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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계획서 교과목명 : 프랑스어초급회화 1단계강의실 : 추후공지시수 : 30 선수과목 : 없음. 교과목표 : 알파벳을시작으로발음에중점을두어숫자말하기, 기본적인인사하기와안부묻기부터간단한의견말하기등을공부한다. 교재및참고문헌 : Amical 1 Sylvie Poisso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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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면서 소설이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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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나로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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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 Mission T F T F T F T

2. [ 정답 ] 1 연독에관한문제 - 연독을해서는안되는경우 주어가도시를나타내는명사, 사람이름 Parisˬest une grande ville. [ 파리는큰도시이다.] M. Dupontˬa 40 ans. [ 뒤퐁씨는 40 살이다.] 주어로쓰인명사구 [ 정관사 (le,

52 경찰학연구제 12 권제 3 호 ( 통권제 31 호 )

Transcription: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11 집 (2004) pp.1~28 시나리오에서 영화로, < 히로시마 내사랑> 1) 이 용 주 * 1. 2. 3. 서론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알랭 레네 시나리오와 영화의 구조 < 차 례 > 4. 시간( 현재- 과거) 과 공간( 히로시 5. 마- 느베르) 결론 1. 서론 일반적으로 시나리오는 언어로 표현된 이야기로서 영화가 갖게 되는 첫 번째 형태로서 영화의 준비와 연출에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의 자료가 되며 배우에게 자신들이 맡게 될 인물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제작자와 기술진에게 촬영에 필요 한 방법들을 미리 알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시나리오는 언어의 본질 때문에 우 리가 영화의 세계에서 의외로 자유롭게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사이드 필드는 시나리오를 한 장소 또는 이곳저곳에서 각자의 일 을 하고 있는 한 개인 내지는 사람들에 대한 명사와 같은 것이고, 모두 이 기본 적인 전제를 수행하는 것인 반면 영화는 기본적인 이야기 줄거리를 극화하는 시 각매체 1) 라고 정의하고 있다. 모든 영화가 시나리오를 근간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지만 로시마 내사랑Hiroshima mon amour> 의 경우 다른 영화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 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알랭 레네의 부탁으로 뒤라스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미 알랭 레네는 뒤라스에게 많은 요구사항이 있었을 것이고, 뒤라스는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누 보로망 작가와 누벨바그 감독과의 만남이고, 누보로망과 새로운 영화미학과 이 데올로기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 히 * 배재대학교공연영상학부 1) Syd FIeld, Screenplay : The Foundation of Screenwriting, New York, Dell Publishing ( 유지나옮김,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서울, 민음사, 1999, p. 17.

우리는 뒤라스의 시나리오를 근간으로 알랭 레네가 현대인의 분절적 삶을 어 떻게 영화언어로 담아내는가를 고찰해 보기 위해 우선 알랭 레네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에게 시나리오를 부탁하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어서 우리는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와 영화의 구조를 비교설명해 볼 것이며, 끝으로 프랑스여자와 일본남자의 우연한 만남으로 사랑을 나누게 되면 서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시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나아가 그것이 동일 화되는 과정을 거쳐 망각에 이르는 과정을 고찰하게 될 것이다. 2.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알랭 레네 알랭 레네는 화가들을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외에도 장편영화의 준비작 업으로 볼 수 있는 단편영화도 여러 편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1955년에 만든 32 분짜리 흑백단편영화 < 밤과 안개Nuit et brouillard> 는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영화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처음으로 나치 독일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의 끔찍했던 과거를 영상에 담아낸 것으로 현재의 평화로운 풍경과 폐허가 된 과거의 캠프의 흔적을 교차시키면서 장 케이롤Jean Cayrol의 시적 내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알랭 레네는 아우슈비츠의 비극이야말로 사라 진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여전히 남아있는 기억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그는 극영화를 위해 접어두었던 다큐멘터리 형식의 시나리오를 생각하게 된 것 이다. 내가 < 히로시마 내사랑> 을 생각하게 시작했을 때 카페의 테라스에 홀로 앉아있는 젊은 여인이 눈에 띄었다. 카페가 갑자기 사라지고 그 자리는 황 량해졌다. 그리고 나서 나는 서로 중첩되어있고 모두 현재 이야기될 수도 있을 두 가지 스토리의 아이디어가 있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와 대화를 나누면서 교차된 두 개의 머리 장식용 꽂는 빗의 이미지를 사용하게 되었다. 2) 알랭 레네는 첫 번째 시나리오 작가로 크리스 마커Chris Marker의 친구이고 일본에 관한 책을 한 권 쓴 바 있는 이에핌Yéfime을 생각하고 그에게 몇 달 동 2) Jean-Louis Leutrat, Hiroshima mon amour de Alain Resnais, Paris, Nathan, 1994, p. 32.

안 시나리오 작업을 하도록 부탁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던 모양이다. 그때 알랭 레네는 다른 시나리오 작가를 찾게 되는데 제일 먼저 당시 프랑스에서 인 기절정이던 여류작가 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과 시몬 드 보부아르 Simone de Beauvoir를 생각하다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 다. 그는 두 작가를 제쳐두고 뒤라스에게 시나리오를 맡기게 된 것이다. 뒤라스 를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 작가로 정하게 된 것은 레네가 그 이전에 뒤 라스의 < 모데라토 칸타빌레Moderato Cantabile>(1958) 를 읽자마자 이 작품을 < 히로시마 내사랑> 보다도 먼저 각색하여 16mm 영화로 만들어 작가에게 뜻하지 않게 헌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레네로부터 사건들과 인물들의 스 토리를 부탁받은 뒤라스는 < 히로시마 내사랑> 를 쓰게 된 것이다. 이 영화의 시 나리오는 감독의 부탁을 받고 당시 소설가인 뒤라스가 쓴 작가와 감독의 공동작 업의 소산이다. 뒤라스는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를 쓰기 이전에 자신의 소설 < 태평양 을 막는 방파제Un Barrage contre le pacifique>(1958) 를 각색하여 르네 클레 망이 연출한 바 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난 뒤 뒤라스는 모든 것이 제대로 제시되었고 사건들도 있는 그대로 모두 이야기되었다. 그러나 문체가 사라지고 없다. 그 무엇도 이것을 대체할 수 없다 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영화를 문학 의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시각 때문에 뒤라스는 자신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에 실 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영화에 대해 볼거리를 아주 조금만 보여주 고 그보다는 생각할 거리, 들을 거리를 주고 싶다 3) 는 개념에 집착해 있었다. 뒤라스는 피터 브룩Peter Brook이 1960 년 영화로 만든 < 모데라토 칸타빌레 Moderato Cantabile> 를 제라르 자를로Gerard Jarlot와 공동으로 시나리오 작업 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알랭 레네의 부탁을 수용하게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뒤라스 자신의 영화관을 펼치기 위한 시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뒤라스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1966 년에 이르러 직접 메카폰을 잡고 첫 영화 < 라 뮤지카 La Musica> 를 폴 세방Paul Séban 과 공동연출하기에 이른다. 그로부터 3년 후 뒤라스는 자신의 작품을 근간으로 하여 독자적으로 < 파괴하라고 그녀는 말한다 Detruire, dit-elle>(1969) 를 만든다. 그 후에도 뒤라스는 15년 동안 꾸준히 여 러 편의 영화 4) 를 만들었다. 3) Claude Murcia, Nouveau roman nouveau cinéma, Paris, Nathan, 1998( 누보로망, 누보 시네마, 이창실옮김, 서울, 동문선, 2003, p. 56.) 4) <Jaune le soleil>(1972), <Nathalie Granger>(1972), <La Femme du Gange>(1974), <India Song>(1975), <Son nom de Venise dans Calcutta desert>(1976), <Des journées

