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역연구 25 권 3 호 2016 가을 pp. 37-65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 해상교통로를둘러싼 점 - 선 - 면 경쟁을중심으로 구민교 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부교수 - - 주제어 : 남중국해, 유엔해양법협약, 중재재판소, 해상교통로, 해양안보 * 이논문은 2014 년정부 ( 교육부 ) 의재원으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임 (NRF-2014S1A3A2044630).
38 구민교 I. 서론 바다는해양방어및통제, 해군력투사를둘러싼전통적인의미에서의안보와인적및물적자원의운송과관련된해상교통로의안전, 해적, 자원개발등과같은비전통적안보가만나는복합적안보공간이다. 선박건조기술및항해기술의발전에따라연안국의연해방어 (coastal defense), 근해방어 (near sea defense), 그리고원해방어 (far sea defense) 의개념적및실질적구분또한모호해지고있다. 21세기동아시아지역에서는해양공간 (maritime space 또는 maritime domain) 을둘러싼역내국가들간의경쟁과갈등이기존안보영역과신흥안보영역에서동시다발적으로나타나고있다. 동아시아해양공간은해상교통의요충지로서, 자원의보고로서, 그리고주요국들의전략적교두보로서중요한의미를갖는다. 동아시아국가들은생존에직결되는에너지및수산자원확보는물론전체무역의대부분을바다에의존하고있다. 인도양과태평양을잇는동아시아의바닷길은이제국가의생존과직결되는지정학적이슈로떠오르고있다. 남중국해상에서중국이건설중인여러인공섬을둘러싼논란이나동중국해상공의방공식별구역을둘러싼갈등은영유권이나관할권을둘러싼전통적인이해관계뿐만아니라해상교통로의전략적중요성도잘보여준다 ( 구민교, 2016). 지난냉전기와탈냉전기에걸쳐동아시아의해양질서는미국의패권에의해유지돼왔다. 그러나그간유지되었던이균형은지금크게흔들리고있다. 중국의공격적인해양정책과해군력증강때문이다. 중국은 16세기이후유지해왔던대륙국가로서의정체성에서벗어나해양국가또는대륙- 해양복합국가로서의정체성확립을위해애쓰고있다. 이는역내군비경쟁을야기시킨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 (SIPRI) 에따르면지난 5년간 10대무기수입국중에서 4개국이중국및중국과육상또는해상경계를접한아시아국가들이었다. 1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39 동아시아의해양안보이슈는과거냉전시기태평양과인도양의제해권을두고미소양진영이치렀던전통적해양군비경쟁과는다른양상으로전개되고있다. 과거미소간의경쟁이 선 (line)-면(plane) 대 점 (point) 의대결이었다면미중간의해양패권경쟁은해상교통로를중심으로한미중양국의 점 - 선 - 면 전략의동시다발적경합과충돌이다. 중국의해양전략은동중국해와남중국해상의유 무인도서에대한영유권강화라는 점 전략에서출발하여남해구단선, 제1도련, 제2도련으로대표되는 선 전략으로진화해왔다. 미국의해양패권에대한방어적성격인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Anti- Access Area Denial: A2/AD) 전략은앞으로공격적인 면 전략으로전개될것으로예상된다. 중국이구상하는유라시아의대륙과해양을잇는 일대일로 (One Belt, One Road) 또는 21세기해상실크로드 (21st-century Maritime Silk Road) 전략도그연장선에있다. 중국의해양력확대에대한미국의대응도점-선- 면전략차원에서이해할수있다. 중국의부상에따른제7함대해양투사력의상대적약화를보완하기위해미국은 아시아회귀 또는 아시아재균형 전략을추진하고있다. 역내주요동맹국및우방국들과의연합훈련강화, 호주다윈에미해병대주둔결정 (2011년), 오키나와미군기지재편, 괌주둔병력증강, 그리고필리핀내폐쇄된미군기지재사용공식화 (2016년) 에이르기까지미국의아시아재균형전략의제1단계노력은새로운거점확보및기존거점의강화노력으로나타나고있다. 아울러미국은미군의접근이어려운아시아의작전환경을이용한중국의 A2/AD 전략에맞서 공해전투 (Air Sea Battle) 개념을발전시켰다. 2 이는 2015년부터육군전력을포함하는합동성개념인 공역접근및기동을위한합동개념 (Joint Concept for Access and Maneuver 1. 인도가 1 위, 중국이 3 위, 파키스탄과베트남이각각 7 위와 8 위, 한국이 10 위순이다 (http://www.wsj.com/articles/chinese-military-spending-ambitions-fuel-asian-arms-race -studies-say-1456095661. 검색일 : 2016. 8. 10). 2. 공해전투는장거리작전이가능한해군과공군위주의전력으로적국의위협을무력화시킨다는개념이다. 해군은적의공중방어만과위협을공격 - 제압하여공군의항공강습과전방전개기지방어에기여하고공군은적이동미사일발사대강습으로해군의기동의자유를보장하고장거리고성능폭탄을이용하여해군의강습 - 봉쇄작전을지원한다는것이다.
40 구민교 in the Global Commons: JAM-GC) 으로발전되었다. 냉전이후약화된미국해양패권의선전략을복구함과동시에면전략으로확대하겠다는의지의표현이다. 해상교통로를둘러싼미중간의긴장과대결은과거의단속적상태에서벗어나상시적이고거시적인안보문제로창발하고있다. 이는최근들어미중양측이군사적충돌가능성까지불사하며무력시위를계속하는데에서잘드러난다. 남중국해이슈가최대의쟁점이되었던 2016년 6월미중전략경제대화 ( 베이징 ) 나그직전에개최되었던제15차샹그릴라대화 ( 싱가포르 ) 와같은양자또는다자외교무대에서미중양국이날선신경전을벌이는것도더이상낯선모습이아니다. 동아시아의해상교통로이슈는역내국가들뿐만아니라역외국가들에게도중요하다. 특히서유럽국가들은남중국해이슈에대해직접적인분쟁당사자가아니기때문에대외적으로는국제법에따른분쟁의평화적해결이라는원론적인입장을견지하고있다. 그러나이들도지정학및지경학적관점에서엄연한이해당사자 (stake holder) 이다. 유사시에는이지역해상교통로에전적으로의존하고있는동아시아국가들과의교역이큰타격을입을수있기때문이다. 뿐만아니라남중국해에서의수세적인상황을타개하기위해중국이러시아와의관계를계속개선시켜나갈경우결국서유럽의안보에도영향을미칠수있다. 앞서언급한제15차샹그릴라대화에서프랑스쟝이브르드리앙 (Jean-Yves Le Drian) 국방장관이기조연설을통해남중국해의군사기지화를진행하는중국에대항해유럽연합 (EU) 회원국들에게군함을파견하여정찰활동을강화하라고주문한것도이러한맥락에서이다. 본논문의목적은이처럼유동적인지정학적관점에서해상교통로를중심으로동아시아해양안보이슈, 특히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의전개과정을분석하고규범적및지정학적시사점을도출하는것이다. 이를위해본논문은다음과같이구성된다. 제II절은해상교통로이슈의역사적기원을살펴보고그규범적함의를도출한다. 동아시아해양안보이슈는국제해양법레짐의의의는물론그한계와불가분의관계를맺고있다. 공해 (high sea) 및타국관할권수역내에서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41 의항행의자유를둘러싼미중간의경쟁은단순한군비경쟁이상의규범적함의를갖는다. 현행 유엔해양법협약 의규범체계는미중간해양패권경쟁의규범적외연을형성함과동시에그경쟁을내재화시켜야하는이중의도전에직면하고있다. 제III절은동아시아해양안보이슈의창발 (emergence) 과정을체계적으로조명하고분석한다. 그중심에는중국의해양굴기정책이있다. 과거에중국이대륙국가의정체성을유지할때는해양안보이슈는단속적인영유권분쟁이나자원개발경쟁에국한되었다. 그러나중국스스로의해양에대한의존도와취약성이증가함에따라중국은해양국가로서의정체성회복에박차를가하게되었다. 