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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상법과 문화] 해적보험과 피해보상에 관한 연구 1200090232 일반대학원 경제학과 김지영

< 차 례 > I. 서론 II. 해적보험 1. 해상보험의 역사 2. 현대 해적 행위의 특징과 납치 보험의 등장 3. 한국의 해상보험과 해적 행위로 인한 피해 현황 III. 관련판례 분석 - Masefield AG v. Amlin Corporate Member Ltd. 1. 사안의 쟁점인 영국해상보험법상 손해보상 법리 분석 2.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 3. 판결 내용 4. 판례에 대한 비판 IV. 우리나라 해상보험편 규정의 개선방안 1. 해상편으로의 이동 2. 임의규정성의 보완 V. 결어

I. 서론 일반인들은 해적이라고 하면 영화나 소설 속의 옛날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심지어 아직 도 해적이 있느냐 하며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해적은 17-18세기 전근대적 유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2004년을 기점으 로 말라카 해협에서의 해적행위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나 그 이후 소말리아에서의 해적행 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대의 해적은 기업화하여 최첨단장비와 정보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무리한 요구를 자제 하는 등 세련된 협상력을 과시하며 과거 금품을 노리던 모습과 달리 현대의 해적은 군수물 자를 적재한 선박 및 초호화 여객선을 노리기도 하며 심지어 민간 보안요원이 승선한 선박 마저 납치하기도 한다. 일반적 개념으로 해적이란 해상에서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무차별적으로 약 탈을 자행하는 무리를 말한다. 여기서의 해적은 공공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국가의 재산을 약탈하는 사람들은 제외한다. 이러한 해적은 보험, 해상과 관련하여서는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어 지고 있는데 크게 유엔해양법 협약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의 정의, IMB (International Maritime Bureau; 국제 해사국)의 정의,해상보험법 상의 정의로 이 3가지 정의로 정리되어지고 있다. 현대의 해적은 해적출몰 주변국의 정치 불안 등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을 갖고 있 어 단기간에 사라질 조짐은 보이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사태는 선원의 안전과 선박의 안전 항행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해상무역을 통한 세계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시키는 원인으 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재와 에너지 등 자원의 대부분을 해상운송을 통 하여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말라카, 싱가포르 해협 및 그 주변해역에서의 해상운송 의 안전 확보는 우리에게 있어서 민관이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중대한 사안인 것이다. 이러한 해적행위에 대한 대책의 근간은 해적행위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불행하게도 해적행위로 인한 피해사례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더불어 이러한 피해의 사후적인 대비책으로서 어떠한 방법과 근거에 의하여 보상되어지는지 에 대한 검토도 명확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본 논문은 현대 해적 행위의 특성상 가장 문제되는 석방금 지불과 석방 이후의 간 접 손해의 보상에 초점을 맞추어 해적 보험의 내용과 미국의 관련 판례를 분석하고 이를 토 대로 우리나라 해상보험법의 개선방향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 1 -

II. 해적 보험 1. 해상 보험의 역사 1) 해상보험은 12세기 말과 13세기 초에 북부 이탈리아에서 발생하여 플란다스, 스페인, 프 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확장되어 왔다. 특히 전통적인 해양 강국인 영국에서의 해상보험의 발달로, 오늘날까지 세계의 해상보험시장의 중심은 영국시장이다. 그리고 영국에서 해상보 험은 로이즈와 런던보험회사로 구성되는 런던시장과 선주상호보험조합에 의해 인수된다. 먼저 로이즈에 관해 살펴보면 독특하게도 17세기의 커피소비가 중요한 원인임을 알 수 있다. 1600년대 초엽 1630년 옥스퍼드 대학 총장으로 선임된 William Laud는 중동의 학문 을 선호하였는데 그 영향으로 크레타사람인 Nathaniel Conopius라는 학자가 동 대학에 부 임하여 커피하우스가 번성하였다. 1688년 Edward Lloyd는 타워 스트리트에 해상보험사업 자와 해운업자를 주된 고객으로 하는 로이즈 커피하우스를 개설하였는데 로이즈는 경매나 선박매매의 거점으로 명성을 얻었고 해상보험자와의 관련은 1720년대에 시작되어 약 20년 동안 명성이 증대되어 1750년경에는 런던해상보험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게 되었다. 이후 로이즈 커피하우스는 쇠퇴하여 1771년 보험자들은 자신을 대표할 회의체를 구성하기로 하여 1774년 후일 로이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John Julius Augustein이 로열 익 스 체인지에 사무실을 임차하여 1795년 로이즈회장으로 취임하였다. 보험자단체로서 로이 즈는 1871년 로이드법(Lloyd Act)에 의하여 비로소 법률상의 기구가 되었다. 이러한 로이즈는 개인보험사업자의 집합체로서 이들이 로이즈 보험회사(Corporation of Lloyd's)를 형성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대적 의미의 주식회사가 아니라 각 구성원이 자기의 계산과 위험 부담으로 개별적으로 기능하는 개인보험사업자의 총체에 불과하지만 각 개인 보험사업자 전체를 통괄하고 개인책임의 원칙이 근대적 보험수요원칙에 적합하도록 유지하 기 위한 관리단체이다. 로이즈는 일종의 규제조합으로 다른 나라에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 는데, 로이즈는 개인보험사업자의 개인책임의 원칙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모든 로이즈 보 험 증권에는 각자 자기가 인수한 부분에 대하여서만 책임을 부담하고 타자가 인수한 부분 에 대하여서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라는 문언이 삽입되어 있고, 로이즈보험업자의 책임 은 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보험업자 상호간에는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책임제이고, 무한책임 제로 되어 있다. 한편 로이즈의 회원인 개인보험사업자에게만 해상보험이 사실상 독점된 것에 대한 불만 1) Howard N. Bennett, The Law of Marine Insurance, London: Clarendon Press, 1996, pp.1~9-2 -

도 나타났다. 그리고 선주들은 상호보험을 제공하는 조합을 결성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선주 상호보험조합니다. 오늘날 선주상호보험조합은 주로 P&I, 전쟁위험, 방어위험의 세 유형을 담보한다. 즉 런던시장이 해상물건보험과 충돌손해담보를 제공하고, 다른 해상책임보험은 선주상호보험조합의 영역이다. 조합원은 선주와 용선자와 같은 선박관리자이고, 조합의 운 영은 조합원에 의하여 선임된 위원회 또는 이사회가 담당한다. 조합과 조합원의 관계는 규 약으로 규율되는데, 이는 조합원의 권리, 의무, 조합의 운영, 제공되는 담보 등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영국 식민지의 유산으로 영국의 법제도를 계수하였는데, 이에 따라 보통법뿐만 아 니라 해상법, 영국해사법원(English Admiralty Court)에 의하여 창조된 판례도 이어 받았다. 1700년에 이르러 부해사법원(Vice Admiralty Court)이 설치되어 운영되다가 미국 독립 이후 모든 해사사건에 대해 관할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영국 법원의 판례가 미국 법원에 의하여 선례로 인정되고 있었다. 그러나 담보특약(warranty)원칙의 적용이 문제되어 엄격한 영국법의 원칙이 아니라 그 위 반과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텍사스주의 법을 적용한 윌번 보트 호 사건 2) 판결 을 계기로 영국법 원칙을 적용하는가 미국의 각 주법을 적용하는가 여부에 관하여 다양한 판결이 나타나 미국의 해상보험법과 영국의 해상보험법 간에 차이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화재로 인하여 소훼된 보트의 소유자에 의한 보험금 청구사건이다. 3명의 윌번 형제가 텍사 스주와 오클라호마주 경계에 있는 소규모 인공호수인 텍소마 호수에서 사용하기 위하여 원 더러호라는 소형 보트를 구입하였다. 그리고 화재로 인한 손해를 담보하는 해상보험에 들었 다. 선박은 원인불명의 화재로 소실되어 오클라호마주로부터 500야드 떨어진 곳에 방치되 었다. 피보험자는 보험금지급을 청구하였지만 보험자는 담보특약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지급 을 거절하였는데, 약정상 (1) 보험계약은 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사전 동의 없이 이익이 매 각, 이전, 양도, 담보설정 되는 경우에는 무효이다. (2) 피보험자는 선박이 오직 사적인 오 락적으로만 사용하고 임대 또는 용선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연방1심법원은 보험 계약은 항 해 가능한 수면에서의 선박에 관한 것이고, 주법이 아닌 일반해상보험법이 적용된다고 하여 보험자승소판결을 내렸는데, 일반해상보험법상 담보특약위반은 문언 그대로 이행되지 않으 면 무효가 되는 문언그대로의 이행 원칙(literal performance rule)이 적용된다는 것을 근거 로 하였다. 반면 연방대법원은 이 사안의 쟁점을 해상보험의 조건을 규제한 주의 권한에 관 한 것이라고 보았다. 피보험자는 보험계약이 텍사스에서 체결되고 보험증권이 교부되었으므 로 주법상 유치권이나 담보설정을 금지하는 규정은 무효이고 담보특약위반이 손해를 야기하 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보험보상을 허용하는 텍사스주의 법령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 2) Wilburn Boat Co. v. Fireman's Fund Insurance Co. 348 US 310. 1955 A.M.C. 467(1955). - 3 -

