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 1) 문 용 린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최 지 영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I. 서론 본 연구에서는 여학생의 학교폭력의 특징과 기제를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연구 문제는 첫째, 여학생 학교폭력을 포함한 학교폭력에 관한 선행연구를 분석하고, 둘째, 여학생 학교폭력의 특징 및 기제를 탐구하고, 셋째, 이러한 학교폭력 발생과정에서 나타난 여학생의 특징 및 기제가 남학생과 어떠한 차 이가 있는지를 비교,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여학생과 남학생의 학교폭력에 대 한 의식을 살펴보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연구 방법은 문헌연구, 상담사례분석, 심층면담, 참여 * 본 연구는 2006년 태평양학술문화재단의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음.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91
관찰, 설문조사 등이다. 본 연구 보고서의 구성과 관련하여 한 가지 언급할 점은, 여학생 학교폭력의 특징 및 기제에 관한 연구의 연속선상에서 모든 연 구문제들이 다루어졌지만, 연구절차 및 결과를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하기 위 해 III, IV, V장의 내용은 독립적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장에서 는 본 연구의 시사점과 후속연구를 제안하고 있다. 1. 학교폭력의 개념 정의 최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교육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관련 연구 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2004년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 률 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학교폭력의 개념과 유형을 정의하는 데 있어 연구 자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학교폭력은 개념적으로 청소년 폭력과 구분된다. 따라서 학교폭력의 개념 을 정의할 때 청소년 폭력과 구분하기 위하여 학교 라는 공간 개념을 강조 하는 연구들이 있다. 청소년 폭력이라는 용어는 청소년이라는 연령대를 강조 하는 개념인 반면, 학교폭력은 학교라는 공간적 특징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학교 라는 공간을 학교 건물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지 않고 주로 학교 내부와 학교 근처 및 등하교길 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거나(김정옥, 박경규, 2002), 주로 같은 학교 안이나 주변 으로 설정하는 연구들이 있다(김선영, 2003; 유선희, 2003). 학교 주변의 장소로는 오락실, 길거리, 학원, 독서실, 노래방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최종혁, 2002). 이렇게 공간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설정할 때, 학교 건물 밖에서 학생들 간에 일어난 폭력사례들도 학교폭력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학교폭력에 관한 연구들 중에는 학생 상호간에 (김선영, 2003) 또 는 가해자가 학생신분 (이은미, 2000)인 경우로 그 대상을 제한하기도 한다. 그런데 학교폭력의 대상자들을 이렇게 정의할 경우 간혹 자퇴했거나 퇴학을 당한 학생이 가해자인 경우에는 엄밀하게 볼 때 가해자가 학생의 신분이 아 니므로 이러한 사례는 학교 폭력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반면 가해자나 피해 자 일방 혹은 쌍방이 학생의 신분으로서 (정선경, 1998, 김정옥, 2002에서 92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재인용)라고 정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적인 학교 폭력의 사 례들이 거의 제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폭력 의 범주를 설정하는 것에 있어서도 연구자들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 만 대부분 신체적, 물리적, 심리적 폭력을 두루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각종 신체적, 물리적, 정신적 차원의 폭력을 행사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 으로 폭력을 규정하는 경우가 있다 (김정옥, 박경규, 2002). 이처럼 학교 폭력의 유형으로 크게는 신체적 폭력, 금품갈취, 따돌림이나 언어적 공격을 통한 정신적, 심리적 차원의 폭력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에서 협박과 욕설 등의 위협은 최근 학생들 사이에 인 터넷과 휴대폰의 보급으로 인해 사이버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 라서 김준호(2001, 2002)는 학교 폭력의 유형에 사이버 폭력 을 포함하기도 한다. 한편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반영하는 학교 폭력의 유형을 포 함하는 경우도 있다. 유선희(2003)는 일반적인 폭력과 금품 갈취 이외에도 집단적인 따돌림과 놀림, 시험지 보여주기 강요, 숙제 빼앗아가기 등의 새로 운 심리적 폭력이 출현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박종운(2003)의 연구에 서도 금품갈취, 폭행, 불량 써클, 따돌림 과 함께 시험 답안지 보여주기 를 학교 폭력의 유형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간혹 학교 폭력의 범주에 성 폭 력 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김준호, 2001; 최종혁, 2002). 이렇듯 학교 폭력 개념에 대해 다양한 정의들이 존재하던 것이 2004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이 제정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개념이 어느 정도 명료해진 측면이 있다 (박효정, 정미경, 2006). 이 법률에 의하면,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폭행, 협박, 따돌림 등에 의하 여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행위 라고 규정하고 있다. 박효정 등의 연구(2006)에서도 이런 규정에 따른 정의 하에 학교 폭력 유형을 집단 따돌림, 협박과 욕설, 금품갈취, 신체적 폭 행, 성희롱, 성추행 및 사이버 또는 휴대폰 폭력을 포함시키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2004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에 기초하여 학교 폭력의 개념을 정의한다. 즉 학교 내외의 공간에서 발생한 것으로, 피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93
해자 또는 가해자가 학생이며 신체적 폭행, 금품 갈취, 괴롭힘 등의 외현적 폭력 유형과 따돌림, 협박 및 위협, 욕설 등의 심리적, 언어적 폭력 유형 등 을 포함하며, 학교 폭력이 이루어지는 방식에 있어서 새롭게 등장하는 휴대 폰 및 사이버 상의 폭력 등을 포함하여 학교 폭력을 정의하고자 한다. 2. 여학생의 관계적 공격성 아동의 공격성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공격적 행동양상이 다르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Shaffer, 2000). 물론 성별에 상 관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공격적 양상이 있을 수 있으나, 생물학적 요인 과 사회적 요인과 상호작용한 결과 공격성 발달양상에 남녀 간 차이가 있다 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물학적으로는 호르몬의 영향을 들 수 있으며,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남성의 경 우, 공격성을 유발하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 에 공격적인 행동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Archer, 1991).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에 비해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할 때 상대방이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지선, 유안진, 1999). 즉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에 비해 관계 지향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학생들의 공격성은 남학생들에 비해 관계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학생의 경우, 공격성을 표출하는 방식이 직접적이기 보 다 관계를 매개로 하여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여학생들은 남학생 들에 비해 다른 사람에게 차갑게 대하고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Crick et al, 1997; Crick & Grotpeter, 1995). 기존의 연구들이 남학생의 외현적인 공격행동에 관심을 많이 기울인 측면 이 있었다면(Crick & Werner, 1988; 박민정, 최보가, 2001),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상대방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거나 소외시키는 등 관계를 이용한 공격행동을 대상으로 한다. 그 결과 여학생도 남학생만큼 공격적이라 는 사실을 밝혀내었고, 남녀 학생 모두 청소년기에 이르면 직접적인 공격행 94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동보다는 관계적 공격행동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나타났다(박민정, 최보가, 2001; 박민정, 2004; 이경희, 1998; Crick & Grotpeter, 1995; Cairns, Cairns, Neckerman, Ferguson, & Garieoy, 1989). II. 선행연구분석 1. 본 연구에서의 선행연구조사방법 본 연구를 위하여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4u.net)를 통해 2000~2006년에 발표된 여학생 학교 폭력 관련 연구물들을 조사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이 여학생들의 학교 폭력이고, 여학생들의 폭력 유형이 주로 집단적이며, 관계적 공격성을 띤다는 점에 주목하여(2007 청소년 학교 폭력 상담 전문가 면접 자료집) 집단 따돌림, 관계적 공격성, 여학생 폭력, 집단 괴롭힘, 또 래 괴롭힘 등의 주요검색어로 검색하여 선행 연구를 조사하였다. 본 연구는 초등학생과 청소년기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대학생이나 유아, 또는 성 인과 관련된 공격성이나 직장 관련 폭력 사례 등을 제외하였고 초, 중등학교 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그리고 청소년 성 폭력 사례는 학교 폭력 의 특수한 한 사례이지만 보다 일반적인 학교 폭력 유형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청소년 성폭력 사례만을 주제로 하는 사례는 제외하였다. 다만 학교 폭 력의 세부 유형으로 성폭력을 하나의 폭력 유형으로 포함시킨 사례(박효정, 정미경, 2006)는 본 연구에서도 포함하였다. 그 결과 집단따돌림 과 관련된 선행연구로는 학술지논문 50편과 학위논문 167편으로 총217편의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관계적 공격성 으로 검색한 결 과로는 학술지논문 35편과 학위논문 131편으로 총 166편의 연구물들이 있 었다. 그리고 여학생 폭력 으로 검색한 결과 학술지논문으로 16편, 학위논문 33편으로 총 49편의 연구물이 있었다. 집단 괴롭힘 과 관련된 연구 결과로 는 학술지논문 16편, 학위 논문 21편, 또래 괴롭힘 과 관련된 연구 결과로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95
는 학술지논문 21편, 학위논문 30편이 있었으며, 일반적인 괴롭힘 내용 중 학교 폭력과 관련된 연구 사례로 학술지 논문 8편, 학위논문 1편이 있었다. 검색 과정에서 중복되는 연구사례는 좀 더 핵심적인 주제에 맞게 분류하였으 므로 중복되는 사례는 없으며 전체적으로 학술지 논문 146편, 학위 논문 383편을 분석하였다. 2. 선행 연구 분석 결과 가. 학교폭력유형의 세분화 실제 학교 폭력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태조사나 여러 상담 사례 등을 볼 때 신체적 폭력, 금품 갈취 등 외현적 폭력 외에도 별명 부르 기, 욕설, 놀림 등의 언어적 공격이나 따돌림과 같은 관계적 공격, 사소하거 나 심각한 괴롭힘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 폭력이 나타나고 있다. 학교 폭력 의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에 맞게 학교 폭력에 관한 연구에서 도 따돌림, 관계적 공격성, 또래 괴롭힘, 집단 괴롭힘 등 학교 폭력의 세부적인 유형에 관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학교 폭력 의 유형별 남녀 차이를 살펴본 연구들도 있으며 특히 따돌림 등의 관계적 공격성 유형에서는 여학생들의 학교 폭력도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 다.(박영신, 2005) 배아영(2006)은 청소년의 개인적 특성과 또래 괴롭힘 에서 남학생들은 여 학생들에 비해 직접적 공격성이 더 많이 나타났고, 관계적 공격성은 여학생 에게서 좀 더 많이 나타났으나 유의미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또 한 박영신(2005)도 아동의 공격성 유형과 학교적응의 관계 에서 신체적 폭 력과 언어적 폭력 등 외현적 공격성에서는 성차가 나타났지만, 관계지향 공 격성은 성에 따른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금주(2002)는 학교 폭력의 유형 을 괴롭힘, 심리적 폭력, 금품갈취, 언어적 폭력, 신체적 폭력 등 5가지로 구 분하면서 가해경험과 피해경험 모두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의 평균값이 높고 전반적으로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에게 학교 폭력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 고하고 있다. 96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박효정 등(2006)의 연구에서는 최근 들어 증가하는 학교 폭력의 세부 유 형으로 성희롱, 성추행 및 사이버 또는 휴대폰 폭력도 포함하고 있으며, 박 종운 등(2003)의 연구에서는 시험 답안지 보여주기 를 학교 폭력의 유형으 로 설정하는 등 세분화된 학교 폭력 사례들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 학교폭력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의 확산 기존의 연구에서 다루어진 학교 폭력 관련 변인으로는 성격 유형 및 사회 성 발달 등의 개인적 특성, 부모의 갈등이나 부모의 양육 행동 등의 가족 변 인, 교사 체벌과 비행 또래와의 접촉 등의 학교 변인, 인터넷 등의 매체 변 인 등으로 다양하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여러 변인들이 학교폭력에 어떻게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도 점차 시도되고 있다. 첫째, 학교 폭력과 가해, 피해자들의 성격 유형 및 사회성 발달 등의 개인 적 특성과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은숙 등 (2000)의 연구에서는 부적절한 분노 표현 방식이 집단 따돌림의 가해, 피해 경험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김혜진(2001)의 연구에 서는 사회성, 자율성, 정서안정성이 낮은 어린이들이 관계적 공격의 희생을 더 많이 당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유숙희(2002)는 청소년의 또래집단 수용 유형과 사회기술 및 공격성과의 관계를 밝히고 있고, 이 연구에 의하면 사회기술이 부족하거나 공격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 다고 한다. 백미숙(2006)의 연구에서는 MBTI 성격유형과 공격성과의 관계 를 밝히고 있다. 연구 결과 기질과 관련하여 감각/인식형(SP)이 폭행, 간접공 격성과 관련이 있고, 직관/사고형(NT)형은 언어적 공격성과 관련이 있는 것 으로 나타났으며, 외향성(E)과 인식형(P)이 공격성에 중요한 변인이 된다는 것을 밝혔다. 이를 통해 각 성격유형에 알맞은 현실적 프로그램 개발을 촉구 하고 있다. 둘째, 여러 변인들 중에서 학교 폭력과 가족 요인과의 관계를 살펴본 연 구들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양육행동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김민정 외, 2005), 아동이 지각한 부부갈등과 아동 공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97