중국의해양대국화는미국의아시아로의회귀를자극하였다. 동아시아해양안보이슈의임계점은 2015년여름부터붉어진중국의남중국해도서의인공섬및군사기지화정책이다. 이제동아시아해양안보이슈는역내국가들간의영유권분쟁이나경계획정을둘러싼갈등을넘어미중간패권경쟁이라는글로벌이슈로진화하고있다. 제IV절은해상교통로를둘러싼미중간의해양패권경쟁을점-선- 면전략의차원에서재구성하여분석한다. 20세기들어막강한해양투사력을바탕으로지정학적해양전략을가장효과적으로구사한국가는미국이었다. 냉전당시미국의해양패권이소련에의해잠시도전을받은적이있었지만결국미국의해양전략의우월성이입증되었다. 중국은이를학습하였다. 중국의해양전략이과거소련의해양전략과근본적으로다른이유이다. 중국이추진하고있는점-선- 면전략이지금당장미국의점-선- 면전략을압도하지는못하겠지만미국입장에서도중국의팽창을견제하고봉쇄하기위해서는지금보다훨씬더많은자원과노력이필요할것이다. 제V절은결론및정책적시사점을도출한다. 동아시아해양에서의불확실성이그어느때보다커지고있는이때, 한국은유사시상황에대응할수있는외교적및군사적역량을강화해야한다. 특히아라비아해 -인도양 -말라카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로이어지는해상교통로는한국경제의생명선이므로이들해역에서의분쟁당사자가아니라는소극적인식에서탈피하여, 책임있는이해관계자로서좀더적극적으로신흥해양안보이슈를관리하고
42 구민교 해결하기위한국제적노력에동참해야한다. II. 해상교통로이슈의역사적기원과규범적함의 해상교통로의안전문제는동서고금을막론하고인류가바다로나가면서부터직면한문제였다. 특히 15세기부터서양에서는포르투갈과스페인, 동양에서는중국을필두로하여 지리상의발견 과 신항로개척 으로시작된범지구적대항해시대의도래에따라해상교통로는단순한선박의안전문제일뿐만아니라국가의존망을결정짓는중대한이슈로부각되었다. 동양과서양의명운을가른것도해양정책이었다. 15세기중반이후해금 ( 海禁 ) 정책을통해바닷길을막은중국이세계사의중심에서점차멀어지는동안 16세기의포르투갈과스페인, 17세기의네덜란드, 18세기의영국은제해권을장악함으로써그주역이될수있었다. 해상교통로에관한국제규범도그역사적맥락에서발전해왔다. 17세기이후네덜란드법학자휴고그로티우스 (Hugo Grotius) 의자유해양론 (mare liberum) 과영국의법학자존셀덴 (John Selden) 의폐쇄해양론 (mare clausum) 간의논쟁이대표적이다. 1609년 Mare Liberum이란저서를출판한그로티우스에게있어서바다는너무넓기때문에특정국가나특정민족에의해서만이용될수없으며, 따라서 인류공동의자산 (res communis or common property of all) 으로서의바다는누구에게나열려있어야하는것이었다. 그로티우스의자유해양론은아프리카남단의희망봉과동인도를잇는항로와무역을독점하던포르투갈에대한도전이자북해에서의어로행위의자유를확보하려는신흥해상강국네덜란드의국가이익과직결되는것이었다. 그러나그로티우스의논리는네덜란드의또다른경쟁국이자인접국인영국의견제를받았다. 1636년셀덴은 Mare Clausum이란논문을통해영국의근해에서외국선박의어로행위를금지하는논리를집대성하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18세기까지는자유해양론이보다우세하였다는것이일반적인평가이다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43 ( 구민교, 2011). 자유해양 (free sea) 혹은 해양의자유 (freedom of the sea) 는곧 무해통항 (innocent passage) 과 항행의자유 (freedom of navigation) 를의미한다. 유럽에서항행의자유에관한규범적논의가발전한이유는해상교역의발전과이를둘러싼주요해양강국들간의패권다툼과밀접한관련이있다. 고대그리스와로마가해상교역로를확보함으로써패권국의지위에올라수세기동안번영을누렸던것은잘알려진사실이다. 우월한해상수송능력과해양투사전력을보유한그리스도시국가와로마제국은해양이어느특정정치권력의관할대상이아니기때문에해양에서통행이자유로워야한다는관습국제법원칙을확립하였다. 이관행은중세이탈리아도시국가와한자동맹 (Hanseatic League) 의도시국가로이어졌고, 절대왕정기의해양세력이유럽에서패권을차지하면서더욱공고해졌다. 이관행은 17세기에이르러그로티우스에의해체계화되었다 ( 조동준, 2010: 129-130; 구민교, 2011). 1982년타결되고 1994년부터발효된 유엔해양법협약 은연안국들이해저지형이해상대지의연장이라는논리로해양과해저에대한관할권을확대하려고하자영해, 접속수역, 그리고배타적경제수역, 대륙붕의경계를성문화함으로써해양을연안국의관할구역으로인정하였다. 동시에공해및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항행의자유와영해에서의무해통항권을명문화함으로써자유해양론과폐쇄해양론간의균형을유지하기위해애썼다 ( 신창현, 1997; 김선표외, 2000; Park, 1983). 우선모든국가의선박은타국영해에서연안국의평화와안전을해치지아니하는범위내에서계속적이고신속한 (continuous and expeditious) 통항을의미하는무해통항권을갖는다 ( 유엔해양법협약 제17조 ). 따라서외국선박은통상적인항해에부수되는경우, 조난으로인해필요한경우, 구난작업에필요한경우를제외하고타국영해를무해통항하는중에정박을하거나닻을내릴수없다 ( 유엔해양법협약 제18조 2항 ). 3 3. 한편, 타국영공에서의항공기의비행은무해통항에포함되지않는다. 잠수함은무해통항을위해수면으로부상하여국기를게양하고항해해야한다 ( 유엔해양법협약 제 20 조 ).
44 구민교 동아시아해양안보의관점에서볼때군함역시타국영해에서무해통항권을갖느냐의여부가중요한쟁점이다. 군함의무해통항권인정여부는 1930년헤이그법전화회의나 1958년제네바해양법회의시에도논란이되었으나, 해양강국과개도국의대립으로인해이를명문으로해결하지못하였다. 현행 유엔해양법협약 역시군함이연안국법령을준수하지않는경우즉시퇴거를요구할수있다는조항 ( 제30조 ) 만을두었을뿐, 군함의무해통항권인정여부에대해특별한규정을두지못하였다 ( 정인섭, 2016: 604). 미국은제2차세계대전이전과는달리현재군함의무해통항권을강력히주장하고있다. 그러나중국은 1992년에발효된자국의 영해및접속수역법 에따라무해통항시사전허가를요구하고있다 ( 정인섭, 2016: 605). 물론중국이무해통항자체를부인하는것은아니다. 지난 2015년 9월중국해군소속함정들이알래스카인근미국영해에무해통항을한바있다. 미국정부는국제법에따라이를묵인하였다. 미국도동년 10월 26일에해군구축함을남중국해상중국이영유권을주장하는수비환초의 12해리이내를통항시켰다. 이에중국은미해군이사전허가없이불법적으로자국영해를통항하였다고반발하였으나추가적인조치는취하지않았다. 12해리영해외측의수괴 (water column) 에대한주권적권리와대륙붕에대한주권적권리를결합한 200해리배타적경제수역의명문화는 유엔해양법협약 의가장중요한혁신중하나였다. 이는연안에대한통제강화를원하는국가들과최대한넓은공해를확보하려는국가들사이의정치적타협의결과였다. 유엔해양법협약 제57조에의하면, 연안국들은기선으로부터 200 해리까지배타적경제수역을주장할수있다. 이구역안에서연안국은수괴, 해저 (sea floor), 해저면 (seabed) 에있는생물이나무생물등천연자원의탐사 (explore), 개발 (exploit), 보존 (conserve), 관리 (manage) 를위해주권과구분되는 주권적권리 (sovereign right) 를갖는다. 연안국은또한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인공섬의설치및관리, 해양과학조사및환경보호등에관한 관할권 (jurisdiction) 을갖는다 ( 제56조 1항 ). 그러나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의항행의자유와상공의비행, 해저관선이나전선부설등을제한할수없다 ( 제58조 1항 ).
