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 영화 트랜센던스 와 그녀 를 중심으로 - Phenominological Humanity of the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Film - Focused on the Film Transcendence and Her - 주저자 박 상 현 Park, Sang-hyun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영화.애니메이션학과, Social Eco-Tech Institute 교수 Professor of Konkuk University controlz@konkuk.ac.kr 투고일 2016.03.09 심사일 2016.04.11 게재확정일 2016.04.15
목 차 1. 서론 1.1. 연구목적 및 배경 1.2. 연구방법 및 범위 2. 인공지능의 배경 3. 메를로 퐁티의 인간학 3.1. 지각은 신체의 영역 3.2. 세계로 향하는 존재 3.3. 신체도식과 신체적 지향성 4. 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4.1. 인공지능의 객관적 신체, 현상적 신체 4.2. 인공지능의 세계로 향하는 존재 4.3 인공지능의 신체도식과 지향성 5. 결론 참고문헌 Abstract The definition of the human being is differently changed by the philosophy and science technology in the history. If we defined, that human being is the simple act of physical elements, only a simple physiological machine can be human being. The machines have the same ability like human being in the film transcendence and Her. The material of the conflict in these are ontological relation and status between the human being and the machine. I study the phenomenological body of Merleau-Ponty, research the phenomenological feature of the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films. The working subject in the film has human order in the communication. AI had a phenomenal body, present to the world, body schema and Intentionality. If the communication, based on the perceptions and behaviors between human and artificial intelligence, is made, the artificial intelligence can be personal presence, and should be discussed about its status. 논문요약 Keyword 인공지능, 메를로 퐁티, 현상학, SF영화 Artificial Intelligence, Merleau-Ponty, phenomenology, SF Film 근본적으로 인간을 정의하는 철학으로부터 과학기 술까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정의는 역사를 통해보면 서로 다른 관점과 분석을 통해 조금씩 변해오고 있다. 물리적 요소들의 행위를 인간이라고 정의한다면 인간 은 사라지고 생리적 기계만이 인간이라는 단순한 정의 만 남는다. 영화 트랜센던스와 그녀에서 기계가 인간 과 같은 행위와 사고의 영역이 가능할 때 인간과 기계 의 존재론적 관계와 지위는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가 를 갈등의 소재로 삼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메를로 퐁티의 현상적 신체에 대해 서 알아보고 영화 트랜센던스와 그녀에 등장하는 인공 지능들의 현상적 인간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영 화 속의 활동하는 주체는 소통에 있어서 인간의 질서 를 가지고 있다. 인간적 질서를 가진 영화 속 인공지 능은 현상적 신체를 가지고 있었고, 세계로 향하는 존 재 였으며, 신체도식과 지향성을 가진 존재로 보기에 충분하였다. 따라서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 지각과 행동에 의거한 인간적인 의미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인 공지능은 인격적인 존재일 수 있고, 그에 따른 존재의 지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박상현 I 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193
