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에너지 개혁: 가솔린 가격은 인하될까? - 트랜스라틴 28호

Similar documents
p529~802 Á¦5Àå-¼º¸í,Ç×ÀÇ

석유개발 탐사의기술진보에따라기존의육상유정뿐만아니라셰일오일및해안가대규모유정개발이가능해짐 세계 차에너지소비전망 년 백만 년대비 년 년연평균증가율 년 년기간동안약 백만 증가전망 인도 중국이에너지소비증가가가장큰국가임 각각 백만 증가 지역별총 차에너지전망 백만 * mboe/d

Y Z X Y Z X () () 1. 3

Mexico as a viable mean of not just increasing power generation, but also solving climate change problem. Key words: Mexico, Energy Reform, Renewable

<30375FC7D8BFDCC1F6BFAAC1A4BAB83428C5C2B1B9292E687770>

-2/17-

라틴아메리카내표지

C O N T E N T S 1. FDI NEWS 2. GOVERNMENT POLICIES 中, ( ) ( 对外投资备案 ( 核准 ) 报告暂行办法 ) 3. ECONOMY & BUSINESS 美, (Fact Sheet) 4. FDI STATISTICS 5. FDI FOCU


<4D F736F F D20B1DBC5F5BEC65FB1B9C1A6C0AFB0A15F >

¹é¹üȸº¸ 24È£ Ãâ·Â

2015년9월도서관웹용

178È£pdf

페루 보건의료산업 동향.hwp

C O N T E N T S 1. FDI NEWS 2. GOVERNMENT POLICIES 3. ECONOMY & BUSINESS 4. FDI STATISTICS 5. FDI FOCUS

PDF보기

01-02Àå_»ç·ÊÁýb74öÁ¤š

중남미 자원인프라 주간동향( 호).hwp

2015현엘 내지.indd

(012~031)223교과(교)2-1

<B3EDB9AEC0DBBCBAB9FD2E687770>

- 2 -

<4D F736F F F696E74202D B6C792B2D2B4B522B B6C792BC1BEC7D52B2832BFF92B3233C0CF292B2D2BBFBBB7B12BBFACC1D8C0C7C0E5C0BA2BB0D4C0D3C3BCC0CEC0FAB0A12BB5C92BB0CDC0CEB0A1>

197

2 인구절벽에대비한해외정책및사례연구

신규투자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최종보고서)_v10_클린아이공시.hwp

1960 년 년 3 월 31 일, 서울신문 조간 4 면,, 30

내지-교회에관한교리


<B1B9BEEE412E687770>

(연합뉴스) 마이더스

2013 라틴아메리카

쌍백합23호3

12나라살림-예산표지 수정본

<B3EDB4DC28B1E8BCAEC7F6292E687770>

목 차 Ⅰ. 조사개요 2 1. 조사목적 2 2. 조사대상 2 3. 조사방법 2 4. 조사기간 2 5. 조사사항 2 6. 조사표분류 3 7. 집계방법 3 Ⅱ 년 4/4 분기기업경기전망 4 1. 종합전망 4 2. 창원지역경기전망 5 3. 항목별전망 6 4. 업종

20원 등록금과 700만원 등록금 사이에서 - 트랜스라틴 16호

목차 Ⅰ. 현지체류정보 1 Ⅱ. 멕시코개황 11 Ⅲ. 멕시코경제무역동향 16 Ⅳ. 한-멕교역동향 20

Contents / 3 / 4 / 5 / 6 / 6 / 8 / 8 / 10 / 10 / 11 / 12 / 12 / 12 2

2),, 312, , 59. 3),, 7, 1996, 30.

041~084 ¹®È�Çö»óÀбâ

USC HIPAA AUTHORIZATION FOR

01¸é¼öÁ¤

2013_1_14_GM작물실용화사업단_소식지_내지_인쇄_앙코르130.indd

02-출판과-완성

CONTENTS CSCaritas Seoul Mission. Vision Caritas,,. 28 Yes, I Do 32 DO CAT 2017 SPRING <+>

¿ÃµåÄ«´Ù·Ï(µ¿·ÂÀü´Þ´É·ÂÇ¥)ÇѱÛ

152*220

사회복지시설 회계교육.hwp

International SOE Policy Conference 세션 1 제1세션은 공기업개혁과모니터링및평가 (Reform, Monitoring, and Evaluation of SOEs) 를주제로한국, 멕시코, 콜롬비아및하버드비즈니스스쿨교수의발표로구성되었다. 한국은공

