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사 오늘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을주제로개최하는공동학술대회에참석하신여러분께감사와환영의말씀을드립니다. 특히바쁘신국정일정에도불구하고이자리에참석하셔서축사를해주실김황식국무총리님께감사드립니다. 이학술회의에서발표, 사회및토론을맡아주신학회회원여러분께감사의말씀을드립니다. 공정사회가사회적담론으로등장한지이미 7개월이지나고있습니다. 그동안학계및언론계를중심으로논의가계속되고있습니다. 총론적인차원에서는물론사회각부문별로공정사회가무엇인가, 또어떻게실현할것인가에대한토론이이어지고있습니다. 오늘이모임의취지는정치, 경제, 사회그리고경영학적측면에서공정성을정리하고한국적현실을분석하는데있습니다. 또이번기회에연계학문적인차원에서공정사회를종합적으로정리하는한편사회적공감대를유도하고미래비전이제시되기를기대합니다. 다른선진국들내에서는물론국내에서도사회부문별로는구조조정이나개혁이꾸준히논의되어오고있으며부분적이기는하지만실제로추진되고있습니다. 많은경우에이러한시도들은우리가말하는공정사회와관련을갖습니다. 어떤의미에서는공정사회는이들모두를포괄하는의미를가지며크게는새로운패러다임의성격을띤다고생각합니다. 이와같이패러다임의차원에서사회전분야에걸쳐공정사회의실현이논의되기시작한것은처음있는일이아닌가합니다. 사회현상은부문별로서로연결되어있으며상호영향을미친다는점에서오늘과같이상이한전공분야의전문학자들이모여공동토론의기회를갖는다는것은그의의가크다고믿습니다. 공정사회가무엇인가에대해서는많은철학자와사상가들의관심과담론의대상이되어오고있습니다. 이들은주로민주주의와시장경제에있어서공정사회가갖추어야할원칙과요건을제시하고있습니다. 중요한것은이러한테두리속에서우리가어떻게우리사회에맞는공정성을실현할것인가하는적절한선택이라고생각합니다. 불공정 을지적하고비판하는것은그리어렵지않습니다. 그러나무엇이현실적으로공정한가를정의하는것은결코용이하지않습니
다. 구체적으로공정성의내용이나기준에있어서는사람마다관점이나주장이다를수있기때문입니다. 공정성이사회적신뢰와함께설득력을바탕으로모두가지킬수있으려면사회적인합의가뒷받침되어야합니다. 오늘모임이공정사회의추진방향에있어서사회적인합의를도출하기위한본격적인토론의시작이되기를기대합니다. 한편, 이자리에서는공정사회의실천적측면도함께논의되기를바랍니다. 공정사회에대한사회적호응이크다는것은많은사람들이일상생활에서불공정하다고느끼고듣는사례들이적지않기때문입니다. 한예로저희연구회가최근실시한여론조사에따르면정치, 경제및사회전분야를포함하는 1,200 여개의구체적인사례중에서공정성점수가 40-60에위치한건수가 83% 에이르고있을정도로일반적으로낮게나타나고있습니다. 공정사회는단기적으로달성할수있는목표는아니며꾸준한사회적논의와합의를거쳐국민들속에점진적으로뿌리를내려야하는중요한가치입니다. 모든부문에서공정성을동시에추구하기보다는중요부문에서두드러진불공정사례들을추려내어시정해나간다면다른부문들은뒤따를것입니다. 정부가공정사회를실천에옮기려는의지를보이는것은정말바람직한일이라고생각합니다. 이토론회에서는시정되어야할핵심적인불공정사례들과함께어떻게공정성을확립할것인가그방향에대해서도논의가되었으면합니다. 이자리에는국내저명한학계전문가들이참석하고있습니다. 공정사회라는우리모두가관 심을갖는새로운패러다임의추구를위해열띤토론과함께바람직한방향을제시해주실것으 로기대합니다. 끝으로이번공동학술대회를공동주최해주신한국정치학회박찬욱회장님, 한국경제학회하 성근회장님, 한국사회학회박재묵회장님, 한국경영학회곽수근회장님과학회회원여러분께, 그리고동아일보사김재호사장님께감사의말씀을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 년 3 월 경제 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김세원
PROGRAM 08:40~09:00 20 09:00~09:20 20 09:30~11:00 90 Session 1.
11:00~12:30 90 Session 2. 12:30~13:30 60 13:30~15:00 90 Session 3.
15:00~16:30 90 Session 4. 16:30~16:40 10 16:40~17:40 60
Contents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주제발표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사회김용호. 인하대정치외교학과교수발표 1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_ 3 장동진. 연세대정치외교학과교수발표 2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_ 33 임혁백. 고려대정치외교학과교수발표 3 한국정치과정에서의공정성과개혁과제 _ 65 강원택. 서울대정치학과교수 토론 강정인. 서강대정치외교학과교수 백종국. 경상대정치외교학과교수 김민전. 경희대학부대학교수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사회 유장희. 이화여대명예교수 발표 1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_ 75 좌승희. 서울대경제학부겸임교수발표 2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_ 125 최정표. 건국대경제학과교수발표 3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_ 147 김정식. 연세대경제학부교수 토론 이두원. 연세대경제학부교수 윤창호. 고려대경제학과교수 박원암. 홍익대경제학과교수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사회임현진. 서울대사회학과교수발표 1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_ 165 신광영. 중앙대사회학과교수발표 2 젠더공정성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_ 183 함인희. 이화여대사회학과교수발표 3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_ 205 김병관. 아주대사회학과교수 토론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연구위원 김혜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선임연구위원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선임연구위원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사회 유관희. 고려대경영학과교수 발표 1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_ 237 김기찬. 가톨릭대경영학부교수발표 2 오픈이노베이션과대중소기업동반성장의의미 _ 255 김수욱. 서울대경영학과교수발표 3 동반성장의평가 : 동반성장지수의구성과관리 _ 265 주현. 산업연구원실장 토론 박명길. 포스코상무 임일. 연세대경영대학교수 이근. 서울대경제학과교수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사회 김용호. 인하대정치외교학과교수 발표 1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_ 3 장동진. 연세대정치외교학과교수발표 2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_ 33 임혁백. 고려대정치외교학과교수발표 3 한국정치과정에서의공정성과개혁과제 _ 65 강원택. 서울대정치학과교수 토론 강정인. 서강대정치외교학과교수 백종국. 경상대정치외교학과교수 김민전. 경희대학부대학교수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1) 장동진 연세대정치외교학과교수 Ⅰ. 서론 지난해한국사회에서정의와공정성담론이대학강의나학술회의를벗어나일반시민사회에서진행되었다는것은그동기및구체적내용과형식이무엇이든지간에주목할만한일이다. 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현정부의이명박대통령이 2010 년 8ㆍ15 경축사에서 공정한사회 를언급하면서시작되었다. 한편이보다약간빨리, 하버드대학의정치학과교수인샌들 (Michael Sandel) 의저서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2009) 가 정의란무엇인가 로 2010 년 5월에한국어로번역되면서일반시민들이 정의 에대한관심을가지게된것또한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의배경이되었다고할수있다. 정의 (justice) 와 공정성 (fairness) 은동의어로도사용할수있을정도로긴밀히연결되어있는개념이다. 따라서지난해에일어나기시작한이두가지담론을하나로묶어한국사회에서의 정의담론 또는 공정한사회 담론으로부를수있을것이다. 언뜻전자는보다이론적인담론으로, 후자는보다실천적인담론의인상을줄수도있을것이다. 이러한정의또는공정한사회담론이상업성과연결되거나또는정치적의도와목적을지니는부분역시부인할수없지만현재한국사회의민주적내용에관한커다란숙고적반성의기회를부여하는것또한부인할수없는사실이다. 이글은보다실천적의미를지닌 공정한사회 담론을정치철학적관점에서분석하고자한다. 사실정의나공정성문제는보다전문적으로정치사상이나정치철학분야에서이론가들을중 심으로논의되어왔다고할수있다. 그개념과논의는고도의추상성을띠고있어서, 이러한분 1) 이글은한국정치사상학회동계세미나에서발표한초고형태의논문 ( 경북안동국학진흥원, 2011/1/20, 2-5 시 ) 을수정ㆍ보완하여발전시킨것이다. 한국정치학회 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야의전문지식에대한기본적훈련을받지않은사람들이이러한이론적논쟁과담론을이해하는데많은어려움을수반한다. 또한주요사상가나이론가들이정의또는공정한사회에대해제시하고있는상이한이론들이나그들이론가들의이론적차이를이해한다는것은전문가들에게조차쉬운일이아니다. 예를들자면, 위대한정치이론가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루소, 칸트, 밀, 현대의롤즈, 노직, 하버마스, 샌들등과함께동양의공자와맹자로대표되는유교적정의관역시상이한관점과해결책을제시한다고할수있다. 이것은우리가정의와공정성에대한일치된합의가없다는것을반영하기도한다. 또설사이론적으로합치된이론이나원칙을획득하였다하더라도, 이것을현실에실천하려할때에는어느것이보다나은방책이나정책인지에대한의견의불일치가또다시나타날수있다. 따라서이러한이론적원칙과내용들에근거하여현실정치를비판하거나이들을현실정치에반영하는것역시많은혼란을불러일으킬수있다. 누구나정부의권력이나사회전반, 또는타인으로부터부당한처우를받지않고자신의자유를행사하고인생을영위할수있기를갈망한다. 즉누구나사회가정의롭고공정하기를바라는것은우리가보다좋은음식을원하는것처럼, 거의자연적본능이라할수있다. 가치들의양립불가능성 (incompatibility of values), 제한된인간이해능력 (limited understanding) - 롤즈의 판단의부담 (burden of judgment) 이나하버마스의 후기형이상학적이성이론 (postmetaphysical theory of reason) 으로표현되는것처럼우리인간이성의태생적제약 -, 제한된인간이타심 (limited generocity), 제한된자원 (limited resources) 등과같은인간조건으로인해 2), 이러한보편적인정의원칙이나공정성의원칙을획득하는데근원적인한계를지니고있으며, 또한설령이러한원칙들을획득하였다할지라도실천상의한계와불확정성을안게된다. 그렇지만, 이러한제약조건에도불구하고, 공정한정의원칙과이에대한실천의노력은인간사회를개선하여보다나은공정한사회를이룩하여온것역시부인할수없는역사적사실이다. 현재진행되고있는한국사회의공정성담론은그이론적논의의빈곤, 실천적방향에서의불일치와갈등과같은근본적문제를안고있는것도사실이지만, 긴역사의안목에서본다면한국사회의공정성을향상시켜한차원높은민주사회의발전에긍정적으로기여하는계기가될것이다. 현재진행중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정치철학적관점에서여러가지의미를지니고또질문을던져주겠지만, 주로다음세가지근본적질문을중심으로논의를진행시키고자한다. 첫째, 우리는공정성의기준을어떻게획득할것인가? 둘째, 우리는어떠한기본구조를가질것인가? 셋째, 우리는어떠한내용의사회를갈망하는가? 2) Amy Gutmann & Dennis Thompson, Democracy and Disagreement (Cambridge: The Belknap Press of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pp. 21-26. 4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Ⅱ. 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의배경, 민주적의미, 그리고실체적내용의딜레마 1. 공정한사회담론의배경 1948 년에수립된대한민국은보다나은정치사회를구축하기위해, 기본적으로민주적정치제도와시장경제체제를채택하였으며, 이를뒷받침하는이념으로서자유주의를채택하였다. 자유주의이념, 민주주의정치제도, 그리고시장경제체제는현대한국에이르는기존의역사적경험에비추어본다면한국인에게는매우생소한것이라고할수있다. 서구의역사적과정에서형성된자유주의, 민주주의, 그리고시장경제체제는, 한국의역사및문화적전통을배경으로하여이와상호작용하면서, 수많은굴절과시행착오를거치면서현대한국정치의중심내용을이루면서그뿌리를내려왔다. 그리고이세가치들은긴밀히연결되어있기도하지만, 또한갈등적일수있는긴장관계에놓여있는것도사실이다. 즉정치적민주화와안정은경제적성장과발전의기반이되고또어느정도의경제적발전과안정은민주주의의안정화에기반이된다. 그렇지만때로는민주적가치에우선성을두게되면, 그로인해자유로운경제활동이제약되기도하며, 반면경제중심의정책들은민주적가치들을차선적인것으로간주하게끔하기도한다. 즉긴급한경제적생존문제가민주정치에우선해야한다는주장을정당화시키기도한다. 한편자유주의와민주주의는불가분리의관계에있지만, 동시에갈등적인긴장관계에있다. 민주정치는개인의자유와평등을전제할때가능하지만, 민주적결정은때로는자유주의의기본적가치들을위협하기도한다. 민주주의와자유주의가갈등관계에있을때, 우리는어느가치에더우선성을부여해야하는가하는곤란한상황에직면하기도한다. 한편자유주의와시장경제체제의관계역시상호의존적이면서갈등적이다. 자유시장경제체는경제활동의자유라는기본적자유를전제하지않고는성립할수가없다. 그렇지만자유로운시장경제활동은불가피하게사회적불평등을구조화시키고, 이로인해개인상호간의평등한자유의행사를위협하게된다. 현대한국정치사회의발전은이세가치가갈등하면서동시에상호보완하면서진행된것이라고할수있다. 또한그이면에는한국의전통적인문화적배경이나가치들과이러한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로대변되는서구적제도와가치들이또하나의축으로상호작용하면서현대한국정치를움직이는심층동인이되고있다. 특히자유주의이념의중심적가치인개인의자유와권리는시장경제체제와민주적제도가정착발전되어감에따라한국사회에점차그뿌 한국정치학회 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리를구체적으로깊이내려가고있다. 특히 1948 년대한민국정부수립이후, 1950-53 년의한국전쟁을거치면서 1960 년 4. 19 혁명을거쳐 1961 년 5. 16 군사쿠데타에이르는 1, 2 공화국기간에는자유주의, 민주주의, 그리고시장경제체제가아직정착을내리지못하고이세가치들이기존의전통적가치와혼재하면서지속된시기였다고평가할수있다. 그러나 5.16 이후제 3 공화국을거쳐유신체제, 그리고 5공화국을거치면서 1987 년의민주화기간에이르는과정에서는경제적성장이민주적가치에우선하였던시기였다고평가할수있다. 이시기의특징은권위주의정치체제로압축될수있으며, 개인의기본적자유와권리, 그리고민주정치의실시가경제적성장의우선성에의해일부유보되었던시기였다. 이시기의특징은정의와공정한사회의관점에서본다면, 유보된개인의자유와권리를권위주의정치체제로부터가능한빨리회복시키는것이었다. 그리고이시기의대부분의시민들은경제성장과함께심화되는경제적불평등으로인한기회의불평등, 그리고경제성장위주의정책으로인해유보된개인의자유와권리를행사하지못하는부정의와불공정성을경험하였다고할수있다. 그러나일반시민들이우선적으로간구하였던것은경제적안정과함께민주적제도를정착시켜권위주의정부로부터개인의자유와권리를회복하는것이었다. 1987 년의민주화는한국사회에민주적정치제도를어느정도성공적으로정착시키는계기가되었다. 이러한민주적제도의정착은개인의자유와권리를행사할수있게하는제도적기반을확립하게만들었다. 이러한민주적제도의정착은정부에대한자유로운비판은물론개인의생각과신념을보다자유롭게표현하고, 경제활동도과거보다자유롭게할수있도록하였다. 경제가발전하고민주적제도가정착되어어느정도의기간이지나면, 자유로운의견이보다다양하게표출되고, 또한경제적불평등의구조화, 개인및집단간의자유와권리의충돌과갈등이보다복잡하게나타나는것은자유민주사회의불가피한현대적특징이다. 이러한현대자유민주사회의다원화를통해나타나는복잡한갈등은정의및공정한사회에대한요구를불가피하게만든다. 정의와공정한사회담론은자유민주사회가발전하면서불가피하게대두되는자연스러운과정이다. 한국사회의정의와공정한사회담론이 2010 년지난해에대두된것은우리가 1987 년민주화이후 20년이상지나면서나타난자유민주사회의발전과정의일환으로간주된다. 이러한현상은제도적민주화를넘어서민주사회의실질적내용에관한반성의과정이라할수있다. 2. 공정한사회담론의민주적의미 지난해대통령의 8.15 경축사를계기로진행되고있는공정한사회담론은제도적차원을넘 어한국민주사회의성격에대한전반적반성을요구하고있는내용적민주화라할수있다. 현 6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대한국사회가 1948 년현대국가의건설이후 1987 년까지를제도적민주화의기간이라한다면, 87년이후현재까지는정착된민주적제도를배경으로자유화가심화되고있는과정이라할수있다. 현재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 1987 년이후민주적제도의정착이후꾸준히진전된자유화의자연스러운결과이기도하다. 즉민주적제도가정착이되게되면, 사람들의기본적자유가보장되고이로인해자유로운비판과의견이대두되게된다. 이러한사회적배경은자연스레다양한요구와의견이분출하게된다. 이것은여러가지상충적인신념및가치관의출현, 시민들간의이익의갈등등이자연스럽게나타나게된다. 이러한상황은다원주의를성립하게하는배경이되기도하고그핵심적특징은도덕적불일치 (moral disagreement) 에있다. 이러한특징은자유민주사회가어느정도성숙되면나타나게되는고유한특징이라할수있다. 이러한전반적인배경하에공정성의담론이부상하게되는것은자연스러운과정이다. 나아가서한국의공정성담론이지니는보다적극적의미는보다나은 좋은한국사회 (a good Korean society) 를지향하고있다는점이다. 이것은물론현실적이면서도이상적인성격을지니는현실주의적유토피아 (a realistic utopia) 의성격을지니고있다. 이과정에서는한국의고유한문화나전통, 그리고하나의정치공동체로서한국이직면한집단적현실과능력등이고려되어그가능한방향을찾아나가야하는과제에직면한다. 3. 공정한사회담론의절차및실체적내용의딜레마 현재진행되고있는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과정및내용에있어서한계및딜레마를보여주고있다. 이러한근본적이유는공정한사회담론이지니는근원적성격과한계에서유래되는것이기도하다. 공정한사회를구현하기위해우리가구체적인어떤정책을채택하려하게되면, 그결정에이르는절차와과정, 그리고이러한과정을거쳐결정된정책이나법조차또다시 공정성 논란을불러일으키게되는 연쇄적공정성논란 에직면하게되는것이다반사이다. 공정성은두가지성격을지닌다. 하나는절차적성격이며, 다른하나는내용적성격이다. 절차적성격은우리가어떠한원칙이나정책의합의과정에이르는절차의공정성을말한다, 예를들어, 롤즈의정의론에서정의원칙을합의해내는과정에서원초적입장을설정하는것은절차의공정성을보장하기위한것이다. 또한현실정치에서정책이나법을제정할때, 공정한절차가문제시되는경우를일상적으로경험한다. 한편공정성은내용적성격을또한지닌다. 비교적공정한절차나과정을통해합의된원칙이나정책이라할지라도내용상특정집단에게유리하고반대로다른집단에게구조적으로불리하게되면내용적측면에서공정성의논란이발생한다. 나아가서공정성논란은어느정도공정성 한국정치학회 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이확보된법이나정책을해석하고실현하려고할때상충된견해나정책적방안이대두되고이것은또다시공정성논란을불러일으킨다. 또한공정성논란은공정한정책이나법의집행과정이나적용의과정에서잘못적용하거나왜곡되어적용될때발생한다. 내용상의공정성논란은개인또는특정집단의기본적자유가구조적으로불평등하게보장되거나부당하게취급되는경우와관계된다. 예를들어, 사회경제적부의불평등이개인이나집단들의인생전망에불평등한영향을미치게되면공정성논란이대두된다. 그렇지만이러한공정성논의는절차, 내용및실행모두의측면에서상충된견해를불러일으킬수있다. 즉어떠한절차자체가공정한절차이냐? 어떠한내용이공정한가? 그리고확립된원칙이나정책을어떻게실현하는것이보다나은방법이냐? 이러한근원적인문제들은실천적인공정성실현을보다어렵게만든다. 근원적으로본다면, 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역시이러한불안정한불확정성의한계를벗어나기어렵다. 현재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정부가주도하여시민사회로확장하는형태를취하고있다. 이러한진행과정에서공정한사회담론은아직까지지식인중심의담론에머무르고있다. 시민들이막연히공정한사회에대한관심을표명하지만, 시민들이적극적참여를통해공정한사회담론을주도하고있다고평가하기어렵다. 아직까지는공정한사회논의가시민의일상생활에자리잡지못하고있다. 현재의공정한사회담론은정부가주도하여진행되고있으며, 시민사회의시민들은이에대하여수동적으로반응하고있는상태에머물러있다. 정부가공정한사회담론을주도해가는근본적목적은사회경제적불평등으로인해심화되어가는사회적갈등, 그리고진보와보수의이념적대립, 그리고여성주의시각, 동성애문제, 양심적병역거부의문제처럼점차새로운신념의대두로인한다원주의, 외국인노동자및국제결혼, 북한이탈주민의증가로인한점차다문화과정 (multiculturalization) 의현실에서민주적안정성과화합을유지하기위한것이라고할수있다. 이러한좋은목적에도불구하고현재정부주도형에머물러있는공정한사회담론은정책지향적성격을띠게되는것은불가피하다. 이러한정책지향성은시민들을공정한사회담론의주체로보다는공정한사회실현의대상으로간주하여시혜주의적성격을띠게될위험성을안고있다. 즉정부는공정한사회실현을위한여러가지정책을통해시민들을공정한사회의혜택의대상으로간주하고, 공정한사회담론의주체로서의기능을약화시킬위험을안고있다. 특히정부주도형공정한사회담론의위험성은정의와공정성의최종적판단기준을정부가담보하게되는위험한상황으로발전될수있다는점에있다. 사실정치철학적으로볼때, 정의와공정성에대한여러가지이론적입장이있으며, 최종적원칙과기준에대한합의는계속진행되는열려진문제이다. 따라서현재진행되고있는공정한사회담론이진행되면될수록, 정의와공정성의불확정성의딜레마, 그리고설사이러한갈등적인입장에도불구하고 ( 정부에의해 ) 채택된공정한사회의기준과원칙을정책으로실현하는데에도정책상의불확정성 8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indeterminacy in policy) 에직면하게된다. 예를들어, 현재논란이되고있는초ㆍ중ㆍ고등학교의무상급식문제가다른대안적정책 - 예를들자면, 그비용으로교육환경및시설의개설이나새로운교육프로그램의개발 - 보다한국사회의 ( 교육의 ) 기회평등과공정성을제고할수있는지의문제는쉽게결론이날수있는문제가아니다. 또한샌들교수의저서변역인 정의란무엇인가 가한국사회에출간되면서불러일으킨 정의담론 역시정의에대한한국사회의일치된견해를유도하기보다는정의에대한합당한상이한이론적입장들이존재한다는사실을알려주는데보다기여한다고할수있다. 저서에서소개되는공리주의, 자유주의입장으로서의롤즈의자유적평등주의와노직의자유지상주의, 그리고샌들자신의덕성 (virtue) 을강조하는공동선의정치 (politics of the common good) 중우리는어떠한정의입장이한국사회에보다적합한지를판단하는데에는시민들의입장의차이가나타날수밖에없을것이다. 현재한국사회에서공정한사회담론이진행됨에따라, 정부의입장, 그리고시민사회의다양한입장, 그리고정치권특히여야의입장의차이가나타날수밖에없다. 즉한국사회의공정한사회담론이진척되고그것이확산됨에따라우리는상이한정의관에입각한공정한사회에대한상이한입장들이대두되는것을목격하게될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공정한사회담론은소모적이고불필요한것인가? 아니면그래서우리는공정한사회담론을중단할수있는가? 현재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정부주도형상태, 그리고이로인해정책지향적수준에머물러있으며, 또한시민사회의정의담론역시정의논쟁의복잡성으로인해혼미한상태로빠져들고있다고평가된다. 그렇지만이러한담론은심층적으로우리사회가앞으로어떠한사회를지향해야할것인가에대한사회적고민과관심을반영하는긍정성을보여준다. 현재한국사회의공정한사회담론은근원적으로다양한정의관속에서어떠한합의의과정을거쳐할것인가, 우리사회의기본구조를어떻게가져야할것인가, 그리고공정한사회를어떠한구체적내용의모습을갈망하고어떠한형태의협력적모습으로추진해야할것인가의문제를제기한다. 한국정치학회 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Ⅲ. 우리는어떻게공정성의기준을획득할수있는가?: 롤즈의구성주의 (constructivism) 와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 (reconstructivism) 정의와공정성은동일하게도사용되기도하지만, 구분되어사용되기도하다. 우선정의원칙을도출하기위한절차나과정을얘기할때, 우리는공정성을강조하게된다. 한편확립된정의원칙의내용의구조적성격그자체를평가할때나정의원칙을집행하는실천적과정에서공정성을언급하기도한다. 사실우리는명백하게부정의하거나불공정하다고할수있는현실적관행이나정책들이있는것을경험적으로인식할수있다. 예를들어, 타인이나정부로부터기본적자유와권리를침해당했을때우리는정의의문제를제기할수있다. 또한우리는비슷한상황에서상이한대우를받을때, 부당하다거나불공정하다고느낄수있다. 또어떤경쟁관계속에서나보다별나을것이없는타인들이나보다보다나은지위를획득하고또그에상응하는권한과부를향유할때, 불공정하다고느낄수있을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여러가지부당하거나불공정하다고느끼는인식중어떤것은타당성을지니지만, 어떤것은그타당성이약한것도사실이다. 그렇기때문에근원적인공정성의원칙과기준에대한논란을피할수없게된다. 따라서정치철학적으로본다면, 정의와공정성의내용과원칙을어떻게획득할수있는가는주요이론적관심사이다. 우리사회에서불공정하다고인식되는사회의구조적성격은물론많은관행및정책들이있다. 예를들어, 사회구조적으로볼때, 사회경제적저소득계층의자제들이교육의기회에서고소득계층의자제들보다상대적으로불리하고, 또그로인해서저소득계층의자제들의인생전망이고소득계층의자제들보다구조적으로불리하다면, 우리는우리사회의구조적성격에대해공정성의관점에서의문을제기할것이다. 또한보다많은권한과보다유리한경제적부를보장하는직책과직위가특정소수의집단의사람들에게만그개방이허용되어있다면, 우리는공정한기회의원칙에입각하여그공정성에의문을제기할것이다. 또우리는주요공직이공식적으로는누구에게나개방되어있지만, 실제로는국민의선택과의사와무관하게특정집단의연고적관계에의해비밀리에배타적으로결정이된다면, 우리는그관행을불공정하다고할수있을것이다. 그렇지만, 수많은인간관계및사회의공적관계에서공정성의입장에서어떤것이공정하고어떤것이불공정한지를일목요연하게평가하는것은그리간단한문제가아니며, 그최종적기준과원칙을모든사람이수긍할수있게설명한다는것은곤혹스러운문제이다. 10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1. 직관주의와구성주의 (Intuitionism vs. Constructivism) 공정한사회를갈망하는것은인간의태생적갈망이다. 그것은소극적으로는타인으로부터자신의생존을보장하려는본능에서비롯되며, 보다적극적으로공정한사회를통해인간의삶의의미와행복을추구할수있기때문이다. 그렇지만공정한사회의구체적모습은어떠한정의관 (conception of justice) 을가지느냐에따라달라진다. 그리고구체적정의원칙을담고있는정의관을어떻게획득할수있느냐는정치철학자의고민적관심사이다. 1) 직관주의 플라톤의 국가론 (The Republic) 의제1편 (Book I) 을보면, 정의 (justice) 를중심주제로하여대화가시작된다. 그리고제7편 (Book VII) 에서동굴의비유를들고있다. 동굴의비유가시사하는것은정의의이데아를철학자와같이고도의이성을활용하면획득할수있으며, 일상의굴레에사로잡혀있는일반인들은알기어렵다는논리이다. 이것은정의에대한일종의직관주의적접근이라할수있다. 3) 한편현대의롤즈는자신의정치적정의관을제시하기위한정치적구성주의와대조하여합리적직관주의 (rational intuitionism) 의특징을설명한다. 합리적직관주의의가장핵심적특징은도덕적가치의독립적질서를전제하고이를인간의이론적이성 (theoretical reason) 을활용하여획득할수있다는것이다. 즉도덕적제1원칙과판단 ( 또는정의원칙 ) 은객관적인도덕적가치의질서에관한진술을의미하며, 이것은진리의성격을지닌다. 4) 사실정의나공정성에대한직관주의접근은많은문제를불러일으킬수있다. 누구의직관적판단에더우선성을부여하여하느냐또는어떠한직관적원칙에더우선성을부여하여야하느냐를직관론에의존해서결정한다는것은용이한일이아니다. 롤즈가지적한것처럼, 직관주의란서로상충할수있는복수의제1원칙들을획득할수있지만, 이들상충적원칙들을평가할수있는명시적방법이나우선성의원칙을결여하고있다. 5) 3) Alan Bloom, The Republic of Plato (New York: Basic Books, 1968), Book I -IV, VII 을참조하라. 4) John Rawls, Political Liberalism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93, 1996, 2005), pp. 91-92. 5) John Rawls, A Theory of Justice (Cambridge: The Belknap Press of Harvard University Press, 1971), p. 34. 한국정치학회 1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2) 구성주의 정의나공정성의문제를하나의지적인식의대상으로간주하고그것을우리의이성적작용을통해획득할수있다는직관주의논리는, 이성의본질적한계를인정하고이를극복하려는현대의후기형이상학적 (postmetaphysical) 이성이해에의한다면, 근본적딜레마에직면한다. 이성의본질적한계를인식하고그딜레마를극복하려고대두되는것이구성주의 (constructivism) 접근이다. 구성주의는정의나공정성의원칙에이르는합의를강조하고그러한합의를유도하는절차를중시한다. 따라서구성주의접근은절차주의적성격을띠게된다. 이성의한계와현대자유민주사회의다원주의를전제할때, 정의와공정성의문제를구성주의를통해해결하려는시도는어느정도의설득력을지닌다. 현재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진행이되면될수록, 이담론이가지는근원적인불확정성의성격때문에점차교착상태에빠지거나보다더심원한갈등을노정시키거나, 아니면보다더공허한논쟁으로진전될수있다. 이러한불확정성의공정한사회담론을구성주의입장을대표하는현대의두이론가로서롤즈의구성주의 (constructivism) 입장과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 (reconstructivism) 입장을통해조명해보고자한다. 2. 구성주의와재구성주의 : 롤즈와하버마스 특히롤즈와하버마스의절차주의는다음과같은세가지점에서명백한차이를보여준다. 우선, 롤즈는이론적이성에의존하는합리적직관주의에의존하기보다는, 우리가특정목적을가지고그것을달성하려고하는실천이성 (theoretical reason) 에의존하여정의의원칙을획득해내려고하는정치적구성주의 (political constructivism) 입장을채택한다. 한편하버마스는개별주체에국한된이성에의존하기보다는주체상호간에작동하는의사소통적이성 (communicative reason) 에의하여절차주의적해결방향을제시한다. 둘째, 롤즈의절차주의는원초적입장을통한가상적합의 (hypothetical agreement) 의모델을제시하는반면, 하버마스는실제적대화를통한현실적합의모델을제시한다. 셋째, 롤즈의절차주의는그의정의의두원칙과같은명확한정의원칙을산출하는반면, 하버마스의절차주의는명확한정의원칙을산출하지않는다. 다만담론과정을통해법을제정하지만그법은언제나다시변경될수있는가변성을지닌다. 익히알려진것처럼, 정의론 (A Theory of Justice, 1971) 에나타나는롤즈의구성주의의핵 심은원초적입장 (original position) 의제약장치에있다. 그제약의특징은공적인정의원칙을 12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합의함에있어개인적이해관계나입장을차단하여합의과정의공정성을보장하는데있다. 즉합의에임하는당사자는자신의타고난재능, 심리적성향및가치관, 그리고사회경제적지위를모르는것으로가정하는무지의장막 (veil of ignorance) 이그핵심이다. 롤즈의구성주의에서이러한원초적입장보다더근원적인것은반성적평형상태 (reflective equilibrium) 의개념이다. 이개념은원초적입장에서합의의당사자들이정의원칙을합의함에있어, 동원되는인간경험과지식의총괄적숙고의과정이라할수있다. 이러한절차주의적과정을통하여획득되는것이그의정의의두원칙 (two principles of justice) 이다. 이러한구성주의입장은정치적자유주의 (Political Liberalism, 1993) 에서보다정교화되어정치적구성주의로표명된다. 정치적구성주의는정치적정의관에대한중첩적합의를모색한다. 합당한종교적, 철학적, 도덕적교리로심원하게분열된현대자유민주사회의다원주의를배경으로정치적기본구조에적용되는정치적정의원칙에대한중첩적합의를도출해내고자한다. 이러한정치적정의관구성및적용과정에서강조되는것이공적이성 (public reason) 의역할이다. 공적이성은집단적인공중의이성으로서, 공중의이익이중심주제가된다. 롤즈의구성주의의핵심적특징은특정한공정한절차를통해명백한정의원칙을도출해내고, 이에근거하여헌법과입법의과정을거쳐구체화된다는점이다. 이러한원초적입장을통하여도출되는롤즈의구성주의는당사자간의구체적합의보다는하나의사고실험으로서정의원칙을획득해가는인식론적과정으로평가되기도한다. 롤즈의중첩적합의를근간으로하는정치적구성주의는분명실제적토론을거친사실적합의라기보다는가상적합의과정의성격을보여준다. 그렇지만, 롤즈의구성주의의실천적함의는정의원칙이나공정성의원칙을합의해나가는실제적과정에서원초적입장에서표현되는제약사항들이하나의지침을제공해줄수있다. 즉한국의공정한사회를이룩하기위한구체적정책에대한합의과정에서어떠한주장이나입장이원초적입장의제약조건을위배하고, 파당적및개인적이익을추구하는지를식별해낼수있는실천적기능을할수있다. 한편, 정치적구성주의의중첩적산물로서정의의두원칙은한국사회가선택을할수있는가능한여러대안적사회모델중의하나가될수있는구체적모습을제시해준다. 물론이러한사회를구현하는데에는많은실천적난관과문제들에직면하겠지만, 선택가능한명백한사회의모델을제공해준다. 특히정의의두원칙중, 기본적자유를평등하게보장하는것을목적으로하는제1원칙의우선성은한국사회의공정성을보장하는하나의기준이될수있다. 그리고제1원칙의기본적자유를실질적으로보장하기위한제2원칙의공정한기회평등의원칙 (the principle of fair equal opportunity) 과차등원칙 (the difference principle) 은공정한경쟁의배경을확립할수있는원칙이될수있다. 한편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는의사소통적이성에의존하고있다. 특히의사소통적이성은시 한국정치학회 1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민사회내의공론장 (the public sphere) 을통해정치적의견들을기존의정치체제에전달하여구체적인법을제정하여자유민주사회를운영하는모습을그린다. 이법은공론장과체계를연결하여의사소통이성이원활히작동하도록하는매개의성격을지니며, 이법은의사소통이성을통해언제든지변경될수있는것이다. 따라서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는롤즈의구성주의보다는절차적과정자체가중심을이룬다. 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에서는법은늘가변적이며, 이법의정당성을평가할수있는합치된정의원칙들이존재하지않으며, 오직법의정당성은의사소통과정에의존하고있다. 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는구체적으로토의정치 (deliberative politics) 로구현되며, 이의특징은생활세계와체제를상호적으로매개하는시민사회의공론장이그중심역할을한다. 따라서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는롤즈의가상적합의보다는실제적인담론을통한시민의참여와합의를강조한다. 따라서공론장에서의시민들의참여와담론이약화된다면하버마스의심의정치는그동력을상실하게된다. 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는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에보다적극적인실천적함의를부여한다. 현재진행되고있는국가주도형공정한사회담론은만약시민들의비판적관점과적극적참여가이루어지지않는다면, 그것은또다른하나의체제에의한시민사회의예속화를초래할수있다는경고일것이다. 롤즈의가상적합의에의존하는절차주의보다하버마스의심의정치는보다쉽게공정한사회담론에적용될수있을것이다. 그렇지만, 하버마스의심의정치는시민의정치참여가하나의수렴된공론으로정치적의사결과정과정에반영되지못하고대립적이고갈등적인양상으로진행될때, 어떠한해결의방향을제시할수있을지는미지수이다. 또한이러한정치참여가또하나의대중주의 (populism) 으로진행될때, 이것을완화할수있는구체적해결은무엇인가? 이러한제약성에도불구하고, 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적절차주의는공정한사회담론의근원이시민으로부터출발했을때, 그건강성을유지할수있다는명제는분명한것같다. 실제적참여와토론에의존하는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입장이한국의정의와공정성의원칙을공동으로모색해나가는데있어보다쉽게한국의시민들이현실적으로채택할수있는방안으로여겨진다. 반면롤즈의원초적입장과공적이성에의존하는구성주의입장은전문가, 정치가, 법관및정부의공직자들에게요구되는신중한숙고의방법이될수있다. 이것은하버마스의참여와토론을거친의견과제안들을놓고그타당성과공정성을평가할수있는기본적사고의틀을제공해줄수있을것으로평가된다. 14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Ⅳ. 우리는어떠한기본구조를가질것인가? 앞에서논한것처럼, 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볼때, 근원적으로정의와공정성의기준을어디에서어떻게획득할것인가의문제를안고있다. 동시에보다구체적으로우리사회의기본구조가어떠한형태이어야할것인가에대한반성을촉구한다. 정의관과연결시켜보았을때, 우리사회가선택할수있는가능한구조적모델은네가지형태를그려볼수있다. 즉공리주의모델, 자유지상주의모델, 그리고자유적평등주의모델, 공동선의정치모델을들수있다. 이러한네가지모델을검토해봄에있어중요한것은기본적자유의문제와사회경제적분배의문제이다. 1. 기본적자유의우선성과그제한 위의네가지가능한모델을한국의공정한사회모델의대안으로서검토해봄에있어, 무엇보다도중요한것은기본적권리의우선성이다. 한국은그간민주적제도의덕택으로개인들의기본적자유가상당한수준으로보장되기에이르렀다. 이제아무누구도이러한기본적자유를제약받기를원하지않는다. 다만보다공정한사회로발전하기위해, 공동선과사회적화합을위해어느정도까지개인들이나다수및소수집단들이이러한기본적자유를자발적으로양보하는것이가능할것인가가쟁점이된다. 우리는아주특별한이유가없는한, 정치적자유 ( 투표및공직에임할수있는권리 ) 와언론및집회의자유, 사상및양심의자유, 종교의자유, 신체의자유와함께 ( 개인적 ) 재산을소유할권리등과같은기본적자유 6) 가우선적으로보장된사회를원할것이다. 이러한기본적자유는두가지로나눌수있다. 즉개인의자유로운가치관과인생을설정할수있도록보장해주는자유로서사상및양심의자유, 종교의자유, 소유권및신체의자유를들수있다. 이것은꽁스땅이구분한현대인의자유에해당된다. 한편특정한정치체제나대표자를선택할수있는공적자유로서정치적자유와함께언론및집회의자유를들수있다. 이것은꽁스땅이구분한고대인의자유에해당된다. 7) 롤즈정의론에서정의제1원칙이언명하는것처럼, 기본적자유의우선성 (the priority of basic liberties) 이누구에게나평등하게보장되어야한다는원칙을한국의공 6) Rawls, A Theory of Justice (1971), p. 61. 7) Benjamin Constant, Political Writing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8), pp. 309-328. 한국정치학회 1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정한사회가거부해야할이유는없을것이다. 기본적자유의우선성에관해서는기본적으로동의하겠지만, 기본적자유의무조건적이고절대적인우선성에관해서는논란의여지가있다. 예를들어, 개인의권리를절대적으로강조하는자유지상주의는대부분의현대국가가채택하고있는다음세가지법과정책에대해반대를하고있다 : 1) 부권주의반대 (no parternalism, 2) 도덕입법반대 (no morals legislation), 3) 재분배반대 (no redistribution of income or wealth). 8) 이것은개인의기본적자유를최대한보장하려는의도를지니지만, 이러한입장은실천적및이론적정당성에관한논란을불어일으킨다. 원칙상기본적자유의우선성에도불구하고, 현실정치공동체에서기본적자유가어느정도제한되는것은일반적이다. 우선, 개인의자유는유사한타자의자유에의해제약되는것은당연하다. 개인의자유는다음과같은것에의해제약이된다. 첫째, 개인의자유는타인의자유에해가된다면허용될수없을것이다. 이것은비교적명확한기준이된다. 두번째, 개인의자유는공동선과해당사회의현실적여건에의해제약될수있을것이다. 이것의범위와정도에관해서는많은논란이뒤따른다. 세번째, 타인에구체적으로해가되지않는다해도, 도덕에의해제약이될수있다. 샌들의저서 정의란무엇인가 에서보듯이자살이나자발적계약과같은자유행위도도덕에의해제약이될수있을것이다. 그렇지만역시그범위, 정도및종류에관해서많은논란을수반할수밖에없다. 기본적자유의우선성을받아들인다해도, 기본적자유는한국의현실적여건, 공동선, 그리고인간의근본적도덕에의해어느정도제약될수밖에없을것이다. 2. 사회경제적분배구조 기본적자유를공식적으로인정한다하더라도, 기본적자유의실질적가치와행사는사회경제적가치의배분에크게영향을받는다. 기본적자유를실질적으로행사함에있어영향을미치는사회경제적직위와직책및경제적가치를어떻게배분하는것이공정한사회를위한배경적제도가될것인가가논의의쟁점이된다. 특히롤즈는그의정의제2원칙의핵심인차등원칙의해석과연관하여다음 4가지의분배체제를제시한다. 9) 이러한 4가지체제와관련시켜, 한국의공 8) Michael Sandel,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New York: Farrar, Straus & Giroux, 2009), 60-61. 9) Rawls, A Theory of Justice (1971), pp. 65-67. 16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정한사회의기본구조의대안으로서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자유적평등주의, 공동선의정치 모델을검토해보고자한다. 롤즈의네가지분배체제 평등하게개방 Equally open 재능에따른인생전망의평등 Equality as careers open to talents 공정한기회균등의평등Equality as equality of fair opportunity 모든사람들의이익 Everyone's advantage 효율성원칙 Principle of efficiency 자연적자유의체제 System of Natural Liberty 자유적평등 Liberal Equality 차등원칙 Difference principle 자연적귀족주의 Natural Aristocracy 민주적평등 Democratic Equality Rawls, A Theory of Justice (1971), p. 65. 1) 공리주의모델 우선공리주의모델은사회전체의최대의효용이나행복추구를우선적가치로추구한다고보았을때, 우리가분배구조를논의하기이전에전제한기본적자유의우선성이위협을받을수있다. 즉특정소수집단이나개인의기본적자유를희생해서라도, 사회적효용을극대화할수있다면, 그러한선택이정당화될수있는가하는문제를제기한다. 이러한모델의현실적실천에따르는문제는자유주의자들이지적하는것처럼, 더큰사회적효용이나다수의행복을위해서소수자의기본적자유를희생할수있는위험이따른다는점이다. 정치적민주화와경제적발전에부응하여개인의기본적자유의중요성에대한인식은상당한정도로한국사회의일반인의생활속에깊이뿌리가내려진상태이다. 따라서사회적전체효용의증대를명목으로지금시점의일반시민들에게기본적자유를상당히양보할것을요구하는것은비현실적이다. 이러한공리주의발상은과거경제적발전과성장을우선적목표로설정하였던권위주의적인발전국가에의해채택된논리라할수있다. 2) 자유지상주의모델 한편개인의권리의절대적보호를전제로하는자유지상주의모습은개인의자유에대한우 선적강조로인하여사회전체의누적적불평등, 이로인하여개인상호간의자유가이론의원래 한국정치학회 1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의의도와는달리침범희생당할수있는위험을안고있다. 특히자유지상주의이론적딜레마는사유재산의근간이되고있는소유권의원천적정당성을이론적으로규명하는데, 근본적한계를안고있다. 예를들어, 노직의분배정의의근간은소유권리론 (the entitlement theory) 은 1) 원초적획득의정의원칙 (the principle of justice in initial acquisition), 2) 교환에서의정의원칙 (the principle of justice in transfer), 3) 부정의의교정원칙 (the principle of rectification of injustice in holdings) 으로구성되어있다. 10) 그렇지만, 실질적으로자발적인교환의원칙인 2원칙에현실적으로의존할수밖에없다. 그렇지만, 자발적교환을자신의권리의행사의중심으로간주하는자유지상주의는소유권의원초적획득의정당성을설명하는데, 그리고역사적으로지속된교환관계상의부정의를현실적으로교정하는데에는실천적한계에직면한다. 따라서설사자유지상주의의모델을따른다해도, 교환의효율과정당성만을강조하는데에는많은무리가따른다. 3. 수정된자유지상주의모델 : 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 상기에서언급한자유지상주의의이론적한계로인해, 자유지상주의분배모델을시행하기위해서는, 롤즈의차등원칙과같은자원의재분배정책을일반적으로실시한후에, 자유지상주의적인자발적교환의원칙이시행되어야한다고주장할수있다. 실상이러한자유지상주의해석에따른다면, 현대미국인들은미국의인디언들이나미국흑인들에게적극적배려정책 (affirmative action programmes) 과같은조치를통해보상을실시해야할것이다. 11) 이것은차등원칙이채택되는것을의미한다. 자유지상주의에대한다른가능한이론적해석의하나는, 소유권의원초적획득에대한정당성을주장하는것은많은한계에직면하기때문에, 소유권을기반으로하는자발적교환체제에서사적소유권을인정함으로써개인들이상실하였던이지구상의자원에대한공동소유의권한즉 1/n 의권한을보장해주는것이다. 이것은실질적으로자유지상주의논리내에서도출될수있는권리로서, 그현실적모습은최저생존수준의보장 (the guaranteed minimum) 을의미한다. 이러한논리를따른다면, 자유지상주의의현실적모습은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로운교환체제를의미한다고살수있다. 김주성교수는롤즈의정의두원칙과재산소유민주주의 (property-owning democracy) 에서 10) Robert Nozick, Anarchy, State, and Utopia (New York: Basic Books, 1974), pp. 150-153. 11) Wiil Kymlicka, Contemporary Political Philosophy: An Int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2), p. 112 를참조하라. 18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표명되는롤즈의 민주적복지론 을수정하여 자유복지론 을제안하고있다. 그핵심은롤즈의정의두원칙중제1원칙인자유의평등원칙을그대로수용하고, 제 2원칙중공정한기회평등의원칙역시수용하는데, 롤즈의제2원칙의핵심인차등원칙대신 사회최소치보장 의원칙을제시한다. 이것은김교수가롤즈의자유적평등주의입장을조정하여제시하고있지만, 저자가자유지상주의를재해석하여도출하는최저생존수준보장의자유지상주의모습과비교하여볼때외형적으로차이가없다. 12) 이러한최저생존수준보장의자유지상주의모델이한국의공정한사회의기본구조가될수있는가? 공정한사회를위한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를채택하는이유의논거는아무래도기본적자유를보장한다는전제하여사회의효율성을극대화하여한국사회의성장동력을유지하려는데있다고평가된다. 이것은특히한국이처한국제적및민족적환경을고려할때상당한설득력을지닌다. 그러나이주장이갖는설득력은이러한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가경제적불평등을구조화시킬위험을안고있다는점에서약화된다. 이러한구조는특히한국사회를사회경제적으로이원화하여양극화를고착시킬수있다. 이러한사회경제적양극화는결국우리사회의정치적안정성과사회적화합을잠식할것이다. 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가개인의기본적권리를공식적으로보장한다하더라도, 실제적으로이러한기본적권리의행사에서개인들간에실질적불평등을야기할것이다. 이러한체제는분배적평등보다는경쟁과효율성을강조하는체제가될수밖에없다. 그러나이러한과정이장기적으로지속이된다면, 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체제는누적적인사회구조적불평등으로인한갈등때문에그원래의의도와는다르게오히려그효율성을달성하기어려운상황에직면할것이다. 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적인경쟁과효율성강조체제는기존의사회경제적분배의불평등을전제로하여출발하는것을의미하며, 이것은전반적으로사회적상위수혜자계층에게는보다유리하게, 하위수혜자계층에게는상대적으로불리하게작용할수밖에없다. 이것은특히중하층계층인사회적으로불리한계층에게는공정하지못한배경적구조가될수있다는비판에직면한다. 특히한국의소유권중심의시장경제체제의발전을회고하여볼때, 원초적획득의정당성은물론자유롭고자발적인교환상의부정의가그렇게심각한수준이아니었다고평가하기는어렵다. 현재의기득층의사회경제적지위는지난한국의발전과정에서수많은사회적우연성이개입되고, 또노직의소유권리론의세가지원칙에비추어본다면그정당성에대한의문을제기할수밖에없다. 12) 김주성, 자유주의와공정한사회, 시대정신, 공정한사회란무엇인가 (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강당, 2010, 10, 28), pp. 5-19 를참조하라. 그리고동논문집에있는김교수의입장에대한저자의논평을참조하라 (pp. 20-24). 이후김주성교수가해당논문을보다정교하게정리한, 자유주의와공정한사회, 시대정신 (2010 겨울 ), pp. 80-111 을참조하라. 한국정치학회 1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4. 자유주의적평등모델 : 현실적여건하에서의롤즈차등원칙의적용 한국의공정한사회대안의모델로서차등원칙을중심으로하는자유주의적평등모델을고려해보자. 이것은위의롤즈의도표에서 민주적평등 체제를의미한다. 그핵심은정의제1원칙을통해자유의우선성을보장한후, 이것을실질적으로보장하기위해, 해당사회의직책과직위는누구에게나개방되는공정한기회평등의원칙 (the principle of fair equal opportunity) 은물론나아가서최소수혜자계층의입장을개선시킨다는전제로불평등을허용하는차등원칙 (the difference principle) 을주장한다. 공정한기회평등의원칙은모든인생전망이재능을가진모든이들에게보장되는자연적자유의경쟁체제 (system of natural liberty) 에덧붙여, 모든직책과직위가공식적으로개방되어있어야함은물론, 모든이가이것을달성할수있는 공정한기회 가보장되어있어야함을의미한다. 즉유사한능력과재능을가진사람들은유사한인생전망을가질수있어야함을의미한다. 보다구체적으로자연적재능의분배에서유사한재능과능력을가지고있고또이것을행사하려는의지가있다면, 사회적체제에서의이들의원초적위치즉이들이어느소득계층에태어났는지와상관없이유사한인생전만이보장되어야함을의미한다. 즉동등한능력과열망을가진사람들의인생전망이사회계층에영향을받아서는안된다는것을의미한다. 13) 이에덧붙여, 차등원칙은사회경제적불평등은사회최저수혜자계층의입장을최대한증진시킬수있도록 (to the greatest benefit of the least advantaged) 하여야한다고주장한다. 14) 즉롤즈의분배체제의구분에따르면, 공정한기회평등의원칙 (principle of fair equal opportunity) 과효율성의원칙 (principle of efficiency) 이결합되면, 자유적평등의체제 (system of liberal equality) 가되며, 공정한기회평등의원칙이차등원칙과결합하면민주적평등의체제 (system of democratic equality) 가된다. 바로앞에서논의한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의모델은자유적평등체제에보다가까우며, 이것은평등주의적이라기보다개인의선택의자유와이에따르는책임을강조하는보다자유주의적모델이라할수있다. 반면차등원칙을근간으로하는민주적평등의체제는보다평등주의적성격을반영한다. 보다평등주의적성격을반영하는롤즈의자유주의적평등주의체제 - 민주적평등의체제 - 는한국의공정한사회모델의대안으로고려될때직면하는제1의반대는아마도 너무두터운복지정책으로기울어지고이로인해국가의부담의증가는물론경제적활동의자유를제한함으로써성장과발전을둔화시킬수있다 는위험론이다. 따라서민주적평등모델보다는최소생존수준을보장해주는자유지상주의접근이한국의공정한사회를 13) Rawls, A Theory of Justice(1971), p. 73. 14) Rawls, A Theory of Justice(1971), pp. 75-83. 20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위한보다현실적대안이될수있다는주장이대두된다. 그렇지만, 이러한최저생존수준보장의자유지상주의접근은위에서언급하였듯이, 이러한체제의누적적결과로나타나는사회경제적불평등의구조화에대한아무런해결책을제시해줄수없다. 롤즈의자유주의적평등주의체제의한국적적용에대한거부론은이론적으로는상당한설득력을지니지만, 현실적으로한국실정을감안한다면매우부담스럽다는논리로정리된다. 롤즈의자유주의적평등주의체제를순수하게이론적으로해석한다면, 이것은아마도또다른하나의부담스러운이상이될것이다. 그렇지만, 롤즈의차등원칙의발상을한국사회의발전정도및현실에부응하여실현하는방향을모색할수있다. 이것은즉차등원칙의근본발상을한국의현실과여건속에서실현하는것이다. 예를들어, 최소수혜자계층의입장을증진시키는데있어, 이것이과도하여한국사회전체의성장과발전을저해한다면, 그것은차등원칙적용의제약한계선이될것이다. 차등원칙의현실적적용은분명최저생존선보장의자유지상주의보다는보다평등주의적인체제를지향한다. 차등원칙의평등주의발상은한국의일반인들이막연히가지고있는평등주의적경향과일맥연결될수있는지점을가지고있다. 그렇지만차등원칙의평등주의적발상은분명개인의자유와권리를최악의경우에보장하려고하는개인주의적동기에서출발하고있다. 반면한국인의평등지향성은기본적으로높은정도의한국의인종문화적동질성에서비롯된다. 이러한인종문화적동질성은한국인으로하여금한국사회를권리와자유를독립적으로지닌하나하나의개인으로서결합된사회로간주하기보다는얽히고섥힌인간관계속에서존재하는두터운공통의감정 (common sympathy) 을근간으로하는사회로간주하게만든다. 따라서차등원칙의실현은그이론적동기는다르다고하더라고이러한공동체주의적인평등주의와우연적친화성을지니고있다고분석된다. 반면개인의선택의자유를보다광범위하게보장하려는최저생존수준의자유지상주의입장은이러한한국인의공통의정서와보다마찰을일으킬가능성이높다. 그렇기에장기적으로볼때, 한국사회의화합의잠재성을잠식하고, 오히려그성장의동력인효율성을창출하지못할가능성이있다. 5. 공동체주의모델 : 상호의존적체제 롤즈의자유적평등주의체제보다더두터운상호의의존적체제는아마도공동체주의주장들에서기대할수있을지모르겠다. 그렇지만, 현대공동체주의이론가들이주장하는이론을통해이들이주장하는사회의기본구조의모습을그려보는것은용이하지않다. 매킨타이어, 왈쩌, 테일러, 샌들과같은현대공동체주의자들은각각의강조점에서차이가있겠지만, 자유주의적인간관에대한비판, 공동선의중요성강조, 그리고자유주의의보편성에대한비판으로서정의 한국정치학회 2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원칙이공동체의공유된이해에기초해야한다는주장등으로요약될수있다. 자유주의를비판하는현대공동체주의자들의주장은상당한설득력을지니고있음에도불구하고, 이들이제시하는공동체의구체적모습은잘드러나지않는다. 아마도이들의주장을구체적인모습으로그려본다면 - 많은잘못된이해와문제점이있겠지만 - 자유주의국가의모습보다더공동체주의적이고평등주의성격을띠는것으로서국가의역할이보다강화되는두터운형태의국가모델이되지않을까생각해본다. 이것은도덕적판단의문제에서국가역할의증대나시민상호간의상호책임의의무가확대되는국가의형태를연상하게한다. 이것은자유주의적중립국가 (a liberal neutral state) 보다는보다완전주의적국가 (a perfectionist state) 의모델이될것이라생각한다. 즉도덕적판단의문제에서나경제영역에서의국가의판단과개입이더두터운모습으로드러날가능성이높다. 현대공동체주의이론가의한사람인샌들은최근의그의저서, 정의란무엇인가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2009) 에서정치에서덕성의함양을중심으로하는공동선의정치 (a politics of the common good) 를주장하고있다. 그는분명공동체주의가다수결주의 (majoritarianism) 를의미하거나, 권리들이특정시점의공동체내에서지배적인가치나선호도를반영해야한다는입장에대해서는거부한다. 그러나그의질문의핵심은정의 (justice) 가선 (the good) 에선행하는지에대한의문을제기하고정의의문제가선의문제와깊이연루되어있음을강조한다. 15) 그의덕성의함양을강조하는공동선의정치는정의의문제가좋은삶 (the good life) 의문제를떠날수없으며, 좋은삶의문제는공동선의정치과정에의자발적참여를강조하는덕성과깊이결부되어있음을드러낸다. 이러한생각은정의로운제도의목적이좋은시민들을양성하고좋은성격을계발하는것에있다고주장하는아리스토텔레스적전통을계승하고있다. 샌들의공동선의정치는 1) 시민정신, 희생, 봉사, 2) 시장의도덕적한계, 3) 불평등, 유대, 시민적덕성, 4) 도덕적고민의정치 (a politics of common good) 를주장한다. 우선, 1) 시민정신, 희생, 봉사의강조에서는정의로운사회가강한공동체의유대감을필요로한다면, 전체에대한관심과공동선에대한헌신의식을배양할수있는방법을찾아야한다고주장한다. 2) 시장의도덕적한계를지적함에있어서, 오늘날시장과시장지향적사고의확장은비시장적규범에의해지배되고있는모든분야에까지침투해가고있다고분석한다. 그리고시장적인사회적관행은시장이그기반으로하고있는규범들을타락시키고있기때문에, 시장의침투로부터비시장적규범들을보호할수있는방법을강구해야한다고주장한다. 15) Michael Sandel, Liberalism and the Limits of Justice, Second Edi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8), p. x, p. 186. 22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3) 불평등, 유대및시민적덕성에서는빈자와부자의갈등이너무심화되면, 사회적유대를손상한다고주장한다. 불평등이심회되면빈자와부자는서로각각의분리된생활을영위하게될것이라고한다. 4) 도덕적고민의정치에서는, 정치적자유주의에서롤즈가주장하듯이, 정부가현대자유민주사회가직면하고있는도덕적불일치 (moral disagreement) 의문제에대해중립적입장을취하는회피의정치 (a politics of avoidance) 보다는, 이러한도덕적불일치에대해보다적극적인공적토론을통해오히려보다강력한상호존중의기반을형성할수있을것이라고주장한다. 16) 그렇지만, 샌들의공동선의정치가구체적으로어떠한형태의기본구조의모습을띠게될지는잘그림이그려지지않는다. 우선샌들의공동선의정치가롤즈의 1원칙과 2원칙으로되어있는자유주의적평등주의입장을거부하고이보다더적극적인모습의평등주의적이고공동체주의적인완전주의국가의형태의모습을띠게될지는현재로서는예측하기어렵다. 그렇지만, 다음과같은두가지방향으로샌들의공동선의정치의실현가능성을검토해본다. 하나는롤즈의정의 1원칙과 2원칙을근간으로하는기본구조를그대로수용하고, 정부와시민사회가협력하여공동선의정치를추구해가는방향이다. 다른하나는정부의기본구조를롤즈의자유주의적평등주의체제보다두텁게설정하여공동선의정치를추구해가는방법이다. 전자의형태는저자가제시하는 한국의현실적여건하에서의차등원칙의적용 의방향과상당한정도로부합한다. 전자와후자의방향모두정부와시민에게보다두터운상호의존의의무와공적부담을부과하게될것이지만, 전자의방향이보다시민의적극적참여와자발적협력과양보를요구하는형태인반면, 후자는정부의역할이증대되는형태이다. 16) Michael J. Sandel,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New York: Farrar, Straus and Giroux, 2009), pp. 244-269. 한국정치학회 2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Ⅴ. 우리사회의어떠한관행이불공정한가? 그리고그 원인은무엇인가? 우리사회의불공정성과그원인을논하는것의출발점은우리가우리사회에대하여어떠한인식을가지고있느냐가될것이다. 현대한국사회는한국적가치와서양적가치가혼재되어있다고진단할수있다. 우리의매우강한유대성과공동체성인식은한국적전통에서유래하며우리사회의안정성을유지하는기반이된다. 다른한편서구의개인의자유와권리에대한인식은이제상당한정도로개인의의식과생활에뿌리를내리고있다. 이전통적가치와현대적가치, 또는서구적가치와한국적가치간의관계는보완적이기도하고또한갈등적이기도하다. 사실한국의상당한불공정은이러한양가치의부정적측면이결합하였을때, 발생하는경우가많다. 한국사회의불공성에대한인식에는여러가지유형이있을수있다. 그것은정치, 경제, 법, 교육, 사회등제분야에걸쳐나타난다. 예를들어, 기본적권리의실질적행사와관련된불평등, 사회경제적불평등과인생전망, 경제적관행, 교육기회의실질적불평등과인생전망, 법적관행, 관료적관행, 소수자권리의문제, 남녀간의불평등, 다문화적가치에대한수용의문제등이있을수있다. 17) 이렇게현실적으로나타나는공정성의인식과요구는보다근원적으로공정성의기준에대한논란, 기본구조의성격, 정책과법자체의불확정성및집행과정에서의오용및남용의문제와깊은관련이있다. 다른한편여러유형의불공성에대한인식은우리의혼합적인문화적인식구조와깊은관련이있을것이다. 우리는일상생활에서많은불공정성을느끼고있다. 그불공정성에대한느낌과인식이타당성이있을수도그타당성이없을수도있을것이다. 우선, 우리의불공정성의인식은크게는우리사회의기본구조에서연유될수도있을것이다. 또한특별한구체적관행이나정책에그원인이있을수도있다. 특히우리가사회경제적불평등으로인한인생전망에서의기회의공정성을언급할때, 이것은분명구조적성격을지닌다. 어떠한기본적구조를한국사회가지향하여할것인가에관해서는앞에서논하였다. 이러한기본구조와관련된불공정성의문제를떠나, 우리는일상적으로불공정한정책이나관 17) 한국사회의불공정성의다양한형태및인식에관한자유로운논의로, 김세중외, 특집대담 : 공정한사회, 어떻게다가갈것인가, 시대정신 49 호 (2010 겨울 ), 12-77 을참조하라. 24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행들을경험한다. 예를들어, 정부내의주요정책결정과정, 특정공적인직위나직책의담당자의인사선정에대한의사결정과정, 의회내에서의의사결정과정, 정당정치에서의공천과정, 경제계에서의대기업과중소기업의관계, 특정직업에서의선발과정에대하여공정성의의문을가지는경우가허다하다. 또한법적인분쟁이나판결에있어서도불공정성을느끼는경우가일상적이라할수있다. 나아가서우리의일상적태도와인식에서도불공정한관행들을관찰할수있다. 예를들어남녀간의사회적차별, 최근한국에정착한외국인들에대한우리의편견등은공정성문제와깊이결부되어있다. 공정성에대한의문을제기하는구체적관행이나정책은사실상우리의공동체주의적인연고관계가비밀주의와연결된경우가흔하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연결된연고주의는한국의공동의유대감 (common sympathy) 의기반이되고있는것도사실이지만, 파당적이익을추구하는요인이되고있는것도사실이다. 특히한국의상호의존적인간관계가비밀주의와결합하게되면, 파당적이익과편파성을추가하게만들며전체사회로서의공동선의증진을저해하게된다. 우리는또한법적인분쟁에서불공한사례나또는불공정성을느끼는경우가많다. 이것은물론우리의공동체주의적인연고관계에서비롯되기도하지만, 법적해석과판단의폐쇄성과도연관이있다고보아야할것이다. 한국에서의법적분쟁에서시민들은법적판단과해석의적용의단순한대상에머물러있다. 즉일반시민은법의단순한수혜자의위치에머물러있으며, 법의해석과판단에공정성을요구하는적극적비판을제기하는능동적존재는아니다. 법의적용에서있어서도우리는연고적관계가작동하지않고있다고생각하기는어렵다. 비밀주의가거두어지고공개성의원칙이제고된다면이러한불공정한관행들이점차적으로개선될수있을것이다. 한편남녀차별의문제는과거보다많이극복되었다고평가할수있지만, 여전히사적및공적분야에불공정한관행들이남아있는것도사실이다. 이것은어쩌면유교적전통및관행과결부되어있을수있다. 또한새로이한국에정착하는외국인에대한편견에서비롯되는불공정한인식과태도는동질성을뿌리깊이요구하는우리의문화적전통에서유래되는것일수있다. 이러한현상들은우리의문화적인식에대한근본적인반성을요구한다. 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국가의공적인의사결정과관련된관행에서의반성을요구하지만, 동시에근본적으로우리사회의문화적관행에대한시민사회전체의반성을요구한다. 한국정치학회 2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Ⅵ. 우리는어떠한내용의공정한사회를갈망하며, 어떻게이를실현할수있는가?: 자유에기반한평등사회 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실천적ㆍ정책적차원에서시작되었지만, 이것이지향하는것은이상적측면을지닌다. 이것은현실주의적유토피아의성격을반영한다. 그리고이것을실현하는방향은아마도한국의현실적여건에서 자유에기반한평등사회 의추구일것이다. 이러한현실주의적유토피아의추구는과연우리가궁극적으로어떠한내용의사회를갈망하는가와관계된다. 이것은세가지차원에서새로운개념과반성을요구한다. 우선가장중요한것은정치의개념대한반성일것이다. 이것은정의론과관계된다. 앞에서논의한것처럼, 공정한사회는기본적으로그사회의운영의근간이되는정의원칙과깊은관련이있다. 즉공정성은정의관과불가분리의관계에있다. 정의원칙은근본적으로정치를어떻게이해하여야할것인가와관련을지닌다. 정치철학의전통에는크게보아정치에대한두가지의이해가있다. 하나는아리스토텔레스적전통으로정치는인간사의본질이며, 인간은이러한정치에참여함으로써인간삶의본질적목적을실현하게된다는것이다. 따라서이러한정치관에따르면정치행위는본질적가치와의미를지니게된다. 이러한전통은자연스럽게공동선에대한시민의자발적참여를강조하게된다. 한편정치의현대적이해는인간의사적삶을보호해주는수단적의미를지니게된다. 설사정치가지니는본질적의미와가치를인정한다하더라도이것을개인에게강제할수있는것은아니다. 정치의목적은개인이스스로판단한사적삶을영위할수있도록보장해주는역할을하게된다. 이러한경향은현대자유주의정치철학에서두드러지게나타난다. 사실이두가전통에서어떠한입장에비중을더두느냐에따라공정한사회의성격과방향은달라질수있다. 어떠한개념의정치를지향하든, 정치사회를운영하는현실적인구체적기제는법과경제로귀결된다. 공정한사회를구현하기위해서법과경제행위와제도를어떻게이해하느냐에따라그내용은달라진다. 법자체에대한이해의전통에는자연법사상, 법실증주의, 해석주의입장등의여러가지입장이있다. 현대자유민주국가에서는입법은국민의대표를통해이루어지고있지만. 