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신년계획 바람결에 겨울 냄새가 그득합니다. 새해 인사를 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 벌써 12월입니다. 기업들이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듯 연말이면 개인들도 지난 1년을 돌아보게 마련입니다. 여러분의 20



Similar documents
SANDPINE 공감을 마주하다 2015 SANDPINE Vol. 20

SANDPINE 더 가까이 마주하다 2015 SANDPINE Vol. 18

새만금세미나-1101-이양재.hwp

???? 1

사진 24 _ 종루지 전경(서북에서) 사진 25 _ 종루지 남측기단(동에서) 사진 26 _ 종루지 북측기단(서에서) 사진 27 _ 종루지 1차 건물지 초석 적심석 사진 28 _ 종루지 중심 방형적심 유 사진 29 _ 종루지 동측 계단석 <경루지> 위 치 탑지의 남북중심

< B5BFBEC6BDC3BEC6BBE E687770>

(최종) 주안도서관 소식지_7호.indd

ICTR Magazine Winter 2012 / Vol 통합 1주년 인천교통공사 통합 1주년 인천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다 Incheon Pleasure 인천 해넘이 명소 2012년 마침표...를 찍다 I


믿음, 신뢰를 바탕으로 당신의 행복한 순간을 약속하겠습니다 새로운 행복, 설레는 출발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결혼정보회사 대명위드원은 600만 싱글에게 1등 결혼을 약속하겠습니 다.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사람이 중심인 대명그룹의 사명에 따라 소중한

422=01

단위: 환경정책 형산강살리기 수중정화활동 지원 10,000,000원*90%<절감> 형산강살리기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5,000,000원*90%<절감> 9,000 4, 민간행사보조 9,000 10,000 1,000 자연보호기념식 및 백일장(사생,서예)대회 10

<B0ADC8ADC7D0C6C428C3D6C1BE292E687770>

<B9E9B3E2C5CDBFEFB4F5B5EBBEEE20B0A1C1A4B8AE20B1E6C0BB20B0C8B4C2B4D92E687770>

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 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 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주지스님의 이 달의 법문 성철 큰스님 기념관 불사를 회향하면서 20여 년 전 성철 큰스님 사리탑을 건립하려고 중국 석굴답사 연구팀을 따라 중국 불교성지를 탐방하였습 니다. 대동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 굴, 대족석굴,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과 주변의 큰

<B5B6BCADC7C1B7CEB1D7B7A52DC0DBBEF7C1DF E687770>

레이아웃 1


최우석.hwp

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C0CEBCE2BABB2D33C2F7BCF6C1A420B1B9BFAAC3D1BCAD203130B1C72E687770>

<C3D6C1BE5FBBF5B1B9BEEEBBFDC8B0B0DCBFEFC8A C3D6C1BEBABB292E687770>

6±Ç¸ñÂ÷

초등국어에서 관용표현 지도 방안 연구

untitled

민주장정-노동운동(분권).indd

177

E1-정답및풀이(1~24)ok

교사용지도서_쓰기.hwp

제주어 교육자료(중등)-작업.hwp

< BDC3BAB8C1A4B1D4C6C75BC8A3BFDC D2E687770>

cls46-06(심우영).hwp

<C1B6BCB1B4EBBCBCBDC3B1E2342DC3D6C1BE2E687770>

¸é¸ñ¼Ò½ÄÁö 63È£_³»Áö ÃÖÁ¾

0429bodo.hwp

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時 習 說 ) 5), 원호설( 元 昊 說 ) 6) 등이 있다. 7) 이 가운데 임제설에 동의하는바, 상세한 논의는 황패강의 논의로 미루나 그의 논의에 논거로서 빠져 있는 부분을 보강하여 임제설에 대한 변증( 辨 證 )을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다음의 인용문을 보도록

01Report_210-4.hwp

<C3D1BCB15FC0CCC8C45FBFECB8AE5FB1B3C0B0C0C75FB9E6C7E D352D32315FC5E4292E687770>



교육 과 학기 술부 고 시 제 호 초 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에 의거하여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음과 같이 고시합니다. 2011년 8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은 별책 1 과 같습니다. 2.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별책

시험지 출제 양식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합시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5. 우리 옷 한복의 특징 자료 3 참고 남자와 여자가 입는 한복의 종류 가 달랐다는 것을 알려 준다. 85쪽 문제 8, 9 자료

상품 전단지

::: 해당사항이 없을 경우 무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검토항목 검 토 여 부 ( 표시) 시 민 : 유 ( ) 무 시 민 참 여 고 려 사 항 이 해 당 사 자 : 유 ( ) 무 전 문 가 : 유 ( ) 무 옴 브 즈 만 : 유 ( ) 무 법 령 규 정 : 교통 환경 재

2

DBPIA-NURIMEDIA

화이련(華以戀) hwp

ÆòÈ�´©¸® 94È£ ³»Áö_ÃÖÁ¾

歯1##01.PDF

<5BC1F8C7E0C1DF2D31B1C75D2DBCF6C1A4BABB2E687770>

120229(00)(1~3).indd

<C3D6BFECBCF6BBF328BFEBB0ADB5BF29202D20C3D6C1BE2E687770>

½Å³âÈ£-Ç¥Áö

농어촌여름휴가페스티벌(1-112)

원우내지

불이 18ȣ 완성본.indd

2005년 6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e01.PDF

-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진행과정 후쿠시마 제1원전(후쿠시마 후타바군에 소재)의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 을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로 1~3호기의 전원이 멈추게 되면서 촉발되었다. 당시에 후쿠시마 제1원전의 총 6기의 원자로 가

HHIC-Phil Subic Apartment Talk about 마음에 보약 비록 엄지족은 아니더라도 어려운 일은 아니죠. 화려한 이모티콘 생략해도 상관없어요 담배 한 대를 피워물 때 자판기 커피를 뽑아들 때 문자 하나하나에 여러분의 진심을 담아보세요. 감동이가고미소

Ⅰ. 머리말 각종 기록에 따르면 백제의 초기 도읍은 위례성( 慰 禮 城 )이다. 위례성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많은 책에 실려 있는데, 대부분 조선시대에 편 찬된 것이다. 가장 오래된 사서인 삼국사기 도 백제가 멸망한지

아이피드 소식 아이피드 소식 i feed news 2015년 사업 계획을 위한 전진 대회 2015년 아이피드의 슬로건입니다. 아이피드의 또다른 10년을 준비하며ʼ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피드 김지범 대표 신년사 한 해를 보내고, 한 해를 맞이하며. 안녕하십니까


09. 정덕배-중국생활체험기.hwp

진단, 표시・광고법 시행 1년

어깨동무소식지108호_05.indd

<5BC1F8C7E0C1DF2D32B1C75D2DBCF6C1A4BABB2E687770>

흥국화재 인천지점 이미옥 FCㆍ고진옥 팀장 한덕분 FCㆍ김영미 팀장ㆍ최영순 FC 정선희 FCㆍ김수정 SMㆍ김지은 FC 우리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입니다 권정연 FCㆍ박은순 팀장ㆍ박미선 FC 곽명숙 FCㆍ윤미경 SM 흥국화재 인천지점의 첫인상은

즐거운 맥박 나의 예스코 autumn Contents 04 주제글 건강한 예스코 06 예스코별 여행자 08 음악이 주는 즐거움 10 넝쿨째 굴러 들어온 행복, 둘 14 여행기 세 친구의 자전거 여행 18 Theme 행복이 넘치는 맛집(카페마마스) 20 사심

META (CMYK)안산( ) Photo News 박용현 회장이 한국기업연합관 앞에서 두산의 중국법인 및 지사장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Relay Quiz 113 두산동아 사전어플시대 두산동아 외국어사전 어플 5종 및 새국어사전과 현대활

*흙둥내지07

한류스토리 내지 허경회수정 인디파일(10.07).indd

<C1A634C2F720BAB8B0EDBCAD20C1BEC6ED20BDC3BBE720C5E4C5A920C7C1B7CEB1D7B7A5C0C720BEF0BEEE20BBE7BFEB20BDC7C5C220C1A1B0CB20C1A6C3E22E687770>

Publisher s Letter - 사진 글 신동옥 시인 CONTENTS 2014 WINTER 04 _ Theme Story 겨울이 더욱 행복해지는 엘리시안 강촌 樂 樂 樂 페스티발! 10 _ Golfer s Story 공을 다스리는 남자, 최고의 골퍼 배상문 12

september 2015 vol. 5 PHOTO STORY 하늘이 높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도 기다리던 가을이 왔습니다. 본격적인 가을 말입니다. 반바지, 반팔, 혹은 긴바지, 긴팔이 모두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모든 게 어울린다는 것은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을 만

!DVD브로셔


<C6EDC1FD2D B0FCB1A4B5BFC7E2BFA1B0FCC7D1BFACC2F7BAB8B0EDBCAD28BCF6C1A4292E687770>

<BCBAC1F6BCF8B7CA28C3D6C1BE2933C2F72E687770>

<C7D1B1B9C4DCC5D9C3F7C1F8C8EFBFF82D C4DCC5D9C3F7BBEABEF7B9E9BCAD5FB3BBC1F E687770>

포스코2월 표지-최종

인천 화교의 어제와 오늘 34 정착부흥기 35 정착부흥기: 1884년 ~ 1940년 이 장에서는 인천 차이나타운에 1884년 청국조계지가 설정된 후로 유입 된 인천 화교들의 생활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조사팀은 시기를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하였다. 첫 번

untitled

4••••-•••.pdf

밝은세상-9 수정 0424


*흙둥내지3PDF

4. 역사, 신정일 교수님의 글모임4

Absolute Blue 태양의 위세 앞에서도 당당한 여자의 자존 심을 닮은 컬러. 바람을 닮아 유연한, 물을 닮아 자유롭게, 거칠 것 없이 여름의 클라 이맥스에 올라서서 세상을 물들이는 소리 없는 지배자, 블루



다 Happy House 1 2 가족분만실 리모델링 오픈 - 전문성과 기능성 대폭 강화 분만의 질적 향상 기대 - - 진통에서 회복까지 한 곳에서 One-Stop 분만 가능 가족분만실에서3.31kg의건강한여아를출산한산모가족과산부인과의료진 보호자및방문객

블링블링 제주월드

3232 편집본(5.15).hwp

2016년 제31차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록(심의의결서,공개, 비공개).hwp

엑스코매거진5호편집

Transcription:

2 0 1 4 w i n t e r v o l. 4 8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신년계획 바람결에 겨울 냄새가 그득합니다. 새해 인사를 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 벌써 12월입니다. 기업들이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듯 연말이면 개인들도 지난 1년을 돌아보게 마련입니다. 여러분의 2014년은 어떠셨나요. <그곳에 가면>의 지난 1년은 꽤 성공적인 듯합니다. 2014년 발행된 세 권의 <그곳에 가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우리 땅 곳곳의 숨은 비경들이 가득합니다. 새벽 4시의 일출 풍경을 담기 위해 쏠비치의 옥 상 테라스에서 다섯 시간이나 추위에 떨어야 했고, 소노펠리체 C.C에서는 최고기온이 39 에 육박하 는 여름 한나절을 꼬박 보내기도 했지요. 2014년을 마무리하는 이번 겨울호 역시 아름다운 풍경과 풍 성한 이야기들로 빼곡히 채웠습니다. 먼저, 새해를 맞이하는 가장 특별한 여행지 대한민국 일출 명소 를 다녀왔습니다. 해돋이의 원조로 꼽 히는 강원도 정동진과 태백, 제주 성산일출봉, 해남 땅끝마을에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득 충전하시기 바랍니다. 화사한 봄꽃보다 눈부신 눈꽃과 추위를 달래주는 따사로운 불빛, 겨울 별미를 낚아 올리는 얼 음낚시의 즐거움까지 테마가 있어 더욱 특별한 대한민국 겨울축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걱정 없는 전국 박물관 미술관 투어는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부족 함이 없습니다. 추위와 맞서 싸울 용기가 있다면, 이번 시즌 비발디파크가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짜 릿한 겨울 레포츠의 천국 스키월드와 스노 글램핑장에서 윈터 아웃도어 라이프의 진면목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추위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계절입니다. 대명리조트 각 식음업장이 준비한 든든한 국물 요리 한 그릇은 추위로 잃은 입맛을 되찾기에 충분합니다. 더불어 엠블 호텔 여수와 킨텍스의 달콤한 케이크, 대명리조트 각 사업장에서 만날 수 있는 웰컴 쿠키로 가족, 연인, 친구, 소중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초 마음먹었던 계획이나 각오가 흐트러졌다고 해도 아직 후회하기는 이릅니다. 신정보다는 구정을 진짜 신년으로 치는 우리 민족 특성상 2014년이 아직 남아 있으니 말입니다. 2개월이나 남은 2014 년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시고, 건강하게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Travel Around I 붉은 여명 피운 설국에 소원을 새기다 04 하늘 아래 태백산, 바다 위 성산일출봉 2 0 1 4 w i n t e r v o l. 4 8 Around II 대한민국 미술관 박물관 투어 16 Leisure 겨울 레저 천국, 세계의 스키 리조트를 가다 30 The World s Best Ski Resort 8 Leave 바다를 향한 거대한 꿈, 포르투갈 36 The hidden Treasure, Lisbon & Porto Festival 순수의 결정체,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 7 46 Let s Play I 인기 캐릭터와 함께하는 신나는 겨울 놀이터 56 how Wonder DEL PINO Golf & Resort Let s Play II 동면보다 안락한 겨울 캠핑 퍼펙트 가이드 60 - 통권 제48호 - 발행일 2014년 12월 12일 - 발행인 박흥석 - 편집인 서경선 - 담당자 전 윤 - 발행처 (주)대명레저산업(135-920)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222 - 기획ㆍ편집 큐라인 02-2279-2209 - 프로젝트 매니저 배경수 - 디자인 박신혜, 이의정 - 사진 대명레저산업 홍보마케팅팀 - 인쇄 광명특수인쇄 031-948-9300 Gourmet Taste Road 이맘때면 생각나는 뜨끈한 국물요리 열전 66 Soul Foods to Warm & Strong Cooking & Dining 한겨울 추위를 녹이는 강원도의 맛 72 쫄깃한 감자옹심이 vs. 구수한 누룽지반상 Must-Buy 든든한 겨울 간식, 특별한 연말연시 선물 아이템 78 Daemyung s Patissier Cookies COVER STORY 설악의 상징,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자리한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의 겨울 풍경. News Art in Daemyung 작가 이상원의 두 번째 개인전 : SANS-SOUCI 80 Happy Time 대명그룹 임직원들과 함께한 김장 나누기 82 News in 대명그룹, 대명위드원 으로 웨딩시장 본격 진출 外 84 Enjoy with Daemyung 대명리조트 12개 사업장이 전하는 겨울 소식 86 Daemyung Lounge 대명리조트 겨울 식음 & 서비스 정보 A to Z 88 Invitation 소노펠리체 &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 초청권 89 Post 독자 엽서 91

