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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조사목적 본조사는전국민을대상으로대통령국정수행지지도, 정당지지도등을 파악하여, 국민여론을파악하는기초자료수집에그목적을둠. Ⅱ.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거주만 19세이상성인남녀 표본수 총 1,035 명조사후, 지역, 성, 연령별사후보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회원번호 대표자 공동자 KR000****1 권 * 영 KR000****1 박 * 순 KR000****1 박 * 애 이 * 홍 KR000****2 김 * 근 하 * 희 KR000****2 박 * 순 KR000****3 최 * 정 KR000****4 박 * 희 조 * 제

목차


[ 표 34] 원하는차기대통상 [ 표 35] 안철수원장의출마에견해 [ 표 36] 안철수원장과야당후보와의단일화에대한견해 [ 표 37] 단일화할경우누가로단일화되어야하는지에대한견해 [ 표 38] 공천비리사건에대한박근혜후보의책임여부.

지지정당별지방선거투표의향별국정수행평가별국무총리인선평가별정부개각범위의견별사전투표제인지별사전투표참여의향별지방선거성격공감별차기대선후보선호도별성 * 연령별 자영업 (102) 블루칼라 (9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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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분포표 전 체 (1527) 남 자 (756) 49.5 여 자 (771) 세 (281) 대 (314) 대 (336) 대 (288) 세이상 (308) 20.1 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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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통계표요약... 1 응답자특성표... 4 표 1 이명박대통령국정수행평가... 5 표 2 18 대국회의정활동평가... 7 표 3 주요정당공천평가... 9 표 4 공천결과가후보선택에미친영향 표 5 19 대총선투표후보정당 표 6 민주통합당, 통합

1. 조사설계 조사대상 2017 년 2 월현재,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표본의크기 조사방법 1,021 명 ( 가중전 1,021 명, 가중후 1,000 명 ) - 가중치를 1,000 명기준으로부여했으나, 보도시표본크기는 1,021 명으로보도해야함. 구조화된설문지를이용한전

목차

대학생연수용교재 선거로본대한민국정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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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조사개요 Page. 2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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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응 답 자 특 성 표... 1 표 1 차기대통령지지후보... 2 표 2 박근혜 vs 문재인... 6 표 3 박근혜 vs 안철수... 8 표 4 박근혜 vs 문재인 vs 안철수 표 5 가장경쟁력있는여권후보 표 6 가장경쟁력있는야권후보... 14

목차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008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0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008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 Point 조사방법 유선전화면접 49.7% + 무선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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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연구 sampling error of polling sites and the additional error which comes from non-response, early voting and second stage sampling error of voters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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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연구 using odds ratio. The result of analysis for 58 election polls registered in National Election Survey Deliberation Commission revealed that pro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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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33] -김문수... 3 [ 표 34] -문재인... 7 [ 표 35] -박근혜 [ 표 36] -손규 [ 표 37] -안철수 [ 표 38] -정몽준 [ 표 3] 지난 1년간가정살림변화 [ 표 40] 지

D-30의시정에서더민주당후보를선택한유권자중에서 80% 는실제로더민주당후보에게투표하였고, 11% 만이지지후보를바꾸어국민의당후보에게투표하였다. 반면국민의당후보를지지할의향이있었던유권자중에서는 63% 가국민의당후보에게투표하고 22% 는더민주당후보에게투표한것으로집계되었다.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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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한국정치 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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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연구 aim of this study is to find main cause of the forecasting error and bias of telephone survey. We use the telephone survey paradata released by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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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514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5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514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2.5% Point 조사방법 무선전화면접 79.1% + 유선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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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학회학회보

[ 조사개요 ] 구분 내용 모집단 전국에거주하는만 19 세이상성인남녀 표집틀 유무선전화 RDD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기준비례할당추출 표본크기 2,000 명 ( 유선 551 명 (27.55%), 무선 1,449 명 (72.45%))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전제할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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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10월호.ps, page Normalize ( 할 43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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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108조 ( 여론조사의결과공표금지등 ) 3 다음각호의어느하나에해당하는자를제외하고는누구든지선거일전 180일부터선거일의투표마감시각까지선거에관하여정당에대한지지도나당선인을예상하게하는여론조사 ( 공표 보도를목적으로하지아니하는여론조사를포함한다 ) 를실시하려면중앙선거관

viii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변동에 따른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 학의 역할 변화와 지원 정책 및 기능 변화를 살펴보고, 새로운 수요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문대학의 기능 확충 방안을 모색하 였다. 연구의 주요 방법과 절차 첫째, 기존 선행 연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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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저널(11월호).ok :36 PM 페이지25 DK 이 높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물을 구하러 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본 사업은 한국남동발전 다닐 정도로 식수난이 심각한 만큼 이를 돕기 위해 나선 것 이 타당성 검토(Fea

목 차 통계표요약... 1 응답자특성표... 4 표 1 차기대통령후보지지도... 5 표 2 새누리당대통령후보지지도... 9 표 3 민주통합당대통령후보지지도 표 4 양자대결 1 : 박근혜 vs 안철수 표 5 양자대결 2 : 박근혜 vs 문재인...


춤추는시민을기록하다_최종본 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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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데일리정치지표

진짜 목적은 자기 세력을 민주당으로 끌고 들어가, 당권을 장악하는 데 있다 는 음모론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것 을 그냥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에는 여러가지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선 이후 안철수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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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산 시 보 차 례 훈 령 안산시 훈령 제 485 호 [안산시 구 사무 전결처리 규정 일부개정 규정] 안산시 훈령 제 486 호 [안산시 동 주민센터 전결사항 규정 일부개정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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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한 변화는 조사방법상 문제가 많은 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보도에서 사전 배제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제도적 개선 노력을 통해 과거보다 높은 품질의 조사가 이뤄졌지만, 여 전히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부 분의 언론사와 조

2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21輯 1 號 ) I. 서 론 19 대 총선은 대선과 같은 해에 실시되었다. 따라서 선거전은 유력한 대선후보들을 중 심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과거 총선과 대선 이 같은 해에 있었던 것은 모

국어 순화의 역사와 전망

목 차 응답자특성표... 1 표 1 경제를살리고좋은일자리를많이만들수있는후보감... 2 표 2 국민과잘소통하고통합을이뤄낼수있는후보감... 3 표 3 남북관계와안보위기를잘관리할수있는후보감... 4 표 4 차기대통령지지후보... 5 표 5 박근혜 vs 문재인... 6 표 6

