사회적요건으로서는규범적인간을강조해야하며, 개인적요건으로서는덕성적인간을강조해야한다. 두가지의조화, 균형이바람직하다. 즉 내면-인격경영매뉴얼 혹은건강한 홀로서기 연습은결국 욕망 [ 欲 ] 이움직이는대로무언가를홀로행하지만, 궁극적으로사회적 룰 을넘어서지않는이른바 종심소욕불유구 ( 從心所欲不踰矩 ) 의시스템구축이다. 이것은규범교육과덕교육의협력, 균형, 조화를보여준다. 신독은양식과양심에입각하여, 부끄럽지않게-건강하고자유롭게-초연하게-행동하는 자율적주체적인간의길을보여주는덕목이라고본다. 아울러인간이인간답게윤리적인것만이아니라미적, 영성적으로성숙해가는길을찾을수있을것이다.( 미완초고. 2018.5.25) - 20 - 최재목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 신독 ( 愼獨 ) 이라는관점의재음미 - 을읽고 이철승 ( 조선대 ) 2016 년 1 월스위스다보스에서개최된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 은 제 4 차산업혁명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을주요의제로부각시켰다. 4 차산업혁명은사이버물리시스템 (CPS), 사물인터넷 (IoT), 클라우드서비스, 인공지능 (AI), 빅데이터, 3D 프린팅, 생명공학등첨단정보통신기술을활용하여실세계모든사물들의지능화 (intelligent) 와초연결 (hyper-connection) 을지향하기때문에기존의산업혁명에비해속도와범위와시스템에끼치는영향이매우크다. 따라서이회의를계기로많은사람들은인간의편리함이극대화될것으로예측한다. 특히 2016 년 3 월 9 일 ~15 일 ( 한국, 서울 ) 과 2017 년 5 월 23 일 ~27 일 ( 중국, 浙江省嘉興 ) 에진행된인공지능인 알파고 (AlphaGo) 와세계최고수준의바둑프로기사인 이세돌 9 단및 커제 ( 柯洁 ) 9 단의바둑경기에서 알파고 가승리하자, 많은사람들은이 4 차산업혁명의영향이산업의거의모든분야에미칠것으로생각한다. 1) 이처럼현대의과학과기술은기계와구별되는인간의고유영역으로여겨지던감성과창의성부분까지침투하고있다. 이러한과학과기술의발전은인간과기계의관계는물론인간의정체성에대해새로운질문을제기할태세다. 곧그것은이전시대의인간관과구별되는새로운시대의흐름에부합하는인간형을모색하며, 인간의정체성에대해문제를제기한다. 그런데 4 차산업혁명시대에는과학기술의발전못지않게도구적이성에의한인간의수단화현상또한팽배하고있다. 이러한도구적인간관의확산은인터넷의발달과무분별한정보의홍수로인해 검색만있고, 사색은없다. 와 기계만알고, 인간을모른다. 라는말이상징하듯, 소외를비롯한여러문제들이발생한다. 이러한시대상황에서최재목교수 ( 이하논자 ) 의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 신독 ( 愼獨 ) 이라는관점의재음미 - 이라는논문은의의가적지않다. 그러나이논문은논자의입론을엄밀하게논증하는형식이아니라, 논자의예리한통찰력과해박한지식에의거하여문제점을다각적으로성찰하는형식을띠고있다. 평자는대체로논자의문제의식에동의한다. 평자의임무수행과논문의완성도를위해몇몇의견을제시한다. 1. 인성교육과디지털시대의홀로서기문제 인성은교육의대상인가? 함양의대상인가? 교육의대상이라면주체는누구이고, 대상은누구인가? 인성에대한정의는무엇인가? 일반적으로인성이란인간의품성혹은인간의본성을말한다. 그런데인성을논하려면먼저 인간이란무엇인가? 와 본성을어떻게이해하는가? 등의문제가해결되어야한다. 1) 그런데구글딥마인드팀이 2017 년 10 월 19 일 ( 한국시간 ) 에공개한내용에따르면 알파고제로 가이세돌 9 단을이긴 알파고리 ( 이세돌성을딴이름 ) 를상대로전승을거두었다. 사람들은 알파고제로 의두뇌역할을하는 TPU(Tensor Processing Unit) 에관심이모아지고있다. 기본적으로 알파고리 와 알파고제로 에는모두 TPU 가들어가있지만, 1 년만에기보 ( 棋譜 ) 학습도없이어떻게스스로를뛰어넘었는지에대한궁금증이크다. 알파고리 는이세돌 9 단과같은 인간계최강 을상대로바둑을두며기보를학습해수십만에달하는수를터득했다. 그러나 알파고제로 는바둑의기본규칙만입력한다음대국도없이스스로만든빅데이터를통해진화하였고, 겨우 36 시간만에 알파고리 를넘어섰다. 이정혁기자, 36 시간만에알파고넘은 알파고제로 의뇌, TPU 란?, < 머니투데이 >, 2017 년 10 월 19 일참조. - 21 - 이철승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또한 인성교육 의개념이성립되기위해서는우선 인간, 본성, 교육 등에대한관점이정립되어야한다. 그리고이세개념이어떻게유기적으로연계될수있는지에대해논리적인정합성을확보해야한다. 논자는인성교육문제에대해 인성 과 교육 을쉽게결합하는데에는반대이지만일단인성이 교육될수있다 는가능성은열어두기로한다. (3 쪽 ) 고지적하고, 디지털시대의독립성과폐쇄성에의한역기능문제 ( 폭언, 비방, 인신공격, 인터넷중독등 ) 를해결하기위해 대학 과 중용 에서중시하는신독 ( 愼獨 ) 을토대로하는바람직한 홀로서기 의필요성을주장한다. 평자역시현대사회의이러한역기능의문제를해결하는면에신독 ( 愼獨 ) 이유효할수있을것으로생각한다. 그러나신독 ( 愼獨 ) 을교육의대상으로삼을수있는지에대해서는토론이필요하다. 논자는 내면 - 인격경영매뉴얼 혹은건강한 홀로서기 연습은결국 욕망 [ 欲 ] 이움직이는대로무언가를홀로행하지만, 궁극적으로사회적 룰 을넘어서지않는이른바 종심소욕불유구 ( 從心所欲不踰矩 ) 의시스템구축이다. 이것은규범교육과덕교육의협력, 균형, 조화를보여준다. (17~18 쪽 ) 고지적하여신독 ( 愼獨 ) 을교육의대상으로여긴다. 논자는이어서 신독은양식과양심에입각하여, 부끄럽지않게 - 건강하고자유롭게 - 초연하게 - 행동하는 자율적주체적인간의길을보여주는덕목 (18 쪽 ) 이라고지적한다. 논자의지적처럼신독은인성의문제에서중요하다. 전통적으로유학에서는선각자의모범적인삶을후각자가본받는것을배움의중요한영역으로여긴다. 이것은타율적인교육에수동적으로의존하기보다도덕성의자각을통한모범적인삶을지향하는태도이다. 신독을중시하는사람들은자각을통해본이되는삶을지향한다. 이러한신독을타율적인교육의대상으로삼을수있는가? 오히려자각에의한자율적인도덕성의함양으로볼수는없는가? 이에대해논자의보충설명을듣고싶다. 2. 인성교육에서상이한두관점의병존문제 인성교육문제에대해논자는 5 쪽에서 인성교육이왜필요하며, 그것이과연가능한가? 라는의문을갖게된다. 인성즉인간의품성이어떤것인지사실우리사회에서, 교육계에서도분명하게 합의 한것은없다. 오히려디지털시대, AI, ICBM 으로대표되는제 4 차산업혁명시기에는, 과학기술의진전에따라인간의품성을어떻게다시새로해석해야할것인가하는그당위성이생겨나고있는것이다. 시대가인간의품성을새로해석하도록종용하고있는것이다. 고하였으며, 6~7 쪽에서인성에대해교정주의 ( 성악설적해석 ) 와자연주의 ( 성선설적해석 ) 의관점가운데, 교육을통한인성의변화에적합한방법에대해 해답은없다. 그러나인간의품성근저에는두방향이있다는것을디지털시대에서염두에둘필요가있다. (8 쪽 ) 고지적한다. 인성에대해맹자의성선설과순자의성악설은다르다. 인성교육과관련된문제, 특히인간의본성문제를취급할때에이두관점 ( 성선설 - 본성의회복, 성악설 - 化性起僞 ) 이동일한곳에서동시에양립하기란쉽지않다. 그런데논자는한편으로 해답이없는것 으로여기면서, 다른한편으로두관점이병존할수있는것처럼묘사하고있다. 이에대해논자의보충설명을듣고싶다. 3. 도덕성의기원문제 왜우리는홀로있을때삼가야하는가? 이것의이론적근거는무엇인가? 이문제에대해 대학 과 중용 은선험적인도덕성의논리를제공한다. 이러한논리를수용할경우, - 22 - 이철승