뒤라스의 말을 빌자면,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는 < 모데라토 칸타빌 레>(1958) 나 < 고통La Douleur> 과 깊은 유사성이 있다 5) 는 것이다. 특히 < 모데 라토 칸타빌레>(1958) 는 복도에 앉아있는 남자l'Homme assis dans le couloir 란 제목으로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와 같은 해에 썼다는 것이 다. < 히로시마 내사랑> 에서 세 번 반복해서 프랑스여자의 내면독백처럼 화면 밖 소리로 들리는 Tu me tues. // Tu me fais du bien. 6) 이란 문장은 < 모데라토 칸타빌레> 에도 들어있다. 뒤라스는 < 카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éma> 에서 이 시나리오를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언급하길, 1945년 8월 6 일의 기억은 생생하다. 나는 남편과 함께 안시 호숫가에 있는 수용자 숙소에 있었다. 나는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신문제목을 읽었다. 나는 급하게 숙소에서 나와 갑자기 넋이 나간 것처럼 길가 벽에 등을 기대 고 있었다. ( ) 나는 그 순간부터 일생동안 수용소에 관한 몇 페이지의 글 을 제외하고 전쟁에 대한 글은 결코 쓰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를 주문받지 않았다면 나는 히로시마에 대한 글은 아무 것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 을 때 나는 히로시마의 엄청난 사망자 숫자를 보고 내가 만들어낸 유일한 연인의 죽음 의 스토리를 쓰게 되었다. 7) 1945년 8월 6일과 8월 9일 일본의 두 도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원 자폭탄이 투하됨으로써 제2 차 세계대전은 끝이 났다. 당시 세계인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원자폭탄의 무서운 공포를 실감하게 되었을 것이다. 두 도시가 똑같이 원자폭탄의 피해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투하된 히로시마가 하나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이다. 당시 아라타 오사다Arata Osada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 로 만든 일본의 가네토 신도Ganeto Shindo 의 영화 < 원자폭탄의 아이들Les Enfants de la bombe atomique>(1952) 은 오히려 < 히로시마의 아이들Les entières dans les arbres>(1976), <Le Camion>(1977), <Baxter, Vera Baxter>(1977), <Les Mains negatives>(1978), <Cesarée>(1978), <Le Navire Night>(1979), <Aurélia Steiner (Vancouver)>(1979), <Aurelia Steiner(Melbourne)>(1979), <Agatha et les lectures illimitees> (1981), <L'Homme atlantique>(1981), <Il Dialogo di Roma>(1982), <Les Enfants>(1984) 5) Jean-Louis Leutrat, op.cit., p. 17. 6) Marguerite Duras, Hiroshima mon amour, Paris, Gallimard(Folio), 1960, p. 35. 이후부 터 뒤라스의 시나리오를 인용할 경우 상황에 따라 쪽수만 표기하기로 한다. 7) Margurite Duras, Les Yeux verts, Cahiers du Cinéma, n 312-313, juin 1980(Jean-Louis Leutrat, op.cit., p. 17 재인용).

Enfants de Hiroshima> 이란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알랭 레네의 < 히로시마 내 사랑> 은 가네토 신도 영화의 연장인 동시에 이런 상징적인 가치를 달리 표명하 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가네토 신도 외에도 1950년대 일본에서 처음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 폭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여러 편 만들어졌다. 그 중 잘 알려진 영화로 원자폭 탄 투하 당시 나가사키에 있었다는 타사카 토모타라Tasaka Tomotara 의 < 나사 사키의 영원한 노래Le Chant éternel de Nagasaki>(1951), 알랭 레네의 < 히로 시마 내사랑> 에 인용된 바 있는 히데오 세키가와Hideo Sekigawa 의 < 히로시마 Hiroshima>(1953), 타다시 이마이Tadashi Imai 의 < 원자폭탄의 장면들Scènes de la bombe>(1953) 을 꼽을 수 있다. 그 이후 원자폭탄의 버섯구름을 체험한 세대들을 통해 원자력을 주제로 한 영화들은 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을 것이다. 구로사와 아키라Kurosawa Akira 도 < 공포에서 살아남다Vivre dans la peur> (1955) 를 만든 바 있고, 고질라Godzilla 시리즈도 괴물의 출현을 방사능 낙진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환경학자들은 핵무기 공포는 처참한 파괴력뿐만 아니라 그 것이 폭발할 때 방출되는 방사능이 더 심각하고 절망적인 피해를 초래한다고 역 설하고 있다. 세계 도처에 산재한 방사능은 직접 맞지 않아도 공기나 식물과 함 께 인체에 흡수되고 체내에서 인간을 좀먹게 해 암이나 백혈병을 일으키고 후대 까지 유전되어 육체적 장애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1954년 일본에서 도마뱀이 공룡으로 변해 인간 사회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간다는 설정의 < 고질라 Godzilla>도 방사능이 기괴하고 건장한 괴물을 탄생시킨다는 도식을 암시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설정의 영화로 수소폭탄의 실험으로 북극 빙하 밑에서 공룡 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보여준 리즐리 H. 마틴슨Leslie H. Martinson 의 < 애토믹 키드The Atomic Kid>(1954) 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도 1950년대 핵의 재난을 우의적으로 상기시킨 영화들이 여러 편 만 들어졌다. 그 예로 로버트 앨드리치Robert Aldrich 의 < 지독한 키스Kiss me deadly>(1955), 로날드 맥 다우골Ronald Mac Dougall 의 < 세계, 섬광, 악마The World, the flesh and the devil>(1959), 스탠리 크레이머Stanley Kramer의 < 해변에서On the beach>(1959) 를 들 수 있다. 얼마 후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어윈 레이저Erwin Leiser 는 원자력을 소재를 한 영화 < 그러니 삶을 택하라 Wähle das Leben : You Must Choose Life>(1963) 를 만들었다. 이런 시류에 편승하여 알랭 레네는 일본의 요청으로 뒤라스의 시나리오를 토 대로 < 히로시마 내사랑> 을 만들게 되었다. 알랭 레네와 뒤라스의 공동작업은 누 벨바그 세대들의 기존의 문학작품의 각색과 같은 시나리오 작업에 대한 반발로

이루어진 시금석이기도 하다. 알랭 레네의 영화는 뒤라스의 시나리오를 근간으 로 하고 있지만 생략과 첨가의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3. 시나리오와 영화의 구조 < 히로시마 내사랑> 의 시나리오는 뒤라스의 이 책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바 와 같이 최초로 쓰여진 것은 1958년 7 월이다. 뒤라스는 1960년 프랑스의 갈리 마르( 폴리오)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할 때 알랭 레네의 영화를 위해서 자신이 쓴 내용을 가능한 한 충실하게 옮겨놓으려 했다는 것이다. 뒤라스는 이 책에서 알랭 레네의 영화 영상이 실제로 결코 묘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뒤라스는 자신의 임무를 알랭 레네가 영화를 만드는데 시 발점이 되는 자료들을 설명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8) 는 것이다. 뒤라스는 시나리오 를 책으로 출간하면서 최초의 시나리오에 포함되지 않았던 Les Évidences nocturnes(notes sur Nevers), Nevers(Pour mémoire), Portrait du Japonais, Portrait de la Française 를 부록으로 첨부하고 있다. 알랭 레네는 이 부분의 첨부에 대해 완성된 영화의 영상들을 설명하듯이 쓰라 9) 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뒤라스는 부록 부분 중 Nevers(Pour mémoire) 는 프 랑스에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1958년 12 월에 주석을 붙여놓은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대본과는 별도로 연구의 자료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본래의 계획을 잘 조명해 볼 수 있도록 각색 과정에서 삭제된 몇몇 부분도 그대 로 포함되어있다. 뒤라스의 시나리오는 5 부로 구성되어있다. 각 부분을 개괄적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제1 부는 프랑스여자( 엠마뉘엘 리바 분) 와 일본남자( 에이지 오카다 분) 가 호텔 방에서 사랑을 나누면서 새벽녘( 새벽에 잠이 깨었거나 밤을 새워?) 에 사실적인 대화가 아니라 몽환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여자와 남자의 얼굴은 나타나지 않고 대화만 있는 것으로 나타나다가 제1부의 뒷부분에서 모습을 드러 낸다. 마지막 부분에서 느베르와 히로시마의 어떤 연관성이 암시된다. 제2부 날이 밝고 프랑스여자는 호텔방의 발코니에 나왔다가 문턱에서 아직도 8) Marguerite Duras, Hiroshima mon amour, op.cit., p. 19 서문. 9) Marguerite Duras, Hiroshima mon amour, op.cit., p. 115 주석부분 참조.

