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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도메인 이름 분쟁해결제도 특 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일 시 : 2006. 9. 29.(금) 09 : 30 장 소 : 변호사회관 지하 1층 대회의실 사 회 : 김 현 변호사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장 인 사 말 : 천 기 흥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이 국 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주제발표 : 오 경 섭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 왕 미 양 변호사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 이 재 원 변호사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 제 성 호 중앙대 법과대학 교수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 허 만 호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 지정토론 : 이 금 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서 창 록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81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인 사 말 안녕하십니까? 오늘, 북한인권문제에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갖고,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해 애쓰시는 여러분을 모시고, 북한인권백 서 발간 기념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희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005년 3월,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 을 인식하고, 국내외에서 논란이 많았던 북한 주민의 인권침해 실태 를 객관적으로 연구 조사하여, 이를 토대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협회 인권위원회 내에 북한인권소위 원회를 구성하고, 1년 6개월의 연구와 노력 끝에 이번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우리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인권 은 나라와 인종, 종교와 이념, 성별 등을 이유로 서로 다르게 규정되거나,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에 대해서만은 유독 북한 정권과의 정치적 이유를 들어 애써 외면하려 하거나, 논 의 자체를 기피하고 있고, 일부 식량을 지원한 것으로 우리의 할 바를 다 한 것처럼 자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권은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핵심이므로, 인권의 문제는 정치적 문제 에 가려 그 타협의 결과에 따라 이면에서 처리되거나 단순히 다른 정치적 타협에 따른 반사이익이나 대 가로 전락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권의 문제에 있어, 어떤 것이 우위에 있고,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 이지만, 생존의 문제인 생명 신체의 자유가 극도로 억압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은 세계에서 가장 열악하다는 것이 유엔 인권위원회의 보고입니다. 불법적인 폭행과 감금을 당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우리의 이웃을 위해 우리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침묵하기만 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국제 사회에서 인권문제를 논함에 있어 결코 당당하거나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는 데 있어 어떠한 정치적 고려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중 립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평가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북한인권백서가 북한의 인권상황 전체를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자평하거나 다른 어떤 보 고서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번 백서의 발간을 통해 북한 주민의 인권실태를 바로 알리고, 이것을 토대로 더 많은 논의와 더 많은 연구가 촉발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세미나가 북한인권문제를 이해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이 시간, 이 자리가 공 허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단 한 사람에게라도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과 실태를 알리는 자리가 되어, 북한 주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물결처럼 주위에 퍼져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끝으로 북한인권백서의 발간을 위해 애써 주신 이국재 인권위원장과 북한인권소위원회 김 현 소위 원장 그리고 특히 직접 집필까지 맡아 고생해 주신 소위원들께 감사드리고, 바쁘신 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빈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82 인권과정의 Vol. 363

인사말 감사합니다. 2006. 9. 29. 대 한 변 호 사 협 회 협회장 천 기 흥 인 사 말 안녕하십니까? 저희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지난 2005년 3월부터 1년 6개월 여 동안 북한인권상황을 객관적으로 연구 조사하여, 이번에 그 노력의 일환으 로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는 우리 정부의 UN 인권위원회의 대북결의 안 기권 등으로 불거진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갈등에 대하여, 지 난 2005년 3월 29일 제2차 인권위원회에서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북한주민 의 인권상황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북한인권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를 연구 조사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구성된 북한인권소위원회는 연구의 신뢰도와 내용의 충실을 기하고자 회원인 변호사뿐만 아니라 북한인권문제에 저명한 학자, 시민단체 관계자를 위원으로 초빙하여 21차례의 회의를 가졌고, 협회 인권위원회는 20차례의 회의를 가졌으며, 이와는 별도로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콘서트 후원, 회원 을 대상으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 관람 등 북한인권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공동으로 북한인권대책세미나를 개최하여, 탈북자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북한 주민의 실상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아울러 북한인권정보센터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여 북한 인권상황의 객관적 검토를 위해 2000년 이후 탈북해 국내에 들어 온 탈북자 100명을 대상으로 북한 주민 의 인권실태를 다각도로 조사하고, 동 조사결과를 토대로 2006 북한인권백서 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면서, 저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와 북한인권소위원회는 북한인권 백서의 내용이 최고의 결과물이 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주어진 자료 내에서 북한인권상황에 대한 일방 적인 억측과 비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고서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더 담아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저희 북한인 권백서가 국민과 정부로 하여금 북한인권문제에 대하여 더욱 깊고 폭넓은 관심과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촉매가 되고,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을 개선시키는 원동력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06. 9. 29.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 원 장 이 국 재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83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주제발표 김 현(사회) : 안녕 하십니까. 지금부터 토론 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참 석자를 소개하겠습니다. 주제발표자로 제성호 중앙대학교 법대 교수, 허만호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왕미양 변호사, 이재원 변호사, 오경섭 북한민주화네트 워크 상임위원이 참석하셨고, 토론자로 통일연 구원 이금순 연구위원과 서창록 고려대학교 국 제대학원 교수가 참석하셨습니다. 먼저, 제성호 교수께서 발표하시겠습니다. 제성호 : 저는 먼저 2장 북한의 인권정책과 법규정에 대해서 말씀드 리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의 인권개념은 북 한 헌법의 노동당의 정책 과 방침을 철저하게 실현 하기 위한 도구로서 철저히 기능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제약을 가지고 있고, 특히 헌법의 제63 조를 보면 북한에 있어서 국민의 권리와 의무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 는 집단주의 원칙에 기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 니다. 집단주의 우선원칙은 공민은 조직과 집단 을 귀중히 여기며 사회와 인민을 위하여 몸바쳐 일하는 기풍을 높이 발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81 조 제2문에 의해 보강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집단주의 원칙을 규범화한 제63조의 규정은 인권의 계급성 인민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헌법 제4조는 북한 인권을 향유하는 주권자에 관한 규정인데, 노동자, 농 민, 근로 인테리와 근로 인민 네 개의 범주에 관 한 사람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민족반역 자, 반국가사범, 정치범 등은 인권 향유의 주체 에서 배제됩니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인권 주 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우리식 사회 주의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전에 북한 사회의 특 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우리 나라에 있어 서 정당은 헌법 아래에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은 정반대로 모든 권력의 원천이 노동당이고 노 동당이 국가를 건설한 것입니다. 국가는 당의 지도를 받아서 통치하는 것입니다. 북한헌법 제 11조를 보면 조선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민주 노동당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국가조직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북한의 법체계는 당 정책과 방침을 실현하기 위한 기구이고 도구입니다. 그리고 모 든 권력의 최고 수뇌부는 당의 총비서입니다. 최근에 와서는 국방위원장 체제로 변형을 가미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당 총비서, 당 교시가 모든 법에 있어서 최고의 법규로 규정하고 있습 니다. 따라서 인권은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에 서 기능하는 것이고, 헌법이나 개인의 권리가 보 호되는 것이 아니라, 김일성의 교시나 지침, 지 시에 반하는 행위를 할 때는 가차없이 제재가 가 해지는 매우 불안정한 인권 상황입니다. 북한의 인권은 서구의 천부인권사상에 기초한 자연권과 는 거리가 있고, 결국 그것은 북한 사회에서 인 정되는 국가 내적인 권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구식의 국가에 대한 대항 개념, 국가로부터의 간섭 배제 등의 개념의 인권과는 거리가 있고, 국가권력과는 병행하는 성격의 인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정책의 출발은 자주권 에서 시작합니다. 북한은 다른 나라에 있어서의 84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자주권도 의미하지만, 개인의 자주권도 의미합 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주권은 결국은 수령의 영도를 받을 때, 개인의 자주성과 창의성이 잘 발현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주인 은 사람이고,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역 사와 운명의 개척자고 결정자라고 하면서도, 몇 단계를 거치면 그것과 정반대로 모순되는 결론 에 이르게 됩니다. 당이 결심하면 하고, 수령이 주신 사회적, 정치적 생명에 대하여 수령에게 보답해야 하고, 수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비자주성으로 인간성의 말살로 귀결됩니 다. 또, 북한에서 말하는 인권은 의무본위의 인권 입니다. 북한에서는 권리보다는 의무를 강조합 니다. 예컨대 북한의 학자나 논설을 보면 사회 적인 사회에서 근로자들의 자주적이며 창조적 인 생활이 진행되려면 사회의 주인인 근로자들 이 이 생활을 마련해 주는 국가사회주의제도를 발전시키기 위한 일련의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 야 합니다. 근로자들이 사회의 주인으로서의 자 기의 책임을 다하려면 이 의무를 고도의 자각성 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이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모든 법이라는 것은 당과 정 권기관의 통제와 사적 생활을 제한하는 목적에 서 공법화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사적 생활영역 은 극히 제한되어 있고, 사법이 숨쉬고 타당하 는 영역은 거의 없습니다. 요새 개인적인 생활, 장마당에서의 약간의 상거래를 제외하면 개인 의 사적 생활은 극히 제한되어 있고, 모든 것이 감시 대상이고, 공법적인 규제의 대상입니다. 그 것은 다시 말하면, 북한의 인권은 체제에 순응 하는 사람에게는 인정될 수 있지만, 체제에 반 대 입장 등을 표명하는 것은 반동분자, 적대분 자가 되고 매국노이자 반역자이며 쓰레기로 매 도되며 탄압의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말하는 우리식 인권은 당과 영도자에게 충성을 다하고 모든 것을 다 받쳐 투쟁하는 한도 내에서 보장되는 인권이고 계급 적 원수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는 것이 특징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이런 우리식 인권 개념에 입각해서 북한은 수십년 동안 주민통제 정책을 펴 왔습니다. 각종의 비밀경찰이나 감시 조직, 말단 인민반 정책에 입각해서 일거수일투 족을 들여다보고 있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주체 사상의 교육을 시켜 그들의 사상을 통제하고 있 고, 식민배급제도 여전히 존속하고 있으며, 여행 및 교통의 자유 제한이나 정보의 자유와 알권리 를 제한하고 침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분단국가로서 북조선에 입각한 남조선의 혁명 을 기도해 왔는데, 상대방인 남한과의 체제경쟁 을 해 왔습니다. 대남과의 우위성을 확보해야 하고, 남한 사회와의 체제 경쟁에서 완전승리를 이룰 때까지, 남한 사회를 왜곡하고, 정치적 부 자유와 경제적 궁핍을 인내하도록 인민들에게 사상교양을 실시해 왔습니다. 이런 특징하에서 결국은 남한을 위기의 적으 로 설정하면서 인권 침해가 일상화되고 있습니 다. 그래서 북한의 여러 가지 법규의 특징은 시 민적, 정치적 권리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특히 정치적 기본권인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 가 거의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닙니다. 