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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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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i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변동에 따른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 학의 역할 변화와 지원 정책 및 기능 변화를 살펴보고, 새로운 수요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문대학의 기능 확충 방안을 모색하 였다. 연구의 주요 방법과 절차 첫째, 기존 선행 연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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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해왔던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는 년을 거치면서 중대 고비를 맞이했다. 2009년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한-미-일의 과잉대응으로 촉 발된 위기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이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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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본 서에 수록된 논문 내용은 집필자 개인의 견해로서,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목 차 1.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강정민 1 2.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정치가, 정치과정, 국제체제 차원의 요인 분석 조양현 33 3. 2010년 미국 중간선거, 티파티운동, 그리고 한 미 FTA 비준: 지역구의 이해관계에 기초한 분석 박지광 69 4. 한미동맹의 정책현안과 발전 과제 엄태암 105 5. G2시대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과 동북아 안보경제 협력모델 김종갑 143 6. 오바마 정부의 사이버안보 정책 추진현황과 정책적 함의 김소정, 최석진 171 7. 한국사에서 서해5도의 정치지리학: 1945~1953 신복룡 201 8. 중추적 중견국가와 한국의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 모색: 가교전략과 헤징전략을 중심으로 이수형 231 9. 이르쿠츠크주 유 가스전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러시아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협력 구조 이경완 261 10. 동아시아 지역주의에 대한 전망: 일반이론들로부터의 연역적 분석 김지용 295 특별기고 중국특색적 사회주의 ( 中 國 特 色 的 社 會 主 義 ): 그 구성 논리, 실천과제, 평가 및 기존 국제질서와의 관계 황용식 335 3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1

강정민* 한국과학기술원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1) Ⅰ. 서론 Ⅱ. 핵안보 1. 역사적 배경 2. 2010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3.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Ⅲ. 원자력 안전 1. 원자력 안전 2. 후쿠시마 원전사고 1) 사고 개요 2) 대응책 3. 후쿠시마 이후 원자력 Ⅳ.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1. 연계성 2. 시너지효과 Ⅴ. 결론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pp.3-32.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초빙교수 3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국문초록] 2001년 9.11 테러 이후 핵테러 위협의 부각으로 급부상한 핵안보 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한 2010년 4월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핵 테러 방지를 위한 주요 실천 방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테러집단이 전 세계 에 산재한 핵물질(고농축우라늄(HEU) 및 분리플루토늄)을 획득하여 악의적으 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년 내 보안이 취약한 핵물질의 보호 관리를 목표의 하나로 제시한 2009년 4월 오바마 대통령의 프라하 연설에 근거하여 워 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다른 안건에 우선하여 핵물질 방호에만 중점을 두었다. 그렇지만 핵테러란 핵물질의 악의적 이용만이 아니라, 방사성물질에 기반을 두 는 더티밤(dirty bomb)이라든지 핵물질 및 방사성물질을 포함하는 원자력시설 의 파괴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아래 본 논문은 1986년 체르 노빌 이후 최대 원자력 재난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부각된 원자력안 전문제에 대한 국내외 관심의 고조를 감안하여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로서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의 연계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한다. [주제어] 핵안보, 원자력안전, 핵테러, 핵안보정상회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4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Ⅰ. 서론 2001년 9.11 이후 미국은 핵무기를 이용한 핵테러를 국가안보의 최고위협으 로 간주해오고 있다. 핵테러에 대한 대응책으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핵보다 는 테러에 중점을 두고 테러행위 자체의 근절에 정책의 초점을 둔 데 비해, 버 락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보다는 핵 그 자체의 제거에 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있 다. 2008년 11월 대통령 당선 후 오바마는 핵테러 위협과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핵무기 및 핵물질의 효과적 통제를 외교정책의 핵심과제로 추진할 것을 분명 히 하였다. 느슨한 관리하의 핵무기 및 핵물질을 테러집단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핵비확산조약(NPT) 강화를 통해 핵확산을 방지하여 궁극적으로는 핵무기 없는 세계 를 추구할 것을 천명한 것이다. 오바마는 이를 위해 4년 내에 전 세계의 느슨한 핵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핵 밀거래를 방지하고, 핵테러방지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의 핵정책을 제시하였다. 1) 전 국무장관 조지 슐츠와 헨리 키신저, 전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 전 상원의 원 샘 넌이 공동으로 2007년 1월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핵무기 없는 세계 2) 를 바탕으로, 오바마는 2009년 4월 체코의 프라하 연설을 통해 핵군축, 핵비확산체제, 핵테러 대책, 2010년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 보안 취약 핵물질의 4년 내 보호관리 등을 강조하는 등 핵무기 없는 세계 비전을 제시하였다. 9.11 테러 이후 핵테러 위협의 부각으로 급부상한 핵안보 는 오바마의 프라하 연설 에 근거한 2010년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핵테러 방지를 위한 주요 실천 방안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리고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보안 취약 핵 물질의 4년 내 보호관리라는 시급성에 따라 다른 안건에 우선하여 핵물질 방호 에 중점을 두었다. 그렇지만 핵테러란 핵물질의 악의적 이용 즉 핵무기만이 아니라, 방사성물질 의 살포를 목적으로 하는 더티밤(dirty bomb) 3) 이라든지 핵물질 및 방사성물질 1) 신성호, 부시와 오바마: 핵 테러에 대한 두 가지 접근, 백진현 편, 핵비확산체제의 위기와 한국 (서울: 오름, 2010), pp. 285-312. 2) George P. Shultz, William J. Perry, Henry A. Kissinger and Sam Nunn, A World Free of Nuclear Weapons, The Wall Street Journal, January 4, 2004. 3) 방사성물질의 누출에 의한 사회적 혼란 야기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원전의 방사능 사보타주 와 마찬가지로 방사선원에 의한 방사능테러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방사능 누출 에 의한 사회혼란 야기 또는 일반 대중에게 해를 가할 목적의 테러집단 입장에서 본다면 5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을 포함하는 원자력시설의 파괴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핵물질 확보의 어 려움으로 인해 테러집단들이 차선책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선택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1986년 체르노빌 이후 최대 원자력 재난으로 지난 3월 11일 발생 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자력안전문제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급격히 고조되었다. 2012년 3월 26일부터 이틀간 개최 예정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안건이 확장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관점에서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로서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의 연계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한다. 2장은 핵안보에 대한 개념 및 역사적 배경, 2010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결과, 2012 서울 핵안보정상 회의 논의 의제에 대해서 정리한다. 3장은 원자력안전과 관련하여 후쿠시마 원 전사고 이후의 원자력에 대한 전망과 원자력안전 일반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개요 및 교훈에 대해 정리한다. 4장은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의 연계성 및 시너지효과에 대해 분석한다. 5장은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안보 와 원자력안전의 연계성 문제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결론 맺는다. Ⅱ. 핵안보 1. 역사적 배경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의에 의하면, 핵안보 란 핵물질 및 방사성물질 또는 이들에 관련된 시설에 영향을 주는 탈취, 사보타주, 무단출입, 불법이전 또는 다른 악의적 행위에 대해 예방, 탐지, 대응 하는 대책을 의미한다. 4) 탈취가 쉽지 않은 핵물질에 근거하는 핵무기보다는 방사성물질에 근거하는 더티밤(dirty bomb)에 의한 방사능테러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접근 방법일 수 있다. 핵무기테러, 원전테 러에 비해서는 인명살상 효과가 떨어지지만, 방사능테러가 초래하는 사회적 패닉과 경제적 부담은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방사능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방사선원은 산업 및 의료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 탈취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전 세계적으로 산재 하고 있는 방사선원에 대한 보안체제의 강화가 중요하다. 4) Nuclear Security: The prevention and detection of and response to, theft, sabotage, unauthorized access, illegal transfer or other malicious acts involving nuclear material, other radioactive substances or their associated facilities,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Nuclear Security - Measures to Protect Against Nuclear Terrorism: Progress 6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핵테러 5) 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핵안보란 용어가 국제정치적으로 자주 사용되 기 시작한 것은 2001년 9.11 테러 이후다. 그 이전에는 핵물질의 물리적 방호 가 주로 논의되었다. 1960년대 이후 미국과 IAEA를 중심으로 테러집단에 의한 핵물질 탈취행위를 국제적 규제 아래 두고 각국이 방호조치를 취하는 등의 논 의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6) 1960년대 이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가속화되고, 그에 따른 핵물질 취급 량 및 국제 수송량이 증가함에 따라 테러집단에 의한 핵물질 탈취에 대한 우려 가 고조되면서 핵물질 방호의 필요성이 널리 인식되게 되었던 것이다. 1969년 미국은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 규칙 10 CFR Part 73 (Code of Federal Regulation Title 10 Part 73 Physical Protection of Plant and Materials )를 제정하고 핵 물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물리적 방호의 법적 요건을 마련하였다. 7) 미국은 1972년부터 정치적 테러활동의 증가에 대응하여 사보타주에 대한 방호조치를 실시하였고, 1973년에는 수송 중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에 보관중인 핵물질의 방호 대책에 대해 전면 개정하는 등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핵물질의 방 호 대책을 정비하였다. 8) 핵물질의 물리적 방호를 국제법상의 의무로 만들기 위해 1974년 9월 UN 총 회에서 미국의 키신저 국무장관이 IAEA가 관련 국제협정을 작성할 것을 제기, 1977년 10월 협약작성에 착수한 IAEA는 1979년 10월 핵물질방호협약(CPPNM: Convention on th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을 채택하였다. 