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주 : 진리와방법은서로양립가능할까?( 가다머의현대해석학 ) 1) 생애및사상개요가다머 (Hans George Gadamer, 1900 2002) 는마르부르크의소도시에서자연과학자의아들로태어났다. 그의부친은약학계의저명한인물로서한동안마르부르크대학총장을지내기도했다. 어린시절을브레슬라우에서보낸가다머는 수다만지껄인뿐인 교수들의학문이라고생각하였던아버지의뜻을따르지않고브레슬라우에서철학을시작하였다. 그의회고에따르면, 1918년브레슬라우대학에입학해서야비로소철학책을처음보았다. 그가처음접한철학책은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이었는데잘이해하지못했다고회고한다. 그대신에그는문학 역사 음악 심리학등정신과학의여러분야에걸쳐관심이많았다. 후에그는그당시신칸트학파의본고장이라불리는마르부르크대학으로옮겨 1919년에서 1922년까지파울나토르프 (Paul Natorp) 와하르트만 (Nicolai Hartmann) 의지도아래철학을공부하였다. 1921년에가다머는한세미나에서하이데거의이름을듣게되었다. 1923년에플라톤대화에있어서기쁨의본질이란논문으로박사학위를취득하고하이데거의강의를듣기위해프라이부르크대학으로적을옮겼다. 가다머는독창적인하이데거의사상에많은열등감을느꼈다. 하이데거의우월함에눌려질식할것만같아일종의도피처로플라톤과같은그리스철학의고전들에더욱몰두하였다. 그러나고전학에대한연구는우리의생각보다는텍스트의진실성과의미에더비중을둔다는점에서하이데거와일치했다. 1929년 29 살의가다머는하이데거의지도아래 플라톤의변증법적윤리학 이라는제목의교수자격논문을제출한다. 그당시그의강의는자기생각에깊이빠진채청중을잘쳐다보지않고강의를하였다고한다. 철학은설익을수록어렵고고집이센경향이있을수있다. 명쾌한스타일로유명했던그도풋내기시절에독일철학자특유의난해함에서크게벗어나지못했다. 그는 194년부터 1968년은퇴할때까지하이델베르크대학에머물러강의를하였다. 20 세기사상사에결정적인영향을미쳤던 진리와방법 (1960) 도이시기에나왔다. 이책은철학적해석학의기반을닦은중요한저작으로평가받는다. 가다머는 68세의나이로은퇴한이후에도학자로서활발한활동을하였다. 81세의나이에데리다와유명한논쟁을벌이기도하였고, 100살은넘긴나이에도예비대학생들을위한교양교육프로그램을만드는데많은노력을하였다. 그는 2002년 102세의나이로숨을거두었다. 생전에자신의전집출간을보는행운을누리는학자는많지않지만, 가다머는자신이직접교정볼수있는영광까지누렸다. 2) 이해와방법의문제 이해의새로운의미를규명하려는가다머 (Hans-Georg Gadamer, 1900 2002) 의해석학적 사유는 모든이해에는항상사건이일어나고있다 1) 는전제를출발점으로한다. 이것은 이해가과학적방법을통한진리경험과는다른방식의진리경험을가능하게함을의미한다. 가다머는 진리와방법 (1960) 의궁극적인과제를 과학적방법론의통제영역을넘어서는 진리의경험이어떻게정당화될수있는지를해명하는것 2) 이라말한다. 그러나이러한과 제는그렇게새로운관점을제시한것은아니다. 19 세기중반밀 (J. S. Mill, 1806 1873) 이 1) H.-G.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Grundzüge eine philosophischen Hermeneutik, Tübingen: J. C. Mohl, 1972, Einleitung, XXIX 쪽 ( 이하 H.-G. Gadamer, WM 이라생락하여표기함 ). 2) H.-G. Gadamer, WM., XXVII. - 41 -
그의 논리학의체계 (A System of Logic) (1806) 에서물리학의방법을심리학 사회학 역사학과같은인간현상을다루는도덕과학에서도그대로사용하자는방법론적일원론을주창한다. 그이후많은반실증주의자들이자연과학적방법론의통제영역을넘어서는진리의경험이가능하다는것을정당화하고자하였다. 가다머가이와같은다소낡은문제를다시제기한이유는딜타이의실증주의의방법론적일원론에대항하였던정신과학의방법론적기초를다시수립하려는학문의목표가있었기때문이다. 딜타이는 자연을설명하고정신의삶을이해한다. 는유명한방법론적이원론을통해자연과학과정신과학을구별했다. 그렇지만가다머는딜타이가제시하였던정신과학의방법론을독립적으로정당화하려고했음에도불구하고자연과학의모델에깊은관심을보였다. 3) 딜타이가주장하는이해의방법은보다확실하게설명이라는자연과학적방법과구별된다. 이러한딜타이방식의이해의방법은 삶의객관화 4) 에집중되어있기때문에자연과학의방법과똑같이객관주의의이상 ( 理想 ) 에사로잡혀있었다. 가다머의입장에서보았을때, 딜타이의방식대로객관적으로타당한인식을가능하기위해서는반드시그무엇을대상화해야한다는것이다. 딜타이는정신적계기가되는체험, 지각, 표상등은객관적으로타당한인식이불가능하기때문에불가피하게삶의객관화를주장하였다. 이러한딜타이의주장을가다머는비판하고자했다. 가다머의관점에서딜타이의삶의객관화의시도는 객관화되지않은대상은이해할수없다 는전통적이해개념의한계를극복하지못했다고진단한다. 가다머의해석학적전략은해석학이외의다른방법을찾아내는것이아니라오히려이해의현상속에깊숙이파고들어가는것이다. 5) 가다머의이러한방향설정은딜타이의입장에서전통적인이해의개념에대해다른의미가포함되어있다는사실을전제로한다. 따라서가다머는새로운이해의개념이어떤것인지를해명함으로써외적인진리경험이어떻게정당화될수있는가를근본물음으로해명하고자한다. 6) 가다머는딜타이의실증주의에대한반응을다르게이해한다. 딜타이처럼자연과학이정신과학의차별성을견지했기때문이아니라이러한차별성이각자적합한객관성의기준에관철된다는사실을깨닫지못했다는이유로딜타이를비판한다. 의미를다루는정신과학이자연과학적객관성을어떻게이루어질수있는가라는질문은제기해서는안된다는것이다. 그이유는이러한객관성의기준이라는것이일정한목적을위해전통안에서형성되는것이지보편적인것처럼절대화할수없기때문이다. 따라서가다머가주장하는해석학은딜타이처럼객관적이해를위한방법들에대한논의에초점을두지않는다. 즉해석학은해석의규칙들을세우려는분과가아니다. 이런점에서가다머는자신의분석을철학적해석학이라지칭한다. 즉그는 이해일반의가능조건인방법 7) 과객관성의관념을그근저에서규정하고있는조건을해명하는방향으로나아간다. 자연현상이나인문현상에대한방법론적접근은모두역사에뿌리를두고있으며, 그연구대상과방법에대해일정한역사적가정들을먼저받아들인다. 따라서이해는선입견에근거를두고있으며, 우리의이해방식은 3) H.-G. Gadamer, WM., 4 쪽. 4) 삶의객관화의자세한내용은다음을참조 : 양해림, 딜타이는삶의객관화를극복하였는가?, 해석학연구, 제 16 집, 한국해석학회, 2005, 43-59 쪽. 5) H.-G. Gadamer, WM., Einleitung, XXVIII 쪽. 6) 오용득, 자기쇄신의학으로서의철학적해석학, 책펴냄열린시, 2005, 95 쪽. 7) 가다머의이해일반에대한자세한내용은다음을참조 : 이정복, Gadamer 에있어서해석학적방법과이해의문제, 철학연구, 제 15 집, 철학연구회, 1980, 3-14 쪽. - 42 -