격성의 가해, 피해 경험과의 관계(정은희, 2004), 부모의 양육행동, 부부갈등, 아동의 형제자매 관계와 공격성의 관계(김민정, 2001) 등의 연구들이 있었다. 특히 김민정(2001)의 연구에서는 여러 가족 변인 가운데 부모의 양육행동이 아동의 공격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했으며, 특히 어머니의 심리적 통제의 영향력이 아동의 공격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 타났다. 그리고 최희경(2006)은 어머니의 아동학대와 여아의 공격성과의 관 계를 연구하였다. 이 연구에서 여아가 어머니로부터 신체학대를 많이 받았다 고 지각할수록 여아의 공격성향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하였다. 최은숙 등(2000)은 부모의 거부적 양육태도가 이후 또래관계에서 따돌림이라는 공격 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셋째, 학교 폭력과 학교 변인과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들도 있다. 이재돌 (2004)은 교사체벌에 대한 초등학교 아동의 원인귀속 유형별 공격성을 연구 하였고, 송용수(2004)는 학교 체벌에 대한 아동의 지각특성과 공격성의 관계 를 연구하였다. 이 연구에 의하면 체벌을 가혹하다고 지각하는 것이 공격성 과 가장 높은 정적 상관을 보였고, 체벌 지각특성과 공격성 간에는 여학생일 수록, 저학년일수록 상관성이 높게 나타났고, 체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학교 폭력과 인터넷 이용, 게임 중독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들로 는, 오석희(2005), 김경하(2005), 장윤지(2005) 등의 연구가 있었다. 김경하 (2005)의 연구에서는 인터넷 게임 중독이 남자 청소년들의 공격성에 부정적 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장윤지(2005)의 연구에서도 학교 폭력 가해자의 특성을 갖고 있는 집단의 인터넷 중독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최근 들어 학교 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학적 요인들에 관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상균(2005)은 청소년의 또래폭력에 영향을 미치 는 개인특성 요인으로 공격성, 충동성, 일탈적 자아개념, 남성역할 고정관념 이, 가족요인으로는 가족갈등 노출정도가, 또래집단요인으로는 비행친구와의 교류, 학교환경 요인으로는 학교생활 부적응, 교사와의 관계친밀도 등이 또래 폭력 가해경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박종원(2005)은 초등 98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학생 집단따돌림의 피해행동의 생태학적 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개인적 특성 으로 자존감, 외모 등을, 가족 특성으로 편부모 가정, 경제적 지위가 하층인 경우, 부모의 양육태도가 애정이 부족하거나 과잉보호적일 때를, 학교 관계에 서는 또래와의 애착관계, 학교 적응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해자의 요인 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 연령대의 다양화 그동안 이루어진 상당수의 연구들이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을 중심으 로 이루어졌으며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함께 청소년으로 구분하여 이루어진 연구들도 있었다. 이와 같은 학교 급별의 연구 경향은 학교 폭력이 주로 초 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에게서 높게 나타나며 고등학교에 이르러서는 감소 하는 것과 연관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2005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상담 통계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초등학생들에 대한 연구로는 초등학생의 집단따돌림 사례연구(진명균, 2006; 정향자, 2003), 실태분석(황인복, 2005; 남기열, 2002) 등과 집단따돌림 경 험유형과 애착관계에 관한 연구들이 이루어졌고,(표경희, 2006; 전연옥, 2005), 초등학교 5~6학년의 비만 아동과 표준체중아동의 집단따돌림에 관한 연구(황 옥련, 2005), 초등학교 6학년의 집단따돌림과 자기 효능감, 귀인양식의 관계 에 관한 연구(조주은, 2003) 등이 있었다. 초등학생에 관한 연구에서는 실태 와 사례 분석, 피해자와 가해자의 개인적 특성에 초점을 둔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외에 초등학교 4~6학년 집단따돌림 아동에게 스포츠 활동이 예방과 극복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류향춘, 2004), 집단따돌림 예방 교육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인식 및 태도에 미치는 효과(원미숙, 2004)와 같이 폭력예방을 위한 연구들도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연구에 포함되는 경우(황인복, 2005)는 적었고, 대부분 4학년 이상의 고학년을 대상으로 연구 가 진행되었다. 연구 대상으로 저학년을 포함한 한 연구에서는 신체적, 소외 적, 언어적 학교폭력의 세 유형 중 소외 유형의 피해자는 2학년이 5, 6학년 보다 더 높고, 언어적 유형의 피해자는 1학년보다 3, 4, 5학년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황인복, 2005).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99
중학생에 관한 연구에서는 중학생의 집단따돌림 실태분석(최종옥, 2006)과 개인적 특성에 관한 연구로 중학생의 집단따돌림 피해수준과 사회적 지지 및 자아개념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양선미, 2005)가 있다. 그리고 중학생들의 학교폭력 예방과 극복에 관한 연구로 중학생의 스포츠 활동 참여에 따른 집 단 따돌림의 실태와 대응방안 (나명흔, 2006) 집단 따돌림 방관자에 대한 또 래지지프로그램의 효과 (윤성우, 2004), 중학생을 위한 집단따돌림 예방 프 로그램의 개발과 효과에 관한 연구 (류향춘, 2004),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집 단따돌림 피해학생의 자아개념 향상에 미치는 영향 (강인자, 2003) 등이 있다. 고등학생에 대한 연구로는 실업계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의 학교 폭력에 대한 비교 연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신성자, 2005; 김선영; 2003). 그리고 대학생들의 경우 신체적 폭력, 언어적 폭력, 따돌림, 괴롭힘 등의 학 교 폭력과 관련된 연구는 거의 없었고, 주로 남녀 간의 데이트나 성 폭력 사 례에 관한 연구들이 일부 있었다(서경현, 2004). 라. 연구방법의 다양화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학교 폭력과 관련한 실태조사나 설문 등을 이용한 양적 연구가 대부분이었다(황인복, 2005; 최종옥, 2006). 이런 연구 방법들 은 학교 폭력의 실태나 유형, 여러 변인들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에는 효 과적이나 학교 폭력의 진행 과정과 그 과정에서 가해자, 피해자들의 심리적 상태, 학교 폭력에 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 등을 깊이 있게 이해하 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들어 학교 폭력과 관련하여 교사를 대상으로 한 면접 등의 질적 연구 방법을 도입한 연구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박효정 외, 2006). 앞으로 학교 폭력에 관한 양적 연구와 함께 관련 교사나 상담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면접연구와 상담사례를 직접 분석하는 질적 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마. 여학생 학교 폭력 관련 연구 앞서 살펴본 학교 폭력 관련 연구 중에서, 여학생 학교 폭력에 관련된 사 항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따돌림, 관계적 공격성, 또래 괴롭힘, 집단 괴 100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롭힘 등의 다양한 학교 폭력의 유형들 중에서 성차에 따른 특징을 보여준 연구들이 있다. 이 중 한 연구에서는 신체적 폭력과 언어적 폭력 등 외현적 공격성에서는 남학생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 관계지향 공격성은 성에 따른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박영신, 2005) 그리고 직접적 공격성은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지만, 관계적 공격성은 유의미하지 않게 남학 생보다 여학생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보여준 연구도 있다(배아영, 2006). 이와 같이 여학생들 역시 따돌림 등의 관계적 공격성에 있어서는 남 학생 못지않게 심각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에 대한 분석에서는 공격성이라는 개인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부모의 양육태도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 다. 특히 어머니의 아동학대가 높을수록 여아의 공격성이 높게 나타난다(최 희경, 2006)는 점은 여학생 학교 폭력에 시사점을 준다. 그리고 부모의 거부 적 양육태도가 이후 또래관계에서 따돌림이라는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는 연구(최은숙, 2000) 역시 여학생의 학교 폭력이 따돌림 등의 관계적 공격 성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준다. 여학생들의 학교 폭력이 따 돌림 등의 관계적 공격성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고, 학교 폭력의 일반 적인 또래 변인으로 지적되는 비행청소년과의 접촉 등이 아니라 일반적인 학 생들에게서 따돌림이라는 공격성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존 연구들 이 밝혀낸 요인 외에도 여학생들의 또래 관계와 우정의 특징과 여학생 학교 폭력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반면 인터넷 등을 통한 폭력적인 매체와의 접촉이 학교 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에 있어서는 여학생보다 남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남학생들의 학교 폭력 해결에 시 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김경하, 2005). 따라서 다양한 변인들 중 여학생 들의 학교 폭력에 특히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특성, 학교 관련 변인 등에 관 한 연구도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 남학생과 마찬가지로 여학생의 경우도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 고등학교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학교 폭력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러나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교 폭력의 연구 대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 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사소한 따돌림 피해 경험이 이후의 학교생활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01
에서 지속될 수도 있으므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2006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전화상담자료 중 발췌) 는 점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저학년들에서 경미하게 나타나는 학교 폭력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여학생들의 학교 폭력에서 관계적 공격성이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관계적 공격성을 포함한 여학생 학교 폭력에 관한 연 구에서는 폭력이 진행되는 과정과 특성에 관하여 좀 더 심층적인 연구가 필 요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량의 단답형 설문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양적 연구 뿐 아니라 사례 연구 및 면접 등의 질적 연구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바. 학교폭력연구에 대한 기존의 연구 경향의 특징 요약 학교폭력과 관련된 2000~2006년의 선행연구 분석결과, 연구 대상을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4학년 이상)과 중학생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이러한 연령대의 학교 폭력이 다른 학년에 비해 더욱 심각하 다는 현실에 대한 반영이기도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의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도 따돌림 등의 학교 폭력 피해 사례가 나타나 고 있으며 이 시기의 경험이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초 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관심과 후속 연구들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2000~2006년의 연구에서는 학교 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가 해자와 피해자의 개인적 특성, 부모의 양육태도나 부부 갈등 등의 가족 변인 의 요인, 인터넷을 이용한 게임 중독 등 다양한 변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 으며 이러한 요인들이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한 생태학적 접근 도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0~2006년의 연구에서 남학생의 학교 폭력과 여학생의 학교 폭력의 차 이점들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폭 력 경험이 많지만 관계적 공격성에 있어서는 여학생들도 남학생 못지않다는 기존 연구들을 바탕으로 볼 때 여학생들의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102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학교 폭력과 관련된 2000~2006년의 연구에서 주로 실태 조사나 변인 분 석 등에서 양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학교 폭력의 다양한 유형과 관련 변인들,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적 상태, 학교 폭력이 발전해가는 과정과 해 결책 등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서 학교 폭력에 관한 질적 연구 역시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III. 여학생 학교폭력의 특징 및 기제 남학생의 폭력행동이 여학생들의 폭력행동에 비해 물리적으로 눈에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동안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심과 염려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는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의 학교폭력 가해경험과 피해경험이 많고, 전반적으로 여학생보다 남학생들 사이에서 학교폭력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와 관련된다(이금주, 2002). 따라서 남학생들의 공격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대한 대책마련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사실이다(박민 정, 최보가, 2001). 그렇다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덜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몇몇 연구자들은(Crick & Grotpeter, 1995; Crick & Bigbee, 1998), 여성 의 공격성은 남성과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것뿐이지 결코 여성이 남성에 비 해 공격적인 성향이 적다고는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최근의 공격성에 대한 또 다른 연구도 아동의 공격성이 단일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경우 상이한 공격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Shaffer, 1999). 공격성의 개념을 관계적 공격성(relational aggression)까지 확대한다면 여 학생 학교폭력현상에 대해 보다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관계적 공 격성은 보복의 한 형태로, 놀이 집단에서 어떤 아동을 소외시키는 행동, 어 떤 아동을 통제하거나 상처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우정관계를 의도적으로 철 회하는 행동, 다른 또래들이 특정 아동을 거부하도록 그 아동에 대한 나쁜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03