국가가 관장하는 언론, 동원성의 집회, 결사 정도가 가능하지 않은, 인간다운 삶이라고 하기에는 어렵고, 겨우 은근히 연명하는 의식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환경 파괴가 심각하고, 여성차별이 일상화 되어 있 고, 특별독재대상과 같은 수용제도가 발달되었 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인권과 관련한 법규를 구체 적으로 살펴보면 헌법이 상위법이고, 제5장에서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85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정립된 장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17가지 인권을 명시하고 있 습니다. 또한 다른 장에서도 인권에 관한 규제 가 있었습니다. 경제 질서에 관한 장에서도 헌 법 제24조에서 개인 소유권과 상속권을 명시하 고 있고, 제158조에서는 피소자의 변호권 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형사법을 살펴보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형사법은 기본적으로 범죄의 형벌을 정해서 반사회적 행위를 한 사람 에 대한 응징을 하는 동시에, 법이 정한 외에 과 도한 가혹행위라든가, 구금 등에 대해서 국가형 벌권을 남용하는 것이 되므로 형사법이 부대적 으로 인권보장법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런데 이와는 달리 북한의 형사법은 인권보장적 기능이 매우 취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4 년에 형법이 개정되었는데, 형법에서 유추해석 허용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서는 상당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지 만, 사실 북한의 법규정이 제대로 실효성을 가 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고, 특 히 작년에 이어 금년 9월에도 회령 등의 지역에 서 탈북자를 원조하는 사람들, 경제사범에 대해 서도 공개처형을 하였는데, 탈북자를 원조한 것 에 대해서는 이것은 북한의 노동교화형에 따르 면 3년에 처하도록 하였는데, 사형을 집행하였 습니다. 이것은 자기의 법을 그대로 실시하지 않고, 사형을 언도하는 범죄에는 최고재판소에 서 공개재판 실시해야 하나 인민재판, 군중재판 을 실시하고, 사형 언도에 대해서 즉결처형을 하는 것은 전근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형사 소송법에서도 상당한 개선들이 있었습니다. 아 직까지 이것이 실효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서는 의문이 있고,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 이외에도 많은 법에서 인권보장과 관련하여 직간접으로 관련되어 있는 입법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노동법, 가정법, 민사법, 손 해보장법, 환경법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것들 을 자세히 이야기하면 한편의 논문이 되기 때문 에 여기에서는 예시를 하는 수준으로 하여 발표 를 마치겠습니다. 김 현(사회) :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인권 관련 법률의 적용실태에 대해서 이재원 북한인 권소위원회 위원께서 발표해 주시겠습니다. 이재원 : 북한의 형 사법 중 인권 관련 법규 정, 북한이 가입하고 있 는 각종 국제조약의 인 권 관련 규정, 일반적으 로 민주사회에서 인정되 고 있는 인권 관련 법규 범들이 북한 주민에 대한 수사, 예심, 재판, 형 의 집행 과정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제한적이나마 조사를 해서 내용을 요약 해 보았습니다. 우선,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실태를 살펴보기 에 앞서, 북한의 수사기관에는 어떤 것이 있으 며 그 기능과 작용은 무엇인지를 먼저 말씀드리 겠습니다. 북한의 형사사법처리절차는 수사-예심-기소 -재판-집행의 단계를 거치도록 되어있는데, 저 희들과 다른 점은 예심과정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심이라는 것은 북한 형사소송법에서 피심자 를 확정하고 범죄사건의 전모를 완전하고 정확 하게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 되어 있습 니다. 저희들이 알아본 바로는 북한의 형사사법 절차 가운데 이 예심과정이 상당히 많은 인권침 해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예심과정에서는 일체 가족들과의 면회가 허용 되지 않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기회 등이 86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전혀 허용되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예심과정을 밀실에서 고문이 본격적으로 행해지는 단계라 고 파악했습니다. 또한 다 알려져 있는 문제로 봅니다만, 북한 당국은 사회에 밀고조직을 광범 위하게 침투시켜 유지하고 있고, 위장된 수사기 관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실태라는 것은 재 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확인이 되었는 데, 방금 소개가 된, 북한 형법이나, 형사소송법 등의 규정들이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 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사 항은 일반범죄와 정치범을 다루는 경우의 인권 침해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체제 에 손상을 줄 수가 있고, 체제유지에 위험한 것 으로 분류될 수 있는 정치범에 대해서는 인권관 련 규정들이 지켜지고 있지 않고, 경우에 따라 서는 재판절차, 수사절차도 없이 바로 수용소로 가는 경우가 확인되었습니다. 단으로 하여 지금까지 여러 차례 조사된 답변 내용들과 비교하여 보면 유형적으로 반복되는 답변 내용이라는 뚜렷한 특성들을 확인할 수 있 었습니다. 반복되는 문제는 진실이라고 믿어도 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짚어야 할 점은 북한의 인 권실태를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 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북한의 인권실태 심각한 점은 탈북자들의 신체 자체에 남아있는 흔적들, 예컨 대, 수사과정이나 수용소 등 구금시설에 있으면 서 고문을 당한 흔적 등에 의하더라도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그러한 이야기 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북한체제에 반감을 품고 이탈한 사 람들이기 때문에 거짓말 하거나 과장하는 것 아 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 니다. 구금시설에서의 인권실태를 보면, 교화소, 로 동단련대 등의 구금시설에서의 인권상태는 예 심과 수사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권침해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었으며, 시설 자체의 수 준도 열악해서 수용인원 과다, 음식부족, 잠을 안 재우기, 질병 부상의 방치 등의 문제들이 여 전히 심각한 정도로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문제를 조사하고 확인하면 서 갖게 된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저 희 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진실성이 있는 것이 냐, 소위원회가 조사한 내용만으로 보편성을 인 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로 고심한 바가 있습니다만, 저희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놓고 봤을 때, 그 답변 내용들이 현재까지 우리나라 에 들어와 있는 만 명 가까운 탈북자들을 모집 다음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북한인권문 제의 본질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북한 형사소송법, 형법 등이 2004년에 대폭 개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죄 형법정주의 요구에 발맞춰서 형법 규정들을 전 보다 대단히 상세하게 규정하였고, 국제사회에 서 요구하고 있는 여러 기준을 수용하려고 노력 한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방 금 말씀드렸듯이 북한에서 심각한 인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쪽이 대개 정치범, 그리고 일반 범죄의 경우는 북한의 경제사정 등이 좋아진다 면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 만, 즉, 체제에 도전하고, 김정일 독재수령체제 를 손상시키거나 그런 위험이 있는 행위에 대해 서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것이 없지 않느냐, 대단히 가혹한 탄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런 점에서 본다면 북한 인권문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87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제의 본질은 체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북한 체제에 대한 언급이 나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북한인권 문제의 개선책을 거론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 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북한체제를 전복하는 공격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전략이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인권문제를 말하면 서 그 근본원인인 체제문제에 대해서 언급을 회 피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 은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말해야 되는 것 이지, 그것이 북한체제 문제와 연계되는 관계가 있어서, 북한체제를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자세일 것입니다. 인권침해의 원인이 되는 모든 문제를 언급할 수 있어야지만 제대로 인권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재 권력이 자기들 스스로 인권문제를 완화시키고 해결하 였다는 예를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권 문제는 부단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 해야 합니다. 그것을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시키 는 순간, 인권활동은 힘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닌 가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은 순수하게 인권이기 때문에 당연히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해 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북한의 여러 가지 법 규정이나 조약 규정이 북한의 인 권실태와 상당히 동떨어져 있고, 제대로 적용되 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이런 문제가 왜 생기느냐는 것을 나름대로 살펴봤을 때, 북 한 헌법 자체가 사회주의 체제를 구성한다는 조 직원리의 면에서는 규범성을 가지고 있을지 몰 라도, 인권에 관한 내용에 관해서 본다면 제가 보기에는 장식적 규정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 는 생각이 들고, 그 다음에 형법이나 형사소송 법 등의 형사사법 규정들을 보면, 최근에 개선 된 점이 있다고 하였지만, 그 주된 목적이 실질 적으로 북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개선한 것이냐고 묻는다면, 저 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개는 체제를 선 전하거나,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에서 비등하는 압력과 비난을 무마하거나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고, 실제 북한에서 범죄를 다루는 사람들이 조약이나 헌법, 형사법의 규정 에 따라 그렇게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전혀 아닌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북한 사회주 의체제의 본질상, 당의 독재권력 자체가 법 제 도 위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법권의 독 립이 부인되고 있고, 법이라는 자체가 인권보장 의 수단이 아니고 혁명완수 또는 당 정책 실현 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정치범의 경우에는 법 자체가 거의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 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 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다른 생각이 있으신 분들과 나중에 이야기를 더 해봐야겠지만, 저는 일단 그런 생각을 가지고 집필을 하였습니다. 김 현(사회) : 감사합니다. 다음은 재판절 차에 관해서 왕미양 변호사께서 말씀해 주시겠 습니다. 왕미양 : 저는 북한 의 형사재판절차와 판결, 판결집행 절차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은 법에 따라 재 판소가 재판관계자의 참 가하에 범죄사건을 심리하며 객관적인 증거에 근거하여 범죄사실과 범죄자를 정확히 확정하 고 그것을 법적으로 분석 평가하여 판결을 내리 는 것이라고 형사소송법 제270조에 규정되어 있 고, 북한 형사소송법 제286조에 재판소는 군중 을 각성시키고 범죄를 미리 막기 위하여 현지에 88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서 재판심리를 조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 니다. 이와 같은 규정을 기초해서 현지공개재판 이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최근 대한변협이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에서 도 현지공개재판이 빈번하게 진행되어 온 사실 이 확인되었습니다. 응답자 중 55.1%가 현지공 개재판 진행을 직접 보거나 그에 대해 들은 적 이 있었고, 그 횟수는 적게는 1회 많게는 10회 가량 보거나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 현지 재판의 진행과정에 대해서 물 어봤는데, 몇몇의 탈북자들은 현지 재판에 판사 와 검사가 나오고 검사가 심의를 하고 형을 말 하면, 참가한 인민들이 형에 대해 적다는 식으 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최종적으로는 판 사가 몇 년이라는 식으로 형을 언도한다고 구체 적인 증언을 하였고, 변호사가 변호를 해주기는 하지만 별 소용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증언 내용에 의하면 현지 재판이 재판소 내에서가 아 닌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는 점 이외는 일상적인 재판 진행의 형식은 갖추어서 하는 것으로 판단 됩니다. 다만, 어떤 탈북자는 변호사는 못 봤다 는 증언도 한 것으로 보면, 위와 같은 판단을 하 기에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현지공개재판이 몇 회까지 진행되는지 어떻 게 마무리가 되는지에 대해 확인을 하였는데, 대부분 재판 당일에 처벌형까지 선고하여 단 1 회로 종결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현지재판 을 진행하기 이전에 미리 피소자의 유죄를 단정 하여 처벌형량까지 정한 상태에서 단지 군중들 에게 보여 주기 위한 목적으로만 현지 재판이 진행된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재판의 관할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 니다. 북한에는 일반재판소로는 중앙재판소, 도 재판소, 인민재판소가 설치되어 있고, 특별재판 소로는 군사재판소와 철도재판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3급 3심제인데, 북한은 사건의 종류에 따라 1심으로 심리할 재판소가 정해져 있고, 중앙재판소의 1심 전속관할에 속하는 사 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에 대하여는 직근 상급 재판소에 상소 항의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즉, 북한 재판소의 관할은 기본적으로 3급 2심 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이 인터뷰한 보위부 출신 탈북자 들은 정치범의 경우 정식재판을 거치지 않고 수 사예심을 관할하는 국가안전보위부 검찰국이 재판소 역할을 수행한다는 증언을 하였다고 합 니다. 