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sta Iberoamericana, 19-2, 2008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 조영실단독 / 서울대학교 Cho, Young-Shil(2008), Discursos culturales de la revista Punto de Vista, Revista Iberomaericana, 19-2, pp. 165-197. Este trabajo tiene por objetivo investigar el contexto y la concepción de la política cultural de los intelectuales de izquierda argentinos de los años 1980s. La revista de cultura Punto de Vista, tiene una historia larga en el campo intelectual argentino. Para el estudio proponemos tres capítulos excepto la introducción y la conclusión. En primer lugar, examinamos las condiciones históricas de la publicación de Punto de Vista y el contexto en que se propuso la democracia cultural. En segundo lugar, desarrollaremos la historia de la revista según etapas. Por último, el grupo de la revista emprendió su idea prestando varias concepciones de Raymond Williams, un crítico cultural inglés. Por lo tanto llegamos a la tercera tarea: estudiar cuáles conceptos y términos se han prestado y reproducido. Con esto podemos confirmar lo que quiere decir la política cultural de la revista. Con este estudio podemos llegar a comprender con cuán productividad funciona la aplicación precisa de una teoría a otro espacio cultural. La revista Punto de Vista ha sido un triunfo intelectual que floreció un discurso creativo y configurativo en la crítica cultural en la Argentina. [Punto de Vista / Revista de Cultura / Beatriz Sarlo / política cultural / Raymond Williams; 관점 / 문화잡지 / 베아뜨리스사를로 / 문화정치 / 레이먼드윌리엄스 ] * 이논문은 2004 년도교육인적자원부의재원으로한국학술진흥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되었음 (KRF-2004-072-BM3062).
166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Ⅰ. 서론 스페인어로 잡지 (revista) 라는말은 다시보다 라는뜻의 rever 에서왔다. 이는첫눈에알아내지못했던것, 한차례의시도를통해확인하지못한것을다른관점에서다시한번더관찰함으로써최초에포착하지못한사물의가려진측면이나핵심을포착해낸다는뜻이다. 따라서잡지라는것은근본적으로새로운고찰의가능성, 원래의시각을수정할가능성을그존재기반으로삼게된다. 본고에서다루고자하는아르헨티나의 관점 Punto de Vista 은잡지의그러한본래적인뜻에부합하는모범적인사례라고할수있다. 관점 은또다른관점을통해수행된관찰, 다시말해비판적인태도에서비롯된사유를통해사회의일반화된고정관념들을문제삼은논쟁적인잡지였기때문이다. 또한 관점 은일군의지식인들이주축이되어창간한간행물로서, 다양한사회문화적담론을소개하고창출하고확장시켜나가는 지식인잡지 로서의역할도충실히담당해왔다. 특히이잡지는좌우파이데올로기의대립과권위주의체제, 그리고그로인한억압적이고갈등적인사회문화가지배하던 1970년대에일군의청년좌파지식인들이꾸리기시작한간행물이다. 시대적논제들에대한비판적분석과방향성의제시, 새로운이슈들의창출등이잡지가 30여년간이룬성과를고려하면 20세기후반의아르헨티나지식인역사를관통하고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베아뜨리스사를로 (Beatriz Sarlo) 에따르면지식인잡지는이상적인프로그램이있어야한다. 그가말하는프로그램이란 동시대성 (contemporaneidad) 과 실험성 (experimento) 으로요약된다 (Sarlo, 2004). 즉, 지식인잡지는먼저단행본과달리당대, 동시대, 현재를다루어야하고, 현재성, 시사성자체에서자신의존재이유를확인할수있어야한다. 지식인잡지는또한여러사상들과가설들의실험대로서, 한가지해석법이시도되고사상들이만들어져가는공간자체라는점에서실험성을생명으로한다는것이다. 본고의목적은먼저 30년에걸친오랜기간동안 관점 } 지의당대성이어떻게유지되어왔는지, 또실험성이라는지식인잡지의역할이어떻게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67 이루어져왔는지그전개과정을살펴보는데있다. 다른한편이들이제시한주요논제들을짚어봄으로써서두에서밝힌잡지의본래의의미, 즉 다시보기, 새로운관점 이어떻게수행되었는지알아보도록한다. 나아가 1980년대아르헨티나사회에서이들좌파지식인그룹이 문화정치 (política cultural) 라는개념을제기했던역사적상황과그내용을살펴보고자한다. 궁극적으로이잡지가아르헨티나사회에새로운담론을창출한궤적과역사를고찰하는것이이논문의목적이되겠다. Ⅱ장에서는먼저 관점 } 지의창간배경을살펴볼것이다. 이를통해잡지의목적성을짐작해볼수있을것이다. Ⅲ장에서는시기에따른잡지의역사를살펴보도록하겠다. 특히각시기를구분하고당시의주요논제들이무엇이었으며그내용이무엇이었는지구체적으로짚어볼것이다. IV장에서는이잡지가 문화정치 를제기한맥락을살펴볼것이다. 이그룹은문화유물론의창시자인영국의문화이론가레이먼드윌리엄스의이론을그출발점으로삼았다. 따라서이장에서는윌리엄스의어떤개념과용어들이이그룹에게유용성이있었는지살펴볼필요가있다. 윌리엄스의개념을어떻게차용했는지그일치점을검토하는것은아르헨티나에서 관점 } 그룹이제기한문화정치가의미하는바를보다구체적으로확인할수있게해줄터이다. Ⅱ. 창간의배경과맥락 본고의대상으로삼은 관점 은 추악한전쟁 (Guerra Sucia) 을발판으로하여탄생한아르헨티나의군부정권 (1976-1983) 의정치적탄압이최고조에달했던 1978년에창간되었다. 그리고만 30년간한차례도중단된적없이지속적으로발행되었으며, 2008년 4월 90호를마지막으로종간되었다. 창간된직후에는군부정권의검열을피하기위해당대의아르헨티나를직접적으로다루는글쓰기를삼가고, 대신유럽을비롯한다른지역들의정치, 역사, 문화등을다루었다. 또는아르헨티나를대상으로삼더라도이미과거가된시기, 가령 19세기나 20세기초의아르헨티나에한정시키는경우