전통적으로법의해석과적용에는특별한훈련을받은전문가들이담당해왔다고할수있다. 특히한국사회에서이러한법의해석과적용은전문가들만이담당하는배타적영역이되어온것도사실이다. 즉한국사회에서법적판단과해석은전문가들에게국한되고, 일반시민들은단순한법적용의대상자의위치에머물러있다. 만약법의입법과정이국민의대표와일반시민간의상호작 26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용을통해이루어지는것이바람직하다면, 법의판단과해석역시시민의능동적비판과참여의공간이열려지는것이바람직하다. 자유민주사회에서입법권이국민으로부터나온다면, 법의해석과적용역시 - 설사그러한역할이국민에의해위임되었고또한법의성격상전문가들에게맡기는것이바람직하다하더라도 - 국민의비판과감시를벗어나기어렵다. 법역시그해석과적용에서불완전성을피할수가없고, 따라서이로인해개방성을지닐수밖에없다. 한편, 샌들교수가지적하듯이시장에대한새로운개념이필요하다. 시장은이제우리의도덕적영역을포함한모든영역으로그영향력이확대되고있다. 시장은기본적으로개인의자유가행사되는사적영역으로간주되어왔다. 따라서시장에대한국가의개입은불가피하게개인의자유를침해하게되고또한시장의중요한기능인생산과분배의효율성을저해한다는강력한주장들이있다. 분명시장은이러한순기능을하고있다는것을부인할수가없다. 마찬가지로이러한순기능과함께시장은불평등이라는역기능을동시에수반하고있다. 시장을통한부의분배는분명자발적인개인의권리와자유의행사의성격을지닌다. 그렇지만시장은분명인간상호간에서발생하는관계적성격을동시에지닌다. 따라서시장을통한이득은개인의선택의자유의성격과동시에관계적성격을동시에반영한다. 따라서자유에입각한소유권의자발적교환의행사결과로서부의불평등이정당하다는주장은설득력이약화된다. 시장을통한이득은개인의자유로운선택의결과이지만, 이선택은기본적으로인간의관계를통해현실화된다. 즉인간의상호연관성의범위가확대되면, 시장의규모가커지고, 따라서여기에서파생되는이윤또는이득이커진다. 따라서시장을통한이득의특정한부분은사회에대한기본적인도덕적의무를파생시킨다. 동시에, 시장은개인의자유와권리가상호만나서자기책임하에선택을하는자발적교환이이루어지는장소이다. 즉개인의자유와권리가거래되는장소이다. 그렇기때문에시장을통한이득은어느정도당자자의권리를발생시킨다. 즉시장을통한이득에는두가지측면이있다. 한편으로는개인의자유와권리의측면이있으며, 다른한편으로는타자, 사회및공동체에대한의무가있다. 따라서시장을통한소유권의획득은배타적인절대성을부여하기가어렵다. 이러한시장의양면성은시장역시사회의공동선에기여할도덕적의무가있음을반영한다. 꽁스땅은현대인의자유와고대인의자유를구분한다. 현대인들은공적자유를위해사적자유를희생하기를주저하는것이일반적경향이다. 우리는공정한사회, 타자에대한보다많은배려를요구하는공동선의정치를갈망하지만, 이러한공동선의정치를위해사적자유를양보하는것을주저한다. 보다두터운공동선의정치는더많은개인적자유를타인을위해양보하는것을요구하기때문에, 개인들에게는매우부담스러운체제일수가있다. 우리는그럴준비가되어있는가? 한국정치학회 2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우리사회의공동제주의적이고평등주의성향은관계적인간, 상호의존적인간관에기반하고있다. 이것은개인의자유가타자의자유와긴밀히연결되어있는것을의미한다. 즉개인의자유의행사가상당부분타인의자유와결부된상태를말한다. 즉한가족의예에서가장이나부모에게요구되는관계성은해당당사자의고유한자신의자유를행사하는것을제한한다. 가족이나친구의관계에서 이것은내자유이기때문에나의권리이다 라는주장이관계적인간관에서는약화된다. 즉개인의자유가어느정도는사회적관계속에서제약을받을수밖에없으며, 이제약은사실상상호의존성을위해양보되어야함을의미한다. 한편으로공동선의정치를위해개인의자유를양보하는것을주저하는현대인의모습과또다른한편평등주의와공동체주의를강조하는상호의존적인간관을동시에가지고있는현대한국인은구체적으로어떠한사회를갈망하는가? 이것은매우복잡한문제이긴하지만, 한편우리는공동선의수준에대한아주간단한세가지대안에직면하고있다. 즉공동선의수준에관하여, 1) 엷은모델 : 최소한의자유보장 2) 적정수준의모델 : 타인의자유와행복을위해나의자유와행복의일부를적정수준으로자발적으로양보하는체제 3) 두터운모델 : 타인과나의자유를상당한정도이상으로공유하는체제, 즉타인과나의상호의존적의무가상당한정도로요구되는체제. 예로서가족모델이상당한정도로사회적으로확장된체제를들수있다. 이논문에서적극적으로옹호하고있는롤즈의자유주적평등주의는 2) 의적정수준의모델의하나라할수있다. 그렇지만공동체주의모델은아마도 3) 의두터운모델중의하나가될수있는가능성이높다. 한편자유지상주의모델은 1) 의엷은모델에속할것이다. 한국적현실을고려한즉한국의현실적여건속에서차등원칙의발상을추구하는민주적평등주의체제가한국의공정한사회에대한대안적모델이될수있다. 차등원칙의발상을한국사회가추구함에있어서도역시정부와시민사회의협력모델이이상적인방향이다. 물론정부는정책과법을통해한국사회의상호의존성을실현해나가는것이며, 동시에시민사회의자발적참여와기여를통해한국사회의유대성을강화시켜나갈수있을것이다. 이것은한국의현실적여건속에서 자유에기반한평등한사회 를점진적으로추구하는모습을띠게될것이다. 자유주의적평등주의역시앞에서언급한바와같이, 기본적자유의우선성을전제한다. 그렇 지만기본적자유의보장역시, 많은논란이예상되지만, 한국의현실적여건및공동선, 그리고 인간의기본적도덕에의해어느정도조정될수밖에없을것이다. 노직의측면제약이론에서와 28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같은기본적자유의절대적우선성은현재한국의상당한정도의유대관계및공동체주의적요구와상충관계에직면하게될것이다. 이러한공동선을위한자유의행사의자발적양보는사실상공동체주의및공화주의이론가들이직면하는가장풀기어려운난제이다. 이것은정부에의해강제적으로규제되기보다는시민사회의자발적참여를통한공동선을위한자발적양보 (voluntary concession) 가바람직할것이다. 이러한방향을실현하게하는가능한지침의하나는현대심의민주주의자들이주장하는공적이성 (public reason) 또는이성의공적활용 (public use of reason) 이다. 즉각자의주장이타자에게얼마나공적타당성 (public reasonableness) 을제공하느냐가관건이될것이다. 시민사회의공정한사회담론에의적극적참여를통해정부는어느정도개인의좋은삶을위해온정주의와도덕적입법을행사할수있는공간이열린다. 또한정부는한국사회의공동선과유대의증진을합당한수준의개인의자유의자발적양보를요구할수있게될것이다. 이것은물론기본적자유가아주제한적으로양보되는것을의미한다. 현재한국사회의공정한사회담론은정부가상당한정도로주도하고있지만, 시민사회의일상적담론으로자리매김하고있지못한과도적상태에머물러있다. 그리고정부의공정한사회의실천은정책적차원에머무르고있는것으로평가된다. 이러한담론이보다건강해지기위해서는시민사회의보다적극적인참여가요구된다, 즉공정한사회담론이시민의일상생활로스며들때, 한국사회는한차원높은정치사회를만들어갈수있을것이다. 정부주도형공정한사회담론이가지는장점은정부가보다계획적이고체계적으로이를실현할수있는자원과조직체계를가지고있다는점이다. 그렇지만, 정부가공정한사회담론을주도하는것은공정한사회를이룩하기위해시민들을동원과시혜의대상으로간주하여또다른억압이될수있는위험을안고있다. 이것은시민들을수동적존재로간주하는것을의미하여, 또다른형태의체제에의한시민사회의예속화가될수있다. 한편시민사회의능동적참여는많은긍정성에도불구하고, 시민사회의공정한사회담론을갈등적이고분열적이되게할수있으며, 또한대중주의 (populism) 로흐르게만들위험성도존재한다. 이러한위험을예방할수있는방법은, 시민사회의참여와정부의의사결정과정을매개하는중간수준의연결고리가필요하다. 이러한연결과정은굿만과톰슨이제시하는중간수준의민주주의 (the land of middle democracy) 의활성화가요구된다. 이매개과정에는공적쟁점에대한집단적결정에도달하기위해정부및비정부제도의시민들이정기적으로회합하는과정을의미한다. 이것은현실적으로정부의관료뿐만아니라시민사회의제분야의전문가와대표자들이회합하여공적문제를논의하는과정이다. 이과정에서는숙고적판단과편파적이익을벗어난공적이성의관점에서이루어지는균형적판단이중요성을지닌다. 한국정치학회 2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Ⅶ. 결론 현재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정부가주도하여시민사회로확장하는형태를취하고있다. 이러한진행과정에서공정한사회담론은아직까지지식인중심의담론에머무르고있으며, 시민들이공정한사회담론에적극적으로참여하는단계로발전하였다고평가하기어렵다. 현재정부가주도하는공정한사회담론은정책적차원의성격을띠고있으며, 시민사회의시민들은이에대하여수동적으로반응하는입장에처해있다. 또한시민사회의정의에대한관심역시더이상의진전을이루지못하는지지부진한상태에머물러있다. 현재로서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은시민사회와정부간의상호작용이라는측면에서는불균형적인모습을나타낸다. 그렇지만, 보다더중요한것은, 앞으로공정한사회담론과정의의담론이긍정적인방향으로진척이된다할지라도, 다음과같은보다곤란한근본적문제에직면하게될것이라는점이다. 그것은우선적으로정의와공정성의원칙과기준을어떻게획득할것이냐의문제와함께, 어떠한기본구조를가져야하며, 그리고어떠한구체적인내용의공정한사회를지향하는가하는문제를제기할것이다. 한편나아가서이러한근본적문제와함께구체적인정책을선정하고추진하는과정에서발생하는갈등을어떠한방향으로어떻게해결할것인가하는문제를대두시킨다. 본논문에서정의의원칙과공정성의기준을어떻게획득할것이냐의문제에대한해결의방향을모색하기위해롤즈의구성주의와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를비교분석하였다. 그해결의방향은하버마스의재구성주의는실제적담론을통한합의를지향한다는점에서, 가상적합의에의존하는룔즈의구성주의원칙보다시민사회의참여를유도하는중요한방법이될수있다. 그렇지만실제담론을통한참여의정치가가져올수있는대립적인갈등과대중주의를완화조절할수있는장치로서롤즈의구성주의입장이전문가들의비판적성찰을통해시민사회의참여와정부의의사결정을매개하는조정역할을할수있다고주장하였다. 나아가서공정한사회를위한기본구조로서기본적자유의우선성과롤즈의차등원칙의발상을한국의현실적여건속에서추진할것을요구하는민주적평등주의체제를주장하였다. 이주장의근거는이것이한국인의평등주의적및공동체주의적성향과조응할수있으며, 또한장기적관점에서사회적안정을도모함으로써다른대안적체제보다사회적효율성에도더기여할수있을것이라고하였다. 이러한기본적자유의우선성을전제하는자유주의적평등주의체제를한국의현실적여건과능력을감안하여시민사회의적극적참여와정부의역할이상호적으로작동하여실현하는것이건강한공정한사회를실천하는방향이라고주장하였다. 이것은한국의현실적여건속에서 자 30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유에기반한평등사회 를점차적으로실현해가는것을의미한다. 이러한체제가개인들로하여 금좋은삶을자유롭게선택하고자발적으로공동선의형성과유지에참여할수있는배경이될 수있을것이다. 한국정치학회 3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김세중외. 특집좌담 : 공정한사회, 어떻게다가갈것인가. 시대정신 49호 (2010 겨울 ): 12-77. 김주성. 자유주의와공정한사회. 시대정신 49호 (2010 겨울 ): 80-111. 마이클샌델 / 이창신옮김. 정의란무엇인가. 서울 : 김영사, 2010. 시대정신토론회. 공정한사회란무엇인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강당, 2010. 10. 28. 위르겐하버마스 / 한상진ㆍ박영도공역. 사실성과타당성 : 담론적법이론과민주주의적법치국가이론. 서울 : 나남출판, 2000. 장동진. " 한국사회의갈등과사회적화합. 철학과현실. 85호 (2010 여름 ): 49-60. [ 국외자료 ] Bejamin, Constant. Political Writings. Translated and Edited by Biancamaria Fontana, 1988. Bloom, Allan. The Republic of Plato. New York: Basic Books, 1968. Gutmann, amy & Dennis Thompson. Democracy and Disagreement. Cambridge: The Belknap Press of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Habermas, Jurgen. Between Facts and Norms: Contributions to a Discourse Theory of Law and Democracy. Translated by William Rehg, Cambridge: The MIT Press, 1998. Hedrick, Todd. Rawls and Habermas: Reason, Pluralism, and the Claims of Political Philosophy. Stanford: Stanford University Press, 2010. Kymlicka, Will. Contemporary Political Philosophy: An Introduction. Second Edi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2. Rawls, John. A Theory of Justice. Cambridge: The Belknap Press of Harvard University Press, 1971, 1999. Rawls, John. Political Liberalism. Expanded Edition,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2005. Sandel, Michael J.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New York: Farrar, Straus and Giroux, 2009. Sandel, Michael J. Liberalism and the Limits of Justice. Second Edi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2, 1998. 32 정치철학적관점에서본한국의공정한사회담론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임혁백 고려대정치외교학과교수 Ⅰ. 머리말 1. 민주주의와시장경제, 그리고공정한사회 공정한사회 (democracy as fairness) 논쟁이뜨겁다. 2010 년 8.15 경축사에서이명박대통령은공정한사회를후반기국정운영의주요축 (pillar) 로삼겠다고선언하였고, 2012 년대선후보중부동의 1인자인박근혜후보공약의중심키워드를복지국가로잡았고 2011 년들어서서 맞춤식생활보장형복지국가 라는한국형복지국가실현을위한구체적인복지정책공약의보따리를풀어놓기시작하였다. 진보적인정치세력을자처하는야당이가만히있을수가없었다. 이미야권은 2010 년지방선거에서무상급식과같은복지공약으로예상을뒤엎고정부와집권당에패배를안겨줄수있었다. 2010 지방선거에서복지민주주의의위력을실감하였던야당은본격적인복지정책들을내놓기시작하였고 2012 년대선의승부수를복지와공정한사회에서발견하려하였다. 그래서민주당은 무상급식, 부상보육, 무상의료 를포함하는 보편적복지국가 를내놓았다. 지금정계에서는한나라당과야당, 민주당내의분파간, 그리고민주당과다른진보적인야당간에실현가능하고지속가능한복지정책을둘러싸고진지하면서도때로는색깔론이가미된복지논쟁, 공정한사회논쟁이벌어지고있다. 공정한사회와복지논쟁은한국민주주의의질을한단계높이고있다고평가된다. 원래민주화는국민이투표로표현되는국민주권 (popular sovereignty) 을쟁취하여자신의손으로직접정부를구성하는 국민의권력 (demo-power) 에서출발하여국민이민주국가의시민으로서의존엄성을유지하기에필요한최소한의복지를요구하고실현시키는복지민주주의 (demo-welfare) 로발전하여왔다. 복지논쟁은한국민주주의가가산주의 (patrimonialism), 지역주의, 색깔 한국정치학회 3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론으로점철된질낮은선거민주주의에서나아가누가주권자인국민의복지를더향상시켜줄 것인가에관한정책경쟁을벌이는질높은복지민주주의로발전하는징후로보여진다. 그런데서구에서도일어난바와같이복지민주주의로의진전은역류를맞기도했다. 복지민주주의를실현한다는것은중산층과서민에게더많은분배를직접적으로또는간접적인소득이전으로실현한다는의미를담고있는 분배민주주의 (demo-distribution) 의성격이있을수밖에없고분배민주주의는부자에대한더많은세금 ( 증세 ) 를수반하여자본가의투자파업을야기하고이는결국 적자민주주의 (demo-deficit) 를실현함으로써복지민주주의의실현가능성 (feasibility) 과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 에의문을던져주었다. 말하자면, 분배민주주의는적자민주주의라는예상치못했던결과를낳음으로써신자유주의보수파의반격을자초하였던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분배민주주의가증세-투자감소 -적자경제-복지제공불능이라는연쇄적반응을일으킴으로써시장경제와민주주의의병행발전의실현을불가능하게만들었고 ( 실현불가능성 : infeasibility), 분배보다는효율성을중시하는신자유주의자들의집권을가져오고신자유주의자들에의해복지국가는해체되고복지민주주의는지속가능성의위기를맞게된다고주장한다. 그러나복지민주주의자들의반격도만만치않았다. 그들은민주주의와시장경제간의긴장과갈등을해소하고시장경쟁에서낙오한시민들이계속자본주의사회의틀속에서경쟁을하도록유도하기위해서는그들을계속사회에통합시킬수수단이있어야하는데역사적으로서구의선진민주주의국가들은복지의제공을통해서해결했다는것이다. 복지는칼날위에서경쟁하는냉혹한시장경제하에서사회통합을실현함으로써민주주의를실현가능하게하였다는것이다. 복지민주주의가반드시재정위기를불러와적자민주주의 (demo-deficit) 를초래할것이라는경고는최근의글로벌금융위기에서확인되지않았다. 복지민주주의가발달한북구의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에서재정위기가일어난것이아니라감세정책을추진한신자유주의국가에서일어났기때문이다. 결국우리는민주주의와시장경제가동반발전하기위해서는시민들로하여금민주주의정치체제와시장경제체제하에서계속살겠다는선택을하게하는공정성 (fairness) 을실현해야한다. 사회적약자들도시장에서충분히경쟁할수있다는공정성이담보되어야만사회적약자들은불평등한시장에서의경쟁에참가하는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사회적약자에게 출발에서의평등 (equality at the start) 을보장해주는복지를제공해주어야한다. 느림보거북이와부지런하고빠른토끼를같은조건하에서경쟁하게한다는것은공정하지못하다. 거북이와토끼가동등하게경쟁할수있는조건을마련해주면서도토끼로하여금경쟁하는인센티브를상실하게하 34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는사회주의적수학적평등을회피할수있는방안을마련하는것이민주적통합과시장경쟁이동반발전할수있는길이다. 복지민주주의는필수다. 민주주의와시장경쟁의동반발전을유도할수있는 공정한사회 (fairness) 의방법론경쟁만이있을뿐이다. 본논문은먼저공정한사회의개념에관한논쟁을소개하고, 세계화라는현실적제약조건하에서어떻게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을도모할수있는공정한사회를실현시킬수있을것인가를탐구할것이다. 2. 공정한사회이론논쟁 자본주의시장경제와민주주의의동반발전을위해서어떠한공정한사회를어떻게실현해야 할것인가에관한논쟁에불을붙인철학자는존롤스 (John Rawls) 이다. 롤스는 자유주의적사 회민주주의자 (liberal social democrat) 의입장에서공정성을논하였다. 먼저롤스는자유주의자였다. 평등을논의하기전에근본적자유 (fundamental liberties) 또는기본적자유 (basic liberties) 는모든개인들에게 패배시킬수없는 (indefeasible) 권리로보장되어야한다는것이다. ( 자유의원칙 ) 개인은이러한기본적자유에대해평등한권리를가져야한다는것이다. 둘째, 사회적, 경제적불평등은다음의두조건을만족시켜야한다. (1) 그것이모든사람들의이익이되리라는것이합당하게기대되고, (2) 모든사람들에게개방된지위와직책에결부되도록평성되어야한다. 사회는첫째, 사회적지위에동등한접근이보장하여야하고 ( 평등의제1원칙 : 공정한기회균등 (fair equality of opportunity: 공정한기회균등의원칙 ), 둘째, 사회의최약자 (least advantaged members of society) 에게 최대의혜택 (greatest benefit) 이돌아가도록재분배하여야한다는 ' 차등의원칙 (the difference principle: 재분배의원칙 ) 을동시에만족시킬때, 기존의사회경제적불평등 ( 자본주의, 시장경제 ) 이허용된다는것이다. 말하자면불평등의원리위에존재하는시장경제가민주주의 ( 자유와평등 ) 와공존하기위해서는공정성 (fairness) 이담보되어야하고공정성은 최약자에게최대의혜택 이돌아가도록재분배가이루어질때확보된다는것이다. (Rawls, 1971, 2001) 롤스는시장주의자들이선호하는자유주의와사회민주주의자들이선호하는복지제공을통한재분배를결합하여민주주의와시장경제가병행발전할수있는이론적논쟁의단서를제공하였다. 롤스의공정한사회론 (Justice as Fairness) 는좌파와우파모두로부터비판과반격을받았 다. 먼저시장지상주의자 (libertarians) 인노직 (Nozick, 1974) 은시장은그자체로정의 (justice) 이기때문에 ( 시장에서허용되는교환은정의로운교환, 즉공정한교환 ) 어떠한특정한 한국정치학회 3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분배, 재분배도필요하지않다는것이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은사회적약자에게이득이되는재분배를반대하고있는것이다. 시장지상중의자인노직은롤스의재분배이론을비판하면서소유권 ( 재산권 ) 이론 (entitlement theory) 을내놓았다. 노직은 (1) 개인은정의의원칙에의거해서재산을취득 (acquisition) 할수있는권리가있으며 (entitlement to acquisition), (2) 개인은이전 (transfer) 에관한정의의원칙에따라취득한재산에대한재산권이있으며 (entitlement in transfer), (3) 어느누구도 (1) 과 (2) 의원칙에의거하지않고재산을취득할권리가없다고주장하였다. 노직은재산이정의의원칙에따라취득하고이전받았으면그개인은그재산에대한절대적권리를갖고있으며이러한재산권에변동을주는어떠한사회적재분배도허용할수없으며정부의임무는이러한재산권을보호하는데한정되어야한다고주장하였다. (Nozick, 1974) 시장지상주의자들은특히롤스의 차등의원칙 (Difference Principle) 이가난한자에대한재분배적조세를필수적으로요구하고있고그러한세금은 분배적정의의원칙 의상위에있는 " 자유의원칙 " 과 균등기회분배의원칙 을침해하기때문이다. 절대적이고배타적인재산권을옹호하는자유지상주의자들의이론에의하면조세 (taxation) 는이러한개인의재산의취득과이전의권리를침해하며따라서공정한사회를위한재분배는원천적으로봉쇄된다. 1) 롤스의재분배론에대한우파시장지상주의자 (libertarians) 의비판과공격은재산권을철저히확립하면분배문제에까지시장이공정하게해결해줄것이라는시장근본주의적 (market fundamentalism) 공정한사회이론인데반해좌파의해결책은롤스의 차등의원칙 에근거한재분배론이공정한사회를실현시키기에충분치않으며따라서좀더적극적인국가의분배개입을주장한다. 그러나좌파들은국가개입의필요성에는공감하나방법과내용에있어서는철학과이념을달리한다. 드워킨 (Dworkin, 1981, 2000), 액커만 (Ackerman, 1980), 센 (Sen, 2009) 은개인간의부존자원 (endowments: 재산, 능력, 자질, 소득 ) 을평등화해야한다는롤스보다는급진적인재분배이론을주장한다 ( 자원평등주의 : Resource Egalitarianism). 드워킨은장애인에게천성적으로타고난재능의차이로발생하는불평등의결과에대해보상해줄수있는 대응보험 (counter-factual insurance) 을지급하는것을포함한 ' 자원의평등 ' (equal resources) 을주장하였고, 센은 ' 기본적능력의평등 '(equal basic capabilities) 을이야기한다. 1) 그러나배타적재산권을견지한국가가배타적재산권의개념을완화하여조세를통한재분배를시도한국가와비교할때전자에서시민들이더많은자유를향유하고있다는이론적, 체계적 (systematic) 증거가없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은시장의자유는확보했으나시민의자유는확보하지못하고있다. 왜냐하면부자가빈자에비해더많은자유를향유하고있기때문이다. ( Distributive Justic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2007) 36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로머 (John Roemer, 1998) 는유형에관계없이 성취의평등화 (equalization of achievement across types) 를주장했다. 로머는개인의통제를벗어난임의적변수 (discrete variables: IQ, 출생지, 어머니의교육수준 ) 의다양한가치의유형이있는데, 개인의유형이개인의 ' 기대성취 ' (expected achievement) 에전혀양향을주지않는다면 ( 예 : 교육적성공, 의료국가 ), 그러한유형의성취는평등화되어야한다는것이다. 판파리스 (Van Parijs, 1995) 는 [ 모든사람을위한진정한자유 ] (Real Freedom for All) 에서 가장방종적이지않는사람에게최대의선물 (maximal gift for the least indulged) 을주어야한다는주장을하였다. 파리스는직장도선물이며, 선물의가치는그의기회비용으로측정된다고이야기한다. 따라서파리스는가장적게지불받는사람들이받는가치를극대화해야한다고주장한다. 그러기위해서 보편적기본소득 (universal basic income) 을지속적으로극대화해야한다는 보편적복지 이론의이론적기반을제공하였다. 3. 세계화시대의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 2) 1970 년대의미국발글로벌경제위기 3) 이후서구의사민주의국가에서는롤스의이론에의거하여사회적약자에더많은복지를제공함으로써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을지속시키려하였다. 좌파사민주의자들은드워킨, 로머, 파리스등은롤스의자유주의적사민주의분배보다더급진적인재분배를통해공정한사회를실현해야한다고주장했다. 그런데동구사회주의의몰락과미국 1극체제의부활, 세계화로인해시장이정의의원천이며시장경쟁을보장하는재산권의철저한확립을주장하는노직자유지상주의 (libertarianism) 에기반하고있는신자유주의가 1차대전이후다시화려하게복귀함으로써재분배를통한공정한사회보다는시장경쟁의활성화를통한공정한사회가지배적인담론이되었다. 이러한신자유주의의패권은 2008 년 10월미국의월스트리트에서금융위기가터질때까지계속되었다. 세계화와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설명은신자유주의경제학자들의독무대였다. 그들은무역개방과자본이동의자유화로측정되는세계화가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을촉진할뿐아니라, 역으로도성숙한 (mature) 민주주의일수록자본개방과무역개방을촉 2) 임혁백, 2009. [ 신유목적민주주의 ], 서문 : 한국의역사적시간 ; " 결론을대신하여 : 세계화와민주주의. 3) 1972 년닉슨의금태환정지명령을계기로서구전역에 케인지안황금기 (Keynesian Golden Age) 가종료되고장기불황에들어갔고시장주의가화려하게복귀한사건을의미. 한국정치학회 3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진함으로써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이세계화를지구촌의대세로만들고있다고주장하였다. 더이상다른대안이없는 ' 역사의종언 ' (end of history) 이다가오고있다는것이다. (Fukuyama, 1992) 그러나세계화반대론자들은세계화는국가간, 지역간, 계급간, 그리고노동자내부 ( 정규직대비정규직, 고기술숙련노동자대비숙련, 단순노동자 ) 에서불평등을야기함으로써사회적안전의기본틀을허물고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을저해할것이라고반박하였다. (Martin and Schumann, 1997) 이러한반세계화론자들과기본적으로시각을공유하지만세계화와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간의상관관계에서민주주의의능동적, 긍정적역할을강조하는시각이있다. 민주적세계화 로불리는이시각에의하면세계화가경제위기를초래하고, 사회적, 경제적불평등을야기하고, 민주주의의물질적기초를약화시키지만기왕에형성된민주주의는무너지지않았고오히려인민들은그민주주의를이용해서 세계화의함정 (Martin and Schurmann, 1997) 에서벗어날수있는길을모색한사례들이많이발견되고있다는것이다. 세계화의여파로발발한 1997 년의동아시아금융위기는인도네시아의 40년수하르토독재를무너뜨렸고, 한국에서는최초로만년여당에서김대중이이끄는야당으로의평화적정권교체를가져왔다. 반면에세계화로인한경제적어려움은베네수엘라에서페레스의민중주의적권위주의로의회귀의길을닦기도했다. 결국세계화와민주주의와경제발전의동반발전의상관관계는결정론적으로미리주어진관계가아니라선택의문제다. 세계화와민주주의와시장경제간의상관관계가가능성의문제또는선택의문제라고가정한다면, 세계화와상보적인조합을이룰수있는정치경제체제는다양하다. 세계화의충격이왔을때, 보호주의정권은일국사회주의로회귀하려할것이고, 자립모델 (autarchic model) 을유지해온국가들은세계화의연계망에서벗어나 (delinking) 우리식사회주의 를하겠다고고집할것이다. 반면에사회민주주의적계급타협체제는민주주의와시장경제간의동반발전의필요성을인정하면서창조적인혁신을통해세계화된세계경제내에서의경쟁력을높이면서동시에성장의누수효과로발생한이익을사회에투입하여높은수준의복지를유지함으로써계급타협을통한민주주의와시장경제간의동반발전을시도하고있다. 동아시아발전국가들은산업화시대에그들에게번영을가져다준국가주의의전면적재조정내지폐기를강요받고있고, 시장경제와공존하는민주주의를추구하게되었다. 4) 그렇다고해서포스트동아시아금융위기대안이반드시 4) 동아시아금융위기 (1997-1998) 이후한국의김대중정부는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병행발전 이라는구호를내걸고발전국가모델을폐기하고시장주의모델에바탕을둔경제구조개혁을단행하였다. 38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시장근본주의적인신자유주의대안 ( 워싱턴컨센서스 ) 이어야할필요는없다. 세계화시대에도길은주어져있는것이아니라여러다양한길이있고어떤길을선택하느냐가문제이다. 한국의김대중정권은 1997 년-1998년 IMF 에의해신자유주의적구조조정을강요받았지만위기가지나가고난뒤 ' 생산적복지 ' 라는이름으로영국의 ' 제3의길 ' 과비슷한근로복지 (workfare) 를강조하는한국최초의한국형복지국가의틀을세움으로써신자유주의적세계화로인해고통받는자들의안전과복지를위해최소한의노력을하였다. 그결과민주주의는유지되었고여당의후보가정권을계승할수있게되었다. Ⅱ. 세계화시대에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병행발전은 가능한가?: 신자유주의경제이론 vs. 사회보상이론 (social compensation argument) 5) 정치경제학적측면에서볼때공정한사회의실현을위해신자유주의경제이론은복지의축소, 세금의감세를주장하고있는반면, 사회민주주의적 사회보상이론 (social compensation argument) 은사회복지가경제성장을방해하는것이아니라경제성장을촉진하는측면이있으며, 사회통합을유지, 강화함으로써민주주의와신자유주의적세계화의추진에더욱힘을실어주고있다고주장하고있다. 1. 신자유주의경제이론 (neo-liberal economic argument) 1) 주장 최근몇십년간국제사회는무역자유화 (trade liberalization), 금융자유화 (financial liberalization), 투자자유화등급속한세계화 (globalization) 를경험하고있다. 이러한세계화는기본 적으로자유주의경제이론에기반하고있다. 신자유주의경제이론은세계의모든국가들이국가 5) Ha, Eunyoung and George Tsebellis, 2010. 한국정치학회 3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간의무역장벽을철폐하고비교우위 (Comparative advantage) 에있는상품과서비스를생산하고교역할때전세계의부 (welfare) 뿐만아니라무역을하고있는모든국가들의부가증대될수있다는비교우위이론에기반하고있다. 실제로최근에빠른경제성장을이룬동아시아국가들을비롯한많은국가들이자유무역을추진해왔으며북한과같이폐쇄경제, 자립경제 (autarky) 를추구한국가들은경제적으로쇠퇴되고있다. 이제무역자유화, 금융자유화, 투자자유화로요약되는세계화 (globalization) 는더이상선택지가아니며국가의생존을위한필수가되고있다. 이러한급속한세계시장의통합 (international market integration) 의확대에따라신자유주의경제학자들은앞으로의정부는불필요한지출과세금을줄이고대통령은기업의 CEO 와같이국가의효율성과경제성장을추구하는 작은정부 를만들어야한다고주장한다. 국가의시장개입은경제체계를왜곡시키고경제성장을방해하기때문에국가는시장이효율적으로움직일수있도록최소한의도움을줄뿐시장의 보이지않는손 에경제의운용을맡겨야한다는것이다. 이러한신자유주의이론에따르면국가는무엇보다사회복지비용을축소해야한다. 사회복지비용과규제는세금을증가시키고궁극적으로는기업의상품과서비스비용을증대시키기때문에국내기업들이세계시장에서효율적으로경쟁하는데방해가된다. 또한다국적기업과같은외국자본을국내에유치하는데도방해가되고국내자본이세금이적은해외로유출됨으로서국부의감소를가져오게된다. 이러한무역경쟁력의약화와자본유출은궁극적으로는경제성장의감소를가져오기때문에세계화가확대됨에따라많은정부들이각국의정치상황이나정부의이데올로기와관계없이세금축소와사회복지제도축소를할수밖에없다는주장이다. 2) 검증 그렇다면세계화시대의복지국가의사회보장지출과높은세금이경제성장을저해한다는신자유주의자들의주장은검증되고있는가? 사회민주주의자들은신자유주의적세계화론은검증되지않은결론이라고반박한다. 사회민주주의자인샤프 (Scharpf, 1998) 는높은세율이자본을국외로탈출케하고그결과경제성장에악영향을끼친다는세계화론자들의주장을반박한다. 실증적분석을통해샤프는전반적인 (overall) 세율인상은경제성장에악영향을끼친다면서세계화론자들의주장을인정한다. 그러나그는좀더세부적으로조세정책을분석하면, 비숙련노동자에대한고율의세금은경제성장을해치는반면, 소비세, 법인세는경제성장에중립적이거나한계적으로긍정적이라는사실이발견된다고주장하였다. 특히법인세가투자율과부분적으로강한긍정적상관관계가있다는놀라운사실을발견하였다. 또한사회보장지출은경제성장에부정적으로작동하지만사회보장의 GDP증가에기여하는정도를고려하면사회보장은반드시경제 40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성장에부정적이라고결론내기힘들다고주장하였다. 결론적으로, 선진복지국가가경제적활력을유지하기위해서고용, 사회보장, 그리고평등주의적열망을포기해야한다는세계화론자들의주장은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그리고네델란드의사례에서는맞지않는것으로나타났다는것이다. (Scharpf, 1999) 2. 사민주의적사회보상이론 (compensation argument) 1) 이론 이러한신자유주의경제학이론에대항해서최근많은정치학자들과경제학자들은사회복지제도가경제성장을방해하는것이아니며사실은정치적안정과경제발전에기여한다고주장하고있다. 이들은무역자유화, 금융자유화에의한경제발전이장기적으로는국가경제발전에는기여하나단기적으로는산업간의임금과고용격차를증가시켜빈부격차를증가시키고양극화사회를초래하고사회불안을조성한다고주장한다. 스토퍼- 사뮤엘슨경제학이론에따르면 (Stolper-Samuelson theorem) 국가간무역이증대함에따라선진산업국가들에서는빈부격차가증가하게된다.(Stolper, W. F. & Samuelson, P. A., 1941) 자유무역이증가함에따라선진국에서는 IT산업과같이고임금과고도의기술을가지고있는노동자들이종사하고있는산업분야의수출이증대하고경공업과같이저임금의단순기술직노동자들이종사하고있는분야의수입이증대되고쇠퇴하게된다. 이에따라고임금종사자들의일자리와임금은증가하는반면저임금노동자들의실업이증가하고임금은감소하게된다. 결국고임금노동자와저임금노동자간의임금격차가증가하고사회불균형으로이어진다는것이다. 실제로최근의여러연구들의조사에따르면급속한시장개방과외국자본의유입에따라대부분의산업국가들에서빈부격차가증가하고있고시민들의이에대한반감과불안감이증가하고있다 (Gottschalk and Moffitt 1994; Hays 2009; Scheve & Slaughter 2004; Schmidt 1999). 더욱중요한사실은이러한시민들의반감이나불안감이자신의임금과고용이직접적인영향을받지않았더라도증가하고있다는것이다. 무역자유화와경제발전에수반되는이러한사회정치적불안정은결국정부가경제자유화를확대시키고더큰경제발전을추구하는데장애가된다. 많은연구들이빈부격차가큰나라일수록그렇지않은나라들보다사회불안정이더욱크고경제성장이더낮아졌음을보여주고있다 (Alesina and Perotti 1996; Keefer and Knack 1999). 저명한경제학자인 Dani Rodrik(1997) 도무역자유화가가져오는경제적성장에도불구하고이와함께동반되는정치, 사회불안때문에 한국정치학회 4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이를정부의사회복지정책이중요함을강조하고있다. 저명한정치학자인 Geoffrey Garrett (1998) 은 OECD 국가들을분석하면서정부가노동계와협력하여사회복지제도를추진한국가들이그렇지않은국가들보다안정적인경제성장, 고용, 물가지표를유지해왔음을보여주었다. 그의연구에따르면노동계의반대에도불구하고단순히자유시장경제정책을추진하고사회복지제도를축소한정부들은노동계의반발과노정간의갈등의증가로인해사회불안이고조되고이에따라오히려경제성장이둔화되었다. 반면노정간의협력을추진하고고용안정을유지한국가들은사회안정과지속적인경제성장을유지해왔다. 실제로많은다국적기업들이단순이세금이적은국가들에자본을유치하는것이아니라정치, 사회적으로안정된국가들에자본을투자하는경향이있다. 따라서이들은신자유주의이론의주장과는반대로국가들이경제적으로는무역자유화, 금융자유화를추진함에따라정부의복지정책을더욱확대해야한다고주장하고있다. 이는정부가급속한세계화와경제통합에따른국민의불안감과불만을해소하고경제자유화에대한국민적지지를유지하게되어정치적, 사회적통합을유지하고세계화를더욱효율성있게추진할수있게하는원동력이된다. 2) 검증 세계화라는황금죄수복 (golden straitjacket) 은반드시국민국가의선택을제약하거나결정하는것은아니다. 세계화가신자유주의적경제정책이아닌다른대안이없는상황 (TINA) 을강요하지는않는다. 뉴욕타임즈의프리드만기자 (Thomas Friedman) 은 [ 렉서스와올리브나무 ] 라는베스트셀러에서 두가지일이일어나는경향이있다. 경제가성장하고, 정치는위축된다... 골든스트레이트자켓 ( 황금죄수복 : golden straitjacket) 은집권세력의정치적, 경제적선택을좁힌다... 어떤나라든세계화라는 ( 필자첨가 ) 골든스트레트자켓을입는순간정치적선택은 펩시냐코카콜라냐 로좁혀진다 라고이야기하였다. (Friedman, 2001) 세계화는어떤선택도남겨놓지않는다. (TINA: There Is No Alternative) 사적자본은지구를아무런통제도받지않고움직인다. 그들이가는곳에서는언제나민주주의가피를흘리고민주정부가 이윤을인민위에 놓는다. (Przeworski and Yerba, 2005) 그러나이러한신자유주의적주장은근거가없다. 세계화의제약속에서도국민국가는선택할수있고인민이정부의선택을통해자신이집단적으로선호하는정책, 정책패키지를선택할수있다. 세계화시대에도국민국가는어떤조세정책, 사회보장네트워크를선택하느냐에따라세계화의제약에서벗어나자율적으로자신들이민주적으로위임받은정책을선택하고수행할수있다. 6) 신자유주의자들이주장하는바와같이세계화가국민국가의재정과사회보장에대한선택 42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권을위험에빠뜨릴것이라는것은경제학적설명이라기보다는이데올로기적인설명이다. 문제 는세계화가민주정부의선택권을제한할것인가가아니고세계화의시대에경제적합리성과평 등, 연대와같은민주적가치간의오래된모순이급박하게재등장하고있다는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이주장하는것은경제적인문제라기보다정치적인문제들이다. (Beliaev, 2003) 신자유주의자들의세계화이데올로기는 1) 시장의지배, 2) 사회적서비스를위한정부지출의삭감, 3) 탈규제, 4) 민영화, 5) 공공재또는공동체개념의삭제등이다. (Martinez and Garcia, 1997) 이는세계화라기보다는 ' 기술지배화 ' (technologicalization) 로부르는것이더합당하다. 세계화는민주주의를경제전문가로구성된기술관료적정부로대체하고있다. 더구나이러한정치적인문제들이의회에서법안으로심의되지않고행정부내의위원회에서다루어진다면대의제민주주의의정통성은의문시된다. (Wueger, 1998) 그럴경우더많은시민들이자신의대의기구와조직들이자신들의이해를제대로대표하고있다고믿지않게된다. 전통적대의기구들은세계화로일어난복잡한정책적문제들을관리하기에적절치않다. 세계화시대에전통적인대의제민주주의기구와제도들인정당, 의회, 시민결사체, 노동조합들은구조적취약성을보이고있다. 대의기구와대의되는사회집단간의연결고리가약해지고있다. 우리는골든스트레이트자켓을믿을것이아니라우리의민주주의를강화하여국민의스스로선택하는자율적선택권을늘려야한다. 기술지배주의 (technocracy) 와과두제 (oligarchy) 그에대한반발로나타난민중주의 (populism) 와국민투표제적민주주의 (plebiscitarianism) 는모두해답이아니다. 우리에게는여전히선택이있고우리의대표로하여금세계화로인한성장과그로인한부작용을치유, 보상할수있는사회복지가모순, 긴장하지않으면서병행발전할수있는정책적선택을해야한다. 그것을친서민정책으로부르던, 생산적복지정책으로부르던, 아니면생산과분배의동반성장으로부르던세계화가사회통합을저해하지않고강화시킴으로써우리의민주주의가지속적으로발전하여질높은민주주의로업그레이드되는것이중요하다. 6) 쉐보르스키 (Adam Przeworski) 는세계화와민주주의에대한불만은세계화로인해정부정책의선택권이줄어들었기때문이아니라자신들이선출한지도자들이선택한정책들에대한불만이라고지적하면서, 세계화, 무역개방, 조세경쟁의민주주의에대한영향은불확정적이라고결론지었다. (Przeworski and Yerba, 2005) 세계화시대의민주주의에대한불만은선택의폭이좁은데대한불만이아니라세계화의제약속에실현가능한정책들에대한불만이다. 한국정치학회 4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Ⅲ. 외환금융위기이후양극화사회의도래 7) 1. 세계화, 신자유주의와사회양극화 1997 년외환금융위기이후본격적으로세계화정책이실시되어사회적불평등이확대되어왔는데이명박보수정권이들어서면서더강력하게신자유주의정책을밀어부친결과사회적양극화가심화되었기때문이다. 이명박정부는친자본 ( 비즈니스프렌들리 ) 정책을추진했는데대표적인것이부자감세정책이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종합소득세, 법인세를대폭감면함에따라감세규모가 1년에 19조원이되어이명박정부집권기간동안 96조원의감세가이루어질전망이다. 이러한부자감세는가난한서민에게돌아가야할소득이전 (income transfer) 이거꾸로부자로소득을이전시킴으로써롤스 (Rawls) 가이야기하는사회적정의에역행하는정책이었고그폐해는부익부빈익빈, 중산층의해체, 사회적양극화로나타났다. 권위주의독재하에서한국의민주화를가능하게했던두터운중산층 ( 다이아몬드사회구조 ) 이해체되어 허리가없는사회 눈사람형사회 모래시계형사회 로가고있고, 소득양극화, 자산양극화, 고용양극화, 교육양극화, 대자본과중소자본간의양극화가사회전반으로확산되고있다. ( 노세극, 2009) 2. 계층양극화 계층양극화는빈곤층이늘고소득상위층도늘어나는반면중산층이줄어드는현상을이야기한다. ( 임혁백, 2006) 소득분포가양극단에치우치고있는현상이다. 이재열교수는양극화는중간부분이해체되면서양극단이모이는현상으로정의하고있다. 중간층이란중간값소득의 50-150% 에해당하는계층을이야기한다. ( 이재열, 2006: 158) 계층양극화를측정하는방법에는두가지가있다. Wolfson 지수와 ER 양극화지수방식이다. Wolfson 지수방식은중산층으로부터의소득의분산이커질수록양극화가커진다고정의한다. 즉, 중위소득의 75-150% 에해당하는인구를중산층으로보고, 이중산층을기준으로하여다른계층과의소득격차로양극화를측정한다. ER (Esteben and Ray) 양극화지수는두계층의소득격차를계산하고이를각소득계층의비중으로가중평균한값이다. ( 이재열, 2006: 159) 7) 임혁백, 2006. 44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한국의경우 Wolfson 지수는 1984 년의 0.28 에서 1993 년 0.25 로낮아졌다가외환위기이후인 1999 년 0.29 로높아졌다. ER 지수도 1984 년 0.020 에서 1993 년 0.018 로낮아졌다가 1999 년에 0.021 로높아지고있다. 계층의양극화는중산층의해체를불러오고있다. 1997년의외환금융위기로촉발된경제위기는중산층의물질적기반을뒤흔들었다. 신자유주의와세계화의물결로고소득일자리와저소득일자리의창출은증가한반면중간소득일자리는현저하게감소하였다. 지난 10년간전체일자리는 290 만1천개가늘어났는데, 그중하위 1-3분위의일자리는 118 만 7천개, 상위 8-10 분위의일자리는 144만 8천개로각각 40.9%, 49.9% 를차지하고있으나, 중위 4-7 분위의일자리는 26만 6천개증가하여 9.2% 를차지하는데그쳤다. ( 양재진, 2005: 137) 2000년부터 2004년사이에소득하위 20% 와상위 20% 가각각 31만개, 37만개증가한반면, 소득중간층 20% 는 27만개감소하였다. 중산층일자리의감소는중산층의하방이동을이끌고있다. 외환금융위기이후중산층에서하위층으로이동한사람은 174.4 만명이나중산층에서상위층으로전입한사람은 94.5 만명에달한다. ( 이재열, 2006: 160) 하위층으로하방이동한중산층이상위층으로상승이동한중산층의거의 2배에달한다는사실은 중산층의신화 가무너지고있다는것을보여준다. ( 신광영, 2004: 261-263) 외환금융위기이후정리해고와명예퇴직이일반화되면서중산층은더이상고용안정을누릴수없게되었고, 여기에더하여아파트가격의상승으로월급을저축하여아파트를구입하는것이불가능하게되었다. 교육을통한상승이동의희망이좌절되면서미래에대한기대도급격히낮아졌다. 젊은부부들의출산기피는미래에대한희망을상실했기때문이다. 8) 빈곤층도확대되고있다. 최저생계비기준으로볼때한국의빈곤율은 1997 년의 3.9% 에서 1998 년 8.2%, 1999 년 9.4% 로급증하였고, 노무현정부하에서도 2003 년 10.8%, 2004 년 11.7% 로 상승하고있다. 8) 신광영, 2004: 262. 중산층의희망의상실은주관적계층귀속감에서나타난다. 외환금융위기이전한국에서중산층에의귀속의식은유난히높은것으로나타났는데 1994 년중산층에속한다고생각한사람은 81.3% 였다. 반면에외환금융위기직전인 1997 년에소비자보호원이조사한자료에의하면 71.1% 로급격히감소하였다. ( 김호기, 1999: 254) 현대경제연구원의 1999 년 4 월의조사가 IMF 구제금융이전에 34.6% 에그쳤던하류층이 54.3% 로절반을넘어섰으며중산층이라고생각한사람은 IMF 이전 61.1% 에서 45.1% 로줄었다는결과를보여주고있다는사실은충격적이다. 한국정치학회 4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3. 소득양극화 글로벌금융위기, 고용없는성장, 영세자영업자의대량도산, 경기불황으로인한실업자증가, 부자감세로부자로의소득이전이계속되어소득불평등, 소득양극화가위험수위에육박하고있다. 소득양극화의경우, 2007 년기준한국의근로소득불평등도가 OECD 22개국가중미국에이어두번째로높은것으로나타났다. (OECD Employment Outlook, 2009) 한국의 P90/10의배율은 4.74로서미국의 4.85에이어가장높은것으로나타났고항가리와폴란드가뒤를잇고있는데 OECD 평균은 3.30 이었다. ( 한구노동연구원, [ 월간노동리뷰 ], 9월, 2009) 소득양극화는지니계수, 소득5분위배율등으로측정하는데한국의소득불평등은계속악화되고있다. 한국은박정희시대에도지니계수가양호한것으로나타났다. 그러나민주화이후신자유주의정책의시행으로지니계수가계속악화되어 2008 년의경우 0.325를기록하여 1990 년이래최고치를기록했다 9) 한국의지니계수는상승기류를타고있다. 1990 년과 1997 년사이의평균지니계수는 0.286이었고외환위기가터진 1997 년에는 0.283있었으나, 1998년에는 0.316 으로급상승하고 1999년에최고치인 0.320을기록한이래 2000년 2001년 2002년에 0.317, 0.319, 0.312를기록함으로써벌어진소득불평등이유지되고있음을보여주고있다. ( 최태욱, 2005: 81) 소득불평등의정도를보여주는 5분위소득분포를보면, 2009 년 2분기의경우 1분위 ( 하위 20%) 와 5분위 ( 상위 20%) 간의소득격차는 7.29 배에달했다. 이는노무현정부하에서보다더악화되고있음을보여준다. 물론노무현정부하에서도신자유주의정책을좌파진보정권이시행한결과소득분배를더악화시켰고그추세가이명박정부로이어지고있는것이다. 2004 년저소득층인 1/5 분위의소득점유율은 1997 년에비해 13.3% 감소하였고, 고소득층인 5/5 분위의소득점유율은 4.6% 증가하였으며, 중간층인 2/5 분위에서 4/5분위의소득점유율은 1% 감소하였다. 저소득층과고소득층의소득5분위배율도 1997 년이후 5배이상을유지하고있으며최근상승추세에있다. ( 신명호, 2006: 18) 상위 20% 와하위 20% 의소득격차가 2003 년 5.47배, 2004 년 5.70 배, 2005년 5.87 배로증가하고있는것이다. ( 최태욱, 2005: 83) 2000년도시봉급생활자하위 10% 와상위 10% 의월평균소득격차는 1997 년의 7배에서 9배로확대되었다. 자산 ( 주택, 토지, 금융등 ) 불평등은더심각하다. 자산지니계수는 0.7069 (2007 년기준 ) 로 소득지니계수에비해배이상이었다. ( 국회예산정책처, 가계자산에대한지니계수추정과소득 9) 통계청조사, 2008. 보통지니계수가 0.35 이상이면소득분배가매우불평등한것으로평가한다.( 노세극, 2009) 46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지니계수와비교 ) GINI 계수나소득분배율, 자산불평등은경제위기는극복하였으나사회경제 적불평등이란대가를치르면서위기를극복했다는것을보여준다. 4. 교육양극화 소득양극화는바로교육의양극화를불러오고교육양극화는젊은부부들의출산기피현상을낳고미래한국의인구감소라는우울한전망을낳게한다. 월소득 100 만원이하가구와 600만원이상인가구의사교육비격차는 2003 년에는 7.66배이던것이 2008 년에는 10.14 배, 2010년 11.28 배로가파르게늘어났다. 금융위기로실업이늘어나고소득이감소함으로써저소득층은사교육비를줄인데반해고소득층은사교육비를그대로유지하거나약간감소시켰기때문이다. ( 한겨례 21, 2010.08.26) 교육은미래에대한투자이다. 미래에대해투자할여력이없는저소득층은아기를낳는것을 포기하고현재의소비에만치중하게된다. 그결과저출산이급속하게확산되었고, 가난의대물 림현상이일어나면서한국은계급사회가고착화될위험에처해있다. 5. 고용양극화 10) 고용도양극화되고있다. 1997 년외환금융위기이후노동시장의유연화가빠르게진행되면서비정규직이늘어났다. 정규직과비정규직간의고용보호수준, 임금, 기업복지의격차로인해노동시장의양극화현상이일어나고있다. 외환금융위기이후비정규직은실업률의감소와동시에증가하였다. 외환위기이전에한국의실업율은 2% 를밑돌았다. 그러나외환위기이후급등하기시작한실업율은 1999 년 1/4분기에 8.4% 까지치솟았다. 그후 2000 년대로들어서면서실업율은감소하였으나고용조건의악화라는비용을치렀다. 실업율감소의상당부분이고용불안정상태에있는비정규직노동자들의증가에기인한것이었다. 외환금융위기직후에 45% 를밑돌던비정규직이 2001 년에 737만에이르러 55.7% 를차지하게되었다. 비정규직이이제한국인의일반적인근로형태로자리잡은것이다. 2003 년 2004 년 2005 년의비정규직노동자의규모는 784 만명 (55.4%), 816 만명 (55.9%), 840 만명 (56.1%) 로계속늘어가고있다. ( 최태욱, 2005: 82-83) 10) 임혁백, 2006. 한국정치학회 4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또한정규직과비정규직의양극화는고용에서뿐아니라소득에서도확대되고있다. 정규직을 100 으로했을때비정규직의월임금총액은 2000년 52.3 2003 년 49.7로격차가확대되었다. 주당노동시간도정규직은 44.0시간에서 41.8 시간으로 3.2시간단축되었으나비정규직은 45.5시간에서 44.1 시간으로 1.4시간단축되었다. ( 김유선, 2005) 낮은임금과고용불안정에떨고있는비정규직은사회보험을가장먼저받아야할대상이나, 실제로는비정규직노동자는정규직에비해 1/4 수준밖에받지못하고있다. 국민연금의경우, 2003 년에정규직은 95.9% 의적용을받는데반해임시직은 24.4%, 일용직은 1.9% 만받고있다. 건강보험의경우, 정규직이 97.2% 인데반해, 임시직은 27.6%, 일용직은 2.9% 에머물고있다. 고용보험의경우정규직이 80.4% 인반면, 임시직은 24.2%, 일용직은 2.6% 에머물고있다. ( 박명광, 2005: 30) 여기에더하여비정규직은노조가입률이낮아노조를통한보호를받지못하고있다. 2003 년노조조합원수는 162 만명으로조직률은 11.4% 이다. 이중정규직 631만명가운데노조에가입한노동자는 143만명으로 22.7% 의조직률을보이고있으나비정규직은 784 만명가운데 19만명만노조에가입하고있어노조가입율은 2.4% 에지나지않는다. ( 김유선, 2005) 내수침체로문을닫는생계형자영업자도꾸준히늘어나고있다. 자영업자의비율은늘어나고있을뿐아니라자영업내의소득양극화가심화되고있다. 외환금융위기이후구조조정으로일자리를잃은중년층들이자영업에진출하였는데자영업자의비중은 2001 년에 27.1% 에달해선진국의 3-4 배에이르렀다. 자영업자들은서비스업그중에서도도소매업, 숙박, 음식업종에집중되면서과당경쟁과내수부진으로수익을내지못하고있다. 재경부와한국개발연구원조사에의하면, 2005 년자영업자의월평균실질소득은 248 만원으로 5년전에비해 18.4% 감소한것으로나타났다. ( 신명호, 2006: 14-15) 자영업은변호사, 의사에서부터노점상에이르기까지편차가심한데, 자영업의주종을이루는분야에서소득수준의하락이일어나자영업내의소득양극화가심화되고있다. 48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Ⅳ. 공정한사회를위한방법론 : 공급중심근로복지 vs. 사회복지 (welfare), 근로복지 (workfare), 학습복지 (learnfare) 의황금삼각형 (golden triangle) 모델 양극화사회를극복하고민주주의, 시장경제의동반발전을통한공정한사회를건설하기위해서는재정위기 (fiscal crisis and demo-deficit) 에부딪치지않으면서고용을확대하고소득불평등을감소시켜야하나재정, 임금 ( 소득 ), 고용을모두동시에달성할수없는트릴레마 (trilemma) 의문제에부딪힌다. 세계화로인한대량실업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고용확대정책을펴나 고용없는성장 을특징으로하는 IT산업의특성상저임금, 비정규직, 저숙련노동자를주로고용하는서비스산업에서고용확대의길을찾는다. (Walmartization) 자연히고용의질의문제가대두되고고용확대가확대는소득불평등을증대시켜소득양극화를악화시키고, 저소득층의양산은복지비용을증대시켜정부의재정적자를악화시키는 3중고 (trilemma) 사태를낳는다. 세계화, IT시대에는소득평등, 완전고용, 재정균형을동시에실현할수는없다 ( 임혁백외, 2007, p. 39; Iversen and Wren, 1998). 선진국에서공정한사회건설에서직면하고있는트릴레마에대응하는방법은크게세가지이다. 첫째, 영미권은신자유주의적해결책을찾고있는데먼저정부예산을제한하고공공서비스의발전을제한한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낮은생산성에따라임금이결정되는민간서비스부문에서고용이성장해야한다고보기때문이다. 그러나비정규직, 미숙련, 저임노동자가대량발생하여중산층의일자리를위협하고하이텍분야의고임금노동자와불안정하고급여가낮은노동자간의소득양극화가심화된다. < 그림 1> 공정한사회건설의트릴레마 재정균형 기독민주적모델신자유주의모델 소득평등 사회민주적모델 고용증가고용증가 자료 : Inversen and Wren(1998) 한국정치학회 4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둘째, 독일, 프랑스와같은유럽대륙국가들의기독교민주주의적유형은시장이창출하는불평등이기독교공동체 (koinonia) 의사회적, 가족적연대를위협하는것을우려한다. 따라서국가가가족과공동체에적절하게개입하면서동시에복지제공이재정위기와적자민주주의를유발하지않도록건전재정정책을추구한다. 말하자면, 정부는긴축예산과사회적평등을동시에추구하는것이다. 그결과신규고용은제한되고기존의정규직에포함된조직노동자의소득향상에신경을쓴다. 따라서노동시장에포함된조직, 정규직노동자들과노동시장에서배제된비정규직, 실업자사이에갈등이발생하고정규직대비정규직양극화를심화시킨다. 셋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와같은북구의사회민주주의적국가들은소득평등과 고용성장을동시에추구한다. 그리하여공공서비스를확대하여임금인상과고용증대를동시에 추구하나이를위해정부가긴축예산을포기함에따라재정위기의가능성을증대시킨다. 재정, 소득, 고용간의트릴레마는모든정부에게이 3마리토끼를동시에잡을수는없으며 3 토끼중어느한토끼의희생없이는두마리토끼도잡을수없다는것을보여준다. 그렇다면현이명박정부는어떻게이트릴레마를헤쳐나가고있으며, 트릴레마에대한한국적대안은무엇인가를살펴보자. 1. 이명박정부의공급중심근로복지정책 왜이명박정부는중도실용친서민정책을펴고있는가? 이명박정부가가장빠른속도로경제위기를탈출하고있다고자찬하고있으나위기탈출은양극화의심화라는희생위에이루어지고있고, 이는 2010 년 6월지방선거에서나타난것과같이중산층을포함의서민들의 투표함에서의반란 (revolution at ballot box) 으로이어져정권의의회기반을약화시키고, 사회통합의위기 (crisis of integration) 를불러오고있기때문이다. (Binder et al., 1971) 이명박정부는출범이후노무현정부때체결한한미 FTA 를비준하고부자세금감면을하는등신자유주의적인정책을추구해왔다. 그러나이러한정책들이국민적인지지없이이루어져한미 FTA 쇠고기협상에다한국민적인불안감과정부에대한반감등경제자유화의확대에대한정치사회적저항을증대시켰고, 국민들은 2010 년 6월지방선거에서여당을패배시킴으로써자신들의불만을표출하였다. 이에따라 2010 년 8.15 광복절선언이후이명박정부는고용안정과교육비지원, 서민주택공 50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급등친서민정책을확대하고있다. 이명박대통령을지지해온보수세력은이러한친서민정책이포퓰리즘에기반을두고있다고비판하고있다. 물론이명박정부가단순히국민들의인기에부합하기위해정책을입안한다면이것은비판을받아마땅하다. 그러나한국의보수세력은서민들에대한사회복지제도를확충함으로서빈부격차와사회불안을완화하고정부에대한국민의신뢰를확보하는것은결코신자유주의에반하는정책이아니며신자유주의정책을더욱더효율적으로추진하기위해필요한정책이라는것을알필요가있다. 실제로많은유럽국가들이 2차세계대전후급진적인경제자유화정책을추진하기위해사회복지제도를확대하는 내장된자유주의정책 (embedded liberalism) 을사회적인합의하에추진하였다. 이러한사회복지제도가완충작용을함으로서이들국가들은급진적인경제자유화정책에도불구하고사회적불안감과반발을최소화하고지속적경제성장을할수있었다. 그러므로이러한사회복지제도는겉으로는자유주의정책과반하는것처럼보이나실제로는자유주의경제정책을확대할수있는기반을제공하였던것이다. 만일이명박정부의친서민정책이국민적인기를얻기위한겉치레정책이아니고국민의불안감을해소하고사회의균등한발전을유지하기위해효율적으로추진된다면이명박정부가궁극적으로추진하고자하는신자유주의정책의장애물이아니라신자유주의정책에대한국민적지지를이끌어낼수있는든든한기반이되어줄것이고, 신자유주의정책에도불구하고사회통합을유지할수있는중요한수단이될것이다. 이명박정부의친서민복지정책은공급중심적근로복지 (supply-side workfare) 의성격이강하다. 서민들에게직접복지를제공하는수요중심적사회복지 (demand side welfare) 가아니라 미소금융, 햇살론, 희망홀씨 와같은금융지원을통해서서민들로하여금스스로자활하도록돕는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을제공하기보다는보금자리주택정책을통해장기적으로저축을통하여내집을소유하도록지원하는것이다. 무상급식을하기보다는취업후상환하는학자금을대출하여 ( 든든학자금대출 ) 스스로유상교육을받도록장려하는것이다. 이명박정부의복지서비스정책도공급중심 ( 일자리창출형복지제도 ) 이다. 11) 이명박정부는서민부담이큰간병서비스를제도화하여 2010 년 1만개내외의일자리를창출하고, 장기요양대상자확대로약 5만개의일자리를창출하고, 보건복지분야사회서비스일자리를 1만개확충하고탈빈곤일자리내실화로 1만7 천개의자활근로자를창출하고, 자활공동체를광역화, 사회적기업화를시도하고있다. 보육등사회복지시설인력을 1.5 만개늘렸고, 해외환자유치등의료산업지원, 보장성확대등을통해의료시장일자리를 2만개만들어내었다. 이밖에도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1-3급), 차상위계층에전기, 가스요금을실질적으로동결하고, 서민의술인소주의가격인상을억제하였으며, 서민생필품물가잡기에나섰으며, 11) 김용하, 2010, 서민복지정책의추진현황과과제. 한국정치학회 5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재래시장지원사업을벌이고있다. 최근의이명박정부의친서민정책의초점은 중소하청기업살리기 이다. 언론에서 대기업때리기 로부르는친서민기업정책은대기업과중소기업간의불공정거래를단속하고대기업 ( 재벌 ) 들에게기업의사회적책임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을강조하고, 미소금융등에서대기업이좀더적극적으로나서줄것을강권하고있다. 2. 황금삼각형모델 : 사회복지, 근로복지, 학습복지의병행추진 이명박정부의친서민정책은신자유주의적비즈니스프렌들리정책의근본적인수정이아니라비즈니스프렌들리정책을보완하여복지와성장을동시에추진함으로써 공정한사회 를건설하겠다는집권후반기의정책기조로자리잡으로것으로보인다. 기본적으로 대기업때리기 라기보다는대기업의 ' 팔을비틀고 '(arm twisting) 또는정부가직접나서서공급중심복지를제공함으로써서민들의생계, 창업, 고용, 교육을지원하고동시에복지일자리를창출하여고용의문제를해결하겠다는신자유주의적복지정책이라볼수있다. 신자유주의적복지정책은신자유주의적재정, 임금, 고용간의트릴레마 (trilemma) (Iverspn and Wren, 1998) 를야기하여재정적자를야기하지않으면서저임근로자의고용을창출하고있으나그대가는소득불평등과각종사회양극화를심화시키고있다. 이명박정부의친서민정책이공정한사회에역행하는것은롤스가이야기하는 사회적약자에게최대한의이득이가는분배 를만들어내지못하고있기때문이다. 그결과민주주의의물질적기반은약화되며의미했던공정한사회는실현되지않고있다. 그렇다면신자유주의적복지정책에대한대안은없는가? ( 임혁백, 2006) 대안은민주주의와시장경제를병행발전시킬수있는복지정책의마련에있다. 먼저시장경쟁에참가할능력조차없는어린이나노인, 장애인에게는그들이민주시민으로서존엄성을가지고살아갈수있도록아무런대가없이무상으로사회복지 (social welfare) 를제공하는것이공정한사회이다. 둘째, 일할능력이있는자들에게는노동의대가로근로복지 (workfare) 를제공하는것이맞다. 그렇게해야저소득층의복지의존성을줄이고정부의재정균형도유지할수있다. 그러나한국형근로복지모델은신자유주의적이어서는안된다. 신자유주의시장에서부지런하고빠른 토끼 와같은조건에서느림보 거북이 가경쟁해야한다면거북이는평생근로의기회를얻을수없다. 공정한사회는약자인거북이에게 ' 출발에서의평등 ' 을보장해줌으로써토끼와동등하게근로할수있는기회를주는사회이다. 개인간의부존자원 (equal endowments: 재산, 능력, 자질, 소득 ) 을평등화하던가, 장애인에게천성적으로타고난재능의차이로발생하는불평등의결과에대해보상해주던가 (equal resources) 을주장하였고, ' 기본적능력의평등 '(equal basic 52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capabilities) 을추구하던가, 극단적으로 성취의평등화 (equalization of achievement across types), 아니면 보편적기본소득 (universal basic income) 을극대화해주는다양한방식으로능력이다른개인들에공정하게, 평등하게경쟁할수있는기반을제공하는것이사회민주주의적근로복지의기본정신이다. 해야한다는 보편적복지 이론의이론적기반을제공하였다. 셋째, 일자리를구해주기보다는일할수있는있는능력을키워주는학습복지가더세계화, IT시대의공정한사회의개념에맞다. 열심히일하더라도지식이없는노동자는해고당하는사회과세계화, IT시대의차가운모습이다. 창조적지식을갖춘노동자만이유연화된노동시장하에서도쉽사리직장을구할수있다. 산업화시대의구호인평생직장시대는사라지고 IT시대의구호인평생고용시대가도래하고있다. 평생고용시대를열기위해서는국가가시장열패자들을학습, 평생학습, 훈련, 재훈련시켜급속히기술이변화하는 속도의사회 하에서도항상고용될수있는능력 (employability) 을갖춘창조적노동자, 유비쿼터스노동자 ( 언제어디서라도고용될수있는노동자 ) 로변모시키는 학습복지 에중점을두어야한다. ( 임혁백, 2009: 284-285) 근로복지와학습복지를통해높은임금의유비쿼터스노동자의고용창출이가능해진다. 그렇다면재정문제는어떻게해결할것인가? 신자유주의자들은복지가재정위기를불러와적자민주주의 (demo- deficit) 를초래할것이라고경고하고있는데실제로복지제공에는돈이드는것이고누군가가부담을해야한다. 그런데세금을더거두어서복지문제를해결하겠다는공약으로재선될정치인은드물다. 그래서한국의보수정치인들은영국병, 독일병, 남미의포퓰리즘복지병을들먹이면서복지공급의확대를연기해야한다고주장한다. 그러나국민들은증세에는반대하면서도더많은복지를요구하고있다. 국민들이 ' 저부담, 고복지 ' 를요구하고있다면이를포퓰리즘이라고폄하하기보다는국민의요구에부응할수있는복지체제를고안해야한다. 복지의공급을국가가독점하는 ' 복지국가 '(welfare state) 에서국가, 기업, NGO 들이복지의비용마련과공급을분점함으로써적자민주주의를초래하지않으면서복지를제공하여공정한사회를실현할수있는창조적 ' 복지공동체 '(welfare community) 를디자인할수있다면재정, 고용, 임금간의트릴레마를극복할수있는한국형복지모델이나올것이다. 한국정치학회 5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Ⅴ.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을위한한국형 공정한사회모델 ( 임혁백, 2006) 1. 중산층재육성 첫째, 중산층을다시육성해서 모래시계형 또는 눈사람형 사회구조를 다이아몬드형 사회 구조로바꾸어야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의하면최고의민주주의는중산계급의시민들에의해형성된다. 왜냐하면중산계급이큰나라는파당과분열이가장적기때문이다. 경제적으로안정된중산층은경쟁하는계급에대해관용적이며타협을선호하며, 더많은민주주의를지지한다.(Moore, 1996: 55) 좌와우사이에서절충을이끌어내며, 좌우대립의완충역할을수행한다. 중산층민주주의는중산층이두터운민주주의가안정적이고포용적이며시회통합적이라는가정위에서있다. 그런데민주주의의버팀목이되어주어야할한국의중산층은쪼그라들고있다. 부자와빈자간의계층갈등이심화되고있으나, 이를중화시켜줄수있는중산층은해체되고있다. 1997년외환금융위기이후노동시장의변화로중산층의고용안정성이무너졌다. 노동시장의유연화에따라평생직장의개념이폐기되었고명예퇴직, 조기퇴직이크게늘어났다. 그런데새로이겪는고용불안정에대해중산층은속수무책이었다. 노동자들은노조를통해고용안정성을높일수있는가능성이라도있었지만노조를조직하지않았던중산층은노조가제공할수있는고용안정효과를누릴수없었다. 