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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 키케로의 sensus communis 개념에대한연구 *1)- 박혁 ( 동국대학교 ) [ 주요어 ] 키케로, 공통감각, 내감, 수사학, 도덕감정 [ 요약문 ] 본연구는정치적판단력과정치윤리등의문제에서기존의정치철학이등한시해온 sensus communis의문제를다룬다. 연구의목적은공통감의개념사적인맥락에서결정적인중요성을지니는키케로의 sensus communis 개념을살펴봄으로써공통감과정치의관계를해명하고공통감의정치적중요성을복원하려는것이다. 또한인식론적측면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공통감각개념을인간의내감능력으로오용했던근대철학에대한비판적성찰을목적으로한다. 이러한목적을이루기위해우선 2장에서는서구공통감개념의전사 ( 前史 ) 라고할수있는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개념을개괄함으로써정치적이고도덕적인함의를강조하는한편의흐름과인식론적함의만을주장하는다른한편의흐름을비교하고차이를살펴볼수있는토대를마련할것이다. 이어지는 3장에서는아우구스티누스와아퀴나스가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를내감으로변형시키는과정을살펴볼것이다. 4장에서는본논문의핵심적주제인키케로의 sensus communis개념을살펴볼것이다. * 본논문은 2011년도한국연구재단의기본연구지원사업 (NRF-2011-327-B00016) 의지원을받아연구되었음.

6 중세철학제 22 호 공통감각은어떤인간, 어떤신분, 어떤민족에의해, 혹은인류전체에의해공통적으로느껴지는, 반성이개입되지않은판단이다. ( 비코 ) Ⅰ. 서론 다양한인간들이함께살아가는것이인간의조건인한, 정치는인간의운명이다. 다양한인간들의자유로운공존을가능하게하는것, 그것이정치이기때문이다. 그래서공동체의위기가커지면커질수록정치의필요성은증대한다. 문제는토크빌이말한대로새로운시대에나타나는위기들을극복하기위해서는새로운정치학이요구된다는점이다. 정치적무관심과소외, 기술합리성의증대, 다양한가치들의상호투쟁 ( 베버 ), 끝없는권력투쟁등정치적영역에서부딪치고있는문제들이인간의총체적조건이되어버린현실에서정치적인것을복원하여다양한인간들이공동의세계안에서평화롭고자유롭게공존할수있는새로운패러다임을모색하는것은너무도긴급한정치학의과제다. 본연구는그러한정치학의과제를해결코자하는시도로서정치적판단력과정치윤리등의문제에서기존의정치철학이등한시해온공통감각을중요한실마리로제기하려고한다. 공통감각의개념은아주폭넓은언어적표현과다양한의미를갖고있다. 1) 공통감은한국어에서는좀생소한데일상적으로는공감, 공동체감, 건강한인간오성, 상식등다양하게번안된다. 특히독일어는그다양함을잘보여준다. 공통감의영어표현인 common sense를번역하는독일어는 gemeinsammer Sinn, 1) 본논문에서필자는공통감각과공통감을의미의차이없이사용한다.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7 Gemeinsinn, Gemeinschaftssinn, gesunder Menschenverstand, Klugheit 등으로다양하다. 이러한다양성은공통감의이해방식이그만큼천차만별이라는것이며, 그만큼공통감이난해한개념임을나타낸다. 공통감의개념사에서 공통된감각적속성들을감지하는공통된것 의원리가아리스토텔레스의저작에서나타난이래로그것을다양하게해석한개념들은인식론의영역뿐만아니라정치, 도덕, 미학등의영역에서중요한역할을하게된다. 2) 외적인감각들을통합시키고, 서로를매개하고감각의공동체를위한능력이라는아리스토텔레스의개념은서구에서키케로가사용한라틴어 sensus communis를키케로의의도와는상관없이그것의번역어로사용하면서흔히공통감각으로불러져왔다. 그러나키케로의 sensus communis는자연법처럼공동체에서보편적타당성을갖는모두의합의 (consensus gentium) 를위한척도가된다. 그런의미에서우리는키케로의 sensus communis를공통감과구별하여 공동체감각 혹은 공통상식 으로부를수있을것이다. 3) 그러나키케로의 sensus communis개념은중세의기독교전통에서더욱급진화해진리를인식할수있게해주는공통의정신이라는의미로까지발전한다. 그이후서구의많은사상가들은공통감이라는개념의수용에서각기다른지점에강조점을 2) Aristoteles, Über die Seele (Berlin, 1994), 425a. 3) 필자는이논문을쓰는동안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를라틴어 sensus communis로번역하여공통감각으로부르는것에대해문제의식을느끼고있었지만어떻게해결해야할지를모르고있었던것이사실이다. 본논문를심사해준심사위원은이점을지적하고해결의방법을제시해주었다. 그지적에따르면키케로의 sensus communis는우리말로 공통상식 으로번역해야하고그것은아리스토텔레스의 endoxa의개념과더어울린다. 아리스토텔레스의정의에따르면통념 (endoxa) 이란 모든사람에의해서거나대부분의사람에의해서또는지혜로운사람들에의해서, 지혜로운사람들가운데서는다시금모든지혜로운사람에의해서거나대부분의지혜로운사람에의해서또는가장잘알려지고가장많이인정받는지혜로운사람들에의해서맞다고여겨지는의견 (ta dokounta) 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변증론, 100b). 필자는이지적과의견에전적으로동의하며필자의부족함을깨우쳐준것에대해감사한다. 이지적을토대로더보완하거나수정해야할점이많지만미처본논문에반영하지못한부분은앞으로필자가발전시켜야할과제로삼겠다.

8 중세철학제 22 호 두어왔다. 본연구가다루려는공통감개념은오늘날정치- 사회적, 윤리적주제로많이다뤄지고있다. 한편으로공통감은전체주의에서벌어졌던이데올로기화에대한면역력을강화시켜주는토대다. 전체주의적인이데올로기안에서현실인식은공통감을초월하는방식으로고착된다. 공통감이지닌장점은개인의행위와도덕적인판단전반에서분명한이유나명료하고실재적인것에만의지함으로써궤변이나, 형이상학적이데올로기에말려들지않게해준다는데있다. 4) 그러한맥락에서아렌트는지난세기전체주의현상에서많은사람들이정치적 -도덕적판단에서무능력을보인원인중의하나를 공통감의상실 로보았던것이다. 그래서그녀는공통감을인간에게정치적삶을가능하게해주는매우중요한정치감각으로간주한다. 공통감은정치적특성들의중요도순에서높은자리를차지 하는데, 왜냐하면공통감은엄격히개인적인우리의오감과그것들이지각하는엄격히특수한자료들을현실에적합하게끔만드는유일한감각 이어서그렇다. 5) 다른한편으로는, 역동적인사회에서극단화되어가는개인주의화와윤리적붕괴에대처할수있는수단으로공통감이작용하기도한다. 공통감은일종의 사회적자본 ( 퍼트남 ) 인것이다. 실제로특정한공동체가위기에처하거나중요한일에부닥쳤을때마다, 그공동체는늘공통감에호소해왔다. 그것은특별한설득이나강제없이도빠르게작동하고공동체를단결시킨다. 특히한국사회는공동체적삶, 정의, 관습, 동정, 삶의지혜등과같은일상적관념들이공통감의내용으로이해되고그것은정치 사회적질서를유지하는데중요한역할을하고있다. 공통감이지닌이런두가지정치적특징은자연스럽게조화를이루는 4) 안토니오그람시, 옥중수고 II ( 거름, 1999), 192 쪽참조. 5) H. Arendt, Vita activa oder Vom tätigen Leben (München, 1999), p.265.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9 것은아니다. 그래서아주논쟁적인정치철학의주제다. 특히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다문화주의논쟁의저변에는바로이문제가자리잡고있다는것은분명해보인다. 따라서모든사회가개방적 다원주의적공존의삶으로급속히발전해가고있는오늘날의현실에서보면공통감에대한정치사상적논의는그어느때보다시급하다고볼수있을것이다. 이러한문제의식하에, 본연구는서구철학과정치사에서중요하게논의되어왔던공통감의개념사적인맥락에서결정적인중요성을지니는키케로의 sensus communis개념을살펴봄으로써공통감과정치의관계를해명하고공통감의정치적중요성을복원하려는목적을갖고있다. 또한인식론적측면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공통감각개념을무세계적인인간의내감능력으로오용했던근대철학에대한비판적성찰을목적으로한다. 이러한목적을이루기위해먼저 2장에서는서구공통감개념의전사라고할수있는아리스토텔레스의개념을개괄함으로써특히정치적이고도덕적인함의를강조하는흐름과인식론적함의만을주장하는사상가들의차이를살펴볼토대를마련할것이다. 3장에서는아우구스티누스와아퀴나스가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를어떻게해석하고있는지를살펴볼것이다. 4장에서는본논문의핵심적주제인키케로의 sensus communis의개념을살펴볼것이다. Ⅱ. 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필자가아는한거의모든서구의철학사전은 공통감각 개념의원조를아리스토텔레스로보고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코이네아이스테시스 ) 를서구철학자들은공통감각이라는개념으로규정하여그이후다양한개념으로번역하여사용하였다. 아우구스티누스가 koine