<3235B0AD20BCF6BFADC0C720B1D8C7D120C2FC20B0C5C1FE20322E687770>

해외지적DB구축_최종보고_표지.hwp

<443A5C6B77625CC1B6C1A4C6C05CBFF9B5E55CB1DBB7CEB9FAC0CCBDB45C2E2E2E>

(중등용1)1~27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Jkafm093.hwp

<34BFF9C8A320B4DCB8E9B0EDC7D8BBF32E706466>

2 아프리카 석유자원 개발 잠재력 및 한국의 진출방안 1. 개 요 석유자원 개발시장으로서 아프리카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음. 석유하면 먼저 중동을 떠올리지만 아프리카 곳곳에는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막대 한 양의 석유자원이 숨겨져 있음. 개발 붐이 본격화된다면

CONTENTS 2011 SPRG Vol

외국인투자유치성과평가기준개발

대학생연수용교재 선거로본대한민국정치사

2013년 멕시코 교육개혁을 둘러 싼 에피소드 - 트랜스라틴 26호

8 2/7

ÁÖº¸

4) 5) 6) 7)

ps

멕시코좌파정부등장의의의와정책전망 차 례 1. 멕시코대선및총선결과와의의 2. 멕시코경제 사회적과제 3. 대외정책방향 : 대미관계를중심으로 4. 한 멕시코협력관계에의시사점 주요내용 2018 년 7 월 1 일실시된멕시코대선및총선에서좌파연합 (Juntos Haremos His

<B8D3B8AEB8BB5F20B8F1C2F72E687770>

[영화] 2010년 권역별 영화 시장의 동향 및 전망_중남미권 영화 시장의

사회복지 Social Welfare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은 우리나라 사회복지관의 효시로써, 사회적 상황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감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 만들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는 희망이 되어드리고 도움을 주

....pdf..

Çѹ̿ìÈ£-197È£

<B4EBBFDCB0E6C1A6C1A4C3A5BFACB1B8BFF82D B3E220BFACB1B8BAB8B0EDBCAD D32302E687770>

hwp

985-2.pdf


새국어생활제 14 권제 4 호 (2004 년겨울 )

베네수엘라석유산업동향 1. 석유산업현황 가. 석유매장량 -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3) 에따르면 2012 년베네수엘라의 확인석유매장량은 2,976 억배럴로세계 1 위에랭크되어있다. 이는세계전체 확인석유매장량총액의 17

<31302D30342D323120C1DFB3B2B9CC20BFF8C0FCBBEABEF72028C7A5C1F6292E687770>

기본소득문답2

#遺€?됱궗?뚮뱾168?

Emerging Monitor 크로스에셋최진호 ( ) Mon 동유럽의제조업경기확장 < 오늘의차트 > 유로존제조업 PMI 지수를상회하고있는동유럽 3 국 ( 헝가리, 폴란드, 체코 ) (index)

41호-소비자문제연구(최종추가수정0507).hwp

60

2013unihangulchar {45380} 2unihangulchar {54617}unihangulchar {44592} unihangulchar {49328}unihangulchar {50629}unihangulchar {51312}unihangulchar {51

미디어 개혁과 멕시코의 민주주의 - 조영현

(연합뉴스) 마이더스

_¸ñÂ÷(02¿ù)


CC hwp

국어 순화의 역사와 전망

untitled

Microsoft Word doc

5 291

2016_EnergyWeekly.xlsx

- 이와관련 11 월베트남에서개최될 APEC 장관회의에서 TPP-11 추 진을위해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장관이한자리에모일예정임. ㅇ또한, 장관은멕시코정부가외국인투자자들을보호할수있도록국내법체계를정비

º»ÀÛ¾÷-1

금강인쇄-내지-세대주의재고찰

2011_LG»ó»ç_ÃÖÁ¾

한국정책학회학회보

Transcription:

22 트랜스라틴 28 호 (2014 년 6 월 ) 멕시코의에너지개혁 : 가솔린가격은인하될까? 3) 임수진 1938 년석유국유화선언 1938년 3월 18일오후 10시, 멕시코전역에라디오를통해발표된카르데나스 (Cárdenas) 정부의 석유국유화 선언은대다수멕시코인들에게통쾌한한판승이었다. 이미한세기전독립과한세대전에혁명이있었다하지만, 당시멕시코는경제적으로여전히강대국에종속관계로얽힌사슬을끊지못하던상황이었다. 그극명함을보여주는한예가외국자본에잠식된멕시코석유산업부문이었다. 1920년대멕시코석유생산이세계생산량의 14% 를점하며세계 2위자리를고수하던영광스런현실앞에서도, 멕시코는석유로인한부를제대로향유할수없었다. 당시멕시코석유생산은 90% 이상이영국과미국을중심으로하는외국자본에의한것이었고, 결과적으로석유생산이만들어내는부또한이들의수중에집중될수밖에없었다. 멕시코의내륙과해저에서하루 10만배럴이상의원유가채굴되었지만, 석유가멕시코에주는혜택은극히제한적이었다. 세상의배는불려주면서도정작자국멕시코의배는불려주지못하는형 3) 2013 년 12 월국회에서통과된멕시코에너지개혁은석유와석유화학제품, 전기부문을대상으로한다. 하지만본글에서는석유부분에한정하여에너지개혁의단면을살펴보고자한다.

[ 기획특집 ] 멕시코의에너지개혁 : 가솔린가격은인하될까? 23 1938 년 3 월멕시코석유국유화선언을하는카르데나스대통령 ( 출처 : http://noticias.universia.net.mx/) 국이었다. 이러한상황이지속되면서멕시코내석유생산을담당하는외국기업들에대한사회적반감이커질수밖에없었고, 1929년대공황이후석유관련기업에서노동쟁의가빈번하게발생했다. 독립이후한세기를넘겼는데도여전히강대국으로부터수탈당하고있다고여기던상황에서발표된 석유국유화선언 이야말로멕시코인들에게진정한독립이자현실적인혁명으로받아들여졌다. 1938년의석유국유화선언은멕시코혁명직후개정된헌법 27조 ( 멕시코영토내지표와지하에존재하는모든자원은예외없이국가가소유한다 ) 에근거한것이었고, 시행법에 석유의탐사와시추, 채굴, 운송, 가공그리고판매의모든과정은오직국가기관이담당한다 라고명기하면서세계최초의국영석유기업인페멕스 (Petróleos Mexicano: PEMEX. 이하 PEMEX) 가탄생했다. 동시에그간석유의탐사부터시추와채굴을담당하던외국기업의권한이법적으로소멸되었다. 당시멕시코석유생산을장악하고있던영국과미국이외교관계의단절은물론이고자국자본의회수를위해전쟁까지불사하겠다고으름장을놓는상황이었지만, 멕시코정부와

24 트랜스라틴 28 호 (2014 년 6 월 ) 시민은이에아랑곳하지않았다. 4) 석유국유화선언과함께수십만명의시민이거리로몰려나와멕시코의진정한독립을자축했다. 유럽과의관계에서절대자유로울수없었던가톨릭교회도지지대열에적극동참하였고, 지극히보수적성향의국내기업들도카르데나스정부의석유국유화를지원하였다. 멕시코시티헌법광장에는연일수십만명의시민이당시멕시코석유산업을장악하고있던외국기업의이름이새겨진관을들고나와거국적인차원의장례를치루었다. 여기에그치지않고석유국유화선언과관련하여당시멕시코정부가외국자본을 10년내에상환하겠다고약속하자, 거리거리마다부녀자들이앞을다투어집에서키우던닭과계란을들고나오기시작했다. 국가의빚을갚는데보잘것없는닭한마리라도기꺼이보태겠다는뜻이었다. 이러한국민의외채갚기운동은아녀자들의 닭한마리보태기운동 에이어범국민적운동으로이어졌으니, 국립예술전당에석유국유화에따른나라빚을갚기위한기부물자접수처가설치되었고, 전국곳곳에서올라온아이들의저금통부터귀금속과골동품, 호화스런악기와의류까지접수처앞에줄을지어늘어섰다. 2013 년에너지개혁 이처럼절실하고이처럼자랑스러웠던 1938 년의멕시코석유국유화 선언이개혁이라는이름으로새로운국면을맞고있다. 75 년전강대국들 4) 석유국유화를선언했을때미국정부는멕시코분리주의자들을상대로독립을종용하기도하였다. 주대상지역은미국과국경을접하고있는북부주로, 바하칼리포르니아 (Baja California), 치와와 (Chihuahua), 코아우일라 (Coahuila), 누에보레온 (Nuevo León), 소노라 (Sonora), 타마우일파스 (Tamaulipas), 노르테데베라크루스 (Norte de Veracruz) 지역이었다. 또한멕시코정부에대한보복으로당시미국계석유기업이던스탠다드오일 (Standard Oil) 과로열더치셀 (Royal Dutch Shell) 은멕시코가 100% 수입에의존하던석유정유가공물질들에대한멕시코수출을금지하기도하였다.