철저하게과거, 즉영향사 (Wirkungsgeschichte) 에의해제약된다. 이러한영향은예술적이해, 사회적 심리적자기이해, 나아가모든형태의과학적이해에이르기까지확장된다. 이런점에서과학적지식의객관성은결정적으로전통에의존해있으며, 방법은이러한의존성을어떤방식이든지간에넘어설수없다. 8) 가다머는실증주의에반대하여과학적방법을통해획득된객관성이란그방법이전제로삼고있는선입견들과마찬가지로부적절한것이라주장한다. 9) 하지만우리의선입견들은우리를제약하는한계임과동시에풍부한단서들도제공해주기때문에우리의지식이점차증대될수있는기반으로서새로운전망을형성해야한다. 3) 예술의경험앞장에서이해의새로운의미를규명하려는가다머의해석학적사유는 모든이해에는항상사건이일어나고있다 는전제가작용한다는점을밝혔다. 이것은이해가과학적방법을통한진리경험과는다른방식의진리경험을가능하게함을의미한다는것이다. 예술경험에서드러나는진리는예술작품이완료된사건이아니라그속에서지금도어떤사건이일어나고있다는일종의해석학적현상이라는사실과관련된다. 예술의진리경험은근대미학이시도하였던것처럼, 작품속에완료되어있는아름다움그자체이거나어떤메시지를대상으로인식하는것이아니라그작품속에서지금도일어나고있는사건에참여함으로써일어난다. 가다머는이러한예술경험이어떻게가능한지를해명하기위해예술작품의존재방식을중요시여긴다. 가다머는예술작품그자체의존재방식은다음과같이놀이 (Spiel) 의수행방식과동일하다고본다. 만약우리가예술이경험과관련하여놀이에대해말한다면, 놀이는창작자나향유자의태도나심적상태가아니며, 일반적으로놀이속에서확인되는주관성의자유도아니다. 그것은오히려예술작품의존재방식이다. 10) 위인용문에서놀이는그놀이 (Spiel) 를수행하는사람의태도나심적인상태에의해이루어지는것이아닌것으로파악한다. 그런데놀이가놀이하는사람에의해이루어지는것이아니라면어떻게이루어지는것인가? 가다머는놀이이라는독일어의개념을빛의비추임, 파도침, 베어링상자속에서기계부품들이이리저리왕복운동하는모양, 인체의사지를함께움직이려는몸놀림, 여러힘들의작용, 모기들이이리저리날아다니는모양, 말장난등과같은관용어를지칭하였다. 이모든경우에있어서놀이라는용어는일정한지향점이나목표점없이이리저리로 (hin und her) 움직이는모양을묘사하고있다. 여기서중요한사실은이러한움직임이아무런목표점없이임의적으로나타나지만, 끊임없는반복을통해그러한움직임이계속수정되면서점점새로워진다는것이다. 놀이의본질적규정이 이리저리로의움직임 이핵심적인것이라면, 누가, 무엇이, 이러한놀이를수행하는가? 라는물음은그렇게중요한사안이아닐수있다. 놀이의본래적의미는모든주체적활동으로서중립적이다. 놀이는놀이하는사람의의식으로부터독립적으로그자체의본질을갖는다. 따라서놀이의주체가누구이냐가중요한것이아니라놀이그자체가이루어지고있다는사실 8) 조지아윈키, 이한우옮김, 가다머 - 해석학, 전통그리고이성, 민음사, 1999, 18-19 쪽. 9) 조지아윈키, 이한우옮김, 앞의책, 20 쪽. 10) H-G. Gadamer, WM, 97 쪽. - 43 -
이중요하다. 이와같이놀이가중립적으로이루지는것이라면, 놀이의존재방식은자연의운동형식과아주유사하다. 자연의운동도아무런목적이나의도없이끊임없이스스로수정하면서새롭게만들어가는그러한형식을갖는다. 가다머는이러한자연의운동형식을놀이와예술작품의존재방식에서동일성을다음과같이발견한다. 무엇보다도놀이의이러한중립적의미로부터비로소예술작품의존재에대한관계가나타난다. 자연은어떠한목적이나의도없이어떠한긴장함도없이지속적으로수정되고새로워지는놀이이다. 이 러한한에서자연은예술의전형 (Vorbild) 으로서간주된다. 11) 놀이수행이책읽기나예술작품의체험일반과유사하다는가다머의표현은대체로단정적 이기보다는암시적이다. 12) 그는먼저놀이수행과예술적체험의유사성들을면밀하게살피 면서우리가일상적존재에서벗어나책을읽거나그림을보거나놀이를하는데있어서누 락된상태를고찰한다. 놀이와예술작품은양자모두그놀이를하거나작품을감상하는개 인들에비해근본적으로우위를지닌다. 놀이를시작하였을때, 놀이자들은전혀새로운상 황에들어간다. 실제로놀이를위해서는체육관이나운동장등새로운공간이필요하다. 이 런공간에들어감으로써놀이자는자신들의관심사나욕망을제쳐두고놀이자체의목적에 자신을맡긴다. 놀이의목표와요구사항들은놀이자에게행위와전략을취하도록강요받는 다. 따라서놀이에있어행위의주체는사실상그놀이를하는사람이아니다. 그사람의 행위와포부는오히려놀이자체가부과하는과제들에대한대응이며그것은놀이의행위일 뿐이다. 이를가리켜가다머는놀이를그내부의운동이라고불렀다. 이런운동은어떤놀 이에서든지결정적인요인이된다. 가다머는놀이를다음과같이말한다. 놀이가지니는장점은, 그것이놀이자를주재 ( 主宰 ) 하게된다는사실에있다. 우리스스로설정한과제들을달성하려는놀이의경우에서조차중요한문제는놀이가작동하고성공하고다시성공하는가하는문제이다. 놀이의실제주연은놀이자가아니라놀이자체이다. 13) 이러한놀이성격의분석은텍스트와예술작품을독자나관람객을포함시켜이해하였을때, 명백하게텍스트나예술작품에적용된다. 그래서책을읽는다는것, 혹은연극을보거나그림을감상한다는것은, 놀이를할때와마찬가지로새로운영역으로들어가는것과동일한성격을갖는다. 각각의경우에놀이자, 관람자, 독자들은그들자신의삶의영역에서벗어나나름대로의관심사와목표를가진전혀다른세계로들어간다. 예술경험에대한이와같은가다머의설명은다른사람들의설명과구별짓지못한다. 예를들어칸트이후의미학에있어예술은아름다운환상, 즉그관람자에파고들어가서그를넘어서는꿈이다. 따라서구경꾼은놀이자들과동일한방식으로독립된영역에들어가게된다. 다시그들은자신의관심사를뒤로밀쳐두고예술작품에몰두한다. 가다머의관점에서예술은진리를재현하는시도이다. 예술의의미를원저자의의도에따라환원하고자하는것은예술의자율성을인식하지못한결과일뿐만아니라, 정당치못하게예술이담고있는지식을제한하는것이다. 그래서가다머의제안들은먼저예술적의미의가능성을청중의존재에의존하고있으며, 이런청중들이경험한것은진리에대한요구 11) H-G. Gadamer, WM, 100쪽. 12) Jean Grondin, Hermeneutische Wahrheit? Zum Wahrheitsbegriff Hans-Georg Gadamers(Königstein/Ts,: forum Academicum, 1982, 103쪽 13) H.-G. Gadamer, WM, 102쪽. - 44 -