다. 4 배타적경제수역은본질적으로경제적목적을위하여도입된제도이지만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45 폐쇄해또는반폐쇄해로구성된동아시아대부분의해역이연안국의배타적경제수역으로편입됨에따라이수역에서타국의군사적활동가능성역시논란의대상이되고있다. 현행 유엔해양법협약 은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외국선박이나항공기의항행의자유나상공비행의자유등을보장하고있으나, 군사적목적의활동이보장되는지에대하여는구체적인언급을피하고있다 ( 정인섭, 2016). 앞서언급한무해통항권과마찬가지로미국은타국의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의미해군의군사활동도관습국제법및 유엔해양법협약 에따라보호되어야할 핵심이익 으로규정하고있다. 이에맞서중국은자국의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사전허가없이외국군함이군사훈련이나작전을수행하지말것과군사시설을배치하지말도록요구하고있다. 바야흐로미중양국은상대국영해내에서의무해통항권, 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의항행의자유권의범위와조건을놓고 법률전쟁 (legal warfare 또는 lawfare) 을벌이고있 주권적권리 와 관할권 의개념적모호성으로인해동수역에관한연안국의권한이강화되는추세, 즉 영해화 (territorialization) 경향은쉽게수그러들지않을것으로보인다. 따라서향후에도연안국의경제수역내에서이루어지는타국의활동에더많은실효적제약이가해질것으로보인다. 특히민감한문제인군사적이용범위에대하여는연안국과타국이쉽게합의를보기어려울전망이다 ( 정인섭, 2016: 626). 요약하면, 해상교통로의이용과관련된규범은오랜시간을거쳐관습국제 4. 2001 년 4 월미해군의 EP-3 정찰기가중국하이난섬인근의배타적경제수역상공에서중국의 F-8 전투기와충돌하는사고와 2009 년 3 월미군해상수송사령부소속해양관측선임페커블 (Impeccable) 호가하이난섬인근의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해양관측임무를수행하던중중국의정보함 1 척을포함한선박 5 척에의해위협을당한사고가발생했을때미국은타국의경제수역과그상공에서자국의정당한권리를행사하던중이었다고주장하였다. 반면, 중국은배타적경제수역에서연안국의안보를해치는행위는금지되며과학적조사나관측도연안국의허가를받아야한다고주장하였다. 이를둘러싼미중간의법적인공방은최근들어미국이남중국해상에서정찰활동을강화함에따라더욱첨예해지고있다.
46 구민교 법으로확립되어왔으며 유엔해양법협약 을통해명문화되었다. 그러나특히타국군함의연안국영해내에서의무해통항권과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항행의자유권의범위와기준과관련된규범적모호성은다음절에서구체적으로분석하는바와같이해상교통로이슈를새로운안보이슈로창발시키는기폭제역할을했다. III. 동아시아해역에서해상교통로이슈의창발과정 동아시아해상교통로문제는지난 20년간일련의창발과정을거쳐왔다. 1994년 유엔해양법협약 이발효됨에따라새로운해양질서가도래할것이라는기대와는달리개별국가단위의미시적인이해관계들이복잡한상호작용을통해거시적단계에이르러그규범적모호성이두드러지게나타나고있는것이다. 특히미국과중국이해양에서의자국의핵심이익을놓고벌이는힘의대결의결과에따라동아시아의해양질서는새로운 자기조직화 의과정을통해서재편될것으로전망된다 ( 김상배, 2016). 전통적인해상교통로이슈의중심에는해적행위가있다. 전세계해역에걸쳐해적으로인한피해현황은지속적으로증가하고있다. 동남아시아지역에서는특히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해협에서많이나타난다. 국제해사국 -해적보고센터 (IMB-PRC) 의자료에따르면동남아시아에서의해적활동은 2000년대이후꾸준히감소하고있지만, 이수치들은대부분피해선박의자발적보고에의존하고있기때문에현실을그대로반영한다고보기는어렵다. 또한동남아의일부지역에서는오히려해적사고비율이같거나증가하였다. 풍선효과처럼해적과의전쟁이효과를발휘한지역에서해적발생의비율이감소한반면, 해적에대한관심이낮은해양과해로에서는첨단화된해적들의활동이더빈번해진것이다 ( 김석수, 2009: 79-82; 송봉규 임유석, 2012: 16-18). 여기서눈에띄는점은중국의행보이다. 1978년개혁개방정책실시이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47 후해상교통로에대한의존도가높아진중국도특히남중국해에서의해상교통로안전문제에관심을기울이지않을수없게되었다. 한걸음더나아가인류공동의적으로인식되고있는해적행위의증가는주변국들의우려에도불구하고중국해군이동중국해와남중국해를넘어인도양과아라비아해까지자국해군력의범위를넓힐수있는기회와구실을제공하였다. 중국은국제사회의노력과는독립적으로대해적작전병력을운용중이다. 현재호위함 3척과보급함 1척이소말리아해역과인도양에걸쳐활동중인것으로알려져있다. 5 중국의적극적인해양정책에대해미국은 2000년대에들어설때까지만해도이렇다할대책을내놓지못했다. 미국의동맹국들과중국과의도서영유권분쟁에대해서도미국은당사자해결원칙이라는원론적입장만되풀이했을뿐그이상의개입은자제해왔다. 해양이슈를놓고미중간의긴장관계가형성되기시작한계기는미국이주도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PSI) 에중국이공개적으로반대를하면서부터이다. PSI는 유엔해양법협약 이보장하는공해상에서의항행의자유및타국영해상에서의무해통항권과테러및대량살상무기의역내확산방지를위한양자 다자간노력의접점에있다. 6 2003년미부시행정부의주 5. 초기에중국은국제사회의해적퇴치활동에참여하는문제에관해서신중한태도견지했다. 2008 년 6 월 2 일유엔안전보장이사회회의에서통과된 1816 호결의문에의거하여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러시아, 인도, 그리고일본등이소말리아근해에군사력을투입하기로결정했지만중국정부는소말리아해적퇴치작전에개입하자는국내여론에도불구하고한동안침묵했던것이다. 그러나중국은곧중국해군내부신문인인민해군보를통해 해상통로의안전은중국에게있어중대한전략적의의를지니고있으며, 책임있는강대국으로국제법에근거하여정당한군사행동을수행하는것은국제사회의공동의인식이다 라는선언과함께중국해군함정의파견에대한정당성을주장하기시작했다 ( 박동형외, 2012). 중국은 2008 년 12 월 26 일미사일호위함 2 척과보급함 1 척, 헬기 2 대, 800 명의병력을아덴만에파견하는것을시작으로해적퇴치에적극적인역할을하고있다. 중국은이를통해국제적이미지의개선, 해양안보와자원안보이익보호, 해군력양성, 해외작전거점을확보함으로써아프리카지역에영향력증진, 미국의아프리카접근에대한균형확보등의전략적목표를달성하고있는것으로평가된다. 6. 2003 년 11 개이던 PSI 참여국은 2016 년현재 104 개로확대되었다. 이들중에서미국을중심으로한 21 개국가들이작전전문그룹 (Operational Experts Group) 을만들어조정과의사결정체역할을하고있다. PSI 의핵심개념은차단 (interdiction) 이다. PSI 의 차단원칙에관한선언 (Statement of Interdiction Principles: SIP) 은대량살상무
