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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산업재해발생현황 지난 10 년간산업재해자수및산재사망자수 ( 고용노동부자료 ) 연도 2004 년 2005 년 2006 년 2007 년 2008 년 2009 년 2010 년 2011 년 2012 년 2013 년 재해자수 ( 명 ) 사망자수 ( 명 ) 88,874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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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노동리뷰 2013년 7월호 pp.5~17 한 국 노 동 연 구 원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1) 박 두 용** ㄹ 2) Ⅰ. 요즘 들어 왜 이렇게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가? 요즘 들어 왜 이렇게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가? 최근 들어 필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이다. 필자에게 이 글을 써달라고 한 의도도 사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원고를 청탁하면서 필자로부터 반드시 정답을 듣고자 하 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보다는 이 질문과 관련된 논점과 쟁점을 한번 정리해 달라는 것 이 아니었겠나 싶다. 이 질문과 더불어 실제로 최근에 사고가 많아졌는가, 아니면 많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인가? 하는 질문도 많다. 최근에 왜 사고가 많아졌는가에 대한 질문이 성립하려면 먼저 최근에 실제로 사고가 많아졌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 정도의 사고는 늘 있어왔는데 최근 사고가 잇달아 언론에 보도되거나 SNS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지면서 사고가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면 위의 질문은 최근 왜 사고가 많아졌는가 가 아니라 최근 산재사고가 왜 사회문제로 이슈화되었는가 가 되어 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이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최근에 실제로 사고가 많아졌느냐? 아니면 단지 많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냐? 하 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최근 확실 히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 잇따른 산재사고에도 불구 하고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산재사고는 감소추세에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최근 사고가 높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사고가 많이 발생했고 언론에서 대대 * 이 글은 저자가 수행한 산업안전보건 관련 연구보고서, 외부강연 자료 및 기고한 글을 발췌 정리 하고 몇 가지 의견을 덧붙여 작성한 것이다. ** 한성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dooyong@hansung.ac.kr). 특집_5

특 집 적으로 보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둘 다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고를 어느 기간 동안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몇 가지 산재 통계부터 살펴보자. 1.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산업재해율 및 산재사망률 <표 1>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 주요 산업재해 지표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산업재해 통계지표인 재해율을 살펴보면, 2004년 0.85%였던 것이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 여 2012년에는 0.59%로 감소하였다. [그림 1]을 보면 지난 10년간 산재율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에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재해율이 낮아진 것은 사업장에서 산재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즉 산재은폐 때문이 아닌 가 하는 의심을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매년 산재은폐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산재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산재은폐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시 말해서 지난 10년간 산재율은 확실히 낮아졌으며, 점점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표 1> 우리나라 주요 산업재해 통계지표 전체 재해율 300인 미만 사업장 재해율 사고성 사망만인율 사망자수 업무상 질병자수 (단위 : 전년대비 증감률, %)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0.85 (-5.6) 0.96 (-5.9) 1.24 (0.0) 2,586 (-4.3) 9,183 (0.6) 자료 : 노동부, 산업재해현황분석. 0.77 (-9.4) 0.93 (-3.1) 1.07 (-13.7) 2,282 (-11.8) 7,495 (-18.4) 0.77 (0.0) 0.91 (-2.2) 0.96 (-10.3) 2,238 (-1.9) 10,235 (36.6) 0.72 (-6.5) 0.85 (-6.6) 0.91 (-5.2) 2,159 (-3.5) 11,472 (12.1) 0.71 (-1.4) 0.84 (-1.2) 0.87 (-4.4) 2,146 (-0.6) 9,734 (-15.1) 0.70 (-1.4) 0.84 (0.0) 0.82 (-5.7) 1,916 (-10.7) 8,721 (-10.4) 0.69 (-1.4) 0.83 (-1.2) 0.78 (-4.9) 1,931 (0.8) 7,803 (-10.5) 0.65 (-5.8) 0.78 (-6.0) 0.79 (1.3) 1,860 (-3.7) 7,247 (-7.1) 0.59 (-9.2) 0.70 (-10.3) 0.73 (-7.6) 1,864 (0.2) 7,472 (3.1) [그림 1] 연도별 산업재해율 [그림 2] 연도별 사고성 사망만인율 재 해 율 % 사 망 만 인 율 6_노동리뷰 2013년 7월호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 재해율뿐만이 아니다. [그림 2]에서 보면, 사고로 인한 산재사망률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들어 사고가 많이 발생했으므로 금년도부터 산재통계상의 지표 가 다시 증가추세로 바뀌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작년도에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대형 산재사고가 많이 발생했던 점이나 지금까지 집계된 올해 의 산재자 수 및 사망자 수로 추산해 볼 때 금년도에도 산업재해율이나 산재사망률이 증 가될 것 같지 않다. 