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의 타결에 이어 한국과 EU의 FTA 협상이 개시되었다. 이에 동북아 FTA에서 주도권을 노리던 중국이 다급해지게 되었다. 한중 양국의 경제구조는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에, FTA로 현존하는 제도적 장벽을 제거한다면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 기업들은 한중 FTA를 조기에 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양국 간에 FAT가 체결되면 한국의 GDP 개선 효과가 중국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적 효과보다 정치외교적 영향을 크게 고려하고 있으므로 양국 간의 협상 내용과 과정은 이미 타결된 한미 FTA나 협상 중인 한EU FTA와는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이를 감안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한중 FTA 필요성, 투자 및 무역에서의 영향과 파급효과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2007 6. Chindia Journal 21
Cover Story 한국에 유리한 국제분업구조 창출할 기회 한중 FTA 왜 필요한가 한국이 중국과 FTA를 추진하는 이유는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유도할 수 있고, 한국에 유리한 새로운 국제분업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중국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이 2006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협상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가면서 밝게 웃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현재 자유무역협정(FTA) 준비 단계로 산관학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지 난 4월에 양국 정상이 FTA 추진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므로 공동연구 결과가 나오는 내년 봄 이후에는 구체적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잘 알려졌듯이 중국은 한국의 제1 무역상대국이 되었다.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 시장 확대 가능성 및 동북아 안보질서 구 축에 대한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중국과의 FTA는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 측면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유불선( 儒 佛 仙 )의 문화적 공통성과 지리적 인접성이라는 특수 성으로 인해 높은 공동체 의식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공동체의식이 향후 동아시아 공동 체 형성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중 FTA는 다른 국가와의 FTA와 차별화된다. 양국 상호의존 관계 강해지면서 마찰 요인에 대한 제도적 관리도 필요 한중 간의 쌍무적 FTA는 정치 경제적 효과가 동아시아 역내의 다자간 경제통합보다 약 한 것으로 평가되어 지금까지 동북아 및 동아시아 경제통합만큼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한중 간의 쌍무적 FTA가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것은 역내 다자간 FTA 결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한중 간의 무역 및 경제 교류는 급 속히 확대되고 있으며, 한반도의 안보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양국 간 FTA가 갖는 전략적 중요 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과 중국 간에는 1990년대 이후 무역 및 투자 양면에서 22 Chindia Journal 2007 6.
4월 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제 4단체장 간담회 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상호의존 관계가 급속히 강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무역 수지 불균형과 직접투자에 관한 분규도 점차 늘고 있다. 이 러한 무역 및 투자관련 마찰 요인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양국 간 호혜적 분업 기회를 계속 확대하기 위해서는 FTA 와 같은 제도적 통합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고려할 때 제도적 경제 통합 이 가져오는 안보적 외부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도 양국 간 FTA가 필요하다.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에 있는 중국과의 FTA는 북한과의 교류 환경을 개선시키고 이로 인해 한반도 와 동북아의 평화질서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하게 된다. 다자 방식에 의한 동아시아 경제 통합에 기여 한국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은 최대의 교역 상대국인 만큼 최대 수출시장에 대한 접근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두 기 위해 한중 FTA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장 속도가 빠르고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경제에 한국 경제를 결부시 킴으로써 침체된 국내 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있다. 한국은 정치, 외교, 안보적 측면에서도 중국과의 FTA가 필요하다. 한중 FTA로 인해 한국의 동북3성지역에 대한 투자가 증대 하면 북한과의 교류협력 기회도 넓어지게 된다. 여기에 남 북 간 신뢰회복 노력이 계속되면, 결국에는 남-북, 한-중, 북-중 관계가 확대되어 동북아의 평화질서 정착에 도움이 될수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 일본 중심의 외교통상 협력 라인 을 대륙으로 다각화한다는 의미에서도 한중 FTA가 중요하 다. 동아시아 경제권의 비중이 높아지고 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시점에서도 미일 중심의 태평양 라인만을 고집한다면 신흥 경제권으로 부상하는 동아시아 와의 협력 기회를 상실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러한 취지의 한중 FTA는 미국과 일본의 동아시아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을 견제하고 패권구조가 아닌 다자방식에 의 해 동아시아 경제 통합을 추진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 에서 의의가 있다. 2007 6. Chindia Journal 23