소문을 퍼뜨리는 행동 등으로 정의될 수 있다(Crick & Grotpeter, 1995, p. 711). 몇몇 연구들은 학령기 초기에는 남학생이 외현적 공격성을 더 많이 나 타내고, 여학생이 관계적 공격성을 더 많이 나타내지만, 청소년기에 이르게 되면 남녀학생 모두 관계적 공격성을 많이 보인다고 주장한다(Cairns 외, 1989; 박민정, 최보가, 2001). 이러한 사실은 신체적 폭력과 언어적 폭력을 포함한 외현적 공격성에서는 남학생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 관계지향 공격성 에서는 성차가 없다는 연구(박영신, 2005)와 직접적 공격성은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지만, 관계적 공격성은 의미있는 차이가 나타나 지 않았다는 연구(배아영, 2006)결과와 관련된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관계적 공격성과 외현적 공격성의 상대적 비중은 다를지라도, 연령이 증가하면서 남녀 모두 관계적 공격성이 증가하고 외현적 공격성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학생들의 학교폭력행동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예, 김정인, 1999; 주은선, 박은란, 2003). 또한 앞서 서술했듯이 특정 시기 에 여성의 공격행동이 사회적 관계를 이용한 특성이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어 왔지만(Crick, 1996; Crick, Casas, & Ku, 1999), 여학생 학교 폭력에 대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여학생 학교폭력대책 과 관련된 정책적 시사점을 많이 도출해내지 못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학교 폭력 대책과 방안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만큼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여학생 학교폭력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 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2004년에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이 제정되기 전에 는 학교 폭력의 의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연구자들 간에 학교 폭력 개념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내기 힘들었다(박효정 외, 2006). 2004 년 이후 수행된 많은 연구들(고성혜, 2005; 금명자 외, 2005; 박효정, 정미 경, 2006)에서 학교 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폭행, 협박, 따돌림 등에 의하여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서 대 통령령이 정하는 행위 라는 개념규정에 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사이버 또는 휴대폰을 이용한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임을 고려해볼 때, 학교폭력유형을 집 104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단 따돌림, 협박과 욕설, 금품갈취, 신체적 폭행, 성희롱, 성추행 및 사이버 또는 휴대폰 폭력까지 포함시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으며(박효정, 정미경, 2006), 본 연구에서도 사이버 및 휴대폰 폭력까지 포함하여, 학교 폭력에 대 한 법률적 정의에 기초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여학생들의 학교폭력의 특징과 기제를 탐색하기 위해 학교 폭력 상담 사례를 분석한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사례 연구 중에서 문서에 대 한 내용분석을 한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이규미와 그의 동료들이 수행한 연 구(2002)가 있다. 이들의 연구(이규미 등, 2002)에서는 2000년 1월부터 2002년 4월까지 교육인적자원부에 접수된 학교폭력사건 중 집단 괴롭힘, 집 단구타, 폭행, 살인 등 피해 정도가 심각한 학교폭력에 대한 사건보고문서 중 언론에 공개된 19건의 사례를 대상으로 내용분석을 실시하고, 그 중 두 가지 사례를 심층 분석한 후, 가해자 및 피해자의 성별, 학년, 월별 사건발생 건수,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사건발생장소, 사건 유형, 피해자 상태, 사건 의 원인 및 후속 조치 등을 포함한 9개의 범주에 대한 내용분석결과를 제시 하였다(이규미 등, 2002). 이들의 연구(이규미 등, 2002)는 총 19건의 사례 중 7건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사건들에 대한 기 록문서 자료 연구법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 사례수가 너무 적어 학 교폭력현상에 대한 일반화를 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본 연구 에서는 여학생 학교폭력 당사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내부자적 관점에서 탐색 할 수 있도록 전화 상담 및 사이버 상담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첫째, 초,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여학생의 학 교 폭력행동이 어떠한 변화의 양상을 보이는지를 살펴보고, 둘째, 여학생 학 교폭력이 어떠한 기제를 통해 이루어지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1. 연구방법 가. 연구절차 및 연구대상 본 연구의 방법은 상담사례분석, 심층면접, 참여관찰이다. 우선 본 연구에 서는 여학생 학교폭력과 관련된 전화 및 사이버 상담사례에 대한 내용분석을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05
통해 여학생폭력현상의 주요 특징 및 기제를 밝혀내었다. 본 연구에서는 서 울에 있는 두 개의 청소년 학교폭력전문상담기관에서 이루어진 사이버 상담 사례와 전화 상담사례를 분석하였다. 사이버상담사례(193건)와 전화상담사례 (80건)는 2006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의 사례들로서 총 273건을 분석 하였다. 학교폭력상담사례 분석을 시작하기 전에 관련 기관을 방문하여 연구 의 목적을 설명한 후 상담사례열람 및 분석을 해도 좋다는 동의를 얻었다. 전화 상담의 경우, 연구자 1인과 교육심리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두 명의 연구원들이 8주 동안 일주일에 1~2회씩 해당기관을 방문하여 전화상담 기록 중 중요내용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하였다. 사이버 상담의 경우, 해당 기관 관리자의 허락을 받아 해당 상담 사이트에 접속하여 필요한 상담 자료 에 대한 검색과 내담자들의 상담내용을 분석하였다. 상담사례 중 학교폭력과 관련 없는 사례, 예를 들어 학업성적 문제나 단순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 는 학생들의 상담사례 등을 제외하고 여학생 학교폭력에 해당되는 사례만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상담사례에 대한 질적 분석을 한 후, 청소년학교폭력 상담전문가 3인과 초, 중등학교 교사 3인에 대한 인터뷰, 프로그램 참여관찰 등을 통해 상담사 례분석결과에 대한 삼각검증을 하였다. 이는 여학생 학교폭력의 피해자 및 가해자의 상담사례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상담전문가, 교사, 피해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참여관찰기록 등 다중적인 정보원(multiple sources of information)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 내용의 타당성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 으로 진행되었다. 청소년 학교폭력전문 상담가 3인에게는 인터뷰 전 미리 인 터뷰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이 중 2인의 상담가에게는 인터뷰 질문에 대한 설문지를 미리 주고 인터뷰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제공하였고, 1인의 상담가에게는 인터뷰 일정상 구체적인 인터뷰 질문을 미리 제공하지 않고, 일반적인 질문으로 시작하여 답변내용을 토대로 추가 질문을 하는 방 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조용하고, 인터뷰 대상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에서 각각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이루어졌다. 인터뷰 질문은 미리 제공한 문항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으며, 실제 인터뷰 상황에서 보다 구 체적이고 확장된 질문을 하는 등 반구조화된 질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보 106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다 정확하게 인터뷰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인터뷰를 담당했던 연구원 중 한명 은 질문을 하고, 다른 한 명은 인터뷰 내용을 기록하는 등 역할을 분담하여 인터뷰를 실시하는 사람과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이 서로 인터뷰에 집중하면 서도 심도 깊은 인터뷰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교사에 대한 인터뷰는 초등학 교 교사 2인과 중학교 교사 1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인터뷰 내용과 문 항 구성은 학교폭력전문 상담가에게 이루어졌던 것과 유사하다. 인터뷰 내용 을 정리한 것을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보내 내용을 검토하도록 하는 member check 과정을 거쳤다. 또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들을 위한 일일 캠프에 참여하여 학 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드러나는 여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관 찰할 수 있었다. 일일캠프는 오리엔테이션, 자신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집단상담 I, II, 사진촬영을 통해 자신의 친구관계를 표현하는 모둠활 동 등으로 구성되었고, 연구자들은 활동을 함께 하면서 주요한 내용을 메모 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본 연구에서 상담사례분석방법을 사용한 이유는 상담사례분석을 통해 여학 생 학교폭력당사자들과 부모 및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그 상황을 정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담사례를 통해 상황 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상태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일반적으로 여학생들에게 나타나는 학교폭력현상보다 현재 학교폭력에 관련 되어 있는 사례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무선 표집을 통한 사례수집보다는 목적 표집을 통해 이러한 연구자의 연구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다(김영천, 2006). 즉 학교폭력에 대한 상담사례들은 여학생 학교폭력에 대해 많은 정보 를 제공해주는 사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 자료 분석 1차 자료의 검색 작업 이후 학업 성적 문제 등을 포함하여 학교 폭력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자료는 내용 분석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내용분석과 정에서는 개방적 코딩방법(김영천, 2006)을 사용하였다. 상담사례분석에서 사 용한 코딩과정에서는 우선 정리된 상담사례들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반복적으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07