물론 하반기에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하는 말이다. 이와 같은 객관적 지표로 볼 때, 최근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고, 이것을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에 체감적으로 산재사고가 증가한 것처럼 보 일 뿐, 실제로 우리나라 산재사고는 감소추세에 있다는 주장은 상당히 타당한 것처럼 보 인다. 2. 최근 5년간 누출 화재 폭발로 인한 재해자 수 및 사망자 수 최근 대형 산재사고와 그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자 고용노동부에서는 2013년 5월 중대 화학사고 등 예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림 3]은 그 대책을 발표한 자료에 나와 있는 최근 5년간 누출 화재 폭발로 인한 재해자 수 및 사망자 수이다. 이 자료를 보면 누 출 화재 폭발로 인한 재해자 수 및 사망자 수는 2011년까지는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2012년에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으며, 특히 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화학물질 누출이나 화재 폭발사고는 작년부터 사고건수, 재해자 수, 그리고 사망자 수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금년 들어 서도 이와 관련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따라서 최근 사고는 단순히 언론보도나 사람들이 민감해진 탓에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증가했다. [그림 3] 최근 5년간 연도별 누출 화재 폭발로 인한 재해자 수 및 사망자 수 자료 : 고용노동부(2013. 5), 중대 화학사고 등 예방대책. 특집_7

특 집 요약하면 2012년까지 산업재해는 재해율로 보든, 사망률로 보든 간에 전체적으로는 감 소추세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화학물질의 누출이나, 화재 폭발과 같은 사고는 작년부터 일반적인 감소추세와는 달리 증가했다. 따라서 전체적인 산재율이나 사망률 통계를 근거 로 우리나라 산재사고는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는 주장도 맞고,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누출 화재 폭발과 같은 화학관련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도 맞는 말이 다. 3. 실제 사고건수와 국민의 체감 산재율 실제로 산재가 늘어났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 못지않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 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본래 위험이라고 하는 것이 당사자가 그것을 위험이라고 인지할 때만 위험이 된다. 만약 당사자가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위험을 위험이라고 생각하 지 않으면 위험은 위험이 되지 못한다. 위험이 가지고 있는 속성 중의 하나이다. 물론 객 체적인 실제 위험의 크기는 변함이 없겠지만, 위험이 실제 사고나 피해로 나타나는 결과 는 당사자의 인지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왜냐하면 당사자가 위험을 어떻게 생각하 느냐에 따라 위험을 대하는 태도나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위험을 위험으로 받아 들일 때 비로소 위험이 관리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위험 을 인지위험(perceived risk)이라고 한다. 산업재해는 인지위험과 실제위험의 격차가 가장 큰 것 중의 하나이다. 인지위험이 실 제위험보다 큰 분야는 대개 식품안전이다. 예를 들어 광우병이나 불량식품과 같은 것은 실제위험보다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에 대해서는 불만과 불신은 물론 곧잘 대중의 분노로 이어진다. 산재가 실제위험에 비해 턱없이 과소평가되 는 이유는 대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산재위험은 자신이나 자기의 가족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 이다. 저녁 9시 뉴스에 모 식품에서 기생충 알이 몇 알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사람 들은 몹시 화를 내며 당장 식품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반응할 것이다. 내가 먹는 음식과 우리 가족, 특히 우리 아이가 먹는 음식에도 기생충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즉 나와 나의 기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반응 도 즉각적이고 격렬하다. 그러나 같은 뉴스에서 고층빌딩 작업자 몇 명이 추락하여 사망 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은 참 안됐다 며 동정을 하거나 아 직도 저런 산재가 나느냐 며 약간의 분노를 표하기도 하지만, 추락위험이 자기 또는 자기 가족을 위협(threat)하는 것으로 느끼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나 또는 내 가족이 떨어져 죽을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재문제에 이런 방식으로 반응한다. 결국 산재 8_노동리뷰 2013년 7월호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닌 남의 문제 인 것이다. 나의 문제가 아닌 것이 우리들의 문제가 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산재문제는 사회적 연대를 이루어내기도 어렵고, 사회적 이슈 로 쉽게 부각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둘째, 산재통계가 산재사고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에서 1년에 산재사고로 죽거나 다쳐서 산재보험보상을 받는 사람은 대략 8~9만 명 정도 이다. 