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인 쇄 발 행 2009년 12월 2009년 12월 발 행 처 통일연구원 발 행 인 통일연구원장 편 집 인 남북협력연구센터 등 록 제2-02361호 (97.4.23) 주 소 (142-728) 서울 강북구 인수동(4 19길 275) 통일연구원 전 화 (대표) 900-4300 (직통) 901-2524 (팩시밀리) 901-2572 홈페이지 http://www.kinu.or.kr 기획 디자인 두일디자인 (02-2285-0936) 인 쇄 처 두일디자인 가 격 비매품 c 통일연구원, 2009 통일연구원에서 발간한 간행물은 전국 대형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구입문의) 정부간행물판매센타: 매장: 734-6818 사무실: 394-0337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시도서목록(CIP)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 조한범 외. -- 서울 : 통일연구 원, 2009 p. ; cm. -- (KINU정책연구시리즈 ; 09-03) ISBN 978-89-8479-538-9 93340 : 비매품 대북 정책[ 對 北 政 策 ] 340.911-KDC4 320.9519-DDC21 CIP2009004221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본 서에 수록된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당 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목차 제 1부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과 확산체계 Ⅰ. 서론 3 / 조한범(통일연구원) Ⅱ.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11 / 남성욱(국가안보전략연구소) Ⅲ.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47 / 류길재(북한대학원대학교) Ⅳ. 대북정책 확산을 위한 새로운 담론체계: 글로벌 코리아 와 국제공조를 중심으로 83 2/ 이상현(세종연구소) 제 부 분야별 대북정책 확산방안 Ⅴ. 남남갈등 극복을 통한 대북정책 합의기반 강화방안 127 / 정은미(서울대학교) Ⅵ. 상생과 공영의 새로운 남북경협 패러다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중심으로 167 / 윤덕룡(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Ⅶ. 대북정책의 시민사회 확산방안 213 / 김도태(충북대학교) 라미경(순천향대학교) Ⅷ. 대북정책의 지역사회 확산체계 구축방안 263 / 고성준(제주대학교) 고경민(제주대학교) Ⅸ. 매스미디어를 통한 대북정책 확산방안 321 /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Ⅹ. 대북정책 확산의 국제협력방안 371 / 김영호(성신여자대학교) Ⅺ. 북한 리스크의 대국민 이해 확산을 위한 모델연구: 인덱스의 개발을 중심으로 419 / 김용호(연세대학교) Ⅻ. 결론: 대북정책의 사회적 합의 도출 465 / 조한범(통일연구원) 최근 발간자료 안내 477
표목차 <표 Ⅱ-1>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 실행계획 14 <표 Ⅱ-2>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전략과 과제(2008.10.7) 15 <표 Ⅱ-3>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비전 17 <표 Ⅱ-4> 이산가족 교류 현황 27 <표 Ⅱ-5> 국군포로 납북자 현황 28 <표 Ⅱ-6> 대북지원 현황 29 <표 Ⅱ-7>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단계별 이행방안 33 <표 Ⅱ-8> 북한 핵문제와 국제사회의 대응 41 <표 Ⅲ-1>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의 스펙트럼 72 <표 Ⅴ-1> 지난 정부에서 체결한 남북 간 합의 계승에 대한 지역별 견해(2008~2009) 145 <표 Ⅴ-2> 지난 정부에서 체결한 남북 간 합의 계승에 대한 정치성향별 견해(2008~2009) 145 <표 Ⅴ-3> 정부의 대북정책 의사결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추이(2007~2009) 152 <표 Ⅴ-4> 정부의 대북정책 의사결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지역별 추이(2007~2009) 153 <표 Ⅵ-1> 팃-포-탯(Tit-for-Tat) 게임 179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표 Ⅵ-2>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대북정책의 5대 중점 프로젝트 186 <표 Ⅵ-3>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추진단계 190 <표 Ⅶ-1> NGO의 역할 222 <표 Ⅶ-2> 정부와 NGO의 상호관계 225 <표 Ⅶ-3> 대북지원협력단체 230 <표 Ⅶ-4> 성향별 통일 관련 시민단체 236 <표 Ⅶ-5> 이산가족, 새터민지원분야 단체 246 <표 Ⅷ-1> 전국 지역통일교육센터 현황 283 <표 Ⅷ-2> 제주지역 통일교육센터의 사업 성과(2007~2008) 292 <표 Ⅸ-1> 신문매체의 북한 통일 관련 신문기사량 344 <표 Ⅸ-2> 공중파 방송매체의 북한 통일 관련 프로그램 연도별 현황 345 <표 Ⅸ-3> 2000년 이후 지상파 3사의 북한 관련 주요 특집 프로그램 346 <표 Ⅸ-4> 2003 2008년 KBS 북한 관련 주요 특집 프로그램 현황 347 <표 Ⅸ-5> 주요 민간 대북방송매체와 인터넷 신문 347
표목차 <표 Ⅺ-1> 2009년 이후 주요사건 423 <표 Ⅺ-2> 국가신인도 결정요인과 변수 427 <표 Ⅺ-3> 정부/비정부기관 정책과 경제에의 영향 428 <표 Ⅺ-4> 리스크 종류와 형태 433 <표 Ⅺ-5> 북핵 관련 보도 시 주가동향(2002~2009) 447
제1부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과 확산체계
Ⅰ. 서론 조한범(통일연구원)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대결과 단절의 차원을 넘어 교류와 협력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금강산 관광으로 일반인들의 북한 방문이 가능해졌으며,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경협이 현실화되었다. 양적인 척도에서 볼 경우 이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변 화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진전과 병행하여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어왔다. 퍼주기 논쟁을 비롯해 북 한의 의미 있는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남북관계 진전의 한계 등 문제 점들이 지적되어 왔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 주목하여, 이명박 정부는 출범 후 북한의 잘못 된 행동에 대한 보상금지, 북한이 갑이 되는 일방적 갑을관계 수정 등을 중심으로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지향해 왔다. 이 같은 시도는 과 거의 관행을 유지하려는 북한 측의 반발을 초래했으며, 북핵문제 해 결의 지연 상황과 맞물려 남북관계 조정과 경색국면으로 이어 졌다. 북한은 대남 강경책을 기조로 간헐적이고도 전술적인 유화책을 구사 하는 방식으로 대남 협상력 제고를 꾀해 왔다. 원칙 있는 남북관계의 정립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적 지향성을 북한 측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현 상황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남북관계의 다양한 변화 과정에 대한 성찰적 평가와 이로부터 얻어 지는 시사점은 대북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에 있어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특히 남북관계의 급속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남한사회 내부의 문제들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남갈 등이라는 형태로 우리 사회 내부에서 제기된 갈등구조는 대북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저해하는 핵심요인이었다. 여당은 야당으로부터 협력 을 얻어내는 데 실패했으며, 야당은 여당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 왔다. 대북정책 추진과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보혁 간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서론 5
의 상이한 평가가 평행선을 달려 왔으며, 시민사회 내부에서 보혁 간 의 대화는 단절되어 왔다. 남북관계의 발전과 정비례하여 우리 내부 의 문제들이 증폭되었고, 이와 같은 갈등구조는 대북정책의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었다.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남남갈등은 분단과 냉전 구조가 완전하게 해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과도기적 상황이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거나 해소되 지 못했으므로 민족문제의 정쟁화와 대북정책 추진기반의 약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고비용 구조가 형성되었다. 남남갈등 문제는 이전 정부와 성향을 달리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 책 추진과정에서 역으로 재연될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 대북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기반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지난 정권의 교훈이다. 대북정책에 관한 지향성은 보수에서 진보에 이르는 스펙트럼에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어느 진영의 일방적 주장이 관철되기 어려운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통일문제를 민족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합의를 통한 정책추진 기반을 마련함 으로써 저비용 고효율 의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일은 이명박 정부에 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남북관계 개선의 전반적 과정은 남한 내의 대북정책 추진에 대한 합의 정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대북정책 추진 기반의 강화는 남 북관계 개선 과정에 있어 핵심적이며, 근본적인 의미를 지닌다. 냉전 문화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전되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여론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다시 정당정치에서 증폭, 재현되는 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남북관계는 정쟁의 소지 로 이용되는 경향을 보여 왔으며, 결과적으로 대북정책의 추진력을 6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약화시켜 왔다. 따라서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남남관계는 남북관계 못지않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대북정책과 관련된 국민통합은 남북 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통일 준비의 전제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북포용정책과 평화번영정책에 이르는 대북정책의 추진은 남북관 계를 과거와 다른 새로운 차원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 한 에너지인 국민적 합의와 국민통합의 차원에 있어서는 문제들이 지적되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남북한에 공히 존재하 는 냉전 구조 및 냉전 문화는 대북정책 추진에 근본적인 제약 요인인 바,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 위에서 정책이 진행되어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국민적 합의기반 구축에 보다 많은 노 력을 기울이고 이를 통한 대북정책 추진이 필요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대북포용정책의 방향성이 옳다는 전제 속에서 그것 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남남화합적 차원에서 포용하는데 한계를 보였 으며, 대북정책 및 통일정책에 대한 사회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의 형 성을 차단하는데 미흡함을 보였다. 이는 뿌리 깊은 냉전 문화와 당시 야당의 비타협적 태도에 기인한 바가 컸다고 할 수 있으나,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남북관계 진전에 대응하여 대내적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는 양상보다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 비타 협적 구도로 재편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남남갈등이 형성되는 지형을 초래했다. 냉전 구조 재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적어도 타협적 구도를 설정할 수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서론 7
있는 대비 노력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은 소수 정권의 한계를 지닌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력을 현저히 약화시켰으며, 야당과의 협력 구도를 설정하지 못 했으므로 대북정책이 정쟁화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야당의 협 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비판 여론에 효과적 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김대중 정부는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남남갈등에 대한 예측과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소수의 정책결정자에게 지나치게 의지하였고, 대형 남북관계 이벤트를 통한 국면 전환에 집착한 반면, 국민적 합의기반 구축에 상대적으로 소홀하여,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한계 를 노정했다.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 추진 과정도 국민통합의 차원에서 가시 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과 의 협상에 있어 정부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으므로 국민들에 게 신뢰를 주는데 미흡했으며, 대북지원에 대해서도 국민을 설득하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북정책 추진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 구축 문제 역시 국민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참여정부 하에서 남북문제는 정쟁화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보혁갈등의 주요 논쟁 소지였다. 참여정부는 대북정책에 대한 보수 진영 및 비판적 세력에 대한 설득에 적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지지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임기 말 추진된 남북정상회담의 추진 과정에서도 야당과 적절한 협의 구도를 설정하 지 못하여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상회담 합의 이행에 대한 논란의 소지를 제공했다.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부각되어온 남남갈등의 문제는 남북관계 8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의 양적인 발전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여지가 많다. 