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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정책연구제 34 권제 1 호 2018 년봄호 ( 통권제 119 호 ) Ⅰ. 문제제기., (, 2009, p. 223;, 1995, p. 99),, (, 1993, pp. 282, ;, ).., 1) 1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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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U 연구총서 14-11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정영태 홍우택 김태우 박휘락 이상민 이호령 조영기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인 쇄 발 행 2014년 12월 2014년 12월 발 행 처 통일연구원 발 행 인 최진욱 편 집 인 북한연구센터 등 록 제2-02361호 (97.4.23) 주 소 (142-728) 서울시 강북구 4 19로 123(수유동) 통일연구원 전 화 (대표) 02-900-4300 (직통) 02-901-2525 (팩시밀리) 02-901-2544 홈페이지 http://www.kinu.or.kr 기획 디자인 (주)한디자인코퍼레이션 (02-2269-9917) 인 쇄 처 세일포커스(주) (02-2275-6894) ISBN 978-89-8479-779-6 93340 가 격 12,000 c 통일연구원, 2014 통일연구원에서 발간한 간행물은 전국 대형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구입문의) 정부간행물판매센터: 매장: 02-734-6818 사무실: 02-394-0337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목차 요 약 vii Ⅰ. 서론 1 Ⅱ.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11 1. 김정은식( 式 ) 핵개발 가속화 평가 및 전망 16 2. 핵 위력 증강을 위한 증폭핵무기 개발 가능성 분석 25 3. 핵 억제력의 완성을 위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 가능성 분석 36 4. 핵미사일 능력 발전을 위한 첨단상용기술 활용 가능성 분석 48 5.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가능성과 의의 58 Ⅲ. 북한의 군사전략발전과 핵전략 67 1. 북한 군사전략의 변화와 지속성 71 2. 5대 핵 강국과 인도-파키스탄의 핵전략 시사점 84 3. 북한 핵 능력 고도화와 핵전략 117 Ⅳ. 북핵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책 127 1. 핵 방어: 미사일방어 132 2. 핵 방호: 핵 민방위 154 3. 핵 억제: 능동적 억제 전략 164

KINU 연구총서 14-11 Ⅴ.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비군사적 대응책 201 1. 북한 핵에 대한 한국 내 인식 203 2. 북한 핵을 바라보는 충돌적 시각 215 3. 북한 핵에 대한 종합 대응전략 223 4. 북핵 대응을 위한 외교전략 235 Ⅵ. 종합결론 257 참고문헌 271 최근 발간자료 안내 281

표 그 림목차 <표 Ⅲ-1> 북한 군사전략의 주요 특징 72 <표 Ⅲ-2> 북한 군사전략 수립 시 반영 요소 74 <표 Ⅲ-3> 인도-파키스탄 간 주요 협정 108 <표 Ⅲ-4> 파키스탄 핵개발의 주요 사건 109 <표 Ⅲ-5> 인도-파키스탄 핵보유 선언 이후 갈등과 화해 관계 115 <표 Ⅲ-6> 탈냉전 이후 남북한 갈등과 화해 관계 116 <표 Ⅲ-7> 핵 능력 평가 요소 118 <표 Ⅲ-8> 북한 핵개발 변화 추이, 1994~1998년 119 <표 Ⅲ-9> 북한 핵개발 변화 추이, 1999~2003년 119 <표 Ⅲ-10> 북한 핵개발 변화 추이, 2004~2008년 120 <표 Ⅲ-11> 북한 핵개발 변화 추이, 2009~2013년 121 <표 Ⅳ-1> PAC-2/3 요격미사일의 제원 146 <표 Ⅳ-2> 사드와 SM-3 요격미사일의 제원 147 <표 Ⅳ-3> 북한 미사일 및 발사체 발사(가동) 일지 181 <그림 Ⅲ-1> 핵 능력 평가 요소 117

요 약 북한의 핵무력은 한반도 비대칭전력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우리의 안보를 크게 위협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 응책 마련 차원에서 본 연구가 추진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1 북한의 핵무장 능력을 분석 평가하고, 2 북한의 핵무장 능력에 기반한 핵전 략의 실체와 발전을 분석하고 전망하였으며, 3 이에 대한 군사적 대 응책뿐만 아니라, 4 정치 외교적 차원의 대응책을 동시에 모색하였다. 김정은 체제의 장기 안정화와 군사력 증강 가능성은 증대되고 있다. 더불어 군사전략적 측면에서 김정은 체제의 핵 능력 강화와 핵 확산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핵전략이 발전되어 감에 따라 한미동맹의 대북 핵 억제력의 약화도 우려된다. 만약 북한이 대미 핵 억제력을 확보한다면, 유사시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 억제 제공을 고 민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 확장 억제의 신뢰성(assurance)에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북핵이 폐기될 때까지 북핵이 초래할 수 있는 위 협과 각종 심리적 효과를 관리 통제하여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하 려는 북한의 기도를 차단하고 국가안보를 수호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노력의 핵심은 군사적 대응을 통한 북핵 위협의 억제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북핵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위해 한국형미사 일방어체제(KAMD)와 킬 체인(Kill-Chain)을 구축해 오고 있다. 보 다 효과적인 억제를 위해서는 미사일방어, 킬 체인, 방호, 능동적 억제 등 네 단계 억제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응징보복의 필연성을 핵심적 내용으로 하는 능동적 억제가 필요한데, 이는 미사일 방어가 완벽할 수 없고 방호 역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며 도발자 공 -vii-

격자에 대한 응징을 포함하지 않는 소극적 억제책에 불과하기 때문이 다. 선제타격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킬 체인은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지만 기술적 정치적 타당성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은 억제력의 극대화를 위해 국가역량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사일방어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킬 체인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능동적 억제 전략을 정 립하고 실행수단으로서 정확성, 신속성, 치명성, 생존성 등을 갖춘 다 양한 응징무기 체계들을 지상, 공중 그리고 해상 해저에 분산 배치하 는 한국형 3축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외교적 측면에 있어서 도 미국이 안보를 책임져 주고 우리는 경제성장에만 매달리면 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안보와 경제를 챙겨야 한다. 창조적인 사고가 외교적 방향을 구상하는 데에도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주제어: 핵전략, 핵전술, 대응전략, 군사전략, 정치전략, 핵 대응, 김정은 체제 -viii-

Abstract North Korea's Nuclear Strategy and South Koreaʼs Responsive Strategies Jeung, Young-Tae et al. North Korea s nuclear capabilities brought about the imbalance of asymmetric power on the Korea Peninsular, posing a serious threat to South Korea's security. Under these circumstances, South Korea keeps a tight rein on North Korea s nuclear threat and psychological warfare that the nuclear arms could cause, preventing the North s attempt to take the upper hand in relations with South Korea and at the same time, protecting the national security until it renounces its nuclear desires. This study addresses the necessity for preparing countermeasures to North Koreaʼs nuclear strategy. This study aims to assess the North's ability of nuclear armament. The second aim of this study is to analyze and prospect the development of Pyongyangʼs strategy based on the nuclear ability. Finally, the paper concludes with the suggestions for South Korea s countermeasures in the field of military, diplomacy, and politics. Considering the fact that the North has a capacity of strengthening war capabilities and stabilizing the Kim Jong-Un regime, the possibility of nuclear proliferation is likely to be increased. Given the situation, in order to maximize nuclear deterrence, Seoul should reinforce its missile defense by enhancing the cooperation with allies, as much as it is capable of. What is more, diplomatically, Seoul needs to move on from the thought that it could focus just on economic affairs while it heavily relies on the U.S. for its security affairs. It is a high time to be creative in devising diplomatic strategy for bright future of the Korean Peninsular. Keywords: Nuclear Strategy, Nuclear Tactics, Counter-Strategy, North Korea Regime, Military and Political Strategy, Nuclear Countermeasure, Responsive Strategies -ix-

Ⅰ. 서론 Ⅰ Ⅱ Ⅲ Ⅳ Ⅴ Ⅵ 서론 1

일반적으로 북한은 플루토늄탄 개발을 완료하고 탄두 소형화 수준 근접 단계에 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1980년 이후 지속해 온 고폭 실험을 통해서 경험을 축적해 왔다. 지난 2006년부터 2013년 까지 3차례 실시한 핵실험을 통해 플루토늄탄의 폭발력을 향상시키고 소형화의 기술을 개발해온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들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판단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 2014년 10월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것은 없지만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 할 수 있는 기술이 상 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추정한다 고 말했다. 1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북한의 소형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고 말함으로써 이와 유 사한 판단을 내놓았다. 2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Scaparrotti) 주한 미군사령관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갖고 있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는 추정적 판단을 내놓았다. 작년까 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대해서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를 달성했다고 보지 않는다 (2013년 4월, 김관진 국방부 장관) 3 라는 판단을 했다는 점과 비교해 볼 때 올해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대 한 우려가 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의 소형화 개발 수준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 거가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소형화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수천 기의 원심분리기 를 가동하여 저농축우라늄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 로 볼 때, 저농축우라늄을 고농축우라늄(Highly Enriched Uranium: 1_ 조선일보, 2014년 10월 27일. 2_ 중앙일보, 2014년 10월 28일. 3_ 조선일보, 2014년 10월 27일. Ⅰ Ⅱ Ⅲ Ⅳ Ⅴ Ⅵ 서론 3