10 중세철학제 22 호 aisthesis를내감 (interiorem sensum) 으로정의한이래로 11세기페르시아철학자이븐시나 (Ibn Sina) 를거쳐토마스아퀴나스까지그것을내감에속하는하나의기능으로포착하였다. 그과정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는 sensus communis라는라틴어로번역되었다. 문제는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개념이라틴어 sensus communis로번역되어공통감각으로불리는것에문제가없는가하는점이다. 우선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론 에서제시하고있는 koine aisthesis 개념을면밀하게살펴볼필요가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론 에서감각대상에따라감각의종류를나눈다. 감각대상은그자체로감각되는자체감각대상과부수적으로감각되는부수감각대상이있는데, koine aisthesis는고유감각과함께자체감각대상에속한다. 6) koine aisthesis와고유감각은그것들이감각하는자체적이고필연적인대상을지닌다. 고유감각은자체감각대상인소리, 맛, 촉감등을감각하는능력이다. 이감각대상들은시각, 청각등오직하나의개별감각들에의해서만감각된다. 반면에 koine aisthesis 는운동, 정지, 형태, 수, 통일성과같은 공통된감각적속성들 을감지하는능력이다. 7) 그것들이 공통된감각적속성들 인까닭은모든사물에공통되지않는오감의감각적속성들과달리모든사물에공통되는것이기때문이다. 고유감각대상들과달리운동, 정지, 수, 모양, 크기등의공통된감각적속성들은두개이상의개별감각에의해감각된다. 즉, 모양은시각에의해서도감지되고촉각에의해서도감각될수있다. 색, 소리, 맛등은그것을감각하는고유한감각기관이 6) 자체감각대상은부수감각대상에대한아리스토텔레스의설명을통해더분명해진다. 부수감각대상이라고불릴수있는것은, 예를들면그흰것은디아레스의아들인가 와같은것이다. 왜냐하면이것 ( 디아레스의아들 ) 은부수적으로감각되기때문인데이는감각되는이것 ( 디아레스의아들 ) 이그흰것에부수되었기때문이다. 그러므로그와같은감각대상에의해서는 ( 감각주체가 ) 영향받지않는다. (Aristoteles, op. cit., 418a20-24). 7) Aristoteles, ibid., 418a. 아리스토텔레스의이러한구분은근대까지이어지는데데카르트나로크는오감이감지하는 고유감각 의대상들을이차속성으로, 공통된감각속성들 을일차속성으로규정한다.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11 있는반면에, 공통된감각적속성들 을지각하는별개의고유한감각기관은존재하지않고개별적인오감을통해지각된다. 우리가개별감각에의해부수적으로지각하는공통된감각적속성들, 즉내가운동 정지 형태 수 통일성으로열거하는속성들을감지하는특별한감각기관은존재하지않는다. 우리는이모든것을운동을통해감각하기때문이다. 가령우리는움직일때크기를지각하고, 형태도이렇게지각한다. 왜냐면형태는크기의한형식이기때문이다. 정지해있는것은움직임의부재에의해지각된다. 수는지속성의부정에의해, 그리고특별한감각적속성들에의해지각된다. 왜냐면각각의감각은단한가지대상을지각하기때문이다. 그리하여이공통된감각적속성들의어떤속성도, 가령운동의특별한감각이존재한다는것은분명히불가능하다. 이런특별한감각이존재한다면, 단것을시각에의해지금지각하는것과같은방식으로이공통된감각적속성들을감지할것이다. 그러나우리가우연히이속성들의각각에대한감각을보유하기때문에우리는이런감지를하고, 이속성들이함께존재할때이속성들을인식한다. 그렇지않으면우리는부수적방식외에이속성들을감지하지못한다. 가령우리는클레온의아들에대해그가클레온의아들이라는사실이아니라, 그가백인이라는사실을감지한다. 그리고이하얀객체는부수적으로클레온의아들이다. 그러나이미우리는공통된감각적속성들을부수적이지않은식으로감지하는공통된것 (koine aisthesis) 을가졌다. 8) 8) Aristoteles, ibid., 425a14-28. 강조는필자. 우선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를공통감각으로부르는것에관해위의언급을근거로몇가지문제점을지적하고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개념을가장분명하게규정하고있는이대목은 koine aisthesis 를공통감각으로번역하는것이아리스토텔레스의의도와맞지않다는점을잘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는위언급에서 공통된감각적속성들을위한특별한감각기관은존재하지않는다 고언급한다. 즉 koine aisthesis는구체적인감각기관이아니라는것이다. 또한아리스토텔레스가여기에서 koine aisthesis를 공통된감각적속성들을감지하는공통된것 으로부르며감각이라는명칭을붙이기를끝내꺼리고있다는점도간과할수없는대목이다.

12 중세철학제 22 호 아리스토텔레스는기존의견해대로감각을일종의변화요외부로부터영향을받아들이는것이라고규정한다. 감각작용이란감각기관이감각대상에의해움직여지고영향을받아변화하는것이다. 9) 위에서이미언급했듯이그러한감각은고유감각 ( 외부감각 ) 과코이네아이스테시스 (koine aisthesis) 로나뉜다. 고유감각인외감은외부의대상을감지하는오감으로이루어져있다. 반면에 koine aisthesis의역할은운동, 정지, 수, 도형, 크기등과같은공통의감각대상들을지각하는것외에크게두가지로정리할수있다. 첫째, koine aisthesis는오감에의해감지된것을인지하는역할을한다. 보는것은고유감각의활동이고본것을지각하는것은 koine aisthesis의활동이다. 그것은모든감각을지각하는능력이다. 모든감각을지각하기위해서 koine aisthesis는오감의감각능력을모두지니고있는 공통의능력 이다. 만약 koine aisthesis이신체적인이상으로작동하지못하면, 고유감각들이제기능을한다하더라도전혀지각할수없다. 영혼론 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본다는것을지각한다 라는언급에서아직은지각하는주체가무엇인지를명확하게지칭하지는않지만그것이최소한개별적인고유감각들의고유한기능에의해서일어나는것은아님을분명히한다. 10) 아리스토텔레스는시각과아주다르지는않지만단순히시각만은아닌시각이상의능력을가진어떤것을염두에두고있다. 즉그는우리가어떤것을보는것은일차적으로시각에의해이루어지지만본것을다시지각하는것은시각기능을포괄하는어떤능력이필요하다는사실을염두에두고있는것이다. 이능력이없다면우리는봐도못볼수있다. 잠에관한짧은논문에아리스토텔레스가 koine aisthesis를염두에두고 그렇다면 koine aisthesis 를하나의감각기관으로규정하는방식의 공통감각 이라는번역이타당한지는충분히의심할만하다. 그래서필자는가능한한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를공통감각으로부르지않고원래의말로표기한다. 9) Ibid., 416a. 10) Ibid., 425b11.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13 공통능력 을설명하는대목이나온다. 모든감각에따라나오는어떤공통능력이있으며, 그것에의해우리가본다는것과듣는다는것을지각한다. 왜냐하면우리는시각에의해우리가본다는것을보는것이아니며, 달콤함과흼이다르다는것을미각에의해서도또는이양자에의해서도판단하거나판단할수있는것이아니라, 모든감각기관에공통적인부분에의해서판단하고판단할수있기때문이다. 11) 둘째, koine aisthesis는외감적지각들을종합하고통일시켜하나의사물을인지할수있게해준다. koine aisthesis는고유감각을통해인지된대상들을통합시키고, 서로를매개한다. 즉감각의공동체를위한감각능력이다. 그것은한사물의여러외감적, 공통적감각속성들을종합하여이사물을인지한다. 12) 간단히말해 koine aisthesis는서로다른고유감각대상들을식별하고통합하는역할을한다. 13) 만약그능력이기능하지않아고유감각을통해수용된자극들이종합되거나정돈되지않는다면, 우리는고유감각에의해감각된대상들을지각하거나식별할수없다. 고유감각들은각각자신의고유대상만을지각하고그것들간의차이를식별할수있지만다른고유대상들간의차이를식별할수는없다. 따라서다섯가지고유감각대상들간의차이를식별하면서하나의대상의성질들로통합할수있는어떤능력이필요한것이다. 14) 가령붉은색과 11) Aristoteles, On Sleep and Dreams (England, 1996), 455a15. 장영란,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론, ( 서광사, 2000), 174 쪽에서재인용. 강조는필자. 12) 다시말해공통감각의대상들과고유감각의대상들이전혀별개의것은아니다. 공통감각의대상들은고유감각의대상들에따라나오는것이며, 고유감각속에공통감각대상들이들어있다. (Aristoteles, Über die Seele, 1994, 425b). 여기서 따라나온다 는것은종속관계나의존관계가아닌시간적, 논리적순서를의미한다. 공통감각대상은논리적으로고유감각을전제해야한다. 13) 햄린은공통감각의기능을감각을지각하는것으로제한하고다른기능은다른능력에귀속시킨다. 공통감각은고유감각과마찬가지로자신의지각대상만을지각하는역할을한다고본다. D.W. Hamlyn, Koine Aisthesis, Monist 52(1968), pp.195-205 참조. 14) Aristoteles, op. cit., 426b.