그런데 통일연구원에서 위와 같이 조사한 내용이 최근 대한변협에서 실시한 탈북자들에 대한 증언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확인되었습니 다. 즉, 정치범들에 대해서는 모두 국가안전보위 부 검찰국이 수사하고 재판소 역할까지 수행하 여 재판소에 의한 재판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재판심리절차에 있어서 공개재판주의 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북한은 재판심리과정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재판소는 독자적으로 법에 의거하여 재판을 수 행한다고 재판의 독자성을 보장하는 조항을 두 고 있으나,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판을 공개하 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규정(헌법 제158조 후문) 을 두어, 형사소송법 제271조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통일연구원의 보고 내용에 의하면, 일반 주민은 재판의 공정성을 위한 재판의 공개원칙 의 의미를 모르고 있으며 일반 주민에 대한 재 판은 공개되지만, 간부에 대한 재판이 공개되는 경우에는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 로, 그리고 당 간부들은 당에서 이미 처벌을 받았 으므로 이중처벌을 못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비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89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공개 재판이 제도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최근 대한변협에서 인터뷰한 탈북자 중에 재 판공개주의를 기업소나 회관, 영화관에서 열리 는 현지 재판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증언하여 북한의 일반 주민이 재판의 공정성을 위한 재판 의 공개원칙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있음이 확 인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위 공직자나 당 위원 등 간부들에 대한 재판이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되는지에 대 해서 통일연구원의 위 보고 내용과는 상당히 달 랐습니다. 즉, 고위공직자나 당 위원 등 간부들 에 대한 재판이 일반인에게 공개되는지에 대한 대한변협의 탈북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응답자 중 58.9%만이 공개되지 않는다고 조사 되었고, 10.5%는 공개된다고 조사되어, 위 조사 결과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의 당 간부에 대한 재 판은 비공개재판으로 제도화되어 있다고 단정 할 수 없다고 보입니다. 그 다음에 설문조사한 내용이 사실심리 면에 서 제대로 재판심리가 진행되고 있는지였는데, 형사재판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탈북자 중 50%는 재판심리진행이 없었다고 조사되었고, 재판심리 중 유리한 증인신문을 할 기회를 가졌 는지에 대해서는 87.5%가 아니라고 하였고, 증 인신문을 할 기회를 갖지 않은 이유가 증인신문 을 해도 결과가 달라질 것이 없었다는 것이 28.6%였으며, 재판진행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비 율이 87.5%로 조사되었는데, 위와 같은 조사결 과는 북한에서의 형사소송절차가 실체적 진실 을 규명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고 인민 대중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정치선전, 사상교양적 역할을 수행하는 절차임을 강조하는 것과 연결될 수 있 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관련 하여 북한 헌법 제158조에서는 피소자의 변호 권을 보장한다. 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106조에서는 피심자, 피소자는 변호인을 선 정하여 방조받을 권리를 가진다. 고 규정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 다. 그리고 변호사법에서는 변호사는 인민 속 에서 국가의 법과 규정을 해설하며 그것을 잘 지키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고 하여 변호사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111조에서는 변호인이 선정되지 않은 피심자를 기소하였을 경우, 재판 소는 해당 변호사회에서 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116조에서는 공선변호사 보다 사선변호사가 우선 변호권을 갖는다고 규 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탈북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변호사 선정 시 개인적으로 비용을 부담 하였다는 비율은 12.5%이고, 개인적으로 비용부 담을 하지 않았다는 비율이 87.5%이며, 재판부 가 무료변호사를 선정해 주었다는 비율이 62.5%였습니다.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추론컨 대, 25%는 사선변호사는 물론 무료의 국선변호 사도 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었 다는 것인데, 북한의 형사소송법상에 모든 피의 자에게 변호인에게 조력 받을 권리를 인정한다 고 하면서, 사선변호사가 없으면 공선변호사를 선정해 준다는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 예외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일반인이 변호사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이 63.5%, 형사재판을 받 은 피소자들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법 적으로 보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 은 57.1%, 재판부가 피소자에게 무료변호사를 선정해 준 비율이 62.5%, 피소자가 변호사를 만 나서 직접 상담을 한 비율이 25%, 변호사가 피 90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소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변호를 해 주었다는 비 율도 25%, 재판절차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였 던 비율이 87.5%로 조사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조사결과는 북한 주민도 변호사의 직책이 존재 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들의 본래 역할이 피 소자의 인권보장, 재판의 공정성 담보라는 것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알고 있더 라고 피소자와 그 가족은 인권보호를 위한 변호 사의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다. 는 통 일연구원의 보고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 습니다. 북한의 형사소송법은 피소자의 상소권을 보 장하고, 형사소송법 제360조에는 상소가 제기된 판결은 집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사형 의 경우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재 판 직후 그 자리에서 공개처형한다는 것은 법률 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한 이번에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공개처형의 대상범죄는 특정되 어 있지 않고, 다양한 범죄에 대해서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상으로 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다음으로 상소심 제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 습니다. 우리는 3급 3심제인데, 북한은 3급 2심제의 법체제입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제1심 재판 을 받은 자 중, 상소한 비율은 12.5%였습니다. 상소심에서의 재판결과는 제1심과 차이가 없었 다는 비율도 75%였습니다. 이런 것이 북한의 상소제도는 하급재판의 판결, 판정 또는 예심기 관의 수사 활동에 있어서 당의 사법정책이 정확 하게 관철될 수 있도록, 통일적인 지도와 통제 를 보장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설 문조사 결과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공개처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 형사소송법 제286조의 현지공개재판 규 정을 근거로 판단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 은데, 현지공개재판 규정은 결코 위 공개처형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법률가로서의 의견입 니다. 북한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현지공개재판 은 재판의 교육적 기능을 중시하여 재판절차에 있어서 일반 재판과는 달리 많은 군중이 볼 수 있는 현지에서 재판을 한다는 것일 뿐 재판을 마치고 형을 집행함에 있어서는 일반 재판과 다 를 이유가 없으므로 현지공개재판 규정이 위 공 개처형의 근거는 결코 될 수 없습니다. 김 현 :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는 구체적인 인권침해 실태에 관해서 먼저 허만 호 교수께서 유엔 인권위원회 대북결의상의 주 요 현안 여섯 가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 다. 허만호 : 제가 맡은 구체적인 인권침해 실태 의 내용은 2003년 이래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세 번 연속 대 북한 인권개 선 촉구 결의를 채택하면 서 북한 당국에 당부했던 여러 내용 중에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의 특별보고관과 실무단, 즉 Working Group이 북한에 대해 조사하여 정 식으로 보고할 것을 결의문에서 제시했던 주제 들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식량권, 고문, 종교적 불관용, 자의적 구금, 강제적 혹은 비자발적 실 종 외에 의견 및 표현의 자유권에 대한 관심 사 항들, 그리고 여성폭력에 대한 문제를 다루었는 데, 다만 여기에서 전체의 편제를 위해서 하나 를 제외했습니다. 강제적 혹은 비자발적 실종의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91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경우, 구체적으로 누가, 언제, 어디에서 비밀리 에 잡혀 갔다는 것을 고발해야 하는데, 정보를 구체적으로 6하 원칙에 따라 얻기 힘들었을 뿐 만 아니라, 얻었다 하더라도 현재 생존한 채로 북한 당국에 의해 구금되어 있을지 몰라서 그 자료를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 은 자의적 구금부분에서 익명처리를 한 채로 부 분적으로 다루었고, 또, 사안의 성격상, 6 25전 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많은 한국군 포로와 민간 인이 북한에 억류되었는데, 그 억류 과정을 보 면 강제적 혹은 비자발적 실종의 범주에 들어가 는 사안이 상당히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따로 떼어 오경석 위원이 발표해 주실 남북한 관계에서부터 비롯되는 사안으로 별도로 다루 었습니다. 사실 제가 맡은 여섯 가지 주제는 실상으로 나타나는 북한 인권 현황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 이 아닐 것입니다. 짧은 집필기간에 균형 있게 다루기는 힘들었는데, 시간 제약이라는 상황 속 에서도 현황이 어떤지, 또 왜 그런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해서 정치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분석 하려고 노력을 하였고, 그것이 보편적인 관점에 서 보았을 때, 무엇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 소 위 병리현상을 지적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면 대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으로 보고서를 구 성하였습니다. 시간제약상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 고, 몇 가지 중요한 점만 지적하고 토론 시간에 제가 시간을 좀 더 확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 니다. 근자에 와서 우리 사회에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아주 잘못된 인식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정확하게 1960년대에 서유럽의 진보적인 지식인들, 즉 좌파 지식인들이 소련을 비롯한 중 동부 유럽의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발생한 인권유린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북한 인권문제에 대 한 논의에서도 그것을 제대로 지적하면, 수구 보수 반동이라고 하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 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자료라며 신빙성에 의문 을 제기합니다. 그에 대한 개선책에 대해서도 북한의 체제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고 논의 의 범주에 한계를 설정하여 제대로 이야기가 되 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가급적이면 북한의 현황 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자료를 균형있게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만,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특히 유엔에서 인권과 관련해서 어떤 고발을 접수받을 때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6하 원칙에 따라 제대로 된 모든 정보를 갖춘 단 한 사례만 있더라도 그것은 인정이 됩 니다. 그런 관점에서 자세히 소개하려고 하였습 니다. 또 하나는 근래에 와서 우리나라에서 바람직 하지 못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중 하나가, 지 난 김대중 정부 이래 현 정부까지 북한의 인권 에 관해 정부기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공 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에 서 나오는 백서들이 연도를 거르지 않고 나올 경우에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백서의 내 용이 나빠져 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특히 특별독재대상구역에 대해 일반 학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최근 정보가 거 의 없는 셈인데, 이를 마치 북한의 정치범 수용 소에서 이제는 인권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과거 90년대 초에 경험자들이 이야기한 것이 이제는 종료된 것처럼 잘못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92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오류는 북한의 인권 현황을 호도하여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의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특별독재대상구역에 대한 정보를 비록 오래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 보고서에서 그대로 소개하 였습니다. 아울러 여성폭력과 관련하여 여성탈 북자들이 인신매매를 당하면서 경험한 폭력 상 황들에 대해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사 실들을 이번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대한변협에 서 실시하였던 100인의 탈북자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 다. 