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일시 2016년 6월 14일 (화) 2시-6시 장소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주최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프로그램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13:30 접 수 14:00 개 회 14:05 여는 말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 14:10 기조발제 동북아 평화를 위한 남북관계의 변화 홍사덕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14:30 사 회 최완규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 14:35 세 션 1 북한의 핵위협과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발표 발표 토론 북한의 핵위협과 핵안보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 한반도 비핵평화체제는 가능한가? 박영호 강원대학교 초빙 교수.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종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혜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16:05 휴 식
세 션 2 한중일 원전과 탈원전 발전모델 16:20 발표 발표 토론 포스트 후쿠시마 의 일본사회와 시민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탈원전 지속가능발전모델은 가능한가?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이문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17:55 닫는 말 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18:00 폐 회
차례 05 모시는 글 06 약력 (사회자, 발표자, 토론자) 09 발표 1 북한의 핵위협과 핵안보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 29 발표 2 한반도 비핵평화체제는 가능한가? 박영호 강원대학교 초빙 교수.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49 토론 1 최종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55 토론 2 이혜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57 발표 3 포스트 후쿠시마 의 일본사회와 시민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81 발표 4 탈원전 지속가능발전모델은 가능한가?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101 토론 3 이문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109 토론 4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5 모시는 글 주지하다시피 동북아는 핵문제와 관련된 아픈 역사를 지닌 지구상의 유일한 지역 입니다.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투하되었으며, 최근에는 후쿠시마에서 초유의 대규모 원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에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 었으며, 핵과 인류의 평화와 안전의 함수관계에 심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사례는 인류 문명사에서 핵이 가지는 어두운 두 얼굴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가공할 핵무기의 사용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따르는 재앙 의 위험성이 그것입니다. 금년 벽두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사상 최강의 대북제재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핵 위기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 번 7차 당대회에서 4차 핵실험을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대사변 이라고 자평하는 가 하면, 경제 핵 병진노선 을 항구적인 전략적 노선이라며 핵보유국임을 선언했 습니다. 다른 한편 한중일 세 국가에는 세계 어느 곳보다 원전이 밀집되어 있어 그 만큼 위험지수도 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금 동북아에는 이 두 현실이 함께 얽히면서 위협상황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핵 안보와 핵안전이 우리의 절실한 과제로 되고 있습니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에서는 고조되고 있는 북핵 위기의 실체와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고, 원전 가동에 수반되는 위험성을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함께 참석하셔서 핵을 주제로 우리의 안보와 안전문제를 되짚어보고 대안을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2016년 6월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6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약력 사회 최 완 규 현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 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기조발제 홍 사 덕 발표 이 수 석 발표 박 영 호 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겨레의 숲 상임대표 전 제18대 국회의원 (6선) 한나라당 원내대표 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전 한국정치학회 및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현 강원대학교 초빙 교수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통일정책연구센터 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회장 비교민주주의학회 회장 발표 남 기 정 현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전 일본 도호쿠대학 법학연구과 조교수 국민대학교 국제학부 부교수 일본 도쿄대학 사회과학연구소 객원교수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7 발표 김 혜 정 현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환경운동연합 원전특위 위원장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 토론 최 종 건 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외교부, 통일부, 공군 정책자문위원 한반도 평화포럼 기획위원 항공우주력학술프로그램 간사 토론 이 혜 정 현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노스웨스턴대학 정치학 박사 서울대 외교학과 학, 석사 토론 이 문 영 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전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교수 고려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국민대 유라시아연구소 연구교수 토론 한 재 각 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환경/과학기술 사회학 박사 전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참여연대 시민권리팀장
8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발표 1 북한의 핵위협과 핵안보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
10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Ⅰ. 머리말 북한은 2016년 1월 6일 오전 10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4차 핵실 험을 실시하여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김정은이 작년 12월 10일 수소탄의 거대 한 폭음을 울릴 강대한 핵보유국 을 언급한 지 27일 만에 핵실험을 실시한 것이 다. 4차 핵실험 이후 북한언론은 금번 시험용 수소탄 핵실험으로 북한이 소형화 된 수소탄을 지닌 최강의 핵억제력 보유국이 되었다고 계속해서 선전했다. 수소 탄 시험 성공 자축 군중대회 가 전국에서 개최되었고, 노동신문은 연이어 수소 탄 시험은 자위적 조치 라고 주장했다. 1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응해서 4차 핵 실험의 당위성을 언급한 것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성공적인 수소탄실험이라고 자평한 것은 지난 5월초 개 최된 7차 당대회 사업총화 성과와 결정문에서도 잘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당 규약에 핵무력 건설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을 항구전략으로 당 규약에 명시했다. 1 노동신문, 2016.1.10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11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문화한 데 이어 헌법보다 상위 규범인 당 규약에서 도 핵보유 가 명문화되었다. 앞으로 북한에서 누구든 비핵화를 언급하거나 시도 한다면 이는 헌법위반이자 반당, 해당행위가 된다. 이제 북한에서 핵무기는 군사 전략차원이 아닌 구조적, 제도적 요인이 되었다. 소형화, 경량화 된 북핵이 실전배치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 글은 먼 저 4차 핵실험에 대한 평가를 통해 북한의 핵능력과 위협성을 검토하고 7차 당 대회에서 나타난 북한의 핵전략, 그리고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 다. Ⅱ. 4차 핵실험과 북핵의 위협성 1. 4차 핵실험의 특징 북한의 4차 핵실험은 과거 북한의 핵실험과 달리 사전통보나 예고 없이 기습 적으로 실시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당시에는 6일 전 외무성 성명, 2009 년 5월 2차 핵실험 당시에는 26일전 외교부 대변인 성명, 2013년 2월 3차 핵실 험 당시에는 19일전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했었다. 그래서 국제 사회는 북한의 핵실험을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 또한 핵실험의 사전 징후였던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없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3개월 후 1차 핵실험, 발사 50일후 2차 핵실험, 발사 2개월 후 3차 핵실험 을 실시한 것과 달리 4차 핵실험은 핵실험 후 1개월 후인 2월 7일 장거리 미사 일을 발사했다. 또한 과거 핵실험 당시 북한은 미국과 중국 등에 사전 통보하기 도 했다. 그러나 4차 핵실험은 주변국에 통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실시했다.
12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표 1> 북한의 과거 핵실험 비교 구분 1차( 06.10.9) 2차( 09.5.25) 3차( 13.2.12) 4차( 16.1.6) 위력 지진파 3.9 1kt 이하 지진파 4.5 2~6kt 지진파 4.9 6~7kt 지진파 4.8 6kt 결과 핵장치 수준으로 폭발위력 제한 플루토늄 핵분열 통한 핵 실험 고농축 우라늄 사용 시사 수소폭탄 실험 주장 예고 성명 사전 징후 6일전(외무성) 3개월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 26일전 (외교부 대변인 ) 50일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 19일전(국방위) 2개월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없음 16일전 SLBM 발사 의미 핵무기 제조능력 확인 핵보유 기정사실화 추진 소형화, 다종화 추진 최강의 핵억제력 주장 이는 북한이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판이나 비판들에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판단된다. 핵실험에 이은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더 이상 김정은 정권과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난망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발표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북한의 기술력이나 지진파 등을 통해 나타난 폭발력을 감안할 때, 수소의 열핵융합반응 을 이용한 수소폭탄으로 간주하기에는 곤란하다고 평가되었다. 예컨대 4차 핵실 험의 위력은 6kt, 지진파는 4.8(기상청 발표)로 3차 핵실험 때(위력 7kt, 지진파 4.9)와 유사해서 수소폭탄이라고 보기에는 위력과 지진판 강도가 적다. 수소폭탄 일 경우, 최소 수십 내지 수백 배 kt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이번 폭발력 6kt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 투하 핵폭탄과 유사하다. 그리고 수소탄 실험은 직경 1~2km의 분화구가 생길 정도의 엄청난 충격이 발생하지만, 현재까지 핵실험 지 역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북한발표에서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 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건대, 통상적인 수소폭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정부차원 에서 밝히기도 했다. 수소폭탄보다는 위력이 적은 증폭핵분열탄 실험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증폭핵 분열탄은 수소폭탄의 전단계로 원자폭탄보다 효율이 높으면서도 부피와 무게는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최종적으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보다 위력이 작은 증폭핵분열탄 혹은 단순한 핵폭탄실험이라고 판단했다. 그리 고 3차 핵실험 이후 3년 만에 수소탄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 서, 그리고 수소폭탄 실험은 그 위력이 크기 때문에 지형상 한반도에서 실험하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13 기가 곤란다하는 점도 이런 판단에 참고가 되었다. 그러나 수소폭탄이든 증폭핵 분열탄이든 한반도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는 점은 명백하다. 2. 4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위협적 발언 북한은 4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를 바탕으로 한 군사전력상 우위로, 대남주 도권 장악 및 한국사회 내 불안심리를 이용한 통일전선전략을 추구하려는 목적 을 갖고 있다. 특히 핵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우리 정부의 대북통일정책 및 북핵포기 노력을 무산시키고, 한국사회 내 갈등을 획책하려는 의도가 있다. 향후 북한은 계속 핵개발능력을 강화시키려 할 것이고, 우리를 포함한 한반도 주변 국가들은 이를 저지하려고 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인 2270호 통과이후 북한의 도발적 언사들을 보 면, 북한의 향후 자행할 행태들이 우려스럽다. 3월 4일 김정은은 실전 배비한 (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며 북한의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 방식으로 모두 전환할 것이라고 위협했 다. 2 그리고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서도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비난하면 서 강력하고 무자비한 물리적 대응을 포함한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들이 총동 원될 것 이라고 하는 등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리고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 해 2월 23일 북한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을 통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위협 적인 발언에 이어 3월 7일 국방위원회 성명에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핵타격 전을 전개할 것 이라고 위협했다. 3 노동신문은 3월 11일 김정은의 전략군 탄도로켓 발사훈련 참관 소식을 전하 면서 전략군화력타격계획 이란 제목의 지도 사진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 지도에 는 평양 아래 황해북도 황주군 지역부터 동해상으로 2줄의 탄도미사일 비행 궤 적이 그려져 있는데, 서울과 부산, 평택 등 우리나라의 6개 주요 도시에 검은 점 이 찍혀있다. 4 북한은 우리의 도시들을 유사시 공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 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정부와 국민을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4차 핵실험 이후 2 조선중앙통신, 2016.3.4 3 노동신문, 2016.3.7 4 노동신문 2016.3.11
14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북한은 몇 달 동안 한반도 정세를 위태롭게 하면서 한국을 핵공격 하겠다는 점 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표 2>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 발언 일시 발표 기관 발언 내용 3.4 김정은 발언 실전 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하며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 방식으로 모두 전환할 것 3.6 3.7 외무성 대변인 담화 국방위원회 성명 정세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험악한 지경에 이른 것과 관련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방식은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되게 될 것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핵타격전을 전개할 것 3.11 김정은 발언 핵폭발시험과 핵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 야 하며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 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3.12 3.23 북한군 총참모부 조평통 중대보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해)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전지역 해방작 전으로 대응할 것이며 최고사령부가 선제 타격명령만 내릴 것을 고 대하고 있다 (우리 군 훈련을 거론하며)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 3.25 김정은 5.1 민주조선 청와대와 서울시 안의 통치기관들을 격멸 소탕하기 위한 집중화력 타격연습 지도 ICBM과 SLBM, 그리고 전략폭격기에 의한 핵공격 등 3대 핵타격 수단 중 SLBM이 가장 위력이 크며 "우리의 미국본토 공격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15 3. 북한의 핵능력 (1) 핵개발 역사 일반적으로 핵개발은 대내적으로는 민족감정에 호소하여 정권의 정통성과 대 중적 지지를 유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대외적으로는 다른 국가에 대해 우월한 국제 위상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 상대 라이벌 국가와의 갈등으로 인해 핵을 개발하지 않으면 대내적 지지기반을 상실하게 되 므로 국제사회의 반발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정권유지를 위해 핵개발을 추진한 대표적 국가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한국전이후 미국의 군사력 특히, 원자폭탄에 대한 두려움 을 갖고 있는 북한은 핵개발을 통해 인민들의 결속과 충성을 확보하려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는 1967년 민족보위성 지휘관급 회의에서 김일성이 우리도 원자 탄을 생산할 수 있다. 미국이 원자탄을 사용하면 우리도 사용할 수 있다 고 언급 한 데서 잘 나타난다. 실제로 북한은 핵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오랫동안 핵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현재 북한 핵보유는 체제결속 및 유지, 대미협상, 대 남 전략적 우위 등을 추구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으로서 조직, 전문인력, 우라늄 자 원, 핵연료주기 시설 등을 모두 구비하고 있다. 조직으로는 1970년대 영변 원자 력연구센터 설치 및 1986년 노동당 군수공업부 산하 원자력 총국을 조직하여 핵 개발 국가조직체계를 구성했다. 전문인력은 3,000여명 정도로 파악된다. 또한 양질의 우라늄 자원의 매장량이 약 2,600만 톤, 가채량은 약 400만 톤에 이른 다. 영변을 비롯한 여러 곳에 원자로, 재처리시설, 농축시설 등 핵개발에 필요한 각종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의 의혹과 압박이 심해질 때면 핵관련 협상에 임하는 등 핵폐기 의사를 보이는 한편, 비밀리에 의혹을 살만한 행동을 꾸준히 전개하 였다. 이것은 북한이 지난 60여 년 동안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기술과 재원을 동 원하여 심혈을 기울인 핵프로그램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나타 낸다.