HEU)으로 전환하는 탄 개발 및 실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해 지고 있다. 결국 북한은 플루토늄탄을 이미 개발하여 소형화 단계에 근접하고 있고 고농축우라늄탄 개발 역시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핵보유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핵무기와 운반수단인 미사일을 함께 개발해야 한다. 북한도 영변 핵 단지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동시에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해왔다. 1천 기에 달하는 북한의 미사일은 SCUD-B(탄두, 800kg), SCUD-C/D(탄두, 500~580kg), 노동1호 (500kg~1t), 대포동1호(500~700kg), 대포동2호(650kg~1t), 무수단미 사일(650kg)이 개발되어 실전 배치되어 있으며, 현재 대륙 간 탄도미 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급 미사일 개발에 박 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략적 필요성 및 가치, 재진 입기술, 알려진 미사일 탄두 형태(우유젖병형) 등을 고려해 볼 때 노동2, 무수단, KN-08 미사일이 유력한 핵 운반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 만, 현재는 노동2 미사일만 시험 발사하여 신뢰성이 보장된 상태라 전 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IL-28폭격기(3t)도 핵폭탄을 운반 하여 투하 가능하다. 최근 북한의 2천 t 급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 개발 가능성도 주 목받고 있는 실정이다. 4 북한의 핵개발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볼 때 플 루토늄탄의 소형화를 완성해야 하고, 고농축우라늄탄을 개발했을 경우 4_ 지난 2014년 8월 미국의 정치 군사 전문 웹진 워싱턴 프리 비컨 은 북한이 탄도미사 일 장착이 가능한 잠수함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2014년 10월 27일;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북한이 1959년 전략 로켓군을 창설한 옛 소련, 1966년 제2포병을 창설한 중국 등을 모방해 조만간 대륙 간 탄도미사일에 이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다탄두미사일(MIRV) 등을 개발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국민일보, 2014년 10월 13일. 4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폭발력을 입증해 볼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최소한 플루토늄탄 소형화가 달성될 때까지 추가 핵실험 가능성 이 크다. 3차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은 제논의 특성이나 위력 측면에서 북한의 기술개발 진척도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략미사일이 탑재 가능한 핵탄두 개발을 넘어, 비 전략핵이나 수소폭탄 등 여타 다종 의 핵무기를 개발하려면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핵 능력은 더욱더 향 상될 것이다. 즉 플루토늄탄의 소형화, 고농축우라늄탄 개발과 함께 단 중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량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핵 위협의 강도 및 범위가 계속 커지게 될 것은 확실하다. 대남 군사적 차원에서 보면 남북 간 군 사균형이 와해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즉 재래식전력에 의한 억제 력 발휘에 한계가 생긴다는 것이다. 자연히 미국의 확장 억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나, 이는 여전히 자위력이 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 다. 북한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볼 때, 북한군은 핵 미사일 등 비대칭전 력의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이고, 이는 한국군의 첨단재래식전력의 확 보 필요성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외교적 차원에서는 한국이 북한에 대해 절대적으로 우세한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핵을 포함한 비대 칭 군사력은 상대적으로 열세라 할 수 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포 함한 비대칭 군사력을 외교적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오고 있다. 남북 관계에서도 북한은 군사적 위협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그 들의 의도대로 판세를 이끌어 가고자 한다. 특히 북한은 핵보유국가 임을 주장하면서 미국을 직접 상대하면서 한반도 군사문제를 협의하 고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해 오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군사문제 협의에 서 한국이 배제되는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핵 Ⅰ Ⅱ Ⅲ Ⅳ Ⅴ Ⅵ 서론 5

은 정치적 차원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제 3차 핵실험 이후 핵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하고 대남 및 대외관 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는 의미다. 북한은 이러한 자신감을 그들의 공세적인 대남정책을 추진 할 수 있는 배경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특히 북한은 대남 핵 미사일 위협을 가하여 이에 대한 대응 및 해결책과 관련하여 남한 내 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과 같은 남남갈등을 야기하는 등 그들의 대남통일전선 전술을 활성화해 나갈 수도 있다. 대미차원에서도 북한의 핵 무력 수단은 한미동맹관계를 이완시키는 등 부정적 기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 는 핵탄두 탑재능력과 대륙 간 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경우 미국에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도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능력을 고려해 볼 때, 미국에 대한 전략적 차원의 위협은 되지 못할 것이지만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에게 직 간접적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핵을 외교적 카드로 활용하여 미국과 의 대화 협상과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국을 움직이는 데 역부족으로 보인다. 오히려 북한의 핵카드는 미국이 국제적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명분과 계기를 제공하고 있어 외교적으로 부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겨냥하여 핵 위협을 증대시켜 나감으로써 미국을 움직이게 하려는 시 도를 지속할 가능성이 짙다. 이외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일본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져 일본은 더욱 보수적인 정책을 통해 첨 단 전력을 증강하는 등 동북아 군비경쟁에 적극 뛰어들게 될 위험성이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중국에게도 안보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하며, 중국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한미일 6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군사안보협력관계의 강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핵전략을 국가의 중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그들은 제한된 핵 능력을 확보하여 방어적 억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하 고 국제적으로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추구하여 국제적 군사위상을 제 고하고 대외 위협 억제 및 강대국들의 경제적 지원 및 협력을 유도하 는 등 국익의 확보와 유지를 꾀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그들의 핵전략 이행 차원에서 2014년부터 핵 및 미사일 관련 사령부인 전략군 을 육 해공군과 동등한 위상의 제4군으로 승격,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5 북한 군 통수권자인 최고사령관 김정은의 발사명령을 신속히 따를 수 있도 록 지휘체계를 일원화 한 것으로 그들의 핵전략 이행 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군 총참모장이었던 현영철의 다음과 같은 보고 내용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경애하는 최고 사령관 동지께서 최종 비준하신 화력타격계획에 따라 우리의 전략 로케트들이 임의의 시각에 미국의 본토와 하 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구안의 미제 침략군 기지들과 남조선 주둔 미군 기지들을 초토화할 만단의 타격태세를 갖추었 으며 전체 군대와 인민이 최후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민군 창건 81돌 경축 중앙보고 대회, 총참모장 현영철 보고) 6 북한은 2012년 12월 인공지구위성, 광명성3호 2호기 발사, 이듬해 2월, 제3차 지하핵실험의 성공으로 조선은 전략 로켓 및 핵무기 보유 국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7 고 자평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핵전략은 어떤 것이 될까? 일단 북 5_ 국민일보, 2014년 10월 13일. 6_ 통일부 정세분석국, 북한 방송 원문자료, 2013년 4월 24일. 7_ 로동신문, 2013년 2월 25일. Ⅰ Ⅱ Ⅲ Ⅳ Ⅴ Ⅵ 서론 7

한은 방어적 억제 전략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 간 탄도미사일 급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여 능력을 과시할 것이다. 현재 미국 워싱턴에 대한 핵타격 위협은 방어적 성격 의 수사적 위협에 불과하지만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볼모로 하여 미국 의 한반도 증원을 저지하거나 대북 공격을 억제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 용하고자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북한은 전쟁 초기 미군의 한반도 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핵사용 위협을 가하거나 해 상에 핵을 투발하여 핵 능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있고, 한미연합군의 반 격에 의해 북한정권이 몰락 위기에 봉착할 경우 핵사용 위협 또는 실 제 군사목표나 대도시에 핵을 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분 간 북한은 실제 대미 핵 위협을 가시화하기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 이다. 현실적으로 기술 및 전력 측면에서 미국에 대한 실질적 도전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제재나 선제타격을 촉발 하지 않을 정도의 제한된 군사위협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이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통제되고 제한된 도발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핵전략 실행과 관련하여 그 신뢰성과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핵전략은 핵 전력태세(건설 및 배치) + 핵 교리(운용) + 핵 지휘통제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전략으로 정의된다. 북한의 경우 대미 최소 억제 전략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처한 대내외 전략 환경 속에서 체제생존 유지 발전의 핵심수단으로 핵을 개 발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능력과 실행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및 보유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체제의 생존 유지 확장을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핵무 기의 기본특성은 직접적인 사용을 통해 효과를 얻는 군사적 무기라기 8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다 상대방의 의지를 조정하는 정치 심리 전략적 무기로도 통한다. 북한의 핵 위협과 재래식 군사도발과의 상관성과 관련하여, 북한은 3차례 핵실험 이후 과거에 비해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대외 대남정책 에서도 보다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남 군사도발에 있어서도 훨씬 더 과감한 공격적 태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 다. 예를 들면, 2013년 KR/FE연습기간 중 대규모 군사 활동과 대남 대미 위협이 있었고 2014년 을지프리덤가디언(Ulchi-Freedom Guardian: UFG) 기간 중 유례없는 각종 포와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 성격의 과감한 군사 활동이 전개되기도 하였다. 직접적인 상관성 여부를 규명 하기는 불가능하나, 2010년 대남군사도발(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은 핵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촉발되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향후에도 북한이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필요성에 직면할 경우 핵 능력 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보다 과감하고 공세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 능성은 증대될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전 방위 핵 위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 해서 6자회담 등의 대화 수단뿐만 아니라 유엔 안보리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압박수단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비핵화 이전까지 북한 의 핵무력은 한반도의 심각한 비대칭전력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우리 의 안보를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인 바,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 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1 북한의 핵무장 능력을 분석 평가하고, 2 북한의 핵무장 능력에 기반 한 핵전략의 실체와 발전을 분석하고 전망하게 될 것이며, 3 이에 대 한 군사적 대응책뿐만 아니라, 4 정치 외교적 차원의 대응책을 동시 에 모색하게 될 것이다. Ⅰ Ⅱ Ⅲ Ⅳ Ⅴ Ⅵ 서론 9