Cover Story 중국은 동아시아 협력 질서에서 주도적 위치 마련하려는 동기도 한편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과의 FTA는 동아시아 지역 통합 움직임에서 미국, 일본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중국 중 심의 협력 질서를 구축하려는 정치, 외교적 동기가 더 크 다. 한중 간의 경제적 의존 관계는 FTA 없이도 지리적 인 접성이나 상호 보완적 무역구조로 인해 빠르게 확대되어 왔다. 그리고 중국의 생산 및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적 성 장 가능성과 세계 무역체제로의 복귀 등을 고려할 때 이러 한 추세는 앞으로 더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의 대 한국 FTA 정책은 시장 확대와 같은 경제적 의도보다 동아 시아 내의 국제 협력질서 재편 과정에서 중국이 주도적 위 치를 확보하려는 외교적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 로 보인다. 단신 위안화 절상 평행선 달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 미국과 중국은 5월 22~23일 워싱턴에서 전략경제대화를 갖고 항공, 금융, 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2012 년까지 양국 간 민간 및 화물 항공기 운항을 크게 증대하기로 협의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올 하반기에 외국 증권사의 중국 신규 진출을 허용하 고, 외국 기관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1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그리고 환경관련 상품과 서비스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중국의 청정 에너지기술 개발에 미국이 협력하기 로 했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었던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는 중국이 명쾌한 답변을 주지 않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향후에도 미국의회는 중국의 불공정 환율 조작 문제와 관련해 부시 행정부를 압박하고, 미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의 추가 변동성 확대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 중 전략경제대화는 미국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제안하고 부시 대 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총서기에게 협조를 요청해서 이루어진 양국 간 경 제현안에 대한 주요 경제각료 간 회담이다. 2006년 12월 14일에 베이징 에서 첫 번째 대화가 열렸다. ASEAN, 호주, 뉴질랜드 및 에너지 보유국과의 FTA 추진에 우선 순위를 두었던 중국이 최근 한일 FTA와 한 미 FTA 협상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FTA 추진을 촉구하 게 된 것은 중국의 외교 전략상의 필요를 반영한 결과로 볼수있다. 동아시아 역학 관계 잘 고려해야 한중 FTA는 동아시아 내에서 중일 간 패권경쟁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동아시아 공동체의 디딤돌이 될 수 있으며, 중화경제권의 개방성 유지에 도움을줄수있다는 점에서 역내 다른 FTA와 차별화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ASEAN+3 중심의 동아시아 지역 통합 움직임은 일본과 중국의 대립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 한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제도적 협력은 멀리한 채 한 일 FTA를 성사시키고 한미 FTA를 발족 시킨다면, 동아시아의 협력질서는 미국 의 지원을 받는 일본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 경우 2차 세계대전 전의 대동아공영권 잔상으로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에 부담을 느껴온 지역 내 국가들이 21세기의 새로운 지역공동체 구상마저 우려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이 일본과의 FTA는 포기 한 채 중국과의 FTA만 배타적으로 추진 한다면 그것은 동남아 화교 네트워크와 함께 중국 중심의 새로운 차원의 화이질 서( 華 夷 秩 序 )를 동아시아에 재현시키는 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중일 간의 세력 균형을 형성하고 특정국의 패권이 아니라 다자주의에 의한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성 하기 위해서는 한일 FTA의 재개와 한중 FTA를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단 상태에 있기는 하지만 한일 FTA는 벌써 시작되었고 한미 FTA마저 타결된 상황에 서 한중 FTA가 가지는 전략적 의의는 바 로 한중 양대 패권의 세력 균형을 통해 동 아시아 내에서 다자적 협력질서를 유도해 낸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24 Chindia Journal 2007 6.
한국이 중화권 경제의 개방 창구 될 수도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역내 무역대국인 한국이 중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지금까지 일본 중심으로 짜여 온 동 아시아 개발모형이 중국 중심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모형 혹은 유교자본주의 모형에 의해 도전을 받게 되고 그로 인 해 동아시아의 협력모형은 한국을 창구로 하는 개방적 성 격의 중화경제권에 의해 주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의 시장경제권은 한국(일반 적으로 NIEs)-일본-미국으로 연결되는 태평양라인으로 유지되어 왔다. 일본의 자본과 기술, 한국의 노동력, 미국 의 시장이 결합되는 성장축이 바로 태평양라인의 특징이 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 미국에 서 중국으로 대체되면서 태평양라인은 축소되고 한국 (NIEs)-중국-ASEAN으로 연결되는 중국 중심의 대륙라 인이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때 중국 중심의 대륙라인은 사 회주의 시장경제(중국, 베트남)와 국가주도형 개발 경험에 익숙한 유교문화권 경제(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가 주 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유교권 국가들은 아직 개발 잠재력 이 많은 지역이고 공동체 우선 사상과 근면, 교육, 저축 중 시의 생활규범을 공유하는 등 문화적 공통점이 큰 지역이 다. 따라서 대륙라인은 경제적 상호의존성뿐만 아니라 공 동체 구성에 필요한 공통의 가치와 거기서 연유되는 지역 정체성을 공유함으로써 내구성이 높은 지역통합체로 발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중 FTA는 이러한 대륙라인에 역내 무역대국인 한국이 제도적으로 접근해 가는 길을 제공하게 된다. 이리하여 향 후 동아시아의 시장 재편성은 지금까지 일본 중심의 태평 양라인에서 벗어나 중국 중심의 대륙라인으로 힘의 균형이 이동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가 갖는 또 다른 의의는 중화경제권의 개방성 유지 기능이다. 