Transcription: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 강한 어머니 와 자상한 아버지 의 프레임 대결 * 고 원 ** 국문요약 2012년 대통령선거는 보수정권심판과 특권타파를 요구하는 대중정서가 확산되고 진보 적 정책이슈들이 주도적 의제를 이루었음에도 진보진영의 패배로 귀결되었다. 여기에는 사회경제적 위기의식이 강하면서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소득하위계층과 50대 이상 유권자 층의 이반이 치명적이었다. 진보진영은 이들을 위한 정책적 주장과 논리가 없지는 않았지 만 그들의 위기의식과 소통할 수 있는 가치의 틀을 결여하고 있었다. 문재인 후보는 자 상한 아버지 리더십모델을 통해 새 시대 첫 대통령 의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지만 그들 과 소통할 수 있는 내용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면에 보수진영은 상대방에 대한 네거 티브공세를 아주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진보적 언어를 교묘하게 차용하여 경쟁구도를 모 호하게 만들고 대중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데서도 우월했다. 나아가 대중의 사회경제적 위기의식과 박근혜 후보의 강한 어머니 리더십모델과 일체화함으로써 위로와 구원을 약 속하는 프레임이 있었다. 주 제 어 프레임, 가치, 자상한 아버지, 강한 어머니, 보수, 진보 * 이 연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내 학술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익명의 심사자들께 감사드립니다.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교수, onekoh@hanmail.net 105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Ⅰ. 문제의식과 연구목표 2012년 대통령선거는 역사상 가장 진보적 지형 속에서 치러진 선거였다. 우선 보수정 권에 대한 심판정서가 대중 속에 팽배했고, 기성정치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꿔보자는 대중 의 요구가 비등하게 증대했으며, 경제민주화 나 복지 같은 진보적 정책의제들이 선거공간 에서 주류를 이루었다. 그런데 선거 결과는 보수진영의 승리, 진보진영의 패배로 귀결되 었다. 선거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은 서로 중첩되고 연결된 50대 이상 연령집 단과 소득하위계층의 보수적 투표 선택이었다. 40대 이하 연령집단과 소득중간계층도 강 력하게 진보 친화적인 투표 선택을 했지만 50대 이상 연령 집단과 소득하위계층이 더 강 력한 응집력을 보여줌으로써 보수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원, 2013: 147). 이 같은 현상들은 <표1>과 <표2>에서 보듯이 2002년 대통령선거와 비교해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박근혜 후보는 당시 보수후보였던 이회창 후보에 비해 소득하위계층에서 더 욱 약진한 모습을 보였고, 문재인 후보는 당시 진보후보였던 노무현 후보에 비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령별 지지도에서도 50대 이상으로 가면 문재인 후보는 2002년 노무현 후보에 비해 득표율이 크게 감소한 데 반해, 박근혜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비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 같은 결과는 소득하위계층의 지지 변동과 50대 이상 연령층의 표 쏠림이 이번 대통령선거의 승패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음을 말해준다(고원, 2013: 153-157; 서복경, 2013: 61-73; 한귀영, 2013). <표 1> 연령대별 투표선택 20대 30대 40대 50대 60세이상 전체 노무현(2002) 59.0% 58.3% 48.1% 43.1% 34.9% 49.1% 이회창(2002) 34.9% 34.2% 47.9% 57.9% 63.5% 46.8% 문재인(2012) 65.8% 66.5% 55.6% 37.4% 27.5% 48.9% 박근혜(2012) 33.7% 33.1% 44.1% 62.7% 72.3% 50.1% 자료: 2012년 방송3사 출구조사, 2002년 방송사출구조사 106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소득금액 250만원 미만 (150만원 미만) <표 2> 소득기준 계층별 투표선택 250~450만원 미만 (150~300만원 미만) 450만원 이상 (300만원 이상) 노무현(2002) 49.0% 48.4% 38.3% 47.7% 이회창(2002) 34.3% 35.3% 42.5% 35.6% 문재인(2012) 37.3% 48.4% 43.0% 43.3% 박근혜(2012) 52.4% 41.0% 45.1% 45.9% 자료: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면접조사 주: 괄호안의 소득금액은 2002년 기준 전체 50대 이상 연령층과 소득하위계층 유권자들은 사회경제적으로 삶에 대한 불안감과 위 기의식을 심하게 겪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50대 이상 연령층의 경우 은퇴 후 소득단절과 노후 사회보장의 미비로 심한 빈곤에 처하게 되며, 아직 소득이 단절되지 않 은 50대의 경우도 조기은퇴의 불안에 가장 많이 시달리고 가계부채에도 가장 많이 노출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50대 이상 연령층의 경우 소득하위계층과 표본적으로 많이 겹치 고 동시에 거의 비슷한 사회적 위기의식을 공유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런데 평소 진보진영의 정당들은 자신들이 그 같은 하층계급을 대변한다고 표방해 왔 다. 민주당은 자신의 정체성을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 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진보정의당 과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노동중심의 정당 으로 스스로를 규정해 왔다. 게다 가 이번 선거에서는 재벌 등이 주도해 온 사회양극화 특권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이 크게 확산되면서 그에 친화적인 보수정당은 주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정작 투표장에 서 서민들과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부자정당이자 보수정당으로 불려온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더 많이 지지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보수후보의 어떤 점이 서민층과 50대 이 상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었는가? 보수후보는 보수정권을 향한 대중들의 심 판정서를 어떻게 누그러뜨리고 심지어는 자신을 강력하게 지지하게까지 만들었는가? 반 대로 진보후보의 어떤 결점이 그런 지지를 상실하게 만들었는가? 선거 패배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보진영이 중도적 유권자 층의 경제적 불안감을 씻어주지 못해서 졌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문재인 후보가 기성세대의 마지막 남 은 물적 토대인 부동산 자산의 통제권에 위협을 가했고, 이것이 강력한 비토 정서를 양 107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산해내어 패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같은 진단은 부동산가격 하락의 가장 직 접적인 타격을 받는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유권자들의 43.0%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사실과 잘 부합하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도좌파정당이 집권할 경우 복 지국가의 급진적 강화와 그에 따른 대규모 증세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중산층들이 점진 적 복지확대를 내세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최태욱, 2013). 송호 근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50대의 극도의 불안심리가 급진적 변혁보다는 점진적 개혁 을 선택하게 했다 고 진단하고 있다(조선일보, 2013/3/12). 하지만 그 같은 견해는 진보 진영으로부터의 지지이탈이 중산층보다는 주로 사회경제적 궁핍을 더 심하게 겪는 서민 층과 기성세대에게서 일어났다는 사실과 잘 부합하지 않는다. 다만 경제활동이 아직은 왕 성한 50대 연령층의 경우에만 일정부분 타당성을 가질 수 있지만, 이 경우도 변화와 개 혁 자체가 두려웠던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다루는 주체의 행태와 능력이 불안했던 것인 지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1) 지난 대통령선거 결과에 대한 좀 더 핵심적이고 포괄적인 설명 요인을 찾기 위해 이 글은 사람들에게 국가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프레임(frame)이론의 설명에 주목 하고자 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은 선거에서 반드시 자신의 이익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합리적 평가에 입각해 투표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 세계관, 정체성, 이데올로기적 신념 에 입각해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한다(레이코프, 2005: 52-54). 프레임 이란 바로 가치를 전달하는 구조와 방법인데, 그것이 선거 결과에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 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진보진영의 상당수 지식인들은 이번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보수진영 혹은 새누리당이 진보진영의 정책을 베껴갔다고 본다. 2012년 대통령선거는 진보정치세력의 패배였지만 진보적 정책노선은 승리했다는 것이다(홍장표, 2013). 물론 그런 측면이 존재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프레임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진보진영이 패배하고 보수진영이 승 리한 이유에 대해 또 다른 해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가치론의 관점에서 볼 때 진보적 인 정책들은 분절되어 있었고 이들을 하나의 동질적인 가치 틀로 결합할 수 있는 프레임 1) 그 밖에도 보수우위의 정치구조에서 원인을 찾는 기울어진 운동장론, 인구구성의 변화로 질 수밖에 없었다는 50대 보수화론, 젊은 세대에만 집중하여 50대를 놓쳤다는 세대전략론, 단일화 과정이 순조롭지 못했다는 단일화원인론, 그리고 박근혜 후보의 더 정교하게 잘 짜인 정책 공약들에 주목하는 시각 등이 있다. 108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을 결여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보수주의자들은 50대 이상 유권자들과 영세자영업자 여 성 하층노동자 같은 소득하위계층 유권자들의 가치관, 정체성에 적절하게 호소하고 자극 을 가함으로써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투표하도록 소구력을 발휘했다. 사회적 양극화와 특 권, 경제적 불안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완화하고 심지어는 보수가 더 안정적으로 잘 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기까지 했다. 2) 이 글은 프레임의 힘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분석하는 데 핵심적 목적이 있다. 