로 등장하는 주제와 개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서로 관련 있는 내용을 하나 의 범주로 묶어 초기 코딩을 한 후, 보다 통합적인 주제로 초기 코딩의 작업 내용을 재정리하는 심층 코딩의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개방적 코딩방법을 통해 추출해낸 주제들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삼각측정방법을 사용했다. 학교폭력전문가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내용과 따돌림 방지를 위한 일일캠프 참여관찰기록 등의 내용을 통해 상담사 례분석을 통해 도출된 주제들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2. 연구결과 및 해석 본 연구의 목적은 여학생 학교폭력의 양상이 초,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어떠한 변화를 거치며, 특징적인 기제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연구결과 를 기술함에 있어 내담자들의 상담내용이 개별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방지하 기 위해 대표적인 사례를 인용문으로 기술하기 보다는 관련 상담사례를 종 합, 분석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결과부분에서 제시되는 인용문은 학교폭력 전 문 상담가 및 교사와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초기 분석에서 전화 상담과 사이버 상담 사례에서 나타나는 주제들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 결과를 통합하여 제시한다. 가. 여학생 학교폭력의 특징 1) 잔인하고 위협적인 신체폭력 및 언어폭력 초등학교시기부터 나타나는 신체폭력과 금품갈취의 문제는 중학교에서 가 장 많이 보고되었지만, 초등학교 5, 6학년의 경우에도 사소한 일이 빌미가 되어(예, 공놀이를 하다가 상급학교 학생을 실수로 맞춘 것을 고의적인 행동 으로 해석하거나 우연히 눈이 마주친 것을 째려보았다고 하면서 돈을 요구 하는 등), 지속적으로 돈을 빼앗기고 신체 폭력을 당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피해학생의 고의성이 없는 행동을 자신을 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인지적으 로 해석함으로서 발생하게 되는 폭력행동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지속적으로 108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나타나고 있다. 가해자의 폭력행동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정보처리이론적 해 석(Dodge & Crick, 1990)에 따르면 왜곡된 정보처리방식이 공격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해학생의 왜곡된 사회인지적 판단을 변화시킬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집단폭행의 성격을 보이는 사례가 많이 보고되었 다. 중학교에 이르러서는 여학생들이 남학생의 도움을 받아 여학생들에게 신 체폭력을 행사하는 사례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즉 학년이 올라가면서 여 학생에 대한 남, 녀 혼성폭력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상담사례 를 수집한 기관은 성폭력상담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폭력상담사례를 드물 게 발견할 수 있었지만, 중학교 시기에 여학생이 신체적인 폭력과 더불어 성 폭행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피해자가 남학생에 게 성폭력을 가하게 할 것이라는 협박을 받고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었다. 한편 여학생들의 언어폭력은 초등학교 시기에는 일반적인 수준에 그쳤다 면,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흉기를 이용해서 상해를 입히겠다는 욕설과 협박을 동반하는 경우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중학교 후반부와 고등학교 시기에는 남학생을 동원하여 성폭력에 대한 협박이나 성과 관련된 욕설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언어 폭력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 횟수는 중, 고등학교에서 증가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5학년 경부터 야 한 말 로 괴롭히는 등 성과 관련된 농담으로 괴롭힘을 받는 경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2)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사이버 및 휴대폰 폭력 인터넷, 문자, 홈페이지, 전화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욕하기나 소문 퍼뜨 리기 등의 행동이 중, 고등학교에서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을 사용해 서 피해학생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 학생에 대한 험담과 욕설을 가능하게 하고, 피해학생이 좀 더 많은 학생들과 의 관계에서 단절을 경험하도록 하기 때문에 그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의 확산은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학교나 길거 리에서 만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이버 공간(예, 버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09
디버디)에서의 만남을 피하고 두려워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휴대폰의 경우, 문자를 통한 욕설과 협박의 수위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점차 증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휴대폰 문자의 경우, 문자를 받는 사람에게 수신에 대한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에서 문자 폭력에 노출되며 심리적 충격을 많이 호소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과거에 비해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 점차 확장되어 왔 고,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여학생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이러한 사회 적 관계의 망에 의해 오히려 더 큰 괴로움과 피해를 경험하게 되었다. 예전 에는 피해자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 가해학생들을 마주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체적,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지만, 공간 적 제약을 뛰어넘는 기술의 발전은 피해학생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비록 그 곳이 사이버 공간이라 해도 결코 안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3) 지속되는 따돌림 중,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된 학생들의 상당수가 초등학교 때 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때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하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가서도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등학교에 가서 새롭게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폭력상담 전 문가의 인터뷰 내용과도 일치한다....그런 학생의 경우에...중학교에서부터 이어지지 않는 한 남녀 모두 고 등학교에 가서는 새롭게 시작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학교폭력상담 전 문가 A와의 인터뷰 내용 중 발췌) 특히 1, 2월의 상담사례내용을 살펴보면 이전에 자신을 괴롭히거나 따돌 리던 가해학생들과 같은 학교나 같은 반에 배정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나 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이 많아 피해자의 불안감이 큰 편이고, 폭력이 장기화 110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될 수 있다(김준호, 2006). 이러한 결과는 학교폭력의 지속성(조학래, 2002; 곽금주, 2006)과 관련 있고, 학교 수준이 바뀌어도 다시 학교폭력의 희생자 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에서 심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4) 지능적 괴롭힘의 증가: 적당하게 괴롭히기 여학생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학년이 올라가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띠지 않는 방식으로 피해학생을 괴롭히는 가해학생들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가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한 연구결과(최옥 임, 정옥분, 2003)로부터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즉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 가해 청소년들이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이 고통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 이 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여학생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이 어느 정도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피 해학생을 괴롭힐 가능성이 더 많다. 같은 반의 다른 친구들이 보기에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일정한 선을 넘지 않으며 특정학생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경우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많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이 때로는 정도를 넘어서 예기치 못한 방식 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교사들은 이 때 평소 해당 학생들의 태도나 행동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능적 괴롭힘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지능적 괴롭힘 행 동을 하는 가해자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학생들의 상담사례들을 분석해본 결 과, 가해 학생들이 학업부담에서 오는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별다른 죄의식 없이 특정학생을 괴롭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해학생들은 피해학생들이 어느 정도 고통스러워할지는 예 상할 수 있지만, 피해학생에 대해 특별히 미안한 감정이나 죄책감은 느끼지 않는 등 정서적인 냉담 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가해학생들의 행동은 보상이 론(Patterson 등, 1967)에 기반해 볼 때, 자신들의 폭력행동에 대한 다른 사 람들의 부정적인 평가나 예상되는 피해학생들의 고통보다 더 큰 정서적, 물 질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되풀이된다고 해석될 수 있 겠다(김명숙, 1989).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11
5) 피해자 및 가해자의 특성의 변화 초등학교 시기에는 주로 특이한 외모나 허약한 신체, 또는 바보 같이 보 이는 낮은 지능을 가진 학생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성격이 활발한 학생이 너무 나댄다 는 이유로 비난을 받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가 있었다. 반면 중, 고등학교 시기에 들어가면 이처럼 부정적인 특징을 보 이는 학생들과 더불어 긍정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함께 피해자가 되 었다. 예를 들어 성적이 우수하고 선생님들에게 귀여움을 많이 받는 학생, 또는 학급의 반장 등 임원을 역임하는 학생들의 경우 다른 학생들로부터 따 돌림을 당하거나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늘어갔다. 반면 가해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가해자가 반장이나 부반장 등 임원인 경우나 성적이 우수한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다른 학생들이 그들의 가해 행동에 쉽게 동 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경우 교사나 다른 학 생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지능적으로 괴롭히는 경우도 많이 나타났다. 또한 학교에서 싸움을 잘하는 아이로 알려져 있는 학생들이 가해자인 경우도 집단 따돌림을 쉽게 주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서 언급한 가해자의 두 유형 모두 다른 학생들에 비해 힘의 관계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학교폭력의 피해경험과 가해경험이 특정한 학생들에게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닌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며, 이것은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일 반성을 드러내준다고 볼 수 있다(곽금주, 2006). 이와 관련하여 괴롭힘에 대 한 기존의 연구들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개인적 특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었 는데(Swearer & Doll, 2001), 누구라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특성에 대해 많은 연구들 이 이루어져 왔지만, 여전히 확인된 결론이 부족하기 때문에(문용린, 2006), 이에 대한 체계적인 후속연구 또한 필요하다고 보인다. 나. 여학생 학교폭력의 기제 1) 집단 따돌림: 외톨이가 되다 여학생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은따 (은밀하게 따돌리는 것을 의 112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미하는 은어)나 전따 (전교생이 따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를 시킴으로써 피해자가 혼자되도록 만드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즉 주변의 인간관계를 차단시킴으로써 피해자를 따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상당수의 피해학생들 또한 자신이 은따 나 전따 를 당하지 않을까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여학생들의 학교폭력경향은 집단따돌림이나 왕따와 관련된다. 왕따는 두 명 이상의 학생이 특정인을 소외시키면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제 역할을 하기 힘들게 하는 신체적, 언어적 폭력 행위를 포함한다(구본용, 1997). 이러한 경향은 중학생들의 상담사례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피해학생들이 학교생활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다른 학생들로부터 따 돌림을 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상황은 체육시간, 점심시 간, 소풍, 수학여행이다. 특히 체육시간의 경우, 짝을 이루거나 여럿이 함께 하는 운동이 많은 상황에서 함께 할 짝이 없어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이 나 타났다. 체육시간에 학생들의 활동이 제대로 감독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점심시간에도 혼자 밥을 먹는 다는 사실 자체가 피해학생들에게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인 경우가 많아서 체육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화장실이나 양호실에 가서 숨어있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는 피해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친 구관계에 있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고(Craig, 1998), 여학생 학 교폭력 피해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 경향을 보이며 친구 없이 홀로 지내 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한다는 연구(Slee, 1995)와 일관된 결과이다. 소풍이 나 수학여행의 경우에도,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도착해서 이루어 지는 여러 활동에서 혼자서 지내야 하고, 심지어 학교당국의 감시 체제가 다 소 소홀해진 틈을 타서 여러 명의 학생들로부터 구타를 당하거나 욕설을 듣 는 등 본격적인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또한 전학을 가게 되면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게 되는 사례들이 상당 수 보고되었고, 이는 참여관찰일지에서도 나타났다. 초등학교 4학년 말에 전학가면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을 못해 따돌림을 당함. 중학교에 갔는데,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이 거의 그대로 같이 다니게 되어 초등학교 때의 생활이 재현됨... (중 2 여학생의 반응, 참여관찰일지 중 발췌)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13