중국, 홍콩, 대만 및 동남아 화교 네트워크 로 연결되는 동아시아의 중화경제권은 혈연 중심의 민족경 제권이며 따라서 폐쇄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중 FTA는 이러한 폐쇄적 중화경제권에 한국이라는 개방 출구를 마련 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일본과의 경제적 의존관계가 깊은 한국이 중화경제권의 대외 출구 기능을 할 경우 이는 중화권의 개방성뿐만 아니라 중일 간의 대립 구조를 완화시켜 범 동아시아 협력체제 구축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동아시아적 시장원리 창출될까 한중 FTA는 성장 잠재력이 큰 대륙시장에 대한 자유로 운 접근을 제도적으로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 다. 그러나 한국 시장 역시 중국에 개방되어야 하므로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 비용, 농업 및 중소제조업 공동화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도 없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중국과 FTA를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과의 시장통합 을 통해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유도할 수 있고 동아시아 경 제통합을 통해 한국에 유리한 새로운 국제분업의 기회를 확 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중 FTA는 단순히 양국 간 의 시장 통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경제 통합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한중 간에는 비록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잠재된 사상이기는 하지만 유교문 화에 뿌리를 둔 윤리적 질서의식, 가족중심의 공동체 사상 과 같은 전통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 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치에 기초한 경제질서를 동아시 아 주변국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한중 FTA가 그 확산 의 출발점이 되도록 설계되고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냉전체제의 종식, 중국의 국제사회 복귀, 동아시 아 경제권의 부상 등으로 인해 한반도 주변의 국제질서는 더 이상 미국, 일본 중심의 전후( 戰 後 )형 가치가 아니라 중 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적 가치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 다. 따라서 한중 FTA는 미일 중심의 지역질서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적 가치를 지역 질서에 반영하는 수단이 되도록 추 진할 필요가 있다. 서구적 시장경제 질서와 유교적 도덕윤 리가 접목된 동아시아적 시장윤리가 창출되고 이러한 시장 윤리가 동아시아의 지역 정체성을 대표하게 된다면, 한중 FTA는 유럽공동체 형성의 모태가 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 (ECSC)이상의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손병해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2007 6. Chindia Journal 25
Cover Story 관세 인하 시나리오 따라 산업별 영향 달라져 한중 FTA로 우리는 무엇을 얻게 되나 한국의 대중국 수출 증가는 대부분 제조업종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섬의류, 전기전자, 화공, 기계류 등 주력 산업의 대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기초 산업의 대중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완만할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청와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지난 4월 한달 동안 국내 언론들은 FTA 관련 내용을 가장 많이 보도했다. FTA 정책에 대 한 국민적 관심 또한 높았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4월 2일 제2의 통상 개국 으로 불릴 만한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되었고, 4월 10일에는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한중 FTA 추진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공식 요청했다. 또한 4월 23일 브뤼셀에 소재한 유럽연 합(EU) 사무국은 우리나라와의 FTA 추진을 만장일치로 공식 의결했고, 우리 정부는 5월 1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여 한EU FTA 협상 개시를 결정했다.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 행되어야 할 거대 경제지역과의 FTA 추진이 한달 만에 전격적으로 결정되고 가속이 붙고 있 어, 어리둥절할 정도이다. 26 Chindia Journal 2007 6.
중국을 공식방문중인 이해찬 총리가 원자바오 중국총리와 함께 2005년 6월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사열을 하고있다. 한일 FTA 논의 진전되자 중국 행보 빨라져 중국 하면 느긋한 만만디 를 떠올리게 되나, FTA 정책 에 관한 한 중국은 결코 그렇지 않다. 1999년 우리나라와 일본이 FTA 추진을 논의하기 시작하자, 동북아에서의 지 역주의 소외를 우려했던 중국은 FTA 정책을 검토하게 되 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2001년 11월로 예정되었던 WTO 가입을 통상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정하고 있었다. ASEAN이 중국의 WTO 가입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자, 2000년 11월 싱가포르 ASEAN+3 정상회의에서 주룽지 당시 중국 총리는 ASEAN을 다독거리고 한일 FTA 추진 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중-ASEAN FTA 전문가회의를 전 격적으로 제안하게 되었다. 다음해 브루나이에서 개최된 ASEAN+3 정상회의에서 양 지역 간 FTA 실무 협의를 개 시할 것에 합의했고, 2004년 말 ASEAN을 설득하여 상품 분야에 국한한 FTA 협상을 타결하고, 2005년 7월에 발효 시켰다. 중국은 ASEAN과의 FTA 추진과 더불어 우리나라와의 FTA 추진을 모색하게 되었다. 중국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 게 된 것에는 당시의 한일 FTA 협상 개시가 크게 작용했 다. 더구나 2005년 들어 한미 FTA 논의가 알려지자, 한중 FTA에 대한 중국 행보는 더 빨라지게 되었다. 2005년 6 월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던 한중 국무총리회담에서 원자바오 총리 는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한 중 FTA 정부 간 검토를 공식 요청 했다. 