라주장한다. 의미에대한체험은원저자나창작자의의도된의미를체험하거나추체험하는데국한되지않는다. 왜냐하면그것은일차적으로작품자체의진리내용에대한이해이기때문이다. 이런한에서예술적체험은창작자의의도나동기에대한체험이상의것이어야한다. 그러나이러한본질적인차이는, 놀이의규범적권위를강조하는입장에서드러난다. 놀이를한다는것은전혀다른현실에들어갈뿐만아니라, 놀이가요구하는사항과규범에복종한다는뜻이다. 놀이는참여자들이규칙을지켜야하고적어도부분적으로나마참여자들의목표와마음상태를규정하는일련의규칙과원칙들로구성된다. 그래서놀이는놀이자들보다더많은권위를가진다. 그리고놀이는적절한태도와반응의범위를정해주기까지한다. 따라서예술은유사한규범적권위를갖는다. 독자와관람자는단순히새로운영역으로들어가는것이아니다. 그들이읽는책과보는연극이나그리고그림들은그것들을넘어서는권위를가진다. 계속해서가다머는예술이관람자에게구속되어있다는것을강조한다. 예술은무엇인가일상적존재의세속성에서벗어나는것이아니라, 일상적존재에대해도전하는무엇이다. 예술작품이규범적권위를갖는것은, 예술작품이원저자의의도를찾도록관객들을강요하기때문이아니라, 진리에대한요구를제시해야하기때문이다. 여기서가다머는놀이수행의특징을끌어들인다. 왜냐하면놀이수행은가다머가주장하는방향을제시해주기때문이다. 놀이는놀이를수행하는사람들에대해우위를차지하고있음에도불구하고, 놀이수행은놀이를하는데있어본질적인것으로남아있다. 이런이유때문에가다머는놀이를자기표현이라고부른다. 14) 한편으로놀이를수행하는놀이자는그들의행위와반응에대해놀이의원리들을반영하고있다. 다른한편으로놀이는놀이자의행위와관심사에의해표현되어야한다. 따라서놀이의특수성은, 한편으로는놀이가진행되는동안에그놀이가참여자들의목표와마음상태를지배하고있다는점에서참여자들을능가하는권위를갖는다. 다른한편으로놀이는놀이자의참여에의해서구체적인의미로서존재한다. 15) 놀이는놀이자의행위를결정하며, 동시에이런행위자체가바로놀이이다. 이와같은놀이의자기표현적성격은, 놀이의수행자들이어떤의미에서놀이의창조자이다. 놀이의규칙은수행자에의해창조되지않는다. 그래서놀이의어떤특정한상태를구성하는행위들의결합이놀이의구조를만들지는못한다. 그러나놀이의특정한상태이외에놀이는구체적인모양이나존재를갖지못한다. 그래서한편으로놀이는수행자의입장에서적절한행위와태도의범위를결정한다. 반면그것은사실특정한행동과태도속에서만존재한다. 이런현상은놀이자들이놀이를수행하고있기때문에놀이가수행되는동안에만놀이일수있다는의미이다. 그래서놀이자들은놀이가존재하지않는다면, 놀이를창조하거나수행할수없다. 하지만놀이의특정한상태를창조한다. 가다머는축제의찬양을논의하는과정에서자율성과의존성의다음과같은관계가갖고있는함축성을설명한다. 축제는그것이찬양되는곳에서만오로지존재한다. 그러나이는결코축제가주관적성격을갖는다거나그것을찬양하는주관성에서만존재한다는뜻은아니다. 오히려우리는축제가이미존재하기때문에그것을찬양하는것이다. 16) 14) H.-G. Gadamer, WM, 103 쪽. 15) 놀이수행의중요한측면들에관한유사한언급에대해서는, Roy J. Howard, Three faces of Hermeneutics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nia Press, 1982), 143 쪽참고. - 45 -
만일예술작품과놀이가자기표현이라는성격을갖는다는점에서비슷하다면, 이런유사성은예술작품이관람되거나읽히는한에서만구체적인존재를가질수있다. 그래서예술작품이비록관람자나독자에대해놀이가놀이자에대해갖는것과동일한규범적권위를갖고있다할지라도, 관람자와독자는예술작품에대해본질적이다. 예술작품은놀이의참여와예술적체험사이의유사성을밝혀내기보다는오히려혼동을가중시킬수있다. 그는연극에서놀이를분석한다. 왜냐하면연극은독자에게제시되어믿을만한놀이로생각될수있기때문이다. 그러나놀이에서연극으로옮겨가는과정에서가다머는관객보다배우에초점을맞춘다. 배우는놀이자가놀이에대해갖는것과동일한관계를갖는다. 첫째, 연극은놀이가놀이자들에대해우위를갖는것과마찬가지로배우들에대해우위를갖는다. 왜냐하면배우들이취하는반응과행동의범위는배우가아니라연극자체에의해지배되기때문이다. 연극은배우들에의해힘을행사할수있으며, 배우들에게그들의개인적목적이나개성을그연극에참여하고있는동안에는포기하도록요구한다. 그러나둘째연극은대본속의단어들에대한계열이아니라오히려그것을공연하는배우들에의해표현됨으로써구체적인존재감을느낀다. 그래서배우들은창조자이다. 이는놀이자가놀이의창조자일수있는것과마찬가지로, 배우가단지연극을만드는것만은아니다. 하지만연극은구체적인개인들의행위에의해제시된다. 이와같은자율성과의존성사이의관계는적어도모든공연예술에서는그렇게적용될수있다. 물론경우에따라서음악이나춤을공연하거나하지않건간에도여전히타당하다. 단지그것은공연되는장소에서만구체적으로타당하다. 이에대해가다머는 연극은그것이공연될때에만존재하며, 음악도마찬가지 17) 라말한다. 그리고그는예술일반의체험, 텍스트의이해나회화, 공연이필요치않은다른형태의예술이해와관련된것들도밝힌다. 그리고이런경우에작품자체이외의어떤것, 혹은원저자나예술가그밖의다른창작자가왜작품이구체적존재를갖는데필요한지에대해말해야한다. 그래서가다머는 진리와방법 에서다양한예술작품의공연이나그작품들의서로다른측면들에대해많은관심을기울인다. 연극이나춤공연, 그리고음악연주회는매번서로다르다. 실제로단순반복이라고하는표준생산의이념은공연예술일반의본성에부합되지않을뿐만아니라, 오히려대립된다. 매번공연은서로다른행동, 강조점, 뉘앙스등을갖고있기때문에상이한결과를낳게된다. 가다머는연극놀이를관객에게공연하였을때나타난결과에대해말한다. 연극공연의결과는놀이가이제명확하게분별할수있으며또한확인가능한내용을밝혀낸다. 일반적으로놀이는관객앞에서시연 ( 試演 ) 되며그놀이의시연자들이적어도일시적일지라도, 관객처럼놀이를지켜볼수있다. 그러나놀이가관객에게제기된다는것이그놀이의존재이유이고이런관객이유일한관객일경우, 그놀이는연행 ( 演行 ) 으로바뀐다. 놀이는관객에게자족적인전체로나타난다. 18) 이때관객은예술작품전체가그자체에폐쇄된어떤것, 일상생활과는분리가능한어떤것으로드러난다. 예술은진리를재현하는시도이다. 예술의의미를원저자의의도에환원하는것은예술의자율성을인식하지못한결과일뿐만아니라, 정당치못하게예술이담고있는지식을제한시키는것이다. 그래서가다머의제안들은다음과같은결과들을초래한다. 먼저예술적의 16) H.-G. Gadamer, WM, 118쪽. 17) H.-G. Gadamer, WM., 111쪽. 18) H.-G. Gadamer, WM., 105쪽. - 46 -