Ⅱ.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11

2014년 여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충격적인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8월 26일 미국의 워싱턴 프리 비컨(Washington Free Beacon) 에 의한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관련 보도를 시작으로 9월 23일, 중앙일보에 의한 신형 단거리 지대지미사일 보도, 그리고 위성을 활용 한 정밀유도폭탄 개발에 관한 보도 등이 대표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1년에 한두 건 보도될까 말까 하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충격 보 도들이 이제는 일상화된 기삿거리가 되고 있는 느낌이다. 8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북한의 존속 기간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비해 김정은 시대는 그 양 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최근의 핵과 미사 일을 이용한 도발을 통해 보여 온 꾸준한 성능 향상과 그 가속화 움직 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의 실질적 권력 이양과 이를 전후로 한 변화의 양상을 살펴보는 것은 김정은 시기의 짧은 관찰기간을 고려했을 때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아닐 수 없다. 9 이번 장에서는 김정은 체제 10 의 출범 시기에 대해, 공 식 등극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핵개발의 급격한 변화와 김정은 체 제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향후 어떻게 핵태세(능력) 11 를 발전시켜 나갈 8_ 탄도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은 2012년 4월 이전까지만 해도 3년 정도의 주기를 가지 고 시행되었다. 그러다가 2012년 4월, 12월에 장거리 미사일을 연이어 시험 발사하였 고, 2014년 들어서는 2월부터 9월까지 100발이 넘는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있다. 핵실험도 2013년 2월까지는 약 3년 주기의 형태가 지켜지고 있지만, 2014년 4월의 핵실험 위기와 미사일 도발의 주기단축 등을 고려하더라도 다음 핵실험이 제3차 핵 실험 이후 3년 이후(2016년)가 될 것이란 전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9_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등극한 2012년 4월 이후의 관찰기간은 너무나 짧기 때문에 실 질적으로 권력 행사를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9년 초부터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10_ 김정은 정권이라는 표현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정권이라고 하는 것은 선거 등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세습을 통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13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위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의 핵 능력 관련 주 요 이슈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인 핵개발 국가의 핵태세를 평가하는 분석틀로서 핵물질 12 보 유량, 핵 투발 수단, 13 핵실험 14 등 정형화 된 분석 요소가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현 상황에 근거한 향후 발전방향에 초점을 맞추 고 있으며, 김정은 체제 이후의 변화되어가는 핵개발 속도와 방향, 그 리고 목표를 발견하는데 주안을 두고 각 절을 구성하였다. 제1절에서는 장기 집권이 예상되는 김정은 체제가 구상하고 있는 핵 태세의 발전 방향을 예측하기 위하여, 김정은 체제의 출범 시기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김정은식( 式 ) 핵개발이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하였다. 제1절의 마지막에서는 북한의 핵태세 발전 전망을 미리 종합해서 제시하였고, 이어지는 제2절부터 제4절까지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식으로 구성하였다. 제2절에서는 북한이 추구하는 핵개발의 목표인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확보 15 에 필요한 핵 위력의 증가를 위한 증폭핵무기(증폭핵분열탄) 16 의 11_ 핵태세(Nuclear Posture)는 핵 능력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것을 발전시켜가 는 핵개발전략이나 계획까지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이다. 여기서는 협의의 개념 인 핵 능력보다는 핵개발전략까지도 포함한 광의의 개념에서 설명하고 있다. 12_ 핵분열 물질과 핵융합 물질로 구분되며, 핵분열 물질은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이 대표적이다. 핵융합 물질은 중수소, 삼중수소, 리튬6을 통상 의미한다. 13_ 탄도미사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전략 핵 폭격기를 일반적으로 의미하며, 테러 리스트의 경우에는 민간 항공기, 배, 트럭, 열차 등 다양한 수단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북한의 경우에 핵개발 국가보다는 핵 테러리스 트의 범주에서 고려해야 한다. 14_ 핵실험의 횟수, 방법, 결과 등 핵실험을 시행한 것보다는 그 내용이 중요한 결정요인 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북한은 지하핵실험만 3회 실시하여 위력은 최대 10kt 이내 의 결과가 나왔으며, 탄도미사일에 탑재하거나 폭격기의 투하 등으로 실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핵탄두의 형태로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 온 핵실험만으로는 북한의 핵 능력이 충분히 개발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이다. 14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개발 가능성에 대한 다소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분석을 실시하였다. 여기 에는 증폭핵무기의 원리와 필수 물질인 삼중수소 및 리튬6 핵융합물질의 확보 가능성, 이와 연계하여 5MWe 흑연감속로 재가동의 의도, 과거 삼중수소를 위한 흑연감속로 가동 사례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았다. 제3절에서는 핵무기의 투발수단 중에서도 가장 생존성이 확보되어 핵 억제력 발휘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 가 능성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였다. 이를 통해서 북한이 주장하는 핵 경 제 병진노선 이 어떻게 현실화될 것이며, 핵확산의 위협이 북한으로 인 해 어떻게 급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제4절에서는 국제적인 제재 속에서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 진해온 원동력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핵 능력을 보다 고도화시켜 나갈지에 대한 연구 차원에서, 은하3호 잔해 분석결과와 첨단상용기술 을 이용한 핵개발 핵심기술의 확보 가능성에 대하여 논하였다. 마지막으로, 제5절에서는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핵 실험 은 무엇이고, 앞서 설명한 여러 가능성들이 어떤 식으로 제4차 핵 실험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전망을 해보았다. 15_ 영어로는 de facto nuclear state 로 쓰고, 번역은 사실상 핵보유국 이라고 하며, 국제적으로 핵확산 금지조약(The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NPT)상에서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받고 있는 5개 국가(미국, 영국, 프 랑스, 러시아, 중국)를 제외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대표적인 사실상 핵보유 국 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16_ 제2절에서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며, 통상 소량의 핵융합물질을 사용하여 여분의 중 성자를 발생시켜 핵분열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원리를 이용하여 핵폭발의 위력을 증 가시킨다. 본 연구에서는 증폭핵무기로 통일하여 사용한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 핵 능력의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대외적으로도 자신들의 핵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다.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등을 외치며 이미 핵태세를 완비한 것처럼 말하지만, 아직 핵폭발 위력이 10kt을 넘지 않는 수준 으로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핵무기 위력의 증가이며, 이를 위해서는 증폭핵무기라는 방식이 현재 북한의 기술수준을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이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15

1. 김정은식( 式 ) 핵개발 가속화 평가 및 전망 체제 이양의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강경책을 선택하는 것은 사회주 의 국가에서 일반적인 현상이다. 내부적인 불안요소를 불식시키고, 체 제를 공고화하는 측면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정책적 변화일 수 있 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의 과정에서 가장 손쉬우면서 효과적인 방안은 대외 강경책이었을 가능성이 높으 며, 그 결과로서 6자회담 중단과 핵개발의 가속화가 선택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다. 만일 김정일이 좀 더 길게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하면,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의 논의가 갑작스럽게 중단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아쉬움은 비단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 과정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 니다. 갑작스런 김일성의 사망으로 북미 간의 협의가 중단되었던 것도 동일한 관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예상했던 어린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 과정에서의 북한 체제의 불안정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 가속 화라는 꼼수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또한, 아버지 김정일이 권력 이양 과정에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교훈을 핵 경제 병진 노선 17 이라는 국가전략을 통해 극복하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의 핵개발로의 전향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변화의 경향이 너무나도 충격 적이고 빠르기 때문에 급변하고 있는 현 상황을 파악하는 것보다는 그 17_ 2013년 3월 31일, 북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 개최 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 회의(4월 1일)에 제출할 간부문제 및 조직문제에 대한 의안들을 상정하였고, 경제 핵 무력병진노선 을 채택하였다. 언론과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핵 경제 병진노선 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본 연구에서도 핵 경제 병진노선 으로 부르고 있다. 16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변화속도, 방향, 목표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북한의 핵전략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구상하는 과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다. 김정은 체제의 핵개발 동향과 전망을 연구하는 첫 출발은 김정은 체제의 출범 시기를 언제부터로 보는가에서 시작되는 것이 당연하다. 가. 김정은 체제의 출범 시기 분석 김정은이 공식 등극하는 2012년 4월을 김정은 체제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현재는 일반적이다. 선거를 통해서 선출되는 지도자들의 경우 는 대체로 공식적으로 대통령에 취임하거나 지도자로 임명이 된 시점 이 새로운 정권의 시작을 알리는 기준이다. 이러한 기준을 북한이라는 3대 세습 체제에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의문을 갖는 것은 자연스 런 현상이다.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는 과정을 살펴 보면, 북한이라는 사회에서는 공식적인 등극 이전에 물밑 작업 을 최 대한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1960년대부터 지속된 김정일에 대한 유일 지도체제 확립 과정이다. 왜냐하면, 김정은의 세습과정에서도 기간은 비록 짧지만 김정일의 세습과정을 답습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유일지도체제 구축을 위해 김정일은 당권 장악에 나섰다. 후계자 내정을 앞둔 1972년 최고인민회의 제5기 제1차 회의에서 국가기구의 개편과 함께 다양한 사전 포석 작업이 이루어졌다. 당권 장악과 함께 군, 공안, 경제와 외교 등 전반적인 국가권력의 장악도 체계적으로 추 진되었다. 실제로 1980년대 초부터 군에 대한 김정일의 직접적 지도가 가시화되었으며 1982년부터 정치, 보위, 군사외교 등 군의 전반적인 사안들이 김정일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유일적 지도체계가 확립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17

되었다. 18 이와 같이 김정일은 김일성이 사망하는 1994년 7월보다 12년이나 이전인 1982년에 이미 군사 분야의 전권을 물려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하면 김정은의 경우는 김정일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2008년 8월 쇼크 이후에 아버지 김정일의 세습과정보다도 더 신속하고 강력하 게 권력의 이양을 추진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도, 김정은이 내부적으로 김정일의 비호 아래 실력을 행사했 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9년 1월을 기점으로 북한에서는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2008년 12월까지 불안한 조짐은 있었지만 12월 4~5일, 북 미 6자회담 수석대표가 싱가포르에서 회동하고, 8일에는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간의 양자회동에 이어 8~10일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 의도 개최되었다. 결국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2009년 이후의 6자회담이 공전될 가능성을 암시하기는 하였지만, 이글을 작성하고 있는 2014년 가을까지도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과거 수차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김정일 시기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기 시작한 시점 이 2009년이었다는 것을 의심할 수 없게 한다. 2009년의 신년사 19 는 2009년 이전 20 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며, 점 차 핵 포기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다음 날(1월 2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서 미국의 핵 선제공격 전략과 이중적 핵정 책이 국제적인 핵문제의 근원 이라고 비난하였고, 1월 13일에는 외무 18_ 현성일, 북한의 국가전략과 파워엘리트 - 간부정책을 중심으로 (서울: 선인, 2007), p. 128. 19_ 총진군의 나팔소리 높이 울리며 올해를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해로 빛내이자,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공동사설, 2009년 1월 1일. 20_ 공화국 창건 60돌을 맞는 올해를 조국청사에 아로새겨질 력사적 전환의 해로 빛내 이자,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공동사설, 2008년 1월 1일. 18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성 성명을 통해, 북미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미국의 핵 위협이 없어지지 않는 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 고 주장 하였다. 또한, 4월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5MWe 흑연감속로의 핵 연료봉 인출 및 재처리 선언,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사찰관 추방 등 이전 합의사항을 역 행하면서 급격한 태도의 변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2009년 1월부터 보여 온 행태가 결국은 핵 포 기가 아닌 핵 능력 강화로의 전환의 전주곡이었다고 하는 것을 확인시 켜 주었다. 김정은이 2009년 이후의 핵 능력 강화를 주도했다고 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다. 또한, 김정은 체제의 실질적인 시작이 2009년 부터라고 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08년 말과 2009년 초의 대외정책 전환(핵포기에서 핵 능력 강화로의 전환) 이라고 하는 역사적 사실과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핵개발 양상을 통해 김정은 시대의 서막이 이미 2009년 초부터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나. 김정은식( 式 ) 핵개발 가속화 평가 핵 능력 강화로 전환을 결정한 북한은 2009년 6월 23일, 외무성 성 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1874호에 대하여 강력히 반발하면서 우라늄 농축 작업 착수,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의 전량 무기화, 봉쇄 시 군사적 대응 등 3개 대응 조치를 선언하였다. 21 그리고 11월 3일에는 21_ 1 새로 추출되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함. 현재 폐연료봉은 총량의 1/3 이상이 재처리 되었다, 2 우라늄 농축 작업에 착수했다. 자체의 경수로 건설이 결정된 데 따라 핵연료 보장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 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되어 시험 단계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19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8월말까지 8,000대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성과 적으로 완료하였다 고 발표하면서 여기서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무기 화하는 데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6월 23일의 우라늄 농축 작업 착수 발표는 이전까지 북한이 그토록 부인하던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행동이었다. 물론 이듬해인 2010년 11월 지그프리드 해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일행의 방북 시에 영변 핵시설의 일부를 공개함으로써 농축 사실을 공표하였지만, 우라 늄 농축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것은 2009년 6월이었다. 특이한 것은 이 때 선언한 플루토늄의 재처리 결과에 대해서 약 5개월 후인 11월에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이다. 쉽게 예단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플루토늄 재처리에 대한 결과를 공식적으로 보고했 던 것처럼, 우라늄 농축에 대한 자발적인 결과 보고를 2010년 11월 해 커 박사를 통해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존재 자체를 부인하던 우라늄 농축 사실을 어 느 누구도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사실 북한의 핵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플루토늄의 시대가 가고 새롭게 농축우 라늄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중차대한 사건이었다. 우라늄 농축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던 한미 정보당국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실험용 경수로의 개발 사실도 알리면서 우라늄 농축에 대 한 명분을 쌓았으며, 우라늄 농축은 비핵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간 접적인 의사전달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우라늄 농축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낮출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발생된 연평 에 들어섰다, 3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봉쇄를 시도하는 경우, 전쟁행위로 간주하고 단호히 군사적으로 대응한다. 제재에는 보복으로, 대결에는 전면 대결로 맞서 나가는 것이 북의 선군사상에 기초한 대응방식이다. 20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도 포격 도발 결과, 우라늄 농축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수그러들게 되었다. 북한의 핵 능력에 있어서 2009년 이후 급격히 발전을 도모하 고 있다는 사실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충격으로 국민들 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기정사실화되고 말았다. 김정일이 사망한 2011년 한 해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연초부터 북한 의 대화 제의가 이어졌다. 22 북한의 의도를 두고 두 가지 상반된 해석 이 가능하다. 북한이 진정으로 대화를 원한다는 것과 반대로 핵개발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이후의 북한의 행태를 살펴보면, 전자의 경우보다는 후자의 경우가 결과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2012년 4월에 장거리 미사일 발 사와 그로부터 8개월 후인 12월에 또다시 은하3호 장거리 미사일 발 사, 2개월 후인 2013년 2월의 제3차 핵실험 등 2009년부터 2014년 현 재까지의 거의 일관된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위한 강경한 모습 속에서 2011년 한해의 대화(평화) 분위기로의 일시적인 전환은 숨고르 기였다는 해석 이외에는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3 다시 말해서, 이번 장에서 논의되는 최근의 북한 핵 능력 고도화 관 22_ 올해에 다시 한 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향상과 강성대국건설에서 결정 적 전환을 일으키자 고 발표하였다.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신년 공 동사설, 2011년 1월 1일. 또한 1월 5일에는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에서 남측 당국 을 포함하여 정당, 단체들과의 대화와 협상을 가질 것을 제의하였으며, 1월 8일과 10일에도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과 남북적십자회담 개최 제의 등을 하였다. 23_ 반면, 다른 해석은 2011년 일시적으로 김정일의 건강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면서 김 정은의 과격한 핵개발로의 전환에 대해 속도 조절을 시켰거나 저지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의 당 창건 65주년 열병식을 사상 최초 로 생중계했던 2010년 10월 10일 직전인 10월 5일에 북한 김정은은 김정일과 처음으 로 공개 활동을 개시하였는데, 이로부터 약 1개월 후인 11월 10일, 영변 핵시설 공개 (우라늄 농축시설 견학, 실험용 경수로 개발계획 발표)와 11월 23일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김정은이 공식 등극한 이후 각종 도발과 장성택 숙청 과정에서 드러난 무모 함, 잔인함, 과격함 등의 양상과 잘 일치하는 단면이 아닐 수 없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21

