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이헌홍 팔봉김기진비평연구 / 이도연 목포의海港性과개항장형성과정의특징 / 최성환 朝鮮後期南塘과茶山의人物性異論 性善의具現 을위한서로다른시선 / 박정심 昭穆制度의의례적구조와기능 / 지현주 이윤율의동향과자본축적 한국면방직공업 (1951~1976 년 ) 의사례 / 김양화 부산지역의부마항쟁에관한고찰 지역사회운동의관점에서 / 정유경 한국의지역사회와지역커뮤니케이션의구조 인천광역시의사례를중심으로 / 윤상길 中國朝鮮族學校校歌의亡失과그特徵 / 안병삼 歌曲源流 連音標의기능 남창가곡에한하여 / 송권준
한국민족문화 39, 2011. 3, 105~138 쪽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1) 이헌홍 ** 1. 글머리 2. 혼인에얽힌갈등과거리혹은소외 1) 세대간의갈등과거리 2) 세대교체와구세대의소외 3) 주류에서배제된소수자의소외 3. 마무리 < 국문초록 > 이논문은혼인을중심축으로이야기가전개되는재일한인소설을대상으로하여세대간의갈등과거리혹은소외의현실을살펴본것이다. 논의된내용을아래와같이요약한다. 첫째, 박중호가지은 < 울타리밖으로 > 에서그리고있는혼인과그에수반되는제반갈등은개인적가정의문제를넘어재일한인일반에게닥쳐오고있는민족사적차원의문제로귀결된다. 즉, 재일 1 2 세대가유지해온민족의혈연적, 문화적정체성을고수할것인가, 아니면어차피일본땅에서일본인과함께살아갈수밖에없는정주화의현실에서서로를받아들여함께섞어가면서살아갈것인가의문제이다. 여기서우리는재일한인의혼인이안고있는현실적갈등은물론그고뇌마저도되새겨야할필요가있지않을까한다. * 이논문은 2010 년도부산대학교인문사회연구기금의지원을받아연구되었음. ** 부산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 (leehh@pusan.ac.kr) - 105 -
2 / 한국민족문화 39 둘째, 조남두의 < 타향에서생각하는고향 > 은혼인을매개로펼쳐지는재일한인의세대교체와그에따른갈등은물론, 구세대가소외되는현실까지를핍진하게그려내고있다. 이경우의세대교체는주류세대의바뀜에따른신 구세대의삶의방식이나가치관의교체가더큰문제로부각된다. 따라서우리는이작품에나타난구세대의소외현실을통해재일한인의미래상은물론, 그들의정체성문제가어떤모습으로자리잡아갈수있을것인가에대한관심의폭과깊이를더해가는계기를마련해야할것이다. 셋째, 김길호의 < 결혼행진곡 > 에서우리는일본사회의주류에서배제된재일한인이소수자로서소외받는현실과함께, 소수자집단내에서도갖춘계층에의해못갖춘계층이겪는또다른소외의모습을찾을수있다. 이처럼같은재일이라도상이한능력과조건을갖추었기에, 일본인과대등한위치에오른사람과그렇지못한사람과의사이에는또다른차별이있고, 그로인해소외받기십상인당사자가엄연히존재하고있는현실을우리는이작품을통해바라볼수있지않을까한다. 위의논의를통해필자는혼인이갖는개인적, 가정적의미는물론, 그사회적의미와가치까지도아울러탐색할수있을것이라생각한다. 앞으로보다많은작품을대상으로논의가확대, 진전되기를기대한다. * 주요어 : 재일한인소설, 갈등과거리, 소외, 세대교체, 소수자 1. 글머리혼인이란남녀가부부관계를맺는행위또는부부관계에있는상태, 즉부부생활을뜻하기도한다. 좁은의미로는전자만을지칭하는경우도있으나, 혼인으로인하여부부관계는자연스레부부생활로이어지므로양자를아우르는개념이보다포괄적이지않을까생각한다. 이논제에서말하는혼인의개념또한마찬가지이다. 1) 소설에서의혼인은바로이부부관계를맺 1) 이헌홍,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결핍현실의상징과그탈출구, 한국문학논총 제 - 106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3 는일련의절차와의례, 그연장으로서의부부관계, 부부중심의가정생활등에얽힌사연을말하며, 그사연을중심으로이야기가전개된다. 그러므로우리는이들작품을통해혼인이갖는개인적이거나가정적인것은물론, 그사회적의미와가치까지도아울러탐색할수있을것이라기대하게된다. 2) 재일한인의혼인문제를다루고있는소설작품에서의혼인당사자들은 1 세보다는 2 3 세의사람들이더많다. 1세의혼인은주로동족끼리이루어지는일상적삶의한과정이었기에별다른주목의대상이되지못한탓이라고나할까. 3) 아무튼재일한인의혼인이나부부생활에얽힌사연을중심축으로하여전개되는소설에서의혼인당사자는대부분재일 1세가아닌후속세대들이다. 그래서인지재일 1세의혼인문제를중심축으로다루고있는소설작품은한두편밖에보이지않고, 그경우에도 2세내지 3세의결혼과관련된 1세의이야기로한정된다. 재일 1세들의생활사에서주요관심사는생존의몸부림과투쟁, 망향의아픔, 민족의식등이다. 4) 이에비해 2 3 세의관심사는교육, 혼인, 정체 56 집, 한국문학회, 2010.12, 514 쪽에서이와같은견해를피력한바있다. 2) 소설에서의혼인은주제론적연구분야의하나이다. 이에대해서는이재선엮음, 문학주제학이란무엇인가, 민음사, 1996, 403~424 쪽을참조. 고전소설에서흔히들논의되고있는혼사장애의의미도이와같은혼인문제를중심으로펼쳐지는주인공의영웅적활약상, 가문끼리의이합집산, 관련당사자의갈등과화합등의형상은물론, 혼인이지닌사회적, 국가적의미까지도아울러해석하려는연구경향의일종이아닐까생각한다. 3) 재일한인 1 세의혼인은대부분동족끼리이루어진것으로추정되고있다. 이에대해서는김찬정지음, 박성태외옮김, 재일한국인백년사, 제이엔씨, 2010, 255~258 쪽 ; 윤인진, 코리안디아스포라, 고려대학교출판부, 2005, 165~171 쪽등을참조. 참고로김찬정의책에서밝히고있는재일한인끼리의혼인을연대별통계자료로써살펴보면, 1950 년대이전 (80% 이상 ), 60 년 (65.7%), 70 년 (56.3%), 80 년 (42.2%), 85 년 (27.9%), 89 년 (18.4%), 95 년 (16.6%) 의수치를보인다. 이외에도前田憲二외, 百萬人の身世打鈴 - 朝鮮人强制連行 强制勞動の恨 ( 백만인의신세타령 - 조선인강제연행ㆍ강제노동의한 ), 大阪 : 東方出版, 1999; 이붕언지음, 윤상인옮김, 재일동포 1 세, 기억의저편, 동아시아사, 2007 등에서언급하고있는혼인관련자료를통해서도이와유사한수치를더듬어볼수있다. 4) 이헌홍은이들생활사의주요영역을 내몰린사람들의한계상황과생존현실, 가족이산의비극과재회의꿈, 공화국공민의민족이데올로기와재일의현실, 한국현실에의관심과정체성갈등 등의몇몇항목으로나누어살핀바있다. 이에대해서는이헌홍, 에스 - 107 -
4 / 한국민족문화 39 성갈등등으로그모습을달리하거나다양해지기도한다. 5) 그러므로이들을소설의테마로그리고있는작품을통해재일한인의삶과의식세계를탐색하는작업또한그나름의의의가있을것이다. 6) 이중에서교육문제를중심축으로하여전개되는소설작품은필자가살핀것만해도 20편내외이며, 7) 혼인문제를중심모티프로다룬작품들또한 10여편찾을수있었다. 8)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문제를필자는 1) 결핍현실의상징과그탈출구, 2) 세대간의갈등과거리혹은소외, 3) 평등과차별의이중주등의세유형으로나누어파악함이효과적일것이라언급한바있다. 9) 이와같은언급은소설작품에나타난혼인이라는문제를통해재일한인의삶과의식세계의몇몇단면을살필수있을것이라는가정을전제로한것이다. 첫째 닉잡지소재재일한인생활사소설의양상과의미, 한국문학논총 제 47 집, 한국문학회, 2007.12, 111~162 쪽 ; 이헌홍, 재일한인의삶과이야기, 구비문학연구 제 27 집, 한국구비문학회, 2008.12, 113~146 쪽 ; 이헌홍, 재일한인마을이야기의두모습, 한국민족문화 제 32 집, 부산대학교한국민족문화연구소, 2008.10, 187~222 쪽등을참조. 5) 재일젊은세대 ( 후속세대 ) 들의교육, 직장, 연애와혼인, 국적, 정체성등등의제반문제에관한청취조사및분석을하고있는논의로는福岡安則外, 同化と異化のはざまで - 在日若者世代のアイデンチィチィ葛藤 -( 동화와이화의사이에서 - 재일젊은세대의아이덴티티갈등 -), 新幹社, 1991a; 福岡安則外, ほんとうの私を求めて - 在日二世三世の女性たち -( 진정한나를찾아서 - 재일 2 세, 3 세의여성들 -), 新幹社, 1991b 등을들수있다. 그리고이헌홍은이들의특이한삶을그리고있은소설들을재일한인생활사소설이라일컬으면서일련의논의를펼친바있다. 