신자유주의는노동자들에게뿐아니라중산층에게더위협적인존재가되었다. ( 신광영, 2004: 259-267) 외환금융위기이후구조조정으로인해발생한고용불안, 실업증대, 소득감소와격차확대로중산층의경제적안정이무너짐으로써중산층은보수화되었고, 중산층이사회통합을유지하는중간자적역할을포기함에따라사회적분열과갈등이첨예화하고있다. 한국의중산층은하향이동당하지않기위해하층과의정치적차별화를도모하며하층을배제하려는상층의움직임에동조하고있는것이다. 소득과고용불안정에따른지위불안으로한국의중산층내에과거정치적자유는없었지만경제적안정과사회질서가유지되었던과거 좋았던권위주의 를그리워하는 박정희신드롬 이일고있다. ( 송호근, 2005: 113) 이러한권위주의로의회귀를그리는중산 54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층이늘어나면 균형잡힌민주주의 (balanced democracy) 의기초가와해될수있다. 그러므로공정한사회의건설을위해서중산층육성정책이포함되어야한다. 중산층을육성하기위해서는무엇보다도 학습복지 (learnfare) 를강화해야한다. 학습복지를강화하여 IT산업, 고기술산업, 컨텐츠산업, 문화산업시대에맞는맞춤형고지식, 창조적노동자를양성하여야한다. IT 강국인한국이지금부딪치고있는애로는하드웨어도소프트웨어가아니라그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상품에혼을불어넣어주는컨텐츠가양적으로나질적으로나낮은수준이라는것이다. 덴마크의 CVT (Continued Vocational Training) 와같은학습복지 (learnfare) 를통해우리의노동자를창조적으로만들고, 평생직장이아니라언제어디서라도취업, 재취업될수있는지식과기술을갖춘다기능노동자로만들어서마이홈, 마이카, 마이요트까지가진부유한지식노동자로구성된신중산층을육성해야한다. 2. 노동복지 사회양극화는노동민주주의로의전진을중단시켰다. 한국의노동자들은 1987 년노동자대투쟁이래사회민주화의핵심주체로서역할을해왔으며노동자로의사회적시민권확장을위해투쟁해왔다. ( 이병훈, 2005: 275) 1987년의노동자대투쟁의결실로기본적인노동3권을돌려받았고, 1998년 2.6사회협약을통해유연적노동시장제도의도입에대한대가로정치, 사회, 복지에있어서노동자의권리를얻어내는정치적교환이이루어졌고, 2004 년에는노동자의정당인민노당이의회에제3당으로진출함으로써한국의노동자들은제도정치권내에자신을대표할수있는정치세력을확보할수있게되었다. 노동민주주의로의전진은신자유주의적세계화가진행되면서장애에부딪치게되었다. 신자유주의적세계화로노동시장이유연화되면서노동의양극화가일어났다. 정리해고, 명예퇴직의형태로고용의유연적조정이일어나면서파견근로, 기간제근로, 용역근로, 시간제근로, 특수근로등다양한비정규직노동자가늘어났다. 대기업의고용비중이감소하고중소기업의고용비중은크게증가하였으며대기업과중소기업간의임금격차는늘어갔다. 또한기업내부에서정규직과비정규직간의임금격차도늘어가고있다. 이러한노동의양극화는비정규직노동자, 하도급노동자, 노동빈곤층의문제해결이한국의 한국정치학회 5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노동민주주의의새로운과제로떠올랐으나, 노사관계는대기업정규직중심의기업별노사관계 가강화되면서노동문제의해결을더욱어렵게하고있다. 첫째, 한국의노동운동은대표성의위기에직면하고있다. 전체노동자 1500 만명중 11% 만이조직되어있을뿐아니라대기업중심으로조직되어있다. 500 인이상대기업의 77% 는조직사업장이나 5-9 인사업장의경우 5.3% 만이조직사업장이다. 전체노동자의 5.3% 가취업하고있는 1000인이상사업장의조합원이전체조합원의 2/3를차지하고있다. ( 최영기, 배규식, 2005: 483-484) 한국의노동조합은전체노동자의 10% 도안되는대기업노조에의해주도되고있다는점에서대표성에서심각한문제를안고있다. 둘째, 한국의노동운동은연대의위기를맞고있다. 연대의위기를가져온주요인은대기업노조의전투적이나이기적인조합주의운동이다. 한국의대기업노조는기업별노조의전형적인행태를보여주었다. 1990 년대에는전투주의적임금교섭방식으로소속조합원의높은임금인상을주도했고, 1997 년외환금융위기이후에는소속조합원의고용보호에전력투구함으로써비정규직노동자를확산시키는의도하지않은결과를내었다. 한국의노동운동을주도하고있는대기업노조의이기적인분배개선투쟁은중소기업, 비조직노동자들의이익을대변하지못하였을뿐아니라이들의이익과충돌하는결과를낳았다. 대기업노조의임금인상투쟁은비정규직노동자, 하청중소기업노동자에대한임금인하압력으로작용하였고, 대기업노조의고용보장투쟁은대기업과중소기업에서비정규직노동자의증가로이어져임금과고용에서정규직대기업노동자와비정규직노동자, 중소기업노동자간의양극화를심화시킨것이다. 따라서정부의공정한사회정책의수혜대상은 550 만명으로추산되는거대한비정규직노동자집단이되어야한다. 그들에게노동유연성을양보한대가로소득안정성을보장해주고적극적노동시장정책으로일자리를찾아주고 (workfare), 평생직업훈련과같은학습복지를통해피고용가능성이높은 (employability) 노동자로재교육해주어야한다.(flexicurity) 그런데대기업정규직노동자중심의현기업별노조는비정규직노동자, 중소기업노동자와영세자영업피고용자의이익을대변할수없는한계를지니고있다. 따라서 90% 에달하는미조직노동자와비정규직노동자의이익을대표할수있는별도의대표조직을만들고 ( 최장집, 2005: 475), 양극화와비정규직문제의관련당사자들이모두모여서심의 (deliberation) 의장을열어가는사회적대화의틀이마련되어야한다. 정부는대기업사업장에서의노사갈등의해결을위한조직노동과대기업간의관계를규율하는데치중하는기존의노동정책에서탈피하여비정규직문제를우선적으로해결하기위해노력해야한다. ( 이장원, 2005: 215) 비정규직과중소기업 56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노동자들의문제해결을위해비정규직에대한차별축소, 사회안전망의확충, 원하청관계의질적개선, 공공서비스일자리확대, 그리고비정규직의유연안정성 (flexicurity) 등이사회협약에서논의되어야할것이다. 그런데정규직노동자의대표인양대노총이참여하는기존의노사정대화의틀은비정규직의문제를다루기에적절하지않다. 따라서기존의노사정대표에비정규직노동자, 시민단체, 미조직노동자의대표도참여하는포괄적인사회대타협또는국민사회협약을마련해야한다. 3. 성장과복지의병행발전을통한 공정한사회 의건설 양극화는사회통합을위협할뿐아니라성장잠재력을침식한다. 단기적으로내수침체의원인이며장기적으로는경제성장의기반을붕괴시킨다. 단기적으로소득의양극화가심화될수록전체민간소비가위축된다. 왜냐하면저소득층의한계소비성향은높은반면고소득층의한계소비성향은낮기때문이다. 장기적으로우리경제의성장잠재력을결정하는가장중요한요인은인적자원인데양극화는저소득층의인적자본투자를실현시키지못함으로써성장잠재력을침식시킨다. 빈곤에따른출산율저하는장기적으로생산력을위축시킬것이다. 성장잠재력을키우면서양극화를해소하기위해서는혁신주도형성장과분배의동반발전정책이필요하다. ( 유종일, 2006: 13-20) 혁신주도형동반발전을위해서는성장의원동력을물적자본축적보다는사람에대한투자를중심으로구축해야한다. 지식기반경제에서는지식노동자들의창의와혁신이성장의견인차역할을하기때문이다. 인적자원에대한투자는성장정책인동시에소득분배를개선하는분배정책이기도하다. 보다많은노동자들에대한교육훈련투자는취업가능성을높여노동시장에재진입하게만들어고용을통한구매력증가를가져온다. ( 김형기, 2006) 노동자들의혁신능력을키우기위해서노동자에대한교육과훈련에투자를높이는것은성장잠재력을키우는동시에분배효과를내는것이기도하다. 노동자의혁신능력을키우기위해서직업훈련과교육을비롯해서사회학습, 평생학습체제를구축하고, 중소기업에대한훈련비를지원하며, 자영업자, 신용불량자, 실업자에대한직업능력개발과생산성향상을위한교육훈련기회를부여하면새로운일자리가창출되고그일자리는새로운소비의원천을만들고이소비는다시성장을자극함으로써성장과분배가선순환될수있다. 첫째, 동반성장을위해서국가는경제개발비에서사회지출로, 물적자본에대한투자에서인 적자본에대한투자로재정지출구조의개혁을추진해야한다. 국가가인적자본을축적하는데 재정지출을하는것은분배와성장을동시에개선하는 성장촉진형재분배 (growth-enhancing 한국정치학회 5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redistribution) 정책이될수있다. 12) 둘째, 생산주체인대기업과중소기업간에단절된상생의네트워크를복원하여협력관계를더욱강화하여야한다. 중소기업의도산은중산층의분해로이어지며중소기업의비정규직노동자들은노동양극화를심화시키고있다. 그런데한국의 10만중소기업중기술혁신중소기업의비중은 7% 에지나지않는다. ( 박동, 2006: 281) 저기술중소기업은외국인노동자등저임금노동자고용과정규직의비정규직화등을통해간신히연명해가고있다. 따라서대기업과중소기업간에양극화해소를통해동반성장을추구하는노력이있어야한다. 대기업은하청중소기업이개발한기술을빼앗아가려하지말고오히려중소기업의기술혁신능력을높여주는데주력해야한다. 대기업은중소기업에대해기술인력을지원하고부품, 소재공동개발사업을확대해야한다. 또한대기업과하청중소기업간에성과공유제를도입하여대기업대중소기업의양극화의주범인단가인하문제를해소하여야한다. ( 양현봉, 2005: 58) 셋째, 빈곤에노출되어있는취약계층의인적자원개발과사회적통합을도모해야한다. 시장에서낙오한시장열패자에대해사회안전망을제공하고, 최소한기초생활비를지급하고, 그들의교육비, 주거비를지원하여그들을사회통합의틀안으로다시끌어들여야한다. 그리고단순히현금급부를하는복지를넘어실업자의인적자원을개발함으로써좋은일자리에취업가능성을높여그들이다시노동시장으로복귀할수있도록도와주어야한다. Ⅵ. 맺는말 서구의선진복지민주주의와는달리한국의민주화는복지국가로의대담한진전을이룩하지못했다. 총사회지출로보면, 사회복지에대한정부의지출은지속적으로증가했으나, 사회복지수준을사회지출 (social spending) 이아니라 복지국가의관대성 (welfare state generosity) 으로측정했을때민주정부하에서 (1990년 -2007년 ) 한국의사회복지의확연한증가추세를발견 12) 이용섭의원 ( 민주당 ) 에의하면, 2005~2010 년산업별경제성장에서보건 사회복지 ( 복지 ) 산업의성장기여율은연평균 19.9% 로나타난반면, 건설토건업의성장기여율은평균 5.5% 에불과했다. 복지산업은고용증대, 특히여성의일자리창출에도효과가큰것으로나타났다. [ 경향신문 ], 2011 년 2 월 28 일. 58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할수없다. ( 이대진, 2010) 서구선진복지민주주의국가를제외한신생민주주의국가들 ( 한국포함 ) 에서는좌파진보정권의집권이사회적불평등 (income inequality) 을해소또는감소시킴으로써공정한사회건설에긍정적인역할을수행하지않는것으로나타나고있다. ( 이대진, 2010) 한국을포함한동아시아국가들은서구와는달리복지의상당부분을가족과회사에서부담하고있었기때문에 ( 부모부양, 퇴직금등가족복지와회사복지의발달 ) 서구와같은복지국가, 복지민주주의의발전이지체되었다. 그러나동아시아국가들도급속한고령화와핵가족화로인해전통적인복지관계들이붕괴되면서어느때보다도복지에서의정부의역할이중요하게대두되고있다. 이제복지는선택이아니라필수가되었다. 복지를제공할수없을때민주주의도경제성장도이루어질수없는상황에처하게된것이다. 그러므로보수정부냐진보정부냐하는정부의당파성과는상관없이복지에대한일정정도의지출증가는불가피한상황에직면하고있고, 정부가해야할일은세계화, 경제성장과양립가능한복지정책을디자인하여민주주의, 경제발전, 공정한사회라는세마리토끼를동시에잡을수있는정책지혜를모색해야할것이다. 한국정치학회 5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김용하, 2010. 서민복지정책의추진현황과과제, 대통령취임 2주년기념경제대토론회, 이명박정부 2년의경제적성과과과제 2010. 2. 24 국회의원회관 1층소회의실. 김유선, 2005. 비정규직규모와실태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부가조사 (2003.8) 결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김형기, 2006. 지속가능한진보를통한지속가능한한국의실현, 한국선진화포럼, [ 열린대토론회 : 한국사회, 어디로가야하나 ] 발표논문노세극, 병주고약주는이명박정부 : 사회양극화조장하면서친서민정책운운하는이율배반, 새세상연구소, 2009. 박동, 소득격차완화를위한사회적대타협,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참여정부3주년기념심포지엄, [ 민주주의선진한국, 국가는무엇을할것인가 ] 발표논문박명광, 2005. [ 혁신주도형동반성장모델 의전략과과제 : 성숙단계한국경제의양극화해소와선진경제실현을위한대안모색 ] (2005년 1월 ) 송호근, [ 한국, 어떤미래를선택할것인가 : 이념갈등과정책빈곤의진보정치 ] ( 파주 : 21세기북스 ) 신광영, 2004. [ 한국의계급과불평등 ] ( 서울 : 을유문화사 ) 신명호, 2006. 한국사회의양극화와빈곤, [ 아세아연구 ], Vol. 49, No. 1. 양재진, 2005. 빈곤해소와소득격차의고착화방지를위한사회정책적제언, 제5차한국학술연구원 [ 코리아포럼 ], [ 한국사회의갈등조정을위한대안모색 ] 양현봉, 2005. 동반성장을위한산업및기업정책방향, 열린정책연구원, [ 양극화해소와사회통합 ] ( 서울 : 열린정책연구원 ) 유종일, 2006. 지속가능한경제발전을위한새로운경제정책의방향, 좋은정책포럼제2차포럼, [ 자속가능한진보를위한경제정책패러다임 ] 발표논문이대진, 2010. 세계화시대보수정권의사회정책, 미발표논문. 이병훈, 2005. 노동양극화와운동의연대성위기, 최장집편, [ 위기의노동 : 한국민주주의의취약한사회경제적기반 ] ( 서울 : 후마니타스 ) 이장원, 2005. 양극화해소와비정규직문제해결을위한정책제언, 열린정책연구원, [ 양극화해소와사회통합 ] ( 서울 : 열린정책연구원 ) 이재열, 2006. 한국의사회통합과중산층육성의과제, 한국사회학회, 중산층의역할과사회발전제3차포럼, [ 중산층과한국의사회통합 ]. 임혁백, 2009. [ 신유목적민주주의 ] ( 서울 : 나남출판 ): 서문 : 한국의역사적시간 ; " 결론을대신하여 : 세계화와민주주의. 60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임혁백, 2006. 양극화시대의한국민주주의, 한국정치학회. 한국사회학회공동주최학술발표대회발표논문 (2006. 10. 19-20) 임혁백외, 2007. [ 사회적경제와사회적기업 ], 송정출판사. 최영기, 배규식, 2005. 노사협력과일자리창출, 광복60주면종합학술포럼 [ 역동적균형가선진한국 ] 최종결과보고서최장집, 2005. 사회적시민권없는한국민주주의, 최장집편, [ 위기의노동 : 한국민주주의의취약한사회경제적기반 ] ( 서울 : 후마니타스 ) 최태욱, 2005. 사회통합형세계화추진을위한정치제도조건, [ 신진보리포트 ], 창간호 (2005 년 1월 ) [ 국외자료 ] Ackerman Bruce A. 1980. Social Justice in the Liberal State,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Alesina, Alberto and Roberto Perotti, 1996. "Fiscal Adjustments in OECD Countries: Composition and Macroeconomic Effects," NBER Working Papers 5730,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Beliaev, Mikhail, 2003. "Democracy and Globalization: Sources of Discontent," Globalization Vol.3, No.1. Binder et al., 1971. Crises and Sequences in Political Development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Dworkin Ronald, 2000. Sovereign Virtue. Cambridge (Mass): Harvard UP. Dworkin, 1981. "What is Equality?,"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Vol. 10. Friedmann, Thomas, 2001. The Lexus and the Olive Tree, New York: Anchor Books. Fukuyama, Francis. 1992. The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 (New York: Free Press) Garrett, Geoffrey. 1998. Partisan politics in the global economy.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Gottschalk, Peter and Robert A. Moffitt. 1994. Welfare Dependence: Concepts, Measures and Trends. American Economic Review 84(2): 38-42. Ha, Eunyoung and George Tsebelis, 2010. "Globalization and Welfare: Which Causes Which?" Paper prepared for presentation at the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 Washington, D.C., September 2-5, 2010 Hays, Jude. 2009. Globalization, Domestic Institutions, and the New Politics of Embedded Liberalism.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한국정치학회 6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Iverson, Torben and Anne Wren, 1998. "Equality, Empoyment, and Budgetary Restraint: The Trilemma of Servive Economy," World Politics, Vol.50, No. 4. Keeper, Philip and Stephen Knack, 1999. "Polarization, Politics, and Property Rights: Links between Inequality and Growth," World Bank Policy Research Working Paper No. 2418 (November) Martin, Hans-Peter and Harald Schumann, 1997. The Global Trap: Globalization and the Assault on Prosperity and Democracy (trans by Patrick Camiller) (St. Martin's Press, November 1997) Martinez, E. and Garcia, A., 1999. "What is 'Neo-Liberalism'? A brief definition," http://www.tqsbooks.com/publications/neo_liberalism.html. Moore, 1996. "Is Democracy Rooted in Material Prosperity?," in Robin Luckham and Gordon White (eds.), Democratization in the South: The Jagged Wave (Manchester: Manchester University Press) Nozick, John, 1974. Anarchy, State and Utopia, New York: Basic Books. Przeworski Adam and Covadonga Yebra, 2005. Globalization and Democracy," in Pranab Bardham and Samuel Bowles, and Michael Wallerstein (eds.), Globalization and Egalitarian Distribution,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Nun, Jose, 1967. "Middle Class Military Coup," in Claudio Velio (ed.), The Politics of Conformity in Latin America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Rawls, John, 1971, A Theory of Justice,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Rawls, John, 2001. Justice as Fairness: A Restatement,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Rodrik, Dani. 1997. Has Globalization Gone too Far? Washington, DC: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Roemer John E. 1998. Equality of Opportunity,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Scharpf, F.W., 1998. "Globalization: The Limitations on State Capacity," in Schweizerische Zeitschrift fuer Politikwissenschaft, Vol. 4, issue 2, http://www.ib.ethz.ch/spsr/debates/debat_global/art-2-1.html. Scheve, Kenneth & Matthew J. Slaughter. 2004. Economic Insecurity and the Globalization of Production. Americ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48(4): 662-674. Schmidt, Stefanie R. 1999. Long-Run Trends in Workers' Beliefs about Their Own Job Security: Evidence from the General Social Survey. Journal of Labor Economics 17(4): S127-S141. 62 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동반발전과공정한사회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Sen Amartya, 2009. The Idea of Justice, 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Press.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2007), "Distributive Justice." Stolper, W. F. & Samuelson, P. A. (1941), "Protection and Real Wages", Review of Economic Studies 9 (1): 58 73 Van Parijs Philippe, 1995. Real Freedom for All. What (if anything) Can Justify Capitalism?,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Wueger, D., 1998. "Globalization - Challenges to Constitutions. The Case of Treaty Making," in Schweizerische Zeitschrift fuer Politikwissenschaft, vol. 4, issue 2. http:// www.ib.ethz.ch /spsr/debates/debat_global/art-3-3.html 한국정치학회 63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한국정치과정에서의공정성과개혁과제 강원택 서울대정치학과교수 Ⅰ. 들어가는말 공정 의의미 - 정치적으로다양한해석이가능할듯 - 정치과정이라는차원에서볼때, 정치적참여기회가외부적제약없이공평하게보장되어야하고정치적권리가동일한형태로행사되어야한다는것. - fairness 한국의민주화 - 직선제개헌으로요약되는절차적민주주의의회복. - 직선제개헌은 체육관선거 가아니라공정하고민주적인정치적경쟁의틀을마련해야한다는국민적요구의발로 이후정치개혁 - 경쟁의공정성확립을위한노력 - 관권과금권의불공정한개입차단의노력 - 공정한정치적대표성의왜곡을바로잡기위한노력 평가 - 그간상당한성과 - 민주주의의공고화 - 그러나여전히적지않은개혁과제가남아있다. 공정성의관점에서볼때, 대표성의왜곡, 참여의봉쇄등문제점이존재한다. 한국정치학회 6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Ⅱ. 정치적대표성과공정성 공정한대표체계 - 민주주의근본적가치는정치적자유와평등 - 정치과정에자유롭게참여할수있어야한다 - 모든시민의정치적권리는재산, 계층, 학식, 성별등사회적요인과무관하게동등하다. - 제도적인장치는 one person, one vote - 그러나현실적으로는제대로실현되지않는부분도적지않다. 선거제도 - 정치적대표성이공정하게이뤄지도록하는출발점은국민의정치적의사가국회라는제도적기구의구성에왜곡없이반영되어야한다는것 : 비례성 (proportionality) - 득표율과의석점유율간의비례성이충분히확보되지못하고있다. 현행선거제도하에서는득표율에비해과도하게높은의석점유율이발생한다. - < 표 1> 에서보듯이현행단순다수제중심의선거제도하에서지역주의에기반한정당들은유권자로부터의득표율보다높은의석점유율을보인다. - 이에비해지역적기반을갖지못한정당들은제도적으로불이익을감수해야한다. 지역과지역정당 호남지역 경북지역 경남지역 충남지역 < 표 1> 민주화이후총선에서지역정당의지역득표율과의석점유율 지역득표율 69.1 49.9 45.7 46.5 13 대 (1988) 14 대 (1992) 15 대 (1996) 16 대 (2000) 지역의석점유율 97.3 (36/37) 86.2 (25/29) 63.9 (23/26) 72.2 (13/18) 지역득표율 62.1 46.9 지역의석점유율 94.9 (37/39) 82.4 (61/74) 출처 : 조정관 (2001: 24). ( 단위 : %, 괄호안 : 의석수 ) 지역득표율 71.6 42.4 50.5 지역의석점유율 97.3 (36/37) 67.1 (51/76) 95.0 (19/20) 지역득표율 66.8 56.0 37.3 지역의석점유율 86.2 (25/29) 98.5 (64/65) 52.9 (9/17) 66 한국정치과정에서의공정성과개혁과제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 선거가유권자의의사를정치적영향력으로전환하는제도라고한다면, 이와같은득표 율과의석점유율의커다란간극은공정성이라는관점에서매우심각한문제를지니고있다. * 이러한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는선거제도개혁필요하다. - 득표율과의석점유율간의차이를극복하기위한제도적대안은비례성이높은선거제도의도입이다. - 그동안적지않은논의가이뤄져왔으며학계에서폭넓게수용되고있는대안은 1) 독일식의혼합형비례대표제의도입 2) 현행선거제도를그대로두는경우현재 18% 정도인비례대표의원의비율을대폭늘리는경우이다. - 현실적으로두대안모두비례대표의원의수를늘려야하기때문에의원정수를늘리거나지역구의석을줄여야한다는문제를갖는다. * 그러나선거제도의개혁은정치적으로공정한대표선출의제도를확립할뿐만아니라지역 주의정당구조를완화할수있다는점에서매우시급한과제로남아있다. 선거구제 - one person, one vote 는정치적권리의평등함을상징하는원칙이다. - 그러나현실적으로는선거구별로유권자의정치적영향력이동일하지않을수있다. 곧표의등가성 ( 等價性 ) 이제도적으로확립되지않을수있다. 그것은모든유권자의표의가치가동등하게되도록선거구의획정을이루지못한때문이다. - 예컨대, 12대국회의원선거에서진안, 무주, 장수지역구의유권자는 98,477명이었지만동대문구을선거구의유권자는약 6배나되는 576,315 명이었다. 따라서이들두선거구에서유권자 1인의표의가치는무려 6배나차이가발생하였다. - 1995년 7월여야합의로통과된선거구획정안에는선거구간편차가최고 5.9 대 1까지허용되었는데, 그해 12월헌법재판소는이것이평등선거의원칙에위배된다고판결하였고 ±60 %, 즉 4 : 1까지의허용편차를제시. 2001 년 10월 25일헌법재판소는또다시지역구에서최대선거구와최소선거구의인구비율을 4대 1 미만으로규정한선거법조항은헌법의평등선거정신에위배돼 2003 년 12월 31일까지 3 대 1 미만으로재조정하라는결정을내림 ( 이상강원택 2005:101). - 이에따라현재까지기준인구수 ±50% 의형태로 3 대 1의기준이계속유지되고있다. - 그러나 3 대 1은등가성차원에서볼때여전히격차가크다고할수있으며, 선거구간편차도큰편이다. 한국정치학회 6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선거구당인구차이를 2 대 1 미만으로낮춰야하고인구평균값으로부터 ±10% 이내에 대부분의선거구가포함될수있도록하는방식으로선거구획정이변화되어야할것이다. * 선거구획정이이해관계를갖는국회의원들에의해, 선거에임박해서결정되지않도록하고 중립적인제 3 자로구성된획정위원회에서정기적으로결정하도록하는방안도공정한선 거구획정을위해필요한일이다. 정당국고보조금배분방식 - 현행국고보조금배분방식은국회교섭단체에일방적으로유리한배분방식. - 공정성, 형평성에문제가있다. - 선거에서표출된국민의의사가국고보조금배분에공정하게반영되어야한다. - 국고보조금의배분단위가정당인만큼이전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투표 의득표비율에비례하여배분하여야한다. 단현행선거법에서의석배분의진입장벽을정당투표 3% 이상, 지역구 5석이상의의석획득을규정하고있는만큼, 비례대표의석정당투표의석배분조건을충족하지못한정당을제외한나머지정당에국한하여국고보조금을배분하는것이적절할것으로보인다. - 이방안이바람직하지만현실정치적인여건상단기적으로수용되기어렵다면, 일단국고보조금의절반은각정당소속국회의원의석수비율에따라나누고, 나머지절반은비례대표의원정당투표비율에따라나누도록하는방안을생각해볼수있다. Ⅲ. 정치참여와공정성 정당공천 - 선거법 47조 2항 정당이... 후보자를추천하는때에는민주적인절차에따라야한다 고규정하고있으나, 지난총선과재보선에서각정당의후보추천은이러한민주적인절차가제대로지켜졌다고보기어렵다. 밀실공천이나계파간나눠먹기와같은하향식공천은민주주의원칙에도맞지않고, 국회의원의자율적인활동도제약할수있으므로당원, 지지자의참여가제도적으로보장되는민주적방식에의한정당후보공천이이뤄질 68 한국정치과정에서의공정성과개혁과제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수있도록규정을보다구체화할필요가있다. - 참여의확대를통한공천이라는것은바람직한변화의방향이지만어느정도까지확대할것인가는쉽지않은선택의문제이다. 건강한정당정치의구현이라는측면에서당원, 대의원과당의지지자가당의공직후보자를선정하도록하는수준으로의확대정도가바람직해보인다. - 비례대표선정에도민주적원칙실현할수있는방안이필요하다. 현재는사실상당지도부의의중대로선정되고있다. - 소수파, 약자에대한배려의원칙의마련도필요하다. 선거운동 - 선거운동은유권자에게후보자를알리고지지를얻어내기위한정치적커뮤니케이션. 그러나우리나라에서는이러한정치적상호소통의수단은엄격하게제한되어있다. 특히선거운동기간이되면선거법상의제약은더욱강화된다. 정치적인논의가가장자유로워야할선거기간이오히려정치적의사표현을규제받게되는것이다 ( 이하강원택 2006: 29-36). - 이런규제중심의선거법은과거금권선거, 조직선거라는문제를해결하기위한불가피한조치라는것이명분이었다. - 그러나이전과비교할때한국의선거문화가많이개선되었고정치적상황도크게변화했다. 이처럼변화된상황에도불구하고여전한규제중심적규정은후보자와유권자간의자유로운정치적커뮤니케이션을어렵게할뿐만아니라, 오히려탈법, 불법선거운동으로이어져정치적불신을확대재생산하는악순환을낳고있다. - 사실선거운동과정에서표출되는유권자의의사표현을바라보는선거법의시각은모두가돈에의해동원되었다는것을전제로하고있다. 그러나 2002 년대통령선거과정을거치면서과거와는달리노사모, 창사랑등자발적으로조직된정치인지지자집단이등장하기시작했고이들은자신이좋아하는후보자를위해시간과노력을바치려는모습을보이고있다. 2007 년대선을앞두고도박사모, 명박사랑등다양한정치인지지집단이생겨나고있고, 특히이념적으로나정책적으로선호하는후보의당선을위해선거운동에간여하려는집단도나타나고있다. - 현행선거법상에는국가, 지방자치단체등공공기관이나지원을받는단체는물론이고사조직의선거운동개입을금지하고있다 (87, 89조 ). 그러나대통령선거의경우에정당이라는공조직뿐만아니라후보자의개인선거운동기구, 관련단체가존재하는것이사실이다. 그러나현행선거법에의하면이들기구는모두불법이다. 지나친과열이나돈 한국정치학회 6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선거의문제가우려된다면국회의원선거등다른선거에서는모두현행법규정을유지하더라도, 적어도대통령선거에서는후보자의사적조직을허용하되 신고 하게함으로써그유지및활동비용을감독할수있도록개정하는것이현실적이다. 지금처럼음성적인존재를사실상인정함으로써그곳을통해지출된선거비용을확인할수없는것보다는정치자금의투명성확보라는차원에서보다나은방식이라고할수있으며, 정치참여의자유를높인다는측면에서도바람직해보인다. - 무엇보다인터넷등장이후인터넷공간은정치적의사표현과토론, 의사결집의장이되었다. 정치적의사표현의형태도매우다양해졌다. 그러나아날로그시대에기초한선거법이디지털시대의정치참여를규제하면서자유로운의사표현을오히려규제하고있다. 특히탈법방법에의한문서, 도화의배부, 게시등금지를규정하고있는선거법 93 조는개정되어야한다. - 무엇보다규제중심의현행선거법을대폭개정해야한다. 선거운동의방식을대폭완화하고그대신정치자금에대한통제와감독을강화하는형태로나아가는것이올바른개선의방향이다. 정치적접근성, 영향력의문제 - 로비는한국정치에서부정적의미. 정치부패와연계되는용어 - 그러나현실적으로정책사안을두고경쟁하는이해당사자들은사실상의로비활동에나서게됨. - 로비스트제도가법적으로허용되지않고있는상황에서로비는종종권력과자금간의음성적거래로나타남. 불법정치자금의수수를통한로비활동은문제이지만정치현실에맞지않는측면이있음. 이를제도화하거나개방화하려는노력이필요할것으로생각됨. - 특히정책결정과정에의접근성이나영향력행사라는측면에서공정하지못한측면이있음. 전직고위관료나정치인들이대형로펌에고용되어사실상의로비스트역할수행하고있는것이현실이다. 대기업등에서는이와같은로펌의이용이가능하겠지만다른소규모집단이나개인의경우에는상대적인불이익을감수할수밖에없다. - 이런점에서현재음성화되어있는로비, 혹은정책결정과정의행위자에의접근의문제를양성화, 제도화하려는노력이필요하다. - 이와함께정책결정과정에서종종형식적행위처럼이뤄지고있는공청회등을보다실질적인논의의장이될수있도록절차적요건을강화하는것도한방법이될수있을것이다. 70 한국정치과정에서의공정성과개혁과제
Session 1. 정치와공정한사회 Ⅳ. 결론 - 정치과정에서공정성을높이려는노력중요. 공정사회실현 의제시는매우큰의미. - 그러나여기제시된대부분의사안은그동안적지않게논의되었던것이라는점에서전혀새로운것은아니다. - 몰라서못한것이아니라추진의의지가부족했다는것. - 따라서 공정사회 가우리시대의중요한가치라면이를어떻게구체적현실속에서실현시킬수있을것인가에대한고민이필요하다. - 정치과정에서의개혁과제는경우에따라서는정파적이해관계가첨예하게맞설수있는사안들이다. 따라서정파적이해관계를넘어서는 공정사회실현 의의지가뚜렷해야만구호에서그치지않고구체적인결실을맺을수있을것이다. 한국정치학회 7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참고문헌 > 강원택. 2006. 현행선거법의문제점과바람직한선거운동의방향. 선거관리. 52호, 26-39. 강원택. 2005. 한국의정치개혁과민주주의. 인간사랑. 조정관. 2001. 한국대의제민주주의의질적고양을위하여, 의정연구. 11, 6-35. 72 한국정치과정에서의공정성과개혁과제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사회 유장희. 이화여대명예교수 발표 1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_ 75 좌승희. 서울대경제학부겸임교수발표 2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_ 125 최정표. 건국대경제학과교수발표 3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_ 147 김정식. 연세대경제학부교수 토론 이두원. 연세대경제학부교수 윤창호. 고려대경제학과교수 박원암. 홍익대경제학과교수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좌승희 서울대경제학부겸임교수 Ⅰ. 서론 경제학은경제발전과공정한사회의문제, 더나아가서는한국경제의발전문제와공정한사회의문제에대해무슨얘기를할수있는가? 오늘날주류경제학은동어반복의신고전파성장모형에매달려경제발전의문제를방기하다시피하고있고특히한국의경제발전경험에대한해석에있어일관성있고설득력있는설명을제시하지못하고있을뿐만아니라미래발전모형을제시하지도못하고있다. 한국경제의미래에대해서는마치지금의선진국들이걸어온, 혹은가고있는길을따라가면되리라는정도의비전을제시하고있을뿐이다. OECD 의길을따라가면선진국이된다거나, 혹은일각에서는북구의복지국가모형을따라가는것이선진화의길이라고생각하고있는것이현실이다. 아마도지금이시점에서 공정한사회 문제가화두가된것도결국은지난국민의정부와참여정부에서주장되었던북구지향의선진화모형의잔영이되살아났기때문이아닌가하는생각을하게된다. 그래서그런지일각에서는공정한사회는마치서민이나중소기업등취약계층의이해만을대변해야하는것처럼, 그래야국가경제가발전하고국민의생활이윤택해지는것처럼치부되고있다. 나아가복지를강화하여북구수준의복지시스템을갖추어야마치공정한사회가되는것처럼치부되고있다. 그러나이들국가들이지난반세기동안지속가능한선진국의길을걸어왔는지잠시라도회고해본다면그동안경제학계가얼마나근시안적이었는지쉽게알수있을것이다. 지금의선진국들이처한저성장추세가단순한우연이아님을이해한다면이들이우리의미래가되어야할이유는어디에도없다할것이다. 변변한경제발전론도없고한국경제의발전역사에대한제대로된이해도없고그러다보니어떻게하는것이지속가능한선진국의길인지도모르고있으면서, 여기에다공정한사회문제까지얹어서 한국경제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라는제하의글을쓴다는것이대단한모험이아닐수없다는생각이든다. 아무도가보지않은길을간다는심정으로최선을다해보고자한다. 허기는한국경제발전의역사그자체가사실은아무도가보지않은길을걸어온셈이니 한국경제학회 7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이런작업또한한국경제학자의운명이기도하다는생각이들기도한다. 필자는우선경제발전현상에대한이해를통해발전의메커니즘을규명하고, 이를기초로세계경제, 한국경제의발전사를조망함으로써새로운경제발전모형을정리하고자한다. 이를통해발전의전제조건들을추론함으로써발전과양립할수있는공정한사회의조건을추론해보고자한다. 다시말해발전친화적인공정한사회의조건, 즉공정의잣대를찾아내고자한다. 이를기초로그동안정치철학적담론으로만생각되어온정의, 공정의논의를벗어나 발전친화적인경제철학적담론 을제시하고자한다. 경제학이더이상정치이념나정치철학의하위학문으로치부되어서는안되는이유를찾게될것이다. 마지막으로이런논의를기초로한국경제의현안문제들에대해서도한국경제의미래발전모형에비추어대안들을제시하고자한다. Ⅱ. 자본주의시장경제의신발전원리 1) 1. 발전경제학의과제 : 발전이란무엇인가? 아담스미스이래경제학은두가지의문제를풀기위해노력해왔다. 그하나는주어진자원과재화를효율적으로배분하는문제이며, 또다른하나는새로운자원과재화를창출하는문제이다. 발전은배분의문제가아니라새로운부 ( 자원과재화 ) 의창출문제이다. 아담스미스는부의창출문제를분업과전문화를통한생산성향상문제로보았고, 배분문제는자원을적재적소, 즉가장유용하게쓸수있는용도에배분하여그효율을극대화하는문제로보았으며그의 보이지않은손 은바로배분문제를푸는메커니즘이다. 그러나신고전파종합이후경제학은자원배분문제를다루는배분경제학으로자리메김하게되었으며, 오늘날의주류경제학은바로이분야의과학화를통해사회과학의꽃으로발전하여노벨상의반열에까지올랐다. 그래서경제학은배분경제학 (allocative economics) 이라불리는것이다. 그러나발전의문제는상대적으로소홀하게다루어지게되었다. 그러나신고전파주류경제학과는달리슘페터는발전의문제를기존재화의생산량증가와는다른질적변화를수반하는보다동태적인혁신과정으로보았다. 그는 아무리우편마차생산을늘려도기차는한대도만들어지지않는다 (Add successively as many mail coaches as you 1) 이장의논의는졸고 (2010) 에서일부전제하였다. 76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please, you will never get a railway thereby.) 고지적하고있는데이주장은발전문제의새로운차원을적절하게지적하고있다. 2) 자원배분의문제는마차를타는경제가마차를몇대를생산하는것이적절한가의문제라고한다면, 발전의문제는두가지의측면에서볼수있다. 하나는예컨대 10개의마차를생산하는경제가주어진자원을보다더효율적으로배분하여 100 개의마차를생산하는문제, 즉기존재화의생산량을늘리는문제이며, 또다른측면은마차를생산하던경제가어떻게자동차, 더나아가비행기를생산하는경제로변화하게되는가, 즉어떻게경제의복잡성이증가하게되는가하는문제라할수있다. 두번째측면의문제는슘페터의용어를빌린다면마차에서기차경제로의질적도약의문제라할수있다. 여기서전자의문제는성장의문제이기는하지만결국은주어진자원을더효율적으로배분함으로써그생산성을높이는선형적인양적성장문제로서-- 이경우 10배의생산성향상과성장을가져왔다고본다. -- 기본적으로배분경제학의문제라고볼수있다. 신고전파성장론은대개가이범주에해당된다할것이다. 그런데특이한현상은신고전파주류경제학의자원배분의기본모형인완전경쟁모형은주어진자원의배분문제를푸는이론으로손색이없어심지어사회주의계획경제의자원배분문제의교과서가되기도했지만, 정작경제성장의문제를다룸에있어서는최근의내생적성장이론등이시사하는바와같이한계가있음이드러나고있다. 내생적성장의원천이외부경제효과에있다는내생적성장론의주장은바로완전경쟁모형을버려야경제성장을논할수있다는역설을보여주고있는것이다. 이런점에서양적성장문제마저도새로운분석틀을요구하고있다할것이다. 필자는기존에다뤄온양적성장문제가중요하지않은것은아니지만발전의본질은복잡성의증가에있다고본다. 따라서발전경제학 (developmental economics) 은기본적으로마차에서기차, 자동차, 비행기로그차원을달리하는복잡성의증가문제를다룰수있어야한다고주장한다. 물론이문제에대한답을얻게된다면선형적양적성장문제에대한답은저절로얻어지게될것이다. 이런관점에서우리는경제발전문제를복잡계경제의창발현상으로이해할때라야발전문제를제대로이해할수있다고본다. 복잡계란부분의합이부분과는다른새로운질서를만들어내는열린시스템을일컫는말로새로운질서의등장을창발이라한다. 예컨대복잡계의전형이라할수있는생명현상의경우배아세포가더많은세포로분열하여결국단순한세포덩어리를넘어고차원의질서인생명을만들어내는현상을창발이라할수있다. 세포덩어리가어떻게 2) "The author begs to add another more exact definition (of development; 인용자첨가 ), which he is in the habit of using: what we are about to consider is that kind of change arising from within the system which so displaces its equilibrium point that the new one can not be reached from the old one by infinitesimal steps. Add successively as many mail coaches as you please, you will never get a railway thereby." Schumpeter(1974) 의 p 64, footnote 1 에서인용. 한국경제학회 7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사람역할을하게되었나하는질문은어떻게마차경제가자동차경제로도약하게되었나하는질문과전혀다르지않은것이다. 경제가본질적으로복잡적응계임은이미잘알려진명제이다. 이런관점에서보면발전은부분간의상호작용을통해부분과는전혀다른새로운질서를창출하는창발현상으로이해할수있다. 마차경제에서자동차경제로의진화는일종의복잡경제의창발현상이다. 마차경제가선형적상호작용의결과라면자동차경제는비선형적상호작용의결과인셈이다. 1+1=2( 마차 ) 인선형경제 가 1+1=>3, 10, 혹은 100 이라는새로운질서 ( 자동차 ) 를만들어내는고차원적인비선형경제 로창발하는현상을발전이라할수있다. 예컨대경제생활에있어발전은농경생활에서산업사회, 첨단도시생활로의변신의문제라고할수있다. 인류는지난 1만 5천년의오랜수렵과채집생활중, 18세기후반에서 19세기중반에걸쳐영국을중심으로산업혁명을통한산업사회로의대변혁의시대로접어들었는데, 발전이라는관점에서보면인류의오랜교환경제생활역사에서발전의역사는지난 200여년에불과하다할수있다. 우리나라의경험에비춰본다면농경사회를탈피하여산업화에성공한개발연대이후를발전의과정이라할수있을것이다. 이경우발전경제학적질문은어떻게같은인류가혹은같은한국인들이기존의농경사회와는전혀다른고차원의경제를만들어낼수있었나하는질문이될것이다. 혹은한반도내부로눈을돌린다면어떻게동일한한국인들이남한에서는산업화를이뤘는데북한에서는지구상최악의경제를만들어냈나하는질문이발전경제학적질문이될것이다. 물론북한은초보적인배분의효율마저도달성하지못하고있지만말이다. 2. 복잡경제의창발과시너지, 그리고외부경제효과 3) 우주는복잡계 ( 시스템 ) 이다. 우주의한부분인은하계, 은하계의한부분인태양계, 태양계의한부분인지구생태계, 지구생태계의일부분인경제사회는복잡계이다. 복잡계는다음과같은특징을보인다. 우선복잡경제는창발한다. 창발한다는말은전체 (whole) 는부분의합보다크다는의미이다. 창발현상은어떻게일어나나? 어떻게부분의합이부분과는다른전체를만들어내나? 어떻게동일한사람들과자원이어떤경우에는선형적인합, 즉자원덩어리에불과한전체 ( 마차 ) 를만들어내지만어떤경우에는전혀알수없는새로운질서 ( 자동차 ) 를만들어내는것인가? 복잡계의창발현상의본질은네트워크를통한비선형적상호작용 (nonlinear interaction) 에있다. 경제의변 3) 이장의내용에대한보다상세한논의는좌승희 (2008) 와 Beinhocker(2006) 를참조 78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화과정은개인과조직들상호간의만남, 네트워크와상호작용의과정이다. 그런데이만남은선형적인상호작용이아니라비선형적인상호작용이다. 비선형적이란 1+1=2 가아니라그이상의힘, 예컨대 1+1=>3, 4, 10, 혹은생명까지도될수있음을의미하는것이다. 창발의원천인비선형적상호작용은어디서오는가? 여기서복잡성과학의답은사물이서로상호작용할때알수없는힘의상승, 증폭현상이일어나며이힘이창발의원천이라고본다. 이알수없는힘에붙여진이름이바로 시너지 라는말이다. 공동으로발휘하는힘을일컫는말이다. 혼자서할때보다남과더불어할때더큰힘이나온다는의미가될것이다. 그럼어떻게시너지가창출될까? 1) 우선시스템이열려있어야한다. 그래서밖으로부터에너지를받아들일수있어야한다. 열역학제2법칙에의해 open system 은존속할수있지만 closed system 은소멸한다. 2) 만남의대상은꼭같아서는안된다. 그래서는새로운배움이없다. 서로다른개체끼리의만남이어야한다. 3) 만남이서로를배울수있도록지속적이어야한다. 복잡계의비선형적만남과시너지의창출과나눔의과정은궁극적으로서로간에노하우를주고받고배우는과정을의미하며, 경제학적으로보면외부경제효과의창출과향유과정인셈이다. 그래서복잡계의창발은외부효과의향유과정이라할수있다. 그러나여기서의외부경제효과는특정한힘의단순한선형적전파과정을넘어, 비선형적증폭과정을통해고차원의질서를창출하는과정이다. 3. 발전은문화유전자의무단복제증폭과정 : 흥하는이웃이있어야나도 흥한다. 그러나문화진화는실패한다. 4) 복잡적응시스템의변화는진화법칙을따른다. 그래서복잡계경제는진화한다. 창발도진화의한형태이다. 발전의새로운노하우가복제과정을통해전체사회로퍼져나감으로써그사회가창발하게되는과정을바로발전과정이라할수있다. 마차를생산하던특정사회가그상호작용메커니즘에변화를일으키기시작하자너도나도그새로운협력메커니즘을따라배우고그복제과정이증폭되면서사회전체가새로운협력메커니즘속에서새로운시너지창출에성공함으로써점차자동차를생산하는새로운경제로창발하게된다고할수있다. 이과정을문화진화과정이라할수있다. 문화진화란만남을통한문화유전자의전파과정이며이는바로비선형적상호작용과서로간의따라배움을통한창발과정에다름아니다. 이과정은시너지원천인흥하는이웃을베끼고 4) 이장의내용에대한보다상세한논의는좌승희 (2008, 2010) 를참조. 한국경제학회 7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배움으로써서로다보다더높은차원으로창발하는과정이다. 동일한주체간의만남은시너지를창출할수없다. 내주위에나보다흥하는, 나와다른, 내가따라배울수있는이웃, 즉시너지원천인롤모델이있어야너도나도모두성장하는문화진화가가능해진다. 흥하는이웃이있어야나도흥할수있는것이다. 구성원들이모두같은사회는변화를만들어낼수없다. 문화진화과정은그러나문화유전자의무단복제를통한무임승차과정이다. 흥하는이웃과의비선형적상호작용을통한시너지창출과창발과정은무임승차, 즉무단복제과정이다. 따라배우고베끼지만그대가를지불하지않는다. 그래서복잡적응계의문화진화를통한창발과정은실패할수밖에없다. 변화를주도하는시너지원천인롤모델들, 즉흥하는이웃들은항상무임승차당할운명이며, 진화의오랜시간속에서점차사라질운명에처하게된다. 문화진화는생물진화와달리 진화실패 현상에노출될수있는것이다. 그래서복잡계경제의발전은일상적인현상이아니다. 마차에서자동차경제로의도약은흔히관찰되는현상이아니다. 이런관점에서보면자본주의시장경제라부를수있는수렵과채집의 1만 5천년역사속에서오직지난 200 여년간만자동차, 비행기경제를경험하게된것이나, 지구상에 200 개가넘는경제중에먹고사는문제를어느정도해결한경제가 40여개국에불과하다는사실, 20세기들어국가다운국가로서경제선진화를이룬나라가없다는사실등은전혀놀라울일이아니다. 복잡계경제진화의창발현상으로서의발전은예외적인현상일가능성이높기때문이다. 따라서경제발전을이루고그러한발전을지속할수있기위한조건은시너지의원천인흥하는이웃의출현을지속적으로담보하는일이다. 이러한조건은선진국으로경제적도약을이루기위해서도필요하지만선진경제를지속적으로유지하기위해서도반드시필요한조건이다. 경제학이다뤄야한경제발전의문제란바로무단복제대상이되는, 발전의노하우를창출하는시너지원천을어떻게경제내에지속공급할것인가의문제인셈이다. 4. 시장경제의새로운의미 5) 1) 시장은경제적차별화를통해문화진화를촉진시키는장이다. 그러나시장은실패한다. 배분경제학에서시장은주어진자원의배분을최적화하는보이지않은손이다. 수요자와공급 자의선호에대한모든정보가모아지고이를기초로주어진자원의값어치를가장잘반영하는 가격을발견하여, 자원을가장효율적으로쓸주체에게자원을배분하는장치이다. 이과정은 5) 이장의내용에대한보다상세한논의는좌승희 (2006, 20008, 2010) 와 Jwa(2005) 를참조 80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어느누구의지시나명령에의해이뤄지는것이아니다. 시장참여자들의자생적의사결정과행동의결과이다. 그래서가격의발견과정을자생적질서라한다. 그런데이러한시장에서의거래관계는옷깃을스치는일회성상호작용에불과하다. 완정경쟁시장이가정하는 ' 원자적경쟁 (Atomistic competition)' 에서는시장참여자들이주의해야할사항은거래상대방이아니라거래대상인재화와서비스의가격에불과하다. 왜냐하면어느누구의거래행위도가격에영향을미치기에는너무미미하다고가정하기때문이다. 그래서완전경쟁시장에서각자의관심은가격이며거래상대방이아니다. 이를일컬어가격수용행위 (price-taking behavior) 가정이라하는것이다. 흥미롭게도이시장에서는거래주체간의협력이나경합과같은전략적행위가일어나면시장은실패하게된다. 6) 이러한시장에서창발은없다. 왜냐하면시너지를창출하는비선형적상호작용이가능할수있는항구적, 지속적상호작용은없기때문이다. 복잡계발전경제에서의시장은창발을유도하는비선형적상호작용을통한문화진화의장이다. 시장은흥하는주체만을선택함으로써동기부여를통해동반성장과창발을이끌어내는장치이다. 항상잘하는경제주체를차별적으로우대함으로써흥하는문화유전자를창출하고복제, 증폭시킴으로써사회전체에흥하는문화유전자를전파시키는일을해내는장치이다. 이를시장의차별화기능이라할수있다. 소비자, 채권자, 투자자, 고용주, 근로자등모든시장참여자들은항상우수한경제주체만을선택하며그들이소유하는자원과구매력을선호하는경제주체에만차별적으로집중투표한다. 결과적으로시장은집합적으로흥하는주체를선택하려고노력한다. 필자는이러한시장의기능을 시장의차별화기능 이라부르고있다. 이는그동안시장을최적자원배분을가져오는비인격적인 (impersonal) 장치로서추상화해온배분경제학의정태적해석을복잡계창발을가져올수있는보다구체적인동태적해석으로바꿔놓은것이다. 시장은그래서 스스로돕는자만을돕는하느님들의집합 이라할수있다. 그러나시장에서의문화진화는흥하는이웃을지속공급하는데실패한다. 시장은차별화를통해복잡경제의창발혹은경제발전을만들어내려노력하지만문화진화의무단복제혹은무임승차현상은시장의차별화기능의실패를초래한다. 여기서 시장 ( 의차별화기능 ) 실패 란흥하는이웃에게적절한유인구조를제공함으로써동기를부여하는시장기능의장애현상을의미한다. 시장은결과적으로차별화기능의실패로인해흥하는문화유전자를복제증폭시키는데실패하게된다. 흥하는문화유전자는저절로쉽게나타나지않는것이다. 왜이런일이발생하게될까? 물론직접적인원인은문화진화의실패, 즉흥하는이웃이무임승차당하는현상때문이지만시장이이문제를풀어내지못하는이유는시너지, 혹은노하우시장의거래비용때문이라할수있다. 현실시장거래는항상양 ( 陽 ) 의거래비용을수반한다. 거래비용이높을수록해당경제활동, 6) 이러한전략적행동을다루기위해게임이론이등장하였다. 그러나게임이론도비경쟁시장의균형을찾기위한노력으로우리의관심인불균형복잡적응시스템의창발문제를다루지는않는다. 한국경제학회 8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혹은그에따른재화와서비스의공급은장애를받게된다. 거래비용의원천은시장거래의속성에서연유한다. 모든시장거래는거래조건에대한거래쌍방간의자발적인합의를기초로한다. 어느일방도상대방의의사에역행하여압력을행사해서는안된다. 일반적으로거래조건에대한합의과정은쌍방간의협상과의견조정과정이며, 이러한과정은시간과노력, 금전적비용을수반한다. 거래대상재화와서비스의질과가격에대한합의, 거래계약의실행을담보하고불이행시의책임소재를밝히고실제문제가발생했을경우어떻게처리할것인지에대한합의등이필요할것이며, 계약의집행을담보하는사회의법제도적창치가그래서중요해진다. 이모든문제의해결을위한시간과노력, 비용을통틀어거래비용이라하는것이다. 따라서재화와서비스의특성이, 질과양을표준화해내고가격을산정하기가어려울정도로복잡하냐의여부와그거래행위가즉석에서완결되느냐, 아니면단기혹은장기의계약을필요로하느냐, 거래당사자가공간적으로얼마나원거리에있느냐, 계약집행을담보하는법치가어느정도정착되고있느냐등에따라거래비용의크기가영향을받게된다. 시너지, 혹은노하우는어떤재화일까? 바로이러한기준들에비춰보아거래비용이무제한적일가능성이높다. 왜냐하면시너지, 혹은노하우는그실체를확인하기조차어려운재화이기때문이다. 따라서시너지혹은노하우시장은지나치게높은거래비용때문에시너지의창출자에게적절한보상을하지못함으로써경제적차별화에실패할수밖에없다. 그래서시장은시너지, 혹은노하우의지속적공급을보장할수없으며, 나아가발전혹은창발을쉽게만들어내지못한다. 우리는인생성공의노하우를제일먼저부모님, 형제들로부터배운다. 배우자로부터도, 학교, 사회, 직장의선배동료들로부터도, 스승으로부터도, 역사의선각자들로부터도인생성공의노하우가담긴문화유전자를복제한다.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후발자는선발자로부터, 흥함이없는기업은흥하는기업으로부터, 평범한기업은일류기업으로부터성공의노하우인문화유전자를복제한다. 를복제이러한노하우혹은시너지거래시장은생기지않는다. 부모, 자식간에자식을키운대가를결정하는거래시장이있다는말을들은적이없다. 부부가이혼시부부간위자료를산정하는일이법원의책임이된것은가문이라는조직에기여한서로의몫을결정해주다. 부이없기때문이다. 부모와자식간, 부부간, 친구와선후배간, 스승과제자간, 역사의선각자들과후대사람들간의시너지, 혹은노하우거래시장은배쉽게관찰되지않을까? 선진국과후, 국가간에, 일류기업과이를따라배우는기업들간에시너지혹은성공노하우시장은배관찰되지않을까? 배움의대상인노하우, 이흥하는창출되이를따가무엇인지확인하기가어렵기때문이다. 거래비용이높아결국노하우시장은형성되지많으며노하우의배움과시너지의창출과정은결국무임승차에내맡겨질수밖에없는것이다. 시장의차별화기능은실패하게되는것이다. 7) 7) 혹자는지적재산권제도가이문제의해법이라할것이다. 물론도움이되겠지만발전은특정한기술의혁신이 82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2) 조직은시장의차별화기능실패의교정자이다. 1 조직과시장의서로다른의미 시장경제는시장과조직으로구성된다. 물론조직은민간조직과공공조직으로나눌수있다. 민간조직의중심은기업이며공공조직의중심은정부라할수있다. 시장거래는수평적관계를기초로하는데반해조직내의거래는수직적명령관계를기초로한다. 시장에서의거래는협상을통한합의에의해이루어지지만조직내에서의자원이용에대한의사결정은명령에의해이루어진다. 조직은그래서거래비용을회피할수있다. 물론조직의결성과운영에는그나름의비용이들지만거래비용을회피할수있음으로해서조직이역할을할수있는공간이생기게된다. 조직은과도한거래비용으로시장에등장하지못하는경제활동을창출해내는역할을한다. 조직은고거래비용경제활동을조직내에흡수함으로써경제의생산활동을확대하고이를통해시장거래의영역을확대하는역할을한다. 그래서조직은시장을확대시킨다. 그래서 Simon(1991) 은시장경제 (market economy) 보다도조직경제 (organizational economy) 가자본주의시장경제를분석하는데더적절하고유용한개념이라했다. 2) 조직은외부효과를내부화할수있는창치이다. 그래서시장의차별화기능실패를교정할수있다. 일반적으로높은거래비용이시장실패의원인이되지만특히여기서우리의관심은외부효과로인한시장실패경우이다. 배분경제학은영 ( 零 ) 의거래비용을가정하기때문에거래비용에따른시장실패문제는발생하지않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외부효과는배분경제학의실패를가져오는전형적인경우이다. 배분경제학이외부효과가시장실패의경우라고하기는하지만사실상은완전정보하에서는외부효과의수혜자를찾아내고그대가를받아내는데전혀비용이들지않기때문에외부효과를내부화하는데도비용이들지않고그래서시장실패는일어날수없다고할수있다. 그러나어쨌든양의거래비용이발생하는현실경제에서외부효과는더더욱심각한시장실패의원인이된다. 사적수익과사회적수익의괴리현상문제뿐만아니라외부효과를내부화는거래비용이영 ( 零 ) 이아니라는사실이이중으로문제를야기하는것이다. 그런데외부효과문제를해결하는방안으로배분경제학에서는정부의개입, 즉수혜자에대한세금부과와공여자에대한보조금지급을해법으로제시하고있다. 8) 그러나이또한세금의양 나발명만의문제가아니라종합적인삶에대한자세와세상의이치에대한인식능력의전반적인향상을바탕으로한다고본다. 저자 ( 좌승희, 2010) 는이를세계관, 즉이념의문제와직결된다고보았다. 기술의혁신이나발명이나올수있는문화적바탕이형성되어야발전이시발될수있다고보는것이며시장의차별화기능의실패란바로이런문화적바탕을만들어내는데어려움이있을수있음을의미하는것이다. 8) 이는 Pigou 의외부효과에대한해법이다. 한국경제학회 8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과보조금의양을산정하고이제도를운영하는데많은거래비용이들수밖에없다. 그러나이러한해법에만족하게되는이유는바로배분경제학이민간조직인기업의존재를필요로하지않아실제조직이없는경제학이되었기때문이다. 조직이없으니조직의역할도없는것이다. 주류배분경제학에서는시장실패의치유책으로서정부의역할은거론되지만기업의역할이거론되지는않는다. 나아가경제성장과발전전략을논의함에있어서도시장과정부의역할에대한논의는무성하지만시장과기업의역할에대한논의는찾아보기힘들다. 조직이수직적명령관계를기초로내부자원배분과정에서, 시장거래였다면불가피하게거쳐야할복잡한협상을배제할수있다는장점이바로거래비용이양 ( 陽 ) 인현실경제에있어서조직이외부효과의효율적인내부화장치가될수있는이유가된다. 이로써기업조직은외부효과로인해아애시장에등장할수없는재화를추가로생산해냄으로써또다른시장의거래네트워크를창출해낼수있는것이다. 시장거래에서는피할수없는거래비용을회피할수있는조직이야말로외부효과의내부화를통해소위배분경제학의 시장실패 를교정할수있는것이다. 이제누가경제성장및발전을주도해야하느냐하는발전전략문제를논함에있어서도 시장대정부 의단순화된논의에서 시장대조직 ( 기업과정부 ) 의역할문제로시야를넓혀야할때가되었다고생각한다. 조직의역할, 특히그동안경시되어온기업조직의역할을보다중요하게받아들이는것이필요하다고생각한다. 경제주체간의상호작용과시너지의창출과공유과정에서발생하는문화유전자의무단복재문제를해결하는방안은문화유전자를복재하는개체들을같은조직내에포용하는방법이다. 개체들간의상호작용을항구적, 지속적으로한조직속에묶어놓음으로써상호간에창출되는시너지를내부화하수있는것이다. 시장거래를통해노하우의무단복재, 혹은무임승차를방지하는일은너무나거래비용이많이드는협상을필요로한다. 이를피할수있는길은바로이런협상을명령으로대체할수있는기업조직이나서노하우 ( 시너지 ) 시장을내부화하는길이다. 그래서조직은, 명령에의한자원배분을수단으로, 시장에서는자유재로남아있을수밖에없고궁극적으로소멸될수밖에없는, 비선형적상호작용속에서창출되는시너지를조직속에서살려내어부가가치화하는, 즉외부효과를내부화하는장치인셈이다. 조직은시장경제의마차경제에서자동차경제로의창발실패를교정하여자동차경제로의발전을만들어내는장치인샘이다. 기업이라는조직이없이복잡계경제의창발과발전은없는샘이다. 이제조직은조직을구성하는구성인자들간의시너지창출과나눔을통해각구성인자들의단순한선형적합과는전혀다른새로운, 고차원의질서를창출해낼수있는, 현실시장경제내의복잡적응시스템으로등장하게되는것이다. 3) 민간조직 ( 기업 ) 과공적조직 ( 정부 ) 의역할조직에는민간조직과공공조직이있을수있다. 복잡경제에서민간조직의전형은기업이다. 기업은개별경제주체간의외부효과를내부화함으로써민간경제의창발을주도하는주체이다. 84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우수한조직원을선발하여이들간의비선형적상호작용을독려함으로써시너지를창출하도록하지만시장과는달리거래비용을회피할수있어시장의차별화기능의실패를교정하고경제발전을이끌수있다. 기업은시너지창출에대한대가를배분함에있어협상이아닌명령에의해배분함으로써시너지거래에따른분쟁과이에따른거래비용을회피함으로써시너지창출을활성화할수있는것이다. 기업은구성원들과의장기고용계약을통해지속적상호작용의장을제공하며각구성원들과성과와보수에대한개별적계약을함으로써구성원서로간의보상에대한협상과분쟁의소지를없앨수있다. CEO 의명령에의해내부자원배분이이루어지고성과에따른보상은 CEO 와개별구성원과의계약에의해이루어짐으로써, 가상적으로시너지거래를공개시장에맡겼을때 시너지시장 이부담해야하는거래비용을회피할수있다. 결과적으로기업은시너지의원천을적절히차별화하여우대함으로써기업내에서시너지의창출을활성화시킬수있는것이다. 민간기업이시장의차별화기능실패의일차적인교정역할을하지만기업또한복잡경제문화진화의무임승차현상에서예외가될수는없다. 흥하는기업은후발기업들의무임승차대상이될수밖에없고그래서흥하는강한기업은상대적으로항상불리한위치에놓이게된다. 그래서일류기업은그냥쉽게생기는것이아니다. 민간조직들간의무임승차와시너지창출의유실현상을교정하기위한국민경제의마지막보루는공공조직이다. 공공조직의전형은정부이다. 정부는국민경제내에서기업을포함하는경제주체들간의비선형적상호작용에서발생하는외부효과와그로인한시장의차별화기능실패를교정하는역할을할수있다. 그래서정부라는공공조직역시경제발전, 복잡경제의창발을도우는중요한역할을할수있다. 어떤방법으로할수있을까? 정부는시너지원천이되지만시장에서무임승차당하는흥하는개인과기업들을차별적으로우대함으로써이들이체화한발전의문화유전자를지속창출, 복제, 전파시켜나갈수있다. 이것이바로경제발전에있어정부의역할이다. 결국정부는시장의동기부여기능 ( 차별화기능 ) 을강화함으로써도약을이룰수있다. 제도적창치를통해서흥하는이웃을키워낼수있어야경제발전을촉진시킬수있다. 5. 시장과조직, 그리고시장경제발전의모습 시장과조직, 그리고시장경제발전의모습을정리하면다음과같다. 우리는시장경제를 Simon(1991) 의관찰로부터재구성할수있다고생각한다. 지구상의경제는많은다양한형태의조직들이다양한거래형태로서로연결된복잡계이다. 초록색의조직들이서로간에붉은선의시장거래관계를형성함으로써시장경제를구성한다. 조직들을연결하는붉은선의시장거래관계는궁극적으로조직들을차별화하는유인구조를형성한다. 이를통해우수한시너지원을차별 한국경제학회 8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화해냄으로써조직모두에게동기를부여하는역할을한다. Simon 의붉은선 ( 시장 ) 은차별화정보가전파되는네트워크이며이를통해흥하는이웃의노하우가경제전체로퍼져나가는통로역할을하게된다. 애초에세랭게티초원처럼기업조직은하나없고촌락만여기저기흩어져있는자급자족경제를상정해보자. 이들을연결하는시장네트워크는너무미약하다. 아애시장은없는것이나다름없다. 그래서세랭게티경제에는, 초록색의지역들대신에아주작은초록색점들만띄엄띄엄있고, 이들을연결하는선은점점희미해지고, 기업이라부를만한조직의집적은일어나지않게된다. 여기서무에서유를만들어내려고애를쓰는소수의혁신가와소규모의가내기업들의노력이있기는하지만시장은노하우의무임승차현상때문에이들을키워내는차별화에실패하게된다. 진화실패가일어나는것이다. 여기에대규모의자본축적을가능케하는주식회사제도가도입되면서규모가큰기업조직들이등장하기시작한다. 기업들이나서시너지원들 ( 롤모델혹은흥하는이웃들 ) 간의외부효과를내부화하면서경제가변화를보이기시작한다. 기업들이시너지원들을차별화하여우대함으로써역량있는개인들이기업조직에모여들어비선형적상호작용메커니즘을만들어내면서기업과경제의창발이일어난다. 이제이기업들이새로운복잡한재화들을만들어내면서마차경제가자전거경제로도약을이루어낸다. 초록색점들이다소큰지역으로확대되고이들지역간의연결선도선명해지면서시장경제라부를수있는모습으로경제가창발하지만, 그러나또다시노하우의무임승차현상때문에세계일류기업조직들의등장은용이하지않게된다. 기차, 자동차경제로의창발은쉽게일어나지않는다. 또다시진화실패에직면하게된다. 이제정부가나서서차별화전략을통해기업조직들의성장을유도하기시작하면서시장경제가변하기시작한다. 초록색점들은점점더큰지역으로커지고밀도가높아져집적이일어나고이들지역간의붉은연결선은점점더굵고견고해진다. 뉴욕등지에서볼수있는대규모기업조직들의집적이일어나고이들을연결하는시장네트워크는더확대되고시장경제는창발하게된다. 이제기차, 자동차경제로의창발이일어나고비행기경제로의창발도꿈꾸게된다. 조직이있어시장거래가활성화되고시장경제가발전하게된다. 6. 자본주의시장경제의신발전원리 : 요약과주요시사점 중복의위험을무릅쓰고이상의논의를요약하면다음과같다. 일국경제의진화는그경제 의문화진화의과정이다. 발전친화적인문화유전자의생성과복제, 전파과정이발전과정이다. 이를통해발전친화적인유전자를체화한흥하는이웃이넘쳐야지속가능한발전이가능해진 86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다. 그러나발전은내생적문화진화만으로얻어지는것이아니다. 문화진화는무단복제현상으로인해지속적인변화를만들어내는데실패한다. 후진성, 혹은경제정체현상은결국문화진화실패현상인것이다. 문화진화, 즉자생적시장질서에모든것을맡기고기다리면결국자본주의시장경제는정체의길로이행할수밖에없다는것이다. 이를극복할수있는일차적인수단은자기조직화 (self-organization) 과정을통해무단복제현상을내부화하기위해등장하는기업이라는조직이다. 기업의자생적등장과성장을유도하는경제는그래서진화실패를극복할수있다. 그러나문화진화에있어기업의성공노하우또한무단복제의대상이다. 그래서기업의진화또한실패한다. 지속적인변화를주도할수있는역량있는, 흥하는기업은시장진화과정에서그냥저절로등장하지못한다. 이제자본주의시장경제에지속가능한변화를만들어낼수있는역량있는기업들이등장할수있는문화 ( 시장 ) 환경을만들어내는일이발전의전제조건이된다. 예컨대새로운혁신을통해슘페터적인창조적파괴과정을지속적으로만들어내는역량있는기업들에유리한문화적환경을조성하는것이필요한것이다. 그럼누가, 어떻게이일을할수있는가? 우리는정부라는조직만이한경제내의개인간이든기업간이든, 모든무단복제현상을내부화할수있는유일한장치라고본다. 물론국가간발전노하우의무단복제현상을내부화하는데있어서정부의역할은제한적일수밖에없겠지만, 국내시장의경우마지막대안은정부밖에없는것이다. 그럼정부는어떻게해야하나? 우리는정부가바로시장과마찬가지로흥하는주체를선택하고우대함으로써발전의노하우, 즉발전친화적인문화유전자를체화한그러한주체들의개체수가증폭되어결국전체문화자체를바꿔낼때지속가능한변화, 즉발전이가능하다고본다. 