남남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적어도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한 대북 정책의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남남갈등과 통일 문제를 둘러싼 시민사회 내의 보혁 간 갈등구조의 양극화 상황에서는 그 어떤 정권도 대북정책이 추진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에서 민족문제 정쟁화와 재생산 구조는 반드시 해소되어야 하며, 대북정책의 추진과 통일문제에 대한 생산적인 합의 구조의 형 성이 필요하다.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대내적 합의기반 구축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통한 대북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들이 형성 되고 있다. 이는 통일을 위한 내적 인프라 구축이라는 문제의 중요 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남북관계 개선 노력과 더불어 대내적 통일역량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남한사회 내부의 다양한 장애요인들을 제거하는 동시에, 남북관계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한 내부역량의 강화에 주 력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이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 한 통일인프라 구축이라는 문제로 개념화될 수 있다. 남남갈등의 해 소와 대북 통일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의 구축은 저비용 고효 율 정책추진 기반으로서 핵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야 할 것이다. 본 연구서는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효율적 확산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추진 기반의 강화방안 모색을 목적으로 하며, 이론적 검 토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확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1부에서는 이 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확산요인 및 장애요인에 대해 분석하고, 새 로운 대북정책 담론체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제2부는 구체적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서론 9
인 대북정책 확산방안을 다루고 있으며, 남남갈등 극복방안과 새로운 남북경협 패러다임 제시를 비롯하여, 시민사회 차원, 지역사회 차원, 매스미디어 차원, 국제협력 차원, 그리고 북한 리스크의 대국민 이해 제고 방안 등이 분야별로 제시되고 있다. 10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Ⅱ.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남성욱(국가안보전략연구소)
1. 대북정책 구상의 배경과 철학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07년 들어 각종 대북 현 안에 대해 수차례 향후 집권 시 정책 추진방향을 표명한 이외에 4차례 에 걸쳐 구체적인 대북 및 외교 안보정책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우선 2007년 2월 6일 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외교안보의 창조적 재건 을 위한 7대 과제와 원칙(일명 MB 독트린) 1 을 제시하여 신정부의 대북 및 외교안보정책의 윤곽을 제시하였다. 7월 3일에는 비핵 개 방 3000 구상을 발표하여 2월 MB 독트린 1항에서 발표한 대북정책 의 각론을 실행계획과 함께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9월 10일에 는 중앙일보 글로벌 J포럼에서 신한반도 구상: A New Vision for the Korean Peninsula 을 발표하여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실행 을 구체화하는 한편 6자회담 등 동북아의 핵 폐기 논의에 따른 단계별 대응정책과 신동북아 경제협력구상 등 자원외교 방안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11월 8일에는 재향군인회 연설을 통해 서해북방한계선 (NLL) 재설정 등 대북현안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제시하는 한편 국 방 분야 등 안보정책을 제시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2월 취임사를 통해 인종과 종교, 빈부의 1_ 1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 을 추진 한다. - 김정일 위원장의 대결단 촉구, 2 이념이 아닌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 외교 실천 - 정략적 고려가 아닌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외교 필요, 3 전통적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의 가치와 상호 이익을 강화 발전시키는 한미동맹 관계 의 모색 - 한미 간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 필요, 4 세계와의 동반 발전을 발판 으로 한국의 아시아 외교 확대, - 21세기 위대한 아시아의 시대 를 열기 위한 협력 강화, 5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외교 강화 - 세계 12위의 경제력에 걸맞은 책임의식 발휘, 6 경제 최선진국 진입을 위한 에너지 외교 극대화 - 새로운 에너지 실크로드 를 통한 국가 간 에너지 협력 벨트 구축, 7 상호 개방과 교류를 바탕으로 문화 코리아 지향.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13
차이를 넘어 세계의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글로벌 외교를 대외정책의 기본 가치로 제시하였다. 글로벌 외교는 이념을 넘어 실용 이라는 국정운영의 기본철학으로 구체화되었다. 2008년 3월 26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통일부 업무보고 형태로 발표됐 다. 이어서 2008년 8월 통일부는 3월의 보고 내용을 골격으로 하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이라고 명명하 고 남북관계의 비전과 대북정책 추진원칙을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과 생산성에 기초해 상생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하여 새로 운 한반도 평화 구조를 창출하고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에 진입함으로 써 한반도 평화통일의 실질적 토대를 확충할 방침이다. 상생과 공영 의 대북정책 은 3대 목표와 12대 과제로 구체화되었다. 표 Ⅱ-1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 실행계획 3대 목표 비핵 개방 3000 이행 준비(북한 비핵화) 상생 경제협력 확대 (한반도 경제선진화) 호혜적 인도협력 추진 (남북주민의 행복) 12대 과제 (1) 남북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촉진 지원 (2) 비핵 개방 3000 이행계획 수립 (3) 남북경협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4) 산림녹화 (5) 농수산협력 (6) 자원개발협력 (7) 나들섬 구상 구체화 (8) 이산가족 상시상봉 체계 구축 (9)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 진전 (10)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강화 (11) 대북지원의 분배 투명성 제고 (12) 북한 인권 개선 노력 14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표 Ⅱ-2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전략과 과제(2008.10.7) 전략 전략17: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 구조 형성 전략18: 국익우선, 세계평화 기여 실용외교 전략19: 굳건한 선진안보체계 전략20: 품격 있고 존중받는 국가 건설 과제 81 북핵 폐기 지속 추진 82 비핵 개방 3000 구상(나들섬 구상 포함) 83 한미관계 지속 발전 84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 85 신아시아 협력외교 추진 86 에너지 협력외교 강화 87 FTA 체결국가 다변화 88 지구촌문제 해결에 적극 기여 89 인권외교와 문화외교 노력 확대 90 재외국민 보호 목적 네트워크 구축 91 국방개혁 2020 보완 추진 92 전시작전권 전환 적정성 평가 93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 군비통제 추진 94 군사시설보호구역 조정, 국민부담 완화 95 방위산업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96 세계적인 국가브랜드 가치 창출 97 문화 체육생활 수혜 개선 확대 98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문화국가 99 외국인과 함께하는 열린사회 건설 100 선진국 수준의 양성평등 구현 한편 정부는 2008년 10월 7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의 20대 국정전략과 10대 국정과제 를 확정했다. 이중에서 외교안보전략과 관 련한 국정전략은 성숙한 세계국가건설 이라는 핵심과제 하에 4개 전 략과 20개 국정과제 로 제시하였다. 20대 과제 중에서 북한 관련 과제 는 북핵 폐기 지속 추진, 비핵 개방 3000 구상(나들섬 구상 포함),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15
남북한 간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 군비통제 추진 등이다. 핵심과제는 북핵 폐기이며 이후 여타 의제는 북한이 핵을 폐 기할 경우 보상과 관련한 정책과 인도적 문제에 대한 정책 추진방향 이다. 2.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가. 비전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남북통일은 7천만 국민의 염원입니다. 남북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 야 합니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습니다. 남 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 표입니다. 라고 언급하였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용과 생산성에 바탕을 둔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실용과 생산성에 기초한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은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및 행복공동체 형성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의 실질적 토대를 구축할 것이다. 현재는 20세기의 의제인 냉전 구조의 해체 논리를 극복하고 급변하는 21세기 전략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여 새로운 평화 구조 창출 과 통일의 비전 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북 한 핵문제의 해결, 한반도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통해 한반도의 새 로운 평화 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통일 기반 구축방안은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 에 적극 대처하여 새로운 한반도의 평화 구조 를 창출하고, 남북경 제공동체를 구축하여 민족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며, 장기적 16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으로 한반도를 하나의 경제 번영권으로 만들어 궁극적으로 민족공동 체의 정치적 통일 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한반 도 평화 구조 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구축, 미 일 중 러와의 우호적 협력관계와 동북아시아 지역협력안보체제의 구축, 남북경제 공동체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창출될 수 있다. 남북경제공동체는 새 로운 한반도 평화 구조의 토대 위에서 북한 주민의 3천 달러 소득 수준을 달성하고 남북한 간에 자본, 노동, 서비스 이동의 자유화를 이룸으로써 구축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족공동체 통일 은 자유, 복지 및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고 세계와 적극 소통하고 협력하는 선진민주복지국가를 여는 것이다. 이는 남북한 간 인도적 문제를 해 결하고 남북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남북 7천만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행복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표 Ⅱ-3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비전 추진원칙과 수단 추진내용 추진목표 실용과 생산성에 기초한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발전 나. 추진원칙 평화공동체 (비핵화 +새로운 평화 구조 창출) 경제공동체 (북한의 발전 + 상생의 남북경협) 행복공동체 (남북 7천만의 행복 추구) 한반도 평화 통일의 실질적 토대 구축 정부가 대북정책을 입안하고 제시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고수한 기본철학과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용과 생산성이다. 기존 정부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17
의 대북정책은 이념과잉으로 현실과 유리된 이상적인 차원에서 추진 된 측면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이 남측 내부에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거리로 비화하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 도록 보완되어야 한다. 결국 대북정책은 일방적인 지원으로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공론화보다는 북한이 실질적으로 변화하고 정상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실용과 생산성을 판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은 국민들의 동의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 비용대비 성과 북한의 발전 촉진 여부 평화통일에 기여 여부 등이다. 둘째, 유연한 상호주의 준수를 대북정책의 기본 전략으로 추진한 다. 비핵 개방 3000 의 당초 구상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 개방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한국은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년 안에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에 나설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개혁 개방에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는 대규모 경협을 통해 북한 을 대폭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쌀과 비료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에 반대하지 않으나 이 경우 북한도 이산가족 상봉 확대 및 자유왕래 실현, 국군포로(560명 추정) 및 납북자(480명 추정) 송환 등 남한의 인도적 요구에 응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남한 의 요구를 계속 거부할 경우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대량의 대북 지원을 인도적 차원에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대북 지원 규모 역시 결과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인도적 상호주의라고 지칭한 다. 요약하면 원칙에서는 철저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에서는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한다. 