14 중세철학제 22 호 시큼한맛을지닌사과가있다고하자. 우리는시각에의해붉은색을지각하고미각에의해시큼함을감지한다. 그러나이두가지를통합할수있어야우리는하나의사과를지각할수있다. koine aisthesis 가그역할, 즉개별지각을통합함으로써대상을식별하는역할을한다. 근대에이러한역할을특히강조한사람은루소다. 에밀 에서그는이렇게말한다. ( 공통감각이라고부르는이유는 ) 누구에게나있는공통된것이어서라기보다는다른감각들을잘규제하여사용함으로써생겨나기때문이며, 또사물의모든외관의결합을통해우리에게사물의본성을가르쳐주기때문이다. 따라서그제6감각은특별한감각기관이없다. 15) 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가지니는가장큰인식론적의미는외부세계의실존을인정한다는점이다. koine aisthesis 의인식은외부의대상에대한감각지각을토대로한다. 이는모든자명한지식은사유로부터오고외부세계의실존은자명한것으로간주될수없다는데카르트의형이상학과구분된다. koine aisthesis는인간의감각적능력들을실제적세계 ( 공동의대상 ) 와결합시키는역할을한다. 외부현상과사물에대해인간의모든감각이지각한내용을통합하여종합적이고통일적으로인식할수있게해주는이능력은사물과현상에대한변별력과판단력의토대가된다. 그것은실제세계에대한지식을주며, 감각과이성의매개자역할을한다. 그래서아리스토텔레스에게이능력은프로네시스 (pronesis), 즉실천이성에중요한토대가된다. 이로부터 koine aisthesis가정치적이고도덕적인기능을할수있는여지가주어진다. 그러나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론 에서 koine aisthesis의정치적기능을이론적으로의도했다고확신할 15) 장자크루소, 에밀 ( 한길사, 2003), 282 쪽. 공통감각대상에대한감각만을공통감각으로규정하고, 개별감각들을식별하고통합하여질서있는하나의감각작용으로통일해주는감각능력은통감으로구분해야한다는견해도있다. 이에관해서는편상범, 아리스토텔레스의공통감각과통감, 철학 53(1997) 참조.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15 수는없다. 그점은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를인식론적으로발전시켜 내적감각으로변화시킨아우구스티누스와아퀴나스에게서잘드러난다. Ⅲ. 내감으로서공통감각 (sensus communis) 아우구스티누스와토마스아퀴나스는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를내적감각, 즉외적인감각지각을근거로외부의사물을지각하는우리내부에있는정신작용으로이해하기시작한이들이다. 16) 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는아우구스티누스와토마스아퀴나스를거쳐근대에이르기까지내감 (interiorem sensum) 으로규정되어전해져왔다. 내감은외적감각으로지각된것을지각하는감각이며, 또한지각된것의공통성을인식할수있는내적감각이다. 특히아퀴나스는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를공통감각 (sensus communis) 으로규정하여내감의부분에포함시킨다. 그것은외감이지각한것에대해지각하는기능과그것을종합하는역할을한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내적감각은이성과는구별되는인간의감각적능력인데그것은감각이지각한것을지각하는, 감각기관과영혼사이를매개하는 감각적인빛 이다. 이성으로우리가파악하는바는내적감관이있다는사실과 ( 겉으로 ) 확연하게드러나는저다섯가지감관들로부터모든것이이 ( 내적감관에 ) 보고된다는사실이아닌가합니다. 동물이보는 ( 감관이 ) 다르고, 시각으로지각한바를기피하고욕구하는 ( 감관이 ) 다르기때문입니다. 전자는눈속에자리잡고있으며후자는저영혼내부에자리잡고있습니다. 눈으로본것만아니라귀로들은것, 신체의 16) 장영란, 앞의책, 159 쪽이하참조.

16 중세철학제 22 호 여타감관에의해서포착된것들을대상으로동물들이좋아서욕구하고도달하는가하면, 싫어하여기피하거나배척하는것은이후자에의해서입니다. 이것은시각이라고도청각이라고도후각이라고도미각이라고도촉각이라고도못합니다. 모르긴하지만이모든 ( 감관들을 ) 공통으로주관하는무엇입니다. ( ) 이것을우리가이성으로파악하는만큼이것을이성이라고부를수도없습니다. 이것은짐승들에게도있기때문입니다. 17) 아우구스티누스는외적감각이지각한것을지각하는공통감각뿐만아니라판단력등도내감으로규정하여내감에감각자료를이성에게전달하는중개자역할을부여한다. 이러한내감의기능은아래서보겠지만토마스아퀴나스에게도그대로수용된다. 이것이무엇이든지간에나는이것을인정하며, 주저않고이것을내적감관이라부르겠다. 하지만이것마저초극하지않는다면육체의감관들로부터우리한테전달되는것이인식으로전환될수는없다. 우리가인식하는것은무엇이든지이성으로파악하는듯하다. 다른것들은말하지않겠지만청각으로색깔을감지하지못하고시각으로음성을감지하지못한다는것을우리는안다. 또우리가이것을알때에도눈으로아는것도아니고귀로아는것도아니며, 짐승에게도없지않다는저내적감관으로아는것도아니다. 귀로빛을감지할수없다거나눈으로소리를감지할수없다는것을짐승들이안다고믿어서는안된다. 우리인간마저도이성의주의와사유에의해서가아니면이것을식별하지못하는까닭이다. ( ) 색깔을보는바로그감관으로, 시각이색깔을본다는사실을감지하지는못한다. ( ) 결국우리가알게되는모든것을처음에지각하는것이있다면, 그기능이무엇이든지이성에제공하고보고하여, 지각된대상들이그 17) 아우구스티누스, 자유의지론 ( 분도출판사, 1998), 168-169 쪽.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17 나름의한계내에서분별되고, 감관에의해서만아니라인식에의해서도파악되게만든다. 18) 아우구스티누스는외감이지각한것에대한지각능력, 종합능력, 전달능력등을모두포괄하여내감으로규정한다. 그러나그내감에는도덕감각이나미감등이포함되지않는다. 토마스아퀴나스는아우구스티누스와마찬가지로아리스토텔레스의영혼론과인식론의맥락속에서공통감각을설명한다. 그는먼저인식론에서아리스토텔레스가구분한세가지감각대상의구분을그대로차용하는데, 고유한감각대상, 공통적인감각대상, 우연한감각대상이그것이다. 공통감각의대상인공통적인감각대상은개별감각에고유한것이아니라하나이상의감각이관여하는것들로서운동, 정지, 숫자, 크기등이다. 이는위에서살펴보았듯이아리스토텔레스의생각과큰차이가없다. 먼저토마스는아리스토텔레스와마찬가지로영혼의형태를식물적영혼, 동물적영혼, 인간의영혼셋으로나눈다. 그에따르면각영혼에는각영혼마다의고유한본성적능력 (potentia naturalis) 들의구조가있다. 식물적영혼, 동물적영혼, 인간의영혼으로올라갈수록영혼능력들의종류는누적의방식으로 (cumulatively) 풍부해지고그구조는복잡해진다. 토마스는공통감각 (sensus communis) 을감각인식의개념체계속에서도출해낸다. 따라서그의감각인식개념을체계적으로이해할필요가있다. 동물과인간에게특유하고도기본적인것은감각적인식능력과그에따른감각인식이다. 동물에게서든인간에게서든, 감각인식이완수되기위해서필요한조건을토마스는다섯가지로본다. 19) 첫째, 감각인식의가장기본적인조건은, 감각능력이외부의질료적사물과그현상들인감각대상들로부터감각적형상 (species sensibilis) 을 18) 같은책, 169-171 쪽. 19) 토마스아퀴나스, 영혼에관한토론문제 ( 나남, 2013), 289 쪽이하참조.