결국 내생적진화를넘어외생적차별화로 갈때라야발전이가능하다는것이다. 9) 경제적차별화는그래서발전의충분조건이라할수는없겠지만필요조건이라고할수있는것이다. 흥하는이웃을우대함으로써모두가흥하는이웃이되려고나서도록할때라야지속가능한발전이가능해지는것이다. 여기서흥하는이웃이있어야나도흥한다는명제가도출된다. 필자는이러한발전관을자본주의시장경제의신발전원리라명명한바있다. 10) 그러면이원리는어떠한새로운시사점들을줄수있는것인가? 주요시사점은다음과같다. 우선시장경제는경제적차별화를통한문화진화의장이다. 둘째로따라서, 경제주체간의차이, 차등, 다름은모든변화의시작이며, 이것이허용되지않는획일적평등이지배하는시장은변화, 발전을만들어내지못한다. 셋째, 따라서, 발전은대단히불균형적현상을만들어낸다. 경제력집중과지역집중은발전의자연스러운현상이다. 넷째로, 그러나문화진화의실패현상때문에시장만의힘으로지속가능한발전이만들어지기는어려우며, 따라서시장경제는장기적 9) 졸저 (2008) 의제목, 진화를넘어차별화로 는바로이러한원리를담고있는것이다. 10) 졸저 (2010a) 참조. 한국경제학회 8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으로정체를면하기가어렵다. 다섯째, 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서는기업과정부라는조직의역할이필수적이다. 기업은경제적차별화를통해조직의문화를발전친화적으로, 정부또한경제적차별화를통해사회전체의문화유전자를발전친화적으로바꾸어낼때, 문화진화의실패를교정하여지속가능한발전의문화적환경을만들어낼수있다. 여섯째, 경쟁력있는, 강하고성장하는기업이발전의필수불가결한요인이다. 기업성장이없이발전은없다. 대기업으로의성장은마르크스나슘페터적인자본주의소멸의전초가아니라지속적발전의기틀이된다. 일곱째, 정부의시장개입은흥하는자에서흥함이없는자로자원의재분배가아니라흥하는이웃과흥함이없는이웃간의시너지공유를극대화할수있는방향이어야한다. 흥하는이웃이보다흥하고흥함이없는이웃이더배워더높은시너지를공유할수있도록경제제도를정착시킴으로써동반발전을이끌어낼수있다. 교육기회를확대하여더높은지식사회를창출함은물론기업들이보다많은일자리를창출하도록하여일자리현장의지식을체화한국민들이양산되도록하여야한다. 여덟째, 따라서발전은상대적불균형, 불평등을만들어내지만모두를절대적으로향상시킨다. 자본주의발전의본질은동반발전이다. 그러나모두를평등하게만들지는않는다. 아홉째, 경제평등주의는경제정체의충분조건이다. 차이차등, 차별을허용하지않는평등주의는자동차경제를마차경제로퇴보시키는원인이된다. 재분배를통한평등사회지향은자칫마차경제를지향하는결과를가져올수있다. 따라서인위적인균형발전은이미그실패가예정된것이다. 그리고어떠한정치경제체제도, 그이름이아무리아름다워도 --민주주의든, 사회주의든, 사회민주주의든, 자유주의든, 공동체자유주의든--, 경제적다름과차등을허용하지못하고경제평등을추구하면경제정체를면할길이없다. 사회주의, 공산주의의몰락은이미예정된것이었다. 그리고표퓰리즘 ( 인기영합주의 ) 이라는, 흥하는이웃을폄하하는민주정치의변종도그어두운경제적미래는이미예정된것이다. 열째, 그래서민주주의와시장경제는항성충돌할위험을내포하고있다. 왜냐하면정치적권리의평등을추구하는일인일표의민주주의정치체제는결국그평등의이념을경제영역에확대적용함으로써경제평등, 즉경제민주화를추구하게될소지를안고있기때문이다. 열한번째, 문화진화의무단복제, 즉무임승차현상으로인해흥하는일류가일류의위치를지속적으로유지하기는어렵다. 인류역사에흥하는문명이영원한적이없으며, 일류선도국가가영원히그자리를유지한적이없고, 세계일등기업이라고영원히일등을유지하는경우는거의없다. 열두번째, 신발전원리의산업정책적시사점은다음과같다. 흥하는기업을앞장세워차별화해야 흥하는기업들을양산해낼수있으며그래서산업정책이성공할수있다. 성과에따른차등인센티브없이발전친화적문화유전자를창출해낼수는없는것이다. 열세번째, 지역발전 88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정책과관련해서는균형발전이아니라거점육성을통한집적균형이지역간의동반발전을가져온다. 마지막으로발전은일상적현상이아니다. 발전은발전친화적문화유전자의전파에성공하는나라만이누릴수있는특권이다. 많은경우발전은지도자의리더십의산물이다. 흥하는이웃을대접할줄아는리더십만이문화유전자의돌연변이 (mutation) 를만들어낼수있다. 이러한리더십을차별화리더십이라할수있다. 이러한리더십이국민의이념을 흥하는이웃이있어야나도흥한다. 는발전친화적이념으로바꿔내고, 정치를바꿔 흥하는이웃이넘치게 하는방향으로경제제도를새롭게개조해낼때라야발전의싹을틔울수있다. 이념은어떻게바꾸나? 바로발전친화적인문화유전자 ( 이념 ) 를체화한주체를지속적으로차별화하여양산해냄으로써만가능하다. 7. 한국경제와선진경제 : 선형경제와비선형경제 이제자본주의시장경제에대한새로운이해를바탕으로중진국로서의한국경제와선진국, 예컨대미국이나독일경제와의차이를비교해보고자한다. 2009 년현재, 한국경제는인구가세계의 0.7% 에세계 GDP 의 1.1% 를점유하고있는데, 미국은 4.6% 인구로 20.5% 를차지하고독일은 1.2% 의인구로 4.0% 를차지하고있다. 한국경제와미국, 혹은독일경제와는서로다른상호작용메커니즘을보여주고있다. 한국경제는두사람의경제주체가 1+1=>3.1 인의역할을, 미국경제는두사람이 1+1=>8.9 인의역할을, 독일경제는두사람이 1+1=>7.4 인의역할을하고있는셈이다. 우리경제는상호작용메커니즘이아직도 - 조금과장한다면- 선형적관계 (1+1=2) 를못벗어나고있는데반해미국경제와독일경제는비선형적상호작용을통해창발하고있는경제라할수있을것이다. 우리경제가선진국으로도약한다는것은경제내의상호작용메커니즘이지금의선형적관계에서비선형적으로바뀔수있도록시장제도를바꾸어낸다는것을의미한다. 물론이는 1+1=>8이되는경제로의창발이가능해지도록한다는것을의미한다. 여기서중요한과제는어떤경제제도, 혹은인센티브구조가이러한비선형적상호작용을가능케할것인가하는질문에대한답을찾는일이다. 물론답은이미제시되었다. 흥하는이웃이양산될수있는제도적환경을만들어내어야한다. 한국경제학회 8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표 1> 주요국의 GDP 와인구가전세계에서차지하는비중 (2009 년도 ) ( 단위 : %, 구매력평가기준 ) 국가 GDP 인구 1인당 GDP( 弗 ) 전세계 698,090 억불 66억명 10,577 미국 20.5 4.6 47,136 유로 15.2 4.8 33,430 독일 4.0 1.2 35,257 프랑스 3.0 0.9 35,257 이탈리아 2.5 0.9 29,381 스페인 2.0 0.7 30,220 중국12.5 19.8 6,677 일본 6.0 1.9 33,401 인도 5.1 17.8 3,031 영국3.1 0.9 36,431 러시아 3.0 2.1 15,110 브라질 2.9 2.8 10,954 멕시코 2.1 1.6 13,882 캐나다 1.8 0.5 38,077 한국 1.1 0.7 16,621 자료 : IMF, 2010 WEO < 그림 1> 한국경제와미국경제 90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Ⅲ. 복잡경제의진화 : 진화경제학과제도경제학 1. 복잡경제진화현상을어떻게구체화할것인가? 제도는하느님과같다. 또한부처님과도같다. 우리경제주체들은부처님손바닥위의손오공과같다. 또한제도는자연선택의주체이다. 제도에부응하는주체만이생존할수있다. 이러한제도적환경은 < 그림 3> 과같이요약할수있다. 우리모두는생존을위해상호작용을거듭한다. 조직을만들기도한다. 그러나이상호작용은그사회의제도, 즉경기규칙에의해제약된다. 경기규칙에따라상호작용메커니즘이달라질수있다. 선형이냐비선형이냐의작용메커니즘도바로이런경기규칙의내용에의해결정된다. 경기규칙인제도에는공식적제도와비공식적제도가있다. 공식적제도에는헌법에서부터법률, 명령, 규칙등이있고, 이러한경기규칙의집행여부도중요한제도의내용이된다. 아무리좋은, 공정한제도를만든다해도제대로집행, 혹은지키지않으면소용없는일이기때문이다. 다음으로제도에는비공식적제도가있다. 그사회의문화, 이념, 가치관, 관습, 관행등, 법으로정해지진않았으나사회구성원들이따르는생활규범 (Norm) 을망라한것이다. 그런데이러한모든규칙이나사회구성원들의행태는그사회가어떤지리적, 기후적위상에놓여있느냐에따라달라질수있다. 서구냐, 동양이냐, 지구냐, 화성이냐 (?). 평야냐, 산악지대냐? 등등... < 그림 2> 경제사회의구성 한국경제학회 9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2. 한국의시장경제와미국의시장경제는다르다. 한국사람은왜한국사람인가? 경제적으로한국사람이한국사람인이유는다른나라사람들과피부가다르고체구가다르고쓰는말이다르기때문이아니라바로외국과는다른한국의시장경제경기규칙에따라살기때문인것이다. 한국의비공식적, 공식적경기규칙이만들어낸한국사람의경제행동혹은생활패턴은예컨대미국의경기규칙에적응한미국인의경제행동혹은생활패턴과는다를수밖에없는것이다. 한국사람들의보편적이념성향, 문화등은미국사람들의그것들과다르다. 그리고한국의헌법적가치와미국의그것이다르고법률의양식도서로다르다. 그러나한국사람이미국에이민가서잘적응하여미국사람과같은경제생활의행동패턴을잘구사하여미국사회에서성공할경우그사람은이미미국화된것으로볼수있다. 한국적이념성향과문화를버리고미국식으로바뀌었다는뜻이다. 그리고미국의법질서에잘적응하게되었다는뜻이다. 물론적응하느라많은거래비용을드렸겠지만... 한국과미국시장은서로다른이념과문화를구현하고있고서로다른공식적경기규칙을갖고있다할수있다. 그래서미국의시장경제와한국의시장경제는서로다른경기규칙때문에서로다른것이며, 그렇기때문에서로다른경제인을만들어내게되는것이다. 물론한국기업이미국기업과그행태가다른것또한같은이치때문인것이다. 시장을축구경기에비유하면경제제도의역할을보다쉽게이해할수있을것이다. 축구경기는일정한경기규칙하에진행된다. 한국사람들이즐기는축구 (soccer) 는우선양팀의선수는각각 11명으로하며, 골키퍼를제외하고는손으로공을만지지못한다. 여기에다태클이심하면반칙이된다든가, 더심하면퇴장을명한다든가하는경기규칙에의해축구경기가무엇인지정의되며, 동시에이규칙에의해경기가시행된다. 축구경기규칙이너무까다롭거나심판이너무경직적으로규칙을적용해서조그만태클에도퇴장을남발하게되면경기의흐름이끊기고선수들이제대로실력을발휘하기가어렵게되어결국은경기가재미없어진다. 이경우선수들은그만큼반칙을피하고퇴장을피하기위해지나치게신경을쓸수밖에없으며, 경우에따라서는지나친판정에대해시비가생기기도할것이다. 이런불편함모두를일컬어거래비용이라부르는것이다. 이러한불편함의대명사인거래비용이너무높아지면경제사회는침체되고활력을잃게된다. 한편미식축구 (American football) 는축구라고는하지만공을들고잘튀는것이승리에도움이된다. 발로하는우리식축구경기규칙에의하면미식축구선수들은핸들링을범하여한발짝도앞으로나아갈수없게된다. 앞의예에서와같이축구경기의세세한규칙이경기의역동성과재미로움에지대한영향을미치지만무엇보다도중요한규칙은역시발로하는축구냐손으로하는축구냐를명백하게하는것일것이다. 이념이나문화등의비공식적제도와헌법등공식적제도는바로축구경기가발로하는것인지, 손으로들고달리는것인지를규정하는경기규칙 92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이라고볼수있다. 3. 제도가세상을바꾼다. 50m이상차지못하게하는앉은뱅이축구규칙은무순결과를가져올까? 9억이상의주택에부유세를 30년넘게부과하면무슨일이생길까? 아파트분양가를계속규제하면어떻게될까? 특정규모이상의기업에특별규제를오래하면무슨일이생길까? 특정규모이하의기업에만특혜를계속부여하면무슨일이생길까? 가난한농민에만혜택을부여하면무슨일이생길까? 교육격차를없앤다는평준화교육을계속하면무슨결과가생길까? 균형발전정책을계속하면무슨결과가생길까? 국가나정부, 대통령이계속해서가난한사람의편이라고하면무슨일이생길까? ( 포퓰리즘의결과는?) Ⅳ. 세계경제발전사개관 11) 세계경제발전사를되돌아보면 9세기이전까지는중국과인도가세계의부를주도하였으나 19 세기영국산업혁명이후부터영국이주도하고미국과유럽이뒤따르는서구중심의부의축적이이루어졌다. 그러나 20세기들어영국에서미국으로부이중심이이동하였고 20세기후반에는일본경제의놀라운부상과그에뒤따른동아시아의부상이인상적이다. 21세기의초두세계부의지도는 G-7(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일본, 캐나다 ) 의상대적퇴조와중국, 인도, 브라질등신흥국의부상이눈부시다. 이러한변화를면밀히살펴보면우리의신발전원리가적지않은설명력을가지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이하에서는우리의신발전원리에따라지난 200 여년간의세계경제발전사를개관해보고자한다. 11) 이장의논의는졸고 (2010) 에서일부전제하였다. 한국경제학회 9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 사회: 새로운 패러다임 <그림 3> 세계 부의 변천사 질문 1 :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그 후 200년의 인류의 경제발전은 어떻게 가능했을 까? 흥하는 문화유전자의 복제, 양산과 기업법의 제정 그럼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답은 그 이전 수렵과 채집의 시장경제역 사 중 1만 4천8백 년 동안 성공노하우의 창출과 복제, 전파, 증폭을 막았던 장애요인들이 해소되 면서 가능하게 된 것이다. 우선 영국의 경우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200여 년 전부터 인구구조상 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흥하는 성공노하우가 창출, 복제, 전파, 증폭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 다. 인구증가속도가 아주 느렸던 영국에서는 중산층 이하의 계층에서는 인구증가가 없는 반면 주로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계층에서 인구증가가 일어나고 이러한 가정에서 교육을 받은 인구의 하향계층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사회의 문화유전자가 흥하는 중산층의 성공 노하우, 즉 발전친화적 문화유전자로 바뀌게 되면서 새로운 발명과 혁신의 문화적 기반이 마련 되게 되었다.12) 흥하는 이웃의 문화유전자, 성공노하우가 영국전역으로 퍼져 나감으로써 발전 의 과정이 시발되게 된 것이다. 물론 이와 동시에 영국은 어느 사회보다도 먼저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법치를 정착시키 12) 산업혁명이전에 영국에서 인구의 하향계층이동현상이 일어났다는 주장과 이를 뒷밭침하는 역사적 사실에 대 해서는 Clark(2007) 참조. 94 한국경제, 새로운 발전모형과 공정한 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는, 그래서시장의경제적차별화기능을보완하는정부의역할을정착시켜나갔다. 인권과재산권이강화되면서시장의차별화기능은강화되었다. 여기에서특기할점은기업이라는새로운경제적제도를창안해냈다는것이다. 기술혁신만으로산업혁명이가능한것은아니다. 여기에다기술혁신을상업화하여부가가치화하는사회적기술이필요하다. 영국은당시주식회사제도라는기업제도를발명해냄으로써산업혁명을가능케하였으며, 나아가이후 200년간의자본주의시장경제의지속가능한발전을가능케하였다. 18세기후반부터등장하기시작하여온갖우여곡절끝에 19세기중반까지법제화된유한책임회사제도 (1844년의 Joint stock companies Act와 1862 년의 Companies Act) 는오늘날의현대적기업제도의모태로서자원의집적과이용에있어그이전의어떠한조직보다도효율적인조직이다. 자본을대규모로집적하면서도위험을분산하고최소화할수있는현대적기업의출현이 19세기이후오늘날까지인류의경제적부의축적을가능케한것이다. 19세기이전의기업은개인기업이나가족기업중심으로경제의발전을가능케할정도의힘을만들어내기에역부족이었다. 그래서현대적기업은경제발전의필수적요소이다. 13) 현대적기업이등장하여무임승차로인한시장의실패를효율적으로교정, 보완하면서산업혁명을완수할수있었다. 영국의산업혁명은영국사회의문화유전자가성공친화적으로바뀜으로써발전의사회적여건이형성되고국가가시장의차별화기능을강화하고기업의형성과발전을유도하는경제제도적장치를적극도입함으로써가능할수있었던것이다. 이이후영국의산업화의노하우가유럽대륙국가들과북미에의해무단복제되고, 20세기들어일본, 한국, 동아시아, 중국이무단복제하면서인류의발전이촉진되었다. 영국의산업화노하우가무단복제, 무임승차를통해전, 선계로퍼져나가는과정이지난 200 년의자본주의경제발전사라할수있다. 질문 2 : 왜중국은산업혁명의기회를갖지못했나? 흥하는문화유전자의복제, 양산실패 중국은 1세기경, 세계부의 26% 정도를향유하였고 16세기까지도세계부를주도하였다. 그러나중국은 19세기산업혁명의기회를놓침으로써 20세기경제정체를경험하게되었다. 왜중국에는산업혁명의기회가찾아오지않았을까? 답은중국은영국이경험한성공문화유전자의창출과복제, 전파, 증폭과정을가지지못했기때문이다. 중국에서는 19세기이전까지영국과는달리높은인구증가를경험하였는데, 또한이증가가영국과는반대로주로중산층이하의저소득계층에서일어났다. 14) 이에따라중국의경우는영국과는달리교육기회를가지지못한인구가 13) 기업의경제발전에있어서의역할에대해서는좌승희 (2008, 2010c) 참조. 한국경제학회 9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결국전사회를덮게된것이다. 중국의문화유전자가발전친화적이지않은방향으로생성, 전파되게된것이다. 결국중국은영국과는달리흥하는성공문화유전자의증폭과정을경험하지못함으로써도약의기회를상실하게된것이다. 그럼왜중국과영국간의인구증가패턴에차이가일어났는가? 이는역사적우연이기도한양국의지정학적차이에서연유한것이아닌가싶다. 중국은비옥한큰강유역을중심으로일찍정착농경생활을실현하여부를쌓았지만늘어나는농촌인구로인해농경사회의딜레마, 즉소위말사스함정에빠져빈곤하게되고교육기회를갖지못하게된것이다. 그러나영국은채집보다수렵에의존할수밖에없는여건속에서중산층이상과그이하계층간의빈부의격차가커지고궁극적으로인구증가가중산층중심으로일어날수밖에없었던때문이아닌가싶다. 질문 3:19-20 세기서구의시대는어떻게열렸나? 영국의복제 19세기이후서구의시대는영국의산업화전략이유럽대륙국가와북미로무단복제되면서흥하는문화유전자가서구문화를지배하면서가능해졌다. 독일의프리드리히리스트는영국을따라잡기위한전략개발에몰두하였고미국은영국이그대로이식 ( 移植 ) 된식민지로서어부지리를얻었다할수있다. 질문 4: 일본의도약은어디서왔나? 그리고오늘날의정체는어떻게설명할까? 탈아입구 ( 脫亞入歐 ), 기업육성, 3대차별 ( 도시vs. 농촌, 정신vs. 육체, 공업 vs. 농업 ) / 흥하는이웃을폄하하는사회민주주의 일본은명치유신이후탈아입구 ( 脫亞入歐 ) 전략을내걸어서구, 특히독일을무임승차하여발전의노하우를무단복제하였다. 나아가국내정책에서육체보다정신노동, 농업보다공업, 농촌보다도시를우대하는 3대차별화정책을내걸고경제적차별화전략을구사하였다. 또한영국에서현대식기업법을명치유신이후바로도입하여할일이없어진사무라이들을 CEO 로앞장세워기업을창업육성하였다. 이들기업들이그후 2차세계대전을일으키는데배후세력이된일본재벌이되었으며, 오늘날일본경제의버팀목이되었다. 흥미로운것은일본은산업화의노하우를독일에서배웠을뿐만아니라종국에는서로 2차세계대전까지같이일으켜패망하게되는동맹국이되기도했다. 그러나일본은 2차대전패망이후, 명치유신이후의차별화발전전략을재가동함으로써재도약을이루어, 20 세기후반업화의 2위히독일대국으로성장하는데성공하였다. 14) 당시영국과중국의인구증가패턴의차이에대해서는전게서 Clark(2007) 를참조. 96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그러나일본은 70년대중반이후서서히서구의사회민주주의체제를도입하기시작하면서오늘날의극심한경제정체의씨앗을뿌리게되었다. 국내적으로는지역균형발전의적극적추진, 서구식복지의도입, 평준화 ( 유도리 ) 교육의실시등경제사회적평등을추구하면서경제적차별화전략을점차포기하였다. 대외적으로는한국등아시아 4용이라는후발자들의무임승차와약진등등으로발전전략과노하우의우위를상실하게되었다. 일본의지난 30여년은국가하향평준화의시대였다. 이것이바로오늘날일본경제어려움의뿌리이다. 일본경제의세계 500 대기업수는최근급락하고있는데이는우연이아니다. 일본은 70년대중반종신고용제를일본식경영으로선언하였고 85년프라자합의후엔화를대폭절상하였는데이런일련의사건들은기업경영환경을크게악화시켰다. 이들사건은일부일본기업들의해외탈출을재촉하는촉매제가되었다. 국내기업경영환경의악화속에서추격해오는후발자들의경쟁압력을이겨내기는쉬운일이아니다. 종신고용제가한때세계경제, 경영학계의찬사를받고벤치마크의대상이되었음은놀라운일이다. 경제적차별화가발전의필요조건임은기업의진화와도약에도예외가아니다. 종신고용제로차별화가실종된기업조직에서어떻게동기부여와발전이가능할것인지를상기한다면오늘날일본경제정체의원인이명치유신과전후회복을이끌었던경제적차별화원리의실종에있음은쉽게유추할수있다. 15) 질문 5: 중국의약진은어떻게가능했나? 선부론 ( 先富論 ), 3대차별, 가정승포제 ( 안휘성봉양현소강촌 ) 로집단농장해체 중국의약진은흥하는이웃, 즉한국, 일본의산업화노하우를무임승차하는과정이다. 후술하는한국의차별화발전원리의중국식변형이바로등소평의선부론 ( 先富論 ) 이다. 일본의명치유신후의 3대차별화전략이그대로이식되고, 후술하는박정희의신상필벌에따른차별화가선부론으로변용되었다. 선부론이란부자가앞서이끈다는의미로흥하는이웃이앞서고흥함이없는이웃이성공노하우를따라배워야한다는명제이다. 중국의사회적시장경제란사실상흥하는이웃이있어야나도흥한다는발전원리의실천과정인셈이다. 상대적으로앞서고지리적이점이큰연안지역을먼저개방하고세계일류기업들을유리한조건으로유치할수있는자치권을부여하였다. 각지방정부에조세수입의 60~70% 를지방재정으로사용할수있도록재정차치권을강화시킴으로써모든지방성들이자발적, 경쟁적으로일류기업유치에나서게하였다. 16) 노력에따라그에상응하는보상을받을수있도록허용함으로써모든지역들이흥하는이웃의대열에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참여하게되었다. 흥하는발전친 15) 일본경제의부침에대한보다상세한논의는좌승희 (2008) 를참조. 16) 최근들어중국은중앙정부의재정비중을확대해왔으며지금은중앙이오히려 60~70% 의자원을사용하는것으로알려져있다. 한국경제학회 9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화적인문화유전자의보편화가빠르게진전되었다. 중국국적의포춘 500 대기업수는아직적지만 --물론그증가속도는무척빠르다-- 이미중국에는세계 500 대기업이거의전부진출하고있는것으로알려지고있다. 어떤면에서지금의중국경제역동성은바로이들기업들이만들어내는것이라해도과언이아니다. 최근연안과내륙의경제적불균형과소득불균형을완화한다고균부론, 조화사회라는이념이제시되고있으나아직중국의정책패러다임은선부론이중심이라고생각한다. 내륙개발과정을보면우리나라와같은 1/n 의산술적균형발전이아니라기존의대도시를더집적화하여내륙의거점도시로발전시켜주변지역과의시너지효과를내도록함으로써전체적인발전을유도하는집적균형을추구하고있다. 즉, 내륙발전을위해서도연안의성장을억제하고자원을연안에서내륙으로재분배하는발전역행적인산술적지역균형정책을추구하는것이아니라, 선부론이추구해온흥하는이웃을먼저육성하는경제차별화전략을지속추진하고있는것이다. 질문 6: 오늘날 G-7 의경제정체는어떻게설명할것인가? 그리고미래는? 흥하는이웃을폄하하는사회민주주의 앞의 < 그림 3> 에의하면서구를중심으로하는 G-7은 20세기후반들어지속적으로그부가상대적으로축소되고있다. 17) 주지하는바와같이이들국가들은 20세기말에서 21세기초에걸쳐연간 1% 의성장도하지못하면서재정적자는쌓이고실업률은두자리수대를유지하는등경제의정체국면을지속경험하고있다. 우리의관점에서보면, 이들나라들은사회민주주의의과잉약속 ( 복지 ) 의대가를치르는중이라할수있다. 정부가국민의의식주를보장하고, 교육을보장하고, 건강을보장하고, 노후를보장하는등국민생활의모든부문을보장하는과도한정치적약속이국민들을도덕적해이에빠지게하고있으며, 이러한과잉약속을실행하기위한과도한재정지출혹은금융부문을앞세운부실금융 ( 결국은재정이보전 ) 은적자재정과국가부채를누증시키고있는것이다. 지금의상황은재정수입원의지속적증가없이는지속불가능함에도재정수입을지탱해줄경제성장은회복기미를보이지않고있다. 또한우리의관점에서보면, 소득과자원의재분배를통해부의평등을달성할수있다는, 결국은발전친화적인문화유전자를억제하게되는 사회주의 적사고에기초하여형성된 20세기후반의사회민주주의혹은케인즈적수정자본주의체제가그동안의선진국경제정체의원인인셈이다. 지금이들선진국들은그동안능력이상으로즐긴대가를지불하고있는셈이다. 우리의관점에서보면이들나라의정치경제체제는지속가능하기가어렵다. 결국은 G-7이자신들의 17) 여기서 G-7 은미국을제외한유럽선진국과일본을주로지칭하고있음. 98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생활수준하락을감수하지않으면안되는상항에부딪칠것이며그렇게하지않고지금의과도 한재정적자문제와경제정체문제를원천적으로해결할방법은없어보인다. 지금의 G-7, 특히 유럽선진국들이빠진사회민주주의적복지함정을 선진국함정 이라부를수있을것이다. 질문 7: 미국과중국의미래는? 미국주도시대는영원할것인가? 아니면동북아시대가도래할것인가? 21세기민주주의는사회민주주의를못벗어난다. 정치로부터흥하는이웃을지키는일이중요하다. 언젠가는중국을중심으로하는동북아시대의도래가필연일것으로보인다. 21세기의추세는 G-7의시대가가고새로운경제적강자가등장하는세기가될것으로보인다. 미국은아직유럽에비해더젊은선진국이다. 사회민주주의적색채가상대적으로덜하고그래서소득분배가 OECD 국가중거의가장나쁜편이지만강한기업이여전히세계최고의수를유지하고있으며, 기업환경또한최고의여건을제공하고있다. 경제사회거의모든부문에서세계최고의경지를유지하고있으며문화자체가흥하는일류를일류답게대접하는문화로서여전히발전친화적인문화유전자가지속적으로복제, 증폭되는사회이다. 미국은차별화발전원리가가장역동적으로실천되고있는경제이다. 이원리가이미시장제도속에깊이내재되어있어시장에의한차별화가어느경제보다도역동적으로실현되고있는경제이다. 그럼미국경제에무엇이문제인가? 첫째문제는 일등의저주 이다. 흥하는이웃을무단복제, 혹은무임승차하는발전의과정은문명이나국가나기업이나개인이나어느경우든영원한일등을허락하지않는다. 반드시후발자에의한캐치- 업 (catch-up) 이일어날수밖에없다. 다음으로미국민주주의마저도빠르게유럽식사회민주주의로접근해가고있다. 최근의미국주택금융위기는바로전국민의자가주택보유라는이상사회를실현하는과정에서터진문제이며오바마정부출범이후포퓰리즘적성향은강화되고있다. 일인일표의서구식민주주의는자칫잘못하면자유보다도평등을중시하는평등민주주의, 포퓰리즘민주주의, 혹은사회민주주의로변질될가능성이대단히높다. 미국이유럽대륙국가의전철을밟지않기는쉽지않을것이다. 결국영원한세계일등국가는없었으며, 여기에미국도예외일수는없을것이다. 미국의성공노하우는교훈이되어, 때로는반면교사가되어끝없이중국에의해무임승차되고있다. 중국이당분간서구식민주주의, 혹은사회민주주의를채택할가능성은낮아보인다. 따라서차별화원리를쉽게포기할것같지도않아보인다. 당분간중국경제의역동적인성장과추격은지속될것이다. 그러나질문에대한분명한답을내리기는어렵다. 설령미국은영원할수없다하더라도, 미국이유럽이빠진 선진국함정 을효과적으로관리함으로써경제적차별화원리의실종을어느 한국경제학회 9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정도막아낼수있다면세계경제주도력을상당기간유지할수도있을것이기때문이다. 그리고 또한중국의경우는미국을추격하는과정에서후술하는바와같은오늘날한국이빠진 중진국 함정 을피해, 도약을지속할수있을것인가에대한확신을하기는아직이르기때문이다. Ⅴ. 한국경제발전의역사와새로운발전모형 1. 한국경제 60 년사개관 : 시장의동기부여기능을강화하는정부가성공 한다. 18) 한국의지난 60여년경제발전사는바로우리의신발전원리의실험장이었다. 개발연대를중심으로한한강의기적은정부가적극적으로스스로노력하여남보다더나은성과를내는주체들을우대함으로써동기부여를통해모든주체들이흥하는이웃이되고자하는경쟁에나서게유도하였다. 신발전원리의실천을통한경제의창발, 도약의과정이었다. 그러나최근 30여년간은정부가오히려시장의동기부여기능에역행하는방향으로흥하는이웃들을폄하하는정책적개입을시도하여경제의역동성이지속적으로하락하였다. 오늘날의양극화, 일자리부족문제는바로이러한정책개입의결과로이해된다. < 그림 4> 는한국경제 60년의장기성장추세를보여준다. 개발연대에서 80년대중반까지 30여년간의연평균 8% 이상의초고속성장기간이이어진뒤, 그후 30년가까이성장잠재력이지속하락하고있다. 오늘날의경제어려움은바로이러한성장추세하락의결과인셈이다. 18) 한국경제발전사에대한상세한논의는졸저 (2006, 2008, 2010b) 를참조. 100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그림 4> 한국실질 GDP 와잠재 GDP 증가율추이 주 : 1) 실질 GDP 는 1954-2008 년까지는 2005 년기준고정가중법에의해계산된성장률이며 2009-2010 년은연쇄가중법에의해계산된성장률임. 2) 잠재성장율은호드릭 - 프레스커필터 (H-P filter) 이용 2. 개발年代 : 관치차별화시대, 신상필벌로흥하는이웃이대접받았던시대 한국경제의도약은경제발전사에하나의돌연변이처럼취급되고있다. 왜냐하면 1960 년대이후 30여년간연평균 8% 넘는초고속성장을이룬한강의기적은 주류경제학 적관점에서이해하기는대단히넘는기때문인것이다. 경제력집중과지역집중을초래하고각즅과등을만들어내면서이룬, 그것도정부의적극적인시장개입을통해이룬산업화를주류경제학이이해하기는어렵기때문이다. 그러나우리의신발전원리에의하면한국경제도약의핵심은개발연대정부가경제적성과에기초한경제적차별화를통해한국문화속에 하면된다 는흥하는문화유전자를창출해내고이유전자의복제를증폭시킴으로써가능해진것이다. 하면된다 는정신을가지고흥함을만들어내는이웃을경제적으로우대함으로써보다많은흥하는유전자를체화한경제주체들을양산해낼수있었기때문에도약이가능했던것이다. 국내정책에있어, 특히수출진흥정책, 새마을운동, 중화학공업화전략, 중소기업육성등에있어기본원리는 하면된다 는생각을가지고노력하여흥하는이웃을대접하는정책이었다. 그래서중소기업이잘하는기업중심으로빠른성장을이루어결국대기업, 재벌로성장하는일이일어나게되었다. 한국경제학회 10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필자는이러한정부의개입을 관치차별화 라명명한적이있다. 개발연대박정희의이념적깃발은자조 (self-help) 정신에기초한신상필벌 ( 信賞必罰 ) 이었으며, 이것이관치차별화의바탕이되었고 하면된다 는문화유전자의생성과복제, 증폭을가능케하는바탕이되었다. 모든주요정책들이정부의보호와육성이라는주류경제학의입장에서보면문제있는방식을택했지만그내용을잘살펴보면성과에따른엄격한보상의차별화를통해시장보다도더강력하게동기부여기능을수행했기때문에성공할수있었던것이다. 물론대외적으로는이웃에일본이있어일본의산업화도약의노하우를무임승차하여복제할수있었던것도결코간과해서는안될요인이다. 흥하는이웃을무임승차하는것이아무나할수있는일은아니다. 내부적으로제도적환경이새로운노하우를습득하여혁신하는것이유리하도록조성되어야흥하는이웃을따라배움이활성화될수있는데, 다행히한국의경우는관치차별화에의해잘하는기업이유리하도록유인구조가차별화되어있었던것이다. 3. 경제민주화年代 (Era of economic democracy): 흥하는이웃이홀대받 은시대, 중진국함정의길 그러나한국경제는개발연대이후 80년대부터국가 지역의균형과경제사회적평등을추구하는 경제민주화 를선진화전략으로채택하였다. 개발연대가초래한대기업중심의경제를청산하고자대기업을특별규제하고중소기업을획일적으로지원하여중소기업중심의경제를구축하고, 수도권의집적을해체하여자원을지방에재분배함으로써지역균형을이루고, 교육평준화를강화함으로써수월성교육을청산하여 모든학생이행복한 교육환경을만들고궁극적으로모든국민을대졸자로만들고자하였다. 나아가중소기업육성정책이나농업육성정책이나지역육성정책이나대학육성정책이나 R&D육성정책이나모든경제사회육성정책들이차별화에기초한경제정책이아니라반차별화, 평등주의에기초한사회정책으로추진되었다. 실패는이미예정된것이었다. 오늘날한국은반부자, 반 ( 대 ) 기업, 반수도권, 반기득권 ( 강남, 서울대, 조중동등등 ) 정서라는독특한발전역행적인반차별화이념의함정에빠져있다. 그동안한국의민주주의는바로이러한발전역행적이념들을재생산해냄으로써한국의문화유전자를발전역행적으로바꾸어내는전형적인포퓰리즘정치가되었다. 경제민주화이념하에추진된많은정책들은흥하는이웃을폄하하고, 대신에취약한주체들을우대하는그것도차별화하지않고평등하게 1/N로지원하는정책이주를이루었다. 이에따라우수한경제주체들은열심히부의창출에나설유인을잃고취약한경제주체들은도덕적해이에빠져한국경제의성장동력이지속적으로약화되게되었다. 시장의동기부여기능에역행하는방향으로정부정책개입 102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이일반화되었으며이런경향은국민의정부, 참여정부동안더욱강화되었고지금의이명박정부의공정한사회, 서민중시, 동반성장패러다임도지나치게평등주의적으로흐르게되면같은문제를초래할위험을내포하고있다. 80년대이후한국경제내에서진행된이런현상들을일컬어 중진국함정 이라부를수있을것이다. 신상필벌을내세운박정희의차별화리더십은지난 30여년간더이상일상적인현상이아님을확인하게된다. 그동안발전역행적인경제민주화, 경제적평등의이념하에추진된정책들은다음과같다. 경제민주화정책 : 30대대기업에대한획일적규제정책 / 경제력집중억제, 전투적노조방치및육성, 200 개가넘는, 잘하기때문이아니라작기때문에지원하는중기육성정책 지역균형발전정책 : 수도권규제, 지방에대한획일적지원정책, 지방대학육성과수도권대학규제, 행정수도이전과지방에각종의특성, 혁신, 기업도시건설, 공공기관의지방이전, 모든지방에수요도없는공항과월드컵경기장의건설 사회균형발전정책 : 학교와학생서열없애는교육평준화정책, 지방대학육성, 수도권대학규제, 쉬운수능과쉬운대학교육으로전국민의대졸자화 (?) 4. 한국경제신발전모형 1) 흥하는이웃이있어야나도흥한다 는이념을제도적으로구현해야한다. 지금까지의논의를통해얻을수있는한국경제발전의새로운모형에대한시사점은 경제적으로흥하는이웃 이양산될수있는경제 사회제도적인센티브구조를만들어내어야한다는점이다. 이를위해서는우선한국국민의이념이흥하는이웃이있어야나도흥한다는반사회주의적세계관으로바뀌어야한다. 그리고같은맥락에서정부는각종경제사회제도나정책을만들어냄에있어흥하는이웃이폄하되지않도록, 남보다더나은삶을살고자열심히노력하는사람들에게불이익이가지않도록배려하는것이중요하다. 물론공동체의유지를위해저소득층이나취약계층에대한배려가중요하지만동시에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서는열심히자기인생을성공적으로살아가는국민들이실망하지않도록배려하는것은더욱중요한일이다. 왜사회주의국가들이실패하게되었는가? 바로칼마르크스적인이념, 즉 흥하는이웃이있어내가망한다 는이념을제도화함으로써흥하는이웃을청산하는데몰두한결과흥하는이웃이더이상복제, 양산되지못했기때문인것이다. 지난 30년가까이한국도정도의차이는있지만칼마르크스적인 흥하는이웃이있어내가망한다 는이념하에경제평등주의와경제민주화를추구해왔으며그결과실업과저임금, 그로인한소위경제사회양극화현상이심화되게된 한국경제학회 10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것이다. 이제한국경제의새로운도약을위해무엇을해야하는지는명백해졌다고생각한다. 다만표퓰리즘에빠진한국의정치권이이러한새로운개혁을해낼수있느냐하는문제는남아있지만... 2) 시장의동기부여기능에역행하는제도적장치를구축해서는안된다. 시장은차등과차이를만들어냄으로써, 즉차별화함으로써모든시장주체들에게동기를부여하는장치라했다. 이기능을살려내지않고경제발전이시동되고지속되기는어렵다는것이신발전원리의핵심명제이다. 따라서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서는경제사회의문화, 이념이나제도등경기규칙이시장의동기부여기능을훼손하지않도록구축될필요가있다. 3) 실체적기회균등혹은결과평등의이름으로경제발전정책을사회정책으로접근해서는안 된다. 복잡경제의발전원리와한국의경제발전역사에서배울수있는한가지중요한교훈은지속적발전을담보하기위해서는경제발전정책과소위사회정책을구별할줄알아야한다는것이다. 신발전원리에의하면경제발전정책은성과가우수한경제주체에게더잘하도록동기부여하고자원이용기회를더많이주어발전의동력을유지할수있도록하는정책을의미한다. 물론이과정은모두를발전시키지만모두같아지게만들지는않는다. 동반성장이지만다같아지지는않는다는의미이다. 이런관점에서보면산업, 기업, 지역육성은철저히성과에기초하여지원하는경제발전정책으로접근해야성공할수있다. 그런데이러한발전의경험은세계모든나라의발전사는물론한국의발전사가공통적으로보여주는경험인것이다. 한편우리는사회정책을발전정책과는달리성과에관계없이자원이나소득을모두에게평등하게배분하는정책으로정의할수있다고생각한다. 신발전원리에의하면이러한사회정책은동기부여기능을상실하고있기때문에발전을만들어내지못한다. 이런방식으로추진하는산업, 기업, 지역육성정책은말은육성이라하지만실제성공가능성은낮을수밖에없는것이다. 국가의대국민지원정책이이러한평등주의적인사회정책으로일반화되면국민들을도덕적해이에빠지게만들고경제의역동성은사라지게된다. 따라서이런문제를최소화하기위해서는사회정책이라하더라도 " 생존능력이나일할능력이없는취약계층 " 에한정된정책으로추진해야지부작용을최소화함으로써경제발전과양립할수있다. 이런의미에서소위복지정책도음지에서안주하도록하기보다는음지탈출을도우는동기부여장치가보완된정책으로전환되어야경제발전과양립가능하다할것이다. 그러나오늘날표퓰리즘민주주의가만연한상항에서결과의평등이나혹은실체적기회평등 104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의이념을내걸고, 경제사회발전을위한다는경제정책마저사회정책으로추진함으로써오히려 사회를하향평준화시키는일이곳곳에서목도되고있는것이현실이다. 선진국경제의장기정 체현상이이러한현실과무관하다하기는어렵다고생각한다. Ⅵ. 발전경제학적관점에서보는공정한사회. 1. 정의, 공정문제를보는두가지관점 1) 정치철학적관점 : 정의, 공정은천부의정치적자유, 권리를배분하는문제 정의나공정에대한담론은그동안정치철학에의해주도되었다. 19) 그리고담론의핵심주제는천부의정치적자유 (political freedom) 나권리를어떻게공정, 혹은평등하게분배할것이냐하는분배정의문제였다. 이러한논의가그대로경제분야에확장적용되면서경제문제에있어서도부나소득의분배문제가정의나공정의담론으로자리잡았다. 그런데여기서특이한것은정치철학적담론으로서뿐만아니라경제적담론으로서의정의나공정의논의마저도분배의원천이되는부의창출문제에대해서는일고의고민도없이오로지분배문제에집중되고있다는점이다. 이는아마도논의의시발인정치분야가자유나권리의창출문제는없고오로지추상적으로주어지는정치적자유와권리를나누는문제만존재하기때문이아닌가싶다. 또한이러한사고가경제분야에도그대로전이된것이아닌가싶다. 이렇게되면무슨문제가생기는것인가? 이렇게되면누가무엇을어떻게창출하는가하는보다원천적문제는등한시하고그저있는부를어떻게나누는것이정의, 공정이냐하는추상적, 규범적논의에그치게된다는점이문제이다. 예컨대평등분배를주장하는롤스 (Rawls) 는 실제로존재하는양식은마땅히존재해야하는양식을결정하지않는다 고선언함으로써현실타파적규범적정의의입장을천명하였는데, 그는마땅히존재해야할양식으로서평등분배원칙을제시하고있는것이다. 물론여기서이러한평등분배가부의창출문제에는어떤영향을미치는 19) 공정은많은경우정의와같은의미로쓰인다. 공정이란불편부당하고공명정대하고사리에맞아야한다는것으로, 이또한정의로운것을의미한다. 공정 ( 公正 ) 과같은의미로쓰이는유사개념들로서는정의뿐만아니라정당성 ( 正當性 ), 합리성 ( 合理性 ), 평등 ( 平等 ), 그리고형평 ( 衡平 ) 을들수있다. 특히정의란이러한개념들을포괄하는의미로여겨지고있다. 이들개념에대한보다상세한논의는이영희 (2005) 를참조. 한국경제학회 10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지에대한깊은성찰은없어보인다. 이런방식의정의, 공정에대한입장은그래서과학적논거에의해서가아니라논자의정치적이념, 세계관에의해입장을달리하게되는추상적, 규범적, 철학적수준에머물게될수밖에없게된다. 필자는이런정의, 공정의개념을규범적정의 (normative justice) 라불러야마땅하다고생각한다. 2) 경제철학적관점 : 부나소득은창출되어야나눌수있는것 한편경제적관점에서보면부는나누기전에반드시새로창출되어야하는것이다. 부의창출문제가선결되지않고서는분배문제를논의할수없는것이다. 이런관점에서보면정치적자유 (political freedom) 와달리경제적자유 (economic freedom) 의문제는분배문제가아니라오히려부의창출문제라고할수있다. 물론여기서부의창출에참여한만큼분배받는것을분배정의라고할수있을것이다. 그러나그동안정의, 공정의문제는정치철학적담론에의해주도되면서부나소득의분배문제는강조되었지만어떻게창출할것이냐의문제는경시되어왔으며, 주어진재화와자원의배분문제에경도된주류경제학 (allocative economics) 도이런추세에편승해왔다고생각한다. 완전경쟁모형이지극히평등한모형이며, 복지경제학은시장의동기부여기능에역행하는, 발전역행적인규범적분배, 즉평등분배논리를담고있음을상기할필요가있다고생각한다. 이제경제철학적관점에서경제발전을훼손하지않는실증과학적정의 (positive justice) 의개념을찾아내야할때가되었다고생각한다. 그래야경제학도정치학혹은정치철학의하위학문이라는오명에서탈출할수있으리라생각한다. 2. 분배의공정성에대한현대적논의 : 발전친화적정의관을찾아서 샌들 (2009) 은공정을보는세가지입장을최대다수의행복을중시하는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선을강조하는공동체주의로분류하였다. 물론자유주의에는자유시장원리를강조하는전통적인자유주의자와개인의자유로운선택권을강조하면서진정한선택의자유를행사할수있도록정부가평등한물질적조건을제공해주어야한다는롤스유의평등주의자들을포함시키고있다. 그러나공리주의자도자유지상주의자도평등주의자도공동체주의자도파이가어떻게창출되는지, 나아가정의로운혹은공정한사회는부의창출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발전경제학적관점에서의문제를제기하지는않는다. 106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1) 자유주의자의사회 ( 분배 ) 정의부정 1 하이에크 (Hayek) 20) 시장을자생적질서로규정하고이질서의확대만이인류문명의번영을지켜줄수있다는철학적체계를확립하는데일생을바친하이에크 (Hayek) 는그의 법, 제정법그리고자유 ( Law, Legislation and liberty(1982) ) 의제2권 사회정의의환상 ( The Mirage of Social Justice) 에서, 사회정의 ( 경제정의혹은분배정의와동의어 ) 라는말은무의미한것이며, 이런말을사용하는것마저도생각없고, 남을속이는짓이라고혹평하고있다. 사회는동등한권리를갖는사람들을동등하게취급해야하며, 각자가자기가받을자격이있는것 --- 그것이선이든악이든--- 을받는것이정당한것이라는존스튜어트밀 (John Stuart Mill) 의사회정의혹은분배정의---밀 (Mill) 에서부터명시적으로이두개념을같은개념으로보기시작했음 --에대한정의 ( 定義 ) 는잘못된것이라고주장하고있다. 많은경우에이러한개념은동일한물질적보상을보장하는평등주의적고려를담고있는데, 이러한사회정의혹은분배정의개념은자생적시장질서의결과와아무런연관성도없으며, 이러한개념에대한믿음은실제로일종의미신이나다름없다고주장한다. 시장결과는항상기술 (skill) 과운 (chance), 즉우리말로운칠기삼 ( 運七技三 ) 의결과로서어느누구도사전에그결과를예측할수없는것이다. 따라서자생적시장질서로부터정의를요구하는것은어불성설이며, 특정한개인이나그룹의사람들에게특정한, 특히동등한몫을정해준다는것은오히려부당한일이라고보고있다. 시장결과는어떠한형태로든정의롭다거나정의롭지않다는평가의대상이될수없고, 시장을혹은사회를그와같이정의로운곳으로만들고자하는여하한시도도개인의자유를박탈하고궁극적으로전체주의사회를초래하게된다고본다. 사회정의는일종의도깨비불과같아이를좇다가는인류문명의발전을이끌어온중요한가치인자유의가치를포기하는결과를초래하게될것이라고우려하고있다. 그는자유의이념을기초로하는자유인의위대한사회 (The Great Society of Free men) 는시장의자생적질서에기초하고있기때문에, 이러한질서에위배되는예컨대, 평등의이념에기초한사회정의, 혹은분배정의는결국국가의무제한의개입을초래하여자유를해치고자유인의위대한사회를파괴하게된다고보는것이다. 하이에크에의하면평등분배의이념을담고있는사회정의혹은분배정의라는이념은실상은개념이불분명하기때문에그뜻을분명히알기도어렵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그말이풍기는소위고상한맛이나그이념을설파함으로써다소라도유식하고정의감에불타는도덕적인간으로비쳐질수있을것이라는선입관때문에무비판적으로사용되어왔음을부인하기어려운것이 20) 졸저 (2006) 의제 6 장에서일부전제하였다. 한국경제학회 10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오늘날의사회상황이다. 우리는여기서하이에크를따라사회정의개념을파기하기보다는그개념을경제발전의원리 에맞게재정의함으로논의의차원을바꿔보고자한다. 2 밀튼프리드먼 (Milton Friedman) 프리드먼도하이에크와유사한견해를피력하고있다. 삶은공평하지않다. 자연이낳은것을정부가수정할수있다고믿고싶은유혹도생긴다. 그러나우리가한탄하는적잖은불공평에서얼마나많은이익을얻고있는지깨닫는것또한중요하다. 무하마드알리가위대한권투선수가될수있는기술을타고났다는사실은 ( ) 결코공평치못하며, ( ) 무하마드알리가하룻밤에수백만달러를벌어들이는능력을가졌다는사실도분명공평치못하다. 그러나평등이라는추상적이상을추구하느라, 알리가하룻밤경기에서벌수있는돈이 ( ) 최하층사람이부두에서하루동안의비숙련노동으로벌수있는돈보다많아서는안된다고한다면 ( ) 알리를보며즐기는사람들에게는더욱불공평한일이아니겠는가? [Milton and Rose Friedman, Free to Choose pp.136-7: 샌들 (2010, p. 230) 에서재인용 ] 2) 배분경제학적관점에경도된평등주의정의혹은공정관 1 롤스의평등분배정의관 21) 현대의분배정의의논의에결정적인영향을미친 정의론(A theory of justice, 1971) 의저자인존롤스 (J. Rawls) 는정의를실체적평등으로정의한다. 그에게있어불평등분배를가져올수있는법앞의평등, 기회의평등이라는절차적정의는충분하지않다. 평등분배는도덕적명분이며그자체가인류가추구해야할목적적지향점이다. 분배정의측면에서볼때그는재능이나체력등의타고난자연적자산은그자체로서는아무런도덕적가치를갖지못하며오히려이러한자연적불평등은사회정의에의해수정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 재능으로부터의이득은공동의자산이며따라서공평하게나누어야된다는생각이다. 그에있어서분배정의란실체적평등분배를의미한다. 그는일반적정의관을다음과같이천명하고있다. " 모든사회적기본가치 자유와기회, 소득과부, 그리고자존심의기반 는이러한가치들의일부또는전부의불평등한분배가모든사람들에게이득을주지않는한평등하게분배해야한다." 22) 21) 졸저 (2006) 의제 6 장에서일부전제하였다. 22) 롤스 (2004), p. 107 108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여기서한가지흥미로운것은이러한존롤스가이전의다른저작에서는이와는반대의견해를피력했다는사실이다. 존롤스는, 원하는것에대한정당한분배 (the task of selecting specific systems or distributions of desired things as just) 라는것은잘못된원칙으로서파기해야만하며, 어떠한경우에도분명한답을구하기는어렵다고선언하고, 정의의원칙이란단지사람들이자신들의분배몫에대해불평하지않도록분배제도가지켜야할중요한제약조건을정의할뿐으로이것만지켜진다면결과적인분배가어떠하든, 평등하든불평등하든, 정의롭다고봐야한다고주장하였다. 23) 이점에대해서는분배정의개념을정면으로부정했던하이에크도동의하고있다. 24) 롤스는상기한평등분배사회정의관을도출하기위해어떠한인위적인것도배제된초기적이고자연적인무지의상태 (veil of ignorance) 를상정한다. 그는이를원초적상태 (orginal position) 라하였다. 이는사회계약을통해호혜적공동체사회를이루고정치적, 경제적이득을추구함에있어서자연적재능과사회적여건의우연성을배제하는원초적평등분배의정의관을결과하게끔구성된것이다. 원초적입장을이런식으로구성하는정당한근거로서그는아무도자신의자연적자질의분배분에있어서나사회에있어서최초의출발점에대한당연한권한은없으며그러한특성들은도덕적관점에서볼때임의적이라고보았다. 이와같은의미의원초적입장에서사회적인기본선 ( 자유, 기회, 권력, 소득, 부, 자존심의기반등 ) 의분배원칙을정함에있어서는우선평등에서출발하는것이합리적이라고본다. 이러한결론의논리는다음과같다. 원초적입장에있는당사자들은미래에대한무지와여기서나오는불확실성때문에항상자신이최하층으로떨어질위험에노출되어있다. 자신을위해어떤독점적이익을취할길도없지만또한그들은자신의이익을추구하는합리성으로인해자기에게특별한손해를그대로묵과할이유도없다. 따라서그들이사회적기본가치의분배에있어서동등한몫이상을기대한다는것은부당하며동등한몫보다적은것에합의한다는것도불합리하다. 즉그들이할수있는현명한길은최악의상태에대비하여평등한분배를요구하는원칙을정의의원칙으로받아들이는일이라할수있다. 롤스는이러한원칙을최소극대화기준 (maxi-min criterion) 이라부르고있다. 25) 그런대, 우리의생각으로는이원리는, 자칫자신이가장불리한 ( 최하층의 ) 위치에떨어질가능성때문에모두가다아무도남보다더나아지지못하도록하는분배제도를선호할것이라는 23) Rawls(1963), p. 102 24) 이에대해서는 Hayek(1982; 서문과제 2 권, p.100, 그리고주 44) 참조. 그러나하이에크는불행하게도롤스가그의 1971 년의정의론에서 사회정의 (social justice) 라는용어를사용하고있을뿐만아니라, 확실하지는않지만 1963 년연구에서주장한위의내용을분명히천명하지않음으로써그의정의론이사회주의윤리서, 혹은사회주의옹호서로오해받고있는것같다고평하고있다. 25) 이에대해서는롤스 (2004), 제 3 장참조. 한국경제학회 10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것으로, 내가잘하지못할가능성때문에남도못하도록만드는특이한평등주의체제를상정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 어쨌든이러한롤스의사회정의관을포함하여사회및도덕철학적관점에서보는사회정의관의본질적특징은 분배에있어서는평등이기본이며차등은예외 로보는데있다. 이러한시각에서보면정치 경제 사회제도나그운영방식또한평등을지향하는방향으로나가는것이도덕적으로옳은것이다. 정의문제에있어서증명의부담 (burden of proof) 은차등쪽에서지는것이며, 따라서차등은그것이정당화될수있는경우에한해서만, 즉롤스의말을빌리면가장불리한위치에있는사람들 (the least advantaged) 에게이득이될경우에만예외적으로허용되어야한다고보는것이다. 26) 한편롤스의프리드먼의견해에대한논평도흥미롭다. 롤스는 정의론 에서, 앞에서인용한프리드먼의삶은공평하지않다는주장과관련하여실제로존재하는방식은마땅히존재해야하는방식을결정하지않는다고주장함으로써규범적정의관에대한믿음을피력하였다. 재능이분배되는방식과사회환경의우연성이부당하다는이유로제도를강제하는것은언제나문제가있게마련이며, 그러한부당함은인간의합의에도나타날수밖에없다는주장이있는데, 우리는그것을거부해야한다. 더러부당함을간과하는구실로도이용되는그주장은부당함을묵인하지않으려는태도를죽음을받아들이지못하는태도와똑같이취급한다. 자연의분배방식은공정하지도, 불공정하지도않다. 인간이태어나면서특정한사회적위치에놓이는것역시부당하지않다. 그것은단지타고나는요소일뿐이다. 공정이나불공정은제도가그러한요소들을다루는방식에서생겨난다. [Rawls, A Theory of Justice, sec. 17: 샌들 (2010, p.230-231) 에서재인용 ]. 여기서 제도가그러한요소들을다루는방식 에대한롤스의생각은바로우연성을배제한평등주의방식이라고해석된다. 2 샌들의공동체주의 샌들은공동체주의자로서, 롤스의자유로운선택에의한사회계약합의와자신의선택에따른책임만을인정하는자유주의적태도는적극비판하면서도, 그의평등분배주장에대해서는애매한태도를취한다. 공동의이익을위한평등분배는공동체주의의특징이라할수있고그래서샌들자신도평등주의를벗어나기는어렵다. 그래서샌들은다음과같이롤스의평등주의를지지하고있다. [ 롤스는우리가그러한요소를다룰때, 서로 [ 타인 ; 개정판 (1999)] 의운명을공유하고 우연히주어진선천적이거나사회적인환경을 [ 자신을위해 ] 이용하려면그행위가반드시공동의이 26) 롤스의전게서, p.123-133 참조 110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익에도움이되어야한다 는데동의하자고제안한다. 롤스의정의론이궁극적으로성공하든실 패하든, 그이론은미국정치철학이아직내놓지못한, 좀더평등한사회를옹호하는가장설득 력있는주장임에분명하다.] [ 샌들 (2010) 의 p. 231] 3) 실증과학적차별화정의관 필자는시장을 경제적차별의장 ( 場 ) 이라정의하였다. 경제적차별화란경제적으로다른것을다르게취급하되항상스스로돕는자를더우대하는것이라고정의하였다. 그리고경제적차별화는경제 사회발전의필요조건이라고천명하였다. 27) 시장은성과에따른차별화를통해경제주체모두에게동기를부여하는장치이다. 시장은모든경제주체들을경제사회에대한기여에따라차별적으로대접하며이를통해경제주체들간의차이와차등을만들어낸다. 물론그래서열심히노력하여보다좋은성과를내는경제주체에게는경제력이집중되기마련이다. 이러한시장의차별화기능이원활할수록경제발전은빨라진다. 이러한시장관 ( 市場觀 ) 과경제발전관은세상사람들을사회에대한경제적공헌의측면에서다르면다르게, 같으면같게대접하는것이경제적으로옳다는판단의현실적, 그리고논리적근거가되는것이다. 다시말해경제적차별화는또다른형태의경제정의 ( 正義 ) 의표현방법이라고할수있다. 이러한입장에따르면특정한이유로특정그룹의사람들에게특정한몫을보장하거나 ( 예컨대특정한계층에속하기때문에특정한분배몫을보장하거나 ), 부나소득의분배를균등하게하려는평등주의적배분정책은시장의차별화기능과배치된다. 시장은운칠기삼의결과에따라차별을할뿐사전에어떠한보장도하지않는것이그본래기능이다. 시장의차별화기능 ( 에따른배분 ) 은도덕적가치판단의대상이아니다. 세상이치가그러할뿐인것이다. 따라서이러한시장의차별화기능에역행하는정부의개입은시장의기능을무력화시킬것이며, 결국은발전에는역행하게될것이다. 따라서특정한혹은평등한분배몫을보장하는어떠한사회정의, 분배정의, 경제정의, 공정한사회의개념도시장의차별화기능과는양립할수없기때문에경제사회의발전을이끌어낼수가없는것이다. 그래서차별화원리와같이갈수있는자유의가치 ( 이념 ) 는사회의발전을이끌어낼수있지만차별화원리를수용하지못하는평등의가치 ( 이념 ) 에기초한사회정의나분배정의는발전을이끌어내기어려운것이다. 시지위크는정의 ( 正義 ) 를 서로비슷한경우들을비슷하게대우하는것 이라고정의하였다. 28) 물론이공식에따르면불의 ( 不義 ) 란비슷한경우들을다르게대우하는것을의미하게된다. 이 27) 앞의 II 장의논의혹은졸저 (2006; 2008) 참조 28) 복거일 (2005) 에서재인용 한국경제학회 11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러한시지위크의주장에따른다면경제적차별화는바로정의로운반면, 경제적으로다른것을다르지않다고하는경제적평등주의는정의롭다할수없게된다. 우리는경제적차별화는그자체로서정당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형평에맞는다고본다. 따라서경제적차별화는정의에부합한다고본다. 그래서필자는경제적차별화에따른분배, 즉각자가자신이이뤄낸성과에부합하는보상을받는분배를차별화정의 ( 差別化正義 ) 라불렀다. 29) 그러면차별화정의 ( 正義 ) 는그동안사회철학이나정치철학담론의중심이되어온실체적평등을지향하는분배정의 ( 正義 ) 와어떻게구별되어야할것인가. 필자의판단으로는, 차별화정의는차등을기본으로하고평등을예외로보는, 앞에서정의한경제발전을훼손하지않는 실증과학적정의 ( 正義 )(positive justice) 라고부를수있는반면, 실체적평등을추구하는정의는평등을기본으로하고차등을예외로보는, 롤스적인 당위론적혹은규범적정의 ( 正義 )(normative justice) 라고부를수있다고생각한다. 우리는여기서분배정의의또다른표현인 공정, 형평 이라는개념도당위론적혹은규범적정의보다는실증적정의차원에서 차별화정의 를의미하는것으로재해석해야할필요성을제기하고자한다. 공정이란경제적으로다른것을다르게, 같은것을같게취급하는것이어야지경제적으로서로다른데도정치적인이유로같게취급한다고한다면이것이야말로공정에어긋난다할수있는것이다. 이렇게보면, 공정의개념을제대로차별화정의로해석할때, 발전은공정과같이갈수있으며결과적으로는공정없는발전은불가능하다고까지할수있는것이다. 이러한관점에서보면공정한분배, 공정한사회의의미가부의창출에참여해서기여한만큼의분배혹은대접을받는것을의미할때라야, 공정의개념이현실의시장기능, 그리고경제발전에친화적이될수있는것이다. 3. 발전친화적인공정의잣대 : 법앞의평등 30) 1) 공정성 잣대의상대성 : 이념과공정성 사상사를통해서보면인류는공정 (fairness), 평등 (equality), 정의 (justice) 등에대해어떤절 대적의미나정의 ( 定義 ; definition) 를부여하고자노력해왔지만실제결과는해석하는자의세 29) 최근복거일 (2005) 은자본주의체제가정의로운이유를재산권이기본적으로재산의형성에대한공헌에바탕을두고있기때문이라고주장하고있다. 이것을우리의표현으로바꾼다면자본주의사회는재산에대한소유가차별화정의에따라결정되는체제이기때문에정의롭다고할수있다. 30) 이절의논의는졸고 (2011) 에서일부전제하였다. 112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계관 ( 이념 ) 에의해그의미하는바가크게달라지는상대적개념으로발전해왔다. 예컨대공정, 평등의잣대가법이어야하느냐, 기회이어야하느냐, 결과이어야하느냐의논쟁이바로그예이며, 공정과유사한의미로쓰이는정의에대해서도각자의세계관에따라다양한견해들이제시되고있는것이다. 민주주의의역사에서공정혹은평등의개념은대체로 1 법앞의평등 2 기회의평등 3 결과의평등등 3가지개념이사용되어왔다. 법앞의평등 (Equality before the law) 은누구든지법에의해규정된경기규칙에따라참가할수있는권리를평등하게보장받지만경쟁의결과는각자의노력이나실력, 혹은운에의해결정된다는개념이다. 즉특정결과를보장하지않는다. 기회의평등 (Equal opportunity) 은경기에참여할수있는기회를사전적으로평등하게보장한다는의미로해석하지만, 기회라는말을어떤기준에따라해석하느냐에따라그의미가크게달라진다. 법앞의평등한기회를넘어특정결과를성취할수있는기회, 소위실질적기회의평등을보장한다는의미로해석하게되면기회의평등은사후적결과의평등을의미하게된다. 결과평등 (Equal outcome) 은경기의결과를평등하게보장한다는의미로경제적역량이나노력, 운에관계없이모두에게같은결과를보장하는것이다. 이러한 3가지해석중어떤해석을수용할것이냐하는것은해석하는자, 혹은그사회의이념적성향에의해달라진다. 자유와평등이라는민주주의의양대이념중자유의이념이강한사회는법앞의평등, 평등의이념이강한사회는결과의평등으로해석하는경향이있으며, 기회의평등에대해서도전자의사회는법앞의기회평등, 후자사회는실질적결과평등으로해석하는경향이강하다. 2) 기회평등의모호성 : 국내정치권이나일부학계의해석과문제점 이명박대통령은최근 기회의균등이공정사회의기본바탕 이라고강조하여공정성을판단하는 분명한 잣대로서 기회균등 ( 평등 ) 을제시한바있다. 그러나 기회의평등 은말자체는매력적이나이미지적한대로이념적성향에따라 법앞의평등 과 결과의평등 의중간어느곳이든지해당될수있는상대적개념으로서실제적용하기에는그의미가모호해논란의소지가크다. 정치권이나일부학계에서는표현은기회의평등혹은공정이라하면서도실제의미는 같은결과를향유할수있는공정한기회 를시사함으로써결과의평등, 혹은공정을염두에두는경우가많아보인다. 나아가결과의불평등자체를불공정기회의결과로치부하는경우를많이보게된다. 논리는기회가문자그대로공정하다면결과또한평등해져야하는데그렇지못한것은결국기회불공정의반증이아니냐는입장인것이다. 한국경제학회 11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42.195km 마라톤경주에서매킬로마다기회의공정을내걸고다시새로출발하게하면결승선에는같이골인하게되는것과마찬가지로기계적으로매시장기 ( 市場期 ) 마다기회의평등을강요하면결과의평등이보장될수는있을것이다. 그러나시장의결과는과학적으로다설명할수없는것이다. 같은기회가같은결과를보장하지않는것이시장의본질인것이다. 하이에크의지적처럼운칠기삼이바로시장결과의본질이다. 이런현실을무시하고너무기계적으로기회의평등을추구하여, 양육 (nurture) 을통한개인적차이는물론타고난본성적 (nature) 차이, 나아가시장에서불가피하게부딪치는운 ( 運 ) 등을수용하지않으려하면사회는획일화되고하향평준화는불가피해진다. 더구나경제적기회야말로정부가보장하기도어려운것이다. 시장에서의기회는오직열심히노력하는주체에게만, 혹은운이좋은주체에게만찾아오기때문이다. 정부가이모든요인들을통제하지못하는한정부가공정한기회를모두에게보장한다는것은불가능한일이된다. 한편우리정부는공정의의미가결과의평등이아니라기회의평등이라주장하고있지만정부의진의가무엇이든사회주의좌파성향의그룹은 실질적혹은결과의평등 으로해석하여주장할것이며, 자본주의우파성향은 법앞의평등 에무게를둘것이고논쟁은끝이없을것이다. 3) 법앞의평등 이발전친화적인공정의잣대 1 공정의핵심인평등은어떤평등이어야하나? 복잡경제는진화한다. 당위가아니라현실이자연선택을결정한다. 롤스의 실제로존재하는양식은마땅히존재해야하는양식을결정하지않는다 는주장은 마땅히존재해야하는양식이실제로존재하지않는이유는마땅히존재해야할양식이자연선택되지않았기때문 임을인지하지못한주장이다. 아무리아름답고이상적인정의로운사회도우주의섭리인복잡경제의변화원리에역행하게되면자연선택에서탈락되어실존할수없는것이이세상의이치이다. 공산, 사회주의가소멸된이유가현실시장의작동원리에안맞는제도를추구함으로써자연선택과정에서탈락되었기때문임을상기해보면공정한사회의잣대가어떠해야하는지그한계를가늠해볼수있을것이다. 발전친화적인공정은시장의차별화기능과이를통한경제의진화과정을억제하지않는, 차등과차이 를적극수용할수있는개념이어야한다. 결과의차이나차등은복잡경제의본질이며, 결과의평등은어느누구도보장할수없다. 시장결과는운칠기삼이기때문이다. 자연적재능 (nature) 의우연이나양육 (nurture) 의행운을완전히배제한무지의베일은있을수없다. 이를완전히배제한상황은진화와발전이거세된상황이다. 기회의평등, 또한보장되지않는다. 기회야말로시장현상이며운칠기삼의전형이다. 다만남보다더노력하는자에게만더좋은기회의가능성이열릴뿐이다. 114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법앞의 ( 기회 ) 평등 만이결과의차등을허용함으로써시장의동기부여기능을해치지않을것이기때문에복잡경제의진화와발전과양립할수있을것이다.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공정성은, 법에의해기회가평등하게주어지지만결과는자신이책임지는 법앞의평등 이기본원칙이되어야한다. 시장경제는자유의이념과법앞에기회의평등을그기본으로하며, 결과의평등혹은소위 실체적기회 로포장된결과의평등과는같이갈수없다. 법앞의평등 만이시장의차별화기능을포용할수있으며따라서발전친화적인공정한사회를담보할수있다. 이런관점에서보면, 기회의평등 도보다엄격하게 결과의평등 보다는 법앞의기회평등 으로그의미가정립되어야개인과기업의자발적노력을자극하여경제사회발전에도친화적이될수있다. 특히평등과사회주의적이념이강한한국사회에서는공정은결과의평등으로해석하는경향이강하기때문에한국경제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서는공정의잣대가 법앞의평등 임을지속전파하는것이필요하다. 2) 경기규칙 ( 법 ) 의내용과집행이공정해야동기부여기능을원활히수행할수있다. 법앞의평등이실질적으로발전친화적인공정의잣대가되기위해서는다음의두가지전제가충족될필요가있다. 우선법의내용이공정해야한다. 시장경제에서의공정은부의창출에기여한만큼받는것을의미한다. 자조하여흥하는이웃이그에합당한만큼부를쌓는것 이공정한것이다. 다음으로법집행이공정해야한다. 지위고하와빈부귀천에관계없이법앞에어떤차별도있어서는안된다. 이것이공정, 신뢰사회의기초이다. 이러한조건이충족되는경기규칙, 즉제도하에서라야시장의동기부여기능이활성화되어발전의역동성을유지할수있다. 4. 새로운경제철학담론 : 발전친화적차별화정의관 지금까지의논의를통해얻을수있는중요한시사점은정치철학적, 혹은사회철학적담론에주도된분배정의관을적극적으로수용해온국가들의경우예외없이경제발전의둔화, 정체를경험해왔다는점이다. 필자는이이유가그동안의평등분배를주장해온분배정의관과복잡경제의발전원리간의상충과마찰에있다고본다. 부의창출문제에대한고민없이있는부를평등하게나누는문제에만천착해온그동안의분배정의관은차등과차이를만들어냄으로써, 동기부여를통해흥하는이웃의양산체제를만들어내는경제발전의원리에역행할수밖에없는것이다. 그동안인류는발전역행적인정의관과공정관, 즉규범적정의관 (normative justice) 에빠 한국경제학회 11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져있었음을의미하는것이다. 경제철학적관점에서보면정의와공정의문제는왜분배의불평등이생기느냐의문제가아니라 왜부의창출에의참여가불평등한가 의문제가되어야한다고생각한다. 이제부의분배문제에서부의창출문제로담론의전환이필요하다고생각한다. 부의창출이라는관점에서보면, 복잡경제의진화, 발전원리가우리의선택의폭을제한한다. 차등과차이, 차별을통한동기부여, 경제력의집중과집적, 시너지의창출원인흥하는이웃.. 등등을허용하지않는어떤제도나사회도진화과정에서도태될수밖에없기때문이다. 이제발전친화적정의, 공정은차등과차이를적극수용하는, 경제적으로다른것을다르다고하는차별적정의로서, 기존의정치철학담론의 규범적정의 와는달리발전경제학적논거에근거한 실증과학적정의 (positive justice), 공정으로재정립되어야한다. 그래서발전친화적인공정한사회의잣대또한법앞의기회의평등일수밖에없는것이다. 자본주의의분배구조의모순처럼인용되는 80:20의파레토원리는배분의문제로볼것이아니라부의창출문제로봐야한다. 소위파레토법칙 (Pareto principle) 에의하면부의 80% 를 20% 의인구가소유하는경향이있다고한다. 그런데이를자본주의사회는 20% 의소수에게만혜택을주는, 혹은소수에게만이득을주는불공평한, 혹은불공정한체제라는의미로해석하는경향이있다. 그러나이는배분경제학적관점에서만문제를보는편협한시각이다. 부의창출이라는관점에서본다면파레토법칙은사회의부의 80% 를소수의 20% 가창출한다는의미를갖는다. 여기서적절한질문은어떻게하면 20% 에집중된부를 80% 의인구에게나누어줄것인가? 가아니라, 왜이런부의창출구조의불균형이발생하는가?, 어떻게하면보다많은인구가부의창출과정에참여할수있도록할것인가? 라야발전친화적일수있는것이다소위양극화문제를봄에있어서도분배적관점에서보면소득분배의불공정성, 혹은불평등성으로해석할수있지만부의창출문제로보면소수가그사회의부의보다많은부분을창출하고있음을의미한다. 역으로다수가부의창출에적절히참여하지못하고있음을의미하는것이다. 이상황을문제로보고풀어내려한다면올바른질문은어떻게하면다수를더많은부의창출에참여하게할것인가하는문제이어야지, 어떻게하면소수가소유한부를다수에게재분배할것인가하는소유의재배분문제로접근해서는안되는것이다. 물론부의재분배를통해원천적으로부의창출에참여할수없는, 즉일할능력이없는경제주체들의경제문제를해결해야할사회적책임과필요성은항상높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경제문제인부의창출문제를재배분이라는정치사회문제로접근하면답을찾기는어려워지고부의창출은더어려워지고양극화는더심화된다. 마이클샌들 (2010) 의공정분배문제의예인, 케이크를공정하게나누는문제 를보면 케이크를자르는사람과먼저선택하는사람을다르게하면공평한배분에가까워진다 고했는데, 이문제에있어서도보다더근본적인문제는배분에앞서누가이케이크를창출했는지하는문제 116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를생각하는것이중요하다. 어느경우에도케이크를창출한사람에더많은배분이되어야동기부여를통해그사회의부의증가를가져올수있는것이다. 이를무시하고단지평등분배문제에만천착하면부의창출은더어려워진다. 로버트라이시 (2010) 는 1930 년대대공황과최근의경제위기의원인을찾는과정에서, 1928 년과 2007 년모두상위 1% 인구가부의 23% 이상을소유하였으며, 이러한분배의불평등이양경제위기의원인이라주장하였다. 그래서경제위기를방지하기위해서는소득재분배강화가해법이며, 부자에게서더많은세금을징수하여중산층소득보조를늘려중산층살리기에나서야한다고주장하였다. 그러나이문제또한중산층이그만큼부의창출에충분히참여하지못하는문제임을잊어서는안된다. 따라서이문제는재분배로해결될수있는문제가아니라중산층을위한더많은일자리창출로해결해야근본적인대책이될수있는것이다. 만일라이시의해법을강화한다면부의창출에는부정적인결과를가져올수밖에없는것이다. Ⅶ. 환상을좇는나라? 1. 공정을결과의평등, 혹은실체적기회평등의안경으로보면세상은언 제나불공정하다 지난해이명박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공정한사회문제를제기하면서우리사회에는 공정 에대한논의가봇물을이루고있다. 당시한여론조사결과를보면, 4명중 3명이한국사회가공정하지못하다고응답하고 10명중 6명이현정부가국정과제로내세운공정한사회정책이성과가없을것이라며비관적으로전망했다. 31) 그렇다면과연한국사회는다른나라에비해정말로 31) 동아일보, 2010. 9. 