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의 재전송료 분쟁과 해결 조대곤 지난 10월 중순부터 약 2주 동안 뉴욕 시의 브루클린(Brooklyn), 브롱스(Bronx), 퀸즈(Queens) 등에 거주하는 약 300만 가구는 미국 4대 지상파방송 네트워크 중 하 나인 폭스TV(Fox TV)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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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Content 통권 20호 2010. 12 USA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의 재전송료 분쟁과 해결 5 Germany 구글 스트리트뷰, 사생활 침해 논란 15 CANADA 반스팸 법안 C-28의 주요 내용과 이슈 22 FRANCE 저작권 보호 리포트 관련 분쟁 31 CHINA IPTV 사업 갈등상황 38 UK 오프콤 구조조정과 권한 축소 논란 46 JAPAN 보도 내용의 진실성과 저작자 인격권 분쟁 55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의 재전송료 분쟁과 해결 조대곤 지난 10월 중순부터 약 2주 동안 뉴욕 시의 브루클린(Brooklyn), 브롱스(Bronx), 퀸즈(Queens) 등에 거주하는 약 300만 가구는 미국 4대 지상파방송 네트워크 중 하 나인 폭스TV(Fox TV)를 시청하지 못했다. 이는 이들 지역에 독점으로 케이블TV 서 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블비전(Cablevision) 사와 폭스TV를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프 (News Corp.) 사 간의 프로그램 재전송료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폭스TV가 일방적 으로 방송 송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가 한창인 미국 메이저리그와 자신 들이 응원하는 뉴욕 자이언츠의 풋볼 중계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시청자들은 양 사 간의 분쟁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자 불만을 터뜨렸으나, 2주간 계속된 초유의 방송 중단 사태는 정치권과 미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이하 FCC)의 개입과 비난 여론이 한참 고조된 뒤에야 해결되었다. 비단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지난 몇 년간 케이블TV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 사 간의 분쟁은 끊임없이 지속되어왔고, 항상 방송 신호 송출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직전에 협상이 타결되며 아슬아슬한 순간을 넘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글에 미디어미래연구소 미국 통신원(카네기멜론대학교 박사과정) DECEMBER 2010 5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의 재전송료 분쟁과 해결 서는 양 자 간 분쟁의 배경과 원인을 살펴보고, 폭스TV와 케이블비전 간의 분쟁과 갈등 해결 과정을 순차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케이블TV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 간 분쟁 배경 미국 방송시장 역사에서 케이블TV가 전면에 등장하기 이전인 1940~80년대 중반까 지는 미국 여러 지상파 방송사(NBC, ABC, CBS 등)가 방송시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케이블TV 가입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케이블TV 전문 채널도 속속 등장하면서, 케이블TV 진영은 방송산업의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 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 재전송료 분쟁의 근원을 알기 위해서는 1992년 제정된 케 이블TV 소비자보호법(Cable Television Consumer Protection and Competition Act) 에서 규정한 지상파 프로그램 재전송 관련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 이 법에 따르 면 지역 지상파 방송사는 3년마다 케이블TV 사업자와 협상을 통해 재전송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이때 의무 전송(Must-carry) 과 재전송 동의(Retransmission consent) 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의무 전송 을 선택할 경우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 블TV사업자에게 경제적인 보상을 요청할 수 없는데, 프로그램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의 소규모 방송사들은 이 방법을 택하여 자사 프로그램이 케이블TV를 통해 방 송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재전송 동의 를 선택할 경우 방송사는 케이블TV 사업자와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전송 조건을 결정하게 되는데, 인기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과 뉴스, 드라마, 인기 프로스포츠의 독점 중계권을 확 보하고 있는 메이저 방송사들은 주로 재전송 동의 를 선택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케 이블TV 사업자와 협상을 벌여온 바 있다. 1990년대에는 양자 간의 협상에 있어, 일 부 방송사의 현금 보상 요구가 있기는 했지만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대체로 광고 시 간 구입, 교차 프로모션 등의 현물 보상을 해주는 방법을 추구해왔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법적 분쟁과 갈등은 있었지만, 재전송 정책에 관한 큰 틀은 변하지 않았고, FCC는 시장 자율적인 협상을 중시하는 기조를 유지하며 기술과 산업 환경 변화에 6 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맞게 정책을 조정해왔다. 그렇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특히 지난 2년간 메이저 지상파 방송사와 대형 케이 블TV 사업자 간의 재전송료 분쟁은 한층 격화되고 갈등이 심화되어왔다. 양자 간의 잦은 분쟁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지상파TV 방송사 경영 악화와 방송 산업의 환경 변화로 요약할 수 있겠다. 