핵 물질의 안전한 사용, 저장, 운반을 통하여 핵물질의 평화적 이용 촉진과 핵무기 확산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제정된 협약은 1987년 2월에 발효되었으며, 핵물 질의 물리적 방호조치의 실시에 관한 규정과 핵물질 관련 범죄의 처벌에 관한 Report and Nuclear Security Plan for 2006-2009, GC(49)/17, September 23, 2005. 5) 핵테러에 대한 보편적 정의는 없으나 테러의 행위로써 고의적으로 인명을 살상 또는 상해 하거나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목적으로 핵무기나 방사능 무기를 불법적으로 사용, 사용위협 또는 핵물질 또는 방사능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시설을 공격하여 핵무기의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을 탈취하거나 고의적으로 방사능 누출사고를 일으키는 행위 로 정의될 수 있다. 김 석철, 원자력 안전과 방호의 연계성에 대한 국제 동향, 원자력산업 2008. 4. 6) 宇 佐 美 正 行, 核 セキュリティをめぐる 国 際 的 取 組 の 進 展 : 核 テロ 対 策 強 化 の 経 緯 と 今 後 の 課 題, 立 法 と 調 査, No.309, 2010.10. 7)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자력통제: 안전조치, 수출입통제, 물리적 방호, 2007, 11, p. 256. 8) 宇 佐 美 正 行, 核 セキュリティをめぐる 国 際 的 取 組 の 進 展 : 核 テロ 対 策 強 化 の 経 緯 と 今 後 の 課 題, 立 法 と 調 査, No.309, 2010.10. 7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규정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9) 1990년대 들어 구소련의 붕괴로 핵물질의 불법거래 및 민감 핵기술의 제3국 으로의 확산가능성이 높아지고,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위협이 증대함에 따라 주로 국가 간 핵물질 수송 시 핵물질의 방호에 관한 국제규범을 규정한 핵물질방호협약은 개정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IAEA는 협약 의 개정, 검토를 위한 전문가 회의 개최(1999. 11~2001. 5)를 거쳐, 2005년 7월 개정 협정을 채택하였다. 개정된 협약은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사보타 주 및 방사능 영향 최소화 대책 강구 등의 내용을 부가하여 국제 수송과정에서 의 핵물질의 탈취 방지 중심이던 기존의 협약 내용을 확대, 강화하였다. 10) 우리 나라는 1981년 12월 협약에 가입하여 1987년 2월 협약이 발효되었다. 2010년 9월 29일 현재 145개국이 가입하여 44개국이 발효한 상태다. 1969년 미국이 최초로 물리적 방호에 대한 법제화를 시도한 이후, IAEA도 핵물질의 방호 대책에 대한 논의를 개시하여, 1972년 핵물질 방호에 대한 전문 가회의를 개최하여 회원국의 이행지침으로 핵물질의 물리적 방호에 관한 권고 (Recommendation for th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를 공표하 였다. 그 이후 테러행위의 빈발을 반영하여 IAEA는 1975년 9월 권고의 개정판 으로 핵물질의 물리적 방호(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INFCIRC/ 225) 를 작성하여 핵물질의 물리적 방호를 위한 국제지침으로 삼고 회원국에 배포하였다. 이후 세 번의 개정을 거쳐 1999년 6월에 작성한 INFCIRC/225/Rev.4 지침서는 핵물질의 물리적 방호의 국제규범으로서 자리 잡았다. 현재 회원국들 은 상기 권고를 국제지침으로 삼아서 국내법령을 정비하고 핵물질의 물리적 방호 시스템설계, 원자력시설 사보타주에 대한 방호요건, 핵물질의 국제 수송 에 있어서 방호조치 등을 규정하고 있다. 11) 우리나라도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의 물리적 방호를 위한 법률로 원자력시 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방재 대책법 을 2004년 2월 16일 발효하여, 핵물질의 불법이전에 대한 방호, 도난 되거나 분실된 핵물질의 위치 파악 및 회수, 핵물 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방지, 사보타주에 따른 방사선 피폭 위협의 9) Ibid. 10)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자력통제: 안전조치, 수출입통제, 물리적 방호, 2007. 11, p. 249-250. 11) Ibid, p. 256. 8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최소화를 꾀하고 있다. 12) INFCIRC/225/Rev.4 지침서는 회원국의 방호시스템 구축의 필수 요소로서 신규개념인 설계기준위협(DBT: Design Basis Threat) 을 규정하고 있으며, 원 자력시설의 사보타주 대응대책을 강화하였다. 지침서에 의하면, DBT는 물리 적 방호시스템의 설계 및 평가에 대해 핵물질의 탈취 또는 사보타주를 시도할 수 있는 잠재적인 내부 및 외부 적들의 속성 및 특성 으로 정의된다. 13) DBT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가마다 다르고 또 미공개이지만, 일반적으로 테러집단 등 가상 적의 종류, 인원수, 침투방법 전술, 공격의 신속함 및 무기소지 능력 등을 상정하여 원자력 사업자는 이를 고려하여 시설에 적합한 물리적 방호시스템을 설계하게 된다. 지침서는 국가의 물리적 방호시스템은 DBT를 기반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DBT는 보안시스템의 계획이나 평가에 사용되며, 상상이나 막연한 추정 이 아니라 현실성에 근거해야 하는데, 현실에 따라서는 한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IAEA의 DBT 개념은 현재 원자력 시설에 적용하는 지상 침투 만을 고려한 탐지-지연-대응 개념의 물리적 방호 개념을 답습하고 있어 이를 우회하는 공중 침투에 의한 공격이나 내부자의 협조에 의한 침투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물리적 방호 시스템을 관통하고 원자로 계통의 다중 고장 또는 파손을 일으켜 방사능 누출을 일으키는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사보타주 의 경우, DBT를 초과하는 위협(Beyond DBT)이 된다. 14)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은 더욱 가속화 되어 핵물질방호협약과 IAEA 지침서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일련의 대책들이 전개되었다. 15) 2002년 3월 IAEA는 핵테러 방지 지원을 위해 핵물질 및 원자력 시설 방호 등 8개 활동분야로 구성된 제1차 활동계획(2002~2005)을 위해 핵안 보기금 을 설립하였고, 현재는 제3차 활동계획(2010~2013)이 진행 중이다. 그 12)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자력통제: 안전조치, 수출입통제, 물리적 방호, 2007. 11, p. 261. 13) Definition of Design Basis Threat : The attributes and characteristics of potential insider and/or external adversaries, who might attempt unauthorized removal of nuclear material or sabotage, against which a physical protection system is designed and evaluated,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Th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and Nuclear Facilities, INFCIRC/225/Rev.4, June 1999. 14) 김석철, 원자력 안전과 방호의 연계성에 대한 국제 동향, 원자력산업 2008. 4. 15) 宇 佐 美 正 行, 核 セキュリティをめぐる 国 際 的 取 組 の 進 展 : 核 テロ 対 策 強 化 の 経 緯 と 今 後 の 課 題, 立 法 と 調 査, No.309, 2010.10. 9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리고 종래의 핵물질방호협약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방사선원의 방호에 대해서, 2003년 9월 IAEA는 방사선원의 안전과 보안에 관한 행동규범(Code of Conduct of the Safety and Security of Radioactive Sources) 을 제정하고, 2005년 4월에는 핵테러리즘 행위의 억제에 관한 국제협약(핵테러억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Suppression of Acts of Nuclear Terrorism) 16) 이 UN 총회 에서 채택되어 더티밤 등의 방사선원을 사용한 핵테러가 처벌대상이 되는 법적 환경을 정비하였다. 그리고 2002년 6월에는 G8 정상회의에서 대량살상무기 및 물질 확산 방지를 위한 G8 국제파트너십(G8 Global Partnership Against the Spread of Weapons and Materials of Mass Destruction) 을 시작하였다. 2004 년 4월에는 UN안보리에서 안보리결의1540을 채택하여 모든 UN회원국에 대해 핵테러 지원 금지, 엄격한 수출통제 관리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외 에도 2006년에는 핵테러 대처능력의 향상을 위해 미국과 러시아 양 정상이 세계 핵테러방지구상(GICNT: The Global Initiative to Combat Nuclear Terrorism) 를 제창하였다. 2. 2010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상기의 배경 아래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월 프라하 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 를 주창하고, 핵테러 대책의 강화, 핵물질의 4년 내 보호관리, 핵비확산체제의 강화 등을 강조하였다. 또한 1년 이내에 핵안보 관련 세계 정 상회의를 미국에서 개최 하겠다 고 발언하였다. 2009년 9월 핵문제에만 초점을 맞춘 UN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핵테러방지를 국제사회의 공동 아젠다로 삼은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4월 워싱턴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테러집단 등 비국가행위자에 의한 핵테러의 위협 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구축하고, 핵테러 예방을 위해 핵물질 의 안보확보가 최 긴급 과제라는 점을 확인하고, 핵물질 방호, 즉 핵안보를 위 16) 9.11 테러이후 첫 번째 대테러 국제협약인 핵억제테러협약은 1998년 구소련의 해체와 함께 핵무기들이 테러조직에 넘어갈 가능성을 우려한 러시아가 발의하였다. 협약은 핵무기나 핵 물질을 불법으로 소지하거나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의무적 처벌과 정부 간 테러 관련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조치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종욱, 핵물질 방호/핵테러 억제 국제 규범 및 국내 대응 현황, 원자력산업 2006. 5. 10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한 국내적 조치, IAEA의 역할, 국제협력 방안에의 합의를 목적으로 한다. 17)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일치된 의견으로 채택된 코뮈니케에서 핵테러가 국제안 전보장에 대한 가장 도전적 위협의 하나로 명기되고, 핵안보가 NPT 체제의 세 축인 핵군축, 핵비확산, 원자력 평화적 이용의 원칙에 더하여 새로운 제 4의 축 으로 인지되었다. 특히 코뮈니케에서 정상회의 참가국은 핵안보 향상을 위해 모든 취약한 핵물질의 관리를 4년 내에 철저히 하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을 환영하고 이에 참가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각국은 자국의 관리 아래 있 는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효과적인 안보의 유지, 핵테러집단에 의한 정 보, 기술의 획득 방지를 위한 책임, 핵안보에 관한 강고한 국내 법령, 규칙의 중요성 등 핵안보에 관한 기본적인 골격을 확인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18) 코뮈니케에 근거하여 동시에 채택된 작업계획에서 참가국은 분리플루토늄의 철저관리 및 핵무기에 전용되기 쉬운 고농축우라늄의 저농축우라늄으로의 사 용 변경, 국내 규제법령의 제정, 핵안보 전문가 양성 등 능력 개발 등을 자발적 으로 실시하는 등 구체적인 핵테러 방지책을 열거하였다. 19) 코뮈니케와 작업계획에서 참가국은 기존의 핵안보에 관한 모든 국제적 구속 의 이행을 추구하는 동시에 핵테러억제협약의 보편화 그리고 미발효 중인 핵 물질방호협약의 체결 촉진, UN안보리결의 1540의 완전한 실시 및 동 결의에 근거한 1540 위원회 의 협력관계 강화 등 핵테러 대책의 법적 틀의 촉진을 위 한 조치를 취할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향후 원자력발전의 신규도입이 전망되 는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원자력시설의 경비 및 관리 체제의 부실이 테러집 단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1) IAEA의 핵안보에 관계된 권고 및 지침 의 유의, 2) 핵물질이 보관되고 있는 국내 부지의 통합, 3) 분리플루토늄의 철저 한 관리 및 계량, 4) 핵안보 상 효과적인 수단으로 핵무기에 전용되기 쉬운 고 농축우라늄을 핵연료로 하는 원자력시설을 저농축우라늄을 이용하는 시설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 17) 전봉근,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과와 과제, 주요국제문제분석, 외교안보연구원, 2010. 5. 18. 18) The White House, Communiqué of the Washington Nuclear Security Summit (http://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communiqu-washington-nuclear-security -summit, 검색일: 2011. 11. 11). 19) The White House, Work Plan of the Washington Nuclear Security Summit (http://www. whitehouse.gov/the-press-office/work-plan-washington-nuclear-security-summit, 검색 일: 2011. 11. 11). 11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코뮈니케와 작업계획에 포함된 핵문제의 논의는 선진국과 원자력이용을 추 진하는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보다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 성이 크다. 