168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가대부분이었다. 그러나지난시기의아르헨티나를다루더라도역사, 사상사, 문학, 문화등다양한분야에대한논의에지면을할당함으로써당대의아르헨티나를고찰할수있는기회로삼고자했다. 창간의목적이군부독재에의해말살되어가는지식인문화의존속을기하는것이었고, 동시에대안적이고저항적인지적이론들을창출하기위한것이었지만, 군부정권의서슬퍼런검열과탄압앞에서는이렇게우회적이고간접적인방식으로접근할수밖에없었던것이다. 사를로는초기의조심스럽고도은밀한발간이사유와지적작업의퇴화를막기위한절실한노력의산물이었음을다음과같이표현했다. 처음 10호까지의 관점 은우리에게일종의죄수들의맨손체조같은것이었다. 말하자면감방에서신체적기능을잃지않으려고운동을하는것과같은식이었다. 잡지는그런의미에서우리들자신을위한것이었다. 하나의사상과 [ ] 독자의존재를바탕으로한것이었지만실제로는우리들을위해발간했다 (Arenes, 2003). 그리고우회적이고암시적인방식의글쓰기는군부정권이끝난이후에는아르헨티나정치문화의재건과비판적담론의구축을적극적으로도모하고직접적으로제안하는방향으로선회했다. 민주화이후의 관점 } 지는 민주주의의정착 을가장시급한사회적사안으로이해했고, 그런점에서는알폰신 (Raúl Alfonsín) 민선정부와정치사회적방향성을공유했다고할수있다. 민주화시기의글들은일차적으로는시민사회의일원으로서군사쿠데타와군부독재하에서일어난대학살의진상을규명하고자하는참여적인성격의활동과더불어권위주의군부독재를가능하게한사회적조건들과군부독재의성격을분석하는지적작업들이었고, 둘째로는민주주의의새로운유형을탐구하고모색하는작업이었다. 이장에서는 관점 } 지가창간된배경을살펴보고이를통해잡지의정치적방향성을확인하고자한다. 먼저아르헨티나현대사에있어서중요한위상을지닌좌파적지식인잡지들의연결고리를살펴봄으로써 관점 } 지의창간배경을명확히할수있을것이다. 아르헨티나의비판적좌파지식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69 인잡지는 1950년대에다비드비냐스 (David Viñas) 가이끌었던 꼰또르노 Contorno (1953-1959) 를기점으로본다. 꼰또르노 는 1959년 4월 9-10호를끝으로발간을금지당했으나 1960년대에 책들 Los libros (1969-1971, 1971-1976) 이창간됨으로써그계보를이어간다. 그러나 책들 } 또한 1976 년의쿠데타로집권한군부정권하에서정간당하고, 그계보는 관점 } 지로이어진다. 본고가더주목하는것은 꼰또르노 보다는 70년대의잡지인 책들 에대해서인데, 이는이잡지가창간의인적구성에서 관점 과직접적인친연성이있기때문이다. 즉 관점 } 지의창간인인알따미라노 (Carlos Altamirano) 와사를로 (Beatriz Sarlo), 삐글리아 (Ricardo Piglia) 는이전에 책들 의편집진으로있었다. 그러나이들은쿠데타가일어나면서 책들 이정간당하기이전에편집진을탈퇴했다. 그것은당시정부에대한입장을둘러싸고편집진사이에균열이있었기때문이다. 즉 책들 의주축세력이던 혁명공산당 (PCR: Partido Comunista Revolucionario) 은페론사후에집권한이사벨뻬론- 로뻬스레가 (Isabel Perón-López Rega) 정부를반제국주의적, 제3세계적정부로규정하며지지를표명했고, 이에이청년좌파들은주축세력의우경화를비판하며편집진을탈퇴하게되었다 (Soto, 2004). 1970년대를대표하는잡지였던 책들 은성격을달리하는두시기로구분되는데, 1기는창간인인엑또르슈무끌레르 (Héctor Schumucler) 가편집장을맡았던 1969년부터 1971년까지이다. 이시기에는 이달의아르헨티나및세계의출판물들 (Un mes de publicaciones en Argentina y el mundo) 이라는부제에서도알수있듯이새로운비평의표명이라기보다신간들에대한소개의성격이강했다. 문학작품에대한리뷰가가장대표적인형식이었다. 그러나정치적인내용이배제된것은아니었고, 현대적인잡지의제본형태가아니라타블로이드판형으로발행되었다 (Bosteels y Rodríguez-Carranza, 1995: 319). 1) 그러다가 1971년 11월알따미라노와삐글리아가운영위원회에포함되고이듬해 5월그뒤를이어사를로도운영위원회에소속되어편집장인슈무 1) 타블로이드 (tabloid) 란일반적인신문크기인브로드시트 (broadsheet) 의절반에해당하는판형으로, 브로드시트에비해전체지면수도적고기사길이가짧으며, 사진이나삽화등이많이들어있는신문을말한다.
170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끌레르를도와잡지를발간하게되었다. 슈무끌레르는점차세사람에게잡지의운영에관한결정권을넘겨주었고, 그에따라잡지의성격은이세젊은좌파지식인의경향성과문제의식에따라재편되기시작했다 (323). 제2기에해당하는이때부터부제는 문화에대한정치적비판을위하여 (Por una crítica política de la cultura) 로바뀌었고, 판형도바뀌어이후 관점 이취한책자크기의제본형레이아웃을채택하게되었다. 이처럼 책들 의시기구분을고려하면비판적좌파지식인잡지의계보는결국 꼰또르노 에서 책들 의제2기를거쳐 관점 에이르고있는셈이다. 특히 책들 의 문화에대한정치적비판 이라는화두는이후 관점 이정치에대해, 그리고문화의개념과범주에대해표명한입장이이시점부터시작되었음을확인해준다. 물론두잡지는유사성만갖고있는것은아니다. 특히두잡지가놓인시대적차이가존재한다. 오우비냐 (David Oubiña, 2004) 는그차이를지식의장 2) 의안정성을기준으로설명하고있다. 즉 책들 이 1950-60년대지식의장의성장의결과물로서존재할수있게되었다면, 관점 은 70년대권위주의정권의억압과정에서사라지기직전이었던지식의장이완전히소멸되지않도록하기위해사유의연결망을재정립하고자시도되었던노력에해당한다. 이제 관점 이창간된시기를좀더구체적으로살펴보도록하자. 책들 이정간당한이후알따미라노, 사를로그리고삐글리아는국가권위주의정권하에서탄압과검열로분산된지식의장이결집되어야할필요성을느꼈다. 정치적탄압이상존하는사회에서는비판적인시각이존재하는가의여부가더욱중요할수밖에없고비판적시각이란곧지식의장의역할이라고인식했기때문이다. 또잡지의창간인들은모두맑스레닌주의적혹은마오주의적정치노선을따르고있었다. 삐글리아는 공산주의전위 (VC: Vanguardia Comunista) 소속이었고, 사를로와알따미라노는 혁명공산당 (PCR) 소속이었다가탈퇴한후였다. 3) 2) 장 ( 場, champ, campo) 은부르디외의사회학에서문화생산의공간을지칭하는개념이다. 그는문학 예술창조의주체를한개인의천재성이나집단의의식으로보던낭만적개념과는상이한관점에서특수한사회적관계의공간, 곧전체로서의예술생산의장이창조의주체라고제시했다. 지식의장 (campo intelectual) 은부르디외가장개념의분석을위해최초로시도한것으로, 지식세계에몸담고있는행위자들간의상호작용의형식을결정하는공간으로정의할수있다 ( 현택수, 1998: 21&24).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71 당시삐글리아가소속되어있던 공산주의전위 의지도부, 특히베아뜨리스뻬로시오 (Beatriz Perosio) 는이들의창간작업을적극적으로지지했다 (Soto, 2004). 공산주의전위 는좌파지식인들의존중과지지를광범위하게받고있었을뿐아니라당의범위를벗어나다른그룹에속한지식인들과의교류도원활한조직이었다. 따라서이조직이좌파지식의장을규합할잡지의창간필요성을공감한것은자연스러운일이었다. 공산주의전위 와 책들 의전직청년편집진이공감한비판적지식인들의결합의필요성은잡지의창간으로귀결되었고, 그것이 관점 의탄생맥락이었다. 그러나그과정에서잡지는좌파적인정치색을노출시키지않기위해몇가지대비를했다. 먼저필진들이혁명그룹소속이라는것이발각될경우군부독재의탄압을면하지못할것을우려하여호르헤세비야 (Jorge Sevilla) 를발행인이자주간으로내세웠다. 세비야는 공산주의전위 의동지로서, 당시에는정치적행동에는직접적으로가담하지않은채 부에노스아이레스심리학회 (Asociación de Psicólogos de Buenos Aires) 의회장직을맡고있었다. 세비야의이러한학자로서의공고한지위는 관점 의연착륙을보장해주었다. 명분상의발행인이었기때문에세비야는잡지의실질적인발행에는전혀관여하지않은채 11호까지발행인이름으로만명시되었다. 그리고독재정부의탄압이어느정도이완되기시작한 1981년 7 월의 12호부터사를로가주간을맡게되었다. 또한창간초기에는대부분의집필진이필명을사용했는데이또한검열을피하기위한장치였다. 가령삐글리아는 Emilio Renzi, 알따미라노는 Carlos Molinari, 사를로는 Silvia Niccolini, 그라무글리오 (María Teresa Gramuglio) 는 M.T.R., 비냐스 (David Viñas) 는 Gabriel Conte Reyes라는가명으로글을실었다. 한편이잡지는처음부터 문화잡지 (Revista de Cultura) 라는부제를달고 3) 혁명공산당 (PCR) 은 1918 년을원년으로하는아르헨티나공산당 (PCA: Partido Comunista Argentino) 에서분리되어나온당이다. 이들은아르헨티나공산당의당중앙위원회의기회주의적, 수정주의적, 비민주적태도에반발하여 1968 년 PCA 에서탈퇴해 PCR 을구성했다. 한편공산주의전위 (VC) 는 1965 년아르헨티나사회당 (Partido Socialista Argentino) 과아르헨티나전위사회당 (Partido Socialista Argentino de Vanguardia) 의구멤버들이모여창당한마오주의좌파그룹이었다. 1976 년맑스레닌주의공산당 (PC m-l: Partido Comunista marxista-leninista) 으로명칭을바꾸었고 1983 년다시해방당 (PL: Partido de La Liberación) 으로변경했다.