우선, 미국 메이저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몇 년간 광고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고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며 경영이 악화의 일로를 걸어왔다. 이는 여러 케이블 전문 채널이 인기를 끌고, 초고속인터넷이 대중 화된 데 따른 시청률 하락에 기인한다. 따라서, 이들 여러 방송사는 줄어든 광고 수익 보전을 위해 케이블TV 사업자의 재전송료를 통한 수익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과거보다 훨씬 큰 규모의 현금 보상을 강력히 요구하기 시작했다. 여러 방송사가 이 렇게 적극적인 협상을 추구하는 데에는 미국 방송산업 환경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케이블이 거의 독점해왔던 미국 다채널 유료방송(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 시장은 위성 및 IPTV 사업자 등이 꾸준히 영역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격 화되었고, 이에 따라 여러 지상파 방송사는 다양한 프로그램 유통 채널을 확보하며, 한층 강화된 협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최근 1~2년간 케이블TV 사업자와 재전송 동의 를 갱신하는 협상에서 대폭 인상된 프로그램 재전 송료를 요구했고, 이에 케이블TV사업자들이 난색을 표하며 분쟁이 잦아지기 시작 했다. 케이블TV 사업자 측은 지상파(Over-the-air)로는 무료로 제공되는 프로그 램에 터무니없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맞섰으며,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신들의 인기 프로그램의 시청률이나 시청자 장악력이 케이블 전문 채 널에 비해 훨씬 높은데도,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왔다고 주장하여 양측의 입장은 항상 평행선을 달려왔다. 특히, 케이블비전은 지난 10개월 사이 재전송료 분쟁으로 이번 폭스TV의 사례를 포 함, 세 번이나 특정 방송 채널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케이블 채널인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등은 3주간 방송이 중단된 적이 있으며, 지난 3월에는 ABC와의 분쟁으로 거의 하루 동안 방송이 중단되기도 했다. DECEMBER 2010 7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의 재전송료 분쟁과 해결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 간의 프로그램 재전송료 분쟁의 시작 폭스TV를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 간의 이번 분쟁은 양측이 생각하 는 합리적인 재전송료 수준에 대한 큰 견해차에서 비롯된다. 뉴스코프는 케이블비전 과의 협상에서 현재 연간 7,000만 달러 수준인 재전송료를 향후 연간 1억 5,000만 달러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고,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케이블비전이 난색을 표하 며, 지난 10월 16~17일 주말 양일간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섰다. 케이블비전은 뉴스코프가 요구하는 금액이 다른 메이저 지상파 방송사들에 지불하 는 재전송료를 합한 규모보다 지나치게 많은 수준이라며 뉴스코프의 제안을 거절했 다. 특히, 케이블비전은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광고를 통해 시청자 들이 뉴스코프에 압력을 행사하여 하루빨리 폭스TV 방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도 와달라며 여론 몰이를 시작했다. 이에 뉴스코프도 자사가 소유하고 있는 <월스트리 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기사를 통해 케이블TV 사업자들이 가입자들로 부터 많은 요금을 받고 있으면서도 프로그램 공급업체의 제작 비용은 고려하지 않는 다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폭스TV 방송 중단으로 양 사 간의 분쟁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자 정치 권에서도 이번 사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연이은 재전송료 분쟁을 비판하며 현 행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혁안을 제출했던 존 케리(John Kerry) 상원의원은 법안이 신속히 마련되어 이와 같은 분쟁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또한, 뉴욕 주 상원의원인 민주당의 호세 페랄타(Jose R. Peralta) 의원도 수백만의 뉴욕 시민이 주말 여가와 프로스포츠 시청권을 빼앗겼다는 점을 지적하며, 양 사의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뉴욕과 뉴저지 주의 하원의원들도 폭스TV와 케이블 비전을 직접 접촉하며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고, 또한 이번 분쟁 해결을 위해 FCC의 개입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재전송료 협상에 있어 시 장 자율적인 협상과 미개입 원칙 기조를 유지해온 FCC의 줄리어스 제나초스키 (Julius Genachowski) 의장도 이번 분쟁에 대해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입장을 밝히 8 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고, 시청자 권익 보호를 고려하는 양 사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한편, 양 사는 방송 중단 이틀째인 일요일 10월 17일 오후에 만나 협상을 진행했지만, 폭스TV 협상 관계자는 케이블비전에 대해 입장 변화가 전혀 없다며 아직 협상 타결은 요원하다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전했다. 지난 사례들을 볼 때는 방송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양자 모두에게 심각한 손실 을 초래하기 때문에, 방송 중단 직전에 협상이 타결되거나, 방송 중단 상황이 발생하더 라도 하루 이상 길어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방송 중단 이틀째에도 협상 타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이번 분쟁에 더욱 많은 사람이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게다가,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는 미국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미국 풋볼 리그 경기가 연이어 열리고, 폭스TV가 일부 경기의 독점 중계 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방송 중단 사태에 따른 시청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갔다. 