이와 관련하여 핵안보의 자국적 조치 강화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외교안보연구원의 전봉근은 다음과 같이 정리 분석하고 있다. 21) 첫째, 핵물질 관리의 기본적인 책임이 개별국가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동 책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개별국가의 책임 하에 국내 핵물질 관리 규정과 집행체제의 수립을 강조하였다. 둘째, 작업계획에서는 핵물질 저장시설의 통합 등 구체적인 핵안보 이행 방 향을 제시하였다. 셋째, 현재 핵물질 관리의 기본책임이 개별국가에 있고 불이행 또는 위반 국 가에 대한 강제수단이 미비한 상황에서 핵안보 정상회의의 합의사항이 권고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넷째, 핵안보의 완전성을 위해 민간부문의 참여와 협력을 강조 하였으며, 특 히 원자력산업계가 실행조치를 이행하고 정부의 관리 감독하는 협력모델을 제 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코뮈니케와 작업계획에서 기업과 개인의 핵안보 역량 및 핵안보 문화를 강조하고 있는바, 이것은 종래 국가주도 비확산 집행체제의 한계를 인 식하여 국경 없는 세계화 시대의 핵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 법이다. 한편, 테러집단이 전 세계에 산재한 핵물질(고농축우라늄(HEU) 및 분리플루 토늄)을 획득하여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년 내 보안이 취 약한 핵물질의 보호 관리를 목표의 하나로 제시한 2009년 4월 오바마 대통령의 프라하 연설에 근거하여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다른 안건에 우선하여 핵물 질 방호에만 중점을 두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타 국가들은 미국의 주장에 동의 는 하지만 방사능테러 저지, 원자력안전과 핵안보 통합접근, 핵안보 강화를 위 한 다자접근 등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일부 비동맹국가는 IAEA 중심의 핵안보 접근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핵안보체제 구축과 의무 부과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22) 20) 宇 佐 美 正 行, 核 セキュリティをめぐる 国 際 的 取 組 の 進 展 : 核 テロ 対 策 強 化 の 経 緯 と 今 後 の 課 題, 立 法 と 調 査, No.309, 2010.10. 21) 전봉근,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과와 과제, 주요국제문제분석, 외교안보연구원, 2010. 5. 18. 12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또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하여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 목적인 비국가 행위자에 의한 핵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핵안보에 집중하기 위해 북핵문제를 의제에 고려하지 않았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정식 의 제로 다루어 질 가능성은 낮다. 그렇지만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불법 핵거래 네트워크와의 연계라든지, 시리아와의 불법 핵거래 전력 등을 고려하여 핵확산 차원에서가 아니라 핵안보 차원에서 심각한 국제적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핵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23)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기존의 NPT 체제에서 배제되었던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등 NPT 체제 밖의 핵무장국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실질적인 핵안보 논의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핵안보 체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강화하였다. 또한 핵테러는 소수 국가들의 노력만으로는 예방이 어려우므로 참가국들은 양 자협력, G8 글로벌파트너십,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 등 다자협력 그리고 IAEA, UN 등 국제기구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24) 이러한 노력에 비추어 핵안보정상회의는 일시적인 행사차원이 아니라 국제 안보레짐의 강화와 발전 에 지속적인 공헌이 기대된다. 3.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의제 측면에서의 준비동향 관련하여 2010년 11월 3, 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1차 교섭대표회의에서는 HEU 관리지침, 정보보안, 방사성물질 관리, 수송보안, 불법거래 방지, 핵감식, 핵안보문화, 핵안보 조약 비준, 핵안보 활동 조정 등을 9개 주요 의제로 검토하 기로 하였다. 2011년 6월 27, 28일 서울에서 개최된 2차 부교섭대표회의에서는 서울 정상회의 결과문서인 서울 코뮈니케(Seoul Communiqué) 에 담길 주요 이슈로 1) 2010년 정상회의의 핵안보 기본 목표와 원칙 재확인, 2) 핵물질, 방사 성물질, 원자력시설에 대한 보안 조치, 3) 핵물질 불법거래 방지, 4) 핵안보 국 22) 전봉근, 2012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 의미와 핵안보 쟁점, 주요국제문제분석, 외교안보연구 원, 2011. 7. 19. 23) Ibid. 24) 외교안보연구원 비확산핵안보센터 개소기념 세미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원자력의 미래, 발표자료집, p. 197, 서울, 2011. 9. 7. 13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제협약 및 국제협력체제 강화, 5)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안전이 핵안보에 주는 함의 등을 중점 협의하였다. 25) 외교통상부는 9월7일 한 회의에서 핵테러 대응, 핵물질 및 핵시설 방호, 핵물질 불법거래 방지 등 기본 핵안보 분야 의제는 계속 논의하면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계기로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의 연계문제 그리고 방사성 선원에 대한 통제문제 등을 새로운 의제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26)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부교섭대표인 한충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1) 1차 워싱턴 핵안보정상 회의 이후의 성과를 평가하고, 2)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원칙과 기조를 유지 하되 보다 실천적인 단계에 진입하고, 3) 서울 코뮈니케 를 통해 우선적인 핵심 이슈와 추진 방향을 제시하고, 4) 안전과 안보 간 시너지, 방사성 물질 보안, 27) 정보 보안, 개도국 지원 등 새로운 이슈를 논의하고, 5) 각국의 개별적 공약 추 가 확보 노력을 예정하고, 6) 2014년 3차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모멘텀 유지를 추진한다. 28) Ⅲ. 원자력안전 1. 원자력 안전 안전이란 위험의 정도를 나타내는 리스크라는 개념으로 표현되며, 리스크가 적은 상태를 안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29)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력 안전을 부적절한 방사선 위해로부터 작업자들, 일반대중 및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운전 조건의 성취, 사고의 방지 또는 사고결과의 완화 로 정의한 25) Ibid. 26) 임상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준비동향과 주요이슈, 외교안보연구원 비확산핵안보센 터 개소기념 세미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원자력의 미래, 서울, 2011. 9.7. 27) 일반적으로 영어 security 에 대해 정보, 물질, 부품, 장비, 시설 차원에서는 보안 으로 국가 차원에서는 안보 로 해석한다. 28) 한충희,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의의 및 목표, 비확산 부산 프로세스 2011, 부산, 2011. 12. 10. 29) 리스크(risk)란 공학에서 사건의 발생 확률에 결과의 심각성을 곱한 것으로 정의되며, 리스 크 정도는 일어나기 쉬움과 유해한 영향의 결과를 기술하는 것이다. 최광식, 원자력 안전의 개념과 측정, 원자력산업, 2002. 5. 14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다. 30) 원자력 위험은 방사성물질에 기인한다. 방사성 물질은 원자로 노심의 핵 연료 내에서 핵분열 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생성되고 누적된다. 만약 원자로 노 심이 적절히 냉각되지 않아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하면 핵연료 내에 가두어져 있던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누출될 수 있으며 이때 외부로 누출 된 방사성 물질은 주변 환경과 인간들에게 방사선 피폭을 일으키게 된다. 발전 용 원전 같은 대형 원자로 내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다량 방출될 경우, 주변 환경과 인간에 미치는 범위는 광범위하므로 이러한 대규모 피해 가 능성 때문에 원전의 안전문제는 일반 대중의 안전문제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 겠다. 31)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이 갖추어야 할 안전수준과 확보 방법은 각국의 원자력 안전규제 기관이나 국제기구 및 전문가그룹 등에 의해 활발하 게 논의되어 왔으며,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노심 용융사고 및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계기로 이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가 더욱 구체화 되어 정성적 및 정량적 안전성 목표가 도출되고 이의 달성을 위한 안전성 원칙 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었다. IAEA의 국제원자력안전자문단(INSAG)은 1998 년 원자력발전소의 기본안전원칙을 발표하여, 원전의 안전성 목표와 이의 달성 을 위한 안전원칙을 제시하였다. 그 중 특히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의 근간으로서 중요한 심층방호(Defence in Depth) 32) 원칙은 하나의 안전계통에 서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안전계통이 작동하도록 하여 고장이나 운전원의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종사자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큰 피폭피해를 주지 않도록 안전조치가 중첩되어 수행되는 다단계 방호 개념이 특징이다. 또한 심층방호와 30)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Legal and Governmental Infrastructure for Nuclear Radiation, Radioactive Waste and Transport Safety, Safety Standards Series No. GS-R-1, 2000. 31) 최광식, 원자력 안전의 개념과 측정, 원자력산업, 2002. 5. 32) 심층방호(Defence in Depth): 원자로시설의 안전대책이 다단계에 걸쳐 설계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심층방호는 다음의 3 단계로 구성된다. 제1단계는 안전 확보를 위한 설계로서 이상 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상 여유 있는 설계, 오조작이나 오동작을 방지하는 설계, 자연 재해에 대처할 수 있는 설계가 채용되고 있다. 제2단계는 사고확대 방지의 방책으로서 만일 이상이 발생하여도 사고로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이상을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설계, 원자 로를 긴급히 정지할 수 있는 설계가 채용되고 있다. 제3단계는 방사성물질의 방출방지의 방책으로서 만일 사고가 발생하여도 방사성물질의 이상 방출을 방지하기 위한 원자로격납 용기나 ECCS(비상노심냉각계통)가 갖추어져 있다. 다중방호라고도 말한다. 원자력백과사 전(http://www.atomic.or.kr/atomica/). 15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더불어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기법(Probabilistic Safety Assessment) 에 따른 위험도에 근거한 원전 운영과 위험도에 기반을 둔 안전규제가 도입되어 원전 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33) 심층방호 개념에 근거하여 설계된 원전의 경우 다양한 사고 예방 계통의 도 입으로 타 산업시설에 비해 사고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사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인적유발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하재주는 원전의 중대 사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34) 원전 사고 관리를 위한 기본 개념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 사고 예방책과 사고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고 완화책으로 구 분할 수 있다. 원전 다중 방호 설비는 사고 예방책의 대표적인 경우이고 중대사 고 대처 설비는 사고 완화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원전 사고는 다양한 가능성과 원인으로 유발될 수 있는 까닭에 상기 대 처 설비로만으로는 중대 사고를 원천적으로 피해갈 수 없는 경우가 상존한다. 중대사고 시 사고 확대 방지 및 사고 영향 완화를 위한 비상 대처수단으로 사 고 관리 기술의 개발과 사고 관리 지원 체제의 운용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온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대표적인 과거 예로, 앞서 언급한 1979년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사고 및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그리고 1999년 일본 JCO 핵연료 임계사고 등은 기 본적으로 원전 또는 방사성 물질을 취급하는 기관의 사고에 대한 인식부족과 무지가 얼마나 심각한 인적, 물적, 사회경제적 영향을 초래하는가를 여실히 보 여준다. 35)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보여주었듯이 심각한 규모의 원전 사고는 한 국가의 국경을 넘어서 주변 국가들에 방사능 피해를 입힌다. 지금까지 원전의 안전기준으로 설계기준사고(DBA: Design Basis Accident) 를 안전기준으로 활용하였다. 