이 수치가 많은 것일까 아니면 적은 것일까? 이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려고 일하다가 다치는 사람은 1년에 몇 명 정도 될까? 참여정부 가 끝날 무렵 이것을 파악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1년간 사고총량은 사고(산재뿐만 아니라 모든 사고)로 다쳐서 병원 치료를 받는 총건수를 파악함으로써 그 총량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2006년 1년간의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및 산재보험 자료를 분석하여,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받은 전수조사와 이를 추적하여 분야별로 어떤 사고였는지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조사결과 우리나라에서 1년에 사고로 다쳐서 병원치 료를 받은 건수는 약 1,300만 건 정도로 나타났다. 일하다 다쳤다는 경우가 약 288만 건, 가정 내에서 안전사고로 다친 경우가 약 256만 건, 그리고 교통사고로 다친 경우가 약 103만 건으로 추정되었다(그림 4 참조). [그림 4] 우리나라 사고손상에 대한 사고분야 및 사고발생 장소에 대한 인구백만 명당 사고발생건수 추정결과(2006) 자료 : 박두용(2007), 국가안전관리전략의 최근 동향(Ⅲ), 안전보건 연구동향 3, 산업안전보건연구원, pp.4~9. 특집_9

특 집 [그림 5] 우리나라와 미국, 독일의 재해율과 사망만인율의 비교(2006) 5.0 4.5 4.0 3.5 3.0 2.5 2.0 1.5 1.0 0.5 0.0 재해율(2006) 사망만인률(2006) 사망만인율(2006) 미국 독일 한국 자료 : 통계청(2007), 국제통계연감. 2.5 2.0 1.5 1.0 0.5 0.0 미국 독일 한국 물론 288만 건이 모두 산재보험보상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산 재통계상 업무상 사망 및 부상자 수인 8~9만 명과 직접 비교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1년에 약 280여만 명이 일하다가 다치고 있다 는 사실이다. 산재보험 적용여부든, 산재예방이든 정책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한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실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 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복지국가가 화두인데 안전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방치한 채 의료비나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식적인 산재통계상 산재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연간 8~9만 명이다. 따라서 재해율은 0.6%를 밑돈다. 재해율로 보면, OECD국가 중에서 터키 빼고는 산재가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그러나 사망률은 터키 다음으로 가장 높다. 정반대 현상이다. 우리나라 재해율과 사망률을 미국 및 독일과 비교한 [그림 5]는 이러한 현상을 적나라하 게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직장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아주 심각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산 재로 처리하지 않는다. 이것이 꼭 의도적으로 은폐를 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보통 일반적 인 직장의 정서나 관행이다. 한마디로 문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원인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지, 개인적 또는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구조를 고치거나 바꾸지 않고 사업장에 산재를 은폐하지 말라고 하는 것으로는 올바른 문제해결 방안도 아니거나와 문 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통계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산재는 산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는 한 문제가 되지 않듯이 산재를 산재라고 생각하 지 않는 한 산재문제는 결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없다. 정부나 정치권에서도 마찬가 10_노동리뷰 2013년 7월호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 지다. 한 해 동안 8~9만 명 정도의 재해자 수는 양적으로 볼 때 그렇게 큰 정치적 또는 정책적 대상으로 부각되지 않는다. 80~90만 명 정도가 되면 모를까. 4. 인식전환의 터닝포인트 최근 산재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급부상된 계기는 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 누출사고였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5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가 국민 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5명의 근로자가 사망했기 때문이 아니다. 환경 중으로 불산이 누출되었기 때문이다. 누출된 불산에 의해 주변 식물이 누렇게 말라죽고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자 화학물질 누출이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닌, 나와 내 가족을 위협하는 나의 문제 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즉 산재문제가 바로 나의 문제라는 연결고 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구미 불산사고가 나기 한 달 전쯤인 8월 23일, LG화학 청주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했었다. 아마 구미 불산사고는 기억해도 LG화학 청주공장 폭발사고는 잘 모르는 사람들 이 많을 것이다. 8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산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당 시 이 사고는 언론에 보도되기는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만약 구미에서도 근로자 만 사망하고 외부로 불산이 누출되지 않았다면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구미 불산누출사고는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로부터 4달 뒤, 아직 구미 불산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2013년 1월 27일, 삼성반도체에서 불산누출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의 불산누출사고는 메카톤급 후폭풍을 불 러 일으켰다. 