미의가능성은청중의존재에의존하며, 그런청중이경험하는것은진리에대한요구이다. 의미에대한체험은원저자나창작자의의도된의미를체험하거나추체험에한정되지않는다. 왜냐하면그것은일차적으로작품자체의진리내용에대한이해이기때문이다. 따라서예술적체험은창작자의의도나동기에대한체험이상의것이어야한다. 결국가다머는이를해명하기위해그리스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의미메시스 ( 모방 ) 이론에서그원형을찾고자하였다. 4) 이해의역사성딜타이는이해를가장핵심적인용어로사용한다. 여기서그는이해의방법을정식화하려고시도하였다. 그에게있어서이해는 삶을삶그자체로이해하는것 으로서일상적인삶의체험속에서찾았다. 그속에서딜타이는나자신과다른사람과의관계에의해이해가가능하다고파악하였다. 즉그는일상적인삶의이해에서삶의역사성을찾을때이해가가능하다고보았다. 하이데거는딜타이의맥락에서딜타이가소홀히다루었던현존재에대한이해의문제를존재론적인차원으로해명하려고하였다. 그는이해란인간현존재에놓여있는보편적현상이라파악한다. 현존재에대한이해는거기 (Da) 라는질문을하는데서부터시작한다. 거기 는상황을지시하는데, 이것은무엇을향해 (wohin) 질문하는것을뜻하며, 이러한질문은이미존재이해를미리갖고있다는것을의미한다. 즉이해는현존재의상황을다른존재와의관계속에서활짝열려져있을때가능하게된다. 그리고이것은현존재의역사성을다룬다. 이런맥락에따라가다머는하이데거의존재론적해석학을근거로하여역사성과언어성을구체화시킨다. 가다머는이해를하이데거의선구조에서먼저파악 (Vorgriff) 한개념을통해착안하고있다. 하이데거의이해가존재이해이고현존재의자기이해라고규정된다면, 인간에게서불가피한선입견 (Vorurteil) 을어떻게해결할것인가하는문제가생긴다. 가다머는선입견을이해작용으로관련짓기때문에역사를이해하는방해요소가아니라오히려긍정적의미로받아들인다. 그는선입견의개념에대해역사를이해하는긍정적인개념으로받아들이고, 이해에작용하는선입견으로서의역사를영향사 (Wirkungsgeschichte) 라부른다. 이런점에서이해는그본질에있어서영향사적과정이다. 가다머는하이데거와마찬가지로이해를 존재자체 의텍스트와해석자사이의상호관계및상호규정의관계를의미하였다. 즉텍스트와해석자간의매개의종합을통해인간실존의구조로서역사자체가활짝열려진다는것이다. 따라서영향사적과정은이해의일반적구조가세워질때근원적현상으로서이해를해명할수있는계기를마련하게된다. 가다머는해석학을이해의역사성으로파악하였기때문에어떻게존재론적제동 (Ontologische Hemmung) 으로부터해방되어이해의역사성에부응할수있는가를문제삼는다. 그래서그는이해의역사성을두가지의미로서파악하고, 역사를이해하고자한다. 하나는역사적과거의사실과전승된텍스트의의미연관 (Sinnzusammenhang) 을이해하는것이며, 다른하나는우리의이해자체가하나의역사적사건으로일어나는것을파악하는것이다. 19) 가다머는앞에서살펴보았듯이, 이해의역사성에대해하이데거가현상학적존재론으로해석한 이해의선구조 (Vorstruktur des Verstehens) 에대한해명을시도한다. 즉가다머의이해의역사성은딜타이, 하이데거그리고불트만의이해의개념을새롭게수용하였고, 계몽주의시대이후로그다지누리지못한선입견의개념을복권시켰다. 여기서선입견은역사이해의중요한요소로작용한다. 특히가다머는그이전철학자들의해석학적순환구조 19) G.-H. Gadamer, WM., 250쪽. - 47 -
(Hermeneutischer Zirkel) 와관련시켜받아들였고, 불트만의전이해 (Vorverstandnis) 20) 개념을강조하여해석학적원리로고양시킨다. 그리고가다머는하이데거가 존재와시간 (1927) 에서밝혔던이해의선구조를구체화시키고불트만 (Roudolf Bultmann) 의실존론적해석을가능하게한전이해의질문 (Fraglichkeit) 을통해선입견 (Vorurteil) 이라는개념을확장시킨다. 가다머가이러한선입견의개념을사용하게된배경은 18세기계몽주의전통과밀접한관계를맺고있다. 가다머는계몽주의적전통속에서종종나타난이성과선입견 (Vorurteil) 21), 자유와권위개념등을고찰하여모든이해는선입견에의한것이라본다. 계몽주의에있어서권위는이성과는대립적인것으로서부정적으로인식되었다. 이러한권위의개념은이성이나자유와는정반대되는개념으로써맹목적인복종을의미하였다. 가다머의입장에서계몽주의는권위에대한이해의부정적개념을명예회복시키고자하였다. 22) 그에게있어서권위는억압이나복종을의미하지않고, 오히려이것을인정하면서이성이나인식과같은종류의가치를일컬었다. 다시말해전통과이성은서로대립적인것이아니며자유나역사의계기를정립하는근거가된다. 23) 따라서가다머는계몽주의에서거부한전통과권위, 선입견등을역사적이해의조건으로복권시키고자하였다. 24) 그가이러한요소를복권시키고자하는의도는역사적이해를어떻게적용할것인가의문제와밀접히관련된다. 이런관점에서그는이해의역사성을선입견의개념으로서분석하였다. 따라서가다머는선입견을다음과같이두종류로나누었다. 하나는이해를가능하게하는선입견이며, 다른하나는이해를방해하며오해를유발하는선입견이다. 25) 여기서이해의역사성은참된선입견과그릇된선입견을구분하는문제점이제기되는데, 이런문제해명의실마리를쥐고있는해석학적조건이시간간격 (Zeitenabstand) 의개념이다. 시간간격은다음과같이이해의역사성을밝혀내는것을목적으로한다. 시간의간격을이해의긍정적이고생산적인가능성으로서인식하는것이중요하다. 그것은벌어져있는심연 (Abgrund) 이아니라오히려우리에게기원과전통의연속성 (Kontinuität des Herkommen und Traditiom) 에의해서채워지고, 연속성의빛속에서모든전승을우리에게전해준다. 26) 위의인용문에서가다머가주장하는이해의역사성은시간간격을과거와현재로분리된 20) 불트만에게있어서전이해의개념은해석학에자주등장하는중요한개념이다. 전이해라는개념은의식되지않은지식 (nichtwissendes) 으로표현된다. 전이해의근거로써, 문제설정과해석자체의가능성을이해할수있다. 텍스트에대한모든이해는물음의방향 (Woraufhin) 에의해인도된다. 이것은질문되어진내용에대한전이해를전제로한다. 이해는저자와해석자가질문되어진대상에대해삶의관계를가질때가능하다. (Rudolf Bultman, Das Problem der Hermeneutik, in: Glaube und Verstehen Ⅱ, Tübingen, 1967, 211-235 쪽 ). 21) 영어번역 prejudice 은배타적이고경멸적인의미를지닌부정적인것이강하게내포하고있으나독일어 Vorurteil 은긍정적이고적극적인의미를부여하였다. 영어의 Prejudece 나우리말선입견은모두부정적인의미를내포하고있다. 선입견은역사적인식을방해하는우연적이거나주관적이라는부정적의미로간주하지않고, 역사적이해의과정을인도할수있는적극적가치로복권되어야한다 (G.-H. Gadamer, WM., 225 쪽 ). 22) H.-G. Gadamer, WM., 261-269 쪽. 23) H.-G. Gadamer, WM., 263 쪽. 24) H.-G. Gadamer, WM., 266 쪽. 25) H.-G. Gadamer, WM., 279 쪽. 26) H.-G. Gadamer, WM., 281 쪽 - 48 -