그 이야기들을 이 부분에 담으면서, 앞으로 북한인권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문제는 북한의 체제와는 무관하므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 고, 북한 정부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 우리나라 등 해당 국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또 해결해야 될 사안이라고 생각해서 범국가적인 접근 방법도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 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토론 시간 을 좀 더 확보하고자 제 발표를 이쯤에서 마치 도록 하겠습니다. 김 현(사회) :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제성 호 교수께서 사회적 취약계층의 인권, 여성, 아 동, 장애인 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성호 : 제가 맡은 분야는 사회적 취약계 층, 여성, 아동, 장애인 등을 연구하고, 탈북자들 의 인터뷰에 대한 내용을 담으려고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에서 도 관련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것도 참고 하고, 또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에서 국가인권위 원회에 제출한 보고서가 있는데, 그것도 참고하 면서 최신 자료와 북한의 관련 법규를 함께 참 고하여 이 부분을 기술하였습니다. 먼저 여성 부분을 보면, 북한의 가족법이나 남녀평등법 등 법규상 등, 외형상으로 남녀차별 이 해소되고,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양성평등이 실현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회생활, 가정 생활, 여러 면에서 실제에 있어서의 여성의 인 권보호가 매우 열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 히 여성이 가정에 있어서 발언권은 거의 없고, 남편의 뜻을 복종하는 것이 현실이고, 그것이 미덕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또한, 가사노동, 자녀양육 등 육체적인 부담 이 이루어지는 부분은 아내의 몫으로 되어 있습 니다. 직장 여성은 직장 노동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가사노동 등 이중으로 하고 있어, 전반 적으로 여성이 노동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습니 다. 또, 식량난이 심해지는 과정에서, 남편들이 직장에 나가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하고, 일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집에서 빈둥거리기 때 문에, 결국은 아내들이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하거나, 식량을 구하러 나간다는 것입니다. 가족 을 부양하는 것이 여성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습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 관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나아졌다고 하지만, 남존여비 사상 이 뿌리 깊어서 그런지, 전통적인 가부장적 의 식하에서 여성의 성역할 분담 등에서 여성이 제 대로 사회적으로 가정에서 대접받지 못하고 있 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남편들로부터 가 정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술 마시고, 남을 속이는 남편들 때문에 여자들이 얼굴을 들 지 못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는 남편이 아내를 방기하고, 그러나 이혼을 하 지 못하고 살아가는 여성이 많습니다. 북한에서 는 협의 이혼은 허용하지 않고, 재판상 이혼만 허용하는데, 실제로 이혼을 하면 사회적으로 당 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자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는 전통적인 여성상의 모습으로 살아 가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여성이 일방적으로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93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희생당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또, 가정폭력을 많이 당하는데, 폭력에 대해 서, 북한에서는 별로 문제시 하지 않고, 남의 가 정사에 개입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 여성이 관계 기관에 신고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고, 신고하더라도 집안일을 서로 협의해 서 해결하라고 오히려 종용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이런 가정에 있어서의 남녀 차별, 가사노동의 부담 증가, 남편의 폭력 등 가정에 있어서의 인 권이 열악한 상황에 있는 것뿐만 아니라, 직장 과 사회에서도 남녀 불평등이 상당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승진 심사 시에 남녀 차별 이 심하고, 성상납을 요구하며, 일당이나 훈장을 주는 경우에도 남자 위주로 실시하고, 임금 차 별도 일상화되어 있고, 노동 강도가 높은 부서 에는 남자가 배치되고, 그런 이유로 근무평정에 서 승진은 남자 위주가 됩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도 남녀평등과 거리가 있 습니다. 물론, 노동당원이나 여성의 사회적 진출 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허용되지만, 그 들의 비율에 비해서 정치적 영향력은 매우 작다 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 중앙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고, 다만 사회적 서비스 분야 나 간호사의 경우는 여성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교사도 여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 사회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폭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 습니다. 성폭력, 성추행이 일반화되어 있고, 입 당 시, 승진 시에 성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이 있 고, 가슴을 만지거나 껴안는 등의 성추행이 광 범위하게 이루어지고, 특히 독신 여성의 경우에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북한은 성추행을 아직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 다. 강간이나 성폭행의 경우는 국가권력이 개입 하고 형사처벌하는 법규를 두고 있지만, 성추행 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번잡한 버스 속이 나, 학교 여학생 화장실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 고 있습니다. 또, 매춘과, 인신매매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북한 사회가 병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춘은 주로 역전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매춘 장소는 민박집이나 매춘 여성의 집이라고 탈북 자들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매춘이나 인신매매 를 하는 경우에 당국이 엄벌을 하는데, 북한 사 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해서 그런지 뇌물을 주고 빠져 나가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 만, 여성의 자발적 매춘의 경우보다도 인신매매 의 경우에 있어서는 북한이 처벌을 하는 경우가 높다고 보입니다. 여성노동부에 관한 조항이 노동법이나 여러 관련 법규에 있는데, 출산휴가, 생리휴가 등도 두고 있는데,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예들도 없 지 않습니다. 이해가 다소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출산 전후에 휴가를 가보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증언을 하고 있는데, 적어도 산전, 산후 휴가로 한 달은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합니 다만, 이 부분은 앞으로 확인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불법 낙태 시술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구금 중의 여성 재소자들의 경우에 성추행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구타를 당하거나, 강제 낙태를 보고 들은 적이 있는가 라는 사항에 대해서 60% 정도가 그렇다고 대답 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아동의 인권인데, 아동의 경우에, 요즘 식량난이 다소 나아졌다고 하지만, 상당 94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수의 아동이 만성영양장애, 급성영양장애 등으 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영양장애 등은 건 강 및 면역력의 약화, 질병의 발생요인으로 작 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동의 의료는 매우 열악하고, 간부의 자녀 등은 조금 낫겠지만, 특 수층 계층을 제외하면, 수술이나 의약품 등의 전문화된 양질의 치료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치료에 있어서 계급적, 사회적 차별이 이루어지 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90년대 중후반에는 북한에서 배급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에는 아파도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지 못하였는데, 최근에는 조금 나아졌 다고 합니다만, 약의 경우는 절대적으로 부족해 서 약국에 가더라도 약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장마당에 가서 사거나, 뇌물을 주 어 의사에게 약을 사는 경우, 또는 민간요법에 의존하여 스스로 치료하는 상황입니다. 아이들 의 건강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못합니다. 또, 경제나 식량난이 악화되어 북한의 교육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잘 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런 아이들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부모님을 돕는 경우가 많고, 또 교사 들도 수업을 제쳐두고는 장사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아이들을 보살피고 신경쓰지 못하는 상황 입니다. 그리고 교과서나 노트 등의 학용품 등이 충분 히 공급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회 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차세대 지식인이라 고 할 엘리트를 양성하는 데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교사들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부모의 지위와 경제력, 교사에게 뇌물을 줄 경우에 성적을 조작하는 경우도 있 고, 인사를 자주하지 않는 학부모가 있는 경우 아이들의 체벌을 가혹하게 하여, 직 간접적으 로 뇌물을 강요하는 일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동들에 대한 폭력이나 학대 유기도 증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보육기관 시설 등이 있기는 하 지만, 상당히 열악하고, 부모를 잃고 보호를 받 지 못하는 아이들을 꽃제비라고 하는데, 그 꽃 제비를 수용하는 시설이 917개 있는데, 그들을 모아서 수용하더라도 제대로 먹여 주고 입혀 주 지 못하고, 추위에 떨게 하여 다시 도망쳐서 장 마당 등에서 유랑 걸식하고 있습니다. 여성 아 동의 경우에는 매춘을 실시하고 있는데, 형법에 서 2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으로 처벌을 하고 있 지만, 인신매매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아동 매춘 이 강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의 경우, 북한에는 두 가지 범 주의 장애인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복무하거나, 전쟁에서 불구가 된 상의군인 등의 영애군인 장 애인이 있고 일반 장애인이 있습니다만, 영애군 인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고, 국가도 이들에 대해서 특별대우를 해 주기 때문에 문제 가 되지 않지만, 일반 장애인의 경우는 어려움 과 차별을 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현재 장애 인의 규모는, 좀 오래 전 통계자료입니다만, 약 70~80만 명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장애인의 유형에 대해서는 책을 참고하시면 좋 겠습니다. 북한이 2003년 6월에 장애인보호법을 채택해 서 법규를 완비했습니다. 장애자 보호시설로서 조선불구자지원협회를 만들었습니다만, 국가 경 제, 식량난, 사회복지기반이 취약하여 장애인을 보호하는 데 열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해서 국제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95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사회에서 계속적인 비판이 있어 일단은 법제상 의 입법을 통하여 어떤 국제적으로 선전하는 효 과를 노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으로 나아져야 인권침해나 차별이 개선되는 것 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의 박해와 차별은 주로 장애인 거주지 역이 제한을 받고 있고, 오래 전부터 평양에 사 는 장애인은 농촌이나 다른 도시로 이주를 강요 당하고, 또 장애인의 경우에 있어서는 북한 사 회에서 제대로 대접받고 사회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태어나자마나 부모의 동의에 의하여 죽 이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장 애인에 대해서 집단수용소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고, 소아마비자를 집단적으로 수용하는 수용소의 존재를 탈북자들이 고발하기 도 하였습니다. 난쟁이의 경우, 2세의 아이가 난 쟁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불임을 당하는 경우 도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이 정상적인 사회활동, 직업을 갖기 어 렵고, 장애인만 모아놓고 일을 시키는 공장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맹인만 모아서 공장을 운 영하는데, 간단한 일을 시킨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시계수리, 구두수선, 도장파기 등을 장애 인에게 시킨다고 탈북자는 증언을 하고 있습 니다. 전반적으로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관 련 법제가 정비되어 있고, 외형적으로 보장이 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가재정기반이 취약 하고, 경제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법규에서 보장하는 정도의 인권, 특히 국제적인 인권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법규정과 인권현 실 간에는 엄청난 괴리를 보이고 있고, 이러한 인권 침해나 제한이 단기간 내에 근본적, 획기 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내용이 제가 연구한 결과가 되겠습니다. 김 현(사회) : 마지막으로 오경섭 위원께 서 정치범 수용소, 탈북자, 북송 재일교포, 남북 관계에서 발생한 인권 문제 등을 발표하시겠습 니다. 오경섭 : 시간이 제 한되어 있기 때문에 간략 하게 핵심적인 내용만 말 씀드리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책자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먼 저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 당국은 정치범을 적 으로, 정치범 수용 소를 적구 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사회에서 적으로 규정된 정치범들의 인권상황 이 가장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변협 북한인권백서에서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다루 기 위해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고, 면접 결과를 최대한 활 용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것처럼, 국내 에 들어와 있는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은 겨우 10여 명에 불과합니다. 