디지털시대의인성교육 공경한자세로순선 ( 純善 ) 의본성을함양하고성찰하며본성의회복을추구하는 신독 의의미는강화된다. 그러나도덕의선험성을부정하고경험을통해후천적으로도덕이형성된다는논리를수용할경우, 신독 의명분은달라질수있다. 전통적인유학에서맹자, 주희, 왕수인등은도덕의선험성을인정하지만, 순자와왕부지는그렇지않다. 특히순자는본성의변화를주장하고, 왕부지는본성을날마다생기며날마다이루어지는것으로여긴다. 2) 논자가논문에서활용한권근역시본성의선험성을중시한다. 디지털시대에홀로서기에실패한많은사람들이바람직한 신독 의자세를갖추기위해적합한도덕성의기원은무엇인가? 이에대해논자의보충설명을듣고싶다. 2) 王夫之, 尙書引義 太甲 2, 天日命於人, 而人日受命於天. 故曰性者生也, 日生而日成之也. 참조. - 23 - 이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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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철학 제 2 주제 : 양선진 ( 충남대 )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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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양선진 ( 충남대 ) Ⅰ. 들어가는말근대이후, 인간의이성은목적을위한도구화과정을겪으며본질이왜곡되어왔다. 이러한인간의도구적이성은, 자본주의가발달한신자유주의시장경제속에서등가물의교환원리라는합리성에기초한계산적이성으로전락해버렸다. 제한적인의미에서의경제적이성, 이해타산에국한된이성으로인해개인은자신의이익만을극대화하려하고, 그가운데경제적불평등, 상호배제와소외, 사회계층간의갈등등다양한사회문제들을양산하였다. 그리고빅데이터, 인공지능등다양한기술문명이지배하는 4차산업혁명시대가도래하면서인간사이의갈등뿐만아니라, 인간의영역에들어선기계들과의마찰도예상되는바다. 이러한시대적맥락속에서, 인간이다른종들과다른탁월함내지고귀함은무엇인가? 인간이갖춰야할덕이란무엇인가? 인간이가진가장중요한덕 (arete/ 德 ) 은시대에따라서다양한관점에서해석된다. 인간이시체와달리생명력을부여하는힘은바로서양의고대철학의경우에는영혼 (psyche) 에서기원한다고할수있고유교의경우에는음양 ( 陰陽 ) 으로일컬어지는기 ( 氣 ) 의작용으로생긴혼백 ( 魂魄 ) 을영혼으로볼수있을것이다. 1) 인간에게생명력을부여하는존재는영혼 (psyche) 이다. 그리스어의영혼 (psyche) 역할은라틴어의 virtus가담당하며 virtus는 wir( 인간또는남자 ) 에서기원한다. 인간이가진힘이생명을생명답게만드는고유한특성이라고할수있다. 이러한맥락속에서호메로스의시대에는트로이와그리스간의전쟁속에서인간의탁월함이란전쟁가운데용기를의미한다. 인간에대한내면적인도덕적반성이전의호메로스의서사시에등장하는세계는인간의탁월함이란용기였으며소크라테스이후의서양철학은인간의이성을인간의탁월한덕으로가정하면서형이상학과윤리학의토대를형성하였다. 기술문명의발달로인해서기계의지능이인간의지능을위협하는시대에도래하였다. 만약기계의능력이인간의능력을넘어선다면, 인간이기계를뛰어넘는인간의고유함은도대체무엇인가? 이러한시대에부응하는새로운인간관이요청된다는차원에서서양의니체와베르그손과동양의왕양명을통해서고찰하고자한다. 왜냐하면이들은기존의이성중심의인간관을넘어서려는동서양의개척자라고할수있기때문이다. 이들이왜근대적인간관을비판하고새로운인간관을제시할수있는지그리고그근거는무엇인가? 이들의공통점이도대체무엇이며서양의두철학자인니체와베르그손과달리, 동양의철학자인왕양명이제시하는인간관이인공지능이우리의생활속에자리잡게되는미래사회에어떤시사점을제시하는지고찰하고자한다. 1) 졸고, 육체와정신의동서철학적관점의비교, 양명학, 한국양명학회, 42 집, 2015, 277-309 쪽. - 27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Ⅱ. 기계의자체동일성및자기동일성과인간의자기초월성인간이다른종들과다른탁월함내지고귀함은무엇인가? 인간이갖춰야할덕이란무엇인가? 인간이가진가장중요한덕 (arete/ 德 ) 은시대에따라서다양한관점에서해석된다. 인간이시체와달리생명력을부여하는힘은바로서양의고대철학의경우에는영혼 (psyche) 에서기원한다고할수있고유교의경우에는음양 ( 陰陽 ) 으로일컬어지는기 ( 氣 ) 의작용으로생긴혼백 ( 魂魄 ) 을영혼으로볼수있을것이다. 2) 인간에게생명력을부여하는존재는영혼 (psyche) 이다. 3) 인간이가진힘, 즉생명력이생명의특성이라는탁월성내지덕이라고할수있다. 죽은시체와달리, 생명력이인간의덕이라고한다면, 전쟁이빈번하였던호메로스의시대 4) 의전사로서의탁월함이란전쟁가운데지녀야할용기가바로인간다운덕이라고할수있다. 이처럼인간에대한내면적인도덕적반성이전의호메로스의서사시에등장하는세계는인간의탁월함이란용기였으며소크라테스이후의폴리스안에서공동체가살아가야할탁월성이강조되는소크라테스이후의서양철학은인간의이성이인간다움, 즉인간의탁월성이라고주장한다. 인간의이성이인간의탁월한덕으로가정하면서형이상학과윤리학의토대를형성하였다. 이러한탁월성이니체의경우에는인간의탁월성이란바로 <( 힘에의 ) 의지 (Wille zur macht)> 를의미한다. 5) 서양철학에서헤겔철학을비판적으로계승하면서발전한시기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까지라고할수있으며이시기는말하자면현대철학의탄생기에해당한다고할수있다. 19세기이전의서양의형이상학은플라톤의철학에근거한다고할수있다. 플라톤의철학은기본적으로감각적이고경험세계를지배하는시간성을초월한이데아의세계를파악하기위해서는이성적사고에기반을둔다고할수있다. 6) 이러한사고는근본적으로살아있는존재를움직이지않는존재로파악한다. 플라톤의철학은근대철학의완성이라고하는헤겔에서완성되는독일관념론으로부터벗어나는사고라고할수있다. 헤겔철학이관념의철학, 또는정신의철학또는이성의철학이라고하는플라톤의계승자라고한다면, 현대철학은이러한이성적사고의문제점을지적하면서등장한철학이라고할수있다. 독일관념론적근대적이성이전제했던보편성, 객관성, 필연성, 고정불변의진리등의문제를근본적으로새롭게볼필요가있다. 7) 인간의역사는인간의본성을계발하거나향상시키려는움직임이라고할수있다. 예를들면, 르네상스와계몽주의시대, 즉휴머니즘시대는인간의본성이란교육적인방식과문화적인방식으로향상시킬수있을것이라고기대하고전망했던철학적사조였다면, 포 2) 같은책. 3) 그리스어의영혼 (psyche) 은라틴어의 virtus 에해당하며 virtus 는 vir( 인간또는남자 ) 에서기원한다. 영혼은영어의 spirit 에가깝다. spirit 은전사의용기를뜻하기도하고사제가지녀야하는종교적정신을뜻하기도한다. 영혼이정신적의미를가지기시작한것은소크라테스이후라고할수있다. 소크라테스이후에와서영혼은형이상학적이고윤리적의미를가진다. 공자이전의인 ( 仁 ) 이란형이하학적용감하다와같은의미였다면공자는인을형이상학적이며윤리적의미인타인에대한사랑 ( 愛人 ) 으로새롭게규정한다. 4) 호메로스의작품으로전해지는 < 일리아스 > 는트로이와그리스간의전쟁을다룬서사시다. 5) 프리드리히니체, 김정현역, 도덕의계보, 책세상, 2002, 503-506 쪽. 6) 같은책, 26-528 쪽. 7) 같은책. - 28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스트휴머니즘의시대는유전공학, 나노기술그리고로봇공학기술에힘입어서인간의생명학적및정신적향상을증진시키려는작업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다시말해서인간의역사는인간의본성을인간이원하는방향으로발전시킬수있다는믿음에근거한다. 8) 인간이본래적으로지니고있는물리적이고생물학적그리고정신적조건에서바람직하지못한측면들제거하고부족한부분을향상시킨인간이라는트랜스휴먼 (trans-human) 내지포스트휴먼 (post-human) 의시대를논하기시작하였다. 휴머니즘이란인간이원하는목적을위해서인간이육체를활용할뿐만아니라인간의육체의연장인과학기술을활용할수있다는것을의미한다면, 포스트휴머니즘이란인간이과학기술에전적으로의존되어인간이주체적으로과학기술을활용하는것이아니라과학기술이자립적존재가되면서오히려인간이기계에종속되는것을의미한다고할수있다. 포스트휴먼과트랜스휴먼을예견할수있는배경은바로휴머니즘에서강조한인간의지성에서기원한과학기술에기인한다. 이런맥락에서포스트휴먼주의자인닉보스트롬에의하면, 포스트휴머니즘의도래는기본적으로인간이성의결과물인과학기술에기원한다. 9) 이처럼과학기술은인간의이성의산물이라고할수있다. 따라서포스트휴먼이도래하는사회역시인간의이성에의존하는사회라고할수있다는입장이다. 