172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있다. 여기에는 문화 라는단어를전면에내세워정치적색채를완화시키고, 그렇게함으로써군부의검열과탄압을모면하고자한의도가깔려있었다. 이러한전략은 1970년대초반부터 아르헨티나반공동맹 (AAA: Asociación Anticomunista Argentina) 으로대표되는극우파의행동주의와여러좌파혁명세력사이의갈등과폭력으로인해사회적혼란이극에달해있었던상황과, 이잡지의창간이 1976년군부쿠데타가일어난직후였다는점을고려하면쉽게이해될수있다. [ 잡지가 ] 창간된후 1982년까지는아르헨티나정치에관한시사적인문제제기가직접적인방식으로드러나지는않았다. 그런데이러한외견상의명백한부재가오히려그공백을더두드러지게만들었다. 즉, 문학및비평의대상으로선택된것들속에서아르헨티나정치의시사적인주제들이지속적으로환기되었기때문이다. 다시말해이잡지는문화적저항의전략을통해독재의성벽을포위하는방식을취했다 (Oubiña, 2004). 문화잡지 라는부제의선택에는물론 문화 를 정치 에대한문제제기차원에서제기한다는의미도있었다. 그러니까발행인들은문화를정치의대항및대안수단으로생각하는문제의식을갖고있었다. 이에대해서는 IV장에서다시살펴보도록하겠다. Ⅲ. 관점 } 지의주요담론 : 시대에따른변화와확장 관점 의역사는크게네단계로나눌수있다. 빠띠뇨 (Roxana Patiño) 는 1998년에쓴글에서잡지의역사를세시기로구분하고있는데, 1998년에쓴글이기때문에 2000년대의변천에대해서는다뤄져있지않다. 4) 그러나 2003년 4월중추적인운영위원세사람이운영위원회를탈퇴함으로써변동 4) Patiño 는 1980 년대의문화변화과정을정치적 이데올로기적과정과결부시켜분석하는것을목적으로한이글에서 1981 년부터 1987 년까지를하나의시간적범위로설정하고있기도하다 (1998a).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73 이일어난사실과, 지난 4월결정된잡지의종간을염두에둘때잡지의역사를네단계로구분하는것이가장적절하다고판단된다. 제1기는 1978년창간부터민선정부가들어선 1983년까지로볼수있고, 2기는말비나스전쟁 (1982.4.2-6.14) 의패배이후민주화로의이행이가속화된 1983년을기점으로한 80년대로잡을수있다. 3기는 1980년대말, 구체적으로는메넴정부가등장한 1989년을기점으로삼아 1990년대를포괄할수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제4기는메넴정권이끝난 1999년말부터잡지의구조개편이이루어진 2003년 4월을거쳐종간시점까지를아우를수있고, 편의상 2000년대라고불러도좋겠다. 그러나본고는 1기와 2기를잡지역사의가장핵심적인시기라고파악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는민주주의와더불어잡지의담론의제시가자유로워졌고미디어의다양한발전으로잡지의발행이용이할수있었기때문이다. 또한이시기는 관점 의위상도이전에비해공고화된데반해 1970, 80년대는정치적 사회적으로불안정한시기인데다 지식의장 이문화생산의공간에서차지하는비중역시중심적이지않은상황에서비판적인지식인잡지의역할을담당하려는일관된의지를보여주었기때문이다. 물론비판적지식인의시선을유지하려는끊임없는노력은 관점 지가전시기에걸쳐일관되게보여준성과였음은의문의여지가없다 (Patiño, 1998a). 1. 비유적인글쓰기를통한저항 (1978-1983) 앞에서밝힌것처럼 관점 지는창간직후에는비판적인담론, 비판적인지식장을창출, 보존하는데몰두했다. 즉, 권위주의정권의억압에대면해눈감고귀막고숨죽인채생존하는것을선택하는대신비판적글쓰기를통한저항을선택했다. 이미 1950년대부터해외로의망명이있었지만좌우파의무력적인충돌이극심해진 1970년대에이르러많은지식인들이망명을선택했다. 저항을위해망명을선택하기도했고안위를위해망명을선택하기도했다. 이러한상황에서 관점 의편집인들은망명이아니라국내에남아비밀활동을하는쪽을택했다. 사를로는좌파지식인으로서국내에서저항활동을한다는것은나날이안위를위협당하는것이었지만
174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아르헨티나사회의현재에대한비판과미래에대한모색은국내에머물러있을때가장직접적일수있다고판단했음을밝힌적있다. 민주화이행이 1983년 10월대통령선거에의해이루어졌으므로연도상으로보면 관점 의제1기는 18호 (1983년 8월호 ) 까지로볼수있다. 그러나 1982년 6월말비나스전쟁에서패한직후갈띠에리 (Galtieri) 장군이물러났고뒤를이어비뇨네 (Bignone) 장군이취임했으나이미군부정권의위세는약화되기시작한점, 민선에의한대통령선거가결정되어 82년 12월에후보자들의출마가선언된점을고려하면말비나스전쟁을기준으로삼는것도무리가없다. 특히잡지에실린내용이나논조를기준으로하자면 14호 (1982년 3-7월호 ) 까지를 1기로보고 15호 (1982년 8-10월호 ) 를제2기의기점으로삼는것도타당성이있다. 15호에서는 민주주의가둥지를틀곳은어디인가?( Dónde anida la democracia?) 라는제하의글을통해민선정부와더불어아르헨티나사회가추구해야할민주주의의바람직한방향을제기하고있는데, 이러한당대정치 사회적인이슈의직접적인제안은이전호 ( 號 ) 들에서는찾아보기어려운현상이었기때문이다. 독재치하에서잡지의주요논조는앞에서도언급했던바처럼암시적이고비유적인방식을취하고있었다. 때로는의도적인침묵과누락을선택하기도하고, 삽화를통해메시지를대신하기도했다. 이는사를로의다음인터뷰에서도명료하게드러난다. [ 우리가취한 ] 전략은가능한만큼경계를밀어부치는것이었다. 그러나정치적인조심성이있어야했다. 맑스레닌주의에는오랜전통이하나있는데그것은이솝적인언어, 다시말해우화의언어이다. 잡지에실린글들은하나같이우화적인언어를통해씌어졌고, 아르헨티나의이데올로기장에서보자면각자상징적인성격을갖고있었다. 침묵도상징적인것이었다. 가령 1978년의축구월드컵에대해서는단한줄도싣지않았다. 나딸리오보따나 (Natalio Botana) 의책 아르헨티나공화국의전통 La tradición republicana 에대한리뷰를썼던기억도난다. 이리뷰는독재치하의공화국의상황에대해다루기위함이목적이었다. 앙헬라마 (Angel Rama), 진프랑코 (Jean Franco) 를비롯한미국맑시스트등저명한학자들의글을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75 실은것도중요한전략이었다. 삽화들도중요한의미를갖고있다. 가령창간호표지에는어두운터널에서빠져나오는작은인형을그려넣어암흑의시대로부터의탈출의갈망을이미지화했다. 그리고 관점 이라는잡지의제목자체도독자적인의견을제시할권리를회복하겠다는의미로붙여졌다 (Arenes, 2003). 즉, 처음잡지를창간했을당시에는공개적으로말할수없는것들을행간에넣어표현하는방식을사용했다. 빠띠뇨 (Roxana Patiño) 는이러한전략을 다른것을말하기 (estar hablando de otra cosa) (1998a) 방식이라고지칭하기도했다. 이러한글쓰기전략및출판전략을통해잡지가이시기에총력을기울인주제들중에서대표적인것은과두계층적이거나보수적이라는이유로평가절하되어왔던문화산물들에대한다시읽기작업이었다. 특히 20세기전반기의귀족적인지식인잡지인 수르 와보르헤스에대한전면적인다시읽기가두드러진다. 이외에도사르미엔또 (Sarmiento), 호세에르난데스 (José Hernández), 1880세대, 독립백주년시기 (Centenario) 의문화민족주의등도다시읽기의대상이었다. 이는문화생산의장에서공인되고인증된체계나담론에대해문제제기하겠다는뜻이다. 좌파적인지식인으로서자신들이이전에지녔던확신들에대해의문을제기하고논쟁을가하는것이다. 즉 20세기에아르헨티나문학사를구축하는과정에서이데올로기적차이를이유로간과되었거나잘못이해되었던텍스트들에대한재검토를통해그텍스트가문화공간안에서어떻게구성되어왔는지를고찰하고자했다. 그리고권위주의적담론들에대한반론에해당하는이론들과사유들을유포함으로써아르헨티나문화공간의범주를확장할수있게되는것이다. 한편이들청년좌파세력은 1976년쿠데타가일어나자쿠바혁명의성공이후 60, 70년대를통해라틴아메리카대륙에서뿌리내린혁명에대한오랜열망을되새김질해보게되었다. 극우파와쿠데타세력의범죄적폭력이비판의대상이었음은말할것도없지만, 좌파세력들의혁명추구방식에는오류가없었던가하는자성을말한다. 이들은혁명에대한열망과그로인한 혁명유토피아 의극대화가 국가재건과정 (Proceso de Reorganización