다. 연방대법원은 확립된 연방해사원칙이 없는 경우에는 주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연방법이 아닌 주법을 적용하여 보험금청구를 인용하였다. 법원은 영국의 법률과 판례를 따 라야 한다는 종래의 판시를 파기하고 현재 미국해상보험법을 지배하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 하였다. 하지만 이 판결의 평가에 있어서는 해상보험의 주요 영역에서 국제적인 통일성을 파괴하 였고 법원에게 법적용상 혼란을 야기하였다는 비판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3) 또한 연방대 법원은 이후 해상보험분야에서 영국판례를 존중하는 정책을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이를 수행 하는데, 그 근거를 영국법원의 장기간의 경험과 미국 보험시장과 영국보험시장의 밀접한 관 련을 감안하여 통일함이 매우 바람직하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4) 2. 현대 해적 행위의 특징과 납치보험의 등장 (1) 현대의 해적 종래의 전통적인 해상보험에서도 담보되었던 전쟁위험(War Risk)에는 해적에 의한 손해 발생 위험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5) 또한 영국해상보험법에서도 해적의 개념 정의를 내리고 세부 조항에서 해적 행위를 절도, 강도행위와 함께 담보되는 위 험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과 달라진 현대의 해적행위는 기존의 보험으로 담보되지 않는 새로운 간접 손 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오늘날 해적행위는 선진화된 장비를 갖춘 채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해적들이 트롤어선 등을 개조하여 만든 모선을 이용하여 해적들의 소형선박 을 발진시키는 플랫폼과 지원공격을 맡아 해적의 공격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영국왕립국 제문제연구소 측은 이에 대해 예전에는 아덴만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해 소말 리아 해안에서 80km만 떨어지면 됐으나, 이제는 최소한 300km이상 떨어져야 한다. 이제 소말리아 해적들은 더 이상 운에 맡기는 해적질이 아니라 GPS시스템과 위성전화를 이용한 세련된 공격을 가한다. 고 설명한다. 6) 또한 현대 해적들은 예전처럼 선원의 소지품이나 적하를 획득하려 하기 보다는 고액의 현 금을 취득할 수 있는 석방금(Ransom)을 주로 노리고 있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이를 얻어내 3) Gilmore/Black. op. cit., pp. 68~71; Goldstein, The Life and Times of Wilburn Boat; A critical guide, 28 J. Mar. L. & Com. 395, 410-17 (1997) 4) Gilmore/Black. The Law of Admiralty, 2nd ed., Minola New York: The Foundation press, Inc, 1975, p. 56 5) Stella Sakellaridou, Maritime Insurance & Piracy, AIDA Europe Conference in Zurich (October 22-23, 2009), p. 4 6) 해양한국, 세계적 이슈 해적-(1) 현황과 대책, 2009년 4월호. - 4 -

기 위하여 대부분 첨단 정보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는 등 세련된 협상 력을 과시한다. 그리고 협상에 따라 석방금이 지불되면 그에 상응하는 안전한 석방을 지속 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또한 나포 대상도 점점 확장되어 어선이나 화물선 외에 군수물자를 적재한 선박 및 초호화 여객선을 노리기도 하며 심지어 민간 보안요원이 승선한 선박마저 납치하기도 한다. 따라서 단순한 선박이나 적하의 상실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간접손해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손해들에 적합한 새로운 해상보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특히 국제해상법이나 기타 공법적 규제를 살펴보면 체포된 해적들은 체포된 국가에서 기 소되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해적 출몰 주변국은 대부분은 극심한 정치적 불안 상태 를 겪고 있으므로 해적행위의 증가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설사 정치상황이 안정된 국가에서 해적을 체포한 경우라도 국제 해상 운송의 경우 하나의 선박에 관련된 이해관계인이 각기 다른 국적을 가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경우에 보험금 없이 소 송을 통해 손해배상관계를 명확히 밝히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7) 아래는 국제해사국에서 제 공되는 해적 출몰 지역을 표시한 지도이다. (2) 납치보험 해적행위를 포괄하는 상위의 개념으로서 납치나 테러의 위험은 현재 전쟁보다 전 세계인 7) John S. Burnett, Dangerous Waters; Modern Piracy and Terror on the high Seas - 5 -

을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타난 Kidnap/Ransom & Extortion Insurance(이하 K & R보험)란 범죄 집단이 유괴나 공갈협박을 통하여 몸값을 요구하는 경우 지불하게 될 몸값 및 관련 협상비용을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증가에 힘입어 2001 년 9 11테러 이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보험 시장이다. 최근 범죄 집단은 사람을 납치하 는 것뿐 만 아니라, 회사의 재산 및 제품에 대한 위협을 통하여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 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 위험 역시 K&R 보험에서 담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화가 되고 선진화가 됨에 따라, 기업체 임원의 납치, 선박의 납치 사건 이 급증하고 있다. 이젠 한국 사람들이 각종 범죄 집단의 유괴나 납치의 대상이 되었다는 얘기다. 특히 국제 무역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은 이러한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위험 지역으로 분류 되고 있는 곳들은, 지역적으로는 크게 아프리카, 중 동, 남미라 볼 수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필리핀, 파키스탄, 이태리, 콜롬비아, 브라질 등이 거론 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지역은 모두 우리나라의 주요한 해상 운송 경로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또한 이러한 지역에서의 유괴나 납치는 그 범죄 집단의 주요 수입원의 역할을 하고 있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한국인들은 자연히 그들의 좋은 납치 대상이 된다. 향후 보복, 유사 사건의 재발생이라는 납치사건의 특성상 그러한 사건 자체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얼마의 석방금을 지불하였는지를 안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매 시간 마다 2건의 납치/유괴 범죄가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코노미스 트지의 보도에 따르면 연간 2억5천만 달러의 K&R보험의 보험료가 지불되고 있으며 적어도 미국의 500대 기업 가운데 60% 이상이 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 8) 보험회사마다 K&R 보험 상품의 보장 내용은 다르지만 기존의 손해보험이나 인보험과 달 리 금품요구 시 그에 따라 지불된 석방금이나 석방에 관련된 협상비용까지 포함하여 지불한 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K&R보험의 보험료는 기업체의 규모, 보험가입 한도(보상한도), 임직 원의 출장지나 주재사무소 소재지 등을 기초로 산정된다. K&R 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대부분 전문 협상팀 을 보유하고 있으며,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신 속히 대응전략 등을 수립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전문 협상팀의 서비스는 보험금 지급보다 더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다. (3) 해적보험 본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해적보험은 K&R보험의 한 형태로서 다른 위험 에 비하여 특히 경제적으로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해운 기업에게 거대한 추가 보험 비용을 8) The economist, A king's ransom, August 24, 2006-6 -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보험 중개인들에 따르면 아덴만을 지나는 선주들의 경우 해적행위 증가로 인하 여 부담해야하는 K&R 보험 프리미엄이 10배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9) 최근 직업적으로 납치 행위를 하는 해적들에 의한 선박의 습격횟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으며, 그 공격 대상도 어 선에서부터 대형 화물선에 이르기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해적들은 첨단 장비와 정보체 계를 갖추고 기업화 경향을 띠고 있다. 따라서 해적 위험 관리가 국내외 해상기업의 주요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으며 해상 납치 협박 보험(Marine Ransom & Extortion) 가입이 증가 하고 있다. 해적행위의 경우 석방금 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 으며 이것은 석방금보다 더 큰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해적보험에 의하여 대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손해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석방금 (kidnapping & extortion) : 현금 또는 귀중품으로 지급 (2) 분실 석방금(Lost Ransom) : 석방금으로 준비된 현금이나 귀중품이 피보험 회사가 승인한 개인이 소지한 도중 손괴되거나 분실, 강탈된 경우의 손해 (3) 비용(Expense) : 피보험회사가 해적행위로 인한 손해 회복 과정에서 지불하게 되는 제반 비용의 총액 (4) 법률적 배상책임(Legal Liability) : 법률적 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보상 (5) 신체상해(Bodily injury) : 인질 감금 기간 중 직접적으로 발생한 신체상해 이 가운데 특히 (3)석방금 이외의 제반 비용의 경우 전문 협상가 고용비, 제3자로부터의 법률자문, 제3자로부터의 보안가드 서비스, 광고, 커뮤니케이션 비용, 법의학 분석, 보안 컨 설턴트에 의한 협박과 정치적 위협의 평가, 석방금 마련을 위해 피보험회사가 받은 대출금 의 이자, 선원 납치 시 월급, 보너스, 부족한 인력 충원을 위한 새로운 직원 고용 비용, 피 보험회사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못함에 따른 손해 등이 모두 해당된다. 4. 한국의 해상 보험과 해적행위로 인한 피해 현황 (1) 한국의 해상 보험 우리나라의 해상보험법은 상법 제4편 보험편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고, 상법 제663조 본 문은 이 편의 규정은 당사자 간의 특약으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 수익자의 불 9) South African-based Grindrod Limited a world class shipping & freight logistics operation http://www.grindrod.co.za - 7 -