대기업인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안전관리 부실로 화학물질, 그것도 불산누출 로 근로자 사망이라는 사고를 초래했기에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더불어 안전관 리 부실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만은 급속히 확산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몇 년간 백혈병과 같은 직업병 논란에 휩싸여 온 삼성은 불산누출사고로 치명타를 입었다. 이 사 고는 기업들에게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았다. 화학물질 관련 사고는 추락이나 붕괴와 같은 사고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화학물질 이 누출되면 일반사람들도 공기 중에 오염되어 나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위협을 느 끼게 된다. 미량이라도 일단 노출되면 어떤 식으로든 나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 같고, 나중에 암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스며든다. 그래서 화학물질 사고에 대 한 대중의 인지위험은 다른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편이다. 화학물질 누출사 고는 뉴스로서 가치도 높고, 사람들의 관심도 높기 때문에 그만큼 언론에 보도될 확률도 높다. 삼성 불산사고 이후 크고 작은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연이어 언론에 보도되었다. 몇 달 동안 사람들의 뇌리 속에 화학물질 관련 사고위험이 각인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4월 특집_11

특 집 14일, 울산에 있는 삼성정밀화학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되어 6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 했다. 사람들에게는 반도체냐 정밀화학이냐 하는 것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냥 또 삼성 에서 사고가 났다는 것만 기억할 뿐이다. 여기에 결정적 쐐기를 박는 사건이 발생했다. 5월 2일,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또 다 시 불산누출사고로 3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난 것이다. 몇 달전 불산누출사고로 온 나라 를 떠들썩하게 했던 바로 그 공장이었다. 사람들은 산재사고를 막지 못하면 화학물질 누 출을 막을 수 없고, 산재사고를 막지 못하면 그 누구도 안전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되 었다. 산재사고는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 우리의 일이라는 공감대도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삼성반도체의 2차 불산사고 직전과 직후에 대림산업 여수공장의 대형 폭발사고와 현 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질식사고가 발생하여 산재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은 불안과 불 만을 넘어 이제는 그냥 두면 안된다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생각, 즉 국 민들의 생각이 바뀐 것이다. 국민들의 요구나 뒷받침이 있으면 법이나 정책이 바뀌는 것 은 시간문제다. <표 2> 최근 1년간 주요 산재사고 발생 현황 사고내용 피해상황 2012. 6. 18 아미코트 폭발 사망 4, 부상 9 2012. 8. 13 GS건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축공사 화재 사망 4 부상 25 2012. 8. 23 LG화학 청주공장 폭발 사망 8, 부상 3 2012. 9. 27 구미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 사망 5 2013. 1. 27.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망 1, 부상 4 2013. 3. 5. 구미케미칼 염소 누출 부상 1 2013. 3. 14. 대림산업 폭발, 폴리에틸렌 저장창고 청소 중 폭발 사망 6, 부상 11 2013. 4. 14. 삼성정밀화학 염소가스 누출 부상 6 2013. 5. 2.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부상 3 2013. 5. 15 현대제철 전로보수공사 중 아르곤가스 질식 사망 5 5. 국민들의 안전보건에 대한 요구 수준 환경안전보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수준은 대개 소득 수준에 비례한다. 통상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불 수준이 되면 환경이 일반화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일반화된다는 말은 보통 시민들이 환경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각자의 여건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투자를 할 용의가 있고, 그에 못지 않게 환경에 대한 권리의식도 자리잡기 시작한 12_노동리뷰 2013년 7월호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 다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2만불 정도가 되면 안전이 일반화되기 시작하며, 3만불 정도의 수준에서는 보건이 일반화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직전 2만불 시대로 접어 들었다고 한 이후, 15년 동안 2만불 내외에서 지그재그 현상을 보이다가 최근 2만불을 약간 상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기준에 비추어 보면 안전이 일반 화되고 있는 상태에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우리나라 안전보건 인프라(재원, 기술, 인력, 제도, 인식)는 2만 불 수준을 밑돈다. 이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그렇고 기업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 나 안전보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수준은 이미 3만불 수준이다. 2만불 수준에서 왔다갔 다 한 지난 15년간 안전보건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친 반면, 사람들의 생 각이나 소비 수준은 이미 3만불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 격차(gap)를 빨리 메우지 못하 면 안전이나 보건 문제로 인하여 기업이나 정권이 커다란 어려움이나 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6. 