침대에 엎드려 잠들어 있는 일본남자의 꼼지락거리는 손을 통해 과거 프랑스 느 베르에서 죽어가던 독일병사의 손을 떠올린다. 남자와의 대화, 샤워장에서의 대 화, 발코니에서 느베르와 히로시마에 대한 대화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면 서 프랑스여자의 과거의 느베르에 대한 기억이 환기되기 시작한다. 여자는 기억 과 망각을 넌지시 암시한다. 여자는 간호사 복장으로 호텔 앞에서 택시를 기다 리며 남자와 함께 대화를 계속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의사 를 밝히고 여자는 처음에 거부하다가 받아들인다. 여자는 택시를 타고 평화의 광장으로 향한다. 제3부 평화의 광장에서 평화에 관한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 촬영장면이 소개되 고 여자의 마지막 출연 장면의 촬영이 끝날 즈음 그곳에 남자가 나타난다. 남자 에 의해 프랑스여자와 느베르의 동일화가 암시된다. 남자는 여자를 동반하고 군 중 속을 역진하여 자기 집으로 유도하여 사랑을 나누게 된다. 남자에 의해 여자 의 느베르에서 독일병사와의 사랑에 대한 기억이 구체적으로 환기된다. 제4부 히로시마에 어둠이 깔리고 오타강가의 미국식 카페에 여자와 남자는 이 마를 맞대고 탁자에 앉아있다. 두 남여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 16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을 아쉬워한다.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면서 여자에게 느베르 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여자는 일본남자를 독일병사로, 오타강을 루아르강으로 착각하는 자기최면 또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듯 독일병사의 죽음과 그 후 느베르 에서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여자는 일본남자에게 뺨을 맞고 자기최면에서 벗 어나 현실로 돌아온다. 늦은 밤 카페는 불이 꺼지고, 두 남여는 전쟁이 있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제5부 여자는 호텔로 돌아와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세면대로 가서 얼굴을 담그 고 내면독백을 하며 거울을 본다. 여자는 호텔을 나와 남자와 헤어진 카페 앞으 로 가서 남자를 다시 만난다. 이때 여자는 남자가 히로시마에 남으라는 말에 동 의했다가 괴로워하며 다시 거절한다. 두 남여는 밤거리를 걷는다. 여자의 내면에 히로시마와 느베르의 거리가 연속적으로 번갈아 나타나고 여자의 심적 갈등을 보여주듯 내면독백이 이어진다. 여자는 히로시마 기차역의 대합실에서 느벨르의 사랑의 기억을 지우기 시작한다. 느베르의 매력적인 포플라 나무들이여, 나는 너희들을 망각으로 보낸다. 가치없는 너푼짜리 이야기여, 나는 너희들을 망각으 로 보낸다. 느베르의 삭발 소녀여, 오늘 저녁 나는 너를 망각으로 보낸다. 망각 으로 서서히 당신의 모든 것을 극복할 겁니다. 당신은 한 곡의 노래가 될 겁니 다. (Duras, p. 118) 여자는 이별의 공간일 수 있는 기차역에서 느베르의 기억 을 지우겠다는 마음의 정리를 하고 역 근처의 술집 카사블랑카Casablanca 에

들렀다가 날이 밝자 호텔로 돌아온다. 남자는 계속 여자를 뒤따라간다. 여자와 남자는 제1부에서 둘이서 사랑을 나누던 호텔방으로 돌아와 상대방의 이름을 히 로시마와 느베르로 명명함으로써 두 남여는 지명이 아닐 수도 있는 지명을 갖게 되면서 느베르에서 삭발당한 처녀의 재난이 히로시마의 재난과 정확하게 일치하 는 것으로 시나리오는 끝을 맺는다. 이제 우리는 뒤라스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알랭 레네는 어떻게 영상화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뒤라스는 시나리오를 5부로 나누어 전개시키고 있으나 알 랭 레네는 시나리오의 흐름을 쫓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분할하고 있지는 않다. < 히로시마 내사랑> 의 편집을 담당했던 앙리 콜피Henri Colpi 10) 는 뒤라스의 시 나리오가 나누고 있는 것처럼 정확하게 지만 사운드를 중심으로 영상과 음악을 대비시켜 앙리 콜피의 영화에 대한 5 부 분할 : 5부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는 것은 아니 5 부로 나누고 있다. I. 프롤로그( 약15분16 초), II. 밤과 아침( 약14분29 초), III. 낯( 약14분57 초), IV. 강 변카페( 약23분42 초), V. 에필로그( 약21분36 초). 뒤라스의 시나리오 구성으로 본 5 부 분할 : 제1 부(pp. 21-41, 약18분15 초), 제2부 pp. 43-62, ( 약11분28 초), 제3 부(pp. 63-83, 약14분15 초), 제4 부(pp. 85-108, 24분19 초), 제5 부(pp. 109-124, 약 21분39 초) 11). 우리는 < 히로시마 내사랑> 의 구조를 시나리오의 구조와 비교분석해 보기 전 에 먼저 앙리 콜피의 영화분석을 따르면서 필요에 따라 논지의 전개를 위해 생 략하거나 첨가하여 영상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기로 한다. 앙리 콜피는 알랭 레 네의 이 영화를 뒤라스의 시나리오처럼 5부로 나누어 54개 시퀀스로 정리하고 있다. Ⅰ. 프롤로그 (1) 자막 12) (F.O.) (2) 육체 (3) 병원 (4) 육체 (5) 박물관 (6) 육체 (7) 마네킹, 자료들 (8) 육체 (9) 폐허, 부상자, 눈 (10) 생존자들 (11) 육체 (12) 폭탄, 물고기, 행렬 (13) 하찮은 기억들, 관광 (14) 둥근 지붕 (15) 육체 (16) 재건 (17) 강 (18) 육체 (19) 히로시마 거리 트 10) Henri Colpi, Défense et illustrqtion de la musique dans le film, Paris, Serdoc, 1963, pp. 128-136. 11) 영화의 지속시간은 필자의 측정이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12) 필자가 편의상 페이드아웃을 전각기호를 사용하여 표기한 것이다.

래블링 Ⅱ. 밤과 아침 (20) 두 남여 모습 등장. 남자의 웃음 (21) 새벽4 시, 히로시마에 대한 대화 (22) 새벽, 느베르에 대한 대화 (F.O.) (23) 아침, 테라스 발코니. 잠든 일본남자와 움직이는 손과 피투성이 얼굴의 순간적인 등장( 독일남자), 대사 : ELLE Je regardais tes mains. Elles bougent quand tu dors.(duras, p. 44) (24) 샤워실, 두 남여의 만남 시간과 장소 : LUI C'est ce que j'ai remarqué hier soir dans ce café. (25) 발코니, 두 남여의 히로시마와 느베르에 대한 대화 : LUI Qu'est-ce que c'était pour toi, Hiroshima en France? ELLE La fin de la guerre. LUI C'est un joli mot français, Nevers. ELLE C'est un mot comme un autre. comme la ville.(duras, pp. 48-49) (26) 화장대, 두 남여의 대화 : LUI Je suis le premier Japonais de ta vie? ELLE Oui./Hi-ro- shi-ma. LUI Le monde entier était joyeux. Tu était joyeuse avec le monde entier.(duras, p. 50) (F.O.) (27) 호텔방, 두 남여의 만남의 기약에 대한 대화 : ELLE Je suis d'une moralité douteuse, tu sais. LUI Je voudrais te revoir.(duras, p. 55, 56) (28) 복도, 여자의 느베르 기억 : Oui. Jeune à Nevers. Et puis aussi, une fois, folle à Nevers.(Duras, p. 57) (29) 평화의 광장에 있는 호텔 앞, 여자의 망각과 남자의 재회 요구와 거절 : ELLE Petit à petit, ça s'est passé. Et puis quand j'ai eu des enfants forcément. LUI L'idée de ne plus te revoir jamais dans quelques heures. ELLE Non.(Duras, pp. 61-62) Ⅲ. 낮 A)영화촬영 (30) 촬영준비 (31) 종려나무 밑, 두 남여 대화 : LUI Tu étais facile à retrouver.//j'ai pensé à Nevers en France.//C'est toujours demain ton avion?(duras, p. 65, 66, 67) (32) 영화를 위한 행렬 (33) 프랑스여자와 일본남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B)일본남자의 집 (F.O.) (34) 거실, 두 남여 가정사에 대한 대화 : ELLE ta femme, où elle est?//moi aussi je suis heureuse avec mon mari.(duras, p. 76, 77) 전화벨소리, 키스 : ELLE C'est pour moi que tu perds ton après-midi?(duras, p. 77)

(35) 침대 : 두 남여, 독일병사 ELLE C'était à Nevers. 자전거 타고 가는 여자 On s'est d'abord rencontrés dans des granges: Puis dans des ruines: Et puis dans des chambres. 폐허, 헛간 ELLE Et puis il est mort.(duras, p. 79) 죽음의 정원 (36) 침대 : ELLE Moi dix-huit ans et lui vingt-trois ans.(duras, p. 79) 피아노에 앉아있는 여자, 달려가는 여자, 헛간에 여자와 독 일병사 (37) 침대 : ELLE Pourquoi parler de lui plutôt que d'autres? LUI C'est là, il me semble l'avoir compris que (Duras, p. 81) (3 번 반복) (38) 깨어남 : ELLE Je veux partir d'ici.(duras, p. 82) (39) 황혼녘의 강의 전경 방 Ⅳ. 강변카페 (40) 탁자에 앉아있는 프랑스여자와 일본남자, 느베르, 강, 지하실, 손, 아버지, : LUI Combien de temps? ELLE L'éternité.(Duras, p. 93-94) (41) 주 크박스, 음반, 여명, 화약, 머리깍기. ELLE Dans la nuit je rentre chez moi.(p. 97) 외침, 방과 잉크, 지하실. ELLE Je commence à moins bien me souvenir de toi.(p. 99) 루아르강 제방, 죽음의 정원. ELLE C'était mon premier amour. (p. 100) 뺨때리기 (42) 유리구슬, 파리로 떠남. ELLE Quatrorze ans ont passé.//de la douleur, je me souviens encore un peu.(p. 102) LUI Ton mari, il sait cette histoire?(p. 103) 두 남여 일어났다 가 다시 앉는다. LUI Dans quelques années, quand je t'aurai oubliée (p. 105) (43) 13)불이 꺼지는 다방Tea Room, 다방 앞에서 헤어지는 두 남여. Ⅴ. 에필로그 (44) 호텔로 돌아와 복도에서 망설이는 여자. (45) 호텔방, 세면대, 수도꼭지 에 머리적시는 여자. Un amour de jeunesse allemand. 머리드는 여자. J'ai raconté notre histoire. 호텔에서 나오는 여자. (46) 강변 다방Tea Room 앞, 내면독백, 남자도착. Reste à Hiroshima. 남자떠남. (F.O.) (47) 거리따 라가는 남자와 여자. Reste à Hiroshima. 멀어지는 여자, 지나가는 기타리스트. (48) 어둠속 걷기, 내적 독백, 느베르와 히로시마의 교차된 영상. (49) 기차 역 앞. J'aurais préparé que tu sois morte à Nevers. (50) 기차역 안으로 들어간 여자. Nevers que j'avais oublié. 남자 도착, 새로운 내적 독백, 루아르 13) 앙리 콜피는 시퀀스 을 생략하고 시퀀스 에 포함시키고 있고 장 루이 뢰트라는 이것 43 42, 을 분리하고 있다.