이익으로 변경하지 못한다. 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보험계약자 등의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을 밝혀 특약에 의해서도 보험계약자 등의 불이익으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보험계 약법의 상대적 강행법성을 선언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보험계약법을 일종의 강행법화하는 것 은 보험의 기술적, 단체적, 사회적인 요청과 거의 모든 보험계약자가 보험에 대하여 잘 알 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배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 험계약자가 보험자와 대등한 관계에서 보험계약의 조건을 흥정할 수 있는 기업보험인 해상 보험에서는 당사자 사이에 임의로 그 계약내용을 정할 수 있는 이른바 사적자치의 원칙을 인정한다. 이에 따라 상법 제663조 단서에서 재보험 및 해상보험 기타 이와 유사한 보험의 경우에는 보험계약법의 규정을 임의법으로 하고 사적 자치의 길을 열어 두고 있다. 이에 따 라 해상보험법은 임의규정성을 갖는다. 우리나라의 해상보험거래에서는 전 세계의 보험업계의 중심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는 영 국의 선박보험약관, 적하보험약관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10) 이 약관에는 이 보험은 영국의 법과 관습을 적용한다. 라는 영국법 준거조항이 들어 있으며, 대법원은 이 조항의 효력을 인정하므로 영국의 1906년 해상보험법을 비롯한 법률과 판례, 관습은 우 리 법에 있어서 중요한 법원으로 된다. 그리고 이에 따른 대법원의 판결이 다수 존재한 다. 11)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한국의 해상보험을 판단하기 위하여 영국의 법률과 중요 판 례의 분석은 큰 의의를 갖는다. (2) 한국의 해적 피해 현황 해적 출몰 지역가운데 우리 선박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는 곳은 소말리아의 아덴만 해 역이다. 아덴만 해역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요한 국제항로로서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해운 물동량의 29%가 소말리아 해적이 출몰하는 해역을 통과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원유, LNG 등과 같이 중요한 화물을 수송하고 있어 해적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지장을 받을 경우 우리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0년 현재까지 8척의 한국 선 박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7척은 몸값을 주고 풀려났고 원양어선 금미305호는 아직도 붙잡혀 있는 상태이다. 이에 더해 최근 소말리아 해적 피랍 선박들이 거액의 몸값을 주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해 적들의 눈높이가 훌쩍 높아지는 바람에 인질 억류기간, 인질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 국제해사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납치된 선박들의 평균 억류 기간은 106일 로 작년 1분기 55일의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장 최근에 풀려난 10) 양승규 한창의 공저, 해상보험법, 삼지사, 2007, p. 48 11) 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다카25314 판결 등. - 8 -

선박 4척은 평균 150일간 억류됐으며 영국인 부부 폴 챈들러와 레이첼 챈들러의 경우 388 일로 최장 억류 기간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2010년 1월 그리스 유조선 마란 세타우루스 호로부터 약 700만 달러(약 79억 원)을 받아낸 데 이어 최근 삼호드림호로부터 해적 납치 선박 몸값으로는 사상 최고 인 950만 달러(약 107억 원) 기록을 세우는 등 해적 입장에서 최고의 수익을 얻고 있기 때 문으로 분석된다. 석방금이 높아지면서 해적들의 기대치가 바뀌고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더 오래 억류하려는 경향이 나타남과 동시에 해적 행위에 참여하는 국제사회의 관계자들이나 영국의 해상보험 브로커 등 외부 조력자의 숫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결국 최근 발생한 삼호 드림호 피랍사건과 같이 해적행위로 인한 선박 나포 상태가 장기 간 계속되는 경우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의 경우 해적 보험에 의한 보상이 없 다면 그 피해 규모는 실로 엄청나다. 이처럼 해적행위의 급증은 불가피하게 관련 해상 특종 보험의 수요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현상에 관한 해외 중요 판례 의 분석과 그에 따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III. 관련 판례 분석 - Masefield AG v Amlin Corporate Member Ltd 사건 이하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미국 판례는 해적행위로 인한 적하 소유주의 피해보상에 관하 여 영국해상보험법과 영국 판례를 적용하여 판단된 사례이다. 이는 최근 새롭게 등장한 해 적 보험에 관한 직접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형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되었고 석방금의 지급으로 선박과 선원, 적하가 모두 온전히 풀려난 전형적인 현 대 해적행위에 관한 사안이다. 특히 선박이나 적하, 선원에게 직접적 물리적 피해는 발생하 지 않았지만 항해 지연에 따라 피보험자인 적하 소유주에게 발생한 손해를 분손으로써 자세 한 손해액 입증 없이 현실전손 또는 추정전손으로 볼 수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선체나 화물의 파손에 대한 보험금청구사례들과 차별화되고, 이는 현대의 해적 양상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 다. 따라서 이에 관한 판례를 분석하는 것은 해적보험이 급증하는 현 시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 9 -