원자로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 면, DBA란 설비가 설계기준에 적합하도록 설계 시 고려하여야 하는 사고를 의 미한다. 설계기준이란 원전 수명기간 동안 예상되는 운전상태 또는 사건에 대 하여 원자로시설의 조건이 규정된 제한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설정하는 기준으 33) 최광식, 원자력 안전의 개념과 측정, 원자력산업, 2002. 5. 34) 하재주, 종합적 리스크 평가 이슈와 기술 개발 방향, 원자력산업, 2008. 12. 35) Ibid. 16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로서 원자로시설에 설치되는 설비들의 설계 시 고려하여야 하는 최소한의 기 능 또는 성능에 관한 기준을 말한다. 36) 그런데 기존의 원자로시설의 안전설계 와 그의 평가에서 고려해야 된다고 되어 있는 설계기준을 넘어서는 사고를 지 칭하는 초과설계기준사고(Beyond DBA) 의 경우, 사고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원전의 안전설계상 가정된 수단으로는 적절하게 노심의 냉각 또는 반응도제어 가 되지 않는 상태로 사고가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원자로 노심의 중대한 손상, 나아가서는 주변지역을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키는 중대사고 로 이어질 수 있 다. 스리마일 아일랜드,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이 그것이다. 원전의 안전기준이 대폭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2. 후쿠시마 원전사고 1) 사고 개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지역 앞바다에서 진도 9도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 하였다. 그 여파로 발생한 파고 10m 이상의 쓰나미가 동북지역을 휩쓸었다. 특 히 후쿠시마 제1발전소 지역에는 15m의 쓰나미가 강타하였다. 지진과 쓰나미 피해는 일본 전후 최대 규모의 재난에 그치지 않고 초대형 원전 사고로 이어졌 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지진의 발생으로 정기점검을 위해 운전정지 중이던 4, 5, 6호기 외 가동 중이 던 후쿠시마 제1발전소의 3기 원자로는 정상 중지하였다. 그런데 지진으로 인 한 소외 전력망 손상에 따라 제1발전소 전체의 소외 전원이 손실되었다. 이에 36)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로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 교육과학기술부령 제00001호, 2008. 3. 4. 동 규칙은 외적 요인에 관한 설계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1안전 에 중요한 구조물 계통 및 기기는 지진 태풍 홍수 해일 등을 포함한 예상가능한 자연현상 의 영향과 항공기 충돌, 폭발 등을 포함한 예상 가능한 외부 인위적 사건의 영향에 의하여 그 안전기능이 손상되지 아니하도록 설계하여야 한다. 2안전에 중요한 구조물 계통 및 기 기에 대한 설계기준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1. 해당 부지 및 인근 지역에서의 역사적 기록을 고려할 때 가장 심한 자연현상과 외부 인 위적 사건 2. 동시발생 확률을 고려한 정상운전 또는 사고조건의 영향과 자연현상 및 외부의 인위적 사건 영향의 조합 3. 안전기능의 중요도 4. 발전소 건물배치 및 건물설계 단계에서 외부인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대책 17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따라 6기 원자로 모두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가동되었다. 지진 발생 40여 분 후 8m 쓰나미에 대한 대비책을 갖추고 있는 제1발전소를 15m의 쓰나미가 연속해서 강타하였다. 이 쓰나미로 6호기를 제외한 전 원자로의 디젤발전기가 물속에 잠기 면서 초과설계기준사고인 전대미문의 원자력발전소정전(SBO: Station Blackout)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의 6기 원자로 중 1, 2, 3, 4호 의 원자로 노심냉각계통이 작동불능이 되어, 3월 12일, 14일, 15일 연이어 1, 3, 4호기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하여, 이들 원자로 격납건물 상부가 완전히 파손되 었다. 2호기는 격납건물 일부가 파손되었는데, 원자로용기를 담고 있는 격납용 기 하단부가 손상되었다. 그리고 재해 당시 정기점검으로 원자로 내 핵연료를 전부 방출한 4호기의 경우, 격납건물 상부에 위치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취 약성도 부각되었다. 37) 원자로 노심냉각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니, 냉각수가 순환되지 않고, 그 결 과 원자로 내 증발된 냉각수 수면 위 공기에 노출된 핵연료봉은 과열되었다. 그로 인해 우라늄 핵연료를 감싸고 있는 피복재의 지르코늄이 냉각수 수증기 와 급격한 산화반응을 일으켜 수소를 발생시켰다. 핵분열반응이 정지된 핵연료 라도 그 속에 축적된 핵분열생성물들로 인해 오랜 기간 고열이 방출된다. 발생 된 수소가 원자로용기 및 격납용기에서 새어나가 격납건물 상부에 누적되면서 공기 중 산소와 발화하여 폭발하였다. 더욱이 핵연료봉의 부분 용융의 폐해는 수소가스 발생에 그치지 않았다. 핵연료봉을 감싸고 있던 피복재가 녹음으로써 그 속에 갇혀있던 독성 방사성 기체인 세슘-137과 요오드-131 등이 바깥 환경 으로 새어 나갔다. 2011년 5월 12일 도쿄전력은 대지진 발생 후 불과 16시간 만에 1호기 노심의 핵연료가 대부분 녹아 원자로 바닥에 떨어졌다고 밝혔으며, 24일에는 2호기와 3호기에서도 핵연료가 대부분 녹은 멜트다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 혔다. 6월 7일 일본 정부 원자력재해대책본부는 1~3호기에서 녹은 핵연료가 원자로 압력용기 아래로 흘러내려 일부가 용기에 생긴 구멍을 통하여 외부 격 납용기 아래에 쌓인 멜트스루(melt-through) 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 고서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하였다. 37) U.S.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 Recommendations for Enhancing Reactor Safety in the 21 st Century: The Near-Term Task Force Review of Insights from the Fukushima Dai-Ichi Accident, July 12, 2011. 18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을 멈추고 원자로를 안정적으로 냉각시키기 위해서 는 냉각수의 기화를 방지하기 위해 냉각수 온도가 섭씨 100도 이하로 유지되는 냉온정지(cold shutdown) 상태에 도달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일정량 이 상의 냉각수가 일정 속력 이상으로 순환되어야 한다. 1~3호기의 격납용기가 손 상되었음을 방증하듯, 5월 17일 도쿄전력은 1~3호기 원자로 격납용기 전체를 물 로 채우는 수관냉각방식을 포기하고 방사능 오염수로부터 방사성 물질을 걸러 낸 뒤 재사용하는 순환냉각 방식으로 변경하는 사태수습 일정표를 공개하였으 며, 6~9개월 이내에 1~3호기 원자로를 냉온정지 상태에 도달시키겠다고 밝혔 다. 원자로 냉각을 위해 투입되는 하루 평균 500톤의 냉각수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로 변하여 5월 17일 현재 87,500톤이며, 연내에 20만 톤까지 발생할 것으 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 또한 지속되고 있다. 38) 9월 8일 현재까지 안정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후쿠시 마 사고 원전 반경 20 km 이내 지역 주민 약 80,000명이 강제 소거 당하였다. 39)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인은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단순했다. 전례 없는 천재 지변인 지진과 쓰나미로 시작되었지만, 근본원인은 지진에 의한 소외전원 상실 과 쓰나미에 인해 복수의 비상 디젤발전기마저 침수로 불능화 되어 소내전원 상실이 동시에 발생하여 원자로 및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냉각계통이 작동불 능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앞에서 설명한 초과설계기준사 고 가 발생하여 설계기준사고 에 기반을 둔 비상대응체제가 속수무책으로 무 너졌던 탓이다. 40) 그러므로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인이 자연재해가 아니더라도 테러집 단이 악의적 의도로 소내외 전원, 원자로 또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시스 템에 손상을 가한다면, 유사한 사고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2) 대응책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설계기준, 비상 전력공급 문제, 38) 조은주,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연내 20만 톤 정화처리, 아시아투데이, 2011. 4. 28. 한창만, 日 원전 수습 엉성한 로드맵, 한국일보, 2011. 5. 19. 39) Shinichi Saoshiro, Q+A: What s going on at Japan s crippled nuclear power plant? Reuter, September 8, 2011. 40) 전봉근, 강정민,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 정세와 정책, 2011. 5. 19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원자로 냉각기능, 사용후핵연료의 냉각 등 원전의 근본적인 안전성 문제와 함 께 국제 원자력안전 레짐과 규제기관의 책임한계 그리고 일반대중의 원전 안 전에 대한 인식 등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최광식은 밝혔다. 41)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장순흥은 기술적 및 제도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대응책을 주장하고 있다. 42) 첫째, 자연재해나 테러와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잔열제거시스 템을 강화하여야 한다. 둘째, 사용후핵연료 보관 수조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셋째, 수소제거시스템을 점검하고 강화하여야 한다. 넷째, 가동 중 원전에 대한 피동안전계통을 향후 강화하여야 한다. 다섯째, 중대사고 시 대응할 수 있는 절차서의 확립 및 교육, 훈련 강화를 통 한 고급인력을 양성하여야 한다. 여섯째, 콘트롤타워(Control Tower)의 기능을 강화하여야 한다. 일곱째, 중대 사고를 포함한 안전 연구를 증진하고 이를 매뉴얼에 반영하여 41) 최광식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부터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IAEA 등 국제 기구 들이 설정한 안전 목표는 여전히 유효한가? 현재 운전 중인 원전으로부터 초래되는 방사선 으로부터의 위험은 지구적으로 수용할 만큼 낮은 수준인가? 인류는 이러한 원전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가? 역사적으로 발생한 것 이상의 자연 재해가 닥칠 경우에 대해 지구상의 원전의 기존 설계 안전성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지 못하다면 이 원전들을 어떻게 할 것인 가? 테리리스트들의 악의적인 공격이나 사보타주로부터 원전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가? 또 군사적인 공격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만 하면 그뿐인가? 1개 원전이 아닌 다수 호기가 공통적인 외부 사건으로 문제가 발생할 때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리고 정부와 규제 기관에 대해서는 이런 의문을 던질 수 있다. 정부가 원자력 프로그램을 수립할 때 그것으로 부터 국민이 받을 방사선의 위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제도를 수립하여야 하는 가? 어느 정도의 안전 목표를 정하여야 하며 정부 규제 기관은 원전 운영자에게 어느 정도 개입하여야 하는가? 안전에 대한 1차적 책임이 사업자에 있다고 규정하는 규제기관의 태도 는 적절한가? 그렇다면 이런 대형 재해 발생 시에 규제 기관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리고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하여 규제기관은 어떤 개입을 하여야 하는 것인가? 수용 가능한 수준의 원자력 안전성은 누구에 의해서 달성되는가? 전력 생산의 1차적 목표를 추구하는 전력 사업자들이 그걸 달성해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가? 정부 규제 기관에 의하여 이러 한 수용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이 달성될 것인가? 그것을 믿지 못한다면 주민 등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관여(involvement)와 상호 작용(interaction)에 의하여, 즉 소위 참여 거버넌스 (governance)에 의해서 달성되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원자력 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안전 성은 어느 정도 달성될 수 있는가? 최광식,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고찰, 원자력산업, 2011. 3. 42) 장순흥,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과 원자력 산업 전망, KAIST 세미나, 2011. 9. 8. 20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야 한다. 여덟째, 국제협력 및 산학연 협력을 통한 정보 및 지식 교류를 강화하여야 한다. 아홉째, 안전문화 확립 및 국민 이해 증진에 힘써야 한다. 3. 후쿠시마 이후 원자력 금세기 들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화석에너지를 대체하여 원자력을 활용하자는 구상이 점차 확산되었다. 바야흐로 원자력 르 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세계적으로 2010년 8월 현재 30개국에서 원자력발전소 (이하 원전) 441기(발전용량: 375 GWe)가 가동 중이며, 60기(발전용량: 58.6 GWe)가 추가로 건설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발전규모는 적게는 511 GWe, 많게는 807 GWe로 예상하고 있 다. 43) 경수로 원전 1기의 발전용량이 대략 1GWe임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약 100~396기가 신규로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원자력 르네상스 에 제동이 걸렸다. 대부분 원자력발전국과 신규도입에 관심을 표명한 국가들은 원자력의 안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도입계획의 재검토에 나섰다. 