이러한 사실을 고려해볼 때, 새로 전학 온 학생에 대한 교사의 특별한 주 의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다양한 수업시 간에 활용될 수 있는 모둠 학습에서조차 어울리지 못해 괴롭다는 사례가 있 었다. 이러한 결과는 괴롭힘 행동을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교육적 방법 의 하나로 협동학습을 고려하는 시도(최지영, 2006)들에 대해 시사점을 준다 고 볼 수 있다. 모둠학습이나 협동학습이 학교폭력에 대한 하나의 교육적 대 안으로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모둠학습과 협동학습 수행시 체계적인 계 획과 철저한 감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피해 학생이 모둠활동을 통해 더 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게 될 것이다. 2) 왕따 라는 낙인: 너 왕따였다며? 초등학교시기에 따돌림을 당했던 학생들은 중, 고등학교 시기에도 지속적 으로 이루어지는 왕따 현상 때문에 심리적, 신체적 상해를 많이 입게 된다. 초등학교시기에 따돌림을 당한 학생 중에 중학교에 들어가서 특별히 따돌림 을 당하지 않는다 해도, 다시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초등학교 때 내 가 왕따였다는 것을 다른 애들이 알면 어떡하지? 하면서 걱정과 불안에 휩 싸이게 된다. 왜 왕따였다는 사실 자체가 왕따의 근거가 되는 것인가? 따돌 림을 당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것은 혼자 있게 되는 것, 바보가 되는 것. 형편없이 보이는 것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전 학년, 또는 이 전 학교에서 왕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결국 왕 따라는 낙인은 왕따였기 때문에 또 다시 왕따 당해도 된다 는 식의 왕따에 대한 합리화기제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불안과 걱정의 근거는 실제 상담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 다. 즉 중, 고등학교 시기의 상당수의 피해자들의 경우 가해자가 다른 학생 들에게 피해자의 과거 왕따 경험 등을 퍼뜨림으로써 다시 피해자가 되는 경 우도 많이 나타났다. 또한 다른 반 학생들과 캠프를 가는 데 피해자가 학급 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반 학생들이 피해자를 따돌리 는 사례가 있었다. 피해자의 이전 경험이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짐으로 해서 왕따나 따돌림이 114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반복되는 현상은 피해자의 어떤 특징이나 성격적인 문제 때문에 괴롭힘이나 학교폭력의 대상이 되어도 괜찮다는 사회적인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입장의 전환: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상담사례 중 이전 학년에서 자신이 남을 괴롭히는 가해자의 입장이었는데, 현재 그 입장이 뒤바뀌어 자신이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례들이 상당수 있었 다. 이러한 사실은 괴롭힘 행동이 자신을 괴롭힌 상대에 대한 일종의 보복행 동이라는 점을 드러내준다. 미국에서 일어난 37건의 총기사건을 분석한 한 연구에서는 총을 쏜 학생의 약 75%가 이전에 다른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Crawford, 2002). 물론 그 과정에서 예전의 관계와는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처음 에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관계는 동등한 힘의 관계를 상정한 또래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의 성격이 강하다면, 이후 피해학생이 가해자의 입장이 되었을 때는 주변의 다른 학생들과 연합해서 상대방을 격리시키는 전략을 많 이 쓰기 때문에 1 대 다수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힘의 관계에서 차이가 생 겨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또래간의 갈등이 괴롭힘 행동으로 본격적으로 전 환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최지영, 2006). 따라서 힘의 관계에서 우위가 결 정되기 때문에 이전처럼 쉽게 피해-가해 관계를 다시 뒤집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개념적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은 힘이 있는 사람이 힘이 약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못살게 구는 현상 (Olweus, 1993)을 의미하기 때문에 초 기에 또래 간에 일어나는 갈등 및 폭력행동이 점차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 을 당하는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전 학년에서 피해자였다가 현재 가해자가 된 경우도 물 론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으나 본 연구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상담 사례가 피해학생들과 관련된 것이고, 간혹 가해학생들의 상담사례가 있었으 나 그것은 법적 절차나 공식적인 사건 처리에 관한 문의들이었다. 따라서 후 속연구를 통해 해당 사례에 대한 분석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15
4) 배타적 우정: 친한 친구로부터의 따돌림 연구의 결과 여학생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같이 다니던 친구들로 부터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여학생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행동의 기제가 무엇인지를 밝혀 봄으로써 이 현상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학생들은 주로 친구들과 공동의 대상에 대해 뒷담화를 나눔으로써 동질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공동의 대상에 대해 자신과 뒷담화를 함께 나눈 친구들이 뒷담화의 대상와 연합하여 자기 자신을 따돌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 여학생의 경우, 원래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새로 운 친구가 그 집단에 들어오면서 친구관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그 기제를 살펴보면, 새로운 친구가 해당 학생을 여러 가지 이유(성격, 외모 등)로 싫어하게 되면서, 기존에 친구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해당학생을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경우가 나타나 는 것이다. 친구들의 관계를 표현할 때도 어떻게 하면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나요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친구에 대해 소유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시기에는 특별히 피해자와 친하지 않아도 같은 반 학생들이 괴롭 히는 경우가 많으나, 중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사이좋게 지냈던 단짝 친구 나 5, 6명 정도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점 차 많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여학생 우정의 성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학생의 우정은 정서적 친밀감과 신뢰감이 중요한 역 할을 한다(김윤하, 2005; 정옥분, 2002; Buhrmester & Furman, 1987; Bukowski & Kramer, 1986). 또한 남학생들에 비해 여학생들은 단짝친구와 의 우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자신의 생각과 감정 을 공유함으로써 정서적인 친밀감을 강하게 느끼기를 원하기 때문에 친구 관 계에서 긴장, 질투, 갈등을 더 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정옥분, 2002; Miller, 1990). 그래서 여학생의 친구관계는 배타적인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단짝 친구로부터의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116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것이 상당한 상처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선택하는 우정관계 와 가장 좋아하는 친구로 지명되는 또래에 의한 수용 과는 구분해야 되는데(McGuire & Weisz, 1982), 본 연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많은 여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지내던 친구들로부터 어떤 계기로 인해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게 될 때, 이러한 현 상은 앞서 설명한 두 가지 개념에 기초하여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 어 또래들에게 인정받고 수용되지만, 친한 친구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와는 반대 친한 친구 몇 명과는 돈독한 우정관계를 맺고 있지만, 일반적인 다른 또래들에게는 수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윤미경, 1998). 후자의 경우처럼 함께 어울리는 몇 명의 친구들에게만 인정받고, 친하게 지낼 때는, 만일 그 관계가 깨어진다면, 다시 다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거나 다른 또래들에게 인정받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함께 어울리던 집단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사 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여학생들이 자 신을 가해한 집단에 되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단짝 친구, 또는 친한 친구집단으로부터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했 을 경우, 다시 그 집단에 속하고 싶어 한다. 두려움도 있지만, 가까이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의 두 가지 양가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전학 가기를 원하는 등 되도록 가해자와 멀리 있고 싶어 한다. 5) 방관자들: 가해자 편에 서기 가해자가 피해학생을 한 명 찍어서 구타하거나 욕설을 사용하는 등 괴롭 히기 시작할 때 가해자의 행동을 도와주거나 강화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러 한 학생들은 가해자의 괴롭힘 행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거나 주변에서 가해 자의 행동을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개념은 살미발리(Salmivalli, 1999; 2001)의 참여자 역할 접근과 관련된다. 살미발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접할 수 있는 괴롭힘 상황에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처럼 직접적으로 그 상황에 연 루된 학생이 아니더라도 가해자나 피해자의 편에 서서 그 상황을 유지 또는 중단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괴롭힘 상황에서 모든 학생들은 특정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17
본 연구 결과 이전에 피해학생과 친하게 지냈던 학생들이 차츰 피해학생 과는 거리를 두고, 오히려 가해학생 편에 서서 피해학생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났다. 만일 가해 학생 편에서 피해학생을 괴롭히 지 않으면 본인도 피해학생처럼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에서 그 러한 행동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친구들이 이미 따돌림 당하던 아이와 놀 지 말라고 했는데, 피해학생이 그 학생을 챙겨주자 배신했다며 따돌리는 경 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 한명이 피해자를 싫어하기 시작하 면 나머지 3~4명의 학생들 또한 피해자를 따돌리거나 괴롭히기 시작한다. 피해자를 괴롭히는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같은 반, 또는 같은 무리 안의 다 른 친구들에게 피해자와 이야기를 못하게 하거나 어울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소외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가해자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동조성의 개념과 관련된다. 동조성 은 다른 사람의 가치와 태도를 채택하는 경향으로서, 언어나 동작을 본뜨기 도 하고, 이전에는 나타내지 않았던 공격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강경미 외, 2005). 학교폭력과 동조성이 결합되면서 집단따돌림의 형태로 발현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급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학생이 가해자일 경 우, 피해학생을 괴롭히는 일에 동참함으로써 내가 지배세력의 일부가 되었다 고 안도감을 느끼거나, 동참하지 않으면 집단에서 이탈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고, 혹시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따돌림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게 되는 것으로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생존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가해자 편에 서서 여러 명이 피해 학생을 괴롭힐 때 가해자들은 책임감의 분산을 경험하기도 한다....왜냐하면 집단으로 괴롭힐 경우 괴롭힘 현상 의 문제가 가해자 자신 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거라고 정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해서 책임감을 회피할 수 있어 요... (학교폭력상담 전문가 B와의 인터뷰 내용 중 발췌) 이러한 가해자들의 책임감의 분산은 가해 행동에 대한 큰 죄의식을 느끼 지 못하게 하고, 피해자가 괴롭힘을 당할만하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행동에 118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갖도록 한다. 6) 가해자의 생존전략: 남학생과 연합하기 초등학교 시기에 비해 특히 중, 고등학교 시기에 여학생들은 남학생과 관 련된 학교폭력사건에 연루되는 빈도가 점차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세 가 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첫째는 여학생들이 다른 학생을 괴롭힐 때 남학생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특히 신체 폭력의 경우, 여학생이 가해자인 경우도 남 학생의 도움을 받아 좀 더 잔인하고 집요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 즉 학년이 올라가면서 여학생에 대한 남녀 혼성 폭력이 증가함을 알 수 있 었다. 둘째, 여학생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남학생인 비율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많아진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시기에는 주로 여학생이 여학생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남학생들이 여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이성교제와 관 련된 부분으로, 초등학교 6학년 정도부터는 남자친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상담사례들이 있으며,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그 빈도가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남자친구가 자신의 친구와 친하게 되면서 그에 대한 보복으로 다른 학생들을 가해하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 중에서도 특히 첫째 유형의 여학생-남학생 연합의 양상이 중학교 이후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물리력을 사용해야 하는 신 체적 폭력과 관련해서 아는 또는 친한 남학생들에게 부탁하여 피해 여학 생들에게 신체적 폭력을 사용하게 하고, 심지어 성폭력에 대한 협박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여학생 가해자들이 자신의 폭력행동에 남학생들을 끌어들이 는 이유는 남학생과 연합함으로써 자신들이 힘의 관계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 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로부터 발생한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7) 폭력을 유지시키는 교사와 부모 학교 수준을 통틀어 교사, 학교, 학부모가 적절하게 대처하여 학교폭력을 감소시키거나 중지시킨 상담사례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담임의 훈계 이후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하거나 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빈말로 듣거나, 학교폭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19