16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2) 핵능력 현재 북한의 핵능력은 북한은 1986년부터 5MWe 흑연감속 원자로를 운영하 기 시작하여, 1989년 3월 핵연료봉을 전면교체하여 플루토늄 10 12kg 확보, 이 후 1994년 5월까지 사용한 핵연료봉 8,000여개에서 플루토늄 24 32kg 확보 등 으로 총 34 44kg 플루토늄을 확보해 핵무기 6 10개 수준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2007년 2월 5MWe 흑연감속 원자로 가동 중단을 발표하였는데, 2013 년 8월부터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통해 2015년부터 연간 플루토늄 6 8kg을 추출해 핵무기 1 2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2009년부터 100MWe의 실험용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를 완공해 운영할 경우 연간 핵무기 5 6개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원심분리형 우라늄농축 기술을 파키스탄에서 도입 하였으며, 2009년 4월 우라늄농축 시설을 착공해 2010년 10월 운용하기 시작하 고, 2012년부터 연간 약 30kg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간 핵무기 1.5 2개를 생산할 만한 양으로 그동안 핵무기 6 8개 분량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에도 핵무기 생산량을 증대시켜 나가는 정책을 추 진 중이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 제조의 소형화와 다종화를 통해 핵운용 능력을 강화시키 려는 입장이다. 핵무기의 소형화는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를 제조하 기 위한 것이며, 다종화는 핵분열 방식은 물론 핵융합 방식의 핵무기를 제조하 겠다는 의미이면서, 나아가 전술핵무기, 핵지뢰, 핵배낭 등 제조를 통한 다양한 무기방식을 추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핵무기 제조의 소형화와 다종 화는 결국 핵실험을 통해 실현시킬 수밖에 없기에 북한은 여러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하여 제조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3) 핵운반 수단 북한은 핵무기 운반수단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3톤 수준의 핵탄두 투발능력이 있는 공중폭격기 IL-28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대지 또는 잠 대지 탄도미사일에 의한 핵무기 투발능력 확보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17 재 북한이 실전배치 또는 개발 중인 스커드, 노동, 무수단, 대포동 또는 KN-08 지대지 탄도미사일 등은 탄두중량이 1톤 미만이어서 그에 알맞은 소형 핵탄두 제조를 전제하고, 투발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하여 1980년대 중반 사정거리 300km의 스커드-B와 500km의 스커드-C를 생산하여 작전배치하였다. 스커드 -B와 스커드-C 미사일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주력 으로서, 스커드-B는 남한중부권까지, 스커드-C는 남해안 지역까지 사정권에 넣 는다. 총 600여발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싣고 다니는 이동식 발사차량(발사 대)은 최대 40기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스커드-B와 스커드-C 미사일은 이란이라크 전쟁중이던 이란과 시리아에 다 량 수출했다. 1990년대에는 사정거리 1,000km 내지 1,300km의 중거리 탄도미 사일인 노동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서 1998년 작전배치된 것으로 추정된 다. 5 1990년대 말 북한은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하여 1998년 대포동 1 호, 2006년에는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했고, 2009년과 2012년, 2016년에 장거 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표 3>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일지 일시 발사장 명칭 북한 주장 성공여부 1998.8.31 함북 무수단리 대포동 1호 광명성 1호 궤도진입 성공 불확실 2006.7.5 함북 무수단리 대포동 2호 발사직후 추락 실패 2009.4.5 함북 무수단리 은하 2호 광명성 2호 궤도 진입 성공 불확실 2012.4.13 평북 동창리 은하 3호 발사 135초 만에 폭발 실패 2012.12.12 평북 동창리 은하 3호 광명성 3호 2호기 궤도 진입 성공 성공 2016.2.7 평북 동창리 광명성 4호 위성궤도 진입 성공 성공 5 유용원 신범철 외, 북한군 시크릿 리포트 (플래닛미디어 2013.8), pp.132~138.
18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한편 2004년에는 사정거리미사일지도국을 창설 하는 등 탄도미사일의 핵무기 투발수단으로의 역할을 강화시키며, 미사일의 정확성, 지휘통제 능력, 장거리 투 사능력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한국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km 이상의 미사일들을 1천기나 배치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사거리 3000km 이상의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배치 하였다. 6 이 미사일에 핵 및 화학무 기, 생물학무기를 장착하여 공격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 3. 7차 당대회에서 나타난 북한의 핵전략 7 1. 북한의 핵전략 북한의 핵전략은 대외적으로는 핵능력을 고도로 발전시켜 이를 바탕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공고화한 후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협상에 나서려한다. 대내적으로는 수소폭탄 보유로 김정은의 군사적 리더십을 강조함으로써, 체제결 속을 도모하고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런 북한의 핵전략은 7차 당대회에서도 잘 나타났다.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김정은의 치적 으로 수소탄 개발 및 보유를 강조하면서 핵보유국의 위상을 선포했다. (1) 핵경제 병진노선의 항구전략화 김정은 시대의 지도이념은 김일성 김정일주의이다. 김일성 김정일주의에 따라 북한은 제국주의 연합세력과의 대결에서 최후의 승리를 이룩하기 위해 정치군사 적 위력을 백방으로 확대, 강화해야 하며, 그 기본투쟁 과업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제시했다.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기 위한 방법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이 언급된다. 즉, 김일성 김정일주의는 전략적 노선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을 선택하 6 국방부, 국방백서 2014, p.28-29 7 이하 북한자료 인용은 7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서임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19 는데, 이 노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다. 김 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이야말로 우리 혁명의 최고 리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로선이며,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번영하는 사회주의강국을 건 설하기 위한 가장 정당하고 혁명적인 로선 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일성 김정일주의에 따라 국방공업에서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식의 첨단무장 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내고 있다 면서 핵보유국, 주 체의 핵강국 주장은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핵경제 병진 노선 이 항구적 노 선으로 들어간 것은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무시하고 핵 무력 증강을 국가 목표 및 전략으로 삼겠다는 의미이다. 핵경제 병진노선이 2013년 3 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항 구적 전략노선임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선군정치에 이어 김정 은 시대는 선핵정치라는 이야기도 있다. 병진노선에 따라 북한은 핵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겠다고 한다. 즉, 제국 주의의 핵위협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자위적인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 화해 나갈 것 이라는 입장을 선언했다. 그래서 당의 새로운 병진로선의 요구에 맞게 핵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핵무기의 소형화, 다종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 현하고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우리 조국을 동방의 핵대국 으로 빛내 여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8 핵강대국이 되겠다는 것을 공식으로 선언한 것이다. (2)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상 과시 : 세계질서의 구축 역할 선언 김정은은 비핵화를 언급했으나 사실상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천명 했다. 즉, 핵무기 선제불사용과 핵확산방지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에서 5대 핵보유국이 할 수 있는 일을 선언한 것이다. 우리 공화국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 며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전파 방지의무를 성실히 리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 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입니다. 라는 주장으로 북한은 이들 5개 국가들과 동등 한 입장에서 핵보유국의 의무를 이야기한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아랑 8 7차 당대회 결정서
20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곳하지 않고 핵보유의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세계 비핵화 언급은 전세계가 핵을 포기하면 북한도 포기하겠다는 의미이다. 또한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당사자로서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 수 소탄까지 보유한 무진막강한 국력을 가진 우리 공화국은 국제무대에서 제국주의 자들의 핵위협과 공갈, 강권과 전횡을 물리치고 정의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해나 가는 책임 있는 핵보유국, 주체의 핵강국 임을 언급했다. 핵보유국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질 서를 구축하는 데 일원이 되겠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시대가 달라지고 우리나 라의 지위도 달라졌기에 존엄 높은 자주의 강국, 핵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 라선 것만큼 그에 맞게 대외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고 보며 핵보유국의 지 위를 견지하는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을 선언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핵보유국 위상에 맞는 대외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3) 대미협상 카드 북한은 핵무기연구 부문에서는 세 차례의 지하 핵시험과 첫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세계적인 핵강국의 전렬에 올랐으며, 미국의 핵위협에 대해 승리를 이루었다 고 주장한다. 그리고 미국을 세계평화와 안전의 교란자, 파괴자라고 비난하면서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 로 전환하고 주한미군 및 장비들의 철수를 요구했다. 또한 미국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핵전쟁 위험을 자신의 핵억제력에 의거해서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야 기도 한다. 미국은 핵강국의 전열에 들어선 북한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 을 똑바로 보고 핵보유국으로서 대접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의 핵은 군사적 측면도 있으나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협상카드 로 작용한다. (4) 현대전에 필요한 자위적 군사력 김정은은 핵전쟁의 위험을 언급하면서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21 하여 자위적 군사력 을 마련하였다는 점을 들어 핵개발의 당위성을 부여했다. 그래서 핵억제력을 중심으로 하는 자위적 군사력을 통해 미국의 전쟁도발 책동 을 막고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했다고 한다. 더욱이 핵과 미사일은 현대전에 적합하며 필요한 수단임을 강조한다. 김정은 은 세계적으로 전쟁양상이 달라지고 조선반도의 정세가 날로 첨예화되고 있는 현실은 무장장비 현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 했다. 현재 북한에서 핵 과 미사일은 반제국주의와의 대결구도에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다. 또 한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담보이자, 현대전의 요구에 부합한 수단으로서 핵심적 안보수단으로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선군사상, 선군정치의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지금 세계도처에서 전쟁의 참화가 그치지 않고 여러 나라 인민들이 살길을 찾아 방황 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전쟁을 모르는 속에 평화롭고 안정된 생활을 누려왔는 데, 이는 다름 아닌 선군정치의 덕이며 당이 이룩한 최대의 공적 이라고 밝혔다. 북한에서 군과 군사력은 체제 안전의 버팀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5) 대남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 핵과 미사일은 남북한 통일을 위한 담보물이다. 9 핵과 미사일은 선군정치로 공화국의 국력을 비상히 강화함으로써 내외 반통일세력의 새 전쟁 도발 책동을 짓부셔 버리고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위한 확고한 담보물 이라고 보고 있다. 강 력한 군사력은 제국주의와 남한 내 반통일세력로부터의 전쟁을 억지하고 통일과 정에서 외세의 간섭을 제거하고 자주적으로 통일을 위한 수단으로서 가치를 부 여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현재의 남북분단으로 전쟁발발 위험성을 언급한다. 나라의 분열이 지속될수록 조선반도의 전쟁위험은 커지게 될 것이며 민족적 참화를 면할 수 없 게 될 것 이기에 조국통일대전의 진군길을 열어제낄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현대적이고 위력한 주체무기들을 더 많이 연구개발할 것 을 주장한다. 또한 국가반항공방어체계를 보다 높은 전략적 수준에로 끌어올려야 할 것 을 주장함으로써 외부의 공격에 대응하는 미사일방공체계 수립를 언급한 9 임상순,신대진 7차당대회를 통해본 북한 대외안보정책의 변화와 그 함의, 김정은체제와 조선로동당 7차대회 평가와 과제 (현대북한연구회, 한국평화연구학회 공동세미나 발표문, 2016, 5), p.130