강, 폐허, 헛간, 두 남여, 기차역 안의 여자. L'oubli commencera par tes yeux. 남자와 일본할머니. (51) 기차역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카사블랑카 술 집으로 들어가는 여자, 뒤따라 온 남자. (52) 카사블랑카 : 다른 자리에 앉는 두 남여, 일본젊은이, 일본남자의 강렬한 시선, 새벽. (53) 새벽녘의 도시의 세 가지 전경. (54) 호텔방 : 남자가 들어오고, 여자는 거리를 두고 있고,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간다. Je t'oublierai. Ton nom est Nevers. (F.O.) 끝 1959. Argos Film. 자막 앙리 콜피의 영화분석은 구성상 뒤라스의 시나리오의 구조와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가 이 영화의 시퀀스를 54개로 나눈 것은 수반되는 음악을 기준 으로 한 것이다. 그의 영화분석의 분할구도는 뒤라스의 시나리오의 분할과 동일 하게 다르다. 5부로 나누고 있지만 내용상에서 보면 시간의 간극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이렇게 앙리 콜피의 분할이 뒤라스의 시나리오와 다른 것은 프롤로그 부분을 프랑스여자와 일본남자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화면 밖 소리로만 대화가 이루 어지며 히로시마의 역사적 상흔을 보여주는데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앙리 콜 피는 시나리오에서 제1부의 끝부분에 속해있는 두 남여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부 터를 2 부에 포함시키고 있다. 영화의 시간으로 정리해보면 앙리 콜피가 2부로 분할하고 있는 부분과 뒤라스의 시나리오의 제2 부의 시간이 다를 수밖에 없다. 뒤라스의 시나리오에서 제4부는 히로시마의 오타강가에 어둠이 깔리는 것으로 시작한다(Sur le fleuve, à Hiroshima, la nuit tombe en de longues traînées- Duras, p. 85 지문). 앙리 콜피는 이 부분을 3 부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에 장 루이 뢰트라Jean-Louis Leutrat는 이 영화를 앙리 콜피의 분석과 함께 영상트랙을 토대로 영상의 변화, 디졸브 기법, 페이드아웃과 같은 시퀀스의 끝과 시공간적 컷을 암시하기 위해 두 쇼트의 확실한 연결효과를 통해 시각적으 로 나누고 있다. 이렇게 뢰트라는 시각적인 부분을 전체적으로 26개의 시퀀스로 나누어 영화를 분석 14) 하고 있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영화와 시나리오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반 복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시나리오에 제시되어있으나 영화에서 생략되었거나 시 나리오에 제시되어 있지 않으나 영화에 영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부분들을 찾아 내는 작업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14) Jean-Louis Leutrat, Hiroshima mon amour de Alain Resnais, op.cit., pp. 41-59.

영화의 시작부분에서 알랭 레네는 시나리오의 지문에 예시된 부분을 생략하고 뒤에서 볼 수 있는 덩굴식물의 정사진을 배경으로 타이틀과 자막을 띄우고 있 다. 시나리오에서는 영화가 비키니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 어있다. [Le film s'ouvre sur le développement du fameux champignon de BIKINI. // Il faudrait que le spectateur ait le sentiment, à la fois, de revoir et de voir ce champignon pour la première fois. // Il faudrait qu'il soit très grossi, très ralenti, et que son développement s'accompagne des premières mesures de G.Fusco. // A mesure que ce champignon s'élève sur l'écran, au-dessous de lui], apparaissent, peu à peu, deux épaules nues.(duras, p. 21 지문) 알랭 레네는 영화의 촬영대본에서 원자폭탄의 포연을 상기시키는 장면을 묘사 하고 있는 대괄호[] 의 부분을 생략하고 미묘한 정사진을 배경으로 자막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정사진은 뒤에서 물위에 떠있는 것 같은 형상( 영화 13:10) 으로 다시 등장한다. 우리는 이 정사진에서 여러 가지를 연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뒤에서 볼 수 있는 것( 영화 12:59) 처럼 평화 의 상표가 붙은 담배갑이 놓 여있는 한 마리 거미처럼 모래 사장에 뻗어있는 무성한 식물 (Duras, p. 34지 문) 처럼 폭격으로 잿더미가 된 히로시마에 새로 돋아나는 덩굴식물을 연상할 수 있다. 이것은 물위에 떠있는 것 같은 정사진에 바로 뒤이어 나타나는 히로시마 의 전경처럼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오타강의 지류와 델타의 형상( 영화 13:13) 과 모래사장에서 새로운 식물들이 돋아나듯이 (Duras, p. 34 지문) 히로 시마의 재건을 연상해 볼 수도 있고, 프랑스여자의 기억의 편린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연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덩굴식물의 이미지가 F.O. 되면 폭격의 분진이 계속 내리고 있는 것 처럼 알몸에 쌓이는 듯하다가 그 위에 비가 내려 분진이 얼룩지고 마르고 나면 두 남여의 사랑의 오르가즘으로 땀에 젖어있는 모습이다. 뒤라스의 시나리오에 서는 두 어깨는 서로 부둥켜안고 재나 비, 이슬, 땀에 젖어 있는 것처럼 보인 다 (Duras, p. 21 지문) 는 표현으로 선택의 여지와 모호한 영상을 유도하고 있 으나 알랭 레네는 분명하게 구분하여 영상화(1분17 초) 하고 있다. 이때 일본남자 는 히로시마의 전쟁의 상처를 절대 모두 알 수 없다는 듯 일정한 톤으로 조용히 암송하듯 당신은 히로시마에서 아무 것도 보지 못했어요 라고 단정하듯 말한 다. 땀이 걷히고 여자의 손이 남자의 어깨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꽉 쥐면서

여자는 전쟁의 상처를 다 알고 있다는 듯 나는 모든 것을 보았어요 라고 남자 의 목소리와 유사한 톤으로 응수한다. 포옹하고 있는 두 남여의 몸통이 간간히 나타나면서 프랑스여자가 히로시마에서 모든 것을 보았다는 주장하는 것들이 분 할되어 하나하나 드러난다. 원자폭탄의 피해를 입고 전쟁의 상처를 안고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히로시마의 병원, 원자폭탄의 엄청난 파괴력을 입증해주는 박물관, 히데오 세키가와의 영화 < 히로시마>(1953) 의 인용, 1945년 8월 6 일 이후의 뉴스필름, 전쟁의 처참함을 보여주는 신체적 손상, 생존자들의 외견상의 평온, 도시의 저항시위장면, 피폭이후 구름으로 떠도는 낙진, 그 여파 로 인한 기형아 탄생, 먹을 수 없는 물고기, 이 모든 것은 프랑스여자의 기억에 살아있는 것들이다. 여자는 기억을 통해 이 모든 것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것이 다. 두 남여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여자의 손과 남자의 등만 보일 뿐이다. 여자 의 목소리가 화면 밖 소리로 여러 곳을 방문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고, 강한 이국적인 어조의 남자의 목소리가 이것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폭격을 여실히 보여주듯 된다. 공업의 전당 의 둥근 지붕의 내부를 배경으로 여자의 목소리는 계속 뒤라스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초토화된 듯하지만 꽃들은 아픈 상처를 잊은 채 희망을 보여주고 있음을 암시한다. 2주쯤 지나자 ELLE- du quinze jour aussi. // Hiroshima se recouvrit de fleurs. Ce n'étaient partout que bleuets et glaïeuls, et volubilis et belles-d'un-jour qui renqissaient des cendres avec une extraordinaire vigueur, inconnue jusque-là chez les fleurs.(duras, p. 28) 뒤라스는 프랑스여자의 대사에 알프레드 허쉬Alfred Hershey의 1945년 8월 6 일 이후 히로시마의 현지 보고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뒤라스는 이 부 분을 수난을 당한 어린이들에게 옮겨지도록 했을 뿐이다 (Duras, p. 28) 라고 부연설명하고 있다. 알랭 레네는 뒤라스의 이 지문을 정확하게 해석하여 영상으 로 보여주고 있다. 여자의 대사가 화면 밖 소리로 계속되는 동안 영상(08:33) 은 머리를 다친 동생을 업고 가는 아이, 탈모증상을 보이는 두 여자아이의 뒷모습, 온몸에 화상을 입은 듯한 아이, 얼굴에 화상을 입고 입주위가 뭉그러진 아이, 상 처입고 맥없이 누워 눈만 깜박이는 아이, 울부짖는 갓난아이, 손이 뭉그러지고 뒤틀린 아이가 치료받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알랭 레네는 뒤라 스의 시나리오상의 간략한 지문에 많은 양의 일본 자료들을 추가하기도 했다.