정부는 북한의 핵무장 절대 불용이라는 원칙을 지키는데 철저 하면 서, 9.19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이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접근방 18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법에 있어서는 유연 하게 대응(a thorough and flexible approach)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북한의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인 대북 개방정책 을 추진한다. 특히 핵 폐기에 대 한 김정일 위원장의 대 결단 을 촉구한다. 지난 10년간 남북관계의 외형적 성장에 비하여 질적인 발전은 미흡하였고, 우리의 지원과 협력 에 상응하는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유도해내지 못하였다. 특히 지난 94년 1차 북핵위기 이후 6조 원의 해당하는 각종 지원이 북한에 투입 됐으나 북한의 경제난 회복은 물론이고 북핵 폐기도 성취하지 못하였 다. 이는 결국 대북지원의 혜택이 북한 동포들에게 돌아가기 보다는 최종적으로 북한 정권에게 귀착되는 모순을 야기하였다. 한반도 비핵 화가 대북정책의 최우선 추진 과제임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것은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과제다. 비핵화 없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약하 기는 어려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 하는 최대 요인으로 존재하고 있다. 핵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가장 큰 걸림돌이고 최대의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셋째, 국민적 합의에 의해 투명한 대북정책을 추진한다. 대북정책 의 입안과 수립 및 추진단계에서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 민적 합의 형성에 노력한다. 또한 국민들에게 최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이다. 한편 남북관계의 정략적 접근을 배제하고 남북관계를 생산적 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전환한다. 북한은 우리와 군사적으로 대치 하고 있는 상대방이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서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남북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 이다. 이러한 현 실로 인해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유연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나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원칙과 보편성도 존중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19
해야 한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북한의 이중성, 남북관계의 특수 성, 보편적 국제 기준을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풀어가야 한다. 넷째, 북핵 해결 과정에서 남북협력과 국제공조를 균형 있게 추진 한다. 북핵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념성을 강조한 민족공조와 함께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기초하는 국제공조를 병행 강조한다. 전 통적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의 가치와 상호 이익을 강화 발 전시키는 한미동맹 관계의 모색과 조화로운 남북관계 발전을 균형 있게 추진한다.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을 조화시켜 독일 통일의 사례 에서 보듯이 국제적 변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이를 위해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토록 하겠으며 국제사 회가 우리의 통일을 지지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신뢰 를 공고히 한다. 다. 중점 추진과제 (1) 남북 당국 간 대화의 진정성 및 생산성 원칙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8년 2월 취임식에서 남북의 정치 지도 자는 어떻게 해야 7천만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누 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 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언급하였다. 이는 남 북대화의 기본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 이 후 남북한 간 다양한 종류의 대화가 있었다. 그러나 21차에 걸친 장관 급 회담에서도 핵문제는 조선과 미국 간의 문제라는 북한의 입장에 막혀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 남북 대화가 북한의 주장대로 민족 20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공조만 내세운 평화정착과 화해공존이라는 절반의 목표 하에 대북지 원에만 주력한 부분이 있다면 이는 토대가 안정되지 못한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으로 수정될 수밖에 없다. 향후 남북대화는 기본적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또한 상호 존중과 비방 금지 등을 통해 서로 존중하는 회담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과거 회담장에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비판하여 양보를 얻어내는 소모 적인 벼랑 끝 전술 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남북 대화를 통해 정치적 신뢰를 쌓아가야 선순환적인 문제 해결 구 조가 형성되는데 이를 위한 원칙이 대화의 진정성과 생산성이다. (2)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한국은 핵위협에 직접 노출되어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최대 당사국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북핵 해결이 선결과제 2 가 아닐 수 없다.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의 안 보 불안을 초래하고 여타 분야의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도전이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진정한 의 미의 평화가 정착될 수 없다. 또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북한의 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국내의 대규모 대북지원 도 이행될 수 없다. 특히 진정한 평화가 수반되지 않는 한반도의 안정 과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정부는 핵문제 해결에 맞추어 평화협정 체결과 같은 종합대책을 2_ 이명박 대통령의 18대 국회 개원연설 위기를 뛰어넘어 우리 함께 앞으로 나갑시 다! 동아일보, 2008년 7월 11일.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21
통하여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제공조 차원에서 6자회담을 통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남북관계와 국제공조를 통해 서 북핵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촉진할 것이며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 따라 경제협력을 비롯한 남북관계가 동반 발전되도록 한다. 남북관계 가 6자회담의 진전을 지원하고 동시에 6자회담의 진전이 남북관계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도록 양자 간의 정책 조정을 세부적으로 긴밀하게 한다. 따라서 북한은 먼저 핵 포기에 나서야 하고 평화가 보장될 때 남북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행동할 때 경제 회복이 가 능하고 북한 주민의 행복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통해 남북한의 평화적 공존과 발전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대북정책의 최종 목표다. (3) 상생과 상호보완적 남북경협 과거 정부의 남북경협은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남북교 역 등 민간 경협의 확대로 상당한 외형적 팽창을 가져왔다. 그러나 경협이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보완 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경제협력 사업의 불합리 한 부분 즉, 시장경제원리에 지나치게 맞지 않는 제도는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특히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3통 문제의 미해결은 적기 생산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연 시켜 물류비를 상승시키며 생산품의 운송을 어렵게 함으로써 고비용 의 남북경협 구조를 유발하였다. 개성공단의 유성진씨 장기 억류 사 건에서 표출되었듯이 신변 안전 문제의 해결도 중요하다. 남북 사업 22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자 간 분쟁 해결을 위해 남북상사중재위원회 를 조속히 가동하여 남북경협 사업자들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관행과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향후 남북경협사업은 북핵문제의 진전 경제적 타당성 재정부담 능력 국민적 합의 등 네 가지 원칙에 따라 추진 되어야 한다. 경협은 이러한 네 가지 원칙을 충족시켜 추진해 나가되, 남북한 협의와 북한의 태도에 따라 유연하게 추진한다. 한편 남북한 간 서로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북한 간 산림분야협력, 농수산협력 및 자원개발협 력 등은 북한의 경제난 해소와 한국경제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 개성공단과 각종 대북투자사업을 통해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을 활용하는 상호보완적인 성격의 경협 구조를 형성하 여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은 마그네사이트(40억 톤, 세계 2위), 흑연 (200만 톤, 세계 3위) 등 200여 종의 유용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2007년 기준으로 아연광 133만 톤, 마그네사이트광 27만 톤 등 주요 광물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남북한 간 상호보 완적인 경협이 가능하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과 토지 등이 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남북한 상호 간 보 완적인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경협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상생(win-win)의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관계의 질적 도약을 이뤄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경제협력사업은 내실화하고 신규 민간 경제협 력사업은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투자 환경을 개선하며 추진하 도록 하여야 한다. 과거에는 시장경제 원리의 적용이 미흡한 물자의 이동에만 초점을 맞춘 양적인 경협이 중심이었으나 미래에는 시장경 제 원리가 작용되어 북한 경제의 근본적인 회복은 물론이고 함께 참 여한 남한 기업도 동반 발전하는 질적인 경협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23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의 경제 발전 청사진이다. 이 정책은 진정한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다. 이 구상 은 북한에게 핵 포기 시 얻게 될 분명한 혜택을 제시함으로써 북한의 선택을 유도하는 전략적 방안이다. 개성공단을 포함한 기존의 경협사 업이 미시적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진행되는 협의의 사업이었다면 이 구상은 당국 차원에서 거시적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진행되는 광의의 사업이다. 향후 북한 경제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 이다. (4) 민족공동체 의식 고양을 위한 사회 문화교류 활성화 남북한은 오랜 기간 분단의 시간을 통해 누적된 이질감이 적지 않 다. 남북한 간 다양한 교류와 접촉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신뢰 를 쌓아 가는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고유의 역사와 문화, 학술, 종교,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과 교류를 통하여 민족공동 체 의식을 고양하여야 한다. 과거 민간단체 및 NGO 등의 교류와 지 원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여 민간부문의 교류를 촉진하 되 외형보다는 내실화를 기하여야 한다. 진행되고 있는 교류를 정례 화하고 제도화해 나가는 한편 남북 당국 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민간 차원의 사회 문화 교류의 통로를 열어주고 안내함으로써 사회 문화 교류가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화의 기틀을 마련해나가야 한다. 이와 같은 방침 하에 정부는 지난 2008년 2월 이후 북한과의 긴장 지속에도 체육, 종교, 교육, 학술 등 분야별 사회문화교류는 안정적이 고 내실 있게 추진해오고 있다. 3 24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5) 인도적 문제 이산가족 상봉 및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 등 인도적 문제는 남북이 분단된 지 60년이 넘는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북 모두는 커다란 아픔을 겪고 있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등 극소수의 인원만이 이산가족으로 분류돼 상봉 행사 때만 남북 간 가족이 만나는 현재의 방법으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민족 적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접근보다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정부는 남북 간 인도적 문제 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계획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매우 시급한 과제다. 이산의 한을 안고 사망하는 고령자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현재까지 1만 5,000여 명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나 1천만 이산가족(2.3세 포 함)의 희망에는 크게 미흡하다. 특히 매년 3 4천 명의 이산가족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정부는 7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의 자유왕래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70세 이상의 이산가족은 전체 이산가족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70세 이 하는 북측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을 우선 시행하고 단계별 로 자유왕래를 실현한다. 북한이 고령자의 자유왕래 제안을 수용할 경우 상응한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의 보건위생, 3_ 6.15 민족대축전(2008.6.15~16) 및 언론, 농민, 여성, 청년, 학생 및 교육 등 부문별 교류 행사를 활발하게 추진해오고 있다. 체육 행사는 북한 레슬링, 유도 및 축구 대표팀 방한, 남측 유소년 축구팀 방북 행사 등도 진행하였다. 종교 분야는 평양 봉수교회 헌당 예배(157명), 장충성당 미사(96명), 평화통일기원 기도회(99명) 등 대규모 남북 공동기도회 사업 등이 성사되었다. 교육학술 분야는 개성 만월대 발굴 사업, 북한 IT 인력 교육,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 및 통일문학 공동 발간 등이 추진되었다.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25