력 사건에 가담했던 학생들을 적절하게 처벌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피해학생들이 학교폭력을 경험했을 때 부모에게 반응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 부모에게 자신이 경험한 폭력행위를 얘기하고, 도움 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 부모들의 상당수는 자녀가 괴롭 힘이나 학교폭력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니가 알아서 해라 별거 아니다 는 식의 반응을 보이거나 그것도 못 이기니 라는 식의 피해자를 무시하는 반응 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나타났다. 또는 반대로,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과격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었다. 가해자 부모의 경우는 왕 따 당할 만하니까 당한 것 이라며 피해자 탓을 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이러 한 사실에 비추어볼 때, 괴롭힘 행동과 학교폭력과 관련된 자녀의 부모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해학생의 부모들은 처음에 자신의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이성 적으로 판단하기 힘들 때가 있고, 그 상황에서 과도한 반응을 보여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임재연, 2006). 따라서 피해학생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정서적인 지지와 문제해결을 위한 대처방안을 제시하는 상담의 제공이 중요하다. 둘째, 또 다른 상당수의 학생들은 부모님이 알게 될까 두렵다 는 반응을 보였다. 누구보다도 자녀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부모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본 연구의 성격상 그러한 두려움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추후 좀 더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추측해볼 수 있는 사실은 자녀로 인해 부모가 상처를 받게 될까 하는 염려 와 부모의 부적절한 대처로 인해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는 것을 염려할 가능 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을 두려워서 부모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폭력이 왜 근절되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와 관련된다. 본 연구의 많은 상담사례의 경우, 여학생들은 교사의 도움을 요청한 경우가 많았다. 많은 설문조사연구에서 학교폭력을 경험하였을 때, 누구의 도움을 요 120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청하는 경우가 많은지를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데(예, 박효정, 2006), 여기에 서 문제는 도움을 요청한 대상이 실제로 어느 정도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가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도 초등학교의 경우 약 30.3%, 중, 고 등학생의 경우 26.1%가 교사나 부모에게 학교폭력의 피해사실을 얘기했다고 대답했다(박효정, 2006). 학생들은 예상외로 교사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교사에게 문제의 해결을 기 대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났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 교사와의 의논 후에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된 경우가 많이 나타났고, 이것은 교사가 학교폭력의 문제를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상담 사례 분석을 통해 여학생 학교폭력의 특징과 기제를 살펴보았다. 다음에서는 연구 결과를 요약하고, 주요한 교육적 시사점을 논의 하고자 한다. 여학생 폭력의 특징과 관련해서는, 우선 신체폭력, 언어폭력, 사이버 및 휴대폰 폭력과 관련된 사례가 중학교시기에 가장 많이 보고되었다. 특히 초 등학교 고학년부터는 남학생과 연합 관계를 이루어 피해자를 신체적, 언어적 으로 폭행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여학생 폭력이 점차 잔인해지는 경향을 설명하는 한 요인으로 이해될 수 있겠다. 이 러한 경향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들 못지않게 신체적, 언어적 폭력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교육적 대안이 필요함을 제시해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 넘어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학생들이 사이버 및 휴 대폰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학년이 올라가면서 반복적으로 왕따가 되풀이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 다. 학교폭력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줄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특히 따돌림이나 괴롭힘 행동이 일어난 초기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21
...따돌림의 초기 상태에서는 상담이나 프로그램, 놀이 치료 등을 통해 쉽게 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따돌림이 오래 지속될수록, 그리고 고등 학생이 되어 이미 자신의 사고 체계가 형성된 뒤에는 변화를 기대하기 가 어렵다... (전문가 C와의 인터뷰 내용 중 발췌)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더불어 더 시급한 일은 피해학생을 보호하는 체계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의 피 해자가 되어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피해학생용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검증에 대한 연구(이규 선, 2004; 이명선, 2004)를 넘어서, 가해학생에 대한 교육적, 법적 대책 마 련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계속해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가해학생들과의 격리, 전학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초, 중, 고 지구별 통합 협의회와 전라북도에서 시 행중인 SMART 에듀닥터 등은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박효정 외, 2006). 셋째, 피해학생에게 별다른 죄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가해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특정 고등학생의 경우 학업에 대한 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 는 하나의 분출구로서 특정 학생을 괴롭히고 있었다. 학교 폭력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개인적인 특성에 의해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닌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해 촉진된다는 사실을 재확인 할 수 있다. 넷째, 특정한 학생들만이 여학생 폭력에 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여학생 폭력의 피해자나 가 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적인 갈등의 해결과 평화로운 학급 및 학교 분 위기의 조성 등을 통해 사회문화적 위험요인을 줄이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여학생의 폭력의 기제와 관련해서는 첫째, 특정학생을 외톨이로 만드 는 집단따돌림의 현상을 들 수 있다. 집단 따돌림이 일어나는 시간과 장소는 특정한 곳에 제한되지 않고, 체육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소풍, 수학여행,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괴롭힘 행동이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 에 비추어 볼 때,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수업이 진행될 때에도 교과내용을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 들의 전반적인 활동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피해학 생들은 자신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얘기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교사가 122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학교폭력행동이 좀 더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기 전에 초기 단계에서 징후들을 포착할 필요가 있다(강진령, 유형근, 2000). 둘째, 따돌림을 당한 학생들은 자신이 이전에 왕따였다는 사실이 다른 학 생들에게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괴롭힘 행동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을 피해자의 특징이나 성격에 귀인하는 경향과 관련된다. 따라서 왕따당한 학생이 왕따시킨 학생보다 더 큰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결 과가 나타난다. 따돌림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학교폭력을 이해할 때, 피해자 탓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사회적 풍토는 근절되어야 할 것이고, 학생들을 대 상으로 하는 폭력 방지 프로그램에서도 피해학생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 나 편견을 바꿀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셋째, 이전 학년에서 다른 학생을 놀리거나 따돌리던 가해학생이 학년이 바뀌고 난 후 오히려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특 히 상담을 의뢰한 피해학생들은 주로 다른 학생들을 괴롭혔던 자신의 과거 모습을 후회하며 다시 원래의 친구관계로 되돌아가고 싶다 고 말했다. 이는 여학생 폭력행동의 또 다른 기제인 친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것과 관련된다. 원래 자신이 속했던 집단 안에 있을 때만, 심리적 안정감과 소속 감 등을 느낄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한 교육적 방안으로서 피해학생 이 보다 건설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친구관계를 맺고, 또 다른 방식의 긍정적 인 인간관계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넷째, 학생들은 학교폭력과 관련된 상황에서 각자 자신의 처지에 맞는 생 존전략을 구사한다. 학교폭력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지 않은 방관자적인 입장 을 지닌 학생들도 가해학생의 행동을 강화하거나 지지하는 반응을 보임으로 써 자신이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 었다. 여러 명의 학생이 한 명의 학생을 괴롭히면 죄의식이나 책임감을 분산 시킬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반응은 학교폭력상황에서 가해자가 아니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분법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괴롭힘 상황에서 모든 학생들이 그러한 상황을 유지, 강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살미발리의 참여자 역할이론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안전한 학급과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에만 초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23