국내의연구자역시이러한입장을언급하면서인간의이성이초지능화되고초연결되는포스트휴먼사회역시인간의이성에의존하지종교적인사유에근거하지않는다는입장이다. 10) 하지만휴머니즘의사회는인간의이성이주체적인관점에서과학기술을발명한다면, 포스트휴머니즘의사회에는과학기술이인간이성의통제에서벗어난상태에서자체적으로발전하여인간의통제력밖에서자체적인독립성을유지하게될것이라는전망이다. 11) 인간의이성이인공지능 (AI) 로봇인알파고를발명했다고인간의본성을여전히이성에서찾아야만하는가? 지적능력을지닌인간이알파고와의대결에서졌다는것은인간의본질에대한새로운규정을요청하는것은아닌가? 서구의형이상학은끊임없이인간의본성을이성에서찾았고인간의이성이곧인간의본성을의미하던서양인들의사고구조에변화를요청하고있다. 12) 인간의본성을진정으로인간의이성에서찾아야할것인가? 이러한규정은인간의이성을인간의본성으로규정했던서구인들의사고틀의전환을요청하는것은아닌가? 베르그손에의하면, 인간은추상적사고를할수있는단순한이성적존재가아니라살아가기위해서외부세계와끊임없이관계를맺으면서느끼는정서와감정을가질뿐만아니라자신이느낀것을추상적으로표상할수있는능력도지니고있다. 인간의표상능력 8) More, Max & Vita-More, Natasha ed. 2013. The Transhumanist Reader, Wiley-Blackwell, Oxford, p. 4. 9) Bostrom, Nick. 2005. A History of Transhumanist Thought. Journal of Evolution and Technology 14, no. 1. p. 2. 10) 김재희, 우리는어떻게포스트휴먼주체가될수있는가?, 철학연구, 106 집, 철학연구회, 2014, 215-242 쪽. 11) 김응준, 포스트휴먼조건또는인간의조건, 人文科學, 67 집, 성균관대학교인문학연구원 ( 성균관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 ), 2017, 195-218 쪽. 12) 졸고, 양명학을통해본인공지능 (AI) 시대의과학기술윤리, 양명학, 45 집, 한국양명학회, 2016, 479-507 쪽. - 29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은사물이지니고있는고유한성질들을제거하고개별사물들의양적차원만을묶어서사 물들의관계를인간이필요한목적에따라서배열하고이용할수있는능력을가지고있 다. 이러한인간의지적능력은자신의주변의도구를사용할줄아는도구인 (Homo Faber) 으로서결국과학기술을발명하게만들며인간의생명을확장하고편리하게만들어 주는것이다. 13) 도구적인간이라는베르그손의 도구적존재 라는인간규정속에는인간 은태초부터비인간존재들과연결되어존재하는 관계적존재 로서의특성을동시에함의 하고있다. 따라서인간은단순한지적능력을지니고절대적진리를추구하는무사심 ( 無私心 ) 의특 성을지닌이성적존재가아니라실재적이며구체적환경속에서자신의목적과이익을위 해서살아가면서도구를사용하고활용하는사심 ( 私心 ) 적인존재이다. 제논이후에플라톤 을거쳐근대철학자인데카르트와칸트에이르기까지인간을구체적이며움직이는변화무 쌍한실재의경험세계를사상하고추상적이며부동의영원한지성의세계로상승하려하 였다. 이런과정에서서양의근대인들은주관과객관, 인간과비인간, 인간과자연, 인간과 사물, 자연과인공, 사실과가치등의이분법에기초해서, 인간과기타존재들과의관계적 특성을인식하지못했다. 베르그손은이러한사고를역전시켜서추상적이며사변적인세계에서실재의구체적세 계로하강하려는운동, 정확히말하면, 구체적세계에서추상적인세계로상승을거부하는 운동을의미한다. 베르그손은인간의중심성을인정하면서도인간의존재는기타존재들과 의무한한관계네트워크속에존재한다는것을부인할수없는철학이라고할수있다. 인간은동물의감각적반응에기초한의식과달리, 주어진구체적대상들사이의관계를 사유하는능력을가지고있다. 인간의지성은질적속성을제거하고공통적인양적속성으 로치환하고구체적공간을추상적공간으로바꾸며, 구체적대상을기하학적대상으로바 꾸며, 구체적인실재를추상적개념으로번역할수있는능력을지니고있다. 인간의지성 의본질적기능은구체적인행동속에서구체적으로해결해야할행동방식을도와주는것이 다. 14) 이처럼인간의의식은일반적으로자신의생명의유용성과효용성에주목하지만가 끔은의식적노력을통해서이러한유용성과효용성에서우우회할때인간의의식은참다 운자유를누릴수있다고자신의첫저서인 시론 에서밝힌다. 도구적존재인인간만이 자신의도구를활용해서자신의주어진환경을변화시켜자신의원하는방향으로환경을 개선하면서자유를향유한다. 15) 인간은기술을통해서자신의욕망을충족시키려하며끊 임없이기술혁신을통해서자유를향유하려고한다. 따라서인간의역사는인간의자유를만끽하려는역사속에서기술을개발하였으며또한 자본주의사회의등장과함께자유에대한욕망은소유에대한욕망으로전환하면서소유 욕을충족시키기위해서자본주의사회에서끊임없는소유욕은슘페터 (Joseph Schumpeter) 가주장하듯이, 결국기술혁신또는창조적파괴 (Creative destruction) 를 가능하게하였다고볼수도있다. 16) 13) 정순현, ' 인간 ' 에관한베르그송의고찰, 가톨릭철학, 6 집, 한국가톨릭철학회, 2004, 118-138 쪽. 14) Bergson, 창조적진화, 저작, PUF, 622 쪽. 15) 같은책, 830 쪽. - 30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베버 (M. Weber) 의 프로테스탄티즘의윤리와자본주의정신 에따르면, 프로테스탄트인들은자본주의경제체제속에서근검절약하는금욕주의적태도를지녔다면, 슘페터가언급하듯이, 현대의자본주의사회에서는인간들 ( 기업가들 ) 은끊임없이사적소유를증대하려고하며경제시장에서승자가되려는 의지 와 창조 적능력을발휘하면서기쁨을만끽하려는욕망을지닌존재라는시각 17) 은매슬로우의욕구발달 5단계설 18) 적관점에서이해할수도있다. 슘페터는매슬로와마찬가지로인간들은타자와관계속에서자신들의합리적이성을활용해서승자가되려고하거나사회적기여도를쟁취하려고한다. 19) 대부분의경제사가들은산업혁명이신석기혁명이후에인류에끼친가장큰사건으로간주한다. 따라서산업혁명이근대사회의탄생을낳은대전환적시기로간주한다. 20) 물론산업혁명이발생할수있게만든사상적배경은서양의경우에 개인 의발견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사적재산권과법에의한통치체제를완성한것은바로시민혁명이라는사실은부인할수없을것이며이점에서동양의근대는서양과는다르다. 기술개발에대한인간의욕망과자본주의적맥락에서강화된소유욕을충족시키기위한기술혁신등은모두인간의본질적속성이라고볼수있다. 따라서인간의기술개발이환경을파괴하고생명의본질을왜곡한다는단순한구호로인간의기술문명을전적으로저지할수도없고해서도안된다. 슘페터의따르면, 인간 ( 기업가 ) 는자본주의발전과정에서인간이해야할일은거의없어질것이며인간을대신할기계가그역할을대신할것이라고명확히밝힌다. 21) 이처럼서양은근세이후개인의주체의식을발견하고이러한개인의주체의식이자유와결부되면서자본주의사회에서는자신의이익을위해서라면법적테두리안에서모든것이허용되는유아론에기초해서극단적이기주의를초래하였으며사회공동체의공동의번영을파괴하는중대한문제점을야기했다. 22) Ⅲ. 존재의철학에서생성의철학으로플라톤에서아리스토텔레스를거쳐칸트에이르기까지운동성을부인하는정지된영원한것을추구하면서하면서서양철학은공간적사유에서머물고말았으며시간성을고려하지못하면서생명 16) 경제주체가공헌한것은무엇일까? 그것은의지와행위뿐이고구체적인재화도아니다. ( 슘페터, 조지프 (Joseph A. Schumpeter), 경제발전의이론, 박영호옮김, 박영률출판사, 2005, 208 쪽.) 슘페터는기업가 (entrepreneur) 와소유주또는자본가를구분하면서막스적도식 ( 유산자와무산자 ) 을비판한다. 개념적으로살펴보면, 그가강조한기업가는자본주의사회에서경제의주체가되려는욕망을의미하지기업의소유주를의미하지않는다고언급한다. 따라서슘페터에의하면, 기업가라는경제주체가기여한것은바로재화나구매력이아니라의지와행위라고한다. 