22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다. 그래서 반항공경보체계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각종 대공화력수단들로 전국을 그물처럼 구성하여 요새화할 것을 주장한다. 2. 북한의 향후 예상태도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에서 대남대외정책을 전개할 것으 로 보인다. 7차 당대회 총화보고와 결정서에서 밝힌 대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치, 주한미군 철수, 반북적인 법률과 제도의 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할 것이 다. 특히 북한은 대미평화공세를 통해 일단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앉으려고 한다. 대화의 계기가 마련되면, 북한은 핵문제보다는 평화협정 회담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 회담에 집중하려 할 것이다. 이는 북한의 오랜 외교적 목표 이기도 하다. 또한 북한은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핵군축을 내용으로 하는 대화를 제 의할 것이다. 아마 순서는 핵군축회담을 먼저 언급한 후에 비핵화 회담을 제기 할 것이다. 그런데 비핵화회담은 우리가 생각하는 핵폐기를 내용으로 하는 회담 이 아니다. 북한은 비핵화 회담을 핵실험 유예 및 핵시설 동결과 관련한 회담으 로 생각한다. 핵실험 유예와 핵동결로 기존의 핵무기를 인정받으려는 전략이다. 현재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북미 간에 대화가 거의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제재국면을 돌파하려는 북한은 무슨 수단을 사용 해서라도 미국과의 접촉계기를 마련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 미국의 대선국 면을 적절하게 활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 수단 중의 하나가 평화협정 공세와 함께 추가 핵실험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스스로 추가 수소탄 실험을 언급한 바도 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는 첫째,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통 해 제재국면이 북한체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할 것이다. 그래서 대북제재가 오히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결심에 영향을 미친 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 현재 북한의 영변 5MW급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생산 을 위한 재처리 활동을 재개했다고 하는데, 10 이는 대북제재에 상관없이 핵무력 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것이다. 미국의 응답이 없으면, 결국 10 로이터통신, 2016.6.7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23 핵실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김정은 정권은 대북제재에 굴복하는 것이 체제결속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추가 핵실험을 통해 군부를 포함한 북한엘리트층의 결속을 도모하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셋째,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군수 물자가 제대로 보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의 4대 전략물자인 석유, 고무, 솜, 식용유들을 수입하는 데 큰 지 장이 초래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군의 전투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었고, 군부대 의 사기도 낮다. 대북제재로 인한 외화벌이 부족과 군수물자 수입차단으로 군부 대가 극심한 물자부족에 시달리게 되면서, 군의 충성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군부는 자신들의 입지확보를 위해 김정은에 게 대남도발과 함께 추가 핵실험 감행을 건의할 수 있다. 넷째, 기술적 이유에서도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은 7차 당대회에서도 소형화, 다종화를 언급할 만큼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소형화, 경량화가 목표인 핵탄두를 기술적으로 시험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핵실험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4. 핵안보와 한반도 1960년대 말부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증대됨에 따라 핵물질의 국제적 이 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에 따라 국제적으로 핵물질의 불법탈취 가능성이 예견되면서 예방차원에서 핵안보가 제시되었다. 특히 1990년대 초반 소련이 해 체되면서 핵물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핵안보란 개념이 부각되었다. 11 또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이후 테러리스트 조직에 의한 핵물질 및 핵시 설 악용가능성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대두되자, 핵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서 핵안보가 다시 한 번 강조되기 시작했다. 지구촌 차원에서 핵안보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2009년 4월 프라하에서 11 박정은,구갑우, 핵안보정상회의와 핵없는 세상, 경제와 사회 (비판사회학회, 2012,6), p. 153
24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핵무기 확대금지, 핵무기 수 감축, 핵물질 안보 강조를 발표하면 서이다. 현재 세계에는 약 1,600톤의 고농축 우라늄과 약 500톤의 플루토늄이 산재해 있으며, 이 정도 규모의 물질은 핵무기 약 126,500개를 만들 수 있는 양 으로 평가된다. 특히 2010년 4월 47개국 대표가 워싱턴에서 1차 핵안보정상회의 를 개최하고 2차 회의를 2012년 한국에서 개최하면서 국내적으로도 핵안보에 대 한 관심이 높아졌다. 12 핵안보 개념을 보면, 국제원자력기구는 불순세력이 여러 수단을 통해 핵물질 의 안전한 관리가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및 사후적 일체의 조치 라 고 정의내리고 있다. 9.11테러 이후에는 주로 핵테러에 대한 관심을 두었으나 2009년 일본의 대지진 이후에는 원전사고 이후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 해, 인터넷을 통한 전산공격으로 인한 주요시설의 작동불능과 전자교란으로 인 한 주요시설, 장비의 마비, 탈취 등 전자공격도 핵안보의 영역으로 추가되었다. 따라서 자연재해 및 전자공격이 추가되어 핵안보란 핵물질, 여타 방사성 물질, 혹은 관련시설에 대한 탈취, 사보타주, 무단접근, 불법이전 혹은 기타 악의적 핵 테러, 자연재해, 전자공격의 예방, 탐지, 대응 이라 정의할 수 있다. 13 핵안보 관점에서 북핵문제를 바라보면 몇 가지 우려스러운 대목이 있다. 첫 째, 북한의 핵개발은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 를 통해 대남전략적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남북관계에 심각한 군사적 불균형을 추구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즉, 핵과 같은 비대칭 전력 중심의 군사력 강화로 국력과 재래식 군사력 열세를 만회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김정은체제가 위기에 처하거나 군사적 열세로 안보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면, 핵사용 위협을 하 거나 과시적으로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14 우리가 북한의 핵공격을 받았을 경우, 예상되는 피해규모는 2차 세계대전 히로시마, 나가사키 피해규모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반도는 초토화된다. 그런데 이런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위협은 주변 국가들의 군사경쟁을 촉진시 키고 동북아 지역의 핵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북핵능력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양국은 재래식 군사력의 증강과 배치 등 최고의 화력을 한반도에 집중 12 교윢과학기술부, 국제핵안보 관련 동향 조사분석 (2012), p.1 13 전봉근, 한국의 세계적 국익과 핵안보 (국립외교권,2016,3) p.3 14 과시적 핵사용은 공해상 또는 고공에서 핵폭발 위력과시로 위협하는 것이며, 전술적 핵사용은 제한된 군사시설이나 병력집결지역을 타격하는 것이며, 전략적 핵사용은 인구밀집 대도시나 산 업단지 등을 파괴하는 것이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25 배치하게 된다. 또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핵우산 강화로 한반도의 핵군비가 확장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우리는 현재로서는 직접 핵 무기를 개발할 의사가 없다. 그러나 한국의 핵개발 의사를 상쇄시키기 위해 막대 한 핵전력을 한반도에 집중배치하게 되면서 동북아 군비경쟁을 부추기게 되는 현 상이 발생한다. 핵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재래식 무기를 동원하면서 오히려 핵은 재래식 무기의 증강이라는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는 역설을 초래하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전자전을 활용해서 우리의 원전시설에 대한 공격을 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핵테러 가능성, 예컨대 원자력시설에 대한 사이버테러와 드론을 이 용한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는 백두산 화산폭발 등 지정학적 환경과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백두산 화산이 향후 20년 내 폭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백두산 화산폭발에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졌다. 일본의 도호쿠대 다니구치 히로미쓰 교수는 백두산의 분화시점은 일본의 대지진 과 큰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대지진과 같은 큰 충격이 백두산에 가해 질 경우 폭발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북한의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 계리가 백두산과 가까우며, 핵실험의 영향으로 생겨난 지진이 백두산에 충격을 가하여 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5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백두산 아래로 흐르는 마그마층은 함북 방향으로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북핵실험이 이 마그마층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실 제로 1차 북핵실험 이후 러시아 기상관측위성이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백두산 정상에서 고온의 가스와 열이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백두산 아래 마그 마활동이 분화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16 부산대 윤성효 교수에 따르면, 2009년 2차 핵실험 이후 2010년 2월 두만강 유역에 리히터 6.2의 지진이 발생했고, 백두산 지하 1층 마그마가 천지 아래 2 킬로 부근까지 접근한 것으로 추정한다. 17 북핵실험이 백두산 화산 폭발에 직접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천지에 담겨있는 약 20억 톤의 물이 흘러내려 백두산 인근에는 대홍수가 발생하여 큰 환경재난을 입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18 또한 백두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는 대기권으 15 김진무, 북한의 3차핵실험과 백두산화산폭발 (동북아안보정세, 2012,6),pp.1 16 김진무, 앞의 글, p.2 17 윤성효, 백두산화산의 실태, 폭발의 가능성과 영향 백두산 화산관련 대책전문가 간담회자료 (2011.4),p.8 18 오창환, 백두산화산 분화로 인한 피해 및 대응방안 (국회세미나, 2014,9), pp.25-28