련 양상은 대체로 김정은의 2012년 4월 공식 등극 이전의 양상들과 맥 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이후의 김정은에 대한 관찰 기간이 짧아서 그의 핵개발에 대한 방향성과 속도를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의 현상들과 2012년 이후의 현상들을 연결해 보면 과거 김정일 시대까지의 양상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음은 물론이고, 어린 지도자답게 과감함을 넘어 파격이 느껴지고 있다. 다만 이것이 동전의 다른 면과도 같이 무모함 과 성급함으로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다. 북한 핵태세의 발전 전망 예상 북한 핵태세의 발전 목표, 방법, 수단에 대한 전망이다. 핵전략을 군 사안보 전략의 일부나 하위개념으로 볼 경우, 핵태세의 발전 목표는 핵 개발을 통해서 군사안보 전략을 구현하는 것이다. 북한이 추구하는 군 사안보 전략은 핵개발을 통한 핵 억제력 확보, 군사력 증강, 강성대국 건설 추구에의 기여 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추구하기 위한 국가정책으 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핵 경제 병진노선 일 것이다. 이러한 목표 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당연히 핵개발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이것을 해 외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이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며, 어쩌면 유일 한 방안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은 해외 에 판매할 수 있는 수준의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이것을 해 외에 들키지 않고 파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먼저 북한의 현 실태를 이해하고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 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 보자. 북한은 대내적으로 김정은 체 22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장성택 숙청과 배급체제의 붕괴 등으로 불안감 이 증대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 및 국제 제재의 강화로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핵개발 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개발 자금의 수급 없이 핵개발은 요원할 것이다. 그 나마 해외에서 조달되는 충성자금을 핵개발에 집중투자하기에는 내부 불안요인을 잠재워야 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가장 좋은 방 안은 핵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이고, 이것을 통해 재래식 군비도 정비하고, 내수 경제도 증진시킬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선군정치를 표방해온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에도 탄도미사일이나 재 래식 군사무기는 단순히 북한의 국방력 강화와 안보를 위한 수단으로 만 사용된 것은 아니다.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 중동국가들과의 무기 밀거래를 통한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지금도 강화된 수출 통제 체제와 국제 제재의 사각지대를 이용하여 교묘하게 검은 거 래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핵무기 개발은 북한의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핵무기는 제조가 어렵고 관련 핵물질의 획득이 제한되므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가만이 가능하다고 하는 공급국가의 희소성 때문이다. 북한은 재래식 군사무기의 경우에 무기수출 수익금의 일부를 제2경 제위원회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도 마찬가지로 무기 수 출로 발생된 수익금을 재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핵무기라고 하는 고가, 고부가가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 북한의 핵 능력 및 군사력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핵 경 제 병진노선 은 아마도 이러한 핵무기의 수출과 이를 통한 경제발전 (재건)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23

을 것이다. 국제 제재와 부족한 재원이라는 핵개발의 제한사항을 극복 하고 핵 능력을 고도화시키고 가속화하려는 북한에게 핵무기의 밀거 래를 통한 수출과 외화벌이는 유일한 해결책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핵태세 강화와 경제 재건의 동시 추구라는 방법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수단으로, 먼저 구매력이 있는 핵무기의 개발이 전제되어야 하며, 다음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 바로 해외에 은밀하게 판매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북한이 보여 준 핵 위력은 10kt 전후 로 표준 핵무기 위력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불량국가 가 되었든 테러리스트가 되었든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위력 면에서 충 분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안전하게 들키지 않고 수요자에게까지 운 반할 수 있으려면 소형 경량화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운반수단과 도 결합되어야 하는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된다. 이러한 우려를 간단히 불식시킬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증폭핵무기를 개발하여 잠수함 발사 탄 도미사일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북한의 핵개발이 자칫 외화벌이의 수단으로만 오해받을 소 지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은 핵태세의 증강을 통해서 핵 억 제력 확보와 군사력의 우위를 확보하려고 한다는 점을 항상 기본 전제 로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핵무기의 수출은 단순히 수단일 뿐이고, 이를 통해서 벌어들인 외화를 핵개발에 재투자함으로써 핵태 세도 향상시키고 경제도 발전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고 방법이며, 결국엔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할 수준까지 핵개발을 진척시키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일 것이다. 24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2. 핵 위력 증강을 위한 증폭핵무기 개발 가능성 분석 북한의 핵태세는 그들이 정한 로드맵을 따라서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핵 위력 (yield)의 증강이다. 표준 핵무기의 기준이 되고 있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던 핵탄두의 위력이 약 20kt 규모이다. 이것에 비 하면 현재까지 세 차례의 핵실험에서 확인된 북한의 핵탄두 또는 핵장 치의 위력은 아직 표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소형화를 완성 했다고 하는 북한의 주장을 유추해 보면 위력을 작게 하는 것이 그들 의 소형화 목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의 핵보유국이 개발한 수준 을 고려하더라도 북한 핵무기의 위력은 더욱 증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실험을 무한정 할 수 없는 북한의 현 사정을 고려하면, 핵물질의 양을 늘려서 위력을 증대시키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 당연히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의 양의 제한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북한은 5MWe 흑연감속로를 가동하여 얻은 플루토늄을 현재 40kg 전후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24 제3차 핵실험까지 플루토늄 기반 핵실험을 했다고 가정하더라 도 그 수치의 변화는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핵개발 국가의 핵 능력 수 24_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에 관한 국외 전문가 평가 중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평가 는 올브라이트(David Albright) 박사와 해커(Siegfried S. Hecker)박사의 평가를 꼽을 수 있다. 올브라이트 박사는 핵실험을 마친 북한이 현재 핵무기 5~12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인 총 28~50kg의 플루토늄을 보유, 해커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 약 6~8개를 제조할 수 있는 총 40~50kg의 분리된 플루토늄을 보유했다고 평가, 함형필, NUCLEAR DILEMMA-김정일체제의 핵전략 딜레마 (서울: 한국국방연구원, 2009), p. 81 참조. 2007년 제1차 핵실험 이후 평가에서 대략 최대치 50kg에서 두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두 차례 더 핵실험을 실시한 지금 약 40kg 전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IRT-2000 연구용 원자로에서의 추출량과 제2, 3차 핵실험에서의 사용량을 추정하 여 현재 보유량을 계산하기도 하였으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25