10 일자보도 : 한국사회가전반적으로공정하다고생각하느냐 는질문에 53.2% 는 대체로불공정하다 고답했고 17.2% 는 매우불공정하다 고답했다. 총 70.4% 가불공정하다고답한것. 취업의기회, 분배등사회생활의영역별공정성에대해서는모든영역에걸쳐 불공정하다 는응답이절반을넘었다. 특히정부고위직인사가불공정하다는응답이 74.5% 로공정하다는응답 (19.2%) 보다압도적으로높아고위직인사에대한불신이극심한것으로재차확인됐다. 취업기회는 61.8% 대 32.7%, 경제활동성과의분배는 58.3% 대 33.2%, 민형사사건에대한사법부의판단도 52.6% 대 35.8% 로불공정하다는응답이공정하다는응답보다많았다. 불공정한행태가가장많이벌어지는분야로는 59.0% 가정치권을가리켰다. 2 4 위는법조 (7.9%) 교육 ( 초중고교 7.9%) 중앙정부 (7.3%) 순이었다. 머니투데이, 2010. 10. 11 일자보도 : 국민 10 명중 7 명이상이우리나라를공정하지않다고보고있는것으로나타냈다. 또최근정부가중점추진하고있는 ' 공정 한국경제학회 11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공정하지못한나라인가?, 그럼우리는공정한사회를위해아무일도안하고있단말인가?, 아니면하고있지만제대로하고있지못하다는것인가? 라는의문이생긴다. 그리고우리가노력하고있음에도불구하고아직도갈길이멀다고한다면, 보다근본적으로는우리국민들의공정한사회의잣대는무엇이며우리사회가이에대한이해나합의는있는것인가? 하는의문을제기하지않을수없을것이다. 설문의결과가우리사회는불공정하며, 정부가노력한다하지만별무효과일것이라는비관적전망이바로이런근본적인의문을뒷받침한다고할것이다. 여기서는우리사회의공정성과연관된몇가지지표와정책들을살펴봄으로써우리사회가공정의문제를어떤잣대로보고있는지가늠해보고자한다.. 첫째로불공정, 혹은불평등지표의가장대표적인상징이자그해소를위한가장대표적인수단의하나가대학교육수혜여부이다. 우리나라고등학생의대학진학률은 2006 년기준으로 91% 로서전세계어느국가와도비교할수없을만큼높다. 이웃일본이 57%, 세계최강국미국이 82%, 영국이 59%, 그리고평등의나라라는프랑스가 56% 이다. 이렇듯거의전국민이대졸자인공정한사회를이루었지만대졸자들의경쟁력이높아졌다는평가는별로없고대졸자들의취업률은개선되지못하고있다. 이제어느누구도전국민이대졸자인사회를공정한사회라생각하지않고있다. 둘째로우리나라의소위공정경쟁을위한다는대기업규제는세계어느나라보다도강도가높고직접적이다. 공정거래법 제2장은시장지배적지위남용금지의장으로제3장은경제력집중억제의장으로대기업이라는이유하나로정부의밀착감시와규제를받고있다. 이에반해중소기업은지난 30년동안단지작다는이유로거의 200여개에달할정도로그물망같은촘촘한지원제도에의해국가의보호를받고있다. 그결과중소기업의비중은 99% 에이르러 OECD 국가중최고수준을보이지만여전히중소기업과대기업관계의불공정성문제가가장정치적으로인기있는화두가되고있다. 심지어중소기업과대기업관계의공정성을강화할목적의특별조직인동반성장위원회까지발족하기에이르렀다. 셋째로평준화교육으로학교간, 학생간차별을없애고, 수능문제를쉽게내어 1등급을받고도서울대들어가기어려울정도로 1등급을양산하는등, 학교와학생의우열을없애고실력차에관계없이평등한자격을주고자노력하고있다. 그런데도수능을더쉽게낸다는것이정부의방침이다. 이렇듯모든학생들에게동등한기회는물론동등한결과를만들어주는소위공정교육을실시하고있지만우리교육현장을공정하다고보는사람은많지않다. 넷째로종합부동산세로 9억원이상주택보유자에게는소득에관계없이부유세를부과하는 한사회 ' 정책에대해서는국민절반이상이성과를얻지못할것으로전망했다... 한국이공정한사회인지에대한인식에서응답자중 74.3% 는한국사회를공정하지않다고평가했다... 이와함께이명박대통령이집권하반기국정과제로내세운 ' 공정한사회 ' 정책에대해서는국민의 10 명중 6 명은 ' 성과가없을것 '(59.7%) 으로내다봤다. 118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반면우리나라국민의절반정도가소득세를납부하지않을정도로면세특혜를남발해왔다. 그러나면세대상인국민들은이사회를공정한사회라생각하지않는다. 다섯째로지역균형발전을위해수도권은너무과밀하다는이유로 40년가까이대기업의공장입지와 4년제대학의설립등에있어지속적이고강도높게규제를받아왔다. 32) 최근에는수도권에서지방으로이전하는기업들에게특별세제혜택을부여하는등반수도권, 친지방적평등주의정책을제도화하였다. 수도권주민들은법적ㆍ제도적차별을일방적으로감수하고있는것이다. 같은맥락에서수도권대학에비해지방소재대학을우대하는각종의차별적정책이시행되고있다. 그러나아직도지방은이나라가공정하다고생각하지않는다. 우리나라의소득분배는경제도약을이뤘던개발연대동안상대적으로양호한수준을유지했을뿐만아니라 1997 년외환위기이후다소악화되기는했지만여전히상대적으로양호하다는평가를받고있다. 33) 그러나우리사회는양극화가문제이며, 그래서공정하지못한사회라는목소리만크게들리고있다. 이러한예들은그것이공정이라는이름하에추진되지만결국결과의공정, 혹은평등을추구함으로써오히려사회발전에역행할수도있음을시사하는경우들이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국민들의높은기대에는못미치고있는것이다. 좋은뜻으로열심히공정한사회를외치고그실현을위해노력했지만결과는실망스러운것이다. 우리는혹시실현불가능한환상--결과의평등--을쫒고있는것은아닌가? 이런시각에서보면현재우리나라에서소위정의나공정이라는관점에서논란이되는많은현안들도표면적으로는기회의공정이나평등을내걸고있어보이지만사실은결과의평등을염두에두고있음을감지할수있다. 1) 대기업과중소기업의기회공정 ( 평 ) 문제도중소기업에게대기업업종을포함기업활동에의진입의자유가보장되고, 대기업의불공정거래관행을방지하는정부의노력이적절히경주되는한중소기업환경은공정하다고봐야할것이다. 이를중소기업의기업활동자유보장을넘어대기업과경쟁할수있는동등한경제적힘을보장해야한다는실체적기회평등의미로확대해석하면결국결과의평등을주장하는셈이된다. 2) 중소기업에대한지원요구도잘하나못하나차별말고평등하게지원해달라는데부를보다많이창출하는기업과그렇지못한기업을같이취급하는것이공정한것인지고민해야한다. 3) 교육평준화문제도 기회평등 의옷을입고있지만실제로는결과평등을추구하고있어문 32) 부산시도같은이유로규제를받아왔다. 33) 2009 년 OECD 통계연보 에의하면우리나라의지니계수는 0.31 로 OECD 평균이고 35 개회원국중 17 위로서그다지나쁘다고할수없다. 한국경제학회 11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제를야기하고있는것이다. 정의니공정이니하며학교차별과격차를없애야한다고소리높이지만실상은모두서울대를가고싶어그러는것인데이렇게해줄수는없으니어떤제도를해도불공정하다할수밖에없게되는것이다. 격차와차별을없애자는요구는결국모두좋은학교에진학할수있게해달라는요구가아니겠는가. 4) 지역균형발전문제도똑같이기회평등이라는논리로포장되고있지만사실은결과평등을요구하는것이다. 결과에대한책임을지는자치, 자율권주장은안하고공정, 평등재원배분만요구하는것이바람직한것인지진지하게고민해야한다. 5) 소득재분배정책은최근선택적복지냐보편적복지냐의논쟁이주를이루고있다. 그러나필자의판단으로는복지의최우선과제는일자리창출과공급을강화하는것이되어야하고, 그다음은선택이냐보편이냐하는문제보다도무상복지에따른부작용을최소화하는문제가되어야한다고생각한다. 무상복지로인한도덕적해이와복지재정의부담등을고려하면선택적복지에동기부여 ( 차별화 ) 장치를보완한복지제도가답이아닌가생각한다. 6) 그동안경제민주화를통해대기업이나부자가없는, 경제적으로평등한사회가되어야선진국이된다는생각들이여러가지형태로표출되어왔다. 즉흥하는이웃이없어야내가흥하고선진국된다는, 경제발전원리에역행하는평등분배정의관이그동안한국경제운영의패러다임으로고착되었다. 우리는그동안발전역행적결과평등의환상을좇아온셈이라할수있을것이다. 2. 공정한법과집행으로법앞의평등을추구해야 물론우리사회에는실제로공정성이부족한부분이많이남아있는것이사실이다. 특히그동안고위직공직자들의청문회과정에서드러난것처럼 --- 물론청문회자체가얼마나합리적으로그근본목적에부응하고있느냐에대해서는부정적인시각이많지만--- 고위층들이불법을저지르고도법의처벌을받기는커녕오히려고위직으로내정되는모습때문에많은국민들에게실망감을안겨준것은사실이다. 또한그동안대통령의사면권행사과정에서, 정치인이나대기업소유주등우리사회에소위힘있는사람들에게법이특혜적으로적용되어이들이형기도채우지않은채버젓이사면되는모습이되풀이되면서법적용이공정하지못하다는인식을국민들에게심어준것도사실이다. 한편지난해 외교부특채 논란의경우도 법앞의평등 원칙을무시하고 법을초월한특권 을남용한것이국민들의분노를촉발시킨원인이다. 고시준비생들이공채를존속시켜달라는요구는 법앞의평등 을보장해달라는의미이다. 이와같이법의내용이나집행의불공정성과관련해서는정치권과정부의책임이제일크다고할수있다. 이런문제는모든국민에대해지위고하, 빈부귀천을불문하고법앞의평등을통해 120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법을제대로시행하고적용하는것이바람직한해법일것이다. 만일법이사회의공정기준과상식수준에맞지않으면법을먼저고쳐 법앞의평등 원칙을살리는것이순리이다. 특히법, 제도보다도덕과정서를먼저강조하면객관적기준없이포퓰리즘과마녀사냥의유혹에빠질위험이있으므로경계할필요가있다. 그래서공정한사회문제는공정한법제도의정착과그엄격한집행을통한 법앞의공정 의문제로실사구시적으로접근해야지정치적이념에치우치거나사람의문제, 즉도덕의문제로접근하면실익보다혼란이더많을가능성이있다. 그러나위에서지적한예에서와같이사회가애를쓰고있지만실제성과나국민의평가가기대에미흡한경우는보다근본적인의문으로돌아가우리의공정의잣대가잘못된것은아닌가?, 도대체공정의잣대는무엇이어야하는가? 하는질문에대한답을찾고이에대한국민적인합의를이끌어내는일에천착할필요가있다고생각한다. 물론우리의권고는 법앞의기회평등 만이정부가합리적으로보장할수있는공정의잣대이며이점을국민들에게인식시키는꾸준한노력이필요하다고본다. 그러나공동체적관점에서보면, 사회가교육기회의확대와직업선택기회의공정을확보함으로써출생이나양육환경의차이에서오는차등이나차이에따른결과의차이를최소화하는노력을경주해야할필요성은여전히크다고할것이다. Ⅷ. 일자리없음이만병의근원이다. 농경사회를대체한자본주의산업사회는인간을농토에서분리시켰다. 이제인류는대다수사람들이임금근로자로서삶의터전을땅이아니라기업에서찾는독특한경제체제를개발한셈이다. 이제기업은과거의농경지와같은역할을하고있는것이다. 기업과분리되면빈곤층의나락으로, 좋은일자리를잡으면중산층, 상류층으로신분상승을이루게된다. 일자리를통해부의창출에참여하느냐, 못하느냐가신분, 계층의차이를가져오는것이다. 자본주의신발전원리는기업이경제발전의주역임을잘보여주고있다. 기업의성장없이발전하는나라는존재하지않는다. 우리의삶의수준과질의향상은바로이런성장하는기업들이창출하는일자리를통해이루어진다. 일자리가자본주의시장경제의제일의복지수단인것이다. 따라서기업의투자와일자리창출능력에장애가오기시작하면자본주의사회는병들수밖에없다. 따라서자본주의임금근로사회의만병은실업에서오는것이다. 공정한사회니평등사회니정의사회니양극화니하는문제제기는결국일자리없는문제, 부의창출에참여하지못하는문제에서연유한다. 그런데일자리문제는경제발전문제이다. 따라 한국경제학회 12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서경제발전정책으로접근해야답이있다. 재분배사회정책으로만접근하면오히려나눠야할부의창출이원활하게되지못하고모두가하향평준화로가게된다. 따라서모든경제제도를일자리를창출하는주체에유리하게조성하는것이자본주의시장경제의지속가능한발전을담보하는길이된다. 정부도 NGO도아닌, 기업과기업의투자가대접받는경제만이일자리천국을만들수있다. 일자리만드는기업의생각은무시하고규범적정의관이나정치적명분론에치우친정책은역효과를가져온다. 기업환경을악화시켜좋은일자리를해외에수출하는국내경제제도문제를풀지않는일자리정책은연목구어에다름아니다. 물론정부가나서서만드는저임금일자리도정답이아니다. 일자리늘리기와관련해서기업에유무언의혹은유무형의압력을행사하는무슨편법이나대증요법에의존하기보다는다음과같은문제들을풀어내는노력이선행되어야할것이다. 노동시장유연성문제 : 정규직해고의부자유와그로인한비정규직과청년실업양산과저출산문제의심화라는연결고리를차단하기위해노동시장유연성을높이는개혁이필요. 전투적노조의문제 : 기업친화적인노조로변신유도. 경제활동규제문제 : 대기업규제, 국내대기업역차별규제, 수도권규제등국내자본의해외탈출을장려 (?) 하는규제들을철패, 완화. 결국일자리를늘리기위해서는일자리창출주체인기업에친화적이고, 일자리에친화적정책이절대필요하다. 이와동시에국민들의일할능력제고를위해서교육기회의확대와의료서비스접근을강화하는문제는재론할필요도없다. 이제정의, 공정의문제를규범적배분정의차원을벗어나실증과학적차원에서부의창출문제로접근해야한다. 모든경제제도의개혁은기업투자의유도를통한일자리창출과국민들의고용극대화에초점이맞추어져야한다. 이렇게해야지속가능한발전을이룰수있다. 그러나일할능력이없는주체, 일시적어려움에봉착한주체들에게선택적복지를제공하는것은공동체유지를위한최소한의과제일것이다. 122 한국경제, 새로운발전모형과공정한사회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라이시, 로버트 (2011), 위기는왜반복되는가? ( After Shock ), 안진환역, 김영사롤스, 존 (2004), 정의론, 황경식옮김, 이학사. 민경국 (2007), 롤스와하이에크 : 서민층과자유주의, 철학과현실, 여름호복거일 (2005), 정의로운체제로서의자본주의, 삼성경제연구소샌들, 마이클 (2010), 정의란무엇인가?( 이창신옮김 ), 김영사이영희 (2005), 정의론, 법문사. 좌승희 (2006), 신국부론, 굿인포메이션 ------(2008), 진화를넘어차별화로, 지평 ------(2009), 이념의실증정치경제학, 미발간논문 ------(2010), 기업과경제발전, 한국경제사학회심포지움 (2010.4.24) 발표논문 ------(2010), 대한민국성공경제학, 일월담 -----, 김창근 (2010), 이야기한국경제, 일월담 --------(2011), 발전친화적인공정의잣대, 법앞의평등, 2011 년한국경제학공동학술대회, 제도 경제학회세션발표자료 [ 국외자료 ] Hayek, Friedrich Von(1982), Law, Legislation and liberty, London, Routledge and Kegan Paul Ltd. Simon, Herbert A. (1991), Organization and Market, The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Vol. 5, No. 2(Spring), pp. 25-44 한국경제학회 123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최정표 건국대경제학과교수 I. 공정거래정책의공정성 1. 공정거래정책의목표와공정한사회 최근우리사회에는공정한사회가갑자기새로운화두로등장했다. 대통령이이말을언급하고서부터이다. 공정한사회란막연하지만좋은의미라는것은틀림없지만구체적으로어떤의미인지는알기어렵다. 하나의이상향을지칭한것같기도하다. 우리가가고싶어하는사회, 그러나가기는결코쉽지않은사회, 그런의미로부각되기도한다. 그의미는명확하지않지만우리사회에어떤일이터지면곧장공정한사회라는잣대를갖다대는것이이제는하나의공식처럼되었다. 이런점에서는공정한사회가사회윤리의기준을제시하는것같기도하다. 어떤일이터지면그것이공정한사회와합치하는지합치하지않는지구분하려고한다. 공정한사회원칙과합치하지않으면지탄의대상이되곤한다. 어쨌든짧은기간이었지만공정한사회라는슬로건이제시된후홍역을치른사건들이많았다. 과거에는묵인되었던것이공정한사회라는화두가불거진후에는용인되지않기도했다. 그런데공정한사회가이런용도로만사용되어서는곤란하지않을까싶다. 막연하지만공정한사회는약자를배려하고보호하는사회, 가능하면약자에게혜택이가도록하는사회를지칭한다고볼수있다. 대통령선거당시에는언급되지않았던것이임기중반을넘기면서왜갑자기튀어나왔는지는알수없다. 그러나좋은의미이고좋은방향이기때문에나무랄일은아니다. 공정한사회는그의미를사전적인개념으로구체화시킬수는없지만막연하게는이해되는개념이라고볼수있다. 특히공정거래정책은공정한사회와관련해꼭논의하지않을수없는주제이다. 정부부서와정부정책중에공정이라는말이직접들어가는곳은 공정거래위원회 와 공 한국경제학회 12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정거래정책 뿐이기때문이다. 우리나라의공정거래정책은경제구조를개선함과동시에경제주체들의경제행위도개선하는것을추구하고있다. 구조면에서는시장구조나경제구조자체가공정거래를성립시킬수있는구조가되도록추구하는정책이고, 행위면에서는기업들의거래행태가공정해지도록만드는정책이다. 시장구조가공정해지고기업행위가공정해지면그것이바로공정한사회로가는길이고, 공정거래정책은이를추구하는정책이다. 따라서이글에서는공정거래정책을구조개선측면에서의공정한사회구현과행위개선측면에서의공정한사회구현으로나누어서살펴보고자한다. 공정거래법은제1조목적조항에서 이법은사업자의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과과도한경제력의집중을방지하고, 부당한공동행위및불공정거래행위를규제하여공정하고자유로운경쟁을촉진함으로써창의적인기업활동을조장하고소비자를보호함과아울러국민경제의균형있는발전을도모함을목적으로한다 라고선언하고있다. 말하자면약자를보호하여강자와약자사이의균형을추구한다는것이이법의지향점이다. 따라서공정거래정책은그자체가바로공정한사회를지향하는정책이라고볼수있다. 이처럼공정거래정책은공정한사회건설을위해결코가벼이할수없는필수적인정책이다. 2. 공정거래정책의실적과공정한사회 공정거래정책은 1981 년처음시행된후그동안많은성과를내고있다. 각개별시장에서자유롭고공정한경쟁이보장되도록노력하고있을뿐만아니라재벌에의한과도한경제력집중도방지하기위해여러가지정책수단을활용하고있다. 공정거래정책이충실히집행되는것은공정한사회원칙과합치한다. 공정위가공정거래법에위반되는행위를발견하고, 처벌하고, 시정하는것이공정거래정책을통해공정한사회를구현하는길이다. 이런공정거래정책이최근에어느정도적극적으로시행되었는지가 < 표1> 에정리되어있다. 공정거래법위반사건은조치수준에따라고발, 시정명령, 시정권고, 경고등으로구분할수있다. 공정위가주로취하는조치는 < 표1> 에보이는것처럼과징금부과와더불어시정명령을내리는것이다. 경고는매우가벼운조치이기때문에큰의미를부여할수없다. 이명박정부에와서시정명령건수와과징금부과건수가대폭줄어들고있다. 경제규모와기업들의행태로볼때이것은위반사건이적었다기보다공정위의법집행이느슨해졌다고해석할수있다. 공정거래법의강력한집행이공정한사회원칙과합치한다고보면이명박정부이후의이런추세는오히려공정한사회와는역행하는것이다. 126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가장강력한제재수단인고발에서도비슷한현상이나타나고있다. 시정권고에서도마찬가지이다. 가장가벼운처벌인경고에서만그건수가증가하였다. 전체적으로이명박정부이후에는공정거래법위반사건의조치건수가줄어들었다. 경제규모가커지고기업들의행태에큰변화가없었는데도이런통계가나왔다면이것은공정거래정책이공정한사회의구현을위해노력했다는것을입증하지못하는자료이다. < 표 1> 조치유형별전체사건처리실적 2006 2007 2008 2009 고발 ( 과징금 ) 47(3) 48(11) 33(9) 43(8) 시정명령 ( 과징금 ) 644(154) 928(315) 737(132) 487(70) 시정권고 ( 시정요청 ) 179(1) 124(-) 77(1) 85(-) 경고 2,515 2,124 2,223 2,469 계 3,385 3,224 3,070 3,084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p. 68 Ⅱ. 공정한경제구조와공정한사회 1. 경제력집중과공정한사회 1) 재벌문제와경제력집중 경제력집중문제는 1987 년공정거래법이개정되면서정식으로공정거래정책의대상이되었다. 이때부터경제력집중해소를위한여러가지규제가공정거래법의조항으로삽입되었다. 경제력집중문제는재벌문제에서부터출발하였다. 한국에서는재벌의규모가크고이들이국가경제내에서차지하는비중이매우크기때무에여기서나타나는제반문제가심각한수준에이르렀을뿐만아니라재벌식경영의편법성과불법성이심각한경제문제로대두되었다. 이런문제들을해결하기위한방법으로독점금지를주목적으로하는공정거래법에재벌정책이도입되었다. 그러나재벌에대한규제가재벌의극심한저항을불러와이정책은소위말하는대기업정책으로변질되었다. 따라서과거에는재벌만을정책대상으로했던것이언젠가부터는대규모의 한국경제학회 12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공기업과재벌이라고볼수없는전문경영인기업까지이정책의대상이되었다. 이때부터경제력집중정책은성격도모호해졌고정책효과도약화되었다. 공기업은정부가소유하고경영하는기업이고재벌은사익추구를주목적으로하는민간기업인데규모가크다고해서성격이전혀다른두종류의기업을동일한정책의대상으로했기때문에정책효과가애매해져버렸다. 그이후로재벌에의한경제력집중은점점심화되고급기야는외환위기라는미증유의국가위기까지초래하였다. 외환위기극복과정에서는재벌이외환위기의주범이라고하여대대적인재벌개혁정책이추진되었으나그열기도곧흐지부지되고한국경제는재벌중심의경제로게속유지되고있다. 그리고재벌에의한경제력집중은점점높아졌다. 이처럼경제력집중문제는곧재벌문제이고재벌문제는공정한사회이슈와분리될수없는문제이다. 2) 공정한사회관점에서의경제력집중문제 경제력집중문제는소수의특정재벌에게경제적비중이과도하게집중된데서나오는문제이기때문에재벌과비재벌기업간의상대적관계에문제의핵심이존재한다. 우리경제의수많은기업중소수의대규모재벌과그이외기업간의관계, 또는소수의대규모재벌및그들과이해관계를같이하는계층과그이외계층간의비대칭적관계가문제의핵심인만큼이는바로공정한사회문제와직결된다. 과도한경제력집중에서나올수있는핵심문제는두가지측면에서짚어볼수있다. 하나는독점력의강화이고, 다른하나는영향력의남용이다. 1) Scott의다시장접촉이론 (multimarket contact theory) 에의하면재벌과같은폭넓은다각화경영하에서는개별업종의독점력이다각화에의해더욱강화될수있다. 일반적으로한업종의독점력은그업종내부의시장조건에의해정해진다고보지만재벌처럼광대한다각화가이루어지면자기가진출해있는타업종들의시장조건도개별업종의독점력에영향을미친다. 그리고그영향은독점력을강화시키는영향이라고보고있다. 말하자면특정재벌의한업종은그재벌이진출해있는수많은타업종의시장조건에의해독점력이더욱강화될수있다. 더나아가재벌은그들이갖는막강한영향력을자기들의이익을위해남용하는것이더심각한문제일수있다. 대표적인영향력남용의행태는정경유착, 여론호도, 정책왜곡등이라고볼수있다. 재벌은막강한금력을이용하여국가운영질서자체를자기들에게유리한방향으로이끌어갈수있다. 이것은시장의독점화를넘어서서국가경제전체를독점화시킬수있는위험성까지내포하고있다. 1) 최정표 (2011) 128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재벌의이런힘은공정한사회원리와는배치한다. 힘의불균형자체가공정한사회를원천적으로불가능하게만들기때문이다. 재벌의독점력이강화되면강자인재벌은많은혜택을누리지만비재벌은피해를보거나, 혜택을보지못하거나, 혜택을적게보게될것이자명하다. 영향력의남용도마찬가지결과를초래할것이다. 재벌의막강한영향력은재벌의이익을위해남용되기때문이다. 따라서재벌에의한경제력집중은공정한사회원칙과는배치되는것이명백하다. 3) 경제력집중관련공정거래법규정 경제력집중이경제문제로인식된역사는오래된다. 1932 년에출간된 Berle-Means 의저서에서이미미국의경제력집중현상이통계로측정발표되었다. 2) 그이후로많은학자들이이문제에대해이론및실증적으로접근하였다. 이문제를직접정책으로도입한나라는 2차대전이후일본이다. 경제력집중완화법이만들어졌다. 2차대전이후연합군이일본재벌을해체하면서과거와같은경제력집중이다시일어날까봐우려했기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87 년에공정거래법을개정하면서재벌에의한경제력집중을직접규제하기시작했다. 따라서공정거래위원회는독점금지정책과더불어재벌정책까지담당하는주무부서가되었다. 공정한사회와관련된주요재벌정책은출자총액제한, 상호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지주회사규제, 금융ㆍ보험계열사의의결권제한, 내부거래의이사회의결및공시등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의해대규모기업집단으로지정되면이런정책의대상이되는데우리나라의대표적대재벌은대부분이정책의대상이된다. 이정책들의공통된특징은재벌의과도한확장을제한하는내용이다. 상위대재벌로부상하면그렇지못한기업에비해경제활동에서상대적으로훨씬유리한입장에서게된다. 특히기업확장을위한전략에서규모가큰재벌이타기업들에비해월등히우월한위치에서게된다. 극단적으로보자면대재벌은원하면어떤업종에나진출할수있다. 이것은바로경제력집중의심화이고경제구조의불균형이다. 그리고공정한사회원칙과는정면으로배치된다. 따라서재벌정책의핵심은과도한재벌세확장의제한이고, 이정책의엄격한집행은공정한사회의실현과궤를같이한다고볼수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재벌계열회사의타회사출자를제한하는제도이고, 상호출자금지제도는두회사가서로상대방에게출자하는것을금지하는제도이다. 따라서이두정책은재벌이가공자본을이용하여과도하게계열확장하는것을방지하는정책이다. 채무보증금지제도는재벌의계열회사가서로채무보증을하면서과다한채무로계열확장하는것을방지하는정책이고, 2) Berle-Means(1932) 한국경제학회 12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지주회사규제는재벌이지주회사제도를이용하여과도하게계열확장하는것을방지하는정책이다. 따라서이정책은재벌들이과도한부채경영으로과도하게계열확장하는것을방지하기위한것이다. 금융ㆍ보험계열사의의결권제한은이회사들이수탁자금을타회사지배에활용하지못하도록하는정책이다. 수탁자금을타회사지배에사용하면재벌은무한대로커질수있기때문이다. 이처럼재벌정책은과도한재벌확장을금지하여경제력집중현상을방지하려는목적을가지고있다. 이것은재벌이불공정하게비대해지는것을막는것이기때문에공정한사회원칙과합치되는정책이다. 재벌회사의대규모내부거래는이사회의결을거쳐공시하도록하는데, 이정책은투명경영을추구하는정책으로서재벌이계열사간에불공정한내부거래를하면서부당하게재벌세를확장하는것을방지하기위한정책이다. 비재벌들은계열사가적거나없기때문에이런기회를이용할수없다. 따라서재벌은비재벌에비해일방적으로유리한경제활동을할수있다. 이런것은공정한사회논리와맞지않는다. 이처럼대부분의재벌정책은모든기업들에게공정한경제활동을보장하기위해마련된정책이다. 따라서재벌정책을철저하게집행하는것은바로공정한사회를구현하는길이다. 4) 경제력집중현상의최근추세 경제력집중현황은주로총괄집중률 (aggregate concentration) 로추정된다. 총괄집중률은일정수의대기업군또는재벌군이우리경제에서차지하는비중을의미한다. 이방법으로추정한최근의경제력집중현황은 < 표2> 및 < 표3> 과같다. 광공업부문을대상으로했을때상위 50대기업이우리나라경제에서차지하는비중은최근 3년사이에 40% 에서 45% 까지증가하였다. 상위 100 대기업으로확장하면 47% 에서 51% 로증가하는것으로나타났다. 경제력집중현상이심화되었다는통계이다. 경제활동이소수대기업에게집중되어있는비중이높고증가하였기때문이다. 기업집단중심으로측정한경제력집중현상은반대의결과를보이고있다. < 표3> 에의하면 2009년 4월공정위에서지정한대규모기업집단이우리경제에서차지하는비중은 36.5% 에서 34.1% 로줄어들었다. 말하자면재벌중심으로는경제력집중이하락하였다. 그수치는여전히높지만점점하락하는추세를보이고있다. < 표2> 와 < 표3> 을종합해보면우리나라의경제력집중현상은매우높은편이고변화추세는양면적이다. 소수대기업에게로의집중은심화되었지만소수재벌에게로의집중은완화되었다. 좀더세부적인통계를계측하면더자세한내용을파악할수있겠지만아직은경제력집중완화정책이매우필요하다고볼수있다. 130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표 2> 대규모기업의출하액비중 구분 2006 2007 2008 상위 50대기업 39.9 42.3 44.7 상위 100 대기업 47.0 48.8 51.1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보도자료, 2010. 12. 22 < 표 3> 대규모기업집단의출하액비중 2006 2007 2008 대규모기업집단 ( 자산5조원이상 ) 36.5 36.3 34.1 * 48 개기업집단의광공업부문 472 개계열사대상자료 : 공정거래위원회보도자료, 2010. 12. 22 5) 경제력집중관련공정거래정책의최근실적 경제력집중과관련된중요정책은최근많이개정되었다. 법규정에서는출자총액제한제도가폐지되고, 지주회사규제가완화되고, 기업집단공시제도가도입되었다. 시행령에서는상호출자및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의지정기준이상향조정되고, 특수관계인의친족범위가축소되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재벌들이오랫동안폐지를요구해왔었고이명박정부는집권하자곧이제도를폐지하였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재벌계열사의타회사출자액을순자산의 25% 이내로묶어두는제도이다. 재벌들의과도한계열확장을막기위해도입된제도이다. 따라서이제도의폐지는공정한사회구현과는배치되는조치라고볼수있다. 지주회사규제는지주회사가타회사지배를목적으로하는회사이기때문에설립은허용하되악용은하지못하도록하기위한규제이다. 지주회사가계열확장의주수단이되지못하도록하기위해서여러가지규제를두고있다. 그런데이명박정부는많은규제를완화시켰다. 특히지주회사의부채비율 200% 이내제한과비계열사주식 5% 초과보유금지조항을폐지한것은대폭적인규제완화이다. 그이외에도여러가지규제를완화시켰다. 이러한규제완화는지주회사가쉽게더많은자회사와손자회사등을거느릴수있도록한조치로서공정한사회원칙과는배치되는방향이다. 공정위는매년대규모기업집단을지정하여이들을대상으로경제력집중억제정책을시행하고있다. 지정된기업집단의계열기업들은개별적으로기업현황을공시하도록되어있다. 그런데최근에는기업집단단위로도공시제도를도입하였다. 지정된기업집단은집단전체의일반현황, 주식소유현황, 특수관계인과의거래현황등을공시하도록공정거래법에규정하였다. 이것 한국경제학회 13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은대규모기업집단에대한시장감시기능을강화하고집단스스로의투명성제고노력을유도하기위한조치로서공정한사회원칙과도합치된다. 시행령규정인기업집단지정기준을변경시켰다. 2002 년이후 2조원이상기업집단을대규모기업집단으로지정하던기준을 5조원으로상향조정하였다. 따라서정책대상기업집단은줄어들었다. 기업들은계속성장하기때문에기준금액을상향조정하는것은불가피하다. 그러지않으면정책대상기업집단수가너무많고, 상대적으로작은기업집단까지정책대상이되어정책의실효성이떨어질수있기때문이다. 시행령에서규정하고있는재벌총수의친족범위도 8촌에서 6촌으로축소시켰다. 따라서대규모기업집단지정시동일인지배범위가줄어들고정책대상의기업범위가줄어들었다. 이것은얼핏공정한사회원칙과배치된다고볼수도있지만핵가족화되어가는현대사회의특성상친족범위를 6촌으로축소하는것은합리적인개정이라고볼수있다. 최근에이루어진경제력집중관련주요규정들의변경은전체적으로공정한사회원칙과는반대되는방향으로의변화라고볼수있다. 특히출자총액제한제도폐지와지주회사규제의완화는경제력집중억제정책과는반대되는방향으로의정책변경이다. 제도변경외에정책집행실적도정부의공정한사회구현의지를살펴볼수있는하나의시금석이된다. 경제력집중억제정책을실제로어느정도강력하게추진해왔는지를살펴보기위해공정위의정책실적을살펴보면 < 표4> 와같다. 경고이상시정건수의추세로판단하면이명박정부이후재벌정책에변화가없었다. 2008 년에는시정건수가대폭증가했지만 2009 년에는또대폭감소하였기때문이다. 공정한사회의구현은제도개선도중요하지만정부의정책집행의지도거기에못지않게중요하다. < 표 4> 경제력집중억제위반행위시정실적 04 05 06 07 08 09 경고이상시정건수 149 108 24 44 116 41 자료 : 공정거래백서 (2010), p. 69 6) 공정한사회관점에서의새로운정책방향 경제력집중억제는공정한사회구현과밀접하게관련된정책이다. 경제력집중자체가바로불공정을의미하기때문이다. 이명박정부는이분야의정책에소홀하거나무관심해왔다는것이일반적평가이다. 이정책은소위말하는재벌정책인데이명박정부의주된경제정책기조는대기업활성화를통한경기활성화내지성장주도였기때문이다. 이런정책기조에서는재벌정책을 132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강력하게추진하기가어렵다. 한국과같은재벌중심경제구조하에서는경제력집중문제를중요한정책아젠다로보아야한다. 특히공정한사회를슬로건으로하고이를실천하기위한진정한의지를가졌다면경제력집중억제정책은결코소홀히할수없는정책이다. 재벌에의한문어발식다각화라든지이들에의한우월적경제지배는바로현시점에서도문제시되고공정한사회를해치고있기때문이다. 제도개선이필요하지만제도개선을위해서는법개정절차등시간이많이소요되기때문에현정부는우선진정성있는정책의지를가지는것이중요하다. 재벌에의한우월적경제지배를방치하고는공정한사회가달성될수없기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다시재벌정책에역점을두어야한다. 2. 독과점구조와공정한사회 1) 독과점적시장구조의사회후생효과 경제력집중은경제전체에서논의되는힘의집중문제이지만독과점시장은개별상품시장에서논의되는힘의집중문제이다. 개별시장을 1개기업또는소수의기업이독차지하면그런시장은독과점시장이되는데, 이런시장에서는소비자에비해기업이절대적인힘을행사할가능성이높다. 따라서이런시장에서는소비자가피해를보고사회후생이감소할가능성이높다. 한개의기업이시장을독차지하는독점시장에서는이론적으로소비자는높은가격을지불하고기업이독점이윤을번다. 따라서사회후생이감소한다. 그러나 2-3개의기업이시장을나누어가지는과점시장에서는경쟁이이루어질수도있고, 그렇지않을수도있다. 이런시장에서기업들이서로경쟁하여시장이경쟁균형으로수렴하면사회후생은감소하지않는다. 그러나기업들이서로경쟁을지양하고비경쟁적으로협조하면이런시장의균형은독점균형과일치하고사회후생이감소한다. 그런데과점시장은후자의경우처럼시장이조정되어질가능성이매우높다. 따라서과점시장을독점시장과묶어서일반적으로독과점시장이라고지칭한다. 우리나라는유달리과점시장이많다. 기술발전과더불어개별기업의규모는커지는데경제규모는대기업들을많이수용할수있을만큼크지않기때문이다. 따라서우리나라는많은상품시장이대기업소수가적절히시장을나누어가지는과점적구조로되어있다. 그리고이런과점은경쟁적이되기보다비경쟁적으로가고있다. 따라서경쟁정책이강력하게추진되지않으면우리나라의과점시장은비경쟁적으로조정되어사회후생이감소할우려가크다. 한국경제학회 13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2) 공정한사회관점에서의독과점문제 독과점시장이비경쟁적인균형으로흘러가면기업들은혜택을보는반면소비자는피해를본다. 일반적으로이러한혜택재분배는불공정하다고본다. 혜택을보는기업은소수의부자들이고, 피해를보는소비자는다수의일반국민들이기때문이다. 기업은혜택을보고소비자는손해를본다면공정한사회원칙과는배치된다. 독과점적시장구조가많을수록이러한불공정성은더커질것이다. 따라서모든선진국은반독점정책 (antitrust policy) 을통해이러한현상을방지하려고한다. 우리나라도공정거래정책을통해가능하면독과점시장을줄이려고한다. 이를위해공정위는진입장벽을줄이고경젱제한적인기업결합을금지한다. 3) 독과점관련공정거래법규정 공정거래법은공정위가독과점적시장구조를개선하도록노력해야한다고규정하고있다 ( 제3 조 ). 그리고독과점화를초래하는기업결합은금지한다고도규정하고있다 ( 제7조 ). 이규정들은개별시장이구조적으로독과점화되는것을방지하기위한규정들이다. 그런데독과점적시장구조개선을위해공정위가할수있는일은매우제한적이고소극적일수밖에없다. 법규정에의하면공정위가할수있는일은독과점시장에서경쟁을촉진하기위한정책을수립하고집행하는것, 이를위해관계행정기관에의견을제시하고, 시장구조를조사하여공표하는것등에불과하다. 이정도의조치로시장을구조적으로개선하는데는한계가있을수밖에없다. 독과점화를야기시키는기업결합에대해서는공정위가이를승인하지않을수있는강력한권한을가진다. 그런데기업결합은여러가지효과를가져오는매우복잡한기업전략이기때문에공정위가매우소극적으로임할때가많다. 경쟁제한성이분명한기업결합일지라도산업정책상의이유로이를허용하거나, 불확실한효율성효과를구실로이를허용하는등이규정의집행에엄격하지않을때도있다. 공정한사회의관점에서는이정책이강력하게집행되어야한다. 4) 독과점적시장구조의최근추세 우리나라는독과점적시장이많다. 시장구조는 3사집중률 (CR ) 로측정되는데이값이높으면그시장은독과점적시장이다. 우리나라의 473개산업에대해 CR 를추정한결과가 < 표5> 에정리되어있다. 단순평균은 45% 수준이지만가중평균은 50% 이상이다. 큰시장일수록독과점도가높다는의미이다. 그리고최근에도이값이꾸준히증가하고있다. 134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CR 의평균값이높아진다는것은개별시장의 CR 가높아진다는의미이다. 말하자면독과점화가심화된다는의미이다. 이것은공정한사회와는역행하는변화이다. 독과점시장이많아지거나개별시장의독과점도가심화되면기업들은이득을보지만소비자들은피해를보기때문이다. 따라서공정한사회원칙과는배치되는변화이다. < 표 5> 한국의시장집중도 2006 2007 2008 단순평균 45.6 45.2 45.5 CR 가중평균 51.2 54.2 55.3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2010. 12. 22 5) 독과점관련공정거래정책의최근실적 공정위는시장구조를경쟁적으로개선하기위해상시적으로노력하고있다. 그러나독점기업분할명령 ( 미국 ) 과같은강력한정책수단이없는한시장을구조적으로경쟁화시키는것은쉽지않다. 우리공정거래법에서는공정위가독과점적시장구조방지를위해취할수있는조치가기업결합제한정도에불과하다. 진입장벽을줄여신규진입을유도하는등과같은시장구조정책은타부처와의협조하에서만가능하기때문에공정위가이런정책을추진하는데는한계가있다. 공정위의기업결합에대한최근실적이 < 표6> 에정리되어있다. 기업결합은공정위에신고해서승인을받아야한다. 공정위는경쟁제한성이있는기업결합은승인하지않거나시정조치와더불어기업결합을허용하고있다. 이명박정부시절에는이런조치건수가급격히줄어들고있다. 이통계를어떻게해석할지에대해서는논의의여지가있지만처리건수가대폭줄어든것만큼은틀림없다. 만약이수치가경쟁제한적기업결합에관대했다는것을의미한다면기업결합정책은공정한사회와역행했다고볼수있다. < 표 6> 기업결합제한규정위반행위처리건수 2006 2007 2008 2009 경고이상건수 60 53 27 23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p. 69 한국경제학회 13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6) 공정한사회관점에서의새로운정책방향 시장구조정책은진입정책과기업결합정책이주된정책수단이다. 기존기업들의위상에직접영향을미치는것은매우어려운일이기때문에그이외수단으로그시장을더욱경쟁적인시장으로유도하기위해서는그시장이기업결합을통해독과점화되는것을방지하고, 신규진입을유도하여그시장이최대한경쟁적구조로바뀌도록해야한다. 공정위는우선기업결합심사에매우엄격해야한다. 경쟁제한성이분명하면시정조치를취하는데인색하지말아야한다. 정치적요소나산업정책적요소의고려는가능한한최소화시켜야한다. 그리고진입정책을강력히추진해야한다. 인허가등과같은제도적진입장벽을과감히철폐하고, 신규진입유도책을적극적으로추진해야한다. 이런정책은공정위단독으로취할수없기때문에전체정부차원의이해와협력이있어야한다. 공정한사회를구현하는것이현정부의진정한정책목표라면정부는이런일에주저하지말아야한다. Ⅲ. 공정한경제행위와공정한사회 1. 독점력행사와공정한사회 1) 독점력행사의개념과법규정 독점력이란기업들이가격을높게올릴수있는힘이다. 독점력이크면가격과생산비의차이를더벌릴수있다. 경쟁이적을수록기업들의독점력은커진다. 순수독점기업처럼경쟁이전혀없으면기업은이윤을최대화시킬수있는높은가격을책정할수있다. 기업이독점력을행사하여가격을높게책정하면기업의이윤은증가하지만소비자의후생은감소한다. 공정거래법은기업의이러한독점력행사를금지하고있다. 구조적으로는불가피하게독점이나과점시장이되었더라도이런기업들이과도하게독점력을행사하는것은금지하고있다. 독점적기업일수록독점력을행사할가능성이높지만그런기업이라고반드시독점력을행사하는것은아니다. 따라서공정거래법은독점력을행사할가능성이높은기업의범위를정하고, 이런기업들이행사할수있는독점적행위를구체적으로나열하여규제하고있다. 공정거래법은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사집중률이 75% 이상인시장의기업들을시장 136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지배적사업자로추정하고이런기업들은그지위를남용할가능성이높다고보고있다 ( 제4조 ). 말하자면이런기업들은독점력을가지면서그독점력을행사할가능성이높다고보고있다. 공정거래법이규정하고있는독점력행사의유형은다섯가지이다 ( 법제3 조의2). 첫째는가격을부당하게정하는행위, 둘째는상품공급을부당하게조절하는행위, 셋째는다른사업자를방해하는행위, 넷째는신규진입을방해하는행위, 다섯째는경쟁자를배제하거나소비자에게피해를주는행위이다. 이런행위들은궁극적으로가격을인상시킬수있는행위이다. 따라서가격을과도하게높일수있는제반행위들은시장지배적지위의남용, 즉독점력의행사라고규정하여이를금지시키고있다. 2) 공정한사회관점에서본독점력행사의효과 기업들이독점력을행사하면공급량이줄어들면서가격은높아진다. 기업들은이윤을증가시키기위해이런행위를한다. 따라서기업들이독점력을행사하면기업들은혜택을보지만소비자들은피해를본다. 기업이윤은커지고소비자후생은감소한다. 이러한혜택재분배는공정한사회원리와배치될것이틀림없다. 기업이윤의증가는소수부자들의혜택인반면소비자후생의감소는다수국민들의피해이기때문이다. 따라서공정한사회관점에서는기업들의독점력행사를결코가벼이할수없는일이다. 특히우리나라와같이독과점시장이많은경제에서는기업들의독점력행사를방치하면소비자후생의감소가매우클것이틀림없다. 많은국민들이피해를볼것이다. 공정한사회원칙에서는기업들의시장지배적지위남용을철저히단속해야한다. 3) 독점력행사관련공정거래정책의최근실적 공정위는시장지배적사업자 ( 법3조의2) 의적용에소극적이었다. 법3조의2 위반에해당하는사건들도법23 조의불공정거래행위로처벌하는경향이많았다. 전자는후자보다법적용절차가까다롭고, 처벌수위가높기때문이다. 거기다가기업들은법3조의2 적용에대해저항이크다. 동일사안에대해서도법23 조보다는법3조의2 적용에더욱민감하다. 공정위입장에서도시장지배적사업자라는것을입증해야하는 3조의2보다그입증이필요없는 23조가법적용이쉽다. 어떤이유에서든그동안법3조의2 적용은매우소극적이었다. 그러나 < 표7> 에서보듯이 2007 년에는시장지배적사업자의조치가급증하였다. 그러나이명박정부에서부터는다시감소하였다. 공정거래정책에서는독점사업자의독점력행사를방지하는것이매우중요한데, 유감스럽게도이정책의집행실적은아직매우저조한수준에머물고있다. 공정한사회관점에서는이정책의엄격한집행이필수적이다. 우리나라에는독과점시장이매우많은데시장구조를개선하는데는한계가있기때문에이들의독점적행태는엄격히제재해 한국경제학회 13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야소비자피해가줄어들고사회후생이증가한다. 이런정책방향이공정한사회의원칙과합치 한다.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의집행을더욱활성화시켜야공정거래정책이공정한사회를달 성하는데더욱많은공헌을할수있다. < 표 7>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조치건수 2006 2007 2008 2009 경고이상건수 2 38 5 2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p. 69 2. 담합과공정한사회 1) 담합의개념과법규정 기업들이경쟁하면가격이낮아지고소비자들은혜택을보지만기업들의이윤은줄어든다. 따라서기업들은가능하면경쟁을하지않으려는경향이있다. 따라서기업들은서로경쟁을하지말자는협정을하기도한다. 이러한협정은불법이기때문에경쟁을하지말자는합의는주로비밀리에이루어진다. 이런담합은기업수가적고집중률이높은과점일수록쉽게많이이루어진다. 담합은기업이윤은증가시키지만소비자후생을감소시키기때문에공정거래법은담합을엄격히금지시키고있다. 담합은공급량을줄이고가격을증가시킨다. 따라서공정거래법은이런효과를가져올수있는기업간의공동행위를철저히금지시키고있다 ( 법19조 ). 공정거래법이구체적으로열거하고있는담합행위는. 첫째공동으로가격을정하는행위, 둘째공동으로거래조건이나지급조건을정하는행위, 셋째공동으로공급을제한하는행위, 넷째공동으로거래지역이나거래상대방을제한하는행위, 다섯째공동으로공급설비를제한하는행위, 여섯째공동으로상품의종류나규격을정하는행위등, 두회사이상이공동으로합의하여공급이나가격에관한사항을정하는행위이다. 이런행위를담합, 즉부당한공동행위로규정하여금지하고있다. 그런데담합은발견하기가어렵다. 기업들사이에비밀리에이루어지기때문이다. 따라서공정거래법은구체적증거가없어도증황증거로이런행위가있었다는것을추정하여처벌할수있는조항까지두고있다. 이처럼담합은경쟁을제한하는대표적행동이기때문에공정거래법은담합행위를매우엄하게다루고있다. 138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2) 공정한사회관점에서본담합의효과 담합의궁극적귀착점은판매량감소와가격의인상이다. 담합당사자들은이윤을최대화시키기위해이런행위를한다. 따라서담합의결과는기업이윤의증가와소비자후생의감소이다. 소수의기업인은혜택을보고다수의소비자는피해를보기때문에담합역시도공정한사회원칙에위배되는행위이다. 우리나라에서와같이연고중심의전통사회에서는기업간에비밀스런담합이성립될가능성이매우높다. 경쟁기업간에학연, 지연등으로비밀통로가만들어지기때문이다. 따라서비밀리에가격인상합의를이루어내기쉽다. 거기다가우리나라에는과점시장이많다. 소수기업이영업하는과점시장에서기업간에비밀스런대화통로가잘작동한다면담합은쉽게성립할수있다. 우리나라는이러한조건이잘갖추어져있는나라이다. 담합은공정한사회를해칠수있는주요요인인만큼공정한사회를실천하기위해서는담합방지가매우중요하다. 3) 담합관련공정거래정책의최근실적 담합처벌은공정위의업무중매우중요한몫을차지하는업무이다. 우선담합은발견하기도어렵고혐의를입증하기도어렵기때문에공정위는그만큼많은역량을집중시키고있다. 담합처리실적이많다는것은공정위가그만큼자기임무를충실히수행했다는시금석이될수있다. 최근의담합사건처리실적은 < 표8> 과같다. 이명박정부출범이후처리건수는많이증가했다. 사건별로그내용과비중에는많은차이가있기는하지만처리건수로만판단할때는담합방지를위한공정위의노력은여전하다고볼수있다. 따라서이부문에서는공정한사회구현노력이후퇴했다고보기는어렵다. < 표 8> 부당한공동행위조치건수 2006 2007 2008 2009 경고이상건수 45 44 65 63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p. 69 한국경제학회 13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3. 불공정거래와공정한사회 1) 불공정거래의개념과법규정 기업과소비자사이의거래는원천적으로불공정한구조하에서이루어진다. 기업은소수이고소비자는다수이기때문에기업이경쟁을하지않는한기업쪽이우월적지위를확보한다. 따라서기업사이에경쟁을시키는정책이공정거래정책의핵심이었다. 그러나기업과기업사이의거래는양상이다소달라진다. 주로중간재의거래나유통단계에서의거래는기업과기업사이의거래인데, 이때는구매자도소수이고판매자도소수인경우가대부분이다. 따라서판매자가우월적지위를확보할수도있고구매자가우월적지위를확보할수도있다. 어느한쪽이우월적지위를확보하면이거래는불공정해질가능성이매우높다. 불공정거래는이처럼기업과기업사이의거래에서주로발생하고, 우월적지위를확보하고있는쪽에의해주도된다. 우월적지위는시장구조에의해서만정해지는것이아니라상품의특성이나거래관행등복잡한요인에의해정해진다. 판매자도하나이고구매자도하나인쌍방독점 (bilateral monopoly) 이나, 판매자도소수이고구매자도소수인쌍방과점 (bilateral oligopoly) 에서는상품의특성이나거래관행등에의해어느한쪽이우월적인지위를확보하면서불공정거래를주도한다. 반면에구매독점, 구매과점, 판매독점, 판매과점과같은시장에서는시장구조에의해한쪽에서우월적지위를확보하면서불공정거래를주도한다. 하도급시장에서는구매자인원청업자가하청업자에비해우월적지위를가지고, 대형마트와같은유통업에서도납품업자에비해구매자인유통업체가우월적지위를가진다. 이런시장은구매독점 (monopsony) 내지구매과점 (oligopsony) 으로서구조적으로구매자가우월적지위를확보하면서불공정거래를주도한다. 공정거래법에서는거래가불공정해지는유형을거래거절, 차별적취급, 경쟁자배제, 부당고객유인, 거래상지위남용, 사업활동방해등으로구분하여처리하고있다 ( 법23 조 ). 이런불공정행위들은모두우월적지위를가진쪽에유리한거래를초래한다. 2) 공정한사회관점에서본불공정거래의효과 불공정거래는우월적지위를가진쪽에서주도하기때문에우월적지위를가진쪽은유리하고상대방에게는불리한거래로귀결되기마련이다. 우월적지위를가진쪽은강자이고상대방은약자이다. 따라서불공정거래는공정한사회원칙과는배치되는것이틀림없다. 최근정부가공정한사회와더불어내놓은정책이동반성장정책이다. 대기업과중소기업의동반성장을의미한다. 대기업과중소기업사이의대표적거래는하도급거래와유통업의거래이다. 이거래에서대기업은납품대금을후려깎는것이다반사이기때문에이를방지하여납품업체들 140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도더불어혜택을누리도록하자는것이동반성장정책의개념이다. 불공정거래행위는사업자들이저지르는행위이기때문에이행위의결과가궁극적으로어디로귀착할지는예상하기어렵다. 예컨대대형마트가납품업자에게횡포를부려납품단가를대폭낮춘다면 1차적으로납품업체가피해를보는것은분명하다. 그런데납품단가하락으로마트의판매가격이대폭낮아진다면소비자에게도혜택이될수있다. 이때납품업체의피해와소비자의혜택을견주어공정한사회의실현여부를어떻게판단할것인지는쉬운과제가아니다. 납품업체와마트와의관계만을본다면납품가인하는공정한사회와배치된다. 그런데납품가를높이고소비자에대한판매가격도높인다면이것은공정한사회관점에서어떤효과로보아야할까? 납품업체는혜택을보지만소비자는피해를보기때문이다. 대형마트에게과도한혜택이돌아간다면이것은분명히공정한사회와배치되는결과일것이다. 이런논리는하도급거래에서도그대로적용된다. 따라서불공정거래와공정한사회논리는매우조심스런접근이필요하다고볼수있다. 3) 불공정거래관련공정거래정책의최근실적 공정위는매년많은건수의불공정거래행위를다루고있다. 건수는많지만처벌수준은높지않다. 최근의조치실적은 < 표9> 와같다. 2007 년에는 715건이나된다. 그이후에는감소하는추세를보이고있다. 불공정거래해소를통한공정한사회구현도결코가벼이할수없는사안이다. 그러나불공정거래행위는처벌수위가높지않기때문에기업들이비교적가벼이여기는경향이있다. 동반성장이라는관점에서는불공정거래행위도엄하게다스릴필요가있다. 공정한사회의구현은이런거래관계에서도불공정거래를해소해야하는것이주요조건이다. 우월적지위가사라지면불공정거래도없어질것이다. 그러나납품거래에서구매자의우월적지위자체를해소하는것은쉽지않다. 그렇다고불공정한지위자체를그대로유지하면서불공정거래를없애는데도한계가있다. 불공정거래해소를통해공정한사회를구현하는것은제도개선과더불어정부의정책의지가매우중요하다. 우월적지위가없어지도록시장구조를바꾸는것은매우어렵다. 거래관행이나거래형태에관한제반제도를개혁하고불공정거래행위를철저히추적하여엄하게다스리는정부의정책의지에기대할수밖에없다. < 표 9> 불공정거래행위조치건수 2006 2007 2008 2009 경고이상건수 370 715 565 446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p. 69 한국경제학회 14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4. 하도급거래와공정한사회 1) 하도급거래의개념과법규정 원사업자와수급사업자사이의거래를하도급거래라고하는데원사업자가주로우월적지위를확보하고있는거래이다. 그리고수급사업자는중소기업이다. 이러한하도급거래는수급사업자에게일방적으로불리하게이루어질가능성이높기때문에별도의법을만들어수급사업자를보호하고있다. 이법을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이라고한다. 통상하도급법이라고지칭한다. 하도급법은제1조목적조항에서 이법은공정한하도급거래질서를확립하여원사업자와수급사업자가대등한지위에서상호보완적으로균형있게발전할수있도록함으로써국민경제의건전한발전에이바지함을목적으로한다 라고명시하고있다. 하도급거래는대기업과중소기업사이의거래로대표된다. 대기업에게납품하고있는수많은중소기업들이주로하도급거래의피해자이다. 이거래는원천적으로공정한관계에서의거래가아니기때문에별도법으로이거래를공정화시키려하고있다. 이법은주로가격과거래조건에서원사업자의횡포를방지하고수급사업자를보호하는내용으로되어있다. 예컨대부당하게대금을낮게책정하거나책정후부당하게감액하는것을금지하고있으며, 납품과정에서원사업자가횡포를부려수급사업자에게피해가되는일을하지못하도록하고있다. 2) 공정한사회관점에서본하도급정책 하도급정책은공정한사회와관련해서는매우중요한정책이다. 공정한사회란약자를배려하고보보하자는의미이다. 하도급정책이야말로하도급거래에서일방적으로피해를볼가능성이높은수급사업자를보호하기위한정책인만큼, 이정책이얼마나실효성있게시행되고있느냐는공정한사회구현과직결된다. 그런데경제활동에서는한부분만의거래로는공정한사회의실현여부를판단할수없다. 경제활동에서거래는먹이사슬처럼꼬리에꼬리를물고계속해서일어나기때문이다. 이러한거래고리에서한고리만의거래상황으로공정한사회의실현여부는결정되지않는다. 원사업자와수급사업자사이의거래가이루어진후에원사업자는다시소비자와거래할수도있고, 수급사업자는원료공급자와거래할수도있다. 이거래에서원사업자가수급사업자에게높은가격을지불한후가격인상분을소비자에게로전가시켜버리면공정한사회에는어떤효과가나타날까? 또는수급사업자가높은대금을받은후원료공급자에게는낮은가격을지불한다면공정한사회에는어떤효과가나타날까? 142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대기업이최종소비자에게판매하는상품을만들기위해부품납품업자인수급사업자와하도급거래를하고수급사업자는부품을만들기위해원료를구매해올때, 각거래고리에서가격과거래조건이어떻게정해지느냐에따라경제전체의공정한사회수준이정해진다. 따라서공정한사회관점에서는하도급거래가매우복잡하고미묘한의미를갖는다. 각거래고리에서사업자들이적정수익만을확보하고최종소비자가격이높지않게정해져야공정한사회가구현될수있다. 원료를조달하는영세사업자와부품을조달하는수급사업자등이모두적정한가격을받아야할뿐만아니라최종소비자에게가격부담이무리하게전가되는것도막아야한다. 3) 하도급관련정책의최근실적 공정위가최근 4년간처리한불공정하도급거래현황은 < 표10> 과같다. 처리건수는매우많지만매년감소하고있다. 특히이명박정부에들어와서대폭감소하였다. 하도급거래처리건수의감소를어떻게해석해야할지는분명하지않다. 공정위가이분야의정책수행에소극적이었다고볼수도있고, 불공정거래위반건수가적어졌다고도볼수있다. 어느쪽으로보느냐에따라공정한사회와관련된성과는정반대이다. 하도급거래위반을많이단속하는것이공정한사회구현과합치하기때문에이런측면으로해석하면 < 표10> 의통계는공정한사회구현노력을게을리한증거가된다. 정책당국이약자인수급사업자를위해많이노력하지않았다는의미이기때문이다. 그러나하도급거래위반자체가감소했다면 < 표10> 의통계는공정한사회가많이달성되었다는의미가된다. 하도급거래위반사건이줄어들었기때문이다. 그런데경제규모는커지고하도급거래문제가끊임없이제기되고있는상황으로볼때우리나라에서하도급거래위반현상이줄어들었다고판단하기는어렵다. 그렇다면 < 표10> 은이명박정부들어서하도급거래개선노력을게을리했다는해석으로귀결될수밖에없다. < 표11> 은조치유형별시정실적인데이통계로해석하면이명박정부이후는경고와같은가벼운처벌은감소했지만무거운처벌은증가하였다. 특히시정명령과과징금부과가증가하였다. 이런측면에서는공정한사회구현노력을게을리한것은아니라고볼수있다. < 표 10> 불공정하도급거래처리건수 2006 2007 2008 2009 경고이상건수 1,947 1,527 1,438 1,386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p. 69 한국경제학회 14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표 11> 하도급거래위반사건의조치유형별시정실적 2006 2007 2008 2009 고발 33 18 16 24 시정명령 ( 과징금 ) 103(4) 131(6) 144(22) 140(10) 경고 ( 서면조사경고 ) 1,808(1,738) 1,279(1,219) 1,026(843) 926(695) 조정 18 107 236 311 계 1,962 1,535 1,422 1,401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p. 429 4) 하도급관련정책에대한새로운제안 하도급법은형식은잘갖추어져있다. 그러나현실성은매우결여되어있다고볼수있다. 하도급거래는일회성보다장기적반복적거래가대부분이다. 계속해서부품을조달하는중소기업들이수급사업자이다. 이런중소기업들은연속적인거래를위해우선에불리한거래가있어도이를당장문제시할수없다. 당국에신고하거나문제시하면보복이올수있기때문이다. 원사업자와의거래를중단하겠다는막다른골목에가지않고서는공정위에신고하지않는다. 그리고공정위의직권조사에서도원사업자의보복이두려워불공정거래사실을밝히지않는다. 법이아무리잘갖추어져있어도현실이이러할바에는하도급법이실제로하도급거래를개선하는데는한계가있다. 원사업자의불법행위를수급사업자가공정위에신고하고원사업자와의거래를아예중단하는것은수급사업자에게더큰피해가될수있다. 따라서현재의하도급법은실제로하도급거래를개선하고수급사업자를보호하기어렵다. 하도급거래를개선하고수급사업자를보호하기위해서는거래내용을투명화시키는제도적장치를마련하는것이더중요하고시급하다. 하도급거래의실제내용이투명하게공개되면거래의불공정성은자동적으로개선될수있다. 하도급법위반행위의처벌도매우낮은수준이다. 처벌수위가낮기때문에대기업들도그만큼거래개선에노력하지않는다. 하도급거래위반사건을가능하면공정거래법 3조의2 규정으로다루는것이하나의방법일수있다. 하도급거래는시장지배적사업자의구매독점력행사일가능성이높다. 원사업자가높은구매독점력을가진시장지배적사업자라면공정거래법 3조의2로엄하게다스리는것도공정한사회구현을위한한방법일수있다. 최근에이슈화되고있는동반성장위원회의이익공유제 (profit sharing) 도하도급거래개선을위한하나의정책수단이될수있다. 그러나이정책은잘못추진되면기업의자율성을해칠수있는위험성이있다. 144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Ⅳ. 결론 공정한사회는모든국가와사회가지향하는목표이다. 이를위해여러각도에서수많은정책이추진되어왔다. 그중에서도가장분명하고정당성이인정되는정책이공정거래정책이다. 공정거래정책은말그대로공정성을추구하는정책이기때문에공정한사회원칙과정확하게일치한다. 우리나라공정거래정책의제도와내용은선진국수준과비교해모자라지않는다. 중요한것은정책집행을위한정부의의지이다. 정부가이정책을어느정도강력하게집행하느냐에따라이정책이공정한사회구현에어느정도공헌할지정해진다. 이명박정부이후의정책집행에관한통계자료를개괄적으로정리해본결과에의하면그동안이분야에서공정한사회구현의지가강했다고는볼수없다. 공정한사회구호가임기중반에나왔던만큼그이전에는공정거래정책의집행이강하지못했기때문일수있다. 공정거래정책은대기업과재벌에게는불편한정책이다. 그런데이명박정부는대기업과재벌중심의경제정책을공약으로당선되었다. 따라서임기초반에는출자총액제도폐지, 지주회사규제완화, 금산분리, 감세등주로대기업과재벌에게유리한정책이추진되었다. 이런정책들은공정거래정책의집행을느슨하게할수밖에없었다. 임기후반에갑자기공정한사회슬로건이나왔기때문에남은임기동안의정책의지가공정한사회구현의시금석이될것이다. 공정한사회의건설을위해서는공정거래정책의강화가필수적요건이다. 2년여임기를남겨놓은상황에서법령과제도를바꾸어공정한사회를구현하는것은매우어려울것이다. 현상황에서의최선책은현재의제도를강력하게추진하는것이다. 우리나라의공정거래법은비교적잘마련되어있는수준이다. 문제는얼마나실효성있게집행하느냐가관건이다. 특히공정한사회구현을위해서는공정거래정책의효율적집행에더많은노력을기울여야할것이다. 한국경제학회 14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0 김주성, 공정한사회의조건과정책과제, CEO Report, 경기개발연구원, 2011. 11 신광식, 공정거래정책혁신론, 나남출판, 2006 최정표, 재벌의분할승계와경제력집중의변화, working paper, 건국대학교경제경영연구소, 2011 황인학, 경제력집중한국적인식의문제점, 한국경제연구원, 1997 [ 국외자료 ] Scott, John T., Multimarket Contact among Diversified Olipopolists," International Journal of Industrial Organization, 7, 1991, 225-238 Berle, Adolf and Gardiner Means, The Modern Corporation and Private Property, New York, N.Y.: The Macmillan Company, 1932 146 공정한사회와공정거래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김정식 연세대경제학부교수 Ⅰ. 서론 : 경제학과금융에서공정이란? - 공정 ( 公正 ) 의국어사전정의는공평하고올바른것 ( 정의로운것 ) - 경제학에서쉽게찾기어려움. 공정 (fairness) 이라는개념은공정거래위원회 (Fair Trade Commission, FTC) 에서찾을수있음 - 경제학에서는주로효율 (efficiency) 을강조 : 분배에서는공평성 (equity) 을강조함 - 경제학에서는도덕 (ethic) 이나윤리적측면을강조하고있음 : 경제주체는개인의이익을위해행동하나국가전체로볼때국민전체의후생이중요하다고판단하여개별독과점기업의이익만을추구하는경우독과점규제와경쟁시장으로가도록정부개입을허용하고있음. 또한비록국민전체의후생이감소해도세금부과를통해빈곤층의소득분배를강조하고있음 - 경제학에서공정경제혹은공정거래란? : 경쟁시장을저해하는것을막는것예를들면독과점을규제하는것또는경쟁시장이실패하는경우정부개입을허용하는것으로해석할수있음. 그외에도정의의개념으로해석해서 ( 비록다양한논란이있으나 ) 저소득층의후생을높여주는것으로해석될수있음 ( 롤스의정의 ) - 경쟁시장을저해하는, 독과점을발생시키는원인그리고시장실패를발생시키는원인을이해할필요가있음. - 경쟁시장을저해하거나혹은비록경쟁시장이라도시장가격이잘못되어있는경우즉시장의실패가존재하는경우그원인은 (1) 비대칭정보 : 도덕적해이유발 ( 시장이작동되지않음 : 정부개입필요 ) (2) 외부성이존재 : 시장가격이왜곡된가격임 ( 정부의개입필요 ) (3) 소유권이불명확한경우 : 외부성발생등임 - 또한독과점이되는원인은 (1) 규모의경제 (2) 진입규제등이있음 - 이러한경우정부가시장에개입하거나독과점을규제하게됨 :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경제학회 14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금융업은경쟁시장에서시장이실패하는경우와시장이독과점이되는경우의특성을가지고있는업종임 : 비대칭정보 ( 금융소비자와금융기관간의비대칭정보 ), 소유권이불분명한경우 ( 예금 ), 외부성존재 ( 금융기관간의전염 ), 진입규제와규모의경제 ( 독과점 ) - 경쟁을저해하는요인과시장이실패하는특성이존재하여정부개입이필요함 : 금융감독 - 금융기관과금융소비자간의비대칭정보때문에금융소비자가피해를보게됨. 특히이들중금융소외자의피해가크며이들을보호할필요가있으며이는공정금융의일부분이라고할수있음 : 금융소비자보호 - 또한시장의실패로서민금융중금융소외자 ( 저신용자 ) 에게대출이이루어지지않을경우이를정부가지원할필요가있음 : 금융소외자에게자금공급 - 정의의개념에분배의공평을포함할경우금융소외자를보호하는것이공정금융이될수있음 - 공정금융이이루어지지않는경우경제성장에저해요인이됨 - 공정금융을위한정책방향을제시할필요가있음 Ⅱ. 공정금융과경제성장 1. 공정금융의특성 - 금융업에는경쟁을저해하는요인 ( 독과점 ) 과시장이실패하는원인이모두존재함 - 금융소비자와공급자 ( 금융기관 ) 간에비대칭정보가존재 : 도덕적해이유발 - 금융업은외부성이존재 : 금융기관간의파산의전염으로공적자금투입 - 공공재적성격을지님 : 과도하게높은금리나금융소외자가있는경우경제전체에악영향을미침 : 금융회사라고하지않고금융기관이라는명칭의사용은공공재적성격을나타냄 - 소유권이불명확 : 예금으로자금을조성했을경우소유권불명확 : 예금보험제도필요 - 규모의경제가적용됨 : 대규모금융기관의경쟁력높음 : 과점형태의은행시장 148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금융기관과금융소비자간의비대칭정보로인한부작용을해소하기위해금융기관의입장에서는신용평가제도와금융소비자선별의방법을사용함 - 반면에금융소비자의입장에서는금융기관의도덕적해이를막기위해금융기관의재무투명성에대한공시등을요구하며이를정부가개입하여공시하도록하고있음 - 금융공급자즉금융기관은독과점금융기관으로금리및대출대상자선정을할수있음 - 이러한과정에서금융소비자는피해를볼수있음. 대출에있어서는과도하게높은금리의부과당할수있고예금에있어서는부실대출로금융기관이파산하는경우예금을되돌려받지못하는경우가발생할수있음 - 증권등금융투자의경우에는불공정거래가더심할수있음. 충분한설명없이투자를권유한결과투자자가원금을회수할수없는경우나금융기관이투자자와상의없이대리투자로투자자에게손실을끼치는불공정거래가있을수있음. 그외에도증권등금융투자에있어일부투자자가기업의내부정보를이용하거나허위정보로시세를조작하는경우다른투자가가손실을볼수있음 - 보험의경우는보험판매원이충분한설명없이가입을하게한후실제로보험금수령시에는다른약관이적용되는등불공정거래가있을수있음 - 금융공급자가비대칭정보를해소하기위해신용평가제도활용하는과정에서과도하게금융소외자를차별하거나고금리를부담하게하는경우저신용자는피해를봄 - 비정규직은금융소외자 ( 저신용자, 비정규직노동자 ) 로취급받아금리가낮은은행권의대출을받지못하고금리가높은저축은행과대부업계를이용해야함 - 상품시장에서의독과점은가격만높이나금융업에서는가격뿐만아니라수요자까지선별함. 금융시스템을고신용자들이대출을독점하여저신용자의대출기회감소 - 고금리부담과저신용자양산의악순환 : 경기침체로일자리감소 - 저신용자 - 고금리부담 - 소득감소 ( 저신용자심화 ) - 보험및대출의경우시장에서공급받지못하는금융소외자를위해정부가공급할필요가있음 : 미국의건강보험및자동차보험의경우정부가공급함 : 공공재적성격을지님 - 이렇게보면저신용자를위한금융서비스확충도공정한사회의한부분이라고할수있음 - 제도의설정잘못으로인해불이익을보는집단이있다면이들집단의이익을고려하는것이공정금융이라고할수있음 - 공정금융거래를위해서는 (1) 비대칭정보를없애고 (2) 외부성을제거하며 (3) 소유권의불 한국경제학회 14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명확으로인한부작용을최소화시키고 (4) 독과점의부작용을줄여야함 - 또한금융감독과정부개입으로금융소비자를보호하고금융소외자 ( 저신용자 ) 의손실을최 소화할필요가있음 < 그림 1> 비대칭정보와공정금융 정보공개 금융감독 ( 금융소비자 ) 금융소비자보호 비대칭정보 공정금융 신용평가 금융소외자 서민금융지원 ( 금융기관 ) ( 저신용자 ) - 이렇게보면공정금융이란 (1) 비대칭정보제거를위한금융감독, (2) 불공정거래를통한소 비자피해를줄이기위한금융소비자보호 (3) 금융소외자를위한서민금융확충이라고정의 할수있음 2. 공정금융과경제성장 - 불공정금융거래로금융소비자불이익 : 높은금리와거래비용을지불한경우 : 비효율적금융부문존재 : 경제성장을제약 - 금융업의경쟁력약화로국제화시대금융업이발전하지못함 - 금융부문과실물부문의불균형적발전 : 금융부문에지나친배분으로실물부문의성장을제약 : 경제성장을제약함 - 금융소비자와금융소외자의소득을낮춤으로서소득불공평초래 : 경제성장을제약 - 현재도금융부문의독과점과노동조합이존재해임금이실물보다과도하게높음 : 경제성장의걸림돌 150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금융기관의부실은다른금유업종으로의전염을우려해공적자금투입하고이익이날때는금융기관의임금인상으로나누어가짐 : 사회적환원이나투입된공적자금에대한상환에적극적이지않음 - 금융부문의과도한배분과금융부문의과도한성장은경제성장을저해함. : 영국과미국의경우 - 반면에금융과실물의균형성장추진 : 독일과일본의경우경상수지흑자유지로금융위기를피할수있음 - 한국도 1970 년대초금융부문의과도한성장을견제하여균형을유지함으로성장이가능했음 - 그러나현재금융부문이과도하게성장하면서경제성장이정체됨 : 동시에금융부문은금융기술등의측면에서미발달되어있어임금등의부문에서는억제를, 금융기술및해외영업및자산운용부문에서는발전이요구되고있음 - 금융소비자혹은저신용자의피해를방치할경우내수침체가지속될뿐만아니라경제성장이제약됨 < 표 1> 지니계수추이 전국 (1인및농가포함전국 (2인이상비농가 )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 - - 0.306 0.312 0.314 0.314 0.310 0.277 0.283 0.287 0.291 0.295 0.296 0.294 0.288 통계청 : 가계동향조사 한국경제학회 15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Ⅲ. 공정금융과금융정책 : 현황과문제점 1. 공정금융거래현황 - 소비자보다공급자위주의금융질서 : 은행, 증권, 보험등의금융업이독과점형태의시장 구조를가지기때문에공급자위주의금융질서가확립되어있음 : 금융소비자피해가확대 되고있음 * 금융상품판매시불공정행위 : 끼워팔기, 과정보험판매, 과도한보험료율등 * 금융민원중분쟁중소제기현황을보면 2010.1-2010.9 까지은행및중소서민금융은 3,264 건 (16.8%), 금융투자 631 건 (3.2%), 생명보험 7,791 건 (40.4%), 손해보험 7,655(39.6%) 건임으 로총 19,341 건임 * 보험산업에서잘못된보험금지급으로보험소비자의보험료의과도한지급 : 소비자가과도 한보험료율부담 * 보험판매원의잘못된정보제공및불공정계약으로보험민원급증 : 보험관련분쟁건수는 2010 년 4 만 300 여건에달함. 