48 구민교 도로시작되어영해및공해상에서대량살상무기를운반하는것으로의심되는선박을정선, 검색, 압류할수있는근거가되는 PSI는 유엔해양법협약 과잠재적으로갈등관계에놓여있다. 7 중국은 PSI를미국을중심으로한해적행위 (act of piracy) 로규정하고크게반발해왔다 ( 장은석 2010). 다만, 지난 10여년간 PSI는기존의국제및국내규범들과의조화를추구해왔다. 이론적으로는공해상에서의 차단 을선언하고있지만대부분의 PSI 차단은연안국항만에서이루어져왔으며, 따라서참여국들의국내법과세관이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와관련된규범을내재화한정도에따라그효과성이다르게나타나고있다. 현실적으로 PSI에따라공해상에서대량살상무기를운반하는것으로의심되는선박을정선, 검색, 압류할가능성은점차낮아지는것으로평가된다. 8 동아시아해양안보이슈의임계점은 2015년여름부터붉어진중국의남중국해도서의인공섬및군사기지화정책으로볼수있다. 신흥안보의위험이일종의 지정학적임계점 을넘어서국가간분쟁의대상이되면이는명백한안보문제가된다. 이지경에이르면국가행위자가개입할근거가발생하게되고문제의해결을위한국제협력의메커니즘이가동된다. 이러한관점에서보면신흥안보는비전통안보의개념과는달리전통안보문제도포함하는개념으로이해할수있다 ( 김상배, 2016: 89). 기관련장비를선적한것으로의심되는선박을효과적으로차단 수색하고확산을야기할가능성이있는대상의확산행위를막기위한구체적인절차를담고있다. 7. 동협약에따르면 핵추진선박과핵물질또는본질적으로위험하거나해로운물질을실은선박들도 (foreign nuclear-powered ships and ships carrying nuclear or other inherently dangerous or noxious substances) 영해에서의무해통항권을갖는다 고규정 ( 제 23 조 ) 되어있을뿐만아니라공해상에서의항행의자유도규정되어있다. 다만국제법상공해상에서승선검색이가능한예외는무국적선박, 해적행위, 노예매매, 국기를허위로게양한경우, 불법라디오방송을하는선박등임을감안할때포괄적인해석의여지는존재한다. 8. PSI 참여확대및공조기반확대노력에도불구하고 PSI 는여전히국제사회의보편적지지를확보하지못하고있다. PSI 는 차단 에관한새로운국제규범을형성하고확산시키기보다는참여국들의국내법에의존하는경향이강화되고있다. 이러한경향은본질적으로 PSI 차단규범의갈등적속성때문이기도하지만실질적으로공해상에서 차단 작전을실시할수있는해군력을가진국가들이얼마안된다는이유때문이다 (Dunne, 2013).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49 중국은 2013년말부터 2016년현재까지남중국해내실효지배중인 8개암초에매립 간척및인공섬을건설중이다. 이중에서수비환초 (Subi Reef) 와미스치프환초 (Mischief Reef) 등은자연상태에서만조시수면아래로내려가는산호초이기때문에국제법상영해나대륙붕및배타적경제수역을가질수없으나중국은매립과간척을통해인공섬을건설하고있는것이다. 모래장성 (the Great Wall of Sand) 으로불리는남중국해상일련의인공섬조성및군사화가계속진행될경우중국이이지역을전략적으로통제가능할것으로보인다. 이는곧남중국해에대한중국의 A2/AD 능력증대, 더나아가중국의군사력투사능력증대를의미한다. 특히전략적해상로인남중국해에대한중국의통제력이강화될경우유사시중국의외교 군사적강압능력이비약적으로확대될것으로전망된다. 군사안보적고려뿐만아니라경제적고려도인공섬을둘러싼중국의마찰적해양정책에영향을미친것으로평가된다. 에너지와원자재를수송하는해상교통로를확보하는것이정책의우선순위가되었기때문이다. 특히 1993 년중국이원유순수입국이되면서에너지문제는남중국해와동중국해분쟁의주요원인이되었다 (Calder, 1996). 소요원유를확보하기위한중국의전략은세계원유시장의구조에큰변화를가져왔다. 또한중국의원유확보전략은동아시아국가들의에너지안보는물론경제적, 국가적안보문제와도밀접하게연계되어있다 ( 이은명, 2004). 중국은 2012년과 2013년하루평균 5.4백만배럴과 5.6백만배럴의원유를각각수입했는데, 이는대략국내소비의절반에해당되는양이다. 미국연방정부산하의에너지정보부 (EIA) 에따르면중국은 2020년과 2040년까지자국내총소비의 66% 와 72% 에달하는원유를지속적으로수입에의존할것으로예상된다. 원유수입이급증함에따라중국은원유수입선을다변화시키기위해노력하고있으나, 여전히대부분의원유를중동 (2013년현재 52%) 과아프리카국가 (2013년현재 23%) 들로부터수입하고있다 ( 구민교, 2016). 한편, 국제통화기금 (IMF) 의무역통계에따르면 2015년현재중국은유럽연합의제2의무역상대국으로연간교역규모는 5천8백억달러에달한다. 중국은유럽뿐만아니라이미많은아프리카국가들의최대교역상대국이기도
50 구민교 하다. 2015년현재중국의전체무역규모는 3조9천억달러로전세계에서가장크다. 대한민국전체무역규모의네배에달하는규모이다. 중국의해외직접투자도 2015년기준으로 1천2백억달러에달한다. 이중에서많은규모의투자가중동과남아시아국가들에집중되고있다. 이는곧원유수송과수출입물동량수송을위한동중국해 -남중국해 -인도양 -아라비아해를잇는해상교통로가중국에게는사활적인이해관계가걸린문제가되고있음을시사한다. 1433년정허 ( 鄭和 ) 의제7차대원정이끝난이후자국민의외국인과의접촉을엄하게금지하고외국선박들의중국항구접근을금지하는해금정책을펴왔던중국은이제대륙- 해양복합국가를지향하기시작했다. 시진핑 ( 習近平 ) 정부가출범한 2012년 18차당대회보고에서는처음으로해양강국건설을국가발전전략목표로제시했다. 해양자원개발능력을제고하고, 해양경제를발전시키고, 해양생태환경을보호하고, 국가해양권익을확고히수호하고, 해양강국을건설하자고역설한것이다. 9 중국은자국의해상교통로보호및확보를위해동남아와인도양의주요항구를하나씩꿰어연결하는차항출해 ( 借港出海 ; 타국항구를빌려해양진출 ) 전략을펼치고있다. 시진핑주석은인도양요충지인몰디브와스리랑카의항구에중국자본과기술을투입하기위해서 2014년 9월 15일중국최고지도자로는 42년만에처음으로인도양의섬나라몰디브를방문한데이어, 16일에는 28년만에스리랑카를찾았다. 시주석은 2013년 10월인도네시아에서 21세기새로운해상실크로드건설 을제안하였다. 중국이구상하는대로 1조3천억달러가모두투자되어육로와해로를연결하는기반시설이완 9. 중국의이러한변화를해양대국으로의전이과정으로봐야할것인지아니면대륙국가에서대륙해양복합형국가로의정상화과정으로봐야할것인지에대한논란이있다. 전자는역사적경험으로인해중국해양대국의지향은해 공군중심의군사대국화를자극하고, 제해권의확보를통한패권국으로의등장을상정케한다. 특히전통적인해양패권세력인미국과국익의중첩현상이발생하면서미중간해양세력경쟁과충돌가능성을높게할수있다. 반면에대륙해양복합형국가로의정상화과정이라고한다면중국의해양에대한진출과관심증대는국력확대에따른최소한의현상으로제한적으로전개될가능성도있다. 요컨대중국의가파른부상과병행하여나타나고있는해양으로진출의지는본격적인해양대국으로의전환의의지를표출한것인지의문이제기되고있다 ( 이동률, 2014).