이 자리에서 원 총리는 우리 나라의 농업 분야 개방의 민감성 과 농업에 대한 특별한 고려 를 언급했다. 내년 한중 FTA 추진 가능성 2007년 들어 한미 FTA 협상 타 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유럽보다는 중국의 입장이 더 다급하게 되었 다. 지난 4월 5일 베이징에서 원 자바오 총리는 닷새 후 한국 방문 을 앞두고 베이징 주재 한국 언론사 특파원과의 기자회견 을 자청하여 한중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한중 FTA 추진을 노무현 대통령께 요청할 것임을 밝혔다. 외교 관례상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10일 청와대 만찬사 에서 한국과 영원히 좋은 이웃, 좋은 친구, 동반자가 되는 게 중국 국민들의 희망이자 이번에 한국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하다. 고 강조했다. FTA 추진을 제안 받은 노 무현 대통령은 최대한 성의 있게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원자바오 총리는 한국을 떠나 일본을 방문해 중일 경제각료회의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FTA를 포함 한관계긴밀화를시사하는행보를보였다. 원총리의일 본 방문은 한중 FTA 추진을 굳히는 외교통상전략 차원에 서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한중 FTA 산관학 공동연구를 가급적 조기에 종료하고, 양국 간 FTA 협상 모드로 전환시키지 않으면 중일 FTA를 추진할 것이란 점을 내비침으로써, 우리 정부로 하여금 한중 FTA 추진을 더 이상 미루지 못하도록 못 박는 효과를 노린 것 으로볼수있다. 사실지난몇년동안우리정부는중국 의 FTA 추진 요청을 간과해 온 것이 사실이고, 통상외교 관계로 볼 때 중국의 요청을 더 이상 무시하게 어렵게 되 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내년에 한중 FTA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2007 6. Chindia Journal 27
Cover Story 중국보다 한국 GDP 증가율이 클 것으로 예상 한중 FTA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 된다. 무엇보다 양국 간 교역규모가 크고 중국의 관세 및 비관세 수준이 높아, FTA 체결로 무역장벽이 낮아질 경우 산업 내 교역과 산업 간 교역이 활발해질 것이다. 필자의 2006년 연구결과에 의하면, 양국 간 FTA 체결 시 한국이 중국보다 높은 최대 2.24~3.29%의 GDP 증대 효과를 기 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의 GDP 개선 폭은 한국에 비해 낮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총 교역에서 대한국 교역 비중이 한국의 대중국 교역 비중보다 낮기 때문이다. <표 1> 한중 FTA가 GDP에 미치는 영향 완전 경쟁 규모-자본 축적 한가지 특이한 점은 농업 분야의 시장 개방 범위가 확대 될수록 한국과는 달리 중국의 GDP 증가율이 작아진다는 점이다. 농업 개방이 확대되면 중국의 농업 생산 규모가 확 대되지만, 농업은 부가가치 창출 비율이 작기 때문에 개방 이 확대될수록 국민소득 증가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시나리오에 따라 산업별 영향 달라 (단위: %p) 시나리오 1 시나리오 2 시나리오 3 시나리오 1 시나리오 2 시나리오 3 한국 0.55 0.99 1.62 2.24 2.66 3.29 중국 0.27 0.25 0.21 1.50 1.43 1.32 주: 1. 한국의 농업과 중국의 수송장비에 대한 관세가 시나리오 1에서는 25% 인하되며, 시나리 오 2에서는 50%, 시나리오 3에서는 75% 인하됨. 2. 한미 FTA, 한EU FTA 등 다른 FTA를 가정하지 않은 추정치임. <자료> 정인교(2006), 한중 FTA 경제효과 추정 국제경제연구 12권 1호 전반적으로 볼 때, 어떤 시나리오를 가정하느냐에 따라 산업별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다. 농업 등 기초 산업은 자유 화 수준이 높아지게 되면 생산 규모가 13%까지 감소할 전 망이다. 이는 농업이 한중 FTA에서 큰 걸림돌이 될 수 있 음을 시사한다. 한중 FTA에서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할 것으로 보 이는 수송장비에 대한 부분적인 관세 철폐를 가정한 시나 리오에서는 수송장비를 제외한 제조업 대부분의 생산 활동 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제조업은 시나리오에 따라 영향이 다를 것으로 나타났는데, 섬의류의 경우 개방 범위가 확대 <표 2> 한중 FTA가 한국 산업에 미칠 영향 (단위: %) 시나리오 1 시나리오 2 시나리오 3 기초산업 -1.87-5.21-12.47 가공식품 0.30 4.33 12.37 광물자원 0.43 0.18-0.49 섬의류 32.87 34.88 37.35 화공 9.86 9.99 9.91 금속철강 3.63 3.05 1.78 수송장비 -4.69-4.36-3.78 전기전자 7.08 6.28 4.58 기계류 3.89 3.09 1.57 기타 제조업 5.11 5.47 5.90 주: 1. 한국의 농업과 중국의 수송장비에 대한 관세가 시나리오 1에서는 25% 인하되며, 시나리 오 2에서는 50%, 시나리오 3에서는 75% 인하됨. 2. 한미 FTA, 한EU FTA 등 다른 FTA를 가정하지 않은 추정치임. <자료> 정인교(2006), 한중 FTA 경제효과 추정 국제경제연구 12권 1호 될수록 생산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기전자 는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완전경쟁모형을 이용 한 분석에서 서비스업의 생산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추정 되어, 서비스업에 고용되었던 자원이 제조업으로 재배치되 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기초산업의 생산량이 축소되는 반면, 가공식품의 생산량 은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FTA 체결로 가공식품 산업에 원료로 투입되는 곡물 등 중간투입재의 가격이 하 락하기 때문이다. 기초산업에 대한 관세 인하의 폭이 커질 수록 생산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나타난 점이 이러한 전망 을 뒷받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제조업 수출 증가가 제일 클 것으로 예상 중국과의 FTA 체결 시 한국의 대중 수출은 326억~333 억 달러 증가하고, 수입은 76억~93억 달러 증가함으로써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240억~250억 달러가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증가는 대부분 제조업종이 될 것으 로 나타났다. 섬의류, 전기전자, 화공, 기계류 등 주력 산업 의 대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기초 산업의 대중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완만할 것으로 나타났다. 수송장비에 대한 중국의 관세 인하 폭이 확대됨 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증가액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섬의 류로 대중국 수출액이 무려 1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 28 Chindia Journal 2007 6.