17) 슘페터, 경제발전의이론, 132-133 쪽. 18) 생리적욕구 (1) 안전의욕구 (2) 소속감과사랑의욕구 (3) 존경의욕구 (4) 자아실현의욕구 (5) 19) 신종화, 현대성과기업가, 사회와이론, 22 집, 한국이론사회학회, 2013, 351-376 쪽. 20) 김종현, 영국산업혁명의재조명, 서울대출판부, 2006, ( 송병건, 서평 ( 書評 ) : 영국산업혁명의재조명, ( 김종현지음 ), 경제사학, 경제사학회, 44 권, 2008, 210-213 쪽참조 ) 21) 자본주의는위축될것이다. 기업가들이해야할일은아무것도없을것이다. 이러한기계화는영향을미칠수있다. ( 슘페터, 조지프,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변상진옮김, 한길사, 2011, 259~260 쪽참조 ) 22) 진교훈외공저, 자기결정권의한계와연명의료중단. 한림대학교생사학연구소엮음. 생과사의인문학, 모시는사람들, 2015, 15-36 쪽참조. - 31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을무생물로간주하는오류를범하였으며무생물적특성인공간적사고속에서생명적특성인시간적사고를제외시키는과오를범하였다. 이런이유에서서양철학은인간을기타존재들과다른특성인공간화할수있는추상화능력을총칭하는이성적사고를인간의고유한특성으로간주하였다. 인간생명은약동하는특성을지니고있다. 생명이란외부의저항속에서살아남는것이일차적이며가장근본적속성이라고할수있다. 가장높은차원을지닌인간생명은기존의철학자들이소홀히했던살아간다는것의중요성을인식하지못했거나간과했다는사실이다. 이점에서니체와베르그손은모두인간생명의특성을지성적차원에서찾는것이아니라바로인간의생명성, 즉살아남으려는노력에서찾고자한다는점이다. 23) 인간의생명은힘또는약동이다. 24) 베르그손의 < 창조적진화 > 에도니체의위버멘쉬와비슷한표현이등장한다. 베르그손의초인이란인간을넘어선존재를의미하는것이아니라인간자신이초인적특성을지닌다는것을의미한다. 왜냐하면베르그손은표현에주목하면, 인간또는초인만이바로비결정적존재이며진화과정에서자신이지닌종의특성을스스로초월할수있는자이며기존의종적특성을파괴하는창조적존재임을언급하고있다. 25) 자연의우주발생론적설명하는 주역( 周易 ) 은유학에많은영향을주었다. 주역( 周易 ) 에서 역 ( 易 ) 이란변역 ( 變易 ), 즉끊임없는생성과변화를의미한다. 우주자연속에존재하는모든것은정지된것이아니라끊임없이생성된다는관점이다. 우주자연의원리를도 ( 道 ) 라고하며도란음양의관계, 하늘과땅의관계등대립적인두축을하나로묶는관계론적존재론을전제한다. 26) 공맹사상을체계화시킨주희는道를理로해석하고형이하자 ( 形而下者 ) 로서의器를氣로해석한것이다. 27) 리 ( 理 ) 란존재원리이며근거이며기 ( 氣 ) 는현상에존재하는모든구체적인것이라고할수있다. 28) 따라서리는경험세계에서가능한느낌이나헤아림그리고움직임이없다. 29) 이처럼초월적리는절대로감각적요소가모두배제된상태이며경험될수없으며변화지도않기때문에마치플라톤의현상계와대비되는영원한가지계와유사하다고볼수있다. 따라서주희의철학에남겨진숙제는어떻게형이상학적원리인리와형이하적존재인기를통합할것인가문제이다. 30) 이런점에서논자는주희의논리적틀인리기론은생명의원리를설명할수없는한계가있다고생각한다. 31) 주희의인간마음의원리가곧바로리라는관점을가졌다면왕양명은성즉리 ( 性卽理 ) 를비판한다. 왕양명에게인간의마음은인간의몸을주관한다. 32) 왕양명은주희와달리, 구 23) Nietzsche(F.), Kritische Gesamtausgabe(=KGW), Hrsg. G. Colli und M. Montinari, Berlin/New York: Walter de Gruyter, 1967ff. 3 38(12), 339 쪽. Bergson, 물질과기억,, PUF, 339 쪽. 24) Bergson, 창조적진화, 105-106 쪽. 25) 같은책, 721. 26) 周易, 繫辭傳, 一陰一陽謂之道. 27) 周易傳義, 22:96, 朱子小註, 形而上者, 指理而言, 形而下者, 指事物而言. 28) 주역 계사전 ( 繫辭傳, 形而上者謂之道形而下者謂之器. 29) 朱子語類, 卷 1 券, 無情意, 無計度, 無造作. 30) 사마다겐지, 주자학과양명학, 까치, 1996, 94-128 쪽. 31) 졸고, 공간적사고에서시간적사고로의전환 - 왕양명과베르그손의사상을중심으로 -, 동양철학, 48 집, 한국동양철학회, 2017, 95-123 쪽. - 32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체적인생명인몸 ( 形氣 ) 과몸의주관자인마음 ( 心 ) 의결합체안에서참된이치를찾는심즉리 ( 心卽理 ) 를주장한다. 33) 왕양명은생생한생명적특성을지닌인간의마음은다른생명체처럼외부사물의자극에반응을보이는감응 ( 感應 ) 적인존재임을밝힌다. 34) 인간생명의중추적존재인마음은천지자연과긴밀한관계를가지고있으며천지자연의중심 ( 天地之心 ) 이라고할수있으며따라서인간과자연은합일적존재론관점에서볼때인간과자연은유기적또는상보적관계를형성한다. 35) Ⅳ. 기술혁명시대의인간소외의극복과공동적체행복모색서양은봉건제에서벗어나서개인은사회적신분계층질서에예속되었다면종교개혁이후에깨어난 개인 은사회적신분으로층층이구별되고배열된사회질서에저항하면서이러한예속에서벗어나려는몸부림으로발생하였다. 36) 개인이등장하면서개인의권리가강화되기위한인권이등장하기시기는바로근대이다. 37) 종교개혁가인루터 (Martin Luther; 1483-1546) 의사상에앞서서인간은신과의관계를회복할때참다운행복을누릴수있다고주장한사상가는아우구스티누스 (Aurelius Augustinus; 354-430) 이다. 그는자신의저서인 행복론(De beata vita) 에서인간이신을소유할때행복하다고언급하고있다. 38) 인간의불행한이유는인간이신과의관계를결여 (egestas) 할때발생한다고주장한다. 39) 플로티누스 ( Πλωτῖνος, 204-270) 는인간이절대자를멀리하고인정하지않을때인간은불행, 즉소외를경험하게된다고아우구스티누스보다먼저주장했다. 40) 또한종교성이약화된근대에와서서양철학자인헤겔은자신의저서인 정신현상학(1807) 에서외화 (Entäußerung) 41) 또는소외 (Entfremdung) 42) 의개념을절대자와인간의관계에서 32) 傳習錄, 201 조목, 耳目口鼻四肢, 身也, 非心安能視聽言動? 心欲視聽言動, 無耳目口鼻四肢亦不能, 故無心則無身, 無身則無心. 但指其充塞處言之謂之身, 指其主宰處言之謂之心. 33) 傳習錄, 徐愛錄, 3 조목 : 心卽理也. 天下又有 ( 心外之事, 心外之理 ) 乎 ( 傳習錄 은 왕양명전집 의 1~3 권으로上 中 下 3 권으로나뉜다. 陳榮捷의견해에따르면, 1~129 조목까지는上卷, 130~200 조목까지中卷, 201~342 조목까지는下권이다. 이하에서는陳榮捷의견해에근거하여 傳習錄, 조목 으로간략하게기술하고자한다.) 34) 傳習錄, 277 조목 : 心無體, 以天地萬物感應之是非爲體. 35) 傳習錄, 274 조목 : 蓋天地萬物與人原是一體, 其發竅之最精處, 是人心一點靈明. 36) 기독교의원시교회인바울의예배공동체안에서는귀족과자유인과노예가, 그리고남자와여자가, 유대인과이방민족들이그리고어른과아이가함께예배를드리며 ' 형제 ' 와 ' 자매 ' 로서로를부르는혁명적시기였다. 37) [ 네이버지식백과 ] 종교개혁 [Reformation, Reformation] ( 종교학대사전, 1998. 8. 20. 한국사전연구사 ) 38) Augustinus, De beata vita, W.M. Green & K.D. Daur(eds.), Corpus Scriptorum Ecclesiasticum Latinorum 29 (Turnhout: Brepols, 1970), [ 우리말번역 : 아우구스티누스, 행복론, 박주영역서울 : 누멘, 2010]. 하느님을소유한사람은행복하다 ; De beata vita, 2.11: Deum igitur, inquam, qui habet, beatus est. ( 강상진, 논문 : 아우구스티누스의 행복론 연구 - 추구와소유사이의간격을중심으로 -, 중세철학, 21 집, 한국중세철학회 2015, 5-33 쪽에서재인용 ) 39) De beata vita, 4.23: nihil aliud esse miseriam quam egestatem. 