26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로 올라가 햇빛을 차단하여 세계 기온을 비롯해 지구적 차원의 환경재앙을 초래 할 수 있다. 19 그동안 북핵문제는 정치군사적 차원의 문제로 간주되었으나 백두산 폭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 북핵문 제는 한국, 미국, 중국 등 동북아국가 문제뿐만 아니라 핵안보란 차원에서 전 지 구촌의 관심사가 되었다. 셋째는 북한 원자로의 안전이다. 핵시설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많은 시점에서 원자력 안전에 대한 체계와 대응시설이 잘 구비되지 않은 북한의 핵시설 안전성 및 사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 설계 수명 30년이 넘은 영변 5MWe 원자로의 안전설비 미비로 사고가능성에 따른 방사선 유출 문제가 심각하게 제 기된다. 넷째는 북한의 핵물질과 관련기술의 해외이전 가능성이다. 북한은 군사용 핵 분열물질을 생산하는 소수국가이며, 핵물질의 해외이전 또는 밀거래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소련공산주의 해체이후 이들 국가의 핵물질의 해외 이전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다. 북한의 핵시설과 물질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 해볼 때가 되었다. 북한의 핵폐기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정은 정권 혹은 북한체제의 변화가 발생할 때, 이들 핵시설과 핵물질, 핵기술의 해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북한체 제 변화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핵, 생화학, 미사일 시설의 위치를 확인하고 통제하는 데 있다. 20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에 대한 통제를 책임질 세력이 없는 상황이 발생해서 북한의 핵물질과 기술이 테러세력이나 중동국가 등 제 3국으로 유출되는 경우는 국제사회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상황이다. 어쩌면 핵무기 통제만을 놓고 볼 때, 미국은 북한정권의 붕괴가 북한체제 유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본 다. 21 따라서 이런 북한의 핵물질과 기술이 외부로 이전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대 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하고 확실한 방법은 북한의 핵폐기이다. 19 박재은, 김혜원, 백두산 화산폭발 피해영향과 시나리오개발, 재난안전 (2013, 겨울호), p.65; 윤성효, 백두산화산 폭발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검토 및 대응방안,(국회세미나, 2011.3), p.6 20 Derek Mitchell et al., A Blueprint for U.S. Policy toward a Unified Korea (CSIS, August 2002), p. 6. 21 Paul B. Stares and Joel S. Wit, Preparing for Sudden Change in North Korea, Council Special Report, No. 42 (January 2009) p. 23.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27 5. 맺음말 21세기 들어 지구촌은 새로운 형태의 전쟁과 파괴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그것 은 테러전쟁과 이에 악용될 수 있는 핵물질을 포함하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가 능성이다. 특히 핵무기의 확산과 이전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북핵문제도 그 중의 하나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북핵문제는 활화산의 성격을 띠고 있어 언제든지 한 반도 정세에 위협적이라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 그동안 북핵문제의 심각성 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지만, 다급한 문제라는 데에는 인식이 부족했다. 유엔안보 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로 국제사회는 북핵문제를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안 전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으로 간주하여 계속적인 관심 사안으로 인식하게 되었 다. 북한의 핵위협에 따라 한반도는 향후에도 여러 차례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 이 많다. 향후 북한은 제2, 제3의 수소탄 실험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추가실험을 할 수도 있다. 한편 북핵은 미중 간에 협력국면도 조성하지만 갈등과 대립의 국면도 초래한 다. 최근 이수용 북한 당 정무국 부위원장의 시진핑 면담으로 북중 간에 새로운 관계개선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이에 미국은 자금세탁우려국으로 북한을 지정하면서 북미, 미중 간에는 새로운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중국으로서 는 북한이 여전히 중요한 지정학적 가치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시장이기에 완전히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국가이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복잡성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북핵문제에 관한 우리와 국제사회 의 지혜로운 해결책이 필요할 때이다.
28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발표 2 한반도 비핵 평화체제는 가능한가? 박영호 강원대학교 초빙 교수
30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Ⅰ. 문제 인식 1989년 9월 프랑스 위성 SPOT 2호가 영변 핵시설을 촬영 공개하고 11월 5MWe 원자로에서 약 8,000개의 폐연료봉이 인출되면서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대두되었다. 이후 25년 이상이 흐른 지금 북한은 네 차례의 핵실험을 하고 사실 상의 핵보유국 이 되었다. 핵무기 운반수단인 탄도미사일의 개발도 상당한 수준 에 이르렀다. 김일성은 1991년 12월 17~19일 평양을 방문한 당시 미국 하원의원 솔라즈 (Stephen Solarz)에게 북한은 핵개발 능력도 의사도 없다 고 말했다.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북한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핵화가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의 통치 기간에 북한은 비핵화 등을 포함한 제네바합의 를 미국과 체결하 였으며, 역시 비핵화 등을 포함한 9 19공동선언 을 한 미 일 중 러와 함께 채택하 였다. 그러나 김일성의 유훈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고, 두 개의 비핵화 관련 주 요 합의는 사실상 빈 종이장이 되었다. 김정일의 선군정치 시대에 비밀리에 진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31 행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은 큰 진전을 이루었다.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북한은 그의 3대 유산 중 하나로 핵과 인공위성(탄도미사일) 을 들었다. 국내외 의 많은 정책결정자들과 북한 관찰자들이 김정은의 나이 어림을 지적하였으나 그가 집권한 지 5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은 핵무기의 경량화 다종화 다 량화를 추진하며 SLBM을 개발하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한 미 일 중 러 5국이 여전히 9 19공동선언 의 유효성을 유지하려하고 6자회담 의 재개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해왔으나, 동 회담은 8년째 열리지 않고 있다. 스 스로 핵보유국 임을 선언한 북한에게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은 이미 정책 대안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른바 북핵 문제 가 한국의 대북정책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대북관계에 서 핵심 사안으로 떠오른 이후 그 문제는 처음에는 미 북 양자 간의 문제로 보였 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남 북한과 미 일 중 러 6개국 간 복잡한 다차 방정식을 풀어 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북한의 정책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당근이 제시되기도 하고 북한의 합의 위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따른 유엔안보리의 제재 등 압박 조치도 시행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북한체제 압살정책 과 핵위협 을 이유로 대면서 군사강국 즉 핵보유국의 목표를 향해왔다. 2016년 1월 6일의 4차 핵실험과 한 달 후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북한은 비 군사적 제재로는 가장 강력하다는 유엔안보리 결의 2270호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한 미 일과 그 우방국, 유럽연합국 등이 대북 제재를 적극 추 진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양자 차 원의 제재 조치도 발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미국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으로 지정 하는 등 압력을 높이는 데 반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체결 논의의 병행 추진을 제기하고 있다. 분명한 입장 차이가 있으나 미 중 간 그 문제가 논 의되기도 하였다. 필자도 이미 여러 차례 안보 대 안보 교환론 을 제기하면서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의 병행 추진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북한 은 보다 분명하게 핵보유국으로서의 전략을 추진하려 한다. 최근에는 북핵 문제 가 남중국해 문제 를 둘러싼 미 중 간 갈등과 연루되면서 더 복잡해졌다. 한 미 일 3국은 대북 압박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나 중 러는 THADD의 한국 배치 추진 을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대미 견제의 공조에 나서고 있다. 그 사이 북한은 고농 축우라늄 생산은 물론 영변의 흑연감속로 원자로에서 꺼낸 8,000여 개의 폐연료 봉을 재처리하면서 핵무기 원료의 양을 늘리고 있다. 한 미 일 중 러 어느 국가도
32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비핵화의 목표를 견지하고 있으 나 접근 방법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북핵 문제 의 내용이 달라지고 구조가 더욱 복잡해졌다.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핵보유국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비핵화의 목표 를 달성할 수 있는 신통방통한 묘책은 있는가? 지난 25년 이상의 실패 경험이 미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지만 그래도 해결 방안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 글은 그러한 시도의 하나다. Ⅱ. 노동당 제7차 대회: 사실상의 핵보유국 위상 선언 북한은 현실 사회주의국가 중에서도 유례가 없는 권력 세습 3대의 봉건적 성 격을 가진 체제다. 당 우위의 체제이면서 김일성-김정일 집권시대에 굳어진 유 일지배체제는 수령의 명령, 지침, 결정 등이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 이러한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문헌이 2016년 5월 36년 만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김정은이 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와 당 대회 결정서다. 1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업적을 칭송하고 현재의 지도자 김정은에게 충 성을 바치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두 문헌에서 북한은 1980년 10월에 개최한 제6 차 당 대회 이후 현재까지의 북한 내외의 상황,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결산하고 평가했다. 그리고 향후 북한의 국가발전 전략의 대강과 각 분야의 정책 노선, 계 획, 과제 등을 밝혔다. 그 기간 동안 내외의 정세에 대한 북한의 자체 평가는 한 마디로 제국주의자들의 반사회주의공세 에 대응하여 특히 사회주의진영이 붕괴 한 국제환경 속에서 사회주의의 보루 인 북한체제를 지키는 것이었다. 제국주의 에 의해 포위되어 있다는 국제질서관은 오래전부터의 인식이었으나 김정일 시대 의 선군정치는 바로 북한이 처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정치방식이었음을 밝혔 다. 선군정치 아래서 북한체제를 지키기 위한 국방력의 강화는 핵과 미사일을 유 1 이하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 관련 내용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 로동신문 (2016. 5. 8)과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결정서 (2016. 5. 8)를 참 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33 산으로 남겼으며 김정은 시대의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 노선을 낳았다. 이미 사회주의헌법에 핵보유국 이라고 규정했으나 7차 당 대회를 통해 당 차원 에서 핵보유국 으로서의 위상을 공식화했다. 세 차례의 핵실험과 첫 수소탄 시 험을 통해 세계적인 핵강국 이 되었으며 미국의 핵위협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고 평가했다.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 호(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성공했다고 자랑 했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안보리의 결의 2270호에 따른 국제사 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되었으나 한 발 더 나아가 핵무력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여 동방의 핵대국 이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러한 핵무기 능력 증대 전 략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의 토대 위에 서 있다. 북한은 이 새로 운 병진노선 을 김정은 시대의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공포했다. 핵무력을 중추 로 하는 방위력을 강화하면서 경제건설을 통해 사회주의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것 이다. 제7차 당 대회에서 결정된 북한의 대외정책 노선은 자주, 평화. 친선 이라는 전통적 구호 아래 어떠한 정세 변화나 주변관계 변화와 상관없이 자주, 선군, 사회주의 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핵보유국의 지위에 맞게 대외관계 를 발전시키며, 핵보유국의 지위를 견지하는 원칙을 지킬 것 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의한 핵전쟁위험을 자신의 핵억제력으로 종식시킬 것이며 지역과 세계 를 평화를 수호 하겠다는 공언도 했다. 동시에 그동안 핵무기 개발 이유로 주장 해온 미국의 핵위협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병진노선에 따라 자위적인 핵무력 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핵보유 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핵무 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확산방지의무를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북한과 적대관계에 있었던 나라와도 북한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북한을 우호적으로 대하면 관계 개선과 정 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표명하였다. 한반도 통일문제와 관련 미국에 대해 북한이 핵강국의 지위에 올라섰음을 인 식하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북 제재압살책동을 중지하고 한반도문제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반통일정책 과 제도통일 정책을 버리 고 국제공조를 중단하며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에 호응할 것을 요구했다. 남 북관계 개선과 남북군사대화를 제안하면서 비무장지대에서의 심리전 방송 중단, 전단 살포 중지, 연공행위를 막는 법률적 제도적 장치의 철폐 등을 촉구하는 것