보험분쟁유형으로는보험모집 (1 만 468 건 ), 보험금산정 (6328 건 ), 고지및통지의무위반 (1802 건 ) 등임. - 자본시장에서는비대칭정보가많고공급자의도덕적해이로인해금융소비자가불이익을 보는경우가많음 * 자본시장의불투명성으로인한소비자의손실 : 분식회계 - 부실한금융감독으로금융소지자가피해를당함 * 금융감독부실로저축은행등금융기관부실시금융소비자손실 * 미시적감독에치중 : 거시적금융환경변화에대응하지못해금융소비자손실 152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그림 2> 보험민원추이 - 금융소비자보호를위해미국은금융소비자보호원을 FRB 내에설치하고있으나한국은금 융감독원내에소비자서비스본부가있고금융소비자보호법을제정하려고하고있음. 소비 자서비스본부에는소비자서비스국, 제재심의실, 분쟁조정국의기구가설치되어있음 2. 금융소외자 ( 저신용자 ) 지원현황 - 현재 1-10 등급까지신용평가 : 시중은행의경우자체평가, 2 금융권은 (1) 마이크레딧한국 신용정보 (2) 한국신용평가정보크레딧뱅크 (3) KCB 올크레딧의신용평가를활용함 - 신용평가는각기관마다평가기준이다르지만예를보면다음과같은사항을고려하고있음 * 주거주택형태 (24%) : 직무, 근무년수, 직업지위 * 거래실적정보 (11%) : 최근 6개월요구불평잔, 최근 6개월최대저축성잔액 * 복수카드정보 (15%) : 최근 3개월타카드현금서비스총사용금액, 최근 3개월타카드최대연체카드수 * NICE CB정보 (50%) : 최초신용개설일로부터의기간, 최근 183 일이내조회기관수, 최장연체일수 ( 단일건으로서 ), 보증총건수, 최근 365일이내대출총건수 (100 만원미만 ), 은행업권제외한대출총건수 - 7등급이하 (7-10 등급 ): 저신용자 : 시중은행이용불가 한국경제학회 15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2010 년현재저신용자수 : 2008년 720 만명에서 2010 년 815 만명으로증가 ( 경제활동인구 (15 세이상의인구 ) 의 2,450 만명의 33%, 금융소비자 3,500만명중 23% ) : 대부분의비정규직은저신용자로분류됨 - 대부분의저신용자들은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캐피탈등 2금융권을이용하며나머지는대부업체를이용하고있음. 지급금리는제 2 금융권에서는법정최고금리 44% 이내에서대출을받고있으나대부업체로가면그이상을지불하고있음. - 서민을위한금융시스템은정부지원체제와민간금융기관으로나누어볼수있음. - 정부의서민금융지원체제는각부처별로다양한지원체제를갖추고있으며예를들면보건복지부의주민소득지원창업지원융자, 지역신용보증재단의금융소외자영업자특례보증, 중소기업청의소상공입창업및경영개선자금등이있음 - 서민금융중에서특히저신용자를위한지원으로대표적인것은미소금융의창업지원과한국자산관리공사의신용회복기금으로채무조정지원과전환대출보증지원을하고있음 - 미소금융중앙재단은 2009 년 12월설립하여기업및금융권으로부터기부받은 1.5 조원에휴면예금 7천억원을합해 2.2조원으로기금마련. 영세자영업자및프랜차이즈창업지원함. 대상자는 7등급이하인저소득층 (5-6등급으로년소득 2천만원이하도지원대상 ). 2010 년 7월말기준으로 3958명에게 236.2억원지원함. 대출금리는 5% 미만임. - 서민을위한민간금융기관은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캐피탈, 대부업체등이있음. - 이중에서저신용자지원을위해설립된기금은저축은행등서민금융기관이출자한햇살론과시중은행이출자한희망홀씨대출이있음. - 햇살론은 2010 년시작되었으며서민금융회사들과정부가각각 1조원을출연하여신용등급 6-10 등급이거나연소득 2천만원이하인저소득층자영업자와근로자를대상으로대출함. 대출은운영자금과창업자금으로구분하여이루어지며대출금리는 10% 초반임. 이는기존의대부업체의 40% 초반의금리보다크게낮은금리임 - 희망홀씨대출은 2009 년 16개시중은행이신용등급 7등급이하나연소득 2천만원이하서민을대상으로무담보신용대출인희망홀씨대출을하며금리는 7%-19% 로적용함 - 서민금융및저신용자지원실적을보면 2008 년에비해 2010 년크게늘어나고있음 154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표 2> 서민금융지원실적 ( 단위 : 천명 ) 2008 2009 2010 서민금융지원실적 93 179 200 자료 : 금융위원회 < 표 3> 미소금융지원실적 ( 단위 : 억원 ) 2008 2009 2010 미소금융지원실적 270 413 1,160 자료 : 금융위원회 < 표 4> 전환대출보증지원인원 ( 단위 : 명 ) 2008 2009 2010 전환대출보증지원 70 14,866 16,569 자료 : 금융위원회 < 표 5> 신용회복기금채무조정지원인원 ( 단위 : 명 ) 2008 2009 2010 채무조정지원인원 82,656 149,178 167,898 자료 : 금융위원회 - 서민금융기관건전성이낮은것이서민금융소비자에게피해를줄수있음 : 저축은행자기 자본비율 5% 기준, 시중은행은 8% 기준 ( 고정이하여신 : 6 개월연체, 시중은행 : 3 개월연체 ) - 또한서민금융기관의감독이느슨한것도서민금융소비자에게손실을가져올수있는요인임 : 저축은행등에대한금융감독인원작음, 건전성공시및검사회수도시중은행보다작음 한국경제학회 15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3. 문제점 1) 공정금융거래 - 은행대출시끼워팔기와펀드판매와보험가입시불충분한정보제공등의불공정거래만연 : 금융소비자피해 - 주식투자시비대칭정보로인한소비자피해혹은잘못된정보제공으로소비자피해 ( 특히코스닥시장에서의피해만연 ) - 금융소비자보호를위한제도확립되어있지않음. 금융소지자보호와연관해서현재금융소비자보호는금융감독원의소비자서비스본부,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보호원으로분산되어있어소비자를효과적으로보호하지못함 - 현재의체제로는급증하는민원을효과적으로해결하지못하며동시에금융감독원이금융업계와소비자의민원을동일기관에서처리하여소비자를효율적으로보호하지못한다는비판이있음 2) 저신용자지원 - 금융소외자 ( 저신용자 ) 높은금리부담 ( 제도권내에서최고 44%) 으로빈곤의악순환지속 - 중소기업및소상공인대출어려움 : 제도적보완필요 ( 담보보다사업평가등 ) - 서민및금융소외자를위한서민금융기관의역할미흡 : 저축은행은대규모부동산사업대출 (PF) 에치중하고, 저축은행의예금보험비율을 2001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높여서민금융에역할을충실히하지못함 - 서민금융기관에대한금융감독미비로금융소비자피해심각 : 저축은행사태등 - 서민금융지원체제가구축되어있지않음. 지원주체가다르고수혜자의정보공유가이루어지지않아중복지원되는등의문제발생 : 콘트롤타워가있는범정부적지원체제구축필요 - 미소금융과햇살론의창업자금이중복되는문제가있음 - 햇살론의금리가낮아향후햇살론재원마련이문제임. 156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Ⅳ. 공정금융을위한정책방향 1. 금융거래질서개선방향 - 공정금융질서를위해 (1) 공급자위주의금융규제체제를소비자위주로전환 (2) 불법차명거 래방지, 자본시장투명성제고등공정한시장규율확립 (3) 신뢰받는금융감독상확립을 추진할필요가있음 ( 금융위원회자료 ) 1) 금융소비자보호기능강화및기구설립 - 금융소비자보호원설립 ( 미국, 캐나다, 영국등이설립 : 미국은 FRB내에영국은금융감독은영란은행으로이관하고기존의금융감독청 (FSA) 은금융소비자보호에치중함 ) : 소비자보호를적극적으로할필요 * 우리나라의금융소비자보호기관설립및확충에대해서는학계, 금융위, 금감원사이에논란이있음. 보호원을단독기관으로설립하자는주장은 (1) 금융민원급증에대처에비해금감원은과도하게비대하고다른감독업무가많아소비자보호에치중하기어려움 (2) 금감원은업계의재원으로운영되어소비자입장에서민원을처리하기어려움 (3) 현재의시스템은금감원, 소비자보호원, 공정거래위원회로분산되어있어효과적으로금융소비자를보호하기어려움등의들고있음. * 반면에금융감독원에그대로두자는안은 (1) 감독체계의혼란및금융사들의부담과중 (2) 행정기관효율화에역행 (3) 분리시금융감독약화우려등의주장을하고있음. 어느안을채택하거나소비자보호를위해새로운기구와제도를마련할필요가있음 - 이러한논란에도불구하고금융소비자보호를지금보다크게강화할필요가있음 - 금융소비자보호법제정 - 보험판매원의수당지급제도개선 ( 초기에지급되는것을개선 ) - 금융상품판매시광고및설명의무규제 - 금융회사의불건전영업행위규제 : 대출시끼워팔기, 과장보험판매, 저축은행건전도공시의무 한국경제학회 15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분쟁조정제도확립 - 금융교육을통한금융소비자역량강화 : 금융소비자법제정 - 자동차보험소비자부담경감 : 보험료율산정방식변경 2) 금융시장에서공정한시장규율정립 - 불법차명거래방지강화 : 고객확인제도, - 자본시장투명성제고 : 투자자보호를위한증권시장불공정거래규제, 분식회계로인한 투자자피해최소화 : 시세조정금지 : 자본공시위반시과징금제도도입 3) 신뢰받는금융감독상확립 - G20 금융개혁에맞는금융감독 : 미시건전성감독에서거시건전성감독으로감독시스템개편, 권역별감독에서기능별감독, 감독및검사기능의전문화를통한효율성증대 - 자본자유화에적합한감독체계확립 : 자본자유화로인한금융부실감독필요 ( 외화부채로인한 ) - 금융감독의투명성제고를통한신뢰도제고 : 검사절차정비, 내부통제강화, 검사품질향상 - 수요자중심의금융감독체계확립 : 소비자본부확충, 불합리한약관정리 - 분식회계근절 : 사전예방금융감독 2. 저신용자 ( 금융소외자 ) 를위한금융정책방향 1) 금리인하 - 년 44% 에서 39% 로인하예정 - 정부지원인미소금융은낮은금리를유지하고민간지원인햇살론은시장금리를반영하는것도고려할필요가있음 : 과도하게낮은금리를적용했을때향후자금공급의문제를고려해야함 : 외국의경우도금리가평균 20% 수준을유지하고있음 158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2) 대상인원및금액확대 - 지원대상자확대 - 지원기금확충 : 이를위해햇살론의경우서민금융기관의경우의무대출비율을부과하는것도방법임. 이렇게할경우서민금융기관이대형건설프로젝트보다소액서민금융대출에집중할수있음 : 이러한소액신용대출에대한인센티브로위험가중치를낮추어것도고려할필요가있음 3) 중소기업및소상공인지원확대 - 대기업위주에서중소기업대출확대 - 유망중소기업집중지원 4) 신용카드수수료인하및낮은수수료가맹점기준확대 - 낮은수수료가맹점기준확대 - 체크및신용카드수수료인하 5) 서민금융제도개선 : 저축은행및대부업체의제도개선 - 저축은행예금보장한도축소와대출한도축소 : 서민금융기관으로서역할 - 저축은행의자기자본확충 : 건전성확보를통해서민의피해축소 - 서민전용신용제도시스템구축 - 불법사금융피해방지제도화 - 저소득층금리부담경감 - 대부업체불법허위광고근절 - 고신용자, 고소득자대출방지 : 햇살론등 - 햇살론, 보금자리론여신기금확충 - 미소금융접근성제고 - 등록과미등록대부업체거래금지 - 보험및대출에있어정부공급제도마련필요 한국경제학회 15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6) 금융감독강화와정부의서민금융관련조직정비 - 금융소비자의피해를줄이기위한건전성감독강화 - 서민피해를줄이기위한서민금융기관의금융감독강화 - 금융위원회의서민금융담당과를국으로승격시키는것을검토 Ⅴ. 결론 - 금융업은독과점의폐해가많은업종 : 정부개입필요 : 금윰감독필요 - 금융업은비대칭정보와소유권이불명확한업종 : 정부개입필요 : 정보공개및투명경영필요 - 은행, 금융투자, 보험등금융거래에서공정거래강화 : 상품시장에서만공정거래강조, 금융업에서의공정거래등한시함 - 주식및보험시장에서비대칭정보를막기위한감독및규제필요 - 금융소비자보호를위한금융소비자보호기구설립및제도개선필요 - 금융소외자역시불공정거래의피해자이며금융소외자에대한대출은시장실패에따른공공재적성격을가짐 : 정부지원필요 - 금융공정거래및금융소외자구제필요 : 경제성장을촉진 - 서민금융기관경영자의도덕적해이방지를위한서민금융의제도강화 : 저축은행문제해결을위한제도개선 - 금융소외자를위한금리인하및제도권금융기관에서흡수필요 : 정부의노력필요 ( 정부가공급하는제도개선필요 ) - 금융소비자및금융소외자의피해를줄이기위한금융감독강화필요 160 공정한사회와금융정책
Session 2. 공정한사회와한국경제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금융위원회, 2011 년업무추진계획, 2011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포탈김동우, 정찬우, 이재연, 서민금융체계선진화를위한정책금융의역할, 한국금융연구원, 2010.5 정찬우, 서민금융정책의방향, 한국금융연구원, 2010.11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한국경제학회 161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사회 임현진. 서울대사회학과교수 발표 1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_ 165 신광영. 중앙대사회학과교수발표 2 젠더공정성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_ 183 함인희. 이화여대사회학과교수발표 3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_ 205 김병관. 아주대사회학과교수 토론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연구위원 김혜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선임연구위원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선임연구위원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신광영 중앙대사회학과교수 Ⅰ. 문제제기 산업자본주의사회와계급불평등 - 현대산업자본주의사회는사적소유와임노동을매개로하는생산체제를특징으로하고있다. 임노동관계내에내재된고용과피고용관계는흔히사회계급관계로인식되었다. 오늘날산업자본주의정치제제는이러한계급관계를바탕으로하여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형성되었다. 이것은현대민주적자본주의사회가경제적인차원에서의계급관계와이를토대로하는정치적차원의권력관계를근간으로하고있다는의미에서계급관계에기초하고있다고볼수있다. - 모든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존재하는계급불평등은일차적으로계급구조내의계급위치에따라경제적인상태가달라진다는점에서위치적불평등 (positional inequality) 이라고볼수있다 (Wright 1997). - 전통사회와는달리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위치적불평등구조내에서개인의위치는태어날때부터주어진것은아니라, 개인이나가족단위의노력에의해서변화가가능하다. 계급이동가능성의존재가현대산업자본주의사회의구조적특징가운데하나이다. - 대중교육의확산과고등교육기회의확대가노동자와농민의상승이동가능성을확대시켰고, 생산수단을소유하지못한사람들에게교육은아직도개인들의계급지위를결정짓는중요한요소로작용하고있다. - 불평등체제내에서이동은사회적유동성 (social fluidity) 이라고불린다. 사회적유동성이클수록기존의불평등체제는사회구성원들에게정당하게인식될가능성이높다는의미 한국사회학회 16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에서사회유동성이크다는점이현대사회의특징으로불려졌다 (Goldthorpe 1984 및 2000) - 미시적인차원에서사회적유동성은피고용자들의경우계급이동을동반하는조직내의승진이나자영업자의경우사업의확장을통한자본가계급으로의이동과같은상승이동으로나타난다. - 오늘날세대간계급이동의가능성은대체로교육을통해서이루어진다. 그러므로교육기회의평등이기회의평등차원에서강조되었고, 대부분의서구사회에서대학교육까지무상으로이루어지는이유가기회의평등을보장하기위한것이었다. - 계급불평등은 (1) 생산영역에서이루어지는분배의결과로나타나는불평등즉시장불평등과 (2) 생산영역외부에서이루어지는정부의조세와이전소득을포함한재분배결과로나타나는불평등으로구성된다. 분배가주로생산영역에서이루어지는계급들사이의힘의관계에의해서영향을받는반면, 재분배는국가적차원의정치와정책의영향을받는다. 생산영역의역학관계는제도적으로노사관계를기반으로하고있으며, 정치적영역에서역학관계는정당들사이에서이루어지는선거경쟁과정책결정과정상의균형과견제와같은제도와절차를바탕으로하고있다. - 최근불평등심화로제기되는문제가분배적정의와재분배적정의의문제이다. 롤스와는달리, 여기에서분배적정의는경제영역에서생산에참여한사람들사이에생산물혹은생산물로인하여발생한이익배분상의공정성을지칭한다. 재분재적정의는분배적정의를강화하기해서국가를포함한공적인기구에의해서이루어지는복지와관련된공정성이다. Ⅱ.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형태 - 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계급갈등은노사관계와정치영역에서서로다른방식으로제도화되었다. 현대의노사관계는역사적으로집단적인차원에서형성된계급갈등의제도화를반영하고있다. 산업혁명이후점차계급이해의조직화를제도적으로인정하기시작했다. 노동자조직인노동조합이나자본가들의조직인경영자단체가그러한조직들이다. 초기부터권위주의적인정치체제하에서이들조직들은탄압을받기도하고, 조직자체가부정되는경우도있었다. 하지만, 오늘날대부분의민주주의사회에서조직을결성하는것은 166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기본권차원에서법적으로인정받고있다. 정치적차원에서계급갈등은계급이해를대변하는정당들과이들정당들간의선거를통한경쟁으로제도화되었다. 미국의정치사회학자립셋 (S. M. Lipset)(1981) 이 민주적계급투쟁 이라고부른선거는자본주의사회에내재된계급갈등을제도적으로해결하는근대사회가만들어낸획기적인발명품이었다. 민주화투쟁을통해서노동자들의참정권이보장되면서선거는부르주아지제도가아니라누가최종적으로승리할것인지를알수없는불확실성을제도적으로보장하는혁신적인제도였다. 계급갈등의제도화 : 노사관계 - 오늘날노사관계는경제적인영역에서이루어지는 1차적인분배인총이윤을임금 ( 노동자 ) 과배당이익 ( 자본가 ) 으로분배하는과정과관계되어있다. 임노동관계에서벗어나있는자영업자들의경우, 이윤은순수하게시장에의해서결정된다. 그러나노동자나자본가의소득은시장에의해서결정되는것이아니라단체교섭을통해서임금을결정하기때문에조직과제도를통해서결정된다고볼수있다. 그리고노동자계급과자본가계급의소득은영합게임적인속성을지니고있고, 그러한게임이지니고있는내제적인갈등을조정하는제도가노사관계제도인것이다. - 오늘날대부분의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임금결정은노동조합과기업간의교섭을통해서이루어진다. 임금이개별노동자와개별자본가사이의계약에의해서이루어지는것이아니라조직된노동자와자본가혹은자본가단체사이에서이루어지는교섭에의해서결정되는경우가지배적이다. - 노사관계의제도화형태에따라서임금교섭크게 3가지로나타났다. 첫째로임금교섭이중앙의상급단체들에의해서교섭이이루어지는중앙교섭이다 ( 대표적으로 1960-1982년사이의스웨덴, 1994 년이후의아일랜드 ). 전국적인총연맹인노동조합총연맹과경영자총연맹간에이루어지는임금교섭이대표적인예이다. 둘째로산업별로각기다른노동자대표단체와경영자대표단체사이에임금교섭이이루어지는부문 (sector) 혹은산별 (industry) 수준의교섭이다 (1981 년이후의덴마크, 1994년이후의스웨덴 ). 자동차산업이나 IT 산업에서처럼산업에따라서시장상황이나경영여건이다르기때문에교섭은전국이아니라특정산업에만적용된다. 셋째로기업수준에서이루어지는교섭은개별기업내에서노동자대표와기업주사이에이루어지는기업별임금교섭이다 ( 일본, 한국과미국, 그리고 1980년이후의영국 ). 한국사회학회 16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패턴교섭은부문이나기업에서이루어지는교섭이다른부문이나기업에도적용되는교섭이다. 패턴교섭은패턴을선도하는부문이나기업에서이루어진교섭이다른부문이나기업에도적용되며, 부문간경쟁을규제하는기능을한다 (Kenworthy 2007; Traxler et al., 2010). - 교섭의수준과내용은역사적으로형성된계급간권력관계를반영한다. 노조나경영자단체가자신들의행위결과를내부화하는정도에따라서임금교섭이경제에영향을다르게미치기때문에, 교섭의결과는한편으로권력관계를반영하는것이지만, 다른한편으로동시에권력관계에영향을미치는요인으로작용한다. - < 그림 1> 에서알수있는것처럼, 한국은 OECD 국가들가운데조직률이가장낮은수준에속하고, 단체교섭적용범위도가장낮아서노조의사회적영향력을대단히제한적이다. 이것은한국노조의권력이 OECD 국가들가운데가장낮은수준이라는점을보여준다. - 대체로북유럽국가들에서노조조직률이높고, 단체교섭의적용범위가광범위하여노조가사회전체에미치는영향력이컸다. 대체로유럽대륙국가들의경우조직률이그다지높지않더라도단체교섭의적용범위가커서사회적인영향력은매우큰것으로나타났다. 반면, 미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등에서노조조직률도낮고, 단체교섭적용범위도적어서노동조합의대사회적영향력이제한적인것으로나타났다. < 그림 1> OECD 국가들의노조조직률과단체교섭적용범위, 2000 년 출처 : OECD, Employment Outlook, 2004, p. 146. 계급갈등의제도화 : 조세와복지 168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 오늘날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 2차적인분배는주로조세와복지를통해서이루어진다. 2 차적인분배는 1차적으로경제활동을통해서이루어지는분배에서발생하는문제나한계를완화시키거나해결하기위해국가에의해서이루어지는분배라는점에서재분배 (redistribution) 라고불린다. - 조세제도와복지제도는생산현장혹은시장이아니라정치과정에의해서결정되는부분이기때문에정치적차원에서이루어지는계급관계를반영한다. 즉, 이들제도들은계급을대변하는정당들의활동을매개로해서만들어지며, 입법과정책형성에미치는계급의영향력을반영한다. - 계급불평등과관련하여과세의방식이대단히중요하다. 직접세와간접세가운데직접세는재분배에긍정적인영향을미치는반면, 간접세는재분에부정적인영향을미치기때문이다. - 국가복지는노동시장에영향을받는임금과는다른독립적인경제적자원으로기능하기때문에일시적으로혹은영원히근로능력을상실한사람들에게시장의존성을약화시킨다는점에서상품으로서의노동력성격을약화시키는효과를지닌다는의미에서노동력의탈상품화 (decommodification) 효과를낳는다 (Esping-Andersen 1990). - 재분배공정성의문제는국가의정책을통해서시장에서발생되는불평등을어는정도완화되는가와관련이있다. 즉, 산업자본주의경제활동에서필연적으로등장하는계급불평등을완화시키기위한국가의개입을통해서시장에서발생한불평등이완화되는정도는재분배공정성혹은재분배정책의효과를보여준다. - < 표 1> 은조세전후의가구소득지니계수변화를보여준다. 대체로 2000 년대중반북유럽과유럽대륙에서조세제도의재분배효과가큰반면, 미국, 영국, 일본, 캐다나등지에서재분배효과가낮고, 한국에서조세제도의재분배효과는 8% 로 OECD 국가들가운데가장낮았다. 이것은한국에서조세제도를통해서이루어지는재분배의효과가매우낮다는것을보여주는것이며, 주된이유는직접세비율이간접세비율에비해서상대적으로낮기때문이다. - 한국의경우 < 표 1> 에서볼수있는것처럼, 한국에서조세전과후의지니계수변화는 OECD 평균의 1/4에불과하여, 조세제도가경제활동을통하여발생하는불평등을완화시키는효과가대단히낮다는것을확인할수있다. < 표 1> 2000 년대중반 OECD 국가들에서조세전과후지니계수의변화 한국사회학회 16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참고 : 가구소득불평등균등화된가구소득의정된지니계수로측정되었다. 자료 : Goodwaad and Kaminada(2010: 6) - < 그림 3> 에서볼수있듯이, 한국의경우전체 GDP 에서직접세가차지하는비중도매우낮다. OECD 국가들가운데멕시코다음으로직접세비중이낮은것으로나타났다. 특히개인소득에대한세금이매우낮은비중을차지하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 국가복지도생산현장의문제가아니라정치의문제이다. 또한경제활동을하는사람들만 170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의문제가아니라경제활동을하지않는사람들 ( 노동을할수없거나하려고하지않는사람들 ) 을포함한문제이다. 그러므로노동자뿐만아니라장애자, 노인들의이해를대변하는정당들에의해서만일반대중을대상으로하는복지제도가발전할수있다. 정치적인차원에서시장능력이없거나경제활동기회를상실한국민을대상으로하는정책과프로그램이만들어져야만복지가발달할수있다. < 그림 2> OECD 30 개국직접세와간접세비율, 2003 년 자료 :Austrian Government(2006) International Comparison of Australian Taxes, p. 39 < 그림 3> OECD 국가 GDP 에서직접세가차지하는비중, 200 년 자료 : Austrian Government(2006) International Comparison of Australian Taxes, p. 40 - 오늘날산업자본주의사회들에서계급갈등은노사관계를통해서조정되고, 선거제도로통 한국사회학회 17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해서드러나며, 선거이후정당을중심으로하는정치과정과국가의정책을통해서조정된다. 노사관계제도가노동계급과자본가계급간의상충하는이해관계를조정하는제도라면, 정부의복지제도는생산영역이아닌생활영역에서의계급불평등을완화시키는제도이다. 노사관계가노조와기업혹은경영자단체를중심으로한다면, 복지정책과복지정치는정당과정부를중심으로한다. 노사관계가자본가와노동계급을중심으로한다면, 국가복지는자영업자나비경제활동인구까지를포함하는전체국민을대상으로하기때문에국회와중앙행정부의몫으로인식되었다. - 노동계급이권력자원을충분히확보하지못한경우, 조세제도와복지제도를통하여불평등이약화될가능성은매우낮아진다. 노조가노사관계내의문제에만관심을갖게되기때문이다. 한국이나일본과같이기업별노조체제가정착되어있는경우, 노조의대사회적영향력은대단히제한적이어서, 입법과정책결정에큰영향력을미치지못하기때문이다. < 그림 4> 2005 년 OECD 국가순임금중에서공공사회복지지출이차지하는비중 자료 : OECD, Society at Glance 2009, Paris: OECD. 참고 : 국가는전체국민순임금 (NNI) 중에서공공사회지출비중이낮은순서에서높은순서로배치되어있다. - < 그림 4> 에볼수있는것처럼, 한국의복지수준은 OECD 국가들가운에최하위그룹에속 172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한다. 외환위기이후복지수요가급증하고있지만, 복지에관한노동계급의요구는대단히제한적으로만이루어지고있다. 한국에서복지요구는노조에의해서가아니라주로시민단체들과학계에의해서제기되고있다. 노동조합들은공적으로이루어지는복지담론에적극적으로개입하지도못하고있다. Ⅲ. 한국의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 - 한국의불평등수준은급속하게증가하였다. 이것은한국만의현상이아니라, 동아시아차원의현상이다. 20세기후반지구적인차원에서불평등이급격히증가하고있는지역은영미권과더불어동아시아권으로동아시아의다른나라들인일본, 중국과더불어한국에서불평등이급격히증가하고있다 (Mann and Riley 2007). - 불평등증가추세는계급간불평등의증가와더불어계급내불평등의증가에따른결과이다. 계급간불평등증가는계급간소득격차가커졌다. 이는한편으로다국적기업화된한국의재벌들의경제력이더욱커진반면, 다른한편으로저임금비정규직노동자계급의규모가더커졌기때문이다. - 한국의대기업들은 80년대후반부터다국적기업으로성장하기시작하였다. 1997 년외환위기이후구조조정에서기사회생한재벌기업들은임금비용을줄이고무역장벽을피하기위하여해외현지생산체제를구축하면서해외직접투자를크게늘렸다. 수출이호조를보이면서대기업노동자들도이윤공유차원에서지속적인임금상승을경험하였다. 한국의대기업들의경우대부분노조가조직되어있기때문에, 기업의수익이높아질수록임금교섭을통하여노동자들의임금도높아지게된것이다. - 그러나노동계급분절로인하여노동계급내불평등과빈곤이크게심화되었다. 노동계급내분절은정규직과비정규직분절뿐만아니라외국인노동자들의유입에따라서한국에서일하는노동자들이질화되었다는것을의미한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은지속적으로임금불안정과고용불안정을경험하고있다. 외환위기이후노동시장유연화가급속하게이루어지면서, 비정규직노동자비중이크게증가하였다. 비정규직은고용불안정뿐만아니 한국사회학회 17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라저임금과낮은복지로인하여근로빈곤층의상당부분을이루고있다. 또한외국인노동 자들이대거유입되면서, 저임금하층노동자들은외국인노동자들과일자리를둘러싼경 쟁을피할수없게되었다. 권력자원의불평등과계급분화 - 분배와재분배는계급역학에영향을받는다. 계급역학은각계급들이동원할수있는권력자원에의해서달라진다. 권력자원은행위자가다른행위자의행위에대해서보상을하거나처벌을가할수있는자원이다. 노동계급의권력자원은노동조합과정당이며, 권력자원의효과는노동조합조직률과노동조합의집중도, 집합적행위에참여하는조합원의의지및노동계급이정치적으로행사할수있는영향력과노동계급을대변할수있는정당의영향력에의해서달라진다 (Korpi 1983). 자본가계급도직접적으로혹은정당이나정부를통해서간접적으로노동자나노조에보상과처벌을가할수있다는점에서권력자원을가지고있다. 자본가계급의권력자원이주로자본의규모에영향을받는반면, 노동자계급의권력자원의노동자들의의지와연대의식등에영향을받는다 (Offe and Wiesenthal 1980). 그러므로노동계급권력자원의확대는선형적으로이루어지지않기때문에, 조직의규모와권력자원이비례하지않는다. - 경제영역에서의분배는노동자들의경우노동시장을통해서이루어진다. 임금과기업복지의형태로이루어지는분배의결과물은 1차적으로개인의인적자본에의해서영향을받을뿐만아니라, 기업의규모, 고용상의지위등에의해서영향을받는다. - 노동조합이존재하고노동조합에가입한노동자들은노동시장에서일정한형태의권력자원을가지고있는노동자들이며, 권력자원을활용하여임금을교섭할수있다. 반면, 여러이유로노조에가입하지못한노동자들은자신들의이해를대변하거나위험으로부터보호하기위해동원할수있는권력자원이없다. - 한국의노동계급은정규직 -노조가입노동자, 정규직 -노조미가입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로크게구분된다. 비정규직의경우노동조합조직자체가거의불가능하다. 일부조직된비정규직노조들이있지만, 실질적인의미에서임금교섭에참여하지못하고있다. - 비정규직노동자들의경우 11.3% 가최저생계비 150% 미만 ( 이것은 OECD 빈곤선기준인중위소득 50% 와비슷한수준 ) 의빈곤층에해당하여정규직빈곤층의 4배정도에달하는높은빈곤률을보이고있다. 그리고비정규직은빈곤층의 1/3정도가차지하고있어서비정규직이한국의빈곤문제와밀접하게관련되어있다 ( 백희영, 구인회 2010: 101). 174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 전체노동자들의 1/3~2/5 정도를차지하고있는비정규직은권력자원을가지고있지못하여, 경제적으로도배제되었을뿐만아니라정치적으로도배제되었다. 즉, 분배차원 ( 임금 ) 과국가에의해서이루어지는재분배차원 ( 조세와복지 ) 에서도이들은지속적으로배제를경험하고있다. 시장과국가에의해서배제된노동계급의문제가지속적으로해결되지못하고있다. 누적적원인 (cumulative causes) 과누적적불평등 (cumulative inequality) - 계급불평등은지속적이고누적인속성을지니고있다. 계급불평등자체가개인들의심리와의식에지속적으로영향을미칠뿐만아니라빈곤층의경우처럼식사와주거와같은생활조건, 교육에영향을미치는집안분위기, 사회적으로겪는배제등으로인하여누적적으로신체와정신의훼손을경험한다. - 계급갈등은누적적인원인에의해서촉발된다. 일상적으로노동자들의불만이오랜시간누적이되면서계급갈등이가시화된다. 매우다양하고분산된형태로등장하는계급갈등이완화되기보다는점진적이지만누적적인형태로심화되는이유는다양한계급갈등의양상을소홀히인식하기때문이다. 오늘날한국사회에서노동자들의불만은노동시장 ( 고용안정과임금 ), 주택 ( 전세난 ), 교육 ( 사교육비용 ), 복지 ( 복지사각지대 ) 등다양한영역에서누적되고있다. - 계급갈등은계급구성원들의불만이일정수준에달하면극적으로폭발하는문턱효과 (threshold effect) 를지니고있다. 인과적과정으로서계급갈등의전개과정은서서히진행되어관심을끌지못하지만, 어느정도의시간이지나면극적으로그양상이변한다. 1987 년여름노동자대투쟁이이러한양상을보였고, 1997 년 12월총파업도이러한양상을보였다. 또한현재중동지역에서나타나고있는대규모시위도오랜기간누적된불만이폭발한것이다. 인구변화와같이단기적으로큰변화로인식하지못하는변화가일정수준에달하면대규모극적인변화를만들어내는것처럼, 현재와같이계급간이해대립이소홀히취급되고있지만, 많은비교역사연구가보여주는것처럼, 행위자들은결정적인순간에자신의 선택과기대 를재평가하고급격한변화를만들어낸다 (Pierson 2003). - 계급불평등에의한불리함은생애과정을통하여누적적으로이루어지는누적적불평등속성을지니고있다. 이것은특정한생애과정에서의상태 (status) 가이전의상태에의존하는경로의존적인 (path dependent) 속성을지니고있기때문이다. 노동시장에서겪는청년기의어려움이장년기와노년기의어려움으로이어지기때문이다 ( 신광영 2009). 한국사회학회 17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각종탈규제와노동시장유연화는계급에따라다른효과를미쳤고, 임금과고용상의불안정을겪는노동자들의증가로인하여계급불평등이크게증가하였다. 세계화로인하여혜택을누리는계급과불이익을당하는계급사이의격차가계속해서더커지고있다. 이른바매튜효과 (Mattew Effect) 가지속적으로나타나고있다. - 1차적으로분배가이루어지는노동시장에서문제가해결되거나아니면 2차적으로국가의재분배정책을통해서문제가완화되거나해결되지않으면, 누적적계급불평등은심화될것이다. 그것은지속적으로계급불평등의구조화를강화시키고, 계급갈등의심화로이어질것이다. Ⅳ. 공정한사회와새로운계급갈등의제도화 - 공정한사회 (fair society) 는공정성 (fairness) 이사회의기본원리로작동하는사회를지칭한다. 계급사회로서의자본주의사회에서공정성문제는특정한제도적전제에서출발한다. 자본주의의제도적틀즉원초적상태 (original condition) 로서사적소유권과그에따른불평등의인정을전제로해서공정성의논의가이루어질수있다. - 그러나사적소유문제로제기되는계급불평등과그로인한사회적, 정치적갈등은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중요한이슈로등장했고, 제도적으로갈등을해결하기위하여역사적으로다양한제도들이등장했다. 오늘날서구사회들에서존재하는다양한제도들은계급불평등과그에따른계급갈등을해결하기위해서발명된장치들이다. - 서구사회와는달리, 한국사회에서는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문제는지금까지정치적수준에서본격적으로다루어지지않았다. 그것은여러가지이유로계급이해를공식적으로대표하는정당이제대로발전하지못했기때문이기도하지만, 정부가이러한문제를중요한문제로인식하지못했기때문이기도하다. - 계급과관련하여공정성문제는분배와재분배차원에서접근이가능하다. 첫째로분배차원은경제적인차원의문제로이는계급간불평등문제와계급내불평등문제로나눌수있다. 이것은시장에서발생하는불평등이라는점에서시장의제도와규칙과관련된문제이다. 재분배차원은정치 ( 책 ) 적차원의문제로계급불평등이심화되거나혹은계급불평등이누적되는것을막기위한정부의정책과관련된문제이다. 176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 계급내불평등심화로나타나는비정규직노동자들의저임금과낮은복지수혜문제는한국사회의불공정성을드러내는대표적인문제이다. 동일한양과질의노동을했음에도불구하고차별적으로노동의대가를지불하는결과로나타나는정규직과비정규직임금차별과복지혜택의차이는대표적으로공정한사회의실현을저해하는요소이다. - 공정성의문제를범주적차원의문제가아니라양적인차원의문제로접근한다면, 한국사회가얼마나공정한사회인가의문제는다른사회와비교를통해서확인할수있는문제이다. 서구에서계급불평등을약화시키기위해도입한재분배정책들은오랜시간에걸쳐서진화해왔다. 재분배에서핵심적인역할을담당하는제도인조세제도와복지제도를한국과다른 OECD 국가들을비교한다면, 한국의조세제도와복지제도는대단히후진적인속성을지니고있다고볼수있다. 단적으로, 재분배와관련하여정부의역할이대단히미미하다고볼수있다. - 그러므로시장에서발생하는구조적인불평등의문제를완화시키는기능을담당하는재분배가제도이루어지지못함으로인하여한국의계급불평등은완화되기보다는심화되고있다. - 현실적으로한국사회에서공정성을증진시키기위해서는경제영역과노동시장에서의분배공정성과경제활동에참여하지않는모든국민을대상으로하는재분배공정성의문제를적극적으로고려할필요가있다. - 서구의역사적경험을통해서알려진사실은게임의규칙인제도를통해서공정성을높일수있다는것이다. 노사관계제도, 조세제도와복지제도를주축으로하는공정성을높이기위한제도적혁신을통해서국민의기본권 ( 시민권, 경제권, 사회권 ) 이강화되었고, 이는계급불평등을약화시키는결과를가져왔던것이다. Ⅴ. 결론 - 계급불평등은모든자본주의사회에내재된현상이다. 쟁점은계급불평등의존재여부가아니라계급불평등의정도에관한것이다. 우리가공정한사회를이야기할때, 공정한사회논의에는덜불평등한사회혹은더공정한사회를암묵적으로전제로한다. - 노동에대한대가가차별적으로주어질때, 우리는그것을불평등할뿐만아니라공평하지 한국사회학회 17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못한대우라고생각한다. 이것은공평한불평등이있을수있다는것을함의한다. 노동시간이나노동강도가서로다른경우에도불구하고똑같은보상이주어진다면, 우리는그것을공정하지못하다고생각한다. 그러나노력이나능력이다름으로해서다르게보상이주어지는경우그것을공정한불평등이라고볼수있다. - 시장을규제하는다양한제도와관습들이계급불평등을만들어낸다. 대표적으로외국인노동자들에주어지는저임금은국적에기반을둔차별이나혹은임금을외국인노동자의본국경제상황을고려해서책정하는비시장적인임금책정방식의산물이다. 외국인노동자의불리한조건을이용하여외국인노동자들에게저임금을주는현실은생산성이나효율성과는관계가없다. - 이것은내국인에게도마찬가지로적용될수있다. 일의성격, 내용과강도가동일한경우에도정규직에비해서낮은임금을받는비정규직노동자들공정하지못한대우를받고있다고볼수있다. 정부의노동시장의유연화정책을통해서확대된한국의비정규직은다른 OECD 국가들의비정규직과비교해서대단히불리한대우를받고있는것이현실이다. 한국의비정규직의문제는대표적으로불공정한분배문제라고볼수있다. - 이러한공정하지못한현실이지속적으로유지되고있는이유는단순히국가차원의문제때문만이아니라, 현실적으로정책적변화를가져올수있는권력자원을갖고있는사회세력이제대로형성되지못했기때문이다. 비정규직노동계급이권력자원을갖고있지못하다. 단적으로분배상의불공정성을교정할수있는재분배정책과제도들이발달하지못한이유는그것을추동하는사회세력이나정치세력이없었기때문이다. 덴마크의유연안정모델 (flexicurity model) 과같이노동시장유연화로발생하는문제를복지정책을통해서해결하는제도는덴마크노총이정치적권력자원을갖고있기때문에가능했다. - 그러나과거역사에서나혹은최근해외사례에서볼수있는것처럼, 계급불평등심화는계급갈등을낳는가장중요한요인이다. 단기적으로계급갈등이가시화되지않는경우에도노동자들의불만과분노가누적이되고있는경우, 극적인변화를촉발시키는계기를통하여급격한변화를야기할수있다. - 그런점에서분배를둘러싼경제영역에서그리고재분배를둘러싼정책영역에서계급갈등을제도적으로완화시킬수있는장치가마련될필요가있다. 단기적인차원에서문제가대규모집단적인방식으로드러나지않는다고해서구조적인문제가소홀히다뤄져서는안된다. 지속적으로또한누적적으로심화되고있는계급불평등은주기적으로폭발하기때문이다. - 오늘날한국사회에서계급문제는조직화된형태보다조직화되지않은형태로경험된다. 최근용산참사나전세난과같은사회현상은한국사회에서드러나는제도나정책상의공정성 178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정도를드러냈다. 일반인들은이러한현상을직간접적으로경험하고있지만, 그경험은계급경험은분산되어있기때문에잘드러나지않는다. 그러나불공정함과불리함에대한누적된경험과감정이사회적사실로존재하는경우, 계급갈등은예상하지못한시기와형태로나타날수있다. - 물론이러한것을정치적으로해소하는것이선거라는점에서민주적계급투쟁으로서의선거를기대할수있다. 그러나한국의경우, 서구와같이계급정당이정당체제내에서정립되어있지못하고, 계급이해를반영하는정책경쟁이선거경쟁에서큰역할을하지못하기때문에, 한국의역대선거를민주적계급투쟁이라고보기힘들다. - 현재사회과학의수준은매우낮다. 2008 년금융위기도예측하지못했고, 2010 년과 2011 년중동지역의민주화혁명도예측하지못했다. 많은사회과학자들의역할은주로과거사건이나현상을설명하는수준에머물러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현재이루어지고있는진전된사회과학연구가현실에대한이해를크게높였다. 이것은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경우에도그대로적용된다. 한국사회학회 17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백희영ㆍ구인회. 2010. 비정규노동과근로빈곤과의관계 : 임금차별과근로시간의영향을중심으로, 노동정책연구 10: 87-117. 신광영, 2009, 계급, 세대와불평등 경제와사회 81: 35-60. [ 국외자료 ] Australian Government. 2006. International Comparison of Australian Taxes. Esping-Andersen, Gosta. 1990. The Thee Worlds of Welfare Capitalism,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Goldthorpe, John, 1987, Social Mobility and Class Structure in Modern Britai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On Sociology, Oxford University Press. Goudswaard, Kees and Koen Caminada, 2010, "The redistributive effect of public and private social programmes: A cross-country empirical analysis," International Social Security Review 63: 1-19. Korpi, Walter, 1983, The Democratic Class Struggle, London: Routledge & Kegan Paul., 2010, "Class and gender inequalities in different types of welfare states: the Social Citizenship Indicators Program (SCIP)," 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 Welfare 19: s14-s24. Lipset, Seymour Martin. 1981, Political Man: The Social Bases of Politics, extended edition, Baltimore: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Mann, Michael and Dan Riley. 2007. "Explaining macro-regional trends in global income inequalities, 1950 2000," Socio-Economic Review 5(1): 81-115. OECD. 2004. OECD Employment Outlook 2004, Paris: OECD. Offe, Claus and Helmut Wiesenthal. 1980. "Two Logics of Collective Actions: On Social Class and Organizational Form," Political Power and Social Theory Vol 1, ed. by Maurice Zeitlin, Boulder: ZAI Press, pp.67-115. Pierson, Paul. 2003. "Big, Slow-moving, and... Invisible Macrosocial Processes in the Study of Comparative Politics, in James Mahoney and Dietrich Rueschemeyer ed. Comparative Historical Analysis in the Social Scienc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pp.177-207. 180 현대자본주의와공정성문제 : 계급불평등과계급갈등의제도화를중심으로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Rawls, John. 1971. A Theory of Justice, Mass.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Traxler, Franz and B. Brandl, 2010, "Collective Bargaining, Macroeconomic Performance, and the Sectoral Composition of Trade Unions," Industrial Relations, 49(1): 91-115. Wright, Erik Olin. 1997. Class Count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한국사회학회 181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함인희 이화여대사회학과교수 There is difference and there is power. And who holds the power decides the meaning of the difference. (June Jordan. 1994 Technical Difficulties, p.197 에서 ) Ⅰ. 문제제기 공정사회논의가주요한사회적화두로떠오르면서젠더공정성에대한관심도더불어부상하고있다. 그러나젠더공정성은 복잡미묘한개념 (tricky concept) 이다. 공정성 (fairness) 과유사한의미를지닌개념으로정의 (justice) 평등 (equality) 형평 (equity) 자율성 (autonomy) 등을들수있다면, 공정성과반대의의미를지닌개념으로는불공정 (unfairness) 부정의 (injustice), 불평등 (inequality), 차별 (discrimination), 강제 (constraints) 등을들수있을것이다. 공정성그자체는자유민주주의사회가추구하는바핵심적가치중하나요필히구현해야할이상적목표중하나임이분명하다 ( 롤즈, 1985; 샌델, 2010). 그러나무엇에대한공정성인지, 누구를위한공정성인지, 어떻게공정성을실현할것인지논의를좁혀들어가면다양한논쟁점이나타나고집단간이해관계의충돌이드러나게된다. 젠더공정성도예외는아닐것이다. 젠더공정성은지금까지페미니즘전통하에서진행되어온젠더평등논의로부터의미있는시사점을발견할수있다. S. Okin(1998) 의정의에의존한다면, 페미니즘이란 여성이자신의생물학적성으로인해차별받아서는안된다는신념, 여성도남성과동등하게인간으로서의존엄성을보유한존재로인정받아야한다는신념, 여성도남성과동등하게자신의삶을자유롭게선택할수있어야하고그속에서충족감을경험할수있는기회를가져야한다는신념 을의미한다. 여기서젠더공정성은젠더평등을강조해온페미니즘과다소색깔을달리하여보다보편적가치를차용하고있다 (Song, 2007). 실제로 J. 롤즈 (1985) 와 R. 드워킨 (2005) 의평등에관한논의는젠더공정성을정의함에유용한가이드라인을제공해준다. 한국사회학회 18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J. 롤즈 (1985) 는평등개념을다음두가지로구분하고있다. 하나는구성원들이희구하는특권이나사회적지위등특정재화의분배와관련된평등이요, 다른하나는사회적위세나명예와무관하게모든구성원들이부여받은상호존중 (mutual respect) 의권리와연관된평등이다. 롤즈에따르면인간은도덕적존재라는보편적전제가평등의근본을이룬다. 따라서롤즈에게평등은상호존중의의미가보다근본적인것이요, 분배의정의는부차적인것이라할수있다. R. 드워킨 (2005) 또한평등을두차원으로나누고있다. 하나는모든인간에게동등하게부여되는권리 (right to equal treatment) 로서의평등이다. 예를들면모든국민은일정연령이지나면 1인 1표의투표권을갖는다는차원에서의평등이이에해당된다. 다른하나는모든사람들은동등하게대우받을권리 (right to treatment as an equal) 가있다는차원에서의평등을지칭한다. 롤즈와드워킨공히후자의평등이전자의평등보다근본적이요보편적이란신념을공유하고있다. 그렇다면젠더공정성은 젠더평등 + 알파 를포괄하는개념으로서, 젠더평등을필수요건으로하고, 특정상황 에서는 특별대우 (special treatment) 혹은 차별화된대우 (differential treatment) 를해주어야함을충분요건으로한다하겠다. 여기서젠더공정성을필요로하는특정상황이라함은첫째, 현재소수집단을대상으로차별이명백히존재하는상황을의미하며둘째, 소수집단을차별해온역사적부정의 ( 不正義 : historical injustice) 가존재하는상황을의미한다 (Song, 2007). 바로이지점에서소수집단을위한특별대우가역차별의반격으로부터벗어날수있는가능성이열린다 ( 샌델, 2010). 현재한국사회에는젠더에따른사회구조적차별과뿌리깊은편견이존재한다. 차별은물질적차원과상징적차원에서동시에나타나고있으며, 정치참여및취업기회영역에서도사회적주변화및배제가동시에이루어지고있다. 따라서젠더공정성의실현을위해서는차별과배제로인해고통받는집단에대한치유및보호를제공해주어야할것이다. 한편정의롭지못한역사가존재해왔다는사실과특정집단이열악한지위에놓여있다는사실사이에어떠한인과관계가형성되어있는지는불명확한것이사실이다 (Deborah, 2007). 더불어현재의차별상황을타개하기위해젠더, 인종, 민족등각소수집단이요구하는바를모두다들어주어야한다고주장하는것도아니다. 그럼에도역사적부정의가현재의제도및사회적관행, 나아가인간관계를규정짓는가치와규범에지속적으로영향을미치고있는만큼, 소수집단을위한치유및보호가필히요구됨은물론이다 (Okin, 1998; Song, 2007). 이글에서는젠더공정성개념을정의함에현존하는불평등과차별을극복하고젠더평등을실현하는것, 더불어역사적부정의를치유하기위한특별우대의필요성을동시에포함하는것으로한다. Ⅱ장에서는젠더불평등및차별의현주소를점검해보고, 최근젠더평등정책의핵심이라할 젠더주류화 이슈에초점을맞추어무엇을얻고무엇을잃었는지젠더공정성의관점에서살펴 184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볼것이다. Ⅲ장에서는최근새로이등장하고있는젠더 ( 불 ) 평등현상의극복및치유를목적으로젠더공정성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을모색하고자한다. 명백한차별을대신하여새로이등장한미묘한 (subtle) 차별의문제, 여성집단내부의분화와다중적불평등이등장하고있는현실, 시민권개념에담긴한계, 그리고 Work Life Balance 논의에전제된구조적불평등의각이슈별로젠더공정성실현방안을모색해보고자한다. Ⅱ. 젠더불평등현황과젠더주류화 1. 젠더불평등현황과젠더정책 젠더이슈와관련하여최근대중매체의관심을끌어왔던것으로는 여풍당당 을들수있다. 실제로 2007 년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의여성합격자비율이각각 35.2%, 49.0%, 67.7% 에이르렀고, 주요언론사의여성합격자비율또한 30% 수준을넘어서기시작했으며 ( 주재선, 2007), 대기업여성합격자비율도 25% 를넘어서기시작했음은물론, 각종자격시험에서여성이대거수석합격의영광을누림에따라매스컴의집중조명을받으면서나타난결과임은물론이다. 현재수도권의주요명문대를중심으로법대, 경영대, 의대의여학생비율이 25~30% 를넘어선만큼, 여풍당당의물결이더욱거세어질것이란전망도나오고있고, 덕분에앞으로는성차별이문제가아니라역차별이문제가되리라는주장이점차목소리를높여가고있기도하다. 1) 젠더이슈와관련해서대중매체가주도하고있는낙관적전망에도불구하고, 한국사회젠더불평등의현주소는열악한상황이다. 국가별남녀권한척도 (Gender Empowerment Measure) 를보면 2004 년에는 78개국중 68위, 2006년에는 75개국중 53위, 2008 년에는 108 개국중 68위를기록하고있다. 93개국중 64위를기록했던 2007 년을기준으로 1위인노르웨이와비교해보면, 의회여성점유율은 37.9% 대 13.4%, 행정관리직여성비율은 30% 대 8%, 전문기술직여성비율은 50% 대 39%, 그리고성별소득격차는 0.77 대 0.40 으로나타나고있다 ( 주재선, 2007). 여성가족부에서도성평등관련국제지수를보면최근일부개선이이루어지긴했으나공공부 1) 최근남성교사를위한할당제및군가산점제부활논의는역차별과관련된사회적정서를대변해주는사례라할수있다. 한국사회학회 18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문의대표성제고는여전히미흡한수준이라평가하고있다. 실제로 2010 년 UNDP 가발표한성불평등지수 (GII:Gender Inequality Index) 는 138 개국중 20위에머물러있고, 이를다시부문별로보면경제활동참여율이 90위로가장열악하며, 다음이정치참여로 82위를기록하고있다. 모성건강은 138 개국중 38위, 교육은 31위수준이며청소년출산은 7위를기록하고있다 (www.mogef.go.kr). 한국사회젠더불평등의현주소를보여주는대표적지표를몇가지살펴보면, 먼저 2010 년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 표 1> 참조 ) 53.9% 로 OECD 국가평균 61.3% 에비해현저히낮은수준에머물러있으며, 특히대졸여성의경제활동참여율은 OECD 평균과비교해볼때 20% 이상의격차를보이고있다. < 표 1> OECD 주요국가의여성경제활동참가율 (15~64 세, %)> 구분 한국 OECD 평균 스위스 노르웨이 호주 미국 일본 전체 53.9 61.3 77.3 76.5 70.1 69.0 62.9 대졸자 62.6 82.4 91.2 90.3 82.1 80.7 67.9 출처 : 여성부홈페이지자료 산업별직업별남녀의임금격차는 2000년 62.9%, 2006 년 63.9% 를나타내고있고, 연령별여성의경제활동참가율은여성의출산및양육기간중경력단절이발생하는 M자곡선을여전히그리고있다. 국내 200 대상장기업여성임원의비율은 2.3% 로나타나고있다. 정치영역의젠더불평등현황역시열악하여, 17대국회의원 299 명가운데여성은지역구 10 명, 전국구 29명으로 13.0% 를차지하고있고, 지방의회의원 4,167명가운데여성은 140 명으로 3.4% 를기록하고있다. 고위직여성공무원비율은 2007 년 2.7%, 2008년 2.4%, 2009 년 2.8% 를기록하고있고, 중앙부처정부위원회여성위원비율은 2006 년 29.6% 에서 2010 년에는 21.7% 로감소되었다. 국공립대여교수비율은 2009년기준 12.8% 이고, 사립대는 20.3% 이다. 한편기혼부부의가사노동시간을비교해보면, 1999 년전체평균 2시간 39분을기록하고있는가운데, 부인은평균 4시간 30분, 남편은평균 36분으로나타났고, 2004 년에는전체평균 1 시간 58분으로감소한가운데부인의평균시간은 3시간 18분남편의평균시간은 26분으로성별역할분업이그대로온존하고있음을보여주고있다. 이상에서살펴본젠더불평등현황결과, 2010년세계경제포럼 (WEF) 에서발표한한국의성격차지수 (GGI) 는 134개국중 104 위로젠더격차가매우큰국가군에포함되고있다. 정부차원에서는사회각부문의젠더불평등을시정하고극복하기위해다양한정책도구를활용해왔음은주지의사실이다. 이들젠더평등정책은 1970 년대 임시방편의땜질 (tinkering) 수준에서출발하여 1980 년대는 주문형재단 (tailoring) 의단계를지나 1990년대이후로는 근본 186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적전환 (transforming) 을모색하는단계에이르렀다는평가가나오고있다 (Breitenbach, 2002b). 각단계를특징짓는대표적인젠더정책으로는 70 년대평등권법안 (Equal Treat -ment) 80년대기회균등할당제및적극적조치 (Affirmative/Positive Action) 그리고 90년대젠더주류화 (Mainstreaming) 를들수있다 (Rees, 2002; 이대한국여성연구원, 2010). 이들각단계는상호배타적이라기보다는상호공존가능성이높아 1단계기회균등정책은 2 단계 다양성관리 (managing diversity) 정책과공존가능하고, 2단계기회균등할당제 (affirmative action) 및적극적조치정책은젠더주류화정책과공존가능하다. 2) 현재선진국의젠더정책추세는새로운단계에접어들어각조직별로내부의다양성과이질성이존재함을인식하고, 조직문화및조직가치차원에서본질적인변화를추구하는복합적전략적접근으로이행중이다 (Forbes, 2002;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08). 특별히최근의관료제연구에서는조직구조자체가젠더화되었음에주목한다. 관료적제도와 2) 참고로여성가족부의 2010~11 년의주요정책을보면아래와같다. 여성가족부 2010 년주요정책 ( 여성사회참여확대 ) 성평등한정책추진을위한기구와제도마련을추진하고여성새로일하기센터확대로경력단절여성의취업지원확대 성별영향평가제도개편ㆍ시행을위한 성별영향분석평가단 구성 성평등관련국제평가지수향상 경력단절여성취업연계인원증가 유연근무제와가족친화기업인증을통해일ㆍ가정양립여건기반마련 ( 국제결혼의건전한기반마련 ) 국제결혼당사자간사전신상정보제공의무화, 국제결혼중개업등록기준강화방안마련등국제결혼의건전한기반조성추진 국제결혼및결혼이민자인권보호강화대책마련 (6월 ) 베트남과국제결혼건전화양해각서체결 (10 월 ) 민간단체ㆍ기업및지역사회의다문화가족수용문화조성 ( 취약가족지원과보호강화 ) 한부모가족자녀양육비지원연령을확대하여취약가족에대한지원을강화하고충격적사건을경험한가족대상가족보듬사업실시 한부모가족아동양육비지원 천안함피해가족, 연평도이주민등가족보듬사업지원 ( 여성ㆍ아동안전에주력 ) 아동대상성범죄자처벌을강화하고여성ㆍ아동보호지역연대운영활성화사업을추진하는등여성ㆍ아동안전문제에적극대응 아동대상성범죄자신상공개, 공소시효정지및음주감경배제 ( 아동ㆍ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개정 ) 성범죄피해자보호를위한진술전문가양성및 여성ㆍ아동보호지역연대 운영활여성가족부 2011 년정책추진기본방향 1. 국격에맞는여성인력활용 ( 과제 1) 여성의경제활동확대 ( 과제 2) 선진화된여성정책추진 ( 과제 3) 국제활동및기여증대 2. 온가족희망보듬기 ( 과제 4) 가족사랑키우기 ( 과제 5) 취약가족지원확대 3. 성숙한다문화사회조성 ( 과제 6) 국제결혼건전화추진 ( 과제 7) 다문화가족지원강화 5. 여성과아동이안전한사회 ( 과제 10) 여성ㆍ아동안전든든망 청소년관련정책은제외함. 출처 : www.mogef.go.kr 한국사회학회 18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과정을통해젠더기회균등을실현해가는과정을보면결과는여전히만족스럽지못하다. 입직수준에서는일부괄목할만한성과가나타나고있으나, 입직이후의승진배치과정에서는변화속도가매우서서히진행되는가하면, 때로는반동적결과를야기하기도하고, 변화로인한결과가종종모순적충돌을일으키기도한다 (Estrich, 2002; 박통희외, 2004; 이주희, 2004). 한편젠더불평등을시정하기위해시행되어온다양한정책들의이데올로기적기반을분석해볼필요가있을것이다. < 표 2> 에요약된이데올로기적기반에따라표방하는가치도달라지고, 정책의목표도달라지며, 구체적인정책내용도달라지게된다 (Breienbach 외, 2002b). < 표 2> 젠더정책의이데올로기적기반 이데올로기적기반보수주의자유주의급진주의 가치위계서열, 안정성자유, 노력평등, 임파워먼트 Precept 능력본위다양성 (Diversity) 차이 (Difference) 변화 공공정책 정책과정 공정한대우 = 기회균등 gender-blind law 친가족주의법시장자유주의개인적동기중시 설득, 시장의힘개인행동 공정한대우와평등한접근 = 기회균등 양성평등권교육기회및접근권강화 개인행동국가의지원과모니터를받는제도 동등한결과 = 기회균등 특정집단평등반차별법안재교육, 보상, 재분배 집단행동젠더공정성제도공공의책임국가의직접적개입 변화의주체개인, 기업개인, 정부정부와유관기관 저항과영향력엘리트로비정부의로비직접행동 젠더정책의이데올로기적기반은각각의장점과약점을보유하고있다. 보수주의접근은기존의질서를유지한상태에서평등하고공정한대우를모색하는대신, 계속되는불평등구조의지속에대해책임을느끼지는않는다. 자유주의접근은정부가가장선호하는입장으로정부가활용해온정책의근간이되어왔다. 다만개인보다집단행동을선호하는경우나보다근본적차원의구조적변화를요구하는층으로부터조직적저항에부딪칠수있다 (Forbes, 2002). 급진주의접근은여성주의적관점에서평등의가치와여성의임파워먼트를실현하고자하는입장이나, 사회정치적갈등을유발할가능성이높고비용부담이크고새로운패배자를만들어낼가능성이있다는지적을받고있다 (Lorber, 2010). 188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2. 젠더주류화 (Gender Mainstreaming): 얻은것과잃은것 오늘날젠더평등전략과관련해서는 젠더주류화 가대세라해도과언이아니다. 동등한대우 (equal treatment) 만으로는역사적구조적불평등을치유하는데일정한한계가있다는인식과더불어, 사회정의의차원에서새로운접근이요구됨에따라젠더주류화가젠더평등실현을위한새롭고도장기적인전략으로부상하게되었다. 이제젠더주류화는 UN의공식입장이자 OECD 국가를위시하여세계각국에서채택하고있는전략이자, 한국에서도 2000년대들어서면서공식적으로활발히논의되기시작했다 ( 김양희외, 2001; 이화여대한국여성연구원편, 2008). 앞장에서언급했던바평등권법안은기본적으로남녀를동등하게대우한다는법적선언이라면, 차별시정을위한적극적조치 (positive action) 는남녀간에존재하는차이가차별을유발하는요인이되어왔음을전제로, 이를시정하는노력을기울여야한다는입장이라할수있다. 반면젠더주류화는기존의제도와문화가남성에게특권을허용하는가장-주부젠더계약을통해젠더불평등구조를유지하고침투해왔음을이해함으로써, 향후 차이에기초한평등 (equality based on difference) 이가능할수있도록제도와문화를변화시킴을추구한다. 기회균등이결과의평등을담보하지않음은자명하다. 여성이남성과동등한대우를받아야한다는전제에는남성이규범이자기준으로제시되어있다. 따라서남녀에게동등한기회가부여된다해도, 노동시장에서열악한상황에놓여있는여성의지위, 성별직종분리등은해소되지않는다. 유럽에서시작된젠더주류화는노동시장정책내젠더평등을통합시키기위한전략으로부터시작되었다 (OECD, 1994). 젠더불평등이여성취업및실업현황의 원인 중하나임에주목하는것은필수요건이요, 일반적인노동시장발달과정및노동시장정책에의해젠더불평등이 생산 되었음에주목하는것은충분요건으로, 두요건이동시에충족될때만이젠더주류화의목적달성이가능해진다. 문제는젠더주류화의의미가다양한거버넌스 (governance) 차원에서매우다양하게해석되고있다는점이다. 서구선진국을중심으로젠더주류화가속속도입되고있긴하지만현재젠더주류화에대한합의를찾아보긴어렵다. 3) 그보다는상호경쟁하는개념정의와해석이공존 3) 젠더주류화를해석하고강조하는데는다음서로다른차원이부가된다. 하나는조직내부 - 외부의주류화중어느한편에초점을맞추는것이다. 일부에서는주류화를해석함에조직내부의인적자원을관리하는도구로보아, 채용시보다공정하고효율적인정책도입에서부터조직내승진및업무배치를위해젠더주류화를활용한다. 반면다른경우는젠더평등차원을조직밖으로확대하여재화와용역의 delivery 및조직환경전반에걸쳐젠더이슈의통합을지향한다. 두번째차원은주류화를젠더에만국한시키는경우와이를더욱확대하여, 포섭 (inclusiveness) 이데올로기에발맞추어, 인종과민족, 장애와연령, 그리고성적지향에이르기까지각각의소수집단이경험하는배제를주류조직에통합할것을시도한다 (Song, 2007; 이화여대한국여성연구원편, 2008). 한국사회학회 18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하고있을뿐이다. 현재수준에서합의되고있는바정의는젠더평등이슈를모든정책, 프로그램, 프로젝트에통합시키는것을의미한다. 나아가여성정책이여성에의한, 여성만을위한정책으로 주변화 내지 게토화 됨을적극경계한다 ( 김양희외, 2001; 이화여대한국여성연구원, 2010). 젠더주류화에대한해석을두고논란이그치지않고있는가운데, 괄목할만한성과로는영국의 mainstreaming Communication 을들수있다. 영국에서는 1996 년모든커뮤니티정책및활동시젠더이슈를통합할것이채택되고, 이듬해국회의인준을받는데성공했다. 이후 1998 년부터젠더영향평가를위한가이드라인이마련되었고, 여성고용및인권분야에서젠더주류화정책의실효를거두었다는평가를받고있다 (Rees, 2002). 한편젠더주류화를추구함에있어최대의장애요인은무엇이젠더주류화인가에대한합의부재와더불어이를실행에옮길전문가집단의부재를들수있다. 젠더주류화정책의이상이실현되기위해서는기존의시스템과사회구조 ( 공사영역의이분법 ) 가간접적차별의원인이되고있음을명백히규정하고, 이를전면재구조화 (redesign) 해야만함을천명해야한다. 즉현존사회제도가남성가장-여성주부를근간으로하는젠더계약을강화재강화하는방식을전면재구조화할때만이젠더주류화가가능해질것이란점을주지해야만한다. 이는젠더주류화에대한포괄적이고도급진적인주장이될것인바, 이의실현을위해서는젠더주류화분야고도의전문성이요구된다. 젠더주류화전문가의경우충원과정의젠더평등차원에머무르지않고, 젠더평등의의미를가장포괄적으로적용하는훈련을받아야할것이며, 젠더를기반으로발생하는직접간접적차별에의거하여불리하고불공평하며부정의한경험을하게됨을충분히인지한후이를구조적체계적으로치유하는방법을실천에옮겨야한다. 나아가젠더주류화의성공을위해서는모니터링과평가가핵심적이다. 곧평등및공정성이슈가개인, 조직, 제도각수준별로어떻게실행되고있는지리뷰할수있는절차와방식이반드시요구된다. 모니터링과평가시스템이제도화될때만이젠더주류화는정책입안및시행을위한구조와시스템은물론이고조직관행과조직문화를향해실질적영향력내지파급효과를가질수있다 ( 김영옥외, 2007; 2009; 마경희외, 2009). 현재젠더주류화추진전략은새로운정책에대한성별영향평가및 gender audits on pay 수준에서부터정책입안-실행-모니터링- 평가- 보고각과정별로철저하게젠더평등이슈를정책에통합시키는수준에이르기까지국가별로천차만별이다. 문제는젠더불평등이모두의책임으로화하게될때예기치못했던위험요인을배태하게된다는점이다. 실제현장에서는젠더이슈가게토화되어서는안된다는명분하에젠더정책을전담해오던인력과부서를전면폐지하는결과를가져오기도한다 (Rees, 2002). 이에영국의 EOC(Equal Opportunities Commission) 는주류화를명분으로젠더전문가를폐지하는방안을금지할것으로명문화했다. 190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현재로서는선진국의경험에서도조직문화와관행을전면전환시킬수있는보다급진적인젠더주류화의실행을찾아보기는불가능하다. 현재추진중인젠더주류화는장기적차원의구조적변화를도모하기보다는단기적차원에서채용및배치에서파생되는문제를완화시키거나, 정부및기업의이미지관리수준에서시행되고있다 (Deborah, 2007; 이화여대한국여성연구원, 2010) 젠더주류화정책이추진된이후, 이의성과에대한체계적평가가극희희소함은주목을요한다. 젠더주류화정책의명백한목표도설정되어있지않고, 젠더주류화가어떤변화를가져왔는지성과측정을위한판단기준도마련되어있지않다. 과연주류화가변화를야기했는지, 했다면누구에게그런변화가일어났는지여부도현재로서는불투명하다. 결국젠더주류화의주요원리는무엇인지, 젠더주류화정책을시행함에주요도구는무엇인지그기준을설정하기위한근본원리로는 visioning 을포함해야할것이다 (Rei, 2007). 