40) 안형관, 헤겔과마르크스의소외론에관한연구, 현대사상연구, 1 집,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현대사상연구소, 1990, 73-130 쪽. 41) 독일어의의미는포기내지단념을의미한다. Entäußerungen 은 ( 상품을 ) 양도하다, 단념하다는의미이다. Entäußerungen 은자기가자기아닌것이된다는 alienatio 의의미와가장가깝다. 42) 독일어의의미는소외된다는의미이다. entfremden 은 ( 상법상과는무관하게 ) 단지꺼려서멀리하다는의미이다. - 33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찾는것이아니라인간들사이의관계 ( 주인과노예의변증법 ) 에서규명하려고한다. 43) 이러한사상사적흐름에서알수있는것은인류는역사적변천과정에서절대자와관계에서벗어나서면서소외를경험하고불행을겪는다는사실이다. 하지만근대이후에와서는인간의소외를극복하는길은바로인간이절대자와관계를회복하는길에서찾는것이아니라다른것에서해결방안을찾는다는사실이다. 왕양명에게인간은자연과분리될수없는하나이지만인간은우주자연에서가장뛰어난존엄성을지닌존재이다. 44) 우주자연은단순한물질이아니라하나의생명체 ( 生生不息 ) 로서간주된다. 인간은자연의단순한부분이아니라서양근대적개념의개인은아니지만나름대로무한한책임을지닌중심적존재이다. 45) 인간이우주자연의무한책임성을가진이유는바로인간이바로가장높은지적이고영적능력인영명 ( 靈明 ) 함을지녔기때문이다. 46) 왕양명에게인간의마음이란단순한이론적차원의지적능력만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실천적차원의도덕적능력을의미한다. 47) 왕양명의윤리학은양지를지닌도덕적개별주체인 개인 을인정되면서도개인과개인들이독립적이며개별적인주체로서작용하는칸트식의주객분리의추상적인원리 ( 定理 ) 로서의윤리학이아니라상황적맥락속에서나타나는원리 ( 條理 ) 이다. 왕양명이보기에, 윤리적상황은나와남, 나와자연등등의관계가하나의구체적인공동체안에서관계적으로발생한다. 48) 왕양명의인간관은관계론적인간관이라고할수있다. 인간이혼자근대서양철학자들이생각하듯이, 외롭게혼자섬안에고립된인간자아가아니라다른사람들과그리고우주자연과끊임없는관계를유지하면서우주자연과그리고인간들과끊임없이주고받는생태학적인간관이라고할수있다. 왕양명의인간관은근대이후에등장한극단적이기주의와자본주의사회에서발생했던이기적욕망을제어할수있는새로운인간관이라고할수있다. 인간은자연에분리해서설명할수없는존재라는점에서인간이외의다른존재들과유사하지만기타존재들과다른지성적이면서도영성적인특성인영명 ( 靈明 ) 한존재라는사실이다. 49) 인간은무생물처럼정지나멈춤이없이늘역동적이며활동적존재 ( 生生不息 ) 이면서동시에도덕성 ( 良知 ) 을지닌존재라는사실이다. 50) 이런점에서인간이란자연의활동성을대표하는역할을수행한다는사실이다. 51) 인간은자연의자극에예민하게반응을 43) 마르크스는소유권의박탈이라는 Entäußerung 과정신적으로소원한이라는 Entfremdung 을동일한빈도로구별없이사용한다. 44) 傳習錄, 274 조목 : 蓋天地萬物與人原是一體, 其發竅之最精處, 是人心一點靈明. 風雨露雷日月星辰禽獸草木山川土石, 與人原只一體. 45) 傳習錄, 179 조목 : 夫人者, 天地之心, 天地萬物, 本吾一體者也. 王陽明全集, 권 6, 文錄 3, 答李明德, 214 쪽, 人者, 天地萬物之心也 ; 心者, 天地萬物之主也. 心卽天, 言心則天地萬物皆擧之矣. 王陽明全集, 권 7, 文錄 4, 親民堂記, 251 쪽 : 人者, 天地之心也 ; 民者, 對己之稱也 ; 曰民焉, 則三才之道擧矣. 46) 傳習錄, 179 조목 : 夫人者, 天地之心, 天地萬物, 本吾一體者也. 王陽明全集, 권 6, 文錄 3, 答李明德, 214 쪽, 人者, 天地萬物之心也 ; 心者, 天地萬物之主也. 心卽天, 言心則天地萬物皆擧之矣. 王陽明全集, 권 7, 文錄 4, 親民堂記, 251 쪽 : 人者, 天地之心也 ; 民者, 對己之稱也 ; 曰民焉, 則三才之道擧矣. 47) 왕양명의양지는일차적으로선험적도덕심을의미하지만우주론적생명력을의미하기도한다. ( 김세정, 왕양명의생명철학에관한연구, 1998, 52-56 쪽참조 ). 48) 傳習錄 ( 中 ), 答聶文蔚, 179 조목 : 夫人者, 天地之心. 天地萬物, 本吾一體者也, 生民之困苦荼毒, 孰非疾痛之切於吾身者乎? 不知吾身之疾痛, 無是非之心者也. 是非之心, 不慮而知, 不學而能, 所謂良知也. 49) 傳習錄, 274 조목, 蓋天地萬物與人原是一體, 其發竅之最精處, 是人心一點靈. 50) 傳習錄, 244 조목, 良知卽是天植靈根, 自生生不息. - 34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보일수있는영명한존재이면서동시에인간과자연은전체론적 (holistic) 이며유기론적 (organic) 관계를유지하기때문에인간은자연의일부이면서동시에자연은인간몸의확장처럼인식할수있다. 인간과자연은서양근대의인식론처럼주체와객체의관계가아니라동근원적상보적인관계적존재 ( 感應 ) 이다. 52) 왕양명의자연은단순한물질의총체가아니라끊임없이활동하는유기체이다. 53) 인간은몸 ( 身 ) 때문에욕망을지니고있으면서도자본주의사회에서는소유욕을강렬히원하며인간의마음때문에명예욕과새로운과학기술을발전시키고싶은창조의욕망을지녔다고할수있다. 따라서인간이자신의욕망을제어하기위해서는단순히몸에서기원한욕망을제거해야할뿐만아니라인간의정신또는마음에서기원한욕망을적절히통제해야만할것이다. 왜냐하면인간의몸만이욕망을지닌것이아니기때문이다. 인간의마음도욕망을지니고있다. 이런관점에서볼때, 왕양명이보기에인간은욕망의근원인몸둥아리 ( 身 ) 때문에양지가제대로발현되지않는다 54) 고보았다. 유학의핵심적가치는인 ( 仁 ) 이다. 인이란다른사람을사랑과배려의마음으로대하라는것이다. 도덕적감성인인이란타인이나다른존재들의아픔을나의아픔으로느끼는공감 ( 共感 ) 과배려 ( 配慮 ) 의마음이라고할수있다. 55) 인에서강조하는배려와공감의마음을가지려면상대방의입장에서상대방의마음을헤아려보라는것이다. 말을바꿔서말하면, 내가하고싶지않는것은다른사름들도하고싶지않을것이라는것을고려해서시키지말아야한다는것이다. 56) 왕양명의윤리학은위에서언급한것처럼, 나와남이공존하는상황속에서관계를맺으며살아가는가운데윤리적행동을하라는것이다. 왕양명의윤리적주체는칸트처럼타자가배제된상태에서윤리적결단을요구하는것이아니라윤리적주체는늘다른타자 ( 자연과생물 ) 와함께공존하면서살아가고있으며윤리적상황이발생한다는생태학적존재론이며윤리학이다. 이런상황속에서자본주의사회에서인간은자신의소유를증대시키려고하거나자신의명예를증대시키려는차원에서다른사람에대한배려없이무한질주의욕망을지니고있다. 유학의정신인인의회복은자본주의사회에배려와공감의정신을불러일으킬수있는마중물의역할을할수도있을것이다. 현대인들은인간소외로소유하지못해서발생하는박탈감뿐만아니라인간들사이에서적절한대접을받지못하기때문에박탈감을느끼기도한다. 아무튼, 현대인들은외로움과소외를경험하며살아가고있다. 현대인들은자신들이받은소외감은결국상처를남기게되며때로는회복불가능한상태에서불안감내지우울증을갖기도한다. 이러한현대 51) 傳習錄, 244 조목, 良知卽是天植靈根, 自生生不息, 但著了私累, 把此根戕賊蔽塞, 不得發生耳. 52) 傳習錄, 277 조목, 目無體, 以萬物之色爲體 ; 耳無體, 以萬物之聲爲體 ; 鼻無體, 以萬物之臭爲體 ; 口無體, 以萬物之味爲體 ; 心無體, 以天地萬物感應之是非爲體. 53) 傳習錄, 202 조목 : 主其本體也. 戒懼之念是活潑發地. 此是天機不息處, 所謂 維天之命, 於穆不已, 一息便是死. 非本體之念, 卽是私念. 54) 傳習錄, 222 조목 : 人心是天淵. 心之本體無所不該, 原始一個天. 只爲私欲障礙, 則天之本體失了. 心之理無窮盡, 原是一個淵. 只爲私欲窒塞, 則淵之本體失了, 黃修易錄, 244 조목 : 人孰無根? 良知卽是天植靈根, 自生生不息, 但著了私累, 把此根戕賊蔽塞, 不得發生耳. 55) 윤사순, 유학에담긴 ' 배려철학 ' 의윤리적성향 : 유학의현대적응용에대한시도, 오늘의동양사상, 예문동양사상연구원, 14 집, 2006, 223-240 쪽. 56) 論語, 衛靈公篇 顔淵篇, 己所不欲勿施於人. - 35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병을치유할수있는방법은인간이지닌과학기술을발명하거나발견한다고해결될문제 가아니라는사실이다. 