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Ⅳ 영화, 현실 그리고 언론 영화와 선거의 함수관계 야당 부러진 화살 띄우기 강주리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졸업 서울신문 정치부 공공정책부 산업부 근무 영화 꼭 보러 가세요. 4월 총선을 두 달여 남겨두고 맞은 설 연휴 이 극장가에는 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들이 상한가를 쳤다. 특히 정권 교체를 벼르는 야권은 2007년 자신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한 교수가 판사 에게 석궁을 쏘았던 일명 석궁 테러사건 을 사법개혁 시각에서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 (감독 정지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분위기다. 영화가 시대 정신을 일깨우는 모티프 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현 정권과 사법부에 대 한 비판적 여론몰이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영화가 선거결과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 아직 입증되지 않은 그 함수관계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5년 전 재임용 소송에서 진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재 판장인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 테러를 가한 사건을 소재로 공권력과 사 법권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한 영화 부러진 화살 을 트위터 등을 통해 의 도적으로 띄웠다. 영화 속에는 교도관이 읽는 신문에 BBK 문제 있다면 대 통령직 내놓겠다 는 제목의 기사와 찌푸린 표정의 이명박 대통령 사진이 영화와 선거의 함수관계 야당 부러진 화살 띄우기 101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는 개봉 4주 만인 지난 2월 11일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월 23일 트 위터에 부러진 화살 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전하며 이 영 화 대박 나면 부산 북 강서을에 출마한 문성근에게 도움이 될까요, 반대 일까요? 아주 미운 악역이거든요 라고 띄웠다. 문성근 민주당 최고위원 은 영화에서 보수적인 악역 재판관 역할을 맡았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사법부는 관객들이 느끼는 의혹과 분노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꼭 보세요 라고 올렸다. 트위터에 남긴 글들은 지지자들과 관심 있는 폴로어들의 리트위트(재인용)에 의해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부 러진 화살, 꼭 봐라. 그런 판사들이 있다. 사실적이다 라고 가세했다. 선거철에 나오는 영화 야권에 유리 이는 연일 측근비리 사건이 터져 나오는 이명박정권에 대립각을 세우는 동시에 향후 사법부의 판결과 검찰개혁 등에 총체적인 압박을 가하는 전 략으로 받아들여진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 유죄판결을 받은 임종 석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앉히고 인터넷 포드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패 널인 정봉주 전 의원이 BBK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된 것에 대해서도 정 치적 판결 로 여론을 형성해 가는 데 효과적일 거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검찰수사를 내부 비판한 백혜련 전 검사와 박성수 전 검사를 줄줄이 당에 영입하고, 박영선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정치수사를 좌시하지 않겠다 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한명숙 대표의 취임 한 달을 맞는 지난 15일 MB(이명박)정권 비리 불법비 자금 조사특별위원회 를 발족, 서울지검 특수통 출신의 유재만 전 검사를 비롯해 법조계 인력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102 관훈저널 봄호
전문가들은 대체로 선거철에 나오는 영화는 야권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한 인권변호사가 서울시장선거에 기호 2번을 달고 나오는 영화 댄싱퀸 은 지난해 10 26재보궐선거 당시 서울시장 야권단일 후보로 승리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연상케 한다. 음모에 의한 봉투 가 전해 지고 후보자가 계란 투척에 맞는 장면도 현실과 연상작용을 일으킨다. 김 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영화는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유권 자들은 영화를 통해서도 선거정보를 수집한다 면서 기득권에 대한 저항, 특권 차별 없는 사회 등의 주제가 선거공약으로 이어질 때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여당보다는 야당에 유리하다 라고 설명했 다. 통상 선거가 현재 기득권을 쥐고 있는 정당이나 정부에 대한 평가를 내 린다는 점에서 야당 입장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유권자들에게 더욱 설득력 을 지닐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의 정부 들어서는 쉬리 (1998년) 등 남북 평화를 강조 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고, 2007년 대선 전해에는 반미 소재 영화 괴물 (2006년)이 역대 최고 관객 수인 1,300만명을 끌어모으며 대박을 터뜨린 것 도 선거시점과 무관치 않다. 