독일은 2022년까지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모색하기로 결 정하였으며, 스위스는 2034년까지 순차적으로 원전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였으 며, 이탈리아는 원자력 신설을 법률로 금지하였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의 국가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원자력 발전 유지 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기타 신흥국, 예를 들어 베트남,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원전도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44) 그러므로 후쿠시마 이후에도 에너지안보, 온실가스 감축 차원에서 다수 국가들은 원자력 안전을 강화하면서, 원전도입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대량생산과 43)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nternational Status and Prospects of Nuclear Power, GOV/INF/2010/12-GC(54)/INF/5, September 2, 2010. 44) 日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각국 원자력 개발 정책의 변화, 신성장동력, 2011. 7. 21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경제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원자력이 경제성장을 위한 에너지를 제공하고 에너지안보를 강화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원자력의 평화 적 이용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안전기준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급증하였다. 2011년 6월 20~24일 IAEA 원자력안전각료회의가 개최되었다. 동 회의는 IAEA를 중심으로 원자력 안전강화, 국가/지역/국제 비상대응체계 강화 필요 성, 각국 규제기관 권한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였다. 9월 12~16일 IAEA 정기총회에서는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한 원자력안전액션플 랜(Action Plan on Nuclear Safety) 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9월 22일 UN 원자 력안전고위급회의가 개최되어 후쿠시마 이후 원자력 안전강화를 위한 국제사 회의 노력을 평가하고, 전 세계 에너지 수요증가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원자 력 이용의 불가피성을 재차 강조하였다. 또한 동 회의는 독립적이고 체계적인 안전규제체제의 확립, 신뢰제고를 위한 투명성 확보, 원자력 사고의 초국경적 성격에 대비한 지역차원 공조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 45) 후쿠시마 이후에도 국제사회는 원자력 안전을 더욱 강조하면서, 에너지수요 와 기후변화 등을 고려하여 원전을 꾸준히 확대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Ⅳ.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1. 연계성 국가 또는 사회에 위해를 끼칠 악의적 의도를 지닌 테러그룹 등 비국가행위 자의 핵테러 행위 예방을 핵안보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보고, 앞서 언급하였듯 이 핵테러는 핵무기나 방사능 무기를 불법적으로 사용, 사용위협 또는 핵물질 또는 방사능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시설을 공격하여 핵무기의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을 탈취하거나 고의적으로 방사능 누출사고를 일으키는 행위로 볼 때,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의 연계성을 원자력시설에 대한 방사능 사보타주에서 찾 을 수 있다. 45) 이상현, 2011년 비확산/핵안보 활동 및 평가, 비확산 부산 프로세스 2011, 부산, 2011. 12. 10. 22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일반적으로 테러그룹이 원전에 대한 사보타주로 방사능 누출사고를 일으키 려면 원전 전력계통, 원자로 노심 냉각계통 및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계통 등 원전 안전시스템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현장에 대한 출입 및 정보를 필요로 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잘 준비된 테러그룹이라면 어렵지도 않은 일일 것 이다. 그리고 내부 동조자가 있을 경우 그 노력은 크게 절감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기존 원전 안전시스템의 취약성 을 노출시켰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테러집단이 원전 소내외 전력시스템, 원자 로 및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시스템 등 원전의 취약점을 공격함으로써 제2 의 후쿠시마 사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방사성물질 누 출 사고라는 원자력안전 문제가 핵테러 목적의 사보타주라는 핵안보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원전에 대한 사 보타주 방지대책 수립이 시급한 이유다. 핵테러에 대한 원자력시설의 대응능력은 테러의 결과 방사성물질의 누출에 의한 인명 피해 그리고 주변 환경에의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의 형태로 평 가된다. 이러한 위험평가를 위해서는 규제기관에서 제공하는 평가기준이 필요 한데,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김석철은 원자력시설 사보타주의 평가기준의 예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46) 첫째, 해당 원자력 시설은 식별된 위협을 고려한 공격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핵분열 생성물의 심각한 대량 방출을 적시에 예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인 한가? 둘째, 외부 공격으로 야기된 초기 사건이나 운전 환경 변화가 발생 이후에 사고 완화에 필요한 필수 안전계통이 충분히 작동될 수 있고, 손상되었다면 적 시에 수리 후 작동이 가능한가? 셋째, 식별된 위협의 외부공격에 의한 영향이 설계에 반영되었으며, 이로 인 해 야기되는 사고 결말에 대한 주민보호 조치나 비상대응 체계가 갖추어져 있 는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국가적 안보차원에서 원전의 보안문제를 검토 해왔다. 원전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대응체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물리 적 방호체계(탐지체계, 출입통제, 지연 및 종결 체계) 만이 아니라 추가적인 물 46) 김석철, 원자력 안전과 방호의 연계성에 대한 국제 동향, 원자력효과, 2008. 4. 23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리적 장벽으로 고려될 수 있는 다중 안전계통을 포함한 안전과 보안의 연계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NRC: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는 신규 원전의 설계 시 설계기준위협(DBT)을 초과하는 9.11 테 러 형태의 대형 민간항공기 충돌에 대한 영향평가까지 인허가의 요건으로 부 과하려하고 있다. 47) 9.11 이후 미국의 NRC는 원전에 대한 보안기준을 철저히 검토한 뒤, 2002년 2월 일반화된 높은 수준의 테러위협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보완적 보안대책을 발표하였고, 2003년 1월에는 원전 출입통제를 강화하였고, 2003년 4월에는 보 안요원의 작업시간, 새로운 신규 보안요원 훈련 및 요구조건의 강화를 규정하 고, 테러행위에 반드시 대응할 수 있도록 DBT를 강화하는 규제명령을 발표하 였다. 그리고 2006년 10월 NRC는 원전 보안규제 수정안을 제출하였으며, 이는 2008년 12월 이사회에서 승인되었다. 원전 보안규제 수정안의 신 지침은 다음 과 같다. 48) 첫째, 안전과 보안의 연계: 원전의 필요 보안대책을 수립할 것. 둘째, 플루토늄/우라늄 혼합핵연료(MOX): MOX핵연료의 탈취 및 전용 방지 를 위해 개선된 물리적 보안대책을 수립할 것. 셋쨰, 사이버보안: 원전 안전과 관련된 컴퓨터 및 통신시스템이 사이버 공격 으로부터 보호되고 있다는 보안계획을 원전측은 제출할 것. 넷째, 항공기 공격 완화 전략 및 반응: 원전측은 대형 항공기 공격에 반응하 고 공격 결과로 인한 대형 폭발 및 화재 충격의 경감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것. 다섯째, 원전출입통제 권한부여: 원전측은 원전 출입과 관련하여 개선된 심리 평가 및 행동관찰을 포함하는 보다 엄격한 원전출입통제 프로그램을 수행할 것. 여섯째, 보안요원의 훈련 및 자격 강화: 추가적 신체적성(체력)기준, 필수 인 력시험의 최소 자격점수의 상향조정, 직업교육 등을 포함하는 보안요원 요구사 항 수정안을 실행할 것. 일곱째, 물리적 보안 강화: 백업 보안지휘소, 탐지시스템의 무정전 전원공급 장치, 향상된 비디오 성능, 수상운반체로부터의 방호 등을 보증하기 위한 새로 운 대책을 수립할 것. 47) Ibid. 48) Mark Holt and Anthony Andrews, Nuclear Power Plant Security and Vulnerabilitie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August 23, 2010. 24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원전의 안전과 보안에 대한 연계성 측면에서의 사보타주 방지대책으로 상기 의 NRC 규제 규정이 전 세계 원전에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겠다. 한편, 원전에서의 원자력안전과 핵안보의 연계성 관련하여 IAEA는 2010년 INSAG-24 보고서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49) 첫째, 안전과 보안은 대중과 환경의 보호라는 공통의 목표를 지향하고, 심층 방호라는 공통 철학을 반영한다. 실지 원전의 설계 또는 운전에 있어서 많은 부분은 안전과 보안 쌍방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은 한쪽 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다른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 이런 사실은 안전과 보안에 관해 원전에서의 결정에 있어서 각각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에 근거한 통합적 관리 접근법을 요구하며, 안전과 보안 이슈는 상호간의 지지와 보강의 측면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둘째, 안전과 보안의 통합에 있어서 다음 사항들에 대한 특별 주의가 필요 하다. 1 국가의 관여에 있어서 차이: 국가는 위협을 식별하는데 직접적으로 관여 하며, 테러행위에 대한 대응에 지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안전 사건에 대 해서는 유사한 역할이 없다. 2 안전 정보는 일반적으로 개방적이고 투명한데 비해 보안 정보는 기밀유지 가 종종 있다. 3 비록 공학이나 기계 관련 전문적 지식에 중점을 두기는 하지만 원전 요원 은 일반적으로 전형적인 일반인임에 비해 보안 요원은 일반적으로 군사 또는 경찰 배경을 지닌다. 셋째, 원전의 안전과 보안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목적과 배 경의 개개인들 사이의 좋은 상호이해가 요구된다. 그리고 안전과 보안 문화를 증진시키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며, 그 목적은 안전과 보안의 공존과 상호 강화 를 보증하기 위함이다. 넷째, 안전과 보안 체계의 조정을 위한 노력은 서로에게 유익하며, 국제협정 과 기준 또는 지침 간의 간격을 연결하는 일은 이러한 노력에 있어서 대단히 49)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The Interface Between Safety and Security at Nuclear Power Plants, INSAG-24, A Report by the International Nuclear Safety Group (2010); 안보는 국가적 차원의 security, 보안은 그보다 하위차원의 security로 해석하면 적절 하다고 생각함, 저자. 25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중요하다. 원전 안전문제는 제도적 측면에서 볼 때 원전 업계와 규제기관의 전적인 책 임인데 비해, 원전 보안문제는 원전 업계와 규제기관을 벗어나 국가 정보기관, 군, 경찰 등 보안 관련 기관으로 책임의 소재가 확장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 적 테러 위협이 될 수 있는 원전에 대한 사보타주 방지를 위해 원전 업계와 규 제기관은 상기 보안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여야 한 다. 또한 과거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결과가 주변 국가들에 미친 악영향 그리 고 현재 진행 중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주변 환경으로의 방사능 피해를 보더 라도 원전 핵테러의 결과는 개별 국가의 국경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므로 원전 사보타주 방지를 위한 국제적 협조체제 구축이 중요하다. 2. 시너지효과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사이에는 상호 간 시너지효과가 있다. 하버드대학의 매 튜 번은 원자력시설의 안전대책의 강화는 보안강화와 직결되고, 사보타주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시설 내 핵물질의 통제를 강화시키는 등의 보안대책의 강화 는 또한 시설의 안전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매튜 번은 궁극적으로는 원자력시설의 보안이 부실하면 진실로 안전도 보장될 수 없다고 본다. 50)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의 동시적 강화는 결국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증진과 직 결된다고 볼 수 있다. 원전뿐만이 아니라 핵연료 주기시설 즉, 우라늄농축시설 및 재처리시설에 있어서 물리적 방호, 무장경비 등 보안강화를 통하여 핵물질 의 도난, 탈취, 전용을 방지하고 또한 사보타주를 방지함으로써 안전 강화에 도 움이 된다. 특히 재처리시설의 경우, 보관중인 사용후핵연료 및 여러 준위의 방 사성폐기물의 안전 관리에 기여함으로써 방사능 누출사고 예방에 기여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의 동시적 강화 필요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들 수 있다. 