점을 맞추어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직접적 으로 학교폭력에 연루되어 있지 않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폭방 예방프로그램의 개발 및 보급의 확산이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에게 다른 학 생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에는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가 되는 것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서로 협력하는 등의 보다 건설적인 인간관계의 방식도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Rigby, 1997). 한편 여학생 가 해자의 경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남학생들과의 연합을 통해 다른 여 학생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증가하는데, 이는 가해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견고 히 하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섯째, 교사와 부모의 부적절한 대처방식이 여학생 학교폭력을 유지, 강 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교폭력 전담교사의 교육 및 양성의 중요성을 시사 받을 수 있고, 체계적인 부모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당장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나 내 자녀가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되 었을 때, 이러한 위급한 상황에 적절하게 개입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절차의 마련과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학생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두려워하는 대상이 달라진다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나를 괴롭히는 학생이 나와 같은 반이 될 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크다.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혼자가 될까 두려워하 고, 상급학년이나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는 다시 왕따가 될까 두려워하는 마 음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남을 괴롭히는 기제들도 변화되는 양상을 보 였다. 따돌림이 점점 더 심해지고, 욕설의 내용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통신매체를 통한 폭력행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의 청소년들은 다른 학생들로부터 피해를 당했을 때 죽고 싶다 는 감정을 많이 가졌지만, 최근의 청소년들은 폭 력적인 비디오게임이나 영화 등을 많이 접하기 때문에 피해를 당했을 때, 가 해자를 죽이고 싶다 는 마음을 갖게 된다. 또한 초등학생들이 자신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나 상황 인식하는 능력이 중, 고등학교에 비해 떨어지기 때 문에 본 연구에서 초등학생의 상담사례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지만, 최근 의 연구들은 학교폭력이 하향화되고 있으며, 초등학교부터 학교폭력에 대한 124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적절한 대처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김순혜, 2006). 본 연구는 상담사례에 대한 질적 분석을 통해 여학생 학교폭력에 대한 보 다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이제까지 간과되어 왔으나 추후 새롭게 연구되어야 할 주제들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했 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본 연구의 한계점과 추후 연구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화 상담과 사이버 상담사례를 통해 도출된 주제들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화 상담의 경우 내담자가 학교 폭력의 당사자(피해/가해자)인 경우가 소수였고, 대부분 부모님에 의한 상담이었으며, 친척이나 형제,자매 혹은 상담교사, 사회복지사에 의한 상담인 경우가 있었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사건이 어느 정도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았고, 사안도 사이버 상담에 비해서 는 다소 심각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사이버 상담에서는 경미한 사례부터 심 각한 사례까지 다양한 수준의 사례들을 접할 수 있었으며, 학교폭력의 당사 자가 사건에 대한 기술 및 감정 상태를 자세히 보고한 편이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전화 상담 및 사이버 상담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면접 상담 의 경우를 포함시킨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여학생 피해자 및 가해자와 학부모에 대한 면담을 병행하여 여학생 학교폭력의 기제 및 특징에 대한 좀 더 심도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넷째, 남학생들의 상담사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여학생들의 학교폭력의 특징과 기제가 과연 남학생들과는 다른 독특한 양상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를 살펴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IV. 학교폭력의 발생과정에 대한 남녀 차이 분석: 피해자 상담사레분석을 중심으로. 1) 최근 학교폭력의 실태 및 특징과 관련하여, 학교폭력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1) 이장의 내용은 2007년 8월 25일 한국교육심리학회 제3차 학술대회에서 발표하였고, 교 육심리연구 21권 3호에 게재 예정임.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25
점점 낮아지고, 학교폭력의 양상 또한 점차 집요하고 잔인해지는 경향이 나 타나고 있다(진교진, 1999; 염선아, 2001; 이병훈, 2006). 또한 학교폭력의 유형도 점차 세분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 폭력행동이 표현되는 경로도 다양 해져서 피해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사이버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김준호, 2001, 2002). 학교폭력의 유형도 신체폭력이나 언어 폭력 등 전통적인 폭력유형구분에서 벗어나 시험답안지 보여주기를 강요하는 행동이나 숙제 빼앗아가기 등 점차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박종운, 2003; 유선희, 2003). 학교폭력에 관련된 행동의 범주도 아주 사소한 정도의 폭력행동부터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안전 자체를 위협할 정도의 위험한 폭력행동까지 그 스펙트럼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학생 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되고, 학교폭력에 피해자, 가해자 또는 방관자로서 연루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학교폭력을 경험하는 남녀 학생들의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김선영, 2003), 학교폭력의 유형이나 특성을 고려한다면, 여학생들도 남학생 만큼이나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이경희, 1998; 박민정 & 최보가, 2004; 안영숙, 2004; 이병훈, 2006). 이러한 학교폭력실태는 여학생의 공격양상이 남학생들과 다를 뿐이지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덜 공격적이 아니라는 기존 의 연구결과와 일관된다(Crick & Grotpeter, 1995; Crick & Bigbee, 1998). 즉 여학생의 공격성은 관계적 공격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관계 적 공격행동은 소문 퍼뜨리기나 소외시키기 등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통제 하는 방식으로 우정관계를 손상시키는 공격 행동으로서, 여학생 공격행동 연 구자들에 의해 개념화되었다(Crick & Grotpeter, 1995, 711). 청소년기에 이르면 남녀 모두 외현적 공격행동이 감소하고, 관계적 공격행동이 증가하지 만(Cairns 등, 1989; 박민정, 최보가, 2001), 상대적인 비율로 볼 때, 관계적 공격행동은 여전히 여학생 공격행동의 주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Crick & Grotpeter, 1995; Crick & Bigbee, 1998; Crick & Werner, 1998). 이처럼 여학생 공격행동을 관계적 공격성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남 학생의 공격행동은 지배성 이론(dominance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 간 생태학자들은 남학생들의 경우 한 집단 내에서 힘의 위계를 정하는 것이 126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중요하다고 보았다(Hawley, 1999; Pellegrini, 2003). 일단 집단 내 위계가 정해지면, 그 집단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알게 되고, 자신보다 힘이 센 사람에게 쉽게 싸움을 걸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새학년이 나 상급학교로 진학하게 될 때, 학기 초에는 학급이나 학교 내에서 누가 가 장 싸움을 잘하고 힘이 센가를 결정하기 위해서 싸움을 하게 되고, 폭력적인 행동들이 나타나지만, 일단 힘의 우열관계가 어느 정도 정해지고 나면, 오히 려 공격행동이 약간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남학생과 여학생의 학교폭력유형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학교폭력발생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날 것이라는 사실을 가정해볼 수 있다. 학교폭력에 희생당하기 쉬운 피해자의 특성과 관련된 연 구 결과에 따르면, 왕따를 경험하는 학생들은 크게 심약하고 소극적인 태도 를 보이는 학생과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며 잘난 척 하는 학생들로 구분된다 (김용태, 박한샘, 1997; 박경숙, 손희권, 송혜정, 1998). 이러한 결과는 Olweus(1994)와 Salmivalli(1999)의 수동적 피해자와 도발적 피해자의 개념 과 관련된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들은 남녀 학생의 성차보다는 일반적인 피 해자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잦은 구타와 같은 신체폭력에 의해 피해를 많이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김준호, 김선애, 2003; 배아영, 2006), 이러 한 사실은 남학생들이 평소 가벼운 신체접촉을 많이 하는 것과 관련이 있고, 이것이 학교폭력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학생의 경우 는 남학생에 비해 신체접촉을 이용한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을 고려할 때, 실제 학교폭력상담을 의뢰한 남녀 학생들의 사례를 통해 학교 폭력의 발단이 되는 사건을 밝히는 일이 의미 있다고 보인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남녀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유형 및 발단이 되는 사건 등에서는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인 학교폭력의 양상이 더 많 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점차 일반화되고, 폭력유형 또한 다양화되고 있 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예전에 비해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 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의 피해자로서 직, 간접적 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학교폭력 상황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27
에서 학생들은 일종의 위기를 경험하게 되며, 심리적 위안뿐만 아니라 신체 적 안전에 대한 보호, 조속한 문제 해결,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 하기 위해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된다(이규미, 2006). 이러한 의미에 서 청소년 학교폭력 상담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전화 및 사이버 상담의 역할 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고, 이러한 상담은 일종의 위기상담의 성격을 지닌다. 기존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연구(황인복, 2005; 최종옥, 2006)는 피해자와 가해자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학교폭력에 연루되어 있는 직접적인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이 있다. 학교폭력 현상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최근 들어 학교폭력과 관련 하여 교사를 대상으로 한 면접 등의 질적 연구 방법을 도입한 연구사례가 등장하고 있다(박효정, 정미경, 2006). 본 연구에서는 학교폭력의 피해자 및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분석함으로써 초, 중,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녀 학생들이 경험하는 학교폭력의 발생과정 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에 관한 전화 및 사이버 상담사례를 분석하여, 학교폭력 발생과정에서 나타나는 성별에 따른 범주 및 특징을 탐색하는 것이다. 1. 연구방법 가. 연구절차 및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학교폭력의 발생과정에 대한 남녀 차이를 탐색하고자 학교폭력 관련 전화 및 사이버 상담사례의 내용을 질적 연구 방법을 통해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울 소재의 두개 기관, 청소년문화센터내 의 학교폭력전문상담 사이트와 학교폭력 예방 및 상담활동을 하고 있는 청소 년기관에 2006년 1월부터 12월까지 의뢰된 전화 및 사이버 상담사례를 분 석하였다. 해당 기간 동안 의뢰된 사이버 상담사례 766건 중 학업 문제, 성 격, 이성교제, 일반적인 대인관계 문제 등 학교폭력과 직접 관련 없는 상담 사례를 제외하고, 같은 내담자가 여러 번 상담을 요청한 경우, 상담 내용이 동일한 사건에 해당될 경우에는 하나의 사례로 취급한 결과 312건의 사례가 128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분석대상으로 결정되었다. 이에 전화 상담사례 202건을 합하여 총 514건의 사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성별을 확인할 수 없는 41건의 사례를 분석에서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473건의 상담사례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남학생과 여학생에 대한 상담비율은 여학생이 64%(305건), 남학생이 36%(168건)로 나타났다. 학교급 별로 보면, 중학생관련 상담이 가장 많고 (48%, 228건), 그 다음이 초등학교 (33%, 154건), 고등학교(15%, 72건), 학교급 미확인 사례(4%, 19건)순이었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 해당 기관을 방문하여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상담 사례를 연구에 사용해도 좋다는 동의를 얻었다. 사이버 상담의 경우, 사이트 관리자의 허락을 받아 상담사례를 열람하고, 상담 내용을 필사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전화 상담사례의 경우 개인적인 정보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연 구진들이 주기적으로 해당 기관을 방문하여, 상담 내용을 직접 필사하는 과 정을 거쳤다. 각 상담사례별로 내용을 요약하지 않고, 이름이나 학교 등 신 상 정보에 관한 내용이나 상담내용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 탈자나 무 의미한 단어 등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는 방식을 취 하였다. 연구 윤리와 관련하여, 내담자들로부터 직접 사례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 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본 연구의 특성상 내담자의 허가를 직접 받는 것이 어려워서 대신 해당기관의 허가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였다. 특히 사이버 비 공개상담사례의 경우도 본 연구의 분석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사이버 비공 개상담을 요청한 내담자 중 상당수가 공개상담에서도 같은 내용의 상담을 의 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관의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 곧 개별적인 내담자 들의 사용허가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구진들은 연 구수행과정에서 모든 상담사례와 관련하여 내담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 는 정보를 삭제하였고, 연구자 이외에 어느 누구도 연구 자료에 접근할 수 없도록 내담자의 비밀을 보장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 연구 결과 부 분에서도 가급적이면 사례를 통해 추출된 공통주제를 중심으로 일반화된 진 술을 하였고, 필요한 경우 교사와 상담전문가의 의견을 주로 제시하는 방식 을 취하였다.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29