주거환경 개선 위한 지원 사업 실시 및 생사확인, 자유왕래 및 상봉 관련 소요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우선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늘려 생사확인 및 상봉의 규모를 확대하여야 한다. 금강산 면회소의 개소 를 계기로 상시적으로 상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생사 및 주소 확인과 상봉의 전면적 실시, 서신교환 및 고향방문 등을 단계 적으로 실시하여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추진하여야 한다. 2008년 7월 11일 이대통령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하여 이산가족과 납북자 문제 해결을 강조하였다. 4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는 자국민 보 호라는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남북대화의 협상 의제 로 제기하여 북한이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해나 가야 한다. 북한이 수용할 경우 1인당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시행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5 과거 미국의 유해발굴사업 및 동서독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처럼 적극적 지원도 검토할 수 있다. 4_ 국군포로와 이산가족, 납북자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국군포로와 이산가족 1세 대는 이제 70 8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분들이 헤어졌던 가족들과 자유롭게 왕 래하고,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남북한 모두의 윤리적 책임입니다. 동아일보, 2008년 7월 11일. 5_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정치범 송환 방식인 프라이 카우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라이카우프(freikauf)는 자유를 산다 는 의 미의 독일어로, 동독 내에서 정치적 이유로 투옥돼 인권 침해를 받고 있는 정치범 들을 서독으로 자유롭게 이주시키기 위해 서독 정부가 외환이나 상품을 동독에 지불한 거래를 뜻한다. 냉전시대 서독은 상호 교환을 넘어 동독에 대가를 주고 정 치범을 사실상 사 왔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서독은 1963년부터 1989년까지 34억 여 마르크 상당을 동독에 지불하고 3만 3,755명의 정치범을 데려 왔다. 통일부는 2008년 통일연구원에 의뢰해 서독의 전례를 우리 현실에 응용한 K-프라이카우프 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받은 바 있다. 보고서는 K-프라이 카우프의 추진 원칙으로 1 현물 지원, 2 비공개 및 남북 당국 간 독점적 추진, 3 정부 대리인(대한적십자사)을 통한 간접 방식, 4 단계적 접근, 5 정치 이념과 비연계성 등을 제시했다. 26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표 Ⅱ-4 이산가족 교류 현황 (단위: 건/(명)) 민간차원 당국차원 구분 생사확인 서신교환 제3국상봉 방북상봉 생사확인 서신교환 방남상봉 방북상봉 화상상봉 1985 1990 35 44 6 1991 127 193 11 1992 132 462 19 1993 221 948 12 1994 135 584 11 1995 104 571 17 1996 96 473 18 1997 164 772 61 1998 377 469 108 1999 481 637 195 2000 447 984 2001 208 579 2002 198 935 2003 388 961 2004 209 776 2005 276 843 2006 69 449 2007 74 413 2008 50 228 계 3,791 11,321 418 (383) 165 (471) 203 (592) 280 (662) 187 (465) 94 (256) 50 (86) 53 (164) 33 (92) 1,672 (3,169) 1 (2) 5 (18) 4 (9) 5 (22) 5 (24) 3 (15) 1 (5) 1 (5) 4 (19) 1 (5) 3 (5) 33 (129) 65 (157) 792 (7,543) 744 (2,670) 261 (1,635) 963 (7,091) 681 (5,007) 962 (6,957) 1,069 (8,314) 1,196 (9,121) 39 (39) 623 (623) 9 (9) 8 (8) 30 (81) 201 (1,720) 100 (899) - - - - - - - - - - 35 (76) 202 (674) 100 (343) 398 (1,724) 598 (2,691) 400 (1,926) 397 (1,811) 594 (2,683) 388 (1,741) 199 (1,323) 80 (553) 278 (1,872) - - - - - 6,733 (48,495) 679 (679) 331 (2,700) 3,112 (13,669) 557 (3,748)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27
표 Ⅱ-5 국군포로 납북자 현황 생존확인(추정) 국군포로 : 560명(탈북자 귀한 국군포로 증언) 생존 사망 실종 국군포로 560명 910명 19,409명(추정) 주: 국방부는 6.25 전쟁 중 전사 및 실종자를 41,971명으로 파악, 이 중 전사처리자 22,562명 을 제외한 19,409명을 실종자로 추정 전후 납북자: 480명 추정 구분 계 어부 KAL기 군 경 기타국내 기타해외 피랍자 3,797 3,696 50 25 6 20 귀환자 3,317 3,270 39 - - 8 미귀환자 480 426 11 25 6 12 주: 3,317명 귀환(1999년 이전 3,310명, 2000년 이후 탈북 귀환 7명) 한편 정부는 북한 인권 개선과 관련해 인류 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6 2008년 3월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7차 인권이 사회는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북한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을 촉구하였다. 아울러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무 연장 결의안 을 채택하였다. 정부는 북한 주민들 의 실질적인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이를 위해 유엔 및 국제사회와 협력할 계획이다.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을 추진한다. 북한은 아 직도 만성적인 식량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와 임산부의 영양 결핍으로 남과 북의 어린이들 간에 현격한 체격 차이가 나타나 6_ 2008년 2월 1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한 미 일 3국 언론 인터뷰, 북한의 인권문 제를 전략이 아닌 인류 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거론할 것입니다. 그래야 북한이 정 략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 북한인권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2008년 8월 2일. 28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북지원은 북한 주민들의 인도 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은 동포애 와 인도적 견지에서 추진한다. 7 북한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검토하여 직접 지원한다. 특히 북한에 심각한 식량위기, 재난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국민적 합 의를 바탕으로 적극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인도주의적 지원의 취지에 맞도록 분배 투명성을 제고하여야 한다.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이 우 리 국민들의 지지 속에서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북한도 이산가족 상봉 확대 및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 등 인도적 차원에서 송환하여야 한다. 8 인도주의적 지원과 함께 개발 지원도 추진하여 북한 스스로가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표 Ⅱ-6 대북지원 현황 (단위: 억 원) 구분 95 96 97 98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합계 무상지원 1,854 24 240 154 339 978 975 1,140 1,097 1,313 1,360 2,273 1,983 436 14,166 정부 식량차관 - - - - - 1,057-1,510 1,510 1,359 1,787-1,505-8,728 차원 계 1,854 24 240 154 339 2,035 975 2,650 2,607 2,672 3,147 2,273 3,488 436 22,894 민간차원(무상) 2 12 182 275 223 387 782 576 766 1,558 779 709 909 724 7,884 총 액 1,856 36 422 429 562 2,422 1,757 3,226 3,373 4,230 3,926 2,982 4,397 1,160 30,778 7_ 2008년 4월 17일 이명박 대통령 워싱턴포스트지 인터뷰, 북한 주민들의 식량위기는 인도적 문제가 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경제협력과 구분하여야 합니다. 식량지원은 인 도적 문제로 다뤄져야 합니다. SKorean president proposes diplomatic link with North, Washington Post, April 18, 2008. <http://www.washingtonpost.com>. 8_ 2008년 3월 23일 이명박 대통령 4개국 경제지 공동 인터뷰,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 원은 핵 문제와 연계시키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나 북한도 국군포로나 400여 명 가까이 되는 납북 어부 송환문제에 대해 인도적 고려를 해줬 으면 합니다. 연합뉴스, 2008년 3월 24일.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29
3. 북한 비핵화 정책: 비핵 개방 3000 과 그랜드 바겐 가. 비핵 개방 3000 구상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의 핵 폐기 대결단을 촉진하는 환경 을 조성하는 동시에 남북한 공동번영의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 및 공동번영 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철저하고도 유연한 접근 의 일환으로써 북한이 핵 폐기의 대 결단을 내리면 국제사회도 그에 상응하는 대결단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이 완전히 이행되면 한반도 평화체 제 정착 및 북미 북일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져 비핵 개방 3000 구상 실현을 위한 5대 분야(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복지)의 포괄적 패키 지 지원이 본격화될 수 있는 국제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핵무기 포기 프로그램은 크게 우크라이나 방식과 리비아 방식으로 구 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미국의 런-루가(Lyun-Rugar) 법안에 의하 여 16억 달러를 투자받아 4,500개의 우크라이나 핵무기를 폐기하였 다. 경제적 보상에 의한 핵무기 폐기 방식이다. 반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한 리비아는 영국의 중재에 의하여 핵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이 카다피 체제를 보장하였다. 결국 리비아가 핵무기를 포기한 대신 국 제사회의 의하여 체제 안전을 보장받는 형태의 핵무기 폐기 방식이 다. 북한은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이라는 체제의 특수성으로 핵 폐기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방식과 리비아 방식을 결합하여야 한다. 폐쇄국 가인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보상과 체제 안전 보장이 복 30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합된 특이한 형태의 북한판 방식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단계별 추진 로드맵은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불신으로 행동과 행동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일방적으로 북한만 핵을 포기하는 방식이 아니고 단계별로 행동 대 행동(action for action)의 원칙에 따라서 북한과 한국 및 국제사회가 동시 행동의 규칙에 맞추어 폐기와 보상의 프로세스가 진행되어야 한다. 비핵 개 방 3000 구상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대북지원 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아니냐는 지적은 정책 구상의 의도와 내용 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가동 시점과 그 조건에 탄력성을 부여한 것은 북한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이에 상응하여 적극적으로 대북경 협을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구상이 본격적으로 실현되면 남 북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가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며 이는 다시 남북 한 간 정치적 통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핵 포기 비 핵 개방 3000 구상 가동 북한 경제, 수출주도형으로 전환 400 억 달러 상당의 국제협력자금 투입 등의 순서로 진행될 것이다. 북한 경제는 현재 자신들이 유엔에 제출한 수치인 1인당 소득 500달러 기 준(한국은행 발표는 914달러)으로 매년 15~20%의 성장(평균 17%) 을 지속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기준으로는 12% 성장으로도 3,000달러 도달이 가능하다. 10년 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3,000달러 경제 로 도약할 것이다. 한국은 1986년 2,700달러, 1987년 3,300달러를 달 성하여 산업화로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동시에 민주화에 대한 최소한의 물적 기반을 조성하였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을 위한 5대 중점 프로젝트는 경제 분야에 서 300만 달러 이상 수출 기업 100개를 육성한다. 이를 위해 경제 법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31