유사 후 쿠시마 사태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테러집단에 의한 원전 소내외 전원 상실 그리고 원자로 및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능력 상실 방지를 위해 다음 50) Matthew Bunn, Mostly Getting Nuclear Safety at the IAEA-but Missing Nuclear Security, Power & Policy, June 21, 2011. 26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과 같은 보안 차원에서의 방지대책을 거론할 수 있다. 51) 첫째, 보안요원 증원, 교육 및 훈련 강화, 등 일반적인 보안 강화, 둘째, 내부 사보타주 방지를 위해 핵심구역 내 출입 제한 조치 (이는 안전문 제와 상충하는 결과 초래 가능성), 셋째, 외부 사보타주 방지를 위해 원전 내 출입 검문 강화, 물리적 방호 및 감시 강화, 중무장 테러 대응, 넷째, 9.11 테러 형태의 대형 민간 항공기 충돌에 대한 대응, 다섯째, 원전에 대한 적국의 군사적 공격에 대해서는 국가차원이 아니라 국 제사회 차원의 대응책 모색 (예를 들어, IAEA 안전조치를 수용하고 있는 평화 적 원자력 시설에 대해서는 군사적 공격을 금지하는 조약을 국제사회가 맺을 필요가 있음). Ⅴ. 결론 2011년 9.11 테러 이후 점증하는 핵테러 위협은 국제안전보장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된다. 핵테러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핵안보의 중요성을 2010년 4월 최초로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47개국 정상과 3개 국제기구가 동감하였다.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의 기본 취 지인 핵물질 보안 및 핵테러 방지를 강화하고 동 회의에서 채택된 작업계획의 진도를 확인하는 등 핵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한 국제 공조 강화가 무엇보다 중 요하다.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4년 내 보안이 취약한 핵물질의 보호 관리를 목표 의 하나로 제시한 만큼 다른 안건에 우선하여 핵물질 방호에만 중점을 둔 측면 이 있다. 체르노빌 이후 최악의 방사성물질 누출 사고인 2011년 3월의 후쿠시 마 원전사고는 원자력안전 문제가 핵테러 목적의 사보타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였다. 원자력시설의 안전대책의 강화는 보안강화와 직결 되고 보안대책의 강화는 또한 시설의 안전강화와 연결된다. 워싱턴 핵안보정상 51) 강정민,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핵안보, 외교안보연구원 비확산핵안보센터 개소기념 세미 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원자력의 미래, 서울, 2011. 9. 7. 27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회의의 기존 의제에서 더 나아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의 연계성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52) 52) 지난 6월 14일 핵관련 시설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원자력안전 문제를 서울 핵안보정 상회의의 공식의제로 다루기로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과 게리 세이모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대량살상무기(WMD)조정관이 합의하였다. 조은주, 한미 양 국, 핵정상회의서 핵안전 의제화, 아시아투데이, 2011. 6. 14 16:33; 지난 9월 12일 프랑스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소각로가 폭발한 사고로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 은 핵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 원전 안전문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 밝히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원자력안전 문제가 의제로 다루어질 것임을 명확 히 하였다. 강병철 佛,핵시설 사고로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 시선, 연합뉴스, 2011. 9. 14 10:57. 28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연계성 분석 [참고문헌] 강병철. 佛, 핵시설 사고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시선. 연합뉴스 (2011. 9. 14 10:57). 강정민.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핵안보. 외교안보연구원 비확산핵안보센터 개소 기념 세미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원자력의 미래. 서울 (2011. 9. 7).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로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 교육과학기술부령 제 00001호(2008. 3. 4.) 김석철. 원자력 안전과 방호의 연계성에 대한 국제 동향. 원자력산업 (2008. 4). 신성호. 부시와 오바마: 핵 테러에 대한 두 가지 접근. 백진현 편, 핵비확산체 제의 위기와 한국 (서울: 오름, 2010). pp. 285-312. 이상현. 2011년 비확산/핵안보 활동 및 평가. 비확산 부산 프로세스 2011. 부산 (2011. 12. 10). 이종욱. 핵물질 방호/핵테러 억제 국제 규범 및 국내 대응 현황. 원자력산업 (2006. 5). 임상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준비동향과 주요이슈. 외교안보연구원 비확 산핵안보센터 개소기념 세미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원자력의 미래. 서울 (2011. 9. 7). 원자력백과사전. http://www.atomic.or.kr/atomica/ (검색일: 2011. 11. 11). 외교안보연구원 비확산핵안보센터 개소기념 세미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와 원자력의 미래. 발표자료집. 서울 (2011. 9. 7). 장순흥.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과 원자력 산업 전망. KAIST 세미나 (2011. 9. 8). 전봉근.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과와 과제. 주요국제문제분석, 외교안보연구원 (2010. 5. 18). 전봉근. 2012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 의미와 핵안보 쟁점. 주요국제문제분석, 외 교안보연구원 (2011. 7. 19). 전봉근, 강정민.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 정세와 정책 (2011. 5). 조은주.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연내 20만 톤 정화처리. 아시아투데이 (2011. 4. 2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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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min Kang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Nexus on Nuclear Security and Nuclear Safety Since the events of September 11, 2001, global awareness of the importance of nuclear security has increased steadily. President Barack Obama highlighted the issue at the inaugural Nuclear Security Summit held in Washington D.C. in April of 2010, where attendees agreed to initiate an ambitious program to lock down all vulnerable nuclear material within four years. Yet despite efforts to increas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there is still a real danger that terrorists may seek to detonate a radioactive dirty bomb or attack nuclear facilities to trigger the release of radioactive material. The recent Fukushima disaster only serves to underscore the critical importance of nuclear safety. The relationship between nuclear security and nuclear safety will be an important focus of the upcoming Nuclear Security Summit to be held in Seoul in March of 2012. This paper analyzes the nexus of nuclear security and nuclear safety. Keywords: Nuclear Security, Nuclear Safety, Nuclear Terror, Nuclear Security Summit, Fukushima Nuclear Accident 논문투고: 2011년 9월 19일 논문심사: 2011년 10월 20일 게재확정: 2011년 12월 6일 32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정치가, 정치과정, 국제체제 차원의 요인 분석 2

조양현* 외교안보연구원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정치가, 정치과정, 국제체제 차원의 요인 분석 ** 1) Ⅰ. 들어가며 Ⅱ. 전후 중일관계의 구도 1. 냉전기 전략적 밀월관계 2. 탈냉전기 전략적 경쟁관계로의 이행 3. 21세기 중일관계의 부침( 浮 沈 ) 4. 정냉경열( 政 冷 經 熱 ) 의 비대칭성 심화 Ⅲ. 동아시아공동체론과 중일관계 1. 일본 동아시아 다자전략의 대중( 對 中 ) 견제적 성격 2. 하토야마 내각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 3. 간 내각 이후의 아시아 태평양 회귀 Ⅳ. 2010년 센카쿠 사건과 중일관계 1. 센카쿠 영유권 관련 중 일의 이해관계 2. 2010년 사건에 대한 책임공방 3. 자원의 무기화 문제 Ⅴ. 중일관계 요인 분석 1. 정치가 개인 요인 2. 국내 정치과정 3. 국제체제 요인 Ⅵ. 나오며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pp.35-67. * 외교안보연구원 아시아 태평양연구부 조교수 ** 본고는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민주당 연구 프로젝트 일본 민주당 의 내부역학 변화와 대외정책의 조정 (2010년 7월~2011년 6월)의 성과의 일부이며, 졸고 (2009c; 2010b; 2011b)를 대폭 수정 보완하여 작성되었음을 밝혀둔다. 35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국문초록] 본고는 일본 민주당 정부 출범 이후의 중일관계의 전개 양상을 동아시아공동 체 구상과 센카쿠( 尖 閣 ) 사건을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 을 수 있었다. 먼저 탈냉전 이후 중일관계는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화될수록 정치 안보 분 야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이른바 정냉경열( 政 冷 經 熱 )의 비대칭성이 두드러졌던 바, 이러한 비대칭적 발전 과정에서 축적된 긴장이 일본 민주당 정부의 출범 이후 중일관계가 부침( 浮 沈 )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하토야마 내각 하에서 추진된 동아시아공동체 구상과 간 내각 시기 에 발생한 센카쿠 사건을 재구성하고 이를 정치가 개인, 국내 정치과정 및 국제 체제의 차원에서 분석함으로써, 탈냉전 이후 일본이 추구해 온 대중정책의 연 속성과 변화를 밝힐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센카쿠 사건을 계기로 일본의 외교안보정책에 대중 견제적 성격 이 현저해지고 있음을 근거로 향후 중일관계의 비대칭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 음을 지적하였다. [주제어] 일본 민주당, 중일관계, 정냉경열( 政 冷 經 熱 ), 동아시아공동체, 센카쿠 사건 36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Ⅰ. 들어가며 본고는 일본 민주당 정부 출범 이후의 중일관계의 전개 양상을 동아시아공동 체 구상과 센카쿠( 尖 閣, 중국명 댜오위다오 釣 魚 島, 이하 동) 사건을 사례로 하 여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09년 여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 민주당이 압승함으로써 전후 일본 정치를 지배해 온 이른바 55년 체제 가 실질적으로 종식되었다. 전후 최초의 선거에 의한 수평적 정권교체가 실현되어 1990년대 이후 폐색감에 쌓여 있던 일본 정치에 역동성이 생겨났고, 일련의 새로운 정책들이 시도되었다. 대외관 계에 관한 민주당의 정권공약에는 이전의 자민 공민 연립정부가 추구해 온 정 책과 상이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특히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설정 에 대한 파격적인 내용은 적지 않은 대내외적 논란을 불렀다. 일본 민주당 정부의 출범을 전후하여 국제사회에서는 미 중 간의 세력전이 에 따른 새로운 양극체제의 도래, 이른바 G-2론 이 회자되고 있었다. 2008년에 발생한 금융경제위기 이후 미국 경제력의 쇠퇴가 현저해진 반면, 중국은 대규 모의 재정지출을 통해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한 견인차의 역할이 기대되었다. 이러한 국제정세 속에서 2009년 9월에 출범한 하토야마 유키오( 鳩 山 由 紀 夫 ) 내각의 대외정책에는 전향적인 역사인식과 우애( 友 愛 ) 외교 를 바탕으로 중국 중시 의 태도가 두드러졌다. 한편으로 긴밀하고 대등한 미일관계 를 목표로 미국 의 반대를 무릅쓰고 후텐마( 普 天 間 ) 기지 이전 문제의 재검토에 착수하였고, 다 른 한편으로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추구하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의 대외정책 기조가 종래의 친미( 親 美 ) 에서 친중( 親 中 ) 혹은 탈미입아( 脫 米 入 亞 ) 로 전환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해석마저 제시되었다. 하토야마 내각 시기의 중일관계와 관련된 주요 이슈는 동아시아공동체를 둘 러싼 논의였다. 하토야마 수상은 취임 직후 뉴욕에서 가진 후진타오 수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충실히 하고,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을 위해 양국이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미일관계의 상대화를 전제로 종래의 양자관계를 넘어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다자적 시점에서 중국에 접근하겠다는 발상으로, 동아시아 지역전략 및 미 중 일 관계에 대한 민주당 정부의 인식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하토야마 내각이 8개월여 만에 물러나고 2010년 6월 간 나오토( 菅 直 37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人 ) 내각이 출범하면서 일본의 대외관계는 미일관계를 중시하는 보수회귀( 保 守 回 歸 )의 움직임이 현저해졌다. 