한국 선거정치의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각 정치세력의 선거프레임을 분석하 고, 주요 이슈에 대한 대응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연구하고자 한다. 이 글은 보수진영 의 기성 프레임이 급속히 와해되면서 새로운 전환을 추진하는 2011년 말부터 2012년 총 선을 거쳐 대통령선거 때까지를 분석대상으로 설정하였다. 그 이유는 이 시기부터 18대 대통령선거를 틀 지우는 프레임 구도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먼 저 프레임이론에 대한 국내외의 연구 흐름을 개관하고 이를 한국의 조건에 적용할 수 있 는 방법론에 대해 논의한다. 다음으로 연구 분석 대상이 되는 시기를 세 개로 나누어 각 각 프레임 경쟁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되었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 를 요약하고 그것의 정치적 함의를 설명한다. Ⅱ. 기존 연구의 흐름과 연구의 이론 및 방법론 몇 해 전부터 한국 정치권에서는 프레임(frame)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기 시작했다. 프레임이란 원래 언어 표현의 의미를 설명하고 기술하기 위해 언어학에 도입한 개념으로 문화적 관례나 믿음, 일을 처리하는 익숙한 방식,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 등에 대해 특정 하게 구조화된 심적 체계 이다(레이코프 로크리지연구소, 2007: 22; 45). 프레임은 사 회학과 언어학에서부터 발전하였다. 1960년대에 사회학자 고프만(Goffman, 1974)은 인 간의 모든 행위가 일련의 프레임화된 상호작용이라고 주장하였고, 언어학자인 밴들러와 2) 최근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여 선거조작을 시도했음이 밝혀지고 있 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부정선거가 승패에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가와는 독립적으로 프레임의 관점에서 선거과정 및 승패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109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그린더(Bandler & Grinder, 1983)는 말하는 습관을 통해 사람들은 무의식을 질병치료 목적으로 프레이밍한다는 이론을 발표하기도 하였다(펠드만, 2008: 33). 민스키(Minski, 1975)는 프레임을 다양한 정보를 조직적으로 구성하는 데이터구조로 정의함으로써 담론 의 의미 3) 를 내포하게 되었으며 이후 계속해서 의미를 전달하고 문제를 판가름하게 해주 는 중심 아이디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김용호 김현중, 2003: 127). 프레임을 발견하고 사용하는 일은 정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정치란 권력을 추상화한 상징과 은유의 경쟁이기 때문이다(이동훈 김원용, 2012: 251). 그래서 넬슨 등(Nelson, Clawson and Oxley, 1997: 567)은 프레임을 특정한 사회적 혹은 정치적 사안과 연계된 많은 사실들 중 하나를 끌어내어 주제로 정의하고 그와 의도적으로 연계 시킨 일련의 관심사들을 정리하는 과정, 즉 정치적 이슈나 논쟁거리를 정의하고 만들 어내는 과정 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김용호 김현중, 2003: 127). 프레임이론은 언론학 에서 언론의 보도태도를 분석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어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정 치커뮤니케이션의 분석에 가끔씩 다루어져 왔다. 프레임 개념이 정치 전략에 적용되기 시 작한 것은 미국의 인지언어과학자 레이코프(George Lakoff)가 도덕의 정치 (2004),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2006), 프레임 전쟁 (2007) 등을 통해 정치의 영역에 인지 언어학을 접목시킨 것을 계기로 해서이다. 그는 어떠한 진실도 효과적인 프레임으로 구 성되지 않으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고, 단순히 좋은 정책만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 는 명제를 제시하면서 정치에서 프레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국에서 프레임이론에 대한 연구는 언론학의 영역에서 주로 이루어져 왔다. 프레임이 론이 정치학에서 다루어진 경우는 언론학과의 연결성 속에서 제한적으로만 있다. 여기에 는 이준웅(1998), 김용호 김현종(2003), 김정아 채백(2008), 강국진 김성해(2011), 이 동훈 김원용(2012) 등 아주 소량의 연구가 있을 뿐이다. 특히 정치전략의 관점에서 프 레임이론을 체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이 코프의 프레임이론을 적용한 미국정치 분석서가 번역되면서 프레임 개념을 정치권과 주 3) 프레임이론과 담론이론 사이의 이론적 연관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지만 양자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인다. 담론이론에서 담론이란 정치적 행태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정치적 실체에 관련된 제도 와 조직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 담론이론은 주로 문학과 철학에서 나왔고 정치적으로는 그람시와 알뛰세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푸코(Faucault, 1972)와 데리다(Derrida, 1981), 그리고 라클라우와 무페(Laclau and Mouffe, 1987)로 이어지면서 정치과정에 대한 분석적 개념으로 발전하게 된다(김종명, 2007: 36). 110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변 인사들이 사용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으나 그것을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여 사 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선거에서 프레임 이론의 기본적 가설은 사람들이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 무엇보다 정체성에 따라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 은 대상에게 투표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선거운동이란 후보자의 가치를 전달 하고 이슈를 자신의 도덕적 가치와 신뢰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상징적으로 만드는 것이라 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레이코프, 2007: 18-20). 그런데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그 가치 관이란 언어로 작동되기 때문에 프레임이란 정치에서 언어가 구성되고 작동하는 방식에 관련된 것이다. 가령 예를 들어 세금구제(tax relief)라는 말 속에는 세금은 고통 이라는 시장근본주의의 보수주의 가치가 그것을 없애주는 사람은 영웅 이라는 관념과 결합하여 강력한 프레임 효과를 작동한다(레이코프, 2006: 24-25). 이렇게 보면 프레임은 단순한 언어의 유희나 조작이 아니다. 펠드만(2008: 32)은 정치 에서 프레임을 어떤 사건에 대한 하나의 특정한 해석보다는 다른 방식의 해석을 강조하 기 위해 정치아이디어와 원칙을 제시하는 것 이며, 그것은 썩은 정치를 깨끗한 종이로 포장하여 향기롭게 하는 기만이나 스핀(spin)과는 다른 것 이라고 강조한다. 레이코프 역 시 프레임이란 본질적으로 가치, 인간적 유대, 진정성, 신뢰의 틀이라고 말한다. 즉 가치 와 원리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방법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황희숙, 2008: 40). 프레임 이론을 단순한 언어유희 수준에서 벗어나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심층 프 레임과 표층 프레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프레임 개념이 사용되는 방식은 주 로 정치 공학적 수준에서 표층 프레임에 관한 논의가 대부분이다. 표층 프레임은 일상적 의미로 사용되는 개념적 의미 안에서 구성되는 심적 구조이다. 이에 반해 심층 프레임은 도덕적 가치와 정치 철학적 원리를 구성하는 문제를 다룬다. 예를 들어 테러와의 전쟁 이란 프레임 속에는 단순하게 보면 테러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의미하는 표층 프레임에 불과하지만, 거기에는 테러를 군대와 전쟁을 통해 응징해야 할 대상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총사령관으로서 대통령에게 방대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보수주의자의 심층프레 임이 담겨있다(레이코프 로크리지연구소, 2007: 50-51). 심층 프레임의 구성은 장기과 제인데 반해 표층 프레임은 단일이슈나 후보자에 대한 단기메시지를 다듬는 것과 관련된 111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다. 장기적 심층 프레임이 정립되지 못하면 단기적 슬로건은 근거로 삼을 구조가 없어진 다. 그러한 슬로건은 심층 프레임을 강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확산되지 않는다(레이코프 로크리지연구소, 2007: 53-54). 그러므로 프레임이론을 적용하여 정치에 분석할 때는 정 치세력들이 구사하는 표층프레임들이 심층프레임과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면서 전체적으 로 가치와 원리들을 얼마나 일관성 있게 제시하고 설득해 나가는가를 보지 않으면 안 되 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보통 국가를 이해하고 가치관을 정립할 때 가족(family)에 비유 하여 보는 강한 은유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프레임이론의 대가 레이코프도 미국 정치에 서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을 각각 엄격한 아버지 와 자상한 부모 의 모델로 설정한 바 있 다. 그것은 시장자유 대 국가시장관여라는 경제적인 영역에서의 보수 대 진보의 구도에 상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지향하는 엄격한 아버지 의 가족모델에 서는 엄격한 아버지의 도덕적 세계관과 시장근본주의의 보수적 가치가 결부된다. 즉 기회 가 있는 곳에서 규율을 갖추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여 물질적으로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자녀를 그릇된 길에서 바르게 인도하는 엄격한 아버지가 필요한 것이다(레이코프, 2006: 31-36). 반대로 미국 진보주의자들이 지향하는 자상한 부모 의 가족모델은 자녀를 자상 하게 보살피고 그 자녀들이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는 자녀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한계와 규칙을 정하며, 그에 대해 기꺼 이 자녀들과 토론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레이코프, 2006: 40). 이 같은 가족모델 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관점 차이는 국가가 수행해야 할 정책에 대한 태도 차이와 연결 된다. 보수주의자는 국가가 사람들을 보살피고 돌보는 사회복지프로그램에 대체로 반대하 는 반면, 진보주의자는 국가가 공감과 책임의 가치 아래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역점을 둔다. 그렇다면 한국정치에서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우리 역시 가족의 메타포를 적용하여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을 규명해 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런 데 한국에서 보수와 진보의 가족 메타포는 미국의 것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 그 이유 는 가치지형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추정된다. 