준이 중급일 경우 대략 플루토늄 6kg 정도로 1기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세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의 핵 능력을 어느 정도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초급이나 중급이나 제 한된 보유 핵물질을 가지고 제조할 수 있는 핵무기의 수량은 10기를 넘을 수 없다. 그런 와중에 핵 위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또다시 핵물질 의 양을 늘려 핵실험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그렇게 해서 핵 위력이 증강되었다고 한들 결과적으로 핵탄두 1기 제조에 들어가는 핵물질 양이 증가되어 보유 핵탄두 수량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2009년에 선언한 우라늄 농축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고 가정해 보 자. 영변에서 보여준 것처럼 약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은닉시설에서 가동했다고 했을 때,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의 양 은 약 30kg으로 예상된다. 플루토늄에 비해서는 가동기간이 늘어갈수 록 생산량이 증가하는 고농축우라늄이 핵실험을 통한 핵 위력의 증강 을 도모하기에 유리할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전에 실 시한 세 차례의 핵실험의 의미는 없다고 보아야 하며,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으로 제조할 수 있는 핵탄두의 위력은 10kt 이하에 머물러야 만 하는 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현명한 북한의 핵과학자라면 지금까지 수행한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서 핵 위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불행히도 그러 한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핵개발 국가에서 북한과 동일 한 고민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한 국가들이 선택한 결과도 결 국엔 거의 동일하였는데 바로 증폭핵무기가 그것이다. 25 25_ 핵무기 구조의 변경을 최소화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별도의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쉽게 그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원리가 매우 간단하고 메커니즘이 26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가. 증폭핵무기의 원리 및 삼중수소 26 의 필요성 증폭(boost) 27 이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핵 위력을 끌어올 리거나 증대시킴으로써 기존의 핵 위력 보다 2~5배 정도로 크게 하는 효과가 증폭핵무기에는 있다. 28 생각보다 증폭의 원리는 간단하다. 핵 분열탄의 연쇄반응은 기폭장치의 폭발로 인해 발생된 중성자가 핵물 질인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에 충돌하여 핵분열이 연속하여 발생 되는 것이다. 핵분열 연쇄반응에서는 최초 핵분열에서 생성된 중성자 가 아직 핵분열을 일으키지 않은 핵물질에 충돌하고, 여기서 또다시 중 성자가 생성되므로 이러한 핵분열 과정이 연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 나게 된다. 그런데 핵분열로 인해 발생된 에너지가 매우 짧은 시간에 이미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가스를 핵분열 물질(pit) 안에 넣어주는 것만으로 핵폭발 시 중성자의 발생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생성된 중성 자가 핵분열의 효율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보통은 2~5배의 위력 증가를 가능하게 해준다. 26_ 삼중수소는 중수로와 같은 원자로에서 생산된다. 우리나라도 월성에서 중수로를 가 동 중에 있기 때문에 부산물로서 막대한 양의 삼중수소를 생산 저장하고 있다. 이 경우 삼중수소 생성 메커니즘은 냉각재로 사용되는 중수소가 중성자 1개를 받아들여 삼중수소가 되는 것이다. 이 방식 이외에도 리튬6이라는 물질에 중성자가 조사될 경우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1950년대 영국이 수소폭탄 제조에 필요한 삼중수소 생산 을 위해 윈드스케일(Windscale) 흑연감속로를 일부 개조하여 가동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로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고가 삼중수소 생산을 위한 개조에 의해서 발생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7_ 사전적 의미는 1 뒤나 밑에서 밀어 올리다, 2 격려하다, 밀어주다, 후원하다, 3 끌어올리다, 4 사기나 기력을 높이다, 5 전압을 올리다 등이다. 엣센스영한사전 참조. 28_ 이러한 증폭핵무기의 효과는 핵물질의 순도가 낮은 플루토늄탄에서 발생될 수 있는 자발 핵분열(Spontaneous Fission)에 의한 핵폭발 위력의 극단적인 감소(fizzle effect) 현상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핵융합반응을 이용하지만, 여기서 발생 되는 에너지의 증가량이 1% 정도로 크지 않기 때문에, 핵융합반응의 주목적이 핵분 열 반응 증강이라는 점에서 수소폭탄과 같은 핵융합무기와 구별된다, 이상민, 북한 의 증폭핵무기 개발 가능성 고찰, 동북아안보정세분석(NASA)-2014 (서울: 한 국국방연구원, 2014) 참조.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27

핵탄두를 폭파시켜버리기 때문에 핵탄두의 핵물질이 전부 반응하기도 전에 연쇄반응이 종료되고 만다. 그래서 사용된 핵분열 물질 양에 비 해 핵분열탄의 효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다. 증폭핵무기의 원리는 소규모의 핵융합을 통해 다량의 중성자를 일시에 공급하여 핵분열 연 쇄반응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소규모의 핵융합이라고 하는 증폭핵무기의 원리는 수소폭탄의 핵융 합과는 구별되어져야 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 또는 중수소와 리튬6 29 사이의 핵융합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성자만을 이용하는 것이 증폭핵 무기인 반면, 동일한 핵융합 물질의 융합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핵 융합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수소폭탄이다. 당연히 사용되어지는 핵 융합 물질의 양도 많은 차이가 있다. 수소폭탄에는 수십 킬로그램 이 상의 핵융합물질이 필요하다고 하면, 증폭핵무기에 필요한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양은 수십 그램 정도이다. 30 증폭핵무기의 특징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위력의 증가를 도 모하면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핵물질의 양을 증대시키면 핵 위력이 증대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문제는 핵물질의 양이 증대된 만큼 이것을 임계 질량만큼 압축시켜주는 기폭 29_ 리튬의 동위원소 중 한 가지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중요한 물질이다. 30_ 초기의 핵융합은 핵분열무기의 효율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이러한 종류 의 핵무기는 폭탄의 핵분열 물질 중심에 수십에서 수백 그램의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채운 것이다. 초기의 핵분열로 핵융합을 야기할 수 있는 1억도 이상의 고온에 도달하 면 핵융합이 시작되는데, 이때 부산물로 생성된 다량의 중성자가 주위의 핵분열 물질 과 다시 더 많은 핵분열 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로, 순수 핵분열 무기보다 2배 정도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거의 모든 핵분열무기는 이러한 증폭핵무 기 형태로 생산된다. 이 무기의 또 다른 이점은 핵무기를 소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융합에 쓰이는 삼중수소는 생산에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매년 약 5.5%가 붕괴되는 물질이지만, 증폭에는 소량(수 그램)만이 필요하므로 전체적으로는 효율적 인 방법이다. 국방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이해 (서울: 국방부, 2007) 참조. 28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내폭)장치의 크기와 중량도 같이 증가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핵탄두의 설계를 다시 해야 하고, 핵실험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저히 북한의 현재 상황에서 고려할 수 없는 선 택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증폭 핵무기가 되는 것이고, 지금으로서는 삼중수소 또는 리튬6을 어떻게 대량으로 확보할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확보 중에 있 을 것이다. 핵융합 물질인 중수소와 삼중수소, 그리고 리튬6의 확보가 증폭핵무 기와 수소폭탄 제조의 필수 조건이다. 중수소는 해수에 일부 녹아 있 는 것을 추출하면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삼중수소와 리튬6 은 국제적으로 수출입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수출 통제 품목으로 분 류되어 있기 때문에 자국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상 확보가 쉽지 않다. 불법 무기 거래 시장에서도 이러한 물질의 가격대는 매우 고가 에 형성되어 있으며, 그마저도 소규모의 거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증폭핵무기 제조 가능성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핵심은 결국 삼중수소와 리튬6의 확보 여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두 물 질은 서로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왜냐하면 리튬6에 중성자가 조사되었을 때 생성되는 물질이 바로 삼중수소이기 때문이다. 물론 삼 중수소는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에서 부산물로 생성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북한에 중수로 31 를 사용하는 원자로가 있다는 보고 가 없기 때문에 리튬6을 이용한 삼중수소의 확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을 것이다. 31_ 중수로(Heavy Water Reactor: HWR)는 중수(D 2O)를 냉각재 및 감속재로 사용하 고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원자로로 천연우라늄이 풍부하여 농축 필요성이 없는 캐나다에서 개발하였다. 흔히 CANDU(CANada Deuterium Uranium)라고 불리며 핵연료를 원자로 가동 중에도 교체할 수 있다. 위의 책 참조.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29

우선 북한에서 리튬6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www.nktech.net)의 자료 등 에 의하면, 북한은 지질학적 구조상 화강암 또는 화강편마암의 구성비 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금광, 텅스텐광은 물론이고 리튬이나 탄탈 륨과 같은 희소광물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32 풍부한 천연 우라늄과 양질의 흑연 자원에 힘입어 5MWe 흑연감속로를 비롯하여 이보다 큰 50MWe와 200MWe 흑연감속로까지도 계획하였던 북한이 다. 당장 삼중수소가 증폭핵무기 생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핵 심 물질인데, 이것을 리튬을 통해서 생산할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을 알 고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리튬은 리튬6(7.5%)과 리튬7(92.5%)의 상태로 존재 하며, 리튬이온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리튬은 대부분 리튬6을 뺀 리튬7 로만 제조된다. 리튬6은 리튬을 추출할 때부터 이미 핵융합용으로 별도 분리해 낸다. 이렇게 분리되어 추출된 리튬6에 중성자를 조사해주면 부산물로써 삼중수소와 헬륨이 생성된다. 리튬6을 분리 추출하는 기술 은 이미 상용화되어 있고, 그 방법도 어렵지 않다. 대체로 수은을 이용 하여 추출해 내기 때문에 수은을 다룰 수 있는 실험실만 있다면 쉽게 추출할 수 있다. 북한이 삼중수소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물질인 리튬6을 확보하는 데 어떠한 기술적인 장벽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삼중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중성자를 대량으로 조사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북한에서 중성자를 대량으로 발생시 킬 수 있는 시설은 IRT-2000 연구용 원자로와 지금 재가동 중에 있는 5MWe 흑연감속로뿐이다. 32_ 이상민, 북한의 증폭핵무기 개발 가능성 고찰 참조. 30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나. 5MWe 흑연감속로 33 재가동의 숨겨진 의도 IRT-2000은 5MWe 흑연감속로보다 더 오래된 연구용 원자로이다. 핵연료로는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며 주로 연구용이나 의료용으로 필 요한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에 사용되어 왔다. 반면에 5MWe 흑연감속 로는 천연 우라늄을 사용하면서 8,000여 개의 연료봉을 이용하여 플루 토늄의 생산을 위해 운용되어 왔다. 만일 삼중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 기 위해서 중성자를 조사하려고 하면 5MWe 흑연감속로가 단연 유력 한 후보가 될 것이다. 북한은 2013년 2월 12일의 제3차 핵실험 이후 4월 2일, 북한 원자력 총국 발표를 통해서 영변의 모든 핵시설 및 가동 중지되었던 5MWe 흑연감속로를 재가동 조치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34 당시에는 플루토 늄 생산, 전력 문제 해결, 회담용 협상카드 준비 등 북한의 5MWe 흑 연감속로 재가동에 대한 의도를 다각도로 분석하였다. 하지만, 어디에 도 삼중수소 생산을 위한 재가동이라는 분석 보고나 언론 보도는 없었 다. 비록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가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33_ 1979년 건설을 시작하여 1985년 완공 후, 1986년 1월 가동을 개시한 5MWe 흑연감 속로는 영국의 칼더 홀(Calder Hall) 흑연감속로를 모델로 하였다. 열 출력 25MWt 을 위해 천연 금속 우라늄을 마그네슘 합금인 마그녹스(Magnox) 피복관으로 감싼 핵 연료봉을 812개의 채널로 이루어진 노심(core)에 채널당 10개씩 장전하도록 되어 있다. 총 8,000개가 넘는 핵 연료봉이 동시에 장전되기 때문에 1회 장전에 사용되는 천연 금속 우라늄의 양만 50t에 이른다. 이것을 재가동해서 얻을 수 있는 Pu의 양은 연간 약 6kg으로 알려져 있다. 위의 글. 34_ 우라니움농축공장을 비롯한 녕변의 모든 핵시설들과 함께 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하였던 5MW 흑연감속로를 재정비, 재가동하 는 조치도 포함되게 됨 - 북한 원자력 총국 대변인 성명, 조선중앙통신, 2013년 4월 2일.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31