[ 기획특집 ] 멕시코의에너지개혁 : 가솔린가격은인하될까? 25 2013 년에너지개혁안을발표하는페냐니에토대통령 ( 출처 : http://www.oilandgasmexico.com/) 과의전쟁을불사하고감행한국유화정책이다시그이전의민영화정책으로돌아서고있다. 그당시헌법에 멕시코영토내지표와지하에존재하는모든자원은멕시코국가가소유하며, 이에대한탐사와개발은오직 ( 석유의경우 ) PEMEX가담당한다 라고명시했는데, 이제는그내용이수정되었다. 그리고민간자본을끌어들이기위한구체적시행법이제정되고있다. 이러저러한세부조항에도불구하고, 이른바개혁의근간은멕시코해저에매장된석유탐사와개발전과정에외국자본의참여를허용하겠다는내용이다. 또한그간에석유와관련하여유일한국가기관으로독주하던 PEMEX도민간기업과의경쟁에서도태할수있다는것이다. 현재정부가석유개발의최소 20% 는 PEMEX의몫으로남긴다. 하지만, 유전개발에서 PEMEX가 5년안에성공적인채굴을하지못하면민간기업으로넘기겠다는내용또한담고있다. 75년전인 1938년카르데나스대통령이전격적으로단행한석유국유화정책과상극을이루는

26 트랜스라틴 28 호 (2014 년 6 월 ) 조치이다. 현재집권하고있는페냐니에토 (Enrique Peña Nieto) 정부가지난 75년간의상황을뒤엎고다시개혁하자는데는그들나름의충분한이유가있다. 멕시코정부의재정수입 1위는단연석유다. 전체국가예산의 14% 를차지한다. 그런데최근몇년사이멕시코원유생산량이심각한수준으로감소하고있다. 2004년까지만해도일일 300만배럴이상이던원유생산량이 2013년현재 200만배럴까지감소하고있다. 이러한감소추세와관련하여정부의설명은, 비교적채굴이쉬운해저 500미터이내의원유는매장량에한계를보이고있고, 그마저지금의 PEMEX가가지고있는설비로는효과적인채굴이불가능하다는것이다. 다행히수심 1,500미터이상의심해저에는미래의새로운연료로부상하고있는셰일가스뿐만아니라다량의원유가매장되어있는데지금의 PEMEX 기술과설비로는채굴이불가능하다는것이다. 때문에외국자본의유입이불가피하고, 어떤형태로든심해저개발이이루어진다면나라살림이좋아지는것은물론이요, 석유산업활성화의전 후방효과발생하리라는것이다. 좀더구체적으로, 가장먼저제시하는것이고용인데, 2018년까지 50만개의일자리가, 그리고 2025년까지는자그마치 250만개의일자리가창출될수있다고약속한다. 그뿐이랴. 당장 2년후인 2015년부터멕시코국민은지금보다더저렴한가격으로가솔린을살수있고나아가석유생산에따른잉여의분배가지금보다훨씬공정하고투명하게멕시코사회곳곳에스며들수있다는장밋빛전망또한빼놓지않는다. 무관심 한가지재미있는사실은, 75 년전석유국유화선언때는국가가진 빚을갚고자개인재산을털어가면서까지환호하던국민이었는데, 그와