서양철학에서언급한소외의문제를왕양명의철학을통해서현대 인들에게적용해본다면인간은우주자연을인간자신의욕망을충족시키기위한수단으로 만간주할것이아니라자연의소리에적절히감응 ( 感應 ) 하는존재성을회복해야할것이 다. 따라서현대인들은우주자연이단순한대상이아니라인간의존재를가능케했던기원 이라는인식적전환이필요할것이다. 이러한사고전환의첫단계는자연이란끊임없는 활동성 ( 生生不息 ) 을지녔다는것을우주자연의인격성을부여하는작업에서부터시작될것 이다. 이처럼자연을인격적자연으로인정하고자연이인간에게부여한특별한위상, 천 지자연의중심이라는책임감을동시에가져야할것이다. 소외감과불안감에서벗어나고자하는현대인들은인격적자연이인간에게부여한그대 로의본래적성 ( 本然之性 ) 을회복할때불안감에서치유되고참다운행복을되찾을수있 을것이다. 하지만인간이인간의몸에서기원한욕망 ( 氣質之性 ) 을제거하려하려는수양적 차원에서해결책을찾거나인간사회의구조적모순과갈등을해결하는가운데참다운인 간미래의행복을되찾을수있을것이라고판단하는순간에불안감과상처에서치유되기 보다는더욱더불행한인간이되고말것이다. 57) 왜냐하면수양론은기본적으로높은차원 의인간의문제를해결할수있는방법이지만모든사람들에게적용가능한보편적방법론 이될수는없기때문이다. 이처럼모든인간들이인간적노력과애씀을통해서는참다운 행복을찾을수있을것이라고생각한다면착각이다. 왕양명이보기에, 행복이란결여된 행복을되찾는것이며이러한행복회복운동은과학기술의발전을통한물질적차원에서 충족되는것이아니다. 58) 인간은손을지니고있다. 손의연장은바로도구적인간 (Homo Faber) 으로나타난다고 할수있다. 따라서도구적인간이란바로인간은도구를사용해서자신의사고와능력을 표현한다는것을의미한다. 도구를사용하는인간은반드시도구의확장인과학기술로나 타난다. 과학기술은도구를가진인간이지닌존재론적필연이라고할수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과학기술은인간의사고를실현할수있는좋은매개체이지만과학기술자체가 인간의행복을실현시킬수있는것은아니다. 인간이행복을되찾는비결은바로우주자연과의본래적회복을통해서가능하며인간이 우주자연과의합일적상태에서인간은참다운행복을맛볼수있을것이라는것이니체이 전의서양철학과과공맹이전의유학자들의대체적인해법이라고할수있다. 따라서인 간의본래성을회복하는길은인간이참다운행복의길로인도하는길이다. 인간이행복을 회복하려고노력의일환으로유학은수양론을강조한다. 하지만우리의참다운회복은바 로수양자체에있는것이아니라인간존재의근원적회복, 즉존재론적전환에해당하는 운동을통해서가능하다고할수있다. 인간이자연을인격적존재로인정하는각성과회 57) 장재 ( 張載 ) 는무극이태극 ( 無極而太極 ) 의보편적본성을 천지지성 이라고하였다. 여기에서말하는천지지성은곧본연지성을의미한다. 그후정이 ( 程頤 ) 는장재의입장을수용하면서성즉리 ( 性卽理 ) 를주장하였다. 그는 이정전서 ( 二程全書 ) ( 권 18) 에서 성은불선 ( 不善 ) 이없다. 불선이있는것은재 ( 才 ) 이다. 성은하늘에서온것이고재는기에서온것이다 라고하여하늘에근거한무불선 ( 無不善 ) 의성과, 기품 ( 氣稟 ) 에근거한유선유악 ( 有善有惡 ) 의성을상정하였다. 58) 졸고, 행복심리학의비판적해석 - 베르그손과왕양명을중심으로 -, 철학연구, 140, 1-23, 2016. - 36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복을통해서가능하지않을까? 자연은인간이과학기술을통해서자신을들어내기를원하는지도모른다. 왜냐하면인간이자연속에서살아가기위해서는자연이부여한자연의속성을왜곡시키지않는범위에서자연을이용해야한다. 우주자연은인간이과학기술을통해서자신을들어내고실현하려는욕망과명예를추구한다는것을모를리가없지않을까? 문제는인간이자연이허용하는범위를넘어서과욕하기때문이다. 인간이기원은바로자연이라는존재론적근원에대한회복을망각한다면인간은불안할수있으며행복이아니라불행할수있다. 따라서우리는왕양명의철학을통해서인간이참다운행복을되찾은길은바로존재론적회복을통해서가능함을배울수있지않을까한다. Ⅴ. 왕양명의전인적인간관인간을구성하는요소는일반적으로이성, 감성, 의지등으로구성되었다고할수있다. 서구의형이상학과윤리학은철저히인간의정신적속성인이성이인간의비정신적속성인감성을통제하고규율하는방식으로발전하였다. 이성은서양철학의중심적역할을구성한다고할수있다. 이성이감성을규율하는이성중심의철학사라고할수있다. 이성이감성을통제하고규율하는구조를비판하고이성이감성을통제할수있는주체가될수있다는시각에비판을하면서이성에대한신뢰를버리고이성중심성에서벗어나려는포스트모던이즘의철학사조가없는것은아니지만철학사의전면에등장한것은아니라고할수있다. 59) 논자가보기에유학은기본적으로이성보다는감성에기초해서철학사상을전개했다고할수있다. 60) 하지만도덕적감성이이성이배제된상태에서작용한다는의미가아니다. 중심적인역할이이성보다는감성이라는의미이다. 이러한점에서서양의철학적기반과유학의철학적기반은다르다고할수있다. 61) 유학의핵심적가치를인 ( 仁 ) 이라고한다면, 인간의도덕적본성의가능근거인인이란근본적으로인간의논리적이성보다는도덕적감성에서기원한다고할수있다. 62) 하지만인 ( 仁 ) 이란인간을사랑하는것이라는예시에서알수있듯이, 63) 인간이인간을사랑할수있는것은단순히도덕적감성의작용이라고할수없다. 왜냐하면인간이다른사람에게사랑과배려의마음을가지려면자신의마음에비추어서남을헤아려야한다, 즉내가원하지않는것은남들도원치않을것이라는것을짐작해서시키지말아야한다. 64) 그리고내가하고싶으면남들도하고싶을것이라고 65) 짐작할수있는논리적추론능력 59) 아담스미스나흄의철학은감성에기초한감성철학이라고할수있지만이러한사상이서양사상사의중심이라고할수는없을것이다. 60) 퇴계와율곡의사칠논변도감정을어떻게통제할것인가하는문제로부터기원한다. ( 졸고, 퇴계와고봉 : 사단칠정 ( 四端七情 ) 의현대적해석 - 윤리학적 심리학적해석에서철학치료의지평으로 -, 東洋哲學硏究, 87 집, 동양철학연구회, 2016, 7-36 쪽. 참조 ) 61) 졸고, 21 세기한국사회를위한배려와공감을위한감성의윤리학모색 - 동서비교윤리를중심으로 -, 양명학, 한국양명학회, 2015. 309-335 쪽. 62) 論語, 爲政篇, 子曰道之以政齊之以刑民免而無恥道之以德齊之以禮有恥且格 63) 論語, 顔淵篇, 愛人 64) 論語, 衛靈公篇 顔淵篇, 己所不欲勿施於人 65) 論語, 雍也篇, 夫仁者己欲立而立 ( 人 ) 己欲達而達 ( 人 ) - 37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 恕 ) 을가지고있어야한다는것이다. 66) 그런데도덕적행동은이성적으로이해한다고되는문제가아니라인을실현할수있는도덕적의지와함께감정을순화시키는끊임없는반복을통해서인간의감정이자연스럽게표출되는무의식적행동의자연스런결과들이라는것이다. 인간이인간을사랑하기위해서는인간에대한이성적차원의이해를부정할수없겠지만단순한이해의차원을넘어서인간에대한사랑의감정 ( 情 ) 이자연스럽게표현되도록하는것이중요하다고할수있다. 이처럼도덕적감성인인이란타인이나다른존재들의아픔을나의아픔으로느끼는공감 ( 共感 ) 과배려 ( 配慮 ) 의마음이라고할수있다. 67) 선진유학의전통을계승한왕양명도인간의앎은늘행동을동반하기때문에참된앎은행동과연결된다는지행합일 ( 知行合一 ) 적시각에있었기때문에인간의이성적앎은도덕적감성에근거한행동으로연결된다는믿음을가지고있었다. 68) 왕양명의지성 ( 知 ) 는구체적삶과분리되지않는행동 ( 行 ) 과실제적삶 ( 실천 =Praxis) 속에등장하는지성이다. 이런점에서볼때, 왕양명의지성은이론적지성이아닌실천적지성이라고할수있다. 왕양명의조리 ( 條理 ) 개념도삶과이론적이며추상적리처럼현실과괴리된것이아니라구체적삶속에서등장하는조리로서등장한다는사실이다. 주희의리기론이추상적원리에기반을둔다는점에서논리적차원에서전개되는주지주의 ( 主知主義 ) 라면, 왕양명의리기론은구체적현실적인물질적기반인기에서나타나는상황적이고맥락속에서전개된다는점에서구체적도덕적판단이요청되는맥락인주정주의 ( 主情主義 ) 라고할수있다. 왕양명은사물의원리내지이치란인간의의식과무관하게독립적있는것이아니라우리와관계속에서이치가밝혀지고나타난다는관점에서우리와관련된실천적지식이며원리이다. 왕양명에게참된지식은삶의현장속에서등장하는것이며삶속에있는것이다. 