1. 서론 1.1. 연구목적 및 배경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차원의 인공지 능을 넘어 정말 인간과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 미래가 되었을 때 그 인공지능과 휴머 노이드 로봇에 대한 존재론적 정의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철학을 비롯 한 사회의 각 분야에서 거론되고 있다. 가디언은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일 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등도 지난해 AI를 인 류 최대의 위협 이라고 경고했다 면서 이 같은 문제제기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고 지 적했다. 1) 근본적으로 인간을 정의하는 철학으로부터 과 학기술까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정의는 역사를 통해보면 서로 다른 관점과 분석을 통해 조금 씩 변해오고 있다. 인간의 신체 또한 인간 몸 에 삽입되고 있는 다양한 보철들(prothesis)을 통해 이미 현재의 인류는 과거의 순수했던 신 체와는 달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의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벌어진 일들이 현재에 와서 현실이 되고 영화 속의 상상력들 은 과학기술의 진보에 의해 상상 속에서만 가 능한 일들이 아닌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되는 일들을 목격해 왔다. 이러한 영화적 상상력은 단지 상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과학기술과 미래의 가치에 단초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는 극도로 진보된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통제 를 벗어나 독자적 행동과 사고가 가능한 새로 운 주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인간과 기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영화 그녀(Her) 는 주 인공 테오도르가 인공지능 컴퓨터 운영 체제인 사만다를 사랑하게 된 이야기로 인공지능과 인 간의 관계 그리고 인공지능의 존재에 대한 가 치판단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기계가 인간과 같은 행위와 사고의 영역이 가능할 때 인간과 기계의 존재론적 관계와 지위는 어떻게 규정되 어야 하는가를 영화에서는 갈등의 소재로 삼고 있다. 1) 김리안,(2016년 2월 15일) 인공지능, 30년내 性 노동자 일자 리까지 뺏을 것 문화일보 사회가 정보화되고 다양한 생명공학의 연구가 진행되며 생명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들이 부각 되면서 물화된 가치와 신체성에 대한 담론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데, 본 연구자는 이런 영화들을 통해서 간편하게 객관적 생물학적 정 의만으로 영화와 같은 현실이 벌어질 미래에도 유효할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메를로 퐁티의 현상적 신체에 대해서 알아보고 영화(영화 트랜센던스와 그 녀)에 등장하는 인공지능들의 현상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은 심신이원론을 바탕으로 한 인간기 계론을 철학적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메를로 퐁티는 신체의 변증법을 강조하 며 마음은 몸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라며 육화된 정신을 이야기 하고 영혼이 깃든 몸의 중요성 을 역설했다. 본 연구자는 역설적이게 영혼이 깃든 신체를 강조한 메를로 퐁티의 인간학에서 신체가 없는 인공지능의 맥락을 찾을 수도 있 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논문을 통해 메를로 퐁티의 현상적 인간학과 영화에 등장한 인공지 능의 유사성을 살펴보고 그에 따라 인간의 본 질이 어떻게 확장되고 인공지능의 존재론적 지 위에 대해서 재고해 보고자 한다. 인공지능은 자연 인간과 같은 유기체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될 수 없다거나,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적 모습이 인공지능에게서 보이기 때문 에 인공지능은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 은 아니다. 또한 영화에서처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대비하여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도 아니다. 영화 속의 인공지능을 고찰하여 단순한 생리적 기계로서의 인간이 아닌 확장된 인간의 본질을 재고해 보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1.2. 연구방법 및 범위 영화에 나타난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어떻 게 볼 것인가에서 이 논문은 출발하는데, 선행 된 문헌상에 나타난 메를로 퐁티의 현상적 인 간의 본질에 대한 서술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인간의 실존적 특징을 영화 트랜센던스 와 영 화 그녀 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의 인간적 특징 과 비교하여 인공지능들의 실존적 지위에 대해 서 고찰하고자 한다. 이미 인간과 기계의 갈등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55호 (2016.04) 194