[ 기획특집 ] 멕시코의에너지개혁 : 가솔린가격은인하될까? 27 정반대의조치앞에서는너무나조용하다는것이다. 페냐니에토대통령이취임한 2012년 12월 1일다음날부터지금까지각종언론이거의매일앞을다투어석유와전기부문에민간기업참여를허용한다는내용의에너지개혁에대해보도하고있는데도사실시민사회의반응은완전한무관심이다. 석유생산량증가를통해국가의부가쌓일것이라는, 혹은현재대통령임기안에에너지개혁으로인해 50만개의일자리가창출될것이라는달콤한약속에도멕시코국민의반응은그저무관심이다. 지난 12월이미에너지개혁안이국회에서통과되었고, 이를시행하기위한구체적법안이마련되고있는시점에서국회내에서유일하게에너지개혁에반대하는민주혁명당 (Partido de la Revolución Democrática: PRD) 이연일석유산업의민영화는곧나라를외국자본에넘기는것과다름없다며격렬한비판을하는데도전혀무반응이다. 5) 75년전집에서키우던닭과어린아이들의통장까지들고나와석유국유화를환영하던이들의애국과열정은어디로간것일까? 지난 75년간오직국가자본으로운영되던 PEMEX에투영되던국가적자존심은어디로간것일까? 외국자본의수중에있던자국의석유를되찾는것이곧진정한독립이라여기던흥분과 PEMEX를통해산유국으로서의풍요로움을누리게될것이란기대는어디로사라져버린것일까? 이제다시지난시대의흐름을거슬러멕시코석유탐사와개발에외국자본을끌어들이자는국가의결정앞에멕시코국민이강건너불보듯하는태도를보이는이유는무엇일까? 가장큰원인은아마도지난역사와현실에대한실망과불만일것이다. 다시말해서, 멕시코국민은석유가존재한다는사실로부터, 헌법이명시하고있듯이석유가 100% 국가재산이라는사실로부터아무런혜택을받고있지못하다고느끼기때문일것이다. 5) 2013 년 12 월 13 일에너지개혁법이상원과하원에서통과되자이법에반대하는민주혁명당 (PRD) 소속국회의원안토니오가르시아코네호 (Antonio García Conejo) 는 멕시코의석유를외국자본에넘기는것은외국자본에의해멕시코가발가벗겨지는것 이라고주장하면서그자리에서옷을벗고알몸시위를하기도했다.

28 트랜스라틴 28 호 (2014 년 6 월 ) 가솔린사태 (Gasolinazo) 를풍자하는그림 ( 출처 : http://redesquintopoder.com/) 멕시코정부발표대로라면, 1 배럴의원유를채굴하는데드는비용은 7 달러미만이고, 같은양의원유수출액은 100 달러이상이다. 하루에 250 만배럴이상을생산한다고봤을때, 석유는분명황금알을낳는거위 이다. 6) 그러나이러한황금알의혜택으로부터일반국민의삶은너무멀 리떨어져있다. 가장흔한예로, 최근몇년사이에연료값급등을뜻 하는가솔린사태 (Gasolinazo) 라는단어는일상용어가되어버렸다. 2011 년 이후단한달도거르지않고매달첫번째토요일을기점으로가솔린가 격이상승하고있다. 2014 현재국영 PEMEX 주유소에서가솔린 1 리터당 가격이 1 달러를넘어서고있다. 7) 소득수준에서감히비교할수없는이웃 6) PEMEX 가매일정부에주는돈이 6 억 3 천만페소다. 일주일이면 44 억 7 천 3 백만페소가정부로들어간다 ( Pemex, irreparable, El Economista, 2013 08 14, http://eleconomista.com.mx/industrias/2013/08/14/pemex-irreparable-the-eco nomist)

[ 기획특집 ] 멕시코의에너지개혁 : 가솔린가격은인하될까? 29 나라미국보다도비싼가격이라는조롱이나올만하다. 가솔린사태는 2015년 12월까지계속될것이라고이미정부가발표를한바있으니, 그이유는석유산업부문의만성적인적자를해결하자는것이다. 그간의화려한시절은국가와 PEMEX만의몫이었는데, 이제와서온갖부정과부실경영에따른손실을같이메꾸자하니, 팍팍한살림에가솔린사태의부담을그대로떠안게된일반국민의입장에서는억울할일이다. 아무리멕시코가원유수출에비해정유수입의존도가높다해도 PEMEX라는유일국영기업체제를유지하는석유산업이상습적인적자에허덕인다는사실은논리적으로받아들이기가쉽지않다. 멕시코시티한복판에우뚝솟은 PEMEX 건물이주는위용과라틴아메리카내최고석유기업이라는자부심으로는도무지이해할수없는일이다. 하지만 PEMEX라는단어가멕시코내에서부정부패와동의어로이해되는현실적상황을감안한다면, 차라리이해가쉬워진다. 멕시코내대부분의거대국가기관이그러하듯이, PEMEX에대한국민의신뢰또한바닥에떨어진지오래다. 에너지개혁시행법이국회통과를바로앞둔시점이었던 2014년상반기멕시코모든언론의최대톱뉴스는단연오세아노그라피아 (Oceanografía) 8) 사건이었다. PEMEX에석유탐사와채굴, 가공, 운송에관련된제반해상용역을제공하던회사오세아노그라피아가 PEMEX가관련된허위지불보증서를담보로시티은행의멕시코계열사인바나멕스 (BANAMEX) 에서 5억8천6백달러를차용하여유용하였다. 바나멕스뿐아니라시티은행의해당분기재무에심각한타격을줄만큼규모가큰사기사건이었다. 이한가지만으로충분한데, 7) 2011 년 1 월리터당 8.8 페소이던가솔린가격은 2014 년현재 13 페소까지상승하였다. 8) 석유산업과관련하여잠수, 설비, 검사, 정비, 운송등해상업무서비스를제공하는회사로, 수입의 97% 를 PEMEX 와의계약에의존하고있다. 이회사의실세는비센테폭스전대통령의두의붓아들 ( 당시영부인마르타사아군의아들 ) 마누엘브리비에스카사아군과호르헤브리비에스카사아군과영부인의동생기예르모사아군인것으로드러났다. 비센테폭스를비롯하여국민행동당 (PAN) 이집권하던 2000 년이후 12 년간이회사와 PEMEX 의관계는더욱가까워졌고, 이를기반으로급성장하였다.