즉 미국에서 보수 와 진보를 구분하는 가치의 기준은 주로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형성된 국가 대 시장 의 대당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맥락에서 보수와 진보의 경쟁 구도는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 112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의 대결로 형성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도 권위적 가치 대 자유의 가치 간의 대결로 강력 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국가관여 대 시장자유 라는 단일한 서구적 스펙트럼으로 한국의 정치이념 지형을 파악할 수 없게 만들며, 따라서 권위중시-자유중시 라는 또 하나의 스펙트럼을 추가시킨 나침반(compass)모형에 의한 파악이 보다 현실적이다. 바로 블란델-고스초크 모델이라고 부르는 그 모형에 따라 P&C정책개발원이라는 민간조사기관이 2008년 10월 에 한국인의 정치성향을 조사한 결과는 시사적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보수적 유권자들은 정치적으로 국가 권위 중시의 가치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는 국 가관여 중시의 가치에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반면에 진보적 유권자들은 정치적으로 개인 자유 중시의 가치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는 국가관여 중시 의 가치에 상대적으로 편중되어 있다. 요약하면 한국인들의 정치성향은 보수와 진보가 국 가 권위의 가치와 개인 자유의 가치를 중심으로 대립하고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 국가 시장관여 대 시장자유의 가치 축으로는 약간은 차별성을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보수와 진보 모두 국가시장관여를 상당 정도 공유하고 있다. A (자유+시장) <표 3> 4분위 모델에 의거한 한국인의 정치성향 B (권위+시장) C (권위+국가) D (자유+국가) 전 체 5.9% 8.8% 33.2% 37.3% 14.9% 자료: 피앤시정책개발원, 2009. 주: 자유=개인 자유중시, 권위=국가 권위중시, 국가=국가시장관여, 시장=시장자유 중도 이 같은 가치구조의 역사적 맥락은 가족에 비유된 정치프레임에도 강하게 반영되어 나 타난다.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한국 보수의 프레임은 강한 어머니 의 모델로 박근혜 후보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그것은 미국 보수의 프레임인 엄격한 아버지 가 자식 들을 도덕적으로 규율하지만 자식들의 삶에 개입하여 보호하지 않는 것과는 달리 강한 어머니 속에 담긴 심층 프레임은 보살피고 돌보는 존재 이다. 다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 는데, 다름 아닌 자식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환자와 같은 존재여야 하고, 어머니는 환자 상태인 자식들을 잘 돌보고 보살피기 위해서 책임감을 지니면서도 환자에게 특단의 113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비상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고 통제에 순응하지 않을 때는 가혹한 벌을 내릴 수도 있는 강인함과 엄격한 권위를 가져야 한다.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는 수평적이거나 대등한 인격 으로서가 아니고 사랑과 절제, 순종과 믿음, 의리와 구원의 약속으로 맺어진 상하의존관 계이다. 4) 이에 반해 한국 진보의 프레임은 문재인 후보를 자상한 아버지 의 모델로 형상화하고 자 했다. 여기서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보호와 안전의 상징이고 기둥이다. 아버지 는 자식들을 위해 한없이 자상하고 무한한 연민을 갖고 있으며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가족 구성원들과 수직적이고 위계적 관계를 맺기보다는 가족구성원들의 눈높이에서 수평적 관계를 맺고자 노력한다. 이 글은 위에서 제시한 두 개의 이상적 가족모형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어떻게 형상 화되고 현실정치의 흐름 속에서 얼마나 잘 작동했는가를 분석하고자 한다. 그러면 다음 절에서는 2012년 대통령선거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각 국면에서 각 진영의 선거프레 임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갔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Ⅲ. 2012년 대통령선거 프레임의 형성과 전개 1. 기성 보수프레임의 위기와 정치세력의 대응 2010년 6월 2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전후한 시점부터 2011년 10월 26일 실시 4) 우리는 박정희의 사상을 통해 한국 보수의 원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박정희는 지도자 중심의 사상에 입각했다. 박 정희(1961: 18)는 현대의 지도자란 대중과 유리되어 그 위에 군림하는 권위주의나 특권계급이 아니라 그들과 운명 을 같이 하고 그들 편에 서서 동고동락하는 동지로서의 의식을 가진 자라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지도자 와 피지도자의 관계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와 같은 것이었다. 환자의 위기 상황을 매개로 의사는 환자에게 식사 제한 및 조절을 할 수 있고 때로는 자기 집을 떠나 병원에 입원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박정희, 1961: 26). 지도자와 피지 도자의 동지의식이란 우월한 입장에서 내려다보는 엘리트적 동지의식이었다. 그것은 목표를 향하여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 나가는 데 있어 흔들리는 지도자여서는 안 된다 는 원칙을 관철해 나가는 권위적 지도자론으로 나타 난다(이상 전인권, 2006: 159-160). 또한 그것은 국가주의의 사상으로 연결되는데 거기서는 현재를 언제나 절체절명 의 긴급 또는 위기 상황으로 이해하고, 역사를 언제나 시련과 고난의 역사로 이해하며 그 같은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서는 비상한 각오와 용기가 필요한데 국가주의적 관점이 절대 요청된다. 국가주의적 관점이란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상반될 때는 개인의 희생과 통제로서 합치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이 소위 양식 이요 민족적 양심 인 것이 다(전인권, 2006: 257). 114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된 보궐선거까지의 시기는 기성체제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보수진 영의 기성 프레임이 급속히 유효성을 상실해 가는 시기였다. 그 결과 이 시기에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보수진영은 연패했고 진보진영은 연승했다.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진보적 야권은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단체장선거, 광역 및 기초 지방의회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압 도했다. 2011년 10월 26일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안철수 현상 의 바람이 몰아치는 가 운데 안철수의 지지를 받은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한나 라당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시기에 진보진영의 핵심적 정치프레임은 정권심판 이었다. 진보진영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재벌에 대한 특권적 정책 때문에 99% 서민이 더 살기 힘든 시대가 도래했다 고 하면서 경제민주화 와 보편복지 를 핵심적 정책의제로 제시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의 계승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책임을 져야한다는 취지로 이명박근혜 라는 조어 를 만들어 확산시키고자 했다. 5) 극도의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보수진영이 제시한 대안은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 십과는 다른 박근혜 라는 보수리더십을 등장시키는 것이었다. 박근혜의 등장은 위기의식 을 느낀 보수진영의 지지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였다. 예를 들어 보수언론의 대표격인 조 선일보는 선거 직후부터 보수의 대전환 이라는 담론을 펼치면서 박근혜를 새로운 보수 리더십으로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조선일보, 2011/11/2; 2011/11/25).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11년 12월 말 한나라당에 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 회(약칭 비대위)가 구성되었다. 비대위가 제시한 키워드는 쇄신 이었다. 비대위는 한나라 당의 대대적 쇄신(혁신)을 약속하면서 동시에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인물로 김종인과 젊음을 상징하는 인물로 26세 청년기업가 이준석 등을 영입하였다. 정책에서는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기존의 정당 노선이었던 선별적 복지를 포기하겠다고 공표하는 등 좌로 의 이동을 가속화했다. 당의 로고색깔을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바꾸고 당명을 새누리당 으로 개정하는 등의 파격적 조치도 단행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 새누리당은 야당의 정권심판 프레임에 맞서기 위해 말 바꾸 5) 2012년 3월 말에는 이명박 정부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이 폭로되어 정국을 다시 뒤흔들기 시작하자, 이를 계 기로 민주당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 심판이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하며 박근혜 위원장이 정부와 공동책 임 이 있으므로 19대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 이명박과 박근혜를 나란히 출석시키겠다 고도 했다. 115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기론 을 통해 책임 프레임을 제기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한미 FTA폐기와 제주해군기지건설 주장에 대해 그것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된 정책임을 강조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폐족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이 지난 정 권 정책을 두고 자꾸 말을 바꾼다 며 참여정부심판론 을 펼쳤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재협상이 아니면 총선과 대선 후 한미FTA 폐기를 불사할 것 이라 는 당론을 정하고 미국 정부와 의회에 정식서한을 보내 협정발효 중지와 재협상을 요구 하자, 정치권에서 하는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고 하면서 여당 일 때는 국익을 위해 한미FTA를 추진한다고 해놓고 야당이 되자 선거에서 이기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며 야당의 말 바꾸기 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고 역공을 가했다. 