그 분들 중에서는 인터뷰에 응했더라도 실명 공개를 꺼리는 경우 가 많기 때문에 좀 더 생생한 내용을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이해해 주셨으 면 고맙겠습니다. 먼저 북한에서는 어떤 사람을 정치범으로 규 정하는가를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형법을 통해 정치범을 규정하고 있습 니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정치범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북한 형법상 반국가 범죄 에 의해 처벌 96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된 사람입니다. 북한은 2004년 제5차 개정 형법 에서 반국가범죄 를 반국가 및 반민족 범죄 로 수정하였고, 반혁명분자, 불건전한 사상을 가 진 자, 적대분자 등 애매한 표현을 동원하면서 구체적 범죄행위를 세세하게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형법 조항만으로는 정치범에 대해 서 명료하게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 문에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에 대한 인터뷰 를 통해서 정치범수용소에 어떤 사람이 수감되 어 있는가를 파악한 후 역추적을 해야 합니다. 이 러한 과정을 통해 정치범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 습니다. 이렇게 분석해 보면, 정치범 수용소에 수 감된 정치범들은 크게 여섯 가지 부류로 나누어 집니다. 첫째, 지주 및 자본가, 친일파, 종교인 등 계 급투쟁 대상과 가족으로서 북한 정권이 수립된 이후에 수감된 사람들과 그 가족입니다. 둘째, 6 25 당시 치안대 가담자, 월남자 가족입니다. 셋째, 반당, 반혁명 분자로 규정된 후 숙청된 국 내파, 소련파, 연안파 등 반김일성 정치세력과 그 가족입니다. 넷째, 김일성 유일체제 반대세 력, 김정일 후계체제 반대 세력과 그 가족입니 다. 다섯째,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 칙 위배자와 말 반동 입니다. 여섯째, 외교관, 유학생, 북송 재일교포 등 자본주의 사상에 물 든 자들과 불법도강이나 공화국 탈출을 기도한 사람들입니다. 특히, 정치범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초법적인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가장 심각한 문 제 중의 하나는 정치범 가족에게 연좌제가 적용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족의 경우에 는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아버지 나 할아버지가 정치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단 하 나의 이유만으로 정치범죄를 저지른 당사자와 동일하게 정치범으로 간주되어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둘째, 정치범은 북한 공민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합니다. 그리고 국 가안전보위부에서 조사나 예심을 받는 경우에 도 재판이나 변호권이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사 과정에서 무자비하게 고문을 하고 있으며, 고문 과정에서 사망자도 발생한다는 증 언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한 인 권 상황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 니다. 셋째, 정치범이나 가족에 대한 구속 절차 가 아무런 공식적 재판 절차 없이 국가안전보위 부의 판단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입 니다. 모든 정치범에게는 재판이나 변호인 선임 권리 등이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 범들이 북한 내에 20만여 명이 수용되어 있다고 합니다. 정치범수용소는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 지만 대략 5개~10개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 정되고 있습니다. 정치범수용소가 최소 다섯 개 정도 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여러 연 구기관의 조사에 의해서 밝혀진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번 대한변협 북한인권백서에서 정 치범수용소와 관련하여 새롭게 확인된 사항은, 다른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한 증언입니다. 백서 를 보면 ID 71번으로 표시된 증언자가 함경남도 단천 대흥리 마그네사이트 광산 수용소에 대해 서 증언을 했습니다. 이 수용소의 실체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에 많은 관심과 조사가 필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또한 ID 85번, ID 72번 김용, 강 명수 씨 등이 18호 인민보안성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된 증언을 하였습니다. 그 동안에는 정치범 수용소는 국가안전보위부에서만 운영하는 것으 로 알려졌는데, 18호 정치범 수용소 같은 경우 는 인민보안성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18호 정 치범 수용소에 대해서는 인민보안성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인민보 안성에서 운영하는 다른 정치범수용소는 존재 하지 않는지 등에 대한 문제는 추후 연구 과제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97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3개월을 넘기면 생존력, 적응력을 갖기 때문에 상당히 장기간 수용소 생 활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열악한 의료시설과 의약품 부족으로 인해 많은 정치범 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범들은 하루 10~15시간 이상의 강제노동을 하고 있고, 일상 적인 폭력과 폭행, 고문이나 구금, 수용소 안에 서 비인간적인 대우 등 제도적인 폭력에 방치되 어 있는 상황입니다. 아동에 대한 인권침해도 심각합니다. 아무런 죄가 없이 수감된 아동도 정치범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폭력, 강제노동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동은 제 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강철환 씨의 증언에 의하면 일부 아 이들은 교사들의 폭행에 의하여 사망하는 경우 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여성의 생리적 특성에 대한 배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여성용품에 대한 공급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히 약자인 여성은 보위부원들의 성폭력 위협에 무 방비 상태로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범 수 용소 내에서 즉결처형이나 공개처형이 비일비 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체실험 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내 용에 대해서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현재 생체실험에 대한 증언이 이루어지 고 있기 때문에 향후 반드시 확인 작업이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탈북자 문제입니다. 현재 3~5만 명 정도가 중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먼저, 탈북자 인권문제 중에서 여성 탈북자에 대한 인신매매가 매우 심각합니다. 이번에 조사 한 100명 중에 64명이 여성 응답자입니다. 여기 에서 인신매매를 당했다고 증언한 사람이 7명입 니다. 이것은 여성 응답자 64명의 10%에 해당 합니다. 이를 전체 탈북자로 확대할 경우 중국 내에 있는 인신매매 피해 여성 중에 한국에 들 어와 있는 여성 탈북자는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 그리고 입국한 여성 탈북자의 경우에 인신 매매를 당했다는 사실을 밝히기 꺼려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 비율은 조사된 숫자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 탈북자의 인신매 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 되고 있습니다. 둘째, 중국 내에 있는 탈북자 중에서 일을 했 다는 사람의 비율이 약 38% 정도입니다. 그런 데 38명 중의 17명이 임금체불이나 임금미지급 을 경험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대략 40~ 45% 정도가 중국에서 임금체불을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중국 내에서 탈북자에 대 한 임금체불이나 임금미지급은 가장 심각한 인 권 침해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에도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 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 에 약 30%에 해당하는 사람이 한 번 이상 북한 으로 송환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송환되는 탈북자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 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송환되는 탈북자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봅 니다. 이 사람들이 북한 내에서 상당한 인권침 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송환된 탈북자는 맨 처 음 보위부 조사를 받고, 구류장에 구금당하는데 하루 세 끼 옥수수밥이나 죽을 제공 받고 있습 니다. 그러나 그 양이 너무 적어서 기아에 허덕 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 고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폭력, 고문, 가혹행 위나 강제노동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 98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주제발표 니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제 기하고 있는 것처럼 강제낙태와 영아살해가 빈 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탈북 과정에서 한국 사람을 접촉했거 나 기독교인을 접하였거나 한국행을 시도하였 다가 소환된 경우에는 정치범수용소로 수감된 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탈북자들이 국경 을 통해서 송환된 후 보위부 조사 과정과 인권 침해 실태는 백서 본문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 습니다. 또 하나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증언 중에 반드시 대책이 필요한 부분은 ID 94번의 증언입니다. 탈북자를 보호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리고 예쁜 다수의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사실 입니다. 이러한 증언이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 음입니다. 이에 대한 대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끝으로 중요한 문제는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영사관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 정부의 탈 북자에 대한 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사례 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리고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적극 해야 한다고 봅니 다. 향후에 그런 문제에 대해서 긴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다음은 북송 재일교포 문제인데, 시간상 간략 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북송 재일교포는 1959 년 12월 14일부터 1984년까지 총 180차에 걸쳐 이루어졌고, 28,448세대, 총 93,344명이 북한으로 송환되었습니다. 북송교포 문제의 본질은 그들 이 자유의사로 북한행을 선택하였지만, 조총련 과 북한 당국이 재일교포를 북한으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거짓과 기만에 가득 찬 허위선전을 했 다는 것입니다. 일본 사회에서 심각한 멸시와 천 대를 받았던 재일교포들은 북한은 지상낙원이라 는 허위선전에 현혹되어 북한행을 선택하였습니 다. 또한 북한 당국과 조총련은 재일교포들에게 자유로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배움의 욕구를 가진 사 람이 북한행을 선택하였습니다만, 결과는 정반 대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교육기회를 가지 지 못하였고, 청진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실망의 연속이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재 일교포에게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지 않았고,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도 허락하지 않았 습니다. 북송 재일교포들은 사실상 북한 사회 내 에 억류된 상태로 생활하게 됐는데, 이 사람들의 인권침해도 매우 심각합니다. 그들은 군대나 당, 안전부, 보위부 등으로는 진출할 수 없었고, 공직 자들은 북송교포들과의 결혼이 정책적으로 금지 되었습니다. 그리고 북송교포들은 성분이 안 좋 기 때문에 북송교포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 습니다. 1967년 이후에 북한 사회에서 대대적으 로 적대계층에 대한 숙청이 이루어지는데, 이 과 정에서 정치적 불만자, 자본주의 사상을 가진 자 를 청산하라는 지침이 하달되었고, 이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북송교포가 행방불명이 됐습 니다. 이 시기에 많은 조총련 중앙과 지부 출신 활동가도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백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북송대책 해결 방안은 북한 당국이 이 들에게 자유로운 권리, 스스로 고향(일본, 한국) 으로 갈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또 한 우리 정부가 북송교포들이 북한 사회에서 차 별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북송교포의 문제도 한국 정부가 관여해 야 할 문제로 생각하고 향후에 대책에 대한 논 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99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납북자 문제는 통일부에서는 485명이 공식적 으로 억류된 것으로 발표했고, 국가정보원에서 는 489명이 억류된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매 우 심각한 문제는 납북자 규모가 몇 명인지, 생 존 여부, 어디에 있는지 등을 정부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납북 자 관련 정보도 제대로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납북자의 인권실태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 리면, 납북자도 북한에서 적대계층으로 분류됩 니다. 그래서 성분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가 어렵고, 성분이 안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합 니다. 또한 이중ㆍ삼중의 감시에 시달립니다. 당,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에서 지속적으 로 감시하고 직장이나 인민반 등 주변 사람들 속에 감시자를 심어 놓고 감시하기 때문에 자유 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납북자들은 북한에서 항상 감시를 받는다는 피해의식 속에 생활했다고 합니다. 