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영화 트랜센던스 와 영화 그녀 는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신체와 정신의 이원론적 존재방식을 영화의 갈등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고 인공지능이라는 대상의 존재론적 지위에 대한 가치판단이 영화의 주제 로 사용되고 있다. 2장에서 인공지능이 가능하게 된 철학적 배경 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신체를 역설하는 메를 로 퐁티의 주장을 서적과 국내의 선행 연구들 에서 많이 거론되는 키워드로 정리하여 현상학 적 인간학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4장에서 는 메를로 퐁티의 인간에 대한 고찰을 통해 영 화에 등장한 인공지능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2. 인공지능의 배경 인공지능은 인간기계론과 인지과학적 연구들을 기반으로 한 영역이다. 인간기계론 같은 철학 적 믿음은 인간과는 속성이 다른 무기물에 의 해서도 인간과 같은 법칙이 정해지고 질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정을 가능하게 했다. 생리적 인간을 기계적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 는 인간기계론은 철학적으로 인간은 근본적으 로 마음과 몸이 구분될 수 있다는 심신이원론 에서 출발한다. 플라톤의 이데아를 설명하기 위한 심신이원론은 데카르트의 이성적인 몸과 이성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어지는데, 데카르트는 이성과 같은 모호한 것을 배제하고 인간의 몸을 기계로 묘사하며 몸은 물리적 법 칙에 의해 설명이 가능한 것으로 정신과 분리 하였다.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인체이론에서 인 간은 물질들이 결합된 것으로 움직이는 자동 기계로 이해하였다. 데카르트의 인간기계론은 18세기의 유물론자 이자 기계론자인 라 메트리(Julien Offray de La Mettrie)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데, 그는 인 간기계론(L Homme machine, 1747)에서 기 계론적 인간을 언급하면서 데카르트와는 다르 게 심신일원론을 주장하며, 인간과 기계를 동 일시하는 개념을 주장한다. 유물론만이 진정한 철학이며 영혼도 유물론의 체계 내에서 설명되 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여 물질이 인간의 영 혼까지도 포함한 모든 자연현상의 근원이라고 주장한다. 2) 이와 같은 인간을 기계로 보는 인간기계론은 인공지능의 철학적 토대를 만들어 주었는데, 현대적 의미의 인공지능의 출발점은 노베르트 위너(Nobert Wiener)의 1940년대의 사이버네 틱스(Cybernetics)이론과 클라우드 쉐논 (Claude Shannon)의 정보이론을 통해 본격적 인 인공지능의 연구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인체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인간의 몸을 객관 화하는 인간기계론이라는 방향적 접근을 만들 고 이는 계산적 기능주의와 인지과학을 가능하 게 했다. 계산적 기능주의는 내적심리 상태란 외부적 세계에 대한 체계적 표상상태 즉 정보 보유상태이며, 심리과정이란 이러한 표상을 매 개로 계산 과정 즉 정보처리 과정이다 3) 라고 보며 인간의 모든 것은 정보화되고 분석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인지과학은 인간이 이해하고 소통의 과정을 거 치는 일련의 행위들이 정보처리의 과정이라는 배경을 기본으로 한다. 인간의 심리적 과정은 개개인의 두뇌의 계산적 과정이라고 가정하고 인간의 심리적 사건은 정보적 사건이고 이것이 과학적으로 기능적으로 기술될 수 있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4) 3. 메를로 퐁티의 인간학 3.1. 지각은 신체의 영역 자연주의의 세계는 수동적이고 사유할 수 없는 즉자(an sich)적 세계와 사유하는 의식의 세계 라는 2개의 세계로 나누어 보았다. 또한 인간 의 의식과 달리 인간의 몸은 즉자적 세계에 포 함된 물리적 대상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자연 주의는 의식과 세계, 몸과 마음 등을 이분법적 인 시각으로 보았다. 의식을 중시했던 자연주의와는 다르게 메를로 퐁티는 지각의 현상학을 통해 인간의 몸을 핵 심개념으로 삼고 몸과 마음은 따로 나눌 수 없 2) 임진호(2012) 인간의 기계성에 따른 몸-공간 변화 가능성 연 구, 경기대학교 박사논문, p.23 3) 김영정(1996) 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철학과 현실사 p.40 4) 이정모(1996) 인지심리학의 재문제I-인지과학적 연관 삼화사 pp27~55 박상현 I 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195