Around II SEE, PLAY, LEARN, FEEL IN THE MUSEUM & GALLERY 대한민국 박물관 & 미술관 투어 먹고, 마시고, 놀고, 타고, 걷고, 쉬기 위해서 여행을 떠났다면 이번 겨울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예술에 심취해보는 건 어떨까. 폭설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무엇보다 부산한 아이들과 함께해도 더없이 좋은 대한민국 박물관 미술관 30곳을 엄선했다. 이 겨울,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상상의 세계로 떠나보자. 글. 배경수 사진. 최우제, 각 박물관 미술관 16

17

건축, 예술, 교감의 삼중주 삼성미술관 LEEUM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 네덜란드 건축가 렘 쿨하스 3인의 건축 작품으로, 대지 위에 조화를 이룬 세 개의 건물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리움은 스타 건축가들의 작품답게 군더더기 없는 전시 공간이 특징이다. 국보 제118호 금 동미륵반가상, 국보 제138호 가야금관, 보물 557호 태환이식 등 다수의 국보와 보물을 감 상할 수 있는 고미술품 전시관 뮤지엄1 과 국내외 현대 미술품을 전시한 뮤지엄2, 그리고 교육문화센터로 이루어져 심도 있는 작품 감상과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리움이 준비한 전시는 상설 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로비 등 미 술관 전체를 아우르는 교감( 交 感 ) 이다. 국보급 고미술부터 세계적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 까지 총 230여 점이 출품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국보급 고미술품을 대거 선보이는 뮤지엄1이다. 보물 1425호 백자철화 매죽문호,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와 인왕 제색도, 김홍도의 자화상으로 알려진 포의풍류도 등의 대작들이 공개됐다. 이어지는 뮤 지엄2에서는 같은 주제를 가진 동서양의 작품을 통해 서로의 세계를 반추해보는 동서교 감 展 이 열린다. 1950년대 미국 추상표현주의 대가 월렘 드 쿠닝, 1960년대 국내 전위미술 을 주도해온 윤명로, 세계에서 작품 값이 가장 비싼 작가인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 일생일대의 경험이 될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 21일까지 문을 연다. 위 치 I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운영시간 I 10:30~18:00, 매주 월요일 및 신정 구정 추석 휴관 예약문의 I 02-2014-6900, www.leeum.org 18

서울 경기 도심 속 힐링 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북촌과 삼청동, 인사동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주변 의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지상 3층으로 저층화한 대신 지하로 깊게 파고들어가 지하 3층으로 지어졌 다. 6개의 열린 마당에 8개 전시실, 영화관, 디지털 북카페까지 갖춰 일상 속 미술관 을 표방했다. 위치 I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문의 I 02-3701-9500, www.mmca.go.kr 유년의 동심을 자극하는 한립토이뮤지엄 우리 도자의 아름다움 경기도자박물관 조선시대 최고의 관요( 官 窯 )가 운영되었던 경기도 광주. 그 전통을 이어받아 지금도 여러 공방에서 좋은 작품들을 만드는데, 그 중심에 경기도자박물관이 있다. 홀수 해에 열리는 세 계도자엑스포의 무대이기도 한 이곳은 인근의 이천이나 여주의 도자기박물관이 현대적이 고 실험적인 도자 작품을 전시하는 데 반해 조선백자와 분청사기를 주제로 전시하고 있어 우리 도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고 그 맥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상설전시관인 제1실 고려, 조선의 도자기 에서는 분청사기에서 백자로 이어지는 조선 500 년 도자의 흐름과 아름다움을 살펴볼 수 있고, 제2실 근현대 전통도자 에서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잊혔던 우리 도자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난 100여 년간 우리 전통도자의 맥을 이어온 장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상설전시만으로도 의미가 충분 하지만, 유물 발굴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는 기획전시실도 둘러볼 만하다. 최근 파괴된 채로 발견되곤 하는 가마터를 주제로 한 특별전 가마터의 발굴, 그 10년의 여정 이 지난 11월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니, 미리 전시 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야외 조 각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짙은 녹음이 드리운 여름철도 아름답지만, 백자를 형상화한 본 관 건물 위로 소복한 눈이 내려앉은 겨울이 더 운치 있다. 스페인조각공원과 엑스포조각공 원 외에도 실제 작품을 소성할 수 있는 장작 가마도 전통 체험 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위 치 I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삼리 72-1 운영시간 I 09:00~18:00,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 휴관 예약문의 I 031-799-1500, www.ggcm.or.kr 국내 유일의 장난감 테마 박물관으로 바비 인형, 아 톰을 비롯해 7개국의 장난감과 전통 놀이기구 등이 전시돼 있어 유년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선사한다. 실제의 2/3 크기로 제작된 스토리 랜드 에서는 경 찰, 의사 등 마음에 드는 역할놀이를 할 수 있다. 위치 I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275 문의 I 031-957-8470, www.hanliptoymuseum.co.kr 미래의 연주자를 꿈꾼다면 프라움악기박물관 국내 최초의 서양 악기 전문 박물관이자 정기적으 로 클래식 연주회가 열리는 종합 예술관이다. 건반 악기를 전시한 1층과 현악기와 관악기를 전시한 2 층, 관람객이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기획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전시된 모든 악기는 누군가 연주했던 손때 묻은 악기들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위치 I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504-41 문의 I 031-521-6043, www.praum.or.kr 19

가장 한국적인 화가의 일생을 담다 박수근미술관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는 데 일생을 바친 박수근 화백. 강원도 양구는 화백의 작품에 소박한 민족성을 투영하게 했던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 아 있는 고장이다. 그가 보통학교 시절 자주 그렸던 느티나무가 300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아직도 양구교육청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양구 어디에서든 미술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화백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화강암 질감을 모티브로 한 나선형 건물의 독특한 외관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미술관 정원에는 사명산 자락 아래 차분하게 앉아 있는 박수 근 화백의 동상이 놓여 있고, 오른편 개울에는 그의 작품 빨래터 를 연상시키는 빨래터가 재현돼 있다. 개울 뒤로는 화백에게 영감을 주었을 자작나무 숲이 무성하다. 화백의 작품세계가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던 1960년대의 유화 6점과 수채화, 드로잉, 판화 등 110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품들과 사진, 지인들 과 주고받은 편지들로 구성된 상설전시실을 둘러보면 양구라는 곳이 군인들만 많은 고장 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전시장을 나와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건물 옥상이 나온다. 해안분지를 거쳐 불어오는 겨울바람이 시원하기만 하다. 뮤 지엄숍에서는 나무와 두 여인, 빨래터, 소 등의 그림을 담은 액자와 명함집, 열쇠고리를 구입할 수 있다. 이밖에도 박수근 화백의 숨결이 전해지는 소품들이 가득하다. 위 치 I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운영시간 I 09:00~18:00, 매주 월요일 및 신정 구정 추석 휴관 예약문의 I 033-480-2655, www.parksookeun.or.kr 20

강원도 동해 라인이 한눈에 일현미술관 양양시내에서 동호리해수욕장으로 차를 타고 달리 면 하얀색 철골 구조물이 보인다. 일현미술관의 대 표 작품이자 20m 높이의 전망대인 SKY 다. 65점 의 조각 작품으로 가득한 야외공원과 기획전이 열리 는 실내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위치 I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동호리 191-1 문의 I 033-670-8450, www.ilhyunmuseum.or.kr 생소하거나 신비롭거나 아프리카미술박물관 통일 1번지 고성의 오랜 이정표 DMZ박물관 분단국가 분단도의 분단군. 강원도 고성은 분단의 현장이기 전에 남북 교류 1번지다. 면적 의 절반이 군사지역으로 묶인 데다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감춰진 비경이 많다. 바로 이것이 고성의 미래 자산이다. 개발에서 뒤처졌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이 깨끗하고 이용 할 한계자원이 많다는 뜻이다. 금강산이 바라다 보이는 통일전망대와 전쟁체험관, 남북교 류타운 등은 분단의 상처도 발상을 바꾸면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동해안 최북단인 군사분계선과 근접한 민통선 내에 자리한 DMZ박물관은 그 발상의 전환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이는 공간이다. 생태연못, 야생화동산, 철책걷기 체험장 등은 이러한 입지조건에서만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야외 전시장이다. 본관으로 들어오면 테마별로 전 시관이 분류돼 있다. 정전협정서, 종군 외신기자가 사용하던 타자기와 한국전쟁 보도사진, 미군포로 편지 등을 전시한 축복받지 못한 탄생 과 군사분계선 표지판, 동해선 남북 연결 철도에서 발견된 유물 등을 전시한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 등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시기획실부터 둘러보자. 방문객이 직접 통일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적어 평화나무에 걸 수 있는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 는 개 관 이래 20만 명이 참여할 만큼 주목받는 공간이다. 2004년 6월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 의 결과에 따라 철거된 8종의 대북선전용 방송장비도 인상적이다. 위 치 I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로 369 운영시간 I 09:00~17:00(11~2월),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 휴관 예약문의 I 033-681-0625, www.dmzmuseum.com 아프리카 주재 대사를 역임한 조명행 관장이 수집한 이국적인 전시물을 통해 아프리카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아프리카인들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표현한 마 스크를 비롯해 그림과 조각, 부족사회 특유의 생활 문화를 담은 신비로운 전시물들이 가득하다. 위치 I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진별리 592-3 문의 I 033-372-3229, http://blog.naver.com/aamy32229 예술가들의 사랑방 무이예술관 폐교 위기에 처한 초등학교를 화가, 조각가, 도예 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여 아름다운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녹슨 놀이기구로 채 워져 있던 운동장은 수준 높은 야외 조각공원으로, 흉물로 남아 있던 학교 뒤편은 전통 도자기를 구워 내는 가마로 새롭게 단장됐다. 위치 I 강원도 평창군 봉편면 무이1리 58 문의 I 033-355-6700, www.mooee.co.kr 21

입장료 없는 거리의 갤러리 아라리오 천안고속터미널에 내리면 마중 나온 사람들보다 창밖으로 펼쳐진 조각광장이 먼저 한눈에 들어온다. 뜨내기들과 탁한 공기와 소음으로 범벅된 시끄러운 장소. 우리가 갖고 있던 터미 널의 이런 이미지는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듯이 매혹적인 조각 작품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 고 있는 이곳, 바로 천안 최고의 명소로 자리 잡은 아라리오다. 지난 2007년 대한민국 공간 문화대상을 수상했고, 천안시가 뽑은 지역 대표 명소 12경 에도 포함돼 있다. 1989년 조성된 아라리오 조각광장은 공짜 전시임에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계의 슈퍼스타 데미안 허스트, 아르망 페르난데스 등 그 이름만으 로도 작품성을 보장받는 작가들이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수백 만 마일 이다. 아르망이 개관에 맞춰 자체 제작했는데, 96일간의 현장 작업 끝에 가로 6m, 세로 6m, 높이 20m의 초대형 조각품이 탄생했다. 2010년에는 광장 내 작품들의 야외 설 치가 10여 년이 흐름에 따라 작품 재구성에 들어갔다. 허스트의 7m에 달하는 대형 조각품 Charity 를 비롯해 60여 점의 야외 설치 조각품이 이동되거나 새로 설치됐다. 작품이 워 낙 많다보니 하나하나 눈여겨보려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가지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 품들 덕분에 추위를 느낄 새가 없다. 조각광장의 실내 전시관이라 할 수 있는 아라리오 갤 러리에서는 지난해 올해의 작가상 을 수상한 공성훈의 개인전이 12월 28일까지 열린다. 위 치 I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43 운영시간 I 11:00~19:00, 신세계백화점 휴무일(월 1회) 및 구정 추석 휴관 예약문의 I 041-551-5100, www.arariogallery.com 22

충청도 천재 화가의 집과 뜰 운보미술관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 한 김기창 화백이 말년을 보낸 전통 한옥과 아름다 운 정원, 그리고 서쪽 문가에 자리한 미술관으로 구 성돼 있다. 화백과 부인이자 화업의 동반자였던 우 향 박래현 선생의 그림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위치 I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리 428-2 문의 I 043-213-0570, www.woonbo.kr 국내 유일의 종 박물관 진천종박물관 무령왕릉 출토 유물이 한자리에 국립공주박물관 공주에 들렸다면 무령왕릉과 함께 둘러보아야 할 곳이다. 무덤의 주인이 무령왕임을 밝혀 주는 귀한 출토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금동신발과 팔찌, 목걸이 등 왕과 왕비의 몸을 치장했던 장신구, 왕과 왕비가 사용하던 베개와 발받침 등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어 생경한 백제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공산성 자락의 언덕 비탈에 자리한 박물관은 벽돌로 지어졌지만, 건물 입구를 무령왕릉 벽 의 등잔을 놓는 감실처럼 만드는 등 전체적으로 무령왕릉의 이미지를 본떴다. 입구를 지 나 계단을 올라가면 아담한 2층 건물이 있고 그 앞뜰에는 공주 부근의 절터에서 옮겨온 석 불상들이 앞을 바라보거나 등을 돌린 채로 있다. 석불들은 대개 고려 때의 여래나 보살인 데, 옛 백제의 후손임을 잊지 않은 듯 너그럽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많다. 뜰 앞쪽에는 조선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비 받침인 거북상들이 해학적인 표정을 한 채로 자리 하고, 그 곁에는 묘제도 복원해 놓아 아기자기하다. 그리 넓지 않은 터에 유물들이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있어 둘러보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박물관 안에는 무령왕 릉에서 출토된 유물 108종 2,096점이 가운뎃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그밖에도 금동관음 보살입상, 계유명삼존천불비상 등의 백제시대 불상들과 백제 특유의 온화한 맛이 도는 토 기류, 부드러운 연꽃잎이 새겨진 와당 등이 백제 문화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위 치 I 충청남도 공주시 관광단지길 34 운영시간 I 평일 09:00~18:00, 토 일 공휴일 09:00~19:00,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 휴관 예약문의 I 041-850-6300, gongju.museum.go.kr 전통문화유산인 범종에 대한 예술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건립된 박물관으로, 성덕대왕 신종 등 교과서 에 등장했던 거의 모든 종을 만날 수 있다. 소리체험 및 종 제작과정의 밀랍 재현 코너와 관람객들이 직 접 종 문양 탑본과 타종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위치 I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백곡로 1504-12 문의 I 043-539-3847, www.jincheonbell.net 블록버스터급 대작의 향연 대전시립미술관 서울 등의 대도심에서도 만나기 힘든 수준 높은 기 획전이 정기적으로 열리는데, 지난여름에 열린 피 카소와 천재 화가들 도 호평을 받았다. 다양한 뉴 미디어 영상과 회화, 입체 조형 작품을 통해 과학 과 예술의 접점인 뇌 의 변화를 조명하는 2014 : 더 브레인 展 이 오는 2월 8일까지 열린다. 위치 I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5 문의 I 042-120, dmma.daejeon.go.kr 23