률 금융 분야의 전문컨설팅 인력 파견(전직 경제 관료, 경영인), 북한 지역 내 5대 자유무역지대 설치, KOTRA 등 한국의 해외 네트워크 활용 등을 추진한다. 교육에서 30만 명의 산업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 다. 이를 위해 북한 경제 금융 기술 전문 인력 육성, 북한 주요도시 10곳에 기술교육센터 설립, 북한판 KDI 및 KAIST 설립 지원 및 북 한 대학의 경제, 금융, 통상 교육 과정 지원 등을 추진한다. 재정 분야 에서는 400억 달러 상당의 국제협력자금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World Bank 및 ADB 국제차관, 남북교류협력기금, 해외직접투 자 유치 협력 및 북일관계 개선에 따른 일본의 대북지원금 확보 등을 추진한다. 인프라 부문에선 에너지난 해소를 위한 협력, 기간통신망 연결 및 항만 철도 도로 정비 및 400Km 구간의 신경의(서울~신의 주) 고속도로 건설 등을 추진한다. 복지 부문에서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의료와 생활 인프라 개선 지원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식량난 해소를 통한 절대빈곤 해소, 의료진 파견, 병원설비 개선 등 의료 지 원, 주택 및 상하수도 개선사업 협력 및 산림녹화를 위한 1억 그루 나무심기 등을 추진한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 핵무기의 불가역적(irreversible) 폐기와 핵 폐기에 따라 단계별로 미세하게 나누어 보상받는 북한의 살라미(salami) 전술을 방지하기 위하여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6자 회담 참여국들이 북핵 폐기에 대해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방식 에 의하여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모든 종류의 핵심적인 핵무기의 폐 기를 위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이행은 3단계로 구분하여 수행될 것이 다. <1단계>로 북한은 과거(기존 제조된 핵무기), 현재(플루토늄) 및 미래(UEP) 핵무기에 대한 핵 신고 및 불가역적 불능화를 완료한 다. 동시에 남북한 사이에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협의체 를 32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설치하여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구체화를 위한 사전 협의를 본 격화한다. 남북한은 남북 경제공동체 협력협정(Korean Economic Community Cooperation Arrangement: KECCA) 의 체결로 제도 적 장치를 마련한다. 6자회담 참여국을 비롯하여 관련국들은 국제 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400억 달러 상당의 국제협력 자금의 조성 추진을 논의한다. <2단계>로 북한의 핵 폐기가 실질적으로 핵심 부품을 중심 으로 이행된다. 북핵 폐기의 가시적 성과와 연계하여 400억 달러 상당 의 국제협력 자금 중 일부를 투자하여 5대 패키지 중 교육, 복지 프로 그램의 가동에 착수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 모든 핵무기의 폐기가 완료된다. 이에 따라 5대 프로그램에서 잔여 경제와 인프라 프로그램 의 가동으로 북한 경제의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다. 표 Ⅱ-7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단계별 이행방안 단계 구체적 추진 400억 달러 조성 <1단계> 북한의 과거(기존 제조 된 핵무기), 현재(플루토 늄) 및 미래(UEP) 핵무 기에 대한 핵 신고 및 불 능화 완료 <2단계> 북한의 핵 폐기 이행 북핵 폐기의 가시적 성과와 연계 <3단계> 북한의 핵 폐기 완료 남북한 사이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 을 위한 협의체 를 설치,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구체화를 위한 사전협 의 본격화 남북 경제공동체 협력협정(Korean Economic Community Cooperation Arrangement: KECCA) 의 체결로 제도적 장치 마련 5대 분야 중 재정, 교육, 복지 프로 그램 가동 착수 5대 분야 중 경제, 인프라 프로그램 가동 착수 국제 간 협의체 구 성 400억 달러 상당 국제협력 자금 조 성 추진 논의 400억 달러 상당 국 제협력 자금 중 일 부 투자 400억 달러 상당 국 제협력 자금 투자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33
나. 그랜드 바겐 구상 (1) 내용과 철학 2009년 9월 21일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외교협 회(CFR), 코리아 소사이어티, 아시아 소사이어티 등이 공동 주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북핵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을 제안하였다. 이 대통령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전제로 하는 북핵 일괄타결 원칙 을 강조하였다. 9 또한 제64차 UN 총회 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한반 도 는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그리고 지구상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가 진정한 화해와 통일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도 비핵화가 우선되어야 함을 역설하면서, 북 한의 결단을 촉구하였다. 10 그랜드 바겐 구상의 철학은 세 가지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첫째, 비가역성이다. 그랜드 바겐 구상은 기존 6자회담의 기본 틀인 행동 대( 對 ) 행동 원칙에서 벗어나 논의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북핵 프로그 9_ 이제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확실 한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국제 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 타결,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추진해야 한다.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본질적 문제를 제쳐 둔 채 핵 동결에 타협하고 이를 위해 보상하고 북한이 다시 이를 어겨 원점으로 회귀하는 지난 20년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북핵 폐기의 종착점에 대해 확실하게 합의 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행동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5자 간의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북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통합된 접근법(integrated approach)이 나 와야 한다. 북한은 이러한 프로세스를 자신의 체제에 대한 위협이나 포위로 오해 해서는 안 된다.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에 나오겠다는 북한을 적대시할 국가는 지 구상 어디에도 없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함으로써 미국 및 국제사회와 새 로운 관계를 맺게 될 것이며 이는 곧 북한 스스로를 살리고 발전시키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2009년 9월 21일 이명박 대통령, CFR/KS/AS 공동주최 오찬 연설, <http://www.president.go.kr>. 10_ 2009년 9월 23일 이명박 대통령, 제64차 UN 총회 기조 연설, <http://www. president.go.kr>. 34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한다는 최종 목표를 상정함으로써 비가역적 핵 포기를 원천적으로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기존의 대북 포괄적 패키지 와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나 방법론적 으로 한 단계 구체화한 것이다.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본질적인 문 제를 제쳐놓고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경우 또 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으며, 더는 이 같은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 겠다는 게 정부의 단호한 입장이다. 따라서 그랜드 바겐은 북한의 비 가역적(irreversible) 비핵화 조치를 주요한 핵심 과제로 제시하였다. 기존 북핵 협상이 타협과 파행, 진전과 후퇴를 반복해온 전철을 다시 는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북핵 협상에 서 북한은 흥정 대상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보상 등 실속을 챙기는 살라미 전법 을 구사했다. 예컨대 제네바 합의 는 막대한 경수로 건설 비용과 중유만 소진한 채 폐기되었고, 9.19 공동성명(2005) 의 비핵화 원칙도 북한의 두 차례의 핵 실험과 후속 합의 이행 실패로 실효성이 상실된 상태이며, 2.13 합의(2007) 를 통 한 동결 불능화 폐기 의 단계적 협상은 5자의 지원(중유 75만 톤 상당, 테러지원국 해제)에도 북한의 핵시설 복구로 사실상 파기되 고 말았다. 이는 5자의 지원은 비가역적인 반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 는 가역적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11 둘째, 북핵 폐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통합적 접근(integrated approach) 이다. 지금까지 북핵 폐기에서 보상 방식은 북한이 핵협상에서 일정 부분 이행할 경우 일정부분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11_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한 북한 외무성 성명, 6자회담 불참, 핵시설 원상복구 방침 을 천명하였다. 조선중앙통신, 2009년 4월 14일.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35
국제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핵무기 및 핵물질 폐기와 관련 한 근본적인 조치에 나설 경우 한번에 의미 있는 반대급부를 제공하 겠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문제를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과 별개로 북측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구체적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할 경우 확실한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동시에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생활 향상 등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국제 지원을 본격화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북한이 처음 부터 핵 폐기라는 최종 목표에 대해 합의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한 다면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정치 경제적 대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다. 12 이 대통령은 2008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대 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포괄적 패키지 개념을 설명했으며, 미국 측은 이를 그랜드 바게닝(Grand Bargaining) 이라고 표현한바 있 다. 그랜드 바게닝 구상은 북핵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6개국 간의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담은 것이다. 13 현재 북핵 협상 테이블은 참가국들 간 동상이몽 으로 인해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 다. 국제사회는 북한 핵보유를 용인하기는 어렵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으나, 북한의 핵보유로 인한 각국의 안보 위협의 수준, 대북제재에 대한 입장, 그리고 북핵 협상 과정에서 얻고자 하는 실질적 관심 사안 12_ 이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대북 포괄적 패키지(comprehensive package) 와 대동 소이한 내용으로, 정부는 패키지 라는 단어가 보상의 의미를 지나치게 부각시킨다 는 판단 하에 이를 통합적 접근(integrated approach) 혹은 그랜드 바게닝 으로 대체한 것이다. 13_ 2009년 10월 한 중 일 정상회담에서 이대통령은 그랜드 바겐 즉, 북핵 일괄 타결 방식은 평소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 이며,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6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이 각각 다르다. 14 즉, 6자회담 틀은 각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비용 지불 의지와 전략적 목표가 완전히 합치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15 셋째,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적 역할(leading role)이다. 이 대통령 은 G20 정상회의 유치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우리의 생각도 변 방적 사고에서 중심적 사고로 바뀌어야 하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이 되었지만 국제사회에서 이에 걸맞는 우리의 목소리는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남북문제는 물론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의 비전 과 해법을 내놓고 주도하는 노력을 할 때가 되었고 이번 미국 방문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 을 제안한 것도 그 일환 임을 밝혔다. 16 이처럼 그랜드 바겐 방안을 제의함으로써 북 14_ 2009년 10월 한 중 일 정상회담에서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 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와 북일관계도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양자 회담은 6자회 담의 틀 안에 있어서 모순되지 않으며, 중국이 북한에 제공한 원조는 유엔 안보리 의 결의에 위배되지 않는다. 고 언급하였다. 반면 일본 하토야마 총리는 북한의 북일 대화 의사를 환영하고 이 대통령이 제시한 그랜드 바겐 의 방향성을 공유하 고 있으며 북미 양자회담이 6자회담으로 조속히 연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 핵 폐기, 탄도미사일, 납치문제를 말했고 이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그랜 드 바겐이라는 표현으로 이 대통령이 제창했다. 그 방향성을 공유하고 목적을 실현시키면서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요구하는 스텝으로 양자대화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라고 발언하였다. 중국과 일본의 관심사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15_ 국제정치에서 다자주의는 대개의 경우 초기에 기대한 성과를 얻기 어려움에도 매우 바람직한 레짐으로 추구되고 있다. Gabriel Blum, Bilateralism, Multilateralism, and the Architecture of International Law, Harvard International Law Journal, Vol 49, No. 2 (Summer, 2008); Alexander Thompson and Daniel Verdier, Multi-Lateralisms: Explaining Variation in Regime Instruments, For presentation at the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 (August 28~31 2008); 조민, 북핵 일괄타결(그랜드 바겐) 방안: 의의 및 추진방향, 북핵 일괄타결 방안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발표논문집, 2009.11.2). 16_ G20 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문, 청와대뉴스, 2009년 9월 30일. <http://www.president.go.kr>.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37