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자연주의가 정신과 몸이라는 주체와 객체를 나 누어 생각했던 것에 반해 메를로 퐁티는 정신 과 몸은 주체와 객체로 분리될 수 없고 신체에 서 끊임없이 뒤섞이며 신체가 곧 의식이며 주 체라고 주장한다. 메를로 퐁티에 따르면 신체 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을 토대로 기계론적 생리 학과 다르다. 영혼은 데카르트가 생각하듯 순 수사유로 구성된 것도 아니다. 신체와 사유는 실존이라 불리는 현상을 위한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고, 이것은 실존을 위해 서로 관계 가 깊은 것으로 보았다. 행동과 지각이 포함되 어 있는 하나의 전체적인 기능이 바로 인간 실 존의 특성이고, 인간의 실존이란 지각을 몸에 지니고 세계 속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았다. 메를로 퐁티의 실존론적 변증법에 의거한 지각 은 이미 세계 속에 들어가 이미 충분할 정도의 의미 있는 소통을 이루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 다. 따라서 지각은 사유의 영역이 아니라, (객 관적 신체와 구분되는) 고유한 신체의 영역이 다. 여기서 고유한 신체란 신체-주체(현상적 신체)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각의 문제는 곧 신체의 문제가 된다. 5) 메를로 퐁티는 객관적 신체(corps objectif)와 현상적 신체(corps phénoménal)로 구분하는 데, 객관적 신체란 3인칭적 시점에서 접근하는 물질로 이루어진 신체를 말하고 연장의 파편으 로 내가 가지고 있는 신체(corps que j ai)를 말한다. 객관이라는 단어의 한계를 강조하며 개관적으로 증명되는 것만 관찰한다는 것은 객 관들 사이에서 외면적이고 기계적인 관계만 인 정하는 신체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상적 신체는 신체의 행위는 물리적 세계로 결코 환원될 수 없는 유의미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세계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능 동적으로 조직화하는 행동의 주체로 나타나는 것으로서 내가 나의 것(le mien)으로 체험하는 신체를 뜻한다. 현상적 신체는 나의 의도를 실 현하는 매개체이고, 이를 통해서 나의 의식이 육화되는 통로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메를로 퐁티는 나는 신체를 가 지고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나는 나의 신체로 5) 심귀연, (2012) 신체와 자유: 칸트의 자유에서 메를로-퐁티의 자유로, 그린비 pp42-43 있다(je suis mon corps) 6) 고 주장한다. 자연주의 신체가 감각될 수 있는 객관적 신체 에 머무르는 반면 메를로 퐁티의 신체는 감각 하는 신체로 확장하여 현상적 신체와 객관적 신체라는 양의성의 신체를 이야기 한다. 3.2. 세계로 향하는 존재 메를로 퐁티는 육화된 정신을 설명하기 위해 세계로 향하는 존재 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메를로 퐁티는 1942년 행동의 구조(La structure du comportement) 에서 인간을 세 계 내의 존재로 파악하여 서술하였는데, 메를 로 퐁티는 ~로 향하는 행위(verhalten zu) 용 어를 사용하여 인간을 세계내의 존재로 정의하 고 있다. 메를로 퐁티에 따르면, 내면적 인간이란 존재 하지 않고, 인간은 세계 안에 있고, 세계 안에 서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고 말 하는데, 7) 인간은 세계에 몸 바쳐진 주체 (sujet vouéau monde) 이고 신체를 매개로 해 의식이 육화된 주체(sujet incarné)이며, 세계 -로 향한-존재(lêtre-au-monde) 라고 설명 한다 8) 세계로 향한 존재는 정신이 육화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육화의 과정을 통해서 의식은 신체를 매개로 사물화 된 존재(l être à la chose)가 된다. 9) 이것은 반대로 신체는 의식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 다. 신체는 육화된 의식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육화된 의식은 세계로 향한 존재를 의미한다. 메를로 퐁티는 주체의 본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신체의 본질과 세계의 본질이 연결되어 있 는 것에서 주체의 본질을 발견한다. 이것은 주 체로서의 나의 존재가 신체로서의 나의 존재와 세계의 존재와 하나가 됨을 의미한다. 결국 내 가 그것으로 존재하는 주체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이 주체는 이 신체와 이 세계와 분리될 수 없다. 10) 6) 이소희(2009) 메를로 퐁티와 푸코의 신체론 비교 철학연구 37집 p. 127 7) 이소희 op.cit p.118 8) 이소희 op.cit p.119 9) 이소희 op.cit p.128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55호 (2016.04) 196