이에대해서는위각주의논문과함께, 이헌홍, 재일한인생활사소설연구 - 교육문제를중심으로, 한국민족문화 제 35 집, 부산대학교한국민족문화연구소, 2009.11; 이헌홍, 앞의논문, 2010.12, 509~544 쪽등을참조. 6) 이들소설작품외에도재일의혼인관련정보를담은자료를찾을수있다. 그형태는청취조사, 자전적술회, 수필등이다. 이들을담고있는텍스트로는앞서언급한 백만인의신세타령, 재일동포 1 세, 기억의저편, 진정한나를찾아서, 동화와이화의사이에서, 그리고 漢陽 ( 일본도쿄에서 1962 년 ~1984 년에걸쳐서월간으로간행된한국어종합잡지 ) 에수록된수필작품들을들수있다. 7) 이헌홍, 앞의논문, 2009.11, 153~197 쪽. 8) 필자가찾은것만그렇고실제로는이보다더있을가능성이많다. 우선이정도자료만으로도재일의혼인문제를살펴볼수있지않을까한다. 이들중에서결핍현실의상징이란관점에서살핀것이 5 편이며, 갈등과소외를다룬작품이 4 편이다. 이논문에서다루고자하는대상은물론후자이다. 9) 이헌홍, 앞의논문, 2010.12, 504~515 쪽을참조. - 108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5 유형에관해서는각주 1) 의논문에서이미언급한바있다. 10) 이논문에서는둘째유형즉혼인에내재된갈등과소외문제를그리고있는작품들에관해중점적으로다루기로한다. 논의대상작품으로는 < 울타리밖으로 >, 11) < 타향에서생각하는고향 >, 12) < 결혼행진곡 >, 13) < 희락원 > 14) 등을들수있다. 논지전개과정에서밝혀지겠지만, 이들또한혼인으로인한세대간의갈등과거리, 세대교체에따른구세대의소외, 그리고주류에서배제된소수자가차별받거나소외되는현실등으로나누어살필것이다. 2. 혼인에얽힌갈등과거리혹은소외재일 2세대이하세대의절대다수는일본에서태어나교육을받고성장하였으므로일본말이그들의모국어이다. 이런점에서그들은 1세대와는근본적으로다르다. 그들의대부분은일본의학교에서일본식이름을사용하면서한국인이라는사실을밝히지않고생활해왔다. 그러므로재일한인은두개의이름을가지고있다. 호적상의이름인본명과일본의일상생활에서불리는통명 ( 通名 ) 이그것이다. 식민지지배국으로흘러들어생존을도모함에서비롯된그들의삶이기에이름또한둘일수밖에없었다. 본명은일본국적을취득하지않은경우에쓰이는호적상의이름이고, 그일상적용도는주로집에서만쓰이는것으로한정된다. 집이라해도 1세들이아들이나손자를부르는경우에만주로쓰이고 3 4 세로내려가면서는집에서조차통명으로불리기가일쑤이다. 15) 10) 위의논문, 509~544 쪽. 11) 이작품은양석일외지음, 이한창옮김, 재일동포작가단편선, 소화, 1996, 27~76쪽에수록된것을텍스트로한다. 앞으로이작품의인용에서는이책의쪽수만밝히기로한다. 12) 趙南斗, < 遠くにありて 思うもの ( 타향에서생각하는고향 )>, 在日文學全集 제16권, 日本東京 : 勉誠出版, 2006, 155~192 쪽에수록된일본어작품이다. 13) 金吉浩, < 結婚行進曲 ( 결혼행진곡 )>, 濟州道 5권, 1992.5, 89~107 쪽에수록된일본어작품이다. 14) 元秀一지음, 김정혜 박정이옮김, 이카이노이야기, 새미, 2006.10, 27~58 쪽수록. 15) 이런현실에대해서는福岡安則外, 앞의두책, 1991a, 1991b; 하병욱지음, 홍구희옮 - 109 -
6 / 한국민족문화 39 사정이이러한까닭은재일한인들의생활권역이일본인과별로다르지않기때문이다. 집, 학교, 직장등이대부분일본인과함께하는생활권이다. 이웃, 학교친구, 직장동료등이다일본인이란뜻이다. 16) 한국인끼리만나는경우는결혼식이나장례식그리고제사등의가족행사에국한되는경우가대부분이다. 17) 그러므로한국식이름을드러내놓고사용하기가어려울것임은물론, 그들의혼인또한한국인보다는일본인과맺어지는경우가훨씬많다. 때문에그들이비록한국이나조선의국적을가지고있더라도겉으로보아서는일본인과별다른차이가없다. 게다가이런저런사정으로부모가일본국적을취득하는경우가있어서, 2 3 세대동포간의결혼폭은더욱축소되므로일본인과혼인하는경우가날로늘어날수밖에없다. 18) 그러므로재일 2 3 세의혼인은재일끼리성사되는경우도있지만, 이보다는주로일본인과재일, 재일과본국인들의혼인을중심으로이루어지는경우가더많다. 사정이이러하므로재일 2 3 4 세동포들의정체성갈등은교육, 혼인, 국적, 취업등의여러분야에아직도두루남아있는것이엄연한현실이 김, 재외한국인의국적문제, 열린책들, 2002; 박일지음, 전성희옮김, 재일한국인 - 차이와평등의딜레마, 범우, 2005; 신숙옥지음, 강혜정옮김, 자이니치, 당신은어느쪽이냐는물음에대하여, 뿌리와이파리, 2006 등의책들을참조. 16) 이러한삶의환경이나현실에대해서는하병욱, 앞의책, 9~38 쪽 ; 박일, 앞의책, 145~254 쪽등을참고할수있다. 이런현실에도물론예외는있다. 조선학교와이카이노등의한인마을이그러하다. 그러나이런집단은극소수의예에지나지않는다. 오늘날조총련계통의학교나, 집단적한인마을등은전체의 10% 에도미치지못하고, 그마저도비율이점차감소되고있는현실이다. 이에대해서는신명직, 재일코리안, 3 색의경계를넘어, 고즈윈, 2007, 18~63 쪽등의언급을참조. 17) 이런사정에대해서는福岡安則外, 앞의책, 1991b, 33~48 쪽을참조. 이모임에서마저도이중성을보이는경우가있다. 즉, 제사를마친후의식사시간이나결혼식피로연에초청받은사람들이한국인과일본인으로나누어져별도의자리에서식사를하는경우도있다는것이다. 18) 각종의통계자료에의하면 1990 년대이후재일한인의 80% 이상이일본인과결혼하는것으로나타나고있다. 그런데재일 1 세들의경우는이와사정이달라서동족끼리의혼인비율이훨씬높았다. 이런추세는 1975 년을기점으로역전되기시작해서오늘날에는일본인과의혼인비율이 85% 를상회하고있다. 이와관련된통계자료에대해서는이헌홍, 앞의논문, 2010.12, 514 쪽및본고의각주 3) 을참조. - 110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7 다. 여기서는혼인을중심으로이런문제들을짚어보기로한다. 이들혼인대상의절대다수가일본인이므로혼인은곧바로국적문제와직결될수밖에없다. 이러한문제들을전제로재일 2 3 세들을면접조사한사례가있는데, 19) 이들자료는소설작품의내용과도상당정도의상관성을지니는것으로보인다. 앞으로소설작품의분석에서이자료들을유효적절히활용할것이다. 1) 세대간의갈등과거리세대간의간격은대체로 20~30 년을주기로반복된다. 세대차는이간격에따라달라지는행위양식, 사고방식, 가치관등의차이를말하는데, 이는시간의흐름에의거변화하는성장환경이나생활환경등의다름으로인해생겨나는현상이라말할수있을것이다. 재일의세대차는 1세대와그이후세대와의사이에서많이볼수있다. 그런데그이후세대중에서도 2 세대는 3 4 5 세대등과는좀다른점이있다. 2세대중에는유아기에부모를따라와서일본에서자란사람들이있는가하면, 광복이전에출생한사람들도있으므로이들은엄밀히말하면 1세대와 2세대의중간세대즉 1.5세대이다. 때문에이들은 2세대이면서도 1세대적성향을지니기도한다. 그러므로재일의세대차는 1세대와 2세대사이에도있지만, 1 2세대와 3 세대이후세대, 즉전전세대와전후세대로묶어서보아야할경우도있다. 혼인문제에서보이는세대차는이양자를넘나드는경향이있다. < 울타리밖으로 > 는재일 1.5세대인 20) 부모가딸의결혼을전후하여겪게되는갈등의여러모습을치밀하게그리고있는작품이다. 이작품의작자인박중호 (1935~ ) 는자신의견문이나체험을바탕으로한이야기에허구성을더하는자전적경향의소설작가로알려져있다. 작가의이러한성향때문인지 < 울타리밖으로 > 의주인공인영식의의식세계는상당정도 19) 福岡安則外, 앞의책, 1991a, 14~64 쪽을참조. 20) 이작품의서술자이자여주인공의아버지인영식은재일 2 세이고, 그의아내는한국에서태어나어릴적에도일한재일 1 세이다. 그러므로이들을편의상 1.5 세대라일컫기로한다. - 111 -