동년 발생한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서해 도발 과 일 중, 일 러 간 영토 분쟁은 일본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여 미일동 맹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동년 9월에 발생한 센카쿠 사건은 2006년 자민당 아베 신조( 安 倍 晋 三 ) 내각 이래 지속된 중일 간의 우호 협력의 분위기를 급변시켰다. 센카쿠 사건은 중일관계의 변화는 물론 중국의 부상에 따른 동아시아 파워 밸런스의 변화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중일 간의 외교 갈등은 민간 교류 및 관광의 중지, 정부 간 교류의 중지, 대일 자원 수출의 규제 등으로 확대 되었고, 여기에는 주권, 영토, 해양 및 자원정책, 민족주의, 국내 정국 등의 다양 한 요소가 관련되어 있었다. 미국은 아시아 국가 간의 영토 문제에는 개입을 자제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센카쿠 문제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서 미일동맹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 화하였다는 점에서 센카쿠 사건은 향후 일본의 대외정책, 미 중 일 3국 관계 및 동아시아 지역질서의 향배를 가늠하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이처럼 민주당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하토야마 내각과 간 내각 하에서의 중일관계는 큰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토야마 내각 출범 후 양국 간에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된 반면, 간 내각하에서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그렇 다면 무엇이 일본 민주당 정부 출범 후에 중 일 간의 접근을 유도하였는가? 이 후 간 내각 하에서 중일관계가 악화된 이유는 무엇인가? 일 중 양국이 센카쿠 사건을 초기에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전면적인 외교전쟁 으로 비화한 원 인은 어디에 있는가? 센카쿠 사건은 일중관계 및 동아시아 지역질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결국 기존 자민당 정부의 대중정책과 민주 당 정부의 대중정책 그리고 하토야마와 간 내각의 대중정책 간의 연속성과 변 화를 밝히는 작업에 귀결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본고는 탈냉전 이후 중 일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 화될수록 정치 안보 분야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대립이 첨예해지는 비대칭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동아시아공동체 구상과 센카쿠 사건을 사례로 민주 당 정부 하의 중일관계의 부침( 浮 沈 )을 재구성한 후, 중일관계에 영향을 미치 는 요인을 정치가 개인, 양국의 정치과정 그리고 국제체제라는 세 가지 차원에 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일관계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38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Ⅱ. 전후 중일관계의 구도 1. 냉전기 전략적 밀월관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중일관계는 냉전체제라는 국제환경의 강한 영향하에 서 전개되었다. 미국은 세계전략의 우선 목표를 공산주의 봉쇄에 두고, 이를 위 해 아시아 태평양에서는 중국, 소련 등 공산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집단방위체 제를 구축하였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냉전 구도가 고착되어가는 상황에서 일 본은 연합국과의 일괄 강화(이른바 전면강화) 대신에 공산진영 국가들을 제외 한 국가들과의 강화(다수강화 내지는 단독강화)를 택했다. 1951년의 샌프란시 스코 강화조약 체결에 즈음하여 일본 정부는 대만(중화민국)과의 평화조약을 통해 중일전쟁을 정식으로 종결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 중국(중화인민 공화국)과는 국교가 없는 비정상적인 관계가 계속되었다. 1970년대 들어 미 중 소 3국 관계의 구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중일관 계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베트남 전쟁에 관여하면서 상대적 국력이 감소한 미 국은 닉슨 행정부하에서 중국에의 접근을 통한 소련 견제라는 전략으로 전환 하였다. 이에 일본은 1972년에 중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하고 1978년에는 평화우 호조약을 체결하였다. 경제 부문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중국의 개혁개방정책 의 시작, 일본에 의한 정부개발원조(ODA)의 제공, 양국 간 무역관계의 확대 등 을 배경으로 중 일 간의 교류는 확대되었다. 이 시기에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및 정치가의 야스쿠니 참배 등을 둘러싸고 중일 간에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지 만, 소련이라는 공동 위협의 존재와 경제적 유대관계를 토대로 양국은 밀월기 ( 蜜 月 期 )를 구가하였다( 毛 里 2006: 96). 2. 탈냉전기 전략적 경쟁관계로의 이행 1990년대 들어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의 성과가 본격화되고 중 일 간의 무역 및 투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은 심화되었다( 毛 里 2006: 131-134). 중국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은 잃어버린 10년 으로 상징되는 침 체된 일본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였다. 중국의 무역규모는 1980년부터 2003년간 에 20배 이상 증가하고, 2003년의 수출입 총액은 전년대비 37.1%가 증가하여 39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8521억 달러에 달했다. 2004년에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일본의 최대 교역상대 국으로 부상하였다. 한편 정치 안보 분야에 있어서 중 일의 이해관계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90년을 전후하여 세계적 차원의 냉전체제가 종식되었지만, 아시아에서는 중 국을 비롯한 공산국가는 붕괴하지 않았다. 냉전체제의 해체에 따른 동아시아 지역질서의 재편 즉, 소련의 소멸과 중국의 부상은 일본의 대중인식에 큰 변화 를 초래했다. 1995~1996년의 대만해협 위기를 계기로 일본 사회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었다. 일본에 적대적이면서 비민주적인 초강 대국이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함께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바라 보게 된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 중일관계는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와 정치 안보 면에서의 경쟁관계로의 이행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겪었다. 일본은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확대하면서도 그 잠재적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 다. 중국은 미일동맹의 강화와 국제공헌의 확대를 통해 정치 군사적 보통국가 화 를 추구하는 일본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익적인 민 족주의 정서가 양국의 국민여론에 확산되었다(졸고 2009c). 3. 21세기 중일관계의 부침( 浮 沈 ) 21세기 들어 중일관계는 부침을 겪는다. 2001년 4월에 취임한 고이즈미 준이 치로( 小 泉 純 一 郞 ) 수상은 그해 8월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였는데, 이를 계 기로 중일관계는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일본의 수상, 관방장관, 외상 등 주요 각료에 의한 야스쿠니 참배를 과거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행위로 규 정한 반면, 일본은 이를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당초 외교부 대변인의 비판 성명에서 시작한 중국의 대응은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참배가 매년 반복됨에 따라 주일대사, 외교부장, 총리 그리고 급기야는 국가 주석의 경고 발언으로 이 어졌다. 2001년 10월의 고이즈미 수상의 방중 이후 약 5년 동안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은 중단되었고, 각료급 방문도 현저히 줄어드는 등 양국의 정치외교 관계는 경색되었다. 2005년 4월에 중국 각지에서 대규모 반일 데모가 발생했는데, 이는 중 일 갈 등의 구조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 배경에는 일본 역사교과서 검 40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정 1) 과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에서 촉발된 과거사 문제, 2005년 2월의 미일안보협의에서 자위대의 활동 범위에 대만 해협이 포함된 것과 관련된 대 만 문제, 동지나해 해저자원 개발,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에 대한 중국의 견제 등과 같은 전략적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었다. 2) 2006년 9월 아베 내각의 출범을 계기로 중일관계는 화해 협조 국면으로 전환 되었다(졸고 2009c). 동년 10월의 아베 수상의 방중, 2007년 4월 원자바오( 溫 家 寶 ) 총리의 방일 그리고 동년 12월 후쿠다 야스오( 福 田 康 夫 ) 수상의 방중 등 일련의 정상간 상호방문이 성사되면서 양국은 전략적 호혜관계 의 구축에 합 의했다. 2008년 5월에는 후진타오( 胡 錦 濤 ) 국가주석이 일본을 국빈 방문하여 후쿠다 수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분야 중심의 협력 관계를 넘어 외교, 안 보, 문화,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 가능한 문제에까지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2009년 9월에 출범한 하토야마 내각은 중국 중시의 태도를 분명히 했던바, 이는 기본적으로 2006년 이래 자민당 정부하에서 지속되어 대중 협조노선을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토야마 수상은 취임 직후 뉴욕에서 가진 후진타오 수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충실히 하고, 동아시아공동 체 건설을 위해 양국이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이 시기에도 중일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대립구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2010년 4월의 동중국해 상의 중 국군의 대규모 합동훈련 및 동년 5월의 일본 해상보안청 측량선의 해양자원 조 사를 둘러싸고 중일 간에 외교 공방이 있었고, 동중국해 개발문제, 중국 군사력 증강을 둘러싸고 양국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었다. 그렇지만 하토야마 수상, 오자와 이치로( 小 澤 一 郞 ) 간사장 등 민주당 수뇌부의 친중 성향이 작용 하여 양국 간의 전면 충돌은 피할 수 있었다. 일중 간의 이러한 협력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1년 3월에 발생한 천 안함 사건 이후 동북아 안보질서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동년 6월에 간 내각이 출범하면서 중일관계는 대결국면으로 전환되었다. 간 내각의 대외정 1) 일본의 우익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에서 발행한 역사교과서가 2001년 4월에 이어 2005년 4월에도 검정을 통과하였다. 2) 일본이 2004년 9월부터 독일, 브라질, 인도와 함께 추진한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4개국 제안(G-4안)에 대해 중국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였고, 결국 4개국안의 총회 표결은 보류되었다. 41