<표 3> 한중 FTA가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미칠 영향 (단위: 백만 달러) 수출 시나리오 1 시나리오 2 시나리오 3 기초산업 39 56 96 가공식품 252 320 468 광물자원 2 2 2 섬의류 9,824 9,987 10,177 화공 5,795 5,791 5,745 금속철강 1,876 1,834 1,743 수송장비 187 533 1,167 전기전자 7,566 7,458 7,216 기계류 4,980 4,864 4,620 기타제조업 2,102 2,106 2,093 합계 32,615 32,939 33,310 제조업 합계 32,333 32,575 32,764 주: 1. 한국의 농업과 중국의 수송장비에 대한 관세가 시나리오 1에서는 25% 인하되며, 시나리 오 2에서는 50%, 시나리오 3에서는 75% 인하됨. 2. 한미 FTA, 한EU FTA 등 다른 FTA를 가정하지 않은 추정치임. 농업 개방 범위 사전 협의해야 한중 FTA는 무역 위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내 사정으로 볼 때,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서비스 및 투자 자 유화 등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과의 무역협정 체결로 높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더 라도 정치적으로 추진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신하 기 어렵다. 제조업계에서는 한중 FTA를 지지하게 되겠지 만, 중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고, 농업계의 반발이 커질 것이다. 농업의 정치적 민감성으로 인해, 중국 과의 FTA 추진에 대한 최대 애로요인은 농업 개방이 될 것 이다. 우리나라는 공식 협상 전에 양국 간 농업 개방의 범 위를 중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협상에 임해야만 농민의 반 발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도 FTA가 우리나라 최대 통상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정인교(2006), 한중 FTA 경제효과 추정 국제경제연구 12권 1호 로 보인다. 다음으로 전기전자와 화공의 수출이 각각 72억 달러와 57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속철 강, 수송장비의 대중국 수출액은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단신 중국 증시 버블 경고 잇따라 그동안 중국 증시는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상하이 주가지수는 2005년 12월 말 1,161.1포인트에서 5월 말 현재 4,109.7포인트로 약 3.5배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5월 17일 아 시아 최고 갑부인 리카싱 홍콩 창장( 長 江 )그룹 회장은 중국 증시 버블 붕괴를 크게 우려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주 가수익률(PER)은 50% 이상에 달해 비정상적이라며 이는 주식시장에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5월 23일 미국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현재와 같은 중국 증시의 호황은 유지되기 어려우며 급 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경고와 더불어 중국인민은행도 지난 5월 20일 전후하여 금리와 지준율 인상 및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긴축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정부는 5월 30일에는 증권거래 인지세를 0.1%에서 0.3%로 인상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상하이 종합주가지수가 6% 이상 하락하고 주식거래 신규 개설 계좌수가 크게 줄어드는 등 중국 증시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2007 6. Chindia Journal 29
Cover Story 수출뿐만 아니라 수입도 증가 구조조정 압력 될 수도 양국 무역관계 무엇이 달라지나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및 투자 파트너이다. 따라서 FTA로 무역과 투자 장벽이 제거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과 투자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중 수입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FTA 후에 중국으로부터 수입도 더욱 크게 늘 것이다. 이는 경쟁력이 취약한 산업에 구조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06년 3월 중국 칭다오국제회전중심에서 열린 2006 한중일 산업교류전 을 방문한 홍기화 코트라(KOTRA) 사장(오른쪽 세번째)과 샤겅 중국 칭다오시장(오른쪽 두번째)이 한국관 네오디스ㄜ 부스에서 핸드폰 부품을 살펴 보고 있다. 지난 4월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FTA는 동 아시아 역내 FTA 체결을 가속화할 전망 이다. 지금까지 동아시아 역내 FTA는 ASEAN 을 대상으로 한 한국, 중국, 일본 3국 간의 경쟁 이었다. 중국은 2005년 8월에 상품 분야에 대해 ASEAN과 FTA를 발효했다. 일본은 2006년 7 월 ASEAN 회원국인 말레이시아와 FTA를 발효 한 데 이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들과 의 FTA 발효를 앞두고 있다. 한국도 ASEAN과 의 FTA 협정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해 놓고 있어 조만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중일 3국 간 FTA 큰 진전 없는 상황 그러나 정작 동아시아에서 가장 경제적 영향력이 큰 한중일 3국 간에는 FTA 논의만 무성할 뿐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 2003년 12월 한국과 일본이 FTA 협상을 개시했으나 1년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을 중단한 상태이다. 한중 FTA는 지난 수년 동안 연구만 진행되고 있고 실질적인 협상 단 계에는 접근조차 못했다. 일본과 중국은 아직 어떠한 논의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 계에서는 한중일이 동시에 참여하는 동북아 FTA를 추진한 바 있으나, 이 역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FTA는 동북아지역에서 FTA를 본격화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한 미 FTA 체결과 동시에 중국은 한국에 FTA를 조기에 추진하자고 제안한 바 있고, 일본의 각계도 중단된 한일 FTA 협상을 빠른 시간 내에 재개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의 FTA를 통해 미국 시 장에 대한 접근성 제고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 한중 FTA 조기 체결 원해 2006년 10월에서 11월 사이,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 중 4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30 Chindia Journal 2007 6.