1. 사안의 쟁점인 영국해상보험법상 손해보상 법리 분석 (1) 전손 (total loss)과 분손 손해는 사법상의 손해배상법리에서 쓰이고 있는 손해와 같이 사고발생 전의 이익상태와 사고발생 후의 이익상태의 차이를 의미한다. 손해의 종류로는 전손과 분손이 있다. 영국해 상보험법 제56조는 1. 손해는 전손 또는 분손일 수 있고, 전손 이외의 모든 손해는 분손이 다. 2. 전손은 현실전손 또는 추정전손일 수 있다. 3. 보험증권의 문언으로부터 다른 의사가 명백하지 않는 한 전손을 담보하는 보험은 현실전손과 추정전손을 포함한다. 라고 손해를 분류하고 있다. 손해가 발생하였는가 여부는 사실판단의 문제이지만, 해상보험에 있어서 발생한 손해가 분손, 처정전손 또는 현실전손으로 분류되는가 여부는 사실판단의 문제나 언어의 문제가 아 니라 법률의 문제이다. 12) 해상보험에서 전손이란 보험의 목적이 보험사고에 의해 전부 소멸되거나 보험의 목적에 대한 점유를 피보험자가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박탈당함으로써 발생한 손해를 말한다. 전 손이란 반드시 보험의 목적이 물리적으로 완전하게 소멸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 다. 보험사고 후 보험의 목적에 잔존물 또는 잔존하는 이익이 남아 있더라도 발생한 손해가 전부 소멸된 것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판단되면 이러한 경우도 전손으로 해석하고 있 다. 분손은 보험목적이 부보위험으로 인하여 훼손되고 그 손해를 입은 자에게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손해로서 전손이 아닌 것, 부보위험으로 인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지출된 구 조료(MIA 제64조 제2항), 공동의 해상사업에 있어서 위험에 처한 재산을 보존할 목적으로 행하여진 공동해손행위로 인한 희생 또는 비용을 포함한다.(동조 제2항) (2) 현실전손(actual total loss) 현실전손은 일반보험에서의 전손 개념과 같이 취급될 수 있는 것으로 MIA 제57조 제1항 에서 보험의 목적이 파괴되거나 원래 부보된 것과 같은 종류의 것으로 될 수 없을 정도로 손상을 입었거나 피보험자가 보험의 목적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그 점유를 박탈당한 경 우(irretrievably deprived of)를 현실전손이라 한다 고 정의하고 있다. 보험의 목적이 파괴되 었다는 것은 보험사고로 인해 보험의 목적이 완파 또는 거의 완파되어 보험의 목적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진 것을 말한다. 부보된 목적물의 성질이 동일성을 잃을 정도로 손상을 입은 예 로는 선박의 틈새로 바닷물이 스며들어 부보된 목적물인 강철 구조물이 심하게 녹이 슨 상 12) F.D. Rose, Marine Insurance: Law and Practice, London : LLP. 2004. p. 407-10 -

태로 목적항에 도착한 경우, 또는 시멘트를 적재한 선박에 바닷물이 스며들어 딱딱하게 굳 은 시멘트 상태로 목적항에 도착한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보험사고로 얼마간의 가치가 남 아 있어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도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도 현실전 손으로 해석된다. 보험의 목적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피보험자가 보험의 목적에 대한 점 유를 박탈당한 예로는 금괴가 깊이 300미터가 넘은 태평양 심해에 빠진 경우이다. 이는 보 험의 목적이 파괴된 것도 아니고 원래의 성질이 상실된 것도 아니지만 피보험자가 보험의 목적에 대해 더 이상 점유할 수 없게 된 것이므로 이를 현실전손으로 해석하고 있다. 13) 선 박의 경우 선박이 침몰 또는 좌초되어 구조될 가능성이 없거나 화재가 발생하여 선박이 전 소된 경우를 선박의 현실전손으로 볼 수 있다. MIA 제58조는 항해중인 선박이 행방불명이 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을 접하지 못한 경우 현실전손으로 추정된다고 정하고 있다. 본 조문은 선박의 행방불명을 현 실전손 추정의 원인으로 규정하면서 보험자의 지급 책임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이러한 입법태도는 해상보험에의 근인원칙(doctrine of proximate cause)과 관 련되어 있다. 근인법칙이란 손해가 담보위험과 근인관계에 있는 경우에만 해상보험자가 보 상을 한다는 것인데 선박이 행방불명된 경우에는 손해와 담보위험과의 근인관계 유무를 확 정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실무적으로 평화시에는 해상보험에 의해 담보되는 위 험을, 전쟁시에는 전쟁위험을 손해에 대한 근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공동해손행위로서 적하 를 바다에 투하함으로써 적하를 후에 구조할 수 없다면 적하에 대한 현실전손이 인정될 수 있으며 항해 도중에 적하를 수하인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처분하거나 도착항에서 선장의고 의 또는 과실로 수하인이 아닌 제3자에게 인도함으로써 적하를 회수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도 적하의 현실전손으로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적하에 전손이 발생하면 운임의 전손도 초래 되며 선박이 전손됨으로써 적하가 전손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적하를 적재한 선박에 있어 서 적하에는 손상이 없는데 선박 자체가 항해 불가능한 경우에도 운임의 전손이 발생하게 된다. 선박의 현실전손이 있어도 적하의 일부 또는 전부가 구조되어 다른 선박으로 운반되 어 운임을 취득한 경우엔 그러하지 아니하다. 14) (3) 추정전손(constructive total loss) 우선, 추정전손에 관한 MIA 및 협회기간약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3) R. Brown, Marine Insurance Vol. 1-Principles and Basic Practice (6th ed), Witherby & Co. London, (1998), p.120~121 14) Rankin v. Potter (1873) LR 6 HL 83-11 -

MIA 제60조 15) (1) 보험 증권에 명시적인 특약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보험의 목적의 현실전손이 불가 피한 것으로 보이거나 또는 만약 비용을 지불한다면 보험 목적의 가액을 초과하는 비용의 지출 없이는 현실전손을 면할 수 없음을 이유로 하여 보험의 목적이 합리적으로 위부되는 경우를 추정전손이라 한다. (2) 특히 다음의 경우에는 추정전손이 있게 된다. (i) 피보험자가 담보위험에 의해 선박이나 적하의 점유를 빼앗긴 경우에 (a) 피보험자가 선박이나 적하를 회복할 것 같지 않거나 (b) 선박이나 적하를 회복하기 위한 비용이 복구했 을 때의 가액을 초과할 때 또는 (ii) 선박에 손상이 있는 경우 선박이 담보위험에 의해 손상을 입고 이를 수리하기 위한 비용이 수리했을 때 선박의 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 추정전손이 있게 된다. 수리비를 산정 함에 있어서 다른 이해관계자가 부담하게 될 수리에 대한 공동해손분담액은 공제하지 않는 다. 그러나 장래 구조작업 경비와 선박이 수리되는 경우에 그 선박이 부담하는 장래의 공동 해손분담액은 포함되어야 한다. (iii) 적하가 손상된 경우에 그 수리비와 목적항까지 적하를 운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목적항에 도착시의 적하 가액을 초과할 때 추정전손이 있게 된다. 협회기간약관(선박) 16) 제19조 추정전손 19.1 선박이 추정전손인지의 여부를 확인함에 있어 협정보험가액이 수리 후의 가액으로 간주되며 피보험선박이나 난파선의 손상가액 또는 해제가액은 고려되지 않는다. 19.2 피보험선박의 회복 또는 수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기초로 하는 추정전손에 대한 보 험금 지급 청구는 그러한 비용이 협정보험가액을 초과하지 않는 한 보상되지 않는다. 이러 한 결정을 함에 있어 단일 사고 또는 동일한 사고로부터 야기되는 연속된 손상에 대한 비용 만이 고려대상이 된다. 1) 추정전손의 개념 추정전손이란 보험의 목적이 실제로는 전부 멸실되지 않았지만 법률의 해석이나 의제에 의해 전손으로 추정하는 손해를 말한다. 이에 대해 우리 보험법이 전손의 개념에 대해 정하 15) 최염수, 영국해상보험법, 보험연수원, p.165이하 16) 박세민, 영국 및 한국 해상보험법상 추정존손과 그 형식적 성립요건으로서의 보험위부에 대한 법적 고 찰, 한국해법학회지 제31권 제2호(2009년 11월) - 12 -