3.3 신체도식과 신체적 지향성 메를로 퐁티의 주체는 각자 신체에 존재하는 독자적 신체의 주체를 의미하는데, 각자의 신 체를 이루는 부분들은 단순한 병렬적으로 놓여 구성된 것이 아닌 서로 다른 감각들을 조절하 고 통합하는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주체에서 분리되지 않는 각자의 신체의 체험은 신체 도식(schéma corporel)에 의해 만들어지 고, 신체의 습관에 의해 알고 있는 범위 내에 서 판단하여 무엇이 지각되는지 결정하고 통제 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신체 도식은 언제나 불변적으로 고정된 견고한 구조가 아니라 경험에 의해 계속적으로 수정되 면서 인간은 신체의 통일성 뿐 아니라 지각의 대상에 대한 수동적 종합(synthèse passive) 도 이루어 나간다. 11) 이러한 신체 도식은 세 계로 향한 존재의 일반적 구조 속에서 신체의 다양한 감각들을 서로 결합하며 신체 도식은 결국 우리를 세계로 향한 존재로 만들게 된다. 메를로 퐁티는 신체의 구체적인 존재론적 방법 론으로 신체도식과 몸의 습관을 중요하게 생각 한다. 메를로 퐁티에 따르면, 몸은 이미 형성 되어 있는 운동능력과 지각능력을 갖고 있는 데, 이를 통해 몸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의미를 산출해 낸다. 몸을 토대로 더 높은 차원의 의 미가 형성되며, 이것이 영혼이라고 말한다. 12) 세계로 향하는 인간은 언제나 습관적 존재이고 세계로 향하는 우리의 몸은 습관적인 몸이다. 몸은 자신에게 특정한 방식으로 세계를 옮겨쓰 게 해주는 습관을 가지고 운동하면서 세계로 향하고 세계를 열고 동시에 세계에 의해 열려 진다. 13) 습관은 지성작용을 통해서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세계와 교감하면서 지각 하고 행위 할 때에 세계는 특정한 방식의 일정 한 질서로 구조화 되고 형태를 취하게 되는, 이러한 구조가 반복된 행동을 통해서 우리의 몸에 육화되어 있는 것이 습관이고, 습관은 우 리 몸의 도식이 세계 속에 굳어져 있는 것이 10) Maurice Merleau-Ponty.(1945) 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p.470 Éditions Gallimard, p.470, 이소희 op.cit pp.130~131 재인용 11) 이소희 op.cit p.128 12) 한정선(2005) 습관과 습관적 앎에 대하여, 철학과 현상학 연 구 p.4 13) 한정선op.cit pp.4~5 다. 14) 메를로 퐁티의 의식은 늘 어떤 것으로 충만한 의식을 말한다. 사르트르의 현상학이 아무것도 없는 근본적인 의식을 이야기 했다면 메를로 퐁티의 의식은 무엇인가로 늘 충만한 의식을 말한다. 이러한 지향성이 있는 의식은 인간의 의식이 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정리한다. 인간과 세계는 변증법에 의해 자신과 세계가 대결하여 순환적이고 역동적인 관계를 만들어 낸다. 인간의 행동은 기계론적- 인과적, 수동적으로 반사작용 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은 지향적이 고, 인간이 세계를 향하는 구체적이고 능동적 인 제 나름의 존재하려는 활동이다. 행동을 통 해서 인간과 세계는 역동적인 관계가 성립된 다. 15) 따라서 행동하는 주체의 의식이라는 것은 심리 학이 주장하는 내면적 심리적 실재 또는 외적 행동을 일으키는 내면적 원인이라기보다 변증 법적 관계 속에 있는 행동의 구조자체이다. 16) 4. 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그림 1] 영화 그녀의 한 장면 영화 그녀 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미래 의 미국 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 테오도르는 편지를 대필해 주는 직업을 갖고 안정적인 생 활을 하는 듯 보이지만 아내와는 별거 중인 상 황에서 인공지능 OS인 사만다를 만난다. 사만 다는 상호작용을 통해 테오도르에 적응한 운영 체제이면서 인격체로 착각하게 할 만한 능동적 인 연인이 되어간다. 영화 그녀 는 주체적 사 고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외로운 테오도르 14) 한정선op.cit p.6 15) 한정선(2005) 인간과 동물의 차이, 한국현상학회 pp.41~42 16) M. Merleau- Ponty,(1976) Die Struktur des Verhaltens, aus dem Franzoesichen uebersetzt von B. Waldenfels, Berlin/ New york pp.2~3, 한정선, op.cit p.42 재인용 박상현 I 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197
의 사랑이야기를 다루면서, 풍요로운 미래라는 시공간에서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인공지능의 대비를 통해 진정한 인간성의 가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림 2] 영화 트렌센던스의 한 장면 영화 트랜센던스 는 표면적으로는 트랜센던스 라는 인공지능과 컴퓨터과학기술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컴퓨터 과학자 윌은 이들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게 되는데 그 의 연인 에블린과 친구 맥스에 의해 윌이 개발 하던 트랜센던스에 그의 뇌를 업로드하며 윌의 기억과 정신은 트랜센던스로 재탄생하게 된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트랜센던스는 모든 지식을 습득하며 진화해 나가는데 나노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인체도 복제해 낼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된다. 