특히 영화의 시작부분, 즉 뒤라스의 시나리오의 제1부에서 히로시마병원을 해당 하는 부분의 경우 편집하는 과정에서 그 범위를 벗어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바뀌고 상당히 많이 추가 (Duras, p. 23 각주)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 게 알랭 레네는 히로시마의 파괴된 도시의 다큐멘터리 영상들을 도입하여 지시 적 과거를 증명하고 있다. 이것은 도상, 음향의 복잡한 몽타주를 통해 이루어지 며, 그럼으로써 진정작용의 효과가 상실된다 15) 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 다. 뒤라스는 시나리오에서 두 남여 인물의 목소리에 대한 많은 주문을 하고 있 다. 예를 들면 첫 대사에서 남자의 목소리는 울림이 없고 조용하며 암송하는 듯한 목소리 로 이에 대해 응수하는 여자의 목소리는 아주 희미하고 마찬가지 로 울림이 없고 불투명하며 암송하는 듯한 목소리 (Duras, p. 22) 로 행할 것을 지문으로 제시하고 있다. 두 남여의 대사는 영화에서 화면 밖 소리로 뒤라스의 주문을 살려 구현되고 있다. 클로드 뮈르시아는 뒤라스의 주문과 알랭 레네의 영화에서 구현된 이런 목소리의 결, 음색, 음질, 억양, 빠르기, 리듬, 어조가 누 보시네마의 온전한 기표로 간주하는 요소들 16)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뒤라스의 시나리오에서 대사들 중에 반복되는 낱말이나 문장이 반복되는 것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알랭 레네의 영화에서 기존 의 영화들이 할리우드 고전영화에서 흔히 사용하던 투명한 스타일의 편집과 같 은 매끄러운 장면연결을 위해 편집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반복의 메커니즘으로 일종의 단절 효과를 자아내고 관객으로 하여금 기억과 해석에 개입하게 한다. 이것은 문학에서 누보로망의 소설가, 특히 로브그리예와 같은 작가가 소설에서 시간이나 공간의 단절 여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의 소설에 사용되던 그날 저녁, 그러는 동안과 같은 부사 대신에 음성학적으로 유사한 낱말을 사용하는 기법과 흡사한 측면이 있다. 한 예로 프랑스여자와 일본남자의 대화에서 남자의 요구나 질문에 반복되는 여자의 부정의 답들은 20세기 들어 두 번의 큰 세계대전으로 인한 절망과 현대과학의 발달과 빚어진 현대적 사유가 세계에 대한 인간의 완전 한 지배라는 낙관적 세계관을 허물고 카오스적이고 불연속적인 인식론을 발아시 킴으로써 생긴 불확실한 세계에 대한 은유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15) Claude Murcia, op.cit., p. 102. 16) Ibid., p. 88.

4. 시간( 현재- 과거) 과 공간( 히로시마- 느베르) 우리는 영화에서 리얼리티를 우리가 두 눈으로 보는 것일 뿐만 아니라 머릿 속에 있는 것 까지 포함한다는 로브그리예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영화의 이미지는 때로는 녹음기처럼 우리 앞에 놓인 사물을 보여줄 수 도 있고, 때로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상을 보여 줄 수도 있으며, 또 때로는 우 리 사이에 존재하는 것, 즉 당신의 머릿속에 든 것과 내 머릿속에 든 것을 이어 주는 다소 매개적인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17) 는 것이다. 이것은 누보로망 작가인 뒤라스의 시나리오와 어린 시절 천식 때문에 정규교 육을 받지 못하고 탁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교양을 쌓을 수밖에 없었던 알랭 레 네가 특히 즐겨 읽은 책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였던 것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아마 알랭 레네는 프루스트가 이 작품을 집필하는 과 정을 통해 무의식의 기억에서의 상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나 를 통해 잃어 버린 시간을 되찾으려고 했던 것에 깊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이 사변적인 토대가 마련된 것은 바로 이런 독서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알랭 레네가 1943년 설립된 영화학교 IDEHC(=Institut des Hautes Etudes Cinematographie) 에 입학하여 1년간 영화교육을 받다가 이론에 치우치고 있는 교과과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된다. 이 시기에 알게 된 마르그리 트 뒤라스, 알랭 로브그리예와 같은 누보로망의 작가들과 장 카이롤과 같은 아 방가르드 감독들과 주로 작업을 하며 단편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프루스트 소설의 직접적인 계승자로 간주되는 < 율리시즈> 의 작가 조이스를 떠올릴 수 있다. 그는 사건의 흐름 대신에 상념과 연상의 흐 름을, 개인적인 주인공 대신에 의식의 흐름과 끝없이 계속되는 내면적 독백을 그리며, 그 움직임의 연속성, 즉 이질적 연속체, 붕괴된 세계의 만화경 같은 것 을 강조한다. 이것은 바로 베르그송의 시간개념을 새롭게 해석하고 강조하며 새 로운 방향성을 갖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아르놀트 하우저의 견해를 빌어볼 필 요가 있다.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의식내용의 동시성, 또한 개인과 종족과 인류전 17) Entretien avec Resnais et Robbe-Grillet par André Labarthe et Jacques Rivette, Cahiers du Cinéma, Septembre 1961( 알랭 레네 및 알랭 로브그리예와의 인터뷰, 한나래, 2001, p. 154)

체, 과거의 현재성, 여러 가지 다른 시점들의 뒤섞임과 내면적 체험의 변화 무쌍한 유동성, 영혼을 싣고 흐르는 시간의 흐름의 무한성,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 즉 주체가 그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여러 매개체들을 이제 더 이상 분별하거나 제약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새로운 시간관 속에 현대예술 의 소재를 이루는 실마리가 거의 전부 집약되어있다. 소설 줄거리의 포기, 주인공 인물의 제거, 심리소설의 와해,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 무엇보다 도 영화에서의 몽타주 기법 및 시공간을 혼합한 형식을 들 수 있다. 새로운 시간개념의 기본요소은 동시성이며 그 본질은 시간적 요소의 공간화인데 이 런 시간개념은 제일 나이 어린 예술이요 베르그송의 철학과 거의 같은 시기 에 탄생한 장르 영화예술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표현되었다. 18) 영화의 기법과 베르그송의 시간개념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현대예술의 시간범주야말로 영화의 정신에서 탄생된 것으로 보아 무방할 것이며 하우저의 주장대로 영화가 질적으로 가장 풍부한 예술이 될 수는 없었지만 스타일에 있어 서는 대표적 예술장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알랭 레네는 고전영화는 현대 삶의 실제 리듬을 전달할 수 없다. 현대의 삶 은 분절적이고 이런 것을 모든 사람이 느끼고 있으며 문학만큼이나 회화는 그런 증거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왜 영화는 그동안 관습적이고 선형적인 이야기에만 매달렸는가 19) 하고 이전의 고전영화의 관습적이고 선형적인 흐름에 의문을 제 기하며 반기를 들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알랭 레네가 누보로망이 전통적인 객 관적 사실묘사와 합리주의적 심리 분석을 기축으로 하는 발자크나 톨스토이풍의 전통적인 소설 형식을 부정하고 작가가 정리하기 이전의 자연 발생적인 지각이 나 충동이나 기억을, 그것에 알맞은 새로운 형식과 기교를 구사하여 재현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을 영화에 적용하려고 했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런 연유에서 누보로망 계열의 작가 뒤라스에게 시나리오를 부탁했을 것이다. 우리는 < 히로시마 내사랑> 에서 알랭 레네의 단편영화 < 밤과 안개> 에서 과거 를 직접적으로 재창조하거나 재현하지 않고 현재상태에서 과거를 기억해내고 있 는 것처럼 기억을 통해 현재를 어떤 방식으로 고정시킬 것인가에 집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영화는 프랑스여자가 영화촬영을 위해 머물게 된 히로 시마라는 현재 공간에서 일본남자를 우연히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면서 과거의 18) Arnold Hauser, Sozialgeschichte der kunst uns literatur ( 백낙청, 염무웅 옮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 서울, 창작과비평사, 1999, p. 301). 19) 김성욱, 레네 영화에서의 시간과 기억, 알랭 레네, 서울, 한나래, 2001, p. 40 재인용.