8 / 한국민족문화 39 작자자신의것으로평가되는가하면, 여기서부각되는부모와자식사이의갈등과소외등의현실은개인의문제를넘어재일동포일반의가족사적문제로주목받기도한다. 21) 작품제목의울타리란가정이라는담장, 즉부모의보호막이라는의미와함께, 재일한인으로서살아가야하는현실에서의여러가지제약을의미하는것으로해석할수도있을듯하다. 그러므로 울타리밖으로 란부모의보호나조정통제가이루어지는권역으로서의울타리너머의바깥세상으로나아간다는의미가있는가하면, 이에서한걸음더나아가재일한인을둘러싸고있는편견이나선입관등각종제약으로서의테두리를뛰어넘으려는삶의자세와의지를뜻하는것으로해석할수도있을것이다. 재일 1 2 세와는달리후속세대의젊은이들은학교나직장등의사회에서일본인과자주접촉하면서남녀간에서로사귀다가자연스레결혼으로논의가진전되는경우가많다. 그런데이시점에이르러남녀양가부모의반대에부딪히기가십상이다. 22) 그까닭은혼주세대와그자녀들의세대차에서비롯된것이다. 이로부터양가의분위기는심각하게굳어지고부모와자식의각기다른주장이다툼으로옮아가면서갈등과소외를불러일으키기도한다. 23) 작중화자인영식은홋카이도에거주하는재일한인이다. 도쿄에서격월간으로간행되는어느동포문예지의편집위원인그는평소에우리동포의결혼문제에깊은관심을가지고있었다. 자신이재일 2세인데다그의아내또한어릴적에일본으로건너와민족학교를졸업한사람이기때문이다. 그 21) 이에대해서는양석일외 5 인, 앞의책, 1996, 211~215 쪽의작가소개를참조. 22) 福岡安則外, 앞의두책, 1991a, 1991b 에수록된면접조사에서이런사례가보고되고있다. 23) 이의대표적사례가원수일의소설 < 희락원 > 에나오는승옥의장남이다. 그는부모의반대를무릅쓰고일본여자와동거생활을감행한다. 그러나이런동거생활도오래가지못하고그녀의가출이라는배신으로이어진다. 이에승옥의장남은방황끝에스스로생을마감하는비극적결말에이르고만다. 곧이어전개되는기노시타형제의사연또한일본여자와혼인한형과, 그를비난하다끝내는피투성이가될정도로얻어맞으며분을삭이지못하는등동생과의몇몇갈등에얽힌사연이다. 이모두가일본인과혼인한재일 2 3 세들이흔히겪는아픔과, 관련당사자들의가족사적고민을보여주는사례들이다. 이작품은元秀一지음, 김정혜 박정이옮김, 앞의책, 2006, 27~58 쪽에수록되어있다. - 112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9 의슬하에는멀리도쿄로나가직장생활을하는큰딸과학교에다니는둘째딸, 그리고재수생인장남이있다. 그들은평소민족문제에관심이많은부모의뜻을별로거역하지않았기에부모와비교적좋은관계를유지하고있었다. 그런데, 어느날느닷없이큰딸이아버지에게일본인남자와결혼하겠다는결심을통보하듯밝힌다. 너무나뜻밖의일인지라영식은낭패의심정과함께딸에게심한배신감마저느끼게된다. 게다가재일한인자녀들의무분별한혼인행태에 24) 대해동료편집위원과나눈엊그제의분노에찬대화를떠올리니더욱난감한생각이든다. 이에그는만단으로딸을설득해보지만결코딸의결심을돌이킬수없음을알게된다. 이로인해영식은참담한마음과함께, 아버지로서의무력한자신을새삼깨닫게된다. 그는총각시절에이미일본인여자와의결혼을고집하는형때문에온집안에파란이일어났던가슴아픈사연을직접목격한바가있었다. 그러기에자녀의혼인으로인한갈등때문에상처받는부모의아픔이어떠한가를영식은너무나잘알고있었던것이다. 한국에서태어나어렸을때일본으로건너와서중학생이될때까지 조선마을 에서자랐고, 그뒤도쿄의민족계고교를졸업한아내는영식과는다르게 한국적 인것, 일본적 인것에대해감각적으로반응하는성향이강했다. 생리적이라고하는편이정확할지도모른다. 민족의식의함양 이주요목적이기도한잡지를만들러도쿄에오가는내가딸에게일본인과결혼하고싶다는선언을듣게될줄이야. 25) 이와비슷한상황을주변에서보고듣기는했지만, 그일이자기에게닥쳐올것이라고는꿈에도생각지못했다고나할까? 아니면이런돌발상황을예방하기위해서라고나할까? 영식내외는일찍부터딸의교육에심혈을기울여왔던터이다. 민족의식을심어주는일은어릴때부터하지않으면 24) 여기서의무분별한혼인행태란, 재일한인자녀와일본젊은이와의혼인을말한다. 25) 박중호지음, 이한창옮김, < 울타리밖으로 >, 양석일외 5 인지음, 앞의책, 1996, 42~43 쪽. 앞으로의인용은이책의쪽수만밝히기로한다. - 113 -
10 / 한국민족문화 39 안된다는생각에서아이들을민족학교에다니게했는가하면, 일본인과대등하게살아가기위해서는민족의식을심어주는일못지않게, 그들에뒤지지않는실력을쌓게해야한다는생각또한지니고있었다. 그래서그들이중학생이되면서부터는일본인학교에전학을시키기도했던것이다. 부모의이러한배려에순응하듯아이들은일본인학교에다니면서민족명을쓰는것에도거부감을보이지않고그나름대로학교생활을즐기는듯했다. 이에부부는안심했고, 그로인해자신들의교육방식에대한긍지마저느낄정도였던터이다. 이런정도의생각과배려를아끼지않은부부인지라딸의폭탄선언에서받은충격은더할나위없었다. 그러나당사자인딸과상대청년은대학시절부터 7년간사귀어온사이인지라결혼하겠다는그들의결정은결코일시적감정으로섣불리이루어진것이아니었음에랴. 거기에다남자집안에서도이들의결혼을반대했을것임은당연한일이다. 그러한부모를설득하여어렵게허락을받아낸총각인지라이번에는애인 ( 영식의딸 ) 과연합전선을펴면서영식에게호감을받고자갖은노력을아끼지않는모습으로다가든다. 이런상황에서영식은너무나답답한나머지지푸라기라도잡는심정으로둘째딸에게그의곤혹한속내를내보이면서 만약네경우라면어쩌겠는가? 라며의견을떠보기도한다. 그야알수없죠. 그렇지만일도같이해나갈수있는사람이아니면싫어요. 한국인이냐일본인이냐는그다음이에요. (41 쪽 ) 라는대답만돌아올뿐이니그또한답답하기는마찬가지다. 덧붙여이대답에는일본인들과함께살아갈수밖에없는재일후세대들의정주지향적사고방식또한아울러묻어있기도하다. 26) 영식의아내는남편보다한층더강한반대입장이다. 그런어머니와의사이에서접점을찾지못해고민에빠진딸이한편으로는측은하기도하여영식은아내의눈치를살펴가면서어차피딸에게끌려가는입장이될수밖에없다. 결혼날짜가결정되자함께일하는동료에게도딸의혼사문제를 26) 이소설과재일의현실에대한상관성파악을위한참고자료로는福岡安則外, 앞의책, 1991b 의 7~19 쪽에보이는南雪枝의사례및福岡安則外, 앞의책, 1991a 의 14~47 쪽등의관련청취조사사례들을들수있다. - 114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11 이야기하지않을수없는상황이다. 이시점에이르자영식은, 큰딸이결혼합니다만, 고르고고른상대가일본인입니다. 하지만무슨일이있어도일본인과결혼하겠다는것을새삼스럽게우격다짐으로떼어놓을수도없는일이고요 (51 쪽 ) 라면서결혼초대장을내밀던어떤선배의변명과자조섞인얼굴을떠올리는가하면, 쪽바리에게홀린녀석의결혼식따위는죽어도가지않겠어 (51 쪽 ) 라며큰소리치던동료의모습을동시에떠올리는자신앞에망연자실한다. 일본인과결혼하는자식들때문에난감해하던주위사람들의딱한처지가이제남의일이아닌바로 나의일 로밀어닥친것이다. 그가느낀자식과의벽이헤아릴수없는아픔과갈등으로응결되는대목이다. 이런낭패의심정을겪으면서도그는딸의혼인을기정사실로받아들일수밖에없는상황으로몰려가지않을수없게된다. 이쯤에이르자혼인의제반의례와절차또한심각한문제로대두되기시작한다. 양가의상견례, 중매인의선정, 예물과결혼준비금, 결혼식장, 피로연등의제반절차와식장에서의의상문제를두고빚어지는견해차또한결코만만치않다. 재일한인들의풍속중에일본과가장많은차이를보이는것이바로제사와결혼식에관련된의례들이라는 27) 사실에서알수있듯이위의문제들또한쉽사리해결될수있는성질의것이아니다. 이런문제들은주로어머니와딸의갈등으로연결된다. 딸가진사람이약자 라는말대로대부분의것들이신랑측의의견에맞춰지고, 딸이그중간에서부모를설득시키는방식으로일이진행되기십상이다. 이런가운데서도의상문제에서만은딸과어머니의합의가이루어지지않는다. 예식과피로연자리모두에한복차림을고집하던어머니도어쩔수없이 피로연에서만이라도한복을입어야한다 는선으로한걸음물러난다. 그러나이문제조차도어머니의뜻대로되지않는다. 피로연에서한복을입지않는다고해서일본인에게비굴해진다고는생각지않아요. (61쪽) 라는딸에게, 어머니는 그런말도안되는소릴하다니더이상듣고싶지않 27) 이에관해서는위의두책에서몇몇사례들을찾을수있다. 이와함께원수일의소설집 이카이노이야기, 2006 과金蒼生의소설집 わたしの猪飼野, 名古屋 : 風媒社, 1982 등에서도이런사정을잘그려내고있다. - 115 -