곧기존의시스템과구조가얼마나성차별적인지점검하고이를시정하기위한방안을단계별로설정하는작업에다음의내용이포함되어야한다. 모든조직과제도그리고문화차원에서젠더평등을통합하는방안 ; 공사부문을막론하고모든피고용인을통합적개인곧가족책임을공유하는개인으로간주하는방안 ; 개인의인권을존중하고존엄성을보장해주는방안 ; 현장에서각종차별과억압에노출된개인을통합적으로치유해주는방안등이그것이다. 이방안을실행에옮길수있는도구로는젠더모니터링, 젠더분리통계및평등지표개발, 젠더 proofing and auditing, 젠더의식화및훈련, 그리고젠더주류화전문가양성등을들수있을것이다. 스웨덴에서는정부부처별로젠더주류화실천을위해 flying experts 를두고있다. 젠더주류화를주도하는전문인력이갖추어야할요건으로는주류화실행과정상요구되는복잡성에대한민감성, 개인의권리, 집단적차별과불평등한지위, 직접적차별및간접적차별, 정책입안및실행시같음과다름을둘러싼이슈들의복잡성, 젠더주류화에담긴역동성등을충분히숙지할것을포함할수있다. 젠더평등이슈의다차원성에대한합의가도출되지않는한, 더불어젠더주류화를추진할전문인력의부재하는한, 정책의효과는제한적일수밖에없음을인식해야할것이다. 한국사회학회 19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Ⅲ. 젠더공정성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4) 1. 명백한차별로부터미묘한 (subtle) 차별로 지금까지여성들이조직생활에서불리했던이유는단순한수적열세가파워의부재라는질적열세로전환되었기때문이다. 이과정에서소수의여성들은다수를점한남성의고정관념과편견의희생자가되었음은물론, 자신이피해자이면서피해자인자신을비난하는오류의악순환에빠져왔었던것이사실이다. 실제로미국의조직사회학자 R. Kanter(1977) 는일찍이머릿수자체가조직내에서파워를형성하는데얼마나중요한역할을하는가를밝힌바있다. 켄터는조직내에서어떤집단이소수의위치를벗어나는데필요한최소한의숫자가 19% 라는것을실험을통해증명해냈다. 곧 100명가운데여성이 19명정도만되면여성들은더이상자신이여자라는것을인식하지않아도되고, 나아가 25% 를차지하게되면여성은무시할수없는압력단체로전환될수있다는것이다. 캔터의연구는여성할당제를주장하는것이역차별현상이아니요, 불평등한구조를평등한구조로만들어가는길에필히요구되는하나의과도기적장치일뿐임을명료히하는데기여했다. 최근의주목할만한변화로는여성을차별하는방식이계속정교해지고세련화되고있다는점이다. 예전처럼드러내놓고여성을배제하고막무가내로여성을비하하는명백한 (overt) 차별을발견하는일은점차감소하고있지만, 유리천장 (glass ceiling) 은건재하고, 미묘한 (subtle) 혹은 숨겨진 (covert) 차별이공고히뿌리내리고있음을간과해선안될것이다 (Benokraitis 외, 1985; Orenstein, 2000; Estrich, 2002; 이주희외, 2004). 여기서미묘하게숨겨진차별은행위자의의도를가늠하기어려우며, 공식적상황보다는비공식적상황속에서자주발생하고, 사규 ( 社規 ) 와같은조직적형태보다는개인적차원에서주고받는대화및행동을통해일상적인에피소드의형태로발생하는경우가많기에, 이는인식을불투명하게함으로써조직적대항을점차어렵게한다는특징을갖는다.Benokraitis 외, 1985; Orenstein, 2000; Estrich, 2002; 이주희외, 2004). 여성을보호하고여성에게온정적태도를보이나가부장적의식을내면화하고있는직장상사, 한편으로는여성을지지하는듯하나다른한편으로는여성을억압하고배제하는남성들의이중메시지, 상사의은밀한유혹및성희롱, 여전히구색맞추기수준에머물러있는여성고위 4) Ⅲ 장의각절은서로유기적연계성을갖고있지않다. 그보다는상이한맥락에서제기된새로운이슈들을중심으로젠더공정성의새로운패러다임이요구됨을제안하는수준에서논의가진행되고있다. 192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직현황등은미묘한차별의생생한사례라할수있다 (Benokraitis 외, 1985; 이주희외, 2004). 특별히사회적영향력과위세가높은영역으로진입하는여성일수록여성에게불리하게작용하는조직문화 5) 로인해미묘하고도은밀한차별에노출되기도한다 (Estrich, 2002; 박통희외, 2004). 곧서구선진국의경우에도명문법대졸업생의 30% 이상이여성임에도불구하고실제로대규모로펌의파트너로남는비율은여성이남성의 1/5 에도미치지못하는현실, 명문경영대출신남성은가족과경력의양립에아무런어려움을겪지않으나여성은독신으로남거나출산을포기하거나아니면경력을희생해야하는현실이엄연히존재한다는사실, 세계유수명문대학교수의남녀비율이최근 20여년동안큰변화가없다는사실등은미묘한차별의위력을실감있게보여주고있다. 제도적차별 (Institutional Discrimination) 개념 (Breitenbach 외, 2002b에서재인용 ) 또한미묘한차별과맥을같이한다. 이는직접적이거나간접적인차별을야기함에있어제도적차원자체에집단적책임이있음을의미하는것으로, 소수집단을향한편견, 무시, 사려없음 (thoughtlessness), 차별에입각한고정관념등의시정을위해제도가책임을인지하고실행에옮겨야한다는입장을대변한다. 관건은젠더공정성을실현하기위해서는기존의명백한차별시정못지않게미묘한차별및제도적차별을불식하는일이필히요망된다. 미묘한차별의극복을위해동원가능한정책수단을광범위하게찾아야할것이다. 2. 페미니즘내부의분화와반동성 2 세대페미니즘의뒤를이어소위 3 세대페미니즘 6) 이등장하고있다. 이들의주장속에서여 성집단내부의분화및반동성의가능성이나타나는바이또한젠더공정성의새로운패러다 5) 실례로최고위직으로진출한예외적여성일지라도, 대개의경우는자신에겐낯선남성성을내면화할것인가아니면진정한나자신의목소리에귀를기울일것인가를놓고고민한다는것이다. 그고민끝에사생활을희생하고로펌의파트너가되든지아니면사생활을유지하면서경쟁의압력에서자유로운인권변호사나환경변호사의길을택하게되는데, 얼마간시간이흐르고나면남자동료는천문학적보수를받는유명법조인이되고자신은여전히적정수준의급여에만족하면서일에보람을느낀다고자위하는초라한자화상과만나게된다는것이다. 따라서예외적여성에게도은연중에강요되는바, 최고위직으로진출할경우가족생활및개인의가치를희생해야하는딜레마에직면하고있다는것이다. 6) 한편 3 세대페미니스트들이선택한이슈들과 2 세대페미니스트들이선택했던핵심이슈사이에는명백한차이가존재한다. 3 세대페미니스트들이진정한여성해방을위해중요하다고생각하는이슈들의목록을보면, 포르노그래피에대한호기심, 안정적부부관계에대한유혹, 비즈니스계에서의창업을통한성공, 전통적의미의개인적파워실현, S/M( 가학 / 피학성 ) 에대한탐색, 페미니스트신념에대해도전하거나반대하는사람들을향한사랑등이포함된다 (Walker, 1995). 한국사회학회 19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임모색을위해간과해서는안될것이다 ( 킨들런, 2007; Lorber, 2010). 첫째, 3세대페미니즘을대표하는개념의핵심에는 정체성의정치학 (Identity Politics) 이자리하고있다. 자신의정체성과관련하여자긍심을확보하는것은그동안소수자의지위를점해온집단의입장에서는사회적세력화 (empowerment) 를획득할수있는길임이분명하다. 다만정체성의정치학은궁극적으로기존의위계질서를변형하거나재창조하는번거로운작업을거치지않은채사회통합을추구한다는점에서, 의도하건의도하지않건일련의반동적성격이함유되어있음을눈여겨볼필요가있다 (Walker 편, 1995; Mitchell, 1995). 이에따라차이의정치, 정체성의정치를표방하는일련의사회운동에서는차별을정당화하는차이에주목하기보다는, 소수집단으로서의불가시성을전환시키고자노력하면서차이를정치적으로활용하는데주력한다 (Deborah, 2007). 이과정에서정체성의정치를핵심으로하는 3세대페미니즘은소수집단이무엇을선택할수있을것이냐에집중하기보다는 선택할수있는파워 (the power to make a choice) 를가지게되었다는사실자체를중시한다. 3세대페미니스트들이선택한전략은모호성및다중성을특징으로한정체성모색이다. 이제페미니스트로서의정체성은 배제적이라기보다통합적이고, 규정적이라기보다탐색적이며, 목표를달성하기보다끊임없이모색하는과정으로서의특징 (Walker, 1995) 을보이기시작하였다. 이들은과연페미니스트가누구인가에대한답을새롭게모색하는대신에, 여성의세력화를구성해가는과정에는다양한계기와다채로운경험이공존한다는사실을설득력있게제시하고있다. 기존의주류페미니즘과화해하기어려운행위들이실은여성세력화및사회변동을향해새로운패러다임을제시해주고페미니즘의지평을확대해갈수있음을확신하게된것이다. 결국영페미니스트들은자신들이신봉하는정치적이데올로기와자신의삶사이에적극적화해가이루어지길원하고있다. 둘째, 3세대페미니스트들은새로운권력개념을구축하기시작하였다 (Mitchell, 1995; Konway, 2001). 이들입장을지칭하기위해 파워페미니즘 7) 이란개념이동원되고있다. 파워페미니즘이란남성과여성집단사이의권력불균형을전혀문제삼지않은상태에서자유시장경제의미덕을포용하는입장이다. 이들은엄마세대의페미니즘과자신세대사이에일정한선을그은상태에서, 자신의커리어와 love life 공히주류사회속으로통합시키는데성공하고있다. 이에따라경제적차별의희생자가되거나사회적주변화의위험을무릅쓰지않은채당당한페미니스트로서자리매김되고있다. 오늘날파워페미니즘은기존미디어에서항상우호적반응을보이는 소비주의 (consumerism) 와여성의 아름다움 (beauty) 에대한적극적수용을시도하고있는바, 정체성의정치와마찬가 7) 미국의여성잡지 Cosmopolitan 은이를 자본주의페미니즘 (capitalist feminism) 으로, Esquire 는 Do Me Feminism 으로명명하기도했다. 194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지로일견반동적성향을함유하고있음을부인하기어려울것이다. 셋째, 3세대페미니스트들은이전세대와는다른형태의질문을제기하고있다 (Mitchell, 1995). 3세대페미니스트들의고민인즉, 여성으로서우리가추구해야하는가치는무엇인가? 그가치의실현을위해우리는어떻게투쟁해야하는가? 나아가과연우리의적은누구인가? 질문이끊임없이이어지고있다. 지금까지여성에게금기시되어왔던제도적장벽과법적차별이상당부분해소된상황에서, 이제새롭게여성앞에놓인장벽은바로 인간심성 (human heart) 이라는주장이 3세대페미니스트들사이에힘을얻고있다. 3세대페미니스트들이보기에 2세대페미니스트들은자신의비전을수행하고자기존의제도가요구하는관행에스스로를붙들어매두었다고본다. 그결과여성의삶을규정해온전통적룰은여성운동으로인해변화되었으나, 새로운룰은여성들에게새로운한계를부여해주고있다는것이다. 즉새로운개념의자유를실현하기보다 having it all을위해서는 doing it all을감수해야한다는자가당착에빠지고말았다는비판이다. 3세대페미니스트들은성공의확실한지표가없는한매우실망할것이분명하다. 이들은엄마세대가받은보상은속빈강정이었다고믿고있다. 대신이들은엄마세대페미니스트들과는달리 성공 속에서안전함을느낀다. 이에따라 3세대페미니스트들은 개인 으로부터출발해야한다고믿고있다. 집단적사회운동은평등을실현할수있었을지모르나, 살아움직이는개인만이그성취감을누릴수있기때문이란것이 3세대페미니스트들의주장이다. 넷째 3세대페미니즘은소비주의와적극적화해를모색한다 (Wolf, 1993; Hooks, 1995). 고도소비사회의도래와더불어페미니즘내에도쾌락적소비주의및물질주의의중독성에대해심층적탐색을시작했다. 고도소비사회의위력을익히간파한 3세대페미니스트들은여성에게필요한미덕은자기통제권 (sovereignty) 이라본다. 여기서자기통제권이란그누구도자신의행위를향해통제하지못하는상황에서자유를누림을의미한다. 결국 3세대서구페미니즘의물결은견고성및일사분란성, 획일성을특징으로하던 2세대페미니즘으로부터한걸음나아가, 실험정신과다양성, 그리고포용성을지향해가고있음이분명하다. 이제 3세대페미니즘은여성집단의 세력화 (empowering) 로부터여성개인의 능력화 (enabling) 로나아가고있는것이다. 이제페미니스트로서의정체성을유지하면서동시에파워를향한열망과고도소비사회의미덕을실현하고자하는의지를함유하고있는, 일견모순적인갈망사이에서일정한화해를모색하고자하는 3세대페미니즘과 2세대페미니즘사이에균열이존재함은재론의여지가없다. 이과정에서젠더공정성을둘러싸고방법론적개인주의대전체주의의갈등이발생하고, 젠더와인종 ( 혹은민족 ) 그리고계급간의상호작용에따라무수히분화하는여성집단내부의다양성및이질성을젠더공정성틀안에서어떻게포섭할것인지에대해서도치열한논쟁이예상된다. 한국사회학회 19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3. 시민권개념의패러다임전환 : 같음과다름의변증법 평등 (equality) 이나공정성 (fairness) 개념이문제적인이유는그속에 도덕적신념 (moral belief), 합리주의적전제, 선험적원리, 권리, 목적달성을위한수단, 목적그자체 등이한데녹아들어있기때문이다 (Forbes, 1991; 롤즈, 1995). 논리적으로평등의반대어는불평등임이분명하나, 젠더평등과관련해서는 차이 / 다름 이핵심적논쟁을제공하고있음은흥미롭다. 지금도꾸준히제기되고있는핵심적논쟁 8) 의하나는평등이란남녀를동일하게취급하는것을의미하는가? 아니면양성이동등한자유를누리는데요구되는차별화된대우를하는것을의미하는가? 이다. 이과정에서같음과다름, 자율성, 정의, 이해관계, 시민권등관련된개념과평등의관계를두고치열한논쟁이제기되어왔다. 여성은남성과근본적으로다르지않기에동등하게다루어져야한다는입장과, 양성간에는차이가존재하기에그차이를인정할때만이실질적평등을이룰수있다는입장이충돌하고있는상황에서, 관건은개념이자목표로서의평등은하나의기준내지규범으로기능하지만, 실제정책이나법률시행과정에서는해당사회의가장파워있는집단에의해정의되고주도된다는점이다. 1960 년대초기미국페미니즘은젠더간의 근본적유사성 을강조했다. 양성의범주는여성의시민권을제한해왔기에, 경제활동및정치적결정과정에양성이평등하게참여하는것을저해하는 범주 를극복하기위하여, 법앞의평등, 동일한상황에있으면동일한대우를받아야한다는자유주의계약론의이데올로기적관점을수용했다. 그러나미국식자유주의계약론에입각한평등개념은법내지형식적장벽을제거한다해도필연적으로결과로서의실질적평등을가져오는것은아니라는점에서. 나아가출발선을평등하게조정할경우, 공정성 (fairness) 을명분으로차이를조장하는시스템을정당화할수있다는점에서한계가지적되어왔다. 반면스칸디나비아식평등모델은미국식모델에비해실질적평등을보다충실히구현하고있다. 그러나이는페미니즘의공헌이라기보다는구성원의복지를우선순위에두는계급결속력덕분이라는점에서일정한한계를보인다. 곧유럽식복지국가전통이여성으로하여금시민으로활동할수있는가능성을확대하는건사실이지만, 노동자로서의지위가모성에우선하는상황이기에공공정책의수혜자가되기위해서는젠더차이를강조하기보다젠더평등에의존할 8) 이문제는직접적차별과간접적차별의기술적문제를넘어보다근본적인문제를함유하고있다. 목표로서의평등이과연실현가능한것이자바람직한것이냐? 특별대우 를받아야하는사람들의범주를추려내는것이 정의 로운가? 젠더평등을논의할때적용되어야할정의의개념은무엇인가? 등은답하기가쉽지않은질문들이다. 196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수밖에없다. 나아가계약론의지배는여성이국가를향해특별한요구를할수있다는가능성자체를제한한다는점에서도한계를노정한다 (Breitenbach 외, 2002b; Deborah, 2007). 평등개념이기회균등이나동등한대우에초점이맞추어지거나, 정의개념과연계될경우오히려불평등을야기할수도있다. 9) 이유인즉자유주의이론에서전제하는보편주의는허구로서, 시민권이젠더중립적으로규정되기보다남성을표준으로남성중심적으로정의되었기때문이다. 덕분에국가는여전히여성의시민권을둘러싸고노동자로서의시민 (citizen-worker) 이자모성으로서의시민 (citizen- mother) 이란이중적인식을보유하고있다 (Siim, 1991). 시민권에함유된성맹적요소에대한비판은 Pateman(1988, 1989) 의논의가대표적이다. 프랑스혁명은부르주아남성들간의평등만을보장했을뿐, 여성은독립적개인으로서시민으로편입되지않은채가부장으로서의아버지및남편의종속적존재로편입되었다. Pateman에따르면혁명의이상인자유평등박애중 박애 (fraternity)' 는결속이나공동체적유대를의미하기보다는문자그대로남성들간연대에의해통치되는구조를의미한다. 따라서사회계약은남성에의해여성의몸이점유되는 sexual contract 를전제로한다는것이그녀의주장이다. Pateman의방법론및해석상에일정한문제가있음을인정한다해도, 여성 = 자연, 여성 = 사적영역의등식은여성의공공영역참여를실질적으로배제해왔음은물론, 정치, 합리성, 정의자체를정의하는순간이미여성성과직결된특성이나기질을제거해버리는결과를가져왔다. 결국합리성, 자율성 10) 등을사회적으로구성하는방식속에젠더차이가각인되어있는것이다. 따라서이제사회계약은 gender-loadedness 에의거하여탈구조화 (deconstruct) 되어야한다는것이 Pateman의주장이다. 남녀를동등하게대우해야해야할것이냐, 남녀간차이를인정해야할것이냐에대한동의가이루어지지않고있는서구선진국의현실은후발국가들에대해서도시사하는바가크다. 실제로미국페미니스트운동의뿌리깊은갈등중하나는, 임신한여성노동자들로하여금고용권리를유지하도록함에있어무엇이최선의방책인지를둘러싼논쟁이었다. 여성을남성과 다른 범주로인정할경우오히려그결과가여성에게불리하게작용한다고믿는평등권론자 9) 부모의양육권이나친권논쟁이평등권이나계약상의정의관점에서접근될때, 남성모델에입각한도덕적추론내지도덕적성숙도에의존하게마련이다. Carol Gilligan(1982) 은도덕적추론은비인격적이요보편주의적과정이아니라집단간이해관계의차이, 공동체의참여와논의를통한 virtue 의개발필요성에주목한다. 페미니스트의 care morality 에입각해볼때, 자녀는더이상 legal contestation 의대상이아니다. caring attitude 는여성의자율성을존중해주고, 그렇게하는여성의합리성을존중함을전제로해야한다. 10) Bussemaker(1991) 는 Mills 의고전적주장을재해석하면서, Mills 에게가장핵심적개념은자율성 (autonomy) 이라주장한다. Mills 의자율성개념은평등개념을엄격히적용하는것의문제를제기할때활용가능하다. 개인은완벽하게자율적존재일수없기때문이다. 자유와자유를향한갈망은항상사회적틀안에서존재한다. 자율성논쟁은여성들이남성과동등하게대우받기를원하는지아니면차이에입각하여차별화된대우를원하는지에대한질문으로나타난다. 한국사회학회 19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들은, 임신을다른여타의질병과마찬가지로일시적장애 (disability) 로규정받기를원한다. 이에따라보험, 휴가, 임금모두그에준하여적용받기를원한다 (Bacchi, 1991). 반면이에반대하는입장에서는여성만이임신의주체가된다는점에서여성노동자는본질적으로남성노동자와구분되는상황에있는만큼 특별대우 를받는것이당연하다고본다. 임신은공공정책이관심을가져야만할생애주기상의정상적사건이지질병이아니라는입장이다. 한편영국에서는남녀노동자를동등하게대우해야한다는취지하에여성을보호해오던야간작업금지법률을폐기했다. 이에대한정당화논리는여성노동자자신이야간작업을원하고있고, 여성이야간작업을할동안낮시간근무자인남편이자녀를돌볼수있을뿐만아니라, 야간작업을할경우수반되는특근수당으로인한임금인상에대해서도우호적이었다는것이다. 그러나영국노동조합기회균등위원회가간과한바, 여성들이진정원했던것은정상적인가정생활유지를위해낮시간근무가원활하게이루어질수있도록보다양질의보육시설을제공받는것이최선의대안임을주장할수있는기회를박탈했다는사실이다 (Bussemaker, 1991). 스칸디나비아국가의경우국가지원의보육및양육관련시설이세계에서가장훌륭하다. 단국가의지원이스칸디나비아여성의독립성이나자율성을담보하기보다는여성의의존성을남편으로대변되는사적영역으로부터국가로대변되는공적영역으로전환시키는결과를가져왔다는점에주목해야할것이다. 11) 이제관건은 동등 / 같음 과 차이 / 다름 이현재의젠더불평등담론에서서로배타적인방식으로논의되고있는현실에도전해야한다는점이다. 차이 와 평등 이상호배타적으로사용되고있는현실은젠더공정성실현에장애요인이된다. 물론지금까지성차가여성의불평등을정당화하는논리로활용되어왔고, 여성이남성보다뛰어난부분을드러내기에는사회적장애물이다수존재하기에, 남녀가다름을인정하고서도남녀평등이이룩될지의문이라는페미니스트들의주장은여전히현실적합성이높다. 12) 그럼에도지금까지의과오는생물학적차이를사회적차별로환원시킨것인만큼이제부터는 차별없는차이론 을기본틀삼아젠더공정성을이루어나가야할것이다. 기회의평등이실질적평등을보장하지않는상황에서, 역사적부정의를바로잡고과정상의불평등을타파하기위하여비록한시적조치일지라도 Affirmative Action 을요구함은필연적결과임이분명하다. 11) 물론복지국가의경우복지영역내여성의고용기회를확대하고, 공공영역내에서여성의관점에서문제를제기하고해결방안을모색하는긍정적기능을하고있음을간과해선안될것이다 (Siim, 1991). 12) 여기서새로운페미니즘으로서포스트페미니즘과에코페미니즘의등장이주목된다. 전자는성차를인정하면서오히려성차가여성억압을해결할수있다고주장한다. 대표적여성성인모성을기존페미니즘에서처럼억압으로볼것이아니라여성의우월성및진정한파워를구현하는저력으로수용해야한다는것이다. 후자는 남성 = 문명여성 = 자연 의가부장제적등식이여성과자연을파괴해왔음을강조한다. 따라서남성과여성의평등, 자연과인간의공생을통해여성문제와환경문제를동시에해결하자고주장한다. 양자는뿌리가다름에도불구하고여성성, 여성다움의기질을다른무엇보다우월한해결수단으로본다는논리를공통으로갖고있다. 198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이점에착안하여여성에대한 특별대우 (special treatment) 가아니라 특정대우 (specific treatment) 로명명하자는주장은귀기울여볼만하다 (Bacchi, 1991). 4. 일 - 가정양립 (Work Life Balance) 의주체 ILO가주창한바일 / 가정양립으로소개된 Work/Life Balance 또한젠더공정성논의에서매우중요한의미를확보하고있다. 초창기일 / 가정양립이이슈화되던시기엔 일하는엄마 가정책의주요타깃이었음은주지의사실이다. 일하는엄마들이낮엔직장일저녁엔가사와양육을전담하게되면서이중역할부담의과중함을이기지못해, 결국은경력단절의희생을감수하거나아니면자신의커리어와출산을 빅딜 하는결과를가져왔음은익히알려져있다. 실제로한국여성의연령별취업률곡선은여전히뚜렷한 M자형을그리고있음은앞서도지적한바있다. 취업률이하강곡선을그리는시점은여성의생애주기상출산과양육에몰입하게되는 20대후반부터 30대를아우르는시기임은물론이다. 이때자신의커리어를포기할수있는선택권을가진여성들중다수가저학력 저소득층이라기보단고학력전문여성인력임을간과해선안될것이다. 나아가국가적차원에서준 ( 準 ) 비상사태에이르렀다는평가를받고있는 저출산 상황도일하는여성의과중한역할부담의결과임은재론의여지가없다. 여성의임금수준이높을수록출산률은저하된다는통계청자료는, 일하는엄마들의이중부담을여실히보여주고있다. 이러한상황에서일하는엄마들의경력단절을예방하고저출산의위기를돌파하기위한방안으로일 / 가정양립을도모할수있는다종다양의가족친화정책이각광을받기시작했다. 그러나시간이지나면서누구를위한일 / 가정양립인가를놓고강력한제동이걸리기시작했다. 곧일 / 가정양립은일하는엄마만의선택지가아니라, 일하는아빠에게도필수여야한다는주장이서서히지지기반을넓혀가게된것이다. 물론서구에서도일하는아빠를위한가족친화정책이입안되던초기엔저항이만만치않았다. 그러나머지않아분위기는반전되어아빠를위한출산휴가, 자녀병가, 나아가육아휴직제를선택하는남성들이증가하기시작했음은물론, 남성들도 일우선이데올로기 에서벗어날때만이 산업시간 (industrial time) 에밀린 가족시간 (family time) 의희생을복구하는동시에아빠로서의정체성을복원하고자신의삶의질을높일수있으리란주장이설득력을얻어가기시작했다 (Hochschild, 1997; 강이수엮음, 2009). 실상일 / 가정양립은개별기업이나가족수준에서실행가능한프로그램이아니다. 공사 ( 公私 ) 영역간관계의틀을재구조화하는노력을수반해야하는과제이자, 삶의우선순위및가치를재조정해야하는문제이다. 이제글로벌스탠더드를위해벤치마크해야할대상은생산성, 효 한국사회학회 19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율성, 품질향상, 가격경쟁력만이아니다. Work/Life Balance 를위해지난 50 여년간선진국이꾸준히시도해온시행착오와그로부터얻어낸값진열매도타산지석으로삼아야할게다. 지금까지가족과일의조화와균형은주로여성의책임으로부과되었다. 덕분에여성은직업의식이약하다는비난을감수해야했다. 그러나관점을달리해보면가족과일의조화는남성에게도필수가되어야한다. 만일여성에게필요한것이보다철저한직업의식이라면, 남성에게보강되어야할것은진지한가족의식이다. 이제남녀를불문하고우리모두는자신의삶에서가족과일의평화로운공존이가능한제도를당당한권리로요구할때가되었다. Ⅳ. 마치며 향후젠더공정성을실현함에있어숙고해야할이슈들이있다. 먼저기존의젠더평등정책은자체내에최소주의 (minimalism) 구색맞추기 (tokenism) 포섭 (containment) 등의위험성을내포하고있다. 따라서앞으로여성집단내부의정체성분화와유연성증대를인식하면서동시에여성들간연합과공통의기반을발견하는작업의중요성이증대되고있다. 이과정에서젠더관련어젠다세팅이테크노크라트에의해 전문화 되었다는자성의목소리가제기되면서, 앞으로 재정치화 (re-politicization) 의필요성을주창하고있다. 곧젠더공정성을위한신사회운동의활성화가요구되는바, 정당과노동조합, 기타다양한공동체의연대등이가능성으로제시되고있다. 다음으로는 Bacchi(1996) 가명명하고있는 범주의정치학 (category politics) 을젠더공정성실현에효율적으로활용하는과제가기다리고있다. 범주의설정및개념선점은향후정치적실천과정에서매우중요한역할을담당하기에, 명명과재명명, 그리고오명을주도하는주류집단의파워에주목할필요가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젠더공정성의지평을글로벌무대로옮겨국제정부및비정부기구와연대하여인류보편적가치를포괄하는젠더공정성이슈를개발하도록한다. < 표 3> 은이와관련해서현실성있는시사점을제공해주리라생각한다. 결론적으로젠더공정성의실현을위해서는정부와국가차원의주류 (main- streaming) 담론에서부터관료제및조직차원의내부정치적동학을거쳐사회운동차원의비공식정치에이르기까지다층적이고다차원적인노력이동시에수반되어야할것이다. 200 젠더공정성 (Gender Fairness) 을위한새로운패러다임모색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 표 3> 젠더정책의정치적수준, 조직그리고정책이슈 정치수준조직정책이슈사례 국제사회유엔, 국제비정부기구국제인권, 전쟁범죄 지역 EU, 북미 FTA 인권, 난민, 망명 Social Dumping 민족국가헌법, 법률, 정의시스템평등, 대표성 정부 입법, 행정, 사법, 정부기관 ( 여성가족부 ) 대표성, 낙태권, 고용평등 정당정당정치참여, 대표성, 권력 압력단체, 사회운동단체 시민사회부문 (sector) 민간부문 공공영역 (realm) 사적영역 페미니즘운동, 여성단체 NGOs, 교육기관, 자원활동 기업, 금융등 중앙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미디어기관 가족, 관계 시민권, 정체성, 여성해방, 임파워먼트 사회정의사회적배제, 기회균등 유리천장과유리벽자녀양육, 임금평등 personal safety, 포르노그래피 가정폭력, 부부강간, 자녀양육, Sexuality 한국사회학회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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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김병관 아주대사회학과교수 Ⅰ. 서언 2010 년하반기이래로현정부의국정의핵심가치로부상한 공정한사회 의화두는우리사회의다양한이해관계자들이조금씩상이한여러가지해석과함께논란에참여하면서현시점에서크게주목받고있다. 물론이는현정부의주도하에이루어지고있는측면이강하다. 하지만여러가지정치적함의를떠나사회제도와정책의구조및운영과그시대적정합성을평가함에있어공정성은필요조건중의하나임은분명하고, 공정성의화두가이시점에서단기간에우리사회의관심을집중시킨것을단순히정부의강력한추진력으로귀인할수없는정도로이에대한사회적요구가누적되어있었다는것또한분명하다. 따라서현시점에서다양한정책어젠더를포함한사회전반의각부문에서공정성의의미와현황, 현실적과제등에대한논의가활발하게전개될필요가있다고판단된다. 사회전반의공정성논의가운데가장핵심적인고리의하나가교육부문에서의공정성에관한논의이다. 이는교육이사회적성취와사회이동, 사회경제적지위결정기제의핵심적연결고리로등장한산업사회에서세계어느곳에도예외없이적용할수있는것이지만, 특히한국사회에서는그중요성이다른어떤사회보다도더첨예하게부각되어있다. 본고에서는교육부문의어젠더들을중심으로공정성의의미를생각해보고, 이에관련하여사회학이제공하고있는이론적입장들과경험적지식들을일별해보며, 마지막으로교육의여러영역에서공정성을제고하기위한정책적과제들의요건과개요를제시해보기로한다. 한국사회학회 20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Ⅱ. 공정성화두의전개 공정한사회 의화두는이명박대통령이 2010 년 8ㆍ15 경축사에서처음언급한것으로알려져있다. 이후대통령을포함한정부내여러인사들이공정한사회를강조하여언급하면서공정한사회의화두는현정부의국정운영의핵심가치로이해되고있다. 여러경로를통해언급된바의공정한사회관련발언을보면현정부의 공정한사회 는개념적으로혼란스럽게다가오는측면이없지않다. 그러나이러한혼란은 공정한사회 논의의핵심은아니니만치이를제쳐두고이와관련한정부의출판물에서정리된바를중심으로공정한사회를이해하기로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발간한 공정한사회 : 자율ㆍ공정ㆍ책임의대한민국 이라는책자 ( 문화체육관광부, 2010) 는공정한사회가세가지의핵심가치로이루어지는것으로설명하고있다. 그첫째는자유와자율이라는자유민주주의와시장경제의원칙이다. 둘째는공정의가치인데, 이책자에서공정은기회의균등, 법과제도의준수로이해되고있다. 셋째는책임의가치인데, 이는여기에서약자에대한배려로이해되고있다. 동출판물은이와같이세가지의가치로구성되는 공정한사회 는 미래지향적가치 이며 선진화의윤리적ㆍ실천적인프라 라고선언하고있다. 정부가공정한사회를국정운영의핵심가치로내세우는것은한편으로이해가되고다른한편으로는놀라운일이다. 또다른한편으로는실망스러운일이기도하다. 우선우리사회의현황을보면이는충분히이해가가는일이다. 우리사회는지난수십년간의경제ㆍ사회적발전과정에서그눈부신성과와더불어많은문제들을노정시키고있는것이사실이다. 20세기초반의일제강점과 1950 년대한국전쟁후의총체적상실과빈곤의상황에서현재의발전단계에이르기까지의과정에서성장드라이브의초기시점에존재하지않았던사회경제적격차가생성, 확대되어구조적으로고착화되어가고있는상황이다. 사회경제적기회는양적으로축소되어가고유형적으로정형화되어가고있으며접근가능성은줄어들고있다. 장거리이동이가능한기회의통로는닫혀지고있어점점작은규모의이동만이가능한구조로고착되어가고있는것은아닌가하는우려가짙어지고있다. 이처럼기회구조의본질적성격에변화가생기고있는것은기본적으로성장의유형이정형화되어가고성장자체가둔해지고있으며경쟁이격화될뿐아니라단일유형의경쟁으로좁혀져있다는등의구조적요인들에의한이유가크게작용하고있다. 그러나이와함께이러한기회구조의변화에따른사회구성원들의시간적비교에의한좌절에기여하는다른요인은경쟁과정의불공정에대한실망과불신이다. 이러한근원적인사회의작동기제에대한불신과실망은심리적차원에서허쉬먼이말하는바의이탈 (exit) 의선택을낳기까지하여사회전반에심리적이탈현상이심각하게목도되고있다. 이러한인식들을배경으로보면한국사회의발전과성장의 206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현단계에서공정한사회를위한고민과변화가필요한것은분명하다. 긍정적시각에서이해하자면, 산업화와민주화로요약되는지난수십년간의한국사회의발전과정에서경제적, 물질적외형성장의규모와질에비해사회적으로다양한과정상의수단적가치들의구현과작동의정도가상대적으로낙후해있었기때문에일종의 가치지체 가발생해있는상황이고, 이것이공정의화두가대두되게된배경이라고할수있다. 우리사회의뿌리깊은핵심적가치취약상황에대한당연한문제제기이며, 이러한문제제기는역설적으로우리사회전반의사회경제적, 문화적수준에대한성숙한자신감이있기때문에가능한일일것이다. 정부가공정한사회를국정운영의핵심가치로내세우는것은다른한편으로놀라운일이기도하다. 사회적으로평가되고추구되는가치에목표적가치와수단적가치로서의의미를부여한다고하면, 공정은수단적가치의성격을강하게띠고있는가치중의하나이다. 물론사회적으로바랍직하게여겨지는가치들을놓고보면그각각이목표적가치와수단적가치의양면적성격을동시에지니고있다. 가치들이서로연쇄적구조속에놓여있기때문이다. 그렇지만가치들의각각에대해목표적가치와수단적가치의정도를평가할수있는데, 공정의가치는수단적가치의성격을더강하게띠고있다고보아야할것이다. 공정의가치는목표적가치로서의의미도가지고있지만다른가치를구현하기위한과정에서의도구로서의수단적가치의의미로이해해야현실적으로도구현의방법론들을강구하는데유리하다. 공정의가치를수단적가치라고판단하고보면, 현정부에서 공정한사회 를국정핵심가치로들고나온것은유례를찾기어렵다고할만큼놀라운일이다. 목표적가치가아닌수단적가치를국정의핵심가치로내세우는것은다음과같은이유로위험한일이될수있기때문이다. 첫째, 목표가치가명백히선언적으로제시되어있지않은상황에서수단가치만이강조되는상황은자칫목표- 수단전도의상황을초래할수있다. 무엇을위해공정한사회를필요로하는지가명백하게공유되는것이우선적으로필요하다. 목표가분명히제시되지않은가운데 공정한사회는선진사회이다 라는인과관계는성립되지않는다. 둘째, 현실적으로는, 공정에대한구성원들의기대의폭주가현재우리사회시스템으로는감당하기어려운수준으로내달을수도있다. 자칫이러한상황이전개되면사회적불만, 갈등, 불안, 혼란급증의역작용이발생할가능성도있다. 우리가현시스템으로대처하기어려운정도의혼란스러운상황으로전개되면우리사회가일시적으로지향점을잃게될것이다. 특별한목표관리, 갈등관리의대책이수반되지않으면부정적상황으로갈수도있는것은아닌지염려해야할상황이다. 셋째, 국정운영을통해성과를창출해야하는정부는 결과상태 (end-state) 에대한비전제시를통해자원을동원하고국가적역량을정비하여성취를위한사회적동력을창출하여야한다. 결과상태에대한비전제시없이과정과수단의가치를내세우는것은이러한점에서성과를창출하는데에도움이되지않는다. 더구나그가치가상대적으로또주관적으로인식될수있는성격의것인경우에는위험하기조차하다. 넷째, 공정은과정관리차원의문제이고법과규칙, 제도의정비와강제의문제이며, 더러는시민교육의컨텐 한국사회학회 20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츠의문제이지, 국정핵심가치수준의문제가아니다. 정부가공정한사회를국정운영의핵심가치로내세우는것은또다른한편으로는실망스러운일이기도하다. 이는두가지측면에서나누어생각해볼수있다. 첫째, 공정개념이그자체로서혼란을가져올수있는형태로제시되고있다. 개념자체의내부논리적으로엄밀성이충분하지않아보인다는것이다. 공정한사회 화두에대한일부의비판내용처럼공정개념의외연을지나치게넓힐것을요구하는것은그비판자체의문제이다. 이러한잘못된비판의소지가이미공정화두자체에내재되어있는것으로보인다는것이여기에서제기하고자하는내용이다. 특히나수단적가치인 공정한사회 를직접적정책으로연계시키기위해 친서민정책 등과의연계성을강조하다보니논리적엄밀성에문제가생기는것으로보인다. 수단적가치로서의공정은단기적정책효과로연결되지않는다. 수단적가치 ( 공정 ) 목표가치( 개별정책군 ) 으로이어지는분명한조건부정책도식을가지고접근해야공정의가치를우리사회의구조에뿌리내릴수있다. 개념적으로엄밀하지않은상태로일련의정책으로연계시키고자하면공정이라는통시적이고절대적인핵심가치가그저단기적으로스쳐가는정책유행의하나로, 더비관적으로는어느정권의일시적인정치적호도책으로인식될수도있다. 공정이라는가치가중요한만큼, 이는우리사회에불행한그림자를남기게될것이다. 둘째, 다양한수단가치중의하나일뿐인 공정 의화두가많은다른목표가치와수단가치들을압도하는상황이되는것을경계해야한다. 공정 의화두하에다른모든가치들이뒤섞이어이해되고실행에옮겨지는일은없어야한다는것이다. 목표가치가분명히인식되고그에적합한수단가치가강구되어야하며, 또한개별정책들이이러한도식하에서입안되고실행되며평가되어야한다. 공정이라는강력한가치틀안에서개별정책들이형해화하고정체성을잃어정책목표와대상을잘못설정하거나추진과정의실효성과동력을상실하게되는것을경계하지않으면안된다는것이다. Ⅲ. 교육에있어서의가치와목표지향의사회성 한사회가생존과번영을확보하기위해서지향해야할가치는다양하다. 이가치들의집합체의구성은공간적으로시간적으로상대적이다. 그사회의특성과그시점의요구에따라가치들의정합성의내용은유동적이다. 이러한가치조합의부정형성으로인해사회적가치와목표의지향에대한사회적갈등은보편적으로사회에내재화되어있다고할수있다. 208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이러한가치지향의사회적갈등은한사회가주어진시점에서추구하거나추구해야하는목표에대한갈등으로이어질수밖에없다. 한사회의생존과번영은이러한사회적목표를둘러싼갈등관리의성공여부에크게의존하고있다고할수있다. 다양성을담보하면서도다양한가치와목표들간의적절한배합과조화관리가관건이된다. 가치와목표지향의사회적성격은다양한정책영역에서첨예하게노정된다. 산업정책, 조세정책등의경제정책, 노동정책, 복지정책등의사회정책모두에서가치와목표지향의다양성과갈등관리의필요성은잠재되어있다가간헐적으로분출되는사회적갈등들을통해서늘실감되고있다. 이러한가치와목표지향의갈등관리의핵심은다양성과조화의추구를통한상승효과의도모에있다. 가치와목표들, 그리고이들각각에대한이해관계를상충의관계가아닌보완과조화의관계로파악하고관리하는것이핵심인것이다. 교육 이라고총칭되는사회의기능적요건의영역에있어서도가치와목표지향은다양하고그를둘러싼갈등또한첨예하다. 어떤의미에서는다른어떤정책영역보다도가치와목표지향의다양성과갈등이공개적이고첨예한것이교육영역이다. 교육에있어서는우리사회가추구해야할가치의잠재적총합은어떤것인가, 어떠한가치들이혼재되어있는가에대한분석적이해는교육영역에있어서의공정성제고방안에대한논의를위해반드시필요한작업이다. 아래에서필자나름의시각에서본교육에있어서의가치와목표지향의사회성에대해간략히기술해보기로한다. 여기에서는교육기회공급의문제, 교육과정의성과지향의문제, 행위주체의문제, 자원의문제등네가지문제영역을중심으로살펴보기로한다. 1. 교육기회공급 우선교육기회의공급에관한문제를생각해본다. 교육을받을기회, 교육기회에의접근성을얼마나, 어떻게제공하는가의문제이다. 먼저교육기회의양적측면이있다. 얼마나많은교육기회를, 얼마나많은대상에게제공하는가의문제이다. 교육기회공급을이처럼양적측면에초점을맞추어이해하면, 정책적과제는보다더많은학생들을학교에수용하는것이된다. 여기에서한걸음더나아가얼마나균등하게제공혹은배분하는가의문제, 즉교육기회의평등 (equality of educational opportunity) 의문제를추가로생각할수있다. 하지만교육기회 (educational opportunity) 란이처럼양적문제로만치환하여보아서는안되는다른측면들을다수포함하고있다. 각사회의발전단계에따라사회전체의기능적요구를충족시키기위한교육기회의내용은다를수밖에없다. 교육기회의양적총량외에교육기회의공급문제와관련하여드러나있지않은이슈들은사회적발전의단계가진전되면서점점중요해지는문제들이며, 이는우리나라의경우에도중요한과제로부각되고있다. 한국사회학회 20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교육기회를교육을받을기회, 학교에참여할기회로이해하는것을넘어서학습의기회 (opportunity to learn; Rebell et al., 2009) 로이해한다면교육기회는질적측면에관한관점을갖게된다. 교육기회의질의문제는다시교육단계의문제와결합하여생각할수있다. 얼마나많은단계를제공하는가의양적문제와각단계별교육에있어서의질적문제로구별하여생각할수있다. 이외에도교육기회와관련된비용의문제, 재원의문제또한교육을둘러싼가치와목표에관한핵심적문제들이다. 2. 교육과정의성과 사회구성원들의교육에의참여를통하여사회는몇가지중요한기능적요건을충족시킨다. 구성원들에게향후노동력으로서의생산적기능과사회구성원으로서의문화적기능을수행하는데필요한지식과문화적코드의학습과습득을가능하게하기위해교육을제공하는것인데, 이기능을교육이수행하기위해서는성과와성취라는관점이반드시필요하다. 교육을통하여개인들은어떤성취를하는가, 사회는어떤성과를낳는가의관점이다. 이는교육을통한성과로서의수월성 (excellence) 에대한평가의관점과맞닿아있다. 교육과정의성과의문제는결국평균과분산의문제로이해할수있다. 교육에참여하는학생개인들이얻는학습과교육의성취의평균과분산의문제인것이다. 그런데교육성과의평균과분산을결정하는것은먼저제도적으로이루어지게되는데, 이러한제도적유형에대해서는사회적합의가선행되어야한다. 사회적합의를전제로하지않은교육제도의운영이란생각할수없을만큼의사회적비용이수반되어야하기때문이다. 그런데교육성과의평균의기대수준에대한사회적합의는비교적쉽다. 시대적요건과해당사회의발전단계에따라국가적경쟁력을담보하기위한수준의교육성과는양적관점에서나질적관점에서나공히이해하기쉽고합의가이루어지기도용이하다. 합의에이르기위해필요한것은비용과재원의문제에대한고려뿐이다. 그러나교육성과의분산의크기에관해서는사회적합의가쉽지않다. 교육의양과질의측면에서개인들사이에그성취의격차를어느정도허용할것인가의문제에대한고려는결국생애적관점에서의자원에의접근가능성을결정짓는교육의선별기능이강조되어인식되게함으로써제로섬게임의모습을띤사회적갈등으로이어지기쉽다. 개인의교육성취의최저수준을어느정도에서보장해야한다라는문제의식은정도의차이일뿐어느사회에서나발견되는것이며, 이에대한정책들은그사회에서합의할수있는수준의비용의총량에따라달라진다. 어느국가에서나볼수있는의무교육제도, 취약계층에대한보완적교육프로그램 (eg. 미국의 210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HeadStart 프로그램 ) 등은양적인, 혹은질적인최저수준의교육성취를담보하기위한제도들이다. 교육성과의분산에관한논점중최저수준의보장보다더합의하기쉽지않은논점은교육격차의문제이다. 교육성과의관점에서수월성 (excellence) 은필요하지만막상수월성을창출하기위한교육을격차없이수행하는것, 즉모두의수월성을창출하는것은어렵기도하고막대한비용의문제도있다. 또세대간자원의이전과정에서가장보편적으로정당성이인정되는수단으로교육이자리잡고있기때문에교육성과에서의격차에대한사회적요구도어느사회에나있다. 이와관련된이슈들로교육제도에서의획일성의문제, 트래킹 (tracking) 의문제, 교육과정의문제, 재원의문제등에대한합의가전제된정책이필요하다. 결국수월성의대상의문제 ( 전체혹은소수 ), 수월성담보의방법, 재원의문제등이핵심적내용이며, 이러한관점에서의교육과정의성과는양적측면 ( 교육의양, 단계 ) 과질적측면 ( 학습의수준, 질 ) 의모두에대해적용할수있다. 3. 행위주체의문제 교육의기능적요건을충족시키기위해제도와정책을개발하고구축하고시행하는것에는다양한이해관계자의네트워크가관여되어있다. 교육에관련된의사결정의주체, 정책과룰의집행의주체, 선택과소비의주체의이슈들이있다. 이와관련하여선택의자유 (choice, liberty) 와운영상에서의자율 (autonomy) 의가치가이해관계의대상으로결부되어있다. 4. 자원의문제 교육은그기능적중요성에상응하여막대한자원 (resource) 의동원을필요로한다. 따라서주어진사회내에서교육에필요한자원을동원하는주체, 부담하는주체, 자원조달의책임의주체등에대한고려는핵심적이슈이다. 정책과관련하여논의한다면 principal-agent의관계를교육의자원조달과관련하여생각할수있다. 교육에관한자원의문제는또자원운영의과정에있어서의효율성 (efficiency) 문제를포함하고있다. 막대한규모의자원이투입되어야하는사회적과제인만큼그과정에서의효율성은다른어떤가치에도뒤지지않는핵심적가치라하지않을수없다. 따라서교육의자원의문제는언제나관련이해관계자들의책무성 (accountability) 문제와함께결부되어있다. 한국사회학회 21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Ⅳ.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의의미 본고에서는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의의미를정책을통하여실현하고자하는가치와목표를감안한실천적과제의관점을담아다음과같은두영역에서파악하고자한다. 그하나는교육의공정성이며또다른하나는사회의전영역에공정성을제고하는데있어서의교육의기여와책무이다. 1. 교육의공정성 교육의공정성은사회의기능적요건을충족시키는기제의중요한하나로서의교육에있어서구현되어야하는공정성의원칙이다. 본고에서이해하는바의교육의공정성 (fairness) 은실천적정책관심의관점에서두가지로나누어이해할수있다. 첫째, 교육대상의문제이다. 여기에서교육의공정성이란교육기회의균등한제공과같은의미로이해된다. 둘째, 교육의과정에서의공정성이다. 이는학교의장을포함한포괄적교육현장에서교육이이루어지는과정에서발생하는차별과배제의문제에관한제반갈등을의미한다. 사회학자들은교육의공정성에관해매우다양한논의를해왔다. 현대적의미의교육기회에관한논의는미국의사회학자제임스코울먼의논의에서그대표적예를볼수있다. 코울먼은미국에서는교육기회 (educational opportunity) 의의미가다음의네가지를의미하고있다고설명하고있다 (Coleman, 1990). 1. 노동력으로기능하기시작하는기본단계까지의무상교육 2. 아동 (children) 의배경에관계없이모든아동에게공통의교육과정제공 3. 아동의배경에관계없이같은학교배정 ( 이유 : 정책적고려, 인구저밀집 ) 4. 지역단위 ( 지역내 ) 의교육평등 ( 이유 : 지방세가교육재정재원임 ) 코울먼은위의설명에이어미국에서의교육기회의의미는기본적으로평등 (equality) 에기반을두고있다고보고있다. 그러나교육기회에대한위와같은인식은두가지숨겨진가정을배경으로하고있다. 그첫째는무상교육이기회불평등의경제적원천을무력화할것이라는가정이다. 그둘째는공통의교육과정이불평등의원천을무력화할것이며교육과정의수준과질이기회의양과질을결정한다는가정이다. 이러한가정들이현실적으로정합성을갖는지는시간적으로공간적으로검증이필요한가정들에불과하다. 그리고많은사회학자들의연구는교육기회 212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의균등한공급이실제보편적으로충분히구현되지못하고있다는입장을지지하고있다. 학교는학습의기회를균등하게제공하는업적주의 (meritocracy) 적선별기제이며, 학교는학습기회를제공하고학생들의재능과노력의정도를평가하며이에따라각개인에게적절한보상의기회로연계시키는업적주의적이고개인주의적이며경쟁을통해사회적최선을유도해내는장치라는것이교육의기제에공정성담보의역동적힘이내재되어있다는입장이다. 이에비해학교는사회적불평등과개인의차등적성취를재생산해내는기제에불과하다는입장이있다. 학교는학습기회의불균등한배분, 학습과정에서의숨겨진문화적자원과상징들을동원한차별과배제, 성과평가에있어서구조적지위를반영하는평가도구의사용을통한상대적유ㆍ불리의확대재생산등을수행하는도구에불과하다는입장이다. 이러한이론적입장의첨예한대립외에도경험적연구들을중심으로개인의사회적성취과정을구명하려는연구들이사회학내에서하나의큰흐름을이루고있다. 흔히지위획득모형 (status attainment model) 이라고불리우는일련의인과적연쇄관계의모형을통해세대간 (intergenerational) 그리고세대내 (intragenerational) 의자원및지위의이전및계승과정에서교육이얼마나핵심적장치로서기능하고있는지를보여주고있다. 전체적인연구의문제의식은교육이불평등의재생산에기여하는기제인지를밝히는것이라고해도과언이아닐만큼교육은개인의지위획득과정에서중요한고리로연구되어왔다. 2. 사회적공정성제고에있어서의교육의기여와책무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의문제를생각할때앞서살펴본 교육의공정성 문제외에공정한사회의구축을위한교육의기여와책무에관한문제를부가적으로생각할수있다. 여기에서는주로공정성이라는사회적가치의구현을위해교육의기능을담당하고있는제도, 학교, 구성원들이기여할수있는바를어떻게구현할수있는가의문제를생각해볼수있다. 기본적으로는시민교육 (civic education) 의관점에서공정성의가치를어떻게교육의핵심적내용의일부로포용하고전달하는가의문제가될것이다. 한국사회학회 21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Ⅴ.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제고를위한과제 교육공정성의정책목표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을제고하기위하여다음의여섯가지를구현하고자하는목표로상정한다. 이장에서는다음의여섯가지의목표를구현하기위한정책들이입안되고시행되는것을요구하는관점에서각각의정책들의개요를기술해보기로한다. 1 교육및학습기회를가능한한많이, 그리고균등하게제공한다. 2 공교육체제를절대적으로강화한다. 3 가능한높은수준의학습성과를모든학생들로부터도출한다. 4 모든학생들이최소한의학습성과이상을얻을수있도록한다. 5 상대적으로불리한여건에처해있는학생들을포용한다. 6 학습성과는 전생애적관점 과 학교-노동시장연계 의관점에서단계별성과목표관리의형태로나타나야한다. 정책수요의분석 교육의각구성요소들과각학교급별분석을통하여상기한정책목표를달성하기위한구체적 정책들을도출한다. 이는다음의도식으로간단히예시할수있다. 아래표의각셀에서상기한 정책목표여섯가지를달성하기위한정책들을구체적으로도출해보는것이다. 214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 표 > 정책수요매트릭스 ( 예시 ) 교육단계 / 주제영역 선발 교육과정 교원 교육재정 학교경영ㆍ관리 교육자치 교육규제ㆍ혁신 특수교육 교육복지 학령전초등중ㆍ고대학대학원성인 공교육활성화 교육의공정성을강화하기위해필요불가결하면서가장핵심적인과제는공교육의활성화이다. 현재우리나라의공교육은여러관점에서제대로작동되지않다고해야할상황에놓여있다. 교육서비스의소비자들이큰경제적부담에도불구하고공교육에대한대안으로사교육에자발적으로의존하고있는것은전적으로공교육의책임이다. 우리나라에서사교육부문이지금처럼큰시장으로형성된것의원인을학부모들의지나친교육열에서찾는것은공교육을담당하고있는이들의책임회피에지나지않는다. 공교육의붕괴로말미암은사교육의절대적인대안적지위는우리나라모든가정에예외가없다고할정도로사교육비의경제적부담을떠안도록할뿐아니라학생들에게도가혹하다고할만큼의학업노동을강요하고있다. 사교육비의부담은모든가계의소비생활을왜곡시키고있을뿐아니라모든부모들의생애적관점에서의자원배분의패턴까지비정상적으로왜곡시키고있다. 공교육의붕괴는학생들의교육성취를사교육시장에서구매하도록강요함으로써교육서비스를시장맥락에서상품화하고구매력의크기로성취의양과질이결정되는결과를낳고있다. 공교육의붕괴야말로교육공정성을저해하는결정적요인인것이다. 공교육의활성화, 공교육의정상화는쉽게해결할수있는문제는결코아니다. 총체적이고구조적인문제의복합체라고할수도있을것이다. 그러나문제해결의실마리는제도적측면에있는것이라기보다는학교운영의측면, 과정관리의측면에서찾아야하는것이라고생각된다. 분명한것은, 공교육이더많은것을제공하기위해노력해야하며, 학생들에게사랑받는학교 한국사회학회 21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가되어야한다는것이다. 학교에더많은기능부여 공교육의활성화, 정상화를위해서반드시필요한하나의변화는학교가더많은기능을주체적으로수행해야한다는것이다. 학교를구성하는것은유형의시설물과교사ㆍ학생의인적요소, 그리고교육과정이라는무형의컨텐츠의세가지라고생각할수있다. 이러한세가지자원의결합으로지금우리나라의학교가수행하고있는기능은안타깝게도주로강제된형태의입시교육에머물고있다. 학교는입시교육이외의다른기능들을더많이수행해야한다. 학교는학생들이공부하고놀고책을읽고그림그리고, 악기를연주하고, 토론하고인생의중요한시기를살아가는장이어야한다. 오늘날의우리학교들을보면, 기본적인시설이미비해서콩나물시루같은교실에서수업만할수밖에없었던과거와는크게다르다고할만큼시설의측면에서는부족한바가없다. 학교가지금보다더많은기능을수행하고자한다면일부시설과설비의보완이필요할것이나, 재원수요에대한정당성만인정된다면우리가감당하지못할정도의규모는아니다. 과외활동지도나시설물관리를위해인력이더필요하다면교원들의초과근무나계약직교원의채용을통해비교적적은추가자원으로해결할수있을것이다. 우리나라의초중고등학교들은기본적으로지역사회학교들이다. 지리적근접성을기준으로학생들을배정받아교육하고있는기관들이다. 학교가지역사회에서학생들의모든활동의중심이되는것은너무나도당연한일이다. 학교는더많은기능을주체적으로수행해야한다. 교육의공정성제고를위해서는반드시필요한일이다. 방과후학교의전면적확대시행 지역사회학교인우리나라의초중고등학교들은지역사회구성원들인학생들의삶의중심이되기위해노력해야한다. 이를위한하나의방법이방과후학교를전면적으로활성화하는것이다. 방과후학교는학생들이정규수업시간의학습에대비해예습과복습을하는기회일수도있고부족한교과목에대한보충의기회이기도하며, 안전한학교의울타리안에서양질의시설을이용하여상대적으로큰비용부담없이시간을보낼수있는장이기도하다. 방과후학교는학교울타리밖의사교육에대한저렴한비용의대안이되어가정의사회경제적배경이학생들의 216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학업성취에차등적으로작용하는기제를최소화해주는역할을할수있다. 방과후학교에는다양한교과목의보충프로그램, 문화예술취미프로그램, 독서프로그램등은물론이고, 자습공간을제공하며석식제공이가능하도록해경제적취약계층의학생들의학업성취에실질적도움이되도록운영할수있다. 방과후학교를비롯한학교의정규수업외시간운영에소요되는경비는수익자부담의원칙을따르되경제적지원이필요한학생들에대해서는정부가지원하는것으로할수있다. 학교와가정의연계강화 사회적취약계층가정출신학생을비롯하여특별한지원과관심이필요한학생들의경우가정과의연계노력이다른학생들보다더많이필요하다. 학교가학생들의학교에서의생활과학업성취, 애로사항등에대해학생들과의상담과학부모들과의연계및상담에더많은노력을기울여이들가정의사회경제적취약상황이나장애등이학교에서의부적응이나학업성취부족으로이어지지않도록좀더적극적으로개입하는것이중요하다. 공교육초기연령단계교육강화 교육에투입되는비용대비전생애적효과로본다면가장비용효과적인교육대상연령층은어린아동들인것으로연구결과들이보고하고있다. 초등학교입학전단계의아동들과초등학교저학년아동들의보호와교육에보다더많은관심이필요한이유이다. 세계주요국들이예외없이이연령대의아동보육에대한특별프로그램을전국단위로시행하고있는이유이기도하다. 특히교육공정성과관련하여가정내에서나사교육을통해서교육서비스의혜택을받지못하는취약계층의학령전아동들에대해국가적차원의지원프로그램이필요하다. 공교육서비스에의경쟁도입 공교육서비스체제전반에걸쳐 의도적으로제한된범위 의경쟁의기제를통한성과창출과 공정성제고를동시에도모하여야한다. 공교육체제내에공급자간의경쟁을도입하여공교육 한국사회학회 21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체제전체의효과성과효율성을제고한다. 이를위하여불필요하거나과도한규제를철폐하고각급학교수준의운영의자율을점진적으로확대한다. 이와함께경쟁을교란하는공급자간담합을철저히규제하며, 교육소비자인학생과학부모들에대한보호기능을강화한다. 공급자측에있어서불량사업자에해당하는학교법인, 교장, 교원등에대한지원과제재를통해교육서비스공급자의질적수준을제고하고격차를좁힌다. 학생들의학교선택권강화 우리나라의각급학교별교육참여의정도 ( 취학률로파악 ) 는매우높다고평가할수있다. 우리나라의경우에는적어도양적측면에서의교육기회의공급이라는관점에서공정성의문제를제기할수있을만한부족현상은없다고판단된다. 그러나초중등교육단계에서의학교의선택이거주지역을중심으로이루어지는강제배정방식으로이루어지고있어서학생들의학교선택권이제한받고있는것이사실이다. 이러한제도하에서교육의공정성이담보되기위해서는매우중요한두가지가정이뒷받침되어야한다. 그첫째는모든학교들이질적측면에서동일한정도와수준의학습기회를제공하고있다는가정이다. 둘째는전국의학생들이교육및학습과관련된제반속성의관점에서각학교별로비슷한내적분포를보인다는가정이다. 현실적으로이두가지가정이모두충족되고있다고판단하기는매우어려운것이사실이다. 이러한문제에대한보완적정책은다음의형태를띠게될것이다. 그핵심은교육서비스소비자인학생 ( 학부모포함 ) 들에게보다넓은선택권을주는것이다. 이를통하여학생들에게는우리사회에서개인의본원적권리의일부로인정되어야할선택의자유를확대제공하고, 또공급자간에경쟁을강화함으로써교육의질을제고하는효과가있을것으로기대할수있다. 이러한정책적선택은두가지조건과함께고려될수있을것이다. 첫째는선발과정에서보편적교육으로서의성격에맞게전단계에서의학습성과를주된전형요소로하는경쟁선발을지양한다는조건이다. 현재서울시교육청관내에서시행하고있는방식과유사한형태가될것으로본다. 둘째는경쟁에서뒤처진학교에대한지원과제재의병행이다. 이정책의목표가우열의잣대로학교들을줄세우기하는것이아닌만큼교육성과창출의관점에서뒤처지고있는학교들을지원하여고성과학교로육성하기위한제반노력이병행되어야한다. 218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교육현장의권위제고 교육과학습의성과를창출하고공교육을강화하기위하여학교ㆍ교실ㆍ교사ㆍ학습자체를 포함한교육현장전반의권위를높이는정책이필요하다. 소위 교실붕괴 현상은공교육의붕 괴를가져와교육의공정성에치명적손실을끼치고있다. 사회적으로불리한상황에있는학생들에대한지원 본인의선택을제외한다른어떤외부적요인에의해서도학생들이불리한상황에놓이지않도록잠재적위험상황에있는해당학생들에게특별지원을하는정책이필요하다. 경제적취약계층학생, 장애학생, 다문화가족학생, 탈북가족학생등에대해서는교육참여에소요되는경제적비용을비롯하여상담, 멘토링, 필요하다면시설의개보수등까지도포함하는지원이필요할수있다. 사회적으로불리한학생들에대한공정성차원의지원의기반을이루는기본가치는포용 (inclusion) 이다. 포용의가치를극대화하기위한정책들은기본적으로물리적으로도사회적으로도함께하는교육이다. 다른학생들과떨어진별도의공간에서별도의교육과정으로이루어지는교육은포용의가치를구현하는것이아니다. 훨씬더효율적이라고판단할수도있고또제한된목적을위해서제한된상황에서별도교육이필요할수있지만, 교육의기조는격리교육이어서는안된다. 이러한제약속에서포용의교육을성공적으로수행하기위해필요한여러조건들을조성하는포괄적정책이필요하다. 다문화가족, 탈북가족에대한지원 이미국내에상당수있는다문화가족을비롯하여탈북가족, 외국인가족등한국사회의문화적코드체계에완전히동화되어있지않은가정출신의학생들이공교육내에점차늘어나고있다. 대부분의경우학생본인들은한국어의구사에는문제가없으나가정에서의문화적정체성이대부분의한국가정들과같지않기때문에이런면에서학업이나적응의문제에서특별한지원을필요로한다. 다문화가족학생들과탈북가족학생들의학업성취가평균적으로낮다는사실은이미연구를통해알려지고있다. 현재의상태로방치된채로시간이흐르면이들이우리사회에서 한국사회학회 21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구조적하층으로자리잡게될가능성마저보이는우려스러운상황이다. 이들에대한관심과상 담프로그램, 숙제지원등의개입이필요하다. 특히학생들을매개로한가정과의연계강화가 필요하다. 지역격차의해소 지역별교육성과의격차는어느나라에서나발견되는보편적교육문제이며, 이는다양한형태로나타나고보고되고있다. 평준화교육을실시하고있는우리나라의경우에도예외는아니어서, 지역간학력격차는계속적지않은규모로존재하는것으로보고되고있다. 전국의고교를대상으로시행한학업능력검사의결과를분석한한국교육개발원의연구 (2006) 에따르면, 읽기, 수학, 과학등의과목별평균점수로본도시와농촌지역고교간의학력격차가상당한것으로나타나고있다. 개인의학업성취의수준에영향을미치는요인을크게지역요인, 학교요인, 개인요인등으로나누어생각할때, 이중지역요인이크게나타나고있는것으로이해할수있다. 이러한상황은당연히문제상황으로인식되어야하며즉각적정책개입이필요한상황이다. 지역격차의해소를위하여지역단위, 학교단위의교육지원정책이강화되어야한다. 지역내공교육의강화를위한일련의정책들이필요하다. 재정적추가지원, 우수교사의비도시지역근무를유도하기위한인센티브의개발, 지역사회와의연계활성화를통한학교교육강화유도, 국내지역간교환학생제도활성화등의정책들을개발할필요가있다. 적성별, 능력별편성체제의공정성제고 외국에서 Tracking, Streaming 등의용어를사용하고있는적성별, 능력별교육편성체제는우리나라의경우제도적관점에서는상대적으로약한정도로시행되고있다. 고교과정에가서야직업학교체제가별도로분기되어운영되고있는정도이며, 학생의비율로보아그중요성도크게부각되고있지않다. 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나라의실업계고교교육은적성별교육으로서의위상보다는능력별교육의차별적제도처럼대중적인식이이루어져있어공정성이크게훼손되어있는상황이다우리나라의과도한교육경쟁의원인중의하나는적성별교육의가치가인정되고있지않으며실제로직업교육을중심으로한적성별교육이제한적범위에서만공급되고있다는것이다. 부정적인식을동반하지않은적성별교육의개발과제공이야말로교육에서의공정성을제고하는 220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핵심적정책의한축이되어야한다. 평준화정책의외형유지, 학교내다양성 ( 운영 ) 제고 우리나라의평준화정책은현재고교단계에까지적용되고있으며, 그공과에대해서는다양한평가가있다. 한가지모든사람이인정하는공이있다면, 그것은평준화교육이학교교육기회에의접근을평등하게만들었다는것이다. 그러나기본적인이평가를제외한다른이슈들에대해서는서로다른평가들이있다. 평준화정책을통해교육성과의총량이증가하였는가? 학교간의교육환경과교육의질의격차는과연없는가? 학교내에서동일한교육과정을모든학생들에게강요하는것은어떤결과를가져오는가? 교육선택권의침해는아닌가? 평준화정책이가지고있는교육기회평등의효과는학교간교육환경과교육서비스의질의격차가최소화된상황하에서극대화된다. 따라서지역간, 학교간교육서비스의질의격차를담보하기위한정책들은평준화정책의정책목표의첫단계를실현하기위해필요한수단들이다. 평준화정책의평등제고효과가바람직한것임을인정하면서도평준화정책이수월성의저하와다양성 / 선택권의포기를내포하고있는것은아닌가하는의문은실재한다. 교육기회평등의목표와더불어평준화정책목표의또다른한축은수월성과다양성의추구이어야한다. 다만평준화정책과함께구현되기위해서는학교간다양성을통한것이아니라학교내의교육서비스다양성을통하여이루어져야한다. 학교내에서지금보다더다양하게학생들의교육요구를충족시킬수있는교육과정을개발, 제공하고다양성과수월성을추구하여야한다. 복수의적성별교육과정을제공할수있어야하고, 수업참여의기회를보장하는범위내에서수준별교육과정도도입해야한다. 수준별교육과정과교과목의운영은참여의자발성과운영의유연성을전제로한다. 수준별교육과정이나교과목에의참여는학생들이자발적의지로선택하는것이어야하며, 운영과정에서참여대상의범위와구성은수시로변화시켜도무방할만큼유연하게운영되어야한다. 또한학교운영에있어서교육소비자지향적패러다임으로의전환이필요하다. 교과과정및교과목의개설, 교원인력의운용, 필요한재원의확보및운용, 학교시설의활용, 다른학교를포함한외부기관과의제휴와협업등에있어서유연하고창의적이며변화를포용하는접근이필요하다. 학교장들의역할과혁신마인드가중요하게대두된다. 학교를관리하는것이아니라경영한다는자세가필요하다. 한국사회학회 22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학업저성취자에대한지원 교육공정성제고를위한학교단위의역할중에는저성취자에대한보호와지원의강화가필요하다. 어떠한명분으로든학교가학생들의학업과성취의과정과성과에대해모니터링하고평가하지않는다면이는책임의의도적회피와방기가될것이다. 학교는적절한평가도구를채택하여학생들의성취과정을지속적으로모니터링하고저성취자에대한지원을상시적으로강화제공하여야한다. 이러한저성취자지원프로그램의운영을위한예산은일반학교운영예산과는별도의계정으로지원하는방안이강구되어야한다. 교육과정에서의공정성강화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은교육기회의균등배분이라는진입점관리와교육과정에서의공정성강화라는과정관리라는두단계에서의과업으로구성된다고할수있다. 교육기회의균등배분에못지않게중요한것이교육과정에서의공정성담보를위한정책들이다. 특히교육과정에서는공정성뿐만이아니라수월성이라는가치가교육의본질적인기능적요건으로요구되고있기때문에두가치사이의적절한조화와상승효과창출을위한정책조합이중요한과제로대두된다. 교육콘텐츠에서의공정성강화 학생들에게주어지는교육콘텐츠에는교과서, 교사들이제공하는보조교재, 학교밖의참고서, 학원교재, EBS 를비롯한온라인콘텐츠등이있다. 이처럼다양한콘텐츠를망라하여공정성의강화라는관점에서콘텐츠의개발과정에서의지원과모니터링및감시시스템이필요하다. 교육콘텐츠의국가주도의획일성을강화하기위한모니터링과감시가아니라, 공정성을훼손하는콘텐츠를배제하기위한것으로운영하는것이필요하다. 교육콘텐츠가공정성을훼손하는것은두가지유형으로나눌수있는데, 첫째는해당콘텐츠가일부학생들에게만특별히유리한기반을배타적으로제공할소지가있거나, 반대로일부학생들을교육서비스에서부당하게배제하는효과를가져올소지가있는경우이다. 둘째는해당콘텐츠가그콘텐츠의소비자인학생이아니라사회내의다양한집단들간에공정성을훼손할 222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수있는내용을포함하고있는경우이다. 이두가지경우는공히교육의공정성제고의관점에 서경계해야할대상이다. 이러한관점에서교육콘텐츠에대한모니터링과감시의시스템이필 요하다. 모니터링의주체는정부일수도있고시민사회부문의어떤기구일수도있을것으로본다. 교원의재교육과공정성확보 교육의공정성제고를위해교육제도를재설계하고교육서비스의창출및전달과정을관리하는것에있어서교원의역할에대한고려는핵심적이다. 궁극적으로교육서비스자체의창출및전달이라는핵심과정이교원에의해서만가능하기때문이다. 지식과기술전달이라는측면에대한교원의지속적재교육훈련도중요하지만교육과정에서의공정성제고를위한교원의재교육과업그레이딩도중요하고필요한일이다. 학업저성취학생과특별한관심과지원이필요한학생들에대한배려와지원의방법, 장애학생들의통합교육등에있어서교원의역할은교육의성패를좌우하는핵심적역할인데대다수의교원들은이러한역할에대한체계적교육을받지못한것이못한것이현실이다. 교원과교육행정인력에의한부조리는교육공정성훼손의독버섯같은행위들이다. 아직도일부교사들의촌지수수로인한불미스러운일들이남아있어대다수교사들의사기를꺽어놓고있으며교육의공정성에대한일반국민들의신뢰를훼손하고있다. 학교장을비롯한학교경영과교육행정에도일부부정한행위들이발생하여교육전반에대한신뢰를저해하고있다. 제재와캠페인을통하여교단의권위와신뢰를강화하는정책적노력이지속적으로집행되어야할것이다. 학교실패의방지 _ 직업경로에연계되는직업교육을통한대안의제시 학교교육현장이제기능을못하는상태를학교실패 (school failure) 라고부른다면우리의중고교교육현장에서이에해당하는사례를적지않게발견할수있다. 학업성취를포기한학생들, 무너진출결관리, 중도자퇴학생, 사실상퇴교와같은상황의강제전학학생, 수업시간에교실내에존재하지만수업에는참여하지않는학생, 규율이무너져통제불능상태인학교, 무너진학교와교사의권위등학교실패의징후는곳곳에서발견된다. 학교실패의피해는모든학생들에게영향을미친다. 하지만사회적으로불리한상황에있는학생들에게특별히더심각하게작용한다는점에서, 또학교실패는공정성제고의정책적개입 한국사회학회 22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노력을무력화한다는점에서학교실패는교육의공정성의기반을심각하게훼손하는것이다. 학교실패를방지하기위해학생들에게있어서학교가매력적인곳으로느껴지도록제반조건들을만들기위해노력하여야한다. 특히고교교육과정에서는학교교육이단선적기준의학업성취가아니라다양한기준의성취를제공할수있는방법을찾고, 직업의세계와연계를강화하여막다른골목이아니라보상, 안정성, 성장성의삼요소가갖추어진 좋은일자리 로의경로를제공해줄수있는과정들을개발하고제공하여야한다. 또한이직업교육프로그램에서상급학교로의진학의문이확대되도록대학과의연계를강화하여야한다. 공교육범위내에서의대학의학생선발평가 대학의학생선발은현재우리나라의교육병폐의근원이라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로모든관심의초점이되어있다. 우리나라는교육을통한사회계층적경쟁의정도가매우심하고소위일류대학들은철저하게서열화되어있으며대학은교육과정을통한교육성과의창출과인재양성보다는우수학생의선발에더관심을가지고있다. 이러한상황들이결합되어우리나라의모든교육현상이대학의학생선발방법으로부터도출되는잘못된일들이벌어지고있는것이다. 비록대학의입장에서는주된관심의대상이아닐지몰라도, 공교육에서의공정성을담보하기위해서는대학의학생선발을위한평가가정상적인학교교육을통해이루어지는학업성취와기타학업외성취에대한것으로한정되어야한다. 대학의선발평가가공교육범위밖의것을대상으로하는것이면대학입학의경쟁에서원천적으로불리한상황에놓이게되는학생들을양산하는결과가된다. 대학이다수의학생들을의도적으로경쟁에서배제하는결과를초래하는것이다. 입학사정관제를통한학생선발의경우가좋은예가된다. 대학의입장에서다양한방법으로학생의잠재적수학역량을평가하여학생을선발하겠다는취지는충분히이해되지만, 계량화할수있는시험점수를기준으로학생을선발하든혹은계량화하기어려운주관적평가의대상인요소들을기준으로학생을선발하든중요한것은반드시두가지요건을갖추어야한다는것이다. 첫째, 대학의학생선발은공교육을통해이루어지고있는교육의내용과범위를벗어나지않는것이바람직하다는것이다. 둘째, 선발과정의투명성과책무성이담보되어야한다는것이다. 이두가지요건의관점에서볼때, 입학사정관제는매우위태로워보인다. 흔히외국일부경우를들어입학사정관제학생선발을합리화하려하지만, 그외국의경우에는입학사정관제를통한학생선발의시행착오의오랜역사가있다. 또한그들이처음제도를시행할당시의시대적공간적상황은오늘의우리의상황과는매우다르다. 대학의학생선발기제에대한전국민의관심과공정한기준설정과투명한과정관리에대한기대와요구가가히종 224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교와도같다고할정도인우리상황에서, 입학사정관제도의시행과정은졸속에가깝다고해도좋을정도로준비없이시작된것이다. 선발기준에대한국민적합의의도출을위한사전노력은전혀없었고, 입학사정관에대한인력관점의준비도전혀없었다. 결과적으로국민들은어떤기준에의해어떤사람들이학생들을선발하고있는것인지알지못하고, 정보부족과합의부재의상황은자연스럽게불신으로이어지게된다. 개별대학이이과정을투명하고합리적으로관리할역량이있는지도확인되지않은맹신일뿐이다. 