34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을 잊지 않았다. 제7차 당 대회에서 행한 김정은의 사업총화보고는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결 산하면서 김정은 시대의 국가발전 전략을 총괄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북한은 제 7차 당 대회 결정서에서 이를 백과전서적인 정치대강 이자 주체혁명의 백년대 계의 진로를 열어놓은 위대한 강령 이라고 규정했다. 여기에서 제시된 목표와 추 진 전략, 계획들이 그대로 실천되려면 내외의 조건이 잘 맞아야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 당과 군, 내각은 물론 모든 기관 및 단체와 북한 주민들이 동원되는 근 거이자 대내 대외정책의 준거임에 틀림없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가 인정하지 않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이다. 노동당 7차 대회의 사업총화보고와 결정서에는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 다. 그 대신 스스로 자리매김한 핵보유국이라는 입장에서 세계의 비핵화 를 주 장했다. 이제 더 이상 비핵화가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언급하지도 않는다. 사회주 의를 고수하고 북한체제를 보위하기 위하여 미국의 핵위협이 종식되지 않는 한 억제력으로써 핵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외관계도 핵보유 국으로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남한 정부에 대해서는 1민족 1국가 2제 도 2정부의 연방제 통일에 호응할 것을 주장하면서 하나의 체제 통일을 지향하 는 제도통일 을 고수하면 반통일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 이라고 위협하 였다. 한마디로 핵보유국으로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북한 의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더할 수 없이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Ⅲ. 북한과 핵무기 2 왜 북한은 핵무기에 집착하는가? 북한의 대외인식은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 자주성 대 제국주의 라는 이분법을 그 기저로 한다. 3 사회주의의 붕괴를 제국주 의자들과 반혁명세력의 공모결탁의 산물 로 보았으며, 제국주의의 침략으로부터 2 이 부분은 필자가 북핵 문제와 한국의 정책 이란 제목으로 한반도포럼 창립 5주년 기념 학술회 의 (2016. 4. 25, 롯데호텔 37층 가넷스위트홀)에서 발제한 초안의 일부로 수정 보완하였다. 3 박영호, 대외관, 통일연구원 편, 김정일연구: 리더쉽과 사상(1) (서울: 통일연구원, 2001), pp. 154~180.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35 북한의 자주성과 사회주의 를 지켜야 한다는 피포위 의식 이 더욱 강해졌다. 4 제국주의의 전면에 미국이 있다. 북한은 1990년대 시작된 북핵 문제의 근본 원 인이 미국의 핵위협과 압살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5 김정일은 이미 그가 당 사업을 시작한 1960년대부터 미제를 우두머리로 하는 제국주의자들은 핵공갈로 (사회주의를) 위협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6 전한반도의 공산화를 위한 무력 통일에 실패한 이후 북한의 안보전략 목표의 핵심 중 하나는 주한미군 철수와 핵 철거 7 등 미국의 안보역량을 한반도에서 배 척하는 데 있었다. 따라서 북한이 NPT에 가입한 중요한 목적은 미국의 핵위협 제거 8 즉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에서 철거하는 데 있었다. 이러한 북한의 목표 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전략적 목표로 선택하고 추진한 것은 사회 주의진영의 붕괴에 따른 북한체제 위기 인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북한은 사회 주의진영의 붕괴를 보면서 체제안보 차원에서 핵무기를 자위적 수단으로 선택하 였다. 이라크전쟁은 북한의 제국주의 세력에 의한 피포위 의식을 더욱 굳게 만 들었다. 중국과 소련이 한국과 국교를 맺으면서 북한의 위기감은 고조되었다. 김 정일은 쏘련과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사회주의가 좌절된 엄혹한 도전과 시련 에 대응하는 북한체제 위기관리의 기제로써 선군정치를 만들었다. 9 선군정 치 아래서 핵무기 보유는 자위적 수단이자 공세적 전략의 방식으로 간주되었 다. 10 사회주의진영 붕괴라는 급격한 국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체제안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자 북한의 선택은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보다 는 김일성 유일지배체제로 변한 우리 식 사회주의 를 지키기 위한 수구 반동적 방어 전략이었다. 핵무기와 미사일은 약소국 북한에게 체제수호를 위한 초강대 국 미국에 대한 억제력으로 인식되었다. 김정일 시대에 핵무기가 체제 수호를 위한 총대 로 간주되었던 것처럼 김정은 시대에도 핵무기는 사회주의정권과 사 회주의제도를 수호 하는 총대 로 간주되고 있다. 11 4 김정일, 사회주의에 대한 훼방은 허용될수 없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근로자 에 발 표한 담화. 1993년 3월 1일. 김정일선집 13 (1992.2-1994.12)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8). 5 정기종, 력사의 대하 (평양: 문학예술종합풀판사, 1998), p. 494. 6 김정일, 작가, 예술인들 속에서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 (당사업부문 및 문 학예술부문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1967년 7월 3일), 김정일선집 1(1964-1969) (평양: 조 선로동당출판사, 1992). 7 남한에서 전술핵이 철수한 이후에는 미국의 핵우산 철폐. 8 김인옥. 김정일장군 선군정치론 (평양: 평양출판사, 2003), p. 251. 9 김인옥. 김정일장군 선군정치론, p. 1. 10 엄국현, 윤금철, 조선반도 평화보장문제 (평양: 평양출판사, 2006), p. 156,
36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핵무기 개발을 체제수호를 위한 억제력으로 전략적 선택을 한 상황에서 북한 은 핵을 협상수단으로도 활용하였다. 북핵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부터 북한 의 협상 목표는 미제가 우리에 대한 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을 중지하며 압살책동 을 포기한다는 정치적 공약을 받아내는 데 있었다. 12 북한은 핵을 매개로 미국 과 협상하여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1993년 3월 12일 NPT 탈퇴를 선언하여 핵 문제를 정치군사화 하고 미국의 아픈 곳을 찌르자 미국이 할 수 없이 조미협상 탁에 나왔(다) 고 보았다. 13 북한은 북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이후 핵을 경제 및 에너지 지원, 안전보장 등을 확보하려는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면서도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동시에 북한은 체제안보의 또 다른 방편으로써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협 상의제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1991년 1월 1일 김일성 신년사에서 미 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한 북한은 미국과 제네바합의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평화협정 체결문 제를 협상의제로 제기하였다. 예를 들면, 제네바합의의 북한 측 협상대표였던 강 석주 당시 외교부 제1부부장은 1993년 11월 12일 북핵 문제와 북 미관계 개선의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핵투명성을 보장하는 대가로 북 미수교, 국 가승인,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등 적대정책 해소를 요구했다. 14 북한 은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함께 북 미 평화협정 체결을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대 시정책 포기 의 중요 요소로 간주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15 제네바합의의 채택과 파기, 그리고 6자회담을 거쳐 9.19공동성명 등이 채택되고 그 효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이러한 입 장은 지속되고 있다. 1993년 6월 11일의 미 북 간 첫 합의에서부터 제네바기본합 의, 미 북 공동코뮈니케, 9.19공동성명에 담긴 북한의 목표는 미국의 핵불사용 및 불위협 보장, (자)주권 존중, 관계정상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등이다. 김정일에게 핵무기와 미사일은 체제안보의 수단이자, 제국주의 미국과의 투 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치사상적 무기이며, 1인 독재자 개인권력 유지의 수단이 11 조선로동당출판사 편,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명언 (1)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2015), p. 39. 12 정기종, 력사의 대하, p. 491. 13 김인옥. 김정일장군 선군정치론, p. 252. 14 민족통일연구원,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전개 과정 및 발전 전망 (서울: 민족통일연구원, 1994), pp. 59~60. 지금까지 이러한 북한의 주장과 미국의 관심 사안을 담은 가장 포괄적인 문서는 2000년 10월 12일 발표된 북 미 공동코뮈니케(US-DPRK Joint Communique)이다. 15 최근의 주장으로는 김정은, 신년사 (2016. 1. 1), 김정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 로동신문 (2016. 5. 8)과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결정서 (2016. 5. 8) 등을 참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37 었다. 16 핵과 미사일은 체제수호를 위한 군사력의 핵심으로서 미국의 끊임없는 북한 압살정책 을 억제할 수 있는 전쟁억제력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제국주의와 의 끝없는 대결에서 승리를 담보하는 정치적 수단이다. 김일성 가계 세습권력 3 대의 독재자 김정은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제 핵무기는 체제와 정권과 유일지배 독재 권력을 담보해줄 수 있을 것으로 인식하는 보루가 되었다. 이에 따라 이러 한 요인들에 대한 고려가 없는 대안은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체제 유지 집단에서 는 별로 검토해볼 가치가 없게 된 것이다. 요컨대 북한이 인식하고 주장하는 북핵 문제 란 미국의 패권주의적 힘의 정 책에 기반한 대조선지배전략과 대조선핵위협책동의 산물 로서 등장했다는 것이 다. 17 북한은 미국이 사회주의진영 붕괴의 국제질서에서 북한을 압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핵 문제를 제기하여 1차 핵위기가 발생했으며, 2002년 10월에 새로 운 핵위기가 터진 것은 남북관계, 북 러관계 북 일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것 과 관련된다는 논리를 편다. 18 북한이 애초부터 핵무기 개발 전략을 선택한 상황 에서도 비핵화 합의를 하고 또 합의를 깨뜨리면서 핵무기 개발을 지속한 것에 대한 변명의 논리이지만, 북한의 사고구조 속에는 북핵 문제 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전략은 이러한 인식과 사고구조 로부터 나온다. Ⅳ.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제안 19 1. 미 중 일 러 한 5개국의 입장비교 2016년 1월 초 단행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따른 16 박영호, 북한 외교정책에서 핵 미사일(대량살상무기)의 의미와 한계, 평화와 안보, 제3권 (2006), pp. 11~22. 17 김인옥. 김정일장군 선군정치론, p. 250. 18 김인옥. 김정일장군 선군정치론, pp. 253~254. 19 이 부분은 그동안 필자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현실적 접근 이란 제목으로 코리아정책연구원 주최 북한 비핵화 추진을 위한 우리의 역할 강화 방안 주제의 전문가 초청세미나(2015. 11.23)에서 발제한 내용을 비롯하여 여타 세미나 발제문, 언론 칼럼 등을 통해 주장한 내용 을 근간으로 하면서 수정 보완한 것이다.