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1%가 한중 FTA 체결 을 지지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9%에 불과했다. 업종별 로는 서비스업체들의 찬성률이 83.6%로 제조업체의 65.5%보다 높았다. 체결 시점에 대해서는 응답 업체의 약 44.9%가 3년 이 내라고 답했고(1년 이내 6.3% 포함), 5년 이내라고 응답한 비율은 35.1%로 나타나, 대부분 업체들이 조기 체결에 찬 성하고 있었다. 이처럼 한국 산업계 내부에서 이미 한중 FTA가 체결될 여건이 충분히 성숙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에 서 한중 FTA를 추진하더라도 예상보다 반대 측 목소리는 적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30% 가 까이에 이르고, 한미 FTA에서처럼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 의 의견이 더 부각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협상 추진 시 기업의 입장이 반영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예상되는 민감 부문에 대해서는 산업 피해 최소화 방안과 경쟁력 강화 대 책을 사전에 강구해 놓아야 할 것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 크게 높아지는 한국 중국은 2003년 이후 한국의 수출대상국 1위로 부상했 고, 2006년 말 기준으로 수입대상국 2위를 기록했다. 한국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2000년 10.7%에 불 과했으나 2006년에는 21.3%로 6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미국은 21.8%에서 13.3%로, 일본은 11.9%에서 7.3%로 비중이 각각 감소했다. 한국의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 역시 2000년 8%에서 2006년 15.7%로 상승한 반면, 미국은 18.2%에서 10.9%로 일본은 19.8%에서 16.8%로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의 한국 경제 의존도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 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한국은 지속적으로 중국의 4 대 수출시장을 차지했으나, 절대적인 수출 비중은 2000년 4.5%, 2006년에도 4.6%로 6년 동안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입에 있어서도 한국은 2000년 중국의 4대 수 입국에서 2006년에 2대 수입국으로 부상했으나, 수입 비중 은 10.3%에서 11.3%로 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투자 측면에서도 중국은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이다. <그림 1> 한중 FTA 체결에 대한 기업 입장 (단위: %) 100 90 80 60 50 40 30 20 10 0 71.3 전체 28.7 65.5 34.5 제조업 83.6 2007년 3월 말 기준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직접투 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투자는 1만 6,426건에 178 억 달러로 투자 건수와 금액 모든 면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무역장벽 완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FTA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무역장벽을 제거해 자유무 역을 실현하는 것이다. 관세는 무역장벽 중에서 가장 중요 한 협상 대상으로 꼽힌다. 사실 GATT와 WTO를 통해 장 기간 세계적인 차원에서 관세 인하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 에, 최근 들어서는 관세의 무역장벽 기능이 약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중국과 같이 WTO에 가 입한 지 오래되지 않은 국가나 개도국에게는 중요한 무역 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 KIEP의 조사에 따르면 전자산업 의 중국 평균관세율은 10%로 한국의 5.7%에 비하여 매우 높았고, 승용자동차에 대한 관세율도 WTO 가입 당시 50% 이상에서 최근 25%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한국에 비해 높다. 철강제품에 대해서도 한국은 2004년부터 WTO 회원국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나, 중국은 여전히 약 5%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한중 양국 의 주요한 수출품이므로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어느 16.4 서비스업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중 FTA 기업의견조사 결과, 2006.12.7 <그림 2> 한중 FTA의 적절한 체결 시기 5년 이후 20% 4~5년 이내 35% 1년 이내 6%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중 FTA 기업의견조사 결과, 2006.12.7 2~2년 이내 39% 찬성 반대 2007 6. Chindia Journal 31
Cover Story <그림 3> 한국 수출의 중국, 미국, 일본 비중 변화 (단위: %) <표 1> 한국의 대중 주요 수출품(2006년 실적 기준) (단위: 백만 달러) 25.0 20.0 15.0 10.0 5.0 10.7 0.0 중국 <자료> 무역협회, KOTIS. 25.0 20.0 15.0 10.0 5.0 8.0 21.3 21.8 15.7 0.0 중국 <자료> 무역협회, KOTIS. 18.2 미국 미국 13.3 10.9 수준으로 인하할 것인가가 한중 FTA의 핵심 쟁점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중국은 관세 이외에도 사회주의체제 하에서부터 이어지 는 여러 비관세장벽을 보유하고 있다. WTO 가입으로 비관 세장벽을 2004년까지 대부분 철폐하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비관세장벽이 일부 남아있다. KIEP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입 기계 전기 제품의 보수, 기술 서비스 및 부품 위탁 판매 업무의 전개에 관한 관리 규정>이 2003년 2월 28일 폐지된 상태이나, 일부 지방 정부는 수입 기계 전기 제품 의 보수에 대해 인 허가제를 그대로 시행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또한 안전 공공 이익의 보장, 보건, 환경유지 등 과 관련해 수입금지조치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 동차 분야에서는 수입허가제와 쿼터제가 2005년 폐지되었 으나, 인증 문제, 전용항구 지정 문제 그리고 자동차 구입 억제를 위한 다양한 준조세 등이 주요한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이 중국은 대체로 한국보다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 고 있고 동시에 다양한 비관세장벽도 유지하고 있어 양국 간의 무역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FTA를 통해 양국 간 무역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들 장벽에 대한 양국의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1.9 일본 8.2 19.8 16.8 일본 2000년 2006년 <그림 4> 한국 수입의 중국, 미국, 일본 비중 변화 (단위: %) 2000년 2006년 수출 수입 품목 금액 품목 금액 전기기계 18,519,707 전기기계 12,923,521 일반기계 10,803,715 일반기계 6,015,251 유기화학품 7,202,143 철강 5,079,091 정밀기기 6,020,947 광물성연료 2,189,060 광물성연료 5,227,335 의류 1,963,011 플라스틱 4,988,278 철강제품 1,343,298 자동차 3,153,018 알루미늄 1,293,434 철강 3,129,058 유기화학 1,211,967 동 1,805,008 곡물 410,394 피해 산업에 대한 대책, 철저히 준비해야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및 투자 파트너이다. 따 라서 FTA로 무역과 투자 장벽이 제거되면 한국의 대중 수 출과 투자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으로 한국의 대중 수입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감 안하면 FTA 후에는 중국으로부터 수입도 크게 늘 것이다. 이는 경쟁력이 취약한 산업에 구조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있다. 산업의 구조조정은 기본적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 고시키고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다만, 그 속도가 각국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가에 대해서 는 다시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중 FTA는 한 국의 농수산업과 노동집약적 산업의 구조조정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산업에 대한 적절한 대책과 배려가 없을 경우 한미 FTA 이상의 반대 압력에 직면할 가 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협상 개시에 이들 산업에 대한 양국 간에 상호 이해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 피해 산업의 반대로 인해 FTA 전체를 무산시키는 우 를 범하는 사태는 피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FTA는 개 방을 통해 역내 교역을 활성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경쟁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유승록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srryu@posri.re.kr 32 Chindia Journal 2007 6.