소 결 산재통계상 재해율과 사망률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최근 누출 화재 폭발사고 는 급증하고 있다. 산재통계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재사고를 제대로 반영하 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산재통계상의 숫자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산재문제를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근 산재문제는 국민들이 관심사가 되었고 요구 수준도 상당히 높아 졌다. 그에 비해 산재감소폭은 미미하며, 사망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또한 안전보건에 대한 국가나 기업의 인프라는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국민들이 보기에는 산재문제가 점 점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기저에 이런 불만이 깔려 있지만 평소에 잘 드러나지 않다가 어느 계기가 되면 대중의 분노로 분출된다. Ⅱ. 이슈들 1. 드러난 이슈 산재문제가 부각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기되었지만 지금까지 크게 이슈화된 것 은 서너 가지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특집_13

특 집 가. 산재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 강화 산재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 강화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학계, 노동계 및 시민단체가 주장해 왔다. 산재사고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사고예방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고가 반복되도록 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벌 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산업안전보건법의 벌칙에 있는 형량을 상향하거나 최저 형 량기준을 두는 방안과 기업살인법과 같은 산재책임자 처벌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제 기되고 있다. 두 방안 모두 최근 구체적인 법개정안이나 법제정안이 논의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도입을 주장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나. 원청에 대한 책임 강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대형 산재사고는 대부분 대기업 안에서 일하던 하청 근로자의 작업과정에서 일어났으며, 사망자나 부상자도 대부분 하청근로자들이라는 사 실이 드러나면서, 안전보건관리 능력이 취약한 하청에게 위험을 떠넘기는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하청근로자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은 하청사업주가 지도록 되어 있어 원 칙적으로 원청과는 무관하다. 법도 그렇고 현실도 그렇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갑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더구나 원청 의 사업장에서 원청의 설비와 시설을 가지고 원청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정의 한 부분 에서 일하는 하청에게 원청은 수퍼갑이다. 국소배기시설과 같은 안전설비의 설치나 안전 한 물질로의 대체와 같은 변경은커녕, 표지판 하나 제 맘대로 붙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마디로 하청의 권한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하청근로자들의 안전보건 조치는 모두 하청사업주의 책임이다. 국소배기장치 의 설치도 그렇고 안전통로 및 비상구의 확보도 모두 하청사업주의 책임이다. 될 수도 없고 되지도 않는 것을 하라고 하고 있는 격이다. 문제를 문제로 보기 시작하자 당장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때마침 부당한 갑을관계가 한창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원청의 책임 강화에 대한 논의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 나는 산안법 제28조와 관련된 것으로 도급금지이고, 다른 하나는 제29조와 관련된 것으 로 도급사업주의 안전보건 책임과 관련된 사안이다. 14_노동리뷰 2013년 7월호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 1) 도급금지(산업안전보건법 제28조 관련) 산안법 제28조는 1990년 산업안전보건법 전면개정시 도입된 규정으로 엄밀히 말하면 도급금지라기보다는 도급인가에 관한 규정이다.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한 작업으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작업은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작업만을 분 리하여 도급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그동안 있는 듯 없는 듯 했다. 현실적으로 엄격하게 집행되거나 실효성 있게 운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령에서 요구한 요건을 갖춰 서류를 제출하면 인가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상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따라서 별로 논란이 된 적도 없었고, 심도 있게 검토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최근 산업안전보건 관리에 대한 원청책임이 논란의 핵으로 부상되면서 제28조 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제28조에 따라 유해 위험한 작업은 도급 을 금지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점에서 제28조를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여러 가지 논쟁들이 부각되었다. 