제주해군기지건설에 대한 진보진 영의 반대와 관련해서도 새누리당은 해군기지 건립이 국방력 향상과 영토 보존을 위한 필수적 국책사업임을 강조하면서, 제주해군기지건설이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되었는데 한 명숙 민주당 대표나 이해찬 전 총리, 그리고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가 과거와는 다 르게 말을 바꾸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난하였다. 보수진영의 이 같은 책임 프레임 전략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게 된다. 가령 한국갤럽 이 수행한 정당지지 여론조사에 의하면 새누리당은 한 때 정권심판 공세에 밀려 여론조 사 지지율에서 민주당에 추월했으나 이를 계기로 재역전할 수 있었다. 조선일보 미디어 리서치의 연말 조사에선 민주통합당이 34.9%로 당시 한나라당 32.7%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지만 2012년 3월 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33.7%로 민주통합당 31.8%를 앞섰다(조 선일보, 2012/3/5). 결국 보수진영은 정치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여 진보진영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쇄신 이슈를 선점하고, 말 바꾸기론 과 참여정부심판론 등으로 야 당을 무능 무책임한 세력으로 공격하면서 박근혜 지도체제로의 안착에 성공하게 된 것 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 등 진보진영은 자주 말 바꾸기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는 다르다 며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설득력을 얻지는 못했다. 한미 FTA 이슈에 대해 민주당이 대응한 방식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민주통합 당이 유권자들에게 진정한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노무현의 그림자에 매어있는 세력이 아니라 노무현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세력임을 보여주어야 했으나 오히려 116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민주당은 과거를 고수하는 세력으로 스스로를 위상지운 면이 많았다. 둘째,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강요한 프레임은 기본적으로 말을 바꿨냐, 안 바꿨냐 였는데, 여기서 새누리당 은 말을 바꿨다 고 공격하고, 민주통합당은 말을 안 바꿨다 고 방어하는 담론구조가 형 성되었다. 이런 구조에서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이 주도권을 쥐게 되고 민주통합당은 계 속 방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고원, 2012: 133). 심지어는 민주당이 일관성과 책임감, 신뢰성을 결여한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셋째, 민주당은 한미 FTA나 제주해군기지건설 같은 자신들에 취약한 이슈를 정권심판의 대상으로 삼음으로 써 설득력을 감소시켰다. 2. 안철수의 등장과 새 정치 프레임의 좌절 19대 총선은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석의 과반이 넘는 152석을 획득하였고, 민주당은 127석에 머물렀다. 통합진보당이 획득한 13석까지를 합해도 진보진 영은 140석에 그쳤다. 총선 후 정치권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네거티브경쟁에 주력했다. 종북 프레임과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이 대표적 사례였다. 그런데 안철수의 등장은 이 같은 네거티브 대결구도를 야권후보 단일화를 매개로 한 새 정치 담론을 둘러싼 논 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보수진영도 여성대통령 이라는 새로운 포지티브 프레임을 제시하게 되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진보적 야권진영은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의원 당내경선을 둘러싼 내분을 계기로 격랑에 휘말리게 되었다. 통합진보당사태는 보수진영에는 엄청난 호재가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불법경선 문제를 넘어서 통합진보당을 종 북세력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색깔론 공세를 폈다. 급기야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선거에 이기기 위해 종북세력을 끌어들였다고 비판하면서 야권연대에 대한 흠집 내기를 본격 시 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진보진영의 야권연대론 은 급속히 효용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 시기의 정치프레임은 주로 박정희 대 노무현의 대결 이라는 구도로 짜여졌다. 민주 당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권 시절에 빚어낸 각종 인 권탄압과 정수장학회 비리 등을 이슈로 부각시키고자 했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참여정부 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간의 정치역관계가 교착상태에 117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빠져 들어간 가운데 네거티브 공방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그런데 이런 구도에 균열과 변동을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안철수가 정치권의 전면에 등장한 일이었다. 2012년 9월 19일 안철수가 대통령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을 전 후로 안철수 현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선거구도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안철수 후보 는 정권심판, 정권교체 에 무게를 둔 문재인 후보와 다르게 정치혁신 새로운 정치 에 더 가치를 두고 기성 여권세력은 물론이고 야권세력과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리하여 대통령선거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의 삼자구도로 치러지게 되 었다.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삼자구도였음에도 대통령선거전의 주요 관심은 문재인과 안철수 간의 야권후보 단일화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야권단일후보를 둘러싼 경쟁이 안철수 후 보의 사퇴 때까지 정치무대를 장악하면서 선거전의 지배적 이슈가 되었다. 이는 야권 전 체의 지지율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다(<표4>참조). <표 4> 안철수 출마선언 전후 양자대결 지지도 추이 박근혜 대 안철수 박근혜 대 문재인 8월 9월 10월 11월 44 45 45 46 40 44 47 46 49 48 47 46 32 41 45 45 야권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이슈의 초점은 양 후보 간에 벌어진 새 정치 논쟁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10월 8일 정당 혁신과 새로운 정치는 정당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 며 정당 기반이 없는 안 후보의 약점을 부각시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10월 9일 정당대 표 라디오연설에서 전 세계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라며 안 후 보의 약점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만약 여당에서 대통령이 되면 밀 어붙이기로 세월이 다 지나가고, 야당이 대통령이 되면 여소야대가 돼 임기 내내 시끄러 울 것 이라며 무소속 대통령이 되면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해 나가는 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라며 무소속 대통령이 낫다 고 주장했다(동아일보, 2012/10/10; 118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2012/10/11). 야권후보단일화 이슈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치적 논의에서 상당부분 소외된 새누리당 은 이를 대국민 관심 끌기 쇼 로 규정하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후보단일화 논의를 권력 나눠먹기 로 규정하면서 권력분점을 통한 단일화는 유권자들의 투표방해 행위 라며 강하 게 비판했다. 또 의제를 전환하기 위해서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 을 했고, 그 내용을 담은 비공개 대화록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후보단일 화 비판은 비판할수록 후보단일화 프레임을 강화시켜준다는 문제가 있었고, 북방한계선 대화록은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 에서는 일정정도 방어력을 지녔으나 과거사를 고리로 한 네거티브공방이라는 점에서 후보단일화 프레임을 저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는 한계 가 있었다. 그런 선상에서 나온 프레임이 바로 여성대통령 이었다. 새누리당은 여성 대 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쇄신, 글로벌 시대에 대응할 수 있 는 부드러움과 부패와 권력 다툼에서 자유로운 여성 대통령 시대로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고 주장했다. 6) 여성대통령론은 애초 야당의 단일화전략에 맞설 임시전략으로 등 장했다가 지지율이 4~7%가량 급상승하자 이후 핵심개념으로 부상하게 된다(조선일보, 2012/11/22). 여론조사에서 야권단일후보로서의 적합도 는 문재인 후보, 경쟁력 은 안철수 후보가 앞선 가운데 두 사람의 지지도는 두 달 넘게 엎치락뒤치락했다. 하지만 양 후보 간 역관 계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무소속 대통령론 과 정당후보론 의 경합 속에서 안철수 후보가 정당후보론 을 흡수할 수 있는 수권대안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정치혁신의 구 체적 방안으로 제시한 의원정수축소 주장이 진보진영 내부에서 반대논란을 불러일으키 면서 안철수 진영은 혼선에 빠지게 되었다. 호남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균형추가 문재인 후보로 기우는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미디어리서치 갤럽 코리아리서치 등의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 의하면, 호남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줄곧 앞섰으나 이 시점부터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추월하기 시작했다(조선일보, 2012/11/3). 이에 위기감을 느낀 안철수 후보는 10월 24일 광주강연에서 후보단일화 협 6) 연세대 황상민 교수가 11월 2일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박 후보는 생식기만 여성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은 없다 고 한 것을 계기로 거센 논쟁이 벌어짐으로써 역설적으로 여성대통령론의 담론가치를 증대시켜 주게 되었다. 119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상의 개시를 선언하였고, 마침내 후보단일화 규칙을 둘러싼 팽팽한 협상이 전개되었다. 