38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유엔 안보리의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이행되고 있다. 중국도 2270호의 전면적 이행을 공약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제재에 참여하 고 있다. 그러나 제재에 임하는 기본 입장에는 차이가 있다. 필자는 제재가 진행 되는 현 상황에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한국의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보고 있다. 우선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와 함께 양자 차원 에서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을 지정하는 등 가장 강력한 제재를 이 행하는 중이다. 미국은 무엇보다 NPT 체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 당연히 북한 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악의 축 국가로 불렸던 이라크, 이란, 북한 중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와의 문제를 상당한 수준으로 해결했다.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하고 핵안보정상회의를 마무리함으로써 충분한 외교적 업적을 쌓았다. 북한의 핵능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아직 미국 을 직접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중동지역의 전략적 균형과 미국 주도의 국제에너지정치 차원에서 시리아문제 와 이슬람국가(ISIS) 문제가 당면한 해결과제다. 아시아 재균형정책에 따라서 북 핵 문제도 주요 현안이다. 그러나 중국의 공세적 남중국해 진출로 인한 갈등에 서 보듯이 중국을 견제 봉쇄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하다. 북핵 문제는 대중국 전략 차원에서 중국에게 더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 따 라서 미국의 입장에서 자국과의 약속을 번번이 위반하고 NPT체제와 유엔의 권 위에 도전하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채찍을 휘두르는 것이 우선이다. 오바마 대 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략적 인내 정책 아래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중국이 제안하고 있는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에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나 당장에는 압박정책을 통해 북한의 행동 변화를 견인하는 것이 우 선이다. 그러나 제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문을 닫아 놓은 것은 아니며 대화를 시급하게 필요로 하지도 않지만 북한의 자세 여하에 따라서 는 대화와 협상의 자리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압박에 동참하고는 있으 나 협상을 강조하는 것이 책임 있는 대국 으로서의 입지를 부각하고 과시하는 데 더 유리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 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20 이러한 입장은 2016년 6월 7일 종료된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나타났다. 케리 미 국 무장관은 대북제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마땅히 (미국과 중국이) 보조를 맞추고 지속적으 로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모든 행동을 취해야 한다 며 중국을 압박했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39 것을 (동시에) 병행해 추진하는 협상방식을 제안 하고 미국과 협의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전파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 방안을 동북아가 능히 장기적인 안정 을 실현할 수 있는 비전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1 한국과 미국의 THAAD 한국 배치 추진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과 결부된 제안으로도 평가되지만 중국은 대 미 전략 차원에서 여전히 북한이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강한 대북 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한반도비핵화 3원칙(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핵능력 증대는 잃어버렸던 중국의 동아시아지역 패권 회복을 위한 대 미 전략과 경제발전 전략에 명백한 도전 요인이다. 최악의 경우 상당 수준의 핵 무기와 핵능력을 보유한 북한이 중국의 대국굴기 전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 러나 적어도 동아시아지역 패권국으로 다시 등장하려는 중국에게 북한은 계속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 그렇다고 하여 중국이 북한을 핵보유 국으로 승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미국의 아 태지역 재균형전략에 편승하여 중국이 동아시 아지역 패권국으로 등장하는 것을 견제하려고 한다.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 하면서 미국의 중재로 한 미 일 대북 공조체제 부활에 동참하였다. 일본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일본의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간주하고 시급한 해결 사안으로 보고 있으나, 한반도정책 추진에 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일본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중 시하지만 그보다 자국인 납치문제의 해결이 국내정치적으로 더 중요하다. 일본 의 아베 정부는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문제의 병행 논의 제안에 관 해서 뚜렷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 일 공조 차원에서 미국이 그 문제에 대해 보다 관심을 보이게 되면 일본도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푸틴 정부도 북한을 핵보유 국가로 공식 승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강압적인 방식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유보적 입장이다. 북한의 핵 을 러시아의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요인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북핵 문제 가 주는 러시아의 한반도문제 개입의 기회와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 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미국의 THAAD 한국 배치 추진을 전략적 균형을 무 너뜨리는 일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문제로 인한 미국 주도의 제재에 대하여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미국에 대한 견제가 러시아 대외정책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1 경향신문, 2016. 2. 17.
40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러시아는 과거 한반도문제에 소외되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였으며, 따라서 6 자회담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하려는 입장을 유지하였다.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 정 문제의 병행 논의와 관련하여 러시아는 자국의 영향력 투입 차원에서 특히 반대할 이유가 없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남북관계 악화의 원인 제공자이며 핵실험으로 한국과 동북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강한 조치를 취하면서 대북 제재에 앞장서고 있다. 북한의 핵은 결국 북한을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다양한 차원의 제재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제재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협상이 차지할 공간은 없는 것처럼 보 인다. 박근혜 정부는 평화협정 문제는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한 논의될 수 있 는 가능성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결국 6자회담 참여국 모두가 대북제재에 동참하고는 있으나 당장에 자국의 안보이익이 직접적으로 침해받지 않는 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중 어느 나라도 앞장서서 북핵 문제의 해결에 나설 이유는 없다. 북핵 문제의 해결이 가장 시급하게 요청되는 국가는 한국이다. 한반도 긴장상태 완화와 안정을 위 해서나 중장기 차원에서 통일정책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서나 북핵 문제를 해 결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문제 해 결의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 그렇 게 하기 위해서도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앞을 내다보는 정책과 방안을 강구하고 관련국과 양자, 다자 차원의 협력을 통해 그 방안이 이행될 수 있도록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북 한과 교착된 관계를 풀고 긴장완화, 평화정착 등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인 입장이 요청된다. 평화협정 문제는 역대 한국 정부에서 많은 연구가 있었다. 이 문제에 소극적인 자세를 가질 이유는 없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 적인 방안을 강구하지 못하고 북한의 핵능력이 증대하면 할수록 한국의 대미 안 보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안보 자율성을 확보할 기회는 좁아지게 될 것이다. <표 1>은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 전략적 중요성 및 긴박성과, 비핵화-평화 협정 논의 병행에 관한 한국과 주변 4국의 입장에 대한 필자의 평가이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41 <표 1> 북핵 문제와 비핵화-평화협정 논의 병행에 대한 5개국 입장비교 국가 접근/정책수단 전략적 중요성 긴박성 비핵화-평화협정 논의 병행 한국 압박>>협상 高 高 無 / 低 미국 압박>>협상 高 - 中 中 有 / 低 일본 압박>>협상 中 中 有 / 低 중국 압박-협상 中 - 低 中 有 / 高 러시아 압박-협상 低 低 有 / 中 2. 정책 제안 제7차 노동당 대회의 결과가 보여주듯이 김정은 정권은 핵보유국으로서 북한 의 위상을 세우고 그에 토대를 둔 대외관계, 대남전략을 추진하려는 입장을 보 여주고 있다. 이미 군사안보전략은 핵무력을 중추로 한 방위력에 기반하여 개발 하고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이 물려준 핵과 미사일의 유산을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 의 전략으로 정립했다. 2016년 1월 4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보여 준 노골적인 핵능력 과시 는 허풍 도 내재되어 있었으나 체제안보를 위한 핵의 효용성에 대한 북한식 자신감 의 표현이었다. 북한이 북한 특유의 안보 외교 전 략으로 자랑하는 고슴도치 전략 과 공세적 맞대응 전략 의 표현이기도 하였다. 북한은 이미 2005년 2월 핵무기 보유 를 선언한 이후부터 6자회담을 군축회 담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고 스스로를 핵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북한은 이러한 주장을 더 강하게 제기할 것이다.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북한은 핵보유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즉 압살 정 책과 핵위협에 대한 대응 수단, 억제력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전략은 스스로 평가하듯 사회주의진영 붕괴에 따른 체제수호 수단이 자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체제안보를 담보 받기 위한 고리로 활용하는 전략적 수 단이다. 또한 정권안보와 유일지배체제의 독재권력 유지를 위한 방편이기도 하 다. 22 북한이 핵무기 보유의 목표를 달성한 상황에서는 남한을 인질로 만들 수 있는 수단도 되었다. 남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수단이자 동시에 7차 노동당 22 박영호, 북한 외교정책에서 핵 미사일(대량살상무기)의 의미와 한계, pp. 11~18.
42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대회에서 남북군사회담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자신감의 이유이기도 하다. 김정은 이 남북군사회담을 제안한 이후 5월 20일 국방위원회 담화, 5월 21일 김기남 당 중앙위 부원장 담화와 북한 인민무력부의 실무접촉 제안, 5월22일 조국평화통일 위원회 서기국 등을 통해 군사회담을 계속 제안했으며, 남한 정부가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위협을 하기 시작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 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함께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를 체제방어 전 략의 핵심 수단으로 선택했다. 사회주의진영이 해체되고 한국이 중국과 소련(러 시아)과 수교하고 국력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대칭 전략무기 개발과 대미 접근 전략은 체제생존 전략이었다. 이러한 성격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는 현재의 정세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정은 체제에서도 북한의 최우선 안보전략 은 체제유지이며 정권의 유지와 유일지배체제의 유지다. 다만 핵보유의 차원에 서 본다면 북한이 판단하는 협상 입지는 과거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국제제재가 더욱 거세지는 환경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하더라도 전반 적인 대내외 환경은 북한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 탄력성 은 잠재적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하다. 북한의 체제 탄력성 내지는 내구력은 사회주의진영 붕괴와 고난의 행군 을 경험하면서도 크게 부식되지 않 았다. 외부 정보의 유입의 증대, 시장화 현상의 확산, 일부 당원들과 주민들의 이탈 등이 불안정의 요인은 되지만 북한체제의 붕괴를 쉽게 초래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 북한 붕괴론 을 전제로 한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은 다시 한 번 오판을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 방어의 보루, 전략적 수단으 로써 선택했다면 그 문제를 염두에 둔 대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북한은 사회주의진영 붕괴 이후 제국주의에 의한 체제 위기를 방어하 는데 집중하였다. 제7차 당 대회에서의 사업총화보고에서 지난 세기말 세계적인 반사회주의, 반혁명의 역풍 속에서 엄중한 도전에 부닥치게 된 상황에서 군사 중시, 군사선행의 원칙 에 의한 선군정치의 강력한 총대 가 사회주의의 성새를 튼튼히 보위할 수 있게 한 담보 가 되었다는 평가에서 알 수 있다. 23 북한은 (고려)연방제 통일방안과 관련해서도 북한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기 위한 차원에서 점차 남북 공존의 방식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애초 고려연방제 의 중앙정부는 외교권, 국방권을 갖는 최종적인 통일국가의 형태로 23 김정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 로동신문 (2016. 5. 8).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43 주장되었으나 1990년대 이후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 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제의하면서 지역정부(남과 북)가 각기 외교권, 국방권을 갖는 방안이라고 주장하 였다. 24 이는 6.15공동선언에서 나온 낮은 단계의 연방제 로 이어졌다. 정치, 군 사, 외교권 등 현존하는 남북 정부의 기능과 권한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민족 통일기구 를 내오는 방식으로 통일하자는 것으로 사실상 두 개의 체제의 공존 방 식을 원하는 것이다. 북한은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제도에 의한 제도통일론 은 누가 누구를 먹는 방법 이며, 제도통일 을 강요할 경우, 불신과 대결이 격화되 고 나아가 충돌과 돌이킬 수 없는 민족적 재난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오 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7차 당 대회의 사업총화보고와 결정서의 통일 분야에서 그대로 반복되었다.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써 통일정책에 대한 인식과 사고 틀의 변화를 착상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공존을 통한 통일 접근방법 이 북한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수단으로써 고려해볼 수 있는 것 이다. 한국의 관점에서 대북정책이나 통일정책은 종종 도덕주의, 이상주의, 민족주 의 등이 개입되어 왔다. 7.7선언 이후의 남북관계와 국내에서의 대북정책을 둘 러싼 갈등이 생생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그래야 현실 상황에 토대한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정권의 교체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전략과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 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황에서 협상의 틀과 접근 방법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 국제 경험 사례를 보면, 제재와 압력이 단기간 내에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 다. 쿠바의 사례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이란의 경우 북한과의 상황이 매우 다 르다. 특히 북한의 경우 중국의 후원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중국과 북 한의 전략적 관계 차원에서 중국이라는 배후지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과는 정도의 차가 있으나 러시아의 배후지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제재 와 협상이 상호 배타적인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적대관계 속에서도 또 제재 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거래관계를 맺거나 유지할 수 있고 협상을 할 수 있다. 북한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 불안정의 사전 관리 차원에서도 대화하고 협상하 며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대화와 협상의 추진이 제제 의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6자회담은 실질적 기능이 정지된 상태이다. 그러나 6자회담을 대체할 새로운 24 김일성, <신년사: 1991년 1월 1일>, 김일성저작집 43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6).