입학사정관제도를통해계량화되지않은학생들의잠재적역량을평가하겠다는의도는긍정적으로평가할수있다. 산업사회의논리로부터벗어나야하는 21세기우리사회의시대적요건에비추어생각하면대학들의고민과요구를인정할수있다. 다만교육의공정성을담보하기위해서대학들은적어도입학사정관제의운영에서적용하는선발기준을고교과정의공교육범위에서감당할수있는수준으로한정하도록해야한다. 또한입학사정관제선발의과정을투명하게관리하도록최선의노력을다하여야한다. 입학사정관제선발의양적확대의속도도제어해야한다. 모두가수긍할수있는기준, 투명한과정관리, 규모의신중한조정관리를확인할수있는정부와대학의정책이요구된다. 지난수십년간의한국사회의발전과정에서우리의사회경제적체제에대한정당성과국민들의신뢰는대학의학생선발기제에대한신뢰가있었기에가능한것이었다는사실을입학사정관제운영의전제로삼아야할것이다. 대학재정지원확충 _ 등록금지원대폭확충 우리나라의현재대학취학률은세계최고수준이며, 대다수우리나라대학들의재정은열악하다. 높은대학취학률은우리사회의경제적, 사회적발전을위해바람직한것이지만, 우리나라의경우에는과도하다고할수준에있다. 대학은너무많고개별대학의규모는재정적자생력을갖기에충분히크지않다. 국가재정의투입없이고등교육을육성해야만했던과거우리의취약한국가재정으로인해대학의다수는사립학교법인에의해건학되고운영되고있다. 국가재정의취약과마찬가지로사립학교법인또한학교운영에투입할재정을부담할힘은처음부터전혀없었던경우가대다수이다. 일부대기업이나대기업주의후원으로설립된극히일부사정이괜찮은대학의경우에도초기시설물의건축비용을학교법인에서부담했을뿐이지학교의운영비를지원한경우는흔치않은것이사실이다. 그런데사실은과거우리나라의사립학교법인들은학교운영재원에대한부담을별로느끼지못하고있었다. 대학의교육의질에대한외부로부터의관심과요구가전혀없었기때문이다. 대학간의서열은안정적으로고착화되어있었으니대학간자체적인경쟁의메카니즘또한전혀작동하지않았다. 사실상오랜세월동안대학은학생들에게서등록금을받아교육의질에대한심각한고려없이최소한의학교운영만을해왔다 한국사회학회 22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고해도틀린말이아니다. 근년에와서대학의현실은급변하였다. 글로벌차원에서지식경제의도래는고도의인적자원에대한사회적요구를폭발적으로증대시켰고, 전통적으로대학교육을소수의엘리트교육으로관리해왔던유럽주요국들조차도대학교육기회의양적확대와질적강화를위해정책방향의쉽지않은전환을시도하고있다. 대학의교육의질에대한관심은선진국가들에서경쟁적으로높아졌으며, 우리나라에서도대학의외부에서대학교육의질적수준과현실적합성에대해요구하기시작하였다. 또한편으로그간의경제성장의과실을누리고있는신세대들은대학교육의물리적환경과강의의질의고도화에대한요구를분출하였다. 재단으로부터의교육비기여를기대할수도없고일부외국의경우처럼사회의기부문화가활성화되어있지도않아등록금이외의다른재원이없는우리나라의대학들은교육의질제고에대한요구에대해등록금인상으로해결책을찾을수밖에없었고, 가파른등록금인상은대다수학생들에게부담을크게가중시켰으며일부학생들에게있어서는감당할수없는수준의것이되어버렸다. 적지않은사람들에게있어대학교육이도저히이용할수없는값비싼서비스가되어버린것이다. 현재우리나라의대학교육은그비용때문에교육기회의공정성을훼손하고있다고단언할수있다. 상황이이처럼악화된것은우리나라대학교육의재정적취약점두가지때문이다. 첫째, 위에서살펴본것과같이우리나라대학들은자체적으로교육비에투입할수있는재원이없다. 둘째, 우리나라의대학교육에대한정부의재정적지원은사실상없는것과같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중대학교육에대한정부의기여가가장낮은나라중하나라는사실은잘알려져있다. 국가의교육재정의대부분은초중등단계의교육에투입되고대학에투입되는약간의국가재정은거의전부가국립대학의재정에투입되고있다. 우리나라대학의다수를점하는사립대학의경우에는국가재정으로부터의기여분은일부교수들의연구비지원정도에불과하다. 교육에투입되는국가재정은사실상제로에가까운것이다. 우리나라의사립대학의교육은사실상철저하게수익자부담의원칙에의해이루어지고있는셈이다. 이런상황에서정부는사립대학들을상대로장학금을많이책정하라고요구하고있다. 잘못된정책이라고하지않을수없다. 결국대학들은등록금으로조성된교비에서일부를추가로떼어내장학금을증액하고있다. 실제요구되는교육비의총액이일정하게있다고보면, 장학금을많이제공하기위해서는등록금을그만큼더책정해야하는것이대학의현실이다. 대학교육이이처럼철저하게사용재 ( 私用財 ) 의성격만을띠고있는것은아니라는인식이국가적차원에서필요하다. 교육의공정성확보를위해서도대학에대한재정지원과취약계층의대학등록금에대한직접적지원은반드시필요하다. 이러한목표를달성하기위한정책은대학을대상으로한재정전반의부분적지원정책과학생들을직접대상으로한등록금지원정책이있다. 전자의정책은모든학생들에게등록금부담을경감시켜주는효과가있으며, 후자의경우에는혜택이직접당사자에게집중되어대학교육을받을수있게하는효과가있다. 226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학생을대상으로한등록금지원정책은무상지원의형태보다는시장금리보다저리로제공하 는장기저리융자의형태가바람직할것으로생각된다. 현재시행중인학자금융자제도의총액규 모를증가시키고금리부담을낮추어확대시행하는것이좋을것으로판단된다. 기회를제공하는사회시스템구축 사회적자원의성취와획득, 그리고배분의관점에서보면, 주어진시점에서의어느개인이나집단의상대적이점 (relarive advantage) 은관성 (inertia) 의작용에의해다음시점에서그대로나타나거나확대되어나타나는경향 ( 누적적확대재생산 ; cumulative advantage) 이있다. 이러한경향성은사회적힘의작동이라는관점에서보면자연스러운것이고어느사회에나편재하는것으로발견되지만, 경쟁에있어서의공정성을근원적으로제한하고훼손하는힘이다.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이라는관점에서보면, 이러한힘은교육이라는사회적제도를통해세대간, 세대내자원의성취와획득을이루는기제에대해정당성을부여하고있는우리체제를무력화시키는사회적실재이다. 바람직한사회체제와공정한교육체제는이러한상대적이점의누적적확대재생산기제의작동을억제하기위한방어기제를가지고있어야한다. 경쟁체제에서상대적이점을가지고있지못한경쟁참여자들의불리한상황을보완해줄수있는교육시스템을구축하기위해서는다양한형태의지원정책이필요하다. 그불리함의내용에따라경제적지원, 학습지원, 정서적지원, 시설적지원등의다양한형태로지원을제공함으로써경쟁상황에서의구조적불리함을극복할수있도록보완해주는정책, 특히상대적이점이시간의흐름에따라누적적으로확대되어작용하는것을제어할수있는정책들이필요하다. 기회를복수로부여하는시스템구축 어떤시스템에서나사회적관성의작동은지극히자연스러운일이다. 그러나이러한자연스러운힘의작동은때로는불공정하고비인간적이기도하다. 어느사회에서나개인의생애내에서의커리어 (career) 의구축과관리는이러한사회적관성의힘이극명하게드러나는영역이다 ( 아래그림참조 ). 직업경력의구축과수행은교육제도내에서시작된다고보아야한다. 달리표현하면, 교육과학습의일차적기능은개인의생애에걸친직업경력에대한초기단계의활동이라고할수있다. 개인의차원에서각자의직업경력내에서관성의힘이작동되는메카니즘속에서개인이원하는 한국사회학회 22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시점에새로운변화를시도하는것이가능하도록허용하고지원하는사회가상대적으로공정하고바람직한시스템이라고할수있다. 이를위해서평생교육차원의직업전환교육의공급시스템이필요하다. 구조적으로산업구조와직업구조의급격한변화로인해직업적합성을상실하여노동력으로서의가치를잃거나혹은단순히직업선호의변화로인해새로운일에도전하고자하는사람들에게새로운삶을위한기회를제공해주는평생교육의직업교육에대한정책들이필요하다. 물론이처럼인생의두번째, 세번째기회들을제공하는시스템, 재경기의기회를상시적으로제공하는시스템도최소한의효과성과책무성은가져야한다. 우선개인의의지와노력이전제되지않는지원은그성과에대한기대가없는만큼지양되어야한다. 또한개인과사회의기대수준을조율하고과거로부터이어져온점진적, 누적적성과의연장선에서크게벗어나지않는범위내에서적절한보상이주어져새로운기회로이어져야한다. 이를위해필요한교육훈련에대한경제적지원은무상지원보다는시장금리이하의저리의융자형태가바람직하며, 이경우에사후적으로상환의어려움에대한불가항력적상황이인정되는경우상환부담을면제해주는정책의유연성이수반되는것이바람직하다. 사회적성취의구조적통합모형 ( 김병관, 1999) 228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성인대상교육서비스의활성화 교육요구를충족시키는교육을받는것은모든국민의사실상의권리이다. 이는개인의권리이기도하지만모든사회구성원으로부터공동체의일원으로서의긍정적기여를필요로하는사회의입장에서도필요한일이다. 이는성인기에해당하는국민들에게도마찬가지로인정되어야한다. 특히성인들의직업적요건의변화에따라발생하는새로운교육요구는국가가제공해주어야할사실상의의무가있다. 이러한교육훈련서비스제공의무의주체가고용주일지국가일지는상황에따라다르지만궁극적으로이의무의완수를감독해야하는것은국가의책임이다. 이를위하여성인교육, 특히직업과의직접적연관성이높은분야의양질의교육과훈련 ( 양성교육, 재교육포함 ) 의기회를제공하여야한다. 이를위하여다양한수준과형태의교육기관들이참여할수있도록유도하는정책이필요하며, 특히대학을포함한공교육영역에성인들이참여할수있도록선발의과정에대한조정이필요하다. 일정한범위내에서공교육기관, 특히대학의정원외선발을인정해주는방식도가능할것이다. 성인들에대해서는일반적인학업성취위주의전형방법이아니라이들이직업세계에서습득한지식과활동에대한평가를반영하는방식으로전형하는방법도필요하다. 성인교육에대한새로운교육모델의개발도중요한과제이다. 이들의교육요구에대한정확한이해에바탕을둔교육과정의개발, 적합한교육내용의연구, 교재교구의개발, 교육방법의개발, 교수인력재훈련등새로운교육대상층에대한연구개발이필요하다. 또한교육비용부담의새로운모델이개발되어야한다. 무상제공의방식, 상환방식, 바우처방식등다양한방법에대한연구가필요하다. 비용부담의새로운모형개발 교육비용의부담은교육의공정성제고에있어서매우중요한문제이다. 교육에소요되는비용을전액수익자가직접부담하는시장원리를따른다면교육은매우불공정하게이루어질것이고이러한불공정은세대간자원의이전과정에서확대재생산될것이다. 비용을부담할수없어서양질의교육서비스를받지못하고양질의교육을받을기회를갖지못하였기때문에사회경제적자원의성취와획득의총량이상대적으로적게되고, 가용한자원의총량이적기때문에그자녀가양질의교육서비스를받지못하는식의악순환이이어지는것이다. 따라서이러한불공정한인과연쇄의확대재생산을막고교육에있어서의경쟁의공정성을확보하기위해서는교육비용에대한소득재분배차원의개입이필요하다. 한국사회학회 22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비용부담에대하여국가가개입하여불공정상황을완화하기위한정책을사용한다면다음과같은정책들이가능하다. 첫째는교육비용을전액국가에서직접부담하는방식이다. 이방식은교육서비스개별소비자의부담능력및의지의정도에관계없이모든소비자에게무조건적으로비용의전액을제공하는것이다. 이방식하에서는비용부담의경제적능력의정도에무관하게교육서비스의혜택을누리게되어기회의평등이완벽하게보장된다는장점이있다. 이방식의문제점은이경우교육소비자입장에서도덕적해이가일어나불필요한교육서비스의구매가빈발하게되고재정적으로낭비를초래하게될것이라는점, 이상황에서국가가비용부담의총량을줄이기위해교육의질제고에대한관심을포기할가능성이있다는점과형평성에대한논란을줄이기위해교육서비스의다양성을포기하고단일서비스로통일하여제공할것이라는점이다. 둘째는소위바우처 (Voucher) 방식이다. 이방식에서는국가가모든소비자에게동일한금액의사용권을지급하게된다. 개별소비자는이금액만큼의교육서비스를무상으로제공받게되는데, 바우처가치이상의서비스를이용하는경우에는그차액을본인이부담하게되는방식이다. 이방식에서는공급자들간의시장에서의경쟁기능과공급의다양성이유지된다. 문제점으로는바우처가치이상의가격영역에서는비용부담능력의시장이유지되어불공정성이발생하게된다는것이다. 셋째는보상및재분배차원의직접지원방식이다. 이방식하에서는국가가정한일정기준을충족하는대상 ( 취약계층 ) 을한정하여교육서비스를제공하는방식이다. 이방식하에서는바우처방식으로금액을한정하여지원하는정책도있을수있고또이대상층만을위한특별프로그램을따로운영할수도있다. 이외에도무상지원과융자등의방식으로직접경비에대한금융지원의방법을나누어생각할수있고, 대상의범위에따라지역별지원, 학교별지원, 개인에대한지원등을나누어생각할수있다. 운영주체에대한지원이있을수있고프로그램을단위로한지원이있을수있다. 무상교육단계에대한재정지원은비교적간단하지만, 무상교육외의교육에대한지원은상대적으로많은점들에대한고려가필요하다. 우리나라의경우, 취학전단계의아동교육에대한지원과성인재교육에대한지원이특히필요한것으로보인다. 이러한교육수요는아동복지정책이나고용및노동복지정책의영역과의협업이필요하다. 특히관련비용의부담을둘러싼문제는새로운모델의개발을필요로한다. 다양한정책영역및정책주체간의협업 교육에있어서공정성을제고하면서교육성과를창출하기위해서는교육정책이다른정책 영역및정책주체들과의체계적협업과제한된범위의경쟁상황하에서작동되는것이보다 더효과적이다. 특히교육 - 고용 - 산업 - 복지 - 아동가족등의영역에서의국가정책은상시적으로 230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관련정책의제를공유하고협업하는시스템속에서다루어져야한다. 이를위해서는정부차원 의부처간정책협업의시스템을개발하여운영하는것이필요하다. 아울러국회, 사법부, 행정 부처들의인식공유와협업의의지가중요하게대두된다. 공정성시민교육강화 교과교육과정내에시민교육을강화한다. 공정한사회를구축하기위한가치와윤리, 행동규 범에대한교육을통해미래의민주시민인학생들이우리사회의핵심가치인공정성에대한관 념을내재화하도록한다. 정책평가지표의명시적관리 모든정책의기획, 입안, 시행, 관리, 평가의과정과마찬가지로교육공정성의제고라는목표하에이루어지는정책들역시기획단계에서부터평가의관점을분명하게수립하고유지할필요가있다. 개별정책에있어서교육공정성의개념을조건부로조작화하고정책의성과를효과적으로적시할성과지표를디자인해야한다. 이성과지표를중심으로정책의과정을모니터링하고정기적으로평가한다. 평가결과의정보를공개하고정보공개가가져올순기능적, 역기능적환류에대해적절하게대비하는것이교육공정성제고를위한개별정책들이효과적이고효율적으로성과를창출할수있는길이다. Ⅵ. 결언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의문제는단순히교육정책의문제에국한시켜이해해서는안되는포괄적문제이며국가어젠더의핵심에있는문제이다. 교육은우리사회에서사회경제적자원의성취, 획득과배분의기제의중추에있다. 더욱이교육은사회경제적자원배분을정당화해주는핵심기제이다.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이담보되지않으면, 또교육의공정성에대한국민 한국사회학회 23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들의신뢰가확실히유지되지않으면우리사회의발전의성과를기대하기어렵고사회적신뢰의체계 ( 한준, 2008 참조 ) 또한구축될수없다. 우리사회가하나의공동체적체제로서생존하기어려운상황으로몰리게되는것이다. 공정성은교육에있어서유일의가치도아니고지고의가치라고할수도없다. 그러나우리가추구해야할가치들중중요한한가지임에는틀림이없다. 교육에있어서우리가놓칠수없는가치들의총합에서가치들간의상충과갈등의관계에주목하기보다는가치들간의조화로운상호보완의관계와상승효과에주목하여가치들의총합을관리해나가야할필요가있다. 교육에있어서공정성의담보는교육의기능적요건을실효적으로충족시키는성과의창출을가능하게할뿐아니라교육의전반적기능에대한정당성을인정받게하는요건이기도하다.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의문제는결국교육기회의공급과교육과정의관리라는두가지핵심적과제의해결로귀결된다. 공정성의문제는또한양과질의두측면에같이적용되는문제이다. 공정성의가치하에참여의원칙과평등의원칙을조화롭게구현하는교육이야말로효과적이고효율적인교육의모습이다. 교육에있어서공정성을장기적으로한층더높은수준에서유지하기위해서는국가적패러다임의전환이필요하다. 재능ㆍ노력ㆍ성과를통한공동체에의기여, 기여에대한인정과보상, 교육이사회구성원의평가ㆍ선발ㆍ배치의분류의장치뿐만이아니라학습기회의제공과재능육성의기능적장치로서의긍정적기능을수행하고있는것에대한사회적신뢰가구축되기위해서는제도의정비, 교육과정운영의정비가필요하다. 또한기회의공정한배분과과정의공정한운영을위해서는구조적인상대적이점들의누적적작용을억제하기위한보완적장치들이필요하다. 이러한패러다임전환을위해서는공교육의실질적기능강화가정책의핵심이되어야한다.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의문제는국가정책의총체적패키지의맥락속에서입안되고추진되어야한다. 입법과사법, 행정의제영역에서국가적정책의제의핵심에교육공정성이놓여있지않으면우리사회의경제성장과사회발전의동력이유지될수없고, 지금까지의성장과성취의정당성마저도삭탈당할위험에놓일지도모른다. 232 교육에있어서의공정성 : 사회적가치와정책적수단
Session 3. 사회적불평등구조와공정한사회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김병관. 1999. 기회구조, 사회이동, 그리고개인적성취 : 구조와행위의동적전개. 한국의사회구조와지역사회. 서울대학교출판부. 김영화ㆍ김병관. 1999. 한국산업화과정에서의교육과사회계층이동. 교육학연구 37:155-172. 장상수. 2001. 한국의사회이동. 서울대학교출판부. 한준. 2008. 한국사회의제도에대한신뢰. 한림대학교출판부. [ 국외자료 ] Bierlein, Louann A. 1993. Controversial Issues in Educational Policy. Newbury Park, CA: Sage. Breen, Richard and Jan O. Jonsson. 2005. Inequality of Opportunity in Comparative Perspective, Annual Review of Sociology 31:223-43. Coleman, James. 1990. Equality and Achievement in Education. Boulder, CO: Westview Press. Moss, Pamela A., Diana Pullin, James Gee, and Lauren Young. 2008. Assessment, Equity, and Opportunity to Learn. New York, NY: Cambridge University Press. 한국사회학회 233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사회 유관희. 고려대경영학과교수 발표 1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_ 237 김기찬. 가톨릭대경영학부교수발표 2 오픈이노베이션과대중소기업동반성장의의미 _ 255 김수욱. 서울대경영학과교수발표 3 동반성장의평가 : 동반성장지수의구성과관리 _ 265 주현. 산업연구원실장 토론 박명길. 포스코상무 임일. 연세대경영대학교수 이근. 서울대경제학과교수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김기찬 가톨릭대경영학부교수 Ⅰ. 기업생태계의오너스화시대와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필요성 대한민국기업생태계가늙어가고있다. 성장기의기업생태계보너스 ((bonus: 혜택 ) 시대에서기업생태계오너스 (onus: 부담 ) 시대로전환되고있다. 이제보다적극적으로생산적기업을보존하고장려하는지원책이요구되고있다 1). 기업1970 년대이후고도성장경제시대의설립기업들의창업자들이이제 60대,70 대연령에이르고있다. 이들은은퇴를앞두고경영자승계와기업폐쇄를두고갈등하고있다. 노쇠하는생태계는출산율이낮고수명이짧은특징이있다. 최근우리나라는기술창업에대한사회적분위기가침체되어있다. 소상공인은매년 80만여명이창업하고, 75만여명이폐업하는다산다사의구조가반복되고있다고있다. 이들의평균수명은 1년여에지나지않는다. 게다가중소기업이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대기업으로의성장경로가닫혀가고있다. 요약하면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Healthiness of Ecosystem) 에빨간불이켜지고있다. 기업생태계에서기업성장경로를복원하고닫힌성장판을열어가야하는과제를안고있다. 특별한대책없이는머지않아일자리창출과부가가치창출의주역들인중소기업의사회경제적역할을감소시켜대한민국의복지와경제발전에심각한후유증이예상되고있다. 생태계내에생산적개체의증가율이비생산적개체의증가율보다떨어지면서생태계는보너스의시대에서오너스의시대로바뀐다. 기업생태계의건강성은수익성 / 생산성 (productivity), 강건성 (robustness), 혁신성 (niche creation) 의 3요소 (Iansiti,2004, Kim,Song,Rhee,2010) 로구성되어있다. 그럼에도 1) 인구생태계의고령화현상하에서인구정책도산아제한시대에서출산장려시대로바뀌고있다. 우리의압축성장은베이비붐세대의충분한노동력덕분에이른바인구보너스 (bonus) 효과를누렸지만현재진행중인급격한고령화는부양인구의증가로인한인구오너스 ( 부담 onus) 를가중시킬수밖에없다. 한국경영학회 23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우리나라의기업정책은지금까지너무수익성이나생산성과같은개별개체의단기적성과에치중하고있어, 기업생태계차원에서개체수와관련된강건성이나창조적틈새제품개발을통한새로운잠재혁신영역개척과같은장기적성과관리를상대적으로소홀해왔다. 이는우리나라가산업화초기의창업과성장중심의정책이지금까지이어져오면서기업생태계의위기인식에둔감한결과이기도하다. 기업생태계가노쇠하면경제의거품붕괴와같은심각한문제가생긴다 2). 이런관점에서이제대한민국의기업생태계의건강성을회복시키려는정책의대전환과국민들의인식개선이필요하다. 지난해 G20 서울비즈니스서밋에서도중소기업에대한새로운인식을요청하고있다. 혁신주도성장 (innovation-led growth) 및일자리창출에대한중소기업의공헌은최근새로주목받고있다. 중소기업특히젊은중소기업들은새로운제품을도입하고제품을고객니즈에적응시킴으로써혁신시스템에크게그리고점점더기여하고있다 (Seoul G20, Business Summit). 이러한사회적필요성에도불구하고중소기업은대기업의우월적지위하에서거래의갑을관계로거래의불공정성문제는심화되고있고대중소기업간수익성이격차는커지고있다. 그결과중소기업가의의욕저하는기업중단의위기로이어지고있다특히. 고도성장기창업중소기업가들이대거은퇴할것으로예상되는향후 10년간이고비이다. 이들기업이후계자승계로이어지지못하고폐업하게된다면기업생태계의중요한한축인중소기업의붕괴와이들이차지하고있는전체고용의 88% 가흔들리게된다. 그러면복지의핵심인고용복지의무너질것이고더이상의어떠한복지정책도무용지물이되고만다. 이것이대한민국미래의가장심각한위기의하나이다. 이것이대중소기업간동반성장의정책적필요성의배경이다. 동반성장정책을통해이제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재정렬을시작해야한다. 개별기업들은고도성장기의단기적성과전투를끝내고장기적기업생태계전쟁으로들어가야한다. 중소기업이사라지고않도록살려내는것은대한민국기업생태계에좋은씨앗을뿌리는것과같기때문이다. 경제정책의큰틀도주주자본주의중심에서기업생태계자본주의중심으로바뀌어져야한다. 2) 인구생태계의교훈이있다. 생산인구보다피부양인구가급격히늘어나는기간이끝나면서경제가어려워진다. 이른바인구보너스 ( 헤택 ) 기가끝나고인구오너스 (onus: 부담 ) 기가도래하기때문이다 (LG 경제연구소 08.10.07). 지금의일본경제의문제이다. 일본의거품이터지고경제가어려워지고있다. 이것이인구생태계의강건성이얼마나중요한가를보여주는것이며, 인구동태 ( 動態 ) 학의무서움이고교훈이다. 이런측면에서보건복지부는출생율제고에미래를걸어야하고, 지식경제부와중기청은기업개체수관리에미래을걸어야한다. 생태계의개체수관리에들어가지않으면 엄청난부담 이오기때문이다. 인구동태의문제에대한선진국의가족복지정책의시사점이있다. 예를들어영국은개인빈곤층을위한개인중심의세금공제혜택이제공되는데비해, 프랑스는자녀수기준의가족수당과탁아시스템지원복지를강조했다. 그결과영국은가족구성에영향을끼치는데실패한반면, 프랑스는출산율제고에성공하고있다. 238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Ⅱ. 산업패러다임에서기업생태계패러다임으로의전환 1. 산업에서기업생태계로 산업이란아주느린속도로진화하던기업경영이낳은유물이다 (Moore,1997). 마치중세시대의엔클로저처럼공동이용이가능한토지에담이나울타리등의경계선을쳐서남의이용을막고사유지로사용했던것처럼, 산업은각참여자들이절대우위를차지하기위해만든경계이다. 산업계의개념하에서는 경쟁은명확하게정의된산업계테두리내에서만벌어진다 는잘못된가정을만들어내기도한다. 이처럼닫힌질서의기계론적산업개념으로는끊임없이변화하는유기체적기업들의세계를이해하기어렵다. 이제기존질서로서의산업경계는무너져야하고, 그대안으로산업계라는용어대신기업생태계 (business eco-system) 가제안되고있다 (Moore, 1993, 1997, Iansiti,2004). 기업의세계란절대개체가주도하는정태적인세계가아니라다양한종들이끊임없이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황홀한동태적세계이기때문이다. 기업생태계란 " 고객, 중간기업 ( 중개인, 대리인, 경로, 보완재판매자 ), 공급자, 그리고자기자신으로구성되는시스템이며공급자, 유통업체, 아웃소싱기업, 관련제품및서비스메이커, 기술제공기업및여타조직들의유연한네트워크 "(Iansiti & Levien 2004a, b) 를말한다. 왜동반성장에서기업생태계관점도입이중요할까? 생태계의세계에서는지금개체들간단기적먹거리를위한경쟁보다는생태계를구성하는종들간상생적가치사슬과종들의탄생, 진화에초점을둔다. 개체들의짝짓기와수분활동을통한생태계번성을강조한다. 그래서생태계의핵심은수분활동 (pollination) 과짝짓기 (mating) 이다. 수분활동은열매를맺고또다른꽃을만들고다음세대의생태계로진화시키는힘이되기때문이다. 꽃주변에벌떼가많이몰릴수록꽃은많은열매를맺고생태계는더욱건강해진다. 꿀벌이멸종하면인류도멸망한다고한다. 꽃의수분활동을도와주는꿀벌이없어지면인류가먹고사는열매를맺을수없기때문이다. 수분활동은열매를맺고또다른꽃을만들고다음세대의생태계로진화시키는힘이된다. 그러므로수분활동의짝짓기의생태계적사고하에서는성과인식의시간지평이회임기간이상의장기적인관점에서봐야한다. 단기점관점에서의수렵활동만있고수분활동과짝짓기와같은경작활동은인정되기어렵다. 기업생태계의꿀벌은중소기업이고꽃은대기업이다. 꿀벌인중소기업과꽃인대기업이생산 적교환관계를통해열매를만들어낸다. 기업생태계진화의적은불임경제다. 동반성장과상생 한국경영학회 23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정책은좋은꿀벌을모으는역할을하고, 결국꽃의수분활동을도운다. 생산중심시대에서대중소기업간관계는꽃과꿀벌과같은수분의시너지보다는임금의이중구조를기반으로하는가격갈등이많았다. 그러나혁신주도의개발강국으로나아가기위해서는중소기업이혁신아이디어를통해부가가치를만들어가는대기업의열린혁신의동반자가되어야한다. 꽃주변에벌떼가많이몰릴수록꽃은많은열매를맺고생태계는더욱건강해진다. 최근애플의아이팟과아이폰의성공사례는 ' 닫힌정원 (walled garden)' 을 ' 열린정원 (open garden)' 으로바꾸어독식하지않고협력업체들과수익을배분하고상생 ( 相生 ) 하는환경조성이성공한사례이다. 애플의열린플랫폼사고가컨텐츠생태계번성에도움이주고있다. 그러나우리의경제는지금까지수렵형패러다임이었다. 수렵형패러다임에서중소기업은 1회거래의파트너이다. 그러므로한번의거래에서단기적이윤극대화를추구하고갑을관계의우월적지위를활용하여거래가격에집착할수밖에없다. 이러한나홀로모델 (stand alone model) 은결국단절형경제를만든다. 이렇게해서는순환형 / 지속형이되기어렵다. 이제경작형경제로가야한다. 이것이동반성장을추구하는순환생태계를만들어가는생태계플랫폼모델 (eco-platform model, 김기찬,2009) 이다. 꽃주변에벌떼가많이몰릴수록꽃은많은열매를맺고생태계는더욱건강해진다. 기업생태계도마찬가지다. 기업생태계의꿀벌은중소기업, 꽃은대기업이다. 꿀벌인중소기업과꽃인대기업이생산적교환관계를통해열매를만들어내야기업생태계가진화하고더건강해진다. 동반성장및상생정책은바로이좋은꿀벌들을더많이모으는역할을한다. 꿀벌들이많아지면꽃의수분활동도활발해지고결국그과실을꽃도누릴수있다. 500 년경주최부자가문의장수비밀도여기에있다. 최부자가꽃이라면소작농과과객은꿀벌이다. 최씨일가는소작비율을 7:3에서 5:5 로바꾸어소작농을후하게대접했더니오히려생산성이높아지는결과를낳았다. 지나가는과객역시후하게대접했더니전국각지의유용한정보가모였다. 눈앞의이익보다미래를내다보고후계자를교육했다. 이처럼최부자는눈앞의이익보다미래를내다보는상생경영을했기에오랫동안만석꾼의지위를누릴수있었다. 결국 500 년경주최부자가문의장수비밀도경작형생태계관리에있다. 애플또한협력업체들과수익을배분하고상생 ( 相生 ) 하는환경을조성한끝에아이팟과아이폰의성공사례를만들어냈다. 애플은꽃이고컨텐츠업체는꿀벌이다. 애플은인터넷업체들의전통적인 8:2 의성과배분비율을바꾸어수익의 70% 를개발자가가져가게하는 3:7로바꾸어상생의생태계구조를만들었더니수분활동을통해새로운씨앗이만들어졌다. 실제로아이튠스 (itunes) 에서는음원제공업체에게 70%, 애플 (Apple) 이 30% 로수익을배분되고있다. 이러한상생관계가다음세대의생태계로진화시키는힘이되고있다. 이러한상생관계가다음세대의생태계로진화시키는힘이되고있다. 240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기업생태계를고려하지못하고수렵형비즈니스를통해지속가능성장의위기를맞고있는 AOL 과 Yahoo의사례도있다. AOL 과야후! 는 1990년대후반인터넷사업분야에서전성기를구가하였으나고객자산이라는우월적지위를무기로단기간최대의수익을올리는수렵형패러다임을선택했다. 그결과 AOL 과 Yahoo! 는단기적으로매우높은성과를올렸지만, 닷컴파트너업체들은수익모델이약해져컨텐츠개발능력이약화되었다. 그러자인터넷세계의각부분들을담당하고있었는수많은파트너들의역량이감퇴하고이것이 AOL 과 Yahoo! 의기업생태계매력성이떨어졌다. 결국세계최대의인터넷기업이었던 AOL 은최후를맞게되었고 Yahoo! 는큰어려움을겪게되었다. 이들은나홀로사고 (stand alone) 와수렵형패러다임모델을버리지못해스스로위기상황을자초하고만것이다 ( 그림 1). < 그림 1> 수렵형경영과기업생태계의위기 장장단위단 AOL 과 Yahoo 생재개생생단위단 닷닷닷허닷닷과공공단공공공 허허허허허허허허미미미미미허미미이이이이 단단단단단허단단이이이이 닷허닷닷단재재공재재재 각닷허닷닷단개개/ 개개미개개개 2. 플랫폼전략과기업생태계 개별기업 (Stand alone) 의전략이제품개발에초점을두고있다면, 플랫폼전략은기업생태계를키우는전략이다. 애플과구글의성공비밀이여기에있다 (Hagui and Yoffie,2009) 는사실이밝혀진후플랫폼전략이큰주목을받고있다. 플랫폼이란 PaSS(Platfrom as a Set of Solution) 라고정의할수있듯이, 결국 해결책의집합 (a Set of Solutions) 을말한다. 그러므로플랫폼전략이성공하는이유는다양한해결책을줄수있어야성공한다. 해결책이많을수록생태계가다양해지고건강해지기때문이다. 성공한플랫폼전략이만들어내는기업생태계는건강성 (healthiness of ecosystem) 이뛰어나다는특징이있다. 그런데플랫폼전략성공의내면의비밀은해결책이상의 세렌디피티 ( 뜻밖의재미 :Serendipity) 한국경영학회 24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를주는데있다. 실제성공하는애플과구글과같은플랫폼전략에는 세렌디피티가있었다. 그러므로해결책의플랫폼으로진화하면제 2 의 PaSS(Platfrom as a Set of Serendipity) 가된다. 결국플랫폼에는해결책으로의이성적 의미 와세렌디피티로요약되는감성적 재미 가있어야한다. 이것이플랫폼 2미의법칙이다. 그러므로플랫폼이성공하기위해서는열차표가아니라흥분과뜻밖의재미를파는곳이어야한다. 재미없는플랫폼에는구성원들이다떠나간다. 플랫폼정의에대한이해없이기차만생각하면도구 (Device) 중심의사고가된다. 그러면녹슨기차만남고. 플랫폼건설을위해투자한막대한비용은부담만된다. 대중소기업간동반성장이란이제대기업이 나홀로 (Stand alone) 전략이아니라기업생태계를키우는플랫폼 (Platform) 이되도록하여건강한기업생태계를만들어가는전략이다. 그러므로플랫폼전략의주체자로서대기업은지배자 (dominator) 가아니라지휘자 (keystone advantage) 가되어야한다. Ⅲ. 기업간생태계자본의진화와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모델 기업생태계의중요성이커질수록기업의핵심역량은점차개별기업의역량인물리적자본, 인적자본중심에서관계적자본인사회적자본의중요성이점차커지게된다 ( 그림 2 ) 1세대자본으로서물리적자본은생산성을대폭높인도구로서산업혁명을탄생시킨힘이되었다. 이후기업의관리에서사람의중요성이높아지면서인간의능력과도덕적해이를풀어가는주인의식의중요성을반연한개념이 2세대자본으로서인적자본개념이도입되었다. 인적자본은사람의머리속에지식과지혜가있고, 고급기능은사람의근육속에체화되어있다고본다. 그러나기업생태계에서는개체의역량보다개체의사슬과연결의경쟁력을강조한다. 수렵형에서경작형으로패러다임이변화되었고, 경작형에서는개체의경쟁력뿐만아니라먹이사슬의고리관리가중요하기때문이다. 자연계에서멸종하는종의대부분은종스스로의경쟁력보다는먹이사슬의고리가끊어졌기때문이라고한다. 그러므로생태계구성개체간동반성장의철학이필요하고, 상호건강한경쟁과협력의사회적자본이요구된다. 이것이동반성장정책에있어서바람직한기업간관계의모습이며, 3세대형자본이다. 1,2 세대의물리적자본과인적자본이기업과사람하나하나에투자하는것이라면사회적자본 (Social capital) 은사람과사람사이, 조직과조직사이에협력을촉진하는관계적자산으로서 관계의질 을나타낸다. 즉신뢰가높을 242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수록윤활유의역할을하며, OECD 정의에따르면사회적자본을협력을증진시키는지렛대역 할을한다. 그림경영패러다임의진화와기업핵심자본 Ⅳ. 기업생태계의건강성평가와기업생태계부등식 1. 기업생태계건강성평가의 3 요소 기업생태계가지속적으로진화발전하기위해서는기업생태계내에서는참가자들의효율성이높아져생태계생산성이증대되어야하고, 기업생태계구성원들이안정적으로가치활동에참여하도록하는 (Dhanaraj & Parkhe 2006) 생태계강건성이높아야하며, 혁신적구성원들의진입과신분야진출을통해생태계혁신성을자극해야한다. 이를하버드대학의이안시티 ((Iansiti,2004) 교수는수익성 / 생산성, 강건성, 혁신성의 3가지조건으로설명하고있다. 첫째, 생태계생산성 (productivity) 이란생태계각개체의부가가치건강성을나타내는것으로, 생산성을높이기위해서는원가혁신에의해이루어지는비용절감능력이있어야하며산출의 한국경영학회 243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가치를높여가야한다. 둘째, 생태계강건성 (robustness) 이란생태계내개체의유입자수, 퇴출자수에의해결정된다. 유입자가늘어나기업수가증가하면생태계성장이촉진되는 생태계보너스 (Bonus) 현상이생기고, 퇴출자가늘어나기업수가줄어들면생태계부담이증가하는 생태계오너스 (Onus) 현상이발생한다. 생태계오너스현상이란퇴출기업체수가많아지고창업은줄어고령화에발목잡힌기업생태계의모습을보여준다. 셋째, 생태계혁신성 (niche creation) 이란생태계가새로운사업기회를포착하여확장해가는능력이며혁신성을높이기위해서는새로운결합을통해새로운분야를창조하여틈새를확보해감으로써생태계범위를확장할수있어야한다. 융합 (convergence) 에의한끊임없는세포분열 (cell division) 이이루어져야한다. 이를위해서는변종을수용할수있는열린혁신을추진하는개방성이있어야한다. (Chesbrough 2003; Huston & Sakkab 2006; Rigby & Zook (2002) 새로운시장을개척할수있는파생상품이나신제품의수가많을수록생태계혁신성은높아지게되며틈새시장을개척할수있는신기술의파트너가많이진입할수록생태계혁신성은높아지게된다. 이상의 3대요소를실천하기위해김기찬외 (2006) 의연구에서는생산성과관련하여 역량개발의길, 강건성과관련된 신뢰구축의길, 혁신성과관련하여 열린혁신의길 을제안한바있다. < 그림 3> 기업생태계건강성 3 요소와동반성장의 3 가지길 244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2. 기업생태계건강성을위한생태계부등식모형 앞서살펴본기업생태계건강성의 3대지표는시간지평의길이로분류하여보면수익성은생존엔진, 강건성은유지엔진, 혁신성은성장엔진이된다. 그러므로수익성은지속가능생존의필요조건이며, 강건성은지속가능생존의충분조건, 혁신성은장기적충분조건이된다. 즉, 우선기업생태계는생존을위한생산성제고가필요하다. 다음단계에서는생산성의인프라가되는생태계구성원들에관련된강건성을제고해야한다. 강건성은부품협력업체와의동반성장의철학으로부터시작된다. 다음으로강건한기업생태계의구성원들과의신뢰관계를바탕으로열린혁신을통해혁신성과를창출해가야한다. 반면쇠퇴하는생태계는단기적인수익성에치중하는경향이있다. 이들의생존의필요조건에급급한나머지미래생존의충분조건이되는강건성및혁신성을중시하지못하는경향이있다. 강한중소기업의특징은혁신을통한지속적인신영역개척이핵심이다. 끊임없는신영역개척을통한신규시장개발 (niche creation) 이필요하다. 진화하는생태계에는당장먹을곡식이아니라열매속에씨앗을소중히여긴다. 씨앗은다음세대를위한양식이기때문이다. 따라서성장, 진화하는생태계는수익성보다는강건성을강조하고, 강건성보다는혁신성이강조하는는특징이있다. 물론수익성은필요조건이므로일정수준이상을유지하고있어야함은물론이다. 즉이를정리하면다음과같다. 쇠퇴하는생태계 : 혁신성 < 강건성 < 수익성성장 / 진화하는생태계 : 혁신성 > 강건성 > 수익성 >0 이중성장 / 진화하는부등관계를기업생태계부등식 (business ecosystem inequality) 으로부른다 (Kim, Song,Rhee,2010). 건강한기업생태계가만들어지기위해서는단기적수익성을추구하기보다는강건성과혁신성을진화의원천을지속적으로개발해가야함을의미한다. 기업생태계부등식모형에서각요소의역할에관한실증연구에의하면강건성은수익성과상관관계를가지지만일정수준이상이되면수익성제고에영향을미치지못한다. 반면혁신성은일정수준까지는수익성에영향을미치지못하지만, 그이상이되면수익성으로연결되는특징을보여주었다. 이를실증적으로분석해보자. 생태계의강건성과수익률을나타내는 < 그림 4 > 의경우일정기간까지는수익성이높아지지만변곡점을지나서부터는영향을미치지못하고있다. 즉기업생태계에서구성원들의유입이구성원들의퇴출보다많을수록, 다시말하면생태계의강건성이높아질수록수익성이높아지지만일정수준이상이되면일정해진다. 즉포화효과 (saturation effect) 의특성을가진다. 한국경영학회 24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그림 4> 강건성과이익률의관계 생태계의혁신성과수익률을나타내는 < 그림 5> 의경우강건성과반대로일정기간까지는수익성에영향을미치지못하지만변곡점을지나서부터는수익성이높아지는문지방효과 (threshold effect) 의특성을지닌다. 즉열린혁신의성과는일정수준의성숙기간을거쳐서효과가나타나기시작한다. < 그림 5> 혁신성과이익률과의관계 이상의강건성의포화효과와혁신성의문지방효과의특성을정리하여보면 < 그림 6 > 과같다. 246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 그림 6> 강건성의포화효과와혁신성의문지방효과 Ⅴ. 플랫폼전략과기업생태계부등식의시사점 플랫폼구축과기업생태계육성의관점에서보면, 대기업은단기적으로제품을잘만들어서잘파는것이전부가되어서는안된다. 미래를위해 기업생태계 를잘만들어가는노력이필요하다. 정부도이러한기업생태계키우기가국가경제의미래인프라가된다는점에서정책적지원이필요하다. 특히연구개발생태계는기업생태계의경계를넘어서는기초적인분야가많다. 또한정부는기업생태계의현금흐름을지원하는금융을산업과함께하는산업정책을통해 산업- 금융연계생태계 를키워가야한다. 건강한기업생태계를만들어가기위해서는동반성장정책의진행과정에서생태학적의식 (ecological consciousness) 이있어야한다. 대기업이중소기업을바라보는데있어당장먹음직한열매보다씨앗속의수많은열매를생각할수있도록해야한다. 생태계의핵심은수분활동과짝짓기이다. 동반성장의과정에서대중소기업간씨앗을만들어내고그씨앗이싹틀때쯤이면우리경제는한단계진화할수있게될것이다. 꿀벌을위해씨앗을뿌리고있는가? 준비된꽃만이꿀벌을만나후세를만들수있다. 꽃으로피어날그씨앗을일찍이뿌린적이있는가? 대기업과중소기업이만나열린혁신을통해제품개발이일어나고 2세대가만들어지는건강한기업생태계건설이필요하다. 이를위해서는사고의시간지평이단기적수익성극대화가아니라회임기간이상의관점에서미래세대를준비하여야한다. 동반성장정책은단기적수익성극대화의과정에서만들어지고있는수익구조의양극화로발생하는중소기업들이몰려있는전후방 (up- 한국경영학회 24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stream/downstream) 기업생태계의위기를지적하고, 나아가기업생태계의핵심구성원인중소기업들이수익성양극화의과정에서단절된투입과성과창출의선순환관계를복원해가는과정이다. 이러한선순환관계는결과적으로중소기업가들에게지속적으로진화와성장의동기부여를통해노쇠화하고있는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을회복하는계기가되어야한다. 이러한노력에플랫폼전략과기업생태계의부등식이시사하는바는다음과같다. 첫째, 동반성장정책은부품협력업체와의건강한관계를지향하는거래공정화정책과부품협력업체와공동으로경쟁력을제고하는정책으로나누어질수있다 3). 전자는대중소기업간거래공정성제고를위한공정거래및거래선진화정책으로나타나고있으며, 후자는공동기술개발및공동연구개발을통해혁신성의성과를공유하는경쟁력제고정책으로나타나고있다. 공정거래정책은대중소기업간거래에서의성과를공정하게배분하는네거티브 (negative) 를최소화하는정책인반면, 경쟁력제고정책은파이를키워서중소기업의국제경쟁력을만들어가는포지티브 (positive) 확대정책이다. 둘째, 플랫폼전략성공의비밀은해결책이상의 세렌디피티 ( 뜻밖의재미,Serendipity) 를주는데있다. 플랫폼이성공하기위해서는열차표가아니라흥분과뜻밖의재미를파는곳이어야한다. 동반성장지수는우리나라대기업의플랫폼관리역량을평가하는지표가되어야한다. 지금까지우리나라기업생태계의거래관계는너무단기적관점에서수익성극대화를지향했다. 그결과대중소기업간수익양극화문제와수렵형경제구조의문제점을심화시키고있다. 동반성장은이러한문제를극복하기위해수렵형경제를경작형경제로바꾸고성과의선순환적기업생태계를만들어가는계기가되어야한다. 이런의미에서동반성장지수가효과를얻으려면좋은취지를살리기위한지수제정이상의특별한노력이필요해보인다. 물론동반성장지수는 측정없이개선없다 라는관점에서불공정거래개선의획기적계기가될것으로판단된다. 그러나측정의저주가있다. 누구나측정을싫어하기때문이다. 그러므로개선의목표에집중해야지대기업을줄세우고꾸짖는도구가되면속은후련해지겠지만오래지속되기어렵다. 시장의기본전제는인간의이기심이다. 인간의본성인이기심을고려하지않은경제정책은실패한다. 혁명도달콤한맛을보여주면서해야성공하기쉽다. 동반성장지수의구성속에동반성장플랫폼주체자들이구체적인 세렌디피티 를만들어낼수있는목표성과요소를담도록노력해야한다. 세렌디피티가없는플랫폼전략은성공하기어렵다는것을시사한다. 세렌디피티없이의무만강요받는동반성장정책은소극적이고갈등적일수밖에없다. 특히거래의외부성효과제고를통해구성원들에게돌아오는파이가커져야재미가생긴다. 그러면동반성장에세렌디피티전략은무엇일까? 중소기업의세렌디피티는거래의공정성에서 3) 동반성장정책의구체적내용은공정거래정책의경우우월적지위에의한부당발주취소문제, 납품단가문제, 중소기업영역보호문제, 대기업의기술탈취문제와같은 4 대이슈로요약되며, 중소기업의경쟁력제고정책은동반성장체제구축을위한연구개발협력, 기술개발지원, 성과공유제인센티브의 3 대이슈로요약할수있다. 248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대기업에서의세렌디피티는외부성효과에서찾을수있다. 그러나거래의공정성만으로는부족하다. 과거개도국시절의대중소기업간관계는임금의이중구조를배경으로하는생산의분업관계였다. 거래는당사자간문제였으며, 외부효과도낮았다. 그러니생산중심의분업구조에서는대중소기업간수익성의양극화가운명적인부분이있었다. 왜냐하면연구개발은대기업이하고, 중소기업은생산과정의원가절감을위해활용되기때문이었다. 외부성제고는연구개발의외부성효과와수출을통한시장확대를통해구축해가야한다. 동반성장전략은파이의공정한나누기보다파이키우기에성공하도록해야한다. 결국동반성장정책의과정에서얻어지는연구개발의열린혁신효과와수출을통한시장확대는동반성장의선순환을만들어가는힘의원천이되어야한다. 세째, 동반성장의정책은미래지속가능한국가경제의기반구축을위한노력의과정이라할수있다. 그런데기업생태계부등식실증결과에서강건성과혁신성의중요성없이단기적수익성제고만으로는지속가능한기업생태계를영위해갈수없었다. 그러므로혁신주도경제로이행하면서연구경쟁력이약해진중소기업이생존하기어렵다. 동반성장정책을계기로우리중소기업이기술및특허를통해미래성장동력을만들어가도록해야한다. 독일의히든챔피언들은대부분특허기업들이며, 이들은대기업보다수익율이높다. 우리나라는제조강국이지만아직개발강국이라할수는없다. 기업생태계에서중소기업들의연구개발역량이덜개발되고있기때문이다. 대중소기업간동반성장정책이야말로중소기업혁신을통해대한민국의기업생태계를요소투입형경제에서혁신주도형경제로바꾸어가는길이되어야한다. Ⅵ. 동반성장정책에의제언 동반성장정책이외부성효과를만들어내는공동개발과진화, 기술융합과같은연구개발이중심이되어야한다. 특히단품이아닌시스템의중요성이높아질수록기술융합의승수효과도높아진다. 만일외부성효과가없으면동반성장에서원가절감과공정거래밖에안남는다. 그러면지하철준법운행의역설만남는다. 지하철에서노동조합이준법운행을강조하기시작하면오히려기업성과는떨어진다. 이러한악순환의고리를끊기위해서는대중소기업간공동연구개발의확산을통해열린혁신의문화를만들고혁신의성과를공유하는계기를만들어가야한다. 그래야중소기업의성장판이열린다. 첫째, 이를위해크게는정부 R&D 예산의선순환이이루어지고있는가에대한냉정한비판이 한국경영학회 24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필요하다. 국가는 R & D사업에 14.89 조원의예산을투입하고있다. 그런데국가 R & D과제의 98% 가성공이라고한다. 이렇게높은성과에도불구하고연구개발의사업화를담당하는한축인중소기업의연구개발경쟁력은높아지지않고있다. 이것은연구개발의성과가시장관점에서성과평가가이루어지지않고있다는것을뜻한다. 물론기초연구개발의경우는긴시간이걸리겠지만궁극적으로기업 / 시장의성과로이어져야한다. 그래야개발의생태계가활성화된다. 이것이동반성장을통한기업생태계재정렬의핵심과제가되어야한다. 우선연구개발의 Plan-Do-See순환이이루어지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 이중평가에대해획기적관심이필요하다. 둘째, 동반성장정책에서정부가지원하는 R & D론정책도고려해볼만하다. 예를들어 R & D론으로정부가 100 억쯤지원하면 500 억원정도은행에서론상품을만들수있다. 그렇게해서저금리상품으로중소기업이대기업에납품가능한부품을만들게하고이것의성공스토리를만들어갈수있으면동반성장의외부성효과가커지게될것이다. 동반성장정책에서연구개발과연구개발성과의선순환정책이강조될수록외부성효과는커지고나누어질파이도커지게될것이다. 중소기업을괴롭히는 CD는 Cost Down 형이아니라 Cost Design 형이된다. 이렇게해서점차중소기업의정책이슈를이제생산중심에서연구개발로이행해가야한다. 이것이투입지원의중소기업정책을탈피하고혁신주도의중소기업정책을만들어가는계기가될것이다. 셋째, 동반성장정책이국내시장중심중소기업정책을수출하는중소기업정책으로대변신하는계기로만들어야한다. 동반성장의과정에서중소기업의경쟁력이제고되면, 이를해외시장진출로유인해야한다. 그결과중소기업의규모의경제성이커지고, 이를통한원가경쟁력과혁신성과를통한혁신경쟁력이대기업으로유입될수있다. 포스코협력업체인서울엔지니어링은글로벌화를통해규모의경제를만들어포스코에납품가격은낮추면서도 28% 의수익률을올리는성공을거두는모델이되고있다. 독일의히든챔피언들은특허를바탕으로해외로진출하는특징이있다. 중소기업이글로벌화되고, 그성과를해외에서만들어갈수있는가능성이보이면젊은유능한인재들이도전하여중소기업의인력정책에도획기적인계기가만들어질수있다. 강소기업이되면중기에최고의인재가몰리고그래서사회의주변이아니라중심이될수있다. 그러면중소기업은더욱더연구개발과기술개발에주력하게될것이다. 요소투입경제에서중소기업은기술, 돈, 사람이없는 3 무 의어려움을요소투입지원의중소기 업정책이중심이었다. 동반성장정책은연구개발과수출경쟁력을통해혁신형강소기업을지향 하는글로벌중소기업정책의원년이되었으면한다. 동반성장의과정에서대한민국이생산강국 250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에서개발강국으로바뀌고요소투입의대한민국경제가혁신주도경제로바뀌는효과를기대할 수있을것이다. 그러면동반성장의눈덩이 (Snowball) 효과가생긴다. Ⅶ. 결론 우리나라기업생태계의안정적장기적진화를위해서는기업생태계의건강성제고가매우중요한과제이다. 궁극적으로는열린혁신을통해대기업과중소기업의혁신성의제고를통한성과의선순환이만들어져야한다. 본연구는기존의산업적관점을넘어기업생태계의관점에서건강성의 3대지표를기초로지속가능하게성장 진화하는생태계로의재정렬 (realignment) 을위한메커니즘으로기업생태계부등식모형을설계 제안하고동반성장정책의시사점으로제안하였다. 이러한활동의전략으로서플랫폼전략을제시하고자하였다. 우리의기업생태계를재정렬하기위해서는다음과같은노력이필요하다. 첫째, 노쇠되어가는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을유지하려면단기적수익성중심의경영과정책에서벗어나강건성, 혁신성을고려하는기업생태계재정렬이필요하다.. 단기적수익사고가대중소기업간관계를갈등관계로몰아가고있다, 이제기업생태계의강건성과혁신성중심정책으로시급히변모하여야한다. 이를위해서는우리나라의경제구조를비용과싸우는생산기반의생태계를선진국과싸우는개발중심의생태계로의변신이필요하다. 연구개발과혁신이중심이되는중소기업정책이만들어져야한다. 그래서중소기업을전문기업으로만들어야한다. 둘째, 그러나지금까지와같은생산중심적사고를벗어나지않으면대기업중심의실적잔치는피할수없다. 생산중심의대중소기업간관계는분업에있어서임금의이중구조를배경으로하는것이어서대중소기업간수익성의양극화는운명적인부분이있기때문이다. 즉연구개발은대기업이하고생산과정의원가절감을위해중소기업을활용하기때문이다. 동반성장의이슈가생산중심에서연구개발로이행할수록경제의외부효과가커진다. 이제외부성효과를만들어내는공동개발과진화, 기술융합과같은연구개발이중심이되어야한다. 기업생태계의혁신성제고를위해서는점차우리기업의위상을생산강국에서개발강국으로바꿔가야하며, 이를위해대기업의열린정원 (Open Garden) 과열린플랫폼전략이필요하다. 단품이아닌시스템의중요성이높아질수록기술융합의승수효과도높아진다. 셋째, 위의두가지과제가성공하려면동반성장에서 세렌디피티 의플랫폼전략이있어야한다. 그래야중소기업기업가정신이부활될수있다. 그래서동반성장정책이창업과중소벤처기업 한국경영학회 251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의에너지를확장시키는쪽으로나아가야한다. 이미우리경제는앱시장에서수많은모바일벤처가양산기회를놓치고있다. 이것이생태계의다양성을높이고강건성을제고하는길이다. 이를위해서는기업상속 ( 후계자문제및가업승계활성화 ) 과신규진입자관리 ( 벤처생태계지원 ) 가필요하다. 기업생태계의부등식을해석해보면, 출산율이낮고노쇠하는생태계기업생태계의부등식은 ' 혁신성 < 강건성 < 수익성 ' 이며, 성장하는생태계의부등식은 ' 혁신성 > 강건성 > 수익성 ' 이라는특징을보인다. 이것이동반성장의눈덩이를굴려가는엔진이될것이다. 장수하는동반성장이되려면중소기업의기업가정신이만들어져야한다. 이들이인생을걸고기업을키우는노력이있어야성공할수있다. 문명의변곡점에는전쟁이있듯이, 이제새로운변화를위한기업생태계재정렬의전쟁이필요하다. 건강한기업생태계건설과기업생태계재정렬을위한동반성장정책은정부정책관계자와대기업경영자들이기업환경과산업을보는관점을바꾸어야한다. 그들은사회관찰자이며, 기업생태학자수준의아키텍트 (architect, 설계자 ) 가되어우리나라기업생태계를깊고높은시각에서바라다보고기업생태계를설계할필요가있다. 시간지평이단기가아니라생태계짝짓기의회임기간이상의관점에서바라다보아야한다. 일년의계획을세우려면곡식을심고, 십년의계획을세우려면나무를심어라 는 一年樹穀十年樹木 의관자 ( 管子 ) 의교훈이기억되었으면한다. 동반성장정책이수렵형대한민국경제를경작형대한민국경제로진화되는계기가되기를바란다. 대한민국기업생태계가생산에서개발로, 닫힌정원에서열린정원으로변신을기대해본다. 그래야대한민국의중소기업에희망이생긴다. 금연캠페인처럼흡연자는안보고혐연자만보는상황이만들어지면실패하고만다. 대기업은경쟁력보다는공정의메시지를읽고, 중소기업은공정보다는연구개발과경쟁력의메시지를읽어가는이해와협조가필요할때이다. 아무쪼록동반성장노력이대중소기업간불공정거래가개선되고거래의선진화가정착되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 252 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과대한민국기업생태계의건강성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 참고문헌 > [ 국내자료 ] 김기찬 (2009), 기업생태계관점에서의연구개발전략과플랫폼리더십 : 대중소기업상생협력과 R&D에의시사, 중소기업연구 31 (2), pp. 255-272. 김기찬, 김수욱, 박건수, 박성택, 박지윤, 송창석, 이종욱, 임일, 강호영, 한정화 (2006), 대 중소기업상생협력의이론적모형설계 : 건강하고지속가능한기업생태계구축, 중소기업연구 ( 한국중소기업학회 ), 28권3호 (2006 년 09월 ), 381-410. 김기찬, 송창석, 박지윤 (2007), 대 중소기업간상생협력유형의세분화와전략- 중소기업의 L, A, J유형분류와성과를중심으로-, 중소기업연구 ( 한국중소기업학회 ), 29권4호 (2007 년 12월 ) 133-151. [ 국외자료 ] Adner, R. (2006), Match Your Innovation Strategy to Your Innovation Ecosystem, Harvard Business Review 84 (4 April): 98-107. Chesbrough, H. W. (2003), Open Innovation: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 Boston, MA: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Cusumano, M. and Gawer, A. (2002), The elements of platform leadership, MIT Sloan Management Review. Dhanaraj, C. and A. Parkhe (2006), Orchestrating Innovation Networks,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31 (3), 659-669. Hagui,Andrei and David Yoffie(2009,What's Your Google Strategy? Harvard Business Review Iansiti, M. and R. Levien (2004a), The Keystone Advantage: What the New Dynamics of Business Ecosystems Mean for Strategy, Innovation, and Sustainability,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Boston: MA). Iansiti, M. and R. Levien (2004b), "Strategy as Ecology," Harvard Business Review, 82 (3 March): 68-78. Kim, Ki-Chan, Song, Chang Seok, and Chong Ook Rhee (2010), The Healthiness of Business Ecosystem and its Effect on SME's Performance,Proceedings of 2010 ICSB World Conference. June 2010 Kim, Ki-Chan and Chang Seok Song (2008), Business Cooperation in the Automobile and Steel Industries, 3rd International Conference for Large & Small Business Cooperation, Seoul Korea. 한국경영학회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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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오픈이노베이션과대중소기업동반성장의의미 김수욱 서울대경영학과교수 Ⅰ. 불확실성시대의오퍼레이션 도요타리콜사태 2009 년부터 2010 년에걸쳐미국에서도요타리콜사태가있었다. 세계시장에서품질을인정받아온도요타였기에리콜사태는생산, 전략분야의연구에많은시사점을남겼다. 많은전문가들이도요타사태의요인으로무리한원가절감정책과과도한해외생산규모확대를지적한다. 즉, 도요타는글로벌경쟁이심화됨에따라선도기업으로서의위치를유지하고자원가절감에노력해왔지만, 지나친원가절감으로설계, 부품조달, 조립에이르는전과정에서의품질관리에소홀하게되었다는것이다. 또한기존의국내위주의품질경영기조를해외확장경영으로전환함에따른공급망관리 (SCM) 의실패를원인의하나로지적한다. 즉, 해외라인에서의비용절감을위해현지생산라인을가동하며, 부품을현지에서조달하였는데, 많은수의해외부품업체들에대한체계적이고효율적인통제가이루어지지못하면서품질관리에실패했다는것이다. 이처럼도요타의실패를분석한다양한이유들이나오는가운데최근하버드비즈니스리뷰 (HBR) 를통해제시된또다른원인이주목받고있다. 도요타사태의원인 : 복잡성의덫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지난 10 여년간지속된도요타의성장이복잡성을증가시켰음을지 적하면서, 도요타는스스로가만든복잡성의덫에서빠져나오지못한것. 이실패의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과거의도요타는단순하고효율적인경영방식의대가로타기업의벤치마킹대상이 한국경영학회 255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되어온것은주지의사실이다. 이랬던도요타가어떻게스스로가만든복잡성의덫에빠져몰락의길을걷게되었던것일까? 첫째, 도요타는선진시장중심의급속한양적성장과더불어고급화, 전장화, 하이브리드차개발등으로인해설계의복잡성이증가하였다. 고유가로소형차수요가증대했음에도불구하고중대형 / 고급차종을집중적으로출시하였다. 2003~2007년에소형차종은 18개신모델을출시했지만, 중대형 / 고급차종은 2배인 37개신모델을출시하였다. 고급차종의경우엔진사이즈도커지고각종편의장비들이장착되면서설계의복잡성이높아지게된것이다. 둘째, 과거도요타의조직구조는매트릭스형태로조직내활발한커뮤니케이션이가능한구조였다. 하지만 2000년이후조직이급격히비대화되었고, 글로벌확대과정에서의지나친해외생산규모확대로인해그동안도요타의강점이었던강력한중앙통제능력과그에따른특유의일사분란함이약화되었다. 마지막복잡성의덫은, 한때생산프로세스의모범답안으로불리었던 JIT, KANBAN으로대표되는간결하고정확한생산프로세스가수요불확실성증가로인한수요및판매예측실패로인해제기능을하지못한것이다. 최근도요타는북미지역에서판매량이 30% 이상감소하면서 2009 년에북미에서영업적자 3,900 엔을기록하였다수익감소폭으로본다면 1조6,900 엔즉약 20조원이다. < 그림 1> 도요타리콜사태의원인 도요타는지난 10 여년간꾸준히지속되어온매출성장세에대한자신감으로급격히생산량 을증대하고, 해외생산규모를확대했다. 그동안도요타가보여준효율적인경영방식이기업내 256 오픈이노베이션과대중소기업동반성장의의미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에증가하는복잡성문제를잘해결해줄거라생각했지만, 그것은도요타의지나친자신감이었다. 복잡성의증가에따른효율적인기업운영실패와생산프로세스낭비로, 결국도요타는 2008년 6조원의영업적자를기록하였고, 지난 2009, 2010 년에는리콜대수가판매량을초과하는대규모리콜사태가있었다. 현재도요타는스스로가만든복잡성의덫을벗어나기위한다양한노력을하고있지만, 예전의효율적인도요타로돌아가기는쉽지않을것이라는게다수의의견이다 (Figure 1 참조 ). 위에서지적한도요타실패사례를공급망관리측면에서분석해보자. 공급망 (Supply Chain) 이란일반적으로공급자, 제조업자, 도매상, 소매상, 고객으로구성된, 원재료의조달에서고객에게제품을공급하기까지의전체프로세스를의미한다. 공급망관리 (SCM : Supply Chain Management) 는이러한원재료의수급에서부터고객에게제품을전달하는과정에서자원과정보의흐름전체를관리하는시스템으로공급망내의부품조달, 생산계획, 납품, 재고관리등을보다정확하고효율적으로처리하도록함으로써공급망전체에걸친불확실성을감소시키고높은시장변화에민첩하게대응하여전체공급망의최적화를도모하는것이다. 요즘과같이기업대기업의경쟁이아닌공급망대공급망의경쟁으로진화되고있는비즈니스환경에서공급망관리를통하여공급망전체의효율성을높이는것은기업의수익증대와고객서비스에있어매우중요하다. 도요타는고객들의다양한니즈를충족시키기위하여불가피하게생산제품의수를증가시켰고이는필연적으로조직과생산과정이복잡해지는결과를수반하여협력업체를포함한전체공급망의복잡성이증가하게되었다. 결국도요타스스로이를통제하고관리하기어렵게되어궁극적으로복잡성의덫에빠지게되었다. 이에따라수요파악및, 원자재구매, 재고관리등공급망전반에걸쳐난항을겪게되었다. 도요타리콜사태의궁극적인원인이자, 도요타의잠재한가장큰문제는생산제품의증가에따라복잡해진공급망관리에총제적으로실패하였다는것이다. Ⅱ. 오픈이노베이션동반성장의의미 오픈이노베이션의등장배경 이런복잡성의덫이비단도요타에만해당되는것은아니다. 미국내천명이상의직원을보 한국경영학회 257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유한기업중 200개기업을대상으로조사한결과에따르면, 신제품및서비스설계에드는비용, 업무복잡성으로인해추가적으로드는비용, 수정컨설팅에지출되는비용, 이모든과정에서드는스트레스비용등을고려할때, 제품원가의총 10~25% 가기업의복잡성으로인해지출되는비용이라고한다. 생각보다많은기업들이복잡성이초래하는비효율성과잠재적실패의위험을안고있는것이다. 또한 2010-2012년세계공급망트렌드조사 따르면글로벌화되고있는비즈니스환경에서공급망의복잡성도향후많은기업에서우려하고있는사항으로지목되고있는데, 기업가의 85% 가매출성장의주요원천인신규글로벌고객에게서비스를제공하는문제로공급망의복잡성이 2012 년크게가중될것이라고내다봤다. 신규진출지역에제품과서비스를공급하게되고새로운고객들의기대에부응하기위해취급제품을늘리면서기업들의공급망의복잡성은기업이혼자서통제할수있는범위를벗어나고있는것이다. 국내제조사들이글로벌시장으로나아가는과정에서공급망관리체계에예상치도못했던문제가발생하여한동안고전한것이사실이다. R&D를통해경쟁사대비탁월한기술력을보유하고있음에도불구하고, 경쟁사에비해높은가격에제품을내놓아야하거나, 부품공급에차질을빚어소비자가원하는시점에제품을공급하지못했다거나, 수요예측을정확히하지못하여적정재고를유지하지못하는등다양한문제가발생하기시작했다. 해외시장에대한정확한정보를기반으로 SCM(Supply Chain Management) 전략을수립하지못한데다가점차커지는기업의복잡성을제대로통제하기못했기때문이다. 즉기업들이글로벌시장으로나아가고그규모가커지는과정에서직면하는불확실성은갈수록증가하게되며이에대응하는기업들의복잡성역시기업이통제할수있는범위를넘어서증가하게되는데문제가있다고볼수있다. 그런데만약이러한문제에직면한기업들이오픈이노베이션을통해경쟁력을갖추고글로벌물류기업과의협업모델을수립하였다면어떻게되었을까? 아마훨씬효과적으로해외시장에서의공급망관리가효과적으로이루어질수있었을것이다. 이렇게내 외부조직을활용하여이노베이션을구축하는방법인 오픈이노베이션 은산업을막론하고기술개발에투입되는자원과시간을절감시키는동시에, 연구성과로인한이익을향상시킬수있을뿐만아니라새로운형태의공급망관리체계를통하여물류혁신을주도하는등새로운성장동력으로크게각광을받고있다. 개방형플랫폼의개념 오픈이노베이션은 늘어나는제품과서비스를관리하는부서가꼭내부에있어야하는것일 까? 하는질문에서시작한다. 세계최대의아웃소싱업체인리앤펑 (Lie & Fung) 은자사의생산 258 오픈이노베이션과대중소기업동반성장의의미
Session 4. 새로운경영패러다임으로동반성장 설비는최대한적게유지하면서공급망에참여하는협력업체의역량을집결시켜활용하는플랫폼컴퍼니 (platform company) 의선두주자로꼽힌다. 리앤펑컴퍼니의빅터펑회장은협력업체와상호신뢰구축을통해그들에게전반적이고실질적인권리를부여하여, 이를토대로서로의이익을추구하는 개방형경영 을통한공급망구축이플랫폼컴퍼니의장점이라고이야기한다. 경쟁은더이상기업과기업간에일어나는것이아니라공급망과공급망간에일어난다는것을간파한리앤펑그룹은글로벌기업을만드는가장효율적인방법은내가모든것을소유하는것이아니라글로벌공급망을편성해서이를운영하는것이라고보았다. 따라서지금까지많은기업들이협력업체와위계적인질서에따라독점적으로연계된수직구조를가지며, 제품개발기술을공유하지않고원가절감을강조하며모든것을통제하려고하는반면, 리앤펑사는협력업체와 느슨하게연결되어있는 (loosely coupled) 구조를지향하고, 공급업체와파트너가됐을때그협력업체와 100% 독점적으로일하기보다는 30~70% 만일하고자하였다. 그이유는폐쇄적인것보다개방적이고수평적인관계로구성된공급망이더많은아이디어와변화에대한민첩한대응을가능하게한다는것을알기때문이다. 이와비슷한사례로베니티페어 (Vanity Fair) 사를들수있다. 이회사는 1988 년설립된글로벌의류회사이다. 의류산업의특성상공급망을관리하기어려운점이있는데, 그이유는의류제품의경우디자인, 색상, 사이즈를포함하여그종류가너무다양하고, 지역과제품라인에따라비용과디자인의문제가다르다는점이다. 베니티페어는그들의협력업체와의상호간신뢰가부족하고짧은계약기간을가지고있었다. 따라서협력업체와생산정보를공유하지않았고과도한재고를보유할수밖에없었으며, 협력업체들의생산프로세스에대한투자를하지않았다. 이러한점은베니티페어의공급망의성과를낮추는결과를낳았다. 결국베니티페어는협력업체와통합과아웃소싱의중간수준의관계를구축하는전략을취했는데이를 A Third Way" 라고하였다. 이전략을통해협력업체와보다장기적인계약을체결하고생산정보를공유하는한편협력업체에대한투자도하였다. 자연히협력업체와신뢰도쌓이게되고협력업체도그들의정보나노하우를베니티페어와공유하게되어상호간의동반성장이가능하게되었다. 위에서언급된플랫폼을통한거래는필연적으로대기업과중소기업의동반성장패러다임으로연결될수밖에없다. 대기업이독자적으로 나홀로개발 을하고, 그에따른혜택과복잡성을떠안는과거의개발방식과달리대기업이개방형플랫폼을마련하면중소기업이나개인이새로운제품아이디어를제공하며플랫폼에참여하는방식이다. 기존에플랫폼경영방식은폐쇄형플랫폼경영으로대기업이일부중소기업에한해아이디어를받아들이는형태였다. 이와달리여기서제시하는개방형플랫폼은해당플랫폼에일정수익구조를마련하고대기업은중소기업의아이디어를자유롭게받아들이면서양쪽모두수익을얻는방식이다. 개방형플랫폼식개발은 <Figure 2> 처럼나타낼수있다. 이는대기업이중소기업이나협력업체와협력하여동반성장하는방식으로사회적책임이라는대기업의윤리와도직결되는생산방식이라고할수있다. 한국경영학회 259
공동학술행사 공정한사회 : 새로운패러다임 < 그림 2> 플랫폼식개발 듀폰 (DuPont) 역시오픈이노베이션을잘이행하고있는기업중하나이다. 다른소재 화학기업들과마찬가지로듀폰도새로운사업모델의확보가주요한이슈이다. 듀폰의오픈이노베이션은파트너와의협력적제휴에기반하는데, 크게라이센싱, 인수합병, 기술제휴, 벤처투자등으로구성된다. 그중에서도대표적인전략이라이센싱이다. 원천기술개발에주력해온듀폰은자신의비즈니스관련없는분야의기술을라이센싱하고있다. 이를통해부가적인수익을창출함과동시에라이센싱한기술이새로운시장을창출하기도하여듀폰이가지고있는기술에대한가치를상승시키기도한다. 뿐만아니라듀폰은노스캐롤라이나대학, MIT 대학등과공동으로기술개발을하고있으며벤처투자도활발히하고있다. 또한듀폰은자체적으로 240 여개의기술에관련된커뮤니티와 180 여개의비기술적인커뮤니티를가지고있는데, 이러한 400여개의커뮤니티는듀폰내부에서나타나는수많은아이디어를저장하고이를필요로하는다른구성원에게전달하는역할을수행하고있다. 듀폰은이러한오픈이노베이션을통해연평균 10% 의성장률을유지하는한편기술혁신에의한신제품의매출액기여도가 30% 를넘어서고있다. 이는오픈이노베이션이기업의창조혁신의원천이될수있다는것을잘보여준다. 오픈이노베이션의개념 위에서설명한개방형플랫폼은외부창조적역량을지닌다양한형태의조직및인적자원을활용하여 R&D 혁신을이루려는오픈이노베이션의한가지형태라고볼수있다. 이외에도공급망상의 Demand Forecasting, Procurement, Market Sensing 등에도오픈이노베이션개념을확대적용가능하다. 이처럼오픈이노베이션 (open innovation) 은과거의혁신 (innovation) 활동과는사뭇다른개 260 오픈이노베이션과대중소기업동반성장의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