방송통신 관련 유력 리서치 업체인 SNL 카간(SNL Kagan)의 애널리스트 데렉 베인(Derek Baine)은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이 같은 분쟁이 더욱 잦아지고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며 현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속되는 갈등과 FCC의 이례적인 개입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며 양 사는 다시 협상에 임했지만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 하고 공방전은 더욱 심화되었다. 폭스TV의 루 레온(Lew Leone) 부사장은 케이블 비전 측이 충실히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으며 제3자의 특별한 조 치 만을 갈망하고 있다 고 비난한 반면, 케이블비전은 FCC가 사태에 직접 개입해 협 상을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FCC는 방송 중단 3일째인 10월 18일, 이번 방송 중단 사 태의 배경과 위성이나 IPTV, 안테나를 통한 공중파 수신 등의 대체 수단에 대한 설 명을 담은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소극적이나마 해당 지역 시청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전면전에 나선 폭스TV 측은 케이블비전 가입자가 폭스닷컴(Fox.com)이나 훌 DECEMBER 2010 9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의 재전송료 분쟁과 해결 루닷컴(Hulu.com) 등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폭스 채널의 인기 TV 드라마를 시 청하는 경로까지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폭스 측이 협상의 유 리한 고지 확보를 위해 인터넷까지 협상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프리프레스(Free Press)의 법률자문위원인 코리 라이트(Corie Wright)는 인터넷 접속을 통한 프로그램 시청은 현재 케이블비전과 폭스TV 간의 협상과는 완전히 별도의 문제 라며 폭스 측의 강경한 방침을 비난했다. 한편, 폭스 TV는 케이블비전 가입자의 선별적인 접속 차단과 관련한 기술적 문제와 인터넷 경 로 차단이 가져올 또 다른 논란에 대한 우려로 인터넷 채널을 하루 만에 개방한 것으 로 알려졌다. 방송 중단 사태는 어느덧 일주일째를 맞이하며 장기화되었고 시청자들의 피해가 커 져가자, FCC는 이례적으로 협상 중재를 통한 개입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FCC는 양 사에 서한을 통해 상대방이 성실 협상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증거가 나타날 경우 관련 내용을 10월 25일까지 제출해줄 것 을 요구했고, 어느 당사자든지 성실히 협상 에 임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벌금이나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 상 초기부터 FCC의 개입과 중재를 요청해왔던 케이블비전은 FCC의 적극적인 개입 에 즉각 환영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방송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며, 10월 말에 폭스TV가 독점 중계 예정인 미국 메이 저리그 1차전까지 영향을 주게 되면서 양 사에 대한 비난은 더욱 고조되었다. 그렇지만 폭스TV 방송 중단 사태가 모두에게 불행한 소식만은 아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 면 일부 채널은 시청률 상승이라는 반사 이득을 얻고 있는데, 이 중 한 곳인 WPIX의 10 시 뉴스 앵커 조디 애플게이트(Jodi Applegate)는 오프닝 멘트에서 폭스TV 시청자들 을 맞이하게 되어 감사하다 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양 사가 여론을 자신 들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신문과 라디오 광고를 적극적으로 펼침에 따라, 지역 신 문과 라디오 방송사도 이번 분쟁의 특수를 누리고 있으며, 경쟁 유료방송 서비스 업체 인 버라이즌(Verizon) IPTV 파이오스(FiOS) 와 위성방송 디렉TV(DirecTV)는 이번 사태를 신규 고객 유치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적극 나서기도 했다. 10 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사태의 진전과 해결 방송 중단이 12일째로 접어든 10월 27일, 케이블비전은 폭스TV가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인 타임워너(Time Warner)로부터 받는 수준의 재전송료를 1년간 지불하겠 다 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요금 수준은 확인되지 않았 다. 케이블비전은 이 재전송료 수준은 다른 방송사에 지급하는 조건보다 훨씬 큰 규 모이고 비합리적인 수준이지만, 고객들이 어려움 없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폭스TV는 케이블비 전이 여전히 폭스TV가 제공하는 전체 채널 패키지가 아닌 일부 채널만을 할인된 재 전송료 수준에서 계약하고자 하고 있다 며 여전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한편, FCC의 제나초스키 의장은 재전송료 분쟁과 갈등의 해결책으로 존 케리 상원의 원이 제시한 강제적인 조정과 구속적 중재 관련 법안에 공식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 했다. 그는 현재 법적 제도하에서는 FCC가 강제로 개입하고 명령할 권한이 없다 고 말하며 당사자 간의 협상을 존중하면서도 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이 고안되어야 할 것 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현재 법안 내용이 그대로 의회에서 통과 될 경우, FCC는 향후 이와 같은 분쟁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TV의 방송이 중단된 지 정확히 2주째인 10월 30일, 마침내 양 사는 재전송료 분 쟁 협상을 타결했다. 정확한 계약 조건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케이블비전이 상당 부분 폭스TV 측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비전은 협상 타결 직 후, 불합리한 요금 수준이며, FCC가 사태가 악화되는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의미 있 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 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협상이 타결된 덕분에 300만 가구에 달하는 케이블비전 가입자들은 월드시리즈 3차전부터 시청할 수 있게 되었으며, 케이블비전은 방송 중단 기간 동안 불방된 지난 월드시리즈 두 경 기를 엠엘비닷컴(MLB.com)을 통해 유료로 온라인 시청한 가입자들에게는 10달러 를 배상해주겠다는 공지와 함께, 2주간의 긴 방송 중단 사태가 종료되었음을 고객에 게 알렸다. DECEMBER 2010 11