한국에 오신 분이 네 분인 데 그 분 중에 한 분은 지금도 그런 피해의식이 체질적으로 남아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납북자 의 경우, 당연히 여행의 자유가 제약되어 있고, 생활은 최하층 수준입니다. 본인은 물론이고 자 녀도 군 입대, 대학 진학 등도 철저히 제약을 받 고 있습니다. 그래서 탈북을 결심한 납북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납북자는 상당수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고 있다는 증언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 도 시급하다고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외국인 납치 문제입니다만, 저는 일 본 정부가 납치 문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통해서 한국 정부가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정부도 납북자 문제 해 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런 점을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본 정부는 현재 납북자가 10명이라는 것을 공 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실종 사건 당시 어선의 교신 상황, 정황증거에 대한 분석을 통 해 38명의 납북이 추정된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현재 납북자 숫자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납북 자 485명 중에는 납북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알려지지 않은 납북자 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 정 도의 규모인지도 전혀 파악할 수도 없고, 파악 하려는 노력도 없습니다. 납북자 개개인에 대한 추적 노력도 대단히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결 론적으로 한국 정부가 납북자 문제에 더욱 실 효성 있게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다음으로 6 25 당시 납북자 문제입니다. 6 25 당시 약 10만 명 정도가 납북되었는데, 이 분 들은 거의 고령이시고 일부밖에 생존해 계시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생사 확인과 상봉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국군포로 문제인데, 대 략 5만~6만 명 정도가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고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정확한 데이 터가 없는 추정치에 불과합니다. 국군포로의 경 우도 북한 내에서 상당히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 했습니다. 국군포로는 아시다시피 적대계층으로 간주되었고, 북한 내에 있는 탄광과 광산에 집 중적으로 배치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들은 30 년~40년 길게는 50년 이상을 광산에서 강제노 동에 시달렸습니다. 국군포로들은 60세가 되어 일을 그만둘 때까지 광산 노동자로, 최하층으로, 적대계층으로 생활해 왔습니다. 또한 국군포로 의 가족과 자녀도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습니 다. 자녀의 경우는 군대에 입대할 수도 없었고, 결혼도 성분 좋은 사람과 할 수 없는 등의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국군포로의 대다수가 이미 고령이시고, 일부밖에 생존해 계시지 않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 드리며, 한국 정부가 이들에 대 100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지정토론 한 생사확인, 상봉 추진 등 이들에 대한 지속적이 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지정토론 은 어렵고, 그 개입은 다양한 이슈 영역과 연계 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또한 다양한 행위자가 여러 가지 접근방법으로 활용하여 네트워크 형 성을 통해서 이루어질 때 그 효과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인권은 비단 북한 주민 만의 인권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통일,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 정착과 밀접히 연관된 문제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김 현(사회) : 주제발표를 마치고 지금부 터 토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서창록 교수께서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서창록 : 초대해 주 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이렇게 대한변호사협회 에서 북한인권백서를 출 판하게 된 것을 축하드립 니다. 제가 오늘 북한인 권 개선방향에 대해서 이 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이런 활동이 개선운동이 라고 생각합니다. 관심과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분이 활동을 할 때, 궁극적으로 인권개선이 있 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백서의 내용과는 다른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백서에 는 법적인 문제, 실태에 대해서 북한에 대한 문 제점을 지적해 주셨는데, 평소에 제가 북한인권 문제가 심각한데, 어떻게 하면 개선시킬 수 있 을까 하는 생각들을 모아서 말씀드리고, 여러분 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면, 북한인권문제는 근 본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초래되었지만 그 해결 은 국제적으로 다원적, 다층적 차원에서 이루어 져야 합니다. 즉, 외부의 개입 없이 인권의 개선 인권 분야의 발전은 인권의 레짐화 현상 으 로 설명됩니다. 이는 인권 레짐의 가입 국가 수 의 증가 차원을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권 개 념의 다원적 발전과 확대를 의미합니다. 현재 약 90여 개의 지역별, 주제별 국제인권 규약이 국가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인권 레짐의 정의는 인권문제 영역에서 국제사 회의 다층적 행위자(국가, 국제기구, NGO, 개인)들 의 기대가 수렴된 일련의 국제적 규범체계 및 실행절차 라고 할 수 있는데, 국제적으로 인권 의 레짐화 현상은 다층적, 다원적 차원의 글로 벌 거버넌스의 개념하에서 해석되어 구체화되 고 있습니다. 헬싱키 체제로 대표되는 유럽 지역의 지역 인 권 레짐의 형성은 탈냉전 이후 유럽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으며, 미주 지역의 지역 인권 레 짐 또한 남아메리카의 인권신장뿐만 아니라 정 치적 안정과 평화에 기여했습니다. 아프리카 역 시 지역 인권 레짐의 형성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보편적 인권에 대 한 국가 간의 상이한 해석과 권위주의적 문화, 정치적 비용 등의 이유로 지역 내 인권 레짐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동아시아의 지역적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 고 강대국의 이익과 권력이 배제된 형태의 인권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101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레짐을 구축하여 북한 사회의 참여를 유도한다 면 북한 정권도 더 이상 인권 탄압을 정당화하 거나 국제 인권 규범을 도외시할 수 없을 것이 다. 이런 차원에서 동아시아 인권 레짐의 형성 은 북한인권문제의 해결에 있어 궁극적이며 효 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인권에 대한 레짐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몇 가 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첫째, 헤게모니 권력이 존재하여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우입니 다. 둘째, 국가 간에 이익계산에 인권의 문제가 결부되어 서로 간 합의에 의한 레짐이 창출되는 경우입니다. 셋째, 인권의 규범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공유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국제 레짐 이론 차원에서 분석해 보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타 지역 레짐 형성의 바탕 이 되었던 권력과 이익이 그 접근 방법과 실제 성에 있어 효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지역 내 분쟁과 갈등을 설명하기 용이하고 궁극 적으로 지역의 바람직한 통합 형태를 제시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경우 헤게모니를 인정받는 유일 한 국가가 없습니다. 전 세계의 최강국인 미국 이 이 지역에서의 헤게모니를 유지하고 싶어 하 지만, 반미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그들의 소프트 파워는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할 만한 가공의 강국으로 서서히 등장하고 있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만한 역량을 갖 추지는 못했습니다. 더욱이 중국은 인권분야에 서는 후진국에 불과합니다. 일본 또한 그 경제 력에 비해, 역사적, 도덕적 이유로 리더십을 발 휘하기 어렵습니다. 이익의 측면에서 보아도, 중 국, 일본, 한국, 북한, 또 동남 아시아 국가들, 인 도, 네팔, 파키스탄 등 많은 국가의 이익이 서로 엮어지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구조입니다. 즉, 정 치적, 경제적, 문화적 연계가 합리적 계산을 통 한 이익 공동체를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권에 관한 한 이 지역의 국제 레짐 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인 권 개념과 규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소위 상향식 접근 방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이 는 기존의 다양한 정부 간 제도를 활용하여 인 권논의를 구체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행위자, 특히 풀뿌리 NGO들을 활용하여, 청소 년 인권 교육, 국제 인권포럼 등의 활동을 통해 인권규범에 대한 인식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 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세계화 시대에 다층적 행위자들 국제 기구, NGO, 타지역 인권 레짐 과의 네트워크 를 통해 아시아적 가치와 세계시민사회가 상정 하는 인권개념과 일치를 상호주관적으로 모색 해 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도 이러한 맥락에서 효과적으로 국제적 차원으로 공론화시켜, 중국, 러시아 등 북한과 밀접한 관 계를 갖는 국가들에게 압력으로 작용, 그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인식과 정책 변화를 유도시켜 야 합니다. 지식기반 레짐 이론에 따르면,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특정의 법칙 또는 규범이 형성되 고 그러한 규범이 행위자의 이익과 정체성의 변 화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동아시아의 경우 행위 자는 인권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만이 아니라 비 정부기구들이 포함되어야 하며, 그들의 세계시 민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규범형성이 중요합니 다. 이러한 규범은 궁극적으로 각 행위자 아 시아 국가와 북한을 포함 의 이익과 정체성 의 변화를 이끌어 내어 이 지역의 인권 거버넌 스가 형성되고 인권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102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지정토론 국가 간의 외교적 노력은 세 가지 접근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정부 간의 협력을 의미하는 Track I과, 학계나 준공무원들을 통한 비공식적 외교인 Track II, 마지막으로 비정부 기구들의 외교적 노력을 의미하는 Track III 접 근 방법이 있습니다. Track I 접근의 경우, 역내 정부 간 협력에 대해서 최근 동아시아 지역협력 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 되어 왔다. ASEAN, ASEAN+3, ARF, APEC 등이 그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는데, 이 모든 기구들이 인권과 민간안보에 대한 논의를 중요 한 안건으로 상정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로 중 요한 안건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ASEAN+3의 경우 동남 아시아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안보 문제의 논의와 함께 인권문제도 다루어져야 함 은 물론이고 북한인권문제도 이에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동아시아 국가 스스로가 인권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 에 실질적인 논의를 정부 간 차원에서 다루기는 쉽지 않습니다. Track II 접근은 전통적인 정부 대표나 외교 관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학계나 준공무원 등에 의한 정책토론과 연구를 통한 비공식적 외교입 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동아시아의 특수성으 로 인해 국가 차원의 인권 논의가 쉽지 않기 때 문에 Track II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아태안보협력이사회(CSCAP: Council for Security Cooperation in the Asia Pacific)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환경문제, 경제 불균형, 인권문제 등에 관련하여 소위 포괄적 안보(comprehensive security)에 대한 개념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또 동아시아비전그룹(EAVG: East Asia Vision Group)은 1999년 2년 프로젝트로 형성되어 각국 에서 2명씩(비정부 대표) 대표를 선정하여 지역 협력에 대한 비전 보고서(vision report)를 작성하 여 2001년 ASEAN+3의 정상회담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경제, 정치, 안보영역뿐 만 아니라 환경, 사회, 문화, 교육 영역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한 지역협력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 고 있습니다. 이 EAVG는 이후 EASG의 정부 간 협의체로 발전되었고, 이러한 발전은 동아시 아 인권발전을 위한 노력에도 시사해 주는 점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NGO들 중심의 Track III 접근 방 식은 소위 아래로부터의 풀뿌리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접근으로서 타 국제기구 국가들과도 공 동작업의 유연성과 문제해결에 있어 효율적 접 근이 용이합니다. 또한 이는 아직까지 민간안보 에 대한 합의가 없고, 많은 국가 스스로가 인권 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동아시아에서 아래로 부터의 규범형성은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인권 레짐 형성은 궁극적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지역 화의 방향과 방법을 제시합니다. 북한을 돕는 단체들은 식량, 비료 등 식량난 해소를 위한 구호사업과 전염병 방제 및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보건의료 분야 등에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점차 그 영역에 있어 기 존의 긴급구호 사업에서 장기적 개발관점의 보 건, 의료, 식수, 위생, 교육 분야로 확대되고 있 습니다. 