고 있지 않고 법률상 전손으로 추정되는 것은 선박의 행방불명뿐이라는 점을 들어 추정전손 이란 현실전손에 이르지 못한 손해중 보험위부의 원인이될 수 있을 정도로 선박 등에 손해 가 발생한 경우로 정의하는 견해도 있다 17) 즉 추정전손의 개념은 실제로는 보험의 목적이 파괴되지 않았으나 멸실한 것으로의 효과 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해상보험에서만 인정되는 개념이다. 해상보험의 경우엔 보험사고 발 생이 대부분 바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와 그 원인 및 손해의 정도에 대한 입증이 일반 손해보험과 달리 대단히 어려우며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추정전손 개 념등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진정한 전손은 존재하더라도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물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외형적으로는 파괴되었더라도 이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고 현대 의 복원기술의 발달에 따라 그 가능성은 점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손해 는 분손이지만, 실무적 필요성 때문에 전손으로 처리된다. 예컨대 전손이 불가피하거나 수 리비용이 수리 후의 선박의 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손해를 전손으로 처리하는 것이 실용 적이므로 이 손해는 추정전손으로 취급한다. 이 경우에 피보험자는 전손보상을 받고 보험자 는 잔존물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여하한 조치라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무 상 필요하기 때문에 이 손해를 전손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 목적이 더 이상 존 재하지 않는 경우 또는 점유를 박탈당하여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실무 적 고찰은 필요하여도 그리 강하지 않으므로 이를 현실전손으로 취급한다. 현실전손이 있게 되면 보험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대위권을 취득하게 되는 반면에 추정전손의 경우엔 보험자는 위부를 통해 보험의 목적의 잔존물에 대한 권리와 부수 되는 각종 권리를 승계할 권리를 가진다.(MIA 제63조 제1항) 우리 상법에서도 제718조에는 보험자는 위부로 인하여 그 보험의 목적에 관한 피보험자의 모든 권리를 취득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상법은 추정전손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는 정의하지 않고 다만 보험위부 의 원인으로서 추정전손의 유형을 상법 제710조에서 MIA 제60조에 따라 규정하고 있을 뿐 이다. 2) 추정전손 판단시점과 위부원인 추정전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의 기준시점은 보험자가 피보험자로 하여금 위부 통지 혹은 그 통지에 대한 거절시점에서 소송이 제기된 것과 같은 지위에 있게 되는 것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이상, 위부통지시의 사실관계가 아니고 보험금 청구소송의 제소 시(at the commencement of the action)에 존재하는 사실관계에 의하여 그 여부가 판단된 17) 정경영, 선박보험에서 추정전손과 근저당권자의 지위, 성균관법학 제15권 제1호, p. 25-13 -

다. 따라서 제소시점에서 보험의 목적에 대한 점유를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 에는 보험금청구권이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영국 실무상으로는 후술하는 바와 같 이 보험자가 위부통지에 대해 승낙을 거부하게 되면 피보험자는 위부통지일자로 소송개시영 장(writ)이 발부되어 보험자에게 송부한 것과 같이 취급해달라는 요청을 보험자에게 하게 되 고 거의 대부분 보험자는 이에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추정전손에 해당되는지 의 판단은 위부통지 당시에 객관적으로 실제 발생한 사실이 기초가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에도 위부시점을 기준으로하여 추정전손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18) MIA 제60조 제2항은 구체적으로 추정전손이 되는 경우를 구체적 명시적으로 열거하고 있 다. MIA 제60조 제2항의 요건(실질적 요건)이 존재하는 경우에 피보험자는 특정 손해를 전 손으로 추정한다는 의사표시를 보험자에게 하면서 피보험이익을 보험자에게 위부하고(형식 적 요건) 전손에 대한 보험금 전액청구권을 인정받게 되는데 이러한 절차가 바로 보험 위부 제도이다. 위 조항은 추정전손이 성립되는 요건을 3가지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예시적 조 항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추정전손 제도의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경우엔 다른 형태에 대해 서도 추정전손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항해 또는 항해사업의 종료로 인해 적하가 멸실 또는 훼손되는 유형의 손해에 대해 British and foreign Marine Insurance Co. Ltd v. Samuel Sanday and Co. 19) 에서 법원은 적하의 추정전손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추정전손의 범위는 보험자와 피보험자간의 합의에 의해 인위적으로 그 범위를 확장 또는 제한 할수도 있다고 여겨지며 강행규정이 아니므로 보험위부의 원인에 대해 상법 제 710조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 이외에 해상보험 계약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위부원인을 달리 정할 수도 있다.(상법 제663조 단서) 3) 선박과 적하의 점유상실 점유 상실의 원인은 묻지 않는다. 선박의 점유를 박탈당한 예로서 선박이 전시에 적군에 의해 포획된 경우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 추정 전손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선박의 점 유를 현실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는 점 또는 경제적으로 회복가능성이 없다는 점(회복하기 위한 비용이 회복 후의 가액을 초과하는 경우)이 입증되어야 한다. 회복할 것 같지 않다는 것(unlikely)은 불확실함(uncertain)과 불가피함(inevitability)의 중간개념이다. MIA제정 이전 에는 불확실함이 기준이었는데 현행 해석은 이보다 강화되었다. 회복할 가능성에 대한 판단 은 객관적으로 해야하며 피보험자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20) 회복할 수 없는 (irretrievably) 정도에 이르게 되면 이는 현실전손이지 추정전손이 아니다. 예를 들어 전쟁위 18) Arnould's Law of Marine Insurance Average Vol. II(16th ed.), Stevens & Sons, London, (1981) 19) [1915] 1 AC 65 20) Court Line Ltd v. R. "The Lavington Cout" [1945] 2 All ER 357; Marstrand - 14 -

험 담보부 선박에 적하를 싣고 B국 항구로 가는 도중에 A국과 B국간에 전쟁이 발발되었고 A국 정부가 그 적하를 전시금제품으로 지정한 상황에서 이 선박이 A국에 나포되어 적하를 뺏기고 6주 만에 풀려난 경우에 피보험자가 보험자에게 위부의 통지를 한 날을 기준으로 볼 때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정도는 아니라고 해석하여 영국 법원은 추정전손이 아 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다만 이를 판단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실무상으론 협회전쟁동 맹파업약관 제3조에서 억류조항을 두고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기준을 연속 12개월 이상 선박의 자유로운 사용권 등이 상실되는 것으로 명시함으로써 이를 해결하고 있다. 21) 따라서 선박과 적하의 점유상실의 원인은 묻지 않지만 부보된 위험에 의해 선박이나 적하의 점유를 상실한 것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점유의 박탈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은 선박의 자유로 운 사용권과 처분권을 소유자가 박탈당했는가에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박에 선원이 승선 하고 있는 경우에도 점유의 박탈이 인정될 수 있다. 점유의 박탈과 관련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의 개시시점에 대해 사고 발생 시로 보는 해석과 위부의 통지 시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에 대한 영국의 판례도 나뉘어져 있다. 생각건대 위부의 통지가 사고가 발생한 후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을 고려할 때 사고 발생 시와 위부통지 시점간의 시간적 간격이 그리 크지는 않으며 위부가 추정전손 성립을 위한 일종의 형식적 요건임을 고려할 때 위부통지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진다. 나포의 원인이 항해금지구역을 항해하거나 선박서류를 비 치하지 않는 등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기인한 경우엔 위부를 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해야할 것이다. 22) 선박과 적하의 점유상실은 상법 제710조 제1호에 의해서도 보험위부 의 원인으로 정해져 있다. 4) 적하의 경제적 추정전손 MIA 제60조 제2항 (iii)의 내용은 상법 제710조 제3호와 동일하다. 협회적하약관(Institute Cargo Clauses) 제13조에도 유사한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적하가 담보위험에 의해 손상을 입었고 이를 수리하여 목적지까지 운송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목적지에 도착하였을 때의 적 하 가액을 초과하리라고 예상되는 경우이다. 적하 자체에는 거의 손해가 없고 또한 소유자 의 점유 하에 있으며 적하를 목적지로 운송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해도 그 비용이 비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나면 추정전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즉 물리적으로 가능하더라도 경 제적으로 운송이 불능이라고 해석되는 경우는 적하의 추정전손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23) 선 박의 충돌 등 해상사고로 적하가 손상을 입은 경우에 다른 선박에 옮겨 실어 목적항까지 운 21) 심재두, 해상보험법, 길안사, 1995, p.313 22) 양승규 한창희, 해상보험법, 삼지원, 2007, p.660 23) 대판 1977.1.11. 71다2116-15 -