12 / 한국민족문화 39 다. 한국인이자신의인생의문을나서는데어째서한복을입지않겠다는거냐. (61 쪽 ) 라면서언성을높이자, 딸은 아버지가신사 ( 神社 ) 에서하는결혼은절대안된다고해서교회에서하기로했고, 히데오씨어머니도여러가지신경을써서피로연에서도기모노를입지않겠다고했고요. 그런데저만한복을입을수는없잖아요. (61쪽) 라면서딸은이질적두문화의차이를최대한조절함으로써양가의공감을이끌어내려는태도를보인다. 그것이이상하다는거야, 네가한복을입고히데오가가문문양이있는하카마를입으면좋잖아. 그러면뒤죽박죽엉망진창이될거예요. 신랑신부가전혀다른민족의상을입다니이상하잖아요? 기모노와한복을따로따로입은신랑신부얘기는들어보지도못했어요. 잘들어봐, 의상자체만의문제가아니야. 한복을입는다는것은민족의마음을입는다는거야. 이웃나라사람의입장도이해못하는민족의식이라면편협한민족주의라고할수밖에없어요. (62쪽) 이런의례와절차문제만으로끝날일은아니다. 그보다훨씬더마음아픈일이기다리고있으니, 그것은바로딸의국적문제이다. 이문제또한결국에는당사자의결정에따를수밖에없을정도로대세는이미영식의영향권을벗어나고있었다. 이과정에서 신랑가족의호적으로입적하지않을수없다 는딸의의견을듣고영식은굴욕감을느끼기도한다. 그러나결혼을인정한단계에서좋든싫든간에이적 ( 移籍 ) 을감수하지않으면안된다는생각또한어쩔수없는현실이아닌가? 어쨌든결혼하는것은딸이니까, 딸이결단을내릴것이다. 고생각하면서도영식은어쩌면딸이상대방집으로입적하지않을지도모른다고은근히기대했던적도있었다. 28) 자신의결혼인데도양가사이에서배달인노릇을해야만했던딸을 28) 일본인과혼인한재일한인중에는어느한쪽의호적에편입되지않고민족성명을그대로고수하는사례도있다. 福岡安則外, 앞의책, 1991b, 49~64 쪽. 여기에는한인아버지와일본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난일본국적소지자인尹照子가재판을통해자신의본명을찾은사연이소개되고있다. 뿐만아니라그녀는자기가좋아하는일본인남성과혼인하고서도자기아버지의성을지키고자신의한국식이름을고수하기위해혼인신고서를제출하지않고부부각자의성을유지하고있다. 이는국적못지않게민족명또 - 116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13 생각하면측은한마음이들기도하지만, 또한편으로 그것만은양보할수없다 는말을반복해왔기에딸은아버지의의견에매우곤혹스런시선을보이기도했다. 이리하여영식은호적선택의문제를결혼당사자들의판단에맡기기로하면서도, 한편으로는이러한자신의결정을 아마도상대방이석연찮게받아들일거 라는생각에더욱무거운마음이되기도한다. 호적문제는결혼식후에결정할일이므로, 장면은다시결혼식장으로되돌아온다. 절차에따라결혼식이거의마무리단계에이르자영식은 아내의한복이자식들에게어떻게비쳐졌을까 라는생각에잠긴다. 고리타분하고도부끄러운모습으로일까, 아니면자랑할만한눈부신모습으로일까. 그러면서도아내의입장으로본다면, 그녀가이식장에서아이들에게자신의생각을전해줄수있는방법적선택의길은달리없었을것이라생각한다. 생각이이에이르자영식은 나만이라도마음속으로조용히박수를보내지않는다면아내는너무외롭게될것 이라면서한복차림의아내모습을마음에새기고있었다. 마지막으로주인공영식의독백에비친고민을들어보기로한다. 재일동포들은이일본땅에서어떻게세대를이어가야하는것일까. 앞으로어떻게사는것이우리들이지녀야할자세일까. 아직도배타적인일본땅에서, 앞으로의세대는어떻게사는것이민족주체성을지키면서살아가는것일까. 좋든싫든간에우리동포들끼리결혼할기회는더욱적어질것이다. 그런조건속에서, 재일 은어디에서각자의의지할곳을발견할수가있을까. 이제와서민족을전제로한남녀관계를생각하는것자체가시대착오적인발상일까. 아무리생각해도다람쥐쳇바퀴돌듯명쾌한답은나오지않았다.(65 쪽 ) 이처럼 < 울타리밖으로 > 는일본인과재일한인자녀의결혼문제를두고빚어지는세대간의갈등, 그갈등의거리가쉽게좁혀질수없는심각한과제임을가족사의차원에서밀도짙게그린작품임을알수있다. 따라서 한한인으로서의아이덴티티를표현하는데중요한지표가된다는생각의발현이다. - 117 -
14 / 한국민족문화 39 이작품에서혼인과그에수반되는제반문제는개인적, 가정적문제를넘어재일한인일반에게닥쳐오고있는민족사적차원의문제가아닐수없다. 재일 1 2 세대가고수해온민족의혈연적, 문화적정체성을고수할것인가, 아니면어차피일본땅에서일본인과함께살아갈수밖에없는정주화의현실에서닫힌문을열어젖히고서로를받아들여함께섞어가면서살아갈것인가의문제이다. 한두마디의말로써쉽사리단정해버릴수없는참으로어려운문제이기에그로인한고민과갈등또한심각하지않을수없는현실이다. 2) 세대교체와구세대의소외 < 타향에서생각하는고향 > 은조남두의작품이다. 29) 이소설은손녀의결혼식날아침이라는시간을매개로늙은홀어머니와아들내외사이의갈등과그에따른노모의소외감을중심으로전개되는이야기이다. 몇년전에남편을먼저보내고아들내외와함께살고있는재일 1세인순옥은당뇨로인해기력이쇠약한상태이다. 그런데오늘은큰손녀의결혼식날이라그런지아침일찍눈을떴다. 행여나비가올까봐걱정했는데다행히도맑은아침이다. 순옥은이에대한감사의기도와함께, 오늘의결혼식을무사히마치고손녀가행복한생활을할수있도록보살펴달라는기도도아울러올린다. 이로부터 10시까지즉결혼식장으로가기위해집을나서기까지의서너시간동안이이작품의이야기시간이다. 이작품을순옥의소외를중심으로살피기로한다. 소외란말은그개념이매우다의적이다. 사회과학적의미에서의개념을간단히요약해보면, 소외란자신의주변, 노동의산물, 자아등으로부터멀어지거나분리된감정상태를말한다. 30) 이를테면특정개인이나집단이처한상호관계의틀 29) 이작품의원제는 < 遠くにありて 思うもの > 이므로이를직역하면 멀리서생각하는것 이다. 그런데작품의내용및작자가재일한인이라는점등으로미루어볼때, 이는 타향에서생각하는고향 으로번역함이더적절할듯하다. 30) 소외에대해서는정문길, 소외론연구, 문학과지성사, 1980; 박덕환, 문학과소외, 범우사, 1981 등의논저들을참조. - 118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15 에서자기역할내지는가치를제대로실현하지못한다고느끼는감정상태라고도말할수있을듯하다. 이경우에당사자가느끼는무력감, 고립감, 무목적성등을우리는소외의내적외적현상이라고볼수있을것이다. 이런관점에서볼때이당사자에게우리는배려와보호라는차원에서의시선을멈추지말아야할필요성도아울러깨달을수있을것이다. 이작품의주인공순옥이바로그소외의당사자이다. 첫번째소외는늙고병든몸을제대로가누지못함에서오는순옥의무력감이다. 그녀는불편한몸으로인해바깥출입을못하고집안에서만겨우움직이기에가족들의도움을받아야할경우가많다. 그런데가족들의보살핌은따뜻하지못하다. 형편이이러하므로할머니는아들내외는물론손자들로부터도외면당한다는식의소외감을지니고있다. 이를테면, 눈이어둡고행동이원활하지못하니스스로해결하기힘든일이많다. 손톱깎기같은작은일에서부터크게는외출하는일등이대부분그러하다. 손녀들이 ( 길게 ) 자란손톱을보고는찡그리며 보기싫다 고했다. 뭐가보기싫어? 순옥은화가치밀었다. 노인네가그렇게기르고있으면보기싫어요. 기르고싶어서기른것이아니잖아? 손톱정도는스스로깎으세요. 눈이나빠깎을수없으니부탁하는것아니냐? 31) 거동이불편한노인에게무엇보다필요한것은따뜻한시선과세심한배려이다. 눈이어두워손발톱을깎으려다살을베어심하게피를흘렸던사 31) 孫娘たちは伸びた爪を見て 眉をしかめながら 気色悪い といった なにが気色悪いんだ 順玉はむっとした 年寄りがそんなに伸ばしてると みっともないわよ 何も伸ばしたくて伸ばしたんじゃないだろう 爪くらい自分で切りなさいよ 眼が悪くて切れないから頼んでるじゃにいか - 119 -
16 / 한국민족문화 39 건이있었음에도불구하고손녀들은그런사정을알지도못하는지, 할머니의길게자란손톱을몸치장으로생각하면서 자기손톱도못깎느냐 고철없는반응을보인다. 며느리또한텔레비전에만눈을주고시어머니의요청에냉담한반응을보이다가그것이끝나자외출을핑계로 돌아와서해요 라며나가버리는실정이다. 이처럼순옥은가족들로부터귀찮고성가신존재로밖에대우받지못한다고생각하고있다. 더욱이당뇨가심해상당기간의입원생활을거쳐집에칩거한이후로는오랫동안다니던교회에도나가지못함은물론이다. 그런데아들내외와손자들은이런육체적불편들을적극고려해주거나제대로해결해주기는커녕각종의규제사항만더나열할따름이니이로인해느끼는무력감은날로심해진다. 그구체적사례가음식규제이다. 당뇨병환자는맛있게조리된음식을먹을수없다. 병이더악화되기때문이다. 그런데이런노령의당뇨환자일수록맛있는한국음식이더입에당긴다. 그러므로매운김치, 전, 매운탕, 떡등먹고싶은음식이수두룩한데순옥에게는이들을마음대로먹을수없는것이가장큰고통으로다가온다. 이에따라자기의사는무시되고, 며느리가짠무성의한식단에따라꼭두각시처럼먹고살아야하는신세라고느끼는그자체가더없는소외이다. 두번째의소외는가정적역할부재에서오는존재감의상실이다. 늙고병든몸이니가정내적역할이축소되거나없어질것은자명한이치이다. 그러나비록늙고병든몸일지라도그가할수있는일이전혀없는것은아닐터이다. 그런데가족성원누구도그의역할에대한배려에인색하다. 말하자면대화부재에서오는존재감의상실이다. 이는삶의목적상실즉무목적성에다름아니다. 그구체적인예는가정의모든일들이한마디의논도없이아들내외와손자들만으로결정되고진행된다는점이다. 이는바로가정에서의존재감의상실로다가온다. 그사례들은매우많다. 