18 중세철학제 22 호 수용해야한다는것이다. 이러한수용은다섯가지개별적인 외적감각 의일이다. 그런데이개별감각들의범위는각감각기관이지닌특수한감각질에국한되어있다. 시각능력은흰색, 검은색, 갈색을구별하지만, 흰색과단맛을구별하지는못하는것이다. 다시말해시각능력은맛에대해서전적으로무지하다. 또한감각그자체는아무것도구분할수없다. 그것은다만지각할뿐이다. 둘째, 그러므로지각되는다양한감각성질들을상호식별하는능력이필요하다. 소위공통감각이라불리는이능력이감각인식의완수를위한두번째요건이다. 이미짐작할수있겠지만, 공통감각의첫번째기능은감각된것들의종류를서로분간하는것이다. 예컨대색과맛과소리를구별하는기능이다. 이처럼자신이무엇을감각하는지를인지함으로써우리는동시에자신이감각하고있다는사실, 즉자신의감각작용역시인식하게된다. 20) 그것이어떤종류의 ( 시각, 청각, 미각등 ) 감각작용이든마찬가지다. 이런의미에서공통감각 (sensus communis) 은내적감각이라고불린다. 21) 셋째, 수용된감각적형상을보존해야한다. 감각대상이눈앞에서사라지고나서그것에대한인식이우리에게서사라진다면, 정상적인또는완전한감각인식이라고할수없기때문이다. 이를위해서는감각인상을저장하는기억력외에도, 구상력 (imaginatio) 과상상력 (fantasia) 이함께필요하다. 이세능력의연결방식과이능력들을감각으로볼것인가의문제는토마스인식론의어려운논란거리기도하다. 22) 참조. 20) Etienne Gilson, The Philosophy of St. Thomas Aquinas (New York, 1929), pp.228-229 21) 물론아퀴나스에게 내적감각 은공통감각뿐아니라외적감각에대비되는모든 감각적인식능력들, 즉이어서언급할기억력, 구상력, 심상력, 평가력등을포괄하는개념이다. 아퀴나스는여기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를 sensus communis 로번역하고있다. 문제의핵심은그것이키케로가사용하고있는 sensus communis 와동일한의미를지니고있지않다는점이다.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19 넷째, 자신에게감각된것을단순히감각질의차원에서가아니라 해로움 과 유익함 의차원에서분간할수있는능력이있어야한다. 이런능력을토마스는평가적능력 (vis aestimativa) 라고부르는데, 예컨대양이늑대를지각하면본능적으로피하는현상이이런능력으로설명된다. 23) 토마스는인간에게서는이런능력을평가적능력이아니라개별적이성 (ratio particularis) 이라고부른다. 즉, 보편적선이아니라개별적선을파악하는능력이다. 다섯째, 외적감각에의해지각하고내적감각에의해서저장했던것들을다시소환하여현실적으로인식하는능력, 곧회상능력이필요하다. 이능력은단순한기억과는달리어떤것을숙고하는능력이다. 이능력은인간에게만있는능력으로과거사들을돌연히회상하는의미의기억을넘어개별적지향, 즉사고에따라과거의기억을탐구할수있는능력이다. 24) 이러한다섯까지감각인식의체계안에서공통감각을다시살펴보자. 우선토마스의공통감각개념에서특징적인것은그것을내감 (inner sense) 으로규정하고있다는점이다. 내적인감각능력은외적인감각지각을근거로외부의사물을지각하는우리내부에있는정신작용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공통감각을내감으로이해한것은아우구스티누스의인식론에서부터인데, 아퀴나스도아우구스티누스의전통에따라공통감각을내감능력에포함시킨다. 토마스의공통감각개념은아리스토텔레스와아우구스티누스의 22) Eleonore Stump, Aquinas (New York, 2003), p.248. 내면감각에대한아퀴나스의논거는그의심리철학에서불만스러운부분이다. 내가보기에내면감각이라는관념이통째로잘못되었다. 그것은상상력과같은기관의본성을포착하기에적합한개념이아니다. 난점은부분적으로는아퀴나스가인간의상상력을논술하면서동시에동물의특정인식능력들을논하고자하는데에서비롯된다. ( 앤소니케니, 아퀴나스의심리철학 ( 가톨릭대학출판부, 1999), 54-55쪽. 23) 김율, 정념에대한책임, 가톨릭철학 8(2006), 92-93쪽참조. 24) 이것은세번째에서언급한단순한저장능력으로서의기억력과밀접하게연결되어있기는하지만분명히구별되는것이다.

20 중세철학제 22 호 인식론이물려준유산을충실히수용하고있다. 공통감각은개별적인감각들의작용을지각하고감각들에의해지각된것과외적인여러감각에의해받아들여진것을하나로파악한다. 토마스아퀴나스의공통감각은 나의오감을결합시키고내가보고접촉하고맛보고냄새맡고듣는것이동일한대상임을보장하기위해필수적인일종의여섯번째감각이다. 25) 공통감각은개별적인모든감각지각들이단일하게결합되는중심점이기때문에이러한작용을한다. 그러므로사물들을구분하는판단은마치공통적인도착점으로인도되듯이감각들의모든지각이그곳으로인도되는내적인공통감각에분명히속한다. 26) 공통감각은내감능력중외부의감각대상을수용하는첫번째장소일뿐만아니라이성의심부름꾼이다. 내적감각중외적인감각과가장가까운공통감각은외적인감각으로부터인식을얻으며, 이에반해상상력, 평가력, 기억력은공통감각에보존된것의근거위에서작용한다. 공통감각은외부의감각대상들과내부의감각능력들을매개하는기능을하는것이다. 어쨌든분명한것은네가지내적감각중에서오직공통감각만이외적인감각기관이작용함과동시에작용한다는점이다. 이는공통감각이외적인감각의대상만을형상적대상으로가질수있다는점을명백히보여준다. 이런점에서우리는아퀴나스의공통감각의기능을다음두가지로정리할수있다. 첫째, 지각하는주체의의식에서지각된인상들을조직화하고, 외감에의해받아들여진것들로부터하나의통일적이고단일한형상을구성한다. 둘째, 다른내적인인식능력에인상을부여하고, 상상과기억의작용을위한토대가된다. 이두가지기능은아리스토텔레스와아우구스티누스의개념과큰차이가없어보이지만그대로반복만하고있는것은아니다. 첫째, 아퀴나스는공통감각의감각적인식작용을강조한다. 25) Hannah Arendt, Vom Leben des Geistes: Das Denken (München, 1976), 59 쪽. 26) Thomas Aquinas, Summa theologiae I, q.78, a.4, ad 2.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21 공통감각은감각인식을완수하기위해감각능력내부에다시가정해야만하는다섯능력들중에서가장중요한의미를갖는다. 즉, 공통감각은육체적수동 (passio) 으로서의외적감각을영혼내적인과정으로비로소변용시킴으로써, 엄격한의미의감각인식의토대가된다. 아무리강렬하게감각물과대면하여감각형상을뚜렷하게수용했다하더라도, 공통감각능력이없다면이수용은단순한물리적자극으로끝날뿐 감각인식 으로포섭되지못할것이다. 둘째, 아퀴나스의공통감각은그자체가도덕감각으로규정되지는않지만가치판단의초보적역할을수행한다. 공통감각은감각인식이초보적인판단 (iudicium) 으로상승하기위한지렛대역할을한다. 앞서언급한네번째조건, 즉개별적이성 ( 동물의평가적능력에상응하는 ) 은, 어떤개별적사물의가치를보편적선의개념과연결시키지못할뿐이미개별적사물의가치판단을 ( 유익 -위해의차원에서 ) 초보적으로수행하는능력이다. 그리고이러한가치판단은엄격한의미의의지적행위는아닐지언정행위와연결되어있다. 토마스의감각인식체계속에서공통감각은개별적이성이작동하기위한직접적인토대다. 물론이능력은이성적인능력은아니다.