176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Nacional) 이라는명분을내세운쿠데타의등장에빌미가되었을수있다는인식에도달한다. 만연하는납치와실종, 암살이일상화된상황에서혁명세력에게제기되는이러한자성의태도는호응을얻기어려운것이었지만, 당시멕시코에망명해있던일부좌파지식인들도이들과유사한입장을내보였다. 혁명열정의패배를인정하는태도에있어서의이러한공감은망명지식인들과국내체류지식인들사이에연결고리가되어공동의입장을표명하곤하는시발점이되었다. 가령멕시코에망명한좌파들은망명지에서의투쟁을도모하기위해종파를떠난연대를모색했고, 그결과맑시즘적좌파와페론주의좌파가함께 논쟁 Controversia 이라는잡지를발간하고있었다. 5) 그런데 논쟁 은망명지에서발간된다는단점때문에국내에끼치는영향력이제한적일수밖에없었다. 따라서 관점 } 같은국내잡지와의적극적인교류가필요했다. 논쟁 은망명지의잡지여서소외되어있었고 관점 은젊은지식인들이창간한신생잡지로서주변적인위치에있었지만, 이들은쿠데타발발의사회문화적원인, 지식인으로서의당면한시대에복무할방향성등에대한문제의식을공유했고, 기고문을상호교환하여싣기도했다. 이러한작업은강력한검열과외부언론의통제라는상황에도불구하고아르헨티나안팎의지식인들이보여준공동투쟁의의지였다. 한편망명객들과 관점 지의결속은시대적문제의식과쟁점을공유한경험을바탕으로민주화이후더욱강화되었다. 특히독재정권의퇴진과더불어귀국한후안까를로스뽀르딴띠에로 (Juan Carlos Portantiero) 와호세아리꼬 (José Aricó) 는이후 관점 지의집필진으로활동하게되었다. 이들의결합은 1984년 7월 사회주의문화클럽 (Club de Cultura Socialista) 으로구체화되었는데, 관점 지와구성원이겹쳐지기도하지만잡지와는별개로활동하며여전히건재하고있다. 5) 논쟁 의풀네임은 아르헨티나현실분석을위한논쟁 Controversia para el análisis de la realidad argentina 으로, 1979 년부터 1981 년사이에 14 호까지발간되었다.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77 2. 민주주의문화의재건 (1983-1989) 제2기의잡지의방향성은크게두가지로대별된다. 하나는군부의종식과알폰신정권의등장에발맞추어아르헨티나의민주주의를고민하는문제이고, 다른하나는아르헨티나의좌파역사에대한자기점검이라고할수있다. 앞장에서도언급했지만독재정부가끝나기직전당대민주주의에대한문제를처음으로제기한글은 15호 (1982년 8-10월호 ) 의 민주주의가둥지를틀곳은어디인가?( Dónde anida la democracia?) 였다. 이전까지만해도민주주의에대한주제는다른지역혹은다른시기를대상으로하고있었다. 14호 (1982년 3-7월호 ) 에서볼수있는글의제목도뽀르딴띠에로의 1900년대아르헨티나의민족국가와민주주의 (Nación y democracia en la Argentina del Novecientos) 이다. 이글은근대국가수립 (1880) 후의아르헨티나에서민족주의기획과민주주의기획이어떤식으로구성되고충돌하였는가를다루고있다. 특히 19세기후반에대거들어온유럽인이민자들로인해아르헨티나성에이질적인요소가개입되었고, 그에따라 1900년대, 1910년대에는아르헨티나가하나의민족국가라는관념에균열이찾아왔다. 민족 이라는논제에관한 1910년대의아나키스트들과사회주의자들의입장은상이했다. 그리고그러한차이로인한갈등과힘의분산은 대중의민족화 (nacionalización de masas) 를통한민주주의가가능하리라던전망과기대를저버리는결과를초래했고, 얼마지나지않아보수주의세력과군세력이결탁하여쿠데타를일으킴으로써 (1930) 이러한기대는완전히좌절되고말았다. 뽀르딴띠에로의글은민족 (nación) 과민중 (lo popular), 그두기획사이의균열로인해아르헨티나근대민주주의의시도가불발에그쳤음을지적하고있다. 그러나말비나스전쟁과그로인한군부의몰락이전에쓰인이글에서 1930년대의군부쿠데타에대해언급하는것으로그칠뿐, 20세기후반에대해서는전혀다루고있지않다. 이는 30년의독재역시보수주의와군의결탁에의한것임에도불구하고, 페론이등장하기이전의역사에국한되면역사적고찰도검열의눈을어느정도피해갈수있는전략이되었음을의
178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미한다. 관점 의지식인들또한이러한허점을적절히이용하고있는셈이다. 결론적으로 14호의이글은진정한민주주의의정착을염원하며쓴글임은분명하지만, 잡지의제1기의글쓰기방식에따라암시적인방식으로문제제기하고있는정도이다. 그러나 15호의글에서는이제당면한민선정부의도래와더불어전아르헨티나사회가연대하여추구해야할민주주의의바람직한방향을구체적이고다각도로제기하고있다. 이렇게시작된아르헨티나민주주의의상에대한제시는 16호, 17호, 18 호에서도지속되고있다. 가령 16호 (1982년 12월호 ) 에서는아돌포뻬레스에스끼벨 (Adolfo Pérez Esquivel) 에대한르포글을 민주주의와참여 (Democracia y participación) 라는제목으로싣고있다. 에스끼벨은아르헨티나국가권위주의시기동안탄압을받은대표적인활동가로서이후노벨평화상을수상한인물이다. 한편 18호 (83년 8월 ) 에서는 민족문화, 민중문화 (Cultura nacional, cultura popular) 를특집제목으로삼아아르헨티나의문화문제를둘러싼성찰을전개하고있다. 부제가 아르헨티나문화정치와문화사의문제들과정의할것들 (Definiciones y problemas de la política y la historia cultural en la Argentina) 인이특집에서는민족국가로서의아르헨티나주제, 국가와사회의관계, 문화적헤게모니가전달되는연결망들및그헤게모니에대한저항형식등에대해다룬다. 그리고고급문화만다루는것이아니라민중적실천들, 그리고지식인문화에대해서도다룬다. 이러한다양한영역, 다양한층위의갈등하고교차하는문화의존재들을확인함으로써궁극적으로는아르헨티나에서오랫동안지속되어왔던논제인세계주의 (Cosmopolitismo) 와민족주의사이의대립을고찰하고있다. 실질적인민주정권으로이양된후인 19호 (1983년 11월호 ) 에서는다시출발선상에선아르헨티나의미래상을사설의형식을통해구체화하고있다. 먼저정치가무력을통해참여하는소수세력의소유물이아님을, 따라서거시적인문제들을해결하기위해공적논쟁이가능해야함을분명히하고있다. 또한정의와공적인개입을통해국가권위주의에의해저질러진인권의침해문제를해결함으로써아르헨티나사회의윤리성회복의바탕으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79 로삼을것을제기한다. 이사설에서는이렇게아르헨티나민주주의의향방에대한제안과더불어그들스스로도속했던좌파의실천방식에대해성찰의필요성도제기하고있다. 또한우리의직전과거에대한성찰의가능성이열렸다. 이성찰은포퓰리즘이냐도그마주의냐의양분법적이고기형화된갈등에빠지지않는생산적인좌파를위해서필수불가결한조건이다. 좌파당들은아르헨티나사회의실제상황을기술하는것이아닌대립과대항을반복하느라실제로쟁점으로삼아야할내용과형식들이무엇이었는지를전면적으로보지못한채눈이멀어있었다 (Consejo de Dirección, 1983: 4). 이제아르헨티나민중의에너지는이러한정치적상상력을통해제도를혁신하고새로운정치의주체를구성하며, 사회정의와민주적참여사이에존재해왔던오랜긴장관계를해결하는데전적으로쏟아부어야한다는것이다. 20호 (1984년 5월 ) 의특집주제 좌파 : 정치문화의위기 (La izquierda: crisis de una cultura política) 는아르헨티나좌파에대한총체적성찰작업이라할수있다. 그들은 1970년대의무장게릴라를통한혁명이라는목표가좌절된것에대해무엇이잘못되었는지에대한반성과사유가필요하다는인식을하게되었다. 뽀르딴띠에로의 사회주의냐민주주의냐. 난해한관계 (Socialismo o democracia. Una relación difícil), 호세눈 (José Nun) 의 반란의합창 (La rebelión del coro), 삐에뜨로잉그라오 (Pietro Ingrao) 의 정치를전쟁으로환원시키는것에반대하며 (Contra la reducción de la política a guerra), 오스까르떼란 (Oscar Terán) 의 뒤늦은논쟁 : 맑시즘의위기 (Una polémica postergada: La crisis del marxismo), 사를로의 문화앞의좌파 : 도그마주의에서포퓰리즘으로 (La izquierda ante la cultura: Del dogmatismo al populismo) 등여러논자들의글을통해좌파의이데올로기로서의가능성에서부터 1960-70년대아르헨티나좌파세력의방법적인선택에이르기까지다양하게입장을개진하고있다.