단일화 협상은 거의 진척을 보이지 않았고, 그에 대한 여론의 비판은 주로 대응력에서 혼선이 심한 안철수 후보에게 쏠리는 분위기였다. 결국 11월 23일 안철수 후보는 정식 후보 등록 날짜를 앞두고 백의종군 한다며 돌연 예비후보직을 사퇴하였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새 정치 논쟁은 야권 전체의 지지율을 확대시키고 선거의 네거티브경쟁 양상을 포지티브경쟁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새 정치를 상징하고 대표했던 안철수 후보가 대안권력으로서의 비전과 정체성을 명확하 게 제시하지 못하고 중도에 사퇴하게 된 것은 야권의 지지율이 확장될 수 있는 한계를 암시하는 지표이기도 했다. 3. 강한 어머니 대 자상한 아버지 의 프레임 대결 대통령선거의 마지막 국면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되었다. 이 국면에서는 각 진영의 각종 선거정치담론들과 프레임들이 집약되면서 어느 정도 완결 된 형태의 프레임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것은 준비된 여성대통령 대 새 시대 첫 대통령 간의 대결로 나타났다.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여성대통령 을 11월 18일 대통령선거 슬로건으로 확정하였다. 그것은 여성대통령론 과 준비된 대통령론 의 결합물이었다. 박근혜 후보 진영은 여성 리 더십을 책임감, 강인함, 섬세함 이라고 규정하였는데, 11월 28~29일 일제 신문광고에서 글로벌 시대,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는 국가 안보와 경제를 더욱 든든하게 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강인함, 책임감, 섬 세함의 여성리더십! 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동시에 준비된 대통령 론을 폈다. 경 제위기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정경험이 없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나 정 치경력이 짧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비해 박근혜 후보가 국정운영 및 위기관리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것이었다. 이는 TV광고 위기에 강한 글로벌 리 더십 에도 잘 나타나는데, 경험 없는 선장은 파도를 피해가지만, 경험 많은 선장은 파도 속으로 들어간다. 그것만이 파도를 이기는 방법임을 알기에 지금 대한민국에는 위기에 강 한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라고 말한다. 120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그런데 여성대통령 과 준비된 대통령 은 위기론을 공통 기반으로 연결된다. 그것은 특 히 위기의 대한민국을 전제로 성립된 개념이며, TV광고에 나오는 배경도 주로 폭풍우 몰아치는 바다에 배가 항해하고 있는 장면이나 피폐한 서민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주류 였다. 위기론을 공통 지반으로 하여 성립된 여성대통령과 준비된 대통령을 연결하는 리더 십모델은 바로 강한 어머니 였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리더십에 구원과 위기에 강한 한국형 어머니의 이미지를 덧붙였다. 박근혜 TV광고 어머니의 마음 에서는 엄마와 아기, 시장에서 일하는 여성, 군대 보내는 엄마, 기도하는 엄마 등의 이미지가 전개되면서, 어 머니와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같은 강인함으로, 끝없는 책임감으로, 따뜻한 섬세함으로,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습니다. 시작됩니다. 여성대통령이 이끌어가는 새로운 변화. 그 나라가 바로 어머니의 나라예요. 라고 말했다. 7) 박근혜 후보의 강한 어머니 프레임은 위기에 강한 민생대통령 의 제시로 연결된다. 그는 자신의 리더십이 박정희식 권위주의라는 비판을 역으로 활용하여 오히려 그 권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능력 있는 민생대통령 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이것은 박근혜 후보 의 TV광고, 신문광고, 연설문 등 전반에 걸쳐 매우 일관되게 제시되었는데, 민생에 모든 것을 바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가계부채, 사교육비, 건강보험보장성 확대, 기초연금, 경 제민주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인상을 주려 노력했다. 문재인 후보는 새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 을 대통령선거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TV광 고 출정식 에서 그는 국가와 정부의 존재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평등, 공정, 정의 의 가치를 제시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국가가 나를 위해 존재한다 고 느끼십니까? 나의 어려움을 함께 걱정해주는 정부라고 생각하십니까?(중략)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라고 했다. TV광 고 새 정치의 설렘 에서는 삶을 바꾸는 정치 이것이 새 정치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대 통령만 뽑는 것이 아닙니다. 문재인의 이름으로 새로운 세상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람 이 먼저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라고 했다. 새로운 정치의 리더십모델은 자상한 아버지 였다. 문재인 후보의 TV 및 신문광고는 가족행복 을 핵심 개념으로 하여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 속에서 능력 있고 존경받는 아버 7) 이는 대한민국 남자, 진짜 남자, 큰 형님 론을 내세워 무의식 중에 봉건적 느낌마저 주었던 문재인 후보와 상당한 대조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121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지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자상함의 내용은 주로 배려와 책임, 탈권위와 소통 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예를 들어 문재인 후보의 첫 TV 광고는 후보 자택의 일상을 담 았는데, 맨발로 거실 소파에 앉아 정책 자료와 연설문 등을 읽고 있는 문재인 후보에게 부인이 다림질한 옷을 건네주는 장면 등이 나온다(조선일보, 2012/11/28). 이는 대통령 후보의 일생생활을 보여줌으로써 탈권위, 투명성, 소통을 강조하고 베일에 싸인 박근혜 후보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었다. 또 신문광고에서는 부인과 자녀들이 행복하 고 단란한 가정 분위기 속에서 존경어린 눈빛으로 후보를 보며 웃고 있는 모습을 담았 다. 또 다른 신문광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어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 채 자상한 표정 으로 웃고 있거나 대화하는 모습을 담았다. 배려심 있게 소통할 줄 아는 자상한 아버지 모델을 통해 삶을 바꾸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었다. 프레임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지점은 바로 서민담론의 영역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특권층 귀족 후보인 박근혜 대 보통 사람 서민 후보 문재인 의 구도를 형성하 려 시도했다. 문재인 후보의 TV광고 국민출마-민생 에서는 다양한 서민들을 등장시켜 이를 정권교체와 연결했다. 등록금이 힘겨운 알바생이 출마합니다. 겨울이 무서운 홀몸 어르신이 출마합니다. 전세난에 우는 세입자가 출마합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취업준비 생이 출마합니다. 상권을 빼앗긴 동네 빵집아저씨가 출마합니다. 아이 키우기 힘든 워킹 맘이 출마합니다. 지난 5년, 너무 힘들었기에... 문재인의 이름으로 당신도 출마해주십시 오. 잘못된 정권의 연장을 막아주십시오. TV광고 새 정치의 설렘 에서도 신혼부부, 여 대생, 알바생, 주부, 취업준비생들을 등장시켜 의료비 상한 100만원이요. 반값등록금이 요. 집 걱정 없겠네요. 스펙대신 꿈이죠. 삶을 바꾸는 정치 이것이 새 정치의 시작입니 다. 라고 했다.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미래 대 실패한 과거의 부활 이라는 구도를 정립하고자 시도하 면서 노무현 정부에 대해 서민정권이라 주장했지만 서민을 위했던 정책 하나라도 기억 나는 게 없다. 정권을 잡자마자 서민의 민생과 아무 상관없는 국보법 폐지, 사학법 개정, 과거사 청산 등을 하면서 이념 투쟁으로 날밤을 지새웠다. 며 실패한 과거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조선일보, 2012/12/1). 또 TV광고에 찍힌 문재인 후보 의 의자가 수백만원짜리라는 의혹이 일자 박근혜 후보의 수십 년 된 가구 등을 대비해서 SNS에 유포시키기도 했다. 8) 122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나아가 박근혜는 서민담론을 공격적으로 구사했다. 박근혜의 TV광고 사투리 에서는 전라도 세탁소 아줌마가 등장하여 그랑께, 여자가 되야 된당께, 그래야 뭐든 바뀔 거 아 니오. (기대하세요. 박근혜가 바꾸는 세상) 확 바꿔브러! 또 경상도 시장아저씨가 등장 하여 맞데이.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맨날 주둥이만 가지고 하는 놈들은 안된다마. 이번에는 박근혜, 니가 해뿌라마. (기대하세요 박근혜가 바꾸는 세상) 확바꽈쁘라마. 라 고 했다. 또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라이프스토리와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대중들의 피 해의식과 불안감을 상처 라는 개념을 통해 일체화하고자 시도했다. TV광고 박근혜의 다 짐 에서는 크든 작든, 상처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까지 가 야했던 그날의 상처는 저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살렸습니다. 그때부터 남은 인생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저를 바 칠 차례입니다. 라면서 대중과의 일체감 형성을 시도했다. 이상을 요약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대통령선거의 막바지 국면에서 문재인 후보의 프 레임은 자상한 아버지의 이미지를 통해 배려와 책임, 탈권위와 소통을 통해 정권교체를 강조하는 것에 핵심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권위적 가치와 문화를 싫어하는 개방성이 강 한 유권자들에겐 박근혜 후보의 베일에 싸인 신비주의 권위주의와 대조되어 나름대로 강한 인상과 공감을 끌어낼 만한 부분을 갖고 있었다. 자상한 아버지 모델로서 문재인 후보 개인의 분위기도 배려와 책임, 탈권위와 소통이라는 가치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하 지만 문재인 후보의 표층프레임 속에는 서민들 혹은 긴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사 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할만한 것들이 많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대결을 귀족 대 서민의 경쟁 구도로 설정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의 프레임은 다 분히 지식인 스타일의 분위기가 강하고 절박해 보이지 않는 면이 많았다. 12월 8일 광화 문 연설에서는 대통령이 서민의 편에 서야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라고 선언했 지만, 실향민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 속에서 자랐다는 얘기와 어려운 국민의 이야기에 귀 를 기울일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주였다. TV와 신문광고의 배경 설정은 다분히 단란하고 걱정이 별로 많지 않을 것 같은 중산층가정의 분위기가 강했다. 