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51 성된다면일대일로프로젝트는유라시아대륙과중동, 그리고아프리카대륙의 60개이상의국가들과 44억명의인구를연결하는거대한네트워크가될것이다 (Kuo, 2016). 해상교통로확보를위한중국의적극적인해양정책이방어적인것인지공격적인것인지에대해서는논란의여지가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중국의일대일로또는실크로드구상은중국이지금누리는경제적번영을지속하기위한필연적인수단임을의미한다. 군사적측면에서중국의추진중인 A2/ AD 전략도그속성상방어적인것이다. 그러나대양해군을지향하는중국의구상이실현될경우해양을장악한중국이여전히선량한 (benign) 패권국으로남을지에대해서는의문이커지고있다. 해양강국으로서중국의부상은동아시아해역에서의세력균형은물론전지구적인힘의균형에막대한영향을끼칠것이다. 물론중국의구상이지정학적진공상태에서쉽게실현되지는않을것이다. 특히미국은중국의인공섬매립을포함한배타적해상교통로확보전략에반대하면서전술적인차원은물론국제법적차원에서도무력화를시도하고있다. 미국은주변국과의국방 / 군사협력강화, 남중국해인근미국의군사력배치, 남중국해상중국의 A2/AD 전략극복을위한새로운군사전략및군사력운용개념확립등국방태세를재검토하기시작했다. 미국은단계별로공중 해상정찰을강화해왔다. 미해군은중국의반대를무릅쓰고 2015년 5월 20일 P-8A 포세이돈해상초계기에 CNN 기자를탑승시키고분쟁해역상공을비행한바있다. 미국방부는인공섬 12해리안으로정찰기와함정을보내는방안을수개월동안신중하게검토한끝에 2015년 10월 26일미해군구축함라센호 (USS Lassen) 를파견하여수비환초의 12해리이내를통과한바있다. 이는미해군이남중국해상에서 2012 년에마지막으로 항행의자유작전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 을펼친이후처음으로동지역에서행한작전으로서의의의를가진다. 10 2015년 10. 한편미국의국제법및안보전문가집단내에서는라센호의파견목적과성격을두고많은논란이있었다. 라센호파견직후미국방부는동작전의목표는중국의과도한주장, 즉수비환초의경우와같이애초에수중암초였지만인공섬으로재탄생한경우일정한안전구역 (safety zone) 외에는영해나배타적경제수역과같이 유엔해양
52 구민교 11월 17일에는괌에전개된 B-52를투입하여 비행의자유작전 (Free Flight Operation) 도시행하였다. 2016년들어서도미국의항행의자유작전의강도와빈도는더욱증가하고있다. 미국은지난 6월하순부터 7월초순에걸쳐항공모함전단을동원해필리핀동쪽해역과남중국해상에서공중방어및해상정찰작전을펼쳤다. 중국이자국이실효적으로지배하는남중국해도서의 12해리이내에서항해하는미국의함정에대해영해침입으로간주할것이라고경고한가운데미국은이들작전을 정기적순찰활동 (routine operations) 으로주장하고있다 (Commander, U.S. Pacific Fleet 2016). 이에맞서중국은독자적으로개발한전략수송기를실전배치하여남중국해의 불침항모 ( 不沈航母, 즉인공섬 ) 의방어능력을한층강화하고 7월 5일부터 11일까지파라셀군도주변해역에서대규모군사훈련을실시한바있다. 한편, 미국과그동맹국들은중국의영유권주장에대해법적인압박을가하고있다. 가장대표적인것이필리핀 -중국중재재판케이스이다. 2013년 1 월필리핀은중국주장의부당성을지적하며국제해양법재판소 (International Tribunal For the Law of the Sea) 에중국을제소하였다. 이에대해 2015년 10월 29일네덜란드헤이그소재상설중재재판소 (PCA) 는필리핀이제기한여러문제들이중재재판소 (Arbitral Tribunal) 의관할권 (jurisdiction) 아래있다고판단하였다. 동중재재판의가장핵심적인쟁점은중국이지정한 남해 9단선 이 유엔해양법협약 에저촉되는지의여부와인공섬의법적성격문제였다. 2016년 7월 12일중재재판소는중국이주장하는남중국해 9단선내에 법협약 이규정한해양공간을가질수없음에도불구하고중국이영해를주장하는것을견제하기위한것이었다고설명했다. 그러나곧라센호의항로는수비환초의 12 해리이내뿐만아니라주변의다른합법적인무인암초 (unoccupied legal rock) 의 12 해리내에포함되었기때문에결국타국도서영해내에서의무해통항 (innocent passage) 의문제로귀결되었다. 전술적인측면에서는물론이고국제법적인측면에서도많은혼란과비판을야기한라센호작전을교훈삼아미국방부는 2016 년 1 월 30 일에미해군구축함커티스윌버 (Curtis Wilbur) 호를파라셀제도내의중국령트리톤섬 (Triton Island) 12 해리내에서제 2 차항행의자유작전을펼쳤다. 이번에는그법적성격을중국의사전허가없이그영해내에서의무해통항을목적으로하였음으로명확히하였다. 앞서언급한바와같이중국은타국군함이자국의영해내에진입할경우사전허가를얻어야한다고주장해왔다.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53 서의역사적권리가법적인근거가없을뿐만아니라필리핀의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이루어진중국의행위는필리핀의법적이익을침해하였고, 인공섬건설은해양환경보호를위한국제법적의무를위반한것이라고판결하였다. 11 필리핀의제소에대한중재재판소의관할권인정결정에이은중재판결은미국국무부와국방부등이필리핀정부에게법률적, 외교적인자문을아끼지않은결과라는것이중론이다. 유엔해양법협약 의비준을미루고있는미국정부가남중국해이슈를두고국제사법기구에중국정부를직접제소하기는어렵다. 때문에필리핀정부의제소를물밑에서지원한것으로보인다. 미국의지원을등에업은필리핀정부는중국의회유전략에도불구하고동중재사안을끝까지밀고나가국제중재재판소관할권인정과자국주장에대한규범적지지라는성과를거두었다. 미국은향후에도동남아시아국가들의국제법적역량강화를지속적으로지원할것으로예상된다. 한편중국정부는중재재판개시때부터지속적으로중재재판소는이분쟁에대하여관할권이없다는주장을고수하고있으며, 중재재판불참을선언하였다. 관할권판결은물론본안판결직후에도중국정부는판결이 무효 (null and void) 이며중국에대하여구속력이없다 는입장을반복하였다. 중국은남중국해분쟁은일대일협상을통해해결해야한다는입장을견지하고있지만국제법상중국의반대의사와상관없이중재판결은재판의양당사국모두에대하여법적구속력을갖는다. 또한중재판결을전면적으로무시하는행위는중국이국제사회에서구축하고자하는 화평굴기 이미지에손상을줄수있기때문에중국에게득이되지않을것이다. 이러한점에서중국 11. 중재재판소는필리핀이제기한이슈는중국의남중국해에대한영유권주장자결를다투는것이아니라중국이남해 9 단선을근거로영유권을주장하는것이 유엔해양법협약 에합치되는것인지를판단하는문제, 즉법의해석 (interpretation) 의문제를다루는것이므로중재재판소가관할권을가진다고보았다. 아울러중재재판소는중국이인공섬화하고있는일부산호초와모래톱은간조노출지에해당하기때문에 12 해리영해를가질수없다고보았다. 아울러중국이실효적으로지배하고있는다른암초들도모두해양법협약 121 조상사람이살수있거나그자체로서의경제활동을영위할수있는 도서 가아니기때문에배타적경제수역이나대륙붕과같은해양영역을가질수없다고판결하였다.