나전칠기의 고향, 통영의 유산 옻칠미술관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옻칠 이라 하는데, 전통 안료를 배합해 색을 만들고 그것으로 칠한 작품을 칠예 라 한다. 보존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극적인 화려함이 너무나 아름다 워 지금도 귀한 대접을 받지만 옛날에는 옻이 진정 진귀한 칠이었다. 그래서 특별한 곳에 만 썼다.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경함이 대표적이다. 몽고 침입 시절 팔만대장경 을 옻칠한 경함에 넣어서 땅속에 숨겼는데 썩지 않고 그대로 보존됐다고 한다. 나전칠기의 고향, 통영에서는 이 옻칠과 회화를 접목한 수준 높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옻칠미술관의 김성수 관장이 한국 옻칠화 라 이름 붙인 장르는 캔버스가 아닌 목판에 여 러 번 옻칠해 면을 고르고 그 위에 나전칠기 기법으로 그린 후 건조시킨 것이다. 천연의 광 채를 지닌 작품들이 발산하는 신비로운 빛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전시관은 세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1전시관은 우리 전통의 나전칠기를 비롯해 현대 칠예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제2전시관은 옻칠 장신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곳은 제3전 시관으로 한국 옻칠화 작품을 이용한 구상미술에서 추상미술까지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화려하면서도 깊은 색에서 뿜어져 나오는 반짝이는 빛이 기존의 수 채화나 유화에 익숙해 있던 우리의 눈을 매혹시킨다. 미술관 내 아트숍에서는 전통 나전 칠기에서부터 옻칠 장신구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위 치 I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용남해안로 36 운영시간 I 10:00~17:00(11~2월), 매주 월요일 및 설날 추석 휴관 예약문의 I 055-649-5257, www.ottchil.org 24

경상도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오르골소리박물관 독특하게 경주IC 휴게소 내에 자리하고 있지만, 소 장 전시품의 수준이나 규모는 실로 대단하다. 에디 슨 축음기 100여 점, 스위스에서 생산된 뮤직박스 등을 전시한다. 그중에서도 유럽 앤티크 오르골들 의 스테인웨이 자동 연주 피아노가 압권이다. 위치 I 경상북도 경주시 서라벌대로 420 문의 I 054-775-5959, www.gjorgel.com 바람이 만드는 모든 것 바람흔적미술관 신라 여행의 백미 경주국립박술관 경주가 신라 천년의 고도였던 까닭에 문화재 보호에 일찍이 눈을 뜬 지역 유지들이 신라 고분 보호를 위한 모임으로 1910년 신라회 를 만들었다. 그 뒤 이 모임은 1913년 고적보 존회 로 발전하여 1915년 현재 경주경찰서 뒤 건물에 진열관을 두었다. 이것이 국립경주박 물관의 전신이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유물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겨진 의미 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곳은 분명 경주 여행의 백미가 될 것이다. 세 개의 상설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고고관 은 천마총에서 발견된 금관과 장신구를 비 롯해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경주와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여러 유물들을 전시한다. 고분에서 발견된 많은 유물들은 황금의 나라라고 불렸던 신라를 느끼게 한다. 안압지관 은 안압지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들을, 미술관 에서는 역사책에서 한 번쯤 보았을 유물들을 전시하는데, 그중 살짝 감은 두 눈과 포근한 인상이 아름다워 신라의 미소 로 알려진 얼굴 무늬수막새도 포함돼 있다. 야외전시관에도 빠뜨리지 말고 보아야 할 귀한 유물이 즐비하 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에밀레종 성덕대왕신종은 워낙 유명한데다 잘 보이는 곳에 있어 모두들 둘러보지만, 박물관 뒤편의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국보로 지정된 유물임 에도 찾아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원효대사가 주지로 있던 고선 사에 세워져 있던 탑으로, 댐 건설로 물에 잠기게 되면서 이리로 옮겨왔다. 위 치 I 경상북도 경주시 일정로 186 운영시간 I 일~금요일 09:00~18:00, 토 공휴일 09:00~19:00 예약문의 I 054-740-7500, gyeongju.museum.go.kr 바람을 테마로 한 미술관으로 수많은 바람개비들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22개의 바람개비가 바 람에 몸을 맡긴 채 돌아가는 바람흔적 마당, 범종이 서 있는 바람소리 마당과 함께 누구나 자유롭게 작 품을 전시할 수 있는 실내 전시장으로 구성됐다. 위치 I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519-4 문의 I 055-867-8055 사진영상의 미래를 꿈꾸다 고은사진미술관 고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지방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신진 사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물론 사진의 기록성에 주목하는 다큐멘터리 중심의 수준 높은 전시를 선보인다. 자연광이 사진 에 미치는 영향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디자인한 사 진작품 전용 전시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위치 I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로 452번길 16 문의 I 051-746-0055, www.goeunmuseum.kr 25

풍경을 위한, 풍경에 의한, 풍경 속의 미술관 의재미술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광주를 포근하게 안고 있는 것은 무등산이다. 여느 유명산처럼 입 구에는 식당들이 듬성듬성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무등산이 식당만 품고 있는 것은 아니 다. 산자락에는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등 크고 작은 미술관이 늘어서 있다. 그중 이 산을 가장 오랫동안 지켜왔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의재미술관이다. 우리나라 남종 산수화의 마지막 대가로 꼽히는 의재 허백련 선생을 기념하는 이곳은 의재 선생이 생애 마지막을 보냈던 춘설헌 맞은편에 지어졌다. 입구에서 등산로를 따라 조금 걸 어 올라오면 길을 향해 커다란 유리창을 내고 나무와 티타늄, 아연을 소재로 사용한 근사 한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건축가 조성룡의 설계로 지어진 미술관은 광주에 있는 건축 물로는 유일하게 한국건축대상을 수상했는데, 실로 놀라운 건축적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미 술관 바깥으로 난 문, 철제 난간과 기둥, 유리창 사이사이의 얇은 틈이 빛과 만나 만들어내 는 길고 가느다란 그림자들, 그리고 로비의 유리창 가득 들어오는 무등산의 풍경까지. 풍경 을 고려한 설계도와 자연이 만들어낸 감응의 순간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 서 한층 더 근사하다. 미술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수장고, 다도실 등을 갖추고 있 으며, 사군자와 서예 등 의재 선생의 각 시기별 대표 작품과 미공개작 60여 점을 비롯해 낙 관과 춘설헌 현판, 의재의 사진과 편지 등 각종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위 치 I 광주광역시 동구 중심사길 155 운영시간 I 09:30~17:00, 매주 월요일 및 신정 구정 추석 휴관 경기도 구리에 있는 목릉. 조선 제14대 왕인 선조와 의인왕의 능 등이 모여 있다. 예약문의 I 062-222-3040, www.ujam.org 26

전라도 희귀 곤충 가득한 체험학습장 반디랜드 반딧불이축제의 주요 행사장이기도 한 이곳은 국내 최대의 희귀 곤충을 만날 수 있는 곤충박물관, 열대 식물과 나비를 만나보는 생태온실, 누워서 우주를 보고 자연을 감상하는 돔 영상관, 반딧불이를 3D 입 체영상으로 만나는 영상실로 구성됐다. 위치 I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무설로 1324 문의 I 063-324-1155, www.bandiland.com 역사의 도시, 군산을 만나다 근대역사박물관 전통 종이의 그윽한 향기 한지박물관 전주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패턴은 대개 비슷하다. 비빔밥으로 허기를 해결한 뒤 한옥마을 에 들려 사진을 찍고, 저녁엔 전주한정식 밥상 앞으로 다시 돌아오는 식이다. 여기에 전주 의 명물을 하나 더 추가한다면 단연 한지박물관이 첫손에 꼽힌다. 종이와 관련된 모든 것 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이곳은 1997년 개관 기념전인 김영희의 닥종이 인형 展 을 연 이후 해마다 2~4차례의 특별전을 통해 한지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두 개의 전시실과 체험 공간으로 꾸며진 박물관에서는 종이의 탄생과 전파 과정을 비롯해 종이의 쓰임새, 종이가 인간의 문명에 끼친 영향 등을 각종 영상 자료와 유물을 통해 알아 볼 수 있다. 소장품만으로도 둘러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국보 제277호 초조본 대방광불 화엄경 주본 36권을 비롯해 고려 및 조선시대 불교경전 등 보물류, 고문서, 고서적, 한지류, 한지공예품, 한지 제작도구 등의 유물 2,500여 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체험 공간이 많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자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관람 객이 컴퓨터로 보여주는 영상을 따라하며 종이접기를 해볼 수 있는 종이접기 코너 와 문 방용구로 쓰는 한지 외에 일상생활에서 활용되는 한지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민 한지 제품실 이다. 또한 한지 재현관 에서는 한지 제작과정을 모형으로 재현해놓아 한지 뜨는 과정을 이해하고 직접 한지를 제작하고 목판인쇄를 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위 치 I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팔복로 59 운영시간 I 09:00~17:00, 매주 월요일 및 신정 구정 추석 휴관 예약문의 I 063-210-8103, www.hanjimuseum.co.kr 국내에서 근대 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군 산의 오랜 문화유산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역 사관, 수장고, 근대자료 규장각실, 근대생활관, 수 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세관 건물과 월명 동 곳곳을 축소 복원한 기획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위치 I 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로 240 문의 I 063-443-8283, museum.gunsan.go.kr 국내 추상 거장의 공간 우제길미술관 1995년 광주비엔날레 최고인기상을 수상한 국내 추상화의 대가, 우제길 화백이 개관한 미술관으로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를 맡았다. 빛을 이용한 화려 하고 깔끔한 화백의 작품처럼 단순하지만 절대 잊 히지 않는 인상적인 건물로 유명하다. 화백의 작품 뿐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전시도 풍성히 열린다. 위치 I 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647 문의 I 062-224-6601, www.wooart.co.kr 27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자료 제공 KIM YOUNGGAP 제주의 진짜 속살을 엿보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중학교 때 형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 받은 이래 사진관에서 심부름을 하며 어깨너머로 사진 기술을 익혔고, 이후엔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으며, 우연히 제주도에 들렸 다가 제주의 때 묻지 않은 자연에 매료된 것이 1982년의 일이다. 1985년엔 가족과 인연 도 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아예 제주에 정착해 사진 찍는 일에만 몰두했다. 2001년 루 게릭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이듬해 아픈 몸을 이끌고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주의 아름다움 을 담은 사진 전문 갤러리를 열었다. 제주의 바람과 돌과 자연을 자신의 몸보다 사랑했던 사진작가 故 김영갑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두모악 은 한라산의 옛 이름이다. 고인이 손수 실어 나른 돌과 나무들로 꾸며진 정원 을 지나면 단층짜리 폐교를 개조해 만든 아담한 갤러리가 나온다. 지금은 잊힌 제주의 옛 모습과 해녀들의 모습, 제주의 오름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 두모악관 과 하날오 름관 역시 작가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영상실에서는 루게릭병으로 투병 하던 작가의 모습을 화면으로 만날 수 있으며, 유품실은 작가가 사용하던 카메라와 유품 등이 남아 있지만 잠긴 문의 유리창 너머로만 볼 수 있다. 2005년 5월 세상을 떠나기 전까 지 그의 몸은 고통스러웠으나 그가 카메라에 담은 제주의 풍경은 너무나도 고요하고 아 름답다. 그래서 갤러리를 둘러본 후에는 제주가 새롭게 다가온다. 위 치 I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로 137 운영시간 I 09:30~17:00(11~2월), 매주 수요일 및 구정 추석 당일 휴관 예약문의 I 064-784-9907, www.dumoak.com 28

제주도 열린 자연을 품은 제주도립미술관 액자식으로 구성된 건물의 3면을 투명한 유리벽으 로 설치해 한라산 등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유리벽 앞에는 건물이 물빛에 비치도록 연못이 있으 며, 해녀와 제주인의 삶을 그린 정리석 화가의 기증 작품 100여 점을 순환 전시한다. 위치 I 제주도 제주시 1100로 2894-78 문의 I 064-710-4300, jmoa.jeju.go.kr 추사 김정희의 흔적들 추사기념관 전통 공예와 현대미술의 공존 본태박물관 예술을 품은 섬. 이타미 준을 비롯해 승효상, 김중업 등 유수의 건축가들이 각축전을 벌이 고 있는 요즘의 제주를 일컫는 최상의 수식어가 아닐까. 서귀포에 자리한 본태박물관 역시 일본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로 주목받는 곳으로, 빛과 물을 건 축 요소로 끌어들여 자연과의 조화를 꾀한 타다오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본래의 형태 란 의미를 지닌 본태박물관은 아직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진 장소가 아니어서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고 산책로를 유유히 걷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한국 전통 공예품부터 현대 미술작품까지 폭넓은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세 개의 전시관과 조각공원을 차례로 둘러보는 동선이 가장 효율적인데, 제3박물관은 최 근 막을 내린 쿠사마 야요이처럼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한다. 제2박물관에 는 백남준의 단독방과 타다오의 명상의 방을 비롯해 국내외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생활 속 소품처럼 자연스럽게 배치돼 있다. 본태박물관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제1박물관은 설립자인 이행자 고문이 수십 년간 수집한 공예품을 집대성해 놓은 공간으로, 보자기와 자수, 목기, 도자기 등 수많은 소장품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2층 높이의 벽면을 다양한 소반과 보자기 로 꾸며 놓은 공간이 압권이다. 문자를 활용한 인물 조각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조각가 자 우메 플렌사의 Children s Soul 도 이곳에서 놓쳐선 안 될 주요 작품이다. 위 치 I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록남로 762번길 69 운영시간 I 10:00~18:30, 연중무휴 예약문의 I 064-792-8108, www.bontemuseum.com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추사가 당시 남겼던 걸 작 세한도 의 집 모양을 빌려온 추사기념관은 건축 가 승효상의 작품으로, 주변 풍광과 어우러지는 간 결함이 특징이다. 지하에는 추사의 작품이, 1층 에 는 임옥상 화백이 만든 추사 흉상이 전시돼 있다. 위치 I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추사로 44 문의 I 064 794 3089 제주에서 만나는 천재 화가 이중섭미술관 한번 보면 절대 잊히지 않는 강한 필치의 소 그림 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을 기념하는 곳으로, 그가 피난 중에 가족과 기거했던 초가지붕 집의 뒤편 돌 담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상 설전시실에서는 그의 작품을, 기획전시실에서는 그와 가깝게 지냈던 벗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위치 I 제주도 서귀포시 이중섭거리 87 문의 I 064-733-3555, jslee.seogwipo.go.kr 29