연설도 8) 이에 대응하여 문재인 후보 측은 2일 박근혜 후보 일가의 재산 의혹을 제기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박 후보의 직계 형제 재산은 4638억원, 외사촌 일가는 8836억원으로 일가의 총재산이 1조4000억원에 가깝다"며 여기에 육영재단과 영남재단 등 강탈한 재산 2조8000억원까지 합치면 약 4조원대"라고 했다(조선일보, 2012/12/3). 123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서민들에게 차분하고 자상하게 설명하기보다는 다소 선언적이고 은유적인 성격이 강했다. 그 결과 그는 서민 변화 치유 와 같은 담론들을 내세웠으나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박근 혜 후보에게 빼앗긴 면이 많았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라이프 스토리와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위기의식, 불안감, 피해의식을 상처라는 개념을 통해 일체화시키고 강한 어머니 를 통한 구원과 치 유를 약속하는 프레임을 작동시키고자 했다. TV광고를 통해서는 찌든 삶을 살아가는 서 민들이 출연하여 확 바꿔 라고 외치면서 변화 담론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아울러 박 근혜 후보는 진보의 언어를 차용하여 경쟁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해 나갔다. 12월 8일 광 화문 연설은 이를 잘 확인시켜 주는데, 저, 박근혜, 정권교체의 수준을 넘는 정치교체와 시대교체로 새로운 시대, 국민행복시대를 열겠습니다. 라는 연설에서 보듯이 민생, 새로운 변화, 국정패러다임의 전환 같이 안철수 후보가 쓰면 어울림직한 개념들을 교묘하게 구사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문재인 후보의 정권교체 프레임을 허구헛날 단일화니, 공동정부 니 하면서 정치공학에만 의존하고 가치와 철학이 아니라 표만 생각하는 것, 과연 어느 것이 새 정치이고 어느 것이 구 정치입니까 라며 싸움, 정쟁, 정치공학 의 프레임에 가 두고자 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박근혜 후보의 강한 어머니 와 문재인 후보의 자상한 아버지 를 모형으로 한 프레임전략은 2012년 대통령선거 결과와 상당한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추론된다. 첫 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문재인 후보는 배려와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40 대 이하의 유권자 층에서 박근혜 후보를 압도하는 득표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프 레임 속에는 대중들이 느끼는 삶의 불안과 위기감에 대응하는 담론구조가 결여됨으로써 그에 민감한 50대 이상 및 소득하위계층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반면에 박근 혜 후보는 권위적 리더십의 이미지로 인해 40대 이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서는 실 패했으나 비상한 위기 속에서 자식을 돌보는 강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함으 로써 심각한 삶의 위기의식을 겪고 있는 50대 이상 및 소득하위계층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었다(<표1><표2>참조). 124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Ⅳ. 종합적 요약과 함의 2012년 대통령선거는 정권심판 정서와 특권세력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 확산되고 진보 적 정책 이슈들이 주도적 의제로 부상한 선거였음에도 진보진영이 패배하였다. 여기에는 소득하위계층과 50대 이상 유권자 층의 이반이 치명적이었다. 양 집단은 약간 서로 다른 범주이지만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이들이 느끼는 삶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 위 기의식 등이었다. 진보진영은 이들의 위기의식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프레임을 결여 했다. 보수진영이 책임, 종북 등의 프레임으로 진보진영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더욱 증 폭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박근혜 후보와의 사이에 과거 대 미래의 대결이라는 프레임을 형성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안철수 현상 으로 표출된 변화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고 일정하게는 과거에 집착하는 세력으로 비춰지기까지 했다. 귀족 대 서민의 대결구도를 정립하고자 했지만 문재인 후보에게는 단란한 중산층 가부장의 이 미지가 더 강했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자상한 아버지 의 모델을 통해 새 시대 첫 대통령 의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지만 그에 걸 맞는 내용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보수진영은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공세를 아주 적절하게 구사하면서도 동시에 진보의 언어를 교묘하게 차용하여 경쟁구도를 모호하게 만들고 대중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데 서도 우월했다. 경제민주화 복지 같은 정책 용어들은 물론이고 쇄신 변화 서민 새 정치 같은 진보적 담론들을 선점하고 탈취하였다. 나아가 보수진영의 선거프레임에는 위 기의식에 대응할 수 있는 담론구조가 있었다. 거기에는 비상한 위기 속에서 만신창이가 된 사람들의 마음을 박근혜 후보 자신의 상처와 일체화하고 위기에 강한 어머니 리더십 을 제시함으로써 위로와 구원을 약속하는 프레임이 있었다. 강한 어머니 모델을 통해서 준비된 여성대통령 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던 전략 목표는 하위 프레임들과 정합적 관계를 형성하며 작동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적어도 소득하위계층과 기성세대 유권자들에게 진보진영은 수권 대안세력으로 인식되기에는 불안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 불안의 근원이 정책의 좌편향에 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은 피상적인 진단이다. 프레임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이 진보진영에게 느끼는 불안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말과 실제 사이의 불일치와 비일관성,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가치구성능력의 결여 등에서 기인한다. 진보진영의 프레임은 125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서민층과 기성세대들이 겪는 극도의 불안과 위기의식에 다가서지 못했고, 다양한 이슈 속 에서 인간적 유대, 소통, 진정성의 진보적 가치를 폭넓게 활성화시키지 못했다. 그러므로 앞으로 진보진영이 대중들에게 수권대안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책적 입장 이나 논리적 주장을 넘어서 다양한 이슈 속에서 폭넓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가치정 체성 을 확립해야 함을 시사한다. 126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참 고 문 헌 권대열 배성규. 2012. 朴 文 뜬금없는 서민 논쟁. 조선일보 (11월22일). 4. 길진균. 2012. 티격태격 文 과 安 노이즈 마케팅 효과. 동아일보 (10.10). 1. 길진균 윤완준. 2012. 安 무소속 대통령 vs 文 정당없인 불가. 동아일보 (10.11). 1. 김봉기. 2012. 朴 측 여성 대통령 꺼낸 뒤 女 지지율 4~7%p 상승 조선일보 (11월 22일). 5. 김시현. 2011. 보수의 대전환 박근혜 성장보다 고용' 조선일보 (11월2일). 1. 배성규. 2012.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가 2개월만에 민주당에 재역전 조선일보 (3월5 일). 3. 탁상훈 선정민. 2011. 학벌 파괴, 능력 평가 朴, 취업자격시험 제안 조선일보 (11 월25일). 1. 허자경. 2013. 송호근 박근혜 정권만든 50대, 박근혜 정부서도 계속 울음 참아야 할 것" 조선일보 (3월13일). 8. 황대진. 2013. 朴 은 면도칼 테러' 文 은 가족과 일상' 60초 TV광고 경쟁. 조선일보 (11월28일). 6. 문재인TV광고. 2013. 출정식. http://www.youtube.com/watch?v=x9vezg9vg50. -----------------. 새 정치의 설렘. http://www.youtube.com/watch?v=psjqv6ot8gi. -----------------. 국민출마-민생. http://vimeo.com/54694890. 박근혜TV광고. 2013. 위기에 강한 글로벌리더십. http://www.youtube.com/watch?v=dgtiovuy-o4. -----------------. 어머니의 마음. http://www.youtube.com/watch?v=wcj1qbenung. -----------------. 사투리. http://www.youtube.com/watch?v=nqdb3ctwq3k. -----------------. 다짐. http://www.youtube.com/watch?v=n0u2br5ncuo. 강국진 김성해. 2011. 정치화된 정책과 정책의 담론화: 부자감세 담론의 역사성과 정 치성. 한국행정학보 제45권 제2호. 127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고원. 2013. 정치 균열의 전환과 2012년 대통령선거: 세대와 계층 변수를 중심으로. 동 향과 전망 88호. 고원. 2102. 4 11 총선과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 시민과 세계 21호. 김용호 김현종. 2003. 한미관계에 대한 미디어의 프레임연구: 여중생 사망사건을 중심으 로. 국제정치논총 제43집 2호. 김정아 채백. 2008. 언론의 정치성향과 프레임. 한국언론정보학보 통권41호. 김종명. 2007. 담론이론의 실체와 비판적 고찰. 대한정치학회보 15집1호. 박정희. 1961. 지도자도: 혁명과정에 대하여. 국가재건최고회의. 서복경. 2013. 정당지지의 사회적 기초: 15~18대 대선, 민주당 계열 정당을 중심으로. 민주통합당의 18대 대선 패배, 100년 정당의 길을 모색한다, 민주통합당 대선 평가위원회 한국선거학회 공동토론회 자료집(2013.3.27). 이동훈 김원용. 2012. 프레임은 어떻게 사회를 움직이는가. 삼성경제연구소. 제프리 펠드만. 2008. 토론프레이밍. 인간사랑. 전인권. 2006. 박정희평전: 박정희의 정치사상과 행동에 관한 전기적 연구. 이학사. 조지 레이코프. 로크리지연구소. 나익주 옮김. 2007. 프레임전쟁. 창비. 조지 레이코프. 유나영 옮김. 2006.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삼인. 조지 레이코프. 손대오 옮김. 2004. 도덕의 정치. 백성. 피앤시(P&C)정책개발원. 2009. 한국인 정치성향 조사결과 보고서. 피앤시정책개발원. 최태욱. 2013. 복지증세와 중산층 선호. 경향신문 2013/7/19. 한귀영. 2013. 2012년 대선, 가난한 이들은 왜 보수정당을 지지했는가?. 동향과 전망 89호. 홍장표. 2013. 민주당 경제 민생정책의 비전과 의제. 민주당 정책비전과 의제 토론회 자료집(2013/5/21). 황희숙. 2008. 은유의 인식론. 시학과 언어학 제15호. Derrida, Jacques. 1981, Position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Faucault, Michel. 1972, The Archeology of Knowledge, London: Tavistock Publications. 128