약 5개월이 지나지 않아 영변 5MWe 흑연감속로의 터빈 발전실 지 붕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식별되었다. 그사이 부족한 핵 연료봉을 보충 하여 재장입하고, 폭파시켰던 3차 냉각계통을 구룡강에서 직접 취수하 여 냉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으며, 1차 냉각제인 이산화탄소를 채워 넣는 등의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그 이후에 38노스 등을 통해 핵 연료 봉 제조공장으로 추정되는 시설 등이 생생한 상업위성 사진과 함께 보도 되었고, 여러 차례 5MWe 흑연감속로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와 배수 구에서의 냉각수가 배수되는 영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5MWe 흑연감속로의 재가동이 기정사실화되었다. 어느 누구라도 5MWe 흑연감속로의 재가동 의도가 단순히 플루토 늄의 생산만을 위해서라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고 편협한 생각으로 여길 것이다. 1년에 플루토늄 6~8kg 정도를 추출해 낼 수 있는 원자로 이지만,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의 증가를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주 장할 수 있다.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뿐만 아니라 은닉 시설이 있다 고 하면 그곳에서도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의 입장에서 단순히 핵물질의 보유량만을 증가시키기 위해 재가동을 선택했다고 하는 것은 우라늄 농축이 진행 중일 것으로 보이는 지금, 과거보다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핵 위력의 증강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서 반드시 삼중수소의 확보가 필요한 북한이 거의 유일하게 삼중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5MWe 흑연감 속로라는 사실을 알고도 단순히 플루토늄의 추가 확보를 위해서 재가 동을 선택했을까? 혹시 이번 재가동에 그러한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 도 북한 핵태세의 비약적인 향상과 핵전략의 전환을 동반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사례가 과거 영국에서 있었다. 32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다. 흑연감속로를 삼중수소 생산에 활용한 사례 5MWe 흑연감속로의 원형으로 알려진 영국의 칼더 홀 원자로의 옆 에 위치한 윈드스케일 원자로 35 는 플루토늄 생산용으로 1950년 10월 과 1951년 6월에 각각 1호기와 2호기의 운전을 개시하였다. 영변의 5MWe 흑연감속로와 동일하게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지만 냉각재로 는 이산화탄소가 아닌 공기를 사용하였다. 윈드스케일 원자로가 세상 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한 원 자로라는 것이었다. 1952년부터 1957년 10월 10일까지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었지만, 1957년 10월 10일의 사고 이후 지금 까지 서유럽에서 제일 위험한 산업시설이라는 오명을 안겨주고 있다. 그 원인은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계산 착오였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삼중수소 생산을 위해 무리한 개조를 한 것이 다. 수소폭탄 제조에 쓰이는 삼중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 핵 연료봉에 우라늄 대신에 리튬6을 채워 넣고 가동하는 과정에서 생긴 조작원의 실수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 당시에도 리튬6에 중성자를 조사하면 삼중수소가 부산물로 얻어진다는 사실을 핵물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다. 단지 삼중수소 생산 시에는 플루토늄 생산 시보다 높은 중성자속(밀도) 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영국은 중성자속을 높이기 위해 원드스케일 원자로용 알루미늄제 연료봉의 피복재 냉각핀을 제거하였다. 그리고 그 내부에는 리튬-마그네슘 합금을 우라늄 대신에 넣어서 가동하였다. 삼중 수소의 원료물질로 리튬6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합금화하여 사용하는 35_ 영국 셀라필드(Sellafield)에 영국이 독자적으로 칼더 홀 원자로 및 윈드스케일 원자 로를 건설하였다. 원래 목적은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것으로 윈드스케일 원자로를 건설하였지만 평화적 목적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칼더 홀을 추가 건설하였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33

것이 보다 안전하고 다루기 용이하기 때문에 리튬-마그네슘 합금을 사용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기술수준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삼중수소 생산을 위한 불가피한 연료봉의 개조가 사고의 근 본적인 원인일 수는 있어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조작원의 실수에 있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조작원의 실수만 없었다고 하면 얼마든지 삼중수소의 생산이 가능한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북한의 핵과학자들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었을 것인가 생각해 볼만 하 다. 1986년부터 여러 차례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5MWe 흑연감속 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었을 영변의 핵과학자들이 사 고의 위험성 때문에 삼중수소 생산이라는 도전에 주저했을 가능성은 낮다. 사실 윈드스케일 원자로 사고에서 조작원의 실수라고 하는 것은 흑연에 오랫동안 중성자나 방사선이 조사되었을 때 생기는 잠열이 흑 연 내부에 쌓여 화재가 발생될 가능성에 대한 예방조치를 취하는 과정 에서 발생한 작은 실수였다. 영변 5MWe 흑연감속로가 오랜 기간 동 안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현상이 발생되었다 고 하면 벌써 화재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한의 핵과 학자들에게 이러한 실수는 발생될 가능성이 적다고 하는 것이고, 큰 부 담 없이 마그녹스 피복관으로 쌓여진 핵 연료봉에 리튬 화합물이나 리 튬6을 넣어 삼중수소 생산을 위해 5MWe 흑연감속로를 가동했을 가 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다. 34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라. 수소폭탄과 증폭핵무기의 연관성 리튬6은 그 자체만으로도 핵융합물질이다. 핵강대국에서는 현재 삼 중수소의 짧은 반감기(12.32년) 때문에 수소폭탄에 삼중수소 대신 안 정적인 리튬6 화합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면, 증폭핵무기 에도 삼중수소 대신에 중수소와 리튬6 화합물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 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식 증폭핵무기에는 대체로 중수소-삼중 수소의 혼합가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체의 중수소화리튬 이나 삼중수소화리튬을 사용하는 것보다 혼합가스를 사용하는 편이 융통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외부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사용 직전 핵탄두에 주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트라이 던트 D-5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W88 탄두의 구조를 살펴보면 증폭 핵무기를 1단(primary stage)으로 사용하며, 여기에는 Booster Gas Cannister 라고 하는 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중수소와 삼 중수소 가스의 보관탱크이다. 삼중수소의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주기 적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별도로 외부에 탱크를 부착하는 방식을 채택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W88의 2단계인 핵융합 반응에는 리튬6 화 합물(중수소화리튬6)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부터 중수소-삼중수소 가 스를 1단의 증폭핵무기에 사용하는 이유에는 안전장치와 위력조절의 역할도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증폭핵무기는 수소폭탄으로 가기 위해 반드 시 거쳐 가야 할 관문이며 발판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해 꾸준히 핵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는 북한에게 있어, 증폭기술을 사용할 경우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2~5배 이상의 핵폭발 위력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방안이 아닐 수 없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35

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증폭기술을 개발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삼 중수소의 확보는 숙명적인 과제이다. 당연히 삼중수소가 확보되면 증 폭핵무기를 이용한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36 북한은 수소폭탄을 핵개발의 최종 단계로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왜 냐하면, 북한이 항상 핵 억제력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미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한방을 날릴 수 있는 고위력의 수소폭탄만이 확실 한 핵 억제력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북한의 수소 폭탄 개발 가능성을 다루는 것은 다소 시기상조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핵개발국의 수순이 증폭핵무기를 개발하고 나서 수소폭탄으로 이어진 다고 하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도 언젠가 증폭핵무기를 개발할 것이고 그 다음 수소폭탄 개발을 위해서는, 너무 낡아서 다음번 재가동을 기약 할 수 없는 5MWe 흑연감속로의 이번 재가동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능한 많은 양의 삼중수소를 확보해야만 할 것이다. 3. 핵 억제력의 완성을 위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 가능성 분석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핵 억제력의 완성을 위해서는 핵탄두의 개발 뿐만 아니라 투발수단의 생존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지금 북한이 보유한 핵 투발 수단은 스커드-B,C,D, 노동, 무수단, 은하3호 등으로 대표되는 탄도미사일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핵보유국은 핵 투발수단으로써 탄도미사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전략 핵폭격기 36_ 2010년 5월 12일 북한은 스스로 핵융합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점을 미루 어 핵융합에 필요한 기초적인 실험과 데이터를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축적해 온 것으 로 보인다. 36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로 이루어진 3축 체제(Triad)를 추구한다. 이 모두를 갖출 수는 없더 라도 최소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정도는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37 그 이유는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의 경우 아무리 이동식 발사대에 장착 하여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생존성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 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보유 가능성에 대해 보도된 것이 사실이라면 이미 북한은 핵탄두의 생존성 을 확보하고 있을 수 있다. 그 결과는 북한의 군사안보 전략이 핵 무력 과 경제발전의 동시 추구라고 가정했을 때 단순히 핵 억제력 확보 차 원의 문제가 아니라 핵확산의 위험성이 증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귀결될 수도 있다. 가. 북한의 군사안보 전략으로서의 핵개발 김정은 시대는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와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 이점이 있다. 공통점은 군사 경제병진노선 을 통해 군사력 증강과 경 제 재건을 동시 달성함으로써 국가전략에 기여한다는 점이고, 차이점 은 여기에 재래식 군사가 아닌 핵무기를 이용한다고 하는 것이다. 물 론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에도 핵무기를 개발하였지만 사용하거나 팔 수 있는 핵무기는 아니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김일성과 김정 일 시대에는 주로 재래식 군사력이 주요 수단이었고, 한동안 재래식 무 37_ 핵무기의 생존성과 관련해서 스나이더(Glenn Snyder)는 폭격기와, 육상의 고정발 사 미사일, 육상의 이동식 미사일, 그리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생존성을 비교 하고 이 중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생존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재 학, 억제이론으로 본 중국의 핵 억제 전략, 신아세아, 제18권 2호 (신아시아연구 소, 2011), p. 109.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37