180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1960, 70년대의사회적대립은단순히군부 [ 우파 ] vs 민간 [ 좌파 ] 가아니라군부 vs 페론주의 vs 좌파의양상이었다. 거기에다페론주의는그안에다양한스펙트럼을갖고있어서몬또네로와같은무장혁명지향의계열, 이른바페론좌파라불리는계열, 가톨릭적페론주의계열등이존재했다. 따라서이시기아르헨티나의이데올로기갈등양상은실제로는상당히중층적이고복합적이었다. 가령맑시즘적좌파그룹은페론좌파와민주화에대한방향성을공유하기도했다. 잡지 우니도스 Unidos 는페론주의좌파가발간하는지식인잡지였는데, 이들은무장게릴라를통한혁명에대한강한열망을바탕으로한폭력의역사에대해다시한번점검하고반성할필요성의통감에있어서 관점 과입장을같이하기도했다 (Patiño, 1998b). 물론국가권위주의에대한법적심판과역사적정의가실현되어야한다는주장에있어서는강고했다. 좌파에대한반성의문제가쿠데타와군부독재의등장을정당화한것이아님을 관점 } 그룹은분명히하고있었다. 30 호 (1987년 7-10월 ) 에서 민주화이행기의군 (Los militares en la transición a la democracia) 이라는제목하에실린세사람의글은군책임자들에대한재판의집행이미뤄지고있는것에대한비판이다. 6) 중간급장교들에대해서 의무복종법 (Obediencia debida) 과 시효만료법 (Punto final) 이라는사면법을통해재판을면제하고있던상황이어서필자들의어조는더욱단호하다. 3. 신자유주의와민주주의퇴행에대한고찰 (1989-1999) 관점 의 3기는까를로스메넴 (Carlos Saúl Menem) 이집권한 1989년을기점으로삼을수있다. 1990년대의아르헨티나는많은자본주의국가들이그러했듯이신자유주의적시장경제를주된경제정책의방향으로삼았던시기이다. 신자유주의자를대표하는메넴은 1989년 7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10년을넘게집권했다. 시장경제의과속화를핵심으로하는정부의장기집권이의미하는바는민주화를맞은이후 1980년대를통해이루어질것으 6) 일다사바또 (Hilda Sábato) 의 우리는그대로가아니다 (No somos los mismos), 베세띠의 가능한민주주의 (La democracia posible), 그리고사를로의 퇴행하지않기 (No retroceder) 가그것이다.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81 로구상하고열망했던것, 곧아르헨티나사회의민주주의정착이그다지용이하지않았으리라는점이다. 페론주의 (Partido Justicialista) 를표방하지만엄밀한의미에서페론주의자가아니었던메넴은알폰신정부와실종자진상조사국가위원회 (CONADEP), 그리고오월광장어머니회등여러인권단체와국민들의노력으로가능해진군책임자들에대한재판을원점으로되돌려놓았다. 즉, 의무복종법 (1986) 과 시효만료법 (1987) 이라는두개의사면법을통과시킴으로써대부분의고급장교들이재판에서면제될상황이되고말았다. 7) 이에대해 관점 } 그룹은창간십주년을맞은 30호의사설에서도우려를표명한적이있다. 이시기에 관점 } 지의상당지면을차지하고있는것은메넴정권에대한비판과문제제기, 이와관련하여추악한전쟁을둘러싼논의, 그리고지식인의역할과위상에대한고찰, 마지막으로아르헨티나모더니티에대한고찰로요약될수있을것이다. 앞에서도언급한바있듯이메넴이두개의사면법을통해군책임자들을면죄하려는시도를하자 관점 은 35호의 (1989년 9-11월 ) 권두에사면법철폐를주장하는성명서를싣고있다. 사면은이사람들 [ 군책임자들 ] 이나머지시민들과는구별되는특별대우를통해비호받는것을추인하는셈이다. 민주주의는고유의정의가필요하고, 소송에대한제지는사법부에대한행정부의바람직하지못한월권이다 ( Indulto para nadie ). 그리고 39호 (1990년 12월호 ) 에서는인권문제와재판을통한정의구현의요구와연관시켜망각과기억의주제를다루고있다. 기억은망각하지않는것이되동시에어떠한기억이어야하느냐는문제가제기된다. 이러한기억은전세계적으로폭력과억압의역사를겪은이후수행되었던성찰과 7) 이사안은인권단체들을비롯한민주세력의지속적인항의를낳았고, 결국 2003 년 8 월키르치네르 (Néstor Kirchner) 대통령이집권한후사면법의위헌성을제기하여의회에서폐기를의결했고, 그로부터 2 년후인 2005 년 6 월대법원에서위헌판결이내려짐으로써해결된바있다.