( ( ( ( ( ) ) ) ) )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책 기조가 미일관계 중시로 선회하면서 중일관계가 미묘해지던 동년 9월에 센 카쿠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는 중일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다. 4. 정냉경열( 政 冷 經 熱 ) 의 비대칭성 심화 21세기 들어 중일관계가 부침( 浮 沈 )을 거듭하는 근본 원인은 정냉경열(cold politics and hot economics) 로 불리는 양국 관계의 비대칭적인 전개 양상에 있 다고 할 수 있다. 즉, 중일 간에 경제적 상호의존성과 전략적 이해관계 간의 괴 리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바, 이러한 비대칭성의 심화가 양국관계의 불안정 요 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1978년의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당시 일본 국민의 중 국에 대한 인식은 대체적으로 우호적이었다. 중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는 그 룹(62%)이 그렇지 않은 그룹(25%)을 크게 상회하고 있었다. 그 후 1989년 천안 문 사건, 2004~2005년의 일본의 야스쿠니 참배, 우익 교과서, 안보리 참가 시도 등에 대한 중국의 반일 데모가 알려지면서 일본의 대중( 對 中 ) 인식은 크게 악 화되었다. 2009년의 민주당 정부 출범 이후 일시적으로 호전되었지만, 2010년 의 센카쿠 사건을 겪으면서 결정적으로 악화되어 친근감을 느끼는 그룹(20%) <그림 1> 일본인의 중국인식 昭 1 9 和 7 53 8 年 년 8 月 平 1 9 成 8 元 9 年 년 10 月 2 0 0 12 0 年 년 10 月 2 0 0 21 9 今 年 년 回 금 번 10 調 조 月 査 사 출처: 일본 내각부(역자번역) 42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이 그렇지 않은 그룹(78%)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에 있다. 3) 이처럼 일본인의 대 중 인식이 지난 30여 년 동안 크게 악화된 것은 전략적 경쟁관계로의 진입에 따른 양국 간의 정치 외교적 갈등의 심화라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탈냉전 이후 중 일 간의 무역과 투자, 인적 교류는 급증했다. <그림 2> 에서 알 수 있듯이 21세기 들어서도 일 중 간의 무역은 수출과 수입 모두 크게 증가했다. 4) 중국 내의 반일데모와 일본산 물품 불매 운동, 일본 내의 중국산 독만두 사건 등이 중 일 간의 경제교류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었지만, 양국 간의 무역은 2008년에 발생한 세계금융경제 위기의 영향으로 규모가 줄어든 <그림 2> 일본의 대중국 무역 추이 출전: JETRO(역자번역) 3) 2010년 11월 일본 내각부( 内 閣 府 )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 다 는 응답은 2008년의 66.6%에서 2009의 58.5%로 감소하였다가 2010년에는 77.8%로 급증 한 반면, 친근감을 느낀다 는 응답은 2008년의 31.8%에서 2009년의 38.5%로 상승하였다가 2010년의 20.0%로 급락했다. 또한 중일관계에 대해서 양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는 응답이 2008년의 71.9%에서 2009년의 55.2%로 감소하였다가 2010년의 88.6%로 급등한 반면, 양호 하다고 생각한다 는 응답은 2008년의 23.7%에서 2009년의 38.5%로 증가하였다가 2010년의 8.3%로 격감하였다. 内 閣 府 大 臣 官 房 政 府 広 報 室 外 交 に 関 する 世 論 調 査 (2010. 12. 20) http:// www8.cao.go.jp/survey/h22/h22-gaiko/index.html; http://www8.cao.go.jp/survey/h22/h22- gaiko/zh/z10.html 4) 2007년의 중일 간 무역규모는 2000년의 2.7배에 이르렀고, 2004년부터 일본의 최대 무역상 대국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투자에 있어서도 중국은 일관되게 일본 기업의 가장 유망한 투자처였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보고서 2011 年 上 半 期 の 日 中 貿 易 http:// www.jetro.go.jp/jfile/report/07000699/japan_china_trade_2011_1st_half.pdf 43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2009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했다. 2010년의 센카쿠 사건도, 적어도 2011 년 상반기 시점에서 보건대 양국의 경제관계에 의미 있는 영향을 초래하지 않 았다. 무역 수치로 판단하건대, 정치 갈등이 경제관계에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 는 현실주의자들의 가설은 일중관계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5) 2006년 이래 중일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을 추진했던 것은, 고이즈미 내각 하에서 5년간의 대립이 서로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 었다. 고이즈미 내각 시기에 중 일 갈등이 깊어지면서 일본의 재계, 언론, 학계 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중국 역시 자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평화 로운 국제환경을 필요로 하였고, 이를 위해 일본과의 원만한 관계는 주변국 외 교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 따라서 경제적인 의존관계의 심화는 중일 양국 정부 로 하여금 서로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능한 분야에 서 상호 협력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의 전략적 호혜관계 의 구축에 합의하도 록 유도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가 양국 관계의 전면 적인 파국에 대한 완충 기능을 수행한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으로, 이 른바 민주평화론(Liberal Peace Theory)의 근거가 될 수 있다. 6) 그렇지만 일본 민주당 정부 출범 이후 중일관계의 불안정성이 증가한 것은, 자유주의적 민주평화론을 중일관계에 적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중 일 간의 전략적 경쟁구도 는 완화되지 않았고, 오히려 센카쿠 영유권을 둘러싼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환 언하자면, 전쟁과 같은 전면 대결에 이르지 않는 한, 정권의 이념성향에 관계없 이 중일관계는 정냉경열의 비대칭성이 심화될 수 있음( 정치 가 냉각되어도 경 제 는 유지 확대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Davis and Meunier 2011: 638-642). 5) 정치대립과 경제교류의 상관관계에 대한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시각에 대해서는 Davis and Meunier (2011: 629-632) 참고. 6) 2008년 중일 양국이 동지나해를 평화, 협력, 우호의 바다로 만들기로 하고 자원의 공동개발 의 조기해결 원칙에 합의한 것은, 중 일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이 영토, 해양 주권을 둘러싼 양국 간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었다(Koo 2009). 44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Ⅲ. 동아시아공동체론과 중일관계 1. 일본 동아시아 다자전략의 대중( 對 中 ) 견제적 성격 전후 일본 정부는 지역주의 내지는 다자주의에 소극적이었다. 1980년대 들어 일본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대규모 해외직접투자(FDI)와 정부개발원조 (ODA)를 통한 동아시아의 지역화 를 선도해 왔지만, 지역협력의 제도화 에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1989년에 일본은 호주와 함께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상으 로 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창설을 주도했지만, 동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 구상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 했고, ASEAN+3에도 소극적인 참여에 그쳤다(배긍찬 2005: 102). 7) 그러나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일본은 동아시아에 대한 다자주 의적 관여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전환하였다. 당시 하시모토( 橋 本 龍 太 郎 ) 내각 은 아시아통화기금(AMF) 구상을 제안하였고, 1998년 오부치( 小 渕 恵 三 ) 내각 은 300억 달러에 이르는 新 미야자와( 宮 澤 ) 플랜 을 발표하였으며, 2000년에는 이른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주도하였다( 末 廣 2001). 1997년 12월에 개최된 ASEAN+3 정상회담이 다음 해부터 정례화되면서 ASEAN+3이 기존의 APEC을 능가하는 지역협력의 주류가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은 역내 선 진국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다(김기석 2006: 271-272). 2000년대 들어 일본이 추구하는 동아시아 지역범위는 변화하였다( 寺 田 2009; 동북아역사재단 2008: 206-207). 2002년 싱가포르를 방문한 고이즈미 수 상은 공동체(community) 개념의 제시와 함께 동아시아 범위에 기존의 ASEAN+3 참가국 외에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할 것을 제안하였고, 2005년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설립에 즈음해서는 여기에 인도까지를 포함하는 ASEAN+6 의 틀을 주장하였다. 이로써 일본 정부의 동아시아 개념은 사실상 아시아태평양 에 근접한 것이 되었다. 이후 동아시아공동체의 추구 방향을 놓 고 ASEAN+3과 EAS 간의 경쟁이 시작되었고, 이 과정에서 중국, 말레이시아, 7)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지역주의 가 지역통합에 대한 정치적 의지와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전개된 것과 대조적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선도하는 기러기형( 雁 行 型 : flying geese) 경제발전과 시장의 확대에 따른 지역화 현상이 두드러졌다(Katzenstein and Shiraishi 1997: 12-22; Katzenstein 2005: 217-215). 45

외교안보연구 제7권 제2호 (2011. 12) 태국 등은 전자 중심의 지역협력을 선호한 반면,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은 후자를 선호하였다(배긍찬 2007). 일본 정부가 동아시아의 확대 를 시도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의 설명이 있다. 하나는 미국 요인론으로, 일본의 지역공동체 구상은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전제로 한 것으로 미일관계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바 ( 伊 藤 田 中 2005; 菊 池 2005), 일본 정부의 주장은 동아시아 국가들만으로 구성 된 ASEAN+3 중심의 지역 블록화를 원하지 않는 미국에 대한 배려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중국 요인론으로, 21세기 들어 중국의 부상이 기정사실화하면서 ASEAN+3의 틀로는 중국 견제에 역부족을 느낀 일 본이 호주, 인도 등이 참가하는 다자협의체를 들고 나왔다는 해석이다( 寺 田 2009; 김기석 2010b: 60). 이와 같이 미 중 일 3국의 권력관계의 관점에서 접근 하는 이상의 두 설명은 상호 연계된 것으로, 급팽창하는 중국의 영향력 견제라 는 점에서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였다고 할 수 있다. 2. 하토야마 내각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 동아시아 차원의 공동체 구상을 제창한 것은 고이즈미 내각이었다.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일본의 아시아 외교가 정체되면서 동아시아공동체 논의의 모멘텀은 약화되었다. 그 후 공동체 논의가 다시 활발해진 것은 2009년 9월의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을 전후해서였다. 야당 시절의 민주당은 정권 획득 을 위해 자민당 정권과 차별화되는 정책 공약을 의욕적으로 개발하였는데, 대 외정책 분야에서 긴밀하고 대등한 미일관계 로 상징되는 미일관계의 재조정과 함께 제시된 것이 바로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이었다(김기석 2010a: 97-104). 하토야마 수상은 동아시아공동체의 실현에 강한 의욕을 보였는데, 이는 2009 년 9월 하순의 국제연합(UN) 총회 연설을 통해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서 국제사회에 발신되었다. 하토야마는 동년 10월에 개최된 한 중 일 정상회의에 서도, 일본은 지금까지 미국에 너무 의존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아시아의 일원 으로서 아시아를 중시하는 정책을 추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한 중 일 3국이 주도하여 동아시아공동체를 구축하자는 제안을 하였다(졸고 2009a). 당 시 하토야마의 공동체 제안은 민주당 정부가 표방한 아시아 외교의 핵심 사업 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동아시아공동체 논의를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46

일본 민주당 정부하의 중일관계 일본 국내정치의 맥락에서 보자면, 하토야마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은 자민 당 외교노선과의 차별화를 의도한 것이었다. 전통적으로 자민당 정권의 대외정 책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이를 단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가 양호하다면 아시아와의 관계도 좋아질 것이다 라는 고 이즈미 수상의 발언이었다. 이와 같이 민주당은 미국에 편향된 자민당의 외교 행태를 대미추종( 對 米 追 從 ) 외교 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볼 때, 동아시아공동 체 구상은 후텐마 기지 문제와 더불어 긴밀하고 대등한 미일관계 로 대변되는 민주당 외교의 핵심 사안이었다(졸고 2009b). 그런데 하토야마의 공동체 구상은 관계국으로부터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고, 특히 중국의 반응은 예상 외로 냉담했다. 2009년 9월 하순의 중 일 정상회담에서 하토야마 수상이 동아시아공동체 에 대해 언급했는데도, 다 음날 중국의 공식 보도에는 이 부분이 실리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하토야마의 공동체 방안은 철학이나 내용 면에서 구체성이 부족했고, 특히 미국의 공동체 참가 문제와 관련하여 하토야마 수상, 오카다 가츠야( 岡 田 克 也 )외상 등의 정부 수뇌부의 입장에 일관성이 없었던바, 중국으로서는 그 내용이 구체화할 때까지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자 하였을 수 있다. 또는 중국은 동아시아공동체 형성의 주도 세력은 ASEAN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던 만큼, 한 중 일 3국 이 주도하는 공동체 구상에 찬성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민주당 정부는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전문가 연구를 지원 하였지만, 하토야마 내각하에서는 그 성과가 가시화되지 못했다. 하토야마 내 각이 발족 8개월여 만에 퇴진하면서 발표한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에 관한 향후 대응( 東 アジア 共 同 体 構 想 に 関 する 今 後 の 取 組 ) 은 종래에 일본 정부가 표명 해 왔던 기능적 협력의 확대 방안을 종합한 것으로, 하토야마의 공동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이 되기에는 부족했다. 같은 달 하토야마를 대표로 하고 7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이 참여하는 동아시아공동체의원연맹 이 발족하였지만, 동아시아공동체 논의에 이렇다 할 추진력을 보태지는 못했다. 3. 간 내각 이후의 아시아 태평양 회귀 하토야마 내각의 뒤를 이은 간( 菅 直 人 ) 내각은 아시아 외교의 중시라는 외교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전( 前 ) 내각 시기에 소원해진 미일동맹관계의 회복을 대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