대선 2년 전인 2005년 12월에는 평등사상을 강조한 왕의 남자 가 1,230만명의 관객몰이를 했으며, 그에 앞서 8월에는 반전( 反 戰 )이냐, 반미친북이냐 논란을 일으킨 영화 웰컴투동막골 이 8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도 선거가 예측 가능한 시기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중 왕의 남자 에서 왕인 연산이 광대놀음을 하며 왕 노릇 못 해먹겠다 라고 한 발언은 참여정부 당시 여당의 수장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본뜬 것으로 비쳐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을 비유한 수많은 선거 패러 디물을 낳기도 했다. 집권여당에 풍자적인 영화 속성의 단면이 읽힌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2012년 대선을 2년 앞둔 2010년 10~12월 방영된 여 성 대통령의 탄생을 그린 드라마 대물 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을, 지난 연말 나온 자전거 타는 친서민 장관을 다룬 영화 결정적 한방 은 지난해 10 26재보선 때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벌였던 전 특임 영화와 선거의 함수관계 야당 부러진 화살 띄우기 103
장관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을 작품화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비등했다. 배우 고현정 씨가 열연한 대물 은 당시 정가에서 모르면 간첩 이란 말 이 나돌 정도로 화제였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라는 부제 를 방송사가 붙였던 만큼 차기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은 드라마 속에 나 오는 정당명, 극중 배우의 직업 등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 박 비 대위원장을 공공연히 띄우기 위한 줄서기 방송이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 졌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진정성을 바탕으로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불의에 과감히 맞서 승리를 이뤄내는 통쾌함으로 현실 정 치인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정의로운 국가 등 시대가 추구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드라마 가 제시해준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2007년 대선 승리로 이끄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한민국 경제사를 그린 드라마 영웅시대 (2004년 7월~2005년 3월)가 참여정부 중 후반기로 들어갈 즈음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점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이 드라마는 이 대통령의 자서전인 신화는 없다 등을 참고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여권에 무게중심 실려 지상파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에 투영되는 정치 소재는 영화와 달리 야권보다 비교적 여권에 무게중심이 실린 경우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공 공재인 전파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방송사의 특수성이 복잡다단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층이 젊은 층이라는 점은 여야 모두에게 중요한 포인트다.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 청년층이 지난해부터 비싼 대학 학비를 낮추기 위한 반값 등록금 운동, 청년실업난 대응 등을 본격 모색하면서 지난해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경선 참여를 기점으로 무섭게 104 관훈저널 봄호
영향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젊은 층이 대거 참여한 서울시장 야권단일 후보 경선에서 제1 야당인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시민사회 후보인 박원순 후보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본선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와의 대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전파속도가 빠르고 선거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보낼 수 있는 SNS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청 년층은 지지자들은 물론 부동층의 선거 참여를 독려, 투표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여야 모두 완전 국민경선제를 도입하는 데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보다 많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와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해 모바일 투표제 도 입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1 15 민주당 당대표 선출과정 에서 64만명이 시민선거인단에 등록하고 투표자의 93%가 모바일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모바일 투표 신청자 40% 이상이 20~30대 유권자란 점 은 간과할 수 없는 측면이다. 