국내 민간단체는 독자창구와 대한적십 자사를 창구로 하는 두 가지 경로로 북한지원사 업을 진행 중이며, 북한에 상주하면서 인도주의 사업을 벌이는 유엔과 여러 국제기구 및 NGO(비 정부기구) 상주 요원들은 유엔 인도조정국(OCHA), 세계식량계획(WFP), 유엔 아동기금(UNICEF), 유 엔 개발계획(UNDP), 식량농업기구(FAO), 유엔 인 구기금(UNFPA), 세계보건기구(WHO), 캠퍼스, ADRA, CESVI, 트라이앵글, 컨선, 핸디캡 인터 내셔널, 세이브 더 칠드런, GAA, PMU, PU, 적 십자국제연맹(IFRC) 등 18개 기구 115명으로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103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2004)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사업에 착수하고 있 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네트워크 형성의 미비, 동아시아 지역 내 단체활동 미비의 난점 으로 인하여 북한인권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에 있어 좌절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 NGO는 그 활동과 정보에 있어 네트워크를 형성, 장기 적인 안목에서 정보의 교류와 문서화, 연결 시 스템 구축을 필요로 하며, 이를 동아시아 지역 의 인권규범 형성에 있어서 때로는 정부 및 학 계에 대한 압력으로 때로는 협력으로 구실할 수 있도록 구체화시켜야 합니다. 물론, 현재 동아시 아 지역 내에서 ASEAN+3, ARF 등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지역 인권 레짐 형성으로까지 연계시킬 수 있는 궁극적 메 커니즘으로 NGO가 구실하여야 합니다. 북한 인 권문제 인식과 해결을 위한 모색은 개별국가의 압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다층적 차원 의 다자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NGOs의 역할이 강조되는 Track III 접근은 북 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효율적 방안을 제시함 과 동시에 동아시아 지역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요즘 유럽안보협력회의/기구의 예를 살펴보면서 북한인권문제를 다자적 협의 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 다. 유럽의 현실과 현재 북한을 둘러싼 동북아 의 현실은 너무나 차이가 있어 그 적용성에 의 문이 있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유럽을 모델로 삼아 다자적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고 봅니다. 유럽의 경우, 1973년 헬싱키에서 시작하여 1994년 유럽안보협력기구가 설립되기까지, 또 그 후에도 인권분야의 규범 형성에 상당한 발전 을 이룩해 왔습니다. 초기 법적 구속력을 가진 규약이나 조약으로도 인정되지 않고 단순한 정 치적 타협으로 간주되었던 것과 달리 점진적으 로 공동의 항구적 제도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 이 특이한 일입니다. 특히 시민적, 정치적 권리 의 개념에 상당한 의구심을 가졌던 동구권이 유 럽안보회의의 프로세스의 시작과 지속을 위한 조건으로 인권부문의 여러 측면을 받아들였던 것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러한 유럽 모델이 동 아시아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그 과 정을 국제정치학의 세 가지 시각에서 보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국제정치학적으로 유럽안보협력회의의 발전 은 세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첫째, 현실주 의 시작에서는 유럽 지역에서 실질적인 인권분 야에서의 규범설정은 탈냉전과 무관하지 않다 고 볼 것이다. 탈냉전이라는 국제적 정치구조의 변화 없이 서유럽과 동유럽의 협력은 그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90년 인권부문회의 2차 코펜하겐 회합에서 동 서 양 진영 간에 접근 방식의 차이가 현저히 줄 어들고 공약들이 채택될 수 있었던 것은 탈냉전 의 분위기에서 가능했던 것이라 볼 수 있습니 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동아시아에서 북한의 경우, 아직도 냉전의 잔해가 남아있고, 획기적인 정치적 구조의 변화가 없이 인권분야에서의 공 동의 협력을 추구하기 매우 힘든 면이 있다고 볼 것입니다. 둘째, 기능주의 중심의 자유주의 시각에서는 인권문제가 다른 이슈 분야 경제, 안보, 기술, 문 화 등과 연계되어 추진됨으로써 점차로 국가 사 이에 협력의 동기가 부여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인권분야에서의 규범들이 법적 구속 력을 가질 수는 없지만, 국가들이 장기적인 차 원에서 연계이익을 위해 협력을 택하게 되는 경 우입니다. 유럽안보협력기구의 경우 다른 기구 와 달리 안보에 대한 접근이 포괄적이고, 그래 서 안보문제가 비단 군사부문뿐만 아니라 정치, 104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지정토론 경제, 환경, 인권 부문과도 관련이 있고, 서로 밀 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기능주의적 발달 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인권분야 규범형성과정의 경우 단순히 기능주의적으로 해석하기엔 한계 가 있습니다. 특히 유럽안보협력기구가 참여국 가 내부의 인권부문 현안들이 다른 참여 국가들 의 간섭이 정당화될 정도로 구속력을 갖는다는 것은 기능주의 이상의 해석이 요구됩니다. 여기 에 마지막 세 번째의 구성주의적 시각이 의미가 있습니다. 구성주의자들은 행위자들이 오랜 기 간 동안의 상호 작용을 통해 소위 사회적 구조 (social structure) 를 형성해서 집단적 의미 (collective meanings) 를 부여하게 되는 점을 강 조합니다. 유럽의 경우 장기간 상호작용은 인권 분야에 독특한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 냈고, 행 위자들이 그 구조에 공동의 의미를 부여함으로 써 인권분야에 규범이 형성되어 왔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의 행위자는 비단 국 가뿐만 아니라 비국가행위자들도 포함됩니다. 모든 시각이 다 나름대로의 독특한 해석이 있 고 일리가 있지만 유럽의 경우 구성주의 시각의 해석이 상당한 함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장기적인 차원에서 동아시아에도 이러한 시 각에서의 다자간 협력의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 다고 봅니다. 이는 단순히 국가차원에서의 다자 적 협력이 아닌 비국가 행위자들을 포함한 소위 신다자주의(New Multilateralism)를 의미합니다. 특히 북한과 같이 정부차원에서의 대화는 그 자 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NGO와 같은 비국가행위 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장기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어떤 형태의 노력 이 사회적 구조의 형성에, 더 나아가 갈등해소 에 도움이 될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자간 안보협의체를 통해 북한의 핵문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제도화 문제, 북한의 인권문제를 해결하 려는 구상은 매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노력해 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습니다. 동북아에서 유럽 안보협력회의 모델을 받아들여 현재 논의되고 있는 동북아다자안보협력회의(혹은 협의체)에서 인권문제를 다루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아세안 지역포럼이나 6자회담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노 력은 국가차원에서 위에서부터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비정부행위자를 포함한 아래로부터의 참여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는 북한 주민 각 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이는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시급한 현안인 탈북자들의 자유권 보장문 제, 인권보장문제는 현재의 지역적, 국제적 제도 하에서 구제받기 어려운 현실입다. 다자간 협의 (체)를 통해 이를 재천명해서 국제적 연대보장 형식을 통해 구속력을 보강하려는 국가차원의 다자간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 니다. 가장 긴밀한 관련국인 중국의 변화 또한 아래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사실 미국의 대북 인권 규탄은 북한인권문제 의 개선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 은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그들 나름대로의 공세를 계속해 왔습니다. 하지 만 유엔이나 EU, 특히 세계시민사회에서의 대 북 인권규탄에는 귀 기울이는 자세를 취해 왔습 니다. 이러한 추세가 그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 지고 있는 국가, 시민사회, 국제기구로부터의 압 력이 가세할 때 북한 또한 현재의 인권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김 현(사회) : 감사합니다. 다음은 이금순 연구위원께서 토론해 주시겠습니다.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105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이금순 : 서 교수께 서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 한 동아시아 내의 협력에 대한 방안을 이야기해 주 셨는데, 저는 통일연구원 에서 1996년부터 북한인 권 백서를 발간하는 작업 에 참가한 연구자의 입장에서 대한변협이 발간 한 2006년 북한인권 백서에 관련한 발표에 대해 서 제가 몇 가지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발표에서 나온 것처럼 북한인권상황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크게 제고되었으나, 아직도 북 한인권상황에 대한 인식은 미흡한 것이 현실입 니다.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제공 노력이 우리의 중요한 과제로 주어져 있다는 점 에서, 대한변협의 탈북자 100인에 대한 인터뷰 를 통한 북한인권백서 발간은 매우 의미 있 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리고 또 백서를 발간 하는 연구자 입장에서 저희 인권백서 발간에 자 극이 되고 도움이 될 만한 상대 백서가 있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희가 인권백서에 대해서 국내의 관심이 없던 당시에는 실태를 기 술하는 점에 그다지 무리가 없었는데, 최근에는 기술한 인권상황에서 개개인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국ㆍ내외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 기 때문에 인권 실태를 기술할 때 그 어느 때보 다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하신 것처럼 탈 북자의 증언을 통해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유 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 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하나하나 확인 하면서 기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한변협이라는 공신력 있는 법률단체에 서 발간하는 백서이기 때문에 오히려 연구자들 이 발간하는 백서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권백서가 단순 히 실태를 알리는 작업을 떠나서 앞으로 북한인 권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떠한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면, 대한변협이 앞으로 추 구할 북한인권의 개선방향을 염두에 두고 백서 를 더욱 집중적으로 조명을 해 주시면 정말 도 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국제적으로 특정지역에서 인권침해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치확립 이 중요하다 는 인식이 확대되어 왔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에서 법치확립을 위해서 실제로 북한의 법 률제도들이 가지고 있는 반인권적인 조항들, 그 리고 북한의 법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북한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어떠한 점들이 잘못되어 있는지, 실제로 법률을 집행하는 절차 에서 관련된 일꾼들이 인권의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부분을 끊임없이 알려 주고 그것이 이 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것 은 일반 연구자보다 대한변협처럼 법률전문단 체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러한 주 문도 같이 드립니다. 저는 오늘 백서를 읽어 보면서 앞으로 대한변 협의 북한인권 관련 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었 으면 하는 바람에서 북한인권백서 에 대한 개 인적 견해를 몇 가지 지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북한인권백서 의 발행 주체가 대한 변협이라는 점에서 인권침해사례에 대한 자료 수집과 공개 시 증언자의 인권보호 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일부 증언자가 자신들의 인권침해에 대한 인권 침해소송을 제기한 사례들이 있고, 증언자들의 신분노출로 인해 본인과 가족이 받을 위험가능 성이 현실적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증언에 임한 대상자들의 인적 정보 공개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이에 기반한 서면동의가 있지 않 을 경우에는 백서에서 실명과 구체적인 신상자 106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지정토론 료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본 백서의 일부항목에서는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 가명 처리 혹은 ID번호 부여를 하였으나, 일부 항목은 실명으로 명기되어 있습니다. 둘째, 서론에서 북한인권백서 발간의 취지 가 북한인권상황에 대한 객관적 고찰 이라고 명 시되고 있으나, 본문에서 필자들의 일부 표현이 북한체제에 대한 정치적인 평가로 이해될 수 있 다는 점에서 전체 백서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저 하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분 단구조하에서 외부의 적 설정 이라는 분석은 매 우 중요한 인식이나 북한체제입장에서 분단 상 황으로 인한 외부위협으로부터 체제수호 라는 더욱 다각적인 차원의 인식도 함께 포함되는 것 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필자들의 북 한인권상황의 원인과 대책 혹은 원인과 평가 에 있어서 일부 표현이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 한 극단적인 비판을 위한 것처럼 비춰져, 마치 백서의 주요 취지가 우리 정부의 반성 촉구 를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셋째, 북한인권상황을 접근하는 데 있어서, 인권침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탈북자들의 증 언이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탈북 자의 증언을 토대로 전반적인 사실 확인이 이루 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단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상당히 무리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 어 개성 지역 노동자 임금지급방식에 있어서 마 치 특정 탈북자 개인의 증언을 인용하여 전체 상황을 설명하고 있으며, 증언이 특정 시기 상 황을 보여 주는 것일 수도 있으나 마치 이러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도 록 기술하고 이에 대한 단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한 대북지원식량 의 분배 및 전용문제와 관련 논란의 소지가 있 고 검증되지 않은 분석을 포함한 특정 보고서에 근거하여 극단적인 방식으로 한국 정부를 비판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법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원 물품의 전용문제와 관련 다른 인도적 위기지역 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반적인 문제점과 비교하 여 북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고 어떠한 한계가 있었는지, 북한 당국의 대응체계 는 어떠하였는지를 더욱 체계적으로 검토했어 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식량권의 원인과 대책 에 대한 분석에서 일부 자의적인 평가와 극단적 인 표현은 법률상으로도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본 백서를 대한변협이 발간한다는 점에 서, 북한의 법치확립을 위해 현재 법체계상의 문제점과 함께 실제 법률과정, 즉 실제 법 집행 절차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와 분석에 집중하 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부 확인되지 못한 법률 상 절차에 대해서는 단정적인 표현을 할 경우, 마치 대한변협의 평가가 실제 상황인 것으로 다 른 보고서에서도 지속적으로 인용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또한 백서 발간을 위해 100인 탈북자 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백서에서 이전 자료들을 크게 부각시킬 필요는 없었던 것 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정치범 수용소, 여성에 대한 폭력, 기쁨조 등의 실태와 관련 80-90년대의 자료들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항목(여성에 대한 폭력 등)은 반복적으로 기술되고 있습니다. 