극복되어야할심연 ( 深淵 ) 으로간주하지않고서로연속적인매개로이해하였다. 즉시간간격은역사적이해속에서역사적지평을열어주며, 전통의흐름속에서과거와현재를변증법적으로결합하는역사적계기로서참여한다. 여기서역사적이해의개념은과거와현재가끊임없이매개되어가고있는전통속에서정립된다. 27) 가다머가강조하고자하는점은해석학적으로훈련된의식을통해서텍스트를이해하여역사를올바르게이해하는것이다. 거기서그는참된선입견과그릇된선입견을구분한다. 그래서가다머는이해에작용하는선입견으로서의역사를영향사 (Wirkungsgeschichte) 로표현한다. 이러한영향사의분석을통해서영향사의구조적성격을밝혀낸다. 즉그는해석학적상황에대한인식과그특징을이루는지평, 해석자와텍스트와의대화관계, 물음과대답의변증법, 전통의개방성등을규명하였다. 그리고가다머는이해의역사성에대해영향사적원리를적용 (Anwendung) 의개념으로연결시켜서설명한다. 여기서적용의개념은텍스트의의미를현재와관련하여해석하는기능을의미한다. 먼저적용의원리는신학해석학과법률해석학의실례 ( 實例 ) 에서나타난다. 하지만이러한해석학의경우에서일반적인방식으로텍스트를이해하고설명하는방식은충분하다고말할수는없으나, 어떤방식으로든지텍스트가현재의조건과관계하고있는가를명확하게밝혀져야한다고팔머 (Richard E. Palmer) 는말한다. 28) 즉팔머는법률해석학과신학해석학은해석의과제를낯선세계로들어가려는것을텍스트와현재상황간의거리를통해극복하려는노력으로본다. 이러한해석학은텍스트가지닌과거의지평을현재의지평과연결시켜의미하는바가무엇인지설명해야한다. 29) 바꾸어말하면텍스트를이해한다는것은항상텍스트를적용하는것을의미한다. 30) 적용의의미는모든이해의형식속에있으며, 그것은향후에적용하는것이아니라주어진텍스트를우리와함께하여일반적인현실적이해에적용되어지는것을말한다. 그렇게될때이해는현실의방식으로서증명되고그러한영향으로나타난다. 31) 여기서가다머는영향사적의식을이해의역사성의관점으로분석하였고영향사의맥락에서해석자는자신이고유한상황에처해있음을알게된다고하였다. 이렇게가다머의해석학은자기상황에서영향사로부터이끌어낸선입견을통해전통을이해한다. 그렇게볼때전통은이성에서작용할수있는기반과역사적이해를제공해준다. 이런점에서권위와전통은계몽주의시대이후로누리지못한지위를되찾게된다는점에서중요한역할을한다. 5) 영향사적의식 이해의역사성에대한가다머의실례 ( 實例 ) 는영향사적의식이라는개념이다. 작품의작자 나독자는똑같이그시대의역사적제약속에놓여있다. 즉모두가영향사라는작용에의 존해있다는것이다. 예들들어우리가어떤특정한시대의작품을이해하고자한다면, 작 품의저자나이해자가모두어떤역사적인영향에서글을쓰고글을이해하기때문에, 지금 우리가가진역사적인지평을포기하지않은상태에서작품의역사적지평과우리의지평이 27) H.-G. Gadamer, WM., 274-275 쪽. 28) Richard E. Palmer, Hermeneutics, Interpretation Theory in Schleiermacr, Dilthey, Heidegger, Gadamer, Northwestern University, 1969, 186-187 쪽. 29) Richard E. Palmer, 앞의책, 188 쪽. 30) H.-G. Gadamer, WM., 291 쪽. 31) H.-G. Gadamer, WM., 323 쪽. - 49 -
어우러져서작품을이해한다. 따라서우리가작품을순수하게이해할수없을뿐만아니라 그렇게하는것이우리에게아무런의미가없다는것이다. 괴테의파우스트가가진역사적 지평과지금우리가그것을읽고이해하는역사적지평과는사뭇다르다. 괴테를이해한다 는것은그의지평과나의지평이만나는것이다. 그리고이러한역사적인작용을가다머는 영향사라부른다. 우리는영향사에대한의식을역사의식과다르게규정한다. 우리가역사 의식을소유할수는있지만, 그것은영향사적역사의과정속에서작용하고있으며, 역사를 통해서규정되고있는의식이다. 32) 하지만이해란역사적인작용자의정신속으로자신을 몰입해들어가거나전통의연관속으로빠져들어가는것만은아니다. 왜냐하면해석학은 타자의역사적대상속에서자기자신을인식하는이해이론이기때문이다. 과거의증거가 역사적인현존재에대해단지의미를가질경우에자신의고유한존재가능성의의미지평을 기획하는것이다. 33) 가다머는희랍의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의변증법에서그의철학적해석학의모형을찾 았다. 특히플라톤의변증법에서이해하고있는담화 (Dialog-Gespräch) 를텍스트와해석자의 관계로연결시킨다. 그리고헤겔을희랍적사고 ( 思考 ) 의재현으로파악하고헤겔의변증법을 자신의철학에서없어서는안되는요소로간주하였다. 34) 가다머의변증법은소크라테스 - 플 라톤적변증법이며 질문과진리추구의기술 (Kunst des Fragens und des Suchens der Wahrheit) 에대한변증법이다. 35) 대화를이끄는기술로서의변증법은어떤양식의통일성이 라는관점에서사물을보는기술이다. 즉그것은공통된의견을추출해내는형식의기술이 다. 이것은대화의형식속에서문답의과정을통해의미의소통이수행된다. 가다머는이 러한변증법의형식을문헌적전승과관련시켜의사소통의기술적인작업이라본다. 이형 식을그는해석학의과제로파악한다. 36) 무엇보다이러한과제는 텍스트와의대화에서나 온다 (In-das-Gespräch-kommen mit dem Text). 그래서문헌적전승은그것이처해있는대 상과대화라는살아있는현재에로불려오게된다. 37) 이런관점에서가다머의영향사적해 석학이제시하는원초적인관심은문헌학적인이해의작업에서시작되었고, 문헌학적인보 조도구에지나지않았던이론은보편적인철학적과제로전개해가게된다. 38) 문헌학적인 이해에서시작된해석학은과거와현재에도활발히작용하는역사로진행하게되며, 거기서 영향사적의식을만나게된다. 