핵 협상 과정에서 북핵문제의 최대 당사자인 한국의 이니셔티브 즉, 주도권을 최초로 부각시켰다. 현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 어 변방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은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 및 북한 주도의 6자회담에서 보조 및 지지 역할(complementary supporting role)에 그쳤으나 이제 북핵 협상 의 이니셔티브를 확인하면서 주도적 역할(leading role)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주도적 역할 은 북핵문제에 대한 독자적 접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협력의 바탕 위에서 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역 할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향후 북핵 폐기가 가시화되면 보상에 따 른 비용 분담 문제가 쟁점화될 것이다. 과거 1차 북핵위기 당시 제네 바 회담에서 북핵 폐기 대가로 북한에게 경수로 100만 KW 2기를 건설해주는 재원은 한국이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금번 북핵위기 해 결은 단순한 비용 부담 문제를 뛰어 넘어 통일 한국의 미래상과 직결 되어 있는 만큼 우리의 입장과 정책이 반영되어야 한다. 북핵문제는 결국 북한문제로 확대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북핵 폐기 방안이 제시되고 국제사회가 공감하도록 한국의 목소리가 강조되어야 한다. 그랜드 바겐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랜드 바겐 은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 가 있으며, 따라서 북핵문제로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문제로 서 풀어나가자는 것이다. 1 북한에 대한 점진적이며 단계적인 (incremental and step-by-step) 개입(engagement)과 2 북한의 도전에 대한 단순한 관리(manage)를 뛰어넘는 접근이다. 그랜드 바 겐 은 남북관계를 철저한 전략적 화해(thoroughgoing strategic rapprochement) 관계로 만들고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함으로 38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써 북핵과 북한으로부터 비롯되는 동북아 지역의 불안 요인을 근본 적으로 제거하는 접근법이다. 17 이 대통령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한 그랜드 바겐 구상을 행동계획 을 토대로 구체화될 것이다. 일괄타결 이라는 다소 추상적으로 제시 된 방안의 논리를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는 한편 관련국과의 협의에 주력하고 있다. 18 그랜드 바겐은 북핵 6자회담의 최대 성과물로 평가 되는 9.19 공동성명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합의문과도 상충되지 않는 다. 그랜드 바겐 을 추구한다고 해서 9.19 공동성명이나 2.13 합의, 10.3 합의 등 기존의 북핵 합의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버려야 할 것은 아니다. 그랜드 바겐은 9.19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을 망라한 이행 가 능한 완결된 합의를 의미이며 비핵화의 핵심부분을 너무 뒤로 미루지 않겠다는 입장을 함축하고 있다. 6자회담 과정에서 채택된 기존의 합 의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2.13 합의 나 10.3 합의로 복귀할 경우 이를 북핵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 바겐에 대해 원 샷 딜 (one shot deal) 로 표현하면서 일각에서 일부 해석상의 오해가 있었 으나 용어 해석상의 미세한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본질적인 차이는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가 제안한 그랜드 바겐과 미국 측에 17_ 박영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 추진 방향: 북핵 일괄타결 방안(Grand Bargain)의 추진을 위해, 북핵 일괄타결 방안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발표논문 집, 2009.11.2). 18_ 2009년 9월 9월 청와대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 일 정상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하토야마 유 키오( 鳩 山 由 紀 夫 ) 총리는 이 대통령이 주장하는 그랜드 바겐 즉, 일괄 타결 방안 이 아주 정확하고 올바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 일괄적, 포괄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나타나지 않는 한 경제협력을 해서는 안 된다. 일본인 납치문제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고 언급 하였다.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39
제시한 포괄적 패키지의 공통분모를 확대하는 한편 9.19 공동성명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2.13 합의나 10.3 합의를 존중하면서 실천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취해야할 비핵화 조치 와 이에 상응해 제공될 각종 조치의 내용을 정교하게 제안하고 있다. 현재 의미 있는 비핵화와 관련, 핵무기와 핵물질, 제조시설 등 핵심부 분의 폐기나 국외 반출,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관련 프로그램 폐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찰 등을 나열했다. 또 북한에 제공될 조치 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불가침선언 또는 조약, 핵심 국가와의 관계 정상화, 경제 에너지 지원, 평화체제 수립 등이 상정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본질적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속될 것이다. (2) 배경: 북핵문제의 악순환 사이클 북한은 1994년 7월 북 미 뉴욕 실무 접촉에 합의하면서 1993년 이 후 1년을 끌어온 1차 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키며 10월 제네 바 합의(Geneva agreement)에 이르렀다. 북한은 2003년 4월 2차 위 기 당시에는 전격적으로 다자회담 을 수용하고 6자회담 테이블에 나 왔다. 북한은 2006년 11월에도 전격적으로 6자회담 복귀를 발표한 뒤 2.13 합의에 서명했다. 19 한편 미국도 북핵문제 해결에서 일관성에 혼선을 가져온 사례도 있었다. 최대 8년 최소 4년의 임기제인 미국의 정치 지도자와 종신제인 북한 지도자 간의 협상에서 가장 큰 어려움 은 미국은 협상 당사자가 바뀌나 북한은 거의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 19_ 박종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 21세기 한반도 정세변화와 통일의 비전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발표논문집, 2004.7.25), p. 34. 40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협상자들이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원 천적인 구조를 형성하게 하였다. 또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권교체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반복하게 만든다. 미국의 북핵 협상 행태의 특 징적인 패턴은 부정(denial) 분노(anger) 협상(bargaining) 좌절(depression) 수용(acceptance)의 5단계를 거친다는 것이 다. 20 미국의 도식화된 협상 패턴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행동을 예측 가능하게 하였고 최종적으로 시간변수를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 승자는 북한으로 결정되어졌다. 이제 20여 년에 달하고 있는 북한 핵 문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절단해야 한다. 표 Ⅱ-8 1993 1994년 2002 2003년 2006년 2009년 북한 핵문제와 국제사회의 대응 북한 도발 국제사회 제재 중재 대회국면 조성 북한, IAEA 핵사 찰 거부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시인 (2002년 10월) 1차 핵 실험 (10월 6일) 장거리 로켓발사 (4월 5일) 2차 핵 실험(5월 25일) 미국 정부의 국지적 공격 검토 (1994년 6월)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유엔 보고 결의안 채택 (2003년 2월)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 채택 (10월) 유엔안보리 결의안 1874호채택 (6월) 지미 카터 전미국 대통령 방북 (1994년 6월) 중국의 3자회담 조 율(2003년 3월) 중국의 순방외교 (10월) 중국의 순방외교 (7 9월) *다이빙궈 김정일 에게 후진타오 친 서 전달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 (1994년 7월) 북한 외무성 6자회 담 개최 발표 (2003년 8월) 북한 외무성 6자회 담 복귀 발표 (11월) 북한 김정일, 양자 다자대화 희망 (9월 18일) 20_ 정낙근,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민주평통 주최 전문가 대토론회 발 표논문집, 2009.11.6).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41
4. 맺는 말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상생과 공영이다. 북한 압박 이 정책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 상생과 공영을 제도화시키기 위해서 는 새로운 평화 구조를 창출해야 한다. 새로운 평화 구조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북핵, 북한문제 및 군사적 신뢰구축 등을 포함한 한반도의 다양한 주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노력을 선차적 관계 에서 추진하여야 한다. 21 북핵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 정부는 북한의 남북 대화 의사를 환영하고, 북핵 포기가 전제될 경우 상생과 공영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 정권보다는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개 선하는 대북지원을 추진할 것이다. 향후 남북관계는 보다 생산적으로 발전되어야 하며 실용적 접근 하에 남북 주민의 행복을 추구하며 평 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과 북이 서로 상생하면 서 지속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하도록 냉전 구조를 변화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다. 대북 화해 협력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과거 대북정책 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민적 합의에 기반을 두어 투명한 대북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론분열과 남남갈등 을 방지한다. 결론적으로 실용과 생산성, 원칙에 철저하되 유연한 접근, 국민합의, 국제협력과 남북협력의 조화라는 4대 원칙을 견지하 21_ 백승주, 이명박 정부의 통일비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 (미래기획위원회 및 통일연구원 주최 21세기 한반도 정세 변화와 통일의 비전 학술회의 발표논문 집, 2009.5.18). 42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면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실질적인 남북대화, 상생과 호 혜의 남북경협, 사회문화 교류 활성화, 인도적 문제 해결 등 5대 과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평화 경제 및 행복 등 3대 공동체를 구성 하여 한반도 평화통일의 실질적인 토대를 건설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이다.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43
참고문헌 1. 논문 박영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 추진 방향: 북핵 일괄타결 방안(Grand Bargain)의 추진을 위해. 북핵 일괄타결 방안.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발표논문집, 2009.11.2. 박종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 21세기 한반도 정세변화와 통일의 비전.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발표논문집, 2004.7.25. 백승주. MB정부의 통일비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 미래기 획위원회 및 통일연구원 주최 21세기 한반도 정세 변화와 통 일의 비전 학술회의 발표논문집, 2009.5.18. 정낙근.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민주평통 주최 전문가 대토론회 발표논문집, 2009.11.6. 조 민. 북핵 일괄타결(그랜드 바겐) 방안: 의의 및 추진방향. 북핵 일괄타결 방안.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발표논문집, 2009.11.2. Thompson, Alexander and Verdier, Daniel. Multi-Lateralisms: Explaining Variation in Regime Instruments. For presentation at the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 August 28~31, 2008. Blum, Gabriel. Bilateralism, Multilateralism, and the Architecture of International Law. Harvard International Law Journal. Vol. 49, No. 2, Summer 2008. 44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2. 기타자료 동아일보.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http://www.washingtonpost.com>. <http://www.president.go.kr>.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45
Ⅲ.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류길재(북한대학원대학교)
1. 서론 여론조사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는 대북정 책과 관련해서 북한한테 저자세는 보이지 마라, 그러나 남북관계는 시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얼핏 합리 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순이다. 저자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남북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어렵고, 남북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 려면 저자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묘하게도 이러한 인식은 우 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균형점을 시사한다. 여기서 말하는 저자세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발현일 것이고, 시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는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파열음과 경색국면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하의 이른바 진보 정권 10년이 지난 이후 보수 정권이 재집권한 첫 번째 사례에 속한다. 한국의 보수 정권은 1948년 건국 이래 대한민국의 틀을 형성하고 정책의 방향을 정립해 왔다. 특히 대북정책은 냉전질서라는 시대적 배경과 한국 전 쟁 이후 적대적인 남북관계라는 조건 위에서 보수적인 기조를 띤 정책으로 형성되었다. 이러한 정책은 북한으로부터의 끊임없는 도발 과 위협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기조로 구축되었다. 그러나 보수적인 대북정책 하에서도 박정희 정부 시기에 남북 간에 공식적인 대화가 이뤄진 이래 전쟁 재발을 방지하고, 민족공동체 의 정체성을 회복하 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추진되면서 수정을 거듭했다. 특히 1987년 민 주화가 개막되면서 집권한 노태우 정부 하에서 추진된 대북정책은 1988년의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7.7 특별선언 을 통해서 대한 민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함으로써 점진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49