54 구민교 은중재재판판결에전면적으로배치되는행위를섣불리하지는않을것이다 ( 김현정, 2016). 하지만당분간최종중재판결의내용과이행여부를놓고치열한법적, 외교적공방이전개될것으로보인다. 일부중국학자들이주장하는것과같이자국에게불리한판결이내려진것에대한불만을품고중국정부가 탈퇴 를포함한압박을가할경우경제대국으로서의중국의위상과유엔안전보장이사회상임이사국으로서의중국의영향력을고려할때국제해양법레짐에도어느정도의타격이예상된다. 자칫규범의공백상태가초래될것이라는우려의목소리도나오고있다. IV. 미중간신해양전략의경합 동아시아해상교통로이슈는국제규범적인차원에서새로운안보이슈로창발하고있을뿐만아니라지정학적인차원에서도매우중요한함의를갖는다. 남중국해상에서의항행의자유를두고벌이는미중간의경쟁과갈등은양국의경합적해양전략의충돌로이해할수있다. 이러한맥락에서최근많은학술연구가국내외에서활발히진행되어왔다. 냉전종식이후동아시아해역에서해양패권확립을위한미중간의치열한군비경쟁 ( 박영준, 2015; 박남태외, 2015; Friedberg, 2012; Hayton, 2014; Lim, 2012), 세력전이 (power transition) 차원에서본미중간의해양패권경쟁 ( 차도회, 2012; Mearsheimer, 2014; Nakano, 2015), 동아시아내반중의식의확산과미국의귀환 (Lin, 2015; Shi, 2012) 등이그것이다. 본연구는기존의지정학적해양전략의관점에서한걸음더나아가미중간의해양경쟁을 점-선- 면 전략의관점에서재구성하여분석한다. 미해군제독알프레드세이어머핸 (Alfred Thayer Mahan) 은대영제국의번영이제해권에기인한것임을밝힌 1890년저서 (The Influence of Sea upon History, 1660~1783) 를통해 바다를지배하는자가세계를지배한다 는격언을상기시켰다. 그의해양력사상은미국뿐만아니라 20세기들어독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55 일, 일본, 프랑스등주요국들의해군력강화경쟁에불을지폈다. 머핸이후공간 (space), 위치 (location), 세력권 (sphere of influence) 등의지정학적개념이가미되고핵심해양공간 (sphere of core maritime interests) 에대한인식이높아지면서 지정학적해양전략 의시대가도래하였다 ( 박영준, 2015; 정광호, 2015). 미국해군전략의바탕이된머핸해군전략은함대결전에의한제해권장악을중시하는전략이었다. 이는냉전당시소련과의해양패권경쟁에서그우월함을증명하였다. 냉전당시소련극동함대는미국 7함대의봉쇄를뚫고태평양의제해권을확보하기위해고르시코프전략으로맞섰다. 이는필요한시간에필요한해역만을확보한다는소련해군의기본전략으로머핸의해군전략에대응하는전략이었다. 현대의해전에있어서는전함과항공모함과같은대형함선을중심으로한함대결전에서승리하더라고원자력잠수함의등장으로완전한제해권장악이어렵게되었다. 또미사일의발달에따라대형함선들은항상적의기습위험에노출될수밖에없다. 이와같은이유에서 1966년세르게이고르시코프 (Sergey Gorshkov) 제독은 반드시해역의모든공간을장기적으로지배해야할필요가없어졌으며군사목표달성을위한필요한시간에필요한해역만을제압하고있으면된다 고주장하였다. 12 그럼에도불구하고자국과동맹국연안부근의한정된해역에서만영향력을행사하는데그친소련해군의사례는 전략적으로중요한거점과해협에대한지배를그국가의해양력을결정한다 는머핸의전략이더우월하였음을증명한다. 현대중국의해군전략역시이러한인식을반영한다. 냉전체제의완화징후가나타나기시작한 1980년대중반중국해군은중요한전략적변화를꾀하기시작한다. 해군의전략적목표가소련의극동함대나미국의 7함대에의한공격을방어하는소극적의미에서의 연해방어 에서탈피하여좀더적극적인 근해방어 전략으로옮겨가기시작한것이다. 중국해군이현대적해양 12. 그는 1956 년부터 1985 년까지소련해군총사령관지위를맡았다. 고르시코프해군전략,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61590&cid=40942&categoryid= 31738( 검색일 : 2016. 8. 10).
56 구민교 전략개념을수용하여대양해군으로발전할수있는기틀을마련한인물은류화칭 ( 劉華清 ) 제독이었다. 덩샤오핑 ( 鄧小平 ) 의전폭적인지지와신임을받았던그는중국의고르시코프로불리며현대중국해군의아버지로추앙받았다. 그는제1도련과제2도련개념을바탕으로단계별해양전략발전과해군력증강계획을수립했다. 이는지금까지도중국해군전략의근간이되고있다 ( 박남태외, 2015: 262). 중국은소위제1도련선이내행동의자유확보에있어가장중요한지역인남중국해에대한통제력을확보하고이후제2도련선까지군사력투사능력증진을시도하고있다. 남중국해군사화는중국의제1도련선확보의지를가장극명하게보여주는중요한사건이다. 미국이우방국인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과의협력하에전략적요충지인말라카해협을실질적으로통제하고있는상황에서중국은남중국해에대한통제력확보를통해이에대응하고있는것이다. 더나아가중국은인도양에잠수함을배치하고정보수집능력을강화함과동시에미래함대운영의중추가될전력확보에매진하고있다. 13 중국은유사시인도양과남중국해를경유하는해상교통로에의존하고있는일본, 대만, 한국등에도영향력을행사할것이다. 이과정에서중국은미국의반응을끊임없이시험하고있다 ( 구민교, 2016). 14 2016년현재중국해군의전략목표는제1단계인연해방어와제2단계인근해방위를넘어제3단계인 원해방어 로확장되고있다. 15 이들도련선은중국 13. 미국의군사안보전문매체인더내셔널인터레스트 (TNI) 에따르면중국해군은오는 2020 년까지추가항모 4 척을포함하여루야 III 급이지스구축함, 055 형순양함, 유자오급대형상륙함 (LPD), 핵탄도미사일발사전략잠수함 (SSBN) 등 351 척을보유할전망이다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category=mbn00008& news_seq_no=2882940. 검색일 : 2016. 8. 10). 14. 영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 는 2014 년세계 1, 2 위인미국과중국의국방예산지출규모를각각 5,810 억달러와 1,294 억달러로집계했다. 미국의국방비규모감축추세속에중국이앞으로도연간 10% 이상국방예산을늘린다면그격차는줄어들수밖에없다. 이런중국의행보에는세계를상대로펼치는시주석의적극적이고 강한중국노선 이자리잡고있다는평가가나오고있다. 15. 2015 년 5 월에발간된국방백서에서중국은최근중국과주변국간해양영유권분쟁과일부역외국가들의남중국해개입및군사적조치들을적시하면서, 이에대응하기위한해상군사역량체계를구축하고, 국가주권및해양권익수호, 전략적통로및해외이익의안전수호를강조하였다. 이와동시에권익수호와안정유지간균형,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57 해군의전략목표이자미해군의방어선기기도하다. 