당장 영화가 선거 분위기를 띄워주는 홍보효과가 있다는 점에서도 여야 정치권은 매력적인 선거도구로 영화를 바라본다. 한 번에 많은 사람들에 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영화를 본 관객들의 구전효과를 통해 정보 를 오래 기억하게 하는 데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 학부 교수는 요즘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SNS를 통해 신속하게 확산되 고 있고 정치 사회적 화젯거리로 포장하기에도 유용하다 라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유명 영화감독, 배우, 작가들을 향해 멘토단 서포터스단 에 가입해 달라고 거듭 러브콜을 하는 것도 대중적인 인지도와 언론 노출을 높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전략 중 하나다. 영화 부러진 화살 을 만든 정지영 감독, 소외계층을 다룬 밀양 오아시스 의 이창동 감 독, 장애인학교 성희롱 사건을 재조명한 도가니 의 원작자 공지영 씨, 배우 문소리 김여진 씨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단이었다. 당 대 당 대 결뿐만 아니라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러지는 당내 경선에서도 이들은 효과 적인 지원군이 됐었다. 영화와 선거의 함수관계 야당 부러진 화살 띄우기 105
특히 영화가 선거국면에서 여론을 형성하는 어젠다 세팅 효과(agendasetting effect) 를 가지고 있고 시대정신 등 특정의제나 특정후보를 부각시키 는 기능을 갖췄다는 점에서 선거결과에 미칠 영향력이 주목된다. 한국언 론진흥재단에 따르면 1월 18일 개봉한 부러진 화살 은 한 달여 만인 24일 현재 중앙일간지 사설에만 14건, 신문기사로는 347건이 실렸다. 인터넷 포 털사이트 네이버 에서는 무려 4,035건의 기사가 검색된다. 여론을 주도하 고 주요 어젠다의 중심에 섰던 한 영화의 힘이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도가니 나 부러진 화살 을 통해 비리 사학과 사법 및 검찰 개혁 등이 시민들의 공감을 얻고 이것을 정치인들이 정책공약으로 활용할 때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가 현실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니 도가니 부러진 화살 같은 영화를 보고 공감을 얻는 것 이라면서 영화는 선거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측면에서 여야 모두에 게 중요한 선거도구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파급력에 대한 인지는 4월 총선을 지나 대선이 있는 12월이 가까 워 오면 유력 대권주자를 연상케 하는, 혹은 초야에 묻혀 있는 잠룡들을 발 굴하는 계기가 될 영화들이 쏟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영화들은 상당 수 특정후보들의 드라마틱한 삶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 론이다. 가령 지난해 서울시장선거에서 후보단일화로 박원순 후보의 5% 대 지지율을 단숨에 10배가량 끌어올렸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 학원장이 대표적이다. 현재 정치참여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으로 지지율 이 주춤하고 있으나 언제 터질지 모를 활화산이라는 점에서 영화를 통해 극적으로 미화될 경우 대선 판도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영화 소재로 적합한 대권주자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문재인 이사장, 마을 이장에서 최연소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이 된 김두관 경남도지사,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꼽힌다. 106 관훈저널 봄호
현대사에서 드물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노 전 대통령을 곁에서 지켜본 문 이사장의 평탄치 못했던 삶이나, 대통령인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총 격으로 잃은 박 비대위원장의 성장과 고통 등은 좋은 영화 소재가 될 수 있 다는 것이다.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도 유 불리는 엇갈린다. 10 26사태를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 (2004년)을 박 전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입장이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의 시각에서 보는 버 전으로 재구성한다면 박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이 드라마 영웅시대 방영 이후 큰 조명을 받았던 것도 극적인 스 토리가 한몫했다. 다만 선택적 접근이 이뤄지는 영화보다 틀면 나오는 TV드라마는 매체 특성상 영향력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문 이사장이 힐링캠프 란 한 지상 파 프로그램에 나온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했고, 앞서 예능 프로그램인 무 릎팍 도사 에 출연해 젊은 층의 인기를 한껏 끌어올린 안 원장도 유사한 효 과를 보았다. 영화 허구성이 유권자 판단 흐릴 수도 그렇다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선거철에 등장하는 영화로 인해 발 생하는 부작용은 없을까.