송하는데 드는 비용과 수선비용 등의 합계액이 도착하는 때의 적하의 가액을 초과하리라고 예상되는 경우 피보험자는 보험자에게 이를 위부할 수 있다. 여기에서 수선비용 또는 회복 비용을 계산할 때 적하가 대체된 선박에 의해 계속 운송되어 그 운임을 적하소유자가 목적 항에서 지급해야 하는 경우에 그 운임은 포함되지 않는다. 손상된 적하를 수리하여 목적지 까지 운송하는데 드는 비용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적하가액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해도 적하는 수리하는 대신 손상된 채로 처분하는 것이 경제적인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때에 는 보험자는 피보험자와 협의하여 피보험자로 하여금 적하를 처분하도록 하고 보험금액과 처분금액의 차액만을 지급할 수도 있다. 이를 잔존물차감보상방식(salbage loss settlement) 이라 하는데 보험자가 반드시 이 방식을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분손으로 처리할 수도 있 다. 24) (4) 보험위부 1) 위부의 원인 MIA 제60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하거나 추정전손 제도의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 자체로 추정전손이 성립되어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전손보험금을 지급해 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현실전손과 같이 취급하기 위해서는 MIA 제60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듯이 보험위부가 있어야만 추정전손이 성립되는 것이다. 보험위부란 보험목적이 전부 멸실된 것과 같이 볼 수 있는 일정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피 보험자가 보험목적물에 대한 권리를 보험자에게 양도하고 보험자에 대해 전손보험금을 청구 하는 것을 말한다. 피보험자가 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사고가 해상보험에 서 담보하는 위험에 의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손해가 생겼으며 그 손해 범위 역시 해상보험 에서 담보하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하는데 해상사고의 경우엔 이에 대한 입증 또는 산정이 쉽 지 않다는 특성이 존재한다. 즉 현실적으로 전손이 아닌데 경제적으로 전손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경우 또는 전손으로 된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입증이 어려운 해상보험의 특수한 환 경을 고려하여 일정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이를 전손으로 추정하고 일정한 절차에 따라 보 험목적에 대한 피보험자의 소유권 등 모든 권리를 보험자에게 이전하면서 피보험자는 보험 자에게 보험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만약 보험위부가 없다면 해상사고 의 특성상 손해의 입증이 어려움을 이유로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을 쉽게 거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추정전손 제도를 실질적으로 완성시키기 위한 제도가 보험위부라고 할 수 있다. 보험자 입장에서도 보험의 목적이 자신에게 위부 됨으로 인해 신속하게 보험의 목적에 대해 24) 심재두, 해상보험법, 길안사, 1995, p.318-16 -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여 이익이 될 수 있다. 보험위부의 원인에 대해 상법 제71조는 MIA 제60조와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추정전손에 대한 설명이 바로 보험위부의 원인이 된다. 다만 보험위부의 원인은 입법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 위부의 통지와 승인의 효과 위부의 통지는 피보험자가 추정전손이 성립되는 경우에 이를 보험자에게 즉시 알리고 상 황이 변경하는가를 지켜보기 위해 자기의 의사를 비밀로 하지 않고 손해를 전손으로 처리하 겠다는 의사 및 보험의 목적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을 보험자에게 통지함으로 써 보험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최상이라고 여겨지는 경우 이를 전손으로 처리하고 위부된 보 험의 목적을 가장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우리보험법상 보험위부는 불요식의 법률행위로서 피보험자의 단독행위라고 해석되고 있 다. 형성권의 성질을 가지므로 보험자의 승낙을 특별히 요구하지 않고 피보험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보험위부의 효과가 발생된다. 보험위부가 성립하는가의 여부는 그 원인이 특정 시점에 존재하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결코 보험자의 위부 승인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보험자의 위부 통지에 대해 보험자가 승인을 하는 것은 보험자의 보상책임 을 결정짓고 피보험자의 위부통지가 충분하다는 것 즉 보험위부의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보험위부는 단독 행위적 성질을 갖는다고 할 것이 다. MIA 제62조 제5항과 제6항은 비록 보험자의 승인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만 동조 제4항 에서 보상청구가 추정전손의 요건을 충족하고 위부의 통지가 정당하게 행해지면 피보험자의 권리는 보험자가 위부의 승인을 거절했다고 해서 침해되지 않으며 따라서 보험자는 전손보 상의 책임을 직 됨을 고려할 때 영국에서도 보험위부는 단독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영국 판례는 피보험자의 위부의 통지는 보험자에 대해 전손보험금을 청구하기로 결정하는 것에 대한 최종적인 효력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25) 보험위부권을 행사할 것인가의 여부는 전적으로 피보험자에게 달려 있고 따라서 피보험자 는 위부권 행사를 포기할 수도 있다. 위부의 통지가 없으면 분손으로 처리된다. MIA 제61 조는 추정전손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피보험자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이를 분손으로 처리하여 약정한 보험금액의 범위 안에서 수리비를 청구 할 수도 있고 또는 이를 현실전손 과 같이 취급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보험자가 현실전손과 같이 취급하려면 보험 자에게 보험의 목적을 위부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피보험자가 아무런 행동을 취하 지 않는다면 분손처리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다루어진다. 위부권은 추정전손이 성립하는 경 우에 피보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서 추정전손이 성립해도 피보험자는 이를 분손으로 25) Rankin v. Potter (1873) LR 6 HL 83-17 -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위부의 권리는 추정전손의 핵심적인 구성요소라고 할 수는 없다. 피보험자의 위부의 통지에 대해 보험자가 승인을 하는 것은 보험자의 보상책임을 결정짓 고 피보험자의 위부의 통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확정하는 것이다. 보험자의 위부 의사표시에 대한 보험자의 승인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으로 할 수 있는데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위부 의 사표시에 대해 단순히 침묵하고 있는 것은 승인이 아니다. 그러나 보험자가 위부통지를 받 은 후 보험 목적을 판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 이는 위부에 대한 승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3) 승인의 거부와 추정전손 판단 시점 위부의 승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피보험자의 위부통지에 나타난 사실만으로 그 위부권 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험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26) MIA가 제정되기 전에 영국 에서는 손해발생과 손해에 대한 당사자의 권리가 확정된 시점 사이에 상황이 변하여 전손이 분손으로 변경된 경우에 피보험자는 분손에 대해서만 보상받을 수 있다고 해석하였다. 27) 이 것은 이른바 추정전손 청구권 소멸(ademption of loss)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영국법상 일 반적으로 위부의 통지와 소송절차가 개시되는 시점 사이에 전손을 분손으로 바뀌게 된 사정 이 있어 소송의 개시 시점에 위부의 통지가 정당화될 수 없다면 피보험자는 분손 보상만을 청구할 수 있되 그것이 보험자가 야기한 결과인 경우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며 피보 험자는 그대로 전손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이나 Scotland법 해석에서는 위부가 정당 하게 이루어졌다면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변경할 수 없다고 하면서 위부통지 날짜를 추정전손의 판단기준으로 보아 피보험자의 권리는 확정된다고 해석한다. 28) 그러나 영국판례법에서는 보험금청구소송의 영장(writ)이 발부된 날짜가 추정전손의 판단 기준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29) 따라서 보험금청구소송이 제기된 이후에 발생한 사실은 추정 전손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대신 위부통지를 한 후 보험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발생한 사실은 추정전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보험 금청구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예를들어 점유의 박탈로부터 보험의 목적이 회복된 경우에 추 정전손이 배제될 수 있지만, 일단 보험금청구소송이 개시되면 그때부터 추정전손이 확정되 고 보험의 목적이 회복되었다고 해도 보험금청구권은 그대로 존속하게 된다. 다만 보험자의 행위에 의해 발생한 사실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MIA는 이 부분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 현재 영국법 실무상으로는 보험자가 위부통지에 대해 승낙을 거 26) 양승규, 보험법(제3판), 삼지원, 1998, p.340 27) Patterson v. Ritchie (1815) 4 M&S 393 28) Blairmore Co. Ltd v. Macredie [1898] 29) Richards v. Forestal Land Timber and Rlys Co. Ltd. [1941] - 18 -