인간을 초월한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된 트랜센던스는 인공지능이 되어서도 여전히 연인이었던 에블린을 사랑하고 있는 인간적 감 정을 가진 인공지능으로 묘사되고 있다. 두 영화에서는 인간을 흉내 내는 단계를 넘어 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더 나은 존재로서 묘 사되고 있다. 인간과 구분될 수 있는 점, 즉 두 인공지능의 한계는 단지 객관적 신체를 가 지고 있지 않다는 것 뿐이다. 영화속 인공지 능은 영화를 구성하는 다른 여타의 주인공들과 차이가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충분한 캐 릭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장에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이 자연 적인 신체성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메를로 퐁티 의 현상적 인간성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4.1. 인공지능의 객관적 신체, 현상적 신체 메를로 퐁티는 인간 존재의 고유의 영역으로서 의 신체성에 주목하며 지각은 사유가 아닌 신 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전제를 사 용했다. 메를로 퐁티는 의식과 세상을 중재하 고 매개하는 당당한 주체로서 신체를 이야기하 며, 세계를 읽고 해석하는 주체로서 현상적 신 체를 이야기 한다. 영화 그녀 에서 인공지능 사만다는 대상으로 서의 자연적인 몸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자연 의 인간과 다르게 존재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네트워크와 원격현전이라는 비선형적 존 재이기에 여러 사람과의 사랑도 가능하다. 자 연적 인간과 다른 방법으로 존재하기에 인간의 윤리와는 다른 윤리의 문제로 내용을 확장시킨 다. 영화 트랜센던스 에서도 인공지능은 나노 테 크놀로지 통해 윌과 똑같은 신체를 재생하지만 생리적 인간과는 다르다. 두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사만다와 트랜센 던스는 객관적 생리적 신체의 부재에도 불구하 고 메를로 퐁티가 말한 현상적 신체를 가진 인 간과 같은 주체적 의식을 가진 현상적 존재로 서 영화 속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 속 인공지능이 현상적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캐릭터로서 역할을 하는 것은 메 를로 퐁티가 주장한 세계 속에 들어가 의미 있 는 소통을 주고받고 있으며, 언어활동적인 의 식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닌 욕망과 감정 및 정서의 차원에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인간이 생리적 몸을 통해 현상적 인간 이 된 것처럼, 사만다와 윌은 컴퓨터라는 기계 를 통해서 현상적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한 영화이다. 인공지능은 인공지능대로의 기술적인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의식이 육화되 는 것처럼 상호주관적인 유의미한 행동을 보여 주고 있고 주변과의 관계를 능동적으로 조직화 하는 행동의 주체로서 가상의 컴퓨터라는 시스 템으로 인간의 현상적 신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메를로 퐁티는 인간의 인간됨은 정신과 몸의 하모니를 통한 현상적 존재가 되는 것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생리적 몸을 벗어난 현상적 존 재가 가능하게 되는 것은 자연적 인간과는 다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55호 (2016.04) 198
른 또 다른 존재에 어떤 지위를 부여해야 하는 가하는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4.2. 인공지능의 세계로 향하는 존재 메를로 퐁티의 세계로 향한 존재는 이성은 몸 을 통하여 그리고 몸이 이성을 통해 세계 속에 참여하여 대상들과 소통하는 존재라는 것을 의 미한다. 17) 그리고 생물체에게 있어서 몸을 갖 는다는 것은 규정된 환경과 결합한다는 것이고 어떤 기획들과 혼융되는 것이고, 그 기획들에 계속 참여하는 것이다. 18) 라는 메를로 퐁티의 주장은 실존론적 지각개념에 의거한 것이다. 데카르트가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명제 와는 반대로 이것은 신체가 존재함으로 지각하 는 주체로서 인간의 실존을 말할 수 있다는 것 을 의미한다. 의식에 의해 세계는 판단되고 구 성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직접 세계 안에 존 재하는 것이고, 세계로 향하는 존재는 육화된 정신을 말한다. 메를로 퐁티는 현상하는 장소로서의 인간의 몸 을 특정하며 지각한다는 것과 행동한다는 것은 구분될 수 없다했는데, 영화에서 인공지능은 컴퓨터라는 무기물을 통해 존재론적으로 타인 으로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인공지능은 스스로 주체적인 지각능력 을 가지고 있다. 