30 트랜스라틴 28 호 (2014 년 6 월 ) 여기서그치지않고멕시코검찰은 HP와의부정스캔들, 그리고에브야 (Evya) 와의부정스캔들까지시의적절하게밝혀내면서에너지개혁의필요성에대한분위기를고조시켰다. 멕시코석유산업의부정부패이미지혹은무능이미지를재확인시키기에충분한사건이었다. 9) 이러한상황에서지난 75년간멕시코석유가 PEMEX를통해자국에게가져다줬다는부의혜택은고사하고, 부정부패로인해발생한손실을가솔린사태로떠안아야하는국민에게서 75년전과같은자국의석유를지켜야한다는열정과자존심을구하기는불가능한일이되어버렸다. 오히려지난날멕시코석유가낳은풍요로부터소외되어있었다는사실에분개하기보다는, 외국자본이들어오기만한다면만사가해결될같은장밋빛전망에오히려기대를걸고있는지도모르겠다. 적어도에너지개혁이이루어지면가솔린가격이하락할수있다는현정부의약속에무언의혹은무관심의환영을보내고있는지도모를일이다. 시민, 쿠아론 (Cuaró n) 이묻다 불과 83시간, 에너지개혁법의상원과하원국회통과하는데걸린시간이다. 멕시코역사상유례가없다할만큼빠른속도다. 75년간이어진역사의흐름이한순간방향을바꾼것이다. 국회내반대가있었지만다수가아니었고, 시의적절하게부각된 PEMEX 관련각종부정비리사건이에너지개혁의정당성에대한사회분위기를만들어갔다. 하루에도수 9) 그럼에도불구하고민주혁명당 (PRD) 페냐니에토정부가의회내에서에너지개혁법통과에대한국민행동당의지지를얻지못할것을우려해오세아노그라피아에대한충분한수사를행하지못했다고신랄하게비판했다 ( PRI teme perder apoyo del PAN en tema energético si indaga Oceanografia: PRD, La Jornada, 2014 03 11, http://www.jornada.unam.mx/ultimas/2014/03/11/pri-teme-que-investigar-oce anografia-retire-apoyo-del-pan-en-materia-energetica-barbosa-8730.html)