뉴스코프와 케이블비전의 재전송료 분쟁과 해결 재전송료 분쟁 사태의 시사점과 결론 최근 미국에서 연이어 발생한 케이블TV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 간의 재전송료 분 쟁은 대개 방송사들이 방송 송출 중단 이라는 극단적인 협상 카드를 바탕으로 대폭 인상된 재전송료를 요구하고,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자사 가입자들의 불만과 이탈 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왔다. 특 히, 지난 3월 벌어진 케이블비전과 ABC의 분쟁은 ABC가 독점 중계 예정이었던 아 카데미 시상식 직전에 일어났고, 이번 폭스TV와의 분쟁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직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지상파 대형 방송사들이 자신들의 프로그램 가치의 대가 를 받는 데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유사한 과거 분쟁 사례와 비교할 때, 이번 양 사의 갈등에서는 인터넷 이 새로운 이슈 로 등장한 점이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대로 폭스TV는 방송 송출 중단 기간에 케이 블비전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불방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까지 차단하고자 시도하면서, 인터넷이라는 대체 매체로 경로가 이동하는 것을 우 려했다. 또한, 케이블비전은 자사 가입자가 다른 유료방송 서비스 사업자로 이탈하 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 송출 중단 중에 불방된 월드시리즈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서 보도록 독려하고, 이에 드는 비용을 보상해주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이는 장기 적으로 인터넷과 IPTV 등의 신규 채널이 현재 막강한 시장 지배적 위치를 바탕으로 파워 게임을 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 모두에게 위협이 될 수 있 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애플(Apple)이나 구글(Google)과 같은 대형 IT업체들이 애플TV 와 구글TV 라는 서비스를 통해 TV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인터넷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찾아 더 욱 능동적으로 즐기는 양방향 서비스 모델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 역시 케이블TV 사 업자와 지상파 방송사들에게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시청자들의 TV 시청 행태 가 몇 년 안에 급격히 변하지는 않겠지만, 온라인 미디어 전문가이자 <구글노믹스 >(원제: What would Google do?)의 저자 제프 자비스(Jeff Jarvis)는 이 같은 새 12 방송통신분쟁 ISSUE REPORT

로운 TV서비스 등장으로 장기적으로 케이블TV 사업자는 인터넷 제공업체의 기능 만 하게 될 것 이라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존 케리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새로운 관련 법률을 적극적으로 입 안하려는 것은 현행 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과 한계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약 20년 전인 1992년 마련된 케이블TV법을 기반으로 해서는 양 사가 재전송료 협상에 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경우,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송출을 중단하더라도 규제 당국 이 취할 수 있는 어떠한 제재 수단이나 장치가 없다. 또한, FCC는 시장의 자율적인 문제 해결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권익 보호를 책임져야 할 갈등이 장 기화되고 시청자들의 피해가 지속되는데도 간접적인 영향력밖에 행사할 수 없는 상 황이었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잦은 분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조 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케이블TV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들도 협상 결렬에 따른 방송 중단 사태가 가져오는 위험부담이 더욱 커진 만큼, 앞으로는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볼모로 특정 채널 방송이 갑자기 중단되는 사태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으 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에서도 지난 2007년부터 이어져온 여러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사업 자의 재전송료 분쟁 양상은 2010년 들어 급격히 고조되고었다. 특히 지난 9월, 법원 으로부터 지상파 방송사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 나온 이후,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지 상파 재전송 전면 중단 등을 내세우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한국 방송시장의 특수 성과 배경은 미국의 방송시장과 분명 다르지만, 원만한 해결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유사한 분쟁 속에 해법을 찾고자 노력해온 미국의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겠다. DECEMBER 20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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