182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반성, 집단기억의형성등의논의와맞물려제시된다. 추악한전쟁을둘러싼논의는 1990년대중반에다시개진된다. 54호 (1995 년 4월 ) 에는쿠데타발발 20년을기하여쓴알따미라노의 3월 24일 (24 de marzo) 이, 그리고 55호에서는다비드블라우스타인 (David Blaustein) 의다큐멘터리영화 < 유토피아사냥꾼들 Cazadores de utopía> 을두고쓴 몬또네로스 (Montoneros) 라는글이실렸다. < 유토피아사냥꾼들 > 은 70년대의페론주의적무장혁명세력이었던몬또네로스들의일종의회고록이라고할수있다. 관점 은이영화를계기로몬또네로스들의투쟁이아르헨티나역사에서지닌의미에대해생각해보고자한다. 그리고몬또네로스는혁명적이상으로인한급진적인대중주의이자메시아적인열망이었다고파악한다. 페론주의의신화적표현이자폭력의물신화였음을주장하기에이른다. 이는 관점 } 그룹이일찍이쿠데타의발발과더불어자신들의오류의가능성에대해고찰하고반성하고자했던것과같은맥락이다. 또한이러한태도는 정치 는대립을기본으로삼는것이므로새로운생성을가능케하는 문화 를통해정치의과열을극복하고자한창간초기의목적과도맥이닿아있다. 한편메넴정부에대해서는초지일관비판과우려를표명하고있다. 가령 34호 (1989년 7-9월호 ) 의사설에서 피노체트가도입한모델, 곧칠레식자본주의노선을채택한메넴의정책에대한문제제기가강력하게제기되고있다. 또한 39호에서사를로는 메넴 (Menem) 이라는제목의글을통해집권한지 1년반이흐른후의메넴정부에대해분석한다. 이글에서메넴주의는페론주의의가면을쓴시장주의로인식되고있다. 페론주의, 곧사회정의와분배주의의정반대얼굴에해당하는 (Sarlo, 1990: 1) 메넴의경제정책은결국아르헨티나사회의여론의개진의가능성을차단하고, 여론이존재할수있다는사실자체를냉소하는정치문화를의미한다고비판한다. 결국 1983년민주화와더불어일었던올바른정치문화, 곧문화를통한정치에의희망은메넴의등장으로인해 1990년대아르헨티나의정치문화가퇴행, 역행하는결과를낳게되었다는것이다. 사를로는메넴의정치문화는민주주의에해당하는모든가치를경멸하는 냉소주의 라고단언하고있다.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83 52호 (1995년 8월 ) 에실린알따미라노와눈 (José Nun) 공저의 선거가끝난후 (Después de las elecciones) 는 1995년 5월선거를통해다시메넴이집권하게된상황에서정치적대안을성찰하고자논의한바들을다루고있다. 이들또한메넴의재집권이아르헨티나에서소득분배의문제를악화시킴으로써아르헨티나민주주의를퇴보시키게되었다는입장을취한다. 이러한상황에서 지식인 과 지식의장 에대한고찰은중요한테마로다뤄졌다. 37호 (1990년 7월호 ) 에실린오스까르떼란 (Oscar Terán) 의 1956-1966년아르헨티나의지식인과정치 (Intelectuales y política en la Argentina 1956-1966), 44호 (1992년 11월 ) 의아드리안고렐릭 (Adrián Gorelik) 의 도시의지식인 : 비판과혁신에대한질문 (El intelectual en la ciudad: interrogantes sobre la crítica y la reforma), 그리고 47호 (1993년 12월 ) 의사를로의글 의고적인가주변적인가? 세기말지식인의상황 ( Arcaicos o marginales? Situación de los intelectuales en el fin de siglo) 는그대표적인글이다. 사를로는위의글에서지식인이비판적실천가의역할에서지식의전문성을담보한 전문가 (experto) 로전락하고있음을지적한다 (Sarlo, 1993a: 4). 즉 20세기말미디어의발전과더불어민주주의가더욱용이해질거라고기대되었으나미디어민주주의는허구일뿐실상은매스미디어문화는통일성과단일성을강화시키는것이고, 대중들은미디어의작동속에서오히려파편화되어간다. 그리고지식인은이제전문적인지식을가진존재로서미디어에게지식을파는전문가에머물뿐이고, 지식인과사회를연결지어주던끈은소멸해가고있다는것이다. 지식인주제에대한 관점 } 그룹의비중은일찍부터지대한것이어서사를로는 1986년 8월의 27호에서지식인에게문화시장의단일화를문제제기할수있는역할을부여하고있다. 이글의지식인은 좌파지식인 을의미하는것으로, 새로운것에눈과귀를집중시켜예술공간에서일어나는사회의여러목소리들을듣기위해애써야하는존재로규정되고있다. 정치적시각이란한가지미학의실효성을증명함으로써 취향을천편일률적으로만드는경향이있는 시장의특성에반하는것이고, 시장의 단일화에반대하여참여의권리를긍정하는것 (Sarlo, 1986: 4) 이라고설명함으로
184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써지식인의대안적역할을주장하고있다. 4. 모더니티와글로벌리즘에대한고찰 (1999-2008) 관점 지의 4기는 10여년에걸친메넴의집권이끝난후라디칼당 (UCR) 의페르난도델라루아 (Fernando de la Rúa) 가집권한 1999년말을기점으로삼을수있다. 그러나다른한편으로는 1999년말부터 2001년까지의아르헨티나사회가총체적위기상태였고, 그대부분은메넴시기의민영화와국고의손실등이원인이되었음을고려한다면 2001년을 4기의기점으로삼을수도있다. 사실델라루아시기의아르헨티나는경제위기와파업등으로얼룩져있었다. 다른한편 II장에서도밝혔던것처럼 2004년 3월 관점 } 그룹은창간세대에속하는일부임원의사임을맞게된다. 이는일종의내분으로비춰지지만편집진은분열로인식되는것을우려하여 79호 (2004년 4월호 ) 에세사람의 사임의변 을싣고있다. 사임을표명하고잡지를떠난멤버는까를로스알따미라노와일다사바또, 마리아떼레사그라무글리아이다. 이들은사를로와베세띠와더불어그룹의제1세대로서오랫동안잡지의핵심적인글들을써왔다. 사바또의사임의변에는집행부내의비민주주의를짐작할수있는언급이있는데, 이는편집장으로서사를로의주도권이강해지고있다는뜻으로읽힌다. 잡지에실릴글을매호마다편집위에서논의를통해결정하는방식이었던것이언제부턴가자신들의존재가유명무실해져감을가는듯했다는알따미라노의말역시이러한짐작을뒷받침한다. 또한 1990년대후반부터젊은세대의유입과참여가활발해져가면서시대적인주제들을강하게제시하는 1세대의특성과, 현대적인영상문화, 도시문화, 미디어문화등의주제를주로다루는젊은세대의특성사이에생겨난균열이아니었을까하는짐작도해보게된다. 한편 70호 (2001년 8월 ) 에서알리고있는것처럼잡지의웹사이트 (www.bazaramericano.com) 가만들어지는가하면창간 25주년을기념하여 75 호까지묶은 CD롬이제작되는데, 이러한작업들을통해 관점 의대중적접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85 근성이증폭되었음을물론이다. 이상에서거론한변화들, 즉라디칼당 ( 페르난도델라루아 ) 으로교체되었다가다시페론당 ( 네스또르키르치네르 ) 으로교체되는식의정권교체나, 관점 } 그룹구성의외형적인변화들을배제하고본다면이 4기의주요쟁점들은 3기와아주다르지는않다. 다만미디어와영상문화 ( 영화, 텔레비전등 ), 포스트모더니티도시등의주제가 3기에서보다훨씬확대되고있음을지적할수있다. 한편잡지는 84호 (2006년 4월 ) 부터 90호 (2008년 4월 ) 에이르기까지모두일곱차례에걸쳐 세기의평가 (El juicio del siglo) 시리즈를싣는다. 2010 년까지기획예정이라고표명되어있었고여기서의 세기 란독립혁명백주년인 1910년부터 2백주년인 2010년까지를의미한다. 그러니명실상부한아르헨티나의현대를아우르겠다는의도를담고있다. 이시리즈는문화적갈등, 미디어, 영화, 탱고, 페론주의등의주제를각각다루고있는데, 이러한주제들의리스트를통해 관점 } 그룹이 20세기아르헨티나의대표적인문화및문화담론으로파악하고있는것들이무엇인지확인할수있다. Ⅳ. 관점 } 지의문화이론 Ⅱ장에서우리는 관점 이 문화잡지 라는부제를선택한이면에 문화 와 정치 를대립또는대조시킨문제의식이깔려있었다고말한바있다. 그렇다면문화를정치의대안차원에서이해한다는것은무엇을말하는가? 이들은아르헨티나좌 우파간의오랜정쟁과테러리즘의역사는 정치 가정치적 이데올로기적승리자체만을목적으로삼는태도에서비롯된결과라고인식했다. 그러한일종의정치지상주의에대한대안으로새로운비판적문화, 일명 문화정치 (política cultural) 를고안하는것이필요하다고판단했다. 본고가아르헨티나지식장에서 관점 이지닌역할을윌리엄스의문화개념과연결지어주목하고자하는것도이잡지가 문화정치 를표방한잡지라는데있었다.