기억이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처럼 환기되고 있다. 프랑스여자에게 히로시마는 처음이지만 이미 그녀의 의식 깊이 각인되어있는 공간이다. LUI Qu'est-ce que c'était pour toi, Hiroshima en France? ELLE La fin de la guerre, je veux dire complètement.(duras, p. 48) ELLE Hi-ro-shi-ma[Il faut que je ferme les yeux pour me souvenir... je veux dire me souvenir comment, en France, avant de venir ici, je m'en souvenais, de Hiroshima. C'est toujours la même histoire, avec les souvenirs.](duras, p. 50) ELLE J'ai toujours pleuré sur le sort de Hiroshima. Toujours.(Duras, p. 26) LUI Tu n'as rien vu à Hiroshima. Rien. ELLE J'ai tout vu. Tout.(Duras, p. 22) 프랑스여자는 14년 전 자신이 느베르에서 파리로 올라왔을 때 방송을 통해 전해들은 히로시마의 원자폭탄 투하의 소식은 바로 전쟁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었다. 여자는 히로시마에 머물면서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게 된다. 이 기억은 히 로시마에 대한 소식의 기억인 동시에 자신의 아픈 느베르에서의 기억이기도 하 다. 히로시마의 운명이나 자신의 운명이나 모두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이 만든 결과이기 때문에 여자는 히로시마의 운명을 늘 서글퍼하게 되었던 것이다. 일본남자도 전쟁에 참전을 했고 가족이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아픈 과거를 가지 고 있다. 프랑스여자가 히로시마아의 역사적 상처를 전혀 다른 공간에서 자신이 겪은 독일병사와의 사랑의 상처로 감지하려는 것과 일본남자가 히로시마에서 경 험한 직접적인 기억과는 같을 수 없지만 시공간을 초월한 공감대가 있다. 두 남 여는 히로시마에서 카페에서 우연한 만남으로 사랑을 나누는 것도 이런 시공간 을 초월한 공감이 내재해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여 자는 영화촬영을 계기로 처음 방문한 히로시마에서 낯설음보다는 익숙함을 느끼 며 히로시마에서 모든 것을 보았노라 고 말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 밤과 안개> 에서와 마찬가지로 과거를 직접적으로 재창조하거 나 재현하지 않고 현재상태에서 과거를 기억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 스여자는 일본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테라스에 나와 커피를 마시다가 창틀에 기대어 잠든 일본남자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현재상태에서 느베 르에서의 과거를 기억해내고 있다.

Tandis qu'elle regarde ses mains, il apparaît brutalement à la place du Japonais, le corps d'un jeune homme, dans la même pose, mais mortuaire, sur le quai d'un fleuve, en plein soleil. Ce jeune homme agonise. Ses mains sont également très belles, ressemblant étonnament à celles du Japonais. Elles sont agitées des soubresauts de l'agonie.(duras, pp. 43-44 지문) 프랑스여자가 바라보던 일본남자의 손은 이어서 느베르에서 저격된 독일병사 의 손으로 바뀌게 된다. 여자는 현재에서 과거를 기억해내고 있다. 이런 장면은 지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영화에서도 그대로 일본남자의 위치에 독일병사의 모습이 똑같은 포즈로 루아르 강가의 둑방에 죽어가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이미 일본남자와 독일병사는 프랑스여자에게 동일한 존 재로 착각될 수 있는 여지를 복선으로 마련되어있다. 현재의 전혀 다른 공간 히 로시마에서 일본남자의 모습이 과거의 느베르에서 독일병사와의 사랑을 되살아 나게 만든다. 다른 공간에서 현재의 행위가 과거의 기억으로 통하고 과거의 아 픈 기억은 현재의 상황을 점점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프랑스여자는 과거 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의 경계를 망각한다. 어쩌면 프랑스여 자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프랑스여자는 호텔에서 나와 오후 4시에 평화의 광장에서 평화에 관한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의 촬영이 끝났을 즈음 일본남자가 나타난다. 일본남자는 프랑스 여자를 행렬을 역행하여 그의 집으로 인도한다. 그 이전에 일본남자는 다시 한 번 사랑을 나누게 된다(LUI Tu vas venir avec moi encore un fois-duras p. 73) 는 것을 대사를 암시한다. 프랑스여자는 일본남자의 집에 도착하여 대화를 통해 일본남자가 기혼자이고 부인은 현재 부재상태이며 며칠 후에 돌아온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두 남여는 기혼자이면서 서로 아내와 남편과 함께 현재 행복 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윤리의식을 배제한 채 히로시마에서 두 번째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이때 시나리오에서도 확인이 되듯이 프랑스여자는 이국의 남자에게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Comme elle dirait Je t'aime. Ils s'embrassent pendant la sonnerie du téléphone qui continue. (Duras, p. 77 지문) A Hiroshima. [Ils sont ensemble, nus, dans un lit.] La lumière est déjà modifiée. C'est après l'amour. Du temps a passé.(duras, p. 78 지

문) A Nevers. Un Allemand traverse une place, au crépuscule.(duras, p. 78 지문) 프랑스여자와 일본남자는 남자의 집에서 두 번째 사랑을 나누고 났을 때 해가 저물은 시간이다. 시간상으로 황혼이 깔리는 시간이다. 이때 일본남자의 선행된 대사를 통해 프랑스여자가 전쟁 중에 사랑했던 남자가 프랑스인이 아니라 독일 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그리고 나면 프랑스여자는 과거의 기억으로 돌아간 다. 이것은 프랑스 느베르의 공간에 현재와 같은 시간대의 황혼녘에 프랑스여자 와 독일병사의 만남으로 전이된다. 여기서 두 남여의 대화는 현재의 시간에 진 행되고 있지만 영상은 현재의 히로시마의 일본남자의 집 안의 침대 위의 정사 이후의 모습과 과거의 프랑스 느베르에서의 프랑스여자와 독일병사의 만남의 모 습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시간상으로 과거와 현재, 공간상으로 히로시마와 느 베르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이것은 프랑스여자의 의식에서 가능한 것이다. 프랑스여자는 현재 일본남자와의 육체적 결합을 통해 2차대전 중의 열여덟 살 때 느베르에서 스물 세 살의 독일병사와의 행복했던 사랑의 순간들을 기억해내 고 있다. 프랑스여자는 독일병사와 밀애를 나누던 상황을 리얼하게 기억하고 있 다. 우리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현재와 과거의 번갈아 나타나는 영상을 시나리 오에서도 현재와 과거의 시간과 공간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A Hiroshima. Elle est étalée sur le lit comblée de fatigue et d'amour. Le Jour a encore baissé sur leurs corps. A Nevers. Images d'un amour à Nevers. Courses à bicyclette. La forêt. Les ruines, etc. A Hiroshima. Dans la chambre, la lumière a encore baissée. On les retrouve dans une pose d'enlacement presque calme. A Nevers. Images de Nevers. Des rivières. Des quais. Des peupliers dans du vent, etc. Le quai désert. Le jardin. A Hiroshima, maintenant. Et on les retrouve [presque dans la pénombre]. A Nevers. Dans une cabane, la nuit, le mariage de Nevers.(Duras, pp. 78-79 지문)

현재 히로시마에서 프랑스여자가 일본남자와의 정사 후 침대에 함께 있는 장 면에 이어 과거의 느베르에서의 독일남자와 사랑의 공간이 차례로 나타난다. 시 간상으로 과거와 현재는 16년이란 시간차가 있음에도 하루의 시간의 흐름은 거 의 일치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프랑스여자의 기억에 현재와 과거의 경계가 허 물어져있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여자는 기억을 통해 현재와 과거, 히로시마와 느베르라는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프랑스여자는 기억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와 일본남자에게 왜 다른 사람이 아닌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요?(Duras, p. 79) 하고 묻는다. 일본남자는 느베르 때문에 당신을 겨우 알게 되기 시작했고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느베르를 택했다 는 우연을 빙자한다. 프랑스여자는 이것이 우연일 수 없으니 이유를 말해 줄 것 을 종용한다. 일본남자는 분명하게 대답을 한다. 뒤라스는 이것이 이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시나리오(Duras, p. 81) 에서 언급하면서 일본남자의 세 개의 대사를 제시하고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LUI C'est là, il me semble l'avoir compris que es si jeune... si jeune, que tu n'es encore à personne précisément. Cela me plaît. ELLE Non, ce n'est pas ça. Ou bien : LUI C'est là, il me semble l'avoir compris, que j'ai failli... te perdre... et que j'ai risqué ne jamais te connaître. Ou bien : LUI C'est là, il me semble l'avoir compris, que tu as dû commencer à être comme aujourd'hui tu es encore.(duras, p. 81) 일본남자의 대사는 똑같은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고 종속절만 다르게 이어지고 있다. 뒤라스는 시나리오에서 세 대사 중 하나만 선택하여 사용하든지(ou bien) 아니면 세 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알랭 레네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 다. 알랭 레네는 후자를 선택하여 일본남자가 세 대사를 모두 구사하도록 만들 고 있다. 일본남자는 느베르에서 프랑스여자가 그렇게 젊고 아직 아무에게도 매 여있지 않고, 거기서 여자를 잃을 뻔했고 여자를 알 길이 없을 뻔 했으며, 거기 서 여전히 오늘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기 시작했다고 여긴다. 두 남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 된 것이다. 알랭 레네가 세 개의 대사 중 하나를 택하지 않고 모두 택한 것도 어쩌면 우연을 필연으로 전이시키려는 것일 지도 모른다. 두 남여가 사랑을 끝내고 옷을 입고 난 후 프랑스여자는 여기서 떠나고 싶다