미국은이러한중국해군의전략을반접근지역거부 (A2/AD) 전략으로평가한다. A2/AD 전략은오늘날중국이역내해양패권을확장하고유지하는데필수적인미국해군력의접근을거부하는핵심전략으로진화하고있다. 동전략은선-면전략을연계함으로써과거소련의고르시코프전략보다더큰확장성을갖는다. 아울러중국은중재재판소가필리핀이제소한남중국해케이스에관해자신에게불리한판결을내린현시점에서남중국해상공에 방공식별구역 (ADIZ) 을선포할가능성도있다. 향후중국은남중국해에대한방공식별구역설정을통해취약한입지를극복하고남중국해에대한역사적권리를두고법적으로타협하고협상하기보다는공세적전략과군사적압박을통한해결을선호할것으로보인다 ( 안재모 홍성훈, 2016). 16 미국은중국의전략목표를간파하고있다. 21세기에접어들면서미해군은중국해양력의부상에따라군사전략을수정해왔다. 미국의새로운해양전략의핵심은 2012년부터본격적으로시작된유럽으로부터아시아로의해양력재배치노력이다 ( 박남태외, 2015: 255). 이는 2014년 11월척헤이글미국방장관이발표한제3차상쇄전략 (offset strategy) 이라고불리는국방혁신구상에서도잘나타난다. 그핵심은아시아지역에서미국의재래식전력투사능력을회복하는것이다. 미국은이를위해혁신적작전개념과과학기술의결합을추구하고자노력하고있다. 2015년 1월미국방부와각군은 2009년이후현재까지의공해전투개념발전및새로운작전요구사항을반 국제해상안보대화및협력, 미국과의해상 공중에서조우시안전행위준칙등도언급되어있다. 해군에대한전략적요구도 2013 년백서에서는근해방어만명시하고있으나, 동백서는근해방어형에서근해방어및원해호위의결합형으로의변화를요구하고있는것이특징이다. 또한전력건설우선순위를해양, 우주, 사이버및핵전력에둠으로써해양강국을향한대양해군건설을공식적으로선언하였다 ( 구민교, 2016). 16. 2016 년 7 월 1 일공산당창립 95 주년기념식연설에서시주석은 그어떤외국도우리가핵심이익으로거래할것으로기대하지말라 고경고했다. 특히필리핀이제기한남중국해분쟁에관한중재재판소의판결이어떻게나오든중국의입장을바꾸지않을것임을분명히했다. 아울러그는 중국은먼저분쟁을일으키지않겠지만, 분쟁이일어나는것을두려워하지않는다 며영토문제로인한무력충돌도피하지않겠다는점을강조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7/01/0200000000akr 20160701096400083.HTML?input=1195. 검색일 : 2016. 8. 10).
58 구민교 영하여공해전투개념을 JAM-GC로대체키로합의하였다. 이는해군과공군전력뿐만아니라지상군, 해병대전력을활용하고상호운용성을제고시키기위함이다. 기존공해전투는 접근 (access) 에치중한반면 JAM-GC는 기동 (maneuver) 개념이추가된것이특징이다. 여기에서주목할점은점-선- 면전략의궁극적인지향점으로서의 공역 개념이포함되었다는점이다. 공역이란우주공간이나사이버공간, 공해, 심해저와같이특정국가에귀속되지않고세계어느국가든지다른국가의방해를받지않고사용- 활용이가능한국제적, 초국가적, 범국가적영역으로이미해양법협약을포함한유엔차원에서널리활용되어온개념이다. 2015년 8월미국방부가발표한 아시아 -태평양해양안보전략 도미국의새로운전략목표를확인하고있다 (U.S. Department of Defense, 2015). 그목표는인도양 -남중국해 -동중국해 -태평양으로연결되는해양공간에서의항행의자유보호, 강압과갈등의저지, 국제법및국제기준준수주창으로요약된다. 동보고서에따르면미국은새로운전투함정 (USS Ronald Reagan, USS America, DDG-1000 stealth destroyer 등 ) 에투자하고있으며 F-22, B-2, 그리고 B-52 항공기배치로전투함정들을보완하고있다. 또한더많은 F-35C기들이아시아지역에배치되고있다. 미국방부는괌기지에전개된잠수함을 3척에서 4척으로증강할계획이며좀더넓은스탠드오프거리를허용하기위해해양영역과관련한미사일전력에투자하고있다. 미해군은동맹및우방국들과의합동및연합적인전력운용을강조하는전지구적관여 (engaging partners across the globe) 도강조하고있다. 미국상원은존매케인상원의원이발의한 남중국해이니셔티브 (South China Sea Initiative) 를 2016년국방수권법개정안에포함키로결정한바있고, 카터미국방장관은 2015 샹그릴라대화에서의기조연설을통해 남중국해이니셔티브 의추진을공식적으로확인하였다. 이는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등동남아국가에 군사장비와보급, 훈련, 소규모군시설건설 명목으로향후 5년간 4억 2500만달러를제공하는것을골자로한다. 한편, 2015년 4월에는중국의인공섬건설을견제할목적으로필리핀과역대최대규모 (11,500명) 로 발리카탄 훈련을실시하였고, 동년 7월에는호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59 주와함께하는정기연합훈련 (Talisman Saber) 에일본을참가시키기도하였다 ( 구민교, 2016). 2016년들어서도미국은필리핀과군사기지사용협정을체결하였고베트남에대한무기금수조치를해제하는등중국에대한전방위적압박을가하고있다. 17 남중국해상에서미중간의해양패권경쟁은동중국해상에서미일동맹을강화시키는기폭제도되고있다. 미국은힐러리클린턴전국무장관의 2010 년 첨각열도문제에는미국의일본방위의무를규정한미일안보조약제5조가적용된다 는선언, 2012년 첨각열도의행정관할권이일본에있다 는발언등 2010년이후동중국해이슈에서일본의입장을전폭적으로지지해왔다. 이는미일양국정부가 2015년 4월에합의한새로운미일방위협력지침에도잘나타난다. 동지침은 ( 첨각열도를포함한 ) 도서방위를명기하고중국의해양진출을견제하기위해유사시는물론평시에도지속적인미일협력을확립하도록했다 ( 김성태, 2015). V. 결론및정책적시사점 국제해양문제는세계화의확산, 정보통신기술의혁명등에따라순수한양자간문제가아닌다자간문제로진화하고있다. 특히동아시아해역의경우해상교통로를둘러싼갈등과긴장은대개의경우양자간이슈에국한된기존의해양갈등, 즉영유권분쟁, 경계획정문제등과는다른양상으로전개되고있다. 연안국의관할권과제3국의이용권간의규범적모호성이존재하기때문이다. 해상교통로이슈를중심으로한동아시아의신흥해양안보이슈는다양한 17. 아울러미국방부는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 (ADMM-Plus),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RF), 아세안확대해양포럼 (Expanded ASEAN Maritime Forum) 을포함한역내다자간채널들과의관계를중시하고있다. 서태평양군심포지엄 (WPNS) 과인도양군심포지엄 (IONS) 과의관계가깊어지는것도같은맥락이다. 이를통해역내관련국들과의군사협력 지원및연합훈련을강화하고있다 ( 구민교, 2016).