44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다자 틀을 만드는 것도 용이하지 않다. 6자회담을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의 틀로 계속 활용하려할 경우 6자회담의 구조와 운영은 달라져야 한다.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변형된 다자, 양자회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 다 북한의 핵능력의 지속적인 증강, 핵능력 고도화를 시급하게 중단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북한 내부의 다른 조건에 큰 변화가 없이 북한의 핵능력이 증대하면 할수록 한국의 입장은 더욱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미 중간의 경쟁구도가 심화된 다면 우리의 정책 선택의 폭은 더욱 딜레마에 처하게 될 수 있다. 국제사회의 강한 연대를 통한 압박과 제재가 일정한 기간 내에 북한의 양보 를 견인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상당한 정도의 신뢰도를 갖는 전략적 판단이 서 지 않는다면, 제재의 지속과 함께 북한을 대화의 틀로 견인하는 기회를 선제적 (proactive)으로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협상의제에는 반드시 북한의 최대관심사 인 체제안전보장문제가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현 체제에서 북한에게 핵무기 는 양보하기 어려운 전략적 수단이다. 경제보상과 맞바꿀 수 없는 문제라는 점 은 이미 그동안의 협상 경험과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집착의 원인에서 알 수 있 다. 사실 제네바합의는 물론 9.19공동성명과 동 성명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조 치인 2.13합의, 10.3합의, 2.29합의 등은 북한의 안보문제와 비핵화를 맞교환하 는 방식을 토대로 한 것이었다. 이행의 과정에서 서로가 자기 측 몫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신뢰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북한은 네 차례의 핵실험을 하고 핵보유국이 되었다.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하여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1718호, 1874호, 2087 호, 2094호, 그리고 2270호에 따른 국제제재가 이행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 재는 미국 등 개별 국가들의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인 권문제 등과 관련 압박도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예의 맞대응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긴장 국면은 완화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험 사례를 보면 북 한이 비핵화로의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스스로,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향후 몇 년 내에 북한체제가 민주 화로의 이행으로 성격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 공포통치와 강압정치의 현실이 보여주는 고도의 비도덕적 정권 성격 때문에 안보(북한의 체제안전보장, 평화협정) 대 안보(비핵 화)의 교환 방식에 대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주의 시각 에서 전략을 구상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와 같이 수사적인 원칙만 반복하면서 북한의 핵능력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될 개연성이 매우 크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45 북한 핵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핵은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 는 한국의 독 자적 핵무장론 이 더욱 목소리를 크게 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처한 국제정치 경제의 현실이나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최근 미국에서도 나오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가능성 논리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불신이 내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거나 사실상 배치하는 효과를 갖는 방안도 있다. 과거처럼 NCND 정책이 동반된 배치 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나 이 방안 역시 간단하게 고려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 다. 북한의 핵능력 증대가 가져오는 안보 위기, 안보 부담에 대한 과중한 논리의 등장도 경계할 필요도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즉 북한의 피포위 의식을 완화할 수 있는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비핵화와 실질적으로 맞바꾸도록 하는 방법이 현실 가능한 최선의 방법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구조와 격변하고 있는 동북아 정세, 그 속에서의 핵심 주변국들의 한반도 정책, 북한체제의 내구력과 시장화 현상 등의 경제회복, 한국의 정책 능력과 정치 현실 등 제반 내외의 조건을 염두에 둔다면 북한체제의 성격 변화는 비핵화의 추진과 함께 추진해야 할 중장기적 과 제이자 평화통일이라는 목표에 상응하는 점진적인 추진과제다. 이러한 목표를 향해 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되어야 하며, 국제사회 와의 상호 작용을 늘려나가도록 해야 한다.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중 국이 적극적인 문제 해결자로 나섰으며 미국이 당장은 아니지만 신중하게 고려 할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다. 과거 부시 정부 아래서 종전선언 문제를 검토한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만약 한국이 이에 관한 적절한 논리와 방안, 협상 방식, 관련된 사안 등에 대하여 충분한 사전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미 중 간 전략 적 경쟁의 구도 속에서 갑작스럽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요컨대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등한시해온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집착과 체제 고수를 위한 공존의 논리에 문제 해 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평화협정 체 결문제를 한국이 무조건 회피할 문제는 아니다. 평화협정 체결문제와 비핵화 문 제가 동시 병행적으로 논의되면 상황의 전개에 따라서는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데 추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것도 아니며 평화협정 문제가 논의된다고 하여 주한미군이 철수되는 것도 아니다. 주한미군 문제는 한 미 상호방위조약의 문제이며 평화협정의 문제와는 구분하면 된다. 동 시에 핵무기의 효용성이 그러한 과정에 핵심적 걸림돌이자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46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것을 깨달아 핵무기에 대한 전략적 변화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을 국 제사회의 틀로 견인하는 상응전략 과 포괄적 관여전략 을 혼합 추진하는 것이다. 구체적 방법은 이미 9.19공동성명, 2.13합의, 10.3합의와 2.29합의에 담겨 있 다.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5개의 실무그룹, 즉 비핵화, 미 북관계 정상화, 일 북관계 정상화, 경제 에너지 협력, 동북아평화 안보체제 문제를 동시 병행적으 로 가동하거나 다른 메커니즘을 도입하더라도 그 문제들을 동시 병행적으로 풀 어나가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남한, 북한, 미국, 중국 등 4개국이 참여하 는 평화포럼이 구성되어 평화체제 협상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제재의 완화는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에서 일정한 정도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에 맞추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론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한국의 안보적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 다. 김정일 시대에 북한은 협상을 하면서도 핵무기 개발을 진척시켰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신뢰를 상실한 주요 이유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 핵무기는 체제 생존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선택된 것이었다. 7차 당 대회에서 확인되었 듯이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 능력에 기반을 둔 경제건설 전략을 발전 전략으로 채 택하였다. 핵무기는 방위력의 핵심이 되었고 따라서 미국의 위협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한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핵을 개발했으며 그러한 입장은 체제의 속성상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 저변에 깔려 있는 북한의 의도는 체제 공존의 논리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체제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주었으나 북한은 공 존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 7차 당 대회에서 연방제 를 다시 강조하면서 서로 다 른 이념과 제도의 공존을 강조한 이유다, 물론 통일의 논리로 포장하였지만 북 한은 현재의 사회주의체제의 지속을 바라고 있다. 현실적으로 비핵화가 우리의 기대대로 진전되기는 어렵다. 지난 25년 이상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한반도 내외의 국제정세 현실을 볼 때, 평화협정 논의가 비핵화 논의와 함께 진행된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47 고 하여 평화협정이 비핵화보다 먼저 귀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 그렇게 하기 도 어렵다. 장차 비핵화가 실현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 한미군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북한이 7차 당 대회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제기 하였으나 현실적으로 주한미군 철수에 관해 한국과 미국이 수용하지 않으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핵무기 보유를 배경으로 더 강력하게 제기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임을 북한도 인식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입장은 평화협정 문제와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것이 며,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의 상황이 도래하기까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것이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의 대미전략의 핵심은 주한미군 철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체제 유지전략이 국가적 과제가 되면서 평화체제 수립은 방어적 차원으로 변했다. 북 한의 일관된 주장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미국의 적대시정책 과 핵위협이 없어지게 되며 자연히 비핵화 실현으로 이어지게 된다 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전상태에서는 핵 포기가 불가하며, 평화체제가 구축되어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포기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는 것이다. 북한 이외의 6자회 담 참여국이 북한 비핵화에 완전히 합의하고 있다면, 북한을 평화공존의 틀 속 으로 견인해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국방 차원의 대응은 이러한 논리를 제대 로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감 있는 대응보다는 항상 방어적이며 사후적이었고, 미 국 의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일 이유가 없 다. 북한의 핵위협은 보다 강화된 미국의 핵우산 방안을 강구 이행하면서 군사적 대응 능력으로 억제하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틀 속으로 견인해내는 적극적이 고 선제적인 전략과 방안의 구사가 요청된다. 평화협정 문제에 대해 주도적인 입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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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49 토론 1 북핵 위협,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션 1 북한의 핵위협과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토론문 최 종 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1. 지난 8년 전략적 인내의 비극 북한의 신념 체계는 핵무기 소형화와 경량화 추구이다. 지난 4차례의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핵무장 안보 신념이 핵능력으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만큼 핵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 핵 대응은 퇴행적이 다. 대북 확성기는 우리의 빈곤한 대북 대응수단을 상징한다. 우리는 미 일과 한편 에 서고, 중국에 북한을 좀 혼내라 고 이야기할 뿐이다. 이 높은 대외 의존을 우리 는 국제 공조라고 부른다. 한편으로 수많은 방송채널에서 온종일 빈약한 대북정보 를 가공한 해설과 소설이 난무하여 극도의 안보 불안감을 부추긴다. 북한의 현실화 되는 핵능력과 상대적으로 커져만 가는 우리의 대북 무력감은 북한아 망해라 라는 주술만 외우게 한다. 북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해법을 찾아볼 수 없 는 상황,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이 모든 것의 1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 북 한의 과도한 위협 인식과 폐쇄적 지도체제는 핵무장이 유일한 안전보장이라는 신념 체계를 탄생시켰다. 미국은 정권 안보를 요구하는 북한에 핵폐기를 협상의 전제로 못 박았다. 협상 결과가 되어야 할 북핵 폐기를 협상의 전제로 만들고, 이를 받아들