기의 해외 불법 수출을 통해서 외화벌이와 같은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제1차 핵실험 등에 의한 2000년대 중반 이후의 강력한 경제 제재와 수출통제로 인해 재래식 무기의 수출 이 둔화되면서 경제적 고립의 심화와 함께 새로운 출구 전략이 필요해 졌다. 다행히도 꾸준히 추진해 오던 핵개발이 김정은 시대에 들어 결 실을 맺기 시작하였고, 핵을 기반으로 한 협상을 통해 경제 제재 해제 와 더불어 중유 공급과 같은 경제적인 지원도 가능하다 라고 인식했을 것이다.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반을 물려받은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을 통 해 군사력 증강과 경제력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 이라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 그러한 증거들은 김정은이 권력을 물려받은 이후의 핵과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2013년 3월 말에 발표한 핵 경제 병진노선 은 향후 북한이 추구하는 군사안보 전략의 목표가 핵개발을 통한 핵 억제력 확보 군사력 증강 강성대국 건설 추구에의 기여 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나. 핵 경제 병진노선 의 실현가능성과 핵확산의 위험성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핵개발과 경제발전의 동시 추구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 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경제개발은 물론이고 고립만 심화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북한의 생각은 보다 긍정적인 것 같다. 과 거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에 재래식 무기의 불법 거래를 통해서 경제적 인 이득을 보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보다 고가에다 부가가치도 높은 핵무기를 팔수만 있다면 저가에 부가가치도 낮은 재래식 무기를 38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수출하는 것보다는 수익도 증가하고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의 북한의 핵개발 동향은 이러한 생각이 반드 시 틀린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과 이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개발에 북한 이 최근 성공했을 수 있다는 미국 안보국방 관련 웹진, 워싱턴 프리 비 컨의 보도가 있었다. 38 이것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안보문제에 미치 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39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통해 핵 억제력 을 확보하고 미국으로부터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 40 고 하지만, 미국이 북한을 핵이나 재래식 무기로 공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오 히려 반대로 북한은 국지전이나 테러, 심지어 전면전을 감행할 가능성 이 높다. 41 물론,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 성공이 사실일 경우 매우 강력한 핵 억제력을 확보하고,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를 인 정받는 것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핵 억제력의 확보 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본 논의의 취지이 다. 핵 경제 병진노선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잠수 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개발이 사실이라고 할 경우의 대답은 성공할 수 도 있다 는 것이다. 만일 북한의 핵무기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을 이용하여 해외로 수출하고, 이를 통해 막 38_ 미( 美 )정보 당국이 북한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발사관이 장착된 것을 포착,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능여부, 신형 잠수함을 개발하는지 분석 중이며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은 미국 및 일본까지도 타격 가능하다는 분석을 골자로 한다. 39_ 북한의 핵 능력의 증강보다도 핵확산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되는 것이 글로벌 안보의 측면에서는 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40_ 특별히 예를 들지 않더라도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선전되고 있다. 41_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 푸에블로호 사건 등, 북한은 과거에 한국과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였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39

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또다시 그 수익금으로 핵 능력을 발전시켜서 핵무기 상품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또다시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 일 수 있게 된다고 하면, 핵 위협 증강 가속화의 악순환 이라는 무한 연결고리 안에서 자동적으로 핵 능력의 증강과 경제적인 이익의 확보 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김정은 체제의 군사안보 전략인 핵 경제 병진노선 전략의 실현 가 능한 시나리오는 있다.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구하는 핵 경제 병진노선 이 실패할 것이라는 일관된 견해를 말하고 있다. 하 지만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의 패키지 판매 전략 을 구사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NPT 42 라고 하는 국제조약은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가 핵무기 및 핵 물질을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국제기구를 통해 관련 국가들 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 리비아와 같은 국가들은 이념이 다른 서방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서 핵개발을 시도하였고, 한때 리비아 는 핵 포기라는 형태로 양보도 하였지만, 지금도 핵보유에 대한 야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핵무기 밀거래의 수요자들은 막대 한 석유자원을 기반으로 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불법무기 공급자를 물 색하고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 핵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 이다. 그런 와중에 북한과 같은 잠재적인 핵무기 공급국가와의 핵개발 협력구조는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왔다. 42_ NPT는 국제 핵 비확산 체제의 근간이 되는 국제조약으로 1970년 3월에 발표되었다. NPT의 목적은 첫째, 핵무기의 수평적 확산방지, 둘째, 핵군축 실현, 셋째,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증진이다. 2013년 8월 현재 NPT 당사국은 190개국(북한 포함 시)이며, 비당사국은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남수단 등 4개국이다. 우리나라는 1975년 4월 에 가입했다. 제성호, 한반도 안보와 국제법 (서울: 한국국방연구원, 2011), pp. 296~298 참조. 40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탈냉전 이후, 국제관계는 과거 양극 체제에서 점차 다극화 체제로의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IS)라고 하는 국경을 초월한 형태의 신흥 조직들이 생겨나고 있다. 43 이들은 기존의 국제 질서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영역 확보와 이익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충돌과 마찰을 야기하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북한과 같은 불법무기 공급자는 구세주와도 같 을 것이며, 폭력을 통해 차지한 지역의 이권과 자원 등을 매각하여서라 도 그들을 저지하려고 하는 국가나 국제기구에 대항하려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이라는 공급자와 테러리스트라는 수요자로 이루어진 무기 밀거래의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재래식 무기의 수출은 주로 해상 운송수단에 의존하는 경향 이었다. 작년 한 해 유엔대북제재위원회에서 주요 이슈로 다루었던 청 천강호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은 재래식 불법 무기 거래의 온상 이며, 전 세계를 무대로 마약과 위폐 등 국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각종 불법 행동의 허브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러한 해상 불법 거래가 국제연합(United Nations: UN)의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서 일정 부분 차단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재래 식 무기를 수출하거나 해외에서 밀거래를 통해 도입하는 방법은 대부 분 해상 루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중국과의 국경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육상 거래도 제3차 핵실험 이후에 강화된 중국의 대북 견제 움직임 속에서 소원해진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제3차 핵실 험 이후 중국은 대북 수출 통제 품목 44 을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43_ 미국은 9 11테러 발생 13주년을 하루 앞둔 9월 10일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연설에 서 ISIL(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 IS 지칭)은 이슬람도 아니고 국가도 아닌 테러 단체 라고 정의하였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41

주로 대량살상무기(Weapon of Mass Destruction: WMD) 품목에 대한 품목 리스트와 기술적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발표 된 유엔 대북 제재 45 리스트를 총 망라한 것으로서 특별히 중국이 독 자적으로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 추가된 항목은 없었다. 이를 두고 전 문가들은 중국의 대북 정책의 전략적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고까지 평 가하기도 하였지만, 지금 이러한 주장을 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다양한 견제 수단을 통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2014년 1월부터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은 과거 대비 가장 긴 기간 동 안 유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조치는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선에서 과거 보다 더욱 강화된 수출입통제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당연히 북한은 중 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나 테러조직과의 밀거래에서 해상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PSI 46 의 노력으로 적발 가능성이 높아졌 고, 일단 적발되고 나면 막심한 경제적 손해와 국가적 이미지 실추라고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모든 근심거리를 단번에 날려 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수 중을 통한 은밀한 거래 47 인 것이다. 핵무기를 비롯한 WMD 관련 물자 44_ 중국은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300여 페이지 분량의 중국어판 수출 통제 품목을 발표하였다. 45_ 2006년 제1차 핵실험 이후,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에 총 4회 발표되었다. 46_ 확산방지구상(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 PSI)은 참여국 간 자발적인 협조 에 기초하여 WMD와 미사일의 불법거래를 차단하고 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체제이다. PSI는 9 11테러 이후 기존의 NPT로 대표되는 비확산체제나 다 자수출통제체제만으로는 확산우려국과 테러리스트 집단의 WMD 거래를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47_ 잠수함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장착하여 밀거래를 함으로써 거래 여부조차 파 악이 제한되었다. 42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의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가 핵 경제 병진노선 의 추구에서 경제노선으 로서의 한 축을 이룰 것이고, 또 다른 축은 핵개발을 통한 군사력 증강 과 핵 억제력 확보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군사와 경제라는 두 개의 축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선순환 구조를 취 하게 된다. 핵무기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는 핵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각종 장비 와 물품을 구매하는데 일부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핵 능 력의 고도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리고 핵 능력이 고도화되면 핵무기라 는 수출품의 질이 향상되고, 이는 또다시 구매력을 촉진하여 핵무기 수 출이 증대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늘어난 수입은 핵무기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의 재정비와 증 강에도 투자될 것이다. 예를 들어, 잠수함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탑재해서 수출을 할 경우 핵무기만 수출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가 있게 되는데, 지금의 북한 재래식 잠수함은 매우 낡고 구 식이어서 단독으로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단독으로 수입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잠수함과 같이 도입해야 하는 것이 수입 국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북한이 잠수함의 은밀성과 공격성 등을 업그레이드하여 제공할 경우,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고, 공급자인 북한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마 진율을 부여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핵무기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화하여 잠수함에 결합하여 수출함으로써 국제적인 제재망을 회피할 수 있으면서 외화도 벌고, 핵 능력 증강과 핵 억제력 확보, 그리고 재래식 무기의 증강도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43

다. 고농축우라늄의 비약적인 증가 필요성 북한이 핵개발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핵 경제 병진노선 이라는 목표 를 달성하려고 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과제는 증폭핵무기를 이용한 위 력의 증가 이외에도 핵물질의 안정적인 확보가 있을 수 있다. 자국의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를 위해서 플루토늄이든 우라늄이든 자국의 안보용으로 쓰고도 남을 핵물질의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 량은 많아야 40~50kg을 넘지 않는다. 중급 수준의 핵개발 국가라면 약 6kg으로 핵무기 1기를 제조할 수 있다. 48 다시 말해 많아야 8~10기 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북한이 생존적 핵 억제 전략을 추구한다고 해도 수출할 정도의 핵물질을 따로 뽑아내기란 무리다. 2010년 이후 북한은 크게 변화된 핵물질 확보방안을 공개하였다. 그 방식도 매우 독특하였는데, 그 해 11월 미국의 해커 박사 일행을 초청하여 영변의 농축우라늄 시설을 공 개하면서 2012년까지 실험용 경수로를 완공할 것이라고 넌지시 알려 주었다. 농축우라늄에 대한 의혹은 2000년대 초반에 이미 불거진 상태 였지만, 6자회담의 진행 과정에서 은근슬쩍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다 48_ 북한의 핵개발 수준은 중급 수준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벌써 세 번의 핵실험을 통해서 일정 수준의 위력을 발휘하였고, 점점 위력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소형경량화 의 수준도 이미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준까지 도달하였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 하고 있다. 대개 핵개발 국가의 사례에서, 2년에서 7년의 시간이 소요되던 소형경량 화 기간을 감안하다더라도 북한의 제1차 핵실험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형경량화가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또한 그 들 스스로도 제3차 핵실험을 통해 소형경량화에 도달하였노라고 떠벌리고 있다. 소 형경량화를 유지하면서 핵폭발 위력을 증가시켜야만 하는 딜레마에 봉착한 핵개발 국가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증폭핵무기이다. 당연히 북한도 동일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미 2010년 5월에 북한은 대외 발표를 통해서 자신들만의 방식 으로 핵융합에 성공하였다고 천명하였다. 44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가 김정은이 내부적으로 김정일의 후계자로 활동하기 시작한지 약 2년 이 되어 가는 시점에 실물 공개와 함께 공식적으로 발표함으로써 만천 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실험용 경수로는 북한이 주장하는 핵의 평화적 이용 이라는 취지와 함께 우라늄 농축에 대한 변명거리로 사용 되었지만, 완성된 외관과 달리 경수로는 현재까지도 가동되지 않고 있 다. 실험용 경수로의 가동 여부는 북한의 핵개발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변수는 아니다. 처음부터 우라늄 농축에 대한 그럴듯한 이유를 설명하 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완공시점을 맞추기 위해서 무리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6자회담이 재개되었을 때 협상카드로도 사용할 수 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작년에 우라늄 농축시설의 2배 증축을 마쳤다고 하는 점이다. 내부에 원심분리기가 추가 설치되었는지는 북한이 공개 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하지만, 2010년 공개 당시 2,000기가 넘는 원심분리기를 보여줬다고 하는 것은 자체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예상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렇다면 이미 4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기 때 문에 2배가 아니라 그 이상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그 이외의 원심분리기는 은닉 시설에서 가동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 다. 49 북한의 풍부한 우라늄 자원을 고려하면, 우라늄 농축시설의 보유 49_ 영변 핵시설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의 의도된 연출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은닉시설을 고려한 판단을 해야 한다. 우선 북한의 원심분리기 제조 능력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체 생산이 되지 않는다고 가정하 면 아무리 은닉시설이 많다고 해도 공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북한은 원심분리기를 자체 기술로 생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우리들이 저지 르는 북한에 대한 오해 중에 가장 빈번한 것이 우리의 기준으로 그들의 수준을 가늠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한 선입견을 바꾸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2012년 12월 12일, 북한의 은하3호 장거리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정도의 사거리를 날아갔기 때문에 세계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미사일 잔해가 수거된 뒤에 발생하였다. 엔진 관련 기술이 대부분 자체 기술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해외에 밀수출할 수준이니 그럴 것이라 추측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로 확인되고 나니 가히 충격적이었다. 충격적 사실은 여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45