높은 수준의 투자자유화협정 포함시켜야 투자 분야 협상이 왜 중요한가 한국과 중국은 1992년에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투자 자유화를 포함하지 않은 전통적인 투자보장협정이다. 한중 FTA 협상은 기존의 한중투자보장협정을 투자 자유화와 보장을 함께 포괄하는 높은 수준의 투자협정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한미 FTA의 타결과 한EU FTA 협상 개시와 함께 한 국의 최대 교역파트너인 중국과의 FTA 논의가 관 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4월에 방한한 원자바오 총리가 한 국과 FTA 조기 체결을 희망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노 무현 대통령도 한중 FTA 공동연구를 통해서 두 나라가 상 생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하면서, 공동연구가 종료되는 내년 초에 협상 개시에 대한 본격적 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인접국이며 동시에 최대 교역상대국이고, 우리나 라의 최대 해외투자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한중 FTA는 협상 의 내용과 과정 측면에서 이미 타결된 미국이나 협상 중인 EU와의 FTA와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대 중국 투자가 규모 면에서 확대될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분야가 한중 FTA에서 가장 중 요한 협상 분야로 부상할 것이다. 우리 측 투자가 중국 측 투자보다 월등히 많은 상황 한중 투자 관계는 아직 한국의 대중국 투자가 중국의 대 한국 투자에 비해 월등히 많은, 일방적인 관계이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는 2007년 3월 말 누계 기준으로 약 268억 달 러에 이르지만,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약 18억 달러에 불과 하다. 최근 한국 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 추진 등 중국 의 대한국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양국 간 투자 관 계의 일방성에 큰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 중 81%는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으 <그림 1> 한국의 대중국 투자 업종 구조 농림어업 1% 광역 1% 서비스업 10% 도소매업 4% 건설업 3%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 2007년 3월 말 누계 기준 <그림 2> 한국의 대중국 투자의 규모별 추세 제조업 81% 5,000 4,500 4,000 3,500 3,000 2,500 2,000 1,500 1,000 500 0 1992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 2006년 말 기준 (단위: 백만 달러) 중소기업 대기업 기타 며, 그중에서도 전자통신, 자동차, 섬유의복, 화학, 기계 등 이 핵심 투자 분야이다. 기업 규모면에서 최근 6년 동안 중 소기업의 투자 금액이 대기업의 투자 금액보다 많은 것도 중요한 특징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한국의 대중국 투자 구 조로 볼 때, 상대적으로 국제경영 능력이 부족한 우리 중소 기업의 투자 보호 강화 및 중국의 서비스시장 분야의 추가 개방 등에 우리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007 6. Chindia Journal 33
Cover Story 투자 및 서비스시장의 추가 개방 절실 중국은 WTO 가입 이후 투자 제한 및 금지 업종의 자유화를 확대하고 있으나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중국은 2002년 부터 <외국인투자산업지도목록>을 공표 하여 외국인투자 개방 분야에 대한 정책 을 총괄 조정해오고 있다. 이 목록은 외 국인투자 영역을 장려, 허가, 제한 및 금 지 4개 분야로 구분하고 모두 371개 업종 분야를 열거하며 각 업종을 이들 4개 분 야로 분류하고 있다. 금지 분야(국가 안 전, 보건환경 등의 기준으로 금지 업종 구분)를 제외하고는 개방되었지만, 이 중 에서도 지분률 제한 및 허가와 같은 절차를 통해서 실질적 으로는 투자 진입이 제한된 경우가 많다. 중국이 제시하는 투자 제한의 기준 1 2 3 4 5 6 국내에서 이미 생산, 개발하였거나 선진적 기술을 도 입하여 생산능력을 충족하고 있는 업종 경쟁력이 없고 수출할 수 없는 업종 선진 기술의 제공 없이 이익만 추구하고 스스로 외환 수지 균형을 달성할 수 없는 업종 조립생산라인을 도입하고 부품을 수입하여 완성된 제 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단순히 국내외 가격차로 이익 을 거두는 업종 중국의 전통 공예, 미술품, 특산품, 전통적 수출 상품 을 생산 또는 가공하는 업종 국가가 규제하는 기타 업종 외국인투자 영업상 규제로 사실상 투자 제한 중국의 외국인투자 영업상의 규제 중에서 WTO 가입 이 전에 존재했던 현지 조달 의무, 수출 의무비율 등은 현재 폐지되었다. 그러나 등록자본 대비 최소 투자비율 등의 규 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게 중요한 가공무역 관련 규제도 영업상 규제를 통한 사실상 의 투자 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가공무역 물 중국 저장성 관계자들과 2005년 7월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저장성 투자설명회 품을 금지 물품, 제한 물품 및 비제한 물품 등 3종으로 구 분해 차등 관리하고 있다. 투자 이후 제한 물품의 범위가 확대될 경우 투자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한중 FTA 협상 과정에서 이 제도 의 개선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한중 투자보장협정의 업그레이드 한국과 중국은 1992년에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투자 자유화를 포함하지 않은 전통적인 투자보장협 정이다. 한중 FTA 협상은 기존의 한중투자보장협정을 투 자 자유화와 보장을 함께 포괄하는 높은 수준의 투자협정 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현행 한중 투자보장협정은 일반적인 투자보장협정의 표 준 내용과 큰 차이는 없지만, 여타 투자보장협정들과 비교 해 볼 때 비교적 변이가 큰 편이라고 하겠다. 먼저, 지리적 적용 범위가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최혜 국대우의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투자 허용 이후 내국민대우의 의무를 대우 원칙으로 삼되, 국가 안 보, 공공 목적,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자 국의 법규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자 국의 법규에 따른 내국민대우 부여보다는 강화된 내용으 로 보이나, 예외 사유의 해석이 자의적일 수 있다는 문제 가있다. 34 Chindia Journal 2007 6.