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화를 통해 특정인물의 삶이 부각되고 그것이 현실정치에서 표로 연결되는 건 건전한 현상이 아니다 라면서 영화 속에 설정된 인물, 배경에 매력을 느끼게 하 는 자체로 유권자들을 악용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라고 우려 했다. 대통령,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 후보자로서 반드시 검증해야 할 정책 과 노선, 국정운영 능력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대신 인기투 표 같은 정치적 팬클럽 이 형성되는 건 올바른 공직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기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드라마나 영화, 또는 TV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인기가 반짝 오를 수 있다 면서 그 영화와 선거의 함수관계 야당 부러진 화살 띄우기 107
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정치적 팬클럽이 해당 정치인이 내리는 결정을 비 판 없이 수용할 경우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 이 라고 경고했다. 근본원인은 영화의 허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일부 영화들은 실화를 바 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감독은 관객들의 영화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사건에 대한 감정적 장치들을 얼마든지 과하게 배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잠재적 유권자가 될 수 있는 관객들에게는 영화나 드라마 속 현실을 본 대 로 받아들이는 문화계발효과 가 발생한다. 조직폭력, 부패현실 등의 범죄 영화를 보면 현실 속 범죄의 위험성이 더욱 커 보인다는 커뮤니케이션 이 론의 하나다. 신 교수는 특정 정치인의 삶을 미화하거나 만들어진 캐릭터, 특정이슈에 대한 편향된 허구성이 유권자로서의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라고 지적했다. 2030 청년세대의 정치참여와 영화 예술 등 소프트파워 의 영향력을 인 지한 여의도 정치권은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정당 지지율을 높이고 선 거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문화계와의 접촉을 늘려왔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영화 등 문화를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첫째 는 정당 차원에서 영화인 등 문화분야 인재를 비례대표 등 정치인으로 영 입 하는 안이다. 둘째는 연예계 스타들이 선거운동을 돕도록 참여를 유도, 주목을 끌어 인지도를 높이려는 게릴라 마케팅 작전이다. 마지막은 제작 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당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게 영화 등 문화를 상 품화하는 방안이다. 국회의원 출신의 한 정치인은 당의 후보나 정책을 부 각시킬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만 있다면 무조건 선거에 도움이 되겠지만 관객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소통구조가 개방화된 지금 개인을 조명하 거나 미화하는 영화를 만든다면 정치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라고 기대 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인 셈이다. 정치인들은 국회의원선거처럼 지역구별로 이뤄지는 총선보다 대선에서 영화가 더 큰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요즘 영 108 관훈저널 봄호
화들이 대개 좌편향적 시각에서 보수세력과 정부를 악의적으로 그리는 경 향이 있는데 허구에 바탕한 허위사실을 유권자들이 진실처럼 받아들여 투 표하지 않도록 감독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 자는 17대 대선에 앞서 방영된 영웅시대 로 이 대통령이 주목받았던 것처 럼 특정후보 띄우기 식의 드라마나 영화는 조심해야 한다 면서 총선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 하는 배우, 영화감독에게 개념배우 라는 호칭이 붙여지는 것만 보더라도 그들을 적극 참여시킬 필요성을 느낀다 라고 기대했다. 총선이 이제 40여일, 대선은 9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어떤 영 화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쏟아질지 모른다. 제2의 부러진 화살 제2의 도가니 효과는 감독의 의도와 관객의 해석이 맞아떨어질 때 그 효력을 십 분 발휘할 것이다. 영화가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계량화되지 않았 다는 점에서 영화는 정치권에 여전히 잠재적인 선거도구로서 가치를 지닌 다. 분명한 건 영화를 통해 시민들이 공분을 느끼거나 위로를 받는 건 그만 큼 정치인들이 현실에서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때만 되면 모범답안같이 내려오는 수천 가지 공약 남발과 시류를 잘 탄 영 화에 대박을 기대하는 꼼수 정치보다, 주름진 시민의 삶을 깊이 있게 고민 해 보고 진정성 있게 풀어가려는 책임감 있는 리더십 정치를 국민들은 보 고 싶어 한다. 영화와 선거의 함수관계 야당 부러진 화살 띄우기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