50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이지 않는 북한을 제재하고 방치하였다. 이를 전략적 인내라고 한다. 동시에 북한 인권을 문제 삼으며 북한을 완벽한 악마의 국가 로 만들었다. 악마의 국가와의 협 상은 더욱 어려워졌다. 방치된 북한의 대외 인식은 자신의 안보를 더욱 비정상으로 인식하였고, 핵무장이라는 신념 체계를 강화한다. 그러나 지난 8년간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북핵 불용 이라는 원칙만을 고수하 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북한의 불량 행동이 거듭될수록 구체성이 결 여된 원칙은 교조적으로 변이되었다. 교조적인 북핵 불용은 설득과 예방이라는 외 교의 기본 원칙을 불용하였다. 더욱이 북한 급변 사태와 붕괴론에 근거한 한반도 통일 대박론은 북핵이라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보다는 통일이 라는 초현실적 환상을 우리에게 덧씌웠다. 우리는 북한의 핵을 관리하는 데 실패하 였다. 2016년 구체성이 결여된 대북 정책에서 벗어나 제재와 압박을 넘어서는 적극 적인 북핵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우리는 핵 능력이 강화된 북한과 마주하 게 되는 비극적 결과에 직면하게 됐다. 북한은 핵보유 국가이다. 북한 체제는 존속 될 것이다. 북한은 새로운 전략과 행동을 끊임없이 보여줄 것이다. 북한은 이번 4 차 핵실험 직전에 미국과 긴장을 조성하지 않았으며 중국에 통보하지 않았다. 북한 은 핵실험 직후 미국에 위협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핵무장은 포기할 수 없다고 못박는다.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 당장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사이 북한의 핵무장 신념 체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한 미 일 협력체계가 강화될수록 중국에 북한 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진다. 중국은 북한을 함부로 제재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북 핵 문제는 오랜 시간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2. 지난 6개월, 대북제재와 모순 결국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내놓은 대책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 요청, 그리고 미국의 전략자산 도입과 국제 공조이 다. 이 네 가지 대응 중 우리만의 대북 압박이나 설득 수단은 찾아볼 수 없다. 그만 큼 우리의 자생적 대북 지렛대는 빈곤하고 주변국 의존도는 높아졌다. 4차 북핵 국면에서 국제사회와 한국은 대북한 제재에 매우 단호하다. 정부는 개 성공단을 폐쇄하는 등 매우 많은 비용을 치르면서 대북제재 선봉에 섰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워낙 단절되어 있어서 우리의 제재가 얼마나 북한에 고통을 초래할지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51 모르겠다.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결속과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시킬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핵무장을 더욱 정당화할 것이다. 이는 지난 7차 당대회를 통해 확인되었다. 단호함만으로 제재가 성공했다는 사례와 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 국면의 문제 는 북한에 제재 이후의 출구, 즉 유인책을 보여주지 않는 데 있다. 대북제재의 목적 이 북한의 비핵화라면, 제재와 동시에 북한이 협상장으로 나올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선언적 제재보다 6자회담 재개 방안과 같은 섬세한 비핵화 로드맵을 북한에 제시해야 한다. 서방의 이란 제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과 유럽이 지속적으로 협상안을 이란에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대북제재안들이 북 한의 비핵화 이상의 그 무엇을 바라고 있다면 염려스럽다. 그 무엇 이 북한 혹은 김정은 정권의 붕괴라면, 이 제재의 성공률은 낮을 것이다. 제재를 위한 제재 정책 이라는 어두운 터널보다 평화적인 비핵화를 위한 예민한 정책이 시급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안 2270을 통해 2가지 메시지를 주었다. 제재의 책임 은 근본적으로 중국에 있다는 것과 또 대화의 의무는 한국과 미국에 있다는 것. 제 재의 또 다른 병폐가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행의 의지가 점점 약해진다. 제재의 역할은 중국이 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으니, 북한의 비핵화의지를 꺾고 6자 회담과 같은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것은 끌어내는 것인데 그것을 할 수 있는 당 근은 한국과 미국이 줘야지만 한다는 것이다. 한 미 일은 3국 공조를 통해 대북 압박 정책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이를 통 해 미 일은 한 미 일 군사협력을 추진한다. 동시에 한 미 일은 제재를 강조하 지만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과 미국 에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며 6자회담 재개와 사드 반대를 명확히 했다. 한 미가 원 하는 대북 제재 성공은 중국에 달려 있다. 중국의 협력 없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제재와 압박 정책은 성공하지 못하고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에 게 중국과의 협조는 한 미 일 공조만큼 중요하다. 사드 배치로 미 중 관계가 경 색되고 한중관계가 파국으로 갈 수 있다는 대목이다. 그런데 한미일은 군사협력 강 화와 사드 배치를 추진하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해가 안되는 대목이다. 대북 제재 구도는 간단하다. 중국의 지속적인 협력 없이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 할 현재의 제재는 성공하지 못 한다. 따라서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의
52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한미일 군사안보 공조와 함께 사 드 배치를 진행하면서 중국에게 대북제재에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매우 비현 실적이다. 3.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럴 때, 우리는 북핵을 관리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대북 포용과 교류, 6자회담 재개, 그리고 강압과 억제라는 모든 정책 스펙트럼이 동등히 평가되고 논의되어야 한다. 지난 3년 통일준비위원회 보다 한반도 비핵화 추진위 가 있었더라면 북핵에 대응하는 우리의 정책적 상상력 이 이렇게 빈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구체성이 결여된 대북 정책을 탈피하고 제재와 압박을 넘어서는 적극적 북핵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3-1. 6자회담 살리기 구체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한미 정책 당국이 지닌 대북 신념체계의 변화가 선행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대북 관여 Engagement 가 비핵화의 진전을 추구하 기 위한 방법 이라는 인식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정치 환경 을 고려하면 최고지도자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제재를 통한 북한의 굴복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인식과 함께, 핵무장이 자 위적 안전보장책이라고 인식하는 북한을 어떻게 비핵화 시킬 것인가? 라는 비핵화 의 근본 문제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 본가정을 유지해야한다. 이는 가장 어려운 상황을 상정해 놓고, 비핵화의 문제를 현 실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문제의 관건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안전보장 공약과 핵무장을 교환할 의지가 있 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비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관련 하여 한미가 제공하는 여러 방안을 논의할 의지가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는 북한이 취해야할 비핵화 경로와 6자회담 당사국들이 제공할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53 상응 조치, 그리고 북한 정권 안보에 대한 안전 보장책들을 최대한 명확히 하여 북 한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CVID가 최종 목표임이 틀림없지만, 현재로선 북 한으로 하여금 6자회담을 통한 비핵협상이 현 적대적 상황을 탈피할 수 있는 유일 한 경로임을 인식 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북한 급변사태, 통일대박론, 북 한붕괴론 과 같이 북한의 존재적 변화를 위협하는 담론 및 정책 캠페인을 중단하고, 평화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세상에 선보일 필요가 있다. 따라서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첫 번째 방안은 과연 북한이 자신이 주장하는 대로 6자회담 재개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미, 혹은 한미북중이 낮은 수준의 실무회담을 개최하여, 2012년 2.13 합의의 유효성을 상호 확인해야 한다.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도록 할 수 있으며, IAEA를 통해 북한의 핵시설을 검증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어서 우 리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인도적 지원 및 제재의 단계적 완화를 고려 할 수 있다. 이러한 1단계 조치가 실행 될 경우, 한국과 미국은 6자회담 재개를 선언하고 6자회담의 목표가 북한의 CVID임을 확인하며, 북한의 동 의하에 IAEA 요원들을 통해 북한의 핵시설을 감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북 한의 CVID와 북미 수교를 병행 추진함으로써, Action For Normalization을 현실 화 시켜 북한의 대미 위협인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3-2. 한국형 6자회담 살리기 최근 박인휘 교수가 주장한 한국 버전의 평화체제 관련 논리 개발 은 매우 중요 한다. 이는 향후 한국이 북한 문제 및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한 시발 점이기 때문이다. 즉, 북한과 중국이 주장하는 북미관계의 종착역이 평화체제라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식의 논리와 비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평화체제가 중- 북의 고유담론이 아니고, 보편적 담론으로서의 평화체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의 정립이 필요하다. 결국, 서울발 정책 변화가 추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북핵 위 협은 건설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 직면에 있다. 미국의 대선과 곧 시작될 한국의 대선 국면에서 얼마나 구체성 있는 대북 비핵화 정책이 나타날지 주 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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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재단 평화연구원 2016 심포지엄 55 토론 2 베이커의 조언 : 한반도 비핵 평화는 가능한가? 세션 1 북한의 핵위협과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토론문 이 혜 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제임스 베이커(James Addison Baker III, 1930~ )는 미국 공화당의 원로다. 포 드 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레이건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장과 재무부 장관, (41대 아버지) 부시 정부에서 국무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 임했다. 지난달, 5월 12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세계 속에서 미국의 역할 검토( Examining America's Role in the World) 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그는 선택적 개입(selective engagement) 을 미국 외교의 좌표로 제시 했다. 아래는 미국 외교에 대한 그의 조언을 한반도 비핵 평화는 가능한가? 에 대 입 해보는, 하나의 사고 실험이다. 1. 리더십은 군사적 개입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양자택일의 선택이 아니다. 군 사적 개입 없이도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은 1945년 이래 선택적 개입을 시행해왔고, 앞으로도 이를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 선 택적 개입의 핵심 요소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미국의 핵심 이익을 지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지닌 힘의 현실적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56 핵을 넘어 평화로 : 히로시마와 후쿠시마의 메시지 - 그러나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문제 해결의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 - (질문) 북한의 비핵화는 한국 외교의 사활적 이익인가? 올인 해야 하는 목표 인가? 북핵-평화는 불가능한가? 그럼, 현재의 상태는 무엇인가? 북핵-안정/억지? 그 근원은 무엇인가? 북핵의 위협/효과는? 2. 선택적 개입은 현실주의와 이상주의의 장점을 결합한 실용적 이상주의 다. 선택적 개입은 가치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지만, 어려운 선택과 고통스러운 거래 가 불가피한 현실 세계의 복합성(the complexity of the real world - a world of hard choices and painful tradeoffs)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물론 우리의 원칙과 가치를 마땅히 존중해야 하지만, 우리는 현실세계에서 살아나가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 현실주의의 냉소와 이상주의의 비실용성을 모두 지양하는 실용적 이 상주의 의 이와 같은 균형적 접근을 따르자면, 세상에 쉬운 해법(no easy answers and quick fixes)은 없다. - 지난 25년 이상의 실패 경험이 미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지만 그래도 해결 방안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 글은 그러한 시도의 하나다. -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안을 강구하지 못하고 북한의 핵능력 이 증대하면 할수록 한국의 대미 안보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안보 자율성을 확 보할 기회는 좁아지게 될 것이다. - 그렇다면 대안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즉 북한의 피포위 의식을 완화할 수 있는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비핵화와 실질적으로 맞바꾸도록 하는 방법이 현실 가능한 최선의 방법이다. - 북한을 국제사회의 틀로 견인하는 상응전략 과 포괄적 관여전략 을 혼합 추 진하는 것이다. 구체적 방법은 이미 9.19공동성명, 2.13합의, 10.3합의와 2.29합의에 담겨 있다. - (질문) 한미동맹과 평화협정의 관계는? 동맹-평화-통일의 삼위 불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