가다머에있어서영향사적의식이란인간의의식이반성적사유를통하여전통과선입견을 초월할수있는자유로운의식이아니라, 역사적전통의영향아래서사유하는구체적인의 식을뜻한다. 그것은영향사와자신의역사성까지의식하는의식의영향사속에서형성되고 활동하며이미그안에속하여있는의식을말한다. 39) 즉이해에서자신의고유한역사성을 32) 박순영, 해석학의현대적위상, 엄정식외, 현대철학특강, 철학과현실사, 1998, 120-121 쪽. 33) H.-G. Gadamer, WM,, 288-289 쪽. 34) H.-G. Gadamer, WM., 436 쪽. 가다머는헤겔이의식적으로희랍의변증법의모델을수용하였고, 누구든희랍사상을배우려는자는먼저헤겔에게서부터먼저배워야한다고말한다. 또한헤겔뿐만아니라파르메니데스 (Parmenides) 의존재의진리를중요한것으로간주하였다 (H.-G. Gadamer, WM., 436 쪽 ). 35) H.-G. Gadamer, WM., 349 쪽. 36) H.-G. Gadamer, WM., 350 쪽. 37) H.-G. Gadamer, WM., 350 쪽. 38) H.-G. Gadamer, WM., 284 쪽. 21) H.-G. Gadamer, WM., 183 쪽. - 50 -
함께성찰하는의식을가다머는영향사적의식이라부른다. 따라서영향사적의식은그내용이항상두계기가된다. 그하나는역사적연결점이고, 다른하나는개인적상황이다. 영향사적의식은역사로부터자극을받는동시에이자극에대한의식이다. 그는영향사적의식을다음과같이말한다. 우리는항상역사한가운데있다. 우리자신은계속해서굴러가는사슬의한부분에지나지않는다. 우리는매순간이렇게과거로부터우리에게오는것, 즉전수되는것과더불어우리를이해할수있는가능성속에존재한다. 나는그것을영향사적의식이라부른다. 40) 위인용문에서보듯이, 영향사적의식은역사의진행과정에서작용하고있으며, 역사를 통해서규정되고있는의식이다. 그리고영향사적의식은인간이소유하고있는의식이아 니라그작용을우리가느끼고그것을인정할수밖에없는의식이다. 따라서해석학은타자 의역사적대상속에서자기자신을인식하는이론으로이해된다. 이런점에서가다머는작 가가그자신을이해하는것보다이해하는사람이작가를결코더잘이해할수없다는것 이아니라작가가다르게이해되어진다는데에있다. 따라서가다머가주장하는해석학적 의식은인간의식의유한성을의미한다. 41) 이러한영향사적의식은영향사라는개념과연관 된다. 영향사란이해에작용하는선입견으로의역사를일컫는다. 이개념은이해의정확한 의미를함축하고있으며, 그러한이해는그본질에있어영향사의과정속에있다. 이러한 영향사는 역사주의 42) 라는전통개념에대한해석학적반성에서유래하며, 역사주의의한 계는무반성 ( 無反省 ) 에서찾는다. 43) 그러므로영향사적의식은역사를연구하고인식하려는 우리의의식이과거의역사적전통으로부터초월하여존재하는것이아니라계속적인작용 을하거나그영향아래에서존재한다. 가다머는영향사적의식을해석학적상황에대한의 식이라말한다. 여기서해석학적상황은이해해야할전승의상황이다. 그런데상황이란대 상화될수있는것이아니라, 우리가그곳에처해있는입장이기때문에어떤구체적인식 의대상은아니다. 다시말하면해석학적상황은우리가이해하려는전통에대한우리자신 이처해있는상황을이해하는것이다. 모든반성과마찬가지로영향사적의식도인간의구 조이기때문에, 역사적전승도현재의삶과긴밀히매개되어야한다. 44) 이러한가다머의영 향사적의식구조는헤겔적인반성의변증법 (die Dialektik der Reflexion) 안에서이성의자기 매체 (Selbstvermittlung) 라는부분에의해형성된다. 헤겔의정신철학은역사와현재로부터 전적인매개로수행될것을요구한다. 45) 헤겔의매개 (Vermittelung) 개념은가다머의영향사 이론에결정적인출발점이된다. 그러나근본적으로 매개 46) 에대한헤겔과가다머의이해는서로다르게나타난다. 헤 40) H.-G. Gadamer, WM., 183 쪽. 41) H.-G. Gadamer, WM., 275-276 쪽. 42) 역사주의는과거의문화적전통을역사적특수성에따라서객관적으로인식하려는태도이다. 특히가다머는역사를현재의매개와관련하여드로이젠 (Droysen) 의역사이론과해석학의관계를언급하고있다. 드로이젠은랑케 (Ranke), 칸트 (Kant), 훔볼트 (Wilhelm von Humboldt) 의전통을이어받은해석학적역사이론가이며가다머의지평융합과일치하는관점을갖고있다 (H.-G. Gadamer, WM. 199-205 쪽 ). 43) Richard E. Palmer, 앞의책, 191-193 쪽. 24) H.-G. Gadamer, WM., 323 쪽. 45) H.-G. Gadamer, WM., 328 쪽. 46) - 51 -
겔에게있어서매개는반성의영역안에서수행되는절대이성의자기매개현상으로나타난다. 47) 그러나가다머입장에서매개는역사적인매개이며과거와현재의지평융합 (Horizontverschmelzung) 을형성하는것이다. 48) 즉, 가다머는매개를통한영향사적의식의분석을이해와역사의관계로해명하면서, 과거와현재의지평융합이라는이해과정을헤겔의변증법적반성철학에서그모델을찾는다. 49) 여기서가다머는이해의구조와전통의연관성을설명하기위해지평이라는개념을적용한다. 지평은활짝열려질수있으며, 우리와함께움직이는그무엇이다. 그에게있어서지평은하나의관점이며, 정확히정의할수있는개념은아니다. 역사적의식이과거의것을대상으로삼는다면, 이역사의식은전승된것과거리를두게된다. 즉과거의지평과내가속한지평은간격을가질수있다. 두지평은지속하는전통속에서동일한것이라할수있지만, 서로분리된지평이만날수있어야한다. 이두지평은영향사적의식속에서지평융합을이룬다. 50) 따라서가다머의지평융합은두지평의혼합이아니라영향사의식에의하여자신이역사적으로제약되어있다는의식이다. 6) 해석학적경험의매체 가다머에있어서영향사적의식의역사이해는언어를통해잘나타난다. 여기서언어는해 석학적경험의매체가되며, 이해의문제를야기시킨다. 따라서언어의문제는가다머해 석학의중심논제로등장한다. 그는언어에대한관심을초기의하이데거의실존론적해석학 의극복을위해언어의보편성에대한이론을전개한다. 즉그는 진리와방법 의 3 부에서 언어를근거로하여해석학의존재론을다루었다. 51) 가다머는언어와존재의관계를해석학 적단서로파악한다. 즉언어의문제는하이데거가주장하는 언어는존재의집 " 52) 이라는 문장과가다머자신이 존재는진리의집이다 53) 라언급한명제에서잘나타난다. 가다머 의언어이론의가장근본적인특성은언어의본질에대해 기호이론 (Zeichentheorie) 54) 을 거부하는데있다. 즉그는언어의형식과도구적기능에기초하고있는기호이론에반대한 다. 