직접조사에서 증언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항목에는 있 었으나 증언이 수집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질문 이 수집항목에 미처 포함되지 않았는지를 명확 히 밝혀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본문을 보면 실태조사를 연구자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107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들이 직접 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런데 처음 에 소개하시면서 이것을 외부에 발주하였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단순한 설문조사가 아니고 구 체적으로 기술을 받는 조사였기 때문에, 앞으로 는 그 부분에 용역발주만 하지 마시고 변호사님 들이 바쁘시겠지만 같이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면접자를 다 할 필요는 없겠지만, 중요한 면접자들은 선별해서 직접 하시면 좀더 유용한 정보를 끌어낼 수 있 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외부 용역을 통해서 한 것이라면 본문 각주에 어딘가 에 외부용역이라는 것을 한 번쯤은 명시할 필요 가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뒤에 부록에 서 조사결과를 정리하는 것에서 북한인권정보 센터가 참여하였다고 하였는데, 본문에서도 면 접과정에서 외부사람들이 참여했다는 것을 분 명히 명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의 인권침해 상황문제에 대 해서, 개인적으로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 니다. 탈북자들의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서 잘 정리를 해 주셨는데, 제가 작년에 연구를 하면 서 보니까 국제사회가 탈북여성의 인신매매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집 중적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데, 실제상황을 들여 다 보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인신매매와는 상당히 다른 성격들을 가지고 있 는 부분이 최근에 많이 발견됩니다. 예를 들면, 휴먼 트래피킹(Human Trafficking)하고 휴먼 스 머글링(Human Smuggling)에 차이가 있는데, 탈 북 여성의 인신매매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인신매매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전체 그 림이 탈북 여성이 거래되는 것이 다 인신매매라 고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기술할 필 요가 있고, 그리고 273페이지에서 탈북자에 대 한 정부의 처리부분에 대하여 이야기하셨는데, 대한민국 영사관에 들어가 한국행을 요청한 대 부분의 탈북자들이 쫓겨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2006년 백서에 실려 버리면, 그리고 그 것이 영문으로 번역되면, 해외에서 그렇지 않아 도 우리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계속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데, 마치 우리 영사 관은 해외에서 다 방치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기 술을 해 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정 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 릴 수는 없지만, 분명히 탈북자들이 중국 영사 관을 거쳐서 오는 경우의 규모가 크고, 외부에 서 전화를 요청했을 경우, 중국 내에서는 이루 어지고 있지 않지만, 일단 영사관으로 진입을 하고 탈북자로 판명이 되면, 국내로 입국을 하 게 되고, 그리고 동남아에서도 대사관으로 진입 을 하면 탈북자들이 보호시설에 있다가 오는 것 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이 그 당시에는 그 럴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 기 때문에, 정확히 최근의 변화를 기술해 주고 상황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 고 생각합니다. 탈북자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부분은 공감 을 하지만, 이것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나 파 급력을 감안해서 하나하나를 기술하는 것이 필 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상황들을 지적하여 보 았습니다. 김 현(사회) :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간 단히 주제발표자 중에서 허만호 교수께서 발표 해 주시겠습니다. 허만호 : 두 분 토론자의 의견을 잘 들었 습니다. 백서가 출간되기 전에 이런 기회가 마 련되었으면 그런 논평 중에 유익한 부분을 반영 할 수 있었을 텐데, 불행히도 그렇지 못하여 다 음 개정판이나 증보판을 낼 때, 반영할 수밖에 108 인권과정의 Vol. 363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 지정토론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을 전제하면서, 저희 들이 준비한 것에 대해서, 제가 맡은 부분을 중 심으로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이 백 서를 준비할 때, 어떤 성격의 책을 낼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를 거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 존의 인권보고서들도 많이 참조하였습니다. 통 일연구원에서 1996년 이후에 발간해 온 백서도 물론 참조했습니다. 그런데 본 집필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참조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활동하는 비정부단체들(NGOs)이 UN이나 EU 등 국제기구에 제출한 보고서 양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하게 고려한 것 중 하나가 그 보고 서들에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다른 기관의 보 고서나 백서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으로, 그 나라의 상황이 그 나라가 가입한 국제인권규범 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 실제로 어떤 괴리 현 상이 있는지를 규명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자기들이 준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기초로 해서 어떻게 간극을 줄여나 갈 것인지는 보고서들의 중요한 이정표요, 방향 성이었습니다. 본 집필진은 백서를 준비하면서 이 점을 준거(reference)로 삼았습니다. 그 다음에 지금 논평하신 것 중에 오해의 소 지가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글을 보시면 다 이해하실 것입니다만, 우리가 이 백서를 준비 하면서 증언자들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글을 준비한 이유가 북한의 인 권개선에 있는데, 증언자들과 그 친척들의 안 위에 해악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대부분이 ID 번호를 부여하는 형식을 취해서 익명처리를 하 였습니다. 다만, 이미 언론에 공개된 사람들이 나, 이 인터뷰의 직접적인 대상자가 아니었던 사람들, 소위 자료로서 공인된 사람들이라고 할까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실제 이름을 제시했습니다. 또 하나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이야기함에 있 어서, 특히 제 부분에 있어서, 미국의 보고서, 문제 있는 그 보고서를 많이 인용하였다. 고 했 는데, 저는 그 보고서를 매우 한정적으로 인용 하였습니다. 역시 저자들이 외국 사람들이니까, 좀 더 심도 있는 내용을 담아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큰 흐름이라든가 큰 틀에 있 어서, 저는 그 사람들의 주장과 보고 내용이 결 코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면 서 저는 북한 정권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그래 서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가 낸 보고서 와 제가 직접 인터뷰해서 만난 탈북자의 이야 기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그 미국 보고서를 인 용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해를 못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1980년, 90년대의 자료를 인용할 때 유의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유의하라는 것인지, 이를테 면 시점의 차이, 즉 80, 90년대 인용했던 내용이 지금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부 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인지, 아니면 오래된 것이니까, 쓰지 말라는 이야기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전에 제가 발표한 것처럼, 그 상황이 개선되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간접 적으로, 혹은 국가정보원에서 사적으로 들은 이 야기로는, 정치범 수용소 내에서, 특별 독재대상 구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상황에 대해서 증언해 줄 사람이 없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이 자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이야기까지도 저는 들은 바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유보적으로 이야기를 하시기는 했 지만, 이 백서와 우리 위원들의 신뢰성에 큰 흠 이 될 수 있는 지적을 하셨기에, 오해를 풀기 위 해서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설문조사에 우 리 위원들이 직접 관여를 했습니다. 특히 제가 인권과정의 2006년 11월 109

특집Ⅱ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맡은 부분에 해당하는 설문자들은 제가 별도로 인터뷰를 주도해서 정리를 하였습니다. 오경섭 위원의 경우에도 자기가 맡은 부분에 대해서는 인터뷰와 정리를 본인이 직접 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부분적으로 직접하고, 실제 의뢰를 한 기관에서 인터뷰를 할 때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는 이것이 대한변협의 북한인권소위원 회에서 실시한 인터뷰라고 해도 도덕적 문제가 안 되는 것은, 그 의뢰한 일의 최고 책임자가 우 리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있고, 끝까지 활 동을 하였습니다. 다음에 탈북자의 인권, 특히 여성인신매매에 대해서 휴먼 트래피킹(Human Trafficking)과 휴 먼 스머글링(Human Smuggling)을 구분해야 한 다고 지적했습니다. 제 글에서도 이 점은 지적 하고 있습니다. 문타폰 북한특별보고관의 조사 에 의하면, 인신매매의 피해자라고 하는 탈북여 성 중 상당 수가 휴먼 트래피킹보다는 휴먼 스 머글링, 즉 인신밀수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인신매매와 인신밀수를 엄격히 구 분하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국제사회에 크게 알 려야 할 것은 북한의 경우 그것이 큰 차이가 없 다는 것입니다. 왜 큰 차이가 없느냐 하면, 북한 에서 살길을 찾아서 어사일럼 시커(Asylum Seeker)들이 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인신밀 수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고, 특히 여성의 경우 에는 인신매매 조직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조직이 아니라 개인적 인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래서 외형 적으로 자신의 동의가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 에, 그것은 휴먼 트래피킹보다 휴먼 스머글링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판별하고 있 는 기준하고, 실제 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상하고는 상당한 성격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 에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아니고 인신밀수의 공 모자로 처벌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입니 다. 물론, 보족적으로 설명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공감합니다. 그 외에 반복되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아 까 시간 제약상 충분히 말씀을 못 드려서 한 가 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의 인권문제에는 여러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특정 현안을 따로 떼어 독립적으로 다루거나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 다. 그런데 불행히도 과거에는 북한의 정치적인 성격의 인권유린에 지나치게 강조점을 두었다 면, 지금은 북한의 식량권에 너무 치중되어 있 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맡았던 전체 여섯 개 의 주제 중에서 식량권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더 큰 비중을 두었던 것은, 저는 역의 관점에서 그 렇게 강하게, 또 그것만 유독 강조해서 언급되 고 있기 때문에, 그 사안의 실제가 어떠한지, 즉 현황에 대한 국내자료, 국제사회의 자료 특히 UN 산하 기구들의 자료, NGO들이 제시한 자료 들을 전부 비교 분석하였습니다. 또, 기근과 관련 하여 그 원인에 대해서 학자들이 기존 연구에서 강조하는 식량공급총량의 감소(Food Availability Decline) 뿐만 아니라 식량권부여의 감소(Food Entitlement Decline) 에서도 원인을 찾고자 했습니 다. 북한의 기근과 아사는 상당 부분 정치사회학 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달리 말해서 3계층 51개 부류 에 따른 계급차별 정책 의 희생자들이 결국 취약계층을 이루고, 그들이 식량권을 부여받지 못해서 희생되었다는 측면 을 저는 강조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는 모니터링을, 즉 그것도 특별히 북한에 대해서 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북한 정 권과 대한민국 정부가 이미 서명한, 국제규범에 따라 모니터링하고 제대로 분배되도록 해야 한 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 외에 정치체제라든가, 김정일 정권, 특정 110 인권과정의 Vol. 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