적인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였고, 그 이후 역대 정부는 이 러한 기조를 계승하였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민주화의 서막을 알린 김영삼 정부 하에서 발생 한 북한 핵문제는 김영삼 정부에게 우리말의 포용정책 이라는 표현 으로 담아낼 수 있는 교류 협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런 의미에서 김대중 정부가 포용정책 을 자신의 대북정책 브랜드로 삼았던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그 명칭에 대한 저작권이라는 측면에서도 김대중 정부 고유의 것도 아니었지만, 식량난으로 인한 북한의 경제문제와 북핵문제 등 김영삼 정부가 처했 던 시대적 맥락을 간과하여 차별화의 근거가 박약했기 때문이다. 김 영삼 정부 역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고, 다만 운이 나쁘게도 김일 성 주석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성사되지 못했을 뿐이다. 요컨대 김 대중-노무현 정부에 의해 마치 대북 대결정책 또는 봉쇄정책 을 구 사했다고 해서 극복의 대상이 되었던 김영삼 정부 역시 따지고 보면 노태우 정부 이래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했다고 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은 주지하듯이 포용정책이 만개( 滿 開 )했 던 시기였다. 그러나 사실 달라진 것은 별로 없었다. 두 정부가 마치 그 이전 한국의 역대 정부가 자신들이 추진했던 포용정책과는 별종의 대결정책 또는 봉쇄정책(containment)을 추진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는 자신들의 대북정책을 돋보이게 하려는 수사( 修 辭 )에 불과한 측면 이 강하다. 그럼에도 두 정부가 추진한 교류 협력 정책이 남북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한 변화가 본질적인 변 화냐, 아니냐를 놓고 많은 쟁론이 있었지만, 어쨌든 변화였음에 틀림 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두 정부의 공헌은 교류 협력 정책을 원 없이 구사해 봤다는 점에 있는지도 모른다. 비록 노태우 정부를 50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포용정책 의 기산점으로 삼는다고 해도 이 두 정부에 와서야 비로소 남한이 북한에 대해서 취할 수 있는 교류 협력 정책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이다. 따라서 지난 10년은 포용정책 실험 이 어 떠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어떤 점에서 신중하게 해야 하는지, 문제 점은 무엇인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의 변증법적 종합(dialectical synthesis)을 추구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대북정책에 대한 인식이 보여주는 균형점 즉, 북한에 대해서 할 말은 하지만, 남북관계를 안정적이고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견지해야 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과제이다. 따라 서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이명박 정부에 와서 대북정책의 변증법적 종합을 이룰 수 있는 조건과 대북정책의 균형점을 추구해야 하는 과 제는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명박 정부는 대북정 책 수행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이명박 정부 2년 동안 대북정책은 격렬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남남갈등의 핵심적인 지점으로 남아 있으며, 남북관 계 역시 경색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대북정책이 북한이라는 명확한 상대가 있는 만큼 성과를 가르는 기준 역시 분명하다. 즉 성과가 크면 성공이고, 성과가 적으면 실패다. 그러나 성과라는 것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성공/실패를 가르기도 쉽지 않다. 아마도 우리는 대북정책의 성과에 대한 기준을 민주화와 결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는 1987년에 착수된 한국 민주화의 한 세대를 경과한 이후 등장한 정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권위주의로의 회귀와 정 권 교체의 경험을 통한 한국 민주화의 진전 사이에 서 있는, 다시 말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51
해서 민주주의의 공고화 여부, 또는 한국 민주화의 전형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정치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한국 민주주의는 자신의 공고화된 모습을 보여줄 지 아니면 또 다른 파행을 보여줄지 알 수 없다. 예컨대 4대강 및 세종시 등 국내 적 정책 의제와 기후협약 및 한미 FTA 등의 대외적 정책 의제 등에 대해서 민주화된 한국 정부가 정책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며 그 성 과는 어떻게 드러날 것인지 등에 따라 한국 민주주의의 정착을 가늠 할 수 있을 것이다. 임기 5년의 한국 정부가, 그 정부가 추구하는 정체성도 유지하면서 성과도 담보하는 정책을 갖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노무현 정부로 부터 잘 목격했다. 대표적으로 지역균형발전에 걸맞은 정책으로 내걸 고 여야의 합의로 법률안까지 통과시킨 행정복합도시 개발 계획이 이명박 정부에 와서 근본적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정치적인 생명까지 내걸고 세종시 수정에 진정 성을 담고 있지만 현재로서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만큼 정책 추진에서 정체성과 성과를 양립시키는 일이 간단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정체성을 담은 정책이라고 해서 자동적으 로 성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닌 이유는 아마도 민주화의 굴절효과 때 문인지도 모른다. 한국에서의 민주화는 과거 냉전 시대에 성립된 권 위주의 정치에 대한 반작용을 의미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권위주의 정치 하에서 이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토양 위에서 가능한 것이었 다. 민주화가 지니는 모순을 한국사회가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향후 한국 민주화의 과제일 것이다. 그 과제를 대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가능할 것 이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와 관련된 거대 담론 또는 52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추상적인 관념을 정치( 精 緻 )하게 구축하여 이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누가 과연 그런 담론이나 관념을 정당성을 갖고 구축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봉착한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자 신들의 정당성을 고집하게 될 것이다. 이는 오히려 민주화를 파행시 킬 우려가 있다. 둘째는 제도로써 민주화를 담아내는 것이다. 의회를 통해 민주주의의 제도화에 합의를 이루고, 비록 현실은 이런 제도화 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제도를 통해 조금씩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현실 속에서 여야의 극한 대립이 지속되는 한 공염 불에 그칠 우려가 있다. 셋째로는 구체적인 정책 속에서 민주화를 투 사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방법이 가 장 유효한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정책은 정체성과 성과라는 현실 구체적인 준거를 갖고 있으며, 비교적 정치 행위자들의 이해관계가 조정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이도 쉬운 일은 아니지 만 그나마 민주화로 가는 도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 현실성과 구체성 을 담고 있다. 그러한 정책 영역 중 대북정책은 가장 어려우면서도 일단 컨센서 스가 구축되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영역이다. 대북정책은 국민 들의 이해관계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영역이 아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남남갈등 이라는 현상으로 인해 매우 갈등적인 것처럼 비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북정책에서의 차이라는 것은 그다지 크지 않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그 정책 영역이 갈등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정권 교체에 따르는 정치적 의제 구분과 신중하지 못한 정부의 정책 추진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점을 희석시킨 것은 이른바 냉전 반공주의 라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환경적 조건에 대한 몰역사적 이해나 그 부정적 유산을 강조하려는 정치적 선전에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53
기인한다. 이 글은 한국사회에서 대북정책이 어떻게 가치중립적인 정책 내용 을 견지하면서 국가이익과 국가전략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 인가를 검토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이러한 검토는 대북정책이 국민들 사이에서 수용될 수 있는 여지를 확대시키는 것과 연결돼 있다. 대북 정책은 북한이라는 분명한 상대가 있고, 핵문제 등 국제적으로도 민 감한 외교적 사안과도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어서 국민적 공감대 (national consensus)가 매우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통일이라는 국가적 목표와도 직접 관련되는 것이어서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역량 을 최대한 발양시켜야만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국민적 공감대를 형 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북정책을 국민과 사회 속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글에서는 대북정책의 확산을 민주화라는 맥락 속에서 투사하려고 한다. 즉 정부가 대북정책을 확산시키는 방 식은 단순히 홍보, 선전, 교육과 같이 위로부터 부과되는 권위주의적 인 방식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민주화를 성숙하게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는 결국 대북정책의 정당화에 관한 문제가 될 것이다. 2. 대북정책의 확산 과 정당화(legitimation) 분단 60년을 넘기고 65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이 열전(전쟁)과 냉전, 대화와 교류,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긴장과 위기도 경험해 봤다. 분단의 연륜이 이 정도 됐으면 이제는 남북관계의 평화로운 상 태가 정착됐을 법도 하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의 고도( 孤 島 ) 로 불린다. 그러나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 사회가 북핵문제 즉, 사실 54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상 핵보유국으로 들어선 북한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2009년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 실험이 감행됐어도 그 사건이 한국사회에 미친 충격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한국사회가 북한문제에 대해 드러내는 무관심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8년 동안 이어진 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 의 시대에는 정부나, 정치인이나, 기업인이나 할 것 없이 북한이 엘도라도 라도 되는 듯이 덤벼들었다. 그야말로 북한은 기회의 땅 이 었으며, 특수( 特 需 ) 의 진원지로 인식되었다.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개선보다 국내적 정치선전이 앞섰다. 김대중 정부가 한반도 냉전질 서 해체 를 내걸면서 추구했던 것은 사실은 완고한 보수 권위주의 세 력의 대북정책의 해체였다. 이 점에 있어서는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 지였다. 진정으로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추구한 것이었다면 남 북관계가 갖고 있는 역사적으로 축적된 분단 구조의 무게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게 접근했어야 했다. 10년 동안 두 정부는 사람들의 왕래와 경제지원을 교류와 협력 이라는 명분하에 추구하면서 보수 정권들이 북한을 경원시하면서 행한 신중한 대북정책을 비웃었다. 김대중 정부가 5억 달러 의 현금을 주고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가지려고 했던 대북 레버리지는 한국 정부에게 온 것이 아니라 북한 에게 돌아갔다. 김대중 정부가 보수 정권의 대북정책과 자신의 대북 정책을 차별화시키기 위해 고안한 햇볕정책 은 북한의 외투 를 벗긴 게 아니라 자신을 벗겼다. 그렇게 해서 북한의 변화를 추동하고, 남북 관계를 평화로운 관계로 항구화시키려고 했다는 고백은 오늘날 돌이 켜보건대 독백이었다. 그러한 정책이 정권을 막론하고 장기적으로 추 진되어야 비로소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은 시간이 지나면 정당성 이 입증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 길고도 불확실한 시간을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55