부하게 되면 피보험자는 위부통지일자로 소송개시영장이 발부되어 보험자에게 송부한 것과 같이 취급해달라는 요청을 보험자에게 하게 되고 거의 대부분 보험자는 이에 반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ademption of loss의 원칙이 MIA제정 이후에도 폐기된 것이냐 아니냐 여부는 실무상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즉 실무상으로는 위부통지에 대해 보험자가 거부하면 보험자 는 이 시점을 소송개시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 시점을 추정전손 여부를 판단 하는 시점으로 본다. 30) 우리 보험법은 이에 대해 명문의 규정이 없고 준거약관에 의해 영국 식의 해석이 적용될 것이다. 2.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 31) 원고는 선박에 선적된 바이오 디젤 엔진의 소유주이다. 그 선박은 말레이시아를 출발하여 로테르담으로 가던 중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하여 나포되었다. 선박은 선원 및 적하와 함께 소말리아 해역으로 이동되었다. 피고는 적하의 보험자로서 해당 보험계약은 해 적 보험이 아닌 일반적인 해상보험이었으나 해적행위와 절도에 의한 위험을 담보하고 있었 다. 선박이 나포된 직후 해적과 선박 소유자인 말레이시아 회사 간 협상이 개시되었고 선 박, 적하, 선원 모두의 석방을 위한 논의가 있었다. 협상이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선박 나 포 후 한 달이 지나자 원고는 피고에게 위부의 통지를 하였다. 그러나 이는 거절되었고 다 만 당사자들은 위부통지일자로 보험금청구소송이 개시된 것으로 간주하는 합의를 하였다. 10일 후 선박 소유 회사는 석방금을 해적에게 지불하였고 곧 선박, 선원, 적하 모두 안전하 게 석방되었다. 선박은 본래 목적지인 로테르담으로 운항하였고 적하는 그곳에 하선되었다. (1)원고의 첫 번째 주장은 해적에 의한 선박 피랍과 소말리아 해역으로의 이동은 적하가 영국해상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피보험자가 보험의 목적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그 점 유를 박탈당한(irretrievably deprived of)' 것에 해당하므로 현실전손(actual total loss)이라 는 내용이었다. (2)또한 원고의 대리인은 동법 제60조 제1항의 추정전손도 주장하였는데, 사안의 경우 보험목적의 현실전손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여 보험의 목적인 합리적으로 위부 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3)또한 원고는 효과적인 석방금의 지불 가능성은 동법 제57조 제 1항과 제60조 제1항의 전손 성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 다. 이에 대해 피고는 피랍 후 빠른 시일 내에 선박과 적하, 선원이 신속한 석방금의 지급 으로 풀려나리라는 사실은 최초 해적 행위가 이루어진 때부터 명백하였으므로 이러한 사정 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반박하였다. 30) Ruys v. Royal Exchange Assurance (1897) 31) Masefield AG v. Amlin Corporate Member Ltd, 18 February 2010-19 -

3. 판결 내용 (1) 석방금 지불 가능성의 고려 여부 위부의 통지 당시 원고가 보험의 목적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그 점유를 박탈당한 (irretrievably deprived of)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원은 적하의 회복가능성을 인 정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모든 선박의 이해관계인들은 적하의 점유 회복 가능성이 존재함에 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본 것이다. 왜냐하면 소말리아 해적에게 최근 피랍된 다 른 선박들은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협상을 통해 신속하게 풀려나온 전례가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도 선박과 적하는 그 총 가치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금액의 석방 금만을 지불하고 위부 통지로부터 단 11일 후에 안전하게 돌아왔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과 는 달리 위와 같이 석방금의 지불로 인하여 안전하게 석방된 전례들과 본 사안에서의 사실 관계를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2) 현실전손의 성립 여부의 판단 앞의 (1)에서 판단의 근거로 삼은 내용과 더불어 법원은 몇 가지 근거를 더하여 현실전손 의 성립을 부정하였다. 우선 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적하의 회복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어느 정도의 노력이나 비용의 지불이 따르더라도 보험의 목적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그 점유 를 박탈당한(irretrievably deprived of) 상태가 아니다. 만약 이런 상태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려면 원고는 반드시 객관적으로 적하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해적에 의한 피랍 그 자체는 어떠한 손해도 발생시키지 않으므로 현실전손으로 볼 수 없다. 만약 선박이 전쟁 중에 전리품으로 나포되고 포획물 심판소의 판결에 따라 소유권이 원래 소유자로부터 어떤 식으로든지 이전이 되었다면 그것은 보험의 목적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 로 그 점유를 박탈당한(irretrievably deprived of)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포획물 심판소에 의한 적하의 경매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적하의 원소유자가 소유권과 점유권을 모두 상실하 게 되므로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사건에서 원고는 단지 적하의 점유를 단기간 상실하였을 뿐 소유권을 상실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때의 점유 상실 또한 법적이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았다. 따 라서 이러한 정황을 모두 감안할 때 제57조 제1항에 따른 현실전손(actual total loss)은 성 립하지 않는다. (3) 추정전손의 성립 여부의 판단 추정전손의 형식적 성립 요건으로서 MIA 제60조의 위부의 통지는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 - 20 -

는 경우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위부의 통지시 선박과 적하의 회 복가능성은 존재하였음이 판명되었으므로 제60조에 따른 위부의 통지는 이루지지 않았고 따라서 추정전손은 그 요건을 흠결하여 성립되지 않는다. 4. 판례에 대한 비판 먼저 (1)의 판단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석방금의 지불로 인한 안전한 석방 가능성은 현실 전손 및 추정전손 성립여부에 관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없다. 현대의 기업형 해적들이 고액 석방금의 지불을 위해 안전한 석방의 보장을 내걸고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법 범죄 단체를 상대로 하는 협상이기에 짧은 기간 동안 이런 전례가 형성되 었다고 하여 그것을 손해 보상 여부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또한 이 후에 실제로 안전하게 석방되었다고 하더라도 보험목적의 회복 가능 여부를 위부 통지시를 기준으로 하는 견해에 따르는 한 피랍되어 있는 중에는 석방을 위한 협상이 개시될 것을 예 측하였다고 하더라도 온전한 점유 회복을 상식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최근 점차 석방금이 고액화되어 감에 따라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피 랍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실제로 석방금 지급으로 풀려났더라도, 운송 지연으 로 발생한 화주의 엄청난 손해를 고려해볼 때 이를 현실전손이나 추정전손으로 인정하지 않 는 근거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또한 (2)의 현실전손 성부에 관하여 보건대, 판례에서 판단의 근거가 되었던 두 가지 법 리를 판단한다. 먼저 해적행위 그 자체로는 어떠한 손해의 발생이 없다고 보는 부분은 타당 하다. 현실전손이란 개념 본질상 실제로 실현된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손해 여부를 판단하 면서도 해상 운송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다소 폭넓게 전손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해 적에 나포된 그 자체만으로는 보험목적의 완전한 파괴나 손상과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나 다른 하나의 근거인 점유의 상실만 있을 뿐 소유권의 상실이 없었다는 점에 관하 여는 의문이 생긴다. 동산은 부동산과 달리 점유가 있는 곳에 소유권이 존재한다. 물론 이 에 관하여 도품, 유실물의 특칙이 민법 제250조에서 규정되고 있으나 이는 소유권은 점유 탈취자에게 이전되나 다만 2년 내에 원소유자가 반환 청구하여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 특수한 권리를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사안과 같이 해적에 의한 적하의 약탈의 경우 에도 일단 소유권은 해적들에게 이전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사안에서 적하는 선박 이 피랍된 후 42일 동안 해적 집단의 지배하에 있었으므로 일시적인 점유의 상실로 치부할 수 없으며 오히려 해적 집단으로의 소유권 이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3)에서 추정전손에 관하여 판단한 부분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 가능하다. 사안에서 원고 - 21 -