영화 초반 사만다는 아이폰의 시리와 다르지 않은 단지 시스템이었으나 테오 도르와의 관계 속에서 동안 세계로 향하는 주 체로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만다가 육 체적 관계를 상상하고 욕망을 보이는 것과 테 오도르와 밤새도록 대화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것 등은 주체적 지각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메를로 퐁티가 말하 는 몸을 통해 지각하는 상황과 다르지 않으며 인공지능의 지각이 인간의 지각하는 과정과 다 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리적 공간과 가상의 공간이 비교되는 것처럼 영화 속 인공지능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세 계로 향하는 주체로의 현전은 실재하는 공간에 서 몸에 의한 존재와 인공지능에 의한 존재를 17) Maurice Merleau-Ponty.(1945) 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Éditions Gallimard, p.452 18) Merleau-Ponty, op.cit, p.97, 조광제(2005) 인간과 로봇의 의미소통, 한국철학사상연구회 p.86 재인용 비교하게 한다. 인간 지각이 세계와 조우하는 곳에 몸이라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의 지각은 유기적 인간 지각의 육화와 는 다르지만 컴퓨터 인터페이스에 의해 세계로 향하는 존재가 되었다. 객관적 존재의 질료적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상 을 우리가 타인으로 지각할 때 인공지능은 인 간의 몸을 통한 의미의 소통을 수행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을 규정한 환경이 몸이라면 인공지능을 규정한 환 경은 컴퓨터와 네트워크가 되는 것인데 영화에 서는 이를 통한 인간과의 의미의 소통에 문제 가 없고 이것은 대체적인 수행의 재료로서 몸 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4.3 인공지능의 신체도식과 지향성 인간의 생물학적 차원의 몸이 지각적, 인지적, 언어적, 정서적으로 습관화되어 있는 것처럼 영화의 인공지능은 완전한 제로상태의 무의식 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우리의 팔의 움직임 다 리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처럼 트 랜센던스와 사만다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정서적 습관화가 이루어져 있다. 영화 속 트랜센던스와 사만다는 컴퓨터의 시스 템을 통해 개성적 맥락을 잡아가는 과정이 표 현되는데, 이것은 개개인의 성장 속에서 인간 의 정신이 신체도식을 갖고 지향성을 획득하는 것과 유사한 일이다. 영화를 보면 처음 윌의 뇌의 능력이 트랜센던 스에 이식되었을 때와 사만다가 처음으로 테오 도르와 만나는 장면에서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신과 상대에 대한 신체도식의 수정이 이루어 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영화 트랜센던스 에 서는 의식으로 다시 태어난 윌이 자신의 정체 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고, 영 화 그녀 에서는 처음 만나는 테오도르와 상호 작용을 통해 상대를 파악하고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설정하는 과정은 인공지능의 시스템의 수정이 아닌 정서적 수정의 과정으로 묘사되고 있다. 인간이 생물학적 차원에서 운동적, 지각적 습 관화를 이루는 것처럼, 영화에서 인공지능은 대화하고 상대를 파악하며 자신의 주위를 이해 하는지를 발견할 수 있고, 문화적 차원에서 습 박상현 I 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199
관을 만들고 개선해 가는 주체가 되는 것을 확 인할 수 있다. 메를로 퐁티에 의하면, 우리가 세계 속에서 지 각하고 행위할 때에 몸은 도식화 된다. 몸의 도식은 세계를 열고, 세계에 의해 열려지는 몸 의 체계이자, 세계의 상관자라고 주장한다. 19) 메를로 퐁티는 인간의 지각화 과정에서 몸이 어떤 습관을 배우고 습득하는 것은 의미를 배 우는 것으로서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행위로 대처하게 되는 인간의 일반적인 능력을 의미한 다고 했다. 트랜센던스의 네트워크를 통한 세 계의 정보들에 접근해 지적인 성장을 거치는 과정과 영화 그녀 의 사만다가 테오도르의 태 도에 익숙해지며 로맨틱한 정서적 대화로 진보 하는 과정은 인간의 도식화를 획득하는 과정과 닮아 있다. 기존의 철학과 다르게 메를로 퐁티는 인간의 몸과 지향성의 속성을 인간존재의 핵심으로 삼 고 있는데 영화에서의 캐릭터들은 인공지능의 순수한 지적능력에서 사태를 판단하고 결정하 는 것이 아닌 정서적 감정적 도식이 있는 상태 의 완성되지 않은 캐릭터에서 출발해 잠재적이 고 암시적인 인간과 유사한 행위를 펼친다. 메를로 퐁티는 인간의 행동에서 의식을 따로 분리해내지 않고 인간의 행동은 통일된 하나의 구조적 전체로서 그 자체로 지향성을 갖는다고 보았다. 20) 영화에서는 이처럼 인간의 지향성과 유사한 인 공지능의 지향성을 보여주는데 인과적 수동적 결과로서 인공지능의 행위들은 나타나지 않고 구체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며 인공지능 은 하나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된다. 