집수리를핑계로남편이아끼던한국병풍, 한국인형을한마디상의도없이쓰레기통에내버린일, 자기몰래일본국적으로의귀화를결정해버린일, 손녀의결혼식에관해한마디상의도없이 신전결혼식 을올리기로결정하 - 120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17 는가하면, 그녀가오랫동안다니던한국인교회의목사를피로연에조차도초청할수없다며거부하는일등등집안의모든일들로부터그녀는철저히소외된다. 손녀의결혼식에대해서는순옥은그때까지완전히제외당해아무것도몰랐다. 그래서신전 ( 神前 ) 결혼식을올린다는말을들은것도그때가처음이었다. 평소에결혼식만은교회에서해주기를말해왔던순옥으로서는충격이었다. 특히신전결혼식을한다는것이무엇보다마음에들지않았다. 도대체무엇을생각하고있는것일까? ( 중략 ) 그러므로신전결혼식이기때문에형편이이렇다저렇다하는것은변명으로밖에들리지않는다.(168 쪽 ) 32) 손자손녀라는존재는노인들의삶의일상에서가장큰기쁨이자, 종족보존이라는본능의현실적구현체이다. 그렇게소중한큰손녀의결혼식을자신과는한마디상의도없이일본식으로그것도일본의신사 ( 神社 ) 에서올리기로결정해버린아들내외의처사는충격그자체였던것이다. 33) 그러니자신이정신적으로의지하고있는한국교회에서의결혼식이물거품이되었음은물론, 설상가상으로한국인목사는결혼식은고사하고피로연에까지도초청받지못한다. 이는바로순옥의대사회적역할봉쇄로연결되는처사이다. 집안의모든대소사에서이렇게제외돼버린존재이니손자손녀인들할머니를대하는언행이공손할리만무하다. 그저귀찮고도불편한존재라는취급밖에못받는다는느낌이고, 할머니에대한아이들의실제적대접또한그러하다. 그나마이집안에서자기존재가필요한경우는가족 32) 孫娘の結婚式については 順玉はそれまでは完全に蚊帳の外に置かれて 何も知らされていなかった だから 結婚式を神前式でやるという話を聞いたのも そのときが初めてであった つねづね 結婚式だけは敎会でやってほしいといってきた順玉にとってはショックであった とくに 神前式でやるというのが何よりも気に入らない いったい何を考えているのか ( 中略 ) それを 神前式だから具合いがどうのというのは逃げ口上でわにいが 33) 일본의神社는國體的신을모신종교의제단이자제국주의의상징이기도하다. 더구나일제강점기에는이신사에의참배를강요하고, 뜻있는애국지사들은이를거부하다가옥고를치른일도많았다. 漢陽 에수록된배동호의수필 < 교포와신전결혼 >(1966.10 월호, 207~208 쪽 ) 이라는글에도이신전결혼식에대한비판과회한이아울러드러나고있다. - 121 -
18 / 한국민족문화 39 들이외출을하고나면혼자남아집을지키는일정도이다. 하지만노모는이경우에도존재감을느끼기는커녕불안과공포의시간을보내기가일쑤이니소외된존재라는그녀의위치에는변함이없다. 세번째의소외는대사회적관계의단절에서기인되는고립감이다. 앞서본바와같이가정으로부터의소외는곧바로외부세계와의단절로이어진다. 당뇨가심해져서혼자힘으로바깥출입하는일이불가능하게되자이제는교회에서만나던동포교우들과의교제조차두절된다. 그러니그들과나누던우리말은물론, 고국관련소식을나눌수있는기회도모두사라지게된다. 그나마교회에서재직신도로함께일하면서가까이지내던박집사마저세상을떠났다는소식을오늘아침에걸려온목사의전화로알게되고보니할머니의고립감은점점더해만간다. 이로써 ( 박집사의죽음 ) 집사님 ( 순옥 ) 이있었던때의신자는한사람도남지않았습니다. 는목사의말은그극단을의미한다. 이처럼집안에서의역할부재는물론, 존재감조차상실한할머니에게바깥세상과의연결고리또한두절되니그고립감은더할나위없는지경이된다. 연이어재일의앞날에대한걱정을내세우며나누는대화에서는그의고립감이서러움으로표출되기도한다. 지금젊은사람은사고방식도삶의방식도우리들과다르기때문입니다. 우리들세대는언젠가는고국으로돌아간다고하는의식이있었기때문에그것에따라살아갈수밖에없었지만, 오늘젊은사람들은그런것따위는생각도하지않기때문이지요. ( 중략 ) 이집사님, 아무쪼록몸조심하셔서오래사세요. 그런말을해주는사람은목사님뿐입니다. 모두빨리죽지않는가라고기다리고있을뿐입니다. 그렇지않습니다. 마음을굳게먹으세요. 감사합니다. 목이메어눈물이날것같은마음을참으면서순옥은깊이머리를숙였다.(173 쪽 ) 34) 34) 今の若い人は 考え方も生き方もわたしたちとは違いますからね わたしたちの世代はいずれはくにに帰るという意識がありましたから それに沿った生き方しかできなかったのですが 今の人たちはそんなこと考えてもいませんからね ( 中略 ) - 122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19 위에서우리는순옥이소외받는현실을무력감, 목적상실, 고립감등으로나누어살핀셈이다. 이제그러한요소들이이작품의주제를위해어떻게효과적으로짜여지고있는지를종합적으로검토할차례이다. 이런저런생각다접어두고오늘은손녀의결혼식장에다녀오는일이순옥에게는가장중요하다. 결혼식장에입고갈치마저고리를고르기위해그녀는옷장을뒤적이면서한복에관련된추억들을떠올려본다. 치마저고리를들추면서할머니는일본에서살아온자신의역사를보는듯한느낌을받는다. 관혼상제, 교회에서의각종행사, 동포들의모임등에는늘이들치마저고리를입고참석했기에그녀의한복하나하나에는그러한추억이듬뿍배어있는것이다. 거기에다수의로마련해둔흰색한복을보고는자신의사후를생각해보기도한다. 자신 ( 순옥 ) 이죽으면이정씨집안은어떻게될까? 아니이미정씨집안은없는것과같다. 그런것이있다고한다면자신이살아있다고하는것뿐이었다. 그런자신이사라지면이집에는아무것도남지않는다. (177 쪽 ) 는생각에이르면서상실감은더해진다. 너무나수척해진탓에몸에맞지도않은한복을입고아들내외와둘째손녀, 그리고이웃의부부가함께출발하기위해모여있는응접실로들어서면서할머니는더할수없는낭패의심정이된다. 우선응접실에빈의자가없는데, 누군가일어서서앉을자리를마련해주기는커녕아들내외는물론, 손녀마저화가난눈빛으로자신을노려보고있는것이아닌가. 둘째손녀가불러서들어왔으니허락없이불쑥들어왔다고보내는핀잔은아닐테고, 말라빠진몸에너무나헐렁한한복이어울리지않아서그러는것일까. 그렇더라도이건너무하지않은가생각하며문앞에우두커니서있는데, 손님인이웃아주머니가자리에서일어나며축하인사를한다. 엉거주춤 李執事 といった くれぐれも体には気をつけて 長生きして下さいよ そんなことをいってくれるのは 牧師さんだけです にんな早く死んでくれないかと待ってるというのに そんなことないですよ 気を強い待って下さい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喉が詰まって泣き出しそうにながら 順玉は深々と頭を下げた - 123 -
20 / 한국민족문화 39 의자에앉는데, 기모노 ( 일본전통복장 ) 를입은며느리가드디어 그모습은곤란합니다. 라며할머니를제지한다. 곤란하다니. 라고시치미를떼고응수하자, 이번에는명령하는듯한어조로 다른옷으로입으세요 라고고함을내지른다. 다른옷 모두너무낡아서. 라고시치미를떼면서엉뚱한대꾸를한다. 이렇게신경전을벌이자며느리는마침내남편을충동질하여사태를해결하려고한다. 며느리의성화에떠밀린아들이어머니를가로맡고나선다. 어머니혼자그런차림이면곤란하지않겠어요? 나는아무것도곤란하지않아. 솔직히말하면내가치마저고리를입는것이마음에들지않는단말이지. 나도이해하기때문에지금까지입을다물고있지않았냐? 하지만내가결혼식에치마저고리를입고가는것이왜그렇게거북한것이냐? 어머니도모르는소리하지도마세요. 좀더고분고분하면어때요? 부모를보고고분고분하라니무슨말이야. 어머니는왜항상집안에분란을일으키세요. 이러면결혼식은엉망진창이돼요. 인간에게는해서좋은말이있고해서는안되는말이있는법이야. 그래알았다. 그런것같으면나는결혼식에참석하지않겠다. (186~187 쪽을발췌 ) 순옥은이미마음속으로결혼식에참석하지않기로결정했다. 자신은신부의할머니인데도결혼식에는가장환영받지못하는손님임이드러난셈이다. 그러니그결혼식에가더라도자신은그저거추장스러운존재에지나지않을것이란일말의생각이현실로구체화된것이다. 순옥이이런결정을내린까닭은한복차림으로예식에참석하는것을강력히거부하는아들내외의생각과자신의생각이너무나다르기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의문화적정체성, 즉관혼상제등의신성한의식에는반드시한복을입고임해야한다는 35) 자신의생각이너무나당연하다고믿고있는순옥이다. 더 35) 이문제는앞에서본박중호의 < 울타리밖으로 > 에서도심각한논란거리로다루어진바 - 124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21 구나오늘은그리도아끼고사랑하는손녀딸의결혼식이아닌가. 그런데자신의이당연한생각을지지하는사람이이집안에아무도없다. 