Leisure INTO THE EXTREME WORLD The World s Best Ski Resort 8 겨울철 최고의 즐거움, 눈부신 설원의 유혹이 시작됐다. 드넓은 눈밭을 헤치며 활강하는 스키어들과 한 마리 새처럼 설원 위를 나는 스노보더들의 짜릿한 모습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장엄한 로키산맥을 마주한 캐나다와 아름다운 알프스를 곁한 스위스, 아시아 최고의 겨울 레포츠 메카로 꼽히는 비발디파크까지 천혜의 자연 조건으로 전 세계 라이더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스키 리조트로 떠나보자. 글. 이송이 사진. 현세용(대명레저산업 홍보마케팅팀), 각 스키 리조트 30

31

겨우내 눈의 왕국 으로 변모하는 강원도를 지척에 두고 설원을 찾아 해외로 떠나는 라이더들의 목적은 간단 하다. 해외 유수의 스키 리조트에서는 스키뿐 아니라 스노보드, 스케이팅, 헬리 스키 등 다양한 겨울 레포츠 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날 뿐만 아 니라 스키는 물론 최상의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는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가 손에 꼽힐 정도다. 스키, 스노보드, 스케이팅 겨울 레포츠의 다양성이 선택 기준 국내가 됐든 해외가 됐든, 스키 리조트를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단연 다양성 이다. 스키 슬로프만 갖춘 리 조트는 탈락이다. 로키산맥을 끼고 20여 개의 호수가 펼쳐진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는 겨울이면 훌 륭한 아이스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한다. 여느 스키 리조트에 비해 아이들이 많은 이유다. 겨울이면 대부분 폐 쇄되는 캐내디언 로키의 트레킹 코스를 아이스 워크(Ice Walk) 코스로 변경해 운영하는 점도 돋보인다. 국내 최대의 스노보드 대회 코리아오픈 의 공식 무대인 비발디파크는 스노보더들에겐 겨울 레포츠의 메카 와도 같은 곳이다. 대한민국스키협회(KSA)가 지정한 스노보드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활용되고 있을 만큼 설질이 리조트가 제공하는 애프터 스키 프로그램도 눈여겨봐야 한다. 체력을 케어해줘야 하는 아이들 을 동반한 가족 단위 라이더라면 애프터 스키는 더욱더 중요해진다. 온천을 구비한 일본이나 겨 울이면 테마 온천으로 변신하는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등을 추천할 만하다. 나 시설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국내 유일의 국제스키연맹(FIS) 공인 국제대회 규격으로 제작된 높이 6m, 길이 170m의 슈퍼 파이프는 내로라하는 스노보더라면 반드시 타봐야 할 머스트 스테이지로 정평이 나 있다. 최장 최고 기록 열전, 슬로프 업그레이드 시즌 내내 스키를 타면서도 결코 같은 코스를 반복해 탈 필요가 없을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해외 스 키 리조트라면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해 슬로프를 업그레이드해도 그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다르다. 규모의 차이도 있지만, 대부분 인공설을 도포하는 설질을 감안하면 슬로프 업그레이드는 필 수다. 난이도를 달리한 여러 개의 슬로프는 기본이고, 한 번 타면 절대 잊히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슬로프 를 신설하는 등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든 수준의 라이더들을 아우를 수 있 도록 다양한 기물을 배치하고, 테마파크를 모티브로 한 존(zone)을 마련해 라이딩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 비발디파크 스키월드는 그래서 더욱 칭찬할 만하다. 더불어 노천탕과 테마 온천을 구비한 대 규모 워터파크도 비발디파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32

영화 <설국열차>의 무대 1 PITZTAL GLACIER RESORT in Austria SF 블록버스터 영화 <설국열차>의 배경이 된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 지방의 깊 숙한 곳에 위치해 있다. 영화 엔딩 부분에 비쳐졌던 것처럼 마치 온 세상을 파묻 을 정도로 많은 눈이 쌓인다. 이 리조트는 피츠탈 계곡 최상단에 자리 잡아 시즌 내내 특급 설질을 즐길 수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최신 시설을 갖췄지만, 아직 은 일부 마니아들에게만 알려져 저렴한 비용과 쾌적한 환경에서 겨울휴가를 보 낼 수 있다. 2006 토리노올림픽의 알파인 스키 2관왕 벤야민 라이히의 고향으 로 그가 꿈을 키워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70km 거리에 있는 그 로스글로크너(Grossglockner)는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로, 투 명한 빙하가 즐비해 빙하의 길 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리조트가 제공하는 시 즌권을 이용하면 티롤에 있는 10여 개 스키 리조트를 선별해 이용할 수 있다. Booking Info. 43-54-138-6288, www.pitztaler-gletscher.at 설원 위 글램핑 그리고 스키 2 WHITE POD in Switzerland 스위스 남서쪽 알프스 산맥에 누군가 툭 던져 놓은 골프공처럼 생긴 이것은 해 발 1,700m에 위치한 돔 형태의 텐트 화이트팟 이다. 나무로 만든 플랫폼 위에 이글루를 닮은 텐트를 얹어 눈뿐 아니라 자외선까지 효과적으로 차단해주며 최 고급 침대와 사우나실, 목탄 난로 등을 구비하고 있어 안락한 글램핑을 즐길 수 있다. 원형 통유리창밖으로는 알프스 산과 제네바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 름과 겨울 모두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가 있지만 개썰매와 빙벽 등반 등 다양한 레저 활동이 가능한 겨울 시즌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이곳은 스키 애호가들의 천국이다! 캠프장에는 개인 스키 강사가 있고, 문을 나서면 바로 샴페인 파우더 스노 위를 달릴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테라스에 앉아 일출과 일몰 사이에 색 깔이 몽환처럼 기이하게 변하는 몽블랑을 조용히 감상할 수도 있다. Booking Info. 41-24-471-3838, www.whitepod.com 3 4 1 2 Western Europe & America 베일에 필적할 만한 숨은 명소 3 ALYESKA RESORT in USA 193개의 코스를 지닌 미국 내 최대 스키장 베일(Vail)에서 스키를 탄다면 분명 일생일대의 경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스키 시즌이 시작되기 1년 전에 이미 예 약이 완료되는 까닭에 지금 당장 미국으로 스키 여행을 떠난다면 베일에 필적할 만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알래스카 주 추가치 마운틴(Mt. Chugach)에 우뚝 선 알리예스카는 유수의 여행 전문지가 미국 내 최고의 스키 리조트 를 선정할 때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깎아지른 듯 아슬아슬한 슬로프도 인상적이 지만, 드물게 바다가 보이는 경관으로 사랑받고 있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 지는 야간스키도 가능해 한밤에 빛을 발하는 별과 환상적인 오로라를 감상하며 스키와 보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봄철 일조량이 가장 길어, 따 뜻한 햇살을 맞으며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Booking Info. 1-907-754-2111, www.alyeskaresort.com 지상 최고의 겨울 스포츠 천국 4 WHISTLER-BLACKCOMB in Canada 종목이 무엇이 됐든 겨울 스포츠를 거론할 때는 언제나 휘슬러-블랙콤이 등장 한다. 겨울 스포츠의 동의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스키 리조트는 거대한 쌍둥 이 산으로 이루어진, 북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스키장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라 이더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겨울 명소다. 리프트 티켓 하나로 휘슬러와 블랙콤 양쪽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북아메리카의 어떤 스키장보다 많은 숙박시설을 갖춰 편리하며, 무엇보다 한적하다. 성수기에도 이른바 대통령 스 키 를 탈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스키 리조트다. 초 중급자용의 무난한 슬로프와 헬리스키 보드 전용 슬로프를 비롯해 위험천만한 익스트림 스키와 고난이도의 기술 스키를 즐길 수 있는 200여 개의 활강 코스가 있어 사람들로 북적인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단, 결코 저렴하지 않은 숙박비는 감수해야 한다. Booking Info. 1-604-967-8950, www.whistlerblackcomb.com 33

5 아시아 최고의 겨울 스포츠 메카 VIVALDI PARK in Korea 7년 연속 내방객 1위, 국내 최초로 새벽 스키 운영, 국내 최장 길이 슈퍼 파이프, 실외 스키장 최초의 제빙기시 스템 도입, 국내 최대 스노보드 대회의 공식 무대.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 스키월드가 보유한 타이틀을 일 일이 헤아리다 보면, 20여 개의 스키장이 옹기종이 모여 있는 강원도에서도 언제나 No.1을 놓치지 않는 비발디 파크만의 위상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총 13면의 슬로프와 곤돌라를 포함해 10개의 리프트를 갖춘 비발디파크 는 규모 면에선 타 스키 리조트와 비등하지만 그들을 압도할 만한 강력한 무기를 갖췄다. 첫 번째가 높이 6m, 길 이 170m로 국내 최초로 국제대회 규격을 인정받은 슈퍼 파이프 다. 각종 에어와 스핀, 플립 등 고난이도 기술 을 연마하는 실력파 라이더들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하드코어급 공포를 선사한다. 음악 비트를 기준으 로 슬로프 난이도를 달리한 비발디파크 스키워드의 최대 강점은 단연 슬로프 구성이다. 지난 시즌 신설한 펀 파 크 가 대표적인데, 웨이브와 뱅크턴 등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기물들이 모여 있는 상단부와 레일, 키커, 박스 등 을 배치한 하단부로 나뉘어져 라이딩 수준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최상급 설질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비발디파크 스키월드를 찾아도 슬로프에서 눈이 뭉친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실외 스키장 최초로 도입한 제빙기 시스템과 함께 20여 개의 제설기를 확충해 시즌 내내 최상의 설질을 유지하는 덕분이다. 이밖에도 낮에는 설원에서 즐기는 저녁에는 오션 월드에서 노천욕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애프터 스키 프로그램, 슬로프 상황과 날씨, 교통 정보 등을 소개해 스키장 내 안전사고를 철저히 대비하는 방송 서비스, 고객 청결과 편리를 위해 대폭 확대된 렌탈 서비스 등 이번 시즌 비발디파크 스키월드가 준비한 다채로운 매력으로 신나는 겨울나기에 도전해보자. Booking Info. 1588-5888, www.daemyungresort.com/skiworld

소치에서 찾은 러시아의 반전 매력 6 KRASNAYA POLYANA in Russia 우리에겐 그저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로만 알려져 있지만, 연말연시를 스키 장에서 맞이하곤 하는 유럽인들이 최근 즐겨 찾기 시작한 러시아 최대의 리조 트 도시, 소치(Sochi). 시베리아의 끝도 없이 휘날리는 눈보라와 마음마저 얼어 버릴 것 같은 모스크바의 삭막함 정도로 차갑게 인식되어 있는 러시아지만 소 치는 열대와 온대의 중간지대인 아열대에 자리해 한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한 기 온을 유지한다. 전 세계에서 온 외국인들은 물론 연간 400만 명의 내국인이 찾 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도시가 지닌 매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소치에서 불과 40km 떨어진 크라스나야 폴라냐는 캅카스 산맥의 만년설을 배 경으로 펼쳐진 동유럽 최대 스키 리조트로, 산악 스키 마니아인 블라디미르 푸 틴 대통령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를 이루는 캅카스 산맥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흑 해로부터 밀려오는 열대성 저기압 덕분에 풍부한 자연설을 자랑한다. 올림픽을 대비해 새롭게 조성된 깨끗한 리조트, 올림픽 당시 스키와 스노보드 공식 경기들 이 치러진 세계적 수준의 슬로프까지 갖춰 스키 마니아라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 하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올림픽 당시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의 실내 경 기가 치러진 소치 올림픽공원은 인근 국가인 조지아 국경에서 불과 4km 떨어진 곳에 조성되어 있고, 개폐회식이 열렀던 피시트 스타디움을 포함한 6개의 운동 장과 참가 선수들이 머물렀던 올림픽마을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소치 시내에서 30km 남동쪽 구간에 자리하고 있어 소치 시내에서 숙소를 잡고 기차를 이용하면 당일 방문도 가능하다. 소치국제공항이 자리한 리조트 인근의 아들러(Adler)에 숙소를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Booking Info. 41-44-317-6262, www.snow-forecast.com/krasnayapolyana Eastern Europe & Asia 7 8 6 중국 최초의 인터내셔널 스키 리조트 7 YABULI SKI RESORT in China 하얼빈에서 약 3시간 떨어진 헤이룽장성에 위치한 야불리는 중국 내 첫 번째 국 제공인 스키 리조트이자 별 다섯 개의 특급 호텔이다. 지난 2009년 하얼빈 동 계 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전 세계 내로라하는 스포츠맨들이 이곳을 거쳐 갔 다. 습기가 전혀 없어서 파삭파삭한 건설(dry snow)과 벨벳 같은 감촉으로 부 드럽게 미끄러지는, 최상의 설질로 정평이 자자하다. 아직까지는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슬로프 위를 여유롭게 달리는 황제 스킹 이 시즌 내내 가능하다. 유럽 최고의 스키 스쿨인 ESF 자격증을 소지한 강사로부터 무 료 강습을 받을 수 있고, 24시간 운영되는 키즈 스키스쿨도 마련돼 있다. 해발 470m에 위치한 리조트에는 사우나 등의 최신식 시설과 지하 2,000m에서 끌 어올린 자연 온천 등 확실한 애프터 스키 프로그램도 갖췄다. Booking Info. 86-451-5345-8000, www.clubmed.com.hk 울창한 숲을 가르는 짜릿한 라이딩 8 RIDING NISEKO VILLAGE in Japan 우리나라의 짧은 스키 시즌이 아쉬운 스키 마니아라면 11월 중순부터 지역에 따 라 5월까지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훗카이도가 제격이다. 1년 내내 만년설을 볼 수 있는 훗카이도는 무려 150여 개의 스키장이 산재해 있는 일본 최고의 스키 천국. 국내에서도 매년 겨울이면 훗카이도 스키 여행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전통 료칸과 온천이 포함된 상품이 인기다. 하지만 진짜 스키 마니아라면 니세 코가 제격이다. 슬로프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27개의 다이내믹한 코스 를 보유한 니세코는 산 정상부에서 700m에 달하는 딥파우더 오프피스테를 즐 길 수 있다. 울창한 숲으로 이뤄진 이 코스는 마치 원시의 숲에서 라이딩하는 원 초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기술 스키를 즐기는 상급자들이 주로 몰린다. 신치 토세공항에서 니세코행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면 2시간 20분만에 닿는다. Booking Info. 81-136-44-2211, www.niseko-village.com 35