따라서왕양명이보기에, 참된지식이란우리의구체적삶속에서찾을수있는것이지우리의삶을떠나서존재하는것이아닌것이다. 왕양명은실천적지식에관심을가졌지단순히도덕적원리를추구한철학자가아니다. 주희는맹자에대한주석에서인간의마음은신명 ( 神明 ) 하다고하였다. 69) 그리고그는인간이란지성과감성을넘어서영성적측면까지지니고있다는입장이다. 70) 왕양명도마찬가지로인간의마음은영명 ( 靈明 ) 하다고규정한다. 71) 데카르트에서시작해서칸트그리고후설에이르기까지철저히인간지성을인간의본질이라고이해한다면, 왕양명은인간의본질을도덕지인양지라고보았으며양지의특성은바로영명 ( 靈明 ) 하다는것이다. 영 66) 論語, 衛靈公篇,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67) 윤사순, 유학에담긴 ' 배려철학 ' 의윤리적성향 : 유학의현대적응용에대한시도, 오늘의동양사상, 예문동양사상연구원, 14집, 2006, 223-240쪽. 68) 傳習錄, 136조목 : 是故知 ( 不行之不可以爲學 ), 則知 ( 不行之不可以爲窮理 ) 矣. 知 ( 不行之不可以爲窮理 ), 則知 ( 知行之合一並進, 而不可以分爲兩節事 ) 矣. 夫萬事萬物之理不外於吾心, 而必曰 窮天下之理, 是殆以吾心之良知爲未足, 而必外求於天下之廣, 以裨補增益之, 是猶析心與理而爲二也. 夫學 問 思 辨 篤行之功, 雖其困勉至於人一己百, 而擴充之極, 至於盡性 知天, 亦不過致吾心之良知而已. 良知之外, 豈復有加於毫末乎? 69) 孟子集註, 盡心( 上 ), 1장, 朱子註, 心者, 心之神明. 70) 朱子, 大學章句 註 明明德 曰, 明德者, 人之所得乎天而以虛靈不昧, 以具衆理而應萬事者也. 71) 傳習錄, 137조목 : 心者身之主也, 而心之虛靈明覺, 卽所謂本然之良知也. - 38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명하다는것은바로현대적용어로풀어내면영적이라고할수있다. 왕양명에따르면, 인 간의본질은서양의주류철학과달리, 지성과감성을넘어서영성이라는특성을모두조 화롭게인정하는총체적이며통합적존재로파악한다고할수있다. 72) 근대의대표적철학 자인칸트는영성에속하는종교마저도인간의이성안에서이해하려는시도, 즉영성의 영역을지성안에서이해하려는시도를하였기때문에인간의영성적측면을간과하고말 았다. 73) 서구철학이지닌인간에대한편협한인간이해는인간을온전히이해하지못하 도록만들었다고할수있다. 74) 인간의양지가본래성을회복한다면인간은인격적존재인우주자연의원리에조화를유 지하면서우주자연 (= 인격적자연 ) 과긴밀한유대관계를유지할것이다. 만약인간이우주 자연과관계를단절하면, 인간은불안감 (Angst) 또는인간소외 (Entfremdung) 를경험하게 될것이다. 이러한불안은물질적결여에서기인하는고통과는다르며이러한불안을마치 하이데거적표현을빌린다면근원적불안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인간이우주자연과분 리될때느끼는불안은다른불안과달리인간마음의심층에서느낄수있는불안, 심층 적불안이며이러한불안은근원으로부터분리되면서나타나는근원적불안, 또는라캉의 표현을빌린다면근원적욕망이라고할수있다. 왕양명에의하면, 인간의생명을설명하기위해서는인간의본성을부여한하늘 ( 인격적 자연 ) 에서기원한다는사실을명확히인식해야하며인간의본성에적합한이성, 감성그리 고영성을회복할때야비로소인간의본성을회복할수있을것이며이러한상태에서만 인간은참다운생명성을유지하면서인간의생명이불안감이나소외없는참다운생명으로 회복된다는것이다. 왕양명은인간을현대생명공학자들처럼단순한 DNA 로파악하지않 으며자연을단순한물질덩어리로이해하지도않는다. 왕양명에따르면, 인간과자연은 유기적관계를지니고있으며인간은단순한물질로환원할수없는지적이며감성적일뿐 만아니라영적본질을지닌존재라는사실이다. 그리고인간이자연과긴밀한유대관계 를잘유지할때근원적불안에서벗어날수있다고할수있다. 마르크스의인간소외론 은인간의본질을노동에서찾는과정에서발생한문제라고할수있다. 왕양명에따르면, 인간이소외를겪는문제는바로인간과인격적자연과의관계에서문제의근원을찾아야 지노동에서인간의본질을추구해서는안된다는교훈을우리에게제기한다. 인간은참다 운행복은바로 eudaimonia 의그리스어원처럼인간이인격적자연과근원적관계회복 을통해서가능하다고할수있다. 이러한측면은일자리가상실되는미래사회에도여전 히유효한교훈이될것이다. Ⅵ. 나오는말 니체는 도덕의계보 에서철학자들이인간의욕망과의지를이성의통제아래두려는 72) 졸고, 지성중심의사고를넘어선철학상담의가능성모색 - 왕양명과베르그손사상의유사성을중심으로 -, 동서철학연구, 85 집, 한국동서철학회, 2017, 267-290 쪽. 73) Immanuel Kant, 이성의한계안에서의종교, 신옥희역 ( 서울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3), 46 쪽. 이하. 74) K. Fischer, 칸트의 교수취임논문, 감성계와지성계의형식과원리들, 최소인역 ( 서울 : 이제이북스, 2007), pp. 76-77. - 39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시도를비판한다. 왜냐하면인간은생명을지녔기때문에인간이생명의본성에충실하다 면인간의욕구와욕망을있는그대로표출할수있도록할때생명의본성에충실할수 있다는것이다. 그래서니체는인간의본성은바로생명성이며생명이란끊임없는 의지 가 들어나는방향으로나타나야한다는것이다. 왜냐하면인간이추구해야할규정적진리란존 재하지않기때문이다. 니체는 진리란없다. 모든것이허용된다 라고하였다. 75) 하지만플라톤이래서양의철학은이성의통제아래감성과욕망을종속시키는실수를 저지르면서인간의생명성이훼손되는결과를초래했다는것이다. 따라서니체는플라톤식 의금욕주의적철학이도덕적형이상학의세계를구축하였지만인간의생명이훼손되는결 과를초래하였다는것이다. 그리고니체는삶을있는그대로인정하지않고인간의감각과 욕망에서벗어나려는 ( 유학적 ) 수양론적관점의금욕주의역시인간의본질적생명의본질 에위배되는 탈아 ( 脫我 ) 76) 적방식의도덕적형이상학이인간을피곤 ( 금욕주의적피곤 77) ) 하고지치게만들었다고비판한다. 니체가보기에인간이자신의문제를신에게귀의해서인간의본질적불안감을떨쳐버리 려는시도는나약한자의모습이라는것이다. 인간이지닌죄책감에서벗어나려는발버둥 은바로인간이근원적으로지녔다고생각하는감정 ( 우울증또는불안감 ) 을종교안에서 죄라는형식으로문제를해결하려는시도이며이는인간이지닌불안감을회피하려는잘못 된해결방안 ( 방향진단 ) 이라는것이다. 그는인간이불안한감정 ( 죄책감 ) 을해결하기위한 수단으로종교안에서해결책을찾는것역시잘못된것이라고지적한다. 니체의이러한시각은인간의불안감또는우울증이라는정신적감성상태를제거하기 위한일시적해법 ( 마취제 78) ) 에불과하다고보았다. 니체는인간이느끼는죄책감또는불 안감의원인을신에게죄를지은존재이기때문이라는방식의 신성화 적해석은결국은 깨어날일시적최면상태에불과하다는것이다. 79) 마치우리가치통이있을때일시적으로 치통을제거하기위해서진통제를먹는것처럼근본적원인을제거하지않는상태에서우 울증을방지하기위한순간적마취제라는것이다. 이처럼종교적금욕주의역시결국은인 간의생명을빈고하게만들뿐만아니라피곤하고쇠망하게만든다는것이다. 니체가줄기 차게진리란없다고하였지만역설적으로니체는금욕주의를비판하면서금욕주의의문제 점이바로생명의본성을훼손했다고반복적으로강조한다. 따라서그는생명의본성인의 지를보존하는것을참다운진리로파악한철학자라고할수있다. 생명의풍요로움을위 해서철학적이고종교적금욕주의를폭로하고비판하면서금욕주의적이상과반대되는반 금욕주의적예술과반금욕주의적학문을강조한철학자라고할수있다. 니체가금욕주의가쓸모없는것이아니라시대별로나름대로의미와역할을지녔다는것 을부정하지는않는다. 하지만금욕주의를비판한이유는명백히 인간은무엇인가를의욕 한다 80) 는삶의의지를부정하기때문이라는것이다. 75) 프리드리히니체, 김정현역, 도덕의계보, 책세상, 2002, 525 쪽. 76) 같은책, 502 쪽. 77) 같은책, 484 쪽. 78) 같은책, 503 쪽. 79) 같은책, 502 쪽. 80) 같은책, 540 쪽. - 40 - 양선진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니체가 도덕의계보 에서직, 간접적으로주장하는것은 인간이무엇인가를의욕한다 는의지자체를찬양하고보존해야한다는것이일관된주장이다. 