성스러운의식에걸맞은의상을입지도못하고, 그자리에앉아있을자신의모습을떠올리니이는바로허수아비가아닌가. 그럴바에는차라리참석을거부하는것이자신의생각에충실한결정이라판단한것이다. 순옥의이와같은최후의항거에대해며느리는 아무도참석하지말라고강요하지않았다 면서 시어머니스스로토라진결과 로몰아붙이고는예식장으로향하며, 아들또한엉거주춤하다가노모를그대로두고자리에서일어선다. 할머니의복장이문제될것을예측하지못하지도않았을터인데, 그렇다면미리의논과정을거쳐설득의시간을가져야만하지않았을까. 아들내외는노모의참석이여러가지로신경쓰였을텐데, 한복차림을고집한다는핑계로오히려예식장에의참여를불가능하게이끌어간측면도있는듯하다. 위에서살핀바와같이이작품은혼인을매개로펼쳐지는재일한인의세대교체와그에따른갈등은물론, 구세대가소외되는현실까지를핍진하게그려내고있다. 이경우의세대교체는단순히구세대와신세대의역할교체, 즉주류세대가바뀌는것만을의미하지는않는다. 그보다는주류세대의바뀜에따른신, 구세대의삶의방식이나가치관의교체를더큰문제로부각시키고있다. 이런변화의흐름에미처적응하지못하고자신의생각이나삶의방식을고수하는구세대와후속세대간에빚어지기쉬운갈등의단면이라고나할까? 그갈등에서자기역할을제대로할수없는쪽은대체로늙고병든구세대이다. 이작품은구세대의소외문제를통해재일한인의정체성문제까지도아울러짚어내는방향으로그보폭을넓혀가고있는것으로해석할수도있을것이다. 3) 주류에서배제된소수자의소외 앞에서우리는재일한인의혼인을중심으로전개되는세대간의갈등과 있다. - 125 -
22 / 한국민족문화 39 거리혹은소외의현실을살펴보았다. 세대간의갈등과소외는재일한인들의경우만이아니라어느경우에든지흔히제기될수있는문제이다. 다만, 재일한인의삶이처한상황이특수하고, 특히혼인이라는인륜의대사를매개로전개되는갈등과소외를통해그들의삶의일단이보다분명하고도특징적으로나타나기때문에논의대상으로삼을만한가치가있다는것이다. 이항목에서는혼인에얽힌갈등과소외가세대간의문제라기보다는주류와소수자, 가진자와못가진자간의문제등에따라생겨난소수자의소외문제를다룬작품을중심으로그실상의일단을살피고자한다. 대상작품은김길호의 < 결혼행진곡 > 이다. 36) 주인공김경준은재일한인 2세로서결혼을두달정도앞두고있는예비신랑이다. 그는현재나고야에있는대학병원의의사로서본명을사용하고있는인물이다. 경준은고등학교 2학년때럭비부원으로활동하다가심한부상을입고식물인간이될지도모르는고비를몇번이나넘기며장기간입원한적이있었다. 그런데병원에서만난주치의인하시모토선생의감화를받아그의인생은전환점을맞게된다. 그는장래의전공으로생각하고활동해온럭비와육상등의체육활동을중단하고의사로서의길을걸을것이라결심한다. 이리하여그는입시라는어려운관문을거쳐의과대학생이되고이어서사명감을지닌의사로서의길을꾸준히걷고있는사람이다. 그의예비신부정미는같은병원미생물과에근무하는약사인데, 나카무라사다미라는통명을사용해온재일한인이다. 둘의만남은의사인경준이본명을사용하고있었기에정미의눈에쉽게띄면서시작된다. 말하자면경준이모르는사이에정미 ( 나카무라사다미 ) 는이미경준이같은동포라는사실을알고있었던셈이다. 만약경준이본명을사용하지않았더라면같은직장의동포끼리도서로알지못하는관계일수밖에없는것이오늘날재일의엄연한현실이다. 이처럼이는결혼적령기재일한인의일상에서동포끼리교제할기회가거의없는사정을극명하게보여주는대목이다. 36) 金吉浩, < 結婚行進曲 >, 濟州道 5 권, 1992 년 5 월, 89~107 쪽에실린일본어작품이다. - 126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23 김선생님, 실례입니다만, 재일동포세요? 예, 그렇습니다. 실은나도재일입니다. 그렇습니까? 놀랐습니다. 미생물과의나카무라사다미 ( 中村貞美 ) 선생이었다. 의사선생님중에통명 ( 通名 ) 을사용하고있는재일 ( 在日 ) 분은계실지모르지만본명을사용하고있는분은김선생님뿐입니다. 그렇습니까? 그것은영광입니다. (95쪽) 37) 위에서보는바와같이이작품에서우리는재일한인사회, 그것도혼인적령기의청춘남녀가동포끼리서로만나교제할수있는기회가결코쉽지않은현실임을간파할수있다. 실제로각종의청취조사에서도이런사정은두루언급되고있다. 38) 이런현실에서같은병원에근무하는재일청춘남녀의만남은가까운사이로발전될가능성이농후할뿐만아니라, 39) 실제로둘의관계는혼인으로진전된다. 둘이처음만났을때그들은같은재일한인이면서도서로간의국적은상이했다. 소위조총련과민단으로갈린상태였던것이다. 이는재일의결혼에한걸림돌이되기도하는심각한현실의하나이다. 40) 실제로정미네집에서는이문제를제일먼저해결하라는조건을내세운다. 그런데이문제는결혼약속이이루어지면서경준이대한민국국적으로전환함으로써쉽게풀린다. 경준집안의조선국적이무슨정치적이데올로기때문이아니라사업상거래처사람들이그쪽에많다는이유밖에없었는데, 자녀의결 37) " 金先生 失礼ですけど在日の方ですか?" " はい そうです " " 実は私も在日です " " そうですか? これわ驚きましたね " 微生物科の中村貞美先生だった " 医師先生の中に通名を使っている在日の方はいらっしゃるかも知れませんが 本名を使ってる方は金先生一人だけです " " そうでしたか それは光栄ですね " 38) 福岡安則外, 앞의두책, 1991a, 1991b. 이두책은대표적인조사자료집이면서동시에연구서로서의성격을지니고있다. 39) 본문에서도이런경향내지는가능성에대한언급이보인다. 재일에게는불가사의한부분이있다. 모르는상대에게는조개가입을닫듯이되기쉬우나상대가재일이라는것을알게되면무엇이든오픈하는경향이있다. 그것이외국에살고있는소수민족의공통점이라고해버린다면그렇기도하겠지만, 그이상의무엇인가가있다고경준은생각하고있었다. 정미의이야기를들었을때그것을더욱강하게느낄수있었다. (95쪽) 40) 이에관한조사사례로는福岡安則外, 앞의책, 1991b, 33~48 쪽을참조. - 127 -
24 / 한국민족문화 39 혼조건충족을위한것이라는명분때문에이문제는쉽게해결된다. 곧 1 차적장벽이해결된셈이다. 이리하여둘의결혼은별다른문제없이순조로이진행된다. 이들의혼인은대학병원의사와약사출신의연구원이라는직업으로보아그사회적지위가상당정도로갖추어진계층, 즉재일한인의중산층내지는상류층에속하는혼인이라볼수있을듯하다. 나아가양가부모들의경제적능력이나사회적활동에관한언급에서도이런짐작이가능하다. 41) 그런데이작품의문제의식은이에서끝나지않는다. 이야기줄거리가차지하는분량으로보면분명이작품은경준과정미의혼인에얽힌사연을중심으로전개되는듯하다. 그러나좀더주의깊게살펴보면이둘의혼인만으로이작품의주제가완결되는것은아닌듯하다. 이들의혼인을매개로또다른문제가중첩되면서작품의깊이가더해진다고나할까. 그깊이는경준과정미의혼인에부수되는, 즉경준친구의혼인에얽힌에피소드에내장되는방식으로마련된다. 경준의친구재성과가즈시는초, 중급학교의동창생이었는데, 대학에들어와서 조선문화연구소 활동을같이하면서셋은부쩍가까워진사이가된다. 이활동중의하나로그들은재일문제및소수자인권운동의권위자인이토교수의강연에빠짐없이참여하고토론의자리를가지면서공감의폭을넓히기도한다. 이런재성에게는자타가공인하는애인이토게이코가있는데, 둘의관계는양가부모에게도어느정도인정받고있는상태였다. 그리고그녀는바로이토교수의종질녀이니이들의활동과도맞아떨어지는경우가아닌가? 그러니경준과가즈시는재성과게이코의관계를부러워하면서결혼발표만을기다리고있었다. 그런데, 어느날재성의입에서게이코의가족들, 그중에서도특히이토교수가이들의결혼을반대하고나섰다는말을듣게된다. 참으로놀라지않을수없는고백이었던셈이다. 41) 정미집안은토목건축사업소를경영하고있으며, 경준집안은합성수지공장을경영할정도로비교적여유있고유복한집안이라는언급이본문에보인다. - 128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25 이토교수님은물론자신은재일에관한여러가지일을하면서활동하고있지만그것은어디까지나일이고, 그이상아무것도아닌데, 그연줄로결혼이라고하는형태로재일이자신들의가정으로들어오는것은반대한다고말했다고해. ( 중략 ) 그이야기가진짜라면교수님이지금까지해온모든것은빈껍데기 ( 위선 ) 가아닐까? 나는그렇게생각한다. 솔직히말하면나로서는교수님에게배신당한기분이든다. (104 쪽 ) 42) 재성의말을통해서알수있듯이두사람의혼인문제는전혀예상치못한뜻밖의암초에부딪치게된다. 이런과정에서두남녀는가족의축복은커녕결혼승낙조차받지못하는상태에이르게된다. 그러나이에굴하지않고이시련을자기들의관계를더욱가깝게다지는계기로삼으면서둘은동거에합의하고함께부부로서의생활을영위하게되는데, 이후로어느덧 2년여의세월이지나서오늘에이르른것이다. 소수자인권운동의권위자로자타가공인하는지도층인물이정작자기집안종질서로예정된, 그것도문하생이나다를바없는사람을단지재일이라는이유때문에용납할수없다는것이다. 남이보기엔 위선자 라는단어조차도아까운인격의소유자이지만정작본인은 업무상의활동과가정사는별개 라는미명하에소수자를차별하고있으니이또한재일이겪고있는보이지않는차별의일단인듯하다. 이른바평등과차별의이중주라고나할까. 경준의친구인재성과그의애인게이코의혼인문제가이처럼예상밖의모습으로전개되고있는상태에서, 경준은자신의결혼식날짜를며칠앞두고본가를찾아가족들과당일의행사진행등의문제를상의하려고한다. 가족들대부분이경준과미정의혼사를흡족히여기고축하하는분위기이다. 그런데양가의가족모두가존경하는주례선생님을초빙하기로결 42) " 伊藤敎授は もちろん自分は在日のことでいろんな仕事をしながら活動もしてるけれど それはあくまでも仕事であって それ以上のことは何もないのに その繫がりで結婚というかたちで在日のことが自分の家庭に入ることには反対する ということらしいんだ " ( 中略 ) " その話が本当なら 先生が今までやって來たすべてのことはうわべだけのことじゃないかね 僕はそう思う 僕に言わせれば正直に言って先生に裏切られた気持ちだね " - 129 -