(Duras, p. 82) 고 말하면서 일본남자에게 거의 본능처럼 야성적으로 달라붙는 다. 여기서 프랑스여자의 양면을 읽을 수 있다. 프랑스여자는 현재 히로시마에서 떠나고 싶다는 욕구와 일본남자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를 표출하는 동시에 내면적으로는 벗어날 수 없음을 드러낸다. 두 남여가 헤어지게 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열여섯 시간이다. 이제 그들은 함께 시간을 죽이는 일만 남아있음을 시 사한다. 두 남여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비통해 하며 히로시마에 어둠이 깔리는 시 간에 강가의 미국식 카페( 영화에서는 다방Tea Room 으로 나타난다) 에 들어와 탁자에 마주앉아있다. 이제 두 남여에게 시간의 흐름과 의식의 흐름은 논리적이 거나 합리적인 방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Ils sont assis à une table au fond de la salle. Ils sont l'un en face de l'autre, soit joue contre joue, soit front contre front. On vient de les quitter dans la détresse à l'idée des seize heures qui les séparent de leur séparation définitive. On les retrouve presque dans le bonheur. Le temps passe sans qu'ils s'en aperçoivent. Un miracle s'est produit. Lequel? Justement, la résurgence de Nevers. Et la première chose qu'il dit, dans cette pose éperdument amoureuse.(duras, p. 85 지문) 뒤라스는 두 남여가 반쯤 비어있는 미국식 카페에 들어와 탁자에 마주앉아 뺨 을 대고 있거나 이마를 대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것을 알랭 레네는 영화에서 이마를 대고 있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두 남여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 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기적처럼 프랑스여자에게 느베르의 기억이 되살아나게 되고 남자는 사랑에 빠져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프랑스여자에게 느베르는 프랑 스어로 다른 어떤 의미가 없나요?(Duras, p. 86) 하고 묻자 여자는 전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답한다. 느베르는 프랑스어로는 지명에 불과하지만 프랑스여자의 기억에는 큰 파장이 있다. 뒤라스는 시나리오의 제2부에서 프랑스여자가 느베르 에는 결코 다시 가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그 도시의 기억으로 나타내고 있다. ELLE [Nevers est une ville qui me fait mal.] [Nevers est une ville que je n'aime plus.] [Nevers est une ville qui me fait peur.] ELLE C'est à Nevers que j'ai été le plus jeune de toute ma

vie...(duras, p. 57) 뒤라스는 위에 있는 대사를 알랭 레네에게 영화에서는 임의의 선택부분으로 남겨놓고 있다. 알랭 레네는 이 부분을 생략하고 있다. 영화에서 프랑스여자는 자신에게 도취되어 내 일생에서 가장 젊었던 시절이 느베르에서였는데... 하고 내뱉으며 그곳에서 한번 미쳐있었다고 말했던 것처럼 프랑스여자는 스무 살 때 느베르의 기억에 빠지게 된다. 이때 프랑스여자에게 현재 눈앞에 있는 일본남자는 과거의 독일병사와 동일화 된다. 프랑스여자의 스무 살의 아픈 기억은 독일병사가 살해된 뒤 일어난 상황 이다. 뒤라스의 시나리오에서 보면 이 상황이 약5분의 3정도에서 일어나고 있지 만 영화에서는 시간상으로 중반부가 약간 넘은 46분38초 정도에서 일어나고 있 다. 일본남자는 먼저 황홀한 듯한 어조로 프랑스여자에게 당신이 지하실에 갇 혀 있을 때 나는 죽었나요? 하고 묻자 당신은 죽었지요(Duras, p. 87) 라고 답 한다. 이때 일본남자는 프랑스여자의 의식 속에 독일병사로 투영되면서 느베르 의 루아르 강둑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프랑스여자는 정신 분열증이나 광기에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자기 체면에 걸려있는 것 같기도 한 것 처럼 과거로 돌아가 있고, 앞자리에 앉아있는 일본남자를 환생된 독일병사로 착 각하며 대화가 이루어진다. 프랑스여자는 독일병사와 느베르에서 도망갈 계획을 하고 12시에 루아르 강가 부두의 약속장소로 갔을 때 독일병사는 저격당해 죽 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날 밤 느베르는 독일의 점령 하에서 해방된 다. 프랑스여자는 적대국의 독일병사를 사랑했다는 일종의 반역행위 때문에 마 을 사람들에게 머리를 잘리고 일시적으로 미친 상태로 그녀의 부모에 의해 지하 실에 갇히게 된다. 여자는 공포에 사로잡혀 손톱으로 벽을 긁어 피가 흐르는 손 을 핥는다. 여자는 현재 탁자 위에 놓인 손은 손상되지 않았음에도 과거 지하실 에서 피를 빨아 먹듯이 손을 핥고 있다. 여자는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스무 살의 사랑을 잃고 자유조차 없는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한 다. 일본남자는 여전히 여자의 과거의 사랑 독일병사와 동일화되어 조용히 여자 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여자의 행동을 받아준다. 여자의 의식 속에서 현재와 과 거의 경계는 허물어져있다. 여자에게 과거의 고통은 그대로 현재의 아픔으로 전 이되고 있다. 여자는 헛소리를 하듯 과거의 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하고 과거의 사랑을 잊기 시작한다면서 독백처럼 독일병사가 죽어가는 모습의 목격 장면을 대사로 읊고 있다. 여자가 이것이 바로 나의 첫사랑이었지요(Duras, p. 100) 라고 고함치듯 말할 때 일본남자는 여자의 뺨을 거세게 때려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밤이 이슥해지고 카페의 불이 꺼질 즈음 두 남여는 전쟁이란 가슴 아픈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아마 서로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대사 를 통한 암시와 함께 카페에서 나와 헤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여자는 호텔로 돌아왔다가 다시 문이 닫힌 카페 앞에 와서 히 로시마에 현재의 상태로 머물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때 일본남자가 다시 나타난 다. 일본남자는 여자에게 히로시마에 남아요 (Duras, p. 112) 라고 종용한다. 여 자는 남자와 함께 히로시마에 남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현재 히로시마에서 이국 인과의 또 다른 사랑 때문에 괴로운 듯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지... 라고 내뱉 으며 일본남자에게 가버려요 라고 소리친다. 히로시마의 늦은 밤거리를 헤매는 두 남여의 모습이 보인다. 일본남자는 여자에게 나와 함께 히로시마에 남아요 (Duras, p. 113)라며 계속 종용하지만 여자는 느베르의 기억을 떠올리며 거절한 다. 히로시마와 느베르의 거리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여자의 내면독백(Duras, pp. 114-115, 117-119) 이 이어진다. 여자가 일본남자의 히로시마에 더 머물라 는 청을 거절하게 되는 것은 여전히 그녀의 내면에 느베르의 기억이 깊이 각인 되어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히로시마 기차역20)의 만남의 공간에 들어와 일본인 할머니 옆자리에 앉아서도 여전히 느베르의 추억에 잠겨있다. ELLE Nevers que j'avais oublié, je voudrais te revoir ce soir. Je t'ai incendié chaque nuit pendant des mois tandis que mon corps s'incendiait à son souvnir. ELLE Tandis que mon corps s'incendie déjà à ton souvenir. Je voudrais revoir Nevers... la Loire.(Duras, pp. 117-118) 프랑스여자는 여전히 느베르의 추억에 젖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남자가 그림자처럼 기차역으로 들어와 일본인 할머니 옆에 앉아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 는 동안 여자는 나와 택시로 카사블랑카라는 나이트클럽으로 들어간다. 일본남 자도 뒤따라오지만 이제 같은 탁자에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를 바라볼 수 있는 반대쪽의 자리에 앉는다. 두 남여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상태이고 나 이트클럽 안의 또 다른 일본남자가 프랑스여자에게 다가와 영어로 말을 걸고 있 20) 알랭 레네는 거리를 방황하다 히로시마 기차역으로 향하는 이 장면을 촬영하기 전에 여주 인공과 똑같은 시간에 경험을 해 보았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히로시마에 도착했을 때 새벽 3시에 호텔에서 나와 우연히 도시를 가로질 러 가게 되었다. 여주인공과 동일화되려고 했다. 나는 여주인공처럼 빛에 이끌려 거리를 배 회했다. 그러다가 기차역에 다다르게 되었다. (Jean-Louis Leutrat, op.cit., p. 34)