남북관계가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것이 진보 세력에게는 적절한 타이밍이었는지도 모른다. 보수 적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어 햇볕정책의 동력이 상실됐고, 따라서 자신들의 신념이 확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잃은 것만큼, 논박될 가능 성도 차단됐기 때문이다. 정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성과만큼이나 정 당성도 중요하다. 특히 대북정책과 같이 이해당사자가 뚜렷하지 않은 대신에 다면적일 경우에 그렇다. 따라서 우리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무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원인을 양치기 소년 의 비유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의 섣부른 변화론은 변화하지 않는 북한에 대한 실망감을 극명하게 만들 었고, 동시에 북한의 핵무장화가 진전되면서 대북정책의 구조적 무능 력에 대한 외면을 조성했다. 한편 변화론에 대한 실망은 불변론에 대 한 실망으로 전이됐다. 비록 북핵문제와 북한문제가 당장의 해법은 보이지 않더라도 변화에 대한 희망을 놓지는 말아야 한다는 집단적 심리가 조성되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우리 국민들의 절묘한 대북정 책 인식이 나오게 된 것이다. 변화하지 않은 북한에 대한 실망과 그럼 에도 변화시키겠다는 과거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경고와 동시에 그러나 변화시키겠다는 희망은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바로 그것이 다. 그렇지만 이러한 절묘한 인식은 동시에 무관심을 확대시키고 있 다. 그러한 무관심의 대상은 북한이라기보다 한국 정부라고 보인다. 변화론과 불변론 사이를 널뛰는 동안 북한이라는 대상에 대한 관심은 혼선과 쟁론의 영역에 빠져 버린 대북정책에 가려지게 되었기 때문이 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이 큰 기여를 했음은 분명하다. 남북관계가 한국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일정한 변화가 초래된 것이다. 김대중 정부 이전 남북관계는 한국사회 공동체 내에 일정한 56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정도의 공감대 위에서 사고되었다. 해방 이후 냉전 시대 전 기간에 걸쳐 남북관계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한 남한의 대응과 반발로 점철되었다. 권위주의 정권들이 북한의 대남적화 공세를 이용하여 자 신의 권력을 정당화시켰던 사례도 흔하지 않게 발견되었지만, 민주화 이후 북한과의 교류 협력 사업이 거꾸로 한국의 특정 정부의 정치적 기반으로 변화했다. 대북정책은 이제 확고하게 국내정치와 깊은 연계 를 맺게 되었다. 대북정책은 북한문제 와 관련되어 이른바 국가이익을 구현하기 위 해 정부가 실행에 옮기는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북한문제 란 북한, 통일,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들과 연관되어 동북아 정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를 포괄한다. 따라서 그 외연이 매우 넓고, 심지어 모호하기까지 하다. 따라서 대북정책의 범주 안에 는 한미동맹이나 북중관계와 관련되어 정부가 취해야 할 정책도 포함 될 수 있다. 물론 협의의 대북정책은 그것이 다루는 북한문제를 북한, 통일, 남북관계에만 국한된 문제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좁혀서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 1 이런 이유에서 대북정책의 실상을 국 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 국민들이 대북정책을 보는 시각은 주로 북한, 통일, 남북관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책만을 통 해 형성되며, 외교나 안보와 만나는 접점에서 추진되는 분야는 별개 의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2 이와 같이 정책이 추구해야 할 이슈나 의제가 넓은 것은 대북정책 1_ 노무현 정부가 대북정책을 동북아 평화번영정책으로 동북아 구상까지 아우르는 개 념으로 설정한 것도 이러한 고민의 소산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_ 사실 한국 외교 활동의 대부분은 4강 외교이고, 그 중에서도 북한문제와 관련된 업무가 대부분이다. 북핵문제가 그 좋은 예이다.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57
의 특수성이자, 동시에 국민적 공감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 한다. 한편 대북정책은 외교나 안보 등 대외적인 차원에서 국가이익 의 중요한 부분과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비밀주의적 특징을 갖는다. 다뤄지는 사안들이 북한을 비롯해서 주변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 문에 이를 공개하기가 어렵고 담당하는 소수의 정부 기구와 요원들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대북정책에 있어서 비밀주의와 공감대 마련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의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이에 따라 대북정책이 진동하고, 그에 따라 국민적 공감대도 휘둘리는 양상을 드러냈다. 그것이 주는 의미는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전혀 다른 패러다임에 토대해 있는 정책 방향 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주로 정권을 장악한 정파가 지향하는 대북정 책의 철학과 원칙, 내용을 국민 전체 또는 특정 정파의 지지 세력을 중심으로 홍보하는 차원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말 이다. 그러나 대북정책은 어떤 정책 이슈보다도 국민의 지지와 공감대에 기초했을 때 정책의 수행력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정 당성이다. 정책의 내용이 정당해야 하고,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과정도 이치에 마땅해야 한다. 그 정당성의 대상도 첫째는 북한이지 만, 그보다도 국내사회와 국제사회에 대한 정당성이 견지돼야 한다. 정책의 확산방안은 단순히 정부의 대북정책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선 다. 사실 확산 이란 표현에 대해서 권위주의적 주입을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예컨대 클린턴 정부의 대외정책의 핵심인 관여와 확산 (engagement and enlargement) 과 같이 자신이 추구하는 정체성과 가치관, 정치적 견해 등을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도록 틀을 만들어 58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나간다는 점에서는 반드시 권위주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떤 경 우든 정당성이 핵심적으로 견지돼야 상대방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 자카리아(Fareed Zakaria)가 미국의 헤게모니가 과거보다 약화된 세계질서 하에서 미국이 추구해야 할 대외정책의 지침으로 제시한 몇 가지 내용의 핵심이 정당성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도 유용한 참고 가 될 것이다. 3 물론 자카리아는 대외정책의 측면에서 초점을 맞췄지 만, 미국 정부가 보다 유연하고 장기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는 데 가 장 커다란 방해물은 국내에 있으며, 어떤 양보나 조정도 유화책 (appeasement)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라는 언급에서 보듯이 대 외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정책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4 대외적인 측면에서의 정당성 확보는 더욱 중요한데, 최근 나이(Joseph Nye)가 주장하는 것처럼 소프트파워(soft power)의 중 요성에 착목하여 보면, 미국과 같은 강대국도 하드파워(hard power) 에 의존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소프트파워 즉, 한 나라의 리더십 이나 공공외교를 통해 다른 나라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힘이 필요하 다. 이를 통해 한국의 대북정책이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임을, 북한과 동북아 여타 국가들에 게 역설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면 비록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국내사회에서, 또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교적 노력이 한국에게 자카리아가 말하는 정당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5 3_ Fareed Zakaria, The Post American World (New York: W.W. Norton & Company, 2008), pp. 235~250. 4_ Ibid., p. 236. 5_ 이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는 류길재, 북핵 문제의 성격과 해결을 위한 전략 구상, 한국과 국제정치, 제67호 겨울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2009) 참조.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59
대북정책의 대상이 다면적이기 때문에 정당성은 다면적으로 확보 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확산방안의 핵심은 정당화(legitimation)이 다. 그런데 정당화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구축되는 한계가 있다. 정당 화의 핵심은 내용이다. 내용이 그럴 듯해야 그 내용이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정책의 방향을 잡아 나가기 위한 노력은 국내 적으로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남남갈등이라는 장애물 을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성공할 수 있다. 3. 장애요인으로서의 남남갈등: 정당성을 둘러싼 쟁투 이른바 남남갈등 은 민주화의 진전과 더불어 한국 근현대사에 내 재해 있던 역사적 이념적 정치적 갈등구조가 표출된 것이다. 남남갈 등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그 갈등의 근저에는 북한의 존재와 관련되 어 발생하는 이슈들이 자리하고 있다. 즉 분단과 관련된 모든 이슈를 둘러싼 쟁투가 바로 남남갈등의 원인인 셈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남남갈등은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이 주조를 이루고 있 다. 비유컨대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이라는 빙산의 일각과 그 일각 의 기초로 존재하는 거대한 갈등구조로 구성돼 있는 것이다. 대북정책에 있어서 남남갈등은, 한국 다원주의 사회 내에서 존재하 는 다양한 견해와 이해관계가 타협과 조정에 의해 궁극적으로 컨센서 스로 귀일되는 과정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구조적인 성격을 갖고 있 다. 남남갈등의 존재로 인해 대북정책은 국민적 합의기반을 제약 당 하고, 대북정책은 끊임없이 남남갈등의 소재와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 60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영역이다. 이는 마치 무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 인다. 남남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항상 제기되지만, 그 정 도만큼 남남갈등이 고질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느 사회든지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그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징표로도 해석되지만, 대북정책과 관련된 남남갈등은 여러 가지 점에 서 그 반대의 징후로 보인다. 우선 정부의 대북정책이 국내적인 합의기반 위에 구축되지 못하기 때문에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대북정책은 당장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현안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무관심의 대상 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외교안보에 있어서 북한문제는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 6 더욱이 국가의 장래와 관련하여 북한문제는 강력한 폭발력을 갖고 있는 문제이다. 둘째로는, 첫째 문제와 관련하여, 대북 정책이 중 장기적인 전략 구상 하에서 추진돼야 할 문제임에도 이를 고려하여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책은 큰 폭으로 바뀌는 현상을 목도한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의 대남정책에 큰 변화가 없고, 따라서 한반도의 냉전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았음에도 정책은 바뀐다. 셋째, 국내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고질적인 갈등, 지역 갈등과 계층 갈등, 그리고 정파적인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북 정책은 휘발성 이 강해서 그 자체로서도 문제지만 다른 갈등선과 중 첩되면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넷째, 북한문제가 갖는 국제주의적 성격, 특히 동북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 요인을 고 려하면 한국 내의 남남갈등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낮추는 역할을 6_ 최근 북핵문제만을 봐도 한국의 대 주변국 외교에서 북한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61
한다. 이는 한미동맹에도 균열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북한문제를 둘 러싼 한미 간의 이견을 낳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남남갈등은 해소돼야 한다. 이 글은 이를 해소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남남 갈등의 원인( 遠 因 )이자, 배경인 냉전반공주의 에 대해 살펴보고, 대 북정책과 관련해서 남남갈등이 발생하는 논쟁점이 무엇인지 살펴보 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가. 냉전반북주의 의 역사성 조희연(1997)은 냉전과 전쟁의 특수한 결합으로 인하여 냉전반공 주의가 의사합의로 내재화된 반공규율사회 가 됐으며, 그 결과 반공 이 국시로까지 격상되었다고 한다. 7 그러나 해방 이후 좌우 간의 갈등 과 분단, 전쟁으로의 귀결, 그리고 전쟁의 결과는 전 세계적 차원의 냉전과 결합하면서 냉전반공주의를 의사합의 가 아니라 진의합의 로 전환시켰다. 이 상황은 누가 옳고, 누가 그름을 떠나서 그야말로 만인 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과정이었다. 그것이 철저하게 사적 이익을 좇 아 이뤄진 과정이든, 국가 공동체에 대한 원대하고 바람직한 이상을 좇아 이뤄진 과정이든 그것을 따진다는 것은 한가한 호사가들의 얘기 였던 그런 시대였다. 식민지 경험을 통해 이미 친일과 항일의 계선이 분명해 진 상태였으며, 이는 해방 직후의 좌우 충돌의 배경으로 작용 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 전환 과정은 지금 우리가 그리는 것만큼 분명한 것은 아니다. 정통성이란 후세에 의해서 판단될 수 있는 문제 7_ 조희연, 동아시아 성장론의 검토, 경제와 사회, 제36호 겨울호 (한국산업사회 학회, 1997) 참조. 62 대북정책의 대국민 확산방안
이며,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항일 운동을 한 세력은 어떤 행위나 이념에 의해서도 판단되지 않는 그런 성역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상황과 조건이 달라지면 의제도 달라진다. 해방 직후의 의제 는 국가건설이었고, 국가건설 과정에서의 정당성이 식민통치에 대한 태도로부터 자동적으로 담보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국가건설 과정이 분단 과정과 중첩되면서 발생한 전쟁은 통일을 위한 시도였을지라도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는 없었다. 즉 그 것은 평화와는 대척점에 있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또한 강대국들을 한반도로 깊숙이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의 결과는 참혹했 다. 일상의 파괴와 남북한 두 정권의 정치 권력을 공고화시켰고, 그나 마 민족이라는 이름하에 동질성을 운위할 수 있었던 우리 겨레가 철 저하게 두 개의 주권체로 갈라서게 만들었다. 따라서 남한에서의 냉 전반공주의는 구시대의 유물로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 는 강력한 동인을 갖게 되었다. 만일 친일 세력이 냉전반공주의와 결 합함으로써 자신들의 보호막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진실이 었다. 그것은 허구가 아니었다. 이승만의 완고한 정치 권력을 강화시 키고, 조국해방전쟁 이 정당한 만큼 북진통일 도 정당한 것이었다. 미국에 의해 좌익 전력을 의심 받았던 박정희를 비롯한 5 16 쿠데타 세력이 반공을 제1의 국시 로 삼았던 것은 그것이 자신들의 정치 권 력을 공고화시킬 수 있는 매우 유효한 수단임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 특히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북한의 대남 도발은 냉전반공주의가 정당하며, 북한은 제2의 한국전쟁을 추구하는 집단 임을 여실히 입증해 주었다. 1968년 1 21 청와대 기습사건은 박정희 정권으로 하여금 극단적인 반북 이데올로기의 토대 위에서 제도적으 로 전 사회를 냉전반공주의 체제로 전환시키도록 하였으며, 핵무기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 Ⅺ Ⅻ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확산체계와 장애요인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