22 중세철학제 22 호 Ⅳ. 공동체감각으로서 sensus communis 1. 정치적공동체와공통감키케로는라틴어 sensus communis 에관해처음언급한사람으로알려져있다. 공통감각 (sensus communis) 의개념은키케로의저작에서매우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다. 물론그는공통감개념만을독립적으로다룬적은없다. 그러나그가 sensus communis 개념을심리학적인식이론의측면보다는정치적이고도덕적판단력의범주로사용하고있다는점에서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와어떤관련성을갖는가하는문제가제기될수있다. 우리가일반적으로공통감각으로부르는키케로의 sensus communis는엄밀한의미에서 공동체감각 혹은 공통상식 에가깝고그래서그것은아리스토텔리스의 koine aisthesis 보다는우리가보통통념, 공통신념으로번역하는아리스토텔레스의 endoxa와그의미가상응해보인다. 27) 그가사용하는 sensus communis 개념이토마스아퀴나스의 sensus communis 개념과는분명한차이를보이고있다는점도간과될수없다. 확실히키케로에게 sensus communis는정치적이고사회적인조건에서주어진하나의현상이다. 28) 그는구체적인정치적효과를목적으로 sensus communis를다루는데, 그에따르면그것은모두에게공통적이고그런의미에서본성적이다. 그러한특징을가지고있는 sensus communis는모든정치가들에게방향을제시하는지침으로사용되고, 정치적통합의기반으로작용한다. 27) 위에서도언급했듯이필자는이점을본논문의심사자로부터조언을얻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우선은 sensus communis 에대한일반적번역어로사용되고있다는점에서 공통감각 으로부르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엔독사에관해서는한석환, 아리스토텔레스의 통념의방법 은내재적실재론의표출인가?, 철학연구 112(2016) 참조. 28) Thomas Leinkauf, Sensus Communis. in Joachim Ritter(Hrsg.) Historisches Wörterbuch der Philosophie (Basel, 1995), pp.622-675 참조.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23 키케로의공통감각 (sensus communis) 개념은수사학과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 수사학에관한키케로의저작인 연설가에대하여 De Oratore 는일반적으로공통감개념의역사에서결정적인텍스트로간주된다. 29) 이텍스트에서공통감각 (sensus communis) 의개념은 보편적인인간감정 으로번역된다. 키케로는여기에서공통감각이라는표현말고도자연감각, 인간감각, 우리의감각 (sensus nostris) 등을동의어로사용한다. 30) 키케로에게공통감은공통으로느끼는방식, 즉연설가가대중에게어떤영향을미치자면고려하지않을수없었던대중의감상하는관점이다. 31) 그렇지만그것은모든사람이자연적으로내리는, 그래서그들로하여금선과악을분간할수있게해주는, 즉각적판단의한집합체이다. 32) 공통감각에대한이러한기본적이해는오늘날 common sense로불리는것의일반적인정의에서쉽게발견된다. 키케로에게공통감각은인간의보편적감정인동시에다른한편으로는사회적이고정치적감각이다. 키케로는공통감을정치가가지녀야할가장중요한덕목으로제시한다. 그는공동체의지도자, 정치가, 공적연설가등은공통감각이라는개념으로언급되는것에대한정확한지식을가져야한다. 연설가는자기가속해있는공동체에서널리받아들여지고있는견해들이나경험들을정확하게숙지하고있어야만한다. 이러한문맥에서공통감각은수사학적인논증이나설득에서결정적인의미를지닌다. 정치가는보편적인간감정이다양한상황의공동체안에서어떻게드러나야하는지를알아야한다. 정치가는보편적인인간감정에호소해야하며그러기위해언어적표현을해야한다. 보편적감정에호소하기위해정치가는 29) Ibid. 30) Cicero, De oratore Über den Redner. lat./dt., hg. v. Harald Merklin (Stuttgart, 1997) 참조. 31) Ibid., I-3 참조. 32) Ibid., III-50 참조.

24 중세철학제 22 호 공동체의전통과공동체의언어, 관습, 윤리등을향한다. 존재하는전통안에서보편적인감정, 즉일정한공동체의공통감각은표현된다. 다른측면에서키케로는정치가가다양한사회적그룹들의현재적인욕구와성향에대한생생한인식을가질것을요구한다. 그러한인식의토대위에서그는새로운상황에맞추기위해정치적, 사회적, 문화적변화를초래할수있어야한다. 이러한혁신들은보편적인감정과공동체의특별한통합을고려해야한다. 공동체의일반적인감정에대한지향은그와함께보수적인요소를창조적인요소와결합시킨다. 공통감각이보편적인간감정으로번역됨에도불구하고그것은더정확하게는특별한공동체의일반적감정을가리킨다. 모든공동체, 가족, 집단, 민족등은각각자신의보편적인감정을지니고있다. 공통감개념은그것을넘어서사회적으로지향된태도를가리킨다. 그에따라개별적인간은자신의사유와말, 행위에서자신의사회적환경을고려하고그상태를활동적으로형성하게된다. 우리는키케로가정치적공동체를종족적인차원으로만한정하지않는다는것을기억해야한다. 키케로는 의무론 에서파트리아 (patria) 와나티오 (natio) 를구분하는데그구분을통해키케로는공통감각을시민들이함께공유하는것들에로향하는인간의능력임을강조한다. 보편적인사회결합이제대로이루어지지않을때같은씨족, 같은민족, 같은언어를공통으로한보다밀접한결합관계가생기는데, 이러한조건들이인간을가장잘결합시켜주고있기때문이다. 이보다더가까운결합은같은도시국가의시민들이되는것이다. 왜냐하면시민들사이에는공동의것들이많기때문인데, 광장, 신, 회랑, 도로, 법, 권리법정, 투표권, 그밖에도많은사회단체와친목서클, 그리고맣은사람들과의사업관계와계약체결등이그것이다. 33) 33) 키케로, 의무론 ( 서광사, 2006), I-53.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25 어원학적인근원을살펴보면키케로가사용하는 sensus communis의의미는더욱분명해진다. sensus communis 개념은 감각적지각, 느낌, 의미 등을뜻하는 sensus 라는라틴어와 함께혹은더불어 를뜻하는 com, 그리고 의무와업무 등을뜻하는 munis로이루어져있다. 34) 이런의미들의조합으로형성된공통감각의어원적뜻은 함께수행하기위한감각 공동의책임감 더나아가서는 공동의것에대한의무 로번역될수있다. 그것은우선은내용적인규범적명제나본질적규정이아니라오히려공동체를지향하는, 다른사람들을함께포용하는행위와, 사유와감정의방식이다. 공통감은그러는한 공동체를위한감각 혹은공동체구성원공동의사회적감각이다. 즉공동체감각혹은공통상식인것이다. 정치에서공동체를위한감각은하나의일정한사회적형식의유지나정당화를위한것이아니다. 공통감의지각은공동체안의인간과공동체자체를보존하는것을지향한다. 공동체의역사적인형성과공동체를유지하고보존하려는특별한실천은존경받는다. 새로운공동체를창설하고이미창설된공동체를보전하는일만큼인간의능력이신적일정도까지가까워질수있는것은어디에도없다.. 35) 그러나 공동체를위한감각 을통해늘공동체의현재적타당성은시험받는다. 하나의사회적형태가그러한의미에서그것의역사적규정의한계에다다랐을때, 공통감에내재한능력이요구되는데, 그능력이란하나의새로운, 역사적으로적당한사회형태를발견할수있는능력이며그런공동체안에서인간을존재할수있게하는능력이다. 36) 34) Helga Pust, Common sense bis zum Ende 18. Jahrhunderts (München, 1964), p.92. 35) Cicero, De re publica Vom Staat (Stuttgart, 1997a), I-7, 12. 36) Riedel A., Die philosophische Bedeutung des Gemeinsinns (München, 1975), p.29.