사실이 시사하는 것은 단순히 우라늄 농축능력의 확보를 넘어서 핵무 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의 급속한 증가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해커 박사에게 공개한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기준으로 연간 약 30kg의 무기 급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핵물질의 확보 수준이 30kg 가동기간(년) 의 개념이 아니라 30kg 가동기간 (년) 원심분리기 누적증가율 이 되는 셈이다. 만일 1년에 2,000기의 원 심분리기를 추가 생산할 수 있다고 하면, 단순 계산으로 5년 만에 150kg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매년 2,000여개의 원심 분리기가 새로 제작되어 은닉시설 등에서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1년차 에 30kg이던 생산량이, 60kg(2년차), 90kg(3년차), 120kg(4년차), 150kg(5년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고, 누적 보유량은 30kg(1년 차), 90kg(2년차), 180kg(3년차), 300kg(4년차), 450kg(5년차)인 결과 를 낳는다. 우라늄탄 1기를 제작하는데 약 25kg이 필요하다고 가정하 면, 1년차에 핵탄두 1기만을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이 5년차에 갑자기 18기의 제작이 가능해 지고, 10년차에는 1,650kg의 고농축우라늄으로 66기의 핵탄두 제조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100기의 핵탄두 제조에는 12년 6개월이면 충분하고, 25년이면 390기의 핵탄두 제조가 가능해진다. 핵보유국은 장기간에 걸쳐 핵개발을 진행하면서 핵탄두 1기를 제조 하는데 사용되는 핵물질의 양을 점차 줄여나간다. 현재 핵보유국이 보 유한 핵탄두의 평균값을 보면 플루토늄탄은 3~4kg, 우라늄탄은 약 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자부품의 대부분이 수출 통제 품목에 저촉되지 않는 상용 부품으로 충당되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이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을 과소평가하는 과오의 대부분이 일반적인 기준에 근거하여 판단하기 때문에 발생 한다. 원심분리기의 보유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해커 박사가 본 2,000여 개의 원심분리기가 가동되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또는 무수단 미사일이 시 험 발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일련의 평가절하는 어쩌면 희망사항 일 수 있다. 46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15kg으로 추정된다. 50 만일 15kg을 적용하면 10년 만에 110기의 우라 늄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다.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은 사 실상 핵보유국 지위 를 인정받기에 충분한 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 데 채 10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약 30년 동안 40~50kg밖에 생산하지 못한 것에 비교하면 가히 충격 적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핵물질의 양적 증가는 핵 능력을 고도화시키는 기반이 된다. 제한된 플루토늄 보유량으로 핵실험을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핵 능력의 저하 를 초래할 수 있지만, 충분한 핵물질이 확보된 상태라고 하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통한 핵분열 물질(고 농축우라늄)의 확보와 5MWe 흑연감속로 가동을 통한 핵융합 물질 (삼중수소)의 확보는 결국 북한이 핵개발이라는 수단을 가시화하는 두 가지 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가시화된 핵개발을 수단으로 하여 핵무기 수출을 통한 외화획득이라는 방법으로 핵 억제력 구비, 군사력 증강 및 강성대국 건설을 달성하고, 결과적으로 핵 경제 병진노선 의 완성이라는 군사안보 전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Ⅰ Ⅱ Ⅲ Ⅳ 50_ 국방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이해, p. 68.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47

4. 핵미사일 능력 발전을 위한 첨단상용기술 활용 가능성 분석 무기체계의 발전 속도는 그 시대의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 비례한다. 같은 이치로 어느 국가의 핵전력(능력, 태세) 발전 속도는 그 나라가 보유한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례한다. 이 두 명제는 과학기술이라 고 하는 공통된 핵심용어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제2차 세계대전 당 시,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핵개발을 시도하였다. 이 중에는 최 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핵공격을 받았던 일본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 킨 독일, 그리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핵개발에 성공하고 여전히 핵 강대국으로 남아있는 러시아(구소련)가 포함된다. 이들 국가들의 공통 점은 당시에 과학기술이 발달되었었다고 하는 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국가들을 포함하여 현재의 핵보유국들의 공통점도 과학기술이 발달된 국가라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판세를 결정한 여러 요인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을 찾으라고 하면 당연히 핵무기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미국보다 독일이나 일본 또는 소련이 먼저 핵을 보유하였 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한의 핵개발 과정을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핵을 개발한 국가들과 개발 조건이 다르다. 오히려 뒤늦게 시작한 중국이나 인도, 파키스탄에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의 기준은 과학기술이 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주요 강대국인 미국, 소련, 독일, 일본, 영 국,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산업기술의 영향과 함께 과학기술이 상대적으 로 발달되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핵무기 개발 진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뒤늦게 핵무기를 개발한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과학기술 수준이 높지 않다가 1950년대 이후 핵개발에 48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하였다. 반면에 먼저 핵을 개발한 국가에 비 해서 핵무기 개발과 소형화에 걸린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이 어느 정도 공개된 뒤였기 때문에 시간 단축이 가능했던 것이다. 북한도 중국보다는 늦어졌지만 1950년대부터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핵개발을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핵무기 운반수단 인 탄도미사일의 개발속도에 비해 핵개발 속도는 더딘 편이다. 탄도미 사일 기술은 대체로 중국과 구소련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거나 역설 계 등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었던 반면, 핵 관련 기술의 개발이 늦어진 것은 1970년대에 이미 핵 비확산에 관심을 갖던 핵보유국들의 기술유 출 방지로 인해 핵기술의 습득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 된다. 그래도 북한은 영국의 칼더 홀 흑연감속로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자체기술로 5MWe 흑연감속로를 제작하여 플루토늄의 추출까지 성공 하고 세 차례나 핵실험을 하는 등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 력은 플루토늄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우라늄 농축에 있어서도 결실을 맺게 되었다. 북한은 알려진 것만 2,000기가 넘는 원심분리기를 영변 핵시설 단지에 설치하였다. 또한, 2010년 5월에 발표한 것처럼 북한식의 핵융합에 성공했다고 보도 51 하는 등 외부의 도움이 차단된 상태에서 독자적인 방식으로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자신감이 결국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51_ 열핵반응장치가 설계 제작되고 핵융합반응과 관련한 기초연구가 끝났으며, 열핵기 술을 우리 힘으로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강력한 과학 기술 역량이 마련되었다, 로동 신문, 2010년 5월 12일. Ⅰ Ⅱ Ⅲ Ⅳ Ⅴ Ⅵ 북한의 핵 능력 평가 및 전망 49

가. 기술적 도약이 우라늄 농축과 핵전력 증강에 미친 영향 중국의 핵개발 사례를 살펴보면,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핵전 력의 꾸준한 증가가 있어 왔다. 1960년대 최초 핵실험 이후에 수소폭 탄 핵실험까지 걸린 기간이 불과 2년이었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핵 능력의 고도화에 이르렀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 후의 핵탄두의 소형경량화의 진척, 다탄두화(MRV, MIRV), 그리고 정밀유도기술(MaRV)의 개발은 오랜 시간 동안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경제성장과 함께 외부 기술의 유입 이 증가하고 세계의 공장화 라고 불릴 정도로 제조업이 발달하며 자연 스럽게 핵과 미사일에 사용되는 첨단기술도 향상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국의 콕스 리포트(Cox Report) 52 에서 지적한 것처럼, 해킹 등을 통해 꾸준히 미국과 같은 선진 핵보유국의 기술을 획득하려 노력하였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그러한 기술을 입수하여 자국의 핵개 발에 활용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물론, 중국은 음모론이라 치부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주장을 불식시키기에는 중 국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너무나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룩하였다. 52_ 미국과 중국의 군사 경제문제에 관한 특별위원회 보고서로서, 1980년대로부터 1990년 대에 걸친 미국 내에서의 비밀활동에 관한 보고서이다. 크리스 콕스(Christopher Cox, 캘리포니아 공화당 하원의원) 의장의 이름이 보고서에 사용되었다. 핵탄두가 탑재된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및 WMD 제조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나 정보가 중국에 넘어갔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보고서이다. 주요 주장 5가지는 다음과 같다. ➀ 중국은 미국의 일곱 가지 최신 열핵무기 관련 설계정보를 훔쳤다, ➁ 훔친 비밀사항은 중국 의 핵무기 설계 개발 시험 속도증가에 기여했다, ➂ 중국의 차세대 핵무기는 훔친 미국의 설계정보요소를 포함하며, 미국이 사용하는 핵무기에 유효성면에서 필적하 는 수준이다, ➃ 훔친 미국의 정보를 이용한 소형 탄두는 2002년에 배비 준비가 완료 되었고, 차세대 미사일에 다탄두미사일 기술을 결합할 수 있다, ➄ 이러한 도난은 독립된 사건이 아닌 중국 국가안전부에 의한 미국 무기연구소들에 대한 수십 년의 첩보활동의 결과이다. 또한 새로운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법한 활동은 계속되 고 있다. 50 북한의 핵전략과 한국의 대응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