[ 기획특집 ] 멕시코의에너지개혁 : 가솔린가격은인하될까? 31 십만명의교사가멕시코시티의헌법광장을메우고전국각지에서시위가끊이지않았던 2013년교육개혁에비한다면, 참으로조용한개혁이다. 이만하면순풍에돛을단듯하다고하겠으나에너지개혁이거의마무리되어가던지난 4월말, 한시민이대통령에게물었다. 2014년아카데미시상식에서 중력 (Gravity) 이라는영화로감독상과편집상을받은멕시코영화감독알폰소쿠아론 (Alfonso Cuarón) 이었다. 대통령에게보내는공개서한의형식을택한쿠아론은먼저전문가의입장이아닌철저한시민의입장임을밝히고, 에너지개혁에대해 10가지질문을하였다. 물론이서한에서는사회적의견을제대로끌어내지못한채진행되는에너지개혁의비민주성에대한지적도잊지않았다. 시민의입장에서질문을하겠노라편지의서두에서밝힌대로 10개의질문은간결했다. 10) 그렇지만정작멕시코시민들이궁금하게여기고있으나일개시민으로서쉽게질문의기회를찾을수없던내용을담고있었다. 열개의질문가운데첫번째가 가솔린가격은언제내릴것인가? 였고, 이어서민간자본과 PEMEX 사이의부정결탁, PEMEX 노조의개선의지, 거대외국자본에의한수탈염려, 민주주의에우선하는자본의힘에대한우려등에대해질문하였다. 거의마무리되어가던에너지개혁을다소지루하게보도하던멕시코의언론은톱뉴스로쿠아론감독의열가지질문을기사화했고, 이틀후대통령또한공개서한형식으로쿠아론 10) Alfonso Cuaron 의 10 가지질문은다음과같다. 1. 가솔린각겨은언제부터내려갈것인가?, 2. 에너지개혁은환경에어떤영향을미칠것인가?, 3. 멕시코에석유를대체할수있는에너지를탐색하고채굴할수있는능력이있는가?, 4. 대규모거대외국자본이들어오면그들과국가사이의부정결탁을시민이감시할수있는가?, 5. 이미세계적으로위세를떨치는거대자본에멕시코의민주주의가잠식될우려는없는가?, 6. 거대자본에의한지하자원의고갈을막을수있는방법이있는가?, 7. 부패할대로부패한 PEMEX 의노조문제는어떻게해결할것인가?, 8. 그간 PEMEX 가담당해온국가예산과사회간접자본에대한지출은앞으로누가감당할것인가?, 9. 외국자본에의한석유채굴시그이익이멕시코시민들에게돌아올것이라는것을어떻게증명할것인가?, 10. 그간멕시코의역사를통해볼때대부분의민영화는오직기업의배를불려줬을뿐소비자의배를채워주지는못했는데, 에너지개혁에서는이를어떻게시정할것인가?

32 트랜스라틴 28 호 (2014 년 6 월 ) 멕시코대통령에게편지를보낸영화 Gravity 의감독 Alfonso Cuaró n ( 출처 : http://images.entertainment.ie/) 의질문에공식적으로답변했다. 이후여러분야의전문가와시민들이쿠아론이던진 10가지질문에자기나름의답변을이어나가고있다. 한명시민의역할로단한번의사회적논의없이마무리되던에너지개혁이겨우막차를잡아타는격으로사회적관심을끌기시작했다. 대통령의답변에역시나공개서한형식으로고마움을표하던쿠아론운서한말미에다시한가지를더제안했다. 에너지개혁을공개토론에부치자는것이다. 각분야의전문가와정치인이에너지개혁에대해토론하고, 이를공중파방송으로전국에중계하자는제안이다. 아직이제안에대해대통령페냐니에토대통령은아직까지도답변을유보하고있다. 시민한명의질문으로, 이제겨우에너지개혁에대한사회적관심이일기시작했다. 앞으로얼마나더많은시민쿠아론이나올지모르겠다. 페냐니에토정부는계속해서 PEMEX는절대팔거나민영화하지않는다, 다만민간기업이 PEMEX와계약을맺고석유산업에참여하게되는것이라고, 국민을안심시키려는듯반복해말하고있다. 11) 애석하게

[ 기획특집 ] 멕시코의에너지개혁 : 가솔린가격은인하될까? 33 도, 아직까지도멕시코정부는국민이진정바라는바를알지못하는것같다. 석유의국유화건민영화건, PEMEX의소멸이건존속이건, 국민에겐그리중요치않은문제다. 진정한에너지개혁이라면쿠아론의첫번째질문, 가솔린가격은언제내릴것인가? 에답을줄수있어야할것이다. 임수진 멕시코콜리마대학교정치사회과학대학교수 11) 멕시코정부의에너지개혁관련홈페이지 (http://presidencia.gob.mx/reformaenergetica/#!landing) 첫화면에나오는글귀는 민영화는반대. 에너지개혁은찬성 (No a la privatización, Si a la Reforma Energética) 이다. 이미지난해 8 월부터페냐니에토정부가강조해온것은 PEMEX 와전력공사 (Comisión Federal de Electricidad: CFE) 는절대민영화하거나팔지않는다는것이었다 ( 관련기사 Excelsior 2013 08 12, Pemex y CFE no se venden ni se privatizan, subraya Peña Nieto, http://www.excelsior.com.mx/nacional/2013/08/12/913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