26 중세철학제 22 호 2. 수사학과공통감키케로가생각하는공통감이어떤것인지를살펴보기위해서는그의수사학으로시선을향할필요가있다. 키케로에따르면연설자는논쟁을통해모든청중들을설득한다. 설득에성공하기위해연설가는어떤사안을모든사람에게알려져있고모두가판단할수있는어떤것으로환원시켜야한다. 그러기위해서그의연설은인간의본성과인간의습성을향해야한다. 그점을그는이렇게표현한다. 내생각에는연설가는그모든것들, 즉시민의생활적욕구들과인간의관습들과관련된것들, 일반적인삶, 정치, 공동체, 인간의일반적인정서, 인간의본성과습속들과관련된것들을지배해야한다. 37) 서구수사학의시작은기원전 5세기경으로거슬러올라가는데수사학은그리스도시국가의정치적- 법적인필요속에서발전했다. 정치적삶과철학적삶이겨루던고대그리스에서수사학은정치적삶의방식이었다. 도시국가들에서시민들은정기적으로열리는민회를위해수사학적기술이실제적으로필요했다. 특히정치적수사학은법적이거나축제적인언변과는구분되었다. 정치적수사학은말로설득하는능력이며, 폴리스에서정치적삶을가능하게했던것은바로설득의여신페이토 (peitho) 였다. 잘알려져있다시피플라톤은세속적인성공을추구하는수사학을진리를추구하는철학과대립시켰다. 그의시대에도덕적- 지식적척도가부재하다는이유로수사학은비난과공격을받았다. 수사학은내용에있어, 자연에근거한이유를갖고있지않을뿐더러, 각각의원인에그내용을연관시킬수도없다. 38) 수사학에대한철학자들의그러한태도에는진리적인것은다른인간의도움없이스스로나타나기때문에진리의인식은타자로부터독립적이며모든감각으로부터도독립적이라는생각이 37) Cicero, 1997, II-68. 38) 플라톤, 고르기아스 ( 이제이북스, 2011), 465a.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27 내재되어있다. 그것은결국 말안에서그리고말의올바름안에서객관적진리는도달되어질수없다는것과우리는언어없이존재자를순수하게그것자체로부터인식해야한다는것이다. 39) 수사학에대한비난과공격에도불구하고수사학은그리스에서살아남았다. 수사학은우선은폴리스의쇠퇴와함께정치적영역에서사라졌지만, 이후에아카데미안에서배우고훈련되었다. 그것은소위강단수사학이었는데거기에서중요한것은수사학적규칙과기술을체계화하는것이었다. 로마가마케도니아를정복하여그리스를지배하게되었을때, 수사학은다시정치적영역에서부흥했다. 로마인들은모든영역에서그리스문화의부지런한학생이었다. 로마인들에게수사학과연설가는그리스도시국가못지않게중요한의미를지녔는데, 그것은국가의형성과유지에결정적인역할을하는것으로간주되었다. 진실한연설가의지혜와직무에단지자기자신뿐만아니라대부분사람들의행복과국가전체의복지가달려있다. 40) 키케로는정치가와연설가에게인간을질서잡힌공동체로모이게하고통합시키는현실적인힘을부여한다. 그힘의결정적인토대가바로공통감이다. 키케로에게공통감의능력은도덕감정인데, 그것은인간의평등, 정의, 공동체의행복에대한염려등과같은가치에서비롯된다. 정치적연설가는그러한원초적이고보편적인도덕감정의변론자역할을하게된다. 지혜자체는침묵을지킬뿐이며, 말하는데는무력하다. 따라서웅변술이없는지혜는국가를위해최소한의선도행할수없다. 41) 연설가에게자신의연설에서공통감, 즉보편적감정을일으키는것은중요하다. 우선아리스토텔레스의수사학과키케로의수사학에서나타나는 39) Georg Gadamer, Wahrheit und Methode (Tübingen, 1965), p.412. 40) Cicero, op. cit., I-34. 41) Skinner Quentin, Reason and Rhetoric in the philosophy of Hobbes (Cambridge, 1996), p.2.

28 중세철학제 22 호 차이가중요하다. 키케로는아리스토텔레스가수사학에서설득의요소로제시하는로고스, 파토스, 에토스의전통을완전히벗어나지는않지만, 아리스토텔레스에비해설득적요소로감정의차원을훨씬더중요하게제시한다. 42) 실제로아리스토텔레스의수사학에서감정은논증의요소에비해부수적으로만다루어졌다. 그와달리키케로는인간성 (humanitas) 을연설에서설득의중요한요소로간주하는데, 그것은인간의감성에영향을미치는것, 청자의마음을움직일수있는것으로규정한다. 즉키케로에게설득의요소는절대적인진리나완벽한이성적판단보다는불완전하고우연한타협이나, 감정적판단에근거한다. 연설가의위대한힘은인간의마음과관련된것임을모르는자가어디있겠습니까? 그마음은분노와증오, 슬픔으로동요되고, 또이런감정들로부터온정과연민이생깁니다. 그러므로누구든지만일인간의본성들인 humanitas가지닌모든힘그리고마음이동요되고풀리는요인들을깊이볼수없다면연설로자신이의도한것을이룰수없을것입니다. 43) 다양한청중들은자신들앞에서펼쳐진연설가의성공적연설에대해직감을갖는다. 말에서최고의오류는말의일상적인방식에서, 그리고모두에의해판단될수있는언어습관으로부터벗어나는것이다. 44) 연설이공통감에상응하기위해서는적절하고분별있는표현이필요하다. 지루하거나어울리지않는표현등분별력이없다면청자는말의내용에관심이없다. 연설가는청자의입장에서생각할수있어야하고그내용을그중요성에따라적당한방식으로개념들과문장구성을선택하여표현해야한다. 왜냐하면그런전제들은일반적인감정에인상을남긴다. 그리고누구도자연의의지에따라그전제들로부터벗어나서는안된다. 45) 42) Göttert K-H., Einführung in die Rhetorik (München, 1998), p.108. 43) Cicero, 1997, I-53. 44) Ibid., I-12. 45) Ibid., II-205, III-180 참조.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29 키케로는성공적연설의여부는공통감에호응하는것에달려있다고보았다. 그렇기위해서연설가는수사학의세가지중요한요소를결합시켜야한다. 첫째, 자신의이론적이고실천적인전문성을입증해야한다. 둘째, 청자들안에서공동체에대한애정을일깨워야한다. 셋째, 일반적인도덕적감정을일으켜야한다. 연설가는자신의진술을정의, 공동의행복에대한염려등일반적인인간적가치들의척도들에다기초를둠으로써세가지요소를결합시킬수있다. 연설가의이론적지식과실천적식견은그것의깊이와폭에서다른전문가들의그것에뒤지지않아야한다. 연설가는모든공적인일들에대한근본적인관여없이는, 법과윤리, 권리등에대한지식없이는, 인간본성과인간의성격에대한지식없이는 ( ) 필수적인영민함이나경험들로시작할수없다. 46) 연설가의전문성을보이기위해서는많은지식을증명하는것이중요하지는않다. 그러나넓게지지를받는지식의증명은연설에신뢰와활력을부여한다. 그것을통해연설가는공동체적삶의모든영역에참여하고다양한사람들의근심과문제들을맡길수있는사람으로서드러난다. 47) 키케로는청중이연설가의전문성을분별하기위해서필요한것은특별한교양이아니라공통감이라고말한다. 그래서교양있는연설가인지아닌지를분간하는것은아주쉽고분명하다. 설사교양없는청중이라하더라도그렇다. 보편적감정, 즉공통감만있으면충분하기때문이다. 대중은실수가저질러질때그것을알아차리듯이, 그들은무엇인가우리들의말에서적합하지않은것을느낀다. 48) 보편적감정의능력은하나의진술이일방적일때, 한사안의내용적인표현이정선되지않았을때, 지식이나 46) Ibid., I-48. 47) Ibid., I-72, 73 참조. 48) Ibid., III-198.