연구 대상과 관련하여, 사이버 상담을 의뢰한 사람은 피해 학생 당사자인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전화 상담의 경우는 학교폭력의 당사자보다는 부모에 의한 상담이 많았고, 교사, 친척, 형제, 자매 및 사회복지사 등에 의해 상담 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전화 상담의 경우는 사이버 상담에 비해 학교폭력의 구체적인 내용을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경우와 사건이 이미 어느 정도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 본 연구는 상담을 의뢰한 학생과 부모의 사례에만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 나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삼각검증법을 사용하였다. 교사 및 학 교폭력 상담전문가의 의견과 본 연구결과를 비교해서, 학교폭력 현상을 이해 하는 데 있어서 한 가지 방법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방법과 자료를 활용하고 자 했다(Mathison, 1988; 13). 따라서 전화 및 사이버 상담사례의 분석과 함께 초등학교 교사 3인 및 중학교 교사 1인, 청소년 학교폭력 상담전문가 3인에 대한 심층면담을 병행하였다. 심층면담은 연구 참여자별로 1회 진행되 었으며, 소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였다. 면담 내용은 녹음하고 녹취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녹음기 사용이 가능하지 않거나 연구 참여자가 녹 음기 사용을 반대한 경우, 노트 필기를 하여 면담이 끝난 직후 바로 기록하 는 방식을 취했다. 면담 내용을 정리한 것을 해당 교사나 학교폭력 상담전문 가에게 다시 보내 내용을 읽어보고 검토하도록 하는 연구참여자에 의한 확인 과정(member checking)을 거쳤다. 초등학교 교사와 중학교 교사의 경우 2~5년의 교육경력을 가지고 있었으 며, 해당 학교에서 남녀 학생들의 학교폭력을 담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청소년 학교폭력 상담전문가들의 경우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육학이나 상담을 전공하였으며, 청소년 상담 및 집단 상담, 집단상담 훈련프로그램, 심리검사 워크숍 등을 통해 전문적인 학교폭력상담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훈련과정을 이수하였다. 한명의 전문가는 전화 상담과 사이버 상담을 약 3년 정도 담당 한 경력이 있으며, 나머지 두 명의 전문가는 사이버 상담을 약 3~4년 정도 담당하였다. 교사와 청소년 학교폭력상담 전문가 모두 해당 학교와 기관에서 남학생 및 여학생 학교폭력 피해자와 소수의 가해 학생들을 담당한 경험이 있었다. 교사와 청소년 학교폭력 상담 전문가들에 대한 면담은 연구자들에 130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의해 이루어졌으며, 면담 질문은 학교폭력 상담사례, 피해자의 반응, 학교폭 력행동에 대한 조치, 남녀 학생의 학교폭력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중 심으로 이루어졌다. 나. 자료분석 자료 분석을 위해 학교 폭력과 관련된 총 473건의 전화 및 사이버 상담 사례를 대상으로 내용 분석을 실시하였다. 내용 분석 과정에서는 개방적 코 딩방법(김영천, 2006)을 사용하였다. 상담사례들을 읽어나가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와 패턴을 분석하였다. 초기 코딩작업을 한 후, 서로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보다 상위의 범주로 묶어내는 심층 코딩작업을 거쳤다. 상담사례별로 한 가지 이상의 복합적인 학교폭력유형과 관련이 있는 경우 들이 많았기 때문에, 코딩결과와 관련된 자료에서 제시한 사례수의 합이 본 연구에서 분석대상으로 삼은 전체 사례 수 473건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즉 괄호 안에 % 다음에 제시된 전체 건수는 상담사례별로 나타난 구체적인 모든 학교폭력행동의 숫자이고, 그 다음 건수는 해당 학교폭력범주에 속하는 폭력 행동의 숫자이다. 상담유형별로 코딩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전화 상담의 경우, 여학 생 학교폭력 유형은 구타, 욕하기(빈정댐, 험담, 놀림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협박, 뒷담화, 위협하기/무시하기 및 따돌리기/싸움 잘하는 남자친구 동원하기/, 복종요구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신체폭력, 언어폭 력, 관계적 폭력의 상위 범주로 구분하였다. 여학생들의 언어폭력에 해당하는 욕하기나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퍼뜨리는 행동들의 경우 피해 학생을 외톨이로 만들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관계적 폭력과 언어폭력의 행동을 한 범주로 묶고 (43%, 101건 중 43건), 신체폭력은 별도의 범주로 구분하였다(39%, 101건 중 39건). 전화 상담의 경우 상담을 의뢰한 사람이 부모인 경우가 많고, 어 느 정도 학교폭력이 심각하게 진행되거나 표면적으로 드러날 때 상담을 의뢰 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전화 상담사례의 특징이 여학생들의 신체폭력행동 의 특징을 드러내주었다고 보인다. 남학생 학교폭력유형의 경우, 구타, 과도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31
한 장난, 욕하기, 맞장 뜨기/복종요구(심부름) 등의 범주가 나타났다. 상위범 주로 신체폭력(58%, 73건 중 42건)과 언어폭력(11%, 73건 중 8건)이 나타 났다. 여학생과 비교했을 때, 따돌리는 행동은 나타나지 않았고, 욕을 하거나 별명을 부르는 것도 어떤 집단에서 소외시키는 목적에서 이루어지기 보다는 힘의 서열을 가리고자 하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상담은 크게 공개상담 및 비공개상담으로 구분되는데, 우선 공개상 담의 경우를 살펴보면 여학생은 욕하기, 뒷담화, 따돌리기, 무시하기, 통신수 단을 이용한 언어폭력, 조롱하기(웃음거리 만들기), 구타/ 주변친구 협박하기, 누명 씌우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범주화한 결과 언어폭력(49%, 244건 중 119건), 관계폭력(33%, 244건 중 81건), 신체폭력 (6%, 244건 중 15건) 순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구타, 욕하기/별명 부르기, 복종요구(금품갈취 및 심부름시키기), 과도한 장난, 뒷담화 등의 순으로 나타 났고, 상위범주는 신체폭력(39%, 99건 중 39건), 언어폭력(21%, 99건 중 21건), 관계적 폭력(5%, 99건 중 5건)순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비공개 상담 의 경우, 여학생은 욕하기, 무시하기, 따돌리기, 뒷담화, 구타, 비언어적 폭력 (째려보기), 복종요구, 언어적 위협, 통신매체를 이용한 언어폭력의 순으로 나타났고, 상위범주는 언어폭력(46%, 136건 중 63건), 관계적 폭력(22%, 136건 중 30건), 신체폭력(10%, 136건 중 14건), 비언어적 폭력(7%, 136 건 중 9건) 순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경우는 욕하기, 별명 부르기, 뒷담화, 무시하기, 통신매체를 이용한 언어폭력/과도한 장난, 복종요구(심부름시키기) 순으로 나타났고, 상위범주는 언어폭력(61%, 46건 중 28건), 신체폭력(26%, 46건 중 12건), 관계적 폭력(11%, 46건 중 5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상담사례분석결과를 종합해볼 때, 여학생의 경우 전화 상담의 경우와 마찬가 지로 언어폭력행동의 목적이 관계적 공격성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학생의 경우는 관계적 폭력행동에 비해 신체폭력과 언어폭력이 강하 게 나타났는데, 특히 언어폭력의 경우는 피해자가 없는 상황에서 욕을 하기 보다는 피해자의 면전에서 피해자를 비하하는 별명을 계속 부르는 등의 행동 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표면적으로는 같아 보이는 언어폭력행동이라도 남녀 학생의 행위의 목적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32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피해자의 특성과 관련된 초기 코딩에서는 여학생의 경우, 잘난 척 하는 성격, 유순한 성격, 내성적 성격, 외모적 특징 등의 이유로 피해를 당하는 것 으로 나타났으며, 남학생의 경우, 내성적 성격, 소심한 성격, 자기주장부족, 여성스러운 성격, 허약한 신체, 외모적 특징, 낮은 지적능력 등의 이유로 주 로 피해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학생의 특징을 비교 분석한 결과, 여학생의 경우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으 나 다른 사람에 비해 두드러진 특징이 있는 경우가, 남학생의 경우는 신체 적, 심리적으로 약한 경우에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결과 도출된 주제들과 교사와 학교 폭력 상담전문가의 면담내용을 비교, 검토하였다. 교사와 학교폭력 상담전문 가들이 경험했던 학교폭력사례를 통해 피해자 및 가해자의 특성, 폭력유형, 폭력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 피해자의 초기 반응, 피해자의 도움요청의 유무, 폭력행동 후 교사 및 학교의 조치, 남녀 학생의 학교폭력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 학교폭력예방을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토대로 분석한 후, 상담사례 분석을 통해 나온 연구 결과와 비교하였다. 2. 연구결과 및 해석 연구 결과 학교폭력의 전반적인 발생과정에서 나타나는 피해자의 특징, 발 단이 되는 사건, 폭력행동의 유형 및 기제,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등에서 성 별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급에 따라서는 내용상 큰 차 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학교폭력에 관한 전화 및 사이버 상담을 의뢰한 학생 들과 부모들은 대부분이 피해자 입장이기 때문에 본 연구결과는 기본적으로 학교폭력 피해자의 입장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가. 학교폭력 피해자의 특성: 약함 과 두드러짐 1) 약한 남학생 피해자 본 연구 결과 학교폭력의 남학생 피해자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신체적,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33
심리적으로 약하다는 특징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 교시기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여기에서 약함 은 신체적인 측면뿐만 아 니라 심리적인 유약함도 포함하는 것이다. 신체적 특징의 경우, 키가 작고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가 피해를 입는 경 우가 많았다. 상담사례 중 피해자가 체격이 건장하다는 이유로 한번 싸워볼 만한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아주 드문 경우였다. 심리적인 요인과 관련해서는 내성적이며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경우와 여 성적인 성격을 가진 남학생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 다. 몸이 약해 어른들의 지나친 보호를 받으며 지내서 어른들과의 관계는 좋으나 주변 친구들의 괴롭힘에 아무 말도 못하고 참는 것에 익숙해져서 대 응하지 못한다 는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의 상담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내 성적이며 소심한 성격의 아이들은 다른 아이에게 맞거나 옷이나 시계를 빼앗 겨도 적절하게 대항하지 못해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사 실은 중학교 교사 A의 이야기에서도 확인되었다. 처음 시작은 장난처럼 이루어지다가 지속되었다. 피해 학생이 발끈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확실하게 말했다면 심각해지지 않았을 텐데 그냥 피해 다니거나 가만히 있으니까 가해 학생도 점점 재미있어서 더 지속 된 것 같다. 내성적인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왕따를 당하는 것 같다(중학 교 교사 A). 또한 남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시기에는 주로 신체적 특징(예, 뚱뚱한 외 모나 특이한 외모) 때문에 놀림을 받았으나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여자 같다 고 또래들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경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 어 여자 만화 주제가를 부른 것을 빌미로 놀림을 받는 경우들이 있었다. 여 학생의 상담사례 중에는 남자 같다 고 해서 놀림을 당했다는 사례가 없던 점과 비교해볼 때, 남학생들의 이러한 경향은 주목할 만하다. 2) 튀는 여학생 피해자 여학생 피해자들 중에서도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피해를 당한다 134 여성과 사회 Woman & Society
AMOREPACIFIC ACADEMIC & CULTURAL FOUNDATION 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었으나, 남학생처럼 신체적으로 왜소한 특징은 부각 되지 않았다. 여학생의 경우,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의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지 게 나타난 것은 그들이 대체로 주위의 주목을 끌거나 시샘을 살만한 돋보이 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본 연구 결과, 이러한 여학생들의 남들보다 두드러짐은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성적이 우수하거나 외모가 뛰어나고, 학급 반장과 같이 특별 한 지위를 누리는 남다른 조건 때문에 다른 친구들의 시샘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둘째, 건방지거나 잘난 척 하는 성격 특성 때문에 피해를 당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따라서 초등학교 5, 6학년 정도부터 잘난 척 하거나 예쁘 게 하고 다니는 여학생의 경우 학교폭력의 도발적 피해자(provocative victim)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셋째, 남학생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 지하고 있는 여학생들의 경우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5명이 있었는데, 어 느 날부터 친구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어느 날 그 아이들이 계단 쪽으로 불 러내어 왜 남자한테 꼬리 치냐고 했다 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상담사례 에서 알 수 있듯이 여학생 피해자들은 대체로 평범한 학생들 속에서 자신의 존재가 두드러짐으로 인해 폭력 행동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 학교폭력의 발단 1) 장난스럽게 시작되는 남학생들의 폭력 남학생의 경우 심각한 학교폭력도 의외로 사소한 사건에서 비롯되는 경우 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 남학생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학교폭력은 장난으로 툭툭 치기 와 별명 부르기 등과 같이 사 소한 괴롭힘에서 발단이 된 것을 알 수 있다. 가) 장난으로 툭툭 치기 우선 남학생들의 경우 다른 학생을 툭툭 치고 다니는 가벼운 신체 접촉을 보고한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이러한 행동이 발전되어 신체적 폭력으로 나 아가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특히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들이 장난이라 여학생 폭력 행동의 특징과 기제에 대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