186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이장에서는 관점 } 그룹이어떤맥락에서문화정치를제기했는지, 그리고그내용은무엇인지에대해다루고자한다. 먼저당시에발행되었던다른잡지들과비교하자면이잡지는그전신이라고할수있는, 신간들에대한소개와서평을중심으로구성되었던 책들 과비교했을때서구의역사및문화이론서들에대한번역을수행했다는점에서큰특징이있다. 그것은편집진들의고유한시각을반영한일종의해석작업이기도했다. 서구유럽의글들에대한번역작업이라는점에서는 1920-30년대에빅또리아오깜뽀 (Victoria Ocampo) 가이끌었고 1970년대까지발간되었던 수르 Sur 와유사성이있다. 수르 와 관점 의공통점은말하자면아르헨티나라는지역문화와서구유럽이라는보편문화사이의일종의가교역할을했다는사실이다. 그러나 수르 는과두계층에의한보수적이고엘리트적인잡지였고, 그에반해 관점 은혁명좌파지식인그룹에의한잡지였다는점에서대비된다. 이러한이데올로기적차이에도불구하고 관점 } 그룹이서구의문화이론들을번역하여소개하고해석한데에는이유가있었다. 이장은바로그이유에대한탐색이라고할수있겠다. 관점 } 그룹은 책들 과결별할때부터아르헨티나좌파그룹의문제점에대해인식하고있었다. 그것은 1960년대부터지속되어온프랑스구조주의적결정론의영향에따른이데올로기의과잉에대한인식이었다. 혁명적좌파세력들은사회의구조적결정성, 계급의대립성을맹신한채정치적이데올로기만을쫓고있었던것이다. 그런상황에서 관점 } 그룹에게일종의대안적이론의가능성을보여준것이레이먼드윌리엄스였다. 8) 사를로는아르헨티나의군부독재시절에레이먼드윌리엄스읽기가생산성있고강도있게전개되었던동기들을밝힌글 (1992) 에서윌리엄스글들의이데올로기적 정치적특성은라틴아메리카에서그를수용할수있게한조건이었다고설명한다. 윌리엄스의수용에관해말하자면지식인들, 당시에는상대적으로젊은혁명좌파출신의지식인그룹이수요층이었다. 말하자면이들 8) 레이먼드윌리엄스읽기는적어도 1978 년창간된 관점 의지식인들에게는의심의여지없는중심이었다 (Sarlo, 1992: 31).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87 은문화연구의지평을예견한사람들이다. 우리그룹은문학적인사건들에대해사회학적인관점에서출발했었고, 문화및문학에관한맑시즘적입장들 ( 아도르노, 루카치, 그람시 ) 을이미잘알고있었다. 또한새로운대상들을구성하는것이가능하고, 그과정에서우리의이론적관점들이근본적으로변화할것이고나아가완전히재검토될것이라는걸확신하고있었다 (Sarlo, 1992: 30). 레이먼드윌리엄스에대한 관점 의열의가지면을통해처음표현된것은 6호 (1979년 7월 ) 에실린인터뷰였다. 사를로는당시캠브리지대학의교수로재직중이던윌리엄스와런던골드스미스칼리지의학장을맡고있던리차드호가트 (Richard Hoggart) 에대한인터뷰를실음으로써알튀세를비롯한프랑스이론가들과는달리두영국의문화이론가가아르헨티나에서미지의영역이었음을밝히고있다. 또한두이론가의영역이오늘날넓은의미에서 문화담론 으로평가될수있는범위까지펼쳐져있음을설명한다. 윌리엄스와호가트는단순히문학사회학자인것도아니고역사가나비평가에머무는것도아니다. 이들은여러저서들을통해사상사, 문화사, 대중문화사회학, 매스커뮤니케이션사회학, 문학등의영역을다루어왔다. 호가트도윌리엄스도문화생산, 문화의형식, 문화의이데올로기등을포괄하는틀을긍정함으로써사회학적환원주의라는괴로운유령을불식시켰다 (Sarlo, 1979: 9-10). 레이먼드윌리엄스는영국의문화주의전통에위치하고있는이론가이다. 관점 } 그룹이윌리엄스에게주목하게된이유는두가지였다. 하나는윌리엄스의근본적인역사주의가 1960년대부터이어져온아르헨티나의극단적인구조주의경향들에대한비판을가능하게했기때문이다. 그당시아르헨티나에서는알튀세주의가만연해있었는데이는맑시즘으로부터 사회적구성 (configuraciones sociales) 이라는개념을소거해버리는결과를낳았다. 그에비해윌리엄스는사회의구조적결정성이아니라사회의구성적과정에초점을맞추어논의를전개하고있었다. 그리고 구성적과정, 다시말해역사적맥락안에서문화를읽어내고자하는윌리엄스의원칙은당시의 관점 } 그룹
188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에게사회의가변성과변형가능성을논의할수있게해주었다. 두번째로윌리엄스는사회의구성적과정들이지니는중요성이외에도주체들의행위의중요성을복구했다. 윌리엄스는주체를구조주의에서말하는바와같은지배이데올로기의단순한담지자로생각할수없다고보았다. 이것역시알튀세주의와의결별이었다. 알튀세는사회주체라는개념을이데올로기적장치들에의해결정되는결과로인식했던것이다. 기존의주체개념을폐기한윌리엄스의주체개념은 관점 } 그룹에게사회의복합적인문화현상들에대한유기적인고찰을가능하게해주었다. 관점 } 그룹이윌리엄스를차용할당시에윌리엄스읽기는이그룹에게두가지기능을해주었다. 한편으로는문학비평과문화비평의공간을열어주었고, 문학사회학의지평을문화사영역까지확장시킬수있게해주었다. 이러한확장은새로운대상들 ( 가령대중문학, 매스커뮤니케이션등 ) 과새로운관점들 ( 지식인사회학, 문화적분석 ) 을결합함으로써이루어진결과였다. 다른한편으로는윌리엄스읽기는기존의이데올로기적 정치적입장들에대한재검토를의미하기도했다. 그것은앞장에서도확인한바처럼 관점 } 그룹에게혁명좌파에대한비판적반성이자자기자신에대한반성을의미했다. 즉, 그들 자신도일부였던라틴아메리카혁명좌파의가장극단적형태들에대한비판의논거들 (Sarlo, 1992: 310) 을윌리엄스의관점을도입함으로써취할수있었던것이다. 1980년대는맑시즘과 현실사회주의 체제에대한비판적재검토의시기였다. 따라서맑시즘은많은위험과심각한도전에직면해있었다. 가령어떻게정치적회의주의를어떻게피할것인가?, 변화의가능성에대한환멸과불신에빠지지않고어떻게좌파전통을비판할것인가? 등의문제가찾아왔다. 이러한갈림길에서윌리엄스의 2000년을향하여 Towards Two Thousand 는중요하고논쟁적인저서가되었다. 비록 관점 의지식인들이윌리엄스보다는동유럽체제들에관해더비판적이긴했지만, 당시이들에게결여되어있던미래에대한확신을윌리엄스로부터제공받는느낌이었던것이다. 이저서에는여전히인간은자신이살고있는사회를변화시키기위해행동할수있다는확신이유지되고있었다.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89 관점 } 그룹은윌리엄스의아이디어들이갖는미묘한연결방식들에도불구하고, 오히려윌리엄스에게서나타나는문화주의 (culturalismo) 와혁신주의 (reformismo) 사이의그러한미묘한관계가윌리엄스이론의주된생명력이라고보았다. 관점 } 그룹은또프랑스구조주의이론이배제시켰던것을레이먼드윌리엄스에게서발견했는데, 그것은과거에대한재구성을둘러싼논의였다. 이논의를주로다루고있는저서는 장구한혁명 The long revolution (1961) 과 맑시즘과문학 Marxism and literature (1977) 이었다. 이저서들에서윌리엄스는과거역사의의미, 곧 살아진것 (lo vivido) 의의미를복구하고자했다. 여기에서 살아진것 이란재구성과정에대해저항적이고모호한것이면서, 동시에재구성과정에서포기할수없는지평으로제시된다. 살아진것 의재구성이란하나의가설이고, 문화적텍스트들을통해서 살아진것 의밀도에도달할수있다고확신할수있는그무엇이없음에도불구하고윌리엄스는 살아진문화 (cultura vivida) 라는개념을고집한다. 이는 살아진것 이란경험의구체적인층위에해당하므로 살아진것 의의미를포기하는것은논의의구체성을상실하는것이고따라서 살아진것 이과거에대해갖는설명적인힘을포기하는셈이기때문이다. 윌리엄스는이런이론적이고방법론적인딜레마를 정서구조 (estructura de sentimiento) 라는개념을통해해결하고자했다. 이개념은 장구한혁명 에서처음으로나타났다. 정서구조는한시대의모든문화적시기들의상호작용의결과로서, 그 문화의전반적인색조 라고생각할수있다. 그러나윌리엄스는 정서구조 에서아직이데올로기, 관습, 실천, 장르등으로구체화되지는않은새로운측면들과새로운특질들의출현을발견하고싶어했다. 그러나정서구조는과거에살아진것의진정한줄거리일수도있고, 또는아직전적으로부과되지않은새로운것이출현할수단이될수도있어서모순적이기도한시도였다. 정서구조는정서구조를통해정의하고자하는것만큼이나붙잡기힘든개념이었고, 문제를해결하는만큼또다시다른문제를제기하는문화