30 중세철학제 22 호 객관적인능력이단지꾸며진것일때, 감정에따라느낄수있다. 배우지못한청중들이라도그렇게쉽게무엇인가를속일수는없다. 그러한느낌은언어사용에서의뉘앙스, 분위기에대한경청의결과이자표정과동작에대한주시의결과다. 몸은거짓말을하지못한다. 아마도진술안에서는모든것이옳다하더라도언어적표현에서너무강렬하거나너무성급하면청중들은내용과는다른감정을갖게된다. 키케로는이런점에서아리스토텔레스와구별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언어능력에서인간들은비슷하면서도사고능력이부족한탓에인간이아닌동물과비슷한부류의인간들이있다고주장한다. 이에반해키케로는모든인간들은공통적언어능력과공통감각을지녔기때문에판단력에서큰차이가없다고본다. 키케로는 법률론 에서이렇게주장한다. 이성이라는그하나로우리가짐승보다훌륭하고, 그이성으로우리는추정을하고논증을하고반박을하고토론을하고무엇인가작성하고결론에이르는데, 바로그이성이모든사람들에게공통으로있다는말일세. 비록지식이다를지라도배우는능력만큼은동등하다는말일세. 왜냐하면감관으로모든것이똑같이파악되고, 감관을움직이는것들은모든사람의감관을움직이며, 무엇이든영혼에인간되는것들은, 조금전에말했듯이, 오성이초보적으로만작동하더라도모든사람들에게비슷하게인각되네. 또지성의통역자라고할언어는비록어휘에서는다를지라도사유로는합치하지. 49) 경청과주시를통한판단에는이론이나규칙이없다. 그것은본능적인느낌, 즉공통감에기인한다. 설사높은예술성과공적인언어의소질이아주드물다하더라도일반적인사람들의공통감의능력은섬세한뉘앙스와말에서의문제점을알아차릴수있다. 정치적연설이전문적인강연이아님에도불구하고, 또수사학에서는단순한정보전달이중요한것이 49) 키케로, 법률론 ( 한길사, 2007), I-10, 30.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31 아님에도불구하고연설가는자신의지식을전달하는데서어떤것도단념해서는안된다. 연설가가습득한지식은시민들의실천적요구를포괄하고있다. 내생각으로는연설가는시민들의실천적요구나평범한삶, 정치그리고우리의사회, 보편적인인간감정 ( 공통감 ), 인간의본성이나도덕과관련된인간적인관습들과연관된모든것을장악해야한다. 50) 정치적연설은모든것과관련해서모두에의해이해될수있어야한다. 우리의연설형식은대중의귀에알맞아야한다. 그들의가슴을기쁘게해야한다. 그들의심장에불을질러야하고황금저울이아니라완전히일상적인저울위에서재는사안들에관해확신시켜야한다. 51) 정치적연설은구체적이고공동체에해당하는일을의제로삼아야한다. 청중은구체적인문제에대한권위있는답변을요구한다. 다양한관심과요구들은조정되어야한다. 연설가는평등한권리를가진시민으로서자신의청자들에게말을건다. 설사그와그들사이에거대한, 사회적이고학력정도의차이가있다손치더라도그렇다. 공통감의견지에서그가누구인지는공동체의행복을위해그가무엇을하는가보다는덜중요하다. 결국법앞에인간의평등, 국가의정의, 공동의행복에대한염려등이연설가가출발하는토대이자자신의능력과명성의근간이되는토대다. 그는청중들이그에게종속적이듯이, 그렇게자신의청중들에게종속적이다. 결국연설가와청중모두는공통감을토대로한정치적행위의과정과관련해서내려진판단과결정에대해책임을져야한다. 3. 미학적감정과공통감 키케로는예술가, 작가, 시인이기때문에, 그는수사학에대해예술적인 요구를한다. 그는수사학을언어예술과친밀한것으로설명한다. 언어의 50) Cicero, 1997, II-68. 51) Ibid., II-159.

32 중세철학제 22 호 아름다움과장식을갖춘연설가의말은철학자와학자들의건조하고옹색한양식과두드러지게구별된다. 재능있고단련된연설가는자신의강연에서사안에대한단지구체적인해석을넘어선다. 그의연설은뛰어나고, 분명하고풍부하고내용과형식의효과적인형식으로이루어진다. 그는자신의강연자체에서말하자면박자와리듬의형식을발견한다. 52) 언어적구성의가능성을모두이용하는데성공한다면, 그강연은청중을의자에서일어나게할수있다. 청중의눈에강연자는말하자면인간들중의신으로서여겨질것 이다. 53) 위에서이미언급했듯이키케로는공통감의능력을본성의개념과결합시킨다. 그와함께미학적판단능력으로서공통감또한인간에게본성적이다. 예술작품과언어작품에관한광범위한관객의미학적판단은자발적이며직접적이다. 사람은미각에서맛있는음식과맛없는음식을직접적이고어떤개념의도움없이도구별할수있다. 그것은특별할정도로언어예술작품에도해당된다. 54) 예술적인언어사용의규칙에대한위반은모욕이자병리적인것으로느껴진다. 공통감, 즉보편적인감정은그러한규칙위반들을통해손상된다. 키케로는연설가는주되게청중들에게언어적인리듬의투입을통해분명한효과를낳는다는것을주목했다. 우리의본성적인감정에리듬이나소리 ( 선율 ) 만큼그렇게친근한것도없다. 그것들에의해우리는고무되고불타오르며진정되고마비된다. 종종유쾌함과슬픔으로이끌린다. 55) 여기에서키케로는공통감이감각들과그것들에토대하고있는인간의조건들, 그리고신체적인소요성과의관계를언급하고있다. 연설에서규칙에맞는호흡의쉼은청중들의청각이요구하는그런요구와조화를 52) Ibid., III-53 참조. 53) Ibid. 54) Ibid., III-196. 55) Ibid., III-197.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33 이룬다. 공통감능력의본능적인안전성이지성적일뿐만아니라심리적인입장을갖는다. 지성 (Verstand) 은키케로에게신체, 감각과뗄수없는것이다. 단지지성의요구에만족하려고노력하는사람은설득하기매우어렵다. 지성은거짓말할수있고혹은속을수도있다. 감각이나신체에관한길은어떤유혹이나조작이아니라본성적인시금석으로의지향이다. 키케로는감각을지성에비해열등한것으로보지않는다. 감각의동의를얻는것은무가치한시도가아니다. 보편적인복지와행복은단지이성적, 지성적존재로서의인간에게만해당하는것이아니라인간의신체와감각성까지포괄한다. 도덕적이고정당한확신은단지논리적으로추론된진술안에서만드러나는것이아니라표현하려는결연함안에서도드러난다. 그러한결연함은머리안에뿐만아니라인간의오장육보에도자리잡고있다. 키케로는공통감을공통의인간지성과구분한다. 후자에대해키케로는공통지성 (communi intelligentia) 과중용의실천적지혜 (prudentia mediocris) 라는개념을사용한다. 건강한인간지성이합리적인지성기능을나타내는반면, 공통감은감정에따른일정한판단력이다. 아렌트는공통감각을건강한인간지성으로이해하는것을공통감에대한오용으로지적했는데이는키케로의입장과같은것이다. 공통감은이제더이상외부세계의공유 ( 공동성 ) 가아니라단지추론 ( 논리적추론 ) 으로서모든인간안에서똑같이작동한다. 건강한지성을지닌인간들이서로공유하는것은세계가아니라단지지성의구조인데그것은인간들이공동으로지닐수있는것이아니라인간종의표본안에서똑같이작동하도록만들어줄수있다. 56) 일반적인청중들이예술작품에대해자신의분명한판단을지닌다는사실을키케로는지적하고있다. 예술에관해잘이해하지못하는 56) Arendt, 1999, p.359.

34 중세철학제 22 호 인간들에게서판단의그러한확실성은어디로부터오는가? 수행에서전문가와아마추어사이에는매우큰차이가존재하기때문에, 그들이판단력에서아주적은차이를지녔다는것은놀라운일이다. 57) 예술적으로교육받지못한청중들이예술작품에관해올바르게판단할상황에있다는그러한생각을칸트역시표현했었다. 여기에서중요한것은천재와청중의관계다. 키케로가정의하듯이연설가는사람들이천재로정의하는그에매우가깝다는것은분명하다. 천재는 상상력의희미한역할 을이해하고존재하는형식을개조할수있다는것을통해두드러진다.( 칸트 ) 칸트가키케로와공유하고있는이러한이해는천재는, 매우드문천성임에도불구하고, 결코초인적인질을지닌것이아니라는데있다. 이러한이해는천재는진리에대한특권적접근을지닌다는견해와대립된다. 천재와관객은넘을수없는장애물에의해단절되어있지않다. 관객은또한천재안에존재한다. 비판적판단능력없이는행위자는마치그가지각될수없는듯이관객으로부터분리된다. 58) 칸트는취향, 즉공통감의비판적판단능력을천재의원리라고불렀다. 59) 키케로는미학적규범과규칙들을통해연설의진정하고유일한형식을제시하려는의도를갖고있지않다. 그가연설의형식과규칙들을제시하며올바른사용을강조하는것은단지청중들에게서불쾌함이나비판적인시선이일어나는것을막기위한것일뿐이다. 이처럼공통감의능력은키케로의관점에서종종소극적으로정의된다. 연설에서보편적인감정의일반적인표현방식과습관에반하는것은매우중대한오류다. 60) 연설가가공통감의확실한평가를발전시키는것은중요하다. 그는무엇이성원을받게하고무엇이반감을일으키는지를안다. 공통감을 57) Cicero, 1997, III-197. 58) Arendt, 1985, p.84. 59) Imanuel Kant, Kritik der Urteilskraft (Darmstadt, 1974), B203. 60) Cicero, op. cit., I-12.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35 통해형성된경계안에개인적재능을발현하기에충분한공간이있다. 보편적인판단능력으로서공통감은한편으로는전통을향하고, 마찬가지로종종새로운것을위한것이다. 본성적인판단능력으로서공통감은새로운것과비습관적인것들을이미알려지고전해져오는것들안에서적당한방식으로통합한다. 공통감의능력은과거의유지된것을현재의새롭게발생한욕구들과결합시키는능력이다. 4. 도덕감정과공통감모든사람에게주어져있고모든사람을동일한결론으로이를수있게하는실천적인판단능력인공통감은키케로에게늘정의를위한감각이다. 이점에서아리스토텔레스가영혼론에서사용했던 koine aisthesis과분명한차이를지닌다. 키케로에게공통감은실천안에서옳고그름을판단할수있는하나의실천적인직감력이다. 만약내가인간의보편적인확신들과그들의본성자체안에근거하고, 그안에뿌리를두고있다는것을전제하지않는다면나는재판관들이재판을진행하는것에동의할지않을것이다. 61) 도덕감정으로서공통감은적절함에대한분별과옳고그름에대한판단, 이두가지판단영역에서자신의판단력을증명한다. 공통감의능력은판단력이다. 공통감의이러한판단력은느낌에따라규정되며그것은개별적이고특별한사안이나대상을향한다. 공통감의능력은 확신하는자의감각 이고즉각적이고임기응변적으로판단한다. 62) 그판단을규정하는확정된규칙이나척도혹은의견은없다. 공통감의판단의유일한척도는그것이확장된사유형식에기인한다는데있다. 그러한판단에서일정한공동체의보편적감정은함께고려된다. 사람들은일반적인입장이된다. 61) Wanninger Thomas, Bildung und Gemeinsinn (Bayreuth, 1998), p.26 재인용. 62) Gadamer, 1965, p.27.