기호이론은언어가사유를전달하는데필요한인간의도구로여기고, 명확히사유되거 나정의된것을표시하기위한도구로본다. 언어는도구가아니라살아있는로고스이며우 리들이거기에참여하는것이라가다머는파악한다. 55) 47) H.-G. Gadamer, WM., 328 쪽. 48) H.-G. Gadamer, WM., 289 쪽, 356 쪽. 49) H.-G. Gadamer, WM., 327 쪽. 50) H.-G. Gadamer, WM., 448 쪽. 51) H.-G. Gadamer, WM., 361-465 쪽. 52) M. Heidegger. Über den Humanismus, Frankfurt a.m 1947, 5 쪽. 53) M. Heidegger, 앞의책, 9 쪽. 54) 기호이론은구조주의에서언어학적으로많은연구가있었고데리다를비롯한해체주의에서활발한논의가진행되어왔다. 소쉬르는그의주저 일반언어학강의 에서기호의구조주의라는말을처음으로사용하였고기호를 Signfiant( 기표 ) 와 Signifie( 기의 ) 의결합이라보았다.(J. Bleicher, Contemporary Hermeneutics, hermeneutics as method, philosophy and Critics, London, 1980, 222-227 쪽.) 55) H.-G Gadamer, WM., 410 쪽. - 52 -
가다머에있어서언어는비도구적성격이며, 이해와더불어포괄적인현상이다. 즉그는언어를도구가아니라하나의매개로파악한다. 56) 따라서가다머는언어의본질을사유와언어, 그리고이해의통일속에서찾는다. 즉 모든이해는해석이며, 해석은대상이단어에서나오며, 언어의매체에서전개된다. 57) 따라서언어는대화를통해다음과같이전개된다. 대화속에서언어는모든것을이해하고, 사유의과정속에서진행된다. 언어는해석을통해나타날수있기때문에우리가언어를내용적으로전승하는것을외면하고형식적으로사유한다면언어의의미가아주빈약하게되어버릴수있다. 언어는진정으로언어가존재하려는방식의길로나아가야한다. 58) 이렇듯가다머는언어를해석학의중요한요소로서간주한다. 언어는단지도구가아니라세계와의관계에서파악한다. 하지만언어는세계와매개하는단순한수단은아니다. 다시말해언어는단순히도구가아니며, 우리자신과세계에대한지식을얻고자하는데있다. 59) 그러므로가다머는언어를세계 60) 와의관계속에서파악한다. 언어는인간존재의중심이며그언어속에서 나 와 세계 가함께한다. 61) 따라서언어를이해하는것은그언어가속한상황이나세계에관계하는것이며, 이것은세계와언어를동시에갖는것이다. 세계는언어로이해할때세계를이해할수있으며, 언어를통해서세계를형성한다. 따라서언어는동시에세계 - 내 - 존재 (In der-welt-sein) 를의미한다. 62) 언어를통해서나올수없는것은본질상이해할수없으며, 언어로듣는매개에접근할수없는것은존재하지않는다. 63) 이러한세계와언어사이의관계는현존재의이해에근거하기때문에개시성 ( 開示性 ) 에의해언어를이해한다. 이런점에서가다머는 이해될수있는존재는언어이다. (Sein, das Verstanden werden kann, ist Sprache) 64) 라말한다. 여기서언어특유의객관성을찾아내며, 언어가속한세계에서상호주관적인세계가드러난다. 65) 무엇보다가다머에있어서언어는세계와의관련속에서존재를드러내는힘이다. 66) 즉언어는시간과공간을초월한상호주 56) H.-G, Gadamer, Mensch und Sprache. in : Kleine Schriften I. Tübingen. 1967, 95-96 쪽. 57) H.-G. Gadamer, WM., 366 쪽. 58) H.-G. Gadamer, Mensch und Sprache, 95 쪽. 59) 가다머에있어서세계는환경 (Umwelt) 과같은것이아니다. 환경은동물도갖고있으나세계는인간만이갖고있다. 동물이세계를갖지못하는것은언어를갖고있지않기때문이다. 동물이언어를갖고있다고주장하는것은언어를부호로보는도구주의적견해이다. 그래서인간만이언어를갖고있고언어를통해서세계를갖고있는것이다. (H.-G. Gadamer, WM., 419-421 쪽참조 ) 60) H.-G. Gadamer, WM., 419 쪽. 61) H.-G. Gadamer, WM., 419 쪽. 62) H.-G. Gadamer, WM., 419 쪽. 63) H.-G. Gadamer, WM., 438 쪽. 64) H.-G. Gadamer, WM., 450 쪽. 65) H.-G. Gadamer, WM., 423 쪽. 66) H.-G. Gadamer, WM., 419 쪽. - 53 -
관적인언어세계로써나타난다. 다시말해언어와세계사이의관계는해석학적경험이론과전승과의관계에서드러난다. 해석학적경험이론은전승 (Übderlieferung) 에관계된경험이며, 언어에서전승된언어는해석학적경험이론과분리되어생각할수없다. 67) 요컨대전승속에서설명되어진세계는언어로파악된세계이다. 68) 가다머에의하면, 전승은우리가경험을통해인식하는것이아니고나와너의대화를모델로삼아야한다고말한다. 대화속에서너는대상 (Gegenstand) 이아니며, 우리자신과관계한다. 너라는경험대상은서로타자에대한경험을갖고있기에언어를매체로한해석학적경험의특징을갖는다. 69) 우리자신이나전승된텍스트가언어에속해있을때공통적인지평이가능해진다. 이러한점에서인간은언어에대한귀속성 (Zugehörigkeit) 을갖고있으며, 언어는해석학적경험의중요한의미를지닌다. 70) 그러므로언어의귀속성은해석학적경험의실재근거가되며, 언어를통해서듣는것 (das Hören Mittels der Sprache) 을의미한다. 가다머는 보는것 보다 듣는것 을더강조하면서언어를통해서들리지않는것은어떤것도없다고주장한다. 왜냐하면 들음 으로서우리가속한세계인로고스 (Logos) 에접근할수있기때문이다. 71) 가다머는, 해석학적경험이언어의수행방식으로이루어졌다는점에서해석자사이에대화가일어나고있음을강조한다. 가다머에게있어서언어는단지실제적인대화및담화 (Dialog), 즉묻고답하는것, 그리고가장내면적인진리에대한답변을포괄한다. 72) 이러한이유로인해그는언어의본질을대화에서찾는다. 대화는상호이해 (Verstandigung) 의과정이고, 우리가다른사람안에들어가상대편의관점을타당하게여길때진정한대화가성립하게된다. 대화가서로성립하기위해서는타인을개별적인존재 (Individualität) 로이해하지않고, 상대방이말한것을이해하며그가생각한것을파악한이후에그의미가무엇인가를찾아내어합의를이루어야한다. 73) 그렇게될때언어는대화상대자사이에합의가이루어지는중심역할을하게된다. 