다. 여자는 말없이 고개 짓으로 대화에 응할 뿐이다. 날이 밝아오는 시간 프랑스 여자는 호텔방으로 돌아온다. 일본남자도 전날 밤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여자가 묵고있는 호텔방으로 뒤따라 들어온다. 여자는 괴로운 듯 머리를 감싸며 나는 당신을 잊을 거요! 벌써 잊고 있어요. 보세요, 내가 당신을 어떻게 잊고 있는 지! (Duras, p. 124) 라고 절규처럼 외친다. 이때 일본남자가 여자의 팔꿈치( 시나 리오에서 팔이나 손목) 를 잡고 있을 때 여자는 무엇인가 응시하는 시선( 시나리 오에서는 마치 도시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 ) 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 소리로 Hi-ro-shi-ma. 이것이 당신의 이름입니다 라고 말한다. 일본남자는 이 것을 기꺼이 수용하면서 여자와 시선을 마주하며 당신의 이름은 느베르입니다, Ne-vers-en-France. (Duras, p. 124)라고 서로의 이름을 일본과 프랑스의 지 명으로 명명하는 것으로 영화( 시나리오) 는 끝맺는다. 이미 프랑스여자에게 히로 시마와 느베르는 현재와 과거의 공간이 아니라 현재인 동시에 과거인 공간이 된 것이다. 여자는 현재와 과거라는 시차와 히로시마와 느베르라는 공간의 간극을 의식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우리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프랑스여자의 의식의 흐름 속에서 현재 히로시 마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남자를 매개로 과거 2차대전 중 느베르에서 우연히 만 난 독일병사와의 사랑을 삼각형의 구도로 생각할 수 있다. 우선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을 떠올리며 < 히로시마 내사랑> 에서 프랑스여자의 느베르에서의 독일병사와의 사랑에 대한 기억과 히로시마에서의 일본남자와의 사랑을 통해 세 인물이 만들어내는 삼각형을 그려볼 수 있다. 이런 삼각구도는 외견상 기억의 전체상, 세계에 대한 기억처럼 보이지만 각 꼭지점에 위치한 인물들이 서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고 기억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기억이 뒤틀리고 왜곡될 수 있을 것 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이것이 불완전한 삼각형이고 완성할 수 없는, 단지 가느다란 점선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삼각형 21) 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5. 결론 우리는 이상과 같이 알랭 레네의 영화 < 히로시마 내사랑> 가 탄생되기까지의 21) 김성욱, 레네 영화에서의 시간과 기억, 알랭 레네 ( 임재철엮음 ), 서울, 한나래, 2001, p. 43.

과정과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시나리오와 알랭 레네의 영화의 구조를 분석해 보 았고, 주인공 프랑스여자가 영화촬영 차 히로시마라는 공간에 머물고 있는 동안 일본남자와 사랑을 나누면서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시공간의 경계가 모호해 지며 나아가 그것이 동일화되는 과정을 고찰해 보았다. < 히로시마 내사랑> 은 시나리오나 영화에서나 누보로망에서와 마찬가지로 인 물을 추상화하고 사물들의 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알랭 레네와 누보로망 작가인 뒤라스와의 진정한 만남에서 이루어진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알랭 레네는 영화를 볼 때 인물보다는 감정의 유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회화에서 형식의 유희가 일화보다 더 강하게 존재하는 것처 럼 영화에서도 심리학적으로 규정된 인물없이 감정의 유희만 존재하는 그런 영 화가 가능 22) 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현대영화의 진정한 출발을 알리는 작품으로 공인받게 된 < 히로시마 내사랑> 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뒤라스의 시나리오는 알랭 레네가 영화를 만드는데 시발점이 되는 자료들을 마련해 주는데 충분한 역 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시나리오 < 히로시마 내사랑> 는 영화가 개봉된 다음해 1960년에 책으로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출과정에서 생략된 부분들까지도 모두 포함되어있다. 뒤라스의 시나리오는 구성 면에서 보통 시나리오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책 이전에는 아 무 것도 없다. 그러나 영화 이전에는 책이 있다 23) 는 뒤라스의 주장을 상기한다 면 이해는 용이해질 것이다. 뒤라스는 영화촬영보다 소설창작을 더 중요한 작업 으로 여겼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이 영화가 뒤라스의 시나리오를 근간으로 만들어졌지만 책으로 묶은 이 시나리오를 < 레제드라마Lesedrama> 또 는 < 레제시나리오Lesescenario> 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뒤라스의 작가 로서의 독자를 위한 깊은 배려일지도 모른다. 22) Entretien avec Resnais et Robbe-Grillet par André Labarthe et Jacques Rivette, op.cit., p. 145. 23) Claude Murcia, op.cit., p. 57.

참고문헌 시나리오 Duras (Marguerite), Hiroshima mon amour, Paris, Gallimard(Folio), 1960. 영화(DVD) Resnais (Alain), Hiroshima mon amour, Sky Home Video Entertainement Co., 서울, 2004. Deleuze (Gilles), Cinéma 2 : L'image-temps, Paris, Éd. de Minuit, 1985. FIeld (Syd), Screenplay : The Foundation of Screenwriting, New York, Dell Publishing( 유지나옮김,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서울, 민음사, 1999. Hauser (Arnold), Sozialgeschichte der kunst uns literatur( 백낙청, 염무웅 옮 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 서울, 창작과비평사, 1999. Leutrat (Jean-Louis), Hiroshima mon amour de Alain Resnais, Paris, Nathan, 1994, Murcia (Claude), Nouveau roman nouveau cinéma, Paris, Nathan, 1998( 이 창실옮김, 누보로망, 누보 시네마, 서울, 동문선, 2003, Pinel (Vincent), Vocabulaire technique du cinéma, Paris, Nathan, 1996. Roche (Anne), Taranger (Marie-Claude), L'atelier de scénario : Éléments d'analyse filmique, Paris, DUNOD, 1999. Francis Vanoye, Récit écrit, Récit filmique, Paris, Nathan, 1989( 송지연 옮 김, 영화와 문학의 서술학, 서울, 동문선, 2003) 이경기, 영화영상용어사전, 서울, 다인미디어, 2000. 이지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과 영화작품 연구(II) : 공간의 반사성에 대한 고찰,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10 집(2004), pp. 269-296. 임재철엮음, 알랭 레네, 서울, 한나래, 2001.

<Résumé> Le passage du scénario au film, le cas de Hiroshima mon amour YI Yong-Jou Il s'agit dans notre article de saisir le passage du scénario au film de Hiroshima mon amour. Nous avons saisi la relation de Alain Resnais et de Marguerite Duras et d'analyser la structure du scénario, Hiroshima mon amour, de Marguerite Duras et du film, Hiroshima mon amour, de Alain Resnais. Nous avons choisi pour notre recherche le scénario de Hiroshima mon amour(gallimard, 1960)et le film en DVD et en vidéo de Hiroshima mon amour(1959). Hiroshima mon amour a été l'événement cinématographique de l'année 1959, pour les sommes qu'il aurait coûté ou pour la qualité des effets spéciaux qu'il aurait demandés, mais pour sa valeur artistique novatrice. C'est ce film que Alain Resnais réfléchit d'abord à un scénario de type documentaire qu'il abandonne pour un film de fiction. Ce film insiste sur l'abstraction des personnages et sur la description des choses. C'est le produit de la rencontre sincère du réalisateur progressiste, Alain Resnais et du auteur du nouveau roman, Marguerite Duras. Hiroshima mon amour est le film de la résistance à la désintégration, puisque la désintégration, tombe ou oubli, est l'horreur moderne. Désintégration matérielle : Alain Resnais continue de dénoncer la pulvérisation possible du monde. Désintégration psychologique : la rencontre du Japonais a explosé, dans le coeur et l'esprit de la française, comme une bombe. La Française malheureuse ou bienheureuse essaie de recoller les morceaux de son petit univers, tenant par la confrontation du

passé(nevers, l'allemand) avec le présent(hiroshima, le Japonais) et peut-être, avec un peu de chance, par leur synthèse, de rebâtir un moi d'une unité douteuse. Et voilà l'amour à son tour désintégré par le Temps. Le scénario de Marguerite Duras a eu pour rôle de se borner à rendre compte des éléments à partir desquels Alain Renais a fait son film, Hiroshima mon amour. Nous nous permettrions de considérer le scénario, Hiroshima mon amour, de Marguerite Duras comme Lesedrama ou Lesescenario si nous évoquions, selon Marguerite Duras, qu'il n'y rien avant un livre mais il y a un livre avant un film. 주제어 : 알랭 레네 (Alain Resnais), 마르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시나 리오 (Scénario), 영화 (Film), 시간 (Temps), 공간 (Espace), 느베르 (Nevers), 히로시마 (Hiroshima) 투 고 일: : 2004. 4. 11 심사완료일: 2004.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