현재 진행중인 몇 가지 논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의 원취지에 맞게 특별히 유해 위험한 작업은 그 작업만 분리도급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의 핵 심내용 중의 하나이다. 둘째, 현행 조항의 기본틀을 유지하되, 인가기준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있다. 즉 현재 인가기준은 주로 도급사업주(원청)의 시설이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있는가에 대한 여부만 가지고 판단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을 수급사업장(하청)의 안전보건관리 체계나 역량 또는 수준을 평가하여 일정한 수준이 되는 사업장에만 도급을 줄 수 있도록 강화하자는 것이다. 셋째, 도급을 금지하든 인가기준을 강화하든 간에 공히 그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 장이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불산과 같은 독극물 또는 유해물질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급금지 또는 인가 대상물질이나 사용량 또는 취급량에 대한 논의는 아 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넷째, 도급금지든 인가든 사내도급만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사외도급까지 포함할 것 인지에 대한 것도 논란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28조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해당사자간 대상과 기준에 면밀한 검토와 대응논리 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도급금지와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 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거대담론에서부터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조만간 첨예 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집_15

특 집 2)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 조치(산업안전보건법 제28조 관련) 제29조는 사내도급을 줄 경우 원청이 취해야 할 안전보건 조치 및 책임을 규정하고 있 다. 현행규정은 원청에게 1 하청사업주와 협의체를 구성, 2 작업장을 순회점검 등 안전 보건관리, 3 하청근로자 교육 지도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으며, 4 하청의 작업환경측정을 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최근 개정된 산안법 제29조에는 화학물질을 취 급하는 작업이나 관련 설비를 다루는 작업을 도급하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안전 보건 조치를 취하도록 원청의 책임을 일부 강화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현행 규정은 너무 약하기 때문에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다. 이러한 주 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내도급을 줄 경우 도급사업주(원청)의 책임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사내도급을 하는 수급(하청)사업장의 근로자가 일하는 장소, 설비, 시설, 작업방법, 보호구, 그리고 근로자 건강보호 및 관리에 대한 안전보건관리 책 임자가 도급사업주(원청)이냐 아니면 수급사업주(하청)이냐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사내도급의 경우, 산안법 제23조(안전조치)와 제24조(보건조치)의 책임을 모두 도급사업주에게 부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도급을 준 이상 수급사업장은 독립된 사업조직체이므로 원칙적으로 수급사업장이 안전 보건관리 책임은 수급사업주에게 있다는 것이다. 다만 도급사업주에게 수급사업주의 안 전보건관리에 협조 및 공조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수급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도급사업주에게 전가하는 것은 책임원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후자의 주장은 법 의 이론 또는 법적 원칙에서 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맞는 말도 아니 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내도급이 독립된 사업조직체라는 가정부터가 성립하지 않는 경 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원칙론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건 거기서 풀어야지,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산업안전보건에서 원칙을 어긋나게 풀면 되겠는가? 원칙 또는 해법이 무엇일까? 영국의 산안법 제4조를 참조가 될 것이다. 대개 이런 내용 이다. 원청이 소유 제공 관할하는 장소, 시설, 설비 및 물질에 대한 안전보건 기준 및 조치는 원청의 책임이다. Ⅲ. 맺음말 이제 겨우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에 대해 운을 떼기 시작한 것 같은데 더 이상 지면 과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 능력도 부족하지만 우리나라 안전보건 문제가 워낙 복잡하 16_노동리뷰 2013년 7월호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이슈 게 얽히고 설켜서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수많은 이슈를 간단하게 정리하기 어렵다는 것 을 핑계로 삼아 이쯤에서 이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안전보건 이슈는 이제 막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미 드러난 이슈도 있고, 드러나야 할 이슈도 있다. 여기에서는 겨우 드러난 이슈 한두 가지만 간략히 소개했을 뿐이다. 앞으로 사안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려면 좀 더 논의가 진행되고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먼 훗날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 역사에 큰 전환점일 것 이다. 당장의 이해관계에서 한발씩 물러나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특집_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