190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적가설에해당한다. 윌리엄스자신이 맑시즘과문학 } 이후 정서구조 개념에대한반박이그개념의방법론적이론적가능성보다더강했음을인정하면서그개념을포기했던것은이런맥락이었다. 사를로역시이개념이모순어법적임을다음과같이지적하고있다. 이개념은우리들의행위에서가장사라지기쉽고가장만져보기어려운공간에해당하는 정서 란것안에서작용하긴하지만, 구조 라는단어가암시하는것처럼굳건한것이고또한규정된것 [ 이다 ](Sarlo, 1992: 314). 그러나 정서구조 는윌리엄스문화이론의핵심적인개념이고아마도가장계시적인이론의하나이다. 그것은경험과문학담론의모순적이고충돌하고뒤섞이는측면들에대한정의를내려보자는것이기때문이다. 경험과문학담론들이란형식적 개념적정제가일어나는과정에서여러사상들과토픽들이서로교차되는공간이다. 이때사상들과토픽들은주관적인것에서부터이데올로기, 철학적시스템안에강하게등록된것에이르기까지상이하다. 정서구조는 세계관 이나 이데올로기 와는반대로제도화되기이전방식의의미들과가치들을조직화고, 그것들이출현하는시점을착할수있게해준다. 한편정서구조개념은 맑시즘과문학 (1977) 에서제기된세용어들과조립되는데, 지배적인것 (lo dominante), 잔여적인것 (lo residual), 출현하는것 (lo emergente) 이라는개념이그것이다. 이세용어들은하나의문화가형성되는어떠한시점에서든시간성도다르고기원도다른요소들이공존한다는사실을기술하기위해제기되었다. 곧이들은문화의내부에본래적으로존재하는역동적인관계와대립적인특징을규정하고있다. 윌리엄스는이렇게헤게모니를과거로부터지속되고있는잔여적인요소들의총합과대립시키거나, 새로운형상들의출현을예고하면서현재에발생하고있는출현하는요소들의총합과대립시킴으로써지배적인영역에의해공고화되는헤게모니개념을복합화한다. 한문화의역동성이란이요소들의동시대적인것들에의해유발된, 분기하고대립적이고선택적이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91 고의고적인변이형들에기대고있다. 윌리엄스는이러한논의를통해헤게모니적인것에관심을기울이고있다. 그것은 한문화안에서공통의지평에가담하면서충돌의경계선들을해소하고, 밀도있는동시성속에존재하는상이한것의공존이라는문제 (Sarlo, 1993c: 15) 를제기하는것이다. 출현하는것, 잔여적인것, 지배적인것의구별은문화적 예술적도구들의구성적이질성이라는가설을가능하게한다. 즉, 문화적 예술적도구들이생산과정과사회적작용안에단순한방식으로등록된다는관념이부정되고있기때문이다. 그것은여러경향들의대립의장이거나공존의장인것이다. 생산과정과그것의사회적작용은결과적으로여러시간성들이분산하고, 상이한경험들이나이데올로기들, 사회적실천들의구체화과정이펼쳐지는능동적인공간들인것이다. 아르헨티나의사회문화적담론에있어서윌리엄스의등장이의미한것은기존에지배적이던프랑스이데올로기들로부터의이탈이었다. 이는영국과프랑스에서의이론적전통의상이함을고려하더라도상당히아이러니한점이다. 왜냐하면사를로도고백했다시피 (1993c: 14) 1970년대의영국학자들에게는윌리엄스의문화주의전통과단절하고유럽대륙의전위적이론들을접할수있게해준것이바르트, 알튀세, 푸코등의프랑스이데올로기였던데반해, 아르헨티나에서는프랑스이데올로기의경직성을탈피하는것이필요한시점에영국의경험주의전통에의거한윌리엄스의연구가전환의발판이되어주었기때문이다. 한편, 문화정치및문화민주주의에대한 관점 } 그룹의제안은발간인자신들을포함한아르헨티나좌파지식인전체의정체성에대한재점검으로확장되었다. 그결과좌파세력이혁명의푯대로삼아온맑시즘이념이 1960년대의혁명기에는커다란추동력을발휘했으나, 1970년대에들어서라틴아메리카대륙을휩쓴군부독재시기동안에는무용하고무능했다는자성에도달하게되었다. 이는정치가모든영역에서절대적인우위를점했던시기에대한문제제기인셈이다. 다시말해계급적대립구도를근간으로하여이념적투쟁을전개해왔던 1970년대좌파세력의혁명적 실천적역사는이념자체의절대성에매몰되었을뿐더러정치적승리자체에목적을두는파행성으로치달았고, 그것이결국군부독재가들어설사회문화적조
192 이베로아메리카연구제 19 권 2 호 건을만들었다는자각이일어난것이다 (Patiño, 1998b). 그리고군부독재가끝나고민주화가시작될무렵에는정치적민중주의라는테제가아니라문화적민주주의를새로운목표점으로설정하게되었다. 이러한시각은때로우경화로비춰져급진좌파세력으로부터 좌파적자유주의 라는비난을받기도했다. 어쩌면이는아직도정치적민주주의를위한투쟁이완결되지않은라틴아메리카에서시민사회의건설및일상적문화민주주의의중요성을표방하는세력이감수할수밖에없었던비난일것이다. Ⅴ. 맺음말 관점 } 그룹의이론적관심사는우리의 문화과학 } 그룹을연상시킨다. 비록시기적인차이, 곧 관점 은 1980년대, 더정확하게는 1970년대말부터문화담론을제기했던데비해 문화과학 } 그룹은 1990년대초반에구성되었다는차이는있지만, 9) 두그룹의문화담론에는유사한점을찾아볼수있다. 그것은문제제기의맥락의유사성이기도하다. 즉, 양자는좌파의민중주의적이념이사회적민주주의를이끌어내는데있어서그힘을상실해가고있다는자각에서제기되었다는사실이다. 관점 } 그룹은문화에대한구성적이해의필요성을깨닫고있었다. 엘리트잡지로만인식되었던 수르 에대한다시읽기나, 보수주의자혹은비정치적인문인이라고배척되었던보르헤스에대한다시읽기는그문학적, 문화적작업이생산되었던구체적인공간의생동성을고찰함으로써아르헨티나문화생산의장자체의고유성을설명할수있기때문이었다. 또한민족국가와민족성에대한아르헨티나사회의집착은 19세기말 20세 9) 문화과학 은 1992 년봄에창간된계간지이다. 1991 년포스트모더니즘에관한책을기획하던중에강내희, 심광현두교수가의기투합해잡지창간에이르게되었다. 이들외에타계한문학평론가이성욱씨, 박거용 ( 상명대 영문학 ), 이득재교수 ( 대구가톨릭대 러시아문학 ) 가합류해과학적문화이론, 언어, 욕망, 육체, 공간등문화와관련된다양한주제들을학습한뒤 문화과학 에그성과를풀어냈다. 이후문화평론가고길섶과홍성태 ( 상지대 사회학 ), 박성수 ( 해양대 철학 ), 최형익 ( 한신대 정치학 ), 원용진, 이동연교수등이추가로합류했다.
관점 Punto de Vista } 지의문화담론연구 조영실 193 기초문화민족주의의정서구조가남긴 잔여적인요소 라고이해했다. 곧이들의작업은기존의좌파지식인들이상투적으로다루어오던대상들에대한다시읽기, 문화를그형성과생산의장안에서의읽어내기였다. 그리고이때 민족적, 민중적 등의범주를떠나텍스트를한시대의정서구조가반영된문화적산물로읽고자하는태도, 텍스트를한시대의지배적문화, 부상하는문화, 잔존하는문화사이의갈등과교직으로이해하는태도는바로레이먼드윌리엄스가수많은영국문학텍스트, 문화텍스트들에대한분석을통해정립해온문화유물론적인식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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