[고 원] 2012년 대통령선거의 정치프레임전략에 관한 연구 Goffman, Erving. 1974. Frame Analysis: An Essay on the Organization of Experience. New York: Harper & Row. Grinder, John and Richard Bandler. 1983. Reframing: Neurolinguistics Programing and the Transformation of Meaning. Moab, UT: Real people Press. Laclau, Ernesto and Chantal Mouffe, 1987, "Post-Marxism without Apologies," New Left Review, 166. Minski, Marvin. 1975. A Framework for Representing Knowledge," in Patric Henry Winston(ed.). The Psycology of Computer Vision. New York: Mcgraw-Hill. Nelson, Thomas E., Rosalee A. Clawson and Zoe Oxley. 1997, Media Framing of a Civil Liberties Controversy and its Effect on Tolerance,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91-3. 논문 접수일: 2013. 12. 26 논문 심사일: 2014. 1. 20 게재 확정일: 2014. 2. 5 129

사회과학연구 제 26 집 2호 Abstract A Study of the Political Frame Strategies in 2012 Presidential Election: Frame Competition between Strong Mother Model and Considerate Father Model Won Koh * Although public emotion, which should judge the present conservative government, was strong and progressive policies appeared as a dominant agenda in 2012 presidential election of Korea, it resulted in the defeat of the progressive bloc. Above all it was critical point that the voters of the lower class and the 50-aged and above got lost from the progressive bloc. Though the progressive bloc proposed policy solutions to such voters, it lacked value frames which could communicate with them. Though it tried to make the progressive candidate s considerate father model as a new age leader, it used to come into the sub-frames and have no specific focus. On the other hand, the conservative bloc was superior to the opponent in not only commanding negative attacks but also obscuring the competitive landscape by craftly borrowing other s languages. Additionally it could operate the frame which confirmed the voters sense of life crisis with the conservative candidate s strong mother model and promised the consolation and salvation of them. Key Words Value, Frame, Conservative, Progressive, Considerate father model, Strong mother model * Professor, School of Liberal Arts, Seoul National University, onekoh@hanmail.net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