<표> 한중 투자보장협정의 내용 투자보장협정의 표준 내용 한중 투자보장협정의 내용 지리적 적용 범위 체약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전 영역. 영해의 외측 한계에 인접한 해상 및 해양지역 포함. 규정 없음 투자의 허용 체약국의 법규정에 따름 최혜국대우의 의무 규정 공정 공평대우 규정 없음 허용된 투자의 일반적 대우 원칙 항시적 보호 및 공정 공평대우 내국민/최혜국대우. 국가 안보, 공공 목적, 국가 경제의 건전한 국내 법규정에 따라 내국민/최혜국대우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내국민대우 의무 예외 분쟁으로부터 보호 보상 시 내국민/최혜국대우 보상 시 최혜국대우 기준 투자자 대 정부 간 분쟁 해결 절차 ICSID 등 국제중재기관 언급 양국 간의 중재위원회에서 처리 간접 투자에 대한 적용 규정 없음 일방 체약국의 투자자가 실질적인 이익을 갖고 있는 제3국 기업의 타방 체약국에의 투자에 대해 협정의 적용 문제 언급 공동위원회의 설치 규정 없음 협정의 원활한 이행, 양국의 외국인투자 관련 법규 및 정책의 검토, 양국 정부에의 권고 등을 목적으로 한 공동위원회 설치 <자료> 이성봉 외, 동북아 경제협력: 투자협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1999, p76. 투자자 대 정부 간 분쟁과 관련해 중재기관으로 국제중 재기관을 설정하지 않고, 양국이 중재위원회를 구성하여 처리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중국이 아직 ICSID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국이 ICSID 회원국 이 되는 경우 분쟁 사안을 ICSID에 회부할 수 있다는 첨부 규정이 있다. 한중 투자보장협정에는 양국 간 공동위원회 설치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는 특이한 내용이지만 발전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이 규정은 공동위원회의 주요 기능으로서 협정의 이행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양국의 외국인투자 관련 법 규 및 정책에 대한 검토와 상호 권고까지 포함하고 있어, 위원회의 역할이 활성화되면 양국 간의 투자 협력을 논하 는 주요 채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한중 투자보장협정은 공동위원회의 설치 등 일부 발전된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투자 자유화를 포함하고 있 지 않고, 지리적 적용 범위가 불명확하며, 보상 시 최혜국 대우 기준을 적용하고, 투자자 대 정부 간 분쟁 해결 절차 등이 아직 미흡하다. 또한 허용된 투자의 대우와 관련해서 도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는 등 개선의 소지가 많 다. 한중 FTA 협상에서는 투자보호 수준의 제고 등을 통해 양국 간 투자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보장협정으로 업 FTA에서 이들 국가들은 투자 및 서비스 분야까지 포함하 는 일괄 타결을 주장하고 있고, ASEAN, 칠레 등과도 투자 서비스 분야에까지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한중 FTA 협상 도 구체적으로 논의되면 투자 서비스 분야까지 포함한 일 괄 타결 형식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 분야, 협상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투자 자유화 및 보호 수준에 서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 받는다. 특히, 한미 FTA 협상 등을 통해서 투자와 관련된 불합리한 제도 및 행 정에 대해서 전반적인 검토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외국인 투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규제 및 행정 의 합리성이 우리보다 부족하다. 따라서 한중 FTA를 통해 투자 자유화 확대, 투자 규제 완화 및 투자 보호 강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중 FTA는 투 명하고 예측가능하며 안정적인 투자 환경의 보장을 통해서 중국의 입지적 경쟁 요인을 활용한 한국 기업의 국제경쟁 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중 FTA 협상 이 개시될 경우 우리 정부는 투자 분야를 협상에 반드시 포 함시키고, 동시에 높은 수준의 투자보장협정을 위한 적극 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중국의 FTA협상 모델은 중국이 체결한 중- ASEAN 및 중-칠레 FTA에서 볼 수 있듯이 상품무역 분야 에 한정되어 있고 투자 및 서비스 분야는 포함하지 않고 않 다. 그러나 현재 중국이 협상 중인 호주 및 뉴질랜드와의 이성봉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07 6. Chindia Journal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