Leave

THE HIDDEN TREASURE PORTUGAL 바다를 향한 거대한 꿈, 포르투갈 대항해 시대의 찬란한 역사가 아로새겨진 이베리아 반도의 서쪽 끝.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과거의 화려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여유로운 낭만이 대신 그 자리를 메웠다. 온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친절한 사람들과 소박한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한적한 거리, 구식 전차를 타고 낡은 골목을 누비는 소소한 재미.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포르투갈의 이국적인 정취는 아련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다. 글. 배경수 사진. 포르투갈 국제투어사무소(Portuguese National Tourist Office)

01 02 리스보아 카드(Lisboa Card) 리스본 시내의 모든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리스보아 카드(www.askmelisboa.com)는 리스본 여행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24시간(18.5유로), 48시간(31.5유로), 72시간(39유로)권이 있으며, 교 통카드와 가이드 겸 쿠폰북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 다. 카드에 개시일과 시간을 적고 뒷면에 사인을 한 뒤 이용하면 된다. 구입은 리스본 공항 내 인포메이 션과 시내 각 관광 인포메이션에서 가능하다. 03 04 01 알파마 지구를 조망할 수 있는 폼발 광장. 02 에펠탑에서 모티브를 얻은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는 리스본 최고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03 리스본 여행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호시우 광장. 04 트램은 골목과 언덕이 많은 리스본의 명물이다. 사진은 다섯 개의 노선 중 코메르시우 광장을 비롯해 리스본 시내의 주요 관광 명소를 모두 지나는 28번 트램. 트램 타고 만끽하는 7개 언덕의 도시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15세기 유럽 대항해 시대의 서막을 연 리스본. 남유럽 서쪽 끝자락 을 넘어 번창했던 리스본은 1755년 대지진을 겪으면서 도시의 절반 이상이 파괴되는 아 픔을 겪었다. 이 작은 도시가 대지진 이후 복구된 남쪽 도심 구시가지와 20세기 들어 발 달한 북쪽 외곽의 신시가지로 나뉜 이유다. 볼거리가 산재해 있는 구시가는 일곱 개 언덕 의 도시 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그만큼 크고 작은 언덕이 많다. 그리고 그 언덕들을 따라 트램이 누비고 다닌다. 모두 다섯 개의 노선이 있는데, 그중 28번 트램을 타면 주요 관광 지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로마나 파리처럼 유명한 관광 명소는 없지만 트램을 타고 골 목골목을 누비다 보면 이 도시 특유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발을 내딛게 되는 곳은 호시우 광장(Praça da Rossio) 이다. 리스본의 샹젤리제 로 불리는 리베르다데 거리(Avenida da Liberdade)와 남쪽 바 이샤 지구(Baixa)를 연결하는 이 광장은 리스본의 심장 구실을 하는 곳으로, 구시가 구석 구석을 연결하는 트램과 버스가 다니고, 유서 깊은 건축물로 둘러싸여 있어 여행자들의 38

아늑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광장 안에는 또 다른 명소가 자리한 다. 궁전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외관이 마치 여왕이 살고 있는 듯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호시우 기차역이다. 10여 년의 공사기간 을 거쳐 1887년 완공되었는데, 정교한 조각이 고풍스러운 분위기 를 자아내고 말굽 모양 정문이 이색적인 매력을 더한다. 광장에서 리스본 최대 쇼핑가인 아우구스타 거리를 따라 남쪽으 로 내려가면, 정교하고 아름다운 개선문을 지나 광활한 코메르시 우 광장(Praca do Comercio)이 펼쳐진다. 광장은 체신청, 해군본 부가 자리한 노란빛 건물에 둘러싸여 있고, 정면은 테주강(Tejo) 을 향해 열려 있다. 푸른 하늘과 맞닿아 하얀 빛을 내뿜는 광장 풍 경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광장에서 리베르다데 거리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호텔, 은행, 사무실이 즐비한 신시가가 펼 쳐진다. 깔끔한 현대 도시의 모습을 갖춘 신시가는 유서 깊은 구 시가와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리스본을 과거와 현재가 공존 하는 도시 라 일컫는 이유를 이곳에서 실감할 수 있다. 섬세한 수공예 타일이 촘촘히 깔려 있는 바닥이 운치를 더하는 이 거리를 따라 1.2km가량을 걸어 올라가면 신시가의 하이라이트인 폼발 후작 광장(Praça Marques de Pombal)과 그 안의 에두라드 로 7세 공원(Parque Eduardo VII)을 만날 수 있다. 기하학적 무늬 의 화단이 공원 중앙에 자리해 독특한 경관을 연출하는데, 멀리 내려다보이는 테주강과 리스본 시내는 지중해의 따스한 바람과 어우러져 편안한 여유를 선사한다. 공원 맞은편에는 리스본을 상 징하는 산타 주스타의 엘리베이터(Santa Justa Lift)가 자리한다. 철로 만든 형태가 마치 에펠탑의 축소판처럼 보이는 이 건축물은 도심 전망대 역할을 하는데, 높이 45m에 이르는 두 대의 승강기 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2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39

01 아름다운 백색의 화합, 벨렝 지구 면적으로 보면 서울의 절반이 채 되지 않지만 수많은 언덕과 골 목으로 연결된 리스본을 제대로 여행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주일 이상 체류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장 먼저 들려 야 할 곳이 테주강가의 벨렝 지구(Belem)다. 신시가의 카이스 도 소드레(Cais do Sodre) 역에서 완행 전철을 타고 10분정도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벨렝 지구의 주요 여행 포 인트는 세계적으로 진귀한 마차를 전시한 마차박물관, 16세기 초 마누엘 1세가 바스코 다가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제로니 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nimos), 테주강의 귀부인 이라는 애칭이 붙은 벨렝탑(Torre do Belem), 그리고 1960년 엔리케 해 양왕자의 5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발견 기념비 등이다. 한 변의 길이가 약 300m에 이르는 등 수도원이라기보다 궁전에 가까운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화려한 노르만 고딕 양식을 띠고 있으며, 파 사드 중앙에는 마누엘 1세와 왕비 마리아, 성 제로니무스 등의 조 각상이 있다. 수도원에서 테주강 하류 쪽으로 1km쯤 내려가면 위 풍당당한 벨렝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얀 탑의 외관이 마치 드레 스를 입은 우아한 귀부인의 모습 같지만 아름다운 외관과 달리 벨 렝탑은 잔혹한 수중 감옥으로 악명이 높았다. 바이샤 지구 서쪽에 자리한 바이루 알투(Bairro Alto) 지구는 젊 은이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으로, 포르투갈의 유명한 시인 카몽 이스(Camones)를 기념하는 카몽이스 광장과 리스본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었지만 대지진으로 파괴됐고 현재는 고고학 박물관 으로 이용되고 있는 키르무 성당, 바이루 알투 지구 최고의 뷰포 인트인 상 페드루 데 알라칸테 전망대(Sao Pedro de Alcantara Spot)가 유명하다. 이곳에서 가장 리스본다운 케이블카 노선 으 40

02 03 파스텔 데 나타(Pastel de Nata) 벨렝 지구의 또 다른 명물인 파스텔 데 나타는 바삭 바삭한 파이 위에 촉촉한 커스터드 크림을 얹은 빵 으로, 포르투갈 전역에서 나타를 팔고 있지만 벨렝 지구의 제로니모스 수도원 옆에 있는 파스테이스 데 벨렝(Pasteis de Belem) 은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나타 전문점이다. 1837년 문을 연 이래 수도원에서 전해지는 전통 비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영업 시간 08:00~24:00, 문의 351-21-363-7423 04 05 로 평가받는 비카선(BICA)을 타면 유서 깊은 알파마(Alfama)에 닿는다. 부귀영화를 누리던 해양왕국 포르투갈의 모습이 살아 숨 쉬는 알파마 지구는 리스본의 역사를 온몸으로 전달한다. 그 중심에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상 조르즈 성 (Castel de Sao Jorge)이 있다.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시내를 내 려다보며 경관을 즐기기에 좋은데, 특히 해질 무렵 풍경이 아름답다. 기다란 성벽을 따라 걸으면 리스본 시내를 관통하는 테주강은 물론이고 로시오 광장도 시야에 잡힌다. 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리스본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리스본 대성당(Se Catedral de Lisboa)이 있다. 1147년 이슬람교도에게서 리스본을 되찾은 직후 알폰소 왕이 세웠다. 워 낙 단단하게 지어 1755년 리스본을 강타한 대지진에도 이곳만큼은 파괴되지 않았다. 벨 렝 지구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두 개의 종탑과, 중앙 출입구 위쪽 장미의 창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고딕 양식 회랑, 바로크 양식 제단이 더해져 지금의 모습이 완성됐다. 날씨가 화창한 날엔 대성당 종탑에 올라보자. 이 곳에서 바라보는 리스본 시가지가 무척이나 평화롭게 다가온다. 01 우아한 모습과 달리 수중 감옥으로 악명 높은 벨렝탑. 02 해양왕국 포르투갈의 영화를 상징하는 기념비. 03 리스본 야경 중 가장 인상적인 알파마 지구. 이 도시에 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한 상 조르즈 성이 보인다. 04 원형 호수를 둘러싼 상 조르즈 성의 정원. 05 화려하기 그지 없는 리스본 대성당 내부. 리스본 대지 진에도 파괴되지 않은 유일한 건축물이다. 41

01 01 기괴한 모습의 킨타다레갈레이라. 02 해 질 무렵의 절벽마을 전경. 03 신트라의 상징인 페나 성. 04 신트라 성의 스테인드글라스. 05 절벽 위에 세워진 무어성.

02 03 리스본~신트라 직행 기차 리스본과 신트라 사이를 15분 간격으로 기차가 다닌다. 리스본 세테리오스(Sete-Rios) 지하철역과 연결된 기차역에서 출발하며 약 40분이 소요된다. 신트라역에서 레스토랑과 가게들, 그리고 신트라 왕궁과 페나 성까지 버스가 다닌다. 하룻밤 정도 묵으며 신트라를 충분히 둘러볼 계획이라면 신트라에서 서쪽 대서양변의 작은 리조트들을 이용하면 편리 하다. 단, 월요일에는 페나 성을 비롯해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으므로 미리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04 05 마법의 성을 찾아가는 길, 신트라 830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을 지닌 포르투갈은 늘 바다를 지켜보 고, 바다로부터 영감을 얻고, 바다를 통해 세계로 나아갔다. 리스 본에서 북서쪽으로 28km 지점, 인구 2만 여 명의 작은 도시 신트 라(Sintra)에서도 바다는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신트라-카스카이 스 자연공원(Parque Natural de Sintra-Cascais) 안에 깃든 신트라 는 독일 노이슈반슈타인성의 모델이 된 페나 성 등 타고난 자연과 인간이 만든 건축물 사이의 향기로운 조화 덕분에 마을 전체가 유 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단연 신트라 성이다. 절벽마을 (Azenhas do Mar Village) 입구에서 10여 분 남짓 걸어 올라가면 거대한 원뿔 모양의 흰색 굴뚝 두 개가 눈에 띈다. 긴 세월에 걸쳐 증축과 개축을 반복해온 만큼 고딕, 르네상스, 마누엘 양식이 혼합 되어 있다. 성을 나와 다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킨타다레갈레 이라(Quinta da Regaleira)다. 이탈리아 출신의 무대 디자이너가 조성한 이곳은 정원을 따라 수로와 연못, 지하 동굴, 터널과 땅굴 같은 장난스러우면서도 음침한 공간이 이어진다. 이번에는 발랄한 상상력이 발휘된 공간을 찾아 나설 차례. 다시 신트라 궁전에서 약 수터의 옆길로 진입해 4km의 산책로를 걸으면 무어인들의 성 (Castelo dos Mouros)이다. 해발 450m의 산 중턱에 자리해 바다 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땀을 씻으며 리스본의 전망을 즐기 기에 좋다. 200m 남짓 더 올라가면 페나 공원(Parque da Pena)이 나온다. 연못과 울창한 나무, 이국적인 식물들이 가득한 공원의 정 문을 지나면 곧 페나 성. 부서진 채 방치되어 있던 16세기의 수도 원을 궁전으로 개축했다. 밝은 파스텔 색과 정형성을 벗어난 구조 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들이 살았을 법한 느낌을 준다. 43

리스본~포르투 이동 방법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305km 거리에 위치한 포르투 로 가는 방법에는 기차와 버스가 있다. 모두 약 3시 간이 소요되며, 비용도 18~20유로로 비슷해 버스보 다 기차를 타는 것이 유리하다. 리스본에서 포르투 행 기차가 출발하는 역은 바이샤 지구의 산타 아폴 로니아(Sta. Apolonia), 오리엔테(Oriente), 엔트레 캄포스(Entre Campos) 세 곳이다. 포르투 캄파냐 (Campanha) 역에서 하차할 경우 상벵투 역까지 운 행하는 무료 지하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01 02 03 04 01 시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운 푸른 타일 장식, 아줄레주는 포르투의 상징이기도 하다. 02 포트와인과 포르투갈의 전통 음식을 두루 맛볼 수 있는 도루강변과 루이스 다리. 03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루강에는 포트와인을 운반하는 작은 배들이 항상 정박해 있다. 04 붉은색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포르투 전경. 도루강을 타고 흐르는 포트와인의 도시, 포르투 포르투갈은 물론 이웃한 스페인을 찾는 여행자들이 여행 계획에 빼놓지 않는 곳이 있으 니, 포트와인의 고향 포르투(Porto)다. 소설 <해리포터> 배경지로 최근에야 유명세를 타 기 시작했지만 이미 1996년에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서 깊은 곳이다. 해안가를 따라 빽빽이 자리한 아기자기한 건축물과 크고 작은 골목길이 어우러 져 아름다운 절경을 연출하고, 어디를 가나 향긋한 포트와인 향이 진동하며, 마치 한국의 정겨운 소읍을 찾은 듯 현지인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을 수 있다. 스페인에서 국경을 넘든 리스본에서 출발하든 포르투 여행은 상벵투(Porto-São Bento) 기차역에서 시작된다. 20세기 초까지 수도원으로 사용되던 역의 내부는 당시의 벽을 장 식하던 푸른색 장식 타일인 아줄레주(Azulejo)가 그대로 남아 있다. 역을 중심으로 성당 과 궁전, 광장 등이 모여 있어 하루 이틀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지만, 매일매일이 색다르 고 새록새록 정이 드는 골목들을 걷다 보면 이 도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역 맞은편 으로 나와 구시가를 거닐다 보면 나지막한 언덕 위에 고고하게 서 있는 포르투 대성당(Se 44

do Porto)이 한눈에 들어온다. 12세기에 건축된 성당의 정면은 마 치 요새처럼 튼튼해 보이고, 우뚝 솟은 두 개의 탑은 언덕 위에서 도시 전체를 수호하는 모양새다. 입구 앞 청동 기마상 역시 곧게 올린 창만큼이나 기세 좋게 이곳을 지키고 있는 느낌이다. 대성당 뒤로는 포르투를 가장 포르투답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도루강(Rio Duoro)과 지붕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마을이 펼 쳐져 있다. 카이스 다 리베이라(Cais da Ribeira) 라 불리는 곳으 로, 강가에 늘어선 파스텔 톤의 건물들과 포르투갈 전통음식을 파 는 레스토랑과 포트와인을 파는 노천카페,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고, 정박해 있는 유람선과 요트, 거리 공연을 하는 음악가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 미리 포트와인을 맛보기 보다는 서둘러 강을 건너는 것을 추천한다. 구시가에서 강을 건너는 가장 손쉬운 통로는 루이스 다리(Ponte Luiz). 포르투에는 모두 다섯 개의 다리가 있는데, 철골로 이뤄진 아치형의 이 다리는 이 도시 를 상징하는 심벌이기도 하다. 두 개의 복층으로 이뤄진 다리 중 아래에는 자동차가 다니고, 위쪽에는 트램이 다닌다. 도루강 건너의 빌라 노바 데 가이아(Vila Nova de Gaia)는 프랑스 의 샴페인처럼 상표가 보호되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 한 포트와인 생산의 중심지다. 다리를 건너기 전, 도루 강변에서 보았던 작은 돛을 매단 배들이 도심으로 와인 통을 운반한다. 무 엇보다 이곳에서는 와인 애호가들의 환심을 살 만한 와이너리 투 어와 와인 시음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포르투에서 유래 한 포트와인의 오랜 역사와 와인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와인에 대한 포르투 사람들의 열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물 론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이곳의 와인을 한 번 맛보면 쉽게 그 향과 달콤함을 잊기가 어려울 정도다. 45