26 / 한국민족문화 39 정하고, 사회자를선정하는대목에이르러경준이친구재성이를내세우면서부터어머니의반대에부딪히게된다. 하지만나는그의사회에는반대다. 왜요? 누나가다시물었다. 왜냐하면재성이는불길하다. ( 중략 ) 그는식도올리지않고동거하고있지않아. 그런그에게사회를맡기는것은더이상하지않아? 어머니의표정이굳어져있었다. 그건아닙니다. 어머니도사정을잘알고있을뿐만아니라동정까지하지않았어요. 그이야기는그에대한모욕입니다. 지금두사람은누구보다도행복합니다. 어머니의이야기는이해할수없습니다. (106~ 107쪽 ) 43) 이대목에서어머니가보인태도를어떻게해석해야할까. 일차적으로는근거없는민간속신내지는선입관에경도된어머니의과민반응이라볼수있을것이다. 그러나재일한인이면서자식의혼인을앞둔어머니가아들의가장친한친구를두고 불길하다 는말을함부로내던질수있을까? 청년의인생에서가장중요한혼인문제를두고일본사회주류계층으로부터의부당한차별대우에괴로움을느끼면서도자기의지를굽히지않고꿋꿋이살아가고있는자식친구에대한모욕은납득하기어려운일이기때문이다. 이보다우리는경준어머니의태도를소수자인재일한인이자기집단속의다른소수자를소외시키는것으로해석함이보다타당할듯하다. 이는아마도소외받는소수자인자신의심층에깔린불안의식이엉뚱한모습의증상으로드러난것이아닐까생각되기도한다. 경준의항의겸변호 43) " でも 私は彼の司会には反対よ " " どうして?" 姉が問い返した " だって 在成は縁起が悪いんだよ "( 中略 )" 彼は式も上げずに同樓してるでしょう その彼に司会をまかせることは もっと可笑しいじゃないかね " 母の表情が固くなっていた " それは違いますよ! またそのいきさつはお母さんもよく知ってるだけじゃなく 同情までしたでしょう? その話は彼に対する侮辱です 今ふたしは誰よりもしあわせですよ お母さんの話は理解出來ません " - 130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27 에반응하는어머니의이어지는언급에서바로그런단서가묻어나고있음을엿볼수있다. 그것은내가너무심하게말한것인지도모르지만나의이야기들어줄래? 울것같은어머니의얼굴이었다. 이결혼식모두부러워하지만나는별로기쁘지않아. 너뿐만아니라우리가족, 모두가빼앗긴다는기분이들어. 그것이나로서매우괴롭고참을수가없어. 참을수없는듯이어머니가울기시작했지만누구도입을열려고하지않았다.(106 쪽 ) 44) 위와같은어머니의태도는다른몇몇대목에서도묻어나고있다. 결혼후아들내외의보금자리가자기들의생활근거지인오사카가아니라사돈댁이있는나고야라는점에대한불만, 며느리와함께오사카에서살수없는것에대한불만을아들을빼앗긴기분이라고언급하는대목, 그리고사돈댁에서계획하고있는나고야에서의피로연개최에참석해달라는데에대한짜증섞인반응등이바로그러하다. 이런대목들과함께, 위에서보인경준어머니의오열등에서우리는소수자로소외받는집단의일원이동류집단의또다른소수자를자신도의식하지못하는사이에소외시키고있는모습을목도하게된다. 참으로아이러니한현실이라아니할수없을듯하다. 이작품에서우리는일본사회의주류에서배제된재일한인이소수자로서소외받는현실과함께, 소수자집단내에서도갖춘계층에의해못갖춘계층이겪는또다른소외의모습을찾을수있을듯하다. 이는일차적으로 44) " それは私の言い過ぎだったがも知れないけど 私の話 聞いてくれる?" 泣きそうな母の顔だった " この結婚式 皆は羡ましがるけれど私は心から喜べないのよ あなただけじゃなくて私たち家族 皆が奪われてるような気がするのよ それが私にはとても辛いし 我慢出來ないのよ " たまりかねたかのように母が泣き出したが 誰も口を開けようとしなかった - 131 -
28 / 한국민족문화 39 재일한인사회에서어느정도상위계층이라고할수있는경준이나정미네가정의경제력과재성의경우와의차이에서기인되는것인가하면, 45) 이차적으로는재성의신혼가정이혼인이라는절차를제대로갖추지않고이루어진것을결함이라고생각함에서기인된것이다. 그런데재성의이러한이차적결함은부당한차별에말미암은것이다. 재일 이라는이유때문에받은상처를누구보다도잘아는경준의집안인데도, 그의어머니는 식도올리지않고동거하고있는그에게우리결혼식의사회를맡기기에는불길해서싫다 는것이다. 이처럼같은재일이라도상이한능력과조건을갖추었기에, 일본인과대등한위치에오른사람과그렇지못한사람과의사이에는또다른차별이있고, 그로인해소외받기십상인당사자가현실에엄연히존재하고있다는것이다. 3. 마무리혼인을중심축으로하여전개되는재일한인소설을통해서필자는결핍현실의상징과, 그로부터의탈출구모색이라는그들특유의삶의일단을살핀바있다. 그런가하면, 또다른측면에서세대간의갈등과거리혹은소외의현실을이들작품에서의혼인을통해짚어낼수도있음을아울러살펴보았다. 이들소설에나타난재일 1세의혼인이주로생존현실의한단면을담아내고있다면, 후속세대의혼인은세대간의갈등과소외, 그리고주류에서배제된소수자의소외등을그려내는경우가많다. 여기서는후자에논의를집중해보았다. 앞에서의논의를요약하면서마무리에임하고자한다. 45) 경준과정미의가정은양가모두경제적으로여유가있는집안이다. 두집안모두사업을경영한다는언급이라든지, 경준은사립의과대학에라도갈수있을정도로유복한가정이라는언급, 사위가나고야에서병원을개업한다면기꺼이지원하겠다고하는경미부친의제의대목등에서이를확인할수있다. 이에반해경준의일본인친구가즈시는어릴때부터매우어려운집안이었고, 한국인친구재성의집안에대해서는비록구체적언급은없으나게이코와의결혼관련사건을능동적으로처리하지못하는점등으로미루어볼때그리넉넉한집안은아닌것으로보인다. - 132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29 첫째, 박중호가지은 < 울타리밖으로 > 는학창시절에사귄일본인청년과결혼하려는딸을둔재일한인 1 2 세대의부모가겪는자녀와의갈등을그린소설이다. 이작품에서혼인과그에수반되는제반문제는개인적가정의문제를넘어재일한인일반이당면한민족사적차원의문제가아닐수없다. 즉, 재일 1 2 세대가고수해온민족의혈연적, 문화적정체성을고수할것인가, 아니면어차피일본땅에서일본인과함께살아갈수밖에없는정주화의현실에서서로를받아들여함께섞어가면서살아갈것인가의문제이다. 한두마디의말로써쉽사리단정해버릴수없는참으로어려운문제임을효과적으로그린작품이기에여기서우리는재일한인의혼인이안고있는현실적고뇌를되새기게된다. 둘째, 조남두의 < 타향에서생각하는고향 > 은혼인을매개로펼쳐지는재일한인의세대교체와그에따른갈등은물론, 구세대가소외되는현실까지를핍진하게그려내고있다. 이경우의세대교체는단순히구세대와신세대의역할교체, 즉주류세대가바뀌는것만을의미하지는않는다. 그보다는주류세대의바뀜에따른신, 구세대의삶의방식이나가치관의교체를더큰문제로부각시키고있다. 따라서우리는이작품에나타난구세대의소외현실을통해재일한인의미래상은물론, 그들의정체성문제가어떤모습으로자리잡아갈수있을것인가에대한관심의폭과깊이를더해가야할것이라생각한다. 셋째, 김길호의 < 결혼행진곡 > 에서우리는일본사회의주류에서배제된재일한인이소수자로서소외받는현실과함께, 소수자집단내에서도갖춘계층에의해못갖춘계층이겪는또다른소외의모습을찾을수있을듯하다. 이처럼같은재일끼리도상이한능력과조건을갖추어, 일본인과대등한위치에오른사람과그렇지못한사람과의사이에는또다른차별이있고, 그로인해소외받기십상인당사자가엄연히존재하고있는현실을우리는이작품을통해바라볼수있지않을까한다. 넷째, 위의작품분석을통해서살핀결과로서의갈등과거리, 혹은소외등의제문제는재일한인을대상으로조사한각종연구보고서의내용과 - 133 -