가 피고에게 위부의 통지를 할 당시는 선박 소유주에 의한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이미 피랍된 때로부터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소말리아에서 활동하는 해적들에 의한 적하의 강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충분히 보험의 목적을 회 복할 수 없는 상태로 그 점유를 박탈당한(irretrievably deprived of)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통지는 MIA 제60조에 따른 위부의 통지로서 적법하고, 이러한 형식적 요건 을 갖춘 외에 실질적 요건으로서 동조 제2항의 피보험자가 담보위험에 의해 선박이나 적하 의 점유를 빼앗겼고 피보험자가 선박이나 적하를 회복할 것 같지 않은 상태라고도 볼 수 있 으므로 추정전손이 성립한다. IV. 우리나라 해상보험편 규정의 개선 방안 1. 해상편으로의 이동 우리 상법은 제4편에 보험편을, 제5편에 해상편을 편제하고 있다. 제4편의 보험편에는 해 상보험이 손해보험의 일종으로서 규정되어 있다. 나라에 따라서는 해상보험법은 해상법의 일부로 간주되어 해상편의 일부로서 편제되어 있는 국가도 있다. 해상보험법은 관점에 따라 서 일반 보험이론과 함께 기술할 수도 있고 해상법의 일부로서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후자의 입장은 해상 보험을 해상기업의 위험 분산의 수단으로서 파악하는 것이다. 선박의 침몰에 대한 선박 소유자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하여 선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해상기업의 영리활동에 부수하는 것으로 해상보험을 파악하게 된다. 해상보험을 해상법의 일부로서 파악하는 국가로는 일본 상법, 중국 해상법과 독일 상법이 있다. 32) 영국은 해상보험법이 단행법으로 존재하는 경우이며 캐나다도 1993년부터 영국의 MIA를 기초로 캐나다 해상보험법이라는 연방단행법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해상보험은 해상기업의 영리활동 중 발생하는 위험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사용 법률용어 자체도 해상편의 것이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고 외국의 입법례를 참고한다면 해 상편의 말미로 해상보험규정을 이동하여 해상편의 내용과 통일적으로 규율될 수 있도록 해 야 한다. 2. 임의규정성의 보완 32) 김인현, 상법 보험편 해상보험 규정의 정의와 개선방안, 상사법연구 제28권 제2호 p.275-22 -

한국의 해상보험편의 규정은 대부분이 임의규정이다. 그러므로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서 보험계약자와 보험자는 자유로이 보험계약의 내용을 약정함으로써 해상보험법 규정을 배제 할 수 있다. 보통 계약 체결과정에서 작성되는 보험약관은 일종의 보통거래약관으로서 그 내용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게 된다. 약관의 내용이 당사자를 구속하게 되는 근거에 대하여는 규범설과 의사설이 나누어져 있지만 대법원은 의사설의 입장이다.(대법원 1985.11.26. 선고 84다카2543판결)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서 보통거래약관이 유효한 경우 약관의 내용이 임의규정보다 우선하여 적용되기 때문에 상법의 임의규정들은 제한적인 효용 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상법 보험편의 임의규정은 대부분 상법 제663조 불 이익 변경 금지 규정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순수한 임의규정이라고 말할 수 없는 특별한 지위에 있다. 하지만 동 조 단서 규정에 의하여 해상보험의 경우에는 적용이 배제되므로 해 상보험편의 제 규정은 모두 임의규정에 해당한다. 이러한 임의규정은 당사자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 비로소 적용된다. 따라서 실무를 제대 로 반영한 임의규정은 당사자로 하여금 별도의 약정을 체결할 필요성을 없게 함으로써 계약 체결을 간편하게 하고 비용을 절감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상거래의 신속과 원활화에 이바지 하게 한다. 즉, 보통거래약관과 함께 임의규정은 상거래의 획일화와 신속한 거래의 촉진이 라는 상법의 이념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해상보험은 영국법의 강한 영향 하에 놓여왔기 때문에 많은 보험계약 들이 영국의 보험약관을 사용하고 영국 법을 준거법으로 하여왔다. 이것은 우리 상법의 해 상보험에 대한 규정을 거의 사문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따라서 우리 상법 보험편의 해상 보험 규정에 대한 연구도 미비한 편이다. 임의규정으로서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해상보험편의 규정이 전면 배제되는 현실에서 우 리나라의 해상운송은 대부분 영국법의 규율 하에 놓이게 되었고 우리나라의 대법원의 판례 조차 영국해상보험법을 해석하는 판결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 점과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먼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의 배제가 문제된다. 보험계약에 대한 규정은 우리 상법 제4편 에 편제되어있다. 보험편의 규정이 제663조 본문의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행규정으로서의 성격임에 비하여 해상보험의 규정은 제663조 본문이 적용되지 않 고 단서가 적용되기 때문에 임의규정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해상보험계약에서는 당사자가 약정하는 보험약관의 내용이 상법의 임의규정보다 먼저 적용되게 된다. 결국 우리나라의 해 상운송 법률관계의 당사자들은 제663조에 따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적행위의 급증으로 인하여 해상운송 기업에 있어서 해적보험 프리미엄이 중요한 초과 비용으로 작용하고 있고, 현재 대형 선박에 관한 해적보험이 대부분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 - 23 -

보험사와의 체결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피보험자인 우리나라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으로서 해상보험에 있어서도 상법 제663조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도 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임의규정성으로 인하여 실제 계약 환경에서 우리나라의 상법규정이 거의 사용 되고 있지 않는 현실도 문제된다. 우리나라의 해상보험실무는 영국 보험법의 강한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왔기 때문에 영국의 보험약관을 그대로 사용하고, 우리나라 법원 또한 영국 준거법 약관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어 우리 상법 보험편의 해상보험규정은 실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국 해운조합 및 수산업협동조합의 공제와 한국선주상호 보험과 같은 소규모의 국내 해상 운송에는 우리나라 해상보험편 규정이 적용된다. 위와 같 은 현실에서 상법의 규정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법의 규정이 현재 실무에서 사용되는 유효한 약관과 동일한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상법의 규정이 현재 실무 에서 사용되는 약관이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이를 계도하는 기능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아 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해적보험에 관하여 더욱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지적되는 문제점들을 적극 반영한 상세한 입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국 해상보험법(Marine Insurance Act)이 비판받고 있는 각종 문제점이 우 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현실전손(actual total loss)과 추정전손(constructive total loss)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선박의 나포부터 석방사이에 발생한 부가적인 손해의 보상 여부가 결정되므로, 앞서 분석한 Masefield AG v. Amlin Corporate Member Ltd판례와 같이 전손의 개념이 엄격하게 해석 되는 경우 피보험자가 큰 손실을 부담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이 그대로 국내 의 해상운송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현실에서 우리 상법이 제663조의 보험계약자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 도입 외에도 적절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V. 결어 지금까지 해적의 개념과 해적보험의 내용 및 해적 피해 현황을 검토하고 이와 관련된 미 국의 판례를 영국해상보험법리를 토대로 분석한 후 우리나라 해상보험편 규정의 개선방안도 살펴보았다. 해적행위에 대한 대비책 중 가장 이상적인 것은 사전적인 대비책으로써 해적행 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지만 해적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 력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적행위의 발생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 24 -

할 때 사전적인 대비책은 한계가 있다. 결국 사후적인 대비책으로써 해적행위로 인하여 피 해가 발생한 경우에 당해 피해자들이 원상회복에 필요한 금액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해적보험이다. 하지만 해적보험에 의하여 석방금등이 손쉽게 보상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계약상 예정된 손해보상 외에 특히 적하의 운송 지연으로 인한 화주의 막대한 손해를 경우에 따라 전손으 로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며 이에 대해 본 논문에서 분석한 미국 판례에서는 부정 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대의 해적 양상을 고려할 때 현실전손 및 추정전 손의 법리로 보상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을 포함하여 해상보험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여 러 가지 문제점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나라 해상보험편 규정에 대한 전면적인 제 개정이 요 구된다. 참고문헌 栗 林 忠 男, 航 空 犯 罪 と 國 際 法, 三 一 書 房, 1978 岡 崎 硏 究 所, 海 賊 對 策 入 門, 2001 심재두, 해상보험법, 길안사, 1995 양승규, 보험법(제3판), 삼지원, 1998 양승규 한창의 공저, 해상보험법, 삼지사, 2007 최염수, 영국해상보험법, 보험연수원, 1996 Susan, Hodges, Cases and Materials on Marine Insurance Law(London : Cavendish Publishing Ltd., 1999) Howard N. Bennett, The Law of Marine Insurance, London: Clarendon Press, 1996 Gilmore/Black. The Law of Admiralty, 2nd ed., Minola New York: The Foundation press, Inc, 1975 F.D. Rose, Marine Insurance: Law and Practice, London : LLP. 2004 R. Brown, Marine Insurance Vol. 1-Principles and Basic Practice (6th ed), Witherby & Co. London, 1998 Arnould's Law of Marine Insurance Average Vol. II(16th ed.), Stevens & Sons, London, 198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