36 중세철학제 22 호 그리고일반적으로타당한판단을내린다. 사람들은다른사람과입장을바꾼다. 반대로자신을다른사람의시선으로고찰하고판단한다. 이러한판단은순수한주관적입장을넘어서고보편적인것을목적으로하지만그것은그럼에도불구하고하나의특별한판단이다. 다시말해하나의판단은단지특정한조건과일정한경우에만적용된다. 공통감개념은합의 (consensus omnium) 나여론 (opiniones communes) 등의의미와는확연히구별된다. 63) 공통감개념은행위에서의판단력을나타내는데그와반대로동의 (consensus omnium) 나여론 (opiniones communes) 은그러한행위의재료이거나혹은결과들이다. 그둘간의이러한차이는중요하다. 공통감의판단의실행에서동의를얻고자한다는것은분명하다. 그러나판단의결과로서동의는판단자체의수행과동일시될수없다. 동의나여론을사람들은시간이지나서도유지할수있다. 사람들은새롭고유사한상황에서그것들에의지할수있다. 그러나그것을맹목적이거나무비판적으로다른상황에적용할수없다. 그렇지않으면합의나여론으로부터는새로운견해와는대립되는선입견만나온다. 공통감에기인한판단은여론을고려한다. 그러나종국에는그것에구속받지않는다. 공통감에주어진임무는구체적이고특수한상황들속에서새롭게주어진것들에맞게판단하는것이다. 공통감은특정한상황에맞게설득하고확신하기위한감각 (sensorium) 이다. 공통감의개념은본유관념 (cognotiones innatas) 이나공통관념 (notiones communes) 과는분명히구분된다. 공통감의능력은인간공동체를위한본성적인판단능력이다. 그러한능력은공동체를유지하고해체로부터그것을보존하는것을지향한다. 인간의상호의존의의식은그러한능력의전제다. 그러한전제는분명하고근본적인이념을토대로한다. 그이념은 63) 키케로, 2007, I-16, 44 참조.

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37 시대적변화에압도되지않는다. 그러한이념들은정의, 평등, 연대, 관용, 공정과같은것들로서공동체자체를가능하게하는것들이다. 이러한이념들은공동체적삶이개인적인고립된삶보다우선한다는가정을내포하고있다. 공통감의능력은공동체의유지와관련된선천적인이념들과관련이있다. 하지만그것들과동일하지는않다. 공통감은그것자체가이념이아니라판단력이다. 그판단은소위근본적인전제에기인한다. 그러한능력이선험적이념들과주어진시대안에서제기되는구체적문제들을결합시킨다. 그러한보편적이념들이어떻게구체적인상황에서실현될수있는가? 그질문과관련된대답이발견되어야한다. Ⅴ. 결론 아리스토텔레스는 공통된감각적속성들을감지하는공통된능력 을 koine aisthesis로정의한다. 그것은외적인감각들을지각하고, 그지각된것들을통합시키는것으로일종의 감각의공동체를위한능력 이라고할수있다. 서구철학에서는그것을내감, 공통감각등으로해석하면서다양한의미를부여해왔다. 아퀴나스가그것을인식론적차원으로한정하여 sensus communis로번역하는것과달리키케로는 sensus communis를정치 도덕적차원으로확대시킨다. 그때키케로가아리스토텔레스의영혼론에서다루어지는 koine aisthesis개념을자신의 sensus communis 개념으로발전시켰다는확실한증거는없다. 오히려그가자신의수사학에서주로다루고있는 sensus communis의개념은그의미상아리스토텔레스의 endoxa개념과유사하다. 그런맥락에서키케로의 sensus communis는 공동체감각 혹은 공통상식 등으로이해하는것이키케로의의도에더가깝다고본다. 그러나 endoxa와 sensus communis를충분히비교하지못한점은

38 중세철학제 22 호 본논문의한계이자필자의이후과제이기도하다. 또한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가오히려키케로의 assensio 개념과유사하다는점을살펴보는것도필자의과제가될것이다. 64) 키케로에게공통체감각은공통적인정신구조가아니라공동으로공유한세계에대한지각이라는측면에서공통의상식에가깝다. 키케로의공동체감각은비개념적인판단능력인데, 그능력은사물의상태와주변의상황을고려해서판단하는것이다. 그에게서그것은자연법처럼공동체에서보편적타당성을갖는모두의합의 (consensus gentium) 를위한척도가된다. 그런의미에서 sensus communis가근대에와서외부세계와아무런관계가없는내적감각으로변형된것은키케로의생각과는아주멀다. 차이에도불구하고아리스토텔레스의 koine aisthesis 와키케로의 sensus communis개념이함께지닌가장근본적인의의는그것이인간과인간, 인간과세계를이어주는근원적인통로라는점이다. 그것을통해서세계는우리에게드러나는것이다. 그런맥락에서공통감의상실은곧세계의실재성이상실되는것과같다고보았을때, 그녀는 - 상실되는것과같다고본한나아렌트는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키케로의개념을아우르고있다. 한나아렌트가전체주의와같은탈정치적현상을세계상실과공통감의상실로인한현상으로진단하고있다는것은의미심장하다. 세계가보존되고유지될때, 그것을보존하고유지하기위한정치적행위를할때우리의공통감도유지되고강화된다. 64) 심사평을통해이에대해조언해주신익명의심사위원께도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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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 정치적감각으로서의 sensus communis 41 [Abstract] sensus communis as a Political Sense A Study about Cicero s Concept of sensus communis PARK, Hyok (Dongguk University) This paper deals with the issue of sensus communis that has been depreciated by existing political philosophy in the field of political judgement and political ethics. It aims to elucidate the relationship between sensus communis and politics and redintegrate the political importance of sensus communis by contemplating the concept of Cicero s sensus communis that retains crucial significance in the historical context of sensus communis. Furthermore it attempts critical introspection on modern philosophy that misused Aristotle s concept of koine aisthesis as human internal senses capability in an epistemic aspect. In order to achieve this purpose, I will try to compare one stream that emphasizes its political and moral implication by recapitulating the concept of Aristotle s concept of koine aisthesis which is the prehistory of western concept of sensus communis with the other stream of arguing only the epistemic implication, then arrange the foundation to contemplate their differences in the second chapter. In the following third chapter, I will look through the process how Augustinus and Aquinas transformed sensus communis into internal senses. In the fourth chapter, I will inquire Cicero s concept of sensus communis that is the core theme of this paper. Key words: Cicero, sensus communis, internal sense, rhetoric, moral sense

42 중세철학제 22 호 논문접수일 : 2016.11.18 심사완료일 : 2016.12.10 게재확정일 : 2016.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