60 구민교 국가및비국가행위자들까지도관여하기때문에그확산경로및파급효과를예측하는것이쉽지않다. 일부전문가들사이에서는남중국해상에서의미중간우발적무력충돌은제3차세계대전의전주곡이될수있다는우려의목소리도나오고있다. 이처럼비관적인시나리오까지는아니더라도동아시아신흥해양안보이슈는그공간적특성으로인해극단적사건의형태로발생할가능성이높다. 아울러해양분야에서의갈등이전통안보이슈들과연계되면서국가간갈등으로비화될가능성이크게높아지고있다. 과거에도그렇고현재에도동아시아해역에서해상교통로를둘러싼문제는항상존재해왔다. 인류공동의적으로인식되는해적행위가그것이다. 그러나해상교통로를둘러싼경쟁과갈등이지금과같이강대국간의패권경쟁으로비화될가능성이높은경우는없었다. 동아시아해역에서 점, 선, 면 을놓고벌어지는미국과중국의경쟁은과거냉전시대미소경쟁과는양적으로나질적으로다르다. 어느누구도파국을원치는않기때문에힘의균형이유지되는한미중양국모두갈등을적정수준에서관리하기위해노력할것이다. 그러나중국해양력의급속한팽창을고려할때과연미중양국간의힘의균형이언제까지지속될지의문이다. 더나아가중국이역내해양패권을차지할경우중국이국제적으로확립된규범의틀내에서 선량한 패권국으로남을지도확실치않다. 물론중국이제해권을장악하고남중국해와동중국해를봉쇄하는시나리오의실현가능성은매우낮다. 시간과비용은더들겠지만여러우회로가존재하고해상을통한대외의존도가높아지고있는중국경제의속성때문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중국은역내해역에서의제해권을단기적으로라도역내국가들을회유하고압박하는데사용할유혹을느낄것이다. 해상교통로의봉쇄가다만수일에서수주에그친다하더라도역내국가들이치러야할경제적비용은막대할것이다. 영해의확대, 대륙붕과배타적경제수역에대한배타적인관할권의강화등으로인하여주권국가의주권적권리가미치지않는지역은공해와남극, 그리고심해저밖에남지않게되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21세기의국제해양질서는여전히자유해양론과폐쇄해양론간의합리적인균형과타협을모
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61 색하는과정에있다. 영유권문제와배타적경제수역및대륙붕경계획정문제는물론, 그에따른주권적관할권과항행의자유및무해통항권과의조화는보다안정적이고생산적인 21세기국제해양질서를모색함에있어필요불가결한요소이다. 미중간의해양패권경쟁은한국에게도중요한지정학적함의를갖는다. 전통적으로대륙세력과해양세력의접점에서결정되어온한국의지정학은이제대륙- 해양복합세력과해양세력의대결구도속으로빠져들고있다. 무엇보다아라비아해 -인도양 -말라카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로연결되는바닷길은한국경제의생명선과도같다. 한국도이들해상교통로에서의유사시의상황을염두에두고사전대비를해야할것이다. 그사전대비는군사적차원에서의꾸준한해군전력육성및동맹강화노력외에도보다적극적인외교전략을요구한다. 지금까지한국정부는동중국해와남중국해문제에대해대단히조심스러운태도를보여왔다. 불가피한상황이아니면입장표명을자제했고, 입장을밝히더라도중립적태도를유지했다. 안보는미국, 경제는중국에절대적으로영향을받는상황에서어느한쪽편을들기가외교적으로부담스러운게사실이었기때문이다 ( 주형식, 2015). 그러나갈수록동아시아의해양분쟁이복잡다기화되어가는상황에서원론적이고수동적수준의대응만으로는주변국들의지지를얻거나이들을설득할수없다. 미국과중국도한국의 전략적모호성 을인정하지않고선택을강요할수있다. 전략 이있어야 모호성 의가치를인정받을수있는데, 한국에게는모호성만있고전략이없다. 무엇보다도앞서언급한이유로한국도동중국해와남중국해해상교통로안전의이해당사자이다. 한국에게바다는도전과기회의공간이다. 신흥해양안보공간에서한국의역할이확대되어야한다. 이을위해서는양자적사고의틀에서벗어나향후전개될다자적노력에좀더적극적으로참여해야할것이다. 끝으로본논문은중요한이론적함의를갖는다. 신흥해양안보영역에서전개되고있는미중간의해양패권경쟁은전통적인현실주의적관점에서잘이해된다. 이러한해양력경쟁은이제미중을넘어한국, 일본, 인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등동아시아전역에걸쳐군비경쟁의양상으로번질기
62 구민교 세이다. 현실주의이론이예측하는바와같이군비경쟁이세력균형을유지하는범위내에서는미중을포함한역내국가들간의무력충돌로비화될가능성은희박하다. 그러나중국의해양굴기를고려할때그균형은상당히불안정적으로유지될전망이다. 물론미중간의패권경쟁이물리적힘의대결만을의미하는것은아니다. 앞서살펴본바와같이미중간의경쟁은규범적인측면도대단히강하다. 바야흐로미중양국은무해통항권, 항행의자유권의범위와조건을놓고법률전쟁을벌이고있다. 미중어느누구도국제해양규범을일방적으로위반하거나파기할수없다. 막대한위신비용 (reputational cost) 이들기때문이다. 이는신자유주의적제도주의 (neoliberal institutionalism) 의관점역시미중간해양패권경쟁을이해하는데유용하다는것을의미한다. 유엔해양법협약 의규범체계는미중간해양패권경쟁의규범적외연을형성함과동시에그경쟁을내재화시켜야하는이중의도전에직면하고있다. 투고일자 : 2016-08-11 심사일자 : 2016-09-20 게재확정 : 2016-09-27 참고문헌 구민교. 2011. 국제해양질서체제의진화. 한국해로연구회편. 해양의국제법과정치. 서울 : 오름.. 2016. 해양분쟁 / 해적 / 해군력. 한국해양전략연구소편. 동아시아해양안보정세와전망 2015-16. 서울 :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김상배. 2016. 신흥안보와메타거버넌스 : 새로운안보패러다임의이론적이해. 한국정치학회보 50 집 1 호, 75-104. 김석수. 2009. 동남아해적이해양안보에미치는영향. 동서연구 21 권 1 호, 77-106. 김선표 홍성걸 신영태 이형기. 2000. 유엔해양법협약이후새로운공해어업질서의법적성격연구. 서울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성태. 2015. 미일동맹의강화와미일방위협력지침의개정. 성남 : 세종연구소. 김현정. 2016. 필리핀 - 중국남중국해중재재판의전망과함의. KIMS Periscope 44 호 (6 월 11 일 ). http://file.kims.or.kr/peri44.pdf( 접속일 : 2016. 8. 10). 박남태 정재호 오순근 임경한. 2015. 21 세기동북아해양전략 : 미 중 일 러를중심으로. STRATEGY 21 38 호, 250-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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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간의신해양패권경쟁 65 The New Rivalry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Competing Strategies for the Points, Lines, and Planes at Sea Min Gyo Koo Associate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Public Administr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Departing from a purely regional concern, East Asian maritime security has evolved into a global issue as the hegemonic competit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for the control over maritime space has intensified. The emerging Sino-U.S. rivalry at sea is essentially different from the one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the Soviet Union in the Pacific Ocean during the Cold War period. Unlike the Soviet strategy, China s new maritime strategy has expanded beyond scattered choke points in the East and South China Seas. China s ambition is best illustrated by its controversial construction of artificial islands and military facilities in the South China Sea. Against this backdrop, this study analyzes the competing strategies of the United States and China for points, lines, and planes in the South and East China Seas. It also draws normative and geopolitical implications of the emerging hegemonic competition for South Korea s naval strategy. Keywords: South China Sea,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Arbitral Tribunal, Sea Lines of Communication, Maritime Security 구민교, 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서울특별시관악구관악로 1 E-mail_mgk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