Festival FIND JOYS IN WINTER 순수의 결정체,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 웅크리게 되는 계절, 겨울일수록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법이다. 겨울 풍경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눈꽃과 눈밭을 필드 삼아 내달리는 눈썰매, 추위를 달래주는 따사로운 불빛과 겨울 별미를 낚아 올리는 얼음낚시의 즐거움까지, 매서운 동장군도 한방에 누그러뜨리는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를 담았다. 글. 배경수 사진. 최재영, 각 축제위원회 46

겨울 별미의 천국으로 화천 산천어축제 여전히 민간인 수보다 군인 수가 훨씬 많은 강원도 화천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의 군 사도시다.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 냉전의 아픈 추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이 도시의 유 명한 인공호수 이름이 오랑캐를 무찔렀다 는 뜻의 파로호( 破 虜 湖 )인 것도 이러한 연유에 서다. 그래서 예로부터 산의 고을 로 이름을 날린 화천 사람들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실로 화천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선인들이 수두룩하다. 고려 명종대의 학자 김극기는 푸 른 산이 사방의 이웃이로다( 靑 山 是 四 隣 ) 라 했고, 여말선초 이지직( 李 之 直 )은 구름이 가 까우니 옷이 젖을 정도( 雲 近 衣 裳 濕 ) 라고 읊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전방 날씨의 대명사 로 일기예보에 자주 등장하는 적근산(1,073m)과 대성산, 백암산을 비롯해 10여 개의 고 봉준령이 고을을 떡하니 감싸고 있으니 말이다. 화천은 또한 물의 고을 이다. 북한강의 15곳 지류가 흘러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터전을 잡고 살았다. 지난 2008년엔 북한강변 충적지대인 하남면 용암리에서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집터인 이른바 청동기 타운 이 발 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화천이 명실상부한 물의 나라 가 된 것은 1944년 완공된 화천댐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호수가 생겼으니 말이다. 평화의 댐 건 설을 둘러싼 갖가지 해프닝은 역설적으로 화천을 산천어의 고을 로 바꿔버렸다. 댐 공사로 물을 뺀 파로호가 되살아나는 것을 기다려 2003년부터 딱 3년만 진행하기로 했던 산천어축제는 뜻밖에 대박을 터뜨렸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홍천 산천어축제 를 미국 CNN은 겨울의 7대 불가사의(7 Wonders Of Winter) 중 여섯 번째로 소개하 기도 했다. 산천어 얼음낚시를 위해 1만2,000여 개의 얼음 구멍을 뚫어 놓은 화천천은 화 천의 겨울 아이콘으로, 수심 2m의 맑은 강이어서 얼음 밑으로 유영하는 산천어를 쉽게 확 인할 수 있다. 낚시 문외한이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축제 기간 중 매일 1~2톤의 싱싱 한 산천어를 화천천에 쏟아 부어 약간의 운과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한두 마리씩은 건질 수 있다. 지름 10m의 풀 안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는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리는 산천 어 맨손잡기 나 빙판 위에서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라운드를 할 수 있는 빙판골프 도 매 력적인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미식축제인 만큼 다양한 시식 코너도 마련됐다. 일본에선 겨울 보양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산천어는 부드러우면서도 젤리처럼 쫀득쫀득한 식감이 특징으로, 신선한 회나 새콤 한 초무침, 담백한 소금구이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무료 구이터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산천어를 이용해 화천만의 겨울 진미를 맛보자. 화천공영 버스터미널 화천시장 화천군청 전망대 회전탑 축제장 1 화천보트장 화천교 축제장 2 인공폭포 화천 산천어축제 화천대교 북한강 눈과 얼음이 있어 겨울이면 더욱 빛나는 고장, 강원도 화천의 겨울 진미를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산천어축제는 매년 약 100 만 명이 참여하는 강원도 대표 겨울축제다. 빙판 위에서 즐기는 산천어 얼음낚시와 시식회, 얼음 위에서 신나게 뛰고 달리는 눈썰매와 봅슬레이, 각양각색의 체험거리와 볼거리를 준비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 기 간 I 2015년 1월 10일(토)~2월 1일(일) 화천민속 박물관 위라리 칠층석탑 장 소 I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 및 5개 읍 면 일원 문 의 I 1688-3005, www.narafestival.com 47

넘실넘실 춤추는 붉은 바다로의 초대 정동진 해돋이축제 동해의 드넓은 바다가 그리울 때,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싶을 때, 새해 새날을 맞 이하는 특별한 해돋이 장관을 감상하고 싶을 때. 이 세 가지 소원을 모두 성취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강릉의 정동진이다. 우리나라 철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정동진의 해 맞이 철도기행 을 만들어낸 정동진역은 하루에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다녀가고, 연말 연시 해맞이 때는 수십만 명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대처가 되었다. 정동진은 원래 군사 주둔지로, 광화문에서 정확히 동쪽에 위치해 붙여진 이름이다. 드라 마 <모래시계>의 여주인공이 긴 생머리를 바람에 날리며 서 있던 장소가 역으로 개발되 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동네 전체가 한동안 몸살 을 앓았다. 드라마의 유명세가 가라앉은 요즘에야 정동진역과 그 주변의 잔잔한 아름다 움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1년 365일 언제나 찾아도 수평선 너머로 붉게 물드는 해 돋이 장관을 목격할 수 있지만, 새해 새날의 아침을 여는 붉은 기운은 남다를 수밖에 없 다. 축제가 열리는 정동진 해변에서 일출을 감상한 뒤, 발길을 돌려 정동진역에서 늦은 아침을 맞이해보자.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이곳은 들려오는 파도소리 와 역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기차, 해풍에 허리를 구부린 소나무가 아름다운 한 폭의 그 림을 만든다. 역 주변을 장식한 거대한 모래시계는 1년 단위로 모래가 이동해 새해를 기 념하는 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다.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새해를 맞고 싶다면 경포해수욕장도 추천할 만하다. 동해안 최대 의 해수욕장답게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바다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강릉에서 자동차 로 30분 남짓이면 닿는 옥계마을 역시 탁월한 선택이 된다. 산과 들과 바다가 모두 있고, 아름다운 바닷가 드라이브까지 할 수 있으니 해맞이 여행지로 제격이다. 강릉에서 7번 국 도를 타고 정동진을 거쳐 바다와 맞닿은 헌화로를 지나면 만날 수 있다. 정동진 해돋이축제 지름 8.06m, 폭 3.20m, 무게 40톤, 그리고 모래 무게만 8톤에 달해 세계 최대 모래시계로 기록된 강릉의 상징, 정동진 모 래시계를 주축으로 축제가 열린다. 1월 1일 0시를 기해 모래시계 회전식과 함께 불꽃놀이가 동시 진행되며 일출 시각까지 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 바닷가에서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는 이색적인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기 간 I 2014년 12월 31일(수)~2015년 1월 1일(목) 장 소 I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2리 모래시계 공원 일원 문 의 I 033-640-5127, www.gntour.go.kr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강릉IC 구정면 강동면 안인해변 남강릉IC 동해고속도로 정동진 심곡 항 옥계항 48

49

50

빛과 눈 그리고 캐럴의 향연 부산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 서울 명동과 강남 가로수길 등 도심 번화가를 가면 쉴 새 없이 흘러나오던 크리스마스 캐럴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졌다. 캐럴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12월 한 달 내내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던 옛날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커플은 물론이고 성탄절을 맞이하는 모든 이들의 로망인 화이트 크리스마스와 어둠을 밝히는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신나는 크리스마스 캐럴의 삼박자가 완벽한 화 음을 이루는 곳. 바로 부산 중구 광복로 일대다. 아이러니하게도 겨울에 제대로 된 눈을 보기가 쉽지 않은 곳이 부산이다. 때문에 부산 사람들에게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일생에 한 번 경험하기 힘든 진귀한 풍경이었다. 이 같은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린 부산시의 배 려로 탄생한 것이 연말부터 연시까지 열리는 부산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 다. 축제 기 간에 광복로 고층건물 5층 옥상에 강설기 2대를 동원, 매일 저녁 15분간 거품 형태의 인 공눈을 쏟아낸다. 야자수 성분의 스노액을 강설기에 투입해 바람으로 인공눈을 뿌리며 흩날리게 하고 있는데, 이 인공눈은 뭉쳐지기도 해서 아이들이 눈싸움을 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얼지 않아 빙판 안전사고도 철저히 대비했다. 광복동 용두산공원 일대에서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날 수 있다. 행사장의 중심인 시티스폿에는 지난해 축제보다 더 높은 20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설치될 예정이며, 8m 높이에는 길게 늘어놓은 와이어 조명이 까만 하늘을 별처럼 수놓는다. 빛 터널, 빛의 열 차, 하트 조형물이 세워진 프로포즈 존, 120여 명의 아이들이 캐럴에 맞춰 율동을 선보 이는 성탄 축하 퍼레이드 등 다양한 볼거리도 즐길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도 마련된다. 시티스폿에서 근대 역사관까 지 이어지는 390m 구간에는 입체 눈꽃 트리로 장식된 힐링 로드 가, 시티스폿에서 국 제시장까지 330m 구간에는 라운드형의 지그재그식 5m 터널 구조물이 10개가량 설치 된 천사의 축복 거리 가 각각 조성될 예정이다. 2014 아시아 도시경관상 본상, 세계축제 협회 피너클 어워드 금상 등을 수상한 만큼 수준 높은 행사가 가득하니, 이번 시즌 부산 에서 특별한 겨울을 맞이해볼 만하다. Healing Road 성탄의 별 Main Tree 용두산공원 photo zone 5 모뎀나무 Snow zone photo zone 2 빛의열차 photo zone 3 실루엣존 빛터널 photo zone 4 프로포즈존 Opening Gate photo zone 1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 천사의 축복 부산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 부산의 대표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한 크리스마스트리축제가 올해는 더 화려하고 감동이 더해진다. 높이 20m의 대형 크리 스마스트리 외에도 광복로 입구~시티스폿 구간과 시티스폿~근대박물관 국제시장 구간에 걸쳐 총 1.2km 구간에서 크고 작은 트리를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성탄 가족음악제와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참여형 부대 행사가 진행된다. 기 간 I 2014년 11월 29일(토)~2015년 1월 4일(일) 장 소 I 부산시 중구 광복로 차 없는 거리 전역 문 의 I 051-759-7144, http://bctf.kr 51

걷는 재미가 남다른 눈밭 설피 체험 대관령 눈꽃축제 1993년 우리나라 최초로 눈꽃축제를 개최한 강원도 평창군. 그 전통에 걸맞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그중 동계올림픽 의 꽃으로 불리는 봅슬레이를 본떠 만든 봅슬레이 눈썰매 가 단연 눈길 을 끈다. 제설기를 이용해 제법 봅슬레이 경기장 같은 모양새를 갖췄다. 눈 위를 사뿐사뿐 걷는 재미가 남다른 설피( 雪 皮 )도 빼놓을 수 없다. 나 무로 만들어 눈 쌓인 길을 쉽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우리나라 전통 스 노 슈즈 인데,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같은 소재와 디자인이 개량된 새 로운 스노 슈즈가 생산되면서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이 됐다. 하 지만 대관령 눈꽃마을에 가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원조 설피를 직접 체 험해볼 수 있다. 장인과 함께 설피를 직접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깨끗하 게 손질한 뒤 삶아서 껍질을 벗기고 말린 다래덤블이나 물푸레나무를 이 용하며, 철사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피나무 껍질과 노끈을 일일이 꼬아 서 만든다. 완성된 설피는 프레즐 같은 모양새다. 하얀 눈밭에 찍힌 설피 자국이 역시 프레즐처럼 생겼다. 설피를 신고 직접 걸어본 사람들은 한 결같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설피는 특히 내리막길에서 미 끄럼을 막아준다. 겨우내 30cm 이상의 눈이 쌓이는 강원도에선 없어서 는 안 될 중요한 전통 문화재인 셈이다. 대관령 눈꽃축제 설피, 발썰매 등 강원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전통 체험 외에도 북유럽의 이동 수단인 노르딕스키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국보1호인 남대문을 조각한 메인 스테이지도 볼거리다. 행사장엔 자유의 여신상,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프랑스의 개선문 등과 슈렉과 피오나 공주, 아이언 맨 등의 유명 캐릭터를 눈으로 조각한 작품이 가득하다. 기 간 I 2015년 1월 1일(목)~1월 11일(일) 장 소 I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 일원 문 의 I 033-335-3995, www.snowfestival.net