30 / 한국민족문화 39 상당정도부합되는모습을보인다. 이들조사및연구보고서중에서특히혼인관련자료들은재일후속세대들의삶과사고방식이변화되고있는현실을충실히반영하고있다. 이런현실과소설분석결과의상관성에주목하면서필자는재일한인의생활사에대한다각적연구의필요성을제기한다. 이와더불어폭넓은관점에서보다많은작품을대상으로논의가확대, 진전되기를기대한다. - 134 -
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31 참고문헌 1. 자료趙南斗, < 遠くにありて 思うもの >, 在日文學全集 제16권 ( 日本東京 : 勉誠出版, 2006. 金吉浩, < 結婚行進曲 ( 결혼행진곡 )>, 濟州道 5권, 1992.5. 元秀一지음, 김정혜 박정이옮김, 이카이노이야기, 새미, 2006.10. 양석일외 5인지음, 이한창옮김, 재일동포작가단편선, 소화, 1996. 漢陽, 東京 : 漢陽社, 1962 년 ~1984 년사이에간행된총 177권중의재일한인혼인관련소설과수필. 前田憲二외, 百萬人の身世打鈴 - 朝鮮人强制連行 强制勞動の恨, 大阪 : 東方出版, 1999. 이붕언지음, 윤상인옮김, 재일동포 1세, 기억의저편, 동아시아사, 2007. 2. 논저김종회편, 한민족문화권의문학, 국학자료원, 2003. 김찬정지음, 박성태외옮김, 재일한국인백년사, 제이엔씨, 2010. 김학렬외, 재일동포한국어문학의전개양상과특징연구, 국학자료원, 2007. 김환기편, 재일디아스포라문학, 새미, 2006. 박덕환, 문학과소외, 범우사, 1981. 윤인진, 코리안디아스포라, 고려대학교출판부, 2005. 이재봉, 국어와일본어의틈새, 재일한인문학의자리, 한국문학논총 제47 집, 한국문학회, 2007.12., 틈새인간의말더듬이존재론, 현대문학이론연구 제43집, 현대문학이론학회, 2010.12. 이재선엮음, 문학주제학이란무엇인가, 민음사, 1996. 이헌홍, 에스닉잡지소재재일한인생활사소설의양상과의미, 한국문 - 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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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인소설에서의혼인, 그갈등과거리혹은소외 / 33 <Abstract> Marriage in Novels by Ethnic Koreans in Japan Conflict, Distance or Alienation Lee, Heon-Hong With novels by ethnic Koreans in Japan that unfold centering around marriage, the author examined the reality of conflict, distance or alienation between generations. The discussion above is summarized as follows. First, marriage and its attendant conflicts, depicted by Out of the Fence by Bak, Jungho, come down to the problem of ethnohistorical dimension that is being confronted by the whole ethnic Koreans beyond an individual family. In other words, it is the problem of whether to hold to the ethnic, cultural identity that the ethnic Koreans of the first and second generation have stuck to, or to live together in the reality of settlement that makes ethnic Koreans in Japan have no choice but to mix with Japanese At this point, we need to think over the realistic conflict, and even the agony, that ethnic Koreans' marriage have. Second, Hometown Thought away from Home by Cho, Namho, gives a true-to-life description not only of a generational shift of the ethnic Koreans in Japan and its attendant conflict that develops through marriages, but of the reality of the alienation of the older generation as well. The generational shift in this case characterizes as more of a problem a shift in the lifestyle or values of the older generation and the younger generation with a dominant generation changing. Through the reality of the alienation of the older generation, therefore, we need to pay wider and deeper attention to what the future image of the ethnic Koreans in Japan will be and what change their identity will undergo. Third, Wedding March by Kim, Gilho depicts one kind of alienation that - 137 -
34 / 한국민족문화 39 ethnic Koreans in Japan excluded from the mainstream of the Japanese society face as a minor and another kind of alienation that within the minor group the underprivileged get from the privileged. This work ene les us to see the reality that among the ethnic Koreans there is another get rimiminor group thea mse who hadegech abilinoes and condinoons that they got even with Japanese and thmse who did not and that ther thmes exist a party vulnerable to alienation. The marriage in the novels develops centering around the stories involved in a series of procedures and rituals for marriage, marital relations as its extension, couple-oriented family life and so on. Therefore, it is considered that through these works we can see not only the individual or domestic meanings and values of marriage but also the social ones. Hopefully there will be more discussion with more works from a wide perspective like this. * Key Words: Novels by Ethnic Koreans in Japan, Conflict and Distance, Alienation, Generational Shift, Minor ㆍ논문투고일 : 2011 년 2 월 5 일ㆍ심사완료일 : 2011 년 3 월 3 일ㆍ게재결정일 : 2011 년 3 월 22 일 - 1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