74) 하지만대화는무한정진행될수있기때문에언어를통해서진리를파악하는것이그렇게간단하지않다. 여기서가다머는언어의고유한사변적구조 (spekulative Struktur) 에대해언급한다. 언어는그자체가사변적구조를갖고있으며, 그구조속에서언어의특성이나타난다. 이러한언어의사변적구조는언어의유한성을사실자체로표현하는무한한과정에서진행된다. 75) 가다머에의하면, 진정한대화는단지상대방의 말한것 에의해서가아니라 이야기 (die Rede) 를통해서서로를이해시킬때일치감을형성한다고본다. 특히이러한현상은시적 ( 詩的 ) 진술에서두드러지게나타난다. 그는다음과같이 시어 (dichterische 67) H.-G. Gadamer, WM., 417쪽. 68) H.-G. Gadamer, WM., 423쪽. 69) H.-G. Gadamer, WM., 343쪽. 70) H.-G. Gadamer, WM., 436-438 쪽. 71) H.-G. Gadamer, WM., 438쪽. 72) Damir Barbarić, Zur Sprachauffassung H.-G. Gadamers, in; Internationale Zeitschrift für Philosophie, Heft. 2. 1996, 230쪽. 73) H.-G. Gadamer, WM., 363쪽. 74) H.-G. Gadamer, WM., 361쪽. 75) H.-G. Gadamer, WM., 444쪽. - 54 -
Wort) 76) 들을일상생활속에서파악한다. 일상적생활에서의대화와마찬가지로 ( 시적 ) 단어들은사변적이다. 말하는자는말속에서존재와의관계를언어로표현한다. 77) 다른말로표현한다면, 시적인단어는어떤대상과의고유한관계에서진행될때사변적으로나타난다. 78) 위인용문에서시적인언어는사변성의구조로서해석학적경험이할수있는공통적인특징이며, 이는 보편적-존재론적인구조 79) 를갖는다. 여기서해석학적존재론의명제가성립되며해석학적경험이론을완성시키는결정적인단서가된다. 결국가다머가해석학의보편성을주장할수있었던것은인간과세계의근본관계를언어의이해로파악하였기때문이다. 80) 그것은언어가이해와연관되어있다는것이며, 이러한연관속에서이해는언어속에서의사소통되고있는의미파악을가능하게한다. 가다머의해석학적존재론은언어의사변적존재론의구조아래에정초된언어존재론이다. 따라서이해는우리의시선을활짝열어준다는점에서제1철학 (prima philoslphia) 이라부른다. 81) 위에서살펴본바와같이, 가다머의해석학적경험의매체로작용하는언어개념을다음과같이정리할수있다. 첫째, 언어는단순히도구적기능에기초하고있는기호이론이아니다. 즉언어는도구가아니다. 둘째, 언어는세계와의관계속에서존재를드러낸다. 언어를통해서인간들은세계를지닌다. 셋째, 언어는전승된텍스트속에서진정한대화가이루어진다. 넷째, 언어는사변적구조를가진다. 7) 의의와영향 20세기현대해석학의핵심은하이데거를비롯하여가다머가그업적을계승한이후로세가지관점의변화를겪어왔다. 첫째, 계몽주의이래의전통과는대조적으로이제더이상해석학은고정적으로텍스트에쓰여진문서나언어의이해및텍스트의해석에있어서배타적으로기울이지않는다는사실이다. 둘째, 슐라이어마허로부터딜타이에이르기까지의낭만주의해석학과는다르게가다머의해석학은이해의목표가다른사람과의의사소통이나타인의심리학에한정하여초점을맞추어전개하지않았다. 셋째, 가다머의해석학은딜타이자연과학과정신과학의분리하기이전에놓여있던그것보다더근본적인정신과학의영역을탐구하려고시도하였다. 우리는앞서살펴본가다머의해석학의이해에서중심역할을하였던영향사적의식에대한의미를다음과같이부여할수있을것이다. 첫째, 영향사적의식은역사적간격 (historical distance) 의개념이다. 여기서간격은방법론적입장을뜻하며, 역사적간격의조건에서이루어진다. 즉그것은먼곳의가까움으로표현된 76) H.-G. Gadamer, WM., 445쪽. 77) H.-G. Gadamer, WM., 445쪽. 78) H.-G. Gadamer, WM., 445쪽. 79) H.-G. Gadamer, WM., 450쪽. 80) H.-G. Gadamer, "Rhetorik. Hermeneutik und Ideologiekritik," in; Kleine Schriften I., Tübingen. 1967. 118쪽참조. 81) R. Bubner, Modern German Philosophy. Translated by Eric Matthews 1981, 57쪽. - 55 -
다. 현재의관점에서과거의역사는먼곳의역사이다. 하지만과거의역사를통해현재가진행된다고보았을때, 과거의역사는현재를이해하는원동력으로작용한다. 둘째, 영향사적의식의개념은유한성과헤겔적인절대적지식을포함한다. 여기서유한성은존재론에속하며, 이것은하이데거의현존재의존재론적해석학에영향을받았다. 이러한영향사적의식의개념은역사적존재에서나타나지만, 헤겔이주장하듯이절대지식에도달하지는못하는존재이다. 헤겔은역사적존재를지식이라는개념보다실체개념에더가깝다고말한다. 이러한실체적개념에대해가다머는대화의변증법을통해그의보편적해석학으로진행시켰다. 82) 셋째, 영향사적의식은이해의역사성이라는관점에서선명하게나타난다. 역사적이해는우리를단지제약하는상황만은아니다. 이러한상황은수축하기도하고팽창하기기도하는상황이다. 우리가목격하는풍경이가까이에서, 멀리, 또아주넓게확장될수있듯이, 역사적이해도이와동일하다. 이때에지평의개념은타자의관점에서자신의방법론적역할과일치될때설명될수있다. 즉지평은타자와의지평에서이루어진다. 넷째, 영향사적의식에의하여과거와현재는두지평융합을만난다. 하지만두지평융합은역사적으로제약되어있는의식이지만, 타자와자아사이의긴장된관계를변증법과정속에서회복시키는매개역할을한다. 이러한지평융합은 과거와현재의연속적인이해속에서형성된다. 83) 이렇게가다머의지평융합의개념은현재와과거를이해하는역사적관점의영역과밀접한관련을맺었다. 그것은이제껏모든역사의진행과정을포괄하는거시적인관점이었다. 82) Paul Ricoeur. Hermeneutics & the human sciences, Edited & translated by John B Thomps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1), 74-75 쪽. 83) Jan Edward Garrett, Hans-Georg Gadamer, Hans-Georg Gadamer on fusion of horizons, in: Man and World, vol.17, 1978, 393 쪽. - 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