인간이 인간의 몸이라는 공간적 시간적 한계 속에 존 재한다면, 영화 속의 인공지능은 컴퓨터의 기 술적 속성으로 지향성을 가진 모습이 표현되는 데,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컴퓨터의 네트 워크, 멀티테스킹, 원격현전과 같은 인간이 가 지지 못한 기계의 특징을 이용한 지향성의 존 재방식으로 묘사되고 있다. 영화 그녀 에서는 한 번에 여러 명과 대화하고 동시에 사랑하는 19) Merleau-Ponty,(1986) Phenomenolgy of perception, translated by C. Smith, London p.143 한정선(2005) 습관 과 습관적 앎에 대하여, 철학과 현상학 연구 p. 6 재인용 20) 조광제 op.cit p.82 감정을 느끼거나, 시스템이 업데이트 되는 장 면 등을 이용해 인간과 다른 독자적인 존재를 표현하고 있고 영화 트랜센던스 에서는 영화 그녀 에 등장하는 일반적인 컴퓨터의 특징을 이용하면서 대표적으로 작은 나노기계를 통해 세계를 조종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모습을 통해 제 나름의 존재가 되고 있다. 5. 결론 메를로 퐁티가 신체를 강조한 것은 신체를 통 한 현상이 인간을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각하 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기 때 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신체를 통해 존재하는 지각은 부지불식간에 늘 지향적 의식들을 생산 해 내고 있다. 물리적 요소들의 행위와 이것에 인과적인 것들 로 채우는 것이 지향성을 띈 인간이라고 정의 한다면 인간은 사라지고 생리적 기계만이 인간 이라는 단순한 정의만 남는다. 영화를 통해 예 측해 본 생리적 기계가 아닌 현상적 인간이라 는 존재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통해 다각적인 논의를 일으키게 만든다. 현상적 인공지능은 타인이 될 수 있는가?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에서 타인이란, 타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타인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 이 아닌 내가 세계로 향하는 존재가 되면서 거 기서 만나는 소통의 장을 통해 비로소 타인이 존재하게 된다. 지적인 결과 또는 인간의 내적 분석 결과에 의한 것이 아닌 저절로 타인의 존 재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영화 속의 활동하는 주체는 소통에 있어서 인 간의 질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과 인공 지능 사이에 지각과 행동에 의거한 인간적인 의미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인공지능은 인격적인 존재일 수 있고, 앞으로 적극적인 생리적 존재 이외의 존재의 지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상학적 인간에 대한 연구와 인공지능은 여전 히 현재적인 학문이어서 폭 넓은 학제간의 연 구가 필요하고 짧은 몇 페이지의 논문으로 특 정한 성과를 이루기는 힘들다. 국내에서는 철 학적으로 메를로 퐁티의 신체를 다룬 논문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55호 (2016.04) 200
다수 선행 연구가 되어 있는 것에 반해 미래지 향적 인공지능 같은 방법론적 연구와 연결된 연구는 드물다.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을 통해 발견한 인간의 모습과 영화 속의 인공지능을 살펴보고 이들의 유사한 지점을 고찰하는 것은 학문적 진보와 관용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참고문헌 김영정.(1996). 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철학과 현실사. 이정모.(1996). 인지심리학의 재문제I-인지과학적 연관 삼화사. 심귀연.(2012).신체와 자유: 칸트의 자유에서 메를로-퐁티의 자유로, 그린비. 임진호.(2012). 인간의 기계성에 따른 몸-공간 변화 가능성 연구, 경기대학교 박사논문. 이소희.(2009). 메를로 퐁티와 푸코의 신체론 비교 철학연구 37집. 한정선.(2005). 습관과 습관적 앎에 대하여, 철학과 현상학 연구. 한정선.(2005). 인간과 동물의 차이, 한국현상학회. 조광제.(2005). 인간과 로봇의 의미소통,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김리안.(2016). 인공지능, 30년내 性 노동자 일자리까지 뺏을 것 문화일보 2016년 2월 15일 Merleau-Ponty.(1986). Phenomenolgy of perception, translated by C. Smith, London. Merleau- Ponty.(1976). Die Struktur des Verhaltens, aus dem Franzoesichen uebersetzt von B. Waldenfels, Berlin/ New york. Maurice Merleau-Ponty.(1945). 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p.470 Éditions Gallimard. 박상현 I 영화 속 인공지능의 현상학적 인간성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