신나는 겨울 놀이터 홍천강 꽁꽁축제 의심의 여지없는 국내 최고의 겨울 왕국 강원도에서 펼쳐지는 겨울축제는 어림잡아 30 여 개. 그중에서도 풍부한 적설량과 겨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혹한이 겨우내 이어지는 홍천의 홍천강 꽁꽁축제 는 다채로운 행사로 정평이 나 있다. 꽁꽁 얼어붙은 홍천강에서 즐기는 얼음낚시와 썰매타기, 빙판 위 팽이치기 등의 전통놀이가 홍천만의 특색을 갖춘 산촌 풍경을 배경으로 축제 기간 내내 끊이지 않는다. 참나무로 덖어 틀을 만들고, 빙판 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끝에 뾰족한 송곳을 매단 막대기로 방향 과 속도를 조절하는 전통 썰매는 이제 강원도 일대에서만 체 험할 수 있을 만큼 귀한 겨울놀이가 됐으니, 행사장을 찾 는다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이와 함께 인근의 대명 비발디파크가 운영하는 스노우월드와 얼음바 이크 체험은 아이들의 겨울 놀이터로도 손색이 없다. 홍천강 꽁꽁축제 한번 들으면 절대 잊히지 않는 슬로건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처럼 추위와 맞서 싸울 용기만 있다면 그 속에서 얼 마든지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축제다. 송어 낚시체험, 눈 얼음 놀이체험, 눈썰매 체험 등 다양한 즐길 거리는 물론 볼거리 가 가득하다. 축제 기간에는 강원도 특산품을 판매하는 전통 5일장이 열린다. 기 간 I 2015년 1월 2일(금)~1월 18일(일) 장 소 I 강원도 홍천군 홍천교 일원 문 의 I 033-432-8421, http://hongwinter.kr 빛과 눈으로 뒤덮인 차밭 풍경 보성 차밭빛축제 국내 녹차 생산 1번지, 보성이 겨울축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사위가 어두컴컴해지면 은 은한 차향 대신 눈이 호강하는 빛의 향연, 보성 차밭빛축제가 펼쳐지는 까닭이다. 차밭 풍 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차나무 행렬이 뫼비우스의 띠 처럼 기하학적인 곡선을 그리는 봇재고개다. 특히 눈 내리는 날에 봇재의 다향각에서 만나는 차밭 설경은 달력 사진처럼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봇재에 어둠이 깔리면 밤하늘의 별이 모두 내려앉은 듯 보성차밭에 설치된 120만 개의 꼬마전구가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형형색색의 불빛이 차밭 이랑을 따 라 교대로 점멸하는 모습은 수만 관중이 파도타기 응원을 하듯 역동적이다. 보성차밭 산 책로에는 사각형과 오각형으로 이루어진 빛의 터널, 하트 모양의 은하수 터널 등이 여행 자들을 유혹한다. 특히 은하수 터널은 블랙홀처럼 캄캄한 밤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불을 밝힌 꼬마전구들이 환상적인데, 전구가 명멸하는 터널을 따라 느긋하게 산책해 봄직하다. 보성 차밭빛축제 빛의 향연으로 차밭을 가득 채운 보성의 대표 겨울축제다. 테 마 거리, 은하수 터널, 봇재 다향각 경관조명, 소망카드 달 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가 진행되며, 높이 120m, 폭 130m의 규모로 지난 2000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차밭 대형 트리는 이번 시즌 최고의 포토존이라 할 만하다. 기 간 I 2014년 12월 12일(금)~2015년 1월 25일(일) 장 소 I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 녹차로 745-4 봇재다원 일대 문 의 I 061-850-5212, www.bohtjae.com 53

한반도 끝에서 만나는 또 다른 시작 땅끝 해넘이해맞이축제 북위 34도 17분 21초의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갈두산 사자봉 끝은 한반도 최남단 땅끝 이다. 육당 최남선이 <조선상식문답>에서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1,000리, 서울에서 함 경북도 온성까지를 2,000리라 보고 우리나라를 삼천리 금수강산 이라 했으니, 우리 땅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지도를 보더라도 이곳의 가치를 쉬이 짐 작할 수 있는데, 태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노령산맥이 이곳에 와서 사자봉을 솟게 하고 바다 속으로 사라지는 형세다. 사자봉 아래 갈두마을은 땅끝마을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해발 156.2m의 사자봉 정상에 세워진 땅끝마을 전망대와 땅끝에 관련된 시들을 모아 다 양한 시비를 만들어 놓은 공간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역동적으로 타오르는 횃불의 이미 지를 형상화한 40m 높이의 땅끝 전망대에 오르면 흑일도, 백일도, 보길도 등 섬과 바다가 조화로운 아름다운 다도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500m를 내려가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삼각형의 땅끝탑을 만날 수 있는데, 여기에 새겨진 맨 위가 백두산이며, 맨 아래가 이 사자봉이니라 로 시작 되는 시가 한반도 땅 끝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감동적인 심경을 대변해준다. 땅끝 해넘이해맞이축제는 일출과 일몰을 거의 시간차 없이, 한 날 한 시에 모두 볼 수 있 는 이곳만의 특징을 살린 새해맞이 축제다. 그중에서도 군고시연은 다른 지방에서는 풍 물 또는 농악이라 불리는 해남의 민속놀이로, 웅장하고 세련된 북장단과 잡색놀음, 상모 놀음이 일품이다. 연말연시에 개최되는 이 축제를 놓쳤다면 땅끝 선착장 앞에 자리한 두 개의 섬인 맴섬 사이로 해가 뜨는 맴섬 일출 을 기약해도 좋다. 커다란 바위 사이 정중앙 으로 솟아오르는 태양이 역광으로 검게 보이는 소나무와 어우러져 더욱 서정적이다. 땅끝 해넘이해맞이축제 매년 12월 31일 일몰시부터 다음해 1월 1일 일출시까지 해남군 갈두산 일원에서 열리는 땅끝 해넘이해맞이축제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다짐으로 새해의 첫 일출을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해넘이제, 달집태우기, 띠배 띄우기, 풍 등 날리기, 군고시연 등의 풍성한 볼거리도 준비돼 있다. 기 간 I 2014년 12월 31일(수)~2015년 1월 1일(목) 장 소 I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 일원 문 의 I 061-530-5229, http://tour.haenam.go.kr 땅끝 오토캠핑장 땅끝해안로 갈산 송지면 갈두리삼거리 땅끝마을 땅끝선착장 전망대휴게실 갈두산 땅끝전망대 땅끝마을탑비 54

55

Let s Play I 56

SNOW WONDERLAND CHAMP 인기 캐릭터와 함께하는 신나는 겨울 놀이터 눈썰매, 스노우 카트, 꼬마기차 등의 다채로운 놀이기구와, 액세서리 가면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까지 겨울 놀이의 모든 것이 준비됐다. 의심의 여지없는 눈의 왕국, 강원도 고성의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에서 겨우내 펼쳐지는 겨울 놀이터로 함께 떠나보자. 글. 배경수 사진. 현세용(대명레저산업 홍보마케팅팀)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만의 겨울축제 스노우 원더랜드 (SNOW WONDERLAND) 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놀거리, 볼거리, 체험거리, 먹 을거리의 네 박자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 겨울 천국 이라는 별칭이 붙은 스노우 원더랜드. 이번 시즌 에는 짱구, 도라에몽, 뚜바뚜바 눈보리 등 ChAMP 대표 캐릭터를 활용한 네 개의 존과 함께 별도의 만 들기 체험존을 추가해 보다 알찬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챔프 인기 캐릭터와 함께하는 신나는 테마파크 THEME ZONE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네 개의 존에는 대규모 테마파크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놀이기구로 가득 채워져 있다. 겨우내 함박눈이 쏟아지는 강원도의 겨울이라면 단연 눈썰매를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짱구를 테마로 한 눈썰매장은 축제 기간 내내 재설기를 동원해 특급 스키 장 못지않은 설질을 자랑한다. 또한 자칫 전복되기 쉬운 플라스틱 썰매를 튜브형으로 대체하고, 눈썰매 장 사면을 그물 펜스와 완충 매트, 타이어 매트 등으로 둘러싸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 도라에몽을 테마로 한 가로 50cm, 세로 35m 규모의 카트장에서는 설원을 신나게 질주하는 스노우 카 트를 경험할 수 있다.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는 데 기차보다 탁월한 선택은 없다. 델피노 중앙 정원의 원 형 레일 위를 달리는 꼬마 기차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특별한 겨울여행을 선사한다. 꼬마 기 차는 물론 레일 주변을 모두 EBS 최고 인기 아동극 뚜바뚜바 눈보리 의 캐릭터로 장식해 축제장 어디 에서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니, 이번 시즌 델피노에서 낭만이 가득한 겨울여행을 떠나봄 직하다. DEL PINO S SNOW WONDERLAND CHAMP 기 간 2014년 12월 24일(수)~2015년 2월 22일(일), 61일간 운영시간 각 프로그램별 운영시간 사전 확인 필수 이용요금 각 프로그램별 차등 적용 문 의 1588-5888, www.delpino.co.kr/delpino 58

델피노가 준비한 신나는 놀이를 마쳤다면 따뜻하고 든든한 겨울 간식으로 마무리할 차례다. 먹보 공 룡 으로 유명한 곤(GON)을 테마로 한 먹을거리 쉼터에서는 야외 활동으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 여줄 오뎅과 눈사람 모양을 본뜬 빵 등 따뜻한 미식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오감만족 만들기 CHAMP ZONE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에게는 축제 내용도 중요하지만 하루 종일 추위에 떤 아이들을 케어할 수 있는 애프터 프로그램이 필수다. 야외 활동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된 여느 겨울축제와 달리 스 노우 원더랜드는 신나는 야외활동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실내 체험 프로그 램 을 진행해 더욱 매력적이다. 이름 하여 CHAMP 테마존 에서는 아늑한 실내 공간에서 다양한 만들 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색칠 용품을 이용한 캐릭터 탁본 체험과 가면 만들기는 상시 참여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완성품을 증정해 더욱 인기다. 소품 만들기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캔버스 슬리퍼, 주머니, 모자, 액자 등을 만든 뒤 부모님께 선물하는 효( 孝 ) 콘셉트로 진행된다. 크리스마스, 신정, 구정 등 연말연시 선물 아이템으로도 두루 활용할 수 있 는데, 특히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색칠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기에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될 듯하 다. 소품 만들기 프로그램은 일 2회, 회당 30분씩 진행되며 유료(1인 기준 5,000원)다. 이밖에도 가족,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캐릭터 포토존, 짧은 에피소드 위주의 챔프 애니메이 션을 상영하고 캐릭터 모형을 전시하는 돔형 구조물 CHAMP 애니메이션관 등이 마련돼 있다. 59

Let s Play II 7 TIPS FOR WINTER CAMPING 동면보다 더 안락한 겨울 캠핑 가이드 단풍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더니 이내 서늘함이 가득한 칼바람이 분다. 바야흐로 캠핑의 계절, 겨울이 당도한 것이다. 바깥출입도 꺼려지는 엄동설한에 캠핑이 웬 말이냐 하겠지만, 언 손을 호호 불어 녹여가며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먹는 재미는 겨울 캠핑을 해보지 않고는 절대 모른다. 윈터 아웃도어 라이프의 하이라이트, 겨울 캠핑의 모든 것. 글. 김정한(칼럼니스트) 사진. 김정한, 현세용(대명레저산업 홍보마케팅팀) 60

캠핑 고수들에게 캠핑을 하기에 가장 낭만적인 계절을 물으면 단연 겨울을 꼽는다. 눈밭 을 다져 텐트를 치고, 눈 녹인 물로 밥을 지어 먹으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장작을 패고, 화목난롯가에 둘러앉아 얼큰한 탕에 술잔을 나누다 보면 겨울밤은 깊어간다. 침낭 속에 얼굴을 묻고 잠들면 밤새 내린 함박눈이 이불처럼 세상과 텐트를 덮어준다. 누가 봐도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다. 그러나 겨울 캠핑에는 추위라는 강적이 기다리 고 있다. 따라서 겨울 캠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장비와 노하우를 기 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떠났다가 정말 혹독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특히 겨울 캠핑은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동반한다. 추위는 기본이고, 폭설이 내려 캠핑장 에 발이 묶일 수도 있다. 캠핑 장비로 한껏 무거워진 차를 타고 빙판길을 달려야 할 수도 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불을 가까이 하는 일이 많으니 화상 사고도 잦다. 이러한 위험 요소를 극복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탄탄한 노하우를 다져야 한다. 설사 노하우가 부족해 도 준비만 완벽하다면 낭만적인 겨울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팁을 참고해 진정한 캠핑 고수로 거듭나보자. 61