따라서진리란없다고주장했던니체이지만진리란바로의지자체이며의지는어느곳에도종속되지않는상태에서생명의본성을살리라고역설하고있다. 하지만인간의생명이생명다워지기위해서는인간의생명을단순히의지적존재로바라볼뿐만아니라인간이지닌생명을생명답게만드는생명의정신적이며금욕적속성을부정하지말아야할것이다. 니체는생명의본성을훼손시키지말라고경고하는차원에서금욕주의를비판하지만생명이생명다워지기위해서는생명의욕망적이며감성적차원을제거하거나둔감하게할때인간이본래적생명성이들어날수있음을간과하고있는것은아닌지모르겠다. 생명의생명성을강조하면서생명의의지를강조하였던생철학자가생명의생명성이지닌정신적차원을간과하면서생명을빈고하고쇠약하게하는측면을무시하고간과하는크나큰잘못을범하지는것은아닌지되새겨볼가치가있다. 이런시각에서볼때, 유학은근본적으로약동하고의지적생명성을인정하면서동시에인간의의지가생명성에거스를때완충제역할을할정신의능력이필요함을역설하는차원에서수양론을주장한다. 인간이지닌생명성을잘유지하기위해서는인간의생명의육체적또는감성적차원의의지를인정하면서도동시에인간의정신적차원을강조한다고할수있다. 왜냐하면인간의몸을통제할수있는것은바로인간의정신이기때문이다. 수양을통해서든습관을통해서든인간의지닌감성을통제하는훈련이충분히잘된사람은자신의감성을통제할수록행복하고기쁨을누릴수있을것이다. 물론이런사람이흔하지는않지만소수일지라도분명히존재한다. 베르그손의경우가그러하듯, 또는유학의수양론이그러하듯이인간이육체의속성이지나치게나타나지않게조절할때인간이인간다운생명성을향유할수있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윤리와자본주의정신 에서밝혔듯이, 인간이기술혁명에근거한자본주의사회에서살아가면서개인의도덕적이며윤리적책임을인정해야한다. 하지만자본주의사회에서살아가는현대인들은자신들의불행과불안감을내면적차원에서해법을찾기보다는사회적차원의탓으로범하면서개인각자가지닌윤리적책임의식이부재하게되었다. 이러한점에서왕양명의사상은모든개인이지닌문제점을단순히사회적원인으로돌리기보다는개인적차원, 특히윤리적차원을강조한다는점에서현대인들의결여된의식을보완할수있는사상이될수있을것이다. 왕양명의사상은동시에인간이지닌지성과감성그리고영성이라는통합적이며전인적인간이해를토대로이해할때인간의트라우마를치유할수있고불행을해결할수있다는점에서시사하는바가있다. - 41 - 양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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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을읽고 정용환 ( 순천대 ) 1. 과학기술에의한인간성의확장 인류가닭을가금으로사육하기전부터적색야계 (Red jungle fowl; Gallus gallus) 라는야생닭이있었으며, 현재도이종이생존하고있다고한다. 인류는들판에서살던야생닭을사냥하기위해창이나칼과같은도구를고안했을것이다. 그러한사냥도구에서나아가인류는야생닭을가금으로사육함으로써닭고기와달걀을훨씬쉽게획득할수있었을것이다. 인류는야생닭을맨손보다는도구로써사냥하는편이유리했을것이며, 사냥하기보다는사육하는편이훨씬안정적이었을것이다. 오늘날양계업은자본주의적대량생산체제를갖추고있다. 우리가먹는육계는알에서부화하면성감별을거쳐비좁은케이지에서사육되다가약 5주후면생닭의형태로시장에나온다. 그덕택에한국인은한해동안수억마리의닭을소비한다. 이러한닭의소비에서보듯이, 인간은도구적이성을통해각종기술을개발하고다른동물들을수단화면서사물의지배자로서지구위에군림해왔다. 과학기술발전의측면에서보자면오늘날의인간은사냥과사육을위한도구개발에그치지않고이성, 감정, 신체등과같은인간의본질적특성들을확장할수있는기술들을개발하고있다. 인공지능, 인공자궁, 정자은행, 성전환, 휴머노이드, 인공장기, 인공수족, 인공안구, 인공성기등은인간성의지평을선천적신체너머로확장시킨과학기술발전의사례들이다. 인간의합리적계산능력은뇌에국한된코기토적의식을넘어인공지능을활용하는데까지이르렀다. 이제우리는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가가진뇌용량의한계를넘어인공지능과함께사유함으로써더욱합리적인판단에이를가능성이크다. 인공지능이나휴머노이드의등장은인간성이결정적이고고정적인것이라기보다다양한형태로진화가능한것이아닌가하는생각에이르게한다. 양선생님에따르면인간은 비결정적존재이며진화과정에서자신이지닌종의특성을스스로초월할수있는자 (3장), 곧베르그손이말하는창조적존재혹은초인 ( 위버멘쉬 ) 이다. 양선생님의이러한언급은생명의약동을묘사한말이지만도구적이성의진화에도그대로적용할수있는것으로보인다. 앞으로인공지능은인간이성의합리적계산과정에상당한영향력을행사할것이다. 인공지능의하나인알파고는세계적인바둑기사들보다더합리적인계산을수행할줄안다. 왜냐하면인공지능은인간이평생에걸쳐서도분석할수없는막대한양의빅데이터를단숨에분석해내기때문이다. 인공지능은모집단과변수를입력하면자율적심화학습을통해생성한초거대데이터를귀납적인방식으로검토한뒤에가장유리한경우의수를인간에게제안한다. 이러한인공지능의빅데이터분석능력은학문영역을비롯해상업및일상생활에도광범위하게적용될것으로전망된다. 정자 ( 난자 ) 은행에서정자와난자를구입해인공자궁을통해아이를출산하고, 휴머노이드 - 43 - 정용환

기술혁명시대의인간의본질모색 가양육하고, 성장해서는인공지능이빅테이터분석을통해배우자를추천해주는세계를상상해보자. 양선생님은이와같은포스트휴먼적인세계에서는과학기술이자립적존재가됨으로써인간이기계에종속되고말것이라고비판한다.(2장) 이러한비판에는인간의삶이양계장에서사육되는닭의삶과흡사해질것이라는우려가깃들어있다. 그렇다고한다면나날이발전해가고있는포스트휴먼적인과학기술들은인간의파국을재촉하고있는것에불과할까? 오히려우리는그러한과학기술들을통해인간에대한훨씬심화된이해에도달할수있는것은아닐까? 2. 전일주의는도구적이성과양립가능한가? 양선생님의시각에서보자면과학기술의발전이인간성의확장을이끌었다는주장은지나친낙관에불과하다. 양선생님은합리적계산에의한수량화, 객관화, 추상화, 도구화등을통해서는획득할수없는약동하는생명성이인간에게내재한다고주장한다. 양선생님은인간과자연간전일적합일의관점에서인간의본질을이해한다. 양선생님처럼동서양의많은철학자들은인간이본질적으로자연과합일되어있다는전일주의 (holism) 를지지해왔다. 베르그손이말한생의약동, 주역 에나오는생생불식 ( 生生不息 ) 의변역 ( 變易 ), 유가철학에서말하는다른사물에대한공감으로서인 ( 仁 ), 왕양명이제시한영명 ( 靈明 ) 한양지 ( 良知 ), 사물들사이에파문이나주름처럼드러나는조리 ( 條理 ) 등의개념에는인간이우주적차원의전일적존재라는철학적관점이내포되어있다. 이러한전일주의관점에서보자면존재의각부분들은다른부분들과의연관성속에서만자신의정체성을가질수있다는점에서일즉다 ( 一卽多 ) 다즉일 ( 多卽一 ) 의상즉 ( 相卽 ) 관계를형성하고있다. 마치천지사이에해가뜨면꽃망울이터지듯이, 그리고사지와오장육부가상생상극함으로써몸이생명활동을전개하듯이, 상즉관계에있는부분들 (parts) 은유기적인방식으로전체 (whole) 에참여한다. 이와같은부분과전체의상즉관계에서보자면인간의본질은우주에까지확장해야만온전하게이해될수있다. 양선생님이제시한전일주의적시각에서보자면자본주의시장에내재한도구적이성은 인간과자연의근원적관계 를분리시킴으로써인간을불안 (Angst) 과소외 (Entfremdung) 에빠지게한다. 도구적이성은사물을객관화, 수량화, 추상화함으로써세계를셀수있고교환할수있는원자들로양화시킨다. 자본주의사회에서도구적이성은캔커피 10개, 프라이드치킨 10마리, 아파트 10채, 원화 10억원등과같이객관화된특정단위들 (one) 의복수적배열 (many) 에기초해세계를이해한다. 양선생님은도구적이성에의해양화된세계관에의해서는현대인의불안과소외를치유할수없다고본다. 양선생님에의하면이러한현대병은 과학기술을발명하거나발견한다고해결될문제가아니며, 자연이라는존재론적근원 을회복해야만치유될수있다. 현대인중에는도구화되고양화된세계에염증을느껴인적이드문산으로들어가생활하는자연인들이있으며, 건강한삶을위해닭을태고의적색야계처럼들이나숲에방사하여키우기를시도하는사람들도있다. 도구적이성을원인으로하여고통을겪어본사람들 - 44 - 정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