캠핑장 선택하기 낭만 또는 안락함의 경계 설원 위에 텐트를 치고 타프 위로 밤새 내리는 눈을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겨울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지만 이는 안락함과는 거 리가 멀다. 편의시설이 갖춰진 캠핑장을 찾는다면 안전하고 편안 한 아웃도어 라이프는 보장받는 셈이다. 그래서 겨울 캠핑을 계획 하면 가장 먼저 낭만과 안락함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전자의 경우 편의시설이 부족해도 눈밭에서 캠핑하는 멋을 즐기 겠다는 노련한 캠퍼들이 주로 이런 타입의 캠핑장을 찾는다. 우리 나라는 눈이 내리는 시기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는 서해안에 폭설이 자주 내리는데, 서쪽에서 남동풍 이 불기 때문에 서해의 습한 기운이 눈이 되어 내린다. 눈이 많이 내리는 전남 장성, 부안, 무주 등에서 캠핑장을 찾아봄 직하다. 반 면 동해안은 2월 중순이 지나야 큰 눈이 내린다. 안락함을 원하는 캠퍼들은 진정한 겨울 캠핑을 하려는 이들이라기보다 겨울 시즌 에도 캠핑을 다니고 싶어 하는 이들이다. 이 경우 온수가 나오는 샤워시설을 갖춘 쾌적한 캠핑장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서울이나 수도권 내에 있는 캠핑장과 남해안에 접한 캠핑장들은 상대적으 로 추위가 덜하므로 겨울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캠핑 멤버 모으기 함께 도전하라 겨울 캠핑은 사이트 구축에서 철수까지의 과정이 여름철과 비교 해 곱절로 힘이 든다. 사이트에 쌓인 눈을 치워야 하는 것은 기본 이고, 때로는 주변 숲에서 나무를 구해와 장작을 직접 패야 한다. 따라서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주변 의 캠퍼와 함께 캠핑을 가는 게 위험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함께 캠핑을 떠나는 멤버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고정 멤버가 없 다면 인터넷 동호회 등의 그룹 캠핑을 신청해 다수의 경험이 있는 고수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룹 캠핑에 참여할 경우 캠핑을 떠나기 전 준비 과정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캠핑 현장에서 도 겨울 캠핑의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다. 바닥 공사하기 장비가 반이다 겨울 캠핑에서는 언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와 습기를 차단하는 것 이 가장 중요하다. 캠퍼들은 이 과정을 바닥 공사 라 부른다. 캠퍼 들마다 바닥 공사의 방법은 각양각색이지만 일반적으로 땅에 방 수포나 그라운드시트로 습기를 차단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위에 텐트를 설치하고 냉기를 막아주는 발포 매트리스나 에어 매트리 캠핑 장비를 철저히 준비하라 텐트는 물론 그라운드시트, 매트리스, 난 로 등 겨울 캠핑 장비 중에서 중요하지 않 은 것은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 요한 장비는 침낭이다. 오토캠핑이라면 다른 난방 장비를 준비할 수 있지만 백패 킹에서는 생명과도 직결된다. 캠핑할 곳 의 상황을 점검하고 그에 맞는 침낭을 준 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아쉽게도 겨울용 침낭은 비쌀수록 좋은 것이 현실이다. 최 소한의 기준을 잡는다면 영하 10~15 는 견딜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스를 덮은 후 얇은 담요를 깔아 보온을 유지한다. 침낭이 아무리 좋 아도 매트가 튼튼하지 않으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을 도 리가 없다. 매트리스 성능은 R밸류로 따지는데, 겨울용 R밸류는 3~5는 되어야 냉기를 막을 수 있다. 침낭의 경우 영하 20~30 에 서 견딜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또 화목 난로나 스토브를 이용한 난로 등 난방을 책임질 장비를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한다. 밤새 내 놓았던 식자재가 얼어버리는 경우를 대비해 아이스쿨러도 준비한 다. 쿨러 내부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므로 식자재는 물론 영하권에서 착화되기 쉬운 부탄가스를 보관하는 데 유용하다. 과음하지 않기 야외활동 계획을 세워라 날이 추우면 음주량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추위를 이기는 데 술이 최고라는 잘못된 인식 탓이다. 그러나 겨울 캠핑 시 적당량 이상 의 음주는 절대 금물이다. 실내에 화기가 많기 때문에 술에 취할 경우 화상에 의한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잠 자리에 들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음주를 하게 되면 불 정리 나 텐트 점검 등에 소홀해지기 쉽다. 특히 알코올은 체내의 열을 빨리 빼앗아가기 때문에 동사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적당한 야외활동에 대한 계획을 세워 음주량을 줄이고 추 위를 이겨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장작을 패거나 얼음을 녹여 물 을 만드는 등의 활동도 캠핑에 힘을 북돋아주는 체험이다. 또 눈꽃 트레킹이나 연날리기, 눈사람 만들기 등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아 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것도 추위를 이기는 길이다. 잠자리 준비하기 텐트 속에서 즐기는 따뜻한 동면 겨울 캠핑의 성공 여부는 잘 자는 것이다. 낮에는 두꺼운 옷을 입 고 장작불도 쬐며 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잘 때는 어쩔 수 없이 추 위와 정면 대결해야 한다. 몇 가지만 주의하면 텐트 속에서도 동면 을 취할 수 있으니, 첫 번째 지켜야 할 사항은 잘 먹는 것 이다. 바 깥 활동은 생각보다 많은 열량을 필요로 한다. 적절한 음식으로 영 양을 보충하지 않으면 몸 안의 연료가 고갈되어 바깥 온도와 상관 없이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자기 전에 따뜻 한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잘 입는 것 도 중요하다. 겨울 캠핑 복장의 기본 원칙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최대한 막는 것이 다. 양말을 신고 비니를 쓰면 보온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단, 구스다운이나 덕다운 침낭이라면 옷을 적당히 두텁게 입어야 63

한다. 자면서 땀을 흘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겨울 캠핑의 최대 적은 추위지만, 수면 시 최대 적은 습기다. 텐트 안이든 침낭 안이 든 습기는 되도록 없어야 한다. 또한 날숨의 습기가 모이면 얼음이 되므로 잘 때 코와 입을 침낭 밖으로 내놓는다. 위험요소 대처하기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캠핑 고수들이 꼽는 겨울 캠핑의 최대 위험요소는 눈과 불이다. 오 토캠핑장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지만 비좁은 협곡에 텐트를 쳤다 가 눈사태를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주변에 가파른 비 탈이 없는 너른 터에 캠핑 사이트를 잡아야 한다. 또 눈의 무게로 텐트가 무너질 수도 있으므로 밤에 큰 눈이 내리면 1~2시간 가격 으로 밖으로 나가 플라이 위에 쌓인 눈을 털어줘야 한다. 아무리 조심하고 주의해도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불은 캠핑을 마 치는 순간까지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우선, 실내에서 모닥불 을 피우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꼭 불을 피울 작정이라면 텐트 밖 에서 화로에 불을 피운다. 추위에 손이 곱으면 마음대로 움직여지 지 않으므로 음식을 조리할 때도 화상을 입지 않도록 각별히 주 의해야 한다. 난로와 랜턴 등 화재와 관련된 제품은 잠들기 전에 완벽하게 소등해야 한다. 특히, 화목의 경우 바람에 의해 다시 살 아나는 경우가 있어 물로 완벽하게 꺼야 한다. 경험 축적하기 글램핑도 좋은 대안이다 캠핑 고수들은 겨울 캠핑에 도전하려면 봄가을로 캠핑을 다니면 서 경험을 축적하는 것 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캠핑 사이트 꾸미기에서 난방에 이르기까지, 고수들의 경험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함으로써 완벽한 지식을 습득해두어야 한다. 하지만 초보 캠퍼라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겨울 캠핑으로 캠 핑계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있으니, 바로 글램핑이 다. 화려한(Glamorous) 과 캠핑(Camping) 을 조합해 만든 글 램핑은 야외 콘도라 보면 쉽다. 장비, 먹을거리, 연료 등 캠핑에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캠핑이다. 장비가 반 이라는 캠핑 룰을 고려했을 때, 입문자들에게는 최고 의 선택인 셈이다. 이번 시즌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 9홀 정 상에 오픈한 스노 글램핑장 은 설원을 배경으로 한 겨울 캠핑의 낭만과 글램핑의 안락함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캠핑 고수는 물론 입문자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눈과 불 그리고 바람을 다스려라 눈과 불은 노련한 캠퍼라면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바람은 다르다. 강풍이 불면 텐트가 부서질 듯 흔들리는데, 심한 경우 폴이 부러지거나 펙이 뽑히면서 텐트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따라서 바람이 많 이 부는 날씨에 텐트를 칠 때는 숲이나 취사장, 화장실 등 바람막이를 해줄 수 있는 곳 주변에 쳐야 한다. 또 언 땅 깊숙이 박을 수 있는 대형 펙을 이용해 텐트와 플라이를 최대한 단단하게 박아놓아야 한다. 64

FOR THE COLD COMFORT 사실 캠핑 장비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 캠퍼의 취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 캠핑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추위에 떨면서 낭만을 외칠 수는 없는 노릇. 캠핑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아홉 가지 겨울 캠핑 필수장비를 소개한다. 동계용 펙 일반 펙(peg)은 부러지거나 휠 수 있지만 동계용 단조펙은 이보다 훨씬 단단해 언 땅에서도 충분히 안전하고 단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 그라운드시트와 발포 매트 텐트 안에서 난방할 경우 언 땅이 질퍽해질 수 있으 므로 방수기능이 있는 그라운드시트를 텐트 밑에 설치한다. 발포 매트는 울퉁불 퉁한 바닥을 정리해주고 한기를 막아준다. 두께는 1cm 이상이 유용하다. 야전 침대 땅이 완전히 얼어버리는 최악의 혹한기에는 바닥 공사만으로도 한 기를 막기 어렵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야전 침대다. 다만 짐이 거대해지고 설치 및 회수의 불편함은 캠퍼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유탄포 금속으로 된 물통에 뜨거운 물을 넣거나 통째 가열해서 사용할 수 있다. 침낭 안에서 사용하면 20시간 이상 보온력을 유지할 수 있다. 리빙셸 텐트 전실과 침실이 나누어져 있어 난로 및 조리 기구를 텐트 안에 설치 할 수 있다. 스노피크 리빙셸은 돔형과 거실형을 합친 텐트다. 이너 텐트, 쉴드 루프, 터널 등 추가 옵션도 다양하다. 석유 랜턴 가스 랜턴도 있지만 겨울철 연료가 얼어버리는 등 관리가 번거롭다. 때문에 석유난로와 연료를 공유하는 랜턴이 훨씬 유용하다. 머미형 침낭 텐트도 중요하지만 결국 보온에 가장 중요한 것은 침낭이다. 제대 로 된 침낭 하나면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얼마든지 캠핑이 가능하다. 겨울에는 바람이 쉽게 스며들지 않는 머미형 침낭이 적절하다. 충전재는 합성섬유보다 거위털이 따뜻하고, 1,000g 이상은 되어야 안심하고 수면을 취할 수 있다. 우모 신발 우리 몸에서 체온 회복이 가장 느린 부위가 발이다. 따라서 사이트 구축 전에 우모 신발로 갈아 신는다. 가벼워서 활동성도 보장되고, 한참을 밖에 있어도 뛰어난 보온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석유난로 캠퍼라면 가스난로와 석유난로 중에서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무 엇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석유난로가 가스난로보다 설치 와 해체, 이동과 보관이 용이하고 연료가 떨어졌을 때 구하기도 쉽다는 점이다. 단,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사용을 삼가야 한다.

Taste Road SOUL FOODS TO WARM 이맘때 생각나는 뜨끈한 한 그릇, 국물 요리 주식과 부식을 한 그릇에 조화롭게 담아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일품요리의 또 다른 이름, 한 그릇 음식은 빈속을 채워주는 것은 물론 심신의 허기를 달래주어 바쁜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은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된다. 시원하고 얼큰한 해물짬뽕부터 걸쭉한 곤드레토장탕, 담백한 순두부까지 뜨끈뜨끈한 국물 요리 한 그릇으로 겨울 보양에 도전해보자. 글. 배경수 사진. 현세용(대명레저산업 홍보마케팅팀) 66

걸쭉하고 묵직한 국물 맛 해산물짬뽕 짬뽕 파는 집은 많지만 짬뽕 잘하는 집은 찾기가 힘들다. 얼큰한 국물 맛이 관건인데 조금만 오버하면 너무 맵거나 너무 짜기 때 문이다. 조미료 맛 때문에 실패한 집도 적 지 않다. 어느 중국집에 가도 실패 확률이 적은 짬뽕은 해산물로 국물을 낸 삼선짬뽕, 즉 해산물짬뽕이다. 짬뽕의 고향은 중국이 아닌 일본 중국집 메뉴판을 손에 들고 자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해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자장면과 함께 중화요리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짬뽕은 사실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탄생한 음식이다. 메이지 시대 중국 복건성 에서 건너온 진헤이준( 陳 平 順 )이라는 사람 이 1899년 나가사키에 사해루( 四 海 樓 ) 라 는 중식당을 차렸다. 그는 이 지역의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식당에서 쓰다 남은 야채와 고기 토막, 어패류 등을 볶아 중화면 을 넣고 끓여 만든, 양이 많고 영양도 넉넉 한 요리를 고안해냈다. 이것이 짬뽕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짬뽕의 원형은 중국 복건성 요리인 탕육사 면( 湯 肉 絲 麵 )으로, 면을 주로 하여 돼지고 기, 버섯, 죽순, 파 등을 넣은 국물 요리다. 이를 식당 주인이었던 진헤이준이 쓰다 남 은 여러 가지 식재료를 가지고 짬뽕을 만 들어낸 셈이다. 실제로 짬뽕은 중국어로 吃 飯 (chifan), 즉 밥을 먹는다 는 말을 복건성 사투리로 샤번, 섹본 등으로 발음된다. 당시 일본인들이 이를 듣고 잔폰 이라 발 음했고, 이 잔폰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짬 뽕으로 바뀌었다는 설이다. 것이 특징이다. 반면 국물이 붉고 맵고 얼 큰한 것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한 국식 짬뽕이다. 이 매운맛의 정체는 중국음 식의 감초 역할을 하는 고추기름이다. 인위적으로 매운맛을 내기 위해 캡사이신 원액을 넣기도 하는데, 천연재료 특유의 묵 직한 매운맛과 달리 캡사이신은 매우 자극 적어서 건강에 해롭다. 다행히 이 둘을 육 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고추기름으로 매운맛을 낸 국물은 주황빛을 띠는 데 반해 캡사이신 국물은 다홍색에 가깝다. 한국식 짬뽕의 주재료는 제철 채소와 오징 어, 조개류 등의 해산물이다. 이 해산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일반 짬뽕과 삼선짬뽕으 로 나뉘는데, 제철의 해물을 듬뿍 넣고 즉 석에서 볶아 국물을 만들어 고급스럽게 요 리한 삼선짬뽕은 일반 짬뽕보다 더 신선하 고 걸쭉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삼선( 三 鮮 )은 땅( 陸 )과 바다( 海 )와 하늘( 空 )의 진미를 말 하며, 하늘에서 나는 귀한 한 가지, 땅에서 나는 귀한 한 가지, 바다에서 나는 귀한 한 가지를 넣는다는 뜻이다. 본래는 꿩과 송이 버섯, 해삼을 의미한다. 해초류와 육류의 이색 만남, 매생이소고기국 찬바람이 불 때면 짙은 무른 빛으로 입맛을 자극하는 매생이 역시 겨울철에 좋은 식자 재다. 파래와 모양이 비슷하고 모두 남해안 일대에 서식하는 무공해 식품이지만, 매생 이는 채취한 뒤 말리지 않고 주로 국을 끓 여 먹는 데 반해 파래는 무쳐 먹는 경우가 많다. 매생이는 귀한 식재료만큼의 값어치 를 가지고 있다. 식감이 부드럽고 특유의 향을 간직하고 있어 다른 식자재에선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을 선사해 식욕을 돋운 다. 또 식물성 식품이면서도 단백질 함유량 이 높은 고단백식품으로 단백질, 지방, 탄 수화물, 무기질, 비타민의 5대 영양소가 모 두 가지고 있는 완벽한 식품이다. 덕분에 매생이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매 생이해장국은 허해진 몸과 마음을 충전시 켜주는 겨울 별미의 으뜸으로 꼽힌다. 흥미 로운 점은, 지역별로 그 주재료를 달리한다 는 것이다. 서해를 끼고 있는 전라도에서는 매생이만으로 맑은 국을 내는 반면 동해를 끼고 있는 강원도에서는 소고기를 함께 넣 고 끓여 고단백의 영양식으로 즐긴다. 짬뽕의 최고급 버전, 삼선짬뽕 우리에겐 인스턴트라면으로 익숙한 나가 사키 짬뽕은 국물이 하얗고 순한 맛을 내는 한식과 중식을 선보이는 비발디파크 쉐누의 해산물얼큰짬뽕과 매생이소고기국 67